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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희 이혼클리닉] 성폭행 당한 일, 남편에 고백해야 하나

    [김영희 이혼클리닉] 성폭행 당한 일, 남편에 고백해야 하나

    좋은 남편과 아들, 딸을 둔 37세 가정주부입니다. 저는 18세 여고생 때 과외를 마치고 밤늦게 집에 오다 남학생 두 명에게 윤간을 당했던 슬픈 과거가 있습니다. 너무 무서워 부모님과 오빠에게도 숨겼습니다. 남편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결혼했는데 양심의 가책으로 괴롭습니다. 수면제를 먹어야 잠이 들고, 당뇨와 심장병도 심합니다. 과거 탓인지 부부생활도 즐겁지 않습니다. 이제라도 남편에게 고백하고 속죄를 하고 싶은데 어쩌면 좋을까요? -명숙- 당신이 올려 놓은 상담 글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마음 아팠을 것입니다.19년 전 불행한 일을 당해 순결을 잃게 된 당신의 고통이 마음으로 전해져 오는군요.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많은 남자들은 마음속으로 아내될 사람이 몸과 마음이 순결한 여자였으면 하는 바람들을 갖고 있습니다. 당신이 사고를 당한 그때만 해도 여자의 육체적 순결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을 해서 신혼여행을 떠난 신혼부부가 첫날밤을 지낸 후 신랑이 신부의 순결을 의심하여 갈라서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처녀성이 문제가 되어 결혼파탄이 심심찮게 생기게 되자 일부 성경험이 있는 처녀들이 병원에서 처녀막 재생 수술을 받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아내의 처녀성을 문제 삼았던 그 남자들은 자신은 순결한 사람이었는지, 순결의 참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명숙씨, 육체적 순결보다 정신적 순결이 더 소중합니다. 의례적인 말로 당신을 위로하기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사실이 그렇습니다. 사람은 한평생 사는 동안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상대편의 과실로 교통사고를 당해 억울하게 목숨을 잃거나 장애인이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지나간 사람이 무심코 던진 담배꽁초가 엄청난 화재를 불러와 피땀 어린 소중한 전 재산을 다 잃어버린 사람도 있습니다. 당신 역시도 밤길에서 불량 청소년들을 만나 강제로 성폭행을 당한 경우이지요. 결혼 전 남편 될 사람에게 과거 아닌 과거를 털어 놓을 수 없었던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때 고백하지 못했던 것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받아 괴로우니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속죄하고 싶다고 했는데 남편에게 그 사실을 말한다 해도 당신 마음은 절대로 홀가분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착한 남편에게 충격과 고통만 안겨주게 됩니다. 적절한 표현은 아닙니다만,‘모르면 약, 알면 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남편이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부터 당신은 지금 겪고 있는 고통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또 다른 고통을 안게 될 것입니다. 명숙씨, 신은 인간에게 망각과 용서라는 참으로 귀한 선물을 주셨습니다. 우리들 마음에 망각과 용서가 없다면 미움, 증오, 섭섭함, 후회, 수치스러움, 견디기 힘들었던 모든 기억들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가슴속에 담은 채 살아가야 한다면 제 정신으로 살 수 없을 겁니다. 망각은 세월 속에 묻히고, 용서는 사랑으로 다시 태어나 꽃을 피웁니다. 잊어야 할 것을 잊지 못하고, 버려야 할 것들을 버리지 않은 채 가슴속에 차곡차곡 쌓아두게 되면 그것들은 미움과 증오를 낳아서 내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합니다. 불행도, 행복도 그 절반은 성격이 만든다고 합니다.19년 동안이나 악몽을 마음에 품고 괴로워하고 있는 당신은 진실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지우고 버리면 될 일을 버리지 않고 스스로 멍에와 족쇄를 채운 채 괴로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즐거움은 없고 어둡고 침울함만 있는 당신과 함께 살고 있는 남편과 자식들은 곁에서 얼마나 힘들까요. 불면증에 당뇨, 심장병에 시달리고 있는 아내, 불감증으로 전혀 성생활이 즐겁지 않은 아내를 둔 남편의 심정을 헤아려 보셨는지요. 명숙씨, 이제 그만 당신에게 드리워진 검은 커튼을 활짝 열어 젖히고 훌훌 털고 나오십시오.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 받아보거나 신앙생활을 해보는 것도 마음을 다스리는 한 방법일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어두운 과거에서 빠져 나오려는 본인의 강한 의지만이 당신을 불행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20~30대 미혼여성 500명 성의식 조사

    20~30대 미혼여성 500명 성의식 조사

    ‘말로는 혼전 성관계나 동거에 관대한 척 하지만, 정작 자신의 성적 욕구는 말하기조차 꺼린다.’기독교여성상담소가 미혼여성을 대상으로 ‘성의식 실태조사’를 실시한 뒤 내린 결론이다. 미혼여성들이 개방적인 것처럼 보이지만,‘생각’과 ‘현실’은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 여성발전기금의 지원으로 전국의 20∼30대 미혼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조사 결과 ‘성(性)’이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답한 사람은 72%에 이르렀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섹스’라는 낱말의 느낌을 묻자 ‘황홀한 느낌’이라는 응답은 12.6%에 불과했다.34.6%는 ‘불안하다.’,6.6%는 한걸음 더 나아가 ‘불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혼여성들이 성 문제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것은 무려 40.8%가 ‘아무 느낌이 없다.’고 응답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성적 욕구를 느낄 때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질문에는 31.2%가 ‘느낀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자위행위를 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59.8%는 ‘전혀 안한다.’고 응답했다. 회사원 이모(27)씨는 “여성에게도 성적 욕구라는 것이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를 터부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탓에 자신의 욕구를 애써 무시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섹스’라는 말에 ‘황홀한 느낌’ 12.6% ‘순결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육체적 순결과 정신적 순결의 결합’이 66.2%를 차지했다. ‘정신적 순결’은 24.2%,‘육체적 순결’은 5.6%였다. 회사원 황모(25)씨는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한번에 한 사람만 좋아하는 것이 순결”이라고 정의했다. 대학원생 김모(26)씨는 “아무하고나, 작은 감정에 휩쓸려, 단지 육체적 욕망으로만 성관계를 맺지 않는 신중함이 순결이 아니겠느냐.”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순결이란 정신적·육체적 순결의 결합 ‘혼전 성관계’는 49.2%가 ‘사랑한다면 가능하다.’,27.4%는 ‘결혼을 전제로 가능하다.’고 응답해 76.6%가 긍정적이었다.‘결혼 후에만 가능하다.’는 20.2%였다. 그러나 ‘혼전 동거’는 반대하는 미혼여성이 찬성하는 사람보다 많았다.‘약간 반대’와 ‘매우 반대’를 합쳐 부정적인 반응이 46.2%인 반면 긍정적인 응답은 ‘약간 찬성’과 ‘매우 찬성’을 포함해 38.6%에 그쳤다. 대학원생 김모(26)씨는 “혼전 동거가 무슨 큰 장점이 있는지 모르겠고 사회의 시선도 두렵다.”고 말했다. 회사원 오모(29)씨도 “상관없다고 생각하지만 감행할 용기는 없다.”고 고백했다. 회사원 한모(30)씨는 “언제든 헤어질 수 있다면 서로가 무슨 노력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혼전동거에는 ‘부정적 반응’ 46% ‘이성과의 신체접촉 경험’을 묻는 질문에 36.4%는 ‘성관계’를 가졌다고 답했다. 처음 성관계가 이루어진 상태는 ‘서로 합의하에’가 58.8%로 가장 많았고,‘상대가 강하게 요구했다.’가 15.9%,‘술에 취해 있었다.’가 11.5%,‘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였다.’가 9.9%였다. 여성이 주체적으로 결정하지 못한 성관계가 상당수에 이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관계 뒤 느낌’은 30.2%가 ‘나의 결정이므로 죄책감은 없다.’,19.8%는 ‘사랑이 깊어지는 느낌’이라며 긍정적이었다. 반면 15.9%는 ‘순결을 잃은 것에 대한 후회’,14.8%는 ‘임신에 대한 두려움’,8.2%는 ‘주변 사람들이 알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7.7%는 ‘사랑 없는 성관계로 후회’를 느꼈다. ●성관계후 임신에 대한 두려움으로 후회도 대학원생 이모(27)씨는 “대학 2학년때 남자친구와 여행을 갔다가 처음 성관계를 경험했다.”면서 “좀 더 친밀하고 편안해지는 느낌이었고, 비록 지금은 그와 헤어졌지만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회사원 최모(29)씨는 “피임 방법 등에 대한 지식 없이 갑작스레 성관계를 갖고 혹시 임신이 됐을까봐 한달 동안 전전긍긍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성문제에 적극적이지 못한 미혼여성들에게 기독교여성상담소 윤귀남 부소장은 “자신의 성을 인정하고 직시하면서 효과적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훈련이 자신을 보호하고 성적 자기결정권을 갖는 바탕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씨줄날줄] 꽁까이/이용원 논설위원

