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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독교계 첫 대안학교 설립/감리교 내년 3월 남양주에 개교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김진호 목사)가 기독교계에선 처음으로 대안학교를 세운다. 2004년 3월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감리교교육원에 문을 여는 감리교 대안학교는 기본적인 교과 학습은 물론,생명의 소중함과 기독교의 영성을 체득할 수 있는 공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1학년 1학급,중·고등학교 6년 통합 학제로 운영되며 학급당 정원은 20명.학생들은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며 교사는 8명으로 시작해 매년 증원,6년차에는 19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교육과정은 기독교 영성교육을 중심으로 한국인의 정신과 몸에 맞는 토착화된 프로그램으로 진행될 예정.종교 명상 문학 역사 철학 수학 과학 외국어 농사 예술 통일교육 국토순례 자원활동 등의 기본과목 외에 목공 원예 애니메이션 도예 요리 연극 바느질 국제이해 NGO활동 과목도 편성한다. 학생들은 매일 오전 6시30분 기상해 명상과 기도의 시간을 갖고 오전에는 기본교과목을,오후에는 활동학습 과목을 배우게 된다.저녁 시간 개별 및 자유학습 시간을 가지며 매주 목요일에는 교사와 학생이 참여하는 전체회의를 열어 학교의 운영방안과 학교생활 규칙 등을 점검한다. 감리교는 연희전문,이화학당 등을 세우며 근대 한국교육의 기틀을 다지는 데 앞장섰던 국내 대표적인 개신교단.교장 대신 교사대표제를 도입해 대안학교를 철저하게 교사들의 협의체제로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으며 오는 11월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겸한 열린캠프를 가질 계획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내일부터 평화순례 ‘한라에서 백두까지’

    불교,개신교,민족종교,원불교,유교,천도교,천주교 등 7대 종단으로 구성된 온겨레손잡기운동본부는 제4회 청소년 평화순례 ‘한라에서 백두까지’행사를 26일부터 10월1일까지 개최한다.순례단은 옌볜지역 우리민족의 자취를 탐방하며 용정중학교 방문교류 행사를 가진 뒤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백록담에서 각각 통일기원의식을 갖게 된다.(02)720-3020.
  • [길섶에서] 기도

    동예루살렘의 유대교 성지인 ‘통곡의 벽’엔 바위 틈마다 순례자들의 기도 쪽지들이 돌돌 말려 꽂혀 있다.인간의 심성은 다 같은 듯,최근 들렀던 오대산의 한 절에서도 비슷한 풍경을 볼 수 있었다.가람 신축을 위한 동(銅)기와 불사(佛事)현장.쌓아 놓은 동기와 표면엔 신자들의 축원문들이 이름·주소와 함께 적혀 있었다.공사가 진척되면 지붕에 얹혀져 좀 더 하늘 가까운 곳에서 간구의 목소리를 고하게 되리라. 다만 ‘통곡의 벽’ 쪽지들과 달리 이곳 기왓장에선 사람들의 속내를 살짝 읽을 수 있었다.‘가정화목’‘가족건강’‘사업번창’‘학업성취’….‘남북통일’축원문도 눈에 띄었다.한 눈에 어린이 글씨임을 알 수 있는,경기도 분당 주소의 글에선 살며시 웃음마저 나왔다.‘시험백점’ ‘복권당첨’. 나라면 무엇을 써넣었을까? 인간은 저마다 각별한 소망을 갖고 있을 것 같다.하지만 막상 그걸 대보라고 한다면 이런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그 보편화된 소망 속에 ‘복권당첨’이 껴 있다는 게 오래오래 마음에 걸렸지만. 신연숙 논설위원
  • 세계인 -우리는 이렇게 산다 / 日 주5일근무 이후 연휴 활용 자기계발 ‘새모습’

