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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대통령, 최태원에 “사면 해줄테니…” 특검, 거래 정황 녹음 파일 확보

    朴대통령, 최태원에 “사면 해줄테니…” 특검, 거래 정황 녹음 파일 확보

    지난 2015년 8·15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최태원 SK 회장이 정부의 특별사면 전 박근혜 대통령측과 사면 전제로 거래를 한 사실이 담긴 녹음 파일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입수한 것으로 11일알려졌다. 이날 한겨레에 따르면 김영태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은 2015년 8월 10일 서울 영등포교도소에 복역 중이던 최 회장을 찾아갔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사면을 하기로 하며 경제 살리기 등을 명시적으로 요구했다. (이런 요구는) 사면으로 출소하면 회장님이 해야 할 숙제”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최 회장과 김 위원장의 이런 대화 내용이 녹음된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최 회장은 대기업 총수 중 유일하게 8·15 특사 명단에 포함돼 2015년 8월 14일 0시에 출소한바 있다. 같은 달 17일 SK 측은 SK하이닉스에서 3개 반도체 생산라인에 총 46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또 SK는 두달 뒤 박 대통령 주도의 미르재단에 총 68억원을, K스포츠재단에 총 43억원을 출연한 바 있다. 특검팀은 특사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SK측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총 111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보고 뇌물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그 당시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 중이던 최 회장의 동생 최재원 SK 부회장의 사면 문제가 불투명 했던 만큼 기금의 뇌물 성격이 더욱 짙다고 본다. 최 부회장은 2016년 7월29일 가석방됐다. 특검팀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부터 2015년 7월 24일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원기업 간담회 뒤 진행된 박 대통령과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단독 면담에서 최 회장의 사면 문제가 논의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SK 측은 “김영태 위원장이 최 회장을 접견한 때는 이미 언론을 통해 최 회장이 사면 대상인 것이 알려졌다. 미르재단 등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내성적인 보스’ 믿고 볼 수 있는 흥행 요소 세가지 (종합)

    ‘내성적인 보스’ 믿고 볼 수 있는 흥행 요소 세가지 (종합)

    tvN 새 월화드라마 ‘내성적인 보스’는 극도로 내성적인 보스 은환기와 초강력 신입사원 채로운이 펼치는 소통 로맨스 드라마다. ‘연애 말고 결혼’(2014), ‘또 오해영’(2016)에 이어 한 번 더 로코(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나선 송현욱 감독의 2017년 신작이다. 전작들이 크게 흥행한 만큼 자연스럽게 송 감독의 차기작에도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송 감독을 필두로 한 ‘내성적인 보스’의 흥행 요소를 짚어 봤다. 1. 믿고 보는 배우 연우진, 그리고 박혜수 송 감독은 ‘연애 말고 결혼’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연우진을 캐스팅했다. 그는 캐스팅 이유에 대해 “선한 눈망울을 가진 배우를 찾다 보니 연우진을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내성적인 만큼 회사 밖으로 두문불출하지 않는 보스에게는 자신을 둘러 싼 각종 루머가 많고, 그런 루머에도 본심만은 착하고 진실되다는 것을 보여 줄 배우가 필요했던 것. 이것만으로는 캐스팅 이유가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이들에게 송 감독은 이렇게 말한다. “몸 개그, 코믹한 표정 연기, 실력 없는 가창력, 그리고 존재하지 않는 식스펙. 이런 걸 보면 연우진은 로코 장르에 최적화 돼 있어요.” 여기에 ‘청춘시대’로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인 박혜수가 합류해 의외의 찰떡 케미를 자랑하는 분위기다. 후회 없는 송 감독의 캐스팅에 기대를 걸어 본다. 2. 송현욱 감독 사단? 또 보고 싶은 조연 송 감독의 전작을 꼬박 챙겨 본 사람들이라면 반가운 얼굴들이 있을 것이다. 바로 배우 예지원과 허정민이다. 예지원은 ‘또 오해영’에서 커리어우먼으로 등장한 바 있다. 남다른 패션 센스와 카리스마 넘치는 말투로 사내 이사 캐릭터를 완성했던 그가 이번엔 열혈 워킹맘 ‘당유희’로 돌아왔다. “감독님께서 주신 숙제가 많아서 하루가 바쁘다”고 언급한 만큼 예지원이 어떤 새로운 면모를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허정민은 ‘연애 말고 결혼’, ‘또 오해영’에서 주인공의 친구로 등장했다. 솔직한 성격의 철 없는 ‘주인공 친구’이던 허정민은 이번 작품을 통해 비관적인 캐릭터에 도전한다. 아직까지도 캐릭터를 연구 중이라는 그의 색다른 변신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전작 SBS 드라마 ‘원티드’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한 전효성, MBC 일일드라마 ‘언제나 봄날’에 출연 중인 한재석의 합류에도 기대가 더해지고 있다. 3. 내성적인 이들이여, 브라운관 앞으로 모여라 극 중 캐릭터들이 ‘내성적이냐 외향적이냐’로 나뉘는 만큼 이를 지켜보는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을 ‘외향적인’ 사람으로 구분한 전효성은 극 중 내성적인 비서 ‘김교리’ 역을 맡게 됐다. 전효성은 “이번 기회에 완전 소심한 친구들의 표현 방식을 자세히 살펴보니 그들이 왜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하는지 이해하게 됐다”며 반성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연우진은 “스스로가 내성적인지 외향적인지 계속 질문을 던지는 중”이라 말했으며, 박혜수는 “외향적인 ‘채로운’ 캐릭터에 다가가려고 노력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들이 연기를 통해 성향을 파악하며 성장하는 동안, 시청자들 또한 자신의 성향과 자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tvN 새 월화드라마 ‘내성적인 보스’는 오는 16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사진제공=CJ E&M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시론] 빚 걱정, 집 걱정, 나라 걱정/김수현 서울연구원장

    [시론] 빚 걱정, 집 걱정, 나라 걱정/김수현 서울연구원장

    집은 복잡한 물건이다. 비와 추위를 피하기 위한 필수품이라는 것은 낭만적인 설명이고, 그 자체로서 가장 중요한 재산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전 재산에 가까워 가계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을 정도다. 그렇다 보니 집은 때로 사업자금, 교육비, 노후자금으로도 바뀐다. 주택담보대출이 유독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이유다. 그 주택담보대출이 500조원을 넘어섰다. 빚내서 집 사라고 했던 최경환식 경기 부양의 후유증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주택 가격이 급락하기라도 한다면 큰일 난다고 걱정한다. 벌써 부동산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식의 이야기까지 돌고 있다. 그러나 안정된 직장을 가진 사람이 담보대출을 활용해 집을 산 것이라면 문제 될 것이 없다. 가계가 쪼들리기는 하겠지만, 그 자체로서 위기라고 할 수는 없다. 반면 급한 쪽은 집을 담보로 생계·생업 자금을 대출받은 부분이다.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반 가까이가 그런 용도다. 급한 대로 돈을 끌어다 썼기에 상환 능력이 낮을 우려가 높다. 자영업자나 사업자들의 위험 부채가 뇌관 중의 뇌관이라는 데 금융위원회도 주목하고 있다. 그런데 이는 근본적으로 경제 체력에 관한 문제다. 금융위기 이후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도 주택 구입에 따른 가계대출이 우리보다 훨씬 많지만, 사회안전망과 경제 체력이 있기에 위기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가계부채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부동산 경기를 살릴 것이 아니라 경제 체력을 높이는 것이 우선인 이유다. 집 걱정은 사람마다, 처지마다 다르다. 가격이 올라도 걱정, 내려도 걱정인 것이 집 문제의 특징이다. 그래도 청년들의 걱정은 명확하다. 전세는 찾을 수 없고, 월세 부담이 갈수록 커진다는 것이다. 집 부담 때문에 독립도 늦춰지고, 결혼도 출산도 버거워졌다. 저출산의 원인이기도 하다. 반면 그 청년들에게 집을 세놓는 사람들은 집에 자신들의 노후가 걸려 있다. 오른 집값으로 중산층 신화를 이루었다는 고도성장 세대는 집값 하락을 가장 걱정하는 이들 중 하나다. 고도성장 세대와 저성장 세대가 이 지점에서 충돌하고 있다. 서로가 볼모로 잡힌 형국이다. 청년들에게 집이 갖는 사용 가치와 중고령층에게 집이 갖는 노후 담보 가치가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노인들은 집을 가진 비율이 70%를 넘지만,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최고 수준인 50%다. 집이 노후 대책으로 실제 작동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고령세대가 그렇게 집값 올리는 정책에 집착하고 있지만, 이미 주택시장이 성숙되고 저성장, 저출산, 고령화가 현실 문제로 다가온 이상 부동산 경기 부양에 기댄 경제회복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부작용이 더 크다. 그럼에도 과잉 부동산 자산을 연착륙시키면서도 노후 생계에 안심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국가가 총력을 기울여 해결해야 할 일이다. 주택연금 수준의 처방으로는 안 된다. 고령자들이 가진 주택이나 토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고쳐서 청년층의 주거로 제공해야 한다. 고령자들에게는 수익원이, 청년에게는 싸고 좋은 주택이 필요한 것이다. 앞으로 계속 늘어날 빈집을 고치거나 매입해 제공하는 방법도 있다. 공공임대주택도 새로 짓기보다 기존 주택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면적인 전환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만 노후저층 주택지가 주차나 거주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도시재생과 역세권 개발에 국가적 자원이 투입돼야 할 이유다. 그동안 기본적으로 민간이 주도해 왔던 재개발, 뉴타운사업을 넘어서 이제는 공공이 본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아직 촛불은 미완성의 진행형이기는 하지만 막상 국회 탄핵 절차가 마무리되고 나니 생활의 걱정들이 몰려온다. 광장의 기대감은 커졌지만 사회문제, 경제문제는 그대로인 것이다. 다음 정부의 숙제 목록 중에서 주택은 여전히 가장 높은 순위다. 고도성장 세대가 저성장 세대와 주택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묶어 내는 것이 정부의 능력이다. 부동산 경기 부양론처럼 효과도 없는 구닥다리 정책이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새로 준비하는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 [자치단체장 25시] ‘실사구시’ 광주, 車부품클러스터·에너지밸리 구축 가속도

