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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칩거’ 안희정씨 직격 인터뷰

    ‘칩거’ 안희정씨 직격 인터뷰

    “아버지 세대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준 덕분에 우리는 낮은 수준이지만 이웃과 공동체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다. 생계의 시대가 아닌 가치의 시대가 온 것이다.” 참여정부 탄생의 주역, 노무현 대통령의 386 최측근,‘좌(左)희정 우(右)광재’로 대표되던 안희정(40) 전 새천년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은 최근 자신이 천착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이렇게 귀띔했다.“인간적·시민사회적 가치를 지켜나가면서 경제 발전의 속도를 늦추지 않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 그것이 우리 세대의 숙제”라는 부연설명과 함께였다. 그는 “인간의 역사가 승자독식의 적자생존만으로 이뤄진 게 아니었지 않은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공동체적 삶과 민주주의적 가치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싶은 심산인 듯했다. ●“공동체적 삶 속 경제발전 이뤄야” 지난 4월 최장집 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고려대 ‘아시아문제연구소’에 객원연구원으로 등록한 안씨는 아직 ‘칩거’ 중이다. 하지만 참여정부 창업공신이자, 단짝이던 이광재 의원이 ‘유전게이트’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면서 안 전 부소장의 근황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 그래서 약속을 잡지도 않고 무작정 고려대로 간 지난 4일, 허탕을 치고 돌아오려는 길에 짙은 감색 점퍼에 노트북 가방을 맨 채 교정을 바쁘게 걸어가는 그와 마주쳤다. 그는 “찾아온 손님이니까 반갑게 맞겠지만, 인터뷰는 응하지 않겠다.”며 탐탁지 않아 했다. 지난 9일 다시 조교실로 찾아갔을 때도 그는 “정치적 사안에 대해 발언을 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거듭 자신에 대한 ‘무관심’을 부탁했다. ●내 앞의 도랑을 뛰어넘어야… 안씨에 대한 세인들의 주된 관심은 ‘정치권 복귀’ 문제다. 현재 그는 공무담임권이 제한돼 있다. 그러나 ‘8·15광복절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도 그에겐 부담이다. 그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지난해 12월13일 형기 만료로 출소했다. 그는 “궁수가 과녁 앞에서 떨리는 가슴을 누르고 과녁을 맞힐 수 있는 것은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나도 사람인데 활시위를 들면 가슴이 떨리지 않겠나. 그 떨림을 누르고 제대로 시위를 당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고민의 일단을 털어놓았다. 이런 알듯 모를 듯한 비유도 했다.“가수가 앨범 2∼3장 내놓은 뒤 시장에서 반응이 없으면, 그 다음엔 기획자로 얼른 돌아서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정치인·경제인들이 위기를 극복할 때 국민들이 박수를 치는 것은 그의 용기와 능력이 시대정신과 맞닿아 공명하기 때문”이라면서 “내 앞에 깊고 넓은 도랑이 놓여 있고, 언젠가는 그 도랑을 뛰어넘어야 한다. 그러나 도랑을 내가 뛰어넘는다고 과연 국민들이 박수를 쳐줄까.” 하고 자문자답하기도 했다.1년의 감옥살이 이후 줄곧 그를 괴롭히는 ‘화두’인 셈이다. 89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시작해 16년간 정치권에서 활동했던 그는 학교로 돌아가 일주일에 3일 공부를 한다. ●“정책중심의 노무현식 정치 확산” 여의도 밖으로 나온 그에게 정치권은 어떻게 보일까. 그는 여의도의 정치를 “‘관계의 정치’‘조선시대식 정치’에 의존하고 있다.”고 평가한 뒤 “한국은행권이 유통돼야 하는 21세기에 조선의 상평통보가 유통돼서야 되겠느냐.”며 변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즉 “정치인들이 관계 속에서 안주한 과거의 방식에서 정책과 이슈를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것을 “전화를 할 것인가, 책을 읽을 것인가 사이에서 갈등”에 비유했다. 이와 관련한 일화도 소개했다.90년대 당시 노무현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할 때 ‘현실이냐, 정책이냐.’에 대한 갈등이 많았단다. 후원회가 끝나고 나면 보좌관들은 노 대통령에게 “전화를 하시라.”라면서 두툼한 후원인 명단을 전달했다. 노 대통령은 “나는 여러분이 써준 보고서나 책을 읽을까 생각했다.”며 “꼭 전화를 해야 하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그는 노 대통령의 집권 이후로 정책·이슈 중심으로 점차 전환되는 ‘노무현식 정치’가 확산되고 있다고 믿는다. 그 정책과 이슈는 또한 민심(民心)을 살피는 가운데 나올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안씨는 “2005년 ‘한국호’는 돛대가 부러질 만큼 거세게 부는 개혁의 바람을 받으면서 전환기를 건너가려 하고 있다.”면서 “거친 물살을 돌파하려면 노젓는 힘에 달려 있는데, 그 힘은 정책과 이슈를 중심으로 정치권과 국민들이 똘똘 뭉친 ‘세력’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정책·이슈 중심으로 정치 행위가 이뤄질 때 국민들은 정치인들의 인간적인 결함·실수에 대해 더 너그러워질 수 있다고도 했다. 무대 위에서 가창력 뛰어난 가수가 무대 밖에서 성격 좋은 가수보다는 더 사랑받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어떤 빌딩’을 세울 것인가 참여정부에 대해 그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한 최초의 정부”라고 주장하면서 “기초공사가 거의 끝났지만, 그 위에 어떤 빌딩을 세우냐는 것은 다음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 빌딩이 어떤 크기, 어떤 모습을 가질 것인가에 대해 정치권은 “왜 우리는 민주주의를 하려고 했는가, 민주화된 한국에서 민주주의적 가치는 무엇이고, 또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가.”에 답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권의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60년대 일본 학생운동권인 전공투(전학공투회의)가 72년 지방선거에서 ‘환경과 복지’를 내세워 의석의 40%를 장악하는 등 전면에 나섰지만, 중앙정치의 세력으로 떠오르지 못해 70년대 말 기성 정당에 모두 흡수돼 버렸던 역사를 환기시켰다. 한국의 개혁세력은 ‘다행히’ 노 대통령의 참여정부에서 자신들의 뜻을 정책을 통해 축적해온 만큼 새로운 방향,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그 전제가 맞다면)그래서 차기 정권도 개혁세력의 정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참여정부 출범에 큰 기여를 한 그의 이같은 주장이 적중할지, 아니면 희망사항에 불과한지는 현재로선 누구도 예단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만 무엇을 위한 효율성인가가 무시된 채 오로지 효율성·경제성만 강조되는 현실에 대한 그의 불만은 현시점에서도 분명하게 읽혀졌다. 그는 “가치있는 분야라고 해도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분야는 없애 버리겠다는 것인데, 그것이 꼭 옳은 방향이냐.”고 반문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길섶에서] 장점 찾기/육철수 논설위원

    목표를 정확하게 찾아낸다, 치밀하게 사전계획을 세운다,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살아 남는다…. 무슨 군사작전 같기도 하고, 영업사원의 판매전략 같기도 하지만 천만의 말씀. 도둑한테 배울 점이란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둔 K씨가 어느 라디오 방송에 기고한 글의 일부인데, 혼자 웃고 그냥 넘기기엔 아깝다. 아이의 선생님이 하루는 ‘도둑에게 배울점 10가지 알아오기’를 숙제로 냈다고 한다.K씨는 학교생활에 별로 흥미를 못 붙이던 아이가 학년이 올라 새 선생님을 만나고부터는 활기를 찾았기에 아들과 머리를 맞대고 도둑의 장점을 열심히 찾았단다.‘대도(大盜)는 유사시 적의 비밀을 빼올 수 있다’ ‘경찰·교도관·검사, 두부가게 주인을 먹여살린다’…. 찾아보니 도둑한테도 훔치는 일과 나쁜 마음을 빼놓고는 배울 점이 제법 있어 놀랐단다. 선생님이 이런 숙제를 낸 것은 어릴 때부터 남의 장점을 찾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함이었고, 발표시간엔 학급 아이들 모두가 즐거워하면서 소중한 가르침을 가슴마다에 새겼을 터이다. 뻔히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게 어른들이다. 미운 사람,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서 장점을 보지 못하는 건 아이들보다 못한 탓이 아닐까.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Zoom in 서울] 서울 버스대란은 넘겼지만…

