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숙명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 당정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634
  • 새터 입소 전 안전교육 촘촘… 현장은?

    새터 입소 전 안전교육 촘촘… 현장은?

    지난해 2월 138명의 사상자를 낸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참사는 대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풍경을 바꿔 놓았다. 상당수 대학이 외부 합숙 형식으로 진행하던 OT를 교내에서 진행하거나 총학생회가 단독 주관하던 OT를 학교와 학생회 공동 주관으로 바꿨다. 외부 OT를 갖더라도 합숙 장소를 사전 답사하는가 하면 교수 및 교직원이 동행해 안전교육을 강화하는 것도 달라진 풍경이다. 지난 12일 오후 경기 포천시의 한 유스호스텔. 서울대 경영대 새내기와 재학생 240여명이 모여들었다. 서울대는 지난달 교내에서 전체 신입생 OT를 열었지만 이와 별개로 단과대 새터(새내기 새로 배움터)는 외부에서 진행했다. 새터를 앞두고 경영대 학생회가 두 차례, 학교 측이 한 차례 답사를 다녀와 미리 안전을 점검했다. 실제로 새터에도 교수 8명과 교직원 4명이 동행했다. 숙소에 도착한 뒤 소화기 사용법과 유사시 대피 방법 등 ‘안전교육’도 실시했다. 학생회 관계자는 “부학장 명의의 편지를 부모들에게 보내 행사 취지와 장소를 설명했다”며 “사전에 안전교육을 했고, 재학생들에게 음주 안전 수칙도 공지했다”고 말했다. 물론 ‘안전 사각지대’는 있었다. 중앙 계단에 층마다 설치된 철문은 여학생 힘으로 열기 힘들 만큼 삐걱거려 유사시 신속한 대피가 어려워 보였다. 숙소에서 베란다로 나가는 미닫이 유리문은 잠금장치가 고장나 주최 측이 임시로 테이프를 붙여 놓았다. 교육부가 각 대학에 배포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체크리스트’에는 유리 창문 안전 잠금장치를 점검하게 돼 있다. 숙명여대는 새터 숙소에서의 음주를 1인당 1캔으로 제한했다. 학생지원팀 직원이 현장 진행요원과 학생회, 교직원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총 2시간 사전 안전교육을 했다. 지난 18일부터 강화도와 강원도 등에서 단과대별 OT를 진행한 고려대도 교내에서 안전교육을 하고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는 성북소방서가 제공한 안전 관련 동영상을 시청했다. 교내에서만 단과대별 입학식 겸 OT를 진행하고 새터를 입학 이후로 미룬 학교들도 있다. 중앙대는 23일 오전 단과대별 입학식과 OT를 진행했다. 1시간가량 성희롱 예방 교육 및 학사 안내를 하고, 과 선배들이 나와 해당 전공을 소개했다. 통상 교내 OT의 출석률은 낮은 편이지만 올해에는 전체 신입생의 80%가량이 참석했다. 중앙대 관계자는 “입학도 하기 전에 ‘예비 신입생’ 신분으로 외부까지 나가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학교 측도 부담이 가는 상황이라 입학식 겸 간단한 OT를 개최하게 됐다”며 “입학 이후 3월 초부터 단과대별 엠티 형식의 새터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내기 오모(21·아시아문화학부)씨는 “3월에 엠티를 가긴 하지만 학기 시작 후 가는 거라 미리 친해질 기회가 사라지는 거 같아 아쉽다”며 “대학 생활에 대한 설렘 때문에 안전에 대한 걱정이 와 닿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 별세, JP와 첫만남은? ‘박근혜 대통령 사촌 지간’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 별세, JP와 첫만남은? ‘박근혜 대통령 사촌 지간’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 별세’ JP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박영옥씨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셋째형 박상희씨의 장녀로, 박근혜 대통령과는 사촌 간으로 알려져 있다. 경북 선산군에서 태어났으며, 서울 숙명여대 국문학과를 나와 모교인 구미국민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던 1951년 2월 박정희 전 대통령을 통해 김 전 총재를 만나 결혼했다. 2008년말 뇌졸중으로 쓰러져 거동이 불편한 것으로 알려진 김종필 전 총리는 지난해 입원한 박씨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해 온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된 바 있다. 정진석 전 의원이 올린 페이스북 사진을 통해서다. 고인은 중앙정보부장과 6∼10대, 13∼16대 9선 국회의원, 국무총리를 지내고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이른바 ‘3김(金) 시대’의 한 축을 이루며 파란만장한 세월을 살아온 김종필 전 총리를 위해 내조를 해왔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3층 30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25일 오전 6시30분이다.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 별세,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 별세,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 별세,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 별세 사진 = 서울신문DB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 별세) 뉴스팀 chkim@seoul.co.kr
  •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 별세..투병생활 끝에..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 별세..투병생활 끝에..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부인 박영옥 여사가 21일 오후 8시43분께 향년 8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는 척추협착증과 요도암으로 투병생활을 해왔다. 경북 선산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숙명여자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모교인 구미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 1951년 2월 박 전 대통령의 소개로 김 전 총리를 만나 결혼했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6∼10대, 13∼16대 9선 국회의원을 거쳐 두 차례나 국무총리 자리에 오르기 까지 64년간 살뜰한 그림자 내조를 했다. 뉴스팀 chkim@seoul.co.kr
  •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 별세, 요도암 투병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 별세, 요도암 투병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부인 박영옥 여사가 21일 오후 8시43분께 향년 8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는 척추협착증과 요도암으로 투병생활을 해왔다. 경북 선산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숙명여자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모교인 구미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 1951년 2월 박 전 대통령의 소개로 김 전 총리를 만나 결혼했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6∼10대, 13∼16대 9선 국회의원을 거쳐 두 차례나 국무총리 자리에 오르기 까지 64년간 살뜰한 그림자 내조를 했다. 뉴스팀 chkim@seoul.co.kr
  • 김기춘, “朴대통령은 어떤 인격이나” 질문에…

    김기춘, “朴대통령은 어떤 인격이나” 질문에…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22일 오전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부인 박영옥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을 찾아 조문했다. 김 실장은 이날 오전 병원에 도착, “사모님(박영옥)은 건강하신 줄 알았습니다”라며 김 전 총리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김 전 총리는 최근 김 실장의 비서실장 사의가 수용된 것과 관련, “(박 대통령을) 가끔 찾아뵙고 외롭지 않게 해주세요. 다 외로운 자리입니다”라고 답했다. 김 전 총리는 이어 “(박 대통령을) 모셔보니까 어떤 인격입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김 실장은 “제가 감히… 잘 모시려고 마음을 다해…”라고 말한 뒤 “그 자체가 나라 생각밖에 없는 분”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이) 아버지, 어머니 성격 좋은 것을 반반씩 다 차지해서 결단력도 있고, 판단력도 있고…”라고 평가했다. 한편 박씨는 지난 21일 밤 8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박씨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셋째형 박상희씨의 장녀로, 박근혜 대통령과는 사촌 간이다. 박씨의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했다. 고인은 척추협착증과 요도암으로 투병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선산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 숙명여대 국문학과를 나와 모교인 구미국민학교(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던 1951년 2월 박정희 전 대통령을 통해 김 전 총재를 만나 결혼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 별세, 발인은 25일 오전 6시30분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 별세, 발인은 25일 오전 6시30분

