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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창중 파문] 윤창중 귀국 전 이남기 수석 호텔방에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8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시작된 직후부터 귀국 직전까지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의 호텔방에 피해 있었던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윤 전 대변인이 이 수석의 숙소에 머문 것은 피해자인 여성 인턴과 현지 문화원 직원이 윤 전 대변인을 워싱턴DC 경찰에 신고한 후였다. 이 때문에 이 수석이 내부회의를 거쳐 윤 전 대변인을 보호하기 위해 은신처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윤 전 대변인의 숙소는 기자들이 있던 페어팩스 호텔이었지만 이 수석은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윌라드호텔에 있었다. 당시 정황을 종합해 보면, 성추행 사건이 공론화된 직후 윤 전 대변인이 자신의 숙소가 아닌 이 수석의 호텔방에 있었다는 사실은 경찰 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될 수 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은 사건이 신고되고 경찰이 출동하면서 박 대통령의 방미를 수행하는 대변인이 현지 경찰의 수사를 받게 될 경우 파생될 정치·외교적 파장을 가장 우려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 수석은 8일 오전 9시 40분(현지시간)을 전후해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을 보고받고 앞서 수행경제인 조찬간담회에 참석했다가 이동 중이던 윤 전 대변인을 긴급 호출했다. 이 수석은 지난 11일 “윤 전 대변인을 박 대통령의 숙소인 영빈관 앞으로 불러 길에 서서 5분여간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윤 전 대변인은 이 대화에서 ‘이 수석이 중도 귀국을 종용했다’고 주장한 반면 이 수석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정도였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윤 전 대변인은 이날 오후 1시 30분 서울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덜레스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까지 이곳에 머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당시 이 홍보수석은 박 대통령의 미의회 연설을 앞두고 시간이 촉박했었다”면서 “한 시간 후에 행사 끝나고 돌아올 테니 내 방에 가서 기다리라고 했으나 (이 수석이) 돌아왔을 때 윤 전 대변인은 이미 떠나고 없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또 “이 수석과 윤 전 대변인이 대화를 나눴던 영빈관 앞에서 이 수석의 숙소까지는 걸어서 갈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였기 때문에 이 수석의 숙소에 잠시 머물라고 했던 것이지 경찰 조사를 피하거나 숨기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행사마다 브리핑·일정 보고… 긴장의 연속, 1분도 대통령 곁 떠날 수 없는데… 음주라니”

    “행사마다 브리핑·일정 보고… 긴장의 연속, 1분도 대통령 곁 떠날 수 없는데… 음주라니”

    “각종 행사와 브리핑으로 일분일초를 다투는 대변인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벌어졌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에 대해 이전 정권의 청와대 대변인 등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평상시 대변인은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한다. 대통령에게 일정을 보고하고 다음 날 일정도 논의한다. 기자들에게 대통령 일정과 언급한 내용에 대해 설명을 하는 것도 대변인이다. 외국 순방 때는 여기에 현지 언론의 반응과 국내 언론의 보도 내용에 대한 분석과 대응 방안이 더해진다. 꼭 알려야 하는 내용이나 일정은 기자들에게 엠바고(보도유예)를 전제로 미리 귀띔을 해 보도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도 순방에 동행한 대변인의 몫이다. 각종 공식 행사에도 빠짐없이 참석해야 한다. 공개된 행사의 모두 발언은 공동취재기자(풀 기자)가 취재하지만, 언론에 공개되지 않는 행사 내용이나 결과는 기자들이 챙길 수 없다. 이는 대변인의 몫이다. 행사의 성격, 대통령과 상대방의 발언 내용을 대변인이 착오 없이 챙겨야 정확한 보도가 나갈 수 있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의 한 여권 인사는 12일 “다른 수행원들은 일정이 끝나면 숙소로 돌아가지만, 대변인은 보통 기자단 숙소에 있다가 행사장에 갔다가, 다시 기자단 숙소로 돌아가 브리핑 등을 한다”면서 “기자들과의 대면 브리핑이 힘들면 전화나 서면으로 브리핑을 내보낼 정도로 굉장히 긴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전 대변인이 인턴과 술을 마셨다고 하는데 그럴 시간이 없다. 당일 일정이 끝나면 그 다음 날 행사를 미리 챙겨야 한다”면서 “기자도 조·석간으로 일하는 시간이 다 달라 기자실과 대변인실은 24시간 내내 바쁘게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도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이 알려진 지난 10일 트위터에 “나도 해외순방 가봐서 아는데~. 대변인이 밤에 술 마실 시간이 있나. 그것도 기자가 아닌 인턴이랑. 만찬 끝나면 9시 넘고 새벽 6시면 외무부 장관 브리핑 듣고 아침식사하며 회의하느라 잠도 못 잔다”고 적었다. 국민의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과 공보수석 등을 맡았던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대변인은 일분일초도 대통령 곁을 떠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함께 활동한다”면서 “윤 전 대변인이 그런 무모한 짓을 한 것을 이해할 수 없지만, 대변인이 안 보이는데 대통령이 하루 동안 알지 못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기자회견 전문

