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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린, 열애설…“공공연히 얘기하고 다녀”

    이수-린, 열애설…“공공연히 얘기하고 다녀”

    실력파 가수 린(33)과 그룹 엠씨 더 맥스의 보컬 이수(33)가 2년째 열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두 사람의 소속사는 사실 여부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스포츠서울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해부터 교제를 시작했다. 가요 관계자는 “두 사람이 사귀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면서 “서로 음악적으로 깊은 교감을 해오며 공감대를 형성하다 교제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두 사람은 지인들에게 서로를 ‘남자친구’, ‘여자친구’로 소개하고 다닌다”고 전했다. 매체는 “두 사람이 트위터를 통해 다정한 사이임을 암시했다”면서 “또 같은 소속사에 소속돼 있어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소속사인 뮤직앤뉴는 보도 직후 “기사를 통해 알게됐다”면서 “본인들에게 직접 확인해 본 뒤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2001년 데뷔한 린은 ‘사랑에 아파 본 적 있나요’, ‘사랑했잖아’ 등의 발라드곡으로 인기를 얻었다. 뛰어난 가창력으로 가요계의 대표적인 실력파로 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수록곡 ‘시간을 거슬러’로 음원 차트 정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린은 작곡가 집단 ‘이단옆차기’와 공동작업한 ‘유리 심장’이란 곡을 금명간 발표할 예정이다. 이수는 1999년 4인조 록밴드 ‘문 차일드’로 데뷔했다. 이후 팀명을 엠씨 더 맥스로 바꾸고 ‘사랑의 시’, ‘잠시만 안녕’등으로 사랑을 받았다. 2009년 6월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시작했던 이수는 6개월 뒤 미성년자 성매매혐의로 구속됐다. 이수는 인터넷 성인사이트에서 만난 김모(16)양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은 사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수가 초범인 점을 고려, 기소유예 선고를 내렸지만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됐다.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이수는 공연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13일부터 31일까지 소극장 콘서트를 열었고 앞으로는 더 본격적인 활동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음주운전’ 최종훈, 푸른거탑 다시 나온다

    ‘음주운전’ 최종훈, 푸른거탑 다시 나온다

    음주운전으로 불구속 입건된 탤런트 최종훈(34)이 활동 중단을 선언한지 20일만에 tvN ‘푸른거탑’ 촬영에 합류한다. 18일 푸른거탑 제작진에 따르면 최종훈은 이날 촬영부터 다시 출연할 예정이다. 제작진은 “시청자들의 성원과 끊임없는 요청에 따라 복귀를 결정했다”면서 “최종훈도 프로그램에 대한 애착과 복귀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최종훈도 같은 날 소속사를 통해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면서 “깊이 반성하는 만큼 더 좋은 연기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최종훈은 지난달 30일 경기도 파주시 금촌동의 한 초등학교 도로에 정차한 채 잠을 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돼 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다. 당시 경찰은 최중훈에게 3차례에 걸쳐 음주측정을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최종훈은 “전날 회식 뒤 대리운전을 통해 귀가하는 과정에서 운전기사를 지하철역 근처에서 내려주고 주차를 하기 위해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잠이 들었다”면서 “음주측정을 거부한 것도 경찰에 사정을 설명하던 중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다. 이후 최종훈은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면서 푸른거탑에서 하차하는 등 활동을 중단해왔다. 그 사이 푸른거탑은 최종훈이 맡고 있던 ‘말년 병장’이 영창에 가있는 설정으로 대체해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시급한 행정절차법 개정/정하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한국행정법학회장

    [기고] 시급한 행정절차법 개정/정하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한국행정법학회장

    우리나라처럼 국가의 대규모 개발계획 또는 공공시설의 설치계획을 둘러싸고 사회구성원들 간에 갈등과 분열이 심각한 경우는 흔치 않다. 대립과 갈등으로 빚어진 적대주의는 국가통합에 치명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새만금 개발, 4대강 사업,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천문학적인 국가예산이 투입됐다는 점, 사업 시행을 둘러싸고 정부와 환경단체, 찬·반 지역 주민들 간에 물리적 충돌뿐만 아니라 법정 분쟁까지 야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새만금사업과 제주도 해군기지사업은 대법원에서 타당성을 인정했지만 감정의 골이 깊이 파여 언제 분쟁이 재연될지 알 수 없다. 선진국들은 일찍이 중요 국책사업 준비 과정에서 시민 참여 확대 및 다양한 방식의 논의과정을 통한 공론의 형성, 협상과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등 합리적인 갈등 해결 시스템을 발전시켜 왔다. 대표적인 제도적 수단이 행정절차법상의 계획 확정절차다. 계획 확정절차에 따라 해당 사업계획은 관련 국가기관 간의 협의, 지역주민 등 이해관계인의 집중적인 의견수렴과 숙의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일단 확정된 계획은 구속효(拘束效)와 배제효(排除效)를 인정받기 때문에 사업주체도 일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확정된 계획을 임의로 변경할 수 없으며, 의견수렴 절차에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이해관계인은 확정된 계획에 대하여 더 이상 법적으로 다툴 수 없도록 함으로써 국책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996년에 제정돼 1998년 1월 1일부터 효력을 발생한 행정절차법은 비록 법치행정의 실현과 국민의 권리보호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여 왔으나 여러 가지 관점에서 심각한 낙후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첫째, 처분절차 중심으로 규정되어 있는 행정절차법은 계획 확정절차가 결여돼 국가의 각종 사업계획을 둘러싸고 발생되는 갈등과 대립에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둘째, 국가와 국민과의 협력적 관계를 전제로 하는 현대 행정에서 불가결한 행위 형식으로 대두되고 있는 공법상 계약에 관한 규정이 없다. 국가와 개인 상호간에 이익의 조정과 양보를 통하여 양 당사자를 만족시키는 해결 방안 대신, 국가는 일방적인 공권력 행사인 행정처분에 의존하고 있어 갈등과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더욱이 처분절차에 관한 규정에 있어서도 이와 불가분적이거나 밀접한 관계에 있는 확약, 부관, 직권취소, 철회, 처분 등의 재심사제도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법치행정의 실현과 국민의 권리보호에 막대한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여러 국정과제 중 하나로 ‘민생 중심의 새로운 법질서 창조’를 표방했다. 행정절차법의 전면 개정은 법치행정의 확립, 국민의 권리보호 확대, 행정 수행에 있어서 정부와 국민 간의 갈등 해소 및 합리적 해결이라는 관점에서 새 정부가 우선적으로 실현해야 할 핵심과제로 추진하기 바란다.
  • 이미숙, 공갈미수 혐의 등으로 피소