    “대졸 초임 25만 5000엔,근무시간 오전 9시30분∼오후 5시30분,휴일 완전 주휴 2일제(토·일)”일본의 O출판사가 신입사원 모집광고에 낸 근무조건이다.O사처럼 덩치가 큰 회사뿐 아니라 작은 회사들도 사원 모집 때 예외없이 ‘주휴(週休) 2일제’(일본에서는 주5일 근무를 주휴 2일제라고 함)를 내건다.그것도 모자라 ‘완전’을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일본 기업들이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기 시작한 것은 고도성장기인 1970년대부터다.지금은 기업의 90.3%가 채택(2002년 10월 후생노동성 조사)하고 있을 만큼 보편적인 근무형태로 자리잡았다. |도쿄 황성기특파원|대기업인 H사에서 18년째 근무하는 루리코(41·여)는 10여년 전부터 도입된 주5일 근무제에 생활패턴이 완전히 맞춰져 있다.독신인 그녀는 토요일이 되면 어학원,꽃꽂이 교실 등 두 곳에 다닌다.평일에는 엄두를 내기 힘든 ‘자기개발’ 투자를 토요일에 집중한다.“일요일은 친구를 만나거나 집에서 독서를 하거나 빈둥거리며 보낸다.” 주5일 근무가 되면서부터 루리코는 평일은 회사에충실하고 토요일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날,일요일은 말 그대로 쉬는 휴일로 정하고 가급적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려 하고 있다. ●주말은 자신에 대한 투자시간 음식점이나 버스·지하철 같은 운수업체 등 토·일요일과 관계없는 일부 서비스업은 83.9%로 평균치보다 낮은 편이지만 주5일 근무에 선도적인 금융·보험업은 99.2%로 100%에 가깝다.토요일 휴일이 당연시되고 쉬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휴일을 자기개발에 쏟는 사람이 늘어난 것은 큰 변화중 하나다. 토요일 오전이면 도쿄 시부야에 있는 요리교실에 다니는 가와즈(37·회사원)는 주체할 수 없는 시간을 ‘효과적으로 쓰기 위해’ 요리를 배우기로 한 경우다. 이전에는 여행을 다니거나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했으나 “남는 것이 별로 없는 것 아닌가.”하는 후회가 문득 들어 지난 4월부터 학원등록을 했다. 토요일을 유익하게 쓰려는 샐러리맨들에게 인기가 있는 강좌는 요리와 어학.대형 요리학원인 B사는 ‘기본요리’ 코스의 34개 강좌 가운데 9개를 토요일,5개를 일요일에 집중배치하고 있다.어학원으로 유명한 N사의 경우 토요일에도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강좌를 개설하고 토·일요일을 이용해 어학실력을 높이려는 샐러리맨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주5일 근무에 따른 변화는 역시 레저를 즐기는 패턴이 달라진 점이 꼽힌다. 대형 여행사인 H사는 도쿄 시내인 하네다에서 출발하는 전세비행기로 금요일 저녁 출발,서울이나 괌·홍콩 같은 곳에서 1박을 한 뒤 월요일 새벽에 돌아오는 상품을 지난해 내놓아 호평을 받고 있다.이 회사는 “심야출발이라 잔업을 하고도 여유있게 시간에 댈 수 있고 새벽에 돌아오기 때문에 편하다.”고 자랑한다. ●버스회사,술집 등 손님 줄어 울상 서울의 경우 밤 11시30분 공항을 이륙해 토요일 새벽 2시에 김포공항에 도착,자유행동을 한 뒤 시내 호텔에서 하룻밤을 자고 일요일에 이어 월요일 새벽 3시쯤 김포공항을 떠나 오전 5시30분에 하네다공항에 되돌아오게 된다. 이마이(35·회사원)는 가을쯤 한국인 친구를 만나러 서울에 갈 계획이다.그는 “회사에 굳이 휴가계를 내지 않더라도 금요일 저녁까지 일을하고 월요일 새벽에 돌아와 회사에 출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레저시간이 늘어나면서 일본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이 사상 처음으로 6시간 이하로 떨어졌다.지난해 말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사회생활 기본조사’에 따르면 일을 갖고 있는 15세 이상의 평균 근로시간(토,일요일 포함)은 지난 조사(1996년)때보다 16분 줄어든 5시간59분이었다.반면 여가활동 시간은 17분 늘어난 6시간26분이었다. 주5일 근무에 따른 변화는 이것뿐 아니다.후쿠시마 교통은 지난 4월부터 고속버스를 제외한 전 노선의 버스 통근·통학 정기권 가격을 14∼16% 내렸다.“주5일 근무 등의 영향으로 승객 숫자가 해마다 5%씩 줄어들고 있어 가격인하로 감소추세에 제동을 걸 심산”으로 인하를 단행했다. 도쿠시마에서 로프웨이를 운영하는 한 회사는 지난 7월부터 이용자가 적은 일요일의 야간운행을 폐지하고 금요일로 옮겨 운행하고 있다.휴일이 이틀로 늘어나면서 일요일에는 가족끼리 집에서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 이용자가 적기 때문이다. 샐러리맨들의 음주행태에도 변화를 가져왔다.주5일 근무제가 한창 도입됐던 10∼20년 전만 해도 일본의 직장인들은 휴일을 앞둔 ‘꽃의 금요일(하나킹)’ 밤을 만끽하며 새벽까지 술집 순례를 했다. ●주6일 근무 역류현상도 다카이치(40·여)는 “당시 금요일 밤이면 상사로부터 ‘내일 쉬니까 마음껏 마시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지금은 ‘꽃의 금요일’은 사어(死語)가 돼버리고 ‘꽃의 목요일(하나모쿠)’이 유행이라는 게 다카이치의 귀띔.금요일 밤 과음하면 토요일을 제대로 쉴 수 없어 하루를 앞당겨 목요일 저녁 어울려 한 잔하는 일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주5일 근무제가 좋은 것만은 아니어서 불편하거나 손해를 보는 일도 생겨나고 있다.병원에서는 주5일 근무로 재활치료 등 급하지 않는 치료의 경우 토·일요일은 전혀 하지 않아 환자로선 아쉽기만 하다. 지금까지 무료였던 토요일의 은행 현금자동지급기를 통한 인출에 대해 서비스료를 받는 은행들이 늘어나고 있다.UFJ나 미쓰이스미토모 은행은 지난 연말부터 올초에 걸쳐 서비스료를 유료화했다.토요일에도 일을 하던 기업이 있던 시절의 관행이었던 무료서비스는 주5일 근무의 완전정착에 따라 1회 인출 105엔을 이용자로부터 받게 된 것이다. 관청들의 주5일 근무로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자 토·일요일에도 부분 근무를 하는 지자체들이 생겨나고 있다.군마현 오타시는 지난 3월부터 토·일요일의 창구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고후시도 부분적으로 일요일 창구업무를 4월부터 시작했다. 나고야의 한 지방은행은 월 1차례씩 시내 점포에서 평일 은행을 찾기 힘든 샐러리맨을 대상으로 상담회를 열고 있다.점포당 1∼2명의 은행직원들이 주택융자나 보너스 운용 등에 대해 예약제로 상담을 하는 제도다. marry01@ ■공립학교 주5일등교제 이후 |도쿄 황성기특파원|주5일 등교제가 일본 공립학교에 실시된 것은 지난해 4월 신학기부터다.어른의 주5일 근무제와 학생의 주5일 등교제로 일본 사회의 주5일제가 완성된 셈이다. “내 아이의 학력이 떨어진다.”는 학부모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주5일 등교제는 학생들에게는 꿈 같은 일이다.놀 시간이 늘어나 지긋지긋한 ‘공부 지옥’에서 탈출감을 느낄 수 있어서다.일본 기업들이 이런 ‘비즈니스 찬스’를 놓칠 리 만무하다.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에 있는 한 호텔은 지난해 4월부터 토요일에 3명 이상 숙박할 경우 초등학생 동행 손님에게는 1000엔씩 깎아주는 상품을 내놓았다.또 이웃한 시모타의 미술관·수족관도 초·중학생에게는 입장료를 받지 않거나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도쿄 인근의 도부 동물원도 학교에 가지 않는 어린이 손님을 끌기 위해 어린이용 동물 쇼를 매주 토요일 실시하고 있다. 자녀들의 학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학부모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교육관련 상품도 잇달아 나왔다.서점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T사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토요일 무료보습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단 보습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은 학습교재를 구입한 학생에 한해서다. 주5일 등교제로 토·일요일 텅 비게 된 학교를 효율적으로 이용하자는 움직임도 비영리조직(NPO)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다카마쓰시의 NPO인 ‘IT 합시다’는 휴일인 토요일,학교의 컴퓨터를 이용해 정보기술(IT)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시민들에게 연하장 작성,홈페이지 이용 등 컴퓨터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도쿄의 미타카시에서는 젊은 교사들이 모여 토요일이나 방과 후 어린이들의 놀이상대가 돼주기도 한다.그러나 고등학교는 대학 입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학교 안팎에서 보충수업을 받는 학생이 적지 않다.고쿠분지 시에서는 학부모들이 대학 강의실을 빌려 희망 수강생에게 유료로 ‘토요 보충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 국제 플러스 / 힌두교축제 압사사고 130여명 사상

    |봄베이 AFP 연합|인도 서부의 힌두교 순례지인 나시크에서 27일 열린 ‘쿰 멜라’ 축제 중 압사사고가 발생,지금까지 30여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날 사고는 축제에 참가한 수백만 명의 힌두교도들이 죄를 씻는 의식의 하나로 고다바리강에 목욕을 하기 위해 좁은 길을 서로 달려가다가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마하라슈트라주 보건장관은 최소한 31명이 숨졌으며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했고,의사들은 최소 39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에 전했다고 이 통신은 보도했다.
  • 와당은 ‘시대의 문화’ 깃든 예술품/ 세계최고 ‘와전 컬렉션’ 꿈꾸는 유창종 변호사

