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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필름 “전액 무상 영화학교 2015년 개교”

    명필름 “전액 무상 영화학교 2015년 개교”

    영화 ‘접속’ ‘공동경비구역 JSA’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마당을 나온 암탉’ ‘건축학개론’ 등을 만든 제작사 명필름이 문화재단을 설립하고 파주출판도시에 영화학교를 만든다. 명필름의 심재명·이은 공동대표는 2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에 30억원 상당의 개인재산을 내 ‘명필름 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영화학교와 미술관 등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2015년 2월 개강 예정인 명필름 영화학교는 숙식이 제공되는 2년 과정 기숙학교로 전액 무상으로 운영된다. 극영화·다큐멘터리 연출, 제작, 연기, 미술, 촬영, 편집, 사운드 등의 세부 전공으로 나눠 해마다 총 1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은 대표는 “한 개인이 영화를 하고 싶을 때 곧바로 충무로로 나올 수 없고 일정한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사회가 제도적으로 육성할 필요를 느꼈다.”면서 ”이 학교를 통해 매년 두 편의 극영화와 한 편의 다큐멘터리 작품이 나오게 되는데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까지 보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작품은 명필름이 제작하는 다른 영화들과 같은 방식으로 개봉이 이뤄질 것”이라며 “졸업 작품이 곧 감독 데뷔작이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신입생은 나이, 국적, 연령 제한이 없으나, 실제 영화화를 목표로 한 프로젝트를 얼마나 성실하게 구상해 왔느냐를 평가할 방침이어서 현장 경험이 있는 이들이 선발될 가능성이 크다. 영화학교는 명필름이 파주출판도시 2단계 개발 부지에 건립을 추진 중인 회사 사옥, 미술관, 예술영화전용관과 함께 들어선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서울시 ‘청년 일자리 허브’ 내년 2월 개관

    서울시는 은평구 녹번동 옛 질병관리본부 1층에 청년 일자리 전담 전문시설인 ‘청년 일자리 허브’를 마련한다고 29일 밝혔다. 내년 2월에 문을 여는 청년 일자리 허브는 국내 첫 청년 일자리 전담 기관으로 금융 위기 이후 청년 실업률이 일반 실업률의 2배에 달하는 점 등을 감안해 위기 대응적 단기 처방이 아닌 중장기적인 청년 실업 해소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청년 일자리 허브는 1798㎡ 규모로 일자리 워크룸(스마트 오피스)과 연구실, 세미나실, 다목적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는 청년 일자리 허브 내에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청년 기업가와 청년 활동가들이 사무 공간이자 숙식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무중력지대’(가칭)를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시는 청년 허브를 운영할 민간 단체나 법인을 다음 달 9일까지 공개 모집한다. 주용태 일자리정책과장은 “청년 허브는 창업 등을 전제로 하는 인큐베이팅 기관과는 구별되며 청년 일자리의 모든 것을 책임진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선택 2012 민심탐방] 내게 대선은 [ ]다 (1)대학생에 듣다

    [선택 2012 민심탐방] 내게 대선은 [ ]다 (1)대학생에 듣다

    20대의 표심과 투표율이 18대 대선의 향방을 가늠할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유력 대선 후보들도 반값등록금, 취업난 해소 등 대학생들을 겨냥한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후보들의 공약이 실제로 대학생들의 피부에 와닿을지는 의문입니다.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이 현실성을 갖추고 있는지, 구호성에 그치는 건 아닌지 등을 진단하기 위해 서울지역 대학생 3명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20대 대학생들은 18대 대선을 ‘밥’이라고 정의했다. 누군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밥맛이다.”라고 표현하면서도, 매일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는 것이 밥이기 때문이다. 또 밥값은 그들의 열악한 호주머니 사정과도 직결된다. 대선 후보들이 자신들의 현재와 미래의 경제 문제를 해결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밥’에 담긴 셈이다. “나에게 대선은 계륵”이라고 표현한 대학생도 있었다. 득될 것은 없으나 차마 버리지 못한다는 얘기다. 서강대 경영학과 4학년 장우성(25)·이화여대 사학과 4학년 장영인(23)·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3학년 박형윤(24)씨를 29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학생문화관 앞 교정에서 만나 대학생들이 느끼는 현실적인 고민을 들어봤다. 이들은 “대선 후보들의 입에 발린 공약에 속아 넘어갈 대학생은 없다.”며 공약의 빈틈을 따끔하게 지적했다. ●“반값등록금은 실현 불가능” 이들은 ‘반값등록금’을 실현 불가능한 공약으로 내다봤다. 또 대학의 등록금 인하·동결은 대학생에게 거의 혜택을 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장영인씨는 “학생 대부분이 반값등록금을 상징적인 용어로 생각한다.”면서 “실제 절반으로 낮춰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학생은 별로 없다.”고 전했다. 장우성씨는 “등록금은 수백만원까지 오를 대로 올랐는데 장학금으로 고작 50만원을 깎아 주니 장학금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하다.”고 했고, 박씨는 “등록금 2%를 줄이는 대신 한 학기를 16주에서 15주로 줄여 학내에서는 수업일수 복권에 대한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박씨는 후보별 등록금 공약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장학제도 개선 방침은 혜택이 크지 않아 생색내기 공약에 불과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국공립대 실질적 반값 등록금 공약은 가장 시원하고 솔깃하지만 사립대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현실성이 가장 떨어지며,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점진적 반값등록금 공약은 그나마 현실적이지만 여대야소 국면에서 국회 동의를 어떻게 이끌어 낼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학자금 대출 이자나 대폭 낮춰줬으면 좋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학벌·학점 스펙은 옛말 취업 문제 역시 깊은 고민거리였다. 이들은 “취업은 사회가 학생에게 지우는 굴레이며 현실적으로 대학생이면 누구나 그 굴레를 따를 수밖에 없다.”며 현실론을 폈다. 그러면서 대학생들의 취업 고민 첫 번째가 ‘대기업’ 입사에 대한 스트레스라는 점에 공감했다. 장우성씨는 “사정이 나쁘지 않고 전도유망한 중소기업이 적지 않은데 대기업에 못 들어가면 입사에 실패했다는 인식이 많다는 것이 문제”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근무 환경이 좋은 중소기업도 정말 많은데 무슨 일을 하는 기업인지 등 국가 주도의 홍보나 장려책이 없다. 고작 취업카페를 통해 입수하는 정보가 전부”라며 아쉬워했다. 장영인씨는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연봉을 많이 준다는 이유로 대기업 입사를 꿈으로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부 주도의 중소기업 육성과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제고로 학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취업에 대한 고민 이면에는 ‘스펙(Specification)쌓기’가 최대 걸림돌로 자리 잡고 있었다. 기존의 학벌, 학점, 토익점수 등과 같은 스펙에 대한 고민이 아니었다. 장우성씨는 “문 후보가 스펙 해결책으로 제시한 ‘블라인드 평가’는 이미 때 지난 얘기”라면서 “기업들이 입사지원 자기소개서에서 ‘스토리텔링’이라는 고난도의 스펙을 요구하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글로벌 인턴 경험이 있는지, 해외에 사는 외국인 친구가 있는지 등 돈이 없으면 현실적으로 쌓기 어려운 스펙을 갖춰야 유능한 인재로 평가받는다는 점은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라고 말했고, 장우성씨도 “해외에 나가 보지 않았는데 어떻게 스토리를 쓰느냐.”고 맞장구를 쳤다. 장영인씨는 “교수들과 함께 가는 해외 학술탐방 기회가 간혹 있는데 적잖은 비용이 들지만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수치화된 점수와 출신 성분이 1세대 스펙이라면 ‘스토리’를 요구하는 스펙은 2세대 스펙”이라고 규정했다. ●학생 호주머니 터는 학내 물가 대학의 ‘궁핍한 학생 호주머니 털기’도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대학이 유명 커피전문점을 속속 입점시켜 학생들의 과다소비를 조장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장우성씨는 “학생증을 제시하면 10%를 할인해 주는데 5000원에서 500원 할인해 봤자 커피 한 잔에 4500원 아니냐.”고 꼬집었다. 장영인씨는 “커피전문점 할인이 학생회장 선거 때마다 공약으로 나오는데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달 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밥값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았다. 장우성씨는 “학내 식당 한 끼 식사 비용이 2500원에서 3500원으로 올라 용돈 부담이 더 커졌는데 질은 오히려 떨어졌다.”면서 “거액의 등록금이 식당 질을 높이는 데 사용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숙사 문제도 심각하다고 전했다. 장우성씨는 “서강대 곤자가 국제학사의 한 학기 비용은 200만원에 육박한다. 3월 개강부터 6월 종강까지 월 50만원이나 내야 해 부담이 크다.”고 했다. 박씨는 “서울에 지방 출신 대학생들의 비율이 적지 않은데 비싼 숙식비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현실성 있는 정책을 내놓는 후보가 있다면 아마 많은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법원 “성관계 뒤 제공한 숙식비는 성매매 대가”