    이미숙, 공갈미수 혐의 등으로 피소

    중견 배우 이미숙(53)이 공갈미수 및 명예 훼손 혐의로 피소됐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달 초 이미숙의 전 소속사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의 대표 김모씨가 이미숙과 전 매니저 유모씨에 대해 명예훼손 및 공갈미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씨는 고소장에서 이미숙이 전 매니저와 전속 계약을 위반한 뒤, 이를 덮기 위해 장자연 사건을 터트렸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김씨는 지난해 6월 이미숙 측이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배포한 보도자료가 오히려 더컨텐츠 측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했다.  앞서 이미숙은 김씨와 이상호 전 MBC 기자, 유상우 뉴시스 기자를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법원은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고, 이미숙은 나중에 소송을 취하 한 바 있다. 유씨는 장자연 문건을 공개해 김 전 대표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모욕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을 선고받은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8일 TV 하이라이트]

    ■가요무대(KBS1 밤 10시) 김동건의 진행으로 1985년부터 20년 동안 잔잔한 향수와 추억이 담긴 전통가요를 들려준 프로그램. 이번 시간에는 장미화의 ‘정열의 꽃’, 정훈희의 ‘꽃동네 새동네’, 문정선의 ‘꽃 이야기’, 장윤정의 ‘꽃’, 이영숙의 ‘꽃 목걸이’, 김륜희의 ‘꽃잎편지’, 김국환의 ‘산유화’ 등으로 구성해 4월의 봄꽃향기를 전한다. ■직장의 신(KBS2 밤 10시) 규직과 정한은 게장 프로모션을 위해 게 손질의 달인 ‘꽃게 대도’ 김병만 선생 섭외에 박차를 가하지만 행방이 영 묘연하다. 마트 대결의 전말을 알고 있는 정한은 그런 그를 지켜보는 마음이 무겁다. 결국 극적으로 병만을 찾아낸 두 남자. 한데 미스김이 그와 아는 사이라는 것을 알고 놀란다. ■세상의 모든 여행(MBC 오후 6시 20분) 인도네시아 제2의 섬 수마트라의 부킷팅기로 향한 조여정. 인도네시아의 그랜드캐니언이라 불리는 시아녹 협곡은 약한 지반이 침하되면서 생긴 길이 4㎞의 협곡으로 100여m 높이의 수직절벽이 장관을 이룬다. 특히 이곳에 오면 시아녹 협곡을 화폭에 담는 화가를 만날 수 있는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맑고 푸른 아이들로 늘 북적거리는 대구시 북구의 하늘지역아동센터. 이곳에서는 아이들과 대학생 자원봉사단이 1대2 멘토링 제도를 통해 행복한 인연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자신이 담당하는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고 있는 대학생 자원봉사자 16명을 만나본다. ■요리비전(EBS 밤 8시 20분) 우리가 흔히 맛볼 수 있는 달콤한 식혜. 그런데 안동에는 빨간 식해가 있다. 그것이 바로 안동의 향토 음식 ‘안동식해’이다. 그렇다면 안동식해는 어떤 이유로 빨갛게 된 것일까. 모두 삭힌 음식이지만 맛이 다른 식혜와 식해. 프로그램은 식해를 통해 이웃들과 어울려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만나본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5분) 잠시 외출했다 돌아온 사이. 당신의 집에 낯선 남자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낮의 빈집에 말쑥한 정장을 입은 남자와 집안에서 마주친 피해자. 놀랄 겨를도 없이 그에게 위협에 감금까지 당했다. 범인은 디지털잠금장치를 부수고 들어가 금품 500여만원을 들고 달아나 버렸다고 하는데….
  • 봄을 훔친 몸짓

    봄을 훔친 몸짓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다. 눈을 한시도 떼지 못할 강렬한 무용 축제가 나란히 개막을 앞두고 있다. 즉흥적인 발상과 즉각적인 몸짓으로 풀어내는 즉흥 춤으로 무장한 제13회 서울국제즉흥춤축제가 오는 7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IPAP)가 주최하는 즉흥춤축제에는 미국, 프랑스, 핀란드 등 10개국에서 온 예술가 150여명이 참가한다. 주요 공연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열리는 국제 협업 시리즈다. 9일 미국·프랑스·한국의 안무가, 무용수, 작곡가, 배우, 비디오 아티스트가 함께한 다국적 협업그룹 ING가 크로스오버 즉흥 작품 ‘조율’을 선보인다. 10일에는 핀란드의 피푸센터와 한국 트러스트 무용단, 양천장애인종합복지관 장애인이 모여 서커스와 결합한 즉흥공연을 올린다. 11일 마지막 협업무대는 프랑스와 한국 예술가들이 3개월간 준비한 공연이 장식한다. 동물의 움직임과 춤의 결합을 시도했다. 12일에는 아티스트 8명이 연이어 공연을 펼치는 100분 릴레이 즉흥을 펼친다. 클레어 필몬, 로레타 리빙스톤, 에마뉘엘 그리벳, 최문애, 댄스씨어터 까두 등이 참여한다. 이 밖에 관객과 함께하는 즉흥 공연, 해외 즉흥전문가들과 함께하는 워크숍 등도 준비돼 있다. 1만~2만원. (02)3674-2210. 9일부터는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한국현대춤작가12인전’이 시작된다. 1987년부터 이어진 이 축제는 한국무용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세대별 무용가 12명을 초청해 그들의 춤 세계를 감상하는 자리이다. 9~10일에는 2012 한국춤비평가상 베스트 작품상과 춤평론가상 춤연기상을 받은 차진엽의 ‘시팅 인 씨’를 비롯해 이주희의 ‘아이 엠 모어’, 예효승의 ‘카오스모스; 혼돈 속의 질서’, 이영일의 ‘샤콘느’를 올린다. 11~12일 공연에서는 차세대 무용인을 양성하는 무용 지도자들의 경합이 볼거리다. 두 남자의 기다림을 그린 ‘기다려요’(강경모 국민대 교수), 발레와 클래식을 조화한 ‘그랑 파 드 콰트르’(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아버지의 노래를 다룬 ‘몫’(김승일 중앙대 교수), 한 남자의 꿈을 담은 ‘거위와 나, 그리고 늙은 꿈’(김남식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으로 구성했다. 13~14일에는 김은희의 ‘반(半)’, 전미숙의 ‘사라집니다(Disappeared)’, 조윤라의 ‘왈츠 넘버 6(글루미 데이)’, 정혜진 ‘당신은 누구시길래’로 꾸민다. 3만원. (02)2220-1338.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절반의 도전

