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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겉도는 도로명·건물번호 부여

    도로 및 건물에 번호를 부여하는 사업이 7년이 지났지만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않고 있다.현행 주소체계를 선진국처럼 생활주소로 바꾸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했지만 이를 실생활에서 활용하는 곳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행정자치부 주관으로 지방자치단체들이 시행하고 있는 사업에 관련 부처에서는 혼란만 초래한다며 외면하고 있다.자치단체들은 업무만 떠넘겨 놓고 예산 지원이 따르지 않는다며 아우성이다.1000억원이 넘는 혈세가 길가에 버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도로명 및 건물번호부여사업’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대안을 찾아본다. ■추진실태 분석 지난 96년 ‘국가경쟁력강화기획단’이라는 막강한 조직에서 기획된 이 사업은 내무부(현 행정자치부)가 앞장서 추진해왔다. 정부는 당시 불합리한 주소제도를 개선,물류비를 획기적으로 절감시키고 선진화된 주소체계를 갖출 수 있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다. ●1000억원 넘는 국민 血稅 낭비 우려 그러면서 현행 주소는 지번체계가 불합리해 시민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뿐 아니라 행정의 비능률 및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당위성도 부각시켰다.이에 따라 내무부는 장관직속으로 ‘도로명 및 건물번호 부여 실무기획단’을 구성,이듬해인 97년 서울 강남구와 경기 안양시를 시범사업 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어 98년에 안산·청주·공주·경주시가 참여했고 6년이 지난 지금 전국의 63개 자치단체가 사업을 완료했다. 131개 자치단체는 올해 말 목표로 추진중이다. 이 사업에 지금까지 국비와 지방비 등 1196억 4000만원이 소요됐으며,현재 추진중인 자치단체들은 국비 지원없이 6억∼10억원씩의 자체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행자부는 2009년까지 전국의 모든 군지역까지 완료토록 지시를 내린 상태다. ●국고지원도 중단 …언제 끝날지 몰라 그러나 정작 이 사업을 맡고 있는 일선 자치단체들은 썩 내켜하지 않는 눈치다.인력이 부족한 가운데 2000년부터 국비 지원마저 중단됐기 때문이다. 대구 수성구는 월드컵 개최를 앞둔 지난 99년 시범지역으로 선정돼 국비 2억원을 지원받았다.여기에 시비와 구비 3억원을보태 지난해 말 대구지역에서 유일하게 사업을 완료했다. 그러나 수성구를 제외한 대구지역 8개 자치단체들은 2000년부터 국비지원이 끊겨 어정쩡한 입장이다.대구 북구는 올해 도로 명판 제작 및 부착비용 3억여원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다른 구청들도 사업 마무리를 위해서는 3억여원이 필요하지만 재정형편이 열악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 지적과 관계자는 “당초 사업 초기단계에서는 정부가 국비를 50%이상 지원키로 했으나 갑자기 예산지원이 중단됐다.”면서 “사업 마무리가 상당기간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력 태부족… 활용도 거의 안돼 군포·의왕 등 16개 자치단체가 추진중인 경기지역도 예산 및 인력부족 등으로 애를 먹고 있다.도로 구간을 설정,도로명칭과 건물기초 번호 등을 정한 뒤 도로명판과 건물번호판 등을 부착해야 하는데 대부분 지적과 직원 1명이 처리하고 있다.기존 업무에 이 일까지 떠맡게 된 직원들은 “일손이 모자란다.”며 불만이 높다. 지난해 6월 사업을 끝낸 서울시는 직원 6명의 ‘새주소부여 추진팀’이 구성돼 있어 업무추진면에서 지방보다 사정이 나은 편이다.그러나 2만여개의 좁은길과 골목길 등에 이름판을 붙이고 건물에 번호판을 부착했지만 활용은 지지부진하다. 전국 정리 김병철기자 kbchul@ ■왜 겉도나 수원을 비롯해 화성·오산·평택 등 경기남부지역 63개 우체국에 접수된 각종 우편물을 수집,전국의 우편집중국에 배분하는 수원시 팔달구 영통동 수원우편집중국. 이곳에서는 월 평균 116만통의 우편물을 취급하고 있으나 도로 및 건물번호 등이 표시된 우편물을 찾아보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 민원실에서 2년5개월째 근무하고 있는 김모(36·여)씨는 “우편집중국에서 주로 다량의 우편물을 접수하고 있지만 도로명 및 건물번호가 표시된 우편물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각 가정에서 받는 각종 고지서 등 우편물에 도로명 표시가 있을 리가 만무다. ●공공기관 외면 문제는 이 사업에 누구하나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특히 적극 협조하고 나서야 할 공공기관마저 외면하고 있어 이 사업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의구심이 생긴다. 각 가정에 발송되는 고지서는 지방세·상하수도·전기·전화·가스 납부고지서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생활주소를 병기한 것은 제주도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찾아볼 수 없다. 검찰이나 경찰서 등 사법기관의 공문서도 마찬가지다.행자부는 세금고지서 등 공문서 발송시 도로명 등을 함께 사용하도록 했으나 자치단체마저 이를 따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자치단체 관계자들은 “현주소와 도로명 등을 함께 표시하기 위해선 사용중인 전산프로그램을 개별 작업을 통해 수정해야 하는데 천문학적인 행정비용이 소요돼 불가능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대국민 홍보부족 현재의 지번으로는 화재·범죄 발생 등 각종 사건·사고 발생시 신속한 대처가 어렵다며 새주소를 권하고 있지만 일선 경찰·소방서에서는 현행 주소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112·119 상황실에 접수되는 신고가 대부분 현주소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경찰 및 소방·우정 분야와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각 부처간 협의가 이뤄진 후 자치단체에 시달돼야 하는데 순서가 거꾸로 됐다는 지적이다. 대국민 홍보가 부실한 것도 이 사업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이유다.인천시의 경우 고유명 중심으로 새 주소를 만들다보니 함박뫼길·서달산길·원적산길 등 이름이 생소하고 까다로운 주소가 다수 등장해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예산낭비 10대 사업 일선 시·군 관계자들은 “중앙에서는 예산지원도 없이 홍보를 강화하라는 지시만 내린다.당장 활용할 수도 없는데 앞으로 간판 유지비 등으로 수억원씩을 써야하니 답답한 노릇이다.”라고 말했다.경실련은 2001년 이 사업을 대표적인 예산낭비 10대 사례 중 4번째로 꼽았다.당시 경실련 예산감시위원으로 활동했던 김건호 간사는 “구체적인 활용계획이 없는데다 홍보부족 등으로 일반국민의 혼란만 야기하고 있고 관련 부처간의 협조도 미흡해 공공기관에서조차 활용이 부진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제주도의 성공사례 2001년 5월 사업을 끝낸 제주시는 도로명 및 건물번호부여 사업의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12억 8000만원을 들여 주요 간선도로 12개,보조 간선도로 12개,좁은길 1288개,골목길 89개 등 1401개 노선에 대한 도로명칭 등 부여사업을 마쳤다.도로명은 ▲역사성 ▲옛지명 및 지역특성 ▲주요시설 이름 등을 반영해 지었다. 이어 전산안내 시스템을 구축,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본격적인 안내서비스에 들어간 제주시는 지난해 7월부터는 우편번호와 새 주소,기존 주소를 인터넷으로 한꺼번에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우편 라벨로의 출력도 가능토록 자체 시스템을 개발해 행자부로부터 새 주소사업 활용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시가 발부하는 연간 110만통에 이르는 종합토지세,등록세,취득세,주민세,자동차세,상·하수도세 등 16개 각종 공과금 고지서에 새 주소와 기존 주소를 병기해 발송하는 등 적극성을 띠었다. 시청 홈페이지에서는 각 실·과별로 관리하고 있는 음식점·숙박업소·여행사·유아원·사회단체 자료 등 행정정보관리 자료 5만여건에 대해서도 새 주소와 기존 토지지번 중심의 묵은 주소를 병기해 검색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달 16∼17일 강원도 춘천·원주시와 홍천군 등 관내 13개 시·군에서 공무원 20명이 찾아와 사후 관리업무 및 활용 수범사례 등을 수집하고 돌아갔으며 광주 남구청,부산진 구청,인천 연수구청 등 전국 각지에서 활용사례 등을 계속 문의해 오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아직 100% 성공했다고는 할 수 없으나 시민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며 “특히 번지를 찾는데 드는 물류비 절감면에서 과거에 비해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김영주 기자 chejukyj@ ■김두수 행자부 지원단장 김두수(金斗洙) 도로명 및 건물번호 부여지원단장은 18일 도로명 사업이 우리의 주소체계를 선진국과 같은 국제표준의 주소표시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을 강조했다. 도로명 및 건물번호 부여사업이 왜 겉돌고 있나. -사업 성격상 국책사업으로 국비를 지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2000년부터 지방사업이라는 이유로 국비지원이 중단됐다.자치단체의 반발과사업추진 지연 및 유지관리 소홀 등이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업을 지속할 필요성이 있는가. -물론이다.지난해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산학공동연구회의 일본측이 외교부와 산자부를 통해 우리나라 주소체계의 개선을 요구했다.한국의 주소체계가 너무 복잡해 물품 배달 등 물류비용이 과다하게 들어간다는 이유였다.선진국에서도 새 주소를 활용하는데 40∼50년이 걸렸다.우리는 6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활용이 안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 동북아 물류중심국가를 지향하고 있지만 선진 주소체계가 확립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부정적인 시각이 만만치 않은데. -지난해 국회에서 이 사업과 관련해 의원 22명이 49건의 질의를 하며 추궁했다.감사원의 철저한 감사도 거쳤다.그 결과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이라는 큰 방향에는 공감했다. 자구책은 뭔가. -한국지방행정연구원과 서울대 국토연구소에 용역을 의뢰해 놓은 상태다.연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새 주소 병기 법제화,관리프로그램 개발 등 장·단기 발전방안을 강구하겠다.우선 내년 예산에서 국비 164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종락기자 jrlee@
  • 1분기 산업대출 17조 사상최대 / 서비스분야 43% 차지

