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숙청 정치
    2026-02-19
    검색기록 지우기
  • 농어촌
    2026-02-19
    검색기록 지우기
  • 책임감
    2026-02-19
    검색기록 지우기
  • 김영남
    2026-02-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98
  • “김정은, 장성택 처형 후 눈물 최룡해 등 건의로 사형 서명”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의 사형을 집행한 뒤 눈물을 보였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신문은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과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등 간부 3명이 건의해 김 제1위원장이 사형 명령서에 서명했다고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광저우(廣州)발로 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장 전 부위원장의 사형이 집행되고 5일 후인 지난 17일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하기 직전까지 “울고 있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소식통은 “김 제1위원장은 사형이 그 정도로 빨리 집행될 것을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자신의 손으로 고모부를 죽였다는 것에 정신이 불안정한 상태가 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신문은 앞서 김 제1위원장이 장 전 부위원장 숙청에 앞서 측근의 처형을 결심한 것은 “당 행정부의 이권사업을 군으로 넘기라”는 자신의 지시를 즉각 실행하지 않은 데 격분해 만취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김정은, 장성택 처형 뒤 추모식 직전까지 울어”…최룡해에 속았나?

    “김정은, 장성택 처형 뒤 추모식 직전까지 울어”…최룡해에 속았나?

    김정은이 최룡해의 건의로 장성택의 사형 집행을 승인한 뒤 한참 동안 눈물을 흘렸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김정은이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등의 건의에 따라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사형 집행을 승인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최룡해와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등 간부 3명이 건의해 김정은이 사형 명령서에 서명했다고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광저우 발로 전했다. 최룡해의 건의에 따라 장성택을 처형했지만 김정은이 눈물을 흘렸다고 요미우리신문은 보도했다. 특히 김정은이 장성택의 사형이 집행되고 닷새 후인 17일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하기 직전까지 “울고 있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추모식 때 김정은이 초췌한 모습으로 멍한 표정을 지은 이유가 장성택 처형 뒤 흘린 눈물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김정은은 사형이 그 정도로 빨리 집행될 것을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자신의 손으로 고모부를 죽였다는 것에 정신이 불안정한 상태가 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요미우리는 김정은이 장성택의 숙청에 앞서 측근의 처형을 명령할 때 만취상태였다는 증언도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은 측근 권력지형 최룡해 중심 급속 재편

    김정은 측근 권력지형 최룡해 중심 급속 재편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의 권력 지형이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민간인 출신인 최룡해를 견제했던 군 원로들이 사라지고 올해 군 수뇌부 물갈이 과정을 거쳐 새롭게 등장한 신진간부들이 권력 공백을 빠르게 메워 가는 분위기다. 2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추대 기념일을 맞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진행된 참배 행사는 군부의 세대교체를 실감케 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군부 인사는 최룡해 총정치국장, 리영길 총참모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 서홍찬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김수길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렴철성 총정치국 선전부국장 등이다. 대부분이 지난해 4월 최룡해가 총정치국장에 임명된 이후 교체된 인사들로, 이 가운데 리영길·장정남·변인선·서홍찬 등은 장성택 숙청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올해 중순 이후 두각을 보인 인물들이다. 인사권을 가진 최룡해가 김 제1위원장에게 천거한 인사들로 추정된다. 반면 지난해 참배에 동행했던 군 고위간부 가운데 원로급인 현영철 당시 총참모장, 김격식 당시 인민무력부장, 현철해 당시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리명수 당시 인민보안부장 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퇴진설이 돌던 김격식은 지난 8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 때 객석 맨 앞줄에 등장해 재부상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원로 대우 이상의 실권을 쥐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위원회 소속인 김영춘·리용무·오극렬 부위원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김정각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소속인 김경옥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장 등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해 김정일 최고사령관 추대 기념일 때 일부 당 간부들이 동행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추대 기념일은 군 중심의 행사”라면서 특별히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다만 불참 인사 가운데는 장성택 숙청 이후 최룡해와 함께 떠오른 실세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도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김 제1위원장의 친위신진그룹 간 보이지 않는 알력다툼이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국방위원회는 최룡해의 인사권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최룡해보다는 김원홍의 영향력이 더 크다. 김원홍이 수장으로 있는 국가안전보위부(우리의 국정원 격)는 국방위 직속 기관이며 숙청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위상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정은, 장성택 처형 뒤 울어…최룡해 건의에 사형 승인”

    “김정은, 장성택 처형 뒤 울어…최룡해 건의에 사형 승인”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의 건의에 따라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사형 집행을 승인한 뒤 눈물을 흘렸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김정은이 최룡해 등의 건의에 따라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사형 집행을 승인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룡해와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등 간부 3명이 건의해 김정은이 사형 명령서에 서명했다고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광저우(廣州) 발로 전했다. 최룡해의 건의에 따른 김정은은 장성택의 사형이 집행되고 닷새 후인 17일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하기 직전까지 “울고 있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소식통은 “김정은은 사형이 그 정도로 빨리 집행될 것을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며 “자신의 손으로 고모부를 죽였다는 것에 정신이 불안정한 상태가 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요미우리는 김정은이 장성택의 숙청에 앞서 측근의 처형을 명령할 때 만취상태였다는 증언도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성택 석탄 이권사업 갈등 권력투쟁 과정 숙청 아니다”

    “장성택 석탄 이권사업 갈등 권력투쟁 과정 숙청 아니다”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23일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을 “권력 투쟁 과정에서의 숙청이 아니라 이권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비화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남 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장성택이 당 행정부 산하 54부를 중심으로 알짜 사업으로 알려진 석탄 사업의 이권에 개입해 다른 기관의 불만이 고조됐고, 장성택의 비리 내용이 김정은에게 보고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여야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조원진 새누리당,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남 원장은 이어 “기관 간 이권 갈등과 장성택 측근의 월권 문제가 누적된 상황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시정을 위해 조정 지시를 내렸으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으며, 결국 이를 ‘유일영도 위배’로 결론짓고 숙청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 원장은 숙청 과정에 대해 “장성택은 지난달 중순 이미 구금 조치됐고, 구금된 상태에서 같은 달 하순 리용하·장수길이 공개 처형됐으며, 장성택은 지난 8일 출당 제명조치된 뒤 12일 사형이 집행됐다”면서 “장성택이 지난 8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 주석단 밑에 앉아 있었던 것은 구금 상태에서 끌려 나온 것이고 유일체제 안정을 위한 보여 주기식 이벤트였다”고 전했다. 장성택 처형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장성택 해외거주 친인척이 강제 소환된 사실이 확인됐고, 당 행정부 산하 무역상사 등 장성택과 연계된 기관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는 등 장성택 흔적 지우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장성택 아내이자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의 신변과 관련해 남 원장은 “건강에는 이상이 없으며 남편 숙청 이후 공개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확인했다. 장성택 측근의 중국 망명설과 관련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낭설이다”라며 선을 분명히 그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北, 수산물 등 경제이권 사업 군부로 대거 이동

