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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가 끝까지 갈게, 아이들 살릴 이 나룻배 끌고”

    “아빠가 끝까지 갈게, 아이들 살릴 이 나룻배 끌고”

    이호진(56)씨는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염곡동에 있었다. 지난 2월 23일 전남 진도 팽목항을 출발한 지 108일째. 그동안 500㎞가 넘는 거리를 온몸이 부서지는 고통을 겪으며 삼보일배로 걸어온 그다. 무릎 보호대는 검게 해어져 있었다. 그는 세월호 유가족이다. 지난해 4월 16일 막내아들 승현(당시 안산 단원고 2학년)이를 잃었다. 참사 1주년을 2개월 정도 앞두고 딸 아름(26)씨와 서울 광화문까지 520㎞의 고된 순례 여정을 시작했다. 그의 가슴에는 ‘반면교사’(反面敎師)라고 쓰인 노란색 천이 달려 있다. 그 네 글자가 이씨 부녀가 1300리 국토 종단길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하루속히 세월호 침몰의 진상을 규명하고 나아가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무더운 날씨에 최근 나룻배 모형까지 순례길에 동행하게 되면서 전진 속도가 많이 줄었다. 그의 오른쪽 무릎도 탈이 났다. “사고 당시 큰 나룻배 한 척만 있었다면 우리 아이들을 다 살릴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까운 마음에 나룻배 모형을 만들었습니다. 세월호 희생자의 영혼을 달래고 마음으로나마 살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30명이 동시에 들어야 하는 나룻배 모형에는 세월호에서 나온 주인 없는 젖병 그림과 아직 차가운 바다에서 나오지 못한 실종자 숫자를 뜻하는 9개의 손 그림이 붙어 있다. 험난한 길이니 모든 게 순탄할 리 없다. 얼마 전부터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 8일에는 사람이 모이지 않아 출발이 오전 9시에서 오후 1시로 미뤄지기도 했다. “순례단이 출발을 못 한다는 소식을 듣고 조퇴까지 하고 온 분들이 있어 다시 힘을 내 행진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이씨 부녀의 여정은 오는 13일 광화문 도착으로 끝을 맺는다. 이씨는 “세월호는 2014년 4월 16일 그대로다. 광화문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시민들에게 아직 끝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전달하고 싶다”며 다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글 사진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임신부, 메르스 첫 확진 판정…삼성서울병원서 감염

    임신부, 메르스 첫 확진 판정…삼성서울병원서 감염

    임신부 메르스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들렀던 40대 임신부로 전해졌다. 9일 삼성서울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 40대 임신부가 9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이 이날 오전 기준으로 발표한 95명 외에 새롭게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이달 중순 출산을 앞둔 만삭 임신부로, 대량 감염을 일으켰던 14번 환자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들어왔던 지난달 27일 밤 급체로 이곳을 찾았던 어머니를 만나러 갔다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신부의 어머니와 아버지 또한 응급실에 있었으며 이미 확진 판정을 받은 상태다. YTN은 “환자가 여러 차례 메르스 감염 검사를 요청했지만 열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검사를 거부당했다”고 보도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메르스 바이러스를 직접 물리칠 수 있는 치료제가 아직까진 없기 때문에 현재로선 증상별로 약을 투여해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그러나 임신부의 경우 약물 투여가 극도로 제한되기 때문에 의료진도 난감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까지 메르스가 임신부나 태아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는 없다. 다만 2012년 요르단에서는 한 임신부가 메르스에 감염된 뒤 임신 5개월 만에 사산한 사례가 있다. 또 2013년 아랍에미리트에서는 메르스 감염 상태에서 건강한 아기를 낳은 뒤 산모가 사망한 경우도 있었다. 이 때문에 메르스 유행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의 보건부에서는 노약자와 임신부, 만성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성지순례 자제령’을 내리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메르스 공포] “메르스 국내 치사율 10% 예상… 일반 폐렴과 비슷한 수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에 해마다 무슬림 성지순례자 수백만명이 다녀가지만, 이들 가운데 메르스 양성 환자는 없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4일 대한감염학회 등 감염 관련 7개 학회와 공동으로 서울중앙우체국 대회의실에서 가진 세미나에서 이진수 인하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이렇게 말한 뒤 “메르스의 지역사회 전파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에서 사람 간 메르스 전파 사례는 아직 없으며 현재 많은 2, 3차 감염은 의료기관에서의 감염”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스 환자와 접촉력이 없는 시민들은 지나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메르스의 가장 큰 특징은 인수공통전염병이라는 점”이라면서 “박쥐에서 시작해 낙타를 통해 사람에게 전파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동 지역 단봉낙타는 물론 낙타 조련사와 도살장 직원한테서 항체 양성률이 높게 나타났다”면서 “주요 발생 시기는 3~5월이며 이 시기가 낙타가 출산하는 때여서 사람과의 접촉이 많은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는 중동에서 시작된 급성 호흡기 감염병이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전염력이 없는 것으로 본다. 문제는 전파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는 데다 정부가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서 공포심이 급격히 확산됐다는 점이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세미나에서 “단기간에 많은 환자가 발생하면서 실제로는 ‘주의’ 단계인데 국민들이 느끼는 정도는 ‘심각’ 단계”라면서 “메르스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대로 공유해서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미나에 앞서 대한감염학회는 메르스의 국내 치사율이 일반 지역사회 폐렴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본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감염학회는 “국내 메르스 환자의 치사율은 외국의 자료와 달리 10% 정도로 예상된다”며 “이는 메르스가 나타나기 전 지역사회 폐렴의 사망률보다 크게 높은 수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럽 질병통제센터(ECDC)가 지난달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메르스 치사율은 40.8%(확진 환자 1172명·사망자 479명)에 이른다. 감염학회는 특히 “외국 사례에서 사망자 대부분은 고령, 당뇨병, 만성 신부전증, 만성 폐질환, 면역억제 환자 등 기저질환(기존에 가진 병)을 앓고 있었다”며 “국내 환자도 고령이거나 신장암 치료 병력, 천식,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 등 기저질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감염학회는 일부 학교의 휴업 조치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의 루머 등에 대해 “현 상황을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않는 너무나 감성적인 조치와 소문으로, 현재 메르스 사태를 수습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메르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의료진을 포함한 모든 국민의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메르스 관련 경제적 영향 점검회의’를 열고 관광과 숙박, 공연, 소비 등 부문별 상황을 부처별로 공유하고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메르스 환자 치료와 확산 방지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모든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진행하기로 했다. 기존 예산을 넘어서는 재원에 대해서는 예비비 지원도 검토한다. 정부 관계자는 “국책연구기관과도 협업해 메르스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면밀히 분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우리는, 대한민국 새내기 공무원이다

    우리는, 대한민국 새내기 공무원이다

    지난달 13일부터 행정고시(행시)와 5급 경력 공채에 합격한 수습사무관 500여명의 22주간의 연수원 생활이 시작됐다. 각종 과제가 폭풍처럼 몰려오고 있지만 이제 막 한 달을 넘긴 아직까지는 ‘봄날’이다. 선배들은 이들에게 “생애 마지막 봄이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1년 뒤 공직에 나와 각 부처에서 실무를 담당하게 될 수습사무관들. 그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국가공무원이 되는 것일까. 수습사무관들의 연수원 생활을 들여다봤다. 현장에 답이 있다 “아주머니, 요즘 장사는 어떠세요.” 지난 18일 수습사무관들은 충남 서산의 한 전통시장을 찾았다. 현장에서 실제 행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살피기 위해서였다. 수습사무관 김회성(29)씨가 시장을 한 바퀴 돌아본 뒤 한가해 보이는 틈을 타 상인에게 물었더니 대뜸 “어디서 나왔수” 하고 경계부터 한다. 취지를 설명하고 인터뷰를 청했지만 핀잔만 돌아온다. “보면 몰러유, 사람이 있어야지. 노다지 있어 봐야 팔지도 못허고….” 수습사무관들은 전국의 전통시장을 방문해 현대화 사업의 실제를 살피고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라는 과제를 받고 국토 순례에 나섰다. 18일부터 4박 5일간 전국의 유적지, 시장, 중소기업 등 20여곳을 방문했다. 정책이 전시행정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시장에서 옷을 사며 2000원을 깎기도 한 김씨는 “시장에 와 본 지 꽤 오래됐는데, 한 시장 안에서도 한쪽에서는 쿠폰을 사용하고, 한쪽에서는 에누리 흥정이 이뤄지는 모습을 보면서 전통시장의 구조와 실제 거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정책에 대한 현장감을 익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체력은 국력이다. 이들은 국토 순례를 하며 매일 10㎞씩 40㎞를 걸어 이동했다. 체력은 수년간 행시를 준비할 수 있게 한 바탕이 됐다. 이런 차원에서 병영 체험도 두 차례 진행한다. 지난달 29일 특전사 훈련을 다녀온 수습사무관 김나승(29·여)씨는 “힘들긴 했지만 평소 틈틈이 운동하면서 체력을 다졌던 덕분에 어렵지 않게 해냈다”며 “짧은 기간이지만 국토 수호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시간이 됐다”고 밝혔다. 공무원은 문서를 남긴다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공무원은 죽어서 문서를 남긴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공무원 업무 중에선 문서 작업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얘기다. 각종 정책보고서는 기본이고 국회 요청 자료, 정보공개 청구 자료 등 하루에도 정리하고 결제받아야 할 서류가 수십 가지다. 이런 훈련은 연수원에서도 이뤄진다. 수습사무관들은 연수 기간 동안 매일, 매주, 그리고 분임별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현장을 다녀오면 이에 대한 정책 분석과 대안 등을 반드시 보고서로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수습사무관 차정현(37)씨는 “보고서는 단순히 문서를 작성하는 일이 아니다. 하나의 보고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료 수집과 공부, 토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직자가 남긴 문서 하나하나가 나중에 중요한 역사적 사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험은 2주에 한 번씩 친다. 공부라면 한가락 한다는 사람들만 모였지만, 공부만 잘해서는 이곳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대부분의 과제가 분임별로 함께 수행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수습사무관 가순봉(30)씨는 “혼자만 잘한다고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함께 모여서 토론하고 역할을 나눠 정책 사례 등을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독불장군은 공무원이 될 수 없다”며 “일단 동료들의 의견부터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근두근 연수원 연수원의 활동과 성적은 연수가 끝나고 부처를 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정부 부처가 세종시로 대거 이전한 뒤 연수생들의 부처 선호도도 달라지는 추세다. 예전에는 가장 전형적으로 행정자치부와 기획재정부를 선호했다면, 최근에는 서울에 청사가 남아 있는 금융위원회가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아졌다. 하지만 금융위나 기재부는 일이 많기로 유명해 출퇴근 시간이 비교적 정확하다고 알려진 국방부나 국세청, 문화부로 가려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여기서도 사랑은 꽃핀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이면 연수원 주변을 함께 거니는 남녀가 종종 눈에 띈다. 아직까지 공식적인 커플은 안 나왔지만 매 기수마다 30~40명이 이곳에서 짝을 만난다고 한 수습사무관은 귀띔했다. 수습사무관들과 현직에 있는 선배 사무관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해마다 ‘연수원 커플’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여성 합격자의 비율이 늘어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전체 연수생 520명 가운데 여성은 179명(34.4%)이다. 행시 합격과 함께 ‘마담뚜’의 공세가 시작되기도 한다. 매해 동기 수첩이 만들어지면 하루에도 수차례 결혼전문업체의 전화를 받는다. 국민이 보고 있다 연수원 입교식 때 수습사무관들은 애국가를 1절부터 4절까지 부른다. 이어 “나는 대한민국 공무원이다”를 선서하고 공직 가치와 윤리가 늘 몸에 밸 수 있도록 ‘공직 가치 송’을 노래로 만들어 부른다. 이때가 사명감과 의지가 가장 충만한 시점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공직자가 되지만, 공직 생활 중에 각종 비리에 연루돼 중도 하차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김회성씨는 “연수를 시작할 때 ‘국민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말을 마음에 깊이 새겼다”며 “그동안 공무원 비리 문제나 청문회 과정 등을 지켜보면서 괜찮은 것에 집중하기보다 괜찮은 행동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전했다. 가순봉씨는 “소통은 공직자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서 “연수 기간 때 했던 현장 체험을 잊지 않고 국민 생활에 꼭 필요한 정책을 만들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해외여행 | 나가사키Nagasaki 를 보듬는 빛과 그림자-나가사키 순례길

