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숙제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리오넬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서초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지질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환전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668
  • 세월호 여파… 안전처 자체 평가 ‘낙제점’

    세월호 여파… 안전처 자체 평가 ‘낙제점’

    국민안전처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해 업무를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안전처가 통합 전인 옛 안전행정부 안전관리본부와 소방방재청, 해양경찰청으로 나눠 조사단을 꾸려 점검한 결과다. 항목별 1등급을 보면 안전본부는 12개 과제 중 1개, 소방방재청은 89개 중 5개, 해양경찰청은 18개 중 2개에 그쳤다. 안전처는 지난해 11월 출범했다. 옛 안행부 안전본부와 소방방재청을 포함한 평가는 안전관리·기획총괄·예방안전·소방정책·방재관리·구조구급·소속기관 분과위원회로 나눴다. 지난달 2~16일 7개 분과별로 5명씩 평가에 참여했다. 그 결과 안전관리 분야는 2등급 1개, 3등급 2개를 받았다. 특히 재난대응 역량에서는 최하위인 7등급, 국가기반 체계 보호관리 및 안전 모니터 봉사단 활동 활성화에서는 6등급, 국가재난 및 안전관리기술 연구개발(R&D)과 승강기 안전관리에서는 5등급에 머물렀다. 중간으로 분류되는 4등급도 4개 항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낙제인 셈이다. 옛 소방방재청 또한 2등급 13개, 3등급 15개, 4등급 26개, 5등급 15개, 6등급 10개 등으로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 청렴하고 투명한 계약질서, 소방보조인력의 소방활동 지원체계, 민간 전문가들과의 협력을 통한 미래확대 재난 대응, 시험관리위원 인프라, 사이버 교육환경 및 훈련시설 개선에서 7등급을 받아 풀어야 할 숙제로 여겨졌다. 모바일 기반, 근무환경 개선, 교수요원 능력 향상 등 잘 갖춰진 사회 인프라를 반영하는 항목에선 최고를 뽐낸 반면 스스로 길러야 할 능력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해경 부문에선 3개 등급으로 뭉뚱그려 무성의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나마 해양주권 및 안보태세, 해양오염 대응 역량에서 ‘우수’ 점수를 받았을 뿐이다. 특히 수색구조 역량, 현장 중심의 안전관리, 수상레저 활동 기반 조성, 수사 전문성, 친국민 활동, 정보·보안 역량, 필수재원 확보 등 7개 분야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핫이슈로 떠오른 중국어선 단속, 깨끗한 방제, 인사·교육 만족도, 국민을 위한 서비스 지원 등 절반인 9개 항목에서 그저 그렇다는 ‘보통’ 점수를 매겼다. 한 전문가는 “세월호 사고로 드러난 문제점을 고스란히 함축했다는 점에서 교훈을 엿볼 수 있다”며 “소방 분야에서 냉정하고도 성의 있는 잣대를 댄 점은 좋게 보인다”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김종면 칼럼] 이완구 총리 후보자 죗값 무겁다

    [김종면 칼럼] 이완구 총리 후보자 죗값 무겁다

    ‘저널리즘의 양심’으로 불리는 미국의 미디어 비평가 애벗 리블링은 “언론의 자유는 언론 소유주의 자유”라고 했다. 언론사주의 영향력은 그만큼 막강하다. 언론사 오너뿐만 아니다. 때로는 간부급 책임자도 큰 힘을 발휘한다. 교과서적인 얘기지만 그런 영향력을 도구적인 목적으로 그릇되게 사용하면 언론의 공공성은 훼손되고 민주주의는 부패할 수밖에 없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방송사 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막고 내부 인사에도 개입할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는 의혹은 언론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언론 권력자든 정치 권력자든 누군가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해 언론 본연의 가치를 저버린다면 그건 이미 언론이 아니다. 언론의 영원한 숙제인 권언유착의 고리를 스스로 끊어 내지 못하는 우리 언론의 얄팍한 현실이 안타깝다. 언론을 권력의 자장 안에 묶어 두려는 낡은 정치 행태도 딱하기는 마찬가지다. 권력에 취해 시대착오적 ‘언론통제’ 유혹에 빠진 이 후보자는 결코 해서는 안 될 부끄러운 일을 저질렀다. 지가 죽는 것도 모른다느니 어떻게 죽는지도 모른다느니…. 시정 잡류만도 못한 말을 총리가 되겠다는 사람이 기세 좋게 떠벌렸다니 그야말로 수십년 전 국보위 공포 언론의 시대로 돌아간 느낌이다. 언론인을 대학총장 만들어 줬다는 것은 뭐고, 김영란법과 관련해 기자를 겁박하는 말을 했다는 것은 또 뭔가.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언론보도 개입 녹취록 논란과 관련, “통렬히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지만 파문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언론 외압 의혹이 단순한 말실수로 인한 해프닝으로 보기 어려운 이상 잠시 잠깐 각성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표범은 아무리 노력해도 반점을 지울 수 없다. 사람의 본성도 평생 변하지 않는다. 권력으로 찍어 누르면 언제든 언론에 재갈을 물릴 수 있다는 비뚤어진 의식이 잠재돼 있는 한 언제 어디서 또 예의 천박한 언론관이 고개를 들지 모른다. 부동산투기·병역기피·논문표절·교수특혜채용·황제특강 등 다른 의혹은 다 제쳐 두고 이 가공할 언론관 하나만 봐도 이 후보자는 총리가 될 자격이 없다. 언론의 자유를 해치는 것은 곧 헌법적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다. 그 어떤 의혹에 앞서 이 치명적인 흠결부터 먼저 엄중히 규명해야 한다. 녹취록 내용이 밝혀진 과정이 정도에 들어맞는 것이 아니라고 해서 언론 외압 사건의 본질이 희석돼선 안 된다. 이 후보자는 ‘불통정부’의 ‘소통총리’가 되겠다고 공언했지만 언론을 호주머니 속 공깃돌쯤으로 여기는 반민주적 태도에 비춰 보면 그것은 애당초 무망한 것이었는지 모른다. 이미 국민의 신뢰를 잃은 마당에 어렵사리 청문회를 통과한다 해도 존경받는 만인의 총리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 정부 들어 세 명의 총리 후보자가 청문회 문턱도 가 보지 못하고 낙마한 터이니 이제는 좀 제대로 된 총리가 나와 내각을 통할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라도 같을 것이다. 그러나 국정 공백이 우려된다고 근본적으로 도덕적 자질이 의심스러운 사람을 총리 자리에 앉힐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것은 정신적으로 영원히 3류 국가를 자임하는 꼴이다. 안대희·문창극 두 총리 후보자에 이어 이 후보자마저 거푸 내친다면 이보다 더 부담스러운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사정이 절박해도 아닌 건 아닌 것이다. 이 후보자는 도지사·국회의원 등 화려한 경력을 일궈 왔지만 총리로서는 ‘희망 없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총리 공백에 따른 일시적 국정난맥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최소한의 도덕적 양식과 상식을 갖춘 인물을 총리로 뽑는 게 긴 눈으로 볼 때 훨씬 낫다. 40년 공직생활을 했다는 이 후보자에게 과연 ‘공직 DNA’는 있는가. 의혹이 하도 알록달록해 갈피를 못 잡을 지경이다. 이쯤 되면 국회 임명동의고 뭐고 기다리는 것 자체가 구차한 일 아닌가. 이 후보자에게는 이제 날갯죽지 꺾인 총리가 돼 정치적 잔명을 이어 가느냐 깨끗하게 무릎 꿇고 죽음을 청해 한 조각 자존심이라도 지키느냐의 결단만 남았다. 천산지산 할 것 없다. 결거취(決去就)하라. 옛 선비들은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잘 알았다. 사직소(辭職疏)가 그리운 시절이다. jmkim@seoul.co.kr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쥐구멍 밖 볕을 찾아 나서라… 기회는 있다, 아직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쥐구멍 밖 볕을 찾아 나서라… 기회는 있다, 아직

