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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요한 결정 내릴 때는 불끄고 결정해야 효과적”

    “중요한 결정 내릴 때는 불끄고 결정해야 효과적”

    환한 햇살과 맑은 공기가 있는 야외, 어둡고 탁한 공기의 음울한 실내 중 어디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보다 신중한 선택으로 이어질까? 대부분 전자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연구 결과는 반대로 나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캐나다 토론토 스카버러 대학 연구팀이 “빛이 적어질수록 인간의 심리가 안정돼 의사결정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카버러 대학 경영학과 앨리슨 징 수 교수는 최근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일정 인원을 선발한 뒤 이들에게 ‘매운 치킨 윙 소스’와 ‘달콤한 주스’를 제공했고 이를 각각 ‘밝은 조명의 방’과 ‘어두운 조명의 방’에서 맛보게 한 것. 결과는 흥미로웠다. 실험 참가자 대부분은 ‘밝은 방’에서 치킨 윙 소스를 맛볼 때 매운 느낌을 더욱 크게 받았고 주스의 달콤함도 배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어두운 방에서는 소스와 주스 맛 모두 큰 강렬함을 느끼지 못했고 오히려 숨겨진 다른 맛을 찾아내는 등 다른 양상을 보였다. 정리하자면, 밝은 방에서는 주관성이 크게 상승했고 어두운 방에서는 역으로 객관성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징 수 교수는 이를 ‘열’이 초래한 ‘감정의 역설’ 효과라고 정의한다. 그녀는 “밝은 빛이 품고 있는 열기가 인간의 정신을 자극해 감정을 격화시키는 것”이라며 “어두울수록 감정 자극이 덜해져 보다 차분히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징 수 교수는 이를 마케팅 방식과도 연관시킨다. 흔히 ‘꽃’과 같은 상품은 강렬한 향기를 담고 있고 주 용도는 고백용 선물, 축하인사 등 주관적 감정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꽃집 같은 경우는 밝은 실내에 강한 조명으로 꽃의 상품성을 극화 시키는 게 옳다. 하지만 마케팅이 아닌 일반적인 삶에서 ‘결혼’, ‘입시’, ‘취직’ 등의 심사숙고할 문제를 맞이할 때는 조용한 방에서 불을 끄고 고민하는 것이 보다 올바르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징 수 교수의 설명이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최광숙의 시시콜콜] 정 총리가 ‘허당 총리’란 말 듣게 된 이유

    [최광숙의 시시콜콜] 정 총리가 ‘허당 총리’란 말 듣게 된 이유

    ‘윤진숙 사태’로 정홍원 총리의 모습이 우습게 됐다. 청와대는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을 경질하면서 총리 체면을 고려해 총리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해임 건의를 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실제로 정 총리가 해임 건의를 주도했다고 보는 이는 거의 없다. 윤 장관이 경질된 지난 6일 오전만 해도 “말 실수가 해임 건의까지 갈 일인가”라던 정 총리는 오후 “해임 건의를 깊이 고민 중”이라고 입장을 180도 바꾸었다. 그리곤 박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고, 박 대통령은 즉석에서 해임 건의를 받아들였다. 박 대통령이 정 총리의 건의를 받고 숙고한 것이 아니라 청와대에서 이미 결정된 사안을 형식적 절차만 갖춰 처리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평소에도 청와대만 바라보는 듯한 정 총리는 이번 일로 되레 ‘허당 총리’란 말을 듣게 생겼다. 노무현 정부 시절 고건 총리도 몇 차례 부적절한 언행으로 말이 많던 최낙정 해양수산부 장관을 장관 취임 14일 만에 전격 해임 건의를 한 적이 있다. 총리가 대통령에게 정관 해임 건의를 하고 대통령이 장관을 경질하는 모양은 지금과 같다. 하지만 그 과정을 보면 확연한 차이가 있다. 최 장관 경질은 지금과 달리 고 총리 주도의 ‘상향식’ 해임 건의였다. 정 총리는 이번 윤 장관의 해임 과정에서 사전에 어떤 입장도 밝힌 적이 없다. 하지만 고 총리는 달랐다. 당시 김덕봉 총리 공보수석을 통해 “최 장관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총리가 국무회의에서 ‘1차 경고’를 했는데도 또다시 이상한 발언을 해 더 이상이 장관으로서 업무수행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해임 건의 배경을 언론에 소상히 밝혔다. 언론 발표 후 최 장관이 김 수석 방을 찾아 항의했을 정도로 최 장관 경질의 ‘주연’은 총리실이었다. 고 총리가 이런 행보를 할 수 있었던 배경은 그의 자서전 ‘국정은 소통이더라’에 잘 나와 있다.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총리직을 제의받은 그는 ‘장관 해임 건의권’ 보장을 전제로 총리직을 수락했다. 내각을 통할하는 총리가 제 역할을 하려면 문제 되는 장관들을 자를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었다. 우리의 제왕적 대통령제하에서 총리의 역할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대선 공약인 ‘책임총리제’를 실현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책임총리를 못하는 책임을 대통령에만 돌려선 안 된다. 책임총리는 대통령이 총리에게 힘을 실어준다고 될 일이 아니고, 총리가 소신을 갖고 국정을 살피면서 자신의 책임과 권한을 스스로 찾아야 가능한 일이다. 사고를 치는 장관이 있으면 야단을 쳐 내각의 기강을 잡아야 한다. 총리 아래 국무조정실과 비서실을 따로 둔 것은 정책은 물론 민심도 두루 살피라는 의미에서다. 그런 측면에서 정 총리가 경질된 윤 장관에게 사전에 주의를 주지 않은 것은 총리로서 책무를 소홀히 한 것이다. 총리를 잘 보필하지 못한 아랫사람들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아 보인다. 논설위원 bori@seoul.co.kr
  • 金 “경쟁력 있는 후보인지 심사숙고”… 서울시장 출마 사실상 공식화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6일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기자와 만나 “지난 5일 저녁 서울 영등포 모처에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를 만나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제안받았으며 심사숙고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정몽준 의원과의 경쟁 구도에 대해서는 “누가 경쟁력 있는 후보인지, 누가 시정을 책임지고 비전을 가져갈 수 있는지가 중요한 포인트”라면서 “누가 나서고 안 나서고는 전혀 관계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당내 경선에 뛰어들 것이냐는 질문에는 “당헌·당규에 따라야 하는 것은 원칙이고 상식”이라면서 “만약 결심해서 나서게 된다면 경선에 따라야 하고 경선에 의해 경쟁력 있는 후보자가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입당 여부에 대해서는 “출마를 하게 되면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이런 김 전 총리의 발언은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날 김 전 총리의 ‘광주행’은 출마 여부에 있어 의미 있는 신호로 인식된다. 김 전 총리는 광주에 있는 전남대병원에서 ‘독일의 통일과 사회통합’이라는 주제로 특별 강연을 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대학 구조개혁 기초학문 약화 안 되도록

    정부가 대학과 전문대의 입학정원을 대폭 줄이는 ‘대학 구조개혁 추진계획’을 어제 내놓았다. 2017년까지 1단계로 4만명을 감축하는 데 이어 2023년까지 모두 16만명의 정원을 줄인다는 내용이다. 2013학년도 대학 입학정원이 55만 9000명 남짓이었으니 무려 29%를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현재의 입학정원을 그대로 두면 2018년에는 고교 졸업생보다 대학정원이 16만명 이상 많아진다. 여기에 우리 대학진학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국가발전에는 외려 저해요소라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쏟아져 나오는 대학 졸업생은 한정된 숫자의 질 좋은 일자리를 놓고 그야말로 피나는 경쟁을 벌인다. 반면 중소기업은 청년 실업자가 넘쳐나는데도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는 게 현실이다. 이처럼 경제 구조의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는 인력 수급을 위해서도 대학정원 조정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그런 점에서 교육부가 대학구조 개혁안을 제시한 것은 적절했다고 본다. 걱정도 있다. 개혁안의 특징은 숫자의 많고 적음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부분의 대학이 정원 감축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원 감축이 불가피해진 각 대학이 가장 손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른바 비인기학과의 통폐합이다. 문제는 비인기학과의 대부분이 물리, 화학, 생물 같은 기초과학 분야나 문사철(文史哲)이라고 불리는 문학, 철학, 사학 같은 인문학 분야라는 것이다. 기초과학이 뿌리내리지 못한 나라 치고 경제력이 튼튼한 나라가 없고, 인문학이 부실한 나라 치고 삶의 질이 높은 나라가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동안에도 기초과학과 인문학은 대학 경쟁력 강화라는 당위성에 밀려 서울과 지방을 막론하고 그야말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며 학과 폐지나 통폐합 대상의 1순위에 올라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했다. 대학의 자체 개혁 과정에서조차 이런 지경이었다면 정부 차원의 대규모 정원감축이 본격화되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상상하기조차 두렵다. 정부의 대학 개혁안은 이미 지방에서부터 현실화하고 있는 ‘학생 없는 대학’의 위기가 수도권으로 번져 고등교육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처방이다. 각 대학도 구조개혁의 당위성을 체감하고 있는 만큼 큰 틀에서는 개혁안에 공감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럴수록 정부와 대학은 개혁안이 자칫 국가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소지는 없는지 숙고해야 한다. 교육 당국은 대학이 구조개혁을 빌미로 기초학문을 포기하고 실용학문 일변도로 치닫지 않도록 가이드 라인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대학들도 국가의 미래를 위한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기초과학과 인문학에 전통과 권위를 가진 대학이 앞장서 기초학문을 약화시키는 불행한 일은 없어야 한다.
  • [열린세상] 소통, 제대로 된 ‘말길’이 필요하다/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열린세상] 소통, 제대로 된 ‘말길’이 필요하다/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사례 1. 22일이라는 사상 최장 파업을 기록한 철도노조는 수서발 KTX 운영법인을 위한 철도운영사업 면허 발급의 적법성과 정당성을 논의할 수 있는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을 요구했다. 사례 2. 80년대 시국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 ‘변호인’은 개봉 3주 만에 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평론가는 당시의 폭압적 권력을 고발한 영화가 오늘의 시민 정서와도 공명한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사례 3. 자기 이해와 직접 관련이 있는 정치사회적 이슈에만 민감하게 반응했던 젊은 세대들이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통해 정치참여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표명하기 시작했다. 사례 4.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채택했던 스무 개 남짓 고등학교들이 처음의 결정을 번복해 채택률이 0%대에 머물렀다. 시민사회와 고등학생들은 SNS와 대자보를 통해 채택 거부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노동자, 시민, 대학생, 청소년들이 정부의 정책의사 결정 과정을 신뢰하지 않으며 권력의 집행이 일방적이라고 인식한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대통령과 정부는 법과 원칙에 입각한 정책집행을 강조하지만, 많은 사회 구성원들이 시민사회의 보편적 상식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권력의 의사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 시민사회는 ‘소통의 부재’를 주장하는데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집권세력은 이러한 비판을 수용하지 않는다. 대통령은 새해 들어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했고,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과 만찬도 가졌다. 언론은 집권 2년차에 접어든 박근혜 대통령의 행보를 ‘소통’과 ‘홍보’의 두 개념으로 요약한다. 그런데 집권세력이나 언론 모두 ‘소통’과 ‘홍보’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언론인들을 자주 만나 기삿거리들을 제공하고 정부 입장을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선전하는 행위를 ‘소통’과 ‘홍보’라고 인식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게 ‘소통’이 아니듯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공개하는 게 ‘홍보’가 아니다. ‘소통’과 ‘홍보’는 자기중심적이 아닌 타자 지향적 개념이다. 여론, 그리고 시민과의 관계를 중시한다. 소통은 집권 세력으로 하여금 시민의 생각과 판단(여론)을 정책의사 결정 과정에 반영하는 역할을 하고, 홍보는 쌍방향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정부와 시민사회 간의 호혜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한다. 결국 소통과 홍보는 수레를 움직이는 두 바퀴와 같다. 개념을 이해하는 방식에 따라 수레는 전진하기도 하고 역주행하기도 한다. ‘소통’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언로(言路), 즉 ‘말길’이다. ‘말길’이 트여야만 민심이 정책결정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은 시민의 생각을 권력자에게 전하는 가장 중요한 말길이다. 언론은 여론형성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정치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이 언론에 정책의사 결정 과정을 감시하고, 정치적 이슈에 대한 관점 형성을 돕는 사실과 의견을 제공함으로써 정치에 대해 숙고하는 시민 양성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권력과 시민사회를 연결하는 제대로 된 말길이 필요하다. 공공의 가치보다 시장과 경쟁을 절대 가치로 삼는 저널리즘, 정권과의 관계에 따라 권력의 일방적 집행을 눈감는 편향된 저널리즘, 세대 간 통합보다는 세대 간 갈등을 조장하는 저널리즘, 시민사회의 역사왜곡 교과서 비판을 외압으로 호도하는 정부를 편드는 저널리즘은 ‘소통’을 방해하는 해로운 존재이자 정부의 역주행을 돕는 ‘협력자’일 수밖에 없다. 영화가 저널리즘을 대신하는 현실은 우리 사회의 소통 구조가 왜곡됐다는 것을 뜻한다. 시민의 생각과 의견이 존중되는 사회커뮤니케이션 구조를 갖춰야 한다. 권력의 정책의사결정이 보편적 상식과 공명한다면 시민사회는 정부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하지 않는다. 언론은 여론, 즉 시민사회의 보편적 상식이 정책의사 결정 과정에 올바로 반영되는지를 감시하는 본연의 저널리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언로가 통하면 국가가 다스려져 편안하고, 언로가 막히면 국가가 어지러워 망한다.’(문종실록)
  • 불교와 심리치료가 만난다

