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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고 중단’ 네티즌 6명 사전영장

    검찰이 조선·중앙·동아 일보의 광고 중단 운동을 벌인 네티즌 6명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가 시작된 뒤 네티즌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이들을 포함, 모두 20여명의 네티즌을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이에 해당 네티즌들과 시민단체들은 표현의 자유와 소비자 주권을 침해당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인터넷신뢰저해사범 전담수사팀(팀장 구본진 첨단범죄수사부장)은 19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카페를 개설하고 광고중단운동을 주도한 이모(39)씨와 카페 운영진 등 6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씨 등은 지난 5월 개설된 카페에 조선·중앙·동아 일보에 광고를 게재하는 업체 250여곳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을 수십 차례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광고중단 독촉 전화를 일명 ‘숙제’라고 부르며 700여 차례에 걸쳐 이를 독려하는 글을 올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수사 착수 직후 해당 언론사들에게 고소 의사를 확인하고 광고업체 관계자 조사 등을 통해 피해 실태를 확인했다. 이 가운데 광고주 10곳은 처벌 의사가 담긴 고발장을 냈다. 조선·중앙·동아 일보가 신고한 6∼7월 두 달 동안의 피해액은 112억원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검찰은 해당 언론사의 광고가 40% 정도 줄었고, 이로 인한 실제 피해액이 400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광고중단 독촉 전화를 받은 업체는 수백 곳으로 한 곳당 수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피해액을 모두 합하면 500억원이 넘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 등이 주도한 광고중단 압박행위는 집단업무방해죄로 업체들의 피해가 큰 데도 반성의 기미가 없어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 영장을 청구했다.”면서 “불구속기소, 기소유예 등의 처분을 할 네티즌까지 합하면 사법처리 대상자는 20명이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해외 판례와 논문 등을 검토한 결과 해당 언론사가 아닌 광고주들에 대한 소비자 불매 운동, 이른바 ‘2차 보이콧’을 형사처벌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 관계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대다수 국가에서 ‘2차 보이콧’을 금지하고 있고, 미국의 일부 민사 판례에서 ‘2차 보이콧’을 인정하기도 하지만 기본권 침해나 비폭력을 요건으로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에서는 “해외 사례는 손해배상 책임 등을 따지는 민사상 불법책임 이론에 불과한 만큼 이를 인신 처벌을 목적으로 하는 형사사건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이씨 등 6명의 구속 여부는 21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서 결정된다. 홍성규 유지혜기자 cool@seoul.co.kr
  • [Beijing 2008] 7살 연상연하 ‘신들린 호흡’…랭킹 1위 울렸다

    세대교체의 후유증으로 지난 4년간 혹독한 시련을 겪었던 한국 셔틀콕이 부활의 노래를 불렀다.17일 베이징 공과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배드민턴 혼합복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10위인 이용대(20)-이효정(27·이상 삼성전기) 조가 랭킹 1위인 인도네시아의 노바 위디안토(31)-리리야나 나트시르(23) 조를 2-0(21-11 21-17)으로 격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건 것. 한국이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지난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김동문-길영아 조 이후 12년 만. 결승전 상대인 위디안토-나트시르 조는 아테네올림픽 직후 호흡을 맞추기 시작해 세계대회 12번의 우승, 특히 2005년·07년 세계선수권을 거푸 석권한 현역 최강의 혼합복식조. 하지만 이용대-이효정 조는 지금까지 두 번 만나 모두 이기는 등 이들에게만큼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올 1월 말레이시아오픈 8강전에서 2-0으로 이긴데 이어 같은 달 코리아오픈에서 2-1, 또 한번 승리했다. 초반부터 경기는 쉽게 풀렸다. 주로 후위에 선 이용대의 강력한 스매싱, 이효정의 드라이브와 헤어핀에 위디안토-나트시르 조는 제대로 된 공격 한 번 못해 보고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기세가 오른 이용대-이효정 조는 2세트에서 19-13까지 달아나며 상대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막판 상대의 격렬한 저항에 19-17까지 쫓겼지만 셔틀콕이 쪼개질 듯 내리꽂는 이용대의 스매싱으로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한국 셔틀콕은 그동안 올림픽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지난 4차례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와 은메달 6개, 동메달 3개를 수확한 것. 하지만 아테네대회가 끝난 뒤 급격히 쇠퇴했다. 김동문과 하태권, 라경민, 이동수, 유용성 등 간판스타들이 줄지어 은퇴를 한 뒤 이들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기 때문. 급기야 한국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노골드에 그치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금, 은, 동메달을 각각 1개씩 수확하면서 상처입은 자존심을 되찾았다. 특히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여자복식의 이경원-이효정 조(은메달), 남자복식의 이재진-황지만 조(동메달)의 메달은 의미있는 결실인 셈. 다만 이같은 성과가 완벽한 세대교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월드스타로 자리매김을 한 이용대는 향후 10년간 한국 셔틀콕을 이끌기에 모자람이 없고 이재진과 황지만, 박성환, 정재성 등의 성장세도 만족스럽다. 하지만 여자는 주력인 이경원과 이효정이 20대 후반에 접어들었고, 차세대의 성장세는 여전히 더딘 것이 현실. 올림픽 이후 한국 배드민턴계가 고민해야 할 숙제는 여전히 남은 셈이다. 베이징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건국 60·광복 63주년] 잇단 이의신청… 끝없는 친일논란

