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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ekly Health Issue] 복부비만

    [Weekly Health Issue] 복부비만

    뱃골을 두둑하게 내민 사람을 부러워한 시절이 있었다. 왠지 있어보이고, 배포도 두둑한 것 같고, 거기에다 미소라도 보이면 넉넉해 보이기까지 했다. 우습게도 이런 사회적 편견이 작동할 때는 부러 배를 내밀며 걷는 사람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배가 불러 좋을 게 없다는 사실이 의학적으로 확인되면서 복부비만은 ‘해소해야 하는 숙제’가 되었다. 두둑한 뱃속에 담긴 게 배포나 인격이 아니라 질병임을 알아차린 것이다. 먹는 건 많은데 태워내지 못해 남은 열량이 특히 배에 축적돼 삶을 뒤바꾸는 복부비만에 대해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로부터 듣는다. ●복부비만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복부비만은 배에 과도하게 지방이 축적된 경우로, 허리둘레를 보편적인 진단기준으로 삼는다. 그러나 허리둘레는 인구사회학적 요인이나 연령대, 사회경제적 수준 등에 따라 달라 세계당뇨병연맹은 복부비만 판정을 위한 허리둘레의 분별점을 정할 때 민족적 특성을 고려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비만학회는 한국인의 복부비만 기준을 남자 90㎝, 여자 85㎝로 제시했다. ●복부비만에 대한 질환적 관점의 해석은 무엇인가. 비만이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과 관련이 높다는 건 확인된 사실이다. 최근 연구를 보면 비만과 질병의 관련성은 체지방의 양보다 체지방의 분포가 건강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 때문에 특히 복부비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복부비만은 현상인가, 질환인가. 복부비만은 허리둘레가 정상을 벗어난 현상을 표현하는 용어다. 의학적으로 복부지방은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으로 구분하는데, 특히 내장지방이 많으면 체중에 관계없이 심혈관질환과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높아진다. 한국인은 서양인에 비해 체질량지수{BMI·체중(㎏)÷키(m)²}가 낮지만 심혈관질환과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높다. 그만큼 내장지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복부비만의 원인을 설명해 달라. 남녀 모두에서 연령 및 BMI의 증가에 따라 내장지방이 늘어난다. 체지방에서 내장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은 남성 20%, 여성 6%로 남성이 높다. 그러나 여성은 폐경 후 호르몬 변화에 따라 빠르게 내장지방이 늘어난다. 내장지방은 유전·인종·신체활동·생활습관·염증인자나 산화스트레스 등에 따라 다른 특성을 보인다. 비만도가 비슷해도 아시아인은 내장지방의 축적이 심하다. 또 과식과 음주, 신체활동 감소, 흡연을 할수록 내장지방이 증가한다. ●비만과 복부비만의 차이는 무엇이며, 왜 복부비만이 문제가 되는가. 복부비만은 허리둘레가 판단 기준이지만 비만은 BMI 25 이상을 기준으로 삼는다. 이런 비만은 체지방량보다 체지방 분포가 건강과 더 큰 관련성을 갖는다. 비만이 심해도 피하지방이 많고 내장지방이 적으면 대사 이상 소견이 없는 경우가 많다. 반면 정상 체중이지만 대사 이상·심혈관질환·당뇨병 등의 발병이 잦아 대사적으로 비만인 경우도 있다. 특히 내장지방은 체중에 관계없이 심혈관질환 및 대사증후군의 위험도를 높이며, 지방간·비알코올성 지방간염·수면무호흡증·유방암·전립선암·다낭성난소증후군 등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의 복부비만 추이와 특성을 짚어달라. 장기적인 비만율 추이를 보면 남성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데 비해 여성은 다소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복부비만율은 남녀 모두 최근 10년(1998∼2007년)간 증가세였다가 2008년 들어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는데, 최근의 자료를 더한 분석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자료를 보면 남성의 25.4%, 여성의 23.2%가 복부비만에 해당됐다. 나이가 들면서 남녀 모두에서 복부비만 증가세가 뚜렷해 20대 남성이 16.1%이던 것이 70세 이상에서는 30.8%나 됐다. 여성은 경향이 더 뚜렷해 20대에 9.1%이던 것이 60대에는 49.8%로 늘었다. 사회경제적 관점의 유병률 분석에서는 남녀 모두에서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높았으며, 남자는 소득수준이 높을수록,여자는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복부비만 유병률이 높은 특성을 보였다. ●복부비만은 어떻게 진단하나. 보통은 허리둘레를 기준으로 진단한다. 측정 방법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갈비뼈 하단부와 골반뼈의 엉덩이 위쪽 끝 사이의 배꼽을 지나는 점에서 측정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허리둘레는 내장지방량과 높은 상관성을 보여, 체질량지수보다 심혈관질환을 더 잘 예측하는 지표로 본다. CT(컴퓨터단층촬영)를 이용한 진단의 경우 총 복부지방과 내장지방을 비교적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복강 내 지방 축적의 지표로는 내장지방 면적과 ‘내장지방면적/피하지방면적(VSR)’이 사용되며, 내장지방 면적이 더 좋은 지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비만 관련 질환의 위험에 대한 내장지방 면적의 기준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일본에서의 연구 결과, 내장지방이 100㎠ 이상일 때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VSR을 측정하여 0.4 이상을 내장비만으로 진단한 연구도 있다. ●복부비만은 어떻게 치료하며, 각 치료법의 한계는 무엇인가. 내장비만을 치료하려면 식사요법·신체활동·약물요법 등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 식사요법과 관련, 2005년에 발표된 미국의 식사지침은 과일·채소·전곡류·살코기 등의 섭취를 권장하는 대신 포화지방산이 많은 고지방식품·정제된 곡류 섭취를 제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적절한 음주도 내장비만의 지질 상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도 효과적으로 내장지방을 감소시킨다. 운동은 최대 산소소모량의 40∼74%의 강도로 하루에 30분 이상 매일 하는 것이 좋다. 한 연구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5회, 회당 60분씩, 최대 심박수의 85%로 자전거나 트레드밀 운동을 12주간 시행한 결과, 내장지방이 23%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요법에서 현재 처방되는 약제 중 비교적 안전하다고 평가되는 ‘올리스타트’의 경우 섭취한 중성지방의 흡수를 30% 정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지방흡입이나 약물에 의한 체중 감소보다 식사 및 운동요법에 의한 내장지방의 감소가 건강상의 대사지표들을 개선시키는 데 훨씬 좋은 결과를 보였다. 생활습관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강서구 “밤 10시까지 아이 봐드려요”

    강서구는 내년 3월부터 저소득 가정과 맞벌이 가정 자녀들을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돌봐주는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을 무료로 운영한다고 24일 밝혔다. 지난달 사업자 공모에서 공항·방화·화곡·수명초등학교와 미래클유치원을 선정했다. 이들에게는 인건비와 운영비 등 사업비가 지원된다. 오전 6시 30분~오후 10시 열리는 돌봄교실에선 다양한 수업과 함께 식사도 제공된다. 맞벌이부부를 위해 토요일에도 운영한다. 대상은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으로 저소득층 자녀와 한부모가정, 맞벌이 부부 자녀를 우선적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저소득층 자녀가 아닌 경우 일부 부담금을 내야 한다. 돌봄교실에서는 유치원생의 경우 휴식과 수면·씻기 등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지도하고, 초등학생의 경우 논술·음악·영어·미술·과학탐구 등 방과 후 수업과 특기·적성교육, 숙제, 예복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노현송 구청장은 “맞벌이 부부와 저소득층의 가정의 보육에 도움될 뿐만 아니라 고학력자의 일자리창출도 함께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한다.”면서 “앞으로 돌봄교실을 더욱 확대하고 활성화해 많은 가정이 혜택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들이 아이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도록 학생 안전 보호망을 강화하는 한편 인성교육과 함께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학습효과도 높여가겠다.”고 강조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박병선 박사 타계] 당신이 남겨준 마지막 숙제 ‘반환’으로 꼭 답하겠습니다

