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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TN포토] 공효진 ‘저희 영화 잘부탁드려요’

    [NTN포토] 공효진 ‘저희 영화 잘부탁드려요’

    [서울신문NTN 현성준 기자] 10일 오후 2시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 스카이홀에서 열린 영화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감독 임순례, 제작 보리픽쳐스)의 갈라 프리젠테이션에서 배우 공효진이 인사를 하고 있다. 현성준 기자 (부산) gus@seoulntn.com
  • [NTN포토]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임순례 감독

    [NTN포토]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임순례 감독

    [서울신문NTN 현성준 기자] 10일 오후 2시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 스카이홀에서 열린 영화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감독 임순례, 제작 보리픽쳐스)의 갈라 프리젠테이션에서 임순례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현성준 기자 (부산) gus@seoulntn.com
  • [PIFF 2010④]15회 상영작 ‘□□□’, 안보면 후회할걸

    [PIFF 2010④]15회 상영작 ‘□□□’, 안보면 후회할걸

    10월 7일 개막하는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총 11개 부문에서 전 세계 67개국 308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올해는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는 103편, 자국 외에 처음 공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52편으로 역대 최다다. 이중 놓치기 아까운 올해의 영화를 꼽았다. ◆ 아오이 유우와 함께하는 ‘번개나무’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일본 톱 여배우 아오이 유우를 만날 수 있는 영화 ‘번개나무’. 일본의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번개나무’는 사람들을 피해 아버지와 단둘이 은둔하며 살고 있는 라이(아오이 유우)와 도쿠가와 쇼군 히데나리의 17대손 나리미치(오카다 마사키)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청순한 미모로 사랑받는 아오이 유우는 물론, ‘제2의 기무라 타쿠야’로 불리는 오카다 마사키의 아름답고 슬픈 사랑을 담은 ‘번개나무’는 나무랄 데 없이 아름다운 화면 속에 강한 소재의 현대극으로 유명한 히로키 류이치 감독의 색채도 만날 수 있다. ◆ 공효진과 임순례 감독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배우 공효진과 임순례 감독이 호흡을 맞춘 영화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이 11월 개봉에 앞서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된다. 영화는 홧김에 소 팔러 나온 노총각 시인(김영필 분)이 7년 만에 느닷없이 찾아온 옛 애인(공효진 분) 그리고 속을 알 수 없는 의뭉스러운 소(먹보)와 함께 떠난 7박 8일 여행기를 다룬다. 김도연의 장편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은 우리나라 전국 각지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영상과 노영심 음악감독이 선사하는 풍성한 음악으로 관객들의 감성을 채운다. ◆ ‘칸의 여왕’ 줄리엣 비노쉬 ‘증명서’ 프랑스 대표 여배우 줄리엣 비노쉬를 생애 처음으로 ‘칸의 여왕’에 등극시킨 ‘증명서’는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자국을 벗어나 해외에서 만든 첫 번째 장편 극영화다. 줄리엣 비노쉬와 함께 ‘증명서’로 배우에 도전한 영국의 바리톤 가수 윌리엄 쉬멜이 호흡을 맞췄다. 자신의 책 홍보차 투스카니를 방문한 제임스 밀러는 아트 갤러리를 운영하는 ‘그녀’를 만나 투스카니 관광에 나선다. 식당에서 부부로 오인 받은 두 사람은 이후 부부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래서, 그들의 대화는 지적인 것에서 시작하여 감성적인 것으로 변해 간다. ◆ 현빈과 탕웨이의 리메이크 앙상블 ‘만추’ ‘만추’는 남편을 살해한 후 감옥에 갔던 여자가 7년 만에 외출을 허락 받고, 도망 중인 남자를 우연히 만나 미국 시애틀에서 3일 동안 벌이는 시한부 사랑을 그린다. 한국의 거장 감독 이만희의 동명원작을 계승한 ‘만추’는 한국 톱스타 현빈과 영화 ‘색계’의 히로인 탕웨이의 호흡으로 제작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 볼리우드의 신세계 ‘라아반/라아바난’ 동일한 내용의 작품을 캐스팅만 바꾸어 두 편을 만든 마니 라트남의 야심작 ‘라아반’과 ‘라아바난’. 힌디어 버전인 ‘라아반’에서는 인도 최고의 여배우 아이쉬와리아 라이와 아비햝 바흐찬, 비크람이 주연을 맡았다. 타밀어 버전인 ‘라아바난’은 아이쉬와리아 라이와 비크람이 주연을 맡았다. 경찰서장 데브의 아내인 라지니는 배를 타고 가다가 비이라 일행에 의해 납치된다. 라지니는 비이라의 여동생 자무니야가 결혼식 날 경찰에 의해 잡혀가서 강간을 당한 뒤 자살했고, 비이라가 복수를 위해 자신을 납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비이라에게 미묘한 감정의 변화가 생겨난다. 화려한 영상과 강한 비트의 음악, 정열적인 춤이 어우러진 두 영화는 국내 관객들을 볼리우드의 ‘신세계’로 안내한다. ◆ 이요원과 함께하는 맛의 세계 ‘된장’ ‘된장’은 희대의 살인마가 된장찌개를 먹다 잡히는 사건을 중심으로 PD 최유진(류승룡 분)과 사건의 열쇠를 쥔 ‘된장 달인녀’(이요원 분) 등이 벌이는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이다. 드라마 ‘선덕여왕’으로 주가를 높인 이요원과 ‘장진 사단’의 류승룡을 비롯, 지난해 8월 입대한 이동욱의 마지막 작품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 ‘301, 302’의 각본을 쓴 데 이어 ‘러브러브’로 최연소 데뷔 감독의 타이틀은 얻은 이서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또한 장진 감독이 각본과 기획을 담당해 기대를 더한다. 사진 = 각 영화 스틸이미지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부산(경남) minkyung@seoulntn.com ▶ 박지선 도플갱어’닥터챔프’에 깜짝 등장 포착 ▶ 지연 소속사 ‘음란 채팅 동영상’ 해명 “닮은 사람일뿐” ▶ 가인-이성재, ‘색.계’ 뛰어넘는 티저’파격+농염’ ▶ 김지수, 음주뺑소니로 불구속 입건’근초고왕’ 어떡해? ▶ 김미리내, 이상구 폭행사진 공개 “뻔뻔…어리다고 무시?”
  • 공효진+임순례 감독 ‘소와 함께’, 부산영화제서 만나요

