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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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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은 마라톤” 날마다 백발 날리며 力走/마라노토 CEO 민계식 현대중공업 사장

    세계 최대 조선소인 현대중공업 민계식(閔季植·61) 사장은 마라토너로도 유명하다. 새벽이나 점심,혹은 늦은 밤,흰 머리카락을 날리며 조선소 안 바닷가 방파제를 매일 10∼20㎞ 뛴다. 예순이 넘었지만 마라톤대회 42.195㎞ 풀코스를 한달 3번까지 참가해 완주한다.기록에 연연하지는 않지만 3시간 20분대를 넘기지 않는다. 그는 재계 최고경영자 가운데 가장 부지런한 사람으로 소문나 있다.그의 하루는 늘 시간이 모자라 수면은 3∼4시간.이르면 밤 11시,보통은 다음날 새벽 1시쯤에 퇴근한다.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회사에서 밤을 샌다.퇴근을 아무리 늦게해도 오전 6시에는 일어난다.그래야 40분뒤 아침회의시간에 맞출 수 있다. ●타고 난 달리기 꾼 별다른 놀이가 없던 해방직후 어린 시절,동네 친구들과 모여 달리기를 하며 놀았다.어른들은 재미삼아 사탕을 내걸고 자주 달리기 시합을 시켰다.시합때마다 2∼3살 많은 동네 형들을 제치고 1등을 했다. “부모님을 닮아 달리기 소질을 타고 났나 봅니다.” 6·25때 군에 입대해 의무감(준장)으로 제대한 그의 아버지는 경성제국대학 의과대학을 다닐 때 마라톤 선수를 했다.어머니는 숙명여고 농구선수였다. 8남매 가운데 민 사장을 포함해 남자 5형제는 모두 경기중·고와 서울대,여자 3자매는 경기여고와 이화여대를 졸업한 수재집안이다.그럼에도 그의 부모는 자식들이 게으름을 피울까 “너희들 같은 머리는 보통이고 흔하다.그런 머리로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면 열심히 노력하는 수밖에 더 있겠니.”라며 늘 경각심을 주었다고 한다. ●국가대표 선수촌까지 들어가 그는 경기고에 진학한 뒤 고등학교 학도호국단 체육대회 마라톤 대회 때마다 단골 선수로 나갔다.당시 학교측은 전과목 평균 80점이 넘는 학생만 운동대회 출전을 허락했다.대학 1학년 때인 61년 마라톤 국가대표 선수 제의를 받았다.1년쯤 선수를 해 볼 생각에서 국가대표 선수촌에 들어갔으나 부모가 뒤늦게 이를 알고 찾아와 “공부를 안하고 뭐하고 있느냐.”며 야단을 치는 바람에 1주일 만에 나왔다.마라톤 국가대표 선수가 될 뻔 했다. 그해 9·28 서울수복기념 마라톤대회에 출전,에티오피아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와 함께 뛰어 2시간 23분 48초의 기록으로 7등을 했다.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그의 최고 기록이다. 민 사장은 경기고 졸업 후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했다가 4개월만에 자진 퇴교한 이력이 있다. “명예위원을 하라는 요구를 거절했다고 몇몇 선배들이 보이지 않게 불이익을 주는 것을 보고 이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도일규(都日圭) 예비역 대장(육사 20기)과 경기고 동기로 육사에도 같이 입학했었다. 4개월여 육사에 다녔기 때문에 그는 당시 병역제도에 따라 군제대를 인증 받을 수 있었으나 학군장교(ROTC) 3기로 입대해 맹호부대원으로 월남전까지 참전했다. ●미국 금속노조 평생 조합원 민 사장은 미국유학시절,막노동·백화점 청소부·깡통회사 근로자·트레일러 운전사 등 안해본 일이 없다. 69년 첫 아들이 체중 1.8㎏상태로 예정보다 일찍 태어나는 바람에 병원비가 많이 들었다.4년동안 학업을 중단하고 돈을 벌어 밀린 병원비를 갚았다. 트레일러 운전을 하기위해 부두 노동자로취업할 때 평생 조합비를 냈다.이 때문에 지금도 그는 미국 금속노조 조합원이다.4년마다 하는 조합장 선거때마다 투표하라고 연락이 온다. “5살때 에디슨 전기를 읽고 발명가가 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일찍부터 에디슨을 인생의 길잡이로 삼아 최고 기술인의 꿈을 키우고 이뤄냈다. 그는 기업이건 국가건 살아남으려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술개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우에 근무할 당시 김우중 회장에게 사업 확장은 자제하고 특정분야에 집중해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철저한 애프터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건의 했습니다.그러나 영업을 중시하는 경영인이었던 김 회장은 ‘기술은 사오면 되는데 왜 힘들게 개발하느냐? 당신도 영업으로 나서라.’며 영업을 강조했습니다.” 이런 사고차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대우그룹이 문을 닫은 뒤 만났던 김 전회장이 “그때 자네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라며 후회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민 사장의 기업경영철학은 인재를 중시하고 기업경영을 잘해 이익이 사회에 고루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현대중공업이 9년 연속 무분규를 이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민 사장은 노사 모두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해마다 국내·외에 2편씩의 논문을 발표한다.지금까지 발표한 논문은 130여편.웬만한 대학교수를 앞지른다.국제발명특허 50여개,국내 발명특허는 200여개를 갖고 있다. 수면시간이 모자라고 회사에서 밤을 새는 게 짐작이 된다.대학교수로 오라는 권유가 더러 있었으나 자신의 손으로 개발, 설계한 제품이 만들어져 나오는 것을 보는 것이 좋아 현장에 남았다.취업난 때문에 유능한 기술인재들이 일할 곳을 찾지못해 노는 것을 보는 게 경영인의 한사람으로 안타깝다. ●풀코스만 130여차례 완주 민 사장은 현대중공업 마라톤 동우회(회원수 370여명) 명예회장이다.동우회는 점심시간이나 토요일 오후 회사안에서 달리기를 하고 매달 한차례 전지훈련을 하며 각종 마라톤 대회에 참가 한다.민 사장은 그동안 마라톤대회 풀코스만 130여차례 완주했다.한해 10차례 완주하려고 애쓴다. “참고 꾸준하게 달려야 하는 마라톤은 인생과 같습니다.다시 태어나도 기술인으로 마라톤을 좋아하며 살 것입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 오피니언 중계석/北 WDM위협과 군비통제

    국방부는 27일 육군회관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위협과 한반도 군비통제’를 주제로 제 13회 군비통제 세미나를 열었다.다음은 이날 세미나에서 발표된 주요 내용이다. ●윤정원 교수(육군사관학교) 북한의 지속적인 WMD 위협에 대해 한국을 비롯한 관련국들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이는 근본적으로 북한이 WMD에 대해 강한 집착을 보여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관련국들이 이러한 집착을 완화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개발,집행하는 데 실패한 데도 원인이 있다. 현 시점에서는 북한과의 WMD 협상을 각 분야에서 적극 시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또한 북한의 WMD 위협이 더 악화되기 전에 과감한 유인책이나 강경책이 시도되는 포괄적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 최근 다시 부각된 북한핵 위기 해결과정에서 적절한 선에서 타협함으로써 근원적 해결이 뒤로 밀려서는 안 된다.그렇게 되면 중장기적으로 북한의 WMD 위협을 그대로 용인하는 쪽으로 사태가 전개될 개연성이 높다. 따라서 이번 핵위기를 계기로 WMD 위협 전반에 대한 포괄적 해결책을 조속히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북간의 상호 적대정책 해소,남북한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그리고 한·미동맹관계의 중장기적 변화구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국가안보전략 구상속에서 북한의 WMD위협이 해소돼 나가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윤덕민 교수(외교안보연구원) 6자회담은 비록 북핵문제로 인해 시작됐지만 해결 과정에서 한반도 평화문제가 총망라돼 다뤄질 공산이 크다.즉 핵문제의 종결적 해결은 정치 경제 그리고 안보상의 모든 현안 문제의 포괄적 타결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6자회담은 핵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사실상 한반도 평화문제 전반을 다루는 틀로 진전될 가능성이 높다. 북핵문제의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당사자가 한국이고 또 문제 해결시 상당부분의 재정 부담을 실질적으로 져야 하는 것이 한국인 이상 철저히 우리의 입장이 반영되도록 야무진 접근을 해야 한다.잘못하면 6자회담은 주변 강대국들이 한반도라는 밥상에서 국익을 챙기는 각축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또 6자회담 참여국 중에는 북핵문제 해결도 중요하지만 이번 기회를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계기로 삼으려 하는 등 자신의 국익을 철저히 반영하려 들 것이다. 따라서 6자회담의 성공 여부는 참여국들이 동상이몽이 아닌 조율된 목소리로 북한에 일관되게 말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홍규덕 교수(숙명여대) 우리 정부가 효율적인 군비통제정책을 구상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가지 요소를 비중있게 고려해야 한다. 첫째 군비통제정책은 보다 생산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으로 진행해야 한다.정책 결정자들이 군비통제 협상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지나치게 객관적이거나 보편적인 자세에서 접근하는 것은 그만큼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둘째 군비통제의 미래에 미국의 리더십은 필수불가결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미국이 동맹국들에 대한 정보공유와 기술지원을 강화함으로써 WMD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효율성을 배가시키고 권장해야 한다. 셋째 군비통제는 전쟁 가능성을 완화시키는 데 기여해야 한다.역사적으로 군비통제의 가장 중요한 교훈이 있다면 무기의 감소가 반드시 안보를 증가시켜 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가 유의해야 할 것은 군비통제의 결과를 평화의 척도로 간주하여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이다.군비통제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며,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간주돼야 하는 것이다.또한 군비통제는 독립적으로 고려되기보다는 동맹들과의 관계속에 서 입체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정리 조승진기자 redtrain@
  • 대입특집 / 숙명여자대학교

