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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날갯짓을 위한 보금자리/김하늘 라이스앤컴퍼니 대표

    [열린세상] 날갯짓을 위한 보금자리/김하늘 라이스앤컴퍼니 대표

    이사 온 지 74일째. 새집에서 쓰는 첫 원고다. 눈앞에는 푸른 가을 하늘이 펼쳐지고 등 뒤에는 황홀한 가을 음률이 흐른다. 바람은 얼굴에 스미고 음악은 날갯죽지를 간지른다. 쾌적하고 낭만적이다. 하지만 세 달 전만 해도 사정이 달랐다. 거실인지, 세탁실인지, 창고인지 구분할 수 없는 작은 공간에서 만 장의 음반과 수천 권의 책 더미에 끼인 간이 테이블 앞에 앉아서 밥을 먹고 빨래도 널고 타자질을 했다. 하지만 이젠 알파벳 순으로 차곡차곡 정리된 책과 음반 사이 널찍한 책상 앞에 앉아 계절이 지나가는 풍경을 벽에 걸고 온전히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다. 이사가 처음은 아니다. 교복을 입기 전까진 이사와 전학이 잦았다. 20대의 반은 외국에 머물렀다. 기숙사, 유스호스텔, 렌털 스튜디오, 홈스테이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머물렀다. 싱글 침대와 공유 주방과 욕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밥벌이를 시작하고 독립한 이후엔 점수에 맞춰 대학을 가듯 보증금과 월세에 맞춰 집을 얻었다. 먹고 씻고 자기 위한 물건만 마련했다. 욕망의 수도꼭지를 잠그고 어디에 두어도 변하지 않는 음식과 체온 유지를 위한 옷가지 등 기호 없는 기능뿐인 것들만 들였다. 물건을, 집을, 몸을, 나를, 시간을, 삶을 매만지고 가꿀 줄 몰랐다. 어쩌다 결혼하고 남편 집으로 살림을 합쳤다. 홍대 와우산 자락 열댓 평쯤 되는 오래된 빌라였다. 음반 수집가이자 음악평론가인 남편에게는 더는 버릴 물건이 없었다. 작은 집에 비하면 그의 물건은 그의 업보였지만 엄연한 그의 업이었다. 최소한의 가구와 가전으로 신혼살림을 꾸렸다. 그가 살아온 동네에 집에 가득 채워진 그의 물건과 함께 사는 탓에 마치 남편의 삶에 편입된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작은 화장대나 요가매트 한 장도 놓을 공간이 없었으니까. 동네에는 사는 사람보다 머물다 떠나는 사람이 더 많았다. 데이트를 하러 온 사람, 쇼핑을 하러 온 사람, 관광을 하러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골목의 가게들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손님들의 비위에 맞춰 간판을 갈아치우다 간판 대신 임대 플래카드가 걸리기 시작했고, 하루가 멀다 하고 밤마다 술에 취한 고성과 배달 대행 오토바이 엔진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적막한 귀깃길, 황량한 산책길을 걸을 때마다 떠날 때가 됐다고 읊조렸다. 오랫동안 홍대 거리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남편도 빈 거리를 걸을 때마다 안타까움에 무기력한 탄식만을 반복했다. 이사를 가기로 마음먹었다. 부동산에 살던 집을 내놓았다. 곧바로 감당할 만한 대출 이자를 감안해 예산을 정하고, 살고 싶은 동네를 추려 발품을 팔았다. ‘산과 가깝고 볕이 잘 들고, 시장이 가까운 주택가에, 방은 세 개 화장실은 두 개, 주방과 거실 크기는 타협 가능’한 조건을 내걸고 한 달이나 지났을까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다. 이 집에 꼭 살고 싶었다. 더 잘 살고 싶어졌다. 나답게 우리답게 건강하게 풍요롭게 살 수 있는 보금자리가 필요했다. 성미산 자락에 있는 6층짜리 빌라 꼭대기 집이다. 거실 통창 너머로 성미산이 보인다. 아침마다 햇살이 가득 쏟아져 집을 환하게 비춘다. 아침잠이 많은 남편도 알람 없이 잘 일어난다. 구름의 움직임, 하늘의 색, 나무의 흔들림으로 그날의 날씨를 점치며 아침을 먹는다. 새소리를 듣고 풀내음을 맡으며 성미산 언덕을 넘어 아침 운동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커피 원두와 빵을 사고 망원시장에 들러 반찬거리와 식탁에 놓을 꽃 한 다발을 사 온다. 커다란 나무가 보이는 나만의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화장을 하고, 향수를 뿌린다. 명상이 필요한 날엔 작업실 한켠에 요가매트를 깔고 가만한 시간을 갖는다. 음악이 곧 공기인 남편은 이어폰이나 헤드폰 대신에 오디오 시스템을 설치하고, 음악을 들으며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고, 낮잠을 자고, 글을 쓴다. 스무 번이 넘는 이사를 다녔다. 하지만 이사를 오기 전까지 벽에 액자를 걸어 본 적도, 화병에 꽃을 꽂아 본 적도 없다. 딱 되는 대로 되는 만큼만 살았다. 장식은 사치였고 남의 일이었다. 몸을 누인 곳은 분명 집이었는데 임시 숙소였다. 더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더 잘 버는 일밖에 몰랐다. 그게 그저 잘 사는 유일한 방법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라도 악착같이 일상을 보듬고 살피고 가꾸리라 다짐해 본다.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향유를 위한 날갯짓을 해 본다.
  • 왕이 중국 외교부장, 오성홍기 새겨진 마스크쓰고 방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 오성홍기 새겨진 마스크쓰고 방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4일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가 작게 새겨진 마스크를 쓰고 한국에 도착했다. 왕 위원은 이날 오후 10시쯤 전용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취재인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한 뒤 바로 숙소인 서울의 한 호텔로 이동했다. 1박 2일 일정의 왕 위원의 이번 방한은 지난해 11월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다음날인 15일 왕 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한다. 왕 위원은 문 대통령을 만나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초청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정상이 만날 수 있게 중국이 중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아울러 우리 정부의 최대 과제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북한이 열병식을 벌인 지난 9일 북한 올림픽위원회(NOC)의 자격을 2022년까지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IOC의 징계 사유는 북한이 도쿄올림픽 불참을 무단 결정했다는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은 북한 선수들의 참여는 앞으로 IOC가 적절히 결정할 예정이다.인권 단체들은 중국의 인권 침해를 고발하며 미국과 유럽 각 국 정부에 베이징 올림픽 거부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중 외교장관회담은 지난 4월 정 장관의 중국 푸젠성 샤먼 방문을 계기로 열린 뒤 5개월 만이다. 이번 회담에서 최근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순항미사일에 대한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은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을 견제하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중국은 관련국들이 자제를 유지하며, 마주 보고 걷고, 대화와 접촉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왕 위원은 회담 이후엔 정 외교부 장관과 장관 공관에서 오찬을 하며 추가 논의를 한다. 아울러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회담을 계기로 ‘2021-2022 한중 문화교류의 해’ 추진과 관련한 한중 인문교류촉진위원회 회의도 개최된다.
  • 무자본 M&A로 상장사 인수해 106억 부당 이득 취한 일당 기소

    코스닥 상장기업을 무자본으로 인수합병(M&A)한 뒤 허위 공시·보도로 주가를 부풀려 106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의 범죄를 방조한 증권사 직원과 도피를 도운 전직 조직폭력배 등도 범인도피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김락현)는 무자본 M&A 사범 한모(54)씨 등 8명을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한씨 등은 2019년 7월 사채를 끌어다 A사를 무자본 인수한 후 인수자금 출처나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관련 정보를 허위로 공시하고 해외 바이오 업체에 거액을 투자할 것처럼 허위조작정보를 유포해 주가를 끌어올려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A사 인수 과정에서 빌린 사채자금을 갚기 위해 회삿돈 128억원을 횡령하고, 75억의 배임을 저지른 혐의도 있다. 이들은 인수자금을 상환한 뒤에도 물품대금 명목으로 자신들이 소유한 다른 회사에 102억원 상당의 현금과 CB를 지급하고, 이 중 77억원을 사적 용도로 빼돌렸다. 검찰은 지난 3월 29일 한씨 일당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이들은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무단으로 출석하지 않은 뒤 도주했다. 이후 한씨 등은 지인들로부터 대포폰과 도피자금, 숙소를 제공받으며 두 달가량 도피를 이어가다 지난 5월 28일 검거됐다. 검찰은 이들의 도피를 도운 조력자 3명을 범인도피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증권사 임직원 마모(38)씨도 자본시장법 위반 방조 혐의로 기소했다. 마씨는 한씨 등이 허위 공시를 통한 무자본 M&A를 벌이는 것을 알면서도 총수익스와프(TRS)를 통해 600억원 가량의 증권사 자금을 융통할 수 있도록 도왔다. TRS는 증권사가 자산을 대신 매입해주는 대신 자산운용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사실상의 대출로, 주가변동에 따른 이익이나 손실을 매수자에게 이전하고 그 대가로 약정 수수료(이자)를 받는 신종 파생거래 기법이다. 검찰은 “사채 자금을 동원해 건실한 코스닥 상장사를 무자본 M&A하고, 거액의 회사 자금을 유출한 일당을 엄단했다”며 “향후에도 자본시장 질서를 저해하는 세력과 이들을 비호하는 사범에 대해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한국처럼 사랑 베푼 나라 없어요… 다만 앞날 정해진 바 없어 막막”

