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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고] 오피니언 필진 일부 바뀝니다

    [사고] 오피니언 필진 일부 바뀝니다

    서울신문 오피니언면의 ‘특별칼럼’과 ‘열린세상’의 필진 일부가 7월1일부터 바뀝니다. 남북문제 전문가로 통일부장관을 지낸 박재규 경남대 총장의 ‘통일산책’이라는 고정칼럼을 신설합니다. 열린세상에는 새로 12명의 필진이 합류해 모두 23명이 앞으로 6개월 동안 분야별로 날카로운 진단과 해법을 내놓을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바랍니다. ●기명칼럼(무순) 박재규(경남대 총장) 신경림(시인) 정종욱(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김형준(명지대 교수) ●열린세상 정종섭(서울대 교수) 이필상(고려대 교수) 방은령(한서대 교수) 이해영(한신대 교수) 이원덕(국민대 교수) 강미은(숙명여대 교수) 신은종(단국대 교수) 이성형(중남미전문가) 김정식(연세대 교수) 강지원(변호사) 이준한(인천대 교수) 금태섭(변호사) 하승수(제주대 교수) 황기돈(한국고용정보원 연구개발본부장) 김혜영(중앙대 교수) 현진권(아주대 교수) 박성민(민기획 대표) 최창일(시인) 박준철(한성대 교수) 김충현(서강대 영상대학원장) 윤재근(문학평론가) 이도흠(한양대 교수) 김무곤(동국대 교수)
  • 한국어 가르치며 공짜로 영어 배운다

    한국어 가르치며 공짜로 영어 배운다

    ‘한국어를 가르치며 영어를 배운다.’ 영어를 잘하는 외국인 교수나 유학생에게 영어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이 대학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돈 한푼 들이지 않고 해외 어학연수를 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다. 이같은 프로그램은 당장 ‘영어말하기’공부에 도움이 된다. 취업할 때 이력서에 ‘경력’으로 기재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해외 어학연수와 비슷한 효과 한양대 안산캠퍼스 화학공학과 4학년 채석헌(26)씨. 그는 7월 1일부터 독일에서 온 분자생명학부 버트 비나스 교수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기로 했다. 일주일에 두 번,1시간 30분씩 영어로 수업을 진행한다. 이 캠퍼스에서 지난 달부터 운영 중인 ‘외국인 교수의 한국어교육자원봉사자’ 프로그램이다. 자원봉사지만 사회봉사 1학점도 인정받는다. 학교 쪽은 처음엔 자원봉사자를 한명만 뽑으려고 했다. 하지만 지원자가 몰려 모두 4명을 선발했다. 의외로 인기가 높아 앞으로 새로 부임할 외국인 교수의 수요까지 고려한 조치라고 학교 쪽은 설명했다. 복학생인 채씨는 지난 겨울에도 미국인 유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본 경험이 있다. 당시에는 한국어를 1시간 가르쳐 주면,1시간은 상대방으로부터 영어를 배웠다. 지난해 미국으로 연수를 다녀온 채씨는 외국인 학생과의 이런 ‘품앗이’ 공부가 영어말하기의 감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졸업반이라 외국에 지사가 많은 건설회사에 취업할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영어쓸 일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영어말하기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교수님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영어권 출신 유학생 상한가 연세대의 ‘랭귀지 익스체인지’도 비슷한 프로그램이다. 이 대학 한국어학당에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과 연대 재학생을 1대 1로 맺어 준다. 쿼터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참여할 학생을 한해 4차례 선발한다. 외국인 유학생은 영어권 국가 말고도 중국, 일본, 러시아, 유럽 등 다양한 국가 출신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영어권국가 출신 유학생과 짝이 되고 싶어하는 학생이 상대적으로 많다.‘영어말하기’ 실력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영어권 학생과 짝을 이루지 못한 일부 학생이 “왜 등록을 일찍 했는데 영어권 학생과 매칭이 안 됐느냐.”고 호소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진다. 한국어학당 관계자는 “영어권 국가에서 온 유학생은 전체 등록생의 20% 정도에 불과한 반면 한국 학생은 거의 대부분이 영어가 유창한 유학생과 짝을 이루기를 바라기 때문에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숙명여대는 ‘버디(Buddy·친구)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대학은 외국인 유학생의 한국생활을 돕기 위해 재학생의 지원을 받는다. 학생들은 외국인 유학생이 공항에 도착하면 픽업해주는 것부터 시작해 지하철 타는 방법, 휴대전화 개통하는 방법, 수강신청하는 방법까지 가르쳐 주며 한국생활의 도우미 역할을 하게 된다. 자원봉사인 만큼 따로 학점은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은 나중에 교환학생에 지원할 때 자원봉사 10시간당 0.2점씩 가산점을 받는다. 이 대학 대외교류팀 관계자는 “중국·일본 등 아시아권 유학생이 대부분이지만 영어말하기 능력을 중요시하는 풍토 때문인지 ‘영어권 국가의 학생을 배정해 달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해당국가 문화도 덤으로 배울 수 있어 2004년부터 운영되는 한성대의 외국인 유학생 지원프로그램인 ‘한성앰버서더’는 재학생 사이에 호응이 뜨겁다. 외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과 함께 어울리며 영어는 물론 해당 외국어를 배우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프로그램을 시작했을 때는 지원자가 10명 안팎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학기에는 300여명이 지원할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2005년 졸업반 때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성대 기획협력팀 김재희(26·여)씨는 “해당 국가의 언어뿐만 아니라 문화에도 눈을 뜰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돌아봤다. ●학교측서 영어학원비 지원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키우기 위해 대학이 발벗고 나서기도 한다. 한성대는 국내 대학에서는 유일하게 ‘교육훈련지원 장학금’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대학 1∼4학년 동안 영어학원에 다니면서 낸 수강료나 토익시험 비용 등에 대해 학생 한 사람에 최고 100만원까지 학교 쪽이 대신 부담해 준다.2002년 10월부터 도입한 제도다. 영어학원에 다녔다면 80%이상 출석했다는 증명서를 내거나, 토익시험을 봤다면 성적표를 제출하면 학교 쪽에서 장학금을 준다. 이 대학 취업지원팀 관계자는 “글로벌시대에 걸맞게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키우고 취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도입한 제도”라면서 “지난해 11억원의 재정이 소요되긴 했지만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귀띔했다. ●기숙사에서는 영어로만 대화 춘천의 강원대학교는 2006년 3월부터 영어전용기숙사인 영어생활관을 운영하고 있다. 기숙사에서는 학생들끼리 원칙적으로 영어만 써야 한다. 이를 어기고 정해진 벌점 이상을 받으면 기숙사에서 쫓겨나는 등 엄격한 규율이 적용된다. 학생들은 월∼목요일엔 강의가 끝난 뒤 오후 6시 30분 이후부터 2시간 동안 회화수업이나 토익·팝송 스터디 등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영어생활관 관계자는 “학생들의 영어말하기 평가 점수를 학기초와 학기말로 비교하면 평균 40∼50% 이상 높아지는 등 영어실력이 뚜렷하게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외국어대는 500여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머물고 있는 어학관 앞을 ‘외국문화의 거리’로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지나는 한국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영어를 사용하고 연습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 대학 대외협력팀 관계자는 “유학생의 80%는 중국 출신이지만 중국어를 못하는 한국 학생이 많기 때문에 중국 학생들과도 주로 영어로 대화하는 등 자연스럽게 ‘영어말하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21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사 傳(KBS1 오후 8시10분) 조선시대 궁중문학의 백미로 손꼽히는 ‘한중록’의 저자이자 뒤주에 갇혀 죽어간 사도세자의 부인이었던 혜경궁 홍씨의 파란만장한 삶을 소개한다. 자신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었지만 어찌하지 못하는 암담한 상황의 연속. 궁중여인으로서 숙명적으로 감내해야 했던 운명. 끝나지 않은 그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다큐멘터리 3일(KBS1 오후 10시10분) 2008년 6월13일 화물연대의 파업이 시작됐다. 관심 밖에 있던 33만 화물트럭운전자들은 각종 언론보도의 주인공이 됐다. 그들이 도로 위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화물터미널이다. 양재동 화물터미널에서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운전대를 놓은 이유를 들어본다.●엄마가 뿔났다(KBS2 오후 7시55분) 경화는 소라를 두고 오밤중에 없어진 이유를 해명하려 하지만, 종원은 소송까지 가지 말고 소라를 달라고 한다. 할아버지의 연애사실을 영일에게 들은 미연은 참지 못하고 한자에게 발설해버려 온가족이 다 알게 된다. 한편, 은아의 갱년기 불면증 증세가 시작되어 영미네 가족은 모두 초긴장 상태로 돌입한다.●TV속의 TV(MBC 오전 11시) 이제껏 방송에서 다루지 않았던 전문직 중의 하나인 기자들의 세계를 그린 드라마 ‘스포트라이트’. 방송사 보도국 사회부 기자들의 모습을 통해 기자로서 이들이 느끼는 고뇌와 보람을 담은 드라마의 이모저모에 대해 살펴본다. 이번 주 ‘TV 시간여행’에서는 TV에 비춰진 6·25전쟁의 아픔을 살펴본다.●잘 먹고 잘 사는 법(SBS 오전 9시) 가수 최진희가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 자리한 자신의 보금자리를 대공개한다. 원목 소재로 꾸민 한옥 분위기의 집 인테리어, 황토 바닥과 벽에 숨은 웰빙 노하우, 장독대 가득한 건강비법 등을 모두 소개한다. 또한 최진희의 절친한 동료인 가수 김국환, 한혜진과 함께하는 만찬도 엿본다.●있다!없다?(SBS 오후 5시15분) 엄숙한 면학 분위기가 흘러야 마땅한 학교 교정. 분명 학교로 보이는 건물인데, 그 앞에서 교복을 입은 채 삼겹살을 다듬고 있는 학생들. 삼겹살을 파는 학교가 있는지 없는지 찾아나선다.‘억’소리 나는 가격 때문에 아무나 가질 수 없다는 리무진. 리무진이 포장마차로 변신했다. 과연 달리는 리무진 포장마차의 진실은?●내 사랑, 아프리카(EBS 오후 5시) 로지는 고향을 떠나 아프리카에 사는 게 불만이다. 그런데 로지가 일하는 바에 에반과 올리비아의 아버지 사이먼이 찾아온다. 사이먼이 찾아온 이유는 올리비아와 에반을 데려가기 위해서였다. 사라가 아이들을 내줄 수 없다고 하자 사이먼은 법정에서 보자고 한다. 결국 두 사람은 아이들의 뜻을 따르기로 결정한다.●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땀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나는 다한증. 땀냄새가 심하게 나는 액취증을 동반하게 되는데, 액취증으로 인해 다한증 환자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다한증을 더욱 심하게 만든다. 대인관계는 물론 자신감마저 잃게 되는 다한증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 [새영화] ‘무림여대생’

