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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하늘 수놓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선율

    밤하늘 수놓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선율

    서울시립교향악단 소년소녀협주회가 27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을 한다. 1956년에 시작한 서울시립교향악단 소년소녀협주회는 그동안 수많은 음악가를 배출해 세계적 연주자의 등용문으로 자리잡았다. 그동안 정명훈과 백건우, 정경화, 이경숙, 백혜선, 최희연, 양성원, 송영훈, 장한나, 백주영, 고봉인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많은 음악인들이 서울시립교향악단 소년소녀협주회를 거쳐 갔다. 세종문화회관에 속했던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지난해 재단법인으로 출범했다. 올해 실시한 소년소녀협주회의 협연자를 뽑는 오디션에서 초등부는 8.3대 1, 중등부는 1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디션 심사위원인 숙명여대 손국임 교수와 서울대 김형배 교수, 악장 데니스 김을 비롯한 서울시향 각 파트의 수석과 부수석 모두 지원자들의 높은 수준과 진지함에 감탄했다고 한다. 한정된 인원을 선발할 수밖에 없어 모두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오디션을 거친 최종 합격자인 바이올린 연주자 최정민(13·영훈초 6)양과 최소영(13·버드내초 6)양, 첼로 연주자 윤지영(11·갈산초 4)양, 피아노 연주자 노영서(13·무학초 6)군과 홍민수(14·예원학교 1)군, 더블베이스 연주자 고로헌(16·예원학교 3)군과 바이올린 연주자 설민경(16·예원학교 3)양과 첼로 연주자 조은(15·예원학교 2)양 등 8명은 이날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수석객원 지휘자로 태국인인 번디트 웅그랑시의 지휘로 연주한다. 들려줄 연주는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제 5번과 하이든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하이든 첼로 협주곡,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 23번의 각 1악장,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3번 1악장, 랄로 스페인 교향곡, 랄로 첼로 협주곡 1악장 등이다. 가격은 R석 1만원,S석 5000원. 서울시향 회원 가운데 법인과 개인회원은 20%, 청소년 회원은 50% 할인된다. 비회원은 초·중·고등학생과 10인 이상 단체는 20% 할인된다. 전화 및 인터넷 예매는 티켓링크(1588-7890,www.ticketlink.co.kr)에서 할 수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 문의 02)3700-6300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신나는 과학이야기] 포도주는 김치와 같다?

    [신나는 과학이야기] 포도주는 김치와 같다?

    서양에서는 포도주가 ‘신의 선물’이라고 불리며 오래전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성경에 보면 창세기에 노아가 포도 나무를 심고 술을 빚어 마셨다는 등 포도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예수가 최후의 만찬에서 ‘나의 피’라며 제자들에게 나눠준 것도 포도주였다. 그리스·로마 신화에도 술의 신 디오니소스와 관련해 포도주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서양에서는 포도주를 음료뿐 아니라 질병 치료제로도 써왔다. 최근에는 포도주가 인체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과학적인 근거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문화적 전통 지닌 발효식품 포도주와 김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그것은 바로 발효식품이라는 것이다. 포도주가 만들어지는 원리는 효모에 의한 알코올 발효다. 포도를 따서 가지를 제거한 뒤 으깨면 포도껍질의 효모가 포도즙의 당분과 만나 발효가 일어난다. 거기에 이산화황을 넣어 잡균 번식을 막고 효모를 더 첨가해 발효가 잘 되도록 하면 붉은 포도주가 만들어진다. 발효 후에 오크통에 담아 숙성을 거치면 포도주 특유의 맛과 향이 완성된다. 발효식품은 미생물에 의해 단순한 물질로 분해가 일어나므로 소화 흡수가 잘되고 다른 미생물이 자랄 수 없는 위생적인 특징을 갖는다. 게다가 장기간 보관도 가능하다. 또 그 맛을 아는 사람만이 즐길 수 있는 특유의 맛을 지니고 있다. 우리가 김치 없이는 밥을 먹지 못할 정도인 것과 마찬가지로 프랑스 사람들이나 와인 애호가들은 포도주에 중독된 사랑을 보인다. 포도주와 김치는 모두 사랑받는 발효식품이면서 깊은 문화적 전통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비타민보다 강력한 항산화작용 우리 몸에 들어온 산소는 세포에서 포도당을 연소시켜 에너지를 얻는 데 쓰인다. 이때 5% 정도의 산소가 과격한 활성산소로 변해 밖으로 배출된다. 활성산소는 반응성이 지나치게 좋아서 DNA나 다른 세포를 공격해 손상시키고 이로 인해 각종 질병이나 노화가 온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우리 몸은 이에 대한 방어체계를 갖추고 활성산소를 제거하는데 그러한 역할을 하는 물질을 ‘항산화물질’이라 한다. 우리가 섭취하는 물질 중에 대표적인 항산화물질로 비타민 C,E 등이 있다. 그런데 포도주에 들어 있는 페놀화합물이 비타민보다 훨씬 강력한 항산화작용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페놀화합물은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작용을 함으로써 활성산소에 의해 생기는 치매, 류머티즘, 백내장, 퇴행성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또 혈관이 좁아지는 것을 막아 혈액이 시원스럽게 흐르도록 만든다. 그러므로 포도주를 마시면 우리 몸의 세포가 산소와 양분을 충분히 공급받아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되며 퇴행성 질환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긴장 풀어주고 스트레스도 줄여줘 포도주의 원료인 포도는 강수량이 적고 뜨거운 햇볕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땅에서 잘 자란다. 척박한 환경이 주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포도나무는 스스로 당분을 더 높이고 스트레스 해소물질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포도주를 마시면 긴장을 풀어주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작용을 해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모든 음식은 약이 되면서 동시에 독이 되는 법. 하루 한 잔 정도의 포도주는 건강을 지켜주지만 지나친 음주는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집에서 가족과 오붓하게 월드컵 경기를 보면서 마음의 긴장을 풀고 싶을 때, 연인과 무드 있는 시간을 연출하고 싶을 때, 한 잔의 포도주를 마셔 보자. 인생이 더욱 풍요로워지고 즐거워지지 않을까. 한문정 숙명여고 교사
  • 한핏줄 11명 “胃없이 살죠”

    ‘우리는 위(胃) 없는 무서운(?) 가족’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사는 마크 슬라바흐(52)는 10대 때 어머니가 위암으로 사망하자 주저하지 않고 위를 통째로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하루 9번에 걸쳐 조금씩 식사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랐지만 그는 수술 덕에 목숨을 건졌다고 믿고 있다. 1960년에 할머니가 위암으로 숨질 때만 해도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러나 7명의 아버지 형제 가운데 6명이 40대와 50대에 눈을 감자 손자 18명이 모두 유전자 검사를 받았다. 이 가운데 할머니의 결함 유전자를 물려받은 11명이 모두 위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은 것이다. 유전자 검사 기법의 발달에 힘입어 많은 미국인들이 미래에 발병할 유전자를 미리 진단받고 위나 유방, 난소, 대장 혹은 전립선을 절제하는 ‘선제공격’ 수술을 받고 있다고 AP통신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위를 통째로 잘라낼 경우 위를 둘러싸고 있던 림프절도 함께 잘라내고 대장이 축 늘어져 위 구실을 할 수 있도록 식도 밑을 소장(小腸)에 이어 붙인다. 미국암학회에 따르면 한해 2만 2000여명이 위암 진단을 받고 이 가운데 절반이 사망하지만 슬라바흐 가족처럼 암세포가 유전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100가족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희귀한 질환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일단 이 유전자를 갖고 있다 해도 발병률은 70%지만 이들은 위 절제 수술을 받는 쪽을 택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데이비드 헌츠맨은 “공포 속에 사는 것보다 그들은 대를 잇는 숙명과 맞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슬라바흐의 사촌 중 한명인 린다 브래드필드(51)는 작아진 위에 적응하는 데 1년이 꼬박 걸렸다.하루 800칼로리밖에 섭취하지 않으며 이제야 조금씩 양배추와 상추를 먹기 시작했다. 여전히 빵 등 씹기 어려운 음식을 들지 못한다. 그래도 그는 “위 없는 인생도 괜찮아요.”라고 말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남자의 단명, 숙명 아니다