    전체 정원의 55%인 1만 3500여명을 ‘가’군과 ‘다’군에서 분할모집한다. 수시 2학기 전형의 결원 때문에 모집인원은 다소 늘어날 것 같다.정시 ‘가’군에 원서를 접수해도 ‘다’군에도 원서를 낼 수 있다.인문 및 자연계 일반학생 전형에 한해 실시되는 ‘다’군 모집에서는 수능 성적만 100% 반영한다. ‘가’군 일반학생 전형의 전형요소는 기본적으로 학생부와 수능 성적이다.인문 및 자연계는 논술고사를,예체능계는 실기를,교육학부와 체육교육과는 면접구술고사 성적을 추가 반영한다.‘가’군에서 실시하는 특별전형에는 농어촌학생과 특수교육대상자,실업계 고교 출신자 전형이 포함됐다. 학생부 성적은 교과성적 90%,출석성적 8%,봉사활동 성적 2%가 반영된다.교과성적은 모집단위별로 지정한 3개 교과영역만을 반영하되,수험생에게 가장 유리한 각 교과 영역당 2개 과목의 평어를 활용하며,학년별 가중치는 없다.모집단위별는 문과대,정법대,가정아동복지학부가 국어·사회·영어 교과를,이과대와 약학대는 수학·과학·영어 교과를 반영한다.생활과학부는 국어·사회·영어,수학·과학·영어 중 택일하면 된다.경상대는 국·영·수를,예체능계는 국어와 영어교과를 반영한다.수능성적은 계열별로 지정한 수능 4개 영역의 400점 기준 변환표준점수를 반영하며 영역별 가중치는 없다.교차지원에 따른 가감점은 없다. ‘가’군에서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은 면접만 100% 반영한다.실업계 고교출신자 전형은 인문·자연계 모집단위에서는 100% 수능 성적만으로 선발하며,디자인학부는 수능과 실기를 각 50%씩 반영한다.농어촌학생 전형 인문·자연계 모집단위에서도 수능 성적만을 반영한다.논술과 면접을 치르는 모집단위는 일반학생 전형 인문·자연계와 교육학부로 반영비율은 각 3%다. 원서접수는 12월 10∼14일까지 인터넷으로 접수하며,15일은 방문 접수도 가능하다.
  • 호주제 ‘위헌’ 격돌/“타파해야할 폐습” 女장관 열변 “가족제도의 상징” 유림측 항변

    20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호주제 위헌제청사건의 첫 공개변론은 여성계가 시종일관 공격적인 변론을 펴며 유림측을 강하게 압박했다. 공개변론에는 이해관계인 자격으로 지은희 여성부 장관,최병모 변호사,진선미 변호사 등이 출석해 여성·생물학적 견해를 펼치며 호주제를 강도높게 비판했다.반면 합헌론을 주장한 성균관장은 불출석했으며 대리인인 서차수 변호사 1명만 참석해 대조를 보였다.호주제 폐지를 강력히 반대해온 정통가족수호범국민연합(정가련) 등 유림측은 거의 참석하지 않아 양측 변론으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윤영철 헌법재판소장은 “의견서만 읽지 말고 재판부를 설득해달라.”면서 “토론이라고 생각해도 좋으니 적극적으로 말해달라.”고 주문하는 등 양측의 논쟁을 유도했다. 지 장관은 A4 16쪽 분량의 의견서를 통해 “아이가 태어나서부터 온 몸으로 느끼는 차별적인 가족문화는 아들에게는 여성 지배를 당연한 권리로,딸에게는 차별받는 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게 한다.”고 비판했다.그는 이어 “호주제는 비민주적인 가족관계,불평등한 혼인생활,가정폭력,직장 내 차별,남아선호 현상 등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성차별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호주제는 타파돼야 할 사회적 폐습이며 법이 강제할 제도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유림측의 서차수 변호사는 “위헌론자의 주장처럼 호주제가 남녀간의 지배·종속관계를 만들거나 차별한다고 볼 수 없으며 가족제도의 상징으로 남아 있는 호주제를 입법정책으로 다루면 충분하지 헌재에서 위헌심판을 결정해야 할지는 의문”이라고 반박했다.서 변호사는 이어 “2001년 당시 법무부 장관이 합헌 의견서를 제출했으며 올해에는 다시 위헌 의견서를 제출한 점에 비춰보면 법무장관 개인의 자의적 의견이 반영된 것 같다.”고 비판했다. 호주제 위헌론측은 양현아 서울대 법여성학 교수와 최재천 서울대 생물학 교수 등 여성·생물학의 전문가를,합헌론측은 정종섭 서울대 헌법학 교수와 정환담 전남대 법대 교수 등 법률 전문가를 다음 기일 참고인으로 신청했다. 이날 변론에는 여성계와 유교계 등에서 70여명의 방청객이 참석,깊은 관심을 보였다.한편 호주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민법개정안은 현재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상정돼 있지만 올해 안에 통과될지는 불투명하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숙대, 함소원씨 재입학 불허

    과다한 노출 누드집으로 파문을 일으킨 여배우 함소원씨의 대학 재입학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숙명여대는 19일 “함씨가 장기간 휴학으로 지난 2001년 말 제적된 이후 재입학을 타진해왔으나 최근 ‘누드집 파문’ 등으로 여론이 좋지 않아 재입학을 사실상 불허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함씨측은 “애교심으로 재입학을 하려는데 학교측이 최근 연예활동 내용을 근거로 이를 거부하려해 아쉽다.”면서 “조심스럽지만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지방의원 유급화/“정부안은 생색용… 차라리 명예직이”

