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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살다 보면 이런 날도

    “반갑습니다.만나고 싶었습니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두손을 마주잡으며 인사말을 나눌 때 우리 모두 같은 말을 마음 속으로 되뇌었다.이토록아름다운 만남이 될 것을 그토록 먼 길을 돌아야 했던가.분단 55년 만에 이루어진 남북 정상의 첫 만남은 남과 북이 하나임을 새삼 다시 확인하게 해주었다. 13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대통령 전용기에서 김대통령이 천천히내려와 이례적으로 공항영접에 나선 북한의 김국방위원장과 두손을 맞잡고악수 하는 순간,우리는 한민족임을 절감하게 되었다.50대의 김위원장은 70대의 김대통령을 마치 혈육을 대하듯 극진히 맞았고 남북 평화통일을 위한 평생의 노력이 구체화한 현장에서 김대통령은 벅찬 감회에 젖은 듯 했다.두 정상이 담소를 나누며 다정한 모습으로 의장대를 사열하고,환영 나온 1,000여명의 인파가 ‘김정일’‘김대중’을 연호하는 가운데 나란히 승용차에 올라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향하는 것을 TV를 통해 지켜본 국민들은 가슴 밑바닥에서 치미는 뜨거운 감격을 억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남북의 역사가 새롭게 시작되는 순간,우리 민족의 저력을 전세계에 보여주는 순간,살다 보면이런 날도 있구나 싶게 꿈 같던 일이 현실화 된 그 순간은 진정 남북이 한마음이 된 축복의 시간이었다. 남북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평양에 간 김대통령에 대한 북한의 영접은 융숭함을 넘어선 파격적인 것이어서 회담이 좋은 성과를 거두리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좀처럼 일반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북한의 김위원장이 직접공항에 나와 김대통령을 맞이하고 의장대 사열을 비롯한 공식행사를 가진 것은 사전에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이날 공항에는 김위원장 이외에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의 최고 수뇌부가 거의 모두 나왔다. 지난 70년 동서독의 첫 정상회담 당시 동독을 찾은 서독 총리에 대한 동독의공식적인 영접행사는 극히 사무적이었다. 지금까지 남북 관계는 묵시적으로‘특수관계’로 인정돼 왔고 따라서 순안공항과 평양 거리의 환영인파들도남북 국기 대신 꽃을 흔들어 반겼다. 그러나 김대통령을 남한의 국가 원수로 인정하고 최고 예우를 갖춘 이번 공항 의전행사를 통해 남북 관계는 새롭게 진전한 셈이다. 또 북한의 김위원장은 공항의전 행사가 끝난 후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향하는 김대통령을 그냥 배웅하지 않고 리무진 승용차에 함께 타고 숙소로향하는 파격을 연출했다.사실상의 첫 남북 정상회담이 승용차 안에서 극히자유스럽고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국제관례를 깨트린 이같은 파격은 바로 남과 북이 외국이 아닌 한나라요 한핏줄의 민족으로 이루어져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형식과 절차를 뛰어 넘어한시라도 빨리 만나고 싶은 7,000만 민족의 염원이 김위원장의 전격적이고파격적인 김대통령 공항영접과 승용차 동승의 형태로 표출된 것으로 보고 싶다.북한이 ‘기술적인 이유’를 들어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연기한 것 또한바로 이런 결과를 위한 준비가 아니었나 싶어 지난 하룻동안의 우려가 말끔히 씻어지는 느낌이다. 남북 두 정상은 상봉 첫날부터 승용차 안에서의 회담에 이어 본격적인 공식회담을 가졌다.이 자리에서 김대통령과 김위원장은 남북 화해 협력과 민족공존공영의 길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핫라인 설치에 의견을 모았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물론 금물이다.첫술에 배부를 수도 없다.우리 대통령에 대한 북한의 극진한 환영에 흥분해서 반세기 만에 맞은 역사적인 기회를 그르쳐서도 안될 것이다.다만 북한 역시 이번 정상회담에 걸고 있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상호 이해와 협력의 폭이 더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김대통령은 평양도착 성명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남과 북 우리 동포 모두가 평화롭게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는 데 모든 정성을 다하겠다”면서 “반세기 동안 쌓인 한을 한꺼번에 풀 수는 없지만 시작이 반이다.이번 평양방문으로 온 겨레가 화해와 협력,그리고 평화통일의 희망을 갖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렇다.평양에서의 2박3일 공식일정 동안 남북 정상이 서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고 신뢰를 구축하는 것만으로도 갈등과 대립과 분쟁으로 얼룩진 남북관계가 상생과 평화의 관계로 전환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이제 한반도 한민족의 새 역사가 시작됐다.외세에 의한 남북분단,그로 인한무수한 상처와 손실을 씻어내고, 자주적인 평화공존의 순결한 씨앗이 뿌려졌다.우리 민족의 은근과 끈기로, 남북대화를 방해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돌출할지 모르는 모든 장애를 극복하고 평화통일의 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다.남북 정상의 첫 상봉,좋은 시작이 김국방위원장의 남한 방문으로 이어져 정상회담이 계속되면서 좋은 결실을 맺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 남북 정상회담 이모저모

    ●1차 남북정상회담/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13일 오전 11시45분쯤 같은 승용차를 타고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했다.김국방위원장은 차에서 내린 뒤 영빈관 입구에 서서 뒤차로 도착한 이희호(李姬鎬)여사에게 먼저 들어갈 것을 권하는 등 각별히 예우했다. 김대통령 내외는 숙소 입구에서 보라색과 주홍색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북한 여성들로부터 “반갑습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꽃다발을 건네받고 환한표정을 지었다. 이어 김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은 영빈관 입구에서 파도 치는 바다그림을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했는데 김 대통령은 남북한 사진기자들에게 “잘 찍어주세요”라고 말하는 등 여유를 보였다.김 국방위원장은 김 대통령과의 사진촬영이 끝나자 이여사에게도 함께 사진을 찍을 것을 권유하고 촬영 뒤에는큰 목소리로 “장관들도 함께 합시다”라고 제의,다함께 기념촬영을 했다.김국방위원장은 “김용순 위원장 어디 있어”라고 부른 뒤 김대통령 내외와 공식수행원,김용순 위원장과 함께 다시 한번 포즈를 취했다. 접견실에서 김 대통령은 김 국방위원장이 공항까지 영접 나오는 등 대대적으로 환영해준 데 대해 “감개 무량합니다”라고 인사하자 김 국방위원장은“절대 섭섭하지 않게 할 테니 염려 마십시오”라며 “세계가 주목을 하고있는데 2박3일 동안 대답을 해줘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등 시종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만찬/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인민문화궁전에서 주최한 만찬에는 남북대표가 어우러져 동포애를 과시했다. 김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이토록 지척에 같은 동포가 살고 있는데 여기 오기까지 참으로 긴 세월이 필요했다”면서 “성대한 만찬에 가슴뭉클한 동포사랑을 느낀다”고 소감을 피력했다.김일성 주석이 직접 이름을 지은 것으로알려진 인민문화궁전은 지상 4층,지하 1층으로 세개의 건물로 이뤄져 있다. 85년 8월 제9차 남북적십자회담과 90년 10월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91년 2월제3차 남북고위급회담 장소로도 사용됐다. ●오찬/ 김 대통령 내외는 단둘이서 오찬을 했다.점심 식단은 깨즙을 뿌린 닭고기와 생선전,청포종합냉채,평양온반,옥돌 불고기 새우남새볶음,설기떡,밤정과 등 ‘푸짐하게’차려졌다.김 대통령은 “음식이 맛있었다”고 평가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
