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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eoul In] 건강전문 상담전화 운영

    성동구(구청장 이호조) 구 보건소는 지역주민의 건강에 대해 전문상담을 하는 건강의 전화(080-298-2300)를 운영하고 있다. 성동구의사회장 등 20여명의 전문 의료진이 자문단을 구성해 만성질환, 모자보건, 정신장애, 신체장애 등을 망라해 상담을 받고 있다. 심각한 질환을 앓는 주민에 대해서는 자문단이 숙의해 진료방법을 찾는다. 인터넷 홈페이지(medicall.seongdong.seoul.kr)를 통한 상담도 인기다. 지역보건과 2286-7099.
  • 인생의 의무는 하나, 오직 즐거워지라는 것

    인생의 의무는 하나, 오직 즐거워지라는 것

    나이 마흔에 새롭게 사람에 눈뜬 아나운서 이금희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내면의 방들을 열 적절한 열쇠부터 찾는 게 순서인지 모르겠다. 베테랑 아나운서 이금희 씨(40세)를 이해하는 방편으로 궁리 끝에 ‘즐거움’이란 열쇠를 집어 들었다. 장수 프로그램을 솜씨 있게 이끌어가는 17년 내공의 진행자, 길에서 마주친 누구든 스스럼없이 그에게 인사를 건네올 만큼 친근하고 편안한 이미지의 방송인, TV 촬영장에서 외주 녹음실, 라디오 스튜디오로 종일 빠듯하게 움직이는 발걸음이 조금도 각박하거나 고달파 보이지 않고 외려 생기로 가득 차 있는 프로페셔널, 다른 방송 출연자는 물론, 방청객과 스태프까지도 마치 안주인처럼 살뜰히 챙기고 배려하며 사람을 만나면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하고, 가방에서 간식거리를 주섬주섬 꺼내어 가는 곳마다 곰살궂게 내미는 사람. 그 모든 면면을 한 번에 납득할 수 있게 하는 그것. 이금희의 어디에다 꽂아도 척척 맞아 들어가는 마스터키가 바로 ‘스스로 즐거워’이다. 그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리 높여 말하고 있었다. “전 참 즐겁습니다. 아니, 즐겁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큰 나무 사이로 걸어가니 내 키가 커졌다 “정말 좋아요, 제 일이 좋아요. 일하고 돈 받아가면서 좋은 사람들 만나 인생 공부까지 하니 이렇게 즐거운 일이 또 있을까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얻는 이득이란 셀 수 없지요. 제가 <아침마당>과 <이금희의 가요산책>을 8년 넘게 하고 있거든요. 그렇게 한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하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고 많이들 물으세요. 오래 해도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프로그램은 같아도 만나는 사람은 계속 바뀌고 그분들이 늘 새로운 깨우침을 주거든요. 하드웨어는 같아도 소프트웨어는 끊임없이 변한달까요.” 방송을 하지 않았으면 무엇을 했을까. 그런 일은 생각할 수도 없다는 그는, 사람들로부터 성숙의 자양분을 한껏 빨아들이고 있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많은 사람을 겪었으니 사람을 보는 눈이나 판단력에도 분명 특별한 무엇이 있겠다 싶었으나 “저만의 판단 기준이요? 사람을 보는 철학이요? 에이, 그런 거 없어요”라며 딱 잘라 대답한다. “마찬가지로 특별한 인터뷰 기술이랄 것 역시 없어요. 다만 인터뷰하기 전에 준비를 많이 하는 것만은 확실해요. 인터뷰 대상에 관한 자료를 A4용지로 백 장씩 준비하는 것이 언제나 제 목표죠. 그렇게 준비하다 보면 상대방에 관한 애정이 생겨나고, 인터뷰하는 순간만은 그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멋져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이 두 가지만은 틀림없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배울 게 없는 사람은 없다, 일인자는 될 만한 이유가 있다. 100% 만들어진 이미지란 건 없어요.” 불완전한 잣대로 사람을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힘써 이해하려 할 뿐. 그래서 그 사려 깊은 눈은 상대방의 신뢰를 이끌어낸다. 이금희가 내 말에 귀 기울이고 있다, 나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성선설의 신봉자임이 분명한 그이지만, 방송이 아닌 평소 생활에서도 사람을 보는 눈이 그처럼 긍정적이기만 할까. “누군가와 일 때문에 부딪혀 속상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한 선배가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너는 저쪽으로 걸어가고 있고, 상대방은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길을 가다가 잠시 교차로에서 만났을 뿐이다. 다시금 각자의 길을 가게 되어 있다. 그런데 곧 헤어질 사람 때문에 속상할 필요가 있을까? 그 말씀이 많은 위안이 되었어요. 사람 때문에 힘들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해요. 지금 우린 교차로에 있을 뿐이야.” 참 좋은 나이 마흔 요즘 또 한 가지 그를 즐겁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의 나이다. “얼마 전에 오십대이신 선배님을 만났어요. 선배님, 지금 제 나이가 무척 좋아요 그랬더니, 네 나이부터 십 년간이 가장 눈부시고 좋은 시기야 그러세요. 그럼 오십대는 어때요 물었더니, 오십대는 더 좋지 그러시더군요.” 참 편하고 여유롭고 살 맛 나는 나이 마흔. 나이 먹는 일이 이렇게 좋은 일인 줄은 미처 몰랐다며 그의 예찬론이 끊일 줄 모른다. “무엇보다 욕심이 줄어들면서 마음이 여유로워졌어요. 삼십대엔 일 욕심이 말도 못했죠. 그런데 마흔이 되니 그 많던 욕심이 신기하리만큼 스르륵 잦아드는 거예요. 예전엔 솔직히 일 못 하는 사람이 싫었어요. 방송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건데 저렇게밖에 못 할까 싶어 화가 났거든요. 그런데 생각이 자연스레 바뀌게 되더라고요. 방송은 참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은 더 중요하다고.” 스스로 완벽을 기하던 사람이니 후배들에겐 또 얼마나 엄한 선배였을까. “아마 그랬을 거예요. 예전엔 잔소리도 많이 하고 그랬으니까요. 그런데 요즘은 싫은 소리를 못 하겠어요. 나이를 먹으면서(또!) 사람을 대하는 마음도 확실히 넉넉해진 것 같아요. 사람마다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헤아릴 아량이 생긴 걸까요? 요즘은 후배들을 보면 그저 대견하고 안쓰럽고, 어떤 모습도 이해가 돼요.” 인생의 황금기, 제2의 전성기를 통과하고 있는 이금희 아나운서는 또 무엇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즐거워지려고 마음먹고 있을까. “가끔 쇼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기도 하는데 끝나고 나면 공허한 마음이 들기도 해요. 쇼가 한껏 펼쳐졌던 세트를 부수는 순간 지금까지 했던 모든 게 허구인 것만 같은 심정이 되거든요. 그래서 역시 사람을 담는 프로그램이 좋아요. 그런 프로그램의 한 부분이 되어 노력하고 싶고요. 그것이 제 마음에, 인생에 남는 방송일 테니까요.” 1966년 서울 출생. 5녀중 4녀 1988년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1989년 KBS 공채 16기 아나운서 1999년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2000년 프리랜서 선언 주요방송: 누가누가 잘하나(1989) ·6시 내고향(1991) ·노래의 날개 위에(1992) ·FM 가정음악 (1993) ·아침마당(1997) ·사랑의리퀘스트·이금희의 가요산책(1998)·TV는 사랑을 싣고(1999)·파워인터뷰(2005) 월간<샘터> 2006.06
  • 데뷔 5년에 꿈같은 행운 김부자(金富子)양