    北, 수산물 등 경제이권 사업 군부로 대거 이동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독점하다시피 했던 북한의 각종 경제이권 사업들이 장성택 숙청 이후 군부 경제 쪽으로 조금씩 이동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장성택 세력이 포진한 당 행정부가 장악해 왔던 수산물 사업권에서부터 두드러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장성택 처형 이후 동해안 제313군부대 관하 ‘8월 25일 수산사업소’를 방문하고, 평양에서 건군 사상 처음으로 ‘조선인민군 수산 부문 열성자회의’를 개최하는 등 군부의 수산물 사업에 집중적으로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이를 두고 김 제1위원장이 수산물 사업권을 다시 군부에 쥐여 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수산물 수출은 전통적으로 군부가 관할해 왔지만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면서 당 행정부가 인수했다. 일부에서는 수산물 사업권을 둘러싼 장성택 라인과 군부의 이권 갈등이 장성택 숙청을 촉발했다는 설도 나온다. 그만큼 첨예한 문제였다는 얘기다. 장성택 숙청 이후 경제 자원의 재분배를 위해 김 제1위원장이 가장 먼저 챙긴 곳이 군부라는 점에서 앞으로 군부에 경제 이권의 상당 부분이 몰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성택 세력과 군부의 치열한 이권 투쟁이 결국 군부의 승리로 귀결된 셈이다. 장성택 세력과 군부는 2011년 말부터 경제 이권을 놓고 첨예하게 다퉈 왔다. 김정은 권력을 등에 업은 장성택 세력이 군부의 금광개발권, 외화벌이 사업 등 핵심 사업권을 차례로 빼앗자 군부는 리영호 총참모장을 내세워 저항했다. 그러나 리영호마저 외화벌이를 놓고 당과 갈등을 벌이다 지난해 7월 15일 해임되면서 군부는 급격히 쇠퇴했다. 올해 2월에는 군에 파견된 ‘당 생활지도소조’가 전면 감찰을 벌여 상당수 군 간부들이 비리 혐의로 해임 또는 철직됐다. 3월 춘궁기에는 당의 지침에 따라 주민 배급을 위해 최후의 보루인 군량미 창고까지 열어야 했다. 전문가들은 군이 앙심을 품고 이 시점부터 당의 강경 세력과 손잡고 장성택의 종파행위와 각종 비리를 치밀하게 조사하며 장성택 숙청을 준비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지난 4월 개성공단 사태는 장성택 세력을 압박하기 위한 당과 군의 합작품이라는 설도 나온다. 김 제1위원장도 장성택 숙청을 오래전부터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6월 19일 노동당과 군, 내각 등의 고위 간부를 모아 놓고 새로 개정한 ‘유일영도체계 10대 원칙’에 대한 연설을 직접 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대 원칙의 제6조 5항에는 “당의 통일단결을 파괴하고 좀먹는 종파주의, 지방주의, 가족주의를 비롯한 온갖 반당적 요소와 동상이몽, 양봉음위하는 현상을 반대하여 견결히 투쟁해야 한다”는 내용이 새로 명시됐다. 이 대목은 장성택을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고 당으로부터 출당·제명하기로 결정한 지난 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장성택 비판에 적극 활용됐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정일처럼’ 北 김정은 충성경쟁 고조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우상화가 본격화된 가운데 충성편지 채택 등 김정은에 대한 충성 경쟁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20일 “김정은 원수님께 충성을 맹세하는 결의 편지 채택 모임들이 중앙 기관들과 각지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 대학, 전문학교들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 유행했던 ‘충성편지 이어달리기’ 행사를 연상케 한다. 김정은 유일 영도체제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충성편지 채택 모임은 장성택 숙청을 결정한 지난 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의 보도문 전달, 토론, 김 제1위원장에게 보내는 결의 편지 채택 순으로 진행됐다. 토론자들은 당 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의 결정이 “우리 당의 강화·발전과 주체혁명 위업 수행에서 또 하나의 역사적 이정표”라며 “전폭적으로 지지·찬동했다”고 방송이 전했다. 북한 매체들은 또 김 제1위원장을 “위대한 영도자”로 호칭하면서 주민들의 충성심 고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9일 김 제1위원장이 인민군 ‘허철수 소속부대’에 어선을 하사한 사실을 보도하며 김 제1위원장을 “우리 당과 인민의 위대한 영도자”라고 불렀다.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도 김 제1위원장 앞에 ‘위대한 영도자’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최근 김 제1위원장을 ‘위대한 영도자’로 칭한 현수막 등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내보내기는 했지만 북한 매체가 직접 ‘위대한 영도자’로 부른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에는 주로 ‘경애하는 원수님’, ‘최고 영도자’ 등으로 칭하고, ‘위대한 영도자’의 경우 김 국방위원장을 부를 때만 사용해 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18세기 프랑스의 SNS ‘詩’… 그 입을 틀어막아라

