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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절 잊고 대망의 LTE시대 열자”

    “좌절 잊고 대망의 LTE시대 열자”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4세대(4G) 이동통신인 ‘LTE(롱텀에볼루션) 1등론’ 의지를 다지고 있다. 4일 아침 LG유플러스 직원들은 출근하자마자 책상 위에 올려진 한 통의 편지를 발견했다. 이 부회장이 직접 작성해 전 임직원에게 보낸 편지다. 이 부회장은 “대망의 LTE 시대가 열렸다. 수많은 밤을 헌납하며 성공적인 상용화의 첫발을 내딛게 한 직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노고를 격려했다. 이어 “어제까지와는 단절된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다. 오랜 기간 겪어왔던 좌절로부터의 단절이고, 만년 3위로부터도 단절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이 언급한 좌절은 지난해 3G 스마트폰 전쟁에서 주파수 부족으로 인해 단말기 수급과 가입자 경쟁에서 숙명적으로 소외됐던 경험을 말한다. 그는 “이번에 2.1㎓ 주파수 경매에 우리가 단독 입찰하게 됨으로써 우리의 가슴 아픈 숙원을 풀 수 있게 되었을 뿐 아니라 경쟁사들과 당당히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다는 존재감을 널리 알리게 됐다.”며 “‘설움의 과거’를 말끔히 씻을 때가 왔다.”고 ‘LTE 1등’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전 사적으로도 LTE 1등론을 주입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일과 오는 15일, 29일을 ‘LG유플러스 LTE 데이’로 지정했다. 임직원들은 지난 1일 ‘일등! LTE’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출근한 데 이어 오는 15일과 29일에도 티셔츠를 입고 출근한다. 이 부회장이 LTE에 거는 기대는 크다. 그는 “LTE 시대가 되면 통신시장은 완전히 바뀐다.”고 단언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무선 인프라가 유선에 버금가는 속도를 제공하고 3세대(3G)에서는 불가능했던 영상세계가 새롭게 열리고 영상·음성·데이터를 섞어 고객 맞춤형으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우리의 생활 패턴이 바뀌고 개인 중심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비서 등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고 확신했다. 이 때문인지 LG유플러스 TV광고의 핵심 메시지도 ‘역사는 바뀐다’이다. 이 부회장은 LTE 상용서비스가 시작된 1일에도 본사에서 인터넷TV(IPTV) 생중계를 통해 전 임직원에게 LG유플러스의 4G 시대 전략 특강을 하며 LTE 1등을 다짐했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대학국제처장협의회장 김상률씨

    숙명여대는 김상률 대외협력처장이 최근 전국대학교국제처장협의회(KADIA) 및 한국대학국제교류협의회(KAFSA) 회장으로 선출됐다고 4일 밝혔다. 김 회장은 오는 9월부터 1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 송경아·한혜진 “1㎏만 쪄도 촬영하는 분들 단박에 알아채요”

    송경아·한혜진 “1㎏만 쪄도 촬영하는 분들 단박에 알아채요”

    가느다란 팔, 긴 다리, 작은 얼굴. 그냥 서 있기만 해도 ‘직업’이 느껴졌다. 한국은 물론 미국 뉴욕 무대에서도 종횡무진하는 톱모델 송경아(왼쪽·31)와 한혜진(28). 분위기는 언뜻 비슷했지만 한 시간여 ‘수다’를 떨어 보니 개성은 사뭇 달랐다. TV 출연으로 대중에게도 얼굴이 제법 알려진 송경아는 모델 하면 떠오르는 단어, 도도함과는 무척 거리가 멀었다. 따뜻했다. 본업인 모델 외에도 미술, 글, MC, 방송 등 여러 방면에 관심이 많았다. 한혜진은 ‘시크’라는 단어를 연상시켰다. 길쭉한 눈매가 차가웠다. 말수도 적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다른 얘기가 나오면 거침없이 의견을 강하게 피력했다.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이뤄진 두 모델과의 인터뷰는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예민하게 진행됐다. →직업으로서의 모델 세계를 압축한다면. 송경아(이하 송) 참 좋은 직업이다. 연예인 못지않게 대중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연예인만큼 사생활이 노출되거나 얽매이진 않는다. 연예인 생활을 반쯤 누리면서 자유로운 생활을 누리는 직업이 바로 모델이다. 한혜진(이하 한) 언니 말에-한혜진은 세 살 위의 송경아를 언니라고 불렀다-전적으로 동의한다. 연예인에 대한 일반인의 동경이 깨지는 순간, 연예인의 인기도 깨지는 것처럼 모델도 마찬가지다. 대중에게 모델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 같은 느낌을 줘야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10년간 톱모델로 장수하는 비결은. 송 런웨이(패션쇼 때 모델들이 걷는 긴 통로) 위의 모델들 얼굴이 무표정해 보이지만 실은 감성적인 면이 많은 게 모델이란 직업이다. 꾸준히 운동해 몸매를 유지하는 것은 기본이다. 개인적으로는 스스로 늘 행복하다는 느낌을 갖도록 노력하는 마인드 컨트롤을 중시한다. 침울해질 때는 친구들을 만나거나 여행을 다니면서 기분전환하려 애쓴다. 일을 할 때는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즐겁게 하려 한다. 연기를 전공(동덕여대 방송연예학과)해서 화보 찍을 때도 연기하듯 드라마틱하게 찍는 편이다. 한 비결? 그런 건 없다. 노출되는 직업이다 보니 즐기지 않으면 (오래 하기) 힘들다. →두 분은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지만 아직 세계 패션계의 벽은 높다. 해외무대 진출을 노리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송 고등학생 때 프랑스 파리에서 6개월간 산 적이 있다. 당시 동양인은 패션쇼 무대에 거의 나올 수 없는 존재였다. 흑인들에게는 그래도 가끔 기회가 주어졌지만 동양인은 아예 배제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한국 모델들의 신체 조건이 점점 좋아지면서 서양인 모델들과의 경쟁에서도 그리 뒤처지지 않게 됐다. 모델 세계는 연예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달라 일이 주어지면 뭐든 혼자 해야한다. 피부 관리, 의상, 오디션 준비 등 전부 알아서 해야 한다. 한 저는 운이 많이 따랐던 경우라 후배들에게 특별히 해줄 말은 없다.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순간순간을 무척 중요하게 여기는 건 있다. 캐스팅 디렉터(쇼에 맞는 모델을 뽑는 사람)를 만날 때도 그 시간과 공간에 최선을 다한다. 얼마만큼 노력해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느냐에 따라 내게 기회가 오기 때문이다. 5분이 됐든 10분이 됐든 캐스팅 권한을 쥔 사람들 앞에 섰을 때는 내 매력을 최대한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순간에 충실하지 않으면 기회는 오지 않는다. 후회하는 순간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타고난 몸매를 지녔다고 해도 유지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송 얘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정말 힘들다. 모델의 숙명 아니겠는가(웃음). 패션쇼 조명이 워낙 강해 머리카락 손상도 심하다. 발뒤꿈치에서부터 머리카락까지 ‘보여지는 것’은 모두 관리한다. 한가지 다행인 점은 동양인이 서양인에 비해 살이 덜 찌고 모공 자체가 작고 쫀쫀하다는 거다. 한 몸매 관리, 피부 관리, 헤어(머리카락) 관리에 엄청 많은 돈을 쓴다. 하하. 시간도 많이 빼앗긴다. 일을 안 할 때는 ‘관리’에 거의 모든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면 된다. 1㎏만 쪄도 촬영하는 분들이 금방 알아챈다. 그런 날은 집에 와서 엄청 운동한다. →간신히 아문 상처를 다시 건드리는 질문 같지만 직업이 직업인지라 이해해 달라. 2009년 톱모델 김다울에 이어 올해도 촉망받던 모델 김유리가 세상을 떠났다. 한 그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 언론에서 동료 모델들이 죽고 나면 우울증과 섭식장애로 연결시키는데 그건 개인 나름의 이유에 따른 결정이다. 왜 그런 식으로 연관짓는지 모르겠다. 송 (무거운 침묵 뒤) 어떤 직업군이든 자살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일부의 문제다. 모델들이 다이어트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건 사실이지만 죽음으로 연결될 정도로 심하게 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분위기를 바꿔 보자. 무대 뒤는 전쟁터가 따로 없다고 하던데. 송 살벌하다. 하하. 패션쇼 때는 모델들을 도와주는 헬퍼(Helper)들이 따라붙는데 대개 의상 전공 대학생들이다. 옷을 바꿔 입을 때 헬퍼들이 옷을 잘못 줘서 뒤집어 입거나 지퍼를 열고 나간 적도 있다. 그럴 때는 순발력이 좋아야 한다. 한번은 런웨이에 이미 나갔는데 의상이 제대로 여며지지 않아 옆구리 살이 노출되는 것이 느껴졌다. 주머니에 손을 넣는 척하면서 얼른 가렸다. 한 모델들이 두려워하는 가장 최악의 상황은 런웨이 위에서 넘어지는 거다. 참고로 저는 넘어진 적은 없다. 하하. 글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1kg만 쪄도 촬영하는 분들이 단박에 알아채요”

    “1kg만 쪄도 촬영하는 분들이 단박에 알아채요”