    해외여행 | 나가사키Nagasaki 를 보듬는 빛과 그림자-나가사키 순례길

    어둠을 밝히는 빛. 빛은 어둠을 지우지만 그 빛을 따라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빛에겐 늘 환희와 찬사가 따르지만 그림자의 사정은 다르기 마련. 그 와중에 그림자가 있기에 빛이 더 도드라질 수 있다는 것을, 그림자는 빛의 또 다른 얼굴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빛도 그림자도 살포시 보듬고 있는 나가사키에서. 나가사키현長崎縣 & 시마바라 반도島原半島 나가사키현은 규슈 북서부에 위치한 현으로 5개의 반도와 총면적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수많은 섬들로 구성되어 있다. 현청소재지는 나가사키시. 바다를 사이에 두고 중국, 우리나라와 마주하고 있어 일찍이 대륙과의 교통 요충지이자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과의 무역항으로 발전했다. 이와 함께 가톨릭 선교의 출발지로 역사적, 문화적, 상징적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들과 이국적인 풍경이 어우러진다. 나가사키현의 5개 반도 가운데 나가사키시의 남동쪽에 위치한 시마바라 반도는 해저화산의 분화로 형성되었다. 반도 한가운데 해발고도 1,359m의 운젠다케를 주봉으로 화산군은 여전히 화산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활화산이다. 때문에 예부터 온천이 발달했다. 반도 전역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믿는다는 것의 의미 나가사키 순례길 산티아고나 시코쿠의 순례길처럼 정해진 순례길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가톨릭 문화유산이 산재한 나가사키를 거닐며 나는 이따금 존 레논이 부른 <Imagine>의 후렴구를 흥얼거렸다.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 믿음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던 순간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히라도平戶 사원과 교회가 보이는 풍경 그리 주목할 것 없을 것 같은 작은 섬이지만 히라도는 이래 봬도 대항해시대에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선이 연이어 들어오고 네덜란드와 영국 동인도회사가 상관을 설치했을 만큼, 그리하여 서쪽의 수도라 불리며 번성했던 일본 최초의 남만南蠻무역항이다. 바야흐로 무로마치 막부 말기 일본 각지가 전쟁으로 혼란한 세월을 보내고 있던 1550년, 예수회 소속 선교사 프란치스코 하비에르는 가고시마를 거쳐 이곳 히라도에 도착했다. 포르투갈은 포교를 조건으로 무역을 하고 있었기에 교역을 통해 막강한 힘을 얻고자 한 영주들은 포교를 받아들였다. 그렇게 히라도는 일본 그리스도교의 시작점이 된다. 수세기가 흐르고 옛 영화는 오간 데 없이 한적한 섬마을이 되었지만 곳곳에 이국적 정취를 풍기는 가톨릭교회와 성지가 남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었던 탓인지 더없이 차분했던 히라도. 히라도항 주변으로 조성된, 간세 리본이 반가운 규슈올레 히라도 코스를 걷다 보면 일본의 전통적인 사원 누각 위로 얼굴을 내민 고딕풍의 뾰족한 교회 탑이 눈에 들어온다. 이름하야 사원과 교회가 보이는 풍경. 언덕길 중간 즈음에 위치한 세 개의 사원 뒤로 성프란치스코 하비에르 기념교회가 우뚝 솟아 독특한 경관을 만들어내고 있다. 길가에는 무역이 번성했던 시대에 항구 주변으로 방파제를 겸해 세워두었던 나무 등대가 운치를 더한다. 일찍이 가톨릭이 전해졌지만 어지러운 전국을 통일하려 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1587년 선교사 추방령을 발령하고, 정권을 이어받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1614년 금교령을 내리면서 ‘키리시탄’을 엄격하게 단속하기 시작했다. 키리시탄은 당시 포르투갈어로 가톨릭 신자를 가리키던 말로 지금까지도 일본의 가톨릭 신자를 키리시탄이라 부른다. 키리시탄으로 살고자 하면 순교의 길을 걸어야 했다. 때문에 히라도를 비롯해 나가사키현의 오래된 성당들은 대부분 20세기 초에 완공된 것들이다. 옅은 풀빛을 머금고 있는 성프란치스코 하비에르 기념교회도 1931년에 완공된 고딕양식의 성당이다. 일반적으로 고딕양식은 중앙 첨탑을 중심으로 좌우에 작은 첨탑들이 대칭을 이루기 마련인데 이 성당은 정면에서 보면 왼쪽에만 팔각탑이 자리한 비대칭 구조다. 이를 두고 불가사의한 경관이라고도 하는데 실은 성당을 지을 때 2,000엔 정도의 공사비가 부족해 부득불 그리 되었다는 웃지 못할 사연이 있다. 그럼에도 아름다운 성당이라는 데는 변함이 없다. 메이지시대1868~1912년부터 건축된 성당과 관련 유산 가운데 13곳이 ‘나가사키 교회군과 그리스도교 관련 유산’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재목록에 올라 있다. 1918년에 봉헌된 타비라 천주당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는데 교회 건축의 일인자였던 테츠카와 요스케 스스로도 자신 있는 작품이라 했을 만큼 당당하면서도 기품이 느껴지는 붉은 벽돌 성당이다. 더욱이 신자들이 손수 개간하고, 성당 건축에 필요한 석회도 바닷가에서 직접 채집해 구워서 사용하는 등 헤아릴 수 없는 애정과 노력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 타비라 성당 옆으로 묘지가 조성되어 있는데 박해로 인해 숨어야 했고 떠나야 했지만 죽어서라도 성당 가까이 머물고 싶었던 신자들이 다시 이곳에 돌아와 잠들어 있다. 크든 작든 꽃 장식 없는 묘소는 하나도 없다. 자유와 평화를 향한 오랜 갈증을 달래어 주듯 오후내 그치지 않던 빗방울이 묘지를 적셨다. 성프란치스코 하비에르 기념교회 259-1 Kagamigawacho, Hirado-shi, Nagasaki +81 950 22 2442 06:00~18:00 타비라 천주당 19 Tabiracho Kotedamen, Hirado-shi, Nagasaki +81 950 57 0254 07:00~18:00(일요일은 13:00부터)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나가사키長崎 말할 수 없었던 비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1587년 금교령을 내렸지만 가톨릭의 교세는 잠재워지지 않았기에 당시 수도였던 교토와 오사카 지역에서 24명의 가톨릭 선교사와 신자를 체포하여 나가사키까지 걸어오게 한 다음 처형했다. 당시 나가사키는 작은 로마라 불릴 정도로 가톨릭 신자가 많은 지역이었다. 오는 도중에 2명이 더해져 모두 26명이 1597년 2월5일 나가사키의 니시자카 언덕에서 순교했다. 본보기였다. 가톨릭 신자들에 대한 박해는 근대로 넘어 오는 도쿠가와 막부 말기 개항이 되기까지 무려 250여 년간 지속되었다. 그간 가톨릭 신자들은 불교도로 가장한 채 비밀리에 신도 조직을 만들어 신앙생활을 지속했다. 그들을 가리켜 ‘잠복 키리시탄’이라 한다. 1853년 개항 이후 미국, 영국, 러시아, 네덜란드, 프랑스 등 열강과 통상조약을 맺게 되면서 나가사키 항구 인근에 외국인 거류지가 조성되고 다시금 선교사들이 들어오게 된다. 1862년 로마가톨릭은 이들을 성인에 시성하였고 프랑스외방전교회 소속의 프티장 신부는 일본 최초의 가톨릭 순교지인 니시자카에 성당을 세우려 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거류지 내에서만, 외국인들에 한해서 종교 활동이 허락되었기에 1864년 니시자카가 잘 보이는 오우라 마을에 성당을 세우게 된다. 시작이 반이라 했던가. 잠복 키리시탄들의 마을이었던 우라카미에서도 오우라 천주당은 한눈에 들어왔다. 1865년 3월17일 우라카미의 잠복 키리시탄들은 마침내 오우라 천주당을 찾아 들어오게 되고 그리하여 일본의 가톨릭은 올해로 신도 발견 15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사실 이런 구구절절 이야기를 알지 못한 채, 더욱이 가톨릭 신자도 아닌 다음에야 나가사키의 성지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한데 나카마치 성당에서 만난 히사시 신부는 종교를 떠나 어떤 때든 어디에서든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든 ‘믿음’의 중요성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종교라는 것은 가족, 친구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을 믿는 것과 같은 거라고. 들키면 목숨을 내놓아야 했던 잠복 키리시탄들에게도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종교를 넘어서 서로를 믿고 의지했던 마음 말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믿음을 주는 사람일까, 그전에 나는 과연 누군가를 진심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인가,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더라. 나가사키에서 평화를 떠올리는 것이 가톨릭 유산 때문만은 아니다. 히로시마에 이어 두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원자폭탄의 피해를 받은 곳이 나가사키다. 1945년 8월9일 11시2분, 원자폭탄이 투하된 바로 그 시간에 멈춰선 벽시계는 결코 돌이킬 수가 없다. 버섯구름과 함께 도시는 잿빛 폐허가 되었고 간신히 살아남은 이들도 피복의 상처를 안고 아직까지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 가운데 나가이 다카시 박사의 흔적이 인상적이다. 센다이 출신으로 나가사키 의과대학에서 방사선의학을 전공한 박사는 원폭으로 부인으로 잃고 본인도 앓고 있던 백혈병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부상자 구호와 원폭장애 연구 그리고 전쟁의 어리석음과 평화의 소중함을 알리는 집필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2장 다다미 한 칸 방 뇨코도에서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그가 생전에 머물렀던 이 작은 집 ‘뇨코도’는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의미이다. 원폭의 피해는 성전에도 몰아쳤다. 신도 발견 이후 우라카미 촌장 집터에 건설되었던 우라카미 천주당도 원폭을 비켜가지 못했다. 옛 성당의 무너진 종탑 하나가, 재건된 성당 아래 그대로 남아 있는가 하면 오른쪽 뺨과 머리카락 일부가 시커멓게 탔지만 그 형상이 온전한 목조의 마리아상이 잔해 속에서 발견되어 소성당에 안치되어 있다. 우연인지 기적인지를 따지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지금의 모습 그대로가 전하는 울림만을 되새길 뿐이다. 니시자카 순교지 & 26성인 기념관 7-8 Nishizakamachi, Nagasaki-shi, Nagasaki +81 95 822 6000 09:00~17:00 성인 250엔, 중고생 150엔, 초등생 100엔 오우라 천주당 5-3 Minamiyamatemachi, Nagasaki-shi, Nagasaki +81 95 823 2628 08:00~18:00 성인 300엔, 학생 250엔, 아동 200엔 우라카미 천주당 1-79 Motomachi, Nagasaki-shi, Nagasaki +81 95 844 1777 09:00~17:00(월요일 휴관) 뇨코도 & 나가이 타카시 기념관 22-6 Uenomachi, Nagasaki-shi, Nagasaki +81 95 844 3496 09:00~17:00 성인 100엔(학생은 무료) 나가사키 원폭기념관 7-8 Hiranomachi, Nagasaki-shi, Nagasaki +81 95 844 1231 www.city.nagasaki.lg.jp/peace 08:30~17:30(5~8월은 18:30까지) 성인 200엔, 학생 100엔 ●미나미시마바라南島原 그림자는 땅에 묻었네 전국시대 시마바라 반도를 통치한 아리마 일가는 반도의 남쪽 끄트머리에 불과 3km의 거리를 두고 두 개의 성을 구축했다. 미나미시마바라에 위치한, 이제는 터만 남은 히노에성과 하라성이다. 히노에성은 아리마 일가가 대대로 거주했던 산성, 하라성은 15세기 중반 바다를 면한 언덕에 새로이 쌓은 성으로 4km에 달했다. 혼란스러웠던 전국시대에 아리마 영주는 더욱 강력한 경제적 군사적 지원이 필요하던 차 1580년 스스로 세례를 받고 가톨릭 포교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히노에성 가까이에 일본 최초의 서양식 학교인 세미나리요가 설립되고 십대 소년들이 라틴어와 서양음악 등을 익히게 된다. 1582년 일본 가톨릭의 성과를 알리기 위해 세미나리요에서 수학한 4명의 소년이 중심이 된 덴쇼 소년사절단이 로마에 파견된다. 일본 역사상 최초로 유럽을 방문한 이들은 교황을 알현했다. 이후 소년들이 가져온 구텐베르크 인쇄기로 일본은 동아시아 최초로 서양식 활판인쇄 서적을 발행하게 된다. 그러나 호시절은 오래가지 못했다. 새로이 천하를 통일한 도쿠가와 막부는 금교령과 함께 영내 하나의 성만을 인정하는 ‘일국일성령’을 내리고 그에 따라 히노에성과 하라성을 폐성한다. 주민 대부분 가톨릭 신자였던 시마바라 반도는 종교 탄압은 물론이고 세금 착취에 따른 지독한 배고픔의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개종을 거부한 기리시탄들에게는 가차 없는 처벌이 따랐다. 1613년 히노에성 앞으로 흐르는 아리마강 가운데 자리한 모래톱에서 8명이 화형에 처해진다. 오랜 박해를 참다 못한 주민들은 1637년 드디어 난을 일으킨다. 시마바라의 난이다. 막부는 대군을 파견했고 민중들은 밀리고 밀려 폐성이었던 하라성에 진을 치게 된다. 성 안 높은 곳에 나무 십자가를 세우고 성벽에는 십자가나 성상을 그린 깃발을 내건 채 3개월여 저항했지만 끝끝내 함락되어 전멸하고 만다. 하라 성터에 섰다. 희생된 이들과 파괴된 성, 난의 흔적은 모두 이 땅 아래에 묻혔다. 그러나 어둠을 찾아낸 빛이 머리 위 하늘도, 눈앞 바다도, 발아래 초원도 제 나름의 푸르른 기운을 발하는 이 땅 곳곳을 비춘다. 견고한 성벽이며 상처가 남아 있는 죽은 자들의 유해, 총알탄을 다듬어 만든 십자가, 낱알이 된 묵주 등 질곡의 그림자가 서서히 드러난다. 봄이면 유독 탐스런 벚꽃이 움튼다고 하는데 빛과 그림자는 결국엔 서로를 보듬는 존재. 결국에는 한 얼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라 성터 133 Minamiarimacho Tei, Minamishimabara-shi, Nagasaki +81 957 85 3155 아리마강 순교지 2747 Kitaarimacho Bo, Minamishimabara-shi, Nagasaki +81 957 76 1800 취재협조 나가사키현 관광연맹 www.nagasaki-tabinet.com 문의 나가사키현 서울사무소 02-730-2192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新국토기행] 경기 화성시

