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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은 굴뚝 같은데…

    [중앙부처] “비고시 출신 국장을 임명하려고 해도 경력을 제대로 갖춘 사람이 없어요.” 과천 모 경제부처의 얘기이다. 고시 출신과 비고시 출신의 조화를 위해 비고시 출신 국장을 임명하려고 해도 인적자원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12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고위공무원단 중 비고시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29.4%였다. 3급 과장급에서는 42.1%다. 행안부의 경우 본부에 근무하는 과장급(65개) 중 비고시 출신은 22명으로 33.8%다. 소속기관이나 파견 등의 경우도 포함하면 비고시 출신이 59.7%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소를 제외할 경우 47.8%에 불과하다. 시험 합격 이후 교육 과정에서부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행정고시 출신은 수습 사무관 신분으로 중앙공무원교육원(중공교)에서 6개월의 교육과정을 거친 뒤 6개월간 중앙부처 실무수습을 받아 정식 행정사무관으로 임명된다. 중공교 교육 과정 동안 현직 장관 강연, 국토순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실무를 많이 하는 7급은 대부분 4주, 9급은 3주 정도의 교육을 감사교육원, 체신공무원교육원 등 자체 교육기관이나 시·도별 교육기관에서 받는다. 자체 교육기관이 없는 경우 7급은 중공교에서, 9급은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에서 교육받는다. 한 중앙부처의 비고시 출신 공무원은 “고시 출신이 물론 특화된 인재들이지만 정부가 지원해주는 교육시스템의 차이가 너무 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교육과정의 차별은 해외 근무나 연수에서도 이어진다. 고시 출신이면 사무관이나 부이사관 때 2번 정도 기회가 주어진다. 7급 출신이 해외 연수 기회를 얻는 것은 매우 어렵다. 9급은 더욱 어렵다. 이런 이유로 비고시 출신이 주요 국(局)이나 부서의 주무과장 자리를 꿰차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결국 국장급 자리를 주려고 해도 ‘주무과장을 거치지 않은 사람을 어떻게 주요 국장에 임명하느냐.’며 제동을 걸기 일쑤다. 결국 비고시 출신 ‘홀대의 악순환’이 지속되는 것이다. 한 공무원은 “정책 입안 같은 기발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곳이 아닌데도 관례상 고시 출신이 차지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하·임일영·윤설영기자 lark3@seoul.co.kr
  • 부산평화제전 14일 개막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을 맞아 부산에서 한국과 일본의 대학생, 시민이 모여 아시아의 평화와 미래를 향한 새로운 연대를 모색하는 평화제전이 펼쳐진다. 평화제전추진위원회는 14일부터 보름간 부산 곳곳에서 다양한 평화제전 행사를 연다고 11일 밝혔다. 첫날에는 부산가톨릭센터에서 ‘한·일 강제병합 100년의 의미와 과제’라는 주제로 한국·일본의 NGO와 이주여성단체가 참여하는 ‘아시아평화 이야기마당’이 열린다. 광복절인 15일엔 평화의 날 선포식, 일본 평화통신사의 일제강점 역사유적지 전국순례가 진행되고, 28일 평화영화제와 29일 삼보일배 평화 대행진, 한·일 1000인 평화선언, 평화콘서트, 청소년 역사탐방, 역사 사진전 등의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우리 봉선이’는 사나운 개? 신봉선 검색굴욕 폭소

    ‘우리 봉선이’는 사나운 개? 신봉선 검색굴욕 폭소

    개그우먼 신봉선이 인터넷에 자신의 이름을 치면 사납게 생긴 개 사진이 나온다고 밝혔다. 신봉선은 지난 5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 시즌3’에서 게스트들과 초상권을 침해당했던 경험담을 털어놓다 “인터넷에서 ‘우리 봉선이’라고 쳤더니 사납게 생긴 개 사진들이 나왔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방송이 나간 이후 ‘우리 봉선이’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달리는 등 뜨거운 반응을 모았다. 신봉선이 말했던 ‘우리 봉선이’는 ‘차우차우’라는 품종의 중국산 대형견으로 모 포털사이트 차우차우견 분양전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이다. 현재 ‘우리 봉선이’ 사진에는 방송을 본 네티즌들이 찾아와 “이곳인가요?”, “성지순례하고 갑니다” 등의 댓글을 남겨 신봉선의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슈퍼주니어 신동은 초상권과 관련, “길을 가다 어떤 분이 가까이 오더니 명함을 줬는데 자세히 보니 명함에 내 사진이 있었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놨다. 사진 = KBS 2TV ‘해피투게더 시즌3’, 온라인 커뮤니티 ‘차우차우의 집’ 서울신문NTN 오영경 인턴기자 oh@seoulntn.com 서울신문NTN 오늘의 주요뉴스 ▶ 신동, 나경은 ‘뽀뽀뽀’ 웃음사건 공개... 유재석 “웃음 많아 헷갈려~” ▶ 쌈디 ‘충격 과거사진’ 공개...삭발, 퍼머 등 헤어 변천 눈길 ▶ 정애리, 딸 최초 공개...친구같은 모녀 일상 ‘눈길’ ▶ 엠마 왓슨, 숏커트 파격 변신…록스타 연인 영향? ▶ ’우리 봉선이’는 사나운 개? 신봉선 검색굴욕 폭소
  • 신봉선 굴욕담 ‘우리 봉선이’ 정체는? “차우차우”

    신봉선 굴욕담 ‘우리 봉선이’ 정체는? “차우차우”

    개그우먼 신봉선이 언급한 사납게 생긴 ‘우리 봉선이’의 정체가 주목을 끌고 있다.방송이 나간 이후 ‘우리 봉선이’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랭크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네티즌들은 신봉선이 말했던 ‘우리 봉선이’가 과연 어떤 사진인지 궁금해하고 있는 상황이다.지금까지 네티즌들이 추정한 ‘우리 봉선이’는 귀여운 흰색 말티즈와 ‘차우차우’라는 품종의 중국산 대형견, 흰 진돗개 등 총 3마리다. 그 중 많은 네티즌들이 진짜 ‘우리 봉선이’으로 추측하고 있는 강아지는 ‘차우차우’로 모 포털사이트 차우차우견 분양전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이다.현재 이 커뮤니티의 ‘우리 봉선이’ 사진에는 방송을 본 네티즌들이 찾아와 “이곳인가요?”, “성지순례하고 갑니다” 등의 댓글을 남겨 신봉선의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한편 신봉선은 지난 5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 시즌3’에서 게스트들과 초상권을 침해당했던 경험담을 털어놓다 “인터넷에서 ‘우리 봉선이’라고 쳤더니 사납게 생긴 개 사진들이 나왔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사진 = KBS 2TV ‘해피투게더 시즌3’, 온라인 커뮤니티 ‘차우차우의 집’서울신문NTN 오영경 인턴기자 oh@seoulntn.com 서울신문NTN 오늘의 주요뉴스 ▶ 정용진, 한지희와 열애설 트위터 통해 심경고백 ▶ 쌈디 ‘충격 과거사진’ 공개...삭발, 퍼머 등 헤어 변천 눈길 ▶ 정애리, 딸 최초 공개...친구같은 모녀 일상 ‘눈길’ ▶ 엠마 왓슨, 숏커트 파격 변신…록스타 연인 영향? ▶ ’우리 봉선이’는 사나운 개? 신봉선 검색굴욕 폭소
  • 광진구 청소년 국토대장정 출발