    서울시 버스 노사 협상이 파업을 하루 앞둔 8일 새벽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에 따라 ‘버스대란’의 위기는 넘겼지만 추가발생비용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가 숙제로 남게 됐다. 서울시는 서울 시내버스노동조합과 서울 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 노사 양측이 서울지방노동위원회 6차 조정회의에서 2005년 임금단체협약에 최종 합의했다고 8일 밝혔다. ●노조 주장 대부분 반영 서울버스 노사는 ▲10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의 주 40시간 근무제 1년 조기 실시 ▲상여금 지급시기 개선 ▲전 사업장 정년 61세 보장 등 쟁점사항을 놓고 지난 7일 오후 2시부터 8일 새벽 3시15분까지 13시간 동안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 협상결과 노조의 요구사항은 대부분 수용됐다. 주 40시간 근무는 오는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 외에도 300인 미만 사업장에도 도입돼 61개 전 사업장에서 실시된다. 이에 따라 버스기사들은 현재 주 44시간·월 26일 근무에서 주 40시간·월 22일로 처우가 개선된다. 임금도 3.8% 인상돼 3년 경력의 운전기사 기준으로 약 257만원이던 월평균 임금이 약 265만원으로 오른다. 또 분기별 150%씩 모두 600%를 지급하는 상여금도 짝수달마다 100%씩 지급하기로 했다. 전 사업장이 정년을 61세로 정하자는 노조의 요구는 사업장별 노사협의회 등을 통해 별도로 협의하기로 정했다. ●변형근무 해법될까 이번 협상을 통해 타결된 임금인상·근무시간 단축 등으로 올해 추가로 발생할 비용은 176억여원에 달한다. 서울시는 요금인상이나 재정지원 없이 변형·교대근무제 등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는 서울시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서울버스노조 방선재 홍보부장은 “변형·교대근무제 도입에 대해 협의하겠다는 것일 뿐 합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분란의 소지를 남겼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7월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누적된 적자다. 환승 요금 등으로 1000억여원의 손실이 났다. 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세금 부담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서울시는 여기에 대해 구체적인 분석은커녕 해결책조차 내놓지 못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적자를 보전해 버스서비스의 공공성을 담보하는 것이 준공영제의 기본취지”라면서 “이번 협상으로 변형·교대근무제 도입 근거를 마련한 만큼 앞으로 배차간격이나 운행횟수 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면 적자폭과 추가비용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열린세상] “무엇이 미안하신데요”/강지원 변호사

    “미안해서요!” “예?” “그래요. 미안해서요. 무슨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학교숙제로 인터뷰를 요청했던 대학생 몇명이 찾아왔다. 첫 질문으로 대뜸 이런 질문을 했다.“평소 힘없고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서 일을 많이 해야 한다고 하시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동안 수많은 인터뷰에서 질문을 받아 보았지만 이런 질문처럼 어려운 질문은 없다. 그리고 오래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그래서 불쑥 나오는 대로 대답했다. 그 대답이 “미안해서요.”였다. “무엇이 미안하신데요?” “미안하지 않습니까? 사람마다 경우는 다 다를 테지만, 예컨대 어떤 사람은 돈이 많은데, 좀 적은 분들을 보면 자신이 잘못한 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좀 미안해 하고, 어떤 사람은 큰 감투를 쓰고 있는데, 그렇지 못한 분들을 보면 자신에게 무슨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좀 미안해 하고, 뭐 그런 것이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요?” 인터뷰를 마치고 학생들을 돌려보낸 뒤 잠시 생각해 보았다.’미안해 하는 마음’, 그 정체는 무엇일까. 무엇이 우리네 사람들에게 미안해 하는 마음을 가지게 할까. 맹자는 이런 예를 들었다. 어린아이가 막 우물에 빠지는 것을 본 사람들은 누구나 놀라고 걱정하고 불쌍한 마음을 가진다고.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아이이지만, 그런 불행을 ‘차마 보지 못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다. 또 남에게 해를 끼치는 일을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도 있다고 했다. 사람은 누구나 이런 마음을 타고 난다고 말한다. 맹자는 나아가 측은지심(惻隱之心)에 관해서도 말한다. 슬퍼하고 걱정하는 마음이다.4단(四端)중의 한가지인 측은지심은, 일부 오해가 있는 것처럼 윗사람이 아랫사람에 대해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아니다. 사람들 누구에게나 있는 어진(仁) 마음의 극치이다. 인(仁)은 곧 사랑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자연스러운 마음들을 애써 몰라라 한다. 좀더 큰집에 사는 사람들이 좀더 작은 집에 사는 이들에게, 좀더 큰 사무실을 쓰는 사람들이 좀더 작은 사무실을 쓰는 이들에게, 좀더 잘 나가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못 나가는 이들에게…. 또 있다. 좀더 잘생긴 사람들이 좀 더 못생긴 이들에게, 좀 더 건강한 사람들이 병든 이들에게, 또 한창 때의 중장년 인사들이 유약자나 노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가진 사람들의 오만함, 조금이라도 더 누리는 사람들의 무감각함이 적지 아니하다. 그것은 아마도 사람들의 또 다른 특성, 지배적 욕망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람들은 사는 모습이 모두 다르다. 돈 만지기 좋아하는 사람, 권력 쥐기 좋아하는 사람, 학문하기 좋아하는 사람, 농사짓기 좋아하는 사람 등등. 사람들은 이처럼 세상 사는 모습이 모두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단순히 ‘차이’로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온갖 교묘한 잣대를 만들어내 서열을 매기고 좀더 높은 서열을 차지한 사람들은 차례로 ‘차별’을 하려 한다. 그런가 하면 사람들마다 가진 것 또한 모두 다르다. 어떤 사람은 돈을 많이 가졌으나 건강을 가지지 못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장애를 가졌으나 많은 학식을 가진 것과 같다. 그래서 부디 가진 쪽에서는 그것이 무엇이든 덜 가진 쪽에 대해 오만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정당하고 적법하게 얻은 것이라 해도, 왠지 미안해 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사람의 착한 본성이다. 존중하는 마음, 배려하는 마음,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 돕고자 하는 마음이 모두 거기에서 나온다.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 상생의 길이요, 공동체를 살리는 길이다. 더욱 감사할 일은 그런 마음을 가진 이들이 앞으로 더욱 갖고자 하는 경우에는 훨씬 더 크게 갖게 되더라는 것이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씀이 탁 무릎을 치게 하는 대목이다. 봉사와 기부, 자신보다 낮은 곳을 향해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것은 어질고 착함, 그리고 사랑의 발로이다. 강지원 변호사
  • [지금 대전청사에선] 산림·관세·조달청

