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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직인맥 열전](49)기획예산처.하

    과거 경제기획원(EPB)과 재정경제원은 정부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기획원장관과 재경원장관이 부총리라는 점도 한 요인이겠지만 그보다 예산권(재정권·예산실)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정설이다.그만큼 예산권의 파워는 막강했다. 한때 장관급 실장으로 불렸던 예산실장과 예산실의 파워를 알 수 있는 에피소드는 적지 않다.전두환(全斗煥) 전대통령 시절 문희갑(文熹甲) 예산실장(현 대구시장)은 실세였다.부총리가 서울대의 요구대로 예산에 반영하라고 지시하자 문 실장은 즉각 대통령에게 부총리의 지시내용을알렸다.전 전대통령은 부총리에게 “예산에 간섭하려면 그만두라”고 호통쳤다고 한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때 한 여성 보건복지부장관은국무총리를 찾아 울음을 터뜨렸다.여성 환경부장관은 경제수석을 찾아 하소연도 했다.예산이 뜻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70년대 후반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은 자신의 뜻대로 예산이 반영되지 않자 EPB를 없애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대통령이 된 뒤 EPB 출신들의 능력과 애국심을 알고 마음을 바꾸기는 했지만…. 어느 분야에 대한 지원에 역점을 두느냐에 따라 전체 국정운용의 틀이 바뀌기 때문에 예나 지금이나 예산의 역할은 중요하다.하지만 요즘 예산(실)의 파워는 예전 같지는않다.민간부문의 규모가 커지면서 예산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데다 각 부처의 목소리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임상규(任祥奎) 예산총괄심의관은 보스기질이 있는 맏형스타일이다.공정거래위원회 기업 2과장때인 88년에는 포항제철을 대규모기업집단 대상에 지정하는 뚝심을 보였다.포철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지만 포철 고문 변호사와의 법률논쟁에서 이겼다. 장병완(張秉浣) 경제예산심의관은 생활물가과장 때인 96년 말 물가상승률 가이드라인(4.5%)을 맞추려고 군을 동원해 폭설을 뚫고 무,배추를 실어나를 정도로 추진력이 돋보인다.정해방(丁海昉) 사회예산심의관은 예산정책과장과 예산총괄과장을 지내는 등 예산쪽에서 잔뼈가 굵은 예산통이다.예산에 관한 한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이다.머리회전이 빠르다.정해창(丁海昌) 전 법무장관·정해왕(丁海旺)한국금융연구원장의 동생이다. 배철호(裵哲浩) 재정기획국장은 순발력이 좋다.재정개혁단장 때에는 공공부문의 명예퇴직금 정비와 퇴직금누진제폐지를 추진했다.지난해에는 40년 만에 처음으로 방만한기금을 평가했다.화를 내지 않고 직원들을 편하게 해주는스타일이다.박인철(朴寅哲) 예산관리국장은 보스기질이 있다.재정개혁단장 때에는 문예진흥기금 모금과 교통안전분담금을 없애는 등 11개 부담금을 폐지하거나 개선하는 추진력을 발휘했다.중진 정치인이었던 고(故) 최재구(崔載九) 의원의 사위다. 서동원(徐東源) 재정개혁단장은 재벌정책과 관련이 깊다. 92년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관리과장 때에는 재벌들의 채무보증을 자기자본의 200% 이내로,독점국장 때에는 다시 100%로 줄였다.신현확(申鉉碻) 전 총리의 조카사위다.이영근(李榮根) 행정개혁단장은 외유내강형이다.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오기 직전 재경원 산업금융과장을 맡아 성업공사(현 자산관리공사)를 확대개편하고 부실채권정리기금을 설치했다.김용철(金容喆) 전 대법원장의 사위다. 박종구(朴鍾九) 공공관리단장은 교수 출신으로는 이례적일 정도로 친화력과 추진력을 갖췄다.국민의 정부 출범후공무원으로 변신,‘성공적’이라는 평을 듣는다.공기업 민영화와 자회사 정리 등의 과제를 해결하고 있다.박성용(朴晟容) 금호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이다.유덕상(柳德相) 공보관은 농림해양예산과장,예산총괄과장을 거친 예산전문가다.예산기준과장 때에는 공무원의 설날과 추석 보너스를 기본급의 50%로 올렸다.호봉체계도 현실에 맞게 바꾸는 등공무원 처우개선 및 보수체계 합리화에 역할을 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공직인맥 열전](48)기획예산처.상

    옛 경제기획원(EPB)의 본류(本流)는 기획예산처가 이어받고 있다.국민의 정부가 지난 98년 초 출범하면서 공룡부처로 비난받던 재정경제원이 재경부와 예산처(당시는 기획예산위원회와 예산청)로 분리될 때 EPB맨들은 예산처행(行)을 선호했다.예산기능이 빠진 재경부는 옛 재무부(MOF)와비슷해 재경부에 남는 게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EPB와 MOF의 스타일은 대조적이다.과장들이 국장 앞에서도 자유롭게 정책 등을 비판하는 게 EPB라면,국장이 없는데도 과장들이 국장을 비판하지 않는 게 MOF의 문화다.EPB에는 토론문화가,MOF에는 엄격한 상하관계가 상대적으로강조된 탓이다.예전보다는 못하지만 자유분방한 EPB의 스타일은 예산처에 남아있다. 사람(상사)들은 시비(是非)를 따지거나 소신이 있는 부하보다 윗사람을 잘 모시는 고분고분한 부하를 좋아한다.94년말 EPB와 MOF가 통합돼 재경원으로 출범한 뒤 EPB 출신들이 “악화(惡貨·MOF)가 양화(良貨·EPB)를 구축(驅逐·쫓아냄)했다”고 말한 게 이런 맥락에서다. 예산처는 재경부와 함께 엘리트들이 많은부처로 통한다. 예산처 관료들의 실력,학벌,집안배경 등은 다른 부처와는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또 예산처는 ‘상대적’으로 호남출신이 많은 부처다.현 정부 출범후 생긴 현상만으로 볼수는 없다.전통적으로 EPB에는 호남,MOF에는 영남 출신이상대적인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본부 1급 이상중 전윤철(田允喆) 장관,김태현(金泰賢) 기획관리실장,김경섭(金敬燮) 정부개혁실장은 호남 출신이다.김병일(金炳日) 차관,박봉흠(朴奉欽) 예산실장은 영남 출신이다.외부에 전출된 1급(상당)인 김광림(金光琳) 국회예결위 수석전문위원과 변양균(卞良均)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영남 출신이다. 전 장관의 추진력은 대단해 ‘전틀러’로 불린다.지난해8월 취임 후 공기업 퇴직금누진제 폐지,기금 통폐합,공기업 민영화 등의 성과를 올렸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지난 16일 예산처의 업무보고때 “예산을 개혁과 연계해공공부문 개혁에 성과가 있었다”면서 “전 장관은 애국심과 능력을 모두 갖췄다”고 평가했다.전 장관은 공정거래위원장 때에는 계좌추적권,계열사간 출자총액제한제도를도입하며 재벌개혁을 주도했다. 김 차관은 업무를 매우 꼼꼼히 챙기는 ‘양반’이다.업무상 직원들에게는 엄하다.조달청장 시절에는 조달행정을 고객(수요자) 중심으로 바꾸는 데 역점을 뒀다.조달청장 때에는 불필요한 오해를 받기 싫어 골프를 하지 않는 등 자기관리에도 철저하다. 박 실장은 순발력이 뛰어나다.국회의원들과의 관계도 원만한 마당발이다.지난해 예산편성때에는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하는 민간사업자에게 국고를 일부 보조하는 장치를 마련해 SOC 민간투자를 유도했다.김태현 실장은 1급 이상중 유일한 MOF 출신이다.증권업무과장,증권발행과장,증권정책과장을 거친 ‘증권통’이다.증권발행과장 때에는국채발행을 정비하는 등 채권시장 선진화 작업을 주도했다. 김경섭 실장은 업무의 맥을 제대로 짚는다.추진력도 뛰어나 지난해 어려운 상황에서 공공부문 개혁을 이뤄냈다.90년에는 행정학박사 학위를 딸 정도로 학구적이다.김광림수석전문위원은 정치적인 감각이 탁월하다는 평이다.적극적으로 업무를 챙기고 일 욕심도많다.재정기획국장 때에는 국민의 정부 100대 과제를 챙겼다. 변양균 수석전문위원은 예산정책과장,예산총괄과장,경제예산심의관 등을 지낸 예산전문가다.총괄과장 때에는 사법시설특별회계를 비롯한 불필요한 특별회계를 정리하는 등재정개혁에 앞장섰다.김영주(金榮柱) 청와대 정책비서관은 기자들에게 설명을 잘 하는 ‘가정교사’다.보고를 마친뒤에도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 걸…”이라는 자세로끊임없이 연구하는 성실성이 돋보인다. 곽태헌기자 tiger@
  • 나 국가대표 수문장 ?