    지방의원의 유급화와 의회직 신설이 지방정가의 이슈로 떠오른다. 정부가 추진하는 개선안이 지방의회가 요구하는 기대치에 크게 못미치기 때문이다.정부는 지난 7월 지방의원의 ‘무보수 명예직’조항이 삭제되자 이를 바탕으로 지방의원의 의정활동비 현실화를 위한 ‘지방자치법 시행령중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하지만 지방의원들은 “정부 안이 생색만 냈을 뿐 현실을 도외시한 처사”라며 “생색만 낼 바에야 차라리 그대로 두는 것이 더 낫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지방의원들은 현실적인 유급화를 위해 대통령과 행정자치부 장관의 면담을 요구하고,집행부(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견제장치의 하나로 의회직 신설을 위해 집단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다.현직 국회의원들에게도 서명을 요구하고 나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내년부터 수당현실화” 행정자치부는 지방의원 명예직 규정이 삭제됨에 따라 지방의원에게 지급되는 의정활동비 등 지급경비를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대통령령 개정안을 마련,지난 1일 입법예고했다.20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이다.행자부는 의견수렴을 거쳐 12월 초 국무회의에서 처리,내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번에 개정되는 시행령으로 인해 광역의원은 월 60만원,기초의원은 월 55만원씩 인상된 수당을 받는다.연간 광역의원은 기존의 2040만원에서 2760만원으로 720만원 오른다.기초의원은 연 1220만원에서 1880만원으로 660만원 오른다. 명예직 조항 삭제와 유급화를 꾸준히 추진해온 지방의원들은 정부의 입장을 수용할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한다.유급화와 관련,정부 안은 지방의원들이 요구해 온 수준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정부 안은 기존 수당을 올린 것인데,생색내기에 그친 측면이 강하고 지난 3년간 동결됐던 것을 공무원의 임금인상 기준에 맞춰 올린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서울시의회 김명숙(여·서대문1) 의원은 “현재의 수당으로는 사실 빌어먹기 직전”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남편이 서대문구의원으로 함께 지방의회에서 일해 마땅한 수입이 없는 김 의원은 “현재 받는 의정활동비 등으로는 생활에 전혀 도움이되지 않는 최하위직 공무원 수준의 급여”라면서 “정부가 궁여지책으로 수당을 조금 올리는 수준이라면 차라리 말그대로 ‘무보수 명예직’으로 놔두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회기수당 동결도 불만 지방의원들의 또 다른 불만은 회기수당을 동결한 점이다.현재 광역의원의 경우 하루 8만원,기초의원은 7만원의 회기수당을 지급하도록 돼 있다.그런데 이번에 전혀 조정되지 않았다.지방의원들은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자문위원의 회의 참석 수당도 지방의원 회의수당보다 많다며 현실적인 수준에서 조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주웅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은 “이미 전국시도의회의장단 명의로 대통령과 행자부 장관의 면담을 요청해 놓고 있다.”면서 “20일부터 의회가 열리는 만큼 서울시의회,나아가 전국 지방의원과 연대해 정부와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박 위원장은 특히 “현재 문제가 있는 것은 지방의원의 유급화와 의회직 신설 문제”라고 설명하고,“유급화는 입법사항이 아닌 만큼 정부와 협의를 거쳐 7대 의회부터는 ‘수당’에서 ‘유급화’로바뀌도록 노력할 것이며,의회직 신설 문제는 입법사항인 만큼 내년 총선 전에 모든 것을 매듭짓겠다.”고 강조했다. ●“의회직 신설 반드시 관철” 기초의원들의 움직임도 심상찮다.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회장 이재창 서울강남구의장)는 지난 18일 경기도 안산시에서 16개 시·도 대표회의를 열고 지방의회 사무국 직원의 인사권을 의회로 이관,지방의회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의회직 신설’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서울시 25개 자치구의회 의장들도 같은 날 구로구에서 회동,대책을 논의하는 등 지방의회마다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김영일 서울 서대문구의회 의장은 “지방분권이 가속화되면 집행부의 업무와 권한이 매우 커지지만,의회는 전문성이 결여돼 현실적으로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할 수 없다.”면서 “지방자치가 제대로 정착되려면 의회직렬 신설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덕현 기자 hyoun@ 외국은 지역·인구 규모별 차등 지급 지방의회 역사가 오래된 선진국은 지역에 따라 의원수뿐 아니라 선출방식,의원에 대한 보수체계,지원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공통적인 추세는 지방의원의 역할이 증대되는 것과 비례해 일정액의 보수를 차등 지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의원의 정수나 급여는 도시인구,면적 등에 비례하는 게 아니라 지방의 역사와 전통에 따라 결정된다.인구 5만명 이하의 대다수 작은 도시에서는 무보수나 ‘거마비’ 정도를 받고 있다.반면 20만명 이상의 중급 도시에서는 비록 상근직이 아닌 파트타임으로 지방의원직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급여가 지급된다.영국은 지난 2000년 이후 완전 유급제가 실시되고 있다.보수는 기본수당과 책임수당으로 나뉜다.기본수당은 의회마다 다르나 대체로 연 1000만∼1500만원 사이다.책임수당은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 등 직책에 따라 연 500만∼2000만원 정도로 차등 지급된다. 프랑스는 인구수에 따라 차이난다.25만명 이하 지역의 의원은 월 187만원 선.25만∼50만명 규모는 234만원,50만∼100만명은 281만원,100만∼125만명은 300만원 수준이다.우리의 광역시 규모에 해당하는 인구 125만명 이상은 328만원 이상을 받는다. 일본도 월정액의 보수를 받는다.하지만 자치단체별,인구 규모별로 의원보수 수준은 다르다.인구 40만명 이상의 도시에서는 월평균 650만원을 조금 넘고,100만명 이상의 지정도시(12개)는 900만원 정도다.우리의 시·군에 해당하는 671개 시급 의원의 평균보수는 480만원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 ■이재창 의회의장協 회장 “지방의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비난만 할 게 아니라 자질있는 의원들이 의욕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이재창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회장(서울 강남구의회 의장)은 19일 지방분권특별법,국가균형발전특별법,신행정수도특별법 등 지방분권 3법과 함께 의회직 신설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정치권과 행정자치부를 압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방의원들의 오랜 염원인 ‘무보수 명예직 조항 삭제’는 지난 7월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달성됐지만 의회직 신설은 아직 진전이 없다.이 회장은 “지방의회의 감시 대상인 단체장이 의회 사무국 직원의 인사권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는 의원들이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펴기 어렵다.”면서 “지방공무원에 ‘의회직렬’을 만들어 이들이 승진 등에 눈치보지 않고 의회를 위해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회직 신설을 골자로 한 ‘지방공무원법중개정안’은 민주당 김성순 의원 등의 발의로 지난 6월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 계류됐지만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기초의원의 경우 하루 7만원(광역의원 8만원)에 불과한 ‘회기수당’ 현실화도 적극 건의키로 했다. 이 회장은 “지방분권 3법의 연내 처리와 의회직 신설에 대해 이미 전국 3485명 기초의원들의 서명을 받았으며 조만간 국회의원 전원의 서명을 받아낼 계획”이라면서 “지난해 10월 전국 기초의원들이 처음 모여 가진 ‘지방분권 촉구 결의대회’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 만큼,앞으로 필요할 경우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어 지방의원들의 주장을 펴 나가겠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전문가 제언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주민자치’로 시작된 게 아니라 중앙정부에 의한 ‘기관자치’로 출발했다.단체중심의 자치의회가 구성될 수밖에 없었다.마치 자치단체의 장식품처럼 시작된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특히 자치의 주체가 되는 지역사회의 공동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발했다는 점도 비정상적인 지방자치가 되고 있는 한 원인이다. 이런 토양에서 출발된 우리의 지방의회는 당연히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미흡할 수밖에 없다.이제 모순되고 비합리적인 지방자치제도를 보완할 때가 됐다. 지방의원의 유급화는 가장 시급히 요구되는 부분이다.이는 지방의원 전문화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그동안 ‘명예직’이란 형식적인 법적 조항이 지방의회의 족쇄 역할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지역사회가 과거의 중앙정부에 버금가는 복잡·다양한 전문사회로 발전하고 있다.이미 유럽은 국가의 기능이 도시정부를 강화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우리도 제대로 된 지방자치를 실현하려면 지방의회가 보다 전문화돼야 한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방의회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적어도 현재의 수당 수준보다 2배 이상의 보수를 보장해야 한다.영국·미국 등 선진국 지방의회처럼 업무량 또는 지역사정에 따라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지방의회의 권한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현재 우리의 지방의회는 조례 제정권을 갖고 있지만 재정 창출권이 없다.지방의회가 지방세법을 제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진정한 자치,진정한 의회의 역할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박재창 숙명여대 행정학과교수
  • [열린세상] 정당들 거듭나야 미래있다

    열린우리당 중앙당이 창당되었다.새로운 정당의 창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이 착찹하다.항상 새로운 정당이 신선한 화두를 던지면서 화려하게 창당되었으나,한국정당정치를 발전시키기보다는 오히려 혼란으로 몰고 간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민주화 이후의 한국정당의 평균수명이 2년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95년에 창당된 자민련이 제일 오래된 정당인 데서 보듯이 한국정당의 영속성은 지극히 짧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보면 열린우리당의 창당을 보는 국민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은 것 같다.대통령을 배출한 민주당은 야당이 되고 신생정당이 여당이 되는 이러한 정당정치는 세계사적으로도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다. 열린우리당 창당을 바라보면서 몇가지 의문을 제기해 본다.왜 정치개혁은 민주당내에서는 할 수 없었다는 말인가? 열린우리당의 창당 자체가 민주당을 지역정당으로 전락시키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열린우리당이 주장하는 탈지역주의라는 것의 정체가 민주당을 전라도당,한나라당을 경상도당,자민련을 충청도당으로 각인시켜 놓고열린우리당만 탈지역주의정당이라고 자랑하고자 하는 것은 아닌가? 최근 언론 보도에 의하면 한·중·일 3개국 대학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의식조사 결과 ‘국내 정치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한국 4.7%,일본 10.5% 중국 47.6%로 나타났다고 한다.한국 대학생들의 정치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낮다는 것이다.이러한 정치불신은 한국 사회에서 오직 젊은층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왜 한국정치가 이처럼 국민들로부터 불신받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민주정치의 근간이 되어야 할 정당이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 주된 요인일 것이다.국내정치의 중심인 정당정치가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정당이 비생산성의 껍데기를 깨고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한국정치의 미래는 없다.대선자금비리,대통령측근비리 등이 온 사회를 비탄에 빠지게 하고 있음도 한국정당정치의 파행성과 결코 무관한 것이 아니다.비생산적이며 퇴행적인 정당정치를 생산적인 정당정치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이를 위한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각 정당은 자발적으로 당비를 내는 당원에 의해 운영되는 진성당원체제를 확립해야 한다.이를 위해 그동안 허수당원만을 양산하는 데 주력해 왔던 지구당을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현행 지구당제도는 자발적 국민참여보다는 피동적인 국민참여를 강요함에 의해 민주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어 가고 있다.지구당을 폐지하는 대신 선거 때마다 운영위원회를 통해 선거관리 및 운동을 하는 제도의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지구당 폐지시 예상되는 개인 사조직의 불법선거운동 문제는 선거공영제의 확대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원내 중심 정책정당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지구당 폐지와 함께 중앙당을 대폭 축소하고 정당조직의 상당부분을 국회로 흡수해야 한다.이와 함께 정당국고 보조금의 대부분을 원내정당의 정책개발비로 전환해야 한다.현행 정치자금법에 국고보조금의 20%를 정책개발에 사용하도록 되어 있지만 제대로 지키는 정당이 없다. 따라서 정책개발비사용에 대한 항목을 세부적으로 명확하게 하고 그 구체적인 내역을 공개토록 해야 한다.차제에 국고보조금 사용내역에 대해서도 중앙선관위와 감사원의 철저한 검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원외정당 대표직을 폐지하고 원내대표가 명실공히 정당을 포괄적으로 대표함으로써 정당의 중심이 국회로 옮겨져야 한다.그래야만 정당의 정책활동이 직접 의정활동과 연결될 수 있다.원외의 비대한 중앙당이 국회의원을 지배하는 현행 정당제도는 결과적으로 입법부의 위상을 약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아니된다. 열린우리당의 창당이 정당 개혁으로 연결되어 정당정치가 국민의 사랑을 받기를 바란다.그래야만 정당정치가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국민의 참여와 사랑속에서 국민을 위해 기능하는 한국정당정치를 기대해 본다. 이 남 영 숙명여대 교수 정치학
  • 대입 특집 / 정시모집 ‘정보박람회’ 연다