    광진구 청소년 국토대장정 출발

    “연천에서 철원까지 86㎞를 행군하는 학생들의 도전은 아름다워요.” 서울 광진구는 2일부터 5박 6일간 2010 꿈나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고등학생 101명과 대학생 자원봉사자, 진행요원 등 총 145명이 참가하는 국토대장정을 진행한다. 구청대강당에 모인 참가 학생들은 부모의 격려를 받으며 출정식을 갖고 첫 코스인 철원 제2땅굴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방학동안 나태해지는 자신이 싫어 도전했다는 최지혜(구의중 3학년)학생은 “국토순례를 통해 나를 돌아보는 기회를 갖고 싶다고 부모님께 말했더니 흔쾌히 수락해 줬다.”면서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을 만든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참가대원들은 첫날 철원 제2땅굴 견학에 이어 3일 백골부대 GOP체험을 위해 23.4㎞를 행군하며, 4일에는 26.6㎞를 걸으면서 평화전망대·월정리역 등을 견학한다. 5일에는 고석정 견학과 래프팅을 하는 휴식시간을 갖고 6일 26㎞거리의 극기체험을 마지막으로 5박6일간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순례기간 중 잠자리는 현지 초등학교 등에서 해결한다. 행사를 주관하는 나라사랑가족사랑운동본부의 고문을 맡고 있는 김창현 광진구의회 의원은 “비무장지대와 땅굴 등을 견학하며 역사를 배우고 나라사랑을 확인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면서 “무더위속 극한 체험을 통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 보다 성숙해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구는 혹서기에 개최되는 만큼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간호사를 포함한 4명의 의료팀을 구성, 참가학생들이 안전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이청준 그를 다시 만나다

    이청준 그를 다시 만나다

    시절이 하 수상하니 이청준(1939~2008)이 더욱 생각난다. 한센병 환자 지역인 소록도에 가서 나름의 유토피아를 꾸미고자 했던 ‘당신들의 천국’ 속 조백헌 대령의 진정성조차 발견하기 어려운 세상이기에, 버스에 올라타 자신만의 가락으로 “동아일보요, 서울신문이요, 중앙일보요, 민국일보요…”를 외치던 그 옛날 유신시대 ‘건방진 신문팔이’의 지조도 그립고, 남도 가락을 묻혀 악다구니 내뱉는 ‘축제’로 승화된 장례 풍경도, ‘해변 밭 언덕가에 앉아’ 바다의 노래를 부르며 듣곤 하던 이의 모습도, 마치 한편의 그림처럼 머릿속에 유유히 떠오른다. ●초상화·글귀·손수 그린 문학지도 새겨 한국문학의 큰 산맥이며 깊은 골짜기였던 소설가 미백(未百) 이청준이 떠난 것은 2008년 7월31일이었다. 69세를 일기로 타계한 지 꼬박 2년이 흘렀다. 그를 기리는 ‘이청준문학자리’가 그의 고향이자 묻힌 곳인 전남 장흥군 진목면 갯나들에서 31일 열린다. 또 ‘이청준 전집’ 1차분인 ‘병신과 머저리’, ‘매잡이’ 등 2권의 봉정식도 함께 진행된다. 김병익 이청준추모사업회장을 비롯해 한승원, 황지우, 민득영, 김치수, 김선두, 김수영, 정민, 홍정선 등 문단 동료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청준문학자리’는 가로, 세로 길이 7m의 네모 반듯한, 그리 넓지 않게 꾸며진 일종의 돌방석이다. 하지만 떠받치고 있는 무게는 무려 18t에 이른다. 보령산 오석으로 만든 ‘글기둥’(4t), 갯나들 지평선과 일치하는 평평한 바위 형상으로 만든 ‘미백바위’(14t)를 묵직하게 껴안고 있다. 글기둥에는 고향 후배인 김선두 중앙대 미대 교수가 그린 이청준의 초상화와 글귀를 새겼고, 돌 바닥에는 이청준이 손수 그린 장흥 문학지도를 새겨 놓았다. 높이는 2.25m. 김현 문학비와 절두산 성당 김대건신부상 등을 만든 조각가 신옥주·박정환 부부가 제작했다. 총공사비 1억원은 지난 4월부터 두 달 동안 독자와 문인, 문화계 인사 등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2억 1000만원 중 일부로 메웠다. 2주기 추모식을 겸한 이 자리에서는 시인 황지우가 이청준을 추모하는 시를 낭송하고, 김덕숙의 초혼무, 김향순의 판소리 등 추모 공연도 이어진다. 황지우의 창작시 발표는 몇 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라 그 자체로 관심을 모은다. 특히 2015년까지 6년에 걸쳐 제작되는 문학과지성사 판 ‘이청준 전집’은 이청준의 소설, 산문, 콩트, 동화 등을 거의 완벽하게 망라한다. 총 33종 34권으로 구성된다. 전집 간행위원으로는 문학평론가 권오룡, 홍정선, 정과리, 우찬제, 이윤옥, 그리고 소설가 이인성, 김수영 문학과지성사 대표 등 7명이 참여했다. ●2015년까지 전집 34권 간행 발표순으로 이청준 문학세계를 정리하는 한편, 그의 작품이 품은 현재적 의미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비평문, 상세한 주해 자료 등을 실어 ‘이청준 순례’를 위한 사료적 가치를 담는다는 계획이다. 김병익 추모사업회장은 “이청준 문학의 위대함은 이 문학자리 조성으로 충분히 기려지는 것도, 그의 전집 간행으로 종결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앞으로 우리 후배들이 그의 소설 문학의 명맥을 발전시키며 그의 진지한 산문 정신을 크게 키워갈 것인가에 따라 그 명망이 더불어 높고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구청장님들의 ‘Green 사랑歌’ G…G…G…G…G… 도대체 뭐기에