    “남녀 수명차 줄일 수 있다.” USA투데이는 한때 8년까지 벌어졌던 남녀간 수명 격차의 이유와 극복 비법을 12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사내아이는 더 많이 태어나지만, 어릴 적에 더 많이 죽어 사춘기 언저리에는 숫자가 엇비슷해진다. 젊은 남성 사망률도 사고, 자살 등으로 더 높다.어른이 돼서 흡연과 과음, 과식 등 잘못된 습관으로 여자보다 빨리 눈을 감는다. 남성은 감염, 부상, 스트레스와 잠재적인 수명 단축 요인들에 훨씬 취약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미시건대학의 대니얼 크루거 교수는 이는 숙명적인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남성 골초 가운데 41%가 70세에 사망했지만 비흡연자의 경우는 14%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뉴욕 국제수명연장센터의 로버트 버틀러 소장은 과일과 야채를 즐기고 운동을 열심히 하고 음주를 자제하는 것 외에도 주치의를 2명까지 둘 것을 권한다. 자주 검진받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바로 병원에 달려가는 것도 여성이 오래 사는 이유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부인이나, 성적 파트너, 심지어 많은 친구도 도움이 된다. 부인을 둔 남성이 더 오래 사는 것은 분명하다. 단짝이나 친척들이 많은 사람이 장수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생활 태도도 바꿔야 한다.71세에 건강했던 남녀의 이후를 추적했더니 직장이든 골프 약속이든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사람의 생존율이 더 높았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WORLD CUP] ‘축복? 저주?’…독일엔 어떤 운명이

    ‘아트사커, 검은 돌풍 세네갈에 침몰’(2002한·일월드컵).‘마라도나 군단, 불굴의 전사 카메룬에 덜미’(1990이탈리아월드컵).1960년대 이후 월드컵 개막전은 ‘그래서 공은 둥글다.’는 이유만으로는 해석이 불가능할 만큼 줄곧 이변으로 점철됐다. 대회마다 전 대회 우승국이 ‘축구전쟁’의 첫 전투에서 낙마한, 이른바 ‘개막전 징크스’다. 그렇다면 개최국 독일은 이‘저주’에서 풀려날 수 있을까. 물론 독일은 디펜딩 챔피언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대회부터 전 대회 우승팀의 자동출전권이 폐지된 탓에 개막전의 멍에를 짊어지게 됐다. ●전차군단, 너 떨고 있니? 물론 객관적 전력으로는 독일의 우세가 점쳐진다. 월드컵을 이미 세 차례나 품었던 독일에 견줘 코스타리카는 단 한 차례 16강에 올랐을 뿐이다. 더욱이 최근 세 차례(이란 우크라이나 체코)의 평가전에서 단 1골을 뽑으며 전패한 데다 주전들의 부상이 속출, 전력에 금이 간 상태다. 그러나 웜업매치만을 놓고 보면 독일도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올해 5차례의 평가전에서 3승1무1패의 호성적을 냈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걱정되는 대목도 있다. 지난 3월 이탈리아와의 첫 경기에서 1-4로 대패한 데 이어 지난달 일본전에서는 2-2로 비겨 우려를 잔뜩 자아낸 것. 목표가 단순히 조별리그 통과가 아니라 우승이라는 점 등 심리적인 중압감도 변수다. ●내 징크스가 더 세다? 반면 독일이 철썩같이 믿는 기분좋은 징크스도 있다. 독일은 월드컵 무대에서 비유럽팀들을 수없이 격침시켰던 저격수다. 이탈리아대회(90년) 결승전인 아르헨티나전부터 한·일대회 결승에서 브라질에 패하기 전까지 비유럽팀들을 상대로 무려 11연승을 기록했다. 특히 한·일월드컵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카메룬, 파라과이, 미국, 한국 등 비유럽팀들을 희생양으로 결승까지 올랐다. 또 하나. 개최국은 조별예선 제도가 도입된 이후 단 한 차례도 예선 1차전에서 패한 팀이 없었다는 점도 독일에는 위안거리다.1950년(브라질) 이후 14차례 치른 월드컵에서 개최국은 10승5무의 1차전 성적을 냈다. 부진했던 경우는 1966년 잉글랜드가 우루과이와 0-0으로,1982년 스페인이 온두라스와 1-1로 무승부를 기록한 게 전부다. 한 달간의 ‘전쟁’을 시작하는 뮌헨의 알리안츠아레나. 꽉 들어찰 6만 관중의 함성과 탄식이 누구의 ‘징크스’를 따라갈지 주목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씨줄날줄] 독배/우득정 논설위원

    전설적인 종군여기자이자 소설가인 오리아나 팔라치는 자전적 2인칭 소설 ‘한 남자(A Man)’의 도입부를 소크라테스의 말로 장식했다.“이제 떠나야 할 시간이 왔다. 나는 죽음의 길로, 당신은 삶의 길로. 하지만 어느 길이 옳은지는 신만이 알 뿐.”아테네도시가 숭배하는 신을 숭배하기를 거부하고 도시의 젊은이들을 타락시킨다는 이유로 법정에 고발된 소크라테스가 죽음의 독배(毒杯)를 들기 전 탈옥을 권유하는 친구들에게 남긴 말이다. 소크라테스는 죽음 대신 추방을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비극은 죽음이 아니라 불명예”라면서 진리에 대한 신념을 꺾기를 거부했다. 수많은 독재자들을 인터뷰하면서 독재의 잔혹함을 추상같이 추궁했던 팔라치는 그리스의 반체제 풍운아 파나굴리스와의 첫 만남에서 운명적인 사랑에 빠져든다. 그리고 3년 후 파나굴리스가 의문의 암살을 당한 뒤 전설적인 영웅으로 다시 되살린 것이 ‘한 남자’라는 소설이다. 십자가에 못박힐 것 같은 비극적인 운명을 예감하면서도 숙명적인 인연의 끈을 끊지 못하는 팔라치 자신의 독백이기도 하다. 그래서 팔라치는 아무런 주저없이 독배를 든다. 훗날 팔라치는 1980년대 초 레바논 주둔 미군과 프랑스군 사령부의 자살폭탄 테러를 그린 소설 ‘인샬라’에서 참혹한 전쟁터를 헤집고 다니며 찾던 삶의 방정식 해답을 얻는다.“삶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살면서 체험해야 할 신비이다. 그 말은 바로 인샬라, 신의 뜻대로.”삶의 방정식을 찾아 레바논 근무를 자원한 이탈리아 병사 안젤로에게 해답을 전한 니네트는 밤 길거리를 헤매다 무참하게 살해된다. 다음 날 안젤로를 싣고 철수하던 이탈리아 군함은 속수무책인 상태에서 자살보트의 공격을 받는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최고위원이 5·31 지방선거 참패로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 내몰린 당을 구하기 위해 “독배라도 마시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고 한다. 김 최고위원에 대한 ‘좌파 이미지’ 등 거부 시각에 대해 ‘김근태의 변명’이 없어 자세히 알 길은 없으나 진실에 대한 믿음, 순수한 열정 등으로 성난 민심을 되돌리겠다는 각오가 아닌가 추정된다. 하지만 ‘싸가지’들이 그동안 국민들의 가슴에 남긴 생채기를 열정만으로 치유할 수 있을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송두율칼럼] 땅과 바다

