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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꽃놀이·콘서트 파행, 쫓겨난 노숙인들… 도쿄올림픽에 웁니다

    불꽃놀이·콘서트 파행, 쫓겨난 노숙인들… 도쿄올림픽에 웁니다

    신주쿠 경기장 신축으로 추방된 노숙인들“생존권 침해” JSC 상대로 손배 소송 진행 축제·체육대회 등도 줄줄이 취소·연기 “올림픽에 세금 과도하게 투입” 불만도2020년 도쿄올림픽(7월 24일~8월 9일)이 10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일본올림픽위원회(JOC) 등 대회 주최 측이 경기장과 숙박시설 등 지구촌 최대 스포츠 제전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의 밝고 화려한 외형의 이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통과 불편을 강요당하고 있다. 대책없이 쫓겨난 노숙인들, 고대했던 행사와 콘서트를 올림픽에 빼앗겨 버린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29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쓰일 신주쿠 국립경기장 신축으로 인근 메이지 공원에서 쫓겨난 노숙인들이 일본스포츠진흥센터(JSC)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소송 원고들은 “강제로 쫓아내지 않겠다고 약속해 놓고 일방적으로 이를 어겼다. 명백한 생존권 침해로 헌법과 국제인권법 위반”이라며 금전적 손해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JSC는 2016년 4월 노숙인 20~30명이 의지하고 있던 공간을 강제로 폐쇄했다. 당시 법원 집행관이 노숙인들에게 퇴거 준비 시간을 20분만 준 뒤 곧바로 텐트, 담요 등 이들의 물건을 철거했다. 한 노숙인은 “메이지 공원에서 쫓겨난 뒤 직업소개소를 통해 일거리를 찾으며 바뀐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온 세상이 올림픽에 대해 환영 일색이지만 우리는 언제 또 쫓겨날까 걱정하는 신세”라고 한숨지었다. 특히 올림픽을 앞두고 사회 전반적으로 노숙인에 대한 시선이 차가워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도쿄 다이토구에서 노숙인 도시락 지원 봉사를 하는 70대 남성은 “올림픽과 무관한 곳에서도 경비원들이 노숙인들에게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것을 요구하는 등 노숙인들에 대한 이해도가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축제와 음악 콘서트, 체육대회 등도 줄줄이 취소 또는 연기되고 있다. 히로시마현 미야지마에서 펼쳐지는 ‘미야지마 수중 불꽃대회’가 취소되는 행사의 대표적인 예다. 이 축제는 세계유산인 이쓰쿠시마신사의 유명한 바다 위 도리이를 배경으로 화려한 불꽃을 즐기는 행사로 매년 30만명이 찾는다. 1973년 시작 이래 지금까지 취소된 것은 호우 피해가 났던 경우 외에 거의 없었다. 연중 최대의 대목 수요가 날아간 지역상인들은 한숨짓고 있다. 도쿄에서 서쪽으로 700㎞나 떨어진 이곳까지 영향을 받게 된 것은 대회 운영 인력의 부족 때문이다. 통상 8월 하순에 열리는 불꽃대회의 경비는 그동안 히로시마현 경찰 등이 맡아 왔지만 내년에는 올림픽 수요 때문에 동원이 어렵게 됐다. 대회 주최 측은 민간경비업체에서 인력을 조달하려고 했지만, 이 또한 올림픽 때문에 불가능했다. 도쿄의 한여름 축제인 ‘스미다강 불꽃놀이’, ‘아다치구 불꽃놀이’, ‘에도가와구 불꽃축제’ 등은 그나마 취소는 면했지만 올림픽 때문에 난데없이 5월에 열리게 됐다. 각종 스포츠 대회와 이벤트들은 줄줄이 일정이 조정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전국고교종합체육대회는 당초 내년 8월 군마, 이바라키, 도치기, 사이타마, 와카야마현 등 5개 광역단체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선수 및 대회 관계자 등 4만명이 묵는 호텔 등 숙박시설을 올림픽 때문에 확보할 수 없게 되면서 무려 21곳이나 되는 광역단체로 개최지가 분산됐다. 참가 선수와 가족들은 엄청난 불편을 감수하게 됐다. 도쿄 부도칸이 유도 등 올림픽 경기 준비를 위해 이달부터 폐쇄된 것은 음악팬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었다. 부도칸은 이곳 무대에 한 번 서 보는 것이 음악인의 꿈일 만큼 ‘콘서트의 성지’로 통하지만 앞으로 거의 1년간은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도 7개 종목의 올림픽 경기 때문에 음악축제 ‘서머 소닉’ 등 예년에 열렸던 300개 정도의 이벤트가 내년에는 무산될 상황이다. 국민 세금이 올림픽에 과도하게 투입되고 있다는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올림픽 유치 단계에서 7000억엔(약 7조 8000억원) 수준이었던 국가와 도쿄도의 소요 예산 규모는 지난해 12월 당초의 2배 수준인 1조 3500억엔으로 뛰었다. 9개월이 흐른 지금은 이보다 한층 더 늘었을 것이 분명하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내년부터 5세 남자아이 여탕 못간다

    청소년 심야 찜질방 제한 지자체별로 내년부터 5세 남자 아이는 엄마와 함께 목욕탕에 갈 수 없다. 여자 목욕탕에 들어갈 수 있는 남자아이의 나이가 현행 6세 미만에서 5세 미만으로 낮춰진 탓이다. 일괄적이었던 심야시간 청소년의 찜질방 출입제한도 지자체별로 제한 시간을 정할 수 있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숙박업과 이·미용업, 목욕업 등 공중위생영업자에 대한 규제 완화 내용을 담은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30일부터 11월 9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29일 밝혔다. 연말까지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을 마무리해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우선 목욕업소의 목욕실·탈의실에 5세 미만인 경우에만 이성 출입이 가능해진다. 내년 1월 1일 기준으로 2017~2020년생이 기준연령을 충족한다. 현행 규칙에 따르면 2016년생은 내년까지 출입을 할 수 있지만 이번 변경으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조정은 목욕업계와 지자체가 아동 발육상태 향상을 이유로 민원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건의해 이뤄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여탕에 남자 아이들이 있으면 다른 여성 손님들이 목욕탕에 계속 항의를 한다”면서 “이제 아빠가 아들을 목욕탕에 데리고 다니고 부모가 자녀를 함께 키우라는 뜻도 있다”고 변경 취지를 설명했다. 현재 사업주가 기준연령에 벗어난 아이들을 입장시켜 4번 이상 단속에 걸리면 지자체는 영업장 폐쇄명령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양쪽 모두 아이 나이를 확인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행정처분기준은 무용지물이었다. 복지부는 나이 기준을 낮춰 부모들에게 경각심을 준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 문제는 미혼 여성과 아이를 가진 엄마, 맞벌이 가정, 한 부모 가정, 조손가정 등 가족의 형태나 연령에 따라 생각이 엇갈린다. 복지부가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청소년의 24시 찜질방 자유출입시간도 조정된다. 청소년은 기존에 보호자가 동행하거나 동의서를 제출해야만 심야(오후 10시~오전 5시) 출입이 가능했다. 이제는 획일적으로 규정하는 데서 벗어나 교통상황 등 지역별 여건을 고려해 지자체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강남, 압구정역 일대서 첫 의료관광축제 개최

    서울 강남구는 오는 30일부터 내달 4일까지 ‘의료 거리 조성(예정)’ 지역인 압구정역 일대에서 ‘2019 강남의료관광축제’(강남 메디 투어 페스타)를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강남의료관광축제는 외국인 의료관광객들에게 강남 의료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올해 처음 마련됐다. 관내 52개 의료기관과 14개 호텔 등 66개 기관이 참여한다. 외국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술·숙박 할인, 의료관광 홍보, 마스크팩·에센스·건강식품 할인 판매, 무료 피부 측정, 한복·한방 체험, 성형외과 전문의의 ‘토크쇼’, 물에 젖으면 그림이나 문구가 나타나는 ‘레인웍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강남구는 지난해 9만 5237명의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유치한 의료관광 대표도시”라며 “앞으로도 의료와 한류 시너지를 통해 의료관광산업을 중점 육성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해외직구 소비자 불만 1년 새 17% 증가… 4건 중 1건은 중국제품

    온라인을 통한 해외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소비자 불만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류·신발과 항공권 구매에서 피해가 두드려졌다. 27일 한국소비자원이 2019년 상반기 온라인 해외구매 소비자불만건수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 소비자 불만건수는 1만 108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482건보다 16.9% 증가했다. 거래 품목이 확인된 1만 837건 중에서는 의류·신발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3322건(30.7%)로 가장 많았고, 항공권·항공서비스 1805건(16.7%), 숙박예약 1632건(15.1%) 가 뒤를 이었다.불만 사유로는 취소·환급·교환 지연 및 거부가 3567건(32.2%)로 나타났다. 수수료를 부당하게 청구하거나 가격에 대한 불만도 1932건(17.4%) 접수됐다. 사업자 소재 국가별로 보면 홍콩을 포함한 중국 사업자에 대한 불만이 924건(25.3%)로 가장 많았다. 사업자 소재국이 확인된 건 수가 3647건임을 감안하면 4건 가운데 1건은 중국 직구에 대한 불만인 셈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중국 관련 불만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73.4% 증가했는데, 이는 글로벌 숙박·항공권 예약대행 사이트인 ‘트립닷컴‘(중국)과 자유여행 액티비티 예약대행 사이트 ‘클룩‘(홍콩) 관련 불만이 늘어난 것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중국 사업자 불만이 증가하면서 싱가포르 사업자 관련 소비자 불만 건수(732건)는 2위로 나타났다. 숙박예약 대행 사이트인 ‘아고다’의 결제시스템이 개선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앞서 아고다 이용 소비자가 예약내용을 확인하는 단계에서 이미 저장되어 있던 소비자의 신용카드 정보로 최종 결제 고지 없이 결제가 완료되었다는 피해가 접수된 뒤 ‘아고다’에 예약 시스템 개선을 요청한 바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온라인 해외구매에 대한 소비자 불만 트렌드와 급증 품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피해 예방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최갑수 작가의 문장으로 떠나는 여행] 율리시스와 걷다… 펍의 성지 악사의 땅

