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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앞 보수 대결집… 새누리, 강원·충청까지 영토 확장

    위기앞 보수 대결집… 새누리, 강원·충청까지 영토 확장

    4·11 총선 결과는 정권말 선거라는 악조건 속에서 보수의 대결집이 의회 권력 지형을 뒤흔든 선거라는 평이다. 당초 16대 탄핵 정국에서 한나라당이 얻은 121석을 넘기면 선전했다고 봤던 새누리당은 당명까지 바꾼 고강도 처방으로 1당 과반 지위를 유지했다. 무엇보다 텃밭인 영남뿐 아니라 정치적 중원 지대인 충청 선전과 야도(野道)인 강원에서 압승을 끌어낸 건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주축인 ‘미래권력론’을 적극 띄우며 정국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  민주통합당은 이길 수 있는 선거를 패배했다는 책임론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공천 잡음과 모바일 경선 조작과 김용민 막말 파문의 악재를 끝내 넘지 못한 게 패착이 됐다. 여성 비하와 노인 폄하, 교회 모독 논란 등 금도를 넘은 김용민 막말에 안이하게 대응한 건 부동층뿐 아니라 기존 지지층을 이탈시킨 것으로 보인다. 예상보다 높지 않았던 투표율도 한계가 됐다.  사실상 기존의 여대야소 정국이 유지되면서 ‘포스트 총선’은 대선을 앞두고 여야 간 주도권 다툼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9대 총선 자체가 대선 전초전 성격이 강했던 만큼 각 당 역시 대선체제로의 조기 전환도 예측된다. 12월 19일 대선까지 8개월이라는 짦은 기간만 남겨둔 만큼 여야는 정권 창출을 위한 대선 체제 재편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18대 총선의 81석보다는 세를 확장한 만큼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파상 공세를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권력누수)은 여야 권력의 지형 변화에 관계없이 일정 부분 가속화되는 숙명을 피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새누리당 박 위원장도 수도권에서 비등한 정권심판론 기류를 확인한 만큼 현 정부와 차별화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으로는 박 위원장이 총선 승리로 당 장악을 확고히 굳혔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일정 부분 협력하며 야권의 정치 공세를 차단하며 대선 협조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한명숙 체제의 한계가 확인된 만큼 지난 1·15 전당대회 이후 ‘100일 천하’로 막을 내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선까지 현 체제를 끌고 갈지 비상대책위원회의로 전환할지 기로에 섰다.  정국 대립은 피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민주당은 총선 패배를 만회하고 대선 주도권을 쥐기 위해 대대적 공세로 국면 전환을 꾀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총선 전부터 “이명박 정부의 기존 정책을 뒤집겠다.”고 단단히 별러 왔다. 이에 따라 현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들에 대한 수정 혹은 폐기를 거세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재협상, 제주 해군기지 재검토 등에 제동을 걸 수 있다.  대선 정국까지 야권의 공세 밑천이 될 수 있는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과 대통령 측근 및 내곡동 사저 비리 의혹 등 권력형 게이트는 국정조사와 청문회, 특검제 도입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심판대에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진보당은 당초 목표였던 20석 달성은 좌절됐지만 19대 국회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확실히 거머쥐게 됐다는 점에서 성과를 거뒀다. 민주당과 야권연대를 통해 정책 연대를 이룬 만큼 한·미 FTA와 재벌개혁 등에 ‘좌클릭’ 행보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에서 야권연대를 구축해야 할 민주당으로서는 통합진보당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여야는 극한 대립으로 치달으며 대치 정국을 연출할 수도 있다.  이번 선거가 ‘박근혜에 의한 선거’인 만큼 새누리당의 박근혜 대세론은 탄탄대로에 진입했다. 새누리당은 대선 체제로 전환해 정권 재창출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패배가 박 위원장의 대선 가도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체 246개 선거구 중 절반에 육박하는 112개 선거구인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은 강남벨트를 제외하면 상당부분 교두보를 잃었다.  민주당은 문재인 상임고문이 부산 사상에서 승리해 원내로 진입하면서 당내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대표 주자로 손학규 전 대표 등 기존 잠룡들과 대선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숙명학원 이사장 등 6명 임원승인 취소 확정

    교육과학기술부는 4일 숙명학원 이용태 이사장과 김광석 이사 등 전·현직 이사 및 감사 5명에 대해 임원승인 취소 처분을 공식 통보했다. 교과부는 “지난달 30일 이 이사장을 비롯, 이사들에 대한 청문 절차를 거쳐 이를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은 향후 5년간 숙명학원을 비롯한 모든 학교 법인의 임원에 임용될 수 없게 됐다. 교과부는 지난 2월 숙명여대 측이 제기한 재단의 기부금 편법운용 사례를 조사한 결과 2004~2009년 사이에 재단이 숙명여대가 모금한 발전기금 395억 7400만원을 숙명학원의 법인회계 세입으로 처리해 사립학교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감사들에 대해서도 부당한 회계 처리를 묵인하는 등 직무를 유기한 혐의가 인정됐다. 승인 취소가 확정된 이 이사장 등 임원들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총선 격전지를 가다] 강원 홍천·횡성

    [총선 격전지를 가다] 강원 홍천·횡성

    ‘숙명의 라이벌’이 4년 만에 또다시 일전을 벌인다. 강원 홍천·횡성 선거구에서 새누리당 황영철(46) 현 의원과 민주통합당 조일현(56) 전 의원이 네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16대 총선부터 연거푸 세 차례나 맞대결한 결과 두 후보는 1승 1무 1패의 호각세를 보이고 있다. 16대 총선 당시 횡성 출신의 새천년민주당 소속 유재규 의원이 홍천 출신인 두 후보를 제치고 당선되면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17대, 18대에서 한 번씩 승리를 거머쥐었다. ●네번째 맞대결… 지지율 접전 17대 총선에서는 조 전 의원이 황 의원을 662표(1.18% 포인트) 차로 제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18대 총선에서는 황 의원이 조 전 의원을 4125표(7.8% 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의 연속이다. 이번 19대 총선 여론조사에서도 엎치락뒤치락하며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총선 승리는 횡성지역 공략에 달렸다. 두 후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신경전을 펴고 있다. 조 후보는 “황 후보는 FTA 비준안에 반대했다고 했지만 이행 부수법안에는 찬성표를 던졌다. 겉과 속이 다르다.”며 공세를 폈다. 황 후보는 “조 후보가 지난 총선 때 찬성했다가 입장을 바꾼 이유부터 해명하라.”고 반격에 나섰다. 국도 6호선 확·포장 문제를 놓고는 고발사태까지 이어졌다. 황 후보는 최근 국도 6호선 확·포장과 용문∼홍천 철도사업과 관련해 “조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사업을 확정된 것처럼 말하고 있고 현역 의원인 내가 방해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허위사실 유포”라며 선관위에 고발했다. 이에 조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사업 확정 여부는 2008년도 정부예산서를 확인해 보면 알 수 있다.”면서 “문제가 있다면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둘다 홍천 출신… 차별화 관건 용문∼홍천 철도사업 지연에 대한 책임공방도 거셌다. 황 후보는 “이 사업은 조 후보가 17대 국회 건교위원장으로 활동할 당시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사업으로 분석됐지만 우격다짐으로 예산 10억원이 확보됐다.”며 “선거를 겨냥한 선심성 공약이 아니냐.”고 따졌다. 조 후보는 “이 사업은 2008년 국회 예산심의 과정을 통해 정당하게 10억원의 예산이 확보된 것”이라면서 “타당성이 미달된 것은 맞지만 국회의원이 의지만 있었다면 18대 국회에서 충분히 사업을 진행시킬 수 있었고 안 되는 것을 되게 만드는 것이 국회의원의 능력 아니냐.”고 반박했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아 중앙당 얼굴로 활동하면서 인지도를 높인 황 후보는 ‘지역 인물론’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조 전 의원은 14대 국회에 이어 17대 국회 건설교통위원장을 맡는 등, 두 번에 걸친 의정 활동 경험 등을 내세워 상대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오랜 지역구 활동을 통해 조직을 다져온 두 후보의 지지기반이 비슷한 만큼 횡성지역 유권자의 표심과 부동층을 누가 더 잘 공략하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천·횡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열린세상] 소금 광산과 문화 자원/김다은 추계예술대 문예창작과 교수