    “몇 년 전에 눈여겨보던 학생이 있었다. 리포트에서 성실함이 묻어나는 데다 성격도 좋아 학생들이나 교수들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성적이 계속 떨어지더라. 불러다 물으니 ‘집안 형편이 갑자기 안 좋아져서 아르바이트가 너무 많다’고 머뭇거리며 대답하더라. 이럴 땐 선생으로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난감하다.” 50억원대 자산가인 수도권 사립대 교수 A(53)씨는 학기 초면 학생들의 옷차림을 유심히 살핀다. 그러고는 마음속으로 이들 학생의 최종 학점을 추측해 본다. 학기가 끝난 뒤 실제로 학생들의 시험성적과 비교하면 60~70%는 얼추 맞아떨어진다. A씨는 “얼굴에 윤기가 나고 옷차림이 괜찮은 학생들은 대체로 좋은 성적을 받지만 옷차림이 열악하고 늘 피곤해 보이는 학생들은 성적이 떨어지는 편”이라고 했다. 그는 전형적인 ‘개천에서 용 난’ 경우다. 부모 세대까지는 찢어지게 가난했다. ‘향토장학금’은 꿈도 못 꿨다. 주변의 도움과 불법과외 강사 일로 대학을 겨우 나오고, 직장 생활을 하다 운 좋게 박사까지 공부한 뒤 학교에 자리 잡았다. 처가로부터 상속받은 땅이 크게 올라 상위 1%에 편입했다. 그를 여기로 끌어올린 건 9할이 ‘꿈’이었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살아가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운도 자연스럽게 뒤따랐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과 세태를 보면 평생 그를 이끌어 온 믿음이 조금씩 무너지는 듯하다. 예전과 달리 ‘부의 여신’이 개인의 노력을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A씨는 “내가 타고 올라간 계층 사다리가 끊어진 요즘엔 ‘가난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갈수록 커진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희망을 복원하는 게 우리 세대의 숙제”라고 했다. 상위 1% 부유층의 경우 빈곤을 경험한 자수성가형이든,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경우든 가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서울 논현동에 거주하는 국내 대기업 오너의 부인 B(65)씨는 사재를 털어 복지재단을 운영하는 등 빈곤층의 생활여건 개선에 관심이 많다. B씨는 가난에 대해 ‘불편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가난 때문에 자존감이 떨어지고, 교육 등의 격차로 하고자 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빈곤층을 수없이 접했기 때문이다. B씨는 “처음에는 빈곤층에 대해 ‘왜 저렇게 살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들을 만난 뒤에는 ‘저렇게 살 수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청담동에 사는 중소기업 경영자의 부인 C(53)씨도 “‘부자가 겸손해지기도 어렵지만 빈자가 비굴해지지 않는 게 더 어렵다’고 한다”면서 “빈곤층이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게 가난의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부유층은 빈곤을 개인의 책임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자수성가형 부자일수록 이런 생각이 확고했다. 곤궁한 현실에 낙담하거나 안주하지 않고 상류층으로 올라간 본인의 경험은 현 시점에서도 여전한 ‘대안’이라는 것이다. 중견기업 오너 D(68)씨는 “사회가 발전하면서 부익부 빈익빈은 더욱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지만 ‘세상이 이러니 어쩔 수 없다’고만 말한다면 빈곤 상태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요즘은 과거만큼 ‘벼락부자’가 나올 확률이 줄었다고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부자가 되기는 어려웠다”면서 “사회 구조만 탓하지 않고 돈을 벌어 성공한 젊은이들을 여전히 종종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을 기다리는 대신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구멍 밖으로 나와야 한다는 얘기다. ‘빈곤층이 남탓 하는 데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시각도 있다. 외국계 기업 지사장인 E(47)씨는 “요즘 일부 젊은층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손주로 태어나지 못한 것 자체를 불평하곤 하지만 이는 우리가 탓할 수 없는 영역”이라면서 “가난한 상황을 탈피하려 하지 않고 부모나 정부, 경제 등만 탓하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감 없이 위안거리만 만드는 격”이라고 했다. 상속 등으로 부를 더 받고 덜 받고는 ‘숙명’의 영역이지 옳고 그름을 따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부유층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이 강했다. C씨는 “제일 듣기 싫어하는 표현이 ‘강남 여자’라는 말”이라면서 “미술이나 패션, 음악 등 우리 사회의 고급문화를 이끌어 가는 게 강남 아줌마라는 현실은 외면하고 대형마트 계산대에서 일해야 ‘훌륭한 엄마’라는 오해가 널리 퍼져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상위 1%는 자긍심이 강하다. 제조업 분야 중소기업 사장을 부친으로 둔 F(29)씨는 “(영국 고급차인) 벤틀리를 타는 사람은 무조건 존경해야 한다”면서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했든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됐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D씨도 “부를 어떤 식으로 축적했느냐는 중요한 문제”라면서도 “부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인 만큼 그 다음에 어떻게 살지는 부자가 된 다음에 고민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상대적 빈곤과 절대적 빈곤은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서울 압구정동에 사는 중견병원 원장 부인 G(51)씨는 “가난은 개인의 힘으로 의식주를 전혀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이고, 이는 사회적으로 구제해야 한다”면서도 “나머지 경우까지 정부와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비현실적인 주장”이라고 했다. 이어 “빈곤층은 한 달 수입이 100만원이라 1만원짜리 영양크림밖에 못 바른다고 생각하겠지만 인도 등 후진국에서는 부유층에 해당할 것”이라면서 “처음에는 힘들어도 10년, 20년 계속 노력해 집 한칸이라도 마련하고 상황을 개선하려는 대신 ‘나는 가난하다’는 생각에만 빠져 있는 건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빈곤층에 대한 ‘기회의 평등’이 점차 사라지는 데 대해서는 부유층들도 인정했다. F씨는 “부모님은 내가 음악을 배우고 싶다고 하면 수백만원짜리 악기를 사줬고, 공부하려는 의지가 있으면 좋은 과외 선생님을 붙여 줬다”면서 “하지만 주변 친구 중에서는 부모님이 밤늦게까지 일을 하는 바람에 숙제를 봐줄 사람도 끼니를 챙겨줄 사람도 없어 지금까지도 게임에 파묻혀 사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어 “열심히 노력하지만 가난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 악순환을 막기 위해 우리 사회가 빈곤층 교육과 보육 문제에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 대치동에 사는 복지재단 이사장 H(70)씨도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게 낙타가 바늘귀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성서에서 가르치는 것은 부자들이 부를 쌓는 과정에서 의도했건 의도치 않았건 다른 이에게 돌아갈 돈을 더 많이 가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강남 아이들이 서울대 등 명문대에 주로 들어가는 건 기회가 이미 불평등하다는 뜻”이라면서 “빈궁한 이들에게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늪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금전 지상주의적 세태에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B씨는 “지금의 부는 절대자가 내게 맡겨 놓은 것이지 나 혼자 소유한 채 호사를 누리라는 건 아니다”며 “후세에 (지금 누리는 부에 대해) 그만큼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편함과 부담 때문에 할 수 있는 만큼 나누고자 하는 생각도 강하다”고 털어놨다. H씨는 “돈을 절대적으로 바라보다 보니 사랑이나 행복, 믿음 등의 가치가 훼손된 채 부와 가난에 대해 맹목적으로 접근하게 된다”면서 “부가 절대선이 아니듯 가난 역시 절대악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부자들이 가난한 이들을 업신여겨서는 안 되지만 가난한 이들 역시 부자들을 적대시해서도 안 된다”면서 “금전으로만 사람을 평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고 했다. D씨는 “1억원만 갖고 있더라도 스스로 부자라고 여기면 부자이고 통장에 100억원이 있어도 부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부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국내 부자들이 앞으로 ‘질적 향상’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C씨는 “프랑스에서는 단순히 부의 소유 여부뿐 아니라 제2외국어를 구사하면서 악기 하나 정도는 다루는 동시에 상당한 수준의 문화비와 기부금을 지출하는 것을 부유층의 기준으로 삼는다”면서 “우리 사회도 앞으로 돈만 많은 게 아니라 상당한 수준의 지적·문화 수준에 사회적 책임감까지 갖춘 부유층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이두걸 유대근 송수연 기자 douzirl@seoul.co.kr
  • 허창수 전경련 회장 3연임 결정

    허창수 전경련 회장 3연임 결정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세 차례 연임한다. 전경련은 5일 “회장단을 포함한 재계 원로 의견을 수렴한 결과 허 회장을 재추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큰 이변이 없다면 허 회장은 오는 10일 전체 회원이 참여하는 정기총회에서 35대 회장으로 선출돼 2년 더 전경련을 이끈다. 허 회장은 당초 연임을 고사했지만 재계 원로들의 끊임없는 설득 끝에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회장직은 21명으로 구성된 회장단에서 만장일치로 결정하며 연임 제한은 없다. 허 회장은 2011년 2월 선출돼 지난 4년간 무난하게 전경련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 회장을 대신할 중량감 있는 후보를 찾지 못해 조직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던 전경련은 일단 한시름을 덜었다. 하지만 여전히 공석이 된 부회장직의 추가 인선 문제는 오리무중이다. 전경련은 현재 부회장직에서 사퇴한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등 2명의 공석을 새 인물로 채워야 하지만 마땅한 후보군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상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도 부회장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회장직 자리에는 이중근 부영 회장, 이수영 OCI 회장, 장형진 영풍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경련 관계자는 “모든 결정은 총회 때 회장단에서 결정할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전경련은 폐쇄적인 조직 운영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 2013년부터 30대 그룹 총수에 한정했던 회장단 자격을 50대 그룹으로 확대하는 데 공을 쏟아 왔다. 지난해에는 전경련의 가입 제의에 응한 기업이 한 곳도 없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지역의 미래를 묻다]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 “복지재단으로 지역 넘어 세계 돕겠다”

    [지역의 미래를 묻다]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 “복지재단으로 지역 넘어 세계 돕겠다”

