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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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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부동산과 세밑 거리의 아이들/김지우 소설가

    [시론] 부동산과 세밑 거리의 아이들/김지우 소설가

    한차례 눈도 지나가고 이른바 세밑이다. 유난히 가족애가 강조되고 그 어느 때보다 가슴이 훈훈해지는 온정적인 달이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에 절대적 빈곤감까지 가세되어 세밑이 온통 아우성이다. 화두도 부동산이요, 딜레마도 부동산이요, 오로지 부동산만이 생의 증거인 것처럼 자발없다. 그리고 가출 청소년들은 여전히 차가운 겨울 밤거리를 헤매고 있다. 가정과 학교를 완전히 떠나 ‘거리의 아이들’로 소위 독립생활을 하고 있다. 거리의 아이들은 먹고살기 위해서 무엇이든 한다. 속칭 ‘삥뜯기, 자판기 털이, 차털이’ 등 범죄의 유혹에 빠져 들기도 한다. 원조교제 등 성매매를 통해 생활비를 벌기도 한다. 가출한 미성년자라는 불안한 신분 때문에 20만∼30만원에 불과한 아르바이트 돈을 떼이는 일도 허다하다.PC방이나 찜질방을 전전하거나 1평도 채 안 되는 쪽방에서 하루를 한 끼니로 때우거나 굶으면서 산다. 이런 거리의 아이들이 적게는 10만, 많게는 100만명이라고 한다. 더욱 놀라운 건 가출 청소년 4명 중 1명이 초등학생이다. 급속한 가족해체의 단면을 보여준다. 가출 유형도 옛날과는 너무 다르다. 집 바깥의 세상에 마음을 빼앗겨 세상을 향해 나가는 추구형 가출이나 시위형 가출, 부모의 과도한 통제나 기대로부터 자유롭기 위한 도피형 가출은 서랍 속 고전이 됐다. 유희추구형 가출은 더더욱 아니다. 가정 내 폭력을 피하기 위한 탈출형 가출이나 가정이 파괴되면서 거리로 나선 버려진 가출인 경우가 태반이다. 말하자면 생계곤란형 가출인 셈이다. 그러나 정부의 청소년정책은 가정과 학교에 소속된 아이들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아무 소속이 없는, 존재하면서도 존재감이 없는, 유령같은 존재인 거리의 아이들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쉼터나 그룹 홈 같은 시설은 수용 위주의 정책으로 통제와 관리가 우선이다. 따라서 거리 생활로 지친 아이들에게 그다지 쉴 만한 공간이 되지 못한다. 집과 가족에게서 탈출했음에도 거리의 아이들은 ‘가족적인’ 공간과 ‘집 같은’ 공간을 너무도 절실히 원한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그리운 게 가족이라고 눈시울을 붉힌다. 그나마도 단기쉼터는 한두 달 정도밖에 머물 수 없다. 결국 아이들은 다시 거리에서 자신의 힘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가정이 해체됐기 때문에 돌아갈 가정, 부모도 없고 학교도 다니지 못한다. 기능적으로 해체된 가정이 많아 집으로 돌려보내도 가출을 반복한다. 그들에게 진정한 의미의 집은 없다. 이들의 장래가 염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사회의 몰락한 계층, 낙오자 계층을 이룰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들을 각종 범죄의 세계로 유혹하는 인터넷 ‘청소년가출’ 관련 카페가 한둘이 아니다. 이들이 홈리스나 부랑아가 되느냐 안 되느냐는 사회적 관심과 실질적 도움에 달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 숙식제공과 보호로는 이 복잡하고 다양한 위기의 아이들을 가정과 사회로 복귀시키기 어렵다. 가족적 분위기에서 학업 등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중장기 쉼터나 그룹 홈이 필요하다. 세밑 화제가 단연 부동산인 작금, 부동산을 소재로 시를 쓰겠다는 시인까지 나서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할 말 다 하지 않았는가. 집은 없고 온 천지에 부동산만이 있을 뿐이니, 집과 부동산 사이의 머나먼 갭 속에서 이 세밑에 집을 나와 집을 찾는 아이들, 그들이 돌아갈 집은 어디인가. 김지우 소설가
  • [독자의 소리] 고시원 전락하는 대학기숙사/우정렬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들의 제일 큰 걱정거리가 숙식이다. 그래서 대학의 기숙사만큼 좋은 곳이 없는데 요즘은 기숙사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기숙사가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는데 대학들이 학문 탐구보다는 고시합격자를 늘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기숙사를 개조해 숙식이 다 되는 고시반으로 운영하는 바람에 일반기숙사는 그만큼 줄어들었다고 한다. 학생들은 거기에 들어가기 위해 입실 시험까지 치르는데 그 경쟁률이 보통이 아니란다. 결국 극소수의 학생들만 선택받아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나머지 학생들은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보는 격이다. 특히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만 엄청난 교육비에 숙식 비용까지 감당하느라 힘들어한다. 학문의 전당인 대학들이 지나치게 돈벌이에만 관심을 쏟지 말고 본연의 자세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우정렬 <부산 중구 보수동 1가>
  • [Seoul in] 주한미군 미스 유니버시티 참관

    주한미군 30명이 서울 강남구의 주선으로 11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19회 월드 미스 유니버시티(World Miss University·세계 대학생 평화봉사 사절단) 세계대회를 참관한다. 주한미군 초청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해온 주한미군을 초청하는 것이 어떠냐.’는 맹정주 강남구청장의 제의를 심인홍 월드 미스 유니버시티 조직위원회 한국 회장이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조직위원회는 미군 병사들을 위한 교통·숙식 등 일체의 비용을 부담한다. 월드 미스 유니버시티 대회는 1986년 유엔에 의해 결의된 ‘세계 평화의 해’를 기념하기 위한 행사로,18회째 세계 선발대회를 개최해 왔다.
  • [부산에서 서울까지 다시 걷는 옛길](13) 서울길

