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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 좌장 맡은 국제학술회의서 딸은 인턴십… 수시 이력서 기재

    조국 좌장 맡은 국제학술회의서 딸은 인턴십… 수시 이력서 기재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좌장을 맡은 국제학술회의에서 조 후보자 딸 조모(28)씨가 인턴십을 한 뒤 고려대 수시모집 이력서에 이를 경력으로 기재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조씨는 조 후보자의 동료 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는 비영리단체에서도 인턴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후보자의 아들도 이 단체에서 역시 인턴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서울대 등에 따르면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는 2009년 5월 15일 서울대 법학대학원 100주년 기념관에서 ‘동북아시아의 사형제도’라는 주제로 국제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조 후보자는 중국·일본·대만의 사형제도를 발표하는 1세션의 좌장을 맡았고, 2세션에서는 ‘남한의 사형제도’를 주제로 발표를 했다. 당시 조 후보자의 딸은 이 콘퍼런스에서 인턴십을 했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인권 동아리 활동을 하는 등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아 인턴으로 참가했다는 게 조 후보자 측 설명이다. 앞서 조씨는 고교 2학년 때인 2008년 12월 사단법인 유엔인권정책센터가 모집한 ‘2009 제네바 유엔인권 인턴십 프로그램’에도 합격했다. 당시 조씨 등 인턴 참가자들을 선발하는 과정에는 센터 공동대표를 맡고 있던 서울대 사회학과 정모 교수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당시 조국 국가인권위원회 국제인권전문위원장과 함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2013년에는 조 후보자 아들도 인턴에 선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가 경력으로 내세운 ‘여고생 물리캠프’에서는 조씨가 출전한 해에만 전원이 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씨는 고교 3학년이던 2009년 7∼8월 한국물리학회 여성위원회가 숙명여대에서 연 여고생 물리캠프에서 장려상을 받았고, 수상 실적을 대입 자기소개서에 적었다. 한국물리학회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2009년 여고생 물리캠프에서 본선에 진출한 8개팀이 모두 상을 받았다. 금상과 동상을 각각 2개팀, 은상을 1개팀이 받았고 조씨가 속한 한영외고팀을 포함한 나머지 3개팀은 장려상을 수상했다. 대회가 시작된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모든 팀에 상이 돌아간 해는 2009년이 유일하다. 한편 조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전형 과정에 있던 2014년 8월 주민등록상 생년월일을 7개월가량 늦게 태어난 것으로 바꿨는데, 합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생년월일을 일부러 늦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조 후보자 측은 실제 생일과 일치시키기 위해 변경한 것이고, 의전원 지원 및 합격은 변경 전 주민번호가 사용됐다고 해명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사설] 분수령 맞는 한일 갈등 외교적으로 풀어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연장 여부를 결정할 시한이 이번 주로 다가오면서 한일 간 갈등이 분수령을 맞고 있다. 1년 단위로 연장되는 지소미아는 90일 전 어느 쪽이라도 파기 의사를 서면 통보하면 자동적으로 종료된다. 오는 24일이 연장 여부를 결정할 시한이다. 또 일본이 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시행일(28일)을 코앞에 두고 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두 나라가 적대적인 조치들을 철회하고 원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지금 한일 관계는 역사 인식 문제로 인한 갈등과 반목 속에서 수십년 이어 온 협력과 우호 관계를 이어 갈지, 이것이 깨지고 대립과 긴장 관계로 퇴보할지 갈림길에 서 있다. 이런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20~22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9차 한국·중국·일본 외교 장관회의에서 만날 예정이다. 한일 정부는 모처럼 마련된 외교장관 회동을 양국 관계 개선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 두 나라 외교장관은 대화 모멘텀을 살려 협력 관계가 더 손상되지 않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계기에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별도로 열릴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두 나라 외교장관이 따로 만나 현안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게 바람직하다. 한일이 갈등을 벌일 때마다 어제 서거 10주기를 맞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외교력이 새삼 부각된다. 미중 패권전쟁과 한일 갈등으로 한반도 주변 정세가 요동치는 요즘 그가 보여 준 탁월한 외교적 식견과 리더십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DJ가 1998년 10월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와 발표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은 냉철한 현실 인식과 실리 외교가 바탕이 된 성과물이다. 당시 오부치 총리는 “과거사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사죄”를 언급했고, 김 전 대통령은 “미래 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어제 소셜미디어에 올린 추모글에서 “김대중 대통령님은 한국과 일본이 걸어갈 우호·협력의 길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추모했다. 한일 관계가 지금처럼 불편하게 갈등할 때일수록 ‘김대중ㆍ오부치 선언’에 담긴 평화·협력의 정신을 살려 나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일 양국은 외면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숙명적 이웃이다. 한국은 일본과 관계 개선에 더 노력해야 하고, 일본 정부는 오부치 전 총리의 ‘반성과 사죄’를 기억해야 한다. 한일 갈등의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두 정부의 외교 당국이 나서서 다각도로 기울여야 한다.
  • 우리의 마지막은 왜? 병원이어야 하나

    우리의 마지막은 왜? 병원이어야 하나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웰 다잉’(well dying)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 ‘어떻게 잘 죽을 수 있을까’쯤으로 해석되는 그 말엔 간단치 않은 철학과 현실 문제가 숨어 있다. 생의 마지막까지 얼마나 인간답게 살다가 존엄한 최후를 맞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다. 관련 책들이 숱하게 출판됐지만 새 책 ‘인간의 마지막 권리’는 조금 색다르다. 의사·법의학자등 과학자가 아닌, 철학자이자 윤리학자의 관점에서 풀어냈다는 점에서다. 특히 ‘수동적인 자세를 깨고 죽음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눈길을 끈다.●우리나라 100세 이상 노인 1만 7000여명 ‘생명의 종말이자 모든 관계의 정지’인 죽음은 문학과 철학, 종교의 영역에서 중대한 주제로 다뤄진다. 그리고 그 주제는 대개 죽음(death) 자체나 죽음의 대항개념인 ‘살아 있음’의 소중함에 치중한다. 하지만 저자는 죽어감(dying), 특히 어쩔 수 없이 생명을 의료진 등 타자에게 맡긴 채 수동적인 죽음을 마주한 사람들에게 집중한다. 수명이 짧았던 시대에 사람들은 죽음을 숙명으로 받아들였다. 죽음을 신의 섭리에 따른 운명적 징벌이나 사후 세계를 향한 새로운 여정의 출발점, 혹은 자연적인 과정으로 해석하는 상황에서 죽음의 거부나 저항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의학기술의 발달과 환경 변화에 따른 생명 연장은 ‘죽어감’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늘렸고 실제로 생명 연장과 관련한 목숨의 자기결정권을 둘러싼 논쟁이 지구촌 곳곳에서 첨예하게 진행 중이다. 지난 세기만 해도 65세 이상 생존자는 전체 인구의 13%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2007년 2179명에 불과했던 100세 이상 노인이 2017년 7월 1만 7468명으로 무려 8배나 증가했다. 2017년 전체 사망자의 44.8%는 80세 이상 고령 노인이었다. 저자는 특히 80%의 사람들이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사랑하는 이들과 차단된 채 의료진 도움으로 연명하다가 한계에 달하는 순간 고립돼 죽는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바로 프랑스 역사학자 필리프 아리에스가 지적했던 ‘가려진 죽음’, 혹은 ‘보이지 않는 죽음’이다. ●죽어가면서도 인간의 존엄성 지킬수 있어야 고대 로마시대 전쟁에서 승리해 군중의 환호 속에 귀환하는 장군에게 노예들은 ‘메멘토 모리’(너의 죽음을 기억하라)를 외쳤다. 인간은 언젠가 스스로의 죽음 앞에 서게 된다는 점을 일깨우는 말이다. 그런가 하면 독일 실존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죽음이 있기에 삶의 의미가 있다’고 했다. 저자는 “살아가면서나 죽어가면서나 인간다움과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도록 서로서로 자유와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평화로운 죽음’, ‘인간다운 죽음’을 고려하지 않은 낡은 생명윤리로는 지금의 ‘가려진 죽음’과 ‘보이지 않는 죽음’을 해결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안락사 찾아 해외로 떠나는 사람들도 평화롭고 존엄하게 죽을 인간의 마지막 권리 찾기는 어떻게 해결할까. 저자는 삶과 죽음을 포괄하는 죽음의 윤리를 새로 구성한 뒤 사회적 합의를 거쳐 법제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에선 지난해 2월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돼 죽음에 대한 자기결정권이 커졌다. 하지만 ‘죽을 권리’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첨예하게 엇갈린다. 올해 초 한국인 두 명이 2016, 2018년 조력자살을 돕는 스위스 비영리단체 디그니타스의 도움을 받아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서울신문 3월 6일자 1면> 디그니타스에 따르면 한국인 107명이 같은 방법으로 죽기 위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사망자 76%가 집 아닌 의료기관 등서 생 마감 2018년 사망자의 76.2%가 집이 아닌 의료기관 등에서 생을 마쳤다는 사실을 꼬집은 저자는 신학자이기도 하다. 가족과 함께 집에서 맞는 죽음이란 이미 낯선 것이 된 지 오래라는 그는 천주교를 포함한 종교계도 열린 마음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 “지금 중요한 것은 누구와 어디에서 어떤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지 질문하고 죽음을 미리 상상하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죽음을 제대로 알 때 이를 관리할 수 있으며 스스로 죽음을 관리할 때 의료화된 ‘낯선 죽음’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데스크 시각] 대한민국 공무원도 하방이 필요하다/류지영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대한민국 공무원도 하방이 필요하다/류지영 정책뉴스부 차장

