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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 ‘가난과 폭압의 땅’ 아프리카·남미 그들에게 축구는 치유이자 해방구/정윤수 스포츠평론가

    [특별기고] ‘가난과 폭압의 땅’ 아프리카·남미 그들에게 축구는 치유이자 해방구/정윤수 스포츠평론가

    며칠 전 방송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우리 대표팀이 속한 H조 전력을 분석하면서 2002한·일월드컵 스타 출신인 해설위원들이 아프리카의 알제리를 묘사하는 언어 때문이었다. 그들은 지중해 연안의 오래된 이 나라에 대해 오직 아프리카란 말만 갖다붙일 뿐이었다. 아프리카 특유의 신체적인 특성이니 ‘아프리카라서 흥분을 잘한다’느니 ‘아프리카 선수들은 돈 문제가 많다’느니 하는 말들을 들으면서 슬픔과 분노까지 느꼈다. 그러나 우선 그들이 말한 ‘아프리카’의 알제리 선수들은 대다수 프랑스 출신이거나 유럽 리그에서 뛰고 있는, 일찌감치 유럽 축구문화에서 성장하고 활약해 온 선수들이라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 알제리뿐만 아니라 카메룬, 나이지리아, 가나, 코트디부아르 등 거의 모든 아프리카 선수들이 그렇다. 오랜 식민지 역사가 낳은 서글픈 산물이지만, 그들은 영어도 잘하고 프랑스어도 잘한다. 우리의 피상적인 이해와 달리 유럽 역사의 절반은 아프리카와 혼융해 쓰여진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아프리카’란 단어다. 그들의 아프리카, 아니 우리 모두의 고정관념 속 아프리카는 어떤 이미지란 말인가. 이미 1970년대에 소설가 최인훈은 ‘회색인’을 쓰면서 우리는 왜 실제의 아프리카가 아니라 왜곡된 아프리카를 상상하게 되었냐고 캐물었지만, 수십 년이 지난 오늘에도 아프리카는 문명과 거리가 먼, 거칠고 야만적인, 돈만 주면 뭐든지 할 것 같은 이미지로 왜곡돼 있다. 이 같은 인종주의적 편견이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어떻게 드러났는가를 분석한 한양대 조성식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그 편견은 아프리카 선수의 ‘스피드, 파워, 근육질 등의 신체적 특징을 강조하는 표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아프리카 팀들은 체계적인 훈련과 합리적인 전술보다는 탄력 넘치는 신체적 능력으로 월드컵에 참가하는 것처럼 묘사된다. 그런데 보라. 평가전 3연승을 거둔 알제리에는 이청용 같은 선수가 대여섯 명씩 있는 듯하며, 우리를 4-0으로 꺾은 가나에는 박주영이나 손흥민 같은 선수가 즐비하지 않던가. 브라질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니 남미 쪽도 살펴보자.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유명한 콜롬비아 소설가 마르케스는 남미의 삶을 알기 위해서는 전혀 다른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서구의 지식과 언론이 주조한 왜곡된 이미지로는 이 대륙을 알 수 없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브라질이라면 낮에는 공을 차고 밤에는 삼바를 추는 것으로만 알고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랜 식민 지배를 떨치고 독립국가를 일궈냈지만 군사독재와 극심한 가난에 시달렸고,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도모해 오늘에 이른 나라가 브라질이다. 그들의 삼바는 이 모든 시련과 희망이 교차된, 쓰디쓴 무곡이다. 남미를 대표하는 소설가 갈레아노는 “영혼을 애무해 주는 삼바에 몸을 맡기면 가난한 자가 왕이 되고 불구자가 일어서고 따분한 자가 아름다운 미치광이가 된다”고 썼다. 축구는 말해 무엇하랴. 브라질의 축구 경기장은 잠시나마 가난을 잊게 해 주는 치유의 공간이었고 축구공은 폭압적인 군사독재를 버티게 해 준 마술적인 도구였다. 역사상 이 둥근 물체를 가장 현묘하게 찼던 펠레는 군사정권과 축구협회의 무한 권력에 맞서 싸웠던 인물이며 그 뒤를 잇는 호나우지뉴는 세계 시민운동의 요람인 포르투 알레그리에서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브라질월드컵은 이런 열망 속에서 열린다. 자, 이젠 아프리카와 남미를 제대로 보자. 왜곡된 시선과 편견을 버리고 그들의 축구를 제대로 음미하는 게 스무 번째 월드컵을 맞은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다.
  • 브라질 월드컵은 ‘첨단 과학의 집합체’다

    브라질 월드컵은 ‘첨단 과학의 집합체’다

    화려하게 개막한 2014 브라질 월드컵이 ‘첨단 과학, 첨단 기술’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브라질 월드컵 공인구인 ‘브라주카’가 단순한 공이 아닌 과학의 집합체라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아디다스는 ‘브라주카’ 개발에만 2년 반을 투자했으며, 기포 강화 플라스틱이라는 첨단소재를 사용해 슈팅 속도와 회전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이번 월드컵에는 공인구 외에도 기술력을 겨룰 수 있는 다양한 첨단 기술이 ‘참여’한다. ▲축구화=이번 월드컵은 ‘축구화의 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을 제외하고 선수들의 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유일한 도구인 축구화 개발에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스포츠업계가 발 벗고 나섰다. 그 결과 발을 감싸는 갑피 부분이 니트 소재인 ‘니트 축구화’가 탄생했다. 니트 축구화는 갑피가 얇아 공과 발이 최대한 밀착되어 더욱 정밀한 볼 조정이 가능하다. 또 이전보다 가벼워져서 선수들이 재빨리 움직이는데에도 도움을 준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는 ‘니트 축구화’를 내놓은 아디다스와 나이키, 그리고 초경량과 유연한 움직임을 내세운 푸마 등 3개 업체가 ‘번외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유니폼=브라질 원정경기에 앞서 각국 대표팀의 숙제 중 하나는 현지의 뜨거운 기후에 적응하는 것이었다. 비록 현지 절기상 겨울이기는 하나, 체감온도는 30℃를 넘나드는 만큼 빠르게 땀을 식혀주고 경기에 지장을 주지 않는 유니폼이 절실하다. 푸마는 업계 최초로 압축기술인 PWR ACTV를 도입했다. 이는 유니폼 안감에 고탄력 실리콘 테이프를 접착, 근육에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며 겨드랑이 부분의 메쉬 소재는 보다 자유로운 움직임을 가능하게 한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입는 유니폼은 나이키 제작으로, 경기중 발생한 땀을 유니폼 외부로 빠르게 배출하고, 체온이 쉽게 높아지는 부분에는 컷 통풍구와 메쉬 소재를 적용해 통기성을 극대화 하는 드라이핏(Dri-FIT)기술을 적용했다. 착용감도 남다르다. 3차원 바디스캔 기술을 이용해 유니폼을 입는 선수의 신체구조 데이터를 수집한 뒤, 이를 디자인에 적용해 보다 편안한 착용감을 선사한다. ▲트위터=이번 브라질 월드컵에는 팬들을 위한 첨단기술도 동원됐다. 트위터는 ‘월드컵 전용 타임라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넣은 해시태그(예를 들면 #KOR)를 입력하면 해당 경기와 관련된 글을 모두 볼 수 있다. 또 자신이 좋아하는 팀의 깃발을 프로필 이미지로 설정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심판=이번 월드컵에서는 더욱 정확한 골 판정을 위한 시스템이 도입됐다. 총 12곳의 경기장에는 초당 500장의 사진을 찍어 축구공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카메라가 설치됐다. 뿐만 아니라 축구공이 골라인을 넘어서는 순간 심판이 차고 있는 시계에 진동이 울린다. 이번 신기술로 핸들링이나 오프사이드 룰과 관련한 논란들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오지에 핀 문화꽃… 국내 최대 객주문학관 오픈

