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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행정] “자치 역량 강한 주민이 지방분권 진짜 주인공”

    [현장 행정] “자치 역량 강한 주민이 지방분권 진짜 주인공”

    “마을만들기 사업은 주민들의 다양한 자치활동이 가능하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지난 21일 서울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 이해식(오른쪽) 강동구청장이 ‘2018 마을만들기 지방정부협의회 제1차 정기회의’ 기조강연에서 200여명의 청중을 향해 “현재 지역에 있는 각종 관변단체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주민단체가 만들어져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 기후변화, 다문화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주민자치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숙고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기 수원, 강원 강릉 등 전국 각지에서 참석한 지자체 관계자, 마을활동가들은 이 구청장의 말을 집중해 듣고 필요한 부분은 메모하기도 했다. 이 구청장은 이날 청와대가 발표한 지방분권 개헌안을 언급하며 “이를 동력으로 명실상부한 주민 자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강동구가 마을만들기 지방정부협의회 정기회의를 서울에서 최초로 개최했다. 이 구청장이 공동회장을 맡은 마을만들기 지방정부협의회는 마을공동체에 대한 정책적 지원 의지가 있는 지방정부로 구성된 협의체로 2015년 9월 출범했다. 현재 강동구를 포함한 전국 51개 기초자치단체와 서울시, 경기도, 강원도, 광주시 등 4개 광역자치단체가 회원도시로 활동하고 있다. ‘지방자치 실현·지역사회 혁신·주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마을만들기 기반 구축 및 제도 개선, 정책 개발 및 추진 역량 강화, 공동협력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정기회의에서는 이 구청장의 기조강연 외에 각 지방정부의 마을만들기 추진 현황 공유, 마을활동가들의 정책 제안, 마을만들기 우수사례 발표 등도 함께 열렸다. 강동구 관계자는 “출범 이후 정기회의가 강릉, 수원, 광주 등 지방에서만 열렸는데 우리 지역에서 개최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동구의 대표적 마을만들기 사업은 강풀만화거리(왼쪽)와 승룡이네 집이다. 강풀만화거리는 2013년 강풀과 주민들이 힘을 합쳐 만화 속 52개 장면을 벽화로 재탄생시킨 강동구의 대표적인 명소다. 승룡이네 집은 강풀만화거리에 있고 작가 강풀의 웹툰 ‘바보’의 주인공 이름을 따서 만든 지역공동체 시설이다. 1층 카페, 2층 만화방, 3층 청년 입주작가 작업실로 운영한다. 이 구청장은 “주민자치가 작동하지 않으면 지방자치 또한 반쪽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주민의 복리,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정책 및 사업을 마을 단위에서 주체적으로 처리하는 마을만들기를 통해 주민의 자치역량을 강화하고 주민이 주인이 되는 진정한 지방자치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토지공개념, 불로소득 제재 근거 뒷받침” “현 헌법도 부정 안 해… 논란만 키울 것”

    “토지공개념, 불로소득 제재 근거 뒷받침” “현 헌법도 부정 안 해… 논란만 키울 것”

    청와대가 21일 2차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에 ‘토지공개념’이 명시된 것에 대해 헌법 학자들은 ‘우리 시대의 과제’라는 찬성 입장과 ‘무의미한 논란만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반대 입장으로 엇갈렸다.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토지공개념은 우리 시대의 과제이며 당연히 헌법에 들어가는 게 맞다”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한 교수는 “기존에도 비슷한 조항이 있음에도 토지공개념 입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회나 정부가 알아서 다 한다면 굳이 헌법에 규정할 필요가 없지만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헌법 개정 권한이 있는 국민이 대통령과 국회에 명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토지공개념 관련 법을 국회가 만들었을 때 ‘위헌’이라는 주장을 무화(無化)시켜 입법 과정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없앨 수 있다”면서 “특히 택지 규제나 불로소득에 대한 제재 근거 조항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선 토지공개념이 헌법에 들어가는 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를 봐야 하는데, 현재도 헌법에 명시돼 있지 않을 뿐이지 토지공개념 자체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토지공개념 기본 3법인 토지초과이득세법과 택지소유상한제법이 위헌 판결을 받았지만 헌법재판소의 판단에서도 그 개념 자체를 부인한 것이 아니라 과도하다고 해서 위헌 판단을 한 것이고, 개발이익환수법은 합헌 판결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발이익환수제, 농지 소유 및 거래 관련 제한, 그린벨트 제한구역 등 토지 소유자라 하더라도 개인의 이익이 아니고 국가의 제한을 받게 돼 있는 만큼 헌법에 이를 명시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다”면서 “만일 이를 헌법에 명문화해서 과거의 위헌 결정을 합헌으로 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면 더욱 심각한 문제로 헌법을 통해 뒤집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고 헌법의 정당성과 합헌성에 책임질 수 없는 일이 된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달에 학술지 ‘공법학연구’를 통해 발표한 논문에서 “토지공개념 도입·강화를 위해 현행 헌법 122조에 ‘토지투기’ 방지 등의 문구를 추가로 명시하자는 주장에는 아직 더 많은 숙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 교수는 “토지공개념 명문화를 통해 얻는 것은 부동산투기 억제와 관련해 강력한 정책의지 표명을 의미하는 데 그치는 반면 잃는 것은 헌법의 체계적 통일성·일관성뿐 아니라 다른 개헌 관련 대립 쟁점은 왜 이번 개헌안에 포함시키지 않는지 형평성 문제로 논란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MB 불구속 바람직” 의견에도 문무일은 ‘구속수사’ 결단

    “MB 불구속 바람직” 의견에도 문무일은 ‘구속수사’ 결단

    법무부 장관 “전직 대통령, 불구속 바람직하나 검찰이 판단하길”검찰총장 “범죄 혐의 중대하고 증거인멸 우려 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결정 과정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불구속 수사·재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으나 문무일 검찰총장이 구속수사로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19일 검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의 중간수사 결과를 보고받은 문 총장은 지난 주말 동안 자료를 검토한 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범죄 혐의가 중대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크므로 구속수사가 타당하다’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충분히 검토하겠다’나 ‘숙고하고 있다’는 표현으로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거듭 밝혔던 문 총장은 ‘불구속 수사 및 재판으로 충분하다’는 일각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통상 수사원칙에 따라 구속 필요성으로 결론 낸 것으로 보인다. 문 총장의 결단에는 이 전 대통령의 수뢰 혐의액만 110억원대에 달해 법원 양형기준상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는 중죄라는 점이 고려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또 이 전 대통령이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어 사건 관련자를 회유하거나 말을 맞출 가능성 등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는 점도 영장청구 결정에 힘을 실은 것으로 관측된다. 문 총장의 이 같은 판단을 보고받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검찰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은 전직 대통령의 범죄가 내란, 헌정질서 문란 등 소위 국사범의 경우가 아닌 이상 국격이나 대외 이미지 등을 고려할 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불구속 수사·재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면서 “증거인멸 가능성, 다른 피의자와의 형평성 및 국민 법감정 등도 함께 고려해 검찰에서 최종 판단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법무부 장관은 제시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으로서 ‘국민 법감정’까지 고려 대상으로 거론한 것은 검찰총장과 주고받을 법리적 의견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반응도 일각에서 나온다. 검찰은 지난 7일 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국방부의 수사를 축소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도 “국민의 법감정을 무시한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최종적으로 법과 원칙에 따른 결정임을 분명히 했다. 대검은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가능성을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해 이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무일, MB 구속영장 청구 묻자 “숙고하고 있다”

