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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경파 “박영선 사퇴” 내홍 계속… 野 조직 정비 가시밭길

    강경파 “박영선 사퇴” 내홍 계속… 野 조직 정비 가시밭길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칩거 나흘 만에 당무에 복귀한 17일에도 당내에서는 십인십색 발언이 쏟아졌다. 화학적 결합은커녕 물리적 통합도 요원한 상황이다. 14일 이후 매일 박 원내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회의를 열어 온 계파별 긴급모임은 이날 오전에도 있었다. 유승희 의원은 “(박 원내대표의) 탈당 논란, 당무공백에 대해 유감이다”라면서 “조속히 의원총회를 열어 원내대표직 사퇴 시기를 논의해야 한다”고 모임 결과를 전했다. 모임에 참석했던 은수미 의원은 트위터에서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에서 손 떼고 당은 진상규명팀을 재구성해 의원직을 걸고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 비대위원장은 총의를 모아 원내대표는 세월호 협상 뒤 사퇴한다던 전날 의원 전수조사 결과와 여전히 거리가 먼 얘기들이다. 두 의원을 비롯해 강기정, 노영민, 배재정, 우원식, 이목희, 이인영, 이종걸, 인재근, 진성준, 최민희, 최규성, 홍익표 의원 등이 이날 긴급모임에 참석했다. 박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 최후통첩을 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는 결국 그동안 세월호 협상을 청와대가 뒤에서 주도했음을 스스로 밝힌 것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당 소속 의원들과 함께 총의를 모아 마지막 혼신의 힘을 쏟겠다”며 복귀 기자회견문의 30% 정도를 세월호특별법 처리에 할애했지만, 좁아진 당내 입지만큼 협상 동력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많다. 조만간 열릴 의원총회에서 박 원내대표의 세월호특별법 협상권을 부인하는 강경 발언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더 이상 미루기 어렵게 된 조직강화특위, 비상대책위원장 선임, 내년 초 전당대회로 이어지는 새정치연합의 재건 여정 역시 험로가 예상된다. 내년 초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대표가 2016년 총선을 관리하게 되고, 전당대회 전 당을 이끌 비대위원장은 당 조직을 정비하게 돼 있다. 계파별 지분 확보 경쟁, 의원별 공천 확보를 위한 물밑경쟁이 치열한 이유다. 박 원내대표 사퇴에 강경 일변도 목소리를 냈던 긴급모임은 정세균계, 친노무현(친노)계, 민평련계, 486 등이 고루 섞인 형태였지만 총선 공천권 확보 측면에서 보면 구성 배경이 일부 설명된다. 지역 기반이 없는 비례대표 초선 의원, 공천 경쟁에 취약한 호남 지역 3선 의원 등이 대거 참여했다는 뜻이다. 박 원내대표가 “비대위 구성 문제는 전·현직 당 대표, 원내대표, 상임고문단 회의를 열어 총의를 모으겠다”며 18일 오후 첫 회의를 예고했지만, 이 구성은 강경파인 486·민평련계를 대변할 길이 막혀버려 또 다른 내홍이 예상된다. 물망에 오른 문희상, 박병석, 원혜영, 유인태, 이석현 의원을 놓고 이미 계파별 선호가 갈리고 있다. 박 원내대표가 고립된 자신의 처지를 어떻게 추스를지도 주목된다. 세월호특별법 협상 과정과 보수인사 영입 과정에서 독단적 리더십 비판을 받았지만, 계파 경쟁의 희생양이란 이미지도 얻게 됐다. 높은 인지도와 야권의 여성 정치인, 의회정치 수호자의 이미지는 여전히 남은 자산이다. 그러나 정세균계·친노계와의 불화,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었던 486계와의 절연 등 계파와의 관계 설정 문제가 숙제로 남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방미 “난 연예인에 목을 매지 않는 여장부” 200억 자신감 왜?

    방미 “난 연예인에 목을 매지 않는 여장부” 200억 자신감 왜?

    가수 방미가 자신의 성공 비결을 공개했다. 방미는 지난해 9월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인생의 승리를 위하여 준비하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방미는 “2014년 올해도 추석이 지났다. 내가 인생을 살아오며 나에게도 인생에 전성기가 있었는지 한번은 생각해 볼 때도 있다”며 “아마도 전부가 한 번도 없었다고 생각할 거다. 이유는 ‘나아진 게 없으니 맨날 똑같은 하루하루였으니’라고 말하겠지”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방미는 “그런데 왜 평범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 속에 분명히 달리진 사람이 있을까 그들은 어떤 사람들인가”라며 질문을 던졌다. 방미는 스스로가 던진 질문에 “나는 어릴 적 확실히 남들보다 더 적게 자고 적게 쓰고 더 많이 일했다. 잠은 두세 시간, 차는 백만 원짜리 중고차, 옷은 남대문에서 사다가 만들어 입고, 먹는 건 김밥”이라며 “동료들이 가수 일만 할 때 난 야간업소 8군데씩을 돌며 돈을 모으고 시간이 나는 아침이나 저녁에는 발품 팔며 사방으로 집 보러 다니고 참 악착같이 살아온 내 인생에 젊은 시절 10년이 훌쩍 지나갔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랬더니 난 연예인에 목을 매지 않아도 어떤 일도 할 수 있는 그런 자신감이 넘치는 여장부로 인생이 바뀌어 있었다.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은 지나고 나니 젊은 시절은 도약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는 것이다”고 과거의 시간들이 현재 성공에 밑거름이 됐음을 고백했다. 끝으로 방미는 “내가 정말 나를 칭찬해줄 수 있는 것은 인생에 전성기를 맞기 위해 세 가지 숙제를 매일 했다는 것이다”며 “그건 바로 첫 번째 준비, 두 번째 준비, 세 번째 준비 이제 추석이 지나고 올해도 석 달 남았다. 준비를 하라. 내 인생에 세 번은 온다는 행운을 찾기 위해”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부의 정도] 공부는 김연아처럼

    [공부의 정도] 공부는 김연아처럼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서 볼 수 있는 착각 중 가장 일반적이고 심각한 것이 ‘누군가가 가르쳐 주어야 공부를 배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착각 때문에 한국의 사교육 시장은 끊임없이 커져 왔습니다. 최근 사교육 시장은 ‘어떻게든 점수를 올려서 대학만 보내면 된다’는 인식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같은 생각은 아이들이 ‘학원을 갔다 와서 숙제만 하면 공부를 다 했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학부모들은 학원을 많이 보내면 보낼수록 결과와 상관없이 아이를 위해 많은 것을 해 줬다고 여기게 됩니다. 전 이런 학부모와 학생들을 만나면 묻습니다. “학원에서 내준 숙제가 아이들 공부의 중심이자 목적입니까?” “혹시 뭔가 더 따로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나요?” 한 학생이 서점에 갑니다. 자신의 취약 과목인 한국지리 과목에서 가장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 참고서를 구입해 옵니다. 처음에는 천천히 읽어 보며 무슨 말인지 몰라도 밑줄을 그으면서 끝까지 어떻게든 읽습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밑줄 그어 둔 것들을 중심으로 노트 정리를 하며 암기하고 스스로 체크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문제집을 풀고 틀린 것을 해설을 보면서 꼼꼼하게 오답 정리를 합니다. 거기에 복습까지 하며 4~5번을 반복합니다. 이제 목차만 봐도 책의 내용이 확실히 보이는 단계가 됩니다. 다른 학생은 강남 대치동에서 가장 잘 가르친다는 학원을 열심히 다니면서 필기를 열심히 했습니다. 과연 누구의 공부가 진짜 공부일까요? 누구의 머릿속에 한국지리의 개념과 중요 문제들이 수능까지 함께할까요? 공부할 때는 항상 김연아 선수처럼 해야 합니다.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김연아 선수와 결별한 이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아사다 마오 선수가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문제점을 찾고 극복하면서 피나는 연습을 했던 김연아 선수는 세계 최고의 선수임을 보여 주었고, 아사다 마오 선수는 메달권에 들어가지도 못했습니다. 김연아 선수는 다시 말하면 전 세계 여자 선수 중에 피겨를 가장 잘 타는 선수이기도 하지만 피겨에 가장 익숙하고 피겨와 하나가 되는 원칙을 잘 지킨 사람입니다. 바로 우리 아이들도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말고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모든 내신 시험에서 출제의 근본이 되는 책에 가장 익숙한 사람이 돼야 합니다. 사교육비를 안 들이고 명문 대학에 가는 비법을 독자분들께 알려드리겠습니다. 오늘 바로 서점에 가십시오. 그리고 과목별로 베스트셀러를 서점 직원에게 물어 구입하십시오. 그리고 그 책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다섯 번 읽고, 노트 정리하고, 또 보고 또 보세요. 처음에는 모르는 것이 있었더라도 다섯 번을 읽으면 목차만 봐도 내용이 환하게 보이게 될 겁니다. 자신감이 생기고, 시험점수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명문 대학을 가는 열쇠가 책 몇 권으로 구해지는 겁니다. 실제 경기도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 2학년 때 반에서 3등에서 오락가락하던 김모군에게 이 원칙을 알려주고, 1년 동안 실천하도록 했더니 다른 도움 없이도 전국 20등까지 올라가 지금은 연세대학교 의대에 합격해 의사 선생님이 돼 있습니다. 진짜 공부하는 방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도 믿지 말고 자신과 책만 믿으십시오. 송재열 공부법 컨설턴트·진학사 객원연구원
  • 中서 부는 한류 바람… 이번엔 어린이책이다