    한동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설화(舌禍)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6월 서울 숙명여대 특강에서 ‘내가 아는 어떤 청년’의 취업 성공담을 꺼냈다. 학점은 3.0이 안 되고 토익은 800점 정도이며 스펙도 없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대기업 5곳에 합격했단다. 말미에 황 대표는 “그 청년은 바로 아들”이라고 밝히며 환하게 웃었다. 졸업을 미루고 학원과 도서관 등에서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통과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청년들에게 자괴감만 심어 줬다는 비판이 컸다. 부산상공회의소 조찬 간담회에서는 내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을 차등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해 구설에 올랐다. 유대인들보다도 더 많은 나라로 나가서 일하는 우리 교민들의 고단한 삶을 역지사지해 보지 않은 듯했다. 근로기준법과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외국인근로자고용법, 유엔인종차별철폐협약 등을 모두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그가 총리로 재직하던 2016년 3월에는 KTX를 타려고 서울역 플랫폼까지 관용차를 몰고 들어가 논란이 됐다. 역이란 공공시설을 사유화하고 자신의 특권의식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성토가 거셌다. 국민을 섬기는 자리인 대통령을 꿈꾼다는 제1야당 대표의 이 같은 언행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단순 일회성 해프닝은 아닌 것 같다.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공안검사로 살아오며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제대로 키우지 못한 결과라는 생각이다. 여러 정부 부처를 출입하면서 고위공무원에게서 황 대표와 비슷한 인상을 받을 때가 있다. 무릇 공직자는 약자를 보듬고 좀더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고자 헌신할 의무가 있다. 사회의 모순을 찾아내 고쳐야 할 책임도 있다. 하지만 일부에게서 현실 진단과 소통 능력에 한계를 본다. 사회 여러 분야의 심층적이고 복잡다단한 갈등 양상을 경험하고 고민해 보지 못해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 정책도 내놓는다. 우리나라에서 공무원이 되려면 적어도 몇 년은 세상과 담을 쌓고 1평 남짓 고시원 방에서 면벽수행하듯 수험서를 외우고 또 외워야 한다. 스스로를 ‘은둔형 외톨이’나 ‘문제풀이 기계’로 만들지 않으면 절대로 시험에 합격할 수 없다. 이들에게 성숙한 공감 능력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 있다. 1990년대 말 우리나라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에 들어갔다. 내로라하던 대기업에 다니던 엘리트 직장인들이 추풍낙엽처럼 잘려 나갔다. 이때부터 대한민국 젊은이들 사이에 ‘도전과 성공보다 안정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자리잡았다. 공무원 열풍은 시간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2030 세대의 공무원 선호를 탓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에는 우리 사회가 너무 멀리 와 버렸다. 아쉬운 것은 이들의 공감 능력이다. 다른 사람과 만나 교감하며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울고 웃고 사랑하고 미워하는가’를 정확히 파악할 경험이 부족해 보여서다. 세상을 바꾸는 정책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 공감에서 나온다. 하지만 젊은 시절 여기에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으면 공무원시험을 통과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가끔 ‘신입 공무원들을 6개월에서 1년씩 지역에 보내 노인복지나 저소득 가정 지원 등 현장 업무를 하도록 제도화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한국판 ‘하방(下放)운동’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방은 중국에서 당원과 공무원, 대학생을 농촌 벽지에 보내 일하게 한 것을 말한다. 공직자들의 관료주의를 극복하려고 시작됐다. 국내 기독교계도 이를 받아들여 전국 각지에서 개척교회 운동을 펼쳤다. 고령화·인구감소로 어려움이 큰 지방을 돕고 젊은 공무원들의 공감 능력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이 지방에서 일정 기간 헌신한다는 것 자체로도 국민에게 감동을 줄 것이다. superryu@seoul.co.kr
  • 위안부·징용 거론 안한 文… 한일 미래지향적 관계에 무게

    위안부·징용 거론 안한 文… 한일 미래지향적 관계에 무게

    비판 자제 수위 조절하고 평화시대 강조 치킨게임 양상 막고 외교해법 모색 판단 GSOMIA 연장 결정 등 변곡점 아직 남아 文 “세계 고도 분업체계 통해 공동 번영” 日의 경제보복 이율배반적 조치 지적 속 한국경제 체질 개선강국 발돋움 의지도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관계가 수교 이후 가장 얼어붙은 가운데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은 광복절 메시지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란 표현에 담긴 극일 의지와 더불어 “지금이라도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는 대화의 손짓으로 축약된다. 과거사 문제는 국민적 공감대와 피해자 합의가 선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이어가되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지향한다는 ‘투트랙 기조’의 연장선인 셈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일본에 대한 고강도 비판을 자제하고, 양국 간 민감한 현안인 ‘위안부’나 ‘강제징용’을 직접 거론하지 않는 등 수위 조절을 했다는 점에서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대화의 문’을 열어 놓는 데 보다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오는 23일까지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 몇 차례 터닝포인트가 남아 있지만, 향후 일본의 대응 기조에 따라 한일 갈등 국면이 전환점을 맞이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이날 대일 메시지의 전반적 기조는 앞서 문 대통령이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다. 역사를 거울삼아 한국과 일본이 굳건히 손잡을 때 평화의 시대가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했던 것과 맞닿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도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승자 없는 게임”이라고 규정하며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제보복의 부당함과는 별개로 외교적 해결의 가능성을 닫아 놓아서는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된 강제징용 문제를 한 번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대신 “일본과 함께 일제강점기 피해자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치유하고자 했고 역사를 거울삼아 굳건히 손잡자는 입장을 견지했다”며 “과거를 성찰하는 것은 과거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딛고 미래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2015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후 70년 담화에서 “전쟁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우리의 자손, 그리고 다음 세대의 아이들에게 사죄를 계속하는 숙명을 안겨 주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 데서 드러나듯 우익은 물론 일본 사회 내 팽배한 왜곡된 역사인식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도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또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이율배반적이란 점을 지적하고, 단호하게 ‘극일’의 길로 나아가겠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문 대통령은 “세계는 고도 분업체계를 통해 공동번영을 이뤄 왔고, 일본 경제도 자유무역 질서 속에서 분업을 이루며 발전해 왔다”며 “국제 분업체계 속에서 어느 나라든 자국이 우위에 있는 부문을 무기화한다면 평화로운 자유무역 질서가 깨질 수밖에 없으며 먼저 성장한 나라가 뒤따라 성장하는 나라의 사다리를 걷어차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아울러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위기를 오히려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 기회로 삼고, 일본을 뛰어넘는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자고 천명했다. 문 대통령의 인식은 “아직도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이루지 못했다”거나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책임 있는 경제강국을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는 대목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황성기 칼럼] ‘65년 체제’ 깨든가 고치든가