    [부산에서 서울까지 다시 걷는 옛길](13) 서울길

    한양 도성(都城)이 지척이다.‘너덜이’(판교)를 지난 영남대로는 서울시계인 ‘달래내 고개’(서초구 원지동)로 들어선다. 괴나리 봇짐을 메고 부산 동래를 출발해 1000리를 달려온 영남 선비들에게 이 고갯길은 청운의 꿈에 부풀게 만들었을 것이다. 부지런히 걸으면 여기에서 하루 정도면 도성에 이를 수 있다.‘용인로’(龍仁路)로 불렸던 이 길에서 옛길의 흔적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다만 사연을 간직한 옛 지명들만이 한양으로 가는 길임을 짐작케 할 뿐이다. 조선후기 지리학자인 김정호가 만든 ‘대동여지도-경조오부도’(1861년 목판본·보물 850호)를 토대로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 전임연구위원 나각순 박사의 자문을 받아 영남 선비들이 한양으로 들어왔던 옛길을 찾아 나섰다. ●한양을 지척에 둔 고갯길 달래내 고개는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옆에 난 2차선 포장도로. 조선시대에는 삼남으로 가는 길이라고 해서 ‘삼남대로’로 불렸다.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서울로 들어오는 차의 정체가 시작되는 지점으로 우리 귀에 익숙한 지명이기도 하다. 이 길은 원지동과 양재동을 거쳐 사평리(沙平里·한남대교 인근)에 있는 사평나루나 상림(桑林·반포대교 인근)에 있는 잠원나루를 통해 한양에 이르는 길이다. 달래내 고개를 넘기 직전의 야트막한 언덕에 있는 ‘천림산 봉수지’(성남시 수정구 금토동)는 한양이 지척에 있음을 알린다.‘천천현(천림현) 봉수대’로 불리는 이 봉수대는 부산 다대포를 출발한 봉수가 서울 남산으로 이어지기 직전에 있는 마지막 봉수대다. 임진왜란 당시에도 왜적의 침입을 알리는 연기가 피어 올랐을 것이다. 최근 발굴돼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곳으로 현재 복원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난 2002년 9월 경기도 기념물 179호로 지정됐다. 청계산 옥녀봉 아래 원지동에서도 옛길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원지동은 조선시대 공용 여행자의 숙식을 제공하는 ‘원’(阮)이 있었던 곳이라고 해서 지금도 이렇게 불린다. ●한양길 마지막 휴식처, 양재역 길은 강남대로를 따라 양재역으로 이어진다. 역(驛)은 말 그대로 역마를 갈아타는 곳으로 양재역은 한양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한강을 건너기 전에 마지막 휴식을 취했던 곳이다. 인근 ‘말죽거리’는 말을 타고 온 사람들이 도성에 들어가기 직전에 말에게 죽을 끓여 먹였다고 해서 붙여졌다. 양재역에는 항상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때문에 심심치 않게 ‘벽서’(대자보)가 나붙었다고 한다. 대표적인 양재역 벽서사건은 명종 2년(1547년)에 일어났는데, 을사사화 직후인 당시 수렴청정을 하던 명종의 어머니 문정왕후를 빗대 “암탉이 궁궐에서 울어 나라가 어지럽다.’는 내용의 비방글이 나붙었다고 한다. 현재는 ‘양재역터’였음을 알리는 조그만 표석만 남아 있을 뿐이다. 인근 서초구청 뒷산(양재고등학고 자리)에는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의 묘로 추정되는 자리가 있다. 당시 봉화 정씨 집성 묘역은 강남사거리 태극당 인근에 있었지만 영동개발에 따라 경기도 평택군 진위면으로 이장됐다. ●한강을 건너 도성으로 양재역에서 길은 두 갈래로 갈린다. 한 길은 강남대로를 따라 한남대교로 이어지는 길이고, 다른 길은 교대역을 거쳐 반포대교로 이어지는 길이다. 대동여지도에 ‘사평리’로 기록된 곳은 현재 한남대교 아래로 사평나루에서 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 ‘한강진 나루’에 내렸다고 한다. 현재 서초구에는 ‘사평로’(교보빌딩 사거리∼동작대교)라는 이름으로 근근이 명맥만 남아 내려오고 있다. 다른 길은 ‘상림’(桑林·뽕나무숲)이라 불리는 반포대교 아래로 여기에 잠원나루가 있어 한강을 건너 용산구 점말과 서빙고(西氷庫)로 이어졌다. 잠원나루는 지금 잠원변전소와 한신아파트 119동 샛길을 따라 이르는 곳에 위치했다고 한다. 현재 한남역 인근에 위치한 한강진(漢江津)에 내린 사람들은 단국대 앞에 있는 한남로를 따라 버티고개를 넘는다. 한강진은 나루터 겸 군사·방위초소 역할을 했으며, 좁은 의미에서 ‘한강’은 한강진을 일컬었다고 한다. ●힘겨웠던 한양 1000리 길 왕복 6차선 한남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나오는 버티고개(약수고개)는 옛날 궁궐을 지키던 순라군(巡邏軍) 들이 야경을 돌면서 ‘번도’라 외치며 도둑을 쫓았다. 이를 ‘번티’(番峙)라 하다가 변하여 버티고개가 됐다고 한다. 남산순환도로 아랫길에도 ‘큰 버티고개’가 있었다고 한다. 세조 때에는 타워호텔 앞 언덕 위에 남소문(南小門)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남소문으로 들어가 장충단길을 거쳐 도성에 들어갔다. 그러나 세조의 장남인 의경세자가 일찍 죽는 등 궁중에 안 좋은 일이 잇따르자 예종 1년(1496년) 문이 철거됐다. 당시 음양가들이 “성곽의 동남쪽에 문을 내 지기가 상해 왕실의 피해가 생겼다.”며 철거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약수동 방향으로 돌아 장충체육관 앞을 지나 중구 광희동 광희문(光熙門)을 이용했다. 광희문은 태조 5년(1396년) 도성을 축조할 때 창건됐으며, 시신이 밖으로 나가는 문이라는 뜻에서 시구문(屍軀門)으로도 불렸다. 당시 도성에서 장례를 치른 뒤 동쪽으로는 광희문, 서쪽으로는 서소문을 통해 시신이 밖으로 나갔다고 한다. 또한 서빙고나루나 점말나루에서 배에서 내린 사람들은 반포로를 따라 녹사평역을 거쳐 용산 미8군 기지 내를 거쳐 남대문에 이르렀다. 녹사평(綠莎坪)은 ‘푸른 풀이 무성한 들판’이라는 뜻의 조선시대 지명으로 고종 때까지만 해도 이 일대에 잡초가 무성해 사람이 살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평민들은 남대문으로 출입할 수 없었으며, 서남간문이나 서소문을 통해 도성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이처럼 부산 동래를 출발한 힘겨웠던 한양 1000리 길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서울시 시사편찬위 나각순 박사 “도로의 명칭은 지명과 함께 옛말의 흔적이 남아 있는 소중한 연구자료입니다.” 지난 25년간 서울시의 역사를 연구해 온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 전임연구위원 나각순 박사는 ‘대동여지도’에 나온 옛길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조선시대 한양 도성에서 지방으로 나가는 큰 대로는 모두 9개. 길은 영남대로로 이어지는 용인로를 비롯해 강화로, 인천간로, 시흥로, 과천로, 광주로, 양근로(가평로), 양주로, 고양로 등이다. 용인로는 영남·충북사람들이, 광주로는 강원·충북사람들이, 노량진·과천로는 충남·호남사람들이 주로 이용했다는 설명이다. 영남대로는 주로 과거를 보러온 영남 과객(科客)들과 영남 지방으로 파견·부임하는 관리, 서울에서 지방관청의 사무를 처리하는 경저리(京邸吏) 등이 주로 이용하거나 영남지역 소규모 물품의 물자수송로와 군사이동로 등으로도 이용했다고 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모로가도 서울만…또다른 영남대로 문경새재를 넘어 경기도 여주·이천을 거쳐 넘어온 사람들 중에는 ‘광주로’(廣州路)를 이용하기도 했다. 경기도 광주시 광지원 삼거리에서 남한산성을 관통해 송파대로를 따라 도성으로 들어가거나, 남한산성을 북쪽으로 돌아 천호대로를 따라 도성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남한산성을 관통한 사람들은 송파대로를 따라 현재의 석촌호수에 이르러 배를 탔다.1971년 물막이 공사와 매립공사를 하기 전까지 한강의 본류였다. 현재의 한강은 샛강이었고, 잠실역에서 잠실대교까지는 여의도와 같은 하중도였다. 조선시대 행인들은 현재 서호에서 ‘서호나루’와 삼전도 나루터를 이용해 한강을 건너 뚝섬나루터로 들어갔다. 뚝섬나루에 내린 사람들은 뚝섬길을 따라 내려와 한양대 후문에 있는 조선시대 가장 긴 다리인 ‘살곶이 다리’를 건너 왕십리를 지나 광희문에 이르렀다. 남한산성 주변을 돌아 천호대로를 따라온 사람들은 광진교 아래 나루터에서 배를 타고 광나루에서 내렸다. 이어 광나루길을 따라 능동 어린이대공원을 거쳐 한양대, 왕십리를 지나 도성에 들어갔다고 전해진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영화 ‘폭력서클’서 첫 주연 정경호

    영화 ‘폭력서클’서 첫 주연 정경호

    “고등학교 시절로 정말이지 다시 돌아가 보고 싶었거든요. 이번 영화 찍으면서 그 소원을 풀었어요.” 19일 개봉하는 ‘폭력써클’(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다다픽쳐스, 감독 박기형)의 정경호(23)에게 이번 영화는 데뷔 이후 첫 스크린 주연작.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열기가 뜨거운 해운대의 작은 카페에서 지난 14일 만난 그는 “10대 시절의 감수성을 되찾을 수 있는 영화여서 촬영 기간 내내 그렇게 즐거울 수 없었다.”며 환한 얼굴이었다. ‘폭력써클’은 남자 고등학교를 무대로, 폭력에 노출된 10대들이 파국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는 하드보일드 액션. 그는 육사 진학을 목표로 공부든 운동이든 못하는 게 없는 모범 고교 1학년생 주인공 ‘상호’를 연기했다. 친구들과 축구모임을 만들어 리더가 된 상호는 불량서클 패거리와 뜻하지 않은 싸움을 하게 되면서 폭력서클로 오해받고 걷잡을 수 없는 위기에 빠진다. 포스터에 ‘하드보일드 리얼액션’이라는 장르가 명기됐을 만큼 폭력수위가 높은 영화(18세 이상 관람가)가 됐다.“10대 주인공의 학원물인 만큼 10대 관객들이 많이 봐줬음 했는데, 관람등급이 높아져 너무 안타깝다.”는 그는 “하지만 대부분의 남성 관객들에게 학창시절의 향수를 퍼올려줄 거라서 극장을 나선 뒤 술 한잔 맛있게 들이킬 수 있을 영화”라고 자신했다. “아직은 뭐든 닥치는 대로 배우고 싶다.”는 말을 몇번이나 반복한 그에게 이 영화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김해와 부산 일대에서만 근 6개월을 붙박혀 영화를 찍는 동안 함께 출연한 또래 배우들과는 흉허물 없는 단짝친구가 됐다. 강렬한 액션으로 일관하는 영화 속에서 유일하게 감상적 멜로라인을 엮는 장희진, 극중 절친한 친구 이태성, 불량서클의 ‘짱’을 연기한 연제욱 등이 그들.“출연진이 모두 또래들이라 6개월쯤 가까이 지내다 보니 식구처럼 돼 버리더라고요. 모텔에 방을 잡아 놓고 숙식을 함께 해결했으니 왜 아니겠어요? 다들 방문도 안 걸어 잠그고 잤을 만큼 친해졌고 정도 무지 많이 들었죠.” 몸 만들기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각이 나오는 멋있는 싸움이 아니라 고교생들이 벌임직한 막싸움이라서 연습에 더 많이 애를 먹었다.”며 “컴퓨터그래픽에 의존하지 않는 그야말로 ‘리얼액션’이라 두달을 ‘싸움 연습’에만 꼬박 매달려야 했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된 당구장 패거리 싸움 대목. 경기도 양수리 세트장에서 찍었는데, 그 장면을 뽑아내느라 무려 72시간을 갇혀 지냈다며 웃었다. “영화를 본 주변분들이 교복이 썩 잘 어울린대요. 그 다음엔 꼭 이렇게 물어봐요, 실제 고교시절은 어땠냐고. 모범생 축에 들었어요. 중앙대 연극학과 진학을 목표로 잡아놓고, 학교와 연기학원만 왔다갔다 하며 기숙사 생활을 했으니까요.” 아버지(KBS 정을영 PD) 영향으로 동화책보다 방송대본을 더 많이 읽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덕분에,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연기자의 꿈은 자연스럽게 영글어갔다. 그토록 간절히 꿈꾸던 연기자로 연착륙한 지금, 그의 마음은 누구보다 부자이다.“너무 행복하죠, 하루하루가. 꾸미지 않고 자신있게 드러내는 연기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꾸밈없는 연기, 지금 제겐 그게 전부예요.” 몸이 열이라도 모자라게 바쁘다.7세 지능을 가진 20세 소녀의 성장영화 ‘허브’(감독 허인무·내년 1월 개봉예정)에서는 순진한 경찰관이 되어 여주인공 강혜정의 첫사랑을 연기했다.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으로 조만간 TV에서도 만나게 된다. 부산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주관업체 직접 방문하세요”

    “주관업체 직접 방문하세요”