    문무일, MB 구속영장 청구 묻자 “숙고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 문무일(57·사법연수원 18기) 검찰총장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문 총장은 19일 오전 출근길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했는지를 묻는 기자들에게 “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수사팀은 16일 이 전 대통령 중간수사 결과를 보고했다. 수사팀은 이 전 대통령의 주요 진술 내용과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각종 증거관계, 법리적 쟁점 등을 문 총장에게 보고했으며, 이르면 19일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과 영장 청구 없이 불구속 수사해 기소하는 방안을 각각 분석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4일 삼성 다스 소송비 대납 등 뇌물수수와 횡령, 조세포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의혹 등 혐의로 이 전 대통령을 조사했다. 조사에 임한 이 전 대통령은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내에서는 수뢰혐의액만 110억원대에 달해 사안이 중대하고, 이 전 대통령이 혐의를 대부분 부인해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는 점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터뷰 플러스] “숲에서 키운 아이가 더 크게 자라죠”

    [인터뷰 플러스] “숲에서 키운 아이가 더 크게 자라죠”

    “숲이 키운 아이, 엄마의 성찰로 더 크게 자란다.” 동네마실 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이하 동네마실) 김재경 이사장의 육아법이자 교육철학이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순수한 욕심을 담은 ‘동네마실’은 현재 21가족이 모여 애 키우면서 삶의 진리를 깨닫는 수행공동체다. 김 이사장이 ‘숲의 양육법’을 7년째 실천해 온 데는 아이들은 숲에서 놀게만 해도 영유아기에 필요한 발달은 물론 평생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인성을 키울 수 있다는 실천적 경험 때문이다. 아이들은 숲에서 놀수록 자기 안에 잠재돼 있는 재능과 소질이 더욱 잘 발현될 수 있다. 나아가 나무들이 스스로 옷을 입고 벗고 양분을 섭취하며 옆 나무와 숲을 이루는 것처럼, 산에서 놀면서 스스로 먹고 자고 싸는 훈습으로 온전한 사람으로 서고 어울려 사는 법을 깨쳐간다. 산으로 모이고 산에서 헤어지는 아이들. 도봉산이라는 교실에서, 자연물을 교구 교재 삼아, 인성교육의 살아있는 현장 ‘동네마실’을 찾아 김 이사장의 ‘애 키우다 도인 되는 삶’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공동육아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친정아버지의 부음으로 홀로된 어머니를 위해 갑자기 도봉구로 이사하고, 내 아이를 기관에 맡기지 않고 스스로 키우고자 큰아이 4세 때부터 도봉산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산에 다니는 것만으로 신체발달 충족과 인성의 변화를 몸소 느끼며 ‘숲에서 아이를 교육하고 싶다’는 열망이 커졌습니다. 7년 전 도봉어린이문화정보도서관 이순임 관장님의 도움으로 영유아 숲교육기관을 표방한 ‘숲놀이 공동육아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육아는 엄마 자신 삶의 변화로 시작되는데, 자신은 변하지 않은 채 ‘내 아이만 최고’로 키우려는 엄마들로 모임이 몸살을 알았습니다. 숲유치원이 인기를 끌면서 숲도 취하고 사교육과 선행학습도 하고 싶은 엄마들이 일반유치원과 병행하거나 옮겨가기 일쑤였어요. 그래서 지속가능성과 진정한 숲교육 실천을 위해 ‘공동육아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11가족이 뜻을 모아 까다로운 보건복지부 인가를 득했고, 조합 산하 ‘도봉산탐험대 숲어린이집’이라는 민간어린이집을 개원했죠. 여기에 여행성찰학교를 테마로 한 초등생 방과후 활동인 ‘도봉산 무수골서당’까지 개설했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일반협동조합과 달리 이익배당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장사하지 않기 위해 처음부터 사회적협동조합을 고집했습니다. →내 아이만 앞서게 키우고 싶어 하는 시대인데요. 육아관이 궁금합니다. -‘동네마실’은 아이나 어른에게 모두 같은 정신을 요구합니다. ‘스스로 자기 앞가림’과 ‘더불어 사는 삶’입니다. 부모님이나 배우자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내 몸을 움직여 삶을 일구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할 겁니다. 애쓰지 않아도 ‘더불어’가 되죠. 자기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이 ‘스스로’와 ‘더불어’를 가능케 합니다. 또 ‘자발적 가난’을 실천하게 해 ‘결핍의 미학’도 가르칩니다. 사람의 창조성이나 자주성은 결핍을 통한 절박함을 극복하는 데서 발휘되잖아요. 예컨대 물건 살 때 심사숙고해 장난감 자동차를 안 사주면, 결핍이 인내를 키우고 상상력으로 이어져 산의 나뭇잎이 나뭇가지와 결합해 변신합체 자동차가 됩니다. 아이들 간의 분쟁도 부모들이 먼저 개입하지 않고 불편한 상황에 대해 스스로 대처하는 가운데 남의 마음을 이해해 가는 교육을 하는 거죠. →조합원 구성과 운영은 어떻게 합니까. -‘동네마실’은 부모 중심의 가족모임으로 성찰수행공동체를 지향합니다. 영유아, 초등 부모들로 구성된 소비자조합원을 기반으로 교사조합원, 후원자조합원, 자원봉사자조합원으로 구성됩니다. 영유아는 ‘도봉산탐험대 숲어린이집’ 원장이 중심을 잡고 ‘프로그램 없는 교육방식’으로 아이들을 교육하고, 초등생은 ‘도봉산 무수골서당’에서 남편 김병식 씨가 훈장을 맡아 평상시 인문학, 인성, 체력단련 등을 통한 여행준비와 실전여행으로 총화합니다. ‘내아이 스스로 키우기’를 실천하는 엄마조합원은 평상시 당번제로 교육에 동참하고, 아빠조합원은 한 달에 한 번 ‘아빠와의 산행’으로 육아 참여를 의무화합니다. ‘동네마실’ 조합원이 되려면 사교육 전면금지 선서를 합니다. 사교육 왕국에서 ‘사교육 독립운동’을 하는 셈이죠. →성찰수행공동체라 하셨는데요. 구체적 설명이 필요합니다. -아이를 잘 키우려면 부모가 핵심이죠. ‘육아는 수행이다’라는 관점 아래 엄마의 변화가 아이 키우는 핵심이라고 믿습니다. 엄마가 성찰한 결과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을 반복하고 또 반복해 습관을 바꾸고 결국에는 삶의 변화를 꾀하자는 겁니다. 혼자 하면 흔들리고 의심하여 진전을 이루기 힘들기에 공동체를 만들었습니다. 엄마의 힘이 가족에게 전이되고 가족들이 ‘우리’가 되어 세상을 바꾼다는 믿음이죠. →일반 어린이집과 비교해 ‘도봉산탐험대 숲어린이집’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통합연령반으로 운영되는 동네마실 ‘도봉산탐험대 숲어린이집’은 체험식 숲활동이 아니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산으로 갑니다. 산에 도시락 짊어지고 가 놀다가 밥 먹고 또 노는, 놀이가 삶이 되는 곳이죠. 프로그램은 없고 숲이 교실이고 자연물이 교구 교재죠. 몸을 충분히 쓰면서 익힌 배려와 협동, 자제력과 인내 등의 마음쓰기가 인성으로 자리 잡습니다. 또한 여타 협동어린이집에 비해 최소한의 출자금(상한 100만원)과 조합비(월 10만원)로 입소 가능합니다. 돈보다 가치철학을 중시하는 것의 실천이죠. 더욱 다른 점은 월급 받는 교사가 아닌 교육자로서의 삶입니다. 한겨울 눈밭에서 애들과 함께 뒹굴며 밥 때를 잊고 노는 교사들을 보면 가슴 뭉글해집니다. 또 주4일 등원으로 교사의 휴식권리를 보장하고 가정보육을 통해 아이와 엄마가 오롯이 하루를 보내는 것의 중요성을 실천합니다. 인증제 및 CCTV는 우리 어린이집에서는 불필요한 일이죠. →이런 조합을 운영하자면 어려움도 많을 텐데요. -산에서 더 놀고 싶은 아이들은 도시락이 필수인데 무조건 단체급식을 요구하는 현행법, 협동어린이집 11가족 지침이 우리를 힘들게 합니다. 또한 저는 지금까지 월급 한번 받지 못하고 사재를 들여왔는데, 아이를 숲에서 키우는 장점만 취하려들 뿐, 엄마 삶의 변화를 통한 교육을 실천하려 들지 않는 부모들이 조합을 흔들 때 정말로 기운 빠집니다. 하지만 서로 논쟁을 벌이고 실수를 인정하고 하나 되려 노력하며 자기 몫을 하려는 조합원들 때문에 다시 힘을 냅니다. 우리는 도봉산 무수골에 월세방 한 칸을 사무실처럼 쓰며, 동네 어르신 이남수 목사님의 배려로 도봉제일교회에 무상으로 공간을 임대해 숲어린이집을 개원한 가난한 조합입니다. 현재 조합의 가치철학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생애주기별 성찰수행공동체를 지향하는 조합의 특성상, 임의공간의 불안정성을 극복할 산 가까운 곳 ‘새 터전’ 마련이 시급합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한다는 사명감이 있는 우리 조합은 ‘생애주기형 마을수행공동체 동네마실센터 및 한옥 숲어린이집’ 건립을 위한 정부와 서울시, 도봉구의 실질적 지원과 민간의 후원이 절실합니다. →향후 역점을 두고 진행하고자 하는 사업은 무엇인가요. -초등생 방과후 협동조합 설립을 필두로 해 든든한 후방지원부대인 ‘아빠들 모임’의 건실화, 동네마실센터 및 한옥 숲어린이집 건립, 성찰문화의 생활화 등이 목표입니다. 아울러 미취학 아이들 문자교육 금지법안 청원운동도 지속할 것입니다. ‘개천에서 용 키우는 비영리민간공익법인’이 조합의 캐치프레이즈입니다. 정부는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에만 지대한 관심을 갖습니다만, 우리가 키우는 용은 동네에서 내 삶의 주인으로 행복하게 살며 주변에 착한 영향력을 미치는 동네 미용사일 수도, 이 나라 이 민족을 이끄는 민주주의와 통일의 일꾼일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 중에 대통령이 나올 줄 누가 알겠습니까. 저희가 가는 길을 잘 지켜봐 주시고 많은 격려 부탁드립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 ‘모르쇠 일관’ MB 구속 여부, 문무일 손에 달렸다