    [자치단체장 25시] ‘실사구시’ 광주, 車부품클러스터·에너지밸리 구축 가속도

    광주시는 올해 민생 현안 해결과 조기 대선 대비 등 안팎으로 숙제가 쌓여 있다. 친환경자동차 부품 클러스터 조성과 에너지밸리 구축 등 국책 사업 추진도 발등의 불이다. 거리에서 외치는 촛불 함성에도 귀 기울여 행정의 품격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9일 “새해는 촛불로 시작된 ‘시민주권 혁명’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촛불’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시대적 상황을 정확히 읽어 내고 행정의 방향과 틀을 재정립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이제는 지도층 또는 한 사람의 영웅이 국민을 계도하거나 이끌어 간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시장은 “광주는 다른 도시와 달리 ‘시민주권’ 시대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수차례 방문한 촛불 현장에서 느꼈다”며 “올봄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정치인으로서 포지션보다는 시장으로서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대선을 앞두고 여러 정치 지도자들이 광주를 방문한다”며 “이들과 형식적인 대화나 접촉을 꾀하기보다는 대선 공약 발굴, 투자유치 등 지역에 실질적인 보탬이 될 방안을 짜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 변화에 휩쓸리기보다는 시장으로서 민생을 꼼꼼히 챙기는 ‘실사구시’를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촛불 민심을 지역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했는데. -민관 협치와 협업, 연대 등을 통한 ‘공감 행정’이 정답이다. 광장 촛불은 그동안 5·18문제 해결, 민주주의 실현 등 전통적 요구에서 정의롭고 공정한 시민사회로의 변화를 촉구한다.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이 응축됐다. 이런 민심을 행정의 틀 안에서 재해석하는 게 필요하다. 시민 요구가 무엇이고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를 현장에서 듣는 기회를 마련하겠다. 예컨대 ‘민심 경청의 날’을 운영해 소외계층의 애로 등을 듣고 있다. 우리가 중앙정부에 지방분권을 요구하는 것처럼 시와 자치구 간 분권 문제도 전향적으로 논의하겠다. 자치공동체 실현, 좋은 일자리 창출, 사람과 문화와 환경이 공존하는 도시 모델 구축에 힘쓰겠다. →민선 6기 역점 사업 가운데 핵심인 친환경자동차 부품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로드맵은. -그동안 친환경자동차, 에너지 신산업, 문화융합 콘텐츠 등 3대 주력 산업 육성에 ‘올인’했다. 이들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 만들기에 나섰다. 자동차는 지역 제조업의 40%가량을 차지하는 기아차를 중심으로 100만대 생산 기지 조성에 도전하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 한 해 동안 50여만대를 생산했다. 종사자 수 1만 5000명, 매출 13조원, 수출은 66억 3000만 달러에 이른다. 나머지는 향후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자동차로 100만대를 채운다. 이를 위해 지난해 7월 ‘친환경자동차 부품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국책 사업으로 확정했다. 2021년까지 국비 1431억원 등 모두 3030억원을 투입해 빛그린산단에 연구개발단지 등을 조성한다. 올 예산에 이미 130억원이 반영됐다. 중국 주룽자동차도 2020년까지 2500억원을 들여 연간 10만대 규모의 전기차를 생산하기로 투자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주룽자동차는 국내 법인을 설립하고, 전기차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쌍용차를 인수한 인도의 마힌드라 그룹과도 꾸준한 접촉을 통해 투자 유치를 타진 중이다. 상·하반기에는 뿌리산업전시회, 국제그린카전시회, 빛고을로봇박람회, 광주칭화자동차 포럼 등 자동차 관련 대규모 국제 행사들이 준비돼 있다. →삼성전자의 자동차 전장사업 진출을 계기로 광주의 기대감도 커진다. -‘삼성 전장사업 광주 유치’는 지난해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 공약으로 제시되면서 표면화됐다. 전장은 자동차에 내장하는 전기·전자·정보기술(IT) 등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미국 전장 전문기업 하만을 8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국내 전장사업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은 하만을 중심으로 커넥티드카 사업을 육성한 뒤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 전기차 핵심 부품과 시스템 분야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초 삼성전자 광주공장의 백색가전 라인 베트남 이전 대안의 하나로 전장사업 유치를 제안했다. 광주가 삼성 전장사업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도록 정치권과 산업계 등 모든 네트워크를 활용할 방침이다. →친환경 자동차 사업과 관련, ‘광주형 일자리 모델’이 주목받는다. -지역 노·사·정이 참여한 ‘더나은 일자위원회’를 중심으로 실행 방안을 마련 중이다. 독일 볼프스부르크시의 폭스바겐 노사합의 사례를 참고했다. 볼프스부르크시는 폭스바겐이 2001년 포르투갈과 볼프스부르크를 놓고 공장 입지를 저울질하던 때 파격적인 제안으로 폭스바겐을 붙잡았다. 5000마르크 임금으로 5000명을 고용하자는 내용의 ‘아우토 5000’ 프로젝트가 받아들여졌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 역시 투자 기피 이유로 고임금과 낮은 노동생산성을 꼽는다. 노사와 시민 등이 참여해 자동차 업계 신규 투자를 유치하고 해당 공장의 임금을 현재 절반 수준인 연봉 4000만원가량에 맞춘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새로운 자동차 공장을 건립할 때부터 이를 실험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전력 등과 추진 중인 에너지밸리 구축 사업 방안은. -최근 남구 압촌동 일대에서 ‘광주도시첨단산단’ 착공식을 했다. 국토교통부와 한전, 관련 업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번에 착공한 1단계 지구 48만 5000㎡는 국가산단이다. 2019년까지 1428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LS산전 등 기업·한국전기연구원·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분원 등이 입주한다. 이곳과 이웃한 제2단계 124만㎡ 규모의 지방산단은 연차적으로 조성된다. 모두 2978억원이 투입되는 지방산단은 내년 4월 착공해 2020년 완공할 예정이다. 산단이 완성되면 약 1조원의 생산 유발과 5000명의 고용 창출이 기대된다. 도시첨단산단은 에너지밸리 사업의 핵심 인프라다. 한전 등과 함께 2020년까지 에너지 기업 250개사를 유치한다. 현재는 40여개사와 투자 협약을 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개관한 지 1년이 넘었다. 활성화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도적으로 콘텐츠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시는 관람객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우선 지난해 봄부터 처음으로 전당 주변에서 매월 두 차례씩 프린지페시티벌을 열어 호응을 얻었다. 축제 기간 500여 차례의 거리공연과 650여개의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모두 29만여명이 관람해 광주의 대표적 예술축제로 자리잡았다. 올해는 매주 토요일 축제를 이어 가고, 문화전당과 공동으로 국제프린지페스티벌 개최도 준비 중이다. 아울러 대인 별장야시장,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남광주 밤기차야시장, 동명동 카페거리, 푸른길 등 전당 주변의 문화시설과 연계한 프로그램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무등산 시가문화권, 광주호 생태공원, 1913 송정역시장 등 테마가 있는 ‘핫플레이스’ 개발에도 소홀하지 않겠다. →2019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준비와 군공항 이전 등 핫이슈 해결 방안은. -수영선수권대회는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저비용 고효율 대회를 지향한다. 대회를 총괄할 조직위 사무국을 발족한 데 이어 경기장 시설과 선수촌 건립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올여름에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석해 차기 대회 개최 도시로서 대회기를 인수한다. 국제수영연맹(FINA)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홍보 마케팅 활동, 범시민대회 분위기 조성에 나선다. 다만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기업 후원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는 민간공항 통합과도 맞물려 있다. 광주전남상생발전위원회를 중심으로 후보지 물색 방안을 듣는 등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으겠다. 전남도와도 긴밀히 협력 체계를 구축해 두 지역이 상생 발전하는 묘안을 찾겠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국정공백 조기 차단 일단 합격점…정치권과 소통 보폭 넓히기 숙제

    국정공백 조기 차단 일단 합격점…정치권과 소통 보폭 넓히기 숙제

    황교안(얼굴) 대통령 권한대행은 8일 권한대행을 맡은 이후 한 달 만에 처음으로 주말 공식일정을 비운 채 관저에서 휴식을 취했다. 지난달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국정을 맡은 황 권한대행은 이날 주요 국정현안으로 떠오른 위안부 소녀상 문제 등 대일관계 등을 점검했다. ●안보 태세 확립·AI 확산 진압 성공 황 권한대행의 지난 한 달에 대해 행정 전문가들은 국정 공백을 조기에 메웠다는 측면에서 일단 ‘합격점’을 줬다. 특히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대한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민관 합동 AI 일일점검회의’에 매일 참석하는 등 강력 진압에 나서 더 큰 확산을 막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정치권과의 소통 문제와 ‘과잉 의전’ 논란이 지속하고 있는 만큼 해결해야 할 숙제도 산적한 상태다. 황 권한대행이 그동안 가장 주력한 분야는 안보였다. 지난달 9일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국방·외교·행정자치부 장관에게 국정 안정화를 위한 주요 조치를 내리는 등 첫 행보가 안보태세 확립이었다. 이어 외교·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를 낮추고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열었고, 지난달 11일에는 용산구 합동참모본부를, 16일에는 한미연합사를 방문했다. 특히 AI 확산을 막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지난달 14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매일 AI 일일점검회의를 열도록 지시한 이래 지금까지 총 24차례의 회의를 열었다. 그 결과 일주일 만에 AI 의심신고 건수가 1~2건으로 줄어드는 등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AI 가축방역심의회 위원인 모인필 충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운이 좋은 건지 모르지만 일주일 만에 AI 확산 진압에 성공했다는 것에는 합격점을 줘도 무리는 아니다”라면서 “일일점검회의에 직접 참석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가금류 살처분에 있어 군부대를 신속하게 동원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오철호 숭실대 행정학과 교수는 “황 권한대행 스스로 본인 역할이 무엇이고, 어느 선까지 챙겨야 하는지 잘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철저하게 현장에 중심을 둬 국민의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나름의 원칙을 기반으로 권한대행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과의 마찰, ‘과잉 의전’ 논란은 흠 물론 황 권한대행의 한계를 지적하는 평가도 적지 않다. 우선 정치권과의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 등과 만남은 가졌지만,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는 제대로 된 접촉조차 하지 못했다. 황 권한대행 취임 이후 계속되는 과잉 의전 논란도 문제다. 지난달 23일 동작구 영구임대주택 단지를 방문할 때도, 지난 3일 구로구 서울 디지털산업단지를 방문할 때도 현지 주민들과 불필요한 마찰을 빚었다. 이향수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비롯해 대통령 임기 말이 되면서 공무원들이 어느 진용에 줄을 대야 하는지 눈치싸움이 시작됐다”면서 “이에 따라 모든 사안을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레임덕 현상이 빚어진 만큼 이를 해결하는 것도 황 권한대행의 숙제”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신년 업무보고] 北 ‘돈줄 차단’ 계속… 트럼프 출범 이후 한·미동맹 강화 집중

