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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安신당 “새 정치는 국민 명령”

    安신당 “새 정치는 국민 명령”

    ‘안철수 신당’인 새정치연합이 17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3월 창당을 위한 닻을 올렸다. 신당이 제3당으로서의 모습을 구체화하면서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는 17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발기인대회를 열고 안 의원을 창준위 최고 의결기구인 중앙운영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안 의원은 수락 인사에서 “국민들이 원하는 ‘새정치’는 이제 정치가 해야 할 일을 하라는 명령이고 정치의 공공성을 회복하라는 요구다. 더 이상 정치인을 위한 정치가 아닌 국민 스스로 정치의 주인이 되겠다는 강력한 바람”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새정치 실현을 위해 통합과 정치구조 개혁, 국민 참여의 정치 등을 내세웠다. 새정치연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창준위 등록을 마치고 당원 모집, 시·도당 창당 활동에 이날 대회에서 새정치연합은 창준위 공동위원장으로 당연직인 안 의원 외에 윤여준, 김효석 등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과 홍근명 전 울산시민연대 대표를 선출했다. 이날 새롭게 합류한 홍 전 대표는 6월 지방선거에서 안 의원 측 울산시장 후보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창당발기인 일동은 ‘새정치인의 7대 약속’을 통해 도덕성 유지와 청렴의 의무 준수, 당비 대납 불허, 폐쇄적·분파적 계파 활동 금지, 지역주의 유발 언행 금지 등을 선언했다. 이날 창당발기인으로 전북지사 후보로 거론된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과 류근찬·선병렬 전 의원 등 정·관계 및 시민사회 등을 망라하는 374명을 발표했지만 깜짝 인사는 없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6월 지방선거에서 야권 분열을 앞세워 연대를 압박하고 있는 민주당과의 관계도 풀어야 할 숙제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새정치연합의 출범을 축하하며 “야당의 분열과 갈등을 넘어 고단한 민생과 뒤틀린 정의를 바로잡는 강력한 동반자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 측 금태섭 대변인은 이에 대해 “강력한 정당이 되겠다”는 말로 일축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이석기 사건 재판이 우리 사회에 남긴 숙제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 사건에 대한 첫 번째 사법적 판단이 내려졌다. 1심 재판부는 어제 선고 공판에서 검찰의 기소 내용 대부분을 인정하고 이 의원에게 징역 12년과 자격정지 10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른바 ‘RO’(혁명 조직)가 지휘체계를 갖춘 내란음모의 주체 조직이고, 이 의원이 그 총책이라고 판단했다. 아직 항소심과 상고심 등 두 번의 사법적 판단이 더 남아 있지만 재판부가 검찰의 기소 사실과 증거를 대부분 인정함으로써 그동안 조작 운운하며 사법투쟁에 전력해 온 진보당 등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이 의원도 이제는 속 시원하게 진실을 밝히고, 국가와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해야만 한다.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숙제를 던져줬다. 현역 국회의원이 ‘행정부를 견제하고, 입법권을 행사하라’며 권한을 넘겨준 국민과 사회공동체를 향해 내란의 총부리를 겨눈 초유의 사건이라는 점에서 그 충격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문제는 이념의 도그마에 갇힌 채 변화에 저항하는 ‘이념 편식자’가 과연 이 의원 한 명뿐이겠느냐는 점이다. 그가 주도한 RO는 국회를 사회주의 혁명을 위한 최전선으로 간주했다고 한다. 국회에 입성하려는 제2, 제3의 이석기를 차단해야 할 이유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을 종북세력과 반(反)종북세력으로 단칼에 나누는 입장에는 동의하기 힘들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뒤엎으려는 세력은 추상같은 의지로 단죄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그 과정에서 진보세력 전체를 종북으로 매도하는 신(新)매카시즘은 철저하게 경계해야 마땅하다. 건전한 비판과 견제까지 막는다면 반체제의 뿌리는 지하로 파고들어 번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차제에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진보를 가장하는 일부 세력은 자성의 계기로 삼길 바란다. 진보당은 이번 사건을 자신들에 대한 탄압으로 간주하고 당력을 총동원해 대응해왔다. 하지만 결과는 어떤가. 소속 의원이 내란을 선동하고, 상당수 당원이 그에 동조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건가. 정당해산 심판 청구사건 결과와 무관하게 철저한 반성이 필요한 이유다. 이정희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진솔한 사죄가 급선무다. 진보세력은 이번 재판을 계기로 극단세력과의 분명한 선 긋기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진보세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도 옳은 길이다.
  • [사설] 쉬운 수능영어에 변별력 대책 보완하길

    대한민국 교육부는 도대체 왜 있는지 모르겠다. 정권마다 갈팡질팡하는 정책으로 혼란만 줄 바엔 차라리 없는 게 낫다. 영어 수능 문제를 쉽게 내서 사교육을 잡겠다는 엊그제 대통령 업무보고 내용은 단견적이란 말로도 부족하다. 학생부에 소위 ‘스펙’을 기재하면 서류점수를 0점 처리하겠다는 발상은 거의 개그에 가깝다. A/B 선택형 수능을 겨우 1년 해보고 폐지하더니 이번에는 쉬운 출제로 사교육을 잡겠다니, 영혼 없는 공무원들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춤을 추는 모양새다. 사교육의 병폐를 뿌리 뽑는 게 국가적 숙제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역대 정부마다 거창한 계획을 세워 사교육 축소에 전력을 쏟다시피 했다. 효과가 신통치 않은 현실을 그저 쉬운 수능 영어로만 타개하겠다는 생각은 오산이 아닐 수 없다. 문제가 쉬우면 변별력을 떨어뜨린다. 2012학년도 수능 영어 만점자는 전체의 2.67%였는데 한 문제만 틀려도 1등급에서 탈락해 대학들이 동점자 처리에 애를 먹었다. 이보다 더 쉽게 출제해 만점자가 5% 넘게 나온다고 가정할 때 입시 혼란은 불 보듯 뻔하다.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라면 한 문제를 더 맞히기 위해서라도 사교육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영어의 변별력이 떨어지면 다른 과목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높아지므로 수학이나 언어, 과학 사교육은 더 팽창할 것이다. 풍선 효과다. 왜 영어만 쉽게 내는가. 사교육을 잡는 게 대의명분이라면 전 과목을 고루 쉽게 내야 한다. 현재 사교육이 가장 심한 과목은 수학이다. 영어만 쉽게 출제해서 사교육을 잡겠다는 설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아륀지(orange) 파문’을 일으키며 영어 몰입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게 바로 지난 정권이다. 오락가락하는 교육 정책으로 학부모들의 가슴만 멍든다. 사교육의 과잉은 분명히 개선해야 할 문제이지만 방법이 부실하다. 글로벌 시대에 영어 구사력은 국가 경쟁력의 일부분일 수 있다. 사교육을 잡겠다고 영어 학력저하를 초래하는 우를 범해서도 곤란하다. 사교육은 질 높은 공교육을 통해 줄여나가는 게 바른 선택이다. 장기적인 안목과 대책이 필요하다. 몇 년 후 다시 영어시험을 어렵게 내겠다고 발표할 당국자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 “늦게 배우는 재미에 밤샘 숙제도 즐거워”

    “늦게 배우는 재미에 밤샘 숙제도 즐거워”

    열여섯 꽃다운 나이에 광복을 맞았다. 가족과 함께 고국으로 건너왔지만 삶은 녹록지 않았다. 한국전쟁이 일어났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어려운 삶이 이어졌다. ‘배움’은 꿈도 못 꾸던 시절이었다. 여든넷이 돼서야 연필을 잡을 수 있었다. 늦게 시작한 공부는 너무나 재밌었다. 서울시교육청의 초등학력인정 교육 프로그램 이수자 중 올해 최고령으로 이수증을 받는 박순임(86) 할머니의 얘기다. 박 할머니가 공부를 시작한 것은 2012년 3월. 서울 마포구의 양원주부학교 대학부를 다니던 딸이 초등부 등록을 권해 입학했다. 초등 3·4학년 과정인 2단계부터 시작했다. “늦게 배운 공부는 정말 재밌었다”고 했다. 남들이 싫어하는 숙제와 시험마저 즐거웠다. “반에서는 내가 왕언니였다. 언니 체면이 있지 동생들에게 뒤질 순 없으니까 더 열심히 했다. 처음에는 숙제하느라 밤도 새우고 그랬다”며 웃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김종면 칼럼] 새 정치, 마케팅은 이제 그만하라