    ‘나 국가대표 맞아?’-. 늦깎이 국가대표 골키퍼 최은성(대전 시티즌)이 대표선발 이후 들뜬 마음으로 첫 출전한 프로축구 경기에서 소나기골을 먹으며 스타일을 구겼다.나이 서른에 2기 히딩크호에 승선함으로써 생애 처음 태극마크를 달게 된 그가 15일 열린 프로축구 아디다스컵 조별리그 부산 아이콘스전에서 자신의 올시즌 한경기 최다인 3골이나 허용한 것. 한경기 3골은 최은성이 올시즌 6경기에서 허용한 6골의 절반에 해당된다.이전까지 5경기에서 경기당 0.6골만을 허용하며 대전 돌풍을 이끈 것과는 대조적이다.최은성은 이로써 올시즌 경기당 평균실점이 1로 높아지면서 실점순위도 5위로올라갔다. 경기당 실점수가 골키퍼의 능력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대표팀 소집을 눈앞에 둔 최은성으로서는 이같은 결과가 찜찜하기 짝이 없다.부상중인 김병지(포항 스틸러스)를 대신해 대표로 발탁된 호기를 활용,내심 주전 굳히기까지 염두에두고 있었기 때문. 그러나 구단측은 최은성이 운이 없었을 뿐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구단 관계자는 부산전의 소나기골에 대한 귀책 사유는 순간순간 빚어진 수비 집중력 부재에 있다고 단언했다. 구단 관계자는 특히 부산 전우근이 15m 이상을 드리블한 뒤수비를 제치고 넣은 2번째 골과 윤희준의 3번째 헤딩골은 수비 조직력의 허점에서 비롯됐다고 풀이했다.비록 많은 골을허용했지만 최은성의 활약이 부진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대전 이태호 감독도 최은성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잘알려지지 않았던 그가 국가대표에 발탁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이감독은 최은성의 최대 강점으로 1대1 싸움의 우수성을 꼽았다.그만큼 위치 선정이 좋고 몸이 볼과 반대쪽으로 쏠려도 역동작에 의해 볼을 쳐내는 순발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184㎝ 82㎏ 당당한 체격조건과 순발력을 두루 갖춘 최은성이 히딩크호에서 펼칠 활약을 기대해도 좋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박해옥기자 hop@
  • [대한광장] 진단과 처방의 정치

    근래에 현 정부를 바라보는 국민의 눈길이 심상치 않다. 이 분위기는 우리의 생활과 직결된 문제를 다루는 정부정책이 혼란을 거듭한 데서 비롯하기 때문에 더 심각하다.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제도교육과 의료보험 위기도 바로 이같은 혼란의 산물이다. 사실 교육과 의료보험의 문제점은 이전부터 있었다.그러나 지금의 위기는 국민의 정부가 교육개혁과 의약분업을우선적 과제로 내세우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심화된 것이다. 대통령은 이 문제가 터지자마자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바로 이 일련의 과정에 사람들이 냉소를 보내는 것이다. 정부가 국민의 삶을 위해 우선적으로 추진한 개혁이 그 전보다도 더 커다란 부작용을 낳고 있다.정책 담당자들은 그부작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가.또 시행 과정에서 나타난 폐해조차도 몰랐는가.아무도 이런 질문에 답변하지 않는다. 오직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지고 난 후에야 대책을 마련하느라 부산을 떨 뿐이다. 몸이 아프면 진단이 필요하다.그 진단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처방이 달라지겠지만,어쨌든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정책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현재 상황에 대한 올바른 분석과 여기에 바탕을 둔 정책 수립은 말하자면‘진단과 처방의 정치’라고할 수 있다.또 결정된 정책은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시행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서도 또 다른 진단 및 그에따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정책 결정은 일회적이라기보다는 지속적이어야 한다. 어떤 문제에 관해 사회적 논란이 일면 정부는 여러가지대책을 내놓고 언론을 통해 널리 선전한다.그러나 그것은임시방편인 경우가 많았다.정확한 진단을 거치지 않은 대책은 처방을 위한 처방일 뿐이다.사람들의 냉소적 분위기가 갈수록 깊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금의 현안에 대해서는 먼저 수습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할 터이다.이와 함께 우리 정치에 진단과 처방의 메커니즘을 도입하는 일 또한 중요하다.물론 진단은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느냐고 되물을 수 있다.그러나 언론의 진단은 신뢰할 수 없다.매스컴은 원래 선정적이며,시간과 경쟁한다. 언론과 방송에 등장하는 전문가들은 정확하게 진단할 만한시간이 없다. 자주 얼굴을 보이는 전문가라면 아마도 그의분석 능력보다는 뛰어난 순발력에 힘입었을 것이다.정부출연 연구소의 진단 또한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자신의 실수를 스스럼없이 인정하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다. 지금 나는 영국의 ‘의회 청서’(blue books)를 머리에떠올린다.영국 의회는 사회문제가 발생하면 조사위원회를통해 보고서를 작성해 왔다.의원과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조사위원으로 활동하는 관행은 19세기 초에 확립된 전통이다.위원들 사이에 견해 차이가 있을 때에는 서로 다른 결론을 보고서에 첨부했다.의원들은 보고서의 진단을 토대로현안을 토론하고 대책을 마련했다.영국사에서 이들 보고서와 의회 토론이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여러 차례 확인할 수 있었다.마르크스가 ‘자본론’1권을 쓸 때이 보고서들을 주로 참조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정치권은 걸핏하면‘생산적인 정치’를 말한다.무엇이 생산적인 정치인가.국회는 현안을 신속하고도 체계적으로 조사하고,그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하여 사회에 알려야 한다. 나는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촉구한다.보고서 내용을 사회가 공유한다는 바로 그 점 때문에 조사위원으로 위촉받은 전문가들은 당파적 편견에 빠지지 않으려고스스로 노력할 수 있다.의원들은 보고서의 진단을 세밀히읽고 분석해야 한다.열심히 공부하라는 말이다. 그 다음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정부를 질타하고 또 처방전을 마련하는 데 간여할 수 있지 않겠는가.이때 비로소우리는 정부에 대한 의회의 견제 기능을 말할 수 있다.생산적인 정치는 바로 이 지점에서 겨우 걸음마를 시작할 뿐이다. ■이 영 석 광주대교수·서양사
  • “실컷 웃어놓고 저질이래”