    공효진+임순례 감독 ‘소와 함께’, 부산영화제서 만나요

    배우 공효진과 임순례 감독이 호흡을 맞춘 영화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이 11월 개봉에 앞서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다.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은 오는 7일 개막하는 부산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돼 줄리엣 비노쉬의 ‘증명서’, 올리버 스톤 감독의 ‘월 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 등 세계적인 화제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10월 10일과 12일, 13일 상영되는 이 영화의 온라인 예매는 이미 매진된 상태. 김도연의 장편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은 홧김에 소 팔러 나온 노총각 시인(김영필 분)이 7년 만에 느닷없이 찾아온 옛 애인(공효진 분) 그리고 속을 알 수 없는 의뭉스러운 소(먹보)와 함께 떠난 7박 8일 여행기를 다룬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임순례 감독은 이번 영화를 위해 패셔니스타 공효진과 연기파 연극배우 김영필을 선택했다. 공효진과 김영필은 7년 만에 만난 옛 연인의 미묘한 심리를 표현해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또한 우리나라 전국 각지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영상과 노영심 음악감독이 선사하는 풍성한 음악으로 관객들의 감성을 채워줄 예정이다. 사진 = 영화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스틸이미지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씨스타 팬 유출 사건..존박 팬까페로 ‘탈바꿈’▶ ’1박2일’ 제6의 멤버…나영석PD vs 시아준수?▶ 김새롬, 박효주에 "한달에 섹스 몇 번?" 19禁농담 논란▶ 보아, 핫팬츠-살색 스타킹 ‘쩍벌춤’…선정성 논란▶ ’뜨형’ 아바타 소개팅녀 총출동…’얼굴 많이 달라졌다?’
  • ‘미녀감독’ 이사강 “인도 여자로 보낸 나날” (인터뷰②)

    ‘미녀감독’ 이사강 “인도 여자로 보낸 나날” (인터뷰②)

    이사강 감독은 오는 27일 개막하는 제4회 서울국제가족영상축제를 위해 공식 트레일러의 메가폰을 잡았다. 이를 위해 그녀가 로케이션 장소로 선택한 곳은 인도, 바라나시를 흐르는 ‘어머니의 강’ 갠지스였다. ◆ 인도, 문명이 시작된 이국적인 땅 이사강 감독이 서울국제가족영상축제 사무국으로부터 트레일러 연출 제의를 받은 것은 인도 출장을 준비하고 있을 때였다. 트레일러를 만들고 떠날 시간적 여유도 있었지만, 이사강 감독은 인도 로케이션을 택했다. “출장을 앞두고 인도에 대한 이미지를 검색하던 중 바라나시라는 도시를 보게 됐죠. 때 묻지 않은 원초적인 이미지가 세상으로부터 초탈한 느낌까지 주는 곳이었어요.” 갠지스강이 흐르는 바라나시는 힌두교의 7개 성지 가운데 으뜸으로 꼽히는 인도의 고도(古都). 이를 배경으로 촬영된 이사강 감독의 ‘라이트 오브 마이 라이프’(Light of my life)는 어머니와 아들을 관통하는 빛을 통해 “가족은 존재만으로 서로에게 빛과 같은 존재가 된다”는 테마를 함축적으로 담아냈다. “바라나시의 갠지스를 보신 적이 있나요? 한편에서는 순례자들이 목욕재계를 하고 다른 한 편에서는 죽은 사람을 화장하여 그 재를 갠지스강에 뿌립니다. 일출이 유명한 그 곳은 과거와 현재, 한 가족의 일상과 죽음이 모두 공존하는 곳이에요.” 단 몇 분에 그치는 트레일러를 위해 이사강 감독은 “가장 단순하고 짧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런 의도를 충족시키기에 바라나시의 갠지스만한 로케이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 이사강, 인도 여자가 다 됐다 인도에서 진행한 촬영이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사강 감독은 “원래 불편함을 심하게 느끼는 스타일이 아니다”고 답했다. “고생할 거라는 걱정은 주변에서 더 많이 했죠. ‘우리 사강이가 잘 버틸 수 있을까?’ 물론 30시간 동안 기차를 타야했고, 화장실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끔찍했어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저도 물에는 손을 안 대고 있더라구요. 심지어 화장실을 다녀온 후에도.(웃음)” 그렇게 환경에 적응해 나간 이사강 감독은 “어느새 인도 여자가 돼 있더라”며 웃었다. 이사강 감독은 인도에서 보낸 특별한 나날을 사진으로 기록해 자신의 미니홈피에 게재했다. 인도 여인의 화사한 옷을 입고, 바라나시 강가에 선 이사강 감독의 일상사진들은 최근 네티즌들로부터 열광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인도는 정말 이국적인 나라에요. 인도의 느낌을 오롯이 담기 위해 특별한 연출을 의도하지 않았죠. 일출의 빛을 조명으로 이용했고, 영상 속에 출연한 이들은 거의 다 일상을 영위하던 인도인들입니다.” ‘라이트 오브 마이 라이프’를 통해 인도의 이국적 풍광과 갠지스강의 모성을 보여준 이사강 감독은 현재 첫 번째 장편영화 ‘블링블링’을 준비 중이다. “관객들의 마음에 와 닿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그녀의 바람이 실현될 날이 머지않았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사진=이대선 기자, 이사강 미니홈피 ▶ 대통령 된 고현정, 쥬얼리도 최고급 ~▶ 죽음의 돈가스-최루탄 라면…‘살인적 매운맛’의 비밀▶ 日서 카라-브아걸 댄스교본도 등장▶ ’장난스런 키스’ 늪에 빠진 시청률 3가지 이유▶ 2NE1 트리플타이틀, 가요계 씁쓸한 자화상
  • 고두심 제주대서 名博

    고두심 제주대서 名博

    ‘국민배우’ 고두심(59)씨가 제주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는다. 제주대학교는 23일 “제주출신 배우인 고두심씨가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연기대상을 5회 수상하는 등 열정적인 예술인의 상을 보여줬고 사단법인 김만덕기념사업회의 상임대표와 어린이재단 나눔대사 활동 등으로 사회봉사에도 헌신해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수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씨는 2002∼2003년 도보순례로 모은 기금과 광고출연료 등 3억 700만원을 제주예술인회관 건립사업비 등으로 기부한 것을 비롯해 모교인 제주여자고등학교에 장학금 2억원, 제주대 아트홀 건립기금 2000만원을 내놓는 등 제주의 문화·교육 발전에도 앞장서 왔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동해안 688㎞ 탐방로 ‘해파랑길’ 2014년 완성

    동해안 688㎞ 탐방로 ‘해파랑길’ 2014년 완성

    동해안을 하나로 잇는 탐방로가 조성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동해안 688㎞을 따라 걷는 국내 최장의 탐방로 ‘해파랑길’을 조성한다고 15일 발표했다. 해파랑길은 부산광역시 오륙도에서 출발해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까지 동해안 해변길과 숲길, 마을길, 해안도로 등을 끊어짐 없이 연결한다. 문화부는 동해의 상징인 ‘떠오르는 해’와 바다색인 ‘파랑’, 그리고 ‘함께’라는 뜻의 조사 ‘-랑’을 합쳐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보며 바닷소리를 벗삼아 함께 걷는 길’이란 뜻의 해파랑길로 이름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170억원을 들여 2014년 완성된다. 문화부는 해파랑길을 테마에 따라 ‘동해의 아침’ ‘화랑순례’ ‘관동팔경’ ‘통일기원’ 등 4가지 큰 테마로 나눴다. 이어 지역과 길이, 소테마, 핵심거점(항구, 해수욕장 등) 등을 기준으로 40개 세부 구간으로 분류했다. 문화부는 특히 경북 영덕의 블루로드 등 기존 탐방로는 그대로 이용하되, 새로 조성되는 구간에 안내표지판과 편의시설, 안전시설, 가이드북 등 인프라 구축을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구간 중 걷기 좋고 다양한 볼거리, 이야기 거리가 있는 ‘베스트5’도 선정했다. 부산 오륙도~송정해수욕장 24㎞, 경북 경주 봉길해수욕장~포항 양포항 23㎞, 경북 영덕 강구항~고래불 해수욕장 41㎞, 강원 강릉항~양양 광진리해수욕장 27㎞, 강원 고성 송지호~화진포 28㎞가 대상이다. 문화부는 이들 지역에 대해 내년까지 선도사업으로 길 조성을 추진해 해파랑길 활성화의 원동력으로 삼을 방침이다. 문화부는 이와 함께 경북 안동 ‘전통이 휘감아 흐르는 유교문화길’, 전남 나주 ‘풍류락도 영산가람길’ 등 2개 구간의 강변 탐방로도 선정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6년만에 장편 ‘이별하는 골짜기’ 낸 작가 임철우