    [김종면 칼럼] 새 정치, 마케팅은 이제 그만하라

    정치는 1%의 이상을 위해 99%의 현실과 타협하면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한다. 한 줌의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 얽히고설킨 무수한 현실을 뚫고 나가야 하는 것이 정치라면 이보다 고달픈 작업이 따로 없다. 요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새 정치’를 보면 타협으로서의 정치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실감하게 된다. 새 정치는 기성 정치를 ‘악’으로 규정하다시피했으니 현실정치라는 괴물과 치열하게 싸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계해야 할 게 있다. 철학자 니체도 말했듯 괴물과 싸우면서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 새 정치는 어떤가. 적어도 꿈에 그리던 진선진미한 모습은 아니다. 깃발을 내건 지가 언제인데 여전히 모호함의 유령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것이 전략이라면 할 수 없지만 모호함 그 자체가 새 정치의 정체성이 돼 버릴 지경이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새 정치를 목이 빠지게 기다린 국민도 이제 진화를 멈춘 새 정치에 하나 둘 지쳐가고 있다. 새정치추진위원회가 그제 내놓은 새정치플랜은 예상한 대로 역시 공허하다. 안 의원은 새 정치는 “국민의 소리를 담아내는 것”이라며 “더불어 잘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교과서 같은 말이다. 새 정치의 3대 가치로 내세운 정의로운 사회, 사회적 통합, 한반도 평화도 마찬가지다. 굳이 새 정치가 아니더라도 그런 거창한 비전은 이 땅의 모든 정치가 추구해 왔고 지금도 추구하고 있는 익숙한 가치다. 모두가 아는 당위론을 정색하고 읊조리는 것은 쑥스러운 일이다. 안 의원은 새정치플랜을 발표하기에 앞서 민주당도 새누리당도 보나마나 그것밖에 안 되느냐고 비난할 게 뻔하다고 미리 선수치듯 말하기도 했다. ‘새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 새 정치에 구체적인 알맹이가 없다는 말을 고깝게만 들어선 안 된다. 기존 정치에 불신과 냉소의 눈길을 보내기 전에 스스로 새 정치의 이름값을 다하고 있는지 겸허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안철수 신당’의 아킬레스건은 인물난이다. 마침내 민주당과 ‘사람빼가기’ 논쟁까지 벌이고 있다. “부산 등 영남에 가서 어려운 싸움을 하라는 게 민심인데, 편한 노원에서 배지 달고 야권이 이기는 호남을 먹겠다고 하는 건 당선만 찾아다니는 구정치”라는 안 의원을 겨냥한 날 선 공격도 쏟아진다. 큰 꿈을 꾸는 안 의원으로서는 두고두고 치명적인 부담이 될 만한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이라도 반성할 것이 있으면 반성해야 한다. 그것이 먼 미래를 위해 낫다. 문제는 다시 지역주의다.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호남은 언젠가부터 영남의 ‘외지인’을 정치 주인공으로 삼아 기대와 좌절의 역사를 써 내려오고 있다. 신지역주의라고 해야 할까, 변종지역주의라고 해야 할까. 공리공생인가 편리공생인가. ‘호남 노무현 실험’은 어떤 흔적을 남겼나.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새 정치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지역주의 타파는 가장 앞 자리에 놓여야 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해묵은 이슈라고 소홀히 다룰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 정치의 영원한 숙제다. 고향 출마를 뿌리친 안 의원은 부산에 가서는 “저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이곳에서 새 정치의 힘찬 출발을 알리고 싶다”며 지역정서에 기대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에게 호남은 무엇이고 영남은 무엇인가. 지역 정체성에 대한 철학을 분명히 하기 바란다. 다음 세대가 아닌 오늘만을 생각하는 정치꾼들을 데려와 봤자 소용없다. 새 정치 신당에 꼭 필요한 인사는 부산과 대구 지방선거에 뜻을 두고 있다는 민주당의 김모, 또 다른 김모 전 의원 같은 지역주의와 싸우는 사람들이다. 새 정치가 그토록 혁파하고자 하는 보수양당체제가 바로 뿌리 깊은 지역주의에 기초한 것임을 기억하라. 새 정치가 추구하는 통합의 길의 핵심은 단연 지역주의의 종식이다. 이것 하나만 확실히 해도 새 정치는 절반의 성공이다. 헛배만 부른 가짜 희망은 절망보다 못하다. 수석논설위원 jmkim@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 ‘읽어라, 청춘’] 집필진에게 듣는 좋은 독서법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 ‘읽어라, 청춘’] 집필진에게 듣는 좋은 독서법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인생에 보탬이 되는지에 대해 깨닫는 찰나(刹那)를 만나지 못했다면 독서는 ‘숙제’가 될 수밖에 없지요. 많은 학생들이 무엇인가 빨리 느끼고 알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책 앞머리에 흥미를 못 느끼면 덮어 버리죠. 사색 없이 양 채우기에 급급한 독서가 과연 도움을 줄까요.” 10일 서울 은평구 녹번동 한우리열린교육 사무실에 모인 서울신문 새 연재 ‘읽어라 청춘-서울대 추천도서 100선’ 집필자들은 한목소리로 책 읽기 자체의 ‘재미’를 강조했다. 최근 학교에서 창의체험활동의 일환으로 독서교육을 강조하고, 대입 수시 전형에서도 학생의 독서량을 면밀하게 보면서 ‘재미있는 독서’ 대신 ‘스펙으로 남는 독서’에 치중하는 현상이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독서는 책을 즐기는 대상이 아닌 부담으로 느껴야 하는 학생에게도 불운이지만, 논술과 토론 역량이 중시될 미래 교육에서도 불이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우리열린교육의 정은주 미래교육연구소장과 집필자로 나선 한우리독서토론논술의 서은영·신언수·신운선·최영주 책임연구원은 베테랑 독서 교사들이다. 책을 좋아하는 학생부터 무관심한 학생까지, 부모가 골라주는 책을 읽는 학생부터 자신이 보고 싶은 분야의 책에만 몰두하는 학생까지 다양한 학생을 만났다. 중·고생 또는 대학생의 부모이기도 한 이들은 유아기 독서부터 챙겨야 할 자녀들을 키우며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이런 시행착오 끝에 이들은 공통된 결론에 접근했다. 바로 “아이들은 모두 다르다”라는 것이다. 정 소장은 “요즘은 부모들이 너무 많은 것을 아는 과잉 교육학의 시대”라면서 “독서교육에서도 자신만의 소신과 원칙을 가진 부모가 많지만 무엇보다 먼저 아이 고유의 특성을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아이가 책과 친해지려면 부모가 먼저 책을 들어야 한다’는 말이 철칙처럼 돼 있지만 만일 부모가 책을 보는 것을 싫어하는 가정에서라면 이 말은 틀릴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실패사례로 최 연구원은 자신의 사례를 직접 들었다. 활자 중독자 수준인 최 연구원이 집안에 멋진 서재를 꾸미고 아이를 위해 많은 책을 배치했지만 어느 날 아이가 집에 있는 똑같은 책을 빌려 왔단다. 최 연구원은 “릴레이식으로 친구들끼리 책을 돌려 읽는 게 재미있어서 집에 있는 책이지만 빌려 왔다는 말을 듣고 집안의 멋있는 서재 때문에 책을 빌려 읽고 서로 줄거리를 맞춰보는 재미를 아이에게서 빼앗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부모의 독서 방식이 아닌 아이의 독서 방식을 존중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의 독서 방식을 존중하다 보면 ‘몹쓸’ 책들만 읽지 않을까. 기자의 질문에 베테랑 독서 교사들은 일제히 “편독도 독서”라며 반박했다. 신언수 연구원은 “가장 재미있는 책은 스스로 골라서 읽은 책”이라면서 “아이들은 공룡책에 미칠 수도 있고, 자동차책에 미치기도 하지만 길게 보면 언젠가 그 분야 책을 떼고 다른 분야로 확장하는 시기가 온다”고 했다. 서은영 연구원은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가 한 분야에 미치면 다른 분야에서 뒤떨어질까 두려워 다른 분야를 권하게 되기 마련이지만 아이가 한 분야를 파고들기 시작했다면 끝까지 기다려줘야 한다”면서 “독서습관을 놓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어떤 분야에 흥미가 생긴 아이를 가다 말게 하는 것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입학사정관제 등 다양한 대입제도가 도입되면서 학교에서 독서 수업을 받거나 독서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도 늘었다. 15년 넘게 독서교육을 실시한 집필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우려스럽기도 하단다. 정 소장은 “학교에서 과제를 하기 위해 독서 숙제를 하는 학생을 보며 과연 즐거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분위기에 맞춰 고전을 만화로 바꾼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만화를 원전에 대한 흥미를 북돋을 마중물로 삼지 않고 만화만 보고 마치 그 책을 읽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독서”라고 덧붙였다. 독서 교사를 오래하다 보니 다들 그동안 교육 정책에서 독서와 논술이 강조될 때도 겪었고, 반대로 열기가 식을 때도 체험했다. 변곡점에서마다 “선생님, 독서공부를 해서 시험 성적이 올랐나 봐요”라고 묻는 학부모가 있는가 하면 “선생님, 성적이 올랐다고 칭찬하지 마세요. 성적 떨어진다고 독서공부를 그만두겠다고 하면 어떡해요”라고 말하는 학부모도 간혹 있단다. 경험적으로 후자의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그리고 추진하는 데 자신감을 보였다. 독서 교사들이 학교에서의 독서 교육 확산을 보며 담담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서울대 추천도서 100선을 읽고 이를 지면에 소개하는 일은 집필자들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다. 신운선 연구원은 “고전이라면 다들 멀게만 생각하는데 내 삶과의 연관성을 찾아 음미할 수 있도록 쓰겠다”면서 “글을 읽고 소개된 책을 찾아서 읽는다면 성공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집필자들도 한번도 가져본 적 없거나, 그동안 잃고 살았던 ‘읽기의 즐거움’을 일깨우는 안내자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사진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온라인에 퍼진 ‘왕따 신상’ 전학 가서도 난 왕따였다