    [건국 60·광복 63주년] 잇단 이의신청… 끝없는 친일논란

    ■ 인명사전 4776명 중 118명 불복해 발간 연기 #1 1895년 명성황후 시해사건이 일어나자 의병의 궐기를 호소하는 격문을 지어 각지에 발송하고,10년 후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황성신문에 ‘시일야방성대곡’을 게재해 체포됐던 독립운동가 위암 장지연.1910년까지 언론인으로 활발한 독립운동을 전개했던 장지연은 이듬해부터 돌연 친일행적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주필로 있던 경남일보에 일왕의 생일을 기념하는 한시를 게재했고,1914년부터 1918년까지 객원으로 있던 매일신보에 조선총독부의 시정(施政)을 미화하고 옹호하는 700여 편의 글을 발표한 행적 등이 밝혀져 친일인명사전 수록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기념사업회측은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 #2 1920년 동아일보를 창간하고, 물산장려운동에 앞장서는 한편 민립대학 설립운동의 일환으로 중앙학원을 설립해 고려대학교의 전신인 보성전문학교를 인수했던 인촌 김성수. 그는 1930년대 후반부터 일제의 침략전쟁에 적극적 참여를 독려하는 단체인 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의 발기인, 또 임전대책협의회 간부이자 임전보국단 발기인으로 활동했다. 그는 당시 일제 기관지였던 매일신보 등 언론매체에 학도병의 참전 및 일제의 침략전쟁에 협력할 것을 촉구하는 글을 게재하고, 강연한 것으로 밝혀져 친일인명사전 수록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인촌기념사업회측은 친일명단 수록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대한민국은 올해로 광복 63주년을 맞았지만 우리 역사의 대표적인 숙제인 친일문제는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편찬위)가 오는 29일 발간예정이던 친일문제연구총서(전17권) 중 1차분인 3권짜리 친일인명사전의 발행이 연기됐다. 친일인명사전 수록대상 4776명 가운데 118명에 대한 이의신청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의신청이 기각될 경우 각종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친일인명사전 발간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편찬위에 따르면 이의가 제기된 주요 인물은 만주군 중위 박정희, 무용가 최승희, 교육자 김성수, 언론인 장지연, 소설가 김동인, 아동문학가 이원수 등이다. 일제시기 군인으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의 유족과 기념사업회 등은 “당시 군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친일이라고 할 수 있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편찬위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군대인 광복군이 선전포고했던 적군 소속 장교가 친일인사가 아니라는 것은 비상식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지식인으로 친일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은 하나 같이 “당시에 그들이 썼던 글은 다 어쩔 수 없이 이름만 빌려준 것이며, 참전을 호소하는 강연은 일제가 써 준 것을 그대로 읽은 것일 뿐”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편찬위는 “수백편의 글에서 명의도용을 당하고 있었는데 이를 몰랐다거나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은 비논리적”이라는 입장이다. 편찬위 관계자는 “뜻하지 않은 피해자가 없도록 각 전문분과위원회, 상임위원회의 이중 검토를 통해 8월 중 이의제기 수용여부를 결론낼 것”이라고 말했다. 편찬위는 “실제로 일제하 판검사를 지낸 후 변호사로 활동하며 시국사건을 변론한 기록을 유족이 제출하고, 편찬위가 변론기록을 추가로 찾아내 친일인명사전 등재 대상에서 보류된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건국 60주년 논쟁 가열 임정사업회 등 5개 단체 별도 행사 ‘갈라진 광복절’ 광복절인 15일 정부가 주최하는 건국 60주년 기념행사에 불참하기로 한 독립운동 관련 5개 단체가 별도의 광복절 기념 행사를 열기로 해 ‘건국 60주년’ 논쟁이 정점을 맞고 있다. 정치권도 건국 60주년 행사를 두고 의견이 엇갈려 논란은 광복절 이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독립유공자회·민족자주연맹·한민족운동단체연합·항일독립운동단체협의회 등 5개 단체는 15일 오후 2시 서울시 종로구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대한민국 건국 89주년 학술회의-대한민국 건국은 1919년이다’ 행사를 갖는다고 14일 밝혔다. 한시준 단국대 역사학과 교수는 “독립운동사에 대한 몰이해로 정부가 ‘건국’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반만년 역사에서 ‘대한민국’이란 국호를 처음 사용한 것은 1919년 수립된 임시정부였고,1948년 세워진 정부는 임시정부를 계승해 수립됐다.”면서 “임시정부의 역사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부정하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우리 역사에서 단절시키는 것은 엄연한 역사 왜곡”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도 독립선언일·독립인정일·정부수립일 중 독립선언일인 1776년 7월4일을 가장 중요시한다.”면서 “국내 대학들이 전문학교 시절부터 개교년(年)을 따지는 것도 마찬가지 이치”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헌정회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건국 60년 주장은 우리 스스로 우리 역사를 말살하는 것으로 일본과 중국의 역사 왜곡보다 더 심각하다.”면서 “독립운동을 부정하면 결국 대한민국이 일제의 사생아라는 결론에 도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민국 건국60년 기념사업추진기획단 우기종 단장은 “헌법적인 실체로서의 건국은 행정부에 입법부·사법부까지 갖춰진 1948년이 맞다.”고 반박했다. 한편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은 이날 ‘건국절 변경’ 움직임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확인하고 15일 정부 기념행사에 당 대표가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야 3당 대표는 서울 용산 효창공원 내 백범 김구 선생 묘역을 합동 참배하기로 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성명을 내고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소수 친일보수세력과 야합해 8·15행사를 ‘건국 60주년기념행사’로 치르려는 반역사적인 음모를 자행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 헌법과 임시정부의 법통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위헌 행위이자, 불굴의 투지로 일제에 맞서 싸운 항일독립투사의 명예를 더럽히는 반민족적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현경병 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13명은 8·15를 광복절이 아닌 건국절로 기념하자는 내용의 ‘국경일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이미 공동발의했다. 현 의원은 “상하이 임시정부는 어디까지나 ‘임시’”라면서 “48년 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길회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친일사전 발간은 상식을 바로잡는 일” 조세열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 “친일인명사전 발간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향한 첫걸음입니다.”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의 실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조세열(51·경희대 겸임교수)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은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친일인명사전 수록대상자의 이의신청을 처리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2001년 시작한 사전 발간 작업이 7년 남짓 만에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발간을 앞두고 친일인사의 유족이나 기념사업회 쪽의 이의신청이 이어졌다. 하지만 조 총장은 “전체 4776명 가운데 이의신청은 118명밖에 되지 않고, 일제공훈록과 당시 사료 등 친일행적을 보여 주는 원문자료들을 충실히 확보했기 때문에 법정까지 가더라도 걱정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만주군 중위 출신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인명사전 등재를 두고 벌어지는 정치적 논란에 대해 그는 “박정희는 극히 평범한 친일세력의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박근혜씨가 정계에 입문하기 훨씬 전인 1991년부터 이 문제를 다뤄 왔다.”고 잘라 말했다.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올라간 사람의 후손이 직·간접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후손의 신원을 철저히 숨기기 때문에 연좌제는 있을 수 없다.”면서 “국가 예산으로 기념사업에 나서거나 후손이나 연고자가 땅 찾기에 나설 때, 친일행위가 뚜렷한데 한 적이 없다고 강변할 때 실명을 공개하지는 않더라도 후손을 대상으로 진상을 규명했다.”고 말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제18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4강전 2국] 고바야시 고이치,삼성화재배 본선

    [제18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4강전 2국] 고바야시 고이치,삼성화재배 본선

    제9보(82∼98) 일본의 노장 고바야시 고이치 9단이 삼성화재배 와일드카드로 지명되어 본선무대를 밟는다. 조치훈 9단의 오랜 라이벌로 잘 알려져 있는 고바야시 9단은 일본 랭킹 1위 기전인 기성전을 8연패하는 등 1990년대 초까지 일본 바둑계의 실질적인 1인자로 군림해 왔다. 그러나 국제무대에서의 성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해,97년 후지쓰배를 우승한 이후 줄곧 침묵을 지켜 왔다. 삼성화재배에서도 지난 1회 대회에서 8강까지 오른 것이 유일한 입상경력이다. 그러나 제8회 대회 우승자 조치훈 9단을 비롯해 그동안 와일드카드를 받아 삼성화재배 본선에 진출한 기사들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대회에서 고바야시 9단의 활약상도 볼거리 중 하나다. 삼성화재배 본선 32강전은 9월3일 대전 삼성화재연수원에서 열린다. 백82의 붙임은 귀에서 수단을 부리기보다 백84를 활용하기 위한 응수타진. 이때 흑도 실전처럼 85로 단수치는 것이 정수다. 대부분 이런 모양에서는 (참고도1) 흑1로 뻗기가 쉬운데, 이것은 백2로 올라서는 수를 한번 더 활용 당하게 된다. 백88의 치중은 백이 오랫동안 숙제로 남겨두었던 점. 흑도 89로 이은 것이 최강의 버팀이다. 백90의 젖힘 이후 백96으로 때려낸 것까지는 거의 예상된 수순. 만일 실전과 같은 진행이 부담스럽다면 흑으로서는 (참고도2)와 같은 타협책이 있지만, 이것은 상당한 굴복이라고 보고 실전처럼 강하게 맞받아친 것이다.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Beijing 2008] 베이징올림픽 화려한 개막

    100년의 꿈을 안고 중국이 일어서고 있다. 벼르고 별렀던 용틀임의 기지개 소리가 지금, 천지에 요란하다. 8일 베이징은 올림픽 성화 아래 65억 인류를 한 점으로 끌어 모았다.‘세계의 중심’ 중화(中華)의 거대한 자장을 뽐내며 황허(黃河)문명 부활의 꿈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서구열강에 숨죽이며 세계사의 무대 아래로 내려선 지 한 세기. 중국의 부활은 더이상 13억 ‘그들’만의 공허한 과시가 아니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중국을 이길 수 없다면 합류하라.”고 했다.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은 지금 당장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중국어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중국을 주목해야 한다는 세계 명망가들의 언표가 쏟아진 지 이미 오래다. ●“한자 깃발은 중화문명의 자부심 표현” 베이징올림픽 개최의 함의를 제대로 읽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국내 각계의 제언도 줄 잇고 있다. 문화사학자인 주강현 한국민속연구소장은 “개회식 곳곳에서 나부낀 한자 깃발에만도 간과해서는 안될 상징적인 의미가 숨었다.”며 “구미 중심의 축이 한자문화권으로 옮겨온다는 결정적 상징이자 중화문명에 대한 자부심의 표현”이라고 풀이했다. “세계 80여명의 정상을 개막식에 모았다는 사실 또한 단순한 정치력 과시로만 비치지만, 그만큼 중국 외교술의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는 이면의 진실을 읽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평론가 정윤수씨도 “올림픽 개회식은 주최국이 그 어떤 제재도 받지 않고 마음껏 자국의 역사와 문화를 홍보하는 마당인데, 중국은 역대 어느 대회보다 직접적이며 노골적으로 (중화주의) 이념을 드러냈다.”며 “앞으로 국제사회에서도 장쾌한 스케일의 중화주의 외교를 펼칠 것이라는 의욕을 확인시킨 셈”이라고 풀이했다. ●“세계경제 융합속도 더 빨라진다”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이 세계경제 체제에 빠르게 융합해갈 것이라는 전망도 대세를 이룬다. 이경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원장은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의 국가브랜드가 높아지고, 아세안 국가들을 아우르며 진행중인 ‘중화권 경제화’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은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원장은 “중국이 일본이나 우리나라처럼 올림픽 뒤 성장률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1,2년 정도 경제의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중국에 투자하는 기업들 역시 여기에 대응해서 투자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계경제의 핵심국가로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 역시 가속화하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중국 당국은 올림픽 못지않게 2010년 엑스포에도 관심이 많아 경제활성화 분위기는 계속될 것”이라며 올림픽 이후의 경기침체설을 일축했다. ●“소수민족 독립의지 더 강해질 것” 국제사회의 주역으로 등장하면서 이후 중국 내부 사회의 변화도 거셀 것으로 예측된다. 애국주의·국가주의가 팽배한 상황에서 올림픽을 기점으로 ‘원심력’과 ‘구심력’이 동시에 중국 사회를 움직일 것이란 분석들이다. 양영균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대다수 중국인들이 애국주의를 기치로 더욱 강하게 뭉치는 반면 소수민족 등은 올림픽 ‘이벤트’를 통해 독립의지를 더욱 공고히 드러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도 “성숙해 가는 시민사회를 어떻게 이끌어 갈지가 올림픽으로 국제사회에서의 책무가 커진 중국 정부가 풀어갈 숙제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 내부의 전망은 낙관적이다. 자오후지(趙虎吉) 중앙당교 교수는 “올림픽은 전통적인 중국 사회가 서구 시민사회와의 접점을 찾는 계기가 됐다.”며 “올림픽을 계기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확산됐으며, 중국식 민주주의가 새로운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올림픽 특별취재단 sjh@seoul.co.kr
  • [문화마당] 방학때 미술관이 붐비는 이유/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국민대 겸임교수