    [최갑수 작가의 문장으로 떠나는 여행] 율리시스와 걷다… 펍의 성지 악사의 땅

    “더블린의 핵심에 도달할 수 있다면 세계 모든 도시의 핵심에 도달할 수 있다.”아일랜드 더블린. 여행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꼭 가 보고 싶어 하는 이 도시는 아이리시해(海)를 사이에 두고 영국 리버풀과 마주하고 있다. 음악팬들에겐 세계적인 록밴드 U2를 배출한 도시, 영화팬이라면 음악영화 ‘원스’의 배경이었던 도시, 문학 애호가들에겐 노벨상 수상작가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율리시스’의 무대가 됐던 도시로 알려졌다. 아 참, 주당들에게는 흑맥주 ‘기네스‘의 고향으로도 알려져 있다.●세상에서 가장 난해한 소설 먼저 제임스 조이스를 이야기하자. 1882년 2월 2일 더블린에서 출생한 제임스 조이스는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의 금자탑을 이룩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20세기의 셰익스피어’라고도 불리는 그를 빼놓고는 20세기 문학을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다. ‘의식의 흐름’이나 ‘현현’(顯現: epiphany) 같은 말들은 조이스를 통해 문학용어사전에 새로 등재됐다. 그의 책은 아일랜드 가정마다 한 권씩은 비치돼 있다고 하니 아일랜드 국민들의 제임스 조이스 사랑이 어떤지 짐작할 수 있다. 제임스 조이스의 대표작은 ‘율리시스’다. 신문사 광고 판매인인 주인공 레오폴드 블룸의 하루 일상을 따라가는 소설이다. 정확히 말하면 1904년 6월 16일 아침 8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18시간 동안 블룸에게 일어난 일을 묘사한다. 블룸은 에클레스가 7번지에 있는 그의 집에서 아침 8시에 나와 아침거리를 사서 아내에게 식사를 차려 주고 9시 45분에 집을 나서 우체국과 약국, 묘지, 신문사, 주점, 도서관, 식당과 호텔 바 그리고 해변 모래사장과 병원, 사창가, 오두막 주점을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가 이튿날 새벽 2시에 집에 돌아온다. 그가 종일 다닌 거리가 18마일(약 30㎞), 발로 걸어 다닌 거리가 8마일(약 13㎞)이다. 그가 들른 곳들은 모두 소설 속에 손에 잡힐 듯 자세하게 묘사돼 있다. 줄거리는 간단하지만 ‘의식의 흐름’을 따라 묘사한 까닭에 내용을 파악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이 소설에 사용된 약 3만개 어휘와 수많은 인용, 은유는 독자를 진저리 치게 한다. ‘이 작품을 연구한 문학박사가 일반 독자 수보다 많다’는 농담이 전해질 만큼 어렵고 재미없다. 제임스 조이스 스스로도 1922년 출간된 ‘율리시스’의 서문에 “나는 이 작품 속에 너무나 많은 수수께끼와 퀴즈를 감춰 뒀기에, 앞으로 수세기 동안 대학교수들은 내가 뜻하는 바를 거론하기에 분주할 것이다. 이것은 나 자신의 불멸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다”라고 적어 놓기도 했다. 메릴린 먼로는 이 책을 읽고 있는 사진을 찍으며 “철학적인 시인 같은 지성파 배우”의 이미지를 만들려고 했다고 한다.●블룸의 발자취를 따라서 제임스 조이스의 흔적을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곳은 더블린 시내에서 남쪽 해안 쪽으로 8마일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는 제임스 조이스 센터다. 제임스 조이스의 서한과 사진, 작품 초판본과 희귀본, 개인 집기 그리고 소설 ‘율리시스’와 연관된 전시품들을 보관하고 있다. ‘블룸스 데이’(Bloomsday) 라는 기념일도 있다. ‘율리시스’에 블룸이 등장한 6월 16일이다. 이날 더블린에서는 ‘율리시스’의 의미를 되새기는 다채로운 행사들이 마련된다. 제임스 조이스 센터에서 ‘블룸스 데이 브렉퍼스트’를 먹는 것을 시작으로 조이스 마니아들이 참가하는 ‘율리시스’ 낭독회와 연주회, 뮤지컬 등의 행사가 펼쳐진다.하이라이트는 워킹 투어다. 주인공 블룸의 발길을 따라 데이비 번스 펍, 스웨니 약국, 올먼드 호텔 바, 오코넬 다리, 그라스네빈 묘지, 마텔로 탑(조이스 탑), 벅 멀리건 찻집, 아일랜드 국립도서관 등 소설에 등장한 장소를 방문한다. 전 세계에서 몰려온 조이스의 열혈팬들이 줄지어 걷는 행렬은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제임스 조이스 센터 가까운 곳에 더블린 작가 박물관도 있다. 조이스 외에도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묘비명으로 유명한 조지 버나드 쇼, 자신이 천재인 것 말고는 신고할 게 없다고 한 ‘진짜 천재’ 오스카 와일드, ‘걸리버 여행기’를 쓴 조너선 스위프트,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희대의 부조리극을 쓴 사뮈엘 베케트, 199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시인 셰이머스 히니 등을 만날 수 있는 이곳에서는 더블린이 왜 ‘유럽 문화의 수도, 세계 문학의 심장’으로 군림하는지 절로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조이스 마니아라면 데이비 번스도 빼놓을 수 없다. 듀크가 21번지에 있는 이 펍은 블룸이 소설 속에서 점심을 들었던 곳으로 건너편에 있는 베일리 식당과 함께 조이스가 실제로 즐겨 찾았던 펍이기도 하다. ‘율리시스’ 때문에 장사가 잘돼 돈을 번 주인은 사례의 뜻으로 ‘데이비 번스 아일랜드 창작상’을 제정한 후 매년 2만 유로의 상금을 지원, 유능한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있다. 템플바에서 멀지 않은 곳에 조이스의 또 다른 단골 펍이었던 스태그스 헤드도 있다. 22살에 노라 바너클을 만나 사랑의 도피를 떠난 제임스 조이스는 이탈리아 로마와 프랑스 파리, 스위스 취리히 등을 떠돌며 살았다. 하지만 그는 한순간도 “사랑하는 더러운 더블린”을 떠난 적이 없다. 그는 “나는 언제나 더블린에 대해 쓴다. 더블린의 핵심에 도달할 수 있다면 세계 모든 도시의 핵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블린의 중심가에는 더블린에 대한 그의 사랑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제임스 조이스의 청동 입상이 서 있다. 비쩍 마른 몸으로 지팡이를 짚은 채 턱을 들고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그의 표정은 고집스러우면서도 수수께끼처럼 보인다. 동상 뒤에는 그의 단골 카페였던 킬모어가 있다.●펍 명소 ‘템플바’ 더블린 여행에서 꼭 가 봐야 할 곳이 템플바 거리다. 파리가 ‘카페 문화’로 유명하다면 더블린은 ‘펍(pub) 문화’로 유명하다. 제임스 조이스는 “펍을 피해서 더블린을 걷는다는 것은 마치 퍼즐게임을 벌이는 것과 같다”고 했을 정도다. 인구 100만의 도시 더블린에 펍이 무려 1000개가 넘는다. 템플바 거리는 더블린을 관통하는 리피 강 남쪽 웨스트모얼랜드 거리와 피샘블가 사이의 세 개 블록을 일컫는데 이곳에 아이리시 펍이 잔뜩 몰려 있다. 한때 버스터미널로 재개발될 뻔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고 대신 예술가들이 몰려들었다. 저녁 무렵이면 사람들은 템플바 거리로 모여들어 기네스 맥주를 마신다. 펍은 곧 아일랜드 사람의 생활공간이다. 낮에는 점심을 팔기도 하고, 밤이면 친구들과 맥주 마시며 떠들썩하게 이야기를 나누거나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댄다.템플바 거리에서도 가장 유명한 펍은 템플바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서거나 앉아서 다들 기네스 맥주를 한 잔씩 앞에 놓고 이야기를 나누느라 와글와글하는 모습에 놀란다. 펍 한쪽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밴드가 통기타 반주에 맞춰 아일랜드 민요를 부르고 있다. 노랫가락에 맞춰 낯선 이들도 금세 친구가 된 듯 이리저리 몸을 흔들며 맥주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펍에서 반드시 마셔 봐야 할 술은 기네스다. 창업자 아서 기네스는 1755년 더블린의 북동쪽에 위치한 레이크스리프에서 처음 양조장을 시작했다. 대부(代父)가 유산으로 남겨 놓은 100파운드를 가지고 시작한 사업이 자리를 잡자 그는 공장을 동생에게 맡기고 더블린으로 온다. 더블린에 도착한 아서 기네스는 더블린의 세인트 제임스 게이트에 방치돼 있던 낡고 허름한 양조장을 매년 45파운드의 임대료에 계약한다. 그런데 임대 기간이 무려 9000년이다. 기네스는 당시 영국에서 노동자들에게 인기 높았던 포터(Porter)를 발전시켜 스타우트(Stout)를 탄생시켰는데 맥아에 세금을 매겼던 조세 제도를 피하기 위해 볶은 보리를 사용했다는 설과 기네스가 맥아를 볶던 중 깜빡 졸다가 맥아를 까맣게 태운 것이 계기가 됐다는 설이 있다. 기네스는 51개국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전 세계 150개 국가에서 매일 1000만잔씩 팔리고 있다고 한다.더블린 북쪽에 위치한 기네스 스토어 하우스는 기네스의 역사 및 제조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방문객들은 입장료를 내고 기네스 맥주의 역사를 보여 주는 시청각 자료와 거대한 기네스 박물관을 둘러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게 기네스 따르는 법’을 배울 수도 있다. 전용 잔에 2번 나눠 기네스를 따르는 것이 포인트. 먼저 45도로 기울인 잔에 80% 정도 기네스를 따른 후 질소가 충분히 섞이게 테이블에 놓은 뒤 약 2분(119.5초)을 가만히 두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고는 나머지 부분을 보드라운 거품으로 촘촘하게 채우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완벽한 한 잔’이 완성된다. 기네스를 즐기는 사이 아카데미에서 발급해 주는 ‘기네스 교육 인증서’도 맥주 마니아에게는 잊지 못할 선물이다. ●거리의 악사로 가득한 더블린의 저녁 문학도 문학이지만 음악을 이야기할 때도 아일랜드는 빠질 수 없다. 더블린은 1976년 이곳에서 결성돼 지금까지 전 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는 록밴드 U2의 도시다. 멤버 보노, 디 에지, 래리 멀린, 애덤 클레이턴은 모두 더블린에서 나고 자란, 그야말로 뼛속까지 더블리너다. 벤 모리슨, 크랜베리스, 에냐, 시네이드 오코너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가수들도 모두 아일랜드 출신이다. 우리에겐 예능 프로그램 ‘비긴 어게인’을 통해 친숙해졌다. 그보다 먼저 더블린의 음악을 알렸던 영화는 2006년 개봉한 ‘원스’다. 길거리 악사인 청소기 수리공과 그의 음악에 매료된 한 여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거리 음악가들의 도시, 더블린의 분위기가 그대로 담겨 있다.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이 버스킹(길거리 연주)을 하던 그래프턴 거리와 악기점은 이미 유명한 관광지가 됐고 거리에서는 수많은 ‘원스’의 주인공들이 1년 365일 노래를 한다.더블린의 저녁 풍경은 영화 그대로다. 더블린 거리는 저녁 무렵이면 술렁이기 시작한다. 하루 일과를 마친 직장인들과 젊은이들이 몰려들고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이 합류한다. 그리고 하나둘씩 등장하는 거리의 악사들. 이들은 거리 곳곳에 자리를 잡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른다. 이 모퉁이에서는 록이 흘러나오고 저 거리에서는 통기타 연주가 들려온다. 어느 모퉁이에서는 재즈가 연주되고 반대편 모퉁이에서는 타악기 소리가 흘러나온다. 색소폰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행인들은 걸음을 멈추고 그들의 노래에 귀를 기울인다. 여행자들은 마음에 드는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 앞으로 가 몸을 흔든다. 어떤 이는 눈을 지그시 감고, 또 어떤 이는 연인의 팔짱을 끼고, 또 어떤 이는 기네스 캔맥주를 홀짝거리며 악사들의 노래를 듣는다. 이 모든 풍경이 영화에서 봐 왔던 모습 그대로다. 간혹 경찰관들이 밴드 앞으로 가 다른 곳에서 연주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관객들의 야유에 어깨를 으쓱하고는 돌아가고 만다. 연주가 끝날 때마다 관람객들은 “We want more”(한 곡 더)라고 외친다.■여행수첩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의 주요 도시들을 거쳐 더블린으로 갈 수 있다. 시간은 한국보다 9시간 늦다. 오코넬 거리와 템플바 지구는 시내 중심부답게 숙박시설이 풍부한 편인데, 유명 펍들이 몰려 있는 템플바 지구의 숙소는 밤이 깊어도 좀 시끄러울 수가 있다. 트리니티 칼리지는 아일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로 아일랜드의 자랑이기도 하다. 1592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 때 설립됐다.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도서관 관람은 필수.
  •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 대출 108조… 금융 부실 ‘뇌관’ 되나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 대출 108조… 금융 부실 ‘뇌관’ 되나

