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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중생 사망 1주기 / 촛불시위 이끈 사람들

    “대장암 수술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링거를 꽂고라도 광화문 광장으로 나가 촛불을 밝힐 겁니다.” ‘광화문 할아버지’로 불리며 지난 1년간 촛불시위 현장을 지켜 왔던 이관복(71)씨.두 여중생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기 위해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촛불을 들었던 이씨에게 13일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갑작스레 대장암 진단을 받고 지난 2일 서울 보훈병원에서 대수술을 받으면서도 생사의 기로에 선 운명보다 1주기 추모대회에 참가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안타까움에 더 가슴이 아팠을 정도다. 이씨는 “거리를 지나는 동년배 노인들이 ‘빨갱이’라며 손가락질하기도 했지만 두 여중생의 억울한 죽음앞에 너나 할 것 없이 앞장섰던 국민들이 너무도 자랑스러웠다.”고 돌아봤다. 여중생 범대위측에 매달 후원금 50만원을 지원해온 의사 안병선(52·여)씨는 13일 병원문을 일찍 닫고 광화문으로 달려갈 작정이다.그는 “지난해 연말 촛불시위를 한 뒤 범대위가 6000여만원의 빚을 졌다는 말을 듣고 너무 안쓰러워 작은 성의를 보태고 있다.”면서 “촛불의 힘이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훈련소로 향하던 미군탱크를 온몸으로 막은 이후 ‘장갑차 언니’로 불리는 김지은(26·여)씨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또다시 울먹였다.김씨는 “사건이 터진 지 두어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주민들에게 사전공지도 하지 않은 채 또다시 탱크를 몰고 훈련을 하러 가는 미군을 보고 화가 났었다.”고 밝혔다. 경찰이 꿈인 신한얼(10·경기 남양주 진건초 3)군은 촛불시위 때마다 연단에서 당찬 연설을 하는 바람에 집회 참가자 사이에 ‘유명인사’가 됐다.신군의 아버지 영철(45)씨는 “작은 가게를 운영하느라 피곤해서 쉬려고 하면 한얼이가 차비 3000원만 주면 혼자라도 갔다 오겠다고 졸라대곤 했다.”면서 “기성세대가 풀지 못한 숙제를 아들 세대에서는 반드시 해결해야겠다는 마음으로 170여차례 집회에 아들 손을 잡고 나섰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
  • “반미주의 확산 美 스스로가 풀어야 할 숙제”하와이 동서문제연구소 찰스 모리슨 소장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일방노선을 고집하는 현 미국 정부는 세계 평화를 위해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찰스 모리슨(사진) 미국 하와이 동서문제연구소 소장이 세계경제연구원의 초청으로 방한,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의 새 역할’이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모리슨 박사는 2001년 9·11테러를 계기로 미국의 정책이 안보 문제에 집중되기 시작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모리슨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미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대외 정책은 테러 위협으로 인한 위기감에 기초한다.부시 행정부는 취임 초기 중대한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기회를 얻게 됐지만 이같은 위협이 재발할 경우 좌초할 수도 있는 위기를 동시에 안게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모리슨 박사는 미국의 대북 인식도 이같은 안보정책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부시 행정부는 최근 북한이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게 됐다고 한다.그는 “미국이 북핵을 테러리스트의 위협으로 간주하게 됐다.”고 단언했다.이는 북한이 동북아시아의 균형을 깰 수 있다는 한국과 일본 등의 대북인식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북한의 핵개발프로그램 보유 발표가 그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미국의 부정적인 평가가 북한 정권의 교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모리슨 박사는 강조했다.그는 북핵정책을 놓고 견해차가 존재하지만 북·미 관계에 점진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또 미국과 아·태지역의 전반적인 관계는 양호한 편이며 한·미 관계 역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모리슨 박사는 그러나 이라크전 후 확산된 반미주의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전세계 시스템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했던 과거 미국과 달리 부시 행정부는 이기적이고 군사적 해결을 우선시하는 부정적 이미지를 주고 있다면서 “미국이 공공외교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유사법제 의혹과 불안”/ 盧, 日국회 연설… 어제 귀국

    |도쿄 곽태헌특파원| 노무현 대통령은 9일 유사법제와 관련,“방위안보법제와 평화헌법 개정에 관한 논의에 대해 의혹과 불안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일본 국회 연설을 통해 “불행했던 과거사를 상기시키는 움직임이 일본에서 나올 때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의 국민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노 대통령은 “불안과 의혹이 전혀 근거없는 것이 아니라면,또는 과거에 얽매인 감정에만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면 일본은 아직까지 풀어야 할 과거의 숙제를 다 풀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노 대통령은 “과거는 과거대로 직시해야 한다.”면서 “자기반성을 토대로 상대방을 이해하도록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진실을 말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도자의 용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영빈관에서 출입기자들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일본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결단을 갖고 해보자.”고 “가급적 빨리 서둘러야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노 대통령은 FTA 체결에 앞서 일본측이 한국인에 대한 비자면제 등 성의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도 시사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4일간의 일본 국빈방문을 마치고 9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tiger@
  • [수평사회를 만들자](5)해외에서는 - 영국의 독특한 자격제도