    통찰명상과 숙고명상, 치유적 간화선으로 불성(佛性)을 깨우는 이색적인 워크숍이 열린다. 불교상담개발원(원장 도현 스님)은 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 양천구 목동 국제선센터 바라밀실에서 ‘불성 깨우기’를 주제로 동계산사워크숍을 개최한다. 이번 워크숍은 불교와 심리치료를 명상에 적용해 진정한 ‘나’(불성)를 체험하는 과정으로 꾸미는 게 특징. 최훈동 한별정신건강병원장이 강사로 나서 강의를 비롯해 숙고명상, 통찰명상, 치유적 간화선, 가피 명상 기도를 진행한다. 최 원장은 강의에서 불교의 심리분석적 재해석과 체험적 재발견을 중점적으로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불교의 사성제와 12연기의 치유명상 적용, 대승불교의 불성 실현, 간화선과 염불의 치유명상 적용 등이 포함된다. 워크숍은 총 4부로 진행될 예정. 1부가 실상을 자각하고 마음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숙고명상이라면 2부는 심리치료에 대한 12연기와 사성제의 가치를 조명한다. 3부에서는 초기불교의 무아, 대승불교의 불성, 선불교의 견성에 대한 통합적 이해와 체험을 시도하며 마지막 4부에선 참가자들이 함께 경험을 나눈다. 승려와 신도 등 사부대중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02)737-7378. 한편 불교상담개발원과 국제선센터는 지난달 업무협약을 체결, 양 기관이 불교상담 전문인력을 함께 보급하고 전용 교육공간을 갖춰 불교 심리치유 프로그램을 지역 주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2014 신춘문예-평론 당선작] 타자를 소유하는 두 가지 방식/고광식