  • 남북 정상회담/ 金대통령·金위원장 대화록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13일 오전 김대통령숙소인 백화원영빈관 접견실에서 20분 가량 상봉을 겸한 1차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이번 정상회담에 임하는 양측의 입장을 교환했다. 김대통령은 “김위원장을 비롯해 많은 평양시민들이 나와 환영해 감개무량하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고 김위원장은 “자랑을 앞세우지 않고 섭섭지 않게 해드리겠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이 나눈 대화록은 다음과 같다. [김대통령] (응접실 벽에 걸린 대형그림을 보면서) 무슨 그림들입니까. [김위원장] 원래는 춘하추동 그림입니다(전금진 아태평화위 참사가 ‘묘향산의 춘하추동을 그린 것입니다’라고 설명). [김위원장] (김용순 아태평화위 위원장을 가리키며) 용순비서,김대통령과 자동차를 같이 타고 오느라 수행한 장관들과 인사를 못나눴어요.(남측 공식수행원들을 향해) 평양방문을 환영합니다.통일부장관은 TV에서 봐서 잘 압니다.(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을 보고)남북정상회담 북남합의때 TV로 많이 봤습니다. [김위원장] 날씨가 대단히 좋고 인민들한테는 그저께(11일) 밤에 김대통령의코스를 대줬습니다. 대통령이 오시면 어떤 코스를 거쳐 백화원초대소(영빈관)까지 올지 알려줬습니다.준비관계를 금방 알려줬기 때문에 외신들은 미처우리가 준비를 못해서 (김대통령을 하룻동안) 못오게 했다고 하는데 사실이아닙니다.인민들은 대단히 반가워하고 있습니다. [김대통령] 이렇게 많은 분들이 환영나와 놀라고 감사합니다.평생 북녘땅을밟지 못할 줄 알았는데 환영해줘서 감개무량하고 감사합니다.7,000만 민족의대화를 위해 서울과 평양의 날씨도 화창합니다.민족적인 경사를 축하하는 것같습니다.성공을 예언하는 것 같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마중나온 시민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김위원장] 오늘아침 비행장에 나가기 전에 TV를 봤습니다.공항을 떠나시는것을 보고 대구관제소와 연결하는 것까지 본 뒤 비행장에 갔습니다.아침에 (김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계란 반숙을 절반만 드시고 떠나셨다고 하셨는데구경오시는데 아침식사를 적게 하셨나요. [김대통령] 평양에 오면 식사를할줄 알고 그랬습니다(웃음). [김위원장] 자랑을 앞세우지 않고 섭섭지 않게 해드리겠습니다.외국 수반도환영하는데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도덕을 갖고 있습니다.김대통령의 방북길을환영 안할 만한 이유가 없습니다.예절을 지킵니다.동방예의지국을 자랑하고파서 인민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신문과 라디오에는 경호 때문에 선전하지 못했습니다.남쪽에서는 광고를 하면 잘 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실리만 추구하면 됩니다.왜 이북에서는 TV와 방송에 많이 안 나오고 잠잠하느냐고 하는데 천만에 말씀입니다.와서 보면 알게 됩니다.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방북을 지지하고 환영하는지 똑똑히보여드리겠습니다.장관들도 김대통령과 동참해 힘든,두려운,무서운 길을 오셨습니다.하지만 공산주의자도 도덕이 있고 우리는 같은 조선민족입니다.(김용순위원장을 향해) ‘오늘 (연도에) 얼마나 나왔나’고 물었고 김용순 위원장은 ‘60만명 가량 되는 것 같습니다’라고 하자 김위원장은 ‘나는 40만명정도 되는 것 같던데’라고 언급. [김대통령] 나는 처음부터 겁이 없었습니다(웃음).김위원장이 공항까지 나온것에 대해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성심을 갖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거리에그렇게 많은 인파가 나올줄 몰랐습니다. [김위원장] 그저께 생방송을 통해 (김대통령의) 행로를 알려주니까 여자들이명절때처럼 고운 옷들을 입고 나왔습니다. 6월13일은 역사에 당당하게 기록될 날입니다. [김대통령] 이제 그런 역사를 만들어갑시다. [김위원장] 오후부터는 공식 합의된 일정이 진행됩니다.이 백화원초대소(영빈관)는 주석님께서 생전에 이름을 지어준 것인데 백가지 꽃이 피는 장소라는 뜻입니다.한번 산보삼아 둘러보십시오.주석님께서 생존했다면 (백화원 영빈관까지 오는 승용차 좌석에) 주석님이 앉아 대통령을 영접했을 것입니다. 서거 전까지 그게 소원이셨습니다.(94년에)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회담을한다고 했을때 많이 요구를 했다고 합니다.유엔에까지 자료를 부탁해 가져왔는데,그때 김영삼대통령과 다정다심한 게 있었다면 직통전화 한 통화면 자료를 다 줬을텐데.이번에는 좋은 전례를 남겼습니다.이에 따라 모든 관계를 해결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대통령] 동감입니다.앞으로는 직접 연락해야죠. [김위원장] 지금 세계가 주목하고 있죠.김대통령이 왜 방북했는지,김위원장은 왜 승낙했는지에 대한 의문부호입니다.2박3일 동안 대답해줘야 합니다.대답을 주는 사업에 김대통령 뿐 아니라 장관들도 기여해주시기를 부탁합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
  • 남북 정상회담/ 서울서 평양까지(I)

    남북이 분단된 지 55년 만에 한반도의 하늘길이 활짝 열렸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전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7,000만 겨레의 통일 염원을 가슴에품고 13일 역사적인 평양 방문에 나섰다.평양 순안공항에서 김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간의 첫 상봉 장면은 감격 그 자체였다.남과북의 한 핏줄들은 뜨거운 동포애를 느꼈다. > 2000년 6월13일 오전 10시37분.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의 문이 열리고,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비행기 트랩의 위 아래에서 얼굴을 마주했다.남북을 가로막아 온 분단 55년의 역사가 새로운 장을 여는 순간이었다. 김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는 서울공항을 이륙한 지 67분 만인 오전 10시25분평양 순안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순안공항을 감싼 창공 멀리 김 대통령의전용기가 모습을 드러내자 순안공항에 나와 있던 북한측 환영객 1,000여명은들고 있던 꽃다발을 흔들며 환호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전용기의 동체와 날개에 새겨진 국·영문 국호와 태극기는 이제 남북한이 새로운 역사로 접어들었음을 세계에 선명하게 알렸다. 김 대통령의 전용기가 활주로에서 벗어나 계류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순안공항은 또다른 환호성으로 뒤덮였다.10시33분.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공항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환영객들은 ‘김정일,김정일’을 연호하며 열광하기 시작했다. 김 국방위원장은 환호하는 환영객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면서 큰 걸음으로김 대통령이 탄 특별기를 향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용순대남담당 비서 등 북한측 고위급 인사들이 그를 따랐다. 김 국방위원장은 붉은 카펫을 따라 김 대통령의 전용기 트랩 앞까지 걸어나갔다.이윽고 10시37분,전용기의 문이 열리고 김 대통령이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밖으로 모습을 나타냈다.일순간 순안공항은 환호의 물결로 뒤덮였다.김 대통령은 평양의 하늘과 바람,그리고 평양 사람들의 환호에 겨운 듯잠시 트랩 위에서 감격에 젖는 모습을 보였다. 김 국방위원장은 10여계단 트랩 아래에서 박수로 김 대통령을 환영했다.곧이어 김 대통령이 트랩을내려서면서 두 정상은 밝은 표정으로 손을 맞잡고인사를 나눴다.순안공항은 ‘김정일’과 ‘만세’를 연호하는 환영객들의 환호로 다시 한번 크게 출렁였다. 이날 김 대통령에 대한 기내 영접은 김일성(金日成) 주석의 시신이 안치돼있는 금수산기념궁전 외사국장 전희정씨가 맡았다. 김 대통령은 김 국방위원장의 소개로 배석해 있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용순 당 대남담당 비서,조명록 군총정치국장,송호경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당·정 고위간부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김 대통령도 한광옥(韓光玉) 비서실장 등 우리측 수행원들을 김 국방위원장에게 소개했다. 순안공항의 환영행사는 의장대 사열과 꽃다발 증정 등 간단한 형태로 10여분간 진행됐다.정상의 외국 방문때 흔히 있는 도착성명 발표나 방문연설은생략됐다.두 정상이 어깨를 나란히 하며 북한 의장대를 사열하는 동안 순안공항에는 용진가(勇進歌)가 연주됐다.북측이 국빈방문때 연주하는 노래다.의장대 사열을 마친 뒤 두 정상은 잠시 연단에 올라 사진기자들에게 기념포즈를 취했다.연단을 내려온 김 대통령은 부인 이 여사와 함께 화동들로부터 꽃다발을 선물받았다. 두 정상이 행사장에서 리무진까지 걸어가는 동안 환영행사장 한편에 도열해있던 환영객들은 다시 한번 꽃다발을 흔들며 ‘김정일’과 ‘만세’를 열렬히 연호했고, 김 대통령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들어 이들에게 화답했다. 이날 환영행사에는 김 대통령 부인 이 여사의 카운터파트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김 국방위원장의 부인 김영숙씨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 취재진과 수행원들을 태운 아시아나항공 1002편 특별기가 오전 10시16분쯤평양 순안공항에 내리자마자 북측 검색요원들이 일일이 명단을 확인하고 간단한 짐 검색을 실시했다. 북측은 김 대통령 환영행사가 열리고 있는 동안 5대의 X레이 투시기를 설치하고 20여분 동안 취재진 및 수행원의 소지품과 몸을 검색했다.검색은 까다롭지 않았다.북측 검색요원은 한 취재진의 사진기가 무비카메라 모양과 비슷하자 “셔터를 눌러봐도 되느냐”고 물은 뒤 셔터를 눌러 사진기임을 확인하고 되돌려 주었다. 검색대를 통과하자 북측 안내원들이 남측 취재진과 수행원을 맞았다.북측안내원들은 남측에서 보낸 얼굴사진을 사전에 본 때문인지 취재진과 수행원들을 바로 알아차렸다.