    영국의 자격제도는 학생들에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맘껏 준다.학위 하나로 평생을 우려먹는 학벌 사회와는 달리 자격증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자격제도가 없는 나라는 없다.그러나 효율적으로 활용하지는 못하는 탓에 형식적으로 운영된다.영국은 일반교육과 직업교육의 징검다리로 자격제도를 활용하고 있다.때문에 일정한 교육과정이나 직장 경험을 조건으로 내걸지 않는다.원하면 자격증에 도전할 수 있고 취득하면 하나의 학위처럼 인정된다. 학교 교육에 자격제도를 접목,인적 자원의 사회적 기여를 높이려는 영국의 노력을 살펴본다. |런던 김재천 특파원| 영국의 자격제도의 특징은 자격제도가 학교교육과 밀접하게 서로 연계돼 운영된다는 점이다.학생들은 희망에 따라 대학 진학이나 취업을 위한 자격을 준비할 수 있다.일반 학교교육과 직업교육의 자격을 동등한 가치로 인정한다는 점이 우리와는 다르다. 자격제도를 이처럼 대학 진학을 위한 자격과 연계,운영하는 것이 가능한 것은 일반국가직업자격(GNVQs·General National Vocational Qualifications) 덕분이다.GNVQs는 취업에 필요한 기초 직무수행능력을 강조하면서도 이를 대학 진학에 필요한 학력 자격으로 인정해준다.때문에 학생들은 우리의 수능시험에 해당하는 자격시험인 A레벨을 위한 공부를 할지,직업을 갖기 위한 공부를 할지를 결정,안심하고 공부할 수 있다.GNVQs자격을 딸 경우 수준에 따라 나중에라도 대학 진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GNVQs과정은 인문·실업계를 망라한 모든 중등교육 기관에서 운영된다.의무교육기간인 16세까지는 국가교과위원회에서 지정한 교과과정을 배워야 한다.그러나 이후부터는 학생의 희망에 따라 학교장 재량으로 GNVQs과정을 밟을 수 있다. GNVQs는 초급과 중급,고급의 3단계로 운영된다.분야에 따라 단계마다 7∼9개 과목의 시험을 치러야 한다.한 과목이라도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그 과목은 다시 시험을 치러야 한다.직업자격이기 때문에 교육과정은 이론과 실습,시험으로 연결되는 일련의 코스워크로 구성된다.학생들은 다니고 있는 학교는 물론 직업학교 등을 오가며 교육을 받는다. 영국의 자격은 크게 일반교육과 직업교육을 합쳐 5가지다.일반교육 관련 자격은 고교 졸업시험인 GCSE(General Certificate of Secondary Education)와 대학입학자격시험인 GCE(General Certificate of Education)로 나뉜다.GCE는 A레벨과 AS(Advanced Supplementary Course)로 구별되는데,통상 2개의 AS는 1개의 A레벨로 인정된다. 직업교육 관련 자격은 GNVQs와 국가직업자격(NVQs·National Vocational Qualifications) 등 2가지다.NVQs는 특정 분야의 업무와 관련된 자격으로 실무위주로 교육이 이뤄진다.우리의 자격제도에 해당한다.GNVQs는 NVQs보다 훨씬 포괄적이다.취업에 필요한 기초 직무수행능력을 강조하는 동시에 학력으로 인정한다. 예를 들어 여행업의 경우 NVQs가 여행 실무를 위한 자격이라면 GNVQs는 여행업에 종사하기 위한 준비자격에 해당한다.일정 수준의 GNVQs를 땄다면 관련 분야의 비슷한 수준의 NVQs 또는 GCE,GCSE의 학력을 인정해준다.관련 대학의 학과에 진학하거나 석사 학위에 도전할 수도 있다.GNVQs가 직장과학교를 오갈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셈이다. GNVQs가 도입된 것은 지난 92년.80년대 말 중등교육 과정을 마친 학생들의 취업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직장도 학교도 다니지 않는 16∼19세 학생들을 구제하기 위해 마련됐다.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그동안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던 실업계 자격증에 대해 인문계열 자격과 동등한 대접을 해주는 것이 필요했고,이는 상호 옮겨다닐 수 있는 통로를 마련,장벽을 없애게 된 계기가 됐다.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직업현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운영하고 있던 NVQs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였다. GNVQs는 최근 V-A레벨(Vocational A-Level)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대학 진학에 필요한 시험인 A레벨과 마찬가지로 특정 분야의 직업에 필요한 자격시험으로서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서다.대학 진학에 필요한 자격시험인 A레벨도 점차 구체적인 직업에 필요한 3∼6과목의 점수를 요구하는 직업관련 자격으로 분화되고 있다.인문계와 실업계를 가리지 않고 구체적인 직업에따라 자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자격·교육과정공사(QCA) 홍보담당 앤 하퍼(Ann Harper·여)는 “수시로 변모하는 기업들과 직업의 변화에 맞춰 영국의 자격제도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인문계·실업계를 가리지 않고 체계적인 직업훈련 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은 GNVQs(V-A레벨) 덕분”이라고 소개했다. patrick@ ■英 자격·교육과정공사 루스 존스 자문위원 영국 자격·교육과정공사(QCA) 정책자문위원인 루스 존스(Ruth Jones·41)는 GNVQs(V-A레벨)의 가장 큰 성과로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학교에서 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대학 진학이 아닌 다른 길을 가려는 아이들을 학교가 도와준다는 설명이었다. “영국에서는 만 16세가 되면 학생 스스로 배울 것은 다 배웠다고 생각합니다.학교를 떠나거나 직업학교에 가서 돈을 버는 것을 매력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하지만 학교에 남아 자격증을 통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되면서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아졌습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대학 이외에 다양한 기회를 준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데 이견은 없다.”고 했다. 그렇다고 이러한 제도가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한 차례 시험으로 끝나는 A레벨과는 달리 학습과 평가가 계속 이어지는 여러 차례의 코스워크로 구성돼 있는 탓에 관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그는 “학생 개인에게는 학교에서 다양한 분야를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교사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면서 “이런 문제들을 합리적으로 해소하는 것이 남은 숙제”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 진학에만 매달리는 한국 교육의 실정에 대해 “영국도 한국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예전과는 달리 점차 이곳에서도 한국처럼 대학 진학을 선호하는 성향이 적지 않습니다.취업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A레벨 2과목의 성적만 있어도 직장을 구하기 어렵지 않았지만 몇 년 전부터는 A레벨 3과목의 자격이 있어도 취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몇 년째 취업난이 이어지다 보니 기업들도 대졸자 채용을 선호하기 때문이다.그는 “10년 전에는 19세 학생의 8%만 대학에 진학했지만 지금은 30%로 늘었다.”고 소개했다.그는 “어느 나라 부모가 자식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대학을 보내고 싶어하지 않겠느냐.”고 했다.부모 마음이라면 어려서부터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직업교육을 원하지는 않는다는 ‘만고불변의 진리’였다.그러나 그는 “이러한 엄연한 현실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대학 진학만이 아닌 수많은 다른 길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기회를 주는 것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고 했다.가능성이 무한한 아이들에게 대학 진학만이 유일한 길인듯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었다. ■英 QCA는 자격·교육과정공사(QCA·Qualification and Curriculum Authority)는 정부 기관이다.예산은 정부 기금이지만 운영은 독립적이다.5∼14세의 교과과정과 15∼18세 학생들이 치르는 모든 시험을 관리한다.우리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해당한다.각종 공식 시험을 전반적으로 감시·감독하는 것은 물론,교과과정을 연구,제공하고 사후 평가하는 것이 주 업무다. 시험기관은 따로 있다.현재 영국 내 시험출제기관은 OCR와 에덱셀(Edexcel) 등 줄잡아 50여곳으로 모두 민간이 운영하는 비영리기관이다.대학 진학시험을 출제하는 곳은 4∼5개.나머지는 직업교육 관련 출제 기관이다. 지난해 10월에는 QCA에 이들 기관을 관리·감독하는 것은 물론 감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돼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시험 출제기관들의 난립으로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데 따른 조치였다. QCA가 처음 문을 연 것은 지난 97년 10월.같은 해 ‘97교육법안’(The Education Act 1997)이 통과되면서 교육과 훈련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둘 사이의 교육과정을 일치시키기 위해 설립됐다. 최근 QCA는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민간 시험은 물론 국가에서 주관하는 시험까지 인터넷으로 실시하는 ‘온라인 시험 시스템’이다.우리와는 달리 답안지를 우편으로 배달하는 방식이다 보니 잃어버릴 가능성도 높은데다 채점도 번거롭기 때문이다.시험의 내용은 21세기를 넘나드는데 형식은 19세기의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내부 지적에 따른 것이다. 온라인 시험은 지역마다 설치된 시험센터에서 온라인으로 시험을 치르고 중앙 채점센터에서 온라인으로 채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QCA관계자는 “인터넷이 발달된 한국 업체와도 기술적으로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 월街 분식회계로 본 한국경제 / EBS ‘월스트리트가 주는 교훈’

    “SK글로벌과 코오롱TNS의 분식회계 사건을 교훈삼아 우리 경제가 풀어가야 할 숙제들을 살펴보겠다.” EBS ‘시사다큐멘터리’가 ‘월스트리트가 주는 교훈-왜 경영 투명성인가?’(연출 권혁미,수요일 오전 10시)를 마련하면서 밝힌 제작의도이다. ‘월스트리트…’는 미국 PBS 다큐멘터리 ‘월스트리트 픽스’를 바탕으로 국내외 학계와 정부,민간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을 들어보았다. 2001년 가을,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기업관련 스캔들이 터지면서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해를 입는다.15억 달러에 이르는 엔론사의 회계조작 사건을 비롯하여 월드컴과 제록스 등 미국 대표기업의 분식회계가 속속 밝혀지고 사태는 내부자 거래와 탈세로까지 연결됐다. 시티그룹 소속 투자은행들은 월드컴이 파산하기 직전까지 투자자들에게 주식 매입을 권유하여 170억 달러 어치를 일반 투자자에게 팔아치웠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엘리엇 스피처 뉴욕주 검찰총장은 증시 애널리스트들이 기업에 유리한 투자의견서를 꾸며 투자자들에게 해당 주식의 매입을 권유했다고 월스트리트를 비판한다. 일반 투자자들이 입은 피해는 7조 달러에 이르렀다.비즈니스 위크의 칼럼니스트 존 번은 “문제가 된 회사들은 모두 견제를 통한 균형을 이루지 못했고,기업전체를 투명하게 보여주려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유관희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분식회계의 가장 큰 문제는 기업에 있지만,이것을 보이지 않게 부추긴 것은 전체적인 경제시스템”이라고 지적한다.그는 국제 자본시장에서 한국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주식이 헐값에 거래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투명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김경원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정보를 숨길수록 시장의 징벌을 받게 된다는 것을 명심시켜주어야 한다.”면서 “회계부정이나 조직적인 시장조작이 불가능하게 만들어 경영 투명성을 강화,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한국 기업들의 분식회계 사건들은 월스트리트 사건들의 재판”이라면서 “더 늦기 전에 기업경영의 투명성을높이고 회계제도를 개혁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열린세상] 일그러진 의료현실

