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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당 위기감 커져도… ‘제 갈길’ 가는 안철수

    분당 위기감 커져도… ‘제 갈길’ 가는 안철수

    金 사퇴 수용, 千엔 복귀 요청… 千 “조금 더 쉬겠다” 거부 표명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13일 “정치인들끼리 서로 지역구를 주고받는 그런 방식으로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야권 연대를 둘러싼 당내 분란으로 분당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연대 불가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공학적 덧셈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는 엄연한 현실에 대해 제대로 된 답을 내야 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를 겨냥해서는 “여왕과 차르의 낡은 리더십이 아니라 국민 속에서 국민의 소리를 듣는 정당이 되겠다”고도 했다. 안 대표는 김한길 의원의 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 카드를 수용하면서까지 ‘마이 웨이’를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 의원을 향해 “충정을 이해한다. 퇴행적인 새누리당이 절대적인 힘을 갖게 해서는 안 된다는 데 저도 공감한다”면서도 “이제까지 하던 방식으론 더이상은 안 된다는 게 지금 우리의 숙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한) 김 의원을 만나서 설득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수용하기로 했다”며 “천 대표에게도 복귀 요청을 했다”고 전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천 대표, 김 의원과 각각 전화통화를 하며 야권 연대 문제를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제가 없어도 당이 돌아가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 조금 더 쉬겠다”며 당분간 당무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의원 측은 “(안 대표에게)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렇게 안 대표가 ‘독자 행보’를 굽히지 않는 건 무엇보다 ‘철수 정치’에 대한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선거 때마다 연대 전략을 거듭해 온 기존 정치권과 차별화를 두겠다는 의지도 강하게 읽힌다. 안 대표는 야권 연대 논의를 ‘낡은 정치’, ‘옛날 방식’ 등으로 빗대며 이번 총선을 ‘과거 대 미래의 대결’이라고 규정해 왔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과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안 대표의 의도가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이전(새정치연합과 ‘김한길 민주당’과의 통합)에는 (안 대표가) 흡수된 측면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119안전센터를 방문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민생 행보를 이어 갔다. 한편 안 대표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역 후보들이 이기기 위해 서로 협상하는 건 자율적으로 판단할 일로 막을 수 없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야권 연대 ‘절충안’을 제시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안 대표는 “원칙적인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논의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지금 그런 이야기를 할 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원식 대변인은 “여지를 약간 뒀다고도 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현실성이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사설] ‘공존’과 ‘경고’ 메시지 함께 던진 AI의 승리

    공상과학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는 인공지능(AI)이 결코 인간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우리는 믿었다. 세계 최정상급 프로 기사인 이세돌 9단이 그제 구글의 AI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첫 대국에 이어 어제도 패하면서 허를 찔렸다. 기계 문명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의 절대영역으로 의심치 않았던 것이 바둑이다. 그것이 기계에 무너진 것은 인류 문명사적 사건이다. 구글은 “달에 착륙했다”고 승리를 자축했지만 전 세계는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술의 가치가 인간의 가치를 압도했다는 비관론도 높다. “으스스하다”는 소감이 쏟아진다. 이 9단과 알파고는 오는 15일까지 세 차례의 대국을 남겨 뒀다. 최종 성적이 어떻든 AI의 현주소는 이미 확인됐다. 알파고의 승리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메시지를 던진다. 컴퓨터가 인간의 통찰력과 직관만은 따라잡을 수 없다는 통념부터 깼다. 인간 뇌의 신경망 구조를 본떠 설계된 알파고는 사람의 직관까지 흉내 냈다. 인간이라면 평생 엄두도 못 낼 학습량을 단 몇 주 만에 소화하고 급속 진화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은 앞으로 의료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고 한다. AI의 현실과 미래를 냉정하게 짚고 예측할 때가 우리에게도 온 것이다. 정보기술(IT) 강국인 우리나라는 AI 분야에서는 미국 등 선진국에 한참 뒤져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을 앞세운 미국한테는 말할 것도 없다. 영국, 독일, 일본 심지어 중국의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을 아프게 새겨들어야 한다. 세계적인 IT 기업들이 AI 연구와 상용화에 팔을 걷어붙인 지 오래다. 금융, 의료 분야를 넘어 자율주행 자동차, 무인 항공기, 개인 비서 서비스까지 등장한 현실이다. 그런데도 우리 기업이나 정부는 AI의 가능성을 제대로 주목하는 움직임이 없다. 독자적 연구로 내놓은 성과물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세계 시장이 IT에서 AI 무대 쪽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진단을 냉엄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시대적 대세에 합류할 수 있도록 지원책 마련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다. 세계경제포럼이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AI라고 예견한 것이 불과 두 달 전이다. AI의 급성장은 우리에게 위협이기도 하다. 예술가의 영역까지 파고든 판이니 인력 대체에 따른 대량실업 사태에 대비하는 일도 시급하다. 인류의 가치가 공격받지 않도록 AI 혁명에 다각도로 대처하는 것은 새로운 숙제다. 어떻게 통제하고 활용하는지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 [자치단체장 25시] 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

    거침없다. 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은 말과 행동이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거침없다. 대화는 명쾌하지만 가끔 아슬아슬하다. 때가 때인 터라 올해 구정 계획을 듣는 자리에서도 이런 줄타기가 이어졌다. 1997년 장을병 국회의원의 정책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이미경 의원의 정책비서관과 입법보좌관으로 활동하면서 정치를 배웠다. 정치판을 잘 아는 만큼 쓴소리도 독하다. “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구청장이니까 정치적인 발언은 자제하라’고 하더라”면서 국내 정치 논평보다는 ‘안전한’ 해외 정치 논평으로 슬쩍 넘어갔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버니 샌더스 돌풍’을 잘 보세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라는 운동이 있었죠. 시민의 세금으로 거대 금융기업에 구제자금을 투입했는데, 흥청망청 썼어요. 금융회사를 망치고 고객 돈을 떼먹은 핵심 인물들은 처벌받지 않았죠. 정의롭지 못한 집단의 민낯이 드러났어요. 그런데 월스트리트를 개선해야 할 정치권이 거기서 후원금을 엄청 받아요. 변화가 있겠어요? 서민이 공분할 수밖에 없죠. 샌더스 돌풍의 원인은 그런 사회경제적 원인에서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김 구청장은 우리 사회의 화두는 “경제민주화와 서민경제”라고 했다. 국내 정치로 논제가 되돌아가나 했더니 구정을 거론한다. 그는 올해의 핵심 가치로 ‘금융복지’를 꺼냈다. 가계부채가 1200조원을 넘은 상황이다.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대출 금리가 상승한다면 300조원 수준의 생계형 대출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경제적으로 허덕이는 서민을 위해 중앙정부가 적극적인 복지정책을 펴야 한다고 그는 생각한다. 정부의 부자 감세 기조는 그대로라 복지예산을 늘리기 위한 세수 확대는 요원하다. 중앙정부는 누리과정 예산은 교육청에, 기초연금과 무상보육은 재정 빈곤 상태에 빠진 지방자치단체에 떠넘기는 편법을 쓰고 있다. 은평구의 올해 예산 5400억원 중 60%가 기초연금(1000억원), 무상보육(1000억원), 기초생활수급비, 의료급여 등에 들어간다. 그는 이런 상황을 조목조목 따지면서 “서민들의 수입과 소비가 영양실조에 가까운 상태”라고 진단했다. 영양 공급을 위한 구청장의 첫째 숙제는 ‘빚에서 구제’하는 것이다. 그는 금융복지상담센터 설립을 중요한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빚의 노예’가 돼 고통당하는 주민을 위해 상담을 통해 대처법을 알려주는 기관이다. 오는 4월 구청 민원실이나 지하철 3호선 녹번역의 사회적경제센터에 금융복지상담센터를 만들 예정이다. ‘빚 구제’를 위해 은평구는 부실·악성 채권을 소각하는 ‘빚 탕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저소득층의 가계부채는 개인 문제를 넘어 사회문제”라는 김 구청장은 “정부는 대출을 부추기고 금융기관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라도 나서 어려움에 빠진 서민을 살려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를 위해 사회적경제활성화기금 40억원 중 1억원 정도를 긴급금융구제에 편성했다. 지난해 말 은평제일교회에서 1000만원을 지원받아 은평구민의 부실 채권 46억원어치를 소각했다. 1억원이면 400억원의 부실 채권을 소각할 수 있다. 많은 주민을 빚에서 탈출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적 구제만큼 김 구청장이 올해 심혈을 기울이는 사안이 ‘국립한국문학관 유치 사업’이다. 시인 윤동주와 정지용, 소설가 이호철·최인훈 등 한국 근현대문학의 거장들이 은평에 살았거나 인연이 깊다. 세계사에서 유일한 ‘기자촌’이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은평이야말로 문학의 고향”이라는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때 기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은평구에 기자마을을 만들었어요. 기자들에게 주택을 공급했지만 언론 통제적인 접근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위 ‘긴급조치’에 반대한 글을 썼던 해직 기자들도 기자촌에서 많은 애환을 쏟아냈다는 겁니다. 그 흔적을 기록하고 이어 갈 수 있는 은평이야말로 국립한국문학관이 들어서기에 적합한 곳입니다.” 국립한국문학관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학 진흥을 위해 추진하는 시설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은평구 진관동에 들어서는 것이 유력해 보였다. 구가 지리적 토대, 문학적 의미, 접근성 등을 내세워 적극적인 유치 노력을 하면서 마무리에 다다르는 듯했다. 그런데 다른 지자체가 확대 공모를 요청하면서 문체부가 모든 과정을 제자리로 돌렸다. “2차로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김 구청장은 “역사적인 주요 문인들과 문인과 다름없는 기자들의 노고가 새겨진 이곳의 이야기를 살리려면 국립한국문학관을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정지가 북한산 자락이라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신분당선 연장이 결정되면서 기자촌까지 지하철이 닿으니 은평에서 강남까지 30분 거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문학은 꽃을 노래하는 겁니다. 자유로운 상상의 영역이죠. 북한산 자락에서, 웅장한 자연 속에서 얼마나 풍부한 문학적 상상력을 키워낼 수 있겠어요. 통일로가 있는 은평에 한국문학관이 들어서면 통일시대에 우리 문학이 판문점을 넘어서, 휴전선을 건너고 평양을 넘어 널리 퍼질 수 있겠죠.” 상기된 표정으로 그는 “문학으로 남북을 하나로 엮고, 통일의 전초기지가 되는 곳이 국립한국문학관”이라고 강조했다. 김 구청장이 취임한 2010년(민선 5기)부터 은평에는 크고 작은 변화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불광동 질병관리본부가 떠난 자리에 서울혁신파크가 안착했다. 수색역세권을 쇼핑·문화·교통의 중심지로 만드는 서울시 개발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은평뉴타운엔 8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인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이 올라가고 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요인들이 ‘은평 3대 축’을 그리고 있다. 큰 그림이 완성되는 가운데 마을공동체 사업과 공직사회 내실화 작업도 진행된다. 특히 주민 참여형 도시 재생 사업이 활발하다. 개발·재건축의 전면 철거 방식이 아니라 주택 관리나 개·보수, 방범, 커뮤니티센터 등의 기반시설을 구가 보조하면서 주민 주도로 추진하는 ‘두꺼비하우징’은 김 구청장의 대표적인 사업이다. 40년 이상 개발 소외지였던 신사동 산새마을은 두꺼비하우징으로 새로운 마을이 됐다. 낡은 도로를 정비하고 경관을 바꾸면서 주민들이 텃밭 조성, 자율 방범 활동 등을 펼쳐 마을공동체의 모델을 만들었다. 산골마을(녹번·응암동), 토정마을(역촌동), 수리마을(불광동) 등에도 주민 참여형 재생 사업이 한창이다. 또 지난해를 ‘청렴도 회복의 원년’으로 삼은 구는 구청장을 포함한 전 직원이 청렴 실천 결의대회를 열고 주민 불만을 꾸준히 점검하면서 외부 통제 기능도 강화하는 한편 직원 간 소통을 활발히 해 공직 청렴도와 투명성을 높였다. 그 결과 지난해 전국 청렴도 평가에서 최고 상승 점수(1.03점)를 기록하면서 청렴도 순위도 69위에서 27위로 수직 상승했다. 김 구청장은 “청렴 사업은 일상 속에서 실천해야 할 공직자의 자세”라며 지속적으로 추진할 청렴종합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은평은 경제적 여유는 크지 않지만 8년 연속 적십자회비 모금에서 1등을 한, 사람 사는 정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착한 흥부에게 제비가 박씨를 물어다 줬듯이 선량한 은평구민들은 큰 선물을 받을 자격이 있어요. 은평살이 자체가 큰 선물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新 할마할빠 육아시대] 영·수에 한자까지 가르쳐… 베이비부머가 만든 ‘新치맛바람’