    [문화마당] 방학때 미술관이 붐비는 이유/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국민대 겸임교수

    폭염이 계속되지만 요즘의 내 심정은 긴 가뭄 끝에 단비를 만난 격이다. 왜냐하면 미술관의 문을 열기가 무섭게 관객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심지어 관객들은 개관시간을 기다리면서 줄을 서는 수고를 기꺼이 감수한다. 세상에, 문화선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진풍경을 한국에서도 보게 되리라고 감히 상상인들 했을까. 비단 사비나미술관뿐만 아니라 다른 미술관에도 눈에 띄게 관객이 늘었다고 한다.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스타작가의 작품이나 블록버스터형 전시가 아닌,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동시대 예술가들의 작품인데도 관객들은 줄지어 미술관을 찾는다. 특이한 점은 난생 처음 미술관을 찾은 왕초보 관객들이 유독 많다는 것이다. 왕초보 관객이란 초중고교 학생과 학부모들을 가리킨다. 삼복더위에도 불구하고 학부모와 자녀들이 미술관 나들이에 나선 까닭은 무엇일까. 해답은 바로 각 학교에서 방학기간 학생들에게 예술과제를 내주기 때문이다. 즉 학생들은 미술작품을 보고 감상문을 쓰려고, 학부모들은 ‘아트 바캉스’ 삼아 자녀들과 함께 미술관에 찾아오는 것이다. 평소에는 미술관 근처에도 가지 않던 학생과 학부모들이 오직 방학숙제를 해치우기 위해 전시장에 가는 것에 대해 삐딱하게 보는 사람들도 있다. 자발적인 참여가 요구되는 예술을 강제적으로 체험하게 만든다고, 공부시간을 축내는 공연한 짓이라면서 볼멘소리를 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왜? 긍정적인 면이 훨씬 더 많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만일 학교에서 예술과제를 강요하지 않는다면 공부기계로 전락한 학생들이 과연 미술관을 찾을 엄두조차 낼 수 있을까. 문화강국을 꿈꾸는 한국인들 중 대다수가 미술맹인 상태로 살아가는 것은 어릴 적부터 미술관에 다니는 습관이 길러지지 않아서이다. 반면 문화선진국에서는 미술관을 열린 예술학교 혹은 예술놀이터로 여긴다. 그들은 어릴 적부터 미술관을 제집처럼 드나들면서 예술적 감성과 창의성을 기르는 훈련을 받았기 때문이다. 미술관의 높은 문턱을 일반인들이 처음으로 넘어서기란 무척 어렵지만 일단 경험한 이후에는 열혈관객이 될 확률이 높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로버트 치아디니는 첫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문간에 발 들여 놓기 기법’이라고 부르지 않았던가. 지금 국내 미술관들은 관객 숫자를 늘리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를 짜내는 실정이다. 오죽하면 정부에서 미술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짜라는 미끼(국공립미술관 무료관람정책)를 내세워 관객들을 유혹할 생각까지 했을까.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과학기술부에 반짝 쇼가 아닌 관객의 발길이 저절로 미술관으로 향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제안한다. 문화·교과부가 권장도서를 선정해 학생들의 독서가이드가 되어주듯, 방학기간에 열리는 전시 중에 우수전시를 선정해 학생들에게 관람하도록 적극 권장하는 방법이다. 이를 활용하면 미술관들은 학생들의 눈높이를 고려한 맞춤형 전시를 안정적으로 기획할 수 있고, 학생들은 과제에 적합한 작품을 감상하면서 교육적 효과를 높이고, 학부모는 예술적 소양을 쌓을 수 있다. 재정이 열악한 사립미술관들도 동참할 수 있도록 우수전시에 공공기금을 배정해 전시비용을 지원한다면 가족들이 방학기간에 가까운 미술관을 찾아가 다양한 예술체험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정부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도 방학 때면 미술관에 철새처럼 등장하는 일회용 관객들을 단골관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관객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살아 있는 미술관정책을 만들자는 나의 제안에 관계기관의 응답이 있기를 기대한다.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국민대 겸임교수
  • [한·미 정상회담] ‘北 통미봉남’ 봉쇄엔 공조·FTA는 숙제로

    [한·미 정상회담] ‘北 통미봉남’ 봉쇄엔 공조·FTA는 숙제로

    6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양국간 그리고 대북정책 및 다자외교무대에서의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는 데 논의의 초점이 모아졌다. ●다자외교무대 실질적 협력 강화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점을 감안, 양국 정부는 큰 틀의 변화를 모색하기보다는 기존 외교협력 기조를 확인하면서 생활밀착형 실질적 합의를 도출하는 데 진력했고, 공동성명을 통해 그 결과를 담아냈다. 향후 한·미 동맹의 성격과 방향을 결정할 ‘한·미 전략동맹 미래비전’ 채택을 다음으로 미룬 대신 대학생 연수취업(WEST) 프로그램 가동, 한·미 우주항공분야 협력 추진과 같은 합의를 마련한 것이 이를 말해 준다. 지난 4월 미 캠프데이비드에서의 정상회담에서 외교·안보분야에 비중을 둔 한·미 동맹의 스펙트럼을 경제·사회·문화 분야로 확대시켜 나가기로 한 데 따른 부분적 진전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4월 이후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넉 달도 안돼 세 차례나 회담을 가졌으나 눈에 띄는 합의는 내놓지 못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4월 회담이 한·미 우호관계 복원에 비중을 뒀고,7월 회담은 일본 도야코 G8정상회의 과정에서 약식으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지난 세 차례 회담에서 두 정상이 거둔 실질협력 확대의 성과는 결코 작지 않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대북정책 긴밀 협력 재확인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봉쇄할 명시적 합의를 마련한 점을 성과로 꼽는다.‘북한과의 관계와 관련한 긴밀한 협력과 정책조율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는 공동성명의 언급은 곧 대북정책에서 한·미간 보폭차이를 방지하고, 북한의 한·미 분리전략을 차단하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한 치의 빈틈도 없는 공조태세를 거듭 확인함으로써 북한의 통미봉남이 허구임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북·미 관계 정상화를 북한 인권개선과 연계할 것임을 공동성명에 담은 점은 향후 북·미 관계 및 한반도 정세 변화와 맞물려 주목되는 대목이다. 북핵 문제가 폐기·검증의 2단계 과정이 완료되는 시점을 맞아 북한 인권문제가 주된 현안으로 부상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한·미 양국 정부가 보다 공세적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부시 대통령 임기 안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의회 비준의 가능성을 남겨 놓은 점도 관심을 가질 대목이다. 부시 대통령은 “의회와의 관계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미 대선 이후 크리스마스 때까지의 ‘레임덕 세션’ 때 미·콜롬비아 FTA와 함께 처리토록 집중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쇠고기 추가협상·테러 공조 부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이나 전략적 유연성 문제 등 민감한 안보현안은 이번 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데다 갖은 악재에 시달려 온 이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부시 대통령의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아프가니스탄 지원 문제와 더불어 양국간 미해결 현안으로 남은 셈이다. 특히 쇠고기 추가협상과 미 지명위원회의 독도명칭 번복 등 부시 대통령에게 두 가지 ‘선물’을 받아든 이 대통령으로서는 국제무대에서의 대테러 공조 등과 함께 부시 행정부 이후까지 계속 외교적 부담으로 안고 가야 할 현안인 것이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촛불 100일 ] (하) 전문가 대담

