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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와 AI에 올인… 이재용, 메타·아마존·퀄컴 CEO와 연쇄회동

    반도체와 AI에 올인… 이재용, 메타·아마존·퀄컴 CEO와 연쇄회동

    미국 출장길에 올랐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메타·아마존·퀄컴 등 빅테크 최고경영자(CEO)와 잇달아 만나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위기 극복과 미래 경쟁력 확보라는 삼성의 당면한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최대한 가동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시가총액 순위가 뒤바뀔 정도로 빅테크 간 경쟁이 치열한 미국 현지에서 삼성은 종합 반도체 회사의 강점을 강조하는 파운드리(위탁생산) 전략으로 고객사 확보에 나섰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주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이날 오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도착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이동통신사 버라이즌 CEO와 만나는 등 동부(뉴욕·워싱턴) 일정을 소화한 이 회장은 서부로 이동해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를 차례로 만났다. 이 회장은 지난 10일 미국 새너제이의 삼성전자 미주총괄(DSA) 사옥에서 진행된 퀄컴 경영진과의 미팅에선 AI 반도체, 차세대 통신칩 등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튿날 저커버그 자택을 찾아간 이 회장은 저커버그와 4개월 만에 다시 만나 AI, 증강현실, 가상현실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지난 2월 방한 당시 삼성의 영빈관인 승지원에 초대됐던 저커버그가 이 회장을 초청한 자리로 앞으로 삼성과 메타는 AI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귀국 전 시애틀로 이동한 이 회장은 아마존 본사에서 재시 CEO와 생성형 AI, 클라우드컴퓨팅 등 아마존의 주력 사업과 관련한 시장 전망을 공유하고 양사 간 추가 협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아마존은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 삼성 반도체의 핵심 파트너 중 한 곳이다. 이 자리에는 전영현 DS(반도체)부문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한진만 미주총괄 부사장 등 삼성전자 반도체 경영진이 함께했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 기간 동안 팹리스(반도체 설계) 등 시스템반도체 기업 관계자와도 미팅을 갖고 파운드리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파운드리는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1위 업체인 대만 TSMC와의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삼성전자의 세계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11.0%로 TSMC(61.7%)와의 차이가 50.7%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에 삼성은 선두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미세 공정 경쟁에서 첨단기술 개발로 차별화를 꾀하면서 메모리·패키징과 통합한 ‘원스톱’ 서비스로 칩 개발부터 생산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 회장이 직접 참석하진 않았지만 이날 DSA에서 진행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에서 삼성의 파운드리 로드맵이 공개됐다. 삼성은 2027년 1.4나노(㎚·1㎚는 10억분의1m) 공정 양산 일정을 재확인하면서 “목표한 성능과 수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력선을 웨이퍼 앞면이 아닌 후면에 배치하는 ‘후면전력공급’ 기술을 도입한 2나노 공정(SF2Z)을 2027년까지 준비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후면전력공급 기술은 상용화 사례가 없는 고난도 기술로 전류 흐름을 불안전하게 만드는 현상을 줄여 고성능 컴퓨팅 설계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맞춤형 AI 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이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내년에는 기존 4나노 공정 대비 소비전력·성능·면적(PPA) 경쟁력이 향상된 새 공정(4나노 SF4U) 양산도 예정돼 있다. 3나노 공정에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처음 적용한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2세대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은 기조연설에서 “AI를 중심으로 모든 기술이 혁명적으로 변하는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AI 구현을 가능하게 하는 고성능·저전력 반도체”라면서 “고객이 필요한 원스톱 AI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시간 걸려도 방향부터”… ‘캡틴 손’의 충언

    “시간 걸려도 방향부터”… ‘캡틴 손’의 충언

    손흥민 “감독 보다 ‘어떤 축구’ 고민위치·균형 다듬으면 결과 좋을 것”‘임시’ 김도훈 체제 2승 8득점 역할새 얼굴 7명 발탁해 세대교체 발판3차 예선 18개국 확정… 北·인니도 표류하던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의 방향키를 잡은 김도훈호가 세대교체의 희망과 공격진 질서 정리라는 숙제를 남기고 3주간의 짧은 항해를 마쳤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오리무중인 정식 감독 선임에 대해 “시간이 걸려도 명확한 방향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12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일정이 모두 끝나면서 두 번째 임시 사령탑 체제를 마감했다. 지난달 20일 지휘봉을 잡은 김도훈 전 감독은 2경기 2승 8득점 무실점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 일본, 이란 등 강팀과 맞붙지 않는 최상의 시나리오로 한국을 3차 예선에 올려놓았고 7명의 새로운 선수를 발탁해 세대교체의 발판을 놨다. 김 전 감독의 지도하에 공격의 핵인 손흥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사이에 냉랭했던 분위기도 말끔히 사라졌다. 지난 6일 싱가포르 원정(7-0 승)에서 각각 2골씩 넣은 두 선수는 지난 11일 중국과의 홈경기(1-0 승)에서 결승골을 합작한 뒤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눴다. 공격수 주민규(울산 HD)와 미드필더 배준호(스토크시티)는 나란히 A매치 데뷔골을 터트리며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동안 조규성(미트윌란), 이재성(마인츠)의 대안이 마땅치 않았는데 두 명의 다크호스가 경쟁 구도에 불을 붙일 전망이다. 수비진에서는 조유민(샤르자), 황재원(대구 FC), 박승욱(김천 상무) 등이 가능성을 보여 줬다. 황희찬(울버햄프턴)의 기용 방안 등의 과제도 남았다. 김 전 감독은 중국전에서 공격 속도를 살리기 위해 손흥민과 포지션이 겹치는 황희찬을 최전방에 배치했다. 그러나 중국이 수비진을 뒤로 물리면서 황희찬의 주변 공간을 틀어막았다. 전반 막판 손흥민이 전방, 황희찬이 왼쪽으로 위치를 바꿨으나 효과가 없었다. 결국 김 전 감독은 후반 26분 주민규를 투입했고 곧바로 득점에 성공했다. 90분 동안 슈팅을 기록하지 못한 황희찬은 “스스로 많이 실망스럽고 아쉽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무릎 수술을 받은 조규성이 복귀했을 때 주민규, 황희찬과 조화를 이룰 전술도 필요하다. 김 전 감독은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임시 체제는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부담이 큰데 선수단을 이끌기는 어려운 자리”라며 대표팀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선수들이 역습도 잘하지만 기본적으로 공을 소유하면서 공격을 전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며 “위치 선정과 공수 균형을 다듬으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손흥민도 “어떤 축구를 구현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점유율을 높이는 기본 틀 안에서 팀 규칙을 바탕으로 약속된 플레이를 펼쳐야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3차 예선에 진출하는 18개 팀이 모두 가려졌다. 일본, 이란, 호주 등이 어김없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홈경기 개최 거부 소동을 일으켰던 북한 등도 극적으로 합류했다.
  • 손흥민 “명확한 방향 정해야”…‘임시 감독 끝’ 대표팀, 황희찬 활용 방안 과제도

    손흥민 “명확한 방향 정해야”…‘임시 감독 끝’ 대표팀, 황희찬 활용 방안 과제도

    표류하던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의 방향키를 잡은 김도훈호가 세대교체의 희망과 공격진 질서 정리라는 숙제를 남기고 3주간의 짧은 항해를 마쳤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오리무중인 정식 감독 선임에 대해 “시간이 걸려도 명확한 방향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12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일정이 모두 끝나면서 두 번째 임시 사령탑 체제를 마감했다. 지난달 20일 지휘봉을 잡은 김도훈 전 감독은 2경기 2승 8득점 무실점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 일본, 이란 등 강팀과 맞붙지 않는 최상의 시나리오로 한국을 3차 예선에 올려놓았고 7명의 새로운 선수를 발탁해 세대교체의 발판을 놨다. 김 전 감독의 지도하에 공격의 핵인 손흥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사이에 냉랭했던 분위기도 말끔히 사라졌다. 지난 6일 싱가포르 원정(7-0 승)에서 각각 2골씩 넣은 두 선수는 지난 11일 중국과의 홈경기(1-0 승)에서 결승 골을 합작한 뒤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눴다. 공격수 주민규(울산 HD)와 미드필더 배준호(스토크시티)는 나란히 A매치 데뷔골을 터트리며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동안 조규성(미트윌란), 이재성(마인츠)의 대안이 마땅치 않았는데 두 명의 다크호스가 경쟁 구도에 불을 붙일 전망이다. 수비진에서는 조유민(샤르자), 황재원(대구 FC), 박승욱(김천 상무) 등이 가능성을 보여 줬다.황희찬(울버햄프턴)의 기용 방안 등의 과제도 남았다. 김 전 감독은 중국전에서 공격 속도를 살리기 위해 손흥민과 포지션이 겹치는 황희찬을 최전방에 배치했다. 그러나 중국이 수비진을 뒤로 물리면서 황희찬의 주변 공간을 틀어막았다. 전반 막판 손흥민이 전방, 황희찬이 왼쪽으로 위치를 바꿨으나 효과가 없었다. 결국 김 전 감독은 후반 26분 주민규를 투입했고 곧바로 득점에 성공했다. 90분 동안 슈팅을 기록하지 못한 황희찬은 “스스로 많이 실망스럽고 아쉽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무릎 수술을 받은 조규성이 복귀했을 때 주민규, 황희찬과 조화를 이룰 전술도 필요하다. 김 전 감독은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임시 체제는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부담이 큰데 선수단을 이끌기는 어려운 자리”라며 대표팀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선수들이 역습도 잘하지만 기본적으로 공을 소유하면서 공격을 전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며 “위치 선정과 공수 균형을 다듬으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손흥민도 “어떤 축구를 구현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점유율을 높이는 기본 틀 안에서 팀 규칙을 바탕으로 약속된 플레이를 펼쳐야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3차 예선에 진출하는 18개 팀이 모두 가려졌다. 일본, 이란, 호주 등이 어김없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홈경기 개최 거부 소동을 일으켰던 북한 등도 극적으로 합류했다.
  • 윤리규범·관계소통·사회문화… AI 시대 대응할 인문학 한눈에