    1 ‘소유’라는 욕구 모든 주체들, 즉 소유욕에서 자신의 삶을 출발시켰던 세상의 ‘나’는 본질적으로 ‘타자’를 찾아 방랑하는 보헤미안(bohemian)이다. 소유의 주체는 타자를 만나면서 비로소 기쁨과 쾌락의 감정을 깊이 내면화한다. 그러므로 타자를 소유하는 과정에서 온전한 ‘나’가 세상에 드러나며, 타자에 대한 주체의 접촉은 자연스럽게 목적 자체가 된다. 소유욕에 있어서 김선우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2007)’의 시는 놀이하는 인간인 호모루덴스(homo ludens)의 몸짓으로 타자를 포착하기도 하고, 대상과의 합일하는 행위로 타자와 하나 되기를 시도하기도 한다. 시적 주체는 “달과 지구의/포개진 다리 아래 // 그대의 다음 세상 첫 울음 놓일 자리까지 / 이미 보아버린 자여”(‘월식 파티-처용, Shall we love?’)처럼 달과 지구가 포개진 파티를 보게 된다. 대상과 합일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 서로 하나가 되어버린 달과 지구를 보며 ‘나’는 춤을 춘다. 달빛 아래 춤을 추고, 다리 아래 춤을 춘다. 춤은 소유욕에 대한 이해이며 환상이다. 때로 소유욕은 “이글거리는 불덩이, 굶주린 호랑이의 둥그렇게 벌린 입속으로 무릎걸음으로 기어들면서야 알았네”(‘여러 겹의 허기 속에 죽은 달이 나를 깨워’)와 같이 두려움의 존재일 수 있다는 것을 현시한다. 이때 시적 주체는 “살거나 죽었거나 내 몸속으로 들어와 나를 살린 것들 다 이렇게 두려웠겠구나”라고 타자에게 심리적 상태를 투사하기에 이른다. 그래서 ‘나’는 “자옥이 피어오르는 화염을 내려다보며 연꽃을 먹는 사람들이 산다는 어느 평화로운 부족의 마을을 떠올린 적이 있다”(‘주홍 글씨’)고 메타인지(metacognition)적 연민에 빠진다. 자아가 타자를 소유했는지, 타자가 자아를 소유했는지의 불가해성 상태는 “수통 속의 물 부어진/내 몸이 수통인지/수통인 내 몸이/내가 들고 마신 수통인지”(‘水桶’)에 이르러 서로 교차하며 접합되는 휴지 상태가 된다. 반면에 강정(‘키스(2008)’)의 시는 소유하는 과정을 섹슈얼리티하게 그려내어, 대상과의 합일로 소유하기보다는 파토스(pathos)적인 행위로 체현하려 든다. 욕구를 채우기 위해 시적 주체는 타자를 받아들이는 통로인 입을 최대한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입술이 닿는 곳, 타자의 내재성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린다. 소유욕은 말라붙은 창공 속에서도, 불탄 돌들이 四海의 포말로 부서져 날릴 때에도 타자의 입을 통해 드러난다. 때로는 허공 한가운데 거대한 물고기의 아가미로 고정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소유로 가고자 하는 욕구는 섹슈얼리티한 감응의 상태에서 “태양이 죽은 자리에서/통째로 바스러진/하얀 밤을 들이마시고”(‘죽은 몸에 白夜가 흐르고’) 있는 것으로 발현된다. 시적 주체는 소유욕에 대한 세상의 순례기를 보여주는 것처럼 하혈하는 어머니, 젖은 땅 위에서 “시인이 울 때, 여자는 시인의 눈물을 받아 마신다”(‘영화’)고 감정의 감염을 토로한다. 보드리야르에 의해 그 자체로 현실을 대체한다고 지적된 원본 없는 이미지가 시뮬라크르(simulacre)라는 것을 상기한다면 입은 끊임없이 시뮬라크르를 생성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육감적이다. 입은 이처럼 타자를 소유하기 위한 도구이며 통로이다. 여자의 총총걸음을 따라 시적 주체는 “꽃들이 오랫동안 빨판 같은 주둥이를 벌려/내 몸을 나눠 받았다”(‘나비 떼가 떠 있는 방’)고 타자인 꽃들의 소유욕을 적시한다. 자신의 존재 안에 타자를 가두려 하는 욕구는 꽃이라 해서 다르지 않다. 꽃내음에 취하고 꽃의 모습에 현혹되는 순간 꽃은 언제든지 주둥이를 들이댈 준비를 하고 있다. 강정의 시적 주체는 “이 오래된 바람의 내력엔 서로 피를 나눠 먹던 종족의 역사가 흐른다”(‘死後의 바람’)고 구명하여 그의 시가 소유욕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김선우의 시는 호모루덴스의 몸짓으로 춤을 추며 타자와 하나 되기를 시도하고, 강정의 시는 섹슈얼리티한 감응의 상태에서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자신이 생존하기 위해 대상과의 합일을 시도하는 방식이나, 현란한 시뮬라크르로 타자를 소유하는 방식 모두 타자와 하나 되기를 꿈꾼다는 점에서 동일한 의의를 지닌다. 2 타자와 하나 되기-김선우의 시 존 로크는 오크나무 아래에서 주운 도토리와 숲속의 나무에서 따 온 사과를 먹고사는 사람은 확실히 그런 것들을 자기 것으로 소유하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소유라는 것은 자신의 노동으로부터, 즉 도토리를 줍는 노동과 사과를 따는 노동에서 당위성이 부여된다는 의미이다. 이 경우 타자인 도토리와 사과는 인간에게 희생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사실 이것은 도토리, 사과가 타자와 하나 되기를 원해서 나타난 결과라고 보아야 한다. 식물은 동물과 하나가 되었을 때 자기 자손을 널리 퍼트리고, 동물은 그 식물과 하나 돼야 생존할 수 있다. 알수록 무서운 소유욕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밥이어야 한다. 식물은 동물의 밥이 되고, 동물은 결국 식물의 밥이 된다. 이왕 밥이 돼야 한다면, 멜랑콜리(melancholy)한 감정이나 연민을 벗어버리고 따뜻한 밥이 돼야 할 것이다. 때로는 환각제를 복용했을 때처럼 그대와 나 동시에 입을 벌릴 수 있지만, 타자라는 밥상 앞에서 나는 내 몸속의 부드러움이나 딱딱함을 점검해야 한다. 내 몸속에서 그대가 아주 편안히 누워 있을 것에 대한 걱정이다. 내 몸속은 아주 아늑하고 부드럽다. 타자와 하나 되기 위해 준비된 몸이다. 그래서인가 내 몸속에 받아야 할 타자가 이 별에는 끊임없이 태어나고, 나는 그들이 소름 끼치게 그립다. ‘나’는 아, 대상과의 합일을 위해 입을 벌리고 사뭇 괴로운 시늉만 한다. 그러므로 김선우에게 있어서 소유 행위는 타자와 하나 되는 호모루덴스적인 동일시의 몸짓이다. 내 몸속 어디에서 내가 나를 향해 아, 입 벌리네 자기 해골을 갈아 만든 피리를 불면서 몸 사막을 건너는 순례자같이 그대가 아, 입을 벌린 순간에 내가 아, 입 벌리네 어둠 깊으니 그 어둠 받아먹네 공기 속에 살내음 가득해 아아, 입 벌리고 폭풍 속에서 비리디 비린 바람의 울혈을 받아먹네 그대를 사랑하여 아, 아, 아, 나 자꾸 입 벌리네 -‘그 많은 밥의 비유’ 부분 문제는 내가 떨림을 잃어간다는 것인데, 일테면 만년 전의 내 할아버지가 알락꼬리암사슴의 목을 돌도끼로 내려치기 전, 두렵고 고마운 마음으로 올리던 기도가 지금 내게 없고(시장에도 없고) 내 할머니들이 돌칼로 어린 죽순 밑둥을 끊어내는 순간, 고맙고 미안해하던 마음의 떨림이 없고(상품과 화폐만 있고) 사뭇 괴로운 포즈만 남았다는 것. -‘깨끗한 식사’ 부분 시적 주체인 ‘나’는 나를 향해 내 몸속 어디에서 아, 입 벌려 “해골을 갈아 만든 피리”를 불고 있다. 미칠 것 같은 영속성으로 드러나는 대상과의 합일을 위한 소유라는 욕구는 불쌍하고 가련하다. 해골을 갈아서 만든, 피리를 부는 전경화로 ‘나’를 투사하는 모습이 연민을 부른다. 말하자면 유전자 속에 배어 있는 소유욕이 주체의 참된 실체다. ‘자기 해골’이라는 피리는 ‘나’도 한때는 타자의 소유였다는 감각적 지각인 아이스테시스(aisthesis)이다. 이러한 전체성을 바탕으로 주체인 ‘나’는 몸 사막을 건너는 순례자같이 “그대가 아, 입을 벌린 순간에/내가 아, 입 벌리네 어둠 깊으니 그 어둠 받아먹는”다고 진술한다. 입을 벌려 타자를 받아들이는 통로를 자궁처럼 활짝 열고 간절히 드러내는 주체의 욕구는 “그대를 사랑하여 아, 아, 아, 나 자꾸 입 벌리는” 환각적인 상태가 된다. 이것은 타자와 하나가 되기 위한 눈물겨운 호모루덴스적인 소유의 방식이다. 타자와 하나가 되는 방식은 그 당위성을 만들기 위해 자아 성찰의 모습으로 지평을 확장한다. ‘깨끗한 식사’의 시적 주체는 “문제는 내가 떨림을 잃어간다”고 ‘나’의 퍼스낼리티를 규명한 후, 어떤 대상에 대한 의식 작용인 노에시스(noesis) 속으로 잠입한다. 따라서 시적 주체는 “내 할아버지가 알락꼬리암사슴의 목을 돌도끼로 내려치기 전, 두렵고 고마운 마음으로 올리던 기도가 지금 내게 없음”을 골똘히 생각한다. 그것은 무조건적인 하나 되기가 아니라 모든 생명체가 자연의 한 조각이 되는 역동성이다. 그 두렵고도 미안한 감정은 타자의 죽음이 상품으로 쌓여 있는 시장에도 없음을 확인하고 시적 주체는 빤히 ‘나’를 쳐다보기 일쑤이다. 천 년 전이나 만 년 전이나 한결같았던 “내 할머니들이 돌칼로 어린 죽순 밑둥을 끊어내는 순간, 고맙고 미안해하던 마음의 떨림”이 ‘나’에게 없어 괴롭다. 즉 시장은 타자와 내가 마주 쳐다보며 꿈틀거리던 욕망이, 고마움이, 두려움이 ‘상품과 화폐’로 거래되는 공간이다. 이런 성찰로 인해 주체는 타자를 현재의 프레임에 가두는 것을 경계한다. 이렇게 정신적 유전자 속에 잠재된 의식을 정치하게 드러내는 것은, 타자와 하나 되기의 당위성에 방점을 찍기 위한 것이 아니라,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가 필연적으로 동반하게 되는 타자에 대한 메타인지적 연민 때문이다. 또한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는 나와 타자가 즉자와 대자의 모습으로 고정되게 놓아두지 않는다. 이것은 누가 먼저 소유를 하느냐에 따라서 결정되는 유동적인 관계이다. 내 밥상 위 “육중한 접시가 언제쯤 깨끗하게 비워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처럼 나도 타자(식물)의 밥상 위에 언젠가는 얹힐 것이다. 시인은 양가적 고민에 빠져 소리친다. “이 무거운, 토막 난 몸을 끌고 어디까지!”라고. 잊고 지난 세월 동안 홀로 된 종이 쓸쓸해서 나무가 쇠종을 품어준 것인지 철사 줄 묶여 어금니 깨물며 오래 아팠던 나무가 팔짱 끼듯 자기의 겨드랑 살 같은 곳을 잠가버린 것인지 겨드랑에 종을 품고 나무가 종 대신 몸을 울어준 것인지 실은 아무도 모르지만 -‘그 나무가 삼킨 종 이야기’ 부분 어린 새끼를 입에 물고 옮기는 호랑이를 보았다 천천히 클로즈업으로 잡은 호랑이 입속의 호랑이를 보다가 밥 먹던 숟가락을 놓치고 말았다 먹잇감을 물었을 때나 새끼를 물었을 때나 이빨! 잡아먹거나 사랑하거나 드러내거나 숨기거나 그곳에 이빨! 입에 물고 옮기는 호랑이나 입속의 호랑이나 어떤 서늘한 갈등이 등골을 버티고 있으리라는 예감이 지나갔다 -‘카르마, 동물의 왕국’ 전문 입이 없는 식물들은 어떻게 타자를 자기 것으로 만들까. 입이 있는 동물들이야 타자를 입에 넣고 강한 이빨로 저작한 다음 위장에 넣고 소화하면 타자와 ‘나’는 완전한 하나가 될 수 있다. 입이 없는 나무가 타자를 소유하려는 방법은 그것을 바라보는 시적 주체를 아프게 한다. 주체는 입이 없는 나무와 종이 하나가 된 기사를 아침에 본 후, 보름이 지나도록 자신의 몸속이 아픈 것을 자각하느라 괴롭다. 입이 없는 것들은 둘이 하나 되는 관계 속에서, 온전한 자신을 드러내려는 욕구를 꿈꾸는 데 열중이다. 자신의 몸에 철사줄로 매단 종을 잊었다는 듯 “나무가 쇠종을 품어준 것인지”, 아니면 “겨드랑에 종을 품고 나무가 종 대신 몸을 울어준 것인지” 실은 아무도 모르지만 둘은 하나가 돼 있다. 이렇게 둘은 나에게 네가 없으면 내가 없다는 관계를 형성해서 한 천 년을 견디려는 모습을 취한다. 둘의 존재가 하나로 보완 관계가 돼 특별해졌기 때문이다. 입이 존재하는 동물들은 타자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있어서 밀착과 얼룩이라는 데칼코마니(decalcomanie)적 행위를 사용한다. 나의 입을 타자에 밀착시킴으로써 소유에 대한 욕구를 드러내는 것이고, 이는 현실 속에서 때때로 부자연스럽고 흉측한 의미체가 되어 시적 주체는 “천천히 클로즈업으로 잡은 호랑이 입속의 호랑이를/보다가 밥 먹던 숟가락을 놓치고”마는 상태에 빠진다. 이처럼 타자와의 관계에서 입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나’의 입이 밥이라는 타자를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통로로서의 역할을 했다면, ‘호랑이’의 입은 어린 새끼를 입에 물어 자신과 하나라는 것을 체현적으로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내’가 ‘너’에게로 다가가든지, ‘네’가 ‘나’에게로 다가오든지간에 ‘입’이 차지하는 위치는 의미심장하다. 왜냐하면 나와 타자가 하나가 되기 위해서 “먹잇감을 물었을 때나 새끼를 물었을 때나” 입은 중요한 상징체이며 동시에 실제적 기능을 하는 도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동물의 왕국을 시청하고 있는 시적 주체는 하얗게 드러나는 입속의 ‘이빨!’을 보며 “잡아먹거나 사랑하거나 드러내거나 숨기거나” 하는 입을 기능적인 측면에서 사유한다. 이때 주체에게 다가오는 서늘한 갈등은 나와 타자의 관계성이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유동적인 관계에서 올 수 있다는 대등적 관계의 깨달음이다. 그러므로 “등골을 버티고 있으리라는 예감”을 할 수 있다.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 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전문 꽃이 핀다. 봄에도 꽃이 피고, 여름에도 꽃이 피고, 가을에도 꽃이 핀다. 이처럼 꽃들은 시기를 달리하여 경쟁하지 않고 차례대로 그 아름다운 모습을 세상에 드러낸다. 시적 주체는 꽃이 피는 것을 보며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그대가 피는 것인데/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라고 의아해한다. ‘나’와는 상관없을 것 같은 ‘너’의 행위가 나를 떨게 하는 이유가 못내 궁금하여 견딜 수가 없다.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은 꽃으로 꽃벌 한 마리가 날아들었는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꽃이 나이고, 내가 꽃 같은 상태에서 나는 아득하다. 부버가 ‘너’ 혹은 ‘그것’이 없이는 ‘나’가 있을 수 없다고 말한 것처럼 이 세상의 모든 ‘나’는 ‘너’라는 대상과의 합일을 추구함으로써 충만한 존재가 된다. 그러므로 김선우의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에 대한 물음의 끝에는 타자인 ‘꽃’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이 있는 것들의 진정한 삶은 대상과의 합일인 소유이고, 소유는 나와 타자의 관계에서만 온전하게 성취될 수 있다. 