    구청장님들의 ‘Green 사랑歌’ G…G…G…G…G… 도대체 뭐기에

    지구에 녹색은 생명이고 시민에게 녹색은 휴식이다. 기업에 녹색이 에너지라면 구청장에게 녹색은 주민들의 삶을 살찌우는 행정이다. 서울 구청장들이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녹색’에 빠져들었다. 28일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다음달부터 오는 12월까지 서대문구의 허파역할을 하는 안산도시자연공원(208만 8704㎡) 청소년수련관 일대 1만㎡에 문화쉼터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곳엔 방문자센터 및 관리실, 야외무대, 잔디광장, 생태연못 등을 갖춘다. 문구청장은 “지형 훼손을 최소화한 친환경 설계를 원칙으로 기존 경사로를 그대로 활용하기로 했다.”면서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그래서 삭막해지는 도심에 단비같은 역할을 하는 문화공간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인공적인 포장 대신 친환경적인 목재 데크 보행로 및 흙길, 목교 등을 설치해 노약자나 장애인 등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늘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로 고민한다. 그래서 환경교육센터를 만들어 지구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고 주민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그는 노원을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가장 잘 어우러지는 “지속가능한 녹색복지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하반기에 수송부문 온실가스 발생량 중 6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운수업 및 화물차 사업장 22개와 이산화탄소 및 대기오염 물질배출 삭감을 실천하는 온실가스 감축 자발적 협약을 체결한다. 에너지절약의 대표주자인 자전거 전용주차장 건설도 눈길을 끈다. 현재 수유역 인근에 지하1층·지상3층규모의 전용주차장(750대 주차가능)을 운영하는데 이어 번1동에는 621㎡에 15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짓고 있다. 보관소 개념이 아닌 월 3000원에 이용가능한 카드식 입출입 시스템을 갖춘 새로운 운영방식을 도입했다. 수리센터, 샤워실 등 부대시설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태양열 자전거 공기 주입기도 설치돼 있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다음달부터 건축물 유휴 옥상에 야채 등을 재배하는 텃밭을 조성, 지역먹을거리는 지역에서 충당·소비하는 로컬푸드 사업을 추진한다. 저탄소 녹색성장에 기여함은 물론 부족한 녹지를 확충하고 취미생활 및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현장실사 및 자체심의를 거쳐 선정한 후 텃밭조성용 상자, 상토, 모종 등을 무상지원하고 기술도 지도한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일상생활 속에서 온실가스를 저감하고 다양한 에너지 실천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달말 에너지 절약 모니터요원 20명을 뽑아 가정 및 대형건물을 방문해 에너지이용 실태를 모니터링하는 ‘에너지지킴이 방문서비스’를 실시한다. 또 태양에너지 발전시설을 휘경1동 주민센터와 신답빗물펌프장에 설치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현재 재건축이 추진 중인 고덕지구와 둔촌지구, 길동 신동아 1·2차 아파트 등 총 13개 단지 3만 169가구와 앞으로 지어지는 300가구 이상 신축아파트들을 냉난방 시설이 필요없는 초절전형 아파트로 탈바꿈시킨다. 자치구마다 찌든 일상을 벗어나 잠시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올레길 조성도 구체화되고 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성북동 올레길에 애착을 드러낸다. 고택, 사찰, 미술관 등이 많은 지역적 특성을 살려 테마별 코스를 세계적 상품으로 내놓겠다는 포부다. 성북동 올레길에서 만난 김 구청장은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가 성북동 거리를 가장 사랑하고 걷고 싶은 거리라고 할 만큼 꼬불꼬불 골목길에 옛정취가 남아있는 몇 안 되는 길”이라면서 “다음달부터 명사들과 함께 걷는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산을 먼저 투입하기 보다는 미술관 순례, 템플 스테이체험 등 콘텐츠부터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차산~용마산 둘레길 조성계획에 착수한 김기동 광진구청장도 “개발 패러다임은 이젠 사람중심의 환경개발로 변하고 있다.”면서 “광장동에 조성하는 기후변화체험관이나 한강변과 천호대로를 연결하는 자전거 전용도로까지 조성된다면 주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은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13살 지연 “연예인 되고파”..티아라로 꿈 이뤄 ‘화제’

    걸 그룹 티아라의 지연이 초등학생 때 쓴 글이 인터넷 상에 공개돼 화제다. 지연은 지난 2005년 7월 3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질문 게시판에 “연예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라는 질문과 함께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 지연은 이어 “나이는 13살이고 눈 크고 김태희 닮았다는 소리 많이 들어요. 연예인 해 보라는 소리도 많이 들어요. 이거 제 사진이에요. 그런데 실물이 훨씬 좋아요.”라는 깜찍한 글도 덧붙였다. 더불어 글을 게재한 당시 지연의 아이디는 ‘참기름고추’로, 그 나이 또래다운 귀여움을 자아냈다. 이에 당시 많은 네티즌들은 “참 예쁘게 생겼다. 그런데 연예인 하는 게 그렇게 쉬운 건 아니다.”, “아직 어려서 잘 모르는 듯” 등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사진과 글을 올린 순진하고 귀엽던 여자아이는 다름 아닌 티아라 멤버 지연의 과거 사진으로 밝혀졌다. 최근 네티즌들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이 글은 각종 포털사이트의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퍼지며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이 “정말 연예인이 됐다.”며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일부 네티즌들은 “예언이 이루어진 성스러운 곳이다.”, “성지순례 가자.”며 해당 웹 페이지를 끊임없이 방문하고 있다. 현재 댓글에는 “내가 미래에서 왔는데 너는 5년 뒤 가수로 데뷔해 드라마와 영화에도 출연하게 된다.”, “결국 꿈을 이룬 모습이 멋지다.”, “이렇게 귀여운 연예인 과거는 처음” 등 뜨거운 반응과 함께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21일 소속사 관계자 측은 “우리도 모르고 있었는데 지연이가 맞는 것 같다.”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 = 다음(DAUM) 서울신문NTN 오영경 인턴기자 oh@seoulntn.com
  • [문화계 블로그] 예술위 보조금 감사 논란

    장맛비가 쏟아붓던 지난 17일 저녁 서울 변두리 어느 술집에서 소설가, 시인 등이 모였습니다. 그저 찌개 하나 데워가며 소주잔 비워 가는 소박한 자리였죠. 마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보조금 감사 얘기가 나왔습니다. 문학단체 쪽에서 일하는 이가 먼저 말했습니다. “이미 그 당시 기준에 맞춰 성과보고서를 제출했고, 별 이상 없이 넘어갔는데 이제 와서 또 다시 새로운 기준에 맞춰 영수증에, 통장까지 제출하라고 하면 어쩌자는 것이냐.” 출판사 쪽도 거들었습니다. “이것 때문에 꼬박 며칠을 자료 찾느라 아무것도 못했다.” 예술위 창작기금 지원을 받은 작가는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모두 짐작할 수 있었죠. 어느 누가 신줏단지 모시듯 영수증을 꼬박 모아놓거나 집행 내역을 기록했겠습니까. 자칫 횡령 또는 불법 전용 의심을 사기 딱 맞춤입니다. 다른 시인 한 사람이 “뻔하지. 예술하는 사람들 지금 정권에 불편하니까 또 알량한 돈으로 다잡으려는 것이지.”라고 매조지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마침 이날 문화계 인사 100여명이 ‘4대강 사업 저지 문화예술인 낙동강 순례’를 시작했습니다. 애써 입에 올리지는 않았지만 ‘한 지붕 두 위원장’ 기억에, ‘촛불시위 불참 확인 요구서’ 등 예술위의 전력(前歷)을 저마다 떠올렸습니다. 발단은 감사원 감사였습니다. 지난해 말 8000만원 이상 지원받은 단체들에 대해 감사원이 감사를 벌여보니 33%가 목적 외 사용을 한 것으로 나타났답니다. 이에 따른 후속조치로 모든 보조금 지원 단체 및 개인에 대한 전수 조사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를 거쳐 예술위로 불똥이 옮겨온 것이지요. 지난 7일 예술위는 2006년부터 4년 동안 정부 보조금 지원을 받은 문화예술계의 사업 2178건에 대해 통장 사본과 영수증 등 관련 자료를 16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19일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어 “예술인 길들이기라는 비판은 오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위의 술자리 대화처럼 반발은 필연이었습니다. 예술위 관계자 또한 “우리도 난감하다. 자체 조사가 미비하다고 판단될 경우 감사원이 직접 감사하겠다고 하니 대충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억지로 성과를 낼 수도 없고…”라며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정부 보조금은 ‘혈세(血稅)’라고 부르는 세금으로 만든 돈입니다. 시렁 위 곶감처럼 먼저 꺼내먹는 사람이 임자라는 식은 안 되죠. 투명성과 공공성이 더욱 엄격해지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에 앞서 예술위가 지난 몇 년 동안 관리 감독의 부실이 있었는지 먼저 반성하고, 애먼 문화예술단체 길들이기가 되지 않도록 좀 더 섬세한 행정 업무를 약속해야 할 것입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모자가 함께 올레길 걸으며… 아들은 사진찍고 엄마는 글쓰고

