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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년 문학계 결산] ‘이야기의 힘’ 강했지만 ‘부익부 빈익빈’ 심화

    [2013년 문학계 결산] ‘이야기의 힘’ 강했지만 ‘부익부 빈익빈’ 심화

    2013년 문단의 키워드는 단연 ‘이야기의 힘’이라 할 정도로 소설이 득세했다. 소설 강세 기류는 대작들이 쏟아져 나온 올여름부터 본격화됐다. 7월 초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40만부)가 독주한 가운데 정유정의 ‘28’(18만부)이 치고 올라왔다. 하지만 뒤이어 등장한 조정래의 ‘정글만리’(전3권)가 돌풍을 일으켰다. 30~50대 남성 독자들까지 끌어당기며 100만부를 팔아치웠다. 국내 문학에서 밀리언셀러가 나온 것은 2008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이후 5년 만이다. 신경숙, 김영하, 정이현 등 국내 중견작가들뿐 아니라 댄 브라운, 베르나르 베르베르 등 해외 인기 작가들의 신작도 ‘소설 특수’에 불을 댕겼다. 하지만 이는 ‘부익부 빈익빈’으로 대형 작가, 자본력을 내세운 일부 소설에 국한된 외적인 풍요에 그쳤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신인작가의 등장에 대한 장벽은 더욱 공고해지고 시 등 다른 문학장르에 대한 관심은 떨어지는 등 쏠림이 심해 문단 내부로 선순환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학과 정치는 긴장 관계를 거듭했다. 지난 5월 한국시인협회는 근현대사 인물 112명에 대한 시를 엮은 시집 ‘사람’을 출간했다가 홍역을 치렀다. 박정희, 이승만 등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들을 찬양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책을 전량 회수하는 소동을 겪었다. 지난해 대선 기간 박근혜 당시 후보에게 안중근 의사의 유묵 소재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가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 혐의로 기소된 안도현 시인은 지난 7월 절필을 선언했다. 이에 문인 217명이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월간 문예지 현대문학은 지난 9월 박근혜 대통령의 수필을 예찬하는 비평과 함께 실어 논란을 빚은 데 이어 유신, 1987년 민주화 항쟁을 언급한 이제하, 정찬, 서정인 작가의 소설 연재를 일방적으로 중단시켜 파문을 일으켰다. 문인들의 기고 거부, 여론의 비판 등이 이어지자 현대문학은 작가들에게 사과하고 양숙진 주간과 편집위원 전원이 사퇴하는 것으로 진화에 나섰다. 젊은 작가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신속한 연대를 통해 제 목소리를 내는 등 세상과 소통했다. 현대문학 파문 직후 페이스북에 보이콧 페이지가 만들어지고 문인 74명이 성명을 낸 것이 대표적인 예다. 문학평론가의 책이 일반 독자들에게까지 인기를 끄는 ‘사건’도 있었다. 황현산(고려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의 첫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가 문인들 사이에서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9쇄(1만 5000부)를 찍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1990년대 전위의 아이콘 백민석 작가의 귀환도 화제였다. 분노·폭력의 에너지가 들끓는 작품들로 주목받았으나 절필을 선언하고 문단을 떠난 그가 10년 만에 소설집 ‘혀끝의 남자’로 돌아오면서 파괴력 있는 작가를 기다리는 문단의 기대감을 높였다. 출판사들의 잇단 팟캐스트 출범은 문인, 평론가들을 마이크 앞에 불러 앉혔고 문학 비평을 새로운 매체로 옮겨가게 했다. 지난 7월 출범한 문학동네의 ‘문학동네 채널1-문학 이야기’를 비롯해 올해 창비, 푸른책, 북스피어 등이 출판계 팟캐스트 열풍에 합류했다. 올해 문단은 큰 상실도 겪었다. ‘영원한 문청’ 최인호 작가가 지난 9월 침샘암으로 영면했다. 지난 5월에는 황석영, 김연수 등 국내 문학계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책이 사재기 파문에 휘말렸다. 이를 두고 한 문인은 “작가들에겐 열패감을 안기고 책이 팔리지 않는 시대임을 방증한 사건이었다”고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불법 도박’ 이수근 집행유예…법원 판단 이유는

    ‘불법 도박’ 이수근 집행유예…법원 판단 이유는

    ’불법 도박’ 이수근 집행유예…재판부 “깊이 뉘우치고 반성”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 신명희 판사는 27일 사설 스포츠토토를 한 혐의(상습도박)로 기소된 개그맨 이수근(38)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신 판사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가수 탁재훈(45)씨와 토니안(35)씨에게도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신 판사는 “피고인들의 사회적 지위, 범행이 사회에 미친 영향, 도박 규모와 기간 등을 고려하면 비난 가능성이 크다. 다만 피고인들이 범행을 시인하고 깊이 뉘우치며 반성하는 점, 동종의 범죄 전력이 없고 재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점 등을 함께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말했다. 이수근씨는 판결 선고 후 “죄송하다. 항소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탁재훈씨와 토니안씨도 “항소하지 않고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 죄송하다”며 법원을 떠났다. 이수근 씨 등은 축구 동호회 회원 등의 권유를 받아 휴대전화로 외국 프로축구 경기의 예상 승리팀에 돈을 걸고 승패에 따라 배당금을 가져가는 이른바 ‘맞대기’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수근씨는 3억7천만원, 탁재훈씨는 2억9천만원, 토니안씨는 4억원을 각각 베팅한 혐의를 받았다. 앞서 이들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방송인 김용만(46)씨는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고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r
  • [최광숙의 시시콜콜] 성형 수술 부추기는 나라