    JP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박영옥씨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셋째형 박상희씨의 장녀로, 박근혜 대통령과는 사촌 간으로 알려져 있다. 경북 선산군에서 태어났으며, 서울 숙명여대 국문학과를 나와 모교인 구미국민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던 1951년 2월 박정희 전 대통령을 통해 김 전 총재를 만나 결혼했다. 2008년말 뇌졸중으로 쓰러져 거동이 불편한 것으로 알려진 김종필 전 총리는 지난해 입원한 박씨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해 온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된 바 있다. 정진석 전 의원이 올린 페이스북 사진을 통해서다 뉴스팀 chkim@seoul.co.kr
  •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 별세, 박근혜 대통령과 사촌지간 ‘투병생활 끝에..’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 별세, 박근혜 대통령과 사촌지간 ‘투병생활 끝에..’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 별세’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부인 박영옥 여사가 21일 오후 8시43분께 향년 8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는 척추협착증과 요도암으로 투병생활을 해왔다. 경북 선산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숙명여자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모교인 구미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 1951년 2월 박 전 대통령의 소개로 김 전 총리를 만나 결혼했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6∼10대, 13∼16대 9선 국회의원을 거쳐 두 차례나 국무총리 자리에 오르기 까지 64년간 살뜰한 그림자 내조를 했다. 고인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셋째형 박상희씨의 딸로, 박근혜 대통령과 사촌지간이다. 양지회 회장과 한국여성테니스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1963년 2월 25일 순회대사 자격으로 숙모이자 박 전 대통령의 아내인 육영수 여사와 동남아 구주여행길에 나서기도 했다. 슬하에는 김예리(64) Dyna 회장과 김진(54) 운정장학회 이사장 등 1남1녀를 뒀다. 빈소는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층 30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5일 오전 6시30분이다.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 별세 소식에 네티즌은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 별세..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 별세..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 별세..안타깝다”,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 별세..좋은 곳으로 가세요”등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정진석 전 국회 사무총장 페이스북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씨 별세) 뉴스팀 chkim@seoul.co.kr
  • 뒤집어보는 팔레스타인

    뒤집어보는 팔레스타인

    세계사 속 팔레스타인 문제 우스키 아키라 지음/김윤정 옮김/글항아리/351쪽/1만 6000원 ‘지구촌 최고의 화약고’, ‘국제 분쟁지역의 최전방’…. 끝 모를 갈등과 일촉즉발의 충돌 위협이 상존하는 팔레스타인. 이곳은 정확한 위치며 점유의 권리 연원이나 증거조차 따질 수 없는 땅이다. 얽히고설킨 민족·정치·종교·국제관계 탓에 그 누구도 문제 해결을 선뜻 주도할 수 없는 ‘수수께끼의 땅’이 돼 버렸다. 최근 극성을 부리는 ‘이슬람국가’(IS)의 혼돈처럼 말이다. 팔레스타인은 정녕 ‘헤어날 수 없는 수렁’인가. 사회학자나 심리학자들은 난관에 봉착해 해결 조짐이 보이지 않을 때 일차적으로 문제의 현상을 먼저 꼼꼼히 들여다보라고 권한다.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알고 매듭 실마리를 찾으라는 본질 탐색의 강조다. 최근 국제관계 전문가들 사이에선 팔레스타인 문제도 그런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는 흐름이 번지고 있다. 그 방식의 전환은 바로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의 탐색과 그릇된 인식의 전환에 맞닿아 있기도 하다. ‘세계사 속 팔레스타인 문제’는 그 흐름에 맞춰 팔레스타인 문제에 접근한 입문서로 다가온다. 아랍어를 공부하다가 중동 문제에 흥미를 느껴 중동·팔레스타인 문제에 천착해 사는 일본여대 문학부 교수가 문제의 본질을 보자고 호소하다시피 써낸 팔레스타인 전문서이기도 하다. 팔레스타인 문제라면 늘 종교를 그 중심에 놓고 생각하기 일쑤다. 유일신교끼리의, 다시 말하면 이슬람교와 기독교, 혹은 이슬람교와 유대교의 갈등 점철이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문제의 출발은 사실상 종교와는 무관하다는 식의 접근이 책에선 도드라진다. 팔레스타인 인식을 뿌리째 흔들어 씻어 내는 역발상의 축적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팔레스타인은 로마시대의 호칭을 아랍어 식으로 발음한 ‘필라스틴’(필라스틴 사람의 땅)에서 유래한 말이다. 유대교도는 같은 땅을 히브리어 성서에 따라 ‘에레츠 이스라엘’(이스라엘의 땅)이라고 부른다. 명칭부터가 유럽과 서방에 기운 것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팔레스타인 안에는 세 유일신 종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이 있다. 그 예루살렘을 포함해 팔레스타인에는 아랍어를 쓰는 유대교인·기독교인의 여러 종파가 공존해 살고 있었다. 신약성경에 사마리아인으로 등장하는 사마리아파 유대교도가 아랍어를 쓰는 유대교인이다. 동방교회라 불리는 종파는 아랍어를 쓰는 기독교도로 분류된다. 이 사실은 팔레스타인과 관련해 통념처럼 굳어진 아랍인과 유대인의 종교 간, 민족 간 대립이 성서시대 이후 2000년 동안 반복된 숙명의 대립이 아님을 입증한다. 지금의 통념은 근대 민족주의 사상에서 비롯됐고 이스라엘 건국 후 유대교도 대이주로 아랍세계의 유대교도 사회가 소멸해 고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서방세계가 유대인을 보는 시선도 팔레스타인 문제를 다시 풀어야 할 중요한 요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기독교 세계의 서방국가들은 기본적으로 유대인들을 ‘예수를 죽인 장본인’으로 여긴다. 오랫동안 지속된 그 ‘예수 살인’의 인식은 유대인들이 두고두고 겪어야 했던 수난의 큰 원인인 셈이다. 중세 십자군 전쟁 때도 유럽인들은 유대인을 주적인 무슬림(이슬람교도)과 내통하는 불구대천의 원수로 여겨 유대교도를 박해했다. 차곡차곡 쌓인 유대인 박해는 지금 팔레스타인 문제의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크나큰 앙금이다. 유럽 패권 아래에서 만들어진 ‘근대세계 시스템’의 출발에도 처음부터 이슬람 세계의 패권에 대항하면서 유대교도를 박해하려는 의식이 내재돼 있었다고 저자는 분명히 지적한다. 오랫동안 받은 차별을 되갚아 주겠다는 듯 비유대계 시민을 차별하는 유대인 국가로서의 이스라엘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왜 유대교도가 유럽 기독교 사회에서 박해를 받았는지, 기독교와 이슬람은 유대교에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를 살핀 저자는 1880년대 제국주의 시대부터 2차 세계대전 이후까지 팔레스타인 문제가 서구 강대국에 이용당했던 역사를 결정적인 팩트 위주로 설명한다. 그 구슬을 꿰면 역시 팔레스타인 문제의 통념을 바꾸자는 ‘사실 직시’와 ‘발상의 전환’으로 결정된다. 아랍어의 ‘살람’과 히브리어의 ‘샬롬’ 모두 평화를 뜻하는 말이지만 어떤 편에 서느냐에 따라 그 평화의 방향은 극과 극으로 갈릴 수 있는 팔레스타인 문제. 그 해결의 단초는 이런 측면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근대에 발생했던 모든 문제가 뒤엉켜 생긴 게 팔레스타인 문제이기에 이것은 19세기 이후 근대적 국민국가와 국제정치가 지녀야 할 본연의 모습을 묻는 문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쥐구멍 밖 볕을 찾아 나서라… 기회는 있다, 아직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쥐구멍 밖 볕을 찾아 나서라… 기회는 있다, 아직

