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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에도 막가는 아베의 ‘군국 행보’] 아베 올해 2차대전 격전지 순방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현직으로는 29년 만에 제2차 세계대전 격전지인 남태평양 제도를 순방한다고 산케이신문이 3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오는 9월 팔라우에서 열리는 태평양도서국포럼(PIF)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등 2014년부터 2년간 남태평양 섬나라를 돌아볼 방침이다. 이는 일본인 전몰자를 위령하고 유골 수집 활동을 강화하려는 총리의 의향에 따른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태평양전쟁 중 국외에서 사망한 일본인 약 240만명 가운데 50만명이 파푸아뉴기니, 괌, 솔로몬제도 등 남태평양 지역에서 숨졌다. 아베 총리는 최근 보수층의 지지를 노리고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현직 총리로서는 7년 만에 참배했으며, 이번 남태평양 제도 순방에도 비슷한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현직 총리로 태평양의 섬나라를 방문한 것은 전몰자 위령 목적으로 1985년에 피지와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한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가 마지막이다. 2005년에는 일왕 내외가 사이판을 방문했다. 아베 총리는 남태평양 도서국을 방문할 때 각국에 공적개발원조(ODA) 공여를 표명하는 등 경제 지원도 실시할 방침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그동안 차관급이 파견된 PIF 정상회의에 총리가 직접 참여하는 것도 일본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중국의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서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중국은 ‘중국·태평양 도서국 경제발전 및 협력포럼’을 개최해 남태평양 지역에 대한 경제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 해군의 태평양 진출을 모색해 왔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2013년 뜬 별·진 별] 샛별보다 화려한 OB의 귀환… 정치·경제·외교 ‘엄마 리더십’

    [2013년 뜬 별·진 별] 샛별보다 화려한 OB의 귀환… 정치·경제·외교 ‘엄마 리더십’

    ■ 별들이 떴다(국내) 올해는 ‘올드보이’의 귀환이 도드라진다. 정치권뿐 아니라 수많은 스타들이 자고 나면 사라지는 가요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우선 ‘가왕’ 조용필이 눈에 띈다. 올해 데뷔 45주년을 맞는 조용필은 10년 만에 19집 앨범 ‘헬로’(Hello)를 발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수록곡 헬로와 ‘바운스’(Bounce)는 이례적으로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고 앨범은 지난 4월 발매 이후 25만장 넘게 판매됐다. 조용필은 바운스로 23년 만에 지상파 방송사 가요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걸그룹 크레용팝도 ‘빠빠빠’로 뜨거운 한 해를 보냈다. 헬멧을 쓰고 직렬5기통 춤을 추며 빌보드 K팝 차트 1위에 올랐다. 정치권에서는 장강의 물결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70대 인사’들이 눈길을 모은다. 지난 8월 청와대 입성 이후 ‘기춘대원군’으로 자리 잡은 김기춘 비서실장이 주인공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자문하는 원로그룹 ‘7인회’의 멤버였던 김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며 막강 실세로 군림하고 있다. 친박계 좌장이자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 출신인 서청원 의원도 10·30 재·보선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당내 최다선(7선)이자 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그의 정치 일선 복귀는 ‘원로 측근정치’의 서막을 예고했다. 19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은 물론 차기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올해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받은 사람으로 권은희 서울 송파경찰서 수사과장도 꼽을 만하다. 올해 정치권의 최대 이슈였던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뇌부의 은폐·축소 지시를 폭로했다. 이에 대해 국민들은 권 과장에게 편지와 꽃, 빵, 치킨 등을 보내며 열렬한 성원을 표시했다. 재계에서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취임하며 비상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별들이 떴다(국외) 올 한 해 국제무대에서는 정치·경제·외교 분야에서 여성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2005년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최연소 총리에 이름을 올린 앙겔라 메르켈(60) 총리가 9월 총선에서도 승리해 3선 연임을 달성했다. 이변이 없다면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를 제치고 유럽 최장기 여성 총리가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발판 삼아 독일을 유럽 최강국에 올려놓았고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엄마(Mutti) 리더십’으로 유럽연합(EU)을 지배하는 여제(女帝)가 됐다. 칠레에서는 장군의 딸, 유엔 여성기구 총재, 남미 최초의 직선 여성 대통령 등 화려한 이력을 가진 미첼 바첼레트(62)가 ‘피노체트 독재정권의 딸’ 에벨린 마테이를 제치고 정권을 되찾았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등과 함께 ‘남미 ABC’(아르헨티나·브라질·칠레)를 이끄는 중도좌파 여성 지도자로 떠올랐다. ‘세계 경제 대통령’이라 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 의장에는 재닛 옐런(67) 연준 부의장이 임명됐다. 올해로 100년째인 연준 역사상 여성 의장은 최초다. 물가 안정보다 고용 확대를 더 중시해 ‘매보다 매서운 비둘기’로 불리는 옐런 예정자는 내년 1월 31일 임기가 끝나는 벤 버냉키 의장의 뒤를 이어 4년간 연준을 이끌 예정이다. 여성의 교육받을 권리를 주장하다 탈레반 무장대원의 총에 맞은 파키스탄의 말랄라 유사프자이(16)는 영국에서 청소년 운동가로 새 삶을 이어가며 건재를 과시했다. “총으로 침묵을 강요할 수 없다”는 유엔에서의 명연설로 다시 주목을 받은 말랄라는 유럽의회가 주는 최고 권위의 사하로프 인권상을 받았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별들이 졌다(국내) 다사다난했던 2013년이 저물어간다. 우리와 함께 호흡해 왔던 스타들이 사고 혹은 지병 등으로 우리 곁을 떠났고 뜻하지 않게 명예가 추락한 인물도 있었다. 문화계에서는 한국 추상화의 대가인 이두식 홍익대 회화과 교수가 2월 23일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40년 넘게 한국 추상미술의 맥을 이어온 그는 우리 고유의 정서가 담긴 화려한 오방색(적·청·황·백·흑)을 사용해 밝고 역동적인 작업을 펼쳐온 것으로 유명하다. 영화계에서는 박철수 감독이 2월 19일 음주운전 차량에 치이는 비극적인 사고로 유명을 달리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오세암’(1990년), ‘301, 302’(1995년), ‘학생부군신위’(1996년), ‘녹색의자’(2003년) 등 그의 영화는 소재도 장르도 다르지만 그만의 실험정신이 스며들어 있었다. ‘영원한 청년’인 소설가 최인호는 지병인 침샘암과 투병하다 9월 25일 ‘별들의 고향’으로 돌아갔다. ‘고래 사냥’, ‘겨울 나그네’, ‘깊고 푸른 밤’ 등 그의 작품은 드라마와 영화 등으로 제작돼 사랑을 받았고 그를 ‘청년 문화의 기수’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방송가에서도 안타까운 소식이 이어졌다. ‘국민 DJ’ 이종환은 5월 30일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별이 빛나는 밤에’, ‘지금은 라디오시대’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전 국민을 울리고 웃겼다. ‘드라마계의 거장’ 김종학 PD는 7월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안겼다. 정치 분야에서는 ‘인턴 성추행’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 성과를 퇴색시킨 윤창중 전 대변인이 ‘진 별’로 꼽힌다. 이 사건은 해외 토픽에 소개되면서 윤 전 대변인의 명예를 추락시켰을 뿐만 아니라 나라까지 망신시켰다. 재계에서는 재계 서열 38위의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이 사기성 회사채 발행과 고의적인 법정관리 신청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며 불명예를 얻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별들이 졌다(국외) 올해는 전 세계인의 존경을 받거나 현대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던 인물들이 대거 타계해 아쉬움을 줬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남성 지도자들에게도 암울한 한 해였다. 유럽 첫 여성 총리, 영국 헌정 사상 세 차례 연임 기록을 세우며 1979년부터 1990년까지 영국을 이끈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총리는 오랜 기간 지병을 앓다가 4월 8일(현지시간) 87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신자유주의를 표방한 ‘대처리즘’을 도입해 고질적인 ‘영국병’을 고쳤다는 업적과는 별개로 과도한 민영화로 사회불평등을 심화했다는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46년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를 무너뜨린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도 폐렴 합병증으로 고통받다 12월 5일 영면했다. 퇴임 후 화해와 포용을 몸소 실천하며 전 세계로부터 존경을 받은 만델라를 기념해 유엔은 그의 생일인 7월 18일을 ‘만델라의 날’로 지정했다.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완전 무상의료·무상교육 정책을 펼쳐 ‘빈민의 영웅’으로 추앙받았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유명을 달리했다. 중남미 반미좌파 동맹의 맹주로서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을 향해 “악마, 살인자”라고 일갈했던 그는 암으로 숨이 끊어지기 전 “제발 죽지 않게 해 달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20년간 세 번이나 총리직에 오르며 이탈리아 정치사에 한 획을 그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7)도 초라한 말년을 맞게 됐다. 지난 11월 세금 횡령 혐의로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을 받자 동료 이탈리아 상원은 즉각 그의 의원직을 박탈해 버렸다. 불체포특권을 상실한 탓에 미성년자 성매매 등 다른 형사재판 결과에 따라 감옥행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아베 신사참배 파장] 정부 “계획된 도발”… 외교일정 전면 보류·대일 정책 수정 착수