    먼저 제가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국민 여러분과 박근혜 대통령님께 거듭 용서를 빌며 머리 숙여 깊은 사죄드린다. 제가 미국에서 돌아와 해명을 지체한 이유는 대통령의 방미가 계속됐고 일단 민정수석실에 조사를 받는 등 적법한 절차를 밟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저는 지금부터 오직 진실만을 밝히고 법의 처분을 달게 받겠다. 먼저 여자 가이드와 함께 한 배경을 말씀드리겠다. 5월6일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유엔 본부 환담을 마치고 환담 내용을 비행기 안에서 황급히 정리해 그 내용을 정리하고 저는 대통령 일행과 한국 참전용사 기념비 헌화일정을 마치고 부리나케 영빈관에 도착, 기자들이 머물고 있는 프레스센터로 직행해야 하는 아주 절박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저의 차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영빈관 앞에서 40여분을 기다린 끝에 제게 제공되는 차와 여자 가이드와 만나게 됐다. 그래서 제가 여자 가이드에게 단호하게 질책을 했다. 왜 이렇게 늦었느냐. 프레스센터로 직행해서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하고 곧바로 워싱턴 동포 간담회에 참석하려면 시간이 촉박한데 왜 이렇게 늦었느냐고 제가 단호하게 질책을 했다. 그래서 영빈관에 도착해서도 제가 어디에 앉을 자리, 제가 앉을 자리도 알지 못하고 너무나 매끄럽지 못하게 저를 가이드했고, 다음날에도 일정에 대해서 저보다도 모르고 일정에 제대로 출발시간과 차량을 대기시키지 못하는 잘못을 여러 차례 할 때마다 제가 단호하게 꾸짖었다. 도대체 누가 가이드냐고 제가 여러 차례 질책을 했다. 그런데 일정을 마치고 정상회담 일정을 마친 뒤에 제가 백악관에서 나왔는데도 또 차가 보이지 않아 또 질책을 했다. 그러다가 저녁에 한미 동맹 60주년 기념 만찬에 참석해서 9시10분쯤 나왔는데 또 가이드와 차가 보이지 않았다. 그 자리에 도대체 누가 가이드란 말이냐 라고 혼을 낸 다음에 차를 타고 돌아오다가 제가 많은 생각을 했다. ‘교포 학생인데 또 나이도 제 딸과 같은 제 딸 정도 나이밖에 되지 않았는데 제가 너무 교포를 상대로 심하게 꾸짖었는가’라는 자책이 들었다. 제가 분명히 말씀드리는 것은 욕설을 하거나 심한 표현을 사용한 적은 저는 없다. 저는 그런 인간이 아니다. 그래서 차 안에서 기사와 가이드, 앞에 기사가 있고 그 옆에 가이드가 앉는데 그 두 사람을 향해 제가 “여기서 프레스센터까지는 얼마나 걸리느냐”라면서 중간에 가서 “우리가 워싱턴에서 마지막이니 내가 위로하는 뜻에서 술 한 잔을 사겠다” 그랬더니 장소를 놓고 말하니까 가이드가 워싱턴 호텔 맨 꼭대기에 좋은 바가 있다고 해서 그러면 거기 가는데 잠깐 있어야 한다. 순간 드는 생각이 ‘여성 가이드이기에 운전기사를 동석시켜야겠다’고 생각해서 기사 데리고 가이드와 맨 꼭대기에 올라가서 그 메뉴판 보니 가격이 너무 비싸서 여기는 안되겠다고 해서 지하 1층 허름한 바에 도착해서 거기서 30분 동안 아주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 저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 제가 거기서 어떤 이상한 행동을 했다고 하는데 제가 여기 앉았고 이 테이블이 상당히 길었다. 그 맞은편에 그 가이드가 앉았고 제 오른편에 운전기사가 앉았다. 제가 어떻게 그 여성을 성추행 할 수 있겠느냐. 운전기사가 있는데 어떻게 그 앞에서 성추행 할 수 있을 것이며 어떻게 그 앞에서 폭언을 할 수 있겠느냐. 그러다가 30여분간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 그야말로 한국인과 교포 또 운전기사도 교포였다. 좋은 시간 보내다가 나오면서 제가 여자가이드의 허리를 툭 한차례 치면서 툭 한차례 치면서 “앞으로 잘해.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 이렇게 말을 하고 나온 게 전부였다. 돌이켜보건대 제가 미국의 문화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는 생각에 저는 깊이 반성하고 있다. 그 가이드에게 이 자리에서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겠다. 저는 그게 격려하는 의미에서 처음부터 그런 자리를 가졌고, 또한 그 여성에게 마지막으로 앞으로 잘해 미국에서 잘해서 성공하라는 위로와 격려의 제스처였는데 그것을 달리 받아들였다면 깊이 반성하고 위로를 보낸다. 저의 진심은 그게 아니었다는 것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처음부터 저는 그 가이드에 대해서 어떤 성적인 의도를 갖고 있지 않았다. 성적인 의도를 갖고 있지 않았다는 점을 저는 윤창중 이름 세 자를 걸고 맹세하는 바다. 다음에 제가 가이드를 제 방으로 불렀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는데, 분명히 말씀드립니다만 제 확인도 하지 않고, 이랬다더라, 또 제 가이드의 직접적인 말을 듣지 않고 인터넷 상에 나온 것을 언론에서 무차별하게 보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깊은 유감을 표하고 법적 대응을 강구하겠다. 제가 가이드를 방으로 불렀다는 것은 기자들이 78명이 있고 청와대 실무 수행원들이 있고 워싱턴 주재 한국 문화원 직원들이 있는 그 호텔에 머물고 있는 제가 가이드를 제 방으로 불렀을 리가 있겠느냐. 어떤 경우가 있었냐면 첫날 아침을 먹는데 그 식당에 도착해보니 아침 식권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그 가이드에게 “식권이 있느냐”라고 물으니 제 방에 있는 봉투에 식권이 있다는 거다. 저는 또한 바로 일정에 들어가야 하기에 제가 “그러면 빨리 가서 가져와라”라면서 그 식당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랬더니 얼마 후에 식권을 가져왔는데, 다시 식당 직원 얘기가 “식권이 필요없다”고 해서 들어갔다. 그 자리에서 식사하는데 저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춘추관 여직원들이 있었고 기자 3명도 있었다. 함께 식사하고 나왔다. 그게 전부다. 그리고 워싱턴 호텔에서 술을 마시고 제가 제 숙소에 돌아올 때 내일 일정이 너무너무 중요하니까 내일 일정은 한국 경제인 수행단과의 조찬이었다. 너무 너무 중요하니까 아침에 모닝콜을 잊지 말고 넣어달라고 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났는데 저는 약간 일찍 일어나서 제가 이러고 있는데 노크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노크소리 듣고 순간 ‘아, 이게 무슨 긴급하게 브리핑을 해야 하는 자료를 갖다주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 제 가이드가 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하면서 황급히 제가 문 쪽으로 뛰어나갔다. 그런데 왜 그랬냐면 전날에 정상회담을 아침 7시에 브리핑하는데도 청와대 직원이 그 브리핑 자료를 안으로 밀어넣었다. “왜 나를 깨우지 않았느냐. 그것을 내가 1초라고 빨리 받아서 그걸 다시 정리하고 보충해야하지 않겠느냐”는 그런 경험이 있었다 “누구세요” 하면서 동시에 문을 열었더니 가이드였다. 그래서 “여기 왜 왔어? 빨리 가”하면서 닫았다. 제 방에 들어온 적이 없다. 들어왔다는 어떤 주장을 계속 언론이 보도하면서 저를 파렴치한 사람으로 마녀사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너무도 억측기사가 많이 나가서 저는 정말 억울하다. 그리고 제가 제 방으로 올라오지 않는다고 해서 욕설을 퍼부었다는 보도가 이는데 저는 정말 그런 상스러운 말을 할 인간도 아니고 제가 감히 상습적으로 제 방으로 그 여자를 불러서 어떻게 한다는 것은 제 상식과 도덕성으로는 결코 상상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명백히 말한다. CCTV로 확인 가능한 내용임을 말한다. 제가 야반도주하듯이 워싱턴을 빠져나갔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날 제가 대통령 일정에 참여해서 따라가면서 가야하기에 가방이 두 개였다. 하나는 좀 큰 핸드캐리어, 하나는 들고 다니는 것인데 두개를 방에 놓고 청와대 행정직원이 조금 큰 핸드캐리어는 대통령 전용기에 제가 없는 사이 집어넣고 다른 것은 다른 직원이 들고 대통령 전용기 가서 전달해주기로 약속했다. 그래서 가방을 챙기지도 않고 도망나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제가 어떻게 해서 워싱턴에서 출발하게 됐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다. 제가 경제인 조찬 행사를 마치고 수행원 차량을 타고 오는데 이남기 홍보수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남기 홍보수석이 제게 “할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제가 이남기 수석을 영빈관에서 만났더니 “재수가 없게 됐다. 성 희롱에 대해서는 변명을 해봐야 납득이 되지 않으니 빨리 워싱턴을 떠나서 한국으로 돌아가야 되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이남기 수석에게 “제가 잘못이 없는데, 왜 제가 일정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입니까. 그럴 수가 없습니다. 제가 해명을 해도 이 자리에서 하겠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잠시 후 이남기 수석이 제게 “1시 반 비행기를 예약해놨으니 핸드캐리어 짐을 찾아서 내가 머물고 있는 윌러드 호텔에서 가방을 받아서 나가라”했다. 이남기 홍보수석은 저에게 직책상으로 상관이다. 그래서 저는 지시를 받고, 달라스 공항에 도착해서 제 카드로 비행기 좌석표를 제가 사서 인천공항에 도착했던 것이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제가 머물고 있는 숙소로 향하던 중 민정수석실로부터 전화가 와서 조사를 받아야겠다고 해서 지금 말씀드린 내용 전체를 제가 진술을 했다. 그리고 뉴욕발 기사에서 제가 뉴욕에 있던 가이드에게도 술을 한잔 하자고 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이것 또한 완전히 사실무근이다. 뉴욕에서 1박을 했고, 워싱턴과 마찬가지로 청와대 출입기자 78명, 청와대 수행요원, 실무수행요원, 뉴욕주재 한국 문화원 직원이 있는 곳에서 제가 여자 가이드에게 술을 하자고 권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다가 다음날 행사가 있기에 제가 일찍 들어가서 잠을 청했다. 잠이 들었다. 깨보니까 시차가 있어서 1시 좀 넘었다. 제가 뒤척이다가 ‘안되겠다, 어디 바 같은 곳에 가서 술 한 잔을 마시고 올라오면 술로 시차 극복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해서 2층에 있는 프레스센터 어슬렁거리는데 뉴욕 주재 문화원 직원에게 “여기 혹시 바가 있느냐” 했더니 닫혔다고 그래서 “술 같은 게 없느냐”고 했더니 “한국에서 오는 기자들이 혹시 밤에 그런 잠이 안 올 경우에 대비해서 술을 요청할지 모르니 술을 준비했다” 그래서 “줄 수 있느냐”고 했더니 비닐팩 소주와 과자 부스러기를 줬다. 그래서 이걸 들고 가서 먹을까 하다가 거기에 청와대 홍보실이라는 회의실이 있었다. 거기서 찬물에 나중에 물어보니까 진저에일이 있다고 해서 그걸 희석시키고 마시고 올라와서 잔 게 전부다. 그런데 이것이 제가 여자 인턴에게 뉴욕에서 술을 하자고 했다 마치 상습범인 것처럼 저를 마녀사냥식으로 하는 것에 대해서도 저는 법적 대응을 취하도록 하겠다. 경위야 어찌됐든 저의 물의에 대해 상심하고 계시거나 마음 상해하시는 국민 여러분께 거듭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적인 정상회담에 누를 끼친 것, 깊이 사죄드린다. 앞으로 저는 제 양심과 도덕상 국가에 대한 애국심을 갖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살아가겠다. 감사하다. 정리 온라인뉴스팀 iseoul@seoul.co.kr
  • 피해 여성 “尹,술자리서 성추행…호텔방 오라더니 속옷차림으로”