    ‘모르쇠 일관’ MB 구속 여부, 문무일 손에 달렸다

    21시간의 피의자 조사에서 대부분의 혐의를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부인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를 놓고 검찰이 숙고에 들어갔다. 청와대가 검찰 수사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만큼 이 전 대통령 구속 여부는 온전히 검찰 손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이 전 대통령의 밤샘조사 내용을 분석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두고 내부 논의를 진행한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신병처리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내면 윤석열(58·사법연수원 23기) 중앙지검장이 문무일(57·18기) 검찰총장에게 이를 보고한 뒤 상의를 거쳐 총장이 영장 청구 여부를 최종 결심하게 된다. 청와대는 이날 이 전 대통령 검찰 수사와 관련 “청와대가 개입할 여지도 없고 개입하지 않겠다는 게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한 입장을 묻자 “검찰 자체 판단과 수사 결과에 맡기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검찰이 상당한 자료를 확보한 뒤 이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입장을 듣는 절차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구속 여부 판단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전직 대통령이 관련된 사안인 만큼 당장 결론이 나오지는 않으리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 총장은 다음주 중에는 마음을 굳히고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서는 결국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데 무게가 실리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많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받는 각종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뇌물수수와 횡령·배임, 조세포탈, 직권남용,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20개 안팎의 혐의를 받는 이 전 대통령은 “전혀 모르는 일이고 설령 그런 일이 있었더라도 실무선에서 이뤄진 일”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혐의의 전제가 되는 다스 및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의혹과 관련해서도 자신의 재산이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태도는 향후 재판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증거인멸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를 뒷받침하는 요소로, 구속영장 청구에 힘을 싣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법조계에서는 나온다. 친형 이상득 전 의원과 아들 이시형씨를 비롯한 다수의 친인척과 측근이 여전히 불구속 상태라 적극적으로 말 맞추기 등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될 수 있다. 추정되는 뇌물 액수만 110억원대에 이르고 횡령 등 비자금 규모도 300억원대에 이를 정도로 혐의 내용도 무거운 편이다. 다만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1년 사이에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을 구속 수사한다는 정치적 부담과, 이 전 대통령이 큰 반발 없이 조사에 응하는 등 도주 우려가 적다는 점 등 법원 영장심사에서 변수가 될 반대되는 논리까지 차분히 검토한 뒤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與 6·13선거 전략·원내 1당 유지 빨간불

    與 6·13선거 전략·원내 1당 유지 빨간불

    검증위, 박수현 추가 적격 심사 광역단체장 9곳+α 승리 미지수 민병두 “의원직 사퇴”에 黨 비상 현재 한국당과 5석차… 사퇴 만류 지방선거·국회운영 1당 지위 절실6·13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9곳+α’ 당선을 노렸던 더불어민주당의 선거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민주당 소속 인사들에 대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고발이 계속 터져 나오면서 선거 전략을 원점에서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5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지 하루 만에 제명했다. 공직선거 후보자가 권력형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면 즉각 출당 및 제명 조치한다는 등의 대책도 내놓았다. 민주당의 고민은 미래는 예방할 수 있지만, 과거가 고발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데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11일 “현재로서는 문제가 나오면 미적거리기보다는 바로 대응해 정면 돌파하는 수밖엔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또 다른 고민은 원내 1당 유지 문제다. 서울시장 선거를 준비하던 민병두 의원이 지난 10일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자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기로 발표해 당내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민주당 의석수는 121석,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116석으로 겨우 5석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민 의원이 사퇴하면 4석으로 좁아진다. 민주당은 성추행 의혹을 받는 정봉주 전 의원의 복당 문제나 불륜 및 여성당직자 특혜공천 의혹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의 추가 심사도 걸려 있다. 정 전 의원과 박 전 대변인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하기로 한 반면 민 의원의 사퇴 결심에 대해서는 민주당 의원은 물론 당 지도부가 만류하고 있다. 더이상 한국당과의 의석수 격차를 좁혀선 안 된다는 이유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지금은 의석수 하나하나가 소중한 상황”이라며 “의혹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시장 선거만 그만두면 되지 의원직 사퇴까지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최고위에서 사퇴 불가 방침을 정해 권고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으로서는 1당 지위를 지키지 않으면 지방선거는 물론 하반기 국회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투표용지의 기호 순번은 후보자 등록이 끝나는 5월 25일 의석수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하반기 국회 원 구성은 5월 30일 의석수가 기준이다.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의 몫이다. 이런 이유로 당 지도부는 지방선거 출마 가능한 현역의원 수를 최대 3명으로 선을 그어 놨다. 전남지사 유력 후보였던 이개호 의원은 당 지도부의 불출마 요구에 심사숙고한 뒤 12일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부산시장 출마를 검토했던 3선의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날 불출마 뜻을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민주, 민병두 사퇴 재고 요청…“사실관계부터 밝혀야”

    민주, 민병두 사퇴 재고 요청…“사실관계부터 밝혀야”