    ‘개그계의 지존’이라 불리는 서세원.자신의 이름을 내건KBS2 ‘서세원쇼’(화 오후11시)의 ‘토크박스’를 통해 개인기 열풍과 함께 윤다훈 유재석 등 수많은 스타를 발굴해낸그는 할말이 많은 표정이었다. “‘서세원쇼’웃자고 보는 거잖아요.실컷 웃어놓고 저질이래.출연자에 대한 예의가 없다는데,내가 ‘이랬어요 저랬어요’다소곳하면 출연자들 주눅들어 말 한마디 못해요.” 전날 내린 봄비로 유난히 하늘이 맑은 지난 15일 오후 ‘서세원쇼’녹화장인 여의도 KBS별관 스튜디오를 찾았다.높은인기만큼이나 이런저런 입방아에 오르내리면서 묵묵부답하던그의 입을 열고 싶었다. 이번주 ‘토크박스’게스트는 김형곤 김학래 하일성 등 소문난 입담꾼들.“오늘 주제가 남자다움이라고? 무슨 얘기해야되냐, 큰일났네”하던 대기실에서의 엄살과는 딴판으로 스튜디오에는 연거푸 폭소탄이 터졌다. 1시간30분만에 일부 녹화를 끝내고 나온 그를 붙잡았다.“집에서 편하게 보는 것과 달리 ‘방송불가용’NG도 많고…. 웃기는 일이 고돼 보인다”고 말을 건네자 “제가 워낙 웃는걸 좋아해요. 재미있는 얘기도 좋지만 출연자들이 썰렁한 말해놓고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은 더 즐거워요”라며 이를 온통 드러내며 웃는다. 홈페이지 게시판에 가봤느냐고 아픈 데를 찔렀다.“아예 안봐요.안봤지만 내가 어떤 공격받고 어떤 얘기 듣는지 다 알아요”라며 표정이 잠깐 굳어졌다.담배를 꺼내 물었다. 웃기지 못한다고 “벌점 50점”을 외치고,때론 타박도 주고바닥을 데굴거리며 웃는 독특한 진행. “연예인에 웃음 강박증 강요”“게스트 인격 무시”“왜 좀 부드럽고 겸손하지않느냐”등 인터넷 뿐 아니라 신문에서도 비판기사가 쏟아지는 터였다. “단명으로 끝나는 코메디계에서 25년하면 ‘황제’로 쳐요.신문사생활 25년하면 논설위원하고 정치 25년하면 대통령하는 것처럼 저도 웃음만큼은 한가닥해요.웃음을 만드는 저만의 방식이 있다는 거죠.”인기가 있기 때문에 공격 대상도되는 것 아니겠냐며,애정으로 받아들이면 마음이 편하다고짐짓 서운함을 가라앉힌다. 지존다운 무대 장악력과 순발력,격의없는 진행방식은 부인할수 없는 그만의 강점이다.문제는 그 카리스마와 허물없음이 불만인 사람들이 꽤나 있다는 것.이에 대한 그의 생각은이렇다.“우리 쇼는 젊은층이 주시청자예요.경쾌한 웃음을주어야죠.‘좋은세상 만들기’에서는 어른들 공경하려고 애썼고,라디오에서 ‘오늘은 왠지∼’코너를 진행할 때는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했구요.접근법이 다르죠.”“이소리 저소리 다 들어도 제 갈길 갈 겁니다.요즘처럼 살기 팍팍한 세상에 이렇게 맘껏 웃으면서 돈 벌수 있는 일이 어디 있냐”며 다음 녹화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일어섰다. 서세원은 어쨌건 웃음에 관한 한 ‘확신범’처럼 보였다.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할지,아니면 그 자신이 손을 좀봐야 할지의 판단은 여전히 물음표로 남지만. 허윤주기자 rara@
  • “왕자도 터프가이도 싫다”

    백마는 필요 없다! 멜로드라마 남자주인공 자리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깎은듯한 외모의 엘리트에다 재산은 준재벌급,한마디로 ‘백마탄왕자’들이 독점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웃집 대문을 따고나온 듯,눈꼽도 채 안뗀 털털한 ‘보통’총각들이 브라운관 삼각사랑의 주인공으로 이곳저곳 포진해 들어온 것. 2001년형 ‘서민형 히로’의 히트작은 뭐니뭐니 해도 MBC수목드라마 ‘맛있는 청혼’의 정준.산적 눈썹에다 텁텁한탁주같은 마스크 등 어디를 뜯어봐도 도무지 브라운관 연인감이 아니다.그가 맡은 효동도 마찬가지.제대로 된 졸업장하나 없는 중국집 양아들,트레이닝복 바람으로 팔자걸음을걷는 그에게선 비애(悲愛)의 주인공에게 기본 덕목인 ‘폼생폼사’는 찾아볼수도 없다. 그런 ‘맛청’(약칭)이 안방 박수세례 속에 고공행진중이며정준은 젊은이들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새시대 연인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덜렁이 다혈질에 배움도 짧은 그에게왜들 열광할까.사회의 고정관념이야 뭐라 떠들든 좋아하는일에 모든 것을 거는 마니아가 바로 요즘 젊은층의 이상형이기 때문이다. MBC 주말 ‘엄마야 누나야’의 공수철(안재욱)은 어떤가.가진 것 하나없이 서울 올라와 여자친구에게 기생하는 날건달이다.그래도 속여린 의리를 알아챈 여자들은 뺏길세라 필사의 애정대결을 마다하지 않는다.KBS-1TV 일일 ‘온달왕자들’의 시광(허준호)역시 현직 신문배달원에 별볼일없는 이혼남이지만 다정다감한 성격으로 두여자의 애정공세를 한몸에받는다. 서민형 멜로주인공의 출현은 거슬러올라가자면 ‘서울의 달’의 홍식 역 한석규에까지 걸친다.‘사모님’돈가방이나 노리는 제비족인 그지만 극중 영숙(채시라)과 여성시청자들의동정심을 묘하게 자극,인기몰이를 했다. 그 홍식의 코드가 그래도 ‘모성본능’이란 통속에 기댔다면 ‘줄리엣의 남자’등에서 맹활약한 차태현은 멜로 남주인공의 극적인 기류변화를 대변한다.폼을 잡는건 고사하고 경망스러울만치 유들유들한 캐릭터다.하지만 친구처럼 경쾌한우상을 원하는 여학생들 틈바구니를 급속히 파고들었다. 정준은 여기서도 한발 더 나간다.그에게선 차태현의 순발력·바람기 같은 것도 묻어나지 않는다.그저 거칠거칠하지만순박하게 살아가는 서민풍,누구라도 쉽게 동일시할 건강한삶의 풍모다.그게 트렌디에까지 침투한 것. MBC 이은규CP는 “남성에게 바라는 미덕의 스타일이 달라지는 사회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면서 “다양한 스타일의 멜로 주인공 출현이 드라마 소재도 한껏 넓혀준다면 금상첨화”라 말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 “YS리더십은 ‘외형적 감정형’”