    [아베 신사참배 파장] 정부 “계획된 도발”… 외교일정 전면 보류·대일 정책 수정 착수

    정부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계기로 대일 외교 기조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그동안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전제로 수립했던 우리의 대일 전략도 수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7년여 만의 현직 총리 신사 참배는 한·일 양국의 관계 복원을 걷어찬 구밀복검(口蜜腹劍·입에는 꿀을 바르고 있지만 배 속에는 칼을 품다) 행태로, 우리 정부는 이번 참배가 사전 계획된 도발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 초로 추진했던 일본과의 차관급 전략대화와 안보정책협의회 등을 모두 보류하고, 양자 외교장관 및 정상회담 등 고위급 대화도 유보하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7일 “현 정부 출범 후 올바른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의 안정을 이룬다는 기조하에 아베 정부에 요구했던 ‘역사 직시’의 전제 자체가 훼손된 만큼 상황이 바뀐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아베 정부와는 대화를 위한 대화, 상호 지켜지지 않는 약속은 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아베 총리의 퇴행적인 역사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그의 집권 기간 동안 양국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한·일 경색 관계가 ‘장기전 국면’으로 갈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에서의 한·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로드맵’이 재조정될 가능성이 짙어진 셈이다. 미국·중국 등과 아베의 참배 문제를 국제적으로 공조하는 방안에는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서울의 한 외교 소식통은 “역사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와 미국, 중국 간의 우선 순위와 기조에 차이가 있다”며 “일본을 고립시키는 방식의 공조보다는 다자 채널을 통해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환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역사 인식 문제를 일본과의 대화 전제조건으로 삼고, 과거사 문제와 중요 외교 일정을 포괄적으로 연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양국 민간 교류 및 경제·문화 영역 등은 대일 정치와 분리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현재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한 정부 내 컨센서스도 마련하기로 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그동안 과거사 문제에 대해 양보하는 일본을 상정해 짠 대일 전략은 더이상 실효성이 없게 됐다”며 “한·일 관계를 양자보다는 동북아 질서, 미국과의 관계 속에서 재정립하고 내년부터 윤곽을 드러낼 일본의 헌법해석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등 방위전략 변화에도 대응하는 전략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는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상황은 악화됐지만 내년 4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동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모멘텀이 있을 수 있다”며 “일본으로서도 한국과의 관계를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감이 커진 만큼 역사 문제에 대해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서울광장] 위대한 대통령은 무엇이 다른가/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위대한 대통령은 무엇이 다른가/진경호 논설위원

    올해, 다시 말해 5년마다 한 번씩 맞는 새 정부 출범 첫해인 올해에도 어김없이 대통령을 묘사하는 키워드는 ‘불통’이 될 모양이다. 야당은 연신 주술을 외듯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불통’을 읊조리고 있고, 안녕들 하신지 묻기 바쁜 세상은 온통 ‘불통’이란 단어로 안부를 전한다. ‘불통’은 이제 세상의 모든 모순과 불의, 그리고 내 고단한 삶의 시발(始發)을 뜻하는 모태어가 된 듯하다. 억울할 법도 해 보인다. 불통이라니, 아니 얼마나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데…. 박 대통령의 입을 대신하는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그 큰 입으로 ‘자랑스러운 불통’이라는 형용모순의 해괴한 표현까지 끄집어낸 걸 보면, 그래서 뭇매를 자청한 걸 보면 청와대의 분기탱천이 가늠된다. 박 대통령이 정녕 ‘불통령’인지는 따져볼 여지가 있다. 시장과 산업현장 등을 돌며 만든 박 대통령의 ‘깨알수첩’과 네티즌들의 거친 욕설까지도 끌어안은 청와대 홈페이지, 그 어느 정부에서보다 많은 성과를 거둔 민원해결 실적 등은 청와대가 주장하듯 분명 ‘소통의 증거들’이다. 역사와의 대화 못지않게 바닥 민심과의 소통을 무겁게 생각하는 게 정치인 박근혜의 캐릭터인 듯도 하다. 그러나 정작 소통은 이런 ‘증거’가 아니라 ‘인식’에 의해 존재 여부가 가려진다. 소통이라 말하고 불통이라 듣는다면 둘의 관계는 불통이다. 투입요소가 아니라 산출 결과에 의해 소통과 불통이 결정되는 것이다. 대중권력에 기반한 현대 정치에서 대통령의 리더십 또한 마찬가지다. 아무리 초인적 능력을 발휘한다 한들 대중이 외면하면 그만이다. 정치학자 노이슈타트의 말처럼 ‘설득’(소통)과 ‘흥정’(정치력)의 능력을 갖춰야 비로소 리더십이 빛을 보는 것이다. 정치학자 그린슈타인이 2000년 펴낸 역저 ‘위대한 대통령은 무엇이 다른가’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있어서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부터 빌 클린턴까지 11명의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을 ‘대중과의 소통’, ‘조직·인사 능력’, ‘감성지능’ 등 6개 항목으로 나눠 분석한 이 연구에서 대통령 평가는 결국 소통에서 갈렸다. 조직·인사 능력이 형편없었던 루스벨트와 별다른 실적도 없고 사생활이 문란하기 짝이 없던 존 F 케네디, 정치 경험이 일천한 로널드 레이건이 역대 가장 뛰어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건 바로 대중과의 소통과 정치력에서 탁월했기 때문이었다. 통찰력과 조직관리 능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나 상황파악 능력이 뛰어났던 리처드 닉슨 등이 인색한 평가를 받은 것도 소통에서 문제를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박근혜 정부의 취임 첫해 성적표가 50% 안팎의 지지율로 마무리될 듯하다. 한국 갤럽의 지난 16~19일 조사에선 48%, 리얼미터의 16~20일 조사에선 51.8%로 국정지지도가 내려앉았다. 대선 때 얻은 득표율 51.6% 언저리를 맴도는 수치다. 지난 2월 취임 이후 열 달 동안 쉼 없이 달렸건만, 5차례의 해외 순방 등을 통해 26개 나라 정상과 30차례에 걸쳐 회담하고 이를 통해 그들과 신뢰를 쌓고, 그 힘으로 북한발 안보위기와 요동치는 동북아의 격랑을 헤쳐왔건만, 게걸음 치던 경제도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건만, 박 대통령에 대한 민심은 시큰둥하다. 게다가 불통이란다. 시쳇말로 본전도 제대로 못 건진 셈이다. 불통 비난에 담긴 메시지는 둘 중 하나다. 소통 방식이 잘못됐거나, 야당의 덧씌우기 공세에 패했거나…. 무엇이든 새 정부의 청와대는 프레임 전쟁에서 지고 있다. “공약의 완급을 조절한다”는 정부의 주장은 “공약 파기”라는 야당의 딱지 붙이기에 파묻혔고, 작금의 철도파업 논란의 와중에선 ‘공기업 민영화’가 이제 더는 입 밖에 내서는 안 될 금기어가 돼 버렸다. 이 홍보수석은 국정 홍보와 대통령 이미지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억울해할 게 아니라 긴장해야 할 때다. 박 대통령의 복심(腹心)을 자처한다면 말이다. jade@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베끼는 법만 알던 한국… 세계 사법제도 ‘과외선생’ 되다