    [新 할마할빠 육아시대] 영·수에 한자까지 가르쳐… 베이비부머가 만든 ‘新치맛바람’

    자녀 키우며 교육열풍 주도 경험… 이전 세대보다 재력 있고 고학력 학습지·교사 등 최신 정보 수집… 모르는 문제 해결 선생님 역할 손주 가르치려고 영어 공부도 “엄마·아빠가 바쁘셔서 할머니·할아버지가 돌봐주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 “저요 저요, 저는 이 세상에서 할머니가 제일 좋아요.”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강서구의 한 어린이집. 갑작스런 아이들 함성으로 교실이 떠나갈 지경이다. 옆자리 친구에게 뒤질세라 팔을 번쩍 들고, 소리도 지른다. 전체 55명(5~7세) 중에 21명이 손을 들었다. 그중 한 명인 최모(7)군은 조부모, 부모, 삼촌 내외까지 모두가 한집에 산다. 할머니가 최군, 최군의 동생, 사촌동생 등 3명을 보살핀다. 할머니는 어린이집 등·하교 및 식사뿐 아니라 학습지 교사가 내준 숙제를 착실히 하는지 감독한다. 모르는 문제도 척척 알려주는 선생님 역할도 한다. 이모(7)양의 할머니는 교육열이 높다. 1년 전 이곳으로 전학을 왔을 때만 해도 이양은 한글도 제대로 몰랐다. 이양의 담임교사 고모(41·여)씨는 “어린이집 아이들이 졸업 전에 한자능력검정시험 7~8급을 준비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더니, 할머니가 7급을 따도록 시키겠다고 해서 놀랐다”며 “이후 6개월간 이양은 한글도 떼고, 한자시험 7급에도 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할머니가 매일 공부시간을 정해서 꼼꼼히 이끌어준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손녀가 집안을 어질러놔도 못하게 하기보다는 충분히 놀도록 기다려줍니다. 칭찬도 많이 해주죠. 예전에 우리들 아이 키울 땐 왜 그렇게 엄했는지….”(3세 손녀를 키우는 인천 연수구 거주 58세 여성) 베이비부머(53~61세)가 은퇴 후 손주 돌보기에 나서면서 육아교육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베이비부머는 이전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고학력이고 재력을 갖춘 이들이 많으며, 이미 자녀를 키우면서 우리나라의 교육 열풍을 주도한 경험도 있다. 이들은 손주 돌보미 학교에 참여하고 최신 교육 정보를 습득하며, 손주를 가르치기 위해 영어 등의 재교육에 나선다. 일각에서는 ‘신(新)치맛바람’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맞벌이 가정의 절반 이상이 조부모 양육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육아교육기관들은 긍정적인 형태의 ‘신(新)양육 시스템’으로 보고 있다. A어린이집 원장 임모(47·여)씨는 “최근 몇년 사이에 손주의 학습에 대한 조부모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며 “특히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한글, 영어, 수학 등을 미리 가르치는 등 조기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전했다. 1일 오후 1시쯤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만난 이호승(66)씨는 손자(4)와 30분간 놀아주고 집에 들어와 동화책을 읽어주었다. 10분 만에 싫증을 낸 손자의 손은 이내 블록에 갔다. 이씨는 “아이의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 스스로 놀 수 있도록 참을성을 갖고 지켜봐 주는 게 새로운 육아 트렌드”라고 말했다. 다른 어린이집의 교사 정모(43·여)씨는 “과거에는 조부모들이 아이를 외부에 맡기기보다 무조건 자신의 품에 두려고 했지만 요즘 60대 할머니들은 교육기관의 전문성을 신뢰하고 오히려 적극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조부모가 양육하는 아이들이 늘면서 어린이집 등 교육기관은 부모와 조부모 모두와 ‘이중 상담’을 해야 하는 일이 많아졌다. 한 어린이집 교사는 “교육 상담은 조부모와 하고 금전적인 부분은 부모와 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의 부모도 조부모의 교육 경험을 존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아하! 우주] 화성까지 단 ‘한 달’만에 도달하는 방법은?

    [아하! 우주] 화성까지 단 ‘한 달’만에 도달하는 방법은?

    화성이 지구를 대체할 ‘제2의 거주지’로 떠오른 가운데, 화성까지 도달시간을 불과 한 달로 앞당길 수 있는 과학적 이론이 공개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필립 루빈 박사 연구진은 지구에서 화성으로 이동하는 비행체의 크기를 매우 얇은 형태로 변경할 경우, 화성까지 닿는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는 이론을 발표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현재의 기술을 이용해 화성까지 날아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4~8개월 정도로 예상한다. 하지만 루빈 박사 연구진이 개발중인 추진 레이저 시스템이 현실화 될 경우, 불과 한 달이면 화성에 당도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만약 수g의 작은 물체라면 고작 30분만에라도 화성에 도착할 수 있다. 로켓에 장착되는 이 추진 시스템은 화력을 주로 이용하는 현재의 추진방식에서 벗어나, 전자기(電磁氣·전기와 자기장의 상호작용)적 특징을 가진 광자(입자)를 추진력으로 이용한다. 바람 등 저항요소가 없는 우주공간에서 전자기적 광자가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레이저빔이 우주선을 우주공간으로 밀어내는 원리다. 일종의 가속 기간을 거치면 1g 정도의 얇고 작은 물체는 빛의 26% 속도까지 이동하는 것이 가능하다. 유인 우주선처럼 크기가 큰 100t 정도의 우주선이 움직인다면 분당 6만~7만㎞로 움직일 수 있다. NASA가 발사한 무인우주선인 보이저1호가 태양계를 벗어나는데 걸리는 시간은 35년이었지만, 이 레이저빔을 장착한 우주선이 현실화되면 15년 만에 태양계를 벗어날 수 있다. 유인우주선이 화성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한 달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루빈 교수는 “전자기적 광자 레이저 추진 시스템을 위한 기술은 이미 존재한다. 다만 그 크기를 확대해야만 우주 곳곳까지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뿐만 아니라 속도를 높일수는 있지만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는 것도 숙제”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유인우주선을 빠른 시간안에 화성 및 우주로 보내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크기가 작은 소형 탐사선을 태양계 바깥으로 보내는 실험에는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영국 행성간 협회(British Interplanetary Society) 저널에 소개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자식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기대는 毒…ADHD 발생 불러(연구)

    자식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기대는 毒…ADHD 발생 불러(연구)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이하 ADHD)는 전체 아동의 3~20%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신질환이다. 국내에서도 ADHD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치료제 과잉사용 등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미국 시애틀어린이연구기관(Seattle Children’s research Institute)에 따르면 미국 내 ADHD환자수는 1970년대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아졌다. ADHD 환자수가 많아진 원인에 대한 분석이 시작된 가운데, 이러한 현상이 부모들의 비현실적인 기대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마이애미대학 연구진은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아이들이 공공교육 및 사교육에 투자하는 시간을 분석했다. 그 결과 1981~1997년까지 아이들이 공부에 쓴 시간은 1970~1980년대보다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해당 기간 취학아동뿐만 아니라 미취학 아동의 공부시간도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또 3~5세 아동의 주당 독서시간은 1981년에 평균 29분이었던 것에 반해 1997년에는 평균 84분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역시 3~5세 아동에게 글자나 단어, 숫자 등을 교육시키는 가족 비율은 1993년에 58%에서 2005년에는 77%로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하루의 대부분을 공부에 투자하는 아이의 비율 역시 1970년대에는 17%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에는 58%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이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과 ADHD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취학 아동 등 연령대가 매우 낮은 아이들의 공부시간이 증가할수록 ADHD 발병비율도 동시에 상승했다는 것. 연구를 이끈 시애틀어린이연구기관의 드미트리 A. 크리스타키스 박사는 “현대의 많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숙제나 읽기 등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이는 반면, 놀이시간은 줄일 것을 기대한다”면서 “비록 ADHD는 생물학적인 상태에 따라 발병하기도 하지만 환경과도 분명한 연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녀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욕심은 아이들로 하여금 뛰어노는 것보다 교육받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한다"고 지적했다. ADHD와 교육시간 사이의 상관관계를 다룬 이번 연구의 자세한 결과는 미국의학협회지 소아과학(JAMA Pediatric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주름 받아들이고 한 발씩 다시 시작”