    10여년전 뉴욕 출장길에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미스 사이공’을 볼 기회가 있었다.1991년 4월 처음 무대에 오른 이 뮤지컬은 당시 ‘공전의 히트작’이니 ‘뮤지컬 관람료를 100달러대로 올린 작품’이니 하는 찬사를 받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7명, 대부분 40대였다.1막이 끝나고 휴식시간에 로비에서 만난 우리는 눈길 마주치기를 꺼려 일부러 딴쪽을 보며 의례적으로 몇마디만 나누었다. 우느라 퉁퉁 부은 눈을 확인하기가 서로 계면쩍었기 때문이다. 작품의 줄거리는 이러했다. 베트남의 시골 소녀 킴이 술집으로 팔려와 미 해병을 만나 사랑하게 된다. 남베트남 정부가 패망하자 남자는 귀국하고 고향으로 돌아간 킴은 아이를 낳아 키운다. 몇년 후, 그사이 미국에서 결혼한 남자가 부인과 함께 킴을 찾아온다. 그가 제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하자 킴은 아이를 넘겨준 뒤 절망에 빠져 자살한다. 영어로 된 대사를 다 알아듣지 못한다 해서 작품을 이해하는 데 지장은 없었다. 킴이 전하는 사랑과 슬픔, 분노, 절망이 고스란히 가슴에 와 닿았기 때문이었다. 그 이야기는 6·25전쟁의 와중에, 그리고 그후에 이땅의 어머니·누이들이 겪은 그것 그대로였다. 국군이 베트남전에 참전한 1960년대 중·후반과 70년대 초 우리사회에는 꽁까이(베트남 처녀)아오자이(베트남 여성의 전통의상)같은 단어가 유행했다. 남베트남이 패망한 뒤로 베트남은 한동안 우리에게 멀리 있었다. 다만 베트남전을 무대로 한 소설·드라마에서 꽁까이·아오자이가 되살아날 뿐이었다. 그러다 베트남과 수교하고 나서는 한국 남성과 베트남 여성 사이에 태어난 한인 2세 문제가 새로 제기됐다. 우리 농촌의 총각들이 짝을 찾기 어려워지자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의 처녀들과 국제결혼에 나선 지 오래되었다. 그런데 들어와 사는 외국인 신부 가운데 두어 명이 에이즈 환자로 판명된 모양이다. 환자로 밝혀진 이들은 보건당국에서 철저히 지도·관리해 병이 악화하거나 주위에 전염되는 일이 없도록 하면 된다. 다만 걱정인 것은 이 일로 외국인 신부들에 대해 편견을 갖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 한국 처녀들이 그러하듯 그들도 모국에선 순결한 꽁까이였음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이혼도 죄인가” 최진실의 눈물

    “이혼도 죄인가” 최진실의 눈물

    아파트 건설회사 S사가 최근 탤런트 최진실씨를 상대로 낸 30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치열한 장외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S사는 소송이 최씨의 이혼을 문제삼은 것이 아니라 ‘사회적·도덕적 명예를 훼손하여서는 안된다.’는 계약을 위반한 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최씨는 “이혼녀가 ‘사생활 관리를 못한 사람’으로 낙인 찍히는 선례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대응하겠다.”면서 여성단체와 연계해 싸워나갈 뜻을 밝혔다. 최진실(36)씨는 11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어느새 나도 이혼녀의 길에 들어섰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면서 “이혼녀라서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강한 여성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최씨는 “S사와 계약서에는 ‘이혼’이라는 단어가 어느 곳에도 명시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다.”면서 “특히 여성인 그 회사 부사장은 ‘가정을 지키려는 내 모습이 좋아 모델로 정했다.’고 말했다.”고 어이없어했다. 최씨가 3억 5000만원에 아파트 모델 계약을 맺은 것은 남편 조성민씨와의 불화설이 새어나오기 시작할 즈음인 지난 3월. 두 사람은 폭행사건 등을 겪으며 결국 이혼했다.S사는 지난 16일 광고비 21억원과 위자료 4억원 등 30억 5000여만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S사측 강승호 변호사는 “단순히 최씨가 이혼했기 때문이 아니라, 폭행사건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새로운 아파트 브랜드의 출범이 제대로 되지 않고 분양이 잘 되지 않아 소송을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장에서도 “‘이 아파트에 들어가면 멀쩡한 부부도 갈라서겠다.’는 말이 나오면서 분양사업이 망가져 1200억원짜리 사업에 중대한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씨는 소송이 가정폭력에 의한 이혼을 문제삼고 있다고 반박했다. 최씨는 “죄인 같은 느낌을 주는 ‘이혼녀’란 말이 정말 싫다.”면서 “남성의 도움 없이 아이들을 당당히 키워내는 강한 여성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의지를 다졌다. 시민단체도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장유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최씨는 마약을 했다든지 하는 본인의 귀책사유가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면서 “광고비 전액의 손실을 청구한 것은 과도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광고업계의 ‘여성 연예인 노예계약 논쟁’도 다시 불붙었다. 서울 강서·양천지구 여성의 전화 이소영 회장은 “광고가 이미지를 중시한다고 해도 여성 연예인의 사생활을 남성 연예인보다 과도하게 규제한다.”면서 “광고에 나오는 여성이 모두 순결해야 한다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되물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최진실씨 일문일답 탤런트 최진실씨는 28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런 일을 당하고 보니 결국 나도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여성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한국사회에는 이혼녀로서 입지가 좁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놓았다. 다음은 최씨와의 일문일답. 이번 소송을 어떻게 생각하나. -재판에서 이기거나 지거나 S사에 피해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사소송이 2∼3년은 가는데, 최진실이 관련된 일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이 회사에 관심을 더 갖지 않겠나. 청구액을 많이 건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본다. 돈을 받으면 받아서 좋고, 받지 못해도 그만큼 홍보가 되니 S사에 큰 충격은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동안 S사와 갈등이 있었나. -소송을 제기하기 전 내용증명을 집으로 보내왔기에 “이혼의 귀책사유가 내게 있는 것이 아니니 계약을 일부러 이행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라는 맥락으로 충실히 답변을 해주었다. 충분히 대화로 풀 수 있는 문제를 굳이 재판정으로 끌고 가니 당황스럽다. 여성문제에 관심이 있었나. -한국사회에 살고 있었지만, 연예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보호받고 있었던 것 같다. 여자라서 차별받기보다는 오히려 더 좋은 대접을 받을 때가 많았다. 그런데 막상 이혼녀의 위치에 서게 되니 차별을 받는다는 느낌이다. 주변의 반응은 어떤가. -가장 막막한 것이 나같은 경우를 당한 사람이 없어서 아무 곳에도 물어볼 데가 없다는 것이다. 다른 연예인에게도 상의해 봤지만 이렇게 많은 액수로 소송을 청구당한 사람도 없고…. 어디에 도움을 청할지 막막하다. 여성 단체에서 많은 격려를 보낸다는데. -그동안 여성단체에 관심을 갖지도 못했고, 도움을 준 적도 없는데 여성단체에서 내 처지를 이해해 준다고 하니 고마울 뿐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건강칼럼] 겨울과 피부미백

    중국이나 인도에서는 흰 코끼리, 흰 소 등을 행운의 상징으로 여긴다. 우리는 시비를 가린다는 의미로 ‘흑백을 가린다’고 한다. 흑백의 대치성, 백색의 순수성을 두고 한 말이리라. 이렇듯 흰색은 순결, 결백, 평화와 선을 상징하는 성격을 가져왔다. 사람의 얼굴이 희기를 바라는 것도 이런 의식의 자연스러운 반영 아니겠는가. 피부의 색을 좌우하는 외적 요소는 자외선. 자외선 속에서 피부는 스스로를 방어하게 되는데, 피부가 검어지는 것은 이런 방어기전의 결과이다. 자외선은 피부 세포층의 멜라노사이트라는 색소형성 세포를 자극, 갈색의 멜라닌 입자를 만들고, 그 입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표피층으로 올라와 검게 노출이 되는 것이다. 노출 강도가 세고 기간이 길어지면 색소가 계속 쌓여 기미나 주근깨가 되거나 피부색이 칙칙하게 변한다. 멜라닌색소 형성을 자극하는 자외선은 4계절 내내 존재하기 때문에 365일 관리가 필요하지만, 계절에 따라 관리효과는 크게 다르다. 여름에는 자외선이 강해 아무리 차단제를 바르고 미백 치료를 받아도 자외선 강도가 높아 효과가 적은 반면,11∼12월은 연중 자외선 수치가 가장 낮아 느슨한 치료로도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병원에서 미백치료에 사용하는 비타민-C는 멜라닌색소의 생성을 억제해 미백효과를 내며 동시에 진피의 콜라겐과 엘라스틴 합성에도 관여한다. 그러나 수용성이어서 피부 침투가 어렵고 공기 중에서 산화가 잘되는 것이 단점이다. 미백치료는 이런 단점을 개선, 비타민-C를 지용성으로 바꿔 이온영동법으로 피부 깊숙이 침투시키는 방법이다. 색소 침착이 심할 때는 비타민-C 미백 치료와 색소를 제거하는 큐스위치 레이저치료를 병행하면 효과가 좋다. 많은 여성들이 백색 피부미인이 되고자 화장품에 공을 들이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피부미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다. 피부의 멜라닌은 겨울을 싫어한다. 그러니 겨울이 미백관리의 적기라는 정도는 알아야 얘기가 된다.
  • [여성&남성] ‘10代 여성의 역량강화’ 심포지엄