    온라인에 퍼진 ‘왕따 신상’ 전학 가서도 난 왕따였다

    중학교 2학년인 김예슬(14)양은 겨울방학 때 학원에서 처음 만난 이웃 학교 학생의 말을 듣고 크게 놀랐다. 자신이 지난해 학교에서 ‘왕따’(집단 따돌림)당한 사실과 ‘숙제셔틀’(방과 후 과제를 대신 시킴), ‘빵셔틀’(매점 물건 심부름) 등의 구체적인 피해 사실까지 낱낱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김양의 같은 반 학생이 누구나 볼 수 있는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김양의 사진과 함께 왕따 사실을 올렸기 때문이다. 김양은 “왕따 사실이 학교 밖까지 퍼진 걸 안 뒤로 학원 등에서 또래들과 만나면 괜히 위축된다”며 눈물을 흘렸다.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SNS 등을 통한 ‘사이버 따돌림’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초·중·고교생 10명 중 4명 이상은 김양처엄 ‘왕따 사실이 온라인에 퍼져 2차 피해를 당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이 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 유은혜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교육부의 ‘사이버 따돌림 실태 및 개입전략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응답한 학생 2180명 중 46.1%가 ‘따돌림당한 학생의 정보가 사이버상에 유출돼 또 다른 따돌림을 당할 수 있다’고 답했다. 특히 여중생 응답자 중 60.7%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번 결과는 교육부가 관리 중인 학교폭력 상위 전국 100개교 중 지역별 최상위 학교 17개교의 재학생을 대상으로 설문해 얻었다. 설문 대상 중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는 학생 187명에게 직접 당한 사이버 왕따의 유형을 물어본 결과 ▲채팅할 때 나를 없는 사람처럼 무시한다(15.5%) ▲SNS 등으로 집단적으로 욕을 한다(14.5%) ▲인터넷·스마트폰 SNS에 내가 입장하면 다 퇴장한다(9.1%) ▲와이파이셔틀(자신의 ‘핫스팟’ 기능을 켜 주위 친구들이 무료로 인터넷을 쓰게 하는 것)을 시킨다(7.3%)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정제영 이화여대 학교폭력예방중점연구소 부소장은 “학교 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 아이들의 따돌림이 증거를 찾기 어려운 형태로 변화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신체·정신적 폭력이 이제는 온라인으로 숨어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사이버 왕따가 폭력 흔적 등의 증거를 남기지 않는 데다 단순 장난과의 경계가 모호해 가해자는 물론 교사 등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폭력 행위가 방과 후에도 SNS 등을 통해 지속되고, 전학을 가도 소문이 퍼져 계속 피해를 볼 위험성이 더 높다. 성윤숙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왕따 피해자가 전학할 때 부모의 직장 등 여건 탓에 옮길 수 있는 지역이 제한적인데 온라인을 통해 학생에 대한 신상 정보가 이미 이웃 학교에 퍼져 있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학교폭력예방단체인 ‘안티불링얼라이언스’(Anti-Bullying Alliance)는 사이버 왕따를 당했을 때 ▲괴롭힘에 반응하지 마라 ▲SNS 등의 증거를 기록하라 ▲친구들의 협박에 ‘아니오’라고 분명히 말하라 ▲교사, 부모나 믿을 만한 친구에게 괴롭힘 사실을 알리라고 행동 요령을 권했다. 한편 교육부 관계자는 “다음 달쯤 사이버 폭력 문제를 막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책에는 학교 폭력 의심 문자가 오면 키워드를 감지해 교사 등에게 알려주는 정보통신 프로그램 보급 등의 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출연작마다 대박…김수현, 비결이 뭐니?

    출연작마다 대박…김수현, 비결이 뭐니?