    “강남 복지재단으로 지역을 넘어 세계를 도우려 합니다.” 4일 서울 강남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신연희 구청장은 “지난해 특혜 없는 구룡마을 개발, 삼성동 무역센터의 관광특구 지정, 행복요양병원 개원, 한전부지 매각 등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굳이 하나만 꼽으라면 강남 복지재단의 출범”이라면서 “임대주택에 사는 90대 할머니의 기부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고 밝혔다. 90대 한정자씨는 지난해 10월 복지재단이 출범하면서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써 달라면서 금 330돈을 기부했다. 시가로 5815만원이었고 재단의 첫 기부자였다. 이후 구의 출연금 20억원을 빼고도 32억원의 성금이 모였다. 신 구청장도 부상으로 받은 산삼을 팔아 성금으로 냈다. 신 구청장은 “초기에는 지역의 어려운 이들을 돕겠지만 기부가 많아지면 다른 지역이나 아프리카 등 국제적인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기준연한이 40년에서 30년으로 줄면서 구의 재개발을 순조롭게 진행시키는 것도 숙제다. 그는 “개포 저층 6개 단지(1만 2000여 가구)와 주공 2단지(5000여 가구) 등이 지난해 사업시행인가를 마쳤고, 올 상반기부터 주민 이주가 시작된다”면서 “압구정 지구의 빠른 재개발을 위해서도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 구청장은 또 “앞으로 66개 단지 5만 1000여 가구의 재건축이 진행되는 만큼 전세 대란이 없도록 순차적인 개발을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전대책에 대해서는 지난해 11월 서울시 자치구 중 처음으로 재난안전과를 신설해 민·관·군의 유기적 협력체계를 갖추었다고 했다. 폐쇄회로(CC)TV는 현재 2100여대에서 2018년까지 2600대로 늘릴 계획이다. 코엑스를 중심으로 지정된 강남 마이스 관광특구를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가로수길은 패션 중심, 강남역·삼성동·일원동은 맛의 거리로 특화시키고, 영동전통시장의 시설 현대화를 올해 내에 마칠 것”이라면서 “봉은사·탄천·선정릉을 잇는 보행 특화거리까지 조성해 관광객들이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성형외과 중 80%가 몰려 있어 이미 특화된 의료관광에 대해서는 민선 6기 내에 의료관광객 10만명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지난해 4만 5000명의 외국인 환자가 구를 찾은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또 이달 말 2차 한류스타거리 조성이 끝나면 한류 관광객 역시 더욱 늘 것으로 예상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룸메이트 남희석 딸 ‘룸메이트’ 출연 ‘붕어빵 부녀’

    룸메이트 남희석 딸 ‘룸메이트’ 출연 ‘붕어빵 부녀’

    3일 SBS ‘룸메이트 시즌2’에서는 개그맨 남희석 딸 보령(13) 양이 개그맨 직업 탐구 생활 숙제를 하기 위해 조세호를 찾은 모습이 방영됐다. 남희석 딸 보령 양의 등장에 룸메이트 멤버 박준형은 “아빠를 닮았다”고 말하며 인사를 건넸지만 보령 양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이를 눈치 챈 룸메이트들은 “아빠 닮았다는 말을 하니 실망을 한 것 같다”며 “아니다. 아빠 보다는 훨씬 예쁘게 생겼다”고 수습해 웃음을 자아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룸메이트 남희석 딸 ‘룸메이트’ 방문 “아빠 닮았다”는 말에 ‘멘붕 표정’

    룸메이트 남희석 딸 ‘룸메이트’ 방문 “아빠 닮았다”는 말에 ‘멘붕 표정’

    룸메이트 남희석 딸 ‘룸메이트’ 방문 “아빠 닮았다”는 말에 표정이.. ‘룸메이트 남희석 딸’ 개그맨 남희석 딸 보령(13) 양이 ‘룸메이트’를 방문했다. 3일 방송된 SBS ‘룸메이트 시즌2’에는 남희석 딸 보령 양이 개그맨 직업 탐구 생활 숙제를 하기 위해 조세호를 만나러 가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룸메이트’에 등장한 남희석 딸 남보령은 아빠 남희석을 쏙 빼닮은 외모로 눈길을 끌었다. 남희석 딸 보령 양의 등장에 룸메이트 멤버 박준형은 “아빠를 닮았다”고 말하며 인사를 건넸지만 보령 양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이를 눈치 챈 룸메이트들은 “아빠 닮았다는 말을 하니 실망을 한 것 같다”며 “아니다. 아빠 보다는 훨씬 예쁘게 생겼다”고 수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조세호와 전화통화를 한 남희석은 “딸을 잘 부탁한다”고 말했고 옆에 있던 박준형은 남희석과 통화에서 “너랑 비슷하다고 하니 딸이 안 좋아한다. 사실 너보단 훨씬 예쁘다”라고 말해 듣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룸메이트 멤버 나나는 남희석 딸 보령 양이 13살이라는 말에 “중학생인 줄 알았다. 되게 성숙하다”라며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SBS ‘룸메이트’ 캡처(룸메이트 남희석 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심란한 朴대통령, 조용한 생일

    심란한 朴대통령, 조용한 생일

    박근혜(얼굴) 대통령은 2일 63회 생일을 맞아 김기춘 비서실장 등 청와대 세 실장 및 10명의 수석비서관, 신임 특보 등과 오찬을 갖는 것으로 생일 관련 행사를 갈음했다.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생일 행사 없이 지나가려 했는데 청와대 수석들이 점심이라도 간단히 했으면 좋겠다고 해 관저에서 간단한 점심 행사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생일을 축하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으나 누구로부터의 축하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생일은 대체로 조용하게 지나갔다. 취임 후 첫 생일을 맞았던 지난해에도 김 비서실장, 9명의 수석비서관과 오찬을 했고 정홍원 국무총리도 참석했었다. 설 연휴 마지막 날 맞았던 지난해 생일에는 동생 박지만 EG 회장의 둘째 아들 출생으로 두 번째 조카를 얻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생일에도 ‘인선’을 숙제로 안고 있다. 이날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마무리됨에 따라 이에 연동됐던 정무특보단을 발표해야 한다. 비서실장 교체도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전날 긴급 가동한 ‘정책조정협의회’라는 회의체도 어떻게 가동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생일인 이날 아침 윤 홍보수석을 통해 당·정·청 정책 조율 활성화와 관련해 “원내 지도부가 선출되면 당·정·청 협의를 통해 정책을 잘 조율해 국민에게 염려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전할 만큼 이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수학 잘하면 이과 체질?… 문·이과 결정전 적성검사부터