    [신년 업무보고] 北 ‘돈줄 차단’ 계속… 트럼프 출범 이후 한·미동맹 강화 집중

    윤병세 “안보리 결의 철저 이행” 北 해외노동자 문제도 부각 통상 갈등·테러리즘 대처 숙제 4일 신년업무보고에서 외교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고강도 대북 제재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압박 등에 초점을 맞췄다. 북한이 올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거론하는 등 비핵화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은 데다 대선을 앞둔 상황이라 지난해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외교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전환기 국제정세하 능동적 한국 외교’를 주제로 한 업무보고에서 올해가 냉전 종식 후 가장 엄중한 외교안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가 계속되고 있으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압박이 커지고, 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아시아정책이 바뀔 가능성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또 통상 갈등, 테러리즘 확대 등도 올해 한국 외교가 풀어야 할 ‘도전요인’이라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먼저 북핵 부문에서 외교부는 지난해 3월 안보리 결의 2270호 채택 이후 집중해온 북한의 ‘돈줄 차단’을 계속해 나간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특히 석탄 수출 차단으로 상징되는 안보리 결의 2321호의 철저한 이행을 통해 자금줄을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북한의 석탄 수출 제한, 추가 광물 교역 금지, 해운·금융 제재 등이 연간 8억 달러(약 9600억원)가량의 돈줄 차단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책임 규명을 공론화하고 해외 노동자 문제도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해 출범한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회(EDSCG)를 통한 한·미 협력도 강화한다. 양자 외교 부분은 과제가 만만치 않다. 윤 장관 등이 ‘역대 최상의 관계’라고 자평해왔던 한·미 관계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재설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장관은 “미국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취임하면 빠른 시일 내에 회담을 할 수 있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면서 “신행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의회나 학계, 재계 대상의 공공외교도 적극 전개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사드 문제 대응은 정부 부처 협의 등을 통해 해나가기로 했다. 또 일본과는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한편 역사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윤 장관은 “새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외교 환경이 펼쳐질 것”이라면서 “지난 4년간의 성과를 토대로 외교정책의 일관성·연속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친구랑 놀기처럼 독서 행태 확 바꾸겠다”

    “친구랑 놀기처럼 독서 행태 확 바꾸겠다”

    市 공공·학교 도서관 정책 총괄 126개 구립도서관 협의체 추진 “책읽기가 ‘숙제’가 아니라 ‘친구랑 놀기’처럼 느끼도록 해 주고 싶어요.” 3일 집무실에서 만난 이정수(54) 서울도서관장은 꿈 많은 아이 같은 표정으로 소망을 말했다. 그는 지난 연말 공모를 거쳐 신임 서울도서관장으로 지난 2일 취임했다. 임기는 2년이다. 서울도서관장은 옛 서울시청에 들어선 도서관 운영을 책임지는 자리가 아니다. 도서관법에 따라 서울 시내 공공도서관과 초·중·고등학교 도서관 등의 정책을 세운다. 이 관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민들이 1년 평균 20권의 책을 읽도록 한다’는 등 양적 목표를 제시하는 공공도서관의 시대는 끝났다”면서 “시민들이 독서를 진짜 좋아하게 만들 수 있도록 질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도서관에 관심이 없더라도 한 번쯤 이름을 들어 봤을 법한 인물이다. 2005년부터 12년간 서울 서대문구의 ‘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 관장을 맡아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공공도서관으로 키웠다. 지난해에 전국도서관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이 관장 스스로 이진아도서관을 ‘인생을 바친 곳’이라고 표현한다. 당연히 떠나기로 한 결정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더 큰 그림을 그리려면 도전이 필요했다. 그는 “서울은 25개 자치구별로 공공도서관 수준 편차가 심하다”면서 “공공도서관 정책을 짜는 서울도서관장을 현장 전문가가 맡아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아 도전했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개관 5년째인 서울도서관과 100개가 넘는 공공도서관도 새로운 도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만 열중할 게 아니라 시민들의 독서 행태를 바꿔 놓을 정책을 짜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동네 서점을 살린다면서 공공도서관이 지역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는 등의 금전적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책을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독서동아리에 전문가를 붙여 주는 등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들이 특별한 경험을 통해 독서에 재미를 붙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벌일 계획도 있다. 예컨대 아이들이 잠옷 차림으로 부모와 함께 도서관에서 늦은 밤까지 편히 책을 읽는 ‘파자마 책 파티’ 등도 고려하고 있다. 이 관장은 “서울 25개 자치구에 모두 126개 공공도서관이 있는데 협의체 하나 없다”면서 “구립도서관 관계자끼리 만나 문제를 공유하고 괜찮은 프로그램은 공유하며 표준화된 도서관 운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기 끝날 때쯤 자치구마다 이진아도서관 같은 명품 공공도서관이 한 곳씩 있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한반도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 “지구상 지진 안전지대 없어…원전 설계 기준 재평가해야”

    [한반도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 “지구상 지진 안전지대 없어…원전 설계 기준 재평가해야”

    한반도의 지진 발생 빈도가 2000년 이후 높아졌을 뿐 아니라 진도도 강해지고 있다. 경주지진과 여진 연구를 맡은 강태섭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에게 ‘한반도의 지진과 과제’ 등을 3일 들어봤다.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지. -지구 어느 곳에도 지진 안전지대는 없다. 다만, 지진 발생 빈도가 다를 뿐이다. 역사기록을 보면 한반도는 과거 큰 지진이 발생해 여러 차례 피해를 입었다. 따라서 지난해 잦았든 지진이 특별히 새로울 것 없고, 앞으로도 흔히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한반도에서 6.5~7.0 규모의 강진 발생이 가능한지. -과거 한반도에서는 규모 6.5 내외의 지진이 발생했다. 학자마다 차이는 있지만, 이 정도의 규모가 한반도에서 발생 가능한 최대지진으로 분석된다. 한반도처럼 지진 발생 빈도가 낮은 지역의 경우 큰 지진이 발생하는 데 필요한 기간은 매우 길다. 이 기간이 길수록 발생 확률도 낮다. 발생 기간과 확률을 예측하는 게 학계의 오랜 숙제다. →경주에서 처음으로 활성단층이 발견됐는데. -9·12 경주지진 이후 부경대·부산대·서울대·극지연구소로 구성된 경주지진 여진 관측 연구그룹이 여진 활동을 관측·분석하면서 경주지진을 일으킨 단층운동의 위치와 범위, 방향 등을 상세하게 확인했다. 이 정보는 진앙 주변에서 앞으로 발생 가능한 단층운동을 가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서울·수도권은 지진으로부터 안전한가. -역사기록에 보면, 수도권에서도 서기 27년과 1518년 등에 큰 지진 피해가 있었다. 또 규모는 크지 않지만, 2010년 시흥과 지난해 수원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따라서 수도권도 지진 안전지대는 아니다. →원자력발전소는 안전한지. -원전을 건설할 때 주변 지질을 조사하고 내진설계에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지진과 지질조사 등을 통해 최대 규모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지난해 지진은 미래를 대비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 하지만, 불안감 해결을 위해 이전 설계 기준을 재평가하고 필요에 따라 기준을 높이는 노력도 이뤄져야 한다. →앞으로 과제는 어떤 게 있나.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많은 국토가 개발돼 지진을 일으킬 활성단층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경주처럼 지진이 지하 깊은 곳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매우 작은 규모의 미세한 지진을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는 이동식 지진관측망의 운영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국에 걸쳐 있는 지진 유발 단층을 파악하려면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백신 개발·질병치료 비발전 원자력의 힘