     가느다란 팔, 긴 다리, 작은 얼굴. 그냥 서 있기만 해도 ‘직업’이 느껴졌다. 한국은 물론 미국 뉴욕 무대에서도 종횡무진하는 톱모델 송경아(31)와 한혜진(28). 분위기는 언뜻 비슷했지만 한시간여 ‘수다’를 떨어보니 개성은 사뭇 달랐다.  TV 출연으로 대중에게도 얼굴이 제법 알려진 송경아는 모델 하면 떠오르는 단어, 도도함과는 무척 거리가 멀었다. 따뜻했다. 본업인 모델 외에도 미술, 글, MC, 방송 등 여러 방면에 관심이 많았다. 한혜진은 ‘시크’(우아)라는 단어를 연상시켰다. 길쭉한 눈매가 차가웠다. 말수도 적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다른 얘기가 나오면 거침 없이 의견을 강하게 피력했다.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이뤄진 두 모델과의 인터뷰는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예민하게 진행됐다.    직업으로서의 모델 세계를 압축한다면.  송경아(이하 송) 참 좋은 직업이다. 연예인 못지않게 대중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연예인만큼 사생활이 노출되거나 얽매이진 않는다. 연예인 생활을 반쯤 누리면서 자유로운 생활을 누리는 직업이 바로 모델이다.  한혜진(이하 한) 언니 말에-한혜진은 세 살 위의 송경아를 언니라고 불렀다-전적으로 동의한다. 연예인에 대한 일반인의 동경이 깨지는 순간, 연예인의 인기도 깨지는 것처럼 모델도 마찬가지다. 대중에게 모델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 같은 느낌을 줘야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10년간 톱모델로 장수하는 비결이 뭔가.  송 런웨이(패션쇼 때 모델들이 걷는 긴 통로) 위의 모델들 얼굴이 무표정해 보이지만 실은 감성적인 면이 많은 게 모델이란 직업이다. 꾸준히 운동해 몸매를 유지하는 것은 기본이다. 개인적으로는 스스로 늘 행복하다는 느낌을 갖도록 노력하는 마인드 콘트롤을 중시한다. 침울해질 때는 친구들을 만나거나 여행 다니면서 기분전환하려 애쓴다. 일을 할 때는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즐겁게 하려 한다. 연기를 전공(동덕여대 방송연예학과)해서 화보 찍을 때도 연기하듯 드라마틱하게 찍는 편이다.  한 비결? 그런 건 없다. 노출되는 직업이다보니 즐기지 않으면 (오래 하기) 힘들다.  두 분은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지만 아직 세계 패션계의 벽은 높다. 해외무대 진출을 노리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송 고등학생 때 프랑스 파리에서 6개월간 산 적이 있다. 당시 동양인은 패션쇼 무대에 거의 나올 수 없는 존재였다. 흑인들에게는 그래도 가끔 기회가 주어졌지만 동양인은 아예 배제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한국 모델들의 신체 조건이 점점 좋아지면서 서양인 모델들과의 경쟁에서도 그리 뒤처지지 않게 됐다. 모델 세계는 연예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달라 일이 주어지면 뭐든 혼자 해야한다. 피부 관리, 의상, 오디션 준비 등 전부 알아서 해야 한다.  한 저는 운이 많이 따랐던 경우라 후배들에게 특별히 해줄 말은 없다.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순간순간을 무척 중요하게 여기는 건 있다. 캐스팅 디렉터(쇼에 맞는 모델을 뽑는 사람)를 만날 때도 그 시간과 공간에 최선을 다한다. 얼마만큼 노력해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느냐에 따라 내게 기회가 오기 때문이다. 5분이 됐든 10분이 됐든 캐스팅 권한을 쥔 사람들 앞에 섰을 때는 내 매력을 최대한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순간에 충실하지 않으면 기회는 오지 않는다. 후회하는 순간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타고난 몸매를 지녔다고 해도 유지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송 얘기가 나와 말이지만 정말 힘들다. 모델의 숙명 아니겠는가(웃음). 패션쇼 조명이 워낙 강해 머리카락 손상도 심하다. 발뒤꿈치에서부터 머리카락까지 ‘보여지는 것’은 모두 관리한다. 한가지 다행인 점은 동양인이 서양인에 비해 살이 덜 찌고 모공 자체가 작고 쫀쫀하다는 거다.  한 몸매 관리, 피부 관리, 헤어(머리카락) 관리에 엄청 돈 많이 쓴다. 하하. 시간도 많이 빼앗긴다. 일을 안 할 때는 ‘관리’에 거의 모든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면 된다. 1㎏만 쪄도 촬영하는 분들이 금방 알아챈다. 그런 날은 집에 와서 엄청 운동한다.  간신히 아문 상처를 다시 건드리는 질문 같지만 직업이 직업인 지라 이해해달라. 2009년 톱모델 김다울에 이어 올해도 촉망받던 모델 김유리가 세상을 떠났다.  한 그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 언론에서 동료 모델들이 죽고 나면 우울증과 섭식장애로 연결시키는데 그건 개인 나름의 이유에 따른 결정이다. 왜 그런 식으로 연관짓는지 모르겠다.  송 (무거운 침묵 뒤) 어떤 직업군이든 자살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일부의 문제다. 모델들이 다이어트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건 사실이지만 죽음으로 연결될 정도로 심하게 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분위기를 바꿔보자. 패션쇼 때 무대 뒤는 전쟁터가 따로 없다고 하던데.  송 살벌하다. 하하. 패션쇼 때는 모델들을 도와주는 헬퍼(Helper)들이 따라붙는데 대개 의상 전공 대학생들이다. 옷 바꿔 입을 때 헬퍼들이 옷을 잘못 줘서 뒤집어 입거나 지퍼를 열고 나간 적도 있다. 그럴 때는 순발력이 좋아야한다. 한번은 런웨이에 이미 나갔는데 의상이 제대로 여며지지 않아 옆구리 살이 노출되는 것이 느껴졌다. 주머니에 손을 넣는 척 하면서 얼른 가렸다.  한 모델들이 두려워하는 가장 최악의 상황은 런웨이 위에서 넘어지는 거다. 참고로 저는 넘어진 적은 없다. 하하.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서울광장] 진보의 적은 ‘진보’다/김종면 논설위원

    [서울광장] 진보의 적은 ‘진보’다/김종면 논설위원

    한국의 좌파를 진짜 진보라고 할 수 있을까. 좌파정당이라고 하면 곧 진보정당인가. 흔쾌한 답이 안 나온다. 종북좌파처럼 도무지 진보하지 않는 세력까지 진보라는 이름의 월계관을 쓰고 활개치고 있으니 말이다. 진보, 그것은 얼마나 가슴 설레는 말이냐. 그 속엔 이미 변화를 모색하고 발전을 추구한다는 긍정적인 뜻이 담겨 있다. 진보의 특권이요 한편으론 부담이다. 그런데 진보 가치를 지향한다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요즘 통합작업을 보면 그들이 과연 특권을 누릴 줄 아는 만큼 부담도 질 줄 아는 집단인가 하는 의문이 절로 든다. 진보신당이 엊그제 당대회에서 민노당과의 통합을 위한 최종합의문 승인을 유보했다. 북한의 3대세습 등 주요 쟁점에 대한 합의를 둘러싸고 내홍을 겪어온 만큼 어느 정도는 예상한 일이다. 민노당이 지난주 합의문을 채택하면서 가시권에 들었던 진보 통합작업은 다시 안개에 휩싸였다. 알다시피 진보신당은 2008년 종북주의 논란 끝에 민노당에서 떨어져 나왔다. 이후 ‘북한 핵개발·3대세습 반대’를 당 노선으로 택했다. 당대회 당일에도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는 “북에 대해 국민이 보기에 합리적이지 못한 것은 비판해야 한다.”며 민노당과 사뭇 다른 입장을 보였다. 한때 무늬로나마 한몸이었던 두 당으로서는 숙명과도 같은 분열의 멍에를 하루빨리 내던져 버리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분당의 원인은 제쳐두고 엉거주춤 다시 하나가 되겠다는 건 스스로를 속이는 일이다. 3년이 아니라 10년이 걸리더라도 결별 원인부터 다스려야 한다. 병통을 감춘 채 겉으로 꿰매어 붙여봤자 또 다른 균열의 예고편이다. 내년에 큰 선거를 앞두고 있으니 무조건 합치고 보자는 심사라면 정치불신만 키운다. 가치를 떠난 이익담합형 통합은 진보가 할 짓이 아니다. 두 당의 합의문은 ‘둥근 네모’ 같다. 모순의 극치다. “북한의 체제를 존중하고, 북한의 권력승계 문제는 ‘국민 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견해를 존중한다.” 북한 체제를 존중하고 권력승계 비판 입장도 존중하겠다니 말장난도 지나치면 언어폭력이 된다. 통합을 하겠다면 적어도 대북문제만큼은 성역 없는 공개 논의가 필요하다. 권력과 사람의 문제가 걸린 통합작업에 곡절이 없을 수 없다. 그 지난한 과정은 때론 희망만큼이나 큰 절망을 안겨준다. 그래도 국민의 기대수준이라는 게 있다. 더구나 지난 과오를 딛고 새 정치를 하겠다는 마당이면 뭔가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진보란 범박하게 말해 자유를 사랑하고 평등을 추구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약자를 끔찍이 여긴다. 그런데 우리의 진보 현실은 그런 소중한 가치를 동경하는 자생적인 진보세력마저 떠나게 만든다. 자유와 평등을 소리 높이 외치면서 북한의 폭압적 3대 세습체제에 대해선 애써 입을 다무는 이상한 진보가 존재한다면 환멸을 느낄 만도 하다. 진보를 참칭하는 사이비 진보, 반(反)진보가 판치고 있다. 진보통합 작업의 중심은 단연 민노당이다. 지지율 3% 안팎의 군소정당이지만 조직력을 갖춘 민노당은 선거연합은 물론 야권 전체의 정책과 노선에도 무시 못할 영향력을 미친다. 이 당을 책임진 이가 이정희 대표다. 그는 북한의 3대세습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것이 진정 침묵으로 답할 사안인가. 지난해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엔 “남북관계를 악화시킨 결과를 정부는 똑똑히 봐야 한다.”고 퍼부어댔다. 독일의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는 “악을 보고도 침묵하는 것은 그 자체가 악”이라고 했지만, 이쯤 되면 차라리 악의 편에 섰다고 해야 옳다. 불퇴전의 종북정신만으로 진보 대통합은 가능하지 않다. 가능해서도 안 된다. 진보의 적은 ‘진보’임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세상과 담 쌓은 갈라파고스 섬에서 외곬으로 진화한 희귀종을 닮아가는 자칭 진보의 모습이 안쓰럽다. 양심과 사상의 자유시장에 간여할 도리는 없다. 다만 권고할 뿐이다. 이제라도 진보는 종북에게, 종북은 진보에게 이별을 고하라. jmkim@seoul.co.kr
  •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부모에 대한 유명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부모에 대한 유명인사들의 회상기