    [新국토기행] 경기 화성시

    경기 화성시는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매력적인 도시다. 얼핏 보면 평범한 도농 복합도시 같지만 서울의 1.4배나 넓은 땅과 동탄신도시 등의 대단위 택지 개발에 힘입어 인구 증가율 전국 1위, 도시 경제 경쟁력 전국 1위를 기록하는 만만치 않은 지역이다. 그러면서도 사통팔달 교통망을 갖추고 바다와 다양한 볼거리, 풍부한 수산물이 있는 수도권 대표 관광 도시이기도 하다.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있다는 점도 화성시만의 장점이다. 시화호 남쪽 끝에서 화성호 방조제까지 53㎞ 길이의 서해안 곳곳에서 개펄과 한적한 포구 등이 어우러지는 시원한 바다를 만날 수 있다. 거기에는 섬과 육지 사이의 바다가 갈라지는 제부도를 비롯해 궁평리, 요트 체험을 할 수 있는 전곡항이 있으며 시화호 간척지가 만들어낸 독특한 풍경과 세계 3대 공룡알 화석지도 만날 수 있다. 정조와 사도세자가 잠든 건릉, 융릉과 성모 마리아 순례 성지인 남양성모성지 등 이야기가 있는 역사 관광지도 눈길을 끈다. 화성 특산물인 포도, 배 등의 각종 농산물과 신선한 해산물이 풍부해 주말에는 몰려온 관광객들로 출렁인다. 여행에 지치면 근처 온천에 들러 쌓인 피로를 풀 수도 있다. 화성시는 이들 여행지를 묶어 간편하게 둘러보고 체험할 수 있는 시티투어 ‘하루’를 운영하고 있다. ■ 볼거리 ●하루에 두 번 만나는 모세의 기적 ‘제부도’ 제부도는 서신면 앞바다에 있는 면적 1㎢의 작은 섬으로 육지에서 멀리 보이는 섬이라는 뜻에서 ‘저비섬’ 또는 ‘접비섬’으로 불렀다고 한다. 또 조선 중엽 ‘어린아이는 업고 노인은 부축해서 갯벌 고랑을 건넌다’는 뜻의 ‘제약부경’이라는 말에서 유래해 제부리로 전해졌다. 이곳이 유명해진 것은 썰물 때면 하루 두 차례 바닷길이 갈라져 육지와 섬을 차로 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를 ‘모세의 기적’이라고 불렀다. 제부도와 서신면을 잇는 2.3㎞의 길은 예전에는 펄길이었으나 1988년 시멘트로 포장해 자동차도 다닐 수 있는 ‘물속의 길’이 됐다. 만조 때 최고 수심 3m까지 차오르는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폭 6.5m의 시멘트 포장도로가 모습을 드러낸다. 길 양쪽으로는 폭이 500m가 넘는 갯벌이 펼쳐지는데 왼쪽은 갯벌이고 오른쪽은 모래와 자갈이 섞여 있다. 제부도로 건너가도 볼거리가 많다. 8㎞ 남짓한 섬 주위를 시계 방향으로 돌면 매들의 보금자리인 매바위가 나타난다. 매바위는 쌍으로 돼 있는데 큰 바위는 신랑바위, 작은 바위는 각시바위로 불린다. 그 앞에도 하인바위라고 하는 3쌍의 바위가 있어 바다와 함께 어우러진 자연의 풍치를 느낄 수 있다. ●1억년 전 공룡 집단 서식지 ‘송산면 공룡알 화석지’ 송산면 고정리 시화호 간석지에 위치한다. 1994년 시작된 시화호 일대 물막이 공사를 통해 1999년 공룡알 화석이 발견됐다. 약 1억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 공룡들의 집단 서식지로 추정되며 12개 지점에서 30여개의 알둥지와 200여개의 알 화석이 발견돼 천연기념물 제414호로 지정됐다. 화석산지 내 누드바위와 해식동굴에서는 흔적화석도 관찰할 수 있다. 시화호 방조제가 만들어지기 전 갯벌이었던 이곳은 염생식물에서 육상식물로 변화해 가는 자연 천이 과정을 겪고 있다. 너구리, 수리부엉이, 황조롱이 등 다양한 생태계가 살아가고 있다. 방문자센터에서는 2008년 전곡항 방조제에서 발견된 한반도 최초 뿔공룡인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의 화석을 만나 볼 수 있다. ●갯벌생태체험지 ‘우음도’·철새 보금자리 ‘형도’ 시화호 안에는 사람이 사는 섬이 3개 있는데 우음도, 형도, 어도다. 우음도는 섬의 생김새가 소를 닮아서 혹은 육지에서 바라볼 때 소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해서 우음도 또는 음섬이라 불린다. 과거엔 마을의 안녕과 풍어 기원, 해상 재해 방지, 무병과 풍요를 기원하는 당제를 지내던 곳이기도 하다. 현재는 우음도 둘레길과 갈대숲길을 산책하거나 다양한 저서생물을 관찰할 수 있는 갯벌 생태 체험을 할 수 있다. 우음도에 세워진 40m 높이의 송산그린시티전망대에서는 시화호 일대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맑은 날에는 인천 송도와 동탄신도시까지 볼 수 있다. 형도는 인근의 어부들이 이 섬이 바닷물에 드러나는 정도를 보고 물때를 가늠해 고기잡이를 했다고 해서 저울이섬 또는 저울 형(衡) 자를 써서 형도라 한다. 형도습지는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물닭 등 다양한 철새들의 보금자리다. ●사도세자·정조 잠든 세계문화유산 ‘융릉과 건릉’ 융릉은 사도세자와 그의 부인 혜경궁 홍씨의 무덤이다. 정조 즉위 후 사도세자를 장헌세자라 봉하고, 양주 배봉산에 있던 영우원을 수원의 화산으로 옮기면서 현륭원이라 칭했다. 그 후 고종이 즉위하면서 1899년 사도세자는 장조, 혜경궁 홍씨는 헌경왕후로 추존돼 융륭으로 명명됐다. 건릉은 정조(조선 22대 왕)와 효의왕후 김씨의 무덤이다. 건릉은 현륭원의 동쪽 언덕에 있었으나 효의왕후 사망 후 풍수지리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서쪽으로 옮기고 효의왕후와 합장했다. 조선왕릉 42기 중 북한에 소재한 2기를 제외하고 40기가 2009년 세계유산(문화유산)으로 등재됐고, 그 중 2기가 화성시에 있다. ●한국 교회 첫 성모 마리아 순례 성지 ‘남양성모성지’ 남양성모성지는 1866년 천주교 대박해 때 무명의 교인들이 순교한 거룩한 땅이며 성모의 품처럼 아늑한 자연 경관을 지닌 곳이다. 이곳은 1991년 10월 7일 성모께 봉헌됐고 한국 교회 사상 처음으로 성모마리아 순례 성지로 선포됐다. 성지의 광장과 묵주기도의 길은 그동안 어떠한 설계 도면도 없이 조금씩 땅을 사들여 여러 차례에 걸쳐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상황에 맞게 조금씩 넓히고 다듬은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성지의 전경은 아들 예수를 안고 그를 향해 다정하게 고개를 숙인 어머니 성모와 어머니의 목을 손으로 감고 볼을 맞댄 아기 예수의 모습이 블라디미르의 성모(자비의 성모) 이콘의 모습과 흡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는 초봉헌실, 성체조배실, 20단 묵주기도의 길 등이 있으며 숲과 흙길이 펼쳐져 있다. ●수생식물·곤충 등 만날 수 있는‘비봉인공습지’ 비봉인공습지는 비봉면 유포리 일대에 있다. 시화호 방조제 물막이 공사 이후 시화호 상류천인 동화천, 삼화천, 반월천의 물을 가둬 갈대와 수서식물을 통해 시화호의 수질을 정화시키고자 만든 인공 습지 공원이다. 인공 습지로 조성된 후 몇 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수생식물과 곤충, 물고기와 새 등 다양한 동식물을 만날 수 있다. 탐조대와 습지 호반을 가로지르는 데크, 숲길 산책로가 있어 걸으면서 자연 놀이를 할 수 있는 살아 숨 쉬는 생태 체험 학습장이다. ●다양한 철새 찾아드는 체험학습장 ‘매화리 염전’ 서신면 매화리에는 공생염전과 대양염전이 있다. 천일염을 만들 때 바다에서 염도 2~3도의 짠물을 끌어들여 저수지로 보낸 뒤 1차 증발지인 난치를 거치면 4.5도가 되고 2차 증발지를 거치면 25~27도의 하얀 소금 결정체가 생기기 시작하는데 이것을 ‘소금이 온다’ ‘소금꽃이 핀다’고 한다. 3~4시간 후 대패로 이를 밀어 한곳으로 모으면 사각 모양의 소금 결정이 생기며 이를 소금 창고에 운반, 보관해 간수가 제거되면 포장해 판매한다. 염전의 난치에는 염생식물들이 서식하는데 이곳은 다양한 철새들의 보금자리이자 학생들의 체험 학습장으로 활용된다. ●1600여종 식물 자생하는 ‘우리꽃식물원’ 팔탄면에 조성된 우리꽃식물원은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1600여종의 다양한 식물이 5대 명산인 설악산, 태백산, 한라산, 백두산, 지리산을 주제로 한 한옥 형태의 유리온실에서 자라고 있어 사계절 탐방할 수 있다. 전시실에는 움틈관, 싹틈관, 피움관 등이 있어 아이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야외에는 은행나무 오솔길, 희귀식물 등산로 및 소나무 숲의 쉼터가 있어 가족과 함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식물 심기, 꽃누르미, 토피어리 만들기, 곤충 모형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학습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 먹거리 ●해풍 맞으며 호로록~ 바지락칼국수 제부도로 가는 진입도로 주변과 제부도 내 해안도로에는 바지락 칼국수집이 즐비하다. 서해의 해풍과 시원하게 펼쳐지는 풍경을 감상하며 먹는 바지락칼국수는 제부도의 별미다. 