    “한국처럼 사랑 베푼 나라 없어요… 다만 앞날 정해진 바 없어 막막”

    진천 임시생활시설 내 야외활동 시작“전 세계 어디도 한국만큼 환대 안 해아이부터 임신부까지 꼼꼼하게 지원”법무부 “5개월 교육 후 자립 도울 것”“한국처럼 이렇게 같이 일하는 직원을 안전한 곳으로 초대하고 사랑을 준 나라는 없습니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우리에게 사랑을 베풀어주셔서 또 감사합니다.” 13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의 잔디밭 위에 선 세 명의 ‘이방인’들은 취재진을 향해 연신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흰색 마스크 위로 드러난 그들의 눈빛은 목숨을 위협받는 불안한 고국을 떠나 이역만리 낯선 땅에 첫발을 내디뎠던 순간보다 한결 평온해 보였다. 지난달 26일 작전명 ‘미라클’을 통해 기적같이 한국에 도착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390명은 지난 10일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치고 진천 임시생활시설 내 활동을 시작했다. 이날 인터뷰는 특별기여자들의 얼굴과 이름을 숨겨주는 조건으로 진행됐다. 각각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한국병원과 한국직업훈련원,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팀(PRT)에서 근무했던 현지인들로 소회와 포부 등을 밝혔다. 바그람 미군기지 내 한국병원에 근무한 A씨는 “우리를 대피시키기 위해 전 세계가 도움을 줬지만, 한국만큼 고맙고 안전한 나라는 없다”며 “한국 국민들이 많은 후원품을 보내주며 환대해줘서 불편함 없이 지내고 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A씨는 미군의 철수 소식을 접하고 가장 먼저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관 측에 도움을 호소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A씨는 “미군이 떠나고 탈레반이 오면 우리의 미래가 불안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가 개인적으로 아프간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 직접 연락했다”라면서 “김일응(공사참사관)이라는 분께서 아버지처럼 도와주셨다. 특별히 감사하고 외교부 직원이 밤을 새며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와주셨다”고 긴박했던 시간을 떠올렸다. 조국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한국직업훈련원 컴퓨터 관련 교수로 재직한 B씨는 “아프간에 남아있는 친척과 연락해봤는데 여성들은 자유를 억압받고 의료체계가 붕괴 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는 듯하다”며 “한국에서 일자리를 구해 아이들을 키우고 싶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어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에 바라는 점을 묻자 “어린이와 임산부 건강관리부터 물품지원까지 넘치는 사랑을 줘 감사할 뿐”이라면서도 “다만, 앞으로 어디서 살고, 어떻게 자녀를 교육해야 할지 걱정은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임시생활시설 곳곳에서는 한국 생활에 조금씩 안정을 찾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어린 아이들은 숙소 밖 운동장에서 축구 등을 하며 뛰어놀았고, 어른들은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유복렬 법무부 국적·통합정책 단장은 “특별기여자들은 진천에 다음달 말까지 머물고 이후 타지역으로 이동해 총 5개월 동안 사회적응 교육을 받는데, 각자가 가진 능력을 살려 한국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밝혔다.
  • 다시 못 볼 연예인이 이렇게 많아?… 中네티즌들 SNS에 명단 공유

    다시 못 볼 연예인이 이렇게 많아?… 中네티즌들 SNS에 명단 공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3연임을 앞두고 사회 전반에 걸쳐 통제의 고삐를 강하게 죄는 가운데 중국 소셜미디어(SNS)에 연예계 ‘홍색 규제’로 (시 주석 집권 기간에) 다시 보지 못할 연예인들의 명단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의 친구로 알려진 여배우 자오웨이(45)와 ‘대리모 스캔들’로 물의를 일으킨 정솽(30)뿐만이 아니다. 중국 당국이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성매매나 마약 복용 등의 혐의로 누가 봐도 퇴출이 확실시되는 이들을 누리꾼들이 찾아내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 언급된 이들만 해도 20여명에 달한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이들을 추려 봤다. 12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따르면 최근 시작된 연예계 정풍 운동을 계기로 ‘퇴출 1순위’로 꼽히는 이는 홍콩의 배우 겸 가수 천관시(진관희·41)다. 그는 2008년 여배우들과 함께 찍은 나체 사진과 동영상이 외부로 유출된 ‘염조문’(음란사진 스캔들)으로 중화권을 발칵 뒤집어 놨다. 장바이즈(장백지)와 질리안 청(종흔동), 옌잉스(안영사) 등 연예인과 신문사 기자 등 100명 넘게 연루됐다. 일부 여성은 자살을 시도했다. 한국 영화 ‘파이란’(2001)에 출연했던 장바이즈는 남편이던 셰팅펑(사정봉)과 헤어졌다. 천관시는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지고 “연예계를 떠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그는 본토 출신 모델 친수페이와 결혼해 아이를 낳고 가족 사랑 캠페인도 펼치는 등 정신을 차린 듯 보였다. 그러나 최근 웨이보에 한 중국 여성이 “유부남인 천관시가 나를 두 번이나 유혹했다”는 폭로 글을 올려 재차 논란의 중심에 섰다.2008년 베이징올림픽 주제가 ‘베이징은 당신을 환영합니다’(北京迎)를 부른 ‘국민가수’ 만원쥔(52)도 누리꾼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2009년 아내 리리의 40번째 생일을 축하한다며 베이징의 나이트클럽에 지인들을 불러 마약을 복용했다가 적발됐다. 그에 대한 이미지가 워낙 좋았기에 사건 초기만 해도 만원쥔의 범행을 믿지 않는 이들이 많았다. 그런데 중벌을 피하려고 법정에서 아내에게 죄를 모두 떠넘기려 한 것이 ‘악수’가 됐다. 당연히 이들의 결혼 생활도 끝이 났다. 그는 지금도 옛 명성을 회복하려고 노력하지만 ‘비겁한 남자’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한국에도 잘 알려진 대만 배우 커전둥(30)과 ‘월드스타’ 청룽의 아들 팡주밍(38)도 SNS에 재소환됐다. 이들은 2014년 베이징의 숙소에서 시끄럽게 파티를 벌이다가 주민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공안국은 현장에서 대마초 100g을 압수했다. 중국이 마약 관련 범죄를 엄하게 벌하다 보니 ‘이들이 사형에 처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청룽의 구명 노력 덕분인지 생각보다 일찍 풀려났다. 팡주밍은 자숙하며 지속적으로 연예계 복귀를 타진했지만 중국 당국의 압박으로 길이 막힌 상태다. 대만에서 활동하는 커전둥도 과거의 인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인기 배우였던 황하이보(45)는 2014년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성매매에 나섰다가 붙잡혀 충격을 줬다. 그가 이전 작품에서 여러 차례 이상적인 남편 역할을 맡아 본토에서 ‘최고 사윗감’으로 불렸기에 파장이 컸다. 출소 뒤 황하이보는 여배우 취산산(39)과 결혼해 미국으로 이주했다. 황하이보는 더이상 TV에 출연하지 않고 있지만 아내 취산산은 지금도 중화권에서 활동 중이다.
  • 이성배 서울시의원, 서울시에 직장운동부 통합숙소 건립 요청

    이성배 서울시의원, 서울시에 직장운동부 통합숙소 건립 요청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소속 이성배 의원(국민의힘, 비례)은 7일 제302회 임시회 균형발전본부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서울시에 잠실 스포츠·MICE 복합단지 조성 시 서울시 직장운동경기부를 위한 통합숙소와 체육시설을 건립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서울시는 잠실종합운동장을 리모델링하고 보조경기장, 데크시설, 학생체육관을 추가하는 ‘올림픽 주경기장 리모델링 사업’과, 주경기장 주변지역에 전시·컨벤션 시설, 야구장, 스포츠콤플렉스, 수영장, 수상레저 및 업무·숙박·상업 시설을 조성하는 ‘잠실 스포츠·MICE 민간투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의원은 “현재 서울시가 수립한 ‘잠실주경기장 직장운동경기부 합숙소 계획안’에 따르면 합숙소의 규모가 연면적 2150㎡ 규모에 25개실과 공용식당으로 구성되어 있다”라며, “하지만 현재 서울시에 소속된 선수와 감독, 코치는 총 214명으로 해당 인원들을 모두 수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므로 규모를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서울시청 소속의 선수와 코치진은 서울시내의 높은 보증금과 월세 때문에 숙소를 자주 옮기고 있으며, 현재 숙소 중 상당수는 서울이 아닌 의정부나 하남시, 구리시 등에 위치하고 있다”라며 “잦은 이사와 숙소에서 훈련장까지의 장거리 이동으로 인해 효율적인 훈련이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의원은 “효율적인 훈련을 통한 경기능력 향상을 위해 통합숙소의 규모를 지금보다 대폭 늘리고 식당은 물론 체육시설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라며, “서울시에서는 공사비용 상승을 우려하는데, 지난 10년간 보증금과 월세, 교통비와 체육시설 대여료로 지출한 비용이 190억 원에 달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오히려 합숙소의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서울시 지출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서울시가 이번 요청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수용하여 서울시 소속의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훈련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 시간이 비켜 간 사이 청춘이 움트다