    中서 부는 한류 바람… 이번엔 어린이책이다

    중국발 한류 훈풍이 어린이책 시장에도 불고 있다. 국내 어린이책을 향한 중국 출판사들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14일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국제도서전에 참가한 국내 출판사들(전체의 70%가 어린이책 출판사)의 저작권 상담 건수는 2010년 1300건에서 올해 1665건으로 5년 사이 28% 급증했다. 예상 계약액도 2010년 334만 달러에서 올해 389만 달러로 16% 늘었다. 초등학습만화 ‘Why?’ 시리즈로 중국에서 인기를 끈 예림당의 고은정 국제업무팀 대리는 “중국, 타이완,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국가에서 한국 도서에 대한 관심은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상승했다. 특히 중국은 출판 경기가 침체한 가운데서도 한국 아동 신간이 나오면 온라인 서점, 출판사 홈페이지로 검색해 발빠르게 문의해 온다”고 말했다. 일부 인기 책은 여러 출판사들이 불꽃 튀는 판권 경쟁을 벌인다. 비룡소의 ‘물들숲 그림책’(전 8권) 시리즈는 중국 출판사 10곳에서 판권을 서로 사가겠다고 맞붙었다. 지난해 어린이 심사위원이 뽑아 화제를 모은 스토리킹 수상작 ‘스무고개 탐정과 마술사’는 갓 데뷔한 신인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출판사 4곳이 판권을 놓고 경합했다. 웅진주니어가 지난해 펴낸 ‘어린이 행복수업’(전 4권) 시리즈도 10곳 이상의 출판사에서 출간 의사를 밝혀 왔고, ‘세밀화로 그린 어린이 자연 관찰’(전 20권) 시리즈도 모셔가기 경쟁이 벌어졌던 책이다. 문학동네가 지난해 펴낸 ‘시간가게’는 국내에서 출간된 지 한 달도 안 돼 중국 출판사에서 출판 제의가 들어온 경우. 계약이 완료된 뒤에도 판권 구매 요청이 계속 들어올 정도로 중국 쪽 관심이 뜨거운 작품이다. 이달 말 중국 시장에 선보일 ‘코끼리 아저씨와 백 개의 물방울’(문학동네)도 4~5곳의 출판사에서 사겠다고 나섰다. 중국에서 특히 인기 있는 어린이책은 수학, 과학, 생태, 교양 등 논픽션과 지식그림책 시리즈가 주류를 이룬다. 최숙희, 황선미, 이수지 등 국내외에서 지명도가 높은 작가의 작품에 대한 관심도 높다. 업계 관계자들은 “학습서 위주로 국내 도서를 탐식하던 경향도 요즘은 달라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논픽션이 인정을 받으면서 동화나 그림책 등 우리의 순수 아동문학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는 것. 박수진 비룡소 저작권부 차장은 “3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순수 아동문학은 해외 출판사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최근엔 한국 대표 아동문학을 소개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중국 출판사들 가운데는 ‘이러이러한 책을 찾는다’며 아예 기획출판을 제안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국내 도서를 중국 시장에 소개하는 에이전시량의 최정림 실장은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초등학생 분야에서는 학습만화, 유아 쪽에서는 유아 지능개발 도서 위주였던 것이 최근에는 바른 습관을 키워주는 인성동화, 자기계발 동화 등으로 관심 폭이 넓어지고 있다”면서 “한국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어를 구사하는 인력을 자체 확보한 중국 출판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한 가정 두 자녀’를 허용하면서 어린이 콘텐츠 시장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호재도 있다. 지난 5월 미국 출판전문잡지 퍼블리셔스위클리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부터 전국 40만개 초중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정책의 하나로 초등학생들에게는 창의력 향상을 위해 숙제와 시험을 줄이고 새롭고 다양한 형태의 독서, 교육 자료를 읽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해외 출판사들엔 ‘기회’인 셈이다. 실제로 중국의 아동 출판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기준 중국의 16세 이하 어린이 인구는 3억 7000만명으로, 아동 출판 시장 성장률은 전년 대비 34%로 전체 출판 시장 성장률(11%)의 3배를 넘어섰다. 지난해 중국 출판 시장 분야별 점유율을 봐도 사회, 과학기술, 언어, 생활 등은 일제히 전년 대비 하락한 반면, 아동은 16.5%로 전년 대비 가장 큰 폭(1.25%)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비중이 높은 분야는 교재(25.2%)로 전년 대비 1.08% 성장했다. 박 차장은 “국내 아동 시장만으로는 수익을 내기가 힘들어지고 있는 만큼 국내 출판사들이 내수용을 넘어 아예 중국에서도 팔리는 기획을 하자는 추세”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해외 우수도서를 집중적으로 받아들이는 중국 출판시장은 최근 자국 콘텐츠 개발 및 작가 키우기에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해외사업부(중국 담당)의 김경원씨는 “현재는 한국 어린이책 시장의 중국 진출이 정점에 올라 있지만 한순간에 위기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면서 “중국 시장을 꾸준히 공략할 수 있는 해법은 그들 취향에 맞춘 우수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김성령 아들, 김성령 쏙 빼닮은 꽃초딩

    김성령 아들, 김성령 쏙 빼닮은 꽃초딩

    김성령 아들, 김성령 쏙 빼닮은 꽃초딩 김성령 아들 김성령 아들이 ‘띠과외’에 깜짝 등장했다. 김성령은 12일 방송된 MBC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뛰어난 영어실력을 자랑하는 아들을 공개했다. 성시경은 김성령을 만나자마자 영어로 “잘 지냈냐? 숙제는 해왔냐” 등 잔소리를 시작했다. 이에 김성령은 “진짜 스트레스다. 나 다시 돌아갈래”라며 힘들어했다. 이후 김성령은 일일 영어캠프장에 도착, 성시경이 내준 숙제를 검사 받기 시작했다. 앞서 성시경은 김성령에게 숙제로 ‘외국배우의 수상소감을 외워오기’를 시켰고 숙제하는 모습을 쌤카(선생님 카메라)에 담아오라 했다. 이에 김성령은 집, 이동하는 차안 심지어는 미용실에서 까지 성시경이 내준 숙제를 하는 모습이 담긴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집에서 공부하는 장면에서는 김성령을 쏙 빼닮은 아들이 깜짝 등장했다. 김성령 아들은 초등학생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뛰어난 영어 실력을 자랑해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혁신의 안전망, 창업자 연대보증과 크라우드 펀딩/이민화 카이스트 초빙교수