    [촛불 100일 ] (하) 전문가 대담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에서 표출된 촛불을 인위적으로 끄려하면 절대 꺼지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불신의 문제를 치유하지 않으면 또 다른 이슈를 통해 다시 불거질 것이다.” 서울신문사와 공동으로 ‘촛불 100일’을 기획한 인터넷정치연구회 소속 교수들이 시리즈를 마감하는 좌담에서 내린 진단이다. 이들은 “촛불 집회를 무조건 억압할 것이 아니라 촛불에서 표출된 국민의 힘을 오히려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이제 모두가 모여서 촛불을 평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촛불 백서’를 만들자.”고 힘주어 말했다. 박현갑 서울신문 기획탐사부 부장 사회로 진행된 좌담에는 류석진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국제행정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좌담회는 4일 오후 서울신문 편집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촛불집회는 과거와 어떻게 달랐나. ●장 교수 2002년 여중생 장갑차 사망사건,2004년 탄핵 관련 촛불시위를 거치며 촛불은 계속 진화했다. 계층도 다양화되고 자율성도 커졌다. 이번 촛불집회는 정부와 기존 정당들이 제도적으로 수용하지 못하면 생활정치도 운동 의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윤 교수 앞서 두 번의 촛불집회는 이념적으로 진보적 성향이 뚜렷했고 기존 운동권과도 밀접하게 연결됐다. 그러나 올해 촛불집회는 탈이념, 탈정파적이었다. 운동을 진행하는 방식 역시 중심세력을 철저히 배제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졌다. 배후세력이라는 것을 찾으려야 찾을 수 없었다. 이런 특색이 기존의 촛불집회와는 다르다. ●류 교수 이른바 ‘롱테일(long tail)정치’ 시대다. 소수가 다수를 이끄는 게 아니라 길거리의 군중들이 소수의 권력을 흔들어 버렸다. 더군다나 이 롱테일 군중이 원자화되지 않고 네트워킹되어 있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촛불집회는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는가. ●류 교수 대차대조표가 뚜렷하게 나오지는 않는다. 다만 과제는 분명하다. 변화된 환경에 대한 인식과 이에 따른 대처방안 강구가 시급하다는 점이다. 이번 집회를 통해 기존 정치권이나 언론 등의 매개집단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여기에 대처하지 못하면 제2의 촛불집회는 언제든지 일어날 것이다. ●장 교수 이번 촛불집회의 키워드는 ‘신뢰’다. 촛불집회는 이념이나 정파싸움이 아니었다. 대의제 민주주의의 운영자들에 대한 불신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정당지지도는 여전히 한나라당이 1위다. 대통령 지지도가 10%대로 추락했지만 야당 지지도가 올라가지도 않았다. 이를 보면 국민들이 기존 정치를 불신하면서도 대의제를 극복할 마땅한 장치가 없다보니 일정한 기대심리는 갖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대의제의 딜레마인 셈이다. ●류 교수 학계에서도 대의제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정당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는 의견과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한다는 논의의 줄기가 있었는데, 결국 바람직한 것은 대의민주주의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고 대의민주주의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장 교수 모든 것을 대의제로 수용하려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의제를 대체할 다른 장치에 대한 구상을 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국민들의 분출하는 요구를 제도가 수용 못하지 않나. 이명박 정부 들어 여대야소가 만들어졌고, 특히 처음으로 개헌세력도 생성됐다. 이런데도 의회에 맡겨라 하는 게 옳은 것인가. 의회정치의 한계가 있다. ●윤 교수 촛불집회를 통해 얻은 소득은 우리 사회의 문제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것이다. 한국 대의제는 물론 정당·언론 등 매개집단들이 극명한 한계를 보였다. 또 하나는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다.‘롱테일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소통방식을 통해 나오는 여론을 어떻게 대의제에 반영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다. 하지만 제도권에서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류 교수 운동권도 마찬가지다. 광우병 대책회의도 집회를 이끌어 나가는 게 아니라 따라가기에도 바쁘다. 그쪽도 집회 현장에서 무엇이 왜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촛불 민심이 반영되지 않았는데. ●류 교수 두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 번째로 각 가정에서 정치적인 의사소통이나 대화가 부족했을 가능성이다. 중·고생들이 촛불 바람을 먼저 불러일으켰는데, 그것이 부모들에게까지 미치지 못했다. 두 번째로 투표에 참여해 봤자 나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무력감 내지는 참여효용이 없다는 판단에서라고 본다. ●윤 교수 참여 효능감 측면에서 봐야 한다. 국민들은 제도권 정치에 대한 불신이 있어 투표로 내 의사를 표출해도 그것이 변화를 가져온다고 기대하지 않는다. 이보다는 차라리 온라인에서 본인들의 의견을 올리는 것이 참여의 경험과 효능감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더이상 투표가 정치참여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 아닌 것이다. 또 국민들은 지난 10년 동안 모든 사회문제를 이념 문제로 환원하는 이념갈등에 피로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런 점은 앞으로 약해질 것으로 본다. ●류 교수 이번 촛불집회가 단순히 편가르기의 장이 아니고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현상을 규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68혁명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면 당시 분열구조는 우리보다 심했다. 상대방을 빨갱이라 부르고 미국의 적이라고 몰아붙이기까지 했다.1970년대 전반까지 계속된 이런 갈등 속에서 미국 의회는 68혁명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게 된다. 누군가를 처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의미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68혁명에 대처하는 우리의 방식이 잘못됐다. 우리가 분열세력이라고 몰아붙였던 이들을 건전한 방향으로 수용해 이들의 순수와 열정을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써야 한다.”고 평가했다. 지금 우리의 상황이 이때와 매우 유사하다. 우리도 정부와 정치권, 시민사회 등 각계각층이 모여 왜 촛불집회가 일어났고 집회의 핵심 의미가 무엇이었는지,2008 촛불집회에 대한 최종 보고서인 ‘촛불 백서’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현상을 규명하고 사회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장 교수 나는 이번에 촛불집회에 참가한 10대들이 투표권을 가질 5년 뒤쯤이 궁금해진다. 촛불집회는 청소년들의 정치활동에 관한 한 실험적 장이었다.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들이 독자적으로 정치집회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올해 5월∼8월 청소년 정치집회가 6차례나 열렸다. 광우병과 교육자율화는 물론이고 공기업 민영화에 교육감선거 투표권까지 다양한 의제가 나온다. 이 세대는 한국사회의 구조적 틀에 갇혀서 자력갱생에 허덕이는 ‘88만원 세대’와는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류 교수 다음번 대선과 총선이 있는 4∼5년 뒤엔 지금 10대가 유권자로 들어온다. 그때 이들을 수용하는 장치를 만들지 못하면 이들은 다른 방식으로 제도권을 뛰쳐나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진짜로 대의제의 위기가 된다. 지금의 10대는 옛날과 전혀 다르다.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5년 뒤 우리나라 정치는 망가진다. ▶정부와 국민간 미래지향적 소통구조를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까. ●류 교수 촛불집회가 일어난 근본 원인은 아날로그 정치와 디지털 정치가 서로 접점없이 부딪친 것이다. 청와대에서는 광우병에 대한 기본적인 팩트를 제시하는 등 나름대로 대응하려 했으나 홈페이지를 열어놓고 기다리기만 했지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면서 논쟁하려는 노력이 없었다. 이것이 단순히 기술에 대한 이해 부족이냐, 정부의 의지냐가 문제인데 둘 다였다고 본다. ●장 교수 세계적으로 정부가 ‘다운사이징(규모 축소)’되지만 다뤄야 할 의제는 많아졌다. 정부가 모든 사안을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으니 ‘거버넌스(governance)’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이해당사자가 모두 참여해 결정을 내리는 수평적인 네트워크의 개념이다. 시민도 공동의 정책결정자이니 함께 결정하자는 것이다. 이명박 리더십의 입장에서 보면 이게 일견 비효율적일 수도 있다. 그래도 한국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수직적인 거번먼트(government)가 수평적인 거버넌스로 이행돼 왔는데 이명박 정부에서 다시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 버렸다. 국민들을 공동의 정책결정자로 이해해줘야 한다. 그게 이명박 정부에서 볼 때 비효율적인 패러다임으로 보이더라도 그것을 수용해야 한다. 또 청와대 블로거나 신문고 등 정부가 구축한 소통공간을 거버넌스를 구현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류 교수 소통공간 얘기를 하셨는데, 예를 들어 서울시는 천만상상 오아시스나 희망제작소 등이 있다. 여기 오는 사람들의 효능감이 상당히 좋다. 근데 기존의 정부가 마련한 공간을 보면 넌 떠들어라, 난 간다 이러면 다음번에 안들어간다. 다음번에 욕이나 하고 나오고.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있는 공간을 진정성 있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 교수 미 백악관 사이트만 봐도 국민들과의 대화를 여러 패턴으로 한다. 실시간 채팅을 한다. 백악관만 해도 사실상 게시판이 없는데. 우리는 순전히 게시판 문화다. 게시판이 온라인 공간 소통이나 토론을 망쳐 놓는다고 본다. 전부 진정성 없이 겉무늬로만 여론 수렴하고 참여를 활성화시킨다. 이런 게 오히려 온라인을 망쳐 놓았다고 본다. ▶정치권에서는 인터넷 규제나 야간집회 허용 등 상반된 입법 움직임이 있는데. ●류 교수 ‘여론 사이드카’등의 정책 얘기를 들으면 정부가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네티즌들은 다음 아고라에서 댓글 삭제하면 구글이나 유튜브 등으로 ‘사이버 망명’을 한다. 빠져나갈 수 있는 공간이 기술적으로 존재한다. 입법자보다 누리꾼들이 더 잘 안다. 이러니 누리꾼들이 볼 때 기가 막힌 거다. ●장 교수 모든 미디어는 표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진다. 인터넷도 마찬가지다. 다만 인터넷이 다른 미디어와 다른 것은 메시지 생산자가 아니라 일종의 컨버전스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다룰 필요가 있다. 그런데 현재 인터넷에 대한 정부 규제는 일반적으로 다른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행해지고 있는 것과 다르다. 특히 인터넷은 다른 미디어와 함께 방송통신위의 규제를 받는다. 이번에도 보면 방송통신위에서 댓글 삭제 압력을 가하지 않나. 방송통신위 자체가 정부기구인데 정부기구가 인터넷에 직접 명령권을 행사하면서 규제하는 경우는 드물다. ●윤 교수 온라인 문제를 규제·처벌 등 부정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정반대로, 즉 온라인은 이렇게 작동해야 한다는 모델을 보여줘야 한다. 외국 사례를 보면 굉장히 다양한 온라인 토론 사례가 있다. 토론을 관장하는 사회자와 토론의 규칙이 필요하다. 양쪽 시각을 고루 반영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외국은 온라인 토론을 하는 장치와 제도와 룰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청와대든 포털이든 게시판이라는 공간만 주지 책임지고 잘 운영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 포털의 책임도 있다. 포털은 대개 플랫폼만 제공하는 것뿐이라고 얘기하는데 요즘 가장 중요한 것이 플랫폼이다. 네이버나 다음 등은 사이버 공간을 진짜 토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최소한 다음 아고라에 있는 수많은 게시판 중 하나라도 모델 케이스로 운영한다면 네티즌도 그렇고 정치권에서도 그렇고 배움이 가능할 것이다. ▶촛불집회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무엇인가. ●류 교수 촛불을 인위적으로 끄려고 하면 꺼지지 않는다. 근본적인 불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촛불은 다시 나올 것이다. 불신의 구조를 해결해야 한다. ●윤 교수 촛불을 정치과정의 하나로 받아들여야 한다. 촛불의 민심이 상시적으로 정책결정과정 등에서 투입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 ●장 교수 이번을 기회로 대통령의 리더십에 의존하는 불확실한 정치구조가 아니라 안정적인 정치구조를 만들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을 해야 한다. 합법적으로 선출된 권력이기 때문에 모든 권한을 위임받는 것은 아니다. 특정 리더십에 온 사회가 의존하는 대통령제의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헌법개정 논의가 필요하다. 정리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건국 60주년] 배려와 젠틀맨십 키워야 정치 성숙해진다