    18세기 프랑스의 SNS ‘詩’… 그 입을 틀어막아라

    시인을 체포하라/로버트 단턴 지음/김지혜 옮김/문학과지성사/264쪽/1만 5000원 바다 건너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신라 진평왕 때 ‘서동요’를 퍼뜨린 백제 무왕은 시와 노래의 위력을 유감없이 드러낸 역사 속 대표적인 인물이다. 설화에 따르면 무왕은 자신의 속내를 감춘 채 아이들에게 노래를 따라 부르게 해 여론을 호도한다. 이윽고 소문은 꼬리를 물고 진평왕의 귀에까지 닿는다. 쫓겨난 선화 공주를 취하면서 무왕은 손쉽게 사랑을 쟁취할 수 있었다. “건성건성 박수를 쳤다”는 죄목으로 공개 처형된 장성택도 소문의 희생양일 수 있다. ‘백두혈통’에 맞선 반역을 스스로 시인했다지만 그의 숙청 뒤에는 최고 권력자의 여인과 추문을 일으켰다는 소문이 따랐다. 문화사가 로버트 단턴은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기 직전인 18세기 중엽의 파리 거리 한복판에서 뜬소문에 불과했던 시와 노래를 추적한다. 1749년 봄 파리의 치안총감에게 대대적인 체포 명령이 떨어지고 대학생, 교수, 하급 성직자 등 14명이 잇따라 바스티유 감옥에 잡혀 들어온다. 이른바 ‘14인 사건’이다. 경찰은 ‘모르파의 유배’라는 시의 제목 말고는 아무런 단서도 잡지 못한다. 경찰은 매수된 첩자를 통해 프랑수아 보니라는 30대 의대생을 체포한다. 보니는 자신이 시를 쓰지 않았다며 시를 건넨 다른 사람을 지목한다. 생 니콜라 데샹 교구의 하급 성직자인 장 에두아르가 잡혀 오지만 역시 다른 이에게서 시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성직자인 몽탕주, 뒤자스에 이어 법학도인 알레르, 법률 서기 주레, 철학도 뒤 쇼푸르도 바스티유로 끌려온다. 이 과정에서 ‘모르파의 유배’ 외에 왕을 검은 괴물에 빗댄 ‘검은 분노의 괴물’ ‘매춘부 사생아’ 등 모두 5편의 시가 왕의 분노를 자아낸다.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경찰은 불법적인 시 암송에 가담한 혐의로 밀고된 평범한 파리 시민들만 잡아들였을 뿐 시의 창작자는 끝내 밝히지 못했다. 수사의 칼날이 윗선이 아닌 대학생 같은 깃털에만 치우친 탓이다. 수사 과정은 역설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문 구어 세계의 의사소통망을 복원하는 기능을 했다. 바스티유에 남아 있는 경찰의 수사 기록은 문맹률이 절반을 넘던 시절 어떻게 여론이 형성됐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사료가 됐다. 당시 시구는 시민들의 입과 손을 거치며 첨삭됐고 이 과정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갖췄다. 집단 창작물이었던 셈이다. 저자는 시가 회자되는 방식을 살펴보면 어디서 흘러나왔는지 쉽게 짐작된다고 말한다. 화려한 정치 풍토를 지닌 베르사유의 궁전 문화는 유독 시를 사랑했고 왕족과 귀족, 왕의 애첩 등은 정적을 숙청하기 위해 시를 활용했다. 30여년간 정권을 잡았던 모르파 백작이 1749년 4월 실각하며 유배된 것도 루이 15세의 애첩인 퐁파두르 부인을 풍자시를 통해 쳐내려다 역풍을 맞았기 때문이다. 모르파는 궁정 생활과 관련된 시와 노래를 수집해 왕에게 보고했는데 이는 왕의 주변 여론을 호도하는 역할을 했다. 그가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모르파 샹송집’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궁금증을 자아내는 대목이 있다. 파리의 골목골목마다 회자되던 낯익은 풍자시 낭송에 루이 15세는 왜 그리 민감하게 반응한 것일까. 시기가 문제였다. 모르파의 몰락으로 친정 체제를 구축하려던 왕은 오히려 비난 여론이 들끓자 당황한다. 프랑스 국민의 지지를 받던 영국 왕실의 망명객 에두아르 왕자마저 추방되자 시민들은 ‘오늘날 이토록 비굴한 국민이여’란 시구를 따라 부르며 왕을 비난한다. 전비 마련을 위한 세금과 왕실의 성적 문란은 불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서 잠시, 작가 밀란 쿤데라의 에세이집 ‘소설의 기술’을 되돌아 보자. 전체주의 체제에서 유독 탄압받는 지식인의 모습이 담긴 책에는 오늘날 한반도는 물론 과거 프랑스의 모습이 가감 없이 담겨 있다. 반역자들에게는 죄가 있다기보다 ‘건성건성 박수’ 같은 뻔한 죄목이 뒤집어씌워졌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18세기 프랑스의 시와 노래는 오늘날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렇게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최룡해가 장성택 처형… 리영호 숙청은 장성택이 주도”

    북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은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지난해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숙청은 장성택이 각각 주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인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 관계 진단과 해법’ 세미나에서 “최룡해가 역쿠데타를 해서 장성택을 처형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장성택 숙청에 대해 김정은의 권력 기반을 굳히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김정은은 실질적 권한이 없다고 본다”면서 “김정은을 백두혈통이라는 하나의 상징적 신으로 모셔 놓고 실질적인 일은 최룡해가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또 “지난해 장성택 쪽에서 리영호 총참모장 집을 급습해 20여명을 사살하고 리영호를 체포했다”면서 “이후 리영호는 모든 직에서 은퇴(해임)했고 주도권이 장성택에게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정일 사망 직후 군에서 가장 계급이 높은 사람은 리영호 차수였고 김정은은 대장이었다”며 “리영호 쪽에서 장성택에게도 대장 계급장을 달아줬다. 권력이 군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최룡해의 역쿠데타는 실권이 당에서 다시 군으로 넘어갔다는 뜻”이라면서 “김정일 2주기 추모식 때 김정은이 불안해하는 표정을 보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다른 여권 관계자 역시 “장성택이 체포될 당시 김정은도 몰랐고 김경희도 몰랐다고 한다”고 전했다. 안 의원은 세미나에서 “북한 정세가 굉장히 불안하고 정책 노선과 이권을 둘러싼 조직 간 갈등과 권력투쟁이 추가로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北, 최현·수산사업소 직원 등 ‘수령결사옹위’ 모델 연일 홍보