    데뷔 5년에 꿈같은 행운 김부자(金富子)양

    『사랑은 이제 그만』이란 노래로 한창 방송, 「디스크」계의 화제를 휩쓸고 있는 김부자(金富子)(22). 「디스크」가 나온지 석달 남짓한 사이에 8만장 이상(제작자쪽 주장)이 팔려나가 갑자기 찾아온 행운에 벌린 입을 못다 물고 있다. 김부자(金富子)의 가요계서의 상표는 「민요가수」였다. 현역 여자가수중에서 민요조 또는 타령죠에 특징을 갖고 있는 가수로는 김(金)「세레나」와 조미미(曺美美)가 있고 여기에 김부자(金富子)가 포함돼서 이를테면 「민요조 3총사」. 「데뷔」곡 『강화(江華) 아가씨』 (김부해(金富海)곡)부터 민요조를 들고 나온 김부자(金富子)는 가수생활 5년동안 줄곧 이 재래식 노래를 불렀다. 취입한 노래 80여곡 중 「히트」했다고 꼽을 수 있는 노래가 『팔도기생(八道妓生)』과 『임오시는 길』. 이 두곡은 김(金)양의 대표곡으로 꼽혀 69년 5월 도일(渡日) 때는 일본에서 「도너츠」반(盤)으로 취입까지 했다. 그러나 이제까지 김부자(金富子)가 받은 각광은 그리 대수롭지 않았다. 민요풍의 노래라면 김(金)「세레나」가 단연 「톱」. 김(金)「세레나」가 대낮 같은 인기가도를 달렸다면 김부자(金富子)는 달밤을 달려온 응달의 가수다. 65연도 DBS 「가요백일장」에서 1위 (김(金)「세레나」) 2위 (김부자(金富子))들 차지하여 가수로서의 출발은 똑 같지만 전자에 비해 후자는 신인(新人)의 인상을 벗어나지 못한게 이제까지의 실정. 이런 인상이 『사랑은-』의 「히트」로서 완전히 벗겨졌다. 「트로트 ·리듬」의 『사랑은-』은 김(金)양이 즐겨 부르던 단조로운 민요조와는 전혀 다른 창법의 노래. 한동안 창법(唱法)이 일본색(日本色)이란 시비도 있었지만 대중가요로는 완숙의 기교를 부렸다는 평판이다. 『「히트」가 얼마나 신나는 것인지 처음 느꼈어요. 없던 「팬 ·레터」가 평균 하루 10여통씩 날아오고 한밤중까지 전화받기에 땀이 날 정도예요』 김부자(金富子)의 즐거운 비명. 제조 발매원인 「오아시스 ·레코드」쪽은 이 「디스크」의 매진속도가 가요 사상 최고라고 큰 소리다. 「베스트 ·셀러」의 대표곡으로 꼽히는 『동백(冬栢) 아가씨』(이미자(李美子))가 통칭 20만장 나갔다지만 이 숫자는 발매 후 3년간의 집계고 남진(南珍)의 『가슴 아프게』(8만) 이미자(李美子)의 『섬마을 선생님』(10만)도 1년 이상의 장기간 판매부수. 『사랑은 - 』이 3개월에 8만장이라면 확실히 「디스크」계의 신기록이다. 1백 55cm의 단신(短身)에 방울처럼 동그란 얼굴의 김부자(金富子)는 이 노래로서 가수생활의 전환점을 삼게 됐다. 「민요가수」에서의 「이미지 ·체인지」는 이미 다양해진 그녀의 「레퍼터리」로서 실증하게 됐다. 새로 취입한 노래 『찾아온 천릿길』도 민요조가 아니라 달콤하게 흐느끼는 「트로트」풍의 대중가요 가락. 덩달아서 그녀의 줏가도 뛰어 올랐다. 지방무대에서 그녀가 받은 「개런티」는 하루 8천원의 C급에서 1만 5천원~2만원의 B급으로 껑충 뛰었다. 「나이트 ·클럽」에서도 김부자(金富子) 쟁칼전이 벌어졌고 방송국의 출연회수도 증가일로. 전속사에서는 이미 전화를 사줬고 곧 자가용차도 사주겠다고 약속했단다. 김부자(金富子)의 행운에 박수를 보내는 한 가수는 색다른 이류로 그녀를 추켜세웠다. 강화도(江華島)가 고향인 그녀는 홀어머니와 두 동생의 생계를 도맡은 세대주. 아버지가 돌아간 뒤 가정생활은 온통 김부자(金富子)의 두 어깨로 감당해왔다는 귀띔이다. 69년 12월에 그녀의 「매니저」격인 이상문(李相文)씨(32)와 약혼 , 『올 가을쯤 결혼식을 올릴 것같다』는 김(金)양. 『엄마 떨어져서는 못 살 것 같아서 결혼을 늦추고 싶어요』라고 방울같은 얼굴을 발갛게 물들였다. [선데이서울 70년 2월 15일호 제3권 7호 통권 제 72호]
  • [03일 TV 하이라이트]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5분) 유럽에서 가장 긴 목재다리가 독일에서 완공됐다.‘용의 꼬리’라 불리는 이 다리는 철재기둥만 빼고 낙엽송과 전나무로 만들어졌다. 하늘로 승천하는 용처럼 구불구불한 디자인과 붉은 색채가 인상적이다. 나무로 만들어서 조금은 불안해 보이지만 한꺼번에 3000명이 건너가도 될 정도로 튼튼하다. ●사이언스 매거진N(EBS 오후 10시5분) 주성치가 각본·감독·주연한 영화 ‘소림축구’ 속의 축구 과학을 찾아본다. 세계는 지금 ‘종자전쟁’시대이다. 다양한 생물종 확보는 생명산업(BT)의 중요한 요소로서 국부 창출의 큰 몫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토종식물을 확보하는 모습을 소개하고 현재 천연 신약물에 대한 노력을 알아본다. ●독신천하(SBS 오후 9시55분) 정완은 운전하는 혜진에게 지헌은 결혼상대자라기보다 연애상대자라는 말과 농담을 던지는데, 이를 듣던 혜진은 약간 기분이 상한다. 정완은 비장한 각오로 드라마 시놉시스를 들고서 방송사로 들어가서는 한 PD를 만나지만, 시놉시스를 버리는 그를 보고는 화가 난 채 할 말을 다하고서는 뒤돌아선다. ●해모수의 주몽이야기(MBC 오후 11시15분) 아들을 앞에 두고 이름 한번 부르지 못했던 해모수. 비극적인 죽음으로 온 국민의 가슴을 울렸던 해모수가 주몽을 다시 만났다. 드라마가 끝난 후 해모수의 잔영에 휩싸여 두문불출했던 허준호가 모습을 드러낸다. 해모수의 속내와 그가 말하는 드라마 ‘주몽’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어머니와 비슷한 처지의 노인들이 다 제 부모같이 느껴진다는 봉삼씨는 백령도 가을리 슈퍼스타다. 홀로 사는 노인들 집은 하루에 한 번 찾아가 도울 일이 없는지 점검을 한다. 누가 부르면 언제든 달려간다. 손재주 많은 덕에 경운기 고치는 일에서 보일러 고치는 일까지 못하는 일이 없다.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윤정을 잡고선 가지 말라고 소리친 우경은 한번 사귀어보자고 말한다. 국화가 자기 때문에 회사를 그만둔 것에 속이 상했던 윤후는 우유배달을 시작했다는 국화의 말에 자신의 능력 없음을 뼈저리게 느끼며 미안해한다. 홍영감과 혜숙의 결혼식날 극도로 긴장한 홍영감은 자꾸만 화장실을 들락거린다.
  • [옴부즈맨 칼럼] 피상적 진단은 공허하다/ 민영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언론 자유의 일차적인 목표는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을 통해 시민들의 알권리를 충족하는 데에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 사회가 기대하는 언론의 역할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시민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그 정보를 통해 시민들이 자신의 삶 혹은 전체 사회의 문제 해결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언론은 이러한 임파워먼트(empowerment) 과정을 통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 문제를 개선하며 그 결과 민주주의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언론은 문제의 진단을 넘어,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대안들을 논의하고 시민들이 어떻게 그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난주 서울신문의 보도를 평가해 보자. 19일자 1면의 ‘인터넷·게임중독 20만명, 치료 청소년은 200명뿐’이라는 기사는 시의적절하게 중요한 의제 설정을 했다는 점에서 높이 살 만하다. 인터넷·게임 중독은 정신질환의 일종이며, 적절한 치료나 상담을 통해 치유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중독자들이 방치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적절한 문제 진단이었다. 그러나 3면에 이어진 기사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대안들이 충분히 논의되지 않아 다소 실망스러웠다. 인터넷 중독과 치료 사례들을 병렬적으로 나열했을 뿐, 상담과 치료 과정, 그리고 그 효과에 대한 구체적이고 분석적인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청소년지원센터와 치료병원의 연락처를 상세하게 소개하고 상담 및 치료 과정이나 비용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누락되어 있다(눈에 거의 띄지 않는 곳에 대표전화와 홈페이지 주소를 소개했으나 불충분했다).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개인적 수준의 대처 방안에만 초점을 맞춘 것도 다소 불만족스럽다. 학교 교육,PC방 등에 대한 정책 등 사회적 차원에서 어떤 대응이 필요하고 가능할지 함께 제시되었더라면 문제 해결을 위한 더 훌륭한 숙의 공간이 되었을 것이다. 19일자 24면 ‘한국 언론보도 충격적으로 잘못돼 있다’는 한·미간 언론정보교류 심포지엄 보도를 통해 취재원의 협소함이나 편향적이고 선택적인 기사 작성 등 한국 언론 보도의 잘못된 관행들을 진단하고 있다.20일자 사설 ‘부끄러운 한국 언론의 자화상’은 더 나아가 신문의 권력화와 상업주의 문제 등까지 거론하며 언론의 위기라는 현실 인식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언론의 잘못된 관행이나 오류를 지적하는 것에 그칠 경우 언론에 대한 불신감과 냉소감만 부추길 위험이 있다. 언론의 반성과 자기성찰은 문제 해결을 위한 첫 번째 수순이기는 하지만 독자들 입장에서는 매우 공허한 대안이기도 하다. 끊임없이 지적되어 온 취재원 다양성 부족이나 국가기관에의 과도한 의존, 정치 보도의 편향성 등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제시 없이 일회적 진단 보도에 그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이밖에 기사 내에 숨겨진 마케팅 요소들에 대해 지적하고 싶다.21일자 섹션신문 WE 9면 ‘딱, 내 스타일’은 인테리어와 피부 미용에 대한 기사를 담고 있는데, 특정 브랜드와 제품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어 마치 기사광고(advertorial)와 같은 느낌을 준다.22일자 신문 15∼18면 등 총 네 면을 할애하여 사회공헌 우수기업의 활동을 소개하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을 중요한 덕목으로 제시한 것은 바람직하나, 어떤 기준과 과정을 통해 해당 기업들을 사회공헌 우수자들로 선정했는지 등 기획의 배경 설명이 충분치 않아 기업PR 공간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방송의 간접광고(PPL:Product Placement)에 대한 사회적 비판을 상기할 때, 자칫 마케팅 요소를 내재할 수 있는 보도에 대해서는 윤리적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민영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조각·음악과 어우러지는 춤사위