    [최광숙의 시시콜콜] 성형 수술 부추기는 나라

    요즘 우스갯소리로 ‘누구 누구 연예인은 아빠가 같다’는 얘기가 있다. 그 아빠란 다름 아닌 뛰어난 손 기술로 얼굴을 예쁘게 만들어준 성형외과 의사를 말한다. 성형으로 인해서 똑같아진 여성들의 얼굴을 빗대 ‘의란성 쌍둥’이라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가끔 TV 드라마를 보다가 시어머니 역을 맡은 실제 노년의 여배우 얼굴은 빵빵하니 주름살이 하나 없는데 중년의 며느리가 오히려 더 늙어 보이는 경우도 있다. 놀라운 의학 기술이 주는 ‘역차별’이 아닌가 싶어 쓴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의학의 도움을 살짝 받아 외모 콤플렉스에 싸인 이들이 자신감을 찾고 당당히 살아간다면 성형 수술대에 오를 만하다. 하지만 성형 수술로 돌이킬 수 없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적지않은 것을 보면 우리 사회의 ‘성형 열풍’이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한 40대 여교수는 수면마취 상태에서 모발이식 수술을 받다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사지가 마비돼 11개월째 병원에 누워 있다고 한다. 양악수술 등 성형 수술 후유증으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자살하는 이들까지 있다. 심지어 양악수술 후 며칠 만에 숨진 젊은 여성들 소식도 심심찮게 들린다. 너도나도 성형 미인을 꿈꾸면서 한국은 인구 1000명당 성형 시술 건수가 연간 13.5건으로 세계 1위다. 이 수치는 근본적으로 외모 지상주의에 빠진 일그러진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것 일 수도 있겠지만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병원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미국에서 허리디스크 수술 빈도를 조사해 봤더니 캘리포니아 지역의 척추수술 건수는 인구가 비슷한 뉴욕보다 두 배나 많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춘성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외과의사 수만큼 수술이 늘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의사의 과잉 공급이 불필요한 과잉 수술을 부추길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성형 시술을 집도하는 병·의원은 전국 4000여개로 추정된다. 서울의 이른바 ‘뷰티벨트’라 불리는 강남에만도 수백개의 성형외과가 몰려 있다. 병원들은 경쟁 체제에 돌입하면서 고객 유치전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성형 효과를 거짓·과장 광고해 소비자들을 유혹한 전국 13개 성형외과에 시정 명령을 내렸다. ‘사각턱뼈를 깎고도 다음날 출근’, ‘주름 한번 수술로 90세까지’와 같은 부풀린 광고 문안들이 고객들을 병원으로 유인한 것이라고 한다. 병원이야 광고 문안을 시정하면 그만이지만 엉터리 광고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질 수밖에 없다. 교묘하게 규제를 빠져나간 광고까지 감안하면 이제 과대·허위 의료 광고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잣대로 엄히 처벌해야 할 때다. 자칫 소중한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는 잘못된 의료 광고로 인한 책임을 환자들에게만 지우기에는 그 부작용과 폐해가 너무 커 보인다. 논설위원 bori@seoul.co.kr
  • 김정은, 금수산태양궁전 김일성·김정일 참배…고모 김경희는 불참

    김정은, 금수산태양궁전 김일성·김정일 참배…고모 김경희는 불참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추대 기념일을 맞아 군 고위간부들과 함께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전했다. 중앙통신은 “우리 군대와 인민은 김정일 동지를 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높이 모신 22돌을 맞이했다”라며 “김정은 동지는 뜻 깊은 12월 24일에 즈음해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앙통신은 김정은의 참배 시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에서 12월 24일은 김정일 최고사령관 추대 기념일(1991년)이면서 김정일의 생모 김정숙의 생일(1917년)이다. 김정은은 김일성·김정일 입상에 헌화하고 시신이 안치된 ‘영생홀’과 훈장보존실, 유품 보존실 등을 돌아봤다. 이날 참배에는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군 총참모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 서홍찬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김수길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렴철성 총정치국 선전부국장 등 군 고위간부들이 함께했다. 중앙통신은 수행자 명단을 밝히면서 김정은의 고모이자 지난 12일 처형된 장성택의 부인인 김경희 당비서를 언급하지 않아 이날 참배에도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 김경희는 지난 17일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2주기 중앙추모대회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도 불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백두혈통 뿌리 ‘김정숙 띄우기’

    北, 백두혈통 뿌리 ‘김정숙 띄우기’

    북한이 김정일 최고사령관 추대 기념일과 김정일의 생모 김정숙의 생일이 겹치는 24일을 하루 앞두고 김정일 대신 ‘김정숙 띄우기’에 나서 주목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2면 상단에 ‘김정숙 동상’ 앞에서 충성 맹세를 하는 군인들의 사진과 ‘수령 결사옹위의 숭고한 귀감으로 빛나는 백두여장군의 불멸의 업적, 어머님은 오늘도 혁명의 붉은기와 더불어 영생하신다’는 찬양 기사를 싣고 김정숙을 ‘백두혈통의 뿌리’로 부각시켰다. 2면 나머지 지면과 3면 하단에도 김정숙의 빨치산 시절 및 해방 후 일화와 어머니를 그리워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일화를 실으며 김정숙 생일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신문 1면에도 강원도 원산시에 김일성·김정일 부자 동상을 새로 건립한 소식을 다루면서 ‘백두의 혈통을 이어 우리 당을 끝까지 받들리’라는 머리기사를 싣는 등 주요 면 기사를 김정은 우상화와 백두혈통을 부각시키는 기사로 도배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숙에 대한 회상을 통해 백두혈통을 강조하는 게 더 중요했을 것”이라면서 “김정은 유일 지도체제로 가는 정당성을 내외에 선전하고 과시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과 함께 빨치산 활동을 했던 김정숙 기사를 통해 백두혈통을 보위하는 ‘빨치산 혈통’의 충성심을 거듭 부각시키는 한편 “혁명사상을 헐뜯는 현상에 대하여는 날카로운 투쟁을 벌여야 한다”는 김정숙의 말을 인용해 ‘종파행위자’들에게도 경고를 던졌다. 김정은 찬양가 ‘그이 없인 못살아’에 대한 각계 반응도 비중 있게 다뤘다. 북한은 ‘우리의 원수님’ ‘우리는 당신밖에 모른다’ 등 찬양곡 5곡을 연달아 발표하며 김정은 우상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과거로 추억여행 떠나 개인사 몰래 훔쳐보고 먹방보며 허기 달래다