    시간이 비켜 간 사이 청춘이 움트다

    시간이 자라처럼 느리게 가는 도시가 있다. 충북 청주다. 이 도시에선 시간이 왜곡돼 흐르는 듯하다. 영화 ‘인터스텔라’ 속 밀러 행성처럼 말이다. 이 행성에선 1시간이 지구의 7년과 같다지. 어쩌면 이 도시에서 불과 몇 시간을 보냈는데도, 도시 밖에서는 벌써 수십년의 시간이 아주 바삐 흘러갔을지도 모른다. 청주는 다른 지역들과 달리 ‘원도심’이라 할 만한 곳이 많지 않다. 하긴 시간이 더디게 흐르니 옛것이 그리 낡아 보일 리도 없을 터다. 한데 도드라진 여행지는 없어도 다녀온 이들마다 편안하고 좋은 곳이라며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우는 곳이 청주이기도 하다. 이제 전하려는 건 그 무색무취의 도시 안쪽에서 길어 올린 풍경들의 이야기다.무서움은 종종 낯섦에서 시작된다. 어딘가 다른 모습, 익숙하지 않은 형태와 마주할 때 본능적으로 경계가 시작된다. ‘탑동양관’의 건물들을 마주할 때 느낌이 딱 그랬다. 우리 전통 기와를 올린 적벽돌의 서양풍 건물은 대낮인데도 어딘가 기이한 느낌을 안겼다. 저 단단한 적벽돌집 지하실 어디선가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뭐, 그만큼 이질적이고 독특했다는 뜻이다. 과장은 좀 보탰지만. 탑동양관은 ‘탑동에 있는 서양식 건물’이란 뜻이다. 일제강점기인 1911년부터 1932년(시초에 대한 기록이 저마다 달라 청주 역사 책자를 기준으로 삼았다)까지 세워진 여섯 채의 건물이 탑동 언덕에 일렬로 늘어서 있다. 국내 어디서도 이런 형태의 경관은 마주한 기억이 없는 듯하다. 건물을 지은 이들은 미국의 북장로교 선교사들이다. 한국명 ‘민노아’(프레드릭 S 밀러) 등이 청주 외곽의 구릉지대에 정착하면서 숙소와 병원 등으로 쓰기 위해 지었다. 당시 듣도 보도 못했던 유리, 스팀 보일러, 수세식 변기 등의 건축 재료들이 건물 신축에 쓰였다. 탑동양관을 비롯한 선교촌의 당시 면적은 얼추 5만평에 달했다고 한다. 건물은 저마다 개성이 있다. 전통과 양식이 혼재된 건축물이란 공통점만 제외하면, 입구부터 처마까지 다 다르다. 건물은 할리우드 ‘로코’ 영화의 배경으로 쓰일 법한 몸체에 전통 기와가 얹혀진 형태다. 팔작이나 우진각 등의 한옥 지붕이 경계면에 약간의 변형만 준 것과 달리, 이 양관들은 지붕 가운데 기와를 여러 개의 처마처럼 겹쳐 놓거나, 세우는 등 다양하게 멋을 냈다. 청주 사람들조차 탑동양관을 모르는 이가 태반이다. 여학교 안에 있어서다. 졸업생 등 일부 외엔 탑동양관의 존재 자체를 몰랐을 것이고, 설령 알았다 해도 겁 없이 여학교 교정을 드나들 이는 아마 없었지 싶다. 탑동양관을 둘러싼 일신여중·고교 역시 선교를 위해 세운 ‘미션스쿨’이다. 다만 연혁은 탑동양관보다 짧다. 탑동양관은 모두 6개동이다. 이 가운데 후문 밖의 1호 양관은 개인에게 팔렸고, 2호는 충북노회 등의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 ‘덕혜옹주’ 등의 영화와 드라마 등이 양관 2호에서 촬영됐다. 학교 안에 있는 건 3호~6호다. 1호를 제외하면 모두 돌아볼 수 있다. 주변 건물에 올라가 보면 탑동양관이 처한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아파트를 앞세운 도시화 물결은 이미 학교 담장 옆까지 밀려들었다. 풍선처럼 부풀어오르는 개발 욕망의 틈바구니에 낡은 문화재가 옹색하게 낀 모양새다. 일신여중·고처럼 ‘미션스쿨’이었던 인근의 세광중·고교는 진작에 도시 외곽으로 밀려났다.다행히 옛 건물은 학생들 사이에서 아직 숨을 쉬고 있다. 교목실, 다도실, 상담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여학교 교정에 있다 보니 잘못 얼쩡댔다간 ‘경을 칠’ 수 있다. 등하교 전이나 주말 등 여학생들이 교내에 없는 동안에 학교 측의 양해를 얻어 들여다봐야 한다. 모든 게 느린 청주지만 빛의 속도로 사라진 것도 있다. 영화관이다. 서울에선 전통의 영화관 폐관 소식이 최근에야 관심을 끌었지만, 청주에선 이미 수십년 전에 벌어진 일이다. 복합상영관의 출현 때문은 아니었다. 공룡 멸종처럼 원인 불명인 채 한순간에 사라졌다. 청주엔 영화관이 많았다. 예나 지금이나 중소도시 수준을 겨우 넘는 곳치고는 꽤 많은 편이었다. 청주대 앞 청도극장, ‘2편 동시상영의 명가’ 자유극장, 싹 밀어져 ‘청소년 광장’이 된 중앙극장 등에 갈 곳 없는 청춘들이 들끓었다. 지금도 근근이 ‘핫플’의 지위를 이어 가는 시내 철당간 주변에도 영화관이 두 곳이나 있었다. 철당간 바로 앞은 청주극장, 그 옆은 현대극장이었다. 지금은 서점과 유명 백화점이 각각 들어섰다. 고려 시대 구조물인 철당간(국보 41호)과 최신식 건물이 ‘따로 또 같이’ 어울린 모습이 퍽 독특한 미감을 안겨 준다. ‘청주 행성’의 시간대로라면, 불과 두어 시간 전에 철당간 앞을 오갔을 숱한 옛사람들의 모습도 어른대는 듯하다. 철당간에서 성안길을 건너면 중앙공원이다. 중앙공원은 서울의 탑골공원과 비슷하다. 어르신들이 많다. 수령이 1000년을 헤아린다는 은행나무 ‘압각수’, 병마절도사영문 등의 볼거리가 있다. 망선루는 청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다. ‘라떼시절’ 이야기가 고려 공민왕(1361) 때까지 거슬러 오른다. 물론 역사가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는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복원됐다. 중앙공원에서 성안길로 나서는 좁은 골목엔 이름난 맛집들이 몰려 있다. 요즘 인기를 끄는 ‘고추만두’부터 쫄쫄호떡, 떡볶이, 메밀국수 등 다양한 먹거리들과 만날 수 있다. 특히 공원당의 메밀국수는 청주의 노스탤지어 먹거리라 부를 만하다. 예전 청주에선 빵집에서 분식도 함께 팔았다. 어쩌면 분식집에서 빵을 팔았다는 것이 더 정확할 수도 있겠다. 라면, 즉석 떡볶이 등이 주메뉴이면서 고로케, 팥빵 등을 함께 파는 집도 적지 않았다. 공원당 메밀국수는 당시의 흐릿한 흔적이다. 서문다리 인근의 서문우동도 비슷하다. 우동 맛집으로 인기를 끌면서는 원래 상호에서 ‘제과’를 떼고 아예 ‘우동’으로 갈아탔다. 성안길에서 그리 멀지 않다. 성안길은 청주 도심의 번화가다. 옛 이름은 ‘본정통’이다. 일제강점기에 어느 도시, 어느 중심가에나 있었던 ‘혼마치’와 같은 말이다. ‘본정통’이 ‘성안길’로 바뀐 건 1994년이다. 바뀐 이름이 정착되기까지의 시간을 고려하면, 여전히 청주 시민 상당수가 ‘본정통’이란 이름에 더 익숙하지 싶다. 성안길은 자박자박 걷는 재미가 있다. 오래된 건물과 말끔한 건물이 뒤섞여 있다. 한데 희한하기도 하지. 오래된 건물도 그리 낡아 보이지 않고, 최신 건물도 그리 새로워 보이지 않는다. ‘청주 행성’이라 그렇지 싶다. 성안길 건너편은 중앙동이다. 전설적인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목욕탕인 ‘학천탕’을 카페로 바꾼 ‘목간’(목욕의 사투리), 옛 중앙극장 자리에 들어선 청소년 광장 등이 명물이다. 옛 청주역을 철길과 함께 전시관으로 꾸민 ‘청주역사(驛舍)전시관’은 셀피 찍으려는 ‘청춘’들이 많이 찾는다. 청주의 간선도로는 T자 형태다. 사통팔달인 여느 지역과 다르다. 간선도로의 교차점에 상당공원이 있다. 아무도, 여전히 아무도 찾지 않는 공원이다. 그래도 쉬기는 딱 좋다. 1970년대의 권위주의적이고 계몽적인 기념물들 사이에서 쉬다 보면 입으로 실소 한 모금이 절로 새어 나온다. 상당공원 주변으로도 볼거리들이 많다. 우선 현 충북도청 본관이 등록문화재(55호)다. 충북문화관(등록문화재 353호)도 둘러볼 만하다. 일본 강점기 때 지어진 이후 충북 도지사 관사로 쓰이다 2010년 전시시설로 바뀌었다. 지역 작가들의 미술, 조각, 사진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충북문화관 바로 위의 청주향교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일품이다. 어디서도 보기 어려운 노거수 몇 그루가 대성전을 호위하고 있다. 인근의 성공회 성당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셀피 사진의 명소로 발돋움하는 중이다. 한옥 지붕에 아치형 창문 등 서구 건축 양식이 가미됐다.옛 연초제조창은 몇 안 되는 청주의 ‘핫플’ 중에서 첫손 꼽을 만한 곳이다. 해방 직후인 1946년 세워진 연초제조창은 국내 최대 담배공장이었다. 거대한 건물 안에서 3000여명의 직원이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해 국내외로 공급했다고 한다. 2004년 문을 닫은 연초제조창은 아파트 단지로 개발될 뻔하다가 2018년 도시 재생사업을 통해 복합문화시설로 화려하게 다시 태어났다.옛 연초제조창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문화제조창C, 그리고 동부창고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전시 기능보다 수장과 복원에 무게를 둔 국내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이다. 개방형 수장고 등 다양한 전시 공간을 갖췄다. 코로나19로 휴관하다 7일부터 다시 문을 열었다.미술관 외부에도 예술의 향기가 가득하다. 벽에 걸린 거대한 인쇄물은 권민호 작가의 연작 ‘회색 숨’의 하나다. 미술관 앱을 내려받아 벽에 비추면 휴대전화 화면에 SF영화의 미래도시를 연상시키는 증강현실(AR) 콘텐츠가 펼쳐진다. 제조창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1960~1970년대 모습을 압축적으로 표현했는데, 볼수록 신기한 콘텐츠다. 한석현 작가의 설치미술작품 ‘다시, 나무 프로젝트’도 있다. 연초제조창 터에서 고사한 목련을 소재로 제작했다. 잔디광장 끝엔 담뱃갑을 모티브로 세운 ‘게이트 센터’가 있다. 원래 안내소 용도로 세운 구조물인데, 청주시와 미술관 어느 곳도 애정을 두지 않는 눈치여서 더 호기심을 자극한다.미술관 옆은 문화제조창C다. 청주 공예비엔날레 전시관, 도서관, 카페, 쇼핑몰 등이 들어찼다. 8일부터 새달 17일까지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온·오프라인으로 열린다. 32개국 309명의 작가가 참여해 1192점의 작품을 선보인다.동부창고는 1960년대 지은 7개 동의 담뱃잎 저장창고 가운데 일부를 재활용한 공간이다. 코로나로 활기를 잃은 모습이지만, 동부창고 8경 등 인증샷 명소를 찾는 발걸음은 꾸준하다. 미술관 바로 뒤에 있다.국립현대미술관에서 도로를 건너면 천주교 내덕동주교좌성당이 나온다. 정진석 추기경(1931~2021)이 무려 28년이나 머물렀다는 성당이다. 주교좌성당 역시 동서양의 건축 양식이 절충된 형태다. 엄격한 건축 양식을 따르는 유럽 선교회에 견줘 비교적 개방적인 미국 메리놀회에서 세웠기 때문이다. 가장 독특한 건 종탑이 측면에 위치한 것이다. 대부분의 보수적인 성당들이 건물 중심에 종탑을 둔 것과 다르다. 성당은 야트막한 언덕에 터를 잡았다. 적요한 성당에서 도심을 굽어보는 맛이 각별하다. 반면 눈엣가시 같은 건축물도 있다. 골프연습장이다. 키 낮은 문화시설이나 공원 정도가 들어서면 좋을 공간을 고래 등뼈 같은 골프연습장이 꿰차고 있다. 이 구조물 하나로 공간과 공간의 연계성이 완벽히 차단되고, 문화와 예술의 향기로 충만했던 기분도 덩달아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다. 옛 연초제조창에서 안덕벌을 거슬러 오르면 청주대 예술대다. 여기서 조붓한 산길을 따라가면 벽화로 유명한 수암골과 만난다. 이제 도심을 벗어나 대청호로 간다. 늘 맑은 바람 일렁이는 곳. 청주 쪽 대청호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경관은 문의문화재단지다.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에서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꼽은 곳이다. 대청댐 건설로 수몰될 뻔했던 주변 지역의 옛 건축물 등을 옮겨와 너른 공원으로 조성했다. 대청호가 굽어보이는 산자락 중턱에 자리해 시원한 풍경이 일품이다.
  • 세월이 머무는 사이 예술이 터 잡다