    [주말 인사이드] 베끼는 법만 알던 한국… 세계 사법제도 ‘과외선생’ 되다

    일본에서는 술에 취한 채 자전거를 타면 최고 징역 5년형 또는 100만엔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싱가포르는 2003년까지 번지점프를 하는 것이 불법이었다. 스위스에서는 일요일에 빨래를 널거나 세차를 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돼 있다. 언뜻 봐서는 믿기지 않지만 실제로 각 나라에 존재하는 법이다. 이처럼 세계 각국은 전통과 문화, 역사, 사법환경 등을 감안해 고유의 법과 사법체계 및 제도를 갖추고 있다. 근현대사의 길목에서 일제강점기라는 치욕을 겪은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 헌법이 제정되는 등 늦은 시기에 사법체계를 갖췄다. 1970년대까지는 외국 법제도 및 체계를 배우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페루 등 남미국가를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까지 사법제도를 수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베트남 법원연수원을 직접 지어주는 역량강화 사업, 전자소송 시스템 수출 등 유난히 국제교류가 많았다. 60여년에 불과한 한국 사법의 역사에 비춰 봤을 때 놀라운 성과라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1895년 4월 19일 법률 제1호로 ‘재판소구성법’이 공포되면서 사법과 행정이 분리된 이후 일제강점기에 들여온 대륙법을 근간으로 광복 이후 헌법과 법원조직법 등을 제정하면서 사법체계가 만들어졌다. 1947년 최초의 사법교류인 미국사법제도 시찰단을 미국으로 보내는 등 영미법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 제대로 된 정비가 이뤄지지 않았던 사법체계였지만 1970년대까지 미국, 국제연합(유엔), 독일 등 서구국가와의 교류를 통해 사법제도와 체계를 배웠다. 국제교류라고 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일방적인 사법 원조를 받았다. 1970년 태국의 프라보부 후다싱 대법원장이 방한하고 다음 해 당시 민복기 대법원장이 태국을 방문하는 등 일부 고위직 중심의 국제교류가 있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한 사법부는 과거 원조를 받는 입장에서 이제는 전자소송, 법관교육제도 등 각종 사법제도를 전수하는 입장이 됐다. 대중가요,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뿐 아니라 각종 사법제도가 베트남 등 동남아를 비롯해 남미, 동유럽, 중앙아시아에까지 수출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사법 정보화 시스템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나이지리아, 몽골 등 10여개 나라가 한국의 전자소송 및 사법정보화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사법 정보화는 ‘사건 정보 및 판결문 저장, 검색이 가능한 정보의 전산화→접수부터 종료까지 업무과정을 전산화해 관리하는 사무절차의 전산화→소장 제출 등 재판 자체를 전산화하는 전자소송’의 단계를 거친다. 우리나라는 법관들에게 개인용 컴퓨터(PC)가 보급된 1991년 이후 2010년 4월 특허법원에 전자소송이 처음 도입되고 2011년 5월부터 민사사건으로 확대 시행되는 등 형사사건을 제외한 특허, 민사, 가사, 행정 등 본안사건 및 가압류, 가처분 등에 대해서도 전자소송이 시행되고 있다. 2011년 2월 방한한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의 운영 주체인 로아시아 사법분과위원회의 폴 드 저지 의장은 대법원 전산정보센터를 둘러보고는 “한국의 사법 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세계은행의 2014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민사 사법제도 평가 부문에서 전자소송이 호평을 받으면서 평가대상 189개국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전자소송을 벤치마킹하려는 국가들은 대부분 정보의 전산화, 사무절차의 전산화 등 초기 단계도 구축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법원별로만 사건 결과 및 판결 검색이 가능한 수준인 인도네시아는 2011년 대법관 등이 한국을 찾아 노하우 및 경험을 전수받았다. 우즈베키스탄, 나이지리아, 헝가리 등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법원장이 방한해 전자소송 시스템을 배워 갔다. 사법 정보화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제도가 사법연수원으로 대표되는 법관교육제도다. 특히 법관교육제도를 전수하기 위해 ‘역량강화 사업’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베트남에서는 드라마, 대중가요, 한글 등 문화적인 부분에 이어 한국 특유의 교육제도가 또 다른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법원은 2008년부터 베트남 법원연수원 건물을 신축하고 사법연수제도를 개선하는 프로젝트에 김명수 서울남부지방법원 판사를 직접 파견해 연수 프로그램에 대한 조언 및 지도를 하고 있다. 또 베트남 강사요원 교육, 강의교재 개발, 한국법 강의와 함께 베트남 법관을 국내로 초청해 교육 및 연수를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10개월째 베트남에서 한류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는 김 판사는 베트남 하노이국립대에서 사법제도를 연구한 전문가다. 파견을 자원한 김 판사는 “동료 법관들이 없는 데다 재판 업무가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있어 외로울 때가 많다”면서도 “베트남 법관과 법원공무원들이 우리나라 사법제도에 관한 강의에 집중하면서 전자소송이나 과거 겪었던 사법 파동 등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별 사법제도는 문화, 정치적 상황 등에 따른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 나라의 사법제도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 “단발성 교류가 아닌 지속적인 상호 교류를 통해 진정한 사법 한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외에도 2005년 몽골을 시작으로 동남아 국가인 방글라데시, 태국, 필리핀, 라오스, 캄보디아와 중앙아시아 국가인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네팔, 동유럽 국가인 아제르바이잔, 남미 국가인 파라과이, 온두라스, 페루 등도 직접 한국을 찾아 법관교육제도를 배워 갔다. 이 외에도 지난달 25일 린쥔이(林俊益) 타이완 사법원 형사청장이 국민참여재판제도를 배우기 위해 방문하는 등 다른 사법제도들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당시 국민참여재판을 방청한 린 청장은 “한국은 영미법계 배심제와 대륙법계 참심제를 모두 참고해 한국의 사법환경에 맞는 독특한 제도인 국민참여재판을 운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법부는 지한파(知韓派) 양성을 위한 국제교류에 있어서도 점차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대법원은 러시아, 일본, 중국, 프랑스, 덴마크, 호주, 폴란드, 인도네시아, 터키 등과 매년 1~2회 대법원장 해외 순방 및 외국 대법원장 방한으로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에는 사법연수원 국제사법협력센터를 설립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수를 위한 조직을 구축하고, 기존에 국제사법교류의 주축이었던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공동으로 주관하는 외국법관 연수에 상대적으로 교류가 없었던 페루를 비롯해 네팔, 이집트, 아프가니스탄,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 6개국 80명의 법조인을 초청했다. 이러한 사법 한류 열풍은 군사정권을 경험하고 사법부 독립이 침해된 우리나라의 역사적 배경과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하는 사법제도의 효율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발도상국은 자신들과 비슷한 역사적 경험을 한 우리나라가 사건 처리 효율성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사법제도를 지금의 수준으로 발전시킨 데 대해 놀라워한다”면서 “제도 전파와 함께 과거사에 대한 반성 등 국민의 사법부가 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경제적 상황이 넉넉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법제도의 효율성을 배워 가려고 한다”면서 “특히 개발도상국은 우리나라가 2700여명의 법관으로 운영되면서도 형사사건을 제외한 모든 사건에 전자소송까지 도입하고 있는 점 등을 높게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베끼는 법만 알던 한국… 세계 사법제도 ‘과외선생’ 되다