    절반의 도전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127명 가운데 초선 의원은 전체의 43.3%인 55명이나 된다. 무시 못할 집단이다. 이들 초선 의원들은 지난해 6월 개원 협상이 늦어지자 “일하고 싶다”며 개원을 촉구해 활력을 불어넣는 듯했다. 현실의 벽은 높았다. 연말 대선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여야가 대치할 때 소신 있는 행동을 하기보다는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대선 패배 뒤 당이 주류, 비주류로 갈려 다투는 과정에 초선들의 목소리는 없었다. 초선 의원들은 개별 혹은 집단으로 정책토론회 개최 등을 통해 존재감을 보이려 했지만 주목받지 못해 위기감도 점차 높아 갔다. 이들 초선들이 14일 집단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최대 위기를 맞은 시기다. 대선 패배 뒤 계파 간 책임 논쟁으로 국민이 외면하는 가운데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까지 대선 패배 책임 논쟁에 뒤엉켜 들며 5·4 전당대회 흥행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 총선을 생각해야 하는 초선 의원들에게는 최악의 위기다. 진선미 의원 등 민주당 초선 의원 33명이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4 전당대회에서 독자 후보를 내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어떤 계파에도 속하지 않을 것임도 선언했다. 국민들에게 구태 정치의 상징으로 비치는 계파정치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당내 나머지 22명의 초선에 대해서도 계속 참여를 설득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번 전당대회는 당의 미래를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는 혁신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 이번마저 친노(친노무현)-비노 경쟁, 계파 간 갈등, 선거 책임 논쟁으로 시간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으면서도 당의 변화를 가장 잘 추동할 새 인물을 집단적 숙의 방식으로 정해 직접 출마시키거나 후보들 중에서 가장 적합한 인물을 택해 돕겠다”고 말했다. 당내 유력 인사들에게도 계파로 묶거나 줄을 세우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구태 정치에 염증을 내는 여론을 대변했다. 신선했다. 하지만 성명에 참여한 의원 다수가 친노, 주류 측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들의 집단 행동이 범주류 측 후보가 전당대회에 나서게 될 경우 범주류 연합 전선 구축을 도모하는 전위대적 움직임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역사소설 ‘담징’ 펴낸 원로 언론학자 김민환

    [저자와의 차 한잔] 역사소설 ‘담징’ 펴낸 원로 언론학자 김민환

    문학도의 꿈은 쉬 접히지 않는 모양이다. 너무 깊이 빠져들까 봐 50년 가까이 부러 소설과 시에 거리를 뒀지만, 은퇴와 함께 결국 마음 저 아래 깊이 쟁여 놓았던 문학적 감수성을 퍼올렸고 첫 소설을 내놓았다. 한국언론사 연구의 개척자로 꼽히는 원로 언론학자이지만 문단에서는 신인이나 다름없어 뿌듯하면서도 설레고, 걱정도 된다. 고려대 언론대학원 원장, 한국언론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고 2010년 8월 정년 퇴임한 김민환(68) 전 고려대 교수의 얘기다. 역사소설 ‘담징’(서정시학 펴냄)을 발표한 김 교수를 이달 초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에서 만나 소설가로 인생 제2막을 사는 ‘맛’에 대해 들었다. “학자 생활 29년 6개월 동안 공저를 포함해 18권의 책을 냈지만, 첫 소설이 가장 뿌듯하다”고 했다. 최근 역사소설을 쓴 원로 학자나 언론인이 늘고 있어 왜 역사소설인가부터 물었다. “대학(고려대) 다닐 때부터 소설 쓰는 게 꿈이었다. 그런데 학생운동을 하면서 ‘감상적’이라는 건 치명적인 한계였고, 그때부터 문학적 감수성을 억눌러왔다”면서 문학도로서의 오랜 꿈에 대해 먼저 운을 뗐다. 이어 “한국 언론사 전공이어서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것이 담징으로 이끌었다”는 말로 답을 내놓았다. 일본서기에서 서기 610년 한국 종이에 대한 기록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고구려 승려인 담징(579~631)이 국사로 일본으로 건너가 종이와 채색화, 맷돌, 연자방아를 처음 보급했다는 기록이 있었다. “학승이었던 담징은 수행 중에 욕(欲), 특히 애욕을 떨치기 위해 무단히 노력했고, (1949년 불타 없어졌지만) 호류지의 금당벽화에 철학이 녹아있는 미륵불을 그렸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갔다”고 했다. 이야기는 담징이 일본 여인과의 사이에 낳은 아들이 아버지 담징의 행적을 추적하는 것으로 시작해 “아버지께서는 (미륵불의)부드러움과 기품이 미래세에 중생을 구원할 것으로 믿으셨고 나도 믿는다”는 깨달음으로 맺는다. 그는 “정한숙의 소설 ‘금당벽화’에 나오는 담징은 민족주의자로 묘사돼 있지만, 나는 담징이 코즈모폴리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어디 가서든 자기 역할만 하면 된다는 것이 바로 미륵정토”라고 강조했다. 소설 ‘담징’은 당초 시나리오로 시작됐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임권택 영화감독과 만나 담징에 대해 얘기를 했더니 시놉시스를 만들라며 관심을 보였다. 우리 시대의 감독이 관심이 보인다면 시나리오 작가를 해보자고 생각해 퇴직후 보길도로 내려가 거의 1년을 매달렸다. 그런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소설로 방향을 바꿔 다시 2년을 ‘투자’했다.” 일본 나라 지역을 세 번 다녀왔고, 가톨릭 신자지만 불교 서적 40~50권은 족히 읽었다고 한다. 문제는 둔감해진 감정을 되살리는 것. “남녀 간의 애정을 느껴보려 했지만 쉽지 않더라.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 정호승의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최동호의 ‘불꽃 비단벌레’ 등 시집들을 여러 번 읽으면서 서서히 감성이 살아났다고나 할까(웃음).” 제일 어려웠던 건 최고 학승의 연애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였다. 임 감독으로부터 “교수들은 섹스를 이렇게 싱겁게 하냐”는 핀잔을 받은 뒤 격을 유지하면서도 “담징은 훨씬 야한 스님이 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읽어보면 ‘에이 이 정도 갖고 뭘’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최동호 고려대 교수와 서지문 교수가 소설을 쓰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경희대 서하진 교수는 원고에 붉은 글씨로 과감하게 첨삭을 해준 ‘족집게 과외교사’였다고 한다. 김 전 교수는 자신의 소설이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일면식도 없는 평론가 서울대 방민호 교수가 쓴 “일본의 이노우에 야스시가 저 사라진 나라 누란의 이야기를 되살려 놓았듯이… 담징의 삶을 오늘에 새롭게 살려놓았다”는 추천글이 과하지만 고맙다. 앞으로 “1921년 한국 독립군과 러시아 적군이 교전했던 ‘자유시사변’을 모티브로 1920~30년대 만주를 배경으로 다양한 민족과 이념을 앞세운 세력들이 각축한 이야기, 우리 역사에서 제일 슬픈 드라마가 있는 사람들 얘기를 쓰고 싶다”는 계획도 밝혔다. 고희를 앞둔 김민환 전 교수에게 글쓰기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은퇴자들, 우리 사회 신화를 일군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쓰는 것으로 제2의 인생을 써나가는 붐을 일으켰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균미 문화부장 kmkim@seoul.co.kr
  • ‘몸 바쳐’ 돈 벌어오던 형이, 엄마를 죽였다