    피해 여성 “尹,술자리서 성추행…호텔방 오라더니 속옷차림으로”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은 피해자와 용의자 모두 공개적으로 사건의 전말을 밝히지 않고 있는 데다 미국 경찰도 “수사중”이라는 이유로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현 시점에서 정확한 전말을 파악하긴 힘들다. 현재로서는 워싱턴 경찰국과 청와대 등 관계자들의 전언을 통해 개략적인 사건 정황을 적지않은 부분 추측에 기대, 짐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대변인은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7일 저녁(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의 숙소인 블레어 하우스(영빈관) 근처 W호텔 바에서 자신을 수행하던 주미 한국대사관 소속 여성 인턴 A씨와 술을 마셨다. A씨는 “윤 대변인과 단둘이 마셨으며 바에서 1차적으로 윤 대변인이 엉덩이를 움켜쥐는 등 몸을 더듬었다”고 주장했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반면 윤 대변인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조사에서 “단둘이 마신 게 아니라 운전기사까지 3명이 함께 마셨다”면서 “A씨는 맞은 편에 앉았기 때문에 성추행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자리에 일부 기자가 동석했다는 얘기도 떠도는 등 갖가지 엇갈리는 설(說)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어 윤 대변인은 자신의 숙소인 F호텔 방으로 자리를 옮겨 A씨에게 전화로 서류를 가져오라고 했고 A씨가 호텔 방에 오지 않자 윤 대변인은 다시 전화를 걸어 욕설을 했다. 마지 못해 A씨가 방으로 올라갔을 때 윤 대변인은 속옷 차림으로 있었고 놀란 A씨는 방을 뛰쳐나와 경찰에 신고했다고 피해 여성은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윤 대변인은 A씨가 자신의 짐을 가져가기 위해 왔는데 그때 마침 샤워를 하고 나와 속옷 차림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를 수행하는 A씨가 수시로 자료를 갖고 올 수 있도록 방 열쇠를 미리 줬다는 것이다. 윤 대변인은 A씨에게 욕설을 한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윤 대변인의 이 같은 ‘성추행’이 오후 9시 30분부터 오후 10시 사이에 이뤄졌다고 했고, 이를 다음 날 0시 30분에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의 범죄사건 신고서에는 신고시간이 ‘오전’이나 ‘오후’라는 표기 없이 ‘12시 30분’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는 정황상 오전 12시 30분, 즉 0시 30분일 가능성이 높다. 윤 전 대변인이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탄 시간이 8일 오후 1시 35분이기 때문이다. 호텔에서 워싱턴 인근 덜레스 공항까지 40분 이상 걸리는 데다 국제선 항공편의 경우 공항에 적어도 1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오후 12시 30분 신고 이후 한국행 비행기를 타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호한 부분은 미국 경찰이 언제 윤 전 대변인을 찾아갔느냐이다. 원래 미국 경찰은 신고 직후 출동한다는 점에서 8일 새벽 찾아갔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윤 대변인이 8일 면도기와 옷가지 등 대부분의 짐을 호텔 방에 놓고 서둘러 비행기를 탄 점에 비춰 보면 경찰이 아침에 들이닥쳤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각에서는 체포하러 온 경찰에게 윤 대변인이 외교사절 비자를 내보이자 경찰이 추후 소환하겠으니 호텔에 머물러 있으라고 통보한 뒤 한국 대사관에 신변 확보 동의를 구하는 사이 몰래 택시를 잡아 타고 공항으로 향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피해자 “尹, 술자리 후 숙소로 불러… 방에 올라가니 속옷 차림”

    피해자 “尹, 술자리 후 숙소로 불러… 방에 올라가니 속옷 차림”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은 피해자와 용의자 모두 공개적으로 사건의 전말을 밝히지 않고 있는 데다 미국 경찰도 “수사중”이라는 이유로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현 시점에서 정확한 전말을 파악하긴 힘들다. 현재로서는 워싱턴 경찰국과 청와대 등 관계자들의 전언을 통해 개략적인 사건 정황을 짐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대변인은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만찬이 끝난 7일 저녁(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의 숙소인 블레어 하우스(영빈관) 근처 W호텔 바에서 자신을 수행하던 주미 한국대사관 소속 여성 인턴 A씨와 술을 마셨다. A씨는 “윤 대변인과 단둘이 마셨으며 바에서 1차적으로 윤 대변인이 엉덩이를 움켜쥐는 등 몸을 더듬었다”고 주장했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반면 윤 대변인은 귀국 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단둘이 마신 게 아니라 운전기사까지 3명이 함께 마셨다”면서 “A씨는 맞은 편에 앉았기 때문에 성추행은 말이 안 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윤 대변인은 자신의 숙소인 F호텔 방으로 자리를 옮겨 A씨에게 전화로 서류를 가져오라고 했고 A씨가 호텔 방에 오지 않자 다시 전화를 걸어 욕설을 했다. 마지 못해 A씨가 방으로 올라갔을 때 윤 대변인은 속옷 차림으로 있었고 놀란 A씨는 방을 뛰쳐나와 경찰에 신고했다고 피해 여성은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윤 대변인은 A씨가 자신의 짐을 가져가기 위해 왔는데 그때 마침 샤워를 하고 나와 속옷 차림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를 수행하는 A씨가 수시로 자료를 갖고 올 수 있도록 방 열쇠를 미리 줬다는 것이다. A씨는 윤 대변인의 이 같은 ‘성추행’이 오후 9시 30분부터 오후 10시 사이에 이뤄졌다고 했고, 이를 다음 날 0시 30분에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범죄사건 신고서에는 신고시간이 ‘오전’이나 ‘오후’라는 표기 없이 ‘12시 30분’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는 정황상 오전 12시 30분, 즉 0시 30분일 가능성이 높다. 윤 대변인이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탄 시간이 8일 오후 1시 35분이기 때문이다. 호텔에서 공항까지 40분 이상 걸리는 데다 국제선 항공편의 경우 공항에 적어도 1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하는 점 등을 감안한 추론이다. 미국 경찰은 신고 직후 출동한다는 점에서 8일 새벽 윤 대변인을 찾아갔을 가능성이 높지만 윤 대변인이 이날 오후 면도기와 옷가지 등 대부분의 짐을 호텔 방에 놓고 서둘러 비행기를 탄 점에 비춰 보면 경찰이 이날 아침에 들이닥쳤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각에서는 체포하러 온 경찰에게 윤 대변인이 외교사절 비자를 내보이자 경찰이 호텔에 머물러 있으라고 통보한 뒤 한국 대사관에 신변 확보 동의를 구하는 사이 몰래 택시를 잡아타고 공항으로 향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목격자들은 윤 대변인이 적어도 8일 오전 박 대통령 수행 경제인 조찬에는 참석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따라서 공항행은 그 이후로 보인다. 윤 대변인은 공항에서 개인 신용카드로 420만원짜리 서울행 대한항공 KE094편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구입했다. 출국 과정에서 제지를 받지 않았다. 신고만 접수된 상태에서 피해자 직접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출국금지 조치 등은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윤 대변인의 입국은 떠날 때와 달리 초라했다. 비행기 안에서는 한마디 말도 없이 잠만 잔 것으로 알려졌다. 옆자리도 비어 있어 별다른 눈길을 받지 않았다. 항공사 관계자는 “승무원들과 한마디 대화도 없이 자신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표정으로 잠만 잤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는 일반 승객과 함께 입국 심사를 받았다. 윤 대변인을 목격한 인천공항 상주 직원은 “대통령 전용 특별기에 타고 있어야 할 사람이 조그만 손가방 하나만 들고 입국심사대에 서 있어서 깜짝 놀랐다”면서 “별도의 의전도 받지 않고 일반승객과 나란히 줄을 서서 입국심사를 받는 모습이 너무 초라해 보였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사설] 윤창중씨 성추행 엄히 다스려 국격 바로잡길