    숙박음식·조선업 한계기업 비중 높아 경영 악화로 새로 진입하는 기업 증가 한계기업 4곳 중 1곳은 완전자본잠식 고위험 파생상품 ELS·DLS 잔액 117조 투자자 대규모 중도 환매 땐 금융 불안기업의 경영환경 악화와 맞물려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는 한계기업이 금융안정을 위협하는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돈을 벌어도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할 만큼 빚을 갚을 능력이 취약한 데다 성장이나 회생이 어렵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9월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한계기업이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규모는 107조 9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7조 8000억원 증가했다. 한계기업 대부분 신용등급이 낮아 추가 대출을 받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다. 나이스(NICE)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신용평점 7~10등급에 속하는 한계기업은 84.2%나 됐다. 부실로 적자가 계속돼 자본금이 바닥난 완전자본잠식 한계기업 비중도 26.1%다. 업종별 한계기업 비중을 보면 조선(24%), 해운(16.8%), 부동산(22.9%), 숙박음식(35.8%) 등이 전체 평균(14.2%)을 웃돌았다. 문제는 한계기업군에 새로 속하거나 그대로 머무르는 기업은 점차 늘어나는 반면 벗어나는 기업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한계기업 진입 기업은 2017년 865개에서 지난해 892개로, 존속 기업은 2247개에서 2344개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계기업 이탈 기업은 879개에서 768개로 줄었다. 앞으로 한계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 미만, 즉 2년 연속 돈을 벌어 이자를 갚지 못하는 기업 비중은 지난해 20.4%로 전년(19.0%)보다 상승했다. 이 기업들의 이자보상배율이 올해도 1 미만이면 한계기업으로 규정된다. 실제로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기업이 이듬해 한계기업으로 진입한 비율은 2017년 53.8%에서 지난해 63.1%로 높아졌다. 한은은 “앞으로 한계기업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금융기관은 이들의 신용위험 관리 노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이와 함께 한은은 고위험 파생결합증권(ELS·DLS) 투자자들이 대규모로 중도 환매에 나설 경우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7월 말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은 117조 4000억원으로, 2008년 말(26조 9000억원)과 비교했을 때 90조 5000억원 증가했다. 연평균 19.6%씩 늘어난 것이다. 파생결합증권을 발행한 증권사들은 손실에 대비해 발행자금을 국공채, 회사채, 예금·현금 등으로 굴린다. 이런 헤지 자산의 규모는 지난 7월 말 기준 127조 1000억원이다. 손실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만기 전에 중도 해약하면 증권사는 헤지 자산을 팔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증권사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한은은 “중도 환매 추이 등을 고려할 때 파생결합증권 관련 잠재 위험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아직 낮다”면서도 “시장 불확실성에 유의해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111만원 덜 받고 과장이면 승진 끝…난 여자, 월급쟁이

    111만원 덜 받고 과장이면 승진 끝…난 여자, 월급쟁이

    월평균임금 男 300만원 〉 女 189만원 기혼·저학력 여성일수록 격차 커져 여성 22% “최종 기대 직급 과장 이하” 매출 상위 50곳 중 40곳 女등기임원 ‘0’지난해 우리나라의 남녀 간 임금격차는 37.1%라는 분석이 나왔다. 남성이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62만 9000원을 받는다는 의미다. 남녀 간 성별 임금격차가 해마다 조금씩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26일 오후 여의도 한국노총 회의실에서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분석한 결과 2018년 한국 남성은 한 달 평균 300만 9000원, 여성은 189만 3000원을 받는 등 성별 임금격차가 37.1%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우리의 성별 임금 격차가 2015년 41.8%, 2016년 40.6%, 2017년 38.7% 등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심각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별 임금 격차는 기혼 여성과 상대적으로 낮은 교육수준을 가진 여성들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비혼의 성별 임금 격차는 13.4%였으나 유배우(기혼 및 동거)의 경우 41.5%에 달했다. 또 대학원 졸업자들의 성별 임금 격차는 27.9%였으나 고졸 이하의 경우 38.3%로 높았다. 기혼 여성과 저학력 여성들이 주로 영세업체나 숙박 및 음식점업, 판매직 등 저임금 일자리에 집중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한국노총이 금융노조·공공노련·금속노련 조합원 남녀 2443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한 결과 유리천장에 대한 인식에서도 남녀 차이가 컸다. 개인 성과 평가와 관련해 남성 10명 중 8명(84.6%)은 ‘성평등한 성과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지만, 여성은 3명(36.5%)만 ‘그렇다’고 답했다. 또 여성이 남성보다 진급에 대한 기대가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일자리에서 최종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직급’에 대해 과장급 이하라고 답변한 남성은 8.1%였지만 여성은 22.8%였다. 반면 부장급 이상을 기대하는 비중은 남성이 68.5%였고, 여성은 42.7%에 그쳤다. 진급 누락과 진급 대상자 제외 경험에서도 여성은 57.9%로 남성(42.5%)보다 높았다. 진급 소요기간은 직급별로 2년 이상 느린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액 기준 상위 50개 기업의 기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유리천장의 현실은 고스란히 나타났다. 50개의 기업 중 40개 기업에서 여성등기 임원이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고, 나머지 10개 기업은 1명씩 있었다. 여성 고용 비중이 남성보다 높았던 5곳 중 여성 등기임원이 있는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또 전체 미등기임원 수는 평균 74.8명이었으나 이 가운데 여성 미등기임원 수는 3.2명에 그쳤다. 장진희 한국노총 연구위원은 “동일 직급과 동일 근속연수별로 성별 임금이 세부적으로 공시돼야 임금 차이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여성에게 낮은 점수를 주는 남성 중심의 조직 문화가 성별 임금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실버타운을 숙박업소로 둔갑 불법영업…경기도, 사회복지시설 3곳 적발