    더불어민주당이 성추행 의혹으로 국회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민병두 의원에게 사퇴를 재고해달라는 입장을 당 차원에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들은 11일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서울시당위원장인 안규백 최고위원, 이춘석 사무총장 등 핵심 당직자들은 민 의원에게 의원직 사퇴 이전에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는 입장을 전했다. 우 원내대표는 전날 민 의원과 만나 민 의원의 입장을 청취한 뒤 “그렇다면 사실관계를 밝히는 것이 우선적인 일이지, 의원직 사퇴부터 해야 할 일은 아니다”라고 설득했다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밝혔다. 민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정치인으로서 한점 흠결 없이 살려고 노력해왔는데 현역 의원이 아닌 시절이었을지라도 여성과 노래방에 간 일로 인해 사회적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 그 자체가 평소 스스로 기준으로 봤을 때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의원직을 사퇴하고 아무런 기득권 없이 자연인의 입장에서 진실을 규명하여 명예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이어 의원직 사직서 제출 방침을 다시 밝혔고, 우 원내대표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규백 의원도 전날 민 의원과 전화통화를 하고 의원직 사퇴 입장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춘석 사무총장 역시 “지금 사퇴를 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민 의원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했다. 민주당은 12일 최고위원회에서 민 의원의 의원직 사퇴 문제를 공식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사퇴 재고 방침을 당차원에서 공식 확인할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기류는 민 의원이 성추행 의혹에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서울시장 경선 레이스 포기를 넘어 국회의원직까지 사퇴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비례성으로 볼 때 과도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김영진 전략기획위원장은 통화에서 “상황에 맞는 대처와 그에 따른 책임이 필요한데 즉각적인 의원직 사퇴가 적절한 조치일지 깊은 숙고를 해야 한다”면서 “피해자의 생각을 확인한 뒤 조치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사퇴를 만류하는 배경에는 사실관계가 정확하게 확인되기도 전에 의원직을 사퇴할 경우 향후 미투 폭로에 대응하는 과정의 선례가 될 수 있다는 부담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6월 지방선거 및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을 앞두고 원내 1당 지위를 사수해야 한다는 현실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민 의원은 아직 의원직 사퇴 번복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민 의원은 사퇴 재고 요청에 대해 “아무 말 없었다”고 민 의원측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직 사직의 경우 회기 중에는 본회의에서, 회기 중이 아닐 때는 국회의장의 결재로 각각 처리된다. 국회 관계자는 “아직 민 의원의 사직서는 제출이 안 됐다”면서 “자유한국당 등의 한국GM 사태 국정조사 요구로 12일 0시부터 임시국회가 소집되며 여야 합의가 없으면 회기는 일단 한 달”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정봉주 전 의원과, 불륜 및 여성당직자 특혜공천 의혹이 나온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문제는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정 전 의원은 15일 서울시당의 복당 심사를 앞두고 있으며, 충남지사에 도전한 박 전 대변인은 12일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의 추가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피해자 우선, 불관용, 재발방지 및 제도문화 개선 등 3대 원칙에 따라 정 전 의원 및 박 전 대변인 문제를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원칙적 입장 강조는 정 전 의원과 박 전 대변인이 민주당의 예비후보 자격을 받기는 쉽지 않다는 당내 기류를 반영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역 2~3명·기초단체장 불가” 지방선거 출마 원칙 세운 민주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현역의원의 출마를 많아야 3명 정도까지 허가하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이춘석 민주당 사무총장은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역의원 출마와 관련해 “현실적으로 출마 가능한 숫자를 2명 정도 선에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어 “변동 가능성이 있다면 1~2명 정도 추가할 수 있는 정도”라며 “기본적으로 2명선에서 마칠 것이고 예외라면 3명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현역의원이 출마하지 못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당 요청에도 출마를 강행하는 문제에 대해 이 사무총장은 “징계를 고려할 순 없지만 충분히 당의 입장에 대해 숙고하고 판단해 따라줄 거라 생각한다”며 “이번 주 내에 이 부분에 대해선 상당 부분 정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현역의원의 출마를 최대한 막으려는 이유는 원내 1당 지위를 잃어 지방선거에서 기호 1번을 달지 못할 수 있는 데다 하반기 국회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의 의석수는 121석으로 자유한국당(116석)과 5석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앞서 이 사무총장은 전남지사 유력 후보인 이개호 의원의 출마를 만류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당에서 두 번째 (만류) 요청을 해 왔다”며 “1년을 준비해 왔는데 현역의원이라고 못 나간다면 도와주고 지지해줬던 수천명의 지지자를 어떻게 하란 말인가”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이 사무총장은 현역 국회의원 출신인 장관 차출론도 반대했다. 현역의원 출신 장관으로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부산시장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불출마 쪽으로 무게가 기운 상태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경제 블로그] 세종청사 구내식당 8년째 동결 왜

    도미노 인상·공무원 반발 부담 식당 운영 中企는 경영난 심각 정부가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 경영난 해소를 위해 발 벗고 나선 가운데 정작 정부청사 내 구내식당들이 겪는 어려움은 외면하고 있습니다.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중소업체들은 대기업 급식업체와 경쟁하려면 ‘실적’을 쌓아야 하는 탓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적자를 감수하는 실정입니다. 5일 정부세종청사관리소에 따르면 청사 내 구내식당 11곳의 식권 값은 점심 기준 3500원입니다. 2012년 청사 출범 이후 8년째 동결이죠. 그동안 소비자 물가는 2013년 1.3%, 2014년 1.3%, 2015년 0.7%, 2016년 1.0%, 지난해 1.9% 등으로 올랐습니다. 급식 재료인 신선 식품의 물가는 2016년 6.5%, 지난해 6.2% 등 더 큰 폭으로 뛰었죠. 세종청사 구내식당은 중소업체 3곳이 나눠 운영합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매년 손해를 보는데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에 식자재비도 많이 올라 운영이 어렵다”면서 “청사관리소에 식권 값 인상을 요구했지만 하반기는 돼야 가능하다는 답을 내놓고 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반면 국회는 지난달 1일부터 구내식당 식권 값을 기존 3300원에서 3600원으로 9.1% 올려줬습니다.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경영난을 덜어 준다는 취지였습니다. 청사관리소가 식권 값 인상에 소극적인 표면적인 이유는 ‘도미노 인상 우려’ 때문입니다. 청사관리소 관계자는 “청사 식권 값은 전국 관공서는 물론 민간업체 구내식당 가격의 ‘표본’이어서 인상 여부를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면에는 수요자인 공무원들의 반발도 깔려 있습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식단의 질을 높여 달라는 요구가 많은데 8년째 같은 가격으로 어떻게 질 좋은 식단을 차릴 수 있겠나”고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최근 각 정부 부처는 장관들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을 만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애로 사항을 경청하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청사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중소업체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찾은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합니다. 등잔 밑이 어두운 셈이죠. 청사 구내식당 식권 값을 올리면 공무원들은 더 나은 음식을 먹고 운영업체들은 운영 손실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인정사정, 조선 군대 생활사·조선 최정예 군대의 탄생(원창애 외 10명 지음,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펴냄) 조선 후기에 설치된 중앙군영인 훈련도감 소속 군인들의 갑옷, 군사훈련, 생활난 등 당시 생활상을 조명한다. 각 권 319·317쪽. 각 권 1만 6000원. 나의 카프카(막스 브로트 지음, 편영수 옮김, 솔 펴냄) 유대계 독일인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삶의 마지막까지 함께한 친구인 저자가 카프카의 생애와 작품 세계, 두 사람이 나눈 23년간의 우정을 회고한다. 728쪽. 3만 5000원. 작가의 책상(질 크레멘츠 지음, 박현찬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스티븐 킹, 존 치버, 필립 로스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 56인의 책상 풍경과 함께 작가들의 사소한 습관, 개성적인 작업 방식을 소개한다. 144쪽. 1만 6800원. 종례시간(김권섭 지음, 다산초당 펴냄) 현직 고등학교 국어 교사이자 고전 연구가인 저자가 30여년간 종례 시간에 학생들에게 전한 이야기 가운데 학생들로부터 특히 호응을 얻었던 88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320쪽. 1만 4000원. 까마귀책(마츠바라 하지메 지음, 김봄 옮김, ㅁㅅㄴ 펴냄) 일본 전역과 아시아를 돌아다니며 까마귀만을 연구한 동물행동학자인 저자가 25년간 연구한 결과가 집약된 까마귀 해설서. 한국에서 흔히 불길한 징조로 여겨지는 까마귀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까마귀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을 전한다. 260쪽. 1만 4000원. 기타 등등의 문학(전성태 지음, 책읽는수요일 펴냄) 소설가 전성태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학집배원’으로 활동하면서 독자들에게 소개한 글 가운데 46편을 묶었다. 저자는 지하철 기관사, 북한 난민, 재한 일본인 등 역사가 괄호로 묶어 생략해버린 ‘기타 등등’의 서사들이 문학이란 도구로 되살아나 인간 존재를 숙고하게 한다고 말한다. 268쪽. 1만 2000원.
  • 최화정-김숙, 연애 타로점 결과에 “그만하자” 울분