    [송두율칼럼] 땅과 바다

    뉴욕을 잠깐 다녀왔다. 서울에서 미국행 비행기를 타면 태평양을 넘지만 나는 대서양을 넘어 미국을 방문한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낀 나라는 미국과 캐나다처럼 북미의 큰 나라들도 있지만 파나마처럼 두 대양을 운하로 연결시키는 중미의 작은 나라들도 있다. 땅과 바다가 지니는 지리적 의미를 세계사적 관점에서 해석한 많은 저서들 가운데 독일의 공법학자 칼 슈미트(1888∼1985)의 ‘땅과 바다’(Land und Meer)가 있다. 이 책에서 슈미트는 역사는 ‘땅을 밟는 자’와 ‘바다를 가르며 항해하는 자’사이의 투쟁이었으며 프랑스와 영국 사이의 투쟁은 가장 대표적인, 그리고 동시에 극히 매혹적인 역사의 장이라고 적고 있다. 또 땅과 바다의 이원론은 유럽근세의 정치와 국가, 법과 노동을 규정했다고 보는 그는 교통과 통신수단의 비약적 발달로 인해 땅과 바다 사이의 관계가 새롭게 정립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또 ‘땅의 법칙’(Der Nomos der Erde)이라는 다른 저서 속에서 그는 미국처럼 모든 것을 지배하려는 ‘이기적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여러 강국들이 형성하는 다수(多數)적 관계로서 새로운 ‘땅의 법칙’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것은 그러나 평화협정이나 국제기구에 의해서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쟁과 같은 갈등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세계화라는 과정 속에서 민족국가가 그의 주권행사에 여러 가지로 제약을 받고 있는 조건하에서 땅과 바다의 의미도 사실 많이 변했다. 민족국가가 땅과 바다의 경계가 만들어 내는 절대공간을 그의 개념구성의 핵심으로 하고 있는데 반하여 세계화시대의 땅과 바다는 ‘흐르는 공간’에 남아 있는 과거 삶의 흔적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그래서 이제는 나라 사이를 가르는 국경선 대신에 흡사 지평선이나 수평선처럼 다가가면 또다시 멀어지는 경계선이 아닌 경계선이 ‘세계사회’를 그물처럼 연결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시대의 공산당 선언’이라고까지 평가되고 있는 마이클 하트와 안토니오 네그리의 저서 ‘제국’(Empire)도 과거 땅과 바다의 장악을 중심으로 한 제국주의와는 달리 중심이 없는, 따라서 안과 밖도 구별되지 않는 하나의 그물과 같은 세계로서 오늘의 제국(帝國)을 보고 있다. 이렇게 우리 삶의 정치적 실체를 담고 있다고 여겨지는 땅과 바다의 의미가 세계화와 더불어 날로 변화하고 있다지만, 가령 세계화에 저항하는 비정부기구적인 성격을 띤 수많은 지역적 저항과 운동들은-그것이 설사 정치적 낭만주의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손 치더라도-땅과 바다의 새로운 의미를 다시 생각케 한다. 그렇다면 동아시아대륙의 한 모서리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광대한 태평양의 줄기와도 닿아 있는 한반도에 있어서 오늘날 땅과 바다의 의미는 무엇인가. 대륙세력 중국과 해양세력 일본 사이에서 오랫동안 시달렸던 한반도는 유형무형의 상품흐름이 공간을 지배하고 있는 세계화라는 현실에도 불구하고-가령 ‘동북공정’이나 독도분쟁이 보여 주고 있듯이-그것이 지금까지 숙명적으로 안고 있는 땅과 바다의 의미를 쉽사리 버릴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 아니 오히려 그의 의미나 비중이 앞으로 커질 수도 있는 여러 증후(症候)까지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자주 이야기되는 ‘동북아의 허브’가 단순한 소망사항이 아니라 현실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남북을 다시 잇는 철도와 도로는 최우선적 과제다. 그렇게 될 때 한반도는 비록 작지만 태평양과 대서양을 서로 연결시킬 수 있는 대륙의 역할도 보여 줄 수 있다. 그러한 한반도는 태평양 자락에 있는 부산과 대서양가의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을 연결하는 ‘흐르는 공간’으로서 세계화시대에 걸맞은 땅과 바다의 새로운 의미까지도 전달할 수 있다.‘6·15공동선언’은 그러한 긴 이정표의 귀중한 시작이다. 이와 같은 중요한 사건을 우리는 결코 근시안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 ‘뮤지컬계 신데렐라’ 미스사이공 김보경 vs 맘마미아 이정미

    ‘뮤지컬계 신데렐라’ 미스사이공 김보경 vs 맘마미아 이정미

    무명 단역에서 단숨에 주역으로 발돋움하는 신데렐라 스토리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만 있는 게 아니다. 여기 꿈 같은 동화를 눈앞의 현실로 마주한 두 배우가 있다. 올 여름 치열한 흥행 경쟁을 벌일 뮤지컬 ‘미스 사이공’과 ‘맘마미아’의 헤로인, 김보경(24)과 이정미(23)다. 둘다 이제 겨우 2∼3년차 신인인 데다 출연작은 한 손에 꼽을 정도. 그것도 일명 ‘떼(그룹)신’으로 불리는 앙상블 경력이 전부이다. 주역을 따냈다는 기쁨도 잠시, 한솥밥을 먹던 극단(신시뮤지컬컴퍼니)동료에서 라이벌로 숙명적인 대결을 앞둔 두 배우를 만났다. ●끼많은 배우 김보경 VS 야무진 배우 이정미 “왜 이렇게 살이 빠졌어?”“너두 많이 말랐네. 어디 아픈 데는 없지?” 얼굴을 보자마자 서로의 건강부터 챙기는 모습이 여간 다정하지 않다.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김보경은 2003년부터 신시에서 활동해 왔고, 단국대 연영과에 재학 중인 이정미는 2004년 ‘맘마미아’를 계기로 신시와 인연을 맺었다. 둘은 지난해 ‘갬블러’일본 공연때 앙상블로 함께 무대에 서며 친해졌고, 뒤이어 ‘아이다’를 8개월 동안 하면서 속내를 털어놓는 절친한 사이가 됐다. 나이는 김보경이 한 살 많지만 이정미가 학교를 한해 일찍 들어가 동갑내기처럼 지낸다. “보경이는 끼가 참 많아요. 그러면서도 차분하고, 책임감도 크죠. 가진 게 많은 친구라 뭘 하든 잘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이정미)“야무진 면은 정미 못 따라가요. 어른스럽고, 아는 것도 많아서 제 인생 상담도 곧잘 해주죠.(웃음)”(김보경) ‘신분 상승’은 했지만 무대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은 달라진 게 없다고 입을 모은다.“앙상블이든 주인공이든 배역은 중요치 않아요. 무대에 서는 그 순간이 기쁘고, 그래서 늘 최선을 다하고 싶은 욕심뿐이에요.” ●비운의 여인 ‘킴’ VS 상큼발랄한 소녀 ‘소피’ ‘미스 사이공’한국 공연(28일∼8월20일 성남아트센터,9월1일∼10월1일 세종문화회관) 소식이 전해진 이후 공연계의 최대 관심사는 누가 킴 역에 낙점될 것인가였다. 그만큼 킴은 여배우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매력적인 배역이다. 올초 ‘아이다’공연을 관람하러 온 영국 제작진이 김보경을 눈여겨보고 오디션 참가를 권했고, 치열한 경쟁 끝에 주역을 따냈다. 김보경은 “미군 병사와 운명적인 사랑을 나누는 순수한 소녀의 모습에서 자식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강인한 어머니의 면모까지 다양한 감정선을 오가는 연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킴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2년 전, 중년 아줌마들을 극장으로 불러모으며 흥행신화를 일으킨 ‘맘마미아’(18일∼9월1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는 결혼을 앞두고 친아버지를 찾으려는 깜찍발랄한 스무살 신부 소피의 이야기다. 초연 때 배해선이 소피를 연기했고, 이정미는 앙상블로 무대에 섰다.“내 나이 또래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는 그는 “앙상블은 연기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소피는 춤과 노래, 연기까지 모두 소화해야 돼 공부가 많이 된다.”고 말했다. 박해미, 이태원, 전수경 등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도 신인인 그에겐 매우 소중한 경험이다. 비슷한 시기에 공연을 올리는 만큼 경쟁은 피할 수 없다. 흥행 예측을 해달랬더니 약속이나 한 듯 “색깔이 너무 달라 비교하기 힘들다. 둘다 좋은 작품이니 둘다 보라.”고 권했다. ‘그래도 꼭 한 작품만 봐야 한다면’이라고 되묻자 잠시 마주보며 웃더니 “한국 초연작“(김보경)“검증된 흥행작”(이정미)을 내세우며 금세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Book Review] 도둑맞은 베르메르…/구치키 유리코 지음