    영어 체험학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방학을 이용해 아이들을 해외 영어캠프에 보내려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거리도 가깝고 비용도 저렴한 필리핀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이 주목받고 있다. 캠프 주관업체들은 올 겨울방학을 겨냥해 이미 참가자 모집을 시작했다. 하지만 인기가 높으면 그만큼 유혹도 많은 법. 동남아 영어캠프의 특징과 함께 좋은 캠프 선택 요령, 주의사항을 알아봤다. “힘들더라도 아이를 위해 발품을 파세요.” 해외 어학캠프 전문가들이 학부모에게 강조하는 첫 번째 조언이다. 전문가들은 부모가 자녀를 해외 영어캠프에 보내기를 원한다면 해당 업체를 직접 방문해 구체적인 사항을 직접 확인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동남아 영어캠프를 고를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을 소개한다. ●부모 방문시 프로그램·시설 등 모두 공개 자녀를 해외 영어캠프에 보내기로 마음 먹었다면 주관업체를 방문해 내용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광고나 인터넷 홈페이지만 보고 계약할 경우 업체의 수준이나 캠프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 우선 후보업체를 몇 개로 압축한 뒤 직접 찾아가 관련 자격 및 허가사항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뒤탈이 없다. 믿을 만한 업체들은 부모가 방문하면 프로그램과 시설, 강사 등 관련 내용을 모두 공개한다. ●관련 서류를 꼼꼼히 챙기자. 캠프를 보내기 전에 확인해야 할 서류를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우선 계약서를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 귀찮다는 생각에 유학원이나 어학원, 캠프 주관업체에서 해주는 대로 맡겨서는 안된다. 약관을 자세히 읽고 환불 규정이나 보험 가입 여부 등도 확인해야 한다. 인터넷으로 계약하면 별도의 계약서를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에도 계약서를 반드시 받아 놓아야 한다. 필리핀 캠프의 경우 필리핀 이민국에서 발급하는 SSP(Special Study Permit)를 받은 업체인지 확인해야 한다.SSP는 필리핀 정부가 외국 학생들을 위해 일정한 교육시설과 강사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에 한해 인가를 내주고 있다.SSP가 있으면 일단 안심해도 좋다.SSP가 없으면 모두 불법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여행자보험에 주관업체나 대표자 명의로 가입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만 15세 미만은 필리핀에 입국하려면 부모가 인솔자에게 아이를 일임한다는 위임장이 필요하다. 이에 해당하는 재정보증서에 부모의 자필 서명이 들어가야 하므로 반드시 챙겨야 한다. 이 밖에 캠프 참여와 관련된 각종 영수증도 꼭 챙겨두는 것이 좋다. 약관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구체적인 환불 규정이나 당초 계획과 달라졌을 때 어떻게 보상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당자의 서명을 넣어 문서로 만들어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알선업체는 피한다. 학생을 모집하는 곳이 캠프를 직접 주관하는 단체인지 알선만 해주는 곳인지도 살펴야 한다. 캠프 주관업체는 학생 모집에서부터 진행, 마무리까지 모두 책임지기 때문에 믿을 만하다. 반면 알선업체는 실제 캠프도 운영하지 않으면서 학생만 모집해 주관업체로 넘기기 때문에 돈벌이에만 급급해 과대·과장광고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피해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알선업체의 수익은 캠프 참가비의 20∼40% 선이다. 최근에는 언론사와 방송사 등에서도 해외 영어캠프 알선업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유명 언론사의 이름만 보고 안심하고 계약하기보다는 구체적인 프로그램 내용을 따져보고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환불 규정을 반드시 확인하자. 만약에 대비해 환불 규정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약관에 일정 액수를 선금으로 내게 하고 계약을 해지하면 위약금으로 물도록 하고 있다. 때문에 계약할 때 위약금이 어느 정도인지 분명히 파악해야 한다. 관광진흥법에 따르면 출국 보름 전까지는 100%,3일 전까지는 50%, 출국 이후에는 30%까지 환불받을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숙식·학습관리 상황을 점검한다. 현지에서 어떻게 먹고 자고, 공부하는지에 대한 정보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호텔이나 리조트의 일부만 빌려 운영하는 곳은 일반 관광객과 섞여 학습 분위기를 해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대학생이나 성인과 함께 숙식하는 것도 피한다. 되도록이면 자는 곳과 공부하는 곳이 함께 있거나 가깝게 있는 것이 좋다. 매일 차를 타고 이동할 경우 불편하기도 하지만 안전 문제도 일어날 수 있다. 식사는 전문 한식 조리사가 있는지, 강사는 아르바이트생이 아니라 업체와 계약을 맺고 교육을 받아 투입되는지 여부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영어공부는 물론 생활지도까지 해주는지 곳이 바람직하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도움말 CIA열린학교 이형근 팀장 캠프나라 김병진 팀장
  • 일대일 수업 가능… 엉터리 업체도 많아 주의를

    동남아 지역 영어캠프의 가장 큰 장점은 가깝고, 싸고, 일대일로 영어를 배울 기회가 많다는 점이다.인천공항에서 3∼4시간이면 갈 수 있는데다 캐나다와 미국 등에 비해 비용은 절반에 불과하다. 미주권 국가와는 달리 교사와 일대일 수업도 가능해 그만큼 영어를 사용할 기회도 상대적으로 많다. 현재 동남아 지역에서 많이 알려진 영어캠프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꼽을 수 있다. 대상은 주로 초등학생과 중학생. 비용은 항공비와 체재비, 교육참가비 등을 모두 합쳐 3∼8주까지 프로그램별로 250만∼600만원까지 다양하다.최근에는 200만원 초반대 저가 캠프와 850만원대 고가 캠프도 등장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필리핀이나 말레이시아에 비해 1.5배 정도 비싸다. 싼 값에 비해 효과는 큰 편이다. 필리핀의 경우 업체에 따라 교사와 5명 안팎의 그룹 스터디는 물론 매일 일대일 수업도 받을 수 있다. 미주권 국가 캠프가 비싼 비용 때문에 한 반 학생이 10명을 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수영과 스노클링, 승마, 골프 등 주변 관광지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활동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이런 이점 때문에 캠프업체들도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 세 나라에서 한국인이 운영 중인 영어캠프 업체만 500∼600곳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를 모으고 있는 곳은 필리핀이다. 필리핀에는 최근 세부와 수비크, 바기오, 클락 등을 중심으로 우후죽순격으로 캠프업체가 등장하고 있다. 업체가 늘면서 수준 이하의 업체도 난립하고 있다. 허위·과장광고를 하는가 하면 숙식과 생활지도를 엉망으로 하는 업체도 적지 않다.지난 여름에 필리핀에서 캠프를 운영했던 P업체는 부실한 캠프 관리로 학부모들의 원성을 샀다. 현재 해당 학부모 20여명은 이 업체를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장점이 많은 만큼 철저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CIA열린학교 이형근 팀장은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에는 필리핀이 다양한 장점을 갖추고 있지만 엉터리 업체도 많아 피해를 입을 수 있는만큼 믿을 만한 업체인지를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며 부모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캠프나라 김병진 팀장은 “필리핀의 경우 사업자등록도 없이 캠프를 운영하는 업체가 약 10%에 이르고,70%는 캠프를 운영하지도 않으면서 학생만 모집하는 알선업체”라면서 “최근에는 홈스테이를 하는 업체도 많지만 필리핀 정부에서도 일일이 관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전에 믿을 만한 캠프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손원천 기자의 배낭 둘러메Go!]자녀와 ‘수확여행’ 떠나볼까