한 안내원은 “○○신문 기자 아닙니까”라고 물은 뒤자기 이름과 신분을 밝혔다. 북측은 남측의 수행원에 대해서는 집단 안내를 했으나 수행기자 50명에 대해서는 1대 1로 안내했다.북측 안내원들은 수행기자들이 버스를 타고 프레스센터로 오는 동안 바로 옆자리에 앉아 주요 건물을 소개하고 연도 환영인파등을 설명했다.회담 전망 등을 시시콜콜하게 묻기도 했다. 숙소인 고려호텔에 도착해 한 취재기자가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어디라도 안내할 수 있느냐”고 묻자 북측 안내원은 “어디라도 얘기해 달라”면서도 “정상회담 취재가 목적인 이상 여러 곳을 가는 것은 방문 취지와 다른것 아니냐”고 완곡하게 거절의 뜻을 밝혔다. > 김 대통령은 평양 순안공항에서 환영행사를 마친 뒤 10시50분 공항을 출발,연도에 늘어선 평양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향했다. 김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이 동승한 차량 행렬은 공항을 떠난 지 20분 만인 11시10분쯤 평양시 입구인 연못동에 도착,잠시 머물렀다.두 정상은 차에서 내려 환영나온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를 했으며,악수를 나누기도했다. 이곳 평양시 입구에서부터는 수많은 평양시민들이 나와 일행을 열렬히 환영했다.시민들은 연도에 줄지어 서서 진홍색과 분홍색 조화(꽃술) 등을 흔들었다.시민들은 조화를 흔드며 “만세”“김정일 결사 옹위(擁衛)”를 끊임없이외쳤다. 양영식(梁榮植) 통일부차관은 서울 브리핑에서 “60만명의 인파가 남측 대표단 일행을 환영했다”고 말했다. 북측의 한 안내원은 “평양시민들이 대부분 나온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남측의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하기 위한 자발적인 인파”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다른 안내원들은 “어제 김 대통령이 오는 것으로 알고 공(허탕)을쳤다”고 말해 전날에도 사람들이 나왔다가 되돌아간 일이 있음을 실토했다. 또 다른 안내원은 “위대하신 장군님이 여러분을 따뜻하게 환영하기 위해조치를 취했다.소감이 어떠냐”“김정일 장군님이 광폭(廣幅)정치로 여러분들을 따뜻하게 감싸 안으시는 것이다”“남측 통일사절들이 그런 기대에 보답하지 않으면 정말 안된다”“어제는 날씨가 흐렸는데 날씨도 (김대통령이오시는 것을) 알아 주는 것 같다”“몇 시간 전에만 동원령을 내리면 시민들이 모두 동원될 수 있다.서울에서 출발 할 때도 이처럼 시민들이 환영했느냐”고 묻는 등 관심을 표명했다. 시민들은 남자의 경우 양복을 입거나 셔츠에 넥타이를 맨 차림이었으며,여자들은 대개 한복을 입고 있었다.흰색 저고리와 검정색 치마를 입은 학생들의 모습도 많이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꽃술을 위아래로 흔들면서 “만세 만세”“김정일 김정일 결사옹위 결사옹위”라는 두 가지 구호를 일사불란하게,그리고 끊임없이 반복했다. 차량행렬은 연못동에서 4·25 문화회관까지의 ‘용거리’,전승기념관까지의‘비파거리’, 보통강 강안도로,보통문,만수대 의사당,옥류교,만수대 언덕,개선문 거리,종로거리,김일성 종합대학까지 평양의 주요거리를 10㎞ 정도 순회했는데 환영인파는 단 한 곳도 빠짐없이 연도를 메웠다. 차량행렬은 평균 시속 30㎞ 정도로 달렸는데 연도의 환영인파가 꽃술을 흔들며 함성을 지르는 장면은 11시40분까지 무려 30분 동안 이어졌다.연도 중간 중간에는 학생들로 구성된 악대가 나와 행진곡 등을 연주하며 분위기를돋웠다. 시민들의 표정은 대체로 밝은 편이었으며,행렬이 지나갈 때는 더욱 큰 소리로 함성을 질렀다.일부 시민들은 차도로 몸을 들이밀면서 반가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공식 차량 행렬이 끝나고 기자들이 탄 차량은 백화원 영빈관으로 향한 본대와 분리돼 기자들의 숙소인 고려호텔로 향했다. 고려호텔로 가는 동안에도 집이나 직장으로 되돌아가는 평양시민들은 처음과 마찬가지로 반가운 표정으로 꽃술과 손을 흔들었다.그러나 구호는 외치지않았다.
  • 南北정상 뜨겁게 만났다

    남북의 두 정상이 55년 만에 뜨겁게 만났다.반세기 만의 만남이었지만 전혀낯설지 않았으며,뜨거운 동포애를 전 세계에 과시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3일 낮 숙소인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상봉을 겸한 1차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남북간 현안에대해 아무 격식없이 논의,합의점을 찾기로 했다.14일 2차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은 이날 남측에서 박재규(朴在圭)통일·이헌재(李憲宰)재경·박지원(朴智元)문광부장관과 한광옥(韓光玉) 청와대 비서실장 등 공식수행원 전원,북측에서 김용순(金容淳) 조선아태평화위원장 등이 각각 배석한 가운데 27분간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김 국방위원장은 “6월13일은 역사에 당당하게 기록될 날”이라고 했으며,김 대통령도 “이제 그런 역사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김 국방위원장은 “세계가 김 대통령이 왜 방북했는지,내가 왜 승낙했는지에 대해 의문부호를 갖고 주목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2박3일 동안대답해 줘야 하고,대답을 주는 사업에 김 대통령뿐 아니라 장관들도기여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김 대통령의 방북을 성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남측의구체적 카드를 요청했다. 두 정상은 또 남북 정상간 직통전화를 통해 모든 문제를 직접 해결하도록하자면서 남북정상간 핫라인을 설치키로 대체적인 의견을 모았다. 김 대통령은 “김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많은 평양시민들이 환영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했으며,김 국방위원장은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김 대통령의) 방북을 지지하고 환영하는지 똑똑히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앞서 대통령 전용기편으로 오전 10시25분쯤 평양 순안공항에도착,성명을 통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남녘 동포의 뜻에 따라 민족의평화와 협력과 통일에 앞장서고자 평양에 왔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저녁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주최 만찬에 참석,평양에서의 첫 연설을 통해 “(저의) 이번 방문으로 7,000만 민족이 전쟁의 공포에서 해방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이어 “이번 방문으로 반세기 동안의 불신과 대결의 관계가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바뀌기를 충심으로 바란다”면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져 그들의 한을 이제는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남북한 사이에 풀어야 할 산적한 숙제를 하나하나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책임있는 당국자간의 대화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국방위원장은 순안공항으로 직접 나와 김 대통령 등 대표단을 영접했으며,김 대통령이 타는 벤츠승용차에 동승해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까지 가는 동안 ‘1대1 차중 대담’을 했다.두 정상은 영빈관으로 가는 도중 60여만명의 평양시민이 연도에 나와 환영하자 차에서 함께 내려 환영객과 악수를하기도 했다. 김 대통령은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예방한 뒤 공연도 관람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
  • 순창 회문산 일대 ‘비목 공원’ 조성

    6.25전쟁 당시 빨치산의 본거지였던 전북 순창군 구림면 안정리 회문산에평화와 화합을 기원하는 비목(碑木)공원이 세워졌다. 산림청과 순창군은 최근 회문산 일대에 총 5억4,000만원을 들여 평화와 화합을 상징하는 조형물과 양민희생자 위령탑,남부군 총사령부,테마공원 등을조성했다고 13일 밝혔다. 공원에는 평화가 가득한 21세기가 되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하늘·땅·인간(天·地·人)을 상징하는 태극모양의 평화 탑과 하늘에 간절한 소망을 빌때쓰였던 솟대 21개가 들어섰다. 또 전사한 전우의 신원을 파악할 때 사용됐던 비목과 양민·국군영령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시비, 시련과 해원, 소망과 사색을 상징하는 숲, 40m의 거리 양쪽에 찔레꽃을 심은 시련터널 등이 만들어졌다. 특히 회문산 중턱에는 빨치산 총지휘부로 사용됐던 남부군 총사령부가 복원됐다.건물 주변에는 인민군의 숙소인 움막과 통신기기를 사용하기 위해 사용됐던 물레방아 발전시설(수차시설) 등이 설치돼 전쟁 당시 인민군의 생활상과 전투상황 등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했다. 순창군은 6.25전쟁 50주년을 맞는 오는 25일 공원에서 해원과 화합,통일을기원하고 양민 및 국군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제1회 비목문화제를 개최하기로 했다. 순창 임송학기자 shlim@