    “엄마, 내 발자국이 말 같은지 한 번 봐.” 제주도 올레 길의 2코스에 있는 광치기 해변에서 아들은 말처럼 뛰었다. 몸을 구부린 채 겅중겅중. 뒤따르는 엄마는 아이의 보폭을 따라잡기 어렵다. 엄마와 아들이 제주 올레 길을 함께 걷고 책 ‘아들과 길을 걷다 제주올레’(생각을 담는 집 펴냄)를 냈다. 엄마 임후남씨는 글을 썼고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 이재영군은 사진을 찍었다. 출판사를 운영하는 엄마 임씨는 방과후학교와 학원으로 혼자 있을 틈을 주지 않고 아들의 시간표를 꽉꽉 채우는 ‘워킹맘’이었다. 학원으로 내몰리던 아들은 “학원을 폭파시키고 싶어!”라고 폭탄선언을 한다. 엄마와 아들 모두에게 올레 길은 마음을 치유하는 길이었다. 5학년 1학기 때 학교 특별활동 시간에 배운 것이 전부인 이군의 사진 실력은 서툴지만 신선하다. 그는 “제주 올레 길의 마음을 찍고 싶었다. 올레 길에는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은 길을 만들고, 길은 사람을 움직인다.”고 자신의 사진에 대해 설명했다. 소년은 올레 길을 걷고 사진만 찍은 게 아니다. 바다를 만나면 카메라를 내팽개치고 바다로 뛰어가 모래 장난을 하고 물 수제비를 뜬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만나면 꼭 한 번씩 쓰다듬어 주거나 한바탕 논다. 꾸밈 없이 노는 소년의 모습은 엄마가 찍었다. 올레 길에 대한 책은 많다. ‘아들과’는 길에 대한 역사와 정보 그리고 감동적인 감상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올레 길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온 서명숙 제주 올레 이사장이 고향인 제주도에 만든 길이다. 임씨는 사단법인 제주 올레 사람들과 선후배 관계로 각별한 사이다. 눈앞에 있는 수영장도 차를 몰고 다니던 저자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걷기에 중독됐다. 책에는 이 땅의 학부모라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가득하다. 아이는 집에서와 달리 밭일하던 할머니가 콩나물을 넣고 비벼준 밥을 맛있게 먹을 줄 알고, 길에서 처음 만난 어른과도 쉽게 친구가 되는 등 엄마보다 앞장서서 길을 걷는다. 올레 길을 걷고 왔지만 현실이 쉽게 뒤바뀌진 않는다. 제주도에서 돌아와 최악의 시험성적을 받은 아이에게 엄마는 훈계하고 아들은 “나도 다 안다. 나도 충격”이라며 엉엉 운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면 부모는 대부분 우리도 언젠가 올레 길을 아이와 함께 걸어 보리라는 목표를 세우게 될 것이다. 책에는 제주 올레 길을 걸을 수 있는 자세한 길 정보와 아이와 함께 가면 좋은 곳이 소개돼 있다. 카페 미루나무와 빛그리미갤러리에서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초대권도 들어 있다. 1만 3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납치설’ 이란 핵 물리학자 실종 1년만에 美서 나타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실종됐던 이란의 핵 물리학자가 실종 1년여 만에 미국에서 나타나 이란으로 보내달라고 호소, 미 정보당국의 납치설을 둘러싼 파장이 커지고 있다. 테헤란 말렉 아시타르 대학에서 근무하던 핵 물리학자 샤흐람 아미리(32)는 지난해 5월31일 성지순례차 다른 일행과 함께 사우디를 방문했지만 3일 후 메디나의 호텔에서 외출한 뒤 실종됐다. 그의 행방이 6개월이 넘도록 묘연했던 가운데 이란 외무부는 지난해 12월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미국 정보당국이 아미리를 납치했으며 사우디 정보당국도 미국의 납치행위를 도왔다.”며 미국의 납치설을 최초로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3월 미국의 ABC방송은 아미리가 미국에 망명했고, 이란의 비밀 핵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중앙정보국(CIA)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달에는 자신을 아미리라고 주장한 남성의 발언이 담긴 영상들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납치설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증폭됐다. 이란 외무부는 영상들이 공개되자 아미리가 미국에 의해 납치된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미 대사관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테헤란 주재 스위스 대사를 소환해 항의하기도 했다. 13일 BBC방송에 따르면 아미리는 결국 지난 12일 밤 워싱턴 주재 파키스탄 대사관의 ‘이란 구역’에 도착한 뒤 이란으로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파키스탄 외무부가 확인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BBC 방송은 아미리가 본국 송환을 강력하게 요구함으로써, 미국 납치설을 제기해 왔던 이란의 주장이 더 설득력 있게 작용할 수 있게 됐으며 미 정보당국에는 크나큰 당혹감을 안겨 줬다고 전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제빵탁구’ 뜨거운 팬덤현상 ‘뮤비+플래쉬’

    ‘제빵탁구’ 뜨거운 팬덤현상 ‘뮤비+플래쉬’

    KBS ‘제빵왕 김탁구’의 팬덤현상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드라마 팬들은 ‘제빵왕 김탁구’ 속 캐릭터를 활용한 각종 빵 패러디를 시작으로 뮤직비디오, 플래쉬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열혈 시청자들로 이루어진 팬덤현상은 온오프라인으로 확산되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제빵왕 김탁구 갤러리에는 탁구의 클레이 아트, 탁구와 마준의 펜 그림, 패러디 만화, 폭소만발 인물관계도 등이 드라마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주말이면 ‘제빵왕 김탁구’ 지방 촬영장은 드라마 팬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촬영장 순례를 하는 것이다. 구일중 회장의 자택으로 등장하는 전직대통령 별장 청남대도 방문객 수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제빵왕 김탁구’는 주말 재방송도 시청률(TNmS미디어) 1위를 기록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제빵왕 김탁구’ 재방송은 전국기준 10.7%, 서울수도권기준 11.0%로 동 시간 시청률 정상을 차지했다.사진 = KBS서울신문NTN 김경미 기자 84rornfl@seoulntn.com
  • [자립형 지역공동체사업-지역경제 활로 찾는다] 주민 삶의 질 최우선… 관광수입은 덤