    ‘대학의 정시모집 정보를 원하는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은 대학 박람회에 들러보세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4일 동안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전국 85개 대학이 참여하는 ‘2004 대학입학 정보박람회’을 개최한다. 협의회측은 “대학들은 차별화되고 특성화된 다양한 전형유형을 발표하고 있는 만큼 박람회에서 해당 대학측과 직접 상담하면 대학 선택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람회에서는 대학별로 독자적인 부스를 구성,지도교수·입시담당자·대학 재학생들이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입시요강자료와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즉석에서 상담도 해준다. 문의는 협의회(02-720-7941,5567). ●참여대학 ▲가톨릭대·건국대·경희대·고려대·광운대·국민대·단국대·덕성여대·동국대·동덕여대·삼육대·상명대·서강대·서울산업대·서울시립대·서울여대·성공회대·성균관대·성신여대·세종대·숙명여대·숭실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한성대·한양대·홍익대(서울 29개교) ▲강남대·경기대·경원대·대진대·명지대·성결대·수원대·아주대,안양대·인천대·인하대·용인대·한경대·한국산업기술대·한국항공대·한세대·한신대·협성대(인천·경기 18개교) ▲관동대·삼척대·상지대·한라대·한림대(강원 5개교) ▲극동대·공주대·금강대·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나사렛대·남서울대·선문대·순천향대·세명대·중부대·청운대·충주대·한국기술교육대·한국정보통신대·한서대·호서대(대전·충청 16개교) ▲광주대·광주여대·남부대·대불대·동신대·목포해양대·우석대·원광대·조선대·호남대·호원대(광주·전남·전북 11개교) ▲금오공대·상주대·동아대·영산대·인제대·울산대(부산·울산·경남·북 6개교)
  • 무능한 공교육 학생들의 ‘질타’

    “학교 공부만로도 내신은 충분히 올릴 수 있다.그렇지만 심층면접은 학원에 다니는 애들과는 비교가 안된다.학원에 다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서울고 2년 임대운) “학벌 중심의 사회구조가 존재하는 한 아무리 좋은 학교에 가더라도 더 좋은 학교에 가려고 하기 때문에 사교육은 없어지지 않는다.”(고려대 사학과 2년 문민기) 11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6층 교육인적자원부 소회의실에서 교육부 이수일 학교정책실장은 중·고교생·대학생 등 17명과 함께 사교육비 경감에 대한 열띤 토론을 가졌다.교육부는 제대로 풀리지 않는 사교육에 대한 실태와 개선 방안 등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중학교 4명,고교생 11명,대학생 2명 등 17명을 일선 교육청과 대학측의 추천을 받아 자리를 같이했다.학생들은 서슴지 않고 교육정책에 대해 질책과 함께 불만을 쏟아내는가 하면 개선안까지 제기했다.이 때문에 이 실장은 가끔 당황한 듯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기도 했다. 경복고 1년 김홍성군은 “학교 선생님이 학원 강사에 비해 실력이 뒤진다고 전혀생각하지 않는다.단지 학원에 가는 이유는 학생 개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 있어 학교가 학원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과외도 마찬가지다.학교는 제한적으로 학생들에게 관심을 둘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서울고 임대운군은 “학교에서는 내신에 초점을 맞춘 암기 위주의 교육이 이뤄지는 데 반해 대입을 위해 가장 중요한 수능시험은 높은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수두룩하다.”면서 “이러니 어찌 학원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각종 경시대회 입상은 곧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데 큰 영향을 주는데 경시대회에 나가려면 100% 학원 등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무학여고 2학년 오은진양은 “심하게 말하면 사교육비 문제를 바로잡으려면 수능을 없애든지 자격고사화해야 한다.”면서 “학교 생활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수행평가나 자율적 학업능력만을 대입의 평가 자료로 활용하면 사교육비는 줄어든다.”며 조리있게 설명했다.또 다른 학생은 수능시험을 교과서에서 출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했다. 숙명여고 1년 이진아양은 “현행 제7차교육과정은 개인간 특성화되고 차별화된 수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지금과 같은 시설과 교사인원,재정상황에서 가능하겠느냐.”고 따졌다.또 이양은 교육재정의 확충,공교육을 강화하는 것만이 사교육을 경감시킬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고려대 문민기군은 “학벌구조를 깨는 근본적인 대책이 대학의 평준화이므로 대학의 평준화 쪽으로 한발짝이라도 나아가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는 다음달 말 발표될 사교육비 경감 종합대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박홍기기자 hkpark@
  • NGO/ NGO ‘재충전의 계절’