    [열린세상] 혁신의 안전망, 창업자 연대보증과 크라우드 펀딩/이민화 카이스트 초빙교수

    이제 대한민국은 국가 성장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대기업이 이끌어 온 열심히 일하는 효율경제의 한계는 2만 달러대 국민소득이다. 효율에 혁신을 융합하는 새로운 창조경제 정책이 제시된 근원적인 이유일 것이다. 지금까지 선진국을 모방하는 ‘닥치고 돌격’식의 갑을 문화의 한계가 노출된 것이 바로 세월호와 임 병장 사건이다. 모방추격의 한계를 혁신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숙제일 것이다. 모두가 혁신을 강조한다. 그런데 ‘왜 혁신은 구호에 머물고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해 보자. 근본적으로 혁신은 패러독스이기 때문이다. 성공을 향한 혁신의 과정은 실패로 점철된다. 전체의 성공에는 수많은 부분의 실패들이 반드시 존재한다. 혁신은 시간과 공간적으로 다수의 시도와 실패 속에서 피는 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혁신은 아름다우나 위험한 것이다. 모방경제에서는 결과가 중요했다. 선진국이 이룩한 정답이라는 목표에 매진해 이룩한 것이 1차 한강의 기적이다. 그러나 새로운 창조경제에서 과정이 결과 못지않게 중요해진다. 신세계의 개척에 정답은 없다. 미지의 세계를 향한 창조적 도전은 반드시 실패와 성공이 뒤섞이게 된다. 모방경제에서 창조경제로의 전환에 가장 중요한 변화가 바로 실패에 대한 인식일 것이다. 모방경제에서 경원시한 결과의 실패는 창조경제에서는 혁신으로 가는 과정의 학습으로 재인식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국가 차원의 제도변화가 바로 ‘혁신의 안전망’ 구축이다. 국가 전체는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이 보장된다. 그러나 개인 차원에서 실패가 족쇄가 된다면 혁신은 공염불에 그치게 된다. 청년들의 미래 희망 1순위가 공무원이 된 유일한 OECD 국가가 한국이다. 그 원인은 바로 ‘혁신의 안전망’ 부재에 있다. 대학 졸업자의 절반이 공무원 시험에 몰입하는 기형적인 구조는 바로 안정을 최우선 가치로 만든 실패에 대한 징벌 구조 때문이다. 국가 혁신을 향한 개인들의 도전을 장려해야 한다. 바로 실패에 대한 지원이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하는 절대적인 이유인 것이다. 세계 국가 경쟁력 최상위권에 포진한 덴마크, 네덜란드, 핀란드 등의 복지는 혁신의 안전망 제공이다. 기업의 혁신을 위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공하고 대신 고율의 세금을 바탕으로 재취업을 위한 교육 시스템을 보장하고 있다. 스웨덴은 절반이 넘는 청년들이 창업에 도전해 국가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창조적 도전의 바탕은 바로 실패를 지원하는 ‘혁신의 안전망’이다. 창업 이후 재도전이 보장되는(가능이 아니다) 사회적 구조가 혁신을 통한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보장하는 것이다. 재도전이 보장된 국가는 창업이 활성화돼 있다. 세계 최고의 창업 지원 체계를 갖춘 한국이 OECD 기업가정신 지수 최저인 이유는 단 하나, 재도전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패자부활 지원제도라는 용어 자체가 원칙적 재도전 보장이 아니라는 의미와 실패는 나쁜 것이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창업의 실패를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국가는 이미 창조경제 패러다임으로 이전하지 못한 것 아닌가. 작년도 창조경제 연구회가 제시하고 대통령이 지시한 ‘창업자 연대보증 해소’는 1년이 지나도록 지지부진하다. 벤처 창업자 중 5% 정도에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기준으로는, 청년들의 공무원 선호를 변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도전하는 청년들에게 사전 족쇄를 채우는 창업자 연대보증이 창조경제 구현의 최대 걸림돌이다. 성실 창업자들에게는 원칙적으로 사전 연대보증을 없애는 대신, 모럴 해저드는 사후 증액 징벌하는 구조가 선진형 규제 개혁일 것이다. 엔젤 투자 활성화가 근원적인 ‘혁신의 안전망’이다. 한국의 엔젤 투자 규모는 미국의 0.2% 이하며, 우리를 벤치마킹한 중국의 5%에도 못 미치고 있다. 투자 회수를 막는 환매금지 규제가 개선된 크라우드 펀딩이 한국적 마이크로 엔젤 육성의 시급한 대안이다. 엔젤 정책의 핵심은 자금공급이 아니라 회수 시장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창업자 연대보증’과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혁신의 안전망’을 구축할 것을 금융 당국에 절실하게 촉구한다.
  • [선관위 역할과 활약상] 통합선거인명부 도입… 전국 어디서나 투표 가능

    선거 방식이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중앙선관위원회는 최근까지 투표용지를 이용한 일반적인 투표 방식에서 벗어난 터치스크린, 온라인투표(K-voting) 서비스 개발을 완료했고, 위탁·민간 선거에 시범 활용 중이다. 하지만 해킹 노출 위험 등 보안 문제가 여전히 존재해 대통령 선거와 같은 공식 선거에서의 활용은 요원한 상태다. 가장 최근 방식은 온라인 투표 서비스다. 선관위의 이용 승인을 받은 기관·단체가 PC와 휴대전화 단말기를 이용해 웹과 모바일 환경에서 전자 투·개표를 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주로 아파트 동 대표나 초·중·고 학생회장 선거 등 ‘민간선거’에 사용된다. 정보 소외계층을 배려해 현장 투표소도 운영·지원한다. 선관위에 따르면 서비스가 처음 시작된 지난해 10월부터 시스템을 이용한 곳은 54곳에 이른다. 터치스크린 투표는 국·공립대학교 총장 선거, 당대표 선거 등 ‘위탁선거’에서 쓰인다. 위탁선거는 법률상 ‘선관위에 위탁한다’고 명시돼 있다는 점에서 규정이 없는 민간 선거와 차이가 있다. 온라인에 접속해 실시하는 인터넷 투표와 달리 직접 투표소를 방문해 투표해야 한다. ‘선거 현대화’라는 명분 아래 총선, 대선 때마다 도입 여부를 놓고 논쟁이 있지만 현재까지 ‘공식 선거’에서 사용한 전례가 없다. ‘공식선거’ 방식에 진전이 없었던 건 아니다. 보안에 대한 우려로 터치스크린, 온라인 투표 도입 논의는 중단됐지만 지난해 4월 재·보선에서 통합선거인명부를 도입하며 전국 어디서나 투표가 가능해졌다. 투표용지 발급기도 투표소마다 배치해 용지를 바로 선거인에게 배부하고 있다.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터치스크린이나 온라인 투표를 활용하면 지금보다 투표 접근성을 높일 수 있고 결국 시스템 안정화가 숙제”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민심의 숙제… ‘세월호 묘수 찾기’

    6일부터 닷새간 추석 연휴가 시작되지만 세월호특별법 처리로 꼬인 정국을 풀어야 하는 여야 지도부는 곤혹스럽다. 직접 추석 민심을 마주하며 연휴 동안 정리한 정국 구상에 따라 정기국회는 물론 올해 말까지 정국의 향방이 갈릴 수 있어 여야 원내지도부의 머릿속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추석 연휴가 지나면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어떤 형태든 국회 정상화의 해답을 가져오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5일 솔솔 흘러나왔다. 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시내 모처에서 비공개로 단독 접촉해 세월호 해법 등 정국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이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현안에 대한 여러 얘기를 주고받은 허심탄회한 자리였다”고만 전했다. 그러나 집권 여당 대표로서 국회 파행 장기화에 대한 부담이 크다. 특히 추석 연휴 직후부터는 국정감사, 예산안 심의 등 주요 정기국회 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또 민생법안 처리를 계속 미루다가는 정부의 내년도 사업까지 힘들어진다. 일단 새누리당은 추석 연휴 말미에 야당과 일정 논의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들에게 ‘15일 본회의에서 계류 안건들을 처리할 테니 전원 참석하라’는 소집령도 내렸다. 별도로 세월호 유가족을 설득할 새로운 대안도 연휴 동안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도 마음이 급하다. 장외투쟁으로 험악한 여론에 직면했던 박 원내대표는 연휴 동안 정국 해법을 마련하지 못하면 또다시 거취 논란에 직면할 가능성까지 있다. 여기에 ‘문재인 조기 등판론’이 현실화될 경우 새정치연합은 격한 내홍에 휩싸이며 고난의 가을을 보낼 수밖에 없다. 야당 관계자는 “지금 박 원내대표 거취 얘기가 잠잠한 건 기회를 줬다기보다는 추석이 있어 일단 미뤄 둔 것이란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추석 이후에는 오는 15일이 일단 국회 정상화 가능성을 타진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여야에서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역할도 주목하고 있다. 15일을 기점으로 정 의장이 ‘직권 상정’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여야를 압박하며 꽉 막힌 정국의 탈출구를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한방다이어트로 추석 대비하기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한방다이어트로 추석 대비하기