    수학 잘하면 이과 체질?… 문·이과 결정전 적성검사부터

    중학교를 그만두고 꿈도 없었던 김모군. 우연히 적성검사를 받았는데 ‘예술 방면에 소질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실기가 뛰어나다는 평가도 받았다. 상담 교사가 김군에게 검사 결과를 보여 주며 물었다. “네 성격과 적성을 보면 예술 방면으로 일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예고에 가면 좋을 것 같은데 그러려면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하루에 10시간 넘게 앉아서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할 수 있겠니?” 처음으로 하고 싶은 게 생긴 김군은 미술 입시학원에 등록해 열심히 그림을 그렸다. 그는 다음해에 예고에 입학했다. 다음달 새 학년이 시작되지만 여전히 목표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학생이 많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뭘까?’, ‘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런 고민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학생들은 우선 적성검사부터 제대로 받아 보자. 새 학기가 되면 학교에서 각종 적성·진로검사를 한다. 그러나 대다수 학부모가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수학을 잘하면 ‘우리 아이는 이과 체질이야’ 하는 식으로 단정하는 이도 상당수다. ●‘동기부여 강연’ 등 듣게 하라 전문가들은 학생이 적성검사를 받기 전 ‘동기부여’ 강연 등을 듣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꿈을 가지고 진로를 세우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학생들이 정성껏 검사에 임하게 되고 이에 따라 정확도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세종시교육청이 함께 펴낸 ‘학부모와 함께하는 진로진학지도’에 따라 올바른 진로·진학 지도 방법을 2일 알아봤다. 적성검사는 크게 흥미를 측정하는 검사와 능력을 측정하는 검사로 나뉜다. 학교에서 하는 보편적 검사들 가운데 흥미를 측정하는 검사는 ‘직업 흥미 검사’와 흥미와 직접 적성의 연관성을 알아보는 ‘홀랜드 진로 탐색’, ‘U&I 진로 탐색’, ‘STRONG 진로 탐색’ 검사 등이 있다. 능력을 측정하는 검사로는 워크넷과 커리어넷이 하는 ‘청소년 적성’과 ‘직업 적성’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전공 대학원생들의 데이터를 기초로 중고생의 반응을 비교해 적합한 학과와 계열을 안내하는 ‘와이즈 멘토’가 고교에서 주로 실시된다. ●초등 4학년부터는 年 1회씩 검사를 초등학교 4학년 이상부터는 연 1회씩 정기적으로 적성검사를 하는 게 좋다. 부모는 해마다 자녀의 관심과 선호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매년 쌓인 적성검사 자료가 한곳으로 꾸준히 일치한다면 자녀의 꿈을 정하는 게 쉬워진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과학 과목을 좋아했던 자녀라도 올해에는 과학보다 국어 과목을 더 좋아할 수도 있다. 자녀가 매년 다른 성향을 보인다면 다양한 체험 활동의 결과를 토대로 전문 상담자와 이야기를 나눠 보는 것이 좋다. 초·중학교 시기는 적성이 유동적일 수 있다. 좋은 습관을 길러 주고 어떤 꿈이든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중3이나 고1 정도가 되면 적성 파악이 어느 정도 가능해진다. 특히 고등학교 진학 이후부터는 적성이 잘 변하지 않는다. 자녀를 변화시키는 것보다 어떻게 굳었는지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적성 파악 후에는 단점보다 장점이 어떤 분야에서 발휘될 수 있는지 알아보고 그 분야에서 최고에 도달할 수 있는 설계를 해 주면 좋다. 진로 설계는 적성검사 자료를 토대로 하는 게 일반적이다. 초등학생의 경우 어디에 관심이 있고, 무엇을 잘하고, 어떤 직업을 알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장래희망은 주로 교사, 의사, 간호사, 경찰관, 요리사, 대통령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10개 안팎의 직업이다. 아이들은 장래희망을 말하라고 하면 멋있다고 생각되거나 주변에서 들어 본 적이 있는 직업들을 적게 마련이다. 진로를 결정하기 위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로 목표를 결정하기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충분한 탐색이 이뤄지도록 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중학교 시기에는 큰 계열을 정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15세 즈음에는 진학할 학교를 선택해야 한다. 부모는 이때 일반고, 특수목적고, 특성화고 등을 놓고 저울질을 하게 되는데 대부분 성적을 기준으로 학교를 고르는 경향이 있다. 중1 때 수학을 잘하면 과학고를 목표로 정하고 영재반, 수학올림피아드 등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학 잘하는 문과 체질’도 의외로 많다는 것을 유의하자. 중학교 때 계열을 정하려면 우선 초등학교 고학년 때 좋아하던 것을 심도 있게 해 살펴봐야 한다. 정말로 좋아하는 것인지, 진짜 좋아해서 집착까지 형성된 것인지 유심히 봐야 한다. 예를 들어 과학을 좋아했다면 중학교에서는 과학 심화, 방과 후 과학 활동을 해 보도록 권한다. 어려운 숙제 등의 힘든 트레이닝을 시켜 보고 그래도 좋아하면 집착까지 형성된 것이라고 보는 게 옳다. 만약 힘든 것을 해 본 후에 멈춘다면 단순하게 선호하는 수준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집착까지 형성된 데다가 중3 때 성적이 좋다면 과학고를 노려볼 만하다. 과학을 좋아하지만 성적이 부족하다면 인문계 고등학교 가운데 과학 중점 고교를 선택하면 좋다. 고등학교에서는 대부분 수학으로 이과와 문과를 나누는 경향이 강한데, 전문가들은 사회, 과학을 기준으로 나누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상대적으로 과학보다 사회 과목을 좋아한다면 문과가 더 잘 맞는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과학에서 물리에 대한 관심이 있는지, 사회에서 지리나 일반사회에 대해 관심이 있는지 여부로 문과, 이과를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고교 때 사회·과학 기준으로 나눠라 고등학생에게는 의사, 변호사처럼 부모가 생각하는 좋은 직업보다 자녀의 특성을 반영해 현실감 있는 목표를 주는 것이 좋다. 막연히 의사가 되겠다고 생각해 왔는데 고등학교 성적이 좋지 않다면 자녀의 적성을 반영해 실현 가능한 목표를 제시해 주자.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을 돌보고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하지만 의대에 갈 성적이 안 되면 심리 상담사라는 직업을 추천해 주는 것도 좋다. 고교의 경우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진로 목표에 맞춰 교과 및 비교과 활동이 잘 이뤄졌는지를 중요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핵물리학자가 되고 싶다면 물리학과에 진학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진로 포트폴리오’를 짜면 큰 도움이 된다. 중점 교과로 수학과 물리를 선택하고 물리 연구 동아리, 과학축제 진행, 토요 방과 후 학교 등을 통해 비교과 활동을 강화하면 대입에서 효과를 발휘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시론] 북의 ‘남북 관계 개선’, 흑심을 보아야 한다/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한선재단 선진통일연구회장

    [시론] 북의 ‘남북 관계 개선’, 흑심을 보아야 한다/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한선재단 선진통일연구회장

    김정은은 2015년 ‘신년사’에서 “남북 관계의 대전환·대변혁”을 언급했다. “대전환·대변혁”의 표면상 의미는 꽉 막힌 남북 관계의 개선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대전환·대변혁에서 진정성을 보여 줄 수 있는 것인가’라는 우문(愚問)에 답은 ‘아니다’가 정답이다. 왜냐하면 북한이 ‘신년공동사설’이나 ‘신년사’를 통해 유화적 남북 관계를 요구한 그해에는 어김없이 대남 도발로 연결된 역사적 상관성 때문이다. 2010년 신년공동사설은 유화적 남북 관계 개선을 주장했지만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이라는 도발 행위가 자행됐다. 이처럼 북한의 유화적 제스처 이면에는 또 다른 저의가 반드시 숨어 있다는 점이다. 김정일의 급서로 2011년 12월 김정은은 북한 최고 존엄(?)에 등극했다. 그의 등극은 외견상 자산이다. 그러나 김정은은 김일성·김정일로부터 부채도 물려받았다. 하나는 ‘주체 혈통의 전통’을 굳건히 지키는 ‘정통성 유지의 유산’이고, 또 하나는 60여년의 숙제인 ‘쌀밥과 고깃국, 비단옷과 기와집’의 민생 문제를 해결해 새로운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스스로 다져야 하는 ‘정당성 확보의 유산’이다. ‘정통성 유지의 유산’은 매우 강한 폐쇄성을 기반으로 하는 반면 ‘정당성 확보의 유산’은 개방성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김정은의 유산은 이율배반적이다. 이처럼 정통성과 정당성의 상충된 속성 때문에 김정은은 양자택일의 선택을 해야 하지만 주체 혈통의 전통을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선택은 뻔해 보인다. 물론 북한이 개방성을 높인다고 해서 반드시 민생 문제의 해결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점은 김정은의 선택을 원천적으로 제약하고 있다. 김정은은 2013년 3월 ‘주체혁명 위업의 승리를 위해 전략적 노선인 ‘핵·경제 병진 발전 노선’을 채택했다. 물론 북한은 병진 노선의 정당성을 ‘경제 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담보로 핵무장의 불가피성’을 강변하고 있지만 핵무력 건설이 늘 우선인 것만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었다. 1990년대 초반 ‘고난의 행군’ 기간 동안 기아와 300만명의 아사자를 방치하면서 오히려 가용 자원을 핵무력 중심의 군사강국에 몰빵한 전력이 이를 입증한다. 따라서 군사강국의 정통성을 지키고자 하는 ‘핵·경제 병진 노선’은 선핵후경(先核後經)이라는 점이 분명하다. 따라서 김정은의 핵·경제 병진 발전의 우선적 목표는 주체혁명을 위한 것이지 북한 주민을 위한 민생 정책이 아니다. 김정은에게 핵은 정통성 유지의 수단이며 경제는 정당성 확보의 도구다. 따라서 김정은은 핵도, 경제도 포기할 수 없다. 문제는 핵 발전과 경제 발전은 서로 상충되기 때문에 두 마리 토끼를 한몫에 잡을 수 없다는 점이다. 즉 핵은 국제 규범을 무시하는 행동을 지속할 수밖에 없고, 경제는 개혁과 개방을 위해 필연적으로 국제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 2013년 2월 3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면서 국제 고립은 민생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동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민생 문제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 그래서 핵 문제는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민생에 전력 투구하는 모습을 자주 연출하고 있다. 2013년 4월 대중 연설에서 “다시는 인민의 허리띠를 조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김정은의 다짐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민생을 통해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정통성도 유지할 수 없다는 절박성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그러나 민생 문제는 대외관계가 개선되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다. 마음 상한 중국에 마냥 기댈 처지도 못 되고 제 코가 석자인 러시아에 기댈 상황은 더더욱 아니다. 그래서 남북 관계 개선 카드를 내세워 한국에 강온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대화에 목매다는 한국은 쉬운 상대일 뿐만 아니라 짭짤한 외화 수입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북 관계 개선은 매력적 카드임이 분명하다. 특히 3억~5억 달러의 외화 수입이 기대되는 ‘5·24조치’의 해제는 놓칠 수 없는 전제 조건이다. 그러나 ‘핵실험 일시 중단’의 언급은 핵은 관계개선의 전제 조건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런 북한의 흑심을 파악해야 진정한 남북 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인다.
  • [지역의 미래를 묻다] 박겸수 강북구청장 “북한산 관광벨트 조성 반환점 쇼핑 등 지역경제 연계 구체화”