    한 신경정신과 전문의가 최근 회고록 출간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분석한 논문을 냈다. 26일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는 인천의료원 신경정신과장 김종석(金鍾碩·46)박사는 22일 자신의 석사학위 논문 ‘대통령 성격 유형과 리더십 스타일 연구’에서 YS의 리더십을 ‘외형적 감정형’으로 분석했다. 김 박사는 “정신분석학자 카를 융의 ‘심리학적 유형론’을 토대로 보면 YS는 판단과 행동에 있어 자신보다 상대방이 더 영향을 미치고 관심도 자신보다 상대방에게 더 많은 것으로 평가됐다”면서 “사고·감정·감각·직관 등 네 가지정신기능 중 감정적 판단이 우세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리더십은 즉흥적,충동적으로 정책을 결정하는가 하면 깊이 생각하는 것을 싫어해 남의 말에 따라 쉽게 정책을결정,정책이 일관성 없이 표류하는 부정적인 면을 가진 것으로 진단했다. 김 박사는 “그러나 친화력과 포용력을 바탕으로 현실 감각과 판단이 정확하고 순발력 있게 현실에 적응하는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리더십의 이같은 교차는 YS의 히스테리성 성격에서 비롯됐다는 게 김 박사의 판단이다.김 박사는 YS의 재임 5년간 국민에게 보여준 리더십을 ‘깜짝쇼’ ‘칼국수’ ‘골프공’등 세 가지로 요약했다.깜짝쇼는 남들의 관심을 최대한 끌려는 태도를,칼국수는 자신의 청렴성을 과시하는 행동을,골프공은 변덕스럽고 즉흥적인 돌출행동을 빗댄 것이다. 한편 김 박사는 박정희(朴正熙)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내향적 사고형’으로 논리적이고 치밀한 능력을 갖고 있으나흑백 논리로 판단하려는 경향이 강해 독재 가능성이 많은 리더십이라고 덧붙였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패션쇼, 무대 중간∼끝이 명당”

    패션쇼에 초대받아 행사장에 도착한 일반인들,지정석이 아닐 경우에는 어디에 앉아야 좋을지 우왕좌왕 하게 된다.이자리가 좋겠다고 생각해 앉았다가 모델의 뒷모습만 구경하고오는 경우도 있다. 패션쇼장의 명당은 있을까? 어느 자리에앉아야 ‘고양이 걸음(Cat-Walk)’의 모델을 ‘머리에서 구두까지’ 꼼꼼히 살펴볼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디자이너는 그리 많지않다.초보 디자이너들은 대부분 “글쎄요”하고 말꼬리를 흐릴 정도다. 디자이너 경력 40여년의 앙드레 김은 ‘무대의 정면’이라고 한마디로 잘라 말한다. 오랫동안 패션쇼를 열어본 경륜의 다른 디자이너들도 앙드레 김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는 원형 무대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한 변형 무대건 간에항상 적용되는 ‘불변의 원칙’이다. 앞뒤로 긴 ‘1’자형의 무대를 예로 들어보자.최고의 자리는 모델이 잠시 멈춰선 뒤 포즈를 잡는 정면이다. 보통 사진기자를 위한 포토라인이 설치돼 있다.포토라인에바짝 붙어있는 좌석은 셔터를 누르는 소음 때문에 시끄럽다는 것이 단점이다.만찬을 겸한 패션쇼에선 그곳에 ‘헤드테이블’이 마련된다. 차선(次善)의 자리는 무대위의 모델이 오른쪽으로 도는 방향으로 놓여 있는 좌석의 첫줄이다. 주최측은 이곳에 주요 단골 고객을 위해 VIP석을 마련한다. 세번째로 좋은 자리는 왼쪽편 좌석의 첫줄로 ‘기자석’으로흔히 정해진다. 패션전문 홍보대행사 ‘데크’의 이계명 실장은 “각 좌석마다 맨 앞줄이 가장 좋다.또 모델이 나오는 무대 입구보다는 무대 중간부터 끝까지의 좌석이 옷을 더 잘볼 수 있다”고 말한다.비지정석인 경우 이같은 ‘원칙’을 고려해 자리를 잡아야 한다. 국내의 패션쇼에는 10∼20분정도 개최시간이 늦어지는 ‘코리언 타임’이 적용되곤 한다.쇼가 시작되려 하는데 여전히앞좌석이 비어있을 경우,눈치껏 자리를 옮겨 앉는 순발력이필요하다. 패션쇼에서 유념해야 할 한가지. 현장에서 나눠주는 작품발표 순서지를 잘 챙겨야 한다.여기에는 색 디자인 소재 등 각종 정보가 담겨있다.미리 읽어놓아야 쇼를 즐길 수 있다. 패션전문가들은 “모델들이 순식간에 눈앞을 스쳐 지나치기때문에 순서지에 실린 내용을 먼저 읽어야 디자이너가 옷을만든 의도 등을 알 수 있다”고 지적한다. 문소영기자 symun@
  • 히딩크호 ‘베스트11’ 주인공은

    변신을 모색중인 ‘히딩크호’의 최종 베스트11은 어떻게구성될까-. 이에 대한 명쾌한 해답은 오는 5월 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때가서야 나올 것으로 여겨진다.이 때 선보일 베스트11은 일단2002 월드컵 본선용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상황에서도 해답의 일부는 나와 있다.거스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한달 동안 두번째 국제대회를 치르면서 일부 선수들은 이미 신임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어두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선수는 수비라인의 홍명보 이민성,미드필드의 고종수 이영표,최전방의 김도훈 등. 당초 이임생과 자리다툼을 할 것으로 예상된 이민성(28)은칼스버그컵 이후 홍명보(32)와 함께 확고하게 중앙수비로 자리를 굳혔다.A매치 45회 출장이란 관록에서 나오는 침착함과판단력, 공격 가담시 요구되는 패싱력에 골능력까지 겸비해홍명보에 버금가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고종수(23)와 이영표(24)는 포메이션 변화에 따른 변신을가장 성공적으로 수행한 선수들로 꼽힌다.고종수는 특정한게임메이커를 두지 않는 히딩크 감독의 스타일에 따라 중앙미드필더에서 왼쪽 날개로 자리를 옮긴 뒤 제2의 황금기를맞고 있다.신장(176㎝)과 주력(12초5) 등 신체조건은 뛰어나지 않지만 1대1 돌파능력과 순발력,경기를 읽는 능력에서 높은 평점을 얻었다. 이영표 역시 왼쪽 날개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보직을 바꿔새로운 능력을 검증받은 케이스. 90분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전원공격 전원수비의 토털사커에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전방 공격수인 김도훈(31)도 일단 체력적인 면에서 히딩크 감독의 신임을 얻었다.그러나 아직 마땅한 투톱 파트너를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한 평가는 보류된 상태. 이들 외 나머지는 아직 주전을 꿰찼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가장 불확실한 포지션은 처진 스트라이커와 골키퍼.처진 스트라이커에는 박성배 유상철 최용수 고종수가 두루 기용됐지만 누구도 합격점을 얻지 못했다.칼스버그컵 노르웨이전엔이운재,파라과이전 전반엔 김병지,이후 김용대가 번갈아 기용된 골키퍼 자리도 아직 확실한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박해옥기자 hop@
  • [파이팅 코리아 2001] 태권도 김경훈

