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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행정] ‘오·토’ 하면 아이디어·해답 쏟아진다

    [현장 행정] ‘오·토’ 하면 아이디어·해답 쏟아진다

    “○○국장, 흥분하지 말고 의견을 제시하세요.” “□□과장, 토론 문화를 아직 잘 모르나 보죠?” 진익철 서초구청장이 ‘오·토 행정’ 띄우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는 오픈(OPEN)과 토론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행정의 모든 것을 공개하고 토론하자는 의미다. 속속 결실도 맺고 있다. 9일 서초구에 따르면 매주 목요일 오전이면 구청 회의실에서 토론회가 열린다. 팀장급 이상 간부 전원이 참여해 지역 현안을 놓고 난상 토론을 펼친다. 긴급 사안이 생기면 그때 그때 게릴라식 토론회도 추가로 개최된다. 진 구청장은 “문제를 해결할 시기를 놓치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면서 “이는 행정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고질적인 민원을 만드는 원인이 되는 만큼 문제 발생 초기에 머리를 맞대 토론하고 해결책을 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토론회가 시작된 지 4개월여가 지나면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토론회에서 해법이 제시된 대표적 사례는 서초벼룩시장이다. 전문상인이 늘어난 데다 심지어 목 좋은 자리는 상인끼리 사고파는 등 당초 취지가 퇴색돼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벼룩시장 개최 장소를 구청 앞 광장에서 사당천 복개도로로 이전해 분위기를 쇄신했다. 또한 전문상인들의 참여를 엄격히 제한하고 공연 등 다양한 즐길거리도 마련해 문화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방배동 재건축 5·6·7구역 승인이나 잠원동 가로수 교체, 전자도서관 구축 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장기간 끌어온 난제들도 토론회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특히 갑론을박식 토론 과정에서 뜻밖의 수확을 얻기도 했다. 예컨대 숙박업소에 대한 사업계획 승인 절차를 변경하는 문제를 논의하다 8억원 상당의 도로점용료를 부과하지 않은 사실이 발견돼 담당과에서 곧장 부과 절차에 나서기도 했다. 이렇듯 토론을 통한 문제 해결 방식이 자리잡는 데는 구 홈페이지 ‘구청장에게 바란다’ 코너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민들이 하루 평균 10여건씩 올리는 의견을 주제로 토론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민 의견은 진 구청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 의견을 올린 주민에게 손수 전화를 걸어 처리 결과를 알려주고, 토론회 안건으로 상정할 사안에 대해서는 일일이 현장을 사전 방문한다. 때문에 반복·고질 민원도 줄어드는 추세이다. 이성철 기획예산과장은 “토론하면 의사 결정이 늦어져 주민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토론으로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를 접근할 수 있고 부서 간 업무 협조도 보다 원활해지는 효과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태안 ‘으뜸 휴양지’ 로드맵 마련

    충남 태안이 예전의 청정 지역 이미지를 회복하고 명품 휴양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로드맵을 마련했다. 태안군은 8일 명품 휴양도시 조성을 위한 29개 추진 사업을 발표했다. 태안군은 “길고 아름다운 해안선, 푸른 바다, 울창한 송림이 어우러진 국내 최고의 휴양 여건을 갖췄는데도 2007년 기름 유출 사고로 이미지가 급격히 추락했다.”면서 “자연을 이용한 휴양도시를 조성하겠다.”고 천명했다. 청정 휴양도시에 중점을 둔 프로젝트의 시작은 2012년 말까지 원북면 신두리사구에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것이다. 신두리사구는 국내 최대 해안 모래언덕으로 천연기념물 431호다. 연간 50여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군은 184억원을 들여 이곳 77만 8650㎡에 지상 1층, 지하 1층 규모의 홍보관을 지어 모래언덕 형성 과정과 이곳이 생태계의 보고임을 알린다. 사구와 배후산지 사이에는 모래언덕 생태를 관찰하는 2.2㎞, 500m의 탐방로를 만든다. 문종록 담당은 “주민을 탐방로 해설사로 투입하기 위해 40명을 교육시키고 있다.”며 “사구 주변 3개 마을은 해안식물인 갯방풍 재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생태마을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두리와 붙은 황촌리에는 대규모 골프장 건설이 추진되는 등 민간 개발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골프장 사업자인 태안기업과 한국건설산업진흥은 170만㎡에 27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리아스식 해안을 이용한 워킹로드도 만든다. ‘바라길’로 이름 붙인 소원면 방갈리 학암포해수욕장~신두리~만리포해수욕장~소원면 파도리를 잇는 44㎞의 길은 2012년 완성된다. 바라길 위쪽에는 올해 말까지 ‘솔향기길’이 만들어진다. 만리포해수욕장에는 기름 유출 사고를 한마음으로 극복한 자원봉사자 130만명의 뜻을 기리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전시관이 2013년까지 지어진다. 특색 있는 해수욕장 사업도 추진한다. 이벤트와 체험 관광을 위주에서 벗어나 외국인 전용 해수욕장 등 색다른 해수욕장을 개발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독살, 갯벌, 염전 등 기존 체험 관광 마을을 더욱 개발한 뒤 이들 프로젝트와 연계해 농어촌 체험 관광 인프라를 확장하는 계획도 추진한다. 음식점 주인과 숙박업자를 상대로는 불법 영업 근절, 위생 교육 등 서비스 정신 제고 교육을 실시한다. 기름 유출 사고 발생 이듬해 188만명에 그쳤던 피서객이 지난해 703만명으로 대폭 늘었다가 올해 682만명으로 주춤한 것에는 ‘바가지 요금’ 등의 영향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깔끔·저렴한 숙소 여기에!

    여행지 선정시 우선 고려 대상 중 하나가 현지 숙박업소다. 특히 가족여행과 개별자유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 관광호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저렴하고 깔끔한 숙박업소를 찾는다면 베니키아(www.benikea.co.kr)를 고려하는 것도 좋겠다. 베니키아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개발한 중저가 관광호텔 체인브랜드로 ‘베스트 나이트 인 코리아’(Best Night in Korea)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현재 특2급 이하 관광호텔 44개가 가입해 전국 주요 관광지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숙박료는 일반실 기준 하루 최대 10만원 안팎이다. 베니키아가 연말연시를 맞아 겨울여행 추천 프로그램을 내놨다. ▲겨울 바다로 떠나는 여행-인천 송도의 ‘베니키아프리미어송도브릿지호텔’은 탁트인 전망이 압권이다. 객실에서 인천대교와 드넓게 펼쳐진 서해의 낙조를 함께 조망할 수 있다. 부산 광안리 ‘베니키아호텔프레스’는 개성 넘치는 부티크호텔. 광안대교와 광안리해수욕장의 아름다운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제주 서귀포항 인근 ‘베니키아호텔제주크리스탈’은 천지연폭포 관광과 올레길 트레킹을 연결하려는 도보꾼들에게 적합하다. 또 함덕해수욕장과 마주한 ‘오션그랜드호텔제주’에선 제주의 이국적인 바다와 더불어 아침을 맞을 수 있다. 강원 강릉의 ‘베니키아경포비치호텔’은 경포대와 경포해수욕장, 전남 완도의 ‘완도관광호텔’은 해수 사우나와 아름다운 남해 쪽빛 바다가 머무는 내내 함께한다. ▲산과 강, 호수로 떠나는 여행-경남 마산 ‘베니키아호텔사보이’는 명사들이 묵는 호텔로 유명하다. 인근 산호공원은 마산시 전경이 한눈에 잡히는 곳. 무학산과 팔용산도 지척이다. 광주 무등산 인근의 ‘마이다스관광호텔’은 무등산 옛길을 걸으며 삼림욕을 즐기기 좋다. 충북 단양 ‘단양관광호텔에델바이스’는 객실 유리창에 아름다운 남한강이 벽화처럼 걸리는 곳이다. 강원 춘천의 ‘춘천베어스호텔’도 의암호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터를 잡았다. 청평사, 삼악사 등을 둘러볼 수 있다. ▲피로 푸는 온천 여행-충남 예산 ‘가야관광호텔’은 45℃ 천연 온천수를 데우지 않고 그대로 공급한다. 인근에 수덕사와 백제군사박물관 등 숨겨진 볼거리가 가득하다. 한때 국내 온천의 대명사였던 충남 온양의 ‘온양관광호텔’에서는 재래시장 투어, 경북 청송 ‘주왕산온천관광호텔’에서는 사계절 아름다운 주산지와 주왕산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바다는 회복됐지만 속 앓는 주민들