    ●산림청 경사, 산불에 ‘발목’ 산림청은 강릉 소재 동부청이 80년 만에 승격(국장급기관)되는 등 잔칫상을 받아놓고도 좌불안석. 산림청은 당초 2일자로 국장 등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었으나 산불이 잦아들지 않자 관련 부서와 지방청 관련 인사를 산불 조심기간이 끝나는 15일 이후로 연기. 이와 함께 동부·남부청 승격 행사 등도 축소하기로 하는 등 자중하는 분위기. 한 관계자는 “경사스러운 일이지만 산불로 인해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상황에서 자칫 오해를 받을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고 한마디. ●관세·조달청 혁신경쟁 2라운드 지난해 정부혁신 평가에서 두각을 나타낸 관세청과 조달청이 혁신경쟁 2라운드에 나서 눈길. 특히 수장인 김용덕 관세청장과 최경섭 조달청장이 재경부 차관 후보로 거론되면서 열기는 점입가경.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관세청은 지난해 조달청에 넘겨준 인사혁신에 신경을 집중하는 반면, 조달청은 고객 만족도 제고 등에 골몰하고 있다는 소문. 한 관계자는 “선의의 경쟁은 자극제가 된다.”면서도 기관장 경쟁설에 대해서는 평가절하. ●“진실하게 규명되길…” ‘사할린 유전사업’ 후폭풍이 김세호 건교부 차관에 이어 신광순 철도공사 사장의 퇴임을 촉발. 신 사장은 4일 대전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번 일로 3만여 철도인들의 마음고생이 심했고, 특히 (기관에)소환돼 조사받은 직원들의 고생이 많았다.”며 아쉬움을 표출. 앞서 퇴진한 김 차관에 대해 “애처롭다.”고 심경을 밝힌 그는 유전사업을 ‘반면교사’로 삼아 수익사업을 투명하게 추진해 줄 것을 당부. 그는 “많은 숙제만 던져 놓고 떠나게 돼 아쉽다.”면서 “선로의 자갈 하나라도 깊은 애정으로 바라보겠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케 하기도. 105년 국영 철도를 마무리한 마지막 철도청장이자 초대 공사 사장으로 주목받았던 그는 이로써 4개월 만에 중도하차.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세월 흘러도 변함없는 어머니 사랑

    어버이날을 맞아 가족을 위해 헌신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어머니들이 있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시각장애인 자녀들을 맹학교 교사 등으로 키워낸 차금자(56)씨와 국내 최고령자였던 시할머니를 무려 22년 동안 극진히 모셔온 정옥단(45)씨가 주인공이다. 차씨와 정씨는 오는 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제 33회 어버이날 기념식’에서 각각 국민포장·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차씨는 1974년 첫번째 남편과 사별한 뒤 시각장애인과 재혼하면서 남편의 전처 소생의 자녀인 이우관(당시 13세·남)씨와 이은열(당시 5세·여)씨와도 한 가족을 이루게 됐다. 자녀들까지 시각장애인이었던 터라 당시로써는 막막하기만 했다. 더군다나 역술인인 남편의 수입도 넉넉하지 않은 터였다. “피 하나 섞이지 않았지만 ‘엄마’라고 부르는 아이들을 보면서 내 새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제적으로는 힘에 부쳐도 앞으로 혼자 잘 살 수 있게 만들어주자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차씨는 자녀들의 학교 숙제를 도와줄 때 글자를 대신 써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아무리 오래걸려도 참고 기다렸다.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에 진학하자 차씨도 아이들과 밤 새우는 것이 다반사였다. 특히 차씨는 아들 우관씨가 대구에 있는 대학교를 다닐 때에는 학교 근처에 방을 얻은 뒤 서울과 대구를 오가면서 우관씨를 뒷바라지했다.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우관씨는 서울 맹학교 교사가 됐고, 현재 대구대 대학원에서 특수교육 박사과정을 밟으며 시각장애인 연구자가 되는 꿈을 키우고 있다. 은열씨도 단국대학교 사학과를 거쳐 대구대학원 특수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정씨는 지난 1월 별세한 국내 최고령자인 최애기(당시 110세) 할머니의 손자며느리다. 최씨는 지난 83년부터 최 할머니뿐만 시아버지·시어머니까지 4대에 이르는 가족을 보살펴왔다. 특히 시어머니는 현재 중풍을 앓고 있지만 불평없이 병수발을 하고 있다. 정씨는 “시할머니가 가시던 마지막날 똥오줌을 받아내면서 한번도 더럽다고 생각한 적 없으니 미안해하지 말고 편히 쉬시라며 보내드렸다.”면서 “며느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던 것”이라면서 겸손해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씨줄날줄] 메이데이/우득정 논설위원

    115주년 노동절이었던 어제는 ‘비정규 권리보장 입법투쟁’의 기치를 걸고 한국노총위원장과 민주노총위원장이 공동단식투쟁에 돌입한 지 10일째 맞는 날이었다. 두 위원장은 처음으로 상대노총 행사에 참석해 연대사를 발표하는 등 노동계의 단합을 과시하기도 했다.1987년 민주항쟁과 더불어 주요 변혁운동으로 노동이 표면화된 이래 자본과 노동의 대결구도는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80년대 말 18.5∼19.8%에 이르던 노조조직률이 최근에는 사상최저 수준인 11%까지 떨어지는 등 노동운동은 대중성 상실로 전례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전투적 노동운동이 초래한 참화’라는 비판적 시각에서 ‘거대 자본권력의 집요한 방해 공작’으로 보는 견해에 이르기까지 갈수록 떨어지는 노조조직률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그럼에도 최근 비정규직 입법논란에서 보듯 노동운동의 폭발 잠재력은 여전히 대단하다. 빙산의 일각처럼 노조원 155만명 뒤에는 1500만 임금노동자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가 확산되면서 자본의 독점화가 가속될수록 빈부의 양극화도 심화된다는 현실적인 위기감이 임금노동자들의 의식을 한끈으로 묶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일상화되다시피한 구조조정의 칼바람도 노동자들의 결집을 무력화하는 동시에 또다른 투쟁의 동력원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의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이 10년 전 ‘노동의 종말’에서 암울한 예언을 했듯이 기계화·자동화에 이어 정보화의 파고에 밀려 없어지는 일자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수요에 비해 노동 공급량이 2.5배 가량 많다는 보고서도 나왔던 것 같다. 게다가 개도국과 선진국은 13억의 중국과 10억의 인도라는 사상유례없는 저가공세에 직면해 있다. 프랑스가 법정근로시간 폐지를 통해 근로시간을 늘리고 독일의 노조가 추가수당없이 근로시간 연장에 합의하는 등 반노동 움직임으로 돌아선 것도 생존환경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국내 노동계가 노동절을 맞아 비정규직 보호문제와 더불어 자체 생존권이 걸린 노조전임자 임금이나 복수노조문제를 거론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용없는 성장’시대를 맞아 일자리 창출과 지키기에 나선 선진국 노조들의 지혜는 우리도 하루빨리 받아들여야 할 숙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훈장 변신 ‘배추머리’ 개그맨 김병조씨