    선진 의료 제도에 비하여 우리네 의료 제도의 모습은 몹시 일그러져 있다.과잉 진료,과잉 처방,소비자의 메디컬 쇼핑,고급 기술 과다 사용,경증질환 서비스 과다 이용 등 왜곡된 행태가 우리네 제도를 압도하고 있다.1인당 국민 소득 34위의 국가에 CT나 MRI와 같은 최신 고가 의료장비의 단위 인구당 보유는 세계 3위로 기록되고 있는 실정이다.그 결과 진료비 증가는 급격하며,의료 이용상의 비 형평은 높고,제왕절개나 치식술 사용,혹은 항생제 과다 처방의 예에서 보듯이 의학적 기술 수준은 높지만 환자에게 다가오는 의료 서비스 질의 문제는 큰 숙제로 남아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의료 제공자,의료 이용자,그리고 정부는 서로 상대방의 탓만을 지적하고 있다.특정 서비스나 처치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는 현실에서 책임은 의료 이용자에 있다고 주장하는 의사들,소비자의 미흡한 의료 지식을 빌미로 불필요한 처치나 과다한 이용을 유도하는 의료 제공자들에게 잘못이 있다고 지적하는 소비자들,사사건건 정부의 정책을 오해하고 반대만을일삼는 소비자 단체와 의약계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정부,이 삼자는 각자의 논리대로 책임소재를 정하고선 비난의 화살을 쏘고 있다. 중요한 것은 현실의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이다.해결을 위한 첫걸음은 무엇보다 의료 서비스란 무엇인가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에서 출발한다. 다른 재화와는 달리 의료에 대한 지식은 대부분이 의료 제공자의 손에 쥐어져 있다.따라서 많은 결정은 제공자인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게 된다.그런데 의사라고 모든 진단과 처방을 오차 없이 할 수는 없으며,질환 치료에 유일한 치료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여러 치료법이 존재할 수 있으며,의사의 모든 치료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의사 결정도 나름대로 한계를 갖게 된다. 다시 말해 의료 서비스는 정보의 비대칭에 ‘가변성’이 매우 큰,그래서 개념적 정의가 어려운 재화에 해당한다.그렇기 때문에 논의의 폭도 넓지만 논란의 여지도 많을 수밖에 없다.이런 가변성이 큰 재화의 이용과 관련한 부분을 간단한잣대를 가지고 통제하거나 조정하기란 매우 어렵게 된다.따라서 정부의 섣부른 규제나 통제는 오히려 제공 행태,이용 행태의 왜곡이라는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정보 비대칭으로 인하여 시장 실패가 있는 보건 의료의 생산 및 배분을 전적으로 시장 기능에만 맡길 수 도 없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 어느 나라도 시장 기능만으로 보건 의료문제를 풀어 가는 나라는 없다.즉 규제의 틀은 필요한 셈이다.그러나 ‘가변성’의 특성을 감안할 때 결국 해결의 실마리는 의료 제공자 측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네 의료 현실을 치유할 해법의 모양새는 대충 다음과 같이 그려진다. 정부는 시장 실패를 보정하는 차원에서 자원 배분의 큰 틀을 만들어 주고,의료 제공자는 그 틀 안에서 스스로의 행태를 결정하게 하는 형태이다.예를 들어 의료수가를 하나 하나 행위별로 통제할 것이 아니라 지불보상제로 큰 틀을 설정하고서 그 프레임 안에서 제공자 스스로가 행태를 찾아가고 결정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제도적 구성에서 현재와 같은 정책 구사는 소비자,의료 제공자,정부를 모두 패배자로 만들면서 서로 불신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OECD 선진국들의 경험을 토대로 우리도 주치의 제도나 공공 의료제도,그리고 적절한 의료비 지불방법을 제도의 기본 틀로서 만들어야 하며 그럴 경우 현재와 같은 일그러진 모습은 상당 부분 치유될 것이다. 이러한 틀은 현재의 일그러진 모습에서 비롯되는 혼란과 많은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한 초석이자 필수적 요건임을 우리는 인식하여야 한다.이를 위해 필요한 변화를 점차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수단의 강구에 정부,학계,그리고 전문가는 함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양 봉 민 서울대 교수 보건경제학
  • 넌 겨울에만 타니? 난 사계절 다탄다! 마운틴보드

    눈이 조금씩 녹아내리는 겨울의 끝자락만큼 스노보드 마니아들의 가슴을 시리게 하는 때도 없다.‘다시 겨울이 오기까지 어떻게 기다리나….’하며 가는 시간을 부여잡고 싶을 정도다.스노보더의 이런 마음이 눈이 없는 봄∼가을 시즌용 보드를 만들어냈다. 보드를 바퀴 위에 얹은 ‘마운틴보드’.그러나 이름처럼 산에서만 타는 것이 아니라 스키장 슬로프,낮은 언덕배기,동네 길가 등 경사만 있으면 어디서든지 즐길 수 있는 장비다. ●경사만 있으면 어디서나 OK 지난해 7월 발족한 ‘마운틴보드 동호회’(cafe.daum.net/ountainboard)는 지난 1일,경기도 용인 양지리조트에서 회원 1000명 돌파를 기념하며 더위를 날려버리는 라이딩(riding)을 즐겼다. 리프트가 운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상까지는 올라가지 못했다.그렇다고 보드만 만지작거리고 있다면 진정한 보더라고 할 수 없는 법.보드를 끌고 꽤나 높이까지 걸어 올라간 뒤 멋지게 S자를 그리며 내려온다.슬로프 한쪽에서는 작은 점프대를 놓고 각종 점프 트릭(기술)을 연습하고 있다. 눈이 없는 슬로프는 보더들에게는 ‘오프로드’나 다름없다.보호장비를 하고 있지만 넘어지면 팔뚝이나 무릎이 까지기 일쑤.그래도 마냥 신난다는 표정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아까 점프를 하다가 넘어졌어요.”라며 김화란(26·여·의상 디자이너)씨가 피가 난 팔꿈치를 보여 준다.워낙에 스노보드,웨이크보드,인라인 스케이트 등 웬만한 스포츠는 다 해본 만능 스포츠맨이라서 그런지 ‘이까짓 상처쯤이야.’하는 표정이다. 김현진(24)씨는 국내 최고 수준의 기량을 자랑하는 마운틴보드 마니아.고교시절부터 스케이트보드를 즐겼고,스노보드,플로랩 등 온갖 ‘판때기’를 섭렵했다.“마운틴보드가 들어온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아직 제대로 익혔다고는 하기 힘듭니다.느낌은 스노보드를 타는 것과 비슷하죠.스피드는 약간 떨어지지만 역동적이고 짜릿한 회전감은 마운틴보드가 더한 것 같아요.” 68년생 동갑내기 회원 김기원(자영업)·박미정(여·공무원)씨는 햇볕에 얼굴이 익어 발갛다.김씨는 간간이 보드를 타며 8살 아들의 숙제도 챙긴다. “체험학습을 하느라 학교를 빠지면 어떤 경험을 했는지 써가야 하는 게 요즘 초등학교 숙제래요.아이 숙제도 할 겸 마운틴보드 타는 걸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이게 정말 살아 있는 경험이죠.” ●10대부터 40대까지… 성별·연령 관계없어 김씨의 소개로 마운틴보드를 시작한 박씨는 세 아이의 엄마로 직장에 다니면서 틈나면 레저스포츠를 즐긴다.12살 딸아이 꽃매와 9살 채린이를 꼭 데리고 다닌다.요즘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이끌려 가는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한번 하면 ‘프로’라는 소리를 들을 때까지 해야 하는 성격이라는 박씨는 “마운틴보드를 타기 시작했으니 이제 진정한 마운틴보더가 돼 보려고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며 “애들이 오히려 이런 엄마 때문에 혹사당하고 있는 건 아닌가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한번은 팔에 든 멍을 보고 회사 동료들이 무슨 일이냐고 묻기에 애들 핑계를 댔죠.‘아이들과 인라인을 타다가 다쳤다.’고요.이 나이에 마운틴보드 탄다면 주책이라고 할 것 같아서….”라며 쑥스러운 미소를 짓는다.하지만 ‘30대 중반’이라는 나이는동호회에서 중간쯤 된다.동호회는 10대에서부터 40대 후반까지 폭넓은 연령층을 자랑한다.마운틴보드가 결코 젊은층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방증.국내 스노보더 연령층이 점차 넓어지고 있듯 스노보드 대체품으로 개발된 마운틴보드의 인구도 그만큼 확산되고 있다. ●보호장비 착용 절대 잊지 말아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잊지 말아야 할 것 한가지.‘보호장비 착용’이다.라이딩을 하는 곳이 주로 흙이나 아스팔트 등 거친 표면이기 때문에 장갑,팔목·팔꿈치·무릎 보호대는 필수다.속도를 내다가 심하게 넘어지면 머리나 가슴을 다칠 수 있어 헬멧이나 가슴 보호대도 사용한다. 카페 운영자 조강호(35·보드매니아 기획실장)씨는 “잘 탄다고 방심하면 탈골·골절 등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기본기를 익히고 자신에게 맞는 슬로프를 선택해 타면 안전사고의 위험없이 신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최여경기자 kid@ 사진 강성남기자 snk@ ■마운틴보드는 지난 1993년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겨울을 기다리며 지루한 여름을 보내던 스노보드마니아 제이슨 리 등 3명의 청년은 ‘스노보드에 바퀴를 달면 사계절 내내 탈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이를 실천에 옮겨 바퀴달린 보드를 만들어냈고,이후 개량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다.정식 명칭은 모든 지형에서 달릴 수 있다는 뜻의 ‘올 터레인 보드(All Terrain Board)’다. 발을 올려 놓는 판인 ‘데크’와 발을 고정시키는 ‘바인딩’,데크와 바퀴를 연결하는 ‘트럭’,지면으로부터 충격을 흡수하고 복원력을 유지시키는 ‘스프링’ 등으로 구성돼 있다. 보드의 각 모서리 부분에 있는 4개의 바퀴는 포장도로,비포장도로,잔디,공원 등 라이딩을 하는 상황(온·오프로드)에 따라 다르게 선택한다.일주일에 1∼2번,1년 정도 타면 온로드용 바퀴는 홈이 없어질 정도로 마모된다. 스노보드는 바인딩을 꽉 조여 발을 고정시키는 반면 마운틴보드는 느슨하다.넘어질 때 발과 분리가 쉽게 돼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일부 보더들은 제어를 위한 브레이크 장치를 달기도 한다. 다양한 종류의 보드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려면 체중,라이딩 스타일과 상황,예산 등을 고려해야 한다.체중 55∼80㎏은 평균 크기와 무게의 보드를 고른다.총 길이는 117∼183㎝,쇼트·스탠더드·롱·슈퍼롱 등 4종류의 보드 중 점프나 트릭 등을 즐기려면 가볍고 작은 것을,빠른 스피드,카빙을 선호한다면 크고 안정감 있는 보드를 고르는 것이 좋다.가격은 50만원부터 100만원을 넘는 것까지 다양하다. 기본적인 자세나 타는 법은 스노보드와 마찬가지.기마자세로 보드 위에 올라타고 방향을 바꿀 때는 체중을 이동시킨다.스노보드 선수들은 시즌 후 연습용으로,초보 보더들은 겨울 시즌동안 익힌 감을 잊지 않기 위해 타기도 한다.마운틴보드를 처음 타는 사람이라면 2∼3일,스노보드를 탈 줄 아는 사람은 1∼2시간 연습하면 라이딩이 가능하다. 전국 익스트림게임스연합회(www.kxgame.org) 주최로 오는 14일 마산에서 열리는 익스트림게임 대회에서 시범종목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최여경 기자
  • [인터넷 스코프] 어떤 부적절한 관계