    최화정-김숙, 연애 타로점 결과에 “그만하자” 울분

    최화정과 김숙의 연애운은 어떨까?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10분 KBS joy과 KBS drama에서 동시 방송되는 ‘연애의 참견’(연출 신진섭)의 최화정과 김숙이 타로점을 통해 연애운을 확인할 예정이다. 그 동안 사연의 주인공들에게 솔직하고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던 그녀들의 연애 앞날은 어떤 모습일지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다. 3일 방송되는 ‘연애의 참견’ 7회에서는 프로 참견러들 최화정, 김숙, 주우재, 치타가 결혼을 앞두고 남자 친구와 웨딩플래너의 충격적인 관계를 알게 된 예비 신부와 시도 때도 없이 연락을 일삼는 남자친구 어머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여자 친구의 고민을 함께 나눈다. 본격적인 사연 소개에 앞서 최화정과 김숙은 다른 이들이 아닌 본인들의 연애 지수를 체크하기 위해 타로 카드를 뽑아든다. 이들은 연애운이 달린 카드 고르기에 그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이며 고뇌에 고뇌를 거듭했다고. 하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 심사숙고 끝에 선택한 카드의 결과에 두 언니들은 당황을 금치 못했다고 해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김숙은 타로카드 마스터의 해석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만하자”고 할 정도로 점괘에 반항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그녀들의 핑크빛 로맨스를 점쳐줄 타로 카드의 결과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 어느 연애 갈등이라 할지라도 시원한 해결책을 던져주며 맞춤형 방향을 제시했던 최화정과 김숙이 자신들의 연애 점괘에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별의 문턱에서 괴로워하는 모든 연인들을 위해 화끈하고 솔직한 언니들이 타인의 연애에 독하게 참견하는 로맨스파괴 토크쇼 ‘연애의 참견’은 내일(3일) 토요일 밤 10시 10분KBS joy와 KBS drama로 동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北외무성 “트럼프의 ‘매우 거친 두번째 단계’ 대처 방식 있다”

    北외무성 “트럼프의 ‘매우 거친 두번째 단계’ 대처 방식 있다”

    북한은 지난 1일 대북 제재와 압박을 지속하고 있는 미국을 향해 “우리의 전략적 지위를 바로 봐야 한다”고 비난했다.북한 외무성은 이날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 명의 담화에서 “아직도 제재와 압박이 우리에게 통한다고 생각하면서 이에 광적으로 달라붙는 트럼프 패의 처지가 불쌍하기 짝이 없다”고 주장했다. 담화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의 행정부가 선박 28척과 27개의 해운 및 무역업체, 개인 1명 등 총 56개의 대상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사실을 거론했다. 담화는 “트럼프패가 벌려놓고있는 제재책동의 악랄성은 그 범위를 무차별적으로 확대하고있는데서도 표현되고 있다”며 “트럼프패는 집권 후 현재까지 12차에 걸쳐 우리 일꾼 65명과 기관 및 단체 56개, 선박 45척, 우리와 거래한 제3국의 기업 32개, 개인 12명, 선박 9척 등 총 219개 대상에 제재를 가하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패가 자국법에 따라 우리와 거래하는 다른 나라들에 가하는 단독제재는 ‘주권국가는 어떤 경우에도 다른 나라 사법권의 대상으로 될 수 없다’는 보편적인 국제법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고 난폭한 주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특히 담화는 “트럼프가 이번 제재가 먹어들어가지 않으면 ‘매우 거친 두 번째 단계’의 행동을 하게 될 것이라는 폭언으로 감히 우리를 놀래워보려 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러한 궤변에 익숙해진 지 오래며 그에 대처할 방식도 따로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눈을 크게 뜨고 우리 국가의 전략적 지위를 바로 보아야 할 것이며 이제라도 과연 미국의 이해관계에 부합되는 전략적이며 예지 있는 선택이 무엇인가에 대해 숙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저들이 발악하면 할수록 자강력의 힘으로 우뚝 솟구쳐오를 우리의 신념과 의지만을 더욱 굳세게 해준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비핵화 시동 거는 동시다발 총력외교 필요하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 제안으로 우리와 주변국들이 분주해졌다. 청와대는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방남에 따른 전방위적 후속 조치를 위한 숙고에 들어갔다. 벌써 정상회담 의제 설정과 실무 협의를 위해 평양에 파견하는 고위급 특사로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등 김여정 일행을 맞았던 남북 관계 실세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꿰뚫고 있는 이들이 적절하겠지만, 쓸데없는 논란을 부를 인사는 처음부터 피하는 게 옳다. 1, 2차가 그랬듯 3차 남북 정상회담까지는 난관이 많다. 대화의 추동력을 확보하려면 국민적 지지를 얻는 일이 급선무다. 청와대만 신난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과의 긴밀한 공조와 이견 조정 등의 절차도 밟아야 한다. 비핵화 실현은 남북 정상회담, 북·미 대화만으로는 모자란다. 6자회담에 참가한 주변 4강의 지원과 협력으로 결실을 보아야 하는 구조다. 통일부 차관이 13일 주한 일본대사, 14일 주한 중국대사에게 김여정 방남 등을 설명한다고 한다. 중국의 한정 정치국 상무위원이 평창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난 것도 좋은 신호다. 북·중 관계 회복은 북핵 해결의 원군이 될 것이다. 문제는 미국이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남북 교섭이 한반도 평화를 이끌 것이라 말하긴 이르다”고 가시 섞인 반응을 보였다. 평창에서 강경 입장을 보이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최대 압박과 (외교적) 관여를 병행할 뜻’을 밝혔다고 한다. 미국이 아직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대화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인상이다. 한·미 정상의 전화 통화를 계획하고 있다지만 전화만으론 모자란다. 워싱턴에 특사를 보내 북·미 중재를 위한 교감을 나눠야 한다. 미국이 ‘역대 가장 강력하고 공격적인’ 대북 제재를 실시한다는데 ‘포괄적 해상 차단’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해상 차단은 한반도의 준전시 상황 돌입을 의미한다. 미국의 진의도 파악해야 한다. 동시다발적인 특사 파견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정은의 정상회담 제안 의도가 강도를 높여 오는 미국의 제재를 모면하고 핵·미사일 개발의 시간 벌기를 위한 것인지, 비핵화의 진정성을 갖고 있는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평양 특사는 빠를수록 좋다. 긴박하게 전개될 한반도 상황에 신경을 곧추세우고 있는 주변국들과 상황과 정보를 공유하며 신뢰도 다져 가야 한다. 정부가 주한 대사를 불러 설명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비핵화의 문을 열려면 더 적극적인 총력 외교를 펼쳐야 한다. 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한·미 군사훈련을 실시하면 핵·미사일 도발을 암시하는 주장을 했다. 한 차례 연기된 군사훈련 중단은 불가능하다. 훈련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자제하는 게 우선임을 강조한다.
  • ‘리턴’ 박진희 합류 결정, 고현정 빈자리 채운다 “13일부터 촬영 시작”