    [열린세상] 소금 광산과 문화 자원/김다은 추계예술대 문예창작과 교수

    한 계단, 두 계단, 앞사람 꽁무니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백, 이백 하나, 세계 각국에서 몰려 온 관광객들은 소용돌이처럼 구부러져 돌아가는 좁은 나무 계단을 끝없이 내려갔다. 378번째 계단을 내려서자 드디어 지하 65m에 도착했다. 울퉁불퉁한 암벽과 천장에는 하얀 꽃들이 피어 있고 소금 맥들이 그물처럼 엉켜 있었다. 사람들은 손가락으로 벽 여기저기를 찍어 맛을 보았다. 짜다, 짜! 그곳은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폴란드의 비엘리치카 소금광산이었다. 소금이 어디서 나느냐고 물으면, 한국인은 대부분 바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소금의 60%가 광산에서 나오는 암염이다. 암염은 지각 변동에 의해 바다가 육지로 융기한 후 오랜 세월을 거쳐 염화나트륨 결정체로 남은 것이다. 해염보다 암염에 의존했던 유럽국가들은 황금보다 소금 캐는 일이 더 중요한 과업이었다. 13세기부터 채굴이 본격화된 비엘리치카 광산은 깊이 3000m에 갱이 9층으로 나뉘어져 있고, 총길이 300㎞에 걸쳐 암염을 채취하고 만들어진 방이 2000개가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소금은 왕족과 귀족들만의 독점물이었다. 비엘리치카 소금광산은 소금 채취의 기능을 잃지 않고 세계문화유산으로 거듭난 곳이다. 휴양 목적의 호텔, 식당, 연회장, 광부들이 만든 소금 샹들리에와 최후의 만찬 부조가 걸린 예배당 등 그 규모나 기능이 놀라웠다. 하지만 천일염에 익숙한 한국인에게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바위 속에 박혀 있는 하얀 소금 그 자체였다. 육면 혹은 팔면의 결정체인 다이아몬드 소금이었다. 또한 소금 채취를 위해 모아놓은 거대한 연못의 수면 위로 머무는 고요한 정취와 망아지 때부터 갱에 들어와 평생을 숙명처럼 돌렸던 거대한 연자방아식 장치들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것들이었다. 광산 내에서 가이드를 맡고 있는 전직 광부들의 과묵함과 배려도 가슴에 여운을 남겼다. 소금광산을 보니, 자연을 관광단지로 개발할 때 유념해야 할 것들이 또렷해졌다. 예를 들면, 새만금 개발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작금의 개발계획처럼 대규모 골프장과 테마파크, 숙박시설, 공연장, 연수원 등의 시설일까. 새만금의 최대 관광자원은 개펄 그 자체일 것이다. 개펄이 제공하는 생명력과 비릿한 냄새,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다채로운 해양 생태계와 자연 풍광일 것이다. 더구나 개펄 1㎢의 미생물 분해 능력은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기준 하루 2.17t의 오염물을 정화할 수 있다. 그런 자연의 능력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 최고의 문화산업이 아닐까. 그곳 주민들의 오랜 노하우도 잊지 않아야 할 요소이다. 새만금 개발은 상당히 진행되어 이미 60%가 뭍으로 변했고, 봄바람에 날려오는 소금 먼지가 주민을 괴롭힌다고 들었다. 문화 개발의 또 다른 중요 요소는 스토리 텔링이다. 소금 광산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킹카 공주였다. 폴란드 왕자에게 시집 오던 헝가리 킹카 공주가 도중에 자신의 반지를 잃어버렸는데, 지금의 비엘리치카 부근에서 반지도 찾고 소금 굴도 찾아냈다는 이야기였다. 백성들에게 생필품인 소금과 막대한 부를 가져다준 킹카 공주는 소금의 수호신이 되었다. 허무맹랑한 전설이지만, 나라의 지도자가 백성의 필요와 부를 채워주는 문화 원형을 보여주는 데 손색이 없었다. 소금이 더 이상 귀족의 독점물이 아니게 되자, 평민들은 부를 과시하기 위해 손님들을 초대하여 지독하게 짠 음식을 내놓았다는 일화도 있었다. 비엘리치카 광산 지하 130m에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데는 초고속 엘리베이터로 40초가 걸렸다. 관광치고는 과도한 에너지가 소모됐던 소금광산 관광 후, 전형적인 폴란드 식사를 먹게 되었다. 참으로 짠 고기와 감자 요리가 나왔다. 추운 나라에서 체온을 올리기 위한 음식이라고 했다. 나트륨이 지나치면 건강에 해롭다고 소금을 자제해 왔는데, 그 식사에서 왠지 잃어 버린 맛을 되찾은 기분이었다.
  • 생존·번식 위해 목숨 건 동물의 대이동