    부동산,음식·숙박 등 서비스업에 대한 대출이 급증하면서 올 1·4분기 은행들의 산업대출이 분기 단위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특히 부동산투기 심리가 이어지면서 전체 대출액에서 부동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반면 기업들의 설비투자 기피로 시설자금 대출은 크게 둔화됐다.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중 산업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의 산업 대출금은 서비스업,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16조 9855억원 늘어 지난해 4분기(2조 8684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분야별로 부동산,임대업,도소매,음식·숙박업 등 서비스업 대출은 사상 최대인 9조 2057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8조 6051억원이 늘었다.이에따라 전체 산업대출금(266조 3000억원)에서 서비스업 대출의 비중은 지난해 말 42.5%에서 43.3%로 상승했다. 김태균기자
  • 변산반도 내변산 산행 / 내소사 전나무 숲길 세월이 멈춰버린듯

    변산반도 하면 흔히 채석강·적벽강 등의 해안 절경,즉 외변산을 떠올리기 마련.그러나 반도 안쪽을 일주해 본 이들은 변산반도의 참매력은 내변산에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변산반도 안쪽은 바다가 지척이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첩첩산중.400∼500m의 봉우리들이 겹겹이 이어져 있다.내변산은 비록 장대하지는 않지만 넉넉한 기품으로 찾는 이들을 포근히 감싸준다.산행의 최적기라는 5월,온통 연둣빛 세상의 내변산을 찾았다. 내변산은 내소사 및 원암,남여치,내변산 매표소를 통해 오를 수 있다.이중 내소사 매표소∼관음봉∼직소폭포∼월명암∼남여치 매표소 코스,또는 그 반대코스가 일반적이다.7.3㎞ 정도로 4시간쯤 걸린다.내변산 매표소∼내소사 코스(5.5㎞)는 비교적 짧으면서도 봉래구곡과 직소폭포 등 내변산의 진수를 맛볼 수 있어 가족단위 산행에 알맞다. ●7.3㎞ 등산 4시간 소요… 가족나들이 제격 내변산 매표소를 지나니 ‘등산로’ 대신 ‘탐방로’란 이정표가 눈길을 끈다.아이들의 자연학습을 염두에 둔 때문이다.오솔길 양편의 나무들에 각각 이름표를 달아놓기도 하고,일부 평탄한 곳엔 학습장을 꾸며 놓았다. 졸참나무,개옻나무,조팝나무,호랑가시나무,이팝나무,예덕나무,미선나무 등 나무 종류와 모양도 각양각색이다. 요즘 가장 눈에 띄는 나무는 덜꿩나무.조그맣고 하얀 꽃이 모여 부챗살 모양을 이루고 있다.아직 피지 않은 것은 아이 새끼 손톱만한 꽃봉오리가 앙증맞게 매달려 있다.코를 가까이 대니 밤꽃 향기가 난다. 매표소부터 자연학습장까지는 비교적 평탄한 오솔길.이후부터 약간 가파른 길이 시작되고,길 아래로 흘러내리는 계곡의 물줄기가 시원하다. 계곡은 크고 작은 폭포를 이루고 있는데,이른바 ‘봉래구곡’(蓬萊九曲)이다.직소폭포에서부터 시작해 구절양장 꺾이고 감돌아 넓은 반석 아래로 흐르는 물줄기.마치 은반에 옥 구르듯 흘러 작은 소(沼)를 이루고,머무는 듯 넘나든다. 계곡의 물줄기는 자그마한 변산댐에 잠시 머무르며 산중 호수의 아름다움을 연출한다.댐 오른쪽으로 난 등산로에서 보는 호수 풍광은 그야말로 운치 만점.거울처럼 맑은 수면엔 사방 연봉의 숲과 바위 하나하나가 그대로 비쳐 사람들의 넋을 뺀다. 직소폭포는 외변산의 채석강과 함께 변산을 대표하는 절경.육중한 암벽단애(岩壁斷崖) 사이로 흰 포말을 일으키며 23m 아래로 떨어져 ‘실상용추’(實相龍湫)란 깊고 둥근 소를 만든다. 우렁찬 폭포 소리를 뒤로하고 발길을 재촉했다.직소폭포로부터 재백이고개 까지는 계단 일색.많은 사람들이 다니면서 등산로 흙이 많이 흘러 내려 돌과 나무로 단장하다 보니 다소 지루한 느낌이 든다. ●23m ‘직소폭포' 우렁찬 소리에 감탄 절로 재백이고개 오른쪽은 원암 매표소,왼쪽은 관음봉,내소사 방향이다.관음봉으로 방향을 틀어 30분 쯤 가니 잠시 앉아 숨을 돌리라는 듯 능선에 널따란 바위가 자리잡고 있다.바위에 걸터앉으니 내소사 경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절 뒤쪽으로 멀리 개펄이 널따랗게 펼쳐져 있다. 바위부터 내소사까지는 가파른 내리막길.위험하지는 않지만 흙길에 미끄러져 자칫 엉덩방아를 찧기 일쑤다.1∼2㎞ 거리지만 올라오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힘들 것 같다. 등산로는 내소사 전나무 숲길과 만난다.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100m 정도 가면 내소사 경내다.마침 부처님 오신 날이라서 상당히 복잡할 것으로 예상했는데,비 때문인지 경내가 생각보다 한적하다.내소사 위로는 관음봉 처마 아래로 폭포수처럼 드리운 암벽이 올려다 보인다. 내소사는 백제 무왕 34년(633년) 창건된 절.창건 당시 대소래사·소소래사로 지어졌는데,지금의 내소사는 소소래사라고 한다.나·당 연합군의 당나라 장군 소정방이 이 절에 들러 시주한 이후 소래사가 내소사로 바뀌었다는 설이 있으나 근거자료는 없다. ●내소사~일주문 전나무 700그루 “날 반기네” 내소사는 예전엔 선계사,실상사,청림사와 함께 변산의 4대 명찰로 꼽혔다고 하나 나머지는 전란통에 타버렸다고 한다.내소사에서 인상적인 건물은 인조 11년(1633년) 중건됐다는 대웅보전(보물 제291호).못은 하나도 쓰지 않고 모두 나무를 깎아 끼워맞춰 지은 건물이다. 그 앞마당엔 고려때 만들어진 3층석탑과 동종,1000년 수령의 군나무가 내소사의 고색창연함을 대변해준다. 내소사 경내에서 매표소 못미처 나오는 일주문까지는 빽빽한 전나무 숲길.80∼200년 수령의 전나무 700여그루가 600m 남짓한 길 양편으로 빈틈없이 들어서 있다.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숲길을 걸어 매표소 쪽으로 향했다.전나무의 맑은 향기가 온 몸 깊숙하게 파고든다.마치 도심 공기에 찌든 뇌가 씻겨지는 듯 시원함이 느껴진다. 부안 글·사진 임창용 기자 sdargon@ [가이드] 낙조 못보면 후회해요 ●가는 길 변산반도는 해안도로인 30번 국도만 따라가면 내·외변산 대부분의 관광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내변산 매표소를 산행기점으로 하려면 서해안고속도로 부안IC∼30번 국도∼736번 지방도 코스를 이용해야 빠르다.반면 내소사를 기점으로 하려면 줄포IC∼710번 지방도∼23번 국도∼30번 국도 코스가 좋다. ●숙박 내변산 쪽엔 숙박업소가 별로 없고 해변쪽에 많다.특급호텔이나 콘도는 없지만 깨끗하고 전망 좋은 여관이나 민박은 많다.요즘은 여름 성수기가 아니기 때문에 값도 저렴한 편.새만금 인근의 변산온천 리조텔(063-582-5390),격포항 근처의 수협 바다모텔(〃-581-3102),모항 근처의 모항레저(〃-584-8867),호텔 썬비치(〃-584-8030) 등이 비교적 시설이 좋다. ●변산 낙조 변산반도를 여행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가 낙조.변산 낙조는 특히 빛깔이 곱기로 유명하다.서쪽 해안 어디서나 낙조를 감상할 수 있지만 그중 변산,격포,고사포 해수욕장의 낙조가 장관이다. 특히 내변산의 월명암 뒤 낙조대에서 보는 일몰은 동해안 낙산의 일출과 견줄 정도로 절경을 이룬다.이곳은 전망도 좋아 변산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문의 부안군청 문화관광과(063-580-4224). [식후경] ‘소아새탕' 식도락가 유혹 서해안 조개중 최고로 치는 백합은 부안의 대표적 특산품.예부터 임금님 진상품으로 부안 백합을 올렸다고 한다.싱싱한 백합은 회로 먹기도 하지만 백합죽이 별미다. 변산의 식당 대부분이 죽을 내지만 부안읍 동중리 부안터미널 인근의 계화식당(063-584-3075)의 백합죽이 맛있다. 흰쌀에 백합 속살을 넣어 죽을 쑨 뒤 김과 깨소금을 고명으로 얹어 먹는다.참기름을 듬뿍 넣어 비린내를 제거하는 것이 포인트.6000원. 좀 독특한 것을 맛보려면 부안읍 대림아파트 정문 앞에 있는 ‘부림갈비’(063-583-3800)의 ‘소아새탕’을 먹어보자.소아새탕은 쇠고기와 아귀,새우(중하)에서 따온 이름.이 세가지 재료에 야채와 양념을 넣어 끓여낸다.다른 지역에서도 소아새탕을 내는 식당이 있지만 식도락가들은 부안의 소아새탕을 최고로 친다.시원하고 얼큰한 맛으로 식사와 술안주로 좋다.2만원 짜리 한 냄비면 2명이 먹기 적당하다. 회를 먹고 싶으면 격포항 앞의 격포 어촌계 수산물직판장에 가자.A·B동 2개 건물 안의 20여개의 좌판에서 자연산·양식 활어를 회로 쳐 준다.4만원만 내면 3∼4명이 자연산 우럭(1㎏) 회를 매운탕과 함께 먹을 수 있다.
  • ‘빨래방 행정’ 뜬다