    [박병선 박사 타계] 당신이 남겨준 마지막 숙제 ‘반환’으로 꼭 답하겠습니다

    “온 국민이 힘을 모아 외규장각 대여를 반환으로 바꿔 달라.”고 당부하던 민제(民齊) 박병선 박사가 23일 오전 6시 40분(현지시간 22일 오후 10시 40분) 프랑스 파리 잔 가르니에 병원에서 88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 먼지 더미 속에서 외규장각 도서를 처음 발견한 박 박사는 지난 6월 서울에서 열린 외규장각 의궤 귀환 대국민 환영식에 참석해 “가슴이 너무 벅차 뭐라 표현할 길이 없다.”면서도 145년 만의 귀환이 ‘반환’ 형식이 아닌 ‘5년 단위 대여’로 결론난 데 못내 안타까워했다. ●女유학비자 1호… ‘파란 책 속에 묻혀 사는 女’ 별명 당시 서울신문과 잇따라 가진 인터뷰<4월 13일 자, 6월 14일 자>에서 “의궤를 처음 발견하고 어찌나 좋던 지 10여년 동안 매일 찾아가 보고 또 봤는데도 볼 때마다 신통방통했다.”며 호탕한 웃음을 터트리던 박 박사는 ‘반환’이라는 숙제를 국민에게 남기고 눈을 감았다. “(직장암) 수술을 받고도 이렇게 살 수 있는 나날은 덤”이라며 마지막까지 의궤 약탈의 계기가 된 병인양요 연구에 매달렸던 그다. 박 박사는 1928년생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1923년 9월생이다. 우리나라 여성 유학비자 1호로 프랑스 유학을 떠나 파리 제7대학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7~1980년 프랑스 국립도서관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도서관에 보관돼 있던 ‘직지심체요절’과 외규장각 의궤 297권을 최초로 발견하여 의궤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직지심체요절’이 우리 문화재임을 발견했을 뿐 아니라 ‘직지’가 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이라는 것도 직접 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직지’가 2001년 9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데 산파 역할을 해 박 박사는 ‘직지의 대모’로 불린다. 서울대 사범대 사회생활학과(현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기 전 은사인 이병도 당시 서울대 교수가 “프랑스가 병인양요 때 약탈해 간 물건이 많으니 꼭 찾아보라.”고 했던 당부를 잊지 않고 지킨 것이다. 그는 독일 구텐베르크 금속활자보다 한국이 78년이나 앞서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사용했음을 증명하고자 한국 인쇄술에 대한 자료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중국, 일본의 인쇄술 관련 책자를 섭렵하고 프랑스의 대장간을 돌며 금속활자 인쇄술에 대해 연구했다. 또 감자와 지우개 등 각종 재료를 사용하여 금속활자와 목판 인쇄술의 차이점을 직접 증명하고자 납활자의 재료인 납을 녹이다 세 번이나 화재를 겪기도 했다. ●물·커피로 허기 때우며 의궤 연구 몰입 그는 ‘파란 책 속에 묻혀 사는 여성’으로도 불렸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13년 넘게 근무하면서 매일 외규장각 도서 목차를 베끼고 내용을 정리하는 등 혼자만의 외롭고 고독한 연구의 길을 걸었다. 자그만 체구에 파란색 표지의 큰 의궤 책 속에 묻혀 살았기에 ‘파란 책 속에 묻혀 사는 여성’이라 불린 것이다. 연구비가 없어 자신이 갖고 있던 골동품까지 팔았으며 밥 먹는 시간도 아깝다며 물과 커피로 배를 채웠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이런 박 박사를 지독하게 냉대했다. 도서관 비밀을 외부에 누설했다며 반역자 취급 했고 결국 박 박사는 도서관을 그만두게 된다. 사실상의 해고였다. 도서관의 의궤 도서 대출 금지 조치에도 박 박사는 매일 출근 투쟁을 벌여 하루에 한 권씩 허가를 받아 빌려 봤다. 몇 년 동안 계속된 박 박사의 지칠 줄 모르는 연구 노력에 결국은 의궤 도서를 자유롭게 대출할 수 있게 됐다. 의궤는 박 박사가 발견한 당시에는 일부 찢어지고 훼손된 상태였다. 하지만 박 박사의 의궤 연구 발표 이후 외규장각 사료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한국 반환 문제가 대두되면서 도서카드도 없던 ‘파지’ 상태에서 중요 도서로 격상했다. 박 박사는 결혼도 포기하고 한국에서의 교수직 제의도 거절하며 반평생 연구에만 몰두했다. ●‘한인 프랑스 이민사’ 말년 역작으로 준비 그의 문화재 발견은 의궤에 그치지 않는다. 1919년 파리 강화회의 당시 독립을 호소했던 김규식 선생 일행이 파리 9구 샤토덩 38번지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차리고 조국의 독립 승인을 위해 외교 활동에 심혈을 기울였던 장소도 찾아냈다. 집주인의 반대에도 대사관과 협력해 집요하게 노력한 끝에 한·불 수교 120주년인 2006년에 현판을 걸었다. 조선 말기 프랑스에 왔던 사절들의 외교문서와 1900년 만국박람회 고문서를 발굴, 정리하여 2006년 ‘프랑스 소재 한국독립운동자료집Ⅰ’을 발간하기도 했다. 연구 열정은 말년에 직장암을 앓는 와중에도 멈추지 않았다. 병인양요 연구서인 ‘병인년, 프랑스가 조선을 침노하다Ⅰ’을 2008년 출간했다. 후속 연구를 마무리하고, 김규식 박사 일행의 파리에서의 독립운동 활동상을 기념하는 파리독립기념관 건립을 소원하던 중 세상을 떠났다. 말년 역작으로 ‘한국인의 프랑스 이민사’도 준비하고 있었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박 박사는 조카(은정희) 등에게 “내가 직접 출간하려고 했는데 아쉽다. 병인양요 속편을 꼭 마무리 지어 달라.”는 말을 유언으로 남겼다. 유족으로는 남동생 병용(81·미국 거주)씨가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故 박병선 박사는 ▲1923년 서울 출생. 5남매 가운데 셋째 딸. 미혼 ▲서울대 사범대 사회생활학과(현 역사교육학과) 졸업 ▲1955년 프랑스로 유학, 소르본대에서 석·박사 ▲1967년 ‘동백림 사건’으로 프랑스 귀화, 파리국립도서관 사서 재직 시 ‘직지’ 발견 ▲1972년 파리 ‘책의 역사 종합전람회’에 직지 출품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임을 세계에 알림 ▲1979년 파리국립도서관 베르사유 별관 창고에서 외규장각 도서 발견해 ‘비밀 누설’ 혐의로 시달리다 파리국립도서관 사직 ▲2007년 국민훈장 동백장 ▲2009년 제26회 가톨릭대상 특별상 ▲2011년 국민훈장 모란장
  • [문화마당] 2011 대중음악계를 돌아보며/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2011 대중음악계를 돌아보며/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올해 대중음악계의 키워드는 ‘한류’ ‘신인 발굴’ ‘90년대 음악’으로 정의된다. 지난해 이 무렵에도 대중음악 지형도 분석을 통해 아이돌 음악의 아시아 시장 점령과 해외 진출의 성과를 예측하는 ‘한류’를 언급했고,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신예 싱어송라이터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악기상마다 통기타 판매 열풍이 부쩍 늘었다고 소개했다. 올해도 한류와 신인 발굴은 그 연장선 상에서 발전을 거듭했다. 특히 한류는 음악 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좁은 내수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 개척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세계 대중문화의 허브로 일컬어지는 뉴욕과 파리를 비롯해 영국, 스페인 등지에서 우리 아이돌 그룹이 공연을 펼치면서 K팝을 알리고 있다. 격세지감이다. 1969년 10월 15일 낮. 김포공항은 200여명의 단발머리 소녀 팬들이 모여들어 아수라장이 되었다. 클리프 리처드 내한 공연이 있던 그때를 당시 한 언론사가 전한 문구다. 40여년 전 해외 연예인에게 보내는 팬덤은 당시로서도 놀라운 광경이었다. 우리 연예인은 언제 저렇게 해외에서 명성을 날릴 수 있을까 자괴감이 들 때였다. 그리고 오늘, 한류의 힘은 세계 각지의 10대들에게 어필할 만큼 외형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K팝이 유럽을 흔들고 있다는 외향적 징후를 뒷받침할 만한 내실 있는 음악 차트 성적표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더구나 유튜브를 통한 음악듣기 다운로드가 다른 해외 가수들을 제치고 독보적인 수치를 기록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것은 음악 중심이 아니라 새로운 스타일의 접근이라는 점에서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제 초기 단계다. 치밀한 프로모션과 현지화 전략, 언어의 장벽, 각국의 문화적 정서를 융합하는 과제를 세밀하게 풀어낸다면 기대 이상의 결실도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한국형 아이돌 육성 시스템이 그에 대한 상당한 노하우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인 뮤지션을 발굴하는 오디션 프로그램도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대중음악계를 비롯해 우리 사회는 만들 줄은 알지만 육성하고 관리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남이 잘되는 꼴을 못 본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음악 팬들의 지지를 받으며 승자가 된 뮤지션을 진화시키기는커녕 타 방송사 출신이란 점을 내세워 암묵적인 담합을 통해 출연을 원천봉쇄하고 있다. 그야말로 ‘방송 연좌제’다. 공중파 채널은 공공재다. 국민의 것인데도 자사의 이익을 위해 타사의 콘텐츠는 안중에도 없다. 귀중한 재원을 뿌리 뽑겠다는 생각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그런 발상과 실천을 하는지 묻고 싶다. 그런데도 언론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왜 이리도 많으냐는 질문만 거듭하고 있다. 이런 속사정을 신랄하게 파헤치지 않는다면 방송사 음악프로그램의 행패는 대중 음악계에 갈등을 초래할 것이 자명하다. 새로 발굴된 신인 뮤지션을 격에 맞는 무대 위로 올려 주지 않으면 피해는 대중음악계와 음악수용자들에게 돌아간다. 대중이 없는 문화는 존재할 수 없고 따라서 대중을 위한 문화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음악프로그램을 책임지는 프로듀서가 음악을 짓밟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기성 가수들의 경연장이 된 ‘나는 가수다’를 비롯해 ‘불후의 명곡’은 올해 대중음악계에 가장 관심을 끈 프로그램이다. 기성 뮤지션들의 가창력을 순위로 가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쏟아져 나왔다. 그럼에도 그간 이 프로그램들을 통해 숨어 있는 주옥 같은 ‘90년대 음악’을 뒤돌아보는 기회를 맛봤다. 몸으로 듣는 요즘 음악에서 가슴으로 듣는 아날로그적 향수를 느낌으로써 10대들에게는 마치 창작곡처럼 들렸을 것이고, 중장년층에게는 그때 그 시절을 반추하는 낭만을 제공했다. 상실한 음악적 균형을 바로잡게 해주는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2011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여전히 사사로운 감정과 이익에만 매달린 것은 아닌지 대중음악계는 반성할 때다.
  • [중앙부처 국정현안 중간점검] (13) 보건복지부- ‘가정상비약 슈퍼판매’ 국회 설득 과제