    ‘리턴’ 박진희 합류 결정, 고현정 빈자리 채운다 “13일부터 촬영 시작”

    배우 박진희가 ‘리턴’에 합류하기로 했다.12일 배우 박진희가 ‘리턴’에 합류, 고현정의 빈자리를 채운다. 이날 오후 한 매체는 ‘리턴’ 홍보사 3HW COM의 말을 빌려 “박진희가 깊은 고민 끝에 ‘리턴’ 최자혜 역에 출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홍보사 측은 “최자혜는 극을 끌어나가는 핵심적인 인물인 만큼 탄탄한 연기력이 중요해 제작진이 심사숙고 끝에 박진희를 섭외했고, 박진희 역시 깊은 고민을 거듭하던 끝에 작품 완성도를 위해 결단했다”고 전했다. 박진희 역시 “제작진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당황스러웠고 많은 고민을 했다. 제작진의 간곡함에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리턴’이 시청자의 사랑을 끝까지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박진희는 오는 13일부터 촬영장에 합류한다. 이에 14일 방송분부터 등장할 예정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호반건설, 결국 대우건설 인수 포기…‘해외부실’ 부담

    호반건설, 결국 대우건설 인수 포기…‘해외부실’ 부담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했다.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은 8일 “더 이상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으며 이날 오전 산업은행에 인수 절차 중단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호반건설 인수 담당자들은 전날 오후 늦게 산업은행 담당자들을 만나 대우건설의 해외 부실에 대한 내용을 확인한 뒤 김상열 회장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했고, 김 회장이 숙고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의 인수포기 결정에는 전날 대우건설의 연간 실적발표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4분기 대규모 해외 손실이 발생한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초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장기 주문 제작한 기자재에 문제가 생긴 것을 발견하고 재제작에 들어가며 작년 4분기 실적에 3000억원의 잠재 손실을 반영했다. 특히 호반건설은 모로코 손실 뿐 아니라 추후 돌출할 수 있는 해외 잠재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현재 카타르, 오만, 인도, 나이지리아,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싱가포르 등지에서 국외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호반건설 M&A 관계자는 이날 “지난 3개월 간의 인수 기간 동안 정치권 연루설, 특혜설과 노동조합 등 일부 대우건설 내 매각에 대한 저항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대우건설이라는 상징적 국가 기간산업체를 정상화시키고자 진정성을 갖고 인수 절차에 임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내부적으로도 통제가 불가능한 해외사업의 우발 손실 등 최근 발생한 일련의 문제들을 접하며 과연 우리 회사가 대우건설의 현재와 미래의 위험 요소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진행했고 아쉽지만 인수 작업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동성 성폭행’ 이현주 감독 “여전히 무죄 주장하는 이유는..”

    ‘동성 성폭행’ 이현주 감독 “여전히 무죄 주장하는 이유는..”