    북한이 장성택 숙청 이후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충성을 다하는 ‘모범 인민’을 연일 홍보하고 있다. 이른바 ‘수령결사옹위’의 모범을 전 주민이 따르게 함으로써 김정은 체제를 확고히 구축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사설에서 김 제1위원장이 최근 방문한 동해안의 인민군 제313군부대 산하 8월25일수산사업소 직원들을 수령결사옹위의 ‘숭고한 모범’으로 치켜세웠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5월 군부대에 수산물을 공급하는 8월25일수산사업소를 방문해 어선 4척을 선물하며 물고기 4000t을 잡으라는 지시를 내렸었다. 북한 매체들은 사업소 직원들이 김 제1위원장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한 ‘총돌격전’에 나서 수개월만에 목표를 달성하고 이달 초 김 제1위원장에게 이를 편지로 보고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답장을 보내고 최근 사업소를 다시 방문해 물고기 절임창고와 냉동저장실에서 활짝 웃는 얼굴로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노동신문 사설은 8월25일수산사업소 직원을 ‘수령결사옹위의 화신’으로 내세우고 “제 살 궁리만 하는 너절한 개인주의자, 팔짱을 끼고 앉아 우는소리나 하는 나약분자, 행복의 노래만을 부르는 종달새 같은 인간은 우리 시대에 설 자격이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동해의 기적이 전국의 생산적 앙양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면서 ‘경제강국 건설’을 위해 생산 현장에서 수령결사옹위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동신문은 20일에는 장성택 숙청 이후 2인자로 떠오른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의 부친 최현이 1963년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그림자도 밟지 않으려고 애쓴 일화를 소개하며 ‘충신의 전형’으로 소개했다. 김 위원장보다 35살이나 많은 최현이 그의 그림자조차 피했다는 이야기는 장성택이 김 제1위원장의 후계자 등극이 공식화됐을 때 ‘건성건성’ 박수를 쳤다는 지적과는 극명히 대조됐다. 북한이 지도부가 따라야 할 본보기로는 최현을, 평범한 주민들이 따라야 할 모범으로는 8월25일수산사업소 직원들을 제시한 셈이다. 장성택 숙청 이후 북한이 김 제1위원장에게 충성을 다하는 모범을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것은 김정은 유일영도체계 구축작업과 직결돼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장성택으로 대변되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비난하는 틀에서 벗어나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충성을 다하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선전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로드먼 “스포츠인으로 방북… 문호 열리기를 희망”

    로드먼 “스포츠인으로 방북… 문호 열리기를 희망”

    지난 19일 북한을 세 번째 방문한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출신 데니스 로드먼은 20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 장성택의 처형에도 북한에서의 농구 경기는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로드먼은 숙소인 평양호텔에서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의 최근 정치적 사건에도 자신은 의연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는 그들(북한 사람들)이 하는 일을 통제할 수 없고 그들이 하는 말과 일을 처리하는 방식도 통제하지 못한다”며 “나는 단지 스포츠인으로 여기에 왔으며 이 나라의 많은 이들에게 문호가 열리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로드먼은 내년 1월 8일 김 제1위원장의 생일에 맞춰 NBA 은퇴 선수들로 구성된 미 농구팀과 친선 경기를 가질 북한 농구팀을 훈련시킬 예정이다. 그는 지난 2월과 9월 방북 때처럼 이번에도 김 제1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나는 친구를 보기 위해 왔다.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하는 나를 늘 힘들게 했지만 나는 그(김 제1위원장)가 내 친구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며 “그는 내 나라(미국)에 대해 험담을 해 흥을 깨뜨리는 행동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방북이 농구로 상호 이해와 교류를 증진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억류 중인 케네스 배의 석방 등 정치적 문제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19일(현지시간) 데이비드 페이스 논설위원의 칼럼을 통해 “장성택의 숙청, 로드먼의 방북 등에 가려진 북한 주민의 고통에 더 많은 관심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칼럼은 북한 주민의 참상과 북한 정권의 잔인성을 지적하면서 “로드먼의 방북을 둘러싼 언론의 취재 열기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리영호는 장성택이, 장성택은 최룡해가 숙청…김정은은 상징적 신에 불과”

    “리영호는 장성택이, 장성택은 최룡해가 숙청…김정은은 상징적 신에 불과”

    북한의 장성택 처형을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지난해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숙청은 장성택이 각각 주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허수아비처럼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인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남북관계 진단과 해법’을 주제로 개최된 세미나 축사에서 “지난해 장성택 쪽에서 리영호 총참모장 집을 급습해 20여명을 사살하고 리영호를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안홍준 의원은 “이후 리영호는 모든 직에서 은퇴(해임)했고, 당의 주도권이 장성택에게 넘어갔다”고 말했다. 안홍준 의원은 “이후 리영호는 모든 직에서 은퇴(해임)했고, 당의 주도권이 장성택에게 넘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 사망 직후 군에서 최고로 계급이 높은 사람은 리영호 차수였고, 김정은은 대장이었다. 리영호 쪽에서 장성택에게 대장 계급장을 달아줬다. 권력이 군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최근 장성택의 처형에 대해서도 “최룡해가 역쿠데타를 해서 장성택을 처형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장성택 숙청을 대부분 사람이 김정은 권력 기반을 굳히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김정은은 실질적 권한이 없다고 본다”면서 “김정은을 백두혈통이라는 하나의 상징적 신으로 모셔놓고, 실질적인 일은 최룡해가 하는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이 때문에 북한 정세가 굉장히 불안하고, 정책노선과 이권을 둘러싼 조직 간 갈등과 권력투쟁이 추가로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굳건한 안보태세를 취하고 외교·안보전략을 취해야 한다. 여야뿐 아니라 우리 모두 남북문제에 현명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여야 안보협의체 가동 빈말 그쳐선 안 돼