    백신 개발·질병치료 비발전 원자력의 힘

    지난달 초 개봉한 영화 ‘판도라’를 둘러싸고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논쟁이 치열하다. 영화의 소재가 바로 원자력발전소 폭발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규모 6.1의 지진으로 인해 대한수력원자력이 관리하는 한별 원자력발전소에 균열이 생기고 원자로 냉각밸브에 이상이 생겨 결국 폭발사고가 발생하는 내용을 다뤘다. 폭발 사고 후 전국이 방사능 누출로 인해 일대 혼란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한별 원자력발전소는 우리나라 첫 원전인 고리원전 1호기를 모델로 했다. 고리원전 1호기는 2007년 30년 수명을 마쳤지만 10년 더 연장돼 2017년 6월까지 가동된 후 폐로 절차를 밟게 된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문에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 발전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원자력 안전 및 진흥의 날’을 맞아 ‘2050년 우리나라 원자력의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열린 정책좌담회에서도 영화 ‘판도라’와 원전 지속정책에 대해 원자력 관련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이 있었다. 그동안 한국의 원자력 기술은 원자력 발전소 같은 발전 분야에 치우쳐 있어 방사선을 이용한 재료 및 의약품 개발 같은 비발전 분야가 지나치게 취약한 불균형 상태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원자력의 발전과 비발전 분야 비중이 50대50 정도로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90대10 정도의 비율로 지나치게 발전분야에 치우쳐 있고, 이로 인해 ‘원자력=위험’이라는 공식이 일반화돼 있다는 설명이다. 김용균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탈원전이라는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국내에서는 앞으로도 원자력이 주력 에너지로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면서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도 원자력의 비발전 분야 응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학계와 연구계에서는 원자력 연구개발(R&D)은 비발전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각종 전염병 발생 때 방사선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하면 백신 개발 기간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어 대응속도를 높일 수도 있고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교량을 비롯한 각종 건축물의 안전진단에도 방사선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방사선 동위원소 관련 연구개발은 많이 했지만 기간이 충분히 길지 못해 산업화 정도가 낮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산업화될 수 있는 기술을 늘리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민사회계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탈핵에 대한 목소리가 높지만 우리나라 에너지 상황을 보면 원전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기도 했다. 백원필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개발부원장은 “2050년까지도 원자력의 가장 큰 역할은 전력공급 측면에서의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이라며 “지난해 발효된 파리기후변화협약으로 가시화된 온실가스 절감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서도 원자력 발전의 역할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예측했다. 김인구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부원장도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환경 관점에서 원자력 발전의 역할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원장은 “원자력의 편익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기본 전제조건은 안전성”이라며 “경주 지진을 계기로 다수의 원전이 밀집해 있는 데 대한 국민적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해당 지역의 정밀 지질조사, 설계기준의 재평가, 현 원전부지의 리스크 평가를 위한 연구가 본격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호 한국수력원자력 기술본부장은 “원자력은 50년 뒤에도 계속 유지될 수밖에 없겠지만 국민이 불신하고 싫어하는 원자력 발전은 불가능하다”며 “원자력 발전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어떻게 인식할 수 있게 할 것인지가 원자력계에 남겨진 숙제”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사회 전반이 탈핵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면서 원자력이 그동안 한국 과학기술 발전과 과학기술정책 분야에서 이룩한 성과들이 묻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의견도 있었다. 황주호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최근 중소형 원전 ‘스마트’나 연구용 원전 ‘하나로’, 핵폐기물을 기존 원전 대비 5분의1 정도밖에 배출하지 않는 소듐원자로 시제품 개발 등은 원자력 분야에서 한국의 독보적 기술력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런 원자력 관련 R&D의 성과가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현재 원전 밀도를 유지하면서도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과 정책이 나와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누구 없어요? - 임민영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누구 없어요? - 임민영

    “뭐야, 왜 또 이래.” 아침에 엄마가 일러준 대로 손잡이를 휙휙 움직여 보았다. 달래듯이 살살 움직였다가, 짜증이 치솟아 세게 움직여 봐도 화장실 문은 열리지 않았다. 갑자기 온몸이 뜨거워지면서 이마에는 진땀이 배었다. 손잡이를 당겼다가 밀었다가 있는 힘껏 발버둥을 쳤다. 가슴이 두근두근 뛰는 바람에 숨도 잘 쉬어지지 않았다. 문을 부수고라도 여기에서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쾅쾅. 쾅쾅쾅. 퍽. “누구 없어요? 살려 주세요!” 혹시나 지나가던 사람이 듣고 도와주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아파트 복도는 고요했다. 익숙했던 화장실이 너무나 좁고 답답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금방 나갈 수 있을 거야. 조금만 기다리자. 우니까 코도 막히고 숨도 안 쉬어지잖아. 울면 안 돼.’ 오후 6시 41분. 사은품으로 받아 온 동그란 시계가 수건걸이에서 달랑거렸다. 화장실에 갇힌 지 30분 즈음 지났나 보다. ‘엄마 오려면 두 시간은 더 있어야 하는데….’ 다시 위아래로 손잡이를 움직여 보았다. 꿈쩍도 하지 않는다. ‘환풍기도 망가졌는데 설마….’ 무서운 생각의 자리가 조금씩 넓어지면서 심장은 더욱 쿵쾅거렸다. ‘침착하자, 침착해. 차라리 잠을 자자. 한숨 자고 나면 아빠가 올 거야.’ 바닥에 깔린 발판 위에 수건을 펴고 누웠다. 팔다리가 발판을 넘어가 불편했지만, 자리를 탓할 때가 아니었다. 가만히 누워 있으니 가빴던 숨이 조금씩 편안해졌다. 조용한 중에 평소에는 들리지 않았던 소리가 들려왔다. 똑 똑. 물 떨어지는 소리. 쏴아. 윗집인지 아랫집인지 변기 물 내려가는 소리. 또각또각. 멀리서 들리는 발소리. 철컥 쾅. 역시나 남의 집으로 들어갔지만. 평소에는 잠도 많은데, 어쩐지 잠은 오지 않고 정신은 더욱 또렷해졌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아침에 엄마 말 귀담아들을 걸….’ “박민서 빨리 나와! 학교 늦겠다!” 엄마의 성난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시계를 보니 8시 33분. 이제는 정말 변기에서 일어나야 할 시간이다. 개운하게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오늘도 지각할 수는 없다. 급히 바지를 올리고 화장실 문을 열려는데 손잡이가 또 말썽이다. 지난주부터인가 손잡이를 잡고 몇 번을 움직여야 문이 열렸다. 그러더니 하필 바쁜 이 아침에 더 안 열리는 거다. 하는 수 없이 화장실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엄마, 문 좀 열어 줘!” “으이그. 위아래로 몇 번 올렸다 내렸다 하면 열리던데.” “밖에서 열면 잘 열리는데 왜 이러지?” “그러니까 문은 왜 닫아 가지고. 꽉 닫지 마.” “나도 6학년이라고요.” 괜히 짜증이 나서 인사도 안 하고 집을 나섰다. 마침 내려오고 있는 엘리베이터를 잡으려고 잽싸게 버튼을 눌렀다. 월월! 월! 월월! “으악, 깜짝이야!” “순대야, 가만 있어.” 또 윗집 순대 녀석이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짖어 대는 통에 심장 떨어질 뻔했다. 순대는 날 보기만 하면 짖는다.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된 것 같은데 말이다. “학교 가는구나. 아침은 먹었니?” “아니요. 늦게 일어나서….” “아침을 먹어야 공부를 잘하지. 몸이 이렇게 비리비리해서. 쯧.” 순대 할머니는 만날 때마다 꼭 잔소리를 하신다. 남 일에 어찌나 관심이 많으신지, 공부는 잘하느냐, 형제 없이 혼자여서 쓸쓸하겠다는 둥, 오늘따라 더 듣기 싫었다. ‘무슨 상관이람?’ 나는 대충 고개를 까닥이고는 기다렸다는 듯이 엘리베이터 밖으로 뛰쳐나갔다. 오후 6시. 드디어 학원 수업도 끝나고 집에 가는 길. 아침에 개운하게 해결하지 못해서인지 계속 배 속에서 구르릉구르릉 소리가 났다. ‘집에 아빠가 있을까? 없으면 자유 시간인데.’ 아파트 앞에 도착해 늘 하던 대로 엄마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먹을 거 뭐 있어요?] 학원 끝나고 집으로 잘 가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아빠의 새 직장을 찾아 서울로 이사를 한 뒤 엄마는 마트에서 일을 시작했다. 9시가 넘어야 오기 때문에 저녁은 혼자 먹거나 아직 일자리를 찾고 있는 아빠와 둘이 먹는 날이 많다. 집과 가까워질수록 배에서 점점 더 큰 신호를 보내왔다. 현관문을 급히 닫고 들어가는데 아빠 신발이 보이지 않았다. “설마? 누구 없어요? 예쓰!” 나도 모르게 두 팔을 당기며 예쓰를 외쳤다. 아빠가 약속 있는 날인가 보다. 컴퓨터도 하고 자유 시간을 즐길 기회가 아주 오랜만에 찾아왔다. “아오 배야, 화장실부터!” 나는 재빨리 화장실에 뛰어 들어가 바지를 내리고 변기에 앉았다. “끄응 휴. 큰 일 날 뻔했네.” 아뿔사. 아침에 그랬던 것처럼 화장실 문이 열리지 않는 거다. ‘문 열고 똥 눌걸…. 나도 모르게 닫아 버렸네. 이 바보!’ 나는 이때까지만 해도 손잡이 몇 번 돌리면 문이 열릴 줄 알았다. 오후 7시 15분. 한 시간도 넘었다. 지잉- 지잉-. 현관문 앞에 벗어 놓은 가방에서 휴대폰 진동 소리가 들렸다. ‘엄마? 아니면 아빠? 화장실에 갇혀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모르겠지. 숙제도 안 하고 컴퓨터 하는 줄 알고 잔소리하려고 전화했을 거야.’ 띠리리링. 띠리리링. 잠시 후 집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긴 울림 후, 전화가 끊어지고 또다시 전화가 왔다. 받을 수 없는 전화벨 소리가 너무나 안타까웠다. 하지만 작은 희망이 보였다. 내가 집 전화도 받지 않는 걸 이상하게 생각할 테니까. ‘그래, 조금만 더 버텨 보자.’ 아무래도 아빠는 밤늦게 들어올 참인가 보다. 얼른 엄마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엄마, 나 화장실에 갇혔어. 얼른 와서 문 좀 열어줘. 하느님이 정말 있다면 저 좀 살려 주세요.’ 오후 7시 40분. 딩동. “택배 왔습니다.” 택배 아저씨가 초인종을 눌렀다. 나는 벌떡 일어나 화장실 틈새에 대고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다. “도와주세요! 화장실에 갇혔어요!” 쾅쾅. 쾅쾅쾅. “택배입니다.” “아저씨! 살려 주세요!” “앞에 놓고 갑니다.” 나갈 수 있다는 희망도 잠시, 아저씨는 상자를 내려놓고 그냥 가 버렸다. 아저씨가 내 목소리를 듣고 119에 신고를 해 주기를 바랐건만. 아저씨가 그렇게 가버리는 게 당연하다. 엄마는 혼자 있을 때 누가 오면 택배 아저씨더라도 소리 내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엄마와 둘이 있을 때도 엄마는 문을 열지 않았다. “놓고 가세요.”라고 큰 소리로 대답했을 뿐이다. 진정시켰던 가슴이 다시 쿵쾅쿵쾅 소리를 내며 마구 뛰기 시작했다. 눈시울이 뜨거워지더니 금세 눈물이 차올랐다. “으흡 흐 흑.” ‘이게 꿈은 아닐까? 꿈이라면 좋겠다. 근데 왜 이렇게 생생한 거야.’ ‘그동안 아빠가 늦게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벌받은 걸까?’ ‘오늘 아침에도 짜증내서 엄마 기분 상하게 했는데…. 미안해, 엄마.’ 탁 탁 탁 탁. ‘응?’ 멀리서 천천히 내딛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커졌다. 그리고 우리 집 앞에 멈춰 섰다. 딩동 딩동. “뭔 일 있어요?” 순대 할머니였다. 나는 있는 힘껏 소리쳤다. “살려 주세요! 화장실에 갇혔어요!” 쾅쾅 쾅 쾅쾅. 순대 할머니는 내 목소리를 들은 건지 못 들은 건지 문을 두드렸다. “할머니! 화장실에 갇혔어요! 살려 주세요!” 문을 두드리던 할머니의 손이 멈추고 발걸음을 옮기는 소리가 들렸다. 할머니가 그냥 가면 안 되는데 큰일이다. 나는 화장실 문을 두드리며 더 크게 소리 질렀다. “할머니! 할머니! 으헝 흐엉. 으흑.” 할머니가 자리를 떠나자 참았던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정말 더 이상은 못 참겠다. “저기요! 무슨 일 있어요?” 잠시 후 문밖에서 웬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화장실에 갇혔어요. 살려 주세요!” 할머니가 경비 아저씨를 데리고 온 것 같았다. “무슨 소리 들리죠? 살려 달라고?” “그런 것 같네요. 119를 불러야겠는데…. 할머니 여기 계세요. 내가 전화하고 오지요.” 순대 할머니가 나를 살렸다. “무슨 일이에요?” 사람들이 모여들었는지 문 앞에서 날카로운 여자 목소리도 들린다. 삑삑삑삑. 철컥. “민서야!” 갑자기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엄마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얼른 화장실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엄마! 나 여기 있어!” 엄마가 밖에서 손잡이를 내리자마자 너무나도 쉽게 문이 열렸다. “웬일이니, 괜찮아? 어디서 사고 난 줄 알았잖아.” “화장실 문이 안 열렸어. 흐어엉. 학원에서 오자마자 갇혀 있어헝.” “전화도 안 받고, 학원에서는 갔다고 하고, 얼마나 걱정했는데. 일도 다 안 끝났는데 뛰어왔어. 괜찮아. 괜찮아.” 엄마는 나를 꼭 안아 주었다. 현관에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순대 할머니가 보였다. “아이고 저런, 어린 것이 놀랐겠구먼.” “아유 고맙습니다. 어떻게 알고 와 주셨어요?” “아니 순대가 화장실에 대고 자꾸 짖길래. 들어가 있어 보니까 뭐라고 소리 지르는 게 들리더라고.” 할머니 얼굴이 진짜 우리 할머니가 걱정하는 얼굴 같았다. 할머니와 경비 아저씨가 돌아가고 긴장이 풀려서인지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거실에 대자로 누워 저녁을 준비하는 엄마에게 말을 걸었다. “엄마, 어디 갈 때 꼭 휴대폰 챙겨. 나처럼 무슨 일 생기면 전화하게.” “그래, 너도 엄마한테 연락 잘하고.” “아빠는?” “아빠 상갓집 가셨대.” “아까 집에 왔을 때 아빠 없다고 좋아했는데, 화장실에 갇혀서는 아빠 발소리만 기다렸어.” “아빠도 엄마 전화받고 놀라서 오고 계셔.” “근데 엄마, 윗집 할머니는 나처럼 갇히면 누가 열어 줘? 순대가 열어 줄 수도 없고.” “그러게, 할머니 혼자 사시는 것 같던데.” “가끔 올라가 볼까?” 월월! 월! 월월! 다음 날, 순대는 어김없이 나를 반겨 주었다. “몸은 괜찮아? 화장실 문은 고쳤고?” “네, 고맙습니다. 문은 오늘 아빠가 고치기로 했어요.” 오늘따라 할머니 목소리가 다정하게 느껴졌다. “전부터 궁금했는데요, 강아지 털이 순대 색깔 같아서 순대라고 지으신 거예요?” “그리 보니 또 그렇네? 우리 딸 이름이 순영이, 아들이 대호야. 첫 글자 따서 순대.” 할머니의 이름 짓는 센스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 오늘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끝나지 않은 세월호 참사 진실 공방