    우리 조상들은 처마 끝에 예술품을 장식하고 살았다.그러나 후손들은 그것을 잘 알지 못했고,알려고도 하지 않았다.그런 무지몽매를 일깨운 사람이 유창종(58) 변호사다. ●기와등 1800여점 중앙박물관 기증 그는 지난해 12월 서울지검장 시절,국립중앙박물관에 25년 넘게 모아온 1873점의 와(瓦·기와) 전(塼·벽돌)을 기증했다.고구려·백제·신라에서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와전 1100여점,기원전 4세기 전후 전국시대에서 진(秦)·한(漢)을 거쳐 명(明)·청(淸)나라까지 중국 와전 700여점,일본 와전 60여점,태국과 베트남의 와전 10여점이었다. 박물관 직원들은 문화재에 값을 매길 수는 없지만 억지로라도 매긴다면 최소한 2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중앙박물관은 귀한 뜻을 기려 그중 600여점을 선별,지난해 12월24일부터 올 2월16일까지 ‘유창종 기증 기와·전돌’ 전을 열었다.전실을 찾은 사람들은 와전 중에서도 지붕 처마 끝 수키와와 암키와에 달려 있는 와당(瓦當),우리말로 막새의 아름다움을 새삼 깨달았다. 홍익대 미대 교수들조차와당의 문양을 보고 “이렇게 아름다운 줄은 몰랐다.충격을 받았다.”고 했다.입소문이 돌면서 관람객들이 몰려 자원봉사자들은 신이 났고,공무원 신분이어서 주말에만 전실을 찾은 유 변호사는 사인 공세를 받았다. ‘와당 선생’,‘유 도사’ 등의 별명을 갖고 있는 유 변호사를 지난 주말 서울 중구 순화동 법무법인 세종에서 만났다.그는 변호사로 아주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그러나 기와 이야기를 건네자,이제 한국미술사와 고고학을 공부하려면 입문 과정으로 반드시 와당을 공부해야 한다고 열변을 쏟았다. “와당의 아름다움과 미술사적 의미를 모르는 학자들이 많습니다.와당은 그 시대·지역의 건축 및 불교 문화,문화의 이동경로,예술적 특성과 미의식 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예품입니다.당시 종교,철학,사상,권력체제까지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이를테면 발해의 와당은 모두 공통된 양식을 보여주고 있는데,이는 강력한 중앙집권적 체제가 유지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요.아울러 발해 와당은 중국이 아니라 고구려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어요.발해는 우리 땅이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지요.” ●1978년 충주 근무때부터 수집 나서 기와를 수집하기 시작한 것은 1978년 충주지청 검사 시절.당시 충주 중원탑평리칠층석탑 부근에서 와당 파편 몇 점을 수습한 것이 계기였다.대학 때부터 미술사와 문화재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이후 본격적으로 와당 수집에 나선다.지금은 값이 폭등했지만,당시만 해도 값이 헐한 데다 수량도 적지 않아 공무원 월급으로도 수집이 어렵지 않았다. 79년엔 그의 문화재 답사 모임이 중원고구려비를 발견하는 개가를 올렸고,그가 초대 회장을 맡았던 ‘예성동호회’는 84년에 대한매일의 전신인 서울신문이 제정한 제4회 ‘향토문화상’을 수상했다. 1987년 일본인 의사 이우치(井內)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와당 1082점을 기증하자 와당 수집에 더 몰두했다.그는 이우치 와전실을 둘러볼 때마다 부끄러움과 감사하는 마음,소박한 애국심 등 미묘한 감정이 교차했다고 한다.이런 감정은 나중에 기증 결심으로 이어졌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와당 파편을 수집한 다음해인 79년 완전한 6엽 연화문 와당을 구했을 때와,2002년 12월 국내엔 유물이 전무한 발해의 와당을 구입했을 때다.2005년에 개관하는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자신이 기증한 와당들을 중심으로 발해 전시실을 연다는 계획이다. 기증을 결심한 뒤에는 시대별 또는 지역적으로 귀중한 것이지만 값이 비싸 구하지 못했던 와전들이 마음에 걸렸다.그래서 부인 금기숙(52·홍익대 섬유아트부 교수)씨와 의논해 적금을 해약하고 주식까지 처분해 빠진 와전을 보완했다. 그의 행복관은 어떤 것일까.“인생을 깊이 있고 풍성하게 느끼는 것입니다.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을 해야 하고,더 많이 깨우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능력을 개발해야 합니다.법률가들은 자만심과 논리에만 빠져 우물안 개구리처럼 옹색하기 쉽지요.논리적이면서도 예술가처럼 감성적이어야 인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고가의 와전 사느라 적금도 해약 그는 86년부터 단소를 불기 시작해 상당한 경지에 올라 있다.대검 중앙수사부장 시절,직원들은 아침마다 그의 사무실에서 흘러나오는 영산회상곡 등에 귀를 기울이곤 했다.단소를 불면 잡념이 사라져 평상심을 되찾을 수 있고 저절로 단전호흡이 돼 건강해진다. 그는 서울지검장으로 재직하던 중 중수부장 시절에 ‘이용호 게이트’를 부실하게 수사했다는 이유로 좌천된 뒤 지난 4월에 31년의 공직생활을 마쳤지만 후배들에게 존경을 받는 몇 안되는 선배다.그는 당시 바르고 당당하게 수사했으며 그것은 후배 검사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그러면서 후배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검찰권은 국민을 위해 있는 것이지요.검찰권 행사의 금도를 넘어서면 안됩니다.휘두를 수 있을 만큼 휘둘러 모든 것을 까발린다는 생각은 잘못입니다.검찰권 존재의 의의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는 요즘도 골프를 치지 않는 대신 주말마다 절터를 답사하고 인사동 등 고미술가를 순례한다.한 주만 거르면 가게 주인들이 “지난주에는 왜 나오지 않으셨느냐.”고 물을 정도다.기증 후에 모은 와·전만 200점에 가깝다.계속해서 와전을 모으는 것은 용산 중앙박물관에 들어설 ‘유창종 와·전실’을 세계 최고의와전 컬렉션으로 꾸미기 위한 것이다.딸 영지(28),아들 영상(26)씨도 아버지의 뜻을 이어 대를 이어 와전을 수집해 기증하겠다고 약속했다. 황진선기자 jshwang@
  • 만삭의 몸으로 해골과 함께 파격의 춤인생/데뷔 30주년 공연 갖는 홍신자