    “어머니께서 불을 끄고 떡을 썰지 않았다면 나는 나의 미숙함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눈물을 감추고 나를 다시 암자로 돌려보낼 때 어머니는 분명 피눈물을 흘리셨을 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 석봉 한호(1543~1605)에게 그의 어머니 백씨 부인에 대해 묻는다면 아마도 이런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율곡 이이(1536~1584)가 조선의 대유학자가 된 배경에는 현모양처의 대명사인 어머니 사임당 신씨(1504~1551)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 분명하다. 흔히 역사에 천재로 이름을 남긴 위인들의 뒤에는 훌륭한 부모가 있다고들 한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던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1847~1931)은 어머니와 ‘홈스쿨링’을 통해 창의력을 키웠고,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1732~1799)은 자기 업적보다 벚나무를 벤 실수를 고백하자 용서하고 격려한 아버지와의 일화(실제로는 꾸며낸 일이라는 설이 유력)로 더 유명하다. 부모의 영향력은 오늘날에도 여전하다. 한국축구의 대들보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씨, 피겨여왕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씨의 교육법과 열정은 제2의 박지성·김연아를 키우려는 부모들의 롤모델이자 벤치마킹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는 법. 여기 자녀들에게 재능만 물려줬을 뿐 사랑이나 진정한 교육은 주지 않았던 부모들이 있다.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 이번 주의 주인공은 올리버 트위스트처럼 삐뚤어진 어린 시절을 보내야만 했던 불행한 천재들이다. 무자비한 폭력에 시달리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받았던 우울한 그들의 내면을 가상의 일기장을 통해 들여다봤다. 어린 시절의 불행이 이들이 남긴 업적의 원동력은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인성과 성공,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모든 부모의 꿈, ‘완벽한 교육법’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프로이센 계몽군주 프리드리히 2세 “내 친구도 죽인 매정한 부왕 왕실생활이 동냥보다 비참” ●왕자 시절인 18세(17 32년) 때의 일기 왕가의 숙명을 거부하고 도망치려다 결국 내 손으로 친구를 죽인 꼴이 됐구나. 궁궐 탈출을 끝까지 말렸던 한스(한스 헤르만 폰 카테 소위)는 결국 내 고집 때문에 오늘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고 말았다.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것 이외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아버지(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한스를 황제의 직권으로 사형시킨 것은 결국 나를 겨냥한 것일 테지. 자식에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단 말인가. 지난 18년은 나에게 혼란의 연속이었다. 아버지는 날 프로이센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고, 어머니(조피 도로테아·하노버 왕조를 창시한 조지 1세의 딸)는 프랑스 왕족이 최고라고 하니 난 규율과 자유 어느 쪽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아버지는 아예 내 수업을 감시하는 대령을 뒀고, 내 스승은 문학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발길질을 당한 후 쫓겨났다. 아버지는 플루트 연주도, 시도 허용하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건 권력이 아니라 예술인데 말이다. 왕실에서 사느니 차라리 동냥을 해서 빌어먹고 싶을 정도로 비참하다. 난 결심했다. 다시는 내 속내를 아버지에게 드러내지 않을 테다. 아버지보다는 내가 오래 살 테니 그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이중인격으로 ‘탈주사건’으로 친구 카테 소위가 처형당한 후 프리드리히 2세는 다시는 반항하지 않았다. 철저히 자신을 숨겼고, 아버지에게 복종하는 모습만 보여 신임을 얻었다. 1740년 왕좌에 오른 프리드리히 2세는 금욕적이고 냉철한 정치를 했던 아버지와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정치적·종교적 소수자를 위한 정책을 폈고 노예제 폐지에 앞장섰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불신이 가득했다. 이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서 받은 폭력과 강압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기와 뜻이 다른 사람을 잔인하게 처단했고, 다른 사람의 의견은 철저하게 무시했다. 역사학자들은 그를 ‘어떤 왕보다 더 차가운 내면을 지닌 야누스적인 왕’으로 평가한다. ■美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 “불륜 즐기고 떳떳한 아버지 어엿한 보스턴상류층 일원” ●하버드대에 다니던 2 0세(1937년) 때 이젠 언제 어디서나 여자들과 즐길 수 있게 됐다. 병원에서도 간호사들과 사랑을 나눌 수 있으니. 아버지가 옳았던 것 같다. 여자는 어디까지나 남자들의 성공에 대한 자만심을 충족시켜 주는 트로피에 불과하다. 위대한 남자라면 두 개의 삶 정도는 가져도 무방한 것 같다. 아버지는 출신(케네디 가문은 본인들이 아일랜드 출신이라는 사실을 밝히길 꺼렸다)을 완벽하게 바꿔놓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고, 결국 보스턴 상류사회에 진입할 수 있었다. 어머니(로즈 케네디)는 지나치게 엄격하지만, 뭐 내가 미래에 이 나라를 이끌어 가려면 예의범절과 자기규율은 엄하게 배울수록 좋겠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포장에 불과한 것 아니겠는가. 다만 최근 들어 상인 출신인 아버지와 나는 좀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배우와 불륜을 즐기면서도 떳떳한 아버지처럼 행동했다간 분명 내 발목을 잡는 일이 생길 것 같다. 언제나 포장은 필요한 법이지. 나처럼 외견상으로는 완벽한 여성을 만나 결혼하고, 내 생활은 최대한 조용히 만끽하면 된다. 우리 부모님들조차 5년 전부터 각방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가문은 존경받는 신흥 명문가이지 않은가. ●바람기는 대를 이었다. 케네디의 아버지 조지프는 영화계에 투자하면서 여배우 글로리아 스완슨이라는 여배우와 염문을 뿌렸고 케네디가는 겉모습과는 달리 완벽하게 흩어지기 시작했다. 이는 추후 메릴린 먼로와 케네디의 스캔들로 대를 이었다. 누구에게나 선망받던 케네디와 재클린 오나시스의 결혼생활 역시 남편의 바람과 아내의 낭비벽으로 점철됐다. 케네디는 아버지처럼 여성에 집착했고 수많은 여성과 스캔들을 일으켰지만 재클린은 자기 시어머니처럼 이를 내색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 엄격했던 어머니 로즈 때문에 케네디는 평생 압박감에 시달렸고, 각성제 암페타민과 진통제에 의존했다. ■佛국민가수 에디트 피아프 “사창가서 자란 내 어린시절 어머니가 여덟명이나 생겨” ●집을 떠나던 15세(19 34년) 때 내 인생을 철저히 다시 써야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내가 서커스단의 난쟁이 곡예사와 사탕을 팔던 여인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진실을 얘기하면 사람들이 나한테 관심을 가질까. 그래 차라리 빈민촌의 가로등 아래에 버려진 것으로 하자. 경찰관들이 나를 발견했다고 얘기하면 더 극적이겠지. 난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 다락방에서 어린 내 음식에 술을 타던 외할머니. 쥐떼가 우글거려서 면역력을 키우려 그랬다지. 어머니를 버렸던 아버지는 날 그곳에서 구한답시고 친할머니에게 버렸고, 난 사창가에서 자라야만 했다. 무려 여덟명의 어머니가 생긴 그 시절은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남자가 날 지켜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여자는 무조건 남자의 요구에 따라야 한다. 내가 커온 사창가의 법칙이 그랬으니까. 그러나 아버지의 무지막지한 따귀는 더 이상 참기가 힘들다. 내 부모는 나에게 목소리를 줬다. 그 덕분에 난 이제 집을 나가도 살 수 있을 테지. 언젠가 성공한다면 난 엄마보다 훌륭한 어머니가 될 것이고, 아버지보다 훌륭한 남편을 만날 것이다. 어쨌든 난 평범한 여자처럼 살고 싶다. ●과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집을 나간 피아프는 독특한 목소리를 무기로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전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샹송 가수가 됐다. 하지만 사창가에서 자란 피아프는 평생 남자관계에 어려움을 겪었다. 자신을 지배하거나 때리는 남자들에게 매력을 느꼈고, 실제로 “사랑이란 커다란 소동이나 엄청난 거짓말, 번갈아가며 양쪽 뺨에 따귀를 맞는 것과 같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다. 남자친구에게 따귀를 맞아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공연에 오르는 일도 흔했다. 암흑 같은 과거의 그림자는 피아프를 평생 괴롭혔다. ■스페인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 “어릴적부터 맘대로 하던 나 ‘최고’ 소리 안들으면 못참아” ●산 페르난도대 신입생 시절인 18세(1922년) 때 예술이 생계수단이 될 수 없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식인종 같으니라고. 아버지(돈 살바도르)에게 굽히는 건 오로지 내가 학업을 이어갈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가 미술교사의 길을 걷도록 하려는 아버지의 계획에는 추호도 관심이 없다. 난 장학금을 받아 로마에 갈 것이고, 거기에서 돌아오면 난 천재가 되어 세상이 우러러볼 것이다. 입학식에 무슨 옷을 입을까. 망토? 금박 지팡이? 너무나 파격적인 내 옷차림에 교수들은 당황하겠지. 난 여섯살에는 요리사가, 일곱살에는 나폴레옹이 되고 싶었고, 그 이후 점점 더 내 야망은 뻗어갔다. 여동생의 머리를 축구공처럼 차버리든, 친구가 타고 있는 자전거를 낭떠러지로 밀어버리든 부모는 내가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그렇다. 난 천재다. 1등이었던 형을 대신하는 2등 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난 무슨 일이든 할 것이다. 어릴 때부터 뭐든 내 맘대로 해 왔는데, 이제 와서 꿈을 포기하라니 꼭 후회하게 해 줄 것이다. ●과보호 속에 커버린 최고의 이기주의자로 달리의 형을 잃은 부모는 어린 달리를 완벽한 독재자로 키웠다. 무한한 인내심과 자유방임이 유일한 교육철학이었다. 어떤 끔찍한 행동을 하고 버릇없이 굴어도 결코 야단치지 않았다. 부모가 자신을 형의 대신으로 여긴다고 생각한 달리는 오로지 유명해지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았다. 달리는 그림으로 인정받은 후에도 기행을 멈추지 않았다. 1940년부터 1965년까지 달리의 이름은 거의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신문, 라디오, TV에 언급됐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참 고 서 적 << ▲18인의 천재와 끔찍한 부모들(외르크 치틀라우·강희진/ 미래의 창) ▲살바도르 달리(살바도르 달리·이은진/ 이마고) ▲결코 사라지지 않는 로마 신성로마제국(기쿠치 요시오·이경덕/ 다른세상) ▲죽기전에 꼭 알아야 할 세계역사 1001 DAYS(마이클 우드·박누리/ 마로니에북스) ▲에디트 피아프(실뱅 레네·신이현/ 이마고) ▲케네디 평전(로버트 댈럭·정초능/ 푸른숲) ▲케네디가의 형제들(에드워드 케네디·구계원/ 현암사)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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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행과 악행, 그가 25년 하루도 빠짐없이 신문에 이름 올린 이유…