    오지에 핀 문화꽃… 국내 최대 객주문학관 오픈

    김주영 작가의 대하소설 ‘객주’를 테마로 한 경북 청송의 객주문학관이 10일 공식 개관했다. 문학관 개관을 기념해 제8차 한·중작가회의도 함께 열려 양국의 대표 작가 50여명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이날 개관식에서 김주영 작가는 “오히려 마음이 무겁다”며 “문학관이 내 개인 소유라는 생각은 전혀 없고 국내에서도 소문난 오지인 고향에 마지막으로 봉사하는 마음으로 문학관 운영에 기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75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객주문학관은 전국 문학관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전체 2만 4771㎡에 이르는 부지에는 객주전시관, 여송헌, 소설도서관, 창작스튜디오, 연수시설, 영상실 등 다양한 문화 공간이 포진해 있다. 문학관 2~3층 계단에는 ‘서울신문과 객주’라는 제목으로 1979년 첫 회부터 지난해 최종회까지 서울신문에 연재됐던 소설 주요 장면을 담은 신문들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김 작가는 “내년부터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문학·미술 등 문화 학교를 각각 여는 등 문학관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또 진보시장 인근에 조성 중인 객주문학마을이 완공되는 만큼, 문학 독자 및 관광객들의 발길을 더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날 오후 청송군문화예술회관에서는 10~11일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한·중작가회의’에 참석한 작가들이 ‘위기의 시대, 위기의 사회, 위기의 문학’이라는 주제로 서로의 작품을 낭독하고 토론하는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국내에서는 김주영 작가를 포함, 도종환·황동규·정현종·이시영 시인, 김원일·권지예 소설가 등 27명이, 중국에서는 티베트 출신이자 사천성작가협회 주석인 아라이(阿來)와 린젠파(林建法) 당대작가평론 편집장, 조선족 소설가 김인순 등 21명이 각각 참석했다. 중국 작가 아라이는 “내 기억 속에 중국 작가와 외국 동료 사이의 대화가 용두사미가 되지 않고 다년간 지속된 것은 한·중작가회의가 유일하다”며 “양국 문학인들은 현 시대의 조류를 따르면서도 고유의 문학 전통을 지키기 위한 선택과 창조를 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는 만큼, 이 자리는 문학적 나라를 구축하는 중요한 작업”이라며 이번 행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씨줄날줄] 위안부 할머니의 유고/문소영 논설위원

    “내가 두 눈 감기 전에 한을 풀어달라.” 광복절을 하루 앞둔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는 세계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를 용기를 내 공개하면서 이렇게 절규했다. 광복 46년 만의 폭로였다. 그러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사과를 받지 못한 채 김 할머니는 1997년 사망했다. 김 할머니의 ‘한을 풀어달라’는 소망은 여전히 살아있는 사람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제기된 지 23년이 지났지만 한·일 간의 공방에는 변화한 것이 거의 없다. 1993년 고노 관방장관 담화로 일본은 위안부 문제를 시인하고 책임지겠다는 의사를 밝혀 획기적인 돌파구가 기대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일본 정부는 ‘도의적 책임’에 대한 사과였다. ‘민간업자가 한 일로 정부가 직접 개입한 증거가 없다’는 입장에는 근본적 변화가 없었다. 그 때문에 국가배상이 아닌 ‘아시아 여성 기금’을 통한 보상·위로금을 제시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가슴을 더 아프게 했다. 더 나아가 최근 아베 정부는 “고노 담화를 검증하겠다”고 해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끝까지 일본 정부와 맞설 수 있지만 ‘살아있는 증거’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초기 등록한 237명 중 이제 한국인 생존자는 54명에 불과하고 모두 고령이다. 그제 또 다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배춘희 할머니가 91세를 일기로 한 많은 삶을 마쳤다. 경북 성주에서 태어난 배 할머니는 19세에 중국 만주로 끌려갔다. 친구네 집에서 ‘정신대를 모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돈을 벌 수 있다고 오해해 자원했다가 꽃다운 나이에 생지옥을 만난 것이다. 배 할머니는 1997년부터 피해 할머니들이 함께 거주하던 ‘나눔의 집’에서 가수로 통할 정도로 노래도 잘하는 재주꾼이었다고 한다. 눈을 감으면서 배 할머니는 생전에 많이 배우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경기 김포 중앙승가대학에 장학금 3000만원을 기증했다. 일본군 위안부는 한국인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2차 세계대전의 전범 국가인 일본이 네덜란드와 중국, 타이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의 여성도 피해자로 만든 국제적 인권유린의 사례다. 국제사회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전시(戰時) 여성 인권 유린의 문제로 정의하고 일본 정부에 범죄에 대한 인정과 공식 사죄, 법적 배상, 역사 교육을 권고하는 결의안을 내놓은 이유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한을 풀어주는 것은 한·일 간 증오의 고리를 푸는 것이다. 광복 69주년을 맞는 올해 1992년 이래 매주 수요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가 더 필요없는 획기적인 대책이 나오길 희망한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여가부 “할머니들 의료비 지원 희망… 올해 대폭 늘릴 것”