    실버타운을 숙박업소로 둔갑 불법영업…경기도, 사회복지시설 3곳 적발

    사회복지시설을 용도에 맞지 않게 숙박업소로 불법 운영하거나, 보조금 혹은 시설종사자 인건비를 임의로 착복해 부당이득을 취한 사회복지시설 전·현직 대표 등 11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기도 공정 특별사법경찰단은 올해 3월부터 최근까지 도내 사회복지법인과 시설에 대한 수사를 벌여 3개 시설의 전·현직 대표 등 11명을 사회복지사업법과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적발,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적발된 모 어린이집에서 부적정하게 사용된 지자체 보조금 2524만원을 환수하도록 했다. A 사회복지법인 전·현직 대표 등 4명은 사회복지시설인 ‘노인복지주택’으로 허가받고도 호텔 숙박시설로 불법 운영해 얻은 1억7천700여만원의 수익금을 사적으로 유용하다가 적발됐다. 이들은 2007년 개원 초기부터 155개 객실 가운데 60개 객실을 특정 종교단체에 20년간 임대하는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것은 물론 그 외 객실도 1박당 3만∼12만원의 숙박료를 받고 방문객들에게 빌려주는 등 불법 영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등록되지 않은 불법 파크골프장, 사우나 등 입소자들의 편의 제공을 위해 사용돼야 할 부대시설도 외부 일반인에게 불법 대여해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불법 영업 수익금을 자신들 또는 종사자들의 개인계좌로 관리하면서 아무런 회계처리 없이 1억7천7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개인 모임 경비로 사용하는 등 사적으로 유용하면서 후원금이나 헌금인 것처럼 위장해 수억 원의 탈세를 해오다 덜미를 잡혔다. A 시설은 이런 수법으로 연간 3억∼9억원의 불법 수익을 챙긴 것으로 추정되는데 2018년 시설 측이 관련 자료를 폐기, 계좌 입출금 내용이 남아 있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의 불법 수익금 규모만 혐의에 적용했다고 특사경은 설명했다. B 어린이집 대표는 2017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허위근로계약서를 작성해 보조금을 부정 수령하고 근무 편의를 봐주는 조건으로 종사자들의 인건비 일부를 돌려받는 수법을 통해 부당이득을 취하다 적발됐다. 이 시설 대표는 보육교사 3명의 하루 근무시간을 실제보다 1시간 많은 8시간으로 부풀려 허위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뒤 해당 지자체로부터 보조금 2524만원을 부정하게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보육교사 16명에게 인건비를 지급한 뒤 근무 편의를 봐주는 조건으로 최저 임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 3886만원을 차명계좌로 돌려받는 등 모두 6410만원을 유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B 어린이집 대표는 원장자격이 없는 교사인데도 원장자격을 갖춘 시설 내 모 교사와 역할을 바꿔 ‘허위 보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사경 측은 “감독관들의 눈을 숨기기 위해 아이들에게 호칭을 바꿔 부르는 연습까지 시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C 사회복지법인 대표 등은 해당 법인의 기본재산처분 때 도지사의 사전허가를 받아야 하는 규정을 어기고 무단으로 기본재산(건물+토지)을 처분한 뒤 매각대금 4억2500만원을 2016∼2018년 허가 없이 사용했다가 적발됐다. 경기도 특사경은 “올해 경기도의 사회복지 분야 예산은 8조2천억원으로 경기도 총예산의 3분의 1에 해당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사회복지시설 대부분이 보조금을 통해 운영되거나 직·간접 지원을 받아 높은 공공성과 투명성이 요구되는 만큼 수사를 지속해 ‘공정한 세상 만들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한·아세안 정상회의 초청받은 김정은…부산 벡스코 봉쇄 쉬워 경호에도 유리

    2005년 APEC 때 다리 3개 막은 전례전용기로 내려오면 제주 이동 편리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우리나라와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 사이에 개최되는 정상회담이다.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0주년을 맞는 올해 회의는 오는 11월 25~26일 부산에서 개최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남방정책 이행을 가속화하기 위해 한국 개최를 제안한 끝에 성사된 회의인 만큼 한·아세안 간 신뢰의 동반자 관계를 더욱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세안 회원국이 아니더라도 초청을 받으면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북한은 아세안 정식 회원국은 아니지만, 회원국 정상과 회의 주최국 정상이 연달아 초청의 뜻을 밝힌 만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결심한다면 ‘특별 참가’ 등의 자격으로 참석할 수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당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한국과 북한이 함께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하면 의미가 더 살아날 것”이라며 김 위원장 초청을 제안한 바 있다. 실제 김 위원장이 부산을 방문한다면 숙소, 경호, 의전 등이 어떻게 될지도 관심거리다. 순전히 경호적인 면에서는 사통팔달인 서울보다 한쪽 면이 바다인 부산 방문이 김 위원장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부산의 벡스코 및 누리마루 지구는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수영강 일대 3개 다리를 컨테이너 박스로 원천 봉쇄해 1만 5000명의 시위대를 효과적으로 막은 전례가 있다. 경호를 감안할 때 숙소는 2005년 당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묵었던 해운대 앞 웨스틴조선호텔이 거론된다. 전면부를 포함해 3면이 공원이고, 후면 역시 비수기인 해운대를 마주본다. 김 위원장이 항공편으로 올지, 육로로 올지도 관심이다. 편리성 면에서는 전용항공기 ‘참매 1호’로 전용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해공항까지 오는 게 낫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백두산을 방문했던 것처럼 김 위원장이 부산을 벗어나 제주도 한라산을 들르는 경우에도 전용기가 편리하다. 반면 전용열차를 타고 서울에 도착한 뒤 KTX로 갈아타고 부산행을 할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의 부산 방문이 실현된다면 기간은 2박 3일이 무난해 보인다. 다만 경호 문제를 감안하면 1박 2일이나 당일치기일 확률이 높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단독] 이주민 산재 사망자 年 100명… 차별의 그늘 ‘위험의 이주화’

    [단독] 이주민 산재 사망자 年 100명… 차별의 그늘 ‘위험의 이주화’

    하루 평균 18.4명 일터서 죽거나 다쳐 전체 재해율 0.54%… 외국인 0.86% 제도 모르는 사람·불법체류 등 감안 땐 실제 죽거나 다치는 사람 훨씬 많을 듯 국내 산업 현장에서 일하다가 사고나 질병으로 숨지는 이주노동자가 매년 1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료나 유족 등이 끈질기게 다퉈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인원만 이 정도다. 이들은 대부분 내국인 노동자가 일하기 꺼리는 제조업, 농업 등 ‘3D’ 업종에서 일한다. 위험을 이주노동자에게 떠넘기는 ‘죽음의 이주화’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서울신문이 24일 이정미 정의당 의원실과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신청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최근 3년(2016~2018년) 간 산재 승인을 받은 외국인 사망자는 모두 305명이었다. 특히 2016년 71명, 2017년 108명, 2018년 126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국적별로 보면 한국계 중국인(174명), 중국인(37명), 네팔인(15명) 등이 많았다. 산재 인정을 받은 부상자까지 합치면 하루 평균 18.4명의 이주노동자가 일터에서 죽거나 다쳤다. 2016년 6560건에서 2018년 7314건으로 11.5% 늘었다. 또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의 산업재해율은 0.54%였는데, 외국인 임금노동자 재해율(산재 승인자 기준)은 0.86%로 더 높았다. 일터에서 위험에 더 쉽게 노출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업종별로는 건축건설공사에서 발생한 산재가 24.2%(4864건)로 가장 많았고, 음식 및 숙박업 11.4%(2299건), 기타건설공사 6.7%(1350건) 순이었다. 이어 플라스틱가공제품 제조업(5.3%), 기타 금속제품 제조업(4.8%) 등 제조업 분야도 산재 다발 업종이었다.최근 노동 현장에서 발생한 중대 사고만 살펴봐도 이주민을 둘러싼 살벌한 풍경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6월 광주 서구의 한 호텔 공사장 13층에서 베트남 노동자가 추락해 숨졌고, 지난 10일에는 경북 영덕의 오징어젓갈공장 폐기물 지하 탱크에서 이주노동자 4명이 질식사했다. 하지만 이주노동자가 사망하는 산재가 발생해도 해당 업체는 고용허가제 사업장 평가 때 미미한 수준인 1~2점만 감점될 뿐이다. 이 같은 위험에도 한국에서 일하려는 외국인은 매년 늘고 있다는 모순적인 현상이 나타난다. 몇 년간 일해 목돈을 마련하려는 개발도상국 이주노동자들과 구인난을 겪는 영세 자영업 및 농업 고용주 간의 이해관계가 맞았기 때문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네팔·베트남 등 16개국에서 비전문취업비자(E9) 취득의 필수 요건인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28만 5459명으로 2년 전보다 2만 1000명 늘었다. 박경태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의 인구절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특정 산업들은 노동력 공백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이주민을 ‘혜택받은 대상’으로 바라보거나 내국인의 하위 파트너 정도로만 치부하는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아동이 겪는 각종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이주노동자로서 임금체불, 산업재해 은폐 강요, 폭언과 폭행 등 부조리를 직접 경험했거나 이를 목격했다면 제보(key5088@seoul.co.kr) 부탁드립니다. 또 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아동을 향한 폭언·폭행, 따돌림 등 혐오와 폭력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위험에 내몰린 이주노동자, 최근 3년간 인정받은 죽음만 305건