    [여성&남성] ‘10代 여성의 역량강화’ 심포지엄

    “왜 김치냉장고 광고엔 여성 모델만 나오고, 자동차 광고엔 남성 모델만 나오나요?” “여학교의 순결교육은 여성을 단지 수동적인 존재로만 묘사할 뿐입니다.” 한 여학생의 열변에 100여명의 청중은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이시은(17)양은 ‘세상을 향하여’라는 제목으로 또래 여학생들의 의견을 성인들에게 쏟아냈다. 이양은 “개방적인 사회가 되면서 10대 미혼모가 증가하고 있는데 똑같이 ‘잘못’을 저질러도 남성은 잠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뿐이지만 여성의 인생은 그 자리에서 무너지고 만다.”면서 “피해 여성을 보호하기는커녕 남성만 옹호하면서 문제의 재발생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틀동안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10대 여성의 안전, 건강과 역량강화’ 심포지엄은 우리 10대 여성의 일상에 처해 있는 성차별적인 환경이 어떤 위험을 낳게 되는지를 점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로리타 콤플렉스’에 빠진 한국 문화 심포지엄은 우리 사회에서 10대 여성의 실태를 파악하는 데서부터 시작됐다. 한국청소년개발원 윤철경 복지정책실장은 “지난해 10대 여성을 대상으로 가장 선호하는 아르바이트를 조사한 결과 ‘음식점 서빙’과 ‘유흥업소 서빙 및 접대’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윤 실장은 “10대 남성이 막노동이나 음식점 배달을 경험하는 것과 비교하면 10대 여성은 유해업소에 노출될 위험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문화산업이 10대 여성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김영옥 교수는 TV드라마 ‘낙랑 18세’와 영화 ‘어린 신부’를 떠올리며 “우리 문화산업에는 10대 여성을 성산업화하는 ‘로리타 콤플렉스’가 있다.”면서 “과연 이것이 누구의 욕망을 위한 것인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 10대 보호’에서 ‘스스로의 역량 강화’로 결국 10대 여성들은 스스로의 역량을 강화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늘푸른여성지원센터 이명선 소장은 “한국의 10대 여성들이 공식적으로는 가부장적인 위계 문화에서 미성숙한 성인이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남성 중심의 성문화 속에서 성상품화되고 있다는 현실이 근본적인 문제”라면서 “결국 10대 여성 스스로 여성의 인권에 대해 깨달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우리 센터도 과거에는 가출 및 성매매 여성을 위한 쉼터를 지원하며 가족에 복귀시키는 사업을 폈으나 이제는 적극적인 역량 강화 프로그램으로 방향을 틀었다.”면서 “현재 일주일에 두 차례 여의도와 동대문에서 성교육과 진료 등의 상담 활동으로 한해 평균 1만 8000명의 10대 여성을 만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대 여성 참여 프로그램 ‘파워캠프 내셔널’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으로 가장 눈길을 끈 사례는 캐나다의 파워캠프 내셔널(POWER Camp National)이었다. ‘POWER’는 여성의 경험적 현실에 관한 파트너십을 뜻하는 영어문장에서 머릿글자를 모은 것. 캠프 공동설립자 스테파니 오스틴 박사는 “10대 여성을 단지 보호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 내부의 힘을 스스로 길러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오스틴 박사는 “파워캠프 내셔널은 복잡한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고, 그저 10대 여성이 자신의 경험에 관해 의사를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어줄 뿐”이라면서 “여름 캠프나 지역 클럽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한데 모인 10대 여성들이 성 정체성을 함께 찾아가고 성 차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도 가진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1월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베르던 초등학교는 5∼6학년 여학생을 대상으로 점심시간 프로그램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사춘기 여학생들은 보디페인팅을 하며 자신의 몸이 여성으로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논의하고 평소 금기시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오스틴 박사는 “‘그 여자 옷입은 거 봤어?’라는 이야기 프로그램에서는 여학생들이 옷을 입는 스타일이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면서 “여성 스스로 여권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여년 동안 내전을 겪으며 전쟁이 10대 여성들에게 엄마와 학생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요구하는 수단의 사례를 토론하면서 고문, 강간, 조기 임신에 노출되어 있는 아프리카 또래 여성과 자신의 상황을 대입해보는 프로그램도 있었다고 한다. 오스틴 박사는 “또래가 함께 하는 프로그램으로 10대 여성들은 평소 부모나 남자 친구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고 대처방법까지 스스로 찾아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남대 사회복지학과 박영란 교수는 “파워 캠프 내셔널의 핵심은 결국 참여”라면서 “수줍고 소극적인 여성 문화에 젖어 있는 우리 10대 여성들을 토론의 장으로 끌어오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결론지었다. 글 사진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문학이 머문 풍경-시인 김남주

