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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숙련공/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숙련공/신동호 시인

    ‘노동’이란 단어에 다시금 경외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 노동이 갖고 있는 근원적인 정직함, 인간생활의 저변을 떠받치는 묵묵함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자본의 이익을 위해 노동을 부정적 이미지로 바꿔버리는 데 안간힘을 쏟는다. 어느 정도는 성공을 해서, 노동은 언제부턴가 파업이라든지 갈등 같은 단어와 동일한 선상에 놓이게 되었고 요즘에 들어서 노동조합은 이익집단으로 취급당하기까지 한다. ‘노동’이란 단어가 들어간 정당, 단체, 활동들에 대한 이 지독한 반감을 단지 대중조작 소비사회의 특성쯤으로 취급해도 되는 것일까. 노동으로 단련된 근육과 감각은 재료를 유익하게 뚝딱 바꿔 놓는다. 지금까지 우리는 그들을 노동자라 불렀다. 세월의 힘과 노동에 대한 자긍심이 더해진 노동자는 이윽고 숙련공이 되었다. 숙련공들은 존경 받았고 수많은 견습생들의 지표였다. 나는 그들이 위대한 예술가와 다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선반 위에서 깎아낸 나사 선의 곡선은 실로 아찔하다. 광부들이 굉도에 세운 절묘한 버팀목과, 필경사들이 눈이 멀도록 옮겨 적은 지식의 보고들 모두 숙련된 노동의 산물이다. 물론 서명 따위는 없다, 고려청자처럼. 손톱 밑에 흙이 낀 도공의 손길이 부드러운 어깨선을 빚을 때 청자는 문화재가 아니었다. 효용을 위해 생산된 일상용품에 불과했다. 그래서 모든 청자는 무명 도공의 작품이지만 우리는 지금 청자를 예술품으로 여긴다. 고장난 라디오의 전자기판을 보고 즐거움을 느낀 시절이 있었다. 합리적인 배치로 자리잡은 트랜지스터와 다이오드들을 고사리손으로 조심스럽게 만져본 기억이 난다. 마치 감시인 몰래 살짝 손을 대 본 귀중한 문화재처럼 짜릿했다. 극장도 갈 수 없고 전시회도 없는 향리에서 오래된 괘종시계의 톱니바퀴와 방앗간의 덜컹거리는 기계들은 고상한 예술품을 대신했다. 오토바이를 수리하던 큰아버지의 손놀림을 하루종일 구경하기도 했다. 마음속에 야릇한 감정이 전해 왔지만 그것이 미적 감흥인지는 몰랐다. 미(美)라는 건 교과서 한쪽에 조그맣게 실린 피카소나 로댕의 창조물에서만 느껴지는 거라 배웠기 때문이었다. 미의 역사는 노동의 축적이며 기술의 발전에 의해 변화되어 왔다. 여기에 숙련이 더해져 예술이 태어난다. 숙련공의 손은 조금 더 거칠 뿐 몸의 기억이 사회적 가치와 문화를 창조한다는 면에서는 거듭된 연습으로 완성된 화가나 피아니스트와 차이가 없다. 아니 오히려 예술이 숙련공의 기술에 더 기대왔다. 더불어 무효용의 미를 주장한 칸트와 달리 기능성을 가진 것들도 미적 감흥을 줄 수 있다는 걸 나는 ‘80일간의 세계일주’의 작가 쥘 베른을 통해 확인했다. “나는 공장에 들어가서 기계들이 작동하는 걸 몇 시간씩 지켜보곤 했다. 이런 취미는 평생 동안, 그리고 아직까지도 남아 있다. 지금도 멋진 기관차나 증기기관이 작동하는 걸 들여다볼 때면, 라파엘로나 코레즈의 그림을 응시할 때 느끼는 즐거움을 느낀다.”고 그는 고백했다. 예술종합학교의 강의실에서 입술이 셋인 여학생을 보았다. 대금연주의 연습이 반복되면서 아랫입술 아래로 굳은살이 솟아 생긴 입술이었다. 끝내 그 아름다운 입술이 국악을 국민들 곁으로 가져가리라 나는 의심치 않았다. 생산을 위해 숙련된 노동이 새로운 문화와 미적 감흥을 우리 사회에 선사할 것 또한 나는 믿고 있다. 노동은 생산할 때 힘이 있다. 모든 미와 문화가 자본의 소유인 것 같지만 결국은 새로 태어나고 가치는 변화한다. 자본의 문화를 모방하느라 스스로 숙련공이 되기를 포기했던 건 아닌지, ‘노동’이란 단어를 붙인 정당, 단체, 활동들은 뒤를 돌아다 보아야 한다. 이 소비적이고 상업화된 문화에 국민들도 조금은 지쳐 있다. 소비할 줄만 아는 이들에게 연민을 가져도 좋다. 주말의 미술관 나들이도 좋겠지만 기름칠로 빛나는 자동차 엔진을 미술품과 등가로 놓는 자부심도 무방하다. ‘노동’이란 단어의 의미를 되찾는 것만으로도 우리 사회는 충분히 부자다.
  • 아늑한 침실, 독일 명품가구 인터립케의 편안함에 빠지다

    아늑한 침실, 독일 명품가구 인터립케의 편안함에 빠지다

     방안 가득히 아늑함이 느껴지는 침실, 보고만 있어도 눕고 싶어지는 침대.  이 모든 것들이 명품가구 인터립케가 추구하는 부분이다. 모던 디자인의 모체인 바우 하우스(Bauhaus)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으며 개별 제품이 아닌 침대, 소파, 장식장, 조명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는 인테리어의 완벽성을 추구한다.  인터립케는 전체 공정이 고도로 숙련된 장인 정신을 담아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아름다움과 기능성을 겸비함으로써, 다른 어떤 제품과도 비교될 수 없는 우수성과 독창성을 가진 제품이라는 뜻으로 언컴프로마이징(Uncompromising)을 상품 콘셉트의 모토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인터립케는 최신의 현대식 설비를 자랑하지만 표면 마감은 반드시 수작업으로 수행하며 이 수작업이야말로 독일 특유의 장인정신으로 단련된 숙련공의 손으로 세부적인 부분까지 확인하고 마무리 하는 과정을 거친다.  독일 특유의 장인 정신과 현대화된 시설을 통해 생산된 인터립케 가구. 세계 가구 시장에서 격찬을 받고 있는 숨은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다.  그동안 명품 주방가구 라이히트를 국내시장에 내놓아 수많은 화제를 낳았던 SK디앤디가 야심차게 준비한 인터립케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라이히트(LEICHT) 전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출처 : 인터립케  본 콘텐츠는 해당기관의 보도자료임을 밝혀드립니다.
  • [나눔바이러스2009] “일자리 나누기는 4만달러 시대에도 상식이 될 것”

    [나눔바이러스2009] “일자리 나누기는 4만달러 시대에도 상식이 될 것”

    “이해와 양보가 절대적인 전제조건이다.” “사회적인 합의와 분위기가 중요하다.” “결국 일자리 나누기가 앞으로 2만달러 시대를 넘어 3만달러, 4만달러 시대의 상식이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22일 정부와 기업, 노조에서 골고루 제시되는 일자리 나누기의 필요성에 전적으로 공감을 표시했다. 장기불황과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자리 나누기는 선택사항이 아닌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과정이다. 노·사·민·정비상대책회의가 23일 합의문 선포식을 갖기로 하는 과정에서도 첫번째 회의가 결렬되는 등의 진통을 겪어야 했다. 개인의 임금이 감소하고 기업의 비용이 증가하고 정부의 사회 안전망 구축 책임이 커지는 상황에서 당사자들끼리의 합의 도출이 쉽지 않았던 까닭이다. ●“인턴 제도 등 정책 효율성 따져야” 경제인총연합회(경총) 이호성 이사는 이런 상황에서도 낙관론을 폈다. 이 이사는 “논의하다 보면 충돌이 있을 수 있다.”면서 “구성원 각자가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공감하게 될 것이고, 결국은 합의안을 도출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이 노사정책팀장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당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가 숙련공을 잃는 등의 부작용이 생긴 점을 기업들도 잘 알고 있다.”면서 “대기업을 비롯한 기업들도 일자리 나누기 대책 등에 대해 내부검토를 하고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자리 나누기를 선도하며 공적 부문부터 조이는 모양새를 갖춘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연구원은 “원론적으로 정부가 방향을 잘 잡았다.”면서 “성장이 담보가 안 되니까 모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88만원세대’의 저자인 우석훈 박사는 “현 정부는 지금 질을 따질 때가 아니라 양이 우선이라고 하고 있는데 ‘양 위주의 고용정책’이 대학입학률 80%인 한국의 사회경제적 구조에 적합한지 검토가 부족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한국노동연구원 금재호 선임연구위원은 “인턴 제도가 제대로 활용돼 고용 증대 효과를 낳아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업무 이력 프로세스를 만들고, 새롭게 추가적 고용을 했을 때 잉여인력이 아니라 제대로 활용될 수 있는 추가적인 사업이 제공돼야 한다.”며 최근 쏟아지는 인턴십 프로그램에 경계를 표시했다. 반면 정인수 한국고용정보원장은 “IMF 사태 당시 실업대책 모니터링 결과 10% 이상의 인력이 인턴 이후에도 그 기업에 채용됐다.”며 인턴 제도의 가능성을 주목했다. ●“일자리 창출 주체는 기업” 일자리 나누기의 전제조건인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도 다양한 시각이 공존했다. 금재호 선임연구위원은 “제조업이 튼튼해지지 않고서는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 박준성 성신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자리 창출의 주역은 어디까지나 기업이어야 한다.”고 했다. 한국능률협회 한수희 상무도 “기업들이 고용의 주체”라면서 “정부는 기업의 규제를 풀어주는 등의 조치를 취해줄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정부가 기업의 규제를 풀고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면, 기업과 개인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한수희 상무는 “대학 강의를 해보면 근로자들이 눈높이를 낮추고 전문성을 확보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손민중 연구원은 “개인들의 선택 폭이 상대적으로 좁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경력 관리를 위해 임시직이라도 잘 활용할 수 있는 적극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금재호 선임연구위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했다. 그는 “기업들이 연수원을 활용해 무료로 단기 교육 서비스 등을 제공하거나 자영업 쪽에 대해서도 컨설팅을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박준성 교수는 “일자리 나누기가 기업내뿐 아니라 기업간에도 제도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안전망 구축 계기 삼아야” 이슈화 작업이 진행 중인 일자리 나누기를 넘어 사회 안전망이 갖춰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고려대 사회학과 이명진 교수는 “고용불안에 대해 한국 사회는 사회안전을 위한 틀을 통합적으로 바꾸어야 한다.”면서 “교육·노동·복지 분야에 따로 정책을 입안하지 말고 ‘복지관 시스템’으로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가 틀을 과감하게 바꿀 수 있는 기회”라고 역설했다. 류정순 빈곤문제연구소장은 “시장에서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정부가 최저생계까지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웨덴은 4~5년간 나라에서 취업될 때까지 무료로 직업훈련을 하도록 해준다.”고 예를 들었다. 이와 관련, 손민중 연구원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 수준인 우리나라는 4만달러 수준의 유럽 국가와 상황이 다르다.”며 현실적인 고충을 털어놓으면서도 “우리나라가 우리 수준보다 사회안전망이 낮다는 게 정설”이라고 했다. 한국노동교육원 이승협 교수는 “장기적으로 저임금으로도 이윤을 내지 못하는 한계 기업들을 시장에서 과감히 도태시키고 거기서 발생한 실업인구를 사회안전망을 통해 재교육해 ‘고용없는 성장’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며 고강도 대책을 촉구했다. 이동구 이두걸 홍희경 이경주기자 yidonggu@seoul.co.kr
  • [발상의 전환, 다시 뛰는 힘이다] 교육·노동에 복지 결합… 무조건 퍼주기식 탈피