    위험에 내몰린 이주노동자, 최근 3년간 인정받은 죽음만 305건

    최근 3년간 인정받은 전체 산재는 2만여건전체 재해율 0.54%… 외국인 0.86%제조업·건설업 분야·소규모 사업장에서 주로 발생이정미 의원, “사업주 계도와 보호망 확대 필요“ 최근 3년(2016~2018년)간 이주노동자 305명이 한국에서 일하다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산재 제도를 알아 한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보상을 받은 숫자만 이 정도다. 불법체류자 신분이거나 제도를 잘 모르는 경우 등 특수성을 감안하면, 실제 죽거나 다치는 이주노동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신문이 24일 이정미 정의당 의원실과 함께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승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주노동자 사망자는 한국계 중국인이 174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인 37명, 네팔인 15명, 베트남인 11명 순이었다. 주요 사고 사례를 살펴보면, 네팔 출신 A씨는 지난해 6월 경남 양산의 한 사료 제조공장에서 건조기에 원재료 투입하려다 가동 중인 건조기가 내뿜는 내용물에 맞아 전신 화상을 입고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5월에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B씨가 전남 광양시 공사현장에서 후진하는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하기도 했다.이 밖에도 선반 작업을 하다 쇳조각이 목으로 튀어 과다출혈로 사망하거나 건설현장에서 추락사하는 등 업무 중 사고를 당하거나 병을 얻어 죽은 이주노동자는 2016년 71명, 2017년 108명, 2018년 126명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사망 산업재해를 포함한 전체 산재도 2016년 6560건, 2017년 6257건, 2018년 7314건로 집계됐다. 상세업종을 보면 건축건설공사에서 발생한 산재(사망 포함)가 4864건으로 전체의 24.2%로 가장 많았고, 음식 및 숙박업이 2299건(11.4%), 기타건설공사 1350건(6.7%) 순이었다. 이어 플라스틱가공제품 제조업(5.3%), 기타 금속제품 제조업(4.8%), 자동차부품 제조업(3.7%), 건설용 금속제품 제조업(2.9%), 각종 기계 부속품 제조업(2.7%), 기타 각종 제조업(2.3%) 등 제조업 분야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사고는 주로 규모가 작은 사업장을 덮쳤다. 5~30인 미만 사업장에서 전체 산재 중 42.2%에 달하는 8538건이 발생했으며, 5인 미만 사업장이 28.4%인 5713건을 차지했다. 3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재가 10건 중 7건이다. 사고 유형별로 보면, 주로 손가락이 으깨지거나 손가락 마디 골절이나 손가락 절단 등의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기준 내·외국인을 포함한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의 재해율은 0.54%인 반면 외국인 임금노동자 수 대비 산재를 승인받은 이주노동자의 비율(재해율)은 0.86%로 분석됐다. 위험을 이주노동자에게 떠넘기는 ‘죽음의 이주화’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굳이 통계에 드러난 숫자가 아니더라도 최근 발생한 사고들은 이주민 노동 현장의 살풍경을 잘 보여준다. 지난 10일 경북 영덕의 오징어젓갈공장 폐기물 지하 탱크에서 질식사한 노동자 4명은 모두 외국인이었다. 지난 6월 광주 서구의 한 호텔 공사장 13층에서 추락해 사망한 노동자도 베트남 출신이고, 서울 목동 빗물펌프장 수몰사고에서도 미얀마 출신의 노동자가 희생됐다. 이정미 의원은 “정부가 계획 중인 ‘산재신청 활성화 방안’을 통한 홍보 강화 뿐 아니라 사업주에게도 이주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적 안전조치 계도를 강화해야 한다”며 “농어업에서 5인 미만 사업장 등을 산재 보상에서 제외한 시행령 개정을 통해 보호망을 확대하는 제도적인 보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전북도 국제금융센터 건립 속도

    전북도가 금융서비스 집적센터인 전북국제금융센터(JIFC) 건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전북도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센터 착공을 목표로 금융센터 건립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도는 지난 7월 전북개발공사를 보조사업자로 선정하고 8월에는 지방투자사업관리센터에 건립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이달 중순 LH가 소유한 전북혁신도시 인근 만성동 부지 1만㎡도 매입했다. 도와 전북개발공사는 이곳에 1158억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11층(연면적 3만7천㎡) 규모로 2023년까지 센터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금융 전문 업무시설, 금융기관 사무실, 업무·편의 시설, 전문회의실 등이 들어선다. 전북도는 센터 부지에 관광·숙박시설 건립이 가능하도록 지구단위계획 변경 용역을 이미 발주했으며, 전주시와 도시계획 입안도 협의하고 있다. 도는 전시·숙박시설 건립을 위해 민간사업자 유치도 병행 추진할 방침이다. 나석훈 전북도 일자리경제국장은 “전북국제금융센터 건립에 차질이 없도록 타당성 조사와 투자심사 등 행정절차 진행에 집중하겠다”며 “금융센터 활성화를 위해 금융기관 유치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여행사 토머스 쿡 파산 고객 피해 속출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여행사 토머스 쿡 파산 고객 피해 속출

    17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국 여행사 토머스 쿡이 유동성 위기를 넘지 못하고 끝내 파산하는 바람에 소비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 회사의 패키지 여행 상품을 구매한 관광객 수십만명이 숙박이 거부되고 항공편이 취소되는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23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일부 소비자들은 공항에 나와서야 자신이 예약한 항공편이 취소된 사실을 알고 허탈해 하거나, 여행비용을 모두 내고도 호텔로부터 재결제 요구를 받은 여행자들이 호텔 측과 실랑이를 벌였다는 등 고객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맨체스터에서 7년간 함께 살면서 두 명의 아이를 둔 레이턴 로치와 나탈리 웰스 커플은 이번 주말 그리스 코스섬에서 가족과 친구 50여명을 초청해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이들 커플은 수년 동안 계획을 짰고 토머스 쿡을 통해 자신과 초청객들의 비행기표 등을 예약했다. 이날 오전 6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새벽 3시에 택시로 맨체스터공항에 도착한 커플은 토머스 쿡의 파산으로 인해 비행편이 취소됐다는 얘기를 듣고 망연자실했다. 이미 로치의 아버지와 자녀 중 한 명은 코스섬에 도착해 있는 상황이라 커플은 어쩔 수 없이 4000 파운드(약 594만원)를 주고 다른 비행기 티켓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초청 대상자 50명 중 상당수는 결혼식에 오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토머스 쿡과 같은 이름을 쓰는 남성과 아멜리아 빈치 커플 역시 오는 27일 그리스 로도스섬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이 커플은 지난 18일 로도스섬에 이미 들어왔지만, 신랑 들러리를 포함해 하객 중 상당수는 토머스쿡 파산으로 비행편이 취소된 상태다. 토머스 쿡을 통해 예약한 케이크와 각종 장식, 피로연 등도 사실상 물거품이 되면서 커플의 결혼식은 열리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다음 주 코스섬에서 ‘꿈의 결혼식’을 준비한 예비 신부 에이미 라이트(27)도 이날 아침 여행사로부터 취소 소식을 통보받고는 충격에 빠졌다. 라이트는 모두 40명이 참석하는 결혼식을 위해 이미 4만 파운드를 결제했다. 부부의 ‘마지막’ 여행이 물거품이 된 가슴 아픈 소식도 알려졌다. 영국인 매트 도미닉은 암으로 여생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시한부 판정을 받고 아내 린지와 마지막 부부동반 여행을 토머스 쿡을 통해 준비했다. 여행비 1800파운드는 지인들이 모금으로 마련했다. 아내 린지는 “완전히 지쳐버렸다. 우리한테는 아무런 대안이 없다”고 털어놨다. BBC에 따르면 남자아이 둘의 엄마인 린 존스는 아이들의 첫 해외 여행지로 디즈니랜드를 정하고 2년간 한푼두푼 돈을 모은 뒤 토머스 쿡의 여행 바우처를 샀다. 존스는 “800파운드 가치의 바우처를 통해 아들 둘을 데리고 내년 6월에 디즈니랜드에 갈 생각이었는데 불가능하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더군다나 바우처 보상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은 존스는 “저축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다른 옵션이 없다. 다음 휴가를 위해 또다시 2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대금 미정산을 우려한 호텔이 체크인을 거부해, 이미 비용을 다 내고도 어쩔 수 없이 다시 결제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독일 쾰른 출신 30대 여행자 닐스 리흐테는 스페인 마요르카섬에서 “(호텔 요구로) 이중 지불을 하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트윅공항에서 가디언 취재진과 만난 더그 잉그람과 페니 부부는 토머스 쿡 파산 하루 전 협상 경과에 관해 문의했지만, 회사로부터 “다 괜찮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했다. 토머스 쿡은 이날 파산을 공식 선언하면서 불가리아·쿠바·터키·미국 등 해외에서 귀국하려 영국 정부의 긴급 지원을 기다리는 영국인을 포함해 세계 전역에서 여행객 60만여명이 발이 묶였다고 밝혔다. 이에 영국 정부는 토마스 쿡을 통해 해외여행에 나선 영국민 15만 5000명을 본국으로 귀환시키기 위해 민간항공관리국(CAA)과 함께 임시 비행기를 대거 편성했다고 BBC가 전했다. 당초 월요일인 이날 영국에 돌아오기로 예정된 여행객은 1만 6000명으로, 정부는 전세기를 통해 이 중 1만 4000명 이상을 귀국시킨다는 계획이다.‘매터혼(마터호른) 작전’으로 명명된 이번 긴급 수송에는 이지젯과 버진애틀랜틱 등 다른 항공사 소속 비행기와 전세기 등이 투입됐다. 이번 긴급 수송계획이 전시가 아닌 평시 송환으로는 ‘최대 규모’라고 영국 언론은 전했다. 그러나 토머스 쿡의 갑작스러운 파산으로 예정된 여행 등이 취소되면서 피해를 보는 국내외 고객과 업체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토머스 쿡을 통한 여행자가 2만 6000명이 넘는 터키에서는 여행업계에 상당한 피해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터키 정부는 투숙객에게 비용을 전가하지 말라고 호텔업계에 경고하는 한편, 토머스 쿡 파산으로 타격을 받은 업체에 신용 지원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시흥시 “인공서핑 웨이브파크 내년 6월 개장…국내외 서핑대회 유치”