    역사상 가장 유명한 미술품 도난사건을 꼽으라면 단연 1911년 루브르 미술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모나리자’ 사건을 들 수 있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작품을 되찾은 이 사건은 애국심이 발로된 하나의 ‘낭만적’ 사건이었다. 명화를 훔치는 것은 정치적 목적이나 자기 나라 작품을 되찾겠다는 애국심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오늘날 유명 미술품 도난사건에는 으레 거대 범죄조직이 끼어 있다. 그들에게서 범행의 사회의식 같은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 도난당한 명화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1985년 파리 마르모탕 미술관에서는 모네의 ‘인상­해돋이’를 도난당했으며,1990년에는 보스턴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에서 렘브란트의 ‘갈릴리 바다의 폭풍우’와 베르메르의 ‘세 사람의 연주회’를 도둑맞았다. 또 1994년에는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동계올림픽 개막식날 뭉크의 ‘절규’를 도난당했고,2003년 영국 드럼랜리그 성(城)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마돈나’가 관광객으로 위장한 절도범에 의해 도난당하기도 했다. 이라크 전쟁이 일어났을 때 바그다드 미술관에서 행해진 미술품 약탈 만행은 실로 충격적인 것이었다. 미술품 도난사건은 비단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3년 운보 김기창 화백의 그림이 대량으로 도난당했고,2002년 국립공주박물관에서는 국보 247호 ‘금동보살입상’을 도둑맞았다가 다시 찾은 일도 있다. 최근엔 1980년대 초 선암사에서 도난당한 불화가 경매에 나오는 등 미술품 도난의 역사는 숙명처럼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다. ‘도둑맞은 베르메르-누가 명화를 훔치는가’(구치키 유리코 지음, 장민주 옮김, 눌와 펴냄)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베르메르의 대표작을 잃어버린 보스턴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의 도난사건을 중심으로 미술품 절도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도난의 대상이 된 명화들을 낱낱이 제시하며 범행 동기와 수법, 도둑맞은 그림의 행방과 되찾은 사연, 미술품 컬렉터들의 열정 등을 살핀다. 수많은 미술품 도난사건 가운데 왜 베르메르를 택했을까. 베르메르의 작품은 왜 끊임없이 도난의 표적이 되는 것일까.‘베르메르’를 훔치는 것은 종종 소설의 모티프가 되기도 한다. 캐서린 웨버의 소설 ‘뮤직 레슨’에는 아일랜드계 여성이 아일랜드해방군(IRA)에 속한 한 남자의 꼬임에 의해 영국 왕실 소장의 베르메르 작품을 훔치는 계획에 동참하는 장면이 나온다. 토머스 해리스의 범죄소설 ‘한니발’에도 ‘베르베르 순례’ 이야기가 등장한다. 베일에 싸인 네덜란드 미술의 거장 베르메르(1632∼1675).17세기, 네덜란드는 그야말로 황금시대를 구가하고 있었다. 세계 해상권 제패와 식민지 개척으로 엄청난 부(富)가 네덜란드로 밀려들었다. 이같은 물질적 풍요를 바탕으로 예술 또한 화려하게 꽃폈다. 그 중심에 바로 베르메르가 있었다. 작품의 희소성과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가려진 삶, 사후 200년이 지나서야 명성을 얻게 된 신비의 화가…. 이런 점들은 분명 베르메르의 명성을 더욱 확고한 것으로 만드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베르메르는 그 생애가 감춰져 있었던 데다 작품 제작연도도 모호해 끝없는 위작논란과 도난의 대상이 되는 등 수난을 겪었다. 베르메르의 작품은 1971년 ‘연애편지’가 도난당한 것을 시작으로 1970년대 이후 다섯 차례나 도둑의 표적이 됐다. 저자가 베르메르에 초점을 맞춰 ‘미술품 도난사’를 전개해가는 것은 그런 점에서 적잖이 상징성이 있다. 책은 중간중간에 미술품 도난보험 이야기도 곁들여 관심을 모은다. 모든 미술관이 도난이나 화재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경우 도난보험에 가입한 상설 컬렉션은 전체 미술관 가운데 70∼80%에 불과하다. 네덜란드처럼 공영미술관이 도난보험에 전혀 가입돼 있지 않은 나라도 있다. 네덜란드는 이런 사실을 공개하고 있지만, 보험 가입 자체가 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만큼 보험 가입 여부를 비밀에 부치는 미술관들이 많다.‘아트 테러리즘’‘아트 테러리스트’‘아트 내핑’. 저자는 정치적 의도를 갖고 행하는 테러리스트들의 미술품 절도를 설명하기 위해 이같은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미술품을 인질로 삼아 요구를 관철시키는 수법은 테러와 같으며, 나아가 인간 유괴사건과 흡사하다는 것. 저자는 ‘지하세계에서는 그림이 일종의 화폐로 통용된다.’는 말을 들려주며 세계적인 미술품에 대한 허술한 보안과 명화를 노리는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1만3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길 하나 사이로 울·고·웃·는 아파트 프·리·미·엄

    길 하나 사이로 울·고·웃·는 아파트 프·리·미·엄

    길 하나 차이로 아파트 운명이 갈리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띈다. 대부분 명문 학군과 그 근접성이 이유가 된다. 서울에서 길 하나 사이로 1억원 이상 가격 차이가 나는 아파트는 어디일까. ●방배동 현대홈타운 1차 VS 사당동 우성 2단지 서초구 방배동 현대홈타운1차와 동작구 사당동 우성2단지는 동작대로를 경계로 나뉜다. 사당동은 9학군, 방배동은 8학군으로 소속학군이 다르다. 실제 구를 건너 통학하는 경우가 있지만 기본적인 ‘소속학군 프리미엄’이 적용되고 행정구역도 달라 동작대로 하나 차이지만 가격 차가 크다. 현대 26평형 매매가가 3억 6000만∼4억 3000만원인데 반해 우성2단지 25평형은 2억 5000만∼3억 1000만원 선으로 가격차는 1억여원에 이른다. ●개포우성 1차 vs 개포우성 4차 타워팰리스를 사이로 양쪽으로 갈린 대치동 개포우성1차와 도곡동 개포우성4차는 같은 학군이지만 아파트값은 1차가 훨씬 높다.1차가 4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교가 더 가깝기 때문.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1차 우성 아파트는 대도초, 대치초, 대청중, 단대부고, 중대부고, 숙명여중·고를 걸어서 통학할 수 있지만 4차 우성은 걸어서 다니기 멀다.”면서 “1차는 특목고 진학률이 높은 대청중이 단지 내에 있어 4차뿐만 아니라 인근 선경 및 미도아파트보다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1차 45평형은 22억∼23억 5000만원인데 비해 4차 46평형은 16억∼18억 5000만원으로 가격차가 무려 5억원 이상 된다. ●동부이촌동 vs 서부이촌동 동부이촌동과 서부이촌동은 행정구역상 이촌1동과 이촌2동이다. 학군이 아닌 고급 아파트 밀집도에 따라 가격차가 나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동부이촌동은 60년대 후반 대규모 모래벌판을 매립하고 외국인아파트, 한강맨션 등이 들어서면서 고급 아파트촌의 효시가 됐고,90년대 재건축을 거쳐 주상복합 및 대형아파트 촌을 이루고 있다. 반면 서부이촌동은 고층아파트 개발 및 한강조망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거 밀집도가 낮고 다소 낙후된 편이어서 동부이촌동에 비해 집값이 저렴한 편. 동부이촌동의 한강대우와 서부이촌동 현대한강은 한강로를 마주하고 있지만 가격차는 1억원 이상 난다. 한강대우 25평형 매매가는 5억∼5억 5000만원인데 비해 서부이촌동 현대한강 24평형은 3억 3000만∼4억원 선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늘 시민속에…” 강금실 담담한 퇴장