    [주말 인사이드] 베끼는 법만 알던 한국… 세계 사법제도 ‘과외선생’ 되다

    일본에서는 술에 취한 채 자전거를 타면 최고 징역 5년형 또는 100만엔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싱가포르는 2003년까지 번지점프를 하는 것이 불법이었다. 스위스에서는 일요일에 빨래를 널거나 세차를 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돼 있다.언뜻 봐서는 믿기지 않지만 실제로 각 나라에 존재하는 법이다. 이처럼 세계 각국은 전통과 문화, 역사, 사법환경 등을 감안해 고유의 법과 사법체계 및 제도를 갖추고 있다.  근현대사의 길목에서 일제강점기라는 치욕을 겪은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 헌법이 제정되는 등 늦은 시기에 사법체계를 갖췄다. 1970년대까지는 외국 법제도 및 체계를 배우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페루 등 남미국가를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까지 사법제도를 수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베트남 법원연수원을 직접 지어주는 역량강화 사업, 전자소송 시스템 수출 등 유난히 국제교류가 많았다. 60여년에 불과한 한국 사법의 역사에 비춰 봤을 때 놀라운 성과라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1895년 4월 19일 법률 제1호로 ‘재판소구성법’이 공포되면서 사법과 행정이 분리된 이후 일제강점기에 들여온 대륙법을 근간으로 광복 이후 헌법과 법원조직법 등을 제정하면서 사법체계가 만들어졌다. 1947년 최초의 사법교류인 미국사법제도 시찰단을 미국으로 보내는 등 영미법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  제대로 된 정비가 이뤄지지 않았던 사법체계였지만 1970년대까지 미국, 국제연합(유엔), 독일 등 서구국가와의 교류를 통해 사법제도와 체계를 배웠다. 국제교류라고 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일방적인 사법 원조를 받았다. 1970년 태국의 프라보부 후다싱 대법원장이 방한하고 다음 해 당시 민복기 대법원장이 태국을 방문하는 등 일부 고위직 중심의 국제교류가 있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한 사법부는 과거 원조를 받는 입장에서 이제는 전자소송, 법관교육제도 등 각종 사법제도를 전수하는 입장이 됐다. 대중가요,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뿐 아니라 각종 사법제도가 베트남 등 동남아를 비롯해 남미, 동유럽, 중앙아시아에까지 수출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사법 정보화 시스템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나이지리아, 몽골 등 10여개 나라가 한국의 전자소송 및 사법정보화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사법 정보화는 ‘사건 정보 및 판결문 저장, 검색이 가능한 정보의 전산화→접수부터 종료까지 업무과정을 전산화해 관리하는 사무절차의 전산화→소장 제출 등 재판 자체를 전산화하는 전자소송’의 단계를 거친다.  우리나라는 법관들에게 개인용 컴퓨터(PC)가 보급된 1991년 이후 2010년 4월 특허법원에 전자소송이 처음 도입되고 2011년 5월부터 민사사건으로 확대 시행되는 등 형사사건을 제외한 특허, 민사, 가사, 행정 등 본안사건 및 가압류, 가처분 등에 대해서도 전자소송이 시행되고 있다.  2011년 2월 방한한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의 운영 주체인 로아시아 사법분과위원회의 폴 드 저지 의장은 대법원 전산정보센터를 둘러보고는 “한국의 사법 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세계은행의 2014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민사 사법제도 평가 부문에서 전자소송이 호평을 받으면서 평가대상 189개국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전자소송을 벤치마킹하려는 국가들은 대부분 정보의 전산화, 사무절차의 전산화 등 초기 단계도 구축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법원별로만 사건 결과 및 판결 검색이 가능한 수준인 인도네시아는 2011년 대법관 등이 한국을 찾아 노하우 및 경험을 전수받았다. 우즈베키스탄, 나이지리아, 헝가리 등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법원장이 방한해 전자소송 시스템을 배워 갔다.  사법 정보화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제도가 사법연수원으로 대표되는 법관교육제도다. 특히 법관교육제도를 전수하기 위해 ‘역량강화 사업’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베트남에서는 드라마, 대중가요, 한글 등 문화적인 부분에 이어 한국 특유의 교육제도가 또 다른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법원은 2008년부터 베트남 법원연수원 건물을 신축하고 사법연수제도를 개선하는 프로젝트에 김명수 서울남부지방법원 판사를 직접 파견해 연수 프로그램에 대한 조언 및 지도를 하고 있다. 또 베트남 강사요원 교육, 강의교재 개발, 한국법 강의와 함께 베트남 법관을 국내로 초청해 교육 및 연수를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10개월째 베트남에서 한류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는 김 판사는 베트남 하노이국립대에서 사법제도를 연구한 전문가다. 파견을 자원한 김 판사는 “동료 법관들이 없는 데다 재판 업무가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있어 외로울 때가 많다”면서도 “베트남 법관과 법원공무원들이 우리나라 사법제도에 관한 강의에 집중하면서 전자소송이나 과거 겪었던 사법 파동 등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별 사법제도는 문화, 정치적 상황 등에 따른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 나라의 사법제도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 “단발성 교류가 아닌 지속적인 상호 교류를 통해 진정한 사법 한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외에도 2005년 몽골을 시작으로 동남아 국가인 방글라데시, 태국, 필리핀, 라오스, 캄보디아와 중앙아시아 국가인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네팔, 동유럽 국가인 아제르바이잔, 남미 국가인 파라과이, 온두라스, 페루 등도 직접 한국을 찾아 법관교육제도를 배워 갔다.  이 외에도 지난달 25일 린쥔이(林俊益) 타이완 사법원 형사청장이 국민참여재판제도를 배우기 위해 방문하는 등 다른 사법제도들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당시 국민참여재판을 방청한 린 청장은 “한국은 영미법계 배심제와 대륙법계 참심제를 모두 참고해 한국의 사법환경에 맞는 독특한 제도인 국민참여재판을 운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법부는 지한파(知韓派) 양성을 위한 국제교류에 있어서도 점차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대법원은 러시아, 일본, 중국, 프랑스, 덴마크, 호주, 폴란드, 인도네시아, 터키 등과 매년 1~2회 대법원장 해외 순방 및 외국 대법원장 방한으로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에는 사법연수원 국제사법협력센터를 설립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수를 위한 조직을 구축하고, 기존에 국제사법교류의 주축이었던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공동으로 주관하는 외국법관 연수에 상대적으로 교류가 없었던 페루를 비롯해 네팔, 이집트, 아프가니스탄,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 6개국 80명의 법조인을 초청했다.  이러한 사법 한류 열풍은 군사정권을 경험하고 사법부 독립이 침해된 우리나라의 역사적 배경과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하는 사법제도의 효율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발도상국은 자신들과 비슷한 역사적 경험을 한 우리나라가 사건 처리 효율성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사법제도를 지금의 수준으로 발전시킨 데 대해 놀라워한다”면서 “제도 전파와 함께 과거사에 대한 반성 등 국민의 사법부가 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경제적 상황이 넉넉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법제도의 효율성을 배워 가려고 한다”면서 “특히 개발도상국은 우리나라가 2700여명의 법관으로 운영되면서도 형사사건을 제외한 모든 사건에 전자소송까지 도입하고 있는 점 등을 높게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中企 세계시장 진출은 선택 아닌 필수”