    과거로 추억여행 떠나 개인사 몰래 훔쳐보고 먹방보며 허기 달래다

    2013년은 지상파와 케이블의 균열이 본격화된 한 해였다. 안방극장은 중장년층을 겨냥한 막장 드라마(막드)의 위력이 여전했고, 반면 케이블에서는 2040세대를 노린 젊은 콘텐츠로 차별화 전략을 시도했다. 예능프로그램에서는 관찰과 육아, 극한 등의 키워드가 확산됐고 각 방송사 간 히트 아이템을 서로 베끼는 모방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안방극장에서는 신인 작가의 약진이 눈에 띄는 가운데 복합 장르로 진화한 트렌디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막장 올해 안방극장의 노령화는 심화됐다. 중장년층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막장 드라마가 더욱 기승을 부렸다. 출생의 비밀, 자극적인 대사 등이 인공조미료(MSG)처럼 투척된 막드는 주말극을 중심으로 아예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MBC ‘백년의 유산’, KBS ‘왕가네 식구들’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서도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는 등장 인물이 줄줄이 하차하는 개연성 없는 전개로 막드의 절정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올 한 해 방영된 미니시리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도 숱한 트렌디 드라마를 제친 MBC 월화드라마 ‘마의’(평균 시청률 19.3%)였다. 반면 2040세대를 공략한 tvN ‘응답하라 1994’는 1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지상파를 위협했다. 관찰 예능프로그램에는 ‘관찰 카메라’가 잔뜩 깔렸다. 출연진이 여행을 떠나고, 아이를 돌보고, 집에서 혼자 생활하는 동안 카메라는 이들의 움직임을 가만히 포착했다. 설정이나 개입을 최소화한 채 출연진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낸 ‘리얼리티’ 예능이 유독 각광받았다. 출연진을 힘겨운 상황으로 몰고 가는 ‘극한’ 예능도 등장했다. SBS ‘정글의 법칙’, MBC ‘일밤-진짜 사나이’ 등이다. 그러나 잔인하다는 비판 속에 MBC ‘스타 다이빙쇼 스플래시’는 출연진이 촬영 중 부상을 당하면서 폐지됐다. 복합 한류의 첨병임에도 밋밋한 전개로 한동안 외면받았던 트렌디 드라마는 복합 장르를 통해 활로를 찾았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초능력 소년을 등장시켜 판타지와 로맨스를 접목한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평균 시청률 18.8%로 미니시리즈 2위를 차지했고 귀신을 보는 능력을 지닌 여주인공을 내세워 공포와 로맨스를 섞은 ‘주군의 태양’도 평균 시청률 17.2%를 기록했다. 한편 판타지 로맨스 사극을 표방한 ‘구가의 서’도 선전했다. 케이블에서도 tvN의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판타지 로맨스물 ‘나인:아홉번의 시간여행’이 색다른 소재와 시도로 인기를 끌었다. 표절 예능 프로그램 하나가 히트하면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도미노처럼 줄을 이었다. 비슷한 정도를 지나쳐 ‘표절’ 논란이 빚어진 경우도 많았다. tvN ‘꽃보다 할배’가 성공하자 KBS에서 ‘할배’를 ‘할매’로만 바꾼 듯한 ‘마마도’를 선보여 거센 비판을 받았다. MBC ‘진짜 사나이’의 배경을 소방서와 경찰서로 옮겨온 SBS ‘심장이 뛴다’와 KBS ‘근무중 이상무’, MBC ‘아빠 어디가’에서 ‘육아’ 코드를 따온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아버지 대신 조부모를 앞세운 SBS ‘오! 마이 베이비’ 등도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참신한 시도는 접어 두고 모험을 하지 않으려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안이함이 질타의 대상이었다. 일드 ‘일본 드라마’(일드)의 리메이크가 유독 많았던 것도 올해의 특징이다. 직장인들의 삶과 애환을 그린 직장 드라마로 인기를 모은 KBS ‘직장의 신’, 정통 멜로의 부활을 주도한 조인성·송혜교 주연의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등이 성공 사례로, 시청률에서도 흥행했다. 하지만 똑같이 일드를 리메이크한 MBC ‘여왕의 교실’과 SBS ‘수상한 가정부’ 등은 정서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저조한 시청률을 보였다. 일드의 특성상 주인공 캐릭터가 강해 김혜수, 고현정, 최지우 등의 연기 변신도 줄을 이었다. 먹방 아프리카 TV에서 시작된 ‘먹방’은 방송가에 유행처럼 퍼졌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의 윤후, KBS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추사랑, MBC ‘진짜 사나이’의 샘 해밍턴은 라면, 삶은 계란, ‘군대리아’ 등 별것 아닌 음식을 입맛 돋게 먹으면서 시선을 사로잡았다. KBS ‘해피투게더’의 야간매점 코너는 온갖 야식 레시피의 향연으로 인기를 끌었다. tvN은 1인 가구의 생활을 들여다보는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로 ‘먹방 드라마’의 시작을 알렸다. 신인 신인 작가들의 약진도 빼놓을 수 없는 트렌드다. 특히 단막극을 통해 꾸준히 신인 작가 발굴에 나섰던 KBS가 덕을 톡톡히 봤다. 수목 드라마 ‘비밀’은 2012년 KBS 미니시리즈 극본 공모전 우수상을 수상한 최호철 작가의 작품으로, 드라마 스페셜을 통해 데뷔한 신인 유보라 작가가 의기투합해 스타 작가 김은숙의 SBS ‘상속자들’을 제치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막을 내렸다. 자폐 성향 의사의 성장기를 흥미롭게 풀어낸 KBS ‘굿닥터’도 단막극 드라마시티로 데뷔한 박재범 작가의 작품이다. KBS ‘학교2013’ ‘직장의 신’ 등도 드라마 스페셜 출신 신인 작가의 작품으로 효자 노릇을 제대로 했다. 위기 MBC와 KBS의 시사·교양프로그램은 사회·정치적 이슈에 관한 보도에서 여러 난관을 겪었다. MBC ‘시사매거진 2580’은 지난 6월 방영 예정이었던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이 ‘통편집’되는 수모를 겪었다. 기자들은 성명서를 내고 “담당 부장이 방송을 막았다”고 주장했고, 해당 부장은 교체됐다. KBS ‘추적 60분’은 지난 8월 국정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을 방송하려다 한 차례 연기돼 논란이 일었다. 우여곡절 끝에 1주일 뒤 전파를 탔지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경고 조치를 받았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이혁재, 강제 퇴거에 대출금 미납까지…어쩌다 이렇게까지

    이혁재, 강제 퇴거에 대출금 미납까지…어쩌다 이렇게까지

    개그맨 이혁재가 1년간 건물 임대료를 연체해 사무실에서 강제 퇴거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20일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이혁재는 지난 2011년 6월부터 정보산업진흥원이 위탁 관리하는 문화컨텐츠산업지원센터에 사무실을 입주해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혁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밀린 임대료 2900여만원을 내지 않아 지난달 중순경 강제 퇴거 통보를 받았다. 이외에도 이혁재가 창업대출금 5000만원을 갚지 못해 인천시 산하 신용보증기관인 인천신용보증재단이 대출을 대신 갚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혁재는 2010년 폭행사건에 휘말려 1년여간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후에도 여러 차례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7월에는 한 인터뷰에서 “2010년 폭행사건 후 경찰이 합의금을 요구했다. 그 경찰이 허위 사실을 유포해 문책성 인사 조처를 받았다”고 폭로했다가 해당 경찰로부터 명예훼손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외제차 절도’ 곽한구, 내년 4월 결혼…“자동차가 맺어준 인연”