대상과의 합일을 시도할 때의 ‘나’는 자연의 한 조각으로 모자이크돼 생명력을 얻게 된다. 이렇게 타자와 하나가 된다는 것은 진정한 ‘나’를 드러내는 본능적 행위이다. 나와 너의 관계는 언제나 주체와 객체가 바뀔 수 있는 관계이다. ‘너’를 소유할 때의 ‘나’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나’지만 그것은 너와 내가 하나가 된 전혀 다른 내적으로 충만한 ‘나’이다. 타자를 소유한 나는 존재 속에 존재자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꽃 피는 것이 내 일임을 이제 알겠다. 3 ‘시뮬라시옹’(simulation)하는 느낌-강정의 시 맥루언에 따르면 시대를 주도하는 매체가 무엇인가에 따라 인간의 ‘감각비’(sense ratio)가 달라지고,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도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유비쿼터스 시대를 예로 들면, 각종 노마딕(nomadic) 기기들로 인해 인간의 감각비는 시각 중심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강정의 시적 주체가 ‘입’을 섹슈얼리티하게 사용하여 ‘시뮬라크르 하기’인 시뮬라시옹하는 느낌으로 타자를 소유하는 것도, 인간은 시대를 주도하는 매체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보드리야르가 맥루언의 영향을 받아 시뮬라시옹이라는 이론을 만들었듯이, 강정은 시적 주체들로 하여금 이전과 달라진 감각비를 사용하여 지금-이곳의 타자를 시뮬라시옹하고 있다. 너는 문을 닫고 키스한다/ 문은 작지만 문 안의 세상은 넓다/ 너의 문으로 들어간 나는 너의 심장을 만지고 내 혀가 닿은 문 안의 세상은 뱀의 노정처럼 굴곡진 그림들을 낳는다/ 내가 인류의 다음 체형에 대해 숙고하는 동안 비는 점점 푸른빛과 노란빛을 섞는다/ 나무들이 숨은 눈을 뜨는 장면은 오래전에 읽었던 동화가 현실화되는 순간이다/ 미래는 시간의 이동에 의한 게 아니라 시간의 소멸에 의한 잠정적 결론, 나의 문 안에서 나는 모든 사랑이 체험하는 종말의 예언을 저작한다/ 너는 내 혀에서 음악과 시의 법칙을 섭취하려 든다/ 나는 네게서 아름다운 유방의 원형과 심리적 근친상간의 전형성을 확인하려 든다/ 그러니까 이 키스는 약물중독과 무관한 고도의 유희와 엄밀성의 접촉이다 -‘키스(1)’ 부분 나는 문을 닫고 너의 몸을 받는다/ 내 안으로 들어온 너는 사뭇 여장부스러운 근골과 큰 키를 과시한다/ 뒷굽이 십 센티미터에 달하는 하이힐을 또박또박 디디며 혓바늘 사이를 배회한다/ 몸 밖으로 빠져나온 네 혀가 나라는 한 세상을 뒤집어 오랫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길몽과 흉몽 사이의 아득한 절대치의 추상화를 구상화한다/ 너는 무용에 어울리는 몸을 가졌다/ 그러나 나는 건축에 어울리는 몸을 가졌다/ 그리하여 너는 내 몸이라는 凶家에서 춤추는 무희가 된다/ 내 혀는 너의 동선을 따라하며 네 가족들의 불편한 심기를 박물화한다/ 이 키스는 한 아이가 태어나고 죽어가는 과정에 대한 초현실적 리포트다 -‘키스(2)’ 부분 입은 너를 받아들이는 유일한 통로이다. 단단한 이를 사용하여 타자를 힘으로 소유할 수도, 부드럽고 달콤한 혀를 사용하여 타자를 시뮬라시옹하는 느낌으로 소유할 수도 있다. ‘너’는 주체가 되어 타자인 ‘나’를 소유하기 위한 의식인 ‘키스’를 실행한다. 외부의 문은 이 의식을 치르기 위해 닫혀 있지만, 너로 가는 내부의 문은 아주 넓게 열려 있다. 네 안의 세상에서 나와 너는 내가 너인지, 네가 나인지 분간할 수 없는 “나는 너의 심장을 만지고 내 혀가 닿은 문 안의 세상은 뱀의 노정처럼 굴곡진 그림들”인 카오스의 세계를 경험한다. 우리는 모두 주체가 되어 “나무들이 숨은 눈을 뜨는 장면은 오래전에 읽었던 동화가 현실화되는 순간”인 것처럼 너를 지각하고 소유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너를 보고 있는 순간 너도 나를 보고 있으며 우리 과거의 시간은 소멸해 간다. 이렇듯 달콤한 키스는 뼛속을 파고드는 이빨에 의한 강제적 소유의 확인이 아닌 스스로 충만해 오는 파토스로 서로에게 투사되어 나타나는 현실감을 제공한다. 그러니까 키스는 타자를 시뮬라시옹하는 느낌으로 이미지인 허상을 소유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그것(‘키스(1)’)은 입을 접촉하므로 생성되는 생존의 뜨거운 법칙이다. ‘너’에게만 뜨거운 법칙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나’도 세상의 주체인 대자 존재가 되어 세상의 “문을 닫고 너의 몸을” 받을 수 있다. 대상을 깊게 바라보며 몸과 정신을 하나로 통일하여 “하이힐을 또박또박 디디며 혓바늘 사이를 배회”하는 너를 내가 이룩해낸 견고한 프레임 안에 가두는 행위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우리는 하나였던 아주 오래전의 공간으로 돌아가 “길몽과 흉몽 사이의 아득한 절대치의 추상화”를 구상화한다. 나와 너의 경계는 무너지고 무화되어 얽힌 혀로 세상의 맛을 음미하는 존재로 우리 둘은 거듭난다. 이를 통해 세상의 존재자는 세상에 존재하기 위해 튼튼한 몸을 만들어야 한다. 경계를 허문 자리에서 너는 “내 몸이라는 凶家에서 춤추는 무희가” 되고, 나는 “너의 동선을 따라 하며 네 가족의 불편한 심기를 박물화”하는 존재가 된다. 키스는 폭력으로 타자를 굴복시켜 만들어내는 일체가 아니라, 그것(‘키스(2)’)은 “한 아이가 태어나고 죽어가는 과정에 대한 초현실적 리포트”인 느낌의 시뮬라시옹인 것이다. 실제로 타자에 대한 소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부드럽게 열려 있는 교감 속에서 정신적인 소유가 일어났음을 느낀다. 보드리야르식으로 말한다면 현실은 키스라는 이미지에 의해서 지배받게 된다. 나와 너는 이미지를 통해 “인생의 가장 극적인 순간을 탕진”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얻을 것이므로. 하늘에서 번쩍 갈라진 번개의 크기는 원근법과 아무 상관없다 내가 본 그대로의 모습과 크기로 지구의 틈이 벌어진다 또 이가 가렵다 최초거나 최후거나 나는 분명 처음과 끝을 한 번의 포효로 발설하는 인류의 조상을 임신한 것이다 번개가 빠져나간 항문, 내 턱이 지구의 문지방에서 깊게, 출혈 중이다 -‘번개를 깨물고’ 부분 시적 주체는 하늘에서 번쩍 갈라지는 번개가 너무 크고 강렬해 원근법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깨달음을 얻는 순간, 자신이 본 그대로의 모습과 크기로 지구의 틈이 벌어지는 놀라운 자연현상을 보게 된다. 이는 주체가 상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런데 이때 시적 주체의 이가 가렵다. ‘나’는 번쩍 갈라진 번개를 보고 있었을 뿐인데, “또 이가 가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정신적 유전자 속에 잠재된 소유욕이 타자를 받아들이는 통로의 근육을 움직이게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결국 도끼날처럼 강인한 ‘이’로 번개를 깨물고 저작하고자 하는 불가해성의 소유욕이 ‘나’를 흥분하게 한다. 시적 주체가 번개를 자기 몸속으로 받아들이며 “나는 분명 처음과 끝을 한 번의 포효로 발설하는 인류의 조상을 임신한 것이다”라고 한 진술은 한순간 우리를 지배한 시뮬라크르다. ‘나’는 그렇게 이미지에 지배당하여 “번개가 빠져나간 항문”을 감각적으로 인식하고 번개를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해 상처입은 “내 턱”을 보고 있다. 그녀를 사랑하기 위해선 그녀의 일부를 내 안에 결박해야 한다 만 명의 남자가 입을 댔던 그녀 유방 앞에서 만 명 중의 하나가 되는 일은 만 명의 그녀를 다시 태어나게 하는 일 그녀라는 허구의 몸통 안에서 온몸을 친친 감고 나는 그녀의 바깥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그녀라는 커다란 숨구멍, 혹은 시선의 감옥’ 부분 여자는 입술을 핥던 혀로 내 얼굴을 핥았다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물기가 심장에 넘쳐흘렀다 여자는 일그러진 내 얼굴을 향해 연신 셔터를 눌렀다 시간이라는 평상에 톡톡 금이 가고 있었다 발라낸 고등어 뼈를 냄새 맡던 고양이와 고등어 냄새를 물씬 풍기는 내가 한 프레임 안에서 여자의 밥이 되었다 -‘고등어 연인’ 부분 첫 번째 시에서는 그녀를 사랑하기 위한 ‘나’가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녀가 소중한 것은 ‘내’가 그녀를 소유할 가능성 때문이다. 이것은 그녀를 소유하기 위해선 다른 무수한 타자와 경쟁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그녀’는 아직 누구의 것도 아닌 상태에 있다. 그녀는 내 앞에 있는 즉자 존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의식을 가지고 있는 대자 존재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녀를 ‘내’가 소유하기 위해선 무수한 경쟁자를 물리친 뒤에, 그녀로 하여금 스스로 모호성에서 벗어나 열정적으로 나를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그녀를 소유하기 위해선 “만 명의 남자가 입을 댔던 그녀 유방 앞에서/만 명 중의 하나가 되는 일”에 두려움을 가져선 안 된다. 그녀에게 있어서 ‘나’는 만 명 중의 한 명일 뿐이고, 나는 그녀의 몸 위에서 태어나는 만 명의 남자들과 경쟁해야 하는 숙명적인 존재다. 그녀의 커다란 숨구멍 안에서 내 혀가 가장 부드럽고 달콤하다는 것을 입증시키는 데 실패한다면, 온몸을 친친 감고 있던 내 혀는 그녀에 의해 몸 밖으로 던져지고 말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그녀의 혀에 남아 있던 약간의 침방울을 그리워하며 되새김질하다가 아포리아 속에서 새로운 길을 만드는 데 열중할지 모른다. 그녀라는 허구의 몸통 안을 그리워하며. 그녀가 ‘나’를 받아들였는지에 대한 반응은 두 번째로 인용한 시에 나타난다. 서로에게 영원한 미지의 소유물로 남을 것 같은 순간, “여자는 입술을 핥던 혀로 내 얼굴을 핥”는 것으로 나를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너와 내가 껴안은 틈으로 쏟아져 들어오던 햇빛이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물기가 심장에 넘쳐” 흐르는 순간을 클로즈업시키고 있다. 이때 시각적으로 잡히는 지구 밖의 모든 미장센은 심장박동 소리로 대체되었다. 이제 고등어 냄새를 물씬 풍기는 내가 “한 프레임” 안에서 “여자의 밥”이 되어 다시 태어난다. 결과적으로 ‘여자’의 웃는 모습은 소유로써 완벽해지는 인간의 진정한 삶이다. 이는 타자를 소유하는 데 있어서 ‘힘’에 의한 폭력이 아닌 ‘혀’의 달콤함으로도 얼마든지 상대 속에 잠입하여 소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힘을 사용한다면 한순간에 끝낼 수 있지만, 입속의 ‘이’가 아닌 ‘혀’를 사용한다면 서로가 마주한 밥상처럼 행복해질 수 있다. 이처럼 강정의 ‘키스’는 소유하고자 하는 대상을 달콤한 욕구로 이미지화한다. 그것은 주체와 객체가 바뀌어 전개될 수 있는 역동적인 의식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세상의 존재자는 유전자 속에 잠재되어 꿈틀대는 자기 안의 소유욕에 대한 내밀한 외침을 들을 것이며, 소유의 과정은 키스로 시작되어 시뮬라크르인 키스로 완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4 소유 이후, 주(객)체들 세상의 주체인 ‘나’는 오랫동안 격정적인 파토스로 활동 영역을 끊임없이 확장하며, 세상에 널려 있는 객체인 ‘너’와 하나가 되기 위해 몸부림쳤다. 밀착의 행위를 통해 ‘너’를 ‘나’로 동일시하고 죄를 짓고, 몸을 탐하고, 참회하고, 때로는 마음의 평화를 약속하는 동의를 얻어낸다. ‘나’는 밀착 행위가 미치는 객체인 ‘너’를 찾아 세상 속에서 수없이 많은 ‘너’를 소유하고, 그때마다 나와 너는 암수 구별이 없는 생물처럼 접합되는 바람에 애증의 희로애락을 경험한다. 김선우의 경우, 소유가 중요한 것은 소유하는 방식 또는 행위라는 결과가 진정한 자신을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다. 나와 너의 거리를 최대한 좁히기 위해 ‘나’는 입을 벌려 살 내음 가득한 너를 내 몸속으로 받아들여 하나가 되는 행위를 한다. 그때, 강력한 흡입력을 갖고 있는 입은 너를 온전한 나로 승화시키는 데 성공하게 하는 도구로 작용한다. 김선우 시의 주체는 객체인 ‘너’ 앞에서 촉각적 감각에 의지해 피리와 노래를 부른다. 식사하는 순간은 아이온의 공간과 시간이 ‘나’에게 열려 있었으므로, 타자의 괴로운 표정은 생각하지 않는다. 이처럼 대상과의 합일을 추구한 주체는 내 행위의 대상인 객체에게 입을 드러내는 것으로 소유의 과정을 정당화한다. 그러므로 김선우 시의 주체에게 소유 행위는 대상과의 합일을 위한 호모루덴스적인 놀이다. 하지만 강정의 경우는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로 객체인 ‘너’를 ‘나’로 동일시하는 호모루덴스적인 놀이를 포기하고, 객체를 시뮬라시옹하는 정신적 소유를 지향한다. 이런 소유의 행위도 ‘소유’를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를 이미지 생산으로 대체하는 것이기 때문에 또 다른 소유의 방식이 된다. 직접적인 소유로 인한 포만감보다는 새로운 감각비로 대상을 달콤하게 시뮬라시옹함으로써 객체인 ‘너’를 ‘나’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현실 속에 드러난다. 대상을 소유하기 위해 객체를 낱낱이 분해하고 동일시하는 것보다는 문을 닫고 키스하는 섹슈얼리티한 행위로 소유를 실재화한 것이므로 강정이 소유하는 방식은 쾌락적이다. 이렇게 탄생한 주체는 타자를 소유하는 각기 다른 방식대로 접합된 상태에서 소멸의 법칙을 견딘다. 바라보는 대상인 객체를 대상과의 합일로 소유했거나, 아니면 쾌락적으로 소유했거나 모두 동일하게 주체와 객체는 존재의 흔적을 지우는 과정을 밟는다. 존재자의 위치에 따라 빠르고, 느리고, 돌발적이고, 순간적으로 다양한 몸짓을 하며 소멸한다. 마음을 찌르는 푼크툼(punctum)을 통해서 아주 완벽하게.
  • 남미 6962m 최고봉 ‘최연소 9살’ 등정기록 수립!