    [건국 60주년] 배려와 젠틀맨십 키워야 정치 성숙해진다

    지난주 국제 정치의 최대 이벤트는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베를린 연설이었다. 하지만 이 드라마엔 조연도 있었다. 경쟁자인 공화당 대선후보 존 매케인이었다. 그는 오바마가 20만 청중을 만끽할 때 미국 내 한 독일 레스토랑에서 소시지를 씹는 초라한(?) 이벤트로 응수했다. 우리 정치문화라면 어땠을까. 독일이나 미국의 어느 도시에서 대규모 청중 동원 맞불집회를 열지는 않았을까. 실제로 지난해 대선 때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 진영의 주요 유세전략 중 하나는 노골적인 ‘맞불놓기’였다. 상대후보가 판을 벌일 때 그것을 기꺼이 인정해 주고 자신은 다음 기회를 도모하는 것, 이것을 젠틀맨십(gentlemanship·신사도)이라고 부른다면, 우리 정치에는 다른 무엇보다 젠틀맨십이 부족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런 미세한 정치문화의 질적 차이가 중진국 정치와 선진국 정치를 가르는 분기점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우리 정치는 분명 지난 60년간 ‘하드웨어’ 측면에서 괄목할 만큼 진전했다. 서양에서 수백년에 걸쳐 일군 민주주의를 우리는 반세기 만에 이뤄냈다. 왕조국가의 잔재가 남은 식민시대에서 군사독재를 거쳐 평화적 정권이양과 선거를 통한 수평적 정권교체에 이르기까지 절차적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데 이토록 짧은 시간을 들인 나라를 찾기는 쉽지 않다. 잊을 만하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부정부패 추문은 여전하지만 과거에 비하면 투명해졌고, 정치인에게는 ‘○사모’ 같은 자발적 팬클럽도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가 국민에게 짜증을 넘어 혐오증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은 무엇일까. 젠틀맨십의 부족 때문은 아닐까. 국민들이 정치인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주문이 “제발 싸우지 좀 말라.”는 것인 점만 보더라도 우리 정치의 숙제를 알 만하다. 어느 나라 정치인이든 싸운다. 하지만 한국 정치는 비신사적으로, 죽기 살기로 싸운다. 말뿐 아니라 몸으로도 싸운다. 미국은 의회 시정연설 때 평소 대통령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던 의원들이 모두 기립박수로 대통령을 맞으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다. 반면 우리는 야당 의원들이 대통령 입장 때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보기 힘들다. 미국 의원들이 전부 대통령을 존경해서 기립박수를 보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젠틀맨십을 어기면 국민으로부터 지탄을 받는 문화적 토대가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결국 우리 정치가 선진국의 문턱을 넘기 위해 신어야 할 마지막 신발은 젠틀맨십과 같은 무형의 ‘소프트웨어’일 수 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한국정치의 모든 악을 정치문화가 아닌 제도(권력구조) 탓으로 돌리며 입헌 100년도 한참 안 된 이 시점에 10번째 개헌을 운운하고 있다. 헌법이 문제라면,200여년 전 만들어져 권력구조는 거의 건드리지 않고도 유지되고 있는 미국의 헌법 체계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제도가 문제라면,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된 지 40일이 넘도록 국회 문을 안 여는 식의 ‘습관성 위법 증후군’은 뭐라고 변명할 것인가.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구의회 의장 릴레이 인터뷰] “무너진 상권 살리기 나설 것” 이종환 종로구의회 의장

    [구의회 의장 릴레이 인터뷰] “무너진 상권 살리기 나설 것” 이종환 종로구의회 의장

    “해결해야 할 산적한 숙제에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이종환(59) 종로구의회 의장은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해 작지만 강한 구의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의장은 31일 “정치 1번지, 서울의 중심 등 종로를 상징하는 말은 많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빛좋은 개살구”라면서 “얼마나 복지·문화적 혜택을 누리지 못하면 해마다 3000여명씩 주민들이 떠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종로에 있는 각 관공서들의 지방세나 청소비 등을 고스란히 구 예산으로 부담하고 있는 현실부터 거론했다. 청와대, 정부종합청사, 각 대사관 등 수많은 공공 기관들이 밀집해 있지만 구 살림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관폐’만 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리는 없고 책임만 있다고 풀이했다. 이 의장은 “하다못해 동생집에 같이 사는 형님도 눈치를 보고 생활비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종로구에 청소비 한 푼, 가로 시설비 한 푼 주지 않는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앞으로 비용의 일부라도 서울시와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낼 계획이라고 한다. 또 이렇게 책임만 지는 종로구에 정부와 서울시가 무엇 하나 도움을 주는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권리 찾기’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80년이 넘은 구청사도 신축을 위해 ‘특위’를 구성, 대책을 찾기로 했다. 이를 통해 행정안전부와 서울시의 정책적인 지원을 이끌어 낼 계획이다. 또 ‘자연발생적 위법건축물’에 대한 평가·규제 완화를 집행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다목적 체육관 건립, 촛불집회로 망가진 종로의 상권 되살리기 등 주민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사업에 앞장설 예정이다. 이 의장은 “떠났던 주민들이 다시 돌아오는 종로구를 만들기 위해 각종 정책과 복지제도를 연구, 시행할 수 있도록 집행부와 긴밀히 논의하겠다.”면서 “우리 뒤에는 항상 든든한 16만여명의 구민들이 있다는 생각으로 온몸을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Seoul In] 주민자치센터서 방학체험교실

    강북구(구청장 김현풍) 지역의 13개 주민자치센터에서 방학체험교실을 연다. 학습지도, 테마별 현장학습, 지역봉사활동, 창의력 교실 등 총 40개 프로그램에 어린이 10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서예, 주산·암산(삼양동), 영어기초회화(송중동), 숙제 지도(수유2동), 농촌체험학습(삼각산동), 공원 청소(송천동) 등이 있다. 각 주민자치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자치행정과 901-2050.
  • 암투병 김자옥 황혼 로맨스 연기