    “주름 받아들이고 한 발씩 다시 시작”

    MBC ‘가화만사성’ 희생적 안주인役 “김수현 작가 동시간 경쟁, 기분 묘해” “오랜만에 TV 모니터에 비친 제 모습을 보고 이렇게 늙었나 싶어서 깜짝 놀랐어요. 거울을 안 보면 자기 실체를 모르고 예전 모습만 생각하게 되잖아요. 처음엔 조금 슬프고 우울했는데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주름이 그동안 아이들 키운 세월에 대한 보답이니까요.” 14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하는 배우 원미경(56)은 상기된 표정으로 복귀 소감을 전했다. 24일 인천 하버 파크호텔에서 열린 MBC 새 주말 드라마 ‘가화만사성’ 제작 발표회에서 만난 원미경은 다시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막내는 제가 연기한 것을 한번도 보지 못했는데 아이들이 엄마도 연기자로서 날개를 달고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용기를 줬어요. 남편도 젊었을 때는 일과 아이들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우리 둘의 삶을 중시하자며 격려를 많이 해줬어요.” ‘엄마’ 후속으로 오는 27일 밤 8시 45분에 첫 방송되는 ‘가화만사성’은 중국집 배달부로 시작해 차이나타운 최대 중식당을 연 봉삼봉의 가족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원미경은 중식당 ‘가화만사성’의 안주인 배숙녀 역을 맡아 가정의 ‘절대군주’ 봉삼봉(김영철)의 말 한마디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특기가 ‘참기’인 희생의 아이콘을 연기한다. 이 작품은 같은 시간대 SBS에서 방영되는 김수현 작가의 ‘그래, 그런거야’와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김수현 원작의 영화 ‘청춘의 덫’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원미경은 드라마 ‘산다는 것은’ 등 김 작가의 작품에 다수 출연했다. 최근 김 작가와 통화를 했다는 원미경은 “같은 시간대에 경쟁작으로 만난다는 것이 가슴이 아프고 긴장되기도 하고 기분이 묘하다. 서로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첫 촬영 때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모니터하느라 순서를 잊어버리기도 했다는 그는 “밀린 숙제를 하듯이 요즘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분위기를 익혔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거의 안 봤어요. 한번 보고 나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듯이 며칠을 그 이야기만 하니까 일부러 피했죠. 최근에 남편과 영화 ‘암살’을 함께 보고서도 그랬구요. 오랜만의 연기가 어색하기도 하고 세월이 그냥 간 것이 아니더라구요. 하지만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다시 시작할 생각입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부모의 자녀 기대 지나칠수록 ADHD 증가(美연구)

    부모의 자녀 기대 지나칠수록 ADHD 증가(美연구)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이하 ADHD)는 전체 아동의 3~20%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신질환이다. 국내에서도 ADHD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치료제 과잉사용 등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미국 시애틀어린이연구기관(Seattle Children’s research Institute)에 따르면 미국 내 ADHD환자수는 1970년대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아졌다. ADHD 환자수가 많아진 원인에 대한 분석이 시작된 가운데, 이러한 현상이 부모들의 비현실적인 기대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마이애미대학 연구진은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아이들이 공공교육 및 사교육에 투자하는 시간을 분석했다. 그 결과 1981~1997년까지 아이들이 공부에 쓴 시간은 1970~1980년대보다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해당 기간 취학아동뿐만 아니라 미취학 아동의 공부시간도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또 3~5세 아동의 주당 독서시간은 1981년에 평균 29분이었던 것에 반해 1997년에는 평균 84분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역시 3~5세 아동에게 글자나 단어, 숫자 등을 교육시키는 가족 비율은 1993년에 58%에서 2005년에는 77%로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하루의 대부분을 공부에 투자하는 아이의 비율 역시 1970년대에는 17%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에는 58%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이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과 ADHD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취학 아동 등 연령대가 매우 낮은 아이들의 공부시간이 증가할수록 ADHD 발병비율도 동시에 상승했다는 것. 연구를 이끈 시애틀어린이연구기관의 드미트리 A. 크리스타키스 박사는 “현대의 많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숙제나 읽기 등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이는 반면, 놀이시간은 줄일 것을 기대한다”면서 “비록 ADHD는 생물학적인 상태에 따라 발병하기도 하지만 환경과도 분명한 연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녀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욕심은 아이들로 하여금 뛰어노는 것보다 교육받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한다"고 지적했다. ADHD와 교육시간간의 연관관계를 다룬 이번 연구의 자세한 결과는 미국의학협회지 소아과학(JAMA Pediatric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네이버 ‘투태모’, 소액투자 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소 분양 트렌드 소개

    네이버 ‘투태모’, 소액투자 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소 분양 트렌드 소개

    소위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조언이 있다. 현실의 문제에 투자하라는 것이 바로 그것. 즉 현재 인류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나 그러한 사업 분야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살펴보면 태양광 발전은 가장 시급하고도 가치 있는 투자처임에 틀림없다. 현재 인류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 중 하나가 바로 환경과 에너지 문제이기 때문이다. 미래학자들은 화석연료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현재의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꿀 과학기술이 나오지 않는다면 인류의 미래는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태양광발전은 핵융합, 소수 연료 등 차세대 에너지 시대가 열리기 전 취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 태양광 발전에 대한 높은 관심은 태양광 발전 사업에 대한 최신 정보를 만나볼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투명한 태양광발전사업자 모임(이하 투태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투태모를 운영하고 있는 ㈜비에이치에너지 김상범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도 태양광 발전 사업은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에 따라 2024년까지 전체 전력생산량의 10%를 재생에너지로 채운다는 목표를 공표한 데 이어, ‘5년간 태양광발전 집중 육성(태양광 의무할당)’ 방침을 세우고 태양광발전 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나서며 사업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 밝은 상황”이라며 “최근 투태모에 가입하는 신규회원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고 전했다. 올해로 4년차를 맞는 투태모는 이름처럼 ‘투명한 정보공유의 장’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태양광 발전 사업에 참여하거나, 관심이 높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꽤나 이름이 알려진 커뮤니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발전사업주 및 예비 사업주들에게 좋은 품질의 자재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은 물론, 태양광 발전을 위한 착한 분양을 이끌면서 회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투태모에서는 착한분양 프로젝트를 통해 서천, 영월에서 태양광발전소 착한분양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데 이어 현재는 제천 20구좌 세미나를 준비 중이다. 이번에 진행되는 제천 부지는 제천 시내권에서 약 2~3km 떨어진 곳으로 도심으로의 접근성이 좋고, 4차선도로에서 진입로를 확보하고 있어 최적의 입지조건을 자랑한다. 현재는 3월 4일~5일 양일간 진행되는 현장답사 사전신청을 진행 중이다. 김상범 대표는 “태양광 발전에서 수익성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초기 투자비용을 합리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투태모에서는 소액투자를 통해 수익성이 높은 태양광 발전 부지 매입 정보부터 성능이 뛰어난 최신 태양광 자재에 대한 정보 공유를 통해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의 성공적인 사업 운영을 돕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명한 태양광발전사업자 모임(이하 투태모)’에 대한 자세한 내용 및 착한분양 프로젝트 제천 20구좌 세미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투태모 네이버 카페(http://cafe.naver.com/fmks04)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 정부 3년] 지지율 일등공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北 도발에 시험대 올라

    [박근혜 정부 3년] 지지율 일등공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北 도발에 시험대 올라

    ‘대중경사론’ 속 한미동맹 재확인…숙제 남긴 ‘日 위안부 협상’ 타결 대북 긴장 풀어냈던 ‘8·25 합의’ 北도발에 통일대박론 무색해져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취임 3주년을 맞는 가운데 외교·안보 분야는 2중, 3중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북한의 지난달 제4차 핵실험 및 이달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동북아 안보 지형과 남북관계는 급변했다. 국제사회와 공조한 강력한 대북 제재가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은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임기 1, 2년차는 물론 임기 3년차까지도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은 다른 분야에 비해 상당히 후한 평가를 받았다. 미국과 중국 사이 균형감 있는 외교와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 기반한 일관성 있는 대북 정책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우상향으로 이끄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특히 대중(對中) 외교는 어느 때보다 우리의 외교 공간을 넓혔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일각에선 대중경사론이 흘러나왔지만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며 균형감을 과시했다. 한·일 관계는 지난해 11월 3년 반 만에 정상회담을 재개하고, 12·28 일본군 위안부 협상까지 타결하며 개선됐다. 하지만 우리 내부에서 합의 내용을 둘러싼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데다 일본도 위안부 연행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등 합의 정신을 훼손하는 언행을 이어가고 있다. 여론 설득과 일본의 충실한 합의 이행을 이끌어내는 노력이 계속돼야 하는 것이다. 남북 관계는 8·25 합의로 관계 개선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었다. 대화로 극한의 긴장을 풀어내고 이산가족 상봉과 차관급 당국 회담까지 성사시키며 ‘통일외교’도 힘을 받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연달아 감행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은 상황을 완전히 뒤집어놨다. 통일대박론은 자취를 감췄고 박 대통령은 사실상 북한의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까지 언급하며 고강도 압박에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기 시작했다. 한·미·일 공조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강력하고 실효적인’ 대북 제재 결의를 강조하는 한편,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라는 ‘극약처방’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독자적 제재까지 동참한 미·일과 달리 중·러가 제재에 소극적 입장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대중 외교 실패론’도 제기됐다. 또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론으로 한국이 미·중 갈등의 중심에 서며 ‘한·미·일 대 중·러’의 신냉전 구도를 강화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아울러 남북 관계는 대화의 문이 완전 차단돼 1972년 7·4공동선언 이전 대립의 시대로 회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정책 일관성 차원에서 북한이 빠져나갈 구멍을 주지 않기 위해 앞으로 국제사회 공조를 계속 끌어내야 하며 여기 국민적 지지도 필요하다”며 “중국은 큰 틀에서 우리를 지지하게 하되 세부적 판단은 맡기는 게 옳다”고 조언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게임→의료·건설·관광까지 확장… “올해 VR 꽃필 것”