    [손원천 기자의 배낭 둘러메Go!]자녀와 ‘수확여행’ 떠나볼까

    가을은 추수의 계절. 소담하게 익은 밤이며, 고개 숙인 채 누렇게 익어가는 벼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한가위를 앞두고 가족과 보낼 시간이 많아진 요즘, 추수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수확여행’을 계획해 보면 어떨까. 오며가며 가을의 정취도 만끽할 수 있으니, 돌팔매질 한번에 두마리 새를 잡는 격이다. 전국의 관광농원이나 팜스테이마을 등에서 밤줍기와 고구마캐기 등 수확체험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그중 왕 알밤 경연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는 경기도 강화의 홍릉농원 밤줍기 체험행사장에 다녀왔다. 글 사진 강화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언제 가도 항상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강화도. 호젓한 국화리지 저수지를 끼고 밤줍기 체험장에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투둑∼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밤송이 떨어지는 소리. 평균 10초에 한번쯤은 들리는 듯했다. 산자락 이곳저곳에 알밤이며, 잘익은 밤을 감춰둔 밤송이들이 수북이 떨어져 있었다. 홍릉농원은 이른 밤(조생종)이 다수 식재된 제1체험장과 중간 밤(중생종)과 늦은 밤(만생종) 등이 많은 제2,3체험장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행한 홍릉농원 대표 한성희(40)씨는 “으뜸가는 맛을 자랑하는 엄지 손톱만한 재래종 밤에서부터, 알이 굵은 개량종까지 한아름 담아갈 수 있다.”며 자랑에 열을 올렸다. 옆에서 밤을 줍던 최수원(49·인천)씨도 “씨알 굵은 밤으로만 골라 주워도 10분이면 3㎏짜리 자루가 가득찬다.”며 거들었다. 같은 동네 사는 김영곤(37)씨는 “맑은 공기도 마시고 밤도 줍는 것이 더할 수 없이 좋다.”며 “제사상에도 올리고 송편에도 넣어서 먹을 것”이라고 희희낙락이다. 산자락 저편에서 “야∼이 나무에 달린 밤 엄청 굵다.”,“따면 뭐해, 벌써 자루가 가득 찼는데.”라며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서울 창동에서 온 이막남(55)씨 일행은 농원에서 제공한 자루가 터질 만큼 밤을 주웠으면서도 잘익은 밤을 보자 새삼 욕심이 나는 듯했다. 이 많은 양을 어떻게 보관하느냐고 묻자 이씨는 “팔팔 끓는 물에 밤을 살짝 데친 다음, 말려서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면 몇달이 지나도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며 부지런히 밤을 찾아 다닌다. 이젠 등에 멘 등산배낭마저도 배가 불룩한 상태. 아마도 밤이 한가득 들어 있을 게다. 주인입장에서는 언짢을 법도 하지만, 한 대표는 “어차피 우리가 모두 수확할 수도 없는 마당에 저 정도는 눈감아 준다.”며 은근히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렸다. 농원입구로 돌아오자 서울 목동에서 온 갈산초등학교 학생들이 밤을 굽는 화로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황준하(12)양은 “밤송이에 손을 찔려 아프기도 했지만, 평소 학원 등에 다니느라 만날 시간이 없는 친구들과 함께 해 정말 좋았어요.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밤과 이름 모를 풀벌레 등을 보며 새로운 경험을 했어요.”라며 초롱초롱한 눈으로 밝게 웃었다. 이제 고구마 캐기 체험을 할 차례. 준하를 비롯한 갈산초등학교 학생들은 밤을 먹느라 숯검댕이가 묻은 고사리 손을 흔들며 산자락 저편으로 사라져 갔다. # 여행정보 # 준비물 장갑이나 집게, 밤을 담는 자루 등은 농원측에서 제공해준다. 복장은 긴팔 상의와 바지, 장화나 등산화 차림을 하는 것이 좋다. # 체험비 어른 1인당 1만원에 3kg까지 수확할 수 있다. 가족일 경우, 동반한 자녀는 무료. 고추 따기와 고구마 캐기 등의 체험을 원할 경우 각각 5000원이 추가된다. # 가는 길 48번 국도→김포→강화제1대교→강화군청→서문에서 청소년 야영장(강화문예회관)쪽 좌회전→국화저수지→홍릉농원 (032)932-0176,018-596-1001. ■ 전국의 ‘수확여행’ 갈만한 곳 ▲용인 서전농원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좌항리에 위치한 서전농원은 5만여평의 산자락에 1만여그루의 밤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대규모농장. 주말에는 3000여명의 체험객들이 몰려 일대가 혼잡을 이루기도 한다.‘옥광’이라는 굵은 개량종 밤이 주종.1인당 3∼4되를 담을 수 있는 자루를 지급한다. 입장료는 성인 1만3000원. 어린이는 8000원. 영동고속도로 양지 나들목으로 나와 진천방면 17번 국도를 타고 4㎞정도 직진하다 원삼ㆍ좌항리 방면으로 진입하면 된다.(031)332-8037. ▲여주 산마을 팜스테이 경기 여주군 금시면 주록리의 7가구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체험농장. 요즘은 여주특산물인 밤고구마 캐기가 한창이다. 표고버섯따기나 밤줍기, 고추따기 등도 가능하다.1인당 1만원이면 고구마 5㎏을 가져갈 수 있다. 숙박도 가능하다. 숙식 및 체험비 포함,1박에 어른은 4만원, 어린이는 3만5000원을 받는다. 중부고속도로 곤지암 나들목에서 인천방향 3번 산업도로를 타고가다, 양평방면 44번 국도로 바꿔타면 된다.5∼7일은 휴업. 대표농가 이준묵 011-245-1927.(031)884-6554. ▲공주 금정농원 충남 공주시 정안면은 밤나무 많기로 이름난 고장. 나무 심을 만한 곳은 모두 밤나무를 심어 면 전체가 밤나무 숲이라고 할 정도다. 그중 많이 알려진 곳은 금정농원(www. 알밤농원.kr). 올해 체험행사는 다음달 15일까지 열린다. 체험료는 어른 1만원(3㎏), 어린이 및 단체는 5000원(1.5㎏)을 받는다. 고구마캐기 체험과 찰옥수수 판매 행사도 병행한다. 천안-논산간 고속도로 정안 나들목에서 23번국도를 타고 공주방향으로 진행하다 석송리 방향으로 우회전하면 된다.(041)858-6763. ▲천안 유성농원 충남 천안시 북면의 유성농원은 단일 밤나무농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10만평의 밤나무 밭에 2만여 그루의 밤나무가 빼곡히 들어차 있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알이 굵은 개량종이 주종. 주변 야산엔 매실나무와 잣나무 등이 넓게 펼쳐져 있어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입장료는 어른 6000원, 소인 4000원.4㎏짜리 포대는 1만∼1만 2000원에 별도로 판매한다. 경부고속도로 목천나들목을 나와 병천방향으로 우회전해서 2㎞ 직진한 다음, 연춘교(쌍다리) 초입에서 죄회전해 북면방향으로 11㎞ 진행하면 나온다.(041)553-3120. ▲지리산 피아골 농장 지리산과 섬진강을 따라 이어진 전남 구례·광양·하동 등의 지역은 우리나라 최대 밤 생산지이자 최고 품질의 밤이 생산되는 곳. 특히 피아골과 섬진강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피아골 농장(www.piagolpark.co.kr)은 햇밤을 수확하는 기쁨은 물론, 인근의 관광지를 둘러보는 즐거움까지 함께 할 수 있는 곳이다. 어른 1만원, 중학생까지는 3000원의 체험료를 받는다.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에서 전주·남원간 국도를 타고 남원 방향으로 진행하다 구례·순천방향으로 우회전, 구례 인터체인지에서 하동방향으로 10분정도 진행하면 나온다.(061)783- 7774,7775. ▲무안 팔방미인마을 함해만의 아름다운 경치와 게르마늄이 풍부한 황토갯벌이 어우러진 팔방미인마을에서는 전국 최초로 무농약 고구마 품질인증을 받은 황토 고구마캐기가 한창이다. 다음달 2일까지. 체험료는 1㎏에 5000원이다. 게잡이 체험은 5000원, 후리질 체험은 7000원을 받는다. 세발낙지 등을 잡는 갯벌체험은 어른 5만원. 서해안 고속도로 무안 나들목을 나와 현경·지도방면으로 가다 해제를 지나 용정리로 들어서면 된다.011-9451-5938, 박광순 011-601-2837.
  • [게임중독 방치 더 무섭다] 정실질환 인식 부족…3명중 2명 치료 실패

    [게임중독 방치 더 무섭다] 정실질환 인식 부족…3명중 2명 치료 실패

    인터넷·게임 중독은 치료를 시작하기까지의 과정도 그렇지만 막상 치료에 들어가더라도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는 지난 여름 한양대병원을 찾은 인터넷게임 중독 학생 15명 중 10명이 치료에 실패한 데서도 나타난다. 한양대병원을 다녀간 학생들의 실패와 성공 사례를 분석해 본다. 이름은 모두 가명이다. ■ 치료 이래서 실패했다 ●사례1 : 박형석(18·재수생)군은 고2 중반까지만 해도 줄곧 전국석차 1000등 안에 들 만큼 공부를 잘했다. 그러나 온라인게임에 미치면서 성적이 급전직하로 떨어졌다. 이색적인 것은 ‘카트라이더’와 같이 비교적 중독성이 약한 게임인데도 깊숙이 빠져 버렸다는 것이다. 결국 대학입시에서 낙방하고 올해 재수의 길을 택했지만 게임에 대한 충동을 억누르지 못해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박군은 완치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서울대 입학에 대한 의지가 강했던 박군은 자기 미래에 게임이 큰 장애물이 된다는 것을 확실히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박군은 병원에 제 때 오지 않다가 결국 발길을 끊었다. 의료진은 “박군이 문제 인식을 하고 있다고 겉으로는 이야기했지만 자기 합리화에 치중해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즉 상담에서 게임중독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긴 했지만 이 또한 ‘이렇게 문제를 잘 알고 있는 내가 왜 게임중독이냐.’라는 자기 변명에 불과했던 셈이다. ●사례2 : 삼수생 김성연(19)양은 고3 말에 게임에 손을 댔다. 김양은 ‘리니지’ 등 중독성이 강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에 빠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게임 채팅으로 만난 사람들하고만 대화를 했고 아이템 구입 등 게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로도 모자라 집에서 돈을 훔치기까지 했다. 가족의 잔소리를 피해 PC방에서 숙식을 하던 김양은 급기야 나무라는 부모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기도 했다. 의료진은 김양이 중증이라고 보고 입원을 시켰다. 약물치료와 가족토론 등 다양한 방법을 썼다. 얼마 후 상태가 호전돼 퇴원한 김양은 “다시는 게임을 안 하기 위해 게임 아이템을 모두 팔아치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짝 효과’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었을까. 김양은 다시 게임에 빠져 들고 말았다. 병원비까지 게임 아이템을 사는 데 써버린 뒤 PC방을 전전하고 있다. 그동안 중독성이 너무 강한 게임들을 해 왔고, 순간적인 심리상태 변화를 ‘치유’로 오해한 게 실패의 원인이었다. ●사례3 : 이명수(17·고2)군은 아버지의 알코올중독 때문에 방황하다 게임중독에 빠졌다. 술만 마시면 폭언과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로부터의 도피처로 게임을 찾았고 이 상황이 지속되면서 중독 상태에 이르고 말았다. 이군의 아버지는 뒤늦게 술을 끊고 아들 손을 잡고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이군은 아버지를 믿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머릿속에 박힌 가정폭력에 대한 기억도 폭력적인 게임과의 결별을 가로막는 요인이 됐다. 상담치료와 약물치료 등 고강도 치료를 병행했지만 전혀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다. 의료진은 아버지의 알코올중독과 폭력 등 가정내 문제가 치료에 최대 장애물이 된 것으로 파악했다. ■ 치료 이렇게 성공했다 ●사례1 : 초등학교 6학년 이태균(12)군은 일정 부분 부모가 중독을 키운 경우였다. 집중력이 부족한 아들이 ‘스타크래프트’‘워크래프트’와 같은 게임만 잡으면 집중을 하자 부모는 “그래, 게임에라도 집중할 수 있다면 다행”이라며 방치했다. 급기야 이군은 게임말고는 어디에도 집중을 하지 못하게 됐다. 학교 생활 자체가 힘들 만큼 산만해졌다. 의료진은 이군 어머니에게 “잔소리로 들릴 수 있는 게임에 대한 이야기는 절대로 하지 마라.”고 당부한 뒤 약물치료에 나섰다. 또 이군이 다른 사람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줬다. 이를 위해 사람들과 직접 만나서 해야 하는 ‘브루마블’‘젠가’ 등 보드게임을 하도록 유도하며 친구들을 다시 사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러자 차차 이군의 컴퓨터 접촉 시간이 줄어갔다. 이군은 요즘 온라인게임에 대해 “재미없다. 따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게임을 완전히 끊은 것은 아니지만 한창 때의 10분의1인 하루 1시간 정도만 하고 있다. ●사례2 : 김현갑(13·중1)군은 공부가 힘들어지자 게임에 몰두했다. 초등학교 때 경시대회 입상 경력도 있었던 김군은 늘어나는 학교·학원 수업에 흥미를 잃으면서 게임에 몰두했다. 중독성이 높은 MMORPG는 아니었지만 방학때 게임시간이 급격히 늘자 깜짝 놀란 부모가 병원에 데리고 왔다. 김군의 치료는 자기 생활관리에 대한 약속에서부터 시작했다. 김군은 의료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게임시간에 대해 부모와 약속을 했다.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그만큼 인터넷 접속시간을 줄이는 벌을 받았다. 반면 약속시간을 지키면 책을 선물로 받았다. 약속을 지키는 날이 쌓이면서 시간관리를 자연스럽게 체득한 김군은 게임시간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단계에 다다랐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각종 음악차트 NO.1 싹쓸이 거북이