    어머니는 여자보다 강하다! ‘일지매’ 후속으로 30일 첫 방송되는 SBS 수목드라마 스페셜 ‘워킹맘’(극본 김현희, 연출 오종록, 오후 9시55분)은 육아문제로 고민하는 이 시대 직장 여성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그린 작품이다. 한때 잘 나가는 커리어 우먼이었지만 육아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결혼과 함께 집에 눌러앉은 주인공 가영(염정아).6·7세 연년생인 아들 둘을 둔 가영은 ‘복직 프로젝트’를 야심차게 추진한다. 홀로 된 친정아버지를 재혼시켜 아이들을 돌봐줄 친정엄마를 만들 심산인 것. 실제로 지난 1월 첫딸을 출산한 뒤 반 년만에 활동을 재개한 염정아에게 이번 역할의 의미는 이래저래 크다.“지금 제 딸은 도우미에게 맡겨놓고 있어요. 육아 문제는 일하는 엄마들의 영원한 숙제죠. 아마도 대부분의 여성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가슴 찡해지기도 할 겁니다.” 극중 사내 후배이자 연하남인 재성(봉태규)과 결혼한 가영은 책임감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없는 철부지 남편 때문에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염정아는 “드라마 속의 캐릭터는 얄밉지만, 귀여운 구석도 많아 따귀를 때려야 하는 장면에서도 웃음보가 터져 NG도 많이 냈다.”고 활짝 웃었다. 주로 스크린에서 활동하다 ‘한강수 타령’ 이후 4년 만에 TV드라마에 복귀한 봉태규도 신이 났다.“요즘 TV속 연하남들은 외모나 능력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하지만, 현실에서야 그런 남자가 얼마나 있을까요? 지극히 현실적인 연하남의 모습을 보여주겠습니다.” 반가운 얼굴이 또 있다. 최근 대장암 수술을 받고 씩씩하게 투병중인 중견배우 김자옥이 복실 역으로 출연해 황혼의 로맨스를 연기한다. 수술뒤 3주만에 촬영장에 나온 그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일단 촬영에 들어가면 없던 힘이 솟는다.”면서 “내 나이쯤 되면 느끼는 쓸쓸함과 허전함을 이번 캐릭터에 담아 진솔하게 표현해낼 것”이라고 말했다.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강기갑, 민노당 새 대표에

    농민운동가 출신 재선 의원으로 촛불정국에서 대중들에게 ‘강달프’라는 별명을 얻은 강기갑 의원이 25일 민주노동당 대표가 됐다. 강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당 대표 선출대회 결선투표에서 1만 2208표를 얻어 68.3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결선 경쟁자였던 이수호 의원은 5637표로 31.57%를 득표했다. 강 대표는 지난 5월27일 원내대표로 선출된 바 있어 당분간 또는 임기 동안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겸임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수호·오병윤·박승흡·이영순·우위영·최순영·이영희·최형권 최고위원이 강 대표와 함께 지도부를 구성했다. 강 대표는 당선이 확정된 뒤 “국민주권시대, 자주와 통일시대를 열어가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 길거리 정치에서 골목으로, 광장에서 사랑방을 파고드는 지역정치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비정규직 문제를 풀지 못하면 지방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면서 “진보적인 인사들을 적극 영입하고 당내 간부들을 적극 키워 2010년 지방자치선거에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탁상머리, 관료주의를 벗어나 현장에서 뛰고 실천하는 기풍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17대에 원내 진입에 성공, 지지 기반을 넓혀야 할 과제를 안고 있는 민노당은 ‘강기갑 체제’가 도래함으로 인해 새롭게 관심을 모았다. 우선 17대 때 민노당이 비례대표로 ‘발굴’한 강 대표가 18대에 자력으로 국회에 입성한 데 이어 대표까지 맡게 되면서 민노당이 ‘자생력’을 인정받을 근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지난 총선을 앞두고 진보신당이 분리돼 나간 뒤에도 내홍이 여전한 점을 감안하면 강 대표가 안게 된 숙제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강 대표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과수 농사를 지으며 한국가톨릭농민회와 전국농민회총연맹 등을 통해 농민운동을 했다. 중간에 6년 동안 수도자의 길을 걷기도 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논의가 이뤄진 17대 국회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총 69일 동안 단식을 벌인 그는 오직 농민만을 생각하는 의정 스타일 때문에 주목받았다. 지난 4월 18대 총선에서는 경남 사천에서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꺾고 당선됐다. 부인 박영옥씨와 3남1녀. ▲경남 사천 ▲사천농업고등학교 ▲가톨릭농민회 회장 ▲전농 부의장 ▲17,18대 의원 ▲민주노동당 원내대표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민선4기 중간 점검] 경북 5조7000억… 최다 투자 유치

    [민선4기 중간 점검] 경북 5조7000억… 최다 투자 유치

    경북도는 민선 4기 전반기 동안 ‘지역경제 살리기’에 모든 행정력을 쏟아 부었다. 산업 체제를 재편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등 ‘웅도 경북’ 신화 재창조를 위한 기틀을 다졌다. 도는 이 기간 무려 5조 7000억원의 사상 유래없는 투자유치 성과를 올렸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유치, 경북도청 새 도읍지(안동·예천) 결정 등 현안을 무더기로 해결했다. 하지만 이같은 사업을 추진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의 반발도 컸다. 지역간 균형발전과 특정 지역의 악화된 민심을 수습하는 것도 ‘발등의 불’이다. 도는 지난 2년 동안 가장 큰 성과로 괄목할 기업 투자유치를 꼽는다. 쿠어스텍, 아사히글라스, 오릭스 등 14개 외국계 기업으로부터 1조 7000억원의 투자를 이끌어 냈다. 소디프신소재, 포스코연료전지, 현대모비스 등 50개 국내 기업은 이 지역에 무려 4조여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투자 유치 출장 거리 41만㎞ 이런 성과는 김관용 지사의 공격적 마케팅 전략에서 비롯된다. 김 지사는 침체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지구촌 곳곳을 누볐다. 거리로 환산하면 지구 10바퀴인 41만㎞를 오간 셈이다. 외국계 기업으로부터 돈을 끌어 들여 생산기반을 확충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다. 그는 도지사 공관을 해외 투자 유치와 통상 교류를 위한 전초기지로 탈바꿈시켰다. 외국 바이어를 접대하고 투자양해각서를 교환하는 장소로 활용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엔 산업자원부로부터 ‘외국인 기업유치 최우수상’과 ‘지역산업정책 대상’을 받았다. 김 지사의 이같은 노력은 한국언론인연합회로부터 ‘올해의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을 받을 정도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자리도 3만 5000여개가 새로 생겼다.2006년 2.4%였던 실업률도 2.1%로 뚝 떨어졌다. ●전통산업, 첨단산업으로 재편 도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FEZ)을 유치,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구미 디지털산업 ▲경산 학원연구 ▲영천 하이테크파크 ▲포항 융합기술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한다. 전통산업을 첨단산업으로 재편하는 사업이 활발히 펼쳐질 전망이다. 이를 위해 대구시와 공동으로 조만간 경제자유구역청의 문을 여는 등 관련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실시된 대통령 업무보고 때는 구미 국가산업 5단지, 포항 부품산업단지 조성 등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약속을 이끌어 냈다. 산단 확충은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필수적 요건이기 때문이다. 도는 지난 6월 새 도청 이전지로 안동·예천을 결정했다.1981년 대구광역시가 경북도에서 분리된 지 27년 만에 해묵은 숙제를 해결한 셈이다. 김 지사 특유의 ‘결단’과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도 관계자는 “지난 2년간은 ‘부자경북’ 건설과 ‘경북 백년대계’의 초석을 놓은 중요한 시기였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300만 도민과 함께 경북의 자존심과 영광을 재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외지역 민심 수습 등 과제도 많아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새 도청 유치 탈락지역에 대한 보상대책 마련과 주민화합을 이끌어 내는 것이 급선무다. 도는 그동안 도청 이전이라는 ‘치적’ 쌓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도청 유치 탈락지역을 배려하는 노력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지역 균형발전 정책은 실패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유치와 동해안 에너지클러스터 구축 등 굵직한 사업이 일부 지역에 국한된 탓이다. ‘동서 6축 고속도로’‘영남권 신공항’ 등 지난 10년간 지지부진했던 사회간접자본시설(SOC) 확충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이제 시작에 불과한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도청 이전, 낙동강·백두대간 프로젝트, 동해안 해양 개발 등 난제도 많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경북 이전 기업 감세등 인센티브 확대” “앞으로 경북에는 거대한 투자의 물결이 몰려 올 것입니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지난 2년 동안 국내·외 곳곳을 찾아 다니며 투자유치를 위한 씨를 뿌려 놓았다.”면서 “이제는 ‘수확’을 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최근 LCD 생산업체인 LG디스플레이㈜와 구미에 1조 3000억원을 투자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이를 계기로 국내·외 투자 유치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수한 기업 유치를 위해 조세 감면, 세제지원 확대 등 금융·세제 보완 등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지방 이전 기업에 각종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는 도청 이전과 관련, 반발을 의식한 듯 “이 사업은 선거 공약이자 300만 도민과의 약속”이라며 “그런 만큼 도청이전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낙후지역 개발계획 수립 등 후속 조치에 소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낙동강운하 건설에 가장 큰 기대를 걸었던 그는 “중앙정부가 여론에 떠밀려 사업 추진을 못한다면 지방정부가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관련 용역을 실시하겠다.”며 “운하 사업은 낙동강의 준설과 물관리,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균형발전협의체 공동의장이기도 한 김 지사는 “때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가 수도권에 비해 지방발전을 우선하는 지역발전 정책 추진에 대해 환영한다.”면서 “정부는 이를 위해 재정 과 세제 측면의 지원을 확대하고, 각종권한을 지방에 대폭 위임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구의회 의장 릴레이 인터뷰]이석기 도봉구의회 의장 “경전철 착공에 역량 집중”