    여중생과 성관계를 가진 후 적은 숙식 비용만을 제공했더라도 성매매 대가성이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제2형사단독 신민수 판사는 18일 여중생과 성관계를 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0)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신 판사는 또 A씨를 따라가 다른 여중생과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기소된 B(26)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신 판사는 “가출한 여중생들이 생활비를 마련하지 못한 처지인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이 제공한 수일간의 여관비와 밥값, 술값은 성매매 대가”라고 밝혔다. 이어 “여관비와 밥값, 술값은 애정관계의 단순한 경비 부담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성범죄 잠재적 피해·가해자 가출 청소년들…24시 들여다보니

    성범죄 잠재적 피해·가해자 가출 청소년들…24시 들여다보니

    성범죄 피해 문제는 가정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가출·학업중단 등 ‘벼랑 끝 청소년’도 똑같이 부딪치는 문제다. 차이점이라면 벼랑 끝에 선 청소년들이 스스로 범죄를 저지르는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가정여건 등의 위기요인으로 조화로운 성장과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이른바 ‘위기 청소년’이 2010년 기준 전체 청소년의 17%인 87만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위기 청소년의 대표격인 10대 가출 청소년의 하루를 들여다봤다. #“여러 번 손목도 그어 보고 술도 마시고 아파트 옥상에도 올라가 봤어요…. 죽으려고요.” 1년 전 처음으로 가출했다는 김모(17)양의 넋두리다. 초등학교 때부터 술만 마시면 기분이 안 좋은지 아무 이유 없이 자기를 손찌검하는 아버지가 싫어서였다. 하지만 4일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새어머니 지갑에서 훔친 3만 5000원으로 시내를 쏘다니고 찜질방에서 시간을 보냈는데도 비용은 만만치 않았다. 배 고픈 것을 참을 수 없어 집으로 돌아왔지만, 그 후 일주일 단위의 가출은 7~8차례나 계속됐다. 김양은 지난 5월 다시 집을 나왔다. 이번엔 4개월째다. 다니던 실업계 고등학교에서는 “아마 잘렸을 거예요.”라고 했다. “처음에는 집을 벗어나니까 좋았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면 있을 곳도 없고 뭐 하나를 하더라도 항상 돈이 필요한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남자 만나고 술 마시고 여관 가서 잠도 자고 그러는 거죠.” 김양은 정오쯤 일어나 PC방을 찾는다고 했다. 인터넷 채팅을 통해 하루하루 숙식을 해결해 줄 ‘스폰서’를 찾기 위해서다. “노래방이나 모텔 같은 데서 한번 자주면 한 3만원쯤 받는데 어떤 사람은 별도로 용돈도 줘요. 잘 곳도 생기고….” 이날도 채팅을 통해 스폰서 아저씨가 정해졌다. 스폰서를 구하지 못하는 날엔 전에 벌어놓은 돈으로 찜질방을 향한다. 김양은 “변태 같은 아저씨들 때문에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친절한 편”이라며 “공원에서 노숙을 하더라도 집에 가는 것보다는 밖이 낫다.”고 말했다. #박모(17)군은 가출 횟수만 20회가 넘는다. 이혼한 부모님과 떨어져 조부모 밑에서 지내던 박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친구를 따라 무작정 집을 나섰다. 그렇게 시작한 가출은 습관이 됐다. “그냥 집이 답답해서 나왔어요. 엄마 아빠랑 연락되는 사람은 없어요.” 박군은 가출 청소년을 위한 단기 쉼터에도 있어 봤지만 답답해서 나왔다. “집에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나왔죠. 잠은 아파트 계단이나 공원 등지에서 잤어요.” 대형마트 시식 코너에서 허기를 채우거나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등을 훔쳐 먹었다. 오토바이를 훔치다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박군은 인터넷 카페에서 만난 ‘가출팸’(함께 모여 지내는 가출 청소년 집단)과 공원 등지를 돌아다니며 오전을 보낸다. 이달 말 오토바이 절도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게 되는 그는 재판이 ‘무서워서’ 다시 집을 나왔다고 했다. 오후에는 춘천의 한 편의점에서 시급 4500원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한다. 돈은 6명의 가출팸 중 가장 나이 많은 ‘방장’이 관리하는데 각자 회비처럼 아르바이트한 돈을 모아 여관이나 모텔에서 잠을 잔다고 했다. “애들 보면 대부분 앵벌이 뛰거나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많이 해요. 뭐 급하면 집에 가서 돈 훔쳐서 다시 나오는 애들도 많아요.” 오후 11시,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박군은 가출팸과 PC방에 간다. PC방에서 박군은 같이 놀 가출팸 여자를 구하기도 한다. “같이 담배 피우고 오토바이 태워 주고, 잘하면 걔네랑 잠도 자고….” 박군은 지금 생활에 크게 불만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래도 엄마랑 살면 더 낫지 않을까요.”라며 말끝을 흐렸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가출 여학생 48% 성폭력 피해…쉼터 제공 등 적극적 보호 필요

    # 지난 3월 중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안 돼 가출한 A(13)양. 오갈 데 없이 거리를 헤매다 한 가스판매소에서 배달원으로 근무하던 김모(38)씨를 만났다. 김씨는 A양에게 며칠간 여관 등에서 잠자리를 해결해 줬고 밥도 사줬다. A양은 점점 김씨에 대한 경계심을 풀었다. A양은 지난 6월 5일 김씨로부터 “숨어서 담배 피우기 좋은 장소가 있다.”는 말을 듣고 김씨와 함께 울산 남구 여천천 다리밑으로 갔다. 좋은 아저씨인 줄 알았던 김씨는 순간 돌변했다. A양은 김씨로부터 무참히 성폭행을 당했다. 김씨는 지난달 27일 울산남부경찰서에 가출 여중·고생 5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 지난 4월 중순 경기 고양에서 또래 친구를 집단폭행하고 밤에 암매장까지 한 K(17)군 등 피의자 9명 가운데 6명은 대부분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가출한 10대 청소년들이었다. 가출한 뒤, 모텔 등지를 떠돌다 돈이 떨어지자 동급생들에게 성매매를 시킨 무서운 10대들도 있었다. 한 친구는 이들의 감시 아래 3개월 동안 성매매를 해야 했다. 각종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된 가출 청소년들을 보호할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가출 청소년들은 흡연, 음주, 성폭행, 절도 등 각종 비행과 범죄에 빠져들기 십상이다. 가출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는 결손가정에 대한 사회복지 확충 등 사회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9일 경찰청에 따르면 2006년 9389명이었던 가출 청소년은 2007년 1만 2237명, 2008년 1만 5336명, 2009년 1만 5114명, 2010년 1만 9440명, 2011년에는 2만 434명에 달했다. 5년새 가출 청소년 비율이 117% 늘어난 것이다. 13∼18세 일반청소년과 가출 청소년 4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여성청소년 성폭력·가정폭력·성매매 피해실태와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가출 또는 학업을 중단한 여성 위기 청소년의 47.7%가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성 위기 청소년(24.1%)과 학교생활을 하는 여성 청소년(22.5%)들에 비해 2배 정도 높은 비율이다. 가출 청소년들이 모여 지내며 숙식을 해결하는 ‘가출팸’(가출 패밀리의 줄임말)은 성범죄의 온상이기도 하다. 시민단체인 세계빈곤퇴치회가 지난 5월부터 두 달 동안 서울·인천·대전 일대에서 가출 청소년 423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한 뒤, 만든 보고서에 따르면 가출팸을 구성한 뒤 이성을 성폭행하거나 폭력을 행사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18.6%였다. 성매매나 원조교제를 강요당하거나,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다른 ‘팸’들이 보내주지 않는다고 말한 응답자도 전체의 13.8%나 됐다. 가출 청소년들이 성범죄의 표적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가출 청소년 가운데 성폭행을 당하게 되면 자신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부모와 학교로부터 가출에 대한 징계를 두려워해 경찰에 신고도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광주 서부 경찰서에 가출 청소년 성폭행 혐의로 검거된 이모(43)씨의 경우, 피해 학생이 2년 만에 성폭행 사실을 경찰에 알리게 되면서 붙잡혔다. B양은 2년 만에 성폭행 사실을 알린 이유에 대해 “당시 가출과 성폭행 사실 등이 가족이나 다른 지인들에게 알려질 것이 두려워 함께 가출했던 친구에게 이를 털어놨을 뿐 경찰에 신고하지는 못했다.”고 고백했다. 전문가들은 가정과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통한 예방이 해법이라고 말한다. 송원영 건양대학교 심리상담치료학과 교수는 “10년 전부터 해체 가정이라든지 조손 가족에서 부모의 학대, 무관심 등으로 집 밖을 택하는 탈출형 가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이들이 왜 가출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들여다보면 결국 결손가족 등에 대한 사회 복지를 확충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은영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회장은 “정부 지원이 열악해 모든 가출 청소년을 쉼터가 다 받아 줄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찾아와 도움과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쉼터 인력을 늘리고 질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명희진기자 kimje@seoul.co.kr
  • 진료없이 숙식만… ‘모텔형 병원’ 적발