    ‘셰익스피어’나 ‘파우스트’를 읽으며 위대한 문호의 창작혼에 감동하던 때가 있었다.광활한 러시아 문학도나 시인 윤동주,소설가 이상의 작품을 읽고도 그랬다. 멋진 소설 문장을 인용하는 것이 유행이던 시절이 있었다.밤새워 책을 읽으며 밑줄을 긋고 모르는 단어는 사전을 찾으면서 말이다.이런 ‘책’과의 추억은 누구나 있을 터이다. 그런데 최근엔 책을 즐겨 보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최고의 지성을 배출한다는 상아탑에도 ‘책 읽기’가 실종된 지 오래다.토플이나 시사상식 등 취업 관련 서적 말고 명작을 읽는 대학생들이 많지 않다. 그대신 인터넷 채팅이나 게임을 즐기며 밤을 지새웠다는 사람들은 흔히 본다.물론 요즘 학생들이 책읽기를 등한시하는 이유를 전적으로 인터넷 탓으로 돌리는 것은 지나치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인터넷이 학생들의 책읽기를 방해한다는 혐의를 벗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서 웬만한 소설 제목을 치면 잘 요약된 줄거리가 나오고,감상문까지 볼 수 있다.그래서인지 학교에서 독후감 숙제를 받아보면 대개 비슷한 내용이다.이렇게 책표지도 보지 않고 숙제를 하는 ‘얌체족’들이 늘고 있다.손쉽게 독서를 대신해주는 인터넷의 ‘다이제스트 트렌드(digest trend)’ 때문이다.압축·요약·정리의 문화로 대변되는 인터넷 정보들은 오랜 수고가 필요한 책의 전통과 권위까지 무너뜨렸다.앞뒤 잘린 줄거리와 감상문이 버젓이 행세하면서,시각과 해석 또한 천편일률적으로 만들어 버렸다.‘뜨는’ 홈페이지 자료실엔 클릭 한 번만으로 자기 것이 되는 정보가 수두룩하니 오죽하랴. 그 덕택(?)인지 요즘 학생들이 고전은 고사하고 단편소설 한 편 읽기도 버거워하는 것을 느낀다.200∼300쪽짜리 책도 A4 용지 한 장부터 원고지 10장까지 원하는 형태와 분량으로 가볍게 요약해 내는 세상이 아닌가.그래서 인터넷세대는 ‘읽기’보다 ‘보기’에 안주하고,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낭비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책 읽기의 진가를 미처 체험하지도 못하고,그저 ‘정보사냥’ 정도로 여기고 있으니 말이다.짧은 다이제스트 문서를 인터넷에서 빨리 찾아내는 일을 능력으로 치부한다.이러다 보니 학생들이 손에 잡고 읽는 책은 수능 출제가 유력한 소설에 국한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책을 읽는 방법도 잘못돼 가고 있다.잘 정리된 줄거리에 의존하는 일이 많아서인지 책 내용을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또 책에 나오는 주인공 정도만 기억할 뿐이지 다른 등장 인물들은 모른다.이러다 보니 책을 통해 교훈을 얻는 일은 불가능하다.인터넷의 요약문처럼,살아가는 일들에는 ‘요약문’에 의한 해답은 없기 때문이다. 불과 몇 초면 좌르르 열리는 인터넷 정보처럼 쉽게 얻는 것은 그만큼 잃어버리기 쉽다.물론 e-북이나 전자출판의 발전 등 기술진보를 통해 인터넷이 ‘책’과 친해지려는 여러 징후들은 있다. 하지만 책꽂이를 대신해 책상 위를 차지하는 컴퓨터가 있는 한,종이책과 인터넷은 앞으로도 썩 좋은 관계가 될 것 같지 않다.인터넷이 책 읽기를 통한 즐거움을 거듭 방해할 것이기 때문이다.특히 인터넷은 ‘빨리 빨리’를 계속 부르짖을 것이다.단언컨대,시대가 책을 고문하고 있다.언제쯤 우리는 다시책의 긴 호흡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을까. 이 연 희 강릉대 한국어학당 전임강사
  • [열린세상] 어머니가 그리운 세상

    몇 해 전 일로 기억한다.워커힐에서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장면이 TV를 통해 전국으로 방영되었다.북에서 온 칠순을 넘긴 아들이 넙죽 바닥에 엎드려 큰절을 한다.그러고는 어머니 품에 안겨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조차 못한 채,그동안 못 다한 자식의 도리를 대신 하려는 듯이 어머니를 만져보고 또 만져보던 장면이 기억난다.누가 시킨들 이런 감동적인 연기를 연출해 낼 수 있겠는가. 그저 그리워하던 어머니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 하나만 가지고 달려와 어머니 품에 안기는 자식의 순수함이 이런 장면을 가능케 하였을 것이다.이런 순수함 때문에 이를 보는 모든 이들로 하여금 눈물의 바다에 빠지게 하였다. 요즘 젊은이들은 어떠한가? 매년 신학기가 되면 수천 명의 젊은이들이 대학에 쏟아져 들어온다.이들을 대상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기피하고 싶은 인물이 누구인지를 물어보았다.그들의 대답은 놀랍게도 어머니였다.왜 그럴까? 정말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노인이건 젊은이건 모두가 어머니가 그리워 눈물을 흘리던 세대를 살아온 우리에게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문제의 해답은 우리의 교육제도에서 찾을 수 있다.우리의 자녀들은 유치원 시절부터 피아노,미술,무용 등의 과외공부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자녀의 적성과는 전혀 무관하게 단지 남들이 하니 우리 아이도 해야 된다는 부모의 강박관념 때문에 고행의 길은 시작된다.중학교,고등학교로 이어지면서 그 정도는 더욱 심해진다.급기야 고3이 되면 상상을 초월하는 고행의 길을 일년 동안 걸을 수밖에 없다. 그럼 누가 이들의 고행길을 뒷바라지하겠는가? 당연히 어머니다.아침 일찍 피곤에 찌들어 일어나지 못하는 아이를 깨워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먹이고 차에 태워 학교에 보내는 일부터,밤늦게 돌아오는 아이의 시중까지를 도맡아 한다.그러면서 속으로는 ‘일류대학에 제발 합격만 해다오.’라고 기도한다.어머니의 헌신은 끝이 없이 계속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지친 아이들을 짜증나게 하는 일이 있다.엄마가 이같은 고생을 하는데도 성적이 별로 오르지 않고 있다.그러면 엄마는 지친 아이에게 “공부 좀 잘해라.”“옆집 아이는 1등급인데 너는 무엇이 부족해서 이 모양이냐.” 등의 한탄 섞인 어조로 아이들을 몰아세운다.그 결과 대학 신입생들의 기피인물 1호가 바로 어머니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의 부모들은 아이들과 대화를 할 줄 모른다.고작 “공부해라,놀지 마라,방청소 해라.”등의 일방통행식 대화만 하고 있다.매년 입학시험 면접에서 “정확히 1분을 줄 터이니 본인 소개를 해보아라.”고 주문을 한다.면접결과는 점수화되어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순간이지만,수험생들의 발표능력은 1분을 다 채우지 못한다. 대부분의 경우 20초가 고작이다.왜 그럴까? 아이들이 대화를 통하여 남을 설득하려는 훈련을 받은 적도 없거니와 기회조차 주어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집에서 할 수 있는 대화도 “밥 먹었니,숙제했니,방청소했니.” 등의 일방적인 대화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래 사회에 주역이 될 이들이 갖춰야 할 덕목이 있다면 협상의 명수가 되는 것이다.성공적인 협상은 바로 대화를 통하여 가능하게 된다.우리 아이들의 발표능력이 20초를 넘기지 못하는 한우리의 미래는 결코 밝지 못하다. 이를 해결할 책임은 우리 어른들에게 있다.아이들은 입시지옥에서 해방되어야 한다.자식과 어머니 간에 푸근함과 순수함이 있어야 어머니가 그리운 세상이 되고 올바른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현대적 의미의 ‘맹모삼천’은 장소를 옮기는 이사의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자식에 대한 마음의 자세를 세 번 바꾸는 데 있다. 우리 어른들이 미래의 주역들에게 순수함을 유지하고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어머니가 그리운 세상을 만들 때만이 우리의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박 우 서 연세대교수 행정학
  • 편집자에게/ “경찰이 시민 찾아가는 치안 기대”