    “몇 년 전에 눈여겨보던 학생이 있었다. 리포트에서 성실함이 묻어나는 데다 성격도 좋아 학생들이나 교수들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성적이 계속 떨어지더라. 불러다 물으니 ‘집안 형편이 갑자기 안 좋아져서 아르바이트가 너무 많다’고 머뭇거리며 대답하더라. 이럴 땐 선생으로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난감하다.” 50억원대 자산가인 수도권 사립대 교수 A(53)씨는 학기 초면 학생들의 옷차림을 유심히 살핀다. 그러고는 마음속으로 이들 학생의 최종 학점을 추측해 본다. 학기가 끝난 뒤 실제로 학생들의 시험성적과 비교하면 60~70%는 얼추 맞아떨어진다. A씨는 “얼굴에 윤기가 나고 옷차림이 괜찮은 학생들은 대체로 좋은 성적을 받지만 옷차림이 열악하고 늘 피곤해 보이는 학생들은 성적이 떨어지는 편”이라고 했다. 그는 전형적인 ‘개천에서 용 난’ 경우다. 부모 세대까지는 찢어지게 가난했다. ‘향토장학금’은 꿈도 못 꿨다. 주변의 도움과 불법과외 강사 일로 대학을 겨우 나오고, 직장 생활을 하다 운 좋게 박사까지 공부한 뒤 학교에 자리 잡았다. 처가로부터 상속받은 땅이 크게 올라 상위 1%에 편입했다. 그를 여기로 끌어올린 건 9할이 ‘꿈’이었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살아가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운도 자연스럽게 뒤따랐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과 세태를 보면 평생 그를 이끌어 온 믿음이 조금씩 무너지는 듯하다. 예전과 달리 ‘부의 여신’이 개인의 노력을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A씨는 “내가 타고 올라간 계층 사다리가 끊어진 요즘엔 ‘가난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갈수록 커진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희망을 복원하는 게 우리 세대의 숙제”라고 했다. 상위 1% 부유층의 경우 빈곤을 경험한 자수성가형이든,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경우든 가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서울 논현동에 거주하는 국내 대기업 오너의 부인 B(65)씨는 사재를 털어 복지재단을 운영하는 등 빈곤층의 생활여건 개선에 관심이 많다. B씨는 가난에 대해 ‘불편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가난 때문에 자존감이 떨어지고, 교육 등의 격차로 하고자 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빈곤층을 수없이 접했기 때문이다. B씨는 “처음에는 빈곤층에 대해 ‘왜 저렇게 살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들을 만난 뒤에는 ‘저렇게 살 수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청담동에 사는 중소기업 경영자의 부인 C(53)씨도 “‘부자가 겸손해지기도 어렵지만 빈자가 비굴해지지 않는 게 더 어렵다’고 한다”면서 “빈곤층이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게 가난의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부유층은 빈곤을 개인의 책임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자수성가형 부자일수록 이런 생각이 확고했다. 곤궁한 현실에 낙담하거나 안주하지 않고 상류층으로 올라간 본인의 경험은 현 시점에서도 여전한 ‘대안’이라는 것이다. 중견기업 오너 D(68)씨는 “사회가 발전하면서 부익부 빈익빈은 더욱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지만 ‘세상이 이러니 어쩔 수 없다’고만 말한다면 빈곤 상태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요즘은 과거만큼 ‘벼락부자’가 나올 확률이 줄었다고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부자가 되기는 어려웠다”면서 “사회 구조만 탓하지 않고 돈을 벌어 성공한 젊은이들을 여전히 종종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을 기다리는 대신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구멍 밖으로 나와야 한다는 얘기다. ‘빈곤층이 남탓 하는 데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시각도 있다. 외국계 기업 지사장인 E(47)씨는 “요즘 일부 젊은층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손주로 태어나지 못한 것 자체를 불평하곤 하지만 이는 우리가 탓할 수 없는 영역”이라면서 “가난한 상황을 탈피하려 하지 않고 부모나 정부, 경제 등만 탓하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감 없이 위안거리만 만드는 격”이라고 했다. 상속 등으로 부를 더 받고 덜 받고는 ‘숙명’의 영역이지 옳고 그름을 따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부유층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이 강했다. C씨는 “제일 듣기 싫어하는 표현이 ‘강남 여자’라는 말”이라면서 “미술이나 패션, 음악 등 우리 사회의 고급문화를 이끌어 가는 게 강남 아줌마라는 현실은 외면하고 대형마트 계산대에서 일해야 ‘훌륭한 엄마’라는 오해가 널리 퍼져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상위 1%는 자긍심이 강하다. 제조업 분야 중소기업 사장을 부친으로 둔 F(29)씨는 “(영국 고급차인) 벤틀리를 타는 사람은 무조건 존경해야 한다”면서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했든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됐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D씨도 “부를 어떤 식으로 축적했느냐는 중요한 문제”라면서도 “부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인 만큼 그 다음에 어떻게 살지는 부자가 된 다음에 고민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상대적 빈곤과 절대적 빈곤은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서울 압구정동에 사는 중견병원 원장 부인 G(51)씨는 “가난은 개인의 힘으로 의식주를 전혀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이고, 이는 사회적으로 구제해야 한다”면서도 “나머지 경우까지 정부와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비현실적인 주장”이라고 했다. 이어 “빈곤층은 한 달 수입이 100만원이라 1만원짜리 영양크림밖에 못 바른다고 생각하겠지만 인도 등 후진국에서는 부유층에 해당할 것”이라면서 “처음에는 힘들어도 10년, 20년 계속 노력해 집 한칸이라도 마련하고 상황을 개선하려는 대신 ‘나는 가난하다’는 생각에만 빠져 있는 건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빈곤층에 대한 ‘기회의 평등’이 점차 사라지는 데 대해서는 부유층들도 인정했다. F씨는 “부모님은 내가 음악을 배우고 싶다고 하면 수백만원짜리 악기를 사줬고, 공부하려는 의지가 있으면 좋은 과외 선생님을 붙여 줬다”면서 “하지만 주변 친구 중에서는 부모님이 밤늦게까지 일을 하는 바람에 숙제를 봐줄 사람도 끼니를 챙겨줄 사람도 없어 지금까지도 게임에 파묻혀 사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어 “열심히 노력하지만 가난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 악순환을 막기 위해 우리 사회가 빈곤층 교육과 보육 문제에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 대치동에 사는 복지재단 이사장 H(70)씨도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게 낙타가 바늘귀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성서에서 가르치는 것은 부자들이 부를 쌓는 과정에서 의도했건 의도치 않았건 다른 이에게 돌아갈 돈을 더 많이 가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강남 아이들이 서울대 등 명문대에 주로 들어가는 건 기회가 이미 불평등하다는 뜻”이라면서 “빈궁한 이들에게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늪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금전 지상주의적 세태에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B씨는 “지금의 부는 절대자가 내게 맡겨 놓은 것이지 나 혼자 소유한 채 호사를 누리라는 건 아니다”며 “후세에 (지금 누리는 부에 대해) 그만큼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편함과 부담 때문에 할 수 있는 만큼 나누고자 하는 생각도 강하다”고 털어놨다. H씨는 “돈을 절대적으로 바라보다 보니 사랑이나 행복, 믿음 등의 가치가 훼손된 채 부와 가난에 대해 맹목적으로 접근하게 된다”면서 “부가 절대선이 아니듯 가난 역시 절대악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부자들이 가난한 이들을 업신여겨서는 안 되지만 가난한 이들 역시 부자들을 적대시해서도 안 된다”면서 “금전으로만 사람을 평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고 했다. D씨는 “1억원만 갖고 있더라도 스스로 부자라고 여기면 부자이고 통장에 100억원이 있어도 부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부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국내 부자들이 앞으로 ‘질적 향상’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C씨는 “프랑스에서는 단순히 부의 소유 여부뿐 아니라 제2외국어를 구사하면서 악기 하나 정도는 다루는 동시에 상당한 수준의 문화비와 기부금을 지출하는 것을 부유층의 기준으로 삼는다”면서 “우리 사회도 앞으로 돈만 많은 게 아니라 상당한 수준의 지적·문화 수준에 사회적 책임감까지 갖춘 부유층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이두걸 유대근 송수연 기자 douzirl@seoul.co.kr
  • [단독] 대리인 없이 입양 취소 청구 미성년 자녀 권리에 힘 실어