    윤리규범·관계소통·사회문화… AI 시대 대응할 인문학 한눈에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압승을 거두면서 AI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세돌과 알파고 대국이 있은 지 불과 6년 뒤인 2022년 말 챗GPT가 공개되면서 이제 생성형 AI는 누구나 사용하는 세상이 됐다. 이런 추세에 맞춰 학계는 물론 대중을 대상으로 한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 유행을 따르거나 개별적 주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AI의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인공지능 인문학’이라는 틀에서 AI 시대 전체를 개괄할 수 있는 학술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에서 기획·연구·집필한 ‘인공지능인문학 학술총서’(태학사)가 최근 출간됐다.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모여 7년 동안 이뤄 낸 학제적 연구의 성과물인 총서는 ▲인공지능 윤리규범학 ▲인공지능 관계소통학 ▲인공지능 데이터해석학 ▲인공지능 기술비평학 ▲인공지능 사회문화학 5권으로 구성됐다. 학술서이지만 일반인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까지 갖추고 있다. 1권 ‘인공지능 윤리규범학’에서는 AI가 우리 삶에 들어오면서 나타날 수 있는 일들과 규제를 다룬다. 흔히 AI 윤리라고 하면 교통사고를 낸 자율주행차, 살인을 목적으로 만들어 낸 전투용 로봇, 애인 행세를 하는 AI에게 버림받은 사람 등 SF에서 볼 법한 흥미 위주의 사례를 떠올린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AI는 윤리적 주체가 될 수 있나’, ‘AI 윤리는 발전하는 기술의 발목을 잡는 성가신 존재일까’ 같은 본질적 문제를 마주한다. 저자들은 ‘기술·윤리’의 관계는 실제로 ‘기술·기업·윤리’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술과 윤리라는 긴장 관계 뒤에 숨어 드러나지 않는 기업과 자본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윤리가 소외된 기술의 전형으로 2020년 12월 출시된 AI 챗봇 서비스 ‘이루다’ 사태를 지적하며 ‘무엇보다 윤리적이지 않은 토양의 사회’에서 “윤리는 기술 설계의 기획, 형성, 발전 단계 내에 이미 포함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 관계소통학’에서는 참여·개방·공유를 통해 인간들끼리 연결됐던 웹 2.0시대를 지나 현재 사람과 사람을 넘어 사람과 사물, 인공지능으로까지 확장되는 웹 3.0시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말한다. 서비스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비판받는 키오스크도 사실은 감정 노동자의 상처를 줄이기 위해 등장한 것이고, 챗봇 같은 소셜 로봇 역시 소외된 사람들의 외로움을 덜기 위해 개발되기 시작했다. 사회가 초연결을 지향하면서 점점 인간화되는 AI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인류의 새로운 숙제가 됐다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마지막 권인 ‘인공지능 사회문화학’에서는 AI가 인간의 삶에 들어온 이후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는지를 꼼꼼하게 짚어 본다.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는 창조성까지 넘보는 AI의 발전을 기술 문화, 대중문화, 예술 및 시각문화 등 세 영역으로 나눠 AI 시대의 인간의 역할까지 논의의 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저자들은 “이번 총서는 AI의 현재와 미래를 피상적으로 살펴보는 것을 넘어 AI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인문학 자체의 위상과 역할을 재고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10명 중 7명 ‘사교육 뺑뺑이’… 어렵게 낳아, 불행하게 키운다

    10명 중 7명 ‘사교육 뺑뺑이’… 어렵게 낳아, 불행하게 키운다

    삶의 만족도 10점 만점에 7.14점스트레스 대단히 많음 0.9→1.2%5% 일상 중단 할 정도 우울감 느껴복지부 “아이들 놀 권리 강화해야”3차 아동정책기본계획 수립 추진 아이들의 놀 권리와 신체활동·정신건강·비만 지수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10명 중 7명이 사교육을 받고, 비만율은 5년 새 4배 이상 증가했다. 4.9%의 아이들은 우울감을 경험했고, 2.0%는 자살을 생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저출생에 따른 ‘인구절벽’을 걱정하면서도 정작 낳은 아이들은 행복하게 길러 내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9~12월 전국 18세 미만 아동을 양육하는 5753가구에 방문해 실시한 ‘2023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18년 이후 5년 만에 실시됐다. 2023년 아동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7.14점으로 2018년 6.57점과 비교해 0.57점 올랐다. 세부 항목을 보면 ‘개인 관계’(7.54점)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반면 ‘건강’은 7.47점으로 2018년(7.62점)보다 떨어졌고, ‘미래 안정성’(6.75점)은 전체 항목 중 점수가 가장 낮았다. 건강과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 아이들이 자라고 있다는 의미다.모든 수치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었다. 9~17세 아동 10명 중 7명은 방과 후 ‘학원 뺑뺑이’를 돌았다. 69.0%가 영어, 68.9%가 수학, 34.8%가 국어 학원에 다녔다. 6~17세 아동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2018년 31만 6600원에서 지난해 43만 5500원으로 올라 부모의 등골도 휘었다.42.9%는 방과 후 친구들과 놀이터나 PC방에서 놀고 싶어 했지만 ‘실제로 놀았다’는 아이는 18.6%에 그쳤다. 2018년에는 ‘희망’(32.7%)과 ‘실제’(13.8%)의 격차가 18.9% 포인트였으나 지난해에는 24.3% 포인트로 더 벌어졌다.주중 앉아 있는 시간이 2018년 524분에서 2023년 636분으로 늘다 보니 아이들은 점점 살이 쪘다. 과체중 비율이 20%를 넘어섰고, 특히 9~17세 아동의 비만율은 2018년 3.4%에서 지난해 14.3%로 4배 이상 늘었다. 하루 수면 시간은 같은 기간 8.29시간에서 7.93시간으로 줄었다.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가중되면서 정신건강 고위험군 아동이 증가했다. 9~17세 중 ‘스트레스가 대단히 많은 아동’이 2018년 0.9%에서 지난해 1.2%로 늘었고, 자살 생각을 한 아동은 1.3%에서 2.0%로 증가했다. 이번 조사에 처음 도입된 우울감 경험률(최근 12개월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경우)은 4.9%로 조사됐다. 스트레스의 주요 요인은 숙제·시험(64.3%), 성적(34%)으로 나타났다. 현수엽 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아이들의 신체활동과 놀 권리 강화가 필요하다”며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3차 아동정책기본계획(2025~ 2029년)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 [세종로의 아침] ‘두 번째’ 트럼프, 더 위험할까

    [세종로의 아침] ‘두 번째’ 트럼프, 더 위험할까

    문재인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를 보면 트럼프 집권 2기도 별다른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문 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괴팍한 성격이라고 알려져 있었지만, 막상 만나 보니 매우 잘 대해 주었다”고 평가했다. 첫 통화도 정중했고, 대면 만남에서도 처음에 공격적인 질문을 몇 가지 하더니 문 전 대통령의 답이 괜찮았는지 굉장히 친근하게 대했다고 밝혔다. 자기 의견을 솔직하게 직설적으로 말해 주니 오히려 상대하기 쉬웠고, 서로 감정이 상한 적도 없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스스로 두 사람 사이에 대해 “최상의 ‘케미’(궁합)”라고 여러 번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두 사람 간의 ‘케미’를 떼놓고도 문 전 대통령은 한미 관계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사드 배치와 북핵 문제 등 세 가지 큰 현안을 영리하게 잘 풀어냈다. 2017년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한미 FTA 개정 협상은 양쪽 모두에게 ‘윈윈’이 됐다. 미국 측은 FTA 재협상에서 한국산 픽업트럭 무관세를 20년 뒤로 늦춘 것을 성과로 내세웠는데, 결과적으로 양국 모두 상대국에서의 자동차 판매 대수 및 비중이 높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인 2019년 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 때 당시 한국 분담금의 6배에 가까운 50억 달러(약 6조 8500억원)를 내라고 요구했다. 터무니없는 요구로 교착되던 협상은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인 2021년 8억 6000만 달러(1조 1833억원)에 타결됐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하노이 회담이 ‘노딜’로 끝나기는 했지만, 싱가포르에서 열린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70년 동안 적대하고 싸웠던 양국이 마주 보는 역사적인 장면을 만든 것은 의미 있는 성과였다. 트럼프 1기 때 한국 정부가 풀어내야 했던 숙제들은 2기 때도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트럼프의 ‘경제 책사’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최근 무역협정은 영원하지 않다고 말해 한미 FTA의 ‘재재협상’을 암시했다. 미국을 보호주의와 고립주의로 이끈 라이트하이저는 1년 전 펴낸 저서 ‘공짜 무역은 없다’를 통해 중국 공산당의 위협을 경고했다. 트럼프 2기에 미중 패권 경쟁이 더 격화될 것임은 명약관화하다. 미중 관계가 나빠져서 어느 한쪽에 줄 서라는 강요를 받을 때는 ‘전략적 모호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문 전 대통령은 제안했다. 그는 “전략적 모호함은 비겁한 태도가 아니라 외교적 현명함”이라고 설명했다. 주한미군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은 부자 나라”라며 철수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제 그의 곁에는 “주한미군은 세계 3차대전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입을 막았던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같은 참모도 없다. 집권 2기 트럼프의 참모들은 더이상 그의 독재적 성향을 억제했던 ‘백악관의 어른들’이 아닐 것이다. 북핵 문제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집권 2기 외교안보의 핵심 의제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노딜’로 끝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은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 참모진의 반대로 좌절됐다는 것이 문 전 대통령의 회고다. 실용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반대로 북한을 ‘악의 축’으로 생각하는 공화당 네오콘(신보수주의자) 때문에 트럼프가 어쩔 수 없었다고 봤다. 훨씬 강하고 급진적일 것이라고 예측되는 두 번째 트럼프도 마음을 다해 당당하게 대한다면 그리 위험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윤창수 국제부 전문기자
  • “월수입 최대 1100만원”…중국서 떠오르는 이 직업