    ‘외제차 절도’ 곽한구, 내년 4월 결혼…“자동차가 맺어준 인연”

    ‘자동차 절도 사건’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개그맨 곽한구(31)가 자동차 동호회에서 만난 세 살 연상의 일반인 여자 친구와 결혼할 예정이다. 현재 자동차 딜러로 일하고 있는 곽한구(31)는 17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내년 4월 26일 서울 KBS홀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전했다. 예비 신부는 2011년 자동차 동호회에서 만난 일반인으로 두 사람은 3년 넘게 교제를 이어 왔다. 곽한구는 KBS 2TV ‘개그콘서트-독한 것들’ 등을 통해 개성있는 연기로 인기를 끌었지만 지난 2009년과 2010년 외제차 절도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뒤 방송 활동을 중단했었다. 최근 자숙의 시간을 거쳐 중고차 딜러로 변신한 곽한구는 tvN ‘SNL 코리아’의 ‘GTA 강남’편에 출연해 웃음을 자아낸 적이 있다. 한편 곽한구 결혼 소식에 네티즌들은 “곽한구 결혼, 자동차로 망한 사람이 자동차로 흥했구나”, “곽한구에게 자동차란”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달라졌어요(EBS 밤 10시 45분)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남편은 고엽제 후유증으로 20년 전 두 다리를 잃었다. 유난히 시끄럽거나 지저분한 것을 참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매일 가족에게 침묵과 정리정돈을 강요한다. 특히 발달장애가 있는 큰딸을 향한 남편의 폭언과 차가운 눈초리는 집안을 얼게 만든다. 이 가족의 갈등을 풀 수 있는 해법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총리와 나(KBS2 밤 10시) 다음 날 눈을 뜬 다정은 자신이 낯선 곳에 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다정은 한참 뒤 자신이 공관에 있음을 알게 된다. 다정은 공관을 빠져나가려 하지만 마침 오늘이 총리 취임 만찬 날이다. 다정은 조심스럽게 나가려다 우연히 스파이의 얼굴을 목격한다. 한편 권율은 하는 수 없이 스파이를 잡기 위해 다정을 총리 취임 만찬장에 참석시킨다. ■MBC 다큐스페셜(MBC 밤 11시 15분) 독일로 광부를 파견한 지 50주년. 아울러 한독수교 130주년이 되는 올해에 대한민국 역사의 한 단면인 광부, 간호사 파견의 역사적 의의와 명암을 살펴본다. 2004년 당시 이미 60~70대 노년층이었던 그들은 10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다양한 사례를 통해 파독 광부, 간호사, 간호조무사들의 역사적 의미를 짚어 본다.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SBS 밤 11시 15분) 더 솔직하고, 더 강력해진 김구라의 힐링 토크를 만난다. 그가 말하는 1년간의 자숙의 시간, 도대체 김구라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여의도 안테나 구라가 밝히는 핵폭탄급 뉴스로 MC들을 놀라게 한다. 한편 미중년 배우 이성재가 가세한다. 그에게서 좀처럼 들을 수 없었던 허심탄회한 이야기도 접해 본다. ■요리비전(EBS 밤 8시 20분) 찬 바람이 불면 경남 통영의 어부들은 ‘볼락’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사시사철 잡히지만 겨울이면 더 깊은 맛을 내는 볼락은 여전히 통영 토박이들의 입맛을 돋우고 있다. 어부의 아내는 남편이 낚아 온 볼락을 노릇하게 굽고, 소금 바람에 꾸덕하게 말려 찜을 한다. 볼락을 통째로 넣어 담그는 볼락깍두기는 음력설이 오기 전에 다 먹어야 맛이 좋다는데…. ■힐링로드 만남(OBS 밤 11시 5분) 옛 풍경과 정겨운 공기를 간직한 마을. 형광 빛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도심 속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과거로의 시공간에 빠져든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 있다. 삐죽이 솟은 아파트들 사이에 낮은 모습을 한 채 우리를 맞는 대장동. 우리가 그리워하던 이야기를 지금 이 순간에도 엮고 사는 사람들을 만나 본다.
  • [최광숙의 시시콜콜] 무엇이든 물어보라면서요?

    [최광숙의 시시콜콜] 무엇이든 물어보라면서요?

    “여자 친구와 데이트를 하는데 신촌역 부근 맛집을 알려주세요.” 서울시 민원상담 전화서비스 ‘120 다산콜센터’로 걸려온 내용이다. 이 정도의 질문에는 상담사도 웃어넘긴다. “어디로 가는데 그 경로의 모든 버스와 지하철 이용 방법을 문자로 보내달라”는 황당한 시민도 있다. 이마저도 견딜 만하다. “넌 속옷을 뭘 입냐”는 남자들의 노골적인 성희롱에는 결국 여성 상담사들의 자존심은 일순간 무너지고 만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슬로건을 내건 다산콜센터 덕분에 시민들 가운데 세금 낸 보람을 느낀다고 하는 이들이 많다. 여권발급, 혼인신고, 전입신고 등 서울시나 구청과 관련된 430개의 업무가 이곳에 전화하면 다 해결된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의 ‘개념 없는’ 전화로 상담사들은 자존감 상실, 우울감 등 여느 감정노동자들보다 더한 고통을 겪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질문에 “상담할 수 없다”고 하면 “무엇이든 물어보라고 했잖아”라고 오히려 큰소리친다고 한다. 24시간 운영되다 보니 밤 근무는 지옥이다. 전화 거는 절반은 술에 취해 있다. 욕설은 기본이다. 그런 말을 들으면 상담사들은 부글부글 끓어 오르지만 바로 전화를 끊을 수 없다. 3번 정도는 받아줘야 한단다. 악성 전화에도 참고만 있어야 하는 것이 이들의 신세다. 서울시는 콜센터 업무를 민간위탁하는데 그 업무를 맡으려는 업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그러다 보니 업체들은 상담사들에게 과도한 친절과 과도한 업무를 맡길 수밖에 없다. 시간당 전화를 몇 번 받는지, 얼마나 친절하게 받는 지 등 일과 시간 내의 모든 행동들이 실시간 모니터링되면서 상담사들은 화장실 가는 몇 분을 제외하고는 죽도록 전화만 받아야 하고, 그것도 어떤 경우든 상냥하게 웃으면서 응대하지 않을 수 없다. 문경란 서울시 인권위원회 위원장은 “다른 콜센터와 달리 다산 콜센터 직원들은 사실상 공무원들이 하는 일을 한다. 그들이 공무원을 대신해 민원인들의 모든 화풀이까지 다 받아주고 있는 실정이지만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민간위탁 대신 공공부문이 이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하지만 서울시 재정 여건상 3개 위탁업체에 소속된 500여 상담원들의 신분을 하루아침에 공무원으로 바꿔줄 수는 없을 것이다. 우선 감정노동자인 상담사들의 작업 환경 개선에 서울시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시정과 구정 업무가 아닌 질문에는 3회 경고가 아니라 단박에 전화를 끊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성희롱과 욕설이 담긴 전화의 경우 고소 및 고발 조치를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전화 한 통화로 민원을 해결하는 시민의 입장에서야 좋지만 과연 이런 서비스를 365일, 24시간 운영하는 것은 ‘과잉 행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1년 내내, 밤새도록 민원 서비스를 하는 곳은 전 세계에서 서울시가 유일하지 싶다. 논설위원 bori@seoul.co.kr
  • 박대통령, 양승조·장하나 겨냥 “도 넘는 과격 발언 정쟁 위한 것”