먼저 바지락을 소금물에 하룻밤 담가 모래나 개흙을 토하게 한 다음 깨끗이 씻어 건져 놓는다. 냄비에 바지락을 넣고 끓인 뒤 조개가 벌어지면 준비해 놓은 칼국수와 함께 애호박이나 감자를 채 썰어 넣은 다음 한 번 더 끓이면 바지락칼국수가 완성된다. 현지 주민들은 바지락으로 만든 조개젓국물을 약간 넣거나 깐 바지락 한 국자를 넣고 다시 끓여 맛을 내기도 한다. 제부도 인근에 바지락칼국수집이 많은 것은 인근 섬 주변에서 바지락이 유난히 많이 생산되기 때문이다. 식당에 따라 보리밥이 함께 나오는 곳도 있으며 조개구이나 대하구이와 함께 구성된 세트 메뉴 등이 있어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연분홍빛 낙지·시원한 국물 자랑하는 연포탕 사강시장 주변 해산물집에서 맛볼 수 있는 연포탕은 화성시의 또 다른 별미다. 연한 두부를 끓인 탕에서 유래된 연포탕은 소금 양념과 낙지로만 시원한 탕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해물 육수에 박속과 무, 대파, 바지락, 미더덕을 넣고 물이 끓을 때 낙지를 넣어 1분 남짓 데친 뒤 바로 건져 연한 맛을 즐기는 것이다. 고추장보다는 고추냉이(와사비) 간장에 찍어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연포탕에 들어가는 박속은 국물 맛을 더욱 시원하고 담백하게 해 준다. 흔히 머리로 알고 있는 몸통에는 먹통이 있기 때문에 낙지가 연분홍빛을 낼 때 우선 다리 부분을 먼저 먹고 국물 맛을 충분히 즐긴 뒤 나중에 건져 먹는 게 순서다. 낙지를 다 먹고 난 후 국물에 끓여 먹는 소면 맛 또한 일품이다. ●세끼 내리 먹어도 안 질린다는 망둥이회·매운탕 화성시 백미리마을은 망둥이(망둑어)탕과 망둥이회가 자랑거리다. 망둥이탕은 멸치와 다시마 육수에 망둥이와 양념장을 넣고 끓이다 대파와 애호박, 고추 등을 넣고 다시 팔팔 끊인다. 소금 대신 새우젓으로 간을 하기도 한다. 시원하면서도 고소한 망둥이탕에 한번 빠지면 다른 매운탕은 찾지 않는다고 한다. 뱃사람들은 하루 세끼 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고 한다. 망둥이는 서해 연안에서 낚시로 잡을 수도 있다. 잡은 즉시 껍질을 벗겨낼 필요도 없이 회를 떠 먹거나 즉석에서 얼큰한 매운탕을 끓여 먹을 수도 있다. 망둥이 낚시 체험은 초보자들도 100마리 이상의 망둥이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재밌다. ●알 굵고 당도 높은 대표 특산물 송산포도 송산포도는 전국에서 알아주는 화성의 대표적인 특산물로 손꼽힌다. 송산 지역은 서해안의 해양성 기류와 큰 일교차로 캠벨포도를 재배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철분, 규산 등 각종 미네랄의 함량이 높은 황토질의 토양에서 풍부한 햇살과 청정수로 재배해 알이 굵고 당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송산면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농가는 1200여 가구에 달하며 연간 1만 4000여t을 생산한다. 포도 수확철에는 화성 어디를 가도 길가에 포도 상자를 쌓아 두고 판매하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화성시는 송산포도 재배를 육성하기 위해 매년 포도축제를 개최해 품평회를 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커버스토리-르포] 쉴 틈 없이 줄이은 화장 행렬… 강 비린내·탄 냄새 진동

    [커버스토리-르포] 쉴 틈 없이 줄이은 화장 행렬… 강 비린내·탄 냄새 진동

    1일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남동쪽을 관통하는 바그마티 강 유역에서는 시신을 태운 ‘죽음의 연기’가 끊이지 않았다. 강이 갈라져 섬처럼 된 둔덕에도, 강둑에 마련된 ‘갓’(화장용 단상을 뜻하는 현지어)에도 빈틈없이 장작더미가 올라가 있었고 그 위에는 천으로 감싼 시신이 한 구씩 불타고 있었다. 갠지스 강 상류인 바그마티 강과 강가에 있는 네팔 힌두교의 최대 성지 파슈파티나트 사원은 인도에서도 많은 힌두교도가 성지순례를 위해 찾는 곳이다. 화장이 이뤄지는 ‘갓’들은 사원 영내에 해당하는데, 카트만두뿐 아니라 외곽에서도 화장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 화장이 끝난 뒤 생존자들은 가족의 마지막 흔적을 강물에 뿌렸다. 한 주민은 “상류 쪽은 부유층과 귀족들의 화장장이고, 하류로 내려올수록 가난한 사람들의 화장장이라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마지막 여행’을 떠나는 길마저 신분에 따라 다르다는 얘기를 듣고 보니 네팔 또한 인도처럼 카스트 제도가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실감됐다. 카트만두에서만 수천명이 숨진 터라 화장의 행렬은 쉴 틈 없이 이어졌다. 돈이 없어 장작을 충분히 구하지 못한 시신은 완전히 재가 되지 못한 채 강물에 던져지기도 했다. 강바닥에는 시신을 감쌌던 천이 떠내려가다 바위에 걸려 흔들리고 있었다. 물비린내와 매캐한 탄 냄새, 알 수 없는 냄새가 코를 마비시켰다. 평소 바그마티 강 한쪽에서 잿더미를 뿌리는 동안, 다른 쪽에서는 그 물을 마시고 몸을 씻는 게 네팔 사람들의 풍습이다. 사람들이 바그마티 강을 ‘삶과 죽음이 하나가 되어 흐르는 강’이라고 부르는 까닭이다. 하지만, 지난 25일 대재앙이 휩쓸고 간 뒤로 바그마티 강은 오롯이 거대한 화장터로 변했다. 이방인의 눈에 생경했던 건 부모를 화장하고 전통에 따라 머리를 민 남성도, 가족 중 누굴 떠나보냈는지 모를 노인도 결코 큰 소리로 통곡하거나 절규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의연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윤회(輪廻) 사상을 믿는 네팔인들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이었다. ‘갓’에서 남편을 화장한 마야 사케(34)의 눈빛에서는 슬픔과 무거운 책임감이 교차했다. 카트만두 서쪽 지역에서 벽돌을 찍어내던 남편은 25일 지진 발생 당시 입은 부상이 악화돼 숨졌다. 사케는 울었지만, 소리는 내지 않았다. 슬픔을 속으로 삭이는 듯 했다. 사케는 “생전에 착한 일을 많이 한 남편은 좋은 곳에서 다시 태어날 것”이라면서 “남편 대신 세 딸과 아들을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에 슬퍼할 시간도 없다”고 했다. 사케처럼 카트만두도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전부 닫혀 있었던 상점들이 하나둘 문을 열기 시작했다. 바그마티 강 인근 거리에 늘어선 상점 가운데 서너 곳이 문을 열고 몇 개의 노점도 섰다. 카트만두 중심부의 라트나 파크에 형성됐던 거대한 이재민 천막촌도 절반 규모로 줄었다. 여진 가능성이 줄면서 일부는 집으로 돌아갔고, 또다른 이들은 고향집으로 내려갔다. 천막촌의 급수차 물배급 사정에 여유가 생긴 것인지 비교적 깨끗한 행색의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남아 있는 이재민들도 “2~3일 내로 집에 돌아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26일 아내와 아들, 두 딸과 함께 천막촌에 온 프러선사 커트리(44)는 2일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식기와 취사도구를 제외한 짐들을 꾸리고 있었다. 그는 “간간이 집에 들어가 필요한 물건을 갖고 나왔지만 여진이 끝났다는 확신이 없어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다”면서 “집에 돌아가 부서진 가구를 치우고 문도 다시 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카트만두를 빠져나가는 행렬은 이날도 이어졌다.지난달 30일까지 카트만두를 빠져나간 주민은 23만명에 이른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버스 안은 입석까지 꽉 찼고, 그것도 모자라 지붕까지 올라탔다. 법으로 금지된 일이지만, 경찰들도 눈감아 줬다. 2명씩 태운 오토바이도 수없이 시 외곽으로 빠져나갔다. 국제구호단체인 기아대책의 발 크리스나 버터라이(38)는 “이분들은 시 외곽 지역에 고향을 둔 카트만두 직장인이다. 고향 가족들을 위해 천막을 구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토바이에 끈으로 천막을 매단 채 신두팔촉으로 향하던 라젠드라 퍼르사이(23)는 “집이 다 무너졌지만 다행히 식구 중 다친 사람은 없다”면서 “매일 비가 오는데 가족들이 천막을 구하지 못해 남의 집에서 잔다고 해서 급하게 텐트를 구해 가는 중”이라고 했다. 카트만두(네팔) 김민석 특파원 shiho@seoul.co.kr
  • [현장 행정] 55년 전 민주화 염원 강북서 다시 꽃핀다