    바다는 회복됐지만 속 앓는 주민들

    충남 태안 기름 유출 사고가 7일로 발생 만 3년을 맞는다. 바다는 거의 회복됐지만 주민들의 생활고는 여전히 진행형이고 배상은 더디다. ●삼성 56억만 지급… 정부뒷짐에 ‘분통’ 태안군 유류피해대책위연합회는 이날 군 문화예술회관에서 사고 발생 3년 유류 피해 진행 사항 보고회와 함께 기름 유출 사고와 관련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주민 등 희생자들을 위한 위령제를 연다. 지재돈 연합회 회장은 “주민들은 생활고를 겪고 있는데 삼성은 책임 제한 손해배상금 56억원만 지급하려고 하고, 정부는 어장 환경 복원, 수산물 판매장 신축 등 스스로 발표한 24개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에 착수하는 것은 고사하고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펀드)이 빨리 배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어떤 역할도 하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태안군에 따르면 최근까지 IOPC펀드에 2만 7466건, 2조 2183억 2400만원을 청구했으나 8322건, 1290억 6100만원만 배상 승인이 이뤄졌다. 건수로 30.3%, 금액으로는 5.8% 수준이다. 그나마 6216건은 기각돼 배상금이 지급된 것은 1992건, 1138억 7300만원에 불과하다. 국토해양부는 내년 말까지 청구 건수의 80%를 사정 완료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방침이나 선주 책임 제한 절차에 따른 법원의 채권조사 및 확정, 사정 재판, 이의 소송 등의 절차는 2013년 말까지 이어진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은 어획량과 관광객 등이 줄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지난 9월까지 실시한 태안 바다 오염 영향조사 결과, 수질이 기준치(10ppb) 이하인 사고 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유류 잔류 농도가 크게 줄어 어패류가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밝혔지만 소원면 의항리 등의 갯벌을 파면 지금도 기름 냄새가 풍긴다. 태안 지역 3개 수협 출하 어획량은 2007년 1415만㎏에서 사고 이듬해인 2008년에 778만여㎏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에는 997만여㎏을 기록하는 등 갈수록 늘고 있으나 사고 전 수준은 회복하지 못했다. 소원면 파도리 어촌계장 최장렬(40)씨는 “어선이 있는 집은 사고 전 연간 4000만~5000만원을 벌었는데 요즘은 1000만원 벌기도 어렵다. 그나마 꽃게는 잘 잡혀 우럭과 노래미를 잡던 배들이 꽃게잡이로 바꾸고 있다.”면서 “연간 2000만~3000만원을 벌던 낙지잡이도 400만~500만원 벌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관광객도 사고 전인 2007년 1~9월엔 1871만여명에 달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엔 967만여명에 그쳤다. 피서객은 올해 682만여명으로 2007년의 절반도 안 됐다. 음식점, 숙박업소 등의 불황이 여전함을 반영한다. ●소원면 주민 15명 사고 후 암진단 태안군 보건의료원은 최근 주민들에게 고혈압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이 나타나 사고 후유증이 여전하다고 발표했다. 소원면 파도리 주민들은 기름 사고 이후 15명 이상이 암 진단을 받았다고 말한다. 지재돈 회장은 “주민들이 빨리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역할을 해주거나 배상금을 대신 지급한 뒤 나중에 IOPC에서 받아가는 방법 등을 조속히 세워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제주 숙박업소 절도 비상

    제주시 서부 지역의 숙박업소에 연쇄 절도 사건이 발생, 관광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일 제주 지역 숙박업소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제주시 서부 지역의 한 숙박업소에서 30만원 상당의 물품이 사라진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 14일까지 20여 차례에 걸쳐 연쇄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경찰에 신고된 피해 물품은 현금을 비롯해 가방과 수표 등이며 총 150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쇄 절도 사건은 대부분 관광을 온 투숙객들이 잠이 든 야간과 새벽 시간에 집중적으로 발생했으며 베란다 창문 등을 통해 객실로 침입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숙박업소 관계자는 “2층과 3층 객실을 중심으로 3∼4차례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며 “피해자 대부분이 술을 마시고 잠을 자다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숙박업소와 연계해 투숙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구절초 천국 전북 정읍·임실 ‘옥정호’의 가을 수채화

