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순례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사측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지위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판단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추석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533
  • [박미경의 사진 산문] 공소와 공소

    [박미경의 사진 산문] 공소와 공소

    ‘작은 성당’이라 불리는 공소(公所)는 본당보다 작은 천주교회를 뜻한다. 주임신부가 상주하지 않고 일 년에 두 번 본당에서 신부가 찾아와 미사를 집전한다. 공소의 대부분이 농촌 지역, 그것도 산간지대에 위치한 만큼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성당 건축’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고 소박한 공간이 대다수다. 그러나 역사 이래 마을 주민들, 즉 공소 교우들이 스스로 힘을 합쳐 유지해 온 것이니만큼 그 신실함과 경건성은 크고 웅장한 성당의 그것에 뒤지지 않는다. 더구나 공소는 우리나라 천주교회의 첫 모습으로, 한국 천주교회 200년 역사에서 반 이상이 공소 시대였다. 천주교회의 모태이자 민초들의 삶이나 신앙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가 간직된 곳으로서 보존되고 기록돼야 할 가치가 있는 대상인 것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공소들이 농촌 인구가 줄고 재정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데다 세상의 무관심까지 더해지면서 하나둘 사라져 가고 있다. 사진가 김주희는 어느 해 자신이 사는 전라북도 땅에 전국에서 공소가 가장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천주교전주교구사 연구자료집’(호남교회사연구소ㆍ1986년)에 따르면 1911년까지 전라북도에 위치한 공소 수는 473개였다. 신해박해, 신유박해, 기해박해, 병인박해 등 네 번의 큰 박해가 이어질 때, 전라도ㆍ충청도와 같은 이웃 지방에서 비교적 평온한 전라북도 지역으로 수많은 신자가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위기의 상황에서 모임을 이어 갔던 작은 신앙공동체들이 박해의 폭풍이 잦아든 이후 공소의 형태로 이어진 것이다. 사진가는 멀지 않은 역사에 그렇게나 많았던 공소들이 이제는 거의 사라지고 100여개 남짓 남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세례명이 가브리엘라인 천주교 신자이기도 한 그녀는 이 공소들을 사진으로 찍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자신조차 기록하지 않으면 공소들이 모두 공소(空所)가 돼 가뭇없이 스러져 갈 것만 같았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부안의 ‘덕림공소’였다. 그 작고 소박한 공소에서 사진가는 모진 박해에도 배교하지 않고 믿음을 지켰던 사람들을 떠올렸고, 먹은 마음을 다시금 단단히 다졌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니, 스스로 당위가 없으면 해나가기 어려운 일이었다.덕림공소를 시작으로 3년여 동안 진안 ‘어은동공소’, 장수 ‘수분공소’, 정읍 ‘신성공소’ 등 이미 폐허가 된 공소를 포함해 전북의 96개 공소 중 70여 공소를 사진에 담았다. 오롯이 모습을 보존하고 있는 건물 외관들을 아카이빙으로 차곡차곡 기록하고, 허물어져 가고 있는 공소들은 간신히 남아 있는 형체나마 사진으로 ‘남겼다’. 내부에 깃드는 빛, 그 안의 성물과 사물들을 찍었다. 농사일로 그을린 얼굴 위에 씌어져 그 흰빛이 유난한, 미사포를 쓴 신자들의 초상도 담았다. 복식으로 드러나는 현재의 시간성이 아니라면, 옛 시절의 민초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빛의 예술인 사진으로 빛의 공동체를 기록하는 일이 사진가에게는 하느님의 섭리를 새롭게 발견하는 기도의 시간이었으리라”고 한 최연하 평론가의 말처럼 아마도 이 작업은 사진가에게 ‘순례’와도 같았을 것이다. 그래서 작가 스스로 사진들에 붙인 제목이 ‘공소순례’다. 이 사진들은 또한 보는 것만으로도 공감(共感)을 일게 하는 사진의 오랜 순기능을 통해 보는 이들까지도 고요히 ‘순례’의 길로 이끈다.
  • SF소설인 줄 알았는데…소외된 사람들로 향한다

    SF소설인 줄 알았는데…소외된 사람들로 향한다

    ‘SF소설인 줄 알고 읽기 시작했으나 어느 순간 그런 건 잊어버렸다.’(김연수 작가) 순문학·장르문학을 가리지 않고 평단의 찬사를 받았던 SF소설 작가 김초엽이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허블)을 냈다. 2017년 ‘관내분실’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부문 대상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가작을 동시에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발표한 7편의 중단편 소설을 모았다. ●SF소설 작가 김초엽 첫 소설집 포스텍 화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과학도가 쓴 SF소설은, 뜻밖에 어렵지 않다.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스펙트럼), 사이보그의 몸을 한 여성 우주인(‘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등 SF적 설정이 빠짐없이 등장하지만 술술 읽힌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작가는 “대학생 때 과학 칼럼을 많이 쓰면서 대학 1학년생 정도 되는 교양을 가진 사람들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쓰는 게 습관화됐다”며 “SF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제 소설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의식적으로 조절을 한다”고 말했다. 그도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김초엽의 소설은 사람을 향하기 때문이다. “미래에 나타날 새로운 형태의 소외와 결핍, 기술이 구분하는 새로운 타자 등 인간에 대한 추상적인 질문이 SF를 매개로 어떻게 구체적인 서사로 바뀔 수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작가의 그 말처럼 새로운 사회 속 사람들의 모습에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미래 기술이 구분하는 새 타자 등 관심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에서 완벽한 유전자의 선택이 가능해진 근미래에서, 완벽함의 범주에 속하지 못하는 이들은 경계 밖으로 밀려난다. 여기에 장애도, 차별도, 혐오도 없는 유토피아인 ‘마을’이 등장하지만 성년이 되기 위해 치르는 통과 의례인 순례길에서 이들 중 일부는 돌아오지 않는다. 돌아오지 않은 자들 중 하나인 데이지는 말한다. ‘사랑이 그 사람과 함께 세계에 맞서는 일이기도 하다’(52쪽)고, ‘우리는 그곳에서 괴로울 거야. 하지만 그보다 많이 행복할 거야’(54쪽)라고. 그의 시선은 새로운 환경 속 더욱 소외되기 쉬운 이들로 향한다. 실패한 여성 우주인, 할머니 과학자들이 그들이다. 도서관 내에서 다른 자리에 꽂힌 책을 더욱 찾기 어렵듯, 관내에서 죽은 엄마의 마인드를 분실한 딸 지민은 그제서야 엄마의 삶을 이해하게 된다. 이렇듯 작가의 소설에는 어려운 길을 외롭게 갔던 여성과, 대를 이어 그를 이해하는 마음들이 있어 따스하다. 대부분 전지적 작가 시점을 따르는 소설들은 이를 가만가만 따라가며 이해하려고 노력하되, 절대 섣부른 판단은 하지 않는다. ●우주 속 작은 존재지만 외롭지 않은… 작가는 SF를 ‘경이감의 장르’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경이감이란 ‘광대한 우주에서 나라는 작은 먼지 같은 존재를 깨달았을 때, 내가 알고 있던 세계를 벗어나는 감각’이다. 책을 읽으면 우리는 작은 먼지이되, 결코 외롭지 않은 먼지임을 알게 된다. 지난 1년간 직업 소설가의 길을 걸었던 작가는 앞으로도 전업으로 소설을 쓸지, 다른 일을 병행할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바이오센서를 만들던 손으로 경이감의 장르를 놓지 않으리라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건축가가 본 수도원… 진리 향한 ‘절박함’을 마주치다