    [황성기 칼럼] ‘65년 체제’ 깨든가 고치든가

    지난 3월 일본 NHK에서 방송한 드라마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는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즈오 이시구로가 1986년에 펴낸 같은 이름의 소설이 원작이다. 주인공인 노화가가 일본의 침략전쟁 와중에 일본 정신과 천황을 찬양하는 그림을 그려 부와 명예를 누렸으나, 패전과 동시에 미 군정에 의해 ‘전범’으로 몰려 붓을 꺾고 180도 뒤집힌 가치관 속에서 살아가는 내용이다. 일견 과거를 반성하고 고뇌하는 듯 흘러가던 드라마는 마지막에 충격적인 대사를 시청자에게 던진다. “스스로를 부당하게 비난할 필요는 없어. 적어도 우리들은 신념에 따라서 행동하고 최선을 다해 일했으니까.” 침략과 전쟁, 식민지배의 음습한 역사를 ‘신념’과 ‘최선’이란 말로 포장하거나 덮으려는 세력이 일본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시구로는 ‘전범 화가’를 통해 암시하려고 했을지 모른다. 패전 70주년을 하루 앞둔 2015년 8월 14일 아베 신조 총리는 담화에서 이렇게 말한다. “전쟁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우리 아이들과 손자, 그리고 그다음 세대의 아이들에게 계속 사죄의 숙명을 짊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 담화에는 분명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란 옹색한 표현이 있긴 하다. 하지만 아베가 진정 말하고 싶었던 것은 사죄의 대물림을 끊겠다는 데 있지 않았을까. 노화가가 자신에게 던지는 과거의 합리화 궤변은 ‘전후 레짐(체제)의 탈피’를 역설해 온 아베의 모습과 그다지 다르지 않아 보인다. ‘사죄의 숙명’에서 벗어나려는 아베의 행동은 담화 발표 후 4년 뒤 강제동원 판결을 핑계로 한 백색 국가 제외라는 기습적 조치로 구현된다. 한국에 65년 협정을 지키라며 50여년 지켜 온 양국의 신뢰 관계를 허무는 경제보복은 사실상 ‘65년 체제’의 종언을 일본이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1965년의 한일 청구권협정은 54년간 성역이었다. 성역이 뭔가. 들여다봐서도, 만져서도 안 되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다. 지금도 한일협정을 깬다는 소리를 하면 기겁부터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비교적 진보 성향의 사람들조차 한일협정에 손상이 가면 나라가 결딴나기라도 하는 양 예민하게 반응한다. 일본과 관계를 끊어서 어쩌자는 거냐며 호들갑 떠는데 한일기본조약과 청구권협정을 맺은 ‘65년 체제’는 이제 더이상 성역과 동의어가 아니다. 민주화한 사법부가 2012년 5월 강제동원 피해자의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고, 2018년 10월 30일 그 판결을 확정했다. 이미 그들 판결로 협정은 협정일 뿐 성역이 아니라고 주문을 읽어 내린 것이다. 처음부터 협정에 결함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반세기 넘게 한일의 침묵 카르텔이 유지됐다. 그러나 일본의 경제보복 7·4(반도체 부품 3품목 수출규제), 8·2(백색국가 제외) 조치는 역설적으로 협정에 숨은 모순을 우리들에게 가르쳐 줬다. 이제는 그 카르텔이 깨졌다. 누더기로 변한 65년 체제는 기워서 재활용하기 어려운 지경이 됐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지난 3일 1965년 한일협정 체제의 청산을 제안했다. 심 대표는 65년 협정의 불평등한 요소를 수용해 우리 국민의 인권을 짓밟는 결정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면서 ‘65년체제청산위원회’를 대통령 산하에 구성하자고 말했다. 왜 이런 소리가 협정이 체결되고 50년이 더 지난 지금에서야 공당의 대표 입에서 나왔는지 놀라울 정도다. 87년 민주화에도 꼭꼭 숨어 있던 65년 협정 신화는 지상으로 내려와야 한다. 세상에 영원불멸은 없다. 국가끼리 맺는 조약, 협정도 예외가 아니다. 한미 군사훈련을 ‘터무니없고, 돈 든다’고 새털처럼 조롱한 트럼프야말로 협정·조약의 탈퇴·파기의 선수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폐기, 파리협정 이탈 그 모두 트럼프 작품이다. 이란 핵 합의를 내동댕이치고 러시아와 맺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도 서슴없이 깼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파기를 위협해 미국에 유리하게 개정하고, 일본의 아킬레스건 미일안보조약도 흔들어 댔다. 최강자가 부릴 수 있는 횡포이지만 탈퇴와 파기가 반드시 강자의 전유물은 아니다. 누더기가 된 65년 체제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이제 그 물음과 솔직하게 대면할 시간이 왔다. 더는 한국과 같은 편이 될 수 없다는 일본 횡포에 우리도 결기를 보여야 한다. 언제까지 피식민국 보는 듯한 무례한 언행을 참고 견뎌야 하나. 65년 체제를 깨든가, 고치든가 양단간에 결단을 내릴 때가 왔다.
  • 길윤형 “상대를 악마화하면 안 된다. 수사의 추상성 걷어내야”

    길윤형 “상대를 악마화하면 안 된다. 수사의 추상성 걷어내야”

    “상대를 악마화하면 외교적 해결은 그만큼 멀어집니다.” 도쿄특파원을 지낸 길윤형 한겨레신문 기자는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1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제64차 통일전략포럼 ‘한일관계 어떻게 풀어야 하나’ 라운드 테이블의 첫 번째 발표를 시작하며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황해문화’ 여름호에 발표한 논문 ‘구조적 위기의 한일관계’와 페이스북 등에 남긴 글들을 묶은 이날 발표문을 최대한 싣는다. 인터뷰 형식을 취하지 않는 것은 발표자의 생각을 오롯이 들여다보게 하는 것이 논의의 깊이와 진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분량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약간은 정리자가 덜어냈다는 점을 밝혀둔다. 또 길 기자는 개인 의견이며 신문사의 의견이 아니란 점을 강조했음도 아울러 밝혀둔다.첫째, 위기의 원인이다. 현재 위기를 벗어나려는 ‘단기적 해법’은 두 나라 모두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조처를 ‘동결’하고,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로 발생한 1965년 청구권 협정에 대한 두 정부의 인식차를 좁힐 수 있는 외교 협의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한 의도를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7월 1일부터 8월 6일까지 일본 총리관저와 청와대 홈페이지 등을 검색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대한 발언을 전수 조사했더니 매우 흥미로운 차이가 눈에 띈다. 아베 총리는 한국 정부에게 1965년 체제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수하겠다는 경고를 지속적으로 쏟아내 온 반면, 문 대통령의 반응은 ‘실존적’이고 ‘근본적’이다. 일본이 65년 체제를 지켜내기 위해 한국을 화이트 국가에서 배제했다고 말하는데 견줘, 한국은 성장을 방해하고 한국경제의 아킬레스건을 끊어 패배감을 맛보게 하기 위한 일본의 조처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의 설명은 실무적·기술적이지만, 한국의 반응은 근본적·실존적·철학적이다. 이렇게 서로에게 쏟아내는 말의 추상수준이 다르면, 냉정하고 차분한 외교 협의가 시작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번 한일 갈등은 장기화될 것이 분명하다. 한국 정부는 하루 빨리 감정을 걷어내고 말의 추상수준을 낮춰야 한다.둘째, 식민지배의 불법성 등 근본문제에 손을 대면 타협은 불가능하다. 일본이 관심 있는 것은 대법원 판결로 확정판결 받은 이들의 손해배상금을 누가 감당할지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畸?정부가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해왔고, 한국 정부의 만족스러운 응답이 없자 1월 9일 청구권 협정 3조1항의 분쟁해결 절차에 따라 외교협의를 요청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이 “강제징용이라는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통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밝혔지만 국무총리실 한일수교회담문서 공개 등 대책기획단 활동을 담은 2007년 백서에는 당시 한국 정부가 인식한 ‘반인도적 불법행위’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같은 ‘반인도적 불법행위’인 일부 예외적인 문제지, 강제동원 전반의 문제를 뜻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1995년 ‘무라야마 담화’, 1998년 10월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가 발표한 ‘한-일 파트너십 선언’으로 두 나라 관계는 진일보했지만 아베 총리는 2015년 8월 아베 담화를 통해 “우리 아이와 손자들에게 영원히 사죄의 숙명을 지게 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일본이 더 이상 지난 역사를 사죄·반성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런 아베 총리에게 식민지배 불법성과 관련해 두 나라가 공통된 인식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 정부가 그런 태도를 취한다면 현재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외교적 해법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며, 결국 갈등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아베 총리로부터 식민지배가 한국인의 의사에 반해서 이뤄진 것임을 다시 인정 받고, 이를 통해 두 나라 기업과 한국 정부 등이 참여하는 기금 형태의 타협안은 가능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셋째, 중장기적으로는 변화된 외교안보 환경에 맞게 한일관계의 기반을 다시 짜야 한다. 중국의 부상이 가시화되며 동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두 나라는 국운에 사활적 영향을 끼치는 동아시아의 미래상에 대해 화해하기 힘든 견해차를 노출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남북관계 강화하고 북한과 미국의 타협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일본은 북한과 미국의 ‘안이한 타협’ 을 경계하며 미국이 북한에 엄격한 요구를 이어가도록 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일관계의 새 기반이 되는 공동선언엔 지정학적 환경의 변화 속에서 일본이 느낄 수밖에 없는 안보 불안에 대한 한국의 이해와 공감, 북핵 문제를 해결해 통일을 지향하려는 한국의 입장에 대한 일본의 이해와 공감이 구체화돼야 한다. 필요하면 한국은 일본과 본격적으로 안보 협력도 할 수 있다는 결단을 내려야 하며 이 과정에서 두 나라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역사 문제에 대한 또 한 번의 타협이 가능하다고 본다. 두 나라는 서로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이웃’이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라는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며 지난 20여년 꾸준히 발전해 온 민간의 끈끈한 교류라는 소중한 자산이 있다. 일본이 한반도에서 저지른 여러 과오에 대해 반성적 자세를 유지하는 한 한국은 일본의 위협이 아닌 친구로 남을 것임을 일본에 끈질기게 설득해 일본이 한반도의 냉전 해체와 평화 구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양국 관계를 안정된 새 기반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이런 기초 위에서 두 나라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역사문제에 대한 최종적인 타협점이 만들어질 수 있다. 정리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숙명여대 미래교육원, 8월 31일까지 학점은행제 신·편입생 모집