    [중앙부처 국정현안 중간점검] (13) 보건복지부- ‘가정상비약 슈퍼판매’ 국회 설득 과제

    보건복지부의 현안은 꼬일 대로 꼬여 단번에 매듭을 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연초부터 다양한 정책을 수립했지만 의·약사와 제약사 등이 소속된 이익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추진 동력을 상실한 정책도 하나 둘이 아니다. 올해 의료계 최대 이슈였던 일반의약품 슈퍼판매뿐 아니라 만성질환관리제, 의약품 리베이트 연동 약값 인하, 영상장비 건강보험 수가 인하 등의 정책들이 이익단체의 반대로 제도 시행에 제동이 걸리거나 정책이 수정됐다. 다만 복지예산 증액, 보육지원 강화 등 복지 분야에서는 비교적 눈에 띄는 성과를 이뤄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만성질환관리제 등 장기 표류 복지부는 약사회와의 마찰 끝에 지난 6월 박카스·마데카솔 등 48개 일반약을 약국에서 판매하지 않아도 되는 의약외품으로 전환했다. 드링크류나 일반 연고류는 복지부 장관이 고시만 개정해 발표하면 되기 때문에 정책은 다음 달에 바로 시행됐다. 문제는 감기약과 해열진통제, 소화제 등의 ‘가정상비약’ 슈퍼판매였다. 이들 약을 슈퍼에서 판매하려면 약사법을 개정해야 하지만 9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정치권과 약사회의 반대로 국회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조차 하지 못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한노인회 등 시민단체가 “민의를 거스르지 말라.”며 법안 상정을 요구했지만 결국 상정은 미뤄지고 말았다. 내년에는 국회가 총선체제로 전환되기 때문에 18대 국회 회기 내 개정이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법안을 폐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개정 과정을 밟아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결국 국회에 공을 떠넘긴 복지부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찬성 여론을 이끌어 내느냐에 성패가 달린 셈이다. 동네의원 진료를 활성화해 환자 진료비를 절감하고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만성질환관리제’는 대한의사협회의 반대로 사후관리 시스템이 빠진 채로 표류하고 있다. 지난 7월 처음 시행된 의약품 리베이트 약값 인하제도는 가처분 신청을 한 제약업계가 승소하는 바람에 본안 소송이 끝날 때까지 제도 추진이 불가능하게 됐다. 반면 대형병원 이용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상급종합병원 약값 본인부담 인상 정책은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 황우석 박사 연구조작 논란으로 한동안 중단됐던 배아줄기세포 치료 임상시험을 4월 처음 승인한 데 이어 7월에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줄기세포 치료제를 허가해 바이오 강국으로서의 기반을 닦기도 했다.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도 숙제 복지부는 1월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를 설립, 독거노인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전국에서 5만명 이상의 독거노인이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의 혜택을 봤다. 노인 돌봄서비스 제도가 이미 도입됐지만 독거노인에 대한 차별화된 정책을 시행했고 민간기업 참여 확대 등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 내 비교적 높은 성과를 거둔 정책으로 평가된다. 만 5세 아동에 대한 보육료 전면 지원정책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복지부는 최근 건강보험 부과체계를 개편, 피부양자 인정기준을 강화하고 임대료·금융수익 등 고소득 직장인에 대한 건강보험료 인상 대책을 마련했다. 이를 보완해 앞으로 버는 만큼 건보료를 내도록 부과체계를 개선하는 문제와 지역·직장가입자의 건보료 부과기준을 통합해야 하는 과제를 남겨두게 됐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對美수출 13억弗 증가… 농어업 12조원 피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22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한국경제 도약의 새로운 시험대로 떠올랐다. 세계 최대 경제권인 유럽연합(EU)에 이어 미국과의 무역국경이 사라짐으로써 우리 경제는 유럽, 미국이라는 선진국의 넓은 시장을 놓고 무한경쟁을 펼칠 수 있는 터전과 아시아·태평양 시대의 무역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역으로 한·미 FTA는 미국의 선진 물품과 서비스의 유입으로 가뜩이나 불안한 고용과 경기침체를 되레 악화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미 FTA 시대는 기회이자 위기가 되는, 양날의 칼인 셈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가진 제조업과 IT분야의 경쟁력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한·미 FTA 시대는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긍정의 힘’이 ‘부정’의 악영향보다 더 커질 것이란 평가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한·미 FTA 비준 및 발효 이후 정치 선진화, 산업 구조개혁, 제도선진화 등에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FTA가 가져올 업종별·계층별 양극화, 선진경제와의 동조화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한국경제가 세계의 중심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4조 3000억 달러(세계GDP의 23%)로 단일 국가로는 세계 최대다. 내년 1월 1일 한·미 FTA가 발효된다면 우리나라는 불과 6개월의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 GDP(1조 4000억 달러)의 30배, 세계 무역의 60%에 이르는 세계 1, 2위 경제권에 대한 관세 없는 접근권을 확보하게 된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FTA가 시행 중인 칠레, 아세안, 인도 등과의 교역액 증가속도를 보면 시행 후에 무역액이 30~50%나 증가했다.”며 “전 세계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겠지만 FTA 발효로 내년 한·미 간 교역량은 적잖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책 연구기관들은 경제효과에 대해 향후 15년간 수출은 13억 달러, 무역수지는 1억 4000만 달러 늘어날 것이고 장기적으로 35만명의 고용 증가를 예상했다. 관세가 철폐되는 우리의 주력 업종인 자동차, 차 부품, 석유제품, 전자, 반도체 등이 FTA 혜택을 가장 많이 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도한 낙관론은 금물이다.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멕시코가 대표적인 부작용 사례로 꼽힌다.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하면서 무관세를 실현했지만 이것이 빈부격차의 심화, 문화 종속, 공공서비스 기반 붕괴 등으로 이어졌다. 정부의 보호에 안주했던 저생산성, 비효율 부문은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통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당장 의약과 법률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우리 농어업이 직격탄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농어업 생산액은 15년간 12조 6683억원의 누적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다양한 대책 마련에 착수, 직접피해를 보전하는 방식보다는 경쟁력을 키워 나가는 대응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미 FTA 시행에 맞춰 정교한 모니터링 시스템과 피해기업 및 생산자에 대한 핀셋(족집게) 지원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수동 산업연구원(KDI) 연구원은 “한·미 FTA 시행에 따른 그늘에 대처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상시 모니터링 체제를 갖춰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FTA로 인한 이익은 최대화하고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는 조기경보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깔깔깔]

    ●너무 가난해서… 끔찍한 유괴 사건이 발생하자, 이 소식을 들은 철수 엄마가 철수에게 말했다. “얘야, 앞으로 사람들이 우리 집에 대해서 묻거든 무조건 우리 집은 너무너무 가난하다고 말해라.”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선생님이 글쓰기 숙제를 내주셨다. 제목은 ‘우리집’이었다. 철수는 예전에 엄마가 하신 말씀이 생각나서 이렇게 써서 냈다. “우리 집은 너무나 가난하다. 엄마도 아빠도 가난하고, 유모 아줌마랑 가정부 아줌마도 가난하다. 정원사 아저씨랑 운전사 아저씨도 가난하고, 수위 아저씨도 무지 가난하다.” ●난센스 퀴즈 ▶원더걸스가 먹는 쌀 이름은? 텔미. ▶세상에서 가장 빠른 새는? 눈깜짝할 새.
  • [열린세상] 대통령의 외로움과 퇴임사/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대통령의 외로움과 퇴임사/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대통령은 외롭다. 혼자 있는 시간은 거의 없지만 대통령직이라는 게 원래 외로운 자리다. 특히 임기 말이 다가오면 권력의 구심력은 떨어지고 청와대에 보따리를 싸는 사람도 많아진다. 대통령은 갈채와 환호 속에서 화려하게 등장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비판과 냉소에 시달리는 일이 잦아진다. 국정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여느 정치인이나 훈수꾼에 비길 바 아니지만 이를 알아주는 사람은 적다. 억울하지만 이는 대통령이 묵묵히 감수해야 할 몫이다. 그래서 대통령마다 현실정치의 인기보다 역사의 심판을 믿고 기대한다고 말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와 관련하여 국회를 찾았다. 우여곡절을 거쳐 성사된 국회 방문이었기에 대통령도 ‘빈손’으로 가지는 않았다. 야당이 독소조항으로 꼽는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조항에 대하여 ‘선 비준동의안 처리 후 재협상’이라는 카드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에 명분을 주면서 교착상태에 봉착한 FTA 국면을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이미 숙제를 끝낸 오바마 대통령을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만나기 전에 이 대통령도 서둘러 숙제를 끝내고 싶었는지 모른다. 결국 숙제를 끝내지 못한 이 대통령이 출국에 앞서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본인의 진정성을 몰라주는 것에 대한 외로움의 고백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활발한 외교활동을 벌이고 있다. 때로는 국제사회의 리더로, 때로는 글로벌 문제의 해결사로 활약하기도 한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기회도 많다. 그러나 귀국길에만 오르면 사정은 달라진다. 재·보궐 선거를 통해 뼈아픈 민심 이반을 경험했다. 특히 2040 세대로부터 받은 낙제점에 청와대와 여당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쇄신파가 연판장을 돌리며 대통령에게 국정기조 전환과 국정 실패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대권 주자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권력지형도 바뀔 조짐이다. 여당 내의 갈등은 이미 파열음 수준을 넘었다. 분당 가능성이 수면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대통령의 외로운 시간이 점점 다가오는 징조다. “저는 제 인생 최대의 보람을 국민 여러분에게 봉사하고 민족과 국가의 운명을 열어가는 데 동참하는 것이라고 믿고, 저의 모든 것을 바쳐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부족하고 아쉬운 점도 많았습니다. 후회스러운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중략) …지난 5년 동안 저는 잠시도 쉴 새 없이 달려왔습니다. 이제 휴식이 필요합니다.” 2003년 김대중 대통령 퇴임사의 한 대목이다. 한마디로 임기 동안 열심히 봉사한 보람만큼이나 아쉬움과 후회도 많았지만 이제는 소시민으로 돌아가서 쉬고 싶다는 뜻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보슬비가 내리는 날 퇴임하면서 봉하마을로 직행했다. 환호하는 봉하 주민 앞에서 퇴임 소감을 한 마디로 ‘야! 기분 좋다’고 투박하게 표현했다. 임기 5년을 뒤돌아보며 가장 보람된 시간이 ‘대통령직을 마치고 고향에 내려와서 잘했다고 말해주는 사람들 앞에서 귀향 보고를 하는 이 순간’이라고 고백했다. 숨이 턱에 차도록 달려 마지막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느끼는 보람과 아쉬움 그리고 안도감의 복합적인 감정을 엿볼 수 있다. 마지막 1년이 가장 외롭고 아쉬운 기간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퇴임 소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퇴임사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 아직 잔여임기를 고려하면, 대통령의 퇴임사를 떠올리는 것은 발칙한 상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서는 지금부터 퇴임사의 내용을 고민하며 국정에 임해야 한다. 국정 경험은 부족했지만 권력은 컸던 집권초기와는 달리 경험은 쌓이는데 오히려 추동력은 약해지는 권력의 역설도 직시해야만 한다. 사람이 작은 외로움을 느끼면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려고 노력하지만 큰 외로움이 닥치면 오히려 마음의 문을 닫는다. 큰 외로움을 겪는 대통령은 국민 모두에게 불행한 역사로 남는다. 이 대통령이 퇴임사를 준비하며 큰 외로움을 피하고 이길 지혜를 찾아야 하는 이유다.
  • 과천시장 업무복귀… 주민갈등 수습 고민