  • 남북 정상회담/ 북한측 최상급 의전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의전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평양방문 첫날인 13일부터 파격(破格) 그 자체였다. [김정일 위원장 공항영접] 이날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김대통령 내외의 영접에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나간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김 위원장은 김일성(金日成) 주석의 초청으로 84년 5월4일 북한을 특별열차편으로방문한 후야오방(胡耀邦) 중국 공산당 총서기를 평양역에서 김 주석과 함께영접했을 뿐이다. 김 주석은 80년초 몽골 대통령의 북한 방문 때 공항에 영접나간 적이 있다. 김 위원장의 공항영접은 북한이 김 대통령을 국가원수로서 최고의 예우를 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94년 지미 카터 전 미대통령이 판문점을 통해 평양을방문했을 때도 평양에서 김영남(金永南) 부총리 겸 외교부장이 영접했었다. [숙소까지 동승] 영접에 이어 김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까지 김 위원장이 동승한 것도 파격이다.두 정상은 동승한 리무진에서 첫 대면의 어색함을 털고 자연스럽게 친밀감을 쌓았을 것으로 보인다.이 자리에서 김위원장은 격의없는 대화를 주문했다.특히 김 위원장은 김 대통령에게 상석인 뒷자리 오른쪽을 안내하면서 김 대통령이 먼저 차에 오르자 옆자리에 앉았다. 김 위원장의 동승으로 이희호(李姬鎬) 여사는 두번째 차량을 이용했다.외교대국인 프랑스는 국빈방문 때 대통령이 공항에 영접을 나가 영빈관까지 동승하는 최고의 의전을 해왔으나 시라크 대통령 때부터는 의전간소화 지침에 따라 이런 극진한 예우가 사라졌다. [의장대 사열 및 분열] 북한 인민군 육·해·공군으로 구성된 의장대가 이날순안공항에 도착한 김 대통령에 대해 사열과 분열 등 의장행사를 한 점도 특이하다.북측의 군 의장행사는 정상회담을 준비해온 통일·외교통상부 관계자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의장행사는 북측이 남북관계를 국가 대국가 관계로 새롭게 규정되는 사례라는 해석이다. [두 정상 환담] 김 위원장은 남측 공동취재단 기자 2명이 접견실에 있는데도김 대통령, 공식수행원들과 격식을 차리지 않고 거침없이 말을 이어갔다.박지원(朴智元) 문화관광부 장관을 보고는 “남북 정상회담 합의때 TV에서 많이 봤습니다”라고 큰소리로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94년 김영삼(金泳三)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과의 정상회담 합의때 김 주석의 심정을 털어놓은 것도 보통의 일은 아니다. 황성기기자 marry01@
  •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의 임무

    기업인 등 민간을 대표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수행한 정상회담 특별수행원들이 이번 방북에서 경협 등 남북민간교류의 물꼬를 틀수 있을까. 김대중대통령을 수행,대표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중인 민간대표 24명의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상회담 등 김대중대통령의 주요 일정을 수행하지 않는 이들 특별수행원들이 ‘비는 시간’ 짬짬이 북측 카운터 파트들을 만나 나름의 현안문제 논의를 할 수 있을지가 관심. 이들은 각계각층의 인사들로 망라돼 있는데다 숙소도 대통령과 정부 수행원들과는 다른 주암산초대소에 묶고 있어 보다 자유스럽게 ‘일’을 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다. 물론 정부 당국자들은 공식적으론 “별도 일정은 없을 것으로 안다”고 언급하고 있다.그러나 개별적인 손님들이 찾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다.또 만찬,오찬 등 각종 행사에서 해당분야의 북측 관계자들과 만나 현안을 논의할수 도 있다. 축구협회 회장자격으로 대표단에 포함된 정몽준(鄭夢準)의원은 “2002년 월드컵 단일팀 구성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밝힌 바있어 진전여부가 주목된다.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으로 국제체육계의 명사인 김운용(金雲龍)대한체육회회장도 체육교류와 관련,주요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권상(朴權相)방송협회회장,최학래(崔鶴來)신문협회회장은 남북간 언론교류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박기륜(朴基崙)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은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인 이산가족문제의 후속처리를 위한 관계자 면담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정상회담후 경협이 주요한 후속대책으로 논의될 전망이어서 손병두(孫柄斗)전경련 상근부회장 등 경제단체 대표 3명과 현대아산의 정몽헌(鄭夢憲)이사 등 현대·삼성·LG·SK 등 4대기업 대표의 행보가 우선 주목된다.현대의경우 서해안공단 조성사업문제,삼성은 전자공단 건설사업등이 각각 논의될수 있을지 관심사다. 또 “고향에 투자하기 위해 논의를 벌이고 있다”는 장치혁(張致赫)남북경협위원장 등 이산가족 기업인들의 역할도 주목되고 있다. 이석우기자 swlee@
  • 남북정상회담 취재…본사기자 2명 평양 파견

    대한매일신보사는 13일부터 평양에서 분단 55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지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역사적인 정상회담 취재를 위해 사진팀 박영군(朴榮君)기자(부장급)와 정치팀 양승현(梁承賢)차장을 평양 현지로 파견한다. 두 기자는 오는 15일까지 기자단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에 머물면서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의 일원으로 회담현장을 생생하게 보도하게 된다.
  • 남북정상회담/ 金대통령 맞는 평양 표정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6월의 평양은 부드러운 바람과 맑은 날씨속에 온 도시가 녹음에 싸인 가운데 세계가 주목하는 역사적인 회담을 기다리고 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2일 오후 평양 현지발로 보도했다. 다음은 신화통신이 전한 정상회담 전야의 평양 현지 표정이다.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조선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민족화해와 단결,교류와 협력,평화와 통일 등 중대 문제들을 협의한다.한반도가 분열된지 반세기여만의 첫 정상회담이다. 평양은 한반도의 유명한 고도이다.서기 427년 고구려가 이곳에 수도를 정한후 이미 1,50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지금의 평양은 중후한 역사적인유물과 새로운 현대적 분위기가 혼연일체가 돼 이 ‘화원의 도시’ 특유의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다.남북정상회담의 개최로 평양은 전세계가 주목하는 초점으로 변했다.같은 민족이면서도 왕래가 드물었던 한국 손님들을 맞이하고,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조선측은 5월말부터 각종 준비작업을 시작했다. 최근 조선측과 평양을 방문한 한국측은 치밀한 협상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 체류시 머물 숙소와 교통노선,참관 장소 등을 결정했다.역사적인 회담의 안전과 경호에 한치의 차질도 없도록 하기 위해 조선측은 각종 안전조치들을 취했으며 한국측에 한국대표단의 신변안전을 보장하는 비망록도 전달했다. 평양시 각계 각층은 최근 대대적으로 환경정리에 나서 시가 더 깨끗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정상회담을 맞이하도록 준비했다.김대중 대통령이 도착할비행장과 평양시내를 연결하는 길과 개성∼평양 고속도로도 이미 깨끗이 개보수됐으며 길가의 가드레일들도 새 페인트로 산뜻하게 단장됐다. 정상회담이 임박함에 따라 평양의 조용한 분위기에 최근 몇가지 새로운 모습들이 더해졌다.거리의 여자 교통경찰관들이 하얀 색의 여름 복장으로 갈아 입었으며,금수산기념궁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고 김일성 주석을 기념하는 영생탑 아래에서는 중학생들로 구성된 고적대가 손님 맞이 음악들을 진지하게 연습하고 있다. 또 평양체육관 등 수많은 장소에서 학생들이 바쁜 모습으로 단체제조를 연습하고 있다. 가장 최근 발간된 ‘조선화보’는 남북한의 화해를 상징하는 한편의 그림을 게재했다.이 작품에서 한 조선 소년과 한 한국 소녀는 각자 손으로 주전자를 잡고 있었다.그림은 백두산 천지의 물과 한라산 백록담의 물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을 상징하고 있었다. khkim@kd