    게임→의료·건설·관광까지 확장… “올해 VR 꽃필 것”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독식하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올해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VR)이 주인공 대접을 받고 있다. VR은 눈과 머리에 쓰는 헤드셋을 통해 구현한 입체적인 가상공간을 현실처럼 느끼게 해 주는 기술이다. 지금은 게임, 영화 등 주로 오락 용도로 사용하지만 앞으로 의료나 건설, 관광 등 다방면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21일(현지시간) 간판 스마트폰을 공개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폰과 연결해 쓸 수 있는 VR 헤드셋과 손쉽게 360도 영상을 촬영하는 VR 카메라를 함께 선보였다. SK텔레콤과 KT 등 통신사는 용량이 큰 VR 영상을 끊김 없이 빠르게 보여주는 차세대 5G 기술을 시연했다. 다양한 헤드셋과 콘텐츠가 쏟아질 올해가 VR이 꽃피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VR이 얼리어답터들의 기호품에 그치고 말지, 아니면 스마트폰을 대체할 새로운 디바이스로 자리잡을지 주목하고 있다. 올해 VR 시장에는 새로운 헤드셋이 잇따라 출시된다. 오큘러스는 엑스박스 등 게임 유저를 겨냥한 오큘러스 리프트를 다음달부터 판매한다. 오큘러스는 2014년 3월 페이스북이 20억 달러에 인수한 스타트업으로, 삼성과 제휴해 기어 VR을 만들었다. 단말기 제조뿐만 아니라 콘텐츠 유통 플랫폼인 오큘러스 셰어·시네마·360도 등도 운영한다. 소니는 올해 상반기 중 게임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PS)4와 연동해 쓸 수 있는 VR 헤드셋을 출시할 예정이다. 소니는 3600만명에 이르는 PS4 이용자가 적극적으로 VR 헤드셋을 사들일 것으로 기대한다. 대만의 HTC는 세계에서 가장 큰 PC용 게임 플랫폼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와 손잡고 VR 헤드셋 바이브를 내놓는다. MWC 2016에 참가한 HTC는 바이브를 오는 29일부터 799달러에 선판매한다고 밝혔다. 오큘러스와 소니, HTC는 현재 VR 수요가 가장 많은 게임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기기 가격이 30만~90만원 선으로 비싸다. 반면 구글, 삼성 등은 스마트폰과 연동해 쓰는 저렴한 VR 기기 대중화에 초점을 맞췄다. 2014년 7월 선보인 구글의 ‘카드보드’는 골판지, 렌즈, 고무밴드로 이뤄진 조립형 VR 기기다. 구글은 영상, 게임 등 VR 콘텐츠 생태계를 선점하는 데 힘쓰고 있다. 구글은 스마트폰과 연결할 필요가 없는 독자 VR 단말기와 VR 전용 운영체제(OS)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는 5월 열리는 구글 개발자대회에서 기존 카드보드를 개선한 모바일 VR 단말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골판지를 플라스틱으로 바꾸고 컴퓨터 칩과 센서를 실어 삼성 기어VR에 필적할 만한 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만 바라보던 애플도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로 VR에 주목하고 있다. 애플은 VR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기술을 연구하는 수백명 규모의 비밀 연구개발팀을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미국 최고 VR 전문가인 더그 보먼 버지니아공대 교수를 영입하기도 했다. 앞서 메타이오, 플라이바이미디어, 이모션트 등 VR, AR 관련 스타트업을 사들이며 VR 기술 집적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VR 시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VR 하드웨어 판매량이 지난해 14만대에서 올해 140만대, 2017년에는 63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IT 투자자문사인 파이퍼재프레이는 2025년이면 연간 5억대의 VR 헤드셋이 팔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캐피털은 VR 시장이 2020년 30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하는 등 VR을 두고 장밋빛 전망이 쏟아진다. VR 기기는 경량화, 어지럼증 개선 등이 숙제로 여겨진다. 공격적으로 모바일 게임사업에 뛰어든 넷마블의 방준혁 의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VR 헤드셋이 무거워 20~30분만 착용해도 게임 하기에 불편함이 있다”면서 “1시간 이상 착용해도 무리가 없는 선글라스나 고글 정도로 가벼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의 기어VR은 318g, 오큘러스리프트가 380g이다. 다만 전날 선보인 LG 360 VR이 118g로 제작돼 헤드셋 경량화 경쟁에 불을 댕길 전망이다. VR이 스마트폰만큼 빠르게 성장하긴 어렵다는 신중한 시각이 있다. 국내 제조업체가 VR 하드웨어에 치중한다면 스마트폰처럼 선진국과 중국 사이에 낀 ‘넛크래커’ 신세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VR의 원천 기술이 미국 등 선진국에 있고 중국은 저렴한 기기로 쫓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VR이 대중화되려면 콘텐츠 제작과 유통을 아우르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홍원균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스마트폰의 사례에서 보듯이 삼성, 페이스북, 구글, 애플 모두 디바이스 시장에서 콘텐츠와 플랫폼의 의미를 잘 안다”면서 “지금은 VR 기기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플랫폼 싸움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사설] 공유경제, 신성장 이끌 마중물 돼야

    정부가 그제 위기를 맞은 경제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투자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다. 연구개발(R&D) 특구 조성과 스포츠산업 규모 확대, 대학의 해외 캠퍼스 설치 허용 및 건강관리 서비스 육성이 포함됐다. 모두 의미 있는 대책이지만, 특히 공유경제를 신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안이 눈길을 끈다. 공유경제는 자산이나 지식, 서비스 등을 다른 사람과 나눠 쓰는 신개념 경제다. 숙박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나 모바일 기반의 콜택시 ‘우버’가 대표적이다. 공유경제 산업은 이미 세계적으로 연 80%씩 성장하는 메가트렌드 시장이다. 에어비앤비는 2008년 설립돼 191개국에서 200만개의 객실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세계 공유경제 시장 규모는 2010년 8억 5000만 달러에서 2014년 100억 달러로 급성장했고, 2025년엔 3000억 달러를 넘으리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가 이제라도 공유경제 산업을 육성하기로 한 것은 다행스럽다. 철강이나 조선, 전자 등 기존 주력 산업이 한계에 부딪혀 성장판이 닫히려는 시점에서 공유경제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성공의 관건은 공유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를 얼마나 과감하고 효율적으로 정비하느냐에 달렸다. 우버나 에어비앤비는 미국 등 선진국에선 이미 몇 년 전부터 새로운 사업 모델로 주목받았다. 반면 한국에선 이런 서비스가 대부분 불법이었다. 차량이나 숙박 공유 같은 서비스를 품어 줄 업종 구분 규정이 없어 사업자 등록 자체가 어려웠다. 앞으로 각 분야에서 공유경제 개념을 차용한 서비스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서 걸림돌이 될 만한 규제는 과감한 손질이 필요해 보인다. 이런 측면에서 “신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는 일단 모두 물에 빠트린 뒤 꼭 살려 낼 것만 살리도록 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은 매우 고무적이다. 비단 공유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산업에서도 금지 규정이 없으면 모두 가능한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용자의 안전과 개인정보 보호, 사회질서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규제만 남기면 된다. 기존 사업자들과의 이해충돌을 최소화하는 것도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다. 숙박 공유 서비스는 당장 호텔이나 민박 사업자들에게 큰 위협이 된다. 차량 공유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자동차 운전 대리업 또는 택시업계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업체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공유 민박업을 우선 부산·강원·제주 지역에만 도입하고, 내년에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은 이런 점에서 적절해 보인다. 공유경제는 아직 낯설지만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도입 과정에서 크고 작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규제에 익숙한 행정관청이나 공무원들이 반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은 새로운 시장 진입과 성장에 따르는 성장통이라고 본다. 낡은 규제들은 역대 정부가 그토록 손보려고 했지만 사실상 실패했다. 공유경제 도입이 규제 시스템을 바로잡는 모멘텀이 되기를 기대한다.
  • [자치단체장 25시]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