    누군가 그랬다.‘어느날 눈을 떠보니 세상에 내던져졌고, 살아가는 매뉴얼은 보이지 않았다.’고 투정을 부렸다. 인생의 매뉴얼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무미건조? 허망? 수많은 오류와 잘못을 과연 피해나갈 수 있을까. 문득 명심보감(明心寶鑑)의 첫 구절이 생각난다.‘착한 일을 한 사람에게는 하늘이 복을 내리고 악한 일을 한 사람에게는 하늘이 재앙을 내린다.’ 명심보감, 글자 그대로 마음을 밝히는 보배로운 거울이다. 중국의 경전 사서 문집류 등에서 좌우명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삶의 지혜와 처세훈을 추려 놓았다. 세월이 지난 오늘날에도 마음의 수양서로 여전히 으뜸이다. 한 코미디언이 있었다.‘지구를 떠나거라∼’‘나가 놀아라∼’로 전국민을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밑빠진 항아리는 막을 수 있어도 코밑의 입은 막을 수 없다는 말처럼 거침이 없었다. 뱉어내는 얘기마다 배꼽을 겨냥하면서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주변에서는 ‘배추머리’라고 했다. 그러던 어느날 ‘∼떠나거라’를 실천하듯 코미디계를 훌쩍 떠나버렸다. 왜그랬을까. 알고 보니 어엿한 훈장이 됐다.‘명심보감’이라는 간단치 않은 등짐을 지고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제주 탐라대서 강원 한림대까지 서울 마포에 위치한 불교방송국 건물 17층에서 그를 만났다. 순간 ‘앗’하는 놀라움을 느꼈다. 왕년의 ‘배추머리’와는 영 딴판이었다. 말쑥한 머리모양에 전통한복 차림이 왠지 낯설어보였다. 하지만 특유의 큰 웃음소리는 여전했다. 근황부터 들었다. 우선 매주 수요일이면 광주에 내려간다. 조선대학 초빙교수 자격이다. 오전에는 평생교육원(3시간)에서, 오후에는 학부(4시간)에서 강의를 한다. 학생수만 600여명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월·금요일에는 불교방송(BBS) 라디오 프로그램 ‘다시 듣고 싶은 노래’의 진행을 맡고 있다. 화·목요일에는 중앙부처 기업체 대학 등에서 명심보감을 강의한다. 이날도 서울 구로구청 관내 통·반장을 모아놓고 일장연설을 했단다. 강연을 들은 구민들은 감동을 받아서인지 관내 고등학교에서도 강의를 해달라는 제의를 받았다고 자랑했다. “제주 탐라대에서 강원도 한림대까지 정신없이 다닙니다. 코미디언으로 방송했을 때보다 더 살맛이 나요. 어려움을 통해 얻은 지혜도 있지만 옛 어른들의 밥상머리 교육을 생각해 보세요. 전통이 단절됐습니다. 이어야 하지요.” 김씨의 목소리는 높아진다.“부모가 자식에게 교육을 시키려면 부모 자신이 엄한 자세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밤 9시에 집에 들어온 아버지가 밤 12시에 귀가한 아들·딸을 혼낼 수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 엄격해야 집안을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명심보감의 참뜻은 ‘니나 잘해.’라며 껄껄 웃는다. ●한학자 선친 뒤이은게 큰보람 또 “부모는 자식을 잠자리에 재워놓고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서 이불을 덮어주던 아버지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회고한다. 김씨는 결혼 후 10년 동안 아버지의 빚을 갚아드렸다고 말꼬리를 흐린다. 논 네마지기로 입에 풀칠하며 여기저기 빚을 얻어가며 자식 5남매를 키워낸 아버지, 그러면서도 자식들한테는 매우 엄하게 대했던 아버지의 진심을 돌아가신 다음에야 알았다며 창밖을 응시한다. “코미디언인 제가 명심보감을 강의한다고 하자 처음에는 ‘웃기고 있네.’하면서 놀리더군요. 그러나 강의를 듣고 나서는 ‘울리고 있네.’라고 합디다. 저는 그래요. 중간고사같은 거 안봐요. 대신 학생들에게 아버지한테 양말 사다드리라고 숙제를 줍니다. 효도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이를 실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하지요.” 김씨가 명심보감 전도사로 나선 것은 방송활동을 중단한 1998년부터. 그는 어릴 때부터 두가지의 꿈이 있었다. 첫번째는 세상만사 영원이란 없다는 말을 늘 떠올리면서 인기가 쇠약해지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특히 방송계는 인기를 먹고 사는 직업이라 더욱 절실했다. 그래서 한학자였던 선친의 뒤를 이어 훈장이 되고자 했다. 두번째는 고향(전남 장성)에서 방송활동을 해보는 것. 다행히 지인을 통해 지난 97년 지역방송인 광주방송(KBC)에서 ‘열창무대’라는 프로그램을 맡았다. 이때 조선대 평생교육원에서 연극과 영화, 한국 코디미사 등에 대해 강의해달라는 요청이 왔다. 처용가도 코미디요 판소리도 코미디가 아닌가 생각하면서 선뜻 승낙했다. 하지만 서울로 올라오는 열차 안에서 ‘황금 만냥이 있다한들 자식 하나 올바르게 가르치는 것보다 못하다’는 명심보감의 한 구절이 문득 생각났다. 대학측과 논의 끝에 ‘명심보감’으로 주제를 바꿨다. 김씨는 75년 MBC-TV ‘뽀뽀뽀’로 데뷔했지만 ‘일요일밤에 대행진’ 등을 맡으면서 평소 갈고 닦은 ‘명심보감’을 자주 인용했다. 유행어 ‘지구를 떠나거라∼’‘나가 놀아라∼’도 여기에서 얻은 아이디어라고 고백했다. 코미디계를 떠난 그의 강의솜씨는 어느 정도일까. 한 예가 있다. 하루는 조선대에서 강의하던 중 이공대 김모 교수가 수강을 했다는 것. 그래서 ‘교수님 왜 그러십니까’라고 했다. 그러자 김 교수는 ‘(김씨의)강의평가가 최고로 나왔는데 한 수 배우려고요.’라고 대답했다. ●명심보감 1인자 되고 싶어 “마음의 부자가 진짜 행복입니다. 옛날 ‘뽀뽀뽀’를 보던 학생들이 오늘날 제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부모님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들 하더군요. 다시 부자가 됐습니다.” 그는 스스로 짠돌이라고 한다. 저축 잘하고, 가정에 충실하고 한문공부를 많이 한다는 세가지 연유로 명심보감을 강의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한학자인 아버지와 행상을 하는 어머니 슬하에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특히 7대장손이어서 할아버지 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할아버지의 별명은 ‘움직이는 옥편’일 정도로 한학에 조예가 깊었다. 덕분에 김씨는 초등학교때부터 천자문과 명심보감을 접했다. 붓글씨도 함께 연마했다. 족보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기억력이 뛰어나 집안에서는 천재소리를 들으며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집이 가난해 광주고에 진학하면서 육군사관학교반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성균관대 유학과를 생각했다. 하지만 학생들을 웃기는 일을 워낙 잘해 담임선생 등 주변에서는 한결같이 연극영화과를 권했다. 결국 중앙대 연극영화과로 방향을 바꿔 코미디언으로 명성을 날리게 됐다. 부인 얘기가 나오자 “목포교대를 나왔다.”면서 “빚도 많고 형제도 많은 장손 집안의 장남을 선뜻 택해준 아내가 늘 고맙다.”고 했다. 부인은 여러번 중매를 봤지만 김씨의 솔직한 자세에 반려자로 택했단다.1978년 70만원 월셋방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200만원 지하 전셋방을 거쳐 결혼 5년 만에 세를 떠안고 2300만원짜리 집을 장만했다. 이후 부모가 진 빚을 다 갚은 뒤 84년 고향에 스물네마지기 논을 사서 부모한테 효도선물로 드렸다. 부친은 88년 작고하기 전까지 매일같이 논두렁을 걸어다닐 정도로 무척 좋아했다. 또한 서울로 떠난 아들에게 ‘자가용을 타고 오기 전까지는 고향에 내려오지 말라.’는 약속도 지켰다. 모친은 현재 82세로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서 함께 살고 있다. “명심보감의 1인자가 되고 싶습니다. 옛것들이 다 버려지고 있습니다. 전통의 아름다움을 누군가는 반드시 이야기해야 합니다.” ‘김병조의 명심보감’이라는 책을 펴내기 위해 5년전부터 틈틈이 원고정리를 해왔다. 현대에 맞게 재해석한 것이다. 술과 담배를 전혀 안하는 그는 요즘 걷기와 등산으로 건강을 다진다. 명심보감 한 구절을 들려준다.‘글을 읽는 것은 집안을 일으키는 근본이요, 도리를 따르는 것은 집안을 보존하는 근본이다. 근검은 집안을 다스리고, 온화는 집안을 정제하는 근본이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0년 4월 전남 장성 출생 ▲67년 광주고 졸업 ▲72년 중앙대 연극영화과 졸업 ▲72∼75년 육군복무 ▲75년 MBC‘뽀뽀뽀’ 진행 ▲76∼96년 MBC‘일요일 일요일밤의 대행진’ ‘사랑의 공개홀’‘우리가락 한마당’‘세월따라 노래따라’‘김병조의 생활한자’ 진행 ▲96년 4월 SBS 코미디 전망대 진행.11월 MBC‘우정의 무대’ 진행. ▲98년∼현재 조선대 초빙교수 ▲상훈 전국대학생화술경연대회 최우수상(70년), 우리들의 스타상(코미디부문), 국무총리표창(저축유공·84년),MBC연기대상(코미디 개그부문,85·88년) ▲주요 작품 수필집 ‘종가집 배추’ 영화 ‘자기 난 이렇게 산다우’ 등
  • [MLB] 찬호 “5월엔 100승”