    -‘파출소 통폐합 새달부터 순찰대 확대’기사(대한매일 5월 27일자 9면)를 읽고 경찰청이 추진하는 지구순찰대 제도는 순찰 위주로 외근경찰을 운용하겠다는 것인데 우선 경찰관이 자주 순찰을 돌면 주민들의 눈에 자주 보이게 되므로 체감 치안도를 높일 수 있다. 또 현재는 주민이 경찰을 찾아가는 체제이지만 앞으로는 경찰이 시민을 찾아가는 치안을 기대할 수 있다. 출동이 늦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주민들이 있겠지만 112신고를 하면 5분 이내에 경찰이 출동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지구순찰대 경찰관이 계속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현장 출동이 늦어지지는 않을 것이다.현행 파출소 제도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지역사회의 경찰 활동에 파출소가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하지만 파출소가 유지되려면 항상 파출소에 인력이 대기해야 하므로 인원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문제점이 있다. 의문스러운 것은 지구순찰대를 새로 만들면서도 민원봉사를 위해 기존의 파출소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다.웬만한 민원은 인터넷·전화로 해결할 수 있다.경찰서-지구순찰대-파출소 기능의 재정비,지구순찰대 인력의 효율적 구성은 경찰이 풀어야 할 숙제다. 김보환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사설] 한총련 시위와 ‘합법화’는 별개

    한총련에 대한 정부의 시각이 강경으로 급변하고 있다.엊그제 국립 5·18 묘지에서 일어난 한총련 학생들의 시위사태 때문이다.노무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난동자’에 대한 엄격한 법적용을 지시했고 행자·법무부장관은 주동자 및 적극가담자를 엄하게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한총련 합법화를 거론하던 유화적 분위기와는 전혀 딴판이다. 한총련의 시위는 분명히 잘못됐다.불법적으로 5·18 행사장 입구를 점거하고 대통령의 참석을 방해한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이날 행사는 국민통합을 앞세우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첫 기념식이었다.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한 민주영령 추모의 자리였다.그런 기념식장이 물리적 충돌로 얼룩졌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시위학생들이 비난한 한·미정상회담 결과는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그런데도 그같은 과격한 방식으로 비난을 자초한 데 대해 한총련은 크게 반성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한총련에 대한 정부의 방침이 강경으로 치닫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한총련 문제는 시급히 해소해야 할 우리사회의 숙제다.한총련 간부가 되었다고 수배되는 ‘모순’이 계속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한총련 합법화와 수배학생 해제문제는 정부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계속 검토되어야 한다.한총련의 변화를 기다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변화의 길을 열어주는 열린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한총련도 불법의 족쇄를 풀기 위해 강령과 규약의 전면개정 등 혁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시위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 경호·경비의 책임도 분명히 가려야 할 사안이라고 본다.하지만 달리 보면,대통령이 시위에 막혀 정문이 아닌 뒷문을 통해 지각 입장한 사태는 전반적으로 국가기강이 너무 느슨해진 때문이 아닌가 한다.물류대란 사태의 뒤끝인지라 집단행동에 대한 공권력의 허약함을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재발방지를 위해서도 엄중한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 물류협상 타결 / 노정합의 문제점

    벼랑끝 대치로 장기화 조짐을 보였던 화물연대와 정부간 협상이 15일 새벽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번 화물연대 운송거부 사태의 본질은 ‘돈 문제’였다.차값만도 5000만원에서부터 많게는 1억원에 이르는 대형트럭 지입차주들이 “남는 게 별로 없다.”며 운송을 거부한 채 적자를 보전해달라고 나선 것이다. 각 지부는 파업을 벌이면서 화주와 운송회사를 상대로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는 한편 정부를 상대로 직접비용 인하를 요구했다.화물연대 측은 전선을 확대시켜 나갔고 양쪽으로부터 상당 부분을 얻어냈다.그러나 협상 내용은 타 업종과의 형평성 논란,시장 혼란,분규재연 등 많은 불씨를 안고 있다. ●업종간 형평성 논란 이번 협상의 막판 걸림돌은 경유가 인하였다.정확하게 말하면 사업용 화물차 연료인 경유에 부과되는 교통세를 인하해달라는 것이었다. 정부는 현재도 인상분의 50%를 보전해주고 있으며 버스 및 택시 등 타 업종간의 형평성 때문에 들어줄 수 없다고 거부해왔다.그러나 이번 협상결과에 따라 이제 타 업종의 요구도 들어줘야 할 판이다.이미 버스업계는 정부에 ‘버스업계도 적용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 현재 경유가 인상은 2006년 6월 인상분까지 보전하게 돼 있기 때문에 그 이후의 인상분에 대한 보전 여부도 불명확하다.화물연대측은 그 이후에도 전액보전을 요구할 게 뻔하다. 화물연대가 직접비용을 줄일 수 있는 또 하나의 방안은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정부는 화물차의 도로파손이 심하기 때문에 인하는 불가능하다고 했다.그러나 야간할인 시간대를 밤12시∼오전 6시에서 밤10시∼오전 6시로 2시간 확대했다.이 역시 고속버스업계와의 형평성 문제가 남는다. 적자타령을 하고 있는 고속버스 업계도 당장 정부에 할인혜택을 확대적용해 달라고 요구할 것이 뻔하다. ●화물기사 비과세 혜택도 형평성 시비 정부는 화물차 기사의 월정 급여액(기본급 기준)이 100만원 이하일 경우 일반 생산직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연장근로수당·휴일근무수당 등 초과근무수당에 대해 연간 240만원까지 비과세혜택을 주기로 했다.택시·버스 등의 ‘수송기사’들도 세금감면 혜택 요구를 해올 가능성이 높다.정부로서는 거부할 명분이 없다. ●지입제,당장 없애면 혼란 화물연대는 지입제 철폐를 요구해왔다.그러나 정부는 이미 지입제를 폐지하고 개별등록제를 실시하는 내용의 화물운수사업법을 개정,2004년부터 시행할 계획이었다.현재 5t 이상 화물차의 경우 5대 이상이 돼야만 운수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을 바꿔 1대만으로도 가능토록 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협상에 따라 이러한 일정을 앞당겨 당장 지입제를 폐지하면 화물업계에 큰 혼란이 예상된다.화물업계 시장에 뛰어드는 신규 개별사업자가 많아 시장이 포화상태가 될 것이고 또 한차례 이번 사태와 같은 혼란이 예상된다.화물연대측도 ‘밥상’이 줄어들 수 있다.이번 타결내용 중에 ‘개별등록제가 시행되기 전에 ▲수급조절 ▲운전자 자격요건 등에 있어서 노동조합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한다.’는 것도 불씨 중의 하나다.이는 개별등록제가 시행돼도 신규진입을 되도록 막고 현재의 지입차주만 계속해서 시장을 점유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신규 시장진입 인력과 화물연대간 알력이예상된다.화물연대측은 이번 협상을 근거로 신규진입을 막아달라며 정부를 압박할 수도 있다. ●노동자성 인정은 사실상 불가 노동분야에도 불씨를 남겼다.화물연대가 주장해온 산별교섭은 논의조차 안됐다.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3권 보장문제는 ‘정부는 노·사와 성실하게 협의한다.’는 선에서 타결됐다.그러나 이는 사실상 어려운 부분이다. 협상타결 하루전인 14일 권기홍 노동부장관은 “대법원 판결로 보나,법리해석으로 보나 비정규직의 노동자성 인정을 검토조차 할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이 부분은 민주노총 등 상급단체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할 숙제로 남게 됐다. ●산재보험 부담 주체는 누구? 산재보험 적용도 쉽지만은 않다.보험금 부담 주체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 수 있다.현재 산재보험법에는 고용주가 보험금 부담 주체로 돼 있기 때문에 지입차주가 내야할지 운송회사에서 부담해야할 지가 논란거리다. 정부는 일단 부담 주체를 지입차주로 할 방침이지만 실시때 적잖은 반발이 예상된다. 김용수기자
  • 한 미 정상회담 / 盧·부시회담 평가