    ‘빨래방 행정,바쁘다 바빠.’ 서울시내 자치구들이 펼치는 노인·장애인 복지사업의 테마로 ‘빨래방’이 떠오르고 있다.공립 격인 세탁소를 만들어 홀로 사는 노인·장애인 등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무료로 빨래를 해준다.일거리가 없는 노인들에게는 공동 작업장으로 개방,사회로부터의 소외감에서 당당히 벗어나 자활 의욕을 되찾도록 돕고 짭짤(?)한 돈벌이까지 제공한다. 송파구는 지난 달 풍납복지센터에 개설한 ‘나눔 빨래방’ 시운전을 마치고 12일 본격운영에 들어갔다.관내 중증 장애인 및 홀로 사는 노인 등 가정형편이 어려운 125가구를 대상으로 빨랫감을 직접 수거해 세탁이 끝나면 배달까지 해주는 ‘풀코스 서비스’다.빨래방에는 용량 15㎏짜리 대형 드럼 세탁기와 30㎏짜리 건조기를 각각 2대씩 들여놓았다.운영인력은 공익근무요원 등 모두 6명.특히 국민기초생활수급 대상자 3명에게 자활근로계약으로 월 60만원 정도의 급여를 지불, 취약층 취로에도 한 몫 해내고 있다.구는 앞으로 대상 주민을 경로당 등으로 확대하는 한편 각종 생활상담도 병행할 수 있게 운영인력을 교육시키기나 프로그램을 이수한 자원봉사자를 투입할 계획이다.410-3358. 강남구 수서 명화사회종합복지관의 ‘은빛 빨래방’도 ‘빨래방 행정’의 좋은 사례.아직 인력문제로 방문신청만 가능하지만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장애인 등으로부터 호평받고 있다.세탁실 운영 시간은 매주 화·목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신청은 근무시간이면 아무 때나 할 수 있다.459-2696∼8. 강서구는 등촌4종합사회복지관에서 가사활동에 제한이 따르는 보호대상자를 위주로 빨래방 서비스를 실시중이다.운영시간은 매주 월요일 오후 4∼6시.고교생 등 자원봉사자 10여명이 힘들지만 가슴 뿌듯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658-8800. 도봉구는 쌍문1동 구립경로당에 노인 공동작업장인 ‘화이트 빨래방’을 운영,고령자 취업에 소매를 걷어붙였다.목욕탕과 숙박업소 등 관내 업소들이 물량 확보에 힘써 파트타임으로 참여한 노인 20여명은 용돈벌이에 신바람이 났다.993-0962. 송한수기자
  • 살살 녹는 달콤한 섬,제주 3박4일 허니문 따라잡기

    ◆첫째 날 - 남원큰엉 낭만 산책 → 나도 드라마 주연 섭지코지 요즘 제주도 내 호텔이나 펜션엔 예비 신혼부부들의 예약문의가 빗발친다.괴질 확산,이라크전 발발 등에 겁먹은 커플들이 앞다투어 제주로 눈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호텔,펜션 등 고급 숙박업소는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평일에도 방 잡기가 쉽지 않다.제주 허니문여행의 강점은 드라이브를 통한 자유여행.차량을 빌려 이동하며 멋진 곳에서 ‘둘만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제주엔 세화∼성산 등 정취가 넘치는 드라이브 코스가 적지 않다.카메라와 삼각대만 있으면 준비 끝.3박4일간의 신혼여행을 가상해 코스를 돌아본다.결혼식 후 숙소 도착까지의 일정은 뺐다. 느지막하게 잠을 깬 곳은 남제주군 남원읍 남원리 바닷가의 한 펜션 2층 침실.커튼을 올리고 창문을 여니 쪽빛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방파제를 때리는 파도 소리 요란하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 산책을 나선다.숙소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남원큰엉 산책로’ 출발점.깎아지른 듯한 벼랑과 철썩철썩 바위를 때리는 파도를왼쪽에 끼고 호젓한 오솔길을 천천히 걷는다.오른편엔 신영영화박물관의 이국적 풍광이 분위기를 띄운다. 이따금씩 산책에 나선 가족을 만날 뿐,둘만의 시간을 방해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산책로가 1㎞는 족히 넘을 듯.왕복 40분 정도 소요. 돌아오다가 파도마을 입구의 통나무집 식당인 ‘별주부전’에 들러 된장 뚝배기를 먹는다.뚝배기 맛이 창 밖에 펼쳐진 새파란 바다만큼이나 시원하다.식사가 끝나면 맘씨 좋은 종업원이 향기 진한 원두커피까지 서비스한다. 간단하게 짐을 챙겨 차에 오른다.목적지는 드라마 ‘올인’의 배경인 섭지코지.남원에서 12번 순환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30분쯤 가면 신산리∼성산 해안도로와 만난다.여기서 5분쯤 더 가면 모래 색깔이 유난히 고운 신양 해수욕장이다.햇살에 반사돼 반짝이는 물결이 마치 비단결 같다. 해수욕장에서 섭지코지까지는 차로 5분 정도.길이 좁아 차량이 마주올 때 매우 조심스럽다.주차장부터 올인 세트장까지는 오른쪽에 벼랑과 바다를 끼고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드라마의 인기 때문인지 평일인데도 인파가 만만치 않다.주말이나 휴일엔 아예 오지 않는 편이 나을 듯. 성당으로 지은 야외세트는 서구풍 별장 같다.예쁘기는 하나 별다른 개성은 느껴지지 않는다.그래도 마치 주인공이라도 된 양 선남선녀들은 짝지어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야외세트와는 달리 그 오른편으로 펼쳐진 벼랑과 바다는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섭지코지에서 나오면 성산일출봉이 눈 앞에 있다.성산부터 세화까지는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오른편엔 벌써 파란 빛이 도는 우도가 보인다.하얀 포말을 만들며 부서지는 파도가 해안 가득 널린 한치와 어우러져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둘째 날 한라산에 한번 도전해보자.한라산에 올라야 제주도를 제대로 볼 수 있다.‘힘들지 않을까’하고 겁부터 먹기 쉽지만,가장 짧은 ‘영실코스’를 택하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남원에서 12번 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30분 정도 달리면 중문에 이르고,여기서 99번 도로로 바꿔타고 북진하면 영실코스 가는 길이다.매표소에서 표를 끊은 뒤 차를 몰고 영실휴게소까지 올라간다.산행코스는 영실휴게소∼영실기암∼윗세오름대피소의 3.7㎞. 30분쯤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기암절벽이 펼쳐진다.절벽 꼭대기엔 뾰족한 바위들이 줄지어 서 있는데,이름하여 ‘오백나한’바위다. 30분쯤 더 오르니 키큰 나무들은 사라지고 허리에도 못미치는 관목이 산을 뒤덮고 있다.오른편 능선 아래의 벼랑은 마치 병풍을 두른 듯 하다.등산로엔 벗어나지 말도록 말뚝과 줄이 쳐져 있는데,살짝 줄을 넘어 능선에 오르니 옹기종기 자리잡은 10여개의 오름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윗세오름 대피소는 해발 1700m.멀리 남쪽으로 서귀포와 중문 앞바다,서쪽으로 대정·고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백록담은 자연 휴식년제가 실시 중이라서 더이상 올라갈 수 없다. 산을 내려와 99번 도로를 타고 되짚어 내려오다 보면 길 오른쪽에 에덴승마장(064-738-9247)이 나온다.말에 올라 마부의 안내로 들판과 언덕을 30분 정도 도는데,1인당 1만1000원.렌터카업소를 통해 미리 예약하면 8000원에 할인해준다. ◆셋째날 - 산방굴사 불상앞서 둘만의 백년가약 짐을 모두 챙겨 차에 싣고 숙소를 나선다.서귀포,중문을 모두 지나쳐 들어선 곳은 산방산∼송악산 드라이브 코스.산방산(395m)은 중턱의 ‘산방굴사’까지만 올라갈 수 있다.널찍하게 뚫린 굴엔 불상이 모셔져 있고,그 밑에선 약수가 나온다.약수 한 잔 마시고,부처님 앞에서 다시 한번 백년가약의 다짐을 해보면 어떨지. 산방산 앞엔 비경의 용머리해안이 있다.산 위에서 보기에 용머리처럼 생겼기 때문인데,실은 바닷가로 내려가야 용머리 바위의 장관을 느껴볼 수 있다.수만년 동안 파도를 맞아 기묘하게 파인 바위들이 너무 신기해 오는 사람마다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산방산에서 제주도 남단 송악산까지는 10분밖에 안 걸린다.송악산 자체는 볼품이 없지만 내려다보는 전망은 일품.동쪽으로 산방산과 형제섬이 한 눈에 들어오고,남쪽으로 가파도와 마라도가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꽁치 낚시에 한번 도전해보자.송악산을 지나 대정∼수월봉 드라이브 길에 들어서면 왼편에 갯바위들이 펼쳐지는데,요즘 꽁치낚시가 한창이다.다가가 보니 아이스박스마다 꽁치가 가득이다.5분도 안돼 한 마리씩 낚아올리는 것이 보기만 해도 신이 난다.인근 낚시점에서 릴낙시 세트를 빌리고 미끼(새우)는 사면 된다. 글·사진 제주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항공편 및 렌터카 대한항공(1588-2001) 및 아시아나항공(1588-8000)이 서울 김포공항을 비롯한 대도시 공항에서 제주까지 비행기를 띄운다.요금은 김포∼제주 기준 월∼목요일 7만 5900원,금∼일요일 8만 900원. 대장정렌트카투어(064-711-8288) 등 10여개 렌터카 업체들이 있다.보통 예약한 다음 공항에서 차를 인도받으며,허니문 커플의 경우 숙소까지 데려다준 뒤 차를 인도하기도 한다.어느 경우든 인도받을 때 흠집 등 차의 상태를 꼼꼼히 살펴,이상이 있으면 계약서에 이를 기재해놓아야 나중에 말썽이 없다. ●숙박 최근 호텔뿐만 아니라 해안가나 초원 등에 자리잡은 펜션도 많이 찾는다.숙박료는 객실 위치,요일 등에 따라 7만∼15만원 정도.펜션이라도 무늬만 펜션인 곳도 있으므로 잘 알아보고 예약해야 한다.남원읍 해안가에 위치한 파도마을(064-764-9114),귤농장에 자리잡은 서귀포시 귤림성(064-739-3331),초원과 오름이 앞에 펼쳐진 북제주군 애월읍 그린리조트(064-792-6100) 등이 고급스러우면서도 운치가 있다. 대장정투어(02-3481-4242)는 해오름,중문펜션 등 이색숙소 3박 및 렌터카(뉴EF소나타 3일),조식 3회를 묶은 자유여행 허니문 상품을 커플 기준으로 44만∼62만원,파도마을 2박과 롯데(또는 신라)호텔 1박을 묶은 상품은 82만원에 판매한다. ●먹거리 옥돔구이,성게국,해물뚝배기,흑돼지 고기,오분자기 구이,꿩요리,갈치회 및 국 등이 제주도의 맛을 대변하는 음식이다.옥돔·갈치요리는 제주공항 인근의 청해원(064-744-6677),흑돼지 고기는 협재해수욕장 앞의 상록가든(064-796-8700),해물뚝배기는 성산 일출봉 입구의 등경돌식당(064-782-0707),남원읍 파도마을 입구의 별주부전(064-764-8899)이 맛있다.
  • [맛 에세이] ‘맛있는 집’ 선정 뒷얘기