    시민사회단체들이 올 한해를 정리하는 ‘내실 다지기’와 내년도 활동을 준비하는 ‘재충전’을 위해 분주한 11월을 보내고 있다. 10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참여연대,환경운동연합,한국비영리학회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달 들어 각종 캠페인,연대투쟁 등 대외활동을 줄이는 대신 회원과 활동가에 대한 실무교육,단체의 방향 재정립을 위한 학술대회와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회원과 활동가들의 역량 강화에 역점을 둔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지금은 내실을 다질때 경실련은 2년 임기를 마친 신철영 사무총장에 이어 경실련의 14년 전통을 이어갈 신임 사무총장을 뽑고 있는 중이다. 경실련은 지난 3일 2년 임기의 제 7대 사무총장 모집 공고를 냈다. 12일까지 후보 등록을 받은 뒤 오는 29일 중앙대의원대회에서 신임 총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임기를 마친 신 사무총장의 연임도 가능하지만 새로운 후임자들을 위해 출마를 고사하고 있다.”면서 “현재 몇몇 내·외부 인사들이 신청서를 낸 상태”라고 밝혔다.아울러경실련은 다음달 2일까지는 내년도 예산심의 납세자 모니터단을 모집,국회 예결위 활동 모니터링에 들어갈 계획이다. 세계청년봉사단(KOPION)은 내년에 활동할 10기 해외봉사단원을 모집 중이다. 아프가니스탄과 캄보디아 등 20여개국에서 유아교육과 컴퓨터교육,한국어교육 등의 봉사활동을 행하고 있는 KOPION은 지난 5∼7일 수원 경희대와 대전 한남대,광주 동구자원봉사센터에서 설명회를 열었으며,오는 17일과 18일 서울 숙명여대와 부산 부경대에서 설명회를 각각 개최한다. KOPION 금창태 총재는 “지난 1999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매년 두차례씩 지금까지 400여명의 청년 봉사단원들을 20여개국에 파견해 왔다.”면서 “제10기 단원은 내년 1월중 교육을 실시한 후 2월 중순쯤에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대구 청년연합회는 내년 1년동안 보호관찰처분 대상 청소년들과 친구가 돼 선도봉사활동을 펼칠 봉사자들을 모집하고 있다.‘한반도 평화운동본부’도 평화운동 활동과 국제학술회의 보조업무 및 자료정리 등을 할 외국어 봉사자를 모집 중이다. ●회원 재교육도 활발 회원과 활동가들이 가장 큰 ‘재산’인 시민단체들의 회원 재교육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침팬지들의 어머니이자 생명사랑의 전도사로 널리 알려진 제인 구달 박사를 초청,11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에서 ‘생명사랑의 십계명’ 행사를 갖는다. 환경운동연합 강혜정 팀장은 “지난 77년부터 야생동물 연구·교육·보호를 위한 제인 구달 연구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제인 박사의 육성 강연을 ‘환경지킴이’들이 직접 들어봄으로써 자신의 역할을 되짚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원봉사단체인 ‘볼런티어21’도 오는 14일 자원봉사 지도자와 실무자 80명을 대상으로 ‘자원봉사지도자 네트워크 대회’를 개최한다. 자원봉사 리더십 강화와 노인·주민조직화·청소년 등 분야별 워크숍도 열 예정이다. 또 대부분의 시민사회단체들이 회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올 한해동안 사회적인 이슈가 됐거나 내년도 이슈가 될 만한 내용을 주제로 학술대회와 세미나,심포지엄 등을 잇따라 준비하고 있다.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는 13일 한국국제협력단(KOICA) 후원으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아시아의 개발 NGO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향후 아시아의 발전을 위한 논의를 벌일 예정이다.또 11일과 12일에는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주최로 ‘농업의 구조조정과 WTO협상 대응전략’ 정책토론회와 ‘주한미군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정책토론회가 계속해서 열릴 예정이다. 한국비영리학회는 오는 14일 이화여대 학생문화관 강당에서 ‘비영리단체의 재정자립과 재정의 투명성’에 관한 학술대회를 연다.행사에는 아름다운재단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함께하는 시민행동,녹색연합,동서문제연구원 등 회원들이 참석해 비영리단체의 투명성과 우수사례를 발표한다. 한국비영리학회 박태규 회장은 “재정자립은 시민단체의 비전과 사명을 효과적으로 완수하기 위해서는 가장 필수적”이라면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기획주제에 대한 이론적 접근만이 아니라 국제적 동향의 소개,나아가 단체의 사례 발표 등을 통해 한국 비영리단체의 재정자립에기여하고 투명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간 대표, 민주당 약진 ‘일등공신’/日총선 진두지휘 의석 40석 늘려 수권정당 이미지 부각 전략 적중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 총선에서 제1야당 민주당의 대약진을 진두지휘한 총사령관.보수,진보 어느쪽인가 하면 다소 진보 냄새를 피우는 시민파 이미지의 소유자.후생상을 지낸 1994년을 빼놓곤 줄곧 야당의 길을 걸어온 자수성가형 정치인. 그런가 하면 마작 자동점수계산기를 발명한 도쿄대 응용물리학과 출신.일본 정계에서 드문 이과계로 변리사 자격증 소지자.아예 헌법을 새로 만들자는 ‘창헌(創憲)’을 공약으로 내건 ‘우익’? 하지만 실은 역사 왜곡교과서 파동이 한창이던 2001년 ‘새 역사교과서 만드는 모임’에 “비겁한 정치집단”이라며 싸움을 걸기도 했다. 간 나오토(管直人·57) 민주당 대표는 이런 다양한 얼굴을 지닌 인물이다.그는 개표가 시작된 직후인 9일 밤 8시30분쯤 “좋은 싸움을 했다.”고 일찍이 ‘승리선언’을 했다.예감은 적중했다.중의원 해산 때보다 무려 40석을 늘렸다. 선거 때는 “정권교체,200석 확보”의 목표를 세웠다.그러나 실제로는 “30석 늘리면 잘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간 대표의 승부사 기질은총선에서 유감없이 드러났다.가는 곳마다 조직을 분열시킨 ‘파괴꾼’으로 유명한 자유당의 오자와 이치로 당수와 손을 잡았다.“위험하다.”는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았으나 밀어붙였다.그리고 성공했다.정책선거,정권선택의 선거라는 슬로건으로 흡사 일본 국민들을 대통령을 선택하는 듯한 착각에 빠뜨려 “고이즈미 아니면 간 나오토”라는 양자택일로 몰고 간 것도 그의 작품이다. 그의 인기는 유세에서 잘 나타났다.고이즈미 총리가 지원연설한 81명 가운데 59.2%가 당선됐으나 간 대표의 지원을 받은 80명중 87.6%가 당선됐다.숙명의 라이벌에게 압승을 거둔 셈이다. 대학졸업 후 변리사 활동을 하던 그는 1971년 ‘보다 좋은 주택을 원하는 시민모임’을 비롯,시민운동에 발을 내딛는다.15년간의 시민운동 경험을 살려 정계입문을 시도했으나 3차례 낙선.1980년 간신히 금배지를 달았다.그때가 34세였다. 정계에 들어서 승승장구,자민·사회·사키가케의 연정 때는 후생상으로서 각료경험도 쌓았다.1996년 하토야마 유키오 의원과 지금의 민주당을 결성,번갈아 당 대표를 지내다 당 재건의 임무를 띄고 지난해 다시 대표에 취임했다. 흠집이라면 두가지 꼽힌다.1998년 주간지에 폭로된 미모의 전직 TV캐스터와 불륜 스캔들.당시 “야당 당수 중 총리가 됐으면 하는 후보”였던 그에겐 큰 타격이었다. 다른 하나는 정치 세습을 비난하던 그가 아들을 고향인 오카야마에 출마시킨 것.아들 겐타로는 결국 낙선했지만 “한입으로 두말 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이런 흠집에도 불구하고 자민당의 고이즈미 총리처럼,민주당에는 간 대표 외에 별 대안이 없다.내년 여름 참의원 선거에서 재격돌할 고이즈미 대 간의 승부에서 간 대표가 다시 웃을 수있을지 벌써부터 관심거리다. marry01@
  • 종중재산 분배 ‘딸들의 반란’ 대법서 첫 공개변론/“출가한 딸도 후손” “시댁서 권리 찾길”

    “출가한 딸들도 후손이다.” “사회적 관습을 뒤집지 말라.” 종중재산 분배를 둘러싼 ‘딸들의 반란’을 놓고 대법원이 사상 처음으로 공개변론을 열어 심리하기로 했다.이번 소송심리는 여성에게는 종중의 재산을 주지 않거나 적게 줘도 되느냐 하는 문제에 대한 것이다.호주제의 변화에 이은 가부장적 제도에 대한 또하나의 논란이다. 원고측은 여성을 종원(宗員)으로 인정하지 않는 대법원 판례가 시대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변경을 요구한다. ●시대흐름 맞춰 종중개념 바꿔야 황덕남 변호사는 “가족내에서 딸을 차별하는 문화가 사라진 지 오래됐는데 종중 문제만 여전히 과거에 얽매여 있다.”면서 “헌법상 보장된 남녀평등권 등을 침해하는 종중 개념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여성단체 관계자는 “종중의 역할이 묘소관리 등에서 친목도모로 바뀌고 있는 만큼 제사를 모시지 않는다고 종중원에서 배제하는 것은 합당치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종친회 등은 “종중이란 부계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관습조직”이라면서 “딸들에게 문중재산을 나눠줘 수백년 내려온 사회적 관례를 뒤집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종친회 한 관계자는 “문중을 위해 시집간 딸이 하는 일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권리는 시집에서 찾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불평등 재산분배에 잇따라 소송 종중이 임야 등을 매각한 뒤 아들·며느리·딸에게 불평등하게 나눠주자 ‘반란’이 시작됐다.특히 시집간 딸을 ‘출가외인’으로 봐 재산분배에서 차별하는 것은 남녀평등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주장이다.청송 심씨 혜령종중,성주이씨 안변공파 등이 대표적. 대법원이 이번에 공개심리할 용인 이씨 사맹공파도 99년 3월 종중 소유 임야를 350억원에 매각한 뒤 돈을 아들·딸들에게 불평등하게 배분하면서 소송에 휘말렸다.성년 아들에겐 1억 5000만원,미성년 아들에겐 연령에 따라 1650만∼5500만원,출가하지 않은 딸에겐 3300만원,출가한 딸에겐 2200만원을 지급했다. 출가한 딸 이모(62)씨 등 5명은 2000년 종친회를 상대로 종회회원확인 소송을 냈다.그러나 1심,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대법원 판례 ‘남성만 종원’ ‘종중’개념은 성문법에 없고 대법원 판례에 따른다.대법원은 지난 92년 “종중 구성원은 성인 남성”이라고 정의했다.종중의 전통적 역할이 조상의 제사를 모시고 묘소를 관리하는 것이기에 성인 남성만을 종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유였다. 종중 규약상 ‘남녀 후손’이라 해도 법적으론 ‘성인 남성’만이 해당하며,재산 분배에서 여성이 제외되는 것도 당연하다는 것이다. 최종영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으로 구성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다음달 18일 오후 2시 공개변론을 열어 이 문제를 심리할 예정이다. 원·피고의 변호인은 물론 대법원이 정한 이덕승 안동대 교수,이진기 숙명여대 교수,이승관 전 성균관 전례연구위원장이 참고인으로 나온다.법률심인 대법원이 변론을 여는 것은 처음이다.대법원 관계자는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앞으로 사회적 관심이 주목된 사건에 대해 매년 수차례 공개변론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전원 남성으로 구성된 대법관들이 이번 소송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정은주기자 ejung@
  • 전생·후생 넘나들수록 미궁으로 빠지는 사건/ 스릴러 ‘써클’ 14일 개봉