    [지역의 미래를 묻다] 박겸수 강북구청장 “북한산 관광벨트 조성 반환점 쇼핑 등 지역경제 연계 구체화”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사업이 반환점을 맞습니다. 그간 보고 즐길 것을 마련했으니 이젠 관광객들이 먹고 쇼핑할 콘텐츠를 구체화하겠습니다.” 28일 집무실에서 만난 박겸수(56) 서울 강북구청장은 북한산 관광벨트의 추진 성과부터 설명했다. 그는 “4·19길에 올 연말쯤 개관할 근현대사기념관(연면적 897㎡, 지하 1층·지상 1층)에는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16위 전시관, 역사체험관 등을 갖추게 된다”면서 “이분들의 유품, 유적, 도서 등 근현대사 관련 자료를 한자리에 모아 살아 있는 교육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근에는 동요 ‘반달’ 등을 작곡했던 윤극영 선생의 생가를 지난해 10월 기념관으로 새 단장했고, 이곳에서 해마다 동요대회도 열리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삼양동에 체육시설, 자연학습장, 산책로 등을 갖춘 체육과학공원을 조성했고, 곧 우이 만남의 광장도 문을 열게 된다. 박 구청장은 “북한산 순례길을 따라 우이동에서 국립 4·19민주묘지, 순국선열묘역, 북한산국립공원, 3·1 운동 발상지인 봉황각 등을 축으로 약 22만㎡의 부지에 각종 시설 등을 갖추게 된다”면서 “5년 후에는 1박 2일 스토리텔링 관광코스가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 우이동 캠핑장을 건설할 예정이며 2016년 우이~신설선 지하경전철이 완공되면 접근성도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북한산 관광벨트의 중간 반환점에 도착할 박 청장의 다음 숙제는 지역 경제와 어떻게 연계하느냐다. 박 청장은 “보고 체험하고 쇼핑하고 먹을 곳이 모두 연계돼야 관광지로서 흡인력이 생긴다”면서 “전통시장 탐방이나 시장 인근의 테마관광지 조성 등 여러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재로 지정된 수유동 청자가마터 인근에 예술인촌을 조성해 시민들이 서울 내에서 전통문화를 배우고 도자기 굽기 등을 체험해 볼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구의 콘텐츠는 종로나 광화문과 같이 왕·양반 문화가 아니라 근현대사를 개척한 백성의 문화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고 그는 말했다. 이 외에 박 청장은 “으뜸교육구 조성을 위해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청소년 희망원정대, 꿈나무키움 장학 재단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책 읽는 강북구를 만들기 위해 유비쿼터스 도서관을 확대하겠다”면서 “미아 역세권 및 지하경전철 역세권을 개발하고, 태극기 사랑운동 역시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두 번의 불발 인터넷전문은행 이번엔 성공할까

    두 번의 불발 인터넷전문은행 이번엔 성공할까

    “핀테크나 인터넷 전문은행 등 ‘좀 더 가볍고 빠른 플레이어’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핀테크 등 시대적 조류를 활용해 한국금융의 성장 동력이 창출되도록 ‘금융혁신’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신제윤 금융위원장) 4대 구조개혁 대상 가운데 하나인 금융권에 정부가 던진 화두다. 핵심은 핀테크다. 핀테크는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의 융합산업을 뜻한다. 그 핀테크의 핵심에 인터넷전문은행이 있다. 인터넷은행을 도입해 침체된 금융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다양한 플랫폼을 갖춘 정보기술(IT) 산업의 발달도 이끌어내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금융 개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복안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쉽게 말해 점포(은행 지점)가 아닌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예금, 대출, 송금 등의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온라인 시스템이다. 은행을 직접 찾아가지 않고도 계좌를 만들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인터넷은행 출범을 위한 태스크포스(TF) 첫 모임을 갖는 등 의욕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은 이미 두 차례나 ‘회항’ 전력이 있다. 쉽지 않은 숙제라는 얘기다. 핀테크 산업이 과포장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TF에 참석한 한 민간 전문가는 “왜 (인터넷은행을) 해야 하는지, 왜 지금인지, 무슨 실익이 있는지 등 원점에서 짚어나갈 작정”이라고 전했다. ●두 차례의 실패 인터넷전문은행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15년 전부터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은행 설립 논의가 나왔다. 2001년과 2008년에도 공론화가 됐지만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와 금융 전업주의, 금융실명제 등에 부딪혀 흐지부지됐다. 2008년 10월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정의와 함께 최저 자본금 요건 등을 시행령으로 포괄 규정하는 ‘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은행 산업이 부실해질 수 있고 수익 모델도 취약하다는 등의 이유로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무엇이 달라졌나 그렇다면 지금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고 신성장 동력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해졌다”는 점을 과거와의 차이점으로 꼽았다. 따라서 흐름은 인터넷전문은행 쪽이라는 데 동의한다. 강서진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과거에도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있었지만 지금만큼은 아니었다”며 “이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 등을 통해 항상 인터넷에 접속하는 환경이 보편화됐고 인증 수단도 많이 개발돼 가능성이 훨씬 커졌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의지가 훨씬 강해진 것도 과거와 다른 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천송이 코트’를 언급한 이후 금융 당국은 새 성장동력으로 인터넷은행에 ‘집착’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정체된 금융산업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득과 실 고객의 입장에서 인터넷은행이 매력적인 것은 일반 은행보다 좀 더 싸게 돈을 빌릴 수 있고 수수료도 싸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인터넷은행은 일반 은행보다 점포 운영비와 인건비 부담이 덜하다. 따라서 1% 포인트 이상의 금리 인하 혜택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은행 영업시간(오전 9시~오후 4시)이나 장소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고객은 365일 언제든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 천대중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기존의 IT 인프라를 금융 분야와 잘 조합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게 되면 침체된 경기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서 “인터넷은행이 지금 다시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론도 있다. 수요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주된 근거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우리나라는 인터넷뱅킹 자체가 워낙 발달돼 있고 은행 지점도 많아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인터넷은행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지 못한다”면서 “일대일 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국민성도 절실함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 등으로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은행들조차 인터넷은행 출현 가능성에 별반 긴장하지 않는 기색이다. ●거대 난관… 금산분리와 실명제 여기에는 당국의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되겠어?”라는 회의가 밑바닥에 깔려 있다. 인터넷은행이 인터넷뱅킹과 차별화되려면 금산분리와 금융실명제라는 거대 난관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 하지만 어느 쪽도 녹록지 않다. 특히 금산분리는 국회 문턱을 넘기 힘들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금융 당국도 이 부분에 이르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말꼬리를 흐린다. 반드시 본인 확인 절차가 필요한 금융실명제도 인터넷은행을 위해 완화시킬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고객 얼굴을 보지 않고 계좌 개설을 허용해 주는 것인 만큼 금융사고로 이어질 개연성을 내포한다. 예컨대 휴대전화 인증 방식은 대포폰 사기에 노출돼 있다. 느슨한 보안으로 인해 금융사기 희생양이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재직증명서나 담보 등을 요구하게 되면 기존 은행과 차별화가 안 된다. 결과적으로 새 성장 동력이 되는 게 아니라 기존 먹거리를 빼앗는 ‘또 하나의 시장 플레이어’에 지나지 않는 셈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계좌 개설 때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게 큰 흐름인데 (인터넷은행 도입을 위해) 비대면 인증을 허용한다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발상”이라며 “(인터넷은행이) 자금 세탁 등 검은돈 창구로 악용될 소지도 크다”고 우려했다. 고객 얼굴을 마주해도 불완전판매 등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얼굴을 보지 않는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 애먼 피해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 직장인은 “시중은행도 뚫리는 마당에 (은행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인터넷은행이 얼마나 방어벽을 철저히 쌓아 고객 재산과 정보를 해킹 등에서 지켜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기우라는 지적도 있다. 강서진 연구원은 “벤처기업의 보안 기술이 많이 발달했고 인증 방식도 다양해졌다”면서 “규제를 적절히 풀면 오히려 보안 기술이 (새 먹거리를 좇아) 더 경쟁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 금융사들이 20년 가까이 공인인증서에만 의존해 온 결과 보안 기술이 더 취약해진 측면이 있다”면서 “인터넷은행 도입을 계기로 보안시스템 강화 방안을 함께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간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 당국이 인터넷은행을 할 의지가 정말 있다면 금산분리와 실명제 완화 논의를 좀 더 공론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70년만에 생명의 은인 만난 유태인의 첫 마디

    70년만에 생명의 은인 만난 유태인의 첫 마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헌팅턴 비치에서 눈물을 자아내는 두 노인의 감동적인 만남이 있었다. 한 노인은 거동조차 힘든 또다른 노인에게 거수 경례로 예의를 표했고 엎드려서 그의 발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 "당신을 사랑한다. 너무나 당신을 사랑한다"(I love you, I love you so much)  이들의 인연은 무려 70년 전인 지난 1945년 4월 2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슈아 카프만(87·사진 속 왼쪽)은 뮌헨 인근에 위치한 나치 독일의 다하우 강제수용소에 수감돼 있었다. 이곳은 나치가 독일에 최초로 개설한 강제수용소로 유태인 출신이었던 카프만은 사실상 죽을 날만 기다리는 처지였던 셈. 매일매일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혔던 카프만에게 빛이 되준 사람이 바로 또다른 주인공 다니엘 길레스피(89·사진 속 오른쪽)다. 당시 그는 미군 제42보병사단 기관총 사수로 다하우 강제수용소를 점령하며 카프만에게 처음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카프만은 "전세가 불리해진 나치가 강제수용소의 사람들을 학살하고 떠났다" 면서 "변소로 만든 야외 웅덩이 속에 몇몇 사람과 숨어 있었는데 이때 미군들이 수용소에 들어왔으며 길레스피가 처음 본 군인이었다"고 회상했다. 카프만은 아마도 생명의 은인인 그의 얼굴을 평생 잊지 못했을 터.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이 될 뻔 했던 이들의 인연은 무려 70년이 지나서 다시 이루어졌다. 독일의 한 다큐 프로그램 취재 과정에서 서로의 존재가 확인된 것. 만나자마자 서로를 얼싸안고 감동의 눈물을 흘린 두 노인은 70년의 삶을 함께 돌아왔다. 천신만고 끝에 목숨을 건진 카프만은 이후 이스라엘에서 군생활을 하다 미국으로 이민와 정착했다. 길레스피 역시 무사히 제대한 이후 8명의 자식을 둔 대가족을 이뤘으며 세일즈맨으로도 성공했다. 놀라운 사실은 두 사람이 자동차로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은 거리에서 살고있었다는 점이다. 카프만은 "내 생애 마지막 숙제를 한 기분" 이라면서 "길레스피를 보니 과거 나치에게 가족 대부분을 잃었던 악몽같은 기억이 떠오른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마 우리 두 사람은 이후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경제 블로그] 농협銀의 대포통장 급감 비결 ‘깐깐한 창구’