    문학이 머문 풍경-시인 김남주

    시인 김남주는 글로 ‘지금’을 말한다.‘당신은 묻습니다/언제부터 시를 쓰게 되었느냐고/나는 이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투쟁과 그날 그날이 내 시의 요람이라고’(‘시의 요람 시의 무덤’에서) ‘김남주 평전’을 쓴 대구가톨릭대 강대석(철학과) 교수는 “시인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혁명가로서 불꽃같이 살다 갔다.”고 평했다. 시인 스스로도 “나는 사랑하고 증오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고 시에서 적었다. 이처럼 사랑과 증오를 삶의 원동력으로 삼아 지난 70∼80년대 독재정권에 맞서 저항한 민중시인 김남주. 1994년 2월,48세로 사망(췌장암)하기까지 길지 않은 고단한 삶 속에서 그는 470여편의 시를 남겼다. 감옥생활 9년3개월 동안 칫솔을 갈아 우유곽에 300여편의 시를 눌러냈다. 암울한 시절, 햇볕으로 나온 시들은 희망의 메시지로 퍼져나갔다. ●제도권이 싫다. ‘해남의 수재’이던 시인은 광주의 명문고교에 들어가지만 사회과학서적과 더 가까워졌다.1965년 2학년 때, 한·일회담 반대 데모가 한창이었다.“좋은 학교, 우수한 학생들이 교실에서 책상만 지켜야 되겠느냐.”며 시위 참가를 소리쳤지만 메아리로 끝났다. 번민하던 그는 이후 학교를 그만뒀다. 같은 고향이자 해남의 2대 수재였던 평생 친구 이강(58)씨는 “시인은 마음씨가 선(善) 그 자체였다. 오죽했으면 박석무(광주 5·18기념재단이사장) 선배가 남주한테 ‘물봉(호구)’이란 별명을 지어줬겠느냐.”고 웃었다.“하지만 결단을 내리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뜻을 꺾지 않던 사람”이라고 털어놨다. 시인의 삶은 저항과 투쟁의 연속이었다.1946년 전남 해남군 삼산면 봉학리에서 3남3녀의 둘째로 태어났다. 머슴살이로 중농을 이룬 부친으로서는 남주가 그의 분신이자 희망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유달리 영어를 잘했던 그는 영국시인 바이런의 시를 암송하던 꿈 많은 문학소년이었다. 고교 때 광주 미문화원에서 미국을 비난하는 원서를 훔쳐 읽었던 일화도 있다. 시인이 전남대 영문과를 택한 것도 외국의 진보적인 서적을 맘껏 읽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대학생활 내내 강의실에 나온 것은 손에 꼽을 정도이고 밖으로만 돌았다. 강대석 교수는 “시인은 끝까지 지식인과 혁명가의 순결을 지키며 살았다.”고 그의 평전에 기록했다. ●나는 꿈꾼다. 고등학교 때 늘상 자취방에서 함께 뒹굴었던 이강씨는 “당시 광주 계림동에 헌 책방이 즐비했는데 책을 유달리 좋아했던 남주는 시간만 나면 이곳에 들러 서적을 탐독했다.”고 말했다. 시인의 엄청난 독서량은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사상적 토대로 자리매김된다. 이씨는 “당시 남주의 인식론은 아나키즘적 경향을 보였던 것 같다. 반미주의자라고는 할 수 없지만 국내 모순의 근원을 미국에 두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주변에서 그를 지켜본 지인들은 그를 완벽주의자로 봤다. 허점을 보이지 않고 피해를 안 주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시인은 늘 “글쓰는 사람들이 재주는 있지만 동·서양 고전을 아우르는 철학사상이 빈곤한 게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교시절 싹튼 독재정권에 대한 저항은 대학 졸업반이던 73년 3선개헌 반대운동의 불쏘시개가 된 지하신문 ‘함성’으로 이어졌다. 반공법 위반으로 첫 구속되는 계기다.75년 인혁당 관련자들에 대한 사형집행은 김남주를 투사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 그의 데뷔작인 ‘진혼가(1974년)’에서 ‘공포(고문)야말로 인간의 본성을 캐내는 데 가장 좋은 무기’라고 정의했다. 78년 남조선민족해방전선 준비위(남민전)에 참여해 소식지인 ‘민중의 소리’를 제작해 돌렸다. 이듬해 체포돼 15년형을 선고받고 9년만인 88년 가석방된다. 이 해 연인이자 동지였던 박광숙(교사)씨와 가정(1남·현재 14살)을 꾸리고 민족문학작가회의 상임이사 등으로 5년가량 모처럼 창작세계에 몰두하게 된다. 스스로 ‘시인’으로 불리기를 바라던 시인이 대학시절,“그래도 얘기가 통하는 친구”라고 말했다는 이경순(전남대 영문과) 교수의 회고다.“그는 글쓰기를 좋아했고 스스로 시인이라고 했어요. 시인이 되고 싶다고 늘 말했지요. 그의 빼어난 언어감각이나 해독 능력에 혀를 내둘렀어요.”지난 74년 이래 시인과 두터운 교분을 유지했던 염무웅(영남대·민족문학작가회의회장) 교수는 “그가 살았던 때는 ‘꽃 속에 피가 흐른다’고 읊어야 할 만큼 가혹했다. 자신이 몸으로 겪은 그 시대를 꾸미지 않은 목소리로 외친 김남주의 삶이 곧 시였고 투쟁”이라고 말했다. ●김남주를 알자. 시인의 생가에는 현재 동생인 덕종씨가 살고 있다. 전국에서 그의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발길도 이어진다. 지난 2월 시인의 10주기를 맞아 민족문학작가회의는 김남주의 실천적 삶과 정신을 기리는 추모 문화제를 열었고 출판계에서는 그의 평전과 시선집을 잇따라 펴냈다. 염 교수는 ‘꽃 속에 피가 흐른다’라는 시선집을 출간했다. 혁명가로서 뼈대를 갖추기 전에 써낸 소박한 시에서부터 옥중시, 현실의 고뇌를 담은 시 등 120편을 골라냈다. ‘민중시인 김남주 해남기념사업회’의 김경윤(해남공고 교사) 회장과 지역회원 80여명이 김남주 문학관 건립에 힘쓰고 있다.2000년 5월에는 광주시립 민속박물관 앞쪽에 시인의 시비도 세워졌다. 해남군도 내년부터 2년으로 잡고 11억원을 들여 생가 터에 전시관과 창작실, 소공원 등을 만든다. ■시인의 주요시집 ▲ 진혼가·잿더미(74년) ▲ 나의 칼 나의 피(87년) ▲ 조국은 하나다(88년) ▲ 산이라면 넘어주고 강이라면 건너주고(89년·옥중서한집) ▲ 사랑의 무기·솔직히 말하자(89년) ▲ 학살(90년) ▲ 사상의 거처(91년) ▲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91년) ▲ 이 좋은 세상에·저 창살에 햇살이(92년)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불륜 신학교수 해임 정당”

    불륜을 저지른 신학과 교수를 해임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의 한 사립대 신학과 교수 A(49)씨는 1995년 아내 B씨와 자녀들을 영국에 보냈다.‘기러기 아빠’로 지낸 지 5년째인 2000년 9월 A씨는 식당종업원 C씨를 만났다.부적절한 관계는 아내 B씨와 자녀들이 일시 귀국하던 2001년 8월까지 계속됐다. 그러나 A씨는 한달 뒤 가족들이 영국으로 떠나자 C씨와 만나지 않겠다고 했다. 화가 난 C씨는 A씨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거짓 고소했고,무고죄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지난해 3월 C씨는 A씨가 근무하는 대학 학과장을 찾아가 “A씨가 교수로서 품위를 유지하지 못했으니 파면시키라.”며 불륜사실을 폭로했다.그후 A씨는 더 이상 민·형사상 문제삼지 않겠다는 합의서를 받고 C씨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그러나 학과장은 징계처분을 진행했고,결국 A씨는 지난해 8월 사립학교 교원이 지켜야 할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해임당했다. 재심을 청구했지만,기각당하자 A씨는 행정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권순일)는 “교원이란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맡기에 다른 직업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목회자 양성을 위한 신학대학이 정조와 순결의무를 중시하는 점을 감안할 때 해임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임영숙 칼럼] 박생광, 김금화, 김이환…

    [임영숙 칼럼] 박생광, 김금화, 김이환…

    박생광의 그림을 처음 본 것은 지난 1986년 호암갤러리에서 열린 그의 1주기 회고전에서였다.무속과 불교를 소재로 한 강렬한 단청색 그림들 앞에서 느꼈던 충격을 미술평론가 이경성(전 국립현대미술관장)씨의 고백으로 대신할 수 있을까? 이씨는 호암갤러리보다 5년 앞선 백상기념관 전시회를 보고 “아무 생각 없이 이 전람회에 들어선 나는 커다란 힘에 눌려 질식하고 말았다.”고 썼다.신문사 문화부 기자였음에도 그의 작품은 물론 화가를 생전에 만나지 못했던 것이 아쉽고 부끄러웠다. 지난 주말 경기도 용인 이영미술관에서 ‘박생광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의 개막식이 열렸다.서해안 배연신 굿 및 대동굿의 인간문화재 김금화씨의 진혼굿도 함께 펼쳐졌다.인가도 드문,시골 좁은 골짜기에 100여대가 넘는 자동차가 전국에서 몰려들었다.화가의 고향 진주에서는 천리길을 멀다 않고 대절한 버스가 올라왔다. 전시작품은 화가 스스로 피카소의 걸작 ‘게르니카’에 견주었던 ‘명성황후’,동학농민운동의 순결한 넋을 힘있게 형상화한 ‘전봉준’,친구였음에도 부처님처럼 존경했던 청담 스님의 열반기와 고행기를 통해 불화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청담 대종사’ 등 박생광을 말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대표작들과 만신 김금화를 소재로 한 여러점의 ‘무속’시리즈,소품 등 100여점이었다.이영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들이다. 이날 이영미술관은 ‘민족혼의 화가’로 꼽히는 박생광의 작품에 행복하게 젖어들게 했지만 예술가의 삶과 정신,그것을 꽃피게 하는 토양에 대해 생각하게 한 자리이기도 했다.박생광이 한국화단에서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그의 나이 일흔일곱에 가졌던 백상기념관 전시회 이후다.20년이 넘는 일본생활과 진주 지방에 묻혀 중앙화단에서는 소외됐던 그는 여든 한살에 타계하기까지 몇년 동안의 폭발적인 작품활동으로 ‘한국화의 전설’이 됐다. 여든살 무렵 그는 인도의 정신과 프랑스의 예술을 순례하는 여행을 하고 경주 남산전을 열기 위해 산을 오르고 색채 도자기 공부를 하겠다며 일본을 찾는다.그리고 필생의 대작인 ‘명성황후’와 ‘전봉준’ 등이 발표된 문예진흥원 개인전을 갖고 이듬해 파리 그랑팔레의 르살롱전에 초대 받는다. 작품이 팔리지 않는 가난한 화가의 해외여행과 전시회 경비 등을 지원한 사람이 바로 김이환(70) 이영미술관장이다.그의 그림을 좋아했던 고향 후배로서 만년의 화가가 그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운 그는 팔순의 화가를 등에 업고 경주 남산을 오를 만큼 헌신적이었다.미술관을 세워 고인의 작품을 사회에 환원한 그는 미술관을 더욱 잘 운영하기 위해 예순의 나이에 와세다대학에서 미학을 공부하며 고인의 발자취를 더듬었다.지난해에는 고인이 염원했던 ‘명성황후’의 스페인 전시회를 열었고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전시회와 함께 고인과의 인연을 담은수필집 ‘수유리 가는 길’도 발간했다. 이 아름다운 인연을 김금화(72) 만신의 천도굿은 더욱 빛나게 했다.지켜보기만도 힘든 굿을 작두타기까지 하며 주재한 칠순의 인간문화재는 고인과의 인연을 풀어내며 관객을 웃기고 울렸다.25년째 그의 굿을 보아왔다는 한 퇴직 교사는 김씨가 그토록 우는 모습은 처음이라고 했다. 칠순·팔순이 되도록 자신의 길을 꾸준히 걸어 가며 감동적인 예술과 인간관계를 이어간 세 사람의 만남-그런 만남이 계속 이어진다면 우리 문화는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김이환 관장 같은 예술후원자들이 또 나타나 제2,제3의 박생광이 빛을 볼 수 있게 하고 그들에게 영감을 주는 또 다른 예술가가 계속 함께 가는 길을 꿈꾸어 본다. 주필 ysi@seoul.co.kr
  • 성배와 잃어버린 장미/마거릿 스타버드 지음