    남미 6962m 최고봉 ‘최연소 9살’ 등정기록 수립!

    남미 최고봉 아콩카구아 최연소 등정기록이 세워졌다.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의 9살 어린이 테일러 암스트롱이 25일(현지시간) 오후 3시30분 아콩카구아 정상을 밟았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어린이는 아버지와 함께 아콩카구아 등정에 나서 대기록을 세웠다. 현지 언론은 “11살 소년이 갖고 있던 최연소 기록이 깨졌다.”면서 “테일러의 등정기록이 기네스에 등재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부자는 글라시아르델로스폴라코스라는 코스를 이용해 산을 탔다. 죽음의 코스라는 파레드 수르보다는 오르기 쉽지만 파레드 노르보다는 어려운 코스였다. 어린이는 우여곡절 끝에 아콩카구아에 올랐다. 미성년자의 등정을 금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현지법에 걸려 자칫 산을 타지 못할 뻔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이미 킬리만자로(해발 5895m), 휘트니(4421m) 등을 정복한 ‘숙련된 산악인’이라며 아르헨티나 사법당국에 특별허가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사법부는 심사숙고 끝에 테일러에게 등정을 허락했다. 10대 어린이에게 아콩카구아 등정허가가 난 것은 2008년 11살 어린이가 허가를 받은 뒤로 이번이 처음이었다. 한편 아콩카구아는 아르헨티나 멘도사 지방에 있는 남미최고봉으로 높이는 6962m에 달한다. 사진=인포바에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귀농·귀촌 성공하려면 (상)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귀농·귀촌 성공하려면 (상)

    50대 베이비부머들의 귀농·귀촌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귀농·귀촌자는 2만 7018가구 4만 7322명에 이른다. 세분해 보면 농사를 지으러 간 귀농(歸農)자가 1만 1220가구 1만 9657명으로 가구 기준으로 전년보다 11.4% 늘었다. 귀농 가구수가 전년 대비 86.4% 늘어 폭증했던 2011년에는 못 미치지만 탈도시 대열은 트렌드로 굳어지고 있다. 반면 전원생활을 즐기기 위해 시골로 간 귀촌(歸村)자는 1만 5788가구 2만 7665명이었다. 한국귀농·귀촌진흥원 유상오 원장은 “이도향촌(離都向村) 행렬로 2021년에는 농촌 원주민보다 귀농·귀촌자가 더 많아질 것”이라며 “2030년에는 귀농·귀촌자가 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stslim@seoul.co.kr 작년 4만 7322명 脫도시 귀농·귀촌자를 세대별로 보면 50대 가구주가 8299가구로 가장 많아 전체의 30.7%에 이른다. 1960년대 부모 손을 잡고 도시로 왔던 부머들이 장년이 되어 다시 농촌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귀농 가구주의 평균 연령이 52.8세인 것에서도 확인된다. 다음은 40대가 22.5%로 뒤를 이었고, 60대 19.3%, 30대 이하는 17.7%, 70대 이상 10.3%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50대가 귀농·귀촌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나이로 보나 시기적으로 명예퇴직 등으로 인해 직업을 전환해야 될 때인 데다 도시에서 살아가기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여유 계층은 전원생활 등을 동경하며, 형편이 넉넉지 않은 사람들은 생활비가 적게 드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 서울에서는 부부의 한 달 생활비가 250만원 정도 들지만 농촌에서는 50만원(경조사비 제외)이면 충분히 지낼 수 있다. 텃밭 등에서 작물 등을 재배해 웬만한 것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데다 전기료 수도료 등도 도시에 비해 싸기 때문이다. 그러나 귀농이건 귀촌이건 말처럼 쉽지가 않다. 특히 50대 이상의 장노년층은 어릴 적 농촌 일손을 돕던 경험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어린 시절 지게, 삽으로 하던 농사와 달리 지금은 기계화돼 있는 등 과학농법이 뿌리내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막연한 자신감이 아니라 치밀한 준비를 거친 뒤 실행에 옮겨야 실패하지 않는다. 농업진흥청 귀농귀촌종합센터 김부성 지도관은 “도시는 익명성이 보장돼 남의 간섭을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지만 시골은 주민들끼리 서로 알고 지내는 등 엮여서 지내는 곳”이라며 “정말 조용히 지내고 싶다면 도시 아파트가 훨씬 더 좋다”고 말했다. 또 농촌은 부족하고 불편한 것도 많은 만큼 가난한 삶에 대한 연습과 훈련도 해야 한다면서 심사숙고해 귀농을 결정할 것을 당부했다. 57%는 나홀로 귀농 유상오 원장도 “남자들은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 등으로 ‘필’이 꽂히면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데 이는 절대 금물”이라며 “도시생활에 대한 회의가 아니라 현실과 미래에 대한 냉정한 분석을 바탕으로 귀농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귀농을 결정할 때에는 반드시 가족과의 상의를 거쳐야 한다. 50대는 자녀 교육이 대부분 끝나 자녀에 대한 부담은 적지만 아내의 동의를 끌어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자녀, 남편 뒷바라지에 고생해 온 주부들이 이제 마음 편히 지낼 수 있게 됐구나 하는 판에 시골로 가자니 선뜻 따라 나서기가 쉽지 않다. 구아바농장을 일궈 귀농 성공 사례로 책자에 소개된 경기 안성시 김용구(55)씨 역시 아내의 반대에 부딪혔다. 아들이 대학에 진학한 뒤 이때다 싶어 시골에서 가서 살겠다는 뜻을 아내에게 털어놓았다. 그러나 평소 묵묵히 자신의 뜻을 따르던 아내는 귀농하려면 이혼하고 혼자 가라면서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예상치 못한 반대에 부딪힌 김씨는 아내를 설득하기 위해 귀농 후보지로 선택한 현장을 함께 다니며 오랜 시간 진지한 대화를 나눠 간신히 아내의 동의를 받아 냈다. 지난해 귀농가구 가운데 57%인 6399가구가 1인가구인 것을 보면 가족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하게 한다. 땅사기 전에 열공 필수 귀농·귀촌하려면 우선 농촌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한다. 농진청 귀농귀촌종합센터(1544-8572)로 문의하면 귀농·귀촌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다. 농식품부, 농협 등 8개 기관에서 8명이 나와 기술지도, 농업자금 대출 등 귀농·귀촌과 관련된 것을 종합적으로 일괄 상담해 주고 있다. 또 선배 귀농인의 도움을 받아도 되고 다음 카페 ‘귀농사모’ 등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귀농 결심이 서면 사전 교육을 받으면서 준비를 해야 한다. 농진청 사이트에 들어가면 귀농귀촌 길라잡이 코너가 있는데 이곳(www.agriedu.net)에 온라인 교육과 오프라인 교육에 대해 자세하게 나와 있다. 온라인 교육은 ‘귀농·귀촌 마음가짐’, ‘자신의 능력을 활용한 귀촌’ 등 75개 과정이 있는데 회원으로 가입하면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교육 시간은 1~2시간부터 19시간까지 다양한데 자신이 필요한 것을 골라 들으면 된다. 오프라인 교육은 귀농 실습형은 14개 기관에 16개 과정, 귀촌 실습형은 15개 기관에 16개 과정이 개설돼 있다. 귀농 합숙형은 4개 기관에 4개 과정이 개설돼 있는데 교육 시간은 50시간에서 300시간이 넘는 것도 있다. 오프라인 교육은 인원이 제한돼 있는데 올해는 모두 157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비용은 ‘도시민을 위한 현장 체험’과 같이 귀농·귀촌 탐색 과정은 국비 지원 70%, 자부담 30%이며 ‘과수창업과정’처럼 전문적 기술 습득을 위한 과정은 국비 80%, 자부담 20%의 조건이다. 귀농교육을 100시간(오프라인 교육 50% 포함) 이상 받으면 귀농 창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만큼 교육을 받아두는 게 여러모로 좋다. 귀농·귀촌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귀농·귀촌자 가운데 귀농교육을 받은 사람은 17%에 불과하고 83%는 없다고 답해 대부분 사전준비 없이 ‘무작정 귀농’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0시간 교육을 받은 사람은 겨우 6%였다. 교육을 받고 나면 도시 근교의 텃밭을 일구면서 경험을 쌓아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부지런히 시골을 다니면서 분위기를 익혀 두는 것도 귀농·귀촌의 연착륙에 도움이 된다. ‘적성검사’ 꼭 맑은 계곡, 아름다운 꽃, 저녁노을 등 자연을 접하며 사는 것은 도시인들의 로망이다. 그러나 전원생활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도시에서야 아파트 주변에 온갖 편의시설이 다 갖춰져 있지만 시골은 그렇지 않다. 승용차로 한참을 가야 마트, 미장원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베이비부머들은 도시생활이 몸에 밴 사람들이다. 전원생활을 꿈꾸기에 앞서 과연 자신이 시골 살기에 적합한지를 사전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귀농·귀촌은 단순히 도시에서 농촌으로의 거주지 이동이 아니라 국가에서 국가로 이동하는 ‘이민’에 버금가기 때문이다.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는 이야기다. 시골 생활에 적합한지 여부는 농진청 귀농·귀촌 길라잡이 사이트에 들어가서 귀농·귀촌 준비도 테스트, 전원생활 테스트를 받으면 된다. 귀농·귀촌 준비도 테스트는 ‘단순 작업을 묵묵하고 꾸준하게 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사귀는 데 힘들지 않다’, ‘사무실 작업보다 야외에서 몸을 움직이며 일하는 것이 좋다’, ‘혼자보다 여럿이 일하는 것에 더 보람과 흥미를 느낀다’ 등 30개 문항에 대해 ‘매우 긍정’부터 ‘매우 부정’까지 다섯 개 척도로 답해 귀농에 대한 적성, 귀농에 대한 의욕·동기, 귀농 사전 준비상황 등 적합도를 측정하게 된다. 점검 결과 120~150점을 받으면 귀농에 대한 적응력이나 의욕, 준비 정도가 상당히 높은 것이며 75~119점은 귀농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나 적응 준비는 돼 있다고 판단된다. 30~74점을 받은 사람은 준비를 더 많이 해야 한다. 전원생활 적합도는 ‘나는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나는 잘 모르는 사람들과도 잘 지낸다’, ‘나는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낄 줄 안다’, ‘나는 미래의 행복보다 지금의 행복을 놓치지 않는 편이다’ 등 50개 문항에 대해 ‘그렇다’, ‘그렇지 않다’ 등 4가지 척도로 답해 점수화한다. 측정 결과 150점 이상이면 전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으며, 130~149점은 전원생활을 하기에 무리는 없으나 교육 등 준비를 좀 더 해야 하며, 100~129점은 농촌에 대한 이해도를 더욱 높여야 적응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100점 이하면 전원생활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 [시론] ‘공교육 정상화 촉진법’ 미룰 일 아니다/윤유진 성균관대 사교육정책중점연구소 교수