    시흥시 “인공서핑 웨이브파크 내년 6월 개장…국내외 서핑대회 유치”

    “시화MTV를 시흥시 해양관광산업 거점으로 육성해 거북섬 해양레저 복합단지~아쿠아펫랜드~해양생태과학관으로 이어지는 해양레저 클러스터를 구축하겠습니다.” 윤진철 경기 시흥시 미래전략담당관은 24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화MTV에 해양레저 클러스터를 조성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동아시아 해양생태관광 허브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제 해양레저관광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멕시코 칸쿤과 싱가포르 센토사, 호주 달링하버 등은 수변 공간을 활용한 레저관광 육성으로 세계적인 관광지로 도약한 도시들이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해양관광산업에 주목하는 가운데 국내 해양 레저인구도 급증하는 추세다. 경기 유일의 내만갯벌을 비롯해 월곶 국가어항과 배곧 한울공원, 오이도 해양관광단지 등 풍부한 해양생태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시흥시는 해양을 테마로 하는 신산업 육성에 온 힘을 집중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윤 미래전략담당관은 향후 해양레저 클러스터 추진 상황에 대해 “거북섬을 해양레저 복합단지로 개발해 해양레저 관광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6월 개장 예정인 인공서핑 웨이브파크는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어 국내외 다양한 서핑대회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기에 상업시설과 마리나 시설까지 더해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일자리 창출 등 해양자원의 고부가 가치화가 실현된다”고 덧붙였다. 거북섬 해양레저 복합단지는 시화MTV 거북섬과 문화공원 일대 32만 5300㎡ 부지에 총 5630억원을 투입해 조성하는 해양레포츠단지다. 동아시아 최초이자 세계 최대 규모 인공서핑장(16만㎡)을 비롯해 호텔·마리나 시설 등이 들어선다. 지난해 11월 시흥시와 경기도, K-water, 사업시행자인 대원플러스건설이 시흥 인공 서핑파크 투자유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지난 6월 1단계로 인공서핑 웨이브파크가 착공됐다. 2단계로는 내년 관광 숙박·상업·마리나 시설을 착공하고, 3단계로 2023년 주상복합 시설을 착공해 2025년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시는 오는 11월 해양수산부의 ‘2019 해양레저관광 거점’ 공모 사업에 참여해 복합단지 조성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해양레저관광 거점 공모는 국내 해양레저관광 명소를 육성하기 위해 개발 잠재력이 높은 해양레저관광 거점 2곳과 1곳당 최대 50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시는 이번 공모를 통해 인공서핑장과 연계한 계류장과 클럽하우스 등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윤 담당관은 “전 세계 관상어 시장 선점을 위해 아쿠아펫랜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쿠아펫랜드 조성되면 연 116억원의 수입 대체 효과가 기대되며 한 해 방문객은 150만명, 일자리는 315명가량 창출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서울대 시흥스마트캠퍼스와 시흥스마트허브와의 협업을 통해 1·2·3차 산업이 집적화된 6차 산업화 기반 구축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세계 관상어 산업은 45조원 규모로 관상어가 개·고양이와 함께 3대 반려동물로 꼽혀 국내만 4100억원 규모 관상어 시장이 형성돼 있다. 시는 시화MTV 내 상업유통용지에 국내 최초이며 최대 규모 관상어 집적단지인 아쿠아펫랜드를 조성해 수입과 유통에 편중된 관상어 산업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수출로 세계 관상어시장 선점기틀을 마련할 예정이다. 지하 1층, 지상 4층 등 총 4개 동 건물에는 관상어 생산·연구 시설, 관련 용품 판매·유통 시설, 관상어 품종 양식·연구 시설 등이 들어선다. 2018년 10월 아쿠아펫랜드와 투자유치 양해각서 체결 이후 지난 4월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최종 통과했다. 다음달 착공해 예산 960억원이 투입되고 2021년 9월 준공·개장할 계획이다. 이 외에 윤 담당관은 “해양생태과학관을 건설해 해양생태계 보전의 공익 가치를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흥시가 해양생태계 보전 등 사회 공익적 역할을 선도적으로 수행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해양교육과 체험·연구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확충하는 해양생태과학관이 경기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도록 공공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해양생태과학관은 해양생태 보존과 해양관광 거점화를 위한 필수 시설이다. 280억원 사업비를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조성한다. 해양 이해를 높이는 해양 교육홍보시설을 비롯해 조난·부상당한 해양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하는 해양동물 구조·치료센터, 77종 보호 대상 해양생물을 연구하는 해양생물 R&D센터로 구성된다. 현재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에 상정 중으로 내년 착공해 2022년 준공될 예정이다. 시는 공사가 마무리되는 2022년까지 연 149명의 직간접 고용효과를 기대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면 한해 총 62명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언론브리핑 마무리 발언에서 윤 담당관은 “시흥을 서해안 해양레저관광을 선도하는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시는 해양레저 클러스터를 추진해 시민 중심의 협의체로 자문단을 구성 중”이라며, “분야별 민간 전문가 20명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자문을 거쳐 해양레저관광 정책 발굴과 공모 진행 등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178년 여행사 토머스 쿡 파산, 60만명 해외 체류 고객들 ‘발 동동’

    178년 여행사 토머스 쿡 파산, 60만명 해외 체류 고객들 ‘발 동동’

    178년의 역사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여행사인 토머스 쿡이 결국 유동성 위기를 넘지 못하고 파산을 선고했다. 빅토리아 여왕 때인 1841년 토머스 쿡(1808∼1892년)에 의해 설립된 이 회사는 영국 중부 레스터에서 이웃 도시인 러프버러까지 19㎞ 구간을 기차로 500명의 승객을 실어나르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해 1855년에 세계 최초로 유럽대륙 여행 패키지를 선보였고, 여행과 숙박, 식음료를 포함한 패키지 투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 뒤 외화 환전 서비스, 여행자수표 발행 등 세계 최초의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으며 여행업을 선도했다. 토머스 쿡이 16개국에서 운영하는 호텔, 리조트, 항공사, 유람선 이용객만 연간 1900만명에 이른다. 모든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고 거래 상대 기업들은 잇따라 거래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 상품을 위해 해외 체류 중인 여행객만 60만명, 그 중에서도 영국인 15만명의 발이 묶일 공산이 높다. 당장 영국 정부는 이들을 본국으로 송환하기 위해 94편의 대형 항공기를 투입하기로 했지만 적지 않은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아래 동영상을 보면 파산 소식과 함께 송환 계획이 발표된 첫날부터 세계 곳곳에서 상당한 혼란과 진통이 벌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토머스 쿡은 23일 이른 아침 성명을 통해 마지막 회생 논의가 결론 없이 막을 내림에 따라 파산을 선언하고, 청산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성명은 “상당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존 주주와 새로운 신용 공여 예정자의 합의가 불발됐다”며 “이사회는 즉각 청산 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피터 프랑크 하우저 최고경영자는 “수백만 고객과 수천 명의 직원,오 랫동안 우리를 지원해준 협력·공급업체들에 사과한다”고 밝혔다. 대주주인 중국 포선 인터내셔널 그룹은 성명을 통해 “그룹 경영진이 관련 이해 당사자들과 함께 해결책을 찾지 못한 데 대해 실망했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파산이 확정된 직후 취재진에게 정부가 이 회사를 구제했으면 도덕적 해이를 유발했을 것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여행사들이 미래에 이런 파산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토머스 쿡은 영국 내 600여개 지점 9000명의 직원 외에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중국 등 16개국에 영업 지점을 둔 글로벌 여행업체로 2만 1000여명을 고용했다. 또 영국과 스페인, 독일 등에서 모두 4개 항공사를 운영해왔으며,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의 7개 호텔 체인도 보유해왔다. 고객들의 항공기 등 운항이 중단되자 영국 정부와 민간항공국 등이 긴급 여행자 운송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마터혼 작전’으로 명명된 이 작전에는 평시 영국의 자국민 이송으로는 최대 규모인 94대의 대형 수송기가 투입된다. 아프리카 튀니지에서는 이 회사의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에 토머스 쿡 상품 이용자들이 호텔 측에 의해 감금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하지만 회사는 원만하게 분쟁이 해소됐으며 휴가객들이 호텔에서 풀려났다고 설명했다. 패키지 상품에서 개별적인 자유여행으로 트렌드가 급격히 바뀌는 추세를 제대로 읽지 못해 파산 직전까지 17억 파운드(약 2조 5311억원) 빚더미에 시달렸다. 포선 인터내셔널 그룹은 지난달 4억 5000만 파운드(약 7148억원)를 투자해 토머스 쿡의 여행 부문 지분 75%와 항공 부문 주식 25%를 취득했다. 포선 인터내셔널 그룹 등 채권단은 토머스 쿡과 9억 파운드(약 1조 3407억원)의 구제금융에 합의했지만, 2억 파운드(약 2970억원)를 추가로 토머스 쿡에 확보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에 2억 파운드 긴급 지원을 요청했지만 영국 정부는 딱 잘라 거절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코레일톡’ 종합여행플랫폼으로 재구축