    신문이나 잡지,방송에서 연일 맛있는 집을 소개하는 코너가 나오고,얼굴이 잘 알려진 연예인이나 리포터들이 침을 꼴깍꼴깍 삼켜가며 음식 얘기를 한다.그렇게 소개된 집들은 간판보다 더 크게 ‘OOO방송이 소개한 맛있는 집’이라고 써붙이고 장사를 한다.이런 ‘맛집’은 어떻게 정해질까?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소설 ‘댄스 댄스 댄스’를 보면 주인공이 맛있는 집을 선정,취재하는 방법이 나온다. ‘나는 취재하기 전에 철저하게 자료를 수집한다.자료 조사 전문회사에 자료를 요청하고,나도 여행 관계의 자료나 지방신문,출판물을 모아놓은 전문도서관을 돌아다니며 기사가 될 만한 가게를 픽업한다.그 가게들에 전화를 걸어 영업 시간과 정기휴일을 체크한 다음,지도를 펴고 움직일 루트 등 하루 예정표를 짠다.현지에 도착하면 카메라 맨과 둘이서 30여개의 가게를 차례로 돌아 다니면서 아주 조금만 먹고 나머지는 시원스레 남긴다.이땐 취재라는 걸 숨기고 사진도 안 찍는다.가게를 나와 카메라 맨과 나하고 맛에 대해 토의하고 1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최종 선택이 끝나면 가게에 전화를 걸어 취재와 사진 촬영을 신청한다.그리곤 밤에 호텔방에서 대강 초고를 쓴다.다음날 카메라 맨이 요리 사진을 재빨리 찍는 동안 가게 주인으로부터 이야기를 더 듣는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지만 돈과 시간,열의 부족 등으로 그렇게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국내에서 ‘맛집’을 생산해내는 데 가장 유명한 이는 백파 홍성유씨다.그의 저서인 ‘한국의 맛있는 집 999점’ ‘이야기가 있는 나의 단골집’ 등은 음식 관련자들에게 바이블이다. 둘째로 얼굴없는 음식평론가 고형욱씨.그는 맛집 선정 의뢰를 받으면 그집 메뉴와 양념을 다 외워도 다시 가서 맛을 보고 원고를 업데이트한다.몇 개의 사조직(?)과도 의견을 교류해 그의 콘텐츠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고형욱의 맛있는 이야기’는 예고인 셈이다. 영국인 앤드루 새먼과 그의 아내 강지영씨 부부가 있다.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쌓은 글로벌한 미각과 지식을 바탕으로 국내에 들어 온 세계의 음식들을 평한다.‘나는 서울이 맛있다’와 그 영문판을 통해‘맛있는 집’을 세계인의 기준으로 평가했다.마지막으로 주요 일간 신문이 내는 ‘맛집’이 있다.음식평론가에게 맡기거나 그 부서에서 ‘맛짱’으로 통하는 기자가 보통 맡는다.신문사의 ‘맛집’ 책은 전국의 음식점과 숙박업소를 두루 꿰는 터라 일목요연하다. ‘맛집’ 선정에 금전적인 거래가 있다는 설의 사실 여부를 묻는 이들이 많다.4∼5년을 이 동네에 몸담고 있는 내 주머니에 단 돈 1000원짜리 한 장 들어온 적 없고,고형욱씨가 빌딩 샀단 얘기를 들은 적이 없으니 이의 언급을 회피하겠다.그것은 그 정보를 보고 맛본 독자나 시청자들이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거니까. 신 혜 연 월간 favor 편집장
  • 돌아온 ‘판매여왕’ 백숙현 대우일렉트로닉스 본부장

    요즘 대우일렉트로닉스 백숙현(43) 특별판매사업 본부장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겁다.옛 대우전자 시절 ‘세일즈업계의 슈퍼스타’로 불렸던 만큼 재입사에 따른 각오가 비장하다. 3년만에 ‘친정’으로 돌아왔다.2000년 당시 대우전자가 어려워지면서 방문판매 조직이 사라지자 불가피하게 회사를 떠났다.지난해 11월 회사가 대우일렉트로닉스로 새 출발하면서 김충훈 사장에게 직접 특판팀 재건을 건의,함께 일했던 판매 여왕 출신 20명을 데리고 컴백했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대우일렉트로닉스 특별판매 사업본부를 본격 가동했다.특판팀은 상근 직원처럼 뛰지만 기본급 없이 판매액에 따른 성과급만 받기로 했다. ●아줌마의 힘 백 본부장은 ‘아줌마의 힘’을 여지없이 보여준 대표적 인물이다. 집안 일과 병행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다가 1986년 대우전자에 방문판매 주부사원으로 입사했다.큰 욕심없이 시작한 일이었지만 5년 연속 판매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단일 계약으로 22억원을 팔아치우는 등 13년간 총 148억원의 누적 판매액을 올리면서 세일즈업계 달인으로 우뚝섰다. 기업과 대리점에서 초빙하는 강사로서도 인기가 높다.많게는 한달에 32차례 강의를 뛴 적도 있다.‘움직이는 대리점’(89년·18쇄),‘백숙현 고객 발굴 이벤트 전략’(91년·13쇄) 등 그녀가 펴낸 책들은 방문판매의 필독서가 됐다. 2000년 판매조직이 해체된 뒤에는 고객관계관리(CRM)회사인 ‘CRM넷’을 창업,꽃집·음식점 등을 상대로 고객정보 관리를 대행하면서 고객 관리 전문가로 자리매김을 했다. ●“노하우요? 열심히 발품을 파는 거지요.” 처음부터 순탄하게 출발한 것은 아니었다.입사 이후 첫 4개월동안은 실적이 없어 해고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당장 물건만 팔려는 장사꾼 마인드로 접근해선 안 되더라고요.처음엔 남이 팔아놓은 대우 제품은 물론 삼성,금성(현 LG) 등 경쟁사의 애프터서비스까지 챙기면서 해결사 역할로 고객들에게 다가갔어요.애프터서비스보다 중요한 ‘비포 서비스(before service)’ 개념이랄까요.그러다 보니 고객정보는 물론 신뢰까지 덤으로 따라오더라고요.” 맞선주선,경로잔치 등 판매로 이어질 수 있는 이벤트 만들기는 물론,고객에게 필요한 각종 정보를 챙겨주다보니 ‘움직이는 혼수 토털 정보센터’라는 별명까지 얻었다.웨딩 컨설턴트로서도 손색이 없는 정보우먼이 됐다.고객의 신혼집까지 구하러 다니는 등 고객의 일이라면 발품 파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올해 매출 목표요? 딱 100억원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한 번 만든 고객을 어떻게 ‘나의 고객’으로 계속 관리하느냐는 것이지요.기존 고객을 놓치지 않는 게 새로운 고객을 찾는 가장 빠른 길이거든요.” 예컨대 특판은 숙박업소나 중소 건설업체 등 가전제품을 대량으로 필요로 할 만한 곳을 찾아야 하는데,사람들은 ‘끼리끼리 모이는 특성’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발로 뛰고,머리로 고객을 만나는 게 방문판매의 키포인트라고 강조한다. 조만간 옛 대우전자 서비스 센터에서 일했던 우수 사원들을 영입해 방문판매 인원을 5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특판팀은 회사에 공언했던 대로 모두 비상근이 원칙이다. 특판팀의올해 매출 목표는 딱 100억원.이를 위해 무엇보다 올해안에 모든 판매 사원들을 일당백의 성과를 내는 ‘슈퍼 프로’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정보 및 아이디어 교환 등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각종 계획도 마련해 놓았다. ●고객은 대물림할 재산 그녀는 꾸준히 관리해온 자신의 고객들은 단순히 아는 사람들의 차원을 넘어 자식에게도 대물림까지 해줄 수 있는 재산이라고 여긴다.그래서 현재 웬만한 쇼핑몰 하나는 운영할 수 있는 6000여명의 고객을 올해안에 1만명으로 늘릴 작정이다.아울러 자사의 모든 방문판매 사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고객관계관리 기법을 접합시킨 시스템을 각각 갖도록 해 고객 규모를 더 빨리 늘려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무엇보다 고등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4학년인 딸들에게 최고의 재산인 고객 리스트를 물려주겠다고 했다.“나중에 우리 딸 아이가 한의사가 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사람이 있어야 한의원도 영업이 되는 것인데….1만여명의 확실한 고객이라면 대물림해줄 만한 재산이 되지 않겠어요?” 주현진기자 jhj@
  • 하동~곡성 섬진강300리 봄 따라잡기