    [단독] 대리인 없이 입양 취소 청구 미성년 자녀 권리에 힘 실어

    지난해부터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A(16)양은 부모 얘기만 나오면 몸서리를 친다. A양이 10살 되던 때 집을 나간 아버지는 연락조차 없고, 엄마는 매일 술에 취해 A양을 두드려 패기 일쑤였다. 보다 못한 할머니가 데려가 가까스로 폭행 위기에서는 벗어났지만 언제 또 엄마가 들이닥쳐 몽둥이를 들지 걱정돼 잠을 이루지 못한다. 8일 대법원이 발표한 가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A양은 직접 부모의 친권을 박탈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미성년 자녀의 권리 강화’로 압축된다. 현행 가사소송법에서는 미성년자 또는 지적 장애인처럼 행위 능력이 제한된 경우 민사소송을 수행할 수 있는 절차 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입양 자녀의 경우에도 특별대리인을 선임해야 파양 청구를 할 수 있던 것이 자신의 의사만으로 파양 청구를 할 수 있게 된다. 항소 및 항고도 할 수 있다. 다만 신중한 소송을 위해 상소심 진행은 대리인과 함께 해야 한다. 법원이 이혼소송 등에서 친권자와 양육자를 지정할 때 13세 미만 자녀의 의견은 듣지 않아도 됐던 현행법도 나이와 관계없이 자녀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하는 것으로 개선된다. 이혼 후 부모 한쪽이 자녀들과 함께 주거지를 옮겼다면 옮긴 곳의 관할 법원에서 이혼소송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종전에는 기존에 거주하던 지역 법원에서만 소송을 진행할 수 있었다. 양육비 강제 집행도 가능해진다. 또 양육비를 3개월 이상 내지 않아야 일정 기간 구금하던 것을 30일로 단축시켜 양육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었다. 법원이 면접교섭관을 선임해 면접교섭 과정에 직접 개입시키는 제도도 새로 도입돼 이혼 후 자녀의 원만한 환경 적응을 돕는다. 미성년자의 친권박탈 청구 남용 우려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소송 전 심리 과정에 보조인이 참여해 청구인의 판단에 도움을 줘 남용을 막게 될 것”이라며 “개정안은 길고 복잡했던 미성년자의 소송 과정에 대한 법원의 개입 시점을 앞당긴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소송 결과로 미성년자 부모의 친권이 박탈되면 현행 법률에 따라 가까운 친족에게 친권이 가고 마땅한 친족이 없을 때는 후견제도에 따른 후견인이 정해진다. 유미숙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미성년자의 권리를 확대했다는 점은 높이 산다”면서도 “국가가 부담해야 할 친권자 없는 미성년자에 대한 복지체계가 제대로 마련됐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예능은 ‘만병통치약’? 잘못 쓰면 독된다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예능은 ‘만병통치약’? 잘못 쓰면 독된다

    최근 가수와 배우들에게 TV 예능 프로그램은 ‘만병통치약’으로 통한다. 잊혀진 가수와 숨겨진 명곡이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다시 부활하고, 영화와 드라마에서 성적이 부진했던 스타들도 예능에서 새로운 캐릭터가 입혀지면 다시 전성기를 맞는 덕분이다. 한때 섭외에 어려움을 겪던 예능 프로그램은 다양한 직종의 범예능인이 출연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나영석 PD에게 출연을 희망하는 연예인들이 앞다퉈 줄을 서고 있다는 후문도 이를 방증한다. 하지만 예능 출연만이 능사인 시대는 지났다. 여론과 거리가 먼 과도한 캐릭터 연출이나 출연자 선정이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방영 중인 MBC ‘진짜사나이-여군 특집2’에 ‘제2의 혜리’를 노리는 지원자들이 몰려들었다. 출연자의 숨겨진 면모가 부각되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오히려 민폐 캐릭터로 전락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배우 강예원은 ‘아로미’라는 친근한 별명 이면에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리는 울보 캐릭터로 굳어지면서 시청자 게시판에는 “보기 불편하고 지나치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숱한 가수를 재발견하게 했던 MBC ‘나는 가수다3’에 출연 예정이던 가수 이수는 이미지에 타격만 입고 6년 만의 방송 재개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그는 첫 회 녹화까지 마친 상태였지만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논란이 됐고 결국 여론의 거센 반대 속에 하차했다. 리얼리티 예능의 경우 정해진 대본이 없다 보니 극적인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자극적인 편집이 계속되면서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지상파 방송사 예능국 PD는 “요즘은 관찰 예능이 대세가 되면서 7~8시간 가까이 촬영을 해야 1시간 방송 분량이 나온다. 촬영을 마친 후에 다시 내용을 구성하다 보니 한 출연자에게 몰아주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KBS 예능 프로그램 ‘용감한 가족’은 예고 영상에서 달걀을 떨어뜨렸다는 이유로 박명수가 걸그룹 AOA의 멤버 설현의 머리를 밀치는 장면이 폭행 논란으로 이어져 홍역을 앓기도 했다. 본방송에서 오해는 풀렸지만 무리한 편집이 화를 불렀다는 것이 중론이다. 아직 방송도 되지 않은 KBS 새 예능 프로그램 ‘두근두근 인도’는 첫 촬영부터 짜맞추기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일 동방신기의 최강창민, 슈퍼주니어의 규현, 씨엔블루의 종현 등 한류스타를 보러 나온 현지의 한 팬이 자신의 SNS에 “담당 PD가 ‘그들(연예인)을 모르는 척하라. 그러지 않으면 프로그램이 취소될 것’이라고 위협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제작진은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해 사진 촬영을 금지했을 뿐 팬들과의 마찰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비판의 목소리는 쉬 가라앉지 않았다. 때문에 요즘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PD의 편집 균형감각이 새삼 화두가 되는 상황이다. KBS 장수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의 유호진 PD는 “촬영분은 개별적인 사건의 연속이지만 시청자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적절한 선에서 캐릭터와 사건이 어우러지도록 하기 위해 편집의 균형에 늘 신경쓴다”면서 “그것이 어떤 해석을 가져올지 늘 조심스럽지만 예능 프로그램의 숙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예능 프로그램의 주도권이 PD에서 시청자로 넘어왔고 의도된 편집이나 작위적인 설정에 대해 대중이 적극적으로 반감을 드러내는 등 예능 프로그램에 요구하는 수준이 높아졌다”면서 “예능은 가장 서민적이고 친숙한 장르인 만큼 편집의 균형감각과 쌍방향 소통 능력은 프로그램의 존폐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erin@seoul.co.kr
  • [단독] [위기의 어린이집] 처벌 강화·CCTV… 반복되는 미봉책