    숙명여대 미래교육원, 8월 31일까지 학점은행제 신·편입생 모집

    평생교육 시대를 맞아 직장인뿐만 아니라 주부, 사회인들이 자기 계발이나 승진, 재취업 등을 목적으로 학점은행제를 통한 학위 취득이 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숙명여자대학교 미래교육원은 31일 17시까지 학점은행제 2학기 신·편입생 입학 원서 접수를 받는다고 밝혔다. 모집 전공은 아동학, 사회복지, 식품조리학, 식공간연출의 4개 전공이며, 입학원서 지원 횟수 제한 없이 100% 면접 선발 방식이다. 직장인이더라도 야간 및 주말반 등을 통해 학업과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학위를 취득할 수 있으며, 성별과 관계없이 남녀 모두 지원 가능하다. 특히 학위 소지자의 경우 단기간 내 학위 취득도 가능하다. 학사학위 소지자는 1년 6개월 동안 48학점 취득 시, 전문학사학위 소지자는 2년 동안 84학점 취득 시 학위가 주어진다. 아동학전공은 숙명여자대학교 총장명의 학위 취득과 동시에 보육교사 2급 자격을 얻게 되므로 국공립어린이집, 직장어린이집 취업, 특수대학원 놀이치료전공, 사회복지정책전공 진학 연계가 가능하다. 교∙강사진으로 숙명여자대학교 본교 출신 석박사 출신들이 참여하고 있어 수준 높은 강의를 기대할 수 있다. 사회복지전공은 전문학사학위와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고, 사회복지현장실습 시 실습지와 연계도 이루어져 취업 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식품조리학, 식공간연출 전공 수업은 국내 유일의 대학 부설 음식연구원인 한국음식연구교육원에서 진행한다. 따라서 소속 강사의 높은 강의 퀄리티는 물론 최신 기자재 실습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숙명여자대학교 미래교육원은 전공별 지도교수제를 통한 개별 맞춤형 학사관리와 함께 직장인을 위한 주말반, 성인 만학도를 위한 별도의 커리큘럼 ‘스노우스타’ 등 학생 편의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직 고교 교사가 시험문제 유출…경기교육청 감사

    현직 고교 교사가 시험문제 유출…경기교육청 감사

    서울 숙명여고 교사의 시험 문제지 유출 여파가 아직 생생한 가운데, 경기지역 한 고등학교 교사가 시험 문제를 유출해 타지역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에게 풀어보게 한 사실이 확인돼 교육청이 감사를 벌이고 있다. 해당 교사는 “시험 문제에 오류가 있는지 등을 검토하고자 집에 가져가 아들에게 풀어보게 했을 뿐”이라며 비리 의혹을 부인했다. 9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사 A씨는 올해 1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앞두고 영어 시험문제가 담긴 파일을 인쇄해 집에 가져 가 타 학교 3학년 아들에게 풀게 했다. 일부 문제는 A씨를 포함한 영어교사 4명이 공동 출제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런 내용의 제보를 받은 뒤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 사이 해당 학교를 4차례 방문해 현장 감사를 벌여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시험을 앞두고 문제가 학생 수준에 맞는지, 오류는 없는지 등을 확인하고자 아들에게 일부 문제만 풀어보게 했을 뿐”이라고 감사관에게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A씨는 아들이 지적한 문제 내용을 놓고 공동출제 교사들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교장은 “A씨 아들은 영어 실력이 좋기 때문에 (A씨가 아들) 성적을 올리고자 일반고 시험문제를 제공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문제를 검토하려 했다는 A씨의 말을 믿지만 문제지를 집에 가져간 행동은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조만간 A씨를 불러 시험 문제 검토 주장에 대해 소명하도록 하고,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이다도시 재혼, 사랑한다면 당당하게..

    이다도시 재혼, 사랑한다면 당당하게..

    이다도시 재혼 소식이 전해졌다. 프랑스 출신 방송인 이다도시는 5일 오전 자신의 SNS에 ‘헐! 다음 토요일에 노르망디에서 재혼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예비신랑과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는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이다도시와 예비 신랑의 모습이 담겼다. 두 사람의 행복한 미소가 눈길을 끈다. 이다도시는 사진을 공개하며 ‘#재혼만남 #재혼 #육인가족 #사랑 #행복 #forever’ 등의 해시태그를 붙이며 결혼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이다도시는 1990년대 활발히 활동했던 1세대 외국 출신 방송인이다.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여러 TV 프로그램을 통해 활약했다. 1993년 한국인과 결혼해 두 아들을 낳았고, 16년 만인 지난 2009년 이혼했다. 2012년부터 숙명여대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공소 유지’ 무게 싣는 윤석열호… 형사사건 직관 늘었다

    ‘공소 유지’ 무게 싣는 윤석열호… 형사사건 직관 늘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도 특별공판팀 투입 사법농단 수사 검사 핵심인력 유지할 듯“여러분의 배틀필드(전장)는 조사실이 아니라 법정입니다.” 지난 25일 취임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꾸려갈 검찰은 수사 못지 않게 ‘공소 유지’에도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과거 재벌 총수 재판에선 ‘3·5 법칙(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통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소 유지가 성기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이젠 최종 결론까지 수사 검사가 책임지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윤 총장은 평소 형사 법집행으로서 소추(기소) 및 공소 유지(재판)를 강조해왔다. 윤 총장이 후배 검사들에게 자주 한다는 조언에서도 수사가 이뤄지는 조사실보다 공소 유지를 하는 법정을 더욱 중요시해야 한다는 생각이 묻어나온다. 실제로 윤 총장이 지난 2년간 지휘했던 서울중앙지검은 특수·공안 사건뿐만 아니라 형사 사건에서도 수사 검사가 재판에 참여하는 ‘직관’이 늘었다. 형사부 사건은 형사부에 소속된 수사 검사가 기소하고, 공판부에 소속된 공판 검사가 공소 유지를 맡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숙명여고 시험 답안 유출 사건은 형사7부 검사가 직접 공판에 참여하고 있고, 최근 종결된 가습기 살균제 사건도 형사2부 검사 3~4명으로 구성된 특별공판팀이 투입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직관의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안이 복잡하거나 법리 다툼이 첨예할 경우 수사 검사가 직접 공소 유지에 참여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엔 정치인·기업인 범죄를 다루는 특수 사건도 ‘최종 형량’보단 ‘구속’을 수사의 최대 성과로 치부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한 특수통 검사는 “특히 재벌 총수 사건은 구속만 성사시켜도 이미 성공한 수사처럼 여겨졌다”면서 “정작 재판엔 검사 1명이 나가 대기업 수장과 변호사 수십명을 상대로 싸워야 할 정도로 공소 유지엔 만전을 기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윤 총장은 주요 사건의 수사 인력이 인사 대상이더라도 재판이 마무리될 때까지 특별공판팀에 배치하는 등 공소 유지에 전력을 다할 예정이다.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의 경우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과 조상원, 단성한, 박주성 부부장 등 핵심 인력들은 이번 중간간부 이하 인사에서 특별공판팀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이명박 전 대통령 항소심, 이재명 경기지사 항소심, 이정현 의원 항소심 등 정치 사건도 수사 검사의 직관으로 진행되는 만큼 가능한 인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미래 불안에 우울한 ‘대2병’… 시간이 약? 치열하게 극복 노력해요