    각종 음악차트 NO.1 싹쓸이 거북이

    디지털 음악 사이트 멜론 차트 3주째 1위.LG텔레콤 뮤직온 차트 1위. 맥스MP3 곡 다운로드 부동의 1위. 그리고 공중파 방송 가요프로그램 인기순위 1위까지. 혼성댄스그룹 거북이가 무서운 기세로 가요계를 질주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8월 한달동안 무더위보다 더 뜨겁게 국내가요계를 달구더니,9월 들어서도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2001년 1집앨범 ‘거북이(go!boogie!)’를 들고 세상에 나온 지 약 5년. 느릿느릿 거북이 걸음을 걷다가 지난 8월 27일 SBS ‘생방송 인기가요’에서 4집앨범 타이틀곡 ‘비행기’로 마침내 최정상에 깃발을 꽂은 거북이를 만났다. # 비행기는 날고 거북이는 눈물 떨구고 “1위는 미리 정해져 있는 줄 알았어요. 거북이같은 인디밴드가 정규방송에서 1등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죠.” 리더 겸 래퍼 터틀맨(37·본명 임성훈)은 정상에 오르던 그날, 숨겨왔던 ‘거북이의 눈물’을 콸콸 쏟아냈다.“기쁨보다는 서러움이 앞서더군요. 특히 뚱뚱한 외모때문에 웃음거리가 됐던 데뷔시절을 생각하니 걷잡을 수 없이 울음이 쏟아졌어요.” 그러면서 여기저기 껍질이 벗겨진 투박한 손을 내보였다.“낮에는 공사현장에서 보조인부를 하고 저녁에는 가라오케나 룸살롱 등에서 웨이터 생활을 했죠. 아마 공사현장에서 오른 시멘트 독을 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접시 등을 닦다 보니 생긴 습진이 만성화된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늦은 밤이면 서울 용산의 주차장 창고를 빌려 만든 작업실에서 곡 만드는 작업을 벌였단다. 어려운 시절을 보내서인지 거북이의 노래에는 사회성 짙은 가사들이 많다.1집의 타이틀곡인 ‘사계’는 운동권가요를 리메이크한 것이고,2집의 ‘왜이래’는 명품을 좇는 소위 ‘된장녀’에 대한 통박이 주조를 이룬다.4집에 실린 ‘우습단 말야’도 예외는 아니다. 흥겨운 리듬속에 ‘돈이 많으면 뭐하니 너 그 돈 미끼로 쳐 남의 돈만 뜯어내니 비싼 외제차 허영에 가득찬 니 모습/중략/우습단 말야’라는 독설을 얹어놓기도 했다.“(나는)직접 겪은 경험만 가지고 가사를 써요. 가수생활을 하면서 접하게 된 명품 중독자들, 무조건 화부터 내고 이간질하는 사람들이 싫었어요.” 팀원간의 결속력도 남다르다. 지난해 4월 터틀맨이 심근경색으로 두차례나 대수술을 벌일 때 지이와 금비는 아예 병실소파에서 숙식을 함께 했다. 거북이에게 가장 어렵고 힘든 시기였다. 오죽했으면 가요차트 1위를 차지하던 순간 멤버들 모두에게 터틀맨이 수술대에 오르던 장면이 떠오르더란다. 특히 10년지기 지이와는 97년 ‘파티 애니멀스’라는 댄스그룹을 결성할 때부터 줄곧 함께해온 사이. # 변함없이 ‘거북이표 댄스뮤직’ 계속할 것 자신들의 음악색깔에 의문을 갖는 시각에 대해 터틀맨은 “음악적 정체성은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R&B 등은 영어가 편한 사람들의 정서에는 맞겠지만, 된장찌개를 먹는 한국인과는 거리가 있죠.”라며 “부담없는 음악, 대중들에게 호소하는 음악이면 만족해요. 굳이 구분하자면 한국적 댄스라고 할까요.”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변함없이 같은 장르의 음악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특출난 춤과 외모를 가진 것도 아니고, 음악이 특별히 세련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한두번만 들으면 기억에 남는 가사와 신나는 리듬으로 대중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거북이. 댄스그룹임에도 ‘뚝배기보다는 장맛’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불 언제 끄라고 서장車 운전만?

    서울시내 22개 소방서 중 5곳에서 현장 화재진압 인력들에게 소방서장 승용차(1호차)의 운전을 맡기고 있다. 소방인력이 부족해 24시간 맞교대 근무를 하고 있는 현실에 비춰볼 때 불합리한 인력 운용이라는 지적이다. 서울신문이 5일 서울시내 22개 소방서에 확인한 결과 ▲종로 ▲중부 ▲도봉 ▲서초 ▲중랑 등 5개 소방서가 서장 전용차(쏘나타 등 2000㏄급 중형 세단) 운전사로 각각 2명의 소방관을 전담 배치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화재 현장에서 소방차를 운전하게 돼 있는 사람들이다. 관악소방서와 송파소방서에서는 소방관 1명과 의무소방대원(대체 군복무자) 1명을 1호차 운전사로 활용하고 있다. 나머지 15개 소방서에서는 1호차 운전에 의무소방대원 1명을 전담 배치하고 있다. 2명의 1호차 운전 소방관들은 격일로 24시간씩 근무하면서 출퇴근, 행사·회의, 현장지휘 등 소방서장 운송을 담당한다. 이들은 모두 50대1에 가까운 경쟁을 뚫고 소방직에 들어온 사람들이다. 서울소방방재본부는 현장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가급적 의무소방대원을 1호차 운전자로 활용하라는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해당 소방서들은 “한 달 전까지 의무소방대원이 서장 전용차의 운전을 담당했지만 이 대원이 제대하면서 공백이 생겼다.”(중부) “서장의 기민한 현장출동을 위해 운전을 잘하는 사람이 필요하다.”(서초) “의무소방대원이 운전을 너무 못해 사고가 우려된다. 서장이 사고를 당하면 안 되잖는가.”(중랑) 등의 이유를 댔다.그러나 모두 소방서장이 일반 승용차로 몇 번이나 비상출동을 하는지, 의무소방대원이 운전해 사고가 난 적이 있는지 등은 대답하지 못했다. 의무소방대원이 1호차를 모는 강서소방서 관계자는 “의무소방대원은 군인 신분으로 소방서에서 숙식을 하기 때문에 비상출동에 오히려 유리하다.”고 했다.강동소방서 관계자는 “서장 차량은 비상출동이 잦지 않고 대부분 출퇴근이나 회의 참석 때 활용하기 때문에 직업 소방관을 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 소방방재본부 관계자는 “의무소방대원이 계속 줄고 있고, 이 과정에서 1호차 운전자로 활용할 만한 대원도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섬마을 건강지킴이 충남도 병원선

    섬마을 건강지킴이 충남도 병원선

    “병원선이 올 때가 됐는데 왜 안 온다냐.” 충남 당진군 석문면 대조도 이장 이종호(57)씨는 4일 “병원선이 한달에 한번 들르는데 할머니들이 용케 그때를 알고 이렇게 묻는다.”고 웃었다. 이 섬의 주민은 20명에 불과하다. 이마저 70∼90대 할머니가 대부분이고 거의 혼자 산다. 육지와 1㎞도 안 떨어져서인지 보건진료소가 없다. 이씨는 “무료인 데다 약발이 잘 먹혀 주민들이 웬만하면 참았다 병원선이 오면 약을 짓는다.”고 귀띔했다. 배에서 진료도 받고 스케일링도 하고…. 충남도가 운영하는 병원선 ‘충남 501호’가 섬 주민의 ‘건강 지킴이’로 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연간 12만여건 진료 충남에는 맨 북쪽 당진에서 맨 남쪽 서천까지 24개 유인도에 1824가구 4325명의 주민들이 산다. 병원선은 다달이 이들 섬을 3개 지역으로 나눠 진료활동을 벌이고 있다. 가장 큰 섬은 보령시 오천면 원산도로 500가구에 1215명이 살고 있다. 등대지기와 육지를 오가는 주민 1명이 사는 태안 내파수도를 빼면 대조도가 제일 작은 섬이다. 원산도에는 병원선이 한달에 3번 들르지만 나머지 섬은 대부분 1번만 찾아간다. 백윤기(53) 선장은 “등대지기가 ‘아프지 않다.’고 미리 연락하면 내파수도는 거를 때도 많다.”고 말했다. 해마다 진료건수가 늘어 지난해 12만 2000건이 넘었다. 최서단에 있는 외연도의 주민 남궁춘자(67)씨는 “간 상태가 좋지 않다는 병원선의 진단 때문에 도시 병원에서 조기 치료를 받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오천면 녹도의 한 70대 노인도 지난 4월 병원선에서 폐암 징후가 발견돼 서울의 큰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섬 주민들은 고혈압이나 관절염, 위장병 등을 많이 앓고 있다. 박성우(33) 병원선 내과 전문의는 “주민들이 음식을 짜게 먹고 일을 많이 한 때문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배에서 숙식도 병원선은 길이 38m, 폭 7.7m의 160t급이다. 보통 시속 16.5 노트(30㎞)로 운항하고 있다.1978년부터 병원선을 운항하기 시작했으나 노후돼 2001년 27억원을 들여 현 첨단 병원선을 건조했다. 직원 인건비를 빼고도 약값과 기름값, 수리비 등 운항비로 연 4억원이 든다. 이 배에서는 내과, 치과와 한방을 진료해 주고 있다.X레이 촬영기와 혈액분석기 등을 갖추고 있고 진료실, 임상병리실, 방사선실이 마련돼 있다. 전문의로 구성된 공중보건의와 간호사가 3명씩 있고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등 19명이 일하고 있다.8개 섬에는 보건진료소가 운영되지만 간호사만 있어 주민들이 병원선을 선호한다. 병원선이 대형이어서 섬 선착장에 대지 못하고 보트로 주민을 태워와 진료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은 의료진이 섬으로 나가 진료한다. 백 선장은 “안개가 낄 때 가장 힘든데 기다리는 주민들 때문에 웬만하면 출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주에 3박4일간 돌아다니다 보니 배에서 잠을 자기 일쑤다. 임상병리사 이용우(37)씨는 “큰 파도가 치면 책상이 넘어가고 밤에 잠을 자던 여간호사들이 멀미를 하고 무서워서 잠을 설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주민들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잡은 물고기를 건네는 어부도 있고 진료를 받고 돌아가 옥수수를 쪄 고마움을 전하는 70대 노부부도 있다. 대조도 이장 이씨는 “섬에 밭이 별로 없어 김치라도 해주고 싶어도 그렇지 못한 실정”이라며 “한달에 한번만 오는 게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보령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車업계 올 임단협 매듭