    [시론] ‘공교육 정상화 촉진법’ 미룰 일 아니다/윤유진 성균관대 사교육정책중점연구소 교수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공교육 정상화 촉진에 관한 특별법안’이 발의됐다. 법안의 핵심은 초·중·고교에서 교육과정을 앞서는 선행교육 및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평가를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학교 입시 및 대학별 고사에서 해당 학교 입학 단계 이전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시험문제 출제를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교육부와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7월 공동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원에서 미리 배운 것으로 생각하고 학교 수업이 이뤄진 경우가 있다’는 응답이 29.5%에 이르렀다. 또한 사교육 참여 학생의 72.8%가 선행학습을 하고 있었다. 선행학습을 하는 이유로 42.2%가 ‘학교수업을 받는 데 유리할 것 같아서’라고, 24.4%는 ‘학교수업과 시험이 선행학습을 하지 않으면 쫓아가기 어려워서’라고 응답했다. 입시준비라는 이유로 3년의 교육과정을 2년에 마치는 관행이나 1~2주에 끝마쳐야 하는 한 단원의 분량을 심지어 10분 만에 끝내는 일이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어 사교육을 받지 않는 아이는 수업에서 소외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학교 수업과 시험을 따라가기 위해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게 되고, 이는 수업 집중력을 떨어뜨려 다시 학교 교육을 방해하게 되는 현상이 초래되고 있는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선행학습을 비교육적 행위로 보고 이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교권에 대한 침해요, 다른 아이들이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따라서 학교에서 교육과정을 준수하는 것은 아이들의 발달이나 사교육 억제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과도한 선행학습이 학생의 스트레스 유발과 뇌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는 과학적 연구도 발표되고 있으므로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과 발달을 위해서라도 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할 것이다. 공교육 정상화 촉진에 관한 특별법안은 학교의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배우지 않은 내용을 학교 시험에 출제하고 입시 준비를 위해 사교육을 받아야 하는 현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선행교육을 바라는 부모의 과도한 요구로부터 교사를 보호하는 역할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법안이 성공적으로 시행돼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초석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에 대해 숙고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선행교육 판단을 위한 객관적인 기준을 정해 법이 당초 목적에 맞게 실현될 수 있도록 하고 동시에 세심한 시행령 마련을 통해 법 시행에 적극 대비해야 할 것이다. 또한 법안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행·재정적 지원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선행학습을 예방하고 방지하기 위해 중앙 및 지방 차원의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발전이 교육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 많은 사람이 동의할 것이다. ‘교육은 세상을 바꾸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는 핀란드 교육학자의 말처럼 희망적인 미래를 위해 지금의 우리 교육은 커다란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학교가 본연의 역할에 맞게 교육과정에 맞는 수업을 실시하고 각종 학교시험과 입시가 유발하는 선행학습 요인을 해소해 나간다면 불필요하게 경쟁적으로 이뤄지는 선행교육은 개선될 것이다. 이를 위해 교사, 학생, 학부모는 교육과정 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정부와 국회는 특별법이 이른 시일 내에 제정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 모두가 선행교육 및 불필요한 선행학습 해소를 위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이 법이 제정되는 것만으로 학교 교육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사교육비 부담이 사라질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학교에서 이뤄지는 수업과 시험으로 인해 사교육을 받아야 하는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규제로서 조속한 법 제정을 바란다.
  • [길섶에서] 셀프 선물/문소영 논설위원

    “빨간 구두를 하나 샀어! 1년 동안 고생한 나를 위로하며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 2년 전엔가 후배가 발랄한 목소리로 ‘나에게 주는 선물’을 소개할 때만 해도 ‘무슨 소리야?’ 하고 반문했다. 선물은 누군가로부터 받아야 제맛 아닌가. 물건이 탐나 결제해 놓은 뒤 변명하는 것 같아서 “‘지름신’이 내린 것 아니냐”고 추궁했더니 설명이 이어졌다. 늑대 같은 배우자와 토끼 같은 자식들을 위해 필요한 물건은 주저 없이 사지만, 정작 자신이 필요한 물건은 비록 수천원짜리 싸구려도 망설인 끝에 다음 번에 사겠다며 돌아서곤 하더란다. 그런데 문득 누가 나의 노고를 알고, 내가 아니면 누가 나를 돌보겠나 싶은 마음에 선물을 골랐다는 것이다. 듣고 보니 지름신은 충동구매지만 ‘셀프 선물’은 심사숙고의 산물 같았다. 그 신선하던 ‘셀프 선물’도 만연해지니 시답잖다. 연말연시 나를 위한 선물로 오리·거위털 패딩 파카 등을 주문하라는 광고 사진들이 줄을 섰다. 애잔하다. 사랑하는 사람 곁에서도 외롭고 시린 사람들에게 ‘연탄불’ 같은 위로를 안겨주는 연말이 되길.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야구여신’ 최희 퇴사 후 프리 선언…공서영 아나운서와 한솥밥

    ‘야구여신’ 최희 퇴사 후 프리 선언…공서영 아나운서와 한솥밥

    야구팬들로부터 ‘야구여신’으로 불리는 최희 KBSN 아나운서가 퇴사하고 엔터테인먼트 전문회사와 계약하면서 본격적으로 연예계 활동에 나선다. 공서영 XTM 아나운서 역시 최희 아나운서와 같은 소속사로 둥지를 텄다. 12일 한 매체는 방송관계자들의 말을 통해 “최희 아나운서와 공서영 아나운서가 보다 활발한 연예계 활동을 위해 퇴사하고 초록뱀미디어와 전속계약을 체결한다”고 보도했다. 최희 아나운서와 공서영 아나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기 위해 심사숙고 끝에 퇴사를 결정하고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록뱀미디어는 MBC ‘지붕뚫고 하이킥’, KBS2 ‘추노’, tvN ‘감자별 2013QR3’ 등을 제작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최희 아나운서는 연세대를 졸업한 뒤 2010년 KBSN 스포츠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아이러브 베이스볼’을 진행하며 많은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공서영 아나운서는 2010년 KBSN 스포츠 아나운서로 입사해 2년 뒤 프리를 선언하고 현재 케이블채널 XTM에서 ‘베이스볼 워너비’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대 수시 일반고 합격자 9%P 줄어… 학력저하 현실로