    [자립형 지역공동체사업-지역경제 활로 찾는다] 주민 삶의 질 최우선… 관광수입은 덤

    로마에서 기차로 한 시간 걸리는 오르비에토 기차역. 이곳과 해발 고도 195m 바위산 정상에 위치한 오르비에토 도심을 잇는 산악궤도열차 푸니쿨라(케이블카). 오르비에토 관광의 상징이기도 한 푸니쿨라는 올해 6월15일부터 8월 말까지 운행을 멈춘다. ●관광 성수기에 케이블카 운행 안해 한창 관광객이 몰릴 성수기에 웬 운행정지냐고 되묻자, 관계자들은 방학 때문이라고 답한다. 오르비에토 도심에 중고등학교가 없어 학생들이 오르비에토 기차역까지 푸니쿨라를 타고 내려온다. 가장 안전하고 빠른 수단이기 때문이다. 방학이 시작돼 학생들의 이동수요가 없기 때문에 수리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로마 문명 이전 고대 에트루리아 문명이 남아있고, 교황 클레멘트 7세가 잠시 거주하면서 수원 확보를 위해 판 깊이 64m의 성 파트리치오 우물과 가톨릭 성지순례지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대성당이 있는 오르비에토. 주민 2만 1000여명에 관광객이 연간 110만∼120만명인 오르비에토가 슬로시티를 선택한 목적은 관광객 증가가 아니라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었다. 슬로시티 국제연맹 본부도 이곳에 있다. 오르비에토는 백포도주로도 유명하다. ●네온사인은 약국 녹색 십자가가 유일 피에르 올리베티 슬로시티 사무총장은 “관광객 입장에서라면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머물다 갈 수 있는 여행, 살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여행이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르비에토는 슬로시티를 선언한 뒤 대형 주차장을 3개 만들고 일반 차량의 도심 진입을 제한시켰다. 관광지라면 으레 볼 수 있는 대형 관광버스는 도심 지하주차장에 주차해야 한다. 5분 단위로 주요 관광지를 잇는 버스를 운행, 차량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도록 배려했다. 새로 건물을 지을 때는 반드시 친환경적이어야 하며 오래된 돌을 사용하도록 했다. 주민들과 협의는 기본이다. 시청 등 공공건물 위주로 태양열 패널의 사용을 늘리면서 시간대별로 전기와 물의 공급을 조절, 에너지를 아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네온사인은 약국을 표시하는 녹색 십자가가 유일하다. 6개 항목, 52개 지표로 에너지 절약 등 슬로시티 이행 사항을 점검한다. 주민의 삶을 우선으로 하는 정책은 젊은 층이 이곳에 거주, 소규모 창업을 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경제적·물질적 성공이 아닌 자신이 중요시하는 가치를 위한 삶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도자기, 화산석으로 만들어진 계단석 등을 제작·판매하는 말돈 발테르 부부는 자신들 소유의 가게에서 작품을 만들고 물건을 파는 시간까지 하루에 8시간만 일한다. 더 일해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가족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소중하다.”고 대답한다. 한국의 소규모 상점 영업시간을 들은 발테르 부부는 “한국인들은 이번 생애에는 일만 하고 다음 생애에는 쉬기만 할 모양”이라고 응수했다. 2008년 12월 이곳에 레스토랑을 연 발렌티나 솔타히치아 부부. 이들의 특별한 마케팅은 없고 손님 비중도 관광객이 아닌 현지인이 90%다. 이 레스토랑의 특징은 주변에 위치한 농가에서 모든 식재료를 조달하고, 이를 중심으로 메뉴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들 부부는 “장사가 잘될수록 거래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이곳의 소득이 늘어나 현지인 손님이 늘어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글 사진 오르비에토(이탈리아)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공동기획 서울신문 ·행정안전부
  • “바닥분수 설치 남발 말아야”

    “바닥분수 설치 남발 말아야”

    서울신문과 서울시의회가 함께 하는 6월 의정모니터에는 불합리한 시정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의견들이 많았다. 특히 ‘시민편의를 위해 각 공원의 바닥분수 가동을 알려주는 경보음을 설치하자.’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모서리에 노란 안전선을 표시하자.’ 등 그냥 지나치기 쉬운 불편 사항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6월 의정모니터에 제시된 60건의 의견을 세 차례에 걸친 엄정한 심사를 거쳐 5건을 우수의견으로 선정했다.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는 시청광장의 바닥분수를 본떠 여기저기 바닥분수를 만들었다. 이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이 있었다. 고병숙(27·성북구 정릉3동)씨는 “아무도 없는데도 바닥분수가 가동되고 있는 곳이 많다.”면서 “이를 보고 있으면 전기세와 물값 등 시민의 세금이 그냥 낭비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고씨는 “바닥분수가 가동되는 시간을 표시하거나 경보음을 통해 주변 사람의 관심을 끌고 분수를 가동하면 이용하는 시민들이 좀 늘 수 있을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또 양우경(26·양천구 목3동)씨는 “여름철, 심야에 굉음을 내며 달리는 오토바이 때문에 잠을 설치는 일이 많다.”면서 “자치구와 경찰이 합동으로 불법 튜닝 오토바이에 대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순애(54·양천구 목6동)씨는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심심찮게 안전사고가 난다.”면서 “시민의 안전을 위해 에스컬레이터 계단 모서리 등에 노란 안전선을 표시한다면 예산도 별로 안 들이고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북한산 순례길 중 보광사 쪽으로 4·19 국립묘소 후문을 만들자는 제안도 있었다. 이대청(57·강북구 우이동)씨는 “북한산 순례길과 4·19 국립묘소가 단절돼 있다.”면서 “후문을 만들면 두 곳이 연결돼 자연스럽게 4·19 정신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소방차가 긴급상황으로 출동을 할 때는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지만 복귀할 때는 긴급차 요건을 갖추지 못해 이용하지 못한다면서 신속한 복귀를 위해 이를 고쳐야 한다고 이연숙(45·강서구 화곡6동)씨가 주장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이렇게 달라졌어요 서울시와 산하기관은 5월에 제시된 의정모니터 의견을 대부분 수용하겠다고 알려왔다. 서울시는 여름철 한밤에도 시민들이 많이 찾는 청계천 관리를 강화해 달라는 의견에 대해서 야간 근무인력을 한 명에서 네 명으로 늘리고 청소시간도 오후 11시까지로 한 시간 늘리겠다고 답했다. 또 소방방재청은 무분별한 응급구조용 헬기 이용을 막을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에 대해 고의성 비응급환자에게는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리고 있다면서 홍보물을 통해 이를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 [중국의 아킬레스건 티베트를 가다]수도 라싸 르포