    주민들 사이에 갈등을 빚으며 실시된 경기 과천시장 주민소환 투표가 저조한 투표율로 무산된 가운데 과천시는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 여인국 시장은 지난달 26일 직무가 정지된 지 20여일 만인 17일 업무에 복귀, 그동안 미뤄 두었던 서류들을 검토하고 주민들 간 갈등을 해소하는 일에 온종일을 투자했다. 여 시장은 오전 8시 40분 예전처럼 출근했다. 시청 앞에는 여 시장의 후원단체가 제작한 ‘시장님 사랑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공무원이나 후원단체 회원들은 보이지 않았다. 별다른 이벤트 없이 여느 때와 같은 출근이었다. 시장실에서 10여분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 여 시장은 오전 9시 곧바로 간부 공무원 회의를 소집했다. 직무정지 기간에 흔들림 없이 본연의 임무를 다한 공무원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고, 주민소환 투표로 분열된 주민들 간 갈등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회의 내용의 핵심이었다. 여 시장은 “주민소환 투표 자체는 그동안 과천 시정을 이끌어 오면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는 반성과 함께 많은 숙제를 안겨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소환 투표로 인해 시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간부 공무원 회의 내내 주민들과의 소통 방법이 논의됐다. “어떤 방식으로 소통의 장을 만들 것인가를 심도 있게 고민해 봐야 한다.”는 여 시장은 “이번과 같은 일이 벌어졌을 때 주민들과 사전에 논의할 채널이 없다는 게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소환 투표 기간 중 제기된 갈등을 해결하는 문제도 거론됐다. 투표 기간 중 허위 사실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법적인 조치를 취했지만 이 가운데 선의의 시민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이를 해결하는 것 역시 어려운 문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여 시장은 “선의의 시민들이 모르고 위법적인 부분에 연관된 것은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라며 주민소환을 추진한 주민소환운동본부에 대해서도 “언제든 만나서 다시 한 번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대화의 문을 열어 놓았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중앙부처 국정현안 중간점검] (12) 교육과학기술부

    [중앙부처 국정현안 중간점검] (12) 교육과학기술부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육 관련 최대 현안으로는 반값 등록금과 대학 구조조정이 꼽힌다. 비싼 등록금 부담에 대한 반발로 반값 등록금 논란이 시작된 뒤 대학 등록금에 정부의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부실 대학의 구조조정이 먼저라는 목소리가 커졌다. 두 가지 이슈가 하나로 엮여 있는 것이다. 교과부는 반값 등록금의 해법으로 1조 5000억원 규모의 국가 장학금을 조성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국가가 대는 7500억원과 함께 나머지 절반은 등록금 인하 노력에 따라 대학별로 지급하기로 했다. 대학도 등록금을 내리라는 압력인 셈이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최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명목 등록금을 5% 내리려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협의 중이며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반값 등록금을 요구했던 시민사회단체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시민단체, ‘반값’공약 이행 촉구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는 반값 등록금 국민본부는 지난 14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목등록금 5% 인하를 언급한 이 장관을 비판했다. 국민본부는 “반값 등록금 정책과 공약의 기획자인 이 장관이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재정 지원 확대 계획을 밝혀도 모자랄 판에 겨우 5% 인하를 운운하는 것은 반값 등록금 정책의 폐기를 선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학 구조조정은 반값 등록금보다 조금 더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재정지원과 대출 제한 대학으로 옥석을 가린 데 이어 명신대와 성화대 등 두 곳의 대학에 대해서는 교과부가 아예 학교 폐쇄 절차를 밟고 있다. ●국·공립대 구조개혁 수용 주목 여기에 국공립대에도 총장 직선제 폐지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 10개의 교육대학교와 한국교원대는 정부의 구조조정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업무협약(MOU)을 교과부와 맺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국공립대 교수들의 반발은 아직 심하다. 다만 최근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가 국립대 구조개혁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출범 예정인 ‘국립대학 발전추진위원회’에 참여하기로 하는 등 변화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과학 관련 이슈로는 정부출연 연구소 개편과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과학비즈니스벨트를 들 수 있다. 방만한 운영과 부실한 성과로 효용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출연연을 하나의 지배 구조 아래 묶겠다는 것이 교과부의 확고한 입장이다. 그러나 산업기술 관련 출연연을 산하에 두고 있는 지식경제부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부처 간 협상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교과부는 이르면 이달 안에 교과부 산하 기초기술연구회와 지경부 산하 산업기술연구회를 통합, 신설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로 옮기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출연硏 개편 부처 간 이견 과학비즈니스벨트는 핵심 기관인 기초연구원 원장 선임을 둘러싼 잡음 속에서도 오세정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이 내정되면서 큰 산 하나를 넘었지만 당분간 마찰은 계속될 전망이다. 기초연구원이 내년 1월 출범하면 중이온가속기를 비롯한 기초연구단 50개에 총 5조 2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하지만 기초연구단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석학 영입은 교과부도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 통합 이후 끊이지 않고 있는 ‘과학기술계 홀대 논란’도 풀어야 할 숙제다. 대통령 직속 기관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예산 배분 기능을 가져가고, 원자력안전국 역시 원자력안전위원회로 독립하면서 사실상 교과부에 남은 과학기술 부문은 연구개발조정실이 유일하다. 출범 당시 교육과 과학 관련 본부 인원은 비등했지만 현재는 7대3 정도로 교육 쪽으로 쏠린 상태다. 김효섭·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손학규 “통합全大 안되면 단독全大”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 진영의 야권 대통합 논의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풀어야 할 숙제 또한 만만치 않아 보인다. 기성 정당의 기득권을 주장하는 민주당 내 반발이 거세다. 범야권이 받아들일 만한 통합 방식도 찾기 쉽지 않은 난제다. 민주당에선 차기 당권 주자들의 반발에 더해 박지원 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옛 민주계의 원외 지역위원장들도 당 지도부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죄고 나섰다. 손학규 대표는 14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이 같은 당내 반발을 염두에 둔 듯 모두 발언을 통해 “오늘의 기득권을 지키려다 국민들에게 외면받는 민주당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도 “17일 야권 통합전대 개최를 위해 모든 노력을 강구하겠지만 불가능할 경우 민주당이 단독으로라도 전대를 개최해 지도부를 이양한다는 생각을 내부적으로 하고 있다.”며 성난 원외위원장들을 달랬다. 그러나 박 전 원내대표는 “지도부의 일방적인 결정에 의해 여기까지 왔고, 심지어 어제 연석회의 준비 모임 결과도 언론을 통해 알았다.”면서 “단 한번의 논의 과정도 없이 통합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의심을 하는 것”이라고 지도부를 질타했다. 그는 “민주당이 통합의 ‘대상’이 됐고, N분의1이 됐다.”고 비판했다. 일부 원외 지역위원장들도 “지도부는 위원장들을 갖고 장난치지 말라.”, “당헌·당규를 무시해서 어떻게 당 대표라고 할 수 있나.”라고 항의했다. 범야권 통합 논의에서도 각 정치세력의 셈법은 엇갈려 있다. ‘일괄 통합 경선’에 합의한 것을 제외하곤 통합 전당대회 방식, 지도체제, 선거인단 구성 범위 등 난제가 켜켜이 쌓여 있다. 연석회의 의제와 통합 전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4일 한자리에서 처음 보조를 맞춘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혁통), 시민사회의 발걸음은 무겁기 이를 데 없어 보였다. 향후 통합 테이블에 올려질 핵심 쟁점을 풀어내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도체제와 선거인단 구성 범위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대표 따로, 최고위원 따로 뽑으면 지분 협상이라는 인식을 주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며 현 민주당과 같은 집단지도체제를 고수했다. 그러나 혁통의 입장은 달라 보인다. 혁통 측은 “집단 지도체제로는 현재 민주당 구조를 바꾸기 어렵다. 이른바 공천 ‘물갈이’가 힘들어진다.”고 걱정했다. 정파별로 지도부를 배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민주당의 우세한 조직력을 의식하는 듯하다. 같은 맥락에서 막강한 권력이 쏠리는 단일 대표 체제를 환영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혁통 측은 시민당원제, 소셜네트워크 당원제 등 시민 중심 정당을 강조하며 완전 국민경선제를 주장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당원 비중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구혜영·이현정기자 koohy@seoul.co.kr
  • “5개국 구원투수, 北에 한구질 공만 던졌다 치고 안치고는 전적으로 그들만의 숙제다”