    구절초 천국 전북 정읍·임실 ‘옥정호’의 가을 수채화

    가을은 색(色)으로 우리 곁을 찾아 옵니다. 붉거나, 노랗거나, 혹은 그 가운데쯤의 빛깔로 세상을 물들입니다. 반면 수채화처럼 담담하고 차분하게 가을을 이야기하는 것도 있습니다. 구절초가 그렇습니다. 산과 들이 붉고 화려하게 물들어 갈 때, 소박하면서도 청초한 모습으로 피어나 가녀린 몸을 바람에 맡긴 채 하늘거립니다. 구절초가 무리지어 피어 여행자를 유혹하는 곳이 있습니다. 옥정호(玉井湖)입니다. 전북 정읍과 임실에 걸쳐 있는 호수로, 가을에 특히 아름답지요. 그 호수 끝자락, 그러니까 섬진강의 최상류쯤 되는 정읍시 산내면에 구절초 군락지가 있습니다. 요즘 아침나절이면 피어나는 물안개와 어우러지며 그야말로 선경을 펼쳐내고 있습니다. ●어린아이의 웃음을 닮은 꽃 구절초를 보고 있자면 깔깔대며 웃는 어린아이와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노란 암술을 둘러싼 채 활짝 벌어진 꽃술이 가지런한 치열 드러내며 웃는 어린아이의 모습 그대로다. 구절초 꽃밭에 들면 어디선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쏟아지는 듯한 환청을 경험하는 것도 그런 까닭일 게다. 구절초(九節草)는 5월 단오에 줄기가 다섯 마디가 되고, 음력 9월 9일에는 아홉 마디가 된다고 해 이름 지어졌다. 꽃을 완상하며 무슨 의학적 효험을 따질까마는, 딸을 출가시킨 우리네 친정 어머니들은 예전부터 9월이 되면 갓 피어난 구절초를 정성껏 채집해 그늘에 말려 두었다가 시집간 딸이 해산을 하고 친정에 오면 달여 먹이곤 했단다. 구절초가 신선이 어머니들에게 준 약초라는 뜻의 선모초(仙母草)라 불리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구절초가 군락을 이룬 구절초테마공원은 산내면 매죽리 야산에 조성돼 있다. 그런데 오지 산골마을에서 구절초축제를 벌이게 된 사연이 애처롭다. 면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2004년께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에서 전국 1500여개 면의 소득수준을 조사했는데, 산내면이 ‘꼴찌’의 불명예를 안았다. 몰랐다면 그러려니 했겠으나, 막상 알고 나니 주민들 마음의 상처가 커졌을 터. 정읍시와 산내면, 그리고 주민들이 힘을 합쳐 소득 수준을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섰고, 대안으로 나온 것이 축제였다. 그 첫 작품이 2005년 열린 제1회 옥정호구절초축제. 하지만 겨우 4만명이 드는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이듬해 축제를 치르지 않고 힘을 비축한 주민들은 2007년 현재의 장소로 옮겨 축제를 열었다. 이해 10만명, 그 이듬해부터는 35만여명이 찾으면서 유망한 지역축제 반열에 올랐다. ●아흔아홉 구절재 지나면 구절초꽃밭 예전엔 아흔아홉 구비를 돌아야 했다는 구절재를 지나면 곧바로 산내면 소재지다. 구절초테마공원은 여기서 옥정호를 끼고 우회전한 뒤 추령천을 따라 3㎞쯤 더 가야 한다. 추령천 돌아 나가는 품새가 예사롭지 않다. 가을걷이를 앞두고 노랗게 여문 벼들과 붉게 물들어 가는 주변 산세, 그리고 예천의 회룡포처럼 320도 굽이 돌아가는 물줄기가 어우러지며 넉넉한 가을 풍경을 펼쳐내고 있다. 추령천이 망경대를 돌아가는 초입, 그러니까 주민들이 노루목이라 부르는 여울을 지나면서 구절초 꽃동산이 시작된다. 산책로에 들면 구절초 향기가 먼저 알고 나와 여행자를 감싼다. 절로 기분이 상쾌해지는 향기다. 딱히 어디라 할 것 없이 구절초꽃들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벌과 나비들은 때 아닌 횡재를 만나 부산하게 날아 다닌다. 구절초테마공원 면적은 11만 8890㎡. 이중 구절초밭만 8만㎡(약 2만 5000평)에 달한다. 구절초 축제는 이미 막을 내렸다. 하지만 꽃은 이제야 절정을 이루기 시작했다. 필경 올해 전국의 여러 꽃축제 담당자들을 애타게 만들었던 온난화 현상 때문일 터다. 아직도 채 피지 않은 꽃봉오리들이 싱싱하게 남아 있어, 11월 첫 서리가 내릴 때까지는 꽃들의 축제가 계속될 것이란 게 현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구절초 꽃동산은 소나무 숲 사이에 펼쳐져 있다. 야트막한 산자락 능선을 따라 이어진 꽃들의 향연을 보자면 비밀의 정원에 들어선 듯한 환상에 빠진다. 특히 새벽녘 추령천이 피워 올린 물안개가 소나무 사이를 지나 구절초들을 어루만질 때, 혹은 늦은 오후의 햇살이 숲 전체를 포근하게 감싸안을 때, 그런 느낌은 더하다. 주변의 온갖 허물들을 가려주는 햇살과 물안개가 그래서 더욱 고맙다. 공원의 규모는 그리 넓지 않다. 솔숲에 난 산책길은 1㎞ 남짓. 사진전 행사장 등 공원을 둘러친 이벤트 코스까지 합치면 3㎞ 남짓 된다. 숲 가운데 마련된 벤치에서 다리쉼을 하거나, 꽃과 더불어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걸어도 두어 시간이면 족하다. 다만 꽃밭 사이사이에 반들반들할 정도로 ‘잘 닦인 길’이 나 있는 것은 눈엣가시다. 좀 더 나은 사진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진작가들이나, 꽃밭 사이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일부 여행객들의 욕심이 남긴 상처들이다. 아무리 조심해도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꽃밭은 꼭 그만큼의 상처를 입기 마련이다. 그런데 거리낌없이 꽃밭으로 ‘직진’하는 사람들이 너무 쉽게 눈에 띈다. 자신을 위한 공원에서조차 ‘천수’를 누리지 못한 채 목이 꺾인 구절초들의 모습이 애처롭다. 공원 아래 능교까지는 걸어 보는 게 좋겠다. KBS 드라마 ‘전우’의 마지막 전투 신과 예전 영화 ‘남부군’ 등의 촬영지였던 다리다. ●옥정호가 전해 온 가을의 서정 백일몽을 꾸듯 꽃과 더불어 한때를 보냈으니, 이제 가을을 닮은 호수, 옥정호를 둘러볼 차례. 해마다 이맘때면 더없이 서정적인 풍광을 선보이는 곳이다. 옥정호는 정읍과 임실 지역을 흐르는 섬진강 상류의 물줄기를 막아 댐을 만들면서 생긴 인공호수다. 운암호, 섬진호 등으로도 불리는데, 물만 가두고 있는 여느 저수지와는 풍경의 깊이가 다르다. 면적은 26㎢ 남짓. 물줄기가 넓게 퍼져 있지 않고, 물뱀이 유영하듯 산자락 구비구비를 에둘러 돌아간다. 구절초 테마공원을 나와 산내면사무소 앞 네 거리에서 우회전하면 옥정호와 나란히 달리는 강변도로다. 옥정호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7~8분을 달리면 수침동마을. 마을 아래 수변공원에서 다리쉼을 하며 구절초의 향기를 되새기는 것도 좋겠다. 수침동마을을 지나면 장금리다. TV드라마 ‘대장금’의 실제 주인공의 출생지로 추정되는 곳이다. 산내면사무소 관계자는 이에 대한 역사학계의 고증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옥정호 최고의 전망대는 단연 국사봉이다. 국사봉전망대에서 다소 된비알의 등산로를 따라 20분 남짓 올라가면 믿을 수 없이 빼어난 옥정호의 모습이 한눈에 잡힌다. 옥정호 가을 풍경의 절반은 물안개의 몫. 새벽녘 물안개가 호수를 감쌀 때면 그야말로 선경이 따로 없다. 호수 가운데 떠 있는 섬은 ‘외안날’이다.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다. 박대서(90) 할아버지가 뭍과 섬을 오가며 이곳에 밭을 일구고 있다. 최근 외안날이 야생화 공원으로 조성된다는 등의 소문에 주민들이 반색하고 있다. 그러나 임실군의 입장은 이와 다르다. 임실군청 섬진강개발팀 관계자는 “박 할아버지와 토지 보상 등을 끝낸 것은 사실이지만, 외안날을 개발하지는 않겠다는 것이 실무 부서의 생각”이라며 “필요할 경우에만 최소한의 정비작업에 그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옳은 판단이다. 그 어떤 ‘개발’이 지금보다 더 자연스럽고 빼어난 외안날을 우리에게 선사할 수 있을까. 글 사진 정읍·임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3) ▲가는 길 서울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호남고속도로→태인나들목→산내면 방면→능교리→매죽리 옥정호 구절초 테마공원. 산내면 주민센터 539-7600. ▲잘 곳 송참봉조선동네(www.folkvillage.co.kr)는 초가집으로만 조성된 전통 테마마을. 어른 1만원, 초등학생 5000원. 532-5004. 이평면 청량리에 있다. 운암대교 주변에도 숙박업소들이 몰려 있다. ▲맛집 백학관광농원은 유기농 식재료만으로 음식을 만드는 집. 화학조미료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도시인의 입맛에는 다소 밋밋하게 느껴진다. 1인 2만~3만원. 정읍시 신정동에 있다. 535-9032. 산외면 한우마을(www.산외자연한우마을.kr)에서는 한우를 싼 값에 맛볼 수 있다. 538-5544. ▲주변 볼거리 단풍 명산 내장산이 지척이다. 관촌면 덕천리 임실 치즈마을(www.임실치즈마을.com)에서는 모차렐라 치즈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643-3700.
  • [새달 KTX 2단계 개통 앞둔 두 표정] 경주, 관광 마케팅 분주