    ‘몸 바쳐’ 돈 벌어오던 형이, 엄마를 죽였다

    살인 사건이었다. 13평 아파트에 사는 중년의 변계숙이 살해됐다. 범인은 볼링공으로 내려쳤다. 범인은 온몸에 피를 뒤집어쓰고 주변을 돌아다닌 터라 7명이 경찰에 신고 전화를 하고 15분 만에 잡혔다. 현장검증에서 범인은 거침없이 자신의 범행을 재연했다. “더 이상은 못 하겠어요”라는 말을 살해 직전 변계숙에게 건넸다고 했다. 신문 1면 헤드라인은 ‘후안무치한 살인범 춤추듯 현장으로’로 채워졌고, 2면과 3면 사진은 ‘태연자약하게 범행 재연 반성의 기미 전혀 없어’가 됐다. 현장검증이 끝나 사진기자들과 형사들이 사라진 살해 현장, 아파트에는 락스와 향균스프레이, 수세미를 든 조인호가 서 있다. 조인호는 변계숙의 아들이다. 또한 범인은 조인호의 형이다. 여기까지 읽고서 존속살해를 당한 피해자이자 범인의 가족으로 살아가야 하는 조인호의 굴곡진 인생이 등장하려니 했다. 그러나 안보윤(32)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모르는 척’(문예중앙 펴냄)의 주인공은 조인호의 네 살 위 형, 어머니를 살해한 조인근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신문 사회면에 있을 법한 보험 사기라는 것을 쉽게 포착할 수 있다. 그러니 이야기의 대강과 결말도 윤곽이 잡히는 듯했지만 예단은 어긋났다. 부모의 사랑을 갈구하는 형제의 심리적 갈등과 편애가 낳게 되는 병리적인 감정, 착한 자식이자 가장으로 길러지는 맏이의 운명, 제대로 살고 싶은 가난한 사람들의 욕망 등이 ‘자본주의적 폭력’과 뒤얽혀 굴러가기 때문이었다. 어느 집이나, 어느 집단이나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너 아니면 안 돼’라는 마법 같은 주문에 휘둘린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사람들은 산다. 그런데 헌신적인 사람들은 어느덧 그 주문에 휘말려 자기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나 하나 고생하면 다른 사람들이 행복해진다며 각오를 다진다. 그런데 그들의 헌신은 고작 ‘제가 좋아서 그러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이해된다. 전업주부였던 변계숙의 가족은 가장인 아버지가 돌연사한 탓에 가난한 P시로 흘러왔고, 무능한 엄마 대신 12살의 맏아들이 가장 역할을 떠맡았다. 머리를 벽에 짖이기고, 망치로 발가락뼈를 부러뜨리며, 높은 계단에서 뛰어내려 206개의 뼈가 모두 조각조각 났는데도 인근은 말한다. “나는 하나도 아프지 않다.” 그의 범죄의 기원은, 근친살해의 기원은 대체 어디서 찾아야 할까. 부모가 동반자살해 절집 아이로 자랄 수밖에 없었던 석문정은 이런 잔혹하고 매정한 상황을 적시한다. “제일 나쁜 건 있지, 기대하는 마음이 생긴다는 거야.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도 당장 나한테 이득이 생기면 마음이 흔들려. 못 이기는 척, 모르는 척 받아들이게 돼. 그게 좀 더 지나면 당연해져 버리는 거야.”(201쪽) 가난하고 남루한 P시 청소년의 대화도 암담하다. 가난은 뿌리가 깊다. “아빠가 시멘트 개고 엄마가 벽지 바르고 내가 벽돌 나르면 알콩달콩 신도 나겠다, 씨발. 노가다가 가업이라니 끔찍하잖아.”(207쪽) 왜 제목이 ‘모르는 척’인가. 사실 우리는 헌신적인 사람들의 고통을 모르는 척하고 영악하게 부려 먹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폭력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32살의 젊은 작가가 묻고 있다. 우리는 또 무엇을 모르는 척 회피하고 있는지 큰 바늘로 쑤시는 듯하다. 같은 사실을 처한 상황과 인지 수준에 맞게 이해하는 인근과 인호의 엇갈리는 서술은 영화 ‘오! 수정’이나 소설 ‘산체스의 아이들’을 떠올린다. 작가는 2005년 문학동네 작가상으로 등단해 2009년 제1회 자음과모음 문학상을 받았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기고] 정부조직, 절반 아닌 온전한 성공이 되려면/김귀룡 충북대 철학과 교수

    [기고] 정부조직, 절반 아닌 온전한 성공이 되려면/김귀룡 충북대 철학과 교수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의 핵심은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 신설, 식품의약안전청의 처 승격, 행정안전부의 안전행정부 전환이다.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을 외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지가 반영된 안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임시국회를 통과하면 새로운 정부조직의 기본 틀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을 통해 과학 기술력을 높여 산출된 국부를 복지 재원으로 투입하는 한편, 국민 생활 가운데 체감도가 가장 높은 먹거리와 치안 불안 등을 우선 고려하고자 하는 취지도 엿보인다. 인간 생활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먹고사는 문제와 안전성을 배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고 할 만하다. 그렇지만 당장의 현안에만 매달려 미래의 국격 향상을 위한 심모원려의 플랜이 보이지 않는다는 건 아쉬운 점이다. 국가 운영에서 국민의 먹거리 마련과 치안 유지는 기본이다. 그에 못지않게 국민 개개인의 존엄성도 소중하다. 곧 인간 삶의 중요한 두 측면인 몸의 보존과 아울러 정신적 성장도 담보할 수 있게 국가가 운영돼야 한다. 현대적 의미의 국가는 국민을 이끌고 가기보다는 국민 개개인의 발전적 성장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개개인의 성장의 합을 통해 국가 발전을 이뤄야지 국가 발전을 위해 개인을 희생시키거나 인내를 강요해서는 곤란하다. 정부조직 개편안에서 볼 수 있는 우리 국가의 미래와 성장의 의미는 무엇인가. 과학과 기술의 발달을 통한 경제성장, 이의 재분배, 그리고 일상생활에서의 먹거리 안전과 일신의 안전이 민생이며 미래로 정의되고 있다. 여기까지만 하면 국민이 행복할까. 국가는 먹거리만큼이나 정신적 성숙도 고려해야 한다. 행복은 물질적 안정과 정신적 성숙의 조화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민생도 마찬가지다. 정신의 황폐화로 인한 생명 경시 풍조, 흉포해지는 성범죄, 청소년 게임 중독, 외모 지상주의, 물질 만능주의 등은 민생과 치안을 악화시키는 근본 요인이다. 경제적 안정과 치안에만 치중해서는 사회불안 요소들을 근원적으로 제거하기 어렵다. 인수위의 조직개편안이 개개인의 정신적 성숙을 아우르는 국민행복을 보장하는 안이 되기에 미흡한 이유다. 인간 개개인의 정신적 성숙은 바로 훌륭한 교육을 통해서 담보된다. 경제와 민생이 지금 우리의 문제라면, 교육은 우리의 미래인 자손과 관련된 문제다. 우리의 자손을 버려 둘 수 없는 것처럼 교육을 민생과 치안의 뒷전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 국가교육의 중추를 담당하는 대학이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개발 수행 조직으로만 치부돼서는 온당치 않다는 말이다. 정부조직 개편의 후속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 각 부처의 세부조직이 곧 결정될 것이다. 개편안의 큰 틀이 놓치고 있는 인간의 정신적 성숙을 보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업무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성숙을 아우르는 국민행복의 성취를 이룰 수 있는 정부조직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래야만 반쪽이 아닌 온전한 성공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 [北 3차 핵실험 강행] 정부 긴박한 대응