    “中企 세계시장 진출은 선택 아닌 필수”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세계 시장 진출은 우리 중소·중견기업들에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올 한 해 동안 해외 순방 경제사절단에 참여한 중소·중견기업 대표 77명과 간담회를 하고 “현재 우리나라에 323만개의 중소·중견기업이 있는데 이 가운데 수출 기업은 8만 6000개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도 수출 기업과 내수 기업 사이에 성과 격차가 큰데 자유무역협정(FTA) 확산으로 내수 시장과 세계 시장의 벽이 허물어지면 그 격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중소기업들이 다양한 해외 수요처를 갖고 있으면 국내 대기업과의 협상에서도 공정한 거래 관계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 외교 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확산시키면서 우리 중소·중견기업들에 새로운 해외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 주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면서 “정상 외교 시 체결한 양해각서(MOU) 등 성과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기업에 제공하고 국가별, 분야별 맞춤형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을 만난 데 이어 이날 중소기업인들과 대화를 나눈 것은 국내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독려하는 동시에 대·중소기업의 동반 성장 노력을 주문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대기업과의 동반 진출은 해외 정보와 네트워크가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에는 매우 안정적인 해외 진출 방법 중 하나”라며 대·중소·중견기업 간 협력을 당부했다. 이어 “인수합병(M&A)은 대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면서 “앞으로 정부는 FTA를 활용한 중소기업의 새로운 수출산업 진출과 해외 기업 M&A 등을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현대사 길목마다 인간방패 役… 날마다 두렵다, 그러나 ‘나는 없다’

    현대사 길목마다 인간방패 役… 날마다 두렵다, 그러나 ‘나는 없다’

    1963년 12월 17일 제3공화국 출범과 함께 태동한 대통령 경호실이 17일로 창설 50주년을 맞는다. 지난 2월 박근혜 정부의 조직 개편에 따라 경호실은 5년 만에 장관급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복귀했다. 경호실은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을 비롯해 박정희 대통령 서거, 버마 아웅산 묘소 폭탄 테러, 노무현 대통령 서거 등 요동치는 한국 현대사의 주요 길목에서 때로는 논란의 중심에, 때로는 국가 원수의 살아 있는 ‘인간 방패’로 존재해 왔다. ‘VIP’(대통령)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죽음을 껴안는다는 대통령 경호관, 그들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최근 군 특수부대 훈련장에서 진행된 ‘모형동체 수중 탈출’ 훈련. 헬기 모형을 본뜬 소형 컨테이너가 공중에서 수십 미터 아래의 풀장으로 곤두박질친다. 컨테이너가 수중에서 몇 바퀴를 뱅글뱅글 돌 정도로 충격파가 셌다. 잠시 후 컨테이너에서 최소한의 보호 장비만 찬 사람들이 나온다. 헬기 추락 사고를 재현한 이 훈련은 대통령 경호실 경호관이라면 누구나 거치는 통과 의례 중 하나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위험한 상황이지만, 훈련에 임하는 경호관들의 눈에는 두려움이 없다. “사실 매일 두렵죠. 그러니까 날마다 훈련합니다. 제가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팀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본능을 억누르는 노력을 하죠.” 19년 경력의 김민수(44·가명) 경호관은 “매일 하는 훈련이 죽는 연습”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대통령을 위해 몸을 먼저 움직이고, 때로는 죽을 수도 있는 게 숙명이라는 뜻이다. 훈련은 신임 경호관뿐 아니라 10년 차, 15년 차, 20년 차 베테랑 경호관에게도 필수다. 연차가 쌓이면서 얻는 경륜도 있지만, 체력은 경호의 기본으로 꼽힌다. 김 경호관은 “아직도 경호라는 것을 잘 모르겠다. 많은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하니 경호가 이것이라고 콕 집어 말하기 어려운 것 같다”며 “다만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청와대 연무관에서 운동을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경호 20년 경력의 강성일(47·가명) 경호관은 무도 20단의 실력자다. 태권도 7단에 특공무술 7단, 합기도 4단, 유도 2단인 그도 체력 관리만큼은 철저하다. 매일 체력단련장인 연무관에서 땀을 흘린다. 강 경호관은 “현장에서 항상 총을 차는 경호관인 데다 생명을 다루는 일이어서 주 1~2회 사격 훈련도 빼먹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 원수를 경호하는 일이다 보니 신임 경호관을 뽑는 일도 간단하지 않다. 1차부터 3차 시험까지 이어지는 선발 과정에서 필기시험과 인성검사, 체력검정, 무도검정, 면접과 논술 등 다양한 평가를 거친다. 선발 이후에도 혹독한 훈련 과정이 남아 있다. 신임 경호관들은 36주 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통과해야만 비로소 경호실의 정예 요원으로 거듭난다. 이들은 1박2일 동안 100㎏에 육박하는 고무보트를 머리에 이고 밤샘 행군을 하는가 하면, 장비 없이 바다 수영을 하기도 한다. 군 특수부대와 경찰, 국가정보원, 소방방재청 등에서 외부 교육도 받는다. 이 가운데 가장 힘든 것이 사격과 무도, 체력 증진, 수영 등으로 이뤄진 내부 교육이다. 지난해 6월 들어와 거친 훈련을 받았던 15기 막내 경호관들은 “공포감 때문에 쉽지 않다는 공수 훈련이 가장 쉽게 느껴질 정도였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엔 해외 순방과 외빈 경호를 위해 중국어와 일본어, 러시아어 등 외국어 교육도 필수 항목이 됐다. 대테러 훈련이나 진압, 전술 등의 경호 전략을 공부하는 것도 주요 업무다. 또 유기적인 팀워크로 경호가 이뤄지다 보니 팀 호흡을 맞추는 것도 주요 훈련 가운데 하나다. 한 신임 경호관은 “국민은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검은 정장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경호관에게 익숙하겠지만, 사실 극도의 긴장감과 자기 관리가 필요한 직업”이라며 “(우리가) 자기와의 혹독한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은 투철한 애국심과 소명 의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시장선 상인·야구장선 심판…‘千의 변장’

    시장선 상인·야구장선 심판…‘千의 변장’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 취임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9개국 14개 지역으로 해외 순방을 다녀왔다. 해외 순방에서 경호 업무는 단순히 대통령을 지키는 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식 경호를 해외에 수출하는 요즘 경호관들은 외교 사절단의 역할도 맡는다. 해외에서 대통령 경호는 방문 국가와 경호 등급을 협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나라마다 경호 체계와 방식이 달라 경호 책임자는 협상 과정에서 국내와 같은 수준의 경호가 가능하도록 최고 등급을 이끌어 내야 한다. 특히 영국이나 호주, 캐나다 등 영국 연방국가들은 왕실의 권위를 최대한 세우려고 하기 때문에 이들과의 협상은 까다롭다. 현지에 도착하면 경호관들은 대통령이 방문하기 전 답사를 통해 동선부터 파악한다. 경로를 살피며 방해 요소들을 제거해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도록 돕는 것이 주요 임무다. 2006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그리스 아테네 시내에 위치한 ‘무명 용사의 묘’를 참배하러 갔을 때, 현지 상황을 살피러 갔던 경호관들에게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대통령 이동 경로에 비둘기 떼가 모여들어 분비물을 뿌려 대고 있었던 것이다. 이를 이동 경로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경호관들은 행사 시간 내내 빵 부스러기로 수백마리의 비둘기를 유인하는 작전을 실시하기도 했다. 확실한 경호를 위해 변장도 마다하지 않는다. 재래시장에서는 물건을 파는 상인으로, 야구장에서는 심판이나 마스코트로, 모내기 행사장에서는 농민의 모습으로 변신한다. 한 경호관은 15일 “경호로 인해 행사의 분위기를 망치지 않고 주변 움직임을 면밀하게 관찰하면서 대비하기 위해 변장을 한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경호를 위해서는 순방 국가의 최근 정세와 사회적 분위기를 파악하는 일도 중요하다. 1983년 버마(현재 미얀마) 아웅산 폭탄 테러 이후 경호실은 이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해외 순방 때 치안이나 테러 요인뿐 아니라 방문국의 사회, 정치, 경제 등 여러 분야에 대해 면밀히 분석한다. 최근엔 한국식 경호가 해외로 전파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7년 국제경호책임자협회 총회에서 한국이 표준화된 경호 모델을 발표한 뒤 중동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10개국 경호실의 경호관 600여명이 한국에서 ‘국제경호안전교육과정’을 수료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10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 때 이 과정을 수료한 인도네시아 경호사령부 경호관이 대통령에게 한국어로 인사하며 경호를 담당하기도 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박대통령 첫해 30차례 정상 회동…대북정책 공조·경협 세일즈 성과