    [발상의 전환, 다시 뛰는 힘이다] 교육·노동에 복지 결합… 무조건 퍼주기식 탈피

    “노동이 곧 복지다.일자리를 통해 사람과 사회가 상생하는 제도가 대안이다.”(전순옥 참 신나는 옷 대표) “교육과 복지,치유가 결합된 모델을 만드는 게 목표다.”(이광호 함께여는 청소년학교 대표) 위기의 시대다.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은 돈없고 힘없는 주변부 사람들이다.이런 시대일수록 필요한 게 복지제도다.그러나 ‘무조건 퍼주는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복지제도는 겉돌고 주변부 사람들은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하지만 노동과 복지,교육과 복지를 결합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다시 뛰는 힘을 창출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장시간 저임금 근로자의 전형이던 동대문 봉제공장 미싱사들을 고급 옷을 만드는 전문가로 탈바꿈시키는 서울 장충동의 봉제공장 ‘참 신나는 옷’과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맞춤형 교육과 돌봄을 제공하는 경기 성남의 ‘함께여는 청소년 학교’가 그들이다. 경제불황의 암흑 속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이들의 분투기를 들여다본다. 글ㆍ사진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노동 + 복지 봉제공장 ‘참 신나는 옷’ 이 모든 것은 한 편의 일기에서 비롯됐다.1968년 12월 스무살의 청년 전태일은 자신이 그리는 모범적인 봉제 공장을 일기에 적어내린다.하루 노동 8시간,미싱사 급여 월 3만원(당시 평균의 3배),직원을 교육할 5명의 교사….2년 뒤 재로 스러진 그를 대신해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여동생 전순옥은 이 일기를 꼭꼭 기억해둔다.40년이 지나서야 오빠의 일기는 현실이 된다.지난 10월7일 서울 장충동에 문을 연 ‘참 신나는 옷(대표 전순옥)’은 전태일 열사의 꿈이 오롯이 녹아있는 노동자친화적 봉제공장이다. 12월18일 오후 2시.점심식사를 마친 15명의 미싱사들이 건물 2층 생산실에서 분주히 손을 놀린다.현대자동차에서 수주받은 글로벌 청년봉사단 조끼 1000벌을 만들고 있다. 진행상황을 체크하는 최창성 생산팀장의 눈매가 날카롭다.대부분 경력 20년 이상인 베테랑이지만 한 번 실수는 품질과 직결되는 탓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신현섭 생산부장은 “만드는 사람이 많이 신경쓸수록 옷이 잘 나오는 법”이라면서 “우린 끊임없이 연구하고 토론하기 때문에 품이 더 많이 든다.”고 말한다. 이곳에서 일하는 미싱사 15명은 모두 ‘수다공방’ 출신이다.2003년 전순옥 대표가 만든 참여성노동복지터가 세운 패션·봉제 기술학교인 수다공방은 봉제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숙련공들이 옷에 대한 전체적인 개념을 배울 수 있게 해주는 ‘업그레이드 교실’이다.2006년 1기 20명으로 시작해 7기까지 공부를 마쳤다.총 4개월 동안 주 2회씩 수업이 진행되는데,옷을 6~8벌 만들어보면서 디자인 분석부터 재단,봉제 마무리까지 옷 만들기의 전체적인 과정을 익힌다. 1기 출신으로 ‘참 신나는 옷’의 부팀장을 맡은 곽미순(48)씨는 “30년간 미싱을 돌리면서 나도 기술이라면 시장에서 손꼽힐 정도였는데 수다공방을 통해 옷에 대한 전체적인 안목을 배우고 기술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참 신나는 옷’에서 일하는 미싱사들은 하루 8시간,주 5일 노동을 엄수한다.전원 정규직에 180만~250만원 수준의 월급을 받는다.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14시간가량을 꼬박 일해야 하고,4대보험 보장은 꿈도 못 꾸는 다른 미싱사들에 비하면 파격적이다.전순옥 대표는 “사람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줘서 노동하게 하고 이를 통해 기업과 사회가 상생할 수 있는 생산적 복지의 롤모델을 만들고 싶었다.”며 설립 취지를 설명한다. 복지는 ‘그저 퍼주는 것’이라는 통념을 거부하고 노동시장에 복지적 요소를 결합하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노동자와 기업,사회가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 대표는 여성노동자들이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도록 방과후공부방 ‘참 신나는 학교’도 만들었다. 창신동 인근의 초등·중학교 학생 35명이 학과 공부를 보충하거나 만화그리기 등 특별활동에 참여한다.노동자 교육시설과 그 자녀들의 보육시설,이를 바탕으로 만든 사회적 기업 이렇게 세 가지 모형이 선순환하면서 제대로 된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것이 전 대표와 오빠 전태일 열사의 바람이다. 온종일 먼지 마셔가며 박음질하던 미싱사들이 질좋은 옷으로 죽어가는 우리 봉제시장을 살려내는 곳이 바로 ‘참 신나는 옷’이다.
  • [공기업 CEO에게 듣는다] (4) 유재섭 산업인력공단 이사장

    [공기업 CEO에게 듣는다] (4) 유재섭 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유재섭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58)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지난 20일로 취임 만 4개월이 됐지만 주말을 한번도 쉬지 못했다. 지방관서 방문과 함께 새로운 전략짜기에 눈코뜰새 없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인력시장의 재편이 예측되고 있는 것도 원인이 됐다. 산업인력공단은 국가의 인적지원개발을 담당하는 만큼 이에 발빠르게 적응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더구나 이명박 대통령이 약속한 글로벌 청년리더 10만명 양성을 위한 지원 작업에 나서야 한다. 그에게서 공단의 사업계획과 역할 등을 들어봤다. ●자격검정 업무 개선에 촉각 공단업무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부문은 자격검정사업이다.17개 정부 부처소관 기술자격종목의 대부분을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출제에서부터 검정시행, 자격증 교부 및 사후관리까지 일련의 자격관리업무를 수행한다. 현재 국가기술자격 565종목, 국가전문자격 41종목에 이른다. 그동안 732만명이 1000만여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전 국민의 15%정도가 공단이 발급한 국가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수험에 동원되는 감독위원만도 한해 평균 25만∼26만명에 이른다. 시험장소는 4600여곳. 엄청난 수험인원과 시험위원은 공단직원들의 업무와 직결된다. 올해 시행된 공인중개사 시험에 17만명이 응시, 감독요원만 1만 3000여명에 이르렀다. 노동운동으로 잔뼈가 굵은 유 이사장도 공단의 업무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시험관리의 고충을 직접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한발 더 나아가 “급변하고 있는 산업수요에 맞춰 자격증제도도 변해야 한다.”면서 “IT분야 등 새로운 분야에 필요한 자격검정을 개발할 것이다.”고 말했다. ●글로벌 청년리더 인재풀 구성에 박차 글로벌 청년리더 10만명 양성계획도 공단의 주요업무가 됐다. 이는 향후 5년간 청년 해외취업 5만명, 대학생 선진국 직업현장 파견 3만명, 청년해외봉사단 2만명 개발도상국 문화체험 등으로 취업연령에 있는 청년층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구상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공단은 현재 ‘글로벌 리더 양성사업추진단’을 구성, 운영하는 등 준비 작업을 마치고 내년 본격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유 이사장은 “우선 외국어 능력 등 취업과 봉사활동 등에 필요한 자격을 갖춘 인재풀을 20만명 정도 확보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물론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실시할 계획인데, 필요하면 교육기간동안 급여지급도 검토하고 있다. 기능 장려도 유 이사장이 심혈을 쏟고 있는 부분이다.“현재 전국 770개 공업계열 고교의 대학진학률이 75%에 이르고 잇다.”면서 “갈수록 기능을 경시하는 풍조가 확산되는 만큼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실업계고교 우대 및 기능인 병력특례제도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고용허가제로 입국하는 한해 4만∼5만명의 외국인근로자의 취업과 관리, 고충처리 업무 등도 공단의 주요 업무가 되고 있다. 유 이사장은 “현재 필리핀 등 15개국에서 근로자를 선발, 국내 산업현장의 일손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정과 변화로 경쟁력 제고 업무의 중요성을 감안해 대부분의 공기업들이 조직과 예산을 줄이고 있는 반면 공단은 내년에도 그대로 유지된다. 유 이사장은 한술 더떠 조직을 더 확대하고 싶어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실직자가 늘어나는 만큼 직업능력개발 지원 등 공단의 역할을 확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신 직원들에게는 업무에 대한 강한 열정과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그는 “공기업의 임직원은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만큼 스스로 변화를 추구하고 맡은 일에 열정을 쏟을 것을 주문한다.”고 말했다. 다듬질(금형) 1급 자격증을 소유한 현장 근로자로, 오랫동안 노동운동을 하면서 관료사회를 비판해온 그가 공기업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불러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산업인력公 해외취업 유망지 日 IT분야 42만명… 中 재무·인사 5만명 필요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외국인근로자의 취업을 위한 입국뿐 아니라 해외의 좋은 일자리 발굴 업무도 맡는다. 이를 위해 해외취업 정보망을 강화하고 국제협력체계 구축과 함께 각종 지원 프로그램도 개발, 운영하고 있다. 해외취업프로그램은 직접 해외취업을 알선해주는 것과 해외취업연수 후 취업으로 연결되는 프로그램으로 구분된다. 해외취업알선은 어학 및 직무능력을 갖춘 해당분야 경력자를 대상으로 해외 구인업체에 소개하고, 해외취업연수는 청년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어학과 직무 교육을 실시한 뒤 해외취업을 알선해주는 것이다. 해외취업연수는 주로 IT분야, 비즈니스 전문가, 항공승무원, 한국어강사, 의료·보건인력 등 해외취업 유망직종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국가별로는 일본의 경우 양국간 IT분야 자격상호인정협정이 체결돼 약 42만명에 이르는 시장이 확보돼 있는 셈이다. 중국은 한국기업의 현지진출이 증가함에 따라 재무, 인사, 수출입 업무 등의 비즈니스 전문 인력이 5만명 정도 부족한 것으로 파악돼 취업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캐나다는 오일샌드 개발의 활성화로 연간 2만여명의 외국인력 도입이 추진되고 있고 주택, 도로건설 관련 숙련기술자도 영입하려 하고 있다. 또 호주가 광산 및 유전개발, 철강산업 부흥으로 용접, 배관, 운전 등 숙련공을 필요로 하고 있고, 중동지역에서는 항공승무원의 취업기회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항공승무원과 간호사 등 2만여명의 외국인 인력수요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라크에는 건설인력이 2만여명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미국과 서유럽지역, 중남미 지역 등에서도 20만∼30만명의 일자리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정보 수집 및 알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불황 ‘이민 발목’

    불황 ‘이민 발목’

    대기업 부장 이모(43)씨는 경기 용인시에 있는 아파트 가격이 지난해 초 8억원에서 최근 5억 5000만원으로 떨어지면서 캐나다 투자이민을 포기해야 했다. 캐나다 달러로 90만달러에 이르렀던 이씨의 자산가치가 환율 폭등과 부동산가격 하락으로 60만달러로 떨어져 80만달러 이상의 자산을 소유해야 이민을 허가하는 캐나다 이민법의 조건에 맞추지 못하게 됐다. 이씨는 “경기악화로 명퇴를 해야 할 것 같아 한국을 떠나려 했는데, 오히려 악화된 경기에 발목이 잡혔다.”고 말했다. 미국으로 취업이민을 가려 했던 김모(34)씨는 2006년부터 미국 내 이민브로커를 통해 이민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최근 미국 경기가 악화되면서 김씨를 채용하려던 업체가 부도 나 이민에 실패했다. 미국 내 브로커는 연락을 끊었고 미국 변호사는 환불규정이 없다고 통보해 왔다. 결국 김씨는 수속 비용만 날렸다. 고환율과 세계경제 악화의 영향으로 이민 행렬이 얼어붙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인 한국전람의 ‘해외이민·투자 박람회’의 방문객은 2005년 3만 3773명에서 2008년 4만 3901명으로 늘었다. 갈수록 이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박람회에서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기술이민 희망자가 73.06%로 가장 많았고, 사업이민 20.29%, 투자이민 16.38%, 은퇴이민 6.65% 등이었다. 하지만 27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실제로 해외이주신고서를 낸 사람은 2005년 6851명에서 올해 1979명으로 3분의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이민박람회에는 갈수록 사람이 붐비는 반면, 이민절차에 필요한 서류인 해외이주신고서를 낸 사람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것은 해외이민을 계획하는 사람은 많은데 실제 이민 가는 사람은 줄어들었음을 보여 준다. 이민을 계획했다가 포기한 사람들은 대부분 고환율과 경기둔화로 인한 자산가치의 하락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47)씨는 캐나다 투자이민을 계획했으나 10억원 상당의 부동산이 팔리지 않아 결국 이민을 포기했다. 이씨의 경우 수억원대의 펀드와 주식까지 폭락하면서 캐나다에서 유학 중인 아들(16)을 귀국시켜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취업이민 역시 미국 기업들이 고용을 철회해 좌절되는 경우가 많다. 충남 서산의 정유회사에 종사하는 이모(44)씨는 처가가 있는 버지니아의 옷수선 공장에 취업하는 조건으로 사설 이주공사와 계약을 맺었지만 고용주가 경기악화를 이유로 갑자기 올해 고용을 철회했다.K이주공사 관계자는 “최근처럼 미국 이민자가 줄었던 적이 없는 것 같다.”면서 “단순노동업체를 중심으로 미국 고용주들이 도산하거나 신규채용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구직난에 따른 취업이민 희망자가 늘어나면서 브로커의 횡포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인천에 사는 황모(45·여)씨는 2005년 8월 H이주공사와 펜실베이니아 병원에 간호조무사로 취업하는 숙련공 취업이민 계약을 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취업이민 절차를 진행하던 업체가 문을 닫아 버려 황씨는 이미 지불한 2만 9000달러를 환불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주공사 쪽은 이를 거절했다. 황씨는 “나 같은 피해자만 70명에 이른다.”면서 “미국으로 이민 가면 두 아이도 취업고통에서 벗어날 줄 알았는데 이제 어떡하냐.”고 호소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현대차 위기를 기회로] (하) 생산적 노사관계 확립 필요