    노출의 계절 여름이 지나고 눈에 띄게 시원해진 날씨에 긴팔 티셔츠, 긴 바지가 어색하지 않게 느껴지는 요즘, 다이어트에 열중이던 여성들의 의지도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우리 민족의 대표명절인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추석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고 싶은 친척, 가족들과 함께 명절음식을 먹고 휴식을 취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한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니, 가장 먼저 걱정되는 것은 명절음식을 통해 불어나게 될 체지방이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여성 대부분은 몸매관리가 365일 끊임없이 이어지는 숙제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아름다운 몸매를 만들기도, 유지하기도 어렵다는 말이다. 늘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꿈꾸는 현대인들에게는 먹거리 풍성한 명절이 자칫 도로 아미타불의 위험한 시기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올 가을, 친구 몰래 성공하는 한방다이어트 최근 여성들의 다이어트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무조건 마른, 앙상한 몸매가 되기 보다는 체형의 균형을 다듬고 탄력 있어 보이는 S라인을 만드는 것이 요즘 다이어트의 목적인 것이다. 한방다이어트를 찾는 환자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에도 이 부분 때문이다. 한방 다이어트 온바디한의원은 비만의 원인을 대부분 순환장애, 소화기능저하, 영양불균형에 있다고 보고, 이를 치료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실제로 체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는 것은 과식에만 원인이 있지 않고,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장기기능의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나 한방치료는 이를 해결해 자연스럽게 체지방을 감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진짜 다이어트는 단순한 체중감량이 아니라 체형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다이어트이다. 전인적 관점에서 체지방을 이해하여 치료하려는 다양한 노력은, 현대인들이 증상을 개선시키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방식의 치료법은 외모를 개선시키는 것뿐 아니라,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신체의 문제를 바로잡아 잃어버린 건강까지도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사후관리를 굉장히 중요시 하기 때문에 부작용이나 요요현상 없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한방 미용 치료만의 우수성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온바디한의원 고남경원장은 “비만은 현대에 와서 환자수 급증한, 원인이 매우 복잡한 질병이기 때문에 한 가지 치료에만 국한하지 않고 여러 가지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며 “현상에 집착하지 않고 원인을 찾아내어 치료하는 것이 완벽한 치료이며, 안전하고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아름다움을 찾아주는 것이 한방치료의 목적” 이라고 전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현대重, 19년 무파업 역사 깨지나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19년 무분규 역사를 깨고 파업에 돌입한다. 올해 2분기 1조원대의 영업손실을 낸 현대중공업이 적자 문제와 함께 노사 갈등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한꺼번에 해결해야 하는 위기에 놓이게 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3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노동쟁의 조정은 다른 기관의 도움을 받아 노동쟁의를 해결하려는 제도로 중노위는 앞으로 10일간 조정 기간을 거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추석 이후 본격적인 파업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14일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35차례 협상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3만 7000원 인상(호봉승급분 2만 3000원 포함)과 정기상여금 700%를 통상임금에 포함하고 2015년 1월부터 정년을 60세로 확정하는 등의 내용을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의 제시안이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임금 13만 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추가, 호봉승급분 2만 3000원을 5만원으로 인상,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노동쟁의 조정 기간에도 협상은 계속 이뤄진다”며 “노사가 최종 합의를 낼 때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영화 多樂房] ‘하늘의 황금마차’, ‘지슬’의 오멸 감독이 빚은 제주도산 음악영화

    [영화 多樂房] ‘하늘의 황금마차’, ‘지슬’의 오멸 감독이 빚은 제주도산 음악영화

    작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던 ‘지슬’의 오멸 감독이 아주 특별한 음악영화로 돌아왔다. 한 폭의 동양화처럼 고혹적인 흑백 영상과 사운드의 여백으로 참담한 비극을 표현했던 ‘지슬’에서 인디 밴드가 등장하는 ‘하늘의 황금마차’로의 이행은 다소 의아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영화와 음악의 결합에 대한 감독의 관심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2009년 작 ‘어이그 저 귓것’의 계보를 잇고 있으며, 죽음에 대한 성찰이 있다는 점에서 ‘지슬’과도 상통하는 영화다. 근래 유행하는 서양식 음악영화와는 완전히 차별화된 오멸식 제주도산 음악영화로서 그 독창적 가치와 매력이 무한하다. 첫째 형이 치매에 걸려 죽을 때가 가까워 오자 세 명의 동생은 서로 형의 집을 차지하겠다고 아옹다옹한다. 잠시 정신이 돌아온 첫째 형은 여행을 같이 가는 사람에게 집을 주겠다고 선언하고, 동생들은 다 함께 형을 데리고 캠핑을 떠난다. 마침 막내 뽕똘이 매니저로 있는 ‘황금마차’ 밴드가 단합을 위해 가까운 곳에 엠티를 와 있다. 황금마차 밴드의 단복은 파자마 바지에 러닝셔츠, 그리고 천사의 날개. 그렇게 여덟 명의 단원은 ‘로소 피오렌티노’의 그림 속 아기 천사처럼 악기를 연주하며 첫째 형의 죽음을 예비한다. 오로지 그들만의 방식으로 맛깔나게 소화해 낸 ‘동백 아가씨’, ‘하늘의 황금마차’ 등은 인상적인 이미지들과 더불어 우리의 가슴 깊숙한 곳을 비집고 들어온다. 특히 황금마차 단원들이 무덤을 배경으로 연주하는 부분은 1980년대 뮤직비디오처럼 연출됐는데 얼핏 어설프고 촌스러워 보일지 몰라도 향수와 애환, 유쾌함이라는 이질적 감정들을 동시에 이끌어 내는 비상한 장면이다. 이것은 이 영화가 추구하는 전반적인 분위기와도 맥을 같이한다. 슬프지만 서럽지 않고, 숙연하지만 무겁지 않으며, 즐거우면서도 경박하지 않은 이들만의 제의가 펼쳐지는 것이다. 영화 후반부에서 여덟 명의 황금마차 단원과 4형제가 종종 한 화면에 담기는데 그 많은 인물의 위치와 동선이 엉키지 않고 매 순간 균형을 이루면서 안정감을 주는 것은 흥미롭다. 필시 많은 공을 들였을 성싶은데도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느껴지니 더욱 놀랍다. ‘지슬’에서 좁은 땅굴 속에 다닥다닥 붙어 앉은 인물들을 평면적으로 시각화했던 오멸 감독은 이번 작품에선 인물의 다층적 배치를 통해 깊이가 살아 있는 공간을 만들어 냈다. 부러 예쁘게 묘사하기보다 철저히 미장센의 일부로 사용한 제주도의 풍광만큼은 여전하다. 마침내 노인은 동기간의 사랑이 듬뿍 실린 황금마차에 올라 유유히 떠나간다. 장례는 남은 이들의 화합 속에 축제가 되고, 삶의 무게는 온전히 다음 세대에 전가된다. 그런 의미에서 뽕똘이 아내와 겪고 있는 갈등은 산 사람에게 남겨진 숙제와도 같다. 사후의 세계만큼이나 앞일 또한 예측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마는 영화의 온기가 3형제와 황금마차 밴드, 그리고 관객 모두에게 희망을 전하는 작품이다. 4일 개봉. 12세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올여름 스크린 대첩, 승자는 CJ