    생존·번식 위해 목숨 건 동물의 대이동

    EBS ‘다큐10+’는 제작비 100억원, 7개 대륙 20개국 촬영, 3년의 제작 기간, 지구 15바퀴가 넘는 64만㎞의 대기록을 담아낸 4부작 HD 자연다큐멘터리 ‘위대한 여정’을 3일부터 24일까지 매주 화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영한다. 위대한 여정은 생존과 번식을 위해 목숨을 건 대이동을 하는 동물들의 험난한 여정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동물들의 놀라운 대이동과 생존 현장을 생생하게 들여다본다. 또한 지구온난화 등 환경의 변화와 인간들이 동물들의 이동과 행동 변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본다.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달려야 하는 아프리카 세렝게티의 누, 알래스카와 러시아에 걸쳐 있는 대륙붕을 따라 형성된 얼음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새끼를 낳고 키우며, 얼음을 이용해 이동하는 바다코끼리, 물과 싱싱한 풀을 찾아 정해진 이동 경로를 따라 달리는 동부 아프리카의 얼룩말, 세대를 이어오며 죽음과 탄생을 반복해 멕시코에서 캐나다까지 여정을 완성하는 모나크왕나비 등 번식과 생존을 위해, 먹이를 찾아, 본능에 이끌려 끊임없이 이동하는 동물들의 여정을 추적해 본다. 3일 방송되는 제1편 ‘본능의 대이동’에선 초원을 달리고, 바다를 헤엄쳐 가고, 하늘을 나는 동물의 이동 본능에 대해 알아본다. 동물들은 끊임없이 이동하며 종을 유지하고 번식한다. 그들에게 이동 본능은 몸속 깊이 새겨져 있어 어떤 위험도 무릅쓴다. 이동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도양 크리스마스 섬의 홍게는 번식을 위해 매년 바다로 이동하며, 노랑미친개미에게 치명적인 공격을 받기도 하지만, 다음 해가 되면 어김없이 같은 여정을 반복한다. 모나크왕나비가 몇 세대에 걸쳐 멀고 먼 여정을 이뤄 내는 것도 자기 종을 보존하기 위해서다. 수컷 향유고래는 홀로 깊은 바닷속을 배회하다가 일정한 때가 되면 암컷과 새끼들을 만나 무리 지어 이동한다. 탄자니아 북부 세렝게티에서는 비를 따라 끊임없는 여정을 펼치는 누의 행렬도 이어진다. 이런 동물들에게 이동은 곧 삶이며 운명이다. 10일 방송되는 2편에선 번식의 계절만 되면 경쟁자를 물리치기 위해 목숨도 아끼지 않는 수컷과 새끼를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암컷을 조명한 ‘(동물들의)번식의 숙명’을, 17일 방영되는 3편에선 동물들의 생존을 위한 질주를, 24일 마지막 4회 방송에선 먹을거리가 있고 없고, 혹은 많고 적음에 따라 달라지는 동물들의 여정을 다룬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한총장 뒤 ‘재단접수’ 몸통 있다”

    한영실 총장의 업무 복귀와 재단 이사진에 대한 승인취소로 마무리되는 듯했던 숙명여대 내분 사태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이사회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전·현직 이사들에 대해 내린 승인취소 처분이 확정되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고, 외부 민간단체는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이사장 “임원승인취소 법대응” 이용태 숙명학원 이사장은 2일 성명서를 내고 “한 총장에 대한 법원의 효력정지가처분 결정은 절차상의 문제일 뿐”이라며 “해임 사유의 타당성 여부는 본안소송에서 확정되는 만큼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 이사장은 한 총장이 해임돼야 할 8가지 사유도 밝혔다. 우선 한 총장이 2002~2006년 사무처장, 2006~2008년 교무처장, 2008~현재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재단전입금 문제를 담당했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한 총장이 재단전입금을 문제 삼는다면 곧 자신의 직무가 부적절했고, 불법적이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사회가 요청한 연도별 기부금 청약실적표 제출 거부, 대강당 수리계약 등의 불법적 수의계약 체결, 이사회 의결 없는 명예퇴직수당 지급, 영수증 없는 해외여행비 처리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재단 관계자는 “충분한 증빙자료가 확보돼 있는 만큼 한 총장의 해임은 당연하다.”면서 “이사장을 비롯한 전·현직 임원 6명의 승인취소에도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이사회가 문제삼은 내용들은 대부분 지난해 교과부와 감사원 감사를 통해 지적됐고, 시정되거나 문제가 없다고 결론이 난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대학측 “이사회 지적 문제없다” 재단과 이사회, 학생회와 교수단체 등에 이어 민간단체까지 숙대 사태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나서면서 사태는 더 복잡해지고 있다. 이희범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사무총장은 이날 “재단 전입금을 문제삼은 한 총장 뒤에는 ‘몸통’이 따로 있다.”면서 “전직 이사 몇 명이 한 총장을 내세워 다시 재단을 접수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 측은 교과부에 이 이사장의 승인취소를 철회하라는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사무총장은 “교과부가 비슷한 재단전입금 문제를 안고 있는 다른 대학은 눈감아 주고, 유독 숙대 재단에만 강도 높은 제재를 내린 것은 정치적 판단”이라며 “숙대인들이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학측에서는 이러한 연합의 주장은 외부 민간단체의 근거없는 음모론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숙대 관계자는 “학내 정상화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숙대 한영실총장 ‘상처뿐인 승리’

    재단의 기부금 편법 운용을 둘러싸고 불거진 숙명여대와 숙명학원 재단 간의 갈등이 한영실 현 총장을 중심으로 한 대학 측의 승리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한 총장이 법원에 제출한 해임중지 가처분신청은 받아들여진 반면, 이용태 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재단 전·현직 임직원들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승인 취소처분에 대한 소명 과정에서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한 총장 역시 재임을 위해 학교의 치부를 드러냈다는 비난 여론에 직면해 사실상 ‘상처뿐인 승리’를 얻는 데 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학 총학생회는 6년 만에 전체학생총회를 열어 학교와 재단 양측의 사과 및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29일 서울 서부지방법원에서 ‘총장직 임시 유지’ 판결을 받은 한영실 총장은 30일 오전 9시 총장실로 출근해 업무를 처리했다. 대학 관계자는 “어느 정도 사태가 안정되고, 결과가 확연히 드러날 때까지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을 방침”이라며 말을 아꼈다. 숙명학원이 지난 22일 긴급 이사회를 통해 한 총장을 해임하고 총장서리로 임명했던 구명숙 한국어문학부 교수는 가처분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연구실로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는 이날 이용태 이사장 등 승인취소 처분을 내린 숙명학원 재단이사 및 감사 6명을 교과부로 불러 비공개로 소명절차를 진행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최종 검토를 해봐야겠지만 승인취소를 뒤집을 만한 소명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승인취소가 확정되면 이들은 향후 5년간 숙명학원을 비롯, 모든 사립대의 직책을 맡을 수 없다. 박건형·조희선기자 kitsch@seoul.co.kr
  • 한영실, 숙대 총장직 일단 복귀

    한영실, 숙대 총장직 일단 복귀

    학교법인 숙명학원 재단이사회에서 해임된 한영실 숙명여대 총장이 총장직을 되찾게 됐다. 서울서부지법 제21민사부(수석부장 박희승)는 29일 한 총장이 낸 해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이사회의 해임 결의 효력을 임시로 정지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사립학교법에 따라 이사회를 소집할 때에는 적어도 회의 7일 전에 회의의 목적을 명시해 각 이사에게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사회 측이 제시한 심의 안건이 ‘비상사태의 예방과 처리, 총장 답변서에 대한 검토와 처리, 회의록 대표 간 서명 임원 호선’으로 한정한 이상 한 총장에 대한 해임 목적이 명시되지 않았다.”면서 “이사회에서 이뤄진 해임결의는 무효”라고 밝혔다. 앞서 숙명학원 재단이사회는 지난 22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한 총장이 정부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한 재단의 고육지책을 마치 횡령 등 도덕적인 문제가 있는 것처럼 폭로해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등의 이유로 해임하고, 구명숙 한국어문학부 교수를 총장서리로 임명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선택’ 동문회비 슬며시 등록금에 포함