    [현대차 위기를 기회로] (하) 생산적 노사관계 확립 필요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는 이달에만 2차례 파업 찬반투표를 가졌다. 우선 12,13일에는 민주노총 차원의 ‘쇠고기 파업’과 관련해 투표가 있었다.‘재적인원의 과반 찬성’이라는 파업가결 기준이 충족되지 않았지만 현대차 노조는 다음달 2일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는 26일 또다시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이번에는 금속노조 차원의 임금협상 관련 쟁의행위에 찬성하는지 여부를 묻는 투표다.27일 투표가 끝나면 전국 200여개 금속노조 사업장 차원에서 개표가 이뤄지고 29일 파업돌입 여부가 결정된다. 현재로서는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 노조는 앞서 지난 2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임금협상과 관련한 쟁의행위조정신청을 냈다. 사측과 합의점을 찾을 수 없다는 게 이유였지만 올해 협상에서 노사가 깊이있는 대화를 한 적은 없었다.5월29일 노사가 처음으로 협상 맞대면을 했고 지난 4일에는 사측의 경영설명회가 있었다.12일에는 노조가 ▲기본급 13만 4690원(전년대비 8.88%) 인상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 와중에 ‘쇠고기 파업’ 찬반투표 등이 진행되면서 협상은 좀체 이뤄지지 못했다. 노조는 18일 협상을 돌연 취소하고,20일 곧바로 중노위에 조정신청을 냈다. 회사 관계자는 26일 “사측의 안을 단 한마디도 꺼내지 못한 상태에서 조정신청과 파업투표가 진행됐다.”면서 “노조가 파업을 전제로 모든 일정을 거기에 짜맞추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올해 현대차의 노사관계가 이렇게 강경 대치국면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짐작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현 노조 집행부가 선출될 때까지만 해도 그랬다. 지난해 10년 만의 무분규 타결을 이끈 노조 집행부 수석부지부장이 올해 지부장(위원장)에 선출돼 사실상 연임이 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해 산별교섭이 시작되고 쇠고기 협상파문 등 정치적 이슈가 불거지면서 상황이 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산별교섭은 이중·삼중협의가 불가피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데다 개별업체의 사정이 고려되지 않은 무리한 요구가 나오기 쉽고, 정치파업과 연대파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했다고는 하지만 경쟁업체에 밀리는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노사관계에 가장 심하게 발목잡혀 있는 대목이 노동생산성이다. 차 1대를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을 예로 들면 일본 도요타가 22.1시간, 현대차가 30.3시간이다. 똑같은 조립라인에서 똑같은 숙련공들이 일하는데 이렇게 차이가 나는 주된 이유는 공장내 컨베이어 시스템의 가동속도 때문이다. 현대차가 더 느리게 움직이도록 설정돼 있다. 노사협의에 의한 것이다. 사측이 임의로 생산속도를 높일 수가 없다. 국내 생산물량 유지, 국내공장 축소·폐쇄 금지, 해외공장 생산 완성차 수입금지, 생산 감소시 해외공장 우선 폐쇄 등 조항도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노사협의 사항들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의 유연성은 글로벌 자동차 회사의 가장 큰 경쟁력 요소”라면서 “도요타가 세계 1위 자동차 회사로 부상한 데는 생산적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유연성을 확보했던 게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아세안, EU처럼 통합될 것”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은 유럽연합(EU)처럼 통합될 것이다.” 리콴유 싱가포르 초대 총리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소속 회원국들이 시일이 얼마나 더 걸릴지 몰라도 결국 유럽연합(EU)같은 단일 공동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 전 총리는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TV와 인터뷰에서 “50년이 걸릴지 100년이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아세안은 결국 인적 교류와 통화 유통이 자유로운 EU처럼 통합하는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세안은 자유무역지대와 단일시장에서 출발해 인적 교류와 사상, 물품, 자본 등의 유통이 자유로운 단일 공동체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아세안 10개국은 작년말 창설 40주년을 맞아 지역공동체의 헌법 구실을 할 ‘아세안 헌장’을 마련했다. 또 EU식 경제공동체인 아세안경제공동체(AEC) 설립을 위한 청사진에도 서명했었다. 리 전 총리를 비롯한 통합론자들은 아세안의 통합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청사진에 따르면 아세안 회원국은 경제와 통상 개방으로 2015년까지 단일시장과 단일 생산기반을 구축하게 된다.AEC 하에서는 상품, 서비스, 투자, 숙련공, 자본의 역내 교역이 자유롭게 이루어진다. 다만 EU의 유로화와 같은 단일통화는 없다. 아세안의 통합 노력이 성공한다면 이 지역은 또 하나의 대규모 경제 블록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아세안의 인구는 5억 6000만명으로 4억 5000만명가량의 EU보다 규모가 크다.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안전관리는 애초에 없었다

    안전관리는 애초에 없었다

    이천 냉동창고 화재참사는 허술한 안전관리의 문제점이 총망라된 ‘안전불감 백화점’이었다. 하청에 재하청 구조가 낳은 관리 허술, 저소득층 미숙련공들의 안전교육 미비까지 겹쳐 부실한 한국 건설현장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하청에 재하청, 안전책임자 신고 안해 코리아냉동으로부터 냉동설비공사를 하청받은 유성엔지니어링은 한우와 동신,HI코리아 등 재하청업체를 두고 작업했다. 하지만 유성엔지니어링은 현장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노동부 관할지청에 신고하지 않았다. 경인지방노동청 성남지청 산업안전과 서영우 감독관은 “숨진 유성측 현장소장 이용호(44)씨를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선임해 놓고도 본청에는 보고하지 않았다.”면서 “안전관리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장 감독인력도 턱없이 부족했다. 이천시를 포함해 6개 시·군을 감독하는 성남지청에 감독관은 겨우 5명뿐이다. 또 시행사(코리아냉동), 시공사(코리아2000), 감리업체(코리아2000 건축사무소)는 모두 뿌리가 같은 사실상 하나의 회사여서 감리감독 자체가 애초부터 제대로 이뤄질 수 없었다. 공사 현장은 하청에 재하청이 이뤄지다 보니 한 공간에서 용접과 배선, 냉방설비 설치 등의 다양한 작업이 한꺼번에 이뤄져 화약고에 불을 붙이는 꼴이 됐다. ●화재 전력 불구 소방필증 문제없다? 문제의 냉동창고에는 지난해 10월 용접과정에서 튄 불똥이 샌드위치 패널에 옮겨 붙어 불이 난 적이 있다. 지난해 8월에도 ‘코리아 2000´이 신축하던 또 다른 냉동창고에서 용접작업 중 불이 났다.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안전대책은 없었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화재 전력이 있어도 소방서의 역할은 코리아 2000에서 고용한 소방시설 감리로부터 보고서를 받아 서류상 이상이 있는지 판단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화재원인으로 파악되는 시너 유증기(기름안개)에 대한 환기대책도 없었다. 성남지청측은 “사고현장의 경우 거대한 원통형선풍기와 유동성 호스를 이용해 공기를 불어넣으면서 유증기를 빼내는 환기에 신경을 썼어야 했다.”고 말했다. ●미숙련공 안전교육도 없어 저소득층 미숙련공을 고용해 안전교육조차 시키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한 것도 화를 불렀다. 이번 참사의 희생자들은 농한기가 되면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인력 사무소로 모여든 농민들이 많았다. 이들은 안전사고에 무지할 수밖에 없었지만 사측은 전혀 교육시키지 않았다. 결국 경찰의 수사로 책임소재가 가려지면 코리아 2000 회사 대표 등에 대한 형사처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해 노동자가 사망했을 경우 7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고 형법상 업무상과실·중과실치사상 죄로는 5년 이하 금고나 2000만원 이하 벌금형이 내려질 수 있다. ●허술한 건축법도 문제 현행 건축법에는 창고시설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물류 회사들이 일단 창고로 건축 허가를 받은 뒤 냉동·냉장 물류시설로 개조하고 있다.‘코리아 2000’ 화재도 이천시내에 10여개의 창고를 건축, 냉동·냉장 창고로 시설을 바꾼 뒤 임대하거나 매매를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불이 난 냉동창고는 이들 중 한곳으로 대지 면적 2만 9350㎡, 지상 2층 지하 1층(연면적 2만 9519㎡) 규모의 철골 구조로, 이천시로부터 2007년 6월 건축허가를 거쳐 11월5일 건축물 사용승인(건축허가)을 받았다. 업체측은 이후 창고 내부 냉장·냉동설비 공사를 진행했으나 건축법상 용도변경 등의 절차는 필요없었다. 이천 김병철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성공하려면 7가지 『ㄲ』을 갖춰야 한다

    『꿈』은 목표다.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꼴』『꾀』『끼』『깡』『끈』『꽉』이 필요하다. 1)『꿈』; 비전(Vision); 꿈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성공한다 꿈이 없으면 희망도 없고, 꿈을 잃어버리면 미래도 함께 잃고 만다. 꿈(야망·희망·의지)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은 삶이 즐겁고 생기(生氣)가 넘친다. 꿈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은 어려운 일을 당하더라도 쉽게 좌절하지 않는다. 꿈은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이다. 꿈을 가진 사람은 창의적 상상력(想像力;imagination)을 발휘하여 미지(未知)의 것을 현실화시킬 수 있다. 이는 불가능(不可能)을 가능(可能)으로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2)『꾀』; 재치(才致)가 있어야 성공한다 남을 교묘하게 속이는 권모술수가 아니라, 해결하기 힘든 일을 당했을 때, 그 어려움을 헤치고 나가는 교묘한 생각이나 수단을 일컫는다. 꾀가 많은 사람은 지기(知機 ; 미리 낌새를 알아차림 ; 독실술)가 있다. 꾀를 부릴 줄 알아야 그때 그때의 어려운 형편을 좋은 방향으로 돌이킬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 풍부한 정보(情報)를 축적해야 하며, 두뇌 회전이 좋아야 한다. 3)『끼』; 기질(氣質)이 있는 사람이 성공한다 <끼>는 “기(氣)”가 변해서 된 말로. 특별한 기량(技倆;기술적인 재간이나 솜씨)을 의미한다. 옛날에는 주로 ‘바람끼’‘화냥끼’처럼 점잖이 안정하지 못하고 나돌아다니는 기질(氣質)을 끼라고 일컬었으나, 요즘은 주로 연예인 기질이나, 직업 세계에서 일가견(一家見)를 이룰 특별한 기질을 의미한다. 4)『깡』; 심력(心力)이 강한 사람이 성공한다 ‘깡’은 ‘깡다구’‘끈기’‘뚝심’‘성깔’ ‘강단’‘보짱’‘오기’를 뜻한다. 깡이 있는 사람은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악착스러운 강한 뚝심을 가진 사람이다. 또 깡은 성부 근성(根性 ; 어떤 일을 끝까지 해내려고 하는 끈질긴 성질)을 가진 사람으로, 강한 배짱(뱃심, 보짱)을 갖고 있다. 이는 육체적 조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깡다구(성깔)에서 나온다. 어떤 악조건에서도 굽히지 않고 버티어 나갈 수 있는 강한 깡다구와 도전(挑戰) 정신이 있어야 자기가 하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5) 『끈』; 후원자(後援者)가 있어야 성공한다; 동반자(同伴者) 위대한 사람치고 남의 도움을 받지 않았던 사람은 없다. 남의 도움을 받아야 성공할 수 있다. ‘끈’은 좋은 만남(善緣)에서 생긴다.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는 관우와 장비(결의형제)를 만나고, 지묘가 출중한 제갈량을 만났듯이,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던 삼중고(三重苦)의 성녀(聖女) 헬렌켈러가 살리번이라는 여사를 만났듯이, 그리고 발명왕 에디슨은 유능한 숙련공인 ‘존 오트’와 훌륭한 수학자, 유능한 변호사를 자기 곁에 두고 도움을 받았기에 위대해질 수 있었다. 이렇듯 좋은 만남이 있어야 인간은 더욱 위대해질 수 있다. 6) 『꼴』; ‘꼴’이 좋아야 한다 좋은 인상, 매력있는 맵시를 갖춰야 한다 남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더 나아가 자기 브랜드(brand)를 심어 주어야 한다. 아름다운 모습. 신뢰할 수 있는 진실한 모습, 부드럽고 따뜻한 인상, 매력있는 매너(manner)를 남들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여기에는 첫인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첫인상은 두 번 줄 수 없다. 좋은 맵시. 매력적인 인상을 풍기는 사람에게 많은 사람들이 가까이 하고 따르게 되는 법이다. 7) 『꽉』; 기회를 꽉 잡아야 성공한다 좋은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고 꽉 잡을 수 있는 능력과 용기가 있어야 한다. 열심히 살아가다 보면 누구에게나 좋은 기회가 올 때가 있다. 이런 좋은 기회를 그냥 놓쳐버리는 사람에게는 성공을 이룰 수 없다. 기회를 꽉 잡지 못하면 자기에게 찾아든 행운도 지나쳐버리고 만다. 글 김진수 수필가. 의학박사 월간 <삶과꿈> 2007년 11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좌담-“해주·개성 동시개발 힘분산 우려”