    ‘그랜드슬램 시동’-.태권도가 올림픽 사상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시드니올림픽 80㎏이상급에서 ‘금 발차기’를 과시한 김경훈(26·에스원)이 ‘그랜드슬램’ 달성의 청사진을 설계하고 있다. 그랜드슬램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과 아시아선수권을 모두 제패하는 것.팀 선배인 ‘태권황제’ 김제경(31)만이 보유한 대기록이다.김제경은 바르셀로나올림픽(시범종목) 우승,세계선수권 3연패등 각종 대회를 휩쓸며 지난 10년간 세계 태권도를 지배한 ‘지존’. 김경훈은 허벅지 부상에 시달리던 김제경으로부터 태극마크를 물려받는 행운을 안았고 금메달로 보답했다.195㎝의 큰 키에 순발력과 스피드까지 겸비한 김경훈은 예상보다 쉽게 정상에 오르자 내심 김제경이 이룩한 그랜드슬램 달성의 야망을 키워왔다. 그랜드슬램 행보의 1차 관문은 오는 11월 1∼7일 제주에서 개최되는 세계선수권대회.이 고비만 넘기면 사실상 야망의 절반 이상을 채운셈이다.김경훈은 95년 세계선수권에서 예선 탈락했고 97년에는 석연찮은 판정으로 3위에 그쳐 이번 대회는 설욕의 기회이기도 하다.그러나 최중량급인 80㎏이상급에는 강호들이 즐비해 우승이 쉽지 않다.선수층이 두터워 국제대회보다 더 힘들다는 국가대표 선발전(3월)도 통과해야하는 것은 물론이다. 진주에서의 팀 전지훈련에 참가,몸 만들기에 한창인 김경훈은 세계선수권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만큼 반드시 우승해 종주국의 자존심을 곧추 세우겠다며 구슬땀을 쏟고 있다. 김민수기자
  • 이형택 호주오픈 출격

    ‘그랜드슬램 시동’-.태권도가 올림픽 사상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시드니올림픽 80㎏이상급에서 ‘금 발차기’를 과시한 김경훈(26·에스원)이 ‘그랜드슬램’ 달성의 청사진을 설계하고 있다. 그랜드슬램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과 아시아선수권을 모두 제패하는 것.팀 선배인 ‘태권황제’ 김제경(31)만이 보유한 대기록이다.김제경은 바르셀로나올림픽(시범종목) 우승,세계선수권 3연패등 각종 대회를 휩쓸며 지난 10년간 세계 태권도를 지배한 ‘지존’. 김경훈은 허벅지 부상에 시달리던 김제경으로부터 태극마크를 물려받는 행운을 안았고 금메달로 보답했다.195㎝의 큰 키에 순발력과 스피드까지 겸비한 김경훈은 예상보다 쉽게 정상에 오르자 내심 김제경이 이룩한 그랜드슬램 달성의 야망을 키워왔다. 그랜드슬램 행보의 1차 관문은 오는 11월 1∼7일 제주에서 개최되는 세계선수권대회.이 고비만 넘기면 사실상 야망의 절반 이상을 채운셈이다.김경훈은 95년 세계선수권에서 예선 탈락했고 97년에는 석연찮은 판정으로 3위에 그쳐 이번 대회는 설욕의 기회이기도 하다.그러나 최중량급인 80㎏이상급에는 강호들이 즐비해 우승이 쉽지 않다.선수층이 두터워 국제대회보다 더 힘들다는 국가대표 선발전(3월)도 통과해야하는 것은 물론이다. 진주에서의 팀 전지훈련에 참가,몸 만들기에 한창인 김경훈은 세계선수권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만큼 반드시 우승해 종주국의 자존심을 곧추 세우겠다며 구슬땀을 쏟고 있다. 김민수기자
  • [요리비화] 군사정권땐 정강이 채이기 일쑤

    새해를 맞아 선보이는 ‘요리비화’는 대한민국의 요리 명장(名匠)들이 직접 쓰는 칼럼이다.요리라면 내가 1인자라고 자부하는 ‘고수’들이 요리인생에서 겪은 사건과 비화를 털어놓는다. *군사정권땐 정강이 채이기 일쑤. 흔히 요리라면 누구나 하면 되지 하고 오산하는데 필자가 바라보는요리는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특히 전통적이고 전문화된 고급 요리는 재료 자체가 희소가치가 있어 진기한 것은 물론이거니와,요리 과정에서 요리사의 뛰어난 경험과 전문성,순발력,재치 등 복합적인 감각과 인간미가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고급 식당의 고객은 대개 정·재계 지도층 인사들로 어느 정도 요리에 대한 상식과 이해가 있고 나름대로 개성도뚜렷하다.그 높으신(?) 고객들의 취향을 요리사는 잘 알아서 맞춰야한다.한마디로 입안에 혀처럼 굴어야 하는 것이다.K고객은 식당에 올 때마다 양갈비만 찾고 J고객은 안심을 완전히 익혀서 소스에 다시푹 삶아 내어놓아야 만족해 한다.L고객은 야채를 4인분 가량 들어야흡족해 한다.그래서 주방에서는 ‘소’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또한 사회지도층의 식습관에서도 우리나라의 특징인 ‘빨리빨리 문화’를 읽을 수 있다.C고객은 항상 들어오면서 “오늘 식사는 빨리줘”라고 말한다.물론 식사 시간도 매우 빠르다.이런 분들은 결코 미식가는 아니지만 대식가들이다. 우리 국민의 식생활은 나라의 ‘어른’의 개성에 따라 크게 변해 왔다.70년대 혼식과 분식장려를 강조했던 박정희 대통령과 칼국수를 즐기던 김영삼 대통령의 모습은 일반 국민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또 ‘보통사람’인 노태우 대통령은 약간 탄 빵도 말없이 들었다.이는 이전 정권 때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군사정권 때는 음식이잘못되면 경호원에게 얻어맞곤 했다.경호원들은 구둣발로 걸핏하면요리사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김대중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점심 때 도시락을 놓고 회의한 이후 사회에 ‘도시락 미팅’이 퍼지는 것 처럼 지도층의 식습관은 한 시대의 식문화에 큰 영향을 끼친다. 구본길 63빌딩 조리팀장
  • KBS2 새 월화드라마 ‘귀여운 여인’ 박선영씨