    “늘 시민속에…” 강금실 담담한 퇴장

    “시민 기대에 못 미쳐 죄송하다. 앞으로 시민들 곁에서 할 수 있는 역할 다하겠다는 약속 반드시 지킨다.” 31일 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가 밝힌 감회다.‘완패’의 결과치고는 담담한 자평이다. 강 후보는 선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시민과 함께한 현장 속에서 많이 배웠다고 덧붙였다. 당선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에게는 축하인사를 건네면서 “지역격차와 경제 활성화, 복지에 많은 신경 써달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지역격차 해소·복지에 신경” 주문 지난 두 달, 강 후보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든 상황의 연속이었다. 가장 ‘예민한 정치’로 일컬어지는 선거의 한복판에 뛰어들어 강풍(康風), 이미지 정치, 시민후보 등 온갖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진정성과 소통, 시민 주체성을 내걸 때만 해도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현실정치는 만만하지 않았다. 지지율 낮은 집권여당의 후보로서 과도한 몰매를 맞아야 했다. 본격 선거전이 시작된 지난 18일 이후 강 후보의 메시지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쪽방촌과 노숙자, 장애인 등 소외계층과 서민들의 손을 잡기 시작한 때다. 밑바닥을 훑지 않고 정치인이 된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을 실감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정치에 속았다”,“재미있다.”는 말을 쏟아냈다. 각계각층의 지지가 이어졌다. 동년배인 ‘긴급조치 9호’ 세대들이 보낸 격려는 단순한 선거 지원이 아니라 강 후보를 상대로 차세대 지도자상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의 72시간 마라톤 유세를 마치면서는 간디가 3주간의 소금 행군 끝에 던졌던 말처럼 “정치는 시민의 것”임을 선언했다. ●“정치 숙명으로 받아들이겠다” 말해 정치권은 그의 역할과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강 후보는 “시간을 두고 쉬면서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낙선 인사 슬로건은 “강금실은 늘 여러분 속에 함께하겠습니다.”로 정해졌다. 정치와 맺은 인연을 놓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로 읽힌다. 최근 강 후보는 변호사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며 이 일(정치)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김치는 인류 문화유산이라 불릴 음식”

    “김치는 인류 문화유산이라 불릴 만한 음식입니다.(파리 요리학교인) ‘르 코르동 블루’뿐만 아니라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도 같은 평가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세계적 요리학교인 ‘르 코르동 블루’의 앙드레 쿠앵트로(58) 회장은 26일 “10여년 전 파리에서 일본음식 붐이 일었다가 태국 음식이 이어 받더니, 최근엔 그 바통을 한국음식이 받아 붐을 일으키고 있다.”며 파리 시민들의 입맛 변화를 전했다. ‘르 코르동 블루’란 이름은 1578년 프랑스의 앙리3세가 결성한 ‘성령의 기사단’의 단원들이 단 파란 메달에서 비롯됐다. 왕족과 귀족으로 구성된 단원들은 전설적인 호화 음식을 즐겼다. 이후 1895년 파리에서 같은 이름의 요리학교가 설립됐다. 영화 ‘사브리나’에서는 오드리 헵번이,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에서 삼순이가 요리를 배웠던 학교로 나온다. 1984년엔 세계적인 술 코냑 ‘레미 마르탱’ 가문의 후손인 쿠앵트로 회장이 ‘르 코르동 블루’를 인수, 이후 15개국에 27곳의 요리학교를 세웠다. 우리나라엔 2003년 숙명여대와 제휴해 ‘르 꼬르동 블루-숙명 아카데미’를 개설했고, 지난 3월 외식·호텔·리조트 등을 전공하는 MBA 과정도 열었다. 쿠앵트로 회장은 87년 이후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김치 홍보대사’인 쿠앵트로 회장은 “오랜 역사와 문화가 담긴 김치는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며 “김치는 자연주의 건강식이며, 인공 조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 천연 음식”이라고 치켜세웠다.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 낸 요리책 ‘한국 김치와 르 코르동 블루’는 지난 2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세계 미식책 박람회(GWMA)’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그는 “대부분의 참석자가 시연된 김치요리에 대해 처음엔 조심스러워했지만 맛을 보고서는 매우 놀라워했고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쿠앵트로 회장은 “한국 사람처럼 자주 김치를 먹지 못한다.”고 실토했다. 하지만 그의 화두에는 여전히 김치가 주요 ‘메뉴’로 등장한다. 요즘은 김치를 소스처럼 먹는 ‘김치케첩’을 만들 수 없을까 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첩을 만들면 세계인이 보다 쉽게 김치를 즐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쿠앵트로 회장은 한국 음식의 세계화에도 관심이 꽤 깊었다.“외국인들이 좋아하는 불고기보다 갈비가 세계화에 훨씬 더 경쟁력이 있습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26일 이화여대 120주년 행사

    이화여대가 창립 120주년을 맞아 이화학당 한옥교사(校舍)를 캠퍼스 안에 복원하는 등 다채로운 행사를 펼친다. 이대는 26일 오전 11시 교내 법학관 앞에서 서울 중구 정동의 옛 이화학당을 그대로 재현한 한옥교사 봉헌식을 갖는다.297평 규모의 한옥교사는 근대 한국 여성사를 한 눈에 보여주는 역사 교육장으로 활용된다.30일 오전 10시에는 교내 대강당에서 연세대, 서강대, 숙명여대, 미국 유니온신학대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120주년 기념식을 연다. 이날 오후 3시에는 역동적 이미지를 형상화한 신축 정문을 공개한다. 기념식에서는 ‘어머니-딸-손녀’처럼 3대 이상 이대를 졸업한 30여 가족에게 감사패를 전달한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전문가들의 교권회복 조언

    전문가들의 교권회복 조언

    땅에 떨어진 교권을 다시 세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교사들이 스스로 권위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고려대 교육학과 강선보 교수는 “교권은 학생들이 마음 깊은 곳에서 존경심이 우러나야 가능한 자생적 권위”라면서 “오늘날 ‘교사는 많지만 스승은 없다.’는 목소리에 교사들은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권을 회복하기 위해선 교사들이 전공에 대해 열심히 연구한 결과를 가르치고 품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숙명여대 교육학과 조대연 교수는 “실력도 도덕성도 없는 일부 교사들이 전체 교사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전체적으로 교사들이 좀더 전문성을 갖춰 교육 소비자인 학생과 학부모가 ‘직업인’이 아니라 ‘스승’으로 인식하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는 이제까지 학생들의 잘못에는 엄했던 데 비해 교사들의 잘못에는 관대했던 측면이 있었다. 원칙을 마련해 문제 교사는 확실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교육학과 백순근 교수는 교육 주체간 공동 대화채널을 만드는 것이 교권 회복을 위한 필수과제라고 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열린세상] 지금 우리의 시대정신은 존재하는가/김병식 동국대 부총장

    오늘 우리 모두가 갖는 공동의 이념, 이른바 시대정신은 존재하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물음이 너무 관념적이어서 생뚱맞긴 하지만, 최근 하던 일에서 부딪쳐 나온 생각이다. 봉직하고 있는 대학이 금년으로 창학 100년을 맞았다. 기념행사를 치르면서 숙연함이 있었다. 그 어려운 시절, 학교를 설립했던 선각자들의 바쁘고 격정어린 숨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100년 전인 1905년 일본의 을사늑약, 쇠락해 가던 조선말, 그 시대의 사람들이 가진 시대정신, 그 상황적 편린을 우리 젊은이들에게 근대교육을 시켜야겠다는 구체적 실천으로 풀어 나갔음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휘문고를 위시한 명문 사립고, 고종황제의 고려대와 숙명여대 설립, 불교 선각자들의 우리 대학 창립이 그것이다. 이 학교들이 모두 100주년을 맞았다. 이제 새로운 백년을 다시 시작하며 어떤 지표로 교육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서 나온 생각이다. 최근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갖는 사안별 생각의 편차는 매우 크다. 미국 및 일본 등 국제사회를 바라보는 시각, 부동산 등의 경제현안, 사학법, 양극화 문제 등 논란이 되는 사회 문제에서 보여준 이견의 폭은 크다. 인터넷 댓글로부터 여러 견해를 접하며 동시대 사람들의 생각이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하고 놀란다. 이해하려 노력해 보지만 혼란스럽다. 물론, 수학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에 의견이 통일되기는 힘들겠지만 각론이 아닌 총론에서부터 견해가 이렇게 극명히 다르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현대 사회를 ‘해체의 시대’라고 표현한다. 많은 사람들이 개인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데올로기로 대변되는 거대담론을 거부한다. 개인의 욕구와 사고를 우선시하고 작은 담론을 즐겨 한다. 더욱이 인터넷이란 쌍방향 매체로 손쉽게 많은 개인들이 사회 문제에 대해 자신의 입장과 의견을 개진한다. 그래서 개인의 생각은 더욱 나누어지고 그 결과, 사회 해체가 가속화되기 때문에 이른 말일 것이다. 해체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한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의 개념을 꺼내는 것이 어쩌면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안팎의 사정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중국의 국제적 등장과 동북공정, 일본의 우경화와 독도, 미국과의 FTA협상을 중심으로 한 경제 및 정치현안, 그리고 때늦은 정치권의 이데올로기 논쟁, 다종교 사회 등이 버겁게 느껴진다. 시대정신의 사전적 의미는 ‘한 시대의 공통된 환경과 문화를 통해 생성된 시대 구성원의 이념’이다. 역사적으로 돌이켜보면, 옳고 그름을 차치하고 각 시대에는 나름대로 시대정신이 있었다. 우리 근대사에서 일제시대 우리 민족의 시대정신은 ‘독립’이었고 독립 후 이승만 정권에서는 ‘건국’이었다.6·25 전쟁을 거치면서 박정희 정권에서는 ‘경제성장’이었으며, 군사독재정권하에서의 또 다른 우리의 시대정신은 ‘민주주의’였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구성원에게 어떤 시대정신이 바른 것인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다만, 훗날의 역사가 바른 것이었는지 말해줄 뿐이다. 그러나 국가발전, 민족번영의 목표를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큰 그림 속에서 그 시대가 요구하는 정신이 무엇인지를 찾는 일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건전한 시대정신을 찾고 공감을 얻는 과정에서 사회적 통합을 이끌어 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공동의 시대정신이 진정 필요한 것인가. 필요하다면 어떻게 세울 것인가. 답은 전문가에게 미룬다. 다만 증폭되는 갈등이 안타깝고, 비판이 과다한 것 같아 절제를 당부하고 싶다. 건전한 정신을 세우는 일에는 바른 의사결정 및 비판이 전제조건이다. 다른 사람의 견해를 비판할 때도 나와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사람의 말이어서 비판할 것이 아니라 시대정신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통찰이 있었으면 한다. 다른 편이 내는 의견도 시대정신에 부합되면 동조하고 박수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사회였으면 한다. 해체의 시대에서, 사회를 통합하는 건전한 시대정신을 기대하는 욕심을 내 본다. 김병식 동국대 부총장
  • 빅리그 진출 유망주 누가 있나