    [현장 행정] 55년 전 민주화 염원 강북서 다시 꽃핀다

    “대한민국 민주 발전을 이룬 4·19혁명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합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13일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오는 18·19일에 4·19혁명 국민문화제를 연다고 밝혔다. 그는 “4·19혁명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에 비해 그 의미가 제대로 널리 알려지지 못하고 있다”면서 “문화제를 통해 역사를 바로 보고 그날을 경험하며 최대한 많은 이가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4·19혁명은 1960년 자유당 정권이 이기붕을 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개표를 조작하자 부정선거 무효와 재선거를 주장하며 학생들이 중심이 돼 일으킨 혁명이다. 이로 인해 12년 이승만 정권이 막을 내렸다. 2013년부터 개최한 문화제는 올해 학술토론회가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오는 18일 오후 3시 수유동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4·19혁명과 세계사적 의의’라는 주제로 열리며 이동희 한국학연구원 교수의 진행으로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 오제연 규장각 선임 연구원, 연규홍 한신대 신학대학원장 등이 참여한다. 또 구는 학술자료집을 영어로 발간해 세계의 주요 대학과 도서관에 보급하고,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다. 축제의 중심은 18일 오후 7시 강북구청 사거리에서 열리는 전야제다. 희생영령을 위한 진혼무 공연, 시낭송 등과 함께 윤도현밴드, 양희은, 장미여관, 로맨틱펀치, 트랜스픽션 등이 출연하는 록 페스티벌이 2시간 동안 펼쳐진다. 메인 행사장이 설치되는 강북구청 사거리에서 광산사거리까지 600m 구간은 18일 오전 1시부터 19일 오전 3시까지 차량 운행이 전면 통제된다. 이 외 18일에는 헌혈릴레이, 태극기 아트페스티벌, 4·19 영상물 상영 및 전시, 현장 참배, 1960년대 거리재현 퍼레이드, 풍물패 공연 등이 열린다. 또 19일에는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순례길 트레킹, 4·19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 4·19 희생영령 추모 소귀골 음악회 등이 이어진다. 박 구청장은 “국민문화제를 통해 4·19혁명을 잊고 있었던 기성세대와 사건 자체가 생소한 젊은 세대에 그 역사적 가치와 의미가 충분히 전달되기를 바란다”며 “1960년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타올랐던 뜨거운 열정과 함성을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문화제에 많은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IS 추가 테러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한국 대사관이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괴한들로부터 무차별 총격을 받아 현지 경비경찰 2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에 대한 IS의 테러 공격은 이번이 처음으로 우리 대사관 직원들 피해는 없었다지만 우리나라도 더이상 IS 테러 공격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분명해진 셈이다. 특히 미국을 위시해 IS와 무력 대결을 펼치고 있는 서방 국가들과 달리 한국은 이들 국가의 대(對)테러 활동을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하는 국가인데도 불구하고 테러 공격을 받았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적인 테러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IS의 이번 공격을 놓고 일각에선 한국이 아니라 현지 경비원을 목표로 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주요 서방국들이 대부분 리비아 주재 대사관을 폐쇄하는 바람에 주(主)공격 대상을 찾기가 여의치 않게 된 IS가 한국을 표적으로 삼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듯하다. 실제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도 국가정보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 2월 국회 정보위에 출석해 더이상 우리나라가 테러 안전지대가 아님을 강조한 바 있다. 그의 경고는 최근 5년간 국내에서 국제 테러조직 관련 활동을 하던 외국인들을 강제 추방한 건수가 50여건에 이르는 사실에서도 뒷받침된다. 일본만 해도 우리처럼 대테러 군사활동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있는데도 자국민 2명이 IS에 참수당하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공개 참수와 화형, 집단학살을 마다하지 않는 테러 집단으로부터 우리만은 안전할 것이라는 요행을 바랄 수는 없다. 무엇보다 중동 지역과 북아프리카 등 IS의 주된 활동 무대에 거주하는 교민과 이들 지역을 방문하는 여행객과 성지순례객들의 안전을 담보할 특단의 대책을 정부는 강구해야 한다. 여행금지 조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취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테러 세력의 국내 잠입 가능성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IS는 80여개국에서 몰려든 1만 5000여명의 무장 조직원을 둔 다국적 조직이다. 여기엔 터키를 여행하다 사라진 우리나라의 김모군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IS가 언제 어떤 형태로 국내에서 테러를 자행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정부에 대책을 촉구하는 차원을 넘어 여야 정치권도 대테러 방지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 테러 앞에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
  • [이슈&이슈] 청주 문화도시의 꿈 ‘세계 중심’을 그리다

    [이슈&이슈] 청주 문화도시의 꿈 ‘세계 중심’을 그리다

    주민 간 자율 통합으로 지난해 7월 청원군과 한몸이 돼 지자체 간 통합의 모범을 보여준 충북 청주시가 문화도시 조성을 선언,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시가 문화도시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은 2015 동아시아문화도시 사업이다. 12일 시에 따르면 이 사업은 역사적으로 하나의 문화권인 한·중·일 3개국이 해마다 3개 도시를 선정, 문화교류를 통해 상생하자는 뜻에서 지난해 시작된 프로젝트다. 올해는 청주와 함께 중국 칭다오, 일본 니가타시가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광주, 중국 취안저우시, 일본 요코하마시가 대상 도시였다. 시는 동아시아문화도시 사업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뒤 지속적인 문화사업을 통해 영국 글래스고나 리버풀처럼 어둡고 칙칙했던 도시에서 문화도시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다. 문화도시 조성의 출발점이 된 동아시아문화도시 사업은 동아시아문화주간, 젓가락페스티벌, 시민한마당축제 등 연중 전시와 공연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다음달부터 오는 8월까지 진행되는 문화주간은 3개 도시 순회행사를 통해 동아시아시민들이 문화 나눔, 문화 감동을 누릴 수 있는 행사다. 3개 도시의 문화원형 및 전통문화 예술작품 특별전이 개최되고, 3개 도시의 전통예술과 현대무용의 융합퍼포먼스, 동아시아문화마켓 등이 펼쳐진다. 이 기간 청주지역 공연단체 관계자 50여명은 칭다오와 니가타를 방문해 공연과 시민교류에 나선다. 칭다오에서는 9월에 한·중·일 대표 아티스트 특별교류전이, 11월에는 3개국 문화예술교육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생명, 문화, 유교를 각각 주제로 한 학술행사가 마련된다. 11월에는 청주에서 한·중·일 문화삼국지 젓가락페스티벌이 열린다. 3개국이 가진 공통문화란 점에 착안해 마련된 이 행사는 젓가락문화 학술심포지엄, 동아시아 젓가락 특별전, 젓가락테마공연, 젓가락대회 등으로 꾸며진다. 디자인 등을 평가해 3개국 최고의 젓가락을 발굴하고 젓가락 콩나르기대회도 마련된다. 12월에 청주예술의전당에서는 3개 도시의 예술단체와 동아리들이 모여 합동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동아시아 문화도시 공식행사를 마무리하는 사업인 이 공연은 청소년, 주부, 직장인 등이 대거 참여하는 시민프로젝트로 꾸며질 예정이다. 9월 옛 청주연초제조창에서 개막하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도 문화도시 조성에 힘을 보탠다. 이번 행사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이 공동감독을 맡아 공예와 철학, 문학의 만남을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행사로 꾸며진다. 시는 수십년간 방치됐던 옛 담배공장인 제조창에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전 세계 공예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올 하반기에 시립미술관도 개관한다. 79억원이 투입되는 시립미술관은 부지 9134㎡, 연면적 4546㎡ 규모로 짓는다. 문화도시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시민과 기관들의 자발적인 참여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 7일 충북대학병원의 삭막한 콘크리트벽에 봄이 찾아왔다. 늘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타인을 존귀하게 대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이채 시인의 아름다운 시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린 것이다.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이 없으되 내가 잡초 되기 싫으니 그대를 꽃으로 볼 일이로다.” 현수막을 도화지로 삼아 이 시를 옮겨 쓰고 그림을 그려넣는 작업은 지역에서 활동 중인 화가 손부남씨가 맡았다. 윤우현 충북대병원 홍보담당은 “현수막에 써내려간 시를 본 시민들이 하나같이 너무 좋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동아시아문화도시 청주 선정을 계기로 병원 홍보현수막을 걸었던 이곳에 계절별로 좋은 글이나 시를 추천받아 작품으로 표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악인과 소리모임 등의 재능기부도 잇따르고 있다. 시는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발전하기 위한 중장기사업 발굴에 나서기로 했다. 시는 세계 최초로 언어와 문화장벽 없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전역에 외국어통역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도시재생, 문자, 디자인, 건축, 음악, 인문학 등을 강연하는 동아시아창의학교 상설관 건립을 검토하기로 했다. 청주시민들의 애장품과 스토리, 영상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청주시민이야기박물관, 청주공항의 문화공항 만들기, 한·중·일 대표 전통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는 동아시아토종시장, 동아시아책마을도 검토 대상에 올려놨다. 청주 출신 유명 인사들이 참여해 고향에 대한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홈커밍데이, 생명의 숲과 나무순례길 조성도 추진된다. 시는 이를 위해 한·중·일 비교문화연구소, 충북대 공자학원, 청주대 한국문화연구소 등과 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민관협력시스템 구축을 위해 행정협의회를 구성하고 시민중심사업 발굴을 위해 시민위원회도 만들었다. 변광섭 2015 동아시아문화도시 청주 사무국장은 “인구가 85만명인 청주가 838만명의 인구를 자랑하는 칭다오와 함께 문화도시로 선정된 것은 청주의 문화 잠재력과 발전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라면서 “중소도시도 문화도시로 변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정부·지자체, 찾아가고픈 지역·명품관광지 만들기] 행락철 관광객 잡기 무한경쟁