    미래 불안에 우울한 ‘대2병’… 시간이 약? 치열하게 극복 노력해요

    “대학생 때가 가장 속 편하고 좋을 때”란 말은 이제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이 시대 대학생들에겐 과거보다 더 치열해졌다는 입시 관문을 뚫고 대학에 입학해도 취업이라는 더 큰 산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치열한 입시 경쟁을 거쳐 20세 성인이 된 해방감을 누릴 틈도 없이 1학년을 마치자마자 ‘현타’(현실자각 타임이라는 뜻의 신조어)를 겪으며 ‘대2병’을 호소하는 대학생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전공이 자신에게 맞는지, 진로는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대학에 와서 더 고민이 심해지는 것이다. 지난 4월 구인·구직 업체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대학생 41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자신이 대2병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4.6%가 ‘그렇다’고 답했다. ‘전공을 다시 정할 수 있다면 현재 전공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절반도 되지 않는 38.7%만이 지금 전공을 다시 선택하겠다고 답했고, 나머지는 다른 전공을 선택(39.9%)하거나 잘 모르겠다(21.5%)고 답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대2병을 ‘중2병’이나 사춘기처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극복되는 것으로 치부한다. 또 노력하지 않는 ‘요즘 것들’이 엄살을 부리는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실제 대2병을 겪었거나 겪고 있는 대학생들은 대2병이 누구보다 치열하게 노력해야 극복할 수 있는 ‘관문’이라고 말한다.대2병은 주변의 평범한 대학생들이라면 누구나 겪고 있다. 충남대 심리학과 14학번인 홍석찬(24)씨는 2학년 1학기까지 다니고 한 한기를 휴학했다가 입대한 후 2018년 복학 직후 대2병을 겪었다. 4학년이 돼 일찌감치 직장을 구한 몇몇 여자 동기들이나 뚜렷한 목표를 정하고 취업 준비를 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자 불안감이 엄습했다. 홍씨는 “군 입대 전까지는 막연하게 대학원에 가서 석사를 받고 싶다는 목표가 있긴 했지만 막상 주변에서 사회에 진출하거나 진출을 앞두고 있는 모습을 보니 조바심이 났다”면서 “군 입대 전엔 시험 기간이 아니면 친구들과도 곧잘 어울렸는데 지금은 시험 기간이 아니더라도 매일 도서관에서 한두 시간 이상 공부해야 불안감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현재 3학년 2학기를 마친 홍씨는 대학원을 준비하면서 조금씩 대2병을 극복해 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주변에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여전히 불안하고 답답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홍씨는 “주변에서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는 친구들을 보면 토기 사진들을 보며 시대별 순서를 외우고, 본인이 지망하는 직무와 관계없어 보이는 컴퓨터 공학 데이터 분석까지 공부한다”면서 “나도 대학원이 아닌 당장 취업을 준비했다면 그렇게 공부해야 했을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지금도 많은 대학생들은 대학 생활 외에 다양한 방법으로 ‘스펙’을 쌓고 대2병을 이겨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화여대 디자인학부에서 벤처경영을 복수전공하고 있는 김유진(21)씨의 경우 다양한 대외 활동으로 대2병을 극복하고 있다. 17학번인 유진씨는 “디자인 전공은 실기 등의 수업이 많아 2학년이 되면서 전공에 대한 적성 여부가 다른 학과에 비해 더 정확하게 갈리는 편”이라면서 “2학년 2학기가 되면서 이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마케팅 분야와 연관이 있는 경영학과를 복수전공으로 선택해 전공 심화에 따른 불안감이 조금 줄었다”고 말했다. 유진씨는 비슷한 시기에 각종 기업에서 주관하는 다양한 대외 활동을 찾아 적극 참여하면서 그나마 불안감을 줄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물론 토익 점수나 학점 관리, 취업을 위한 포트폴리오 만들기 등은 여전히 압박이고 스트레스”라면서 “하지만 대외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 스스로 자극을 받기도 하고 배우는 것도 적지 않아 대2병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건국대 행정학과 3학년인 김하연(23)씨는 대2병을 심하게 앓다가 학교와 학과를 바꿔 편입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앞서 하연씨는 ‘점수에도 맞고 멋져 보이기도 해서’ 법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그렇게 2학년이 되니 수업이 적성에 맞지도 않았고 주변에서 본격적으로 로스쿨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늘어나니 불안감이 커져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무기력증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었다”고 돌이켰다. 문제는 그런 어려움을 겪을 때까지 누구도 옆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연씨는 “중·고등학교 때에는 ‘너는 할 수 있는 게 아직 없으니 일단 대학부터 가라’는 식으로 압박을 주다가 대학에 오니 ‘자, 이제 너는 어른이니 네 인생은 네가 스스로 선택해’라고 방치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면서 “하지만 정작 그 과정에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진로 선택을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 준다거나 실질적인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대2병을 치유하는 과정이 조금은 달라졌을 수 있다는 게 하연씨의 설명이다. 그는 “편입을 하며 스스로 고민할 시간이 있었고 스스로 절박함 속에서 무기력을 이겨 내기 위한 치열한 노력을 하고 나니 지금은 대2병을 조금 극복한 것 같다”고 웃었다.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대학생들에게 대2병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방국립대에서 기계설계를 전공하고 있는 최성민(25·가명)씨는 대2병을 처음 들어봤다면서도 대2병의 증상을 듣자 “저도 그런 경험을 하고 있다”고 공감했다. 군 제대 후 2학년 2학기에 복학해 현재 3학년까지 마친 최씨는 “솔직히 지금도 내가 선택한 전공이 정말 내 미래에 맞는지 확신이 없다”면서 대2병을 앓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금까지 제 스스로 온전히 나만을 위한 고민을 하고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면서 “입시를 목표로 앞만 보고 달려온 제 또래 중 정말 자신이 원하고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해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은 10%도 안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최씨는 여름방학을 마친 뒤 한 학기 휴학을 하고 지금 전공이 자신에게 정말 맞는 것인지, 또 자신의 진로와 미래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생각이다.전문가들은 우리 교육이 사회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생기는 괴리감이 학생들의 혼란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대2병이라고 진단했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미래 시대에 필요한 능력을 갖춘 사람인데 대학 교육은 이를 받쳐 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이 사회의 변화 속도에 맞는 교육을 하지 못하고 과거에 머물러 있다 보니 학생들 스스로 사회 속도에 따라가려다 혼란의 시기를 겪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엽 한국교육개발원 박사는 “대학 진학 후 전공을 좀더 자유롭게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등 사회적으로 그 고민에 대해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교육 정책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봉환 숙명여대 교수는 “2015년 진로교육법이 제정되면서 고등학교에 진로전담 교사가 1명씩 배치되는 등 과거에 비해 진로 지도를 할 수 있는 틀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면서 “이를 제대로 활용할 콘텐츠와 노하우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전파하는 정책을 편다면 대2병을 좀더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평화로 나아가는 사람들 2] 김영애 “교동~벽란도 평화의 뱃길 여는 데 남은 삶을”

    [평화로 나아가는 사람들 2] 김영애 “교동~벽란도 평화의 뱃길 여는 데 남은 삶을”