    “실험성을 추구하는 춤의 정신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앞으로도 물론 그럴 거고요.” 무대에서 통곡하고,만삭의 몸으로 춤을 추고,해골을 들고 우는 전위 무용가.목소리(보이스)를 무용의 일부로 승화시킨 실험 예술가.파격적인 춤과 함께 독특한 삶의 행보로 주목받아온 홍신자(63)가 올해로 데뷔 30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이달초 산문집 ‘나는 춤추듯 순간을 살았다’(열림원)를 펴낸 데 이어 27일부터 9월6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무용데뷔 30주년 기념 대공연’을 갖는다. 홍신자가 처음 무대에 선 것은 1973년.호텔경영학을 공부하러 떠난 뉴욕에서 운명처럼 춤의 매력에 끌려 27세의 늦깎이로 무용에 입문한 지 6년 만이었다.무대 중앙에 제사상을 놓은 데뷔작 ‘제례’는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과 비평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그해 서울 명동 국립극장에서 가진 귀국 공연은 무용계뿐 아니라 한국 문화계 전체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제문을 태우고,의자를 들어올려 창밖으로 던지는 등의 도발적인 행위들로 가득한 그녀의 춤에 대해 ‘춤 공연의 새로운 가능성’이라는 극찬과 ‘춤에 대한 모독’이라는 날선 비판이 극명하게 엇갈렸다.국내에 전위무용,아방가르드 예술의 불씨를 지핀 인물로 ‘홍신자’란 이름 석자를 선명하게 각인시켰다. ‘동양 춤과 서구 실험무용의 미학을 조화시킨 안무가’로 인정받으며 해외 무대에서 입지를 굳히던 그는 70년대말 돌연 인도로 명상수행을 떠났다.오쇼 라즈니시,달라이 라마,크리슈나무르티 같은 대가들을 만나고 3년만에 다시 뉴욕으로 돌아왔다.이때부터 그녀의 춤은 구도적이고,명상적인 색채가 짙어졌다.20년간 뉴욕과 한국을 오가며 실험적 무대를 선보이다가 영구 귀국한 것은 93년.그해 ‘웃는 돌 무용단’을 창단했으며 95년부터 경기도 안성 죽산에 터를 잡아 매년 국제 아방가르드 예술축제인 ‘죽산국제예술제’를 열고 있다. ‘30주년 기념 대공연’은 오랜 세월 호흡을 맞춰온 외국인 무용가들과 함께하는 ‘홍신자와 친구들(Hong&Friends)’,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88년작 ‘세라핌’,그리고 신작 ‘시간밖으로’등 세 작품이 날짜별로 2∼3일씩 무대에 오른다. ‘홍신자와 친구들’(27·28일)에는 중국의 중견 실험무용가 웬 후이,일본의 아리사카,벨기에의 아르코 렌즈,미국의 블론델 커밍스가 출연해 20분씩 솔로 무용을 선보인다.홍신자도 ‘웃는 여자’중 마지막 20분가량의 춤을 직접 춘다. 로봇의 동작 같은 부자연스럽고,불균형한 동작만으로 구성한 ‘세라핌’(30·31일)은 88년 뉴욕에서 초연한 작품.너무 파격적이어서 그간 국내 공연은 엄두를 못내다가 이번에 용기를 냈다.그는 “개인적으로 아주 아끼는 작품”이라고 했다. 신작 ‘시간밖으로’(4∼6일)는 99년 발표한 ‘시간속으로’의 연작이다.죽음 뒤 육체에서 분리된 영혼들의 감정과 의식상태를 표현했다.평소 공연예술에 관심이 많은 철학가 도올 김용옥이 특별출연해 깜짝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이밖에 홍신자를 ‘세계 무용사를 만든 18인’중 한명으로 꼽은 중국 무용평론가 우장핑의 초청 강연회와 주요 작품 비디오 상영,사진 전시회 등이 함께 열린다. “춤으로 세상에 선 지 30년이 됐지만 정작 춤에 대한 속시원한 얘기는 못했어요.사람들의 관심도 홍신자의 무용보다는 홍신자의 개인사에 더 쏠려있었던 게 사실이지요.그래서 책을 냈고,또 공연도 준비했습니다.이번 무대를 통해 관객들이 홍신자의 예술세계에 좀더 가까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얼마 전 덴마크 국왕 초청으로 해외에 다녀온 그는 이번 공연이 끝나면 대표작 ‘순례’로 중남미 공연을 떠난다.9월말 열리는 전주소리축제에서는 신작 보이스(목소리)작품 ‘구운몽’을 선보인다.내년엔 전국 순회공연도 계획하고 있다.예순 셋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전성기가 따로 없어 보인다.(02)766-5210. 이순녀기자 coral@
  • [나의 건강보감]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마라톤 이전에 사이클로 운동 시작 “생각해 보세요.누군가가 평생 마라톤만 한다면 얼마나 무미건조한 삶이겠습니까? 제가 산악자전거(MTB)를 타고 대자연 속으로 질주해 들어가는 것은 제 삶을 저의 시각으로 채색하고 디자인하는 과정입니다.” 극한상황을 체험한 사람에게서 듣는 삶의 얘기는 늘 절박하고 진지하다.마라토너 황영조(34·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선수단 감독)가 그렇다. “더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제가 MTB를 타는 것은 마라톤을 하면서 유보하거나 포기해야 했던 제 삶을 복원한 것입니다.제가 즐기는 스쿠버다이빙도 동기 측면에서는 MTB와 크게 다를 게 없습니다.” 그는 잠시 뜸을 들인 뒤 말을 이었다.“잘 알려지지 않은 얘긴데,실은 제가 처음 시작한 운동은 마라톤이 아니라 사이클입니다.강원도 삼척 근덕중학교에 입학해서 처음 사이클선수로 발탁됐는데,매일 왕복 60여리(24㎞)를 자전거로 통학한 게 그런 결과를 낳았던 거지요.” 그의 사이클은 통학용 낡은 자전거와는 비교도 안될 멋진 것이었다.그렇게 사이클선수의 꿈을 키웠으나,선생님들의 권고로 짬짬이 지역 육상대회에 나가 크고 작은 상을 휩쓸면서 그의 운명도 바뀌기 시작했다. “생각하면,사람의 삶이란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그때 다른 고등학교의 사이클선수 스카우트제의를 뿌리치고 강릉 명륜고등학교로 진학해 육상을 시작했는데,처음엔 1500m,5000m와 10㎞ 마라톤 단축코스 등 중장거리를 뛰었어요.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우승한 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결과’에만 집중된 탓에 이런 저의 이력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거죠.” ●‘족저근막염' 수술 후 96년 은퇴 고인이 된 손기정씨 이후 한국 마라톤에서 그처럼 눈부신 성공을 거둔 사람은 없다.91년 영국 셰필드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딴 금메달은 건국 이래 우리 선수가 세계 종합대회에서 일군 첫 쾌거였다.이후 92년 일본 벳푸에서 열린 마이니치 마라톤대회에서 한국마라톤의 비원이던 10분 벽을 무너뜨리더니 그해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우승,절정의 기량을 뽐냈다.그러나 호사다마일까.그는 족저근막염으로 양쪽 발바닥을 찢는 두번의큰 수술 끝에 96년 홀연히 마라토너의 꿈을 접었다.그가 MTB를 시작한 것은 은퇴하던 바로 그 해.“마라톤이 죽도록 싫었습니다.뛸 수밖에 없어서 뛰었고,살아남기 위해 달렸지만 달릴 때마다 빨리 나이를 먹고 싶었습니다.그래야 달리기를 멈출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죠.오죽했으면 바르셀로나 우승 후 ‘달리는 차에 부딪혀 죽고 싶었다.’고 했겠습니까.” ●“발 멈춰도 가는 자전거, 멋집니다” “이런 제게 사람들은 ‘왜 그렇게 마라톤을 일찍 그만뒀느냐.’고 묻곤 하는데,저를 아끼는 마음은 알지만,저나 마라톤을 모르는 얘깁니다.이룰 건 다 이뤄 더 이상 동기가 없다고 여겼습니다.온전치 못한 몸으로 힘든 운동을 막연히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그후 그는 MTB를 탔다.자전거는 그가 갈망했던 것들을 시원하게 충족시켜 줬다.“자전거를 타면서 햄버거를 먹고,콜라를 마시는 기분 아십니까? 마라토너는 꿈도 못꿀 일이죠.MTB는 코스를 벗어나는 것도 자유입니다.언제든 그만 타고 싶으면 멈출 수도 있고요.마라토너는 발을 움직이지 않으면서게 되지만,자전거는 발을 멈춰도 갑니다.얼마나 신기한 일입니까?” “처음엔 자전거를 타고 선수시절에 뛰었던 코스를 자주 달렸는데,그 시절의 제가 안됐다는 생각에 콧잔등이 싸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선수시절 저는 훈련 때에도 주머니에 비상금을 넣고 다니지 않았습니다.저 스스로 약해지고 타협하려는 마음을 차단하는 방법이었습니다.그런 점이 오로지 건강을 위해 뛰는 운동과 다른 점 아닐까요?” 그는 이제 자전거로 하체를 단련하고 심폐기능을 유지해 얻은 에너지를 후배들의 마라톤 지도에 쏟아 붓는다고 했다.MTB로 엮어보고 싶은 꿈도 있다.“기회와 명분이 주어진다면 MTB로 전국을 도는 국토순례를 한번 하고 싶어요.건강도 다지고 좋은 일에 제 정열을 바치는 기회도 될 것 같아섭니다.” 그는 MTB말고도 스쿠버다이빙을 즐긴다.강원도의 궁벽한 어촌에서 물질로 자식들을 키운 어머니에 대한 향수가 담긴 그 바다를 자주 찾고자 했던 것이 계기라면 계기다.“마라토너가 코스를 밟아 뛰는 것과 해녀가 물속에 잠기는 것이 고독하다는점에서는 같다고 여겨져요.한번은 어머니의 고통을 엿보고 싶어 산소호흡기를 달고 물속에 들어가 어머니 물질하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는데,참 눈물겹더라고요.” 이것 말고도 그가 즐기는 레저는 많다.지난 99년에는 열기구를 타고 중국 산둥반도에서 경남 양산까지 황해를 가르는 비행을 했는가 하면,암벽 등반도 즐겨 히말라야 원정계획까지 세웠다가 대학원 학위과정 때문에 포기했던 적도 있다. ●스쿠버다이빙·열기구·암벽등반도 즐겨 체중은 선수시절의 60㎏보다 10㎏가량 늘었으나 억지로 감량을 하지 않아 지금이 신체적으로는 최적의 컨디션이라고 했다.담배는 입에 대지 않으며,기분 좋으면 맥주 1∼2병을 마신다.먹거리도 개고기 말고는 가리지 않는다.그에게 듣는 운동건강론은 차라리 소박했다.“유산소 운동이라면 무엇이든 좋습니다.자기 몸에 맞는 종목을 골라 꾸준히 하면 건강을 얻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겁니다.중요한 것은 무슨 운동이든 자신이 가진 무언가를 포기해야 가능하다는 점입니다.그것이 시간일 수도 있고,땀일 수도 있습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남상인기자sanginn@ ■산악자전거 건강론 “어려서부터 타온 자전거에 대한 향수 때문에 MTB를 타기 시작했지만,체력을 기르고 대자연을 호흡할 수 있다는 점도 무척 매력적이었습니다.” 황영조 감독은 MTB마니아다.후배들을 지도하느라 내놓고 동호회 활동을 할 수는 없지만,틈만 나면 자전거로 한강 둔치나 강동의 보훈병원 뒤 일자산을 질주하곤 한다.한강 둔치에서는 잠실 시민공원에서 여의도나 강서 시민공원까지 수변을 따라 달리며 체력도 다지고 스트레스도 푼다.일자산은 험하지 않은 완만한 능선에 도시 냄새가 나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들어 종종 찾는 곳이다.한번 자전거를 타면 두어시간 정도 맘놓고 즐기는 편이다. 애호가들이 즐기는 MTB 종목은 산악 능선을 종주하는 크로스컨트리와 경사지를 오르내리는 힐클라이밍과 다운힐,듀얼슬래럼,험난한 지형지물을 타고 나가는 트라이얼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종목마다 엄청난 체력과 순간판단력,순발력과 인내력을 필요로 해 코스별로 차이는 있지만 정규 크로스컨트리의 경우 시간당 열량 소모량이 스쿼시(약 1300㎉)에 맞먹는 1100∼1300㎉에 이른다.”고 말했다. 사이클 국가대표와 국가대표팀 코치를 지낸 김동환씨는 “이런 특징 말고도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어주는 스릴과 모험성,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탈 수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MTB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심재억기자
  • [녹색공간] 한강 하구 생태계의 위기