    건축가가 본 수도원… 진리 향한 ‘절박함’을 마주치다

    묵상/승효상 지음/돌베개/520쪽/2만 8000원 흔히 건축은 ‘시대의 반영’이라 한다. 당대 삶의 양식을 투영할 뿐 아니라, 건축자의 철학과 의식을 고스란히 담아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면 종교 건축은 어쩔 수 없이 신앙과 종교인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라는 승효상이 돌베개에서 펴낸 ‘묵상’은 건축과 종교를 함께 들여다볼 수 있는 수도원 기행서로 눈길을 끈다. 승효상 자신이 만든 강좌 형식의 모임인 동숭학당이 떠난 다섯 번째 여행을 엮었다. 지난해 ‘공간’을 주제로 미술가, 소설가, 디자이너, 목사 등 각계 인사와 함께한 열흘간의 여정이다. 이번 여정 말고도 과거 진행한 그리스, 아일랜드, 티베트 여행기까지 한데 묶어 정리한 종교와 건축에 대한 단상이 정성스레 삶아낸 곰탕처럼 깊은 맛을 우려낸다. ‘건축가 승효상의 수도원 순례’라는 부제 그대로 책의 큰 기둥은 수도원 기행이다. 로마 근교 수비아코의 베네딕토 수도원을 시작으로 프란치스코 수도원, 르 토로네 수도원, 라 투레트 수도원, 롱샹 성당, 그랑드 샤르트뢰즈 수도원, 체르토사 델 갈루초 수도원, 클뤼니 수도원, 추방당한 수도자 기념관 등 30여개 도시의 유서 깊은 50곳 이야기가 ‘한국 대표 건축가’다운 예리한 통찰과 깊은 안목으로 풀어진다.아슬아슬한 산벼랑에 오뚝 선 베네딕토 수도원. 승효상은 맨 처음 발을 들인 이 수도원 앞에서 1500년 전 외지고 험한 이곳을 굳이 찾아 들었던 성 베네딕토(480?∼550?)의 ‘절박함’을 읽어낸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 리옹의 라 투레트 수도원을 놓곤 “처음 발을 디딘 순간 심장이 멎는 듯한 충격에 빠졌다”고 밝히고 있다. “공간은 무한이었다. 암흑. 그 속을 뚫고 비수처럼 들어온 빛은 시간에 따라 천차만별의 조화를 부리며 암흑을 농락했다.” 건축 거장 르코르뷔지에(1887∼1965)가 남긴 최고의 건축이라는 이 수도원 인상기다. 이 밖에도 르코르뷔지에가 ‘진실의 건축’이라 칭한 르 토로네 수도원, 2005년 개봉된 영화 ‘위대한 침묵’으로 1000여 만에 내부를 최초로 공개한 그랑드 샤르트뢰즈 수도원, 스스로 유폐시켜 오로지 묵상 찬송으로 일생을 보내는 수도사들의 봉쇄수도원 체르토사 델 갈루초, 중세 최대였지만 지금은 폐허만 남은 클뤼니 수도원에 대한 단상들이 절절하다. 승효상은 ‘가난한 빈자의 미학’을 화두 삼아 늘상 나눔과 공동체를 입에 달고 사는 건축가로 통한다. 특이하게도 그는 틈날 때마다 수도원과 묘역을 주로 찾아다닌다. 그 수도원과 묘역은 ‘세상을 등진 이들을 위한 시설’이란 공통점을 갖는다. 그동안 숱한 여행기를 세상에 내놓았지만 수도원이란 단일 테마로 맘 먹고 책을 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 피란민촌에서 태어난 승효상의 부모는 교회를 만들다시피 할 정도로 독실한 신앙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가족 생계를 위해 갑작스레 건축의 길로 들어섰다는 그의 신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도 책에는 적지 않게 들어 있다. ‘세상의 경계 밖으로 스스로 추방당한 자들의 공간’. 그 수도원을 놓고 저자는 “세상을 등진 채 신을 만나 평화를 이루려는 수도사들이 최선을 다해 지은 건물인 만큼 그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 건축물이 될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래서 “우리가 수도원의 삶에서 배우는 것은 진리에 대한 사모와 그를 지키려는 열망, 그리고 이를 남과 같이 나누려는 선의”라고 강조한다. 라 투레트 수도원에서 남긴 글이 또렷하다. “내 상상은 관습이었고 지식은 헛된 것이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옛 도심 개발·마륵동 일대 활용… 사람 중심 도시공동체로”

    “옛 도심 개발·마륵동 일대 활용… 사람 중심 도시공동체로”