    올여름 스크린 대첩, 승자는 CJ

    올해 여름 영화 시장은 ‘사상 초유의 스크린 대첩’으로 명명됐다. 대첩(大捷). 크게 이김. 적당히 나눠 가짐은 애초에 성립될 수 없음을 뜻하는 단어다. 한국 영화판을 4등분하고 있는 메이저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뉴(NEW)는 그동안 애써 공생의 가치를 실현해 왔다. 하지만 올해 여름은 달랐다. 각각 ‘명량’,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 ‘군도:민란의 시대’(이하 군도), ‘해무’ 등 각 편마다 100억원이 훌쩍 넘는 총제작비를 쏟아부은 영화를 내놓으며 진검 승부를 예고했다. 승부의 결과는? 본격적인 일합을 겨루기 전 영화판 호사가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CJ엔터테인먼트는 ‘대첩’의 승자답게 한국 영화산업의 모든 기록을 한꺼번에 갈아 치웠다. 쇼박스, 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사극 3편은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다만 순위는 예상과 달랐다. 치열한 눈치작전 끝에 한 주 간격으로 개봉한 세 회사의 작품은 서로에게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등 관객들의 심리가 흥행에 적극 반영됐다. 개봉 전 가장 기대가 컸던 곳은 ‘군도’를 내놓은 쇼박스였다. 톱스타 하정우, 강동원 등 호화 캐스팅에다 ‘영화가 잘 나왔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면서 일각에서는 1000만 관객을 내다보는 전망까지 나왔다. 4편 중 가장 앞선 지난 7월 23일 영화를 개봉한 데도 이러한 자신감이 밑바닥에 깔려 있었다. 하지만 영화의 부제인 ‘민란의 시대’에서 기대됐던 카타르시스가 제대로 충족되지 못하면서 영화는 뒷심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 시대 의식이 반영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완벽한 오락영화임이 드러나면서 관객의 이탈이 심해진 것. 135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 영화는 손익분기점(465만명)을 가까스로 맞췄다. 관객들은 ‘군도’에 대한 아쉬움을 ‘명량’에서 찾았다. 당초 누구나 아는 영웅 이순신과 명량해전에 관한 이야기가 다소 진부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민심과 소통하는 리더십에 대한 국민적 갈망 등 시장 외적인 상황 덕이 컸다. 국내 투자배급사 1위이면서도 한국 영화 최고의 흥행 성적을 쇼박스에 내준 채 번번이 여름 극장에서 고배를 마셨던 CJ엔터테인먼트는 자존심을 완벽히 회복했다. ‘명량’의 흥행은 고전이 예상되던 롯데엔터테인먼트에도 호재로 작용했다. ‘명량’의 묵직함에 지친 관객들에게 ‘해적’의 가벼움이 오히려 흥행에 긍정적인 요소가 된 것. ‘해적’의 홍보대행사인 영화인의 신유경 대표는 “이번 여름 극장가에서 흥행작들은 관객의 심리에 따른 연쇄효과를 얻었다. 한국 영화 4파전에 대해 기대가 일찍부터 높았던 상황에서 ‘군도’가 초반에 극장가로 관객을 유인하는 역할을 했다”고 파악했다. 한편 올여름은 영화 시장이 가족 단위의 문화 활동으로 자리 잡았음을 확인시켰다. 흥행 1, 2위를 차지한 ‘명량’과 ‘해적’은 명백한 가족영화였다. 하지만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은 ‘해무’의 반응은 엇갈렸다. 지난달 13일 개봉한 ‘해무’는 지난 1일까지 146만명의 관객 동원에 그치고 있다. 73억여원의 순제작비가 들어간 이 영화는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약 300만명의 관객이 들어야 한다. 봉준호 감독이 제작한 첫 영화라는 타이틀에 ‘7번방의 선물’, ‘변호인’ 등 흥행작을 낳은 신흥 배급사 NEW가 올여름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셈이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지나치게 무거운 주제보다 온 가족이 함께 느끼는 감동에 초점을 맞춘 영화들이 높은 성적을 냈다”면서도 “도를 넘은 성과 위주의 공격적인 마케팅, 스크린 독과점에 따른 양극화의 심화 등은 한국 영화계가 앞으로 풀어 나가야 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기고] 아시안게임의 감동, 한국공예까지/최정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원장

    [기고] 아시안게임의 감동, 한국공예까지/최정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원장

    인천아시안게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9일부터 16일간 대한민국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인의 중심에 선다. 45개 국가에서 참가하는 선수와 임원 수는 1만 3000여명에 이른다. 인천시에서는 인천아시안게임 전후로 외국인 관광객 4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의 1차 목표는 대회의 성공적 개최일 것이다. 하지만 세계인의 발길이 한국으로 향하게 되는 이때, 국가 브랜딩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숙제도 함께 던지고 있다. 행사는 16일 뒤 끝나지만 관광객 한 명 한 명에게 새겨질 한국의 이미지가 바로 새로운 한류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필자는 얼마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이 방한 기념품으로 구입한 한과와 공예품을 극찬한 것이 세간에 화제가 됐다. 정치적 방문을 넘어서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이 엿보여 한국인으로서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이처럼 여행지에서 구입한 기념품은 그 나라의 기억과 이미지를 대표하고 여운을 남긴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거리에는 중국 공산품이 한국의 브랜드를 내걸고 그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 외국인의 대표 여행코스로 손꼽히는 인사동에서도 값싼 공산품으로 도배된 진열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일상에서 사용하자니 실용성이 떨어지고 전시를 하자니 빈약한 자태에 그마저도 마땅찮다. 한국을 알리고 실용성을 더 할 가치 있는 선물이 절실하다. 그 대안으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실용적이면서도 한국적 가치를 알릴 수 있는 ‘스타상품개발’ 사업을 진행해 신진 공예작가들에게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다. 스타상품개발은 공모를 통해 선정된 공예디자인상품을 전문가 멘토링을 통해 한국적 소재와 기법을 현대 디자인과 접목시켜 경쟁력 있고 참신한 공예 상품으로 개발하는 뜻 깊은 사업이다. 작년에 탄생된 스타상품은 ‘메종&오브제’ 등 해외 전시에서 주목을 받으며 세계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은 바 있으며, 올해에도 유통 및 마케팅 분야의 멘토링을 보다 강화하고, 현대적 디자인을 반영한 스타상품 11점이 선정돼 해외 전시에서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스타상품에 참여하는 작가들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도 확대하고 있다. 최종 개발이 완료된 스타상품은 해외 진출을 위해 바이어 미팅부터 각종 세관 업무 등 유통·무역을 대행하여 해외 진출 시 겪을 수 있는 어려움들을 지원할 방침이다. 한국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하되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제품 개발을 통해 현대적 감각으로 거듭난 공예의 변신은 한국을 대표하는 제품, 그 이상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곧 다가올 아시안게임으로 한국은 작은 지구촌으로 변모할 준비가 한창이다. 이 즐거운 축제의 감동이 한국 공예품으로 더 아로새겨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국을 떠나는 그들의 손에 한국 공예의 우아하면서도 현대적인 아름다움이 담겨 있기를 기대해본다.
  • [공부의 정도] (2)국영수 황금비율을 찾아라