    6년만에 장편 ‘이별하는 골짜기’ 낸 작가 임철우

    “사흘 내내 순례의 아랫배에선 피가 흘렀다. 순례가 울면서 괴로워할수록 사내들은 더욱 난폭하게 달려들었다. 이번엔 진짜 숫처녀들로만 새로 데려다 놓았다더라. 인근 부대에 좍 퍼진 소문을 듣고 앞다투어 몰려온 자들이었다. 순례가 통증을 견디다 못해 몸을 밀쳐내기라도 하면, 사내들은 당장 욕설을 퍼붓고 주먹을 휘둘렀다….그녀들은 너나없이 참혹하게 시들어가고 있었다. 매일 수많은 사내들의 성 노리개가 되어야 하는 생활 속에서 육신은 형편없이 망가지고 정신 또한 극도로 병들어갔다. 독한 약과 만성적인 영양 결핍으로 온몸은 퉁퉁 붓고, 낯빛은 하나같이 누렇게 떠 있었다. 한껏 조심을 해도 성병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간이역 ‘별어곡’이 배경 작가 임철우가 ‘백년여관’ 이후 6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 ‘이별하는 골짜기’(문학과지성사 펴냄)의 배경은 강원도 정선 산골짝에 버려진 간이역 별어곡(別於谷)이다. 얼핏 일본영화 ‘철도원’을 연상시키는 낭만적인 곳이지만 간이역을 무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우리 현대사의 참혹한 현실이 비켜갈 수는 없었다. ‘철도원’에는 평생 철길에 인생을 바친 늙은 철도원이 아름답게 묘사되지만 ‘이별하는 골짜기’에서는 자신의 실수로 열차에 치여 죽은 남자의 아내와 결혼해 상처로 얼룩진 삶을 살게 되는 늙은 역무원 신태묵이 나온다.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온갖 고통 겪어 막내 역무원 정동수는 티켓 다방 아가씨의 자살이 자신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을 쉽사리 떨치지 못하고, 날마다 커다란 가방을 들고 와 목적지도 찍히지 않은 기차표를 들고 멍하니 있는 치매 든 할머니의 사연도 별어곡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 스며든다. ‘가방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앞에 묘사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은 순례다. 별어곡역 맞은편에 자리한 제과점 ‘음악이 있는 베이커리’의 여주인의 삶도 기구하다. 어린 시절 우연히 산에서 만난 탈영병의 자살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그의 삶을 옭아맨다. 작가는 여러 등장인물 가운데 특히 순례의 삶을 묘사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는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서 발행한 여러 권의 증언록 및 논문들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소설에 묘사된 우리 할머니들의 인생이 너무도 끔찍해 글자를 찬찬히 눈으로 따라가기가 버겁다. ●곳곳에 등장하는 나비는 희망의 상징 2005년 3월 무인 간이역으로 격하된 별어곡역은 작가가 몇 해 동안 강원도 산간 지역을 혼자 돌아다니다 사방이 막힌 정선의 산골짝에서 우연히 마주친 실제 존재하는 공간이다. 역사 지붕에 걸린 낡은 간판을 보는 순간 작가의 가슴 속에서 뭔가 툭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고 한다. “나를 기억해줘.”라고 말을 걸어오는 버려진 역을 무대로 두 남자와 두 여자의 이야기를 만들어 냈지만 작가는 ‘이별하는 골짜기’의 진짜 주인공은 간이역이라고 밝힌다. 별어곡역은 2009년 8월 역사 개조를 통해 지금은 ‘민둥산 억새 전시관’으로 바뀌었다. 매일 1회 왕복 운행하는 아우라지~제천, 아우라지~청량리 간 무궁화호 열차가 1분간 정차한다. 작품 곳곳에 거짓말처럼 등장하는 나비는 희망의 상징으로 읽힌다. 별어곡역에 가면 작가 임철우가 그랬듯 숨겨진 이야기가 말을 걸어올지도 모르겠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아시아 복음화, 길을 찾는다

    아시아 복음화, 길을 찾는다

    아시아 20여개 나라 가톨릭 평신도 대표 400여명이 서울에 모였다. ‘오늘날 아시아에서 예수 그리스도님을 선포하기’를 주제로 1일 서울 명동주교좌성당에서 봉헌되는 개막 미사를 시작으로 5일까지 열리는 아시아 가톨릭평신도대회에는 대회장이자 교황청 평신도평의회 의장인 스타니스와프 리우코 추기경을 비롯해 아시아 주교회의연합(FABC) 의장 티로나 로날도 주교, 인도네시아 주교회의 의장 시투모랑 주교 등 고위 성직자와 아시아 각국 평신도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한다.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열렸던 대륙별 주교대의원회의 이후 아시아 대륙에서는 서울에서 첫 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대회는 ‘아시아 교회의 선교 사명 수행’ 발표를 시작으로 ▲예수 그리스도, 아시아를 위한 선물 ▲평신도 그리스도인을 중심으로 본 평신도의 소명과 사명 등 7가지 주제발표와 패널토론, 마테오 리치 신부 전시회와 영화상영, 절두산 순교성지 순례 등으로 이뤄진다. 유영훈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협의회 사무국장은 “올해 대회는 선교사 없이 평신도의 힘으로 교회를 세우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고속 성장을 이룬 한국 교회의 역동성과 저력을 국제적으로 확인시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면서 “박해의 칼날 앞에서도 꿋꿋이 복음을 증거한 한국 신앙선조의 순교정신을 되새기며 아시아 복음화 미래를 조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복음화율’(인구대비 신자비율)이 10%를 넘어선 우리나라와 달리 아시아 대륙은 필리핀을 제외하면 평균 복음화율이 1%에 머문다. 아시아 교회는 극심한 빈부격차와 종교 간 분쟁 등으로 인해 복음을 전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대회는 아시아 교회가 이런 현실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모르는 아시아인들에게 어떻게 복음을 선포하고, 희망을 전할 수 있는가를 집중 논의하는 국제적 행사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金 “혁명선배 바통 잘 승계”

    金 “혁명선배 바통 잘 승계”