    북한이 제3차 핵실험을 강행함에 따라 우리 정부가 비상 사태에 돌입하며 긴박하게 움직였다. 군 당국은 12일 군사대비태세와 대북정보 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한 단계 격상했다. 북한이 핵실험에 이어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서해 북방한계선(NLL) 및 비무장지대(DMZ)에서 국지적 도발을 감행할 것에 대비해 군 감시 및 방어 전력을 총가동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국방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하고 제임스 셔먼 한미연합사령관 및 성김 주한 미국대사와 한·미 군사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 지위를 행사해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긴급이사회를 열었다.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통해 북 핵실험 대응 방안을 논의했고 반기문 사무총장과도 긴급 통화를 했다. 김 장관은 현지에서 미국·러시아 유엔 주재 대사와도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미 양국 간 긴밀한 협의와 안보리에서의 신속하고 단합된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 외교부는 김성한 외교부 제2차관 주재로 대책회의를 갖고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른 재외국민 보호 및 재외공관 근무 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통일부는 김천식 차관 주재로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열어 개성공단 체류 인원의 신변 안전 등을 점검했다. 이와 함께 통일부는 종합대책상황실을 꾸리고 24시간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내 지하벙커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류우익 통일장관, 김 국방장관 등이 참여한 가운데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해 대책을 숙의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씨줄날줄] 7급 공무원/정기홍 논설위원

    7급 공무원이 연일 화제다. 4년 전 국가정보원 7급 요원을 내세운 영화 ‘7급공무원’이 큰 인기를 끌더니 요즘 한 지상파 방송에선 같은 타이틀과 내용의 드라마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그제 부산시가 지방자치단체에서 처음으로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1명씩을 7급으로 선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은 폐지된 행정고시 제도로 뽑던 5급 직급은 고사하고 주무관인 7급으로 임용한다니 세간에 화제를 몰고 온 것은 당연하겠다 싶다. “왜 7급인가”에 대해서는 해석의 차는 있겠지만 이 직급이 대부분 대학 졸업자가 지원하는 등 시대가 요구하는 ‘중간 지대’란 점이 감안된 것이 아닐까. 공직사회에 7급 변호사, 회계사 시대를 연 이면에는 학력 인플레와 한해 2000명을 뽑는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등이 자리하고 있다. 십수년 전만 해도 이들은 각종 고시 출신 수준의 대우를 받으며 5급 사무관으로 특채되곤 했다. 법무 및 회계법인에서 일하며 고소득을 올리는 특수 직종의 값어치를 쳐준 것이다. 그러던 것이 대우 수준이 떨어져 6급과 7급까지 채용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이들은 경력에 따라 5~7급으로 차별화해 채용된다. 부산시의 경우도 경력을 감안해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변호사의 7급 공채를 충격으로 받아들여 논란이 큰 모양이다. 옛날 하위직 공무원의 벼슬은 참으로 상당했다. 세무 및 산림공무원은 서슬 퍼런 칼날을 휘둘러 이들이 시골 동네에 뜨면 공포의 대상이 되곤 했다. 7급 바로 위의 자리인 ‘6급 주사’(주무관)의 경우 지자체에서는 대단한 끗발로 권한을 행사했던 적이 있었다. 조직의 단맛 쓴맛을 다 보면서 몸에 익힌 현장업무 경험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측면이 컸다. 또한 7급과 9급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장·차관과 자치단체장 자리에 오른 신화적인 인물도 많다. 고시 출신의 공직 인사 관행을 깨겠다는 참여정부 시절에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 지자체 공무원 중에는 이의근 경북지사, 이원종 충북 지사, 김태환 제주지사 등이 9급 고졸 출신이다. 풍찬노숙의 설움을 겪으면서 그 자리에 오른 이들이다. 부산시는 지원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지원자들 입장에서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닐 듯해 보인다. 변호사, 회계사들의 말을 빌리면 공직사회에서 수년간 업무를 익힌 뒤 일반기업체 등에 나가면 법무·회계법인 이상의 대우가 뒤따른다. 공직사회에도 이젠 전문 분야의 인력이 많이 요구되는 시대다. 부산시의 결정이 지방 공직사회에서 전문 직종이 자리잡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회장 구속’ SK 긴급 사장단 회의

    SK그룹이 최태원 SK㈜ 회장의 법정 구속으로 인한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고 직원들의 동요를 가라앉히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SK그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김창근 의장이 나서서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직원들을 다독이는 한편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어 대책을 숙의했다. 특히 조직의 안정을 위해 SK텔레콤 등 계열사와 수펙스 산하 5개 위원회의 위원장 인사도 오는 6일쯤 실시하기로 했다. 김 의장은 1일 서울 중구 서린동 SK 본사 대회의실에 그룹 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하는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했다. 오전 8시부터 1시간가량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최 회장 부재로 인한 사업별 리스크가 없는지 점검하고 시급한 현안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특히 각사의 대외 신인도 하락에 따른 중단기 전략 점검 및 신규 사업 자금조달 어려움 등 전반적인 상황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5개 위원회 위원장 인사를 오는 6일 단행하고, 계열사 인사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최 회장이 법정 구속된 지난달 31일 김 의장은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뜻밖의 결과를 접하고 크게 놀랐을 것”이라며 “여러분도 저마다 소임과 직분에 충실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어 “외부 환경으로 인한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각사는 최고경영자를 중심으로 본연의 경영활동을 통해 고객을 비롯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소명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는 검찰조사에서 재판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오해를 풀기 위해 충분히 소명해 왔음에도 이와 같은 결과에 이르게 돼 대단히 가슴 아프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비, 근신 후 첫 외부행사