    세월이 머무는 사이 예술이 터 잡다

    시간이 자라처럼 느리게 가는 도시가 있다. 충북 청주다. 이 도시에선 시간이 왜곡돼 흐르는 듯하다. 영화 ‘인터스텔라’ 속 밀러 행성처럼 말이다. 이 행성에선 1시간이 지구의 7년과 같다지. 어쩌면 이 도시에서 불과 몇 시간을 보냈는데도, 도시 밖에서는 벌써 수십년의 시간이 아주 바삐 흘러갔을지도 모른다. 청주는 다른 지역들과 달리 ‘원도심’이라 할 만한 곳이 많지 않다. 하긴 시간이 더디게 흐르니 옛것이 그리 낡아 보일 리도 없을 터다. 한데 도드라진 여행지는 없어도 다녀온 이들마다 편안하고 좋은 곳이라며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우는 곳이 청주이기도 하다. 이제 전하려는 건 그 무색무취의 도시 안쪽에서 길어 올린 풍경들의 이야기다.무서움은 종종 낯섦에서 시작된다. 어딘가 다른 모습, 익숙하지 않은 형태와 마주할 때 본능적으로 경계가 시작된다. ‘탑동양관’의 건물들을 마주할 때 느낌이 딱 그랬다. 우리 전통 기와를 올린 적벽돌의 서양풍 건물은 대낮인데도 어딘가 기이한 느낌을 안겼다. 저 단단한 적벽돌집 지하실 어디선가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뭐, 그만큼 이질적이고 독특했다는 뜻이다. 과장은 좀 보탰지만. 탑동양관은 ‘탑동에 있는 서양식 건물’이란 뜻이다. 일제강점기인 1911년부터 1932년(시초에 대한 기록이 저마다 달라 청주 역사 책자를 기준으로 삼았다)까지 세워진 여섯 채의 건물이 탑동 언덕에 일렬로 늘어서 있다. 국내 어디서도 이런 형태의 경관은 마주한 기억이 없는 듯하다. 건물을 지은 이들은 미국의 북장로교 선교사들이다. 한국명 ‘민노아’(프레드릭 S 밀러) 등이 청주 외곽의 구릉지대에 정착하면서 숙소와 병원 등으로 쓰기 위해 지었다. 당시 듣도 보도 못했던 유리, 스팀 보일러, 수세식 변기 등의 건축 재료들이 건물 신축에 쓰였다. 탑동양관을 비롯한 선교촌의 당시 면적은 얼추 5만평에 달했다고 한다. 건물은 저마다 개성이 있다. 전통과 양식이 혼재된 건축물이란 공통점만 제외하면, 입구부터 처마까지 다 다르다. 건물은 할리우드 ‘로코’ 영화의 배경으로 쓰일 법한 몸체에 전통 기와가 얹혀진 형태다. 팔작이나 우진각 등의 한옥 지붕이 경계면에 약간의 변형만 준 것과 달리, 이 양관들은 지붕 가운데 기와를 여러 개의 처마처럼 겹쳐 놓거나, 세우는 등 다양하게 멋을 냈다. 청주 사람들조차 탑동양관을 모르는 이가 태반이다. 여학교 안에 있어서다. 졸업생 등 일부 외엔 탑동양관의 존재 자체를 몰랐을 것이고, 설령 알았다 해도 겁 없이 여학교 교정을 드나들 이는 아마 없었지 싶다. 탑동양관을 둘러싼 일신여중·고교 역시 선교를 위해 세운 ‘미션스쿨’이다. 다만 연혁은 탑동양관보다 짧다. 탑동양관은 모두 6개동이다. 이 가운데 후문 밖의 1호 양관은 개인에게 팔렸고, 2호는 충북노회 등의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 ‘덕혜옹주’ 등의 영화와 드라마 등이 양관 2호에서 촬영됐다. 학교 안에 있는 건 3호~6호다. 1호를 제외하면 모두 돌아볼 수 있다. 주변 건물에 올라가 보면 탑동양관이 처한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아파트를 앞세운 도시화 물결은 이미 학교 담장 옆까지 밀려들었다. 풍선처럼 부풀어오르는 개발 욕망의 틈바구니에 낡은 문화재가 옹색하게 낀 모양새다. 일신여중·고처럼 ‘미션스쿨’이었던 인근의 세광중·고교는 진작에 도시 외곽으로 밀려났다. 다행히 옛 건물은 학생들 사이에서 아직 숨을 쉬고 있다. 교목실, 다도실, 상담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여학교 교정에 있다 보니 잘못 얼쩡댔다간 ‘경을 칠’ 수 있다. 등하교 전이나 주말 등 여학생들이 교내에 없는 동안에 학교 측의 양해를 얻어 들여다봐야 한다. 모든 게 느린 청주지만 빛의 속도로 사라진 것도 있다. 영화관이다. 서울에선 전통의 영화관 폐관 소식이 최근에야 관심을 끌었지만, 청주에선 이미 수십년 전에 벌어진 일이다. 복합상영관의 출현 때문은 아니었다. 공룡 멸종처럼 원인 불명인 채 한순간에 사라졌다. 청주엔 영화관이 많았다. 예나 지금이나 중소도시 수준을 겨우 넘는 곳치고는 꽤 많은 편이었다. 청주대 앞 청도극장, ‘2편 동시상영의 명가’ 자유극장, 싹 밀어져 ‘청소년 광장’이 된 중앙극장 등에 갈 곳 없는 청춘들이 들끓었다. 지금도 근근이 ‘핫플’의 지위를 이어 가는 시내 철당간 주변에도 영화관이 두 곳이나 있었다. 철당간 바로 앞은 청주극장, 그 옆은 현대극장이었다. 지금은 서점과 유명 백화점이 각각 들어섰다. 고려 시대 구조물인 철당간(국보 41호)과 최신식 건물이 ‘따로 또 같이’ 어울린 모습이 퍽 독특한 미감을 안겨 준다. ‘청주 행성’의 시간대로라면, 불과 두어 시간 전에 철당간 앞을 오갔을 숱한 옛사람들의 모습도 어른대는 듯하다. 철당간에서 성안길을 건너면 중앙공원이다. 중앙공원은 서울의 탑골공원과 비슷하다. 어르신들이 많다. 수령이 1000년을 헤아린다는 은행나무 ‘압각수’, 병마절도사영문 등의 볼거리가 있다. 망선루는 청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다. ‘라떼시절’ 이야기가 고려 공민왕(1361) 때까지 거슬러 오른다. 물론 역사가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는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복원됐다. 중앙공원에서 성안길로 나서는 좁은 골목엔 이름난 맛집들이 몰려 있다. 요즘 인기를 끄는 ‘고추만두’부터 쫄쫄호떡, 떡볶이, 메밀국수 등 다양한 먹거리들과 만날 수 있다. 특히 공원당의 메밀국수는 청주의 노스탤지어 먹거리라 부를 만하다. 예전 청주에선 빵집에서 분식도 함께 팔았다. 어쩌면 분식집에서 빵을 팔았다는 것이 더 정확할 수도 있겠다. 라면, 즉석 떡볶이 등이 주메뉴이면서 고로케, 팥빵 등을 함께 파는 집도 적지 않았다. 공원당 메밀국수는 당시의 흐릿한 흔적이다. 서문다리 인근의 서문우동도 비슷하다. 우동 맛집으로 인기를 끌면서는 원래 상호에서 ‘제과’를 떼고 아예 ‘우동’으로 갈아탔다. 성안길에서 그리 멀지 않다. 성안길은 청주 도심의 번화가다. 옛 이름은 ‘본정통’이다. 일제강점기에 어느 도시, 어느 중심가에나 있었던 ‘혼마치’와 같은 말이다. ‘본정통’이 ‘성안길’로 바뀐 건 1994년이다. 바뀐 이름이 정착되기까지의 시간을 고려하면, 여전히 청주 시민 상당수가 ‘본정통’이란 이름에 더 익숙하지 싶다. 성안길은 자박자박 걷는 재미가 있다. 오래된 건물과 말끔한 건물이 뒤섞여 있다. 한데 희한하기도 하지. 오래된 건물도 그리 낡아 보이지 않고, 최신 건물도 그리 새로워 보이지 않는다. ‘청주 행성’이라 그렇지 싶다. 성안길 건너편은 중앙동이다. 전설적인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목욕탕인 ‘학천탕’을 카페로 바꾼 ‘목간’(목욕의 사투리), 옛 중앙극장 자리에 들어선 청소년 광장 등이 명물이다. 옛 청주역을 철길과 함께 전시관으로 꾸민 ‘청주역사(驛舍)전시관’은 셀피 찍으려는 ‘청춘’들이 많이 찾는다. 청주의 간선도로는 T자 형태다. 사통팔달인 여느 지역과 다르다. 간선도로의 교차점에 상당공원이 있다. 아무도, 여전히 아무도 찾지 않는 공원이다. 그래도 쉬기는 딱 좋다. 1970년대의 권위주의적이고 계몽적인 기념물들 사이에서 쉬다 보면 입으로 실소 한 모금이 절로 새어 나온다. 