    배는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를 돌았다. 기념할 일 없고 부끄럽기만 한 정전협정 체결 66주년이 되는 27일 한낮,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대교 아래를 ‘평화의 배’는 지나가지도 못했다. 대교 아래 오른쪽 기슭을 통과하면 벽란도에서 건너와 짐과 사람을 부리던 부두가 나온다고 했는데 예서 멈추라고 했다. 서해 5도와 북한 황해도 해주 사이에는 중화기가 잔뜩 서로를 겨누고 있지만 이곳부터 경기도 파주 장단까지는 중립수역이다. 정전협정을 체결하면서 이곳만은 서로 무기를 배치하지 말기로 했다. 한강과 임진강, 개성부터 흘러온 예성강까지 세 강줄기가 모여 예로부터 조강(朝江)으로 불렸던 이곳은 뭍과 바다가 만나던 곳이며 문명이 꿈틀거린 곳이다. 실제로 지금의 연백과 개성 땅 모두 이남이었고,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3년 동안 이곳에 피난와 막 산다고 해 지금도 막촌으로 불리는 대룡시장 사람들은 마실 다녀오듯 연백으로 넘어가 농작물을 돌아보고 오곤 했다. 이날 오전 11시 강화 외포리 선착장을 출발한 평화의 배는 두두둥 북을 두드리며 30분 뒤 교동면 월선포에 도착했다. 제6회 7·27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는 ‘벽란도 뱃길을 열다’를 작은 주제로 3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김영애(63) 사단법인 새 우리누리 평화운동 대표는 월선포 무대에서 평화문화제를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었다. 오전 9시 전만 해도 비구름이 잔뜩 끼었지만 10시쯤부터 물러나 땡볕이 됐다. 김 대표는 교동대교의 개통과 함께 요즘 부쩍 뜨고 있는 대룡시장 얘기로 입을 열었다. “5년 전 고향인 교동에 돌아왔는데 대룡시장처럼 실향민들의 애환이 담긴 공간이 죽어가고 있었어요. 열 가게만 남기고 폐업한 상태라 너무 안타까웠지요. 이곳에 산업단지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있어 이를 저지하고 어르신들 붙잡고 설득해 옛 정취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공간으로 꾸몄더니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르신들의 자긍심도 살리고, 교동의 역사와 중요성도 알려 남북한은 물론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거점으로 벽란도~교동 섬을 알리는 일을 여생의 숙명으로 삼게 됐어요.”옛 새천년민주당의 수석전문위원으로 비례대표 여성 할당제를 도입하는 데 앞장섰다. 가족계획, 정신대 문제, 성폭력, 가정폭력 등 여성의 권익을 보호하는 일을 하다 차츰 통일과 평화 등으로 시야가 넓어졌다. 미국 이스턴 메노나이트 대학 정의평화대학원에서 갈등전환학 석사 학위를 땄다. 커리큘럼 외에 현장 체험도 요구해 제주 강정마을에서 6개월 머무르며 공부한 것을 현장에 접목하려 했다. 고향에 정착하며 민주평통 강화군협의회장 공개채용에 뽑혀 평화 일꾼으로 나서게 됐다. 해박한 지식과 경륜이 반영돼 논리 있는 언변에다 지역 일꾼들에게 서슴 없이 다가가 말을 붙이고 대룡마을 어르신들 챙기는 살뜰함에 열정까지 갖췄다. “제 DNA에는 남북한이 모두 있어요. 어릴 적부터 연백에서 피난 오신 부모에게 들은 얘기가 각인돼 있고요. 어쩌면 평화와 통일의 중요성을 미래 세대에게 들려줘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다고 생각해요.” 2005년 시작한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는 2008년까지 진행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 하지 않다가 지난해 다시 시작했다. 지난해와 달리 이날은 어린 참가자들이 부쩍 늘어 더 좋다고 했다. 동원하느라 힘들어겠다고 하자 김 대표는 “하나도요. 모두 자발적으로 오신 거랍니다. 해마다 대룡시장을 찾는 이들 가운데 3만명 정도에게 열심히 벽란도를, 중립수역을 알린 덕분입니다”라고 말했다. 땡볕 아래에서 강화초등학교 합주단은 벽란도를 통해 오는 손님들을 맞는 대빈창 사신 맞이로 열심히 연주를 들려줬고, 송천초등학교 학생들은 합창을 들려줬다.김 대표에게 가장 어려운 점이 뭐냐고 물었더니 “역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몇분 남지 않은 실향민 어르신들은 물론이고 자제 분들도 마음의 문을 쉬 열어주지 않으세요. 섬 속의 섬이란 피해 의식이 상당해요. 강화읍 사투리와 여기 어르신들 사투리도 완전 다르거든요”라고 답했다. 그의 꿈이야 물론 벽란도 뱃길을 다시 여는 것이다.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이 참석하지 못하고, 대신 읽게 한 환영사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지난 23일 강화해안순환도로 2공구가 개통됐다. 해안철책이 걷혀지고 서해 남북평화도로인 영종~신도 구간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되면서 남북을 잇는 길이 만들어지고 있다.’ 확성기도 철거되고 55년 만에 여의도 면적의 84배에 이르는 서해 바다가 조업구역으로 확장됐다. 이날 오후 12시 30분 월선포 선착장을 출발한 두 번째 평화의 배는 최근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북미 비핵화 협상 전망처럼 교동대교 아래 한강하구선 어로한계선 아래를 맴돌며 세 강의 물을 합치는 제를 올리고 월선포로 돌아왔지만 사람과 사람, 물길과 뱃길을 잇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정봉주 “성추행범 낙인 고통…세상으로 나가고 싶다”

    정봉주 “성추행범 낙인 고통…세상으로 나가고 싶다”

    자신의 성추행 의혹 보도가 허위라고 반박했다가 무고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세상에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김미리) 심리로 열린 선고공판에서 이렇게 최후 변론했다. 그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려 노력한 내가 성추행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당일 행적을 추적한 결과 도저히 호텔에 갈 수 없었다는 판단이 내려져 결백을 위해 기자회견을 한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성추행이나 하는 파렴치한 사람으로 살지 않았다”며 “정치적 숙명, 신의 뜻이라고 생각해도 지난 1년 반의 시간은 큰 고통이었다”고 토로했다.그는 “성추행범으로 낙인찍혀 발 묶인 세월이 고통스러웠으나 솔직한 마음으로는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세상으로 나가고 싶다”며 “재판부가 억울함을 꼭 풀어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날 정 전 의원의 혐의 가운데 무고에 대해서는 징역 10개월을,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벌금 2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강제 키스 시도를 사실이라고 볼 때 이번 사건은 피고인이 자신의 주장의 허위성을 인식했는지가 쟁점”이라며 “이는 외부에서 입증하기 어려우니 제반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하는데 피고인이 주장하는 허위 입증 근거들은 객관적인 사실에 바탕을 두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고의 여부는 피고인이 얼마나 사실 확인을 위해 노력했는지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이에 비춰봐도 피고인에게는 허위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며 “피고인이 애정이 있던 여대생을 수감 전에 만났는데 그것이 기억나지 않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인터넷 매체 프레시안은 지난해 3월 초 “정 전 의원이 2011년 12월 23일 기자 지망생이던 A씨를 호텔에서 강제 키스하려 하는 등 성추행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정 전 의원은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자를 호텔에서 만난 사실도, 추행한 사실도 없다. 해당 기사는 나를 낙선시키기 위한 대국민 사기극,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다 당일 해당 호텔에서 결제한 카드 사용 내역이 나오자 스스로 자신의 주장을 철회했다. 검찰은 정 전 의원이 의혹을 보도한 기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해 허위사실을 퍼뜨렸다고 결론 내렸다. 또 정 전 의원이 프레시안 기자 2명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소한 데 대해서도 고소가 허위였다고 보고 무고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검찰은 성추행 의혹의 실체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않았다. 정 전 의원 측은 “피해자의 진술 외 성추행에 대한 증명이 없고 일부 불리한 정황이 있더라도 합리적인 의심 없이 유죄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정 전 의원에 대한 선고 기일은 9월 6일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86) 글로벌 경쟁속에서 ‘제 2도약’ 진두 지휘하는 네이버 리더들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86) 글로벌 경쟁속에서 ‘제 2도약’ 진두 지휘하는 네이버 리더들