    문화, 전통, 품위 그리고 디테일.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다. 그는 ‘잘나가는 건축 전문가’로 쌓아 온 모든 것을 뒤로하고 ‘종로의 목민관(牧民官)’으로 제2의 삶을 선택했다.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행정에 접목, 구현하기 위해서다. 김 구청장은 일 욕심이 대단하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탐심이 아닌 뜨거운 열정이기에 주민들로부터 박수를 받는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그의 열정에 감탄하며 “발품과 애정, 철학과 청사진 없이는 불가능한 행정”이라고 평했다. 김 구청장은 대학 시절 건축공학을 전공했다. 자신의 이름을 건 건축사사무소를 차리기도 했다. 그는 “돈을 벌려면 구청장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웃는다. 건축사로서의 생활은 남부러울 게 없었다. 하지만 종로에 살게 된 뒤 이 도시를 제대로 살려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근사한 건물이 아닌 ‘좋은 도시’를 설계해 보고자 구청장만큼은 꼭 하고 싶었다고 한다. 김 구청장은 공공의 영역에 자신의 전문성을 접목시켜 명품 도시를 만들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민심을 얻는 길은 쉽지 않았다. 그는 ‘삼수생’이다. 12년 동안의 도전과 기다림이 이어졌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포기했을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 시간을 기회로 삼았다. 행정과 지방자치를 공부하고, 선진국의 사례를 배우기 위해 자비로 해외 답사에도 나섰다. 구청장에 당선돼 펼친 각종 정책과 사업 구상의 발판이 됐다. 그는 2010년 7월, 드디어 제33대 종로구청장에 당선됐다. 꿈을 이룬 순간이었다. 행정에 대한 배움과 건축가로서의 전문성, 종로에 대한 애정이 합쳐져 단단한 자질을 갖춘 뒤였다. 올해로 그는 구청장 생활 6년째를 맞았다. “내가 생각한 대로 도시가 만들어지니 재밌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어디 있겠느냐는 말을 실감시켜 준다. 아내는 종종 “저 양반은 집 생각은 않고 혼자 신났다”고 서운해한단다. 매일 늦게까지 직원들과 정책 토론을 하는 탓이다. 하지만 그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 역시 아내라고 한다. 구청장에 당선된 뒤 한동안은 막상 종로에서 무엇을 할지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깔끔한 성격의 김 구청장에게 눈에 띈 게 있었다. 1400여t의 쓰레기를 치우는 일이었다. 김 구청장은 48개 마을의 공터 관리에 대한 위임권을 넘겨받아 산처럼 쌓여 있던 쓰레기를 치웠다. 악취가 심해 주민들이 산책도 못 하던 곳이었다. 그는 쓰레기를 치운 자리에 좋은 퇴비를 뿌려 총 2500여평의 텃밭을 만들었다. 거기서 직접 기른 배추로 김장을 담가 지역의 홀몸 노인들에게도 나눠 줬다. 차원이 다른 도시 관리의 시작이었다. 그는 건축사다운 꼼꼼함으로 도시를 바꾸기 시작했다. 마을경관 개선 사업이 그중 하나다. 이화동에는 ‘눈물의 계단’이 있었다. 계단의 높이가 제멋대로인 데다 경사가 심했다. 산동네에 사는 주민들이 장을 보고 올라가다 계단에 걸려 넘어져, 산산조각 난 채소와 과일을 보며 눈물 흘렸다는 데에서 이름 붙여졌다. 김 구청장은 이곳에서 눈물을 지워 냈다. 계단 때문에 넘어지는 일이 없도록 일률적인 높이로 반듯하게 재정비했다. 차가운 벽면에는 따뜻한 벽화를 그렸다. 이제 그곳은 하늘계단, 바람계단으로 불린다. 종로 곳곳에는 이처럼 김 구청장의 애정 어린 손길이 스쳐 간 장소가 많다. 많은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윤동주 문학관’도 그의 작품이다. 부지를 마련하고 건물 지을 사업추진비가 부족했던 2010년. 김 구청장은 청운가압장을 발견했다. 고지대에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사용하던 곳으로 청운아파트 철거 후 방치돼 있었다. 이를 새롭게 활용해 문학관을 짓고,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의 느낌을 재현한 영상관을 만들었다. 흉물로 방치했던 곳이 감각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김 구청장의 특기가 이 같은 발상의 전환이라면, 취미는 토론과 조언이다. 크고 작은 건축·공사 관련 조언을 듣고자 종로구청장실에는 다양한 이들이 찾아온다. 건축 전문가가 설계에 대한 조언부터 도면 수정까지 무료로 도와주니 만족도는 최고다. 김 구청장의 조언을 거쳐 간 작품들 중 그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것은 주한 일본대사관 앞의 ‘평화비 소녀상’이다. 2011년 5월,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서 수요집회 1000회를 기념해 비석을 세우겠다고 찾아왔다. 그러나 김 구청장은 소녀상을 제안했다. 일본군에 끌려갈 당시의 앳된 모습, 사과를 기다리며 평화적으로 앉아 있는 모습, 나무 걸상 등은 모두 그의 의견이었다. 제목도 ‘기다림’으로 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 우리 역사에 관심이 큰 만큼 김 구청장의 소녀상 사랑은 각별하다. 그는 얼마 전 “중앙정부의 요청이 있어도 소녀상을 철거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물론 도쿄신문 등 일본 일간지 기자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지켜야 할 것을 지키는 것. 그의 소신과 신념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올해 김 구청장과 종로구청 직원들의 목표는 ‘절문근사’(切問近思)다. 절실하게 문제를 묻고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는 뜻이다. 특히 종로의 가치를 보존하면서 발전한 도시로 나아가는 것은 김 구청장이 늘 고민하는 숙제다. 그 중심에는 도시재생 사업이 있다. 내년까지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는 창신·숭인 지역에는 봉제마을 거리박물관과 공공 작업장 등을 조성한다. 일자리 창출과 동시에 새로운 문화자원화로 관광객을 유치할 예정이다. 이미 널리 알려진 인사동, 북촌 한옥마을, 세종마을 등은 지역 특성과 전통을 잃지 않는 게 방점이다. 전통 한옥 보존을 위해 경복궁 서측 옥인동에는 ‘상촌재’를 개관할 계획이다. 내버려둔 한옥을 매입해 사랑채에 온돌을 전시하고, 안채에선 한글을 주제로 한 교육과 강좌를 연다. ‘문화 구청장’을 꿈꾸는 그가 올해 또 한 가지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자문밖(부암·평창동 일대) 창의 예술마을’ 조성이다. 북한산이 감싼 이곳에는 미술관, 갤러리 등이 밀집해 있고 많은 예술가들이 살고 있다. 김 구청장은 이곳을 세계적인 아트 밸리로 만들기 위해 복합 문화시설, 종로문학관, 국민대 예술조형대학 등을 건립, 유치할 계획이다. 자연과 문화, 이야기가 있는 예술마을을 만드는 게 목표다. 아울러 ‘청진구역 스토리텔링화 사업’도 박차를 가한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지하철 1호선 종각역까지 이어지는 지하 보행로가 현재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보행로를 완성하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이곳에 ‘책의 거리’를 조성해 이야기를 입힐 예정이다. 김 구청장의 집무실 앞에는 서예가 소헌(紹軒) 정도준 선생이 쓴 ‘도편수의 마음’이란 액자가 걸려 있다. 김 구청장의 마음가짐을 그대로 쓴 것이다. 도편수는 조선시대 건축공사의 총책임자였다. 김 구청장은 “도편수는 집을 짓고 난 뒤에도 자신이 지은 집이 괜찮은지 찾아가 다시 확인한다”면서 “‘우두머리 도(都)’자를 쓰듯 무한 책임을 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간이 한참 흐른 뒤 돌아봤을 때에도 스스로 “참 야무지게 잘했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세, 그게 우리 종로의 발전으로 이어지게 할 겁니다.” 글 사진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글로벌 시대] 글로벌 난민위기와 국제공조/최석영 유엔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글로벌 난민위기와 국제공조/최석영 유엔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

    입춘을 지났으나 여전히 춥다. 몇 해 전 유엔난민기구 집행위원회 의장 자격으로 레바논과 요르단 난민촌을 방문한 일이 있다. 천진한 아이들 눈망울 뒤로 어른들 얼굴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가 잊히지 않는다. 난민들에게 겨울나기는 또 다른 시련이기 때문이다. 작년 한 해 유럽에 도착한 난민이 100만명을 돌파했다. 마그레브 지역과 유럽을 잇는 지중해는 생명선이자 죽음의 바다이다. 지중해와 육로를 건너다 목숨을 잃은 사람이 연간 3000명을 넘어선 까닭에서다. 시리아 내전으로 촉발된 난민의 대유럽 이동은 규모나 성격에서 전대미문의 사건이다. 거대한 엑소더스는 중동의 위기를 고스란히 유럽으로 전이시키고 있다. 22개 유럽연합(EU ) 회원국과 4개 비회원 국가 내 통행의 자유를 합의한 솅겐 조약에 대한 비판과 경제침체 속에서 증가하는 난민 유입으로 사회 불안정성이 가중되면서 회원국 간 갈등도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3%에 달하는 2억여명이 삶의 터전을 떠나 이주를 한다고 한다. 경제적 기회를 찾기 위한 자발적 이주자들도 있으나 정치적 박해나 분쟁 또는 자연재해를 피해 강제로 이주를 해야 하는 난민과 무국적자들이 증가하면서 국제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던지고 있다. 시리아만 보더라도 난민과 국내 피난민을 합산하면 1000만명이 넘고 폭력적 극단주의의 활동이 더해지면서 이라크, 예멘 및 리비아에서도 수많은 난민을 양산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난민 문제는 해묵은 국제사회의 숙제다. 특히 미얀마를 떠나 안다만 해역을 떠돌아야 했던 해상 난민들의 운명도 모질기는 마찬가지였다. 많은 난민들이 밀거래 조직에 의해 잔인하게 희생되거나 피난처를 찾지 못하고 쓰러졌다. 아프리카의 사하라 이남에서는 많은 피난민이 고통을 받고 있지만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해 국제적 온정의 손길도 태부족이다. 글로벌 난민 위기가 복잡하고 장기화되면서 국제기구와 구호단체들의 활동도 진보를 거듭해 왔다. 유엔은 유엔인도조정사무소(OCHA)를 중심으로 인도지원 활동을 포괄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 직속 자문기구인 중앙긴급대응기금(CERF)은 연간 4억 5000만 달러의 재원으로 인도적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선지원하는 시스템을 운영해 오고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비롯한 수많은 비정부 간 기구들도 기민한 대응을 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은 구조적 갈등 속에서도 난민의 보호, 할당, 수용과 재정착을 위한 공동대응 시스템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지구 차원의 공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도적 위기가 해소되지 않는 것은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하루 4만여명을 삶의 터전에서 몰아내는 지역분쟁을 종식시키는 것이 선제적 해법일 것이다. 지난해 8월 유럽으로 향하던 난민들이 잇따라 주검으로 발견되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를 정치적 공동 대응이 요구되는 인재로 규정짓고 숫자의 위기가 아니라 결속의 위기라고 강조했다. 국제사회는 난민의 재원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오는 5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릴 인도지원정상회의의 의제도 재원 문제다. 우리나라가 국제적 인도지원 분야의 활동과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더 감동적인 사실은 많은 시민들이 적지 않은 금액을 길거리에서 쾌척하고 있고 그 모금액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온정이 난민들의 겨울나기에 작은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 ‘바보’가 남기고 간 숙제 “여러분도 사랑하세요”