    ‘왕오천축국전’은 혜초가 히말라야 파미르를 넘어 인도와 이웃 나라들을 몇 년에 걸쳐 순례하고 쓴 기행문이다.사경의 연속인 이역만리를 걸어서 순례했다는 것은 어떤 힘으로부터 보호받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그가 남긴 기행문에는 인간의 고뇌가 곳곳에 역력히 남아있다.‘내 나라는 하늘 끝 북쪽에 있고/다른 나라는 땅끝 서쪽에 있네/더운 이곳에는 기러기가 없으니/누가 내 고향 계림으로 내 소식 전해줄까.’ 길 없는 길을 떠난 순례자의 절망같은 향수와 고독이 가슴을 저민다.그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기러기는 1300년이 지난 지금도 어김 없이 우리 나라를 찾아온다.늦가을이면 한강 하구에도 1만여 마리나 날아든다.행주대교 남단의 제방 도로와 북단의 자유로를 지나다 보면 논밭과 초지에 무리지어 앉은 기러기 떼들을 볼 수 있다. 기러기와 함께 날아드는 개리는 시베리아와 캄차카반도에서 날아온다.기러기와 흡사하지만,개체 수는 훨씬 적다.재두루미는 해마다 아무르강 유역에서 찾아온다.일산과 김포 아파트촌이 가까운 논에서 겨울을 난다.백로를 닮은 저어새는 세계적으로 700마리에 불과하며,한강 하구가 최대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모두가 천연기념물이다.이밖에도 30여종의 겨울 철새들이 날아 앉고,여름이면 백로와 왜가리와 해오라기 수백쌍이 날아들어 둥지를 튼다.흰털발목수리를 비롯한 맹금류들도 철따라 사냥을 즐기고 간다. 그뿐만 아니라,둔치의 수로와 웅덩이는 다양한 수생 식물의 보고이자 민물고기와 연체 동물들의 산란장이다.둔치의 풀밭에는 벌건 대낮에도 고라니들이 마치 방목장처럼 한가로이 뛰놀고 있다. 10여년 동안 생태기행을 다니면서 이토록 다양한 생태계를 보여주는 ‘열린 공간’을 만난 적이 없다.자동차를 타고 하구 강변 길을 오가며 차창 밖을 내다보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사파리 생태 관광이다.서울 도심에서 불과 10여분 거리에 이토록 튼실하게 생태계가 보전된 것은 반세기 동안 분단의 철책선이 인적을 차단해왔기 때문이다.게다가 한강은 4대강 가운데 유일하게 하구둑이 없는 강이다. 민족 분단이라는 비극을 견디면서까지 지켜온 한강 하구의 생태계가 일산대교 건설로 토막날 위기에 처했다.다리는 인간의 교통로이지만,생태적으로는 큰 장애물이다.당국은 일산대교 길이가 1.8㎞에 불과해 환경 영향평가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1997년 김포대교 건설 때도 그런 핑계로 여름 철새들의 낙원이었던 강변 전호산의 생태계를 박살낸 바 있다.다리의 길이는 수치로 잴 수 있을지 모르나,자연 생태의 가치는 길이로도 무게로도 잴 수 없다. 일산대교는 김포대교보다 훨씬 아래쪽 무인지경에 건설되기 때문에 그 영향은 김포대교에 견줄 바가 아니다.김포대교와 일산대교 사이 10㎞는 하구 길이의 3분의1에 해당한다.갯벌과 사구와 둔치가 그로 해서 생태적으로 토막나버린다.더욱이 정부의 발표대로 제2자유로와 고속화도로가 건설되고,인근 농경지들이 택지로 개발되면 한강 하구 생태계는 초토화가 될 것이 뻔하다.한술 더 떠서 인근 지방자치단체는 이참에 민통선 철책을 걷어내고 이곳에다 공원을 조성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말이 좋아 생태 공원이지,그날로부터 하구 생태계는 망가질 것이 자명하다.한강 하구는 민통선 지역이라 생태조사 한번 제대로 한 적이 없다.자연에 대해 이렇게 무관심하고 무례할 수 있는가.정부는 삽질을 멈추고 하저(河底)터널 등 다른 생태적 대안을 고려해보기 바란다. 김 재 일 두레 생태기행 대표
  • 반전 평화 통일 대행진 불참 / 한국노총의 고민

    한국노총(위원장 이남순)이 산하 주한미군 노조의 반발로 광복절에 열린 ‘8·15 반전 평화 통일 대행진’에 불참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한국노총은 당초 15일 오후 3시와 4시에 각각 열린 ‘반전 평화 2003년 통일염원 노동자대회’와 ‘8·15 반전 평화 통일 대행진’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실제로는 노동자대회에만 모습을 드러냈다.이는 지난 13일 열린 회원 조합 대표자 회의에서 주한미군 노조(위원장 강인식)가 “한총련 등의 단체가 참여하는 평화통일 대행진에 참여한다면 노총 탈퇴도 불사할 것”이라고 반발했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2∼3년 전부터 통일운동 참여 폭을 꾸준히 넓혀왔고,지난 1일에는 ‘통일순례단’을 조직해 전국을 돌았다.통일 대행진 참여 방침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하지만 의외로 산하 단체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자 한국노총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통일 등 ‘민족 당면문제’와 노동자의 ‘생존권 문제’ 사이에서 갈등하다 일부 행사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그는 “1만명이넘는 주한미군 노조원에게는 미군기지가 생존의 기반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주한미군 노조 강 위원장은 “안보 공백의 측면에서나 우리 노조의 고용안정 측면에서나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노총 안에서 나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연합
  • 메트로 플러스 / 통일기원 ‘자전거 국토종단’

    한국청소년연맹 광명지역협의회는 경기도 광명지역 청소년들이 오는 9일부터 14일까지 통일기원 국토종단 자전거 대순례를 실시한다고 밝혔다.순례에는 학생 70명과 교사 및 도우미 32명 등 모두 102명이 참가,부산시청에서 광명시청까지 총 485㎞구간에서 펼쳐진다.
  • NGO / 환경운동연합 ‘e속으로’