    ‘선택’ 동문회비 슬며시 등록금에 포함

    대학들이 등록금과 함께 묶어 고지하는 방식으로 동문회비를 강제로 걷고 있다. 학생들도 당연한 것처럼 동문회비를 내고 있다. 억지 징수지만 해마다 이런 관행이 비판 없이 반복된다. 특히 일부 대학들은 학교 생활을 시작하지도 않은 신입생들에게까지 동문회비를 걷는 꼼수도 마다하지 않는다. 27일 각 대학 등에 따르면 연세대의 경우 졸업할 때 2만원의 동문회비를 일괄적으로 걷고 있다. 졸업하면 바로 동문회에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정도는 이해가 된다. 하지만 여타 대학들은 사정이 다르다. 이화여대는 3만원의 동문회비를 졸업할 때 징수한다. 의무적으로 내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학과의 경우 내지 않으면 졸업 가운을 빌려 주지 않는다. 경희대도 신입생이 입학할 때 3만원의 동창회비(동문회비)를 등록금과 함께 걷는다. 선택사항이지만 이 역시 등록금 고지서에 ‘내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은 없다. 서울시립대도 신입생 때 3만원의 동문회비를 걷는다. 문제는 신입생에게 동문회비를 징수하는 관행이 부당하다는 점이다. 관련 판례도 있다. 서울서부지법은 2006년 경기대학생 17명이 총동문회를 상대로 낸 동문회비 반환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동문회는 본래 대학 졸업생들로 구성되는데 회원 자격도 없는 신입생들에게 동문회비를 걷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신입생은 자퇴를 하는 등 입학한 학교를 졸업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동문회비를 낼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그후 6년이 지났으나 법이 ‘부당하다.’고 판시한 관행은 계속되고 있다. 대학들은 동문회를 대신해 동문회비를 걷고 있으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이는지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연세대 재무회계 관계자는 “동문회의 부탁으로 등록금 고지서에 명시한 것이라 어떻게 쓰이는지는 잘 모른다.”면서 “동문회에 등록돼 있어야 사회생활을 할 때 서로 연계가 가능하므로 내는 게 낫다고들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립대 관계자도 “어디에 쓰이는지 모른다. 동문회에 물어보라.”고 답했다. 학생들은 황당해하고 있다. 지난 2월 연세대를 졸업한 이모(28)씨는 “졸업할 때 동문회비를 내라고 해서 냈는데, 왜 내야 하는지 설명조차 없어 불쾌했다.”고 말했다. 최근 숙명여대를 졸업한 최모(26)씨는 “졸업할 때 3만원의 동문회비를 냈는데 동문회 소식지조차 보내지 않고 있다.”며 황당해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버티는 ‘숙대 두 총장’ 이번주말 분수령 될듯

    재단 이사회가 지명한 총장서리와 학교 측이 내세운 총장대행이 서로 적법성을 주장하면서 초유의 ‘한 대학 두 총장’ 상황을 연출한 숙명여대 사태가 양측의 ‘버티기’로 장기화할 태세다. 양측은 섣불리 행동에 나서기보다 악화된 학내외 여론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재단 이사장 및 이사 승인취소에 대한 소명과 이르면 이번 주말쯤 나올 총장 해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결과에 따라 결론이 날 전망이다. 소명절차는 30일로 예정돼 있다. 재단 이사회가 한영실 총장 해임 직후 총장서리로 임명한 구명숙 한국어문학부 교수는 26일 총장실로 출근하지 않았다. 당초 구 총장서리는 “26일부터 총장실에서 정상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구 총장서리 측은 “지금 총장실에 들어갈 경우 학교 측과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면서 “학내 구성원들 간의 화합을 위해 무리한 행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단 이사회와 구 총장서리 측은 현재 총장의 권한이 구 총장서리에게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 총장서리 측은 “한 총장은 이사회 의결에 따라 ‘해임’된 상태이며, 이는 총장서리가 업무를 관장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반면 학교 측은 적법하지 않은 절차에 따른 이사회 의결은 원천무효라며 조무석 대학원장의 총장대행 직무 수행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사회와 학교 측 모두 교내외 여론 동향을 민감하게 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이사회가 기자회견을 자청하자 학교 측도 반박 기자회견을 계획했지만, 이사회가 회견을 취소하자 학교 측 역시 계획을 접었다. 학교 관계자는 “한 총장이 서부지법에 제출한 해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 나오는 이번 주말이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씨줄날줄] 후계자/주병철 논설위원

    영국의 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이런 말을 했다. “거의 모든 인간들은 그들이 죽은 후 자기를 이어갈 후손을 남기고 싶어한다.” 후손은 종족 보존에 대한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을 말하지만 좀 더 넓은 의미에서는 든든한 후계자를 말한다. 그런데 후계자의 개념은 동양과 서양에서 달리 해석된다. 동양에서는 혈족이나 사적인 면에, 서양에서는 조직이나 공적인 면에 무게를 둔다. 후계자 선정에 민감한 부류는 돈이 많은 계층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재벌이다. 삼성·현대그룹 등 재벌들은 2세·3세 등 혈족에게 물려주고 나서야 비로소 발을 뻗고 잔다. 그만큼 혈족 승계에 집착이 강하다. 그런데 누가 물려받느냐에 따라 진통이 뒤따른다. 얼마 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으로 한때 그룹의 후계자로 주목받다 밀려난 이맹희씨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주식 인도 청구소송을 냈다. 2000년 초 현대그룹의 후계자 선정 과정에서는 장남이 밀리면서 형제 간에 혈투가 벌어졌다. 틀어지면 앙숙이 따로 없다. 외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최고경영자였던 잭 웰치가 후계자 제프리 이멜트를 발탁하기까지 7년이 걸렸다. 내부 임직원 15명을 경쟁시켜 3명으로 압축한 뒤 꾸준한 검증을 거쳐 2001년 최종 낙점했다. 미국 월마트의 창업주인 샘 월튼, 크라이슬러사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였던 리 아이아코카,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의 후계자도 모두 경영능력으로 발탁됐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후계자 후보 4명을 두고 고심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동서양의 정치권도 비슷하다. 한 예로 전두환 전 대통령이 후계자로 노태우 전 대통령을 낙점한 것은 육사 동기라는 친분이 주된 이유였고, 그게 자신의 후일을 보장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북한 김정은의 3대 세습도 이런 틀에서 이뤄졌다. 반면 미국의 제2대 대통령을 지낸 존 애덤스는 죽기 전 “토머스 제퍼슨이 아직 살았으니….”라며 자신과 재선에서 싸워 이긴 공화당의 제퍼슨 대통령(3대)을 가장 믿을 수 있는 미국의 후계자로 생각했다. 개인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해서다. 재단의 기부금 편법 운용을 둘러싸고 불거진 숙명여대와 재단 간의 갈등이 볼썽사납다. 한때 멘토와 후계자의 관계였을 정도로 친했다는 이경숙 전 총장과 한영실 총장은 사적인 관계로 이 문제를 풀어서는 안 된다. 적어도 대학 발전을 위해 한 총장을 후계자로 생각했다면 이 전 총장이 욕심을 먼저 버리는 게 순서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한 대학 두 총장’ 파국 치닫는 숙대