    “5개국 구원투수, 北에 한구질 공만 던졌다 치고 안치고는 전적으로 그들만의 숙제다”

    우리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53)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한의) 사전조치를 통해 올바른 분위기가 조성되면 6자회담이 상당히 빠른 시일 내 재개될 수 있다.”며 “북한은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고, 우리가 준 숙제를 해 오면 6자회담 재개를 통해 포괄적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임 본부장은 취임 1개월여 만인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본부장실에서 서울신문과 1시간가량 첫 단독 인터뷰를 갖고 “2차례 남북, 미·북 대화를 통해 의미 있는 기초가 마련됐으니 3라운드 대화가 진행되면 더 구체적이고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야 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남북, 미·북 3라운드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 과정을 통해 진전되면 6자회담도 조기에 재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주목된다. 임 본부장은 “14~15일 오스트리아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방문, 미국 측 신임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주IAEA 대사와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을 만나 북핵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남북 및 북·미 대화 2라운드 이후 탐색전 중인데, 3라운드 대화 및 6자회담 전망은. -이미 제시된 사전조치와, 북한이 잃어 버린 신뢰를 회복한 상태에서 6자회담이 재개될 것이고 3라운드 대화에서 그런 노력이 계속될 것이다. 3라운드 대화의 순서를 정해 놓은 것은 아니지만, (지난 2라운드까지 과정처럼) 남북이 먼저 하면 자연스럽게 보일 것 같다. 미국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비공식적으로 받았다. 대화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참가국들과 더 의미 있는 진전을 만들어야겠다는 목적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17일 오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4개월여 만에 한·미·일 고위급 협의도 갖는다. 이런 과정을 거쳐 기초가 마련되면 6자회담 재개를 통해 북핵문제를 좀 더 본격적, 포괄적으로 다뤄야겠다는 인식도 공유돼 있다. 6자회담이 재개되면 보다 큰 그림을 그려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그랜드 바겐’ 구상 등을 바탕으로 진행될 것이다. →‘그랜드 바겐’(일괄타결) 구상이 구체적이지 않고, 9·19공동성명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6자회담이 재개되면 그랜드 바겐을 구체적으로 협의하게 될 것이다. 9·19공동성명은 여러 가지 내용을 포괄적으로, 광범위하게 담고 있지만 어떻게 하면 더 실행력을 갖게 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추진할 것이다. →IAEA 방문에서는 어떤 협의가 이뤄지나. -IAEA가 그동안 북핵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한·미 수석대표 협의뿐 아니라 IAEA 측과 협의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IAEA가 17~18일 이사회를 앞두고 있어, 그에 앞서 IAEA 측으로부터 북핵문제 관련 입장을 들을 것이다. 실무자들도 가기 때문에 최근 IAEA가 밝힌 이란 핵문제나, 사전조치 중 하나인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 및 IAEA 영변 복귀 문제 등도 구체적으로 협의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UEP 중단 등 사전조치 수용에 대한 반응이 없는데 지렛대는. -지금은 북한이 사전조치를 안 받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것을 생각할 때는 아니라고 본다. 협상은 낙관을 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 2차례 남북, 북·미 대화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진전 중 하나는, 문제가 무엇이라는 점에 대한 북한의 인식이 분명해졌고, 우리가 기대하는 것이 무엇이라는 것도 북한이 분명히 알았기 때문에 결국은 그런 숙제를 북한이 가지고 갔다고 보고, 북한 스스로 숙제를 해와야 하는 것이다. 북한(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제네바 북·미 2차 대화 후) 평양으로 돌아간 지 10일쯤 됐으니 나름대로 결과를 소화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본다. 5개 참가국들이 함께 북측에 동일한 메시지를 보냈고 공을 계속 북한에 던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측이 내부 문제 등으로 북핵은 상황관리만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관리를 해야 한다. 관리가 안 되면 해결이 어렵다는 측면에서 어떻게 보면 올바른 수순이라고 본다. 다만 우리로서는 관리에만 머무르지 않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의미 있는 진전을 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미국보다) 더 역할을 하고 기여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부상으로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미·중 간 이해관계가 복잡한데. -우리가 반도국가라서 대륙·해양세력의 압력을 받아왔다는 부정적 인식이 있는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반도국가이기 때문에 대륙(중국)도, 해양(미국)도 우리의 날개가 될 수 있다. 한국이 2개의 날개를 달고 더 비상할 수 있다는, ‘반도 운명론’이 아니라 ‘날개론’인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미·중 관계를 우리에게 좀 더 유리한 방향으로, 긍정적으로 활용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북한문제도 동맹국인 미국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최대 교역 상대국이자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인 중국과도 더 자주 만나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해야 한다. →북핵문제는 남북관계와 시너지를 내야 하는데, 복안은. -6자회담 및 비핵화 차원의 남북대화와 통일부가 추진하는 남북 당국 간 대화는 2개의 수레바퀴처럼 상호 추동해서 가야 한다는 데 대해 관계부처 간에 완벽한 인식의 일치가 있다. 비핵화 관련 남북대화가 이제 첫발을 내디뎠는데 이것이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양자대화로 이어지지 않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기에는 때가 이르다. 북한도 비핵화 대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남북대화가 같이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분명히 인식할 것이다. 남북관계를 추동할 수단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것은 우리(남한)라는 것을 북한이 알고 있기 때문에 결국 남북대화에 나올 것으로 본다. 글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27) 감사원 감사청구제도