    기행과 악행, 그가 25년 하루도 빠짐없이 신문에 이름 올린 이유…

    “어머니께서 불을 끄고 떡을 썰지 않았다면 나는 나의 미숙함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눈물을 감추고 나를 다시 암자로 돌려보낼 때 어머니는 분명 피눈물을 흘리셨을 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 석봉 한호(1543~1605)에게 그의 어머니 백씨 부인에 대해 묻는다면 아마도 이런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율곡 이이(1536~1584)가 조선의 대유학자가 된 배경에는 현모양처의 대명사인 어머니 사임당 신씨(1504~1551)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 분명하다. 흔히 역사에 천재로 이름을 남긴 위인들의 뒤에는 훌륭한 부모가 있다고들 한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던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1847~1931)은 어머니와 ‘홈스쿨링’을 통해 창의력을 키웠고,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1732~1799)은 자기 업적보다 벚나무를 벤 실수를 고백하자 용서하고 격려한 아버지와의 일화(실제로는 꾸며낸 일이라는 설이 유력)로 더 유명하다. 부모의 영향력은 오늘날에도 여전하다. 한국축구의 대들보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씨, 피겨여왕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씨의 교육법과 열정은 제2의 박지성·김연아를 키우려는 부모들의 롤모델이자 벤치마킹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는 법. 여기 자녀들에게 재능만 물려줬을 뿐 사랑이나 진정한 교육은 주지 않았던 부모들이 있다.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 이번주의 주인공은 올리버 트위스트처럼 삐뚤어진 어린시절을 보내야만 했던 불행한 천재들이다. 무자비한 폭력에 시달리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받았던 우울한 그들의 내면을 가상의 일기장을 통해 들여다봤다. 어린시절의 불행이 이들이 남긴 업적의 원동력은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인성과 성공,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모든 부모의 꿈, ‘완벽한 교육법’을 어디에서 찾아야할까. ●프리드리히 2세 (1712~1786/ 프로이센의 계몽전제군주) 왕자 시절인 18세(1732년) 때의 일기 왕가의 숙명을 거부하고 도망치려다 결국 내 손으로 친구를 죽인 꼴이 됐구나. 궁궐 탈출을 끝까지 말렸던 한스(한스 헤르만 폰 카테 소위)는 결국 내 고집 때문에 오늘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고 말았다.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것 이외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아버지(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한스를 황제의 직권으로 사형시킨 것은 결국 나를 겨냥한 것일 테지. 자식에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단 말인가. 지난 18년은 나에게 혼란의 연속이었다. 아버지는 날 프로이센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고, 어머니(조피 도로테아·하노버 왕조를 창시한 조지 1세의 딸)는 프랑스 왕족이 최고라고 하니 난 규율과 자유 어느 쪽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아버지는 아예 내 수업을 감시하는 대령을 뒀고, 내 스승은 문학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발길질을 당한 후 쫓겨났다. 아버지는 플룻 연주도, 시도 허용하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건 권력이 아니라 예술인데 말이다. 왕실에서 사느니 차라리 동냥을 해서 빌어먹고 싶을 정도로 비참하다. 난 결심했다. 다시는 내 속내를 아버지에게 드러내지 않을 테다. 아버지보다는 내가 오래 살 테니 그때 내가 하고싶은대로 하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그 후] 아버지에 대한 미움은 이중인격 왕을 낳았다 ‘탈주사건’으로 친구 카테 소위가 처형당한 후 프리드리히 2세는 다시는 반항하지 않았다. 철저히 자신을 숨겼고, 아버지에게 복종하는 모습만 보여 신임을 얻었다. 1740년 왕좌에 오른 프리드리히 2세는 금욕적이고 냉철한 정치를 했던 아버지와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정치적, 종교적 소수자를 위한 정책을 폈고 노예제 폐지에 앞장섰다. 그러나 그의 마음 속에는 불신이 가득했다. 이는 어린시절 부모에게서 받은 폭력과 강압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기와 뜻이 다른 사람을 잔인하게 처단했고, 다른 사람의 의견은 철저하게 무시했다. 역사학자들은 그를 ‘어떤 왕보다 더 차가운 내면을 지닌 야누스적인 왕’으로 평가한다.   ●존 F. 케네디 (1917~163/ 미국의 35대 대통령) 하버드대에 다니던 20세(1937년) 때의 일기 이젠 언제 어디서나 여자들과 즐길 수 있게 됐다. 병원에서도 간호사들과 사랑을 나눌 수 있으니. 아버지가 옳았던 것 같다. 여자는 어디까지나 남자들의 성공에 대한 자만심을 충족시켜 주는 트로피에 불과하다. 위대한 남자라면 두 개의 삶 정도는 가져도 무방한 것 같다. 아버지는 출신(케네디 가문은 본인들이 아일랜드 출신이라는 사실을 밝히길 꺼려했다.)을 완벽하게 바꿔놓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고, 결국 보스턴 상류사회에 자리잡을 수 있었다. 어머니(로즈 케네디)는 지나치게 엄격하지만, 뭐 내가 미래에 이 나라를 이끌어가려면 예의범절과 자기규율은 엄하게 배울수록 좋겠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포장에 불과한 것 아니겠는가. 다만 최근 들어 상인 출신인 아버지와 나는 좀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배우와 불륜을 즐기면서도 떳떳한 아버지처럼 했다간 분명 내 발목을 잡는 일이 생길 것 같다. 언제나 포장은 필요한 법이지. 나처럼 외양상으로는 완벽한 여성을 만나 결혼하고, 내 생활은 최대한 조용히 만끽하면 된다. 우리 부모님들조차 5년 전부터 각방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가문은 존경받는 신흥 명문가이지 않은가. [그 후] 바람기는 대를 물렸다 케네디의 아버지 조셉은 영화계에 투자하면서 여배우 글로리아 스완슨이라는 여배우와 염문을 뿌렸고 케네디가는 겉모습과는 달리 완벽하게 흩어지기 시작했다. 이는 추후 마릴린 먼로와 케네디의 스캔들로 대를 이었다. 누구에게나 선망받던 케네디와 재클린 오나시스의 결혼생활 역시 남편의 바람과 아내의 낭비벽으로 점철됐다. 케네디는 아버지처럼 여성에 집착했고 수많은 여성과 스캔들을 일으켰지만 재클린은 자기 시어머니처럼 이를 내색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 엄격했던 어머니 로즈 때문에 케네디는 평생 압박감에 시달렸고, 각성제 암페타민과 진통제에 의존했다.   ●에디트 피아프(1915~1963/ 프랑스의 국민가수) 집을 떠나던 15세(1934년) 때의 일기 내 인생을 철저히 다시 써야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내가 서커스의 난쟁이 곡예사와 사탕을 팔던 여인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진실을 얘기하면 사람들이 나한테 관심을 가질까. 그래 차라리 빈민촌의 가로등 아래에 버려진 것으로 하자. 경찰관들이 나를 발견했다고 얘기하면 더 극적이겠지. 난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 다락방에서 어린 내 음식에 술을 타던 외할머니. 쥐떼가 우글거려서 면역력을 키우려 그랬다지. 어머니를 버렸던 아버지는 날 그곳에서 구한답시고, 친할머니에게 버렸고, 난 사창가에서 자라야만 했다. 무려 여덟명의 어머니가 생긴 그 시절은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남자가 날 지켜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여자는 무조건 남자의 요구에 따라야 한다. 내가 커온 사창가의 법칙이 그랬으니까. 그러나 아버지의 무지막지한 따귀는 더 이상 참기가 힘들다. 내 부모는 나에게 목소리를 줬다. 그 덕분에 난 이제 집을 나가도 살 수 있을 테지. 언젠가 성공한다면 난 엄마보다 훌륭한 어머니가 될 것이고, 아버지보다 훌륭한 남편을 만날 것이다. 어쨌든 난 평범한 여자처럼 살고 싶다. [그 후] 과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집을 나간 피아프는 독특한 목소리를 무기로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전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샹송 가수가 됐다. 성공한 피아프는 늙고 병든 아버지를 다시 찾아 죽을 때까지 생활비를 부담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창가에서 자란 피아프는 평생 남자관계에 어려움을 겪었다. 자신을 지배하거나 때리는 남자들에게 매력을 느꼈고, 실제로 “사랑이란 커다란 소동이나 엄청난 거짓말, 번갈아가며 양쪽 뺨에 따귀를 맞는 것과 같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다. 남자친구에게 따귀를 맞아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공연에 오르는 일도 흔했다. 암흑 같은 과거의 그림자는 피아프를 평생 괴롭혔고, 1933년 낳은 딸은 어린시절 피아프가 그랬듯 순회공연에 데리고 다녔다. 딸 마르셀은 2살도 되기전 뇌막염으로 숨졌다. ●살바도르 달리(1904~1989/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 산 페르난도대 신입생 시절인 18세(1922년) 때의 일기 예술이 생계수단이 될 수 없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식인종 같으니라고. 아버지(돈 살바도르)에게 굽히는 건 오로지 내가 학업을 이어갈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가 미술교사의 길을 걷도록 하려는 아버지의 계획에는 추호도 관심이 없다. 난 장학금을 받아 로마에 갈 것이고, 거기에서 돌아오면 난 천재가 되어 세상이 우러러볼 것이다. 입학식에 무슨 옷을 입을까. 망토? 금박 지팡이? 너무나 파격적인 내 옷차림에 교수들은 당황하겠지. 난 여섯살에는 요리사가, 일곱살에는 나폴레옹이 되고 싶었고, 그 이후 점점 더 내 야망은 뻗어갔다. 여동생의 머리를 축구공처럼 차버리든, 친구가 타고 있는 자전거를 낭떠러지로 밀어버리든 부모는 내가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그렇다. 난 천재다. 1등이었던 형을 대신하는 2등 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난 무슨 일이든 할 것이다. 어릴 때부터 뭐든 내 맘대로 해 왔는데, 이제 와서 꿈을 포기하라니 꼭 후회하게 해 줄 것이다. [그 후] 과보호 속에 커버린 최고의 이기주의자가 되다 달리의 형을 잃은 부모는 어린 달리를 완벽한 독재자로 키웠다. 무한한 인내심과 자유방임이 유일한 교육철학었다. 어떤 끔찍한 행동을 하고 버릇 없이 굴어도 결코 야단치지 않았다. 부모가 자신을 형의 대신으로 여긴다고 생각한 달리는 오로지 유명해지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았다. 달리는 그림으로 인정받은 후에도 기행을 멈추지 않았다. 1940년부터 1965년까지 달리의 이름은 거의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신문, 라디오, TV에 언급됐다. [참고문헌]  18인의 천재와 끔찍한 부모들(외르크 치틀라우·강희진/ 미래의 창)  살바도르 달리(살바도르 달리·이은진/ 이마고)  결코 사라지지 않는 로마 신성로마제국(기쿠치 요시오·이경덕/ 다른세상)  죽기전에 꼭 알아야 할 세계역사 1001 DAYS(마이클 우드·박누리/ 마로니에북스)  에디트 피아프(실뱅 레네·신이현/ 이마고)  케네디 평전(로버트 댈럭·정초능/ 푸른숲)  케네디가의 형제들(에드워드 케네디·구계원/ 현암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데스크 시각] 여울목의 물소리/이지운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여울목의 물소리/이지운 정치부 차장

    2300여년 전 알렉산더 대왕은 실로 바람과 같은 속도로 제국을 만들어 나갔다. 기원전 331년 ‘가우가멜라 전투’에서 페르시아의 다리오3세와 최후의 일전에서 승리하고 서쪽으로는 고향 마케도니아에서부터 동쪽으로 인더스강 동편에 걸쳐 ‘헬라’라는 이름의 대제국을 건설했다. 그러나 이후 8년이 못되어 그는 죽고 제국은 나뉘고 사라진다. 헬라제국을 전후해 200~300년, 중동은 대격변기였다. 아시리아, 바빌로니아, 페르시아, 헬라에 로마까지 수천년 인류사에 족적이 뚜렷한 대제국이 세워지고 쓰러졌다. 이 과정에서 주변의 많은 약소국가들이 제국들의 수레바퀴에 깔려 뭉개졌다. 시리아 지방에 ‘유다’라는 나라도 마찬가지다. 기원전 1050년 왕정국가 체제를 갖추었으나 120년이 지난 기원전 930년부터 남북으로 나뉘어 분단국가로 지냈다. 북은 기원전 722년 아시리아에 멸망당했다. 남유다는 기원전 586년 바빌로니아의 느부갓네살2세의 침공 때 망했다. ‘느부갓네살’은 이라크전 때 사용됐던 이라크 미사일의 이름이기도 하다. 나라의 마지막 전성기를 이끈 남유다 요시야왕은 아시리아의 쇠퇴기를 잘 활용해 국력을 다졌고 잃었던 영토를 회복했다. 이 무렵 신바빌로니아가 신흥 강국으로 등장했는데, 이집트가 이 바빌로니아를 견제해 아시리아를 도우려 했다. 요시야는 아시리아의 회복을 원치 않았다. 동족의 나라를 멸망시키고, 자국을 괴롭혀온 나라의 재기를 원치 않았을지 모른다. 그래서 이집트를 막아선다. 이집트의 파라오 느고는 “내 목표는 바빌로니아”라며 비켜설 것을 종용했지만 요시야왕은 ‘므깃도’라는 곳에서 일전을 감행했다가 전사하고 만다. 바빌로니아의 발흥은 역사의 숙명이었다. 그러나 남유다는 아시리아, 이집트, 바빌로니아 등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고민했다. 바빌로니아가 기원전 608년 아시리아를 무너뜨리고 기원전 605년 ‘갈그미스 전투’를 통해 이집트까지 제압, 중근동의 패권을 장악한 뒤에도 남유다는 쓰러져 가는 옛 강호 이집트에 의지하려 했다. 상황을 오판한 대가는 3차에 걸친 침공과 식민이주, 포로생활이었다. ‘역사의 여울목’에서 약소국은 판단도, 결정도, 처세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천하를 호령하던 쟁쟁한 대제국들이 맞서는 상황, 여울목이 만들어 내는 빠른 물살에 휩쓸려 유다는 저만치 사라지고 말았다. 그리스 아테네에 서서 뜬금없이 2500년 전의 유다를 떠올린 것은,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여울목 때문이다. 다 쓰러져 가던 옆집 중국이 다시 거대 제국의 모습으로 세계 무대에 등장했고, 수십년 경제 대국으로 주름잡던 이웃 일본은 휘청거리고 있다. 세계를 경영하던 미국은 정치, 외교, 군사 등 각 분야에서 하락세가 분명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 러시아의 꿈틀거림도 신경을 자극한다. 한 지붕 다른 집 북한은 그 가는 곳을 알기가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12년 우리를 둘러싼 주요 국가가 대부분 리더십의 변화를 겪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각국은 내부의 긴장감이 한껏 높아질 것이고, 자국의 형편이나 다른 이웃나라와의 관계 등으로 주변에 대한 배려는 소홀해지기 쉽다. 천안함 사건·연평도 포격 등에서 중국이 우리에게 보여준 태도는 그 대표적인 예표다. 이해가 겹쳐 맞물리고, 긴장이 쌓여 가면 ‘관리’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도 새 대통령을 뽑는다는 사실이다. ‘국력’이 선거에 몰리다 보면 이 관리는 부실해질 수 있다. 다른 나라들 역시 마찬가지일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래저래 2012년 저쪽 너머로 물살 빨라지는 소리를 안 들으려야, 안 들을 수가 없는 요즘이다. 대권주자들도 이 소리를 충분히 듣고 있으리라 본다. 대통령 특사로 지난 5월 유럽을 다녀온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얼마 전 사석에서 “그리스에 다녀오니 (그리스 경제위기가) 남의 이야기 같지 않더라.”고 했다. 박 전 대표도, 다른 후보들도 가급적 더 자주 나가서 그 물살의 소리를 더욱 실감하기 바란다. 아테네를 다녀와서 jj@seoul.co.kr
  • [씨줄날줄] 뽀로로/최광숙 논설위원