    지난 2월 25일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이 올 한 해 각국 정상과 얼굴을 마주하고 회담한 횟수는 모두 30차례다. 일본을 제외한 한반도 주변 4강을 비롯해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북미, 중남미까지 전 대륙을 포함한 것이다. 해외 순방은 모두 5차례. 지난 5월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한 것을 시작으로 6월에는 방중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만났고, 9월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어 10월 초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 등을 위해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를 방문했고, 11월에는 서유럽을 방문해 프랑스, 영국, 벨기에, 유럽연합(EU) 정상들과 회담을 갖고 올 해외 순방을 마무리했다. 박 대통령의 집권 첫해 정상외교는 대북 정책 공조와 세일즈 외교에 초점이 맞춰졌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에 대한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대북정책의 기초를 닦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의 유일한 동맹국가인 중국과 돈독한 우호관계를 심화시켜 미·중 ‘등거리’ 균형 외교의 첫발을 디뎠다. 하지만 향후 한·미·일 삼각축으로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과 한국의 중국 중시 외교가 충돌할 소지는 남아 있다. 세일즈 외교는 인도네시아와의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연내 타결 합의, 베트남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내년 안 타결 합의 등이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박 대통령은 특히 동남아 지역에서 진행 중인 인프라 건설에 우리 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거나 현지 진출 우리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순방 외교의 초점을 맞췄다. 왕성한 정상외교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이어도를 포함하는 방공식별구역(CADIZ)을 일방적으로 선포, 동북아 긴장이 고조된 점 등 박근혜 정부 외교의 새로운 과제도 적지 않다. 집단적 자위권 추진과 과거사 문제 등으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도 박 대통령 앞에 놓인 외교적 숙제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한국 中통신장비 도입… 美 “동맹국 안보 위협”

    미국 정부가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의 한국 기지국 장비 시장 진출에 우려를 표명했다. 화웨이의 장비가 동맹국 간의 통신을 감시하는 ‘스파이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LG유플러스가 광대역 롱텀에볼루션(LTE) 전국망 구축을 위해 도입하는 화웨이의 기지국 장비를 통해 중요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한·미 양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의 뜻을 한국 측에 전했다. 사이버 해킹 등 중국과 스파이 공방을 벌이고 있는 미국 정부는 앞서 2011년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무선통신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제외했다. 또 지난해 미국 정부는 동맹국인 호주의 광대역 무선통신 사업에 화웨이가 참여하는 데 제동을 거는 등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 정부는 특히 한국의 경우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과 인접해 있다는 점에서 화웨이의 진출을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LG유플러스의 화웨이 장비 도입을 둘러싼 논란은 미국 정치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미 상원 정보위원장과 로버트 메넨데즈(민주·뉴저지) 상원 외교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척 헤이글 국방장관, 존 케리 국무장관,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 국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국의 화웨이 장비 도입으로 인해 한·미 군사 동맹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서한은 한국, 중국, 일본 아시아 3개국 순방길에 오른 조 바이든 부통령의 방한에 앞서 발송됐다. 그러나 바이든 부통령과 한국 당국자 간 회담에서 이 같은 내용이 논의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은 관련 국가의 법률과 법규를 존중하고 있고 유관 국가의 상호 이익과 공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유관 국가(미국)가 화웨이와 같은 중국 기업의 해외 경영 활동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대해 줄 것을 희망하며 관련 문제를 걸핏하면 안보문제화하고 정치문제화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1월 국내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이미 한바탕 홍역을 치른 LG유플러스의 한 관계자는 “중국 장비를 쓴다고 하더라도 국내에서는 통신 사업자가 모든 통신망을 운영하고 있어 외주 직원에 의한 해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수차례 밝힌 대로 통신장비 도청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KADIZ 확대안’ 주말 확정 뒤 선포

    정부가 이번 주말쯤 이어도 상공을 포함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확대하는 문제를 최종 확정한 뒤 공식 선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3일 “KADIZ의 확대 범위와 주변국들에 설명하는 방식을 놓고 부처 간 협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주말(7~8일)쯤 청와대에서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최종 조율한 뒤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KADIZ 확대 방안을 결정하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중국처럼) 일방적인 방식으로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통보 형식이 아니라 주변국과의 신뢰관계를 해치지 않도록 충분히 설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제주도 남단의 KADIZ를 비행정보구역(FIR)과 일치시키고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에 들어간 마라도와 홍도 남쪽의 영공을 KADIZ에 포함하는 방안을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당초 이날 오후 KADIZ 확대 발표를 검토했지만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 논란을 조율하기 위해 동북아를 순방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방한(5~7일) 일정에 맞춰 ‘속도 조절’을 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편 방일 중인 바이든 부통령이 중·일 간 위기관리 체계의 구축을 양국에 제안할 뜻을 밝혔다. 바이든 부통령은 3일 아사히신문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최근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중·일) 양국 간 위기관리나 신뢰 구축을 위한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일 영유권 갈등지역인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에서의 충돌을 막기 위한 메커니즘을 양국 정상과의 회동에서 제안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2일 밤 일본에 도착, 3일 아베 신조 총리와 회담을 가진 바이든 부통령은 4~5일 중국에 이어 5~7일 한국을 방문해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한·일 관계 악화 등 동북아 현안을 조정하게 된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생각나눔] 바둑처럼… 고도의 수싸움 하고있나

    [생각나눔] 바둑처럼… 고도의 수싸움 하고있나

    중국은 지난달 23일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CADIZ)을 선포하면서 “CADIZ를 지나는 항공기는 중국에 비행 계획을 통보해야 하고 통제에 따르지 않을 경우 무력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후 1주일 넘게 미국은 물론 한국, 일본 등의 항공기가 CADIZ에 통보 없이 들어갔지만 중국은 직접적 무력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의 으름장이 허풍인지, 아니면 심모원려가 깔려 있는 건지 궁금증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워싱턴 외교가 일각에서는 1970년대 미·중 데탕트의 주역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2011년 펴낸 저서 ‘중국에 관하여’(On China)에서 설파한 ‘체스(장기)·바둑론’을 들어 중국이 고도의 게임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책에서 키신저는 “왕을 표적으로 완전한 승리를 추구하는 체스는 정면충돌을 통해 적의 말을 제거하는 반면 면적의 비교우위를 추구하는 바둑은 비어 있는 곳으로 움직여 상대방의 전략적 잠재력을 줄여간다”고 비교했다. 그는 “이런 특성은 정치문화로 이어져 정면승부를 선호하는 서양 정치와 달리 중국 정치는 ‘전부 아니면 전무’(all-or-nothing) 식의 모험을 피하고 모호함, 간접성, 인내를 통한 장점 축적 등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게 최상의 전법’이라는 손자병법을 중국의 군사적 전통으로 소개했다. 워싱턴의 한 싱크탱크에 근무하는 중국계 관계자는 1일(현지시간) “키신저의 논리를 준용하자면, 중국의 CADIZ 선포는 텅 빈 바둑판 구석에 돌 하나를 둔 것에 불과하다”면서 “중국은 성급하게 승부를 보려 하지 않고 장기적인 전략을 가동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양적 시각에서는 중국이 CADIZ에 통보 없이 들어온 외국 군용기에 무력 대응을 못하는 게 굴욕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중국식 사고로는 CADIZ 선포 자체로 바둑판 구석에 거점을 마련한 것 자체가 이득이라는 얘기다. 단기적으로 스타일이 구겨져도 먼 훗날 차곡차곡 쌓은 ‘집’을 다 합쳐 총합에서 앞서기만 하면 된다는 식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의 CADIZ 선포는 중국이 장래에 국력이 더 커졌을 때 진짜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2일 밤 일본 도쿄에 도착, 한·중·일 3국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3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을 면담한 뒤 4일 중국으로 이동해 다음 날까지 체류하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을 만난다. 이어 5일 한국으로 이동해 6일 박근혜 대통령 등을 면담하고 연세대에서 연설한다. 그는 7일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뒤 귀국길에 오른다. 바이든 부통령은 3국 방문 기간에 CADIZ 문제를 집중 협의할 것으로 보이며, 한·일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등도 논의할 전망이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패권 경쟁…격랑의 동북아] KADIZ 확대 반대·日 집단 자위권 지지… 韓·美관계 ‘이상 기류’