    광주 서구는 업무·상업·금융·위락 등 도시의 핵심 기능이 집중된 지역이다. 광주시청이 있는 상무지구는 행정과 상업·업무의 중심지이다. 이곳은 동구 금남로·충장로 등 옛 도심을 대체하는 신도시로 자리잡았다. 상무지구 남쪽으로는 금호·풍암·염주·화정지구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즐비하다. 이들 지역을 관통하는 중심에는 현재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진행 중인 중앙공원이 남북 방향으로 길게 뻗어 있다. 서구는 이런 여건에 힘입어 쾌적한 삶의 조건이 갖춰진 교통·문화·주거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전통시장인 양동시장 일대와 광천동·농성동 등 옛 도심은 쇠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 구도시와 신도시 간 개발 및 소득수준 격차 해소 등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1970년대에 군사보호시설지구로 묶인 마륵동 일대와 중앙공원 소유주 등이 요구하는 개발과 보상 관련 민원도 점차 물 위로 떠오르고 있다. 다음달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지역 숙박시설과 염주종합체육관 경기장 등에 대한 안전 점검도 한창이다. 서구는 이번 국제 스포츠대회를 맞아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깔끔하고 친절한 도시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선 이후 정치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서구청장에 당선된 서대석(58) 구청장은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람이 중심인 도시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방자치 23년 만에 처음으로 행정가가 아닌 정치인 출신이 서구청장이 되면서 변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동안 관료 출신 구청장에게 아쉬웠던 것들을 저를 통해 실현해 보고 싶다는 주민의 뜻이 숨어 있다고 본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서구를 ‘사람 중심’의 자치구로 새롭게 바꿔 달라는 요구로 받아들이고 있다. 주민들과 격의 없이 만나고 소통하고 협력해 대한민국 최고의 모범 자치구로 만드는 게 꿈이다.” -마륵동 공군탄약고 부지 이전과 개발 요구에 대한 목소리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광주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인 마륵동 공군탄약고 부지는 늘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1975년 37만여㎡ 규모의 탄약고가 들어서고, 이듬해엔 이곳과 이웃한 벽진동·금호동 일대 165만㎡까지 군사보호시설로 묶인 탓이다. 토지 소유주들은 40여년간 자신의 집이 허물어져도 일일이 당국의 허가를 받은 뒤 수리해야 하는 등 각종 규제를 받거나 개발사업으로부터도 소외돼 왔다. 갈수록 ‘탄약고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탄약고를 옮기는 것은 인근 공군부대의 이전과 맞물려 있어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다. 국방부가 추진 중인 군 비행장 이전 사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무안·영암·해남 등 전남도 내 이전 대상 후보지 지자체가 국방부 주최 주민설명회조차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마륵동 주민과 땅 소유주들은 조속한 탄약고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군공항 이전 사업이 시작된 만큼 탄약고 이전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제는 마륵동 일대 활용 방안에 대해 중지를 모아야 한다. 이곳에 전남대병원을 유치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서구는 오랜 기간 종합병원이 없는 터라 전남대병원의 권역별 응급의료센터를 마륵동으로 이전한다면 보건의료 서비스의 불균형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민간공원 특례사업과 관련, 중앙공원 부지 소유주들의 반발이 크다.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전국의 민간공원이 내년 7월부터는 공원지구에서 해제된다. 그 이전에 민간 건설사 등이 일부는 아파트 등을 짓고 나머지는 공원으로 유지토록 개발하는 방식이 특례사업이다. 주민들은 비상대책위를 꾸려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40여년간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없도록 묶어 놓고 이제서야 건설회사만 배 불리는 형식으로 공원을 개발하는 데는 반대한다는 것이다. 결국은 돈 문제로 귀결된다. 사업 주체인 광주시는 하반기 감정평가를 해 토지 보상가를 산정할 계획이다. 수십년간 주민들이 재산상의 피해를 본 만큼 그에 합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향후 주민들의 의견을 취합해 시와 토지감정평가기관 등에 현장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할 계획이다. 또 사업자와 협의해 개발이익보다는 난개발 방지에 역점을 두도록 유도할 방침이다.”-내년이면 5·18민주화운동 40돌을 맞는다. 서구에도 사적지 등이 많다. “아직도 5·18을 폄훼하는 세력이 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우리나라 민주화 역사의 큰 봉우리로 생각한다. 이제는 당시 불의에 항거한 ‘5월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구에는 상무대 영창이 있던 5·18자유공원, 국군통합병원과 505보안대 터, 광천동 성당, 양동시장 등 5월의 흔적이 서려 있는 장소가 즐비하다. 이들 장소를 연결하는 13.5㎞ 구간에 역사탐방길을 조성할 계획이다. 버스와 자전거 순례길과 도보 탐방길을 곁들여서 양동시장에서는 아주머니들이 싸 주는 주먹밥을 체험토록 하는 등 1980년 5월 당시의 모습을 재현할 계획이다. 또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의 최후 진압작전 때 옛 전남도청을 끝까지 사수한 윤상원 열사가 ‘들불야학’을 이끌었던 광천동 성당과 시민아파트 등의 보전 방안도 고심 중이다. 현재 재개발조합 측과 시민아파트 철거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 중이다. 다소 사업성이 떨어지더라도 시민아파트를 보전하는 쪽으로 가는 게 옳다고 본다.”-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교통, 숙박, 안전 문제와 청소 등 기초질서 지키기 등을 통해 외국인 등에게 좋은 도시의 이미지를 남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뒷골목 청소와 주차질서, 서비스 업종의 친절을 중점적으로 체크하고 부족한 점은 보완해 나가겠다. 염주종합체육관의 수영장 안전 관리와 주변 교통정리 등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방문 일정 중에 프란치스코 교황을 방문해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마스코트인 ‘수리·달이’를 선물한 뒤 세계 평화와 대회 성공 개최를 바라는 특별기도를 요청했고, 흔쾌히 승낙받았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5·18민주화운동과 남북평화 등을 언급했고, 이번 수영대회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기회가 되길 기원한다는 덕담까지 들려주셨다. 개인적으로도 영광스러웠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서대석 서구청장은 참여정부 靑비서관 지내… 지방자치 23년 만에 첫 정치인 출신 서대석 광주 서구청장은 전남 광양 출신으로 순천고와 전남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 광주 서구 광천동 성당을 중심으로 펼쳐진 ‘들불 야학’에 참여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때 끝까지 전남도청을 사수한 당시 시민군 대변인 고 윤상원 열사 등과 함께 신군부의 권력장악 음모 등을 알리는 ‘투사회보’를 제작, 배포했다. 그런 혐의로 5·18 이후 검거돼 투옥됐다. 5·18광주청문회 실무위원, 국회의원 비서관,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관 등을 지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촛불민심에 따른 정국 변화로 정통관료 출신인 당시 구청장의 재선을 꺾고 민선 자치 이후 처음으로 정치인 출신 서구청장이 됐다. 진정한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중심에는 사람이 으뜸이란 신조를 반영해 ‘사람 중심의 서구’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시는 붓이 아니라 발로 쓰는 것”

    “시는 붓이 아니라 발로 쓰는 것”

    ‘당신이 몹시 아프다는 말을 들었습니다//아프다, 는 말보다/몹시, 라는 말이 더 아팠습니다//그러니까 당신은 몹시의 발원지/몹에서 입을 꽉 다물고/시에서 겨우 입술을 뗍니다/그날부터 나의 시는 모두 몹시가 되었습니다.’(시 ‘몹시’ 일부) 이문재 시인의 말을 빌리면 ‘한반도 남쪽이 다 자기 영토’라는 이원규(57) 시인이 11년 만에 신작 시집을 펴냈다. 51편의 시에 10년 동안 시인이 직접 찍은 사진을 곁들인 시사진집 ‘그대 불면의 눈꺼풀이여’(역락)이다. 1984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은 21년 동안 지리산 빈집을 전전하며 8번 이사를 해 ‘지리산 시인’으로 불린다. 지금은 섬진강 건너 백운산 매화마을 인근에 거처 ‘예술곳간 몽유’를 마련했다. 시집은 ‘시는 가슴과 머리와 붓으로 쓰는 게 아니라 발로 쓰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시인의 부지런한 발자취로 이뤄져 있다. 그는 지난 10년간 지리산과 낙동강 도보순례 등 3만리를 걸으며 생명평화운동을 하고, 모터사이클을 타고 지구 둘레 27바퀴에 달하는 110만㎞를 달렸다. 한반도 곳곳을 누비며 시를 쓰고, 거기서 만난 야생화와 토종 나무들 위로 떠오르는 별을 사진에 담았다. 길 위에서 얻은 결핵성 늑막염으로 건강이 무너졌을 때도 시인을 지탱한 건 야생화의 놀라운 생명력이었다. ‘도보순례 삼보일배 오체투지 십년 길/마음보다 먼저 결핵성늑막염을 모신 뒤에야/목련 앵두 살구 복사꽃보다/작고 키 낮은 풀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동네시인 만세’ 일부) 오지마을을 찾아다니며 야생화와 별을 사진에 담고, 야영을 하며 밤새 지난 인생을 복기하다 ‘동네시인’의 병은 다 나았다. 이제 입산 21년차를 맞았으니 ‘나 여기 잘 살아 있다’고 부표 하나 띄우고 싶었다는 시인. 이달 말 시집 ‘달빛을 깨물다’(천년의시작)도 연이어 내놓을 예정이다. 시집 출간에 맞춰 이달 26일부터 서울 인사동 마루갤러리에서 사진전 ‘별나무’를 연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길섶에서] 명징과 직조/이두걸 논설위원