    ‘전통춤’과 ‘크로스오버’는 김명숙 늘휘무용단을 설명하는 두 개의 키워드다. 얼핏 동떨어져 보이는 조합이지만 김명숙 늘휘무용단은 이 두가지 원칙을 절묘하게 결합한 창작춤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 왔다. 김명숙 늘휘무용단이 창단 10주년을 맞아 29·30일 LG아트센터에서 기념 무대를 갖는다. 공연작은 지난해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한 ‘알. 수. 없. 어. 요’와 신작 ‘상·상(想·想)’. 첫날 공연할 ‘알. 수. 없. 어. 요’는 만해 한용운의 철학을 바탕으로 유영교의 조각, 황병기의 가야금 연주에 김명숙의 전통춤이 함께 하는 작품이다. 춤과 소리, 자연이 혼연일체로 어우러지는 공연은 초연 당시 한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할 만큼 서정미가 빼어나다는 호평을 얻었다. 둘째날 선보일 ‘상·상’은 황병기의 70분짜리 가야금 대작과 김명숙의 기품있는 춤이 반갑게 조우하는 무대다. 흙과 물, 불, 바람 등 자연에서 상상력을 빌린 독창적인 춤사위가 청아한 가야금 소리를 따라 흐른다. 뿐만 아니다. 이번 공연은 첨단 정보통신기술 영역까지 끌어안는다. 저 멀리 대륙 넘어 스페인 바르셀로나 아시아문화센터의 관객에게 고화질 인터넷 방송으로 공연이 생중계된다.2003년 ‘차세대 인터넷으로 만나는 김명숙의 한국춤’에서 세계 최초로 인터넷 생중계에 성공한 데 이은 두번째 시도다. 한편 29일 공연은 지난 6월 타계한 조각가 유영교의 헌정 무대로 꾸며진다.3만∼5만원.(02)3277-2590.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사설] ‘전효숙 파문’ 청와대가 돌파구 열어야

    ‘전효숙 파문’은 헌법재판소장의 빈 자리가 얼마나 오래 가느냐의 문제만이 아니라고 본다.‘헌재공화국’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역할이 커진 헌법재판소 수장의 자리를 오래 비우는 것은 분명 우려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이 문제는 우리 정치권의 수준이 달린 사안이다. 과연 우리 정치권이 이런 절차적 문제조차 스스로 풀어낼 능력과 의지가 있기나 한 것인지를 가름할 사안인 것이다. 내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여야의 논란이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소수 세 야당의 중재안을 바탕으로 내일 본회의에서 반드시 전 헌재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와 전 후보자 지명 철회 요구를 굽히지 않는다. 내일 본회의를 넘기면 임명안 처리가 아예 11월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열린우리당은 내일 다른 야당의 협조를 받아 국회의장 직권으로라도 임명동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모양이다. 그러나 이는 실현 가능성이 적은데다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되는 방법이다. 야당이 협조할지부터 의문이거니와 뒷날 위헌소송이 제기돼 또 다른 문제를 낳을 공산이 크다. 절차의 잘못에서 비롯한 문제인 만큼 결자해지 차원에서 인사권자인 노 대통령이 먼저 돌파구를 마련할 것을 권고한다. 해외 순방 중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신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귀국한 만큼 인사권자로서 직접 사과하는 것이 올바른 사태 수습 방안이라고 본다. 한나라당도 그 이상의 요구는 접고 임명동의안 처리에 나서는 것이 온당하다. 더는 ‘전효숙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겨를이 없다. 여야 모두 우리 정치의 수준을 더이상 떨어뜨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 국경 넘어 떠도는 소녀의 험난한 삶

    국경 넘어 떠도는 소녀의 험난한 삶

    ‘난 이 국경의 동쪽 아래에 있는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어요. 내가 태어난 나라와 같은 말을 쓰지만 때깔이 전혀 다르고 풍요로운 곳이라고 알려진 p국으로 가려고 했죠. 국경을 넘어서 이 나라에 들어왔어요. 처음엔 이 나라의 서쪽으로, 다시 동남쪽으로 그리고 다시 출발한 동북쪽으로 갔어요.’(344쪽) 키가 작고 갸름한 얼굴에, 이마에 노란 여드름이 난 여자애. 탄광지역 노동자인 부모의 큰딸로, 방과 후엔 유소년 직업훈련센터에 나가 밤늦게까지 기계부품을 조립해야 하는 사춘기 소녀. 강영숙의 첫 장편소설 ‘리나’(랜덤하우스코리아)는 열여섯에 국경을 넘어 스물넷이 되도록 이리저리 낯선 나라를 떠돌아야 하는 주인공 리나의 험난한 여정을 담고 있다. 소설은 국경 근처에서 태어나고 자란 리나의 가족을 비롯해 스물두명의 탈출자들이 국경을 넘는 생생한 장면 묘사로 시작된다. 국경을 탈출하는 일은 그들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탈출하다 잡히면 남자아이들은 다른 나라로 팔려가 밤낮없이 일하고, 여자아이들은 여러 나라의 매춘지역을 떠돌아야 한다는 끔찍한 소문도 그들의 발걸음을 막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탈출 도중 리나는 괴한들에게 끌려가 성폭행을 당하는 것을 시작으로 인신매매와 마약, 매춘, 살인 등 잔혹하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저지르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만난다. 와중에 리나는 벙어리소년 ‘삐’, 봉제공장 언니, 늙은 여가수 할머니와 가족 같은 관계를 맺게 되고, 이들과 함께 가스폭발사고로 폐허가 된 땅에서 살아간다. 소설에서 탈출자의 국적이 어디인지, 또 이상향인 p국은 어느 곳인지 불분명하다. 중국 등 제3국을 경유하는 탈북자들의 모습이 겹쳐지지만 좀더 나은 사회를 향해 끊임없이 유랑하는 현대인의 보편적인 욕구로 해석하는 편이 온당할 듯싶다. 앞으로 닥칠 일들을 모른 채 처음 국경을 넘어 버스를 타고 가면서 리나는 생각한다.“우리가 여기 있는 줄 아무도 모르겠지. 우린 공중에 떠있는 거나 마찬가지야”(24쪽) “‘나는 누구인가.’가 아니라 ‘나는 어디에 있는가.’를 물을 수밖에 없는 방황하는 존재”(평론가 소영현)가 바로 리나다. 작가는 199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소설집 ‘흔들리다’‘날마다 축제’등을 펴냈다.98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 X파일] ‘가을 편지’의 샹송가수 최양숙 (1)

    [박성서의 7080 가요 X파일] ‘가을 편지’의 샹송가수 최양숙 (1)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낙엽이 쌓이는 날/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시인 고은의 시에 김민기씨가 곡을 붙인 ‘가을편지’다. 선율을 모르는 채 그냥 읽어도 가을의 리듬이 완연히 느껴지는, 이 노래의 주인공 최양숙씨. 최양숙(崔良淑)은 본명이다.‘양(良)’자는 ‘좋다, 뛰어나다, 또는 아름답다’라는 뜻을 갖고 있고 ‘숙(淑)’자는 ‘맑고 깊다, 혹은 정숙하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이 이름 그대로 ‘맑고 깊은, 그리고 뛰어난 가창력으로 아름다운 노래를 주로 부른’ 가수였다. “그저 평범한 할머니로 늙어가고 싶은데 그 것도 쉽지 않아. 이름 석자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 몇몇 사람들 때문에 병원 같은 데서 이름이라도 불려질라치면 누가 보는 것 같아 아직도 불편해. 그저 잊혀져 조용히 늙고 싶은데 말이지.” 서울대 성악과를 나온 음악도로 국내 최초의 샹송가수라 일컬어지며 ‘황혼의 엘레지’ ‘모래 위의 발자국’ ‘초연’ ‘호반에서 만난 사람’ 그리고 ‘꽃피우는 아이’ ‘세노야’ 등을 발표했던 최양숙은 샹송에 관한 한 독보적이라 해도 좋을 만큼 가창력이 뛰어났고 분위기 또한 매력적이었다. 37년 원산에서 태어난 최양숙은 경음악평론가이자 DJ로 활동하던 최경식씨의 동생. 원산 명석보통학교를 다니던 중 1·4 후퇴 때 피란 내려와 부산에서 임시로 문을 열었던 무학여중에 들어간 뒤 환도 후 지금의 서울예고에 진학한다. 당시 노래 실력이 뛰어나 서울대 음대 주최 전국콩쿠르서 ‘시인’을 불러 대상을 차지한 뒤 60년, 서울대 음대 성악과에 진학한 최양숙은 2학년 때 중앙방송국(현 KBS) 합창단원으로 입단해 활동을 시작한다. 그녀가 솔리스트로서의 자질을 주목받기 시작한 때는 이 무렵, 지휘자 이남수의 인솔로 해병대 의장대원들과 함께 한국예술사절단의 일원으로 해외 공연을 떠나던 해군함정 LST 안에서였다. 여흥시간 중 게임에 져 벌칙을 받아야 했던 그녀가 부른 노래는 샹송 ‘고엽’, 이어 앙코르 요청에 의해 부른 노래가 ‘자니 기타’였다. 망망대해 선상에서 반주 없이 부른 이 노래로 함께 동행했던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는다. 특히 당시 방송국 관계자들이 이를 놓치지 않고 눈여겨보았음도 나중에서야 알게 된다. 다음 해, 그녀는 솔로로 마이크 앞에 서게 되는 계기가 마련된다. 대학 3학년 때였다. 무대에 나서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데 음악부장이 찾아와 지금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를 녹음 중인데 그 주제가를 한 번 불러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해왔다. 처음 그녀는 완강히 거절했지만 그냥 연습 삼아 불러보자는 말에 악보를 받아 쥐고 마이크 앞에 섰다. 당시 최양숙은 이 노래가 실제로 녹음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술회한다. 그러나 바로 그날 밤, 첫 방송되는 드라마에 자신의 노래가 주제가로 방송되고 있었다. 이 드라마 제목이 ‘어느 하늘 아래서(한운사 극본)’이다. 이 주제가는 후에 한명숙씨에 의해 ‘눈이 나리는데’라는 제목으로도 발표되었다. 이 드라마는 당시 HLKA 라디오 연속극에 이어 이후 64년도 말부터 동양 TV(D-TV, 채널 7)에서 최초의 TV 일일드라마로 리바이벌, 제작되기도 했다. 이 때 드라마 제목은 ‘눈이 나리는데(황운진 연출)’.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노래가 연속극 주제가로 방송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최양숙은 서울대 음대 학장실에 불려간다. 그리고 당시 학장이었던 작곡가 현제명씨로부터 ‘목소리의 주인공이 아니냐.’는 추궁을 당한다. 특히 노래 중 ‘모두가 세상이 새하얀데’ 라는 후렴구의 고음 부분에서 최양숙의 특징이 확연히 드러났기 때문이었다.(계속) sachilo@empal.com
  • [지금 장흥에선] 회진항~관덕방조제 운하 계획