    [패권 경쟁…격랑의 동북아] KADIZ 확대 반대·日 집단 자위권 지지… 韓·美관계 ‘이상 기류’

    중국이 지난달 23일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ADIZ)을 선포한 지 1주일이 지났다. 이 사태는 60여년간 이어져온 동북아 방공식별구역의 근간을 흔들면서 동북아 안보 구도를 패닉으로 몰아넣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ADIZ를 반대하면서도 한·일에서 제기되는 ADIZ 확대론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은 ‘근육’을 과시했지만 군사력에서 앞선 미국과의 정면 대결은 피하는 아슬아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이번 사태를 군사대국화의 명분으로 활용하려 하면서도 역학구도가 갈수록 미·중 간 게임으로 고착화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ADIZ 확대를 요구하는 국내 여론에 고심하고 있다.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 선포로 촉발된 미·중 간의 동북아 패권 경쟁 소용돌이 속에서 한·미 관계 또한 이상기류에 휘말릴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1일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측은 한국 정부가 중국의 CADIZ 선포에 맞서 이어도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확대·조정하려는 데 대해 탐탁해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KADIZ 확대를 묵인하면 ‘일방적인 CADIZ 선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주장은 명분을 잃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워싱턴’은 또 KADIZ 확대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과 맞물려 또 다른 한·일 갈등의 불쏘시개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한·미·일 삼각공조로 중국을 봉쇄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1951년 중국과 옛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일본·타이완의 방공식별구역(ADIZ)을 임의로 설정한 미국은 1963~1979년 5차례에 걸쳐 KADIZ를 비행정보구역(FIR)과 일치하도록 확대할 것을 우리 정부가 요청한 데 대해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며 사실상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이 1969년 방위성 훈령으로 미군이 설정한 JADIZ를 재설정한 뒤로는 “한·일 정부 간 외교 경로로 해결할 문제”라며 KADIZ 확대에 대해 ‘뒷짐’을 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동북아시아의 외교안보 현안을 둘러싼 한·미 간의 엇박자는 방공식별구역 논란에 앞서 지난달부터 미묘한 균열을 드러내왔다. 지난 10월 도쿄에서 열린 미·일 2+2(국무·국방장관) 회의 이후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고, 이후 한국의 우려와 반발에도 “집단적 자위권 강화는 일본의 고유권한”이란 입장을 미 정부 및 군의 고위관계자들이 잇따라 쏟아낸 것이다. 이에 따라 2일부터 한·중·일 3국을 순방하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움직임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미측은 우리 정부가 지난달 28일 제3차 한·중 국방전략대화를 통해 중국에 KADIZ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한 이후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 부통령의 방한 때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 정부는 더불어 이달 중순 김규현 외교부 1차관을 미국에 보내 윌리엄 번스 미 국무부 부장관과 차관급 전략대화를 갖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CADIZ 선포에 대한 대응과 이와 맞물린 KADIZ 확대 재조정은 물론,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등 한·중·일 관련 현안들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바이든 美부통령, 한·일 과거사 중재 나설듯

    바이든 美부통령, 한·일 과거사 중재 나설듯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다음 주로 예정된 한국과 일본 방문 때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중재 노력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고위당국자는 다음 달 1일부터 8일간으로 예정된 바이든 부통령의 한·중·일 3국 방문에 앞서 27일(현지시간) 가진 전화 기자회견(콘퍼런스 콜)에서 “바이든 부통령은 일본에 20세기에 남겨진 과거사 문제들과 민감성을 해소하기 위해 주변국들과 협력하도록 독려할 것이며,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들에도 일본의 긍정적 움직임에 화답하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통령은 양국 사이에 몇 가지 어려운 과거사 이슈들이 있고 이것들이 한·일관계를 지속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번 방문에서 가까운 두 개의 동맹국이 갈등을 관리하고 최소화하며 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도록 하는 데 강력한 미국의 이익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일관된 입장은 어떤 당사자도 상대방에게 문제를 야기하는 행동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주목해야 할 단어는 ‘자제’와 ‘인내’ 그리고 ‘민감성’이다. 이것은 상식이자 미국의 최선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과 관련, “바이든 부통령은 중국의 이번 행동에 대한 미국의 직접적 우려를 전달하고 중국의 의도와 관련해 분명한 해명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 에번 메데이로스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최근 비공개로 방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데이로스 보좌관의 방한은 바이든 미 부통령 순방에 앞서 한·일 간 주요 의제인 중국 방공식별구역 선포와 일본 집단적자위권 추진, 한·미·일 안보 공조 등 주요 의제를 협의하는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朴대통령 ‘WTO 정부조달협정 개정 재가’ 충돌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GPA) 개정을 재가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와 야당이 27일 정면으로 충돌했다. 민주당은 국회의 비준동의권을 무시한 ‘밀실 비준’이라고 비판했고 청와대는 “국회 동의가 필요 없는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유럽 순방 일정 중 프랑스 파리에서 가진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도시철도 등 조달시장을 개방하겠다”고 발언했다. 청와대는 다음 날 철도서비스 등 정부의 공공 조달시장 개방 확대를 담은 GPA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비공개 안건으로 통과시켰고 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이를 재가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GPA 개정 재가를 쥐도 새도 모르게 비밀로 처리한 것은 중대한 정치적 오류이고 헌법 위반”이라면서 “‘사회적 합의 없이 철도 민영화는 없다’고 했던 박 대통령의 약속 위반이자, 국회와 국민까지 속이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매국적 비준 재가를 즉각 철회하고 헌법에 따라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이를 거부하면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철도 주권을 내어준 잘못된 통치 행위자로 낙인 찍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청와대도 브리핑을 통해 야당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GPA 협상은 2004년부터 시작됐고 최종 협상이 타결된 것은 2011년 12월 15일”이라면서 “이 비준 절차는 이미 금년에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GPA 개정 조치는 시행령 9개를 개정하는 사항”이라면서 “법률안 개정이 아니기 때문에 국회 동의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법제처의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철도 민영화의 전 단계가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것이 왜 민영화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조달협정은 발주를 하는 데 국내외 차별을 두지 않는데 경쟁의 폭이 커지면 가격이 떨어져 국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싸게 공급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김용·라가르드 총재 송도서 만난다