    ‘코리안 빅리거’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와 최희섭(26·LA 다저스)이 잔인한 4월을 눈부신 활약으로 마감, 화려한 5월을 예고했다. 박찬호는 지난달 30일 열린 미국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7이닝동안 볼넷 4개를 내줬지만 삼진 7개를 솎아내며 단 3안타 2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챙겼다. 박찬호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우승팀 뉴욕 양키스를 격파한 데 이어 월드시리즈 챔피언 보스턴의 불방망이마저 잠재워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로 부활했음을 입증했다. 또 박찬호는 텍사스 선발진 중 가장 먼저 3승(1패)고지에 오르며 방어율도 3점대(3.86)로 낮췄다. 1994년 LA 다저스에 입단한 박찬호는 96년 빅리그에 승격, 중간계투로 5승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2001년까지 해마다 두자리 승수를 쌓으며 대망의 통산 100승(97승73패)에 3승만을 남겼다.2002년 텍사스 이적후 3년간 고작 14승을 건진 박찬호는 4월 3승을 따냄에 따라 5월 100승 달성이 유력해졌다. 동양인 가운데 100승 투수는 올시즌 2승3패 등 통산 120승104패의 일본인 노모 히데오(36·템파베이 데블레이스)가 유일하다. 박찬호는 오는 5일 오클랜드,11일 디트로이트,1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24일 휴스턴,29일 화이트삭스전에 등판할 예정이다. 연승으로 17일 화이트삭스전에서 100승을 달성할 수도 있지만,4월 3승에 견줘 휴스턴이나 29일 화이트삭스가 100승의 제물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박찬호가 5월 100승 고지에 오른다면 4년만에 시즌 15승도 무난할 전망이다. 한편 최희섭은 지난달 30일 홈에서 벌어진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5회말 역전 만루포를 뿜어냈다. 최희섭의 만루포는 2002년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처음이며 시즌 3호(통산 28호). 최희섭은 지난달 27일 애리조나전에서 한 경기 최다인 4개의 안타를 몰아친 데 이어 이날 만루포로 한 경기 생애 최다인 4타점까지 올려 5월 ‘화려한 외출’이 기대된다. 만루홈런에도 불구하고 최희섭은 1일 콜로라도전에서 대타로 출전, 삼진을 당해 여전히 ‘반쪽 선수’의 숙제를 남겼고, 콜로라도의 김병현은 6회 등판해 3분의2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았지만,2볼넷을 내줘 불안했다. 다저스가 6-2로 승리했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하버드 VS 서울대/장미정 지음

    “서울대 강의 진도는 너무 느려요. 심지어 어떤 수업은 매일 같은 강의를 받는다는 느낌이에요.” 미국 최고의 명문대 하버드 2학년을 마치고 2004년 1학기동안 서울대 교환학생으로 공부한 장미정(21)씨. 그는 서울대에서의 캠퍼스 생활을 통해 느낀 점을 ‘하버드 VS 서울대’(답게 펴냄)라는 책으로 펴냈다. 현재 우리나라 공교육의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고 대학 개혁의 필요성이 역설되는 시점에서 나온 그의 책은 교육 당국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이 책을 쓰면서 남의 학교에 와서 흉만 보고 간다.”는 부담도 느꼈지만 “한국을 사랑하고, 서울대가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 인정받는 학교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펜을 들었다.”고 말했다. 나아가 한국의 대학들이 훌륭한 학교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변화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하루에 배울걸 일주일동안 배워 그가 체험한 미국 최고의 명문대 하버드와 한국 최고의 명문대 서울대의 차이는 무엇일까? 미정이는 하버드에서는 너무 바빠 친구와 밥 한끼 먹는 약속도 지키기 어려웠지만 서울대에서는 자유시간이 너무 많아 놀랐다고 했다.“술자리도 자주 가고, 영화도 보고, 돌아다니면서 먹고…. 너무 놀아서 지칠 때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미정이는 서울대에서 시간이 많은 이유로 ‘느린’ 강의 진도를 꼽았다. “하루에 배울 수 있는 내용을 일주일 동안 배운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했다. 반면 하버드에서는 수업진도가 너무 빨라 공부할 것을 조금이라도 미루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학생들 사이 숙제 베끼는 문화도 만연 또 서울대는 기본적으로 ‘공부량’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버드 교양수업의 경우 교과서보다는 ‘소스북’이라는 참고서적을 매주 읽기 ‘숙제’로 낸다고 했다.“숙제의 양이 수업마다 달라서 50∼100쪽이나 되고 논문이나 신문기사도 읽어야 한다.”고 했다. 미정이는 “서울대에서 한학기 동안 수업을 위해 읽은 책을 좀 과장해서 얘기하면 하버드 교양수업에서 보름 동안 읽은 양과 비슷하다.”고 비교했다. 미정이는 특히 숙제를 베끼는 문화에 대해 학생들의 태도도 문제이지만 1시간만 답을 베껴서 숙제를 제출한 학생이 5시간을 투자해서 숙제를 한 학생과 똑같은 점수를 받게 되는 현실을 비판했다. 표절에 대한 규칙이 엄격하고 공정하게 지켜진다면 한국 사회의 부정부패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버드생들이 여름방학을 통해서 인생의 진로를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서울대생들은 장기 유럽 여행을 가는 친구들이 많다면서 한국에서는 유럽 여행 가는 것이 대학교때 꼭 해야 할 일 가운데 하나로 여기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기억했다. 지난 2004년 영국의 ‘더 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상위 200개 대학에서 119위를 한 서울대의 현주소가 미정이의 체험속에서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9000원.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내 인생의 등대] 추재엽 양천구청장