    “월수입 최대 1100만원”…중국서 떠오르는 이 직업

    중국 어린이들의 학업과 사회적 성공에 대한 압박이 커지면서 전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아동 성장 동반자’라는 직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아동 성장 동반자는 아이들에게 전 과목을 가르치고 숙제를 돕는 것 외에도 과외 활동 조직과 장기 자랑, 그림 그리기 대회 등 각종 행사를 준비하는 것을 돕는다. 이들은 보통 한 달에 1만 위안(약 189만원)에서 2만 위안(약 378만원)을 받는데 일부 고학력자들은 최대 6만 위안(1135만원)까지 받는다. 상하이 일류 대학에서 국제관계학과를 전공했다는 슈라라는 여성은 대학 졸업을 2년 앞두고 유치원생 아들을 둔 사업가 집에서 아동 성장 동반자 일을 했다고 한다. 아이의 어머니는 슈라가 아들을 영어로 지도하고 아이가 참석하는 과외 활동에 참석할 것을 요청했다. 슈라는 “아이들이 좋은 삶을 살 수 있게 돕고 긍정적인 학습 습관을 형성하며 올바른 가치관을 개발하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두기 때문에 가정부나 가정교사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지원자에게 필요한 것과 관련해서는 “최소 조건은 유치원에 대한 배경지식과 고등 교육 학위, 능숙한 영어 실력이며 제2외국어나 악기 연주 등 다른 기술도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동 성장 동반자의 대부분은 여성이지만 일부 미혼모 가정의 경우 아이에게 남성의 역할을 알려주기 위해 남성을 고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경우 사생활 보호를 위해 남성 동반자에게 임대 아파트를 얻어준다고 슈라는 설명했다.
  • 고급화와 전동화로 ‘쿨한 현대차’ 변신… 미래 모빌리티 이끈다 [2024 재계 인맥 대탐구]

    고급화와 전동화로 ‘쿨한 현대차’ 변신… 미래 모빌리티 이끈다 [2024 재계 인맥 대탐구]

    1998년 주변 만류에도 기아 인수최단 기간에 법정관리 탈출 기록정몽구 ‘품질 경영’으로 체질 개선정의선 ‘디자인 경영’으로 더 도약제네시스 성공시켜 고급화 완성전기차 플랫폼 E-GMP 개발 호평낮은 지분율·GBC 암초 등 풀어야 “현대차그룹은 어떻게 그렇게 ‘쿨’해졌나.” 지난해 5월 22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제목의 기사를 통해 “과거 저가 브랜드로 알려져 있던 현대차·기아가 경쟁사들을 긴장하게 하는 전기차 혁신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평했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미국 시장의 ‘언더독’(경쟁에서 열세에 있는 약자)이었던 현대차그룹이 전기차의 정체성 그 자체인 테슬라에 도전장을 내밀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는 것이다. WSJ는 신속한 의사결정 시스템과 적극적인 인재 영입을 바탕으로 전동화(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의 동력원을 전기장치로 전환하는 것)에 발빠르게 대처한 것을 비결로 꼽았다.●美시장 언더독서 전기차 선도기업으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 대비 6.7% 증가한 약 730만 4300대를 팔아치우며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자동차 판매량 세계 3위를 수성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은 각각 15조 1270억원, 11조 6080억원으로 합산 26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올해 1분기에도 현대차는 모두 100만 6767대를 판매하며 역대 1분기 중 최대 매출인 40조 6585억원, 영업이익 3조 5574억원을 기록했다. 기아도 같은 기간 76만 515대를 판매, 매출 26조 2129억원, 영업이익 3조 4257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순항 중이다. 역설적이게도 WSJ가 언급한 신속한 의사결정 시스템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정몽구(86)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시절의 수직적인 조직문화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이 현재와 같은 형태가 된 건 2000년이다. 앞서 정몽구 명예회장은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볼륨을 키워야 한다는 판단으로 1998년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아를 인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후 인수 첫해인 1999년에 기아를 흑자 전환하는 데 성공했고 2000년 2월 인수 15개월 만이라는 사상 최단 기간 내 법정관리 체제에서 벗어난 데 이어 같은 해 9월 현대차, 기아차(현 기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등 10개 계열사를 이끌고 현대그룹에서 독립, 국내 최초의 자동차 전문그룹인 현대자동차그룹을 출범시켰다.●정몽구, 아들을 오너 아닌 경영인으로 정 명예회장은 그룹 출범 직후 ‘품질경영’을 앞세우며 글로벌 완성차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기초체력을 길렀다. 이전까지 현대차는 미국 등에서 ‘싼 값에 타는 차’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정 명예회장은 생산, 영업, 사후서비스(AS) 등 부문별로 나뉘어 있던 품질 관련 기능을 묶어 품질총괄본부를 만들고 품질관리를 진두지휘했다. 이에 힘입어 2004년 현대차는 미국 컨설팅업체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IQS)에서 사상 처음으로 도요타를 제치며 일반 브랜드 부문 4위에 오르는 등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 정 명예회장은 또 아들 정의선(54) 현대차그룹 회장을 ‘낙하산 오너’가 아닌 경영인으로 키우는 데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일례로 정 회장이 2005년 사장직에 오를 당시만 해도 기아는 적자에 허덕이던 ‘험지’였다. 정 회장은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는 피터 슈라이어 전 아우디 수석 디자이너를 직접 영입하며 ‘디자인 경영’을 표방, 기아를 부활시키는 데 성공했다. 2015년 11월 출범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도 정 회장의 작품이다. 제네시스 초기 기획 단계부터 외부 인사 영입, 조직개편 등 모든 과정을 정 회장이 기획하고 주도한 야심작으로 꼽힌다. 제네시스는 출범 8년 만인 지난해 전 세계 판매량 100만대를 넘어서는 등 현대차 고급화의 일등 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로보틱스·자율주행 등 미래 먹거리로 2020년 회장에 취임한 정 회장은 외부인재를 적극 영입하고 기술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기존 내연기관차의 문법을 적극적으로 바꿔 나가고 있다. 전동화라는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격변이 오랜 기술과 노하우를 가진 기존 완성차 업체들을 앞설 수 있는 기회라는 판단에서다. 그 첫 단추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개발이었다. 정 회장 취임 직후였던 2020년 12월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의 뼈대가 된 E-GMP를 전 세계에 공개했다. 정 회장은 제품 개발 초기부터 주요 단계마다 직접 점검하며 각별히 공을 들였고 E-GMP 기반 신형 전기차 모델들은 잇따라 호평을 받으며 현대차·기아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선도 기업으로 올라서는 데 일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전동화뿐 아니라 로보틱스, 자율주행,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수소생태계 등 다양한 신사업으로 미래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올해로 회장 취임 4년차를 맞았지만 아직 그룹 지배력이 부족한 것은 풀어야 할 숙제다. 이와 맞물려 순환출자 구조 해소도 당면 과제로 남아 있다. 순환출자 구조에서는 특정 계열사의 문제가 다른 계열사에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10대 기업 중 유일하게 현대모비스(21.86%)→현대차(34.16%)→기아(17.54%)→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순환출자 해소는 산 넘어 산 정 회장은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0.32%만 보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개인 최대주주는 정몽구 명예회장(7.24%)이다.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 외에 현대차 2.67%, 기아 1.76%, 현대글로비스 20%, 현대위아 1.95%, 현대오토에버 7.33%, 이노션 2.0%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가 절실하다. 정 명예회장의 지분을 증여받거나 현대모비스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방안이 꼽히지만 양쪽 다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정 명예회장의 지분을 증여받으면 최소 7000억원이 넘는 세금을 내야 한다. 이렇게 증여를 받더라도 정 회장의 지분율은 8%가 채 안 되는 수준에 그친다. 정 회장이 기아(17.54%), 현대제철(5.88%), 현대글로비스(0.7%)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모두 매입할 경우 기존 지분을 합해 지분율 24.28%로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지만, 이 역시 6조원에 달하는 거금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 사업부 일부를 인적분할해 신설법인은 다른 계열사와 합병하고 존속법인은 지주사로 만드는 등의 지배구조 개편안 시나리오도 나온다. 이 경우 정 회장은 다른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새 지주사 지분율을 높일 수 있고 순환출자 고리도 해소할 수 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2018년 현대모비스를 투자·핵심부품 사업부문과 모듈·애프터서비스(AS) 부품 사업부문으로 쪼갠 뒤 모듈·AS 부품 사업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공개했으나 당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반대로 무산됐다. 정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이었던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건립도 암초에 부딪힌 상황이다. 2014년 현대차가 당시 4조원을 베팅한 삼성전자와의 경쟁 끝에 약 10조 5500억원을 들여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를 매입하며 시작된 GBC 사업은 유관 부처 간 입장 차로 수년간 공사가 지연돼 왔다. 최근에는 현대차그룹이 당초 계획이었던 105층 타워를 55층 건물 2개로 수정하는 과정에서 서울시와의 의견 대립에 부딪힌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디자인 변경일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시는 고층 랜드마크 건물 건립을 전제로 공공기여금 협상이 이뤄졌던 만큼 핵심 내용 변경에 따른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 “남산 고도제한 40m로 완화… 노후 주택 정비 등 도시의 틀 재정립” [민선 8기 2년, 서울 단체장에게 묻다]