    “경제발전은 자력갱생도 중요하지만 대외협력과 분리될 수는 없다.”(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양국 선배 혁명가들이 만들어낸 북·중 간 전통 우호관계는 매우 소중하다. 부단히 발전시켜야 한다.”(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3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한, 지난 27일 북·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들이 주고받은 발언은 여러가지 함축적 의미를 담고 있다. 후 주석은 북한과의 교류협력, 소통강화 등을 강조하면서 북한을 끌어안으려고 노력했다. 후 주석은 “양국은 각 분야 및 지역 간의 교류와 협력이 매우 활발하며 한반도 및 지역문제에서의 소통과 협력도 밀접하다.”고 평가하고 “중국은 북한과의 우호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 지도자가 각종 형식으로 상시적으로 소통하자고 제안했다. 후 주석은 또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과 민생개선 및 보장은 중국의 개혁개방 30여년간의 경험”이라며 북한의 개혁개방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개혁개방 이후 중국이 빠른 발전을 이룩했고 어느 곳이든 생기가 넘친다.”면서 “이는 중국의 정책이 매우 정확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양국 선배 혁명가들이 만든 우호협력관계의 지속발전을 강조한 김 위원장의 언급은 3남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우회적으로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국 정상들은 이구동성으로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강조함으로써 이 문제를 천안함 사태의 ‘출구전략’으로 삼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후 주석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의장성명을 발표한 뒤로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동향이 나타났다.”면서 “중국은 관련 당사국에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의 기치를 들고 현재의 긴장 국면을 완화하기 위해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중국과 긴밀한 대화와 협력을 통해 조속한 시일 안에 6자회담을 재개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3개월 만의 만남에도 불구, 세 번씩이나 포옹하면서 혈맹관계를 대외에 과시했다. 다분히 천안함 사태 이후 강화되고 있는 한·미·일 삼각동맹을 의식한 제스처로 보인다. 이와 관련,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이번 방중이 북한으로서는 권력승계를 위한 환경조성, 중국으로서는 북한과의 동북협력이라는 이해가 맞아떨어져 성사됐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편치 않은 몸을 이끌고 동북지방을 순례한 점, 후 주석이 이례적으로 베이징이 아닌 지린성 창춘까지 찾아가 만난 점 등에서 양국의 절박함이 읽힌다는 것이다. 3개월 만의 전격 방중은 뒤집어 말해 지난 5월 방중 때 북·중 간에 불협화음이 있었다는 방증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양국은 이번 방중이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후 주석의 초청으로 이뤄졌다고 밝혔지만, 한 소식통은 “권력승계를 앞두고 내부적으로 국내에 알리고 싶은 것도 있었을 테고, 양국 간에도 봉합해야 할 계산이 있지 않았겠느냐.”며 북측의 제안 가능성을 제기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中 동북3성 진흥계획 화답? 대규모 식량원조 합의?

    中 동북3성 진흥계획 화답? 대규모 식량원조 합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일정이 예상과는 달리 길어지고 있다. 3개월 만의 방중이라는 점에서 정상회동이 끝나면 곧바로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김 위원장은 방중 나흘째인 29일 오히려 ‘북상’했다. ●베이다황 그룹 농장 둘러봐 전날 오후 9시15분(현지시간) 지린성 창춘(長春)에서 중국 고위인사의 환송을 받으며 출발한 특별 전용열차는 곧바로 헤이룽장성 하얼빈(哈爾濱)으로 달렸다. 새벽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쑹화강 타이양다오(太陽島)에 여장을 풀었고, 이날 베이다황(北大荒)그룹 산하 농장 등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하얼빈에서 북동쪽 200여㎞ 떨어진 베이다황은 현재 중국 최대 식량 생산기지 가운데 하나로 유명한 곳이다.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에 베이다황에서 생산된 쌀을 실었다는 증언이 나오는 등 북한에 대한 대규모 식량원조에 합의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전 한때 전용열차가 옌볜조선족자치주 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정보가 나왔지만 오후 늦게까지 옌지(延吉)와 투먼(圖們), 훈춘(琿春) 일대는 조용했다. 오후에 다시 랴오닝성 선양(瀋陽) 일대에 군경이 대거 배치됐다는 소식이 들리는 등 취재진들은 하루종일 전용열차와 숨바꼭질을 벌였다. ●권력승계 염두 혁명유적지 순례  김 위원장의 하얼빈 방문은 이례적이다. 이미 후진타오 주석과 북·중 정상회담까지 마친 상태에서 북상할 이유가 없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분명 예상 밖의 행보이다. 전용열차는 하얼빈으로 방향을 잡았다. 지난 5월 방중 때 랴오닝성을 돌아본 김 위원장은 이로써 지린성과 헤이룽장성 등 동북3성을 모두 돌아보는 셈이다. 중국 최고지도부가 동북3성 진흥계획인 ‘창지투 개발계획’에 대한 북한의 협력을 요청해왔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화답으로 풀이된다.  하얼빈은 김일성 주석과 인연이 깊은 도시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김 주석의 혁명유적지를 찾았다. 따지고 보면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북·중 정상회담을 한 일정을 빼면 그동안 3박4일 일정의 절반가량을 김 주석 혁명유적지 참배에 할애했다. 마치 ‘성지순례’처럼 보이는 대목이다. 권력승계를 염두에 두고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일체화’를 안팎에 과시함으로써 혁명의지를 강조해 내부 결속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초청을 수락하는 형식으로 이뤄진 지난 5월의 ‘비공식 방문’과는 달리 이번에는 방중 형식조차 알려지지 않은 만큼 방중 소식 자체가 공개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북·중 최고지도자 교류는 당대당 형식으로 진행하고 상대방 의사를 존중하는 관행이 있다.”면서 “김 위원장이 석달 만에 또다시 방중한 것이 자칫 굴욕외교로 비칠까 우려해 중국 측에 비밀엄수를 요청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지난번 방중 때와는 달리 중국 언론들이 인용보도마저 자제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창춘 떠난 후에도 잠행 이어져  한편 김 위원장은 숙소에 칩거했던 27일에 이어 창춘을 떠난 28일에도 이상한 행적을 이어갔다. 오전 9시쯤 숙소를 나와 창춘 외곽 농업박람회장과 창춘영화제작소를 방문한 뒤 낮 12시55분쯤 호텔로 돌아와 떠날 때까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30분간 관람한 농업박람회장에서는 검은 옷에 검은 우산을 받쳐 쓴 김 위원장의 모습이 목격됐다. 호텔을 떠날 때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모습이 포착돼 그가 시종 김 위원장을 수행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경술국치 100년]뮤지컬·특별전·순례로 부활한 3人의 우국충정