    박대통령, 양승조·장하나 겨냥 “도 넘는 과격 발언 정쟁 위한 것”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지금 국론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고 도를 넘는 과격한 발언을 하는 것은 결코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쟁을 위한 것이라고 국민께서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가 여전히 과거에 발목 잡혀서 정쟁으로 치닫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어 정말 안타깝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러한 박 대통령의 언급은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사건을 거론하면서 박 대통령이 그런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민주당 양승조 최고위원과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한 같은 당 장하나 의원의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또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의 정세가 급변하고 있고 북한의 위협과 정세변화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위중한 상황”이라며 “세계경제의 불확실성도 지속하고 있고 최근 회복기미를 보이는 우리 경제도 지금 이 불씨를 살려가지 못한다면 경제가 다시 가라앉고 국민의 고통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북한은 현재 김정은의 권력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숙청을 감행하면서 공포정치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 남북관계가 더욱 불안해질 수 있어 이런 때일수록 국민의 안위와 자유민주주의를 확고히 지키는 것이 국가가 해야할 의무이고 국민을 대신하는 정치권이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 동북아 정세에 큰 문제가 될 수 있었던 방공식별구역 확대 문제도 우리가 차분히 대응하고 깊은 숙의를 통해 이뤄낸 것”이라며 “앞으로도 정부는 원칙을 갖고 모든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며, 정치논리가 아니라 국민의 삶에 중점을 두고 모든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서 작고 착한 개발을 꿈꾸다

    서울서 작고 착한 개발을 꿈꾸다

    리씽킹 서울/김경민·박재민 지음/서해문집/264쪽/1만 5000원 2005년 서울 서부이촌동에 입주한 동원아파트 주민 103가구는 불과 2년 만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지은 지 2년밖에 안 된 새 아파트를 허물어 대규모 상업지구로 개발하겠다는 서울시의 발표였다. 다음 날부터 개발에 대한 기대로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지만, 정작 거래가 단절되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졌다. 개발지역 지정 이후 집을 사는 사람은 개발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낭패를 겪은 이는 비단 동원아파트 주민만이 아니었다. 서부이촌동 2200여가구가 개발사업의 한 축으로 편입되면서 사업은 사실상 표류하기 시작했다. ‘개발전문가’(디벨로퍼)의 부재도 표류에 한몫했다. 디벨로퍼는 토지비용과 건설비용을 가급적 낮춰야 하지만, 건설회사들이 디벨로퍼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이해관계가 상충했다. 건설비용을 늘리려던 건설사들의 노력은 ‘용적률을 올려 달라’는 외침으로 돌아왔다. 좌초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실패한 도시재생사업의 전형이란 기록을 남기게 됐다. 용산 개발이 그토록 닮고 싶어 했던 일본 도쿄의 롯본기힐 개발도 400여가구의 토지를 수용하는 데만 무려 14년의 세월이 걸렸다는 사실을 간과한 결과다. 대규모 철거 이후 전면 재개발에 들어가는 과거의 개발 공식은 이미 곳곳에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서울도 몸살을 앓은 지 오래다. 철거된 지역은 아파트로 채워지거나 국적 불명의 상업지구로 얼굴을 바꿨다. 그 틈 사이로 오래된 도시, 서울의 역사·문화 자원은 잊히고 지역 커뮤니티는 해체돼 갔다. 도시에 초대형 건물군을 건설하는 원래 취지는 도시의 가치를 높이려는 것이다. 근대 건축의 아버지라 불리는 프랑스의 르코르뷔지에가 센강 북쪽 파리 중심 지역을 완전히 허물고 60층 건물로 가득 채우려는 계획을 발표하자 ‘파리지앵’들은 경악했다. 다행히 계획은 실현되지 않았고 파리는 여전히 19세기풍의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와 중국의 여러 도시들은 르코르뷔지에의 계획안에 맞춰 기존 건물을 부수고 초고층 도시로 탈바꿈했다. ‘집적 경제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이 방식은 연평균 경제성장률 10%를 웃도는 중국의 도시에나 적합한 것이다. “초고층 건물을 지으면 창조적 기업들이 들어오고 도시 경쟁력이 향상된다”는 논리는 우리에겐 이제 신화일 따름이다. 하버드대와 서울대에서 도시계획과 근대 산업경관을 공부한 저자들은 작은 개발, 착한 개발, 공정한 개발을 부르짖는다. 그런데 단순히 구호로 그치지 않는다. 진지한 고찰, 보존과 개발 사이의 균형전략은 저서 ‘리씽킹 서울’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들은 서울 종로구 익선동과 창신동(옛 동대문구), 구로구 가리봉동에 주목한다. 오래된 가능성의 공간에 탐닉한 것이다. 익선동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옥 밀집 지역이다. 20세기 최초의 한국인 디벨로퍼 정세권이 부유층 거주지인 북촌 한옥마을을 개발하기에 앞서 서민을 위해 조성했던 한옥촌이다. 100여년의 역사와 문화, 유동인구의 삼박자를 고루 갖춰 중국 상하이의 ‘티엔즈팡’처럼 보존과 개발의 균형을 보여 주는 성공 사례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크다. 저소득층 밀집지였던 티엔즈팡은 건물 1층의 고급스럽고 창의적인 현대식 공간과 건물 2층에 머무는 소박한 상하이 원주민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장소로 바뀌었다. 후미진 골목에선 여전히 러닝셔츠 차림에 담배를 피우는 아저씨와 깔끔한 옷차림의 외지인을 함께 볼 수 있다. 신경숙의 소설 ‘외딴 방’에 등장하는 ‘벌집방’의 배경인 가리봉동 쪽방촌도 마찬가지다. 1970~1980년대 수출 주역들이 살던 구로 지역은 ‘라보때’(라면으로 보통 때운다)란 은어가 통용되던 장소다. 이곳에 대해 젊은 세대가 가진 이미지는 사뭇 다르다. 첨단 오피스 밀집 지역이자 쇼핑의 메카다. 다행히 옛 공장과 창고 건물, 쪽방촌 일부는 옛 기억을 간직한 채 남아 있다. 쪽방촌에서 외국인 전용 게스트하우스로 바뀐 일본의 요코하마 호스텔 빌리지는 가리봉동이 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 알려 준다. 동대문 의류공장 노동자들의 주거지이자 소규모 봉제공장의 밀집지였던 창신동도 도살장 밀집 지역에 생긴 뉴욕의 패션 중심지 미트패킹 지구를 벤치마킹할 수 있다. 저자들은 개발권 이양, 역사를 지닌 건물의 재생에 대한 세액 공제, 서울시 재개발청 설립 등을 정책적 해법으로 제시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불법 도박’ 앤디 공식입장 “모든 활동 중단…자숙의 시간 갖겠다”