    [구의회 의장 릴레이 인터뷰]이석기 도봉구의회 의장 “경전철 착공에 역량 집중”

    이석기(59) 도봉구의회 의장은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해결해야 할 굵직한 지역 현안과 사업이 많기 때문이다. 이 의장은 23일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을 충실히 하면서도 타당성 있는 지역 사업은 적극 협조하겠다.”면서 “특히 경전철, 도봉산 관광개발 등 당면한 숙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공부하고 만나고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도봉구의 숙원 사업인 ‘경전철’의 조기 착공을 위해 구의회의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복안을 밝혔다. 그는 “우이동∼방학동 경전철은 도봉 발전을 위해 하루 빨리 개통돼야 한다.”면서 “2009년 착공할 수 있도록 구의회는 모든 역량을 하나로 모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를 위해 ‘경전철 조기 착공 특위’를 구성, 어렵고 복잡한 주민들의 이해관계 조정에 나선다. 또 집행부와 긴밀한 협조로 각종 지원책과 규제완화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도봉산 관광특구에 대한 서울시의 적극적인 지원도 촉구했다. 그는 “시가 너무 한강르네상스 사업에만 치중하고 서울의 명산인 ‘도봉산’에 대한 발전 계획이 없다.”면서 “주말에 수만명의 시민들이 찾는 도봉산 주변에 대한 체계적인 개발을 통해 세계적인 관광타운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각종 개발에 소외됐던 도봉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서울에서 가장 자연친화적인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데 힘을 보탤 계획이다. 학원가도 만들 계획이다. 집행부와 협의를 거쳐 방학3동 은행나무 주변에 대형학원가를 조성하기로 했다. 주변에 선덕중·고, 정의여중·고, 신방학중학교 등 학교가 밀집해 있다. 이 밖에 식물생태원, 둘리뮤지엄, 창동민자역사 등 지역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감시와 지원을 하는 등 사업현장 중심의 의정을 펼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동물들의 엄마’ 사육사들의 삶

    ‘동물들의 엄마’ 사육사들의 삶

    사자, 호랑이 등의 맹수에서부터 얼룩말, 기린 같은 초식동물까지. 동물원은 늘 웃음과 즐거움을 동시에 주는 곳이다. 하지만 동물원의 이같은 유쾌한 면모 뒤에는 폭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분투하는 사육사들의 보이지 않는 땀이 있다. 이들은 사나운 맹수에게 노출되는 위험천만한 상황에 내몰리기도 하고, 동물들의 배설물을 치워야 하는 궂은 작업도 견뎌내야 한다.23일 오후 10시40분에 방송되는 EBS ‘극한직업’에서는 동물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동물원 사육사들의 직업 세계를 공개한다. ‘야생동물은 애완동물이 아닙니다.’ 맹수들을 사육하는 공간(동물사) 앞엔 자칫 방심하면 생길 수 있는 큰 사고를 경고하는 문구들로 가득하다. 동물사에서 밤을 보낸 맹수들을 사파리에 배치하는 작업은 가장 위험한 작업 중의 하나. 철저한 준비 아래 이뤄지지만, 맹수들이 언제 덮칠지 몰라 매순간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이다. 무더운 여름이 짜증스럽기는 사람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 사육사들에겐 덩치 큰 코끼리를 씻기는 일이 만만찮은 숙제다.20여년 동안 코끼리를 돌봐왔다는 한 사육사는 “이제 코끼리 체질을 닮아 여름엔 땀을 별로 안 흘리고 겨울에 추위를 많이 탄다.”고 털어놓는다. 덩치 큰 동물뿐만 아니라 2㎝도 안 되는 반딧불이같이 작은 곤충에도 전문 사육사가 있다. 사육사 경력 26년차인 임진택 과장은 벌써 10년째 반딧불이를 키우고 있다. 작은 곤충이라고 손이 덜 가는 건 아니다. 일일이 대롱으로 불어 이동시켜줘야 하고, 먹성이 좋은 애벌레들을 위해 먹이를 직접 잡아주기도 한다. 한여름엔 고약한 냄새가 몇배나 더해지는 동물들의 배설물을 빗자루로 쓸고담아 수레로 몇 번씩이나 날라야 하는 사육사들. 하지만 이들은 “동물들의 건강에 이상이 생겨 동분서주해야 하는 상황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고 말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위기의 한국경제 탈출구를 찾아라] (하) 스태그플레이션 해법은

    [위기의 한국경제 탈출구를 찾아라] (하) 스태그플레이션 해법은

    ‘하반기 경제성장률 3%대 추락, 물가상승률 6%대 육박’ 우리 경제에 드리운 어두운 전망이다. 경기침체 속에 물가는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들고 있다. 그 여파로 소비와 투자는 급격히 둔화되고 고용 사정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에 깊숙이 빠지면 정부가 금리나 환율 등 통제 수단을 쓸 수 없는 속수무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물가 잡기에 우선순위를 둔 대응책 마련과 함께 경제주체들이 고통을 분담하도록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한 때라고 진단한다. 인위적인 가격체계 조정을 피하면서 소외 계층을 지원하는 양극화 해소책을 확대 추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10년만에 최고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년만에 최대치인 5.5%를 기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하반기 소비자물가가 98년 이후 가장 높은 5∼6%대의 증가율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 급등은 경제성장을 더욱 더디게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데, 현 고유가 상황이 이를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경제성장률이 상반기 5.4%에서 하반기 3.9%로 급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산업연구원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하반기 3%대 경제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잠재경제성장률이 4%대 후반이고,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가 2.5∼3.5%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문턱을 넘었다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의 평가다. 문제는 경기 하락과 물가 상승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상반기 ‘고환율 정책’의 여파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면서 물가 상승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태그플레이션을 극복하려면 정부가 물가 중심의 해법부터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내수와 물가, 경상수지 세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다가는 모두 놓치는 우를 범하기 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고 경상수지 적자폭도 줄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가장 중요한 숙제는 물가”라면서 “물가를 잡지 않고 경기를 올리는 것은 스태그플레이션을 가중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수석연구원은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최소한 동결하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하고, 재정면에서는 감세와 동시에 지출도 줄이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일자리 확충을 위해서는 내수 시장이 살아나야 하고, 이를 위해 장기적인 투자 확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산업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제주체에 대한 설득 작업에 매진해야 한다고도 충고한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위기상황은 고유가 등 해외 요인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사실상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 연구위원은 “에너지 절약 등 국민·기업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도록 정부가 나서서 이해를 구하는 작업이 필요한 시기”라면서 “고유가에 따른 물가상승이 공공요금과 임금인상의 ‘2차 악순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제주체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경묵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정부가 금융부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차원에서 중소기업·가계에 대한 건전성 점검을 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전체 유동성을 인위적으로 줄이려는 시도는 부작용만 키우게 된다.”고 경계하면서 “특히 유류세를 낮추면서 ‘기름을 덜 쓰라고’하는 것은 정책적 모순도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극화 해소책 시급 양극화 해소책 마련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신 연구위원은 “물가 상승의 충격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는 저소득층에 대한 ‘차별화된 재정 지출’을 늘려서 양극화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 연구위원도 “전체 가격체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등에게 유류세 환급금 등 정부 보조금을 주는 정책은 계속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영표 이두걸기자 tomcat@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베이징 올림픽] 400m·1500m 해켓 벽 넘어야