    서울경찰청 경제범죄 특별수사대는 돈을 주고 사들인 의사 면허로 엉터리 병원을 차린 뒤 진료를 하지 않고 입원만 하는 이른바 ‘모텔병원’으로 운영해 건강보험금 수십억원을 가로챈 병원 행정원장 최모(49)씨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6일 구속했다. 돈을 받고 명의를 빌려준 의사와 이 병원에서 입·퇴원서를 받아 30억원의 보험금을 가로챈 환자 등 244명도 각각 의료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 등은 고령이나 치매 등으로 진료가 불가능한 의사들에게 월 500만~600만원씩을 주고 면허를 빌린 후 강남·송파구 일대에 병원 5곳을 차렸다. 현행법 상 의사, 한의사 등이 아니면 병원을 개설할 수 없다. 최씨 등은 이어 2008년부터 지난달까지 유명 병원에 홍보물을 비치하거나 직접 환자를 소개받는 수법으로 환자 230여명을 유치했다. 이들은 환자들이 입원해 치료받은 것처럼 가짜 진료기록부를 작성한 뒤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20억여원의 요양보험금을 받아 가로챘다. 경찰은 “최씨 등은 퇴원 후에도 대형 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고 싶어하는 지방 환자들의 절박한 사정을 악용해 진료 없이 숙식만 제공하는 형태로 병원을 운영했다.”면서 “서울시내 대형병원 부근에 이런 모텔형 병원이 난립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추가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법을 위반한 병·의원 등은 세무당국에 통보해 불법으로 취한 이익금을 환수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사회 부적응 청소년 홀로서기 돕는다

    광진구는 16일 가출·범죄·폭력 등으로 가정이나 학교생활의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위기 청소년들의 자립지원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는 ‘2012 위기 청소년 특별지원사업’에 따른 것으로 오는 24일까지 2주 동안 지원 대상자를 모집한다. 지난 상반기 동안에도 12명의 청소년에게 학비와 생활비 등을 지원했다.. 대상자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만 9세부터 만 18세 이하 청소년 중 해당 가구 소득 인정액이 최저생계비의 180% 미만인 경우로, 청소년 본인이나 보호자가 소득 및 재산관계 서류 등을 구비해 각 동 주민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구는 신청자의 소득·재산 및 생활실태 조사를 통해 보호자의 보호 능력 정도를 파악하게 된다. 청소년의 생계·학업 실태 등 제반사항을 확인하고, 청소년지원센터에서 가출, 범죄, 비행, 학업중단 유무 등도 확인한다. 이후 구는 개인별 위기상황을 종합 검토한 뒤 특별지원의 종류, 지원의 긴급정도 등을 판단해 지원한다. 주요 지원 내용은 의복, 숙식 등 생활지원과 건강지원, 입학금과 수업료 등 학업비 지원 등이다. 자립에 필요한 기술 습득 및 직업체험의 기회도 마련한다. 이와 함께 정신적·심리적 치료를 위한 상담비 및 심리검사비 등 상담지원과 건전한 성장을 위한 여가활동비도 지원할 계획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한여름 환상의 삼중주 ‘전남 장흥’

    한여름 환상의 삼중주 ‘전남 장흥’