    한반도를 위시한 작금의 동북아 정세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불확실성의 팽창이라고 할 것이다. 한반도만 놓고 보면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어디로 향할지 점치기 어렵다. 당장 피의 숙청에 따른 동요와 체제 불만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대남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관진 국방장관도 내년 1월 하순에서 3월 초순 사이에 북이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도발의 형태가 4차 핵실험일지, 장거리 미사일 발사일지, 아니면 연평도 포격처럼 직접 공격하거나 주요 기간시설을 타격하는 형태가 될지 알 길이 없다. 대남 도발의 가능성과 별개로 북한 체제가 급속히 흔들리는 상황도 예상할 수 있다. 당장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지만 북한 체제의 취약성을 감안하면 이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시나리오의 하나로 둬야 할 것이다. 동북아를 지구촌의 새로운 화약고로 만들어가는 미국과 중국·일본의 패권 경쟁도 진작 역내 평화와 한반도의 안위를 위협하는 요소가 됐다. 중국의 일방적 방위식별구역 선포와 이에 따른 미·일의 반발은 이달 초 남중국해에서 미·중 양국 군함이 충돌할 뻔했던 데서 보듯 일촉즉발의 아슬아슬한 국면을 연출하고 있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영토 분쟁도 언제든 무력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 한반도 안팎의 상황이 100여년 전 대한제국의 패망을 낳은 구한말과 흡사하다는 주장이 과장됐을지는 모르나 틀렸다고 하기도 힘들다. 밖에선 중국(청나라), 일본, 러시아, 미국이 동북아의 패권을 놓고 격돌했고 안에선 살육을 불사한 개화파와 척화파의 대립이 국론을 가르고 끝내 나라를 빼앗기는 치욕을 부른 게 100여년 전 우리의 비극적 초상이다. 어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여야 안보협의체 구성을 민주당에 제의했다. 마땅히 구성돼야 하며 민주당도 응할 것으로 기대한다. 중요한 것은 협의체의 역할이다. 그저 야당에 무조건의 이해와 동의만 요구하는 협의체여선 안 된다. 실질적인 대북 정보를 정부와 공유하면서 여야가 정책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그래야 협의체의 지속성이 담보되고 유사시 안보당국의 신속 대응을 정치권이 받쳐주면서 소모적 갈등을 막을 수 있다. 모든 위기상황에 대비할 기본조건은 결집된 국론이다. 당리를 셈할 시국이 아니다. 여야는 정치의 존재 의미를 국민들에게 증명해 보이기 바란다.
  • 박봉주와 北내각 ‘서바이벌 게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처형된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을 대신해 ‘인민생활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내각에 힘을 실어 줄지 주목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 8일 열린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장성택의 죄행을 열거하며 그가 당이 제시한 ‘내각중심제’와 ‘내각책임제’ 원칙을 위반하고 경제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줬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과는 달리 장성택은 내각의 경제개혁 조치를 지원하고 개혁파 경제관료 박봉주를 내각 총리로 천거한 인물이다. 장성택의 부재로 내각은 당과 군부의 견제 속에 김 제1위원장만 믿고 의지할 수밖에 없는 ‘고립무원’의 처지가 된 셈이다. 일단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면 김 제1위원장은 내각 중심의 경제정책을 강화하려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해 4월 자신이 담화에서 밝힌 내각 중심 운영 방침을 장성택 처형 과정에서 다시 한번 강조한 것도 내각이 주도하는 경제개혁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장성택 숙청 이후 ‘종파행위’ 비판에 열을 올리던 북한은 19일부터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를 동원해 다시 ‘경제 강국 건설’과 ‘인민 생활 향상’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 제1위원장에게 내각 지원 의지가 있더라도 막강한 이권사업을 거머쥔 당과 국방위원회가 버티고 있어 내각이 힘을 발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에서는 통치자금 확보가 우선이고 그다음이 군수경제, 마지막이 내각이 담당하는 인민경제”라며 “내각이 힘을 발휘할 수 없는 구조를 그대로 두고 내각에 힘을 실어 준다는 것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내각책임제와 내각중심제는 김정일 시대 때부터 강조돼 왔지만 실제로 내각이 경제 부문의 ‘담당자’로 나선 적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경제개혁이 실패할 경우 박봉주 내각 총리가 모든 책임을 지고 숙청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박봉주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 자체가 북한 주민들에게 안도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북한이 내각에 힘을 몰아 주는 듯한 모습을 보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추도사 어느 누구도 핵 언급 없었던 김정일 2주기… 왜

    추도사 어느 누구도 핵 언급 없었던 김정일 2주기… 왜

    지난 17일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주기 중앙추모대회 추모사에서 핵 관련 언급이 사라진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의 재개 노력을 멈추지 않는 중국을 의식한 것은 물론,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숙청 이후 대외적 마찰로 인한 북한체제의 불안정성이 증폭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김정일 1주기 추모사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김정일이) 우리를 세계적인 군사강국, 당당한 핵보유국의 지위에 올려세우는 민족사적 공적을 이룩하시었다”고 했다.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도 “우리 조국을 그 어떤 원수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불패의 정치사상 강국으로, 핵 억제력을 보유한 무적필승의 군사강국으로 전변시키신 장군님의 불변의 업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주기 추모대회에서 김 상임위원장과 최 총정치국장 등 누구도 ‘핵’을 입에 담지 않았다. 이같이 핵에 관한 언급을 자제하는 흐름은 지난 6월 북한이 미국에 당국 간 고위급회담을 제안한 이후 일관된 흐름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중국통’이던 장성택의 처형으로 북·중 관계가 매끄럽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장성택의 최측근이던 지재룡 중국 대사에게 여전히 대중 창구를 맡겨 두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강경모드로 돌변하기보다는 핵 언급을 자제하면서 미국과의 협상, 혹은 중국이 주도하는 6자회담 등 대화의 틀을 뒤집지 않겠다는 기조를 이어가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물론, 북한이 내부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노선을 급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내년 2월쯤 정세변화를 봐 가면서 강경행보를 할 가능성이 있다.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등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뉴스 분석] 김정은 1인체제 ‘정치적 즉위식’

    [뉴스 분석] 김정은 1인체제 ‘정치적 즉위식’