상당공원 주변으로도 볼거리들이 많다. 우선 현 충북도청 본관이 등록문화재(55호)다. 충북문화관(등록문화재 353호)도 둘러볼 만하다. 일본 강점기 때 지어진 이후 충북 도지사 관사로 쓰이다 2010년 전시시설로 바뀌었다. 지역 작가들의 미술, 조각, 사진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충북문화관 바로 위의 청주향교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일품이다. 어디서도 보기 어려운 노거수 몇 그루가 대성전을 호위하고 있다. 인근의 성공회 성당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셀피 사진의 명소로 발돋움하는 중이다. 한옥 지붕에 아치형 창문 등 서구 건축 양식이 가미됐다.옛 연초제조창은 몇 안 되는 청주의 ‘핫플’ 중에서 첫손 꼽을 만한 곳이다. 해방 직후인 1946년 세워진 연초제조창은 국내 최대 담배공장이었다. 거대한 건물 안에서 3000여명의 직원이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해 국내외로 공급했다고 한다. 2004년 문을 닫은 연초제조창은 아파트 단지로 개발될 뻔하다가 2018년 도시 재생사업을 통해 복합문화시설로 화려하게 다시 태어났다.옛 연초제조창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문화제조창C, 그리고 동부창고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전시 기능보다 수장과 복원에 무게를 둔 국내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이다. 개방형 수장고 등 다양한 전시 공간을 갖췄다. 코로나19로 휴관하다 7일부터 다시 문을 열었다.미술관 외부에도 예술의 향기가 가득하다. 벽에 걸린 거대한 인쇄물은 권민호 작가의 연작 ‘회색 숨’의 하나다. 미술관 앱을 내려받아 벽에 비추면 휴대전화 화면에 SF영화의 미래도시를 연상시키는 증강현실(AR) 콘텐츠가 펼쳐진다. 제조창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1960~1970년대 모습을 압축적으로 표현했는데, 볼수록 신기한 콘텐츠다. 한석현 작가의 설치미술작품 ‘다시, 나무 프로젝트’도 있다. 연초제조창 터에서 고사한 목련을 소재로 제작했다. 잔디광장 끝엔 담뱃갑을 모티브로 세운 ‘게이트 센터’가 있다. 원래 안내소 용도로 세운 구조물인데, 청주시와 미술관 어느 곳도 애정을 두지 않는 눈치여서 더 호기심을 자극한다.미술관 옆은 문화제조창C다. 청주 공예비엔날레 전시관, 도서관, 카페, 쇼핑몰 등이 들어찼다. 8일부터 새달 17일까지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온·오프라인으로 열린다. 32개국 309명의 작가가 참여해 1192점의 작품을 선보인다.동부창고는 1960년대 지은 7개 동의 담뱃잎 저장창고 가운데 일부를 재활용한 공간이다. 코로나로 활기를 잃은 모습이지만, 동부창고 8경 등 인증샷 명소를 찾는 발걸음은 꾸준하다. 미술관 바로 뒤에 있다.국립현대미술관에서 도로를 건너면 천주교 내덕동주교좌성당이 나온다. 정진석 추기경(1931~2021)이 무려 28년이나 머물렀다는 성당이다. 주교좌성당 역시 동서양의 건축 양식이 절충된 형태다. 엄격한 건축 양식을 따르는 유럽 선교회에 견줘 비교적 개방적인 미국 메리놀회에서 세웠기 때문이다. 가장 독특한 건 종탑이 측면에 위치한 것이다. 대부분의 보수적인 성당들이 건물 중심에 종탑을 둔 것과 다르다. 성당은 야트막한 언덕에 터를 잡았다. 적요한 성당에서 도심을 굽어보는 맛이 각별하다. 반면 눈엣가시 같은 건축물도 있다. 골프연습장이다. 키 낮은 문화시설이나 공원 정도가 들어서면 좋을 공간을 고래 등뼈 같은 골프연습장이 꿰차고 있다. 이 구조물 하나로 공간과 공간의 연계성이 완벽히 차단되고, 문화와 예술의 향기로 충만했던 기분도 덩달아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다. 옛 연초제조창에서 안덕벌을 거슬러 오르면 청주대 예술대다. 여기서 조붓한 산길을 따라가면 벽화로 유명한 수암골과 만난다. 이제 도심을 벗어나 대청호로 간다. 늘 맑은 바람 일렁이는 곳. 청주 쪽 대청호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경관은 문의문화재단지다.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에서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꼽은 곳이다. 대청댐 건설로 수몰될 뻔했던 주변 지역의 옛 건축물 등을 옮겨와 너른 공원으로 조성했다. 대청호가 굽어보이는 산자락 중턱에 자리해 시원한 풍경이 일품이다.
  • “악령 씌어서”…주한미군 3세 아들 살해 필리핀 여성 구속

    “악령 씌어서”…주한미군 3세 아들 살해 필리핀 여성 구속

    주한미군인 지인의 3살 아들을 살해한 뒤 나체 상태로 도심을 활보한 필리핀 여성이 7일 구속됐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폭행치사 등 혐의로 긴급체포한 필리핀 국적 A(30) 씨를 이날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5일 오전 7시 30분쯤 자신이 일하던 평택시 한 주점 숙소에서 B(3) 군의 얼굴과 귀 등을 주먹 등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군은 A씨와 알고 지내던 주한미군의 아들로, 지인의 부탁으로 A씨가 일시적으로 맡아 데리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당시 B군의 7살 형도 함께 맡겨져 있었으나 형은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B군은 같은 날 오전 8시쯤 주점 소유주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밤사이 B군 형제와 셋이 있던 A씨를 용의자로 보고 동선을 추적해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군을 폭행한 사실을 모두 자백했다. A씨는 “아이 몸에 악령이 들어와 있어서 천국에 보내주기 위해 때렸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범행 이후 나체 상태로 안정리 일대 도심을 40여 분간 활보하다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보호조치 된 상태로 체포됐는데, 이에 대해선 “악령을 보내고 교회에 가기 위해서 옷을 벗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는 “범행 전 술을 2잔 정도 마셨다”고 진술했으나 취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간이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왔다. 경찰은 A씨에게 정신질환 등이 있을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동기 등을 수사하고 있다.
  • 지인 3세 아들 살해 필리핀 여성 체포…범행 후 나체로 도심 활보