    모바일을 통한 승차권 구입 및 여행 정보를 얻는 여행객이 늘어남에 따라 열차 승차권 예매 앱인 ‘코레일톡’을 원스톱 종합여행플랫폼으로 재구축한다. 또 2024년까지 1700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관광전용열차도 개발할 계획이다. 코레일이 23일 이같은 내용의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한 철도관광 중장기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코레일톡으로 열차 승차권과 호텔, 렌터카 등 역 주변 여행콘텐츠를 한 번에 예약·결제할 수 있는 ‘토털여행서비스’를 강화한다. 2024년까지 150개 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공연티켓, 스포츠관람권, 지역 특산물 등의 콘텐츠를 추가키로 했다. 2020년 상반기 중으로 승차권 예매 홈페이지를 모바일에 특화된 철도관광 상품판매 전용 홈페이지로 개편한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정보통신기술(IT) 취약계층을 위해 철도관광 상품 전화 판매 시스템을 도입, 여행센터를 통한 상품 예약과 결제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기존 관광전용열차를 대체할 새로운 관광전용열차 17편성(96량)을 도입한다. 열차 도입에는 1700억원을 투입할 에정으로 현재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레일유럽·일본철도(JR) 등 해외 철도유관기관과 공동마케팅을 통해 외국인 전용 철도패스 ‘코레일패스’의 해외 판매망을 확대한다.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 ‘씨트립’과 코레일패스 판매 대행 계약을 10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열차 승차권과 숙박·관광지 입장권 등을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기차여행 플랫폼을 추가하고 해외 온·오프라인 판매처도 확대키로 했다. 특히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철도 이용 확대를 위해 다국어 홈페이지에 ‘기차여행 지도서비스’를 내년부터 시작한다. 연말부터는 외국인 전용 ‘코레일패스’를 코레일톡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코레일은 중·소여행사와 상생 및 철도관광산업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획한 패키지 상품을 여행사에 공급할 계획으로 철도관광 상품 전문판매 대리점을 공개 모집키로 했다. 이선관 고객마케팅단장은 “글로벌·모바일 등 여행 트렌드를 반영한 철도관광 패러다임 전환으로 국내 관광 활성화를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동영상] 잔지바르 바닷물 속에서 결혼 프러포즈하던 남자 익사

    [동영상] 잔지바르 바닷물 속에서 결혼 프러포즈하던 남자 익사

    미국의 백인 남성이 흑인 여자친구에게 바닷물 속 프러포즈를 하다 익사하고 말았다. 비운의 주인공은 루이지애나 배턴루지 출신의 스티븐 웨버로 아프리카 탄자니아 펨바 섬에 있는 만타 리조트의 바닷물에 잠긴 객실 밖에서 고글과 오리발을 낀 채 잠수해 객실 안의 여친 케네샤 앙트완에게 결혼 반지를 보여주고 결혼해달라고 요청하는 손글씨 편지를 유리창에 대 보여준 뒤 숨지고 말았다. 앙트완은 객실에서 이 모든 과정을 동영상에 담고 있었다. 앙트완은 페이스북을 통해 남자친구의 죽음을 확인하며 그가 “그 깊은 곳에서 떠오르지 못했다”고 적었다. 만타 리조트는 21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와에 19일 저녁 “수중 객실 밖에서 혼자 프리다이빙을 즐기다 비극적으로 익사했다”고 밝혔다. 잔지바르 경찰은 사고 원인 수사에 들어갔다. 두 사람은 해안으로부터 대략 250m쯤 떨어진 바닷속 객실에 나흘 숙박을 예약하고 묵었다. 하루 1700달러(약 202만원)였다. 두 사람은 버킷 리스트에 있던 이 호화 리조트 숙박을 “일생에 한번 뿐인” 일로 기억하고 싶어했다. 이 객실은 10m 수심 아래에 잠겨 있다. 웨버는 사흘째 묵던 날에 바닷물 속 결혼 프러포즈 이벤트를 벌였다. 그가 유리창에 댄 손글씨 편지에는 “당신을 사랑하는 모든 것에 대해 얘기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숨을 참을 수 없다. 하지만 당신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매일 더 사랑한다!”라고 적혀 있었다.그는 코팅된 편지지를 뒤집어 “나랑 결혼해줄래”라고 쓴 글씨를 보여준 다음 반바지에서 결혼 반지를 꺼내 보여준 뒤 헤엄을 쳐 시야에서 사라졌다. 리조트 최고경영자인 매튜 사우스는 직원들이 “물에서 문제가 발생한 뒤” 대응했으나 도착했을 때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앙트완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웨버가 “내 대답을 결코 들을 수 없었지만” 자신의 답은 “수백만 번이라도 예스였다”고 털어놓은 뒤 “우리는 결코 포옹하지도, 남은 삶을 함께 시작하겠다는 것을 축하하지도 못했다. 우리 생애 최고의 날은 최악의 날이 되고 상상할 수 있는 한 가장 잔인하게 운명이 뒤틀리고 말았다”고 밝혔다. 동영상을 붙일까 말까, 너무 잔인한 것 아닌가 고민했는데 무모한 프로퍼즈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는 측면에서 싣기로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월드피플+] 제자 2명과 쓰레기 주우며 1800㎞ 걸은 교사의 감동 여정

    [월드피플+] 제자 2명과 쓰레기 주우며 1800㎞ 걸은 교사의 감동 여정

    두 달간 베트남의 20개 성, 1800㎞를 걸으며 ‘환경 보호’ 메시지를 전파한 교사와 제자 두 명에게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 현지 영문매체인 브앤익스프레스는 지난 6월 24일부터 두 달간 베트남 20개 성, 1800여㎞의 대장정을 마치고 최근 호치민으로 돌아온 응웬 탄뚜안 안(29)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현재 호치민시의 한 대학에서 체육을 가르치는 그는 제자 두 명과 함께 지난 6월 24일 호치민에서 출발해 8월 16일 하노이에 도착했다. 하노이에서 300㎞ 가량 떨어진 북부 라오까이성의 판시판산까지는 자전거로 이동했다. 판시판산은 해발고도 3143m로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기나긴 여정 중 길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고, 지역 사회 주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베트남 중부 도시 나짱과 다낭에서는 30여 명의 사람들이 동참했고, 하노이에서는 동참 인원이 50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여행에 앞서 한 달 반가량 준비 기간을 가졌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걷고, 뛰는 훈련을 했고, 마사지, 요가, 생존기술 등을 익혔다. 그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사고방식 등의 정신 강화 훈련도 병행했다. 철저한 사전 훈련 덕분인지 홍수, 폭염, 추위, 발에 생긴 물집과 상처 등의 험난한 여정에 불평 한마디 없이 견뎌낼 수 있었다. 판시판산을 등반할 때는 갑자기 쏟아진 폭우 속에서 9시간을 헤쳐나가야 했다. 기온이 4~7도로 떨어지면서 추위에 몸서리치기도 했다. 안씨와 두 제자는 이번 여정에 단돈 50만 동(2만5600원)만을 소비했다. 안씨는“숙박은 대부분 지역 주민들의 집에서 해결할 수 있었고, 아니면 공공 체육센터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일부 노점상들은 과일과 간식 등을 챙겨주기도 했는데, 장사 물건을 제공하는 그들의 호의를 정중히 거절하자 한사코 먼 길을 쫓아와 먹을 것을 건네기도 했다. 한 번은 장애인이 쫓아와 돈을 건넸다. 또 한 번은 자정이 되어서야 탄호아에 도착했는데, 택시 기사가 그의 집으로 이들을 초대해 잠자리를 제공했다. 안씨는 “여정 중 만난 많은 이들의 따뜻한 선의는 사뭇 감동적이었다”면서 “나눔의 삶을 배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뜻깊은 젊은이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후원금 4000만 동(205만원)가량을 보내왔다. 이들은 이 돈을 가난한 학생들을 위한 기부금으로 전했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jongsil74@naver.com
  • 태풍 ‘타파’ 폭우·강풍 예보에도…구례군 철인3종경기 강행 논란