    재단의 기부금 편법 운용을 둘러싸고 불거진 숙명여대 재단인 숙명학원과 대학 간의 갈등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재단 이사회와 대학 측이 각각 총장서리와 총장대행을 내세워 업무를 시작, ‘한 대학 두 총장’이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교수와 직원, 동문 등 70여명으로 구성된 ‘숙명발전협의회’는 재단 이사진 전면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학생들의 반발도 거세다. 학내 전체 문제로 비화된 형국이다. 재단 이사회가 한영실 총장의 전격 해임과 함께 총장서리로 임명한 구명숙(한국어문학부) 교수는 23일 담화를 통해 “부족하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소명을 다하기로 했다.”면서 “창학 이래 최대 위기를 정상화하기 위해 모두 힘을 합쳐 달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 측은 “총장서리를 인정할 수 없다.”며 조무석 대학원장을 총장 직무대행으로 지명했다. 대학 측은 “한 총장이 ‘총장 해임 및 이사 해임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낸 만큼 학원 정관에 따라 조 대학원장이 업무대행을 맡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한 총장은 당초 총장 업무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적법 절차를 거쳐 업무에 복귀하겠다며 대행 임명에 동의했다. 양측이 재단 이사회의 의결권과 학원 정관을 내세워 팽팽하게 맞선 실정이다. 때문에 ‘한 대학 두 총장’ 사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재단 이사회와 대학 측의 공방이 극단으로 치닫자 교수와 임직원, 학생들도 집단행동에 나섰다. 숙명발전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직선으로 선임된 총장을 실정법 위반으로 권한이 정지된 이사장이 해임한 것은 명백한 해교행위이자 폭거”라며 “2012년도 제1차 이사회에서 의결한 총장직 해임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이사회 전면 사퇴도 요구했다. 총학생회도 “학교와 재단 간의 알력에 진정한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자신들의 이권에만 급급한 이들이 학교운영을 맡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총학생회는 오는 30일 전체 학생총회를 열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19일 “기부금을 교비회계 항목으로 추가하는 내용을 담은 ‘사립학교법 시행령’ 일정 개정안에 대한 의견조회서를 시·도교육청에 전달했다. 숙명여대 사태의 원인이 기부금 처리에 대한 법규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판단에 후속조치를 취한 것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교육 목적의 기부금은 학교법인이 보유하거나 법인운영비 등으로 사용할 수 없다. 교과부는 다음 달 9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법 개정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매년 실시되는 대학평가 과정에서 기부금 편법운용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만큼 교과부의 법 개정 시도는 ‘사후 약방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건형·명희진기자 kitsch@seoul.co.kr
  • 숙대 ‘법인 전입금 갈등’ 전면전 치닫나

    숙대 ‘법인 전입금 갈등’ 전면전 치닫나

    법인 전입금을 놓고 충돌한 숙명여대 학교 본부와 재단 이사회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법인 전입금 편법 운용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용태 이사장 승인을 취소하자, 이사회는 전격적으로 한영실 총장의 해임을 의결했다. 학교 측은 이에 반발, 이사회 의결의 부당성을 들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학교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전임 이경숙 총장 측근이 주축인 이사회와 한 총장 간의 알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숙명학원 재단이사회는 22일 김포공항의 한 카페에서 정기이사회를 열어 이날 자로 한영실 총장의 해임을 의결했다. 재단 측은 “한 총장이 정부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한 재단의 고육지책을 두고 마치 횡령 등 도덕적인 문제가 있는 것처럼 폭로해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면서 “한 총장은 법인에서 요구한 회계 감사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이사회에 보고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등 직무도 유기했다.”고 밝혔다. 재단은 의결 직후 구명숙 한국어문학부 교수를 총장서리로 임명했다. 숙명여대와 이사회는 재단이 기부금을 재단전입금으로 편법 운용한 것을 두고 지난달 초부터 갈등을 빚어 왔다. 당시 학교 측은 성명서를 통해 “1995~2009년 기업과 동문들로부터 유치한 외부 기부금 718억원을 재단 계좌로 이체했다가 학교에 다시 입금해 기부금을 재단전입금인 것처럼 위장했다.”면서 “이에 책임을 지고 이사장과 이사진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단 측은 이에 “기부금을 재단 계좌로 입금한 것은 재단전입금 점수를 높게 반영하는 교과부 평가를 의식한 고육책이었다.”면서 “한푼의 기부금도 횡령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특히 재단 측은 이 시기에 대학 사무처장으로 근무해 사실관계를 충분히 알고 있는 한 총장이 전임 총장 측근들로 구성된 재단 이사들을 몰아내기 위해 책임을 덮어씌우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조사에 나선 교과부는 숙명학원 재단이 2004년 이후 학교 기부금 395억원을 편법 운용한 것으로 판단, 지난 20일 이 이사장과 이사, 감사 4명 등 6명의 승인을 취소했다. 숙명학원과 숙명여대에는 기관경고 처분도 내렸다. 취소에 대한 소명은 30일 이뤄지며, 승인 취소가 결정되면 이들은 향후 5년간 숙명여대는 물론 다른 대학 재단의 임원이 될 수 없다. 사태가 확대되자 이사회는 이날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한 총장 해임을 안건으로 채택, 참석자 6명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사회 관계자는 “학교 명예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는 점에 모든 이사들이 공감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이와 관련, 긴급교무위원회를 열어 “이사회 결정은 무효이며,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맞섰다. 학교 관계자는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이사회를 소집할 때는 7일 전에 회의의 목적을 명시해 통지해야 하며, 총장 해임은 안건이 아니었던 만큼 의결 자체가 무효”라며 “서부지법에 총장 해임 및 이사해임결의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박건형·백민경기자 kitsch@seoul.co.kr
  • “다보탑 돌사자 보기 안좋고 비바람 맞아 스님들이 옮겼다”

    “다보탑 돌사자 보기 안좋고 비바람 맞아 스님들이 옮겼다”