    이쯤 되면 ‘김수현 효과’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2년 전 ‘해를 품은 달’로 시청률 40%를 기록하며 신드롬을 낳은 배우 김수현(26)은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도 시청률 25%를 뛰어넘으며 또다시 여성팬들이 ‘김수현 앓이’를 하게 만들고 있다. 제작자들 사이에서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를 굳혀 가는 건 당연한 일. ‘해를 품은 달’ 이후 개봉한 영화 ‘도둑들’은 1200여만 관객을 동원했고, 지난해 원톱 주연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700여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출연작마다 대박을 터뜨리는 김수현의 인기 비결은 뭘까. 방송 관계자들은 ‘김수현 효과’의 배경이 기존의 20대 배우들이 갖지 못하는 아우라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아역에서부터 보여준 진중한 연기가 배우로서 탄탄한 아우라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특히 ‘해를 품은 달’에서 왕 역할을 맡아 무게감 있는 연기를 선보인 것이 초반 이미지 형성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드라마 평론가 김선영씨는 “기존 20대들이 재벌 2세 등의 캐릭터에 한정되거나 특유의 밝고 건강한 이미지로 승부하는 반면 김수현은 아역 때부터 어둡고 진지한 역할을 주로 맡아 성숙한 연기력으로 차별성을 뒀다”면서 “목소리와 발성이 좋고 강렬한 눈빛 등 자신만의 장점을 사극을 통해 알리면서 중장년층에도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고 그 덕분에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했다”고 분석했다. ‘수상한 그녀’의 황동혁 감독은 “김수현이 나오는 장면(1분 카메오 출연)을 딱 반나절만 찍었는데 유치원생 꼬마부터 할머니까지 촬영장에 몰려드는 것을 보고 다양한 연령대에 걸친 그의 스타성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명품급 목소리도 그의 강점이다. ‘별에서 온 그대’는 400년간 살아온 캐릭터라는 극중 설정 때문에 그의 동안 외모는 캐스팅 과정에서 오히려 걸림돌이 될 뻔했다. 제작진이 연륜을 구사해야 하는 캐릭터에 그의 동안이 방해가 된다고 우려했던 것. 그러나 “가수 출신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매력적인 목소리 덕분에 연상의 상대역(전지현)과 호흡을 맞추는 데도 전혀 무리가 없다”는 평가들이다. 이 같은 스타성은 영화계의 티켓 파워로도 이어지고 있다. 영화사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20대 연기자 중에서 카리스마나 연기력 면에서 단연 뛰어나다. 한석규나 신성일처럼 시대를 풍미하는 걸출한 배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20대 남자 배우 기근현상이 심화된 연예계에서 세대교체를 이끈 20대 배우의 선두주자로서 선점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일명 20대 ‘4대 천왕’으로 불렸던 또래 배우들 중 송중기와 이제훈이 군 입대로 공백이 생겼고 유아인도 지난해 드라마와 영화 성적이 다소 부진했던 데 비해 김수현은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전략으로 승부했다. 소속사인 키이스트의 양근환 부사장은 “작품의 최종 선택권은 배우에게 있는데 김수현은 배역의 비중보다 캐릭터의 매력을 훨씬 더 중요시하는 영리한 배우”라면서 “대본을 분석하고 캐릭터의 이전 역사까지 연구한 대본 노트를 만들어 집중해서 연기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나이는 어리지만 김현철, 유영석, 김광석 등 감성적인 90년대 음악을 즐겨 듣는 것도 성숙한 매력의 바탕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그러나 그에게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 대형 연예기획사 대표는 “김수현의 스타성은 아직 실험단계다. 어떤 역할을 맡겨도 잘해 낼 수 있다는 전방위 배우로서의 능력까지 인정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현재 ‘별에서 온 그대’는 ‘해를 품은 달’에서 생성된 이미지를 완성하는 단계”라면서 “지금까지는 스타성에 의존해 무난히 사랑받을 수 있는 캐릭터를 구사했다면 이제는 작품 자체의 깊이를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역할에 도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직까지 ‘내수용’으로 한정된 인기 기반을 해외로 확장하는 것이 그가 풀어야 할 숙제다. 김영섭 SBS 드라마 부국장은 “자칫 개연성 없고 가벼울 수 있는 역할도 진정성을 담아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는 신뢰를 쌓고 있다”고 그를 평가하면서 “앞으로 한류 무대에서의 입지를 어떻게 개척해 나가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열린세상] 환자 안전사고 예방 ‘위원회’로 되겠나/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열린세상] 환자 안전사고 예방 ‘위원회’로 되겠나/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1984년 고열로 뉴욕 병원의 응급실을 찾은 리비 지온이라는 대학 신입생이 전문의가 직접 환자를 보지 않고, 전공의를 통해 처방된 진통제가 평소 복용 중이던 약과 교차반응을 일으키면서 사망했다. 변호사였던 리비의 아버지는 딸의 사망 책임을 의사들에게 돌리면서 이를 ‘살인사건’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 후 수년에 걸친 소송기간 동안 사회의 관심을 받게 된 이 사건에서 뉴욕 시민들은 당시 병원의 수련의사들이 36시간씩 연속근무를 한다는 데 경악했다.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인턴과 전공의는 리비를 진료하자마자 다른 환자들을 보러 뛰어다녀야 했으며 이런 열악한 근무 환경이 많은 안전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1989년 뉴욕주는 전문의 당직을 의무화하고, 전공의 주당 근무시간을 80시간, 연속 근무시간을 24시간으로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2010년 5월 국내 한 대학병원에서 8살 난 아동이 완치 가능성이 높은 급성백혈병의 마지막 항암치료 때 전공의의 실수로 정맥으로 투여해야 할 항암제 빈크리스틴을 척수에 주사하여 극심한 고통을 겪다 열흘 후에 사망하였다. 피해 아동의 부모는 ‘빈크리스틴’이 척수로 잘못 주사돼 환자가 사망한 전례가 다른 대학병원에서도 이미 여러 차례 있었고, 외국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자주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후 아동의 부모는 환자 단체들의 도움을 받아 의료사고 예방 관리시스템을 위한 서명운동을 통해 입법 청원서를 제출했다. 우리나라의 병원들도 주당 120시간 넘게 일하고 있는 전공의의 근무 환경과 환자 안전사고가 무관한 일이 아니다. 말 그대로 ‘살인적’인 노동시간이며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대표적인 곳이 병원이다. 2013년 보건복지부가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여 전공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입법예고했지만, 진료 현장에 전문의 인력이 충원되기 전에는 지킬 수 없는 규정이다. 선진국처럼 의료 안전사고를 줄이고 의료서비스의 질이 향상되기 원한다면 병원들이 전문의를 더 고용해서 병원에 상주하는 의사의 수를 늘리는 것 외에 다른 해결책이 없다. 취업하지 못하고 있는 전문의 인력이 넘쳐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교육자인 전공의들의 살인적인 초과근무에 의존하여 원가 이하의 수가를 겨우 극복하고 있는 대형병원들은 건강보험의 수가구조 개혁 없이는 추가적으로 전문의를 더 고용할 여력이 없다. 환자의 안전사고는 의료인 개인의 무지와 부주의로만 발생되는 것이 아니라 불합리한 근무 환경에 더 큰 원인이 있는 복합적인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국회에 발의된 ‘환자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안’ 들은 ▲보건복지부 내 환자안전위원회 설치 ▲병원 내 환자안전위원회 설치 운영 및 환자안전 전담인력 배치 ▲안전사고 보고와 종사자의 교육 및 보고 학습시스템을 구축하도록 관리하는 기관의 권한을 강화하는 등의 현장과 동떨어진 내용뿐이다. 사회 분야마다 다양한 문제들이 있고 그 문제들 중에는 정부가 개입해 해결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각기 다른 상황의 복합적 원인이 있는 난제들이라고 해도 정부의 해결법은 거의 동일하게 정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먼저 위원회 신설, 문제를 ‘관리’할 뿐 책임은 지지 않는 기관 설립, 실제 현장에서 지키기 어려운 규정 제정 순서로 구성된 매뉴얼은 이번 사안에도 예외 없이 적용됐다. 결국 근원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문제의 책임은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모두 전가하는 방식으로 정부의 통제권만 늘려 나가고 있는 것이다. 사회 문제가 생길 때마다 문제의 본질은 뒤로한 채 책임을 전가할 규제를 만들고, 이를 감독한다는 명분으로 공무원 수를 늘리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주소이다. 환자 안전사고뿐 아니라 의료계의 오래된 숙제들을 해결하는 첫 걸음은 이러한 정부의 잘못된 관행부터 없애고 문제의 근본 원인을 직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 ‘접속’… 남북, 개성공단 인터넷 도입 합의

    이르면 상반기 중에 개성공단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남북은 7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인터넷 설치 문제와 관련된 통신 분야 실무접촉을 통해 인터넷망의 상호 연결 방식에 합의했다. 그동안 개성공단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 개선은 공단 가동 초기부터 거론된 해묵은 숙제였다. 통행 문제는 개성공단 전자출입체계(RFID) 공사가 현재 시범 가동 중이고, 이제 통신 문제도 물꼬를 튼 셈이다. 통일부는 인터넷 도입을 골자로 하는 통신 분야 논의가 접점을 찾은 만큼 이르면 상반기 중에 개성공단에서 인터넷 사용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남북은 이날 접촉에서 인터넷망 구성 및 경로, 서비스 제공 방식, 인증 방식, 통신비밀 보장 및 인터넷 사고 방지 등 사항에 대해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해 9월 개성공단 남북공단위원회와 공동위 산하 3통 분과위 설치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양측은 향후 남측 사업자인 KT와 북측 사업자인 조선체신회사 간 협의를 통해 인터넷망 구축 공사 일정 및 서비스 요금 등 세부적인 사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개성공단 인터넷망은 KT 개성지사에서 시작해 북측 정보통신국과 개성전화국을 경유해 우리 측 파주 문산 전화국으로 연결된다. 선로는 2004년 가설한 광(光) 전화선망을 그대로 쓰게 된다. 라우터를 비롯한 인터넷 장비의 전략물자 반출 승인 등 절차가 남아 있는 점은 변수이지만, 정부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북이 서로 보안 대책을 실현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망 구성을 했다”면서 “양측 사업 주체의 역할에 대해서는 그동안 이견이 있었는데 다 정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초기 은하 형성 비밀 쥔 ‘아기 은하’ 최초 발견