    [경술국치 100년]뮤지컬·특별전·순례로 부활한 3人의 우국충정

    한·일강제합병조약 체결 100주년인 올해는 일본의 식민통치를 거부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국민들에게 항일정신을 일깨운 수많은 우국지사의 100주기이기도 하다. 경북 안동·영양 일대는 어느 지역보다 많은 자정(自靖·자결)순국자를 배출했다. 경술국치 100주년을 맞아 단식으로 순사한 향산 이만도 선생과 그의 조카 이중언 선생, 또 향산의 제자로 동해 바다에 스스로 걸어들어가 도해(蹈海) 순국한 벽산 김도현 선생 등 세 분 의병장의 역사 현장을 찾아가 본다. 지금 안동은 향산과 이중언 선생을 기리는 분위기가 가득하다. 향산의 우국충정은 ‘락’이라는 뮤지컬로 만들어져 안동댐 민속촌의 동산서원에서 오는 10월까지 공연된다. 때 맞춰 한국고전번역원은 ‘향산집’ 7권 가운데 1권을 먼저 번역해 내놓았다. 이중언 선생은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8월의 독립운동가’로도 선정됐다. 안동독립운동기념관에서는 ‘나라 위해 목숨 바친 안동선비’라는 주제로 그의 나라사랑 정신을 보여주는 특별기획전을 새달 30일까지 갖는다. 1842년에 태어난 향산은 퇴계 이황의 후손이다. 1866년 대과에 장원급제한 그는 ‘선비로 나라에 일신을 바친 자는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쳐야 한다.’는 부친의 당부를 실천에 옮겼다. 향산은 1876년 병자수호조약 체결을 반대하며 상소를 올린 면암 최익현 선생을 변호하다 파직됐고, 1895년 명성황후가 시해된 을미사변이 일어나자 의병을 일으켰다. 1905년에는 을사늑약의 무효를 주장하는 상소를 올리기도 했다. 합병조약이 맺어지자 단식 24일 만에 순국했다. 퇴계종가와 묘소가 있는 안동시 도산면 토계동에 있던 향산의 종가는 안동댐 건설로 수몰될 위기에 이르자 1975년 안동시 안막동으로 옮겨졌다. 선생의 순국을 기리는 가장 중요한 기념물이라고 할 수 있는 유허비는 시내에서 자동차로 40분 남짓 걸리는 예안면 인계리 청구마을 앞에 자리잡았다. 유허비각 주변에는 자그마한 크기의 향산공원이 조성됐다. 1949년 세워졌다는 유허비의 앞면 글씨는 백범 김구가 썼고 뒷면의 추도사는 위당 정인보가 지었다. 향산과 한 마을에서 1850년 태어난 이중언 선생은 1879년 대과에 급제하여 사헌부 지평 등을 지냈으나 외세의 발호를 목격하고는 낙향했다. 을미사변이 일어나자 예안의진(義陣)의 전방장으로 함창의 태봉전투를 이끌었다. 을사늑약이 체결되고 외교권이 박탈되자 ‘청참오적소(請斬五賊疏)’를 올려 을사오적의 목을 베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향산과 다르지 않은 궤적이다. 그는 향산의 부음을 들은 10월10일 선조의 사당에 참배하고 단식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수많은 친지와 제자가 중단할 것을 권유했지만 선생은 ‘모두 부질없는 소리’라며 들으려 하지 않았다. 11월5일에는 순사가 찾아와 단식을 중단시키려 하자 “쫓아내지 않으면 내가 칼로 베겠다.”며 물리친 뒤 옷매무새를 정돈하고는 숨을 거두었다. 단식 27일 만이었다. 그는 가족들에게 봉서를 하나 남겼는데 ‘나의 갈 길은 사생취의(捨生取義), 목숨을 던져 의로움을 택하는 것뿐이다. 동포들이여 오직 힘쓰고 또 힘쓰라.’는 ‘경고문’이었다. 향산의 흔적을 찾는 것도 그랬지만, 영양유생 벽산의 자취를 찾아가는 길도 쉽지 않았다. 전국 곳곳의 작은 음식점까지 친절하게 안내해 주는 자동차 내비게이션도 순국지사의 유적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벽산은 1852년 현재의 영양군 청기면 상청리에서 태어났다. 마을에선 1580년 처음 지어진 벽산의 생가와 1958년 세워진 유허비를 비롯하여 그의 흔적을 여럿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마을 뒷산의 검산성(劍山城)이다. 벽산이 사재를 털어 쌓은 것이다. 길이 200m 남짓에 불과하고 높이도 2m가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뒷편으로는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하천이 흘러 자연해자의 역할을 한다. 결코 간단치 않은 방어력을 발휘했을 것이다. 벽산은 실천적이고 전투적이었다는 점에서 의병사에 특별한 족적을 남겼다. 그는 1896년 청량산에서 모병하여 8개월 동안 항쟁했고, 1906년에는 고종의 비밀명령을 받아 활동했으나 이듬해 2월 일본군에 체포되어 6개월 동안 대구감옥에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그의 구국활동은 무력항쟁에 그치지 않고 상소운동을 벌이거나 서양 각국의 공사관이 만국공법론에 의거해 포고문을 보내 지원을 요청하는 등 외교론적 방법을 병행했다. 벽산은 병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상례가 모두 마무리되기를 기다려 1914년 영덕군 영해읍 대진 앞바다에서 순국한다. 동포들에게 충의로서 일제에 복수할 것을 강조하고 자신은 죽어서라도 기어이 왜를 멸망시키겠다는 내용의 글 ‘우리동포에게(與國內同胞)’는 순사 전날인 11월6일 새벽 반송정에서 남긴 것이다. 죽어서도 왜적으로부터 나라를 보호하겠다며 경주 감포 앞바다에 대왕암 수중릉에 묻혔다는 신라 문무왕의 염원과 닮은꼴이다. 벽산이 순국한 대진 산수암(汕水巖)에는 1971년 도해단(蹈海壇)이 세워졌고, 해마다 선생의 생일인 음력 7월14일 기념행사가 열린다. 산수암의 북쪽에는 대진해수욕장, 남쪽에는 대진항이 자리잡고 있다. 도해단을 찾아간 지난 23일에는 벽산의 96주기를 기념하는 ‘도해단 전례’가 있었다. 폭염경보가 내려진 35~36도의 뙤약볕 속에서 대구와 안동, 영양 등지에서 승용차며 전세버스를 타고 온 100여명의 사람들이 선생의 우국정신을 기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글 사진 안동·영양·영덕 서동철부국장 dcsuh@seoul.co.kr
  • [경술국치 100년] 한·일 시민단체 의기투합 ‘미래 100년’ 물꼬 트다