    [테마로 본 공직사회] (27) 감사원 감사청구제도

    거가대교의 개통을 앞둔 지난해 12월. 1만원으로 잠정 결정된 통행료가 단박에 지역사회의 이슈로 떠올랐다. 거가대교 개통 대비 범시민대책위원회가 꾸려졌고, 범대위는 일사천리로 “통행료가 시민의 뜻과 상관없이 턱없이 비싸게 책정됐다.”면서 감사원에 거가대교 사업비 실체 규명을 위한 감사를 청구했다. 삽시간에 20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감사를 요구하는 서명작업에 동참했다. 이후 불과 한달여 만인 1월 감사원은 비싼 통행료와 총사업비 과다산정 의혹 등을 조사했다. 결과는 주민들의 한판 승리였다. 지난 7월 감사원은 당초 주민들의 주장대로 거가대교 총공사비가 과다산출됐다는 감사 결과와 함께 소형차 기준 통행료를 6000~8000원으로 내릴 것을 부산시와 경남도에 권고했다. ●제도 도입 10년… 커지는 시민 발언권 시민의 ‘발언권’이 세지고 있다. 국민이 직접 국가 및 행정기관의 비리나 비효율 정책 등을 고발해 바로잡는 감사청구 제도가 착실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국민들의 감사청구를 접수하는 기관인 감사원은 “공익을 해치는 사안에 대해서는 지체 없이 감사청구 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인식은 넓게 자리 잡아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감사원의 감사청구 제도가 도입된 것은 2002년. 국민이 감사원을 직접 움직일 수 있는 감사는 ‘국민감사청구’와 ‘공익감사청구’로 대별된다. 국민감사청구는 공공기관의 사무처리가 법령 위반 또는 부패행위로 인해 공익을 해칠 경우 만 20세 이상의 국민 300명 이상이 서명 등 신청요건을 갖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공익감사청구는 주체와 감사 대상 범위가 훨씬 더 포괄적이다. 감사청구 주체는 만 20세 이상 300명 이상, 상시 구성원 300명 이상인 비영리·비정치적 시민단체, 감사대상 기관의 장, 지방의회 등이다. 감사 범위도 넓다. 주요 정책이나 사업 등이 장기간 지연되는 사항, 국가행정·시책·제도 등이 불합리해 개선이 필요한 사항, 기타 공공기관의 사무처리가 위법 또는 부당행위로 인해 공익을 해한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두루 포함한다. ●건설-교통-인허가 분야 ‘최다’ 감사원 감사청구조사국에 따르면 국민·공익 통틀어 한해 평균 감사청구 건수는 160여건. 2007년부터 올 5월까지 접수된 청구사례는 국민감사가 139건, 공익감사가 572건이다. 분야별 청구 현황을 살펴보면 국민감사 쪽에서는 지난 5년간 건설·교통 관련 사안이 전체 건수의 36%(50건)로 가장 많았고, 환경(18건, 13%)분야가 뒤를 이었다. 공익감사 쪽도 상황은 엇비슷했다. 건축 관련 인허가(127건, 22%)와 건설·공사(113건, 20%) 관련 사안이 두드러지게 많았다. 감사청구조사국 관계자는 “지방자치시대에 각종 건설 및 교통확충 사업 등이 늘어나면서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는 한편으로 지역사업에 대한 감시활동도 그만큼 활발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건수 자체가 눈에 띄게 늘어나지는 않지만, 감사청구로 바로잡히는 지역사업의 덩치는 부쩍 커지는 추세다. “지방자치단체의 사업이나 정책에 문제가 있을 때 방관하거나 민원 제기로 끝내지 않고, 감사청구 카드를 빼들어 적극적으로 자치행정에 관여하는 시민문화가 정착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옛 마산 수정만 매립지 문제도 주민들의 삼엄한 감시로 행정기관이 백기를 든 경우다. 매립지 주민대책위원회는 수정만 매립사업 정산협약 과정에서 당시 마산시가 STX중공업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과 함께 STX의 입주가 부당하다며 공익감사를 청구했던 것. 지난 6월 감사원은 공유수면 매립공사의 총사업비를 과다산정해 87억원 상당의 땅이 부당하게 STX 소유가 됐다고 밝혔고, 결국 STX중공업은 수정만에 지으려던 조선기자재 공장을 포기했다. ●지자체장 압박 수단 활용 사례도 이처럼 시민단체까지 가세하는 감사청구가 잇따르는 배경은 지자체의 자체 감사가 허술한데다 행정감시기구인 지방의회가 제 역할을 못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자신들의 주장과 이익을 지방행정에 반영하려는 주민들이 한마디로 자치단체의 감사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실제로 행정안전부 집계에 따르면, 2000년부터 올 6월까지 근 12년간 광역자치단체에 청구된 주민감사는 모두 226건. 연평균 20.5건으로, 시·도별로는 고작 1건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검찰 수사로까지 확대된 용인 경전철 비리의혹은 자치단체의 ‘하나마나 감사’의 대표 사례다. 경전철이 착공되기 직전인 2004년부터 지금까지 경기도 감사관실이 관련 사업에 대해 실시한 종합감사는 무려 3차례. 그럼에도 비리는 단 한 건도 적발하지 못했다. 이 사업 일부에 대한 문제는 2005년 감사원에도 공익감사 형태로 제기된 적이 있었다. “공익감사는 청구인이 제기한 의혹만 대상으로 실시하는 만큼 당시 감사에서는 불문 처리됐다.”는 감사원 관계자는 “하지만 그 즈음부터 경기도 차원에서 내부감시를 철저히 했더라면 비리나 부실공사를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몇년째 말썽거리로 감사원 감사청구까지 거쳤던 김해 경전철(2005년), 김포 경전철(지난해) 등도 자치단체의 내실 있는 감사가 선행됐다면 시비가 크게 줄었을 사안들로 꼽힌다. 감사원 감사청구조사국 담당자는 “감사원 감사청구법상 다른 감사기관에서 처리된 사안이 다시 청구되면 각하처리된다.”면서 “지역민들이 그래서 민원을 감사원으로 곧바로 넣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특정단체가 지자체장을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악용하는 경우도 적잖다는 해설도 있다. ●감사청구제 ‘투명 운영’ 숙제 내년이면 도입 10년이 되는 감사원 감사청구는 명실공히 국민의 마지막 ‘신문고’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제도 운영상 보완돼야 할 몇몇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가장 자주 불거지는 문제가 투명한 정보공개. 감사원은 청구인의 신상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감사결과를 제외한 나머지 감사청구 관련 자료들은 일체 비공개로 처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은 불만이 크다. “각하 또는 기각되는 사유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감사원이 편의대로 업무를 처리하거나 정치적 중립성이 흔들리더라도 이를 감시할 방도가 없다.”는 주장들이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참여연대는 감사원에 감사청구 목록, 기각 사유 공개 등을 요구하며 서울 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장근석 “이젠 국내서도 대박내고파”

    장근석 “이젠 국내서도 대박내고파”

    배우 장근석(24)을 처음 만난 것은 2007년 9월 한 인터뷰 자리에서였다. 인터뷰 장소로 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이제 막 스물을 넘긴 그가 ‘쓸만 한’ 대답을 내놓을지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마친 뒤, 그런 생각은 말끔히 사라졌다. 그는 청산유수처럼 자신의 생각을 술술 풀어냈다. 10일 개봉한 영화 ‘너는 펫’의 주연배우로 4년 만에 다시 만난 그는 여전히 솔직하고 영리했다. 스스로 아시아의 프린스(‘아프’)라고 부를 정도의 자신감과 여유까지 더해졌다. →영화 홍보, 드라마 촬영, 일본 도쿄돔 공연 준비 등 살인적인 스케줄로 링거까지 맞았다고 들었다. -지금은 괜찮다. 이런 바쁜 스케줄도 결국은 내가 선택한 것이다. 내 꿈은 ‘아프’를 넘어 ‘월프’(월드 프린스)가 되는 것이니까. 지난달 부산영화제에서 만난 로건 레먼(미국 할리우드의 차세대 스타)이 할리우드 진출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의 전화번호를 잃어버려서 안타까울 따름이다(웃음). →요즘 차세대 한류스타로 각광받고 있긴 하지만 스스로를 정말 ‘아프’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아직은 아니다. 그럼에도 내가 먼저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 것은 긍정적인 마인드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너는 펫’에서 연기한 귀엽고 매력적인 연하남 강인호는 지금의 장근석 이미지를 극대화한 역할인데. -2년 전에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하고 싶다고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아직 청년의 이미지일 때 깨방정을 떨 수 있는 그런 캐릭터를 한번 해보고 싶었다. 아픔이 없고 우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 인물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좀 느슨한 역할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그렇긴 한데, 시쳇말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민망한 장면도 가끔 나온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는 입가에 계속 웃음이 유지될 수 있도록 깨알 같은 재미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설탕을 두 스푼 넣어서 단맛이 나는 커피를 만들려고 했는데, 영화를 본 뒤 세 스푼이었다면 목표 달성은 했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극의 개연성을 높이면서 애드리브 맛도 살리려고 했다. →‘남성연대’라는 단체에서 영화가 남성을 개로 규정해 인간의 존엄한 가치를 위배했다며 법원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영화를 보고 나면 그런 생각 안 할 것이다. 인호는 펫(애완동물)이 아니라 결국은 남자로 끝난다. →최근 대종상영화제에서 김하늘의 여우주연상 수상 때 함께 무대에 올라가 논란이 됐는데. -무슨 일을 하기 전에 계산을 심하게 하지 않는 편이다. 하늘 누나 무대에 올라간 것도 순전히 축하해 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주인공보다 더 튀었다고 수군대는 얘기도 있었나 보던데) 끝나고 하늘 누나도 고마워했다. 매 순간 나 자신에게 솔직하려고 한다. →그 솔직함 때문에 대중의 오해를 사기도 하지 않나. -그래서 얼마 전엔 잠시 트위터를 끊은 적도 있다. 요즘은 트위터에 글을 올리면 미디어의 관심으로 뜻이 와전되기도 하고, 친했던 사람들과 멀어지는 것이 좀 부담스럽다. →스스로 생각하는 장근석은. -많은 분들이 독단적이고 까칠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붙임성 있고 능글맞기도 하다. 남자 선배들에게는 예의 바르고 애교도 부린다. →인기 드라마 ‘미남이시네요’(2009) 이후 불과 2년 만에 일본에서 한류스타로 입지를 굳혔다. -‘미남이시네요’의 전작이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이었다. 예상 밖의 모습에 흥미를 느낀 것이 아닐까. 그 이전부터 일본 진출을 시도하기는 했지만, 1년의 반은 일본에 있어야 한다는 얘기에 한국에서의 기회를 놓칠까 봐 새로운 도전은 무리라고 생각했다. →일본에서는 가수로서의 활약도 대단한데. -외국에서 유학할 때부터 일본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멘즈 논노’라는 잡지에 기무라 다쿠야가 가수로 소개됐는데, 그가 어느 날 드라마에 나와서 연기도 하더라. 그런데 쇼 프로 MC도 하고 있었다. 일본에서는 만능 엔터테이너를 원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대박 작품을 만드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에 가수 활동을 할 생각은 없다. →스스로도 인정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대표작이 없다. 한국과 일본의 인기 온도 차이가 커 혼란을 느낀 적은 없나. -혼란은 없고 그것이 나에게 주어진 숙제다. ‘너는 펫’도 그렇고, 지금 촬영 중인 윤석호 감독의 드라마 ‘사랑비’를 선택한 것도 내 대표작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솔직히 스물네 살의 연기자에게 들어올 수 있는 배역이 제한적이지 않나. 나는 이제 스타트 라인에 섰다고 생각한다. →일본 내 인기가 ‘욘사마’ 배용준을 넘어섰다는 평가도 있던데. -배용준 선배는 역사적으로 양국의 친분을 도모하고 사회적인 현상을 만든 분이다. 나는 아직 닭이 되기 위한 병아리에 불과하다. 남자 배우로서 누아르 영화를 꿈꾸지만 아직 남자가 덜 된 것 같다는 장근석은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때 너무 빨리 남자가 되려고 했다가 마초처럼 비쳐져 비난의 화살을 맞은 적도 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처럼 장근석은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가 정확한 배우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위험한 발언을 꽤 많이 한 것 같다.”며 애교 섞인 웃음을 짓는 장근석. 그가 아시아의 여심(女心)을 흔드는 이유가 조금은 이해가 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깔깔깔]