    “경주 불국사의 다보탑 돌사자는 인간문화재에 맡겨서 모조품 3개를 만든 뒤 진품 1개와 함께 네 모서리에 앉히는 게 가장 바람직합니다.” 다보탑의 돌사자 역사에 누구보다 밝은 단국대 석좌교수 정영호 박사는 21일 경기도 용인 단국대에서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이렇게 강조했다.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장을 겸하고 있는 그는 문화재위원회가 만들어진 1962년 문화재 전문위원 1호로 임명돼 2003년까지 문화재위원을 지낸 우리 문화재의 산증인이다. 정 박사는 “당시 돌사자 1개만 모서리에 앉아 있었는데 밸런스가 맞지 않았고, 사람들이 자칫 돌사자 1개만 있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었으며, 석조 구조물의 훼손을 고려해 기단 중앙부로 옮기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통인 1952, 53년 서울대의 부산 피란 시절, 사범대 역사과의 답사로 불국사를 봄철에 찾았는데 그때 불국사 극락전 오른쪽 축대에 있던 돌사자를 처음 목격했다.”면서 “이미 일제 강점기에 탑에 있던 돌사자가 극락전으로 옮겨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다보탑 돌사자를 처음 본 건 언제였나. -1952년, 53년 봄철 두번 봤다. 불국사의 연화교, 칠보교를 지나 안양문에 접어들어 가면 석등 안쪽으로 축대가 있고 극락전이 있는데, 극락전에서 절을 하고 나와서 왼쪽 축대 위에 있는 돌사자를 봤다. 즉, 돌사자는 극락전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오른쪽에 잘 모셔져 있었다. →그 뒤에 돌사자를 본 것은 언제인가. -1962년 창설된 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위촉됐다. 유형문화재 담당인 1분과 소속으로 자주 출장을 다녔는데 그때 기억에 돌사자가 다보탑 귀퉁이에 앉아 있었다. →돌사자가 탑 기단 중앙부로 옮겨간 경위는. -문화재 전문위원 겸 숙명여고 역사교사를 하던 시절이니 단국대 교수로 옮긴 1966년 이전의 일인데, 고등학생을 인솔하고 수학여행으로 불국사에 갔다. 그때 학생들에게 휴식시간을 20분쯤 줬는데 평소 친분이 있던 불국사 스님들이 “돌사자 1개가 탑 귀퉁이에 있는데 어딘지 모르게 불안정하고 탑이 찌그러진 것처럼 보인다. 비바람도 많이 맞는 것 같아 옮기려고 한다.”고 하길래 “돌사자 보존을 위해서도 나쁘지 않겠다.”고 말해줬다. 당시로선 돌사자 훼손을 줄이고, 안정감도 생기고, 다보탑 돌사자는 귀퉁이에 있는 1개란 오인을 줄 우려가 있어 중앙부로 옮기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박사님 말을 듣고 옮겨 놓은 것인가. -스님들이 이미 옮기려고 하는데 내 생각을 묻길래 말해준 것이다. 내가 감히 불국사에 가서 이리 옮겨라, 저리 옮겨라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돌사자를 기단 서쪽에 놓은 이유라도 있는가. -보통 사람들이 남쪽에 있는 것보단 서쪽 방향에서 많이 본다. 많이 보는 쪽에 있어야 도둑도 안 맞는다. 게다가 서쪽이어야 석가탑을 보게 된다. →돌사자가 제자리(모서리)에 있는 게 맞지 않는가. -돌사자를 중앙부에 놓아도 큰 잘못은 아니다. 1개 이상을 더 찾으면 제자리에 놓자는 얘기를 1960년대 스님들에게는 했다. →1904년 일본 학자의 기록에는 돌사자가 탑 네 모서리에 있었다고 한다. -돌사자란 원래 네 귀퉁이에 있는 법이다. 탑에는 부처님을 상징하는 사리를 넣는데 부처님을 지키는 사자는 네 모서리에 앉는다. 화엄사 사자탑 등을 보면 네 모서리에 있다. →제자리에 돌사자 진품 1개를 놓고 3마리는 해외로 반출된 역사를 적어놓으면 될 일 아닌가. -석조 문화재는 놓았을 때 원위치가 아니더라도 보존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따져봐야 한다. 그래서 산성비 때문에 석조물의 보존각을 짓는다든지, 마애불의 경우 전실을 짓거나 한다. 목조와는 다르다. 석조 문화재가 어렵다는 것은 자연조건도 있고, 잘못하면 풀이끼가 나오기 때문이다. 곰팡이가 피면 퍼석퍼석해진다. 이런 이유들로 석조 문화재를 다루는 게 힘들다는 거다. →문화재청에서 다보탑 돌사자와 관련해 의견을 구해오면. -돌사자 모조품을 3개 만들어 진품과 함께 네 모서리에 앉히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모조품은 인간문화재 석장부문 이재순 같은 분들에게 맡기면 된다. 다보탑 실측 도면 같은 것도 존재하니까 그대로 조각하라고 하면 손색없이 만들어 낼 수 있다. →문화재청은 왜 모조품을 만들어 배치할 생각을 안 했나. -모조품 만들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문화재 위원을 50년 한 나도 사실 생각이 미치지 못했지만 지금의 여건이라면 가능할 것이다. 3개의 진품이 더 발견되면 모조품과 바꿔치기하면 된다. 국립경주박물관의 복제 다보탑처럼 진품 다보탑에도 돌사자 4마리가 앉아 있어야 한다. 모조품 제작에 대해 학계나 불국사에서 반대할 일은 없을 거다. 글 사진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정영호 박사는 1934년 강원 횡성 출신. 서울대 사범대 역사과를 수료하고 단국대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1962년 문화재 전문위원 1호로 위촉된 뒤 2003년까지 문화재위원을 지냈다. 숙명여고 교사를 거쳐 단국대, 한국교원대 교수를 지냈다. 한국미술사학회 회장, 한국범종연구회 회장, 국사편찬위원을 역임했으며 대한민국 문화상(1979년), 만해학술상(2001년)을 수상했다.
  • “형편 어려워 접은 한국유학 꿈 실현 기뻐”

    “형편 어려워 접은 한국유학 꿈 실현 기뻐”

     21일 용산구에는 특별한 손님이 찾아온다. 베트남 호치민국립대학교에서 관광학을 전공하다 숙명여대에서 공부하게 된 팜휜 이꽌(19·여·1학년)씨가 주인공이다. 팜휜씨는 어려운 형편에 막혔던 한국 유학의 꿈을 용산구의 지원 덕택에 이루게 됐다.  용산구는 팜휜씨를 올해 ‘해외 자매결연도시 우수학생 유학지원 사업 대상자’로 선정하고 지원에 들어갔다고 20일 밝혔다. 팜휜씨는 숙명여대에서 1년간 한국어 연수 프로그램을 수료한 뒤 내년 3월 이 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해 경제이론과 함께 한국 경제에 대해 공부할 예정이다.  용산구는 지난해부터 대학과 연계해 해외 자매결연도시에서 추천받은 우수학생 1명의 유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입학금 및 등록금, 기숙사 비용 전액을 지원받게 된다. 또 용산구 상공회에서 월 30만~50만원의 생활비도 지원한다. 이를 위해 구는 2010년 10월 관내에 위치한 숙명여대와 ‘외국인 우수인재 유학지원 협력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원 혜택을 받은 유학생들은 4년 간의 학사과정 이후 학위를 받고 귀국한다. 그러면 이들이 향후 고국과 한국을 잇는 우수한 지한파(知韓派) 인재로 성장·활약할 것이라는 게 용산구의 생각이다. 자매결연도시의 미래 인재 양성을 꾸준히 지원하면 도시 간 외교관계가 돈독해지고, 나아가 ‘글로벌 도시’로서의 용산구의 위상을 분명히 할 것이란 성장현 구청장의 ‘풀뿌리 외교’ 철학도 반영됐다.  나학균 교육지원과장은 “이 사업을 통해 해외 자매결연도시와 우호적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고 한국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외국인 한국전문가를 육성하는 계기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에 유학을 오게 된 팜휜씨의 고향인 베트남 퀴논시는 베트남전쟁 때 맹호부대가 주둔했던 도시로 한국과 깊은 인연을 간직했다. 용산구와는 1997년 해외자매결연을 맺었다. 성 구청장은 지난 19일 유학생 지원 사업 확대 등을 논의하기 위해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특목고·자사고·자율고 서울대 입시 강세 여전