    “남산 고도제한 40m로 완화… 노후 주택 정비 등 도시의 틀 재정립” [민선 8기 2년, 서울 단체장에게 묻다]

    조망점 찾아가 가상 그래픽 활용시에 정보 제공, 규제 완화 이끌어신당 10구역 재개발 조합 이후에중림동 398번지 일대도 의지 모아‘명동스퀘어’에 압도적 영상 준비중구 큰 그림에 이젠 세밀화 주력 “지난 30년간 중구 주민의 숙원인 남산 고도제한이 완화됩니다. 중구의 미래를 그리는 일이 비로소 시작됐죠.”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은 민선 8기 반환점인 취임 2주년을 앞둔 지난달 2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년 동안 직원들과 함께 노력한 결과 굵직한 사안에서 성과를 내 기쁘다”며 이같이 말했다. 명동, 을지로 등 서울 대표 상업지구가 모인 중구지만 이면엔 규제에 묶여 낙후한 주택도 적지 않았다. 중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김 구청장이 해결사로 나서 제안했고 중구 직원들이 발품을 팔아 확인한 결과 최대 20m로 제한됐던 건물 높이가 최대 40m까지 가능해졌다. 이달 말 서울시의 최종 결정 고시를 앞둔 남산 고도제한 완화는 “세운지구 재개발과 함께 도시 발전의 틀을 재정립할 기회”라고 김 구청장은 강조했다. 중구는 3일 주민들과 남산 고도제한 완화 성과 공유회도 열었다. 다음은 김 구청장과의 일문일답.-임기 전반기 가장 큰 성과는. “주민의 삶을 억제하고 도시 발전을 저해한 남산 고도제한 완화가 이제 눈앞에 다가왔다. 겨우 3~4층 건물만 지을 수 있었던 지역인데 역세권의 경우 15층까지 가능하다. 도시 발전의 틀을 재정립할 기회다. 서울 한가운데 위치한 중구는 각종 규제로 묶인 데다 땅값도 비싸 인구가 빠져나가는 공동화 현상이 숙제다. 대책 없이 손놓는다면 슬럼화를 피할 수 없다. 다산동 성곽길 아래쪽엔 규제에 묶인 낡은 집이 많고, 신당동 개미골목 동네는 골목이 한 사람 지나다닐 정도로 좁다. 결국 사람을 불러모으려면 살 만한 집이 많아야 하기에 임기 초부터 고도제한 완화와 도심 재정비에 집중했다. 그동안 주민들이 ‘도시 정비 사업이 과연 되겠어’라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면 이제는 새로운 변화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남산 고도제한 완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남산 고도제한은 주민 재산권과 남산 환경 보호, 조망권 사이에서 논란이 돼 왔다. 중구는 관점을 바꿔 실제 현실에 기반한 해답을 찾아봤다. 남산 고도제한의 기준이 되는 조망점을 실제로 찾아가 데이터를 쌓고 그래픽 기술로 시뮬레이션했다. 점검 결과 이미 남산이 보이지 않아 고도제한을 유지할 이유가 없는 곳, 조금 올려도 남산을 볼 수 있는 곳 등이 추려졌다. 30년 전엔 주먹구구로 설정했지만, 기술 발전으로 오차를 확인하게 된 것이다. 특히 과거 문서까지 확인하니 약수역 일대 사거리는 당시에도 규제 검토 대상이 아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실증 자료를 들고 여러 차례 서울시 담당 공무원과 상의했다. 또 도시계획 전문가와 세미나를 열고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합리적 근거를 갖춘 대안이기에 마음을 연 대화를 할 수 있었고 좋은 결과를 도출했다. 처음 이 여정을 시작할 때 기대했던 것의 120%는 나왔다.” -남산 고도제한 완화의 효과가 현실화되려면. “중구의 미래를 그리는 일을 진짜 시작할 수 있다. 실제 다산동, 장충동, 필동, 명동, 회현동 일대의 스카이라인이 달라지려면 10년 가까이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정비사업을 추진하려는 주민은 숨통이 트였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세운지구가 점차 모습을 드러내면 인근의 불합리한 규제로 묶였던 지역들도 자연히 새로운 건축물들을 선보이지 않을까 기대한다. 일단 주민이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내 집 설계 전문가 사전검토 서비스 ‘남산 드 데생’을 준비했다. 낡은 집을 새로 지을 때 건축사가 설계안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비용도 반은 중구에서 부담한다.” -신당 10구역에 이어 주목할 만한 곳은. “주민들의 열기가 재개발 추진위원회 형태로 하나둘 구현되고 있다. 교통 여건이 좋아 개발 압력이 높았던 중림동 398 일대는 지난해 20년 만에 탄생한 재개발 조합인 신당 10구역에 이어 주민이 뜻을 모으고 있다. 또 다산동 인근 신당 9구역은 남산 고도제한으로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았는데 이제 역세권 개발로 일부 구간은 15층까지 가능해질 수 있다.” -명동 옥외 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의 준비 과정은. “‘명동스퀘어’라는 새로운 이름과 함께 대형 전광판과 디지털사이니지로 압도적인 광경을 관광객에게 선사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특히 중구 주도로 공공성을 확보하고 사업성을 극대화하도록 명동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민관합동협의회를 구성했다.” -명동에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쓰레기 문제가 논란이 됐는데. “대한민국의 얼굴인 명동은 관광객맞이를 위해 안전과 거리 청소, 가격 정책 등 여러모로 신경 쓰고 있다. 다만 중구를 찾는 관광객 규모가 워낙 커서 청소 등을 한정된 예산 내에서 하기가 점차 버거워지고 있다. 서울시나 관련 부처에서는 명동이 잘 관리되기를 바라지만 별다른 지원이나 투자는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2년을 위한 계획은. “지난 2년 동안 직원들과 함께 노력한 결과 굵직한 사안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 정말 기쁘다. 특히 70여년간 집단공유지로 묶여 있던 쌍림동 일대의 복잡한 소유권을 정리한 것은 적극 행정으로 주민의 재산권을 사실상 되찾아 준 사례다. 지난 2년 중구의 미래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세밀한 그림을 그리려 한다. 언제나 주민의 입장에서 불편을 해소하는 ‘언제나 든든한 내 편 중구’를 구현하겠다.”
  • “시는 진실로 나에게 고독이었다” [제32회 공초문학상]

    “시는 진실로 나에게 고독이었다” [제32회 공초문학상]