    오늘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끝나지 않은 세월호 참사 진실 공방

    지난해 12월 25일 네티즌 수사대 ‘자로’를 인터뷰한 내용과 그가 공개한 다큐멘터리 ‘세월X’의 핵심 내용을 방송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가 새해 첫날인 1일에도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찾기 위한 방송을 이어간다. JT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은 이날 밤 9시 40분 ‘세월X·미인도 진실 찾기’라는 부제의 방송을 통해 “세월호 침몰 원인을 놓고 자로와 해군 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현장을 단독으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앞서 자로는 8시간 49분짜리 다큐멘터리 영상 ‘세월X’를 유튜브에 공개했다. 자로는 세월호 침몰의 원인이 외부 충격이라고 주장하면서 해군 잠수함과의 충돌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부의 발표대로 과적 때문에 침몰한 것이 아니라는 것. 실제로 참사 당일 세월호의 과적은 평소보다 적은 수치였다. 자로는 “세월호 당일 보다 3배 정도 더 적재한 날도 있었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해군은 “세월호 침몰 당시 맹골 수로를 항해하거나 인근 해역에서 훈련을 한 잠수함은 명백히 없었다”면서 “맹골 수로는 평균 수심이 약 37m로서 일반 상선 및 어선의 이동이 빈번하고 조류가 빨라 수상함에 비해 속력이 느리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잠수함의 항로로 이용할 수 없는 해역”이라고 했다. 특히 자로가 주장한 해도상 수심 50m가 넘는 해역은 세월호 침몰 지점에만 해당될 뿐만 아니라 맹골 수로는 전체적으로 해저 굴곡이 심하고 수심 40m 미만의 해역이 많기 때문에 잠수함의 안전을 고려해 잠항 항해를 할 수 없는 해역이라고 해군은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제작진은 “해군 관계자를 비롯해 특조위(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관계자, 해양대 교수 등 전문가들의 반론과 그에 대한 자로의 재반론을 전한다. 조타 실수, 복원력 등 침몰 원인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공방이 펼쳐질 예정”이라면서 “해군과 자로의 난상 토론을 단독으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또 한국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고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의 진품 논란도 다룰 예정이다. 고 천경자 화백은 1991년 ‘미인도’가 자신의 그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미술계는 발칵 뒤집혔고, 이후 26년에 걸쳐 미인도의 위작 논란은 ‘미인도 스캔들’이라 불릴 만큼 풀리지 않은 숙제였다. 천경자 화백의 유족은 고인의 의지대로 ‘미인도’의 위작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최첨단 과학 감정을 시도했다. 프랑스의 전문 감정 업체 뤼미에르 테크놀로지는 ‘미인도’를 정밀 분석한 결과 ‘진작일 확률 0.0002%’이라면서 위작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19일 검찰은 ‘미인도’가 진작이라며 뤼미에르와 정반대의 입장을 내놨다. 제작진은 “검찰의 ‘진작’ 결론에 국내 전문가들은 의문을 제기한다”면서 “‘미인도’의 진위 여부를 둘러싼 논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스포츠 빅 이벤트 2017 즐길 준비 됐나요