    ●고마울 때 학교에서 선생님이 영구에게 ‘엄마가 가장 고마웠을 때’를 적어 오라는 숙제를 내주었다. 집으로 돌아온 영구. 한참 생각하다가 뭔가가 떠올랐는지 공책에 자신 있게 적었다. ‘그저께’ ●난센스 퀴즈 ▶더달란 마리아보다 유명한 미국의 거지는? ‘다달란 마리아’ ●꿈속에서 철수와 짱구가 함께 한차를 타고 어디론가 로 향하였다. 그러다 짱구가 잠깐 잠에 빠져들었다. 아니 그런데 이게 무슨 소리인가. 뿡, 하고 짱구가 방귀를 계속 뀌는 것이 아닌가. 잠시 후 짱구가 일어났다. 철수:너 무슨 방귀를 그렇게 계속 뿡뿡 뀌어 대니? 그러자 짱구가 홍조를 띠며 하는 말. 짱구:헤헤, 나 사실은 알 낳는 꿈꿨어.
  • 외환은행 매각명령 초읽기…윤용로 연내 행장 취임하나

    외환은행 매각명령 초읽기…윤용로 연내 행장 취임하나

    ‘전(前) 공무원, 전(前) 은행원, 현(現) Dreamer.’ 윤용로(56)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의 트위터(http://twitter.com/yryun) 인사말이다. 그의 경력을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윤 부회장은 행정고시 21회에 합격해 재무 관료로 일하다 200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기업은행장을 지냈다. 지금은 공식 직함이 있긴 하지만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한 ‘꿈꾸는 사람’이다. ●“노조 신뢰 얻는게 가장 중요한 숙제” 윤 부회장은 지난 3월 외환은행장으로 내정됐다. 하지만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지지부진해지면서 공중에 붕 뜬 상태로 8개월을 보냈다. 재치 있는 입담과 쾌활한 성격에 사람 만나기 좋아하는 그지만 외부 접촉도 끊고 말을 아꼈다. 최근 다시 대외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7월 글로벌 전략 부문을 총괄하면서 인도네시아, 중국 등 현지 법인을 둘러보는 등 바쁜 여름과 가을을 보냈다. 그 사이 외환은행 인수 절차도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8일 “론스타 본사로부터 외환은행 매각 명령에 대한 의견서를 받았다.”면서 “곧 임시회의를 열어 매각 명령을 내리겠지만 당장 오늘은 열기 어렵다.”고 말했다. 론스타에 대한 외환은행 지분 매각 명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얘기다. 론스타는 우리 정부에 명령 이행 기간을 최대한 길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변이 없는 한 론스타는 하나금융에 외환은행 주식을 팔게 된다. 이에 따라 윤 부회장이 이르면 연내에 외환은행장으로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장으로 취임하면 첫 번째 과제로 윤 부회장은 노동조합과의 관계 개선을 꼽았다. 서울 중구 을지로2가 하나은행 별관 15층에 있는 그의 집무실에서는 외환은행 본점이 정면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인수를 반대하는 외환은행 노조가 건 붉은색 플래카드를 매일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특히 ‘윤용로는 외환은행장 자리를 넘보지 말라.’는 성명을 낼 정도로 거부감이 심하다. 이와 관련, 윤 부회장은 “(노조의 신뢰를 얻는 일이) 제일 중요한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해 왔다. 두 번째 과제는 외환은행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영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을 정도의 글로벌 감각 ▲금융산업에 대한 식견 ▲60세 미만의 젊은 나이 등 세 가지 조건을 외환은행장의 자질로 내세웠고, 이에 가장 잘 들어맞는 윤 부회장을 낙점했다. 김 회장은 지난 7월 글로벌 전략실을 새로 만들고, 시너지 추진 부문을 총괄하는 윤 부회장에게 지휘를 맡기기도 했다. ●“글로벌 경쟁력 극대화 고민” 윤 부회장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려는 배경 가운데 하나가 외환은행의 우수한 글로벌 네트워크”라면서 “이런 장점을 극대화하고 지주와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인수의 마지막 고비로 거론되는 론스타와의 가격 협상에 대해 윤 부회장은 “협상 과정에 참여하지 않아 언급하기가 적절치 않다.”면서 “외환은행의 적정 가치를 고려할 때 기존 가격을 많이 깎기는 힘들 것”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최근 외환은행의 주가(11월 4일 기준 8120원)에 비해 하나금융이 론스타에 주기로 약속한 금액(주당 1만 3390원)이 지나치게 많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윤 부회장은 1989년 재무부 은행과 사무관으로 근무하면서 당시 국책은행이었던 외환은행의 민영화 작업을 담당했다. 그는 “외환은행과는 인연이 깊은 것 같다.”면서 “인수 작업이 연내에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광진 “건대병원 중심 의료클러스터 검토”

    광진 “건대병원 중심 의료클러스터 검토”

    “건국대 바이오 의료클러스터를 육성하고 의료관광 활성화 센터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관광과 의료, 휴양, 뷰티 개념을 두루 갖춘 프리미엄 의료관광 클러스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7일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병원과 손잡겠다는 뜻을 또렷이 밝혔다. 구는 의료관광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용역을 준비 중이다. 건대병원 국제진료소 이경영(58) 센터장은 “광진구의 경우 5성급 호텔 워커힐과 강·남북 이동에 유리한 지하철 역세권, 관광·문화시설을 두루 갖춰 의료관광 벨트를 조성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자·보험수가는 해결할 과제 의료관광 유치를 위해 비자 문제나 보험수가 조절, 숙박시설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하지만 이 센터장은 “뛰어난 한국의 의료수준을 밑거름으로 홍보 인프라만 구축되면 싱가포르, 태국, 헝가리 등과의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진구의 구상이 반갑게 받아들여지는 까닭이다. 이 센터장은 “몽골 유명인사가 인터넷을 직접 리서치해서 심장혈관수술을 받으러 오는가 하면, 영부인까지 건강검진을 할 만큼 신뢰를 쌓고 있다.”고 소개했다. 순수 해외환자가 지난해 1089명에서 올해 1.5배 늘어난 1677명에 이른다고 한다. 에이전시를 통해 들어오거나 국내 거주자, 조선족까지 포함하면 2만명을 웃돈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국제진료소는 주로 해외환자들에게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증상을 파악한 뒤 전문의들에게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등록부터 진료예약, 통역, 입원생활 안내, 일반 한국생활까지 진료소 내 영어·일어·중국어·몽골어·러시아어 등 다국어 통역이 가능한 간호사와 코디네이터를 상주시켜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그만큼 빠른 원스톱 진료 시스템을 뽐낸다. ●VIP 병동 호평… 낙후 국가 의료봉사도 29실인 VIP 병동은 별도의 샤워시설, 개인용 PC, 주방시설, 회의용 테이블 등 호텔급 서비스를 제공해 호평을 받고 있다. 낙후한 국가의 취약의료계층을 돕는 의료나눔행사도 펼치고 있다. 몽골에선 인공청각이식수술, 베트남에선 신장수술을 통해 신임을 받았다. 앞으로 협회를 구성해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진료활동을 펼치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 센터장은 “중국, 몽골 등 대사관과 양해각서(MOU)를 교환해 지정병원 역할을 하고 있다.”며 “다음 달에는 한국관광공사와 연계해 몽골에서 의료관광을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제진료소의 종합검진상품이 한국대표 의료관광상품으로 선정된 덕분이다. 외국병원과 합작병원을 만들거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센터 지소나 클리닉을 개설해 화상 진료를 하는 것도 구상 중이다. 그는 “지난해 의료 진료 수익이 40억원을 넘어섰는데 매년 50%씩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의료관광 서비스가 서비스산업으로 충분한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LED전구·김치·어묵’ 대기업 철수한다