    조카는 유치원 시절 온통 뽀로로와 함께 보냈다. 아침에 일어나 뽀로로가 그려진 숟가락과 젓가락으로 밥을 먹고, 뽀로로 가방을 들고 쪼르륵 유치원에 달려갔다. 집에 돌아오면 뽀로로 만화영화를 보고, 밤이면 뽀로로 벼개를 베고 뽀로로 이불을 덮고서야 잠이 들었다. 그를 가까이 보면서 정말 ‘뽀통령’(뽀로로 대통령)의 위력을 실감했다. 울다가도, 심술을 부리다가도 뽀로로가 등장하면 모든 것이 ‘오케이’, 순조롭게 넘어갔던 것이다. 아이들의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사랑받는 애니메이션이 있다면 바로 ‘뽀롱뽀롱 뽀로로’일 것이다. 사계절 내내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마을에 사는 뽀로로와 그의 친구들의 좌충우돌 이야기는 어른이 봐도 재미있다. 주인공 뽀로로는 머리에 조종사 모자와 고글을 쓴 펭귄이다. 날개가 있어도 날지 못하는 펭귄의 안타까운 숙명을 뽀로로는 하늘을 나는 파일럿의 꿈으로 극복하고자 한다. 하늘을 찌를 듯한 뽀로로의 인기는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 110개국으로 수출되기에 이르렀다. 뽀로로의 브랜드 가치를 따졌더니 3893억원이라는 얘기도 있다. 연간 로열티가 120억원. 연봉으로 따진다면 몸값이 박지성 선수의 2배, 추신수 선수의 3배다. 뽀로로의 부가가치가 애니메이션 강국 일본의 톱5 애니메이션 제작사에서 제작한 모든 캐릭터의 부가가치를 합해야 할 정도라고 하니 순수 토종 애니메이션의 쾌거라 아니할 수 없다. 올 한해 책·완구 등 뽀로로의 캐릭터 매출은 9000억원으로, 조만간 연간 매출 1조원 시대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창조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생산·고용·부가가치 등을 포함한 뽀로로의 경제효과는 5조 7000억원이다. 미국 디즈니사가 1조원에 뽀로로 캐릭터를 매입하겠다고 제안할 정도로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이 쇄도한다고 한다. 최근 미국 재무부가 북한산 완제품은 물론 북한산 부품과 기술로 만든 제품 수입도 금지하는 새로운 대북 제재 시행령을 발표했다. 이 때문에 잘나가던 뽀로로의 운명에 작은 먹구름이 낄 것 같다. 2003년 첫선을 보인 뽀로로 애니메이션이 남북 합작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미국 수출이 발목 잡힐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하는 처사를 보면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것이 불가피하지만 유아용 애니메이션까지 그 대상에 넣는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남북 문화 교류의 주인공으로, 나아가 전 세계 평화의 주역으로 거듭나길 뽀로로도 간절히 원할 것이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입시전문가와 함께하는 수시 지원 전략] ⑤부경대·숙명여대·숭실대

    [입시전문가와 함께하는 수시 지원 전략] ⑤부경대·숙명여대·숭실대

    ◆부경대학교 모집단위 관련분야 활동 많다면 PKNU인재 전형에 지원해 볼만 올해 수시의 특징을 살펴보면, 먼저 입학사정관 전형이 단순화되었는데 기존의 부경글로벌인재, 부경그린인재, 부경Hope인재 전형이 PKNU 전형으로 통합되었다. 또 수시 1, 2차의 구분이 없으며, 학생부 100% 일괄합산으로 선발하는 특정교과우수자 전형 외에는 모두 단계별 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일반계고교 학업성적우수자, 재능우수자 전형은 고등학교 교과과정의 문제가 제시되는 교과형 면접을 실시하며 입학사정관 전형은 기본품성, 의사소통 능력에 관한 면접과 함께 토론 면접이 시행될 수 있다. ●특별전형(정원 내) 수시모집에서 가장 많은 인원(1498명)을 선발하는 일반계고교 학업성적우수자 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 100%로 2~3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면접을 시행한다. 학생부 반영 교과는 모집단위별로 달라, 성적이 우수한 일부 과목을 반영하므로 전체 평균 등급이 아닌 대학이 반영하는 교과 성적을 기준으로 지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교과 성적 외 출결 상황도 반영하는데 결석 일수에 따라 점수가 산출된다는 점을 유념하자. 수능 1개 영역 3등급 이상의 최저학력 기준이 적용된다. 특정교과우수자 전형은 계열별로 전문교과를 일정 단위 이상 이수하거나 해당교과 성적이 일정 기준 이상 되는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다. 학생부 100% 일괄합산으로 선발하는데, 인문계열은 영어, 자연계열은 수학과 과학 교과의 반영비율이 높다. 재능우수자 전형은 모집단위별로 입상실적이나 공인외국어 성적 등을 반영해 학생을 선발한다. 전형방법은 1단계에서 입상실적과 학생부 성적으로 일정 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80%, 면접 20%로 최종 선발한다. ●입학사정관 전형 PKNU인재, 마린인재,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에서 총 352명을 선발한다.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와 비교과를 포함해 서류평가로 1.5~2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면접을 시행해 최종 선발한다. 지난해보다 1단계 선발 배수가 줄어(2~3배수→1.5~2배수) 1단계 통과를 위해서는 서류 준비가 더욱 중요해졌다. 면접은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기본 품성, 의사소통 능력, 전공적합성, 학문적 발전가능성 등을 평가한다. 이때 서류에 대한 추가 질문이 이루어지므로 서류 준비 시 자신의 실적을 과장하지 않는 것이 좋다. PKNU인재 전형은 해당 모집단위와 관련된 분야에 재능과 역량이 있는 자를 대상으로 선발한다. 그러나 실적이 많다고 무작정 지원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활동과 연관이 있는 모집단위를 선택해 관련성이 높은 활동 위주로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2단계에서 시행하는 면접은 일부 모집단위에서 토론 면접을 실시할 수 있으므로 대비가 필요하다. 마린인재 전형은 수산, 해양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발하며, 대학에서 인정하는 해당 지자체 장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은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의 손·자녀에 한해 지원이 가능하다. ●지원 Tip 전형 별로 선발하는 인재상이 뚜렷하므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전형을 찾아 지원하면 된다. 주요과목의 성적이 전반적으로 우수하면 일반계고교 학업성적우수자 전형, 계열별로 특정 교과의 성적이 우수하면 특정교과우수자 전형, 모집단위와 연관성이 높은 활동을 많이 했다면 PKNU인재 전형에 지원하면 된다. 그 외 전형은 특별한 지원자격을 요구하므로 자격이 된다면 학생부 성적이 다소 부족해도 지원해볼 수 있다. ◆숙명여자대학교 일반전형 학생부 100% 신설 입학사정관 전형별 장점 부각 올해 수시는 많은 변화가 있다. 먼저, 수시 1차에서 학생부 100%로 선발하는 일반학생 전형이 신설되었다. 또 수시 2차의 논술우수자 전형이 일반학생 전형으로 명칭이 변경되었고, 논술 우선선발이 폐지되면서 우선선발시 적용되었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어졌다. 입학사정관 전형 중 세계핵심인재 전형이 폐지되고, 원서접수가 8월 초로 앞당겨졌다. 단, 입학사정관 전형인 지역핵심인재 전형은 9월 중에 원서를 접수한다. ●수시 1차 입학사정관 전형은 자기주도학습우수자, 글로벌여성인재, 지역핵심인재, 자기추천자 전형 등 4개 전형에서 총 544명을 선발한다. 전형 별로 요구하는 인재상이 다르므로 자신의 장점이 무엇인지 판단한 후에 지원을 결정하자. 자기주도학습우수자 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 100%로 2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40%, 면접 60%로 최종 선발한다. 교과 성적이 우수하고, 교내 활동에 충실한 학생들이 지원하기에 유리하다. 그 외 입학사정관 전형은 1단계에서 서류를 평가하고, 2단계에서 면접을 시행한다. 각 전형의 인재상은 ▲글로벌인재 전형-영어강의 수강이 가능한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고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고자 하는 자 ▲지역핵심인재 전형- 지역 내 활동 경험이 뛰어나고 지역 사회 리더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자 ▲자기추천자 전형-인문학적 소양(인문 모집단위), 수학이나 과학 분야의 소양이 우수한 자(자연 모집단위) 등이다. 지역핵심인재 전형은 숙명여대와 협약을 맺은 지역의 고등학교 졸업자를 대상으로 선발하며, 지원시 모집단위는 최대 3지망까지 선택할 수 있다. ●수시 1차 기타 전형 입학사정관 전형을 제외한 나머지 전형은 일반학생, 학교장추천리더십, 외국어우수자, 사회기여 및 배려자 전형으로 총 433명을 선발한다. 올해 신설된 일반학생 전형은 학생부 100%로 모집인원을 선발해 학생부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의 지원이 가능해졌다. 비교과 실적이 없거나 논술 준비를 하지 않은 학생 중 교과 성적이 우수한 경우 지원해 볼 만하다. 단, 인문계열은 2개 영역 평균 2등급, 자연계열은 1개 영역 2등급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된다. 학교장추천리더십 전형은 임원 활동이나 단체, 동아리 활동 경험이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선발하며, 학교장 추천을 받아야 한다. 단순한 경력보다는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고, 어느 부분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어우수자 전형은 1단계에서 해당 외국어 성적 100%로 모집인원의 5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40%, 면접 60%로 최종 선발한다. 학생부 성적과 상관없이 공인외국어 성적이 뛰어나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좋다. ●수시 2차 지난해 논술우수자 전형이었던 일반학생 전형은 모집인원이 지난해보다 110명 줄었으며(510명→400명), 논술 100% 우선선발이 폐지되었다. 학생부 40%, 논술 60%로 일괄 합산해 모집인원을 선발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학생부 성적이 저조하다면 무리한 지원은 피하는 것이 좋다. 수능 이후에 원서접수를 시행하기 때문에 정시에 지원 가능한 대학을 확인하고 최종 지원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지원 Tip 수시 원서접수 일자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8월, 수시 1차는 9월, 수시 2차는 11월에 시행되는데 접수일정이 짧아 자칫 놓칠 수 있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전형 별로 요구하는 인재상에 맞는지를 따져 지원하되, 단순 경력 나열보다는 구체적인 활동 위주로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숭실대학교 수시 1·2차 9월에 동시 접수 전형간 복수지원도 가능해져 수능 이후에 수시 2차 접수를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수시 1, 2차를 9월에 동시 접수한다. 또 전형 간 복수지원이 가능해졌는데 여러 전형을 동시에 준비하기는 어려우므로 자신에게 맞는 전형을 찾아 집중하는 것이 좋다. 수시 1차에 입학사정관 전형인 SSU 리더십 전형이 신설되고, 수시 1차의 학생부우수자 전형과 수시 2차의 일반전형은 각각 모집시기가 변경되었다. 수시 미충원 인원에 대한 추가합격자 발표는 일반전형과 국제화 전형에 한해 실시하므로, 추가합격까지 고려해 지원전략을 세워야 한다. ●수시 1차 모집인원을 선발하는 전형은 일반전형인 학생부우수자 전형과 특별전형인 국제화, 특기자 전형, 그리고 입학사정관 전형인 재외국민, 이북 5도민, 대안학교출신자 학교장 추천, SSU리더십 전형이다. 학생부우수자 전형은 올해 모집시기가 2차에서 1차로 변경됐으며, 수시 1차 전형 중 유일하게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학생부 교과 성적 100%로 모집인원을 선발하기 때문에 학생부 성적과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고려해 지원여부를 결정하자. 국제화 전형은 공인외국어 성적 60%, 면접 40%로 일괄 합산해 선발한다. 미충원 인원에 대한 추가합격 실시로 지난해에 비해 공인외국어 성적의 합격선 점수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기자 전형은 입상 실적과 면접 성적을 합산해 선발하는데 학생부 및 수능 성적과 상관없이 지원 가능하다. 재외국민, 이북 5도민, 대안학교출신자 학교장 추천 전형은 지원 가능한 자격 조건이 명확해 대상자가 한정돼 있다. 신설된 SSU리더십 전형은 1단계에서 서류종합평가로 3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면접을 시행한다. 서류가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되는 만큼 지원 전에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수시 2차 모집인원을 선발하는 전형은 일반전형과 계열우수자 전형, 입학사정관 전형인 SSU자기추천과 사회기여자 및 배려대상자 전형, 장애인 등 특수교육 대상자 특별전형이다. 수시 1차에서 2차로 모집시기가 변경된 일반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수능 이후에 논술을 시행하기 때문에 수능 가채점을 통해 정시에 지원 가능한 대학을 확인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 만족 여부를 고려해 논술고사의 응시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계열우수자 전형은 학생부 성적 60%, 면접 40%로 모집인원을 선발한다. 학생부 반영 교과목은 인문계열(국어, 영어)과 자연계열(수학, 과학)이 다르므로 해당 교과 성적을 기준으로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단, 인문계열은 언어, 외국어 중 1개 영역 2등급, 자연계열은 수리 가, 과탐 중 1개 영역 2등급 이내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된다. SSU자기추천 전형은 교내 외 활동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했거나 특정분야에 뛰어난 재능, 소질, 적성을 가진 학생을 선발한다. 1단계에서 서류 100%로 평가하는데 선발배수가 5배수에서 3배수로 줄어 서류준비가 중요한 변수가 됐다. 고교 재학 중 자신의 재능, 소질 등을 계발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 학생이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지원 Tip 모집시기 변경, 원서접수 시기 통일, 전형 방법의 변화 등 지난해와 달라진 부분이 많아서 이를 미리 확인하고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특히 수시 2차의 원서접수 시기가 9월 초로 빨라지고 학생부우수자 전형과 일반전형의 모집시기가 바뀌면서 지원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학생부우수자 전형은 지난해까지 수시 2차에 원서접수를 시행해 수능 성적이 좋지 못하면 학생부 성적으로 지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1차로 모집시기가 변경되면서 수능 이후 지원이 불가능해져 9월 모의평가 성적을 기준으로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을 명확히 정한 후에 지원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반면, 수시 2차의 일반전형은 수능 이후에 논술을 시행하므로 보험성 지원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도움말 진학사 김희동 입시분석실장
  • 사립대 ‘두얼굴’…법정부담금 ‘눈감고’ 국고지원금만 ‘눈독’