    전남 장흥은 놀라운 땅입니다. 겉모습은 불퉁한 사내를 닮았으되, 갈무리한 풍경의 깊이와 다양함은 고운 여인의 뺨을 칠 정도지요. 천관산 등 우람한 산들이 사위를 둘러쳤고, 그 사이로 탐진강이 장흥 땅 이곳저곳을 적시며 흘러갑니다. 곧추선 편백나무들이 수직 세상을 이루는가 하면, 드넓은 득량만에서 쏟아져 나오는 갯것들로 철마다 먹거리가 달라집니다. 숲과 강,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진 보기 드문 여행지라고 보면 딱 맞겠습니다. 갈 때마다 느낌이 다르고, 돌아서면 다음을 기약하게 되는 것도 그런 까닭일 겁니다. 우드랜드 편백숲 장흥은 기세 좋은 산들이 감싼 고을이다. 천관산(723m)과 제암산(807m)이 듬직하고, 사자산(666m)과 부용산(609m)의 산세도 범상치 않다. 고운 여인의 치마폭을 연상케 한다는 억불산(518m)도 장흥의 대표 아이콘 가운데 하나. 삼림욕을 겸한 산림휴양지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우드랜드도 억불산 아래 있다. 우드랜드엔 40~50년 넘은 아름드리 편백나무가 100㏊에 걸쳐 군락을 이루고 있다. 정확히는 편백나무가 70%로 주종을 이루고, 삼나무가 30%가량 뒤섞여 있다. 장흥군청의 안병진 관광진흥 계장은 “1969년부터 우목리 등 인근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노동력을 보태 우드랜드를 조성했다.”고 전했다. 주민들의 울력으로 만들어진 숲인 셈이다. 우드랜드에 들면 높지거니 솟은 수직 세상의 기세에 우선 놀란다. 편백나무들이다. 한낮에도 어둡게 느껴지는 숲에서는 나무의 정령들이 날아다닐 것만 같다. 숲에 들면 나무의 향기와 청량한 공기가 동시에 밀려든다. 피톤치드 때문이다. 나무에서 방출돼 병원균 등 미생물 따위를 죽이는 작용을 하는 물질로, 삼림욕 효과의 근원이다. 장흥군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편백나무는 전나무 등 다른 침엽수에 견줘 몇 배 많은 피톤치드를 발산한다. ‘편백나무 피톤치드의 효과 실험’이란 제목의 자료는 편백나무에서 발산되는 피톤치드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감소시키고, 집 진드기 등에 대한 강력한 기피 효과를 갖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편백나무 숲 주변에 조성된 산책로엔 편백나무 톱밥이 깔려 있다. 한 걸음에 푹신한 느낌이, 또 한 걸음엔 나무의 향기가 물씬 전해진다. 황토 흙집과 음이온 발생 폭포 등 친환경 시설도 군데군데 설치해 뒀다. 우드랜드엔 명소가 두 군데 있다. 지난해 누드 삼림욕장으로 인터넷 검색창을 뜨겁게 달궜던 ‘비비 에코토피아’와 ‘말레길’이다. 비비 에코토피아는 편백숲 안에 조성된 별도의 풍욕장(風浴場)이다. 2㏊ 풍욕장 안에 토굴, 벤치 등의 시설을 갖췄다. 체험객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풍욕장 주변에 대나무로 차폐막을 설치해 밖에선 안쪽을 들여다볼 수 없다. 요즘도 간혹 “옷을 어디까지 벗어야 하느냐.”는 문의가 온다고 하는데, 사실 옷을 벗지는 않고 부직포로 된 얇은 종이 옷을 걸친다. 입장료(3000원)를 내면 종이 옷은 무료다. 말레길은 우드랜드와 억불산 정상을 잇는 등산로다. ‘말레’는 호남 지역에 전해오는 옛말로, ‘대청마루’를 뜻한다. 한옥에서 방과 방을 연결하는 큰 마루가 말레이니, 이해와 소통을 기원하는 길이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길이는 약 4㎞. 무엇보다 목재 데크가 인상적이다. 이른바 ‘무장애 데크’로, 등산로 들머리부터 억불산 정상까지 편평하게 목재 데크를 깔아 장애인이나 노약자도 오를 수 있게 했다. 남해 보물 득량만 장흥의 동남쪽은 갯것들로 가득 찬 ‘남해의 보물’ 득량만이다. 이청준(1939~2008)과 한승원 등 장흥 출신의 문인들에겐 문학적 영감을, 주민들에겐 넉넉한 갯살림을 제공한 바로 그 바다다. 득량만이 품은 해변 가운데 해수욕객들의 발걸음이 가장 잦은 곳은 수문해변이다. 수심이 완만하고 모래가 고와 피서지로 제격이다. 수문해변 한편엔 한승원의 시비 30개가 세워진 ‘한승원 문학 산책로’도 조성돼 있다. 해변 끝엔 물놀이 시설과 숙박시설을 갖춘 옥섬워터파크가 있다. 수도권의 대형 워터파크와 크기를 견줄 수는 없지만, 바다를 보며 물놀이와 일광욕을 즐기는 맛이 각별하다. 수문해변 남쪽의 남포마을을 찾는 것도 좋겠다. 소나무 몇 그루가 뿌리를 내린 소등섬 덕에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마을이다. 소등섬은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일출·월출 명소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1996)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득량만 저편으로 물러났던 바닷물이 서서히 갯벌을 점령하면 남포마을과 소등섬을 연결한 노두(頭)만 남는다. 바닷물이 발목 언저리에서 찰랑거릴 때 노두에 서서 사진 한 장 찍어 보시라. 그대로 그림이 된다. 청잣빛 바다와 만나려면 회진면으로 가야 한다. 뻘과 모래가 뒤섞여 있어 장흥 내 다른 지역에 견줘 유난히 물색이 곱다. 회진 앞바다 끝자락의 정남진 해양낚시공원도 장흥의 명소다. 다도해의 절경을 바라보며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게 장점. 숙식이 가능한 바다 위 숙박시설과 안전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는 부잔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정남진 물축제’ 탐진강 탐진강은 영암군 금정면에서 발원해 장흥을 적신 뒤 강진을 거쳐 남해로 흘러드는 총 55㎞의 물길이다. 오래전 탐라국(제주도의 옛 이름)의 배가 신라에 조공을 바치기 위해 강진의 구강포로 드나들었는데, 탐라국과 강진의 앞뒤 글자를 따 탐진강이라 이름지었다고 전해진다. 탐진강은 강의 원형이 잘 살아 있다. 수변생태공원에는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놓여 있고, 사이사이 다양한 수초가 무성하다. 강어귀마다 돌다리도 놓여 있다. 소나기라도 한바탕 퍼부은 뒤엔 되살아난 수초들의 푸른 빛과 맑은 공기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빚어낸다. 탐진강에서 27일~8월 2일 ‘2012 대한민국 정남진 물축제’가 열린다. 올해 5회째로, 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가 4년 연속 ‘올해의 브랜드 대상’으로 선정했을 만큼 강변 물놀이 축제 가운데 정평이 나 있다. 무엇보다 맑고 차가운 물이 인기 비결이다. 안병진 계장은 “해마다 물축제 기간에만 탐진강 상류 탐진호의 수문을 연다.”며 “수문을 나설 때 약 16도였던 차가운 물이 햇빛을 받으며 7㎞ 정도 장흥 읍내까지 흘러가는 동안 22~23도의 시원한 물로 변한다.”고 설명했다. 물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은 ‘천연무지개풀장’이다. 편백나무와 녹차, 꽃양귀비 등 7가지 천연성분이 녹아 있는 색색의 탕이다. 각각의 탕마다 특색 있는 이벤트가 진행된다. 물싸움과 물썰매도 주목할 프로그램이다. 편을 갈라 물총과 물풍선을 쏘고 던지는 가족형 이벤트다. 장어, 메기 등을 잡는 맨손물고기잡기는 매일 오후 2시부터 한 시간 동안 진행된다. 줄배타기, 카약 등의 체험프로그램과 남미라틴콘서트, 세미누드촬영대회, 전국동네밴드경연대회 등의 공연도 축제기간 내내 펼쳐진다. 홈페이지(www.jhwater.kr) 참조.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의 문흥나들목으로 나와 29번 국도를 타고 곧장 가면 된다. 서해안 고속도로→목포광양간 고속도로→장흥나들목 순으로 가도 된다. 장흥군 문화관광과 860-0224. ●맛 집 여름철 된장 물회가 진미다. 어린 농어나 돔의 속살을 시큼한 열무김치와 된장, 매실, 막걸리를 숙성시킨 식초 등과 버무려 내놓는데 새콤달콤한 게 입맛을 돋운다. 2만 5000~3만 5000원. 보양식이라면 하모(갯장어) 샤부샤부가 좋겠다. 4만~5만원. 싱싱회 마을(863-8555)이 이름났다. 한우와 표고버섯, 키조개를 함께 먹는 ‘장흥 삼합’은 만나숯불갈비(864-1818)가 잘한다. ●잘 곳 크라운호텔(863-0777)이 깨끗하다. 읍내에 있다. 득량만이 한눈에 들어오는 옥섬 워터파크(862-2100)도 좋다. 글 사진 장흥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과녁이 수박만큼 크게 보이나 봐요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싹쓸이’을 노리는 양궁대표팀이 본진보다 먼저 20일 결전지에 도착했다. 말끔하게 단복을 차려입은 선수들은 “선배들이 워낙 잘해서 부담이 있다. 하지만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즐기겠다.”고 여유를 부렸다. 태극궁사들의 런던대회 목표는 전 종목 석권. 치열한 관문을 뚫고 올림픽대표로 뽑힌 남녀 각각 3명의 선수들은 금메달 4개를 따겠다는 일념으로 혹독한 훈련을 견뎌왔다. 런던의 궂은 날씨에도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바람 불고 비 내리는 곳에서 묵묵히 시위를 당겼다. 표적을 2초마다 옮기며 순간 집중력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제는 고전(?)이 된 해병대 훈련, 공동묘지 야간 순회, 야구장·군부대에서의 소음훈련, 영하 날씨에 한강 걷기 등을 통해 ‘마인드 컨트롤’을 마쳤고, 최상급 아이패드를 활용해 경기장인 로즈 크리켓 가든을 가상 체험하는 이미지 트레이닝도 거듭했다. 덕분에 컨디션은 절정이다. 특히 남자부 오진혁·임동현·김법민은 출국 전날인 18일 세계기록을 두 차례나 갈아치우는 등 물이 올랐다. 24발 단체전 연습경기(만점 240점)를 세 차례 했는데 235점을 두 번 쐈다. 선수 셋이 한 발의 실수도 없이 10점을 19번, 9점을 5번 맞혀야 나올 수 있는 점수. 공인 세계기록이 임동현·오진혁·김우진이 지난해 런던프레올림픽 8강전에서 기록한 233점인 걸 감안하면 이번 대표선수들의 신들린 감각을 짐작할 만하다. 남자팀 주장 오진혁은 “손끝이 절정에 이르렀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좋은 컨디션을 어떻게 지킬지가 성패의 관건”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성진·기보배·최현주가 나서는 여자팀도 안정적으로 고득점대를 지켰다. 다른 나라의 추격이 거세지만 단체전 7연패를 이루겠다는 의지가 뜨겁다. 기보배는 “요즘 점수가 계속 높게 나오고 있다. 컨디션을 조절하고 환경에 적응하겠다.”고 여유를 부렸다. 성적만큼이나 지원도 차원이 다르다. 런던까지 날아가는 동안 비즈니스석을 제공받았고, 런던에 도착해서도 로즈 크리켓 가든이 내려다보이는 5성급 호텔의 패밀리 스위트룸에 짐을 풀었다. 숙식은 선수촌에서 해결하지만, 경기나 훈련 중 이곳에 머물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게 된다. 회장사인 현대기아차 현지법인에서도 살뜰한 배려를 다짐하고 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순천에 전국 최대 ‘독일마을’ 만든다