    [정부·지자체, 찾아가고픈 지역·명품관광지 만들기] 행락철 관광객 잡기 무한경쟁

    지방자치단체들이 역동하는 중화권과 새로운 KTX 열차 노선을 활용한 다양한 관광상품을 출시하며 관광객 잡기 무한 경쟁을 펼치고 나섰다. 강원 춘천시는 국민 애창곡인 ‘소양강 처녀’의 노랫말 주인공을 활용한 스토리텔링과 의암호변 소양강처녀상 주변 관광 명소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소양강처녀상 주변에 스카이워크와 수상레저시설을 설치해 관광 명소화한다. 또 노랫말 주인공의 사연과 노랫말을 담은 스토리텔링 영상을 제작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를 통해 홍보하고 창작 뮤지컬을 제작하는 등 소양강 처녀 알리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경남 하동군은 최치원의 흔적이 남아 있는 별천지 화개동을 비롯해 6조 혜능 선사의 정상이 모셔진 천년고찰 쌍계사, 소정방의 설화가 서려 있는 악양 동정호 등 중국과 연관성이 있는 관광지에 대한 스토리텔링 개발에 나섰다. 솔잎한우·재첩·참게·산채 등 지역 농·특산물을 이용해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먹거리도 개발한다. 경기관광공사는 중화권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을 활용한 특색 있는 체험형 관광상품 개발에 나섰다. 올 상반기 중 대만 관광객 1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한다. 호남지역 지자체들은 KTX 호남선을 이용한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전남 여수시는 3색 체험 기차여행을 운영하고, 전남 순천시도 연령별·계절별·테마별로 순천만정원, 순천만, 낙안읍성 등을 연계하는 관광코스 개발에 나섰다. 광주시는 아예 호남고속철 1량(56석)을 임대해 다음달 2일부터 ‘아트 투어 남행열차’ 상품을 내놓는다. 경북 포항시는 KTX 포항 개통을 계기로 영일만 앞바다를 둘러볼 수 있는 관광유람선 운항사업을 추진한다. 울산시는 해양관광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 기존의 고래바다여행선(고래 탐사선)에 이어 간절곶에서 대형 요트관광을 시작했다. 부산시는 영화 ‘국제시장’의 흥행에 힘입어 명소로 떠오른 국제시장과 중구 광복동, 남포동 일대를 묶어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영화 속 ‘꽃분이네’ 등 국제시장 명소를 지나는 산복도로와 자갈치시장, 용두산공원 등과 연계하는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국내외 관광객들을 불러들인다는 계획이다. 인천시도 백령도 성지순례 상품과 강화도 갑곶 성지순례를 비롯해 백령도 물범, 옹진군 저어새, 강화 갯벌 등 종교와 자연 생태를 주제로 한 특색 있는 관광 콘텐츠 개발에 나선다. 지자체 관광개발 담당들은 “행락철을 맞아 지자체마다 변모하는 관광 여건에 맞게 다양한 관광상품을 출시하며 관광객 잡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 자오쯔양 】中 금기어 풀리나

    1989년 톈안먼(天安門) 시위 진압에 반대하다 실각한 ‘비운의 지도자’ 자오쯔양(趙紫陽·1919∼2005)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유골이 10년 만에 안장될 것으로 보인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자오 전 총서기의 사위 왕즈화(王志華)는 “당국으로부터 자오 전 총서기의 유골 매장을 승인받았다. 부인 량보치(梁伯琪) 여사의 유골과 합장하는 것에도 당국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왕즈화는 그러나 “묘지 조성 장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자오 전 총서기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금지해 온 당국은 2005년 1월 그가 사망하자 그의 묘지가 자유파의 성지가 될 것을 우려해 유해를 감시·감독이 쉬운 혁명열사 묘지에 안장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묘지 참배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사유지에 안장할 것이라고 맞섰다.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자오의 유골함은 10년째 베이징 자택에 보관되고 있다. 가족들은 2013년 량 여사가 사망한 뒤부터 부부의 유골함을 함께 보관하고 있다. 자오 전 총서기의 막내아들 자오우쥔(趙五軍)은 “당국자들의 태도에 진정성이 있다”며 “노부부가 편안히 안장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정치평론가인 장리판(章立凡)은 “당국이 자오 전 총서기의 유골 안장을 허가한 것이 그의 명예를 회복시키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당국자들은 여전히 그의 무덤이 순례지가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 전통명절 칭밍제(淸明節·청명절)인 지난 5일 공안 요원들이 자오 전 총서기의 자택에 대한 경비를 강화한 가운데 100여명의 추모객이 자택을 찾았다고 SCMP는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4부)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대상그룹] 창업주 임대홍의 동생들, 정·재·언론계 혼맥 화려…임창욱 명예회장,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의 사위

    창업주 아래 2남 1녀로 이어지는 대상그룹은 단출하지만 화려한 혼맥을 자랑한다. 전북 정읍에서 농사를 짓던 부친 임종구씨와 모친 김순례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난 임대홍(95) 대상 창업주는 1942년 전북도청 직원으로 근무하던 고 박하경 여사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고 박 여사는 전남 철도청 역원(임원급)의 딸이었다. 임 창업주의 장남인 임창욱(66) 명예회장은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의 셋째 딸인 박현주(62) 씨와 중매결혼했다. 현주씨는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의 여동생으로 현재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부회장이다. 임 명예회장은 한양대, 일본 와세다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고 박 부회장은 이화여대 영문과 출신으로 미국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임창욱 명예회장과 박현주 부회장은 아들 없이 슬하에 두 딸을 뒀다. 장녀인 임세령(38) 대상 사업전략담당중역 상무는 1998년 국내 최고 재벌인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나 결혼했지만 11년 만인 2009년 헤어졌다. 이 부회장의 어머니인 홍라희 리움 관장과 모친 박현주 부회장이 불교 모임인 불이회에서 만나 친분을 쌓고 혼담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세령씨는 연세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이었다. 한때 국내 조미료 시장의 양축을 이뤘던 삼성그룹(미풍)과 대상그룹(미원) 3세들의 결혼은 그 자체로도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결혼식은 경기도 용인의 호암미술관 앞 정원에서 강영훈 전 국무총리의 주례로 치러졌다. 임세령 상무는 이 부회장 사이에 이지호(15)군과 이원주(11)양을 뒀다. 지금도 아들과 딸을 주기적으로 만나 어머니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임 명예회장의 차녀인 임상민(35) 대상 기획관리본부 상무는 미혼이다. 창업주의 막내아들 임성욱(48) 세원그룹 회장은 한국산업은행 부총재보를 지낸 손필영 씨의 외동딸 손성희(49) 씨와 혼사를 올렸다. 임성욱 회장은 일본 유학시절 교회에서 성희씨를 만나 연애결혼했다. 성희씨는 당시 산업은행 도쿄지점장을 지낸 아버지를 따라 도쿄 세신여대에 유학 중이었다. 창업주의 장녀 임경화(72) 씨는 ‘트래펑’으로 유명한 백광산업의 김종의(74) 회장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김 회장은 경남고, 서울대 공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MBA를 마쳤다. 대상 가맥은 창업주 동생들의 막강 사돈으로까지 이어진다. 둘째 남동생인 임채홍(87) 전 내쇼날프라스틱 회장의 장남 임익성(60) 내쇼날프라스틱 회장은 고재청 전 국회부의장의 둘째 딸 선영씨와, 차녀 현미씨는 이훈동 전남일보 명예회장의 막내아들 경일씨와 결혼했다. 첫째 남동생 정홍씨의 차남 우성씨는 동일방직 사장을 지낸 정종화씨의 딸 혜경씨와 식을 올렸고, 셋째 남동생 수홍씨의 장남 병선씨는 김영천 전 법무차관 가문과 인연을 맺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포토] 부활절 철야 미사 올리는 교황, 단호한 눈빛 “경외하는 마음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활절인 5일(현지시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어리석은 폭력사태’를 끝내라고 촉구했다. 교황은 이날 정오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발표한 부활절 강복 메시지 ‘우르비 에트 오르비’(’바티칸과 온 세상에’(경향·京鄕)라는 뜻의 라틴어)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비가 내리는 속에서 가톨릭 신자와 순례자 등 수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진행된 부활절 미사에서 교황은 최근 타결된 이란 핵협상이 “더 안전하고 우애 있는 세계로 향하는 결정적인 걸음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교황은 성바실리카 성당 발코니에서 무장분쟁으로 목숨을 잃은 이들에 기도를 당부하면서 “지난 2일 케냐 가리사 대학에서 희생당한 젊은이들을 특별히 기억한다”며 알샤바브의 테러 공격으로 숨진 148명을 거론했다. 2013년 등극한 이래 세 번째인 부활절 메시지에서 교황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무엇보다 평화를 위해, 무기의 굉음이 멈추기를” 기원했다. 이어 교황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이뤄지는 엄청난 인도적인 비극과 수많은 난민의 고충을 방관하지 말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교황은 리비아에서 ‘어리석은 유혈사태와 모든 야만적인 폭력행위’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전쟁으로 피폐해진 예멘과 우크라이나 내 모두의 이익과 평화를 간구했다. 아울러 교황은 납치당한 모든 이들, 나이지리아와 남수단, 수단,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일어난 분쟁과 극단주의자 공격으로 집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을 위해 기도했다. 교황은 평소 자주 그랬듯이 부유층과 권력층에 대해 전 세계의 빈자와 약자를 도우라고 호소하는 한편 기독교도에는 남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면서 거만하지 않고 경외하는 마음으로 남을 도우라”고 강조했다. 이번 교황의 부활절 메시지는 수십 개 나라에서 생중계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빛과 은총 필요한 때… 세월호 유족도 치유받기를”