    대통령의 정상외교를 수행하던 청와대 대변인이 성추행 파문을 일으키고는 제 짐조차 챙기지 못하고 야반도주하듯 홀로 귀국하고 곧바로 경질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상외교에 먹칠을 한 국가적 망신이 아닐 수 없다. 좀 더 자세한 경위가 파악돼야겠으나 워싱턴 현지의 전언을 종합하면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7일(현지시간) 저녁 일정을 마치고는 백악관 인근의 호텔로 교포 여대생을 불러 함께 술을 마시다 그를 성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주미 한국대사관이 정상회담 지원을 위해 인턴으로 임시 고용한 여학생이라고 한다. 피해자가 이튿날 워싱턴 경찰 당국에 성추행당한 사실을 신고했고, 이에 경찰이 윤씨에게 출석을 요구하자 윤씨는 숙소의 짐을 그대로 놔둔 채 황급히 공항으로 달려가선 인천공항행 티켓을 끊고 귀국길에 올랐다. 윤씨는 성추행 사실을 극력 부인하는 모양이나, ‘윤씨가 엉덩이를 움켜쥐었다’는 내용으로 워싱턴 경찰당국의 사건보고서에 기록된 피해자 진술과 청와대가 어제 아침 윤씨를 즉각 경질한 정황 등을 보면 그의 성추행은 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보인다. 대통령과 국민의 가교라 할 청와대 대변인이 다른 자리도 아니고 대통령이 첫 정상외교에 나서 북핵 해법과 한·미 동맹 강화 방안 등을 모색하며 동분서주하는 사이에 딸자식 같은 나이의 여학생을 불러내 성추행했다니 고위공직자의 기강을 따지기에 앞서 윤씨 개인의 비천한 인격과 자질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물을 흐리듯 공인(公人)은커녕 범인(凡人)으로서의 마음가짐조차 변변히 갖추지 못한 윤씨 한 명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국격은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첫 여성대통령의 정상외교를 성원하던 많은 국민들의 가슴에도 큰 상처를 안겼다.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 대변인으로 발탁될 때부터 갖가지 잡음을 일으켰던 인사라는 점에서, 대체 누가 그를 천거했고, 박 대통령은 무슨 판단으로 그를 중용했는지 줄 잇는 의문과 안타까움을 떨칠 수가 없다. 국기(國紀)가 걸린 문제다. 청와대와 사정당국은 성추행의 전모를 낱낱이 파악해 공개해야 한다. 이번 사태에 대한 방미 수행단의 대응 과정 또한 소상하게 밝혀야 한다. 윤씨가 독자적으로 ‘도주’한 것인지, 아니면 방미 수행단이 파장을 우려해 그를 빼돌린 것은 아닌지 있는 대로 공개해야 한다. 실제로 윤씨가 현지 경찰에 불려갔다면 그의 신병 처리를 놓고 한·미 양국 정부가 난처한 상황에 놓였을 개연성이 크다. 경질로 끝낼 일이 아니다. 엄히 단죄하고, 미 경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해야 한다. 조사 결과에 따라 지휘책임을 묻는 방안도 불사해야 한다. 그래야 공직이 바로 선다.
  • “집안 일” → “불미스러운 행위” 번복…靑, 성추행 알고도 도피 방조했나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의 행보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정황상 청와대가 사건 당시 윤 대변인의 도피를 방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특히 청와대 측의 첫 해명과 전혀 다른 내용의 기자회견, 짐도 현지 호텔에 두고 서둘러 한국으로 도피한 행적, 현지 경찰의 기록 등을 고려하면 이 같은 의혹에 무게가 실린다. 이남기 홍보수석은 당시 윤 대변인의 갑작스러운 귀국에 대해 처음에는 “개인적으로 집안에 일이 생겨 먼저 귀국했다. 공식 일정은 끝난 상황이었기 때문에 귀국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통령 수행 일정에 개인적인 사정이 어디 있느냐’는 기자들의 추궁에 “나도 곤혹스럽다”고 답했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미주 한인 여성들이 운영하는 ‘미시 유에스에이’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윤 대변인의 ‘성폭행설’이 급속하게 퍼지면서 이 수석은 9일(현지시간) 긴급 브리핑을 갖고 “(윤 대변인이) 불미스러운 행위를 했다”며 경질 배경을 설명했다. 현지에서 성폭행설이 일파만파로 확대되자 윤 대변인의 귀국 배경이 ‘개인적인 집안일’에서 ‘불미스러운 행위’로 바뀐 셈이다. 또 윤 대변인이 사전에 윗선에 보고 없이 도망치듯 귀국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추론도 제기된다. 청와대와 윤 대변인이 이와 관련해 소통이 있었으며 청와대가 윤 대변인의 도피 행보를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윤 대변인은 기자단과 함께 묵은 자신의 숙소에 놓아둔 짐을 전혀 챙기지 않는 등 무언가에 쫓기듯 황망히 귀국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도 청와대가 ‘윤창중 사건’의 진상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배재정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청와대는 사건의 인지 및 대통령 보고 시점 등 경질 과정에 대해서도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가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언주 원내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을 ‘국격을 훼손한 세계적 대망신’으로 규정한 뒤 “윤 대변인이 박 대통령에게 사전 보고 없이 귀국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미국 경찰에 사건이 접수되기 직전 사전에 정보를 입수하고 미리 도망시킨 ‘짜고 친 고스톱’이 의심된다”고 귀국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로스앤젤레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서울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朴대통령·오바마,통역없이 깜짝 산책…무슨말 나눴나

    朴대통령·오바마,통역없이 깜짝 산책…무슨말 나눴나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정상회담 직후 10여분간 예정에도 없던 산책을 하며 사적 친분을 다지는 등 향후 4년간의 굳건한 한·미 공조를 예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나고 오찬회담 직전 박 대통령에게 백악관 내 로즈가든 옆 복도를 산책하자고 제안했고 두 정상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통역 없이 로즈가든을 따라 만들어진 복도를 10여분간 걸었다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전했다. 이 때문에 당초 75분간의 정상·오찬회담 이후 계획된 공동기자회견이 다소 늦춰졌다. 사적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가족관계 등이 대화 주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문제 등 안보·군사 등의 무거운 주제는 정상회담에서, 글로벌 협력이나 개도국 지원 등의 다소 가벼운 주제는 오찬회담에서 논의됐다는 후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대선 압승을 축하한다”면서 “미국 행정부 내에 박 대통령을 칭찬하는 분이 굉장히 많다”고 덕담을 건넸다. 박 대통령도 오찬회담이 시작되자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 중 버락이라는 이름이 스와힐리어로 ‘축복받은’이라는 뜻이라고 알고 있다”면서 “제 이름인 박근혜의 ‘혜’ 자도 축복이라는 뜻이어서 우리 두 사람은 이름에서부터 상당히 공유하는 게 많다”고 말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손가락으로 ‘브이’(V) 사인을 하면서 ‘전적으로 동감한다’는 뜻을 표시했다고 윤 장관이 전했다. 러시아 방문 때문에 정상·오찬회담에 배석하지 못한 존 케리 국무장관은 “회담에 참석하지 못하는 사정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대한다”는 내용의 친필 서한을 박 대통령에게 보냈다. 정상회담이 시작되자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과 개인적 관계를 강화해 앞으로 4년 동안 양자 관계를 비롯해 지역적·글로벌 문제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제의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자신의 대북 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의 대(對)아시아 정책과 일맥상통한다”고 밝혔고 오바마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미국 측의 생각과 부합한다”며 “아주 올바른 방법론”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오바마 대통령에게 비취 장식이 된 은제 사진 액자를,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에게는 전통 나전칠기로 만든 반상기 세트와 한국 요리 책자를 선물했다는 후문이다. 박 대통령은 숙소인 블레어하우스에 머물면서 1965년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가 투숙했을 때 사인한 방명록을 발견하고 과거를 회상했다고 한다. 워싱턴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박근혜와 스마트파워/이석우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박근혜와 스마트파워/이석우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박정희 전 대통령은 불시 시찰로 유명했다. 공사 현장과 정부 부처는 물론, 서울 홍릉의 한국과학기술원 등 과학연구기관들을 불쑥 찾아가 밤늦게 실험기기들과 씨름 중인 연구원들을 격려하고 금일봉까지 놓고 가곤 했다. 최고 권력자의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과 현장 중시는 당시 과학기술인들에게 힘이자 긍지로 작동했다. 전자공학을 전공해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와 애착이 남다른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경제라는 기치를 들고 나왔다. 용어 혼선은 있지만 융합을 통한 새로운 가치와 일자리 창출이란 말로 요약할 수 있을 듯하다. 중후장대한 장치산업과 관료화된 거대 기업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과 발전을 얻기 어렵다는 고민과 판단이 깔려 있다. 휴대전화가 컴퓨터를 대신하고, 자동차가 기계제품이라기보다는 전자제품이 돼 버린 시대에 창조경제란 어젠다는 시대 변화의 방향을 담아야 한다. 옛 질서와 틀을 허물면서 정치·경제 패러다임을 바꿔 나가는 시대 변화를 어떻게 창조 경제 속에, 새 정부의 국정 과제 속에 담아낼지가 당면 과제다. 융합과 새로운 가치는 다른 시각, 다양한 의견의 충돌과 화학반응 속에서 이뤄진다. 창조경제가 꽃피고 국가적 에너지로서 작동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상하이가 미국 뉴욕이나 영국 런던처럼 국제금융의 1번지가 되기 힘든 것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투명성이 부족하고, 자유로운 정보 흐름이 차단돼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창조경제의 성공 여부도 돈이나 행정 지원보다는 이를 떠받치는 사회적 조건과 풍토에 더 영향을 받는다. 애플과 구글이 ‘닫힌 사회’에선 나올 수 없고,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도 자발성과 자율, 도전과 파격을 용인하는 패자 부활의 사회에서만 태어날 수 있었던 것과도 같다. 새 정부는 ‘칸막이를 넘어선 부처 간 협업’을 강조했지만 민간과의 소통, 사회적 자발성을 보장하는 조력자로서의 정부 역할 확립이 더 시급하다. 그렇지 않고선 창조경제 프로젝트는 자칫 관료의 권한과 간섭을 늘리고, 유연함과 창의성이 핵인 21세기 사회경제 생태계를 어지럽힐 수 있다. 수조원씩의 연구개발비 분배 권한을 손에 쥔 교육부 등 일부 부처가 어떻게 대학과 과학기술자들에게 상전이 됐고, 연구개발 생태계의 포식자가 됐는지는 새삼 따질 필요도 없다. 박 대통령은 퇴근 뒤 숙소에 돌아가서도 밤늦도록 각종 보고서와 자료들을 읽고 숙고한다고 한다. 대통령에게 올라가는 보고서는 각 단계를 거치면서 조정되고 다듬어진 것들이다. 민초들의 불만과 입장이 빠지기 쉽고, 듣기 싫은 소리도 윤색되기 쉽다. 현장에 있기 어려운 대통령에게 청와대가 ‘국민의 사랑방’이 될 정도로 각계각층을 만나고 국민과 소통하는 장소가 됐으면 한다. 청와대가 고인 물이 아니라 여론과 의견이 흐르고 넘치는 그 수준만큼 현장과 시대 요구를 읽는 지도자의 눈도 열릴 것이다. 지도자가 변화와 시대적 맥락을 읽어낼 때 창조경제도 스마트파워로 꽃필 수 있다. 창조경제는 글로벌 정보통신시대의 정치·사회적 배경과 조건을 지닌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jun88@seoul.co.kr
  • [韓·美 정상회담] ‘특별한 의전’