    ‘월드스타’ 강수연이 오랜만에 주연한 스릴러드라마 ‘써클’(제작 무비캠·JU프로덕션,14일 개봉)은 어쩌면 크게 주목받지 못할 수도 있다.‘매트릭스 3’이 극장가를 점령하고 있을 때 개봉하는 시점이 썩 좋지 않은데다 강수연 말고는 관객을 잡아끌 이렇다할 ‘미끼’가 없기 때문이다. 강수연의 상대역은 아직은 영화이력이 짧은 정웅인.촬영감독 출신인 박승배 감독의 연출작이다. 하지만 선입견은 금물이다.드라마를 풀어가는 힘만은 최근 선보인 그 어느 한국영화보다 강하다. 전체적인 극의 흐름은 역시 강수연이 주도한다.그의 역할은 연쇄살인 사건을 담당한 검사 오현주.정신분열증을 앓는 듯한 연쇄살인범 조명구(정웅인)와,차가운 카리스마로 무장한 오현주의 캐릭터를 극대비시키며 영화는 보따리를 푼다.법정 안팎에서 두 캐릭터가 부딪치며 내는 파열음에 한동안 관객들은 감상포인트를 맞춰야 한다. 특별히 지능게임을 걸지 않은 채 밋밋하게 법정공방을 끌어가는 영화는 중반을 넘기면서 내러티브의 힘을 자랑하기 시작한다.조명구의 애인인 미향(최정윤)이 명구의 살인행각을 70년 전 기생 산홍 때문이라고 주장하고,이를 묵살하던 오현주도 점점 자신과 조명구가 전생에 숙명적인 인연을 나눴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오현주와 조명구가 전생의 연인이었음을 설명하기 위해 영화는 상당부분 1930년대 시대물로 둔갑한다.전생에 못다 이룬 남녀의 사랑이 후생(後生)에서 비극적 악연으로 연결되기까지의 과정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그려지는 것.사랑과 욕망의 고리에 묶인 전생의 인물들이 현세에서 다시 만나는 필연적 사연들이 긴장감을 잃지 않고 착착 아귀를 맞춰나간다. 강수연이 1930년대 명월관 기생 산홍까지 1인2역했다.한 화면 안에서 현생의 오현주가 전생의 산홍을 물끄러미 지켜보는 식이다. 느린 화면 전개와 살인의 진실이 여주인공의 환상을 통해 밝혀지는 비약은 스타일과 논리를 따지는 관객에겐 설득력이 떨어진다.그러나 이런 결점에도 불구하고,모처럼 드라마를 곱씹는 재미를 느끼려는 의지만 있다면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다. 황수정기자
  • 타이완 한국 ‘아테네행 혈투’/亞야구선수권, 오늘 승리땐 ‘티켓 예약’

    ‘방패를 뚫어라.’ 내년 아테네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린 제22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일본 삿포로)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이 첫 상대인 타이완전(5일 낮 12시)에 사활을 건 한판 승부를 다짐했다. 한국이 타이완과의 첫판을 승리로 장식하면 최강 일본과 최약체 중국(2부리그 우승팀) 등 결선리그에 오른 4개팀 가운데 2개팀에 주어지는 올림픽 티켓을 사실상 거머쥐는 셈.게다가 일찌감치 출전을 확정지으면 7일 벌어지는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의 자존심 대결에서도 부담을 덜어 승리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이완도 한국전에 모든 화기를 총동원한다.해외파 등 역대 최강의 전력을 구축한 타이완은 총통이 단기를 직접 수여하는 등 국민적 관심속에 역대 최악의 전력인 한국을 올림픽 진출의 타깃으로 삼은 것.감독도 한국에서 뛴 쉬성밍을 뽑았고,한국전에 대규모 응원단을 동원할 계획. 타이완의 자랑은 한껏 높아진 마운드.메이저리그에서 최고 시속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린 차오친후이(콜로라도 로키스)가 김병현(보스턴 레드삭스)·서재응(뉴욕 메츠)처럼 메이저리그 규정에 묶여 출전하지 못하지만 왕젠민(뉴욕 양키스 더블A),장즈자,쉬밍제(이상 일본 세이부 라이언스) 등 해외파 중 한 명이 한국전 선발로 점쳐진다. 왕젠민은 올 7승6패(방어율 4.65)의 호성적을 냈고,일본에서 뛰는 장즈자와 쉬밍제는 각 7승7패(방어율 4.98)와 4승2패(5.14)를 마크해 공략이 쉽지 않을 전망.하지만 공격에서는 LA 다저스 트리플A에서 올해 홈런 26개를 터뜨린 간판 천진펑 등 거포들이 많지만 전체적으로 정교함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한국은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삼성)을 비롯해 심정수(현대) 대신 대표팀에 합류한 이진영(SK)·장성호(기아) 등의 타격감이 살아나 기대를 부풀린다. 김재박 감독은 선발로 정민태(현대)와 임창용(삼성)을 놓고 고심하다 결국 백전노장 정민태를 낙점했다. 김민수기자 kimms@
  • ‘창 VS 창’/ 메이저진출 이승엽·마쓰이 가즈오 거포대결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선리그 내일 日서 개막

    내년 애틀랜타올림픽 예선전을 겸한 제22회 아시아선수권대회(일본 삿포로) 결선리그(5∼7일) 개막을 앞두고 한국과 일본의 간판 거포인 ‘라이언킹’ 이승엽(27·삼성)과 ‘리틀 마쓰이’ 마쓰이 가즈오(28·세이부)가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다짐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승엽과 마쓰이는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나란히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예정이다.따라서 이번 맞대결은 숙명의 라이벌인 한·일전의 최대 변수일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의 ‘예고편’인 셈이어서 한·일 양국은 물론 미국 프로야구에서도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민타자 이승엽은 올시즌 일본의 오 사다하루(왕정치·다이에 호크스 감독)가 39년간 보유한 아시아 시즌 최다홈런을 경신(56개)해 절정의 감을 자랑하고 있고,마쓰이는 올해도 외국인선수에 뒤이어 홈런 33개 등 3할타를 과시,미국에 진출한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를 연상시켰다.그래서 그의 애칭도 ‘리틀 마쓰이’. ●초심으로 무장했다 올시즌 아시아의 ‘홈런 지존’으로 거듭난 이승엽은내친 김에 극일의 선봉장을 자처했다.무엇보다도 한국은 주전 선수들의 잇단 부상과 마운드의 열세로 역대 최악의 ‘드림팀’으로 불리는 반면 일본은 지난 2000시드니올림픽 등에서 한수 아래로 평가되던 한국에 당한 잇단 수모를 씻기 위해 최강의 전력을 구축해 이승엽에 대한 기대는 그 어느때보다 크다. 하지만 빅리그 진출에 있어서는 현재 마쓰이가 한발 앞서 있다.마쓰이는 양키스의 마쓰이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이에 견줘 이승엽은 한국 야구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직 평가절하된 상태.따라서 이번 대회에서 이승엽은 마쓰이보다 한수위의 기량을 과시해야할 처지여서 중요한 일전이 아닐 수 없다. 이승엽의 당찬 각오는 등번호에서 묻어난다.지난 1995년 프로 데뷔 이후 36번을 줄곧 달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27번으로 바꿨다.27번은 경북고 시절 달았던 등번호로 젊은 혈기의 ‘초심’으로 돌아가 올림픽 티켓을 반드시 움켜쥐겠다는 독기를 담은 것.이승엽은 “한·일전은 기량을 어떻게 발휘하느냐가 관건이며 승부는 실력보다 정신력과 집중력에서 갈린다.악으로, 깡으로,싸워 이기겠다.”고 말했다. ●내가 먼저 웃는다 마쓰이도 이승엽 못지 않게 마음을 굳게 먹고 방망이를 곧추세웠다.일본 대표팀이 시드니올림픽 3·4위전,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에서 한국에 당한 패배를 설욕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다짐이다. 94년 3라운드 지명으로 세이부에 입단한 마쓰이는 올스타에 일곱차례 선정됐고,골든글러브를 세차례 수상한 부동의 톱타자.7년 연속 3할타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3할타(.332) 30홈런(36개) 30도루(33개) 클럽’에 역대 여덟번째로 가입한 전형적인 ‘호타준족’이다. 올시즌에는 140경기에 출장해 179안타 33홈런 84타점에 타율 .305의 맹타를 휘둘렀다. 마쓰이는 지난해 미·일올스타전 7차전에 출전해 좌·우타석 모두 홈런을 쳐내는 등 미국 스카우트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지난달 28일 FA를 선언한 마쓰이에게 뉴욕 메츠가 가장 적극적으로 스카우트 공세를 벌이고 있다.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케빈 타워스 단장은 최근 “마쓰이는 올시즌 FA 최대어다.파워와 주루,타격과 수비 등 다방면으로 뛰어나다.”며 공개적으로 관심을 드러냈다.이밖에 양키스,보스턴 레드삭스,애너하임 에인절스,LA 다저스 등도 영입을 추진중이다. 결국 이승엽과 마쓰이는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리그 진출과 맞물린 아시아 최고 타자의 자존심을 걸고 정면으로 충돌해야 한다. 김영중기자 jeunesse@
  • 교육단신