    빅리그 진출 유망주 누가 있나

    독일월드컵을 통해 유럽 빅리그(이탈리아, 스페인, 잉글랜드) 진출을 노려볼 만한 젊은 태극전사들은 누가 있을까. 축구평론가 정윤수씨는 “월드컵 뒤 유럽 전체가 세대교체를 단행,30대 노장들이 은퇴하고 20대 유망주들이 대거 발탁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물론 16강 이상의 성적을 내야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박주영(21·FC서울) 국제축구연맹(FIFA)은 일찌감치 독일월드컵을 빛낼 신인상 후보에 웨인 루니(잉글랜드),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포르투갈) 등과 함께 박주영의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궁극적인 목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이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이미 박주영은 청소년대표 시절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2004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사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이 기록한 11골 중 6골을 터뜨리면서 득점왕과 최우수선수상을 휩쓸었다. 그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청소년선수에 선정되면서 아시아를 평정했다. 지난해 네덜란드 세계청소년선수권을 통해 세계적으로도 검증을 받았다. 겉으로는 어눌해 보이지만 축구를 보는 눈에는 천재성이 담겨 있다. 특유의 물 흐르는 듯한 드리블과 동물적인 위치 선정, 그리고 타고난 유연성으로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는 득점력은 유럽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소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거친 유럽축구에 부담이 된다. 장기레이스를 펼치는 유럽무대 진출을 위해서는 일단 체력보강이 선결과제다. 올 초 실시된 해외전지훈련에서 슬럼프에 빠져 한때 자질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은 그의 천재성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김동진(24·FC서울) 유럽의 거친 플레이를 충분히 소화할 능력을 가진 선수로 보인다. 특히 빠른 스피드를 갖고 있어 공수 전환이 빠른 유럽축구에 적응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수비는 물론 미드필더로 활약할 수 있어 멀티플레이어의 장점도 있다. 이영표(토트넘)의 맹활약을 지켜본 유럽은 비슷한 능력을 지닌 김동진에게 눈독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에선 이영표와 왼쪽 윙백을 놓고 주전경쟁을 벌여야 한다. 물론 지난해 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에서 퇴장을 당해 첫 경기인 토고전에는 나설 수 없지만 두번째 경기부턴 치열한 내부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힘든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프리미어리거인 이영표와의 주전 경쟁에서 승리할 경우 그 자체가 유럽진출에 청신호인 셈이다. 김동진은 “이영표는 나의 우상이자 숙명”이라면서 선의의 경쟁에 물러설 뜻이 없음을 명백히 했다. 공격력도 눈여겨볼 만하다. 프랑스나 스위스는 수비력이 좋기 때문에 한국의 조직력이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기습적인 중거리슛으로 득점할 가능성이 높다. 중거리슛 능력이 탁월한 김동진으로서는 득점까지 노려볼 만하다. 일찌감치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최종 목표로 정했다. 그 전에 다른 유럽리그에서 경험을 쌓겠다는 마음의 준비도 돼 있다.‘준비된 프리미어리거’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조재진(25·시미즈 S펄스) 이동국의 부상으로 엔트리에 합류한 행운을 얻은 측면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의 실력을 부정할 수는 없다. 특히 185㎝ 81㎏의 당당한 체격은 유럽무대에서도 전혀 주눅이 들지 않을 정도. 올 초 해외전지훈련 당시만 하더라도 독일행 가능성이 절반에 불과했다. 이동국과의 경쟁에서 밀렸고 전지훈련에서도 공격포인트가 없었다. 그러나 소속팀에 돌아가자마자 득점포를 쏘아올리면서 자신의 가치를 급상승시켰다. 독일월드컵에서 안정환(뒤스부르크)과 주전자리를 다툴 정도까지 성장했다. 특히 체격이 좋기 때문에 몸싸움이 가능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리고 공중볼 경쟁에선 이동국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큰 신장에 비해 파워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움직임을 더 활발히 해 상대 수비수를 교란시키는 역할에 더 충실해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이같은 단점을 어느 정도 극복하느냐에 따라 유럽행 여부가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본인도 이런 단점을 잘 알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해왔다. 그는 “월드컵에서 골을 넣을 자신이 있다.”면서 본선 무대에서 자신의 진가를 확실하게 알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진규(21·주빌로 이와타) 강력한 중거리 슛은 브라질의 카를로스를 연상케 할 정도.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은 골키퍼 김영광도 대표팀내에서도 김진규의 슈팅 능력을 최고로 꼽고 있다. 어린 나이지만 주전 중앙 수비수로 낙점을 받은 것에서 실력을 알 수 있다. 수비에선 대인마크 능력이 뛰어나다. 특히 거친 몸싸움에 능한 것이 장점이다. 유럽축구계가 눈독을 들일 만하다. 아드보카트 감독도 거리가 다소 먼 프리킥엔 김진규에게 슈팅기회를 줄 정도. 발이 다소 느리고 흥분을 감추지 못해 쓸데없는 파울을 저지르는 단점도 있다. 그러나 대표팀 맏형 최진철과 호흡을 맞추면서 노련미를 전수받고 있다. 일본에서 발 빠른 공격수를 잡는 법을 깨달았다고 말했을 정도로 단점 보완에 열을 올리고 있다.183㎝ 83㎏에서 드러나듯 당당한 체격도 갖췄다.‘짱돌’이라는 별명이 어울린다. 본인도 유럽 선수들과의 대결에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월드컵을 통한 유럽진출도 희망했다. 그는 “이번 월드컵이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파워 면에서 유럽 선수들과 상대해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경험도 어느 정도 쌓았다. 고교졸업 뒤 바로 프로무대에 뛰어들었고 지난해 J리그로 이적했다.2004년 아시안컵 대표,2005청소년선수권대표 등을 지내면서 벌써 29차례의 A매치를 경험했다.
  • [5·31 표심(하)] 선거후 정국 3대 변수