    ‘싱글 대통령’에 대한 의전은, 독신이라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게 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의전은 잘 갖춰졌다고 할 수 있다. 이번 방문은 국빈방문이 아니라 실무방문이라서 정상 오찬만 있을 뿐 만찬이 없다. 미국 정부가 공식 주관하는 행사는 7일 한·미 정상회담이 유일하다. 8일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은 미 의회 행사이고 나머지는 동포간담회와 한·미 동맹 60주년 기념 만찬 등 우리 정부 자체 행사다. 싱글 대통령이라고 해서 행사 형식이 달라질 게 없다는 얘기다. 앞서 외교부는 “어차피 대부분의 공식 행사는 대통령 혼자만 참석하기 때문에 큰 틀에서는 달라질 게 없다”고 했다. 미국은 이번에 이례적인 ‘특별한 의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뉴욕경찰은 JFK국제공항에서 숙소인 뉴욕 중심가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 이르는 동안 헬기 등으로 입체 경호를 했다. 국제적 VIP들의 단골 방문지인 뉴욕은 헬기를 띄우거나 교통 통제를 하는 식의 ‘적극적인’ 경호는 하지 않는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우리 경호팀과 외교부 측은 이동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교통 통제가 이뤄져 우리도 상당히 놀랐다”면서 “뉴욕에서 교통을 통제한 것은, 우리 외교부에 따르면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가 있었던 데다 북한의 도발 위기가 계속되는 한반도 정세를 고려해 특별한 경호와 예우를 준비한 것 같다”는 게 청와대의 생각이다. 미 의회도 8일 박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에 앞서 상·하원 30여명으로 구성된 의원단이 영접을 나와 의사당 안까지 인도하는 등 이례적인 환대가 예정돼 있다. 워싱턴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朴대통령 방미] 朴대통령 “한국경제, 北 위협 정도로 흔들리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계 금융시장의 심장부에서 북핵 리스크 잠재우기에 나섰다. 4박6일 일정의 방미 첫날인 5일(현지시간) 뉴욕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가진 동포 간담회에서다. 박 대통령은 “요즘 여러분께서도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는 것 때문에 걱정이 크실 것”이라고 운을 뗀 뒤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이 안정을 유지하고 있고, 국내외 기업들도 투자 확대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대북 안보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어 “우리 정부의 빈틈없는 안보태세와 국제사회와의 굳건한 공조 강화를 통해 단호하고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 채권에 대한 외국인들의 순매수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사례로 들면서 “이는 우리 경제가 북한의 위협 정도로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세계가 알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동포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세계 금융의 심장인 뉴욕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한발 안보위기로 불거질 수 있는 세계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간담회엔 뉴욕과 뉴저지 인근에 사는 동포 30만명을 대표해 450여명이 참석했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오전 뉴욕 맨해튼에서 ‘한국 투자 신고식’을 개최해 보잉사와 커티스라이트, 올모스트 히어로스 등 7개 미국 기업으로부터 3억 8000만 달러 규모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뉴욕 방문과 관련해 뉴욕경찰(NYPD)이 이례적으로 입체적 경호를 펼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뉴욕경찰이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숙소인 월도프 호텔에 이르기까지 헬기를 띄우고 교통통제를 하는 등 입체적 경호를 펼쳤다”면서 “우리나라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나 다른 국가 정상의 방문을 보아 왔던 외교부 쪽에서도 뉴욕경찰의 입체적 경비는 처음 경험하는 일이어서 놀라워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뉴욕의 유엔본부를 방문해 반기문 사무총장과 면담을 갖고 “유엔의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이제 책임 있는 중견국으로서 행복한 지구촌 건설을 위해 기여하겠다”며 적극적 역할을 다짐했다. 박 대통령은 면담 직후 유엔에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 70여명을 만나 “국제기구 등 해외 진출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높아진 기대에 부응해 젊은 세대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돕고 글로벌 인재 양성을 능동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뉴욕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독도 왕전복의 절규 “복원이 아니라 방치!”

    독도 왕전복의 절규 “복원이 아니라 방치!”

    독도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왕전복’(독도 전복) 복원을 위한 방류 사업을 놓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사업의 효과 조사 없이 거듭되는 방류 행사에 많은 비용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수산자원개발연구소는 6일 독도 서도 주민숙소 인근 해역에서 어린 독도 전복 2만 마리 방류 행사를 열었다. 경북도의회 농수산위원회 소속 의원 8명을 비롯해 경북도·울릉군 공무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연구소는 이날까지 독도 서도 해역에 어린 독도 전복 5만(2010년 1만, 2011·2012년 각 2만 마리 등) 마리를 풀어 놓았다. 여기에는 8000만원(사육비 등 제외)의 비용이 들었다. 이날 방류된 어린 독도 전복은 유전자 분석을 통해 독도 전복으로 판명된 어미에서 지난해 5월 채란 사육한 5㎝급이다. 어미 독도 전복은 독도 근해 어장 관리 주체인 울릉군 도동어촌계에서 잡은 전복 가운데서 선택된다. 연구소는 2016년까지 독도 해역에 어린 전복 총 15만 마리를 방류할 계획이다. 그러나 연구소는 지금까지 전복 방류에만 급급할 뿐 이후 생존율 등 효과 조사는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관련 조사 계획 자체를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경북도와 울릉군은 1993년부터 13년 동안 6억여원을 들여 독도 인근 해역에 어린 전복 47만 마리를 방류했으나 패사율이 높아 성과는 그리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전복 방류에 따른 모니터링 및 샘플조사 등 효과 조사를 실시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일방적으로 방류 사업만 계속할 경우 자칫 전시 행정과 예산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도수산자원개발연구소 관계자는 “방류 전복에 대한 효과 조사를 않는 대신 매년 독도 해역에 대해 생태조사를 하는 동해수산연구소에 이를 포함해 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朴대통령 방미] 48년 전 아버지가 묵었던 그 영빈관

    [朴대통령 방미] 48년 전 아버지가 묵었던 그 영빈관

    박근혜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을 방문해 2박3일간 묵게 될 ‘블레어하우스’는 48년 전 부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거쳐간 곳이다. 1965년 박 전 대통령이 미국 방문 당시 묵었던 장소를 딸인 박 대통령이 다시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곳은 미국 정부가 외국 정상들에게 제공하는 공식 영빈관이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브리핑에서 “블레어하우스가 한·미동맹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가교를 상징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블레어하우스는 펜실베이니아 대로를 사이에 두고 백악관 맞은편에 위치해 있는 타운하우스 형태의 건물 4채를 일컫는다. 본관은 1824년 미국의 첫 공중위생국 장관이었던 조지프 로벨의 개인주택으로 건립됐으나 미국 정부가 이 건물을 사들여 세 차례나 확장한 끝에 백악관 전체와 맞먹는 규모로 발전했다.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보수공사로 인해 대통령 집무실 겸 거처로 이용되기도 했으며 이곳에서 ‘트루먼 선언’과 전후 유럽재건을 위한 ‘마셜플랜’이 탄생했다. 뉴욕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그녀의 팔뚝은 통뼈 그녀의 허리엔 디스크…승무원, 막일에 시드는 ‘하늘 꽃’