    올 초부터 갓 중학교에 진학한 큰아들의 독후감 숙제를 봐 주곤 했다. 명색이 글로 밥 먹고 사는 처지인데다 학원 순례에 힘겨워하는 아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여주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작문 수업을 그만 뒀다. 알량한 글쓰기 기술을 습득할 시간에 다양한 지식을 자유롭게 접하고 사고하는 게 아들에게 더 소중할 거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번역은 반역’이라고 한다. 그러나 반역은 글쓰기의 숙명이라고 느낀다. 글을 통해 전달하려는 내용은 글이라는 그릇에 담기는 순간 일정 정도의 왜곡이 불가피하다. 글쟁이는 패배할 수밖에 없는 싸움을 반복하는 고독한 전사에 가깝다. 그럼에도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글을 읽고 때로는 글을 쓴다. 대중을 향한 글은 최대한 쉽게 쓰여지는 게 좋다. 그러나 쉬운 글이 늘 바람직하진 않다. 왜곡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쉬운 글만을 강요하는 건, 국을 컵으로만 먹기를 요구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요즘 ‘명징’과 ‘직조’라는 표현을 두고 뒷말이 많다. 영화 ‘기생충’에 대한 비평에 쓰이고 나서부터다. 그러나 비난의 대상은 크게 어렵지 않은 한자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와, 그 무지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몰염치가 아닐까. 우리를 자유케 하는 건 무지가 아닌 더 많은 진리다.
  • 한국당 제외 여야4당, ‘5·18 망언’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 발의

    한국당 제외 여야4당, ‘5·18 망언’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 발의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5·18 망언’ 논란을 일으킨 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에 대한 제명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5일 공동 발의했다. 이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8은 재론의 여지가 없는 숭고한 민주화 운동이며, 상식을 가진 대한민국 누구도 부정하지 않았는데도 이들 한국당 의원은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 민주 유공자를 ‘괴물 집단’이라고 폄훼하고, 5·18의 정당성을 훼손시키며 투쟁을 선동하는 등 국론을 분열시키는 데 앞장섰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속 의원의 망언을 엄중하게 문책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자유한국당도 의무를 저버린 지 오래”라면서 “한국당은 망언 의원 3인의 제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여야 한다. 또 5·18 역사 왜곡 처벌법과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출범에 진정성을 가지고 협력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발의에는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야 4당과 무소속 의원 등 총 157명이 참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스페인 문화 전주 나들이

    한옥마을로 유명한 전북 전주시에서 열정의 나라 스페인의 문화를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행사가 열린다. 전주시는 14일부터 20일까지 ‘2019 전주세계문화주간-스페인문화주간’을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이 기간 동안 전주에서는 국내 미개봉작을 중심으로 스페인 영화 페스티벌을 선보인다. 이와함게 스페인 재즈와 플라멩코쇼, 산티아고 순례길 사진전, 월드 티파스데이 등 다채로운 문화체험 행사가 이어진다. 세계문화주간은 각국 대사관, 문화원 등과 전주시가 네트워크를 통해 공동 주최하는 외교 행사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중랑, 망우리공원서 현충일 기념식

    중랑, 망우리공원서 현충일 기념식

    서울 중랑구는 오는 6일 제64주년 현충일을 맞아 지역 초·중·고교생, 교사, 학부모 등 90여명이 함께 망우리공원을 방문해 애국지사의 넋을 기리는 시간을 갖는다고 3일 밝혔다.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망우리공원 초입에 있는 13도 창의군탑 앞에서 항일의병정신을 기리는 것을 시작으로 체험 및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향토문화해설사와 함께 한용운(1879~1944), 문일평(1888~1939), 오세창(1864~1953), 지석영(1855~1935) 등 독립운동가 묘역을 순례하며 이들의 생애와 업적, 당대 역사 및 문화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고 비석 닦기, 쓰레기 줍기, 풀 뽑기 등 묘지 정비 활동도 함께한다. 망우리공원은 민족대표 33인의 주요 인물이었던 한용운을 비롯해 방정환(1899~1931), 유관순(1902~1920) 열사 등 수많은 독립 애국지사들이 묻힌 묘지공원이다. 중랑구와 중랑교육발전협의회는 애국지사 묘역을 돌아보며 그들의 삶과 업적을 청소년에게 알리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망우리 공원은 애국지사를 비롯해 근현대사의 유명 인사들의 혼과 얼이 살아 있는 공간”이라며 “앞으로 청소년들의 살아 있는 교육장이자 서울을 대표하는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서울광장] 황교안의 구심력과 원심력/박록삼 논설위원