    주말엔 바람둥이 남자친구도 못말리는 감때사나운 말괄량이로,주초엔순수하다못해 푼수끼넘치는 한국판 맥라이언으로. 탤런트 박선영(25)이 연초부터 바빠졌다.MBC 주말드라마 ‘엄마야 누나야’에서 순둥이같은 여성 등장인물들에 포인트를 찍어주는 행자로맹활약하던 차에,8일부터는 KBS-2TV 새 월화드라마 ‘귀여운 여인’주인공 한수리로 겹치기 출연이란 걸 하게 된 것. “다작하는것 별로 좋다고 생각 안하지만요,역이 너무 탐나서 욕심을냈어요. 주말이랑 백팔십도 다른 인물이 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할테니 부디 예쁘게 봐주세요”연기파 박선영을 홀딱 사로잡은 수리는 여성연기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욕심내볼 법한 캐릭터.불우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늘 꿈과 웃음을 잃지 않는다.엄마가 유품으로 남겨준 손가방처럼 세상 모든이들이사랑과 희망을 넣어다닐수 있는 가방을 만드는게 꿈. 꿈이 있어 시련도 웃으며 날려버린다.이런 수리에게 가방회사를 소유한 재벌집 아들준휘(안재모)와 사촌형 훈(이창훈)이 앞다퉈 애정공세를 편다. 반면전무딸이란 배경하나로 개발실 차장자리를 꿰찬 여고동창 독고진(김채연)은 수리를 밀어내려 갖은 모략을 일삼는다. “판에 박힌 신데렐라 캐릭터라구요?꼭 그런건 아니예요.마냥 착하고예쁘다기보다는 너무 솔직해서 바보같은 실수도 하고, 허술한 구석이한두군데가 아닌 걸요.그렇게 인간적인데 더 끌렸어요”KBS 슈퍼탤런트로 데뷔한지 4년여.‘정때문에’이후 ‘진실’,‘뜨거운 것이 좋아’ 등 MBC 전파를 타다 근 3년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셈이다.그동안 또래치곤 폭넓은 역할을 소화하며 제법 연기 잘한다는소리를 들어왔다. “아니요.연기란게 할수록 깊이를 알수 없네요.처음엔 멋모르고 덤볐는데,요즘엔 카메라 두려운걸 알겠어요”스스로 꼽는 장점은 편안해보인다는 점과 뭐든 재빨리 흡수하는 순발력.과연 이번 상대역들과는 다들 첫 촬영이라는데도(안재모는 나이도세살 연하란다) 십년지기처럼 깔깔거리며 분위기를 주도해낸다. 속은 순수하고 열정적이지만 기성세대에 실망해 반항적이 된 준휘와,넉넉한 가슴으로 키다리아저씨처럼 지켜봐주는 훈.박선영의 실제 이상형은 어느쪽일까. “글쎄요.둘을 뭉쳐 반으로 딱 쪼개면 환상적이지 않을까요”손정숙기자 jssohn@
  • 신년 사설/ 역경에 강한 국민, 함께 극복하자

    인간은 시작도 끝도 없는 무궁한 시간에 매듭을 만들어 의미를 부여한다.인류의 체험적 인식으로는 천년의 단위로부터 세기·세대·연·월·주·일·시간·분·초에 이르기까지 매듭을 짓고 그 매듭의 단위에서 삶을 영위한다. 원시인들에게는 시간의 관념이 없었다.그들은 공간의 의미만이 있었을 뿐이다.동물들도 마찬가지다.이렇게 볼 때 시간의 관념을 갖고 이를 쪼개고 매듭짓는 것은 인간의 특권이다.인간이 시간의 관념을 갖게됨으로써 고등동물이 되고 부단히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문명을 이루었다. 엄격한 뜻에서 올해는 21세기의 첫해다.고난과 좌절의 20세기를 마감하고 한민족의 존재를 세계사의 공간으로 확대하느냐,여전히 분단과 내부 갈등으로 20세기적 시간에 머무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발상의 전환과 신사고 확립 우리는 지금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지난해 하반기 세계경기 둔화라는 외생변수에다 정치 불안과 집단주의 등의 내생요인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반세기 만에 물꼬를 튼 남북 화해의 기류도탄력성을 잃고 있다.여기에지역주의·이념대립·집단이기주의 등 ‘남남(南南)갈등’이 심각성을 띠고 있다.우리는 20세기 초 급변하는국제 정세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채 내부 갈등으로 망국을 불러온 쓰라린 역사를 잊지 않는다.따라서 21세기 초두에 무엇을 어떻게해야 하는지,국민적 지혜와 통합이 요구된다. 100년 전에는 정치 지도자 몇사람에 의해 국운이 좌우되었지만 지금은 교육받고 깨어 있는4,600만 국민과 피를 나눈 2,500만 북녘 동포,그리고 세계 각처의 560만 교포가 있다.결코 만만치 않은 인적자원이고 국력이다. 과거의 낡은 의식과 가치관으로는 무한경쟁의 21세기를 헤쳐나가기어렵다.그동안 우리 사회의 개혁이 잘못된 과거와 제도의 청산에 초점이 맞추어졌다면 이제는 국민 각자가 낡은 의식과 행동을 스스로교정하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추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변화는 21세기의 생존 전략이자 국가 목표다. 올해는 김대중 대통령의 집권 4년차로 국정개혁을 소신 있게 해나갈수 있는 마지막 해가 된다. 또 선거가 없는 해이기도 하다.따라서 국민 인기에신경쓸 필요없이 국정개혁을 소신 있게 해나갈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강력한 리더십이 요구된다.야당과는 경기 회복을 위한 한시적 정쟁 중지에 합의하거나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강화 등을 통해 정국 안정을 도모해 나가야 할 것이다.개혁의 표류와국정 난맥이 정치 불안에서 기인한다는 점을 상기할 때 정치의 안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 공화당 부시정권의 등장으로 남북관계의 속도 조절 등이 예상된다.남북 정상회담과 6·15공동선언 등 지난해의 성과를 바탕으로남북관계 개선의 제도적 틀을 완성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화해와 교류 협력을 제도화함으로써 안정적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북한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이 실현되고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한 정례협의 채널이 구축되면 남북관계는 한 차원 높게 발전할 것이다. 또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국제 사회에 제고된 위상을 평화와인권국가의 외교력으로 연계시켜야 한다. 올해 경제의 화두는 경기 하강 추세에서 얼마나 빨리 벗어나느냐가될 것이다.소비와 투자 위축에다구조조정의 진통으로 경기는 1·4분기 중 ‘바닥’을 치고 하반기부터 회복된다는 것이 정부의 전망이다.‘구조조정을 제대로 추진할 경우’라는 전제가 달려 있지만 이대로만 되면 말 그대로 ‘연착륙’이 가능하다.경상수지 흑자 폭은 작년보다 낮은 70억달러선에 이르고 물가는 유가 안정과 경기 둔화 영향으로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성장률은 5∼6%선으로 작년보다크게 낮아지겠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다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크게 늘어날 실업자 구제가 ‘발등의 불’이다.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움추러든 소비의 회복은 올해 경제의 최대 과제다.정부나 여론 주도층은 경제상황의 어두운 면과 함께 우리경제에는 아직도 밝은 면이 많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그래서 국민들의 건전 소비를 살려야 생산과 투자도 늘고 일자리도 창출된다. ■변화 두려워하면 발전못해 위기는 또 하나의 기회다.우리 민족은 수많은 위기를 국복해온 저력을 지니고 있다.또 정보혁명의 시대에 걸맞은 순발력을 갖추고 있어21세기 중심 국가로 도약할 수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개혁 마무리와 지식 정보화 촉진으로 세계 일류국가로 진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화합과 사회 통합이 선행돼야 한다.동서가 껴안고 남북이 손을 잡는 한반도시대를 열자.평화적 통일이 꿈이 아니라 현실화되고 있는 마당에 다시 힘차게 일어서자. 개혁은 용기 있는 자만이 이룩할 수 있다.변화가 두려우면 발전이란결코 찾아오지 않는다. 당장 우리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금융개혁에성공하지 못하면 경제 회복은 멀어진다.지금까지는 사슴을 ^^으면서토끼를 돌아보다 둘 다 놓친 사례가 허다했다.정부는 국정개혁에 주저하지 말고 국민은 자신감을 갖고 난국을 극복해나가자. 21세기 초두의 시간을 놓치면 희망과 미래를 함께 놓치게 된다.
  • [공직인맥 열전](7)재경부.상