    비, 근신 후 첫 외부행사

    군인복무 규율 위반으로 근신 처분을 받았던 가수 비(본명 정지훈·31)가 자숙의 시간을 보낸 뒤 외부 행사에 모습을 처음 드러낸다. 육군 수도방위사령부는 오는 19일 ‘1·21 청와대 기습 사태’ 45주년을 기념해 개최하는 제1회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나라사랑 걷기대회에 정지훈 상병이 참가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낮 12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열리는 이 행사에는 군인, 군인 가족, 서울시민 등이 참가한다. 한편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서울 종로구 청운동의 경복고등학교에서 출발해 창의문, 숙정문, 삼청공원에 이르는 5㎞ 구간을 걷게 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2년간 노숙인 60명의 삶 추적

    한국에서 노숙자(Homeless)들이 문제가 된 시점은 1997년 외환위기 때부터다. 그전에 흔히 부랑자라고 부르는 노숙인(Rough sleeper)들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한국사회가 경제적으로 붕괴되면서 대량 양산된 노숙인은 사회적 이슈가 됐다. ‘한국의 노숙인’(구인회·정근식·신명호 편저,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펴냄)은 등장한 지 15년이 된 노숙인 문제에 대해 학술적으로 접근했다. 2차대전 이후 양산되기 시작해 60여년이 된 영국, 미국의 노숙인들과 달리 한국의 노숙인 역사가 일천한 탓에, 서울대에서 언론정보학, 사회학, 인류학, 사회복지학과 등 사회과학 연구진들이 2009년 정부의 지원을 받아 ‘노숙인 생애사 아카이브 구축사업’을 시작했다. 약 2년에 걸쳐 60명의 노숙인을 1·2차 심층 인터뷰하고 노숙에 이르게 된 경로를 추적했다. 한국 노숙의 범주에는 거리뿐 아니라 찜질방, 만화방, 쪽방, 고시원, 노숙인 쉼터 등도 포함된다. 한국의 노숙인은 첫째 고용의 악화와 자영업의 실패, 둘째는 경제적 몰락으로 인한 이혼 등 가족의 해체, 셋째 선천적·후천적 질환에 따른 노동력 상실 등이 원인이었다. 현재 노숙인 정책은 영국의 ‘새정설’(2000년)이 수용되는 상황이다. 노숙인 발생에 따른 위생과 치안 문제 등 위기 관리보다 노숙인 발생을 예방하는 쪽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노숙의 원인보다 노숙을 촉발하는 요인를 찾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한국 노숙인의 노숙 경로를 보면 근로 빈곤층에 불리한 사회·경제적 구조가 노숙인을 양산하지만, 노숙을 촉발할 만한 불운에 맞닥뜨렸을 때 극복할 수 있는 자체 역량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즉 어린 시절 부모의 학대나 이혼 등으로 정신적 불안을 겪었거나, 사생아, 조부모 슬하의 방치된 어린 시절, 또는 도박이나 알코올 등에 취약하다든지, 재산이나 인간관계에서 계속 사기를 당한다든지 하는 관리능력의 미흡 등이다. 개인적인 성향이 구조적으로 엮이기도 한다. 인쇄업이나 봉제업과 같이 사양 사업에 종사하다가 퇴직한 후 동료와 사업을 시작했는데 관리 능력이 부족해 사기를 당하는 형태다. 느닷없는 불운을 극복하는 능력은 물질적·경제적 차원의 일시적 지원이 아닌, 자존감의 회복이나 성찰을 통한 자립과 자활 의지를 일깨우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들이 대학들과 연계해 진행하는 ‘인문학 과정’이 중요하다. IMF와 같은 전환기에 세상을 바라볼 안목이 없었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주고, 인간의 가치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용병 보완 신한은행 막강 멤버구성 KDB ‘깜짝 빅딜’ 승자는?