    기아자동차 노사가 1일 기본급 7만 8000원 인상에 잠정 합의했다. 이로써 유난히 치열했던 올해 자동차업계의 임금단체협상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기아차 노사는 경기도 광명 소하리 공장에서 밤샘 마라톤 협상 끝에 이날 새벽 기본급 5.7%(호봉 승급분 포함) 인상에 합의했다. 오는 5일 대의원 찬반투표를 거쳐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지만 노조의 요구사항인 ‘현대자동차 수준의 임금’이 관철된 만큼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요구해온 10만원대의 기본급 인상은 무산됐지만 대신 생산성 향상 격려금 100만원, 품질목표 달성 격려금 100만원 등 각종 수당과 성과급을 끌어내 현대차와의 임금 격차를 줄였다. 주요 합의내용은 ▲경영목표 성과급 100% ▲하반기 목표달성 성과급 50% ▲선천적 장애자녀 외래 진료시 병원비 지원 ▲수유시간 1일 120분으로 확대 ▲만 40세 이상 종업원 종합검진 주기 3년으로 단축 등이다. 기아차가 완성차 업체로는 마지막으로 임단협을 타결지음으로써 ‘옥쇄 파업’까지 등장했던 업계의 노사 갈등은 어느 정도 봉합 국면에 들어섰다. 쌍용차는 전체 조합원이 공장에서 숙식을 함께 하는 옥쇄 파업을 보름간 벌인 끝에 지난달 30일 ‘구조조정 철회’ ‘임금 동결’ 등에 합의했다. 현대차도 임금인상폭을 둘러싼 이견으로 지난 6월26일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해 잠정합의안을 마련할 때까지 21일간(조업일수 기준) 파업을 했다.GM대우차는 노사 양측이 마련한 잠정합의안이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거부당하면서 재협상을 통해 합의안을 다시 마련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 때문에 합의가 한달이나 늦춰져 지난달 29일에야 협상을 최종 타결지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관련기사 17면
  • 전북 영상메카 레디~고!

    전북 영상메카 레디~고!

    요즘 전북 임실군청 직원들은 근무시간이 즐겁다. 장규성 감독의 휴먼드라마 ‘이장과 군수’ 영화촬영장이 된 군청사에서 인기 탤런트 차승원·유해진씨를 종종 볼수 있기 때문이다. 배경마을이 된 임실군 덕치면 가곡리 주민들 역시 시골에서는 실물을 보기 힘든 이들 인기배우를 쉽게 만날 수 있어 마냥 즐겁다. 배우 외에도 영화 촬영 장면은 물론 각종 장비 등 평생 보지 못한 구경거리가 많아 여기저기서 찾아오는 주민들로 붐빈다. 임실읍과 섬진강변에서는 이영아·김시후 주연 ‘귀신이야기’도 촬영 중이어서 조그만 산골지역 임실군은 올 여름 영화 이야기로 화제 만발이다. 전북지역에서는 이 같은 영화·드라마 촬영장면을 종종 볼수 있다. 전주에서는 성심여중, 전주천 등에서 김혜수·천호진 주연의 ‘좋지 아니한가’ 촬영이 한창이다. 올들어 도내에서 제작된 영화와 드라마만 43편에 이르고 현재 6편이 촬영 중이다. 지난 2001년 4편에 지나지 않았던 도내 영화·드라마 촬영건수는 2002년 23건,2003년 26건,2004년 35건,2005년 50건 등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이같이 영화·드라마 제작진이 전북을 선호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그림’이 될 수 있는 도시, 농촌, 바다, 산 등 배경장면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전주시가 영상위원회를 구성해 이들의 적극 유치에 나선 것도 주요인이다. 전주영상위원회는 제작진 유치를 위해 배경이 될 수 있는 각종 자료를 축적해 홍보하고 안내·지원하며 자치단체의 협조를 얻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전북도 등 자치단체에서 이들에게 각종 지원과 편의를 제공하는 데 인색하지 않은 것도 제작진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게 한다. 특히 숙박비가 싸고 먹을거리가 풍부하며 음식맛이 좋아 장기간 숙식을 해결해야 하는 연예인과 스태프들이 좋아한다. 도내에서 촬영된 영화·드라마 가운데 대박이 난 작품도 많다. 엄청난 관객 동원에 성공한 ‘왕의 남자’는 대부분 부안군 영상테마파크에서 제작됐다.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말죽거리잔혹사, 한반도, 비열한 거리, 소문난 칠공주, 스승의 은혜 등 전북의 자연을 배경으로 제작한 작품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영화와 드라마 제작을 유치해 자치단체들이 얻는 수익도 짭짤하다. 전주영상위원회는 지난해 50편의 영화·드라마 촬영을 유치해 얻은 직·간접 효과가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제작진들이 숙식비, 장소와 장비 대여비, 인건비 등으로 직접 지출한 금액만 70억원에 이르고 지역광고 등 경제승수효과를 감안할 때 그 이익은 100억원을 넘어선다. 전주영상위원회 이세리 로케이션팀장은 “올 연말까지 60여편의 영화와 드라마 촬영을 유치할 계획”이라면서 “올해 직접소득은 100억원, 경제승수효과는 15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험한길 앞장선 실천적 신앙인

    험한길 앞장선 실천적 신앙인

    17일 타계한 강원용 목사는 한국 현대사와 궤적을 같이하면서 항상 역사의 중심에 있었던 신앙인이자 사회운동가였다.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 한국전쟁, 그리고 군사정권에 이어 최근까지 한 세기를 관통하면서 늘상 소신있게 앞장섰던 선구적 인물이었다. ●‘소판 돈´ 70원 손에 쥐고 만주로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소 판돈’70원을 손에 쥔채,‘농민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신념아래 만주 용정으로 건너간 게 18세 때인 1935년. 당시 은진중학교에서 만난 윤동주 시인과 문익환 목사와의 교유는 인생의 큰 좌표를 세우는 중요한 계기였다. 그들과 함께 농촌계몽활동을 하면서 암울한 조국현실에 눈뜨기 시작했고 특히 당시 은진중학교 교사였던 김재준 목사를 만난 것은 기독교적 세계관에 결정적인 방향타가 되었다. 1945년 해방과 함께 강 목사는 사회, 신앙적인 틀에서 운명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김규식, 여운형 등과 만나 청년대표로 좌우합작운동에 참여하면서 건국운동에 참여한 것이다. 동시에 선린형제단을 결성하고 김재준목사를 설교자로 모셔,1945년 12월에 지금의 경동교회를 설립했다. 당시 그가 세운 경동교회는 기독교장로교의 대표적인 교회로 성장하였다. 해방정국과 한국전쟁 등 격동기를 보낸 강 목사는 1956년 뉴욕 유니온 신학교에서 스승 폴 틸리히와 라인홀드 니이버 교수를 만나면서 신앙과 사유에 큰 변화를 맞았다. 기독교 현실주의에 바탕을 둔 ‘사이와 너머’(Between and Beyond)라는 철학을 굳건히 갖게 되었던 것이다. 이후 위기와 갈림길을 만날 때마다 양극의 대립갈등 속 어느 한쪽을 선택하기보다는 상호이해를 통해 새 길을 여는 방식을 지켰다. 이런 행동과 처신은 한때 오해를 불러일으켜 그에게 ‘중간파’, 혹은 ‘회색분자’라는 오명을 안기기도 했다. 자서전 ‘역사의 언덕에서’를 통해 “독선적이고 폐쇄적으로 대립하는 역사속에서 양극을 넘어선 제3지대에 내가 설 자리를 마련하려고 애쓰며 살아 왔다. 항상 양극사이에서 좁고 험한 길을 걸어야 했다.”고 밝힌 것을 보면 그가 이같은 평가에 적잖이 고민했음을 알 수 있다. ●1965년 크리스챤아카데미 설립 1960년대 초반 귀국한 뒤엔 대화중심의 아카데미운동에 돌입,1965년 크리스챤아카데미를 설립했다. 서로 다른 입장의 사람들이 며칠씩 숙식을 같이하며 생각을 나누었던 대화모임은 당시 우리사회에서 유일한 소통의 장이었다. 특히 그해 6대 종교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인 대화모임은 세계적인 종교간 대화운동으로 확산되었다. 이를 계기로 그는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와 세계종교인평화회의(WCRP)의장을 역임했으며 종교간 대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니와노 평화상, 만해 평화상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강 목사가 주도했던 아카데미운동의 요체는 ‘하나님께서 세상을 사랑하셔서 독생자를 보내셨고 안식일도 인간을 위해서 있다.’는 이른바 화육(化肉)신앙이다. 결국 그가 지향했던 사회는 하느님의 사랑이 중심이 되는 화해공동체였던 것이다. 70년대 양극화와 비인간화를 극복하기 위해 시도한 중간집단육성강화교육과 민주화, 노사간 대화, 성 평등 실현과 관련한 운동들은 모두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를 통해 배출해낸 인재들은 곧바로 90년대 시민사회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던 것이다. ‘너희는 먼저 그 나라와 의를 구하라.’라는 가치관을 강조했던 강 목사는 해방이후 한국정치에 관심을 가져 민주화운동에도 깊숙이 참여했다.1970년대 김수환 추기경, 함석헌 선생 등과 함께 민주화운동에 참여하고 ‘민주회복국민회의’대표위원을 맡기도 했지만 현실정치 참여에는 거리를 두었다. ●“교회는 세상위해 있는것” 신앙철학 한국 교회를 세계교회의 움직임에 동참시킨 것은 가장 큰 업적으로 평가받을 일이다.1948년 이후 세계교회운동에 참여하면서 한국의 에큐메니칼 운동을 이끌어 왔다.‘교회는 세상을 위해 있는 것’이라는 신앙 철학으로 교회와 사회의 벽을 허무는 일에 앞장섰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파격적인 운동과 시도는 기성교회와 사회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통일 조국에서 부모의 산소에 성묘를 가고 우리나라가 동아시아의 중심국가가 되는 일을 내 눈으로 보지는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던 강 목사.“모세가 이스라엘 민족과 그렇게 들어가고 싶어하던 가나안을 비스가 봉우리 꼭대기에서 바라보며 후배 여호수와에게 부탁을 하고 죽었던 것처럼 나도 그렇게 멀리서라도 가능성을 보고 세상을 떠나고 싶다.”는 말 그대로 임종 때까지 평화통일을 향해 달려 왔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문화마당]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친밀감/임영균 중앙대 사진학과교수 ·사진작가