    초기 은하 형성 비밀 쥔 ‘아기 은하’ 최초 발견

    우리 은하의 최초 형성과정을 가늠해줄 ‘아기 은하’가 발견돼 천문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미국 하와이 대학 천문학 연구팀이 지구에서 약 108억 광년 떨어진 ‘아기 은하’의 모습을 포착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기 은하 이미지를 최초 포착한 이는 하와이 대학 천문학자 레지나 조젠슨·아서 울프 박사다. 이들은 촬영에 지름이 10m에 이르는 세계 최대 ‘W. M. 켁 천문대 광학망원경’을 활용했으며 해당 은하에 ‘DLA2222-0946’라는 이름을 붙였다. 해당 아기 은하는 중심 영역에서 통상 광도를 넘어서는 강한 에너지가 나타나는 퀘이사(Quasar·활동은하핵) 측정으로 포착됐다. 퀘이사는 엑스선, 원적외선, 전파 등 거의 모든 스펙트럼에서 빛을 방출하는데 우리 은하가 발산하는 에너지의 수천 배를 내뿜을 수 있다. 따라서 백억 광년이 넘는 먼 거리에서도 포착이 가능하다. 또한 퀘이사는 별을 만들어내는 젊은 은하 내부에 존재한다. 이는 해당 아기 은하를 통해 ‘천체 형성 과정’을 유추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조젠슨 박사는 “해당 아기 은하의 구조가 현 우리 은하의 ‘막대 나선’ 형태와 유사하다”고 전했는데 이는 ‘DLA2222-0946’를 통해 우리 은하 구조가 어떻게 만들어져 왔는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아무리 밝은 천체라도 무려 백억 광년이 넘는 거리이기에 촬영은 쉽지 않았다. 조젠슨 박사는 이를 “백악관에서 10km 떨어진 거리에서 대통령이 읽는 신문글자를 촬영하는 것과 같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조젠슨 박사는 최근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 천문학 학술대회에서 해당 관측결과를 발표하며 “DLA2222-0946는 최근 발견된 은하 중 우리 은하 구조와 매우 유사하기에 많은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은하들이 초기 우주에서부터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까지 형성되어왔는지는 천문학계의 오랜 숙제다. 현재 이론은 작은 암흑물질과 은하들이 먼저 형성되고, 이 같은 작은 은하들이 합쳐져 큰 은하들로 발전됐다는 ‘밑에서 위로(bottom-up) 은하 형성 모형’이 주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유라시아 루트를 가다] “삼성폰 쓰고 현대차 타지만… 3명 중 1명은 한국 잘 모른다”

    [유라시아 루트를 가다] “삼성폰 쓰고 현대차 타지만… 3명 중 1명은 한국 잘 모른다”

    “굳이 ‘메이드 인 코리아’를 내걸고 영업하는 건 러시아 소비자들이 한국 제품을 신뢰하기 때문이죠.” 지난달 17일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에서 만난 재러 동포 데니스 정씨는 한국에 대한 러시아인의 인식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정씨는 한국 중소기업과 계약을 맺고 단열, 난방 제품을 판매하는 러시아 기업 히트라이프의 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대기업과 더불어 중소기업이 러시아에 진출하면서 ‘한국 제품은 믿고 살 수 있다’는 신뢰를 심어줬다”며 “최근에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과 함께 소치 올림픽에 나서는 김연아 선수 등이 주목받으면서 문화적 측면에서의 한국에 대한 인식도 점점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의 말처럼 러시아 내 한국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 서울신문이 러시아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과 기관 관계자 31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와 함께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중복 응답)에 따르면 응답자의 70.9%인 22명이 러시아인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부정적’으로 느끼는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고 ‘잘 모르고 있거나 관심이 없다’고 느끼는 경우는 9명(29.1%)이었다. 1997년부터 러시아에 체류한 오리온 노보시비르스크 지사의 정경석 팀장은 “처음 러시아에 왔을 땐 ‘카레이스키’(한국인)라고 하면 북한인지 남한인지를 물어볼 정도로 한국에 대해 잘 몰랐다”면서 “러시아인들이 삼성 스마트폰을 쓰고 현대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와는 별개로 러시아인들에게 한국은 그저 극동에 있는 여러 국가 중 하나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응답자들은 이러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경제 교류 확대와 함께 대러 외교 강화, K팝 등의 문화 교류 확대 등 다방면에서 양국 간 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가장 우선시돼야 할 점으로 경제 교류 확대(16명), 대러 외교 정책 강화(11명), 문화 교류 확대(7명)를 꼽았다. BK투어의 김민석씨는 “지난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러시아의 주간지 ‘루스키 레포르테르’(러시안 리포터)가 피겨 선수 김연아, 가수 싸이, 체조 선수 손연재 등과 함께 한국의 정치 및 사회 전반에 대해 다루는 특집호를 발간하기도 했다”면서 “평소에는 한국에 대해 물어보지 않던 러시아 친구들이 잡지를 보고 질문을 많이 해 당황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젊은 층의 경우 유튜브에 올라온 싸이의 동영상 등 미디어를 통해 전해지는 한국의 이미지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양국 간 교류를 위한 초석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한국 기업의 진출과 앞으로의 협력이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부가 구상 중인 유라시아 철도 계획도 이러한 초석 다지기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유라시아 철도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응답이 24명(77.4%)이었다. 대다수의 응답자들은 북한과의 정치 관계 등을 변수로 꼽았지만 한반도종단열차(TKR)의 경쟁력에 따라 실현 여부가 정해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임상진 범한판토스 러시아법인 차장은 “부산항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선박으로 2일이면 도착하는데 철도라고 해서 시간이 급격히 줄어드는 게 아니다”라면서 “선박과 비교했을 때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함은 물론이고 까다로운 러시아 통관 규정에 대한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남북 통일이 되지 않는 이상 실현되기 힘든 숙제’라는 회의적인 반응(4명)도 있었다. 반면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본 응답자는 1명에 불과했다. 유라시아 철도 계획이 실현된다면 러시아 내에서 가장 활성화될 분야에 대해선 25명(80.6%)이 물류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유라시아 철도 계획과 한·러 비자 면제 협정 등으로 대러 교류가 활발해짐에 따라 우리 기업이 우선적으로 진출해야 될 분야로는 제조업(16명)을 꼽았다. 이어 자원 개발(8명), 북한과 러시아 국경 등에 위치한 철도역 및 물류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의견과 함께 물류 분야(4명)에 진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중점적으로 진출해야 할 지역에 대해서는 모스크바(19명)와 블라디보스토크(8명)로 의견이 몰렸다. 김익성 에코비스 러시아법인 부장은 “모스크바는 러시아 경제의 70% 이상이 집중돼 있는 곳”이라면서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서비스업,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이 진출하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유정완 수출입은행 모스크바 사무소장은 “러시아 극동개발정책과 더불어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전략적 위치에 있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 러시아 국경의 인프라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극동이나 모스크바 지역에 비해 블루오션이라는 등의 이유로 노보시비르스크(4명)에 자리 잡아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다. 다수의 응답자들은 진출하려는 업종별 특성과 극동, 시베리아, 모스크바 등의 지역별 특징을 잘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앞으로의 러시아 진출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는 한국과 러시아의 사고방식 차이(16명), 현지 기업과 러시아 정부의 텃세(10명) 등이 지목됐다. 응답자들은 또 높은 언어 장벽, 낙후된 인프라, 법령 및 규정 집행의 모호함(기타 4명)도 진출에 장벽이 될 것이라고 봤다. 러시아는 국가의 통제력이 워낙 강한 데다 정보 부족, 투자 위험성, 뇌물 문화 등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는 게 현지 업체들의 견해다. 최명흥 쓰리씨통상 노보시비르스크 소장은 “러시아는 서류의 천국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등록 절차, 통관 작업 등이 처음 진출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다른 국가에 비해 대러시아 진출 장려에 소홀한 정부(6명)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현했다. 한하석 루스통 사장은 “러시아는 시장 불안정성, 정보 부족, 투자 리스크 등의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이 형성돼 있다”면서 “러시아 시장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부정적인 면을 해결할 수 있도록 교류를 활성화하는 등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으로의 한·러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응답자의 67.7%가 경제 교류 확대(21명)를 꼽았다. 이어 러시아에 대한 정보 부족, 높은 언어 장벽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 내 러시아 전문가 양성(6명)과 러시아에 대한 인식 개선(4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응답이 이어졌다. 소병택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CIS지역 본부장은 “러시아는 영어가 통하지 않아 언어 장벽이 있고 초창기 진입 비용이 비싸며 투자 리스크 등이 있어 기업 진출과 시장 개척이 까다로운 곳”이라면서 “그러나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국가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우리 기업들이 꼭 진출해야 하는 곳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모스크바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심층 인터뷰 및 설문조사에 응한 러시아 진출 한국 기업 및 기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수출입은행, 중소기업협회, 루스통, 오스템임플란트, CJ, HTNS, 넥센타이어, 롯데제과, 범한판토스, 삼성물산, 삼성전자, 서부발전, 에코비스, BK투어, 쓰리씨통상, LG상사, LG전자, 경동보일러, 현대중공업, 현대종합상사, 서중물류, 오리온
  • 9호선·첨단산업단지로 ‘그린경제’ 꽃피운다