    김용·라가르드 총재 송도서 만난다

    국제 금융기구의 양대 수장인 김용(왼쪽) 세계은행(WB) 총재와 크리스틴 라가르드(오른쪽)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다음 달 4일 국내에서 만난다. 인천 송도에서 개최되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출범식에 함께한다. 김 총재와 라가르드 총재가 국제 행사장에서 자리를 함께하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만나기는 처음이다. 김 총재는 다음 달 3일 방한해 4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문을 여는 세계은행그룹 한국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다. 라가르드 총재는 아시아 회원국 순방 일정에 맞춰 다음 달 4∼5일 한국에 온다. 라가르드 총재는 프랑스 재무장관 시절인 2010년 주요 20개국(G20) 서울회의 참석차 한국에 온 적이 있지만 IMF 총재 신분으로는 첫 방한이다. 두 수장은 GCF 사무국 출범 행사로 열리는 포럼에는 패널로 참가해 기후변화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최희남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G20과 같이 큰 국제행사가 아님에도 국제 경제기구의 양대 수장이 참석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변화한 한국의 위상을 보여 주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野 “朴대통령, 대선공약 파기·불통” 與 “서울시, 땅 투기꾼들 이익 대변”

    野 “朴대통령, 대선공약 파기·불통” 與 “서울시, 땅 투기꾼들 이익 대변”

    19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야당은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과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맹공을 가했다. 여당은 박원순 서울시장 ‘때리기’와 함께 정홍원 국무총리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종북세력’의 이적행위에 대한 의견을 물으며 우회적으로 야당을 비판했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은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전임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해야 한다”며 특검 도입을 주장했다. 이에 정 총리는 “범죄 혐의가 있다면 검찰이 엄정하게 수사하리라고 보고, 성역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완곡하게 반대했다. 정 총리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등 이른바 ‘신386’(30년대생으로 80대를 바라보고 있는 60년대 사회진출 인사들) 인사들의 기용에 대해서는 “경륜과 경험, 전문성을 갖춘다면 나이에 구애받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또 정부가 통합진보당에 대한 해산심판 청구를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 중에 한 이유에 대해 “법무부에서 그 무렵 결론이 났고, 박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기를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 파기와 ‘불통’ 문제도 집중 제기했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불신과 불통의 ‘쌍불’ 시대로 만들었다”면서 “지지율이 떨어질 때마다 ‘순방정치’에만 몰두하며 지지율 올리기에 급급하다”고 힐난했고, 양승조 의원은 “박 대통령의 공약이 이렇게 수정될 줄 알았다면 국민들은 다른 후보에게 투표했을 것”이라면서 “이건 공약 파기가 아니라 사기이며, 어물쩍 넘어가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은 또 “이번 정부 장·차관급 인사 195명 가운데 부산·경남(PK) 출신만 39명(20%)에 달한다”며 박 대통령의 편중 인사도 꼬집었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박 시장을 집중 공격했다. “구룡마을 게이트에 대해 고발하고자 한다”고 운을 뗀 김 의원은 “현재 1200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국내 최대 무허가 판자촌 개발사업과 관련해 박 시장이 자신의 정치적 욕심 때문에 땅 투기꾼의 이익을 대변하며 대토지주만 배불리는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서울 동작구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조성과 종로구 세운상가 리모델링 사업에 각각 500억원, 1000억원의 예산 낭비가 있었다고 지적하는 등 박 시장만을 겨냥해 집중타를 날렸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석에서 “김 의원은 서울시의회로 가라”는 비난이 날아들었다. 이장우 의원은 구룡마을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김 의원을 거들었다. 이 의원은 또 “충청권이 호남보다는 인구가 많은데 의석수는 다섯 자리 적다”며 지역별 의석수 불평등 문제를 지적했고, 정 총리는 “문제 제기가 가능하다. 국회에서 논의해 달라”고 답했다. 노철래 의원(새누리당)은 “종북의 숙주 역할을 했던 민주당은 결자해지의 자세로 종북 척결에 앞장서라”고 촉구했고, 이철우 의원(새누리당)은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경제법안 국회 통과돼야 일자리 창출…창조경제 위해 규제 줄여 투자 활성화”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규제 완화를 통한 투자 활성화라는 ‘근혜노믹스’의 기조를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외국인투자촉진법, 관광분야 투자활성화 법안,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주택 관련 법안,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중소기업 창업 지원 법안 등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살리는 법안들이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투자촉진법이 통과되면 2조 3000억원 규모의 투자와 1만 40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관광진흥법안이 통과되면 2조원 규모의 투자와 4만 7000여개의 고용이 창출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경기부양 효과를 숫자로 제시하며 국회에 경제 관련 법안 통과를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세계 각국이 글로벌 경제위기와 불황의 위험에 처했으며 모든 나라들이 한 개의 일자리라도 더 만들려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국회에 예산안 통과를 강하게 압박했다. 창조경제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번 유럽 순방에서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창조경제를 실현해서 엄청난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을 보고 지금 우리 경제가 가고자 하는 창조경제의 방향에 확신을 가졌다”면서 “앞으로 창조경제의 핵심인 업종 간 융복합을 저해하는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하고 보건과 문화, 의료, 환경, 해양, 농식품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사업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자금과 기술 지원을 대폭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여야, 특위·특검 수용엔 동상이몽… ‘예산’은 연내 처리 가능성

    여야, 특위·특검 수용엔 동상이몽… ‘예산’은 연내 처리 가능성

    박근혜 대통령의 18일 국회 시정연설 직후 새누리당이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특위 설치를 수용한 것은 당청이 ‘국회 정상화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교감한 결과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서 합의점을 찾아주신다면 존중하고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후속대책인 셈이다. 청와대의 유럽 순방 기간 동안 청와대와 여당 사이 물밑 교감이 있었다는 관측도 나왔다. 시정연설 직후 여권에서는 박 대통령의 인식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는 평가가 나왔다. 앞서 박 대통령은 대선 개입 의혹 등에 대해 “사법부 판단과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원론적 언급 일색이었지만 이날 연설에선 ‘국회 안에서 논의 못할 주제가 없다’ ‘여야 간 합의’ ‘국민의 뜻’을 강조했다. 적어도 국회가 정국을 풀 핵심열쇠인 특검·특위에 대해 포괄적 논의를 하고 합의점을 도출할 여지를 둔 것으로 비쳐졌다. 그러나 연설 직후 민주당 반발에 이어 국토교통위·정무위 전체회의 취소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새누리당은 급하게 특위 제안을 들고 나왔다. 그래도 당장 얽힌 정국을 풀기엔 여야의 간극이 아직 크다. 새누리당은 국회 정상화를 전제로 특위를 수용했지만 특검 도입 요구에 대해서는 ‘수용 불가’로 선을 그었다. 황우여 대표는 전화통화에서 “일단 특위로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트고 또 기회가 된다면 (특검을) 검토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야당이 국정원을 개혁하겠다는 본질을 여권이 존중하면서 국민을 보면서 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요구하는 회의록 유출 관련 의혹은) 검찰 수사 중인데다 무조건 특검을 받은 전례가 없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새누리당의 특위 수용은 진일보한 자세이긴 하지만 특검에 대한 논의도 같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도 “야당이 제기한 건 특검과 특위인데 하나만 받겠다는 것은 ‘동문서답’”이라면서 “하나만 수용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양특 수용‘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여야가 합의를 이룰 수 있다면 그 고리는 ‘예산’이 될 전망이다. 예산을 연내에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은 여당으로서는 ‘능력’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어서 가장 피해야 할 일이다. 이는 야당에도 예상을 뛰어넘는 역풍으로 작용한다. 이날 민주당이 많은 고민 끝에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춘 것도 여론을 의식한 때문이다. “연내 예산 통과는 요즘 민심이 정치권의 1년을 평가하는 기준이 돼 가고 있다”는 데에 정치권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또 한편으로 민주당은 야권공조의 한 축인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특검 등과 예산안·법안 처리 연계를 반대하고 있어 전략적 절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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