    ‘바보’가 남기고 간 숙제 “여러분도 사랑하세요”

    일기·강론·편지 등 모아 자취 좇아 불평등한 현 사회가 가야할 길 제시 아, 김수환 추기경 1·2/이충렬 지음/김영사/1권 568쪽, 2권 564쪽/각 권 1만 6500원 2009년 2월 16일, 김수환 추기경의 병세는 폐렴 증세로 급격히 악화됐다. 문병 온 정진석 추기경과 염수정 주교, 명동성당 주임신부 박신언 몬시뇰 등에게 “나는 너무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정말로 고맙습니다. 여러분들도 사랑하세요”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오후 6시 12분, 명동성당 종탑에서는 열 번의 조종이 울렸다. 그의 나이 87세였다. 세례명은 스테파노. 다음날, 두 명의 시각장애인이 각막이식수술을 받고 눈에서 붕대를 풀었다. 조심스럽게 눈을 뜨자 빛이 보였다. 그가 세상에 남기고 간 ‘사랑’이었다. (2권 529~530쪽) 오는 16일은 김 추기경의 선종 7주기다. 기일에 맞춰 세상에 나온 전기 ‘아, 김수환 추기경’은 1권 ‘신을 향하여’와 2권 ‘인간을 향하여’로 나눠 초고 원고만 8000여장, 전권 1132쪽의 장서로 김 추기경의 삶을 가감 없이 그렸다.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공인한 첫 전기이기도 하다. ‘간송 전형필’ 등의 전기 작가로 유명한 저자는 김 추기경의 개인 일기와 미사 강론, 강연, 언론 인터뷰, 편지, 그리고 그와 함께했던 선후배 신부들과 남다른 인연을 가졌던 이들까지 모두 찾아내 김 추기경의 자취와 삶을 좇았다. 특히 수록된 360여장의 사진 중에서 100여장이 처음 공개될 정도로 김 추기경의 삶의 궤적을 묵직하고도 새롭게 재조명했다. 김 추기경은 30세에 대구 계산동에서 사제로 서품됐고, 1969년 전 세계 추기경 134명 중 최연소인 47세에 추기경이 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친구이자 한국 민주화 운동의 버팀목이었다. 그러한 면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몇 장면을 소개한다. ●박정희 대통령의 성탄 미사 생중계 중지 명령 1970년대 명동성당은 민주화 운동의 성지였다. 김 추기경은 1971년 성탄 자정미사 강론을 통해 “우리나라는 독재 아니면 폭력 혁명이라는 양자택일의 기막힌 운명에 직면할지도 모른다”며 박정희 정권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사전 배포된 원고에는 없는 내용이었다. 청와대에서 생중계되던 성탄 미사를 지켜보던 박 대통령은 즉각 방송 중단을 지시했다. ●“하느님이 두렵지 않느냐” 1987년 1월 14일 서울대생 박종철이 고문으로 사망하자 김 추기경은 같은 달 26일 추모 미사 강론에서 “이 정권에 ‘하느님이 두렵지도 않느냐’고 묻고 싶다”며 “박종철은 어디 있느냐”고 꾸짖었다. 앞서 1980년 12·12 사태 후 예방한 전두환 장군에게 김 추기경은 “전 소장 쪽이 총을 뽑았기 때문에 군대의 실권을 잡은 것 아니오”라고 일갈했다. 나는 새도 떨어트릴 권력자의 표정이 굳어지는 순간이었다. ●“스테파노를 불쌍히 여겨주소서” 김 추기경은 평생을 주님께 나아갈 때 부끄럽지 않은 영혼이 되고 싶다고 기도하고 갈구했다. 감당할 수 있는 육체의 고통을 달라고도 했다. 김 추기경은 자화상 ‘바보야’ 전시회에서 “안다고 나대고 어딜 가서 대접받길 바라는 게 바보지. 그러고 보면 내가 제일 바보같이 산 것 같다”고 고백하는 등 늘 스스로를 낮췄다. 왜 김 추기경에 대한 전기를 이 시점에서 세상에 선보이는 것일까. 저자는 머리글에서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부의 불균형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김 추기경이 생전에 보여준 삶과 정신 그리고 그가 추구했던 가치관에서 우리 사회가 가야 할 길과 방법 하나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집필 이유를 밝혔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다이어트 신기술 어디까지 왔나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다이어트 신기술 어디까지 왔나

    스캔한 음식 영양성분 알려주고… 식욕 없애는 알약도 나와 명절이 지난 뒤 불어난 살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은 연휴 내내 고칼로리 음식에 찌든 몸을 원상복귀시키기 위해 다이어트를 계획하지만, 목표를 달성하기란 쉽지 않다. 누구나 인정하듯 사실 다이어트 플랜은 이맘때에만 등장하는 과제가 아니다. 다이어트는 한때 여성에게만 주어진 평생의 숙제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국적도, 성별도, 노소도 없이 지구 위 인류 모두들 살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이어트의 열기가 뜨겁다. 과거에는 그저 멋진 외모를 위한 다이어트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그야말로 살기 위해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살을 빼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이라고 말하지만, 전 세계에서는 그저 교과서를 읊는 듯한 뻔한 방법 대신 비교적 손쉽고 효과도 빠른 과학적인 다이어트 신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음식 섭취·운동 코치해 주는 웨어러블 기기 다이어트를 돕는 신기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살을 빼기 위해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측정해 주는 기기 또는 간접적으로 식습관을 조절하는데 도움울 주는 웨어러블 기기다. 이러한 기기의 열풍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Consumer Electronics Show·소비자가전쇼)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랑스의 한 기업이 선보인 ‘벨티굿바이브’는 벨트를 착용하면 현재의 활동량과 걸음수, 휴식 시간 등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웨어러블 기기다. 일반 벨트와 외형적인 차이가 거의 없어 남녀노소 부담없이 착용할 수 있고, 스스로 세운 다이어트 계획을 철저하게 지키고자 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매우 혁신적인 기기인 것만큼은 사실이나, 단점은 사용자의 굳건한 의지 없이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벨트가 “주인님, 조금 더 움직여야 합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내거나, 센서 애플리케이션이 “당분이 지나치게 높은 음식이니 주의해야 합니다”라고 아무리 설명한들 사용자가 눈앞의 유혹에 흔들리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 ●알약 삼키면 위에서 풍선 부풀려 포만감 다이어트를 돕는 두 번째 신기술은 스스로를 ‘의지박약’이라고 자책하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유용하다. 강제로 식욕을 억제하는 기구를 몸 안에 삽입하거나 간편하게 알약을 삼키는 방법이다. 미국의 의료기술전문업체가 개발한 ‘이립스’는 언뜻 보면 일반 알약과 다를 바 없는 캡슐 형태지만, 사용자가 도관이 연결된 이 캡슐을 삼킨 뒤 캡슐이 위에 들어가면 도관을 타고 들어간 물이 캡슐 내부의 풍선을 부풀게 해 위를 채우면서 포만감을 유지하게 하는 일종의 ‘위(胃) 풍선’이다. 기존의 위 풍선은 이미 몇몇 업체에서 선보인 바 있지만, 대부분은 수술을 통해 위에 삽입하는 형태였다. 위 밴드 수술과 마찬가지로 환자에게도 위험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 기구는 사용자가 수술의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은 채 간단한 시술만으로 같은 효과를 볼 수 있고, 그 효과가 4개월간 지속된다는 장점이 있다. ●비만 유전자 없애 운동 않고 살 빼는 약 가시화 그저 먹기만 해도 날씬해질 수 있는 ‘꿈의 알약’도 현실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대학은 ‘착한 지방’으로 알려진 갈색지방이 활성화될 때 만들어지는 단백질을 찾아냈으며, 이를 이용해 해당 단백질의 분비를 강화하거나 비만 유전자를 없애 운동 없이도 살을 뺄 수 있는 알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세계의 브레인들이 손쉬운 다이어트 기기나 의료기술, 의약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2013년에는 일명 ‘혀 패치’ 시술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성형외과 의사가 시작한 이 시술은 혀에 우표 크기 정도의 패치를 꿰매는 것으로,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이물감이나 극심한 통증이 느껴져 음식 섭취를 자제하게 되고 결국 몸무게가 감소하는 효과로 이어진다는 원리였다. ‘신개념 다이어트’로 소개된 이 시술은 미국과 베네수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는데, 당시 타임지의 보도에 따르면 일부 환자는 시술 후 혀를 움직이거나 말을 할 때 어려움을 겪었으며 수면 장애를 겪은 환자도 있었다. 운동이나 식사 조절 없이 간편하게 살을 빼려다 건강을 잃거나 더 나아가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의 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8세 이상의 성인 19억명이 과체중 상태이며, 이 중 6억명은 과체중을 넘어선 비만 환자에 속한다. 이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비만 치료제나 정보기술(IT)과 의료가 접목된 신기술을 이용한 시술이 필수다. 하지만 아직까지 100% 안전한 비만 치료제나 시술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조금 덜 뛰고, 조금 더 먹는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서 살을 빼고자 한다면 그만큼 감수해야 할 위험이 도사리는 것이다. 새해 들어 다이어트를 계획한 사람들의 계기는 다양하지만 기억해야 할 목표는 단 하나 건강이다. 과학이 더욱 발전해 ‘다이어트 의지’를 강하게 해 주는, 부작용 0%의 알약이 있다면 모를까, 그 이전까지는 다이어트 신기술만을 맹신해서는 안 될 것이다. huimin0217@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박홍섭 서울 마포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박홍섭 서울 마포구청장