  • 남북정상회담/ 金대통령 방북길 이모저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3일 분단 55년 만에 처음으로 역사적인 평양 방문길에 올라 남북 화해·협력의 첫발을 내디딘다.첫날부터 김정일(金正日)북한 국방위원장과 상봉을 겸한 단독정상회담을 갖고 냉전구도 해체를 통한민족의 장래를 논의하게 된다. ■평양 도착/ 김 대통령은 항공편으로 대략 1시간 가량 비행 끝에 북한 순안비행장에 내려 감격적인 도착성명을 발표한다.분단 이후 남북간 첫 직항로가열리는 셈이다.김 대통령은 도착성명을 통해 “남과 북의 온 겨레가 평화롭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자”고 북측 지도자들과 온 민족에게 호소할 예정이다.북측은 순안공항에 김용순(金容淳) 아태평화위 위원장을 보내김 대통령을 영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간단한 공항 도착행사를 마친 김 대통령은 곧바로 숙소로 이동해 잠시 휴식을 취한뒤 수행원들과 오찬을 함께 한다.이어 김 국방위원장과 역사적인 첫대좌를 갖는다. 정상회담은 생중계가 되지 않으나 도착행사와 성명 발표 등은 국내 TV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라고 박준영(朴晙瑩) 대변인이전했다. ■서울 출발/ ‘국민의 기대와 염원 속의 평양 향발’이 기본 구상이다.먼저13일 아침은 김홍일(金弘一) 의원과 손자 손녀 등 가족들과 관저에서 식사를함께 한뒤 배웅을 받는 것으로 시작한다.이어 본관 집무실에 도착,간단히상징적 행사를 갖고 수석비서관들의 인사를 받은 뒤 승용차에 올라 청와대정문 앞까지 도열한 비서관 및 직원들의 성공을 기원하는 환송박수를 받는다. 김 대통령은 청와대 앞 효자동 사랑방에서 잠시 차를 멈추고 마중나온 청와대 이웃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서울공항으로 이동한다.동원인파는전혀 없지만,차량 이동속도를 조절할 계획이어서 연도 및 건물 안에서 일하는 시민들의 따뜻한 환송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 대통령은 공항에 도착해 3부요인과 정당대표,국무위원,시민들로부터 공식 배웅을 받게 된다. 이어 ‘국민들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출발성명을 발표한다.성명은 ‘북측에 가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하고자 한다.남과북의 우리 민족이 서로를 더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발 전날 표정/ 11일 저녁 서울의 한 호텔에서 머문 김 대통령은 12일 아침 일찍 돌아와 오후에 간단한 관련보고를 받은 것 말고는 혼자서 시간을 보냈다.낮시간 동안 잠시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와 녹지원 및 옆 꽃동산을산책하고 연못의 잉어와 처용,나리 등 진돗개에게 먹이를 주는 망중한의 시간을 가졌다. 박 대변인은 “꽃,나무,새들을 보고 이 여사와 얘기도 나누고 깊은 상념에잠기기도 했다”며 “북한의 방북연기 요청 등에 전혀 개의치않은 채 담담하고 차분하게 우리 민족의 역사를 생각하면서 마음을 정리했다”고 전했다.또호텔에서 연설문 정리를 마무리지은 뒤 오후에 공보수석실로 최종본을 내려보내고 각종 자료를 통해 북한의 역사·풍물·지형·인물을 익히는 일을 계속했다고 덧붙였다. 박 대변인은 “김 대통령의 기본 생각은 한마디로 지금까지 한민족이 둘로나뉘어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불편하고 긴장된 속에서 살아온 것을 청산하고 갈라진 두 민족이 처음으로 화해와 협력,장기적으로는 번영과 통일의길로 어떻게 나아가느냐에 쏠려있다”고 전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남북정상회담 D-4/ 미리본 ‘평양 2박3일’

    6월12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사상 처음으로 남한 국적의 항공기 한 대가 사뿐히 착륙한다.비행기에 분주하게 트랩이 설치된다.TV카메라 등 모든 눈길이트랩 위 비행기 문에 쏠려있다. 이윽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가 나란히 모습을드러낸다.김 대통령이 환한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자 비행기 아래 영접 나와있던 북한측 인사와 남측 선발대원들이 박수로 답하고 환영음악이 연주된다. 2박3일간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일정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트랩을 내려온 김 대통령은 북한측 인사들과 차례로 악수를 나눈다.김용순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나 홍성남 내각 총리 등이 영접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공항에서는 간단한 환영식이 있게 된다.예포 발사나 국가 연주 등 민감한 절차는 생략된다. ■12일 일정/ 환영식을 마친 김 대통령은 평양시내 모처로 이동,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상봉’하게된다. 이 장면은 TV로 생중계되지 않는다.두 정상은 날씨 등을 화제로 30분정도부담없는 환담을 나눈다. 상봉후 김 대통령은 숙소인 백화원초대소로 이동한다. 오찬을 한 뒤 오후 만수대의사당으로 가 김 국방위원장과 1차 단독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때 우리 국민들은 김 국방위원장의 얼굴을 TV로 지켜볼 수 있다. 단독회담에는 기록원 등 2∼3명의 배석자만 참석한다.1차 단독회담 직후 양측 각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확대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 저녁에는 김 국방위원장 주최 만찬이 있다.여기에는 우리측에서 김 대통령내외를 비롯,청와대와 행정부의 장·차관급 공식수행원 10명,민간 특별수행원 24명 등이 참석하게 된다. ■13일 일정/ 김 대통령은 방북기간중 평양학생소년궁전과 고구려 유적지 등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12일 정상회담 직후와 13일에 걸쳐 방문할지,13일에만 방문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방북 둘째날인 13일에는 유적지 방문과 2차 단독정상회담 등이 예정돼 있다.만일 12일 확대정상회담이 열리지 않는다면 13일 오전 확대회담이 열리게된다.2차 단독회담은 두 정상의 마지막 회담이다. 여기서 최종 합의한 내용을 토대로 두 정상은 공동성명 또는 선언문을 발표하게 된다. 13일 만찬은 우리측이 주최할 것으로 보이는데 김 국방위원장이 참석할 지는 미지수다.만찬이 끝난 뒤 우리측은 정상회담 성과를 최종 정리하면서 평양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14일 일정/ 평양 체류 마지막 날에는 귀환준비와 현지에 설치한 장비 철수등으로 아침부터 분주할 것이다. 김 대통령은 오전에는 특별한 공식행사는 갖지 않을 것 같다.북측의 환송행사에 참석한 뒤 바로 승용차편으로 출발한다.평양∼개성간 고속도로를 타고판문점에 도착한다. 판문점에서 환영행사를 가진 뒤 서울로 귀환한다. 김상연기자 carlos@
  • 남북 확대정상회담 한차례 추가

    남북 정상회담 기간 중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북한 국방위원장은 두 차례 단독정상회담과는 별도로 한차례 확대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또 김 대통령 평양 도착일인 오는 12일 두 정상은 상봉과 정상회담을 각각오전과 오후에 나누어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통일부 서영교(徐永敎)국장은 7일 “12일과 13일 단독정상회담 사이에 각료 등 공식 수행원이 참가하는 확대정상회담이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확대정상회담은 12일 1차 단독회담직후 또는 13일 2차 단독회담 직전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김 대통령은 12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평양시내 모처에서 김 국방위원장과 상봉을 가진 뒤 헤어져 숙소로 돌아와 오찬을 한다”며 “이어 오후에 만수대의사당으로 가서 김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 등 정상회담 수행원 130명은 이날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상견례를 갖고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다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수행원등 대표단 상견례

    남북 정상회담에 참가할 공식 및 특별수행원들이 7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 호텔에서 상견례를 가졌다.선발대로 평양에 머물다 지난 4일 돌아온 서영교(徐永敎) 통일부 국장의 ‘오리엔테이션’도 있었다. 고위급회담 등 평양을 4차례나 방문했던 서국장은 “북측 태도가 유례없이우호적이고 협조적이었다”고 전했다.“숙소 봉사원 등에게 농담을 걸거나개별적인 선물을 해 오해받지 않게 해달라”는 당부도 했다.협의과정에서 북측은 “공개적인 선물은 고맙게 받겠다”는 뜻을 표시했다는 것. 선발대가 확인한 가장 큰 변화라면 북측의 안내방식.정상회담 대표단의 안내를 이전처럼 일대일 개별안내가 아닌 집단안내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숙소의 비품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써,인삼 살물결(스킨로션),머리비누(샴푸)에서 동백기름까지 준비돼 별다른 준비물을 가져갈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백화원초대소의 산책코스가 환상적이어서 조깅을 위한 신발과 운동복은 가져가도 좋을 것이란 귀띔도 있었다. 한편 선발대로 지난 4일 평양에 들어갔다가 이날 서울로 귀환한 홍흥주(洪興柱) 남북회담사무국 운영부장 등 20명은 삼청동 회담사무국에서 기자들과만나 “북측이 차분한 가운데 정성스레 회담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평양∼개성 고속도로 노면을 손질하고 백화원초대소 잔디에 물을 뿌리고 정리하는 등 성의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석우기자 swlee@