    [5·31 표심(하)] 선거후 정국 3대 변수

    서울신문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의 여론조사 결과는 지방선거 후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정치권 변동의 진원은 2007년 대선에서 여권의 ‘정권 재창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 있다.‘열린우리당이 다시 한번 정권을 잡는 것이 좋다.’(18.8%)는 유권자보다 ‘야당으로 정권이 교체되어야 한다.’(60.2%)는 응답이 3배 이상 높은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열린우리당의 분열(11.6%) 또는 민주당과의 통합(10.6%)이 상대적으로 높게 예측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치권 ‘빅뱅’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은 고건 전 총리의 존재 자체와도 무관치 않다.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 여부도 마찬가지다.“선거 이후 노 대통령이 초당적 국정 운영을 위해 열린우리당을 탈당해야 한다.”는 주장이 반대(13.7%)보다 3배에 가깝다. 노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호남과 진보 계층에서 탈당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은 점은 상당한 ‘정치적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남영 KSDC 소장·숙명여대 교수 nylee105@sookmyung.ac.kr ■ 정계개편 현황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정계개편의 핵심은 열린우리당의 분열 및 민주당과의 통합 여부로 압축되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열린우리당이 분열될 것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11.6%,‘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통합될 것이다.’라는 비율은 10.6%로 나타났다. 반면 ‘한나라당이 분열될 것이다.’라는 비율은 2.1%,‘한나라당과 국민중심당이 통합할 것이다.’는 비율은 2.5%로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 지방선거 이후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과는 달리 정당간 이합집산에서 비켜 나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러한 조사 결과가 주는 함의는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 빅뱅의 진원지가 열린우리당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지지자 중에서 선거 이후 정치권 변화를 전망하는 강도가 상대적으로 강했다. 이는 열린우리당의 ‘정권 재창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2007년 대선에서 ‘열린우리당이 다시 한번 정권을 잡는 것이 좋다.’는 비율은 18.8%에 불과했다. 반면 ‘야당으로 정권이 교체되어야 한다.’는 비율은 무려 3배 이상 많은 60.2%로 나타났다.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정권 재창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지방선거 이후 여권에 대한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새로운 변화 요구가 거세질수록 열린우리·민주당과의 합당 논의는 점차 급물살을 탈 개연성이 높다. 이러한 추론은 ‘열린우리당이 다시 한번 정권을 잡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사람들에게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에 대해 찬성하는 비율이 33.7%로 상당히 높게 나타난 점에서 확인된다. 민주당 지지자들 중에는 무려 35.9%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통합될 것이다.’라고 응답했다. 열린우리당 지지자들도 전체 평균보다는 많은 15.0%가 이러한 견해에 동의했다. 지역별로 호남 거주자들의 20.2%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통합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는 두 정당의 통합을 전망하는 전체 평균(10.6%)보다 2배 정도 높다. 서울(7.0%)과 대구·경북(9.4%) 지역에서는 열린우리당·민주당 통합에 대한 전망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노무현 정권 탄생에 지대한 공로를 세웠던 진보 진영에서도 비슷한 성향을 보였다. 진보진영에서 통합에 찬성하는 비율이 25.3%로 중도(15.4%)와 보수(17.6%)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 점도 같은 맥락이다. 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호남과 연대해 정권을 창출하는 데 기여했던 충청지역에서는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이 57.4%로 전체 평균(41.65%)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정리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노대통령 행보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 여부는 향후 한국정치에 있어서 ‘태풍의 눈’이다. “선거 이후 노 대통령이 초당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기 위해 열린우리당을 탈당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찬성(33.4%)이 ’반대‘(13.7%)보다 거의 3배에 가까웠다. 중립은 37.9%였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계층에서 탈당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열린우리당 지지층에서 대통령 탈당에 찬성(35.1%) 비율이 반대(24.0%)보다 높았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대통령 탈당에 찬성(33.3%) 비율이 반대(12.8%)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그리고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도 찬성(40.7%)이 반대(12.8%)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지방선거 이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간의 합당과 같은 정계개편의 전제조건이 노 대통령의 탈당이라는 점이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핵심 지지계층에서 두 정당 간의 통합을 전망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지방선거 후 대통령의 탈당에 찬성하는 비율이 모든 계층에서 반대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 이러한 추론의 근거가 된다. 지역별로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 호남지역에서는 대통령 탈당에 찬성하는 비율이 29.1%로 반대(14.5%)를 압도하고 있다. 그리고 노 대통령 출신 지역인 부산·울산·경남에서도 찬성(40.2%)이 반대(13.5%)보다 높았다. 충청지역에서는 찬성(23.7%)이 반대(19.4%)보다 약간 많았으나 중립(46.0%)이 차지하는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이 특징이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찬성이 반대보다 많은 것이 두드러진다. 서울의 경우, 찬성과 반대의 비율이 31.1%대 15.0%였고, 인천·경기 지역은 35.4%대 14.4%였다. 이념에 상관없이 찬성이 반대보다 다소 높았다. 보수의 경우 찬성(36.2%)이 반대(11.0%)보다 25.2%포인트 높았다. 진보도 찬성(37.1%)과 반대(21.5%) 간에 15%포인트 차이가 났다. 중도도 찬성(33.3%)이 반대(11.6%)보다 21.7%포인트 높았다. 정리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고건의 선택은 앞으로 고건 전 국무총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대선 가도에서 고 전 총리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관심은 더욱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 전 총리에 주목하는 이유는 첫째로 현재로서는 어느 정당을 택하지 않고 있는 고 전 총리가 열린우리당의 대선 후보가 되리라는 유권자의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지방선거 이후 열린우리당-민주당 통합논의 등의 정계개편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다. 셋째로 고 전 총리의 호감도는 20.8%로 이명박(26.8%) 서울시장, 박근혜(23.1%) 한나라당 대표보다 낮게 나타나기는 하지만, 열린우리당 정동영(6.8%) 의장보다는 훨씬 높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방선거 이후에는 고 전 총리의 의사와 무관하게 정치권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열린우리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경선에서 누가 최종적으로 당선되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고 전 총리가 37.8%로 선두로 나타났다. 정동영 의장은 20.7%, 김근태 최고위원 1.6%에 그쳤다. 호남지역에서는 고 전 총리 47.0%, 정 의장 23.6%로 고 전 총리의 인기가 확인됐을 뿐 아니라, 서울지역에서도 고 전 시장은 49.1%로 17.2%인 정 의장을 압도했다. 지방선거 후 고 전 총리가 취할 행보로 15.9%가 열린우리당의 대통령 후보, 독자정당 후보로 출마 13.5%로 나타났다. 대통령 후보로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은 15.2%였다.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로 출마해야 한다는 응답이 8.2%, 민주당 또는 국민중심당의 대통령 후보가 돼야 한다는 응답이 5.2%였다. 호남지역에서는 고 전 총리가 열린우리당에 입당해야 한다는 응답이 28.9%로 민주당 입당 18.3%, 독자 출마 15.3%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열린우리당의 재집권을 바라는 계층에서는 고 전 총리의 열린우리당 후보 응답이 38.8%였다. 정리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프라하 오페라극장 25~28일 내한 공연