    [내 인생의 등대] 추재엽 양천구청장

    “80년대만 하더라도 다들 복지에는 관심이 없었죠. 대학원에서 손준규 교수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복지행정가로서의 저도 없었을 겁니다.” 양천구는 전국 기초단체 가운데 최고의 복지 수준을 자랑한다. 특히 자원봉사제도와 연계된 노인복지 사업은 지방에서 배우러 올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추재엽 구청장이 동국대 행정대학원에서 전공한 복지행정학을 적극적으로 구정에 적용하고 있는 덕분이다. 추 구청장이 대학원에 진학한 것은 서울시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지난 89년. 당시만 하더라도 복지 분야는 높게 평가되지 못했다. 그도 당연히 홍보행정을 전공하려고 했다. 그러나 석사 2학기 때 복지행정으로 방향을 틀었다. “21세기는 복지의 시대인 만큼, 정책을 수행하는 공무원들이 복지를 공부해야 우리나라가 복지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손 교수의 가르침 때문이었다. “서울대 사회학과 출신의 엘리트지만 진솔하면서도 서민적인 분이었습니다. 학생들에게 휴일마다 경로당 봉사활동 숙제를 낼 정도로 이론보다는 실천에 충실한 분이었지요. 손 교수님의 가르침에 복지의 중요성에 눈뜨게 됐습니다.” 추 구청장은 손 교수 밑에서 특히 노인복지학 연구에 주력했다. 앞으로 한국 사회가 노령화사회로 진입할 것이 확실한 만큼, 젊은 시절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땀과 눈물을 흘린 분들에 대한 배려가 필수적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특히 일본의 동 단위의 복지센터인 복지사무소와 북유럽의 복지 실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석사 논문도 ‘한국의 노인복지정책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썼다. 이후 국회정책연구위원,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지내는 등 정계로 잠시 외도했지만 일반 주민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은 떠나지 않았다. 지난 2002년 지방선거에서 양천구청장에 출마, 당선된 것도 민생의 현장에서 발로 뛰며 선진국 못지않은 복지행정을 구현하겠다는 오랜 바람의 첫 단추를 꿴 것이다. 추 구청장이 3년 동안 양천구에서 새로 도입한 복지 제도는 장수문화대학, 자원봉사와 노인복지를 결합한 경로당결연사업, 독거노인들에게 전화로 말벗이 되는 해피콜제도 등 수없이 많다. 재활을 중심으로 한 장애인복지관도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요즘도 손 교수와 성민선 교수 등 대학원 시절의 은사들을 꾸준히 만나 새로운 정책의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추 구청장은 “예산과 인력이 한정돼 있는 만큼,50만 주민들이 조금씩 힘을 모아 실천할 수 있는 복지 제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예전의 미풍양속을 살리면서도 우리 모두의 노후를 준비하는 ‘자원 봉사의 노인복지화’를 발전시키는 데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타이완과 단교를” 中, 바티칸에 압력

    새 교황 탄생을 계기로 바티칸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이 교황청에 타이완과의 관계를 끊으라는 압력 수위를 높이고 있다.11억명의 신자를 가진 가톨릭계와 화해함으로써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타이완은 고립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21일 “중국은 바티칸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고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두 가지 원칙이 지켜진다면 바티칸과의 외교관계를 구축할 용의가 있다.”며 타이완과의 단교를 촉구했다. 중국 외교부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힌 적은 있지만 최고위층 인사가 공개적으로 바티칸에 타이완과의 외교관계 단절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1951년 바티칸과 단교했다. 교황청 역시 중국과의 수교를 원하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재임 시절부터 중국측과 관계개선을 놓고 교섭을 벌여온 교황청은 최근 대주교 한 명을 비밀리에 베이징에 파견해 중국 내부의 가톨릭 상황을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 ‘새 교황의 가장 큰 숙제는 중국과의 재수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새 교황으로서는 교리적 문제에서 중국에 양보하는 것은 어렵지만 타이완과의 단교는 가능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오히려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주교 임명에 관여하려는 것이 더 큰 걸림돌인데, 이 문제는 바티칸과 중국 정부가 공동으로 주교를 임명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중국 내 가톨릭 신자는 약 800만명으로 추산된다. 한편 타이완으로서는 바티칸이 단교를 선택할 경우 심각한 외교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타이완과 수교한 국가는 25개국밖에 남지 않았는데, 바티칸은 이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상대방이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MLB] 찬호, 오! 오클랜드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가 고질적인 제구력 불안을 드러내 우려를 자아냈다. 박찬호는 19일 알링턴 아메리퀘스트구장에서 벌어진 미국프로야구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홈경기에서 4와3분의1이닝 동안 1점포를 포함,8안타로 4실점하며 시즌 첫 패를 당했다. 팀은 5-8패. 2-4로 뒤진 5회 1사 1·3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박찬호는 시즌 1승1패에 방어율이 4.38에서 5.40으로 치솟았다. 또 1998년 6월10일 오클랜드전 승리 이후 7년 동안 단 1승도 없이 6연패의 악연을 이어갔다. 앞선 2경기에서 부활투를 뽐냈던 박찬호는 이날 들쭉날쭉한 제구력으로 사사구 5개를 남발, 패전의 빌미가 됐다. 박찬호는 앞선 2경기에서 단 1개의 볼넷을 내주며 호투한 점에 비춰 제구력 불안 해소가 승패의 결정적인 요소임을 새삼 일깨웠다. 스스로 “올시즌 최악의 피칭”이라고 말할 정도. 주심의 판정에도 불만은 있지만, 무엇보다도 투구시 중심축인 오른쪽 무릎이 구부러지면서 투구 밸런스를 잃어 볼넷을 남발하는 예전의 ‘고질병’이 도졌다는 우려를 샀다. 앞선 경기에서는 오른 무릎을 세워 릴리스포인트를 일정하게 유지해 볼넷을 확연히 줄였다. 따라서 투구 밸런스를 되찾는 것이 최대 관건인 셈. 여기에 초구 스트라이크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어가야 하는 숙제도 다시 남겼다.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뿌리지 못하다 보니 볼카운트가 불리해지면서 유인구가 통하지 않은 데다 가운데로 찔러넣다 얻어맞는 악순환이 거듭된 것. 이 때문에 이날 5회도 넘기지 못하면서 무려 92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텍사스의 불펜진이 약한 탓에 선발투수가 7이닝 정도를 끌고가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초구 스트라이크 또한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한편 벅 쇼월터 텍사스 감독은 박찬호가 물러난 뒤 불펜이 4점을 내준 것을 더욱 아쉬워해 눈길을 끌었다. 쇼월터 감독은 “박찬호는 잘 던졌다.”며 “아깝게 볼 판정을 받은 공들이 있었으며 볼이 되더라도 낮게 볼이 된다는 점이 좋았다.”고 오히려 후한 점수를 줬다. 특히 1회 투구 내용을 두고 “만루 위기를 벗어난 게 마음에 들었으나 차베스에게 맞은 홈런은 공이 높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찬호는 오는 24일 막강 뉴욕 양키스전에 선발 등판한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통신2강, 단말기사업 ‘두갈래 길’

    통신2강, 단말기사업 ‘두갈래 길’

    ‘돌아가는 SK텔레콤, 실익찾는 KT.’ 통신업계 두 거목인 KT,SK텔레콤의 휴대전화 단말기사업의 최근 행보다.‘만능 엔터테인먼트’ ‘정보 만물상자’로 불리는 휴대전화 사업은 제조업체는 물론, 서비스업체로서도 놓치면 2류로 떨어질 수 있는 주요 사업이 된 상태.SK텔레콤은 “해외에서부터-”,KT는 “조용히, 그리고 조금씩”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SKT,“해외부터 다져….” SK텔레콤은 두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그 하나는 올 연말 끝나는 ‘국내 120만대 규제’를 풀어야 하는 숙제다. 정부는 신세기통신 인수합병때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자회사 SK텔레텍이 내수 120만대를 넘기지 못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또 하나는 해외시장 진출이다. 최근 행보는 여기에 맞춰져 있다.SK텔레텍(브랜드명 SKY)의 연 판매량은 140만대. 지난해에는 해외수출 30만대, 국내는 110만대를 팔았다. SK텔레콤의 단말기사업 강화는 글로벌화와 직결돼 있다. 따라서 일단 ‘해외시장 우선’에 힘을 싣는 우회 작전으로 돌렸다. 중국 법인은 글로벌화의 선봉격.SK텔레텍 관계자는 “이달말 중국 북서부 신장성(新疆省) 성도인 우루무치에서 텔레텍 공장 기공식을 갖는다.”면서 “중국 북부개발에 일조하는 차원에서 그곳을 부지로 정한 만큼 GSM 사업권 획득 등 중국사업에 박차가 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규모는 100만대다.SK텔레텍의 중국 전략은 젊은층을 겨냥한 고품격 전략이다. 우리나라의 CDMA보다 몇배의 시장을 갖고 있는 유럽형인 GSM에 주력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오는 10월부터는 미국시장에서도 텔레텍 단말기를 판매한다.”면서 “이를 위해 미 유력업체와 미 법인을 공동 설립할 계획이고 현재 노키아와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 모 회사인 SK텔레콤은 9월부터 미 어스링크사와의 합작사인 ‘SK어스링크’를 통해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KT,“일단은 실익-이후 여건 봐서.” KT의 단말기 사업자는 자회사 KTFT(브랜드 EVER)다. 하지만 이 업체의 행보는 아직 정중동이다. 반면 유선에서 무선, 무선에서 방송까지 넘보는 KT가 단말기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KTFT의 연 판매량은 100만대다. 유선사업자인 KT는 ‘무선쪽 터 기’에 주력하고 있다. 유무선 단말기인 네스팟 스윙폰(PDA), 유무선 공용전화인 안(Ann)폰, 원폰 등으로 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일단 유선을 무선에 붙여놓기 위함이다. 안은 42만 9000대, 네스팟 스윙폰은 7만 2800대를 팔았고, 원폰은 시작 단계다. 아직은 KTFT가 이들 단말기 제조에 참여치 않고 있다. 하지만 시장 기반이 다져지면 KT의 단말기 사업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KT는 올 한 해 250만대를 목표로 이동통신 재판매에 진력하고 있다. 즉 KT는 기존 업체의 반격이 심한 단말기 제조사업보다는 ‘유선→무선→방송’ 루트를 잡아 종합통신방송사업자로 가는 것이 지금으로선 가장 큰 전략이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도 “여론을 봐가면서 무선으로 조금씩 이동하고, 통신과 방송의 융합시장이 법적으로 뒷받침됐을 때 서비스와 단말기를 묶으려는 전략같다.”고 분석했다. 정기홍 주현진기자 hong@seoul.co.kr
  • 한상범 전 의문사위원장 ‘4월 혁명상’