    좌담-“해주·개성 동시개발 힘분산 우려”

    남북은 ‘2007 남북정상선언’을 통해 경제협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남북경제공동체로 나아가는 전단계로서, 전면적인 경제관계의 선언”이라고 자평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5일 조동호 이화여대 북한학 교수와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간 대담을 마련, 경협 분야 합의내용에 대한 평가와 성공적 이행을 위한 과제 등을 점검했다. ▶경제협력 합의내용에 대한 총평은. -조동호 교수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이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이라는 추상적 개념이었던 데 비해 이번에는 경제협력의 지역이 넓어졌고, 업종도 다양화됐다. 사업내용이 구체화된 것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경제협력을 통해 평화를 일궈 내겠다는 접근 방식이 경협과 평화를 동시 추진한다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해주 개발은 특히 해주가 군항이고 북한의 서해사령부가 있어 단순한 경협 확대뿐 아니라 군사긴장 완화라는 의미를 갖는다. -홍순직 수석연구위원 그동안 경협 과정에서 가능성만 제기됐던 사항들이 대부분 채택되거나 언급됐다. 이러한 사안들이 양측 정상의 입을 통해 나온 것은 합의안에 대한 실천력을 보장한다. 기업들이 꾸준히 제기했던 통행과 통신, 통관 등 ‘3통’ 문제 해결에 북측이 적극 나설 것으로 본다. 한 번의 시험운행으로 그쳤던 철도 운행 정상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개성공단의 물류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 -조 교수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를 확대하면서 위원장을 경제부총리로 격상한 것도 주목해야 한다. 그동안 대북문제는 통일부가 주도하면서, 경제 부처들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경제부총리가 경추위 위원장이 되면 지금보다 경제관련 부처가 적극 관여해 경제적 시각에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게 된다. -홍 위원 임기말 대통령이 너무 많은 조항에 합의했다는 시각도 있지만, 차기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했다는 측면을 높이 사고 싶다. 차기정부도 경의선 철도 복원 및 개보수, 개성공단·해주특구 활성화 등을 계속 추진할 수밖에 없다. 동북아 물류중심으로 향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조 교수 정책의 일관성을 지적했는데, 과연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다. 이번 회담 결과는 현 단계에서 가능한 모든 합의를 담고 있다. 무엇보다 다음 정부에서도 추진할 수밖에 없는 당위성이 있는 과제들이 많은데, 이런 부분까지 굳이 현 정부에서 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홍 위원 가이드라인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짐이 될 수도 있고,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누구의 치적이냐.’를 따지지 말고 발전할 수 있는 점을 생각해 낸다면 부담이 아닌 디딤돌이 된다. 특히, 사업이 연속성을 갖고 추진되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항상 있었던 남북 관계의 냉각기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경협과 관련해 아쉬운 점과 문제점은. -조 교수 정부가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시장 자율과 규제 철폐를 강조하면서, 대북 문제는 무조건 주도하려고 한다. 물론 안보 문제나 서해평화수역 같은 부분은 당연히 정부가 나서 환경을 조성해야 하지만, 특정 사업까지 정해 추진하는 건 문제다. 일부 기업이 백두산 관광을 추진했지만, 경제성이 없어 포기했다. 조선 협력도 일부에서 검토하다 실익이 없어 진행되지 못했다. 문제는 정상간에 이같은 사항을 합의했다는 점이다. 정상간에 합의하면 경제성에 대한 검토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실패도 용납되지 않는다. -홍 위원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한다고 민간기업들이 (경제성을 따져 보지 않고) 무조건 따라가지는 않는다. 다만, 사업에 대한 시각이 제한적이었던 점은 아쉽다. 예를 들어 현재 개성관광이 성지순례 형태에 불과한데, 개성은 전체가 고려역사 유물이다. 경제성이 떨어지는 백두산 관광에 매달릴 게 아니라 개성에 주목하면 역사문화탐방과 같은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조 교수 핵 문제가 배제됐다는 점은 결정적 약점이다. 물론 6자회담이 있는 상황에서 태생적으로 남북 양쪽이 핵 문제를 거론할 필요가 없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돌발적인 상황이 벌어지면 어떻게 하나. 총리회담이나 각종 경협을 진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홍 위원 잠재적으로 내재된 위협까지 모두 조건을 달아서는 합의가 불가능하다. 함께 발전하자는 원칙이 중요하다. 지금도 정부가 북핵 문제 터지면 금강산관광 제한이나 식량지원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설사 정부가 안 해도 국민들이 개성공단 물건 안 사고, 금강산 관광 안 간다. 북한도 이런 부분을 인식하고 있다. -조 교수 ‘우리민족끼리’ 논리도 지적하고 싶다. 민족주의적 시각이 개입되면 정치논리가 압도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 기업들이 이익을 창출하고 싶어도 북측에서 민족논리를 들이대면 애매해지지 않겠나. 이같은 형태로 경협이 발전돼 ‘민족경제공동체’ 같은 개념으로 확대되면 중국이나 일본 등 주변국과의 문제도 생길 수 있다. -홍 위원 세계화와 지역화는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어떤 방식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우리는 경협을 평화 안보 해결 수단으로 생각했고, 북측은 경제적 지원만 원했지만 이같은 시각이 바뀔 것이다. 법 등 모든 것을 갖춰 놓고 일을 하려고 하면 북측과의 대화는 끊어질 것이다. ▶경협에 필요한 재원조달을 놓고 벌써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홍 위원 재원조달과 관련해 산업은행이 60조, 통일부가 10조원 정도를 예상했는데 시중 부동자금이 500조원 정도 된다. 시중유동자금을 생산자금화하면 국민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외국 자본 투자도 고려할 수 있다. 외국 자본 참여는 경협사업에 안정성을 담보하고, 남측에는 위험 분산 효과를 볼 수 있다. -조 교수 경협 투입 자금이 크지 않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특히 몇 년을 두고 투자하는 상황에서 20조∼30조원은 큰 무리가 없다. 다만 국내에서 기업들 사이에 차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북한에 진출한 특정 기업을 지원하면, 그 제품이 대부분 국내로 반입돼 경쟁사는 죽게 된다. ▶개성공단 확대와 해주특구 개발을 ‘윈-윈전략’으로만 볼 수 있나. -조 교수 먼저 해주 특구와 관련, 해주가 이렇게 빨리 개발될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을 현실화시켰다는 점이 중요하다. 군사적 문제까지 함께 해결한 건 양측의 접근 방식 변화를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 하지만 해주가 군사적으로 민감한 지역이어서 남북한은 물론 유엔사령부를 포함한 군사적 문제가 남아 있다. 기존 개성공단과 새로운 해주 공단간에는 불안요소가 잠재한다. 기업 입장에서 해주와 개성은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홍 위원 개성공단에 공장을 설립하면 최소한 가동은 보장된다. 이 공장에 납품하는 업체들도 함께 운영될 수 있다. 결국, 개성공단은 그 자체보다 원부자재 생산업체들에 실익이 있다. 국민 경제 전체로 봐서는 고용을 창출한다는 의미도 있고, 중소기업 지원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오히려 개성공단의 확대가 시급하다. 전체 2100만평 중 1차로 100만평을 개발 중이나 이 가운데 실제 가동은 10만평도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서 해주까지 개발하면 힘이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조 교수 맞는 지적이다. 하지만 개성공단 확대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 개성공단에 1만 7000명이 일하고 있는데 벌써 인력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여서 주민들이 다 직업을 갖고 있다. 결국 다른 공장에서 인력을 빼서 옮겨야 한다는 얘기다. 북측도 처음에는 정권차원의 사업이니까 숙련공을 지원했겠지만, 점차 노동자의 수준이 떨어질 것이다. 평양인구가 300만명, 개성이 30만명인데 해주는 이보다 적어 인력 부족이 더 심각하지 않겠는가. 결국 경협 지역 확대는 북한경제의 구조조정이 수반돼야 한다. 현 경제구조에서는 북한도 무작정 경협을 확대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홍 위원 인력 문제는 정부도 인지하고 있다. 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올 11월에 인력교육원을 개성에 연다. 문제는 북측이 얼마나 제대로 교육을 받고, 원활히 진행되느냐다. 숙소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경협의 우선순위와 정부 지원은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나. -홍 위원 역시 철도연결을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한다. 경공업과 지하자원 개발은 예정대로 추진하면 된다. 현대 같은 경우에는 백두산 관광이 있는데, 새로운 투자가 필요 없는 여름 관광을 먼저 시작하고, 겨울 관광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경협의 대전제는 3통 문제다. 군사보장 조치를 포함해 장애요인을 제거한 뒤 3통을 해결해야 투자환경이 안정적으로 조성될 수 있다. -조 교수 현정부의 남은 임기와 다음 정부 초기에 사업의 경제성을 면밀히 검토해 우선순위를 따지는 작업을 해야 한다. 한꺼번에 너무 많이 하거나, 너무 주는 것 같으면 국민 인식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남북 공동의 이익이 뚜렷하게 보이는 사업부터 해서, 국내외적 지지를 넓혀 가는 것이 바람직하고 현실적 접근이다. 공동어로수역, 한강개발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 사업에서 성과를 낸다면 추진력을 얻게 될 것이다. 정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7개 항목만 공개해선 싼지 비싼지 조차 알수없어”

    “7개 항목만 공개해선 싼지 비싼지 조차 알수없어”