    [중국의 아킬레스건 티베트를 가다]수도 라싸 르포

    2008년 3월14일 대규모 유혈시위가 벌어진 중국 티베트자치구의 중심도시 라싸(薩) 시내는 2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겉으로 평온했다. 관광 명소인 포탈라궁에는 중국을 비롯, 전 세계에서 찾아온 형형색색의 관광객들과 티베트 각지에서 오체투지(五體投地)를 하며 성지를 찾아온 허름한 차림의 순례객들로 북적였다. 해발 3800여m의 고지인 탓에 산소가 희박해 숨이 턱턱 막혔지만 순례객들은 아랑곳하지않고 손으로 마니차(불경이 새겨진 티베트 불교 도구)를 돌리고, 속으로 경전을 외우며 포탈라궁을 돌고, 또 돌았다. 중국 외교부가 1년 4개월 만에 중국 주재 주요 외신기자들에게 티베트를 개방했다. ‘3·14 시위’ 이후 세번째다. 미국의 뉴욕타임스·CBS, 영국의 로이터통신·BBC,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지지통신, 그리고 한국에서는 서울신문과 KBS가 참여했다. 취재진은 중국 외교부 및 현지 지방정부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아 지난달 28일부터 2일까지 5일간 라싸와 티베트 제2도시 시가체(日喀則) 등을 둘러봤다. 중국 측은 취재의 명목을 ‘서부대개발 10년, 서부행’으로 이름붙였다. 발전상을 취재해 달라는 취지였지만 기자들은 티베트의 안정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처음 찾은 고원도시 라싸는 중국의 고풍스러운 도시와 별다르지 않았다. 웅장하게 솟아 있는 포탈라궁 지붕과 바로 아래 광장에는 붉은색 오성홍기가 코발트빛 하늘 아래 어색하게 나부끼며 이곳이 중국 영토라는 사실을 웅변하고 있었다. 2008년 시위의 메카였던 조캉사원(大昭寺)과 인근 짱(藏·티베트)족 거리도 마찬가지였다. 조캉사원 주변 상가에서는 물건값을 흥정하는 관광객들과 상인들의 작은 실랑이만 오갈 뿐 2년 전 ‘티베트 독립’을 외치던 승려들과 티베트인들의 절규는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겉모습이 2010년 여름, 티베트의 참모습은 아니었다. 베이징 서우두 공항 검색대에 오르는 순간부터 긴장은 시작됐다. 다른 노선과는 달리 라싸행 비행기 탑승객은 신발을 벗은 뒤 검색대에 올라야 했다. 검색요원들은 매서운 눈길을 번득이며 X레이 검색기를 통과한 가방조차도 쉽게 내주지 않았다. 무장병력은 라싸 곳곳에 주둔하며 사회안정을 유지하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라싸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지방도로, 라싸에서 시가체로 가는 길목에서 수많은 군용트럭과 마주쳤다. 조캉사원으로 통하는 길목에는 어김없이 허리 높이의 초소가 설치돼 무장경찰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중국 정부가 2000년 티베트를 포함한 서부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서부대개발을 시작한 지 10년이 흐른 지금 티베트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은 60만명에서 556만명으로 9배 이상 늘었다. 특히 2006년 여름 칭짱(靑藏)철로 개통 이후 티베트 관광개방이 본격화됐다.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 왕피쥔(王丕君) 주임은 “티베트가 불안하면 이렇게 많은 관광객이 갈 수 있겠느냐.”고 되물으며 티베트의 안정을 애써 내세웠다. 많은 티베트인들은 ‘삶의 질’ 향상에 만족해했다. 라싸 인근 가바촌 촌위원회 주임 수랑젠차이는 “주민 1인당 연평균 수입이 4000~5000위안(약 72만~90만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중국 농가 평균 수입과 비슷해졌다. 하지만 티베트 민속촌에서 만난 술 취한 젊은이들, 남초 호수에서 조우한 당구 치는 어린이들, 한족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티베트인들의 남루한 차림새에서는 그들의 암울한 현실도 그대로 읽혀졌다. 고등학교 진학률이 50%에도 못 미치는 현실 또한 티베트인들의 불안한 미래를 예고하는 지표다. 라싸 시내에서 만난 여고생은 “우리에게는 자유가 없다. 한족 급우들과는 언제나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stinger@seoul.co.kr
  • [문화마당] 문자의 죽음/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문자의 죽음/신동호 시인

    결국 담임선생님이 아이를 포기했다. 2학기부터는 특수반에서 문자를 깨우쳐야 한다. 애초부터 글자 배우기에 도통 관심이 없는 초등학교 1학년 막내딸 얘기다. 저학년 평교사로 정년퇴임한 외할머니도 손을 들었으니 주위에서 ‘바보 아니야?’라는 소리를 들을 만도 하다. 누구는 5학년이 되어서야 한글을 읽었더라는 말도 들었다. 속상함을 달래주려는 말이겠지만 의외로 더디게 글과 친해지는 아이들이 적지 않은가 보다. 하기야 인류가 문자를 가지고 산 기간은 그리 오래지 않다. 이야기나 노래가 훨씬 유용한, 사냥하고 채집하던 시절에 남겨진 버릇이 그리 빨리 사라질 리는 없다. 문자야말로 인류 최대의 발명이라 여기던 날이 있었다. 수메르의 쐐기문자로부터 중국의 갑골, 마야의 그림문자까지 호기심을 가지고 순례한 일도 있었다. 지식의 보고이며, 문명의 튼튼한 노둣돌이었다는 걸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심지어 문자화되지 못한 모든 이야기와 지식은 하찮은 것이라 여겼다. 가난하던 날들, 동네 뒷골목을 걸으며 두런두런 나누던 이야기는 큰아이에서 막내로 내려오는 동안 그럴싸한 포장의 동화책으로 바뀌었다. 조악했지만 행복했던, 나의 이야기는 사라지고 문자의 권위에 나 또한 굴복해 버렸다.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한 어머니로부터 듣는 모든 이야기를 언제부턴가 귓전으로 흘리고 교과서에 실린 문자에 안주했다. 지식이 권력이 되면서 문자는 하나의 상징으로 삶을 옥죈다. 죄가 먼저냐 법이 먼저냐 하는 논쟁은, 법조문이 규정해 놓은 기호가 인간의 삶을 어떻게 재단하는가를 보여준다. 가령 그 어떤 사악한 행위도 법조문에 담겨 있지 않다면 처벌할 수 없다. 문자시대의 한 단면이다. 또, 말 혹은 음성이 문자로 안착하면서 그 미묘한 감성의 표현과 현장성, 생명력이 사라졌다. 문자를 통해 우리는 상대방을 빼도 박도 못하게 단정시켜 버리기도 한다. 평론가 이명원과 강준만 교수의 책에서 마초 시인이라 적힌 나는 마초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물론 그들과 나는 일면식도 없다. 마초가 아니라는 나의 변명은 그들보다 더 권위 있는 문자를 적어낼 때만 통할 게다. 근자에 서울시 교육청과 서울시가 초·중·고생과 시민을 대상으로 공모한 ‘전쟁 시나리오’를 보면서 그런 끔찍한 기분이 다시 들었다. ‘현대전에서 발생 가능한 상황 시나리오’를 적어내라는 것이다. 전쟁을 상정한 이 공모는 문자를 통한 적대의식의 각인이다. ‘전쟁’을 문자화한 아이와 ‘평화’를 문자화한 아이는 스스로를 다르게 규정할 수밖에 없다. 이야기를 나눌 땐 이랬다 저랬다를 반복하면서 생각을 정리해 보겠지만 ‘전쟁’을 문자로 적는 순간 전쟁은 아이의 삶을 지배한다. 아차! 글을 깨우치지 못한 막내의 더딘 성장은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희망적인 건, 문자의 위대함을 존치시키면서 동시에 되살린 구술시대의 장점들이다. 인터넷과 정보화시대의 기술은 무수한 해석과 참견, 집단적 창작의 문화를 부활시켰다. 트위터는 문자를 이용하지만 구술시대의 회귀 같다. 생각과 생각이 실시간으로 교차되고 검증되며 적당한 것이 확산된다. 권위를 부여하지 않고 폭력적으로 각인하지 않는다. 신재효 이전의 판소리가 그랬다. 마을의 감성과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취급했던 판소리는 마당이 벌어질 때마다 풍부해졌다. 문자로 정리되면서 그 기능을 잃기 전까지 말이다. 얼마 전 곽지균 감독의 죽음에서 문자의 죽음을 보았다. 시대와 교감하던 사랑이야기를 다시 보지 못한다는 안타까움만큼 변화하는 세계를 느꼈다. 그의 방에는 얼마나 많은 소설책과 시집이 뒹굴었을까. 영상세대로 자란 젊은 감독들과 달리 그는 문자세대였다. 최인호 원작의 ‘겨울 나그네’나 이문열 원작의 ‘젊은 날의 초상’을 찍기 위해 그는 또 얼마나 오래 문자 안에서 헤매었을까. 문자시대와 곽 감독에게, 그리고 여전히 시를 쓰는 나에게도 애도를 보낸다. 더불어 글을 깨우치지 못한 모든 초등학생들에게는 용기를!
  • [월드컵 新풍속도] 老兵들도 길거리 응원