    지인 3세 아들 살해 필리핀 여성 체포…범행 후 나체로 도심 활보

    주한미군인 지인의 3살 아들을 살해한 뒤 나체 상태로 도심을 활보한 필리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5일 폭행치사 등 혐의로 필리핀인 A(30) 씨를 긴급체포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자신이 일하던 평택시 한 주점의 숙소에서 미국 국적의 B(3) 군의 얼굴 등을 주먹 등으로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군은 A씨와 알고 지내던 주한미군의 아들로, 지인의 부탁으로 A씨가 일시적으로 맡아 데리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당시 B군의 7살 형도 함께 맡겨져 있었으나 형은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날 오전 8시쯤 주점 소유주가 쓰러진 B군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밤사이 B군 형제와 셋이 있던 A씨를 용의자로 보고 행방을 추적했다. 그런데 A씨는 범행 이후 알 수 없는 이유로 나체 상태로 안정리 일대 도심을 활보했고, 주민들의 112 신고를 받은 경찰에 의해 인근 파출소에 보호조치 중이었다. 동선 파악 후 보호조치 중인 A씨가 용의자임을 확인한 경찰은 이날 오후 3시 30분쯤 A씨를 파출소에서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B군 폭행 사실을 자백했고, 하느님을 찾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을 반복하며 횡설수설하고 있어 범행 동기에 조사에 애를 먹고 있다. 경찰은 B군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할 예정이다. 또 1차 조사를 마치는 대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 “사진 때문에 잘렸다” 최영재, 文대통령 자발적 경호했다[이슈픽]

    “사진 때문에 잘렸다” 최영재, 文대통령 자발적 경호했다[이슈픽]

    문 대통령 경호원 출신 최영재“전역 후 미용사 변신…미용실 운영중” 문재인 대통령 경호 당시 사진 한 장으로 유명해졌던 최영재. 19대 대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을 경호했던 그가 이 사진 때문에 경호원에서 해고됐다고 밝혀 화제다. 당시 그는 한 장의 사진으로 ‘꽃미남 경호원’이라는 별명을 얻고 국내외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얼굴이 알려져 더 이상 경호 일을 할 수 없었다” 최영재는 4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아는 형님’에 출연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최영재는 “모든 카메라가 VIP석을 찍고 있었다. 카메라가 나한테 올 이유가 없다”며 “그러다 카메라 한 대가 ‘탁’ 돌더라. 그래서 째려봤는데 그때 그 사진이 찍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유명해졌는데 그 사진 때문에 잘렸다”며 “경호원이 유명해지니까 일을 할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기동민 의원 “자발적 경호 스스로 숙소 잡고 밥도 자비” 당시 최영재는 문 대통령 자발적 경호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영재 경호원에 대해 “현직 경찰은 아니다. 누가 고용한 것도 아니고, 스스로 따라다니면서 문 후보를 경호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기 의원은 “이런 분이 다섯 명 있는데, 이들은 스스로 돈을 내 숙소도 잡고 밥도 자비로 사 드셨다. 이런 자발적 헌신과 열기 때문에 큰 표차로 당선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며 고마움을 전달했다.뉴욕포스트 ”섹시한 한국 경호원이 인터넷을 달구다“ 최영재는 주요 외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섹시한 한국 경호원이 인터넷을 달구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최영재를 소개했다. 당시 외신은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그는 ‘불행하게도’ 기혼이고 두 딸이 있다. 하지만 점점 늘어나는 그의 팬들은 조금도 주눅 든 것 같지 않다”며 “반응이 너무 뜨거워 그는 오히려 자신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문 대통령이 취임한 후 며칠 만에 최영재 경호원이 큰 주목을 받는 것처럼 보인다. 케빈 코스트너가 휘트니 휴스턴을 사랑에 빠뜨린 이후 최영재는 가장 매력적인 경호원의 포즈로 소셜미디어를 열광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최영재 ”전역 후 두 딸 때문에 미용 자격증 땄다“ 용인대 경호학과 출신으로 특전사 장교로 10년간 복무한 최영재는 특전사 707부대에서 대 테러 교관 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 세계 특전사 30개국 최정예 파견부대원들 중에서 사격 1위를 할 만큼 최고요원이었지만 사랑하는 아내와 딸들과 떨어져 있는 것이 싫어서 군생활을 마치고 나오게 됐다고 전해진다. 과거 대통령 경호를 마치고 최영재는 “문 대통령께서 집권하시고 매일 바쁘게 국정운영을 해나가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데, 폐를 끼칠까 걱정스러운 마음이다. 그 동안 그 분이 우리의 자랑이었듯, 우리가 그분에게 자랑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문 대통령에게 “이제 국민의 몸이십니다. 건강하십시오! 건강하셔야 사람이 먼저인 나라다운 나라 만드실 수 있습니다. 건강 하십시오!”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최영재는 특전사 전역 후 헤어 디자이너가 됐다는 특이한 이력을 자랑한다. 특전사에 있을 때 미용 자격증이 없었지만 후임들의 머리를 잘라주곤 했다는 그는 전역 후 두 딸 때문에 자격증을 땄다고 말했다. 그는 ”경호원으로 일했을 때보다 딸들과 더 가까워지게 돼 좋다“고 웃으며 말한다.
  • 인권위 “서울시 ‘코로나19 상황 노숙인 인권개선 권고’ 수용”

    인권위 “서울시 ‘코로나19 상황 노숙인 인권개선 권고’ 수용”

    지난 1월 서울역 주변 노숙인복지시설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 노숙인들의 생존권과 안전권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한 대책들을 서울시가 받아들였다고 인권위가 3일 밝혔다. 앞서 인권위가 서울시에 있는 노숙인 일시보호시설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2월 8일까지 거리 노숙인(일정한 주거 없이 거리에서 생활하는 사람과 노숙인 일시보호시설을 이용하는 노숙인) 중 코로나19 확진자는 100명이었다. 이들과 밀접접촉한 인원은 최소 250명인 것으로 추정됐다. 인권위는 “밀접접촉자 분류가 지체된 것은 전문기관인 관할 보건소가 아닌 확진자가 발생한 일시보호시설에서 직접 밀접접촉자를 확인하고 분류했기 때문”이라면서 “서울시에서 사전에 확진자를 위한 격리시설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 3월 서울시에 △노숙인 중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접촉자가 발생한 경우 신속하고 안전하게 격리돼 생활할 수 있는 시설 추가 확보 △노숙인에게 중대 질병 등의 응급상황이 발생한 경우 응급이송, 입원 의뢰 등의 조치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 정비 등을 권고했다. 이에 서울시는 “격리시설 확대, 격리공간 내 유리 칸막이·음압기 설치 등에 대한 조치를 완료했다”면서 “노숙인의 응급상황 발생 시 일반의료시설에서도 진료가 가능하도록 추진하는 등 노숙인 의료지원 체계를 보완해 갈 것”이라고 권고 수용 의견을 인권위에 회신했다. 인권위는 또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식사가 어려워진 노숙인들을 위해 거리 노숙인에 대한 급식지원 예산을 확대하고, 주거지원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서울시는 “노숙인 임기주거지원 사업 확대, 민간호텔 등 대체숙소 제공 등의 방안을 마련해 이행하고 있으며, 급식지원 사업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하여 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 적극적 정책을 실천해가고 있는 서울시에 지지와 환영을 표한다”면서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와 국가의 노숙인 인권보호에 관한 정책과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방문조사 등을 통해 노숙인 인권개선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강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맨해튼도 집어삼킨 허리케인…“나이아가라 폭포 수준 물이 떨어졌다”

    맨해튼도 집어삼킨 허리케인…“나이아가라 폭포 수준 물이 떨어졌다”

    허리케인 아이다가 미국 북동부에 5시간 넘게 폭우를 쏟아내면서 수십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세계의 수도’ 뉴욕이 잠기는 등 역대 최악의 폭우가 내렸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뉴욕·뉴저지·펜실베이니아주에서만 최소 24명이 숨지고 15만 가구 이상이 정전 피해를 입었다. 뉴욕에서만 아파트 지하에서 11명, 차량에서 1명 등 최소 12명이 숨졌고 사망자 중에는 2세 아기와 86세 노인 등이 포함됐다. 특히 뉴욕의 저소득층의 피해가 컸다. 퀸스와 브루클린의 아파트 지하실에서 8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는데 이 지역에는 비싼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워 아파트 지하를 불법으로 개조해 만든 숙소들이 많다. NYT는 세계 경제 중심지인 뉴욕의 어두운 면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또 뉴욕시 지하철 46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해 구조 작업이 이어졌다. CNN에 따르면 타임스스퀘어역에서는 지하철이 멈췄고 승객들이 폭우 때문에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지하철역 안에서 밤을 새우기도 했다. 이처럼 피해가 컸던 이유는 전날 저녁 아이다의 영향으로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뉴욕 맨해튼 중심에 있는 센트럴파크에서는 7.19인치(약 18.3㎝)의 비가 쏟아져 1869년 기상 관측 이래 최대 강수량을 기록했다. 당초 3∼6인치(약 7.6∼15.2㎝)의 비가 내릴 것이라는 기상 예보가 있었지만 맞지 않았던 것이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말 그대로 하늘이 열리고 나이아가라 폭포 수준의 물이 뉴욕 거리로 쏟아져 내렸다”고 밝혔다. CNN은 뉴욕시에 쏟아진 비의 양은 올림픽 규격 수영장 5만개를 채울 수 있을 정도라고 추산했다.
  • “집과 벼가 빗물에 잠기고 길도 무너져”…충남 세종 비피해 속출