    [경술국치 100년] 한·일 시민단체 의기투합 ‘미래 100년’ 물꼬 트다

    #장면1 지난 5월10일 오전 11시30분 한국의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와 일본 도쿄 일본교육회관은 각각 취재기자들과 방송 카메라로 북적댔다. 한국과 일본의 지식인 대표들은 “100년 전 한국과 일본이 맺은 병합조약은 불의부당한 만큼 무효다.”라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낭독했다. 한국에서 109명, 일본에서 105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이후 서명에 참여한 두 나라 지식인 숫자는 1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불법’이라는 표현 앞에 망설이던 일본 지식인들도 적극 동참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무효 선언과 사과 담화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간 나오토 일본 총리에게 전달했다. #장면2 지식인 공동선언문이 나오기 몇 달 전, 언론에서는 크게 주목하지는 않았지만 무척 의미심장한 시민단체가 만들어졌다. ‘강제병합 100년 공동행동 한·일 실행위원회’다. 결성은 일본 시민들이 먼저였다. 올 1월31일 도쿄 와세다 봉사원에서 창립행사를 가졌다. 이들은 일본 사회의 왜곡된 과거사 인식, 식민주의 극복을 위한 일본 시민들의 역할 등을 둘러싸고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이후 ‘일본 실행위원회’는 일본 정부를 향해 사죄와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수차례 벌였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3월 ‘한국 실행위원회’가 꾸려졌다. 부끄러운 과거’ 100년을 반성하고 ‘발전적인 미래’ 100년을 모색하기 위한 한·일 두 나라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식인들이 주로 전자(前者)를 책임지고 있다면 후자를 위해서는 시민단체들이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시민단체의 대표 격인 한·일 실행위원회는 을사늑약 체결일인 지난 22일부터 선포일인 29일까지를 ‘강제병합 100년 한·일 시민대회’ 기간으로 정했다. 22일 도쿄에서 개막식을 가졌고, 29일 서울에서 폐막식을 갖는다. 박한용 ‘강제병합 100년 공동행동 한·일 실행위원회’ 공동운영위원장은 “폐막식에서 식민지배 자체가 반인륜적 범죄임을 국제적으로 천명할 방침”이라며 “한·일 시민 공동선언문 외에 부속문서로서 한·일 시민행동 계획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에는 한·일 시민 공동선언을 기초로 평화를 위한 동아시아 시민 공동선언을 끌어내는 한편 국제행동프로그램을 만들어 동아시아 시민연대조직도 구성할 작정이다. 해외에서도 동참한다. 일본이 벌인 전쟁에 강제 동원된 러시아 사할린 한인의 후예들은 29일 사할린에 모여 강제병합 100년의 의미를 되새기는 집회를 갖는다. 전쟁 뒤 방치한 일본의 법적·역사적 책임을 묻고 강제 동원에 대한 사과와 배상도 요구할 계획이다. 시민대회 기간 국내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 시위와 을사늑약의 불법성을 고찰하는 국제학술대회 등이 열렸다. 백범 김구 선생 유적지를 좇아 전국 1470㎞를 자전거로 순례하기도 했다. 국내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진실과 미래, 국치 100년사업 공동추진위원회’(이하 100추위)는 아시아 차세대 평화 리더들을 위한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100추위는 지난해 4월 30여개 단체로 출발해 116개 단체로 세를 불렸다. 12주 과정의 강좌는 두 나라 역사에 대한 실체적 접근과 함께 역사 속 평화의 의미, 시민들의 역할을 조명한다. 청소년들과의 공유도 모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얼마 전에는 ‘100년 전의 한국사’라는 책도 펴냈다. ‘일본이 조선의 개혁을 원했다는데 사실일까?’ ‘갑오개혁 주인공들이 돌에 맞아 죽은 까닭은?’ ‘일본에 병합을 요청한 조선인은 누구인가?’ 등 지난 100년의 역사를 쉽고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문답식으로 풀어 썼다. 일반인은 물론 청소년들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교육현장의 역사 교사와 역사학자, 대학 교수 등이 함께 중요 질문을 발췌해 만들었다. 100추위는 지난해 8월 일본·타이완 등의 시민단체와 국제 합동워크숍을 가진 이래 ‘전쟁 없는 평화로운 국제관계’를 주제로 순회 전시회를 열고 있다. 서울, 도쿄, 오사카, 교토를 거쳐 중국 난징, 미국 워싱턴, 뉴욕, LA, 독일 베를린 등에서 전시를 가졌다. 원로 역사학자 이이화씨는 “지식인들의 학문적 연구와 더불어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시민들부터 진정한 역사적 화해를 통해 국가 간 화해, 나아가 새로운 동아시아 공동체 질서의 출발점을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할아버지 무릎 위에서 듣는 역사

    오스트리아의 세계적 석학 에른스트 H 곰브리치(1909~2001)의 ‘서양미술사’는 32개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적으로 600만부 이상 팔렸다. 지금도 미술관 순례가 많은 유럽 여행을 떠나기 전에 꼭 읽어야 하는 필독서로 꼽힌다. ‘곰브리치 세계사’(박민수 옮김, 비룡소 펴냄)는 곰브리치가 청소년을 위해서 쓴 세계사 입문서다. “모든 이야기는 ‘옛날 옛적에’란 말로 시작한다.”로 말문을 여는 이 책은 1936년 초판이 나왔다. 곰브리치의 역사관은 “역사를 거대한 시간의 강물에 견줄 때 아주 작은 물방울에 불과한 개인의 삶들이 인류의 역사를 이룩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사건들 가운데 어떤 것이 대다수 인간의 삶에 영향을 끼쳤으며 우리의 기억에 가장 크게 남아 있는 것은 무엇인가?’란 단순한 물음에서 곰브리치는 세계사의 의미를 찾았다. 원시 인류의 등장부터 문자의 탄생, 여러 종교의 발전, 신대륙 발견, 산업 혁명, 두 차례의 세계대전 등 세계사의 흐름을 쉽고도 자상하게 들려준다. 막 오스트리아를 합병한 독일의 나치는 초판이 나온 ‘곰브리치 세계사’를 금서로 지정했다. ‘반유대적 동기가 아니라 평화주의 관점을 가졌다.’는 어이없는 이유에서였다. 전쟁이 끝나고서 금서에서 풀린 ‘곰브리치 세계사’는 1985년 개정판을 출간하면서 저자가 직접 겪은 제2차 세계대전과 중국 역사 등을 추가했다. 예술사를 연구한 곰브리치가 세계사 책을 출간한 까닭은 그의 손녀 레오니 곰브리치가 설명해 준다. 곰브리치는 오스트리아 빈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직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고 어린이를 위한 역사책을 내고 싶어하는 책 편집자였던 친구와 연이 닿았다. 박사 논문을 쓰기에 지쳤던 곰브리치는 친구의 어린 딸과 편지를 주고받았는데 학문적 글쓰기에 싫증 났던 그는 이 편지를 무척 즐겼다고 한다. “대부분의 문제는 복잡한 전문 용어가 아닌 쉬운 말, 총명한 아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고 믿었던 곰브리치는 어려운 학문 주제를 어린이에게 편지로 쉽게 설명했다. 이 편지는 편집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990년대 들어 저서를 영어로 번역하게 된 곰브리치는 손녀에게 “‘곰브리치 세계사’를 다시 읽어 봤더니 정말로 많은 내용이 담겨 있더구나. 내가 봐도 훌륭한 책이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곰브리치는 “독자들이 필기하고 이름이나 연대를 외운다는 부담없이 느슨한 마음으로 읽어 나가길 바란다. 제대로 읽었는지 확인하려고 꼬치꼬치 질문도 않겠다.”고 머리말에서 밝혔다. 책을 읽노라면 할아버지가 손자, 손녀를 무릎에 앉히고 난로가에서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 든다. 1만 7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김정일-후진타오 회담… 후계 논의