    사립대 ‘두얼굴’…법정부담금 ‘눈감고’ 국고지원금만 ‘눈독’

    교직원들의 보험·연금 등에 사용되는 ‘법정부담금’을 등록금으로 메워온 사립대들이 정부에서 지원하는 ‘재정지원사업’에서는 수백억원씩의 수혜를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재정지원사업은 ‘교육역량강화사업’ 등을 위해 교육과학기술부가 국가예산으로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전문가들은 대학 설립 운영 규정을 어기고 법정부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학교는 재정지원사업 선정에서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4일 서울신문이 대학알리미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9년 교과부 재정지원사업을 통해 수혜를 받은 145개 대학 중 ‘법정부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사립대 본교와 분교는 모두 120곳에 달했다. 비율로는 무려 82.7%나 된다. 법정부담금은 교직원의 연금·보험 등을 위해 필요한 재원으로, 사학재단이 법정부담금을 내지 않으면 학생들이 낸 등록금 등으로 구성된 교비회계에서 재원이 빠져나가게 된다. 결국 등록금으로 법정부담금을 내게 되는 것이다. ●교직원 보험·연금 등 등록금으로 메워 학교별로 살펴보면 법정부담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숙명여대는 62억원의 재정지원사업비를 받았다. 25억 8000여만원(29.6%)을 덜 낸 고려대도 지원사업비로 무려 748억원을 챙겼다. 26억 9000만원(96.4%)의 법정부담금을 덜 낸 서강대도 293억원을 재정지원사업비 명목으로 타갔다. 419억원의 지원사업비를 타낸 영남대는 18억 7000만원(42.5%)의 부담금을 안 냈다. 이 밖에 ▲한국외대 61억원(법정부담금 31억 7000만원 미납) ▲홍익대 65억원(31억 8000만원 미납) ▲경희대 256억원(35억 2000만원 미납) ▲숭실대 150억원(18억 2000만원 미납) ▲동국대 384억원(65억 8000만원 미납) 등으로 법정부담금을 교비에 부담시키면서도 교과부의 재정지원사업비 혜택은 꼬박꼬박 챙긴 셈이다. 이처럼 사립대들이 법정부담금을 안 내고도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국고를 지원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재정지원사업 대상 대학을 선정할 때 적용하는 운영 규정 준수 등에 대한 항목이 없기 때문이다. 사학재단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않더라도 수억~수십억원을 지원받는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선정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대학들은 다시 정부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등록금을 인하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미납大 국고지원 차별방안 추진 전문가들은 법정부담금 미납 등 대학 설립·운영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대학에 대해 국고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삼호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과징금 형태로 1억원, 2억원씩 부과해봐야 규정을 어겨서 얻는 수익이 더 크기 때문에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서 “그보다 학교재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재정지원사업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지원 규모를 줄이는 등 구체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방법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법정부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대학에 대해 재정지원사업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 사립대학제도과 관계자는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학재단에 대해 재정지원사업 등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재단의 잘못 때문에 대학이 피해를 본다는 문제가 있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시론] 반값등록금 해결에 정부·대학 함께 나서야/최진봉 텍사스 주립대 저널리즘 스쿨 교수

    [시론] 반값등록금 해결에 정부·대학 함께 나서야/최진봉 텍사스 주립대 저널리즘 스쿨 교수

    반값 등록금 촛불시위가 10여일째 계속되고 있다. 이번 시위는 예전의 등록금 시위와는 달리 대학생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시민단체와 학계에서도 힘을 보태고 있어 사회 쟁점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학계까지 나서면서 반값 등록금 문제는 사회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고려대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 서울 시내 주요 대학 총학생회가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동맹휴업을 예고하고 있어 반값 등록금 투쟁의 강도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학생들의 반값 등록금 요구는 어찌 보면 생존권 차원의 절박한 호소라고 볼 수 있다. 대학생들의 절박한 생존권 호소에 정부는, 그것도 반값 등록금을 공식적으로 약속한 이명박 정부는 지금이라도 대학생들과 대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가 이해할 만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반값 등록금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좋을까.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열쇠는 정부뿐만 아니라 대학 당국이 함께 쥐고 있다. 대학 당국의 적극적인 구조개혁과 참여가 따르지 않는 한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정부의 역할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일부에서 제기되는 공적자금 투입 방안은 한국 대학의 약 80%가 사립대학인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대학의 구조조정 없이 국민의 혈세로 모든 대학에 일률적으로 공적자금이 지원될 경우, 자칫 비리·악덕 사학재단의 배만 불리고 건물 증축, 부동산 투자, 주식 투자 등 사학의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약 20%의 젊은이들은 혜택을 받지 못해 형평성 문제도 야기될 수 있다. 무엇보다 대학 자체적으로 등록금 인하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는 것이 시급하다. 지난 2009년 결산 기준으로 국내 사립대의 누적 재단적립금은 10조원에 이른다. 이화여대가 738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홍익대 4857억원, 덕성여대 2494억원, 고려대 2305억원, 숙명여대가 1904억원을 적립금으로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들은 해마다 평균 80여억원씩을 적립하고 있다. 그동안 대학들이 천정부지로 올려 거둬들인 등록금 중 일부가 학생들의 장학금이나 복지혜택을 늘리는 데 쓰이지 않고 대학의 현금 보유를 늘리는 데 쓰인 것이다. 이제는 대학들이 학생들을 위해 적립금으로 묶어 놓은 이 돈을 풀어야 한다. 등록금이 남아서 많게는 등록금의 22%를 대학 적립금으로 쌓아두는 상황에서 등록금을 지속적으로 인상하는 것은 사학재단들이 대학을 사업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대학들은 여윳돈이 생기면 쌓아두지 않고 주로 대학의 연구시설 확충이나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지급한다. 그리고 학생들의 성적뿐만 아니라 학비 부담 능력에 따라 장학금을 차등 지원하고 있다. 대부분의 미국 대학들은 학생의 성적에 따라 지급하는 장학금과는 별도로 학생의 학비 부담 능력에 따라 학비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부모의 소득 수준이 낮아 자녀의 학비를 부담하기 어려운 경우, 대학이 학비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교육기회의 균등한 제공을 위해 부모의 소득격차를 고려하여 학비를 차등 지원하는 제도의 도입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반값 등록금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와 대학당국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 특히, 학생들의 등록금과 정부지원금으로 배를 불려온 대학들이 그동안 꾹꾹 참아오다 생존권을 위협받는 상황에까지 몰린 대학생들의 피맺힌 절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정부와 교육 당국은 대학들이 이러한 노력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행정적인 지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반값등록금 동맹휴업 불끈 저축銀 뱅크런 소식에 아찔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반값등록금 동맹휴업 불끈 저축銀 뱅크런 소식에 아찔

    6월 둘째주 네티즌들의 관심은 사회적인 이슈에 집중됐다.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촛불 집회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검색어 1위는 ‘반값 등록금 동맹 휴업’이 차지했다. 고려대·서강대·이화여대·숙명여대 등 서울 지역 4개 대학 총학생회는 지난 7일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동맹휴업 선포식을 가졌다. 같은 날 열린 가나와의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 대표팀 친선경기’에서 헤딩 선제골을 넣은 지동원(오른쪽)과 결승골을 넣은 구자철(왼쪽)이 2위에 올랐다. 그 뒤는 프라임저축은행 관련 ‘뱅크런’(예금 인출 사태) 소식이 이었다. 불법 대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프라임저축은행은 서울 5개 지점에서만 300억원이 넘는 예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4위는 남녀성비 불균형이 차지했다. 지난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0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남자가 여자보다 47만 60 00명 많은 것으로 나타나 사상 최악의 성비 불균형 우려를 낳았다. MBC ‘무한도전’의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는 5위를 차지했다. 가요제가 행남도 휴게소에서 열린다는 사실이 스포일러(정보 유출꾼)를 통해 새나가자 담당 피디는 장소를 바꿀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서울 자전거버스 관련 소식은 6위에 올랐다. 서울시는 지난 8일 그룹형 자전거 출근제인 서울 자전거버스를 매월 22일 시범 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범운행 코스는 아차산역에서 시청. 자전거버스 한 대당 참여인원은 10~15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방송인 김제동이 반값 등록금 집회 햄버거 논란에 대해 사과한 소식은 7위를 차지했다. 지난 8일 반값 등록금 집회를 가진 대학생들이 김제동이 기부한 돈으로 햄버거를 사서 경찰에게 전달하려고 했으나 일각에서 경찰에게 모욕감을 줄 수도 있는 행동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제동은 9일 자신의 트위터에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영국 프로축구 선수 라이언 긱스의 불륜 소식도 인터넷을 달궜다. 8위. 긱스는 친동생의 아내와 8년 동안 불륜 행각을 저지른 데 이어 ‘제수씨’ 어머니에게도 추파를 던진 사실이 밝혀져 거센 비난을 샀다. 서울대학교 법인화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만든 패러디 뮤직비디오 ‘총장실 프리덤’은 9위에 올랐다. 그룹 UV의 ‘이태원 프리덤’을 재치있게 개사했다. 10위는 ‘이명박 탄핵’이 차지했다. 오마이뉴스가 ‘이명박 탄핵은 왜 10000등도 못 되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면서 네이버의 검색어 조작 논란을 제기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재정 뒷전 ‘땅에 올인’한 사립대들