    ‘제2의 경주 관광 르네상스 시대를 활짝 열자.’ 한국관광공사와 경북 경주시가 다음달 1일 신경주역사를 경유하는 KTX 2단계 개통을 앞두고 ‘경주 관광 붐’ 조성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관광공사는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경주 일원에서 ‘경주 관광 르네상스’ 행사를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행사는 양동마을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KTX 신경주역 개통에 맞춰 경주관광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다. ●전국 학교에 시장 서한문 발송 첫날에는 관광공사 및 경북관광개발공사 임직원, 주한 외국대사, 한국관광 서포터스, 해외 언론인 등 1000여명이 참가하는 가운데 안압지·국립경주박물관·남산 관람과 경주발전 간담회, 관광활성화 세미나 등이 진행된다. 저녁에는 개막행사로 각종 공연과 화합 대동놀이 등이 펼쳐진다. 둘째 날에는 양동마을을 답사하고 환경 정화활동을 벌인 뒤 신라밀레니엄파크를 관람한다. 경주시도 부산과 수도권, 외국인, 수학여행 관광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에 본격 나섰다. 시는 최근 전국 각급 학교들의 수학여행단 유치를 위해 최양식 경주시장 명의의 서한문을 1만 1937개 학교에 발송했다. 또 부산을 찾는 일본 관광객들을 경주로 유치하기 위해 일본 JR 여객철도 및 고속선 여객사업팀, 부산지역 통역사 팸투어를 실시했으며, 국제 크루즈 선사를 대상으로 마케팅도 벌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매력적인 관광상품 개발을 위해 코레일과 KTX를 이용한 여행상품 개발에 착수했으며, 여객운임 할인 등도 협의 중에 있다. 이 밖에 내년 1월에는 수도권 초등학교 교장단을 대상으로 팸투어를 실시하고 수학여행 가이드북 제작 및 교육 여행상품도 개발해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사적지 주차료 인하 등 추진 또 야간 경관조명, 각종 공연 등의 야간 프로그램 개발, 한옥 체험 및 템플스테이, 철도와 자전거 연계 투어도 확대한다. 아울러 관광지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적 및 관광지 통합 패스 활성화, 사적지 주차료 인하, 관광 및 숙박업계 할인제도 도입 등을 추진하고 경주관광 서포터스도 운영키로 했다. 시 관계자는 “1970년대 국내 제1의 관광지였던 경주가 1990년대 이후 관광객 수가 정체되면서 지역 관광산업이 침체의 늪에 빠져 있었다.”면서 “KTX 개통과 함께 경주가 제2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KTX 2단계 개통으로 현재 경주에서 서울까지 새마을호 열차를 이용할 경우 4시간 30분 걸리던 것이 2시간 2분으로 단축된다. 신경주역의 KTX 하루 정차 횟수는 주말(금~일요일) 47회, 주중 37회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국가경쟁력강화 보고] 인허가 ‘규제 전봇대’ 372개 뽑는다

    [국가경쟁력강화 보고] 인허가 ‘규제 전봇대’ 372개 뽑는다

    지금까지 보육시설은 유아 안전문제 때문에 저층(일반보육시설은 1층, 직장보육시설은 3층 이내)에만 설치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그런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필요한 안전조치만 취하면 도심지역 판매시설의 5층 이상 고층에도 보육시설이 들어설 수 있게 된다. ●원칙허용·예외금지로 전환 또 학교시설 건축 승인을 신청하면 앞으로는 20일 이내에 해당 관청이 승인 여부를 알려줘야 한다. 응답을 안 해 주면 자동으로 승인한 것으로 간주된다. 지금까지는 학교시설 건축 승인 기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았다.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경쟁력 강화위원회 회의에서 법제처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민중심 인·허가제도 도입 방안’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과도하거나 비현실적인 규제 폐지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허가의 기본 원칙을 ‘원칙금지·예외허용’(포지티브)에서 ‘원칙허용·예외금지’(네거티브)로 전면 바꾸기로 했다. 정선태 법제처장은 우선 372건의 법령 등에 규정된 규제를 원칙적으로 허용하거나 폐지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정부 규제 때문에 기부를 하고 싶어도 못했던 경우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기부금품 모집대상을 10여개만 허용하고 있어 기부문화 활성화를 막는다는 비난이 있었는데, 이번에 기부금품 모집이 금지되는 대상만 따로 규정하고 그 외의 것은 모두 허용하기로 규제를 풀었다. 이에 따라 새롭고 다양한 기부금품 모집이 가능해지면서 ‘나눔 문화’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 환자 유치업체가 지금까지는 병원 예약만 해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항공권 구매와 호텔 등 숙박업소 예약 업무까지 해줄 수 있게 된다. 국내를 찾는 외국인 환자가 병원뿐 아니라 비행기표, 숙소 예약도 필요한 현실을 감안해서 외국인 환자에게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환자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다. 인·허가 개선내용은 ▲원칙금지→원칙허용 200건 ▲폐지 27건 ▲신고·등록 전환 15건 ▲기준 대폭 완화 22건 등이다. 이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뒤 “상당한 규제가 시행령으로 묶여 있다.”면서 “시행령 개정은 정부에서 할 수 있으니 국회에서 법령을 개정할 때까지 미루지 말고 바꿀 수 있는 시행령을 먼저 바꿔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어 “업계가 업종별로 애로사항을 현장에서 직접 청취하는 것이 좋겠다.”며 현장 방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외국인환자 유치때 숙박예약 허용 이 대통령은 또 “내년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의 효력이 7월부터 발생하는 등 여러 환경이 바뀐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끝나면 세계의 새 금융질서, 공정한 거래를 위한 국제 간 여러 가지 규제가 생길 것”이라면서 “한국처럼 대외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은 새롭게 경쟁력을 갖기 위해 기업도 노력해야 하고 규제 완화같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F1 코리아 그랑프리 스타트] 관람객 2만명…음식점·숙박업소 “오늘만 같았으면…”

    [F1 코리아 그랑프리 스타트] 관람객 2만명…음식점·숙박업소 “오늘만 같았으면…”

    F1 코리아 그랑프리 연습주행이 벌어진 22일 전남 영암 서킷에는 2만여명(경찰 추산)의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다. 1만 6000석인 메인 그랜드스탠드는 절반 정도가 찼다. 경주장 외곽에서 메인 스탠드로 가는 도로와 인도는 관람객들로 가득 찼다. 경주장 주변 도로는 하루종일 정체를 빚었다. 관람객이 몰리면서 지역 숙박업계와 음식점은 반짝 특수를 노리고 있다. 대회 개막 며칠 전부터 외국 관광객과 취재진이 대거 몰려들면서 경기장 주변은 물론 목포, 광주까지 들떠 있다. 숙박업소와 음식점, 주점 등이 밀집해 있는 목포 하당 신도심은 관광호텔, 모텔 모두 객실이 부족할 지경이다. 목포 북항과 무안, 영암지역 모텔들도 오랜만에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음식점들도 평소보다 많은 손님이 찾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F1대회조직위원회가 지정한 ‘F1레스토랑’에는 외국인들도 찾아와 불고기, 떡갈비 등 남도음식을 맛보고 있다. 저녁이면 와인바와 호프집에 F1 대회 관계자와 관광객들로 넘쳐나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F1홍보대사이며 연예인 레이서로 잘 알려진 류시원도 후원 레이스에 참여한다는 소식에 일본 ‘아줌마 팬들’까지 몰려왔다. 광주 숙박업계까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라마다플라자 호텔은 20∼25일 객실 120개가 이미 1년 전 F1 관계자들로 예약이 끝났다. 영암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지방시대]제주의 환경자산 세계화 방안/김태윤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실장