    전남 순천시에 전국 최대의 독일마을이 조성된다. 남해군의 20여 가구보다 훨씬 많은 250여 가구가 들어선다. 11일 순천시와 한옥마을 건립을 추진 중인 ㈜리버벨리 등에 따르면 순천시 옥천동 24만㎡ 일대에 500억원 규모의 독일마을과 한옥단지 조성을 위한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곳은 대지 330㎡(100평)에 100㎡(30평)대 규모의 한옥민박단지로 100가구는 독일 교포에게, 나머지 150가구는 일반인에게 분양한다. 분양가는 독일교민이 1억 1000만원이며 내국인은 2억 2000만원이다. 한옥마을은 오는 2014년 주택, 상가, 문화원 등 건축물 공사를 마치고 2015년부터 거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1970년대 한국에서 독일로 건너간 간호사 부부 70여명과 일반 주민 30여명 등 100여명이 분양 신청했다. 독일 한옥마을은 김화중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현직 시절인 2007년 독일을 방문, 파독(派獨) 광부 및 간호사 출신 교민들로부터 노후를 고국에서 보내고 싶다는 말을 듣고 자신의 땅이 있는 순천에 독일마을을 세우기로 한 데서 비롯됐다. 독일 전통한옥마을에는 독일문화원과 연계해 독일문화거리, 괴테문학공원, 칸트철학공원, 베토벤음악전당 독일풍의 문화예술 공간과 함께 수익사업을 위해 독일상품을 판매하는 상가 등도 갖출 계획이다. 특히 교포 후세 교육을 위해 무료 숙식, 독일어 강의, 독일대학 진학 지원 등 장학사업도 병행한다. 김 전 장관은 “독일의 모든 대학은 국가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대학 등록금과 수업료가 무료로, 돈이 없더라도 실력만 갖추면 누구나 입학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보다 많이 독일의 대학에 유학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독일마을 설립 취지인 만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열린세상] 시와 함께하는 내 마음의 휴가/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열린세상] 시와 함께하는 내 마음의 휴가/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지난주, 강원도 횡성에서 열린 제34회 해변시인학교에 참석했다. 이번 시인학교에도 많은 시인과 독자가 참석해서, ‘시와 인간의 아름다운 만남’이라는 주제 하에 시를 창작하고 또 시와 삶에 대해 토론하고 정담을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긴 가뭄 끝에 때마침 찾아온 반가운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와 사람과 숲과 계곡이 하나로 어우러진 장면은 해변시인학교 외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일 것이다. 해변시인학교는 1979년부터 월간 시지 ‘심상’ 주최로 박목월 시인이 중심이 되어 시작되었다. 나는 1991년 강릉 경포초등학교에서 열린 제13회 해변시인학교부터 운영위원으로 참석하기 시작했다. 행사를 주관하는 스승 박동규 선생님을 도와드리기 위해 참석한 이후, 어느덧 20여년의 세월을 해변시인학교와 함께해 온 셈이다. 초등학교 교실에서 숙식을 하는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참석한 모든 이들이 시에 대한 무한한 열정을 공유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생생하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해변시인학교는 시인, 독자를 합쳐 300~400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였다. 이런 인원이 3박 4일 동안 모여 시와 인생에 대해 논의를 하는 일은 아마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 것이다. 일정의 마지막 날에는 어김없이 장대비가 쏟아졌다. 그 빗속에서 벌어지는 캠프파이어 때 모두가 하나가 되어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르고 시를 읊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헤어지는 날, 아쉬움에 두 손을 꼭 잡고 눈물을 글썽이던 독자들을 뵈면서, 행사 담당자로서 뿌듯함을 느끼곤 했다. 왜 나는 긴 시간을 해변시인학교와 함께했는지를 반문해 본다. 무엇보다, 그곳에서 만난 분들 모두에게서 느낄 수 있는 순수함이 너무 좋았다. 그분들은 결코 아파트 투기나 명품 등에 대해 말을 하지 않는다. 오로지 어떻게 하면 시를 쓸 수 있는지, 또 시가 우리네 삶에서 얼마나 소중한 가치를 지니는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물질만능주의가 횡행하는 이 시대에 시를 통해 정신의 고결함을 지향하는 그런 삶을 살아가는 분들을 어디 가서 만날 수 있겠는가. 1990년대만 하더라도 여러 단체에서 여름시인학교를 개최했건만, 이제는 모두 사라지고 ‘심상’ 주최 해변시인학교만 남아 있다. 재정 문제나 장소 문제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시를 외면하는 시대 풍조가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시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합일을 추구하는 장르이다. 그러기에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고,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는 이 시대를 정화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순수한 영혼과 같은 것, 그것이 시이다. 설악산 백담사에 가면, 여러 시인의 시비가 계곡 앞에 세워져 있다. 그중 작고한 이성선 시인의 시비에 실린 시가 생각난다. ‘나 죽어/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해도/ 저 물 속에는/ 산 그림자가 여전히 혼자 뜰 것이다.’ 이 시에서 나는 유한한 인간과 무한한 자연, 물욕에 사로잡힌 추악한 사람과 그것을 비운 순수한 사람, 대자연의 위대한 섭리 앞에서 한없이 고개를 숙인 착한 사람의 모습을 읽는다. 박목월 시인이 왜 해변시인학교를 열었는지 추측해 본다. 시인의 시 ‘나그네’에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라는 시구가 있다. 자연의 일부가 되어 아무런 물욕 없이 유유자적(悠悠自適)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이 아름답지 않은가. 아마도 목월 시인은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세계를 꿈꾸면서 그 세계로 독자를 이끌기 위해 해변시인학교를 시작한 것은 아닐까. 이번 여름, 휴가를 떠나면서 시와 자연과 함께하는 그런 여행을 계획해 보는 것도 보람 있는 일일 것이다. 편안한 잠자리, 풍족한 먹거리, 즐거운 놀이로 지친 몸을 쉬게 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우리에게 더 필요한 것은 마음의 휴식이다. 이번 휴가에서는 스스로의 마음속에 ‘해변시인학교’를 열어보는 것은 어떨까. 별이 쏟아지는 밤, 사랑하는 이와 함께 시를 읽고 인간다운 삶에 대해 생각해 보자. 그러면 여행의 의미가 한층 배가되지 않겠는가.
  • 흥과 한 뒤틀린 몸짓에 서민 울고 웃었다

    흥과 한 뒤틀린 몸짓에 서민 울고 웃었다

    “통섭의 시대에 춤과 소리와 이야기를 아우르는 큰 별이 스러졌습니다.” 전통 공연 기획자인 진옥섭 한국문화의집 코우스 예술감독은 고(故) 공옥진 여사에 대해 이렇게 회고한다. 한과 해학을 담아 소리를 하고 춤을 추면서 창조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1인 창무극’의 창시자이고 곱사춤과 동물춤으로 사람들을 웃겼다가 울리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예인이기도 했다. ●최승희 일본집서 문틈으로 춤 배워 호적으로는 1933년생이지만 고인은 1931년 전남 영광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판소리 명창 공대일(1910~1990) 선생이고 아버지의 팔촌형 공창식(1887~1936)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으뜸가는 소리꾼이자 명창 임방울의 스승이기도 하다. 전라도 유명 예술인 집안에서 자라 사람이 북적거리는 환경에서 어릴 적부터 소리를 접했다. 아버지에게는 단가(판소리를 부르기 전에 하는 짧은 노래)를 배웠다. 단가를 모두 뗀 뒤에야 사설을 배울 수 있다는 가르침 때문에 사랑채 심부름을 하거나 부엌에서 흥얼거리면서 판소리 사설을 익혔다. 일곱 살쯤에 옥진은 일본으로 떠났다. 당시 일본으로 가던 ‘신무용의 대가’ 최승희 선생에게 아버지가 1000원을 받고 부엌데기로 판 것이다. 아버지는 그 돈으로 강제 징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어린 옥진은 최승희의 일본집에서 집안일을 하며 틈틈이 문틈으로 춤을 배웠다. 10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 해방을 맞고, 열일곱 살에 경찰관과 결혼했다. 6·25전쟁 통에 경찰관 가족이라는 이유로 몇 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했다. ●야속한 세월 견디며 삶의 애환을 예술로 전쟁 뒤에 딸을 하나 낳아 어엿한 가족을 꾸리는가 싶었는데 남편이 동네 처자와 눈이 맞아 버렸다. 미련 없이 딸을 둘러업고 집을 나와 세상과 맞닥뜨렸다. 절에 얹혀살면서 스님들 밥을 지어 주고 때때로 절 뒤편에서 즐거운 일, 슬픈 일을 떠올리며 혼자 웃고 울었다. 1960년대에는 임방울 창극단, 김연수 우리악극단, 박녹주 국극협회 등 여러 국악 단체에 참여하면서 무대를 만들었다. 야속한 세월을 견디면서 몸에 익은 삶의 애환을 고스란히 풀어낸 것이 ‘1인 창무극’이다. 1978년 서울 공간사랑 개관 기념 공연에서 첫선을 보인 ‘1인 창무극’은 그야말로 ‘빅히트’를 쳤다. 전통 무용에 해학적인 동물춤을 접목한 ‘1인 창무극’은 수십년간 서민을 웃기고 울렸다. 그 후 동양인 최초로 미국 링컨센터에서 단독 공연을 하기도 했고 일본, 영국 등지에서 공연하면서 “가장 서민적인 한국 예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80~90년대는 ‘1인 창무극’ 전성기였다. 1995~1996년 서울 대학로 두레극장 공연에서는 500석 공연장에 1000여명이 몰려들었다. 이쯤이면 국악계 어르신으로 대접을 누릴 만도 한데 고인은 한사코 호텔 숙식을 거부했다. 최고의 스타였지만 올 때마다 김치를 담아 와 제작진을 일일이 불러 먹이는, 그저 어머니 같은 분이었다고 했다. “서울 종로3가에 있는 운당여관이라는 곳에서 늘 묵었고 함께 올라온 아주머니와 직접 밥을 해 드셨어요. 방값도 못 내던 무명의 서러움을 생각하면서 이만큼이나 됐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면서요.” 당시 공연기획을 한 진옥섭 대표의 말이다. 대중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공옥진의 ‘1인 창무극’이 무형문화재로 인정받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1998년 고인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듬해 ‘1인 창무극’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그러나 전남도 문화재위원회는 ‘전통을 계승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창작한 작품’이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10년이 지난 2009년 재신청을 할 때는 건축물이 주로 대상이 되는 ‘등록문화재’ 지정을 추진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 2010년 무형문화재로 인정 2010년 5월 마침내 ‘판소리 1인 창무극 심청가’가 전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되고 그해 11월 최종 인정됐다. 2010년 6월 서울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 고인은 “맺히고 맺힌 한을 풀었다. 이젠 죽어도 원이 없다.”며 온 힘을 다해 생애 마지막 춤을 췄다. “공옥진 선생 하면 ‘곱사춤’부터 떠올려요. 하지만 이건 본질이 아닙니다. 곱사춤은 심청가에 나오는 맹인잔치에서 공 선생이 표현한 많은 맹인 중 하나일 뿐입니다. 곱사춤이나 동물춤은 공 선생만이 할 수 있고 그분밖에 못 하는 ‘1인 창무극’의 일부인 거죠. 어떤 공연을 봐도 관객의 눈물과 콧물을 쏙 빼는, 그러다가도 또 언제 그랬느냐면서 웃겨주는 명공연을 보지 못한다는 게 우리 문화계에는 큰 상실일 겁니다.” 빈소는 전남 영광 농협장례식장 2호실. 발인은 11일 오전 8시로 잠정 결정됐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글로벌 시대] 해외 진출 한국기업에 바란다/이혜주 현대건설 아부다비 지사장