    |워싱턴 곽태헌 백문일특파원|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보장하고,한·미간 신뢰회복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제법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큰 틀의 원칙적 합의는 이뤘지만,대북 압박을 전제로 한 ‘추가조치’ 즉,해법의 각론에 들어갈 경우 이견 조정은 잠재적 불씨로 남아 있다.노 대통령으로선 ‘노사모’ 등 대미 ‘자주외교’를 요구해온 국내 지지층에게 자신의 입장 변화를 설득해야 할 만만찮은 과제를 안고 있다. ●한·미 신뢰구축 노 대통령 취임 전후로 불거진 한·미 이상징후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치유됐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취임 후 첫 정상회담에서 큰 틀을 확고히 해놓으면,향후 5년간 이견이 있더라도 근간을 흔들지 않고도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부당국자들의 평가도 “만족스럽다.”는 것이다.지난 2001년 부시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실패 이후 내내 껄끄러웠던 것과 비교되는 것이다. 최근 해외투자가들이 한국 시장 투자를 꺼리는가장 큰 이유가 ‘한·미 관계 파열음’이었다는 점에서 대외 신인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공동성명 내용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 스스로도 만족했다는 후문이다.주한미군 2사단의 후방 배치도 사실상 북핵 문제가 마무리된 이후 거론될 것이란 게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한·미 공조 통한 대북 경고 회담의 결과에 대해 미국측의 입장이 훨씬 더 반영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교류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북핵 문제에 대해 ‘추가조치’를 검토하기로 한 대목 등이 그것이다.미국은 “모든 선택 방안이 테이블에 올려져 있다.”는 문구를 공동성명에 넣자고 압박할 정도로 대북 강경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 정도 문구면 북한에 대한 충분한 경고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굳건한 한·미 공조 전략을 통한 대북 경고가 향후 상황의 악화를 막는 관건”이라는 데 인식을 모았다는 후문이다. ●노 대통령의 귀국 후 숙제 그동안 당당한 대미 ‘자주외교’와 북한의 협상 의지를 신뢰해온 노 대통령에 대한 국내 지지층의 비판여론을 어떻게 다독거려야 할지가 향후 문제 해결의 관건이다.대북 ‘추가 조치’가 미국의 대북 선제 군사공격을 내포하고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도 숙제다.전문가들은 향후 대북 후속조치에서 우리 정부의 정책,그리고 노 대통령이 대미 외교의 ‘현실론’을 국민들에게 설득하기보다는 지지층의 의견에 영합하는 듯한 의견을 또다시 내놓는다면,북핵 해결 실마리와 한·미 신뢰구축 등 겨우 잡아놓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tiger@
  • [사설] 숙제 남긴 물류대란 타결

    민주노총 전국운송하역노조 산하 ‘화물연대’의 화물 운송 거부로 촉발된 물류대란이 어제 새벽 노(勞)·정(政)간 협상 타결로 최악의 사태는 모면하게 됐다.난마처럼 얽힌 악성 분규가 비교적 단기간에 물리적인 충돌없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됐다는 점은 일단 다행스럽다고 하겠다.하지만 정부는 두산중공업노조 파업과 철도노조 파업에 이어 이번에도 이기집단의 단체 행동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채 밀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사전 경고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 등 정부의 위기관리시스템에도 치명적인 허점을 드러냈다. 정부는 사태 발생 초기에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채 부처간 떠넘기기에 급급했던 나머지 화를 키운 우(愚)를 범했다.정부의 이러한 모습은 협상 타결 직전까지 현지에 급파된 장관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목소리를 냄으로써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게다가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들을 달래느라 반드시 고수해야 할 원칙이 무너진 점도 문제라고 본다.화물차주에 대해 경유값 인상부분을 정부가 보전해주기로 약속함에 따라 버스나 택시 등 다른 운송업 관련자들과 연안 화물선주 등의 비슷한 요구에 대해서도 거부할 명분이 약해지게 됐다.특히 경유값 인상분 보전 약속으로 지난 2000년부터 추진해온 에너지 세제 개편작업이 왜곡될 처지에 놓이게 된 점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노·정 합의안에 대해 화물차주들의 어려운 형편을 감안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경유값 인상분 보전과 초과 근무수당 비과세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세수(稅收) 차액분은 전 국민이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됐다.정부의 대응 미숙과 이기집단의 세몰이에 국민들만 덤터기를 쓰게 된 것이다.또 물류대란의 근본 원인인 화물차 공급과잉 현상에 대해 어떠한 진단과 처방이 없었다는 사실도 후속대책 강구에 제약 요인이 될 것 같다. 따라서 정부는 값비싼 대가를 치른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가 위기관리시스템을 새로 정비하는 한편,화물 공급 및 운송체계에서도 시장논리가 작동할 수 있게 일대 수술을 단행해야 할 것이다.특히 ‘힘으로 밀어붙이면 된다.’는 식의 잘못된 노사 관행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대화와 타협에 앞서 법과 원칙을 고수하는 모습부터 보여야 한다.
  • ‘야인’ 안재모, 사랑위해 목숨건다/ MBC드라마 ‘남자의 향기’ 출연

    ‘야인시대’의 청년 김두한을 기억하는 이들이 아직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재모(사진·24)의 이번 선택은 꽤 모험적이다.14일 첫 방영되는 MBC 수목드라마 ‘남자의 향기’의 주인공 권혁수 역시 사랑과 의리를 위해 주먹을 휘두르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에게서 김두한의 모습을 지우고 권혁수를 떠올리는 건 시청자에게나 스스로에게나 그리 쉬운 일은 아닐 터.그는 “사실 야인시대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당분간 드라마는 안 할 생각이었다.”면서 “그런데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이 너무 멋있어서 놓치면 내내 후회할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작가 하병무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남자의 향기’는 지난 98년 김승우,명세빈 주연의 영화로 먼저 만들어졌다.친남매처럼 자란 혁수와 은혜의 비극적 사랑이 조직폭력의 세계와 맞물리면서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엮어내 여성팬들의 눈물을 뺐다. 그는 “혁수는 사랑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순정파”라면서 “남자라면 누구든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역할”이라고 했다.그러면서도 연달아 액션물에 나서는 게맘에 걸렸는지 “액션보다는 멜로 비중이 더 높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은혜를 지키겠다며 혁수가 경찰대학을 그만두고 조폭이 되는 극전개상 액션 장면은 매회 빠질 수 없다.‘야인시대’처럼 폭력성 시비에 휘말리지는 않겠느냐고 하자 명쾌한 답변이 돌아온다.“배우라면 일단 연기를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이것저것 신경쓰느라 연기를 제대로 못한다는건 말이 안되죠.” 그보다는 혁수의 액션이 김두한처럼 비치지 않을까 고민스럽다.무겁고 진지한 눈빛 연기대신 흘리듯 툭툭 던지는 말투로 색다른 카리스마를 만들어내는 게 시급한 숙제라고 했다. 안재모는 ‘야인시대’로 터프한 남성의 이미지가 부각됐지만,실제로는 내성적인 편이라고 고백한다.연예계 9년차임에도 맘 터놓고 지내는 스태프가 별로 없다.낯을 많이 가리는 탓에 상대역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자신의 표현대로 ‘스스로 빼는’ 스타일이란다. ‘야인시대’를 마친 뒤 휴식없이 앨범을 내고 가수활동을 해온 터라 지칠 만도 하건만 표정은 밝기만 하다.조만간 영화 ‘명랑유곽’에도 출연한다.소문난 자동차광답게 “다만 한달째 주차장에 세워놓은 차를 생각하면 맘이 쓰릴 뿐”이라며 싱긋 웃었다. 이순녀기자 coral@
  • 홈 네트워크 추진 의미 / 4년간 경제효과 22조