    [지방시대]제주의 환경자산 세계화 방안/김태윤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실장

    제주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됨으로써 유네스코가 운영하는 자연보전 프로그램 3관왕을 달성했다. 3관왕의 영예는 환경보전 방안을 법·제도적으로 뒷받침했기에 가능했다. 제주도개발특별법을 도입할 당시 각종 개발 사업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것처럼 보여졌으나, 제주다운 환경정책을 도입하게 된 의미있는 특별법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 법을 통해 제주도 지리정보시스템이 구축되었고, 보전지역과 개발지역을 구분하는 정책을 도입해 제주의 특성을 고려한 환경기준 설정 등 제주형 환경정책이 시작되었다. 따라서 환경자산을 세계화하는 데 선행되어야 할 일은 보전대상 자원의 지정과 이를 체계적으로 보전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다. 생물권보전지역은 이미 2002년도에 유네스코로부터 지정받았다. 제주를 대표하는 환경자산으로 국제적으로 인정받았지만 그 효과는 아직까지 미약한 수준에 있다. 생물권보전지역은 세계지질공원이나 세계자연유산과는 다른 방법으로 접근했어야 했다. 생물권보전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수축산물에 생물권보전지역 브랜드를 사용했다면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제주도가 제주도 전체를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하려는 것도 이러한 맥락을 반영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도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지정된 환경자산만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지역주민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생태관광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그 프로그램에 직접 주민이 참여하며, 그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야 한다. 숙박업·음식업·기념품 등 2차적 부가가치 창출방안과 소득창출 방안 마케팅 전략을 동시에 수립,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정책적 효과를 높이고 이를 지속적으로 산출하기 위해서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여 계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동안은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 각각의 환경자산에 대해 개별적인 세계화 방안을 추진했다. 이들 3개의 브랜드 가치에 대한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3개의 국제적 환경자산에 대한 통합 마케팅 전략이 수립돼야 한다. 관광, 1차산업, 제조업뿐만 아니라 국제회의산업으로까지 확대시킬 수 있는 제주형 환경자산의 세계화전략이 창출되어야 할 것이다. 환경자산의 가치를 높이는 일 가운데 하나는 지역주민들의 환경친화적인 삶이다. 자연환경은 강력한 보전제도를 도입하면 보전할 수 있지만, 생활환경은 주민의 참여 없이는 그 청정성을 유지할 수 없다. 특히 환경자산의 브랜드 가치는 직접 현장을 방문하여 체험하는 과정에서 실제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환경친화적인 삶이야말로 환경자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러한 삶은 현재의 환경가치보다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 동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제주도는 환경교육시범도시로 지정되어 있으므로, 주민들이 실제 환경친화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실천중심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환경보전 활동에 참여한 주민들에게 더 많은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사회시스템이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 스마트폰시대 똑똑해진 모바일검색

    스마트폰시대 똑똑해진 모바일검색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모바일검색이 날로 똑똑해지고 있다. 단어나 문장을 입력하는 텍스트 위주의 검색에서 벗어나 사람의 목소리나 음악, 사물검색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궁금한 것을 찾기 위해 키워드를 찾아내고 자판을 입력하는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다. 그러나 공상과학영화에서 로봇에 말로 명령을 내리듯 이제는 들려주거나 보여주기만 해도 쉽고 빠르게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8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포털업체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것은 음성검색서비스. 일일이 글자를 입력하지 않아도 이용자가 말을 하면 이를 인식해 검색해 주는 서비스다. 국내에선 지난 6월 다음과 구글이 차례로 음성검색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동안 많은 이용자들이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대부분 터치식 자판을 통해 글자를 입력하면서 잦은 오타 등의 불편함을 호소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이 때문에 기계식 자판이 부착된 스마트폰을 선호하기도 한다. 음성검색 서비스는 이런 이용자들의 불편함을 파고든 것이다. 지난 6일 구글은 한발 더 나아가 음성만으로 문자, 메일을 쓸 수 있는 ‘말로 쓰는 모바일 서비스’를 공개했다. 다음은 ‘다음 지도’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에 음성검색 기능을 도입했고 네이버도 음성검색 기능을 포함한 검색 애플리케이션을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7일 출시했다. 안드로이드용 버전도 이달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음악검색도 인기를 얻고 있다. 카페나 길거리에서 흘러나오는 멜로디를 모바일기기의 스피커에 들려주면 해당 곡의 제목과 가수, 앨범 등 음악정보를 찾아준다. 이용자의 육성으로도 가능하다. 영국 모바일 음원회사 ‘샤잠’이 널리 알려져 있다. 국내 업체들은 지금까지 구축해 온 국내 음악 데이터베이스를 무기로 해외 서비스와 차별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7일 내놓은 검색 애플리케이션에 음악검색을 포함했고, 다음은 미국 그레이스노트와 기술 제휴를 맺고 올해 안에 음악검색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증강현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물검색도 주목받고 있다. 건축물이나 음반·도서의 표지, 영화 포스터를 찍으면 해당 사물에 대한 정보가 바로 연결되는 서비스다. 기존의 바코드 또는 QR코드 인식에서 한발 더 나아간 셈이다. 구글의 ‘고글스’가 대표적인 서비스. 국내에서는 ‘스캔서치’라는 애플리케이션이 인기다. 카메라를 통해 주변 맛집·숙박업소와 음반·도서, 영화포스터 검색이 가능하고 하늘을 향하면 날씨 정보가 뜬다. 다음과 네이버도 사물검색 서비스를 추후 선보일 예정이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7조원 쌓아놓고 기숙사비 올리는 대학들

    대학들의 장삿속이 끝이 없다. 등록금 인상, 전형료 장사도 모자라 이젠 기숙사비마저 마구 올리고 있다. 일부 사립대들이 요금 급등을 주도하지만 일부 국립대도 그 못지않다. 국립, 사립 할 것 없이 학교 재정을 확충해야 하는 절박감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하지만 학생 잠자리마저 장삿속으로 접근하는 건 금도를 넘는다. 상아탑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기숙사 요금은 올라도 너무 올랐다. 무려 3.5배나 올린 대학도 있고, 원룸보다 비싼 대학도 한둘이 아니다. 사립 명문 고려대는 학기당 222만원, 국립 부산대는 198만원짜리 귀족 기숙사까지 운영하고 있다. 정부 기금과 함께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기숙사를 지은 자체부터 따져봐야 한다. ‘에듀 21’로 명명된 이 사업은 결국 빚을 내는 방식이다. 갚을 원금과 이자를 충당하려면 기숙사비를 올릴 수밖에 없다. 설령 대학이 지을 돈이 없다면 달리 여지가 없다. 그러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사립대 적립금은 7조원을 돌파했다. 이 돈으로 기숙사부터 지으라면 무리한 요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수백억원의 건축기금이 확보돼 있는데도 활용하지 않은 것은 온당치 않다. 결국 대학은 숙박업을 하는 장사꾼과 다를 게 없게 됐다. 그리고 투자비 부담도 학생들에게 전가시킨 셈이 됐다. 대학들의 수익 사업 자체는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다. 열심히 돈을 벌어 그 혜택을 학생들에게 돌아가게 한다면 오히려 권장하는 게 온당하다. 그러나 대학은 기업이 아니라 백년대계인 교육을 맡은 최일선 현장임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기숙사를 운영하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기숙사를 수익시설로 보고 얄팍한 장삿속으로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학생들을 위한 편의시설, 복지시설이라는 관점에서 운영해야 한다. 학생을 배려하고 돌보는 스승의 정신이 필요하다. 당장 쌓아둔 건축기금으로 기숙사 차입비를 갚아야 할 것이다.
  • [수도권 물폭탄이 남긴 것] 서울시 피해 대책