    [공부의 정도] (2)국영수 황금비율을 찾아라

    노래가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리듬만 반복되면 지루하겠죠.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영·수를 골고루 해야 한다고 해서 국어 2시간, 수학 2시간, 영어 2시간 이렇게 기계적으로 시간을 분배하면 그것이 제대로 된 공부방법일까요. 학생이나 학부모들과 상담하다 보면 학생의 상태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학부모들은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이 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같은 비중으로 사교육을 시키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세 과목 중 어느 하나 대학 입시에서 빠져서는 안 될 중요한 과목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때문에 학생들 역시 학원 수업을 듣고, 내준 숙제를 열심히 하면서 하루의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나면 공부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얼핏 보기에는 아무 잘못이 없어 보이지만 이 공부량을 제대로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학생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전문가들은 이런 방식이 상위 3% 이내에 드는 학생들이나 따라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은 국어, 영어, 수학 모두를 완벽하게 소화하기에는 부족한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공부의 재미라는 것을 느끼기 힘들고, 결국 국어·영어·수학은 학생들에게 그냥 큰 짐이라는 인식만 쌓여 가게 됩니다. 학생별로 상담하다 보면 개개인에 맞춰 과목별로 전략을 짜서 공부시간과 역량을 배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공부해야 할 범위를 좁혀 주는 것이죠. 특히 고등학생이라면 이런 학습법이 큰 역할을 합니다. 이과생 K군은 영어는 보통이고 수학 성적이 좋지 않은 편이었으며 국어, 과학 성적은 수학보다 더 나빴습니다. 이과생이기 때문에 당연히 수학을 중심으로 배분했습니다. 수학을 60%로 잡고 다음으로 과학을 25%, 영어는 10%, 국어 5% 순으로 비중을 잡았습니다. 다만 유의할 것은 이런 배분이 기약 없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과목 배분에 있어 중요한 것은 단기적인 목표입니다. K군의 경우는 3주 동안 고등수학 (상), (하)를 마친다는 단기목표가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목표를 완수했다는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기 목표를 잡아 주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목표를 이뤘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이후 학습에도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목표에 도달하기가 힘들면 지치고 무력감에 빠질 수 있습니다. K군의 사례를 앞서 들었지만, 일반적으로 이과생은 수학에 50% 정도의 비중을 두고 1년 정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영어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과목이고,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어려우니 매일 한두 시간, 30% 정도를 배치합니다. 물론 영어 성적이 좋다면 국어를 30% 배치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남은 두 과목을 10%씩 배치하면 알맞은 비중이 됩니다. 중학생이라면 조금 달라집니다. 중학생은 영어에 많은 비중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영어를 50% 정도 배치해서 학원도 다니고 숙제도 열심히 하면서 이와 더불어 스스로 단어 암기도 하고 자신의 수준보다 약간 높은 독해책의 문장을 암기해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수학을 30% 정도로 잡고 꾸준히 진도에 맞춰 풀면서 복습을 합니다. 국어는 20% 정도의 비중으로 어휘력 향상을 목표로 공부합니다. 주요 과목의 비율을 어느 정도로 두는지에 따라 자녀의 공부에 부담이 될지, 아니면 어려움 없이 순항할지가 결정됩니다. 방학 혹은 학기 중인지, 초·중·고 몇 학년인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문과 혹은 이과인지에 따라 모두 다르게 판단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의 공부능력을 냉철하게 판단해서 그 능력에 맞도록 시작점을 잡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복잡해 보이지만 과목별로 비중을 다르게 시작하고, 또 학생이 적응하는 것에 따라 다시 조정하면서 판단하면 어렵지 않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국어, 영어, 수학이 모두 중요해 보여도 똑같은 비중으로 공부하는 것이 자녀에게 꼭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면서 공부 계획을 세워 주시기 바랍니다. 송재열 공부법 컨설턴트
  • 학생 1명, 교사 1명 ‘세상에서 가장 작은 학교’

    학생 1명, 교사 1명 ‘세상에서 가장 작은 학교’

    가을학기가 시작되는 9월의 학교는 오랜만에 모인 학생들과 교사들로 북적이기 마련이지만 분위기가 사뭇 다른 학교가 있어 네티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일 중국 후베이성의 한 초등학교 개학식에 참석한 사람은 6살 된 신입생 류신이(刘欣怡)양과 교사 1명이 전부다. 소수민족인 먀오족(苗族)의 자치구 내 깊은 산 중에 있는 이 학교에는 단 한명의 교사와 한 명의 학생만 있을 뿐, 다른 학생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교실 역시 폐자재가 쌓여있는 창고와 다름없다. 2008년부터 이 학교의 학생은 10명이 채 안됐고, 급기야는 교사경력 36년, 올해 53세인 셰스쿠이(谢世魁)교사를 제외한 다른 교사들도 모두 전근을 떠났다. 분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지만 셰 교사는 이곳에서의 교육을 포기하지 않았다. 류 양에게 공부를 시작할 학교와 가르침을 줄 선생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셰 교사는 수업시간과 쉬는 시간을 철저하게 지키며 류 양과 수업을 진행하고, 숙제도 꼼꼼히 체크한다. 점심 식사를 함께 한 뒤 오후 수업이 끝나면 두 사람은 함께 산 중턱에 있는 산에서 내려와 하교한다. 중국 내에서 10명 이내의 학생들이 공부하는 분교는 여럿 있지만, 이 학교처럼 교사 1명과 학생 1명만이 남아있는 학교는 극히 드물어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어린 학생과 교육을 포기하지 않은 교사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 주일의 어린이 책] 엉터리 일기를 쏟아내는 ‘제멋대로 일기장’

    [이 주일의 어린이 책] 엉터리 일기를 쏟아내는 ‘제멋대로 일기장’

    말하는 일기장/신채연 지음/김고은 그림/해와나무/72쪽/8000원 ‘나는 오늘.’ 여기까지가 늘 한계다. 동훈이는 일기장에 이렇게 써 놓곤 더이상 나아가지 못한다. 이상하게도 일기만 쓰려고 하면 냉장고 속 아이스크림도 궁금하고 화장실도 한 번 더 다녀와야 할 것 같다. 팔짱을 낀 채 콧김을 훅훅 내뱉고 선 엄마의 도끼눈이 무섭기는 하다. 하지만 동훈이는 ‘나는 오늘’이란 두 단어 속에서 헤매다 잠들기 일쑤다. 날마다 다른 이야기를 써야 한다니, 머릿속이 온통 짚북데기다. “아, 누가 일기 좀 써 줬으면 좋겠다.” 혼잣말을 내뱉자마자 놀랍고도 솔깃한 제안이 단박에 떨어진다. “내가 써 줄까?” 대체 누굴까. 펼쳐져 있던 일기장을 번쩍 들어 이리저리 살피자 어지럽다고 투덜거린다. 말하는 일기장이었던 것이다. 놀람과 두려움도 잠시, 동훈이는 일기장이 제안한 다시 없을 기회를 잡는다. 단 조건이 있다. 일기는 일어난 일이 아니라 그날 일을 예상해서 오전에 쓴다는 것,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각할 것도 없다. 무조건 ‘오케이’다. 일기장은 에누리 없이 약속을 지킨다. 2교시만 끝나면 일기장은 지렁이가 기어가는 듯, 개미가 움직이는 듯 거뭇거뭇해지다 금방 한 바닥이 채워진다. ‘이제 해방이다’ 싶던 순간 동훈이에게 예상 밖의 악재가 들이닥친다. 단짝인 민근이와 놀지 않겠다고 써 놓지 않나, 일기상을 받으려고 동훈이가 일기를 쓰는지도 모르는 선생님을 바보라고 써 놓지 않나, 일기장은 엉터리 일기를 쏟아내며 제멋대로 질주한다. 지울 수도 돌이킬 수도 없는 일기장의 횡포(?)를 막을 수 있을까.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일기는 ‘숙제’일 뿐이다. 방학이면 내던져 놓고 개학 날이 다가와서야 기억에도 없는 날들을 복기하기 바쁘다. 늘 ‘쓸 말이 없다’, ‘누가 대신 써 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작가 역시 일기 쓰기가 싫어 몸을 배배 꼬는 초등학생 아들을 생각하며 ‘일기를 스스로 쓰지 않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아?’ 하고 묻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빚었다. 일기가 쓰기 싫어 꾀 부리는 아이들의 급소를 찌르듯 장난기 넘치는 설정과 그림으로 누구나 공감하는 주제에 쫄깃한 재미를 더했다. 초등 저학년.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교육으로 짚어 보는 군대내 폭력 사건/ 신호현(배화여중 교사∙시인)

    교육으로 짚어 보는 군대내 폭력 사건/ 신호현(배화여중 교사∙시인)