    북한 조선중앙TV는 17일 오전 10시 55분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 중앙추모대회를 생중계하며 주석단에 등장한 김정은(얼굴)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주체혁명의 영도자’이자 당과 인민의 최고영도자로 칭송했다. 72분간 진행된 이날 추모대회는 김 제1위원장의 1인 지배체제 수립을 대내외에 선포한 사실상의 ‘정치적 즉위식’이나 마찬가지였다. 사망한 지도자에 대한 추모보다는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절대 충성의 무대였다. 북한은 지난 6월 ‘노동당 10대 원칙’을 개정하면서 ‘공산주의·사회주의 위업’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당과 혁명 명맥을 백두혈통으로 영원히 이어나간다’는 표현을 넣으며 사실상 왕조식 세습 통치를 명문화한 바 있다. 북한은 당시 배척 대상으로 ‘세도(勢道) 정치’를 내세워 이미 그때 김정은 권력 공고화를 위한 숙청이 예고됐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이날 김 제1위원장을 ‘위대한 원수’로 호칭하며 “영도의 유일 중심으로 일편단심 충직하게 받들자”고 강조했다.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혁명 무력이 김 제1위원장과 생사운명을 같이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장성택 처형과 부친 2주기를 끝낸 김 제1위원장은 이제 할아버지인 김일성(집권 기간 46년) 주석과 아버지인 김 위원장(16년)에 이어 집권 3년차 최고지도자로서 ‘홀로 서기’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추모대회에서는 김정일 시대 당시 주석단 맨 앞줄을 차지했던 김격식 전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 리명수 전 인민보안부장 등 군부 원로 인사들이 사라져 군부의 세대교체를 실감케 했다. 장성택 숙청 공신들은 주석단에서도 김 제1위원장의 지근거리에 포진해 위상 변화를 과시했다.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당 비서는 추모대회 등에 모두 불참했다. 김 위원장 2주기 이후 북한은 반(反)김정은 세력 잔당을 솎아 내는 ‘피의 숙청’을 이어 갈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내부 동요를 희석하기 위한 ‘외부로의 도발’ 등 대외 강경 행보로 치달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김정은 시대’ 2막 개막] 2인자 左룡해, 내각은 右봉주… 드러난 ‘김정은 시즌2’ 핵심권력

    [‘김정은 시대’ 2막 개막] 2인자 左룡해, 내각은 右봉주… 드러난 ‘김정은 시즌2’ 핵심권력

    처형된 ‘섭정왕’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세력을 대신해 권력의 빈 공백을 메우고 김정은 체제를 새롭게 뒷받침할 신(新)실세들이 17일 주석단 배열을 통해 공개됐다. 북한에서 주석단 배열은 대체로 권력 서열과 일치하며 최고지도자의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가며 서열이 높은 순서부터 앉는다. 주석단 배열이 곧 북한의 권력 지형도라는 의미다. 장성택 숙청 이후 권력 2인자로 떠오른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은 이날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김정일 2주기 중앙추모대회’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바로 옆 왼쪽 자리에 앉아 2인자 위치를 확정지었다. 최룡해는 김정일 1주기 때는 김 제1위원장으로부터 한 자리 떨어진 곳에 앉았었다. 김정은 체제의 경제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박봉주 내각 총리는 김 제1위원장 오른쪽 2번째 자리에 앉아 달라진 내각의 위상을 과시했다. 김 제1위원장 오른쪽 바로 옆자리는 북한의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고정석이란 점에서 사실상 오른쪽 옆자리를 꿰찬 것과 마찬가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추모대회를 생중계한 조선중앙TV는 “김영남 동지, 박봉주 동지, 최룡해 동지를 비롯한 당과 국가, 군대의 책임일꾼들”이 주석단에 자리를 잡았다며 이 세 명의 이름만을 호명했다. 장성택 처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조연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도 중앙추모대회 주석단에 새롭게 포함됐다. 주석단에 앉은 인물 가운데 빨치산 마지막 세대인 황순희 조선혁명박물관장, 김철만 국방위 위원 등 원로급 인사들도 눈에 띈다. 북한은 지난해 추모대회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 당 비서가 앉았던 자리에 황순희를 앉혀 ‘백두혈통’에 대대로 충성을 바쳐 온 ‘빨치산 혈통’을 부각시켰다. 김경희는 행사에 불참했다. 황순희와 그의 남편 류경수는 김일성 주석, 김 위원장의 생모 김정숙 등과 함께 동북항일연군에서 활동한 빨치산 동료다. 로두철 내각 부총리 등 장성택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들과 원로들을 제외하면 주석단에 앉은 10여명의 인물이 김정은 체제의 ‘시즌 2’를 열어 갈 핵심 기둥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는 최룡해, 박봉주, 김원홍, 조연준 외에 김기남 당 선전담당 비서, 박도춘 당 군수담당 비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곽범기 당 계획재정부장,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장, 리영길 군 총참모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김평해 당 간부부장, 김창섭 국가안전보위부 정치국장의 역할이 주목된다. 최룡해의 총지휘하에 김기남이 우상화 작업을 맡고 박봉주와 곽범기 등 기술관료들은 경제개선 관리 조치를, 리영길과 장정남, 김평해가 각각 김 제1위원장의 군과 당 통치를 돕는 역할 분담이 예상된다. 김원홍과 김창섭 등 국가안전보위부의 핵심 인사들은 김 제1위원장의 유일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는 ‘행동대장’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2인자로 급부상한 최룡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군을 대표해 결의 연설을 하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그는 연설에서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을 다짐했다. 그는 전날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열린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인민군 충성맹세 모임에서도 단독으로 맹세문을 낭독했다. 김정일 2주기 추모행사에서 존재를 한껏 과시한 최룡해는 향후 당으로도 세력을 넓히며 장성택을 대신해 김정은 체제를 떠받드는 주축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김대중정부 시절 남북정상회담 주도적 추진 박재규 前 통일장관에게 들어본 ‘김정은 체제 2년’

    [김문이 만난사람] 김대중정부 시절 남북정상회담 주도적 추진 박재규 前 통일장관에게 들어본 ‘김정은 체제 2년’