    여가부 “할머니들 의료비 지원 희망… 올해 대폭 늘릴 것”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최근 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만남으로써 “국내에 거주하는 생존 위안부 할머니 모두를 직접 방문해 위로하겠다”는 계획을 마무리했다. 8일 오전 91세로 세상을 떠난 배춘희 할머니도 지난해 6월 21일 경기 광주의 ‘나눔의 집’을 처음 방문했을 때 만나 아픔을 나눈 바 있다. 당시 배 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한 상태였으나 ‘소녀 아리랑’을 끝까지 부르기도 했다. 배 할머니가 세상을 뜨면서 조 장관은 생존 할머니 49명을 모두 만난 유일한 정부 고위 관료가 됐다. 조 장관은 지난해 8월 이용녀·최선순 할머니가 나란히 87세로 별세하자 모든 피해 할머니를 직접 찾아뵙고 생존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겠다고 밝혔다. 여가부는 고려대 한국사연구소에 위탁해 추진 중인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료 조사 등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령인 할머니들의 특성을 고려해 개인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체계를 실시하기로 했다. 조 장관은 피해자 보호시설이나 집, 병원 등을 방문해 할머니들의 아픔과 고충을 듣는 등 이야기를 나눴다. 할머니들은 위안부 문제가 어서 해결되기를 원하는 한편 병원 치료비 지원이나 노후 주택 보수 등을 희망했다. 정부는 요청 사항을 대부분 반영했거나 반영할 예정이다. 여가부는 올해 간병비와 치료사업비를 대폭 증액, 위안부 피해자의 건강 악화에 대응할 계획이다. 조 장관은 이날 배 할머니 빈소를 방문, 애도의 뜻을 전달하면서 “국내 생존 피해자 쉰 분을 모두 찾아뵈면서 할머니들이 70년 이상을 얼마나 큰 정신적 고통 속에서 생활하시는지 생생히 파악할 수 있었고, 하루빨리 그분들의 고통을 덜어드리는 것이 우리 모두의 숙제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생존 피해 할머니들이 더 이상 한을 품고 돌아가시지 않도록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용돈 안주면 뛰어내릴꺼야!” 10세 소년 자살소동 충격

    “용돈 안주면 뛰어내릴꺼야!” 10세 소년 자살소동 충격

    중국의 한 소년이 부모에게서 용돈을 받기 위해 자살소동을 벌인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광시성(省)에 사는 샤오웨이(10)는 최근 아버지가 용돈을 주기로 약속한 날이 지나서도 용돈을 주지 않자 화를 내며 부모와 크게 다퉜다. 샤오웨이는 보통의 아이들과 달랐다. 집안에 있는 장난감 등을 던지고 부수며 화풀이를 하는 또래와 달리, 곧장 3층 높이의 아파트 창문에 걸터앉아 “뛰어 내리겠다”며 과격한 상황을 연출했다. 곧장 출동한 경찰은 옆 베란다를 이용해 샤오웨이에 접근한 뒤 오랜 시간동안 소년을 설득해야 했다. 소년은 “아빠가 용돈을 주기로 한 날이 지나서도 주지 않았고, 용돈을 달라 했을 때에는 술을 마시고 잠을 자기만 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경찰과 주변 사람들의 끈질긴 설득 끝에 소년은 30분 만에 위험한 상황을 종결하고 안전한 곳으로 내려왔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소년은 과거에도 숙제를 하라는 부모의 말을 거절하며 칼로 자해하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으며, 지난달에도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는데 전신주에 걸리면서 가벼운 찰과상을 입은 ‘경력’이 있었다. 샤오웨이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우리는 평범한 노동자다. 아이에게 용돈을 줄만큼 넉넉하지 못하다”면서 “하지만 아들은 언제나 친구들과 자신을 비교했고 이러한 모습에 나 역시 불만을 느껴왔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서에 도착해 조사를 받은 샤오웨이는 “텔레비전에서 어른들이 이렇게(건물에서 자살소동을 벌이는 행위) 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이의 행동에 악의가 없다고 판단하고 귀가조치를 내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체급 키운 지역 맹주들 급부상… 차기 대권 ‘춘추전국시대’로

    체급 키운 지역 맹주들 급부상… 차기 대권 ‘춘추전국시대’로

    6·4 지방선거 결과는 지방권력뿐 아니라 차기 대권 구도도 뒤흔들어 놓았다. 이번에 당선된 일부 광역단체장이 단숨에 대선주자급으로 체급이 격상되면서 대권 주자들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는 얘기가 나온다. 여당의 경우 원희룡(50) 제주지사 당선인과 남경필(49) 경기지사 당선인이 대선주자군에 편입됐다. 물론 이들은 아직 차기(2017년)보다는 차차기(2022년) 대선 도전이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차기 대선에서 여당에 마땅한 후보가 부상하지 않을 경우 ‘50대 기수론’을 내세워 조기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준표(59) 경남지사도 재선에 성공하면서 대선주자 반열에 올랐다. 곧 퇴임하는 김문수(63) 경기지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여당의 차기 대선주자이지만, 낮은 대중성을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오세훈(53) 전 서울시장도 후보군에 있다. 유력 대선주자였던 정몽준(62) 서울시장 후보는 이번 낙선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그가 차기 대선 가도에서 회생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반기문(70) 유엔 사무총장의 여당 후보 영입설도 살아 있다. 하지만 고령에 권력의지가 약하다는 점 때문에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야당은 여당보다 대선주자군이 두터워졌다. 우선 박원순(58) 서울시장이 재선 성공으로 일약 야당의 유력 대선주자로 떠올랐다. 서울시장은 ‘소(小)통령’이라 불릴 만큼 다른 광역단체장과는 체급이 다른 데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거쳐 대권을 거머쥔 전례가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희정(49) 충남지사도 재선 성공으로 대선주자급으로 격상됐다. 차기 대선에서 여당의 원희룡·남경필 지사 등과 함께 여야 ‘50대 기수론’ 대립각을 형성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당의 아성인 대구시장 선거에서 선전한 김부겸(56) 전 의원도 호감도 급상승으로 대선주자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다. 현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야당 대선주자는 역시 안철수(52)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다. 한때 리더십 위기론에 휩싸였던 그는 이번에 광주시장 선거에서 대역전극을 이끌어 냄으로써 야당 텃밭인 호남의 ‘신임’을 확인했다. 문재인(61) 의원도 유력한 대선주자이지만, 지난 대선 패배의 책임론을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손학규(67) 전 경기지사도 자타가 공인하는 야당 대선주자다. 역시 낮은 대중성 극복이 숙제다. 추미애(56) 의원도 대선주자군에 있지만, 당내 지지 기반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두관(55) 전 경남지사도 대권에 재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거대 정당 사상 첫 여성 원내대표에 오른 박영선(54)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도 대권 도전 시나리오를 가동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원내부대표단에 정책수석직을 신설하고 기존의 ‘비서실장’ 직함을 ‘정무조정실장’으로 바꾼 것을 놓고 청와대 조직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6·4 선택 이후] 여야 지도부 모두 “국민 뜻 무섭게 받들겠다” 자성 목소리