    [수도권 물폭탄이 남긴 것] 서울시 피해 대책

    서울의 하수처리 시설이 대폭 보강된다. 현재의 시설이 기습 폭우를 감당해낼 수 없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초대형 저류조 설치와 빗물펌프장 41곳 증설 등을 담은 중장기 수방대책과 침수피해를 본 중소상공인들에게 100만원 보상, 100억원 저리대출 등 다양한 지원을 한다고 23일 밝혔다. 시는 이번 중장기 대책으로 하수관거 및 펌프시설 설계빈도를 현재 10년(75㎜/h)에서 30년(95㎜/h) 빈도까지 상향 조정, 배수와 통수 용량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이번 피해가 집중된 강서와 양천지역 등에 먼저 적용하기로 했다. 빗물펌프장도 시간당 처리 능력을 높인다. 올 연말까지 서울에 있는 111곳 중 41곳을 30년 빈도 이상으로 처리능력을 늘리기로 했다. 또 대규모 빗물 저류조 8곳을 만들기로 했다. 저류조는 땅속의 커다란 물탱크로 폭우가 내릴 때 일시적으로 빗물을 가뒀다가 서서히 흘려보내 수해를 막는 시설이다. 그러나 하수관로가 기습 폭우에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작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에 대해선 “일률적으로 하수관로를 대폭 키울 수는 없다.”고 밝혔다. 빈도가 낮은 호우에 대비해 대형 관을 설치할 경우 유속이 느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시는 중앙정부에 폭우 피해를 본 자치구를 대상으로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건의해 피해보상과 지원을 받게 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시는 침수피해를 본 가구와 공장, 영세상가에 긴급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사업장이 물에 잠긴 중소상공인에게 양수, 청소, 소독 명목의 재해구호기금을 사업장당 100만원씩 지급할 예정이다. 지난 22일부터 침수가정에 재난지원금 56억원을 지원한 데 이은 조치다. 침수 피해를 본 영세공장 및 상가(점포)로서 상시종업원 수 10인 미만, 사업장 연면적 330㎡ 이하 공장이 대상이다. 영세 상가(점포)는 수해를 당한 도소매업, 숙박업 및 음식점업, 전기, 가스와 수도사업, 기타 서비스업 등 상시 종업원이 5인 미만인 업소로서 거의 대부분의 업소가 대상에 포함된다. 단 건설운수업은 10인 미만인 업소다. 시는 또 침수 피해를 본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에게 중소기업육성기금 1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업체당 최대 2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연리 2%에 1년 거치 4년 균등분할 상환 조건이다. 지원대상은 자치구 등을 통해 재해 확인증을 받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이다. 무등록 공장도 제조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것이 확인되면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오세훈 시장은 “침수 피해를 본 가정이나 중소상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각종 지원에 나서겠다.”면서 “앞으로 이 같은 침수 피해가 없도록 서울의 수방능력을 높이는 중장기 계획을 차질 없이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자금보다 경영·기술 지원”

    경기도는 그동안 창업 및 자금 지원 위주로 이뤄져 온 자영업에 대한 지원을 경영 및 기술 지원 중심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도는 앞으로 도·소매업 및 음식업 등 과당 경쟁업종보다는 기술창업, 지식 서비스업 등 유망 업종 지원에 집중하기로 했다. 또 기존 자영업자에 대한 경영 컨설팅, 업종별 전문교육을 확대해 자생력을 강화하고, 창업자금 지원보다는 경영개선자금 지원 비중을 높여 나가기로 했다. 자금 지원과 교육·컨설팅 대상도 창업 외에 전업 및 경영개선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이밖에 컨설팅에서 사후관리까지 패키지 지원을 통해 창업자들의 창업 성공률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도가 이같이 자영업 지원 방향을 전환하기로 한 것은 시장이 포화 상태인 상황에서 도·소매업 및 음식·숙박업을 중심으로 자영업 창업 지원이 많아 경쟁이 과열되고 성공률도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창업자 대부분이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창업했다가 실패하는 사례가 많은 것도 지원정책 방향 전환의 원인이 됐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오지 절경 경북 봉화