    [새영화] ‘무림여대생’

    냉면 대접에 소주를 가득 부어먹어도 끄떡없다. 숯판 위를 맨발로 걸어도 거뜬하다. 커다란 둥근 눈동자로 해맑게 웃는 것만이 제 역할일 것 같은 그녀, 신민아가 ‘차력 공주’에 ‘괴력 소녀’로 돌변했다. 풋풋한 외모에 무지막지한 행동이라니. 그 얄궂은 괴리가 아이러니를 만들어내는 ‘무림여대생’(제작 영화사파랑새·26일 개봉). ‘무림여대생’은 언젠가 꿨던 꿈 같은 기시감(旣視感)을 주는 영화다. 그건 전작에서 멀리 돌아가지 않는 감독의 체취 때문이다.‘엽기적인 그녀’‘클래식’‘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의 곽재용 감독이 만든 영화라는 말만으로도 영화 ‘무림여대생’의 절반은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발군의 흥행 감각을 자랑해온 감독이지만 화법의 동어반복은 기대감을 떨어뜨린다.‘화산고’‘아라한장풍대작전’의 그림자도 피해갈 수 없다. 평범해 보이는 여대생 소휘(신민아)는 무림 4대 장로 가운데 한명인 갑상(최재성)의 딸. 신동으로 무림계의 총애를 받고 자라난 그는 어느날 캠퍼스에서 오토바이 사나이 준모(유건)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소휘의 인생관은 급변한다.“평범한 여자로 살래요.”그러나 위기감을 느낀 아버지의 부름을 받은 어릴 적 무술단짝인 일영(온주완)의 꼬임, 무림에 닥친 절체절명의 위기가 소휘를 숙명 속으로 빠뜨린다. ‘무림여대생’은 한 영화에서 두 얘기를 하는 영화다. 로맨스에서 갑자기 진지한 무협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앞서의 로맨스 상대(준모)는 간데 없이 사라지고 영화는 새로운 ‘무협’ 코드로 나아간다. 관객을 제압하는 것은 주연보다 조연들. 왕년의 변강쇠 이대근의 ‘트로트춤 무술’이 눈길을 끈다.15세 이상 관람가.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규제개혁위 민간위원장 최병선씨