    특목고·자사고·자율고 서울대 입시 강세 여전

    올해 서울대에 20명 이상 합격한 21개 고교 가운데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고, 자율고가 주류를 이뤘다. 순수 일반고는 대구대륜고와 숙명여고 두 곳뿐이었다. 12일 대입전문입시기관인 이투스청솔이 2012학년도 서울대 고교별 합격자 수(재수생 포함)를 학교 홈페이지 및 설명회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 20명 이상 합격자를 낸 고교는 외국어고가 7개교, 과학고(과학영재고 포함) 4곳, 자립형 사립고 4곳, 자율고 4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합격생 수만 다를 뿐 학교 유형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서울과학고 93명 합격 ‘최다’ 과학영재학교인 서울과학고는 지난해보다 56명이 늘어난 93명의 합격생을 내 전체 1위에 올랐다. 2009학년도에 과학영재학교로 전환, 조기졸업이 없어짐에 따라 지난해의 경우 37명에 그쳤지만 올해는 수시모집 특기자 전형 확대와 맞물려 크게 늘었다. 대원외고는 75명, 용인외고 57명, 한성과학고 50명으로 2~4위를 특목고가 차지했다. 자사고의 경우 상산고·민족사관고·포항제철고·현대청운고 등 4곳 모두 15위권에 들었다. 일반고이지만 전국 단위로 학생을 뽑는 자율학교인 공주한일고는 39명으로 6위를 차지했다. 또 경기도 비평준화지역인 안산 동산고를 비롯해 휘문고·중동고 등 자율고도 강세를 보였다. 20명 이상 합격한 순수 일반고는 대구대륜고 22명, 숙명여고 20명에 그쳤다. 다만 10~19명이 합격한 순수 일반고에는 경기여고 19명, 서라벌고 18명, 공주대부설고 15명 등 11곳이 포함됐다. ●대륜고·숙명여고 ‘일반고 1·2위’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수시 일반전형 인원이 대폭 늘면서 비교과 활동, 서류, 심층면접 등에서 일반고에 비해 비교 우위에 있는 특목고, 자사고 출신이 유리했다.”면서 “올해 수시선발 인원이 늘어나 더 심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시론] 꽃과 정치/김대우 시사평론가

    [시론] 꽃과 정치/김대우 시사평론가

    당당하게 선 화환들에 달린 이름표. 이를 보며 흐뭇해하는 표정들은 예식장 앞이나 출마 후보자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이나 다를 바 없다. 어전에서 머리 조아린 중신들처럼 서열 따라 세우는 줄. 그 순서가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곧 한국 정치다. 주인도, 객도 후일을 위해서 대리 참석한 화환의 직책과 성명을 꼭 입력해 둘 필요가 있다. 당사자는 모르는데 제 돈으로 주문해 앞줄로 모신 실세의 화환이 있는가 하면, 이름 띠를 일일이 풀어서 별실에다 전시해 두는 정성도 보인다. 그런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는 뿌듯함으로 중독된 정치. 그것도 부족해서 주머니에 꽂아주는 꽃 한 송이. 알량한 그 꽃이 곧 귀하신 신분의 비표(秘標)다. 단상의 정치인들 가슴에 꽃이 안 보이면 그는 그 행사장에 굳이 가지 않았어도 될 존재였다. 박수와 꽃다발에 유독 약한 군상들. 호명 순서가 밀리면 무시당했다고 생각하기에 사회자는 긴장되고 행사는 지루하다. 한정된 시간만 개화하고 어김없이 고개 숙이는 꽃. 뻣뻣한 목에 힘이 빠질 때쯤 퇴장해야 하는 정치판. 계절 따라 꽃이 지듯이 세월 따라 명성도 지나니. 그렇게 꽃과 정치인은 지는 사이클이 같다. ‘살아서 돌아오라’고 주는 출정 길의 꽃다발과 생환을 축하한다고 가슴에 안기는 결전 후의 꽃다발. 조상의 이름과 선산을 팔고, 학력과 경력을 세탁하여 가족을 거리로 내몰고 치른 승전식의 인증 샷, 그 필수 액세서리의 대미가 바로 중앙당 현황판의 ‘당선 확정’ 꽃 한 송이다. 선거는 입문에서 퇴장까지 꽃으로 시작하고 꽃으로 끝나는 셈이다. 알고 보면 꽃이나 정치나 다 바람이 키운 산물로, 꽃이 영원히 사랑받는 것은 긴 시간 숨었다가 잠시 얼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느 날 한 줄기 바람에 흩날리며 사라지는 꽃의 일생이 무상한 정치 인생과 닮았다. 늘 피어 있는 꽃이 눈길을 끌 수 없듯이 정치도 일상이 되면 관객들이 외면하는 지친 굿판이나 다름없다. 웅크림이 오랠수록 도약은 높고 침묵은 웅변보다 강하고 잠적이 노출보다 심각한 뉴스감인데, 정작 그걸 제대로 알고 활용하는 정치인은 드물다. 소수가 선택되고 다수가 물갈이되며 받는 상처. 검증받으면서 덧나는 숨기고 싶었던 흔적들. 이 모든 것들이 한바탕 바람으로 딱지가 되어 아무는 날까지 생소한 애송이와 노회한 원로들이 벌일 숙명의 땅따먹기. 다들 정치에 발목 잡힌 인연으로 인해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영혼들이다. 한 정당의 환골탈태 과정은 결국 오래 기여해 왔던 낯익은 동지들에 대한 구조조정이니 무대를 내려오면서 어찌 회한과 상처가 없으랴.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는 도종환의 시처럼 흔들리지 않고 하는 정치는 처음부터 불가능하다. 몸을 담은 배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기세등등하게 앞자리에 진열됐던 간판 상품도 어느 순간 재고로 전락하여 뱃전으로 추락한다. 그나마 온전하게 성명을 보전하고 스스로 물러나는 것도 영광이다. 포토라인에서 ‘기억에 없다’거나 ‘할 말이 없다’로 마무리되는 실세정치의 공식. 언제나 ‘어느 선까지 불 것인가’란 문제만 남는다. “오늘 이후 나는 당신을 알지 못한다. 우린 일면식도 없는 사이다. 그러니 당신도 나를 모른 체하라.”는 비정의 정치. 공천이 칼자루였던 구시대는 가고 그걸 쇄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당위성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이만큼 진행되는 변화도 실은 놀라운데 더 큰 개혁을 요구하는 여론에 눈치 보며 끌려가야 하는 수동의 정치. 그래서 권력은 시장에 넘어간 지 오래다. 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강제로 꽃을 피우려 든다면 결국엔…. 갈수록 여의도는 뜨거워지고 상처받은 영혼은 늘어날 것이다. 불판처럼 달아 오르다가 이내 식을 그 혼돈의 현장으로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용감한 신인들. 상처받지 않고 정치하겠다는 것은 가랑이 젖지 않고 맨발로 강을 건너겠다는 것. 시인 엘리엇이 말한 ‘가장 잔인한 달 4월’은 이미 강 건너 언덕에서 기다리고 있다.
  • 국제교류재단 이사장에 김우상씨 내정

    정부는 29일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에 김우상(54) 전 주호주 대사를 내정했다고 외교통상부가 밝혔다. 김 내정자는 숙명여대·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장 등을 지낸 뒤 2008년부터 3년여간 주호주 대사를 역임했다.
  • [씨줄날줄] 경춘선/임태순 논설위원