    [지금 장흥에선] 회진항~관덕방조제 운하 계획

    격세지감이랄까. 숱한 논란 끝에 새만금 방조제가 축조된 것과는 정반대로, 남녘의 한 간척지에서는 방조제를 허물고 바닷물을 끌어들여 예전의 갯벌을 되찾으려는 ‘의미있는’ 발걸음이 시작됐다. 대한민국 간척사에서 처음 있는 역사적인 일이다. 정부도 식량안보 논리에서 벗어나 갯벌 복원사업, 생명운동에 불을 지핌으로써 향후 보폭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인 무대는 1965년 민간인들이 간척사업을 했던 청정해역 득량만인 전남 장흥군의 한적한 바닷가이다. 장흥군은 벌써 ‘운하 관광시대’를 겨냥, 발빠르게 관광 청사진을 준비중이다. 서울 광화문에서 경도상으로 정남쪽이라 해서 이름 붙여진 ‘정남진 장흥’. 국내 첫 운하 관광시대를 열면서 기존의 건강휴양촌 이미지를 살려 복합관광 혁신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운하에서 낚시를 장흥군 회진면 회진항(국가지정 1종어항) 뒤편 수로에서 아스라이 보이는 관덕방조제까지 이어지는 간척지가 200여㏊에 이르는 관덕농장이다. 이 거대한 논 한가운데로 운하가 뚫린다. 길이 4000m, 폭 200m, 깊이 20m 남짓으로 계획됐다. 이 운하는 해양수산부의 연안정비 시범사업으로 추진돼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운하 형태는 회진항 수로에서 신상리 관덕방조제까지 ‘낫’을 살짝 옆으로 돌려 놓은 기역자로 연결된다. 논 한복판을 뚫고 지나갈 운하는 황금빛 들판, 푸른 하늘, 쪽빛 바다와 어우러져 멋진 한폭의 그림으로 태어난다. 운하 위로는 한껏 멋을 부린 관광다리를 3개쯤 놓고 양쪽 둑으로는 산책로, 낚시터, 자전거도로 등 체험거리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배를 타거나 둑 아래에서 편하고 즐겁게 바다낚시를 즐기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곳과 연계한 배후지역 관광낚시도 여건이 차고 넘친다. 이미 회진하면 다양한 어종과 놀랄 만한 포인트로 전국 제1의 바다낚시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요즘 회진 앞바다에서는 전어·병어·참장어 등이 손맛을 제대로 느낄 만큼 씨알이 굵어졌다. 또 이 운하 예정지에서 5분가량 들어가면 간척지와 노력도를 잇는 연륙교(452m)가 완공돼 바다쪽 접근이 더 좋아졌다. 노력도에는 해수풀장과 낚시터, 산림욕장 등을 만든다. 장흥군은 다리 바로 밑 폐교를 10억원에 사들여 각종 바다체험과 초보 강태공을 배려한 바다낚시 학교를 열기 위해 문패를 손질하고 있다. 다리 앞쪽 바다쪽으로 부유물을 띄워 설치하는 인공 바다낚시터 조성을 위해 기본계획 작성에 들어갔다. 최연수 장흥군 해양수산과장은 “내년에 확보된 12억여원으로 운하의 기본 및 실시설계를 하고 2009년까지 200억원을 투자한다.”며 “운하 건설과 갯벌복원 사업에는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복합관광지 탄생 회진항∼신상리 운하가 3년 뒤 마무리되면 회진항 앞쪽과 신상리 관덕방조제 앞 갯벌이 제기능을 찾게 된다. 이렇게 되면 어장의 생산성이 높아지고 저절로 주민소득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바닷물이 간만의 차로 흐름이 빨라지면서 고약한 냄새가 나던 갯벌에도 생명이 살아 꿈틀거리는 생태체험장이 된다. 운하는 엄청나게 퇴적된 펄로 골치를 앓고 있는 회진항의 구겨진 체면도 되살린다. 이어 항구 기능이 살아나면서 관광항구로 변신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장흥군은 생태체험 관광에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다. 청정해역의 갯벌 복원지를 거점 관광지로 하고 인근 바다 관광지와 엮는 형태이다. 그래서 운하 예정지 인근에 만들 인공 바다낚시터와 회진면∼관산읍∼대덕읍의 청정 해안선을 따라 바지락과 굴 캐기, 참장어 낚기, 개매기(그물치고 고기잡기) 체험 등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이곳 바닷가에서 태어나 바다를 화두로 소설쓰기에 매달린 동갑내기 한승원·이청준과 그의 선배 송기숙의 생가는 오롯이 그 자체가 살아있는 관광상품이다. 얼마 전 문을 연 억불산 정상의 천문과학관, 장흥댐, 천년고찰 보림사, 쇠똥구리마을, 지렁이 생태체험장 등도 복합관광자원으로 손색이 없다. ●운하개통 기대효과 방조제에 막혀 있던 득량만의 거센 조류는 운하를 타고 회진항 수로를 오간다. 하루 4번 물 방향이 바뀌는 작용으로 회진항 앞쪽과 관덕방조제 양옆에 쌓인 엄청난 양의 진흙더미는 봄눈 녹듯 사라질 것이 확실하다. 그동안 방조제 축조 이후 조류 속도가 느려지거나 아예 막히면서 윤기가 번지르르하던 갯벌이 자꾸만 썩어갔다. 이는 국가항인 회진항과 인근 황금어장을 망치는 주범이자 흉물거리였다. 간척지 논둑에서 만난 60대 농민은 “주민들은 간척지에 운하를 만들고 갯벌을 살리려는 노력에 박수를 쳐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래선지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관덕농장의 논값이 들먹거리고 있다는 소문도 들려 부작용이 감지됐다. 그러나 회진항 조금 못 미친 관산읍 삼산리 바닷가에서는 간척사업(논 250여㏊)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다. 장흥 글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김인규 장흥군수 “회진항 운하건설 사업은 간척지의 갯벌복원 의의” 김인규(52) 장흥군수는 10일 “회진항 운하 공사는 국회 통과라는 절차가 있어 조심스럽지만 간척지의 갯벌 복원이라는 측면에서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 ▶운하의 의미는. -한마디로 소통이다. 자연도 인간도 물도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고이면 썩는다.’는 세상 이치를 갯벌 복원이 웅변하고도 남는다. ▶운하는 어떤 관광자원인가. -운하에서 다리위 낚시, 둑방낚시, 자전거일주, 돛단배 운항 등을 즐긴다. 생태체험 관광의 중심축이다. 마음 편하게 해보라는 것이다. ▶가고 싶은 종합관광이란. -도시화로 현대인들이 자꾸 ‘빠르게 빠르게’에만 매달리고 있어 안타깝다.‘정남진’인 장흥은 따뜻한 기후, 풍부한 물산, 인심 좋은 고장이다. 장흥에서는 ‘느린 세상’의 멋을 보여주려 한다. 마음을 비우고 생각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진다. 관광은 지역에서 생산·가공·유통하는 종합관광 상품이 돼야 한다. 장흥은 ‘개방형 휴양도시’가 목표이다. 퇴직자 등이 휴양지 삼아 건강한 삶을 누린다면 바랄 게 없다. 장흥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사촌~장재도선 제방에 다리놓기 ‘한창’ 회진항에서 승용차로 30분 거리인 바닷가에서도 40여년 전에 쌓았던 또 다른 제방을 헐어내고 물길을 내고 있었다. 장흥군 안양면 사촌마을이다. 쫄깃하고 담백한 맛으로 바지락의 대명사로 통하는 장흥 바지락의 특산지가 바로 이곳이다. 여기서는 마을 앞 섬인 장재도를 잇는 제방에서 둑을 트는 공사가 한창이다.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다. 올 1월부터 52억여원을 들여 2009년 1월 완공을 목표로, 둑 한가운데를 걷어내고 다리로 바꾸고 있다. 둑 길이 120m 가운데 중심의 80m를 모두 들어내고 다리를 놓는다. 바닷물 흐름을 좋게 하고 어선들이 손쉽게 지나가도록 교각은 3개만 세운다. 다리 위에서 낚시도 하면서 밤경치를 즐기도록 난간에는 특수조명도 준비중이다. 원래 사촌마을 앞 펄밭에서는 바지락과 고막 등 패류가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조금 바다로 나가면 병어·전어·낚지 등 어류도 짭짤한 소득원일 만큼 청정해역이었다. 지금도 사촌마을은 장흥군에서 가장 잘사는 마을로 통한다. 그러나 1962년 이 둑이 놓이면서 사촌마을 앞 갯벌을 적시던 조류가 막혔다. 주민들은 “둑이 생긴 뒤 갯벌에서는 역겨운 냄새와 함께 수없이 많은 바지락이 썩어 나갔다.”며 “둑이 헐리고 갯벌이 되살아나면 마을 공동양식장도 금방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흥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빠알간 피터’ 천상서 웃고 있겠지