    지난 12일 북한의 사실상 2인자였던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 세계의 이목이 북한으로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젊은 지도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거침없는 행보를 지켜보며 앞으로의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도 장성택의 처형이 북한을 새로운 불확실성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데 동의하면서 북한에서 대규모 숙청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북한에서 일어날 후폭풍과 남북 관계, 나아가 북·중 관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지 2년을 맞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최근 인민군 설계연구소와 마식령 스키장 등 각종 위락시설을 돌아보며 장성택 처형이라는 ‘큰 사건’을 마무리하고 올해 신년사에서 언급했듯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 대한 실적 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평양발 소식은 북한이라는 특수체제로 인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혼돈’과 ‘혼란’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김정은 체제는 어떻게 전개될 것이고 그에 따른 남북 관계는 향후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박재규(경남대 총장) 전 통일부장관을 만났다. 박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 때 남북정상회담을 주도적으로 추진했고 남북장관급회담 남측수석대표, 대통령자문 통일고문 등을 지낸 바 있어 누구보다도 북한 권력층의 내부 사정과 한반도 주변 정세에 밝은 인물로 꼽힌다. 먼저 장성택 처형과 관련된 얘기부터 나왔다. →북한은 지난 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통해 장성택을 실각시킨 지 4일 만인 12일 장성택을 신속히 처형했습니다. 배경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영도체계 확립’을 부각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를 계기로 장성택 관련 당·정·군 인맥은 물론이고 전반적으로 정풍과 인사쇄신의 숙청작업이 대대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정은 체제에서의 ‘유일영도’를 거부하는 자는 처벌에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 것이지요. 다시 말해 최고 영도자에 대한 도전은 반드시 처벌된다는 것을 신속한 진행으로 대내외에 알림으로써 처형에 대한 정당성 확보 및 1인 절대 지배체제의 확립을 도모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장성택의 죄목을 보면 ‘국가전복’ 혐의가 있습니다. 이는 장성택이 쿠데타 등 정변을 일으키려 했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12월 8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지목한 ‘반당·반혁명 종파행위’보다 더 무거운 ‘국가전복 음모’로 최고 권력 찬탈을 기도했다는 것이 국가안전보위부 특별 군사재판 판결 내용입니다. 즉 국가전복 음모를 위해 ‘불순 이색분자’ 등을 주요 직책으로 끌어들여 무리를 규합했으며, 장성택의 우상화를 꾀했고 당의 방침보다 장성택의 말을 더 중시해 최고사령관의 명령에 불복하는 행위를 저질렀다고 하고 있지요. 이렇게 구체적 죄목으로 볼 때 이는 1인 영도체제에 반하는 것으로 북한의 정치체제 현실에서는 수용되기 어려운 것입니다. →장성택 처형이 북한 내부 정치체제의 안정과 경제개발 추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며, 대남 및 대외 관계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장성택 제거 이후 그동안 경제개발의 여러 부문에서 추진해 오던 사업들이 지속적으로 추진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핵 문제 등의 걸림돌로 외자유치 및 대외 경제협력이 순조롭지 못한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정치적 숙청의 회오리는 경제개발 추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입니다. 대외관계 또한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입니다. 정치적 문제 해결에 주력할 것이며 내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되면 대외적인 상황과 연계해 출로를 마련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내부 정치적 변화와 무관하게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 대외·대남 관계에서 의외로 유연한 자세와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장성택 처형이 부인 김경희 비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지요. -장성택의 숙청에도 불구하고 김경희는 ‘백두혈통’인 김일성의 딸이라는 점에서 위상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김 비서는 최근 건강도 좋지 않아 조용히 지낼 것으로 보입니다. 김경희와 장성택 사이에 외동딸이 있었으나 프랑스 유학 도중이던 2006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총장은 아마 유일한 혈육인 딸이 살아 있었다면 장성택과 김경희 사이가 멀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장은 또 장성택과는 몇 차례 만난 인연도 있다. 이와 관련, 2005년 남북정상회담 5주기 행사차 방북했을 때 박 총장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장성택 선생은 잘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웃으면서 “(2002년 경제시찰단 당시) 남쪽에 내려갔을 때 폭탄주를 많이 마셔서 건강이 안 좋아 휴양차 보냈다. 건강이 회복되고 있으니 곧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몇 개월 후 장성택은 다시 당으로 복귀했다. →김 제1위원장이 권력을 세습한 지 2년이 됩니다. 그동안 북한에서 진행된 ‘김정은 체제’ 구축 과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김정일에 비해 짧은 후계 구축 기간과 준비 기간을 감안하면 2년 만에 ‘김정은 유일 영도체계’가 비교적 순탄하게 자리를 잡았다고 판단됩니다. 후계 권력체제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데에는 중국의 협력과 김정은 후견 세력(김경희, 장성택, 최룡해 등)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미 아버지 김정일이 2009년부터 차분하게 권력세습과 관련한 갖가지 준비를 철저히 했고 아버지 사망 이후 신속하게 최고 영도자로서 모든 권력의 지위를 승계했지요. 장성택 숙청을 계기로 이제 당·정·군에 대한 ‘김정은 리더십’의 홀로서기가 가능해졌습니다. 앞으로 수령의 권위에 대한 도전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엘리트들의 수직적 균열 가능성은 낮지만 급격한 권력 엘리트의 부침으로 인한 엘리트 집단 간 수평적 균열 가능성은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김 제1위원장의 최우선 관심사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한마디로 말해 ‘유일영도체계’ 구축과 경제건설입니다. 이는 절대권력을 유지하고 군사적 대결 태세와 함께 경제강국을 통해 체제의 생존을 보장받겠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은 지난 한 해 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경제재건 및 인민경제 향상에 주력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단기적인 체제의 안정과 장기 집권의 토대를 구축하고 경제난 해결을 위해 경제 분야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입니다. →각종 위락시설 및 마식령 스키장, 세포등판 건설 등이 북한경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를 하는지요. -북한이 처한 현실, 즉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외자유치의 한계, 단기적으로 주민생활 향상 효과를 보여줘야 하는 현실적 조건 등을 고려한 조치로 생각됩니다. 새로운 지도자의 등장을 통해 뭔가 달라졌다는 변화를 구체적·체험적으로 느끼게 해준다는 차원에서 각종 위락시설을 건설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일 시대에 비해 김정은 시대 들어 경제적·정치적 측면에서 북한의 대(對)중국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김정은 체제의 안정과 국제사회 고립에서의 탈출, 경제난 해소 등을 위해서는 중국의 지원이 필수적인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국제사회의 제재와 남북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북·중 협력관계를 통해 각 분야에서 출로를 모색하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요. →미국이 북한의 선행조치를 강조하는 등 6자회담 재개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앞으로 북핵 문제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는지요.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국가 기본전략으로 채택해 ‘핵·경제 건설 병진 노선’에 따라 핵 개발을 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는 한편 체제안정 보장 및 경제지원을 위해 미국 등을 향해 협상을 꾸준히 요구하겠지요. 핵 보유를 선언한 북한과의 대화는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우선돼야 합니다. 6자 회담 재개를 놓고 남·북·미·중 간 각축이 심할 것으로 보이며 북한의 내부 정세도 중요한 변화의 요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새로운 한 해가 밝아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 및 발전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남북 상호간의 신뢰 형성은 ‘과정’이 필요한 것이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정책의 일관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동북아 안보 구도 및 환경의 변화로 주변국들 간 이해와 대립 경쟁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볼 때 남북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요. 박근혜 정부는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바탕으로 긴 안목을 갖고 원칙을 유지하면서 유연한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인도적 사업, 민간차원의 교류활동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 김정은 정권은 핵개발에만 의존해 경제문제를 풀려고 하지 말고 비핵화의 방향에서 체제안정 및 경제회복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관련국들의 협력 없이 ‘핵·경제 건설 병진 노선’은 성공할 수 없거든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요즘 근황을 물었더니 “김 제1위원장이 ‘큰일’을 저질러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습니다. 여러 군데 특강을 가야 하고 간담회에 참석하는 일이 많아졌네요”라며 웃는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박재규 前 장관은 1944년 경남 창원에서 태어났다. 미국 페어레이디킨슨대 정치학과 졸업(1967년), 미국 뉴욕시립대 대학원 졸업(1969년), 경희대 정치학박사(1974년) 등을 거쳤다. 이후 경남대 교수(1973∼1985년), 경남대 총장(1986~1999년), 한국대학총장협회장(1997~1999년), 통일부 장관 겸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1999~2001년), 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장(2000년), 남북장관급 남측수석대표(2000~2001년), 대통령자문 통일고문(2006, 2008, 2011~2013년), 윤이상평화재단 이사장(2005~2009년), 동북아대학총장협회 이사장(2003~2010년) 등을 역임한 뒤 현재 경남대 총장을 비롯해 대통령 소속 사회통합위원회 위원, 육군사관학교 자문위원, 주한 미군사령관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상훈으로는 미국 뉴욕 언론연구위원회 공로상(1980년), 미국 클린턴 대통령 세계 체육지도자상(1996년), 제1회 한반도평화상(2004년), 아름다운얼굴 교육인상(2004년), 대한민국 녹색 경영인 대상(2010년, 교육부문) 등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는 북한사회의 구조적 분석(1972년), 북한평론(1975년), 북한정치론(1984년), 북한의 신외교와 생존전략(1997년), 북한의 딜레마와 미래(2011년) 등이 있다.
  • “내년 1월말~3월초 北 도발 가능성 크다”