    프라하 오페라극장 25~28일 내한 공연

    이번 공연에서는 체코 최고의 성악가로 꼽히는 메조 소프라노 갈리아 이브라지모바와 프라하 오페라 무대에서 그와 쌍벽을 이루는 엘레나 샤브다로바가 나란히 카르멘 역을 맡아 연기대결을 벌일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소프라노 김인혜 서울대(미카엘라) 교수, 테너 한윤석(돈 호세), 바리톤 한경석(에스카미요) 등 한국 성악가들도 일부 참여한다. 오페라 ‘카르멘’이 체코 프라하 버전으로 선보인다. 베세토오페라단(단장 강화자)은 25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체코 프라하 오페라극장(Prague State Opera) 초청 ‘카르멘’ 공연을 갖는다.1875년 파리의 오페라 코미크에서 초연된 ‘카르멘’은 프랑스 작곡가 조르주 비제가 프로스페로 메리메의 동명 소설을 토대로 작곡한 작품. 비제 특유의 다채로운 오케스트레이션이 돋보이는 이 작품에는 ‘하바네라’‘투우사의 노래’‘꽃노래’등 유명 아리아들이 많이 들어 있어 대중적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카르멘’은 전형적인 팜므 파탈인 집시 여인 카르멘과 순진한 청년 돈 호세의 숙명적인 사랑이야기다. 무대는 스페인의 시골마을 세빌리아. 사소한 말다툼 끝에 동료 여공을 폭행한 카르멘이 군인들에 의해 붙잡힌다. 그녀의 호송을 맡은 하사관 돈 호세는 고향에 약혼녀 미카엘라가 있는 몸. 그러나 카르멘의 유혹에 빠져 그녀의 탈출을 도와줬다가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호세는 마침내 탈영, 카르멘과 함께 통나무집에 머물며 밀수업자 생활을 한다. 하지만 자신을 향한 호세의 집착에 싫증이 난 카르멘은 투우사 에스카미요를 마음에 두게 된다. 투우 축제의 막이 오르고 호세는 카르멘을 찾아 경기장으로 향하지만 카르멘의 사랑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호세는 분노에 사로잡혀 그녀를 칼로 찔러 죽인다. 그리고 자신도 목숨을 끊는다.4막에 걸친 이야기는 이처럼 음모와 질투, 애정, 연민으로 얼룩져 있다. 체코 프라하 오페라극장은 지휘자 구스타브 말러, 리하르트 스트라우스 등이 공연한 바 있는 유럽의 대표적인 오페라 레퍼토리 극장. 이번 공연에서는 체코 최고의 성악가로 꼽히는 메조 소프라노 갈리아 이브라지모바와 프라하 오페라 무대에서 그와 쌍벽을 이루는 엘레나 샤브다로바가 나란히 카르멘 역을 맡아 연기대결을 벌일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소프라노 김인혜 서울대(미카엘라) 교수, 테너 한윤석(돈 호세), 바리톤 한경석(에스카미요) 등 한국 성악가들도 일부 참여한다.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3시·7시30분, 일요일 오후 4시.3만∼20만원.(02)3476-6224.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지방선거 빠진 1면 기사 유감/양승찬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5·31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지방자치 정착과 생활행정 실현을 위해 지역 사회에서 봉사할 진정한 일꾼을 선출하는 소중한 참여의 장이다. 1주일간 1면에 실린 지방선거 관련 조그만 기사는 17일,18일자 모두 후보자 등록과 관련한 것이었다. 특히 17일의 후보자 등록 기사는 ‘광역단체장 20% 전과자’라는 제목 아래 정리되어 있었다. 대부분 지난 정권 민주화 과정에서 학생·노동 운동과 관련한 전과라는 기사 내용을 보면 공식선거 운동이 시작되는 한 주의 첫 번째 1면 선거기사 제목이 적합한지 의문이 든다. 지방선거 투표율이 하락세에 있고 이번 선거에서도 투표율 저조를 우려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1면에 등장한 기사가 유권자의 힘을 뺄 것 같다. 지방선거와 관련한 유용한 기사를 1면에 조금 더 전진 배치하면 어떨까? 서울신문의 1면을 보면 지금 우리가 선거를 앞두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지방선거에 무관심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반영한 것은 아니기 바란다. 선거관련 기사가 지면 가운데 꼭꼭 숨어있는 것 같아 아쉽다. 게다가 ‘초미니가 당당해졌다’는 각선미 강조기사에 밀려 선거철임에도 후보자와 정당 관련 기사가 1면 자리를 내준 것을 보고 있노라니 답답하기까지 하다. 지금까지 많은 읽을거리를 준 ‘주말화제’ 코너가 토요일 1면을 장식해 온 것은 독자의 생활습관에 맞춘 편집전략으로 일변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예전과는 다른 다분히 선정적인 기사를 그것도 커다란 여성의 다리 사진과 함께 비중 있게 다룬 것은 문제가 있다. 조금 더 많은 지면을 지방선거에 할애했으면 좋겠다. 기획력이 탁월한 서울신문이 유독 선거에는 순발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생각해 볼 부분이다. 주중 한정된 지면에 다룰 이슈가 너무 많다면 주말 지면을 남은 선거기간 동안 활용했으면 한다. 한 면씩을 가득 채운 아이스크림과 금산 인삼약초 관련 기사는 시의성이라는 측면을 놓고 볼 때 독자들이 선거 후 편안한 마음으로 접해도 되지 않았을까. ‘주말탐방’과 ‘주말탐구’에 선거 캠페인에 참여하는 일반 시민들, 미디어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오지의 시민들, 처음 투표에 참여하는 젊은이들을 찾아다니면서 이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면 더 좋을 것 같다. 미국의 대표적 언론인 교육기관인 포인터연구소는 후보자들이 제시하는 의제보다 시민들이 제시하는 의제에 주목하는 것이 21세기 선거보도의 핵심임을 이미 강조한 바 있다. 후보자 중심의 선거보도에서 시민 중심의 선거보도로 그 초점을 옮겼으면 좋겠다. 후보자의 동정이나 선거운동 전략, 유세의 특이사항은 흥밋거리일지는 모르지만 시민들이 선거 참여를 위해 유용한 정보와는 거리가 있다. 후보자가 내는 공약이 엇비슷하고 구체적이지 않아 정책비교의 보도가 어렵다면 특정지역의 유권자가 과연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고 있는지를 찾아 전달하면 좋겠다. 지방선거 특집으로 선보이고 있는 ‘격전지 표심 기행’은 기자가 직접 시민을 만나는 기획 코너로 유권자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선거결과 향배 중심의 ‘표심’보다는 지역사회의 주요 이슈를 점검하는 ‘민심’에 초점을 맞춘다면 조금이나마 우리 선거의 체질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이런 기획기사를 서울신문의 얼굴인 1면에서 접하고 싶다. 세계 경제가 거품빼기에 진입한 것, 한류가 일본에서 여전히 건재한 것, 남북간 철도연결 시험운행을 한 것 모두 다 1면에 등장할 만한 중요한 뉴스일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지방선거도 중요하다. ‘관객코드 못잡았다?’는 영화 ‘다빈치 코드’의 개봉 첫날 반응 기사를 19일 1면에서 보면서 ‘유권자코드 못잡았다?’는 기획기사가 오히려 이 자리에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보았다. 지나친 생각이었나? 양승찬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직원 자녀수 평균2명 넘어”

    “직원 자녀수 평균2명 넘어”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문발공단에 있는 ASE코리아㈜에 들어서면 ‘ASE어린이집’이 마치 회사의 상징물인양 입구를 당당히 지키고 있다. 1417평의 대지에 연면적 306평의 건물,273평의 실외 놀이터에 200여평의 텃밭까지 갖추고 있는 ASE어린이집은 노동부가 선정한 최우수 사내보육시설의 하나다. 어린이집은 오전 6시부터 엄마·아빠와 함께 ‘출근’한 어린이들로 북적인다. 불이 꺼지는 시간은 밤 10시. 하루 3교대로 일하는 부모의 근무 시간에 맞춰 어린이들도 오전 6시, 오전 8시, 오후 2시로 나눠 이용한다.120여명의 어린이는 10여명의 전문 보육교사들과 마음껏 뛰어놀며 질높은 식사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차명숙 원장은 “대부분의 아이 엄마가 근로자인 만큼 모성결핍을 예방하는 프로그램이 많다.”면서 “엄마가 일하느라 못해주는 부분을 어린이집에서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 원장은 현재 숙명여대 대학원에서 ‘기업체 보육시설과 정부의 지원정책’을 주제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보육전문가이다. 어린이집에 대한 주부사원들의 만족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24년째 제품 테스트 업무를 맡고 있다는 이성숙(43)씨는 “다섯살된 딸아이와 함께 출퇴근할 수 있어 육아문제로 인한 걱정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은 남자 사원들에게도 똑같이 주어진다. 부인이 초등학교 교사인 제품분석실 원진희(38) 차장은 5살,4살짜리 아이를 모두 데리고 출퇴근한다. 그는 “아이가 생후 24개월이 지나면 어린이집에 맡길 수 있어 아내는 아이를 더 낳자고 조른다.”고 털어놨다. 회사가 어린이집을 운영하게 된 것은 휴대전화 전자부품 생산업체로 전체 사원 1800여명 가운데 1300여명이 여성으로 육아문제에 고충이 많았기 때문이다. 회사는 1998년 6월에 모두 11억원을 들여 보육시설을 설치했다. 당시에는 사내 보육시설에 대한 정부 정책이 활성화되지 않아 지원금도 없었다. 이후 회사는 한해에 4억원 정도의 운영비를 계속 대고 있다. 이창섭 상무이사는 “어린이집이 세워지고 사원들이 양육의 고민에서 벗어나게 되자 이직률은 낮아지는 반면 회사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는 등 효과가 크다.”면서 “국가 전체적으로 출산율이 크게 낮아졌다지만 우리 직원들은 평균 2명 이상의 자녀를 갖는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라고 자랑했다. 파주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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