    성질 급한 봄바람이 최참판댁 담을 넘었다 산수유 간지럽혀 노랗게 질리게 하더니 하이킹 나들이객 양볼까지 발그레 트게 했다 여행가들 사이에 섬진강은 봄마중 답사 일번지로 통한다.새색시 저고리고름 접힌 듯한 강 모양새며,매화·산수유·벚꽃이 약속이라도 한 듯 잇따라 차려내는 꽃상을 보면 어지간히 감성이 무딘 이들도 “좋다.”를 연발하기 마련이다.곡성에서 하동까지 300여리 이어지는 섬진강은 볼 것,즐길 것 천지라서,찾을 때마다 색다른 느낌을 준다.허나 정해진 여행시간에 맞추려면 처음부터 몇 군데 코스를 정해놓고 가는 게 바람직하다. 봄이 오는 섬진강 나들이,이번 코스는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인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로부터 시작한다.이어 노란 꽃망울 가득 매달린 구례 상위마을(산수유마을)에 들렀다가,곡성에선 하이킹으로 섬진강의 아름다움을 만끽해보자. 섬진강 하류 하동 평사리 ‘최참판댁’ 뒤뜰엔 이미 봄볕이 따스하다.담장 위 매화는 벌써 삼할쯤 꽃을 피웠고,앞뜰 연못가에도 파릇하니 새싹이 올라온다. “아이고마,꽃이 참하기도 해라.어릴적 서희가 금방이라도 뛰어나올 것 같네예.” 누가 하동군청의 관광 담당 직원 아니랄까봐,떨어대는 서상대씨의 능청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지리산 남쪽 자락 아래 자리잡은 평사리는 섬진강이 주는 혜택을 한몸에 받은 땅이다.마을 아래 섬진강까지 펼쳐진 들판은 만석지기 서넛은 낼 만하고,들판과 강이 어우러진 풍광은 마냥 평화롭기만 하다. 악양면은 중국의 악양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강변 모래밭은 금당,모래밭 사이의 호수는 동정호라고 부르는데,섬진강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하동군청에선 수년 전부터 소설 ‘토지’의 주 무대인 ‘최참판댁’을 마을 위 전망 좋은 곳에 재현중이다.이미 3000여평의 부지에 안채와 사랑채,행랑채,초당 등 10여 동의 건물과 연못이 들어서면서,나들이객이 꾸준히 찾아온다. 사실 최참판댁이 실재했던 것이 아니라 작가가 상상한 무대였던 만큼,소설을 설계도 삼아 집을 꾸며놓다 보니 작품속 느낌을 그대로 받기엔 역부족이다.그래도 사람들은,특히 ‘토지’를 감명깊게 읽었던 이들은 부족하나마 이곳에서 서희,길상 등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체취를 느끼고 싶어한다. 지난해 10월엔 이곳에서 토지문학제가 열리기도 했다. 평사리를 나와 19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달리면 전남 구례로 이어진다. 상위마을이 있는 구례군 산동면 위안리까지는 30여분 걸린다.섬진강을 왼쪽에 끼고 달리다가 남원까지 이어지는 17번 국도로 갈아탄 뒤 10분쯤 가서 산동면으로 빠지면 된다. 위안리는 전국 산수유 생산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산수유 천지다.마을 구석구석은 물론,계곡까지 산수유 나무가 가득해 3월 중순을 넘으면 마을과 계곡 전체가 노란 물결을 이룬다.아직은 철이 일러 나무마다 노란색 가루를 가득 품은 꽃망울만 매달려 있다. 10월에 빨갛게 열리는 산수유 열매는 각종 성인병이나 부인병 등에 효과가 높아 한약재로 쓰인다.한때 세 그루만 있어도 자식을 대학에 보낼 수 있다고 해 ‘대학나무’로 불렸다고 한다. 구례군은 개화가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21일부터 3일간 상위마을과 인근 지리산온천관광지 일원에서 ‘제5회 산수유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섬진강 하이킹은 곡성군 오곡면 가정리 대여소에서 시작한다.위안리에서 다시 19번 도로를 타고 구례쪽으로 달리다가 구례읍을 지나 곡성으로 이어지는 17번 도로로 갈아타면 된다. 보성강이 섬진강과 합류하는 압록에서 북쪽으로 5분 정도 달리면 길 오른편으로 자전거가 그려진 대여소 표지판이 나온다.그곳에서 간이다리를 넘어 강을 건너면 대여소다. 하이킹은 가정리∼두가리∼뺑덕어미 고개∼고리실나루터∼호곡나루터 코스가 무난하다.12㎞ 정도.일부 비포장 구간이 있지만,차량이 적어 오히려 자전거 타기엔 더 편하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강변길을 오르락내리락 달리며 감상하는 섬진강은 자동차 드라이브와는 또 다른 맛을 낸다.꽁꽁 얼어붙었던 지리산 계곡에서 녹아내린 강물에선 봄내음이 물씬 느껴지고,물가에서 흔들거리는 버들개지는 뽀송뽀송한 솜털을 날리며 봄을 재촉한다. 자전거 대여료는 1인용 3000원,2인용 4000원.봄을 맞아 몇 군데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다소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1명 뿐인 대여소 직원이 자리를 비울 때도 자주 있으므로 전화(016-360-8309)로 미리 시간약속을 정해놓고 가면 편하다. 하동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는길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에서 빠져 임실·남원으로 이어지는 17번 국도를 타야 한다.남원읍에 이르기 전 구례,순천으로 이어지는 산업도로(19번)로 갈아타고 구례까지 온 뒤,구례부터는 강변도로를 타고 섬진강을 오른쪽에 끼고 하동까지 가면 된다.평사리 ‘최참판댁’은 하동읍에 못미쳐 왼쪽으로 보이는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면 된다. ●먹거리 섬진강의 먹거리 중에서 빠질 수 없는 게 재첩이다.염분이 적고 깨끗한 물에 사는 조개류인 재첩(일명 강조개)은 한겨울을 제외하곤 섬진강 하류에서 연중 잡힌다. 섬진강가에 늘어선 식당 대부분이 재첩음식을 낸다.그중 섬진교 인근 광평리 동흥식당(061-884-2257)과 여여식당(061-884-0080)의 음식맛이 유명하다.재첩국은 5000∼7000원,재첩회는 2만∼3만원,재첩덮밥은 1만원에 맛볼 수 있다. ●숙박 평사리가 있는 악양면 일대에 ‘알프스’(061-884-6427) 등 여관과 민박이 있지만 많지는 않다.그러나 구례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화개장터와 쌍계사가 있는 화개면 일대에 숙박업소들이 몰려 있어 잠자리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좀더 올라가면 구례 화엄사 밑으로 지리산 프라자호텔(061-782-2171)이,산수유마을이 있는 산동면에는 지리산온천호텔(061-783-2900)이 있다.문의 하동군청 문화관광과(055-880-2341),구례군청 문화관광과(061-780-2224),곡성군청 문화관광과(061-360-8310).
  • [수평사회를 만들자]제1부 이제는 수평적 리더십이다 ⑧ 노동정책과 교육