    [경제 블로그] 농협銀의 대포통장 급감 비결 ‘깐깐한 창구’

    얼마 전 농협은행에 갔다가 계좌를 만들려고 신분증을 내밀었습니다. 직원은 “왜 주소지가 서울이 아니냐”고 되물었습니다. 직장의 신분증과 명함도 요구했습니다. 주거지나 직장이 이 근처가 아니면 계좌를 개설해 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포통장이나 사기에 계좌가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였지요.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이내 이해가 됐습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피싱 사기 등에 사용됐다고 신고 접수된 대포통장 건수는 무려 4만 4705건입니다. 전년보다 16.3% 늘어났습니다. 대출 사기까지 포함하면 대포통장은 연간 8만 4000건에 이를 것이라고 합니다. 금감원 자료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 있습니다. 농협(농협은행+단위조합)의 대포통장 건수입니다. 2012년 전체 대포통장 가운데 63.8%, 2013년 61.7%를 차지했던 농협의 비중이 지난해 8.5%로 뚝 떨어진 것입니다. 지난해 농협에서 발생한 ‘고객돈 인출 미스터리’가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긴 하지만, 어찌 됐건 농협이 계좌를 개설할 때 고객의 신원 확인을 보다 엄격히 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자가 직접 확인한 것이기도 하니까요. 대신 새마을금고나 농협을 제외한 은행권에서는 대포통장이 크게 증가하는 등 ‘풍선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에서처럼 ‘노 유어 커스토머’(Know your customer·당신의 고객을 알라) 원칙만 제대로 지켜도 대포통장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계좌 개설이나 거래 시 본인 확인만 꼼꼼히 해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얘기지요. 간단한 것 같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농협에선 대신 민원이 늘어났다고 하소연합니다. 그래서 금감원은 앞으로 대포통장이 의심돼 계좌 개설을 거절한 경우에는 민원 평가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방침까지 내놨습니다. 대포통장에서 ‘대포’는 무기 가운데 ‘큰 포’(大砲)를 의미하는 것으로, 거짓말이나 허풍을 빗대는 말로 쓰입니다. 혹은 다른 사람을 세워 놓고 자신은 도망간다는 의미의 중국어 ‘다이푸’(代浦)나 영어 ‘디포’(depot, 위탁·보관소)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거짓말로 또 다른 누군가의 돈을 가로채는 데 쓰이는 대포통장을 줄이기 위해 금융사도 고객도 조금씩은 불편을 감수해야겠습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중국판 ‘런닝맨’ 中 대륙 홀린 비결은?

    중국판 ‘런닝맨’ 中 대륙 홀린 비결은?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의 뒤를 잇는 한류 킬러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 중국 저장위성TV에서 방영된 중국판 ‘런닝맨’(‘달려라 형제’·오른쪽)은 최고 시청률 4.116%(전체 평균 2.735%)를 기록하며 지난 16일 시즌 1이 종영했다. 웬만한 인기 드라마가 시청률 2%를 기록하는 중국에서 4%는 기적의 시청률로 통한다. 중국에서는 지금 ‘달려라 형제’가 유행어로 뜨고 ‘런닝맨 특집 뉴스’라는 프로그램까지 방송됐다. 마지막 녹화가 진행된 충칭에는 촬영장에 무려 8만명이 모여들었다. 누적 동영상 조회수도 34억건을 기록해 ‘별그대’(36억뷰)를 조만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즌 2, 시즌 3의 방송 일정까지 합의된 상태다. 중국판 ‘런닝맨’은 본격적인 한·중 공동 프로그램 제작의 첫 성공 사례로 꼽힌다. 기존 한국 예능 프로그램들이 포맷을 판 뒤 ‘플라잉 PD’ 1~2명이 현지에서 컨설팅에 참여했다면, 이번 경우는 한국 ‘런닝맨’ 제작 인력이 직접 현지 제작에 참여해 프로그램 질을 높였다. ‘달려라 형제’의 한국 측 프로듀서를 맡은 SBS 예능국 김용재(왼쪽) 부장은 “200여명의 현지 제작진 중 한국 쪽이 40%에 달했다. ‘런닝맨’을 연출한 조효진 PD를 비롯해 조명 카메라 VJ, 소품, 세트 등 국내 제작진이 그대로 참여한 데 대해 중국 측에서도 신뢰를 보였다”고 말했다. 사전 제작 기간만 7개월이 걸렸다. 한·중 공동 제작팀이 함께 현장답사 및 장소 헌팅에 나서고 중국 제작진에 대한 OJT 교육 등 꼼꼼한 사전준비를 거친 끝에 지난해 10월 10일 첫방송을 시작했다. 공동 제작이기 때문에 황금시간대인 매주 금요일 밤 9시에 방영된 것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양국의 문화적인 차이를 극복하는 것은 제작진의 숙제였다. 중국은 이제 막 코미디가 왕성하게 도입되는 단계로 복잡하지 않은 웃음 코드가 유행이며 이야기 구도를 중시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김 부장은 “한국 제작진은 중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게임을 선정하고 그 틀에 실크로드, 수호지 등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녹였다. 예를 들어 항저우에서 촬영할 때는 현지에서 유명한 전설인 백사 이야기를 부각시켰다”면서 “중국 음악도 배경음악으로 적극 활용했다”고 말했다. 전문 MC나 개그맨이 없는 상황을 감안, 톱스타 덩차오를 동원해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았다. 또 다른 스타 앤절라 베이비는 한국의 송지효 역할로 인기를 끌었다. 연예인들이 이유 없이 망가지는 설정이 낯선 중국인들에게 연예인들의 꾸밈없는 모습이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갔다는 평가다. 김 부장은 “연예인이 흙탕물에 빠져 나뒹구는 모습은 기존의 중국 시청자들에게는 상상이 안 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통역이나 카메라 등 방송 시스템의 차이로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특히 자막의 경우 문화적 차이가 심해 아예 중국 측 회사에 일임하는 방식을 택했다. 일각에서는 기술 및 노하우 유출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지만 연간 190조원에 달하는 중국 콘텐츠 시장은 결코 놓칠 수 없는 영역이다. 중국 A급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한 시즌 제작비는 총 150억~200억원으로, 우리나라의 10배에 이를 만큼 규모가 크다. 김 부장은 “중국 현지에는 올해 예능 붐이 일어 100개의 신규 프로그램이 더 제작될 예정”이라면서 “문화적으로 비슷한 한국이 중국시장을 개척하기에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으므로 양국 공동제작을 통한 수익 사업을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할 때”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길섶에서] 공무원과 언론인/정기홍 논설위원

    최근 현직과 퇴직 고위 공무원과 고참 기자 두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연금과 인생 2모작이 주된 얘깃거리였다. 분위기는 기자와 달리 공무원의 마음이 한결 편해 보였다. 한 달 연금 수령액이 일반 직장인의 한 달치란 말에, 퇴직 후 직장 고민이 덜한 모습에 “역시 아직은 공무원”이란 생각이 들게 했다. 연금 개혁의 칼날 앞에 선 하위직 공무원들의 아우성과 판은 다르지만. 인생 2모작을 이야기할 때는 ‘관피아 철퇴’ 분위기와 달랐다. 지금도 공무원을 원하는 곳은 많다고 한다. 정책 일을 해 온 이들의 힘이 아닌가 싶다. 퇴직을 앞둔 지인 공무원 몇몇은 일자리 준비를 다 끝냈다는 말을 들은 터다. “기자들은 미래 준비에 미숙하다”는 말에는 ‘소주 한잔 얻어먹는’ 부류쯤으로 들렸다. 올곧은 언론인이 들으면 “꼴값한다”며 대단한 핀잔을 줄 일이다. 하긴 문인(文人) 기자가 많았을 땐 기사와 술엔 낭만이 있었다. 공무원과 기자 직업의 가치를 단순 저울질로 갈라 놓을 건 아니다. ‘공무원은 갇힌 듯하지만 넓어 보이고, 기자는 넓은 듯 좁아 보인다.’ 이날 자리가 던져 준 숙제다. 본연의 감시자 역할 못지않게 전문 영역도 많이 쌓고, 넓혀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홀로코스트로 얽힌 미군과 유태인 70년 만에 만나다