    1·11 부동산대책은 미완성의 정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효성을 거두려면 보완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7개 항목의 원가공개는 허점 투성이다. 서울대 김용창 교수는 “사실상 공개가 아니다.”면서 “폭리구조가 드러나도록 정보를 공개한다는 데 의미가 있는데, 이런 시스템으로는 원가를 공개해도 검증을 못한다.”고 지적했다. ■ ‘미완의 정책’ 한계 및 대안 세종대 부동산경영학과 변창흠 교수도 “핵심은 비교와 검증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인데, 공개를 해도 그 가격이 비싼 건지, 싼 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대책이 업계에 자율성을 주는 선에서 절충돼 있다.”고 꼬집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가공개를 하더라도 대형건설사는 느긋하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검증 불가한 원가공개 1·11대책에 따라 민간이 공개하게 되는 7개 항목은 공공기관이 공개하는 61개 항목을 7개의 광주리에 담아놓는 식이다. 까닭에 공개 내역이 두루뭉술해지는 데다, 공공과 민간이 다른 기준으로 원가를 공개하는 탓에 비교·검증이 불가능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윤순철 국장은 “감리자 모집 단계에서 이미 민간의 58개 항목별 공사비가 공개되는 마당에 구체적 공개를 피하는 이유가 뭐냐.”며 “정말 원가공개 의지가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정부가 민간에까지 확대한 원가공개 내역은 택지비, 직접공사비, 간접공사비, 설계비, 감리비, 부대비, 가산비 등 7개 항목이다. 전면공개를 해야 한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불명확한 공개기준 항목별로 살펴보면 택지비 문제가 첫 손에 꼽힌다.1·11대책에서는 감정평가액을 택지원가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감정가로는 택지비에 포함된 거품을 걷어낼 수 없고, 투명성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윤순철 국장은 “감정가는 주변시세가 반영된 가격”이라며 “민원처리비, 리스크(위험) 비용 등에다 미래가치까지 포함돼 있어 실제 매입원가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감정가는 토지 매입비보다 높기 마련이어서 원가로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10년 전 평당 10만원에 사뒀던 땅이 평당 100만원으로 올랐을 경우 감정가는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정해지게 된다. 원가는 10배로 부풀려지게 마련이다. 감정가의 신뢰성 문제도 제기된다. 변창흠 교수는 “감정가는 감정평가사의 시각에 따라 결정된다고 해도 무리가 아닌데, 문제는 사업주가 감평사를 지정하는 과정에서 사업주의 입김이 반영된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주가 원하는 대로 감정가가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끊이지 않는 토지 감정 비리 사건은 이같은 우려를 더하는 대목이다. 둘째로 직접공사비, 간접공사비, 설계비, 감리비, 부대비 등 5개 항목으로 구성되는 기본형건축비의 문제도 지적된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이석우 조사부장은 “하도급을 주는 과정에서 원가가 뻥튀기 되는데, 땅 파는 토공사에 실제 40억원이 든다면 200억원이 들었다고 원가를 매기는 식”이라며 “공사비 부풀리기는 100% 다 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세부 공정에서도 이렇게 부풀리기가 만연되고 있는데, 수십개나 되는 공사 항목을 큰 묶음으로 모으게 되면 거품이 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셋째로 가산비 내용도 불분명하다. 가산비는 체육시설이나 도서관 등 아파트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 비용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호화롭게 짓는다고 하면 얼마든지 가산비도 부풀릴 수 있다. 브랜드 가치 차이를 누가 검증할 수 있겠냐.”고 우려했다. ●심사위 활동이 관건 결국 1·11 대책의 성공 여부는 이런 허점들을 어떻게 보완하느냐에 달렸다. 서울시립대 서순탁 교수는 “원가 공개 내역을 검증할 분양가심사위원회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면서 “지자체별로 구성하는 심사위에서 전문성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제대로 허실을 가려내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창 교수는 “단순히 분양원가를 검증만 한다는 건지, 분양승인도 거부하는 효력까지 부여할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정부 정책의 불분명한 점을 지적했다. 경실련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경원대 홍종학 교수는 “1·11대책의 허점은 많지만 그래도 기본형건축비를 크게 낮추면 원가의 거품을 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본형건축비 재조정을 촉구했다. 현행 기본형건축비는 중소형 기준 344만원으로 터무니없이 높아 적정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 교수는 또 원가인하에 따른 부실시공 가능성에 대해 “감리가 바로 서면 해결된다.”고 했다. 감리회사가 건설사의 하수인 비슷하게 돼 있는 현행 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얘기다. 감정가에 대해서 우리은행 이성규 부부장은 “택지를 매입했던 시점의 감정가냐, 아니면 분양이 이뤄지기까지 금융비용이 포함된 감정가냐에 따라 그 차이가 엄청나다.”면서 “현재로선 기준이 없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정성을 위해 감정평가사 선정 과정도 투명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 부동산시장 기상도 1·11 부동산 대책에 이어 1·31 대책이 잇따라 나오면서 집값이 잡힐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을 할지, 경착륙을 할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뜸하고, 사려는 사람도 팔려는 사람도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부동산시장 급랭기류가 당분간은 지속되겠지만, 상승 가능성이 항상 잠재해 있다고 지적한다. 국민은행 PB사업부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상반기는 분양가 및 대출규제 등으로 주택가격이 더 오르지 않고, 하반기에는 강보합세가 예상된다.”면서 “투기 심리를 어떻게 잠재우느냐가 중요한데, 이번 대책도 별 게 아닌 것으로 판명나면 곧바로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분양원가 공개 및 분양가 인하를 중심으로 한 공급확대 정책 등으로 광풍은 잦아들 것”이라면서도 “연말 대통령선거에 따른 규제 완화 기대감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거래 급감 현상은 곧 해결되겠지만, 가격 급등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설이 지나면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가 좀 살아날 것”이라면서도 “거래의 절대량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다시 강세로 전환되더라도 급등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대주택 공급확대를 핵심 내용으로 한 1·31대책으로 장기적으로 중소형의 가격은 하향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부동산 114 김희선 전무는 “중장기적으로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 내용이 일관적으로 추진된다면 중소형의 시장가격이 훨씬 더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청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준비수요는 늘어나겠지만, 당장 무리하게 집을 구매하겠다는 사람이 늘어나거나 시장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임대주택이 늘어나면 민영아파트 건축이 줄게 되는데, 그러면 어차피 집을 한 채 사는 입장에서 더 좋고 큰 아파트를 찾게 된다.”면서 “30평 이상 중대형 평형은 수요·공급의 원리에 의해 5∼6월쯤 가격 반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되짚어 본 부동산정책 정부의 아파트 분양가격 정책은 경제사정과 맞물려 규제와 자율화를 되풀이하면서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8일 재정경제부, 건설교통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1963년 공영주택법에서 공영주택의 입주금과 임대료를 건설원가에 연계해 결정하도록 하면서 정부의 가격통제가 시작됐다.1973년에는 가격통제 대상이 민영주택으로 확대됐다. 1977년에는 주택규모나 공영·민영에 관계없이 정부가 획일적으로 가격을 정해주는 강력한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됐다. 국민들이 분양대금을 미리 내는 선분양 제도를 일반화시켜 집값을 확실한 정부 통제 하에 두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대책은 1989년에 원가연동제로 완화됐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부터는 국민주택기금의 지원을 받는 18평 이하 소형주택을 제외한 모든 주택에 분양가 자율화가 실시됐다. 시민단체들은 “선분양으로 인해 파생된 모든 규제를 철폐했다면 당연히 후분양으로 선회해야 했다.”고 지적한다.‘선분양-상한제’,‘후분양-가격자율화’가 시장원리에 맞다는 주장이다. 경실련 아파트거품빼기운동본부 김헌동 본부장은 “정부는 그동안 선분양에다 분양가 자율화는 물론 국가가 강제로 수용한 택지를 헐값에 민간업체에 넘기고, 분양가를 부풀려 신청해도 아무런 통제 없이 승인해 줬으며, 미분양 대책까지 세워줬다.”면서 “공급자가 리스크(위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완벽한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1982년부터 18년간 대형 건설업체에 몸담았던 부동산 전문가다. 분양가 자율화 이후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기존 아파트의 가격까지 끌어 올리자 참여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한 대책을 잇따라 내놓았다.2005년 3월에 공공택지의 공공주택을 대상으로 원가연동방식의 상한제를 적용하기 시작했다가 이번에 민영아파트까지 대상을 넓힌 것이다. 민간의 자율에 맡겼던 분양가격을 정부의 통제에 두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경실련,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정부의 이번 대책을 놓고 “건설업체의 폭리를 합법화시킨 ‘무늬만 원가공개’”라고 비난한다. 반면 건설업계는 “원가를 공개하고, 가격을 통제받는 제품이 어디 있느냐.”며 반(反)시장적 정책이라고 반발한다. 이번 대책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 중소건설업체들의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는 1·11 대책 발표 직후 “주택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반발했다. 대형업체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도 “민간주택 분양원가 공개를 입법화하면 헌법소원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 ‘부동산 정책’ 이런 점은 걱정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자칫 건설경기 위축과 아파트 공급 축소, 부실시공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간 건설업체들은 “1·11 부동산 대책이 시행되면 결국 건설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면서 “공급이 축소돼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익이 적어지면 값싼 건설자재를 쓸 수밖에 없어 아파트의 품질이 하향 평준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소비자만 골탕을 먹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전국의 주택보급률은 평균 105.9%에 이르지만 수도권은 90%대에 머물러 주택수요가 여전히 많다.”면서 “원가공개와 분양가 상한제로 수익이 줄어들면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함으로써 이윤을 창출한다.’는 기업의 시장원리가 작동하지 않아 적재적소의 공급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김일수 부동산팀장은 “수도권에서는 대기수요가 너무 많은 반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정부의 신도시 계획과 공공주택 확대 계획은 몇년 내에 이뤄지기 어려워 결국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일감정평가법인 관계자는 “원가공개로 일단 분양가는 낮아질 것”이라면서도 “사업을 발주하는 시행사들의 이익이 불투명해지면 개발을 추진하려는 시행사가 급격하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업체들은 값싼 중국산 자재를 쓰고 비숙련공을 고용하는 방법으로 원가를 맞출 수 있고, 결국 아파트 품질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경원대 홍종학 교수는 “현재의 주택수요 중에는 투기적 가수요가 많다.”면서 “부동산 개발은 전세계적으로 대표적인 고위험 고수익 사업인데 유독 한국에서만 짓기만 하면 ‘대박’이 터지는 저위험 고수익 구조가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0년대에 1000개도 안 되던 건설사가 1만 3000개로 급증한 사실은 그동안 건설사들이 얼마나 폭리를 취했는 지를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건설업계의 폭리를 위해 소비자들이 계속 피해를 볼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경실련 윤순철 시민감시국장은 “소비자가 공개된 원가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삼지 못하게 한 것과, 강제수용으로 이뤄지는 공공택지개발에 민간업체의 참여를 허용한 것은 오히려 민간업체에 대한 특혜”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업계의 주장이 일방적인 하소연과 으름장만은 아닌 듯하다. 부동산 정책을 맡고 있는 정부 당국자도 “공급위축 위험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아파트 공급위축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심사위원간 가격깎기 경쟁이 빚어질 수도 있고, 이는 공급을 늦추고 결국은 원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부처 한 국장은 “부동산에 거품이 없다는 박병원 전 재정경제부 차관의 발언은 집값 거품붕괴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경제정책 당국의 바람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원가공개에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여왔던 까닭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기획탐사부 이창구 강혜승 유지혜 박지윤기자 tamsa@seoul.co.kr ●기획탐사에 대한 독자 여러분들의 제보를 받습니다. (02)2000-9261∼9263 또는 tamsa@soeul.co.kr
  • [中 주장 삼각주 한국기업 르포 (下)] 세무·노무·환경 등 각종 규제 헤아릴 수 없을 정도