    “빛과 은총 필요한 때… 세월호 유족도 치유받기를”

    기독교의 최대 축일인 부활절을 맞아 5일 전국의 성당과 교회에서 부활절 미사와 예배가 열렸다. 전국 천주교회는 지난 4일 저녁 부활 성야 미사를 연 데 이어 이날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를 열었다.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낮 12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했다. 염 추기경은 부활절 메시지를 통해 “오늘날의 세상은 부활하신 주님의 빛과 은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며 우리 역시 평화를 위해 십자가를 지고 희생할 각오를 하자”고 전했다. 염 추기경은 특히 세월호 1주년을 맞아 “희생자들이 영원한 안식을 누리고 유가족들도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개신교계에서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 주관으로 각각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서울 중앙루터교회,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부활절 예배를 열었다. 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는 또 광화문 광장에서 ‘곁에 머물다’를 주제로 예배를 열었다. 인천에서는 1885년 4월 5일 미국 감리교 선교사 헨리 아펜젤러가 제물포항을 통해 한국에 입국한 것을 기념해 관련 기념행사가 열렸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어리석은 폭력사태’를 끝내라고 촉구했다. 교황은 이날 정오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발표한 부활절 강복 메시지 ‘우르비 에트 오르비’(로마와 온 세상에)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비가 내리는 속에서 가톨릭 신자와 순례자 등 수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진행된 부활절 미사에서 교황은 최근 타결된 이란 핵협상이 “더 안전하고 우애 있는 세계로 향하는 결정적인 걸음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세월호 참사 1주년… 종교계 모여 그 아픔을 위로하다

    세월호 참사 1주년… 종교계 모여 그 아픔을 위로하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종교계가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추모활동에 일제히 나선 것이다. 불교, 개신교, 천주교 등 각 종교는 참사 당일(4월 16일)을 전후해 현장인 진도 팽목항을 포함한 전국에서 법회와 기도회, 미사를 이어간다. 이들은 참사 1주기가 부처님오신날·부활절 시즌과 맞물린 만큼 희생자 위로와 극복·치유의 행사들을 범종교적으로 결집할 태세다. 조속한 선체 인양을 요구하는 실종자 가족들과 공동대응에도 나섰다. 불교계는 26일 오전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오체투지로 참사 1주기 공동 대응에 들어갔다. 조계종 노동위원회 도철·혜조 스님과 불교 시민단체 회원, 일반인 등 30여명은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광화문광장까지 머리와 다리, 팔, 가슴, 배 등 몸의 다섯 부분이 땅에 닿는 절을 하며 이동했다. 이들은 “오체투지 한 걸음 한 걸음에 참사 1주기 이전 정부가 인양 결정을 내릴 것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다음달 16일 이전 정부의 선체인양 결정이 있도록 도와달라”는 실종자(9인) 가족들의 예방을 받고 “정부에 의사를 전달하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조계종은 오체투지에 이어 다음달 14일 서울 조계사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위령재를, 16일에는 전국 사찰에서 실종자 귀환을 바라는 타종도 진행한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 진도 팽목항 방파제에 임시법당을 다시 세워 참사 1주기 30일 기도에 들어갔다. 금강스님(미황사 주지)과 조계종 긴급재난구호봉사단장 법인스님 주도 아래 호남지역 사찰 스님들이 하루 두 번씩 기도를 진행하고 있다. 개신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주도 아래 희생자 위로와 진상 규명, 인양 촉구에 힘을 쏟고 있다. NCCK는 기독교의 고난주간 성금요일인 4월 3일 세월호 침몰현장인 맹골수도에서 선상예배를 드린다. NCCK 김영주 총무는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2015년 부활절을 맞아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의 사회적 의미를 찾는 의미에서 현재 한국 사회의 가장 큰 아픔인 세월호의 침몰현장을 찾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예수가 제자들의 발을 씻겼다는 목요일 오후 2시부터 진도 석교삼거리에서 팽목항까지 도보순례로 부활절맞이를 시작한다. 순례 후 팽목항에서 유가족·실종자 가족과 함께하는 세족식을 거쳐 금요일 아침 선상예배로 이어간다. 금요일 예배는 맹골수도 선상예배와 ‘기다림의 아픔’을 간직한 팽목항 방파제 예배가 동시에 드려진다. 이와 관련해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하는 고난주간 기도집’을 발간했다. 기도자료집은 세월호 유가족이 직접 작성한 기도문과 육성증언을 바탕으로 제작됐으며 고난주간에 유가족과 함께 사용하게 된다. 천주교는 지역별로 ‘차분하고 체계적인’ 1주기 맞이를 이미 진행하고 있다. 천주교는 특히 지난해 8월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족들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 만큼 전국 교구차원의 내실 있는 행사들을 부활절까지 이어 갈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서울대교구는 다음달 16일을 전후해 서울 명동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교구 사제단이 공동집전하는 희생자 추모·실종자 위로미사를 봉행한다.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은 이미 지난 1월부터 서울 광화문 세월호광장 내 종교인 부스에서 지킴이 활동을 벌이며 세월호 유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가 광화문 광장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진행하는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 304명을 기억하는 미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현장인 진도 팽목항을 관할하는 광주대교구도 추모 미사와 행사를 거행한다. 지난달 광주대교구 총대리 옥현진 주교를 위원장으로 하는 준비위원회를 꾸려 팽목항 전담사제도 발령했다. 이 전담사제는 팽목항에 상주하며 매일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안산 단원고 관할교구인 수원교구는 안산 세월호 정부 합동분향소 천주교 부스에서 매일 오후 8시 희생자와 실종자를 위한 미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돌고래와 함께 춤을

    돌고래와 함께 춤을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의 남서부에 있는 아마쿠사(天草)는 120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푸른 바다 위에 뜬 크고 작은 섬들과 웅장한 자연 경관 속에 유럽 문화와 크리스트교의 역사가 담겨 있다. 주민들이 아마쿠사를 ‘일본의 보물섬’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야생 돌고래와 사람의 공생 아마쿠사에서는 야생 돌고래와 만날 수 있다. 아쿠아리움에서는 볼 수 없는 귀중한 체험이다. 아마쿠사 앞바다는 조류와 해저 지형의 영향으로 물고기가 풍부하다. 이들을 쫓아 인도양 청백돌고래 200여 마리가 이 일대에서 서식하고 있다. 후타에항에서 20여분 나가면 돌고래들이 자맥질을 벌이는 경이로운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배가 다가가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맥질을 하며 몸매를 뽐낸다. 쾌청한 날엔 수십 마리가 군무를 추며 관광객들에게 ‘답례’를 한다고 한다. 애초 어민들은 고기잡이에 방해만 되는 돌고래 무리를 반기지 않았다. 하지만 곧 돌고래와의 공생을 모색했다. 돌고래 서식지를 보호하고 가꿔 관광상품화하기로 한 것이다. 이제는 돌고래 관찰로 꽤 많은 수익을 올린다.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공존이다. ●아마쿠사에 숨쉬는 크리스천 문화와 순례길 크리스트교가 일본에 전래된 건 1549년 예수회 소속 스페인 선교사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에 의해서였다. 당시 아마쿠사의 영주도 크리스트교를 받아들였고, 주민 모두가 기리시탄(크리스트교인의 일본식 표현)이 됐다. 하지만 박해의 폭풍도 거셌다. 수많은 크리스트교인들이 순교했고, 아마쿠사는 일본 내 대표적인 크리스트교 성지의 하나가 됐다. 아마쿠사의 대표적인 크리스트교 건물은 사키쓰 성당과 오에(大江) 성당이다. 잔잔한 요카쿠만이 보이는 어촌에 세워진 사키쓰 성당은 1934년 프랑스 출신 하르부 신부가 개축한 고딕 양식의 건축물이다. 성당 내부가 다다미로 꾸며진 것이 눈길을 끈다. ‘일본의 향기 풍경 100선’과 ‘일본의 강, 바닷가 풍경 100선’ 등에 선정될 만큼 풍광이 매우 아름답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오에 성당은 1993년 프랑스 출신의 가르니에 신부가 재건한 백색의 교회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축물은 일본 근대 건축의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아마쿠사 시로 메모리얼홀은 유럽문화와 크리스트교 전래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역사 테마관이다. 한국어 방송도 한다. 농민들이 봉기한 1637년 ‘아마쿠사·시마바라의 난’ 때 사용됐던 무기와 가톨릭 마리아관음상 등 200여점의 문화재를 전시하고 있는 ‘아마쿠사 기리시탄관’, 천주교인들의 유품들을 전시한 ‘아마쿠사 로자리오관’ 등도 볼거리다. 특히 박해 시대의 가쿠레베야(숨겨진 방)를 기도 소리와 함께 재현한 디오라마를 놓쳐서는 안 된다. 묘토쿠지 절은 농민 봉기 이후 황폐해진 아마쿠사를 재건한 스즈키 시게나리가 설립한 사찰이다. 못으로 긁은 듯 십자가 흔적이 남아 있는 돌계단과 산문 입구에 걸려 있는 천주교 금지 게시판이 흥미롭다. ●제주 올레, 아마쿠사에 뿌리내리다 규슈 올레는 규슈의 걷기 좋은 길을 도보여행 코스로 개발한 곳이다. 우리 제주 올레 측에서 코스 개발을 돕고, 표지 디자인 등을 제공해 조성됐다. 지난달 28일 개통한 아마쿠사 레이호쿠 코스를 포함해 총 15개 코스 177.4㎞의 규슈 올레길이 운영되고 있다. 아마쿠사의 올레는 이와지마 코스, 마쓰시마 코스, 레이호쿠 코스 등 3개의 올레가 있다. 코스 내의 중요 포인트마다 ‘간세’라고 불리는 말 모양의 오브제와 리본, 나무 화살표 등이 있다. 이와지마 올레는 시마바라 난의 영웅인 아마쿠사 시로의 고향에 조성됐다. 거리는 12.3㎞로 4~5시간 소요된다. 길은 센자키 고분군에서 시작된다. 작은 언덕을 오르면 석실 형태의 고분들과 아마쿠사의 작은 섬들을 이어 주는 아름다운 다리들이 눈에 들어 온다. 작은 어촌과 과수원을 지나 다카야마를 오르면 탁 트인 바다 위에 떠 있는 섬들의 절경과 만난다. 마쓰시마 올레는 넓은 논밭과 해안, 숲 등을 지나는 코스다. 11.1㎞로 4~5시간 소요된다. 강과 바다가 교차하는 해안과 한가롭게 펼쳐진 논밭을 지나면 센간노모리타케다. 다도해의 수많은 섬들이 눈에 들어온다. 길은 아마쿠사 시로가 연회를 열어 술잔을 돌렸다는 센간잔으로 이어진다. 올레 끝자락의 ‘용의 족탕’은 잊지 말고 들러야. 이케시마의 용 전설을 테마로 만들어진 족탕으로, 아마쿠사 오교를 바라보며 피로를 풀 수 있다. 레이호쿠 코스에서는 오지 어촌마을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길이는 총 11㎞. 시마바라의 난 때 주요 격전지였던 도미오카성과 기암절벽이 늘어선 도미오카 해안, 고요한 마을길과 140년의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화과자 가게 등 다양한 볼거리를 만날 수 있다. 아마쿠사(일본) 신동원 기자 woen66@seoul.co.kr >>여행 팁 →아마쿠사는 후쿠오카에서 자동차나 열차로 4시간 정도 걸린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출발하는 아마쿠사 에어라인을 이용하면 35분쯤 소요된다. 하루 세 번 왕복 운항한다. 운임은 다소 비싸지만 프로펠러 달린 경비행기를 타는 맛이 각별하다. →아마쿠사의 바다는 해산물의 보고다. 여름이 제철인 보리새우, 보라주머니가리비, 문어와 전복 등을 숯불에 구워 먹는데 맛이 일품이다. 특히 보리새우는 껍질을 벗겨 회로도 먹는데 쫄깃한 육질이 일미다. 일본 3대 짬뽕 중의 하나로 꼽히는 아마쿠사 짬뽕도 맛보는 게 좋겠다. 아카마키는 16세기에 포르투갈에서 전래된 일종의 떡이다. 팥 앙금을 카스텔라로 말고, 붉은 쌀로 빚은 떡으로 다시 한번 말아 낸다.
  • ”힘든 젊은이들 위해”.. 91세 할머니, 3개월간 ‘1200km’ 걸어 순례