    재정경제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옛 경제기획원(EPB)과 재무부(MOF)의 인맥과 문화가 혼재돼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경제정책을 총괄·기획하는 EPB맨들은 자유분방한 토론과 순발력을 장점으로 하는 반면,MOF맨들은 끈끈한 조직력과 치밀하고 탄탄한 업무능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98년 조직개편을 거친 뒤 새로운 양상은 과장급 이상 간부에서 MOF맨의 비중이 커졌다는 점이다.통합 직후 55대 45 정도였던 MOF와 EPB출신 비중은 이제 65대 35 정도다. EPB맨들은 기획예산처,공정거래위원회,정보통신부 등으로 많이 진출·승진했지만 MOF맨들은 금감위로분가(分家)한 게 고작이기 때문이다. 재경부의 1급 간부층은 다른 부처에 비해 훨씬 두텁다. 재경부 소속5명에다 청와대 등에 파견돼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는 ‘잠재 간부’까지 포함하면 11명이다.다른 부처 같으면 장·차관을 지낼 행시 10회에서부터 15회까지 포진한 이들은 경제·사회부처의 차관후보군이다. 재경부내 1급 좌장은 이영회 기획관리실장이다.세계은행(IBRD)·국제통화기금(IMF) 근무,미국 유학 등 9년여를 해외에서 지낸 그는 국제금융통.조용하고 부드러운 성격이어서 대외접촉이 많은 자리보다는스태프에 적절하다는 평이다. 김진표 세제실장은 국내 최고의 세제전문가.‘세제전문가=외곬수’라는 등식을 깨고,전문성에다 포용력을 두루 갖춰 ‘차관후보 0순위’로 꼽힌다.행시 14회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이근경 차관보는 개혁지향성이 강한 경제정책통.‘논리적 무장’이 충실하지만 ‘주관’이너무 강한 것이 흠이다.세제실 심의관으로 근무해 세제업무에도 밝다.남북 경협실무접촉에서 4대 협정문안의 합의를 이끌어 냈다. 학다리고(전남 함평)와 전남대의 학력이 이용섭 국세심판원장의 트레이드 마크.경기고-서울대 출신이 아니면 발을 붙이기 힘든 재경부에서 그의 학력은 곧 능력의 반증이다.99년에는 성균관대에서 경제학박사학위를 받은 학구파. 현오석 세무대학장은 경제정책국장과 국고국장을 지낸 EPB맨이다.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학구열에 비해 추진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 재경부에서 파견된 간부 가운데 현정택 청와대 비서관,박봉수 국회재정경제위 수석전문위원이 최고참이다.EPB 출신의 현비서관은 중국대사관(경제조사관),OECD(공사),조지 워싱턴대 박사 등의 경력으로최고의 ‘해외 통상 전문가’로 꼽힌다.박봉수 위원은 옛 재무부에서과장자리만 8개를 지냈지만 국장보직은 세제실 관세심의관만 지냈다. 머리회전이 좋으나 화합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들이다. 윤진식 OECD공사는 97년말 청와대 비서관 시절 환란 조짐을 직감하고 김인호 경제수석을 제치고 김영삼 대통령에게 직보한 일화로 유명하다.소신과 주관이 뚜렷하다는 평이며 세무대학장·기획관리실장을거쳤다. 일단 공무원 신분을 떠나 민주당 정책실장을 맡고 있는 유지창씨는99년 1월부터 금융정책국장을 지낸 국내 금융파다.권오규 청와대 비서관은 77년 EPB 핵심인 종합기획과를 시작으로 경제기획분야에서 성장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가로채기 왕관’ 내가 가로챈다

    ‘날쌘돌이’ 이상민(현대)이냐,‘백색탱크’ 존 와센버그(삼보)냐-.00∼01프로농구 ‘대도(大盜)경쟁’이 볼만하다. 가로채기는 성공한 팀에게는 두배의 기쁨을 안겨주지만 당한 팀에게는 깊은 좌절을 안겨주게 마련이다.고비에서의 가로채기는 단숨에 승부의 흐름을 뒤바꿔 놓는 효과가 있기 때문. 가로채기를 잘 하려면 상대의 미세한 움직임을 꿰뚫어 보는 시야와감각,빼어난 순발력을 지녀야 한다.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프로농구출범 이후 가로채기 타이틀은 늘 가드들의 몫이었다. 또 가로채기는 개인기가 좋은 용병가드와 센스가 뛰어난 토종가드가가장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부문이기도 하다.원년시즌(마이클 엘리어트·당시 대우)과 98∼99시즌(제럴드 워커·당시 SBS)에는 용병,97∼98시즌(주희정·당시 나래)과 99∼00시즌(신기성·삼보)에는 토종이 각각 영예를 안았다.올시즌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상민과 와센버그가 토종과 용병의 자존심을 건 불꽃각축을 벌이고 있다. 26일 현재 선두는 이상민(182㎝).21경기에 나서 가로채기 52개(평균2.48개)를성공시켜 20경기에서 42개(평균 2.1개)에 그친 와센버그를 앞선다.발이 빠르고 국내 정상급 포인트가드답게 볼 흐름을 읽는능력이 뛰어나 조금만 엉성한 패스를 하면 여지없이 낚아채 속공으로연결시킨다. 용병들조차 그가 압박해오면 드리블과 패스를 자제할 정도다. 와센버그(191㎝)는 힘과 손놀림이 돋보인다.센스가 뛰어나지는 않지만 104㎏이나 되는 당당한 체구를 앞세워 몸싸움을 펼치다 상대가 주춤거리면 잽싸게 손을 뻗어 볼을 낚아챈다.덩치에서 밀리는 국내선수들이 어설프게 1대1을 하다가는 볼을 빼앗기기 십상이다. 오병남기자 obnbkt@
  • 축구 / 김병지 월드컵대표 문지기 ‘찜’

    김병지(30·울산 현대)가 새로 출범할 월드컵축구대표팀 주전 문지기 자리를 확실히 찜해 두었다.한·일 친선경기에서 10개월만의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수행,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기 때문. 김병지는 20일 밤 도쿄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한국의 역전패를 막는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지난 2월 북중미골드컵대회 이후 모처럼대표팀 골문을 맡은 김병지의 이번 활약은 눈부셨다.불가항력으로 보였던 골을 서너개는 막아냈다는게 중론이다. 김병지는 이날 엉뚱하게 벌칙지역을 벗어나곤 하던 습관을 버린 채적절한 때 방향을 잡고 뛰어나와 슈팅 길목을 번번이 차단했다.또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었던 후반 끝무렵 골문 반대편을 찌르는 사카이의 논스톱 슛과 마쓰다의 골문앞 슛을 온몸으로 막아내 박수갈채를받았다. 김병지의 진가가 제대로 발휘된 것은 전반 17분.강철이 벌칙지역 안에서 태클을 시도하다 일본에게 어이 없는 페널티킥을 선사했다. 김병지는 그러나 야나기사와가 찬 페널티킥을 오른쪽으로 넘어지며쳐낸 뒤 재차 달려든 야나기사와의 잇따른 왼발 슛을 또다시 막아내는 활약을 펼쳤다. 김병지가 이처럼 선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이다.김병지는 지금까지 98프랑스월드컵 등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에 51회 출장해 불과 65골을 내주며 골문을 굳게 지켰다. 여기에 순발력과 184㎝의 장신이라는 천부적 자질이 보태져 국내 최고의 골키퍼라는 평을 듣기에 손색이 없다.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빠른 발과 시속 133㎞에 이르는 강력한 키킹 능력 또한 골키퍼로서의 능력을 배가시키는 요인이다. 김병지는 이변이 없는 한 내년 1월24일 홍콩에서 개막되는 칼스버그컵대회에서 또한번 만개한 기량을 펼쳐 보일 전망이다. 박해옥기자 hop@
  • 노주현 “푼수연기 팍팍 쏠랍니다”