    [中 주장 삼각주 한국기업 르포 (下)] 세무·노무·환경 등 각종 규제 헤아릴 수 없을 정도

    |주장 삼각주 이지운특파원|“해고를 못하겠어요….” 기업인 A씨는 근무 태도가 불량한 한 직원을 해고하려 했다. 노동계약 만료 이전에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한달 전에 알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근로 부담금’을 물게 된다.“법대로 사전 통지를 했더니 동료들을 부추기고 선동하고 나서 아주 힘듭니다.” A씨의 고민은 강화된 노무 행정에서 비롯됐다. 과거에는 사실상 일방 해고 통보만 있을 뿐이었다. 이제는 해고 대상자들이 약점을 악용해 해악질을 하는 경우가 잦아졌다고 한다. 사회보장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사실을 꼬투리 잡아 경제보상금까지 요구, 꼼짝없이 당하는 사례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특히 보험료, 고용계약 연장비용, 출장비, 야근 수당 등은 명확한 규정이 없어 ‘걸면 걸리는’ 수준이라고 코트라(KOTRA)는 경고하고 있다. B씨는 “이제 파업도 피해갈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현지의 한 관계자는 “과거 노사분규가 생겨 관(官)이 개입하고 나면 항상 노동자에게 책임을 물었으나 요즘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거의 무조건 기업주 잘못으로 전가한다.”고 전했다. 중국인 직원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을 때 명백한 사실과 그에 대한 뚜렷한 증거가 없으면 노동자에게 유리하기 십상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오는 3월 노동계약법이 시행되면 “근로자들은 더욱 대담해질 것”이라고 기업인들은 입을 모았다.“시행 초기 관리 감독이 철저해질 테니 조심하라.”는 주의보까지 나돌고 있다. 지난해 새로 생겨났거나 강화된 각종 규제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노무, 세무, 세관, 환경 등 분야별로 내놓을건 다 내놓았다고 보면 된다. 각각의 조치들은 향후 기업들에 메가톤급 충격을 던져줄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 노동계약, 사회보장보험, 각종 보상 및 배상 관련 규정 등은 특히 탈이 많이 나는 분야로 꼽힌다. 세금 문제 역시 ‘지뢰밭’이다. 단순 임가공업체들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는 것은 문을 닫으라는 뜻으로까지 받아들여진다. 일부 지역에서는 원재료를 수입할 때 저가 신고분에 대해 밀수혐의 조사를 벌여 형사범으로 처리하는 일도 생기는 상황이다. 공장지역 일대에 환경감시 차량이 돌아다니는 일도 잦아졌다. 가공무역 금지에 따른 타격도 상당했다.C씨는 자신이 업종이 가공무역 금지 품목에 해당되면서 세금 환급분이 2%나 줄었다.C씨는 “가격 경쟁력이 여기서 나오는데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됐다.”고 울상을 지었다.C씨는 지난해 이 일대 수만평에 큰 공장 몇개를 짓고 사업을 본격화한 터라서 어떻게해서든 이 마진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일단 “수수료라도 줄이기 위해 대리 통관을 해오던 것을 직접 수속하고 있는데, 직접 중국 관(官)을 상대하면서 오는 부담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법령은 사소해 보여도 일단 현실에 적용되면 영향력이 적지 않다.D씨는 “알고 보니 설비기계를 구매할 때 면세기준이 낮아진 것도 적잖은 부담이 됐다.”면서 “아주 세세한 것이 엄청나게 많이 변했는데, 아직 그 영향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현지의 한 인사는 “이제 수출품에 대한 부가세 환급률이 조정되고, 관세율이 바뀌고, 환경 법령이 생겨나고, 각종 금지 조항이 확정되고 나면 각종 규제와 고임금, 인력난 등이 맞물려 기업환경은 급속히 나빠질 것”이라면서 “가장 ‘친(親)기업 환경적’이라는 주장 삼각지도 이제 더이상 기업의 천국으로 불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jj@seoul.co.kr ■ ‘주장 삼각주’ 이후 대안은 |주장 삼각주 이지운특파원|‘한계 기업’의 진짜 속앓이는 더 나은 환경을 물색하기가 여의치 않다는 데 있다. 지난해 주장 삼각주에서 내륙으로 4시간쯤 들어간 곳에 공장을 이전한 A씨. 지금 후회막급이다. 우선 인력을 찾아갔으나 (사람)공급이 안됐다. 사람을 대주겠다는 지역정부의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 몇차례 사람을 보내왔으나 얼마 안가 수십명씩 빠져 나갔다. 직장에 대한 사명감이 없어 직장을 들락거리기 일쑤였다. 지역정부는 ‘이젠 당신이 알아서 해라.’는 식이다. 한 관계자는 “인구 150만명 도시라도 실질 노동력은 20%도 안된다. 공장 몇 개 들어오면 금방 노동력이 바닥나고 만다. 농촌이나 탄광지역의 노동력으로는 미세 공정이 어렵다. 손이 거칠어 미세 부품 조립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인건비는 싸지만 숙련공이 없고, 생산활동이 원활치 못하다는 푸념이다. B씨는 전력부족이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에 당했다. 수도를 비롯한 기반시설도 생각보다 훨씬 낙후됐다.“툭하면 전기가 끊기고 수송에 문제가 생겨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둥관(東莞)에서 전자부품 업체를 운영하는 C씨는 “공장 이전을 심각하게 고려했다가, 부품을 조달해야 하는 연관 산업이 주변에 없어 힘들어도 둥관에 남아야겠다고 마음을 바꿨다.”고 했다. 얼마전 내륙의 한 도시에 다녀온 D씨는 “공장을 옮기기로 거의 마음을 굳혔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세금문제에 대한 답변이 오지 않아 가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내륙의 도시들은 하루가 멀다 않고 ‘혜택을 줄 테니 투자를 하라.’는 손짓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고 베트남 등 제3국 이전이 호락호락한 게 아니다. 가구업계의 한 인사는 “베트남으로 갈까 하고 호찌민을 찾았더니 중국·타이완계 가구업체가 이미 2000개나 진출해 있었다.”고 설명했다.“아무래도 (그들은)중국의 관련 정책 정보를 먼저 입수하고 움직인 것 같다.”고 했다. 중국·타이완 업체는 베트남의 귀금속·장신구 등 공해 유발공장을 이미 발빠르게 선점했다. 특성상 더이상 남쪽으로 내려가기 어려운 업종도 있다. 공예품은 도금제품이 많기 때문에 습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생산이 쉽지 않다. 물류비용 부담도 더 늘어난다. 한국에서 원자재를 실어나르는 데 걸리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 주요 수출지역인 미주로 물건을 내보낼 때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중국에서는 조선족 동포가 있어 언어소통이 가능하지만, 동남아에서는 의사 소통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현지의 한 인사는 “많은 기업주들이 더이상 옮길 곳도 없고, 결국 (사업장을)접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결단을 못내리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는 “유통이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업종 전환만이 살 길”이라면서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j@seoul.co.kr ■ 중국서 살아남으려면 |주장 삼각주 이지운특파원|“목재가 가공무역 금지품목에 포함됐다는데, 어떤 나무가 해당되고 어떤 나무가 해당되지 않는 건지….” 목재 가공업을 하는 A씨. 인터넷을 통해 한국 신문을 보고서야 자신의 업종이 가공무역 금지 조치대상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그러나 주변 동종업자들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다.“뭐가 바뀌긴 바뀌었다고 호들갑을 떨면서도,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이게 내 일인지, 아닌지를 모르는 일이 허다하다.”고 혀를 끌끌 찼다. 이같은 현상은 이미 보편화돼 있다.1차적으로는 중국의 법령과 정책이 구체적이지 않은 탓이다. 지방마다 적용과 해석, 시행 속도가 다른 것도 원인이다. 이렇다 보니 한국의 관계 기관에서도 실태 파악이 쉽지 않다. 당사자들이 자신의 처지와 문제를 모르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내놓기 어렵다. 게다가 소규모 공장들이 곳곳에 산재한 주장 삼각주에는 한국 업체가 몇개인지조차 파악이 안 된다.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관계자들은 “공동파악, 공동대응을 위한 네트워크 형성과 강화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의 한 한인상회 관계자는 “자주 연락을 취하고 모이는 수밖에 없다. 한국이든, 중국이든 관(官)과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과 타이완의 업체들은 이 점에 대단히 강하다. 무역협회는 중국의 투자환경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만큼 늘 경각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관계 법령도 철저하게 숙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저우 무역관의 김정태 과장은 “특히 세부 규정은 지방별로 달리 적용되기 때문에 지방 조례까지 세심하게 검토하지 않으면 나중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j@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17)천년의 삶을 이어온 고도, 모로코의 페스

    [이슬람 문명과 도시] (17)천년의 삶을 이어온 고도, 모로코의 페스

    페스(Fes)는 1200여년 동안의 세월을 거슬러,809년에 도시가 건설될 당시 옛 삶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도시다. 페스는 흔히 ‘시간이 멈춰버린 중세의 도시’라고 불리는데, 그만큼 중세시대 도시의 원형을 그대로 품고 있다. 이곳에서 공부하던 90년대나 귀국 뒤 연구차 몇 번이나 다시 방문했을 때나, 페스는 언제나 변함없이 천년 고도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었다. 동시에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치열하고 뜨거운 삶을 살아온 페스 사람들의 숨소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다시 찾은 8월에도 페스는 그 모습 그대로 나를 반겨 주었다. 오늘날 페스는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로 나뉜다. 신시가지는 프랑스 식민지배 아래 프랑스인이 건설한 현대식 구역인 반면,‘페스 알 발리’라 불리는 구시가는 중세에 건설된 오래된 구역이다. 페스의 구시가는 거미줄처럼 얽힌 좁은 골목들이 무려 300㎞ 이상 펼쳐져 미로를 이루고, 이 안에는 모스크, 쿠란 학교, 아랍전통시장 수크, 세계적으로 유명한 천연 염색장 등이 몰려 있다. 이곳 대부분의 건축물들은 9세기부터 14세기까지 지어졌고 그 뒤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먼저 구시가를 모두 조망할 수 있는 페스 성벽의 언덕에 올라 구시가의 두 구역, 안달루스와 카라윈 구역을 내려다 봤다. 스페인 안달루스에 살다 정치적 박해를 피해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이주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페스에 안달루스 구역을 만들었고, 이곳에 자신들이 가진 모든 예술적 재능을 쏟아 부어 페스의 건축물들을 그리도 아름답게 장식했다. 또 이슬람교를 전파하기 위한 아랍인들의 열정은 튀니지 카이로완을 떠나 이곳 페스로 향하게 했고, 그들은 이곳에 카라윈 구역을 만들었다. 카라윈 구역에다 많은 모스크와 쿠란 학교를 지어 이슬람을 전파했다. 특히 카라윈 모스크와 카라윈 이슬람 신학교는 페스를 북아프리카 이슬람의 중심지로 만들었다. 구시가에 들어서자 시간은 갑자기 멈추어 버린 듯 중세로 되돌아 갔다. 안내자 없이는 출구를 찾을 수 없는 미로처럼 얽힌 길, 그 길은 폭이 두 사람이 겨우 지날 정도로 좁다. 이 골목은 온갖 것들로 가득차 있다. 무거운 짐을 실어 나르는 당나귀들, 끊임없이 소리치는 상인들의 목소리, 가죽제품 상점들마다 풍겨나는 양가죽 냄새들, 골목마다 들려오는 아이들의 쿠란 읽는 우렁찬 목소리, 예배시간을 알리는 모스크에서 들려오는 아잔 소리들, 찻집에서 풍기는 아랍 커피와 박하 차의 향기, 대장간과 그릇가게에서 들려오는 망치질 소리…. 이 풍경은 바로 중세 이슬람 최고의 문명도시였던 페스의 옛 모습 그대로이리라. 이러한 살아 있는 중세 모습은 유네스코의 관심을 끌었고,1981년 일찌감치 페스의 구시가 전체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를 계기로 페스는 단지 모로코뿐만이 아니라 국경을 초월한 인류 보편의 유산임을 인정받았다. 지금 모로코와 유네스코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페스를 중세의 도시원형 그대로 복원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페스 알 발리에서 가장 중요한 곳, 중앙에 위치한 이드리스 2세의 사당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드리스 2세는 모로코 최초의 이슬람 왕국 이드리스왕조(789∼926)를 건설한 이드리스 1세의 후계자이다. 페스를 왕국의 수도로 정한 뒤 도시의 원형을 완성한 사람이다. 그래서 모로코 사람들은 그를 페스의 ‘수호성인’으로 기리며 ‘자위야’라는 사당과 모스크를 지어 바쳤다. 그 다음 발길이 닿은 곳은 온통 푸른 기와로 뒤덮여 있는 카라윈 모스크. 북아프리카 이슬람의 중심지로 흔히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이슬람‘대학’으로써 더 의미 깊고 유명한 곳이다. 튀니지의 자이툰 대학, 이집트의 알아즈하르 대학과 함께 10세기에 건설된 세계 최초의 대학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14세기 카라윈대학의 도서관은 3만권의 장서와 1만 필의 필사본 두루마리를 소장하고 있었을 정도라 하니 가히 최고(最古)에 걸맞은 규모이자, 학문의 중심지다운 규모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역사가 ‘이븐 칼둔’이 이곳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철학자 ‘이븐 루쉬드’도 여기서 사색에 잠겼다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다. 미로처럼 얽힌 골목을 따라 온갖 상점과 건물을 구경하며 중세에 빠져들 무렵, 갑자기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이 생각났다. 어릴 적 읽었던 그 책에서 도대체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왜 도적 두목이 알리바바 집 대문에 표시해서 알리바바가 눈치 채게 했냐는 것이다. 머릿속에 기억해 뒀다가 밤에 몰래 습격하면 그만인데. 그런데 이 페스의 골목을 한번이라도 둘러본다면 이 의문은 금세 우스운 것이 되고 만다. 좁디 좁은데다 얽히고 설킨 골목은 모두가 비슷한 형태고, 골목을 끼고 있는 그 수많은 집들은 대부분 비슷비슷한 크기와 모양인데다, 대문마저도 생김새가 거의 똑같다. 아무리 눈썰미 좋은 도적 두목이라 해도 밤에 몰래 찾으려면 대문에다 표시하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직접 보고 겪고 느끼지 않는 한 다른 세계와 문화에 대한 이해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페스의 좁은 골목길에서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골목마다 퍼져 나오는 가죽 냄새를 따라 가니 과연 온갖 가죽제품을 진열해둔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한 가게로 들어가니 한쪽에는 가죽제품이 진열되어 있고 다른 쪽에서는 가죽 손질이 한창이었다. 좁은 통로를 따라 테라스에 오르니 수백 개의 통에 여러 색으로 천연 염색하는 흥미로운 광경이 펼쳐진다. 염색과정은 중세에 해왔던 방식 그대로, 모두 일일이 사람의 손에 의해 이뤄지고 있었다. 양이나 염소 가죽들이 숙련공들의 능숙한 손길을 따라 형형색색의 가죽들로 바뀌고 염색된 가죽들은 건물의 벽과 지붕과 바닥에 빼곡히 널려 건조되고 있었다. 이 일련의 과정으로 풍기는 냄새는 페스의 구시가 전체로 퍼져 나간다. 그래서 ‘페스의 냄새’라 불린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 냄새를 피하려 건너편 테라스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박하 잎을 코에다 대고 있다. 그러면서도 염색하는 광경에 대한 호기심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목을 길게 빼고는 이쪽을 건너다 본다. 눈은 경이로움을 좇고 코는 냄새를 피하려는 이런 모습은 어쩌면 이렇게 우리 인간의 이중성과 닮았던가. 안내하던 모로코 대학생은 이런 말을 건넸다.“페스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눈물을 흘립니다. 한 부류는 너무 아름다운 페스의 모습과 중세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페스 사람들의 진지한 삶에 감동해서 눈물을 흘립니다. 다른 부류의 사람들은 페스를 가득 채운 가죽염색의 역겨운 냄새와 양고기 굽는 자욱한 연기 때문에 눈물을 흘립니다. 이들은 페스가 너무 지저분한 도시라고 비난하면서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얘기하죠.” 우리는 과연 어느 쪽인가. 세계는 한 가족이라는 세계화 시대, 우리는 과연 이들을 얼마나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는가. 남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살아간다는 게 어떤 것일까. 페스를 방문하고 떠나던 내내 머릿속이 복잡했다.
  • [월드이슈] 주요국가 젊은이 취업률 기상도