    정부는 19일 대통령 소속 규제개혁위원회 민간 위원장으로 최병선 서울대 행정대학원장을 위촉했다. 아울러 강정애(숙명여대 경영학부)·김은미(이화여대 국제대학원)·유상현(영산대 행정학과) 교수와 심영섭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새 위원으로 위촉했다.
  • [열린세상] 대중이 엘리트가 되는 시대/강미은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대중이 엘리트가 되는 시대/강미은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이유야 어찌 되었건 이 정부는 국민이 안심할 수 없는 쇠고기 협상을 했다. 한·미동맹이 중요해서 쇠고기 협상을 빨리 마무리짓느라 일이 이렇게 되었다고 해도 마뜩한 설명은 되지 못한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20개월 미만의 미국산 쇠고기만 수입한다. 그런데 우리는 어쩌자고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뼈까지 포함해서 다 받아들이겠다고 덜컥 협상하고 돌아왔는지, 국민은 납득할 수가 없다. 그래서 ‘참을 수 없는 순정’으로 국민들이 거리로 나왔다. 국민의 말을 미리 귀담아들었으면 호미로 막을 수 있었을 것을, 이젠 가래로 막으려 해도 국민들의 마음이 풀어질지 의문인 상황으로까지 와버렸다. 정부가 국민들이 안심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시위하는 국민들에게 배후세력 운운하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배후세력이 있다는 말은, 대중이 누가 시키는 대로 아무 생각 없이 끌려 다니는 무지몽매한 존재라는 폄하의 뜻을 포함한다. 조종하는 대로 끌려 다니는 우매한 군중으로 폄하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이용하려는 세력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그런 세력이 주축이 되어서 촛불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야당도 촛불집회에 나와서 곁불 정도나 쬘 수 있을 정도다. 컨테이너를 넘어가려던 조직적인 스티로폼 박스들도 “비폭력!” “진정해!”하는 촛불들의 함성에 물러나는 형편이다. 내 뜻을 밝히기 위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촛불문화제에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보인다. 이미 세상이 변했다. 대중은 인터넷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이미 권력을 갖고 있다.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고, 실시간으로 1인 미디어를 통해서 시위 현장을 중계한다.‘배후세력’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이미 상처받은 국민에게 다시 한번 모욕을 주는 셈이다. 지금은 과거의 대중이 엘리트가 되고, 과거의 엘리트가 대중이 되는 세상이다. 엘리트가 대중을 통치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통치’라는 것은 두려움을 매개로 한다. 요즘 보라. 누가 누구를 두려워하는가? 대중은 이미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권력을 잡은 엘리트들이 시대변화에 당황하고 두려워하고 있다. 그동안 이 사회의 의제설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기존 신문들의 힘도 빛이 바래고 있다. 언론이 어느 방향으로 의제를 몰고 가건, 인터넷을 통해서 연결된 똑똑한 대중들은 그 의제 뒷면까지 꿰뚫어 보고 있다. 이 시대의 코드는 ‘재치’다. 거리로 나온 촛불들은 나름대로 재치 있는 문화를 표출하고 있다.‘비폭력! 폭력 쓰면 프락치’ ‘미국소 수입, 우쥬 플리즈 멈춰줄래?’ ‘미친 소가 국민을 미치게 한다’ ‘컨테이너 쌓는 레고명박’ ‘서울의 새 명소 명박산성’ ‘물대포가 안전하면 청와대 비데로 써라’ 등 심각한 상황인데도 웃음을 머금게 하는 슬로건을 들고 나온다. 시대가 변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옛날 방식의 사고로는 지금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이해하지 못한다. 문제를 파악하지 못하면 해답을 찾을 길은 더더욱 없다. 밀어붙이고, 억지로 꿰어맞춘 궤변으로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큰 오산이다. 앞으로 정부의 주된 역할은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다. 이 정부는 ‘국민 성공시대’를 내세워서 당선되었다. 다시 잘살아보고 싶은 국민의 열망 속에서 경제를 살려내겠다는 다짐으로 표를 얻었다. 하지만 그 후에 국민 감동이 없었다.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정책을 계속 쏟아내서 반감을 키웠다. 이제는 새마을 운동 식으로 밀어붙인다고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대중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 없이는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일방적인 홍보가 아니라, 대중을 감동시키는 말과 일을 통해서 일을 추진해야 한다. 국민 감동 없이는 정부의 성공도 없다. 강미은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원작 아성에 도전장 낸 ‘인크레더블 헐크’

    원작 아성에 도전장 낸 ‘인크레더블 헐크’

    “헐크가 부숴 버린다(Hulk smash).” 얼굴에 칠한 녹색 물감은 손에 묻어날 것만 같았다. 녹색 근육은 녹색옷으로 대체했지만 티가 팍팍 났다. 그래도 악당을 물리치고 떠나는 그의 뒷모습만큼은 카리스마가 넘쳤다. 80년대 TV시리즈 ‘두 얼굴의 사나이’의 헐크는 조잡했지만 정감 있는 시대의 아이콘이자 향수였다. 그랬던 ‘헐크’가 첨단 컴퓨터 그래픽의 은혜를 입고 돋아나는 근육과 힘줄까지 보여 주며 원작의 아성에 도전한다. ●액션 블록버스터의 사명을 다하리∼ 12일 개봉한 ‘인크레더블 헐크’(Incredible Hulk·제작 마블엔터테인먼트)의 목표는 분명하다. 액션 블록버스터로서의 사명을 다하는 것.2003년 리안 감독의 영화 ‘헐크’가 감독의 자의식만 남기고 시장에선 철저히 외면당했다면 이번 ‘헐크’(감독 루이스 리테리어)는 7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코믹북의 호황기를 2000년대 스크린에서 재현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마블 코믹스가 올해 ‘아이언맨’를 시작으로 영화제작사로의 변신을 선언한 것도 그 때문이다. ●헐크 대 헐크의 승자는 이번 ‘헐크’에서 가장 두드러진 장면은 새 캐릭터 ‘또 다른 헐크’와의 대결이다. 헐크는 아드레날린 수치가 떨어지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지만 ‘어보미네이션’이라는 새 헐크는 한번 변하면 돌아갈 수 없는 숙명을 지닌 만큼 악마적인 공격성을 지녔다. 뉴욕 도심을 아수라장으로 만들며 공중전을 펼치는 두 헐크. 근육이 맞부딪치는 육중한 소리와 거친 호흡이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날렵함과 만나며 가공할 만한 위압감을 안긴다. ●에드워드 노튼이 빚은 ‘두 얼굴의 사나이’ ‘인크레더블 헐크’를 ‘두 얼굴의 사나이’로 만든 공신은 캐스팅이다. 유약한 ‘먹물’ 이미지에 가까운 에드워드 노튼이 연기한 브루스 배너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는 녹색 괴물 헐크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드라마의 긴장감을 더해 준다. 두 동강낸 경찰차를 양 손에 끼고 상대를 때려 눕히는 2.7m 키의 헐크. 그러나 그가 연인 베티 로스(리브 타일러)의 큰 눈망울과 “괜찮아.”라는 말 한마디에 한없이 작아진다는 역설이 이 영화의 간지러운 매력이다. ●자사 캐릭터 ‘크로스오버’출연… 또 다른 시리즈 예고 ‘인크레더블 헐크’의 열린 결말은 또 다른 시리즈의 탄생을 예고한다. 사고로 상처에 헐크의 피를 맞게 된 미스터 블루, 스턴스 박사의 변신 가능성이 이번 편에선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아이언맨’의 무기업자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닝 주니어)가 선더볼트 장군과 대면하는 마지막 장면은 속편의 분위기를 짐작하게 한다. 마블 엔터테인먼트 측은 앞으로 선보일 ‘아이언맨2’에 헐크를, 새 시리즈 ‘어벤저스’에 아이언맨과 헐크를 내보내며 자사의 캐릭터를 중첩해 출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15세 이상 관람가.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토요영화]마지막 유혹