    분위기 쇄신을 노린 신한은행과 호화 멤버 구성에 성공한 KDB생명. 승자는 누구일까. 지난 8일 단행된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과 KDB생명의 3-3 트레이드는 “통째로 바꿨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파장이 크다. 한 명뿐인 외국인 선수를 바꾼 것은 물론 주축 선수를 2명이나 맞교환했기 때문. 더구나 두 팀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1, 2위를 차지한 라이벌이다. 그러나 두 팀 모두 성적이 저조하자 돌파구를 찾고자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지난 시즌 통합 6연패를 달성한 신한은행은 올해 왕관을 우리은행에 넘길 위기에 몰렸다. 예상치 못했던 우리은행의 선전에 밀려 3경기 뒤진 2위에 머물러 있다. 8라운드 일정 중 5라운드까지 소화한 상태라 눈부신 선전이 없으면 사실상 1위 복귀가 어렵다. 신한은행의 최대 약점은 외국인 선수가 골밑 싸움에서 밀린다는 것. 슈터 스타일인 캐서린 크라예펠트는 특히 티나 톰슨(우리은행)에게 번번이 당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신한은행은 캐서린을 내주고 정통 센터인 KDB생명에서 애슐리 로빈슨을 데려왔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그동안 팀을 이끌었던 강영숙과 이연화까지 내줬다. 조은주와 곽주영을 얻었지만, 무게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신한은행은 조은주가 에이스 김단비의 부담을 줄여 주고, 곽주영은 성실한 플레이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DB생명은 강영숙의 합류로 기존 센터 신정자와 함께 강력한 더블포스트를 구축하게 됐다. 이연화와 한채진의 쌍포도 막강하다. 최하위로 처져 있지만 화려한 멤버 구성에 성공, 끝까지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버리지 않게 됐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열린세상] 난상토론이란 무엇인가/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열린세상] 난상토론이란 무엇인가/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지금은 모두 토론을 중시한다. 대선과 관련한 토론 방송의 시청률이 무척 높았고, 전문가들이 하나의 주제를 두고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데 토론과 관련한 말 가운데 도무지 어원을 알 수 없는 단어가 하나 있다. ‘난상토론’이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1999)에는 이 말이 등재되어 있지 않다. 난상공론, 난상공의, 난상토의 등은 표제어로 올라 있다. 여러 사람이 모여 어떤 사안을 두고 충분히 의견을 나누어 의논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해방 이후 얼마 동안 ‘토론’보다 ‘토의’란 말이 더 많이 쓰였으므로, 난상토론이 사전에 올라 있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그런데 ‘난상’(爛商)은 오래된 고전어가 아니다. 영조 이후 우리나라 문헌에 용례가 많이 나온다. ‘일성록’ 등을 보면 영조 때부터 ‘어떤 사안에 대해 충분히 검토한다.’는 뜻으로 이 말을 쓰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용례가 ‘정조실록’에 나온다. 정조는 재위 8년(1784년) 음력 3월 27일(임자)에 형조 낭관을 불러 “여러 도에서 올린 심리 문안 일백 수십 도 가운데 부생(傅生)할 만한 것은 궁궐에 두고 난상해야 할 만한 것은 찌를 붙여 내도록 하라.”고 명했다. 부생은 이미 내려진 사형선고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어 형벌을 감해주는 일을 말한다. 이에 비해 난상은 심리에 의문이 있어 재조사하는 등 충분히 검토하는 일을 말하는 듯하다. 그러나 ‘난상토론’이라는 말은 옛 문헌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난상토의라는 말도 보이지 않는다. 정조는 원래의 심리 문안을 내려보내 실무자인 낭관으로 하여금 의견을 갖춰 꼬리에 붙인 뒤 세 명의 당상관에게 각각 의견을 갖추어 들이도록 했고, 필요하다면 해당 도의 관리에게 의견을 더하도록 했다. 따라서 당시의 난상은 토론이 아니라 여러 단계와 여러 경로의 심의로 이루어졌다. 이것을 난상숙의라고 부른다면 옳을 것 같다. 그렇지만 오늘날에는 견해를 달리하는 여러 사람들이 논거를 제시하면서 구두로 맞대결하는 방식에 대해 난상토론이란 말을 사용하고 있다. 어떤 기사에 따르면, 한 정당의 의원총회에서는 자유토론에 이어 “오후 2시에 속개된 후부터는 난상토론이 벌어졌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유토론과 난상토론은 서로 다른 셈이다. 그것이 어떻게 다른가? 참으로 궁금하다. 혹자는 난상토론이라 하면 브레인스토밍을 가리킨다고 말한다. 브레인스토밍이란 각자 자유롭게 생각을 말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아이디어를 끄집어내는 토의 방법이다. 알렉스 F 오스본이 창안한 것으로, 흔히 BS법이라고 부른다. 이 방법은 숙지된 의제를 두고 집단의 창조적 발상을 촉발하되, 판단이나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정당의 난상토론과는 거리가 멀다. 나는 자유토론을 해 본 적도 없고 BS법도 몰랐다. 대학시절 대토론에 나가기 위해 원고를 읽어 나가면서 어세를 변환시키는 방법을 연습한 경험이 있을 따름이다. 토론보다 연설에 익숙했던 나는, 1990년대 동아시아 학자들의 모임에서 중국 학자들이 무척 부러웠다. 그들은 학술 발표를 하면서 원고를 보지 않고 웅변조로 말했을 뿐 아니라,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자기 주장을 긴 시간 토로했다. 문화대혁명을 겪은 세대라서 웅변이 뛰어났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웅변식 발언은 토론의 분위기를 식게 만들었다. 우리 세대의 사람들은 어눌하게 말해야 후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렇기에 우리는 집단 토의에서 대개 호승(好勝)의 마음을 억제할 줄 안다. 또한 어떤 사안이든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난상’하는 법을 배웠다. 옛사람은 두 번 생각하면 그것으로 좋다고 했지만, 우리는 세 번 생각하는 법을 익혔다. 여러 사람이 한 사안을 두고 충분히 헤아리는 것을 과연 토론의 방식으로 행할 수 있을까? 상대방을 압도하려고 애쓰는 토론의 장에서,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들이 과연 우호적으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을까? 토론에 익숙지 못한 나로서는 아무래도 난상토론이란 말이 기이하기만 하다. 이것만은 분명하다. 토론의 장에 나가려면 그에 앞서 난상을 통해 자기 견해를 충분히 정돈해 둬야 한다는 것 말이다.
  • 北 ‘국제 김정일상’ 제정

    北 ‘국제 김정일상’ 제정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된 지 21주년을 맞아 ‘국제김정일상’을 제정했다. 북한은 1993년에도 국제 사회의 비아냥 속에서 ‘국제김일성상’을 제정한 바 있어 국제적 입지를 넓히고 3대 세습을 위한 우상화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4일 “국제김정일상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탄생 기념일 광명성절을 계기로 나라와 민족의 자주성을 위한 투쟁, 온 세계의 자주화와 평화 위업 실현, 인류 문화 발전에 기여한 모든 나라의 인사들에게 수여하게 된다.”고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수상자는 상장과 금메달, 컵을 받는다. 이 같은 북한의 움직임은 1993년 국제김일성상 제정 당시와 유사하다. 북한은 1992년 김일성 주석의 80회 생일을 계기로 주체 사상 보급에 공헌한 외국인들을 위한 ‘국제김일성상’을 제정하기로 결정하고 이듬해부터 상을 수여해 왔다. 국제김정일상도 마찬가지로 로켓 발사 등으로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고 권력 승계기를 맞이한 북한이 친북 인사들을 섭외해 입지를 넓히고 대내적으로는 우상화에 활용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정일도 김일성 같은 수령의 반열에 들었다는 것”이라면서 “선대 수령의 유지를 받든다는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제1위원장은 이날 0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김일성·김정일 시신에 참배했다. 24일은 김 제1위원장의 조모 김정숙의 탄생 95주년이기도 해 북한 매체들은 22일과 23일 그의 공적을 소개하는 등 추모 열기를 고조시켰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시론] 이제는 정책 토론을 시작할 시간/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시론] 이제는 정책 토론을 시작할 시간/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경제는 일류, 정치는 삼류”라는 편견을 잠시만 버리고 한국의 정치사를 되돌아보자. 의외로 우리는 매우 많은 것들을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이루어 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1987년 한국의 민주화 이래 우리의 정치는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을 통해 탈이념적 외교의 근간을 마련했으며, 김영삼 정부의 군(軍)개혁과 금융실명제를 통해 문민통치와 조직적 부패 방지의 기틀을 만들었다. 김대중 정부가 만들어 낸 남북화해의 가능성과 노무현 정부의 권위주의적 정치 문화 극복 역시 우리 정치가 일궈낸 중요한 자산일 수밖에 없다. 이곳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흥미로운 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첫째, 우연찮게도 우리는 적절한 때에 적절한 리더십이 항상 존재했다는 점이다. 군 및 여당 출신의 노태우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과연 그 시기에 자유롭게 북방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가능했을지 의문이며, 김영삼 대통령의 전격적인 리더십이 아니었다면 군 개혁이나 금융실명제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평가들 또한 심심찮게 들린다.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이끌어내고 한반도 평화 정착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어려웠을 것이고, 노무현 대통령은 그만의 독특한 방식과 파격으로 정부의 문턱을 낮추고 대통령의 권한을 상당 부분 포기했던 것도 사실이다. 둘째, 우리는 위에 열거한 대통령들의 정치적 성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데 매우 인색했으며, 각 정권의 실정(失政)과 부패만이 뚜렷하게 기억되고 있다는 점이다. 어떠한 정부이든 공과(功過)가 있는 것인데, 흥미롭게도 우리의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공(功)보다는 과(過)인 것 같다. 다시 말해 우리는 과거 정부의 레거시(legacy·유산)가 없다는 점이며, 이는 한국정치의 근본적인 비극일지도 모른다. 정권 교체, 나아가 시대 교체 등의 슬로건들이 난무했던 이번 선거 역시 과거의 정치를 부정하고 지워버려야만 현재의 정치가 살 수 있다는 한국정치의 기본적인 인식틀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었다. 과거 정권들의 정치적 상속자들이 주요 후보였던 이번 선거의 기본 구도에도 불구하고 선거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말들은 ‘혁신’과 ‘개혁’, 그리고 ‘미래’였다. 아마도 정권인수위원회가 출범하면 정부 부처 개편부터 시작해 시민들 삶의 구석구석까지 백지 위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정작 새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들은 과거 정부들이 남긴 유산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평가, 그리고 그 계승이라는 연장선상에서의 고민이어야 할 것이며, 이는 진보-보수 진영 간의 진정하고 솔직한 토론에서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정치가 얼마나 발전하고 우리의 정책적 토론 기반이 얼마나 성숙했는지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양대 후보 진영이 내놓은 공약과 정책들을 보면 매우 분명하다. 정치 개혁에서부터 경제정의나 복지, 그리고 지역발전 등의 공약에 이르기까지 정책적 논의들이 상당히 수렴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그 논의 수준 또한 몇 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진전되고 구체화된 것이었다. 선거 국면에서는 그 디테일에 대한 차이점만이 강조되었고, 선거 후반 네거티브 공방에 후보들의 정책적 내용이 묻혀 버린 것도 사실이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공통점을 찾아 나가는 정책적 토론의 가능성이 이번 선거만큼 열려 있었던 적도 없었다. 우리의 정치가 더 이상 삼류가 아닌 것은 대한민국 유권자들의 성숙한 정치의식에 힘입은 바 크다. 기록적인 투표 참여를 통해서 그리고 선거과정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적극적인 의견을 표출했던 우리 유권자들은 단순히 주어진 후보들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양 진영의 공약 수립과 선거운동 과정 구석구석까지 논평을 남기고 영향을 미쳤다. 선거라는 거대한 민주주의의 잔치가 끝나고 난 지금이야말로 본격적인 정책적 숙의가 시작되어야 할 시간이며, 이는 박근혜 당선인이 그리고 우리의 정치가 유권자들에게 진 빚이기도 하다.
  • “변신은 장점이자 단점… 배우 인생 행복해요”