    [단독] [위기의 어린이집] 처벌 강화·CCTV… 반복되는 미봉책

    최근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고가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지만 정작 정부의 아동 학대 근절 대책은 미봉책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지난달 27일 보건복지부는 ▲아동 학대 행위 처벌 강화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화 ▲부모 참여 활성화 ▲보육교사 자격 관리 강화 및 근로 조건 개선 등의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2010년, 2013년 등 기존에 나왔던 대책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도돌이표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CCTV 설치 의무화, 보육교사 국가시험 도입 등은 이번에 새로 추가된 내용이다. 하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처방이 되기는 힘들다는 얘기가 나온다. 서울시가 지난달 22일 발표한 ‘어린이집 아동 학대 방지 대책’에 따르면 학부모와 보육교사, 어린이집 원장 등이 동의한 경우 CCTV 설치에 최대 240만원까지 지원키로 했다. 하지만 서울 어린이집의 80%가 민간어린이집인 가운데 실효성 논란이 제기됐다. 이재연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CCTV 설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면서 “어린이집이 전체적으로 개방돼 학부모는 물론 교사들도 지나가면서 아동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다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발표한 보육교사 국가시험 도입 역시 변별력을 가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보육 관련 교과목을 이수하고 인성검사를 받은 경우에 한해 보육교사 응시 자격을 부여한다는 내용이지만 최소한의 자격 부여에 그칠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보육교사들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교원 양성 체계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경민 경인교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인성검사 이전에 인성교육을 반드시 거치도록 하고 무엇보다 보육교사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교사 양성 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 학대 근절 대책에 편승해 어린이집 규제를 강화하는 대책도 나왔지만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시는 3월 어린이집 개원을 앞두고 특별활동비 상한액을 국공립어린이집은 5만원, 민간·가정어린이집은 8만원으로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아니다. 민간어린이집에서는 이런저런 편법으로 돈을 받아 왔는데 이걸 제한할 경우 결국 또 다른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김지연 대학생 인턴기자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칼 포퍼(필 파빈 지음, 이화여대 통역번역연구소 옮김, 아산정책연구원 펴냄) 20세기 사상가 칼 포퍼의 생애와 연구를 영국 러프버러대 정치학 교수 겸 공공정책 전문가가 총체적으로 다뤘다. 자유주의적 요소와 보수주의적 요소가 공존해 숱한 논란을 일으킨 칼 포퍼 사상의 양면성에 주목한 것이 특징이다. ‘오직 반증 가능한 과학 이론만이 지식에 기여한다’고 주장한 포퍼는 과학철학·사상사에 크게 이바지한 인물로 평가된다. 그런가 하면 20세기 전체주의의 기원을 플라톤과 헤겔에서 끌어내기도 했다. 플라톤과 헤겔의 사상이 개인의 권리를 집단적 목적 추구에 예속시켰던 공산주의, 파시즘, 나치정권에 지적 토대를 제공했다고 본 것이다. 포퍼의 연구 전반과 그 사상이 미친 영향을 포괄적으로 짚은 저자는 포퍼를 보수주의나 자유주의자로 성급하게 낙인 찍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그 대신 특정한 관점이나 접근법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기여한 학자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212쪽. 1만 7000원. 그람시의 군주론(김종법 지음, 바다 펴냄) 안토니오 그람시에 매료돼 20여년간 그람시 연구를 해 온 대전대 교수가 그람시의 사상과 현실적 적응 관계를 정리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위대한 사회주의 혁명이론가로 평가받는 그람시의 개념과 이론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한국 사회를 변화시킬 방법을 모색한 책이다. 무엇보다 그람시와 마키아벨리의 상관성을 추적한 것이 도드라진다. 그람시가 작품 ‘옥중수고’의 100여곳에서 마키아벨리를 언급했을 만큼 마키아벨리는 그람시 사상·이론의 중요한 출발점이었다고 한다. 흔히 한국에서 마키아벨리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논리로 민중에 군림하는, 부정적 리더상을 제시한 정치사상가로 알려져 있다. 책은 그람시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창출해 낸 독특한 개념인 ‘현대군주’를 중심에 두고 풀어 나갔다. 저자는 특히 “파시즘 체제의 등장과 발전, 그리고 그 이후 보여줬던 연속성 등의 특징을 한국 사회에서 가장 잘 찾아볼 수 있다”며 그람시의 파시즘 체제에 집중하고 있다. 280쪽. 1만 6000원. 잊히지 않는 것과 잊을 수 없는 것(이만열 지음, 포이에마 펴냄)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전 국사편찬위원장)는 여행 중에도 빠짐없이 원고지 40∼50장 분량의 일기를 쓴다고 한다. 성실하고 꼼꼼한 기록자로 소문난 그가 각종 매체에 기고한 글과 강연문, 설교 원고, 페이스북에 쓴 글을 묶었다. 2010년 이후의 글들로 이명박 정권 이후 있었던 이슈에 대한 생각이 가감 없이 담겼다. 당시 일들이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 따졌던 원로 역사학자의 시각을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책이다. 특히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한국 교회의 현실을 따끔하게 지적한다. “‘오직 너희 말은 옳은 것은 ‘옳다’ 하고 아닌 것은 ‘아니라’ 하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해 “옳은 것을 옳다고 용기 있게 소리내지 못하는 세태가 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헛소리로 뒷북치는 것이라 하더라도 시대를 향한 소리를 남기기로 했다. 잊지 않기 위해서다.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적고 있다. 424쪽. 1만 5000원.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채사장 지음, 한빛비즈 펴냄) 출간 열흘 만에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을 정도로 호응을 얻은 인문 입문 ‘지대넓얕’의 두 번째 작품. 첫 편의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에 이어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의 다섯 영역을 ‘현실너머’라는 카테고리로 엮었다. 이번 편 역시 다양한 지식 흐름을 통합해 가는 방식이지만 첫 편과는 조금 다르게 풀었다. 전편이 시장과 정부, 보수와 진보, 개인과 전체 등 이른바 이분법으로 세상의 지식을 구조화했다면 절대주의, 상대주의, 회의주의의 세 갈래로 지식 영역을 구분한 게 특징이다. 고정되고 불변하는 보편의 절대적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과 변화하는 상대적 진리를 찾는 사람, 그리고 진리에 대한 접근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회의주의자 입장을 각각 다뤘다. 이를테면 절대주의 철학, 고전물리학, 유일신교의 다른 쪽에서 상대주의 철학, 현대물리학, 다신교나 회의주의 철학, 과학철학 등을 비교하는 식이다. 376쪽. 1만 6000원.
  • “혈관성 치매,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모든 치매는 치료가 어려운 것일까. 그래서 일단 치매가 오면 숙명처럼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일까.’ 정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유형에 따라 얼마든지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한 치매도 있다. 혈관성 치매가 그렇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질환은 다양한데, 그 중에서 흔히 퇴행성 치매인 알츠하이머병과 달리 혈관성 치매는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치매로 꼽힌다. 예방을 위해서는 혈관을 건강하게 지켜야 한다. 특히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비만 등 뇌혈관에 악영향을 미치는 원인들을 잘 관리해야 한다.    ■뇌세포 손상이 주요 원인  혈관성 치매는 뇌를 구성하고 있는 뇌세포에 혈액이 정상적으로 공급되지 않아 인지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병이다. 이런 혈관성 치매는 대부분 뇌졸중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 즉, 뇌졸중과 혈관성 치매는 서로 뗄 수 없는 인과 질환이며, 당연히 위험요소도 같다. 따라서 뇌졸중 예방에 좋은 활동이나 생활관리, 치료는 혈관성 치매에도 적용된다고 보면 된다.    ■건강한 습관이 최선의 예방책  혈관성 치매의 예방을 위해서는 건강한 생활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 스트레스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이 때문에 혈압이 높아져 혈관에 손상을 입히기 때문이다. 나쁜 식습관도 바꿔야 한다. 특히 짜게 먹는 습관이 문제가 된다.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면 고혈압이나 심장 및 신장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으며, 비만한 사람에서는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으로 이어져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기 쉽다. 특히 추운 겨울철에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이 급격히 수축해 뇌경색이 일어나기 쉬우므로 보온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증상 나타나면 빠른 치료가 중요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과 유사하게 보행장애·연하곤란(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사지마비 등의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치료 역시 뇌졸중에 준하여 이뤄진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환자의 생명을 지키고,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게 진단하고, 정확하게 치료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치료의 관건이다. 꾸준한 약물 치료와 운동, 식습관 관리 등이 중요한 것임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뇌졸중을 유발하는 비만·고혈압·고지혈증·당뇨 등의 질환을 가진 사람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본인의 혈관, 특히 뇌혈관 건강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스스로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이 언제든 발병 사실을 알 수 있도록 주요 증상을 미리 숙지하는 등의 대비를 하는 것이 좋다.    ■뇌졸중 병력자 증상 나빠지면 재발 의심  뇌졸중 병력이 있거나 혈관성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의 증상이 갑자기 나빠지는 경우라면 뇌졸중의 재발을 의심해봐야 한다. 전문의들은 “인지기능이 갑자기 나빠지거나 동반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뇌졸중이 재발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런 상황이라면 즉시 응급의료기관으로 이송해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들이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이찬녕 교수는 “뇌졸중의 전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자신 또는 주변 사람들이 이런 정황을 파악, 최대한 신속하게 응급의료기관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특히 증상을 가볍게 여겨 자연회복을 기대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치료 시기를 놓쳐 오히려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세계의 창] 美 뿌리 깊은 명문가 세습정치… ‘신귀족주의’ 고착화 논란