    9호선·첨단산업단지로 ‘그린경제’ 꽃피운다

    “지난해 7월 지하철 9호선 연장(보훈병원~고덕강일 1지구 3.8㎞) 확정으로 주민 숙원이 풀렸습니다. 이젠 후보 노선으로 선정된 고덕강일 1지구~강일동 추가 연장(1.5㎞)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후보’ 단어를 반드시 떼도록 해야죠.”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3일 올해 계획을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는 5년 내 재검토가 가능한 후보노선의 경우 타당성이 확보되면 기본계획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추가 연장을 성사시키는 게 이 구청장의 숙제다. 그도 그럴 것이 9호선 연장은 강동의 미래 비전과 궤를 같이한다. 이 구청장은 “9호선 연장으로 강일동 3만여 주민과 보금자리 주택지구에 입주할 1만여 가구 2만 5000여명의 교통이 편리해졌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 첨단업무단지, 엔지니어링복합단지 등의 연계 발전과 맞닿았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 개발 사업도 착착 진척을 보이고 있다. 서울 동남권 중심지로서 ‘그린 경제벨트’ 꿈이 영글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르면 7~8월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의 지구계획 변경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 조성 땐 9조원의 경제 유발 효과와 4만여명의 고용창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상일동 엔지니어링복합단지는 올해 그린벨트 해제 등 행정절차를 밟고 토지 보상을 시작하면 2017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일 2지구 첨단업무단지엔 2012년 삼성엔지니어링, 지난해 세종텔레콤 등 10개 기업이 입주했다. 올해 한국종합기술, 나이스홀딩스, 나이스신용평가정보, 세스코, 디지털스트림 테크놀로지가 들어선다. 또 올해부터 서울시 최초로 지역 농산물을 지역 내 26개 전 초등학교 2만 2000여명에게 학교 급식 식자재로 공급한다. 동물복지 및 생명존중 조례를 기반으로 동물교실 운영, 동물생명 존중헌장 제정 등 생명존중 문화 정착에도 힘쓸 계획이다. 2008년 보궐선거로 당선돼 2010년 재선에 성공한 그는 앞으로 진행될 개발 사업을 본인이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구청장으로서 철학을 묻자 ‘마저작침’(磨杵作針)이라는 사자성어를 소개했다. 쇠공이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한번 시작했으면 끝까지 노력해야 성공한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그는 “지속성장 가능한 도시가 선진 도시”라며 “환경, 경제, 사회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행복도시를 만드는 데 마저작침하겠다”고 말을 맺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프로배구] LIG “반격”… 러시앤캐시 제물로 연패 마감

    5연패에 허덕이던 LIG손해보험이 러시앤캐시의 돌풍을 잠재우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LIG(승점 24)는 28일 홈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러시앤캐시(승점 20)에 3-1로 승리,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5위 자리를 지켰다. 이 경기 직전까지 LIG는 2연승을 달린 러시앤캐시에 승점 1차까지 따라잡혔다. 그러나 LIG는 이날 승리로 승점 3을 추가해 한숨을 돌렸다. ‘외국인 주포’ 토머스 에드가(25·호주)가 양팀 최고 득점인 29점을 올렸다. 레프트 김요한(29)과 센터 하현용(32)도 각각 11득점, 9득점하며 힘을 보탰다. 교체 출전한 레프트 손현종(22)은 6득점했다. 손현종은 많은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고비 때마다 점수를 내 러시앤캐시의 추격을 따돌리는 데 일조했다. 다만 세터진의 불안은 숙제로 남았다. LIG는 권준형(25), 이효동(25), 신승준(24)까지 모든 세터진을 투입했다. 1세트를 손쉽게 따낸 LIG손보는 공격성공률을 77.27%까지 끌어올린 러시앤캐시에 2세트를 내줬다. 3세트 초반도 위태로웠다. 그러나 LIG는 15-17에서 연달아 5점을 뽑아 역전하며 3세트를 손에 넣었다. 이어 뒤졌던 4세트에서도 LIG는 중반에 뒤집기에 성공했다. 이어 24-21에서 김요한의 강타로 경기를 끝냈다. 러시앤캐시는 아르파드 바로티(23·헝가리)가 26득점하며 분전했지만 전세를 바꾸지는 못했다. 토종 주포 송명근(21)의 부진이 뼈아팠다. 러시앤캐시는 이날 패배로 시즌 14패(6승)를 기록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강남YBM 토익학원, “관리형 강좌로 토익점수 UP”

    강남YBM 토익학원, “관리형 강좌로 토익점수 UP”

    관리형 토익강좌의 인기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강남YBM어학원은 관리형 토익강좌인 ‘킹스토익반’을 수강하고자 하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강남YBM어학원의 킹스토익반은 1개월 단기코스로 목표한 점수를 획득하기 위해 혹독한 학습과 철저한 관리를 전제로 운영되고 있다. 매일 실전모의고사 풀이를 하는 등 수강생 스스로 토익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것이 이 어학원 측 설명이다. 킹스토익반은 600점을 목표로 한 반과 800점 목표반으로 나뉜다. 800점 목표반은 600점 이상의 토익점수를 가지고 있는 수강생들이 심화학습을 통해 고득점을 획득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이외에도 처음 토익을 공부하거나 400점대 토익 점수를 가지고 있는 수강생들에게 적합한 600점 목표반도 구성돼 있다 강남YBM어학원에서 안우영(엘리) 강사는 “철저한 토익점수 관리를 위해 매일 수강생들의 숙제 검사를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수강생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돕는다”고 전했다. 이 점이 250~300명의 대형 강좌와 차별되는 관리형 강좌의 강점이다. 안우영(엘리) 강사는 “선생님들이 학생 개개인의 성적을 일일이 관리한다”며 “마치 건강검진을 받는 것처럼 꼼꼼하고 다각도로 토익 관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로 인해 수강생들이 열심히 공부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어 “바쁜 일상생활로 인해 능동적인 과제이행이 힘든 이들이 관리형 토익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자율적인 학습으로 토익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다면 방식의 변화와 새로운 분위기가 점수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安’으로도 안 풀려

    ‘安’으로도 안 풀려

    3월 창당을 선언한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이 신당의 가칭을 ‘새정치신당’으로 정하고 창당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신당의 첫 시험대가 될 6·4 지방선거에서 후보 공천 방식 등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배심원단을 구성해 후보를 선출하는 일명 ‘나는 가수다’ 방식 등도 검토하고 있다. 안 의원 측 신당창당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는 27일 회의에서 3월 창당 때까지 새정치신당으로 임시 이름을 사용하기로 결정하고 최종 당명은 국민 공모를 통해 확정하기로 했다. 안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청년위원회도 이날 출범식을 갖고 활동에 들어갔다. 3월 창당 후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6월 지방선거 후보 심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 자체가 안 의원의 새 정치 모습을 보여 주는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많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여론조사만으로는 자칫 인기투표가 될 수 있다. 배심원단을 구성해 후보를 결정하는 나가수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방식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당이 과연 지방선거에서 내부 경쟁 시스템을 도입할 정도의 후보군을 영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신당에서 후보를 추대하는 식의 전략공천을 취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창당실무준비단장인 김성식 새정추 공동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어느 정도 창당이 마무리되면 정말 좋은 분들이 제대로 정치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저희 나름대로 규칙을 마련해 나갈 생각”이라면서 “다만 창당 과정과 선거 과정이 겹치다 보니까 이번에는 전면적인 상향식은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해 전략공천 가능성을 열어 뒀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김신욱 ‘킬러의 조건’ 다 보여줬다