    홀로코스트로 얽힌 미군과 유태인 70년 만에 만나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헌팅턴 비치에서 눈물을 자아내는 두 노인의 감동적인 만남이 있었다. 한 노인은 거동조차 힘든 또다른 노인에게 거수 경례로 예의를 표했고 엎드려서 그의 발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 "당신을 사랑한다. 너무나 당신을 사랑한다"(I love you, I love you so much)  이들의 인연은 무려 70년 전인 지난 1945년 4월 2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슈아 카프만(87·사진 속 왼쪽)은 뮌헨 인근에 위치한 나치 독일의 다하우 강제수용소에 수감돼 있었다. 이곳은 나치가 독일에 최초로 개설한 강제수용소로 유태인 출신이었던 카프만은 사실상 죽을 날만 기다리는 처지였던 셈. 매일매일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혔던 카프만에게 빛이 되준 사람이 바로 또다른 주인공 다니엘 길레스피(89·사진 속 오른쪽)다. 당시 그는 미군 제42보병사단 기관총 사수로 다하우 강제수용소를 점령하며 카프만에게 처음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카프만은 "전세가 불리해진 나치가 강제수용소의 사람들을 학살하고 떠났다" 면서 "변소로 만든 야외 웅덩이 속에 몇몇 사람과 숨어 있었는데 이때 미군들이 수용소에 들어왔으며 길레스피가 처음 본 군인이었다"고 회상했다. 카프만은 아마도 생명의 은인인 그의 얼굴을 평생 잊지 못했을 터.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이 될 뻔 했던 이들의 인연은 무려 70년이 지나서 다시 이루어졌다. 독일의 한 다큐 프로그램 취재 과정에서 서로의 존재가 확인된 것. 만나자마자 서로를 얼싸안고 감동의 눈물을 흘린 두 노인은 70년의 삶을 함께 돌아왔다. 천신만고 끝에 목숨을 건진 카프만은 이후 이스라엘에서 군생활을 하다 미국으로 이민와 정착했다. 길레스피 역시 무사히 제대한 이후 8명의 자식을 둔 대가족을 이뤘으며 세일즈맨으로도 성공했다. 놀라운 사실은 두 사람이 자동차로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은 거리에서 살고있었다는 점이다. 카프만은 "내 생애 마지막 숙제를 한 기분" 이라면서 "길레스피를 보니 과거 나치에게 가족 대부분을 잃었던 악몽같은 기억이 떠오른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마 우리 두 사람은 이후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마음 씨앗 키우면 학교 성적도 쑥쑥

    마음 씨앗 키우면 학교 성적도 쑥쑥

    인성교육진흥법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오는 7월부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학교는 의무적으로 인성교육을 해야 한다. 법까지 만들어 학생들의 인성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구체적인 교육 방향이 나오질 않아 학부모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특히 대학입시 등과 어떤 연관이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가장 많다. 인성교육 결과가 대학 입시에 반영되면 학생들의 학습 부담만 늘어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제기된다. 인성교육에 대해 교사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도 바로 이런 부분이다. 입시와 인성교육이 상반되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14년 인성교육중심수업 우수사례’를 보면, 대략적인 인성교육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 앞으로의 수업은 인성교육과 맞물리면서 교사 위주의 수업에서 학생 중심의 수업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우수사례로 선정된 교사들은 19일 “인성교육은 학생들의 성적과 밀접하다”고 강조했다. 수업이 교사와 학생 간 소통임을 고려할 때에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방식이 성적을 올리도록 자극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고교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경기 성남 분당고의 이주원 교사는 ‘좋은 수업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면서 수업을 설계했다. 이 교사는 인성에 대해 정직, 책임, 존중, 배려, 공감, 소통, 협력 등을 핵심가치로 삼았다. 그리고 수업에서 이 가치들을 어떻게 녹여낼 수 있는지 연구했다. 이 교사는 이를 위해 학생들이 스스로 수업을 계획하고 준비하도록 했다. 학생 3명을 한 조로 만들고 맡은 단원에 대해 수업 지도안을 짜도록 했다. 이 교사는“학생들이 준비하면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발표도 해야 하기 때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영상감독이 되겠다는 학생은 ‘모스크바 3상 회의’와 ‘한국전쟁’을 영상으로 만들어 수업했다. 삽화를 그려온 학생도 있었고 칠판에 도표를 그리면서 수업하는 학생, 시나리오를 써서 준비하는 학생도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둬선 안 된다. 이 교사는 팀 중에서 재미만 강조하고 핵심교과를 빼먹은 이들의 지도안을 수차례나 고쳐 줬다. 이 교사는 “형식은 제각각이지만 교과의 핵심 내용은 모두 들어 있어야 한다”며 “학생이 스스로 하겠다고 할 때 학부모들이 이런 부분에 대해 계속해서 지적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의 피드백도 중요하다. 팀당 발표를 2~3회에 걸쳐 하는데 1회 50분간의 발표가 끝나면 동료 평가가 진행되도록 했다. 동료의 지적을 받은 팀은 이를 수정해 보완해 발표를 이어갔다. 이 교사는 “학생 스스로 수업안을 만들고 발표하고 다른 학생의 발표를 평가하면서 자연스레 인성교육이 됐다”면서 “인성교육을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이런 방식으로 교과에 녹아들도록 하니 성적도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초등학생들에 대해서는 학생 참여를 늘리는 일이 우선해야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상대방을 존중하도록 습관을 들이는 일이 중요하다. 초등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서울 강남구 세곡동 대왕초교의 진혜선 교사는 28명의 학생을 4명씩 7개의 소규모 그룹으로 나누고 의사소통 능력과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기르도록 했다. 그는 통합교과 수업의 ‘가을’ 단원에서 인성 중심 협력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말하기 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우선 진 교사는 자신이 어렸을 적 가을운동회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해 주고 나서 가을과 관련된 경험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가을에 사람들이 하는 일을 파악하고 ‘가을은 ( )이다’라는 문장을 완성하는 게 학습 목표다. 가을 날씨와 생활, 가을이 되면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친구들과 협력해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집에서는 가을과 관련된 사진을 가져오는 숙제를 내줬다. 가정에서의 학습이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때문에 부모의 협력도 중요하다. 진 교사는 “학부모들과 네이버 밴드 등 채팅방을 만들어 대화하는데 학부모들이 이에 참여하면 수업에 대한 집중도가 올라간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으로 수업을 1년 동안 진행한 결과 지난해 3월 설문과 비교해 10월에 벌인 설문조사에서는 눈에 띄는 효과가 나타났다. 자신감 있게 말하기, 타인의 의견 경청하기, 내 의도에 대한 전달력, 타인의 말에 대한 이해력, 의사소통의 즐거움 등 5문항 모두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학생들의 성적도 교사가 그냥 가르쳤을 때 비해 30% 정도 올랐다. 진 교사는 “초등학교의 수업은 주입식 수업보다 학생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는데 인성교육이 강조되면서 이런 변화가 더 빨라질 것”이라며 “학부모들이 자녀가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돕고 관심을 보이면 효과가 더욱 커진다”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숙제 때문에 ‘유괴 자작극’ 벌인 초등생

    숙제 때문에 ‘유괴 자작극’ 벌인 초등생

    숙제 때문에 납치사건을 꾸민 초등학생이 뒤늦게 사실을 털어놨다. 부모는 아이를 경찰서로 데려가 납치사건이 거짓말이었다는 진술을 하게 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문제의 남학생은 스페인 살로우의 한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다. 학생은 최근 방과 후 감쪽같이 사라졌다. 오후 5시에 수업이 끝났지만 학생이 귀가하지 않자 부모는 아들을 찾아나섰다. 학교는 집에서 매우 가까워 아들이 길을 잃을 일은 없었다. 부모는 경찰에 신고를 하고 동네를 샅샅이 뒤졌지만 아들은 보이지 않았다. 불길한 예감이 든 부모는 유괴를 의심하며 불안에 떨었다. 감쪽같이 사라졌던 아들은 실종(?) 3시간 만에 이웃 동네에서 나타났다. 저녁에 한가롭게 개와 산책을 하던 여학생 두 명이 가로등에 묶여 있는 학생을 발견했다. 여학생들은 "누군가 어린 학생을 가로등에 묶어두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은 부모는 한걸음에 달려가 아들을 와락 껴안았다. 그런 부모에게 학생은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경찰은 학생을 병원으로 데려가 검진을 받게 했다. 폭행을 당한 흔적이 있는지, 약물을 먹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학생은 말짱했다. 기억을 하지 못할 정도로 얻어 맞거나 환각제 등을 먹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부모가 아이를 살살 달래자 망설이던 아들은 결국 "숙제를 안 해서 혼이 났는데 부모님에게 알려질까봐..."라며 사실을 털어놨다. 납치는 아들의 자작극이었다. 가로등에 몸을 묶은 것도 학생 자신이었다. 부모는 그런 아들을 경찰서로 데려가 사실을 고백하게 했다. 다시는 거짓말을 하지 않도록 따끔한 산교육을 시킨 셈이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해마다 5억원 이상 상속 압구정 재테크는 대물림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상위 1%의 재산 관리