    경제가 살아난 일본 젊은이들은 어떤 직장을 선택해야할지를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미국 젊은이들의 취업사정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유럽연합(EU)회원국 젊은이들의 앞날은 장밋빛이 아니다. 물론 노동시장이 유연한 일부 나라들은 예외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높지만 울상을 짓는 대학졸업자들이 많다. 희비가 엇갈리는 주요국 젊은이들의 취업전선을 짚어 본다. ■ 일본- ‘구인난’ 대기업 내년 인력 벌써 채용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경제가 꾸준한 활황을 보이면서 장기간 계속됐던 ‘취직 빙하기’에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특히 대학졸업자 고급인력의 경우 기업이 원하는 인력이 부족한 구인난 현상까지 벌어져 입도선매식 인재확보 경쟁까지 빚어지고 있다. 일본은행이 지난 3일 발표한 단기경기관측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의 인력난 현상이 나타났다. 전(全)산업고용지수는 3포인트 떨어진 마이너스 7로 지난 14년사이 최저치였다. 이 지수는 ‘인력이 넘친다.’고 응답한 수에서 ‘인력이 부족하다.’를 뺀 것이다. 마이너스는 구인난을 뜻한다. 5일 니혼게이단렌에 따르면 올봄 인력 확보전이 치열, 채용계획인원을 못채운 기업이 절반에 가까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2118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내년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 1차집계 조사 결과 내년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올해보다 21.3% 늘 전망이다.3년연속 20%대의 증가다. 일선 기업들의 내년 인력채용경쟁은 1년 전부터 시작됐다. 일본의 새 학년은 4월 시작된다. 도요타자동차는 지난달 말부터 내년 신입사원 채용을 시작했다. 오는 7월까지 계속할 계획이다. 액정이나 PDP 등 세계적인 첨단전자제품 제조장비 생산업체인 중견기업 알박은 올봄 12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하려 했으나 70명밖에 채용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벌써 2007년 신입사원 채용을 시작, 우수인재 확보에 나섰다는 게 이 회사 쓰네미 요시히로 상무의 말이다. 우수인력 확보 묘안도 쏟아지고 있다. 소니는 올봄부터 채용 제도를 대폭 바꿔 봄부터 여름까지 4회에 걸쳐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특히 내정자는 입사일을 2년간 유예할 수도 있다. 취업과 대학원 진학 사이에서 망설이는 우수 인재를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정식입사 전 ‘내정’단계에서 배치 부서를 미리 정해 주는 ‘배속예약채용제’를 신설, 인재를 유혹하고 있다. 중고차 경매업체인 오쿠네트는 내년도 채용 때 우수자원을 확보하려고 올봄 입사한 사원들에게 스톡옵션(주식구입권)을 제공했다. 이처럼 우수학생은 여러 곳에서 내정을 받지만 좀처럼 취업이 어려운 학생도 있는 등 ‘양극화’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taein@seoul.co.kr ■ 미국-간호사등 품귀… 중기 일자리 쏟아져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경제는 고유가 등의 악재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일자리도 계속 늘고 있다. 특히 일부 분야와 지역에서는 구인난 현상까지 나타나는 등 고용 상황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근 넉달간 월 평균 22만 68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선트러스트뱅크의 경제분석가 그레고리 밀러는 “미국 경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 수요가 늘어난 분야는 화이트 칼라와 블루 칼라의 일자리를 망라하고 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최근 건설 노동자, 간호사, 공인회계사 등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이 대학 졸업예정자 등 취업 희망자들을 상대로 스카우트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구인 활동에 팔을 걷고 나선 것은 1990년대 후반 ‘신 경제’ 거품이 꺼진 뒤 처음”이라고 전했다. 현재 미국의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는 동력은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들이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첨단 테크노 기업들은 수백만달러의 연봉을 내세워 최고급 연구인력 영입에 나서지만 전체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오히려 제너럴모터스(GM), 포드,AT&T와 같은 거대기업들은 경영난과 대형 인수합병(M&A) 등으로 대량 해고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주로 중소 도시에 기반을 둔 소규모 보험사 등 서비스 업종과 건설회사들이 고용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특히 하와이와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등 관광객이 많아 서비스업으로 인력이 집중되는 지역에서는 건설 노동자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헤드헌팅 전문업체인 맨파워의 제프리 조레스 회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영업사원, 엔지니어의 순서로 인력이 부족하다.”면서 “인재 부족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한 채 적합한 인재를 찾지 못한 기업들은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인난은 최근 의회에서 논란이 되는 이민법 개정 과정에도 반영되고 있다. 상원에서 논의중인 법안에는 특히 극심한 구인난을 겪는 간호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인 간호인력은 무제한 영입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dawn@seoul.co.kr ■ 중국-대졸자 많은데 농민공 부족 ‘양극화’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대학졸업자는 울고, 농민공(農民工)은 웃고….´ 2006년 중국의 노동시장 전망도는 대졸자에게 더욱 암울하다. 경제의 성장 속도와 비교해 보면 더욱 그렇다. 중국 노동부가 올 1월 10개 업종 3000개 기업의 인력 수요를 조사한 결과 2006년 기업의 고용은 약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시장에서는 농민공이 부족해지면서 농민공 급여는 줄곧 인상돼 왔다.2003∼2005년 농민공 급여는 33% 가량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올 초에 나온 한 또 다른 통계는 중국 노동시장에 충격을 던져 줬다. 같은 기간 중국 대학 졸업생의 평균 월급은 37위안(약 4400여원)밖에 오르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도시 농민공의 실제 월평균 수입인 1000위안(약 12만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월급 500∼600위안짜리 직장에 대졸자들이 몰리는 현상은 새로울 것도 없는 얘기가 됐다. 중국 관계 당국은 이같은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난 몇년간 크게 늘어난 대학 신입생 규모에서 찾고 있다. 그 결과 대학생 취업난이 가중되고 대졸자의 급여도 거의 상승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인재 수급의 불균형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에 따라 미숙련공에 대한 고용은 정체되고 숙련공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구조적인 현상이지만 대비가 부족했다는 분석인 셈이다. 중국이 대학교육에 많은 투자를 해왔으나 정작 경제발전 속도에는 인재 수급이 미치지 못했다는 얘기도 된다. 일부 기업들은 고급 기술 노동자 인력난을 겪고 있다. 올해에는 이같은 현상이 훨씬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급 기술자 부족현상은 앞으로 5∼10년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 정보기술(IT) 분야 등에서 젊은층 고소득자가 속속 배출되는 현상과 맞물려 젊은이들의 소득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결국 중국은 지난 20여년과 마찬가지로 해외 유학생들의 국내 복귀를 통해 고급 인재를 충당해야 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특히 올해 연구·개발(R&D)분야 집중 육성을 천명한 만큼 이 분야에서의 인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jj@seoul.co.kr ■ 유럽-기존 15개 회원국 청년실업률 16.7% |파리 함혜리특파원|유럽연합(EU) 25개 회원국들의 공통적인 고민 중 하나가 청년실업이다.EU의 통계기관인 유럽통계청에 따르면 신규가입 10개국을 제외한 기존회원 15개국의 2005년 기준 25세 미만 청년실업률은 16.7%로 전체 실업률(7.9%)보다 2배나 높다. 각국 정부는 1990년대 후반 이후 만성적인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대책은 약간씩 다르지만 젊은이들을 고용하는 기업에 재정지원, 세제 감면 등 인센티브를 주고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직무 교육을 강화하는 방식이 주류다. 독일은 2004년부터 인센티브와 직무교육 두 가지를 동시에 취하는 방식을 택했다. 덕분에 매년 3만명이 일자리를 찾고 있다. 벨기에는 직원이 50명 이상인 민간기업에 대해 최소 3%를 26세 미만으로 채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대신 신규채용자 교육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정부가 분담한다. 스웨덴, 헝가리, 포르투갈도 25세 미만 젊은이를 채용하면 세금을 면제해 주고 비용부담을 정부가 일정 부분 지원한다. 스웨덴, 오스트리아는 14세 이상 청소년들이 원하면 무료로 직업교육을 시켜 준다. 스페인은 16∼21세 청년을 대상으로 직업 실습생 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며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비정규직 제도도 활성화돼 있다. 실업문제, 특히 청년실업 문제는 그 나라의 노동시장이 얼마나 유연한지에 따라 심각한 정도가 크게 달라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노동정책 담당국장 레이몽 토레스는 “노동시장 유연화에 성공한 덴마크, 아일랜드, 네덜란드의 청년실업률은 8%대에 불과하다.”고 분석한다. 아일랜드는 불과 10년 전만해도 젊은이 4명 중 1명꼴로 실업상태였지만 지금은 전체 실업률은 4.5%, 청년실업률은 8.3%다. 아일랜드의 경우 젊은이들의 수습기간은 1년이다. 이 기간 중 고용주는 직원의 능력이 미흡하거나 일자리가 줄면 이들을 해고할 수 있다. 프랑스도 뒤늦게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발벗고 나섰지만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 정부가 노동시장 유연화 조치로 의욕적으로 내놓은 새 고용법이 학생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프랑스의 전체 실업률은 2005년 9.5%를 기록했으나 25세 미만 프랑스의 청년 실업률은 22.3%나 된다. lotus@seoul.co.kr
  • [기고] ‘전통 옻칠’ 기사 오류 많다/이칠용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서울신문 자문위원

    서울신문이 매주 1회씩 기획특집으로 연재하는 ‘사진으로 본 전통의 숨결’은 전통공예문화의 보호육성과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가끔 기사 내용이 좀더 전문적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던 중 3월21일자 ‘칠(漆)과 나전장(螺鈿匠)’은 매우 잘못된 듯싶어 몇 가지 사안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칠(漆;옻칠)과 황(黃)칠은 전혀 다른 도료인데도 기자는 같은 漆도료로 수록을 하였다. 칠(漆)은 옻나무에서 채취하며 원산지는 중앙아시아 고원지대로 알려져 있다. 베트남, 중국, 일본, 한국 등에 많이 자생하고 있고 전 세계에 600여 종류가 있다. 옻(漆)은 옻나무 과에 속하며 漆의 주성분은 옻산(urushiol)이며 온도 17∼23℃에서 건조한다. 그러나 황칠은 두릅나뭇과에 속하며 분포지는 제주도, 완도 등 서남도서 해안지방과 중국일부, 일본 규슈지역에서만 자생하는 특수도료이며 주성분은 세스퀴테르펜이다. 아세톤, 알코올, 벤젠 등에서 용해되며 도장할 때는 온도 17∼23℃에서 건조시킨다. 색상 또한 옻(漆)은 여러 가지 색상이 가능하다 황칠은 황금색만 나타나고 있다. 이렇듯, 도료를 채취하는 나무도, 사용법도, 주성분도 다른데 같은 칠(漆)로 취급하면 일반인들은 크게 혼동을 가져올 수가 있다. 둘째,‘한국의 옻칠 기원은 낙랑시대였으며 이후 칠공예는 중국 당나라에까지 널리 알려졌고’라는 글을 보면서 이는 마치 중국의 칠공예가 한국에서 흘러간 것처럼 수록하고 있는데 이는 칠공예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데서 오는 오류다. 우리나라 칠 문화역사는 BC2∼3세기로 추정하고 있으며 중국은 기원전 2000∼2500년 전인 채도문화(彩陶文化)에 근거한다. 우리의 칠 문화는 중국에서 흘러와 한국화된 것이지 결코 낙랑문화에서 영향이 온 것은 아니다. 셋째, 중요무형문화재 제10호 송방웅씨가 “아교를 혀로 핥아서 서 말은 먹어야 숙련공이 된다고 배웠어요.”라면서 마치 끊음질할 때는 아교를 사용하는 것이 정법인 양 말했는데 잘못되었다.1978년 문화재관리국에서 발간한 끊음질 조사보고서 제126호(조사자 예용해)에서 고 송주안(송방우씨 부친)의 제작공정을 보면 자개를 부착할 때는 ‘부레풀:어교’를 사용하게 되어 있으며 고려→조선시대 유물을 보면 거의 ‘생칠이나 부레풀’로 접착하게 되어 있는데 어찌 아교를 사용한다고 했을까? 물론 일반 대중적인 상품을 제작할 때는 아교를 사용하지만 흔히 자개 부착시 아교를 사용하면 자개가 잘 떨어지거나 솟아올라(분리) 제품 자체가 불량품이 되는데 어찌 무형문화재가 전통기법이 아닌 일반 제품 제작기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버젓이 언론에 공개할 수 있단 말인가! 넷째,‘나전칠기가 소목, 나전, 칠 등 복합적인 45가지의 기술 공정을 통해 만들어진다.’라고 했는데 나전칠기 또는 칠공예에 사용되는 바탕은 소목(小木)이 아닌 백골(栢)을 잘못 알고 있는 듯싶어 말해주고 싶다. 이렇듯 칠(漆)문화의 한 종류만 보아도 기, 예술적 분야는 물론 역사, 전승, 전수에 깊이가 매우 크므로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통의 숨결’난을 위해서는 전문가들로 하여금 조언을 받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칠용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서울신문 자문위원
  • [사진으로 본 전통의 숨결] 칠(漆)과 나전장(螺鈿匠)