    [토요영화]마지막 유혹

    ●마지막 유혹(EBS 세계의 명화 오후 11시25분) 진정한 ‘팜므 파탈’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영화. 여주인공 브리지트 역의 린다 피오렌티노는 다른 사람은 물론 자신도 위험천만한 막다른 궁지로 내몰리고 있음에도 전혀 흔들림 없는 ‘섬뜩한’ 연기를 선보인다. 그녀는 이 영화로 개봉 당시 격찬을 받았고, 결국 뉴욕비평가협회로부터 최우수 여우주연상까지 받았다.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을 네오 느와르(신 느와르)장르에 녹여 자유자재로 요리한 존 달 감독의 정교한 연출력도 돋보인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1편이 제작된 지 5년이 지난 1999년에 감독과 배우를 바꿔 속편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매력적인 외모의 브리지트(린다 피오렌티노)와 클레이(빌 풀먼)는 겉으로는 무척 사이가 좋아보이는 젊은 부부다. 하지만 야심많은 브리지트는 남편에게 병원에서 사용하는 코카인을 팔아오라고 시킨 뒤 그 돈을 훔쳐서 도망간다. 브리지트가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된 클레이는 분노에 치를 떤다. 한편, 집을 떠나 작은 마을 베스턴에 도착한 브리지트는 마이크(피터 버그)라는 낯선 남자를 만난다. 마이크는 브리지트에게 한눈에 반하고, 그 사실을 알게 된 브리지트는 그를 이용하려고 한다. 그에게 바람 피우는 남편들을 청부살해하는 방법으로 큰 돈을 벌어 보자고 제의한 것. 브리지트는 마이크가 자신의 제의에 순순히 응하지 않자, 공무원으로 자신의 신분을 위장해 마이크의 이혼에 얽힌 약점을 알아낸다. 그녀는 마이크의 전처가 재결합을 원하는 것처럼 거짓 편지를 써서 그를 속이고, 결국 그를 앞세워 남편을 살해하고 보험금을 챙기려는 음모를 실행한다. 영화의 대부분은 협소한 공간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언제나 사건은 좁은 술집이나 인물들의 집 안에서 벌어지며 첫 장면부터 배경 설명 없이 숨가쁘게 전개된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영화에는 좁은 공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화면 구석구석을 꽉 메우는 여배우의 카리스마 덕분이다. 예컨대, 자신의 뒤를 쫓는 남자에게 음식을 대접하고는 교묘히 남자의 차에 펑크를 내버리는 장면 등은 특히나 그렇다. 익히 봐왔던 팜므파탈들처럼 숙명에 내맡겨진 모습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모색하는 캐릭터가 신선하다. 미국 몬태나주 출신으로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감독은 재학중 배우 빌 풀먼에게 영화수업을 받기도 했으며, 이 작품에 자신의 스승인 풀먼을 직접 출연시켜 화제를 모았다. 이후 감독은 주로 복잡하게 뒤얽힌 플롯과 섬뜩한 악당 캐릭터들을 통해 도덕적인 주제를 다룬 느와르 장르에서 재능을 발휘해오고 있다.SF스릴러 ‘언포게터블’(1996), 맷 데이먼 주연의 ‘라운더스’(1989),‘조이 라이드’(2002) 등이 대표작들이다.96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지방시대] 자가용 기름값 더 올라야 한다/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지방시대] 자가용 기름값 더 올라야 한다/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기름값이 천정부지다. 선진국, 후진국 할 것 없이 비명이다. 자고 나면 숫자가 바뀐다.ℓ당 2000원은 물론 2500원에도 다다를 듯하다. 경차 비중이 15%를 넘보고 경차는 중고가 새차보다 비싸게 팔린다. 자동차 왕국 미국도 자동차 운행이 줄고, 캐나다는 ‘자전거 출퇴근 주간’까지 생겼다. 15년 전 미국에 파견 나갔을 때,8기통 중고차라도 주유비만큼은 걱정 없었다.10달러어치만 주유하면 세차도 공짜이고, 가득 채워도 15달러이면 족했다. 그러나 지난 5월 가 보니 경차라도 35달러는 돼야 가득 채운다. 캐나다 달러가 강세이다 보니 국경 넘어 미국 가서 기름 넣고 들어온다. 어차피 기름이 100년 안에 고갈될 에너지라면 언젠가 닥칠 ‘에너지 파산’의 예고편은 아닐까. 인류가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 대체에너지는 그래서 인류의 숙명이다.1·2차 오일 쇼크에 이은 마지막 경고일지 모른다. 요새 주변을 보면 고유가에 따른 생활 패턴의 변화가 감지된다. 직장인들은 출퇴근 방식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과거 카풀제를 그렇게 외쳐댔지만 그것도 잠시, 예전의 자동차 습관은 계속돼 왔고 통근차도 점차 줄거나 사라졌다. 이젠 이게 아닌 것이다. 비싸야 그 존재를 알고, 싸면 아무리 소중한 것이라도 가볍게 생각하는 건 인지상정이다. 국가나 개인의 교통물류를 생각하면 고유가는 큰 부담이지만, 사회적 낭비를 생각하면, 그리고 무엇보다도 환경을 생각하면 미안하지만 휘발유값은 비싸야 한다. 그래야 자가용차를 덜 굴릴 것이다. 그만큼 대중교통이 대접받을 것이다. 그만큼 대기오염도 줄어들 것이다. 위기는 바로 기회다. 이미 1950∼60년대 자동차 1세대인 미국의 엑보라는 도시학자는 “자동차 매연이 도시 멸망의 주범”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자연 대재앙도 어쩌면 인류의 환경에 대한 무지나 무관심 혹은 자연을 우습게 본 업보(karma)는 아닐는지. 그래서 말인데, 자가용 휘발유값은 더 비싸야 한다. 그래야 국민 개개인도 정신 좀 차리고, 근검절약을 외칠 수 있고, 에너지 정책을 새로 꾸릴 수 있다. 표류 중인 청정에너지, 수소에너지, 대체에너지, 전기자동차 등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져야 한다. 유럽의 도시들은 도심부에 전기버스나 전차를 다시 도입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경유값이 싸다고 경유차가 불티나고, 자동차 회사는 돈 벌고, 차주는 기름값 덜 들어 좋다고 마구 그 방향으로 가는 게 올바른 국가정책일까?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후손들 몫인데도 말이다. 이제 경유가 더 비싸니 사랑받던 경유차는 완전 홀대다. 한때 경유차를 사려고 안달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렇게 몇 푼 아끼려고 대기오염에 나 몰라라 해도 되는지 솔직히 걱정이었다. 우리보다 두배 이상 잘사는 일본도 ‘청빈’이 20세기 초 화두였다. 청빈까지 가지는 말자. 적당한 소비도 중요하다. 그러나 보다 깨끗한 환경을 후대에 물려줄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우리 세대에서 쓰고 버리고 나면 그만인가. 결국 그 업보는 우리의 아들딸들이 평생을 갚아야 할 짐이 된다. 우리는 에너지에 관한 한 과소비와 낭비가 너무 많다. 학교나 공공기관의 전등은 물론, 가로등 하나도 아껴야 할 판에 에어컨이나 전등을 종일 켜놓는, 이른바 ‘공공재의 비극’의 연속이다. 장관까지 국민세금으로 펑펑 생색내고 다니는 판이니 뭘 더 말하랴마는…. 이 기회에 특히 산업체가 많은 울산은 통근차 운행, 카풀제,10부제, 자전거 타기 등을 제대로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 [부고]

    이규성(현대백화점 부사장)승진(AD WIN 대표)영준(월트디즈니코리아 차장)씨 부친상 김인숙(주한호주대사관 문화공보실장)씨 시부상 2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1일 오전 8시 (02)3010-2231전영복(국회사무처 부이사관)씨 부친상 이춘고(사업)이근덕(우리은행 용인지점 부지점장)씨 빙부상 29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31일 오전 9시 011-223-1475하영보(윈시스템즈 전무이사)영상(미국 거주)씨 모친상 윤청목(전 GPS 회장)노기태(전 국회의원)구자봉(전 해성산업 감사)신덕수(세중전자 사장)씨 빙모상 28일 여의도성모병원, 발인 31일 오전 6시 (02)3779-2193전광인(현대산업개발 부장)씨 부친상 2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1일 오전 6시30분 (02)3010-2291유주영(뱅뱅 근무)씨 모친상 은수(설곡교회 담임목사)은구(뉴스터디 중계 원장)은길(한국경제TV 부동산팀 기자)씨 조모상 29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31일 오전 9시 (02)923-4442이정환(인천국제공항운항본부 시설팀장)정일(회사원)씨 부친상 박경선(육군본부 근무)장병국(KT전남본부 홍보담당)서우상(삼성생명 차장)씨 빙부상 28일 광주 그린장례식장, 발인 30일 오전 10시 (062)250-4409 최태철(전 서륭산업 부사장)영철(현대해업 대표)순철(화진데이크로 공장장)형철(한국일보 종합편집부 차장대우)종철(화진데이크로 팀장)씨 부친상 안소상(전 부산은행 지점장)이한수(경남 대곡중 근무)김제춘(남울산 보람병원 물리치료실장)씨 빙부상 28일 마산삼성병원, 발인 30일 오전 6시30분 (055)290-5643조승훈(수원중 교사)아미(명지대 교수)선미(숙명여대 예산기획팀장)씨 모친상 이재용(이재용치과의원 원장)유광호(콩나물닷컴 이사)씨 빙모상 28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30일 오전 8시 (02)2227-7556송태헌(전 동양그룹 부사장)씨 별세 재경(포에시스 대표)재성(크라이슬러코리아 상무)씨 부친상 29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31일 오전 9시 (02)590-2538박상후(MBC 베이징특파원)상원(LG화학 과장)씨 부친상 김한기(자영업)씨 빙부상 29일 분당 차병원, 발인 31일 오전 8시 (031)780-6167김혜영(부부산부인과 원장)씨 부친상 조영래(경북대병원장)씨 빙부상 29일 경북대병원, 발인 31일 오전 9시 (053)420-6144 구본상(호주 거주)씨 모친상 차성철(GINSTEC 감독관)박종린(동국대 역경원 역경위원)씨 빙모상 2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1일 오전 9시30분 (02)3010-2261차재용(전 동아건설 상무)씨 별세 두현(삼종화 대표)병현(진화기술공사 사장)석현(플러스서비스 고문)씨 부친상 28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31일 오전 7시 (02)590-2660김억(사업)백(철도대학 교수)씨 모친상 박노석(한전 사옥건설처장)씨 빙모상 2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1일 오전 8시 (02)3410-6912
  • [정윤수의 오버 헤드킥] 뜨거운 함성이 필요한 때