    2014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 선발 결과 일반고 출신의 일반전형 합격자 비율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목고 출신 합격자는 늘었다. 고교 유형이 다양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반고의 학력 저하가 현실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대는 6일 지역균형선발전형과 일반전형을 통해 2532명, 정원 외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Ⅰ을 통해 152명을 선발하는 등 모두 2684명을 수시모집으로 선발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특히 모집인원이 1838명(최종 합격자 1833명)으로 가장 많았던 일반전형(검정고시 제외)에서 일반고 출신 518명이 합격해 전체의 28.3%를 차지했다. 지난해 662명(37.5%)이 합격한 데 비해 9.2% 포인트 줄었다. 반면 과학고와 영재고 출신의 합격자 비율은 지난해 21.8%에서 올해 25.1%로 3.3% 포인트 늘었다. 외국어고 합격자 비율도 지난해 9.5%에서 올해 13.3%로 3.8% 포인트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특목고 출신 합격자가 7.1% 포인트 늘어난 셈이다. 서울대 입학본부 관계자는 “일반고의 학력 저하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는데 이것이 현실화된 것은 아닌지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어떤 대책을 세울 수 있을지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수시전형을 종합하면 일반고 합격자는 1243명(46.3%), 자사고 405명(15.1%), 자공고 80명(3.0%), 외국어고 250명(9.3%), 과학고 233명(8.7%)이었다. 지역별(외국 소재고 등 제외)로는 서울이 981명(37.0%)으로 가장 많은 합격자를 배출했다. 시는 895명(33.8%), 광역시 596명(22.5%), 군은 177명(6.7%)이었다. 서울대 관계자는 “군 지역 합격자가 지난해(215명)에 비해 소폭 줄었다”면서 “특히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Ⅰ에서 지역 학교장이 추천한 학생들이 예년과 달리 서울대가 생각하는 인재와 일치하지 않은 케이스가 많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3년간 합격자가 없었던 8개 군 가운데 강원 정선군(정선고)과 전북 완주군(전주예고) 2곳이 새롭게 합격자를 배출했다. 성별로는 남학생이 1527명(56.9%), 여학생이 1157명(43.1%)으로 지난해보다 여학생 합격자가 2.8% 포인트 늘었고, 남학생 합격자는 줄었다. 합격자 등록은 오는 9~11일이며, 미등록 인원이 생기면 12일부터 추가 합격자를 개별 통지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조경태 “뻔뻔한 문재인, 자숙하라”… 野野 갈등 비화

    조경태 “뻔뻔한 문재인, 자숙하라”… 野野 갈등 비화

    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이 2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의원을 맹비난했다. 조 의원은 문 의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미이관 사태에 대해 “참여정부의 불찰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데 대해 “기록물 미이관이라는 귀책 사유가 발생했으므로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참여정부의 불찰’이라고 말했는데, 이것마저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책임으로 미루는 것인가. 책임과 사과를 구분할 줄 모르고 국민을 우롱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며 뻔뻔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또 문 의원이 대선 재도전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서는 “엄중한 시기에 대선타령이 웬말인가”라며 “서해 북방한계선(NLL) 회의록 문제부터 시작해서 민주당을 이 지경으로 몰고 온 장본인이 아직 대선까지 4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대선 출마 운운하는 것이 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변명을 멈추고 노무현 정신이 무엇인지 생각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견문 제목을 ‘문재인은 자숙하고 반성하고 책임져라’라고 해 존칭까지 생략했다. 문 의원이 대선 재도전 의사를 시사하며 당의 위기를 수습하기보다는 대선행보에 들어간 데 대해 당내에서도 비판론이 부글거리고 있다. ‘문재인 저격수’로 불리던 조 최고위원의 이날 공격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급기야 김한길 대표도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하나로 뭉쳐 위기를 돌파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각자의 자리에서 당에 무엇이 되는지 숙고해 임해 주길 당부한다”고 말해 문 의원 세력이 본격적으로 재기를 시도하고 나선 것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는 해석을 낳았다. 한편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은 이날 조 최고위원을 향해 “내가 보기에 당신은 알량한 존재감 과시를 위해 음주운전에 역주행도 서슴지 않는 객기 부리는 취객일 뿐”이라면서 “내가 보기엔 당신은 비겁하고 야비한 정신적 새누리당원이다. 당당하게 커밍아웃하고 (새누리당으로) 가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등 이후 당내 갈등도 예상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카라 니콜 빵집 운영 계획 日보도에 네티즌들 응원 메시지

    카라 니콜 빵집 운영 계획 日보도에 네티즌들 응원 메시지

    카라 니콜이 그룹을 탈퇴한 뒤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빵집을 운영할 계획이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눈길을 끌고 있다. 28일 소속사 DSP미디어 관계자는 28일 오후 한 매체와의 전화통화에서 “니콜이 일본에서 빵집을 오픈한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던 부분이다.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관여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일본 주간지 ‘여성자신’은 “니콜이 내년 1월 소속사와 계약을 만료하고 미국 유학후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베이커리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DSP에 따르면 박규리, 한승연, 구하라는 2년 재계약을 완료했고 강지영은 내년 4월 계약이 끝난 뒤 재계약 여부에 관해 심사숙고할 예정이다. 니콜은 재계약 의사가 없음을 공식화 했다. 한편 카라 니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카라 니콜 빵집 일본 보도가 확실한 건가”, “카라 니콜 계속 보고 싶은데 아쉽다”, “카라 니콜 빵집 무슨 일이든 열심히하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주성도 못 막았다, 동부 12연패

    김주성도 못 막았다, 동부 12연패

    답답함을 못 이겼을까. 김주성(원주 동부)은 22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2쿼터 초반 이승준과 교체돼 코트에 들어섰다. 지난 9일 왼쪽 발목 부상을 당한 김주성은 빨라야 다음 달 초순, 늦으면 연말에나 복귀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깜짝 출전을 강행했다. 11연패 중인 팀이 1쿼터에서 10점을 뒤지자 더 큰 부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김주성은 종종 절뚝거리는 모습을 보일 정도로 정상이 아니었다. 2점슛 1개를 성공했으나 4분 13초 만에 턴오버 2개, 파울 4개를 범해 다시 벤치로 돌아갔다. 정신적 지주마저 무너진 동부는 전반에만 18점을 뒤지며 일찌감치 승기를 빼앗겼다. 이날 71-85로 무릎을 꿇은 동부는 12연패 수렁에 빠졌다. 턴오버를 무려 20개나 범한 게 결정적이었다. 이충희 감독은 2007년 대구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스) 사령탑 시절 당했던 11연패보다 더한 수모를 당했다. 반면 KT는 그동안 터지지 않았던 기대주 장재석이 14득점으로 폭발해 활짝 웃었다. 시즌 10승(7패)째를 올려 공동 2위 울산 모비스와 창원 LG를 반 경기 차로 바짝 추격했다. 인천체육관에서는 서울 SK가 애런 헤인즈(18득점)와 김선형(15득점)을 앞세워 70-64로 승리하고 5연승을 질주했다. 올 시즌 귀화 혼혈 선수로 SK 유니폼을 입은 박승리(11득점)도 데뷔 첫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며 힘을 보탰다. 한편 프로농구연맹(KBL)은 지난 2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고양 오리온스의 경기에서 오심한 심판들에게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당시 주심을 맡은 최한철 심판과 1부심 홍기환 심판은 출전 정지 2주, 2부심 김백규 심판은 1주 출전 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이들은 징계 기간 보수의 20%가 공제된다. 그러나 KBL은 오리온스가 요구한 재경기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리온스는 이날 오전 “심사숙고한 결과 (당시) 경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경기를 요구했지만 KBL은 “심판 판정에 대한 제소는 일절 인정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이외수 강연’ 논란에 진중권 “이외수와 악수한 박근혜도 친노종북이냐” 직격탄

    ‘이외수 강연’ 논란에 진중권 “이외수와 악수한 박근혜도 친노종북이냐” 직격탄

    “이외수랑 악수한 박근혜 후보도 그럼 친노종북인가”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외수 천안함 강연’ 논란에 결국 MBC가 22일 이외수 강연 분량 전체를 통편집하기로 결정했다. MBC ‘진짜사나이’ 제작진은 “심사숙고 끝에 이외수 작가의 해군 제2함대 사령부 강연분을 방송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강연을 편집하는 것이 전사자와 유가족에 대한 예의라고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진중권 교수는 앞서 하태경 의원이 이외수 작가의 강연에 대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자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하태경 의원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진중권 교수는 “하태경 의원은 주사파였죠. 극좌에서 전향한 사람들은 ‘극’은 놔둔 채 ‘좌’를 반성합니다. 그래서 ‘우’로 가도 ‘극우’의 성향을 띠죠”라면서 “자신들의 말을 믿지 않은 사람의 강연이라고 방송을 들어내겠다는 극단성에서 유신시절의 광기를 봅니다”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교수는 이어 “이외수 형님이 군대에서 강연해서는 안될 반국가분자라면 박근혜 후보는 왜 대선 때 그분을 찾아가서 사진을 찍었는지…친노종북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하태경 의원은 진중권 교수의 비판에 대해 정면으로 받아치지 않고 옆으로 살며시 비껴섰다. 하태경 의원은 트위터에 “게임 다 끝났는데 이제야 게임장에 들어오시고 요즘 감이 많이 떨어지셨네요”라면서 “이런 경우 버스 떠난 뒤 손 흔든다고 하나요?”라고 비꼬았다. 하태경 의원은 “상황종료군요.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라면서 이외수 강연 논란이 일단락됐음을 자체적으로 선포했다. 그러나 여전히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외수 강연 통편집을 놓고 “공안정국이 방송에까지 미치는 건가” “천안함 희생 장병들과 유가족들을 생각하면 방송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 등 여전히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한국의 민주주의에 없는 것/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시론] 한국의 민주주의에 없는 것/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민주주의를 잘 지켜내려면. 맞다고 보고 들은 것, 옳다고 믿는 것, 좋다고 여기는 것이 실제 그러한지를 살펴볼 시간 말이다. 혼자가 아니라 타인과 공동체가 함께 그리할 수 있는 시간 말이다. 저마다 달리 내세우는 사실과 가치와 행동 방식이 우리 모두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를 따져보고, 서로를 조화롭게 만드는 시간 말이다.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숙고와 숙의, 그리고 성찰을 위한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다면 바로 이러한 시간의 부족 혹은 부재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다양한 열정과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히고설켜 있다. 그래서 우리가 접하고 취한 정보와 지식에는 드러나지 않은 의도와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는 요소들이 담겨 있다. 맞다고 보고 들은 것이 틀린 것일 수 있고, 옳다 믿은 것이 그른 것일 수 있으며 좋다 여겼던 것이 나쁜 것일 수 있다. 그 역도 성립한다. 민주주의를 잘 지켜야 한다면 바로 그 가능성을 인정하는 태도이고 제도이며 체제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다수결을 의사결정의 방식으로 삼았으면서도 다수의 의견이 소수의 의견을 보호할 때 정당성과 권위를 가질 수 있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다수결의 방식은 다수가 간과한 것을 소수가 포착했을 가능성에 대한 존중을 전제로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은 자신의 뜻과 다를지라도 다수에 편승할 수밖에 없게 된다. 보호받고 존중받지 못할 결정을 할 이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설사 그러한 결정을 했다고 하더라도 숨기고 침묵할 것이다. 바로 여기서 민주주의의 적, 전체주의가 자라난다. 지난 8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합법적이지 않은 대통령’이라고 규정한 파리 시위 참가자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다”며 페이스북을 통해 ‘엄포’를 놓았다. 전체주의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며 헌법 앞에 선서한 국회의원의 격에 어울리지 않는 발언이다. 새누리당 의원으로서 당파성을 가질 수밖에 없음을 감안해도 그러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다수의 판단과 선택에 의해 당선되었어도, 또 다수에게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어도 그러하다. 하지만 그 다수라는 것이 ‘겨우 3% 포인트’ 차이에 그칠 뿐이며 최근에 들어서는 부정적 평가가 점차 늘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꼭 그래서가 아니다. 국회의원이라면 자신과 다른 소수의 목소리를 헤아려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이 충성을 다하고자 하는 박 대통령을 의심하라는 것이 아니다. 소수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파리 시위대가 자신과 박 대통령을 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걱정하고 있음을 간파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 마음에 들지 않다면 그저 ‘난 생각이 다른데, 좀 더 시간을 갖고 두고 보자. 분명 당신들이 틀렸음을 알게 될 것이다’, ‘꼭 그런 식으로 서둘러 낙인을 찍어야 했느냐’, ‘그리하는 것이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모르냐’며 방법에 대한 재고를 요청했으면 좋았으리라. 정치인이 직접 국민 중 누군가를 심판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리해서는 누군가를 배제하게 됨에 따라, 늘 존재할 수밖에 없는 서로 다른 이들의 공존과 협력을 끌어낼 수 없다. 정치의 본래 목적, 공동체의 유지와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치에서 배제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배제 그 자체일 따름이다. 어찌 말하고 행동하느냐는 자유라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진정한 자유는, 특히 정치에서 자유는 생각나는 대로, 마음내키는 대로 말하고 행동할 자유를 의미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것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만드는 ‘관용’을 의미한다. ‘자유’민주주의의 자유가 바로 그것이고, 그것을 보장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의 민주주의이다. 이것이 자유민주주의의 참뜻이다. 말 한마디를 해도 시간을 갖고 이 점을 새기며 할 일이다.
  • 13개 교육청, 전교조 전임자 54명에 복귀명령