    교육으로 짚어 보는 군대내 폭력 사건/ 신호현(배화여중 교사∙시인) ‘임 병장 총기난사 사건’, ‘윤 일병 폭행치사 사건’, ‘관심병사 2명 동반 자살 사건’ 등 군대 내 폭력 사망 사건이 연속 일어나 온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제 막 군 입대를 앞둔 젊은이들이나 그 부모들에게 군대는 나라를 지키기 위한 국방의 의무가 아니라 폭력과 죽음의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학교에서 20여년 교육하다 보니 교육의 차원에서 보면, 이런 군대 내 폭력으로 인한 사망 사건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니 안타깝고 참담하다. 물론 군대 내 폭력 사망 사건이 최근에 비롯된 것이 아니라 예전에도 있었지만 요즘 들어서 빈번히 일어나는 그 원인은 무엇일까. 그 원인을 분석하기 이전에 요즘 젊은 세대들의 특성을 먼저 살펴야 한다. 예전 교육이 ‘여럿이 함께’를 강조하는 교육이었다면, 요즘은 서양 교육의 영향을 받아 ‘개성적으로 혼자’를 강조하는 교육이 일반화되고 있다. 학생이 ‘이해되고 설득’되지 않으면 안 하는 것을 강제로 시킬 수는 없다. 가정에서 아버지가 늦잠 자는 자녀를, 학교에서 선생님이 숙제 안하고 교칙을 어기는 학생을, 군대에서 지휘관이나 선임병이 단체생활에 규율을 강제할 수는 없다. 이미 가정에서 아버지의 강제하는 교육에, 학교에서 선생님이 강제하는 교육에 순응하지 않는 것이 현실인데 군대내에서는 여전히 강제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좀더 세부적으로 살펴보자면, 첫째는 가정교육은 많이 인격 존중의 교육으로 변했다. 예전에는 자식이 많았고 형제들간에 방을 같이 쓰면서 먹을 것을 나눠 먹으면서 단체 생활의 윤리를 터득했다. 아버지는 권위가 있었고 아버지를 중심으로, 아버지가 없는 집은 큰형님을 중심으로 잘못에 대해 꾸중을 듣거나 종아리를 맞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자녀들은 서로 배려하고 협동하면서 살았다. 그런데 요즘 가정에서는 아버지의 권위가 실추되고 형제가 없다보니 잘못에 대해 꾸중을 하는 사람도 없고 오히려 어머니의 감싸주는 교육으로 배려와 협동의 필요성을 깨닫지 못하면서 자란다. 둘째는 학교교육이 많이 인격 존중의 교육으로 변했다. 최근 학교교육은 밖에서 잘 알 수 없겠지만 매우 급격히 바뀌었다. 최근 진보교육감들이 대거 당선하면서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고 각급 학교에 지시하여 교사들의 학생 체벌을 전면 금지시켰다. 학생들은 더욱 자유분방해졌고 학교에서 숙제를 내줘도 안 하면 어찌할 수 없다. 이를 보다 참지못한 교사들이 학생들을 플라스틱 빗자루로 때리다가 동영상이 유출되어 국민들의 공분을 산 적이 있다. 그 이후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한 교사들의 폭력사건이 점차 사라지고 학생들간에 폭력 사건은 더욱 심해졌다. 그렇지만 각종 폭력 예방 대책으로 학교폭력이 완화되어가는 실정이다. 셋째는 그럼에도 군대내 폭력 근절 대책은 변하지 않고 적극적이지 못하다. 물론 예전에도 군대내 폭력은 가해 병사들을 처벌하고 그 지휘관에는 파면조치를 하기까지 했다. 그러다보니 폭력 사건이 일어나면 감추거나 축소하기에 급급했다. 폭력 예방교육을 시키지만 형식적이어서 실제 군대내 폭력을 줄이는 효과를 얻지 못했다. 예전에는 지휘관이나 선임병의 폭력적 부당한 지시에도 ‘이것이 군대생활이구나. 그래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는 생각을 가지고 참고 견뎌냈지만 지금 젊은이들은 ‘이해와 설득’되지 않는 부당함에는 절대 복종하지 않는다. 이해되지 않는 복종은 비굴함으로 배우기 때문이다. 군대내 폭력문제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학교내 폭력문제 해결방안을 검토해 보아야 한다. 현재 학교내에서 교사들은 절대로 체벌을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숙제를 안 하면 최하 점수를 주고 생활규정을 어겼을 경우 벌점을 주는 정도이며, 수시로 학생과 학부모 상담을 통해 학교폭력을 줄여나가고 있다. 학생의 잘못이 있어도 당장에 버릇을 고쳐주겠다는 생각보다는 좀더 한 걸음 뒤로 물러서 여유있게 대처하여 강제적 폭력을 피하고 있다. 교사의 강제적 통제가 없어지자 수업 진행이 어렵기도 하고 생활지도가 잘 안 되는 경향이 있다. 학생들간에는 학교 폭력이 더욱 늘어나 초등학교에는 학교보안관, 중•고등학교에는 지킴이가 있고, 학교 담당 경찰관이 배치되어 1달에 1시간 이상 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도록 되어 있다. 학교내 폭력 사건에 대해 수시로 보고해야 하고 경미한 사건에도 경찰이 직접 개입하고 보고 체제가 미흡시에는 담임교사와 생활지도부장이 지적을 받는다. 나름 학교폭력 근절 대책에 부심하지만 그럼에도 더러 뚫려있는 구멍으로 사고가 일어난다. 학교에서 폭력 근절에 대한 노력에 비해 군대내에 폭력 근절 대책에 큰 변화가 없어 미비해 보인다. 학교에서 뚫린 구멍으로 지도되지 못한 젊은이들이 군입대하거나 한 번도 체벌을 경험하지 못한 학생들이 체벌을 당한다면 군대내 폭력은 더 큰 사건을 유발한다. 왜냐하면 병사들은 학생들과는 달리 총과 수류탄이란 무기가 손에 들려 있기 때문이다. 집단 따돌림을 당하면 그 원한이 어느 특정 병사에게만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부대내 모두에게 향한다. 그러니 집단따돌림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어도 총을 맞아 죽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집단 따돌림이나 폭력은 그 집단 전체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히 돌봐야 한다. 가정교육의 변화로 학생들의 자유분방한 행동이 학교폭력으로 이어지고, 학교폭력에서 세심한 지도를 받지 못하고 처벌 위주의 지도를 받았다면 이들은 2~3년 후 군대내 폭력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학교내 집단 따돌림과 자살 사건으로 학교내 폭력 근절 대책을 위해 인력을 배치하고, 각종 교육 및 보고 체제를 갖추고, 작은 폭력 사건에 대해서도 그 학교에 소속한 선생님과 학부모들이 적극 대처하였듯이 이제는 군대내로 시선을 집약할 때이다. 변화된 젊은이들의 사고에 효과적인 대책을 빨리 강구하지 않으면 더 가슴 아픈 일들을 예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폭력사건을 많이 적발하여 근절시키는 지휘관에게 상을 주는 것도 좋고, 폭력 사건이 일어난 부대의 지휘관에게는 제제 조치를 단호히 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하지만 군대내에도 지휘관에게만 책임지울 것이 아니라 학교처럼 지킴이가 투입되어야 하고 상담사가 배치되어야 한다. 담당 헌병제가 배치되고 지휘관은 당분간 매일 보고 체계를 갖춰야 한다. 군대내 집단따돌림과 폭력을 예방한다고 병사들에게 휴대폰을 사용하게 한다는 논리는 폭력보다 더 큰 문제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것이다. 앞으로 점차 전문 직업 군인을 늘리고 사병을 줄여나가는 정책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사병의 경우 군생활 동안 대학 학비를 벌 수 있도록 해서 사명 의식이 투철한 청년으로 선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군대내 군기 확립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져 선임병과 후임병간에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도록 해야 한다. 유사시 전쟁이 일어나면 내 목숨을 살려줄 수 있는 사람이 지휘관보다 항상 곁에 있는 선임병 또는 후임병이 아닌가. ======================================== ※‘자정고 발언대’는 필자들이 보내 온 내용을 그대로 전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따라서 글의 내용은 서울신문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글의 내용에 대한 권한 및 책임은 서울신문이 아닌, 필자 개인에게 있습니다. 필자의 직업, 학력 등은 서울신문에서 별도의 검증을 거치지 않고 보내온 그대로 싣습니다.
  • [의정 포커스] 박길준 용산구의회 의장 “가용예산 부족해 빚 낼 판… 가장 큰 숙제”

    [의정 포커스] 박길준 용산구의회 의장 “가용예산 부족해 빚 낼 판… 가장 큰 숙제”