    “시에서 무거운 말 안 하려고 노력일상 속 영원한 숙제 쓰려고 고민어머니께서 저를 불이라고 말해물을 닮으려는 마음 갖고 산 듯”등단 60년 넘은 ‘노장 중의 노장’중·고·대학 교단서 26년 가르쳐 물의 표정 누구는 물의 표정을 고요라고 하고 어떤 이는 그래도 정결이라 하지만 나는 또 하나 순종이라고 우긴다 거슬러 흐르는 걸 본 적이 없으므로 앞 물을 따라가며 제 몸을 씻는 물 영원의 길을 찾아 되짚어 오는 물 돌아오기 위해서 불길 위에 눕는 물 물의 온도는 봉헌과 헌신 이슬로 안개로 그러다가 강물로 온몸을 흔들어 겸허히 고이는 물의 내일은 부활 조용한 낙하‘시가 무엇인 것 같으냐’는 나어린 기자의 삿된 질문에 노시인은 다만 자신의 시집 한 권을 건넸다. 제목은 ‘껍데기 한 칸’. 초판 발행일은 지금으로부터 38년 전인 1986년 7월 25일이다. 책값이 인상적인데, 1800원. 요즘 시집이 1만원 안팎이란 점을 생각하면 상전벽해다. 시집에서 시인은 시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시는 진실로 나에게 있어 고독이었다. 각기 다른 의미를 달고 나간, 다른 이름들을 붙인 나의 시는 모두 나의 고독이었다.” 이향아(86) 시인은 1961년 한 여성 교양지에서 모집했던 ‘여류신인상’에 뽑힌 적이 있었는데, ‘여류’라는 꼬리표를 달고 나오기가 마음에 차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현대문학’ 신인 추천으로 등단했는데 초회가 1963년이고 마지막 추천 완료가 1966년이다. 모로 따져도 시력(詩歷)이 60년은 넘은 셈. 그러나 시인은 “등단이 빠른 것도, 시집이 많은 것도 자랑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했다. 4일 공초문학상 시상식을 앞둔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자택에서 시인을 만났다. “공초 선생님은 우리가 대학생 때 명동에 자주 가시는 찻집이 있었는데, 그 찻집에 가면 선생님을 뵐 수 있다고 해서 친구들과 어우러져 갔던 적이 있습니다. 늘 여러 사람에게 둘러싸여 계셔서 감히 뚫고 가기가 어려웠지요. 그를 허무주의자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분은 허무(空)까지도 초월하신(超) 완전한 자유주의자이며 이상주의자이십니다.” 1998년 윤동주문학상, 2003년 한국문학상, 2018년 신석정문학상, 2020년 문덕수문학상 등 그간 숱한 상을 받았던 시인은 “처음엔 많은 문학상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면서도 “공초 선생님을 기리고 경모하는 진지함과 엄숙함에 이 상을 참 특별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이 시인은 중·고등학교 교단에서 18년간, 모교인 경희대 국문과에서 석·박사를 마친 후엔 광주 호남대에서 26년간 학생들을 가르쳤다. 어릴 적부터 희망을 물으면 부모님의 뜻과는 다르게 “시를 쓰는 국어 선생님이 되겠다”고 말했다는 시인은 평생을 자신의 꿈대로 살아왔던 셈이다. “교단과 문단에는 공통점이 많습니다. 교단에 학생이 있다면 문단엔 독자가 있죠. 그리고 모두 무대가 있습니다. 교단에서 최선을 다해 감동을 창조하듯이 문단에서도 작품을 발표하면서 감동을 창조해야 합니다. 교실에서 수업을 마치고 클라이맥스를 성공적으로 이룬 기쁨으로 교무실로 들어가곤 했습니다. 그 절정감을 경험하지 못한 날에는 기분이 묘해서 어서 다음 수업 시간이 오기를 기다리곤 했죠.” ‘안개 속에서’, ‘나무는 숲이 되고 싶다’를 비롯한 시집과 문학 이론서, 수필 등 다양한 저작을 남긴 시인은 “시는 서정시여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같은 서정시라도 시의 형식에는 관심이 많아서 여러 가지로 시도해 왔다고 덧붙였다. ‘시인으로 살며 괴로운 순간도 많았을 것 같다’고 물었더니 “시가 마음대로 써지지 않을 때면 우울하다”면서도 “그러나 기쁜 순간이 더 많았는데 특히 가끔 나가는 모임에서 누군가가 나의 시를 읽고 정말 좋았다고 하면 몇 끼를 굶어도 될 만큼 기쁘기도 하다”고 했다. “초기에는 수식어에 마음을 많이 썼지만, 점차 거기에 비중을 두지 않게 됐습니다. 시를 쓰면서 항상 ‘그래서 어쨌다는 건가’라는 말을 스스로 되물어요. 시에서 가능한 한 무거운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하죠. 일상적인 것, 너무 특수하지 않은 것 그러면서도 영원한 숙제로 남을 것들을 쓰려고 합니다.” ‘누구는 물의 표정을 고요라고 하고/어떤 이는 그래도 정결이라 하지만/나는 또 하나 순종이라고 우긴다/거슬러 흐르는 걸 본 적이 없으므로 /앞 물을 따라가며 제 몸을 씻는 물/영원의 길을 찾아 되짚어 오는 물/돌아오기 위해서 불길 위에 눕는 물/물의 온도는 봉헌과 헌신/이슬로 안개로 그러다가 강물로/온몸을 흔들어 겸허히 고이는/물의 내일은 부활/조용한 낙하’ 수상작 ‘물의 표정’은 지난 4월 출간된 시인의 시집 ‘모감주나무 한 그루 서 있었네’(시와시학사)의 수록작이다. 시인은 어릴 적 어머니로부터 ‘불’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수상작을 듣고 다소 놀랐어요. 아마 타오르는 불에 대한 주변의 근심을 받아들여 한결같이 흐르면서 주변을 양육하는 물이 되기를 속으로 바라고 있었나 봅니다. 물의 고요와 정결, 순종과 봉헌과 헌신 그리고 부활. 물을 닮으려는 마음이 제게 담겨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이향아 시인은 ▲1938년 충남 서천 출생 ▲1963~1966년 ‘현대문학’ 3회 추천으로 등단 ▲1963년 경희대 국문과 학사 ▲1979~1987년 경희대 국문과 석·박사 ▲1963~1982년 전주기전여고 등 중·고등학교 교사 ▲1982~2003년 호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1998년 윤동주문학상 ▲2003년 한국문학상 ▲2017년 아시아기독교 문학상 ▲2018년 신석정문학상 ▲2020년 문덕수문학상
  • [서울광장] 의대 열풍과 사교육, 한국 교육의 과제

    [서울광장] 의대 열풍과 사교육, 한국 교육의 과제

    개혁은 불합리와 비효율을 없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지지할 것 같지만 갈등과 반발이 늘 따른다. 이런 부작용은 기득권 상실을 우려하는 세력이 많거나 개혁에 대한 소통 부족이 문제 될수록 두드러진다. 의료개혁도 마찬가지다. 의정 갈등이 100일 넘게 지속되나 전공의들은 증원 백지화를 외치며 병원 복귀를 거부한다. 의사협회는 대법원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재항고 결정이 나올 때까지 반대 목소리를 거둘 생각이 없다. 의협에서 어떤 결정이든 대법원 결정은 존중하겠다니 의정 갈등은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다. 하지만 의정 갈등으로 누적된 국민 피로도 해소는 양측 모두가 풀어야 할 숙제다. 더 큰 문제는 의대 증원에 따른 의대 열풍 현상이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의대 선호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카이스트에서 홍보대사로 활동하던 학생의 절반 이상이 자퇴하고 의대로 진학하는 등 이공계 대학생들이 의대 진학을 위해 반수나 자퇴하는 일은 뉴스가 아닐 정도로 의대는 ‘블랙홀’이다. 이런 현상을 제어하지 못하면 정부가 2026년까지 추진하려는 100만명의 디지털 인재 양성은 힘들 것이다. 국가경쟁력의 핵심인 우수한 이공계 인력 양성을 하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의대 열풍이 추가적인 사교육비 지출이라는 악순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걱정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는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초등 의대반을 운영 중인 학원들이 적지 않다. “초등학원에 초등 과정이 없고 중등반에 중등 과정이 없다”는 말이 우스갯소리가 아닐 정도로 학원 열풍은 거세다. 이는 사교육비 증가로 나타난다. 지난해 초중고생 사교육비는 사상 처음으로 27조원을 넘으며 3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학교급별 사교육 참여율은 초등학생 86.0%, 중학생 75.4%, 고등학생 66.4%로 초등학생 참여율이 제일 높았다. 이런 흐름을 모를 리 없는 학부모들은 불안하다. 남들과 같이 해서는 내 자식을 좋은 대학에 못 보내니 사교육 지출을 더 하려 들거나, 사교육을 시키지 못하는 학부모로서는 흐름에서 소외된다는 두려움을 뜻하는 ‘소외불안(FOMO)증후군’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가뜩이나 고물가로 허덕이는 사회적 약자들의 불안감은 교육정책은 물론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불신 요인이 될 수 있다. 학원업의 전국화도 우려된다. 2025학년도에 의대 정원을 1497명 늘려 비수도권 의대에 배정하고 지역인재전형으로 약 60%를 선발한다는 소식에 서울 유학 아닌 ‘지방 유학’ 현상까지 생겨났다. 중 2년생이 대학에 입학하는 2028학년도부터 비수도권에서 중고교 6년을 다녀야 해당 지역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이 때문에 비수도권의 한 중학교로 서울에서 10여명의 중학생이 이미 내려갔다고 한다. 이런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사교육이 지방에 생겨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의사자격증이 앞으로도 ‘성공의 보증수표’로 통용될지는 의문이다. 질병 검사나 치료 기술 발달에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원격진료가 확대되면 의사 몸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 교육정책의 혁신이 필요하다. 수능에서 요구하는 종합적 사고력과 논리력을 학교 수업 시간에 가르쳐야 한다. 공교육 과정 내 출제만 한다고 해서 사교육 문제가 풀리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사회 저변에 깔린 지나친 경쟁의식 타파가 필요하다. 사교육, 입시 등 모든 분야의 경쟁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불가피하다. 성적순 등 경쟁 기준도 나름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경쟁으로 인한 서열 매기기와 보상 격차를 당연시해서는 사회공동체 유지는 힘들고 적자생존의 논리만 난무하는 정글 사회가 될 것이다. 박현갑 논설위원
  • 전쟁·기후변화… 공멸해 가는 인류 깨우다[OTT 언박싱]