    재정 뒷전 ‘땅에 올인’한 사립대들

    주요 사립대들이 땅을 사는 데 수천억원 이상의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익용 기본재산의 대부분을 토지에 묻어두는 이유로는 학교 측이 나중에 되팔 때 엄청난 시세 차익을 거두기 위한 속셈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땅 투자는 같은 금액을 시중 은행에 넣고 얻는 이자 수익에도 못 미쳐 등록금 인하 등 대학 재정건전성에 직접적으로 기여를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땅 수익률 대부분 0% 12일 서울신문이 대학알리미와 사립대회계법인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일부 사립대는 대학재정 운영을 위해 보유해야 하는 ‘수익용 기본재산’에서 차지하는 토지의 비중이 90%가 넘었다. 학교별로 보면 성균관대는 102억원의 수익용 기본재산 100%가 토지로 구성됐다. 홍익대는 수익용 기본재산 1195억원 중 93.0%(1112억원)가 토지였다. 이 밖에 숙명여대 82.7%(93억원), 국민대 81.8%(750억원) 등 서울의 주요 사립대 대부분이 수익용 기본재산에서 토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았다. 사립대들의 ‘교육용 토지’에 대한 투자도 엄청났다. 교육용 토지는 캠퍼스 건립 등 교육용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고려대는 캠퍼스 이외 지역에 교육용 토지를 1275만㎡ 보유, 전체 사립대 중 가장 규모가 컸다. 이는 안암·세종캠퍼스 면적의 10배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경희대도 기존 캠퍼스의 6.1배인 1140만㎡의 교육용 토지를 별도로 갖고 있다. 동국대는 829만㎡를 확보하고 있다. 이들을 포함한 서울지역 20개 사립대가 보유한 교육용 토지의 면적은 여의도의 5배인 4133만㎡에 이른다. 여기엔 경기 의정부·파주·하남 등 개발 예정지도 포함돼 있다. 대학들은 “캠퍼스 건립 등 교육용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제는 사립대들이 부동산에 ‘올인’하지만, 대학 재정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땅을 팔지 않는 한 수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 한국외대의 경우 2009년 수익용 기본재산 토지 평가액이 1066억원에서 지난해 1415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하지만 1415억원의 토지에서 나온 지난해의 수익은 8512만원으로 수익률이 0.1%에 그쳤다. 재단은 350억원의 평가 차익을 얻어 덩치가 커졌지만 학교에서 쓸 돈은 1억원도 마련되지 않은 것이다. 숙명여대도 1년 새 8000여만원의 평가 차익을 거뒀지만 토지에서 수익은 한푼도 나지 않았다. ●재단 덩치만 키우고 운영 도움안돼 전문가들은 사립대 재단들이 운영 수익이 나지 않는 토지의 비중을 높이는 것은 평가 차익을 통해 재단의 덩치를 키우려는 의도라고 지적한다. 이수연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땅은 평가차익만 올라갈 뿐 학교재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매년 고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채권, 건물, 예금의 확대 등으로 대학의 수익용 재산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사립대들이 수도권 등에 제2, 제3캠퍼스 건립 명목의 땅들도 과다하게 구입하고 있으니 땅 투기 의혹이 나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적립금 상위10개大, 건축예산 33% 미집행 한편 적립금 상위 10개 대학이 지난해 건축 예산의 33%가량을 실제 집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금을 더 걷을 명분을 만들기 위해 건축 예산을 부풀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나라당 권영진 의원이 12일 교과부로부터 제출받은 적립금 상위 10개 대학의 지난해 교비회계 결산 현황에 따르면 이 대학들의 지난해 건축관련 예산은 2733억원이었으나 결산액은 1851억원이었다. 대학별 미집행된 건축비 액수는 연세대가 18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고려대가 17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대학 재정 난맥상] 묻지 마 펀드 투자로 반토막… 신규 종편에 수십억도

    등록금에만 의존하는 대학 재정 구조와 대학의 ‘묻지 마 투자’가 ‘값비싼 등록금’을 만드는 원인으로 꼽힌다. 10일 대학알리미 등에 공개된 주요 대학 교비 회계 자료 등에 따르면 2010년 4년제 사립대의 수입 15조 4730억원 가운데 65.6%인 10조 1527억원은 등록금이었다. 재단 전입금은 8.8%, 기부금은 3.6%에 불과했다. 수입 가운데 등록금 비중이 80% 이상인 사립대도 38곳이나 됐다. 이 같은 등록금 비중은 전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2009년 사립대학들의 재정 수입 24조 4501억원 가운데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2%인 12조 7091억원이었다. 대학의 수입은 등록금, 정부 보조금, 재단 전입금, 기부금 등으로 나뉜다. 등록금을 제외한 나머지 수입원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게다가 일부 사립 재단은 적립금의 상당 부분을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펀드에 투자해 180억원대의 손실을 봤다. 중앙대의 올 2월 회계 결산 내역을 보면 100억원을 펀드에 넣었다가 53억 5000만원의 손실을 내 반토막이 났다. 아주대는 88억원을 투자해 30% 가까운 28억 9000만원을 손해봤고, 성신여대와 경남대도 20억~50억원대의 손실을 봤다. 고려대는 480억원을 펀드에 투자해 은행 정기적금 이자(4%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1%대의 수익률을 냈다. 이는 2007~08년 주식시장이 활황이 되자 대학에서 너도나도 펀드 투자에 뛰어들었다가 2008년 9월 금융위기가 닥치자 원금 손실 등이 발생한 탓이다. 또한 MBC 보도 등에 따르면 수원대는 조선일보 종합편성채널에 50억원을, 고려대와 성신여대는 각각 동아일보 종합편성채널에 20억원과 1억원을 투자해 빈축을 사고 있다. 현행 등록금 수입은 적립금 명목으로 학교 재단의 금고로 들어간다. 사립대의 적립금 규모는 2009년 결산 기준으로 6조 9493억원에 이른다. 이화여대가 누적 적립금 6280억원으로 가장 많다. 2009년 한 해에만 838억원이 늘었다. 이 외에도 홍익대(4857억원), 연세대(3907억원), 수원대(2575억원), 동덕여대(2410억원), 고려대(2305억원), 청주대(2186억원), 숙명여대(1884억원), 계명대(1775억원), 인하대(1342억원) 등 1000억원 이상 적립금을 보유한 대학이 상당수다. 적립금의 수입원은 물론 등록금 수입이다. 김춘진 민주당 의원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누적 적립금 상위 10개 국내 사립대는 지난해 적립금 전입액의 53.2%를 등록금에서 충당했다. 반면 적립금 가운데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연구적립금이나 장학적립금은 각각 9.2%, 8.6%에 그쳤다. 반면 건물을 짓기 위한 건축적립금은 46%, 특별한 용도도 없는 기타 적립금은 34.8%나 됐다. 때문에 이처럼 대학들이 등록금으로 재단 전입금만 살찌우는 구조를 고치지 않거나 펀드투자에 더욱 신중하지 않으면 ‘반값 등록금’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립대 관계자는 “적립금을 매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게 강제하는 것이 어렵다면 일정 기간마다 사용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당국이 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뭘 믿고… 자고 나면 더더더더↓ 여야 경쟁

    뭘 믿고… 자고 나면 더더더더↓ 여야 경쟁

    ‘반값 등록금’ 문제가 갈수록 커지면서 여야가 경쟁적으로 등록금 인하 방안을 내놓고 있다. 미지근한 대책을 내놓았다가는 내년 총선과 대선이 힘들어진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하루가 멀다 하고 정책을 수정하는 바람에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與 “명목등록금에 세금 투입” 한나라당은 애초 소득 하위 50% 가구의 대학생 중 B학점 이상 학생에게 장학금을 차등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그러나 “그 정도로는 어림없다.”는 여론이 거세지자 학점 기준을 없애고, 장학금이 아닌 등록금 고지서에 나온 명목 등록금에 대해 세금을 투입해 깎아 주는 방식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와 관련, 등록금 동결을 유지한 채 내년부터 명목 등록금을 10% 인하해 2016년까지 대학생들의 실질 등록금 부담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10일 서울 청파동 숙명여대에서 등록금 촛불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대표단과 면담했다. 학생들은 “대통령 공약 사항이었던 반값 등록금 정책을 실현하지 않았으니 사과부터 하라.”라고 몰아세웠다. 이에 황 원내대표는 “여러 방안을 통해 반값 정도까지 부담을 줄이고 인하 방안을 만들어 예산에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해명했다. 앞서 황 원내대표는 고위당정회의에서 “6월 중으로 등록금 완화 문제를 매듭짓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기여 입학제를 등록금 완화의 방편으로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野 “중산층에도 내년부터 반값” 등록금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당내 불만은 점점 커지고 있다. 친이(친이명박)계 장제원 의원은 “대학생들이 만족할 수 없거나 사회적 합의가 불가능한 안으로 혼란이 가중된다면 집권 여당 원내대표와 정책팀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공세 수위를 갈수록 높이고 있다. 소득 하위 50%만 등록금을 깎아 주자는 주장은 자취를 감췄고, 중산층 학생들의 등록금도 당장 내년부터 반으로 줄여 주자는 것이 당론이 돼 가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저녁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촛불 집회에 가세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반값 등록금 문제에 직접 나서라.”고 압박했다. 이창구·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 [반값 등록금 거리로 나가다] 뻔뻔한 대학들…벌어도 못내놔

    [반값 등록금 거리로 나가다] 뻔뻔한 대학들…벌어도 못내놔

    학생들은 죽겠다고 곡소리를 내는데 대학은 짰다. 서울신문 취재 결과 서울 지역 주요 사립대들이 ‘수익용 기본 재산’을 불려 얻은 수익금을 학교 운영에 제대로 투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학들이 버젓이 규정을 어기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제재할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10일 서울신문이 대학알리미서비스와 사립대학 회계 정보 시스템을 통해 서울 시내 주요 사립대의 ‘수익용 기본 재산 수익금’의 학교 투자율을 분석(2010년 회계 기준)한 결과, 상당수 대학이 수익금을 한 푼도 내지 않거나 면피성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등교육법과 사립학교법에 의거해 대통령령으로 정한 대학 설립·운영 규정은 사립대 재단이 수익용 기본 재산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의 80%를 학교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수익용 기본 재산은 학교 운영을 위해 사립대 재단이 기본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재산으로 토지, 건물, 주식, 정기 예금 또는 금전 신탁, 국·공채 등이 해당된다. 고려대의 경우 수익용 기본 재산을 통해 지난해 134억원의 수익을 얻었지만 76.1%(102억원)만 학교 운영 경비로 사용했다. 한국외대는 17억원의 수익 가운데 15.8%(2억 7000만원)만 학교에 넣었다. 학교로 투입돼야 할 약 11억원의 수익이 덜 들어간 것이다. 서강대도 수익금 10억 4993만원 중 5억 9227만원만 학교에 사용해 56.4%에 그쳤다. 이 밖에 숙명여대(62.4%), 덕성여대(28.9%), 단국대(0%), 건국대(29.6% )등도 규정을 위반했다. 수익금 80% 이상을 낸 대학도 문제가 많았다. 성균관대는 수익금 100%를 학교에 투자했지만 금액은 45만원에 불과했다. 김삼호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수익용 재산 수익금을 제대로 투자하지 않는 대학들에 대해 국고 보조나 교육과학기술부 프로젝트의 불이익을 주는 방안 등이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현·김진아기자 moses@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김옥균,… ’ 펴낸 박은숙 씨