    무게 100㎏이 넘는 식사 카트를 손으로 밀고, 각종 잡화류를 판다. 물이 필요하다면 코앞까지 떠다 바치고, 서류가 잘 보이지 않는다면 대필까지 해준다. 바로 항공기 여승무원의 이야기다. 누군가는 이들을 ‘하늘의 꽃’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자신들끼리는 ‘하늘의 노가다’라고 자조한다. 여승무원들이 업무는 보통 비행 2시간 전부터 시작된다. 사무장과 기장이 주재하는 회의가 두 차례 열린다. 이 자리에서 그날 주요 탑승객에 대한 신상정보가 공유된다. 대한항공 승무원 김현정(32·가명)씨는 “승무원에게는 단정한 복장이 요구되기 때문에 회의 전에 화장과 옷 매무새를 다듬는 데도 시간이 꽤 걸린다”고 말했다. 출발 1시간 전부터는 본격적인 ‘노가다’가 시작된다. 항공기의 비상장구를 체크하고 승객들에게 제공될 기내식과 편의용품이 모두 실리면 리스트를 들고 하나하나 확인해야 한다. 물품이 부족하면 출발 후에는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꼼꼼하게 체크한다. 음식을 냉장고와 보관함에 채워놓고 나면 승객들이 입장하기 시작한다. 승무원들의 손길은 더욱 바빠진다. 여행 가방을 위로 올려주는 것부터 나이가 많은 승객들의 경우 자리를 잡아줘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지은 한국항공전문학교 항공운항과 교수는 “사람들이 짐을 놓고 출발을 기다리는 동안 채식주의 식단 주문자 등에게 식사가 맞는지 확인도 하고, 주요 탑승객에게는 가서 인사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행기가 이륙한 뒤 괘도에 오르면 식사를 준비해야 한다. 철제로 제작된 기내식 카트는 100㎏에 육박한다. 이 교수는 “카트가 정상적으로 굴러가면 크게 무게를 느끼지 않지만 바퀴가 끼거나 하면 신참의 경우 한참 동안 낑낑거려야 한다”면서 “남자 못지않은 잔 근육을 가진 여승무원들이 꽤 많다”고 전했다. 육체 업무가 많은 탓에 업무상 질병도 디스크가 1위를 차지할 정도다. 기내식을 먹고 나면 승객들은 대부분 영화를 보거나 잠을 청한다. 하지만 승무원들은 이때가 가장 바쁘고 긴장하는 시간이다. 바로 기내 면세품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일단 돈이 오가기 때문에 잠깐 다른 생각을 하다가는 구멍이 나기 쉽다”면서 “특히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현지 통화와 달러, 한국 돈을 섞어서 지불하는 승객도 적지 않아 계산이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계산이 맞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승무원들은 금액이 적은 경우에는 자신들이 메우고, 금액이 큰 경우에는 보고를 한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예전에는 인사고과에 면세품 판매 실적이 들어갔다고 들었는데, 요즘에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날 매출이 숫자로 찍히다 보니 신경을 안 쓸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돌아오는 항공편의 면세품 판매는 말 그대로 노가다다. 이 교수는 “귀국 선물을 준비하지 못한 남자 승객들이 여기저기서 양주를 찾는다”면서 “양주가 보기보다 무게가 있어서 수십 병씩 전달해주고 나면 팔이 뻐근하다”고 귀띔했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강진영(25·가명)씨는 “대학 후배가 승무원을 하고 싶다고 물어봐서 ‘너 힘 좋냐?’고 말해 줬다”면서 “여리여리한 승무원의 팔뚝이 생각보다 통뼈인 경우가 많다”며 말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비행기는 착륙을 시작한다. 이때부터 ‘퇴근 본능’이 승무원들의 손길을 빨라지게 한다. 웃는 얼굴로 승객들을 보내고 나면 회사 버스를 이용해 숙소로 이동한다. 그들도 여느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업무가 끝나고 나면 말이 많아지고 기분이 업된다. 지난달 벌어진 승무원 폭행 사건에 대해 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강씨는 “손님이 ‘왕’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서비스 업종에 일하는 사람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분들이 있다”면서 “그냥 우리도 승객들과 마찬가지로 회사 다니고 일하는 직장인이다. 같은 월급쟁이의 입장에서 봐줬으면 좋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 교수는 “억울하겠지만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의 특성상 많이 참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대부분의 승객들은 그래도 매너가 좋다”고 전했다. 승무원들은 선량한 승객들을 위해 항공기 이용에 관한 몇 가지 팁을 전하기도 했다. 먼저 신혼여행을 떠난다면 케이크나 다른 선물을 받을 수 있다. 단 미리 항공사에 알려 신청을 해야 한다. 또 어린이를 위한 기내식이나 채식주의자, 이슬람 교도인을 위한 식단도 마련돼 있다. 엽서를 달라고 해서 쓴 뒤 돌려주면 부쳐주는 서비스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그건 그렇구… 그 논다니 창병 얻었단 얘기 밑절미 있는 말인가?” “밑절미가 있던 없던 말이 그렇다는 얘기지. 가랑비에 옷 젖더라고 계집질에 눈이 뒤집혀 허둥지둥 하다보면, 머지않은 장래에 창병 얻어 뼈까지 녹아나서 신세 망치는 날이 오지 않겠나. 창병도 창병 나름일세. 양매창(楊梅瘡)*을 얻으면 그게 바로 악창이어서 약도 없어 목숨 하나 일같잖게 거덜낸다네. 하나뿐인 초라한 육신, 낮에는 부담짐 지우고 밤에는 색탐에 부대끼다보면, 몸가축인들 온전할 리 없지. 초개 같은 목숨 진작 잡도리하지 못하면 지레 죽을 수도 있네. 우리네 행상인들 망하고 나면, 탱자처럼 쭈그러들어 대그락대그락하는 불알 두 쪽만 남을 뿐일세.” 길세만은 잡힌 말꼬리를 떼어버릴 궁리가 없었다. 머뭇머뭇하다가 대꾸할 말미를 놓치고 말았다. 속내가 뒤숭숭한 터에 배고령이 한마디 덧붙인다. “언젠가 행수님 말씀이 생각나네… 매화는 엄동설한을 뚫고 피어나기 때문에 그 진한 향기를 자랑할 수 있는 법이라고… 나 같은 무지렁이가 처음엔 무슨 흰소린가 해서 어리둥절했다네. 그런데 임자를 지켜보자니 그 말씀의 속 깊은 뜻을 얼추 깨닫게 되었다네… 얄팍한 길미나 챙기는 임자가 논다니 밑구멍에 찔러주어야 할 해우채는 오죽했겠나… 주책없다 생각 말고 내 말 새겨듣게. 우리 사이 흉허물 없이 지내니까 이런 말 하는 것일세.” 설피를 꺼내 신어야 할 만큼 한대중으로 내리던 눈은 언제부턴가 씻은 듯이 그쳤다. 산중 날씨란 그래서 짐작할 수 없었다. 말래에서 발행했더라면 너삼밭이 이른 중화 자리가 되었겠지만, 샛재에서 발행했으므로 중화 자리는 빛내골이 되기 십상이었다. 그러나 새벽에 진눈깨비를 만나 지체되었으므로 너삼밭재 밥자리에서 중화를 짓기로 하였다. 그곳에는 안면이 낯설지 않은 어물 저자 차인꾼들 대여섯이 새옹을 걸어놓고 이제 막 한술 뜨고 있었다. 밥자리라고 하지만,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적막강산이긴 매한가지였다. 중화 먹는 말미에도 땀에 젖은 배자와 짚신 감발을 풀어 계곡 자갈 바닥이며 밭둑 위에 널어 말리고 있었다. 그들은 정한조와 조기출 일행 20여 명이 밥자리를 찾아 계곡으로 들이닥치자, 근래에 보기 드물었던 상단의 규모에 기가 질린 나머지 뱀 만난 여치처럼 잽싸게 두렁 위로 몸을 피했다. 그러자 일행들이 나서서 진정을 시켰다. “동고동락하는 터에 그 무슨 해괴한 짓들이오. 얼른 먹던 중화들 드시오.” 너삼밭재에서 들밥을 먹고 허기를 채웠다면, 빛내골과 넓재까지 계속 내달아 광희골 회룡천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당도해야 했다. 넓재에서 광희골까지는 내리막이어서 길 줄이기가 수월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코치비재와 성황당이 있는 밭재 지나서 숙소참인 맷재까지는 내리막보다는 꼬불꼬불한 자드락길에 오르막뿐이었다. 맷재는 십이령 중에서 마지막 고개로 꼽는 곳이기도 했다. 맷재에서 막지고개만 넘어가면, 현동저자와 내성저자의 차인꾼들과 만나 건어물 상대들이 등짐을 줄일 수 있었다. 행중이 맷재에 당도했을 때는 호랑이를 만나는 불상사가 있더라도 더이상은 발짝을 떼어놓을 수 없을 정도로 지쳐 있었다. 근래에 보기 드물 정도로 먼길 행보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20여 명을 헤아리는 대상대가 함께 걸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나 늦깎이로 상단에 뛰어든 조기출과 같은 사람들은 고단하다 못해 몰골이 파리하고 눈자위가 허옇게 되어 숨을 가다듬기에도 힘겨워 보였다. 정한조가 측은하여 한마디 불쑥 질렀다. “생선 몇 뭇 팔아 하찮은 길미 챙기겠다고 이 고초를 겪는구려. 나물 먹고 물 마시더라도 차라리 옛날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소?” “도감께서는 정곡을 찌르시는군요. 때로는 그런 마음이 들 때도 없지 않지요. 그러나 행중 식구들에 견모*가 된다 하여도 두 번 다시 죽은 놈 발바닥같이 찬 냉골에 들어앉아 좀먹은 탕건은 쓰고 싶지 않소. 도감 입으로도 괭이 든 비렁뱅이는 없어도 책 든 비렁뱅이는 있다 하지 않았습니까. 비 오는 날 똥장군을 등짐 대신 지고 길바닥에서 엎어지고 자빠지는 한이 있더라도, 감나무 밑에서 홍시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어리석은 짓은 반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양매창(楊梅瘡): 매독 *견모: 놀림가마리
  • [희망 나누는 기업] LG하우시스 - 소외 청소년 숙소·공부방 개선