    유리천장 깬 한성숙 대표, 지난해 최고실적 내최인혁 부사장, 한 대표와 공동 사내 등기이사‘IT 1세대’ 채선주 부사장, 창업주의 최측근네이버는 IT기업인만큼 기존 기업들과는 다른 독특한 경영스타일이 있다. 전문경영인을 필두로 각 업무를 주도하는 주요 리더가 필요에 따라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수평적 리더십을 중시한다. 회사의 실무는 한성숙(52) 대표가 총괄한다. 회의 안건에 따라 담당 리더가 참석자를 정한다. 이해진 창업주가 이사회 의장과 등기 이사에서 물러나 글로벌투자책임자(GIO)만 맡은 이후 경영일선은 한 대표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 대표는 의정부여고와 숙명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민컴에서 잡지사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나눔기술과 PC라인에서 일했다. 당시 ‘씨앗’이라는 한글 프로그램밍 언어 개발자 인터뷰를 계기로 나눔기술이라는 스타트업으로 옮기며 IT업계에 몸을 담았다. 이후 한 대표는 엠파스에 창립 멤버로 합류해 검색사업본부장을 맡았다. 당시 다른 포털의 DB(데이터베이스)에 있는 검색결과까지 보여주는 ‘열린검색’을 선보였다. 엠파스 근무 당시 ‘일벌레’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일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엠파스가 SK커뮤니케이션즈에 매각되자 2007년 네이버의 전신인 NHN으로 옮겼다. 한 대표는 네이버에서 검색품질센터 이사와 서비스1본부장, 서비스 총괄 등을 거친 서비스 전문가다. 네이버 서비스 영역에서 이뤄지는 모든 활동을 섬세하게 설계했다. 검색품질센터 이사직을 역임하며 검색서버를 한층 고도화했다. 웹툰, 웹소설 등 수익 모델을 만드는 데 기여했고, 모바일과 동영상에 특화한 서비스를 발굴했다. 브이라이브(V LIVE)와 쇼핑검색부터 결제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시스템인 네이버페이 등이 한 대표가 총괄해 성과를 낸 서비스들이다. 2017년부터는 대표로 네이버를 이끌기 시작해 네이버 본연의 핵심 경쟁력인 검색 서비스를 한 단계 고도화하는데 주력했다. 이런 한 대표의 노력에 힘입어 네이버의 2018년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19.4% 증가한 5조 5869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 대표는 또 최근 3년 내 커머스와 B2B(기업간 전자상거래) 사업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초기 네이버의 성장을 이끈 것이 지식인 검색 서비스였다면, 앞으로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커머스 플랫폼 확장, 동영상 강화 등 기존 사업 역량을 진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한 대표 밑으로는 3명의 부사장이 분야별 책임을 맡고 있다. 최인혁(48)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마산 중앙고와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 제어계측공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삼성SDS 출신으로 2000년에 네이버에 합류한 최 COO는 빠른 결단과 추진력을 발휘하는 경영리더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돼 한 대표와 함께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박상진(47)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서울 자양고와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최 COO와 같은 삼성SDS 출신으로 1999년에 네이버로 옮겼다. 경영기획팀장, 재무기획실장, 재무담당이사 등을 거친 ‘재무통’으로 네이버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는데 헌신했다. 채선주(48)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는 인천여고와 인천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우자동차판매㈜에 잠깐 몸을 담은 뒤 IT업계로 옮겨 이해진 창업주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의장 등과 함께 일을 한 ‘IT업계 1세대’로 불린다. 2000년부터 네이버에 근무하며 회사 안팎의 각종 현안을 챙기고 있다. 김 의장이 2010년 카카오를 설립할 당시 상당한 금액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제시하며 영입제의를 했지만 네이버에 잔류하는 의리를 지켜 이 창업주의 신임이 두텁다. 이 창업주가 현안이 있을 때마다 의견을 구하는 최측근이다.네이버는 지난해말 기준 연결 종속회사(계열사)가 135개사로 국내 39개, 해외 96개다. 이들중 네이버랩스와 스노우㈜, 네이버웹툰이 대표적인 자회사다. 네이버랩스는 네이버의 미래 기술을 책임지는 연구·개발(R&D) 전문 자회사다. ‘로보틱스’,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 실생활과 관련된 미래 기술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석상옥(44) 네이버랩스 대표는 보성고와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에서 학사와 석사를, MIT 바오오메틱 로보틱스 Lab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 중 개발한 소프트 로봇 Meshworm, 달리는 로봇 MIT Cheetah는 MIT News 등 다양한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각 개발 과정이 담긴 논문은 로보틱스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논문들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내셔널 인스트러먼트 전략마케팅 팀장과 삼성전자 생산기술 연구소 수석 연구원을 거쳐 2015년부터 네이버 랩스에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스노우㈜는 글로벌 동영상 카메라 스노우를 중심으로 동영상 커뮤니케이션 트랜드를 선도하고 있는 네이버의 글로벌 서비스 인큐베이터다. 2015년 9월 첫선을 보인 스노우는 2016년 8월 아시아 지역에서 동영상 커뮤니케이션 시장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 캠프모바일로부터 분사했다. 김창욱(43) 대표는 2009년 네이버가 자신이 공동 대표를 맡고 있던 여행정보 서비스 ‘윙버스’를 인수하며 인연을 맺었다. 이후 데일리픽, 티켓몬스터를 거쳐 캠프모바일에 합류한 그는 특유의 기획력을 바탕으로 화제가 된 다양한 서비스를 진두 지휘했다. 3D AR 아바타 서비스 ‘제페토’, 모바일 퀴즈쇼 ‘잼라이브’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미국 필립스 엑스터 아카데미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네이버웹툰은 네이버의 글로벌 웹툰 콘텐츠 서비스 자회사다. 2004년부터 시작된 네이버웹툰 서비스 초창기부터 새로운 장르의 다양한 웹툰 작가들을 발굴해 왔다. ‘요일별 연재’, ‘도전만화’, ‘PPS(작가 수익 배분 시스템)’ 등의 시스템을 도입하며 만화시장에서 개념이 생소했던 웹툰을 독자적 콘텐츠 산업분야로 정착시켰다. 2004년 네이버에 입사한 김준구(42) 대표는 서울대학교 응용화학부를 졸업했다. 학창 시절부터 소문난 만화광이었던 그는 만화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의지와 노력으로 2004년부터 웹툰 서비스를 제작하고 운영해 왔다. 김 대표는 ‘네이버 웹툰’‘네이버 북스’‘네이버 웹소설’‘라이웹툰’ 등을 기획한 능력을 인정받아 입사한 지 불과 10여년 만에 임원에 올라 화제가 된 뒤 2017년 네이버웹툰의 대표로 취임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4월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등 글로벌 이용자 5500만명을 달성했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서울포토] 서울 숙명여대 학생부종합전형 모의면접, 특강 진행

    [서울포토] 서울 숙명여대 학생부종합전형 모의면접, 특강 진행

    23일 서울 숙명여대에서 열린 학생부종합전형 모의면접에 참여한 학생들이 특강을 듣고 있다. 2019. 7. 23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이슈 인사이드] 우울증에 초점 맞춘 ‘정두언 사망 보도’…문제없을까