    28일 김포공항에는 여름을 재촉하는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축구국가대표팀이 소집된 공항 인근 메이필드호텔의 진입로에는 수목들이 모처럼 물기에 젖어 싱그러운 냄새를 뿜어냈고, 본관 로비 앞에도 봄비의 서정으로 충만했다. 그러나 미묘한 긴장감이 그 속에서 안개처럼 조용히 피어올랐다. 소집 시간은 오전 11시. 그러나 그 이전에 대부분의 선수들이 모여들었다. 안정환과 이영표, 설기현 등 간판 스타들은 물론 이번에 새로 부름받은 신예들까지 저마다 발길을 재촉했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과 선수들에겐 공식 기자회견이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많은 선수들이 말을 아꼈다. 로비를 오가며 몇 가지 사항을 체크하고 다닌 허정무 감독 역시 얼굴에 웃음을 띠긴 했지만 기자들의 질문엔 말을 아꼈다. 한국 축구는 그리 여유있는 형편은 아니다. 우선 해외파 선수들이 기나긴 리그전을 마치고 귀국한 상태인데, 그들은 대표팀의 숙명적인 일정뿐만 아니라 혹시 소속팀을 바꾸게 될지도 모르는 여름 이적 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신예 선수들 역시 ‘신구의 조화’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베스트 11’을 향한 보이지 않는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그것은 비적대적이며 그 경쟁이 치열할수록 대표팀의 기량은 물론 선수 개개인의 능력도 더 높이 성장한다. 주위의 환경 또한 지금까지 늘 그랬듯이 떠들썩한 분위기로 급변하고 있다. 당장 대표팀 소집 첫날부터 축구 외적인 이벤트가 마련됐고, 이 흐름은 ‘스포츠 마케팅’ 차원에서 앞으로 더 공세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오랜만에 귀국한 박지성 선수는 피말리는 잉글랜드 리그와 오랜 비행에 못지않은 여러 ‘행사’들을 소화하고 있다. 이런 경기 외적인 요소에 대해 선수와 소속사, 축구협회는 적절한 수준의 단속과 조율이 필요할 것이다. 어쨌든 새로운 경기가 시작되고 있다. 요르단전을 시작으로 장기 원정 레이스가 펼쳐지고 이 고비를 넘기고 나도 월드컵을 향한 여정은 끝나지 않는다. 저마다 빼어난 기량과 위엄 있는 태도로 아름답게 마무리되는 여정이 되길 바랄 뿐이다. 이제 우리는 주말 저녁 축구장으로 가서 뜨거운 함성으로 그들을 격려할 때가 됐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대대손손 방향을 만드는 인내의 손

    대대손손 방향을 만드는 인내의 손

    한적한 시골마을의 어둠 속에서 봉긋하니 솟은 마을 뒷동산을 사박이며 오르는 장인의 발걸음이 여명보다 먼저 새벽을 깨운다. 200여 년 전부터 준비해 왔던 그의 열정이 지난 며칠 동안 화로 놓인 방에서 한 조각 한 조각 고이 새겨져 눈 그치고 고요한 이 새벽 그의 두 손 넘치도록 담겨 세상에 그 탄생을 알리려 거북바위로 향하고 있다. 거북바위 정중앙에 들고 온 대추나무 조각의 뚜껑을 열고 올려놓자 가운데 반짝이던 바늘이 빙글 돌며 한 방향을 가리킨다. 그 바늘 방향은 거북바위 등에 뚫려 있는 구멍들과 정확히 직각을 이루며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꼿꼿하기만 하다. 그제야 장인의 입가에 미소가 서린다. 허리를 펴고 깊은 숨을 토해내니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을 풍경을 눈 가득 담아두는 그의 얼굴이 이제야 눈에 들어온다. 지난 몇 달 간의 고생을 이 거북바위에서 마무리하는 장인은 우리의 전통 나침반인 윤도(輪圖)를 만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10호 윤도장 김종대 씨(76세)다. 윤도는 무덤 자리나 집터를 정할 때 풍수가나 지관이 사용하던 나침반 또는 지남반(指南盤)을 말하는 것으로, 고창군 성내면 산림리 낙산마을에서 윤도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320여 년 전이다. 이 동네에 살던 김씨 가문에서 ‘지윤도’라는 나침반 기본 설계도와 자석을 만들 수 있는 원석을 구해와 최초로 만들었는데, 이 기술이 한씨, 서씨 집안을 거쳐 김종대 씨의 조부(김권삼)와 백부(김정의)에게 전해졌고 어렸을 때부터 손재주가 뛰어난 그가 가업을 이어받았다. 이 마을에서 만들어진 윤도는 ‘흥덕 패철’이라고 불리며, 방향이 정확하고 견고해 전통 나침반으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맥을 이어오고 있다. 마을 뒷산에는 동서로 가로놓여진 ‘거북바위’가 있는데 바위 등에 7개의 구멍이 파여 있어 완성된 패철을 그 위에 놓으면 남북이 정확히 맞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다른 마을에서 패철을 만들어 여기에 놓으면 남북이 잘 맞지 않는다고 하니 어쩌면 이 마을에서 윤도의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는 숙명의 표증인지도 모를 일이다. 정성과 인내의 전통 내림 윤도는 5~7층이 기본이며 12방위나 24방위를 나타낸 1층짜리 휴대용 윤도도 있다. 김종대 씨는 부채 끝에 매달아 장식품과 나침반 역할을 하는 ‘선추’, 거울과 나침반의 기능을 조합한 ‘면경철’, 거북 모양을 한 ‘거북패철’, 지관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전통 패철’ 등 24층까지의 다양한 윤도를 만들고 있다. 윤도는 수령이 150~200년 이상 된 대추나무를 그늘에서 3년 이상을 말리거나, 바닷물이나 저수지에 2~3년 동안 담가 두었다가 건져서 그늘에서 1년 이상을 말려서 사용한다. 다음으로 동심원 하나를 최소 1도의 각을 이루도록 360개로 분금해야 하는 매우 정교한 작업인 정간 작업이 이어지는데 만약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윤도는 그 생명인 정확성을 잃게 된다. 그 다음에는 그 작은 공간마다 글자를 새기는 까다롭고 지루한 작업이 이어진다. 만약 하나의 획수라도 잘못 조각하면 며칠이 걸려 작업한 판을 모두 갈아 없애고 다시 조각해야 한다. 윤도를 배울 때에는 이 작업에 정신을 놓아 그의 손이 성할 날이 없었다고도 한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인내하며 정성을 들인 결과 손은 거칠어질 대로 거칠어졌지만 그의 전통을 향한 열정은 한층 진해졌다. 이제는 마음이 흐트러지면 작업을 중단하고서 산책으로 마음을 다스린다고 한다. 조급하게 서두른다고 일이 빨리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정간, 각자 작업을 할 때는 온 집안 식구들이 조심해요. 만약 한 글자를 새기다가 잘못되면 사소한 일에도 굉장히 화가 나 가족들이 신경을 써요. 큰아버지는 중간 중간에 단소를 옆에 끼고 나가 동네를 돌아다니다 오기도 하셨죠.” 각자 작업이 끝나면 먹으로 전체를 검게 칠하여 원이 제대로 되었나 살피고 옥돌가루를 칠하는데, 옥돌의 흰색이 각자와 분금 속에 들어가면 먹칠 바탕 위에 글자가 선명히 드러난다. 그리고 동서남북 정방향을 나타내는 글자에는 붉은색을 띠는 주사를 입힌다. 만주에서 구해온 원석에 쇠침을 붙여 만든 자침을 윤도에 놓은 다음 유리 덮개를 덮으면 하나의 윤도가 완성된다. 윤도는 우리 조상의 정성과 인내가 깃든 예술품으로, 공들여 만든 만큼 사람들을 위해 유용하게 쓰이는 도구이다. 하지만 세상이 변해 힘든 일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 드물다. 몇 년 전부터 눈이 아릿해지면서 귀가 듣는 소리는 사그라지기 시작하고 손에서 힘이 조금씩 빠져나가 윤도를 만드는 일이 날로 버거워진다는 장인의 한마디가 전통을 지키고 이어가는 것에 무심한 우리 세대의 어리석음을 돌아보게 한다. 그는 윤도가 사람들에게 잊힌 채로 전통을 이어가는 사람들만의 것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많이 앞선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열정을 가지고 인내하며 전통을 이어가면 언젠가 사람들의 마음이 옛것이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그는 믿는다. 이제 우리는 안다. 그가 남긴 발자국처럼 사람들의 가슴에 전통이라는 흔적은 진하고 선명하게 찍혀있음을. 그리고 그 발자국이 사라질 때면 또 다른 발자국이 그 위에 선명하게 찍혀 햇살에 빛나게 될 것임을.   글 김종혜 자유기고가 월간 <삶과꿈> 2008년 6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이웃사랑으로 껴안다