    우리나라와 아르헨티나가 맞붙은 지난 17일. 젊은이들로 가득찬 서울 반포시민공원 한쪽에 백발의 노병(兵)들이 자리했다. 붉은색의 응원복 대신 얼룩덜룩한 군복을 입었다. 이들은 다리가 불편한 옛 전우의 느린 보폭에 맞춰 천천히 걸어가 자리를 잡았다. 우렁차지는 않아도, 강단 있는 목소리로 “대~한민국”구호를 목놓아 외쳤다. 정확한 박자는 아니어도, 손바닥이 벌게지도록 짝짝~ 박수도 쳤다. 젊은이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뜨거운 응원과 대한민국의 선전이 누구보다 즐거웠던 이들, 바로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다. 1950년 6·25때 수병으로 참전했던 김승봉 옹(80)은 전쟁 때 다친 다리가 덧나 절뚝이는 옛 전우 손경우(80)옹을 부축하고 회원 8명과 함께 거리로 나왔다. 나이리지아전은 손옹이 입원한 서대문 적십자병원에서 함께했다. 그는 “2002년과 2006년엔 집에서 경기를 지켜봤다.”면서 “천안함에, 정치에, 분열된 남과 북의 요즘 현실이 가슴 아파 젊은이들에게 화합의 메시지를 주고 싶어 전우들과 함께 응원을 나왔다.”고 말했다. 월드컵이 ‘노병’들을 일깨우고 있다. 2002년과 2006년, 무심히 축구경기를 지켜봤던 6·25와 베트남 전쟁 등 참전용사들이 이번 월드컵에는 ‘특별한 사명감’을 갖고 거리로 나오고 있다. 고령의 나이도, 이른 새벽시간도 개의치 않은 채 응원전에 ‘충성’중이다. 전문가들은 천안함 사태와 6·25를 통해 촉발된 사회적 관심이 국가대항 성격을 띤 스포츠 행사로까지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또 이들이 월드컵을 계기로 분열된 사회분위기를 하나로 모으고, ‘소통과 화합, 통일’을 희망하는 메시지를 사회 안팎에 전하려는 것으로 평가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참전용사의 경우 경기 자체를 즐기는 젊은 층과 달리 국제적 스포츠 행사에서의 승리를 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면서 “천안함과 6·25 등으로 동기를 부여받아 사회안팎에 ‘통일’과 ‘화합’의 뜻을 전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맹호부대 소속으로 1969년 월남전에 참전했던 월남전 참전용사 전우회원들도 23일 모여 응원전에 나섰다. 13명의 강서지구 회원들은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 등 전적지 순례를 마치고 강서구 일대에 모여 새벽 응원전을 펼쳤다. 이상호(63) 월남참전용사 전우회 강서지부장은 “거리응원에 나선 젊은이들과 소통하고, 단합된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고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해외 참전용사도 가세했다.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한국을 방문한 파란 눈의 노신사 등 300여명의 해외 참전용사들도 거리 곳곳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며 힘을 북돋웠다. 응원에 참가한 미국인 멀리 제이 피터슨(79)은 “한국전에 참전한 지 벌써 60년이 흘렀는데 아직 분단된 한국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면서 “다음 월드컵엔 꼭 두 팀이 같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병상에서 참전용사 전우들과 월드컵을 응원한 손경우옹은 “빨리 통일이 되어 남과 북이 하나로 뛰는 모습을 보고 죽으면 여한이 없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내년 가평 순례길 20곳 조성

    경기도 가평군은 내년까지 명품 순례길 20곳을 조성한다고 21일 밝혔다. 군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이용한 산골마을 순례길, 화악·명지·운악·축령·유명산 등 5대 명산 순례길, 북한강 자연생태체험 순례길, 자라섬~북한강 대성지구의 수변식물 순례길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또 용추와 백둔리 지역에는 생태환경적 특성에 따라 체험, 트레킹, 건강코스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군은 이들 순례길을 단순한 산책로 개념을 뛰어넘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기반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군은 이를 위해 주민들의 상상력, 전설, 전통을 모아 녹색상품화할 수 있는 코스별 이야기를 만들어 홍보할 계획이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월드컵 新풍속도] 붉은악마 찾아 순례… 거리응원도 한류