    김정일-후진타오 회담… 후계 논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의 난후(南湖)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김 위원장의 후계 구도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북·중 간에 26일 정상회담을 했을 것이라는 정보도 있으나 정부로서는 27일 회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유력 외교소식통도 “후 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부가 오후 난후호텔을 방문해 김 위원장 등과 북·중 정상회담을 가진 것으로 안다.”고 전하고 “후 주석 일행 가운데에는 시진핑(習近平) 부주석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과 후 주석은 양국 간 경제협력과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공조 방안 외에 김 위원장의 3남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를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을 중점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북한이 가장 시급한 것은 역시 권력승계 문제로, 우리도 큰 결단을 할 때는 (지도자가) 국립현충원이나 아산 현충사를 찾지 않느냐.”고 말하고 “(김 위원장의 방중 목적은) 북한 국내용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언급은 이번 방중이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에 대한 중국 최고지도부의 승인보다는 북한내 군부나 국민을 의식한 일종의 ‘성지순례’ 성격으로 해석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김 위원장 일행은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쯤 차량 30여대에 나눠 타고 첫 방문지였던 지린의 우쑹호텔을 떠나 창춘~지린 고속도로를 이용, 1시간30여분 만에 창춘에 도착한 뒤 밤늦도록 호텔 안에 머물렀다. 지린시 시찰 현장에서 김정은을 목격했다는 전언은 많았으나 동행 여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 후 주석은 지난 며칠 동안 동북3성을 시찰한 뒤 이날 창춘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소식통은 “중국 최고지도부와의 회동이 끝나면 베이징으로 이동하지 않고 귀국길에 오를 것”이라고 언급, 이르면 이날 밤 평양으로 떠날 가능성을 시사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서울 김성수기자 stinger@seoul.co.kr
  • [사설] 北 3대세습 본격적인 대책 마련해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그제 전용 특별열차편으로 중국 지린성을 찾았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초청해 놓고는 전격 중국을 방문한 성동격서(聲東擊西)식이다. 카터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채 지난 1월 불법으로 북한에 들어가 억류됐던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와 함께 어제 평양을 떠났다. 김 위원장이 3개월여 만에 중국을 다시 방문한 주요 목적은 3남 김정은으로의 세습체제 구축과 관련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방중 첫 일정으로 김일성 주석이 다녔던 위원 중학교를 둘러봤다. 항일유적지인 베이산 공원도 찾았다. 지린성에는 김일성이 다녔던 학교와 항일유적지들도 있다. 김정은도 중국방문에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김정은 부자는 김일성 왕조의 성지순례를 하면서 후계세습에 관한 정통성을 인정받으려고 한 듯하다. 북한 주민들에게 선전하는 국내용뿐 아니라 ‘세자 책봉’을 추인 받듯이 중국의 지도자에게도 세습체제를 인정받으려는 뜻도 물론 깔려 있다. 다음 달 초에 열릴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은 당의 권력서열 2위인 조직비서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으로의 후계체제를 확실히 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봐도 큰 무리가 없다. 김 위원장은 어제 중국 최고 지도자도 만나 지원을 요청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현대판 왕조국가다. 김일성·김정일의 부자세습도 모자라 김정은에게까지 3대가 대를 이어 가며 통치한다는 게 가당한 일인가. 먹을 게 없어 아사자가 속출하고, 목숨을 걸고 탈북하는 주민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김일성 왕조는 세습체제 구축에만 혈안이 돼 있다. 김 위원장의 건강은 좋지 않다. 김정은으로의 세습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혼란과 권력투쟁 양상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정상적인 판단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곳이다. 북한은 내부가 혼란스러울 경우 서해상에서 도발하며 내부단합을 꾀하려 할지도 모른다. 정부와 군은 북한의 3대세습 체제 구축과 급변사태 가능성 등에 대한 대비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 해이해진 듯한 군의 기강확립도 이뤄져야 한다.
  • [김정일 돌연 訪中] 김일성 항일운동 유적지 순례로 ‘혁명 3대’ 부각?

    [김정일 돌연 訪中] 김일성 항일운동 유적지 순례로 ‘혁명 3대’ 부각?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6일 새벽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 5월 초에 이어 3개월여 만에 이뤄진 방중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의 석방 문제로 방북, 평양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극비리에 이뤄진 ‘깜짝 방중’이라는 점에서 북한 내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가늠케 한다.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의도는 크게 세 가지 정도다. 우선 3대 세습에 대한 정통성을 과시하려는 행보다. 중국 지린(吉林)성 지린시, 창춘(長春) 등 김 위원장의 행선지는 북한이 주장하는 ‘김일성 주석의 항일활동지역’이다. 김정일 정권의 정통성의 뿌리인 항일 민족운동의 성지를 돌아봄으로써 권력승계에 앞선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혁명 3대의 일체화’를 부각시키고 대내외적으로 김정은으로의 정통성 확보를 강조하는 측면이 크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셋째아들인 김정은을 대동하고 중국 지린성 지린시 위원(毓文)중학교 등을 방문했다면 후계자의 정통성을 충족시키고 이를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부자 간 여행 의미도 있다.”며 “식량의 보고인 지린성에 갔다는 것은 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면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에 대해서는 일제시대 중국 국·공 항일연합군과 조선인들이 손을 잡고 함께 일본 제국주의자들에게 저항을 하던 혈맹의 뿌리를 확인시킨다는 상징적 의미도 갖는다. 다음달 둘째주로 예정된 노동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중국에 후계문제 등을 알리고, 이를 위한 경제지원 등을 얻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있다.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은 “2주 후 열릴 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김정은을 후계자로 세우기 위한 명분이 필요하다.”며 “북한 내부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에 후계 구축에 앞서 인민들로부터 환영을 받으려면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경제지원 등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이 수해가 심각해 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민심 등 상황 안정을 꾀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북한이 유일하게 의존할 수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후계자 지명에 대해 중국 측과 상의하거나 김정은을 중국 측에 ‘알현’시킬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으로의 후계 승계는 이미 결정됐고, 중국 측에 이를 알릴 수는 있지만 조언을 구하거나 알현하는 것은 ‘사대주의’라는 내부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에 김정은을 데리고 갔다면 44년 만에 열리는 당 대표자회 때 중국의 지원 약속 등을 담보로 그를 당비서 등으로 임명, 후계를 공식화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3개월 만에 다시 방중을 택한 것은 북핵문제 관련 모종의 결단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 이어 미국의 추가 제재를 앞두고 있어 북핵문제의 돌파구를 찾는 등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쳤다는 얘기다. 서재진 통일연구원장은 “안보리 제재 후 북한 상황이 매우 어려워져 핵 문제에 대한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도 6자회담 복귀 등을 전제로 지원해 줄 수 있다고 설득한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북한이 회담 복귀 등 결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을 통해 중국 측과 담판이 이뤄지면 핵포기 및 6자회담 복귀를 전격적으로 발표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북·중 간 전략적 합의가 이뤄지면 미국과 우리 정부에 이를 알려 의사를 타진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라고 서 원장은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씨줄날줄] 체벌과 구타/이용원 특임논설위원