    ‘한국 환경운동의 모태’ 환경운동연합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하는 사이버 환경운동단체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환경운동연합이 올초 홈페이지(www.kfem.or.kr)를 뉴스사이트식으로 개편하면서 시작됐다.기존의 논평과 보도자료 중심의 딱딱한 홈페이지를 기사 형식의 감각적 글과 동영상을 위주로 꾸민 것이다. 사이트의 새 단장과 함께 글을 올릴 사이버기자 양성 강좌를 개설한 것이 눈에 띄는 특징이다.내부 필진 양성은 인터넷 매체기능 강화를 위한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언론단체나 언론사가 아닌 시민사회단체가 독자적인 사이버기자 강좌를 연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홈페이지 단장과 함께 대대적인 인터넷 회원 모집에도 나섰다.인터넷 회원의 경우 월 2000원 이상의 회비를 내면 환경관련 신문기사 스크랩 등을 제공한다.현재 3000여명이 인터넷 회원에 가입,활동중이다. 지난 4월 현재 회원 8만7000여명,상근 활동가 78명,지역조직 53개로 아시아지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환경운동연합 입장에서 인터넷회원 3000여명은 적지만 환경운동연합의 미래를 담보하는 소중한 자양분이라는 인식이다. 시민환경정보센터 안준관 팀장은 “기존의 운동 방식으로는 환경운동연합의 활동상 등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다는 내부 지적이 있었다.”면서 “인터넷 시대를 맞아 네티즌들에게 좀 더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인터넷중심 운동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특히 환경운동 현장 등의 상황을 네티즌들에게 호소력있게 전달하고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참여자들의 모습과 반응을 전달하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오마이뉴스,시민의 신문 등 인터넷 대안언론이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둔 것도 자극이 됐다. 환경운동연합의 이같은 방향 선회에는 새만금 삼보일배 순례행진 현장 중계,새만금 방조제 4공구 물막이공사 중단 현장시위 등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계자는 “올초 내부적으로 환경운동의 무게중심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기는 방안이 심도깊게 논의됐다.”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joo@
  • NGO / 친환경 개발도 반발하는 ‘새만금 생명연대’“갯벌살릴 대안 뭐죠”

    “새만금을 친환경적으로 개발한다고요? 그것은 ‘아름다운 살인’을 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새만금갯벌생명평화연대(이하 새만금연대) 오영숙 집행위원장의 말이다. 법원으로부터 새만금 사업 집행중지 결정까지 이끌어냈지만 새만금연대 사람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하다.대통령이 새만금사업 재개 의지를 밝힌 데다 법원도 방조제 보강공사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새만금연대 사람들을 들뜨게 했던 축제분위기도 잠시였을 뿐 다시 또 새만금 갯벌을 ‘완전히’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법원 결정 이전에 진행중이던 공사가 그대로 진행되고 있어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 새만금연대측의 주장이다. 새만금 갯벌을 살리자는 한마음에서 출범한 새만금연대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200여단체 하나돼 2년째 활동 새만금연대는 2001년 3월19일 환경운동연합 사무실 앞에서 전국 200여개의 종교·시민·환경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발족식을 가졌다.천주교 문규현 신부·박승해 수녀,불교 수경 스님,원불교 이성종 교무,환경운동연합 최열 대표가 공동 상임대표를 맡았다.총 본부를 전북 부안에 두고 사무국은 서울 환경운동연합에서 더부살이 중이다. 종교계가 종파를 따지지 않고 하나로 뭉쳤다.종교계 지도자들은 출범당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각 종파 신도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새만금 간척사업 백지화를 위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새만금 갯벌이 곧 교회·성당·법당이자 21세기의 성지”라고 주장하며 새만금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어 종파별로 기도회와 법회가 잇따라 열렸고 ‘3보1배’와 여성 성직자 새만금 도보순례 기도회까지 고행과 수행을 겸한 새만금 사업 반대운동을 환경단체들과 연계해 펼쳐왔다. 새만금연대에는 종교계와 시민·환경단체 외에도 각분야 전문가 100여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서울대 고철환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그룹은 새만금과 관련된 워크숍,국제 심포지엄 등 각종 학술행사와 해외 전문가들과의 공동연구 등을 추진해왔다. 최열 공동대표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현장답사 등 이론적인 학술적 근거제시가 반대운동을 전개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면서 “해외 전문가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새만금문제를 공동과제로 인식시키는 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특히 갯벌전문가인 아돌프 켈러만 독일 환경연방청 생태계 연구팀장의 법정증언은 법원이 새만금 사업 집행중지 결정을 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보이지않는 지원자 곳곳에 처음엔 200여개의 단체가 연합한 만큼 자칫 불협화음이 나오지 않을까 염려됐다고 한다.하지만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이라는 두 환경단체가 중간역할을 충실히 함으로써 이같은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여성 환경운동가로 96년초 환경운동연합과 인연을 맺은 장지영 팀장은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한 성직자들의 삼보일배,기도수행과 자전거 순례 홍보 등 2년 넘게 활동을 벌였음에도 4공구 물막이 공사가 강행됐을 때 허탈감을 느꼈다.”면서 “이제 더이상 무모한 개발논리를 접고 하루빨리 새만금 갯벌에 평화가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 3보1배라는 극한 투쟁의 방법까지 동원해 반대운동을 벌이고도 새만금 사업에 대한 정부의 입장변화가 없자 새만금연대는 깊은 상실감에 빠졌었다. 그와중에 환경단체와 전북도 주민 3539명이 정부를 상대로 낸 공유수면매립면허 및 사업시행인가 처분취소 청구소송 결과가 나온 것이다.법원의 공사중단 결정은 늘어졌던 마음을 추스르며 더 강한 투쟁의 열의를 되살리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새만금 소송에서 변호를 맡았던 박태현 변호사는 환경전문가와 선배 변호사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었다.그는 “죽어가는 새만금 갯벌을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의 싹을 보게 됐다.”면서 “본안소송에서도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울러 “대법원결정까지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하루빨리 발전적인 해결책을 찾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전북도민 이해 조정 필요 공감 이제 새만금연대의 운동방향은 대안제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잠정 중단결정만 내려졌을 뿐 근본적인 대안이 제시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최종적으로 승소판결이 난다고 하더라도 현재까지 진행된새만금 사업은 논란거리로 남을 수밖에 없다. 사업중단과 더불어 실의에 젖은 일부 전북도민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은 과연 무엇일까.‘3보1배’라는 극단적인 자기희생과 고통을 사업중단촉구 방법으로 채택했던 새만금연대 사람들이 또 어떤 상생의 비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유진상기자 jsr@
  • 영화단신

    28일부터 무료 ‘여름 영화강좌’ 한국영상자료원(원장 정홍택)은 28일부터 나흘 동안 서울 서초동 자료원 시사실에서 무료로 ‘여름 영화강좌’를 연다.평론가(정성일 김영진 김소영),감독(임순례 오승욱 봉준호),제작자(이춘연) 등 분야별로 강사가 나와 강의하고 토론시간도 갖는다.수강인원은 11명.접수는 21∼23일.홈페이지 www.koreafilm.or.kr. 시사회 본뒤 펀드투자 결정 명필름이 새달 14일 개봉하는 ‘바람난 가족’(감독 임상수)의 인터넷펀드를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한다.원금 회수율이 70% 미만일 경우 투자자에게 원금의 70%를 환불해주며,시사회에 참석하여 영화를 본 뒤 투자여부를 결정토록 하는 등 최대한의 안전 장치를 마련했다.
  • 이런 책 어때요 / 수수께끼의 기사

    가일스 밀턴 지음 / 이영찬 옮김 생각의 나무 펴냄 ‘전설의 기사’ 존 맨드빌은 1322년 예루살렘 성지순례를 위해 영국 세인트올번스를 출발하는 대장정에 나선 뒤 34년이 지나서야 영국으로 돌아왔다.이후 그는 ‘여행기’를 펴내 지식사회에 충격을 줬다.인도여행중 ‘구약성서’의 욥과 같은 부류의 이교도들과 마주쳤다는 등 믿기 어려운 내용들이었다.그럼에도 콜럼버스뿐 아니라 르네상스 시대의 많은 지리학자와 탐험가들은 이 ‘여행기’를 탐독하고 정전으로 추앙했다.이 책은 이런 의문들을 기본틀로 맨드빌의 정체를 밝혀내고 그의 명예를 회복시켜준다.그런 의미에서 또 하나의 ‘여행기’라 할 만하다.1만 2000원.
  • 미셸위 “출전 경비 부담돼요”