    ”힘든 젊은이들 위해”.. 91세 할머니, 3개월간 ‘1200km’ 걸어 순례

    할머니가 노구를 이끌고 대장정에 나선 건 청년들과 평화를 위한 기도를 위해서였다. 작정하고 길을 나선 할머니는 걷고 또 걸어 드디어 대성당에 도착했다. 그 사이 달력은 2014년에서 2015년으로 바뀌어 있었다. 91세 아르헨티나 할머니 엠마 모론시니가 젊은 사람에게도 쉽지 않은 도보순례에 성공해 화제다. 아르헨티나 지방 투구만에 살고 있는 할머니는 평소 청년과 평화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무한경쟁에 시달리는 청년들과 갈수록 커지는 사회갈등을 안타까워하던 할머니는 대성당까지 도보순례를 결심했다. 할머니는 독실한 가톨릭신자였다. 할머니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근처에 있는 루한 대성당까지 도보순례를 계획했다. 루한 대성당은 매년 수만 명이 도보순례를 하는 곳이다. 할머니는 지난해 12월 27일 집을 나섰다. 해를 넘겨 걷기를 계속한 할머니는 18일(이하 현지시간) 루한에 도착했다. 3개월 가까이 할머니가 걸어서 이동한 거리는 1236.6km. 순례엔 위기도 있었다. 할머니는 걷다가 쓰러져 코를 다치고 손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지만 깁스를 한 채 순례를 마쳤다. 루한에선 그런 할머니를 열렬히 환영했다. 루한의 시장이 직접 나와 할머니를 영접하고 '명예시민' 증서를 수여했다. 루한 성당은 19일 할머니의 이름으로 특별미사를 드렸다. 할머니는 "오늘날의 청년들을 보면 예전보다 더 힘든 삶을 사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청년들이 보다 행복한 삶을 살도록 계속 간절히 기도를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에 대해서도 할머니는 지속적인 기도를 약속했다. 할머니는 "세계적으로 평화가 사라지고 분쟁과 싸움만 벌어지고 있다."며 "평화를 위해 모두 함께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인포바에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91세 할머니는 왜 ‘1200km’ 도보순례를 했을까?

    91세 할머니는 왜 ‘1200km’ 도보순례를 했을까?

    할머니가 노구를 이끌고 대장정에 나선 건 청년들과 평화를 위한 기도를 위해서였다. 작정하고 길을 나선 할머니는 걷고 또 걸어 드디어 대성당에 도착했다. 그 사이 달력은 2014년에서 2015년으로 바뀌어 있었다. 91세 아르헨티나 할머니 엠마 모론시니가 젊은 사람에게도 쉽지 않은 도보순례에 성공해 화제다. 아르헨티나 지방 투구만에 살고 있는 할머니는 평소 청년과 평화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무한경쟁에 시달리는 청년들과 갈수록 커지는 사회갈등을 안타까워하던 할머니는 대성당까지 도보순례를 결심했다. 할머니는 독실한 가톨릭신자였다. 할머니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근처에 있는 루한 대성당까지 도보순례를 계획했다. 루한 대성당은 매년 수만 명이 도보순례를 하는 곳이다. 할머니는 지난해 12월 27일 집을 나섰다. 해를 넘겨 걷기를 계속한 할머니는 18일(이하 현지시간) 루한에 도착했다. 3개월 가까이 할머니가 걸어서 이동한 거리는 1236.6km. 순례엔 위기도 있었다. 할머니는 걷다가 쓰러져 코를 다치고 손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지만 깁스를 한 채 순례를 마쳤다. 루한에선 그런 할머니를 열렬히 환영했다. 루한의 시장이 직접 나와 할머니를 영접하고 '명예시민' 증서를 수여했다. 루한 성당은 19일 할머니의 이름으로 특별미사를 드렸다. 할머니는 "오늘날의 청년들을 보면 예전보다 더 힘든 삶을 사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청년들이 보다 행복한 삶을 살도록 계속 간절히 기도를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에 대해서도 할머니는 지속적인 기도를 약속했다. 할머니는 "세계적으로 평화가 사라지고 분쟁과 싸움만 벌어지고 있다."며 "평화를 위해 모두 함께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인포바에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열린세상] 일본의 예술 섬과 문화 수준/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일본의 예술 섬과 문화 수준/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일본의 ‘예술 섬’이라 불리는 나오시마(直島)를 다녀왔다. 이번이 두 번째다. 인구 3000명 정도의 작은 섬마을이 세계적인 여행 잡지 ‘콩데나스 트레블러’에 세계 7대 관광지로 실린 곳이다. 겨울방학을 이용해 나오시마 이후에 만들어진 인근의 데시마(豊島)와 이누지마(犬島)까지 가 보았다. 조금씩 다른 섬마을의 특성이 미술관 형태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궁금했다. 데시마는 나오시마 옆의 작은 섬으로 16년간 산업 폐기물 불법 투기장으로 이용됐던 곳이다. 그런 곳이 예술을 테마로 재생됐다. 원래 이 지역은 기후가 온화하고 물이 좋아 벼농사를 많이 지어 풍요로웠다고 한다. 여기에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니시자와 류에가 설계한 데시마미술관이 들어섰다. 단연 독보적이다. 미술관은 티켓을 구입하는 곳과 다소 떨어져 있다. 미술관에 도착하기까지 여유롭게 산책하면서 아름다운 다랭이 밭을 감상하고 숲과 바다를 보며 몸과 마음을 쉬게 하려는 건축가의 의도다. 미술관에 다다르면 신발을 벗고 실내화로 갈아 신어야 한다. 나지막한 높이의 부드러운 곡선 모양 미술관이 심상치 않다. 미술관은 기둥이 없는 셀 구조로 40×60m 규모에 높이가 4.5m인 얇은 피막 같은 형태다. 어느 개구부에도 유리는 없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끼게 하기 위함임을 알 수 있었다. 실내외는 하얀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낮은 지붕 양쪽으로 타원형의 커다란 구멍을 냈다. 햇빛의 방향에 따라 한쪽 구멍에는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이, 다른 쪽의 구멍으로는 숲의 녹음이 펼쳐져 그 자체가 완벽한 예술품이다. 실내에는 일체의 시설물이 없다. 고요함 속에 자연의 소리만 들린다. 미술관이 위치한 곳은 예로부터 우물이 있어 주민들에게 소중한 물의 공급원이 됐다고 한다. 바닥 곳곳에 아주 작은 구멍이 여기저기 뚫려 있어 각각의 구멍에서 물방울이 봉긋 솟아나온다. 천천히 구르다가 금방 멈추기도 하고, 멈춰 있는 다른 물방울과 합류하기도 한다. 각자의 방향으로 흘러가다 큰 곳에서 모두 합쳐지기도 하고, 곳곳에 있는 작은 드레인을 통해 어느새 사라지기도 한다. 뚫린 천장에서 비치는 햇빛으로 물방울이 선명하게 돋보이기도 하고 바람에 흔들리기도 한다. 이누지마는 커다란 구리 제련 공장을 예술 공간으로 재생한 또 하나의 감동적인 장소였다. 노인 인구 55명의 작은 섬마을로, 공장 매연으로 자연이 훼손돼 폐허가 됐던 곳이 친환경 건축물인 세이렌쇼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 미술관은 이누지마의 근대화산업 유산인 유구(遺構)를 보존하고 재생하면서 동시에 예술과 자연에너지를 일체화해 보여 주고 있다. 자연을 착취해 에너지를 마음껏 쓰는 근대적인 발상은 이곳에서 통하지 않는다. 건축은 지구에 파묻히는 식물과도 같은 것이기를 바라는 건축가의 의도가 그대로 반영된 곳이다. 여기에 현대미술가 야나기 유키노리가 함께했다. 어디까지가 예술이고 어디까지가 건축인지 경계가 모호한 어우러짐 속에 역사의 흔적과 환경 보전의 강한 메시지가 전달돼 또 다른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갈등 관계에 있는 나라다. 우리는 일본을 넘어서야 하는 역사적 숙명을 가지고 있다. 산업 폐기물로 버려졌던 섬을 세계적인 예술 섬으로 바꾼 일본 사회의 저력은 간단한 수준이 아니었다. 그것을 그들이 가꾸고 향유하며,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려온다. 방문객들은 마치 성지 순례자가 된 듯 예술 섬들을 둘러보고 감동을 안고 돌아간다. 우리도 그런 보석을 만들 때가 됐다. 산을 깎고 옛것을 부수는 토건 방식에서 벗어나 문화와 예술을 활용하자. 자연 훼손과 시설활용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평창올림픽도 문화올림픽이 돼야 한다. 문화와 예술을 활용해 올림픽 후에도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 나는 ‘아트-평창’을 제안하고 싶다. 산을 깎고 건물 짓는 곳에만 예산을 쓸 것이 아니라 용평과 진부의 골짜기마다 갤러리, 화가와 목수의 작업실을 유치하자. 예술 섬을 시작한 후쿠타케 소이치로의 말이 가슴에 남는다. ‘경제는 문화에 종속돼야 하고 인간과 기업의 모든 활동은 좋은 공동체를 창조하는 데 목표를 두어야 한다.’ 누구인가? ‘아트-평창’의 꿈을 시작하고, 한반도에 보석 하나 만들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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