    배우라면 누구나 하고 싶어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게 모노드라마다.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무대를 채워야 하는 만큼 탁월한 연기력은 기본이고 체력과 정신력까지 세 박자가 제대로 들어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모노극의 선구자는 연극 ‘빠알간 피터의 고백’으로 유명한 추송웅이다.1977년 초연 당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고,8년 동안 1000회를 넘는 공연 기록을 세웠다. 추송웅은 모노극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빠알간’외에 ‘우리들의 광대’‘검은 고양이’ 등 세 편의 모노극에 출연했다.81년에 등장한 ‘품바’의 김시라도 대표적인 1인극 배우로 꼽힌다. 두 배우를 떠나보낸 지 올해로 각각 20주기와 5주기를 맞아 특별한 행사가 마련됐다. 제1회 모노 페스티벌이 9일부터 11월11일까지 대학로 일대 소극장과 홍익대앞 떼아뜨르추 소극장에서 열린다.70·80년대 모노드라마의 붐을 되살려보자는 취지다. 추송웅의 장남인 추상욱 가을엔터테인먼트 대표와 김시라의 미망인인 박정재 상상소극장 대표가 의기투합했고, 때마침 모노드라마를 준비 중이던 대학로 공연기획사들이 힘을 보탰다. 참가작은 6편. 올해 서울연극제에서 인기상을 수상한 유순웅의 ‘염쟁이 유씨’와 장영남의 ‘버자이너 모놀로그’, 성병숙의 ‘발칙한 미망인’을 비롯해 극단 가가의회의 ‘품바풀이-날개없는 천사’, 극작가 다리오 포의 ‘호랑이 아줌마’, 극단 띠오빼빼의 ‘명성황후, 내가 할 말이 있다’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무대에 오른다. 추상욱 대표는 “‘모노드라마 때문에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아버지는 배우로서 모든 걸 걸고 모노극을 하셨다.”면서 “이번 페스티벌이 침체된 연극계에 활력을 불어넣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는 첫해라 별다른 부대 행사가 없지만 내년부터 창작 모노드라마 공모전과 해외 우수 모노드라마 초청, 모노드라마 학술 세미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02)31412-0538.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연극 ‘이아고’로 연기 다지는 뮤지컬스타 이석준

    연극 ‘이아고’로 연기 다지는 뮤지컬스타 이석준

    뮤지컬 ‘아이다’에서 남자 주인공 라다메스 장군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이석준(34)이 데뷔 11년 만에 처음 정극에 도전한다. 연출가 한태숙의 신작 ‘이아고와 오셀로’(9월12∼17일 LG아트센터)에서 이아고의 음모에 희생당하는 오셀로의 심복 캐시오를 맡았다.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드는 배우가 드문 건 아니지만 오랜 ‘언더 그라운드’활동에서 벗어나 뒤늦게 주역으로 발돋움한 뮤지컬 배우로서는 예상밖의 행보다. 25일 오후 LG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만난 이석준에게 던진 첫 질문도 당연히 “왜?”였다. 탄탄대로를 놔두고 비포장 길을 택한 이유가 궁금했다.“지난 4월 ‘아이다’를 끝낼 즈음 이런저런 고민이 많았어요.8개월 장기 공연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했고, 외국 작품이 갖는 한계도 느꼈고요. 무엇보다 연기에 대한 갈증이 심해서 차기작은 드라마성이 강한 작품을 해야겠다 싶었어요.” ‘아이다’이후 출연 요청이 들어온 10여편의 뮤지컬은 이런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했다. 그러던 차에 ‘이아고와 오셀로(사진 위)’의 조연출에게서 전화가 왔다.“‘연극계의 김수현’인 한태숙 선생님의 작품이라는 얘기에 두말 않고 오케이했어요. 이왕 연극을 할 거면 철저하게 깨지면서 배우겠다 생각했죠.” 노래와 춤, 연기 등 보여줄 게 많은 뮤지컬과 달리 연극은 모든 에너지를 대사에 전부 쏟아내야 하기 때문에 연극적 화술을 익히는 일이 쉽지 않다.“한달 정도 잠을 제대로 못 잘 만큼 고생했다.”는 그는 “다행히 함께 작업하는 배우가 박지일, 김소희 등 쟁쟁한 선배들이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웃었다. 캐시오는 오셀로의 신임을 받는 부관이지만 이아고의 계략으로 오셀로의 아내 데스데모나와 불륜 관계라는 모함을 받는다. 이석준은 “오셀로와 이아고, 데스데모나 사이의 갈등을 발화시키는 화약의 심지 같은 캐릭터”라면서 “감정을 폭발시키는 세 인물과 달리 안으로 감춰야 하는 역할이라 표현하기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 1996년 데뷔한 이석준은 2004년 ‘블러드 브라더스’로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조연상을 받으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노틀담의 꼽추’‘틱틱붐’으로 인기를 모았고,‘아이다’로 주연배우로서 확실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최근 4년간 교제해온 탤런트 추상미와의 결혼 계획이 알려져 화제를 모은 그에게 여자친구에 대해 묻자 “그거 물어보실 줄 알았다.”면서 “서로 연기 모니터링을 열심히 해주는 좋은 동료이자 조언자”라며 웃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영화 해변의 여인

    영화 해변의 여인

    홍상수 감독의 일곱번째 영화 ‘해변의 여인’(제작 영화사 봄, 전원사·31일 개봉)은 이제까지 나온 그의 작품중 가장 대중과 가까워진 영화다. 이전 작품들과 비교한다면. 관계맺기에 급급한 느낌이나, 뭔가 ‘닦지 않은 듯’한 마무리에 대한 찜찜함이 한결 덜하다. 특히 이해할 수 없는 여성의 행동을 보여주어 ‘안티페미니스트’가 아니냐는 오해를 샀던 전작들에 비해 이 영화 속 여성들은 보다 ‘개운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동상이몽 로맨스’를 표방한 이 영화는 첫 만남에서 짜릿한 눈맞춤을 한 영화감독 중래(김승우)와 싱어송라이터 문숙(고현정)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서로 호감을 갖는 두 남녀는 입맞춤에 몸맞춤(?)까지 간다.‘이제, 이 남자 내꺼야.’라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남자의 태도가 이상하다. 다시 서해안을 찾은 중래, 그와 만난 ‘문숙을 닮은’ 선희(송선미). 그리고 또다른 밤, 이어지는 세 남녀의 미묘한 관계. 시나리오 없이 하나의 큰 그림을 잡고, 상황에 따라 그 속에 아이디어들을 녹이는 홍상수표 영화는 늘 생각하지 않은 것, 그러나 일상인 그것들을 다시 쳐다보게 만든다. 이 영화에서도 ‘발생 가능한’ 일상 속에서 연애에 대한 심리를 직접화법으로 끌고간다. 대부분의 영화에서 보여준, 첫 만남이 바로 잠자리로 연결되는 다소 공감 안 가는 부분과, 가끔 조금 짧게 끊었으면 하는 곳이 있다. 하지만 ‘애정’을 기본으로 한 남녀의 관계가 과장되지 않고 현실적이라 2시간(127분)이라는 약간 긴 상영시간이 지루함보다는 공감으로 가득해진다. 홍 감독 자신의 모습이 녹아 있기도 하다는 중래와, 그 중래가 펼치는 ‘이미지에 대한 강좌’, 문숙의 술주정 등 곳곳에 재미가 숨어있다.15세 관람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해변의 여인 ‘털털녀’ 문숙역 열연 고현정

