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스스로 삶의 주인공 됐으면”
“‘네 삶의 주인공은 너야, 정해진 시스템에 따라 움직여진다고 해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봐. 그래야 행복하니까. 또 멋지게 놀아봐. 연극이나 춤, 패션, 음악이든 자기를 표현하고 실현하는 방법을 찾아봐.’라고 청소년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파랑치타가 달려간다’는 작품으로 비룡소의 청소년문학상인 제3회 블루픽션상 수상작가 박선희( 46)는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작품이 의도한 바를 소개했다.
파랑치타는 소설의 주인공인 주강호가 50만원에 인수한 중고 오토바이의 애칭. 폭력 아버지와 세 번째 어머니를 피해 가출해,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일반고교 1학년 강호는 밤이면 파랑치타를 타고 도로를 질주해 자신을 옭아매는 현실을 잊어버리려 애쓴다. 또 다른 주인공 이도윤은 외고에서 적응에 실패해 일반 고등학교로 전학온 모범생. 도윤의 어머니는 자식 교육을 위해 직장생활을 포기하고 큰아들을 외고를 거쳐 S대 법대에 합격시키는 데 성공했고, 둘째 도윤을 통해서도 자신의 목표달성을 꾀하지만 벌써 도윤은 외고에서 낙오했다. 강호와 도윤은 초등학교 6학년 2학기까지 친구. 그러나 어느 날 강호는 ‘끼리끼리 놀아야 한다.’라는 도윤 어머니의 가르침을 받고, 도윤을 ‘왕따’시킨 아픈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이 둘은 다시 만나, 밴드부 활동을 통해 4년간의 세월 간격을 메우고, 강호는 도윤을 통해, 도윤을 강호를 통해 자신들이 부모와 사회, 가족들과 타협하는 방법을 찾아나간다.
총평을 하자면 파랑치타는 ‘착한 소설’이다. 기왕에 모범생인 도윤이는 그렇다고 해도 불량해 보이는 강호나 주요소의 아르바이트 동료로 고교를 자퇴한 건우 형이나, 새 아빠를 들인 엄마에게 반항하며 가출을 밥 먹듯 하는 아미, 어려서 보육시설에 버려진 효진 누나도 모두 착하고 순수하다. 마치 우리의 가정환경은 나를 가출하게 하지만, 나는 삐뚤어지거나 뒤틀린 인생을 살지 않겠다고 집단맹세라도 한 듯하다.
청소년 소설이라고 미리 한계 지어놓고 쉽게 ‘올바른 길’을 제시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에 대해 박 작가는 “평소 단편소설은 차갑게 쓰지만, 장편소설은 따뜻한 소설이 된다. 그러나 따뜻한 소설이 교훈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교훈을 줄 생각도 없었다.”라고 부인했다.
소설은 쉽게 훌훌 읽히지만, 다 읽고 나면 인물을 통한 대리만족이나 카타르시스보다, 현실에 적응하며 살아남으려는 청소년들이 남게 돼 윤리 교과서를 읽은 느낌이 생긴다.
박 작가는 숙명여대 교육학과와 서울예대 문창과를 졸업하고 나서 작가의 길에 들어섰고, 현재 안양예고 문창과에서 강의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