    동성 성폭행으로 인해 유죄 판결을 받은 이현주 감독이 6일 보도자료를 내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그는 이 일로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가족들에게 알려지게 됐다며 “공개적으로 저의 입장을 밝히는 것보다 부모님에서 받으셨을 충격과 아픔을 먼저 위로해 드리는 것이 자식된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입장 표명이 늦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 감독은 판결에 대해 받아들이지만 “여전히 무죄를 주장한다”며 사건에 대한 경위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피해자 B가 성관계를 원한다고 여길만한 여러가지 사정들이 있었고 자연스레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이후에도 피해자와 함께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며 “그후 한동안 연락이 없다가 약 한달 뒤에 고소한다는 말을 전해듣게 됐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성 소수자로서 살아가는 일은 힘든 일이었기 때문에 제 양심에 거리낌없이 떳떳하게 행동하고 스스로에게 거짓말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왔다”며 “제 의도나 당시 가졌던 생각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큰 처벌을 받고 살아가는 것도 힘든 상황에서, 사실과 다른 얘기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세상에 널리 퍼지고 있다. 저는 여성이며, 동성애자이고 그에 대한 영화를 찍었던 입장에서 저 스스로가 너무나도 괴롭다. 많은 분들에게 큰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글을 맺었다. 앞서 B 감독은 이현주 감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그는 지난 2015년 이현주 감독이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자신에게 유사성행위를 했으며 이 일로 이 감독은 준사유강간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지난 12월 이 감독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성폭력 교육 40시간 이수 명령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현주 감독은 지난해 영화 ‘연애담’으로 각종 영화제에서 상을 받으며 떠오르는 여성 감독으로 인정받았다.다음은 이현주 감독 입장 전문  1. 저는 여성 영화감독 이현주입니다. 우선 제 영화를 함께 만들어 주신 분들, 저의 작품을 아껴주셨던 많은 분들에게 이 사건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 피해자나 그의 남자친구가 인터뷰를 하며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저의 입장을 밝히는 데에 다소 시간이 걸린 이유는, 저 역시도 이 사건으로 인해 수사와 재판을 거치는 동안 상상하기 힘든 고통 속에서 살아왔고 그러한 저의 속사정을 말로 꺼내기가 너무나도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2. 저는 동성애자입니다. 지금까지 동성애자라는 저의 성 정체성에 대해 피해자 등 몇몇 지인들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떳떳하게 밝히지 못했습니다. 공인들 중 용기있게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밝히고 성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저는 그렇게 행동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동성애자임을 밝혔을 때 부모님께서 받으실 충격, 영화시장에서 저를 바라볼 곱지않은 시선, 우리 사회에서 성 소수자들이 처한 상황 등을 생각하면 당당히 커밍아웃할 용기가 없었고, 다만 저의 세계관을 조심스럽게 영화에 담아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인해 제가 원하지 않는 시점에 제가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저의 성 정체성이 드러나게 되었고, 가족에게까지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기자님들로부터 이 사건에 대해 입장을 표명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바로 대응할 수 없었던 이유는, 공개적으로 저의 입장을 밝히는 것보다 부모님께서 받으셨을 충격과 아픔을 먼저 위로해 드리는 것이 자식된 도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이 이 일과 관계된 분들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당시의 상황에 대해 직접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3.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고 싶습니다. 저는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피해자를 만나게 되어 함께 영화를 고민하며 속깊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이후 매우 친밀한 관계로 지냈습니다. 피해자는 제가 동성애자임을 알고 있는 몇 안되는 사람들 중 한 명일 정도로 저와 친분이 깊었고, 많은 감정들을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5. 4. 초순경 남성 3명 그리고 피해자와 함께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는데, 저 역시 취한 상태였지만 먼 지역에서 온 피해자를 돌봐주어야할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그 당시 영화 ‘연애담’의 촬영을 마치고 편집을 하던 단계였으므로 해야 할 일이 많았기 때문에 저는 학교로 돌아가 잠시 쉬었다가 일을 시작하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가 만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일행들은 피해자를 가까운 모텔에 데리고 가 침대에 눕혀주었고, 저는 일행들의 부탁을 받아 피해자와 함께 있게 된 것입니다.  술에 취해 잠이 든 줄 알았던 피해자는 어느새 울기 시작하더니 무슨 일이 있는 것처럼 오열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자신의 고민을 저에게 이야기했고 그런 피해자를 달래던 중 자연스럽게 성관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로서는 피해자가 저와의 성관계를 원한다고 여길만한 여러 가지 사정들이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성관계에 대한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저와 피해자는 다시 잠이 들었는데, 잠에서 깨어난 피해자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자 저는 몹시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모텔에 오게 되었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피해자의 기억을 환기시켜 줬습니다. 이후 저는 피해자와 함께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시나리오 이야기를 하였고, 전날 함께 술마셨던 사람들과 만든 채팅방에서 대화를 나누었으며, 피해자가 저에게 물건을 빌려주는 등 그 이후에도 특별히 서로 간에 불편한 상황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헤어질 때에도 조만간 또 만나자고 하면서 헤어졌기 때문에, 저는 피해자가 당시 있었던 일에 대해서 혹시나 불쾌해 하거나 고통스러워 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 날 저녁 피해자의 남자친구로부터 전화가 왔고, 저와 피해자 사이에 있었던 일에 대해 물었습니다. 저는 이 때 두 사람이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졌던 사실을 얘기하였고, 이 과정에서 서로 격앙된 상태에서 통화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피해자와 통화를 하였을 때에도 서로 감정이 상한 상태에서 대화를 하였고, 그 후 한동안 연락이 없다가 약 한 달 뒤에 갑자기 피해자가 저를 고소한다는 말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피해자가 저를 고소한 이후로 저는 피해자에 대한 어떠한 사과도 할 수 없었고 어떻게 마음이 상했는지 확인할 수도 없었습니다. 이미 수사가 시작된 상태였기 때문에, 피의자의 신분으로 피해자에게 연락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주위의 조언도 있었습니다. 4. 저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모든 사실을 숨김없이 이야기했고, 이 일을 무마하거나 축소시키려고 한 적이 전혀 없습니다.  만약 제가 피해자의 동의 없이 범행을 저질렀다면 애초에 피해자가 잠에서 깨어나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말했을 때 아무 일도 없었다며 무마하려고 했을 것입니다. 또한 고소 여부가 문제되던 시점에서도 피해자의 요구대로 사과를 하고 없었던 일로 만들려고 노력을 하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피해자에게 처음부터 사실대로 얘기를 했고,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도 성 정체성에 대한 편견을 가진 분들 앞에서 힘들지만 모든 것을 털어놓았습니다.  또한 저는 한국영화아카데미 교수님에게 피해자와의 합의를 부탁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 합의를 하게 되면 오히려 유죄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무죄를 주장하는 저로서는 그런 생각을 할 수 조차 없었습니다. 재판이 한참 진행되던 중에 교수님을 통해 피해자가 원하는 것은 사과다, 그 날의 시시비비를 떠나 이후 감정적인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인정하고 사건에 대해 발설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얘기를 전해듣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했습니다. 이는 그 일에 대해서 제가 범행을 인정한다는 뜻의 사과는 아니었습니다.  5.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시선을 감당해야 했지만 제 주장은 전혀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판사님은 제 주장에 대해서 일견 타당해 보인다고 하시면서도, ‘혹시라도 무죄를 선고하게 되면 피해자를 동성애자로 보이게 만드는 것이 아니냐’, ‘그렇다면 오히려 피해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이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또, ‘동성애자는 무조건 벗은 여자를 보면 좋은 것이 아니냐’, ‘성관계를 할 때 어떤 포지션이냐, 어떤 성행위를 하느냐, 어떻게 만족하느냐’, ‘당신이 남자가 아니란 걸 증명하라’라는 질문을 판사님으로부터 받아야 했습니다. 저는 이에 대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몰라 저의 성 정체성을 이해시켜드리기 위한 여러 자료들을 찾아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 사건에 대해서 정말 그 어떤 편견도 없이 그리고 정확하게 판단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드렸지만 결국 유죄의 판결을 받았습니다. 저는 항소심에서만큼은 다시 한 번 편견을 걷고 제대로 된 판단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며 변호인과 상의하여 40페이지가 넘는 항소이유서를 제출했습니다. 수사단계부터 대법원의 판결에 이르기까지 제발 성 정체성에 대한 편견 없이 사건의 실체에 대해서 판단해 달라고 수없이 부탁드렸습니다. 당시 일에 대해서 피해자가 동의한 것으로 볼 만한 증거들이 다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판결문 그 어디에도 저희가 주장했던 점에 대한 판단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재판기간이 길어졌던 이유는 1심 재판부가 인사이동으로 한 차례 변경되었고, 또한 이 사건에 대해 숙고가 필요하다는 판사님의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재판 기간동안 피해자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아도 되지만, 저는 피고인으로서 매번 출석을 해야 합니다. 재판이 있을 때마다 저는 여성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동성애자라는 이름표를 달고 피고인석에 앉아있어야 했고, 그 순간순간이 너무나도 고통스러웠습니다. 오히려 저는 재판이 하루 빨리 끝나기를 바랬고, 무죄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재판이 지연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았습니다.   6. 재판부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지만 저는 너무나도 억울합니다. 저는 지난 3년간, 당시 상황에 대해 거짓 없이 솔직하게 진술하기만 한다면, 그리고 제 주장을 뒷받침 하는 증거를 제시할 수만 있다면 언젠가는 제대로 된 법원의 판단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적어도 조금이라도 제 말이 맞는 것 같아 보인다면, 쉽게 유죄가 선고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제가 재판을 받는 기간 동안에도 영화를 만들어 세상에 공개할 수 있었던 것은 저 스스로에 대한 떳떳함과 재판이 끝날 때까지는 유무죄가 가려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최대한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 세부적으로 설명하려는 저에게 판사님은 ‘법원은 진실을 찾는 곳이 아니고,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말처럼 결국 저는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항소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서 저는 더 이상 어떤 방법으로도 다시는 법원의 판단을 받을 방법이 없게 되었습니다. 마음으로는 4심 5심 계속해서 법원의 판단을 받아 보고 싶었지만, 만일 그렇게만 된다면 언젠가는 저의 억울함을 이해하는 재판부의 판단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지만, 그런 일은 더 이상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저에게 내려진 판결과 그에 따른 처벌이 앞으로는 더욱 신중하고 열심히 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 입장에서는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여겼을 수도 있겠다는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고소를 당하고 재판을 받으면서 지금까지 심리상담치료를 받고 있고, 왜 이러한 일이 나에게 벌어졌는지,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 하루하루 반성하고 있었습니다.  여성 영화감독으로서 작품활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일 뿐만 아니라, 성 소수자로서 살아가는 일은 더욱 힘든 일이었기 때문에 저는 지금까지 제 양심에 거리낌없이 떳떳하게 행동하고 스스로에게 거짓말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의 상황이 매우 참담합니다. 제 의도나 당시 가졌던 생각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큰 처벌을 받고 살아가는 것도 힘든 상황에서, 사실과 다른 얘기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세상에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저는 여성이며, 동성애자이고 그에 대한 영화를 찍었던 입장에서 저 스스로가 너무나도 괴롭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큰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사설] ‘6·25 남침’ 삭제한 새 역사 교과서 집필 기준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가 국정교과서 폐기 반년 만에 다시 이념 논쟁의 복판에 섰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마련 중인 중학교 역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 기준이 그 진앙이다. 논란은 ‘자유민주주의’를 ‘민주주의’로 대체한 것과 침략 전쟁의 주체를 밝히지 않은 채 ‘6·25 전쟁’으로 표현한 대목이다. 이 중 6·25 관련 부분의 경우 현행 역사 교과서 집필 기준은 ‘6·25 전쟁의 개전에 있어서 북한의 불법 남침을 명확히 밝히고’라고 돼 있는데 새 집필 기준 시안(試案)은 ‘6·25 전쟁의 전개 과정과 피해 상황, 전후 남북 분단이 고착화되는 과정을 살펴본다’라고 적고 있다. 벌써 정치권 안팎은 벌집 쑤셔 놓은 듯 시끄럽다. 전쟁을 기술하는 데 그 배경과 영향 등을 담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침략의 주체다. 역사학계에서 6·25 남침설은 정설로 굳어졌다. 일부 북침설에서부터 당시 남측이 북측에 침략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등의 주장이 있지만, 정설은 아니고 믿는 국민도 없다. 그런데 전쟁의 배경과 이후 여파 등을 기술하면서 그 주체를 기술하지 않은 것은 어색하기만 하다. 아무리 시안이라고 해도 너무 미숙했다. 자유민주주의 논란도 마찬가지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역사 교과서에서는 문제없이 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가 혼용돼 왔다. 이후 2007년 노무현 정부 집필 기준에서는 ‘민주주의’를,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이후에는 새 교육과정에 ‘자유민주주의’를 썼다. ‘사회과 교과서에 민주주의라는 표현도 사용 중이어서 이를 통일화하는 과정’이라는 교육부의 해명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더욱이 더불어민주당 개헌안에서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가 사라졌다가 실수로 빠졌다며 4시간 만에 정정, 정체성 논란으로 비화된 판이다. 여기에 역사 교과서까지 끼어들면 우리 사회의 소모적 논란은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교육부는 최종안에 전쟁 유발의 주체를 명기하고, 전쟁 배경과 그 여파 등도 함께 기술해야 할 것이다. 아니면 이번 사안이 사회적 파급력이 큰 만큼 ‘정책숙려제’ 대상으로 삼아 좀더 심사숙고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여야 모두 역사 교과서와 관련된 당리당략적 해석과 이에 따른 과도한 논쟁도 삼갔으면 한다. 교육부의 최종안이 나온 다음에 시시비비를 가려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 [백지연의 생각의 창] 역사적 공간에 스며든 고통의 기록