    3세 때 광복, 8세 때 6·25전쟁 발발, 고교 3학년 때 겪은 4·19혁명과 청년기 내내 이어진 군사독재. 45세가 돼서야 찾아온 민주화와 10년 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까지. 서울 25명의 구청장 중 최고령인 박홍섭(74) 마포구청장은 질곡의 현대사를 관통하며 살았다. 역동적인 삶이었지만 무대는 늘 마포였다. 조부 때 마포에 터를 잡았고 지금은 초등학생인 손자까지 이곳에 살고 있으니 5대째 토박이다. 지역에 대한 애정이 각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칠순을 넘긴 원로 구청장이지만 박 구청장의 구정 철학은 미래를 향해 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이 새 시대에 대비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면서 “정보통신기술(ICT) 혁명에 맞춰 구민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도서관을 신축하고 지역 대학 등과 협력해 관련 교육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채로운 경험 덕에 갈등 조정 능력 키워” 박 구청장의 삶은 ‘노동’이라는 키워드를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평생 전공인 노동 분야와의 인연은 1961년 성균관대 법학과에 입학하면서 시작됐다. 4·19혁명 직후였던 당시 법학과에 진학한 고(苦)학생들의 목표는 한결같았다. 사법고시를 통과해 법관이 돼 집안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박 구청장은 사시 대신 노동법을 홀로 팠다. “경제가 발전하면 노사 문제가 가장 큰 사회 이슈가 될 것”이라는 중·고교 은사의 조언 때문이다. 그는 “당시에는 노동이라는 말만 꺼내도 ‘빨갱이’라고 생각하는 풍조가 있었다”며 어려움을 떠올렸다. 박 구청장은 대학 졸업 후 1973년 노동계에 첫발을 들였다. ‘한국노총 조직부 차장’이 첫 직함이었다. 청계천 봉제공장에서 일하던 전태일이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지키라”며 자신의 몸에 불을 댕긴 지 3년 되던 해였다. 전 열사의 희생에도 노동운동은 반정부 운동이라는 인식이 팽배했고 단체교섭·행동권 등이 크게 제한돼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새 시대가 오면 빛을 볼 것”이라고 다짐하며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생의 변곡점은 불현듯 찾아왔다. 1980년 4월 ‘사북사태’가 단초가 됐다. 이 사건은 국내 최대 민영탄광인 동원탄좌 사북영업소 광부들이 어용노조의 행태와 임금 소폭 인상에 항의하며 일으킨 노동항쟁이었다. 당시 노총 조직부장이던 그는 “사건 현장에서 광부들이 열악하게 살아가던 모습을 보고 감정이 복받쳐 참을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한 신문과의 좌담회에서 탄광 노동자의 생활상을 영국 식민지 때 노동 착취당하던 인도 하층민의 모습과 비교하며 울분을 토했다. 상식적 발언이었지만 상식조차 받아들이지 못하는 시대가 문제였다. 노총 지도부에 미운털이 박힌 그는 1984년 서울 성수동의 한 문구 수출업체 직원들을 선동해 노동조합을 설립하도록 했다는 명목으로 조직 내에서 좌천됐고 이듬해 동료 4명과 함께 해직당했다. 조직 밖으로 나온 그는 1988년 국회의원 선거 때 처음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권유로 마포 갑 선거구에 통일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보름간의 짧은 선거 유세. 결과는 낙선이었다. 하지만 그는 “구민이 내게 2만 5000표를 안겨준 모습에서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읽었고 독재 정권의 생명이 다했음을 느꼈다”고 떠올렸다. 그는 국회의원과 구청장 선거에서 3번의 당선과 3번의 낙선을 경험했는데 지역은 모두 마포였다. 박 구청장은 1993년부터 5년여간 근로복지공사 사장과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을 지낸 일을 잊지 못한다. 그는 “노동운동하며 근로자의 편에 섰고 공공기관 이사장을 하면서 사용자 입장도 돼 봤다”면서 “정반대편에 서서 세상을 바라본 경험 덕에 생각이 다른 사람을 만나도 발끈하기보다는 이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채로운 경력 덕에 그는 2002년 민선 3기를 시작으로 민선 5·6기 등 3선째 마포 구청장으로 일하면서 갈등 조정에 능력을 발휘해 왔다. ●“교육 때문에 떠나는 일 없는 마포 만들 것” 마포는 서울의 어떤 자치구보다 뜨거운 동네다. ‘신홍합’(신촌·홍대·합정) 지역에는 젊음의 에너지가 넘친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651만명이 마포를 찾아 1조 685억원을 쓰고 갈 만큼 강북 관광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한때 쓰레기 매립지였던 상암동 일대와 서민 주거지였던 아현동 등에는 아파트가 빼곡하다. 구민들이 구에 바라는 요구가 다양해지고 외부의 관심 어린 시선이 쏠리는 만큼 구청장의 머리는 아플 듯했다. 박 구청장은 “정치와 행정의 궁극적 목표는 구민이 원하는 것을 채워 주는 것인 만큼 원칙대로 하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마포구가 2006년부터 서울 자치구 중 처음으로 구민들에게 주거·생활환경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마포구 사회조사 보고서’를 내온 것도 구민들의 바람을 알기 위해서다. 박 구청장이 세운 올해 최우선 정책 목표는 책 읽는 마을 만들기다. 마포에는 공공 도서관이 2곳밖에 없다. 인구가 약 40만명이니 인구 20만명이 도서관 1곳을 함께 이용해야 하는 꼴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평균 인구 4만명당 도서관 1개를 가지고 있다. 그는 “사회 조사 결과를 보니 지난해 공공도서관을 이용한 우리 구민은 10명 중 2명뿐이었다”면서 “ 마포중앙도서관을 내년까지 건립해 독서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포중앙도서관은 성산로 옛 마포구청 터에서 터 파기 공사가 한창이다. 지상 5층(지하 3층) 건물로 2만 153㎡(6096평)에 달한다. 이 건물에는 중앙도서관뿐 아니라 청소년교육센터도 입주한다. 485석을 갖춘 열람실과 128석의 교육실 등을 만들고 30만권의 장서를 확보할 계획이다. 청소년교육센터에는 음악·미술·무용 등 특기적성, 영어, 진로직업 교육 등을 진행할 시설이 들어선다. 지역의 교육 여건 개선도 박 구청장이 안은 숙제다. “마포가 살기는 좋은데 교육 때문에 목동이나 강남으로 떠난다는 부모를 만날 때마다 마음이 좋지 않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마포 교육을 살릴 특색 있는 ‘킬러 콘텐츠’로 주목한 것이 ICT 교육이다. 그는 “지금은 문명이 바뀌는 시점인데 학교에서는 여전히 10~20년 전 가르치던 내용을 교육한다”면서 “지역 대학 등과 협의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벌여 아이들이 새 시대와 맞는 방식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제기를 할 수 있도록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서강대와 함께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지역 초교 4~6학년생을 대상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을 벌이고 청소년 등 구민을 초대해 교수,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 등과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도 꾸준히 개최할 계획이다. 마포의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바라보는 관광 분야에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정책에 반영해 효율성을 높인다. 지난달 1일 문을 연 마포관광진흥센터에는 관광업 종사 경험이 있는 실무자와 홍보·마케팅 전문가 등을 채용해 전문성을 갖추게 했다. 그동안은 구청 공무원들이 관광 전략을 주로 짰는데 짧게는 1년 단위로 인사이동을 하다 보니 전문성을 키우기 어려웠다. 여행·숙박·요식업 종사자가 모여 관광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마포 관광포럼’을 확대해 가기로 했다. 또 스위스의 ‘등산용 칼’처럼 관광객들이 큰 부담 없이 사 갈 수 있는 마포의 대표 기념품을 개발해 판로를 뚫을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지방자치는 주민의 의사 표현과 참여가 핵심”이라면서 “주민들이 바라는 경의선 숲길 공원과 선형의 숲 조성 사업을 2년 남은 임기 내 꼭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기고] 2015 개정 고교 교육과정과 성공/홍원표 연세대 교육학 교수

    [기고] 2015 개정 고교 교육과정과 성공/홍원표 연세대 교육학 교수

    우리와 경제적 수준이 비슷하거나 앞선 나라들의 학교를 방문해 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찾을 수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사실 우리나라의 학교와 거의 비슷하지만 고등학교는 상황이 다르다. ‘아! 우리와는 뭔가 근본적으로 다르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가 1학년을 마친 후 소위 말하는 문·이과로 학생들을 나누는가의 문제이다. 스웨덴의 고등학교들 역시 계열을 나누지만 그 종류가 무려 18가지에 이른다. 반면 미국이나 캐나다의 고등학교들은 계열을 나누는 대신 다양한 선택과목을 제공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나 적성을 고려하여 스스로 과목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사실 문·이과 양분 체제를 유지하는 대표적인 국가는 동북아 3국인데, 중국은 2013년에 ‘문·이 불분과(不分科)’ 정책을 도입하였으며, 일본에서도 이 제도의 한계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학의 전공이 수백 개에 이르는 상황에 문·이과 체제는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인재를 길러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에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발표한 바 있다. 새 교육과정에 따라 고등학교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문·이과 양분 체제의 극복이라고 할 수 있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안고 있는 오랜 숙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전기가 마련된 것이다. 이를 위해 새 교육과정에서는 모든 학생들이 공통과목을 이수한 후 각자 진로와 적성, 성적 등을 고려하여 다양한 과목들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으며 2018년에 고 1학년부터 적용되어 2021학년도 수능(2020년 11월 시행)부터 대입과 연계될 예정이다. 그러나 새 교육과정은 저절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문·이과 구분을 초월하는 교육과정이 실제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면밀한 검토와 사전 준비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첫째, 교육부는 무엇보다 2021년도 대입 전형의 기본 방향을 조기에 발표하여 학교 현장의 혼란을 덜어주어야 한다. 여기에는 학생부 반영 방식과 비중, 선택과목 활성화를 위한 내신 산출 방식 등에 대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더불어 공통과목 중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담당할 교사를 준비시켜 주는 한편, ‘과학탐구실험’에 필요한 설비가 확보되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둘째, 단위학교 차원에서도 여러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학생들에게 적합한 교육과정 적용 방식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수강 신청, 분반, 교실 배정 등을 조정해 주는 온라인 수강 신청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한 지금보다는 다양한 크기의 교실, 공강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홈 베이스 등 시설에 대한 검토도 요구된다. 즉흥적이고 파편화된 선택을 방지하기 위해서 학생들의 과목 선택을 지도하고 안내해줄 전문가 양성도 필요하다. 이런저런 준비를 생각해 보면 결코 시간이 넉넉한 것이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면밀한 검토와 준비를 통해 개정 교육과정이 고등학교에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 다정다감하면서 차가운, 딱 웹툰 속 ‘유정’이야!