    ●숙명여대(총장 이경숙)는 30일 오후 지난 95년부터 제2창학 사업의 하나로 추진해 온 ‘르네상스 플라자’ 완공 기념행사를 가졌다.르네상스 플라자는 4500평 규모에 조각가인 문신씨를 기념한 문신미술관,연극과 전통무용 및 국악을 상시 연주·관람할 수 있는 소극장,음식교육 문화를 키우는 한국음식연구원,아트갤러리숍 등을 묶은 종합 문화공간이다.특히 기존의 대학박물관,공연장,프랑스 레스토랑인 ‘꼬르동블루’와 연계,편리하게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기념행사에는 고건 총리·이용태 삼보컴퓨터 회장을 비롯,정·관·학계 인사들이 참여했다. ●성균관대(총장 서정돈)는 30일 현재 운영하고 있는 MBA과정과는 별도로 내년에 신설할 ‘성균관대-MIT 경영대학원’ 초대 대학원장에 미국 인디애나대 켈리 경영대학의 로버트 클렘코스키(63) 석좌교수를 영입한다고 밝혔다.1976년부터 인디애나대에서 재무관리를 가르치며 세계적인 학술지에 30여편의 논문을 게재한 클렘코스키 교수는 대학원 운영의 전권을 일임받아 교수임용,학생선발,학사운영전반을 관할하게 된다.
  • 정미란, 여자농구 드래프트 1순위/‘얼짱’ 신혜인은 신세계 지명

    여고농구 최대어 정미란(사진 오른쪽·삼천포여고·183㎝)이 30일 여자프로농구(WKBL)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금호생명에 지명됐다. 금호는 “센터이면서도 외곽슛이 좋고,체력도 뛰어난데다 즉시 투입이 가능해 뽑았다.”고 밝혔다. 전체 2순위 지명권을 가진 국민은행은 센터 정선화(수피아여고·185㎝)를,현대는 전주원의 은퇴에 대비해 가드 최윤아(대전여상·170㎝)를 각각 선택했다.곱상한 외모로 인기를 끌고 있는 신혜인(왼쪽·숙명여고·185㎝)은 4순위로 신세계에 지명됐다. 선일여고 정안나(182㎝)와 삼천포여고 이미화(174㎝)는 각각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에 입단하게 됐다. 우리은행은 무려 5명을 지명해 1∼2명만 뽑은 다른 구단과 대조를 이뤘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촬영감독 40년만에 첫 ‘메가폰’/ 63세 늦깎이 데뷔 박승배 감독

    63세의 데뷔감독.예순이 넘어 신인이라니,어쩐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느낌이다.강수연·정웅인 주연의 스릴러드라마 ‘써클’(제작 무비캠·JU프로덕션,새달 14일 개봉)을 연출한 박승배(사진) 감독은 이 느낌만큼이나 큰 모험을 한 것이다. “과연 요즘 관객들의 입맛을 맞출 수 있을까,관객을 얼마나 모을 수 있을까,이런 생각에 얽매였더라면 영화를 못 찍었을 겁니다.이즈음해서 지긋한 시선으로 인생의 의미를 관조할 수 있는 영화 한편쯤 내야 한다는 신념에 따랐을 뿐입니다.” 박 감독은 충무로에서 근 40년 가까이 촬영감독으로 잔뼈가 굵었다.‘축제’‘게임의 법칙’‘걸어서 하늘까지’‘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넘버3’ 등 그가 앵글을 책임진 한국영화는 줄잡아도 170여편.충무로 영화판에서 그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그는 감각을 인정받고 있다.그래도 연출데뷔는 문제가 좀 다르다.아들뻘되는 20∼30대 새파란 후배들과 흥행경쟁을 벌여야 한다.그뿐인가.수십억원씩 들어가는 제작비를 마련하는 것도 예삿일이 아니다.“촬영기자재를 얼추 갖추고 있어서 제작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었어요.총제작비 20억원이라면 긴축재정이랄 수 있죠?” 뜻이 있으니 통했다.연기자가 꿈이었던 주코그룹 주수도 회장(극중 판사로 출연했다.)이 선뜻 거금을 내놨다.‘내 영화를 찍고 싶다.’는 오랜 꿈이 뜻밖의 귀인을 만나 맺힌 데 없이 수월히 이뤄진 셈이다. 데뷔작을 선보이기까지 공들인 시간은 3년.시나리오는 2000년 영화진흥위원회 사전지원 당선작이었다.여검사와 연쇄살인마가 뜨거운 법정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둘 사이에 숙명적인 전생의 인연이 있었음이 드러나는 게 이야기의 얼개다.전생과 현재를 오가는 영화지만,컴퓨터그래픽을 거의 동원하지 않았다.“시나리오를 몇번이나 고치며 드라마 자체에 힘을 싣는 데 온신경을 쏟았다.”는 그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진중하게 인생을 바라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계에 첫발을 들인 것은 1960년.한형모 감독 밑에서 촬영·조명·편집 등을 닥치는 대로 배워나갔다.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정진우 감독의 ‘폭로’(67년)로촬영감독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이후 청룡영화제 기술상,춘사영화제 촬영상,영평상,황금촬영상 등 상복도 많이 누렸다. 쏘아놓은 살처럼 빠르게 흐르는 게 인생이지만,그래도 그의 카메라만은 늙지 않았다.“곧 크랭크인할 ‘그놈은 멋있었다’의 촬영을 맡았다.”며 활짝 웃는다.‘그 놈은 멋있었다’는 귀여니의 인기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신세대 스타 송승헌·정다빈이 주연하는 작품.푹 눌러쓴 중절모 아래로 한뼘쯤 삐져나온 노(老)감독의 꽁지머리가 재미있다.노감독의 열정은 정말 늙지 않은 것 같다. 황수정기자 sjh@
  • 집중기획 할머니와 사는 아이들 / (하)중학교 들어가기 전에 엄마라고 부르겠다는 이은숙 양