  • 고용촉진훈련비 새달부터 14% 인상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실직자와 비진학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고용촉진훈련비가 7월부터 평균 14% 인상된다. 노동부는 6일 고용촉진훈련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고용촉진훈련 시행지침을 개정,지방자치단체 등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지침에 따르면 민간 학원 또는 직업전문학교 등 훈련기관에 지급되는 1인당훈련비가 현재 1시간에 1,684원인 기준훈련의 경우 규모에 따라 1,705∼1,926원으로 인상된다.훈련생에게 식사와 숙소를 제공하는 직업전문학교 등의기숙사비 지원 한도도 하루 5,000원에서 7,000원으로 40% 상향 조정된다. 고용촉진훈련은 빈곤층 취업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민간학원 또는 직업전문학교에 위탁해 실시하는 교육으로, 훈련생 1인당 3만∼28만원의 수당을 지급하면서 미용,컴퓨터 설계,중장비 운전 등 취업과 연계된분야를 가르치며 올해 훈련 대상자는 3만7,200명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일반 학원들이 훈련비가 적다는 이유로 위탁교육을 기피하는 현상이 해소되고 훈련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득정기자 djwootk@
  • 시드니올림픽 D-100/ 대회준비 어디까지

    ‘밀레니엄 올림픽 D-100’-. 새 천년 지구촌을 뜨겁게 달굴 2000년 시드니올림픽(9월15∼10일1일) 개막이 7일로 꼭 1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축제무드가 서서히 달아 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달 10일 올림피아 헤라신전에서 채화돼 10일간의 그리스 순회를 마친 뒤 시드니측에 넘겨진 성화가 괌을 시작으로 남태평양 13개국을 돌아 8일호주의 울룰루에 상륙하게 됨에 따라 분위기가 단숨에 뜬 상태. 성화는 울룰루를 시작으로 100일동안 1만1,000여명의 주자에 의해 호주의 1,000여 도시를 거쳐 올림픽 개막일 시드니에 입성한다.올림픽 D-100일을 맞아 한국선수단의 각오,시드니 현지 준비상황 등을 짚어본다. 호주는 200여개국 1만6,000여명의 선수단(임원 5,000여명 포함)이 28개종목300개의 금메달을 놓고 각축을 벌일 이번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총1억3,700만 호주달러(약 1,000억원)를 투입해 메인스타디움을 비롯한 대부분의 경기장을 이미 완공,시범경기 등을 치르며 시설 및 운영 상태를 점검중이고 선수촌과 국제방송센터(IBC) 메인프레스센터(MPC)등도 6월중 공사를 마무리 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완공된 11만명 수용 규모의 메인스타디움(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을 비롯해 다목적체육관인 슈퍼돔과 테니스센터 등 13개의 크고 작은경기장은 시드니 중심가에서 서쪽으로 20㎞ 가량 떨어진 홈부시베이에 위치한 올림픽파크에 모여 있다.여의도 면적의 올림픽파크 바로 옆에는 선수촌과IBC·MPC가 들어선다. 시설 못지않게 중요한 인력도 이미 충분히 확보됐다.시드니올림픽 조직위원회(SOCOG)는 대회 운영에 필요한 인력 11만명 가운데 4만여명을 자원봉사자로 충원키로하고 지난해 말 3만2,000여명을 선발한데 이어 올해초 8,000여명을 추가로 뽑아 6개월 과정의 집중 교육을 하고 있다. 또 올림픽기간 각종 불법행위를 막기 위한 특별법(Olympic Arrangement Bill)도 만들었다.오는 9월2일부터 10월31일까지 시행될 이 법에 따라 올림픽관련 차량만 이용하는 차선에 일반 차량이 진입하거나 암표를 팔면 1,340달러(약 147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한편 3만여명의 한국 교민들도 지난 98년 후원회(회장 차재상 호주대한체육회장)를 구성하고 기금 모금에 나서는 등 일찍부터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후원회와는 별도로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13개종목의 체육회 가맹경기단체와 김판근 윤상철(프로축구) 노갑택(테니스) 등 왕년의 스타플레이어들도 모국 선수단의 지원에 발벗고 나설 계획이다. 바야흐로 시드니올림픽이성큼 다가온 셈이다. 오병남기자 obnbkt@. *새천년 첫 올림픽 영웅은 누구?. ‘시드니의 영웅은 누구’-.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은 늘 ‘영웅’을 탄생시겼다.오는 9월 15일 막을 올리는 시드니올림픽에서도 새로운 ‘올림픽 영웅’이 인간한계를 뛰어넘어 지구촌을 흥분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을 것이 분명하다. 새로운 슈퍼스타가 떠오를 가능성이 높은 종목은 육상이다.가장 주목을 받는 스타는 올림픽 육상 사상 첫 단일대회 5관왕에 도전하는 메리언 존스(미국).존스를 위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지난해 9월 시드니조직위원회의반발을 뿌리치고 경기 일정을 재조정했을 만큼 기대가 대단하다.존스는 100·200m,400m계주,멀리뛰기,1,600m계주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남자 100m 세계기록(9초79) 보유자인 ‘인간탄환’ 모리스 그린(미국)도 세계신기록으로 우승,12년만에 미국에 이 종목 올림픽 금메달을 선사하겠다고벼르고 있다.미국은 92바르셀로나와 96애틀랜타에서 영국(린포드 크리스티)과 캐나다(도노반 베일리)에 거푸 정상을 내줘 ‘육상왕국’의 자존심을 구겼다. 그린은 특히 200m까지 휩쓸어 84LA대회 루이스 이후 처음으로 남자 100·200m 동시 석권을 이루겠다는 각오. 수영의 알렉산드르 포포프(러시아) 역시 진기록에 도전한다.자유형 50·100m를 3연속 동시 제패해 세계스포츠사를 다시 쓴다는 야망이 뜨겁다.접영 1인자인 마이클 클림과 자유형 200·400m 챔피언 이언 서프(이상 호주) 등도 다관왕과 세계신기록을 동시에 거머쥘 태세다. ‘신궁의 나라’ 한국은 4개 전종목 석권과 여자 단체전 4연패,여자 개인전5연패 등 불멸의 대기록을 한꺼번에 쏟아낸다는 의욕에 넘쳐 있다. 오병남기자. *이상철 선수단장 “5회 연속 톱10 기필코 달성”.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몸이 부서지도록 열심히 뛰어 반드시 올림픽 10강을유지토록 하겠습니다” 시드니올림픽 한국선수단의 이상철 단장(58·한국체육대학교 총장)은대회 개막 D­100일인 7일을 계기로 한국 선수단이 지옥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시드니올림픽 메달 전망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와 선수촌의 전문가들은한국이 반드시 10위권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김운용 대한체육회장은 이번에 10위권 밖으로 밀릴 경우 이를 회복하는데 20년이 걸릴 것이라고강조합니다.따라서 시드니올림픽에서 반드시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 10위권을 유지할 각오입니다. ■올림픽 메달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인간적 정서,예절과 에티켓,협동심 등이라고 생각합니다.이번 올림픽에서도 희생과 봉사의 정신을 기반으로 우리 고유의 문화를 전세계에 보여주는 것이 성적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메달이 가장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종목은. 태권도 레슬링 양궁 배드민턴 유도 체조 여자핸드볼 등등이 유망한 종목입니다.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에서 한국이 메달을 독식할 것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투명하고공개된 장소에서 성적을 거둔다면 좋은 것 아니겠습니까.메달을 못땄을 경우태권도 종주국으로서의 체면과 사기 문제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의 훈련 계획은. D-100일부터는 지옥훈련도 피하지 않을 것입니다. 선수·임원 모두가 필승의 신념으로 목표를 이루겠다는 각오로 일체감을 다져나갈 계획입니다.한치의 빈틈도 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수들 사기진작 방안은. 선수들의 사기가 높습니다.대통령을 비롯,정부각료들과 사회단체장들이 연이어 선수촌을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해주고 있습니다.그리고 경기력 향상기금을 늘려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 대한 연금 액수를 대폭 늘리는 것도 거의 결정단계에 와 있습니다. 이 단장은 끝으로 “국가의 명예를 위해 땀흘리는 선수들에게 잘하면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고,못했을 때 위로하는 마음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 단장은 고려대 법대 재학시절 럭비풋볼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했고 86아시안게임 및 88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95동계유니버시아드 및 97하계유니버시아드 선수단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KOC 상임위원,대한체육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체육계에 이바지한공로로 63년 건국포장,94년 기린장을 받았다. 박해옥기자 hop@. *한국선수단 메달사냥 전망. ‘모든 준비는 끝났다’-.시드니올림픽을 100일 앞둔 한국선수들의 다짐은어느 때보다 남다르다. 