    [글로벌 시대] 해외 진출 한국기업에 바란다/이혜주 현대건설 아부다비 지사장

    해외에 나와 살다 보면, 개인이 속한 기업이나 국가가 자신의 얼굴이 된다. 개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나는 한국을 대표하는 민간 외교관이자 대표선수의 위치에 서게 된다. 그런 연유로 해외에 나오면 모두 애국자가 되는지도 모른다. 아부다비에는 현지 사회를 위한 헌신과 기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해 주는 미담이 전해진다. 이슬람의 종주국인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은 이슬람 이외의 종교는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GCC 국가 중 7개 토후국(Emirate)이 모여 연합국을 형성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예외다. 여기에는 1960~1975년 헌신적인 의료봉사로 아부다비 왕가를 감동시킨 부부 의사의 역할이 컸다. 1960년까지도 아부다비에는 병원이 없었다. 열악한 환경으로 유아 사망률이 50%, 산모 사망률이 35%에 달했던 당시, 미국 국적의 케네디 부부가 자이드왕의 요청으로 현 아부다비 왕가의 고향인 ‘알 아인’에서 ‘오아시스’라는 산부인과 병원을 세우고 헌신적으로 봉사했다. 현 아부다비의 칼리파 왕과 무함마드 왕세자도 이들의 손을 거쳐 태어났다고 한다. 미국인 부부 의사의 헌신 덕분에 의료시설이 전무했던 아부다비 사회에 큰 감동의 물결이 일어났다. 케네디 부부의 헌신에 감동한 자이드왕은 이들에게 소원을 물었다. 케네디 부부는 자유롭게 예배를 볼 수 있는 교회당을 지을 수 있게 해 달라고 간청했고, 자이드왕은 수락했다. 그 후 아부다비뿐만 아니라 각 토후국은 특정지역을 종교단지로 지정해 교회와 성당 등 종교시설을 짓고 자유롭게 예배볼 수 있도록 했다. 오늘날 외국인들이 이슬람 땅인 UAE에서 종교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은 케네디 부부의 감동적인 헌신 덕분이다. 케네디 부부 의사의 이야기에서 보듯이 현지 사회에 대한 헌신과 기여만큼 큰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없을 듯하다.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건설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 건설업체들이 주력 시장으로 삼고 있는 UAE는 최근 많은 공사물량을 쏟아냈다. 한국 건설업체들은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거의 모든 공사에 참여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많은 부분을 직영하면서 다수의 한국 하청업체를 데려다 공사를 수행했고, 이 때문인지 현지 건설업체들은 전보다 일거리를 덜 맡는 ‘풍요 속 빈곤’을 겪게 됐다. 그 결과 현지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아부다비에 반(反)한국기업 정서가 생겨났다. 구미(歐美) 건설업체 직원들은 대부분 가족 동반으로 해외에서 일을 한다. 그러나 한국 건설업체 직원들은 대부분 혼자 해외 현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일하는 경우가 많다. 아부다비의 주택 임대업과 호텔업, 식음료 가게 및 백화점 등 도소매 업종의 경기가 구미 업체가 공사를 수행하던 예전과는 달리 많이 죽어 있다는 불평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기업들도 할 말은 있다. “건설역군으로 아부다비 사회에 기여하는 것은 생각지 않고 현지 기업들의 경제적 득실과 관련된 부분만 부각시켜 한국기업들에 더 많은 헌신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발주처들은 한국기업들이 경쟁적인 가격, 철저한 공기(工期) 준수와 고품질 시공 등으로 충분히 아부다비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현지 건설업체나 도소매 업체의 불만을 강하게 전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존경과 신뢰를 받는 글로벌기업이 되려면 지구촌 지역민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지 않을까. 한국 건설업체들이 아부다비 건설시장을 주무대로 선전(善戰)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현지의 불만을 귀담아듣고 아부다비 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더 나아가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지구촌 곳곳에 한국 건설인의 따뜻한 손길과 배려가 배어 있는 유·무형의 기여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타인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되는 ‘관시’(關係)는 중국시장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글로벌 비즈니스에 통용되는 제일의 법칙이다. 아부다비에 병원을 짓고 헌신해 감동을 불러일으켰던 미국인 케네디 부부 의사를 다시 생각해 본다.
  • 정보와 감상 잘 버무린 ‘자기 성찰의 길’ 안내서

    ‘지리산 둘레길’(황소영 지음, 터치아트 펴냄)은 능수능란한 ‘밀당’(밀고 당기기) 솜씨를 선보이고 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지리산 둘레길에 깃든 이야기와 정보를 균형 있게 전한다. 저자는 지리산 둘레길을 두고 “또 하나의 지리산”이라고 표현한다. 키를 한껏 낮추고, 마을과 고개를 이으며 많은 사람들을 품에 안는다. 그는 “그 길섶에서 지리산이라는 하나의 끈으로 묶인 지리산민들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고도 했다. 이는 지리산 둘레길의 본질이기도 하다. 누군가 지리산 둘레길의 풍경이 빼어나다고 한다면 절반쯤은 허풍이지 싶다. 사실 지리산 둘레길은 절경과 다소 거리가 있다. 그보다는 외려 자기 성찰의 길이라 보는 게 옳다. 아울러 그 길에 기대 사는 주민들의 삶 속으로 한 발짝 다가서는 길이기도 하다. 보는 길이 아닌 느끼는 길인 셈이다. 저자는 2007~08년 서울신문에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를 연재했다. 이제는 보통명사처럼 익숙해진 ‘지리산 둘레길’이 태동하기 이전부터 그는 지리산에 깃든 마을과 그 마을들을 잇는 둘레길을 걷고 또 걸었다. 그런 까닭에 그의 글을 읽다 보면 그가 지리산과 지리산민들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기보다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란 느낌을 갖게 된다. 책 제목도 담백하다. 치장의 흔적이 없다. 최소한 제목으로 독자를 ‘낚으려는’ 불순함은 없는 셈이다. 하긴 그렇다. 그 길에 들기만 해도 행복한데, 무슨 설명이 구구하게 필요할까. 책은 274㎞에 달하는 지리산 둘레길의 22개 전 구간을 빠짐없이 소개하고 있다. 길 위에 펼쳐진 마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주민들의 이야기 등으로 풍성하게 꾸몄다. 아울러 지리산 둘레길의 각 구간별 특징과 소요 시간, 한눈에 들어오는 코스 지도, 편의시설, 안내센터 위치, 숙식 정보 등 여행에 필요한 정보들도 꼼꼼하게 담았다. 1만 3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Weekend inside] 탈권위·파격… 19대 톡톡 튀는 초선들