    해변의 여인 ‘털털녀’ 문숙역 열연 고현정

    ‘고현정’이라는 인물에 대해 먼저 스스로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지 떠올려보자. 미스코리아 출신에 단아한 선을 가진 연기자? 아니면 고급스럽게 생활했던 마나님, 또는 보디가드에 둘러싸여 우아함을 뽐내고 있는 톱스타…. 혹 이런 이미지가 떠올랐다면, 이 영화에서 그런 생각은 ‘제대로’ 깨진다. 데뷔 16년째인(물론 중간에 10년의 공백이 있지만) 고현정이 선택한 첫 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해변의 여인’이다. 지난 21일 영화 시사회에 이어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영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첫 영화라 진지하게 찍었는데, 웃긴 장면이 많았던 것 같다.(나 자신도)재미있게 잘 봤다.” 그가 맡은 역할은 싱어송라이터 ‘문숙’. 두 겹으로 껴입은 티셔츠, 무릎을 덮는 길이의 층층이 치마를 입은 편한 캐주얼 차림의 문숙은 털털한 옷차림처럼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말하는 여자다.‘지랄을 해요.’ ‘똥차예요.’ ‘그럴거면 이혼해.’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술에 취해 말투가 흐물흐물해지기도 한다. 중래(김승우)의 방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주정도 부린다.(목소리뿐인데도 그의 표정이나 행동이 예상될 정도로 리얼하게!) 사실 이런 모습,‘고현정다운’ 건 아니다. 솔직히 예상 못했다.“제 모습이 어떤데요?”라고 반문하는 그는 문숙과 실제 성격이나 말투가 비슷하다며 웃는다.“촬영장에서 별명이 ‘무수리공주’였어요. 어설픈 공주라며…. 문숙과 굵은 선은 다르지만 캐릭터 밀착도는 아주 높죠.‘지랄’이란 말, 다들 쓰는 말이잖아요?” 문숙의 모습이 외계에나 존재할 법한 동떨어진 캐릭터가 아니라, 어디엔가 있을 법한 사람인 듯해서 더욱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고 했다. “속상한 일이 있어서 혼자 있고 싶은 마음에 극장에 가서 본 영화가 홍 감독의 ‘강원도의 힘’이었어요. 찾아본 건 아니었는데,‘이 영화 참 좋구나.’라는 생각을 했죠.‘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부터 다 찾아봤어요.” 크랭크인 하기 두세달 전에 지인들과 같이 한 자리에서 우연히 홍 감독을 만나게 됐고,“(감독님과)영화를 꼭 찍고 싶다.”고 전한 것이 출연 계기가 됐다. 미리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지않고, 그때그때 느낌에 따라 배우들에게 그날 촬영분을 알려주는 홍 감독의 스타일이 처음에는 어려웠다.“조금씩 적응하면서 어떤 계획을 갖거나 의도에 맞추기보다는 감독, 배우, 스태프들과 만나는 것 자체를 즐길 수 있었다.”며 선천적으로 타고난 ‘기능적인´ 배우(김승우가 어느 인터뷰에서 말한 대로)의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때로는 원하는 연기가 나오지 않아, 술 마시는 장면에서는 실제로 소주를 꽤 많이 마시고 촬영하기도 했다. “아이들 생각이요. 왜 안 나겠어요. 일을 하지 않으면 우울해져서 웬만하면 (연기에) 몰입하고 싶어요.‘해변의 여인´이 첫 작품이라는 데에, 그 속에서 관객과 같이 웃을 때, 그동안 굶주렸던 연기에 대한 허기짐을 해소하면서 행복을 느끼죠.”10년만에 ‘어디 며느리’의 틀을 벗고 만난 그는 이제 자신의 감정에도 솔직해진 듯하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톱·스타 10년 신성일의 영광과 고독

    톱·스타 10년 신성일의 영광과 고독

    10년간 주연작품이 5백편에 육박하고 있다. 국산영화의 3분의1 이상이 신성일(申星一·33)의 것이었다면 신성일아성(申星一牙城)이란 낱말만으로는 모자란다. 5백편 주연이란 기록은 세계 어느 영화사에도 있을 수 없고 앞으로도 있을 것 같지 않다. 한 마디로 60년대의 국산영화는 신성일에 의한, 신성일을 위한 신성일의 것이었다고 할 수 밖에. 10년 겹치기·5백편주연 3천만원 짜리 집도 짓고 영화제작자·연출자는 신성일(申星一)의 「스케줄」에 따라서 촬영 일정을 정한다. 배우가 촬영 「스케줄」에 따르는게 아니고 제작자가 배우의 「스케줄」에 맞춰 촬영계획을 짜는 것이다. 신성일이 한 영화에 주는 시간은 보통 1개월에 하루 정도를 꼽고 있다. 그가 이틀동안 출연해야 한다면 그 영화는 한 달을 더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69년에 내놓은 작품이 개봉된 것만도 이미 50편. 요즘도 『만종(晩鐘)』(신상옥(申相玉)감독)을 비롯해서 15편에 동시 출연 중. 한 때는 최고 33편의 겹치기 기록을 세웠다. 아무리 쉽게 만드는 영화라 해도 초인적인 정력이다. 겹치기 출연의 강행군 속에서 10년을 보내 신성일의 오늘의 느낌은-. 『연애 한번 못한다고 병신이라고 하더군요. 한가지만 바라보고 살았으니까 그 말이 곧 내 생활의 일면을 말해주는 것 같아요』 배우 신성일은 있어도 인간 강신영(姜信泳 본명)은 잃은 것 같다면서 『허무하다』고 덧붙인다. 그가 『로맨스·빠빠』(신상옥감독)로 「스타돔」에 나선게 59년(개봉은 60년). 10년간 나라에 바친 세금만도 5천만원이 넘는다. 68년에 7백20만원을 낸 그는 69년도에도 7백만원을 내어 연예인 중 최고 납세자의 위치를 계속 유지했다. 국가소득을 증대시켰다는 점에서도 신성일은 매우 중요한 인물. 23세 때 병아리 「스타」 신성일은 서울 종로구 계동에서 구화 1만7천환짜리 하숙생활을 했다. 신(申) 「필름」이 내놓은 별이란 뜻에서 붙여진 이름 신성일(申星一)이 그 때 신「필름」에서 받은 월급이 지금돈으로 5천원(구화 5만환). 하숙비 주고 옷 사입고 용돈이 항상 모자랐다. 그러나 3년 뒤엔 가회(嘉會)동에 50만원짜리 전셋집을 얻었고 다음해엔 소격(昭格)동에 1백20만원짜리를 샀다. 지금 살고 있는 이태원(梨泰院) 집은 63년에 7백20만원을 주고 산 것. 2층집을 전면개수해서 건평 1백52평, 싯가 3천만원 짜리 4층 저택으로 만들었다. 이것이 가옥구조의 변천으로 비유해 본 신성일의 경제성장률. 청춘(靑春)영화 「붐」타고 출세길 상대역 돼야 여우(女優)도 햇빛 10년동안 신성일의 상대역이 된 주요 여배우는 지금의 부인 엄앵란(嚴鶯蘭)과 김지미(金芝美), 태현실(太賢實), 김혜정(金惠貞) 그리고 문희(文姬), 고은아(高銀兒), 남정임(南貞任), 윤정희(尹靜姬) 등이다. 이 중 절반이 자의든 타의든 「스크린」과 멀어졌다. 신성일의 상대역이 됐다는 건 곧 「톱·스타」가 됐다는 증거고 상대 역에서 떨어졌다는 건 바로 인기저락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문희, 남정임, 윤정희의 3차전이 벌어지기 시작할 때 세 배우는 신성일과 공연하기 위해 남모를 경쟁을 벌였다. 신성일의 의사에 의해 상대역이 결정된다는 소문도 있었다. 지금 이들 세 여배우가 차지하는 신성일과의 공연 비율은 대충 3대 1 정도, 어쨌든 공평하게 나눠졌다. 5백편에 육박하는 작품이지만 신성일의 위치를 확고히 다져준 건 60년대 상반기의 청춘(靑春)영화 「붐」이었다. 『가정교사』 『맨발의 청춘』 『성난능금』 등 당시 「아카데미」극장 단골의 청춘영화는 신성일의 「포스터」를 그려붙이는 것만으로도 우선 「만원사례」였다. 신성일의 연기개안으로 꼽을 수 있는 작품은 유현목(兪賢穆) 감독의 『아낌없이 주련다』지만 그가 꼽는 대표작은 『안개』 『까치소리』 『날개』 등 문예영화. 청춘 영화에서 올린 「스타」로서의 명성이 문예영화 「붐」에서 완숙의 연기력으로 결실한 셈이다. 「톱·스타」 10년의 신성일이 생각하는 「스타」의 조건은? 그는 『영화적인 「센스」 70%와 30%의 양식』이라고 단정했다. 『해보지 않은 사람은 영화연기가 퍽 안이한줄 알고 있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주의를 집중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예민한 관찰력, 적응 능력이 있어야 한다-』 『한국 연예인들이 「스캔들」때문에 기를 못 펴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양식의 문제다. 30%의 양식을 70%로 활용하면 그런 것(스캔들)에 말려들 우려는 없다』 인기있는 날까지 배우로 현역 물러나면 감독생활 『연애 못한다고 감정이 메말랐다는 평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스타돔」에 오르고 정상을 극복한다는게 그리 쉬운줄 아는가?』 주변을 돌아볼 틈도 없이 오직 영화만 알고 살아 온 생활이 오늘의 위치를 갖다준거라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착실히 살았기 때문에 대중이 좋아하고 아껴주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그러나 정상만 바라보고 뛴 생활이 그 자신에게서 사생활을 빼앗아갔다고 후회도 했다. 『전혀 인생을 즐겨보지 못했어요. 위축된 생활, 긴장과 초조감으로 살았을 뿐인 걸요』 그래서 이제는 밤 12시 이후의 촬영은 안하기로 결심했다. 시간이 나면 「무스탕」자가용에 부인 엄앵란을 태우고 경인(京仁)고속도로 「드라이브」를 즐긴다. 70년 부터는 작품을 골라서 출연함으로써 무리한 겹치기를 안할 생각. 『사실 요즘 국산영화는 찍으면서도 의욕을 못 느껴요. 모두 여성취향의 눈물 영화 뿐이라 진력이 나요. 국산영화도 방향을 바꿔야 해요』 -앞으로 10년간은? 『인기가 유지될 때까지 배우를 하겠어요. 배우가 인기에 무관심하다는 건 거짓말이고 언제든 대중이 싫다면 물러서는거죠. 그렇게 되면 감독생활을 해볼 생각입니다. 그동안 여러 감독과 작품 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출연만 할게 아니라 내 마음에 맞는 작품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자신이 만들고 싶은 영화는 얼마 전 상영된 『아듀·라미』같은 남성적인 영화. 「여자(女子)」행렬의 영화에 진력이 나서 「남자(男子)」용의 영화를 해보고 싶단다. 어쨌든 60년대 「스크린」을 휩쓴 그의 위치는 이제 「스크린」 안에만 제한돼 있진 않다. 연 7백만원 납세자인 그의 집엔 정치, 경제, 문화계 인사들의 출입이 잦고 단순한 「팬」 이상의 교류(交遊)를 즐기고 있다. 신성일이 어느 때쯤 정치가(政治家)가 되겠다고 나설지 전혀 부정만 할 일도 아니다. [선데이서울 69년 12/21 제2권 51호 통권 제 65호]
  • “野 안보불안 조장” “靑서 逆안보장사”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9일 연합뉴스 특별회견에서 자주권 확보 차원에서 전작권 환수의 당위성과 추진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여야 공방은 더욱 격해지는 양상이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한반도 현실과 국익을 무시한 채 오기만 부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선 반면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이 안보 불안을 부추기며 정치공세의 소재로 삼는다며 공세 중단을 촉구했다. 여야는 오는 17일 윤광웅 국방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국회 국방위를 열어 전시 작통권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10일 당 국제위원회와 통일안보특위를 잇달아 열어 정부의 작통권 조기 환수와 관련한 당 차원의 대책을 숙의했다. 또 국방위와 별도로 국회 정책청문회를 열어 윤 장관의 교체를 요구하는 한편 16일 역대 국방장관과 군사전문가들을 대거 초청해 긴급 안보대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호남을 방문 중인 강재섭 대표는 광주 기자회견에서 “노 대통령이 안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역(逆)안보장사’를 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작통권에서 손을 떼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노 대통령을 직접 만나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전시 작통권 조기 환수로 인한 국방비 증액은 남북 군비 경쟁과 북한 핵무장의 빌미를 제공하고 일본에 재무장을 통한 군사대국화의 명분을 줄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도 구두 논평에서 “작통권 환수 찬반 세력을 자주파와 사대주의파로 이분화하려는 노 대통령의 정치적 의도가 엿보인다.”며 “워낙 지지도도 낮고 여권 내부의 분열도 많고 하니까 작통권 환수로 일거에 돌파하려는 시도”라고 몰아세웠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이날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어 전시 작통권 문제를 둘러싼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다음주 초 정책위 차원의 토론회를 열어 당 입장을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주권국가가 자국 군대의 지휘권을 갖겠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며 “미국도 ‘우리나라가 스스로 전시 작통권을 가질 수 있다.’고 하는데 외국에 우리 군을 지휘해 달라고 조르는 정치세력들은 집권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국회 통일외무통상위 여당 간사인 임종석 의원도 “어느 나라도 안보를 혼자 힘으로 해결하지 않지만 동시에 어느 나라도 작통권을 외국 손에 맡기지 않는다.”며 “한나라당과 일부 세력들이 안보불안을 부추기는 것은 무책임하고 국가 경영의 장기 비전을 잃게 하는 것”이라며 역공했다.전광삼 구혜영기자 hisam@seoul.co.kr
  • [28일 TV 하이라이트]