    ◆노무현시대 노사관계 21세기를 이끌어갈 민주적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상대해야 할 가장 벅찬 현안의 하나는 노사문제이다.노는 노대로 사는 사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자신들의 입장만을 고수할 뿐 상대방을 인정할 생각도,의지도 없이 끝없는 대립과 갈등을 거듭하고 있다.서로의 발목을 잡고 상대에게 항복 문서를 요구하는 한 노사관계의 해법을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노사가 한치의 양보도 없는 평행선을 유지하는 가운데 세계적 경쟁과 글로벌 경제의 압박은 가중되고 있다.IMF 위기와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한국경제는 더욱 깊숙이 글로벌 경제의 회로 속에 편입되었고,그만큼 경제에 대한 정부정책의 자유도는 줄어들었다. 노사문제도 마찬가지다.한국의 노사관계와 노동시장 제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국내보다는 세계적 수준의 경쟁과 생존의 논리이다.우리가 보다 민주적이고 생산적인 노사관계에 대한 ‘사회적 협약’의 구도를 만들어내지 못할 경우 한국경제의 전망 역시 쉽게 가늠하기 힘들다. 출구가 없는 대립과 불신만이 팽배한 상황에서는 경제의 발전도,민주주의의 성숙도 기할 수 없다.노사 교착을 타개하고 새로운 시대 요구에 적합한 노사관계의 원칙을 세우는 작업은 새 정부의 책임이 되었다. 이를 위해 노무현 정부는 인정·참여·협력을 노사문제의 확고한 철학으로 제시하고,법과 제도를 정비함과 더불어,일관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노사문제에 대해 대화의 공간을 열어 ‘사회적 협약’과 ‘대타협’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생산적 노사관계의 기본 조건은 상대방에 대한 ‘상호인정’이다.한국의 노사관계가 원시적 갈등을 거듭하고 극단의 대립으로 치닫는 근본에는 서로의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 대결의 끝없는 악순환을 넘어,새 정부는 상호인정의 분위기를 조성할 책임이 있다.상호불신을 상호인정으로 전환하지 않고서는 서로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 지난 수십년에 걸쳐 노동자들은 그들의 존재에 대한 인정과 사회정치적 참여를 요구해왔다.이제 노동자들이 민주사회 질서와 제도 속의 책임 있는 행위자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노동자들의 기업경영 참여는 기존의 노사협의회나 종업원 지주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성화될 수 있다.이러한 참여는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임으로써 보다 생산적인 경영 관행을 유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공무원의 노조 활동은 공공영역에서 적절한 내부 감시자의 역할을 통해 보다 깨끗한 정부,민주적 행정을 유도하게 될 것이다. 노무현 정부가 해결해야 할 노사문제의 또 다른 과제는 이익을 대변할 조직과 목소리가 없는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하는 일이다.IMF 위기와 구조조정의 시련을 겪으면서 소수의 조직화된 노동자와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노동자들 간에 사회경제적 격차가 확대돼 왔다.대기업이 그들의 부담을 중소기업에 전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노동자들 내부에서도 힘있는 조직 노동자가 미조직 노동자나 사회적 약자에게 전가하는 모순이 누적돼 왔다. 정부는 노동시장에서 힘의 논리나,제도적 차별로 인해 대다수 노동자들이 희생양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 아래 비정규직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는 데 앞장서야한다.노동자 사회의 격차 확대는 기득권을 확보한 노조에도 장기적으로 큰 부담이 될 것이며,기업간 격차를 확대하고 사회불안을 가중시킴으로써 큰 비용을 초래할 것이다. 노사관계에서 타협의 공간이 마련되기 위해서는 우선 지난 정부 시절부터 추진돼온 노사정위원회의 위상을 높이고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것과 더불어 대타협을 위한 공론의 장에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고 참여를 도모해야 한다.이러한 대타협의 공간에는 노동측에서 요구하는 주5일 근무제나 공무원노조 합법화,혹은 외국자본이나 경영계에서 요구하는 고용유연화 등 노동시장의 정책과 제도들뿐 아니라 산업별 노조,기업 지배구조 등과 같은 문제들도 다뤄질 필요가 있다. ◆노동수요 중심 교육으로 우리나라에서 1970년대 중반까지 20세 전후의 또래집단 가운데 (전문)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의 비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했다.그러나 81년 대학의 졸업정원제 실시,90년대 중반 이후 2년·4년제 대학의 증가,나아가 평생교육제도 등의 도입으로 이제 (전문)대학 교육을 받기가 수월해졌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은 평등주의 이념에 기초를 두어 누구나 원하기만 하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해왔다.그러나 이러한 교육정책이 교육기회를 넓히는 데는 큰 역할을 했으나 교육과 노동시장을 연계시키지 못해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먼저 교육정책은 평등을 추구했으나 결과는 그다지 평등하지 않다.노동시장이 갑자기 증가한 고학력자들을 모두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매년 고학력자들이 누적되면서 취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최근 증가하는 청년 실업률과 대졸자 취업난은 이런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또한 고학력의 증가는 대졸자의 구직난과 함께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가져오는 기현상을 낳고 있다.이것은 전형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고졸자는 생산직에,대졸자는 사무직·관리직에서 종사한다는 인식 때문에 대졸자의 증가로 생산직 노동력이 부족해져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제 평등주의 이념에서 벗어나 노동시장의 수요를 중심으로 교육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노동시장과 연계하기 위해서는 교육부와 노동부가 함께교육정책을 연구하고 수립해야 한다.첨단기술분야는 정보통신부,산업자원부 등과 함께 분야별 전문인력 수요를 예측해 이를 토대로 대학정원정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지식정보화의 바른길 국민의 정부가 추진한 정보화는 상당히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전반기의 정보화촉진기본계획에 해당하는 ‘사이버 코리아 21’ 사업을 조기에 달성해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이용국가가 되었다. 전자정부의 출발은 각종 민원서비스를 국민과 기업에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편익을 증진하며 행정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일 것이다.전자정부가 선도적 역할을 하여 민간부문에서 산업의 정보화가 진행되는 것도 우리 경제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것이다. 우리나라의 정보화가 빠르게 성장한 배경에는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큰 역할을 했다.그러나 성과의 뒷전에는 빠른 성장에 걸맞지 않은 현상들도 존재한다.많은 사람들이 적은 비용으로 인터넷에 접속하게 됐으나 인터넷을 잘 다루는 능력을 갖췄다기보다는 단지 오락과 소비 목적으로 이용하는 경향이 강하다.우리나라의인터넷은 지나치게 상업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정부가 경제에 도움이 된다면 무조건 지원하는 것은 정부의 품위를 손상시킨다.가령 정부가 인터넷게임 산업을 지원하는 데 적극적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새 정부는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사회적·윤리적 측면을 중요하게 다뤄 정책의 권위를 세워주기 바란다. 그동안 전자정부의 출범은 부처이기주의를 표출했다.정통부와 산자부가 역할분담을 놓고 갈등을 빚은 예가 대표적이다.정부는 부처간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이권 중심의 정책결정을 지양하도록 해야 한다. 지식정보화는 지식의 축적뿐 아니라 축적된 지식의 활용도 목표로 한다.우리나라 정보화에서 가장 미약한 부분이다.지식 축적은 모든 사건과 행위의 기록에서 출발한다.또 양적인 정보화에서 질적인 정보화로 위상을 옮겨야 할 시점이다.질적인 정보화로 나아가기 위해서 잠시 달리던 길을 멈추고 우리가 가는 길이 정말 가야 할 길인지 살펴보는 여유를 권한다. ◆노동정책의 소외자들 우리나라에서 노동정책에 관여하는 집단은 편중돼 있다.‘노사정위원회’에 명시돼 있듯이 이들은 노동자·사용자·정부 등 세 행위자이다.여기서 사용자와 정부는 어느 정도 전반적인 대표성을 가지지만 노동자는 사실상 노동조합을 대표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 따라서 노조에 속하지 않은 노동자들은 노동정책의 대상 밖에 있게 된다.특히 자영업이나 소규모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노동정책에서 다뤄지기 어렵다. 현재 노조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 종사자는 우리나라 취업자의 22% 정도이다.노조가 취약한 도소매 음식숙박업 종사자는 약 30%에 이른다.자영업자의 비율은 28%,농민을 제외하면 25%이다. 그러나 우리는 영세한 자영업자나 도소매 음식숙박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해 그다지 아는 바가 없다.단지 이들은 노동시장의 완충지대 역할을 하거나 유연성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제조업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 이들 영세 자영업자나 음식숙박업 종사자들도 노동정책의 주요 대상이 돼야 한다.이들은 고용보험이나 산재보험 등 노동복지에서 제외된 경우가 많아 대책이 필요하다.특히 비정규 형태로 고용된 경우가 많아 조직화된 기업의 비정규직과도 매우 다르다.비정규 노동에 관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들의 실태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기획 취지및 필자 대한매일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는 ‘수평사회를 만들자.’란 연중 기획의 첫 시리즈로 ‘이제는 수평적 리더십이다.’ 기획물을 마련,새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보도하고 있습니다.이번 주제는 교육과 노동 및 지식정보화입니다.평등주의 교육의 기로,노사정위원회의 위상과 기능,현재 우리의 정보화에는 문제가 없는지 노무현 정부에 바라는 전문가들의 제언을 담았습니다. 대표 집필은 이건(李建)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와 박준식(朴濬植)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가 맡았습니다.
  • 향락산업 지하경제 머니게임

    “3000여평 남짓한 이 동네에서는 매일 밤 쏟아지는 2억여원을 둘러싸고 생존게임을 벌입니다.돈을 놓고 다투는 정글이라고 할까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588’에서 10년 남짓 포주 생활을 하고 있는 김지만(가명·55)씨는 지난달 42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김씨가 데리고 있는 윤락여성은 모두 4명.화대 6만원 가운데 3만원은 윤락여성의 몫이다.절반은 김씨에게 떨어진다.그러나 새로 ‘영입’한 윤락여성의 소개비 300만원과 집세 150만원,전기세·수도세 등 관리비 100만원을 빼면 김씨의 이달 순수입은 1550만원 정도라고 한다. “그래도 연수입 2억원이면 괜찮은 편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씨는 “잘 나가는 ‘기술자’(윤락여성) 한 명 연수입이 3억원인데 뭐가 괜찮냐.”며 화난 듯 말했다.경찰의 집중단속으로 조직폭력배의 노골적인 갈취는 다소 줄었지만 집단 윤락촌의 먹이 사슬은 여전히 복잡하다.윤락여성과 포주 말고도 윤락여성을 공급해주는 소개소,‘자금줄’인 사채업자,카드깡(신용카드할인)업자,건물 실소유자들이 윤락가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공생하고 있다. 소개소는 윤락여성 한 사람을 소개해주는 대가로 300만원을 챙긴다.3개월이 지나 재계약을 하려면 포주는 200만원을 다시 지불해야 한다.147개 업소가 밀집한 ‘청량리 588’에는 한달 200여명의 여성이 들고 나는 탓에 업주들이 소개소에 지불하는 돈만 해도 매월 6억원에 이른다.재계약 비용을 빼더라도 연간 72억원이 소개비조로 나가는 탓에 소개소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사채업자는 윤락여성의 빚 때문에 돈을 번다.포주는 사채업자에게서 돈을 빌려 윤락녀가 이전 업주에게 진 빚을 대신 갚는다.포주 이모(40)씨는 “여성 대부분이 2000만원 이상 빚을 안고 들어온다.”면서 “강남과 달리 이곳 업주들은 큰 돈이 없기 때문에 사채업자에게서 손을 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세무서 관계자는 “윤락녀의 빚과 포주의 보증금·권리금 등을 감안하면 청량리의 사채 규모는 연간 1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최근들어 카드를 이용하는 손님이 늘면서 카드할인업자까지 공생의 한 축에 끼어들었다.대부분 개인사업자로등록한 ‘카드깡’ 업자는 카드 업무를 대행해주고 수수료를 뗀다. 서울의 ‘향락 특구’ 강남 유흥가의 돈 흐름은 강북과 비교할 때 단순하지만 규모는 훨씬 크다.강남 유흥업소 관계자들은 “서울과 수도권의 고객들로부터 끌어모으는 돈만도 연간 수조원대”라고 말했다.이렇게 모인 자금의 상당량은 다시 유흥업소 종사자들에 의해 소비된다.유흥업소 주변에는 고가의 명품의류점과 미용업체,숙박업소,성형외과 등의 ‘유관업소’가 몰려 거대한 ‘향락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업주들은 ‘노다지’ 돈으로 업소를 더욱 확장하는 데 쓴다.유흥업소에 모인 돈이 새로운 향락을 창출하는 셈이다. 강남구 삼성동 K비즈니스클럽 L양의 한달 수입은 3000만원이나 된다.이 가운데 업주로부터 받은 선금을 갚는 데 지출되는 300만원을 뺀 나머지는 L양 몫이다.수입 중에서 외모를 가꾸거나 취미생활에 많이 쓴다.도곡동 T룸살롱 마담 한모(32)씨는 “수입이 많은 만큼 아가씨들 씀씀이도 크다.”면서 “주변의 명품 가게,미용업소,성형외과,호스트바들이 덩달아 배를 불리고 있다.”고 말했다. 룸살롱 6개를 소유한 박모(41)씨는 30대 직장인을 타깃으로 나이트클럽을 개장할 예정이다.업종을 다각화해 투자 위험을 분산시키자는 생각에서다.일종의 ‘문어발식’ 확장전략인 셈이다.그는 “기업가형 향락재벌이 강남에만 수십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자본이 넉넉하지 않은 업주들은 5,6명씩 ‘순환출자’를 해 ‘트러스트’를 형성한다.이같은 방식으로 ‘몸집’을 키운 업주들은 ‘잘 나가는’ 마담과 여종업원들을 공유하거나 자금을 조달한다.Y룸살롱 업주 김모(38)씨는 “업소간 ‘물 좋은’ 아가씨 모시기 경쟁이 심해져,아가씨들에게 빌려줄 선금이 넉넉하지 않으면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업소간 짝짓기를 통한 몸집 불리기는 강남 유흥업계의 대세”라고 했다.강남세무서 관계자는 “상권의 규모가 워낙 비대해져 정확한 소득파악에 애를 먹고 있다.”면서 “누락 소득의 상당액이 부동산이나 사채시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유영규 이세영기자 whoami@
  • 서울 실업률 3개월째 증가세,전국 최고 4.5%