    [백지연의 생각의 창] 역사적 공간에 스며든 고통의 기록

    오래전 후쿠오카와 나가사키를 여행하는 길에 평화 공원과 원폭 자료관에 다녀온 적이 있다. 평화 공원은 전쟁의 비극을 잊지 않기 위해 세심한 상징들을 살리고 있었다. 피폭 당시 애타게 물을 찾았던 희생자를 기리는 의미에서 조성된 분수와 원자폭탄이 투하된 시간인 11시 2분인 채로 시간이 정지된 시계가 어렴풋한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공원을 돌아보는 중에 희생자를 위한 묵념 시간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려 퍼졌던 것도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이곳을 찾는 많은 한국인이 그렇듯이 조선인 희생자를 위한 위령탑과 원폭 자료관을 돌아보는 마음은 착잡했다. ‘전쟁이 없는 세상을 위해서’를 강조하는 슬로건 아래 전시된 수많은 자료는 일본의 침략 역사에 대해 침묵하는 것처럼 보였다. 평화를 기원하는 종이학 조형물이나 기념품으로 판매되는 원폭 기록물들 역시 희생자의 단면만이 부각된 씁쓸한 느낌을 남겨 주었다.여행 당시는 가보지 못했지만 최근 나가사키 지역에서는 하시마(군함도) 투어가 관광 상품이 되고 있다. 나가사키와 가까운 곳에 있는 하시마는 산업혁명의 유산으로 최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논란을 부른 바 있다. 일본은 하시마를 문화유산으로 등재할 때 조선인 강제징용의 역사를 기록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그 협의 사항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일본인 가이드가 진행하는 하시마 투어에서는 근대적 건축물의 이면에 존재하는 강제 노역과 착취의 참상이 소개되지 않는다고 한다. 아파트와 학교 등 제한된 건물 구역만 공개하는 가이드의 설명에는 건물 지하에서 노역에 시달리며 신음하고 고통받았던 사람들의 기록이 삭제돼 있는 것이다.역사적 폭력의 공간을 돌아보는 것은 단순히 과거의 참상을 확인하는 데 있지 않다. 영화 ‘남영동, 1985’(정지영·2012)와 ‘1987’(장준환·2018) 덕분에 재조명되는 남영동 대공분실도 우리가 어렴풋이 알고 있던 건축과 공간의 기억을 현재적으로 해석하게 한다. 영화 ‘1987’을 본 후 뒤늦게 찾아본 건축 관련 논의들은 치밀하고 잔혹하게 설계된 대공분실의 공간을 자세히 분석하고 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고 김근태 전 국회의원을 포함한 무수한 사람을 향한 끔찍한 취조와 고문이 이루어졌던 대공분실은 군사정권의 도시화 계획을 이끌었던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곳이다. 독특한 외관의 경동교회와 예술인들의 교류를 주도했던 공간 사옥의 설계자가 이러한 참담한 감시 취조 공간을 설계한 사람이기도 하다는 사실은 의외로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건축가 조한에 따르면 남영동 대공분실 5층은 “끊임없이 감시하고 감시받는 ‘눈의 공간’이자 육체적·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기본적인 인간의 존엄성조차 잃게 되는 극단적인 ‘몸의 공간’”(‘서울, 공간의 기억 기억의 공간’, 2013, 돌베개)이다. 관공서, 박물관과 문화공간을 가로지르던 건축가의 예술적 취향이 고문실의 세밀한 기능과 결합된 과정을 보면 예술의 공공성이 무엇인가 새삼 숙고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무심하게 지나쳐 왔던 주변의 건물과 공간 역시 시대와 역사의 산물이었음도 자각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최근 남영동 대공분실을 시민들이 운영하는 인권기념관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두루 공유되고 있는 과정은 매우 의미 깊다.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는 고통이 과연 재현될 수 있는가의 문제를 두고 평생 자신의 글과 기록 속에서 고민하고 씨름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그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그 잔혹한 학살과 고문의 실상을 널리 알리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레비가 실제 겪은 고통은 어느새 전시 대상이 돼 버린 ‘질서정연하고 인공적인’ 박물관이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자신의 것이 아닌 고통을 상상하게 만드는 온갖 종류의 자극적인 환영과 허상에 레비는 저항하고 또 저항했던 듯하다. 레비가 추구했던 “훨씬 더 소박하고 덜 흥분되는 진실, 차근차근, 지름길로 가지 않고 공부와 토론과 추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진실, 확인되고 입증될 수 있는 진실”(프리모 레비, ‘이것이 인간인가’, 돌베개, 2007)에 대한 열망은 여전히 유효한 울림으로 남아 있다.
  • 북 신문 “남한 당국 제정신 가져야” 비난

    북 신문 “남한 당국 제정신 가져야” 비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방남한 21일 북한 매체들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비난을 이어갔다.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정세를 격화시키려는 고의적인 도발 행위’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개국 외교장관회의가 미국 주도로 열렸다면서 “미국은 조선반도(한반도)에서 나타난 정세 흐름을 달가워하지 않으면서 그에 제동을 걸고 반공화국 압살 야망을 실현하려고 발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밴쿠버 회의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참석한 사실을 거론하며 “북과 남이 민족의 대사를 잘 치르기 위한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때에 남조선 당국이 동족을 해치기 위한 국제적 음모에 가담한 것은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내용을 다시 거론하며 “저들이 대화를 하는 것은 북남관계 개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비핵화’를 위한 것이라는 고약한 나발을 불어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은 저들의 처사가 어떤 불미스러운 결과를 가져오겠는가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민족 내부 문제인 북남관계 문제를 외부에 들고 다녀야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남조선 당국은 제정신을 가지고 북남관계 개선에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노동신문은 이날 ‘역사의 오물통에 처넣어야 할 쓰레기 언론’이란 제목의 논평에서 “북남 사이에 대화의 문이 열리고 관계개선의 분위기가 마련되고 있는 지금 남조선에서 우리에 대한 보수언론들의 악선전이 도수를 넘어서고 있다”며 국내 일부 매체의 실명을 거론하며 거친 비난공세를 펼쳤다. 신문은 “남조선 각계도 정세 악화로 역대 최악의 인기 없는 경기대회로 기록될 수 있는 이번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에 우리가 구원의 손길을 보내주고 있는데 대해 고마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라며 “그런데 (일부) 보수언론들은 동족의 선의를 모독하는 입에 담지 못할 악설로 지면을 어지럽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성의와 아량을 모독하다 못해 상대방의 체제까지 걸고 들며 대결을 고취하는 보수언론들의 무례·무도한 여론 오도 행위는 수수방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며 “보수언론들은 민족 내부에 불신과 대결을 고취하는 데 앞장선 대가가 얼마나 처참한가 하는 것을 똑똑히 알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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