    [서울광장] 황교안의 구심력과 원심력/박록삼 논설위원

    최근 흥미로운 통계를 봤다. 한 빅데이터 전문 매체가 지난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한 온라인 공간 속 예비 대선주자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빅데이터로 풀어낸 통계였다. 흔한 지지율 조사와는 또 다른 의미를 담고 있었다. SNS 관심도에서는 이낙연 총리가 30.8%로 가장 높았고 김경수 경남지사(29.3%),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15.4%), 이재명 경기지사(14.4%),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8.4%) 순이었다. 주목할 만한 이는 황 대표였다. 그는 SNS 언급량에서는 26만 4367건으로 이 지사(28만 739건)와 1, 2위를 다퉜지만 관심도는 매우 낮았다. 그에 대한 긍정적 언급(6.7%)과 부정적 언급(76.5%)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참고로 이 총리는 언급량은 9만 2741건에 불과했지만 긍정적 언급이 69.3%로 부정적 언급(7.7%)을 훨씬 뛰어넘었다. 반면 뉴스 댓글 관심도에서는 황 대표가 79.6%로 압도적 1위였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8.0%), 이 총리(3.1%) 등이 뒤를 이었지만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요즘 포털사이트 기사 밑에 난무하는 댓글의 우익 편향성을 감안하면 황 대표 지지세력의 주활동 무대가 어디인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황 대표 지지 여부를 떠나 이 통계 수치 자체에 연연할 이유는 없다. 대중 여론의 추이를 확인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이 통계에서 의미 있게 봐야 할 점은 따로 있다. 공안검사,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를 지낸 ‘황교안’이라는 만년 공직자가 정치무대에 대단히 성공적으로 데뷔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2월 27일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 그는 정치신인답지 않게 이념·종교·지역·성별 갈등과 극한정쟁을 부추기는 말들도 서슴지 않았다. 덕분에 그는 최고의 뉴스메이커였다. 3월 12일 국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자 황 대표는 다음날 한술 더 떠 “좌파독재정권의 의회장악 폭거”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이 틈만 나면 부르짖는 ‘좌파독재’ 구호의 시발점이었다. 그는 지난달 11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서도 “사실상 북한 변호인(…) 되지도 않을 남북경협”이라며 정쟁을 독려하는 선봉장이 됐다. 지난 7일에는 “임종석씨가 무슨 돈을 벌어 본 사람입니까? 좌파 중에 정상적으로 돈 번 사람들이 거의 없다”며 색깔론을 펴기도 했다. 이런 황 대표의 막말은 각종 민생경제법안을 내팽개치고 국회를 파행시킨 한국당의 이른바 ‘민생투쟁 대장정’의 마지막에 정점을 찍었다. 지난 24일 강원도 최전방 부대를 찾아 “군은 정부, 국방부의 입장과도 달라야 한다”고 말하며 ‘내란 선동’ 논란을 일으켰는가 하면 26일에는 자신의 SNS에 “현장은 지옥이며, 국민들은 살려 달라고 절규했다”고 글을 올려 ‘국가·국민 모독’ 논란을 자초했다. 당대표에게 금도(襟度)가 없으니 한국당 전체가 막말과 불법의 잔치판이었다. 폭력으로 국회 파행을 이끄는 등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무더기 고소됐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 등 한국당 5·18 망언자 징계를 몇 달째 우물쭈물 뭉개고 있는 사이 정진석 의원, 차명진 전 의원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패륜적 막말을 내뱉었다. 강효상 의원의 한미 정상 간 통화내용 기밀유출의 범죄행위에도 ‘알 권리’, ‘야당 탄압’만 되뇌고 있다.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 찾아가 불교식 예법을 거부하는 종교 편향성을 보이기도 했고,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모든 운동에는 구심력 또는 원심력이 작동한다. ‘정치인 황교안’의 활동에도 구심력과 원심력이 동시에 나타났다. 누군가를 배제하고 바깥으로 밀어내면서 또 다른 누군가를 끌어들이는 방식의 힘을 전면에 내세웠다. 덕분에 지난 25일 한국당의 광화문 앞 집회에는 태극기·성조기를 흔드는 극우세력들과 한국당 지역당원협의회 깃발이 어우러지며 완전히 하나가 되는 모습을 연출했다. ‘배타적 구심력’의 결과물로,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은 법과 상식, 화해와 통합 등 정치가 지향해야 할 가치와 역할을 부정하면서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는 황 대표의 정치 방식에 넌더리를 내며 한국당이 서있는 곳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황 대표가 계속 정치를 할 뜻이 있다면, 보여주기식 민생 챙기기가 아니라 진짜 민생을 챙겨야 한다. 대립과 갈등이 아닌 대화와 통합을 택해야 한다. 그때 비로소 건강한 구심력이 나타날 수 있다. youngtan@seoul.co.kr
  • ‘5·18 모독’ 지만원 경찰 출석…김순례·김진태·이종명도 수사

    ‘5·18 모독’ 지만원 경찰 출석…김순례·김진태·이종명도 수사

    5·18 민주화운동이 ‘북한군 선동에 의한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극우 논객 지만원씨가 지난 2월 논란이 됐던 ‘5·18 망언’ 국회 공청회에서도 같은 주장을 반복해 여야 의원들과 시민단체로부터 고발을 당한 후 27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고발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명예훼손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지씨를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지씨는 지난 2월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진태·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 주최로 열린 공청회에서 “5·18은 북한 특수군 600명이 주도한 게릴라전이었다”로 말해 5·18 유공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이들을 모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문제의 공청회를 주최한 김진태·이종명 의원과 이 공청회에 참석해 5·18 유공자들을 “괴물 집단”이라고 폄훼한 같은 당의 김순례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설훈·민병두 의원,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 정의당, 5·18민중항쟁구속자회, 5·18민주화운동서울기념사업회, 오월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 서민민생대책위원회 등은 지씨와 세 의원에 대한 고발장을 지난 2월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은 수사지휘를 통해 영등포경찰서에 수사를 맡겼다.경찰 관계자는 “의원 3명 중 2명한테는 의견서를 받았고, 나머지 1명에 대해서도 의견서 제출을 독촉하고 있다”면서 “지씨의 진술과 의견서 등을 토대로 수사 진행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5·18 망언’ 장본인들인 김진태·이종명 의원과 김순례 최고위원에 대해 징계 처분을 하고도 의원총회 표결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종명 의원에게 당규에 명시된 가장 높은 징계인 제명 징계 처분을 내렸지만 김순례 최고위원에게는 당원권 정지 3개월, 김진태 의원에게는 경고 처분을 해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판을 받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tvN 금요일 밤은 또 나영석… ‘여행+먹방’ 진부함 날릴까

    tvN 금요일 밤은 또 나영석… ‘여행+먹방’ 진부함 날릴까

    강호동·이수근 주축의 ‘강식당 2’ 비슷한 소재로 차별화할지 관심‘나영석표’ 예능의 정석을 보여 준 tvN ‘스페인 하숙’이 막을 내렸다. 나영석 PD의 ‘신서유기 외전 강식당 2’가 뒤를 잇는다. 같은 PD의 비슷한 소재 예능이 피로감 대신 새로움을 보여 줄지 관심이 쏠린다. ‘스페인 하숙’은 지난 24일 최종회를 끝으로 11회 방송을 마무리했다. 감독판인 최종회(시청률 6.5%,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를 제외하면 10%를 넘나드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삼시세끼 어촌편’에서 ‘찰떡 케미’를 보여 준 차승원·유해진 조합에 새 얼굴로 그들과 친분이 있는 배정남을 더하고, 해외에서 영업을 하는 ‘윤식당’ 포맷을 입혀 또 한번의 변주를 보여 줬다.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에 지친 여행자들에게 출연진들이 손수 꾸민 숙소에서 따뜻한 밥상을 내놓는 설정으로 힐링 예능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2013년 ‘꽃보다 할배’를 시작으로 대동소이한 나영석표 예능이 수년간 지속되는 데다 비슷한 여행·먹방 예능도 쏟아지면서 갈수록 진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오리지널을 향한 확고한 시청층의 신뢰는 여전히 두텁다. tvN은 ‘스페인 하숙’ 후속으로 ‘강식당 2’를 편성했다. ‘신서유기’의 스핀오프격인 ‘강식당’은 강호동의 이미지를 앞세워 ‘손님보다 식당 주인이 더 많이 먹는 방송’이라는 콘셉트로 2017년 시즌 1을 방송했다. 지난 시즌 ‘신서유기’를 함께한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안재현, 송민호, 피오가 출연하고 군 복무를 마친 규현이 합류했다. ‘강식당 2’는 천년고도 경주의 솔숲에 둘러싸인 한옥에서 더 커진 규모의 식당을 열고 ‘화랑도 반한 맛 강볶이’를 선보인다. 기존 멤버 조합에서 오는 익숙한 재미 외에 새로운 차별점을 발굴해 제작진의 말처럼 “업그레이드된 재미”를 보여 줄지 주목된다. 31일 첫방송.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삶과 죽음 교차했던 서소문역사공원 다음달 8년만에 전면 개방