    지난 주말 문상차 춘천을 다녀왔다. 승용차로 함께 가자는 친구의 말을 뿌리치고 상봉역으로 가 혼자 전철에 올라타는 청승을 떨었다. 조금 지나니 도심을 벗어나 전원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대성리, 청평, 가평, 강촌 등을 지나자 북한강을 낀 수려한 풍광이 연이어 펼쳐져 눈을 감을 수 없었다. 동료들보다 먼저 춘천에 닿고 눈까지 호사했으니 내심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에 쾌재를 불렀다. 경춘선은 도시인들의 영원한 로망이다. 열차에 몸을 실으면 금세 혼잡한 도시를 벗어나 한적한 시골과 마주친다. 경춘선의 탈서울 기능은 숙명이었던 것 같다. 일본 특파원 미즈시마 겐도 1939년 개통 당시 ‘경춘 철도 시승기’를 쓰면서 “나직하고 작게 멀어지는 경성의 거리, 그 거리의 하늘에 우뚝 솟아 있는 프랑스 교회의 첨탑이 묘하게 빛난다.”고 했다. 경춘선에는 또 추억과 낭만이 남아 있다. 대학생 시절 인기 MT 장소이자 연인과 떠나는 기차여행지로 사랑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경춘선에는 애틋한 마음을 갖고 있다. 경춘선이 오랫동안 남다른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차창 밖 경치도 절경이지만 도시화의 때를 덜 탄 요인도 크다. 서울·인천의 경인 축과 서울·수원의 경수 축이 도시 연담화(連擔化)로 거대도시가 된 것과 달리 경춘 축은 인구 유입이 적어 한적한 시골 모습이 많이 남아 있다. 피천득의 명수필 ‘인연’도 경춘선과의 인연이 없었으면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대학에 강의를 하기 위해 춘천을 자주 오가던 그는 “그리워하면서도 한번 만나고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서로 아니 만나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번 만났다.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고 토로하면서 “오는 주말에는 춘천에 갔다 오려 한다. 소양강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라고 했다. 경춘선에 어제부터 ‘ITX-청춘’이 추가 투입돼 기존의 전동차와 함께 복수 운행에 들어갔다. ITX-청춘은 KTX 다음으로 빠른 준고속 열차로 최고속도가 시속 180㎞에 이른다. 서울 용산과 춘천을 69분에 달려 기존의 전동차보다 운행시간이 30여분 단축된다. ITX-청춘이 투입됨으로써 경춘선은 세번째 변신을 하게 됐다. 일제시대인 1939년 사설철도로 첫출발한 경춘선은 1946년 국유화된 뒤 무궁화 열차로 운행되다 2010년부터 상봉~춘천 복선전철이 개통되면서 수도권 전철이 됐다. 피천득이 살아 있었다면 경춘선의 세번째 인연에 대해 뭐라고 했을까.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유대근기자 현지르포-막 오르는 ‘차르 푸틴’ 3막] 러 대선D-4 모스크바는 지금

    [유대근기자 현지르포-막 오르는 ‘차르 푸틴’ 3막] 러 대선D-4 모스크바는 지금

    “푸틴이 만든 지금 러시아는 꼭 ‘포템킨 마을’ 같다.” 2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중심의 아르바트 거리. 서울 인사동과 닮은 전통 거리에서 만난 30대 후반의 세르게이(가명)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공과(功過)를 역사에 빗대 설명했다. 포템킨 마을. 러시아 여제였던 예카테리나 2세가 1787년 새로 병합한 크림반도 시찰을 뱃길로 나서자 이 지역을 담당하던 그레고리 포템킨 장군이 빈곤한 마을 풍경을 감추려고 강변을 따라 잘 정돈된 ‘가짜 마을’을 꾸몄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빛 좋은 개살구’라는 얘기다. 대선을 닷새 앞둔 수도 모스크바는 차분해 보였다. 이틀 전 푸틴의 대통령 3선에 반대하는 야권 지지자 3만여명(경찰 추산 1만 1000명)이 시내 한복판에서 벌였던 ‘인간띠 시위’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시위대가 서 있던 곳에는 겨울을 보내기 아쉬운 듯 진눈깨비가 내렸고 전통 털모자인 ‘샤프카’를 쓴 시민들만 걸음을 재촉했다. 기껏해야 집권 정의러시아당 후보인 푸틴 총리와 올리가르히(신흥재벌) 출신인 미하일 프로호로프의 지지를 호소하는 광고판만 대선이 코앞에 다가왔음을 상기해줄 뿐이다. 평일인 이유도 있을 테다. 싸늘한 듯 보이는 모스코비치(모스크바 시민)들의 표정. 그러나 그 뒤에는 대통령 복귀를 앞둔 ‘차르’(황제) 푸틴에 대한 희망과 분노의 이중주가 흐르고 있었다. ●“3선 반대” 시위대 자리엔 진눈깨비만 푸틴식 정치를 마뜩잖게 여기는 목소리는 분명히 감지됐다. 핵심세력은 모스크바 등 대도시의 ‘창조적 중산층’인데, 예술인·대학교수와 연구원·교사·의사·언론인 등 전문직 종사자들은 물론 일부 사무직 근로자까지 반(反)크렘린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극동의 프리모르예 주의 푸틴 지지율이 20~30%대로 특히 저조하다. 때문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28일 그 책임을 물어 주지사를 전격 교체했다. 하지만 이들도 ‘푸티노믹스’(Putinomics·‘푸틴’과 ‘경제학’의 합성어) 덕에 러시아 경제가 부흥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인정한다. 다만, 푸틴이 언론을 과도하게 통제하는 등 권위주의 통치를 한 탓에 민주주의의 근본가치가 훼손됐다고 비판한다. ‘러시아의 겉은 근사한데 속은 상했다.’는 비판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어느새 일상이 돼 버린 수만명이 참가하는 주말 반푸틴 시위와 푸틴 반대 현수막 등에 대해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은 “4~5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에는 여전히 ‘변화’보다 ‘안정’을 바라는 목소리가 많다. 66%에 이르는 푸틴의 지지율(여론조사기관 레바다 첸트르가 24일 공개한 수치)에 러시아인의 속마음이 드러난다. 벌써 4~5번째 출마하는 야권 후보들에게는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모스크바에서 사무직 직장에 다니는 빅토리아(여·29)는 “시대가 바뀌었는데 계속 출마하는 후보들은 공약이 한결같다. 또, 프로호로프는 국정을 사업가적 시각에서 봐 (만약 그가 집권하면) 어떤 상황이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이 때문에 푸틴을 선호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 “재벌출신에 국정 맡기는 것도 불안” 푸틴 집권 이전인 1998년, 러시아는 국제투기자본의 유출 탓에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었다. 2000년 이후 푸틴의 강력한 리더십과 고유가 등이 맞물려 ‘집단적 수모’를 당했던 러시아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준 기억은 러시아인들의 뇌리에 뚜렷이 박혀 있다. 반발 속에서도 푸틴의 권위주의적 리더십을 받아들이는 러시아인의 태도를 역사적 원인으로 설명하는 시각도 있다. 사방이 뚫린 대초원에 위치해 외세 침입이 잦았던 데다 추운 날씨 탓에 생존 자체가 급했다. 이 때문에 안팎의 위험으로부터 방어막이 돼줄 절대권력에 맞서기보다 받아들이는 삶을 택해 왔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말한다. 러시아 전문가인 기연수 한국외대 명예교수는 “수난과 단절의 역사 속에서 민족의 생존을 위해 일사불란하게 한곳으로 모아 끌고 가는 것이 역대 러시아 통치자들의 숙명적 과제”라고 평가했다. 푸틴에 대해 찬반을 달리하는 모스코비치들이지만 한 가지 동의하는 사실이 있다. 푸틴이 다시 크렘린궁(대통령 집무실)에 복귀해 향후 6년간 러시아를 이끌 것이 확실해졌다는 점이다.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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