    [Weekend inside] 탈권위·파격… 19대 톡톡 튀는 초선들

    19대 국회는 톡톡 튀는 의원들이 유난히 많다. 검은색 일색의 정장을 벗고 간편한 복장으로 국회에 출근하거나 의원의 상징인 배지를 달지 않기도 한다. 주로 젊은 초선들이다. ‘탈권위’나 ‘파격’을 표방하기도 하지만, “그냥 이게 편해서…”라고 말하는 이도 상당수다. ●사무처 설득… 의원 인장에 ‘일·사람’ 문구 ‘톡톡 의원’으로 첫손에 꼽히는 이는 민주통합당 장하나(35) 의원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형식을 빌려 민주통합당이 선출한 청년비례대표다. 19대 국회 개원식이 열린 지난 2일 면바지를 입고 짙은 갈색의 ‘백팩’(등가방)을 메고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평소에도 청바지와 티셔츠, 백팩이다. “또래 사람들에게 권위적으로 비쳐지고 싶지 않아서”라고 한다. 이날은 첫 본회의인 점을 감안해 청바지를 면바지로 바꿔 입었다. 장 의원은 서울 당산동에서 여의도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처음에는 동료 의원들의 눈길이 곱지 않았다. 그러나 점점 눈에 익숙해지고, 박지원 원내대표 등이 나서 “청년 의원이니 괜찮다.”라고 말해 주면서 시선이 바뀌었다. 장 의원은 국회의원 인장도 자신의 이름 대신 ‘지구·일·사람’이란 문구로 만들었다. 송용한 보좌관은 “국회 사무처에서 국회의원 이름이 안 들어간 인장은 처음이라 관례상 문제가 있다고 반대해 사무처 설득에만 사흘이 걸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부산 지역구가 아닌 서울에서는 자주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복장은 대부분 ‘노타이’다. 지난달 8일 열린 새누리당 연찬회 때도 혼자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고 오기도 했다. 같은 당 서용교 의원은 시도 때도 없이 운전대를 잡는다. “개인적인 일을 볼 때는 그냥 혼자 운전하는 게 편하다.”고 했다. 점심 시간 때면 수행비서 없이 국회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서 의원의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함진규 의원도 주말마다 자신이 직접 운전, 지역구인 시흥에서 모판 나르기 등 농사일에 나선다. 군인 출신의 송영근 의원도 14년 된 SM5 차량을 지금도 타고 다니고 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강은희 의원은 집은 대구지만, 당선 이후 서울 숙소를 따로 구하지 않은 채 벤처기업 운영 시절 직원들과 함께 묵었던 서울 사무소에서 함께 숙식해 왔다. 최근에서 야 직원들이 불편해질 것 같아 개인 숙소를 따로 구했다고 한다. ●재선 이용섭 금배지 한번도 안 달아 파격이나 탈권위가 초선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재선, 3선 의원들도 4년 전, 8년 전에는 초선이었다. 재선인 민주당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초선 때부터 지금까지 ‘금배지’를 달지 않고 있다. 6선의 강창희 국회의장은 출근 때 여의도에 들어서면 차에서 내려 국회까지 걸어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현정·허백윤기자 hjlee@seoul.co.kr
  • 30대 女의원, 면바지·백팩메고 국회 들어서자

    30대 女의원, 면바지·백팩메고 국회 들어서자

    19대 국회는 톡톡 튀는 의원들이 유난히 많다. 검은색 일색의 정장을 벗고 간편한 복장으로 국회에 출근하거나 의원의 상징인 배지를 달지 않기도 한다. 주로 젊은 초선들이다. ‘탈권위’나 ‘파격’을 표방하기도 하지만, “그냥 이게 편해서…”라고 말하는 이도 상당수다. ●사무처 설득… 의원인장에 ‘일·사람’ 문구 ‘톡톡 의원’으로 첫손에 꼽히는 이는 민주통합당 장하나(35) 의원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형식을 빌려 민주통합당이 선출한 청년비례대표다. 19대 국회 개원식이 열린 지난 2일 면바지를 입고 짙은 갈색의 ‘백팩’(등가방)을 메고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평소에도 청바지와 티셔츠, 백팩이다. “또래 사람들에게 권위적으로 비쳐지고 싶지 않아서”라고 한다. 이날은 첫 본회의인 점을 감안해 청바지를 면바지로 바꿔 입었다. 장 의원은 서울 당산동에서 여의도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처음에는 동료 의원들의 눈길이 곱지 않았다. 그러나 점점 눈에 익숙해지고, 박지원 원내대표 등이 나서 “청년 의원이니 괜찮다.”라고 말해 주면서 시선이 바뀌었다. 장 의원은 국회의원 인장도 자신의 이름 대신 ‘지구·일·사람’이란 문구로 만들었다. 송용한 보좌관은 “국회 사무처에서 국회의원 이름이 안 들어간 인장은 처음이라 관례상 문제가 있다고 반대해 사무처 설득에만 사흘이 걸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부산 지역구가 아닌 서울에서는 자주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복장은 대부분 ‘노타이’다. 지난달 8일 열린 새누리당 연찬회 때도 혼자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고 오기도 했다. 같은 당 서용교 의원은 시도 때도 없이 운전대를 잡는다. “개인적인 일을 볼 때는 그냥 혼자 운전하는 게 편하다.”고 했다. 점심 시간 때면 수행비서 없이 국회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서 의원의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함진규 의원도 주말마다 자신이 직접 운전, 지역구인 시흥에서 모판 나르기 등 농사일에 나선다. 군인 출신의 송영근 의원도 14년 된 SM5 차량을 지금도 타고 다니고 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강은희 의원은 집은 대구지만, 당선 이후 서울 숙소를 따로 구하지 않은 채 벤처기업 운영 시절 직원들과 함께 묵었던 서울 사무소에서 함께 숙식해 왔다. 최근에서 야 직원들이 불편해질 것 같아 개인 숙소를 따로 구했다고 한다. ●재선 이용섭 금배지 한번도 안 달아 파격이나 탈권위가 초선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재선, 3선 의원들도 4년 전, 8년 전에는 초선이었다. 재선인 민주당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초선 때부터 지금까지 ‘금배지’를 달지 않고 있다. 6선의 강창희 국회의장은 출근 때 여의도에 들어서면 차에서 내려 국회까지 걸어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현정·허백윤기자 hjlee@seoul.co.kr
  • [Weekend inside] 올해만 20여명… 노벨상 수상자 방한 급증 논란

    [Weekend inside] 올해만 20여명… 노벨상 수상자 방한 급증 논란

    세계 최고의 석학인 노벨상 수상자들의 한국행이 최근 몇 년 새 크게 늘고 있다. 올 들어 한국을 찾았거나 7월 방한이 확정된 수상자는 18명에 달했다. 지난 3월 200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존 번 델라웨어대 교수를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평균 일주일에 한 명 이상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한 해 평균 3~5명의 수상자들이 찾았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하반기에도 문학상 수상자 3명이 방한할 예정이다. 올해만 20명 이상의 수상자를 국내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다. 수상자들의 잦은 방한은 각종 학회 및 심포지엄 등에서 앞다퉈 초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회 및 심포지엄 등 행사 주최 측에서는 “행사의 ‘품격’을 높이는 동시에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석학들을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적인 섭외 탓에 수천만원대의 비싼 비용을 지출하는 데다 한 해에 두세 차례씩 한국을 찾는 수상자들도 등장, ‘식상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방한한 수상자들은 물리학상·화학상·의학생리학상뿐만 아니라 문학상·평화상·경제학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대부분 학회나 엑스포, 심포지엄 등의 기조연설자 자격으로 입국, 특별 강연회를 갖는다. 생화학분자생물학회는 지난달 연례국제학술대회에 2006년 의학생리학상을 받은 앤드루 파이어 미 스탠퍼드대 교수와 2008년 화학상 수상자 마틴 챌피 컬럼비아대 교수를 초청했다. 학회 측은 “노벨상 수상자의 참석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면서 “반응도 호평 일색이었다.”고 말했다. 행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수상자들의 방한은 한국의 높아진 국제적 위상과도 직결돼 있다. 섭외가 그만큼 쉬워진 것이다. 대한화학회의 한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에 와 달라고 하면 일본을 가는 길에 거쳐 가거나 사양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한국 과학의 수준이 높아진 데다 대중 강연의 반응이 좋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먼저 접촉해 오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높은 ‘몸값’, 초청 비용이다. 학문 분야와 수상 연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수상자들은 대체로 한 차례 강연에 최소 2000만원 이상을 받는다. 1등석 왕복 비행기표와 특급호텔 숙식 등 체재비는 별도다. 배우자 동반에 따른 비용도 초청자 측의 몫이다. 최근 수상자일수록,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일수록, 경제학상 수상자일수록 초청 비용이 비싸진다. 이들의 경우 강연비용만 5000만원을 훌쩍 넘는 사례도 흔하다. 이 때문에 몇몇 수상자는 일년에 두세 번씩 찾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행사 주최 측이 ‘노벨상 수상자’라는 타이틀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학회를 준비하는 한 관계자는 “윗사람들이 꼭 수상자를 섭외해야 한다고 해서 20~30년 전 수상자까지 찾아보고 있다.”면서 “학문적 흐름과도 상관없고, 매번 똑같은 강연만 해 기피 대상이 된 수상자라도 데려오라는 식”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노벨상 수상자를 초청했던 한 학회장은 “노벨상에 대한 꿈을 심어 줄 수 있는, 연구에 대한 집념이나 아이디어 등을 본받을 수 있을 만한 인물인지 등을 충분히 따져 초청하면 비용이 아깝지 않다.”면서 “경쟁적인 초청은 노벨상 콤플렉스를 드러내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특별기고] 기대와 불만이 뒤섞인… 런던은 뜨겁다/권석하 IM 컨설팅 대표