    [사진으로 본 전통의 숨결] 칠(漆)과 나전장(螺鈿匠)

    우리나라에서 처음 옻칠을 사용했던 흔적은 낙랑지역에서 발견된 칠기(漆器)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칠 공예는 중국 당나라에까지 널리 알려졌고, 조선시대에 많은 생활용품들이 만들어지면서 오늘날까지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옻나무는 한자로 쓰면 칠목(漆木)이다 ‘옻’은 ‘漆(칠)’이다. 옻칠이란 말은 ‘역전앞’처럼 같은 말이 중복 사용된 경우이며 전통 칠의 대명사처럼 쓰여진다. 옻칠을 한 그릇에 음식물을 담아두면 쉬거나 변질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예로부터 목조식기에 옻칠을 사용하여 왔다. 옻칠은 순수한 칠뿐만이 아니라 깊이가 있고 무게감이 느껴지는 빛 때문에 색채옻칠로도 쓰여왔다. 일본의 옻칠공예가 정교함과 화려함으로 첫눈에 사람을 압도한다면, 우리 옻칠공예에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은은한 깊이가 있다. 옻칠공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나전칠기(螺鈿漆器)이다. 나전칠기는 주로 옻칠바탕에 영롱한 무지갯빛 자개를 붙이거나 박아넣어 그림과 무늬를 놓는 공예 기법이다. 패각뿐만 아니라 대모(거북등껍질), 상아, 호박, 보석 따위를 새겨 넣어 장식하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 나전이라고 한다. 나전칠기에 그려지는 것은 자연이다. 언제나 자연을 가까이 두고자 했던 조상들의 신념이 그대로 드러난다. 때로는 오동나무 숲을, 때로는 계곡과 폭포를, 때로는 정자와 연못을 만들었다. 장수를 바라는 마음에서 십장생을 담았고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서 사군자의 모습을 그렸다. 그렇게 만들어진 나전칠기는 우리 조상들의 생활공간에서 또다른 자연세계를 품을 수 있게 하였다. 나전의 아름다움과 칠기의 실용성이 접합되어 찬란한 빛을 발하는 빼어난 공예품으로 완성된 것이다. ■ “아교 혀로 핥아 세말 먹어야 숙련공” 나전칠기의 재료인 전복껍데기는 색이 고운 남해안산을 으뜸으로 친다. 일찍부터 통영은 나전의 고향으로 불려왔다. 뭍에는 충무공이 만든 12공방이, 물에는 오색영롱한 전복이 있었기 때문이다. 송방웅(65)씨(중요무형문화재 10호 나전장 기능보유자)는 17세 때 통영칠공예의 명장이던 부친(송주안·81년 작고)으로부터 자개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글과 기술은 원수가 있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엄격한 스승 아래서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선친의 가르침이 있었단다. 자개를 칼로 끊어 붙여 무늬를 내는 끊음질과 실톱으로 그림대로 오려서 무늬를 만드는 줄음질은 자개를 붙이는 기술이다.“아교를 혀로 핥아 서말을 먹어야 숙련공이 된다고 배웠어요.” 끊음질 나전의 대가(大家)인 송씨는 무늬를 낼 때 따뜻한 수분을 주어 아교의 풀기를 살리기 위해 일일이 혀로 침을 바른다. 그는 나전칠기가 소목·나전·칠 등 복합적인 45가지의 기술 공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종합예술품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한때는 기능공만 1500명까지 있었지만 10명도 안 남았어요.”라며 찬란했던 민속공예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사진 글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서울시 ‘노숙인 일자리 교육’ 현장의 목소리

    “일보다 일터에서의 편견이 더 견디기 힘들어요.” 6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민회관. 서울시의 ‘노숙인 일자리 갖기 프로젝트’ 2차 교육에 참가한 노숙인들은 지난달 6일부터 공사현장에 1차로 투입된 동료 노숙인들의 말을 빌려 이같이 우려했다. 이날 500명의 노숙인을 대상으로 이명박 서울시장의 특강이 끝나자 한 노숙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노숙인들이 건설 현장에서 냉대를 받고 있다.”며 해결책을 요구했다. 비슷한 건의가 여러 곳에서 쏟아져 한때 장내가 술렁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다양한 사람들이 건설현장에 근무하다 보면 처음에는 그런 일이 생길 수 있지만 며칠이 지나면 함께 잘 어울린다.”면서 “현장에서 누가 뭐라 해도 굳은 의지를 가지고 참고, 듣기 싫은 소리를 약으로 삼아 빨리 노숙인의 신분을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했다. 교육에 참가한 노숙인 김모(45)씨도 “쉼터에서 함께 생활하는 동료들이 일터에서 돌아와 작업장에서 인간적인 모멸감과 홀대를 겪었던 일들을 자주 이야기한다.”면서 “솔직히 일보다는 앞으로 겪어야 할 곱지 않은 시선이 더 두렵다.”고 털어놨다. 시 관계자는 “건설현장에 이들을 ‘센터인’ 또는 ‘쉼터 근로자’ 등으로 불러줄 것을 요구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비숙련공인 노숙인들을 건설 현장에 투입하다 보니 주변 교통정리나 자재관리 등 쉬운 작업을 맡겨 일부 근로자들 눈에는 놀고 있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이는 일부 현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일 뿐 대부분 공사현장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에 따르면 노숙인들이 건설현장에서 견디기 힘들 것이라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1차 사업에는 투입된 노숙인 600명 중 하루 평균 493명이 참여해 82.2%의 참여율을 보였다. 시는 다른 직장에 취업하거나 질병 등의 이유로 불참한 90여명을 다른 노숙인으로 대체할 방침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유망 자격증 20선] 전자부품장착 산업기사

    [유망 자격증 20선] 전자부품장착 산업기사

    집적화와 소형화는 IT 기술의 핵심이다. 우리나라가 반도체와 휴대전화,LCD,PDP TV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달리는 것도 이 분야의 최첨단 노하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부품장착(SMT) 산업기사는 직접화와 소형화의 핵심이 되는 솔더링(납땜) 기술 분야의 자격증이다. 작으면서도 성능이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가장 기초가 되는 기술이다. ●솔더링 프로그램 결정이 주업무 SMT는 표면 부착 기술(Surface Mounted Technology)의 약자다. 말 그대로 기판(PCB) 구멍에 부품을 삽입하지 않고 표면에 솔더링으로 부품을 장착하는 기술이다. 흔히 말하는 납땜과 같다. 그러나 집적회로(IC)나 휴대전화,PDP TV 등 난도가 높은 작업이라 중·고교 시절 납땜을 연사하면 안 된다. 이들 작업은 대부분 숙련공과 전문 장비가 담당한다. 전자부품장착 산업기사의 가장 중요한 일은 SMT 장비(표면실장기계·SMO)를 이용한 솔더링 프로그램 결정이다. 어느 정도의 납 두께로 어느 정도 온도에서, 몇 초 동안 작업할 것인가 등 기판과 제품, 특성에 따라 솔더링의 환경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SMT 장비의 유지와 관리, 보수, 신규 기기의 사양 검토, 설치, 시운전 등 장비와 관련된 모든 것을 담당한다. 생산품의 품질·생산성·자재 관리도 해야 한다. 솔더링 기술자 교육 양성도 이들의 몫이다.SMT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책임진다고 보면 된다. 응시자격은 여타 산업기사와 같다.▲기능사 자격을 취득한 뒤 동종 분야 1년 이상 종사자 ▲전문대 졸업자 ▲4년제 대학을 절반 이상 마친 사람 ▲교육훈련기관에서 산업기사 수준의 훈련을 마친 사람 등이다. 필기시험은 9월10일, 실기는 11월4일부터 17일까지 치러진다. 현장 기술인력의 부족으로 올해 처음 시행된다. ●연봉 3000만원 가능 시험 과목은 필기는 ▲SMT 공학 ▲솔더링 공학 ▲메카트로닉스 ▲공유압 등 4과목이다. 객관식 4지 택일형으로 과목당 20문제를 30분 안에 풀어야 한다. 실기는 SMT 프로그램 작성과 실무를 테스트한다.6시간 동안 SMT 기계로 생산 라인에서 직접 제품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합격 기준은 ▲필기 100점 만점에 과목당 40점 이상, 전과목 평균 60점 이상 ▲실기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이다. 기술의 난이도를 감안한다면 전문대 이상 수준의 지식을 가져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한국산업인력공단은 보고 있다. 합격률은 20∼30% 정도로 예상된다. 관련 학과는 마산대학에 메카트로닉스공학부, 수원과학대에 멀티패키징공학과 등이 개설돼 있다. 관련 업무는 무궁무진하다. 전자부품장착 기술이 쓰이지 않은 전자제품은 없다. 덕분에 자격증 취득자의 취업의 문도 넓은 편이다. SMT 관련 제조업체나 산학협동 기업체의 생산라인 설계·관리담당, 통신시스템산업 등에 진출할 수 있다. 더구나 올해 첫 시행이라 일선에서 자격증 취득자들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점도 매력포인트다. 다만 대기업들은 관련 업무들을 아웃소싱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전문대 졸 이상의 자격증 취득자는 초임 연봉 3000만원 정도의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경의·동해선 연내 개통

    경의·동해선 연내 개통

    남북은 오는 10월 경의·동해선 열차의 시험운행을 가진 뒤 올해 안에 철도를 개통하기로 했다. 현재 임시 개통된 경의·동해선 도로의 개통식도 10월에 갖는다. 남북은 또 오는 2006년부터 경공업과 광공업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10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는 11일 서울 그랜드호텔에서 사흘째 회의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12개항의 공동합의문 작성을 위해 이날 밤늦게까지 막판 문안조율협상을 벌였다. 양측은 또 ▲쌀 차관 50만t 제공에 관한 합의서 ▲남북 경제협력협의사무소 개설·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각각 채택키로 했다. ●철도 연결구간 새달 공동점검 남북 대표단은 이날 밤 늦게 공동 발표를 통해 “남북은 우선 상호보완적 경제협력 사업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를 위해 다음달 중에 남북 철도 연결구간의 노반 실태를 공동 점검하기로 했다. 남북은 또 오는 9월에 상설기구인 남북 경제협력 협의사무소를 개성에 개설해 경협 과정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남북 수산협력 실무협의회 첫 회의도 오는 25일부터 사흘간 개성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이는 서해상의 평화정착과 남북 어민의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란 설명이다. ●쌀 50만t 연내 北제공 쌀 차관과 관련해서는 국내산 40만t과 수입산 10만t을 연내에 제공키로 했다. 북한의 식량난과 6자회담 재개 등을 감안해 예년보다 10만t이 늘어났다. 북측은 이번 회의에서 북한 지하자원의 공동 개발을 제의하며 “아연, 마그네사이트를 남쪽이 투자해 생산한 후 남쪽에 가져가거나 공동으로 내다 팔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경공업과 관련,“북쪽에는 숙련공이 많고 (남쪽에서) 자재와 설비를 보장해 주면 생산해서 남쪽에 들여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제의했다. 수산분야에 대해서도 “서해상에서 공동 어로를 하고 양식사업도 같이 해 보자.”면서 “우리는 청정해역으로 좋은 지역이 많고, 남쪽에서 밧줄 등을 지원해주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경의선 개통 등을 소재로 한 공동우표 발행 등 우편 부문 남북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황중연 본부장은 이날 “경의선 철도 외에도 3·1운동과 단군신화, 금강산 등을 소재로 한 우표 발행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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