    [희망 나누는 기업] LG하우시스 - 소외 청소년 숙소·공부방 개선

    LG하우시스가 펼치는 사회공헌활동의 주요 대상은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이다. 청소년공용복지시설의 노후화된 환경을 개선해 주는 ‘행복한 공간만들기’ 사업과 우리 영토 독도의 중요성을 알리고 친환경 공간을 가꿔나가는 독도 지킴이 활동이 대표적이다. 가장 집중적으로 진행 중인 사업은 재능기부형 활동인 ‘행복한 공간만들기’다. LG하우시스의 친환경 건축장식자재와 디자인 역량을 바탕으로 청소년시설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고효율 에너지 창호 등 친환경 건축자재를 활용해 사회복지시설과 청소년시설의 숙소와 공부방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경기 일산 홀트 아동복지타운, 동산지역아동센터, 한사랑마을 등이 LG하우시스의 친환경 건자재 제품 시공을 통해 친환경 공간으로 재탄생한 사례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영사관 휴무로 납치범 잡아둬도 ‘감금죄’

    영사관 휴무로 납치범 잡아둬도 ‘감금죄’

    중국에서 한국인 납치범을 데려오는 과정에서 그를 억류했던 조직폭력배에게 감금죄가 인정됐다. 청주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김도형)는 28일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A씨를 이틀간 억류해 공동감금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폭 이모(46)씨와 김모(35)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범행을 지시한 두목 최모(52)씨에 대해서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0년 4월 동업자 B씨가 투자를 철회하자 앙심을 품고 B씨의 친·인척을 인질로 잡아놓고 2억원을 빼앗았다. 돈을 받은 뒤에도 A씨가 친·인척을 풀어주지 않자 B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조폭 두목 최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에 최씨는 부하 이씨와 김씨를 중국으로 보냈다. 이씨 등은 중국 공안에 B씨 친·인척의 납치 사실을 알린 뒤 이들을 구했다. 이어 A씨를 한국법에 따라 처리하기 위해 한국영사관으로 데려가려 했으나 주말이어서 업무를 하지 않자 자신들의 숙소에 이틀간 A씨를 감금했다. 이후 A씨는 국내로 송환돼 인질강도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A씨가 ‘나도 감금 피해자’라며 최씨 일당을 고소했다. 검찰은 조사에 착수, 이씨 등 3명에 대해 공동감금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불구속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중국법으로 처벌될 게 두려워 이씨 등의 뜻에 따른 게 아닌가 의심되고 전화로 구호 요청을 할 수 있었는데도 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감금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무죄 판결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강압 행위가 없더라도 이전의 자유를 침해했다면 감금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금산 보곡산골에 내려앉은 봄

    금산 보곡산골에 내려앉은 봄

    산마다 꽃들이 한창입니다. 숲그늘 아래로 진달래가 무시로 피고 산허리엔 조팝나무가 하얀 꽃술을 포실하게 매달았습니다. 단박에 눈길을 사로잡기로는 산벚꽃이 으뜸입니다. 연둣빛 신록 사이사이에 흰 꽃술이 보석처럼 박혀 있습니다. 충남 금산의 보곡산골에서 만난 봄 풍경입니다. 들녘의 꽃들은 시나브로 꽃술을 떨궜지요. 하지만 산골마을의 화양연화는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희한한 일이다. 길가의 벚꽃들은 지기 시작했는데, 보곡마을 산벚꽃들은 이제야 가지 끝에 꽃술을 맺고 있다. 산꽃마을 걷기대회가 열렸던 지난 20일엔 눈까지 내렸다. 그 탓에 꽃들이 잔뜩 움츠러들었을 터. 산벚꽃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도 이달 하순께로 늦춰질 전망이다. 보곡산골은 합성어다. 군북면 끝자락의 보광리와 상곡리, 그리고 산안리에서 한 글자씩 따 조합했다. 세 마을은 금산에서도 가장 궁벽한 오지로 꼽힌다. 마을 앞엔 충남 최고봉 서대산(904m)이 우뚝하고 뒤로는 천태산(715m)과 대성산(701m)이 병풍처럼 떠받치고 있다. 산골마을이다 보니 평균 기온이 타 지역보다 섭씨 4~5도 정도 낮다. 개화 시기 역시 반 박자 늦다. 다른 곳에서 낙화 소식이 들릴 때쯤, 보곡산골에선 꽃사태가 펼쳐진다. 한꺼번에 피지도 않는다. 오늘은 여기서 피었다가 내일이면 저기서 진다. 그 덕에 매일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세 마을 가운데 가장 이름이 알려진 곳은 산안리다. ‘산벚꽃길’ 등 지역 내 산벚꽃 관련 시설의 대부분이 이 마을에 몰려 있다. 산골마을을 즐기는 방법은 사실상 걷기가 유일하다. 외지인들이 좋아할 만한 다른 놀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산벚꽃 핀 풍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산벚꽃은 무리지어 피지 않는다. 다른 나무들 사이에서 드문드문 핀다. 따라서 멀찍이 떨어져 완상해야 한다. 그래야 다른 나무들과 어우러진 자태를 온전히 엿볼 수 있다. 산벚꽃길은 9㎞쯤 된다. 임도를 산책길로 조성했다. 길은 마을 초입에서 시작돼, 마을 뒤편을 휘휘 돈 다음, 상곡리와 경계가 되는 고갯마루에서 내려온다. 천천히 돌아볼 경우 세 시간은 족히 걸린다. 코스 중간중간 ‘보이네요 정자’ ‘산꽃세상 정자’ ‘봄처녀 정자’ 등 쉴 곳도 마련해 뒀다. ‘신음산 임도’라고 음각된 돌 이정표가 들머리다. 승용차로 오를 수도 있지만 자박자박 걸어야 숲이 주는 위안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길은 순하다. 들머리에서 첫 번째 쉼터인 ‘보이네요 정자’까지가 다소 힘들다. 된비알은 아니지만 3.5㎞ 정도 완만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보이네요 정자’에 서면 ‘보인’다. 산벚꽃들이 허리띠처럼 둘러친 산골마을 말이다. 분홍빛 진달래와 회백색 자작나무, 연둣빛 느티나무 등과 산벚꽃이 독특한 색감으로 어우러져 있다. 길에 피는 벚꽃이 화사한 드레스 같다면 산벚꽃은 수수한 모시적삼을 닮았다. 이를 보는 주민들의 화법이 시적이다. “벚꽃은 몽탈몽탈, 산벚꽃은 드무름하게” 피어난단다. 이상진 이장의 표현이다. 벚꽃이 한여름 뭉게구름처럼 무더기로 피는 것에 견줘, 산벚꽃은 작은 꽃술이 드문드문 핀다는 뜻이다. 그는 이어 “날망(산등성이)마다 모시적삼 입은 처자들이 드무름하게 서 있는 듯”하다며 현지 사투리로 산벚꽃 핀 마을을 표현했다. 한 문장의 시로 나무랄 데 없다. 보곡산골은 국내 최대 산벚꽃 군락지 가운데 하나다. 660만㎡(약 200만평)의 산지에 산벚나무들이 빼곡하다. 6월, 들녘에서 보리가 익어갈 때면 산벚나무 가지에선 버찌가 익어간다. 그냥도 먹고, 술을 담가 먹기도 한다. 길 끝자락에 선 자전리 소나무도 눈길을 끈다. 살아낸 300년 세월만큼의 기품을 갖췄다. 산골의 주인공이 산벚꽃이라면 조팝나무는 ‘주연급’ 조연이다. 이는 조팝나무 군락지로 이름난 신안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산벚꽃길에서 신안사 이정표를 따라 얕은 산등성이를 넘어가면 신안리다. 마을 위 절집 뜨락엔 피안앵(彼岸櫻, 절에 핀 벚꽃)이 흐드러졌고, 흰 조팝꽃은 드문드문 마을을 감쌌다. 하양꽃빛마을에 들면 ‘화’(花)들짝 놀란다. 마을 전체가 조팝꽃 흰구름에 휩싸인 듯해서다. 하양꽃빛마을은 신안리 남쪽 고개 너머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원래 이름은 화원동이다. 그 전엔 화골이라 불렸다. 이름이 어떻게 바뀌었건 꽃피는 산골이라는 뜻만은 세대를 격해 이어진 셈이다. 잘생긴 봉우리들이 마을을 둘러쌌고, 그 안에 희디흰 꽃무리가 한창이다. 산골짜기 사이에 서 있자면, 바람에 실려 오는 꽃향기가 청량하기 그지없다. 보곡산골에서 아랫녘으로 좀 더 내려가면 금강과 만난다. 금강에서 맞는 봄 풍경도 비단처럼 곱고 빼어나다. 이맘때라면 수통리 적벽강이 제격이다. 기골이 장대한 암벽들이 붉은 빛을 띠고 있는 곳이다. 연둣빛 신록과 파란 강물, 그리고 청솔 아래 진달래와 산벚꽃이 예쁘게 어우러졌다.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보곡산골에 가려면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타야 한다. 추부 나들목으로 나와 옥천 방향, 다시 군북 방향으로 우회전해 601번 지방도로 갈아탄 뒤 군북면사무소를 지나 곧장 가다 보곡산골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하면 된다. 금산 나들목을 나와 제원면 소재지를 지나서 가는 방법도 있다. 금강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조리한 어죽은 금산의 별미로 꼽힌다. 고추장 양념을 올린 도리뱅뱅이도 맛있다. 제원면 천내리 일대에 어죽마을이 조성돼 있다. 원골식당(752-2638, 이하 지역번호 041) 등이 이름났다. 수통리 적벽강 주변에도 매운탕집들이 몰려 있다. 추부의 마전인삼추어탕(752-5049)은 인삼을 넣고 끓여낸 추어탕으로 유명하다. 복수면엔 한우마을 단지도 조성돼 있다. 복수한우집(753-2059) 등이 널리 알려졌다. 숙소는 금산읍내에 많다. 인삼호텔(751-6200)이 깔끔한 곳으로 입소문 났다. 글 사진 금산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무너진 집서 식량 찾아 끼니…18만 이재민 마실 물도 없어 나흘간 3333회 여진 시달려