    [특별기고] 기대와 불만이 뒤섞인… 런던은 뜨겁다/권석하 IM 컨설팅 대표

    4년 만에 다시 찾아온 하계올림픽 개막을 한 달 앞둔 영국 런던이 벌써 후끈 달아올랐다. 지난 6월 초 나흘에 걸쳐 진행된 엘리자베스 여왕 즉위 60주년 행사 ‘다이아몬드 주빌리’의 흥분이 채 식기도 전에 지구촌 잔치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미 큰 준비는 다 끝난 터라 대회 개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올림픽조달청(ODA)은 26일 올림픽 경기장 건설의 98%가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런던은 이제 다른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직통 급행 차선인 이른바 ‘게임 레인’ 설치 준비가 한창이다. 런던 한복판 길의 일부를 막아 올림픽 공식 차량과 주요 스폰서 차량, 공식 게스트 차량만 이용하게 하는 것이다. 일반인들의 불편이 따르는 건 당연하다. 평소에도 출퇴근 시간 교통난이 심각한 런던에서 거의 한 달 이상 주요도로 일부가 ‘징발’돼 런던의 주인들에게는 ‘접근 금지 지역’이 되니 말이다. ‘런더너’들은 그래서 올림픽 기간 동안 일제히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 원래 휴가철인 데다 빈집을 세 놓고 가면 휴가비는 충분히 빠진다는 계산인지라 꿩 먹고 알 먹는 경우다. 올림픽 기간에 ‘숙박 전쟁’을 치를 것이라는 건 불 보듯 뻔하다. 이미 호텔방값은 거의 두 배 이상 올랐고 특히 숙식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경기장 근처 ‘서비스 아파트’는 부르는 게 값이다. 버스 대절 요금도 거의 세 곱절이나 올랐다. 긴축재정으로 연금 삭감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중 서비스 관련 영국 최대 노동조합 ‘TUC’는 이번 기회를 이용한 파업을 만지작거리고 있어 “혹 잔치에 재를 뿌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영국인들은 최근 올림픽조직위원회 사무국이 공개한 올림픽 경기장 내 식음료 가격에 단단히 화가 났다. 특히 맥주 가격이 가장 불만이다. 평소 3~4파운드(5500~7500원) 하던 500㏄짜리 생맥주 한 잔 값이 평소의 두 배가 넘는 7.23파운드(13000원)에 이른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올림픽에 대한 영국인들의 불만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이들은 “런던올림픽 가운데 가장 실패작은 로고와 마스코트”라면서 “특히 로고는 ‘이상한 성행위 자세’ 모양이고 마스코트는 마치 정신병 걸린 우주인 같다.”고 혹평하고 있다. 이들 상징물에서 런던올림픽의 정신이나 영국 특유의 상징을 느낄 수 없다는 말이다. 이 때문인지 올림픽 상품 판매는 예상보다 아주 부진하다. 그러나 영국인들은 행사 전에는 이렇게 심드렁 한 척해도 막상 이벤트가 시작되면 열광하고 아낌없는 지지를 보낸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는 게 영국인들을 보는 유럽의 시각이다. 런던이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는 것만 봐도 이건 분명한 사실인 듯하다.
  • [문화마당] 잔인한 6월의 열대/주원규 소설가

    [문화마당] 잔인한 6월의 열대/주원규 소설가

    필자는 수입과는 큰 상관이 없지만 나름대로 몇 가지 밥벌이에 종사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전기공사 일이다. 전공(전기공의 약어)의 직업적 특성상 보통 보름에서 한달 정도 공사현장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할 경우가 빈번하다. 정해진 공기(공사기간)를 맞춰줘야 하는 특성 탓인데, 현장이 필자의 주거지인 서울이 아닌 지방에 있다면 꼼짝없이 합숙생활을 감수해야 한다. 필자의 6월은 이렇듯 전공의 신분으로 경남 밀양의 가로등 교체공사에 투입되어 보름 동안의 합숙생활로 시작되었다. 가로등 교체공사는 보통 두 명이 한 팀을 이뤄 진행된다. 필자와 짝을 이룬 파트너는 칠순에 가까운 베테랑 어르신이었다. 조장님으로 부른 어르신과 필자는 보름 동안을 함께 가로등 교체 공사 현장에서 보내야 했는데, 가장 견디기 어려운 악조건이 악몽처럼 우리 둘을 내내 괴롭혔다. 그건 바로 살인적인 초여름 더위였다. 꼭 이렇게 더울 때 공사해야 하느냐고 작업반장에게 따져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그럼 한여름에 해야 직성이 풀리겠느냐.’라는 거였다. 일리는 있다. 우리가 기대하는 전형적인 6월 날씨란 게 있으니까. 하지만 2012년 경남 밀양의 6월은 잔인할 만큼 무더웠다. 한낮 도로 위의 체감온도는 섭씨 30도대 중반에 넉넉히 육박했다. 그 혹서는 정말이지 조장님의 베테랑 일손마저 실수 연발로 만들어 버렸다. 우리 둘은 온종일 가로등에 매달려 아스팔트에서 끓어오르는 지열을 참고 또 참으며 전등을 교체했다. 더위에 약한 필자도 문제지만 조장님 역시 온몸을 땀으로 적시며 힘들어했다. 그렇게 피할 수도, 도망갈 수도 없는 보름이 지나갔다. 6월에 찾아온 난데없는 더위를 올해에만 특별하게 나타난 이상기후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때이른 더위와 급격한 추위로 대표되는 기상악화가 지구 온난화 현상과 무관하다고 볼 순 없을 것 같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이산화탄소 과다 배출 때문이란 사실 역시 이젠 상식에 가까운 문제가 되어버렸다. 뭐가 그렇게 거창하냐고 꾸짖을지도 모르지만 이건 필자 혼자만의 주장이 아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말하는 타당성 있는 과학적 견해로 알려졌다. 올해 한반도의 6월 더위 역시 지구 온난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이 급격한 기후 변덕에 직격탄을 맞는 이들, 이 난데없는 열대의 습격이 슬픔으로 느껴지는 이들은 거의 길 위에 있는 것 같다. 길 위에 좌판을 깔고, 길 위에서 캔 커피를 팔고, 피켓을 들고, 전단을 나눠주고, 목청 높여 상품을 팔고, 잘 곳을 찾지 못하는 길 위의 방랑자들까지. 그들의 고단한 삶의 무게 위에 슬픈 열대는 더 한층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것 같다. 눈에 보이는 또렷한 적은 사라지고, 누구의 책임인지도 규명하기 어려운 모호함 속에서 해마다 가중되는 자연의 변덕 앞에 사회적 안전망을 잃어버린 우리의 이웃이 있다. 회생의 퇴로를 발견할 수 없는 비정한 도심의 한복판, 에어컨 실외기의 무더운 바람만 가득한 길 위에서 고단한 하루의 삶을 꾸려가고 있다. 삶의 조건을 송두리째 위협하는 6월의 더위 앞에서 무엇이, 어떻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묻는 것은 공허한 푸념인가, 아니면 우리 모두의 절박한 호소인가. 공사 마지막 날, 마지막 가로등을 교체한 조장님이 필자에게 참외 한 개를 통째로 건넸다. 아스팔트 위에 주저앉아 건네준 참외를 껍질째 한 입 베어 문 필자는 그만 소리죽여 울고 말았다. 온종일 그의 주머니에 들어 있던 참외는 너무나 뜨거워 아무 맛도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필자는 눈물을 훔치면서도 참외를 다 먹을 때까지 고개를 들지 못했다. 뙤약볕 아래 서서 환하게 미소 짓던 조장님의 얼굴을 볼 자신이 없어서였다. 슬픈 열대의 기억을 뜨거운 참외 속에 담아놓은 그 순간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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