    서울지역 실업률이 3개월 연속 증가추세다. 17일 서울 통계사무소가 발표한 ‘서울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실업자 수는 21만 8000명으로 전월보다 0.5% 포인트 높은 2만 5000명이 증가,실업률이 4.5%로 나타났다.지난해 10월 3.9%를 기록한 이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실업률은 전국 평균(3.0%)보다 높은 최고치다.가장 낮은 강원도(1.4%)보다는 3배가 넘는다. 산업별 취업자수는 전기·운수·금융업이 1만 5000명,도소매·음식숙박업이 5000명 증가한 반면,농림어업은 2000명,건설업은 1만 3000명,제조업은 1만 6000명,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은 1만 4000명이 줄었다. 이동구기자
  • 지역균형발전 세미나“도로관리·노동·보훈행정 우선 지방이양을”

    행정수도 건설과 지방분권이 새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로 선정된 가운데 지역균형 발전과 분권화를 위해서는 특별지방행정기관의 기능 이관과 포괄보조금지급제가 우선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충남발전연구원과 한국지방행정연구원·한국지역개발학회가 15일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효율적인 정책추진방안' 세미나에서 한표환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역정책팀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한 팀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행정수도 건설을 전제로 “행정수도에는 교육기관,민간 중추기능의 이전도 검토돼야 한다.”면서 “도로관리와 중소기업 육성,노동·보훈행정 등 특별지방행정기관의 기능이 우선적인 이관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재정 자주권 확보를 위해 먼저 표준세율의 50%까지 가감하는 탄력세율제도를 지자체가 도입,초과징수분은 자율적인 투자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중·장기 방안으로 총액지원 범위 안에서 지자체가 우선순위를 자율적으로 결정해 사용할 수있도록 하는 포괄보조금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별로 세원 분포가 고른 유흥음식업과 숙박업 등의 지방소비세화,지방주행세 도입,국세인 소득세의 10%와 농지세를 지방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지방의회에 교육위원회 설치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대통령직속의 지역균형발전위원회 설치 등을 제안했다. 이어 열린 종합토론회에서 고영구 충북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치단체간 재정력에 따라 국고보조금을 차등지원하는 제도는 지역간 새로운 격차를 낳을 수 있다.”면서 “이 정책은 집행력이 담보돼야 하는 만큼 부총리급의 지역균형개발부 같은 정부조직 내 전담부서가 신설돼야 한다.”고 말했다. 곽태열 경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지방분권특별법 등 각종 특별법 제정방안이 제시돼 있는데 지역균형발전특별법과의 중복 및 관계 설정이 명확히 규정돼야 한다.”면서 “세원 규모가 비슷한 항목을 지방소비·소득세로 전환하는 것은 지방재정 확충에 도움이 안되는 만큼 보다 근본적인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대전 박승기기자 skpark@
  • 국세청,세무 중점관리 대상 밝혀

    부가가치세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변호사 등 전문직 사업자와 신용카드 결제를 기피하는 유흥업소 등 현금수입업종,골프연습장 등의 서비스업종이 중점 세무관리를 받는다.지난해 두차례 선거 실시로 호황을 누렸던 여론조사기관 등 선거관련 업종 사업자도 처음으로 중점관리 대상에 포함된다. 국세청은 7일 발표한 ‘2002년 제2기 부가가치세 확정신고안내’를 통해 공평과세 취약분야인 ▲현금수입업종(음식점,유흥업소·숙박업소) ▲서비스업종(사우나,고급 이·미용업소,비만·피부관리,골프연습장) ▲부동산임대업 ▲변호사·회계사·세무사 등 전문직사업자 ▲매출액 100억원 미만 법인으로 개인기업처럼 경영하는 사업장 ▲집단상가,도·소매유통업,건설업 등을 중점관리키로 했다고 밝혔다.호황업종인 ▲프랜차이즈사업자 ▲스키장 ▲예식장·신부드레스대여점·예식식당 등의 예식관련업종 ▲여행사·관광레저사업 등 주5일 근무제 시행관련 업종 ▲여론조사 등 선거관련 업종의 사업자도 중점관리해 부가세 성실신고를 유도하기로 했다. 지난해 7∼12월사업실적(법인사업자는 10∼12월)에 대한 부가세 확정신고 기간은 오는 25일까지다.우편으로 발송하거나 전자신고(국세청 홈택스서비스)를 이용해도 된다. 국세청 박찬욱(朴贊旭) 부가세과장은 “부가세 확정신고 기한은 25일이지만 25일이 금융기관 휴무일인 토요일인 점을 감안,세금은 27일까지 납부해도 된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부가세 신고 내용을 토대로 성실신고그룹(상위 30%),준성실신고그룹(중위 40%),불성실신고그룹(하위 30%) 등 3등급으로 나눠 차등관리하기로 했다.업황에 비해 사업실적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혐의가 짙은 불성실 신고자에 대해서는 일정비율을 선별,세무조사를 실시하는 등 강력 대응키로 했다. 이번 부가세 확정신고 대상은 법인사업자 36만명,개인사업자 367만명 등 모두 40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만여명이 많다. 오승호기자 osh@
  • 고양 유흥·숙박업 특별관리 공무원 업소 담당제 도입

    경기 고양시가 주거환경을 해치는 유흥·숙박업소의 퇴폐행위 방지 특별대책으로 공무원 업소 담당제를 도입했다. 시는 향락업소가 밀집한 덕양구 화정동과 일산구 대화·백석·탄현동 등 4개 구역 숙박업소,유흥주점·단란주점 등 46개 업소를 퇴폐·향락 관리대상으로 지정해 2일부터 집중 점검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 업소들은 러브호텔로 문제가 됐던 일산구 관내 숙박업소 30곳과 주점 6곳,덕양구 관내 숙박업소 3곳과 주점 7곳으로 구별로 각각 공무원 3명과 2명이 업소를 배정받아 2주일에 한번 이상 퇴폐행위 등을 현장 점검한다. 유흥·숙박업소에 대한 점검은 일상적이지만 업소별 담당제까지 시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시 관계자는 “일산을 비롯한 고양시가 러브호텔과 퇴폐업소 천국으로 알려져 특별관리 방안을 마련했다.”며 “문제 업소는 위생관련법 등으로 제재하는 한편 세무조사를 의뢰하는 등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
  • 소호대출 부실화 우려

    은행들이 가계대출 부실화로 대출규모를 늘리기가 어려워지자 개인사업자인 소호(SOHO,Small Office Home Office) 대출에 주력하면서 소호 대출의 건전성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재택근무를 통한 컴퓨터나 인터넷 등 첨단 통신기기 기반사업을 벌이는 소호가 아니라,소비·향락 사업자를 비롯한 비제조업 분야의 ‘무늬만 소호’인 사업자에게 대출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기관들이 소호대출 경쟁을 벌이는 기미여서 가계대출에 이어 부실화 우려가 높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 소호대출은 올들어 10월까지 51조 280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보다 48%(16조 6739억원)나 급증했다. 이같은 대출액의 77.2%가 도·소매업,부동산업,음식·숙박업 등의 비제조업에 집중됐다.도·소매업에 20.0%,부동산업에 18.6%,음식·숙박업 14.3% 등이고 제조업 대출은 22.8%에 불과했다. 또 올들어 주택구입 등을 목적으로 한 가계대출성 소호대출 규모는 12조 2643억원으로 지난해 말 7조 975억원보다 무려 72%나 늘었다.정부의 가계대출억제책으로 가계대출이어려워지자 개인사업자들이 소호대출로 위장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호대출은 그동안 은행에서 외면당해온 개인사업자들에게도 대출의 기회가 많아졌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면서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땅투기를 하는 부동산 임대업과 향락업종인 러브호텔에 이어 룸살롱까지도 대출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이런 업종들은 경기 변동에 민감한 업종들이어서 앞으로 경기가 갑자기 가라앉을 경우 대출이 급격히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은행들은 새해에도 소호 대출에 주력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국민은행은 새해에 소호전용 상품을 선보이면서 본격적으로 소호공략에 나설 계획이며 조흥·신한·하나은행 등은 소호대출 전담조직을 설치해 소호대출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소호 대출 경쟁이 치열해지면 소비·향락 업종에 과도한 대출이 이뤄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은행들은 자금이 생산적인 부문에적절히 공급될 수 있도록 바람직한 대출운용 전략을세워주도록 당부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의 소호에 대한 개념 정립이 모호한데다 별도의 금리체계나 대출기간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고 전하고 “따라서 업종별 대출취급 제한도 없는 등 부실화 가능성이 있어 엄격한 신용평가기준 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체감경기 최악,내년1분기 제조업BSI 1년만에 최저

    국내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가 1년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서비스업 가운데 내년 1·4분기에는 부동산업·숙박업 등이 위축되고,통신업 등은 그런대로 괜찮을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상반기 수출이 올 하반기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경제연구기관들의 전망과 달리 기업들은 내년 상반기 수출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경기침체와 연말세일 폐지 등으로 이달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의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고 15% 감소했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 조사결과’에 따르면 새해 1분기 제조업의 경기전망 지수(BSI)는 91로 올 1분기 전망치(90) 이후 가장 낮았다.2∼4분기에는 111∼126이었다.100을 웃돌면 나아진다는 기업이 나빠진다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수출기업의 체감경기 지수는 올 4분기 104에서 86으로 18포인트 떨어졌으나,내수기업의 체감경기 지수는 114에서 93으로 21포인트 하락해 내수업체가수출업체보다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내년 수출증가율이 올해하반기의 13.2%에서 내년 상반기 13.5%로늘어날 것이라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경제연구기관들의 전망과는 달리실제 수출기업들은 체감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해 괴리현상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기업들은 내년 1분기 체감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매출증가 지수는 101로 100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업체들은 매출이 늘어나면서도 수출단가,환율하락 등으로 채산성 지수가 83으로 올 4분기보다 13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두자릿수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해 온 신세계 이마트와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롯데마트 등 할인점들도 올해 12월에는 한자릿수의 신장에 그칠 전망이다. 박정현 최여경기자 jhpark@
  • 올 과세유형전환 사업자 3만명