    삶과 죽음 교차했던 서소문역사공원 다음달 8년만에 전면 개방

    조선 시대 중죄인을 처형하는 형장이었던 서울 서소문근린공원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해 8년 만에 시민들에게 활짝 품을 내준다. 서울시는 오는 6월 1일부터 중구 칠패로 서소문역사공원을 전면 개방한다고 24일 밝혔다.지하 4층~지상 1층, 연면적 4만 6000㎡ 규모의 공원은 지상엔 역사공원과 다양한 시민 편의 시설, 지하엔 역사박물관, 하늘광장, 주차장 등을 갖췄다. 공원 일대는 조선 시대엔 서소문 밖 저자거리로 국가 형장으로 쓰였다. 조선 후기 때 여러 종교인, 개혁 사상가들이 이 곳에서 희생됐다. 17세기에는 한양의 주요 시장인 칠패시장이 자리하며 상업 중심지로도 활기를 띠었고 일제 강점기에도 수산청과시장이 자리했다. 근린공원으로 변신한 건 1973년이었다. 김태명 서울시 관광정책과장은 “서소문근린공원은 이처럼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역사적 의미가 큰 공간이었으나 그 의미를 살리지 못한 채 단순한 공원으로 머물러 왔다. 이후 서울시가 일대를 역사유적지 관광자원으로 만들기 위해 2011년부터 공원 조성 작업에 나서며 8년만에 개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원의 지상에 들어서면 탁 트인 광장을 중심으로 1984년 세워진 순교자 현양탑과 편의시설이 자리해 있다. 인근 주민, 직장인,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한다. 수목 45종 7000여주와 화초류 33종 9만 5000본을 심어 수려한 녹지 공간을 꾸몄다.지하에는 사상과 종교의 자유를 위해 희생당한 이들을 기리는 기념전당(하늘광장)을 비롯해 서소문 관련 전시물을 모은 역사박물관, 편의시설, 교육 및 사무공간, 주차장 등이 들어섰다. 지상 공원은 중구청이 관리하고, 그 외 시설 운영은 천주교 서울대교구 유지재단이 맡는다. 서소문역사공원은 지난해 교황청이 선포한 ‘천주교 서울 순례길’ 코스 가운데 하나다. 박원순 시장은 “이 일대는 조선시대부터 일제 강점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이야기와 역사를 품은 장소임에도 그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다”며 “이번에 재탄생된 서소문역사공원은 정동·덕수궁·숭례문·남대문시장·서울로7017 등 인근의 역사문화자원과 함께 국내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는 25일 오전 10시 열릴 개관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문희상 국회의장,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서양호 중구청장, 염수정 추기경 등 200여명이 참석해 공원과 박물관 시설을 둘러본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갈등 속 희망이 느껴지는 도시” 미국인 언어 순례자가 본 서울

    “갈등 속 희망이 느껴지는 도시” 미국인 언어 순례자가 본 서울

    많은 이들이 모여 사는 도시. 그 도시는 어떤 이에게는 몸담아 살고 싶은 희망과 꿈의 땅이고, 어떤 이에게는 벗어나고픈 혐오와 탈출의 지대일 수 있다. 모든 이에게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는 도시, 과연 그것은 무엇일까. 이 책은 스스로 ‘언어의 순례자’라는 별명을 붙인 미국 출신의 언어학자가 도시의 의미를 재음미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2008년부터 6년간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를 지낸 저자가 대학교수로 살면서 옮겨 다닌 세계의 도시 14곳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이해하고 고찰한 점이 특징이다.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에서 태어난 저자는 도쿄, 서울, 대전, 더블린, 런던, 구마모토, 가고시마, 교토, 라스베이거스, 전주, 대구, 뉴욕을 거쳐 현재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서 살고 있다. 자신의 생활공간이자 탐구의 대상이었던 도시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어’로 속속들이 담아 낸 책은 단순한 개인 추억담이나 소개의 가이드북과는 멀다. 그보다는 역사적 배경과 경제적 기반, 특히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파고든다. 그 궁금증과 물음의 해답으로 내놓은 탐구기 속 도시들의 속살은 각양각색이다. 아일랜드 더블린을 놓고 ‘추억은 사라지고 남은 건 건조한 부자 동네뿐’이라고 일갈하는가 하면 미국 뉴욕에선 이런 질문을 던진다. “손을 번쩍 들어 이민자들을 환영했던 뉴욕이야말로 전 세계적으로 거칠게 불고 있는 민족주의 바람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도시가 아닐까.” 14년간 살았던 서울에선 “갈등과 마찰 안에 흐르는 희망의 거친 힘을 느낀다”고 쓰고 있다. 도시란 근본적으로 사람들의 이동을 전제로 탄생한 공간이다. 그래서 도시는 늘 변화하고 그 변화를 통해 미래를 지향하며 정치적으로는 진보적 속성을 갖게 마련이다. “도시는 때로 함께 나이 들어가는 친구이기도 하다”고 쓰고 있는 저자는 결국 이런 결론을 내린다. ‘도시란 곧 사람이다. 도시는 결국 사람이 만든다’. 이제 도시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지향점을 만들까를 생각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힌 저자는 “독자들 스스로 자신만의 ‘도시사’를 기록해보자”고 제안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장재인, 남태현과 본격 썸 “보려면 나만 봐”..고성민과 삼각 [공식]

    장재인, 남태현과 본격 썸 “보려면 나만 봐”..고성민과 삼각 [공식]

    가수 장재인과 남태현이 ‘작업실’에서 본격 썸을 타는 모습이 공개된다. 22일 방송되는 tvN 예능프로그램 ‘작업실’에서는 장재인과 남태현의 리얼한 썸이 그려지며 설렘을 선사한다. tvN ‘작업실’은 열 명의 청춘 남녀 뮤지션들이 함께 생활하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음악으로 교감하고 설렘을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뮤지션들의 음악과 사랑, 청춘 이야기가 색다른 두근거림을 안기고 있는 것. 지난 방송에서는 장재인, 남태현, 고성민, 빅원의 사각관계와 바닷가 데이트에 나선 남태현과 고성민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은 바 있다. 오늘 방송에서는 남태현을 향한 장재인의 직진 로맨스가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남태현이 고성민에게 부산에 함께 가자고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장재인은 “왜 나한테 가자고 안했냐”며 서운함을 드러내는 것. 여기서 그치지 않고 “보려면 나만 봐”라며 과감하게 남태현을 향한 호감을 표현해 설렘을 자극한다. 이어 앨범 작업 겸 조정치를 찾아간 장재인은 남태현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밝히고, 이를 들은 조정치는 “남태현과 사귀는 거야?”라고 묻는다. 조정치의 예리한 발언에 MC들은 “거의 요즘 친구들 말로 성지순례다”라고 말하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고성민도 지지 않고 남태현을 향한 마음을 드러내 흥미진진함을 안긴다. “재인 누나랑 잘 되는 게 싫어?”라고 묻는 남태현에게 고성민은 “아뇨, 다시 오빠가 절 좋아하게 만들면 되죠”라는 당찬 대답으로 남태현을 놀라게 만든다. 최근 예고 영상에서 남태현은 깊은 고민에 빠진 듯한 남태현의 모습이 공개돼 남태현의 속마음에 대한 궁금증을 부채질한다. 뿐만 아니라 이날 방송에서는 스텔라장과 이우, 아이디와 딥샤워의 데이트 현장이 공개된다. 이우는 스텔라장이 코인 노래방에 가는 걸 좋아한다고 했던 걸 기억해 오락실을 가고, 딥샤워는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에 아이디를 데려간다. 한편, tvN ‘작업실’은 22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호준의 시간여행] 사립문이 사라진 자리