    [세계의 창] 美 뿌리 깊은 명문가 세습정치… ‘신귀족주의’ 고착화 논란

    ‘왕조’라는 단어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대통령을 선출한 미국과 어울리지 않는다. 미국은 신분이 아니라 재능과 노력으로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기회의 땅’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아메리칸 드림’은 허망한 꿈이 됐다. 왕국을 거부하고 공화국의 반석을 다진 미국에서도 개인의 ‘스펙’보다 ‘탯줄’이 더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서다. 특히 미국 정치판은 이런 봉건적 특성을 두드러지게 보여 준다. 2016년 대선은 일찌감치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맞대결 구도로 좁혀지고 있다. 1980년대 후반부터 대선이 열릴 때마다 두 집안 사람들은 고정 출연 중이다. 알다시피 힐러리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이고, 젭은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이다. 숙명적 라이벌이 된 두 가문의 싸움이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2008년 어머니 대선 캠프에서 활동을 시작한 딸 첼시 클린턴에 대해 아버지 빌은 “대권에 도전한다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젭 부시의 아들 조지 P 부시는 최근 텍사스주 국토부 장관 격인 ‘랜드 커미셔너’로 본격 정치 활동을 시작해 두 가문의 대결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족벌 정치 필리핀·인도와 뭐가 다르나” 경제에서와 마찬가지로 정치에서도 세습, 대물림은 후진적이란 비판을 받는다. 3대에 걸쳐 권력세습을 이룬 북한을 향해 미국을 필두로 국제사회의 규탄과 조롱은 끊이지 않는다. 소수 가문이 권력을 주무르는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도 족벌 정치로 손가락질을 받았다. 내년 대선 판도를 뒤집을 다크호스가 출현하지 않는 이상 미국도 이런 멍에에서 자유로울 수만은 없다. 정치가 ‘패밀리 비즈니스’로 전락한 데에 미국 안팎에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유력 잡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미국을 ‘신귀족주의’ 사회라 칭하고 엘리티즘의 고착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영국의 가디언은 3선 대통령을 금지하는 헌법까지 제정한 미국에서 ‘정치 왕조’(Political Dynasty)의 권좌 돌려 앉기에 대해서는 유독 무감각하다고 꼬집었다. 미국에서 정치 왕조는 사실 역사적으로 뿌리가 깊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8명의 대통령이 애덤스, 해리슨, 루스벨트, 부시 등 4개 가문에서 나왔다. 정치 왕조의 시초는 애덤스 집안이다. 2대 대통령 존 애덤스와 그의 장남 존 퀸시 애덤스가 6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사상 첫 부자(父子) 대통령이란 기록을 세웠지만, 둘 다 형편없는 리더십으로 최악의 대통령이란 불명예도 함께 얻었다. 루스벨트 가문도 직계는 아니지만 두 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다. 1901년 윌리엄 매킨지 대통령이 암살되자 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백악관의 주인이 됐다. 1932년에 12촌뻘인 친척 동생 프랭클린 D 루스벨트가 대통령에 올랐다. 진정한 ‘정치 왕조’를 이룬 곳은 케네디가(家)다. 케네디 가문은 막대한 부를 활용해 정치를 ‘가업’으로 만든 최초의 집안이라 할 수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초대 위원장과 영국 대사를 지낸 조지프 케네디 아래 4대를 거치며 정치판에 단단히 뿌리를 내렸다. 조지프는 네 명의 아들 가운데 장남을 대통령으로 키우려고 했으나 그가 29살에 2차대전에 나가 전사하는 바람에 계획을 바꿨다. 그는 차남인 존 F 케네디를 대통령으로 만들고, 셋째 로버트를 법무장관에, 막내 에드워드를 상원에 앉히는 데 성공했다. 2009년 에드워드가 세상을 뜨면서 케네디 가문 1세대의 정치 활동은 종말을 고했지만, 후손들의 활약은 여전하다. 에드워드의 아들 에드워드 케네디 주니어는 코네티컷주 상원의원, 둘째 아들 패트릭 케네디 2세는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 캐럴라인 케네디는 현재 일본 주재 미국 대사로 활동 중이다. 아들인 존이 1999년 불의의 비행기 사고로 사망하지 않았다면 아버지의 못다 한 꿈을 이뤘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큰딸인 캐슬린은 1995년부터 2003년까지 메릴랜드주 부주지사를, 아들 조지프는 6선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다. 손자인 조지프 케네디 3세는 2012년 매사추세츠주 하원의원에 당선돼 4대가 공직을 맡았다. 평론가들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기점으로 후보자뿐 아니라 그의 배우자, 형제·자매까지도 관심을 두는 경향이 시작됐다고 얘기한다. 케네디가 다음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 명문가는 부시 집안이다. 1988년 백악관에 입성한 조지 H W 부시는 코네티컷주 연방 상원의원을 지낸 아버지 프레스콧 부시의 영향력을 물려받았다. 1992년 민주당의 빌 클린턴에게 패하면서 단임에 그쳤던 한은 2000~2008년 아들 조지 W 부시가 연이어 백악관을 차지하면서 풀렸다. 이제 차남 젭 부시가 세 번째 대통령 도전자로 의욕을 불태우고 있고, 손자 조지도 벌써 차기 주자로 거론되는 등 부시가는 3대에 걸쳐 워싱턴 정가를 지배하고 있다. 지난달 타계한 마리오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도 ‘부자 지사’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이탈리아 출신 식료품 가게 아들인 그는 주지사에 연거푸 세 번 선출됐다. 장남인 앤드루 쿠오모도 2010년 뉴욕 주지사에 처음 당선된 뒤 지난해 재선에 성공해 아버지의 연임 전통을 이었다. 그는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딸 케리 케네디와 결혼했다가 2003년 이혼했다. 이 밖에 최근 ‘대권 3수’ 포기를 선언한 공화당 밋 롬니의 아버지는 미시간 주지사를 지내고 1968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까지 나섰던 조지 롬니다. 내년 대선에서 공화당 ‘잠룡’ 중 한 명인 랜드 폴 연방 상원의원(켄터키)의 부친은 1988년, 2008년, 2012년 세 차례나 대선 경쟁에 뛰어들었던 론 폴 전 하원의원이다. 미국인들이 정치 왕조에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 하버드대학의 바버라 켈러맨 교수는 “미국에서 정치 세습이 이뤄지는 데에는 셀러브리티(명사)에 대한 숭배와 선거제도 그리고 과거에 대한 향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유럽의 왕족이나 귀족에 대한 은근한 열등감이 있는 미국인들은 명문가의 출현을 한편으론 반기기도 한다. 소수의 유권자에 의해 1차 선택을 받는 오픈프라이머리도 유명인에게 유리한 발판으로 작용한다. 정치 무관심도 정치 왕조 부흥에 한몫한다. 후보자의 정보가 없거나 알고 싶지 않을 때 익숙한 ‘라스트네임’(성)은 정치인에게 생명과 같은 즉각적인 인지도 제고 효과를 가져다준다. ●“권력 세습은 국가보다 집안 앞세워” 지적도 무엇보다 정치 왕조를 지탱하는 것은 돈이다. 기업들은 특히 미래 보장을 위해 아는 이름에 기꺼이 큰돈을 쾌척한다. 아직 판이 열리지 않았는데도 힐러리 캠프는 벌써 400만 달러나 끌어모았다. CNN에 따르면 미국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가족 또는 친척이 공직 경험이 있는 사람이 3분의1가량 된다. 첫 정계 진출자가 쌓은 관계, 인맥 등은 한집안에서 제2, 제3의 정치인을 만드는 데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걸 말해 준다. 소수 가문의 권력 분점은 미국 사회 특유의 다양성과 혁신을 저해하고 엘리트주의를 극대화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지난해 LA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아들 부시가 이라크전을 일으킨 이유가 아버지 부시의 복수를 위한 것이었다고 꼬집으며 대를 잇는 권력 세습은 국가보다 집안을 앞세우는 우를 범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부시는 이라크 침공을 앞두고 행한 연설에서 “이 자(사담 후세인)는 내 아버지를 죽이려 했다”고 대놓고 말해 미국민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이후 미국에 대한 안보 위협 증대와 이슬람국가(IS)의 급격한 부상은 이슬람권을 상대로 ‘패밀리 비즈니스’를 벌인 부시 전 대통령의 업보라는 비난이 설득력 있게 퍼지기도 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우리 아이 대학 입시 전략은

    우리 아이 대학 입시 전략은

    29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숙명여고에서 열린 2016학년도 예비 고3생, 대입재수 준비생을 위한 입시 성공전략 설명회에 참석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안내 책자를 보며 강연을 듣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간장 한병 300만원… 요리가 품격이다