    “구도 예산을 아끼고 의회도 철저히 감시하지만 기초연금으로 가용예산이 부족한 게 걱정입니다.” 28일 집무실에서 만난 박길준(새누리당) 서울 용산구의회 의장은 향후 세수가 더 줄어들 경우 채권을 발행해 빚을 얻어야 하는 처지라고 걱정했다. 용산구의 재정자립도는 지난해 53%에서 올해 43%로 하락했다. 그는 “기초연금 재원 중 15%는 자치구에서 조달해야 하는데 용산구의 경우 36억원이나 된다”면서 “도로, 하수, 환경, 학교지원사업 등에 쓸 예산을 짜내야 한다는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15일부터 심의하는 추가경정예산은 지난해 100억여원에서 올해 27억 13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박 의장은 용산구 첫 5선 의원인 만큼 노하우를 의정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구의원들에게 민원이 많을 경우 구 담당자의 확실한 설명을 들은 뒤 민원인에게 직접 전화를 해 법적으로 되는지, 그렇지 않은지 이유를 설명하도록 했다”면서 “청탁이 되지 않게 하려면 늘 진실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7년 전 방문한 캐나다 토론토 시의회의 사례를 미래상으로 꼽았다. 그들은 무보수로 봉사하는 각계의 전문가이고, 모든 의회는 생중계된다. 주민들은 생중계를 보면서 주민전용 전화를 통해 의견을 의회에 전달한다. 박 의장은 “구의원들이 공부해야 주민을 위한 의정을 펼 수 있다”면서 “예산 심의를 위해 지난달 26일 서울시 관련 전문위원 및 국회 예산전문위원에게서 교육을 받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 “인건비에 건물조성비까지 의회에 수십억원씩 투입된 것을 감안할 때 의원들이 그만 한 부가가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주민들이 구의회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주길 당부했다. 박 의장은 “동네 사랑방처럼 짬날 때마다 들러 차를 마시고 힘든 일들을 상담하길 바란다”면서 “현재 자문 변호사를 두고 있는데 곧 세무자문위원도 위촉해 구민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씨줄날줄] 산지형 도시의 폭우/정기홍 논설위원

    한여름 폭우가 쏟아졌던 40년 전의 기억이다. 경남 마산에서 물이 불어난 도심 하천에 지인이 그만 실족해 실종되고 말았다. 함께 있던 친구는 “순식간에 불어난 도로가의 급류에 넘어지면서 하천으로 빨려들었다”며 급박한 당시 상황을 전했다. 큰 강에서도 아니고 도심의 작은 하천에서 변을 당한 것이 믿기지 않았지만 산지형 도시의 지형을 간과한 판단이었다. 폭우 때 계곡의 물이 삽시간에 불어나고, 물살도 눈대중보다 빠르다는 이치다. 2011년 여름 서울 우면산 산사태도 비슷한 경우다. 당시 산사태 우려를 제보한 시민은 “산에서 도로로 내려오는 물살이 정말 무서웠다”고 했다. 제보 3시간 뒤 우면산 토사는 동시다발적으로 아파트 등을 덮쳤다. 그제 부산과 창원(마산)에 시간당 최대 130㎜의 집중호우가 내려 도시 곳곳에서 산사태가 나고 지하철 공간이 침수돼 운행이 중단됐다. 많은 시민이 급류에 휩쓸려 숨지거나 실종된 상태다. 상당수가 언덕배기에서 밀려온 물 폭탄으로 인한 피해들이다. 부산 북구에 있는 백양산 중턱의 한 여학교에는 계곡 흙탕물이 교사를 덮쳤고, 아파트 인근을 지나던 한 시민은 좁은 골목길을 타고 내려온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아스팔트 등 빗물이 스며들지 않는 불투명 면적이 많아 경사면을 타고 내려오는 빗물에 붙은 가속도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이다. 산비탈의 빗물은 순식간에 지하차도 등을 덮쳐 침수로 인한 2차 피해도 키웠다. 부산은 산과 언덕이 많은 도시다. 산 중턱에 가옥이 많아 폭우가 내릴 때 산사태와 급류로 인한 사고가 유독 다른 도시보다 많은 편이다. 1985년 여름 폭우로 인한 횡령산 산사태 때는 35명이 숨지고 36채의 가옥이 파손되기도 했다. 1970년대 이후 여름철에 발생한 크고 작은 산사태만도 50여 차례가 넘는다고 한다. 외국의 선원들이 영도의 밤 풍경에 감탄하는 이면에 여름철 폭우 때면 어김없이 성난 얼굴로 바꿔버리는 부산의 두 얼굴이다. 비탈진 곳이 많은 마산도 마찬가지다. 2003년 태풍 ‘매미’가 강타했을 때는 해안가는 물론 산지 쪽의 피해도 엄청나 29명의 사상자를 냈었다. 당시 마산의 명동으로 불렸던 댓거리(현 마산합포구)는 이번과 같이 인근 산비탈의 흙탕물로 뒤범벅이 됐었다. 부산과 마산의 이번 피해는 도시 재해의 또 다른 유형이다. 전통적인 도심 재해의 등식을 깬, 폭우로 인한 산지형 도시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100년 만의 폭우’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국지성 호우가 잦다. 비에 강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현대 도시의 숙제가 된 듯하다. 이번 폭우 피해는 산지형 도시의 재해 문제점을 던졌다. 도심의 물 폭탄 피해 예방 연구를 더 촘촘히 해야겠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얽힌 실타래 풀지 못하면 KB금융의 밝은 미래 없다

    얽힌 실타래 풀지 못하면 KB금융의 밝은 미래 없다

    KB금융 수뇌부가 지난 주말 절에서 참선을 했다. 두 달여간의 반목을 털어내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하지만 앞날이 순탄해 보이지는 않는다. 당장 얽히고설킨 갈등관계가 복잡미묘하다.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KB가 추구하는 ‘향상일로’(向上一路)는 어그러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장 큰 갈등 관계는 임영록 KB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다. 시초는 두 사람의 알력이 아니었다. 하지만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충돌이 지주의 부당 개입 논란으로 번지면서 ‘투 톱’ 싸움으로 변질됐다. 이 행장은 “임 회장과는 풀고 말 감정이 없다”고 했지만 지주의 외압 정황이 명백하다며 사실상 임 회장을 겨냥해왔다. KB 내부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가장 빠른 수습책은 한 명이 용퇴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희박한 만큼 두 사람이 필요에 의해 얼마나 손을 잡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임기는 모두 내후년 7월이다. 회장과 행장의 갈등보다 더 심각한 것은 행장과 사외이사 간 반목이다. 전산 교체를 결정한 이사회 의결을 이 행장이 뒤집으면서 행장에 대한 사외이사들의 불신은 극에 다른 상태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똑같이 했을 것”이라는 이 행장에게는 ‘오월동주’가 가능한 임 회장보다 “사외이사들을 바보로 만들었다”며 아직도 분을 삭이지 못하는 사외이사들과의 관계 복원이 더 힘든 숙제로 보인다. 정병기 감사도 갈등의 핵심축이다. 세간의 관심이 회장과 행장에게 집중되면서 정 감사는 조명에서 한발 비켜나 있지만 이번 사태의 증폭제는 그다. 이 행장이 IBM에서 받은 이메일을 “검토해보라”며 전달하자마자 정 감사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조사에 착수했고 금융감독원에 특별조사까지 의뢰했다. 한 국민은행 직원은 “많은 행원들이 가장 어이없어하고 분노하는 행태는 이 행장과 정 감사가 집안일을 감독당국에 가져간 것”이라며 “이 모든 사태의 중심에 정 감사가 있다는 반감 기류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정 감사는 임원들과도 자주 충돌해 연판장이 돌기도 했다. 정당한 처신이라며 정 감사를 지지하는 사람도 있다. 최수현 금감원장과 임 회장의 껄끄러운 관계도 풀어야 할 숙제다. 최 원장은 이날 제재심의위원회 판결에 대해 “합리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말해 거부권을 행사하지는 않을 뜻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제재 국면이 ‘경징계’로 결론나면서 감독당국 수장으로서의 위상은 치명타를 입었다. 임 회장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가뜩이나 지난 몇 달간 두 사람 사이와 제재 배경 등을 둘러싸고 온갖 소문이 난무했다. 감독당국과의 불편한 관계는 조직에도 큰 부담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런 갈등 및 내분을 봉합하지 못하면 지배구조 우려는 언제든 다시 불거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잠시 밀쳐놓은 전산 교체 현안이나 ‘회장-행장-금감원장 3각 퇴진’을 주장하는 노조 문제도 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구용욱 KDB대우증권 기업분석부장은 “2분기부터 KB 실적이 살아나고 있는 만큼 이번 위기를 어떻게든 기회로 바꿔야 한다”면서 “땅에 떨어진 고객의 신뢰 회복도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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