    지난 7월말 중국 윈난성 사진가협회와 베이징 민족화보사 초청으로 중국 윈난성 스린, 쿤밍 등지를 10일간 촬영하고 돌아왔다. 현재 윈난성 당국은 그 지역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그래서인지 미국·프랑스·캐나다를 비롯한 7개국의 저명 사진가들을 초청, 모든 경비를 대주면서 촬영하게 하고 저녁마다 현지의 시장 등 주요인사들이 주최한 만찬을 베풀어 주기도 했다. 또한 외국사진가들이 촬영한 사진들을 가지고 ‘외국인의 눈으로 본 스린’이라는 사진전을 열고 출판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행사에는 중국 윈난성 출신 베이징 중앙민족대학 소수민족문화과 황교수도 동행했다. 그는 만찬이 있을 때마다 우리민요인 아리랑과 도라지 등을 부르며 한국에 대한 친근감을 표시했다. 특히 시장 등의 중요한 사람과의 만찬이 있을 때에는 으레 나를 개인적으로 소개시켜 주며, 건배를 하게 하는 등 특별한 배려를 해 주기도 했다. 쵤영여행 중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스린시 공설 운동장에서 열린 ‘횃불 축제’였다. 횃불을 피워 악귀를 쫓아낸다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풍습인데 점점 규모가 커져 이제는 국제적인 행사가 됐다고 한다. 각 지역에서 온 소수민족들이 나와서 저마다 전통무용과 민속음악을 연주했다. 공연이 절정에 이르자 벌판 곳곳에서 모닥불이 피어오르고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는 민속음악에 맞춰 남녀노소가 하나 돼 손에 손을 잡고 원무를 추는 것이었다. 빠른 템포의 음악에 따라 원을 그리며 춤을 추는 사람들은 처음에는 10여 명에 불과했지만 이내 수백 명으로 늘어 났다. 모닥불을 가운데에 놓고 서로 손을 잡고 돌다 보니, 문득 자석을 돌려서 전기 에너지를 만드는 발전기가 생각났다. 그들의 에너지는 마치 발전 모터처럼 대단했다. 그렇게 불 주위를 몇 시간씩 돌며 춤을 춰도 힘이 들지 않는지 그들의 몸짓은 더욱 격렬해졌다. 주술의 힘이라도 얻은 것일까. 나는 새삼 중국 소수민족들의 용솟음치는 에너지를 느꼈다. 행사가 끝난 다음 날 아침을 먹으면서 동행한 황교수는 한국은 전통적으로 중국과는 ‘형제 나라’이니 앞으로 자주 찾아 오라고 했다. 내가 이번 가을에 베이징 전시 준비를 위해 다시 올 예정이라고 했더니, 그는 언제라도 오면 자기에게 꼭 연락하라며 숙식까지 제공하겠다면서 친밀감을 드러냈다. 그 이후에 만난 베이징의 사진관계 인사들뿐만 아니라, 상하이 푸단 대학의 교수들이나 중국 사진화랑에 관계하는 사람 모두 대단한 친밀감을 표하며 전통적인 우방임을 과시했다. 세계 어느나라를 가도 이런 환대는 미처 받아 보지 못했다. 최근 수년간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중국은 강대국 행세를 하며 주변 국가인 한국이나 일본의 사진가들은 잊어버린 듯했다. 서양의 사진가들만 초청해 중국을 촬영하게 한다는 소식을 이미 들은 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행사에는 한국인 사진가가 찍은 사진을 특집으로 내겠다고까지 했다. 그러면 왜 중국사람은 미국이나 프랑스 등 서양이 아니라 한국인에게 더욱 친밀감을 보이는 것일까. 지난 수천년 동안 한국은 중국에 침략만 받았지 한국이 중국을 침략한 적은 한 번도 없어서이기 때문일까.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이제 한국은 세계 경제 10위권일 뿐 아니라 과학·문화·체육 등의 분야에서도 세계인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중국 지식인들은 대부분 한국은 작지만 강한 나라, 급속한 현대화를 이룬 나라, 그래서 과거와는 달리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내에서 세계 각국의 브랜드 가치를 조사했는데 삼성이 미국 등 각국의 내로라 하는 브랜드를 물리치고 브랜드 선호도 1위에 선정됐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보이는 친밀감은 어쨌든 반가운 일이다. 우리로서나 그들로서나 그것이 어느 일방에 대한 ‘억지 짝사랑’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임영균 중앙대 사진학과교수 ·사진작가
  • [사설] 車업계, 현대차 파업 교훈 벌써 잊었나

    현대차의 파업은 끝났지만 기아차·쌍용차 노조의 파업이 계속돼 자동차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현대차까지 포함하면 벌써 두달째 이어지는 셈이다. 내수 및 수출용 자동차의 주문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을 텐데, 파업이니 휴가니 해서 놀기만 하면 차는 도대체 언제 만들 작정인지 답답하다. 현대차가 한달여 파업을 벌이는 바람에 1조 3000억원의 생산차질과 7000억원의 협력업체 손실을 빚어 나라경제는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그런데도 다른 회사 노조가 교훈을 얻기는커녕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영업적자로 허덕이는 기아차의 경우 노조는 임금 10만원과 상여금 100% 인상,300%의 별도 성과급 지급 등 현대차 노조보다 한술 더 뜨고 있다. 회사는 망하든 말든 내주머니만 채우겠다는 이기주의의 극치다. 구조조정으로 옥신각신하는 쌍용차는 노조가 오늘부터 공장문을 아예 걸어잠그고 거기서 노조원 전원이 숙식하는, 이른바 ‘옥쇄(玉碎)파업’에 돌입하겠다고 한다. 초강경 투쟁으로 목적을 이루겠다는 뜻인데, 노사가 함께 죽자고 작심하지 않은 이상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 현대차는 파업 여파로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고,7월 자동차 생산량이 GM대우에도 밀렸다. 까딱 방심하면 언제 낙오자로 전락할지 모르는 게 자동차업계의 현실이다. 지금 세계시장에서는 자동차 생산량이나 브랜드 선호도에서 국내 업체보다 앞선 유명 자동차사들도 합종연횡과 구조조정으로 치열하게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자동차 노조가 주머니 채우는 맛에 해마다 관행처럼 파업을 벌여도 회사나 직장을 영영 잃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기아차와 쌍용차는 노사 모두 패배자가 된 현대차의 사례를 냉정하게 되돌아보길 바란다.
  • 기아·쌍용·GM대우차 노사분규 장기화될 듯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끝났지만 기아차, 쌍용차,GM대우차 등 다른 업체들의 노사 분규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노조는 16일부터 공장을 무기한 폐쇄하고 전 노조원이 공장에서 숙식을 하면서 농성하기로 했다. 이 회사 노조는 사측의 정리해고와 대주주인 상하이차에 대한 기술유출 등에 반발해 지난달 14일부터 한 달째 부분 파업을 벌였으며, 지난 11일에는 사측이 554명의 정리해고안을 노동부에 신고한 데 반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기아차 노사는 16일 15차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나 임금 인상안은 물론 단체협약안에 대해서도 진전된 내용이 없어 타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 18일부터 부분 파업 중인 가운데 오는 19일에는 노조원들이 참석하는 전진대회를 여는 등 투쟁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노조의 찬반투표에서 노사간 합의안이 거부된 GM대우도 지난 14일부터 노사가 재교섭을 위한 첫 협상을 가졌으나 양측이 임금인상 폭에 합의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파업 KTX여승무원 웃을까 울까

    파업 150일을 넘긴 KTX 여승무원 문제가 노동부의 ‘불법파견’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9월 서울남부지방노동사무소가 ‘합법도급’ 판정을 내린 뒤 10개월 만의 재조사로 지난 5월15일 자동정리해고 이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한국철도공사도 긴장하는 분위기이다. 철도공사는 벌써부터 ‘불법파견’이라는 결정이 내려지면 소송을 불사한다는 방침을 내놓으며 배수진을 쳤다. 앞서 철도공사는 KTX 여승무원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정리해고를 철회할 수 있도록 결정해줄 것을 요청했고. 철도공사는 여승무원 35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여승무원들은 지난 1일에는 감사원에 철도공사에 대한 공익감사도 청구했다. 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KTX의 승무서비스는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 철도공사와 승무원 위탁계약을 맺은 KTX관광레저는 지금까지 290명을 새로 뽑아 업무에 투입했다. 반면 380여명에 이르렀던 농성 승무원은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재취업 등으로 이탈해 150여명이 남았다. 숙식만 철도노조의 지원을 받을 뿐 임금은 지난 2월 이후 중단됐다. 정리해고된 이후 지급되는 실업급여도 9월이면 끝난다. 지난달 발간한 수기집과 양말 등을 판매하며 근근비 생활비를 조달하고 있다. 서울역 진입이 차단된 뒤에는 농성장도 용산역으로 옮겼다. 여승무원 노조 관계자는 2일 “노동부의 불법파견 조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자연스럽고 조속한 해결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정부대전청사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태권V’ 낳아 30년 기른 한국 애니 대부 김청기 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태권V’ 낳아 30년 기른 한국 애니 대부 김청기 씨