    간장 한병 300만원… 요리가 품격이다

    ■ 대한민국 상위 1% 부유층과 하위 9.1% 절대빈곤층의 카트에 담긴 먹거리는 어떻게 다를까. 소득 격차에 따른 식료품 구입 패턴 차이 등을 면밀히 분석한 인터랙티브 기사인 ‘카트 속 다른 세상’을 감상하세요. ☞<카트 속 다른 세상> 보러 가기 클릭 (http://interactive.newsjel.ly/seoulnews) “요즘 믿을 만한 먹거리가 많지 않잖아요. 그래서 직접 길러 먹기로 했죠.” 100억원대 자산가인 주부 조모(53·서울 서초구 잠원동)씨 가정은 몇 해 전 청정지역으로 소문난 전남의 한 시골 마을에 밭 2500평(8264.5㎡)을 샀다. 집에서 먹을 채소를 직접 재배하기 위해서다. 중견기업을 운영하는 남편은 물론 조씨도 평일에는 살림으로 바쁜 탓에 매달 두세 번밖에는 현장에 내려가 볼 수 없다. 이 때문에 농사는 지역 농민에게 부탁했고 대신 밭 일부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조씨는 “배추와 무, 파, 상추, 고구마, 생강까지 계절별 채소를 넉넉히 재배해 우리 가족 4명과 친척, 지인들에게 돌려 함께 먹는다”면서 “형편이 넉넉한 사람 중엔 서울 근교에 텃밭을 사 채소를 직접 길러 먹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상위 1% 부유층은 조씨처럼 채소를 직접 재배하거나 유기농 식품 구입만 고집한다. 금융업계 임원의 부인 박모(55·종로구 평창동)씨는 믿을 만한 먹거리를 사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음식이 건강으로 직결된다고 보는 그녀는 “시골에서 농장을 하는 지인에게서 친환경 농작물을 매주 한 번씩 주문하고 집에서 요리할 때도 설탕은 전혀 넣지 않고 대신 효소를 쓰는 등 건강하게 먹으려 한다”고 했다. 친환경 농사를 짓는 농민과 소비자를 직접 이어 주는 생활협동조합(생협)에 가입하는 인구도 늘었다. 아이쿱 생협 관계자는 “2004년 1만 4926명이던 가입자 수가 10년 만에 14.6배 늘어 지난해 21만 8585명이 됐다”면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 먹거리 이슈가 터질 때마다 가입자 수가 크게 늘었다”고 했다.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마트인 ‘S 푸드마켓’은 고소득층의 식자재 소비 패턴을 읽을 수 있는 곳이다. 이 동네에 사는 주부 박모(52)씨는 매주 한 번씩 이곳에서 장을 보는 단골고객이다. 외아들이 영국 유학 중이어서 중소기업 사장인 남편과 단둘이 사는데도 한번 장볼 때마다 ‘큰 손’이 된다. 꼭 필요한 식자재만 장바구니에 골라 담지만 몇개 짚다 보면 금세 20만원을 넘는다. 유기농이 많은 이곳 제품들은 일반 마트 가격보다 월등히 비싸다. 이곳에서 가장 잘 팔린다는 ‘명품쌀’은 1㎏에 1만 2000원이고 머스크멜론 1통은 4만5000원, 친환경 무 1개는 3100원이다. 보통 마트에서는 일반미 1㎏이 2100원, 머스크멜론과 무는 각각 1만 5000원, 1200원이라는 점에서 2~6배나 비싼 셈이다. 하지만 박씨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했다. 유기농인 데다 신선도가 다른 곳에서 파는 식품보다 훨씬 뛰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기자가 둘러본 S 푸드마켓에는 10알에 1만 2000원 하는 ‘하얀 오골계란’과 1근(600g)에 15만원 하는 ‘파이브(5) 스타 암소한우 꽃등심’ 등 고가 제품이 즐비했다. 특히 명인이 제조했다는 300만원 짜리 씨간장(500㎖)은 가격표를 믿을 수 없어 여러 차례 눈을 씻고 확인했을 정도다. 마트 관계자는 “300만원짜리 간장은 매장의 품격을 보여 주기 위한 상품이지만 명절 때면 실제 사가는 고객도 있다”고 했다. 좋은 음식재료를 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건강한 조리법을 직접 배우려는 부유층도 많다. 주부 김모(51·송파구 잠실동)씨는 대기업 임원인 남편이 8년 전 당뇨를 앓기 시작한 이후 직접 건강식을 만들고 있다. 유기농 우렁농법을 활용하는 농가로부터 쌀을 직접 구매하는 등 잡곡 6~7개를 섞어 밥을 짓고 채소도 유기농 제품만 고집한다. 이씨는 이마저도 부족함을 느껴 지난해 유명 요리연구가로부터 1년간 채식 요리법을 배웠다. 수강료는 250만원. 김씨는 “워낙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 1년 넘게 대기해 어렵게 수업을 들었다”고 했다. 심기현 숙명여대 교수(전통식생활문화전공)는 “우리 학교 한식조리과정에는 서울 강남의 고급 아파트에 사는 주부들이 참여해 간장, 된장 등 전통 장류 제조법을 배워 가기도 한다”고 했다. 마음이 맞는 주부 4~6명씩 모여 요리연구가 등에게 조리법을 배우는 ‘요리 그룹과외’는 이제 흔한 문화가 됐다. 주부 이모(48·강남구 대치동)씨는 “‘방배동 선생님’, ‘청담동 선생님’같이 주부들 사이에서 유명한 요리연구가가 있는데 주로 이 선생님들의 제자들이 가르친다”면서 “5명이 한번 수업 들을 때 각자 25만~30만원을 선생님에게 드리면 돼서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고 했다. 입맛 까다로운 부유층 미식가는 요리사를 틈틈이 집으로 불러 별미나 반찬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대형병원장의 부인 유모(52·강남구 압구정동)씨는 매주 한 번씩 경남 중소도시에서 손맛 좋기로 유명한 종갓집 며느리를 집에 부른다. 요리를 부탁하기 위해서다. 유씨 가족은 최근 병원이 있는 경남 지역에서 서울로 이사했는데 병원 구내식당에서 일하던 이 여성의 음식 맛을 잊지 못해 상경을 권한 것이다. 요리사가 집에 와 하루 4~5시간 요리를 해주면 10만원을 준다. 이 여성은 유씨가 소개해준 여섯 가정에서 출장 요리를 해주는 것만으로 한 달에 250만원가량을 번다. 유씨는 “종갓댁 며느리답게 궁중요리부터 양반댁 요리까지 못 하는 게 없다”면서 “최근 장어탕을 만들어 줘 친구들에게 돌렸더니 ‘지금껏 맛본 최고의 장어탕’이라며 극찬하더라”고 했다. 해외 ‘로컬푸드’(현지식)의 맛을 국내에서 그대로 즐기려는 상위 1%도 늘고 있다. 대형 백화점의 명품 식품관이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희귀 채소나 과일, 양념류 등을 구비하고 있는 것은 이런 부유층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다. 셜롯(양파 맛이지만 향미가 더 뛰어난 채소)이나 파스닙(당근과 비슷하지만 달콤한 채소), 앤다이브(지중해 연안에서 나는 꽃상추) 등 이름조차 생소한 식자재는 프리미엄 마트의 채소 코너를 널찍이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유학을 한 서울 모 대학의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프랑스 현지의 맛을 살리려면 재료가 중요한데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명품 식품관에 가면 못 구하는 재료가 없다”고 했다. 전 세계의 별미를 찾아 해외 미식 투어를 다니는 부유층 식도락도 많다. 청담동에 사는 주부 박모(42)씨는 지난해 여름 사업가인 남편, 중학생인 아들과 함께 프랑스 파리로 4박5일간 ‘미식기행’을 다녀왔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레스토랑 평가서인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최고등급인 별 3개를 받은 레스토랑 4~5곳을 도는 게 목표였다. 해외 맛기행 일정을 전문적으로 짜 주는 한 고급 여행사 관계자는 “박씨 가족처럼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 가 현지인들만 아는 지역 맛집을 찾아다니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면서 “부유층엔 ‘식당은 최고급으로만 다니는 대신 호텔은 5성급이 아니어도 좋다’고 주문하는 분들도 있다”고 했다. 외식 문화도 ‘로컬’을 강조하는 트렌드를 따른다. 음식 문화 전문가인 최지아 온고푸드 대표는 “쿠스쿠스(듀럼 밀을 으깨어 매콤한 스튜와 함께 쪄내는 북서부아프리카 음식)나 하몽(소금에 절인 돼지고기 뒷다리로 만든 스페인 햄) 등 각국 현지음식을 합리적 가격에 파는 식당이 부유층 사이에서 인기”라고 했다. 또 중국 음식이나 이탈리아 음식이 먹고 싶다고 단순히 유명한 중식당,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광둥요리나 사천요리를 잘하는 곳, 이탈리아의 시칠리 요리나 로마 요리에 특출난 곳 등을 찾아 세분화된 맞춤형 식당으로 다니는 것도 특징이다. 도곡동에 사는 주부 송모(40)씨는 “TV나 파워블로거가 소개하는 맛집 정보는 믿지 않고 주변 미식가들이 소개하는 음식점을 주로 간다”면서 “너절하게 많은 음식을 내놓는 곳보다 특정 단품 요리를 잘하는 곳이 좋다”고 했다. 대중화된 음식점이 아닌 특정인만 갈 수 있는 ‘폐쇄형 음식점’도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주변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삶을 즐기려는 상위 1%의 생활 방식이 반영된 결과다. 강남의 한 백화점에는 16석의 ‘프라이빗 룸’이 있는데 초청받은 VVIP(극소수 상류층 고객)만 이곳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백화점 측은 비싸게는 600만~1200만원에 달하는 최고급 와인과 함께 최고급 요리를 더불어 선보인다. 상위 1% 중에는 ‘먹는 것이 곧 나를 보여 준다’는 식의 과시적 소비를 하는 경향도 엿보인다. 간혹 S 푸드마켓을 찾는다는 주부 오모(46·서초동)씨는 “주변에 수십만원 짜리 올리브오일로 요리하는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지인이 있는데 ‘나는 이런 재료로 요리해 먹는 사람이야’라고 뽐내는 인상”이라고 했다. 유대근 이두걸 송수연 기자 dynamic@seoul.co.kr
  • “CCTV에 안 찍혔다고 교사는 되레 협박”