    ●나도야 간다(SBS 오후 8시55분) 다슬이가 조리사 시험을 마칠 때까지 기다리며 행숙은 현수에게 자신이 살아온 얘기를 하며 다슬이의 존재를 알리지 않았던 것을 사과한다. 재필은 보람이를 데리고 가겠다며 경숙의 집 앞에서 행패를 부린다. 행숙은 보증금의 일부를 재필에게 주어서라도 해결하려 하지만 재필은 막무가내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20분) 매년 휴가철에는 바다, 강 어디에 있든지 사고가 나기 십상이다. 이럴 때일수록 틈틈이 기상 상태를 체크해서 휴가지 주의사항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매년 발생하고 있는 안전사고에 대비하여 여러 가지 재난경보시스템으로 탐방객이 안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설악산 국립공원을 찾아가 본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5분) 전통이 숨쉬는 소품들로 가득한 오미숙 주부 집으로 찾아가 본다. 단아한 느낌의 전등부터 천연염색으로 자연미를 한껏 살린 커튼까지, 오미숙 주부만의 개성 있는 소품 만들기를 배워본다. 또 `주부생활백서´에서 주부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고풍스러운 느낌의 앤티크인테리어 리폼도 배워본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소화율이 좋은 옥수수는 필수지방산, 비타민E가 다량 함유돼 있어 노화를 막고, 섬유질이 풍부하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 제격이다. 또한 이뇨작용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지는 옥수수 수염은 지금도 널리 애용되고 있는 민간요법인데, 웰빙 식품인 옥수수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본다.   ●꼭 한번 만나고 싶다(MBC 오후 7시20분) 미진씨는 어려서부터 할아버지 손에서 자라야 했다. 어느날, 아버지 손에 이끌려 새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지만 이복동생들과의 차별 속에서 새어머니의 냉대와 구박을 견뎌야 했고, 더 힘든 건 아버지의 무관심이었다. 어머니의 이름 석자가 유일한 기억인 미진씨는 과연 어머니를 만날 수 있을까?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현숙은 아이 잘 키우고 요리 잘하고 살림도 완벽하게 해내지만, 입이 너무 가볍다는 단점이 있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일어난 중년 남녀의 애정행각 사건 목격자인 경비아저씨를 구슬러 어설픈 정보를 얻게 된 현숙은 그들이 누군 지에 대한 궁금증을 감추지 못하다 이혼할 위기에 놓이는데….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외길 40년’ 건축가 김 원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외길 40년’ 건축가 김 원