    “집과 벼가 빗물에 잠기고 길도 무너져”…충남 세종 비피해 속출

    1일 새벽 충남과 세종에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속출했다.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충남 평균 강우량은 홍성 180㎜, 아산 176㎜, 예산 147㎜, 태안 안면도 123.5㎜ 등이다. 예산 대흥면과 홍성 홍성읍은 각각 225㎜, 224㎜까지 쏟아졌다. 충남도는 이 비로 주택과 상가 40채가 침수되고 이재민 8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천안 이재민 6명은 임시숙소(모텔)에 몸을 피했고, 예산군 내 이재민 2명은 마을회관과 친인척 집에 머물고 있다. 오전 3시부터 2시간 동안 시간당 최대 1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진 홍성읍에서는 주택·상가 18채가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홍성읍 옥암리에서 한식당을 하는 A씨는 “새벽 3시쯤 물이 갑자기 지하 1층 식당으로 쏟아져 들어왔다”면서 “비가 너무 많이 오니까 걱정에 잠도 자지 못하고 식당에서 대기하고 있던 아내가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 채 허겁지겁 창문으로 겨우 탈출했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홍성천 둔치에 주차된 자동차 2대도 물에 잠겼지만, 운전자들이 빠져나와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당진에서는 이날 오전 6시 10분쯤 싱크홀(대형 지반침하)이 발생해 차량 1대 차체 절반이 아래로 빠졌다. 다친 사람은 없다. 공주, 예산, 아산 등 국도와 지방도 6곳의 도로가 유실되거나 토사가 유출됐다. 당진은 벼 20ha가 물에 잠겼고, 홍성 금마면 송강리 딸기·고추 시설하우스 4동이 물에 잠기는 등 농경지 70ha가 침수됐다. 농경지 침수는 현재 시·군별로 현장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피해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의면 140㎜ 등 폭우가 쏟아진 세종시에서도 피해가 적잖았다. 이날 오전 6시 27분쯤 연서면 쌍류리 둑이 넘치고, 비슷한 시각 전의면 상교동 주택이 물에 잠기는 등 건물 5곳이 침수 피해를 봤다. 전동면 봉대리 가로수가 넘어지고 토사가 유출돼 당국이 복구작업을 하는 등 10여건의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충남·세종의 호우·강풍 특보와 충남 서해안 풍랑특보를 모두 해제했지만, 일부 지역은 밤까지 5㎜ 안팎의 빗방울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 이게 전부 ‘버려진 텐트’?…英 유명 페스티벌 후 버려진 양심

    이게 전부 ‘버려진 텐트’?…英 유명 페스티벌 후 버려진 양심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단계별로 풀며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영국에서 대규모 페스티벌이 열렸다. 야외에서 수많은 관객이 축제를 즐긴 뒤 떠난 현장에는 셀 수 없이 많은 ‘텐트 쓰레기’가 남아있었다. 지난달 29일부터 열린 영국 레딩 패스티벌은 버크셔 주의 레딩에서 열리며, 특히 10대 관객이 많은 여름 대표 페스티벌로 꼽힌다. 미국 록밴드 너바나 등 전 세계를 주름잡는 뮤지션이 라인업에 오르는 만큼 티켓 전쟁도 뜨겁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자유’를 갈망하던 수많은 사람이 올해 레딩 페스티벌을 찾았다. 코로나19의 존재를 잊은 듯 신나게 먹고 마시다 떠난 사람들 뒤로는 상상을 초월하는 쓰레기가 남았다.현지 언론에 따르면 행사장 안에는 3일 동안 참가자들이 숙소로 이용한 수백 개의 텐트가 버려져 있었다. 텐트 안팎에는 엄청난 양의 맥주 캔과 병, 부러진 틀니 등 각양각색의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 버려진 수백 개의 텐트에서 수거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는 9000개에 달했다. 행사 주최 측은 분리수거가 불가능한 일부 폐기물은 모두 매립할 예정이라고 밝히자, 환경보호단체는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축제에서 버려진 텐트만도 875t에 달하며, 완전 분해되는데 최대 1만 년이 걸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 주최 측 환경 담당자인 릴리 로빈스는 BBC와 한 인터뷰에서 “축제에 참석하는 사람들에게 전년도 행사 후 남겨진 쓰레기를 담은 충격적인 사진을 보여주며 소지품과 쓰레기를 집으로 가져가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면서 “버려진 텐트 중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은 10개 중 1개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모두 매립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가능한 쓰레기를 줄이려고 하지만, 불행히도 재활용 공장으로 보내야 하는 것들이 많다. 재활용되는데 매우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특히 텐트는 재활용이 어려운 최악의 물건 중 하나”라고 말했다.환경보호단체인 클린업 브리튼의 대표 존 리드는 “페스티벌에 갔다가 텐트를 두고 떠나는 것은 매우 게으른 행동이다. 우리 모두는 환경을 보호하고 소중히 여겨야 할 필요성을 더욱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다시 쓰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 새 텐트를 버리는 것은 이와 반대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 [오늘의 눈] 폭염이 지나간 자리/조희선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폭염이 지나간 자리/조희선 사회2부 기자

    지난 7월 한낮 기온이 35~36도를 왔다 갔다 하던 어느 날.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데 마스크까지 써서 한증막 앞에 있는 듯 푹푹 찌던 날. 취재를 위해 서울의 한 임대 아파트를 찾았다. 20년 넘게 이 아파트에서 홀로 살고 있다는 80대 여성은 구청에서 제공한 이동형 냉방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오래된 선풍기로 수십년간 뜨거운 여름을 견뎌 온 그는 구청 직원들을 향해 연신 ‘고맙다’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옥탑방에서 살고 있는 한 70대 노부부는 폭염 특보가 있었던 지난 8월 어느 날, 구청의 도움을 받아 ‘안전 쉼터’로 몸을 피했다. 냉방 시설을 갖추지 못한 주거 취약계층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구청이 지역 호텔과 협약을 맺고 무료로 제공한 숙소였다. 이 부부는 평소엔 와 보지도 못할 좋은 공간에서 잠시나마 쾌적하게 지낼 수 있어서 어찌나 좋은지 모르겠다고 했다. 인공지능이니 가상현실이니 최첨단 기술에 대해 논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누군가 무더위로 고통받는다는 이야기는 얼마나 무력하고 허망한가. 어떤 이에게는 여전히 에어컨이 고급 가전제품인 상황에서 폭염 때문에 병에 걸렸거나 사망했다는 소식 역시 여전히 우리 귀에 닿는다. 더욱이 코로나19를 완벽하게 떼어 놓고 살기는 어려워진 마당에 안전하게 쉴 수 있는 마땅한 공간이 없는 사람들에게 폭염은 재앙일 가능성이 크다. 폭염뿐인가. 전 세계적으로 한파, 폭풍, 가뭄, 홍수, 산불 등 이상기후와 재해가 잦아지고 있다. 현재의 추세로 본다면 지구는 점점 더 뜨겁거나 차갑거나, 더 습하거나 메마르거나 극단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발표한 ‘제6차 평가보고서 제1실무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2011~2020년 지구의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09도 상승했다. 1.5도 상승하면 기상 관측 사상 전례 없는 극한의 기후 현상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해질수록 그 피해가 취약 계층에 집중된다는 건 자명하다. 폭염에 취약한 계층은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이나 폭우, 한파, 홍수 등 다른 재난의 위험에도 그대로 노출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기후변화리스크연구단은 지난해 7월 ‘2020 폭염영향 보고서’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의 폭염 대책은 기상청의 폭염 특보를 기준으로 한 일괄적인 대책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기준이 되는 온도에 바탕을 둔 대응에 집중하다 보니 저소득층, 고령층, 1인 가구, 야외 노동자 등 각 수요자의 특성이나 여건 혹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세부적인 대응책은 미흡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선언도 중요하지만 휘몰아치는 기후변화에 당장 노출된 사람들의 삶을 보살피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얼마나 혹독할지 모르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 ‘관리감독 소홀 책임’ 이동욱 감독 10경기 출장 정지

    ‘관리감독 소홀 책임’ 이동욱 감독 10경기 출장 정지

    방역수칙 위반 파문을 겪은 NC 다이노스가 자체 징계에 나섰다. 선수 4명을 비롯해 이동욱 감독에게도 출장정지가 부과됐다. NC는 30일 “지난달 5일 원정숙소에서 외부인과 불필요한 사적 모임을 갖고 방역수칙을 위반한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 선수에 대해 자체 징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단 측은 김종문 단장과 배석현 본부장도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고 구단이 수리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열린 구단 징계위원회에서 NC는 사적인 모임을 주도한 박석민에게 50경기 출장정지를 내렸다.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에 대해서는 25경기 출장정지를 내렸다. 선수만 징계를 받은 것이 아니다. 구단은 이 감독에게 관리의 책임을 물어 10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500만원을 부과했다. 이 감독은 31일 경기부터 나서지 못한다. 강인권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는다. NC는 “지난달 KBO 상벌위원회가 해당 선수들에게 엄중한 징계를 내렸고, 선수들은 자택에서 대기하며 깊이 반성하고 자숙 중이다”면서 “하지만 선수 계약서상의 의무와 선수단 내규 위반은 물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으로 판단해 구단 징계위원회를 열어 자체 징계를 결정했다”고 징계 배경을 설명했다. KBO가 선수들에게 내린 72경기 징계가 끝나면 이들에 대한 추가 징계가 시작된다. 박석민은 총 122경기 징계로 상반기에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NC는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렵고 힘든 시국에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야구팬들과 리그 구성원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구단은 앞으로 KBO 클린베이스볼을 적극 실천하고, 팬들로부터 사랑받는 구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구단 관계자와 선수들이 합심해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 여가부, 다음달 1일 해군 성범죄 사건 관련 현장점검