    스포츠 빅 이벤트 2017 즐길 준비 됐나요

    대한민국 스포츠에 2017 정유년은 동계올림픽과 월드컵 축구대회 등을 한 해 앞두고 숨을 고르며 결실을 준비하는 해다. 특히 2월 일본 삿포로에서 펼쳐지는 ‘얼음과 눈의 축제’인 아홉 번째 동계아시안게임은 경기력이나 대회 운영 등에서 1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모의고사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역시 1년 앞으로 다가온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후반전’을 6개월에 걸쳐 치르고, 김인식 감독이 지휘하는 야구대표팀도 네 번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첫 우승을 노린다.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 2018 평창올림픽 모의고사… 한·중·일 3파전 예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전초전인 제8회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는 2011년 알마티(카자흐스탄) 대회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12개, 동메달 13개를 기록해 3위를 차지했다 이번에도 한국과 중국, 일본의 삼파전이 될 공산이 크다. 우리나라는 목표를 종합 2위로 잡았다. 한국은 2011년 스피드스케이팅에서 5개, 쇼트트랙에서 3개, 알파인 스키에서 3개, 크로스컨트리 스키에서 1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번에도 전략 종목인 이 세 종목에서 메달 사냥을 노린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선 4개 정도의 금메달을 기대한다. 유력한 후보는 이승훈(28)과 김보름(23·여)이다. 남녀 매스스타트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들은 각각 남자 1만m와 여자 5000m에서도 메달 사냥에 나선다. ‘여제’ 이상화(27)는 500m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경쟁자인 중국의 위징(31)과 일본 고다이라 나오(30)의 최근 페이스가 올라와 있다는 점이 변수다. ‘제2의 모태범’ 김태윤(22)은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남자 팀 추월 대표팀은 일본과 메달 색깔을 놓고 싸울 것으로 예상된다. 쇼트트랙도 최소 4개 이상의 금메달을 겨냥한다. 심석희(19), 최민정(18)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1000m와 15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최민정은 대표팀의 취약 종목인 500m 메달도 넘보고 있다. 남자 대표팀은 월드컵 1500m에서 연속 금메달을 딴 이정수(27)를 앞세워 1000m 금메달도 가시권에 두고 있다. 피겨스케이팅은 여자 싱글 박소연(19)과 김나현(16), 남자 싱글 김진서(20)와 이준형(21)이 출전한다. 메달권에 가장 근접하다고 평가받는 박소연의 최근 발목 골절상 치료 결과가 변수다. 설상 종목에서는 금메달 9개를 노린다. 스노보드 이상호(21)와 크로스컨트리 김마그너스(18)가 유력한 후보다. 이달 이탈리아 카레차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로는 가장 높은 4위에 오른 이상호는 평행 회전과 대회전에서 2관왕을 차지하겠다고 벼른다. 올해 초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동계유스올림픽 스키 남자 크로스컨트리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수확한 김마그너스도 마찬가지다. 지난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던 남자 아이스하키도 목표를 금메달로 상향 조정했고 지금껏 수준을 대폭 끌어올린 컬링도 메달에 도전한다. 봅슬레이와 루지는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아닌 탓에 출전하지 않는다. WBC - 줄이은 에이스 불참… 김인식號 총체적 난국에도 ‘첫 우승’ 희망가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아시안게임 통산 4회 금메달, 프리미어12 초대 대회 우승까지. 한국 야구는 국제무대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정복하지 못한 대회가 있다. 야구 국가대항전인 WBC다. 한국 야구는 2006년 첫 WBC에서 4강에 올랐고 2009년에는 준우승을 거두며 위상을 높였다. 그러나 2013년 대만에서 자존심을 한참 구겼다. 1라운드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타이중 참사’라 불리며 충격을 안긴 대회였다. 2017년 3월 WBC가 다시 열린다. 한국이 속한 A조의 1라운드 경기 장소는 국내 최초 돔구장인 서울 고척 스카이돔이다. 1라운드 A조에는 네덜란드, 대만, 이스라엘이 포함됐다. 상대 전력은 모두 만만치 않다. 네덜란드와 대만은 2013년 1라운드에서 한국에 패배를 안기고 2라운드에 오른 나라다. 한국 대표팀은 김인식 감독을 내세워 일찌감치 WBC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10월 6일 예비 엔트리 50명, 11월 10일에는 최종 엔트리 28명을 발표하며 어느 국가보다 발 빠르게 ‘드림팀’을 짰다.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가 많아졌지만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 불법도박 전력으로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했고 거포 박병호(미네소타)도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최종 엔트리 구성 이후에도 악재가 터졌다. 강정호(피츠버그)는 음주 운전 사고를 일으켜 태극마크를 둘러싸고 비난 여론이 생겼다. 물리적으로 경기 출전에 차질이 생긴 선수들도 줄을 이었다. 이용찬(두산)이 최종 엔트리 발표 직후 팔꿈치 수술로 출전이 불가능해지자 심창민(삼성)이 대체 선수로 들어갔다. 왼손 에이스 투수 김광현(SK)은 다음달 팔꿈치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붙박이 2루수인 정근우(한화)도 지난달 무릎 수술을 받아 출전을 장담할 수 없다. 추신수(텍사스)는 구단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그 사이 다른 국가들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합류를 확정하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어 긴장감을 높인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김인식호의 코치진은 내년 1월 4일 회의를 열어 엔트리 문제를 다시 논의한다. 최종 엔트리 마감은 내년 2월 초여서 시간은 있다. 대표팀은 내년 2월 중 일본 오키나와로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러시아월드컵 축구 - 9회 연속 본선티켓 잡아라… 남은 5경기 승점 12점 배수진 정유년을 맞는 한국 축구의 과제는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따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서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15년 6월 시작된 2018년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에서 무결점으로 승승장구했다. 8경기 무실점에 27골(경기당 평균 3.38골)을 쓸어담는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슈틸리케호는 올해 9월부터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의 대장정에 나서 한 수 밑의 전력으로 평가된 중국과 맞붙은 1차전에서는 ‘살얼음 승부’ 끝에 3-2로 신승을 거뒀고, 이어진 시리아와의 2차전에서는 0-0으로 비겼다. 카타르와의 3차전도 겨우 3-2로 이긴 대표팀은 ‘숙적’ 이란과의 테헤란 원정에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팬들은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에 의문부호를 달기 시작했다. 최종예선의 반환점을 돈 슈틸리케호의 성적은 3승1무1패(승점 10)로 이란(승점 11)에 이어 A조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9)에 승점 1차로 쫓기는 터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종예선 1, 2위팀이 본선에 직행하는 상황에서 박빙의 승점 경쟁을 펼치는 한국은 이제 2017년 시작되는 나머지 5경기에서 처절한 생존게임을 펼쳐야 한다. 만약 3위로 추락하면 B조 3위 팀과 홈 앤드 어웨이로 플레이오프를 치른 뒤 승자가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 최종예선 4위 팀과 대륙별 플레이오프를 치러 본선 티켓을 얻어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이 예상하는 월드컵 본선 진출 승점은 22점. 남은 5경기에서 12점 이상의 성적을 따내는 게 과제다. 그러기 위해서는 4승1패 이상의 성적이 필요하다. 3승2무(승점 11)의 성적도 불안할 수 있다. 5경기 중 원정이 3차례다. 부담이다. 그런데 승점 싸움에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이는 우즈베크는 마지막 원정 10차전에서 만난다. 막판까지 가야 티켓의 향방을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최종예선 ‘후반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득점보다 수비조직력의 견고함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특히 최종예선 1~5차전 동안 내준 6골 가운데 3골이 전반전 초반에 집중됐던 만큼 ‘후반기 레이스’에서는 초반 실점 이후 급격하게 수비조직력이 무너지는 약점을 보완하는 게 숙제다. 여기에 선수들의 체력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해 후반 막판 득점이 적은 것 역시 대표팀의 해결 과제다. U-20월드컵 축구 - 안방서 10년 만에 ‘4강 도전’… 내년 5월 20일 전주서 개막전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국제대회가 1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다. 내년 5월 20일~6월 11일 천안, 대전, 인천, 제주, 전주, 수원 등 6개 도시에서 열리는 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이어 2007년 U-17 월드컵을 개최한 한국은 11개국과 경쟁해 개최권을 얻었다. 24개국 1000여명이 참가해 모두 52경기가 치러진다. 6개 조로 나뉘어 조별예선을 치르고 16개국이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조 추첨은 내년 3월 15일. 개막전은 5월 20일 전주에서, 3·4위전과 결승전은 6월 11일 수원에서 펼쳐진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개최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개막전(전주월드컵경기장)과 결승전(수원월드컵경기장)을 포함한 모든 경기를 기존 경기장에서 치르기로 했다. 개최국 자격으로 A조 1번 시드에 배정된 한국의 목표는 4강 진출이다. 그러나 알 수 없다. 내년 대표팀의 주축을 이룰 U-19 대표팀은 지난 10월 바레인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조별리그 3위에 그쳐 탈락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안익수 감독을 경질한 뒤 8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라는 쾌거를 이룬 신태용 성인대표팀 코치를 긴급 투입했다. 제주도에서 13일간 전지훈련을 한 대표팀은 프로리그 부산 아이파크와 광운대를 상대로 두 차례씩 평가전을 치러 3승1패의 좋은 성적을 냈다. 대표팀은 내년 1월 포르투갈에서 3주 일정으로 전지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여기에는 이승우(19), 장결희(18·이상 바르셀로나 유소년 후베닐A), 백승호(19·바르셀로나 2군) 등도 합류해 치열한 생존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대표팀은 또 내년 3월 JS컵을 최종 모의고사로 삼아 4월 중 21명의 최종 명단을 확정한다. 체육부 종합·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오바마 ‘대선 개입’ 러에 보복 조치 나선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해킹을 통해 미국 대선에 개입한 러시아에 광범위하게 보복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친(親)러시아 행보를 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이를 다음달 20일 퇴임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몽니’로 치부하며 폐기하려 할 가능성이 높지만 정치적 부담이 커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와 규탄 결의안 마련, 사이버 보복 작전, 러시아 해커에 대한 형사적 기소 등을 이르면 이번 주 발표할 것”이라며 “현재 세부적 사항을 최종 결정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발동한 행정명령을 근거로 제재안을 준비 중이다. 이 행정명령은 미국의 전기시설, 교통망과 같은 주요 사회기반시설과 관련된 컴퓨터에 해를 끼치거나 상업적 비밀을 절취한 주체에 대해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금융거래를 차단하는 것은 물론 미국 입국을 막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선거 시스템을 중요한 사회기반시설로 보기 어렵고 상업적 비밀 절취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러시아가 해킹한 민주당 산하 조직과 주 선거관리위원회를 핵심 사회기반시설로 지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행정부는 앞서 러시아가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해 트럼프를 당선시키려 했다고 결론을 내린 만큼 해킹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는 취임을 앞둔 트럼프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숙제다. 정권의 정통성을 훼손할 수도 있는 민감한 문제라 트럼프는 러시아의 개입 가능성을 전면 부인해 왔다. 하지만 러시아에 쉽게 면죄부를 줬다가는 의회가 등을 돌리고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러시아 대선 개입설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의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이번 사태에 대한 공개 청문회와 초당파적 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상원의원 중 99%는 러시아가 개입을 했다고 본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제재를 부과해야 한다”고 강경한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의 탐사 전문 기자 제이슨 레오폴드와 정부 기록물 공개를 전공으로 하는 하버드대 클라인 센터 연구원 라이언 사피로가 중앙정보국(CIA) 등을 상대로 러시아 선거 개입과 관련한 기록물을 공개하라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하는 등 국민적 관심도 높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새누리 인명진號 ‘3대 암초’ 넘어야 순항