    프로선수 못지않게 빡빡한 대회 일정을 소화하며 프로무대에서 경험을 쌓고 있는 한국계 ‘천재 소녀골퍼’ 미셸 위(14)와 그의 가족에게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바로 대회 출전 경비가 만만치 않은 것. 미셸 위의 아버지 위병욱(44·하와이대 교수)씨에 따르면 미셸 위는 지난해 여름방학 기간 대회 참가 비용으로 5만달러를 썼고,올해는 7만달러 가량의 지출이 불가피하다. 미셸 위는 지난 5월 말 여름방학 시작과 함께 오는 8월 말 방학이 끝나갈 때까지 3만 2000여㎞에 이르는 미국 본토 순례에 나선다.US여자오픈 지역예선을 시작으로 US여자아마추어퍼블릭링크스,미여자프로골프(LPGA) 숍라이트클래식을 치렀고 앞으로도 5개의 남녀 프로대회와 US여자아마추어대회에 출전한다.또 10월에는 CJ나인브릿지클래식 출전차 한국까지 장거리 여행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 비용의 대부분을 스스로가 부담해야 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미국골프협회(USGA) 규정에 따르면 아마추어 선수는 광고출연이나 후원 계약 없이 단순히 기부 형식으로만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이를 어길 경우 선수 자격을 박탈당한다. 이 때문에 미셸 위는 골프채와 볼,의류 등 용품을 유명업체로부터 지원받고 있지만 사실상 현금 지원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같은 이유로 위씨는 수많은 후원 제의를 거절하고 딸 뒷바라지를 위해 은행 대출까지 받았다. 물론 프로로 전향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만 미셸 위의 나이가 어려 프로전향이 불가능한 데다 프로입문이 가능한 18세가 되더라도 “어린 나이에 돈의 유혹에 빠지면 선수를 망칠 수 있다.”며 위씨도 조기 프로 전향을 반대하고 있다. 위씨는 “USGA 규정이 명백하지 않아 협회 관계자를 만나 면담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며 “재능있는 골퍼를 위해 좀 더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곽영완기자
  • 표류하는 태권도공원 / 예산확보·부지선정 41개월째 ‘헛발질’

    “알짜사업” 27개 시·군 과열유치전 걸림돌 지자체“정부 몸사려”…체육인“백지화 우려” 정부가 태권도를 국가전략 상품화하기 위해 추진해온 태권도공원 조성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사업 기본구상 발표 후 3년여 동안 예산확보와 부지선정 문제 등 어느것 하나 해결된 게 없는 실정이다.그런가 하면 정부가 이 사업계획을 발표하자마자 지방자치단체들이 저마다 태권도공원을 자기네 지역으로 유치하려고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도 사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태권도공원 조성사업을 둘러싼 자치단체들간의 과열 유치전과 정부의 사업추진 과정을 점검해 본다. 자치단체들의 태권도공원 유치전은 2000년 1월 문화관광부의 사업계획 발표와 함께 후보지 공모가 시작되면서부터 바로 불이 지펴졌다. 여기에는 경북 경주시를 비롯해 경기도 파주·하남·성남·남양주시와 인천 강화,충남 태안,충북 진천·보은,전남 여수,전북 무주 등 전국 27개 시군이 대거 유치의사를 밝히면서 불꽃튀는 각축전을 벌였다. ●각종 경로 통해 치열한로비전 자치단체들은 한결같이 사업 유치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갖은 지혜를 짜내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지역별 범시도민 결의대회를 갖는가 하면 태권도공원 유치 100만인 서명운동과 함께 국제 태권도대회 등을 앞다퉈 개최했다. 물론 지역출신 거물급 정·관계 인사들을 동원한 유치 로비도 밤낮없이 전개했다.심지어 일부 자체단체들은 관련 직원을 문화부에 상주시키는 등 전시를 방불케 할 정도의 정보전을 펼치는 등 촉각을 곤두세웠다.한동안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세계 태권도공원 유치전이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다시 불붙고 있어 과열양상이 재연될 조짐이다. 자치단체들이 이처럼 사업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은 정부가 제시한 100만평의 부지를 무상 제공하면 얻게될 엄청난 직·간접적인 수입 때문이다.여기에다 사업비 2000억원도 전액 국비(80%)와 민간자본(20%)으로 충당이 가능해 재정적 부담이 없는 것도 구미를 당기게 하는 요소다.이에 따라 신라 천년고도로 태권도의 정신적 고향임을 내세운 경주시는 양북면 장항리 일대 부지 110만평을 제공하겠다며 유치전에 뛰어들었다.또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경주 남산을 비롯,각종 문화재가 산재해 있는 명실상부한 국제 관광도시임을 유치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강원도에서는 춘천·강릉·원주시가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춘천시는 동내면 사암리 시유지 120만평을 부지로 물색해 둔 상태다.유치전략으로는 태권도 대학 설립추진과 함께 국제인형극제 등과 연계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원주시와 강릉시도 신림면 송계리 송계유원지 인근 111만여평과 구정면 구정리 칠선산 청학사 주변 100만여평을 각각 후보지로 꼽는다.원주시는 중부내륙의 중심지로 강원 감영이 있던 곳임을 내세우고 있고,강릉시는 신라 화랑의 심신수련 순례지였다는 역사성을 들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파주시,인천에서는 강화군이 유치 대열에 가세했다.파주시는 지난해 2월 태권도 공원 부지로 물색중인 탄현면 법흥리 통일동산내 8만 5000평을 매입,태권도 박물관을 자체적으로 건립할 계획이다.태권도 공원 유치를 재천명하는 동시에 유리한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속셈이다. 강화군은 고천면 일대 부지 100만평 이상을 공원 부지로 확보하기로 했다.특히 강화가 전국체전 성화 채화지여서 태권도 정신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한편 충북에서는 보은·진천군이 함께 유치에 나섰다가 진천군으로 단일화 했다.진천군은 김유신 장군 탄생지인 광혜원면 구암리 120만평을 후보지로 검토중이다.한반도의 중심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을 꼽는다. 충남에서는 유관순 열사의 출생지인 천안시가 독립기념관과 연계해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이밖에 유치경쟁에 뛰어든 다른 자치단체들도 각종 경로를 통해 치열한 물밑 로비를 전개하고 있다. ●최종사업안도 확정못해 문화부는 당초 계획대로 오는 2008년까지 전국 1곳에 태권도공원 조성사업을 마칠 계획이었으나 2000년말 국회에서 첫 제동이 걸렸다.국정감사에서 사업규모 등에 대한 재검토 권고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경제성을 고려하지 않은 방만한 사업규모와 민자유치의 어려움 등이 주요 이유였다. 이에 따라 문화부는 사업 재연구 용역을 통해 사업규모를 부지 70만평과 사업비 1700억원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마련했다.하지만 그동안 장관이 3명이나 바뀌도록 최종 사업안조차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자치단체들은 문화부 관리들의 몸사리기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후보지 선정에 따른 오해와 비난을 우려,차일피일 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기획예산처가 부지 확보없이는 문화부에 관련 예산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사업추진을 더욱 꼬이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이런 가운데 참여정부는 지난 25일 국민체육진흥 5개년 계획에 태권도공원 조성사업을 포함한다고 발표,앞으로 사업 추진과정이 주목되고 있다. 전국 정리 김상화기자 shkim@ ■문화부·유관단체 입장 지난 2000년 10월 당시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이 세계태권도공원 조성사업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밝힌 뒤부터 주무 부서인 문화부는 물론 태권도 유관단체들도 아무런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부는 지난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올해부터 사업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보고했으나 아직 사업추진 방향을 확정하지 못했다.신임 이창동 장관에게는 구체적인 보고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문화부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장관에게 대략적인 사항은 보고했지만 구체적인 추진계획은 보고하지 못했다.”면서 “30여개의 자치단체가 유치전을 펼치고 있지만 후보지 선정 기준 마련 등의 작업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태권도협회와 국기원,세계태권도연맹(WTF) 등 태권도 유관단체들은 “주무부서가 아무런 준비도 안됐는데 우리가 나설 수 없지 않으냐.”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임창열 전 경기도지사와 태권도공원 부지에 대해 가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국기원은 “소문만 무성했을 뿐 당시에도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은 없었다.”면서 “설령 가계약을 맺었다 하더라도 지사가 바뀌었는데 추진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전세계에 퍼진 태권도를 총괄하는 세계태권도연맹(총재 김운용)측은 “태권도공원은 태권도 종주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사업으로 태권도인들의 숙원”이라면서 “정부가 구체적인 안을 제시한다면 자료 제공 등모든 것에 대해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정부나 정치권보다 앞서 태권도 단체가 나설 수는 없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대한태권도협회 성재진 사무국장은 “태권도공원 건설 논의가 처음 나왔을 때는 정부와 의견 교환을 했지만 지금은 아무런 논의도 없다.”면서 “공원건설은 환영하지만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길섶에서] 자전거 탄 경찰