    “예수와 그의 신부 막달라 마리아는 결혼을 했고,그 사이에 딸 사라가 잉태됐다.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자 막달라 마리아는 이집트로 도망쳐 딸을 낳은 뒤 다시 프랑스의 프로방스 지방으로 옮겨갔다.가톨릭계는 이런 사실을 철저히 은폐하고 억압했지만,이에 반발하는 ‘이단’의 목소리는 오늘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내에 소개된 ‘성배와 잃어버린 장미’(임경아 옮김,루비박스 펴냄)의 저자 마거릿 스타버드는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기독교에서 성가족의 순결은 일종의 신성불가침의 진리.그런 만큼 성가족의 성적 정체성을 언급하는 것은 무척이나 조심스러운 일이다.하지만 미국의 여성 가톨릭 학자인 저자는 이런 기독교권의 가르침과 전통에 정면으로 맞서 ‘신에 대한 불경’을 감행한다.복음서에 대한 이단적 해석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종교,중세사회,예술,문학,상징 등을 고리로 9년 동안 이설(異說) 연구에 매달렸다. 고대엔 신성한 왕에게 기름을 붓는 것은 왕족 신부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었는데,요한복음에 기록된 기름 붓는 여인(신부)은 바로 막달라 마리아였다는 게 저자의 견해.머리에 기름을 붓는 행위엔 성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는 주장도 편다.남근의 상징인 머리에 기름을 붓는 사람은 여신의 대리자인 왕족 여사제로,이는 예수의 생애를 기록한 사건 중에서 에로스를 가장 생생하게 표현한 사례라는 것이다. 저자는 물론 “예수가 결혼했다거나 막달라 마리아가 그의 아이를 낳았다는 것을 증명할 확실한 방법은 없다.”고 한계를 인정한다.그러나 교회의 가르침이 그렇다는 이유만으로 마리아가 독생자의 동정녀 어머니가 되는 것은 아니라며 “진실을 고백하는 것이 그들에게 진정한 영광을 돌리는 길”이라고 강조한다.저자의 고백처럼 일정한 한계가 있지만 극도로 민감한 문제를 건드린 그의 주장은 용기있는 탐구로 평가할 만하다.1만 4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개개비 둥지 속의 새끼 뻐꾸기/이상규 글

    이상규(63)시인은 중국 옌볜(延邊)에 더 널리 알려져 있다.현재 한국 중국조선족문화예술인 후원회 회장이다.그의 수필집 ‘개개비 둥지 속의 새끼 뻐꾸기’(문예촌 펴냄)에는 소외된 이웃과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나눔의 철학이 진솔하게 드러난다. 시인은 조선족 여성의 주선으로 1996년 시집 ‘순정의 고백’을 출간하기 위해 옌볜에 갔다가 조선족의 실상을 목격한 뒤 9년째 조선족 문화계를 돕고 있다. 폐간 위기에 처해 있던 계간지 ‘아리랑’이 발간될 수 있도록 도운 것을 시작으로, 헤이룽장(黑龍江)신문의 실화·수필상 공모,문화총서 ‘한마당’ 출간,옌볜작가협회 문학상,20세기 중국조선족문화사료전집(전 50권)출판 등을 후원했다.2000년부터는 조선어를 가르치는 백두산 아래 장바이(長白)현 오지의 소학교 어린이들의 기숙비를 지원하고 있다. 후원금은 대부분 자신이 대표로 있는 고려식품판매(주)에서 충당한다.하지만 시인은 부자가 아니다.조선족들을 돕기 시작한 뒤 회사 운영이 어려워져 아들은 대학을 중퇴하고 사업을 돕고 있으며,시인은 45년간 피우던 담배를 끊었고,그토록 좋아하던 수상 스키마저 팔아버렸다.낡은 집도 8년째 고치지 못하고 있다. 이 시인은 농부같은 소탈한 외모에 허름한 차림이다.한 옌볜 아주머니에게는 “도움 주시는 것 조금 줄이시고 옷 좀 해입으시면 안되나요?”라는 말을 들었다. 그럼에도 시인은 옌볜 동포들에게 “몇푼 안되는 돈을 갖고와서는 인간으로서 지조와 존엄,순결성같은 소중한 정신을 한 짐씩 지고 간다.”고 얘기한다. ‘조선의용대 마지막 분대장’이자 광복 후에는 옌볜에서 소설가로 활동하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고(故)김학철 선생과의 소중한 인연도 소개한다.이 시인은 지난해 옌지(延吉)시가 주는 ‘제2회 고마운 한국 지성인상’을 수상했다.8000원. 황진선기자 jshwang@seoul.co.kr
  • 물푸레나무를 생각하는 저녁/김태정 글

    새로운 감성의 작가를 만날 때는 언제나 설레게 된다.더구나 틀 지어지지 않은 상상력으로 무장한 독특한 작품을 들고 세상에 나올 경우는 특히 더 하다. 김태정(41)의 첫 시집 ‘물푸레나무를 생각하는 저녁’(창비사 펴냄)을 읽다보면 시인의 모습이 몹시 궁금해진다.등단 후 13년 동안 들인 공이 절실하게 읽히는,고른 수준의 작품들이 우선 궁금하고 그 속에 스민 ‘무공해 삶’ 또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시집 속 여백 사이로 드문드문 드러나는 김태정의 의식을 따라가면 최근까지도 “286컴퓨터를 사용했다.”는 이 ‘천연기념물’ 같은 존재의 삶이 어렴풋이 느껴진다.그 윤곽을 더듬는 과정은 자본에 오염된 인간의 영혼을 정화하는 길이기도 하다. “오만가지 잡념들이 콩 튀듯 팥 튀듯”(‘별밭에서 헤매다’)하는 시인의 머리 속에는 가파른 현대사와 개인사가 공존한다.386세대인 시인은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낮엔 공장을 다녔고 밤엔 야간대학을 다닌 모양이다.남들이 책에서 발견한 세상의 모순이 시인에겐 생활이었으니 한때 변혁의 꿈을 꾼 것은 당연하다. 이후 세상이 바뀌면서 남들이 앞다퉈 화해를 모색할 때 시인은 그게 힘들었나보다.“그 ‘적당히’가 적당히 안되는 불온한 시인이여”(‘샤프로 쓰는 시’)라거나 “곧을 태 곧을 정,까짓거 대나무처럼 살면 될 거 아닌가 뜻도 모르는 채 내 이름 석자에 온 생을 맡겼습니다.”(‘봄산’)라고 슬쩍 들려준다. 당연히 이런 ‘날 것의 자존심’은 변신을 요구하는 현실에서 상처를 입는 법.시인은 구체적으로 그 모습을 그려보이지는 않지만 시집 곳곳에 “삭이지 못할/시퍼런 상처”의 흔적을 보여준다.오죽하면 만만치 않은 삶의 고독과 상처를 겨울산에 나누려고 할까?(‘겨울산’) 그러나 “길들여진 걸음으로는/차마 한발짝도 나아갈 수가 없는”게 체질인 시인은 “곧고 곧아라 삶도 사랑도,내 이름대로만 살면 될 거 아닌가 겁도 없이”(‘봄산’)라고 다짐한다.그래서 봉지쌀을 먹고 실밥을 따는 노동의 세월을 거치고 “밥이 되고 공과금이 되고 월세가 될 글”(‘궁핍이 나로 하여’)을 쓰는 빈곤 속에서도 마음은 더 풍요로운 삶을 이어간다. 세월에 단련된 시인의 노래는 자신에게만 엄격하지 타인에게는 너그럽다.야간대학 동창생 엄고만의 삶을 따스하게 바라보거나 “늦게 나온 별처럼 깜빡깜빡/고단한 두 눈이 졸음으로 이울고”있는 노동자가 “거친 손으로 달구어진 아이롱”에서 “순결하게 달아오른 별”을 본다(‘해창물산 경자언니에게’). 이런 작품세계를 일컬어 시인 정우영은 장문의 해설과 함께 ‘민중서정시’라 이름붙인다.또 시인 노향림은 “풍자와 은유를 적절히 교접시킨 그의 시는 아무리 긴 시라도 짧은 듯 끝까지 놓지 않고 읽게 만든다.”고 압축적으로 설명한다. “시는 소설보다 몸이 작아서 아무래도 자기 이야기인 경우가 많다.”는 한 평론가의 말은 김태정을 염두에 둔 듯하다.이윤 창출이란 괴물이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자본주의 체체 안에 살면서 그 마저 부인하려는,이 아나키스트와도 같은 시인의 염결성 앞에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김보일의 영화 속 수능잡기] ‘마스크’