    해마다 5억원 이상 상속 압구정 재테크는 대물림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상위 1%의 재산 관리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사는 300억원대 자산가 A(92)씨는 구순(九旬)이 넘은 나이에도 매일 새벽 빠짐없이 일어나 외신을 꼼꼼히 챙겨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CNN 등 방송은 물론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경제 전문지도 태블릿PC로 살핀다. 속칭 ‘슈퍼 개미’인 그는 오전 9시 본인 소유의 강북 지역 빌딩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해 국내 금융시장을 꼼꼼히 체크한다. 오후 6시 퇴근 시간 전까지 투자 전략을 짜고 투자를 단행한다. 개미 투자자들이 속절없이 나가떨어졌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도 장기 투자를 통해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그의 성공가도에서 가장 위력적인 ‘무기’는 영어였다. 그는 그 나이 또래에 몇 안 되는 ‘미국 유학파’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뒤에는 미군을 상대로 사업을 벌여 큰돈을 벌었다. 영어를 통해 얻은 정보가 ‘일확천금’으로 이어지던 시절이었다. 이를 토대로 부동산과 주식으로 투자 범위를 넓혀 본격적으로 재산을 축적했다. 그는 요즘 연 10억원 가까운 빌딩 임대료 수익을 얻지만 여전히 영어를 토대로 한 국제 감각을 활용해 돈을 번다. 그의 투자 대상은 우리나라를 벗어난다. 해외 금융시장뿐 아니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부동산 투자를 위해 미국행 비행기를 종종 탄다. 체력 유지도 필수적이다. 매일 새벽 일어나 맨손 체조를 한 뒤 인근 야산을 오르내린다. 여간해서는 엘리베이터도 타지 않는다. 과다한 운동으로 얼마 전에는 발목 수술을 받았을 정도다. A씨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전 세계에서 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각을 유지하니 돈이 수중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A씨의 경우 100% ‘개천에서 용 난’ 사례로 볼 수는 없지만 본인의 노력이 상당 부분 작용한 자수성가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A씨 이후 세대 중에서는 부모로부터 직접적으로 받는 상속이 부를 형성하는 추세가 짙어지고 있다. 경기 고양에 사는 B(41)씨는 1년 전 부모로부터 시가 30여억원의 공장 부지를 물려받았다. 부모가 손주들 교육비에 보태 쓰라면서 증여를 시작한 것이다. 부동산 증여는 고소득으로 이어졌다. 그는 부지 내 5곳의 공장으로부터 매달 750만원의 임대료를 받는다. 가만히 앉아서 올리는 임대 수입만 한 해 9000만원으로 웬만한 고액 연봉자 수준이다. 돈이 돈을 버는 ‘행운아’ 반열에 오른 것이다. 그의 부모는 공직 생활 도중 틈틈이 땅을 사 모은 덕에 100억원대의 재산을 모았다. 그가 부모의 도움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여러 차례 사업 밑천을 대준 것은 물론 사업이 망했을 때 뒷감당도 부모 몫이었다. 일반인에게 인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패자부활전’을 그는 부모 덕에 여러 차례 치른 셈이다. 강남구 압구정동에 사는 C(38·여)씨는 최근 2년간 증여세만 2억원 넘게 냈다. 시댁으로부터 10억원 이상을 물려받았다. 주식과 토지, 현금 등 형태도 다양하다. 패션 업종 중견 업체를 경영하는 시댁은 앞으로도 틈틈이 증여해 줄 가능성이 높다. 지금 살고 있는 압구정동의 상가 건물 역시 C씨 부부의 소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부가 맞벌이를 하고 있지만 부모로부터 물려받지 않는 한 꿈도 꿀 수 없는 금액이다. C씨는 증여받은 재산을 시댁에서 소개해 준 시중은행 프라이빗 뱅커(PB)에게 맡겨 관리한다. 금융상품의 수익률은 연 5% 정도다. 10%가 넘었던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최근 불경기와 저금리 상황을 생각하면 이 정도도 적지 않다. 월급 말고도 연 5000만원은 통장에 꼬박꼬박 들어온다. C씨는 “시부모께서 과거에 세금 문제 때문에 곤란했던 경험이 있는 데다 자식들이 일찌감치 돈을 굴리는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 재산을 미리 나눠 주고 있다”고 했다. 전직 대학교수인 D(68)씨는 3년 전 정년퇴직을 하면서 100억원대 재산 중 70억원 정도를 2남 1녀인 자식들에게 나눠 줬다. 서울 반포 특급호텔 헬스 회원권과 D씨 부부의 실버타운 생활비, 1년에 한 번 정도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는 비용 등 총 30억원이 그에게 남은 전부다. D씨는 “셋 중 형편이 좀 안 좋은 아들 한 명에게 증여를 더 하려고 했지만 딸이나 사위 눈치가 보여 똑같이 재산을 나눠 줬다”면서 “그래도 죽기 전에 ‘숙제’를 마친 것 같아 편안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외국계 기업 한국지사장인 E(44)씨의 사례는 부모의 재산과 개인의 능력이 만났을 때의 시너지 효과가 얼마나 클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다. 그의 연봉은 10억원이 넘는다. 미국 본사에 근무할 당시에는 성과급까지 합쳐 연 200만 달러를 넘게 번 적도 있다. 현재 그의 자산은 100억원대다. 그러나 이를 모두 연봉만으로 모은 건 아니다. 부모의 증여가 큰 뒷받침이 됐다. 그의 부친은 한때 국내 굴지의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칠순이 넘는 나이에도 여전히 관련 기업의 CEO로 재직 중이다. E씨의 부친은 아직까지 그에게 본격적인 상속을 시작하지 않았다. 그러나 벌써 예금과 보험 등을 활용해 20억원 가깝게 물려준 상태다. E씨는 자신의 연봉과 이를 종잣돈 삼아 금융상품에 직접 투자한다. 미국과 싱가포르, 홍콩 등의 금융시장이 주 무대다. 현재 거주 중인 서울 용산의 15억원대 아파트와 함께 싱가포르에 주상복합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그가 미국의 유명 사립고와 명문대를 졸업한 뒤 소위 ‘잘나갈 수’ 있었던 것도 부모의 막대한 교육비 투자가 ‘마중물’이 됐다. E씨는 “몇 년 전에는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선물옵션에서도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면서 “건설업에 종사하는 부친과 투자 정보를 교환한다”고 말했다. E씨의 경우처럼 단순히 돈을 주는 것뿐 아니라 ‘노하우’를 전수하는 부자도 보인다. ‘물고기’ 대신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 부모 세대가 물려준 부를 효과적으로 늘리고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중소 제조업체 사장 F(64)씨는 아들이 미국에 유학 중일 때는 학비와 생활비를 전액 지원해 줬다. 그러나 방학 때 한국으로 들어오면 용돈을 한 푼도 주지 않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네 유흥비는 네가 벌어서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돈이 얼마나 소중한지 자식에게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아들은 방학 기간에는 화장품 공장 등에서 틈틈이 일해 용돈을 벌었다. F씨는 “외환위기 직후 서울 강남이나 대전 등으로 땅을 보러 갈 때 당시 초등학교 고학년이던 아들을 꼭 데리고 갔다”면서 “부동산뿐 아니라 좋은 ‘물건’을 어떻게 판별하는지 현장에서 직접 알려준다는 취지였다”고 했다. 재산 관리를 위해 ‘정치판’에 뛰어드는 부유층도 발견된다. 특히 ‘상위 0.1% 부자’들은 재산을 지키기 위해 어느 정도는 사회적 영향력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500억원대 자산가인 G(44)씨는 불과 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은행맨’이었다. 대학 졸업 뒤 15년 가까이 국내 대형 시중은행에서 근무했다. 본점에서 쭉 일할 정도로 능력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초 직장을 제 발로 걸어나갔다. 부동산 관리업을 하던 부친에게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서다. 마침 당시 금융권의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요즘엔 수도권 지역의 여당 당원협의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명예직’에 가깝지만 산하 위원회 위원장 자리도 맡았다. G씨는 “경제력을 갖췄으니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싶다는 생각도 없지 않지만 우리 집안의 부를 지키기 위한 ‘방패’를 얻는 게 정치 활동의 일차적 목표”라며 “재산이 일정 정도 넘어서면 정치적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의 대물림’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상위 1% 부자도 많다. 돈은 무엇보다 강력한 ‘권력’인 만큼 가능한 한 오랫동안 손에 쥐려는 심리가 강하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PB는 “부자들은 돈의 통제권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데다 자식이나 주변 사람들이 이를 권하기도 쉽지 않아 미리 증여를 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증여 시점이 늦어질수록 그리고 분산하지 않고 한꺼번에 할수록 증여세 부담은 커진다. 그는 “고객 중 한 명이 얼마 전에 시가 130억원짜리 빌딩을 매각했지만 증여세 등을 떼고 나니 결국 자식에게는 50억원 정도밖에 돌아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대신 기부를 선택하는 자산가도 없지 않다. 명품 패션 브랜드 업체 대표인 H(59)씨는 얼마 전 두 명의 자식들에게 “재산의 20%만 상속하겠다”고 천명했다. 자식이 물려준 재산을 관리하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자식을 망치는 일인 만큼 본인 스스로 돈 버는 재미를 느끼고 성공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일정 금액 이상은 악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H씨는 “재산의 20% 정도면 20여년 전 8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한 나보다 훨씬 여유 있게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 유대근 송수연 기자 douzir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