태릉선수촌 숙소에는 ‘시드니의 영광을 조국의 품에-’라는 플래카드가 큼직하게 내걸려 있다.새벽 6시부터 시작되는 고된 훈련이 선수들의 얼을 빼놓기도 한다.그러나 선수들은 이 플래카드를 보고 마음을 다잡고 있다. 한국은 금메달 10개로 5회 연속 ‘톱10’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전체 28개 종목 중 현재 23종목 263명의 선수가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앞으로 한두 종목에서 출전권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에서도 효자종목은 양궁 레슬링 배드민턴 유도 역도 핸드볼 사격 탁구 등이다.여기에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가 새로운 ‘금맥’이 될 전망이다. 선수들은 때 이른 무더위속에서도 마지막 비지땀을 쏟고 있으며 대한체육회 역시해외전지훈련에 10억원을 쏟아 부으며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있다. 4개 세부종목 석권을 목표로 하는 양궁은 두차례의 해외전지훈련을 통해 최상의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세계랭킹 1위 이은경이 탈락한 가운데 ‘신궁’김수녕 등이 최소 금메달 2개를 딸 것으로 보인다. 레슬링은 자유형 8체급 가운데 6체급,그레코로만형 8체급 가운데 4체급에서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올해초 폴란드 핀란드 스웨덴에서의 전지훈련을 성공리에 마쳤고 6월 중순 호주로 마무리 훈련을 떠날 예정이다.최근 2년동안 불패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그레코로만형 김인섭(58㎏급)과 96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심권호(54㎏) 등이 유망주다.유도는 정성숙(포항시청)이 아시아선수권대회 여자 63㎏급에서 우승,메달 가능성이 높다. 5개 전종목 메달권 진입을 기대하는 배드민턴은 올해초 유럽에서 전력을 담금질했고 7월에는 현지 적응훈련을 위해 호주로떠난다.남자복식 김동문-하태권조와 혼합복식 김동문-나경민조가 금메달에 근접해 있다. 올해초 한국신기록을 세운 남자 마라톤 이봉주는 6월 호주로 떠나 2개월동안 현지 적응훈련을 한다.금메달 4개가 유력한 태권도는 곧 프랑스 헝가리등지에서의 전지훈련을 통해 ‘힘’을 앞세운 유럽세에 대비한 전략을 짤 계획이다. 구기종목에서 메달이 기대되는 여자 핸드볼은 6∼7월 유럽의 강호인 독일프랑스 헝가리와 차례로 평가전을 갖는다.호주 전지훈련을 다녀온 하키도 6·7월 호주와 독일 네덜란드에서 마무리 전술훈련을 할 계획이다. 박준석기자 pjs@
  • 12·13일 남북정상 獨對

    남북한은 12·13일 두차례에 걸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북한 국방위원장간 단독 정상회담을 갖고 화해협력 및 교류증진방안을 논의하며,두차례 만찬행사를 열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이 6일 발표했다. 박대변인은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우리측 대표단의 평양체류 일정안을북한측이 지난 5일 오후 통보해왔다”면서 “그러나 남북 양측은 여러가지이유로 세부일정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대변인은 “12일에는 북한측이 우리측 수행원 전원을 초청하는 만찬이 열릴 예정이며 13일 저녁에도 만찬이 열리게 된다”면서 “체류일정에는 김대통령이 평양의 여러 시설을 참관하고 공연을 관람하는 행사도 포함돼 있는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12일 1차 환영만찬은 북한측이 주최한 뒤 13일 2차 만찬은 우리측이 베푸는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는 평양산원,평양학생소년궁전, 창광유치원등 3곳을 방문할 예정이다. 남북한 양측은 특히 정상회담 취재와 관련해 대표단 숙소는 백화원초대소,기자단 숙소는 고려호텔로 확정하고,평양도착·귀환·정상회담 등 일부 행사에 대해 TV 실황중계 원칙에 의견을 접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고려호텔 2층에 마련된 기자실에는 각각 12회선의 직통전화와 국제전화를 설치하고,실황중계 카메라·중계차 등 각종 장비는 북한측이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박대변인은 “아직 일부 일정과 기술적인 문제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전하고 “미공개 이유는 남북한 서로의 관행과 의전을 고려한 것”이라고말했다. 양승현기자
  • 남북정상회담 D-5/ 체류일정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평양 체류일정이 확정단계에 들어섰다.북측은 5일우리측에 김대통령의 체류 일정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일부 일정에 대한 기술적인 검토가 끝나면 최종확정될 것이라고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남북 양측은 관행과 의전,경호상의 이유로 세부적인 일정을 공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여기에는 북측이 일정을 통보하면서 ‘김대통령의안전을 위해 관광객의 입국을 중단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남측 언론에 일정이 소개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확정된 일정/ 두차례의 단독정상회담과 두차례의 공식만찬, 그리고 김대통령과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가 여러 시설과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다.이여사는 평양산원과 창광유치원,만경대 소년궁전 등을 방문하게 되어 있다.기자단 숙소 및 취재방법 등도 마무리됐다.평양 도착과 출발은 생중계 원칙에 의견을 접근시킨 상태이나 정상간 상봉은 기술적인 문제가 남아 있어 아직 불투명하다. 첫날 북한측이 주최하는 공식만찬에는 김대통령과부인 이여사,그리고 180명의 대표단과 기자단 전원이 참석할 예정이다.두번째 우리측이 주최하는 만찬에는 김국방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층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박대변인은 “체류일정 통보가 늦어진 것은 선발대가 현지에서 장소 등을점검하면서 직접 협의했기 때문”이라며 “장소 등 이견이 있는 부분이 있었으나 큰 문제는 아니고,모든 것이 원만하고 협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전했다. ■대표단 숙소/ 김대통령 내외와 대표단 숙소는 백화원초대소로,기자단 숙소는 고려호텔,프레스센터는 고려호텔 2층으로 최종확정했다.프레스센터에는직통전화,국제전화,브리핑 룸 등 각종 시설이 갖춰지고,대표단 차량 앞에서무개차와 선도차를 이용한 취재도 가능토록 되어 있다. 대표단과 기자단은 평양에서 비자카드와 JCB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남북 화해의 길목에서](4)신포 경수로 건설현장

    “남과 북의 정상도 뜻을 함께 하고 자리를 같이 하는데…” 함경남도 직속의 특별행정구역인 금호지구(신포시 금호리) 경수로 건설현장.남북 정상회담이 하루하루 다가오면서 공사장 굴착기 소리에 더욱 힘이 실린다.남북 근로자들도 함께 땀을 흘리며 대립과 불신을 넘어 ‘화합의 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곳의 한국전력 직원과 파견 근로자들이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와 감회는남다르다.가족들과 멀리 떨어져 생활하면서 분단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를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 초기만해도 북한 근로자들은 사소한 농담에도 체제와 연관성이 있어보이거나 조금이라도 자존심을 건드리는 언행을 하면 과민하게 반응,우리측을 당황하게 만들었다.오랜 분단으로 인한 체제와 이념의 차이,상호 이해 부족에서 오는 근로자간의 갈등이 초기 경수로건설사업에서 해결하기 어려운문제였다. 알려진 대로 경수로사업은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 한반도와 동북아 안정을 꾀하기 위해 추진되는 역사적 사업이다.자금을 제공하는 나라도다양해 사업의 추진구조가 무척이나 복잡하다. 모든 일은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북한간,한·미·일·EU 등 4개 집행이사국간,국내 부처간 및 KEDO­한국전력(주계약자)간 협의를 거쳐 확정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경수로 공급협정 체결(95년 12월),부지 준비공사(97년 8월 착공),주계약(99년 12월)이 순조롭게 진행된 데는 그동안 인적·물적 교류를 통해 한켜 한켜 쌓여온 신뢰가 큰 역할을 했다고 공사 관계자들은 얘기한다. 현지 근로자들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방면에서 남북 교류·협력이 확대되면서,상호 이해와 신뢰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실제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된 뒤 북한 사람들의 태도가 전보다 무척 부드러워졌다. 남한에서 파견된 사람들이 접하는 북측 사람들은 경수로사업과 관계된 관련기관 사람들,200여명의 근로자,부지 인근의 시설 종사원들이 전부다. 그들은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알고 있지만 내색은 않고 있다.그러나 가끔씩 “정상회담에 대한 남한의 관심이 어느 정도냐”면서 관심을 보인다. 