    제갈공명의 서재에는 이런 글귀가 걸려 있었다. 담박명지(澹泊明志) 영정치원(寧靜致遠)=맑은 마음으로 뜻을 밝히고, 편안하고 정숙한 자세로 원대함을 이룬다. 일생동안 좌우명으로 삼아 몸소 실천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나라 현대 건축사의 큰 획을 그은 고(故) 김수근. 생전에 “건축은 언어가 아니라 벽돌로 짓는 시(詩)”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타임’지는 그를 가리켜 ‘한국에서 가장 경탄할 만한 건축가’로 선정했다. 이때 인터뷰에서 ‘집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나의 집은 자궁입니다. 자궁의 집은 어머니이며 어머니의 집은 가옥이며 집의 집은 환경입니다. 집을 주택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환경입니다. 환경이 철학적으로는 공간이 되겠는데, 공간은 집의 집의 집입니다.” ●‘김수근 특별전´ 6개월 동안 준비 요즘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미술관은 아주 특별한 행사로 발길을 멈추게 한다. 김수근 타계 20주기를 맞아 ‘지금 여기/김수근’ 전시회(28일까지)가 열리고 있는 것. 생전에 고인이 직접 설계했던 미술관에서 자신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해준다. 또 ‘김수근 재조명’을 위한 심포지엄과 건축강연 등 여러 행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홍신자 공옥진 김덕수 등 종로구 원서동의 ‘공간사옥’을 통해 배출된 여러 예술인들이 헌정공연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훈훈한 감동을 연출하고 있다. 이같은 대규모의 전시는 사후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 환경건축가로 유명한 김원(64)씨. 김수근과 김중업의 뒤를 잇는 우리나라 현 건축계에서 첫손가락을 꼽는 데 주저함이 없다.1985년 일본 가지마 출판사에서 스승이자 선배인 김수근과 함께 ‘세계의 현대 건축가 101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96년에는 ‘문학의 해’를 맞아 ‘가장 문학적인 건축가’에 뽑혔다. 김씨의 올해 나이 60대 중반. 여전히 쉼없는 왕성한 활동으로 국내 건축계를 이끌고 있다. 굳이 작품을 열거한다면 국립국악당, 독립기념관, 서울종합촬영소, 종합전시장(KOEX), 신라민속촌 등 굵직굵직한 건물을 지었고 수상경력 또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현재는 ‘김수근문화재단 이사장’ ‘건축환경연구소 광장 대표’ 등을 맡고 있다. 김씨는 이번 ‘김수근 특별전’을 위해 6개월동안 준비할 만큼 각별한 정성을 쏟았다. 지난 60년대 중반 건축계에 발을 들여 놓았던 초창기 6년 동안 ‘김수근 건축 연구소’에서 일을 하며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김씨에겐 이번 전시의 의미도 크지만 올해로 건축가 외길 인생 40년을 맞이한다. 데뷔 당시 동료 건축가들 대부분이 현역에서 은퇴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감회가 사뭇 다르다. 지난주 서울 동숭동에 위치한 ‘광장’ 사무실에서 김씨를 만났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벽에 ‘담박명지∼’라는 글귀가 크게 들어온다. 앞서 언급한 제갈공명의 좌우명처럼 그의 건축인생 40년 또한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종로 옥인동 재개발 친환경 설계 먼저 근황을 물었다. 중요한 설계를 마무리하느라 바쁘다고 입을 연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서울 종로구 옥인동 일대의 재개발 프로젝트를 맡은 것이다. 내용은 이러했다. 그는 20년 전부터 인왕산 산자락에 위치한 한옥집에서 살고 있다. 얼마전 이 일대에 재개발 얘기가 나오자 동네주민들은 자연스럽게 당대 최고의 건축가인 김씨에게 자문을 구했고 여러 동의과정을 거쳐 설계를 맡게 됐다. 김씨는 대신 동네 여기저기 산재해 있는 문화재를 최대한 살려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최근의 재개발 추세와는 차원이 전혀 다른 이른바 미래형 아파트, 즉 환경친화적 ‘웰빙 개념’을 주창했던 것. 김씨는 잠시 역사성을 설명한다. 옥인동 청운동 누하동 누상동 일대에는 조선시대 때 종로구 가회동의 양반들과는 달리 주로 궁에 드나드는 중인들이 살았다. 의관, 역관, 갓 고치는 기술자 등이 기거하면서 위항문화(委巷文化)를 꽃피웠다. 이들은 역관 등을 통해 서구문화를 먼저 접해 비록 중인이지만 의식수준이 높았고 신분 또한 비교적 안정된 상태였다. “위항시인들은 가난했지만 모임 날짜와 장소를 정해 정기적으로 시사(詩社,60여개의 시동인으로 추산)를 열었지요. 예를 들어 옥인동의 ‘송석원길’은 바로 이 위항문학의 대표적 흔적입니다. 천수경이라는 역관이 살았던 집에는 한달에 한번 문인들이 모였는데 추사 김정희가 직접 특강을 오기도 했지요. 이때 추사는 이들의 수준에 놀라워하며 ‘송석원(松石園)’이라는 세 글자를 써주었습니다. 이는 바위에 새겨져 오늘날까지 전해오고 있습니다. 또 윤동주 이광수 이상 등 많은 문학가들이 이곳에 살아 옥인동 일대는 말 그대로 ‘조선·근대의 문학터’인 셈이지요.” 이러한 문화향기를 최대한 살리면서 저밀도·저층의 빌라형 아파트를 설계중이란다. 이를 위해 내장과 외부는 목재와 황토, 지붕은 태양열을 흡수해 자체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시는 강북 재개발 지역의 모범답안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건축의 딜레마 동양사상으로 풀어야” 좋은 집이란 어떤 것일까. 감동적인 집보다 편안한 집을 고르라고 한다. 몸은 건강하게, 마음은 편안하게, 머리는 지혜롭게 만들어주는 집이어야 좋다는 것. 눈으로 보고 ‘와 멋있다.’보다는 눈을 감고 생각했을 때 조용하고 편안한 느낌의 집을 고르라는 것이다. 건물이란 지나가는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살 사람을 위해서 지어야 한다는 거듭된 주장이다. “이제는 건축의 지혜를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종묘건축의 경우 디자인 차원이 아니라 숭고한 우주이론을 표방하듯이 현대건축의 딜레마를 동양사상의 구원에서 찾아야 하지요. 건축은 예술이 아닌 인문학입니다.” 아울러 건축가는 생활을 알고, 자연을 알고, 인생을 알아야 한다는 지론을 편다. 어쩌면 오히려 나이든 지금에야 가장 원숙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뜻으로 다가온다. 그는 광복 전인 1943년 서울에서 5남매 중 막내아들로 태어났다.6·25발발 3년 전 외교공무원인 아버지가 부산으로 발령을 받아 다대포에서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안타깝게도 아버지는 6·25 일주일 전 서울에 출장왔다가 전쟁 중에 변을 당했다. 이후 집안형편은 무척 어려워졌다. 하지만 어린 김원은 공부를 워낙 잘했고 글짓기 등 각종 대회에 참가해 상을 죄다 휩쓰는 실력을 발휘했다.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큰 사람이 되라.’는 어머니 손에 이끌려 서울로 올라와 경기중학에 진학했다. 생활력이 강해 여러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숙비와 학비를 보탰다. ●고1때 ‘선배´ 김수근 만나 건축가 꿈 키워 김수근을 처음 만난 것은 고1 때. 당시 김수근은 국회의사당 공모에 당선돼 명성이 자자했다. 이 무렵 ‘자랑스러운 선배’의 자격으로 경기고 학생들을 상대로 특강을 한다. 이때 김수근의 강의내용 중 “국회란 민의를 수렴해서 결정하는 곳이다. 그러기 때문에 사람들한테 가장 사랑을 받아야 하고 또한 위엄이 있어야 존경을 받는다.”라는 말에 크게 감동을 받아 건축가의 꿈을 키웠다. 그 이전만 하더라도 미술대학에 진학해 조각가가 되려고 했으나 집안형편이 어려워 망설이고 있던 터였다.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미국 유학을 떠나던 동료들과는 달리 ‘국내 잔류’를 고집하며 ‘김수근 건축연구소’에 연구원으로 들어갔다. 여기에서 ‘건축철학’‘공간심리학’ 등을 독학으로 공부하면서 내공을 쌓았다. 그러던 중 73년 네덜란드로 유학을 떠났고 유럽의 건축을 보며 ‘우리것’을 찾아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이후 78년 한국종합전시장 현상설계에 응모해 1등을 차지하면서 건축가로서의 명성을 날리기 시작했다. ●“사는 사람이 행복해지는 건축 늘 생각” 80년 이후에는 ‘올해의 작품상’ 등 매년 빛나는 수상작을 내놓아 우리나라 건축문화의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늘 행복해지는 건축을 생각합니다. 사는 사람이 행복해져야 합니다.” 이화여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초등학교 1년 후배와 결혼했으며 슬하에 1남1녀를 두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필생의 역작인 옥인동 아파트와 현재 이화여대 건물 5개동 짓는 일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 그가 걸어온 길 ▲1943년 서울 출생 ▲61년 경기고 졸업 ▲65년 서울대 건축공학과 졸업 ▲65∼69년 김수근 건축연구소 연구원 ▲76년 건축연구소 ‘광장’ 개소, 한국 현대건축가 6인에 선정 ▲77년 한국종합전시장(KOEX) 현상설계 1등 당선(정림건축 합작) ▲79∼89년 한국풍수지리연구회 회장 ▲80년 국립현대미술관 건립추진위원 ▲82년 독립기념관 건립추진위원 ▲84년 예술의 전당 건축설계 자문위원 ▲85년 세계 현대건축가 101인에 선정 ▲92년 학교법인 계원학원 이사 ▲98년 건국대 건축대학원 겸임교수 ▲99년∼현재 국회환경포럼 정책자문위원 ▲2003년∼현재 김수근문화재단 이사장 ●상훈 제1회 서울시건축상 장려상(79년), 한국건축가협회 작품상(80∼98년), 올림픽조직위원회 현상설계 1등(82년), 대통령표창(2001년)외 다수 ●저서 행복을 그리는 건축가(2003년)외 11권 km@seoul.co.kr
  • [06일 TV 하이라이트]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25분) 베트남에서 대장금 등 한국 드라마의 영향으로 한국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국 의료진이 왔다는 소식에 농민들이 짬을 내 보건소를 찾는다. 드라마에서 봤던 뜸과 침을 이용한 한방 진료를 실제 접하는게 마냥 신기하다. 한의사들이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모습이 친절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큐 여자(EBS 오후 9시30분) 남편과 사별한 뒤 지금의 남편을 만나, 해남에 새 둥지를 튼 지 10개월. 신혼생활에 깨소금이 잔뜩 쏟아진다. 서울 ‘멋쟁이’라 불리던 예순여섯 기정예 할머니는 손수 밭을 매고, 닭을 잡는 등 시골 할머니가 다 됐지만 그래도 남편과 함께여서 행복하다. 남편을 애인이라 부르는 할머니는 여전히 ‘새 신부’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5분) 절뚝거리는 한 쪽 다리 끝에 걸을 때마다 대롱대롱 축구공처럼 무언가 따라다닌다. 결혼 후,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으로 아이들을 키우며 생계를 꾸려가던 어느 날, 발목의 혹을 발견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지금처럼 커졌다고 한다.20년간 혹을 달고 사는 최은철 할머니(69세)의 사연을 전한다. ●해피 투게더(KBS2 오후 11시5분) 여성스럽지 않은 외모 탓에 여자임을 드러내기 위한 방법으로 레이스 달린 공주 옷만 입고 다녀야 했다는 정선희. 선뜻 믿기지 않는 정선희의 학창시절 일화들이 소개된다. 예쁘고 여성스러운 이소연도 어릴 때는 남자같았다고 한다. 늘 바지만 입고 다녔던 이소연의 학창시절 친구들을 만나본다.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윤정은 재서에게 자신을 찾아온 여자와 뉴욕에서 3년 동안 사귄 사이가 맞느냐고 따진다. 옥금은 혜숙에게 친구로서만 지내겠다는 확답을 받고 홍영감을 집으로 모시고 온다. 한편, 용역회사 소장은 윤후의 심기를 건드릴까봐 국화를 해고하려 하고, 국화는 윤후에게 달려가 따진다. ●가족愛발견(MBC 오후 7시15분) 탤런트 이영하·선우은숙의 아들 이상원. 미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며 자신의 길을 탄탄하게 다지고 있던중 360도 진로변경을 했다.MBA 도전을 과감히 포기하고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부모의 끼를 물려받아 연기자의 가업을 잇는 탤런트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日, 北만경봉호 입항금지 조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5일 긴급 회의를 갖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이 북핵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협의했다. 결의안은 또 북한에 대해 탄도탄 미사일의 개발, 시험, 배치 및 확산을 즉각 중단하고 1999년 선언한 미사일 발사유예로 돌아갈 것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일본, 영국은 안보리 회의에 앞서 북한의 미사일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에 이용될 수 있는 모든 자금과 물품, 재료, 상품 및 기술의 이전을 금지토록 각국에 요구하는 결의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결의안 초안에는 식량과 연료의 대북 지원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 대사는 안보리 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용인될 수 없다는 강하고 일치된 신호를 유엔 안보리가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하지만 그는 “안보리는 조용하고 신중한 방식으로 이번 사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안보회의(NSC)를 열어 대응책을 숙의했다. 일본 정부는 각료회의를 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보복 조치로 북한 화물여객선 ‘만경봉 92호’의 입항을 6개월간 금지하기로 하는 등 대북 경제제재 조치를 발표했다.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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