    전쟁·기후변화… 공멸해 가는 인류 깨우다[OTT 언박싱]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전설적인 프랜차이즈의 신작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매드맥스’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를 대표하는 영화로 광활한 모래사막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폭력과 살육의 이미지가 강렬함을 주는 작품이다. 오늘은 ‘매드맥스’의 모래사막과는 다른 형태로 포스트 아포칼립스, 그리고 디스토피아를 선사하는 두 시리즈를 소개하고자 한다.포스트 아포칼립스는 세계가 멸망한 이후를 배경으로 한다. 문명이 붕괴되면서 인류에게는 생존만이 유일한 숙제로 남겨진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시리즈 ‘원 헌드레드’①는 핵전쟁으로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맞이하게 된 미래의 모습을 그렸다. 생존이 불가능해진 지구를 떠나 우주로 도피한 인류는 97년이라는 시간을 버틴다. 이들의 목표는 약 4세대에 달하는 시기를 기다린 후 자정된 지구로 돌아가는 것. 하지만 우주 기지의 공기 정화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서 위기에 처하게 된다. 희망의 날과 만나기 위해 할 수 있는 선택지는 두 가지. 한정된 공기 속에서 기간까지 버티기 위해 사람들의 숫자를 줄이는 대학살을 감행하거나, 지구의 자정작용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졌을 확률에 기대어 목숨을 건 선발대를 보내는 것이다. 전자를 막기 위해 후자에 희망을 건 위원회는 100명의 청소년 범죄자를 선발대로 지구에 보낸다. 이 100명의 선발대가 겪는 모험은 생존과 공존에 대한 숙제를 담아낸다. 자신들을 둘러싼 통제와 감시에서 벗어난 소년·소녀들은 말 그대로 방종의 상태에 빠진다. 그러나 이들은 곧 선대가 겪었던 생존의 공포와 마주하게 된다. 폐허가 돼 버린 지구에서 살아남은 인류의 후손들이 있었던 것이다. 같은 종족이지만 ‘지상인’과 ‘하늘인’으로 나뉘어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은 대립 관계가 된다. 총 7시즌까지 나온 ‘원 헌드레드’는 시즌마다 다른 대립구조로 새로운 전쟁을 그린다. 이를 통해 폭력과 살육으로 점철된 역사를 써오다 결국 파멸한 인류가 공존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진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다룬 작품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종말을 맞이하기 전, 인류는 스스로 파멸의 길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부정과 우울이 절정을 이루는 세계를 지칭하는 용어가 바로 ‘디스토피아’다.‘포스트 아포칼립스’를 향해 가는 위기 단계인 ‘디스토피아’를 가장 현실감 넘치게 그려 낸 시리즈를 뽑자면 왓챠 독점 공개작 ‘이어즈&이어즈’②를 언급할 수 있다. 블랙코미디 장르의 이 작품은 무너져 가는 세상 속에서 한 가족이 어떻게 위기를 겪는지 보여 준다. 전 세계가 하나가 됐다는 정겨운 의미의 지구촌이란 단어를 작품은 온 지구인이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늘어난 세상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읽는다. 영국에 사는 라이언스 가족은 미국이 중국과 분쟁을 겪고 있는 인공 섬을 향해 핵미사일을 발사하며 최악의 상황을 겪게 된다. 핵전쟁을 눈앞에서 목격한 정치운동가 이디스는 피폭당한다. 금융 전문가 스티븐은 영국의 미국 기업 제재로 직장을 잃게 된다. 생계가 어려워져 집을 매각했지만 뱅크런 사태가 벌어지면서 어머니 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동성애자 대니얼은 애인인 우크라이나 난민 빅토르가 극우 정당의 집권으로 추방당하는 아픔을 겪게 된다. “세상은 점점 더 뜨거워지고 빨라지며 미쳐 가는데 우린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극 중 이디스의 대사는 공멸을 향해 가는 인류의 불안을 담고 있다.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 첨단기술 발전으로 인한 실업, 난민 문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표되는 전염병 등은 드라마 속 문제가 아닌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자극하는 극우 정당 소속 정치인 비비언 룩의 화려한 마라맛 언변처럼, 뜨거운 자극만 찾다가는 방치하고 있던 세상의 문제가 악취 나는 쓰레기가 돼 내 방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주는 작품이다. 김준모 키노라이츠매거진 편집장
  • 쏘나타 ‘국민 택시’ 명성 이을까… 아이오닉5 등 전기차 택시 3년 새 13배↑

    쏘나타 ‘국민 택시’ 명성 이을까… 아이오닉5 등 전기차 택시 3년 새 13배↑

    최근 몇년 새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택시 시장에서도 전기차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확대로 완성차 업체들이 관련 기술개발 투자를 늘리면서 성능이 개선된 전기차 모델들이 영업용 차량으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최근 3년(2021~2023년) 동안 국내 신규 등록된 전기차 택시는 모두 3만 3400대로 집계됐다. 이 기간 전체 신규 등록 택시(11만 1583대)의 약 30%에 달하는 수치다. 직전 3년(2018~2020년) 전기차 택시 등록 대수가 2630대로 전체 신규 등록 택시(11만 2324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13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전기차 택시로 가장 많이 등록된 차종은 1만 4804대를 기록한 현대차 아이오닉5였다. 이어서 기아 EV6(7353대)가 2위를 차지했고, 현대차 아이오닉6는 3913대로 4위에 오르는 등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모델 3개가 전체 전기차 택시의 7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21년은 E-GMP가 탑재된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가 출시된 해이기도 하다. E-GMP 기반 전용 전기차는 최대 30만㎞ 이상의 누적 주행거리를 기록해 일일 운행 거리가 긴 택시 기사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내연기관차 대비 유지비가 적다는 점도 영업용 차량에 유리한 요소다. 실제로 2022년 4월 아이오닉5를 출고해 20만㎞를 달린 택시 기사 임채민(68)씨는 “전기차는 낮은 연료비뿐만 아니라 내연기관차에 비해 교체가 필요한 소모품도 적어 유지비가 적다”고 설명했다. 다만 승차감은 여전히 전기차 택시가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뒷좌석에 탑승할 경우 멀미를 호소하는 승객이 내연기관차 대비 많다는 지적이다. RPM(분당회전수)이 어느 정도 올라가야 최대 토크(바퀴로 전달되는 회전력)가 나오는 엔진과 달리 작동 즉시 최대 토크를 내는 모터의 특성상 급가속과 급정거가 많을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았을 때 자동으로 속도가 줄어드는 전기차의 회생제동 기능도 차멀미 유발 가능성을 높인다.
  • [문화마당] 5·18을 기린 추상 발레가 반갑다

    [문화마당] 5·18을 기린 추상 발레가 반갑다

    “서울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광주까지 왔다고? 공연 하나를 보러.” 지난 24~25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 로비는 일반 관객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온 공연계 인사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중에는 서울에서 온 공연 관계자, 무용인들이 꽤 많았다. 광주시립발레단이 올린 ‘디바인’(DIVINE)을 보기 위해서였다. 꼭 봐야 하는 작품이라면 해외 원정 관람도 불사하는 전문가들이지만, 행사성 축제도 아닌 발레 작품 한 편을 보러 그 많은 사람이 방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디바인’은 지난해 초연작이다. 광주시립발레단이 1980년 5·18 광주민주항쟁을 기리기 위해 재미 안무가 주재만을 초대해 제작했다. ‘거룩한, 성스러운’이라는 뜻의 작품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고통과 희생의 아픈 역사를 정제된 몸짓으로 승화시켜 많은 찬사를 받은 덕에 올해 재연 무대를 올리게 됐다. ‘자유’, ‘어둠을 벗어나’, ‘신성한 사람들’ 등 총 3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줄거리 나열이 아니라 쇼팽, 말러, 드뷔시 등의 귀에 익은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추상적인 이미지를 채우는 방식으로 표현했다. 1, 2장의 배경은 암막벽과 검은 벽체가 어두운 공간을 만들고 검은 재가 바닥을 가득 덮어 슬픔의 역사 속으로 깊숙이 빠져들게 한다. 이를 배경으로 공기 중에 떠 있는 흰 구름이나 무대 정면을 메꾼 거대한 치마가 한순간 바닥으로 떨어지며 만들어 내는 검은 물결은 구천을 떠도는 영혼을 보는 듯하다. 반면에 흰색 배경의 마지막 3장에선 하늘에 떠 있는 흰 종이배가 펼쳐져 창문으로 변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희망을 제시했다. 이러한 놀라운 이미지들을 관통하는 장관은 50여명의 무용수가 보여 준 탄탄한 실력과 뛰어난 표현력 때문에 가능했다. 안무가 주재만은 광주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5·18의 비극을 현장에서 체감했기에 추상적이고 은유적인 이미지만으로도 주제를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 27년간 미국 컨템퍼러리발레단에서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동시대적 글로벌 감각의 안무를 완성했다. ‘디바인’의 성공 덕에 오는 8월 서울시발레단 창단 공연의 안무까지 맡게 됐으니 초연을 놓친 공연 관계자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광주까지 대거 출동한 것이다. 광주시립발레단이 1976년 창단 이래 대대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안무가 선정부터 총연출을 맡아 제작을 지휘한 박경숙 예술감독의 숨은 노력 덕분이다. 박경숙의 고향도 광주다. 고향에 대한 애착으로 2대 감독에 이어 2022년 7대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발레단에 길이 남을 광주를 소재로 한 명작을 만들 것을 결심했다. 결심이 흐트러질까 봐 14년 동안 몸담았던 대학에 사직서도 냈다. 직접 안무를 할 수도 있었지만 최고의 안무가를 수소문해 골랐다. 그리고 국립발레단에 비하면 10분의1에 불과한 소박한 1년 예산 중 3분의1을 과감하게 투자해 무대와 의상 제작에 최선을 다했다. 광주의 아픔을 인류의 보편적 의식으로 표현한 시대의 명작은 이렇게 탄생했다. 지역에서도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문화 강국의 모습이 드러난 점도 의미가 크다. 남은 숙제는 어떻게 더 많은 관객과 만날 것인가다. 지금 열정 그대로, 국내 주요 도시는 물론 세계 무대로 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장인주 무용평론가
  • [열린세상] 한일중 정상회의, 인적 교류 통한 신뢰 구축의 계기로