    새누리 인명진號 ‘3대 암초’ 넘어야 순항

    새누리당이 인명진 목사를 새로운 선장으로 맞이하고 재출항을 시도한다. ‘최순실 게이트’ 여파와 이로 인한 여당 비주류의 탈당 선언으로 곤경에 처한 새누리당이 당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순항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풀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당의 개혁’이다. 죽어가는 새누리당을 다시 살려내려면 그야말로 획기적인 고강도 개혁안을 내놓아야 할 상황이다. 인 내정자는 개혁의 초점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겠다고 밝혔다. 앞서 그가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위증 모의 의혹이 제기된 친박계 이완영 의원을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것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꼽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인 내정자는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비주류의 탈당에 대해 “그분들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는다. 당 개혁 방법론에 대한 의견 차이일 뿐”이라면서 “정강·정책·이념에 차이가 없다면 보수당은 분열해선 안 된다”면서 “이런 당위성에 따라 언젠가 하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의 구심점을 확립하는 것도 인 내정자의 몫이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커져 가고 있지만 새누리당에는 유력한 대선 주자가 보이지 않고 있다. 2017년에 접어들면 정치권이 대선 주자 중심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큰 만큼, 인 내정자도 대선 후보 경선을 통해 새누리당의 대선 주자를 배출해 내야 한다. 인 내정자는 이날 “두세 달 뒤의 일까지 생각하긴 이르다. 먼저 새누리당을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정당으로 만드는 일에 일조하겠다”며 다소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야당과의 관계 복원도 숙제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의 협조 없이는 집권 여당으로서 각종 경제·민생 정책을 이행하기 어렵다. 인 내정자는 “국민과 나라를 위한 일에 있어서는 여야가 긴밀히 협력하고 마음을 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의 비판에 대해서는 “잘하라는 뜻을 담은 선의의 충고로 받아들인다”면서도 “선의의 충고도 지나치면 실례다. 야당도 새누리당만큼 한가롭지 못할 텐데 자기 당 일에 더 열심히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현장 행정] 주택 절도 절반 ‘뚝’ 안전 노원 성과 ‘쑥’

    [현장 행정] 주택 절도 절반 ‘뚝’ 안전 노원 성과 ‘쑥’

    주택가 60개 구역 전체 벽화 등 디자인·CCTV 보강… 1000여명 주민 자원봉사… 2년 새 주택 침입 범죄 52% 급감 서울의 대표적 ‘베드타운’(주거밀집지)인 노원구는 한때 다세대주택 등 일반주택가에서 들끓는 좀도둑 탓에 골머리를 썩었다. 황선의 노원구마을안전팀장은 “2~3년 전까지만 해도 일반 주택가에서 발생하는 절도 범죄가 아파트촌과 비교해 약 14배나 많았다”고 말했다. 경비원이 있고, 주거 환경이 잘 정비된 아파트에 비해 낡은 주택에 침입하기가 쉬운 탓이다. 김성환 노원구청장과 공무원들은 어려운 숙제를 풀기 위해 2014년 획기적인 정책을 시작했다. 일반주택 전 지역에 벽화 등 디자인을 입혀 마을 분위기를 밝게 하고 폐쇄회로(CC)TV 등 장비를 보강한 것이다. 이후 2년, 지역에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났다. 22일 노원구에 따르면 이 지역 일반주택 주택 침입 절도 범죄건수는 ‘범죄제로화 사업’ 이후 2년 새 52.4%나 감소했다. 또 6대 범죄(살인·강도·성폭력·폭력·방화·절도) 발생 건수도 같은 기간 21.0% 줄었다. 이런 결과는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가 구의 의뢰로 진행한 연구용역보고서에 담겼다. 또 지역 주민이 사업에 대해 얼마나 잘 아는지 묻는 인식조사에서는 5점 척도 기준 1.59가 나왔다. 수치가 낮을수록 사업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의미로 주민들이 사업 목적, 내용 등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분석을 맡은 강용길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은 “많은 지자체가 마을의 블록 1~2곳 정도에서만 범죄예방사업을 진행하는 것과 달리 노원구는 일반 주택가 60개 구역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구는 지난 2년 동안 주택가에 범죄예방디자인을 적용한 것은 물론 고화질 CCTV 559대와 비상벨 248개, 발광다이오드(LED) 보안등 522개 등을 설치해 인프라를 대폭 늘렸다. 황 팀장은 “자치구들이 범죄예방사업을 전폭적으로 하고 싶어도 예산 제한 탓에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우리 구는 막힌 골목에는 360도 회전형이 아닌 값싼 고정형 CCTV를 설치하는 등 상황에 맞는 인프라를 설치해 비용 부담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지역 주민 1000여명이 자원봉사 형태로 담장 도색에 힘을 보태는 등 주민 참여도 이끌었다. 강 연구관은 “전체 범죄를 줄이겠다는 목표 대신 침입절도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 방식도 좋았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올해 국민안전처가 공개한 ‘지역별 안전지수 등급’에서 우리 구가 서울 자치구 중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많이 향상됐다”면서 “안전하게 살고 싶은 욕구는 주민들이 공평히 누려야 할 권리인 만큼 내년에도 관련 사업을 벌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도시락으로 점심·저녁 때우는 헌재 재판관들

    도시락으로 점심·저녁 때우는 헌재 재판관들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는 밤늦게까지 시위 구호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8차 촛불집회’와 이에 반대하는 ‘맞불집회’가 주변에서 계속 열렸기 때문이다. 박한철(63) 헌재소장은 이날도 기록 검토를 위해 청사에 출근했지만 집회 소음에 못 이겨 오후 5시쯤 퇴근했다. 청사 3층에 있는 박 소장의 집무실은 안국역과 가장 가까운 사무실 중 하나다. 박 소장은 결국 지난 일요일에도 일찌감치 사무실에 나와 나머지 ‘숙제’를 이어 갔다. 19일 헌재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국회로부터 탄핵의결서를 넘겨받은 헌재 재판관들은 ‘특별근무체제’에 돌입했다. 평일 야근은 물론 주말까지 심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소장과 이정미(54) 재판관의 임기 만료가 각각 내년 1월 31일과 3월 13일이어서 심리에 속도를 내야 할 처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박 소장 등 몇몇 재판관은 탄핵심판에 돌입한 이후 매일 청사에서 도시락으로 식사를 때우고 있다. 근처로 나가 밥을 먹으면 취재진에게 포착돼 질문 세례를 받기 십상이다. 일부 시민이 몰려들어 “탄핵을 왜 빨리 처리하지 않느냐”며 따져 물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결국 꺼내든 묘수는 사무실 옆 한쪽에서 도시락으로 점심과 저녁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다. 헌재 관계자는 “박 소장 등 재판관들이 헌재 직원들과 함께 도시락을 먹으면서 ‘혼밥’(혼자 먹는 밥)은 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재판관들은 시력 저하도 호소한다. 박 소장은 2014년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사건을 맡으며 17만쪽에 달하는 방대한 기록을 읽어내는 격무에 시달렸다. 그 결과 눈이 침침해져 정당해산 사건 때부터 지금까지 안경을 두세 번가량 바꿔야만 했다. 관련 법규 등을 찾아보느라 벌써 박 소장 등 재판관들의 시력 저하를 우려하는 말이 흘러나온다. 청사 보안도 한층 강화됐다. 탄핵 심리가 시작되자 헌재는 재판관과 헌법연구관들의 사무실이 있는 3~5층에 외부인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보안 장치를 작동시켰다. 헌재의 요구에 따라 청사 앞에는 항상 수십명의 경찰관이 대기해 있기도 하다. 헌재는 보안을 위해 박 소장과 이번 탄핵심판 사건의 주심인 강일원(57) 재판관의 사무실에 도·감청 방지 장치를 설치하고 있다.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최신 제품으로 교체해 설치할 계획이다. 헌재는 나머지 7명의 재판관 사무실에도 도·감청 방지 장치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판관들은 지인들의 전화를 받기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재판관들은 걸려오는 전화 중 꼭 필요한 것만 받고 있고, 알음알음 번호를 알고 전화하는 취재진의 전화에는 일절 응대하지 않고 있다. 꼼꼼한 보안에 연일 강행군을 이어 가고 있지만 여론은 냉정하다. 조금만 삐걱해도 비판을 받기 십상이다. 지난 16일 박 대통령 측이 ‘헌재가 검찰과 특검에 수사기록 요청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이의신청서를 접수했지만 헌재는 이날까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러자 이날 브리핑에서 “일요일에 재판관 세 명만 나왔는데 전부 출근해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소년, 남자가 되다… 빅뱅

    소년, 남자가 되다… 빅뱅

    군입대 앞두고 새 전환기 맞아 데뷔 10년 앨범… 中차트도 석권 “지난 10년을 나름대로 알차고 빼곡하게 잘 써 온 것 같아요. 늘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문제를 잘 이겨내면서 많은 분들의 도움도 받았고 음악적으로 성장하면서 저희도 어른스러워졌으니까요. 잠깐 백지가 될 수도 있겠지만 다음 페이지를 어떻게 쓸 것인지는 저희의 숙제겠죠.”(지드래곤) 국내 대표 아이돌 그룹 빅뱅이 지난 13일 내놓은 정규 3집 ‘메이드 더 풀 앨범’이 국내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신곡 3곡이 국내 주요 음원차트 1~3위를 휩쓴 것은 물론이고, 중국 대표 음악사이트 큐큐뮤직에서 4개 부문 정상에 올랐다. 이번 앨범은 지난해 5월부터 선보인 ‘메이드’ 시리즈의 완결편이자 데뷔 10주년 기념작이기도 하다. 8년 만에 내놓은 정규 앨범이지만 내년 2월 탑의 입대로 당분간 완전체로서는 공백기가 불가피한 상황. 10년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마무리하고 전환기를 맞게 된 이들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어릴 때부터 롤링스톤스처럼 롱런하면서 콘서트와 투어를 하는 게 꿈이었는데 세계 각국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가수로서 이상적인 삶을 살아온 것 같아요.”(탑) 자고 일어나면 여기가 어딘지 모를 정도로 전 세계를 돌면서 10년간 앞만 보고 달려왔다는 빅뱅. 그때그때의 생각과 감정을 음악으로 옮겨 빅뱅만의 차별점을 만들어온 이들은 이번에도 타이틀곡 ‘에라 모르겠다’ 등에 서른 안팎이 된 자신들의 감상을 고스란히 녹였다. 더블 타이틀곡 ‘라스트 댄스’에는 ‘영원할 줄 알았던 사랑도 저물고/이젠 그 흔한 친구마저 떠나가네요/나이가 들어서 나 어른이 되나 봐요/왜 이렇게 불안할까’라는 가사가 눈에 띈다. “과분한 사랑을 유지하고 싶은 욕심이 커서 저희 걱정거리는 늘 다음 앨범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였어요. 그래서 협업하는 작곡가들과 의견 충돌도 많아요. 이번에도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라는 말이 나왔어죠. 30대가 되니까 만나는 사람도 조금씩 줄어들고 그간 받아온 사랑이 날아가면 어떡하나 불안할 때도 있어요. 그래서 ‘라스트 댄스’를 부를 때는 기교를 부리지 말고 이야기하듯 덤덤하게 불러 달라고 주문했죠.”(지드래곤) 데뷔곡 ‘거짓말’을 시작으로 ‘하루하루’, ‘판타스틱 베이비’ 등 숱한 히트곡을 내놓았던 빅뱅. 이들은 “인기를 끌었던 요인만 뽑아서 곡을 쓸 수도 있지만 자기 복제는 아티스트로서 발전도, 재미도 없을 것 같아 저희가 듣기에 좋고 떳떳한 음악을 하려 했다”면서 “40~60대분들도 저희 노래를 듣고 불러주실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들은 부침이 심한 가요계에서 10년 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선 ‘사람’을 꼽았다. “해체된 선후배 그룹을 볼 때마다 만감이 교차하죠.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서로 양보하고 존중하고 위해 주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10년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스태프들도 좋은 에너지를 보내 줬어요. 인복이 가장 컸다고 생각해요.”(지드래곤) “빅뱅은 다섯 명의 개성이 뚜렷해서 음악으로 뭉쳤을 때 큰 힘을 발휘하죠. 멤버들 성격이 너무 달라서 진지하게 싸워 본 적이 없어요. 서로 없는 부분을 채워준 것이 비결이라고 생각해요.”(탑)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무서운 중2라고요? 안쓰러운 중2예요