    오지 절경 경북 봉화

    봉화라고 합니다. 경북의 대표적인 오지를 일컫는 이른바 ‘BYC’(봉화·영양·청송) 중 한 곳이지요. 그런데 봉화, 참 두고두고 곱씹을 만한 풍경을 숨겨둔 곳입니다. 그리 넓지 않은 고을인데도 살피면 살필수록 빼어난 풍경을 내줍니다. 요즘 봉화에서 가장 앞줄에 서는 볼거리는 메밀꽃입니다. 두음리에서 임기리에 이르기까지, ‘꽃멀미’가 날 만큼 메밀꽃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뿐일까요. 기차 여행자들에겐 ‘로망’과도 같은 승부역이 있고, 영화 ‘워낭소리’ 촬영지로 알려진 산정마을도 새로운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지요. 봉화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산 넘어 산’입니다. 요즘에야 중앙고속도로가 뚫리는 등 예전처럼 궁벽하지 않다고는 하나, 물리적 거리 못지않게 심리적 거리 또한 여전히 먼 게 사실입니다. 들고 나는 게 불편한 만큼 봉화를 여행하기 위해선 느긋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서둘러서는 봉화의 참맛을 알기 어렵지요. ●산 넘어 산 숨겨진 꽃축제 가을이 되면 전국 이곳저곳에서 꽃축제를 연다. 잘 가꿔진 꽃축제장이 아름다운 것은 당연한 노릇. 그런데 예쁘긴 하나 어딘가 허전함을 지울 수 없다. 사람 냄새, 날것과 부딪치고 어우러지며 살아가는 농부들의 냄새가 없기 때문이다. 봉화의 메밀꽃밭은 다르다. 펄떡펄떡 살아 숨쉬는, 날것 그대로의 메밀꽃밭과 만날 수 있다. 외형을 가꾸는 데 공을 들이지 않았는데도 빼어난 조형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애면글면 노고를 마다하지 않은 농부의 손길 덕일 터다. ‘억지춘양’이란 말을 낳은 춘양면 소재지를 지나 31번 국도를 타고 영양 방면으로 달리다 보면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임기교와 만난다. 다리 초입에서 소천면 임기리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해 들어가면 두음리다. 산자락을 한 굽이 돌면 탄성부터 터져 나온다. 누가 이처럼 어여쁜 마을을 세상의 끝자락에 숨겨 놓았을까. 온 산에 소금을 뿌려놓은 듯 메밀꽃이 한창이다. 멀리서 보는 것도 좋지만, 마을 구석구석을 돌며 만나는 풍경 또한 더없이 아름답다. 대추나무·감나무와 어우러진 모습이며, 다랑논에서 누렇게 익은 벼와 층층이 어깨를 맛댄 자태가 소박하고 서정적이다. 성미 급한 녀석은 어느새 농가 담장 위까지 웃자랐다. 이런 곳에서 사진 한 장 찍는다면 누군들 ‘작가’ 소리 듣지 않을까. 메밀꽃의 향연은 임기리 감전마을에서 절정에 달한다. 산골마을 언덕배기를 잇고 있는 메밀꽃밭이 15리(약 6㎞)에 걸쳐 펼쳐져 있다. 찌르르한 전율이 온몸을 훑고 지나간다. 필경 메밀꽃들의 빛나는 아우성에 ‘감전’된 것일 게다. ●하늘도 세 평, 꽃밭도 세 평… 육지 속 섬마을 봉화에는 왜 이런 곳에까지 사람이 들어와 살게 됐을까 싶을 만큼 오지가 많다. 대표적인 곳 중 하나가 석포면 일대. 특히 영동선 승부역(承富驛) 가는 길에서는 오지 여행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승부역은 ‘하늘도 세 평 꽃밭도 세 평’이란 표현처럼 옹색하기 이를 데 없는 곳이다. 그러나 풍경만큼은 거대하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낙동강 원류길’ 중 백미로 꼽히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승부역에서 인적을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관광지로 알려지고부터는 오가는 사람이 제법 늘었다. 번듯한 펜션도 생겼다. 승부역 가는 길은 석포역에서 시작된다. 강을 사이에 두고 줄곧 철길과 나란히 달린다. 강 위로는 백로와 왜가리가 날고, 이따금 화물열차가 거친 숨을 내쉬며 험준한 산자락을 타고 달린다. 그야말로 원시의 풍경이다. 좁은 협곡 사이로 이어지던 길은 승부리에서 처음으로 마을을 만난다. 주민이라고 해봐야 채 20가구도 못 되는 한적한 마을. 태백산 자락인 비룡산과 오미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산들에 둘러싸인 자태가 꼭 육지 속 섬마을을 연상케 한다. 여기서 팁 하나. ‘오렌지꽃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란 이름의 찻집에 꼭 들러 보시길. 명호면 만리산 자락에 걸개그림처럼 매달려 있는데, 봉화의 자랑인 청량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차 한 잔 마시며 보기엔 사치스럽다고 느낄 만큼 풍광이 빼어나다. 대구에서 귀농한 부부가 운영하는 곳으로, 펜션을 겸하고 있다. 솔순차와 잡초밥 등 메뉴도 독특하다. 청량산도립공원 못 미쳐 오마교를 건넌 뒤 산자락을 에둘러 돌아가야 만날 수 있다. (070)4193-6857. ●워낭소리 울리는 산골마을 상운면 하눌2리 산정마을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독립영화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던 영화 ‘워낭소리’ 촬영지. 영화의 인기를 등에 업고 지난해 무려 7만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다녀갔다. 영화에 출연했던 최원균(83), 이삼순(80) 노부부의 사생활이 철저하게 파괴된 것은 필연적인 수순. 어쨌거나 그 덕(?)에 노부부의 주변환경은 많이 달라졌다. 집앞에 번듯한 공원이 생겼고, 최 할아버지와 암소 ‘누렁이’를 묘사한 조각상도 세워졌다. 집까지 가는 언덕길 또한 말끔하게 포장됐다. 평소 일 나가는 밭에는 그럴싸한 원두막에 냉장고까지 마련됐다. 30년간 할아버지와 동행했던 누렁이도 생전 풀 깨나 뜯어 먹었을 야산 자락에 묻혔다. 비록 활개를 치지는 않았으나 사람의 무덤처럼 봉분도 조성됐고, 그 앞에 큼직한 조형물도 세워졌다. 하지만 노부부의 실제 생활은 그리 바뀌지 않은 듯하다. 누군가 선물했을 등산용 스틱 대신 여전히 나무지팡이를 쓰고, 누렁이가 끌던 수레도 그대로다. 밤에는 끙끙 앓는 소리를 하면서도, 새벽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노부부는 수레를 타고 함께 밭일을 나간다. 수십년 전 어느날의 아침이 그랬듯 말이다. 글 사진 봉화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중앙고속도로 영주 나들목으로 나와 봉화·울진 방면 36번 국도를 따라 내처 달리면 된다. 풍기 나들목으로 나올 경우, 5번 국도→영주→36번 국도→봉화 순으로 간다. 봉화군청 문화관광과 679-6341. ▲맛집 봉성면 봉성리에 봉화 토속음식인 돼지숯불구이단지가 조성돼 있다.1만 4000원(2인분). 용두식당은 송이돌솥밥으로 소문난 집. 1만 5000∼2만원. 능이돌솥밥은 1만원. 동양리에 있다. 673-3144. ▲잘 곳 청옥산자연휴양림 내에 콘도형 산림문화휴양관과 산막형 숲속의 집이 조성돼 있다. 4인실 기준 비수기 3만 2000원, 주말 5만 5000원. 입장료 300∼1000원. 주차료 1500∼3000원. www.huyang.go.kr, 672-1051. 낙원장여관(673-2351) 등 읍내 숙박업소는 3만원. ▲주변 볼거리 닭실마을은 500여년 동안 한과를 만들어 온 안동 권씨 집성촌. 충재 권벌 종택과 청암정 등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많다. 마을 뒤편 석천계곡도 둘러볼 것. 유곡리에 있다. 청옥산자연휴양림과 백천계곡, 태백산사고지와 각화사, 춘양면 서벽마을 등도 볼 만하다.
  • 렌터카 업체 웃고 관광버스 울고

    올 들어 제주를 찾은 개별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늘어난 반면 단체관광객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 말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내국인 관광객 460만 3152명, 외국인 관광객 51만 2077명 등 모두 511만 5229명으로 집계됐다. 내국인 관광객 가운데 개별 관광객은 335만 936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6만 3550명보다 21.6% 늘어난 반면 단체 관광객은 124만 3785명으로 지난해 130만 8103명에 비해 4.9% 감소했다.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관광 유형별로는 ‘레저스포츠’ 74만 2752명으로 지난해 43만 9451명에 비해 69% 늘어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교육여행’ 17.5%, ‘친지방문’ 11.1%, ‘회의 및 업무’ 8.5% 순으로 늘어났다. 개별 관광객 증가로 렌터카 업체와 고급 펜션 등은 호황을 누리는 반면 패키지 상품을 이용한 단체 관광버스, 단체 관광객 전용 숙박업소 등은 울상을 짓는 등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관광협회 관계자는 “개별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홍보 강화, 온라인 예약시스템 구축 등 인터넷 위주의 관광객 유치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취약계층 稅부담은