    ‘LED전구·김치·어묵’ 대기업 철수한다

    앞으로 대기업은 발광다이오드(LED) 전구와 김치, 어묵 등 16개 품목에서 사업을 철수해야 한다. 동반성장위원회는 4일 대·중소기업 간 이견이 컸던 LED 전구와 두부, 레미콘 등 중소기업 적합업종·품목 25개를 선정했다. 이에 선정된 품목은 지난 5월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신청·접수를 받은 234개 품목 가운데 대·중소기업 사이에 가장 큰 이견을 보이는 것들이다. 따라서 이날 동반위의 결정으로 정부의 동반성장 정책이 큰 고비를 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동반성장위는 지난 9월 1차에 이은 2차 선정 발표에서 일부 사업철수, 사업축소, 판단유보, 심의연기 등 모호한 권고 용어를 다수 동원한 데다 대·중소기업 사이의 갈등을 봉합하는 데 급급한 모양새를 보여 실효성 논란이 예상된다. 동반성장위는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2차 중소기업 적합업종·품목 25개를 정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동반위는 김치, LED 전구, 어묵, 주조 6개, 단조 7개 등 모두 16개 품목에서 대기업 일부 사업철수를 결정했다. 또 두부와 기타 판유리 가공품, 기타 안전유리, 원두커피, 생석회 등 4개 품목을 진입 및 확장 자제로 분류했다. 재계는 동반성장위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사업 영역을 인위적으로 나누는 것은 시장 경제 논리에 어긋날 뿐 아니라 국내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번 품목 선정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의로 이뤄진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면서도 “LED 전구와 레미콘은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또 다른 재계 옥죄기”라고 비판했다. 특히 LED 전구의 경우 정부가 차세대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해 온 점을 들어 시대착오적인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또 오스람이나 필립스 등 다국적 기업들이 한국 LED 조명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대형 레미콘 회사들은 사업 확장을 자제하라는 동반성장위의 권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다. 11개 대형사 모임인 한국레미콘공업협회 관계자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동반성장위에 철회를 요청하는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또 CJ제일제당과 대상, 풀무원 등 식품업체들은 일단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발전을 위해 정부 결정에 따르겠다.’는 공식 견해를 내놓았지만 착잡한 표정이 역력하다. 하지만 동반성장위는 이날 발표에서 일부 사업철수와 사업축소 등 애매한 권고 용어를 사용하고, 두부 등 일부 품목과 관련해서는 판두부 등 세부적으로 시장 영역을 나누어 특정한 권고를 내림으로써 일부 대기업의 반발과 중소기업의 비판을 불러올 전망이다. 또 앞으로 대기업 진출에 대한 감시과 견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숙제로 남았다. 동반성장위 관계자는 “대기업의 약속이행 여부와 중소기업의 품질향상 노력을 철저하게 감시하고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업종 선정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준규·김승훈기자 hihi@seoul.co.kr
  • 美연구팀 “평생 늙지 않는 ‘비밀’ 풀렸다”

    나이가 들면 눈가에 주름이 생기고 시력이 떨어지며 기운이 쇠약해진다. 누구나 당연하게 받아들였을 인류의 섭리가 깨질 수도 있을까. 최근 미국에서 인간노화 통제를 위한 첫 단계실험에 성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 주에 있는 임상실험 최고 권위의 메이오 병원(Mayo Clinic) 연구진이 최근 노화를 일으키는 세포를 약물을 이용해 분리하는 쥐 실험에 최초로 성공했다고 지난 1일(현지시간)학술지 ‘네이처’(Nature)에서 발표했다. 연구진은 노화세포를 안전하게 제거한다면 노화를 중단시키거나 최소한 더디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름살, 비만과 같은 외적인 변화 외에도 백내장, 근육 손실, 당뇨병 등 노년기 질환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내다보고 있다. 연구를 이끈 제임스 커클랜드 교수는 “인류에 노화를 일으키는 세포들은 신체의 5% 미만을 구성하는 작은 부분에 불과하지만 그 영향은 매우 크다.”면서 “제거할 경우 동맥경화, 당뇨, 치매 등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쥐 실험 성공은 노화방지에 대한 첫 걸음을 성공리에 뗀 셈이다. 이 노화세포가 인류 노화에서 얼마나 중요한 기능을 하는지, 또 이 세포를 제거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역기능은 없는 지에 대한 연구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노화세포는 젊고 건강한 세포들을 점차적으로 분해돼 인류는 물론 건강에 해를 입히는 화합물을 만들어내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만약 이 세포가 안전하게 제거되면 노화방지 연구에 대한 가장 획기적인 업적으로 평가될 전망이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이 가을 ‘로코’가 몰려온다

    이 가을 ‘로코’가 몰려온다

    요즘 충무로는 ‘핑크빛 전쟁’이 한창이다. 찬바람이 부는 11월에 로맨틱 코미디(로코) 영화가 잇따라 개봉하면서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 것. 지난 2일 선제 공격을 날린 ‘커플즈’를 시작으로 10일에는 한예슬·송중기 주연의 ‘티끌모아 로맨스’와 장근석·김하늘 주연의 ‘너는 펫’이 격돌한다. 세 편 모두 언론 시사를 마치고 관객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올 가을 ‘로코 3파전’을 미리 들여다봤다. ●티끌모아 로맨스:캐릭터 독특… 뒷심 부족 ‘티끌모아 로맨스’는 ‘생계 밀착형 로맨스’라는 광고 문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짠돌이와 짠순이의 사랑 이야기다. 돈 없어서 연애도 못 하는 청년 백수 천지웅(송중기)과 돈이 아까워 연애를 안 하는 구홍실(한예슬). 이들은 어딘가 모르게 닮은 구석이 있다.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현실에 부딪쳐 사랑을 할 마음의 여유도, 경제적 자유도 없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다. 영화는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재벌 2세와 신데렐라의 허황된 이야기를 그리기보다는 현실적인 인물 캐릭터를 극대화해 관객의 공감과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초반의 독특한 캐릭터 설정과 잔잔한 에피소드를 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한예슬은 돈 앞에서 냉정한 홍실을 꽤 그럴듯하게 표현한다. 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코믹한 나상실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터프하고 과격한 인상마저 풍긴다. 송중기도 철없는 백수 역에 제격이다. 자신은 무전취식하면서 여자를 꾀려고 88만원짜리 구두를 사주는 허세를 부린다. 그러면서도 귀엽고 발랄하다. 이렇게 잘 어울릴 것 같던 커플은 중반을 지나면서 삐거덕거리기 시작한다. 톡톡 튀는 캐릭터 설정으로 코미디는 살려냈지만 로맨스로 전환되는 부분이 매끄럽지 못해 갈수록 뒷심이 떨어진다. 지웅에 대한 홍실의 감정 변화도 세밀하지 못하고, 갑자기 홍실을 위해 헌신하는 지웅의 모습도 작위적이다. 결과적으로 로코의 최대 관건인 남녀의 멜로 호흡이 잘 살아나지 않는다. 로코의 공식에 끼워 맞추기보다는 초반의 깨알 같은 재미를 살려 돈 없어서 연애도 못 하는 ‘88만원 세대’의 사랑 이야기를 좀 더 사실적이고 풍자적으로 그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너는 펫:장근석 신드롬 국내서도? ‘너는 펫’은 요즘 트렌드를 한 자리에 모아 놓은 영화다. 갈수록 늘어나는 골드미스들, 사회 전반의 애완동물 열풍, 거기에 신한류의 중심인 장근석까지.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다소 허무맹랑한 판타지적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요즘 우리 사회의 핫이슈를 버무려 만든 만큼 상당히 감각적이다. 자기 일에서는 똑 부러지지만 연애에서는 ‘헛똑똑이’라는 말을 듣는 30대 독신녀 지은이(김하늘). 나이는 꽉 찼지만 딱히 결혼할 상대도 없는 그녀는 차라리 애완견을 기르면서 독신으로 사는 상상을 하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남동생이 갈 곳 없는 친구 강인호(장근석)를 집에 데려오고 인호는 은이의 구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펫’(애완동물)이 돼 주겠다며 버틴다. 영화는 이처럼 남자에게 상처받고 끌려다니는 사랑에 지친 골드미스들의 판타지를 자극한다. 펫이 된 인호는 속 썩이는 일 없이 언제 어디서나 반겨 주고, 적재적소에 나타나 ‘주인님’이라 부르며 은이를 위로해 준다. ‘장근석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화에서 장근석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 이런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장근석은 귀여움과 섹시함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다양한 매력을 과시한다. 발레를 전공하고 안무가를 꿈꾸는 인호의 캐릭터상 그가 노래 부르며 춤을 추는 장면의 분량도 상당하다. 해외 팬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으로 보인다. 그의 팬이 아니라면 민망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보기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해외에서의 인기에 비해 국내에서는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는 장근석이 이 영화를 통해 한국에서도 신드롬을 일으킬 것인지가 관건이다. 영화는 코미디의 끈을 놓지 않고 끝까지 끌고 간다. 그러나 판타지가 강조되다 보니 억지스러운 설정도 종종 눈에 띈다. 주된 공략층인 2040 골드미스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요소는 충분해 보이지만 그 외의 연령층까지 포용하는 것이 영화의 숙제다. ●커플즈:밋밋한 캐릭터… 구성 치밀 장점 ‘커플즈’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하다. 우여곡절 끝에 커플이 된 다섯 주인공의 사연이 두 시간 동안 옴니버스 형태로 얽혀 풀려 나온다. 전 재산을 털어 신혼집을 마련하지만 프러포즈를 하려던 날 여자 친구가 사라져 버린 유석(김주혁)과 철썩같이 믿었던 남자에게 배신당한 애연(이윤지). 바람기 많은 나리(이시영)와 그런 나리에게 사랑을 느끼는 병찬(공형진). 그리고 친구의 애인을 사랑하는 복남(오정세) 등 다섯 남녀는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서로를 알아간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커플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따라가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앞부분은 상황 설명이 길어 다소 지루하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지만 뒤로 갈수록 퍼즐 조각처럼 딱딱 들어맞는 치밀한 구성은 강한 흡인력을 지닌다. 다만 ‘러브 액추얼리’풍의 옴니버스 영화 형태가 이제는 다소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 게다가 주인공 5명 외에 다른 커플들의 이야기까지 섞느라 극의 중심이 되는 유석과 애연의 이야기를 제외하면 산만하고 다소 밀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배우들은 갑작스러운 변신보다는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않는 다소 안전한 캐릭터를 선택했다. 그러다 보니 영화를 편하게 볼 수는 있지만 상대적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 배우는 없는 편이다. ‘어디서 본 듯한’ 로코라는 선입견을 넘어서는 것이 흥행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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