    “CCTV에 안 찍혔다고 교사는 되레 협박”

    지난해 4월 경기 부천의 유치원에 다니는 준희(4·가명)를 목욕시키던 엄마는 등에 가늘고 긴 막대기로 맞은 듯한 상처들이 벌겋게 부어오른 것을 발견했다. 준희는 엄마에게 “선생님이 블록 방에서 파란 막대기로 때렸다”고 말했다. 준희 엄마는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신고는 ‘상처’로 되돌아왔다. 경찰은 2시간 동안 아이를 경찰서에 잡아 둔 채 진술을 받고, 집에도 두 차례 찾아와 당시 상황을 되물었다. 심지어 유치원에 있는 막대기들을 모두 가져와 아이에게 보여 주며 어떤 막대기로 맞았는지 묻기도 했다. 3개월 만에 경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해당 교사를 불기소 처분했다. 유치원에 폐쇄회로(CC)TV가 있었지만 준희가 언급한 블록 방이 찍히지 않은 데다 진술이 일관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준희 가족 측은 “경찰이 수차례 찾아와 아이를 붙잡고 물어보는 통에 심한 불안 증세를 보였다”며 “해당 교사는 처벌을 받지 않았고 되레 소송을 걸겠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인천 어린이집 아동폭행 사건 이후 정부가 부랴부랴 ‘어린이집 아동폭력 근절대책’을 내놓았지만 아동학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여전히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21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아동학대로 판정받은 6796건 가운데 고소·고발 등으로 수사에 착수한 경우는 544건(8%)에 불과했다. 형사처벌에 이르는 길 또한 멀다. 2010~13년 아동복지법 위반 사건 937건 중 검찰은 289건(30%)만 기소했다. 아동학대에 대한 이 같은 ‘솜방망이’ 처벌 관행이 이번 사건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검찰은 이제야 ‘모든 아동학대 행위자를 원칙적으로 정식재판에 회부한다’는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장성근 변호사는 “그동안 아동에 대한 체벌이 ‘훈육’으로 둔갑돼 용인되는 분위기였지만 더는 가혹행위가 용납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아동학대 행위자를 법정에 전부 세우겠다는 것은 앞으로 (이들을) 엄벌로 다스리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아동폭력 근절대책으로 제시한 CCTV 설치가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날 상습폭행 의혹이 제기된 인천 S유치원의 경우 경찰이 CCTV 영상을 확보했지만 4일치밖에 보관돼 있지 않았다. 이재연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교수는 “아동은 학대 상황이 있어도 부당함을 이야기하거나 소통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린이집의 모든 문을 없애고 누구나 안에서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야 한다”며 “교사 한 명에게 아이들을 맡길 것이 아니라 보조교사를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사과정에서 아이들이 2차 피해를 받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학대 상황에 대한)질문이 반복되는 경우 아이들의 진술이 ‘오염’될 수 있고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국경 사라진 자본의 세계, 글로벌기업 독주 막으려면

    국경 사라진 자본의 세계, 글로벌기업 독주 막으려면

    자본의 세계에서 국경은 없어졌다. 전 세계 사람들이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으며 코카콜라를 마시고, 말버러 담배를 폼나게 입에 문다. 한국의 청양고추를 비롯해 감자, 옥수수 등 몬산토 소유의 종자를 가꾸고 먹는다. 초국적 거대기업의 세계 지배는 이미 숨이 찰 정도로 넘치지만 그들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아리랑TV는 22일 밤 11시 기획대담 ‘업프론트’에서 최근 한국에서 개장한, 세계 최대 가구업체 이케아 사태로 촉발된 거대 글로벌 기업의 한국 상륙에 대한 논란과 해결 방안에 대해 이야기한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유통업계 전문가인 서용구(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한국유통학회장, 정책·법률 관련 전문가 송세련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출연해 정부의 유통 분야 규제, 다국적 기업과 국내 기업의 갈등 등 관련 쟁점에 대해 토론한다. 송 교수는 “글로벌 기업의 가열되는 논란은 대기업의 무차별한 공략”이라면서 “해당 국가의 시장은 물론 자본주의 자체까지 해칠 수 있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권 원장은 “그동안 글로벌 기업들의 국내 진출이 부진한 이유는 쓸모없는 규제들 때문”이라고 정부의 규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에 송 교수는 “지나친 규제 등 단순히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들을 마련해야 한다”고 규제 일변도가 아닌 중장기 비전 마련을 촉구했다. 또한 세계적인 마케팅 석학 케빈 켈러 미국 다트머스대 교수를 위성으로 연결해 국내 글로벌 기업에 대한 조언을 들어 보고, 마틴 노이라이터 CSR컴퍼니 인터내셔널 대표를 연결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본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딸들은 더 당당하렴” 30년 워킹맘의 바람

    “딸들은 더 당당하렴” 30년 워킹맘의 바람

    여성으로서는 처음 여성가족부 차관을 지낸 이복실(54)씨가 30년 공직 생활 경험을 토대로 워킹맘의 소회와 여성정책의 비화 등을 담은 책을 출간했다. ‘여자의 자리, 엄마의 자리’(카모마일북스 펴냄). 이 전 차관은 두 딸을 키우며 불량엄마로 살아온 워킹맘 시절에 대해 “성공한 여성이자 행복한 엄마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었다”며 “이제 가정으로 돌아왔지만 엄마 역할만 하기에는 한쪽이 허전했다”고 진솔하게 고백한다. 그는 ‘지금의 내 모습’을 좀 더 사랑하며 살아오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한다. 여성가족부의 출범 배경과 호주제 폐지를 위해 여성부 장관이 헌법재판소에서 직접 구두변론을 하는 등 여성계가 합심해 노력한 과정, 성희롱 신고 접수와 성매매특별법 제정의 배경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이 책에는 우리의 딸들이 당당하게 사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녹아 있다. 저자와의 대화 및 사인회는 오는 24일 오후 2시~3시 30분 교보문고 광화문점 배움홀에서 열린다. 이 전 차관은 숙명여대 초빙교수로 3월부터 가정 관련 강의를 할 예정이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