    [월드컵 新풍속도] 붉은악마 찾아 순례… 거리응원도 한류

    서울광장을 가득 메운 붉은 물결, 한반도를 뒤흔드는 ‘대~한민국’의 함성, 그리고 눈물.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서른을 갓 넘긴 아랍인 아드라힘은 한국이 부러웠다. ‘저곳에 가고 싶다.’고 마음 속으로 되뇌었다. 소원은 8년 만에 이뤄졌다. 산업기술자인 아드라힘(39)은 아들 압둘마릭(11)과 친지, 지인 10명과 함께 지난 1일 한국땅을 밟았다. 열사의 나라 오만에서 날아온 이들은 누구보다 크게 환호하고 손뼉을 치며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응원했다. 12일엔 서울광장, 17일엔 코엑스로 달려갔다. 국내 명승지를 관광하다가도 한국팀 경기가 있는 날이면 마치 ‘성지순례’하듯 붉은악마가 있는 곳을 찾았다. ‘대한민국+돌아다닌다’라는 뜻으로 ‘대한돌이’ 응원단이라는 이름도 지었다. 아드라힘은 “2002년 4강 신화 때 한국의 길거리응원을 뉴스에서 보고 신선한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면서 “꼭 한번 가서 거리응원에 동참해보고 싶었고 월드컵 기간에 한국여행을 맞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이지리아전에는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응원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거리응원에도 한류(韓流) 바람이 불고 있다. 2002년 월드컵 이후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드라마·영화 수출 등으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월드컵 기간 한국을 찾는 ‘외국인 원정응원단’이 늘고 있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들도 모임을 결성해 원조 붉은악마 못지않은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한국으로 유학온 나타오(28). 그에게 한국의 월드컵 거리 응원은 인생 청사진을 바꿔놓은 계기가 됐다. 그는 태국 남부 빠따니 시의 송클라대학에서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을 만나러 2002년 한국에 왔다가 우연히 거리 응원에 합류하게 됐다. 붉은악마도, 열광적인 응원도 그에게는 모두 충격이자 경이로움이었다. 그는 “신기했다. 도시가 온통 붉게 뒤덮여 모두가 행복해하는 모습에 나까지 뭉클했다.”고 말했다. 큰 감명을 받은 나타오는 2006년 아예 한국으로 어학연수를 왔다. 지금은 한양대학교 한국어교육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시험기간이지만 한국에 오게 된 결정적 계기를 만들어준 월드컵에 빠질 수 없어 친구들과 함께 응원단을 만들어 거리응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월드컵 기간 동안 외국인 방문객 수는 크게 늘었다. 출입국관리소 집계 결과 월드컵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둔 10일부터 17일까지 외국인 방문객 수는 16만 754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만 2356명)에 비해 36.9% 늘었다. 특히 그리스전(12일)에는 2만 927명(2009년 1만 6104명), 아르헨티나전(17일)에는 1만 9546명(2009년 1만 6205명)이 한국을 찾았다. 장일순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붉은악마’ 의 응원모습이 축제처럼 흥겹고, 열광적인 한국의 거리응원 문화에 동참하고 싶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김양진기자 white@seoul.co.kr
  • [당신들과 우리들의 대한민국] (1) ‘국제인권의 잣대’ 난민

    [당신들과 우리들의 대한민국] (1) ‘국제인권의 잣대’ 난민

    ‘다문화 사회’가 유행어처럼 번지지만 다문화인이 꿈꾸는 대한민국은 아득해 보인다. 한국인의 시각으로 다문화 사회를 설계하기 때문이다. 실천 없는 구호처럼 다문화 정책이 헛도는 이유다. 서울신문은 다문화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 ‘당신들과 우리들의 대한민국’을 싣는다. 1회는 ‘국제인권의 잣대’ 난민이다. 국제사회가 다문화 사회에 주목한 것은 전 세계가 난민 문제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부터다. 우리나라도 한국 전쟁으로 유민 사태를 겪었다.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김대중 전 대통령….’ 그들도 한때 난민이었다. 정치적, 사상적 차이로 박해를 당해 조국을 탈출해 낯선 땅으로 망명했다. 자유를 향해 떠나온 순례자를 낯선 땅은 따뜻하게 받아들였다. 그래서 일부는 ‘제2의 조국’에 공헌하며 여생을 보냈다.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우리나라에도, 희망을 품고 찾아온 난민들이 있다. 20일 유엔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대한민국에서 난민으로 산다는 것’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난민 신청을 하거나 인정을 받은 마웅저(미얀마) 로넨(방글라데시) 빅토르(가명·나이지리아) 카카나(방글라데시) 코와인(미얀마) 쇼네(가명·토고) 등 6명이 인터뷰에 응했다. 일부는 안전상 이유로 가명을 요청했다. →조국을 왜 떠났나. 전사(戰士)가 아니라 시민(市民)으로 살고 싶었다. ‘인종 청소’를 하는 방글라데시 정부에 맞서 생존을 위해 피 흘리며 싸웠다. 약탈과 방화, 성폭행이 일상인 나라에서 한 살배기 아들을 키우고 싶지 않았다. →왜 한국을 선택했나. 민주주의를 이뤄낸 나라가 아닌가. 군부 독재를 시민이 무너뜨렸고, 5·18 광주민주화운동도 ‘8888 버마민중항쟁’과 비슷해 민주화 과정을 배우고 싶었다. 경제·사회적으로 발전한 국가,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국가라는 믿음도 있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김대중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배출한 나라라면 국제인권을 보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난민이 됐나. 난민 지위를 인정받는 걸 우리는 “하늘의 별을 딴다.”고 부른다. 대한민국의 난민 인정률은 8.7%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유엔 난민협약 가입국 가운데 최하위다. 법무부에서 불인정 처분을 받고 행정소송을 냈다. 법원이 승소 판결했는데 법무부가 대법원까지 상소했다. 8년 만에 별을 땄다. →심사가 까다로운가. 무성의하고 무관심하다. 전문 통역인도 없고 난민 국가의 상황도 파악하려 하지 않는다. 이주노동자의 불법 체류를 단속하는 법무부 직원들이 면담을 하니까 당연하다. 다른 나라는 외교부가 난민을 인정한다. 직원은 ‘한국에서 일하고 싶으면 그냥 일하다가 잡히면 되는 거지, 왜 난민 신청을 하느냐.’ 이렇게 묻는다. →난민으로 인정받으면. 박해받을 조국으로 내쫓기지 않으니 내 목숨을, 가족의 삶을 구한 거다. 그게 고맙다. 외국인 차별은 심각하다. 취업지원이나 쉼터 제공이 없어 힘들다. 아인슈타인도 대한민국으로 망명했다면 공장에서 일했을 것이다. 그래도 내 아이는 박해에서 벗어나 평화 속에서 자랄 수 있다. →무엇을 꿈꾸는가. 미얀마 군부 독재의 실상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싶다.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버마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를 만들었다. 작은 불교 사찰을 세워서 민주화 운동에 쓸 자금을 모으고, 국내 이주노동자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강제송환되더라도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을 놓지 않을 것이다. 정은주·임주형기자 ejung@seoul.co.kr [용어 클릭] ●난민 인종, 종교, 국적, 극심한 빈곤, 정치적 의견 또는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이라는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고, 그로 인해 조국을 떠난 사람들을 말한다. 1951년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1967년 ‘난민 지위에 관한 의정서’ 등 국제법으로 국제사회는 난민을 보호한다. 우리 정부는 1992년에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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