    “변신은 장점이자 단점… 배우 인생 행복해요”

    “호를 짓는다면 ‘역시’라고 하고 싶다.” 툭 던진 농담 속에 ‘욕심’이 느껴진다. 그럼 앞으로 ‘역시 신영숙’ 선생이라고 불러야 하나. 단언컨대 그는 많은 뮤지컬 팬들에게 이미 이렇게 불리고 있을 것이다.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에서 유쾌하고 인정 많은 라리시 백작부인으로 활약하고 있는 배우 신영숙(37)은 신영숙이라는 이름 석자만 보고 그가 출연하는 공연을 주저 없이 선택하게 만드는 배우다. 여성 관객이 많아 남성 배우들이 부각되는 뮤지컬계에서 그래서 더더욱 빛이 난다. 1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난 신영숙은 그의 별칭이 된 ‘귀족 전문 배우’의 면모를 지니고 나타났다. 이날 저녁 열리는 뮤지컬페스티벌 무대에 서기 위해 한 진한 스모키 화장과 굵게 웨이브 준 긴 머리가 우아했다.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니 딱 고등학교 때 친구 같은 느낌이다. 뮤지컬 ‘스팸어랏’에서 맡은 ‘호수의 여인’처럼 안개 사이로 고상하게 나타나서는 “했던 노래 또 하고 또 하고, 완전 영원한 망할 노래, 이 노래하다 죽겠지.”라는 코믹한 노래를 하는 ‘반전’ 같다고나 할까. 뮤지컬 배우 신영숙의 연기는 한마디로 꼭 집어 표현하기 어렵다. 그만큼 폭넓게 변신을 거듭해 왔다. 그래서 그가 전작에서 어떤 역할을 했었는지 잊어버리기 일쑤다. ‘셜록 홈즈: 앤더슨가의 비밀’에서는 수다스럽지만 지적인 제인 왓슨이었다가 이어 오른 ‘모차르트!’에서는 화려한 금색 드레스를 입고 ‘황금별’을 부르는 발트슈테텐 남작부인이 됐다. ‘두 도시 이야기’에서는 복수심에 불타는 혁명군의 선봉, 마담 드파르지 역을 맡아 분노를 폭발시키더니 순식간에 분노는 사라지고 인정이 넘치는 라리시 백작부인으로 변해 관객 앞에 섰다. 내년 1월 개막을 앞둔 ‘레베카’에서는 우상을 향한 집착과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댄버스 부인으로 변신한다. 그는 이런 자신의 변신을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표현한다. “가끔은 ‘이런 성격의 역할이라면 이 배우’라고 할 수 있는 강한 개성이 필요한데 그런 게 없어서 걱정될 때도 있다.”는 그는 “바람직한 배우의 길이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건 분명 장점”이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확신의 바탕에는 노력이 깔려 있다. 1999년 뮤지컬 ‘명성황후’로 데뷔한 뒤 서울예술단에 들어가 수많은 대작에 출연했다. 더뮤지컬어워즈에서 여우조연상(2010)을 받을 만큼 연기력과 가창력을 인정받았지만 요즘도 보컬 트레이닝을 받는다. 성악을 전공해 성량이 풍부하고 폭넓은 음역이 강점이라 해도 역할에 맞는 음색을 뽑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뮤지컬은 노래뿐 아니라 연기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래서 작품과 인물에 대한 분석에 많은 공을 들인다. 마담 드파르지의 복수심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영화 ‘도가니’를 보면서 잔혹한 세상에 대한 분노를 간접 체험하기도 했다. “감정적으로 힘들고 체력이 달리는 경험은 그때가 처음이었다.”는 그는 “몸이 축축 늘어져 고기를 달고 다녔는데 이제는 소설을 들고 다닌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뮤지컬 ‘레베카’의 원작인 대프니 듀 모리에의 동명소설을 읽으면서 댄버스 부인의 심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그는 뮤지컬 배우로 살아온 13년을 ‘행복’이라는 단어로 정리했다. ‘명성황후’ 이후 2009년 ‘캣츠’에서 그리자벨라 역할을 맡을 때까지 10년 동안 무명 배우였고 인지도가 없다는 이유로 오디션에 붙고도 캐스팅되지 않은 우울한 경험도 물론 있다. 그래도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했다. “함께 공연하는 후배들이 같이 공연하게 돼 꿈만 같다고 할 때면 정말 힘이 솟고 책임감이 생기죠.” 오지랖이 넓다는 그는 ‘모차르트!’에서 연기한 발트슈테텐 남작부인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단다. “세상을 알고 싶으면 도전해야 하고, 성벽을 넘어 날아올라야 한다.”고 노래하며 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주고 등을 두드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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