    취약계층 稅부담은

    ‘친(親)서민’은 세제개편안에도 흔적을 남겼다. 서민이나 소상공인, 농어민, 장애인과 관련한 조세특례제한법의 비과세·감면 제도 대부분은 일몰이 연장됐다. 하지만 친서민이 지나치게 강조되다 보니 조세원칙에 어긋난다는 평가를 듣던 제도들도 일부 연장됐다.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일당(또는 시급)을 받으면서 같은 고용주에게 3개월(건설노동자는 1년) 이상 고용되지 않은 일용근로자의 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세율은 현행 8%에서 내년부터 6%로 인하된다. 현재 일용근로자는 일당 10만원 한도로 소득공제를 받고 10만원을 초과하는 일당에 대해 8%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앞으로는 6%로 인하돼 10만원 초과분에 대한 세금이 줄어들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약 116만명에 이르는 일용근로자의 세부담이 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형편이 어려워 학교에서 주당 20시간(방학 때는 주당 40시간) 이내 노동의 대가로 장학금을 받는 대학생이 기초생활수급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비과세 근로소득의 범위에 근로장학금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개인사업자의 신용카드 매출액에 대해 30%씩 세금 우대를 해주는 제도는 2012년까지 연장된다. 음식·숙박업자의 부가가치세 공제율은 2.6%로, 나머지 개인사업자는 1.3%로 유지된다. 공제한도는 700만원으로 유지된다. 식당 주인에 대해 농수산물 구입 금액의 108분의8(7.4%)을 공제해 주는 제도도 2012년까지 연장된다. 음식업의 기본공제율이 103분의3(2.9%)임을 감안하면 개인사업자에게는 괜찮은 혜택이다. 65~70세의 농민이 은퇴하면서 3년 이상 농사를 지은 땅을 농어촌공사나 영농조합법인 등에 양도할 때 양도세를 100% 깎아주는 제도도 2년 연장된다. 농업용 면세유 대상에 동력제초기와 농업용로더도 추가된다. 장애인 수가 10명 이상이거나 상시근로자의 30% 이상이 장애인인 ‘장애인 표준사업장’에서 생긴 소득에 대해 4년간 소득세와 법인세의 50%를 감면하는 제도도 신설됐다. 친서민 기조 덕에 조세원칙에 어긋나는 제도가 살아남는 폐해도 나타났다. 2009년까지 폐업한 영세 개인사업자의 밀린 세금(500만원 한도)을 면제해 주는 제도는 경제위기를 감안해 한시적으로 도입됐다. 어려운 서민들을 위해 2010년까지 딱 1년만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재정부는 정밀한 효과 검증도 안 된 제도를 2년 연장키로 했다. 체납한 세금을 아예 없애 준다는 측면에서 성실 납세의무를 훼손하는 사례로 비판받았지만 ‘친서민’ 바람을 타고 연장됐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대구 수성 영어특구는 표류중

    대구 수성구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영어교육특구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특구 지정 조건에 맞지 않게 일을 추진했다며 정부가 이 사업을 보류했기 때문이다. 수성구는 지난해 8월 영어교육특구 계획안을 만들어 지식경제부에 특구 지정 신청을 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계획에 따르면 특구 사업에 5년간 61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초·중학교에 테마별 영어체험 학습센터를 만들어 외국 현지센터 원어민 교사와 실시간 화상학습이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또 주민자치센터에서 뮤지컬잉글리시를 운영하고 수성인터넷영어수능방송도 하는 등 영어공교육 혁신방안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호텔 숙박업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영어교육사업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먹자골목인 들안길에 영어·일어·중국어 등 다국적 간판을 설치해 국제화거리를 조성하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수성의료지구 내에 국제학교와 국제도서관을 유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9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보완을 요구하면서 특구 지정을 보류했다. 수성구의 계획이 특구로 지정받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반 사업과 큰 차별이 없고 원어민 영어교사의 구체적 인력 수급계획이 없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추진됐다는 것을 보류 이유로 내세웠다. 수성구는 지경부의 특구 심사 기준이 강화되면서 특구 추진이 발목 잡힌 상태라며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수성구 관계자는 “지식경제부에서 심사를 강화하면서 요구사항을 수용하기 어려운 게 많다.”며 “특구지정 대신 기존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구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무책임한 행정으로 주민공청회와 연구 용역 발주 등 그동안 투입된 행정력과 주민들의 기대가 물거품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수성구는 영어특구로 지정되면 연인원 7만 5000여명의 지역 초·중학생이 각종 교육시설과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어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고 국제적 인재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클린턴 무남독녀 첼시 백년가약

    클린턴 무남독녀 첼시 백년가약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무남독녀 외동딸 첼시 클린턴(30)이 31일(현지시간) 뉴욕 북쪽 소도시 라인벡 근처 애스터코트 저택에서 투자금융가 마크 메즈빈스키(32)와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결혼식은 400여명의 ‘특별손님’을 하객으로 최대 500만달러가 들어간 결혼식의 보안을 위해 라인벡 상공을 12시간 동안 비행금지구역으로 선포했을 정도로 화려했다. 하객들은 대부분 신랑과 신부의 스탠퍼드대 동문 친구들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초대손님에 들어있다는 소문이 돌았던 오프라 윈프리, 스티븐 스필버그 등 명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첼시가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렸던 클린턴 부부는 결혼식도 비밀리에 치르기 위해 외딴 마을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식장 주변도 현지 경찰과 경호원들이 외부인 접근을 막았고 미 연방항공국(FAA)이 결혼식 장소인 애스터코트 저택 상공 고도 610m 이하의 비행을 금지했을 정도로 보안에 신경을 썼다. 그럼에도 결혼식장 주변은 엄청난 취재 인파가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결혼식의 세부 내용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상점과 숙박업소 주인은 물론, 노점상과 식당종업원들까지도 비밀준수서약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과 현지 언론은 에어컨이 설치된 야외천막에 든 60만달러를 비롯해 웨딩드레스, 저택 대여와 수리비, 꽃값, 파티 등 300만~500만달러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추정했다. 클린턴 부부는 결혼식 직후 이메일 성명을 통해 “오늘 우리는 자부심과 말할 수 없는 감동으로 아름다운 결혼식을 지켜봤다.”면서 “두 사람의 첫 출발을 위해 이보다 더 좋은 날은 없을 것이다. 마크가 우리 가족으로 들어오게 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유아·초중생 정오~오후 6시-고교생·성인女 자정~새벽 3시 ‘성범죄 표적’

    유아·초중생 정오~오후 6시-고교생·성인女 자정~새벽 3시 ‘성범죄 표적’

    초·중학생들은 오후에, 고등학생을 포함한 성인 여성들은 이른 새벽시간대에 주로 성범죄의 표적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초·중생을 노린 성범죄는 대부분 맞벌이 부모를 둔 가정의 자녀들이어서 ‘나홀로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청은 28일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전국의 원스톱지원센터 18곳에서 상담을 받은 성폭력 피해자 1만 129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유아 피해자의 54.7%가 정오~저녁6시 성범죄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초등학생 피해자의 44.9%와 중학생 피해자의 24.3%도 이 시간대에 성범죄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고등학생 이상의 성인들은 어린이·청소년들과 다른 피해 양상을 보였다. 이들의 경우 고등학생 25.2%와 대학생 27.0%, 성인 30.2%가 자정에서 새벽 3시 사이에 성범죄에 노출되는 사례가 가장 많았다. 특히 피해 초·중생들의 경우 맞벌이 등으로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오후 시간대에 성범죄 피해율이 높아 이들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보호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피해 유아의 26.6%와 초등학생 23.1%가 자택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이에 비해 고등학생 이상 성인 피해자들은 주로 숙박업소에서 성범죄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범죄 가해자는 낯선 사람이 가장 많았지만 피해자의 연령이 낮을수록 이웃이나 친·인척 등 아는 사람들의 범죄율이 높았다. 유아의 경우 낯선 사람에 이어 이웃(17.6%)과 3촌 이내(13.1%)의 친·인척이 주요 가해자였다. 초등학생도 이웃(12.8%)과 3촌 이내의 친인척(9.7%)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로는 중·고등학생 가해자 비율이 증가하는 등 성폭력 범죄자의 연령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 가해자의 79.7%는 성인이었지만 중·고생도 12.3%나 됐다. 2006년 조사에 비해 고교생 가해자는 2.5%포인트, 중학생은 1.9%포인트가 늘었다. 특히 중·고·무직청소년의 경우 동창 및 선후배 간 공동 범행이 성인보다 많아 비행청소년과 교내 불량서클 등에 대한 선도 방안이 절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낮 동안 부모 등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나홀로 아동’들이 가장 안전한 장소로 여겨지는 집에서 성폭력에 자주 노출되고 있으며, 가해자의 상당수가 이웃이나 친·인척 등인 점을 감안하면 사례별 보호대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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