    [이호준의 시간여행] 사립문이 사라진 자리

    옛집들이 잘 보존된 민속마을에 갔을 때였다. 마을을 한 바퀴 돌아 내려오다가 어느 초가의 기울어진 사립문 앞에 한참 서 있었다. 금방이라도 누군가 오래된 시간을 밀고 나올 것 같아 쉽사리 발걸음을 뗄 수 없었다. 하지만 해가 설핏 기울어도 사람의 기척은 없고, 짝을 찾지 못한 멧비둘기의 젖은 울음만 드나들 뿐이었다. 사립문…. 가만 눈을 감으면 고향을 상징하는 깃발처럼 가슴에 펄럭이는 존재다. 사립문은 문이라고 부르기에도 좀 애매했다. ‘이 안에 사람이 살고 있소’ 표시하려는 것 이상의 욕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타인을 경계하겠다거나 도둑을 막아 보겠다는 의도 따위는 없었다. 생긴 것 자체가 얼마나 엉성한지, 그 틈으로 식구들이 마루에 앉아 밥 먹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게 들여다보였다. 어디 그뿐일까. 시간이 갈수록 엉성해져서 몇 해만 지나면 벌어진 틈새로 강아지 하나쯤은 거뜬히 드나들었다. 그런 형편이니 무슨 경계고 배척이고 할 게 있었을까. 사립문은 집 근처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를 베어다 엮어 놓은 문을 말한다. 사전을 찾아보면 ‘사립짝을 달아서 만든 문’이라고 설명해 놓았다. 사립짝은 ‘나뭇가지를 엮어서 만든 문짝’이라는 뜻이다. 거기까지 확인해도 사립이란 말은 어디서 왔을까 은근히 궁금해진다. 혹시 ‘사립’(斜立ㆍ비스듬하게 섬)이란 한자어에서 온 것은 아닐까? 늘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는 사립문과 딱 어울리는 말이다. 혹자는 ‘싸리문’으로 적기도 하는데, 싸리문은 말 그대로 싸리를 엮어서 만든 사립문이다. 싸리가 지천이었으니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였을 것이다. 가난한 백성들의 삶이 그랬다. 물려받은 밭 한 뙈기 없이 드난살이를 전전하다 어렵사리 오두막이라도 한 채 지어 놓고 보니, ‘내 집’이라고 어깨에 힘 한 번 주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담이라도 제대로 있었을까. 내에서 호박돌이라도 져다 쌓으면 좋으련만 늘 일손이 달리다 보니 그마저 없는 집도 많았다. 그런 마당에 솟을대문이 어울릴까, 나무대문이 맞을까. 그래도 그냥 지나가기는 섭섭한지라 잔 나무 베어다가 잎사귀를 훑어 얽어 놓은 게 사립문이었다. 사립문을 보면 기우뚱하거나 비뚜름한 게 대개 문틀하고 어긋나 있었다. 문틀 자체가 정밀하게 짜 맞춘 게 아니라, 좀 튼실해 보이는 통나무를 세워 놓고 문짝을 엮어서 매달았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어느 집에서는 워낭(말이나 소의 목에 다는 방울)을 장식 삼아 달아 놓기도 했는데, 사람이 드나들 때만 소리가 나는 것은 아니었다. 개들이 수시로 오가고 가끔 바람도 딸랑딸랑 흔들어 놓고 도망치고는 했다. 그래 봐야 문 열고 뛰어나오는 사람도 없었다. 물론 잠금장치도 없었다. 끼익끼익 소리 지르는 나무문이나 철문과 달라 밀면 못 이기는 척 물러날 뿐이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다. 어디든 있을 땐 있는 듯 없는 듯 눈에 들어오지도 않던 사립문이 하나 둘 사라지고 나니까 절절하게 그리운 건 무엇 때문일까. 고향이 내 고향 같지 않던 때부터였을 것이다. 초가지붕과 돌담과 사립문이 사라진 자리에 쇠대문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그 고향. 열일곱 살에 집을 나가 스무 살에 파마머리로 돌아왔던, 돌아온 지 넉 달 만에 아비 모를 아기를 낳았던 이웃집 순례 누나처럼 본질은 그대로인데 왠지 서먹서먹해진 내 고향…. 지금이라도 굽은 등과 흰머리 설운 내 할머니가 사립문 지그시 밀고 나올 것만 같은데, 눈을 크게 떠 보면 시간이란 지우개는 할머니도 사립문도 깨끗이 지워 버린 뒤다.
  • 황교안·홍준표·오세훈 ‘빅3’에 ‘잠룡’ 김병준·유승민도

    황교안·홍준표·오세훈 ‘빅3’에 ‘잠룡’ 김병준·유승민도

    황, 내년 총선 결과 따라 대권 플랜 영향 홍, ‘황 저격수’ 존재감 보이며 절치부심 오, 광진구 출마 준비… ‘재기’ 모든 것 걸어 김, 유력 후보군… 유, 보수 통합 땐 주목이재명 경기지사의 1심 무죄 판결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정계복귀 시사로 더불어민주당의 대선주자군이 최대 8명까지 두터워진 지금 자유한국당의 대선주자군은 어떤 상황일까. 일단 수적으로는 민주당에 비해 빈약한 편이다. 현재 황교안 대표의 독주 속에 장외에서 견제구를 날리며 절치부심하는 홍준표 전 대표,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빅3’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난파 상황이던 한국당을 추슬렀던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까지 포함하면 4파전이 되고, 보수 대통합이 성사돼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합류한다면 5명까지 후보군이 늘어날 수 있다. 황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보수 진영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당의 내년 총선을 지휘하는 황 대표는 총선 결과에 ‘대권 플랜’ 순항 여부가 달려 있다. 이미 당내 주요 보직에 측근들을 포진시키는 등 당 장악을 가속화하고 있다. 다만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선거 패배 책임론을 뒤집어쓰면서 대권 가도에도 먹구름이 명약관화하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존재감을 보여 주고 있는 홍 전 대표는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 등 5·18 민주화운동 망언자 징계 국면에서 황 대표를 비난하며 왕년의 ‘저격수’ 실력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적진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다음달 3일 유튜브를 통한 ‘맞짱 토론’을 예고하는 등 파격을 불사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홍 전 대표는 2017년 대선 당시 확장성의 한계를 보여 준 것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과제다. 지난 2·27 전당대회에서 고배를 마신 오 전 시장은 당장 내년 총선에서 당선돼 화려하게 복귀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는 한국당의 대표적 험지인 서울 광진을에서 5선의 추미애 의원을 누르기 위해 요즘 지역구를 바닥에서부터 훑고 있다. 총선에서 당선될 경우 오 전 시장은 중도층으로의 확장성을 장점으로 내세워 대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이 지난해 지방선거 패배로 흔들릴 때 구원투수로 나서 큰 과오 없이 당을 이끈 김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유력 후보군이다. 올여름까지는 정치 행보를 자제하며 미국에 체류 중인 김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등 험지에 출마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유 전 대표 역시 내년 총선에서 현 지역구인 대구나 수도권에서 승리하는 게 급선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노무현 서거 10주기] ‘바보 노무현’ 평생의 꿈… 허물어지는 지역구도, 망언 정치는 여전