    [6·4 선택 이후] 여야 지도부 모두 “국민 뜻 무섭게 받들겠다” 자성 목소리

    6·4 지방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린 5일 여야 지도부는 입을 모아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자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월호 참사 속에 치러진 선거인 데다 어느 한쪽이 승리를 주장할 수 없는 절묘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상대방에 대한 비난을 곁들여 ‘자성의 진정성’을 의심케 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빈틈없는 균형감각에 감사하고 민심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며 “표에 담긴 민심을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일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으로 받아들이면서 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께 다가갈 것”이라고 했다. 김한길 새정치연합 공동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결과는 여야 모두에게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내라는 엄중한 명령이라 생각하고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들겠다”면서 “선거를 통해 우리 사회에 깃든 희망의 빛과 절망의 그림자를 동시에 봤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희망을 키우며 국민 마음속 절망과 그림자를 지우는 일이 여야 모두의 과제”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여야는 서로를 비판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 원내대표는 “야당이 세월호 참사라는 국민적 비극을 너무 선거에 이용한다거나 통합진보당 후보가 사퇴라는 반복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인 것은 향후 선거법 개정이라는 숙제를 남겼다”고 했다. 반면 김 대표는 “선거 결과는 세월호의 살릴 수 있었던 생명을 단 한 명도 살리지 못한 정부의 무능과 국민의 눈물이 아니라 대통령의 눈물만 걱정하는 새누리당의 무책임에 대한 국민의 경고”라면서 “국민의 눈물을 먼저 아파하는 집권세력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앞으로 여야는 ‘6월 국회’에서 진행될 세월호 국정조사 등에 집중하며 7·30 재보궐 선거 준비에 나설 듯 보인다. 우선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 관련 국가공무원법 개정, 세월호 관련 특별법(제정), 국정조사 등 진상규명을 위해 가능한 조치를 약속한 대로 차질 없이 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원식 새정치연합 전략기획위원장은 “6월 국회에서 여야가 국정조사특위를 제대로 운영하고 안전관련 법령을 총체적으로 정비해 새롭고 완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런 과정에서 선거기획단을 만드는 등 7·30 재보궐 선거를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최연소 당선자, 조석환 수원시의회의원 ‘1976년생..수학학원 원장’

    최연소 당선자, 조석환 수원시의회의원 ‘1976년생..수학학원 원장’

    ‘최연소 당선자’ 6·4 지방선거에서 조석환 수원시의원이 최연소 당선자로 확정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을 받아 이번에 첫 도전한 조 당선자는 새누리당 소속 현역 시의원인 정준태 후보를 제치고 총 35.4%(득표수11,532 표)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당선됐다. 조 당선자는 1976년에 태어나 만 37세로 현재 맨투맨수학전문학원 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조 당선자는 “단지 시의원이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지 않았던 만큼, 오늘의 당선은 산적한 문제들의 해결과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출발”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이어 “앞으로 4년간 가장 젊은 수원의 일꾼으로 풀어야 할 많은 숙제들을 매일매일 최선을 다해 해결해 나아가겠다. 언제나 주민들과 함께 전체를 위해 일하는 신뢰받는 일꾼이 되겠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연소 당선자 조석환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최연소 당선자 조석환, 정말 대단하다”, “최연소 당선자 조석환, 수원시민들 기대 크겠어”, “최연소 당선자 조석환, 화이팅”, “최연소 당선자 조석환, 공약 잘 실천하길”, “최연소 당선자 조석환..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최연소 당선자 조석환) 온라인뉴스부 seoulen@seoul.co.kr
  • [희비 갈린 주요 격전지] 박원순, 초반부터 정몽준 압도… 차기 대선 유력주자 ‘우뚝’

    [희비 갈린 주요 격전지] 박원순, 초반부터 정몽준 압도… 차기 대선 유력주자 ‘우뚝’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재선이 확실시되면서 박 후보가 향후 차기 대권 주자로도 우뚝 서게 됐다. 박 후보가 최종 당선되면 야권 내 대선 주자 경쟁에서도 박 후보가 앞설 것으로 관측된다. ‘소통령’으로 불리는 서울시장은 대한민국 수도의 최고 책임자라는 측면에서 차기 대권 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한 발판으로 여겨진다. 박 후보는 특히 2002년 대선 도전 이후 10년 넘게 ‘대선후보급’으로 불린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를 압도했다는 점에서 2017년 대선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는 효과도 덤으로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재선 도전에 앞서 수차례 “차기 대선에 나갈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혔지만,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람이 처음부터 대선급(級)에 대권 후보라는 게 따로 있는가”라고 말해 그동안의 입장이 미묘하게 바뀌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박 후보의 한 측근은 최근 기자와 만나 “박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면 대권 주자 반열에 오른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박 후보는 당내 문재인 의원 지지층과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 측 모두에게 우호적이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박 후보의 선거 캠프에는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열 인사들을 포함한 일부 486 인사, 안 공동대표 측근들도 가세했다. 이들이 향후 당내 중심 역할을 하면서 박 시장의 대권 플랜도 착착 가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 후보가 “임기를 다 마치겠다”고 밝혔더라도 대선이 치러지는 2017년 당내 역학구도에 따라 당의 강력한 대선 출마 요구를 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박 후보가 재선에 성공하면 문 의원, 안 공동대표 등과 대권 주자로서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 박 후보가 시장 시절 업적을 내세워 차기 대권 주자 1위로 발돋움할 수도 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문 의원과 안 공동대표는 이미 대선에 출마해 실패한 전력이 있어 박 후보에 비해 신선도가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박 후보의 대권 주자로서 입지가 아직은 불안하다는 시각도 많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박 후보가 잘했다기보다는 정 후보가 ‘네거티브 공세’로 인한 자책골을 넣은 결과라는 얘기가 나온다. 아직 정치인으로서 가다듬어야 할 것이 많다는 지적이다. 당 내에는 박 후보가 대권 주자로 나올 수는 있겠지만 차기 대선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많다. 특히 박 후보는 주변에 자기 사람을 만들지 않는다는 점이 정치인으로서 약점으로 꼽힌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박 후보가 대권 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 후보는 또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 공동대표에게 진 빚도 청산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당시 5%대의 박 후보가 50%대에 육박하는 안 대표와의 단일화에 성공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었다. 박 후보는 “안 대표에게 갚아야 할 빚이 있다”고 말하고, 안 대표는 “박 후보에게 받을 빚이 없다”고 말해 묘한 긴장 관계가 형성되기도 했다. 다만 ‘안철수 재신임 선거’가 된 광주시장 선거에서 윤장현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안 대표와도 치열한 대권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향후 박 후보가 안 대표와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하느냐도 차기 대선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관심거리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다문화가정 한국어 교육 방문 서비스 도입

    다문화가정이 한국 사회와 융합되는 지름길은 한국어 습득이다. 결혼 이주를 택한 여성들은 물론, 그 여성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매한가지다. 그러나 다문화가정들은 가정 형편 등의 이유로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면서 배우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를 위해 강북구는 3일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직원들이 찾아다니면서 가르쳐 주는 방문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센터는 결혼 이주자들을 위한 단계별 교육 프로그램, 한국어능력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심화 과정, 아이들을 위한 언어발달지원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러 시간을 내 센터를 찾기 어려운 사람들도 있다는 점을 감안, 방문 서비스를 만든 것이다. 입국 5년 이하 결혼 이주자, 19세 미만 아이들을 대상으로 어휘, 문법, 문화 등 단계별 한국어교육서비스를 내놓는다. 방문 서비스이기 때문에 단순한 언어교육에만 그치지 않는다. 정서적 안정과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각종 상담도 제공한다. 임신·신생아 때, 유아기 때, 아동기 때 등 각 생애 주기별로 부모교육서비스가 제공된다. 초등학생 자녀들을 위해서는 숙제와 발표토론 수업을 도와주고 정체성과 다문화의 문제에 대한 정보도 일러 주는 자녀생활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소득기준별 자기부담금 원칙이 적용돼 한 차례 방문마다 1000~2000원 정도의 비용을 내면 된다. 최저생계비 130% 이하 가정에는 무료로 제공된다. 구 관계자는 “다문화가족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다양하게 지원할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문화마당] 밥, 누구랑 드십니까?/김재원 KBS 아나운서