    무서운 중2라고요? 안쓰러운 중2예요

    ‘규칙적 식사’ 64%로 최저 수면부족은 39% 가장 높아 체벌, 초등생보다 5배 이상↑ “초등학교 때와는 달리 학년이 오를수록 교육은 권리가 아닌 의무나 부담으로 다가와요. 하고 싶은 공부가 아닌 해야만 하는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건강할 권리나 놀 권리 등 다른 권리들은 무시됩니다.” 1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아동권리 포럼’에서는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의 토로가 쏟아졌다. 중학교 3학년 박세은양은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라 꿈을 생각할 시간조차 없다. 꿈이 있어도 돈이 없다면 학원을 가지 못해 학업 성적이 떨어진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와 닿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초등학교 5학년 김민영군도 발표에 나서 “밥을 주고 옷을 주고 집이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랑을 받고 존중받는 게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아이들은 학원 강의와 학교 수업 등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그중에서도 ‘무서운 중학생’이나 ‘중2병’ 정도로 치부된 중학교 2학년 아이들의 권리지수는 다른 연령의 아이들보다도 낮다. 이날 포럼에서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인 굿네이버스가 발표한 아동권리지수에 따르면 전체 종합지수가 초등학교 4학년이 105.9점, 초등학교 6학년 101.0점, 중학교 2학년은 93.1점이었다. 지수가 100점 미만이면 평균보다 권리 보장이 미미하다는 의미다. 아동권리지수 도출을 위한 실태조사는 지난 6월부터 2개월간 초등 4·6학년, 중 2학년 등 학생 8915명, 학부모 1만 78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중 2학년 학생들은 권리지수의 모든 면에서 심각할 정도로 낮은 지수를 보였다. 식사 등 생존권에서는 89.1점, 교육 등 발달권 92.5점, 보호권 97.8점, 참여권 93.0점이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 2학년 학생들이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비율은 전체 응답자(2975명)의 63.7%에 불과했다. 초등 4학년이 69.1%, 초등 6학년이 70.8%인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주 3일 이상 활발한 신체활동을 한 경우도 43.7%에 불과했다. 수면시간 부족을 호소하는 경우는 초등 4학년과 6학년이 각각 15.4%, 20.8%였지만 중 2학년은 2~3배에 가까운 39.3%였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생존권과 연관된 건강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셈이다. 아울러 학교생활 만족도는 초등 4학년은 77.0점, 6학년은 73.6점이었고, 중 2학년은 64.9점에 그쳤다. 체벌 경험 역시 초등 4·6학년은 3.5~3.8%였지만, 중 2학년은 17.8%로 급증했다. 연구를 총괄한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인 학업 스트레스가 시작되고, 이로 인해 각종 권리가 무시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들의 주관적인 권리인식을 연구한 신원영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 연구원은 “선행 공부가 이뤄지면서 아이들의 학습 흥미는 퇴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태블릿PC로 화상영어를 하고, 공부방과 학원, 숙제 등으로 잠 잘 시간조차 부족하다고 호소하는 아이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씨줄날줄] ‘현상수배’ 우병우/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현상수배’ 우병우/황수정 논설위원

    배우 박중훈이 주연한 ‘현상수배’라는 영화가 있었다. 1997년 선보인 코믹 액션물인데, 개봉을 앞두고 제작사는 재미있는 설문조사를 했다. 10~20대 청년들에게 “우리 사회에서 당장 현상수배할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본 거다. 압도적인 대답은 “국민을 속이는 정치인”. 그 뒤를 이은 대상은 성폭행범과 조직 폭력배였다. 근 20년 전 이야기인데도 조금도 격세지감이 들지 않는다. 정치불신 세태는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그 설문조사는 엉뚱한 질문도 했다. 영화의 주인공처럼 현상수배범과 얼굴이 닮아 고생하게 되면 어찌하겠느냐고. “성형수술로 얼굴을 고치겠다”는 적극적인 대답도 많았으나 “팔자려니 하고 그냥 다닐 것”이라는 체념론이 대세였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현상수배에는 애꿎은 닮은꼴 피해자가 늘 있게 마련이다.우병우 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을 닮은 죄로 애먼 사람들이 요 며칠 진땀깨나 흘렸다. 우 전 수석이 현상수배되면서 신고 제보가 빗발쳤다. 한때 차관급이었던 고위 공직자가 낯이 화끈거릴 해프닝을 벌인 결과다. 국정조사 출석 요구서를 직접 받지 않으면 책임이 없는 국회법의 맹점을 악용했다. 그런 그에게는 빼도 박도 못하는 ‘법꾸라지’(법+미꾸라지)라는 별명이 붙었다. 박근혜 대통령 옆자리에서 서슬 퍼렜던 몇 달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국격을 통째로 떨어뜨린 민폐 사건임은 물론이고. 공개 수배된 우 전 수석은 어제야 백기를 들었다. 오는 19일 5차 청문회에는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잠적 17일 만의 항복 선언은 네티즌 수사대의 승리나 다름없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그의 공개 수배 전단지가 나돌았고, 포켓몬고 게임을 패러디한 ‘우병우 GO’ 이미지가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이러니 ‘저품격 도주극’을 더 이어 갈 재간이 없었을 듯도 하다.19일 청문회에 벌써 세간의 관심은 뜨겁게 쏠려 있다. 우 전 수석이 뒤늦게 밝힌 잠적의 변은 “민정수석은 공개석상에서 업무 관련 발언을 하지 않는 관행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민심을 이길 장사는 세상에 없다. 가뜩이나 청문회에 나와 모르쇠로 일관했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법꾸라지’ 행태에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는 민심이다. 청문회에서 성실히 답변하는 모습을 보여야 성난 민심을 한 뼘이라도 달랠 수 있다. 우 전 수석에게 주어진 마지막 숙제다. 하지만 공직 인생의 품격을 추스르기에는 안타깝게도 너무 늦었다. 어딘가에서 인터넷 뉴스를 초조하게 검색하고 있을 그에게 이 말을 전해 주고 싶다. “대중의 기억이란 어떤 이야기를 떠올린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진을 머릿속으로 불러낸다는 것이다.”(수전 손택 ‘타인의 고통’) 시간이 흘러도 국민은 우 전 수석을 우스꽝스런 현상수배자의 이미지로 먼저 기억하게 됐다.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똑똑한 아이로 키우기...‘하루 30분’이면 충분해 (연구)

    똑똑한 아이로 키우기...‘하루 30분’이면 충분해 (연구)

    하루 단 30분이라도 아이와 눈을 맞추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이를 더욱 똑똑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에식스대학교와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공동 연구진은 지난 16년간 3~7세 어린이 8000명과 그들의 엄마를 대상으로 한 조사 데이터를 재분석했다. 그 결과 이 시기에 엄마가 숙제를 도와준다거나 함께 책을 읽은 경험이 있는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인지능력이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엄마와 함께 걷거나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부르는 등의 시간을 자주 보낸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더 뛰어난 사회적 능력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숙제를 돕거나 함께 책을 읽는 행위는 ‘교육 활동’, 함께 걷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의 행위는 ‘오락 활동’으로 구별되는데, 부모와 교육 활동을 더 많이 한 아이들은 학습 능력이 높았고, 오락 활동을 더 많이 한 아이들은 타인과 어울리고 덜 공격적인 특징이 강했다. 연구진은 교육 활동과 오락 활동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한 시간, 즉 엄마가 아이와 함께 해야 하는 시간은 하루에 불과 30분에서 1시간 정도이며, 이 시간만 투자한다면 아이들의 사회적 능력이 인지능력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아이가 엄마와 책을 읽거나 함께 몸으로 즐기는 과정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얻고, 동시에 꾸준한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언어적 자극을 받아 인지능력이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부모가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며 책을 읽어줄 경우 자녀의 글 해석력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듣기 능력이 높아지면 읽기 능력이 덩달아 상승할 수 있으며, 듣기 능력의 상승은 타인의 말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데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에식스대학교와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공동 연구진은 “정해진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하루 30~1시간이 아이들을 완전히 달라지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밝혔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영국에서 발행되는 권위있는 경제학술 잡지인 이코노믹 저널(Economic Journal)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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