    ‘불법 도박’ 앤디 공식입장 “모든 활동 중단…자숙의 시간 갖겠다”

    그룹 신화의 앤디가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가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소속사가 사과문을 통해 공식입장을 전달했다. 앤디의 소속사 티오피미디어는 1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불미스런 일로 인하여 앤디를 사랑해주시는 많은 팬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소속사는 “앤디 본인은 검찰 조사 결과 및 이번 일에 대하여 진심으로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향후 공식적인 활동을 중단하고 당분간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현재 출연 중인 프로그램 제작진에게도 이러한 본인의 의사를 전달하였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앤디는 현재 신화 멤버들과 함께 JTBC ‘신화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소속사는 끝으로 “다시는 이와 같은 일로 많은 사랑을 보내주시는 분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으며,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 전합니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윤재필 부장검사)는 휴대전화를 이용한 사설 스포츠토토 도박 사범을 수사한 결과 유명 연예인 등 도박참가자 21명을 적발해 18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3명을 약식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1월부터 수사에 착수해 개그맨 김용만(집행유예 확정)과 이수근, 양세형, 공기탁, 가수 탁재훈과 HOT 출신 토니안, 앤디, 방송인 붐 등 8명이 상습적으로 맞대기 도박이나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을 해 온 사실을 적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한국의 민주주의에 없는 것/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시론] 한국의 민주주의에 없는 것/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민주주의를 잘 지켜내려면. 맞다고 보고 들은 것, 옳다고 믿는 것, 좋다고 여기는 것이 실제 그러한지를 살펴볼 시간 말이다. 혼자가 아니라 타인과 공동체가 함께 그리할 수 있는 시간 말이다. 저마다 달리 내세우는 사실과 가치와 행동 방식이 우리 모두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를 따져보고, 서로를 조화롭게 만드는 시간 말이다.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숙고와 숙의, 그리고 성찰을 위한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다면 바로 이러한 시간의 부족 혹은 부재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다양한 열정과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히고설켜 있다. 그래서 우리가 접하고 취한 정보와 지식에는 드러나지 않은 의도와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는 요소들이 담겨 있다. 맞다고 보고 들은 것이 틀린 것일 수 있고, 옳다 믿은 것이 그른 것일 수 있으며 좋다 여겼던 것이 나쁜 것일 수 있다. 그 역도 성립한다. 민주주의를 잘 지켜야 한다면 바로 그 가능성을 인정하는 태도이고 제도이며 체제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다수결을 의사결정의 방식으로 삼았으면서도 다수의 의견이 소수의 의견을 보호할 때 정당성과 권위를 가질 수 있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다수결의 방식은 다수가 간과한 것을 소수가 포착했을 가능성에 대한 존중을 전제로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은 자신의 뜻과 다를지라도 다수에 편승할 수밖에 없게 된다. 보호받고 존중받지 못할 결정을 할 이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설사 그러한 결정을 했다고 하더라도 숨기고 침묵할 것이다. 바로 여기서 민주주의의 적, 전체주의가 자라난다. 지난 8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합법적이지 않은 대통령’이라고 규정한 파리 시위 참가자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다”며 페이스북을 통해 ‘엄포’를 놓았다. 전체주의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며 헌법 앞에 선서한 국회의원의 격에 어울리지 않는 발언이다. 새누리당 의원으로서 당파성을 가질 수밖에 없음을 감안해도 그러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다수의 판단과 선택에 의해 당선되었어도, 또 다수에게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어도 그러하다. 하지만 그 다수라는 것이 ‘겨우 3% 포인트’ 차이에 그칠 뿐이며 최근에 들어서는 부정적 평가가 점차 늘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꼭 그래서가 아니다. 국회의원이라면 자신과 다른 소수의 목소리를 헤아려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이 충성을 다하고자 하는 박 대통령을 의심하라는 것이 아니다. 소수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파리 시위대가 자신과 박 대통령을 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걱정하고 있음을 간파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 마음에 들지 않다면 그저 ‘난 생각이 다른데, 좀 더 시간을 갖고 두고 보자. 분명 당신들이 틀렸음을 알게 될 것이다’, ‘꼭 그런 식으로 서둘러 낙인을 찍어야 했느냐’, ‘그리하는 것이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모르냐’며 방법에 대한 재고를 요청했으면 좋았으리라. 정치인이 직접 국민 중 누군가를 심판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리해서는 누군가를 배제하게 됨에 따라, 늘 존재할 수밖에 없는 서로 다른 이들의 공존과 협력을 끌어낼 수 없다. 정치의 본래 목적, 공동체의 유지와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치에서 배제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배제 그 자체일 따름이다. 어찌 말하고 행동하느냐는 자유라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진정한 자유는, 특히 정치에서 자유는 생각나는 대로, 마음내키는 대로 말하고 행동할 자유를 의미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것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만드는 ‘관용’을 의미한다. ‘자유’민주주의의 자유가 바로 그것이고, 그것을 보장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의 민주주의이다. 이것이 자유민주주의의 참뜻이다. 말 한마디를 해도 시간을 갖고 이 점을 새기며 할 일이다.
  • ‘음주 오토바이 교통사고’ 이원구 측 “모든 프로그램 하차…자숙하겠다” 반성