    13개 시도교육청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임자로 활동하는 관내 초·중·고교 교사 54명에게 ‘한 달 이내 학교 복귀’를 통보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이는 교육부가 노조 전임자 복귀 등의 방침을 정하고 각 시도교육청에 이행을 촉구한 지 사흘 만에 나온 움직임이다. 앞서 교육부는 고용노동부가 전교조에 ‘노조가 아니다’(법외 노조)라고 통보함에 따라 17개 시도교육청 국장들을 소집해 다음 달 25일까지 노조 전임자 77명에게 학교 복귀를 안내하라고 요청했다. 반면 진보 성향의 경기·강원·전북·광주 등 4개 시도교육청은 숙고를 거듭하는 가운데 조만간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이들이 ‘전교조와 함께한다’는 입장에 따라 교육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마찰도 불가피해 보인다. 서울교육청은 교육부 발표 후 노조 전임자 휴직 허가를 즉시 취소하고 전교조 전임자가 소속된 학교와 학교법인, 담당 지역교육청에 업무 복귀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국가공무원법 제73조 제2항을 보면 교원은 휴직 기간에 그 사유가 없어지면 30일 이내에 임용권자에게 신고해야 한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전임자들은 30일 이내에 복직신고를 하지 않으면 직권 면직 또는 징계를 받게 된다”고 밝혔다. 현재 전교조 전임자로 활동하는 서울 지역 교원은 노조 본부 사무처장을 비롯해 모두 17명이다. 대전교육청과 인천교육청도 노조 전임자 각각 3명과 해당 학교에 지난 28일 통보를 완료했다. 대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노조 전임자 휴직 허가 취소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지난 25일 이뤄졌다”면서 “지부장, 사무처장, 정책실장 등 노조 전임자 3명에게 복직신고를 하라는 안내도 했다”고 말했다. 관내에 31명의 전임자가 속해 있는 전남·충북·충남 등 10개 시도교육청들도 29일까지 통보를 완료했다. 진보 성향의 4개 시도교육청들은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북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행정법원이 전교조가 제출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지 우선 지켜보고 결과를 감안해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면서 “전임자의 복귀 명령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는 기간제 교사의 해고로 이어져 학교 현장에 혼란을 줄 수 있으므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조만간 모여 교육부의 지침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중앙은행의 달라진 위상과 소통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중앙은행의 달라진 위상과 소통

    서울신문은 오늘부터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콘서트’를 매주 월요일 연재합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중앙은행으로서 거시·통화·신용·외환 등 부문별 최고의 두뇌들이 포진한 한국은행의 전문가들이 매주 하나씩 주제를 잡아 독자 여러분에게 알찬 경제지식과 시사정보를 1년여 동안 전달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첫 회는 한국은행이 서울신문 지면을 통해 독자들과 직접 만나게 된 데 의미를 담아 조홍균 경제교육팀장이 과거보다 한층 중요해진 각국 중앙은행의 대외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다뤄봤습니다. 포스트 모더니즘의 세계적 권위자로 알려진 프랑스의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이미지’의 관점에서 현대 사회의 여러 현상을 설명한 바 있다. 그는 실재보다는 각종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이미지가 현대 사회를 지배한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이는 21세기 미디어 사회를 이해하는 데 토대가 되는 이론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이론은 현실 세계의 다양한 현상에 대하여 통찰력 있는 설명을 가능케 한다. 현대전(戰)에서 세계는 미디어를 통해 전쟁의 참상이 아닌 미사일 발사 장면만을 목격하며 이에 따라 전쟁을 일으킨 죄책감도 느낄 수 없게 된다. 이는 미디어가 만들어낸 이미지가 실재인 것처럼 작용한 예이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소비할 때 제품 자체보다는 TV 광고에서 보았던 유명 모델의 이미지를 소비하고 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중앙은행이 수행하는 통화정책도 실재보다는 미디어 등을 통해 표출된 이미지가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미지가 실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상정도 가능할 것이다. 예컨대 외부인에게는 장시간 심사숙고한 정책 수립 및 결정 과정이 아니라 TV 화면에 비친 중앙은행 총재의 모습과 발언이 정책에 대한 평가에 큰 의미를 지닐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생각할 때 사람들은 뉴스매체에 나타나는 벤 버냉키(Ben Bernanke)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기자회견 모습을 먼저 떠올린다. 오늘날의 통화정책은 상당부분 그 ‘실재’(내부적 측면)보다는 ‘이미지’(대외적 측면)에 의해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중앙은행 내부의 정책 결정자와 외부의 경제주체 간에는 이른바 정보의 격차 및 경제관의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이러한 이미지의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커뮤니케이션(소통)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현대의 통화정책은 시장 메커니즘 및 시장과의 피드백에 그 운영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더욱 중시된다. 과거에는 정책 수행과정을 외부에서 잘 모르도록 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1920∼44년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총재를 역임한 몬태규 노먼(Montaqu Norman)의 모토는 “설명하지도 사과하지도 말라”였고 1980년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를 심층 분석하였던 언론인 윌리엄 그라이더(William Greider)의 책 이름이 ‘사원(Temple)의 비밀’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이 1987년 9월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내 말이 분명하게 이해되었다면 그것은 나의 의도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라고 밝힌 것은 당시의 통화정책이 투명성과 다소 거리가 있었음을 여러 각도에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중앙은행이 자신을 밖에 드러내지 않은 채 정책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중앙은행과 금융시장이 선도자와 추종자의 관계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1990년대 이후 금융 자유화와 혁신의 진전으로 금융시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되자 중앙은행은 일방적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위치가 아닌 시장과의 동반자 관계라는 구도에서 정책을 수행하지 않으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 상황에서는 시장이 스스로 중앙은행의 의도를 따라오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동반자 간의 신뢰 형성이 필연적으로 요구된다. 서로에 대한 신뢰는 상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상대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 수 있을 때 굳건해질 것이므로 중앙은행은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할 때 중앙은행과 시장 간 정보 비대칭이 축소되고 상호 이해가 증진될 수 있다. 이런 바탕 위에서 수행되는 통화정책은 보다 적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그 유효성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위기의 수습 과정에서 범세계적으로 중앙은행의 역할이 매우 커짐에 따라 중앙은행의 정책과 활동에 관한 정보의 수요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대중과 매스 미디어의 강렬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중앙은행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중요성과 필수 불가결성이 집중 조명되고 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거시 건전성 정책이 중앙은행의 새로운 정책 과제로 부각되면서 중앙은행에 금융안정 권한을 부여하거나 강화하는 각국의 입법적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런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성 제고의 측면에서 보다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기대하는 사회적 인식이 강화되는 흐름도 주목할 만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중앙은행의 권한 확대가 책임성과 투명성의 제고를 통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논리에 기초하고 있다. 이처럼 중앙은행을 둘러싸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여건은 마치 진화하는 생물체와도 같이 다양한 모습으로 펼쳐지고 있어 이에 어떠한 방법으로 접근해 나갈 것인가는 각국의 중앙은행에 주어진 중차대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조홍균 한국은행 경제교육팀장·미 워싱턴대 법학박사 [쏙쏙 경제용어] ■중앙은행 한 나라의 통화시스템의 중심이 되며 은행제도의 정점을 구성하는 은행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한국은행,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및 연방준비은행, 영국은 영란은행 등이 각국의 특별법에 의해 설립돼 있다. 부분적으로 역할의 차이는 있지만 ‘발권은행’, ‘은행의 은행’, ‘정부의 은행’으로서 기본 공통점을 갖고 있다. ■통화정책 중앙은행이 물가안정 등을 통한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통화량이나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일련의 정책을 말한다. 통화정책은 공개시장조작, 지급준비제도, 여수신제도 등의 정책수단을 통하여 수행된다. 공개시장조작이란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에서 국공채 등의 유가증권을 매입 또는 매각함으로써 시중유동성을 조절하는 가장 대표적인 통화정책수단이다. 지급준비제도는 중앙은행이 금융기관에 대한 법정지급준비율을 변화시킴으로써 금융기관의 신용공급능력을 조절하는 정책수단이다. 여수신제도는 중앙은행이 금융기관과의 대출 및 예금 거래를 통해 자금의 수급을 조절하는 정책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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