    [저자와 차 한 잔] ‘김옥균,… ’ 펴낸 박은숙 씨

    ‘1892년 2월 22일(양 3월 28일) 오후 4시경. 중국 상하이 미국 조계(租界) 지내 일본인 호텔 동화양행. 한복을 차려 입은 조선인 자객 홍종우의 권총이 ‘자치통감’(資治通鑑)을 읽고 있는 김옥균을 향해 불을 뿜었다. 탕, 탕, 탕…. 세 발의 총알은 머리와 몸통을 꿰뚫었고 김옥균은 즉사했다. 이 장면은 김옥균의 죽음을 둘러싼 상징적 기호들로 가득하다. 중국, 미국 조계, 일본, 조선, 한복, 홍종우, 자치통감…. 김옥균의 죽음은 이러한 상징적 기호들이 씨줄과 날줄로 엮여 짜인 국제적 타살이었다. 신간 ‘김옥균, 역사의 혁명가 시대의 이단아’(너머북스 펴냄). 첫 대목부터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저자 박은숙(55)씨는 이 책을 통해 김옥균의 뒤에는 유교 국가 조선이 있었고 앞에는 약육강식의 자본주의 세계가 있었다는 시대 변화를 중요한 배경으로 삼아 인간 김옥균을 새로이 조명하고 있다. 풍운아 이미지로 굳어진 채 애국과 매국 양 극단의 평가를 받아 온 김옥균에 대한 인간적 시선 또한 새롭게 다가온다. 저자는 그러면서 ‘부끄러움을 잃어버린 오늘, 김옥균의 삶의 의미는 무엇이냐.’는 물음을 던지면서 역사 인식의 허점이 어떠한지를 보여 주려 애쓰고 있다. 지난 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저자를 만났다. 이 책을 쓰게 된 동기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그는 “근대로 이행하는 시기에 살았던 사람들의 신분과 직업적 변화, 갑신정변과 역사의 저 편에 묻혀 버린 행동대원들에 대해 연구하는 과정에서 김옥균에 대해 느낀 점이 많았다.”면서 “어떤 시대, 전환기에 왔을 때 김옥균은 안주하는 사람이 아니며 새로운 세상에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고민하는 부분에서 배울 점을 많이 던져 주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갑신정변 때 김옥균 휘하의 행동대원들은 모두 200여명이며 암호는 하늘을 뜻하는 ‘천(天)’이었다. “김옥균은 영혼이 자유로운 사람입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어울려 있을 때 가장 빛을 발한다는 점도 특장입니다. 넓은 도량과 포용력, 유창한 언변, 강렬한 카리스마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었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김옥균은 자신의 죽음을 미리 예견했다. 그의 무덤이 될 상하이행을 만류하는 지인들에게 ‘인간만사 운명’이라는 말로 ‘죽을 때’를 암시했다는 것. 결국 김옥균은 조선의 독립과 개화라는 너무나 무겁고 혹독한 숙명의 굴레 앞에서 이승의 삶을 마감하고 말았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김옥균의 파란만장한 인생 골목골목에 밴 절망과 아픔, 고뇌가 느껴져 무심하게 글을 엮어 나가기가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정읍 출생으로 전북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대학원 사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경원대학교 아시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을 겸하고 있다. 저서로는 ‘갑신정변 연구’(역사비평사, 2005), ‘시장의 역사’(역사비평사, 2008), ‘한국노동운동사’(지식마당, 2004, 공저) 등 다수가 있다. 글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온통 깨지고 뒤틀린 매춘 주부의 삶

    온통 깨지고 뒤틀린 매춘 주부의 삶

    소설 ‘환영’의 분홍색 표지 속 여성은 성장(盛裝)한 채 하이힐을 매만지며 문밖으로 나선다. 하지만 그녀를 ‘환영’하는 것은 끔찍한 현실이다. 김이설(36)의 신작 ‘환영’(자음과모음 펴냄)은 책 마지막 문장인 ‘다시 시작이었다.’란 일곱 글자에서 시작된 소설이다. 그 시작이란 간암으로 죽은 아버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번번이 낙방하고 다리 불구가 된 남편, 두 돌이 되어가도 걷지 못하는 아기 때문에 몸을 팔아야 하는 현실의 반복일 뿐이다.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이설은 ‘나쁜 피’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들’ 등을 통해 극한에 몰린 사람들에 대해 주로 이야기했다. 작가는 “장동건의 아들이나 김희선의 딸처럼 가진 것이 많고 예쁜 사람을 다룬 소설은 삶을 반추하게끔 하기 어렵다.”며 “다 알지만 숨기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환영’의 주인공은 가진 것이 몸밖에 없어 물가의 백숙집 별채에서 몸을 파는 여성 윤영이다. 윤영의 매춘을 알선하는 이는 백숙집 왕 사장이다. 1930년대 식민지 현실을 다룬 김동인의 소설 ‘감자’에서 여주인공 복녀의 몸을 사고 끝내 복녀를 죽인 왕 서방을 떠올리며 왕씨란 성을 붙였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요즘 화제인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는 역시 1930년대 소설인 김유정의 ‘동백꽃’을 통해 남녀의 사랑을 꽃과 감자로 그려냈다. 이에 비해 김이설의 ‘환영’ 속 윤영은 80여년이 지나도 복녀와 하등 다를 바 없는 지독한 현실을 전전한다. 유독 여성의 인생에 관심이 많다는 작가는 “소설이란 세상이 살 만한 것인가, 나는 잘사는 것인가 하고 자문하고자 읽는 것”이라며 “그래서 생을 놓지 않는 숙명적인 인물의 이야기를 쓴다.”고 설명했다. 등단할 당시 소비 지향적인 문화를 다룬 소설이 많아 오히려 현실에 가까이 가는 작업에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소설 속 현실은 지독하지만 책 자체가 풍기는 분위기는 절절하거나 퀴퀴하지 않다. 짧고 건조한 문장을 선호한다는 작가는 결코 감정을 강요하거나 자극하지 않는다. 작가는 큰 아이를 가졌을 때, 노숙을 하는 소녀가 몸을 파는 이야기인 첫 소설 ‘열세 살’을 썼다. 작가의 아이는 이제 일곱 살이 되어 엄마가 쓴 소설의 파지를 가지고 논다고 한다. 김이설은 “10년쯤 지나면 아이에게 엄마가 쓴 소설을 읽어보라고 할 생각인데 그때도 아마 소설 속 끔찍한 현실은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국정원 50주년… 이상연 전 안기부장 ‘정보기관 숙명’ 논하다

    국정원 50주년… 이상연 전 안기부장 ‘정보기관 숙명’ 논하다

    이상연 전 국가안전기획부장(국가정보원 전신)은 1987년 당시 안기부 제1차장을 맡아 KAL기 폭파 사건의 수사를 총지휘한 인물이다. 이 수사는 인권침해가 없었고 국제공조를 통해 완벽하게 이뤄진 수사로 평가받는다. 이 전 안기부장은 국정원 설립 50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발전 역사 마디마디에 국정원의 숨결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면서 “정보기관만큼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 현안에 휘둘리지 않고 역사적 소명의식을 가져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 전 안기부장과의 일문일답. →국정원의 지난 50년간의 공과(功過)를 평가한다면. -1948년 정부가 수립됐을 때도 북한에서는 이미 지하조직과 빨치산(파르티잔)이 준동하고 있었다. 6·25 전쟁 후에도 공산세력을 척결하는 것이 최대 과제였다. 1970년대 중반까지도 북한은 남한보다 우세했다. 공이라면 국가정보체계를 확립하고 정보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또 경제적으로 산업화, 글로벌화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 대한민국 발전 역사에서 국정원 숨결이 서리지 않은 곳이 없다. 반면 정보기관이라는 게 어느 나라든 무한적으로 충성심과 사명감을 강요한다. 그러다 보니 제도적인 장치가 매우 빈약했다. 정보기관 50년 역사에서 초기에 이런 뒷받침이 없는 상태에서 국가적 임무를 수행하다 보니 절차상의 에러가 많았다. 공도 있으면 물론 과도 있지만 과만 과장해서 비판하는 경향이 있다. 옛날 것을 오늘 기준으로 비판하면 아무리 설명해도 비판받는다. 그러나 미국 FBI 후버 전 국장이 말했듯이 우리는 자랑도, 불평도, 변명도 할 수 없는 특성이 있다. →KAL기 폭파 사건의 수사를 총지휘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KAL기 폭파 사건은 한마디로 현대 역사에서 가장 야만적인 사건이다. 지금도 북한이 테러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다. 8년간 공작을 목적으로 테러범을 키운 사례는 김현희밖에 없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부터 언론에 발표할 때까지 전 과정을 관여했다. 이 사건은 국제 공조 수사였고 완벽한 수사였다. 인권 문제로 지적받은 적도 없다. 김현희는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 그는 고도의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강압적으로 수사를 할 경우 자결할망정 얘기를 안 했을 것이다. 일주일 만에 범행 사실을 털어놓았는데, 머리가 무척 좋은 사람이다. 여전히 조작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2002년 당시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방문했을 때 “KAL기 사건은 아랫사람들이 실수한 것”이라고 고백했다. 진실은 하나다. 조작설은 의혹이 있어서가 아니라 전략적으로 악용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이 최근 베이징 비밀 접촉을 공개했는데, 이 사건은 어떻게 보나. -한마디로 상식 이하다. 회담에 나서는 성숙된 자세가 아니다. 이런 형태는 앞으로의 회담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무대응으로 대응하고 대꾸할 가치가 없는 사안이다. 북한내 대남라인의 군부와 여러 라인의 갈등이 엿보이기도 한다. →국정원이 지향해야 할 선진국형 국가정보기관이 되려면. -국정원은 고도로 전문화돼야 한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CIA는 특수부대 같은 능력을 갖추고, 특수부대는 CIA 같은 능력을 가졌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했다. 이 말처럼 지금보다 더 전문화돼야 한다. 또 국정원은 사회의 화두로 뜨면 안 된다. 중요 현안에 대해 일일이 해명하기보다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자세가 정보기관의 숙명이다. 신분 보장도 중요한 이슈다. 정보요원은 어느 정보건 어느 시대건 국가 미래를 위해서 희생과 애국심을 강요당하지만 무조건 강요하기만 하면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정치 현안에 휘말리지 않고 국가의 미래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양지회 회장을 지냈는데 국정원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출세나 공명심이 있는 사람들은 국정원 직원이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역사적 소명의식과 무명의 헌신을 하겠다는 정의감이 필요하다. 튼튼한 안보와 국가 발전을 정보맨의 자긍심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떻게 하면 국민들이 국정원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다. 언론에 대해서는 추측기사 때문에 고통을 받는 곳이 정보기관이다. 철저하게 팩트에 기반한 팩트리딩을 해주기를 바란다. 정보 부족이 문제가 아니라 판단과 사용의 문제이고 정책의 문제다. 나라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국정원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격려와 성원도 해주어야 한다. 정리 오이석·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이상연 前 안기부장은 ▲75세 ▲1963~1981년 국군보안사령부 ▲1981년 서울특별시 부시장 ▲1985년 대구직할시장 ▲1987년 국가안전기획부 제1차장 ▲1988년 국가보훈처장 ▲1990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 ▲1991년 내무부 장관 ▲1992년 3~10월 국가안전기획부장 ▲2004년 11월~2010년 12월 사단법인 양지회장 ▲2010년 1~12월 6·25전쟁 6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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