    전 의문사진상규명위원장 한상범 동국대 명예교수가 18일 서울 동숭동 흥사단 강당에서 사월혁명회(상임의장 노중선)가 선정하는 16번째 ‘4월혁명상’을 받았다. 사월혁명회는 “한 전 위원장은 친일·친미·반공으로 얼룩진 이 나라 지배세력의 실체를 파헤치고 굴절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학자적 양심과 꿋꿋한 기개로 평생을 바쳐 싸워왔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1960년 4·19혁명 당시 조선대 전임강사로 재직했으며, 이후 3선개헌 반대, 신군부 반대, 박종철 고문치사 진상규명 운동 등 독재정권에 항거, 민주주의와 인권 증진에 헌신해왔다. 그는 2001년부터 민족문제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며 과거사 청산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다음해 의문사진상규명위원장을 맡아 고 최종길 교수 의문사 인정 등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밝히는데 힘을 쏟았다. 한 전 위원장은 “앞으로 숙제가 더 많아진 것 같다.”면서 “4·19혁명은 5·16쿠데타와 군사독재로도 누를 수 없었던 개혁시대의 밑거름이었다.”고 평가했다. ‘사월혁명상’은 1990년 1회 이소선 여사와 장준하 선생을 시작으로 지난해 ‘이라크 파병 저지 애국 농성단’에 이르기까지 매년 4·19를 기념해 민주화에 기여한 인물이나 단체에 수여돼 왔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장편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펴낸 작가 공지영

    아프고 무서웠다. 신들린 듯 밤을 잊고 원고지를 메워 가다가도 팔뚝에 오소소 소름이 돋는 날들이었다. 갑자기 ‘지금 내가 뭐하고 있는 거지?’싶은 생각에 이르면 한참 멍해 있기 일쑤였다. ●사형수, 여교수 알게된 뒤 내면 털어놔 새 장편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푸른숲 펴냄)을 내면서 공지영(42)은 끙끙 앓았다. 원고지 위로 간당간당 작두를 탔다는 표현은 어떨까. 딱 두달 만에 써버린 장편. 미쳐서 매달리지 않고서야 스스로 돌아봐도 “거짓말 같은 이야기”이다.“누가 옆에서 (글을) 불러준다는 느낌이 들었고, 막판에는 아예 밤잠을 못 잤다.”고 했다. 그랬을 것 같다. 작중 인물들의 캐릭터부터 예사롭지 않다. 극악해져 보고 싶었을까. 스스로와 독자들의 내성을 한번쯤 시험해 보고 싶었을까. 새 소설은 상처로 가득한 극단의 젊은 남녀를 주인공으로 세웠다. 내일이 없는 사형수와, 내일이 있으되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냉소하는 여교수의 이야기다. ●8년동안 작품 구상… 단숨에 써 내려 겉보기엔 남부러울 것 없는 서른살의 대학교수 유정. 어린 시절의 잊지 못할 상처로 삶과 화해하지 못한 여자는 결국 여러차례 자살을 시도했다. 말할 수 없이 불우한 유년을 보낸 스물일곱살의 남자 윤수는 밑바닥만 떠돌다 살인을 했고 사형수가 됐다. 교도소를 내왕하는 모니카 수녀(유정의 고모)를 통해 둘은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고, 빗장을 걸어놨던 내면을 풀어 보인다. 소설은 계간지 등에서 연재된 적 없이 공개되는 전작이다.“일단 구상이 끝나면 몰아쓰는 스타일이라 전작소설이 편하다.”고 작가는 말했다. 그러나 변명 같다. 알고 보면 머릿속에 얼개를 잡은 지 무려 8년을 곰삭힌 작품이다. 단숨에 써버리지 않았다면 가슴이 미어터져 버렸을 것이다. “소설집 ‘별들의 들판’ 원고를 넘긴 뒤, 그러니까 지난해 추석 즈음부터 취재를 시작했어요. 서울구치소를 다녔는데, 많은 사연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꼭꼭 그들(사형수들)을 만났으니까. 생의 벼랑 끝에 서있으면서도 얼마나 그 눈들이 맑은지….” ●사랑받고, 사랑하고 싶어 사는 인간 그려 “생에 아주 중요한 고비를 넘긴 것같다.”며 출간 소감을 밝힐 만큼 작가에게 이번 작품은 ‘숙제’였다. 소설이 속에서 발아한 시점까지도 정확히 기억한다.1997년 12월30일. 한밤에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 라디오에서 흘러나온,23명의 사형수가 그날 처형됐다는 무심한 뉴스에 얼어붙었다.“내가 행복이라고 믿었던 것이 정말 행복일까 의심하게 됐다.”는 작가는 “당장 쓰고 싶었지만 아이(막내)를 낳을 때라 차마 살인 얘기를 쓸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사랑받고, 사랑하고 싶어서 사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는 그의 말은 소설 뒤쪽으로 가면서 더욱 간절해진다. 작가가 속도를 내서 써내린 만큼 그 느낌은 곧이곧대로 독자에게로 전달된다. 두개의 이야기 얼개로 이어지는 형식 또한 독자들의 속도감을 뒷받침해 주기에 맞춤한 장치. 유정이 화자가 되어 상황을 전개하는 한편으로 윤수의 회고록(블루노트)이 장(章)마다 번갈아 끼어드는 식이다. 어린 동생 은수가 길거리에서 죽어간 기억 등 윤수의 풍파를 묘사한 블루노트 쪽은 ‘좀 심한 신파’다 싶게 눈물샘을 건드린다. 황석영은 “공지영의 글이 쉽게 읽히는 게 장점이자 불만인데, 이번 소설은 나도 읽기가 힘들고 몇번이나 눈시울이 뜨거워졌다.”고 평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검찰 오일게이트 수사 방향은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사업 투자의혹 사건 수사에 착수한 검찰의 선택은 ‘속전속결’이다. 정치권에서 숱한 의혹이 나온 상태라 미적거리면 불필요한 오해만 불러올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金총장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 검찰은 13일 이례적으로 감사원의 수사요청 즉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에 배당하고, 김세호 건설교통부 차관 등 핵심 관련자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김종빈 검찰총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며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임을 예고했다. 지검 특수부장 3명이 오는 18일 모두 바뀌는 데다 총장 취임 후 ‘첫 작품’이라 신중을 기할 것이란 예상을 깬 것이다. 대검은 2∼3일 걸리던 자료 검토 시간을 대폭 단축, 곧바로 사건을 지검에 넘겼다.18일부터 현 대검 홍만표 중수2과장이 특수3부장으로 새로 부임해 수사를 맡게 된다. 검찰은 홍 과장이 강원 삼척 출신임에도 평창 출신인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이 연루된 이번 사건 수사를 과감히 맡겼다. 정면승부를 걸어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야당의 특검법안 제출도 검찰을 다급하게 하고 있다. 정치권의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 움직임으로 신경이 날카로워진 터에 특검 도입은 검찰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겉으론 “특검이 발효될 때까지 수사를 하다 자료를 넘기면 된다.”고 말하지만, 내심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먼저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허문석·전대월 신병확보 숙제 발빠른 수사 방침은 사건의 핵심 관련자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도 평가된다. 핵심 인물인 코리아크루드오일(KCO) 허문석 대표가 감사원 감사를 받다 인도네시아로 떠나 돌아오지 않고 있고, 하이앤드 전대월 대표도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면 감사원에 이어 검찰도 부실수사란 오명을 뒤집어써야 할 처지다. 이에 검찰은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나름대로 충분한 내사를 진행, 사건의 윤곽과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보인다. 김 차관 등에 대한 전격 출금 조치가 이를 증명한다. 철도공사 등 주요기관이나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광재 의원 개입여부도 밝혀야 검찰 수사의 성패는 철도공사가 전씨에게 주기로 한 ‘사례비’ 120억원의 성격과 최종 귀착지를 규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 사례비는 불분명한 돈거래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전씨는 유전업체 인수 사업을 추진하는 데 이 돈이 들어갔다고 주장하지만, 그 내역을 밝히지 못했고, 철도공사도 제공 이유를 속시원하게 털어놓지 않고 있다. 이에 정치권은 불명확한 돈의 흐름이 로비자금이나 실세 비자금이라 의심하고 있다. 돈을 쫓다 보면 이 의원이 사건에 개입했는지가 확인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사설] ‘어린이 일기 검사는 인권침해’