    딱 10년 전 개봉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여러모로 잊히지 않는 영화이다. 마니아급 팬을 상당 부분 확보한 개성 넘치는 감독 류승완의 데뷔작이자, 그의 동생인 배우 류승범이 처음 스크린에 얼굴을 내민 그 작품은 그만큼 신선했다. 그러나 영화를 보면서 크게 충격 받은 이유는 딴 데 있었다. 문제아로 찍혀 학교를 그만둔 고교생 상환(류승범 분)이 담임교사를 찾아가 폭력을 가하는 장면 때문이었다. 교사가 학생을 X잡듯이 패는 영화는 여럿 있었다. 예컨대 여성감독 임순례가 1996년 발표한 ‘세 친구’가 그러했다. 하지만 학생이 감히 주먹질로 교사에게 보복하는 영화란 없었다. 그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이 사회의 금기였다. 그런 마당에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발칙한’ 상상력이, 비록 영화라는 틀을 빌렸지만 공공연하게 등장하다니. 왠지 불길했다. 이 사회의 중·장년 남성이라면 누구나 매를 맞을 수밖에 없던 시기를 성장 과정에서 두 차례 겪었다. 학창 시절의 체벌과 군대 시절의 구타이다. 체벌과 구타는 어감상 다른 듯하지만 본질상 하나이다. 군대에서 선임병(고참)이 곡괭이 자루를 휘둘러도 명분은 있다. (매를 맞는) 네가 교육 받은 대로 군인 노릇을 하지 못하므로 때려서라도 가르치겠다는 의미이다. 때리는 행위는 불가피한 수단이며, 결국은 맞는 너를 위한 것이라는 게 체벌과 구타에 공통으로 깔린 주장인 것이다. 그런데 군대에서는 2007년 ‘군인복무 기본법안’을 제정해 구타를 법적으로 금지했다. 상명하복과 일사불란함을 생명으로 삼는 군대조직조차도 이제는 구타 없이 조직을 운영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남을-그것도 어린애를-때려도 된다고 대놓고 주장하는 쪽이 단 한 곳 남았다. 교육계이다. 일부 교사들은 여전히 체벌을 하지 않으면 아이들을 가르치지 못한다고 우기며 ‘체벌 금지’에 강력히 반대한다. 그래서 그런 교사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당신은 체벌을 가하는 대신 다른 수단으로 아이들을 바르게 이끌려고 얼마나 노력했는가. 당신은 혹시 저 편하게 아이들을 통제하려고 아무 때나 몽둥이를 휘두른 건 아닌가. 당신의 아이가 다른 교사에게 매를 맞고 인격적인 모욕감에 몸서리칠 때 당신은 그 교사를 두둔할 텐가. 결국 아이들을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대하는 건 아닌가. ‘꽃으로라도’ 아이들을 때리지 말아야 한다. 당신의 아이가 아니더라도, 아이들은 누구나 꽃보다 더 귀하기 때문이다. 이용원 특임논설위원 ywyi@seoul.co.kr
  • ‘미스유니버스’ 김주리, 붉은색 황진이 한복+메이크업 공개

    ‘미스유니버스’ 김주리, 붉은색 황진이 한복+메이크업 공개

    미스유니버스대회에 출전하는 2009 미스코리아 진 김주리(22)가 전통의상쇼에서 선보일 한복 의상을 공개했다.김주리는 출국 전부터 각국의 고유 의상을 선보이는 ‘내셔널 코스튬(전통 의상)’ 부문에 입을 한복 의상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리에 미스유니버스대회에서 입을 전통의상은 우리나라 대표 한복 전문가 박순례 씨가 디자인한 한복이다.사진 속에 김주리가 입은 한복은 황진이 스타일의 한복으로 강렬한 붉은색과 멋스러운 검은색 치마를 겹친 독특한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또한 강한 눈매를 표현한 짙은 아이라인 화장과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가채는 한국의 미를 배가 시켰다.특히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가채는 세계 각국 미녀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고 대회 참가자들과 관계자들은 쉽게 보기 힘든 궁중패션에 질문세례가 쏟아졌다는 후문이다.김주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도 전통 헤어메이크업을 선보였다. 17일(현지 시각) 김주리는 “아침부터 리허설 리허설~ 전통의상쇼 준비시간은 단 58분! 의상 입으러 가기 전에 헤어메이크업 확인차”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서 더 자세하게 볼 수 있는 김주리의 메이크업과 가채에서 그가 얼마나 전통의상쇼를 위해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다.대회가 열리는 미국 출국 전 인터뷰에서 김주리는 “화려함 보다는 세계인들이 모두 주목하는 자리인 만큼 한국 고유의 단아함과 고급스러운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의상이 될 것이다”고 전통의상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김주리가 출전하는 제 59회 미스유니버스대회는 오는 2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개최된다.사진 = 김주리 트위터, 아이엠컴퍼니서울신문NTN 강서정 인턴기자 sacredmoon@seoulntn.com서울신문NTN 오늘의 주요뉴스▶ ’야한여자’ 유니나, 샤이니 종현 팬 악성댓글 ‘고소’▶ 피서지 여성 촬영 몰래카메라…인터넷 음란물로 확산 ‘공포’▶ ’엽기듀오’ 노라조 조빈, ‘리즈시절’ 훈남사진 ‘깜짝’▶ 나영석 PD ‘1박 2일’ 조작의혹 3가지 적극 해명▶ 쌈디, 닮은꼴 홍수..’진짜 쌈디를 찾아라’ 폭소▶ 소녀시대 써니, ‘블랙&화이트’ 시스루룩…성숙미 ‘물씬’▶ 이승기, 실물 사진 화제…"구미호때문에 피곤?"
  • [책꽂이]

    ●유쾌한 소통의 법칙67(김창옥 지음, 나무생각 펴냄) 상사는 부하 직원에게 똑같은 말을 몇 번씩 반복해도 별 변화가 없다. 부하 직원은 벼르고 별러 어렵사리 의견을 내놓았건만 소 귀에 경읽기, 무반응이다. 열등감과 자존감, 권위의식이 버무려져 나타난 직장 내 불(不) 소통의 결과다. 자신 안에 숨겨진 내면의 목소리를 찾도록 이끌면서,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관계 속에서 소통의 자유를 누리도록 도와준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치유와 웃음이 담긴 67가지의 소통 비법을 담고 있다. 1만 2000원. ●대한민국 걷기사전(김병훈·박상건 등 지음, 터치아트 펴냄) 여행의 주제도 세상의 변화와 함께 바뀐다. 옛사람이 걸었던 길, 뒷날의 누군가도 걸을 길, 길을 찾아 뚜벅뚜벅 걷는 여행이 이제는 대세다. 산길, 들길, 바닷길, 마을 골목길 등 걷기 좋은 200곳을 소개하고 있다. 걷기 여행에 이골이 난 전문가 7명이 힘을 합쳤다. 한 나절에 훌쩍 둘러볼 수 있는 곳부터 순례하듯 진득하게 며칠을 지내야 할 일주길까지 다 모여 있다. 2만 3000원. ●그녀들의 발칙한 게임(야나 포센 외 지음, 안성철 옮김, 비즈니스맵 펴냄) 현실 속 직장 여성들이 겪는 사무실 내의 인간관계, 연애, 여성끼리의 경쟁심리와 권모술수, 이를 뒤집는 유쾌한 반전 등을 담은 단편소설 12편을 묶었다. 전직 종군기자와 방송 진행자, 잡지 편집장 등의 경험이 담긴 소설이라 번역서지만 남의 일 같지만은 않다. 1만 2000원. ●가시울타리의 증언(황용희 지음, 멘토H 펴냄) 30년간 교도소에서 근무 중인 현직 교도관 황용희(53)씨가 쓴 감옥 이야기다. 격동의 현대사를 교도소에서 체험한 저자는 12·12 군사반란 관련자, ‘고문경관’ 이근안, ‘민주화 투사’ 이부영·김근태, 6월 항쟁 등에 얽힌 비화를 공개한다.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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