    거리를 지나는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를 보면 야릇한 상상을 한다.수억 원의 현금을 줍는다면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고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을 해보고도 싶다.이런 생각으로 꽉 찬 사나이가 ‘교사’라는 마스크를 썼다고 생각해보자.많은 학생들 앞에서 강의를 하고,어려운 처지에 있는 학생들의 사정에 귀기울이고….누가 봐도 훌륭한 교사로서 손색이 없다고 하자.과연 그는 착한 인간일까,아니면 비난받아 마땅한 인물일까. 겉과 속이 다르니 그를 비도덕적 인물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런 평가는 온당할까. 인간을 욕망의 덩어리로 보고 있는 프로이트를 읽다보면 과연 마음 속까지 순결한 영혼으로 가득 찬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하는 의문을 품게도 된다.사람은 누구나 겉과 속이 다르기 마련이지 않을까.문제는 그가 어떤 가면을 쓰느냐에 달린 것인지도 모른다.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솔직’이라면 ‘솔직’은 사실 매우 위험한 상황을 야기한다.생각해 보시라. 사람의 인격을 뜻하는 ‘personality’라는 단어는 그리스어로 원래 가면이라는 의미를 가진 ‘persona’라는 어휘에서 나왔다.그만큼 인격은 사람들이 표면으로 드러내는 심리상태와 밀접하게 관련된다.어떤 이는 교사라는 가면을 쓰고,또 어떤 이는 정치인이라는 가면을 쓴다. 그가 맡은 사회적 역할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하나의 가면에 불과한지도 모른다.그것이 가면일지라도 그 가면을 얼마나 잘 쓰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사회적 평가가 달라진다.‘공인이 어찌 그럴 수 있어.’하는 도덕적 비난이 따른다면 그 사람은 가면쓰기에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너무 오래 가면을 쓰고 있다 보면 ‘내가 왜 항상 남들 앞에서 이런 식으로 말하고 행동해야 하나.’하는 반발심이 생길 수도 있다.그러나 가면을 벗기가 쉽지 않다.교사가 갑자기 교사답지 않은 행동을 한다면 누구나 고개를 갸우뚱한다.그러나 ‘프라이버시’의 영역 안에서는 교사도,목사도 한 사람의 자연인이다.평범한 한 인간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그런데 가면이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면 어떨까.24시간 동안 가면을 한시도 벗지 못하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도덕의 명령을 준수해야 한다면 이건 비극이다. 영화 ‘마스크’는 때로는 가면을 벗어 놓아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우리에게 말해준다.아무리 좋은 가면도 24시간 쓰고 있을 수는 없다.그러나 좋은 가면은 좋은 인격을 만든다. 서울 배문고 교사 desert44@hitel.net
  • [김보일의 영화 속 수능잡기] ‘마스크’

    거리를 지나는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를 보면 야릇한 상상을 한다.수억 원의 현금을 줍는다면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고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을 해보고도 싶다.이런 생각으로 꽉 찬 사나이가 ‘교사’라는 마스크를 썼다고 생각해보자.많은 학생들 앞에서 강의를 하고,어려운 처지에 있는 학생들의 사정에 귀기울이고….누가 봐도 훌륭한 교사로서 손색이 없다고 하자.과연 그는 착한 인간일까,아니면 비난받아 마땅한 인물일까. 겉과 속이 다르니 그를 비도덕적 인물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런 평가는 온당할까. 인간을 욕망의 덩어리로 보고 있는 프로이트를 읽다보면 과연 마음 속까지 순결한 영혼으로 가득 찬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하는 의문을 품게도 된다.사람은 누구나 겉과 속이 다르기 마련이지 않을까.문제는 그가 어떤 가면을 쓰느냐에 달린 것인지도 모른다.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솔직’이라면 ‘솔직’은 사실 매우 위험한 상황을 야기한다.생각해 보시라. 사람의 인격을 뜻하는 ‘personality’라는 단어는 그리스어로 원래 가면이라는 의미를 가진 ‘persona’라는 어휘에서 나왔다.그만큼 인격은 사람들이 표면으로 드러내는 심리상태와 밀접하게 관련된다.어떤 이는 교사라는 가면을 쓰고,또 어떤 이는 정치인이라는 가면을 쓴다. 그가 맡은 사회적 역할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하나의 가면에 불과한지도 모른다.그것이 가면일지라도 그 가면을 얼마나 잘 쓰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사회적 평가가 달라진다.‘공인이 어찌 그럴 수 있어.’하는 도덕적 비난이 따른다면 그 사람은 가면쓰기에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너무 오래 가면을 쓰고 있다 보면 ‘내가 왜 항상 남들 앞에서 이런 식으로 말하고 행동해야 하나.’하는 반발심이 생길 수도 있다.그러나 가면을 벗기가 쉽지 않다.교사가 갑자기 교사답지 않은 행동을 한다면 누구나 고개를 갸우뚱한다.그러나 ‘프라이버시’의 영역 안에서는 교사도,목사도 한 사람의 자연인이다.평범한 한 인간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그런데 가면이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면 어떨까.24시간 동안 가면을 한시도 벗지 못하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도덕의 명령을 준수해야 한다면 이건 비극이다. 영화 ‘마스크’는 때로는 가면을 벗어 놓아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우리에게 말해준다.아무리 좋은 가면도 24시간 쓰고 있을 수는 없다.그러나 좋은 가면은 좋은 인격을 만든다. 서울 배문고 교사 desert44@hitel.net
  • 발라도의 예수/정찬 지음

    “오래 전부터 예수에 대해 호기심이 있었는데 이 작품으로 신의 후광에 싸인 예수가 아니라 원래,인간으로서의 예수의 모습을 담고 싶었습니다.” 장편소설 ‘빌라도의 예수’(랜덤하우스중앙 펴냄)를 낸 작가 정찬(51)은 ‘사람의 아들’인 예수에 주목했다. 땅과 하늘 사이에 ‘소설의 사다리’를 놓아 인간에 내재한 폭력성을 구원할 방법을 모색해온 그로선 당연한 접근으로 보인다.20일 기자와 만난 그는 ‘인간 예수’를 빚게 된 배경과 과정을 진지하고도 찬찬히 들려주었다. “예수에 대한 기록은 신약 성서 외에는 거의 없습니다.하지만 신약은 ‘예수의 신성(神性)설파’라는 이데올로기에 갇혀 있습니다. 심지어 예수의 존재성을 새로 해석해 파문까지 당했다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소설 ‘예수의 마지막 유혹’도 읽어보니 신성성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어요.저는 기독교인이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서기 30∼50년대 사회·정치·문화사적 맥락에서 살아 숨쉬는 예수를 그리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말만큼 쉽지는 않았나 보다.직접 예수의 마음 속에 들어가 속내를 드러내는 게 부담이 된 듯 작가는 다른 인물이나 화자의 시점을 빌려 예수의 활동 모습을 냉정하게 관찰한다.주요 관찰자는 로마제국의 유대지역 총독으로 부임해 예수의 사형을 고심 끝에 허락하는 빌라도다.작품은 빌라도가 알렉산드리아에서 죽음과 부활의 신화나 편협한 유대주의에서 벗어나 보편적 신을 추구하는 철학 등을 접하면서 임지인 팔레스타인에 도착한 뒤 유대 민중과 충돌하면서 통치하는 모습을 그린다. 작품 곳곳에서 작가는 특유의 통찰력과 해석으로 예수에게 ‘사람의 숨결’을 불어넣는다.빌라도의 시선을 빌려서 세례자 요한을 이은 또 하나의 예언자 예수에 대한 민중의 열렬한 추종의 힘을 예수의 ‘정치적 감각’에서 찾는다. 또 예루살렘 최고 권력자 안나스의 해석에 기대어 예수가 성전을 ‘강도의 소굴’로 비유하면서 상인들을 쫓아낸 사건 즉,‘성전 정화사건’에서 “대중의 심리를 꿰뚫는 동물적 감수성”을 격찬한다.작가는 “신정일치 시대에 예수가 권력의 핵심인 예루살렘의 성전을 건드린 것은 권력에 대한 정면도전이었기에 당연히 죽음을 부른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가 그린 ‘인간 예수’는 ‘아름다운 사람’으로 귀결된다.작가는 “정신의 깊이가 있고 순결하고 영혼에서 향기가 나는 사람,특히 겉과 속이 다른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려고 열정적으로 종교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이라고 말한다. 10년 전 유럽 여행에서 모티프를 얻은 뒤 2년 동안 집중적으로 작품을 완성했다는 작가는 1983년 중편 ‘말의 탑’으로 등단한 뒤 1995년 중편 ‘슬픔의 노래’로 동인문학상,2003년 소설집 ‘베니스에서 죽다’로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일상속 불평등 언어들] 무심코 던진 말에 눈 흘긴다