    초등학교 교사의 일기장 검사 관행은 인권침해 소지가 있으므로 개선돼야 한다는 인권위의 의견이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한국교총과 전교조 등 교사들은 교육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우리는 교사들의 교육에 대한 열의와 전문성도 충분히 인정하지만 인권위의 권고는 경청해야 한다고 본다. 어린이도 양도할 수 없는 기본권을 가진 인격체인 것은 어른과 다를 바 없으며 극히 사적인 고백인 일기 공개를 강제한다는 것은 사생활의 자유 등 기본권과 충돌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일기쓰기가 어린이들의 사고력과 글쓰기 능력 향상, 좋은 생활 습관 형성에 교육적 효과를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어렸을 때부터 기록을 습관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일기쓰기의 교육적 효과와 일기장 검사행위는 별개의 문제다. 오히려 인권위의 지적대로 검사를 염두에 두고 일기를 쓰다 보면 솔직하게 쓸 수 없어 소재에 압박을 받거나 교사의 기준에 맞춰 사고를 하게 돼 개성 형성에 방해를 받는 등 교육적 역효과마저 나타날 수도 있다. 숙제에 대한 의무감으로 일기를 쓸 경우 기록 습관 형성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많은 어른들의 경험을 통해서도 입증된다. 굳이 일기검사를 하지 않더라도 일기쓰기와 같은 교육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교육부와 교사들이 인권위 결정을 권리 침해 차원에서 해석한다면 이는 옳지 않다. 오히려 이번 인권위 결정은 우리 사회의 어린이 인권에 대한 인식을 한 차원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본다. 다함께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 [길섶에서] 엄마의 마음/이호준 인터넷부장

    버스 안, 옆자리의 여자는 쉬지 않고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다.“응, 학교 마치자마자 영어학원에 가야 되고…. 그 다음은 컴퓨터학원이라니까. 학습지 선생님은 여덟시쯤 오시기로 했어. 뭐?그전? 그 시간엔 중국어학원에 간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선생님 오시면 잘 지켜봐 줘. 첫날이니까 실력이 있는지 없는지 보고 판단해야….” 직장에 다니는 주부인 것 같았다. 자신이 못 챙기는 아이의 공부를 언니에게 부탁하는 모양이었다. 회사에서 늦을 수밖에 없는데, 마침 학습지 선생님이 바뀌는 날이라 누가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전화는 계속 이어졌다. 학습지 회사에, 언니에게, 아이에게…. 그녀의 심정이 이해되지 않는 게 아니어서, 시끄럽다기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직장은 그만둘 수 없고, 아이의 공부도 소홀히 할 수 없고. 때문에 학원순례에 학습지까지 시키는 것일 게다. 아이들이란 자칫하면 게임에 빠져 숙제도 놓치기 일쑤니까. 하지만 그녀에게 묻고 싶은 게 있었다.“댁의 아이는 언제 하늘을 보며 상상의 날개를 펴고, 언제 친구들과 손잡고 노래라도 불러보나요? 댁의 아이는….” 이호준 인터넷부장 sagang@seoul.co.kr
  • 초등생 일기검사 ‘인권침해’ 논란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어린이의 일기장을 검사하는 관행이 사생활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이 교육계를 설득시키지 못하면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육적 측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결정”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일부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일기 지도도 교육활동의 하나”라며 무리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는 일부 긍정적인 목소리도 없지 않지만 “매일 열의를 가지고 시간을 쪼개 일기장을 검사하는 것을 인권침해라고 하는 것도 인권침해”라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인권위는 7일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게 일기 검사 관행을 개선하고 일기 쓰기 교육이 어린이 인권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개선되도록 지도·감독하라는 의견을 표명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7월 서울 S초등학교 교감이 ‘시상을 목적으로 한 학생들의 일기장 검사’가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지를 질의함에 따른 것이다. 인권위는 “초등학교에서 일기를 강제로 쓰게 하고, 이를 검사·평가하면 사생활이 공개될 우려 때문에 어린이가 자유로운 사적 활동을 방해받을 수 있다.”면서 “이는 유엔 아동권 규약과 헌법이 보장하는 어린이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생활의 반성을 통해 좋은 생활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일기쓰기를 습관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도 “일기쓰기의 교육적 효과에는 동의하지만 검사를 통한 습관화는 사적 기록이라는 본래 의미가 아닌 공개적인 숙제로 인식돼 본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인권위 결정이 나오자 교총은 성명을 내고 “교사의 교육적이고 자율적 판단에 따라 시행되는 일기쓰기 지도를 마치 학생의 양심과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하는 듯 속단한 것은 교사의 양심과 전문성을 기초로 한 교육활동마저 위축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교조 한만중 대변인은 “학생의 인권에 대한 의식이 부족한 현실을 환기시키는 의미는 있다.”면서도 “교육활동의 하나인 일기검사가 곧 인권침해라는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화랑초등학교 이현진 교사는 “사생활 침해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일기는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문장력을 기르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서 “최소한 저학년들은 아이의 생활태도를 알기 위해서라도 일기 지도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한편 교육부 류영국 학교정책심의관은 “교육적 본질에 맞게 일기쓰기 지도가 이뤄지도록 조만간 학교 현장에 지침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권위의 결정은 ‘의견표명’으로 ‘시정권고’보다 약한 수준”이라고 덧붙여 반드시 인권위 의견대로 따르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김재천 이효용 나길회기자 patri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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