    김신욱 ‘킬러의 조건’ 다 보여줬다

    이겼지만 아쉬웠다. 일방적 공세에도 한 골 차 승리였다. 한국 축구의 ‘고질’인 골 결정력은 여전한 숙제로 남았다. 대표팀은 2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메모리얼 콜로세움에서 열린 북중미의 복병 코스타리카(FIFA 랭킹 32위)와의 평가전에서 김신욱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홍명보호의 첫 원정경기 승전보다. 한국은 코스타리카와 역대 전적에서 3승2무2패로 앞서 가게 됐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익숙한 4-2-3-1 포메이션 대신 김신욱(울산)과 이근호(상주)를 투톱으로 내세우고 좌우에 김민우(사간 도스)와 고요한(서울)을 배치한 4-4-2 전술을 들고 나왔다. 중앙 미드필더로는 박종우(서울)-이명주(포항)를 내세워 공수를 조율하게 했고, 포백 라인은 김진수(니가타)-김기희(전북)-강민수-이용이 채웠다. 김승규(이상 울산)가 골문을 지켰다. 경기가 시작되자 그라운드에서의 실제 배치는 4-4-2가 아니라 4-2-4였다. 그만큼 공격적이었다. 측면과 중앙 공격수들이 수시로 자리를 바꾸면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국내파 중심으로 팀을 꾸린 코스타리카는 한국의 초반 공세에 잔뜩 움츠러들었다. 주도권을 한국에 내주고, 역습을 노리는 듯했다. 홍 감독이 최전방에서 김신욱이 고립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들고 나온 투톱 전술은 전반 10분 득점으로 이어졌다. 오른쪽 풀백 이용이 공간패스로 페널티지역 안으로 달려들던 고요한에게 1대1 기회를 열었고, 골키퍼가 바짝 붙어 슈팅이 쉽지 않았던 고요한은 왼발 칩킥으로 골대 정면에 짧은 크로스를 올렸다. 수비수와 경합하던 김신욱이 재치 있는 슛으로 그물을 출렁였다. 김신욱의 A매치 3호골로 결승골이 됐다. 비교적 빨리 선제골을 넣었지만 한국은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국내파 선수들의 브라질행 티켓이 걸린 첫 경기였기 때문에 파상 공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다. 공격 패턴이 단조로웠다. 측면 침투에 이은 크로스를 반복했다. 상대의 예측과 대비가 가능했다. 전반 36분 김민우의 1대1 기회 말고는 이렇다 할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최전방에서 골대까지의 공격 작업이 투박했다. 후반 22분과 39분 코스타리카 선수 둘이 퇴장당해 수적 우위에 놓였는데도 한국은 골문을 열지 못했다. 대표팀은 오는 30일 오전 11시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엘라모 돔에서 멕시코와 올해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조성모 아시나요, 임성현 CD삼킨 완벽 라이브 완벽 ‘소름’

    조성모 아시나요, 임성현 CD삼킨 완벽 라이브 완벽 ‘소름’

    조성모 아시나요 모창이 화제다. 25일 오후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히든싱어2’ 왕중왕전에서는 탑3에 진출한 ‘용접공 임창정’ 조현민, ‘논산가는 조성모’ 임성현, ‘사랑해 휘성’ 김진호가 출연했다. 이날 두번째로 무대를 펼치게 된 임성현은 사전 인터뷰에서 “초등학교 3학년 때 가장 좋아하는 것을 쓰는 숙제가 있었는데 거기에 제가 조성모 노래라고 썼더라”고 밝혀 어린 시절부터 조성모 노래를 무척 좋아했다는 것을 인증해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또한 뮤지컬 배우로서 활동하던 영상도 잠시 공개돼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임성현은 조성모의 히트곡 ‘아시나요’를 선곡했고, 조성모 CD를 틀어놓은 듯 완벽한 조성모 목소리로 모창 능력을 뽐냈다. 임성현은 완벽한 무대를 마친 뒤 “너무 떨려서 티가 났을까봐 걱정된다”고 긴장했던 사실을 털어놓았다. 송은이는 “조성모가 미국에 안 가고 여기 어딘가에 있는 것 같다. 원조가수를 뛰어넘은 분 답게 칼을 갈고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경쟁자인 임창정도 “현민아 2등하자”며 임성현의 모창 능력을 인정했다. 사진 = JTBC (조성모 아시나요)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개인정보보호, 정부·국민·기업 모두의 숙제/이인재 안전행정부 제도정책관

    [옴부즈맨 칼럼] 개인정보보호, 정부·국민·기업 모두의 숙제/이인재 안전행정부 제도정책관

    최근 KB국민카드 등 3개 카드사에서 유례없이 큰 규모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국민들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필자도 예외는 아니다. 확인해 보니 10종이 넘는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카드 비밀번호와 뒷면 3자리 숫자(CVC)는 암호화돼 유출되지 않았다 하니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문제는 앞으로 이러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재발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온라인 마케팅 등 비대면 거래의 확산,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의 확대, 그리고 국민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을 위해 개인정보가 더 많이 이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기본법적 성격을 띤 개인정보보호법이 제정된 지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정부는 나름 법제도적 측면에서 열심히 노력해 왔다고 평가한다. 범국가적인 비전과 전략을 담은 3년 단위의 개인정보보호기본계획을 토대로 부처별 세부 추진 계획을 마련하고, 행정·민원서식 일괄 정비에서부터 금융·의료·교육·노동 등 주요 분야에 대해 각종 가이드라인 및 수칙을 마련하고 홍보한 것이 그 예이다. 또 기술적으로는 보호시스템 구축 지원, 전문가 컨설팅, 취약분야 지원도 강화해 왔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는 법제도와 기술상의 규제가 전부는 아니다. 어떻게 해야 개인, 기업, 국가가 조화롭게 공생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를 수집해서 활용하는 기업이나 개인정보의 주인인 국민이 함께 노력하여 개인정보 보호가 모든 일의 원칙이고 당연한 책임이며 우리 사회의 문화로 자리매김하도록 해야 한다. 우선, 국민들은 소중한 자기정보에 대한 권리의식을 가지고 자기정보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해야 한다. 편리해지는 세상에서 그 편리의 대가로 자기정보를 지키는 데 더 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미 일상화된 빅데이터 처리와 빅브라더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쿠폰·경품지급, 제휴사 할인, 이벤트 행사에 무심코 개인정보를 적어내고 있다. 일반 국민들 중 개인정보제공 동의서를 꼼꼼히 읽어보고 확인하는 비율이 불과 16.6%에 그치고 있음을 우리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는 각종 서비스 가입이나 물품계약 등에 있어서 개인정보를 철저하게 보호하고 안전하게 처리하는 회사를 선택함으로써, 기업들이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조치가 비용이 아닌 투자로 여기게 해야 한다. 기업들은 고객의 개인정보가 회사의 각종 서비스를 처리하고 수익을 내고 있는 중요한 자산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일부 부서나 담당 직원들만의 일인 양 소홀히 하고 있다(서울신문 1월 18일자 20면). 수 년 전 미국에서 모 카드회사가 4000만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후 고객들의 계약 해지로 기업이 파산된 사례가 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은 개인정보보호를 기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로 인식해서 최고경영자(CEO)부터 직원들까지 전사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시장과 주주들의 평가가 집중되는 기업 공시제도에 기업별 고객정보 보호 수준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그렇게 되면 임직원들의 고객정보에 대한 인식 개선, 보안 관련 기술투자 확대, 용역업체 관리 철저 등의 문제가 현저하게 개선될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부터 관리 및 보호체계의 문제 등을 단발성 보도에 그칠 게 아니라 심층기획으로 깊이 있게 다뤄줬으면 한다.
  • “저성장 해법은 이민정책… 450만 유입땐 국민소득 9만弗 가능”

    “저성장 해법은 이민정책… 450만 유입땐 국민소득 9만弗 가능”