    “춥고 배고파요.” 지진 발생 나흘째인 23일 쓰촨(四川)성 강진의 최대 피해 지역 가운데 한 곳인 야안(雅安)시 루산(蘆山)현 룽먼(龍門)향에서 만난 이재민들은 한결같이 배고픔과 추위를 호소했다. 평균 해발 3000m가 넘는 고산지대여서 밤이 되면 잔뜩 옷을 껴입고 담요 속에서 몸을 움츠려도 한기가 뼛속을 파고든다. 바오싱(寶興)현의 이재민 7000여명을 비롯한 대부분의 이재민들은 비닐을 덮어 만든 간이 천막에서 사실상 노숙 생활을 하며 근근이 버티고 있다. 식수와 식량도 태부족이다. 이재민 장다밍(姜大明)은 “무너진 집에서 일부 식량을 찾아내 겨우 끼니를 때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어쩌다 구호품으로 죽이 제공되지만 이재민 모두에게 돌아갈 분량이 못 된다. 지진으로 터전이 무너져 내려 큰 고통을 당한 이재민 18만 6000여명은 이제 추위와 배고픔을 견뎌내며 처절한 ‘생존 투쟁’을 벌여 나가고 있다. 이재민들은 장대비까지 퍼붓는 하늘을 원망했다. 여전히 두절된 길이 많아 삶터 재건 작업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군 헬리콥터들이 루산현과 바오싱현의 고립된 마을에 식품 다발을 집중 투하하는 모습이 이날도 목격됐다. 생존 마지노선인 72시간을 이미 넘겼지만 생존자 구조작업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루산현에서는 생존자 1명이 구출됐다는 ‘낭보’도 들려왔다. 구조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취궈성(曲國勝) 중국지진응급수색센터 총공정사는 “오늘도 육상은 물론 공중을 통해 피해 지역에 진입해 수색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최후의 1인까지 생존자 수색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빗속에 오토바이를 타고 루산현을 둘러본 결과 산에서 흘러내린 토사와 바위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숙소 침대가 흔들릴 정도의 여진도 밤새 이어졌다. 전날 오후 루산현의 여성 자원봉사자 한 명이 산에서 떨어진 바위에 깔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다. 중국 지진국은 지진 발생 이후 이날 오전 8시까지 모두 3333차례의 여진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당국이 비상 체계를 가동하며 질서를 유지하고 민심을 안정시키는 모습은 눈길을 끈다. 어딜 가나 이재민보다 구조대와 경찰, 자원봉사자가 많고 밤새 순찰을 계속하는 등 질서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방역작업도 원활하다. 2008년 쓰촨대지진의 ‘학습효과’ 때문이라는 평이 나온다. 한편 쓰촨성 정부는 이날 현재 지진 사망자는 193명, 실종자는 2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중상자 1000여명을 포함해 1만 2211명이다. 지진 피해 지역에 대한 성금이 답지하고 있는 가운데 홍콩에서는 당국이 1억 홍콩달러(약 144억원)를 기부하기로 하자 일부 야당 인사들은 “성금은 부패 관리들을 살찌울 뿐”이라며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루산(쓰촨성)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지금&여기] 리더의 모습/임주형 체육부 기자

    [지금&여기] 리더의 모습/임주형 체육부 기자

    지난 16일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3차전이 끝난 뒤 모비스 구단 관계자들에게 슬쩍 물어봤다. “만약 우승하면 누구를 최우수선수(MVP)로 뽑겠어요?” 이구동성으로 돌아온 답은 “당연히 양동근”이었다. 약간 의외였다. 그때까지 겉으로 드러난 양동근의 기록은 문태영이나 김시래보다 좋지 않았고, 특히 3차전에서 그의 활약은 보잘 것 없었기 때문이다. 3점슛 7개를 날렸지만 모두 림을 빗나갔고 야투 성공률도 25%에 그쳤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그의 리더십이 팀을 이끌고 있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굳은 믿음을 내비쳤다. 그의 확신대로 양동근은 4차전에서 무려 29점을 몰아넣으며 기자단 투표(78표) 만장일치로 MVP를 차지했다. 유재학 감독도 양동근의 리더십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리더로서 숙소에서나 연습장에서나 충분히 자기 몫을 다하는 선수다. 위대한 선수다.” 올 시즌 모비스는 문태영과 김시래, 로드 벤슨 등이 새로 가세하며 강력한 전력을 구축했다. 그러나 구슬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 조직력이 맞지 않아 고전했다. 이때 양동근이 리더로서 팀을 다졌다고 한다. 양동근은 올 시즌을 앞두고 팀 샐러리 캡을 고려해 연봉 동결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양동근은 세 살 많은 문태영을 “형”이라고 부르면서도 코트 안에서는 가드인 자신을 따르도록 만들었다. 시즌 초반 프로 무대에 적응하지 못했던 김시래에게 많은 조언을 하며 성장시켰고, 벤슨에게는 기존 외국인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도록 신경을 썼다. 결국 모비스는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20연승을 달리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양동근이 처음부터 완벽한 선수는 아니었다. 2004~05시즌 데뷔한 뒤 신인왕에 올랐지만, 유 감독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질책 받은 내용을 모두 노트에 적어 두며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프로 세 번째 시즌이 돼서야 유 감독으로부터 “이제는 그만 야단쳐도 되겠다”란 말을 들었다. 스포츠는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도전과 열정, 땀과 눈물, 환희의 순간을 짧은 시간에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5명 정도의 선수들을 이끈 30대 초반 젊은이의 리더십이지만, 손에 땀을 쥐며 경기를 본 많은 팬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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