    국세청은 12일 “올해 과세유형이 전환되는 사업자는 모두 3만명으로 집계돼 해당자들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2만명은 일반과세에서 간이과세로,1만명은 간이과세에서 일반과세로 각각 바뀐다. 연간 매출액이 4800만원 이상이면 일반과세자로,4800만원 미만이면 간이과세자로 각각 분류된다.일반과세자는 부가가치세(매출세액-매입세액)를 계산할 때 10%의 부가가치세율이 일률적으로 적용되지만 간이과세자는 10%의 세율에 업종별 부가가치율(제조·소매업 20%,건설·부동산임대업 25%,음식·숙박업 30%)을 곱하기 때문에 세금이 줄어든다.그러나 간이과세자는 세금계산서를 주고받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내년부터 간이과세자로 분류될 사업자 가운데 일반과세자로 적용받기를 원하는 사람은 간이과세 포기신고서를 작성,오는 20일까지 관할세무서에 제출해야한다.그렇지 않으면 간이과세자로 분류된다. 이번에 과세유형이 바뀌는 사업자는 사업자등록증을 관할세무서에 반납하고 내년 1월2일부터 15일까지 새로운 사업자등록증을 받아야 한다. 오승호기자
  • 연말마다 김치담가주기 이웃사랑/조행연씨 5만여포기 전달

    8년간 숨겨졌던 아줌마의 이웃사랑이 알려져 연말 세밑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남 창원시 북면 마금산온천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조행연(趙幸延·58)씨.지난 95년부터 매달 수입에서 일부를 적립,연말이면 김장을 담가 고아원과 양로원 등 불우이웃에게 전달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녀는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인생의 즐거움”이라면서 “사랑을 함께 실천하는 이웃이 늘어나 더욱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씨의 선행은 자신이 다니는 교회 교인들이 김장 담그기에 동참하면서 알려져 입소문이 났다. 지금까지 담근 김치는 무려 배추 5만여 포기.봄에는 아예 김장용 젓갈을 담가 집에 보관하고,고추·마늘 등 양념은 출하 시기에 맞춰 싼값에 구입,미리 준비해 놓는다.올해도 연초부터 모은 1000여만원으로 김장배추 8000포기를절이고,갖은 양념도 준비했다.4일부터 김장을 시작,지난 여름 수해로 어려움을 겪는 김해지역 수재민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김장은 창원지역 교회 봉사단원 150여명이 동참해 열흘간 계속된다.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조씨의 이웃사랑은 국내에만 그치지 않는다.아프리카 가나에는 3만여평의 농장이 딸린교회를 건립,지역민들을 구호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굶주리는 아동들을 위한 모금에 뭉칫돈도 선뜻 내놓는 것으로 전해진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아시아 ‘제2 에이즈대륙’ 위기

    에이즈는 첫 발견 이후 20년이 넘은 지금까지 인류가 넘지 못할 거대한 벽으로 남아 있다.검은 대륙 아프리카는 에이즈로 황폐화되고 있으며 최근 아시아가 아프리카에 이어 에이즈의 최대 피해지역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12월1일 유엔이 정한 ‘세계 에이즈의 날’을 앞두고 빠른 속도로에이즈가 확산되는 중국,인도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상황을 살펴본다. 아시아는 아프리카의 참극을 되풀이할 것인가? 세계 1,2위의 인구대국인 중국과 인도에서의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 환자 급증으로 아시아가 제2의 아프리카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또 마약 사용이 광범위하게 퍼진 동남아시아에서의 에이즈 확산 속도도 심각하다. 최근 유엔에이즈퇴치계획(UNAIDS)과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서 에이즈에 감염된 환자 수는 4200만명.지난해에만 310만명이 에이즈로 목숨을 잃었다.감염자 중 2940만명이 최대의 에이즈재앙지역인 아프리카 남부에 집중돼 있고 카리브해 연안 지역이 600만명의감염자로 그 뒤를 잇고 있다.반면 동아시아 지역의 에이즈 감염자는 120만명,인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역은 600만명에 그치고 있다.이같은 숫자만으로 보면 아시아는 아직 에이즈의 위험이 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에이즈의 확산 속도를 놓고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지난해 에이즈 감염자 수가 10% 증가,가장 빠른 확산세를 보였다.중국과 인도에서 아직도 에이즈를 외국에서 들어오는 재앙으로만 여기며 에이즈가 안고 있는 위험을 애써 외면하려는 태도가 뿌리뽑히지 않고 있는 점도 심각한 문제다.이런 추세가 바뀌지 않으면 아프리카에서의 비극이 아시아에서되풀이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에이즈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미 중앙정보국(CIA)이 내놓은 전망에 따르면 2010년 인도의 에이즈 감염자는 2000만∼2500만명에 달하고 중국이 1000만∼2000만명으로 인도에 이어 두번째 에이즈 피해국이 될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미 기업연구소(AEI)는2010년 중국과 인도의 에이즈 감염자 수가 각각 970만∼3000만명,900만∼3200만명에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아시아에서의 에이즈 참극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는 점은 똑같다. 중국과 인도는 모두 지금 급격한 사회적 변동을 겪고 있다.수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몰려들면서 가족과 헤어져 있다.이로 인해 성 매매가 늘어나면서 에이즈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세계의 마약 공급지 동남아를 옆에 두고 있어 마약 사용에 따른 에이즈 감염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도 똑같다.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정부가 에이즈의 위험을 직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중국은 에이즈를 쉬쉬하며 덮어두려고만 하다가 최근에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인도에서는 성 문제에 대한 얘기가 금기시되고 있는 데다 특히 정치인들이나 관료들은 에이즈 문제를 아예 도외시하고 있다.이 때문에 국민들이 에이즈의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에이즈로 인한 비극을 막으려면 무엇보다도 정부가 적극 발벗고 나서야만한다.그로 할렘 브룬틀란트 WHO 사무총장은 아무리 많은 돈을 쏟아붓는다고하더라도 에이즈에 걸린 것이 죄악시되고 에이즈 문제가 공개적으로 토론될수 없는 분위기라면 에이즈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10년 전만 해도 아프리카에서의 에이즈 상황이 지금처럼 악화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었다.그러나 인류의 상상을 뒤엎고 에이즈는 아프리카를 황폐화시키고 있다.중국과 인도 정부가 이를 똑바로 보지 못하면 다음 차례는 아시아가 될 위험이 크다. 유세진기자 yujin@ ★국내환자실태 우리나라의 에이즈 실태도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립보건원 공식 집계 결과 인간에게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HIV에감염된 사람은 지난 9월말 현재 총 1888명이다.전체 감염자 중 여성은 11.7%인 221명이었다.또 감염자 중에서 현재 에이즈 증세를 보이고 있는 환자는 312명이다. HIV감염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올해 들어 지난 9월말까지 277명의 HIV감염자가 새로 발생했다.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7% 증가한 것으로 하루에 한명꼴로 감염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또 올들어 9월말까지 HIV감염자 중에서 73명이 에이즈 환자로 전환됐고,59명이 에이즈로 숨졌다. 전체 감염자 1888명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감염경로가 확인된 1548명 중에서 97.2%인 1505명이 성접촉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수혈 또는 혈액제제에 의한 감염자수는 39명(2.6%),약물주사에 의한 감염은 2명(0.1%),수직감염자 2명(0.1%) 등으로 각각 확인됐다. 특히 성접촉에 의한 감염자 1505명 중에서 동성연애에 의한 감염은 457명으로 30.3%나 됐다.나머지 이성간의 접촉에 의한 감염자 중 국내 이성은 688명,국외 이성은 360명이었다. HIV감염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30대가 35.2%인 664명으로 가장 많고 20대 514명(27.2%),40대 393명(20.8%),50대 206명(10.9%) 등의 순이었다.60세 이상은 71명(3.8%)이었으며 10대 이하도 40명(2.1%)이나 됐다. 에이즈에 의한 사망자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에이즈 환자 사망자수는 1994년 9명에 불과했으나 98년 37명,99년 34명,2000년 32명,2001년 42명으로늘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지난 9월말까지 44명이나 사망했다. 국립보건원은 HIV감염자 가운데 최대 위험집단은 남성동성간의 성접촉으로보고 있다.이에 따라 숙박업소,유흥업소,게이바 등 위험지역 업소에 콘돔자동판매기 1만 8000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이 최근 전국 성인남녀 15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배우자 및 애인 이외의 다른 사람과 성관계시 질병 예방조치를 대부분 취한다.’는 응답은 25.3%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김용수기자 dragon@
  • “예고없는 재난 체험으로 극복”

    “재난에는 예고가 없습니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본부장 최성룡)는 화재나 가스·지진 사고 등 각종 재앙에 대한 시민들의 안전의식 고취를 위해 다음달 5일 ‘시민 안전 체험관’을 개관한다고 15일 밝혔다. 2000년 경기도 화성군 씨랜드 참사와 인천 호프집 화재 등 대형 인명사고현장에서 대처능력 부족으로 많은 희생자를 낸 경험에 비춰 재난을 직접 체험하고 대응력을 갖추도록 한다는 게 체험관 설치의 취지다. 205억 4900여만원을 들여 지난해 11월 초 착공한 체험관은 광진구 능동 연면적 1800여평에 지하1층,지상3층 규모로 건립됐다. 체험관은 각 공간마다 시뮬레이터를 설치,마치 실제로 재난을 당한 것처럼 피부로 느끼고 사전에 대비자세를 갖추도록 인식하게끔 분위기를 만들었다.화재는 물론 지진과 풍수해 등 20여종의 자연재해에 대비한 구상이다. 특히 장난·오인으로 인한 고발접수가 많은 119신고에 대해 신청에서부터 출동까지 모든 과정을 한눈에 들여다 볼 수 있는 ‘119신고 체험 실습코너’는 시민들의 협조를 통해 재난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현장교육장 구실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방재본부는 아울러 날씨가 건조해 화재사고가 잦은 겨울철을 앞두고 오는 30일까지 시내 숙박업소 등 84곳을 대상으로 야간 가상 방화훈련을 실시한다.교통소통과 신고의식 등 주민들의 평소 재난대피 요령을 파악하는 등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소방행정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송한수기자 onek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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