    이웃사랑으로 껴안다

    “‘스텝 바이 스텝’이 ‘한걸음 한걸음’이란 뜻인 건 알지? 그럼 ‘미니트 바이 미니트’는 어떤 말로 옮길 수 있을까?” 교사의 질문에 머뭇거리던 솔롱고(22·가명)가 조심스레 입을 뗀다. “일분 일분?” “비슷하긴 한데 그런 표현은 쓰지 않아. 그럴 땐 ‘시시각각’이라고 하는 거야.” 20일 저녁 성동구 도선동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4층에선 ‘지구촌학교’ 고교반 수능 영어강의가 한창이었다. 학생이 2명뿐인 단출한 수업이지만 교사 박수진(24·숙명여대 영문4)씨의 표정은 진지하기만 했다. 학생들은 인근 실업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몽골인 학생 솔롱고와 미르텐(21·가명). 성수동 피혁공장에서 일하는 부모를 따라 7년 전 한국에 왔다. 공과대학에 진학해 엔지니어가 되는 게 꿈이다. ●한국어교실에 1만 5000명 지구촌학교는 이주노동자 자녀를 위해 2005년부터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가 운영하고 있는 방과후 공부방.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 공부방으로는 전국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4년째 지구촌학교를 출석하고 있는 솔롱고는 “모르는 것을 물어볼 선생님이 있다는 게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는 지구촌학교 외에도 이주노동자를 위한 한국어·컴퓨터교실, 인권상담, 의료사업 등 각종 문화·복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센터를 이용한 외국인 수만 1만 5728명에 이른다. 센터는 20일 공로를 인정받아 제1회 세계인의 날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2001년 성동구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센터를 설립, 사단법인 세계선린회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가 늘면서 한국어·컴퓨터교실이 있는 일요일에는 4층짜리 건물이 발디딜 틈이 없다. 이 때문에 성동구는 이호조 구청장 지시로 구 청사나 인근 도선동 주민자치센터를 이주노동자들에게 추가로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18일에는 구청 대강당에서 외국인근로자의 날 행사를 가졌다. 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자 등 4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는 태국과 몽골, 네팔, 베트남 등 6개국 이주노동자들이 무술시범과 전통춤 공연을 선보여 갈채를 받았다. ●첫 외국인근로자의 날 제정 외국인근로자의 날은 2000년 5월 성동구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고 있는 기념일이다. 올해는 지역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 가정에 구청의 PC 50대를 손질해 전달하기도 했다. 이주노동자 복지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까닭은 1990년대 후반부터 성수동 공단에 저임금의 이주노동자들이 몰리면서 구 인구의 2.4%를 차지할 만큼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중국, 몽골,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계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콩고, 알제리 등 아프리카계 유입도 늘고 있다. 외국인근로자센터의 이준식 관장은 “출산율이 떨어지고 급속히 고령화가 진행되는 우리나라는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외국인들과 일선에서 대면하는 지방자치단체부터 이들을 포용하고 지역사회에 동화시키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문화 다양성 받아들여 우리사회 풍요롭게”

    “문화 다양성 받아들여 우리사회 풍요롭게”

    우리 사회에 둥지를 틀고 사는 외국인들이 늘어나면서 한국인들과 이들이 함께 형성하는 문화를 학문적·정책적으로 연구하는 ‘한국다문화학회’가 21일 숙명여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한국다문화학회에는 교수, 정부 관계자, 시민단체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여한다. 이기범(50) 숙명여대 교수가 초대 학회장으로 선출됐다. 이 교수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연구에는 다(多)학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한국다문화학회는 다른 일반 학회와 달리 학문간의 협업적 연구가 필요한 측면이 있어 정치학, 사회학, 교육학, 여성학 등 여러 학문의 교수들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다문화학회가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 “우리사회에 다문화 현상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확산돼 이질적인 문화가 많이 유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외국 문화를 이해하려는 국민의 노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면서 “한국에 거주하는 많은 외국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여 우리의 문화를 더욱 풍요롭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한국다문화학회는 학계 교수와 정부 관계자,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상호 토론과 포럼을 통해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안하고 다문화 외국인의 교육·자립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경우 아시아계가 많고, 한국인들은 이들에 대해 국제결혼이나 3D업종에 필요한 소비인력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러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방안과 재한외국인들이 한국문화에 동화돼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연구하고 정부의 다문화정책이 실효성이 있도록 자문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창립총회에선 ‘다문화사회와 사회통합’이란 주제로 기념학술대회가 열렸다. 학술대회에 참여한 강주현 숙명여대 교수는 ‘해외 다문화사회 통합 사례 연구’를, 김이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문화사회의 전개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이중적 수용성’에 대해 발표했다. 글 사진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건국 60주년기념사업위 22일 출범