    정보통신부가 추진키로 한 ‘디지털 홈’ 구축사업은 가정내의 모든 정보·가전기기를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장소,시간 등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즉 TV로 방송과 인터넷을 동시에 즐기고 집밖에서 휴대전화로 가전기기의 고장 상태와 가스·전기 점검을 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든다는 것이다. ●고용 유발효과도 16만명 추산 정통부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수준의 초고속인터넷망 설치 등 디지털 홈 구축 인프라가 잘 돼있다는 데서 이 사업의 실효성을 찾고 있다.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건설·가전시장 및 통신·방송시장에서의 IT(정보통신)수요가 창출돼 정체국면에 있는 통신사업자들이 큰 도움을 받게 된다. 정통부 관계자는 “서울 도곡동 주상복합건물인 타워팰리스의 홈 오토메이션,정보가전 기기의 원격제어 등은 건설·가전·통신을 종합적으로 집적한 적합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정통부는 올해부터 2007년까지 이 사업과 관련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22조원대,고용 유발효과는 16만명으로 추산하고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초기단계인 이 시장을 선점하면 표준화 등에 유리하고,CDMA(코드분할다중접속),반도체 등에 이은 또 하나의 주력 수출 상품으로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홈 네트워크 장비 시장은 2007년 118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가운데 13%를 우리나라가 점유한다는 계획이다. ●일반주택등 표준모델 마련해야 이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홈 네트워크 분야에서의 표준화가 우선돼야 한다. 따라서 사이버아파트와 일반주택 등 주거환경에 따른 홈 네트워크의 표준모델 개발이 시급하다. 기존 일반주택의 경우 아직 홈 네트워크 모델 개발이 전혀 안돼 있는 실정이다. 또 삼성,LG 등 장비업체와 국내 유·무선 통신사업자간의 표준화와 관련한 이해관계도 풀어야 할 숙제다. 디지털 홈 장치인 탁상형 셋톱박스,블루투스 무선 허브 등을 결합한 통합가전기기와 디지털 홈 플랫폼을 싼값에 보급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또 디지털 TV 등의 특별소비세 감면 등을 통해 고가의 인터넷정보가전기기 가격도 내려야수요가 창출된다. 정통부 관계자는 “정보화촉진기금 등 정부출연금 6451억원,업체 부담 1조 4394억원 등 2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라면서 “이 사업과 관련 기본 인프라가 잘 돼있어 업체들의 투자 유도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기홍기자 hong@
  • [지식창고] 포털의 어린이 전용사이트

    요즘은 숙제 때문에라도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는 초등학생이 거의 없을 정도다.하지만 부모들은 낯뜨거운 성인용 이메일이나 사이트에 자녀들이 무차별 노출될까봐 노심초사한다.어린이를 위한 안전하고 깨끗한 인터넷 사용환경을 제공하는 전용 사이트를 소개한다. ‘야후 꾸러기(kr.kids.yahoo.com)’는 자체 조사결과 전국 430여만명의 초등학생 가운데 90% 이상이 이용하는 어린이 포털이다.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은 전직 초등학교 교사인 허진환(35)씨.교사로 일하면서 만든 사이트인 ‘어린이와 선생님을 위한 공간(heoju.new21.org)’이 큰 인기를 끌면서 야후코리아의 끈질긴 제의로 직장을 옮겼다. 야후코리아측은 야후가 검색,메일,커뮤니티 등 포털사이트의 기능 가운데 한국에서는 1위를 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데 어린이 포털인 야후 꾸러기만이 유일한 1위라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국내 최초의 어린이 포털은 1999년 4월 문을 연 네이버의 ‘쥬니버(jr.naver.com)’.현재 회원은 약 300만명이다.14세 미만의 어린이 전용 메일을 운영,성인용 메일은자동적으로 막아준다.인터넷 검색결과도 정보검색사들이 등록한 것만 올라 갑자기 이상한 사이트로 이동해서 놀랄 일이 없다. 올해 초 만들어진 다음의 ‘꿈나무(kids.daum.net)’에는 사이트에 접속중인 어린이들끼리 실시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또래온 서비스’가 있다.선생님 자문단이 있어 어린이들에게 조언도 해준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1일부터 14세 미만의 어린이를 위한 개인정보 보호 서비스인 ‘키즈 패스포트(Kids.passport.net)’를 시작했다. 윤창수기자 geo@
  • 사스 공포...베이징은 / 아파트 소독냄새 진동… 민간요법 성행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베이징(北京)시민들에게 올해 4월은 참으로 잔인한 달이다.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재앙이 엄습한 베이징은 거리마다 마스크 행렬이 이어지고 기차역들은 사스를 피해 탈출하려는 사람들로 초만원이다.화려한 밤거리를 자랑하던 창안지에(長安街) 빌딩들도 하나 둘씩 불빛이 꺼지기 시작했고 번쩍이는 네온사인이 유혹했던 삼리둔(三里屯) 카페촌 거리도 아베크족들의 발걸음이 끊기면서 어둠의 거리로 변하는 중이다.스모그가 가득한 희뿌연한 하늘은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짓누르고 있고 공중을 떠다니는 꽃가루만큼이나 유언비어들이 꼬리를 물고 있는 곳이 지금의 베이징이다.‘21세기 페스트’라는 사스 태풍의 핵에 있는 베이징 시민들은 과연 이 사태를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또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베이징 시민들의 24시’를 알아봤다. 사스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하이덴취(海淀區)의 화웬루(花園路) 무단웬(牡丹園) 아파트.이틀전 바로 옆동에서 사스 환자 2명이 실려가 한바탕 소동을 치렀지만 29일 아침은 비교적 조용했다. 경비원들이 아파트 바닥을 열심히 소독하는 가운데 시장 바구니를 든 젊은 주부 한 두명이 보일 뿐이다. 아파트 입구 옆 게시판에는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알리는 사스예방 요령이 빼곡히 적혀 있다.엘리베이터와 복도 등 아파트 전체는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른다.평소에 꽁꽁 잠겨 있어 전자 카드로만 열수 있는 아파트 보안문도 사스 파문 이후에는 통풍을 위해 활짝 열려 있다. 이곳 아파트 1201호에는 궈즈창(郭志强·56)과 부인 리핑(李萍·54) 단둘이서 산다.중국은행 직원인 아들(32)은 2년전 호주 시드니 주재원으로 갔다고 한다.궈는 “사스가 무서워 가급적 외출을 하지 않는다.”며 “빨리 사스가 없어져 마스크 없이 마음 편히 산책이나 하고 싶다.”고 소망을 전한다. 이들 부부는 며칠전 사스 예방약으로 알려진 중약(中藥) 3일분을 복용했고 창문들을 활짝 열어 놓은 채 매일 소독약으로 집안 청소를 한다. 아침 저녁으로 체온계로 온도를 재는 자가진단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귀가 시 소금물로 입과 코를 헹구는것도 습관이 됐다.하루빨리 사스의 ‘악몽’에서 벗어나고픈 희망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중국 가정에서의 사스 예방 특별한 예방약이 없는 상황에서 중국가정에서는 민간요법이 성행하고 있다.초기 병균을 죽이기 위해 식초를 태워 실내를 훈제하는 방법부터 효험이 있다는 포장용 탕약까지 갖가지 수단이 동원된다. 호흡기 질환의 1인자로 알려진 주언핑안(周平安) 베이징대학교 교수(중의학)를 비롯해 내로라하는 ‘고수’들의 중의(中醫) 처방전들이 인기를 얻고있다. 사스 초기 수십가지의 처방이 난무하자 중의약 관리국에서 가장 믿을만한 ‘참고 처방’ 6가지를 권고,일반 약국에서 포장 탕약으로 시판중이다.사스 치료보다는 주로 면역성을 향상시키는데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사스 파문초기 규정가격의 수십배가 뛰었으나 당국은 하루분에 6(900원)∼8위안(1200원)까지 최고가격제를 시행 중이다.위반 업소에 영업 정지 등의 강력한 제재가 뒤따른다. 외출할 때면 4∼12위안짜리 마스크(12겹에서 24겹)와 장갑(1회용 비닐)은 필수다.최근 사스가눈으로 감염될 수 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보안용 안경까지 등장했다. 매일 집안을 소독하고 외출에서 돌아와 손을 씻는 일도 거르지 않는다.인터넷 상의 “위생 관념에 둔감했던 우리 중국인들에게 커다란 계기가 됐다.”는 반성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사스공포증에 시달리는 시민들 베이징 당국이 각 지역에 개설한 ‘사스 문의센터’에는 하루에도 수만통이 걸려 온다.대개 내용은 “이틀째 목이 아픈데 사스가 아닐까요.”,“마른 기침을 한지 며칠됐고 온몸이 맥이 없어요.” 등이다. 마른 기침이나 재채기,발열 등 감기 증상만 보여도 사스로 연결짓는 ‘사스 공포증’은 곳곳에 만연돼 있다.이 때문에 요즘 우울증과 불면증 환자가 늘고 있는 것도 새로운 현상이다. 연세당 중의병원 이재득 원장은 “하루종일 마스크를 착용해 머리가 아프고 사스 걱정에 시달리다보니 정신적으로 불안한 사람이 많아졌다.”고 원인을 진단했다. 베이징 시민들의 필수품이 된 핸드폰 연락망도 수시로 가동된다.비싼 전화보다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지방에 있는 친척·친구들과 문안 인사를 주고 받는 모습들도 자주 눈에 띈다.유언비어의 상당부분도 문자 메시지를 통해 유포되는 실정이다. 은행이나 백화점 등 공공장소에서 직원들은 전원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돼 있다.공공버스 기사나 매표원들도 마스크에 비닐장갑으로 무장하고 있다.이들은 한결같이 “숨이 막혀 죽겠다.”고 하소연한다. ●인터넷 속의 사스 중국에서 유명한 포털사이트(www.shou.com)의 채팅방은 페이댄(非典·사스)이란 단어가 가득하다.중국인들은 사스라고 부르기를 꺼린다.발음대로 하면 ‘사스(殺死·죽인다)’로 들리기 때문이다.비전형 폐렴(非典型 肺炎)이나 줄여서 페이댄(非典)이라 한다. 채팅방에는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온다.사스 사태가 중국인들의 비위생적 습관과도 무관치 않다는 반성의 소리도 들린다.(올바른 위생습관을 갖는 계기가 됐다….) 중국 정부에 대한 불신감도 가감없이 드러난다.매일 발표하는 사스 환자·사망자 발표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카더라’류의 유언비어가 사라지지 않고있다.(사스 정황에 대한 진실 여부를 알고싶다.정부는 사실을 보도하지 않는다.우리를 속이고 있다….) 매점 매석을 자행하는 상인들에 대한 통렬한 비난도 많았다.(사스로 횡재하려고 물가를 올리는 상인들의 간사한 얼굴을 보게 됐다….) ●사스가 낳은 새로운 풍속도 사스파문으로 직장이 일시적으로 휴업에 들어가고 극장이나 인터넷 카페 등 오락시설이 일제히 문을 닫으면서 베이징에는 다양한 풍속도가 생겨났다. 베이징 부유층들은 인근 골프장이나 골프 연습장으로 몰리고 있다.동원여행사측은 “적당한 운동이 면역력을 기른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고 사스 감염의 위험도 없는 골프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베이징 시내에서 30∼40분 거리에 있는 향촌(鄕村)·명십삼릉 등 골프장들은 평소보다 30∼40%가량 손님들이 느는 등 ‘사스 특수’를 톡톡히 보고 있다. 사스 공포로 텅빈 길거리와 반대로 집안에 박혀 있는 시민들은 온라인 게임과 인터넷 열풍에 휩싸여 있다.채팅방에는 “과거와 달리 인터넷 접속이 어렵다.”는 푸념들이 많이올라온다. 딱히 오락거리를 찾지 못하는 시민들은 DVD나 CD를 통한 영화 시청이 그나마 위안이다.직장인들의 재택근무가 늘면서 노트북과 컴퓨터 판매가 늘고있는 것도 새로운 현상이다. 170만명에 달하는 초·중·고등학교의 휴교로 주부들은 더욱 바빠졌다.새달 7일 휴교기간까지‘한 보따리’ 가져온 숙제 때문이다.웬만한 집에서는 공부하라고 다그치는 주부들과 ‘소황제’(小皇帝·외아들)와의 실랑이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갈 곳없는 가장들의 귀가시간이 빨라지고 일시 휴업하는 회사들이 늘면서 부부들이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반면 노인들의 생활은 큰 변화가 없는 듯했다.젊은이들이 사스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차오양취(朝陽區) 공런티위관(工人體育館)이나 차오양공위웬(朝陽公園) 등 공터에는 아침이나 저녁무렵 노인들이 기(氣) 체조 일종인 타이지취앤(太極拳)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된다.마스크를 착용한 노인들은 젊은이과 비교해서 상당히 적은 숫자다. 마늘과 파가 사스 면역력을 높인다는 보도가 나오자 시장에는 품귀 현상을 빚고있다.“한국인들이 김치를 먹어 사스에 안걸린다.” 외신보도가 나오자 입소문이 돌면서 중국인들이 김치 구입을 늘리고 있어 ‘사스 예방식품’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oilman@
  • [젊은이 광장] 대학가 무임승차 유감