    [열린세상] 한일중 정상회의, 인적 교류 통한 신뢰 구축의 계기로

    4년 5개월 만에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가 재개됐다. 제8차 한일중 정상회의는 코로나가 창궐하기 직전인 2019년 12월 청두에서 열렸다. 코로나가 표면적 이유이긴 했으나 속내는 악화된 한일 관계와 불편한 일중 관계, 소원한 한중 관계가 주된 요인이었음은 분명하다. 각국의 셈법이 다른 만큼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까지는 의제 조율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3국의 공동 이익을 반영하는 선언문을 도출하는 데도 난항을 거듭했다. 이번 한일중 정상회의의 의의와 성과로는 첫째, 정상회의가 재가동돼 정상화됐다는 점이다. 올해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국이 한국이었던 만큼 우리의 외교적 숙제도 덜었다. 둘째, 한일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각 양자회담도 동시에 개최되면서 2021년 이후 중단된 전략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한 점, 한중 외교안보대화를 신설하고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2017년 이후 중단된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 재개에 합의한 것도 성과다. 마지막으로 한일 간 갈등을 최소화하고 수소·자원협력대화체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10번째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됐던 라인야후 사태에 대해 두 정상은 이 문제가 외교 쟁점으로 확장되지 않도록 긴밀히 소통하며 관리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어렵게 성사된 한일중 정상회의를 통해 한중, 일중 간 소통의 장이 마련됐고 양자 간 및 3국 간 합의를 도출했다는 측면에서 높게 평가할 만하다. 아쉬운 점도 눈에 띈다. 한일중 정상회의를 앞두고 북한은 6월 4일 이전에 ‘위성 로켓’을 발사하겠다고 일본에 통보했다. 이미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논의 여부 등이 주목된 상황에서 북한의 위성 발사 예고는 한일중 간 협의를 교란하기 위한 노림수였음이 틀림없다. 북한의 위성 발사 예고에 대해 한일 두 정상은 북한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한다고 했으나, 중국 리창 총리는 진영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한일중 정상회의에서도 ‘한미일’과 ‘북중러’ 진영 양상이 드러났다. 지난 27일 한일중 정상회의 공동기자회견에서도 한일 정상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분명히 했으나, 리창 총리는 북한을 직접 거론하지 않고 “관련 측은 자제를 유지하고, 사태가 더 악화되지 않고 복잡해지는 것은 예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로 갈음했다. 북한과의 진영화를 의식한 모호한 입장 표명이었다. 한일중 3국은 동북아 지역에서 지정학적 측면뿐만 아니라 문화, 역사, 경제, 인적 교류 등 모든 분야에서 깊고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가치관과 체제는 다를 수 있으나, 소통과 협력을 통해 지역 안정과 평화와 번영을 추구한다는 점은 3국 모두 공통된 인식이다. 한일중 3국 공동의 이익은 안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어떤 측면에서는 일상생활에 직결되는 기후, 경제, 재난 등에서의 협력이 더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3국 모두 저출산, 고령화의 사회적 난제를 안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3국 간 실질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국민 모두 절감하고 있다. 3국 간 실질 협력은 상호이해와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 그 중심에는 인적 교류가 있다. 관광, 유학, 지자체 교류의 활성화 등 다양한 인적 교류는 3국 간 상호 오해를 불식하는 소통의 시작이자 진정한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2025년과 2026년을 상호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성과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란 말처럼 신뢰와 믿음은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국가 간 관계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윤 정부 이후 한일 관계가 빠르게 정상화되기까지 인적 교류를 통한 양국 간 신뢰 회복이 큰 자양분이 됐다. 한일중 정상회의 재개와 상호 교류의 활성화로 체제나 가치관을 뛰어넘는 믿음과 신뢰가 한일중 3국 간에 형성되기를 기대한다. 김숙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해빙기 맞은 한중… 尹·시진핑 만남 이어질까

    해빙기 맞은 한중… 尹·시진핑 만남 이어질까

    한중 정상회담(26일)과 한일중 정상회의(27일)를 계기로 그간 불편했던 한국과 중국이 외교·안보·통상·공급망·지식재산권·기후·인적교류 등 다방면으로 소통 채널을 구축하면서 관계 개선에 시동이 걸렸다. 향후 양측의 단계적 협력 확대에 따른 성과가 2014년 7월 이후 10년간 한국을 찾지 않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외교가에서는 리창 총리가 중국 총리로는 9년 만에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양국 간 소통을 강조하고, 4년 5개월 만에 한일중 정상회의가 복원된 자체가 한중 관계의 개선을 상징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8차 회의를 끝으로 멈췄던 한일중 정상회의에 대해 중국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3월 중국의 양회와 4월 한국의 총선 등 양국의 정치 이벤트가 마무리되면서 양국 모두 상호 관계의 ‘관리’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윤석열 정부 이후 강화한 한미일 협력을 그동안 중국이 관망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관리하기로 한 것”이라면서 “한국과 직접 소통하며 대중정책과 외교안보 기조의 방향성을 확인하는 것이 동북아 안보 구조에서도 불리하지 않다고 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통상 부문의 상호 의존성 등도 관계 개선의 이유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표나리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미일이 더욱 가까워지는 것을 우려하는 중국은 한국과 대화할 필요가 있고, 공급망 문제도 한국은 핵심 광물 논의가 중요하고 중국도 반도체 협력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중이 연내 가동하기로 한 협의체들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여러 계기로 정상회담과 시 주석 방한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북한·대만 문제에 관한 한중 간 외교적 숙제는 여전하다. 문흥호 한양대 명예교수는 “한국이 대만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다시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오는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 오카노 마사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제13차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를 갖고 지역·글로벌 현안 등을 논의한다. 한일이 중국과의 소통을 정상화하고 관계를 복원하기로 한 데 대해 미국 측에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세종로의 아침] 올림픽 병역특례 논란, 발상의 전환을

    [세종로의 아침] 올림픽 병역특례 논란, 발상의 전환을

    파리올림픽이 다가오면서 병역특례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김종철 병무청장은 지난 13일 “예술체육요원을 포함한 보충역(병역특례) 제도 개선 추진과 인구절벽에 따른 병역자원 확보 문제 등 새로운 해법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방부와 병무청,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이달 말까지 구성해 “병역특례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는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해 열렸던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과 관련, 4월 말 현재 병역특례로 편입된 인원은 35명이다. 병역특례를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이기식 전 병무청장이 “예술체육요원을 포함한 보충역 제도는 도입할 당시와 비교해 시대환경, 국민 인식, 병역자원 상황 등의 측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의 폐지 가능성을 거론했다. 2018년에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논란이 거세지자 기찬수 전 병무청장이 “병역자원이 안 그래도 부족한데 병역특례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는지부터 검토하려고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2013년에 박근혜 정부가 발표한 ‘비정상의 정상화’ 추진계획 80개 과제 가운데 하나도 ‘예술체육요원 병역기준 개선’이었다. 병역법에 따르면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는 3주 동안 기초군사훈련만 받으면 된다. 사실상 병역 면제라고 할 수 있다. 운동선수들을 위한 병역 혜택이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제도는 1973년 ‘병역의무특례 규제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시작됐다. 국위 선양에 이바지한 선수들에게 혜택을 주자는 취지였지만 메달을 따는 선수가 늘어나면서 이미 1980년대 후반부터 폐지 논의가 계속됐다. 메달과 병역 혜택을 교환하는 제도의 존립 근거는 ‘국위 선양’이다. 하지만 메달을 따야만 국위 선양인지, 왜 금메달이어야만 하는지 설명이 갈수록 궁색해지는 게 사실이다. 어떤 면에선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자발적으로 군대에 입대하면서 국위 선양 논란은 의미를 상실했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하다. 최소한 BTS가 올림픽 금메달보다 국위 선양을 덜 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체육요원 제도를 전면 폐지하는 것만이 대안이라고 보기도 힘들 듯하다. 운동선수들이 가진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선수들은 대체로 20대가 전성기다. 유럽파 축구선수들이 군대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장기 계약이 불발되는 것은 여러모로 안타까운 일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정부가 올림픽 금메달에만 병역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줘 특혜 시비를 자초하는 것보다는 군복무 시기와 방법에 유연성을 발휘하는 방법이 더 긍정적이지 않을까. 다시 말해 군입대를 위해 국내 복귀를 해야 하는 시한을 현행 27세에서 37세 혹은 40세 정도로 충분히 연기해 주되, 그 이후에 일반병사보다 복무 기간을 더 늘려 병역의무를 이행하도록 한다면 메달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도 해결되고 메달이 갖는 본연의 가치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 역시 마음 편하고 떳떳하게 운동에 전념할 수 있지 않을까. 병역의무 방식도 발상의 전환이 가능할 듯하다. 가령 손흥민이나 김민재 같은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서 은퇴한 뒤 군인 자격으로 유소년 축구 꿈나무들을 지도한다면 축구 발전은 물론 국가에 대한 신뢰까지도 높일 수 있으니 생각만 해도 흐뭇한 광경이 않을까 싶다. 강국진 문화체육부 차장
  • “초등생 자녀·치매 부모 혼자 돌봐야”…고령화에 신음하는 日