    [문화마당] 밥, 누구랑 드십니까?/김재원 KBS 아나운서

    밥은 삶이다. 하루 세 번 먹는 밥은 인생의 소통을 말해준다. 편안한 사람들과의 식사는 피가 되고 살이 되지만 불편한 권력과의 식사는 탈만 안 나도 다행이다. 그 옛날 엄한 가장과의 식사는 얼마나 불편했을까? 예전에는 아침은 식구끼리 먹고, 점심은 학교든 직장이든 도시락이 대세였으며, 저녁은 다시 모여 식구끼리 시차를 두고 먹는 것이 일상이었다. 오늘날 밥의 형상과 그림은 여러모로 다양하다. 유치원 급식, 작은 식판에 반찬 담아 친구들과 마주보고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며 먹는 식사는 놀이의 연속이다. 초등학교 급식, 당번이 받아온 음식을 교실에서 식판에 받아 먹는다. 문제는 싫어하는 반찬이 나온 날, 어떤 선생님은 토하더라도 다 먹도록 강요한다. 헛구역질을 하며 나물 먹는 식사는 수업의 연속이다. 중고등학교 급식, 학생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급식실로 향한다. 누구는 누구와만 먹고, 누구는 같이 먹을 사람이 줄 서고, 누구는 혼자고, 반 아이들의 사회성 도표가 그려지는 시간이다. 대학의 점심,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분식집을 전전하고, 학생식당에 줄 서고, 잔디밭에 둘러앉기도 했다. 요즘은 ‘혼밥’이 유행이란다. 혼자 먹는 밥은 시간을 아껴준다. 취업 준비 탓에 관계도 끊은 학생들은 밥마저 혼자 먹는 ‘아싸’, 스스로 아웃사이더를 택했다. ‘밥터디’도 있단다. 모르는 친구들이 게시판을 통해 모여서 정기적으로 밥과 정보를 교환한다. 등록금도 부담스러운 선배들은 밥시간에 후배들 만나기도 두렵다. 선배를 따라가 밥을 얻어먹는 후배도 눈치 보기는 마찬가지다. 직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매번 상사에게 얻어먹기도, 동료들과 마음에 없는 메뉴를 먹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윤고은의 단편소설 ‘1인용 식탁’에는 혼자 밥 먹는 법을 배우는 학원이 등장한다. 눈치 안 보고 혼자 밥을 먹는 연습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몰려온다는 얘기다. 물론 거래처 식사 대접도 쉽지는 않다. 영업에 쫓겨 늘 김밥천당이나 김씨네에서 김밥으로 때우는 사람들의 애환은 누가 이해할까. 주부도, 퇴직한 남편도, 혼자 사는 어르신도 밥시간은 고역이다. 끼니 걱정에 자존심 내려놓고 급식소를 찾는 사람들은 마주 앉은 사람이 누구든 그저 밥만 보고 배불리는 데 집중한다. 대화도 그들에게는 사치다. 병중에 있는 독거노인이나, 끼니 거르는 어린이들은 누가 챙겨줄까. 밥은 살아있음의 증명이고 평생의 숙제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밥 한 끼 먹기도 마음이 불편하다. 팽목항에서 자원봉사자들은 여전히 실종자 가족들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 노심초사한단다. 깊은 아픔 속에서 그 어떤 밥인들 넘어갈까. 요즘 KBS에도 마음 편히 밥 먹는 사람이 없다. 나라든, 회사든, 집이든 문제가 있으면 밥은 그저 생명연장의 치사한 수단일 뿐이다. 어찌 보면 평범한 사람들의 꿈은 그저 맘 편히 좋은 사람들과 밥 잘 먹는 것 아닐까. 그것이 이토록 어려운 것인 줄 미처 몰랐다. 밥은 하늘이라 외쳤던 김지하 시인 생각이 간절하다. 하늘을 혼자 못 갖듯 밥은 나눠 먹는 것이라고, 하늘의 별을 함께 보듯 밥은 여럿이 같이 보는 것이라고, 밥이 입으로 들어갈 때 하늘을 몸속으로 모시는 것이라고 했던 그의 생각이 쉰을 바라보는 문턱에서야 이해가 되는 내가 부끄럽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밥 한 끼 제대로 못 먹었을 희생자 가족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미어진다. 16명 실종자 가족의 마음은 오죽할까. 부디 그분들이 맘 편히 누군가와 함께 밥 먹을 날을 그래도 기다려 본다.
  • 뻥 뚫린 중앙수비… 따가운 예방주사 ‘한방’

    뻥 뚫린 중앙수비… 따가운 예방주사 ‘한방’