    대한민국 건국 60주년 기념사업을 총괄할 민·관합동 ‘대한민국 건국60주년기념사업위원회’가 22일 공식 출범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기념사업위의 민간위원 52명과 14명의 고문에게 위촉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한승수 총리와 함께 위원회를 이끌 공동위원장으로는 현승종 전 총리와 김남조 숙명여대 명예교수가 위촉됐으며, 고문으로는 강영훈 전 국무총리 등 각계 원로 14명, 사업을 실질적으로 종합 집행할 집행위원장에는 김진현 전 과기처 장관이 위촉됐다. 정부위원으로는 기획재정·행정안전·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국무위원 15명이 참여한다. 총리 소속으로 설치된 위원회는 건국 60주년을 범국가적으로 경축하고, 새로운 60년을 시작하는 2008년을 선진일류국가로 출발하는 원년으로 삼기 위한 각종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국민대축제 행사로 중앙경축식과 거리축제·야간축제 등을 개최하고, 건국 의미 상징화 사업으로는 기념주화 및 우표 발행도 추진된다. 또 건국 60년을 계기로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미래를 조명하는 국제 콘퍼런스, 세계한민족축전, 재외동포초청 모국체험행사, 다문화가정축제도 계획하고 있다. 이밖에 ‘고난과 영광의 순간들’이란 제목의 한국현대사진전과 경제·산업발전을 조명하는 ‘한국경제 60년’ 세미나도 개최할 계획이다.위원회는 출범에 맞추어 기념사업에 사용될 로고도 선정했다.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태극문양을 이용해 미래에 대한 희망과 우리 국민의 역동성을 담고 있다. 위원회는 22일 홈페이지(www.visionkorea60.go.kr)를 개설해 건국과 산업화, 민주화 등 역사를 소개하는 사진과 동영상 등 다양한 자료를 제공한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CEO칼럼] 아리랑고개/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CEO칼럼] 아리랑고개/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서 정릉으로 넘어가는 아리랑고개가 있다. 지금이야 북악 스카이웨이로 이어지는 널찍한 4차선 도로가 되었지만, 예전엔 구불구불 좁다란 오르막으로 버스도 힘겹게 넘던 고갯길이다. 그 명칭은 춘사 나운규 선생의 영화 ‘아리랑’을 촬영했던 장소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정릉고개만 아리랑고개로 불려지는 건 아니다. 부산 영도에도, 전북 익산에도, 전남 목포에도 아리랑고개가 있다고 들었다. 애잔하고 구성진 아리랑 가락으로 미루어 짐작해 보건대 강원도 정선에도, 경남 밀양 어딘가에도 찾아보면 아리랑고개가 있을 법하다. 전국 도처의 수많은 아리랑고개를 보면 지명이라기보다는 상징에 가까워 보인다. 원하건 원치 않건 간에 살아가면서 기어코 넘어야만 하는 어떤 숙명적인 고갯길을 에둘러 아리랑고개라 부르는 게 아닌가 싶다. 예나 지금이나 세상사의 고달픔과 애환을 잔뜩 짊어지고 가는 길이기에 아리랑고개를 넘어가는 일은 고되고 때로는 외롭기 마련이다. 구전되는 것만 쳐도 50여종이 넘는다는 아리랑은 아리랑고개를 넘는 가락이다. 밑에서 올려다보면 그저 까마득해 보이고, 수도 없이 주저앉고 싶은 아홉 굽이 열두 굽이 고갯길을 넘어설 수 있는 것은, 바로 서로서로 의지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주고받는 아리랑 가락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아리랑은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헤쳐 온 우리 민족의 삶의 지혜다. 우리에겐 동서로 넘어야 할 아리랑고개도 있지만 남북으로 넘어야 할 높고 가파른 아리랑고개도 있다. 수십년을 넘게 오르다 주저앉고 오르다 주저앉기를 수없이 거듭한 고갯길이다. 마음 같아선 한달음으로 뛰어넘을 수 있을 것도 같지만, 때로는 한걸음도 내딛기 어려운 길이다. 그런 남북을 넘는 아리랑고개에도 어김없이 아리랑 가락이 있다. 2005년 여름, 평양의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조용필 평양 공연의 대미는 ‘홀로 아리랑’이었다. 공연 내내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던 객석에서 아리랑 가락에 맞추어 노래를 따라 부르고 발장단을 맞추며 때로는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생생히 전해졌고,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화려한 무대와 세련된 음악이 아니라 아리랑 가락이 남과 북 우리 사이의 마음을 열게 해 준 것이다. 지난 2월에 또 한번 아리랑이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었다. 뉴욕필 평양공연, 마지막 앙코르 곡으로 연주된 아리랑 변주곡은 눈시울을 붉히고 콧등을 시큰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애절한 곡조와 우아한 선율에 젖어 적어도 그 순간만은 굽이굽이 아리랑고개를 넘어가는 고단함을 잊을 수 있었다. 남북이 함께 만나는 자리엔 으레 아리랑이 있다. 누가 억지로 떠미는 것도 아니거늘 아리랑 가락에 입을 맞추고, 자연스럽게 손을 잡게 되고 또 어깨를 결게 된다. 어깨를 결면 마음이 통하고 아리랑고개를 함께 넘는 동행이 된다. 아리랑 장단을 주고받으며 오르다 보면 아무리 높고 험한 고개일지언정 어느새 고갯마루에 이를 것이다. 그것이 수백년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아리랑의 가르침이 아닌가 싶다. 금강산 맑은 물은 동해로 흐르고/설악산 맑은 물도 동해 가는데/우리네 마음들은 어디로 가는가/언제쯤 우리는 하나가 될까/아리랑 아리랑 홀로아리랑/아리랑 고개를 넘어 가보자/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 [열린세상] 정부가 신뢰 잃을 때 괴담이 떠돈다/ 강미은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정부가 신뢰 잃을 때 괴담이 떠돈다/ 강미은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광우병 쇠고기에 대해서 사람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단순히 공포 때문만은 아니다.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는데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분노하는 것이다. 정부의 협상 때문에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위험을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된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담배는 피우는 사람이 피울지 말지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수입된 쇠고기 속에 특정위험물질(SRM)이 들어있는지 안 들어있는지를 알 수도 없고, 들어 있지 않은 쇠고기를 선택할 수도 없다. 학교, 병원 등 단체 급식을 피할 수 없는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광우병 발병 확률이 몇 퍼센트인가는 이미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위험에 대해서 국민들을 보호할 1단계,2단계,3단계의 조치를 정부가 취하고 있지 않다는 인식이다. 방패가 되는 보호 단계를 한꺼번에 무너뜨렸다는 실망과 공포가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단순히 ‘괴담’ 운운할 일이 아니다. 이렇게 ‘괴담’이 도는 것은 바로 정부의 설득 능력 부재가 원인이다. 정부가 신뢰를 받으면 이런 괴담이 떠돌지 않는다. 정부의 메시지는 국민을 설득하지 못했다. 국민들을 안심시키지도 못했다. 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강경하게 20개월 미만을 주장하고 작은 뼛조각 하나에도 민감할 정도로 강력 반발하던 정부의 태도가 갑자기 바뀌었는지 국민을 납득시키지 못했다. 협상이 끝난 후 대통령은 “안 먹고 싶은 사람은 안 사먹으면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서 국민을 화나게 했다. 사회 여론이 악화되자 청문회에 공무원들이 나와서 방어하는 발언을 했다. 설렁탕을 많이 먹는 우리 국민은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어느 공무원은 굳이 영어단어를 써가며 이런 식의 답변을 했다.“그건 안 좋은 식습관입니다. 국민들이 ‘behavior’를 바꾸어야 합니다.” 광우병에 대한 정부의 대국민 설득은 전략이 없었고 전달도 안 되었다. 광우병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풀기에는 전문가들의 답변이 너무 어려웠다. 정부의 해명은 전문적인 용어로 가득 차 있었다. 와 닿는 메시지가 아니었다. 초기에는 담화문과 문답자료만 나와 있었고, 그나마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알기 쉬운 내용이 아니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측이 들고 있는 피켓의 내용은 즉각적으로 와닿는 것들이다.“엄마가 뿔났다!” 자극적이지만 “뇌에 구멍 송송 나기 싫어요.”라는 구호까지 있다. 선동적이라고 매도만 할 수는 없을 정도로, 이런 메시지들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 들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메시지는 쉽고 단순하게 귀에 와서 착 달라붙어야 설득력 있다. 착착 달라 붙는 메시지는 단순하고 명쾌한 메시지다. 복잡한 전문용어, 복잡한 통계 수치, 복잡하고 추상적인 개념은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대중을 대상으로 한 소통은 친절해야 된다. 서비스 정신이 없을 때 어려운 메시지가 여과 없이 나간다. 쉽고 단순한 메시지로 소통하고자 할 때, 그 메시지에 힘이 붙는다. 대중과의 소통에서 필요한 것은 단순하고 쉽게 전달하려는 서비스 정신이다. 그래야 설득력이 있다. 미국산 쇠고기를 둘러싸고 상황이 점점 더 험악해지자 정부는 한 발 물러섰다. 미국과의 쇠고기 재협상 불가론에서 조건부 재협상론으로 입장을 바꾸었다. 대통령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은 한·미 양측이 이미 사인한 협상 내용 중 일부를 부분적으로 파기하겠다는 발언이다. 정부가 이렇게 물러난 것은 협상 때의 실수를 자인한 셈이다. 임시방편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신뢰받는 정부가 되려면 소통의 전략이 필요하다. 강미은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비운동권 총학도 촛불