    [이슈 인사이드] 우울증에 초점 맞춘 ‘정두언 사망 보도’…문제없을까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는 최소한의 정보만 담아야 한다. 평소 자살 충동을 느껴온 사람들이 실행으로 옮기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명인의 자살은 특히 신중하게 보도해야 한다. 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유명인의 자살 보도는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를 일으켜 우울감과 자살 충동을 높일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숨진 채 발견된 정두언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유서를 남긴 데다 타살 혐의점이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마무리됐다. 언론은 그가 평소 우울증을 앓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시신이 발견된 곳 인근에서 측근들에게 ‘정 의원의 우울증 발병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 묻기도 했다. 과거 한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경험도 재조명됐다. 2017년 가수 종현이 사망한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그가 가족과 나눈 문자 메시지가 그대로 공개됐다. 뿐만 아니라 지인에게 남긴 유서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자살 동기를 추정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역시나 그가 평소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달 배우 전미선씨가 사망했을 때도 고인의 우울증이 부각됐다. 그러나 우울증을 자살의 원인으로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정 의원과 같이 우울증을 겪고 사람에게 자살이 마치 해결방법처럼 비칠 수 있어서다. 이를 막고자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 한국기자협회는 ‘자살보도 권고기준 3.0’를 마련했다. 기준에 따르면 언론이 자살 사건을 다룰 시 구체적인 방법과 장소, 동기 등을 알리지 않도록 권고한다.● 죽음을 애도하지만 모방하지는 않는다 원칙적으로 자살 사건은 보도 자체를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불가피할 때는 누가, 언제, 사망했다는 사실 정도만 전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언론은 유명인이 사망하면 경쟁하듯 상세히 보도한다. 지난해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사망한 날 한 방송사는 시신을 싣고 병원으로 향하는 구급차에 따라붙어 6분가량 생중계하기도 했다. 록밴드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은 1994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 시절 너바나가 대중에게 미친 영향력은 상당했다. 하지만 미디어는 그의 때 이른 죽음을 미화하지 않고 약물중독에 초점을 맞췄다. 아내인 코트니 러브는 인터뷰를 통해 “커트 코베인의 죽음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팬들은 그를 애도하면서도 모방하지는 않았다. 그해 자살률에는 어떤 변화도 없었다. 실제 자살 보도와 자살률의 관계는 밀접하다. 1978년 오스트리아 빈에 지하철이 도입되자 지하철에서 자살하는 사람 수가 급증했다. 당시 언론은 지하철 자살이 발생할 때마다 상세히 보도했고, 자살률은 더 높아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오스트리아 자살예방협회가 1987년 ‘자살보도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6개월이 지난 뒤 자살률은 80% 줄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006년 왕따 문제로 자살한 학생의 자필 유서를 실었다가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자살을 유도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아사히신문은 자체적인 ‘자살보도권고안’을 만들었다. 부득이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는 자살예방센터나 상담 기관의 연락처를 반드시 본문에 넣는 등 부작용을 줄이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핀란드는 한때 ‘자살 공화국’이란 오명이 달릴 정도로 자살률이 높았다. 결국 핀란드 정부 차원에서 자살 예방 프로젝트를 추진했는데 그중 하나가 ‘자살’을 금기어로 만드는 것이다. 핀란드 언론은 사망 원인이 자살이란 사실을 언급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세계 2위까지 치솟았던 핀란드의 자살률은 예방 프로젝트를 시행한 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살을 실현할 방법까지 알려주는 언론 그렇다면 한국 언론의 실태는 어떨까. 2008년 배우 최진실씨가 사망하자, 언론은 그의 자살 방식부터 사생활까지 낱낱이 파헤쳤다. 중앙자살예방센터가 실시한 조사를 살펴보면 최씨가 사망한 직후 두 달간 자살자 수가 예년보다 1008명이나 늘었다. 특히 최씨와 유사한 방법으로 죽음을 택한 사례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언론이 자살을 실현할 방법까지 알려준 셈이다. 전문가들은 권고만 할 게 아니라 제재가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는 “자살보도권고기준을 실천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이를 위해선 언론사 내부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정작용에만 기댈 순 없으므로 언론중재위원회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을 통한 제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자들 간 토론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강형철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옴부즈맨 프로그램을 만들어 기자들이 자사 보도를 되돌아볼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만 “국가기관을 통해 규제할 경우에는 표현의 자유를 구속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며 “언론계 내부에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만의 문제는 아니다. 온라인에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는 모두에게 해당한다. 16일부터 온라인에 자살 유발정보를 유통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간주하는 자살예방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시행됐다. 구체적인 자살 방법에 대해 묘사하고, 자살을 유도하는 내용을 담은 문서·사진·동영상 등을 게시하는 것이 금지된다. 이를 어길 시 2년 이하 징역에 처하거나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미스터 기간제’ 최유화, 윤균상과 치열한 법적 공방 “얼음마녀”

    ‘미스터 기간제’ 최유화, 윤균상과 치열한 법적 공방 “얼음마녀”

    ‘미스터 기간제’ 최유화가 얼음마녀 법조계 에이스 검사다운 면모로 강렬한 등장을 알렸다. 지난 17일 첫방송된 OCN 새 수목 오리지널 ‘미스터 기간제’(연출 성용일, 극본 장홍철, 제작 제이에스픽쳐스)에서는 차현정(최유화 분)이 숙명의 라이벌 기무혁(윤균상 분)과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천명고 정수아(정다은 분) 살인미수 사건을 맡은 현정은 사건 용의자 김한수(장동주 분)의 변호를 맡은 이가 다름 아닌 자신의 오랜 숙적 무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무혁을 “에이스는 무슨. 그놈 사기꾼이에요. 변호사 자격만 가진, 변호사기꾼!” 라고 표현하며 강한 적대감을 나타냈다. 이후 열린 공판에서 화려한 언변으로 변호를 이어가는 무혁에 맞서 현정은 에이스 검사답게 용의자 한수를 증인으로 앞세워 날카로운 심문과 확실한 증거 및 정황으로 치열한 법정 공방을 펼쳤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법정 씬으로 극의 속도감과 보는 재미를 끌어올렸다. 첫방송 된 ‘미스터 기간제’에서 최유화는 외강내강의 차현정이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첫 등장부터 자신이 맡은 수사를 강제로 종결 시키려는 차장검사의 압박과 회유에도 굴하지 않는 강직함과 꿋꿋한 태도와 더불어, 윤균상과의 법정 공방 속에서 똑부러진 말투와 간결하고 명확한 제스처를 통해 실제 검사 같은 느낌을 살리며 극의 사실감을 더했다. 특히 최유화는 이번 캐릭터를 위해 현역 검사들을 직접 만나 자문을 구하며 작품에 있어 남다른 열의를 다해 캐릭터 구현에 힘쓰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최유화가 출연하는 OCN 새 수목 오리지널 ‘미스터 기간제’는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오후 11시 방영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 평전’의 박해진 작가와 형난옥 나녹 대표는 누구?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 평전’의 박해진 작가와 형난옥 나녹 대표는 누구?

    ●형난옥 나녹 대표 경남 거창 출생. 대학에서 국어국문학 전공. 1980년 숙명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 1981년 출판계에 입문, 2002년 편집자 출신으로 ㈜현암사 대표이사 선임. 2009년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초대 운영본부장. 2012년 유아림 대표이사. 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 역임, 1980년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오며 부당한 공권력을 이길 수 있는 힘은 국민의 ‘깨인 정신’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 원천이 될 출판에 입문해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성찰했다. 2013년, 때로는 애독자로 때로는 저자로 30년 동안 우정을 지켜온 저자 박해진이 15000매의 원고를 완성하여 찾아왔을 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역사에서 사라진 한글창제사. 전설이 비로소 ‘역사´가 되어 찾아왔다. 이것은 정신사의 혁명을 가져올 원고라는 믿음이 갔다. 그러나 우리 출판계는 새로운 것을 쉽게 받아주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 평전’은 나를 출판계로 돌아오게 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창의의 표본인 ‘훈민정음 정신’이고 선각자정신의 선봉에 있는 ‘홍길동 정신’이다. 문자를 창조하고 활자를 개발해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었던 민족의 후예로서 자긍심을 갖고 저자와 동행하며 세계를 선도하는 출판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박해진 작가 강원도 태백 출생. 대학에서 국어국문학 전공. 1984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종근당과 아모레퍼시픽 광고대행사의 홍보부장을 지냈다. 30여 년 동안 궁궐 등 문화재 사진을 찍었다. 2001년부터 훈민정음 연구에 매진해 창제의 역사에서 빠져있던 신미의 존재를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 평전’으로 집대성했다. 앞으로 훈민정음의 바다 한가운데로 ‘밑바닥 없는 배’를 타고 나가 ‘구멍 없는 피리’를 불 것이다. 김병식 객원기자kbs@seoul.co.kr
  • “여대선 바닥만 보고 걸어” SNS 글 올렸다가 강의 배제

    한 여대 강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일명 ‘펜스룰’로 보이는 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일어 다음 학기 강의에서 배제됐다. ‘펜스룰’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하원의원 시절이던 2002년 인터뷰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아내를 제외한 여성과 단둘이 식사를 하지 않고 아내 없이는 술자리에 가지 않는다”고 밝힌 데서 유래했다. 여성 배제 논리로 쓰일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는 태도다. 15일 숙명여대에 따르면 올해 1학기 이 학교 모 학부에 출강했던 이모씨는 지난달 9일 인스타그램에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 사진과 함께 “짧은 치마나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은 사람이 지나가면 고개를 돌려 다른 데를 본다. 괜한 오해를 사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글을 올렸다. 또 “여대에 가면 바닥만 보고 걷는 편”이라며 “죄를 지은 건 아니지만 그게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내가 인사 못 하면 바닥 보느라 그런 거야. 오해하지 마. 얘들아”라고 덧붙였다. 해당 학부 학생회는 이씨의 글이 ‘펜스룰’에 해당해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씨에게 입장문을 요구했다. 이에 이씨는 학생회 요구에 따라 입장문을 내 “글을 보고 불편함을 느꼈다면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여대생을) 예민한 여성 집단으로 생각한 적도 없으며 그러한 의도도 없다. 바닥만 보다가 학생 인사를 못 받아 준 적이 있어서 글을 올린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당 학부는 최근 교수회의를 열어 2학기부터 이씨에게 강의를 맡기지 않기로 결정했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소통 방식이 적절하지 못해 이씨가 자숙하고 도의적으로 책임을 지도록 2학기 강의에서 배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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