    홍명보호의 국내 무대 마지막 평가전이 숙제를 잔뜩 남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상 알제리’ 튀니지에 0-1로 무릎 꿇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의) 포지션 적응도와 협력 플레이, 수비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힌 홍 감독은 사실상 ‘베스트 11’ 이상을 동원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박주영(왓퍼드), 왼쪽 풀백에 윤석영(퀸스 파크 레인저스)을 기용했고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가시와 레이솔)을 기성용(선덜랜드)의 짝으로 붙이는 실험을 감행했다. 대표팀은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14분, 구자철(마인츠)의 왼발 슛은 상대 골키퍼 함디 카스라위(스파시앙)에게 가로막혔고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의 헤딩은 간발의 차로 골대를 비껴갔다. 전반 29분 손흥민(레버쿠젠)의 강력한 왼발 슛은 골키퍼 정면을 향해 선취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기회를 살리지 못한 대표팀은 전반 30분 이후 되레 튀니지에 경기 주도권을 내줬다. 대표팀은 한 번의 패스에 수비 뒷공간을 허용하는 등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끝내 전반 44분 상대 미드필더 주하이에르 다우아디(아프리캥)에게 선취골을 허용했다. 수비수 세 명이 달라붙었지만 무참하게도 뻥 뚫렸다. 대표팀은 후반에 뒷문을 걸어 잠근 튀니지를 상대로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박주영은 후반 3분 슛을 날렸는데 이날 단 한 차례뿐이었다. 대표팀은 이후 1분 남짓 주어진 추가 시간까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홍 감독은 후반 14분 구자철 대신 이근호(상주)를, 이어 후반 30분 박주영 대신 김신욱(울산)을 투입해 공격진의 변화를 꾀했지만 상대의 골망을 흔들지는 못했다. 오히려 공격에 치중하다 역습만 허용했다. 후반 추가 시간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의 패스를 받은 하대성(베이징 궈안)이 페널티 지역 중앙에서 마지막 슛을 시도했지만 골대 왼쪽을 살짝 벗어났다. 홍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이어진 브라질월드컵 출정식에서 “국내 마지막 평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남은 기간 잘 준비해서 본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홍 감독은 선수, 코칭 스태프와 함께 대형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며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객석을 채운 5만 7000여 관중은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염원하는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열린세상] 공직사회 사기 좀 올려줍시다/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공직사회 사기 좀 올려줍시다/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지난 19일 세월호 관련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행정부와 공무원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이번 담화에서 밝힌 해양경찰청 해체,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 기능의 대폭 축소, 국가안전처와 행정혁신처 신설 방침은 상당히 파격적이다. 사고가 사고니 만큼 이만한 충격요법은 필요하지 않으냐는 의견도 있다. 물론 국회 심의 등 후속절차가 남아 있다. 하지만, 단칼에 조직이 날아갈지 모르는 해당부처는 물론이고 대다수 행정부 공무원들은 자기 부처가 하루아침에 없어질 수 있다는 불안에 휩싸여 있다. 또 이른바 관피아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제시된 공공 산하단체 및 유관 협회 등 민간분야 진출 금지 강화 조치는 공무원 사회를 더욱 의기소침하게 했다. 최근 언론들은 너나없이 관피아를 외쳐대며 마치 국가 실패가 모두 행정부와 공무원들에게 있는 것처럼 목소리를 높인다. 온 나라가 유병언 일가와 공무원 사회를 질타하는 데 총동원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유병언 일가에 대한 사법조치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공무원 사회만이 독배를 홀로 들고 십자가를 져야 할 만큼 큰 문제인가. 정부와 공무원이 이번 사고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마땅히 책임 있는 부서와 사람들은 책임을 질 것이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관피아 문제를 감정이 아니라 냉철한 이성, 곧 제도와 운용이라는 시스템의 문제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이번 세월호 참사의 원인으로 끼리끼리 문화와 민관유착이 지적된 것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검찰의 조사를 더 지켜봐야 하지만 해수부와 해경, 유관협회와 해운사 간에 적잖은 민관유착의 문제점들이 불거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를 너무 침소봉대해 모든 공무원의 퇴직 후 유관단체 진출을 원천 봉쇄하는 것은 옳지 않은 처사다. 물론 이번 담화에서는 우선 안전감독 업무, 이권이 개입할 소지가 많은 인허가 규제 업무, 그리고 조달 업무와 직결되는 공직 유관단체 기관장과 감사직에 퇴직 공무원이 진출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분위기로는 거의 모든 공공산하단체 및 유관 직종에 퇴직 공무원이 진출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우리나라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이만큼 경제적 선진국이 된 이면에 행정부와 우수한 공무원들의 역할이 지대했음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최근 들어서 많은 공무원이 해외 유학은 물론 국내 대학과 현장에서 교육과 훈련을 통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됐다. 이들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사장시키는 것은 국가 운용 차원에서 막대한 손실이다. 헌법적인 가치와도 배치된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결국 하루살이 같은 정치꾼을 비롯해 어중이떠중이 민간분야 인사들이 정부산하단체나 관계기관의 감투를 노릴 게 뻔하다. 정말 능력 있는 민간기업 출신들은 몇 년 후 유관직종 진출이 금지되는 공직에 관심을 둘 것 같지 않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지만 그동안 이렇게 해서 들어간 많은 분이 전문성의 부족, 도덕성의 결여, 공조직 철학의 부재 등으로 퇴직 공무원들보다 나았었다는 사례를 거의 갖고 있지 못하다. 퇴직 공무원들의 유관 직종 진출 금지는 아주 제한적인 특별한 직종에 대해서 특별한 조건을 부과해 제한하는 것에 그쳐야 할 것이다. 사실 시급한 과제는 퇴직 공무원의 유관 산하단체나 직종 진출을 막는 일이 아니라 이들이 부당하게 유착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제도적 장치를 강구하고, 위반 시 엄벌하는 징벌문화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는 딱히 공직자 출신만이 아니라 그 누구에게라도 해당하는 숙제라고 할 수 있다. 국가개조는 꼭 필요하다. 국가개조가 성공하려면 차분하게 시스템을 정비하고 무엇보다 국민의식과 행태, 곧 문화를 성숙시키는 짧고 또 긴 정책적 호흡이 필요하다. 지금 공직사회는 복지부동 그 이상의 분위기다. 축소하고 막고 쪼는 정책은 고급정책이 아니다. 잘못된 제도와 관행은 제도적으로 엄격히 다루되 국가의 근간인 공무원 사회가 폄하되거나 조롱거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사기를 높여주고 격려하는 시책도 심사숙고하기 바란다. 정부와 공무원은 교각살우의 실험 대상이 아니다.
  • 회사 vs 집, 스트레스 더 심한 곳은 어디?

    회사 vs 집, 스트레스 더 심한 곳은 어디?

    가사와 육아가 있는 집, 업무와 인간관계가 복잡한 회사 중 어느 쪽에서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을까? 최근 미국 대학 연구팀은 ‘예상을 깨고’ 회사보다 집에서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연구팀은 122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하루에 6번, 3일 동안 타액을 검출한 뒤 코르티솔 수치를 검사했다. 코르티솔은 급성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호르몬의 일종으로, 일명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또 연구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하루 중 머무는 다양한 공간에서 스트레스 수치를 숫자로 기록하도록 했다. 그 결과 코르티솔 수치는 회사보다 집에서 더 높게 측정됐으며, 월요일 아침보다 금요일 오후에 더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에 가야하는 부담감보다 주말에 집에 머물러야 하는 부담감이 더 크다는 뜻이다. 또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해 집과 회사에서의 행복도를 조사한 결과 남성은 집에 있을 때 더 행복감을 느끼지만, 반대로 여성은 집이 아닌 회사에 있을 때 더욱 편안함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그 이유로 여성이 여전히 남성보다 가사일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며, 가사와 육아가 공평하게 분담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사라 다마스케 교수는 “성별과 교육수준, 업종을 떠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회사보다 집에서 더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매일 반복되는 가족과의 일상이 에너지를 소진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침에 일찍 일어나 아침을 만들고 아이를 등교시킨 뒤, 퇴근 후에는 다시 저녁을 만들고 아이들의 숙제를 봐주는 반복된 일상이 상당한 스트레스를 가져온다”면서 “자신만을 위한 시간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눈에 띄는 결과는 소득이 높은 노동자일 경우 집과 회사에서의 스트레스 지수가 거의 비슷하다는 것. 이는 소득이 높은 일자리일수록 스트레스가 더욱 많다는 기존의 연구결과를 뒷받침 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현대가족위원회(Council on Contemporary Families)에서 공개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남해안 新물류 동맥 부산항대교 22일 개통