    혼자 아이를 낳고 키우는 여성을 당신은 뭐라고 부르는가.‘미혼모’라고 대답했다면 틀리지는 않았다.하지만 듣는 그녀의 기분도 정답일까.그녀를 ‘제 집사람입니다.’라고 소개할 때면 ‘나는 집에만 있는 사람?’이라는 듯 곱지않은 눈길을 보내지는 않던가. 갑자기 왜 시비를 거는지 궁금하다면 평소 무심코 내놓는 말들에 한번 귀를 기울여보자.미혼모,미망인,집사람….듣는 이는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말을 남발하고 있지는 않은가.시대가 변하는데도 변하지 않는 고집센 단어들에 ‘이유있는 딴죽’을 걸어본다. ●미망인(未亡人)=아직 남편을 따라죽지 못한 여자 폐경(閉經)은 ‘월경이 끝났다.’는 뜻이다.객관적인 현상을 기술하는 말이지만,기분이 좋지 않다는 반응도 많다.여자로서 더 이상 쓸모가 없어졌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자손을 생산하는 고유한 업무를 완수했다.’는 의미에서 완경(完經)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한다.다소 작위적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그 의미에는 대부분 동의한다.대학 시간강사 정수연(47·여)씨는 “별다른 느낌 없이 당연히 거쳐가는 과정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 시기가 다가올수록 여자로서의 생리적 기능이 다 끝났다는 듯한 황폐한 기분이 느껴진다.”면서 “완경이란 말이 익숙하진 않지만 폐경은 기분 나쁘다.자꾸 쓰면 완경도 익숙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미망인은 ‘아직 죽지 못한 사람’이란 뜻이다.남편을 잃은 여성을 지칭한다.주부 서은진(46)씨는 “미망인이 과부보다는 듣기에 우아한 것 같지만 여자는 남편을 따라죽어야 한다는 시대착오적이고 가부장적인 속뜻을 숨기고 있다.”고 지적했다.하지만 광고회사 디렉터 김영진(44)씨는 “뜻은 충분히 공감한다.”면서 “그렇지만 미망인 말고 따로 부를 말이 없는 것 같다.”고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미혼모(未婚母)는 ‘결혼을 하지 않은 아이 엄마’라는 뜻이다.회사원 오현희(52·여)씨는 “‘시집도 안 간 여자가 감히 애를 낳았다.’는 듯 부정적 의미를 부각시키는 것 같아 듣기 안 좋다.”면서 “남자 혼자 아이를 키우면 그럼 미혼부라고 불러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처녀비행 등 첫번째 시도라는 의미로 ‘처녀’를 붙이는 데에도 이견이 많다.웹디자이너 홍경미(25·여)씨는 “남성 중심의 순결·정조의식을 강조하는 수식어”라면서 “그것도 아주 기분좋지 않은 표현”이라고 했다.하지만 윤성국(39·회사원)씨는 “처녀를 다른 말로 바꿀 수는 있겠지만 순결을 중시하는 가치관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고 조금 다른 생각을 밝혔다. ●집사람∼아줌마∼사모님 처음 만난 이에게 대뜸 이름을 부르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여성은 대부분 아가씨,아줌마,사모님 가운데 하나로 불리곤 한다.하지만 여기에서도 불평등이 감지된다. 흔히 쓰는 ‘아내’‘집사람’‘안사람’ 등의 호칭에 주부 오혜진(37)씨는 “아내라는 말이 언뜻 듣기에는 다정한 것 같지만 남편이 나를 그렇게 소개하면 내가 안에만 틀어박혀 있는 사람인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고 거부반응을 보였다. 그는 “하지만 그런 나도 무의식중에 나를 소개하면서 ‘누구의 안사람입니다.’라고 말하고 후회하곤 하니 말에 익숙해지는 것은 참 무서운 일”이라고 털어놓았다. 아가씨나 아줌마는 더욱 차별적인 느낌을 담고 있다.부동산 중개업자 배민정(43·여)씨는 “이름을 모를 때야 어쩔 수 없지만 여성을 비하하듯 쓰는 것이 문제”라면서 “직장에서 매일 마주치면서도 아가씨라고 부르거나,아줌마가 뭘 아느냐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분개했다. 높임말로 쓰이는 ‘사모님’에도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았다.주부 오모(52)씨는 “사모님이란 남성에 기준을 두고 여성을 부르는 호칭”이라면서 “상대는 나를 높이느라 그렇게 부른 것이겠지만 듣는 처지에선 남성에 종속된 느낌”이라고 말했다.회사원 신재원(29)씨 역시 “나보다 직위가 높은 사람의 부인에게 쓰는 말 같은데 아무 때나 남발하는 것 같아 듣기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여류시인,여검사,여의사 등 직업 앞에 ‘여’라는 접두어를 붙이는 데는 의견이 엇갈렸다.대학생 이하송(26·여)씨는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는데 성에 따른 직업 역할을 구분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학생 이재영(25)씨는 “이 단어들에는 여전히 사회 진출에 큰 장벽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이 어려움을 뚫고 그 직업을 얻는 것에 성공했다는 존경의 의미가 담겨 있다.”면서 “굳이 나쁘게 생각할 것까지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김영희 이혼클리닉] 혼전동거한 아내 용서가 안돼요

    [김영희 이혼클리닉] 혼전동거한 아내 용서가 안돼요

    결혼한 지 20개월 된 남성입니다.아들은 이제 막 돌이 지났지요.대학선배 소개로 아내와 만나 5개월쯤 사귀다 결혼했습니다.최근 아내가 저를 만나기 전에 6개월 동안 다른 남자와 동거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과거’야 누구나 있을 수 있지만,동거라니….순진한 아내에게 그런 면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아내는 그 남자와 결혼을 약속하고 살았는데 바람둥이라서 헤어졌고,저는 성실한 남자라 결혼했다며 울면서 매달립니다.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약해지지만 아내를 용서할 수 없어 미칠 만큼 괴롭습니다.부모님께 말도 못했는데,어쩌면 좋을까요? -현석우- 현석우씨,현대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의식과 개념이 많이 바뀌었다고 해도,아직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여자의 순결을 생명같이 소중하게 생각해서 순결을 잃은 여자는 스스로 자결을 했거나,자결할 것을 강요받기도 한 때가 있었습니다.유독 여성들에게 순결을 강요하면서 남성들의 외도는 당연시 생각하고,남성에게 순결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남자니까.’하며 외도를 해도 당당하고,남성은 혼전동거를 하다가 헤어져도 손해 볼 것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습니다.시대착오적인 생각으로 아주 잘못된 인식들을 하고 있습니다. 결혼한 지 2년 가까이 되어 돌 지난 아들까지 두고 행복하게 살다가 뒤늦게 아내가 다른 남자와 반년 동안이나 동거한 사실을 알게 됐다면 청천벽력이었을 겁니다.당신을 만나기 전에 있었던 과거라지만,남편 입장에서 아내의 동거 사실을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만은 없었겠지요.하지만 드러내 놓고 말하지 않아서 그렇지 사랑의 경험들을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을 것입니다.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만요. 지금 우리 사회에선 혼전동거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고,일부 젊은이들은 혼전동거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만 아직도 사회적 통념은 다릅니다. 혼전동거로 이혼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으니 당사자들의 신중하고도 냉철한 판단이 필요할 것입니다.사실 혼전동거는 죄악시할 것도,그렇다고 떳떳한 것도 아니지요. 성이 개방된 세상이다 보니 지나치다 싶을 만큼 충동적으로 도덕적 기준도 없이 호기심과 열정 하나만으로 쉽게 만났다가 쉽게 헤어지고,마음에 가책도 없이 또 다른 상대를 찾고….결혼을 전제로 한 혼전동거는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무질서한 사람들로 인해 혼탁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석우씨,당신을 만나기 전에 있었던 아내의 과거는 과거일 뿐,당신을 배신했거나 기만했던 것은 아닙니다.결혼할 때 당신에게 딴 남자와 동거했던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고 탓할지 모르겠지만,모든 일은 상식선에서 생각해야 합니다.사람에겐 해야 할 말과 해선 안되는 말이 있는데 석우씨 아내는 자신의 과거를 말할 수 없었을 겁니다.성실한 당신과 결혼하고 싶었기 때문이었겠지요. 석우씨,아내의 과거에 집착하지 마십시오.아내와 비교되지 않을 만큼 많은 과거를 가진 사람들도 있고 결혼한 뒤 부인이 부정행위를 해서 이혼을 하는 부부도 많습니다. 당신이 아내의 과거에 분노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이겠지요.행복한 가정이 아내의 과거 때문에 깨어진다면 당신과 아내,그리고 어린 아들이 앞으로 겪어야 할 고통은 지금의 고통과 비교가 안될 만큼 클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분노로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잃는 것뿐이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당신의 냉철한 이성이 필요할 때입니다. 석우씨,흔적은 흔적일 뿐이니,사랑으로 아내의 그 흔적까지 지워버리십시오.사랑은 모든 것을 가능케 하니,당신의 진정한 사랑을 아내에게 보여줌으로써 존경받는 남편으로 행복한 가정을 지켜 나가십시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김영희 이혼클리닉] 혼전동거한 아내 용서가 안돼요