    다정다감하면서 차가운, 딱 웹툰 속 ‘유정’이야!

    “원작 팬들 실망시킬까 봐 부담 컸다… 외톨이 같은 이질감 살리려고 노력”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는 한계를 벗어나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7.1%)을 경신하며 인기몰이 중인 tvN 월화 드라마 ‘치즈 인더 트랩’. ‘치어머니’로 불릴 만큼 까다로운 원작 팬들의 입맛을 맞춘 데에는 다정다감하지만 때론 차갑고 어두운 유정 선배 역을 잘 소화한 박해진(33)의 공이 크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원작 팬들을 실망시킬까 봐 부담이 컸다고 털어놨다. “저도 웹툰 팬의 한 사람으로서 작가가 사람의 심리를 워낙 속속들이 잘 표현했기 때문에 영상보다는 웹툰으로 계속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게다가 극 중 유정의 나이가 스물대여섯인데 서른셋인 제가 연기하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구요. 혹시 저 때문에 다른 캐스팅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걱정했죠.” 친구로 나오는 인호 역 서강준과의 나이 차는 무려 10살. 상대역인 홍설 역의 김고은과도 8살 차이가 나지만 그는 오히려 이런 이질감을 속을 알 듯 말 듯한 유정의 신비롭고 의뭉스러운 캐릭터와 연관시켰다. “웹툰 속 유정도 물과 기름처럼 다른 사람들과 섞이지 않는 느낌이 있는데 저도 약간 외톨이 같은 유정의 이질감을 살리려고 했어요. 자연스럽지만 자유롭지는 않은 캐릭터로 차별점을 두려고 했죠. 다른 친구들과 하나가 되는 순간 유정을 잃어버릴 것 같았거든요.” 그가 청춘 로맨스물의 남자 주인공을 맡은 것은 처음이다. 데뷔작인 2006년 KBS 주말 연속극 ‘소문난 칠공주’의 연하남 역을 시작으로 2008년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에서는 열 살짜리 아들이 있는 역할을 맡았었다. 이후에도 주로 주말극의 생활 연기나 선 굵은 역할에 도전했던 그는 데뷔 10년차에 거꾸로 대학생 역을 맡았다.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것은 오히려 유정의 입체적인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됐다. 전작인 tvN 드라마 ‘나쁜 녀석들’에서 사이코패스 역을 맡은 그는 “그 작품 때문에 유정 역할에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스릴러는 첨가만 될 뿐 큰 비중은 두지 않았다는 그의 말처럼 ‘로맨스릴러’를 표방한 이 작품은 로맨스에 더 큰 방점이 찍혀 있다. 시청자들은 유정 선배와 설의 아슬아슬한 사랑의 줄다리기에 열광한다. “LTE 시대에 백허그나 손가락이 스치는 별거 아닌 스킨십에 가슴이 설렐 수 있다는 게 저도 참 놀라웠어요. 두 사람의 감정이 억지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됐기 때문에 진짜처럼 느끼시는 것 같아요. ” 지난 10년간 한국과 중국에서 앞만 보고 달려온 그는 앞으로도 밀린 숙제를 하듯 열심히 활동할 계획이다. “전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2~3년 공백기를 가지면서 오히려 그만큼 더 단단해진 것 같아요. 앞으로 따뜻한 휴먼 드라마에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배우 활동 10년을 허투루 쓰지 않았다는 평가를 듣도록 노력해야죠.”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

    DJ 연설 보며 16살부터 ‘정치 꿈’…순천서 올라온 뒤 38년째 ‘용산 사랑’ “매달 10만명 몰리는 면세점과 연계…日아키하바라처럼 전자상가 살릴 것” 서울 용산은 개방적인 듯하며 보수적인 동네다. 다양한 문화를 껴안아 ‘무지개도시’가 됐지만, 선거철에는 보수 성향을 보인다. 이 지역 국회의원 자리는 12년째 여당 몫(진영 의원·새누리당)이고 2014년 서울시장 선거 때는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에게 패한 자치구 3곳(강남·서초·용산) 중 하나였다. 박 후보가 졌던 3곳 자치구 중 야당 구청장이 당선된 곳은 ‘용산’이 유일하다. 그만큼 성장현(61) 구청장의 지역 기반이 탄탄하다는 방증이다. 용산구 사정에 밝은 한 시민은 “성장현이라는 개인이 터를 잘 다져 유권자들이 정치 성향을 떠나 많은 표를 안긴 것 같다”고 말했다. 1978년 고향 순천에서 탄 서울행 완행열차가 용산역에 그를 내려 주면서 시작된 용산과의 인연은 벌써 38년째가 됐다. 용산의 골목골목 사정까지 안다고 자부하는 그다. 성 구청장은 “올해는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복지재단을 만들어 복지사각지대를 돕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탄한 지역기반으로 ‘與 텃밭 속 野구청장’ 성 구청장이 정치인을 꿈꾼 건 16살 되던 1971년 4월의 일이다. 촌마을 중학생이던 그는 ‘김대중 대통령 후보 연설회’를 알리는 벽보를 보고 우연히 유세 현장을 찾았다고 한다. 대학 교정을 가득 메운 인파와 김 전 대통령이 토해 내던 열변은 그를 매료시켰다. 막연히 가졌던 판사의 꿈은 가슴속에서 지워졌고 대신 정치인이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순천 매산고 웅변부에 들어가 소질을 보이며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기도 했다. 성 구청장은 삭풍이 불던 1978년 12월 서울 땅을 처음 밟았다. 가정 형편 탓에 대학 진학을 포기한 채 돈을 벌려고 무작정 상경했다. 공사 현장 일용 잡부부터 책·보험 판매원, 해수욕장에서 튜브와 비치파라솔을 파는 일까지 돈 되는 건 닥치는 대로 하며 고된 청춘을 버텼다. 1980년대 초 용산구 보광동의 웅변학원을 인수해 자리 잡으면서 지역과의 본격적인 인연이 시작됐다. 그의 정치 무대는 늘 용산이었다. 1991년 용산 초대 구의원에 당선됐고, 1998년에는 민선 2기 용산구청장에 당선됐다. 2010년부터 민선 5· 6기 구청장으로 일하고 있다. 승승장구한 듯한 이력이지만 큰 정치적 아픔도 겪었다. 2000년 선거법 위반으로 취임 2년 만에 구청장 직에서 물러난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지인들과 식사를 하면서 무심결에 44만원을 결제하려 했던 게 문제가 됐다. 이후 10년간 야인 생활을 한 그는 “정치인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다른 사람이 선거 유세하는 것만 봐도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감옥에 안 갔을 뿐 사실상 갇혀 있는 상태였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때의 아픔 덕에 사람을 용서하고 포용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그는 꼬박 10년 뒤인 2010년 구청장에 당선돼 재기에 성공했다. ●면세점 협력업체 5곳과 주민 우선채용 협약 성 구청장의 2016년 구정 화두는 ‘성장’과 ‘나눔’으로 요약된다. 성장 전략의 열쇠는 면세점이 쥐고 있다. 지난해 12월 용산역 아이파크몰에는 HDC 신라면세점이 문을 열었다. 면세점에는 매달 10만명의 쇼핑객이 몰리고 있다. 성 구청장이 이곳을 ‘복덩이’로 여기는 이유다. 그는 “면세점 고객들이 이태원에서 각국 음식과 문화까지 즐길 수 있도록 이곳을 문화관광벨트로 조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면세점 효과가 활력을 잃은 용산전자상가에도 새바람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성 구청장은 “면세점과 힘을 합쳐 용산전자상가를 일본의 ‘아키하바라’ 전자상가처럼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키하바라 전자상가는 전자제품 매장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점 등이 즐비해 외국인 관광객이 몰린다. 용산전자상가는 1990년대까지 국내 최대 전자상가로 호황을 누렸지만 2000년대 들어 전자상거래가 일반화되면서 침체했다. 성 구청장은 면세점 지원을 받아 전자상가의 ‘드래건 정보기술(IT) 페스티벌’을 벌이는 등 활기를 불어넣을 사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 완공 예정인 용산관광호텔(1730객실 규모)로부터 2700㎡(약 817평)의 땅을 기부받아 IT산업지원센터도 만들기로 했다. 지역 내 일자리 만들기도 풀어야 할 숙제다. 구는 지난달 11일 면세점 협력업체 5곳과 업무 협약을 하고 직원 채용 때 용산 주민을 우선 뽑고 면세사업을 확장해 추가 인력이 필요하면 주민을 채용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나눔 사업의 핵심은 용산복지재단 설립이다. 성 구청장 스스로 “최대 공약 사업”이라고 표현할 만큼 애정이 크다. 용산구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재벌가 자택이 몰려 있어 부촌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동자동 쪽방촌 등 저소득층 거주지도 섞여 있어 빈부 격차가 심하다. 성 구청장은 “기초연금 등 들어갈 복지비용은 느는데 예산은 제자리걸음이라 민간이 참여하는 복지 재단이 꼭 필요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중 지역 기업과 주민들의 기부로 30억원의 종잣돈을 모아 늦어도 오는 5월에는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최종적으로는 100억원 규모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성 구청장의 또 다른 관심사는 아동·청소년 교육이다. 그는 ‘어린이·청소년 종합타운’을 원효로 옛 청사 터에 내년 준공하기로 하고 올 한 해 초석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종합타운에는 산후조리센터, 어린이집, 육아종합지원센터, 장난감도서관, 청소년도서관, 원어민 외국어교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는 “남은 2년여의 임기 동안 100억원 목표인 용산장학기금 마련 등 지역의 숙원사업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 사진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그래픽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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