    험하고 힘든 세상이지만 우리 주위엔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도 많다.이 사회를 대신해 아무런 연고도 없이 위탁아동을 친자식처럼 거두어 키우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12월5일은 설희의 생일 김미심(金美心·37·여·서울 구로구 구로5동)·오진석(吳眞錫·38·목사)씨 부부는 부모없는 아이 3명을 데려다 키우고 있다.외동딸 하나(7)양을 두고 있지만 갈 곳 없는 김설희(7·유아원)양,신재민(8·신구로초등 2년)·강현호(12·신구로초등 5년)군을 대리양육하는 이른바 위탁가정이다. 설희는 지난해 11월,재민이는 98년 봄,현호는 지난해 10월 각각 데려와 주민등록에 얹었다.다행히 친딸 하나와는 친남매처럼 잘 지낸다. 설희의 부모는 이혼 후 각각 재혼했다.갓난애 적 사진이 있지만 부모의 얼굴은 기억 속에 희미하다. “오늘 이모에게 야단을 맞았다.엄마·아빠와 함께 살던 때가 그립다.하루빨리 벗어나고 싶다.두 달만 참으면 엄마가 데리러 온다고 했다.힘들어도 참아야지.” 어느 날 김씨는 우연히 현호의 일기장을 보고 깜짝 놀랐다.“주위의 편견이 두려워 친딸보다 더 잘해줬는데….데리고 올 때를 생각하면 애가 이럴 수는 없는데….”잠깐이나마 후회스러운 마음이 스쳐갔다고 털어놓는다. 재민이는 조용한 성격이면서도 살갑게 다가온다고 했다.“엄마,설거지 도와드릴께요.”라고 말할 땐 가슴이 뭉클해 힘껏 안아주곤 한단다.처음엔 말도 붙이기 어려웠던 재민이는 초등학교 입학하고 나서 표정이 꽤 밝아져 김씨 부부의 마음을 홀가분하게 만들었다고 했다.고민을 덜어주려고 “이제부턴 엄마·아빠라고 불러라.”고 말한 뒤부터다.엄마·아빠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정신적 만족감을 얻었을 것이라고 김씨는 분석했다. 구로5동 강남교회 목사인 김씨의 남편 오씨는 “세 아이에게도 조부모 등 친인척이 있지만 이혼과 재혼을 거듭해 아이를 맡을 수 없는 가정”이라면서 “아이들 교육을 위해 성결대학에서 2년째 사회복지학 강의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가정위탁아동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중·장기 대책이 절실하다는 조언도 빠뜨리지 않았다.재민이는 아주 어릴 때 데리고와 어쩔수 없이 동사무소에 가정위탁아동으로 등록해 적은 돈이나마 지원받고 있다.그러나 설희와 현호는 언젠가 부모들이 데리러 올 것이라는 생각에 등록을 미루고 있다. 최근엔 마음을 바꿨다.자꾸 불안해져서다.아이들이 행여 뜻밖의 사고로 다치기라도 한다면 지금껏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뒷수습할 경제적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오씨는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받아 버티다 이마저 꽉 차는 바람에 얼마 전에는 교회 차량을 팔아 400만원을 마련했는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오는 12월5일은 설희의 생일.이들 ‘사랑의 여섯 가족’은 잠시나마 시름을 잊고 얘기꽃을 피울 이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중학교 졸업 전 엄마라 부르겠어요 유기봉(55·아산시 도고면 봉농리)씨는 부모없는 이은숙(15·아산 도고중 2년)양을 두 살 때부터 데려다 수양딸처럼 키우고 있다.유씨는 미혼인 막내 아들(28),은숙이와 한 집에 산다.아들 2명은 결혼해 분가했다. 유씨는 은숙이를 2살 때 만났다.13년 전,유씨집에 세들어 살던 은숙이 아버지는 30대 초반의 목수였다.한집에 1년쯤 같이 살았을 때 부부싸움 끝에 엄마가 은숙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가버렸다.은숙이에게 외할머니 집에서의 생활은 악몽으로 남아 있다.은숙이는 “나만 집에 남기고 매일 외출하는 외할머니와 엄마가 미웠다.”고 말했다.외할머니 집에 온 지 10여일 후 엄마는 재혼하고 은숙이는 아빠 집으로 보내졌다. 딸이 다시 돌아오고 부인이 재혼했다는 얘기를 들은 은숙이 아버지는 목수일마저 팽개치고 술로 세월을 보냈다.급기야 딸이 초등학교 2학년 때 간암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 당시 교통사고로 남편과 사별한 유씨는 초콜릿회사를 다니면서 어렵게 살았지만 은숙이를 받아들였다.졸지에 고아가 된 은숙이는 부모 없는 스트레스 탓인지 머리숱이 모두 빠지는 병을 앓았다.유씨는 매일 약을 사와 정성스럽게 돌봤다.그는 “너무 불쌍하고 속이 상해 은숙이를 부둥켜안고 울기도 숱하게 울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유씨의 사랑 덕분에 은숙이는 밝게 자라주었다.성격이 밝아 친구가 많고 학교 성적도 좋은 편이다.은숙이는 아침 6시반에 친구들과 버스를 타고 수다를 떨며 등교한다.유씨는 “저것이 아니면 새벽 5시에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라며 애정어린 눈길을 보낸다. 유씨는 사춘기인 은숙이가 혹시 나쁜 길로 빠질까봐 걱정이다.어릴 적부터 친오빠처럼 은숙이를 챙겨준 유씨의 아들들도 요즘엔 신경을 더 쓴다.아주머니와 오빠들이 “아무 걱정 말고 공부만 신경써라.”라고 하지만 가끔은 부모없는 설움을 겪는다.은숙이는 “일부 친구 엄마가 ‘엄마없는 애’라고 깔봐 속상할 때가 많다.”고 했다. 유씨는 “남의 집 애를 3명이나 키웠지만 시집가니까 찾아오지도 않는다.”면서 “저것은 시집가면 찾아올라나 몰라.”라고 농담을 던졌다.은숙이는 “건축디자이너가 돼 남편,아줌마와 함께 살,잔디가 넓은 집을 짓고 싶다.지금은 부끄러워 아줌마를 엄마라고 못부르는데 중학교 졸업하기 전에 엄마라고 부르기로 다짐했다.”며 유씨의 손을 꼭 잡았다. 특별취재반 ■나현민 충남 가정위탁지원센터 팀장 “대화단절이 할머니·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아이들에게는 가난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한국복지재단 충남가정위탁지원센터 나현민(羅賢民·30) 팀장은 “조부모와의 세대차가 너무 커 할머니·할아버지에게 맡겨진 위탁아동들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을 데가 없다.”며 “고민을 숨기면서 지내서인지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아이가 많다.”고 말했다.핵가족시대여서 평소 할머니·할아버지와 함께 살아오지 않은 점도 이런 현상을 부채질한다. 자녀를 규제하는 엄마·아빠가 없다 보니 절제력도 떨어진다.나 팀장은 “할머니·할아버지는 ‘어미·아비없이 크는 불쌍한 손자’로만 여겨 아이들에게 관대하다.”고 설명했다. 경제력 부재도 문제다.손자를 떠맡은 할머니·할아버지들은 대부분 남의 논밭을 부치거나 식당에 다니는 등 어렵게 살고 있다.위탁아동에 대한 지원이 현실화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가정위탁지원센터에 맡겨 위탁아동을 돌보게 하고 있으나 시·도당 3명의 월급만 지원해 손이 모자란다.”며 세대간 단절을 막으려면 부모 나이의 후견인을 둬 그들의 고민을 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또 읍·면사무소에서 가정봉사자를 파견,할머니·할아버지를 도와 위탁아동을 돌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팀장은 “농어촌지역은 도시와 달리 친구 사이에 ‘왕따’가 심하지 않아 할머니·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어린이들이 비행아동이 될 위험은 크지 않지만 농어촌도 가정해체가 가속화돼 위탁아동이 늘고 있는 만큼 사회적 관심과 보호가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가정위탁' 전문가 조언 전문가들은 가정위탁아동 문제에 대해 범정부 차원의 관심을 요구했다. 한국아동권리학회 이재연(李在然·53·여·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 회장은 “아동문제만은 아직 ‘인권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면서 “아동에 대한 정책의 방치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같은 약자층이지만 장애인,노인은 참정권 등을 통한 의사표시와 인권개선 요구가 가능하지만 아동에 대해서는 정부 등 사회적으로 보호의무가 있는 계층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현행 법률상 문제로는 협의이혼 때 양육자 지정 없이도 이혼이 가능하도록 한 허점을 꼽았다. 또 친부모 아닌 사람이 양육을 맡을 경우 ‘양육수당’의 현실화 등을 통해 정신적 부담에다 경제적 부담까지 떠안지 않도록 함으로써,아동이 정상적 여건 아래 자랄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단다. 이 회장은 “어릴 때부터 교육문제에 휘둘리는 등 우리 사회의 아동 방기(放棄)가 아동문제에 대한 무대책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면서 “가정위탁아동 문제는 국가의 총체적인 문제를 함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세경(朴世鏡·32·여) 책임연구원도 “가정위탁아동이 좋은 환경에서 생활해도 모자랄 판인데 새 삶을 꾸려나갈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를 위해 나쁜 결과가 빚어진다.”면서 이 회장과 의견을 같이했다. 우선 정부가 ‘백년대계’ 차원에서 위탁가정을 대상으로 의료보험 혜택이나 교육비 지급 등 충분한 지원책이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그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가정해체로 조부모가 친손자,손녀를 키울 경우 조부모에게 부모와똑같은 법률적 지위를 부여해 최상의 여건에서 결손아동을 보호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탁가정이 모여 경험을 공유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입양과는 달리 위탁받은 쪽이나 아동이 모두 친부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함께 생활하는 게 보통이기 때문에 알맞은 관계설정이 절실하다는 점에서다.더 나아가서는 가정위탁아동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와 체계적인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별취재반
  • 이런 책 어때요 / 라이프니츠가 만난 중국

    라이프니츠 지음 / 이동희 엮어옮김 이학사 펴냄 서양 근대정신을 대표하는 독일 철학자 라이프니츠는 “기독교라는 신의 선물을 제외한다면 유럽이 중국보다 뛰어난 것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그렇다고 그가 이국취향에 젖어 중국을 찬양한 것은 아니다.역설적이게도 라이프니츠는 중국에 간 적이 없다.프리드리히 대제가 ‘대학 그 자체’라고 불렀을 만큼 박식한 그는 중국을 어떻게 봤을까.헤겔은 중국을 역사적 발전이 없는 정체된 사회로 여겼고,엥겔스도 중국인은 안일하고 숙명론에 빠져 있다고 했지만 라이프니츠는 중국을 선망했다.“그들의 실천철학은 우리보다 확실히 월등하다.”는 것이다.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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