    ‘음주 오토바이 교통사고’ 이원구 측 “모든 프로그램 하차…자숙하겠다” 반성

    개그맨 이원구가 오토바이 음주 교통사고를 내 자숙의 의미로 출연 중이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한다. 이원구 측은 5일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자숙의 의미로 현재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원구 측 관계자는 “이원구가 팔에 깁스를 한 상태로 그 이상으로 부상이 심각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본인도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오전 4시 10분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노들길에서 이원구가 취한 상태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가로등을 들이받았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이원구는 팔과 다리에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 응급실로 후송돼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구는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KBS2 ‘개그콘서트’의 코너 ‘애정남’, ‘남자뉴스’, ‘네가지’ 등에 출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광숙의 시시콜콜] 황혼 이혼과 퇴계의 아내 사랑

    [최광숙의 시시콜콜] 황혼 이혼과 퇴계의 아내 사랑

    지난해 20년 이상 결혼 생활을 한 부부의 황혼 이혼이 처음으로 결혼 4년 미만의 신혼 이혼을 앞질렀다는 통계가 나왔다. 이혼한 4쌍 가운데 1쌍이 황혼 이혼이라고 한다. 최근 한 방송사 여성 앵커의 진흙탕 이혼소송 소식도 들려온다. 이런 이혼 뉴스를 들으면서 조선시대 유학자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퇴계는 당대 최고의 학자로 명성이 자자했지만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첫 번째 부인 허씨는 다섯 살, 한 달 된 어린 자식을 남겨 두고 일찍 세상을 떠났다. 둘째 부인 권씨는 정성 드려 차린 제사 음식에 먼저 손을 대고, 남편의 흰 도포 자락을 빨간 헝겊으로 꿰맬 정도로 정신이 온전치 못했다.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할 수 없었을 만큼 모자랐던 부인을 말없이 품었던 이가 바로 퇴계다. 퇴계의 부부관은 제자 이함형에게 보낸 편지에 잘 나타난다. 이함형은 부인과 금실이 좋지 않아 잠자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사실을 안 퇴계는 어느 날 제자가 고향에 다녀오겠다고 하자 슬며시 편지를 건넸다. “나는 두 번 장가를 들었지만 내내 불행했다. 그렇지만 결코 마음을 박하게 먹지 않고 노력해 온 것이 수십 년이 된다. 그동안 몹시 괴롭고 심란해 번민을 견디다 못할 때도 있었지만, 어찌 감정에 이끌려 대륜(大倫)을 소홀히 하겠는가.” 퇴계는 자신의 아픈 가정사까지 드러내며 제자에게 부부간 도리를 일깨워줬다. 이후 잘못을 깨우친 이함형은 부인을 따뜻하게 대했고, 후손도 번성했다고 한다. 훗날 퇴계가 세상을 뜨자 이함형 내외와 그 자손들은 퇴계의 삼년상을 치렀을 정도로 퇴계를 부모처럼 여겼다. 퇴계는 장가 가는 손자 이안도에게 “무릇 부부란 인륜의 시작이고 만복의 근원이니, 아무리 지극히 친밀하고 가까워도 또한 지극히 바르고 지극히 삼가야 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퇴계의 결혼관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군자의 도(道)는 부부에게서 시작된다는 믿음이다. 부부생활이야말로 치가(治家)의 근본이라는 것이다. 둘째 부부란 서로 손님 대하듯 공경해야 한다. 퇴계는 이를 ‘상경여빈’(相敬如賓)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퇴계가 살던 때와 지금은 분명 다르다. 부부 간 갈등의 양상은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할 게다. 더구나 부부 간 일은 아무도 모른다 하지 않던가. 검은 머리 파뿌리될 때까지 해로(偕老)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릴 때는 저마다 피치 못할 사연도 있을 것이다. 요즘은 이혼하는 게 ‘흉’이 아닌 세상이다. 하지만 평생을 함께한 노부부의 다정한 모습은 온갖 화려한 것들이 넘쳐나는 오늘날에도 이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아름답다. 매사에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며 올바르게 처신하고, 부부의 도리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퇴계의 말은 4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에게 큰 무게로 다가온다.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수백향’ 이재룡, 명세빈 생존 사실 알고 경악

    ‘수백향’ 이재룡, 명세빈 생존 사실 알고 경악

    21일 방송된 MBC 드라마 ‘제왕의 딸 수백향’에서 무령왕(이재룡)이 채화(명세빈)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 이날 방송된 수백향에서는 내숙(정성모 분)이 백매순의 세공장에서 구천(윤태영 분)을 목격하는 장면으로 시작됐다. 구천의 뒤를 밟은 내숙은 구천이 채화와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 길로 무령왕을 찾아간 내숙은 백제의 미래가 걱정돼 채화(명세빈 분)가 죽었다는 거짓말을 했다며 자신을 죽여달라고 청했다. 내숙은 채화가 무령왕의 핏줄을 키우고 있던 백제의 공주라 밝히자 무령왕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무령왕은 당장 채화를 만나게 하라고 명했고, 채화는 집으로 찾아온 내숙의 얼굴을 본 후 술병을 떨어트리며 충격을 받았다. 수백향은 백제 무령왕의 딸 수백향의 일대기를 다룬 사극으로 백제 왕실의 가족사와 사랑 이야기를 담아낸 사극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오픈골프] 강성훈 ‘행운의 우승’