    30년 만에 생일상을 받았다. 이제 잔치는 시작됐다. 키 56m, 몸무게 1400t, 주행속도 시속 300㎞,895㎾의 초강력 파워엔진, 태권도 100단의 무술실력 소유자, 주소 대한민국 태권브이 기지….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V∼.” 동요도 아닌 것이 동요처럼 신나게 불려졌다. 전국의 태권도장에는 어린이들로 붐볐다. 그랬다. 지금의 30∼40대에겐 어린 시절의 꿈과 희망이요, 우상이었다. 1976년 7월, 이순신 장군의 정기를 받고 태어난 정의의 사도 ‘로보트 태권V’는 이렇게 우리곁으로 처음 다가왔다. 태권V는 그동안 7편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변신과 진화를 거듭했다. 한 차원 높은 2단 옆차기와 벽돌깨기 기술 등도 깔끔하게 연마했다. ●로봇팔·로켓주먹 과학적 검증 심포지엄 태권V는 최근 서른 생일을 맞아 아주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우선 산업자원부로부터 주민등록증과 같은 대한민국 제 1호 로봇 등록증(760724-RO60724)이 수여됐다. 이른바 토종 애니메이션 배우 1호이자 ‘국민로봇’으로 공인된 셈이다. 또 유명 연예인처럼 매니지먼트 회사와 부활 프로젝트 계약을 맺고 다양한 콘텐츠로 거듭난다. 문근영 김주혁 등 스타 연예인들이 이를 축하해 줬다. 아울러 이달에는 로봇팔과 로켓주먹 등 태권V의 능력을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심포지엄에도 참가하는 등 무척 바빠진다. 계획대로라면 2008년 하반기에는 확 달라진, 최소한 마징가Z를 능가하는 늠름한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애니메이션 감독 김청기(65)씨. 태권V를 낳고 길러 태권V의 아버지로 부른다.76년 처음 개봉 당시 3주 만에 28만여명의 관객을 불러들여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방화사상 공전의 기록을 세웠다. 이후 서른살 청년으로 키우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 2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태권V의 생일행사에도 남다른 감회에 젖기도 했다. 김씨는 올해로 애니메이션 외길인생 40년째를 맞는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의 대부로 일컬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주 경기 부천시에 위치한 ‘토토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김씨를 만났다. 김씨는 인터뷰를 하는 동안 태권V 모형을 손자 끌어안듯 자주 어루만지며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먼저 한국의 태권V와 일본의 마징가Z가 싸우면 누가 이기는지 불쑥 물었다.“그야 태권V이죠. 국기원에서 태권도 3단증을 공인받았거든요. 하지만 순간적인 강력파워를 계산하면 100단 실력은 충분합니다.”하며 웃는다. 태권도 유단자들을 불러다 실제 대련을 시킨 뒤, 이를 16㎜ 필름에 담아 태권동작을 연출했기에 최소 3단증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순신 장군 동상을 참고해 태권V에게 투구를 씌워 민족의 태권도를 연마시켰다고 부연했다. 김씨 자신은 태권도의 기본 품새도 못한다며 부끄러워한다. 태권V는 어떻게 태어났을까.“서울 광화문 뒷골목에 방 2개를 얻어 50명이 밤낮없이 3∼4개월 동안 숙식을 하면서 그렸지요. 우리는 한국의 디즈니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어요. 의욕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나중에 보니 3만 8000장이나 그렸더군요.”라고 회고했다. 앞서 김씨는 애니메이션을 하기 전에 만화작가로 6년 동안 일하다가 서울 퇴계로 대한극장에서 ‘백설공주’와 ‘피터팬’을 보고 찡한 감동을 받는다. 그동안 해왔던 인쇄만화를 접고 애니메이션으로 뛰어들었다.66년 세기영화사에 들어가 ‘홍길동’‘보물섬’‘황금철인’ 등의 제작에 참여했다. 하지만 70년대 초까지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전무할 만큼 암흑기였다. 그러던 75년 마징가Z가 흥행하자 번뜩 영감을 얻었다. 인간형 로봇에다 태권도를 도입하면 아주 멋있겠다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주위의 많은 격려 속에 어렵게 제1탄을 만들었다. 외형적으로 성공을 거두었지만 자신의 수중에는 돈 한푼 남지 않았다. 오히려 서울 사당동의 1800만원짜리 단독주택을 팔아야 했다. 요즘에야 지방 흥행사들한테 판권료를 받아 제작비로 쓰면 되지만 당시에는 만화영화가 흥행한다는 보증이 없다는 이유로 판권 자체를 미리 팔았기 때문이다. 주위에서는 낙담한 김씨에게 “김청기라는 이름 석자를 널리 알렸잖아.”하는 위로에 다시 용기를 얻어 제작에 들어갔다. “당시 제작비가 4200만원정도 들었지요. 사채까지 끌어다 썼습니다. 나중에 ‘똘이장군’으로 집을 되찾았고 ‘황금날개1,2,3’으로 돈을 좀 벌었습니다. 아무튼 태권V 1탄의 28만 관객은 지금으로치면 500만명은 족히 될 것입니다.” 또 자금 압박을 견디다 못한 김씨는 원판을 미국에 팔았다. 처음에는 다시 찾아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미국회사가 망했고 더 이상 찾을 길 없어 포기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극장에서 돌렸던 필름이 2003년 영화진흥위원회 창고에서 발견됐다. 세월이 지나 훼손된 부분이 많았지만 적잖은 비용을 들여 겨우 복원했다. 이 필름으로 지난 부산영화제때 상영됐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관객들이 이젠 부모가 돼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 눈물을 글썽이는 사람도 있었다. ●한국적 개성 살리려 이순신 장군 투구 씌워 태권V가 일본만화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았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다.“당시 애니메이션 초기여서 일본의 영향이 컸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우리식으로 만들까 하는 것이 숙제였지요.”라고 전제했다. 이어 “마징가로 했으면 더 히트할 수도 있었는데 우리식으로 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태권V에게 이순신 장군의 투구를 씌운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입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태권V의 적군이 붉은왕국이었던 점을 잠시 상기시킨다. 서울 중구 주교동의 방산초등학교에 다닐 때였다. 사는 집이 적산가옥이었는데 틈만 나면 벽에다 연필로 그림을 그리는 습관이 있었다. 야단을 칠 줄 알았던 아버지는 “칭찬은 낙타도 춤을 추게 한다.”면서 꾸지람 대신 칭찬을 자주했다. 6·25가 나자 아버지는 장성한 두 아들을 숨겼다는 이유로 북한군에 의해 납치되고 말았다. 이후 생사기별조차 한번도 없었다. 어린 김청기에겐 북한은 늘 증오의 대상이었고 결국 태권V에서 붉은왕국으로 설정하기에 이르렀다. 또 돈을 벌게 해준 ‘똘이장군’은 아버지를 모델로 그렸다. “어릴 때부터 만화를 많이 봤어요. 특히 두 발로 걸어가는 로봇우체통이 끊어진 한강다리에서 엎드려 피란민들을 건너게 하는 장면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김씨는 64년 서라벌예대 서양화과를 졸업하면서 본격적인 출판용 만화를 그렸다.‘삼총사’‘쾌걸조로’‘강강술래’ 등이 당시 작품이다. 이후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태권V를 비롯해 ‘썬더에이’‘우뢰매1∼4’ 등 28편을 만들었다.90년 이후에는 ‘우뢰매7∼10’ ‘닌자 꼴뚜기’ 등 비디오 30여편을 제작했다. ●“징기스칸 뛰어넘는 광개토대왕 애니 제작” “만화세대들이 지금은 기성세대가 됐습니다.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거부감 없이 봅니다. 또 만화는 전세계적인 트렌드이고 이해가 빠른 매체이지요. 좀더 많은 기회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기술부분에는 어느 정도 앞서 나갔지만 창의적인 면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져 있습니다. 세계적인 디즈니도 한번 실패한 뒤 다시 일어섰거든요.” 김씨는 태권V 박물관과 공원조성 등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귀띔한다. 아울러 ‘국민로봇’이라는 캐릭터를 활용,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때에는 붉은악마와 함께 국민적 응원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벽에 걸린 애니메이션 ‘광개토대왕’의 포스터를 가리킨다. 총 제작비가 180억원이 넘는 대작으로 미국 회사로부터 투자 약속까지 받았다.2년 후에는 칭기즈칸과 알렉산더 이상의 이미지가 새로 탄생될 것이라며 자신있게 미소 짓는다. ■ 그가 걸어온 길 ▲1941년 서울 출생. ▲64년 서라벌예술대 서양화과 졸업. ▲61∼66년 만화작가 생활.‘삼총사’‘쾌걸조로’ 등 발표. ▲66년 애니메이션 입문.‘보물섬’‘황금철인’‘홍길동’ 등 작품참여. ▲76년 ‘로보트태권V’ 감독(이후 태권V 7편 발표). ▲91년 김청기필름대표 ▲99년 청강산업대 겸임교수 ▲2004년 문화콘텐츠 엠버서더 대표. 제8회 서울국제만화 애니메이션페스티벌 공로상. ●주요 작품 ▲78년 ‘황금날개’‘똘이장군’ ▲79년 ‘간첩잡는 똘이장군’ ▲80년 ‘삼국지’ ▲86년 ‘외계에서 온 우뢰매’ ▲89년 ‘슈퍼 홍길동’‘우뢰매6’ ▲96년 ‘왕후 에스더’ ▲97년 ‘의적 임꺽정’ 등 52편. k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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