    탤런트 노주현은 확실히 부티가 난다.훤 칠한 이마,커다란 눈매에 풍채가 좋기만 하다. 신체적 조건 탓(?)에 돈깨나 있고 학식도 갖춘 상류층 역할만 해왔던 그가 SBS 새 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없다’(18일 오후9시15분 첫방송)에서 무능한 소방 파출소장으로 망가진다는 것은 어째 실감이 안난다. 게다가 남 웃기기에 일가견 있다는 개그맨도 울고 가는 게 시트콤 아닌던가. “그동안 어깨에 힘 팍 주고 잘난 척 하다가 정반대로 하려니까 정말 어렵네요.김병욱 PD는 아예 연기를 하지말고 그저 편안하게 흐름을타라는데 그게 영…”하고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그가 맡은 역은 승진시험에서 내리 미끄러져 진급이 멈춰버린 20년경력의 소방 파출소장.불 끄러가서도 몰래 도너츠와 소시지 꺼내 먹는데 정신이 팔린 푼수형이다. “작년말 ‘순풍 산부인과’ 후속프로에 출연 제의를 받고 속으로 무척 흥분했습니다.”71년 데뷔,올해로 연기경력 30년.그동안 쌓아올린 이미지를 한꺼번에뒤집는 이번 시트콤을 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싶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폼잡는 역할로는 대중들과의 거리를 좀처럼좁히기 힘들었다. 물론 넘어야할 난관도 많다.무엇보다도 마음에 걸리는 건 연기 고수최불암이 지난해 MBC 시트콤 ‘점프’에서 중도퇴진하는 불명예를 당했다는 사실이다.하지만 “그 때 그 형님 디지게 힘들어 하더라구요”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그의 어투는 충분한 저력을 엿보였다.하긴 지난해 ‘순풍 산부인과’에 지압사로 깜짝 출연했을 때부터 이미끼는 발휘되고 있었다. 또 하나의 걱정은 ‘시도때도 없이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는 일.한참 썰렁한 연기를 하다 간신히 리얼한 상황을 연출하면 자기가 먼저웃어 버려 NG를 내기 일쑤란다. “동생역으로 나오는 개그맨 이홍렬씨는 순발력이 좋아 연기호흡은문제 없겠더라”며 마지막으로 결연하게 덧붙인다.“어깨힘도,먹물냄새도,부르주아 냄새도 싹 씻어 버릴랍니다.지켜봐주세요.”허윤주기자 rara@
  • 국정 난맥 부른 사례들

    국정이 휘청거린다.경제는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민심은 밑바닥부터 술렁거리고 있다. 왜 그럴까.많은 전문가들은 장기적 청사진과 명확한 원칙없는 ‘땜질식’ 국정운영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정부와 정치권 모두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원칙없는 법집행 대표적인 것이 ‘의약분업 사태’다.의사들은 3개월 넘게 불법파업으로 국민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지만 정작 정부는 ‘법 집행’을 포기하고 의료수가 인상으로 의사들을 달랬다. 한국노총의 한 관계자는 1일 “힘없는 롯데호텔 노동자들이 파업을하면 무자비하게 진압에 나서는 정부가 힘있는 의사들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재벌개혁도 ‘용두사미(龍頭蛇尾)’로 흐르고 있다.대표적인 부실업체인 현대건설 처리 과정에서 정부는 시장과 국민 모두에게 신뢰를잃었다.경영의 투명성을 이유로 ‘내부출자’를 막던 정부가 하루아침에 돌변,형제가 운영하는 현대 계열사에 도움을 요청하도록 압력을행사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관료계 보신주의 관료들의 ‘보신주의’도 국정 난맥상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지난해 중반 대우사태가 터지면서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근본적 처방’을 요구했지만 경제부처와 청와대에 포진한 경제관료들의 ‘낙관론’에 밀렸다. 의약분업 사태 역시 보건복지부에서의 ‘안이한 대책’에 의존,사태를 악화시킨 측면이 크다.“문책을 두려워하는 관료들의 속성상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는 보고는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정치권의 무책임 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정치권은 스스로 ‘법치’를 외면하고 이해집단들의 불만을 미봉책으로 넘기려는 경향이 짙다.최근 농민들의 대규모 시위에 놀란 여야는 사태 발생 이틀만에 ‘농어촌 특별지원대책’을 내놓는 순발력을 보였다. 지난 4·13 총선 직전 마늘농가들의 ‘표심’을 사기 위해 느닷없이중국산 마늘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 한·중간 무역마찰의 원인을 제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정치권의 무원칙한 대응이 각계의 집단 이기주의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일만기자 oilman@
  • “올 득점왕 내가 쏜다”

    ‘득점왕은 나다’-. 24일 막을 올리는 2000핸드볼큰잔치에서 ‘월드스타’ 이상은(27·알리안츠 제일생명)과 ‘날쌘숙이’ 허영숙(26·제일화재)이 여자부득점왕을 선언하고 하고 나서 팬들의 이목을 끈다. 이상은은 자타가 인정하는 아시아 최고의 거포.유럽선수 못지 않은단단한 체격에서 뿜어내는 장거리포가 일품인 데다 순발력까지 갖춰한국 여자핸드볼 공수의 핵이다.또 국내 최강전인 핸드볼큰잔치에서도 92년 신인왕에 오른 뒤 96년과 98∼99년 등 모두 3차례 최우수선수(MVP)에 뽑혀 진가가 입증됐다.89년 이 대회가 시작된 이래 3차례MVP를 받은 선수는 남녀 통틀어 유일하다. 그러나 이상은은 이같은 맹활약에도 득점왕에는 단 한차례 오르지못한 ‘득점왕 무관의 한’을 품고 있다.지난 대회에서는 허영숙(32골)과 이윤정(27골·광주시청)에 이어 공동 4위(26골)에 그쳤고 98대회에서는 허영숙(93골)·오순열(91골·대구시청)에 뒤져 3위(85골)를차지했다. 통산 541골을 터뜨려 남녀 개인 최다골을 기록하고 있는 이상은은지난해 줄곧 시달려온 아킬레스건 부상이 회복됐다.게다가 내년 은퇴를 결심한 상태여서 이번 대회 우승과 함께 첫 득점왕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하겠다는 남다른 각오에 차있다. 이에 견주에 허영숙도 자신의 아성인 득점왕 자리를 결코 호락호락내주지 않겠다는 다짐이다.이상은과 같은 포지션인 센터백으로 재치와 빠른 몸놀림으로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송곳 슛팅’을 자랑한다. 98∼99년 2년 연속 최다골을 뽑은 허영숙은 이번 대회 득점왕에 오르면 여자부 최초로 3년 연속 득점왕의 영예를 안게 된다.그동안 남자부의 조범연(90∼92년)과 윤경신(93∼95년)만이 3년 연속 득점왕에등극했었다. 이밖에 한선희(제일생명)와 오순열·김현옥(대구시청),박정희(제일화재),김향기(한체대) 등도 이상은과 허영숙을 위협할 다크호스로 꼽힌다. 김민수기자 kim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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