    태풍 ‘타파’ 폭우·강풍 예보에도…구례군 철인3종경기 강행 논란

    구례군 “기상 조건에 맞춰 코스 조정”기상청 “지리산 부근 중심으로 많은 비” 제17호 태풍 ‘타파’가 북상하면서 강한 비바람을 동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남 구례군이 22일 국제 철인3종 경기인 ‘2019 아이언맨 구례 코리아’를 강행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 구례군에 따르면 이번 대회를 주관한 구례군 체육회는 22일 오전 7시 10분부터 3개 종목 226㎞(수영 3.8㎞, 사이클 180㎞, 마라톤 42.2㎞)를 17시간 이내에 완주해야 하는 풀코스 경기를 예정대로 열기로 했다. 수영은 지리산 호수공원에서 열리고 사이클은 호수 옆 대회장을 출발해 간전 남도대교까지 2회전을 해야 한다. 대회 자체가 야외에서 열리는 만큼 기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경기다. 이번 태풍은 많은 비와 강풍을 동반할 것으로 예상돼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23일까지 전남 지역에 비가 100∼200㎜가 더 내릴 것으로 보인다. 광주전남지역에 태풍 예비특보를, 남해안 일부 지역은 호우 예비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기상청 관계자는 “23일까지 제주도와 남해안, 동해안, 지리산 부근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이에 일부 참가자들은 태풍이 오면 사실상 경기 진행 자체가 어려운데도 주최 측이 행사비 환불 등 손해만 걱정하고 대회를 강행하려 한다며 우려하고 있다. 구례군은 기상 상황을 고려해 코스를 단축하는 등 탄력적으로 경기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수영은 1.5㎞, 사이클은 60㎞, 마라톤은 30㎞로 축소해 진행, 태풍 ‘타파’가 구례 지역에 진입하는 시간 이전에 마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회 당일인 22일 오전 7시에 시작하는 수영 경기 때 경기를 치를 수 없을 정도로 비가 많이 내리면 축소 혹은 취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구례군은 19일부터 선수 등록을 받아 현재 1400명이 참가 신청을 했다. 이들은 대회 참가비로 50∼80만원을 냈다. 구례군 관계자는 “대회 당일 오후, 비가 많이 내리면 사이클 코스를 줄여 운영하는 등 기상 조건에 맞춰 대회를 열 계획”이라면서 “이미 참가 선수들이 숙박 등 체류비가 포함된 참가비를 낸 상태여서 환불은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참가 선수 가운데 외국인 비율이 40%에 달한 데다, 미리 가족들과 구례에 도착해 대회를 준비하고 있어 부득이 대회를 축소해 열기로 결정했다”면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참전용사는 말합니다… 빚진 것 없으니 자유를 전달하라고”

    “참전용사는 말합니다… 빚진 것 없으니 자유를 전달하라고”

    ‘현장’과 ‘사람’에는, 책과 자료로 걸러지지 않은 것들이 남겨져 있기 마련이다. 인천상륙작전 때 뻘밭에서 죽어간 군인들에 관한 이야기, 전장에 투입되는지도 모른 채 한국 땅을 밟은 사연들이 그런 것이다. 현효제(40)씨가 이런 이야기들을 줄줄 내어놓을 수 있는 건, 그가 ‘현장 속 사람들’을 직접 만났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6·25 참전용사를 찾아다니며 무료로 사진을 찍어 주고 있는 사진작가이다.엔젤 에세베도 버나드는 다른 6만 1000여명의 푸에르토리코 출신처럼 반바지 반팔 차림으로 참전했다가 제대로 된 군복 없이 헝겁과 붕대로 몸을 감싸며 난생처음 눈을 맞고 혹한을 겪었다. 눈, 비, 배고픔은 푸에르토리코 출신 참전용사들에게 6·25에 대한 기억의 대부분이다. 상륙정의 문이 열린 뒤 그에게는 가장 큰 비극이 펼쳐졌다. 아무도 그곳이 뻘밭이라고 미리 말해 주지 않았고, 앞서 먼저 내린 전우들은 한국땅을 밟아 보지도 못하고 익사했다. 그 자신도 고향 친구들의 어깨와 몸을 밟고 밟아 땅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뻘밭에서 몸부림쳤던 너무 많은 친구들과, 살기 위해 그들을 밟고 나가야 했던 기억이 아직도 그를 괴롭힌다.미 해병대 출신 살 스칼라토는 장진호 전투 때 정찰 중 쏟아진 포탄에 부모는 죽고 손목이 절단된 채 누나 품에서 울던 5살쯤 된 어린아이를 발견했다. 아기를 안고 뛰어 병원에 데려다주고 나왔는데, 가슴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끊어진 아기 손목을 다시 전달해 주려 들어갔더니 이미 아이는 죽어 있었다. 안을 때 자신의 목덜미를 잡았던 아이의 손이 2019년 88세 나이에도 느껴진다 했다. 17세에 참전한 영국 리버풀 출신 앨런 가이는 미국령 버뮤다로 가는 줄 알고 군에 지원했는데, 어느 날 눈을 떠 보니 부산항이었다. “북진 때 탔던 미군 기차에는 고기, 치즈, 빵, 우유, 초콜릿이 있었는데 나중에 탄 영국군 기차에는 딱딱한 빵에 햄 한 장 들어간 샌드위치에 물도 주지 않아 ‘미군에 입대했어야 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했다.윌리엄 웨버 미국 예비역 육군 대령은 그에게 “고조선의 역사를 아느냐”고 물었던 미국인이었다. 2차 세계대전 말기 소위로 참전, 첫 부임지인 필리핀에서 맥아더 사령관으로부터 “일본에 가서 조선소, 비행장 등 군수공장의 ‘조선인 노예’를 해방하고 본국 송환을 도우라”는 첫 명령을 받았다. 자신이 담당한 곳의 자료를 찾아 700여명을 안전하게 귀국시켰고,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인과 결혼하는 등 남을 수밖에 없었던 이들은 핍박을 면하게 하기 위해 안전지역으로 옮겼다. 종전 이후에도 일본에 남아 한국인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그는 한국 역사를 꿸 정도가 되기에 이르렀다. 6·25 때는 대위로 참전했다. 전투 중 포탄에 오른쪽 팔이 절단돼 후송되다 호송 차량이 포탄을 맞아 같은 날 오른쪽 다리가 절단되었다. 미군은 필사적인 노력으로 그를 살려냈는데 “감각이 없을 정도로 모르핀을 많이 맞았다”고 한다. 워싱턴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의 ‘수색하는 병사’ 19명 중 하나가 그다. 1000여명의 외국인 참전용사를 만났다니, 현씨는 6·25전쟁 전문가가 되어 있었다. 그는 한양대 사학과를 다니다 중퇴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카데미예술대학(AAU)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2010년 귀국해 ‘라미스튜디오’를 차렸다.-언제부터 참전용사 사진을 찍기 시작했나. “2013년 육군 모 사단 홍보 동영상 작업을 하게 됐다. 그때 군생활 28년간 사진첩 반 권을 채우지 못했다는 한 원사의 가족사진을 찍어 주고 큰 보람을 느꼈다. 이를 계기로 다른 군인들과 그 가족들의 사진도 찍게 되었다. 2014년 ‘육군지상군 페스티벌’ 영상 작업을 하면서는 군복에 관심을 갖게 됐다. 스웨덴은 2년마다 남녀 모델을 써 계절과 용도, 상황에 맞는 군복 착용법을 다룬 책자를 낸다. 다른 선진국들도 그렇게 하는데 우리 군은 그런 게 없다. 군복의 연원과 변화와 종류를 알기 어려웠고 사진도 없다. 2014~2016년 3년간 60여개 군 부대를 돌며 육군 군복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군 단체, 군 가족, 한국전쟁 참전용사 개인 및 단체 사진을 찍으며 5000여명의 군인을 만났다. 그중 1000여명은 외국인 참전용사들이다.”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았나. “많이 들었다. 처음부터 돈을 받을 생각도 없어지만 초기부터 ‘사진 찍어다 어디에 팔려 하나?’거나 ‘군을 팔지 말라’ 등 오해하는 분들이 있어 더욱 생각을 굳히게 됐다. 방위산업전 군복시리즈 전시, 국군의날 특별사진전 등을 거치며 ‘나도 찍혀 봤으면’ 하는 마음에 연락 오시는 분들이 늘면서 편지로 사연을 받기 시작했다. 정말 모든 편지가 마음을 움직이고 발길을 이끄는 사연들을 담았다. ‘나는 군인이다’에서 ‘우리는 군인이다’, ‘우리는 군인가족이다’ 등으로 프로젝트가 진화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참전용사들을 알게 됐고, 영국과 미국을 20번 정도 오가게 됐다.” -비용은 어떻게 마련했나. “학교를 졸업하고 나무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이것들을 팔아 돈을 마련했다.”(그는 초기에 나무 사진작가로 이름을 얻기 시작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4850세 ‘므두셀라 나무’, 가장 부피가 큰 ‘제너럴셔먼 나무’, 가장 키가 큰 종인 자이언트세콰이어의 ‘쓰러진 모나코 나무’ 등 유명한 나무들을 찾아가 앵글에 담았다.)” -그래도 비용 감당이 어려워 보이는데. “2억원쯤 썼는데 스스로도 버틴 게 신기하다. 정작 어려움은 액자 비용이었다. 사진은 액자로 전달될 때 완성된다고 생각했다.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SNS 등을 통해 사연을 접하고 액자비를 후원해 주시는 분들이 생겨났다. 현지에 가면 차량, 숙박 등을 제공해 주시는 분들도 늘어 가고 있다. 참 감사하다. 참전용사들이 액자를 전달할 때면 꼭 ‘얼마냐’고 물어온다. ‘69년 전에 이미 지불하셨습니다’라고 하면 꼭 껴안아 주신다. 그런데 윌리엄 웨버 대령은 ‘그게 아니야. 너는 틀렸어. 모든 자유를 가진 사람은 자유를 가지지 못한 사람에게 자유를 전달하는 의무가 있어. 우리는 그 의무를 다한 것뿐이고, 너희는 우리에게 빚진 것이 없다. 다만 우리 덕분에 자유를 얻었다면 너희들도 의무가 있다. 북에 있는 너의 동족, 동포들에게 자유를 전달하는 게 너희의 의무야’라고 했다. 웨버 대령은 ‘우리 때문에 분단의 비극이 왔다’면서 ‘통일을 보는 것이 소원’이다.” 현씨는 내년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2년간 미국을 누비며 참전용사들을 만나 사진을 찍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죽기 전에 빨리 와 달라”는 연락들이 많아져 마음이 급하다. 미국에서만 날마다 대략 400명꼴로 세상을 뜨고 있다. 작년에만 18만명이 작고했다. 그들 대부분이 다른 누구로 남기보다 6·25 참전용사로 기억되고 싶어 하는 것을, 현씨는 잘 알고 있다.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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