    출근하는 직장인들로 꽉 찬 버스가 정거장에 섰다.운전기사는 승객을 더 태우지 못하고 내리는 사람을 위해 뒷문만 열었다.문이 열리자 밖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모두 뒷문으로 몰렸고 운전기사는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이봐요,타지 말라니까.요금도 내지 않을 거 잖아요.”운전기사의 말대로 이들 중 내릴 때 요금을 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공짜로 버스를 탄 운 좋은 사람들.경제학에서는 이를 ‘free rider’,즉 ‘무임승차자’라고 부른다.‘재화의 소비로부터 이득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가 지불을 회피하는 행위자’를 일컫는다. 제대로 된 사회에서는 투입(input)과 산출(output)의 관계가 엄격해야 한다.하지만 현실에서는 자기가 일한 만큼 받는 사례가 그리 많지 않다. 대학도 마찬가지다.요즘 대학 수업에서는 전공을 불문하고 팀 프로젝트인 조별발표의 형식으로 몇 명이 조를 짜 공동으로 작업하는 숙제가 많아지는 추세다.수업에 따라 조별과제가 시험으로 대체되기도 하고,성적에 반영되는 비중도 크다.조원들이 팀워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타인과의 ‘협동’을 빌미삼아 이에 편승하는 무임승차자들 때문에 팀 프로젝트가 그리 반갑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이들은 어차피 공동 작업한 결과로 평가를 받으니 굳이 힘들게 참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하지만 자기의 불성실로 나머지 조원들이 몇배나 더 힘들다는 점은 간과하고 있다.조원들은 무임승차자에게 느끼는 서운함과 배신감으로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낙담하게 된다.결국 성실한 사람만 피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사정을 눈치챈 교수님들은 평가과정에서 무임승차자를 솎아내기 시작했다.지난해 수강했던 한 수업에서 교수님은 선의의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한가지 방안을 제시했다.교수님은 모든 학생에게 ‘본인을 뺀 나머지 조원들의 과제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점수를 내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다른 교수님은 조별모임 일지를 반드시 작성·제출할 것을 요구했다.몇 차례 모임을 가졌고,참석자는 누구였으며,누가 어떤 작업을 담당했는지를 적어야 했다.두가지 방법 모두 공정하긴 하지만 일부 무임승차자 때문에 자율성이 퇴색됐다는 씁쓸함은 지울 수 없었다. 팀 프로젝트뿐만이 아니다.학기 초 학생회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등록금 투쟁’도 무임승차자의 정거장이다.학생회 소속 친구들을 주축으로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지만 정작 ‘수혜자’인 대다수 학생은 무관심하다.속으로는 모두 등록금이 내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하지만 내가 아니더라도 남이,학생회 간부가 운동을 해줄 텐데 굳이 나설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것이다. 지금 당장 무임승차해서 뭔가 이익을 챙겼지만,언젠가 다른 사람의 무임승차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나의 이기적인 행동은 서로 믿지 못하는 불신만 낳는다.노력하지 않고 전체 선(善)의 총량에 기대려 한다면 의욕적으로 일할 맛이 나지 않을 것이다.인간은 받은 만큼 베풀 줄도 아는 존재다. 서 주 원 이화여대 웹진 Dew 전 편집장
  • 초등생 학습태도 평생 간다

    할 수만 있다면 공부도 대신 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다.그럴 수 없기 때문에 부모들은 “공부해라.”는 잔소리를 매일 하지만,그렇게 효과봤다는 부모는 없다. 그런 부모들에게 ‘작전’을 바꿔 아이들의 학습 태도를 바로잡아 줄 것을 권하는 책이 있다.‘초등학생 학습혁명’(김숙희·송숙희 공저)은 평생을 좌우한다는 초등학교 때의 학습 태도를 바로잡는 비법을 세세하게 가르쳐준다. 우선 “엄마의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부모의 변화를 강조한 후 2∼3주 동안 한두 가지씩 잘못된 태도를 바로잡을 것을 권한다. 책에 따르면 우선 아이의 공부하는 태도를 관찰한 후 문제점을 기록,그것을 아이에게 보여줘라.그다음,제일 먼저 고쳐야 할 태도를 아이에게 세 가지 정도 스스로 정하도록 한다.첫 주에는 ‘책상 앞에 앉아서 놀지 않기’‘알림장 성의껏 써오기’‘책상 앞에 앉아 숙제하기’ 등 아이가 정한 것을 실천하도록 약속하는 것이다.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는 실천11계명 가운데 가장 먼저 할 것으로 ‘자신감을 심어 줘라.’고 충고하고 있다.자신감이 생기려면 ‘해냈다.’는 뿌듯함을 맛봐야 하므로 아이가 그런 체험을 하도록 이끌어 줘야 한다. 엄마가 꼭 알아야 할 다음의 여섯 가지도 실천 사항이다.▲남에게만 맡기지 말고 엄마가 직접 챙겨라.▲ 학교 숙제,대신 해 주어서는 안 된다.▲자료를 찾는 방법과 요약하는 방법을 가르쳐라. ▲아이들은 컴퓨터로 공부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인터넷은 엄마가 활용할 때 100배 효과를 발휘한다.▲뚜렷한 목표가 없다면 학습지는 당장 끊어라.조선일보사.9500원. 허남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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