    “부가세를 2% 포인트 올리면 복지 공약 재원의 절반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권오규(62)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카이스트 초빙교수)은 지난 17일 서울 중구 세종로 서울신문 빌딩 회의실에서 1시간가량 인터뷰를 하고 현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기조에 대해 “부가세를 2% 포인트 올리는 한편 환경세 및 죄악세(술·담배 관련 세금)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 10%인 부가세를 2% 포인트 올리면 연간 부가가치세가 13조원 증가해 5년간 복지공약 재원(135조원)의 절반에 이르는 65조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공기관의 과도한 부채에 대해서는 “공공기관도 경영을 잘못하면 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저성장을 탈출하기 위해 이민청을 설립하고 450만명 정도의 이민을 추가로 받아야 1인당 국민소득 9만 6000달러(약 1억원)의 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 전반에 대해 묻겠다.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는 무엇인가. -우리나라 경제에는 크게 세 가지 과제가 있다. 첫째 저성장의 질곡에 갇혀 있는 경제를 어떻게 탈출시킬 것인가, 둘째 공공기관 부채와 가계 부채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셋째 좋지 않은 대외 여건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등이다. →정부는 창조경제로, 모방형에서 창조형으로 경제 체질을 바꿔 저성장을 돌파하려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17~2018년 3.5%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저성장 상태가 지속되면 중간 소득 국가로 주저앉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정부는 저성장을 돌파하기 위해 힘을 기울여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혁신 3개년 계획’도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는 화두다. 하지만 창조경제는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린다. KDI에 따르면 1980년부터 30년간 총요소생산성(노동, 자본, 기술, 노사 관계 등 다양한 생산 요소에 의해 만들어지는 가치)은 1.4%에서 1.7%로 단 0.3% 포인트만 상승했다. →창조경제 외에 단기적 해법도 필요하다는 뜻인가. -총요소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자본과 노동을 어떻게 더 투입할지 고민해야 한다. 잉여자본(투자여력)을 가진 이들은 대기업이다. 대기업이 창조경제에 투자하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정부의 숙제다. 중소기업 투자도 필요하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벤처기업 활력 증가 등도 이뤄져야 한다. 올해 대통령이 직접 규제 개혁 장관회의를 주재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규제 완화의 추진력을 만드는 중요한 결정이었다. →노동 부문은 어떤가. -노동의 질적인 면을 높이는 데는 대학 교육의 개혁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프랑스의 ‘그랑제콜 시스템’을 제안한다. 기업이나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실무 기술을 전문적으로 가르쳐 주는 형태의 교육을 말하는 것이다. 그랑제콜은 거의 이공계이고 도제식으로 국가가 과외를 시켜 준다. 회사의 기술담당 임원이 교수의 반 이상이며 졸업생은 기업의 중견 간부가 된다. →노동력 확대를 위해 이민을 받자는 주장도 있다. -청년, 여성, 노인 등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국내 노동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첫 번째 숙제다. 하지만 이민 없이 선진국이 된 국가는 일본 정도밖에 없다. 일본도 고령화로 경제 활력을 잃었다. 잠재성장률을 올리는 열쇠는 이민이다. 유럽의 경우 이민 1세대 및 1.5세대가 인구의 11% 정도다. 스웨덴은 전체 인구의 60%나 된다. 현재 국내 거주 외국인은 150만명 정도다. 향후 국내 인구(6000만명)의 10% 정도까지 늘리려면 450만명을 더 받아야 한다. 연간 평균 30만~35만명을 유입하는 건데 결과적으로 연간 7.5%의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본다. 향후 5~6년이면 국민소득을 2배로 늘려 9만 6000달러(약 1억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는 성장률이다. →단일민족국가에서 이민은 쉽지 않다. -우리나라가 소득 3만 달러 수준의 중규모 국가로 남게 되면 통일 비용을 부담하지 못한다. 이민을 국가적 전략으로 채택한다는 결심을 해야 한다. 역동적이고 근면한 인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 부동산 투자 이민은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결국 이민청이 있어야 한다. 이런 밑그림이 있어야 한국 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하고 통일 여력도 생긴다고 본다. →‘증세 없는 복지’ 공약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35조원 적자를 전망하고 국회가 예산을 통과시켰다. 부자 증세와 법인세 최저한세율 조정이 있었지만 효과는 1조원에 불과해 근본 대책이 아니다. 정부가 세수를 늘리겠다고 하는 지하경제 양성화나 기업 세무조사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 이미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통해 세원이 양성화된 비율이 지하경제의 80%에 가깝다. 지하경제 양성화보다 오히려 기업 활동을 위축하는 부작용이 클 수 있다. →결국 증세를 해야 한다는 의미인가. -복지 공약 재원은 5년간 135조원이다. 대안은 두 가지다. 우선 증세다. 현행 10%인 부가가치세를 2% 포인트 올리면 연간 부가가치세가 13조원 증가한다. 5년간 65조원이니 복지 공약 재원의 절반이다. 프랑스, 독일의 부가세가 각각 19.6%, 17%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 아니다. 환경세 역시 올려야 한다. 담배나 술에 매기는 죄악세 역시 올려야 한다. 또 너무 조급하게 균형 재정을 달성하는 방법보다는 재정에 좀 더 여유를 줘야 한다. 복지 재정도 제공하면서 건전 재정을 이끌어 가는 수준을 정하자는 것이다. →가계 부채 문제로 넘어가 보자. -가계 부채가 현재 가처분소득 대비 164%인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127%보다 높다. 가계 부채 증가로 소비가 줄면 이는 내수 위축을 유도해 저성장을 만든다. 일종의 악순환이다. 일본식 장기 불황에 대한 개연성이 남아 있다. 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가계 부채를 줄이는 최고의 대책이다. 또 제2금융권에 대한 건전성을 살펴보고, 필요하면 가계 대출을 체크하고 규제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 기존 부채를 장기분할상환으로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이익 공유형 모기지 등 새로운 제도를 많이 검토해야 한다. 하우스푸어의 부채 조정 프로그램도 필요한데 현재 개인파산제도는 집을 뺏고 길거리로 내보내기 때문에 그보다는 집에 살면서 장기적으로 갚을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공기업 부채도 심각하다. -맞다. 295개 공공기관에 지방공기업까지 합치면 부채가 1280조원을 넘는다.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다. 공공기관을 위해 세 가지 처방이 필요하다. 첫째, 공기업 경영을 합리화할 수 있게 낙하산 인사를 근절해야 한다. 또 경영을 잘못하면 공기업도 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둘째, 현재 공공기관 경영 평가 시스템을 바꿔 부채 관리 책임을 묻고 예산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국가 정책 때문이었든 아니든 부채를 쌓은 주체는 공공기관 자신이다. 노조와의 소통, 여론과의 소통을 통해 뼈를 깎는 자구책이 필요하다. →대외 여건 부문은 어떤가. -일본이 문제다. ‘아베노믹스’는 ‘아베노(の)미스(miss)’(아베의 실수)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 은행이 돈을 풀어 엔저로 수출을 늘리는 형태인데, 물가상승률을 2%까지 끌어올리는 게 일본의 목표다. 하지만 2% 물가상승률이 달성되면 일본 국채 이자율도 오른다. 현재는 0% 이자율로 국채를 발행하지만 국채 이자율이 2%가 되면 일본 국채를 가지고 있는 은행들은 대손충당금(손실 예상액을 대비해 쌓는 돈)을 늘려야 한다. 일본 국채의 40%를 일본 금융기관이 가지고 있다. 국채 이자율이 2%로 오르면 대손충당금은 13조엔(약 130조원) 늘려야 한다. 일본 금융기관은 대출 여력이 낮아지고 일본 경제가 타격을 받게 된다. →경제민주화 얘기가 최근 사라졌는데. -경제민주화는 애초부터 애매모호한 단어였다. 경제는 효용 극대화를 추구하는 게 목표인데 민주화는 의미가 다르다. 경제민주화는 정책이 아닌 슬로건이라는 얘기다. 경제민주화는 유럽식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 아니면 스웨덴의 사민주의가 모델이다. 그런데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는 노조와 경영진이 절반씩 결정권을 갖거나 주주 등 이해 당사자가 참여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미국식 모델이어서 다르다. 경제민주화의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한다. ‘공정한 시장 경쟁 여건을 만드는 것’ 정도면 어떨까. →현오석 경제팀의 1년을 평가한다면. -‘리더십 부재’ 지적이 많았는데 리더십은 대통령의 신임에서 오는 것이지 부총리라고 해서 그냥 생기는 게 아니다. 내가 부총리를 할 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했는데 청와대는 모든 조정을 나에게 맡겼다. 현 부총리도 좋은 리더십이 발휘되기 시작하는 단계로 왔다. 기대해 봐도 좋다고 본다. 대담 김성수 경제부장 정리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권오규 前 부총리는 ▲강원도 강릉 출생(62)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네소타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중앙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행시 15회, 재정경제부 차관보, 조달청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대통령 비서실 경제정책수석 비서관,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초빙교수(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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