    결혼한 지 20개월 된 남성입니다.아들은 이제 막 돌이 지났지요.대학선배 소개로 아내와 만나 5개월쯤 사귀다 결혼했습니다.최근 아내가 저를 만나기 전에 6개월 동안 다른 남자와 동거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과거’야 누구나 있을 수 있지만,동거라니….순진한 아내에게 그런 면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아내는 그 남자와 결혼을 약속하고 살았는데 바람둥이라서 헤어졌고,저는 성실한 남자라 결혼했다며 울면서 매달립니다.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약해지지만 아내를 용서할 수 없어 미칠 만큼 괴롭습니다.부모님께 말도 못했는데,어쩌면 좋을까요? -현석우- 현석우씨,현대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의식과 개념이 많이 바뀌었다고 해도,아직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여자의 순결을 생명같이 소중하게 생각해서 순결을 잃은 여자는 스스로 자결을 했거나,자결할 것을 강요받기도 한 때가 있었습니다.유독 여성들에게 순결을 강요하면서 남성들의 외도는 당연시 생각하고,남성에게 순결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남자니까.’하며 외도를 해도 당당하고,남성은 혼전동거를 하다가 헤어져도 손해 볼 것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습니다.시대착오적인 생각으로 아주 잘못된 인식들을 하고 있습니다. 결혼한 지 2년 가까이 되어 돌 지난 아들까지 두고 행복하게 살다가 뒤늦게 아내가 다른 남자와 반년 동안이나 동거한 사실을 알게 됐다면 청천벽력이었을 겁니다.당신을 만나기 전에 있었던 과거라지만,남편 입장에서 아내의 동거 사실을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만은 없었겠지요.하지만 드러내 놓고 말하지 않아서 그렇지 사랑의 경험들을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을 것입니다.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만요. 지금 우리 사회에선 혼전동거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고,일부 젊은이들은 혼전동거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만 아직도 사회적 통념은 다릅니다. 혼전동거로 이혼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으니 당사자들의 신중하고도 냉철한 판단이 필요할 것입니다.사실 혼전동거는 죄악시할 것도,그렇다고 떳떳한 것도 아니지요. 성이 개방된 세상이다 보니 지나치다 싶을 만큼 충동적으로 도덕적 기준도 없이 호기심과 열정 하나만으로 쉽게 만났다가 쉽게 헤어지고,마음에 가책도 없이 또 다른 상대를 찾고….결혼을 전제로 한 혼전동거는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무질서한 사람들로 인해 혼탁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석우씨,당신을 만나기 전에 있었던 아내의 과거는 과거일 뿐,당신을 배신했거나 기만했던 것은 아닙니다.결혼할 때 당신에게 딴 남자와 동거했던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고 탓할지 모르겠지만,모든 일은 상식선에서 생각해야 합니다.사람에겐 해야 할 말과 해선 안되는 말이 있는데 석우씨 아내는 자신의 과거를 말할 수 없었을 겁니다.성실한 당신과 결혼하고 싶었기 때문이었겠지요. 석우씨,아내의 과거에 집착하지 마십시오.아내와 비교되지 않을 만큼 많은 과거를 가진 사람들도 있고 결혼한 뒤 부인이 부정행위를 해서 이혼을 하는 부부도 많습니다. 당신이 아내의 과거에 분노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이겠지요.행복한 가정이 아내의 과거 때문에 깨어진다면 당신과 아내,그리고 어린 아들이 앞으로 겪어야 할 고통은 지금의 고통과 비교가 안될 만큼 클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분노로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잃는 것뿐이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당신의 냉철한 이성이 필요할 때입니다. 석우씨,흔적은 흔적일 뿐이니,사랑으로 아내의 그 흔적까지 지워버리십시오.사랑은 모든 것을 가능케 하니,당신의 진정한 사랑을 아내에게 보여줌으로써 존경받는 남편으로 행복한 가정을 지켜 나가십시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건강칼럼] 여름미인은 까맣다?

    박완서 작가의 ‘성녀와 마녀’라는 책을 읽었다.책 속 성녀는 순결한 순백의 이미지인 반면 마녀는 검은 색 이미지로 그려졌다.남녀없이 흰 피부의 여성을 선호하게 된 것도 그런 고정관념에서 비롯됐을 것이다.그러나 건강하고 섹스어필하는 검은 피부를 만들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열성인 여름에는 이 고정관념이 무의미하다.물론 이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도 많다.제대로 태우지 않아서 겪는 후유증이다. ‘태닝’을 햇볕에 그냥 태우는 것으로만 여기면 오산이다.멋진 선탠을 위해서는 준비가 필수다.먼저,피부 각질을 없애야 얼룩없이 고르게 탄다.또 선탠 1시간 전쯤 미리 보습제를 발라주거나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씻은 뒤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시작해야 피부에 얼룩이 남지 않는다.자외선 차단제는 물기를 제거한 뒤 피부가 건조할 때 SPF30 이상을 500원짜리 동전 크기의 양만큼 넉넉하게 발라야 효과가 좋다.본격적인 선탠은 자외선이 가장 강한 정오∼오후 2시 사이를 피해 한 번에 10∼15분 정도씩 여러 번에 걸쳐 해야 무리가 없다. ‘태닝’ 후의 관리도 중요하다.만약 피부가 당기고 따가운 증상이 나타난다면 화상이 진행중이라는 신호이므로 선탠을 중단해야 한다.선탠 후 화끈거리는 증상에는 감자나 오이팩,혹은 냉찜질을 해주면 진정효과를 볼 수 있다.그러나 피부가 빨갛게 익고 물집까지 잡혔다면 즉시 피부과 진료를 받아야 고생을 덜한다.이런 경우 스테로이드 제제를 복용하거나 벨벳마스크,헬륨 네온 치료가 제격이다. ‘태닝’후 피부에 기미나 주근깨 등 잡티가 생긴 경우에도 자가치료보다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것이 부작용을 겪지 않는 길이다. 전기자극으로 색소 부위에 미백효과를 주는 이온자임 치료법,잡티는 물론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노화까지 개선하는 IPL퀀텀 등이 이런 증상에 적당하다. 피부색이야 무엇이 좋다고 말할 수 없지만,피부색의 무리한 변화는 의외로 힘든 회복과정을 필요로 한다. 여름이라고 무작정 ‘검은 성녀’를 고집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토요영화]

    ●파이란(KBS2 오후 11시20분) 비린내 물씬한 인천 부둣가.이곳에 터잡은 건달 강재는 명색이 깡패지만 후배에게 ‘형님’소리도 못듣고,조직의 보스인 친구에게는 늘상 무시만 당하는 ‘삼류인생’이다.그에게는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법적인 아내 파이란이 있다.그녀는 중국에서 취업을 위해 입국,강재와 위장결혼을 했다. 두목의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에 갈 결심을 굳힌 어느 날,그는 아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처음엔 귀찮게 오라가라 한다며 화를 내지만,장례를 치르러 가던 중에 그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하찮은 인생이었지만,그녀는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파이란의 서투른 우리말 편지를 읽으면서 강재는 서서히 북받쳐오르는 슬픔에 잠겨든다. 영화에서는 둘이 한번도 만나지 않지만,둘의 일상을 교차시키며 서서히 감정의 교류를 이끌어내는 솜씨가 놀랍다.거친 삶의 결과 감정이 그대로 느껴지는 영화.가짜인생을 살아가는 최민식과 순결한 이미지의 홍콩 배우 장바이츠의 연기가 볼 만하다.송해성 감독의 2001년작.114분. ●에너미 앳 더 게이트(MBC 오후 11시30분) 2차대전 당시 소련이 미국의 동맹국으로 참전하자 독일은 소련의 마지막 보루인 스탈린그라드 침공을 감행한다.위기에 몰린 소련군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선전장교 다닐로프는 뛰어난 저격수 바실리(주드 로)를 ‘전쟁 영웅’으로 포장한다.바실리는 각본대로 사격솜씨를 발휘하고,결국 독일은 최고의 저격수 코니그 소령을 파견한다.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는 듯 하다가 두 명사수 간의 결투로 몰아가 진지함을 잃었다.‘연인’의 장 자크 아노 감독의 2001년작.120분.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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