    비운동권 총학도 촛불

    대학 내 비운동권 총학학생회들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사회 이슈에 대해서는 의견 표명을 하지 않는 것이 일종의 불문율이었던 비운동권 총학생회가 쇠고기 수입 문제를 앞다퉈 제기하면서 대학가는 오랜만에 운동권과 비운동권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운동권 학생회는 “광우병 우려가 있는 미국 쇠고기 문제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비운동권인 서울대 총학생회는 지난 5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서울대 총학생회의 입장’이란 성명서를 내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온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그만큼 미흡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폴리페서(정치참여교수) 문제 등 학내 현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서울대 총학생회의 태도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일이다. 고려대, 성균관대, 단국대, 숙명여대 등 비운동권 총학생회 연합인 ‘세대교체’도 7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광우병 쇠고기 수입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광우병 위험성이 알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장까지 수입을 허용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연세대, 한양대, 중앙대 등 16개 대학 총학생회도 이날 ‘광우병 쇠고기 수입 저지를 위한 서울지역 대학생 시국회의’를 구성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저지를 위한 공동 행동을 시작했다. 서울지역 80만 대학생 서명운동과 학내 촛불집회, 현수막 게시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시민단체들의 ‘쇠고기 저항’도 계속됐다. 참여연대 등 1500여개 시민·사회·소비자단체로 구성된 ‘광우병 위험 미국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긴급대책회의’는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경위를 철저히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대책회의는 이날 오후에도 서울 청계광장에서 촛불시위를 개최했다. 이날 촛불시위에는 비가 오는 날씨에도 300여명의 시민단체 회원과 시민들이 참여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했다. 이경원 김정은기자 leekw@seoul.co.kr
  • 한나라, 미디어 발전특위 구성 논란 “당내 입법창구로 활용” 우려

    한나라당은 최근 당내에 ‘21세기 미디어발전특별위원회’(발전특위)를 설치, 미디어 전략의 청사진을 수립키로 결정했다. 발전특위는 향후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논의되던 ‘21세기 미디어위원회’(미디어위원회)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직속기구(6개월 한시)로 논의됐던 위원회가 한나라당 내 기구로 바뀜에 따라 중립적 미디어정책 입안 기구가 아닌 한나라당의 입법창구 성격으로 역할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21세기 미디어위원회 대체할듯 발전특위는 지난달 30일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이 “대통령 대선 공약으로 미디어위원회를 설치해 미디어 발전 전략을 수립하기로 했지만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며 당 정책위원회 내에 특위 설치를 제안하면서 구성됐다. 정 의원 측은 “어차피 미디어 정책은 국회 입법 사안이므로 정부 기구보다는 당내 기구를 통해 국회가 주도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미디어위원회는 현재 추진이 불투명한 상태다. 인수위 당시 민감한 언론정책을 건드리는 것은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논의에서 빠졌고, 정부 출범 후엔 논의를 주도했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져 추진 주체가 사라졌다. 한나라당 이재웅 의원은 총선에서 낙마했고, 방송통신위원으로 거론되던 박천일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방송통신심의위원으로 결정되면서 한 걸음 발을 뺐다. 이재웅 의원측 관계자는 “대통령이 할 거다 안 할 거다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데다, 청와대에서도 관련 부서인 방송통신비서관실, 홍보기획비서관실, 국내언론비서관실, 교육과학문화비서관실 중 어디서 주도할 것인지 정리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도 “위원회 추진 상황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면서 “한나라당 특위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미디어위원회 구성 논의엔 미디어가 특정 정권의 전유물이 아닌 사회의 공기이고 야당과 시민사회를 참여시켜 합의에 따른 법 개정을 이끌어내야 뒤탈이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발전특위가 단순히 한나라당의 이해만을 대변하는 역할로 한정된다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미디어 정책이 뒤집히는 사태가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회차원 기구 만들어야” 의견도 한나라당이 방송통신 담당 기구를 당내에 만든 후 열린우리당과의 협의를 거쳐 국회 차원의 방송통신특별위원회를 만들었던 17대 국회의 경험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다른 한나라당 관계자는 “한나라당과 야당이 방통특위를 구성했던 전례를 참고해 새로 출범한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관광위의 미디어 관련 분야를 총괄하는 국회 차원의 기구를 만들어 사회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부고]

    김규태(사업)영태(전 경제기획원 차관·전 산업은행 총재)견태(전 현대해상 상무)진태(퍼시픽랜드 부사장)씨 모친상 이영란(숙명여대 법학과 교수)씨 시모상 2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6시 (02)3010-2230 김기홍(한샘인테리어 진주점 대표)병효(대우버스 과장)미옥(경해여고 교사)씨 부친상 김상진(중앙일보 영남취재본부 차장)정용욱(윈텍시스템 대표)김계상(동부화재 과장)씨 빙부상 29일 경상대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10시 (055)750-8651 명재곤(C&아트컬쳐 대표)재영(한국전력 과장)진(광주 송정서초등학교 교사)상우(자영업)씨 부친상 29일 해남 현대장례식장, 발인 5월 1일 오전 10시 (061)537-2222 이준현(가톨릭의대 성가병원 외과 전임의)현주(학원강사)씨 부친상 이상훈(농협중앙회 과장)씨 빙부상 김민선(약사)씨 시부상 2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7시 (02)3010-2292 박종문(전주MBC 편성제작국장)씨 부친상 29일 전북대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9시 011-680-4068 강연자(시립은평교회 수간호사)씨 모친상 정기복(전 서울대병원 원무과장)씨 빙모상 29일 서울대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7시 (02)2072-2027 서형석(화가)홍석(경찰공무원)씨 조모상 29일 경희의료원, 발인 5월 1일 오전 9시30분 (02)958-9550 이희돈(세계무역센터 부총재)씨 모친상 29일 서울대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7시 (02)2072-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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