    부산을 기점으로 경남 거제와 울산을 잇는 남해안 신 물류 동맥인 부산 해안순환도로망의 핵심 구간인 부산항대교가 마침내 개통됐다. 부산시는 22일 남구 감만동 부산항대교 요금소 앞에서 허남식 부산시장을 비롯해 지역 정·재계인사, 시공·감리회사 임직원, 시민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통식을 가졌다. 부산항대교는 총 5384억원(시비 2050억원, 민자 3223억원)을 들여 남구 감만동에서 부산항을 가로질러 영도구 청학동을 연결하는 길이 3331m, 폭 18.6~25.6m의 사장교로 ‘국내 최장 강합성 교량’이다. 현대산업개발·한진중공업·삼환기업 컨소시엄이 2007년 4월 착공에 들어가 7년 만인 지난달 공사를 완료하고 1개월간 시범운영을 실시했다. 오는 8월 20일까지 무료로 운행한다. 시는 1998년 신호대교를 시작으로 광안대교(2003년 1월)에서 부산항대교~남항대교(2008년 7월)~천마산터널(2016년 완공 예정)~을숙도대교(2009년 10월)~신호대교(1998년 1월)~가덕대교(2010년 12월)~거가대교(2010년 12월)를 잇는 부산 해안순환도로망을 구축해 왔다. 천마산터널 공사가 아직 진행 중이지만 7개 교량과 1개 터널로 구성된 총 길이 52㎞의 부산 해안순환도로망이 개통되면 부산 신항과 북항을 직접 연결하는 항만 배후도로의 기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항대교의 개통으로 부산 신항에서 경남 거제와 울산지역 공단을 오가는 수출입 물동량의 수송이 원활해져 물류비를 크게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시는 교량에 조형미를 극대화하는 야간조명을 설치,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산과 바다, 길이 어우러진 명품 산책코스와 을숙도 철새도래지, 다양한 생활레포츠시설과 해양체험 테마시설을 접목한 관광자원을 개발해 관광산업을 육성시킨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남았다. 부산항대교의 접속도로 공사가 아직 완공되지 않아 개통 이후 차량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주요 진입로마다 극심한 교통정체 현상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시는 교통정보서비스센터를 통해 부산항대교의 교통정보서비스를 제공한다. 교통정보서비스는 폐쇄회로(CC)TV 영상정보와 도로소통정보로 모바일 앱과 교통정보서비스센터 홈페이지(its.busan.go.kr)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형전투기 사업 진행돼야 한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국형전투기 사업 진행돼야 한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일명 보라매 사업으로 불리는 한국형 전투기 사업 논의가 14년째 시간을 끌고 있다. 경공격기 FA50을 인도네시아와 이라크에 수출하고 있는 한국의 항공산업이 20, 30년을 내다보는 수출동력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결론을 지어 사업을 개시해야 한다. 엔진이 단발이냐 쌍발이냐에 따라 예산이 6조원에서 8조원으로 달라지지만 거대 과학의 산업은 돈이 많이 들고 국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 미래를 선도하는 과감한 결정 없이는 실행되기 어렵다. 지금은 수출 길이 열려 이라크, 인도네시아, 필리핀뿐만 아니라 미국, 페루 등에 약 1000 기의 수출을 기대하고 있는 FA50의 사업 결정을 할 때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1997년 1조 4000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FA50(그 당시 이름은 고등훈련연습기 KTX2)의 사업 결정도 만만찮게 어려웠다. 1조 4000억원의 거금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이라 감히 그 누구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차일피일 시간을 미루다가 KDI의 사업타당성 검토로 사업진행이 유보된 적도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FA50은 초음속 전투기의 조종을 훈련할 고등훈련연습기로는 조금 사치스럽고 경공격기로 쓰기에는 조금 모자란 어정쩡한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F22, F35 등 스텔스 전투기가 등장하는 지금, 우리가 만든 FA50 전투기는 개발도상국에 수출할 수 있는 틈새시장의 인기 전투기가 돼 있고 미국마저도 공중전의 가상적기 후보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미국 전투기 F35 가격이 약 1억 달러를 호가하는 데 비해 2000만~3000만 달러의 저가 전투기이면서 성능이 좋은 경공격기 FA50은 경쟁 기종이 없을 정도로 시장전망이 밝다. 이제 보라매 사업의 한국형전투기 KFX는 미국의 F16 전투기 플러스 정도의 성능을 갖는 항공기를 2020년 중반 목표로 개발하려 한다. 지금까지 쌓아 온 전투기 제조기술을 한층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 독자개발 능력 확보로 국가안보는 물론 전투기 틈새시장의 수출길을 예비해 경제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일본은 심신(心神)이라는 스텔스 전투기를 독자 개발하고 있고 중국도 J15 스텔스 전투기를 독자 개발한다. 유럽은 유로파이터, 프랑스는 독자의 라팔 전투기를 생산하지만 모두가 값비싼 전투기라 구매력이 약한 개발도상국에서는 30~40년 미래에도 손쉽게 사들일 경제력이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지금부터 준비하면 한국형 전투기의 틈새시장은 열려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엔진이 단발이냐 쌍발이냐는 논란이 있는데 미국의 F35 공장, F15공장, 프랑스의 라팔 공장, 일본의 F2 공장, 유럽의 유러 파이터 공장을 다 둘러본 필자의 판단은 20년 이후의 전투기 엔진은 성능이 눈부시게 더욱 발전해 단발엔진이라 하더라도 조종사의 안전비행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국제사회의 중론이다. 단발엔진 전투기로 한국이 승부하면 가격도 내릴 수 있고 틈새시장의 경쟁력도 제고할 수 있다.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는 선진국이 되는 길목에 넘어야 할 거대 과학의 큰 장벽 두 분야가 있는데 그 하나는 원자력이고 나머지 하나는 항공우주라 갈파했다. 일본은 두 분야 모두 선진국이 돼 있고 한국이 일본을 뒤따라 원자로를 수출하게 됐지만 우주 개발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고 항공산업도 기초기반을 닦은 상태다. 어렵사리 FA50을 성사시켜 수출하는 마당에 항공산업이 단절되게 해서는 안 된다. 생산을 맡은 업체도 어떻게든 경쟁력 있는 전투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와 뼈를 깎는 기술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전투기 사업이 성숙하게 진행되면 민간여객기 생산 사업도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일본처럼 보잉 787의 주날개 모두를 생산하는 국제적 신뢰를 얻는 기술능력을 배양하도록 탄소섬유수지 기술과 엔진 블레이드를 만드는 베타 티탄합금 등의 소재기술도 먼 미래를 염두에 두고 기술육성을 해야 한다. 한국 경제의 주력기업들이 수익성만 따지지 말고 나라의 안보를 책임지는 사명감으로 투자와 리스크를 떠안을 때 다음 세대가 할 수 있는 거대 과학의 첨단기술 육성 과제라는 숙제를 넘겨 줄 수 있는 것이다. 보라매 사업을 하루빨리 착수해야 할 것이다.
  • [사설] 국회, 세월호 입법에 초당적으로 나설 때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내놓은 세월호 참사 수습 대책에는 국회의 협조가 필요한 대목이 적지 않다. 당장 담화의 핵심을 이루는 해양경찰청의 폐지와 국가안전처의 신설,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의 조직 축소를 위해서는 정부조직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른바 관피아가 넘쳐나지 않도록 공무원이 퇴직한 이후 재취업 제한을 강화하는 데도 공직자윤리법 개정이 요구된다. 박 대통령은 국회에 계류돼 있는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안’의 조속한 처리도 촉구했다. 이른바 ‘김영란법’이다. 여당은 여당대로 범죄행위로 불법취득하고 숨겨 놓은 재산을 환수하기 위한 이른바 ‘유병언 특별법’도 선제적으로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때마침 ’세월호 국회’라고 할 수 있는 임시국회가 어제 문을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세월호 참사에 책임이 없지 않은 정치권이다. 국민은 여야가 5월 국회서 관련 입법을 신속하게 처리해 늦었지만 안전한 국가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 지금 국민에게 세월호 수습 입법보다 중요한 민생 과제는 없다. 하지만 관련 입법이 국회에서 순탄하게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임시국회 개회와 함께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원내대표가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다지만, 현안을 둘러싼 견해차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가안전처를 설치해 재난 위기 상황의 컨트롤 타워로 만들겠다는 청와대의 방침에 이의를 제기한다. 그 역할을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맡아야 한다는 것이 야당의 주장이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세월호 특검 범위 역시 여당은 청해진해운의 특혜 의혹 등 민관 유착에 한정하고 있지만, 야당은 정부의 초동대응 실패와 여객선의 선령(船齡) 확대를 비롯해 전 정부의 규제개혁을 포함하는 성역 없는 조사를 강조한다. 진상 규명 역시 청와대는 이른바 세월호 특별법의 테두리에서 하자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범국민기구인 ‘안전한 대한민국 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에겐 안전 없이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는 절체절명의 숙제가 안겨져 있다. 정치권이 이런 상황에서 도움이 되지는 못할망정 출발 단계에서부터 발목을 잡는 일은 없어야 한다. 여야는 구태를 버리지 못하고 입법을 지연시키는 모습을 보였을 때 국민적 반감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번만큼은 대화와 타협의 기본 정신을 살려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 공무원 임용제도 개혁… 독립성 유지가 관건