    [노무현 서거 10주기] ‘바보 노무현’ 평생의 꿈… 허물어지는 지역구도, 망언 정치는 여전

    종로 버리고 부산에서 출마 세 번 낙선 “정치인이 바보처럼 살면 나라 잘될 것” 대통령 땐 한나라당에 대연정 제안까지 김부겸 대구 당선 ‘묻지마 투표’에 종언 퇴행 정치인 선거로 퇴출이 과제로 남아“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라 하는 것이지 좋아서 하는 일은 아니라고 간곡하게 용서를 청했다. 반쪽 정권을 극복하려면 여당이 꼭 전국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왈칵 눈물이 났다. 찔끔이 아니고 펑펑 쏟아졌다.”(노무현 자서전 ‘운명이다’) 1999년 2월 9일 서울 종로구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지 반년, 총선을 1년 2개월 앞둔 시점에서 당시 노무현 의원은 16대 총선에 부산에서 출마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듬해 4월 부산 북강서을 선거구에서 노무현 후보는 한나라당 허태열 후보에게 큰 표 차로 졌다. 정치를 시작한 이후 여섯 번 중 네 번을 떨어졌고 부산에서만 세 번째 졌다. “안 되는구나”라고 낙담했지만 자고 일어나니 세상이 바뀌었다. 종로를 버리고 부산으로 가서 떨어진 미련한 그를 사람들은 ‘바보 노무현’으로 불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나는 바보가 아니다. 눈앞의 이익보다는 멀리 볼 때 가치 있는 것을 선택했을 뿐이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모두 ‘바보처럼’ 살면 나라가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임기간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온 힘을 쏟았고 급기야 2005년 선거제도 개편을 전제로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정치연합에게 내각 구성권한을 이양한다는 ‘대연정’ 구상까지 던졌다. 지역구도를 두고는 우리 정치가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었다.‘바보 노무현’이 세상을 떠난 지 10년, 지역주의의 공고한 벽은 많이 낮아졌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선을 할 만큼 기반이 탄탄했던 경기 군포를 버리고 2012년 ‘보수의 아성’ 대구로 내려갔다. 국회의원과 대구시장 선거에서 두 번 떨어졌지만 결국 2016년 4·13 총선에서 대구에 깃발을 꽂았다. 노 전 대통령조차 넘어서지 못했던 부산도 4·13 총선에서 민주당에 5석을 허락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오거돈 민주당 후보가 민주당 계열 후보로는 23년 만에 시장에 당선됐다. 부산시 의원 47명 중 41명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부산 기초단체장 16명 가운데 13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경남지사(김경수)와 울산시장(송철호)까지 민주당이 부·울·경을 석권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 구미에서는 민주당 소속 장세용 후보가 대구·경북(TK)에서 유일하게 기초단체장으로 당선됐다. 민주당 계열이 TK에서 기초단체장 당선자를 낸 것은 20년 만이다. 그렇다고 콘크리트처럼 단단하던 지역구도가 허물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역주의 망령은 여전히 떠돌고 있다. 시민의 정치의식은 성숙해졌는데 정치인들이 지역주의에 기대 생명을 이어 가려는 행태도 눈에 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이 ‘5·18 망언’ 파문 이후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명단 공개를 요구하며 쟁점화를 시도하거나 황교안 대표가 5·18 39주년 기념식에 굳이 광주행을 강행한 것과 관련, 지역주의를 부추겨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적지 않다. 다가올 총선에서 지역주의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려면 유권자가 눈을 부릅뜨고 퇴행적 정치인을 걸러내야 한다.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정당별 최종 비례대표 의석을 권역별 득표율 기준으로 배분하는 선거제 개혁안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서 결실을 맺어야 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노무현 서거 10주기] 순례부터 단체 영화관람까지… 추모 분위기 띄우는 민주당

    [노무현 서거 10주기] 순례부터 단체 영화관람까지… 추모 분위기 띄우는 민주당

    “총선 대비 여권 지지층 결집 겨냥” 분석도더불어민주당이 ‘슬픈 현대사’인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추모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추모 물결을 일으켜 총선을 대비해 여권을 결집시키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은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10주기 수도권 시민문화제에 참석한 데 이어 21일 노 전 대통령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행사인 ‘민주주의의 길 걷기’ 출정식을 열었다. 걷기 행사는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하의도를 시작으로 23일 노 전 대통령의 10주기 추도식이 열리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추모하는 것으로, 민주당 청년 권리당원 10여명이 참여한다. 이 대표는 인사말에서 “저는 김 전 대통령에게서 정치를 배웠다. 김 전 대통령은 저의 정치적 스승”이라면서 “노 전 대통령과는 1988년부터 정치를 같이 시작한 동지적 관계로 살아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제가 모시는 세 번째 대통령”이라며 “문 대통령은 두 분의 정치철학을 이어받아 나라다운 나라,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겠다고 지금 열심히 국가를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민주당보좌진협의회 체육대회 인사말에서 자유한국당을 거세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5월은 5·16 군사쿠데타가 있었고 5·18 광주참극이 있었고,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잔인하고도 슬픈 5월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은 우리를 보고 독재세력이라고 적반하장 격으로 말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민주당 없이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굳건하게 발전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은 오후엔 국회 의원회관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을 단체 관람했다. 이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망가뜨린 나라를 이제 새롭게 만들어 가면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며 “내년 총선에서 많이 이겨서 그 힘으로 나라를 완성하고 문재인 정부를 완성시키는 그런 역사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청와대, 황교안 “진짜 독재자의 후예” 발언에 “말이 그 사람 품격”

    청와대, 황교안 “진짜 독재자의 후예” 발언에 “말이 그 사람 품격”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1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 마디 못 하니까 여기서도 (북한의) 대변인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발언한 데 대해 청와대가 “연일 정치에 대한 혐오를 일으키는 발언, 국민을 편 가르는 발언이 난무한다”고 비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황 대표의 발언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은 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고 대변인은 “하나의 막말이 또 다른 막말을 낳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보통 ‘말이 그 사람의 품격을 나타낸다’라는 말을 한다”면서 “그 말로 답변을 갈음하겠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인천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앞에서 가진 연설에서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 마디 못하니까 여기서도 (북한의) 대변인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제가 왜 독재자의 후예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정부가 저희를 독재자의 후예라고 하는데 진짜 독재자의 후예는 김정은 아닌가. 세습 독재자이고, 세계에서 가장 악한 독재자 아닌가”라면서 “김정은에게 정말 독재자의 후예라고 말해달라”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가 ‘제가 왜 독재자의 후예인가’라고 반발한 것은 지난 18일 문 대통령이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한 연설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습니다”라고 일갈했다. 문 대통령이 구체적 사례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5·18 관련 망언으로 논란을 촉발시킨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과 그들을 감싸고 있는 한국당 지도부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망언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 2월 1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해당 의원들의 발언에 대해 “우리 민주화 역사와 헌법 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결국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