    여성가족부는 다음 달 1일부터 3일까지 ‘중사 성추행 사망’ 과 관련해 해군을 상대로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여가부는 해군 본부, 해군 2함대 등을 방문해 해군의 성희롱·성폭력 예방 제도와 2차 피해 방지 조치 등 현장 점검을 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이번 현장점검에는 기획조정실장을 단장으로 내·외부의 성희롱·성폭력 전문가 등이 8명이 참여한다. 여가부는 이번 점검에서 해군과 해당 부대 내에서 성희롱 예방지침 마련 등 성희롱·성폭력 예방 제도 운영과 매뉴얼 정비 등 성희롱·성폭력 사건 대응 시스템 전반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특히 성희롱·성범죄 피해 사실이 상관 보고 등을 통해 내부에 알려지는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 조치가 적절하게 됐는지와 2차 피해 등은 없었는지도 집중 들여다 볼 계획이다. 인천의 한 도서 지역 부대에서 근무하던 해군 A중사는 지난 5월 27일 민간 식당에서 B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A중사는 사건이 정식 보고된 지난 9일 본인 요청에 따라 육상 부대로 파견됐지만 사흘 만인 12일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공군에서도 제20전투비행단 소속 이모 중사가 지난 3월 선임으로부터 성추행과 2차 피해 등을 당한 뒤 피해를 호소하다가 5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 아프간 난민 5만명에 갈라진 美

    아프간 난민 5만명에 갈라진 美

    “아프가니스탄에서 5만명의 난민이 미국에 들어옵니다. 그들에게 ‘아메리칸 드림’을 갖게 합시다.” 미 시민단체 ‘루터교이민난민서비스’(LIRS)의 최고경영자(CEO) 크리쉬 비냐라자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진행한 타운홀 미팅에서 “짧은 기간에 거의 4만명이 자원봉사를 신청해 놀랐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월마트가 100만 달러(약 11억 7000만원)를 난민 기금으로 기탁했고, 에어비앤비는 버지니아주 북부에서 난민 숙소 마련을 돕는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봉사 희망자들도 “난민 고용을 원하는 사업주를 찾아보자”, “우버처럼 자기 차량을 운전해 난민의 이동을 돕자”, “마스크 등 코로나19 방역물품을 기부하자” 등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주 시민단체들에 아프간 난민 5만명을 임시 수용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미국 각 지역에서는 1975년 베트남전 철수 때 14만명 이후 가장 많은 규모의 난민을 환영할 준비가 한창이다. 반면 공화당을 중심으로 아프간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아 이들의 사회 정착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미 아프간 난민들이 속속 입국하면서 개인적으로 도움을 준 이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른 이웃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버지니아 알링턴에 사는 한 시민이 “5명의 아프간 가족이 우리 집에 도착했다. 중고 가구나 러그를 기증해 달라”는 글을 올리자 140여명이 가구는 물론 아이를 옷가지 및 장난감 등을 주겠다고 댓글을 달았고, 본인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의 직원으로 채용하겠다는 이도 있었다. 온라인 모금사이트인 고펀드미에서는 전세기를 빌려 아프간 내 여성운동가, 성소수자, 언론인, 미군 통역사 등을 탈출시키는 프로젝트에 12만 3000명이 참여해 12일 만인 28일까지 약 726만 달러(약 85억원)를 모았다. 모금을 진행한 레이븐컨설팅은 모금한 돈으로 이미 350명을 구출했고 전세기 5대가 아프간에 추가로 들어간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더 나아가 민주당 내 극좌파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은 아프간 난민 수용인원을 5만명에서 20만명으로 늘리자고 주장했다. 반면 극우파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다. 폭스뉴스 진행자인 터커 칼슨은 지난 23일 방송에서 “아프간 난민의 수는 향후 10년 후 수백만명으로 증가할 수 있다”며 “(미국이) 먼저 침략했지만 그다음에는 (아프간 난민에게 사회적) 침략을 당한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지난주 “(아프간 탈출) 비행기는 미국인들로 가득 찼어야 했다”며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했고, 그의 선거캠프에서 선임고문을 지낸 스티브 코르테스는 아프간 피란민이 가득 찬 항공기의 기내 사진을 트위터에 게재하고 “이 항공기가 당신 마을에 착륙하기를 원하면 손을 들어라”고 썼다. 납세자의 부담 증가는 물론 카불 공항의 자살폭탄테러 이후 난민을 가장한 테러범 유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분위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6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난민 수용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도 “우리는 난민 입국을 원치 않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들을 막을 수는 없다”며 현실적 한계도 인정했다.
  • [여기는 베트남] 어려운 이웃 위해 ‘0원 아파트’ 제공하는 젊은 청년

    [여기는 베트남] 어려운 이웃 위해 ‘0원 아파트’ 제공하는 젊은 청년

    최근 베트남 하노이에서는 ‘0원 아파트’ 사연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엄격한 봉쇄 정책을 시행하면서 일자리를 잃은 노숙자들에게는 ‘구원’이나 다름없는 이야기다.  하노이에 사는 A(20)씨는 최근 아침식사를 거르기 위해 일부러 아침이 지나서야 잠에서 깼다. 매일 자선단체에서 제공하는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그는 아침식사를 할 형편이 못되기 때문이다. 7월 초 하노이에서 어렵게 일자리를 얻었지만, 봉쇄 정책으로 근무지가 문을 닫으면서 보름 만에 실직자가 됐다. 수중에는 300만 동(15만4000원)이 전부였다. 주변의 친구들조차 모두 고향으로 돌아갔고, 홀로 남게 된 그는 어떻게 하루하루를 버틸지 막막했다. 17살부터 막일을 하면서 돈을 벌었지만, 지금처럼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홀로 남겨지자 두려움이 엄습했다. 그의 딱한 처지를 본 이웃주민은 그에게 “타인찌(Thanh Tri)의 딴찌에우(Tan Trieu) 거리에 가면 ‘0원 아파트’가 있다”는 소식을 알려줬다. 건네받은 연락처로 전화를 걸자 “갈 곳이 없으세요? 주소를 알려 드릴 테니 찾아오면 먼저 코로나19 검사부터 진행할게요. 검사 결과 문제가 없으면 이곳에서 마음 편히 지내셔도 됩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A씨가 찾은 곳은 10층짜리 빌딩이었다. 굶주림에 말할 기력조차 없던 그는 ‘정말 이곳에서 공짜로 지내도 되는 것일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와 형편이 비슷한 사람 2명과 한 방에 배정됐다. 그의 입소를 축하하는 뜻에서 계란 국수가 나왔다. 그리고 집주인이 건넨 돈으로 마트에서 쌀, 고기, 채소들을 사다가 음식을 해 먹었다. 예상외로 ‘0원 아파트’는 쾌적하기 이를 데 없이 편안했다.  이 빌딩의 또 다른 객실 5곳에도 20여 명의 ‘갈 곳 없는 사람들’이 머물고 있다. 모두 갈 곳 없는 실직자, 노숙자, 병자들이다. 방마다 쌀과 라면 등의 음식이 배치돼 있고, 게다가 주인은 모든 입소자들에게 하루 5만 동(2600원)씩의 용돈도 지급한다. 이곳 ‘0원 아파트’를 운영하는 사람은 응우옌 쉬엔 통(28, 남)씨로 하노이의 한 부동산 회사 이사로 알려졌다. 노숙자들이 머무는 타인찌의 10층짜리 빌딩은 원래 그가 운영하는 부동산 직원 50여 명의 사무실과 작업장이었다. 코로나19로 사무실이 문을 닫으면서 많은 사람이 방을 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그는 이를 거절하고 건물의 5층과 8층을 불우한 이웃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통씨는 일자리를 잃고 노숙자로 전락해 굶주리고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선행을 결심하게 됐다. 그는 “나도 아주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굶주리는 시절이 있었다”면서 “한 끼를 먹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때가 있었지만, 하노이에서 빈손으로 사업을 시작해 작은 성공을 거두었다”고 말했다. 이어 “난 이들이 마주한 어려움이 어떤 것인지를 너무 잘 안다”고 덧붙였다.   통씨는 지역 의회를 통해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돕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0원 아파트’를 소개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틀새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결국 그는 타인쑤언(Thanh Xuan)구, 남뚜리엠(Nam Tu Liem) 지역의 건물도 노숙자들을 위한 숙소로 이용했다. 노숙자들이 입소 전에 모든 방들에 문제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코로나19 진단을 시행한다. 이들에게 무료 숙소, 음식을 제공하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하루 5만 동씩의 용돈도 모두 응우옌 쉬엔 통씨가 제공한다.  통씨는 “이 어려운 시기가 지나가면 이들이 안정적인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면서 미소 지었다.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재능과 선한 마음까지 겸비한 젊은 청년에게 더 큰 축복이 내리길 바란다”, “젊은 청년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어려운 시기 따뜻한 사연에 감동했다”는 등의 찬사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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