    새로 설치되는 행정혁신처는 중앙부처의 조직 및 중앙공무원 인사를 총괄하고 고시제도를 비롯한 공무원 임용·충원제도를 총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1998년 행정자치부로 흡수됐던 옛 총무처가 16년 만에 부활하는 셈이다. 신임 행정혁신처장은 차관급으로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서울시장처럼 국무회의에 배석하고 발언권도 갖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총무처는 중앙행정 조직과 중앙공무원 인사를 총괄하는 기능을 맡았다. 1963년 총무처란 이름을 갖게 됐지만 정부 수립 직후부터 ‘국무원 사무국’이 같은 역할을 해 왔다. 행정혁신처도 공무원 임용 제청과 협의, 임용시험 실시 등 공무원 인사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관계 법령의 시행과 운영, 공무원 교육훈련제도를 비롯해 징계제도도 운영하는 역할도 맡는다. 달라진 점이라면 세월호 참사 속에서 고시제도 등 공무원 충원제도를 뜯어고치는 국가적 현안을 주요 과제로 떠맡게 된 것이다. ‘임용부터 개방성과 전문성을 갖춘 공직사회로의 혁신’을 어떻게 실현해 나갈지가 가장 큰 현안이 된 셈이다. 이를 위해 ‘민간 전문가들이 더 많이 공직사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직무능력과 전문성에 따라 필요할 때 전문가를 뽑는 제도적 장치’를 어떻게 실현해 나갈지가 관건이다. 행정혁신처가 당초 의도대로 기능하고 역할을 다하기 위해선 몇 가지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우선 차관급 기관으로서 어떻게 힘센 부처와 기관들 사이에서 독립성을 유지해 나가느냐는 것이다. 예산 부처에 대한 예속성이 커질 거란 분석도 나온다. 예산권을 흔들며 부처들을 좌지우지해 온 기획재정부를 견제하는 수단인 인사·조직권이 차관급 기관에 가면서 기재부 입김을 어떻게 차단할지가 숙제다. 공직 개혁을 하기 위해선 행정혁신처가 다른 부처들과 자리 등 ‘이권 나눠 먹기’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참여정부 때인 2004년 인사개혁 및 인사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당시 행정자치부 인사 기능을 이관받아 중앙인사위원회가 통합적인 중앙인사 관장 기관으로 출범했다가 2008년 행정안전부에 재통합되기도 했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日 여심 홀린 김수현 “별 그대 호수 키스신 보시길”

    日 여심 홀린 김수현 “별 그대 호수 키스신 보시길”

    “아시아 모든 지역에서 사랑받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언제까지나 오래 사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배우 김수현(26)이 19일 일본 도쿄 주일 한국문화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첫 아시아 투어인 ‘2014 김수현 아시아 투어 퍼스트 메모리즈’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김수현은 지난 3월 16일 서울을 시작으로 타이완, 중국,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를 거쳐 18일 일본 요코하마 팬미팅을 끝으로 3개월의 대장정을 마쳤다. 그는 이 기간 동안 5만여명의 팬을 만났다. 김수현은 이날 일본 취재진과 팬들 앞에서 “7개 나라에서 팬들이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행복했다”고 감상을 전했다. 일본 케이블 채널 DATV를 통해 오는 25일부터 방송되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대해서는 “독특한 소재와 전지현 선배님의 복귀작이라는 점 때문에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셨다. 그 덕분에 처음으로 아시아 투어도 할 수 있게 됐다. 저로서는 큰 숙제를 끌어안은 기분이고, 새로운 시작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별그대’는 굉장히 다양한 키스신이 나오는데, 그중에서도 얼음 호수가 펼쳐진 광경에서 시간을 멈춘 뒤 하는 키스신이 있다. 다들 보셨으면 좋겠다”고 추천했다. 또 “에필로그에서 도민준이 자신의 속마음을 고백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연기를 하면서 기분이 좋았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 등에서도 ‘별그대’가 큰 인기를 끌며 전 세계적으로 팬이 늘어난 데 대해 묻자 김수현은 “한편으로 행복하고 한편으로 겁이 나기도 한다”면서 “다음 작품은 어떻게 할까요?”라며 장난스레 팬들에게 묻기도 했다.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김수현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시간이 지나도 팬들이 신뢰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수현의 소속사 키이스트는 “이번 투어는 방문 국가 확정부터 티켓 오픈, 공항 입국, 팬미팅과 기자회견까지 모든 일정이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됐다”면서 “특히 방문국 전체 티켓 매진은 물론이고 입국 시 공항 운집 인원 신기록, 방송사의 입국 현장 생중계 등 일정 진행 내내 전례 없는 환영을 받았다”고 밝혔다. 글 사진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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