금호지구 현장에는 한전 27명과 건설 관련 국내 협력업체 근로자 등 500여명의 남한 인력이 상주하고 있다.2년4개월간의 초기 현장공사로 숙소와 임시용수설비,전력설비 등 생활과 공사에 필요한 기본적인 시설이 갖춰졌다.그러나 아직까지 불편한 점은 많다. 이곳 사람들에게 가장 힘든 것은 가족과 떨어져 장기간 생활해야 하는 점이다.휴일에도 제한된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는 것이 ‘고통’이다.공사용 자재와 생활용품,식자재 등을 평균 한달에 한번씩 운항하는 바지선으로 남한에서공급받고 있다.폭풍 등으로 바지선 도착이 늦어지면 공사와 생활에 당장 차질이 온다. 요즘엔 이런 불편도 참을 만해졌다.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좀더 개선될 소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이영일(李英一)금호원자력건설본부장 등 현지 근무자들은 정상회담 개최가 분단 이후 최대 사업인 경수로사업에도 일대 전기를줄 것으로 믿고 있다. 사업 진척이 빨라지는 것은 물론 경수로사업이 통일의 초석이 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함혜리기자 lotus@. *李英一 경수로 건설본부장 인터뷰. 지난 1월 대북 경수로사업 건설현장에 파견된 한전의 이영일(李英一·52)금호원자력건설본부장은 “북한 사람들이 언급은 자제하고 있지만 정상회담을 계기로 평화와 공존의 시대가 앞당겨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해왔다.분단 이후 최대의 역사(役事)를 일구고 있는 이 본부장으로부터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와 경수로 건설현장의 분위기를 들어봤다. ■북한측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우리측의 반응과 관심 정도에 대해 묻곤 합니다.그러나 정치적 대화는 사업 추진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서로 잘 알기 때문에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하고 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이 결정된 이후 달라진 점이 있습니까. 우리가 접촉할 수 있는 북한 사람들은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알고 있지만개인적인 의견이나 기대감은 표시하지 않습니다.하지만 북측 관계자나 근로자,시설 종사원들이 우리를 대하는 태도가 상당히 부드러워졌습니다. ■정상회담에 개인적으로 특별히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이곳에 와서 생활해보니 분단 50년의 벽이 얼마나 높은 가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정상회담을 계기로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이해 폭을 한층 넓힐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일하는 데 애로사항은 없는지요. 초기에는 다소 갈등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하지만 지금은 원만한 분위기 속에서 공동작업을 하고 있습니다.북한 근로자들은 비교적 성실한 자세로일하고 있습니다. ■공사의 진척상황은. 지난해 12월 본공사 계약이 체결되면서 본공사 준비를 위한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지난 5월 발전소 부지와 생활 부지간 6㎞의 도로 확포장 공사를 끝냈습니다. 대규모 인력 증가에 대비해 숙소와 전력 공급설비 등 생활기반 시설 확충공사도 하고 있습니다.장비 및 자재를 원활히 수송하기 위해 취수방파제 및 물량장 공사도 곧 착수됩니다. 함혜리기자
  • [남북 화해의 길목에서] (3)적십자 지원

    지난달 20일 오후 2시 북한 남포항.5,000t의 비료를 싣고 여수를 떠나 50시간의 항해 끝에 도착한 ‘북한 땅’은 의외로 포근했다.마중 나온 세 명의북측 적십자 인도요원들의 태도도 예전과 달랐다.하역을 위해 항구에 나온 200여명의 일꾼들도 밝은 얼굴이었다. 남측 적십자요원들은 항구에서 800m 떨어진 숙소 ‘선원구락부’까지 벤츠등 외제차로 이동하고 2층의 특별 연회장에서 영덕게와 비슷한 동해산 게와온갖 진귀한 산나물로 식사를 하는 최고의 대우를 받았다.술 한잔 기울이고어깨동무하며 노래도 부르면서 남북이 한 동포,한 형제임을 확인한 자리였다.이튿날 오전에는 ‘봄날의 눈석이(눈 녹음의 북한식 표현)’이란 영화를 함께 보며 한민족으로서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가 더욱 두터워지는 계기를 만들었다. 정상회담 합의 발표 후 처음으로 북한에 비료를 전달하고 돌아온 대한적십자사 강대만(姜大萬·56)감사실장은 “회담 합의 후 북의 태도가 이처럼 변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면서 “헤어질 때에는 하루빨리 통일을 앞당겨 다시 만나자고몇차례나 다짐하며 아쉬움을 달랬다”고 말했다.강 실장은 “과거에는 사사건건 트집을 잡던 북측이 지난번에는 ‘비료를 줘서 농사에 큰 보탬이 됐다.아주 고맙다’는 감사의 말을 던지는 등 최고의 친절로 대했다”고 덧붙였다. 대한적십자사 곽정수(郭正洙·51)전산팀장 역시 지난달 22일 비료 6,000t을 싣고 울산을 떠나 해주항으로 들어갔다.이틀간의 짧은 시간 동안 이어진 북쪽의 환대에 어안이 벙벙할 정도였다고 한다.곽 팀장은 “남북의 이질감보다는 동질감을 피부로 느꼈다”면서 “통일이 성큼 다가온 것 같았다”고 말했다. 남북 적십자요원들은 마치 오랜 벗을 만난 것처럼 탁구를 치며 술잔을 기울이기도 했다고 한다.특히 “남에서는 폭탄주를 마신다고 들었다”는 북측 적십자 요원의 말에 북한 들쭉술에 맥주를 섞어 마시며 밤 깊도록 회포를 풀었다. 최근 북한을 다녀온 사람들은 ‘북한 사람들이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맞이했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로 바뀌기 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남이 북에 본격적으로 지원을 시작한 것은 97년.지금까지 80여차례 970억여원 어치의 물품을 적십자사를 통해 북으로 보냈다. 그러나 그동안 쌀이나 비료 같은 물자를 지원하면서도 그다지 북의 신뢰를얻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동포애와 인도주의 차원보다는 여러 조건들을 내세우며 ‘북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등 지나치게 ‘상호주의’를 내세웠기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의 정부 들어 98년부터 기계적 상호주의를 배격하고 동포애와인도주의를 중심에 놓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마침내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합의되면서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대한적십자사 박기륜(朴基崙)사무총장은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이산가족문제만큼이라도 획기적인 진전이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이미 너무도 많은세월이 흘렀는데 또다시 상호주의를 앞세워서는 일을 그르친다”고 강조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북녘동포돕기 대표 李海學목사. “첫 술에 배부를 수 있겠습니까.이번 남북 정상회담에 지나친 기대를 갖는것은 금물입니다”. ‘겨레사랑 북녘동포돕기범국민운동본부’ 대표인 이해학(李海學·55)목사는 “남북 정상회담은 그 자체가 역사”라면서 “국민들이 가시적인 성과만을 요구한다면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고 화해·협력 분위기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97년 결성된 북녘동포돕기 운동본부는 그동안 30여억원을 거둬 옥수수와 비료를 북에 지원해 왔다.요즘엔 씨감자 보급,농업기술 지원 등 북의 영농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이 목사는 “같은 민족이 어려운 지경에 빠져 도와주는 일인 만큼 ‘나는이만큼 줬는데 왜 너는 그것밖에 주지 않느냐’고 따져서는 될 일도 안된다”고 상호주의에 대한 경계를 당부했다.그는 정상회담이 끝나면 실무 차원에서 비료·식량 지원과 이산가족 상봉,장기수 송환 등 현안을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한다는 충고도 덧붙였다. 이 목사는 “남북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구축”이라면서 “과거남북이 회담하며 팀스피리트 같은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거나 공작원을 내려보내는 등 서로에 대해 믿음을 가질 수 없게 만드는 일이 많았다”면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진짜 신뢰의 회복’을 강조했다. 이 목사는 남북 통일을 ‘신문지 합봉법(合蜂法)’에 비유했다.겨울에는 벌집을 합쳐야 하는데 이때 그냥 함께 넣으면 다른 냄새를 가진 벌들이 싸우다 서로의 침에 찔려 결국 모두 죽는다.그러나 양쪽 벌집에 구멍을 뚫어 신문지를 대놓고 일정시간이 지나면 서로의 냄새에 익숙해져 신문지를 치워도 사이좋게 한곳에서 산다고 한다. 이처럼 남북 통일도 서로를 잘 알고 이해할 수 있도록 당분간 두 개의 체제를 인정한 상태에서 하나의 국가 형태로 통일을 먼저 한 뒤 나중에 ‘서로의냄새에 익숙해지는’ 진정한 통일을 지향하는 것이 옳다는 게 이 목사의 지론이다. 박록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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