    “내년 1월말~3월초 北 도발 가능성 크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17일 “내년 1월 하순에서 3월 초순 사이에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전군 주요지휘관 화상회의에서 “국지 도발과 전면전 위협에 동시에 대비하면서 적이 도발하면 지휘 및 지원 세력까지 강력하게 응징해 도발 의지를 완전히 분쇄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북한 군부의 과도한 충성경쟁과 ‘공포정치’에 따른 불안감 가중, 장성택 세력에 대한 지속적인 숙청에서 비롯된 내부 불안을 외부로 돌릴 가능성을 근거로 제시했다. 1월 하순~3월 초순을 거론한 것은 북한의 동계 사단급 훈련과 군사검열이 이 기간에 집중된 데다 3월 한·미 키리졸브 훈련을 앞두고 북한의 위협수위가 고조됐던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마리 하프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내부 상황을 항상 주시하고 있고 당국자들도 이 부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면서 “지역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도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이번 일(장성택 처형)을 계기로 논의를 더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김정은 시대’ 2막 개막] 구호·추모사 대부분 ‘김정은에 대한 충성맹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주기를 맞은 17일 북한은 1년 전보다 한결 차분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장거리 로켓 발사(12월 12일)에 성공한 뒤 ‘김정일 유훈’을 관철했다며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1주기를 맞이했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당시에는 1주기 전날인 12월 16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중앙추모대회를 열었으며, 당일 오전 9시 금수산태양궁전 개관식을 성대히 열고 이어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군인들의 결의대회를 열었다. 반면 올해에는 2주기 전날 대규모 추모대회도 없었다. 이날 오후 2시에 비로소 조선중앙방송이 “김정은 제1위원장과 리설주가 김정일 동지의 서거 2돌에 즈음해 12월 17일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섭정왕’ 장성택의 처형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숙청이 채 마무리되기 전에 김 위원장의 2주기를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 결집의 계기로 활용하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됐다. 행사 시작인 오전 11시가 되기 전 2만여석의 평양체육관은 가득 채워졌다. 대회장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을 기리는 구호는 물론 ‘위대한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영도 따라 주체혁명 위업을 끝까지 완성하자’ 등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 맹세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오전 11시 7분 김 제1위원장이 주석단이 착석하자 당 중앙위원회 비서인 김기남의 사회로 추모대회가 시작됐다. 2분간 묵념이 이어진 뒤 북한 국가인 ‘김정일 장군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추모사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맡았다. 추모사 중간중간 김 제1위원장부터 차례로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최근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의 죄목을 밝힌 판결문에서 “(2010년 9월 노동당 제3차 대표자회에서) 김정은 동지를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높이 모신 결정이 선포됐을 때 장성택은 마지못해 자리에 일어서서 건성건성 박수를 치며 오만불손하게 행동했다”라고 적시한 탓인지 참가자들은 더 열정적으로 박수를 쳤다. 김 상임위원장의 추모사 후반부는 충성 맹세로 채워졌다. 김 상임위원장은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을 주체혁명의 영도자로 높이 모시어 우리 조국은 영원한 태양의 나라로 번영할 것이며 위대한 김정일 동지는 주체의 태양으로 천세만세 영생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위대한 김정은 동지밖에는 그 누구도 모른다는 억척 불변의 신념을 간직하고 김정은 두리(둘레)에 철통으로 뭉쳐 당 중앙을 목숨으로 결사 옹위하는 투사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군을 대표해 결의연설에 나선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도 “우리 혁명무력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밖에는 그 누구도 모르며 그 어떤 천지풍파 속에서도 오직 최고사령관 동지만을 받들어 나갈 것”이라고 충성을 다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