    “초등생 자녀·치매 부모 혼자 돌봐야”…고령화에 신음하는 日

    오타니 카요 씨는 초등학생 아이 둘과 병상에 누운 어머니, 치매가 진행 중인 아버지를 동시에 돌보고 있다. 오타니 씨는 35세에 결혼해 아이 둘을 낳고 기르던 중, 어머니가 난치병으로 스스로 걷지 못하게 되면서 혼자 부모님을 병간호하고 있다. 오타니씨의 일과는 다음과 같다. 오전 5시 남편을 배웅하고, 세탁 등 집안일을 한다.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친정으로 가 어머니의 화장실부터 모든 병수발을 든다. 오후에는 잠시 시간을 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귀가해 저녁을 차리고 아이들의 숙제 등을 챙긴 뒤 저녁 식사를 친정에 가져다주면 일과가 끝난다. 그는 “왜 이런 상황에 놓여야 하는지 눈물이 자주 나온다”고 말했다. 올 초 마이니치신문은 위와 같은 사례를 소개하면서 “일본에서 아이와 부모를 동시에 부양하는 이른바 ‘더블케어’가 새로운 저출산 요인 중 하나로 지목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7년 기준 일본 전역에서 육아와 돌봄 요양을 동시에 수행하는 인구는 29만 3700명으로 집계됐다. 그 중 20만 3700명이 이직을 경험했고, 이들 중 35%는 그 원인이 육아와 돌봄 때문이라고 답했다. 일자리가 있다고 답한 인구의 33%는 파트타임이나 파견 등 비정규직이었다. 마이니치는 “더블케어는 결국 일본 사회 구조의 변화를 보여주는 현대 일본의 축소판”이라고 지적했다. 고령화로 일본 내에서는 간병이 필요한 고령자가 꾸준히 느는 추세다. 부모 간병과 일을 병행하기 어려워 회사를 떠나는 ‘개호(介護·간병)이직’이라는 단어까지 생겨났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간병 직장인 수는 2025년 307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간병이 필수인 치매 환자는 2030년 523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30년 개호이직자가 11만명에 이를 것이며, 직장인들의 개호 부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9조엔(약 78조 4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일본의 다이세이건설, 에디온 등 많은 기업들이 부모 간병을 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육아에 비해 간병이 기간은 길고 시간이 경과할수록 부담이 늘어난다며 기업이 대책을 서두르지 않으면 성장의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육아 직원에 비해 부모 간병 직원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낮다. 해당 직원들도 승진이나 인사평가에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 관련 제도의 이용률이 저조하다”며 “간병 휴가나 단축 근무 제도 마련을 충실히 하는 한편 동료 직원들에게도 간병 부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등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점점 커지는 러 위협에…나토 6개국, 국경 방어 목적 ‘드론 장벽’ 구축

    점점 커지는 러 위협에…나토 6개국, 국경 방어 목적 ‘드론 장벽’ 구축

    러시아와 접경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6개 동맹국이 국경 방어를 강화하고자 드론 장벽을 구축하기로 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 핀란드, 폴란드,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는 지난주 러시아와 접한 국경을 따라 드론 공조 체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이들 나토 국가는 국경을 감시하기 위한 드론과 함께 적의 드론을 저지하기 위해 안티 드론 시스템도 사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러시아의 군사 도발은 물론 불법 이민, 밀수 문제에도 공동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아그네 빌로타이테 리투아니아 내무장관은 이날 BNS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노르웨이부터 폴란드까지 이르는 드론 장벽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며 “비우호적 국가들의 도발에 맞서 드론 등 기술로 국경을 지키고 밀수를 방지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드론 장벽을 구축하려는 나토 동맹국은 특히 러시아가 최근 더 자주 자행하는 ‘하이브리드 공격’을 심한 불안 요인으로 지목한다. 하이브리드 공격은 군사력 사용을 자제해 공격 주체나 의도를 숨기면서 타격을 주는 정해진 형식이 없는 작전을 통칭한다. 러시아는 아프리카나 중동 밀입국자를 밀어 넣어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거나 일방적 국경 변경을 추진해 긴장을 키우는 등 하이브리드 위협을 되풀이하고 있다. 드론 장벽 구축이 언제 마무리될지, 해당 인프라가 어떤 방식으로 운용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빌로타이테 장관은 합의 당자국들이 ‘숙제’를 해야 한다며 유럽연합(EU) 기금이 투입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마리 란타넨 핀란드 내무부 장관도 자국 공영방송 인터뷰에서 드론 장벽이 시간이 지나면서 성능이 향상될 것이라며 자국과 러시아의 1340㎞ 국경을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가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인접한 국가들은 러시아와의 전쟁을 현실화할 수 있는 위험으로 인지한다. 여기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제국주의 성향이 행동으로 발현한 게 우크라이나전이라는 분석이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난주 러시아 국무부는 리투아니아와 핀란드와의 해상 국경을 일방적으로 확장하는 초안을 웹사이트에 공개했다가 삭제했다. 러시아 국경수비대는 그다음날 예정돼있던 듯 에스토니아 수면에서 해상 국경을 이루는 부표 25개를 제거했다. 이는 나토 동맹국들로부터 분노와 함께 에스토니아에 대한 지지 메시지를 이끌었다. 다수의 나토 국가들은 러시아가 앞으로 5~10년 이내 나토 국경도 건드릴 수 있다고 본다. 정보 기관들은 자국 내에서 러시아의 사보타주 작전으로 추정되는 여러 사건을 발견하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노르웨이 등 6개국은 드론 장벽 구축과 함께 전쟁이 발발했을 때 국민을 대피시킬 방안도 논의했다. 핀란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국경 근처에 주민을 그대로 두는 데 놀라움을 표하며 국방계획에 접경지 주민 대피도 포함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수학문제 못 푼다고 초3아들에 석류 던져 비장 파열…中남성 논란

    수학문제 못 푼다고 초3아들에 석류 던져 비장 파열…中남성 논란

    중국에서 한 남성이 집에서 아들의 공부를 봐주다가 문제를 잘 못 푼다는 이유로 석류를 던지는 바람에 아들이 크게 다치는 사건이 벌어졌다. 2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 원저우시에 사는 천모(남)씨는 최근 아내가 초과근무로 퇴근이 늦어지게 되자 초등학교 3학년 아들 ‘량량’(가명)을 돌보게 됐다. 천씨는 아들의 숙제를 돕던 중 아들이 30분 동안 수학 문제를 잘 풀지 못하고 주의가 산만해지자 이성을 잃고 분노하고 말았다. 그는 화를 내며 식탁에서 석류 하나를 집어 아들에게 던졌다. 천씨가 던진 석류에 배를 맞은 아들은 순간 비명을 질렀지만, 상태가 심각하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 채 다음날 평소처럼 등교를 했다. 그러나 아들은 학교에서 복통을 호소했고, 병원으로 옮겨져 검사를 받은 결과 ‘비장 파열’ 진단을 받았다. 비장은 조직이 연하고 비교적 복부 내 바깥쪽에 위치해 파열되기 쉬운 장기다. 비장 파열이 심하면 생명을 위협하는 출혈로 이어져 짧은 시간 내에 사망할 수 있다. 이 경우 비장 제거 수술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중국 누리꾼들은 “아버지가 아들의 인생을 망쳤다”, “내가 아이라면 아버지를 용서하지 않을 것”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분했다. 중국에서 과실로 심각한 부상을 일으키면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다만 피해자나 그 가족이 사건을 신고하지 않고 경찰이 개입하지 않으면 일단 사건이 보류되기도 한다. 중국의 한 변호사는 “가정폭력이 확인되거나 범죄 행위일 경우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지 않더라도 관련 기관이나 개인이 이를 발견하면 신고의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부모가 자녀의 숙제를 지도하는 일이 흔하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가족 추적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의 부모가 자녀 학습지도에 주당 평균 7.19시간을 소비했다. 그러다 보니 부모가 자녀를 가르치다가 화를 참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보도된다. 지난 4월 중국 장쑤성의 한 여성은 아들의 숙제를 도와주던 중 화가 나 아들을 걷어차려다가 벽을 차는 바람에 발가락 골절상을 입었다. 2021년 9월에는 중국 후난성의 한 남성이 딸을 가르치다가 화를 크게 내는 바람에 턱뼈가 빠지는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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