    [한국오픈골프] 강성훈 ‘행운의 우승’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투어 제56회 한국오픈 우승길을 질주하던 김형태(36)가 2벌타를 받고 정상을 강성훈(26·신한금융그룹)에게 내줬다.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 골프장(파71·7208야드)에서 끝난 대회 최종 4라운드. 강성훈은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인 최종합계 4언더파 280타로 우승했다.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강성훈은 당초 2언더파 공동 5위로 선두 김형태(9언더파)에게 7타나 뒤진 채 마지막 4라운드를 시작했다. 그러나 김형태가 3타를 잃은 이후인 13번홀(파3) 티샷을 해저드 구역에 떨어뜨린 뒤 샷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해저드 구역 내에서는 클럽을 지면에 대서는 안 된다’는 골프규칙 13조 4항을 위반한 것으로 뒤늦게 판정돼 2벌타를 받고 동타가 됐다. 김형태는 이 사실을 모른 채 18번홀(파5)에서 또 1타를 까먹어 모두 6타를 잃은 최종합계 3언더파 281타, 1타차 공동 2위로 밀려났다. 경기위원회는 김형태의 어필에 따라 1시간 20여분간 숙의했지만 판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김형태는 문제가 됐던 13번홀의 타수를 보기 스코어인 ‘4’에서 트리플 스코어 ‘6’으로 고쳐 스코어카드를 제출, 최종 판정에 승복했다. 우승자 판정에 1시간 20분이 걸렸다. 지난주 CJ인비테이셔널에 이어 2주 연속 우승한 강성훈은 “형태 형에게 우승 인사를 건네기 위해 갔다가 바뀐 스코어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미프로골프(PGA) 2부 투어 생활로 국내 시드가 없어 초청 선수로 출전했지만 단박에 시즌 상금 1위(4억 7500만원)에 올랐다. 김형태를 악몽에 빠뜨린 골프규칙 13조 4항은 해저드의 상태를 테스트하거나 공의 위치를 개선하는 것을 금지하고, 지면이나 물에 손이나 클럽으로 접촉하는 행위를 금한다. 한편 세계 랭킹 6위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4타를 줄인 김형태와 동타,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최광숙의 시시콜콜] 죽어가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최광숙의 시시콜콜] 죽어가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친정 어머니는 두달여 동안 한 대학병원의 호스피스 병동에서 계시다 돌아가셨다. 암 선고를 받고도 10여년 동안 텃밭을 가꾸며 건강하게 생활하셨지만 말년에 찾아온 통증을 견디기 어려워하셨기 때문이다. 말기암 환자들의 통증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여서 마약 성분이 들어 있는 통증 완화 주사를 맞지 않으면 그 고통을 견딜 수 없다는 것을 어머니를 간호하면서 절감했다. 지금 암으로 사망하는 환자가 연간 7만 5000명인데 전국의 호스피스 시설은 55곳 정도다. 병상은 다 합쳐 880개밖에 안 된다. 어렵사리 호스피스 병원에 입원해도 일부 시설에서는 4주 이상 머물기 어렵다. 대기자가 100여명씩이나 되니 병상을 독차지할 수 없도록 규정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앙상하게 마른 암환자들이 링거병을 달고 다른 병원을 찾아 헤매야 하는 실정이다. 미국은 호스피스 시설이 1만 5300곳이 넘는다고 한다. 미국의 암 사망자 10명 중 6.5명이 호스피스에서 통증관리를 받으면서 여생을 마친다. 반면 우리의 경우 암환자 8명 중 1명 정도만 호스피스의 혜택을 누린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독일의 경우를 보면, 우리는 시설 부족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가야 할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생의 마지막 저녁 식사’라는 책을 보면 호텔 일류 요리사 출신인 루프레히트 슈미트는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한 호스피스 시설에서 환자들이 평소 먹고 싶었던 ‘특식’을 만들어 준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원하는 것은 건강식이 아니라 어머니가 만들어주던 요리나 어린 시절 할머니댁에 놀러 가서 먹었던 간식 같은 추억의 음식이었다. 호스피스 시설이 삶을 정리하는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마음까지 세심하게 다독거려 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건복지부가 최근 말기암 환자를 위해 내놓은 ‘호스피스 완화 의료 대책’은 그야말로 ‘뒷북’ 정책이 아닐 수 없다. 2020년까지 호스피스 병상을 880개에서 1400개로 늘리고, 이용률도 12%에서 20%까지 올린다는 계획도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지금과 같이 민간병원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호스피스 병동 설립에 소극적인 상황이 지속되는 한, 정부가 이를 강제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병원들이 호스피스 병동에 관심을 갖지 않고 정부 지원도 대폭 확대되지 않는 한 정부의 계획은 장밋빛 청사진에 그치고 말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4명 중 1명이 암으로 사망한다. 호스피스 대책은 더 이상 먼 세상 이야기가 아니라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무상급식, 무상보육이다 뭐다 해 온 나라가 복지 타령을 한다. 하지만 일생을 잘 마무리하고, 편안히 눈을 감게 하는 것만큼 중요한 복지가 또 있을까. 죽음을 앞둔 이들이 조금이나마 고통 없이 편안하게 세상과 이별하도록 하는 ‘진짜 복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논설위원 bori@seoul.co.kr
  • [미래로… 과거로… 타임머신 타고 떠나자] 40년전 구로시장은 어땠을까

    [미래로… 과거로… 타임머신 타고 떠나자] 40년전 구로시장은 어땠을까

    구로구가 옛 구로공단의 산업화 과정이 담긴 ‘추억과 희망의 구로공단 여행’ 문화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번 여행은 구로구와 관련된 이야기와 일화, 역사적 사건 등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투어 프로그램으로 오는 19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와 4시 하루 2회씩 마련된다. 단 3·4회 일정은 이달 27일(일요일)에 열린다. 구는 지난달까지 ‘노동의 길’이란 주제로 스토리텔링 작업을 실시, 구로공단(현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의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을 지닌 ‘구로공단 장터길’, ‘산업화와 노동자의 길’, ‘작가들이 사랑한 구로공단길’ 등 3개 투어코스를 발굴했다. 1코스는 마리오 사거리에서 출발해 옌볜거리, 인력시장을 지나 비단길로 이어진다. 40년을 이어오는 포목점과 기름집 등 가리봉 시장과 구로시장 중심의 코스다. 2코스는 과거 수출산업공단에서 시작해 2공단 사거리, 가리봉역으로 구성됐다.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위한 노력과 근대경제발전을 이끌었던 구로공단 노동자의 땀과 흔적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 3코스는 지금의 구로디지털단지역과 가리봉시장 고개, 파노라마 쇼핑센터 터 등이다. 신경숙의 ‘외딴방’, 영화 ‘구로아리랑’, ‘박하사탕’ 등 많은 소설과 영화 속에 등장했던 구로공단의 거리를 돌아보게 된다. 참가 희망자는 오는 17일까지 문화체육과(860-2278)로 신청하면 된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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