    초고층 아파트 단지가 숲을 이룬 경기도 분당에 1년 전쯤부터 자전거 순찰만 고집하는 경찰관이 나타났다. 겨울에는 빙판 길을 위태롭게 비틀거리면서,요즘 같은 여름이면 제복의 등이 온통 땀으로 흠뻑 젖는데도 자전거를 타고 아파트와 상가의 후미진 곳을 구석구석 누빈다. 행여 신기한 눈빛을 보내는 주민을 만나기라도 하면 “제대로 순찰하려면 자전거가 낫다.”며 겸연쩍은 웃음을 보낸다. 견장에 새겨진 이파리 네개에 40대 초반쯤 될까.신도시의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자전거 탓인지 몰라도 그의 얼굴에서는 경찰관의 티가 전혀 나지 않는다.그래도 네거리에서 경광등을 번뜩이는 순찰차에 앉아 한가롭게 하품을 짓던 순경과 의경들이 그가 나타나면 얼른 경례를 붙이는 것을 보면 그들 세계에서는 낯익은 인물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그가 자전거 ‘순례’를 시작한 후 흔했던 잡범들의 소란이 사라졌다.자전거 탄 경찰관은 어느새 신도시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잡은 듯하다. 우득정 논설위원
  • NGO / ‘새만금’ 어디로…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해 환경단체와 성직자들이 벌인 ‘3보1배’의 눈물겨운 노력과 호소마저 외면당한 이후 허탈과 좌절감만 남았습니다.” ‘새만금갯벌 생명평화연대’라는 이름아래 뭉쳐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운동에 참여했던 106개 환경·시민단체들의 한결같은 탄식이다. ●허탈과 좌절감만 남았다 환경·시민단체는 마지막까지 물막이 공사를 저지하기 위해 방조제를 파헤치며 안간힘을 쏟았지만 역부족이었다.무엇보다 이들의 마지막 카드였던 3보1배의 호소마저 묵살되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버린 상태다.3보1배를 뛰어 넘을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녹색연합 김타균 정책실장은 “전북 부안군 새만금 현장에서 서울 광화문까지 65일간 펼쳐졌던 3보1배는 환경·종교단체들이 가장 낮은 자세로 방조제 공사의 철회를 촉구한 것”이라며 “이마저 묵살해버리는 정부앞에 다른 운동이 먹혀들겠느냐.”고 반문했다. 환경단체들의 상실감은 새만금 때문만이 아니다.한술 더 떠 전주지역의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서다.이 방안대로 그린벨트내 개발이 시작되면 만경강을 비롯한 샛강의 수질오염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하류의 새만금 방조제로 해수 유통이 막힌 상태에서 상류의 그린벨트마저 해제해 오염이 가중될 경우 만경강과 동진강의 수질보전은 사실상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환경운동연합 박경애 간사는 “정부는 환경파괴적인 개발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다 망가지고 나서 추스리기보다 사전에 환경을 지키려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장기 운동으로 전환모색 새만금갯벌 생명평화연대는 4공구 방조제 공사가 이뤄졌다고 해서 반대운동이 끝난 것이 아니라며 중·장기적인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평화연대 관계자는 “일본은 1963년 착공,완공단계에 이른 나카우미 간척사업을 최근 백지화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일본이 공사에 착공한 지 30년 만에 사업의 백지화를 선언한 것에서 새만금의 미래와 대안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천주교 김현옥·김근자·오영숙 수녀와 개신교 박후임 목사,불교혜성 스님,원불교 양영인 교무 등 성직자로 구성된 ‘새만금 갯벌과 전북민을 위한 기도순례’가 지난 20일 시작됐으며 약 300㎞의 거리를 걸어서 7월 1일 전북 부안의 해창갯벌 현지에 도착하면 제2의 새만금사업 반대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향설정 잘못,자성의 목소리도 생명연대의 핵심을 이루는 녹색연합과 환경운동연합 등은 중·장기적인 대응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연대단체들의 결집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분분한 의견들을 하나로 묶어 내는 대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반대운동 전환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일부에서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환경운동의 궤도를 수정하고 정부정책에 대한 대응전략도 바꿔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새만금사업 반대운동을 통해 갯벌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것은 큰 성과이지만 ‘간척사업 중단’같은 용어사용이 지역주민들의 정서를 자극해 오히려 전북도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다. 환경운동연합 부설 시민환경연구소 장재연(아주대 예방의학과 교수) 소장은 “새만금 사업에 대해 사업중단을 요구하고 이를 강요하는 방식으로 반대운동을 전개하면 전북도민을 자극하는 것밖에 안된다.”면서 “이제는 환경단체들도 맹목적인 사업중단이 아니라 사업의 수정·보완이나 대안을 제시하는 쪽으로 운동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발전적 모델을 찾기 위해 환경단체와 전북도민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덧붙였다.‘새만금 딜레마’에 빠져 있는 환경단체들이 어떤 대안을 찾을 지 주목된다. 유진상기자 jsr@
  • 기로의 새만금 사업 / 최열 환경연합 공동대표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새만금 간척사업을 강행하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입니다.” 환경운동연합 최열(崔冽) 공동대표는 5일 최근 계속되는 전북지역 주민이나 공무원들의 새만금 사업 공사강행 촉구시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 대표는 “새만금 사업은 노태우 정권 시절에 시작된 개발독재시대의 산물이며 자연과 생명을 존중하는 시대로 가기 위한 갈림길”이라고 설명하면서 “개발 독재적인 시각과 정치적 시각에서 나올 결론이란 뻔하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이어 “역대정권에 의해 소외됐던 전북 주민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새만금 사업이 전북도 부흥의 메카가 될 것이라는 섣부른 기대는 위험천만”이라고 충고했다.아울러 “전북도와 지방자치단체,지역 언론들이 새만금 사업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주민들에게 주지 못한 책임도 크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국민의 공복인 공무원들이 특정 입장을 내세워 집단행동에 나서는 일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는 “농림부 등 정부부처는 새만금 간척지는 농지 조성이라고 밝혔는데 이제와서 복합 산업단지 조성이라고 번복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면서 “특정 사업의 이해관계와 이익을 대변하는 논리에 밀려 사업을 강행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범하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또 “새만금 사업 강행에 따른 찬반투표에 일부 이익집단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목적이 불분명한 간척사업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정부의 무소신과 환경정책 실종에 대한 따끔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정부는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한 성직자,그리고 시민단체들의 눈물겨운 노력과 호소를 외면하고 있으며 자기참회와 희생,생명을 살리기 위한 3보1배의 소리없는 절규를 묵살하는 것은 경제개발을 명분으로 기본적인 환경정책마저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질타했다.그는 “성직자들이 목숨을 걸고 강행한 3보1배 순례에 보내준 국민적 성원을 보면 국민들의 여망이 무엇인지 알 수 있으며 이것이 곧 대의”라고 힘주어 말했다. “국민의 83%,국회 과반수가 넘는 150명의 국회의원들이 새만금 방조제 공사중단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농지조성과 식량안보를 위해 필요하다는 논리는 더이상 타당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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