    ‘중장거리는 그랜트 해켓(27·호주), 단거리는 마이클 펠프스(23·미국).’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사상 첫 수영 금메달에 도전하는 박태환(19·단국대)의 가장 강력한 상대는 해켓과 펠프스다. 그러나 둘 가운데 베이징올림픽에서 더 자주 만날 선수는 해켓이다. 펠프스가 최근 미국대표선발전에서 5관왕에 오르며 8개 종목 출전을 확정했지만 박태환과 겹치는 종목은 자유형 200m 하나뿐이다. 반면 해켓은 400m와 1500m에서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치게 됐다. 지난해 호주세계선수권대회와 도쿄프레올림픽 400m에서 두 차례 거푸 박태환에게 물을 먹었던 해켓은 그러나 올해 3월 올림픽대표 선발전에서 3분43초15의 시즌 최고 기록을 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호주에서 아시아신기록인 3분44초30을 낸 뒤 1년간 잘 버텨왔던 박태환은 해켓이 앞선 기록을 내자 이번엔 4월 동아수영대회에서 자신의 기록을 또 0.71초 단축하며 ‘멍군’을 불렀다. 해켓에는 0.44초가 모자라는 기록이다. 해켓은 4년 전 아테네올림픽에서 지금은 은퇴한 ‘인간 어뢰’ 이언 소프(호주)에 밀려 은메달에 그친 아쉬움을 털어낼 각오. 박태환은 자신의 ‘우상’이었던 해켓을 두 차례나 꺾은 자신감으로 첫 출전 종목에서 태극기를 올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최근 ‘잠룡’들이 일제히 물밖으로 고개를 내민 것. 라슨 젠슨은 미국대표선발전에서 박태환보다 0.06초 빠른 3분43초53을 기록하며 박태환의 시즌 랭킹을 1계단 밑인 3위로 밀어냈고, 같은 날 2위를 차지한 피터 밴더케이(미국)도 3분43초73으로 박태환에 불과 0.14초로 따라붙었다. 더욱이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쏟아진 시즌 상위 4개 기록의 폭이 0.58초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박태환이 400m에서 금메달을 따려면 6년 동안 깨지지 않고 있는 소프의 세계기록인 3분40초대에 진입해야 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500m에서도 박태환은 해켓의 벽을 넘어야 한다. 해켓의 세계기록(14분34초56)은 7년 동안 깨지지 않고 있다. 물론, 해켓의 최근 기록은 자신의 최고 기록에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박태환으로서는 해켓의 올림픽기록인 43초대까지 접근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아테네 은메달리스트인 젠슨과 영국의 데이비드 데이비스, 폴란드의 마테우스 쇼리모비츠 등이 박태환과 레인 배정을 다툴 선수들이다. 올림픽 8관왕의 목표를 세운 펠프스는 자유형 200m 세계기록(1분43초86) 보유자다. 펠프스는 대표선발전에서 자신의 세계기록에 0.24초 못 미치는 기록으로 출전권을 따냈지만 여전히 박태환의 최고기록(1분46초26·동아수영대회)보다 2초 남짓 빨랐다.2위 밴더케이의 기록도 박태환의 최고 기록을 넘은 1분45초85였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세대를 말하다] 촛불집회서 드러난 세대문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로 촉발된 시민들의 촛불집회는 그 목적과 방식, 정부의 대응 등을 두고 유례 없는 국가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촛불집회에 대한 찬반 여부를 떠나 2008년의 촛불 정국이 우리 현대사에 큰 획을 그었으며, 젊은 세대들에게 그들만의 고유한 ‘세대 경험’으로 자리잡을 만큼 강렬한 사건이라는 데 이견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동연 문화연대 문화사회연구소장은 “이번 촛불 집회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라는 세대적 공통점과 그를 표현하는 방식에 따른 세대 차이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몇 주 전 문화연대에서 쉬어가자는 의미로 1박2일 콘서트를 열었는데, 단순히 ‘이건 소음’이라는 반대 목소리부터 국민의 건강주권을 이야기하는데 콘서트로 초점을 흐린다는 의견도 있었고, 마냥 좋아 함께 어깨를 겯고 뛰는 10대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똑같은 목소리를 내는 현장 안에도 다양한 세대가 있었고, 각기 다른 취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민주주의라는 큰 가치를 위해서는 한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촛불집회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촛불집회에 대해 “문화다양성, 가치다양성, 탈물질 가치가 자리잡았다.”고 평했다. 그는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로 구분해 보면, 윗세대는 건강과 환경 등 탈물질적 가치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고 젊은 세대들은 참여의 가치를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서는 “모두 가치의 중요성을 드러내기만 했지 어느 세대를 불문하고 공동체의 가치는 발견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누군가는, 어떤 집단은 이 공동체를 위해서 가치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화두를 던진 것이 촛불정국이 가져다 준 숙제”라고 말했다. 홍성태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사안의 중대성에서 비롯되는 파급력을 강조했다. 홍 교수는 “촛불집회는 10대에서 시작돼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성격을 가지고 두 달 이상 지속된,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현상이 됐다.”고 평했다. 이어 “2000년대 들어 여중생 추모집회나 탄핵 정국 등에서 비슷한 일들이 있었지만 사안의 성격과 중대성을 볼 때 이번 촛불의 지속성은 훨씬 강할 것”이라면서 “이보다 더 강렬한 사회교육이 없었기 때문에 특히 젊은 층의 사회화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촛불과 진보의 앞날] 운동의 새싹… ‘진보의 재구성’을 강제하다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촛불과 진보의 앞날] 운동의 새싹… ‘진보의 재구성’을 강제하다

    지난 6월10일 광화문 일대에선 촛불의 물결이 파도처럼 일렁거렸다. 촛불의 바다를 바라보던 진보진영의 한 인사는 “촛불시위를 통해 구 진보는 몰락했다.”는 극단의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미국산 쇠고기 논란’ 정국 내내 촛불의 상상력과 역동성을 좇아가지 못한 진보진영 스스로의 뼈아픈 반성이었다. 촛불은 진보의 상상력을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축복인 동시에, 진보의 자기성찰을 강제한다는 점에서 괴로운 도전이다. 촛불 이후 진보진영은 달라져야 하고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촛불시위는 진보와 진보진영이, 운동과 운동권이 반드시 일치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그간 진보를 자처해온 사람들의 활동영역에서 한 발짝 떨어진 인터넷을 중심으로 진보와 운동의 싹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는 까닭이다. 진보진영이 처한 딜레마의 핵심이다. ●깃발에 대한 부정 지난 5월 말 시위현장에선 이른바 ‘깃발논쟁’이 벌어졌다. 깃발은 ‘전위성’의 상징이다. 기존 진보진영은 조직의 세를 과시하고 대중을 동원하는 상징으로 깃발을 사용했다. 촛불시위에서 진보적 시민사회단체가 들고 나온 깃발은 시위 참여자들에게 눈총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반면 ‘다음 아고라’ ‘소울드레서’ 등 시위대 스스로가 만든 깃발은 친근감과 동지의식을 확인하는 표지판이 됐다. 깃발 자체에 대한 거부라기보다는 진보진영의 전위성과 대표성에 대한 거부였던 셈이다. 선두에서 구호를 선창하던 반전평화단체 ‘다함께’의 방송차는 “차 빼”라는 시위대의 항의에 직면했다. 서울 소재 대학 중 가장 먼저 동맹휴학과 촛불시위 참여를 결정했던 성공회대에서는 결정의 당위성엔 찬성하면서도 학생들의 총의를 모으지 않은 학생회의 의사결정 절차를 문제 삼는 이의가 분출됐다. 촛불 든 시민들은 ‘왜 우리가 당신들의 지도를 받아야 하느냐.’며 진보진영 엘리트적 리더십의 존재이유를 따져 묻고 있다. 한 시민단체 활동가는 “진보진영 운동방식의 ABC가 부정당하고 있다.”는 말로 답답함을 표현했다. 지금까지는 ‘깃발을 세우고 → 사람을 모아서 → 세를 형성해 행동하는 것’이 운동의 ABC였다.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촛불시위 이후 진보진영이 확보해온 권위의 해체가 가속화될 것”이라면서 “진보는 자세를 낮추고 관성적 운동방식을 어떻게 바꿔낼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조희연(사회학) 성공회대 교수도 “시민을 동원 대상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진보와 운동의 주체로서 시민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촛불시위 내내 현장을 지키며 촛불과 민주주의의 상관성을 연구 중인 신진욱(사회학) 중앙대 교수는 촛불 이후 ‘진보 재구성’의 핵심을 “기존 진보진영이 진보의 중심이 아닌 다양한 진보적 흐름의 일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나를 따르라.’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시민과 소통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하승창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도 “촛불을 겪은 진보진영의 가장 큰 고민은 사람들이 실제로 와글거리는 공간으로 어떻게 들어갈 것인가의 문제”라며 소통방식의 전면적 전환을 강조했다. 전통적으로 시민의 참여를 독려하는 입장에 서 있었던 진보진영이 이젠 거꾸로 시민들이 만들어놓은 논의의 장에 참여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뀐 것이다. ●‘진보 재구성’의 출발은 질문하기 촛불은 진보 이슈의 우선순위도 돌아보게 만들었다. 그간 정치나 경제 이슈에 비해 부차적 문제로 치부됐던 먹거리와 건강 등이 촛불시위에선 정국을 뒤흔드는 의제로 부상했다. 하 위원장은 “촛불이 불타오르면서 진보가 향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분야가 무엇인지 확인하게 됐다.”면서 “생활이슈를 주로 다뤄온 단체들의 역할이 새롭게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고 촛불의 문제제기가 기존 진보진영 운동을 전면부정하는 방식으로 가서도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촛불시위의 ‘성지’였던 시청 앞 광장엔 시민사회단체의 천막과 학교 친구 및 회사 동료, 각종 동호회, 가족 단위의 작은 모임들이 평등하게 공존했다.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운동의 세대가 바뀌면서 새로운 운동이 출현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이전 세대를 완전히 부정하기보다 각자 서로에게 배우며 자신의 역할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촛불시위 현장에서 보여준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의 인권지킴이 활동이 시위 참여자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사례가 대표적 예다. 우석훈 교수는 현재 진보진영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하기’라고 강조한다. 그는 “촛불이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끊임없이 묻는 데서부터 진보의 재구성은 출발한다.”고 말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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