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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혁신위 “당 대표 선출 권리당원 70%·국민 30% 제안”

    野혁신위 “당 대표 선출 권리당원 70%·국민 30% 제안”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는 10일 당 대표 선출에서 대의원 투표를 배제하고 공천 시 현역 의원 하위 평가자에 대한 감점을 강화하는 내용의 3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혁신위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250만 권리당원이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큰 정당이다. 그에 맞는 당 조직과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최고 대의기구인 당 대표와 최고위원은 권리당원 1인 1표 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로 선출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현행 민주당 당헌·당규의 전당대회 투표 반영 비율은 권리당원 40%, 대의원 30%, 여론조사 25%, 일반당원 5%다. 혁신위는 또 “선출직 공직자 상대평가 하위자에게도 과거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재 하위 20%에게 경선 득표의 20% 감산을 적용하는 규정을 하위 10%까지는 40%, 10~20%는 30%, 20~30%는 20%를 감산할 것을 제안했다. 탈당이나 경선 불복자에 대한 감산은 현행 25%에서 50%까지 상향 적용해야 한다고 혁신위는 밝혔다. 한편,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 마무리 발언에서 “혁신위 활동은 오늘로 마무리하겠다”며 “그동안 부족한 말로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노인 폄하’ 등 자신의 발언이 논란을 끼친 데 대해 사과한 것으로 보인다.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청년 좌담회에서 과거 아들과 나눴던 대화 중 일부를 언급하며 “둘째 애가 22살 된 지 얼마 안 됐는데 중학교 때 이런 질문을 했다. 왜 나이 든 사람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느냐(는 질문이었다)”며 “자기가 생각할 때는 평균 연령을 얼마라고 봤을 때 여명까지로 해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합리적이지(않으냐)”고 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투표권이 남은 수명에 비례해 부여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히며 노인폄하 논란을 불렀다. 김 위원장은 논란 이후 “저도 곧 60이다. 철없이 지내서 정치 언어를 잘 모르고 깊이 숙고하지 못한 어리석음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 [포토] 대한노인회장 “손찌검 대신 사진 때리겠다”

    [포토] 대한노인회장 “손찌검 대신 사진 때리겠다”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3일 ‘노인 폄하’논란을 불러온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어르신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대해 더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일요일 청년 좌담회에서의 제 발언에 대한 여러 비판과 논란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청년좌담회에서 과거 아들과의 대화를 소개하며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게 자기(아들) 생각이었다”며 “되게 합리적이지(않으냐)”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은 ‘노인 폄하 발언’이라고 맹비난하고 나섰고, 민주당 당내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춘천 간담회에서 “철없이 지내서 정치 언어를 잘 모르고 깊이 숙고하지 못한 어리석음이 있었다”고 하는 등 해명과 유감의 뜻을 밝히긴 했으나 직접적인 표현의 사과를 한 것은 해당 발언 나흘 만에 처음이다. 당에서 전날 대한노인회를 찾아 사과했지만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당 내에서도 직접 사과 필요성 목소리가 커지자 태도를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기자들에게 “어르신들 헌신, 경륜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씀을 새겨듣겠다. 그런 생각에 한 치의 차이도 없다”며 “앞으로 이런 상황 일으키지 않게 더 신중히 발언하고 지난 며칠간 저를 질책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 감사의 말씀을 함께 드린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간 사과가 없었다는 지적에 “다니면서 계속 ‘마음 푸셔라, 어리석었다, 부족했다’라는 말씀으로 대체됐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각의 사퇴 요구에 대해선 “혁신의 의지는 그대로”라며 일축했다. 가자들과 만남 직후 김 위원장은 황희 의원 등과 함께 용산구 대한노인회를 방문, 김호일 노인회장 등에게 거듭 사과했다. 그는 “이렇게까지 비화 되고 그럴 거라고 예상은 못 했다”면서 “투표라는 게 이런 거라고 설명하다 보니 (발언이) 생각지 않게 퍼져나갔는데 판단을 못 했던 부족함이 분명히 있었던 것 같다. 어르신들 공경하지 않는 마음으로 살아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러나 ‘자리를 내려놓을 생각이 없느냐’는 노인회 측의 질책에 “그건 다른 문제”라고 답했다. 김 회장은 “손찌검하면 안 되니까 사진이라도 뺨을 한 대 때리겠다”며 김 위원장 사진을 손으로 치면서 “정신 차려”라고 외치기도 했다. 노인회 방문을 마친 김 위원장은 눈물을 글썽이며 기자들에게 “전국의 노인분들께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것 죄송스럽고 사죄드린다. 다시 앞으로 이렇게 가벼운 언사를 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 말을 삼가겠다”고 말했다.
  • [속보] 민주 김은경 “어르신들 마음 상하게 한 점 정중히 사과”

    [속보] 민주 김은경 “어르신들 마음 상하게 한 점 정중히 사과”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노인 폄하 논란’을 일으킨 자신의 발언에 대해 “어르신들 마음을 상하게 한 데 대해 정중히 사과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불거진 지 나흘 만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일요일 청년 좌담회에서의 제 발언에 대한 여러 비판과 논란에 대해 사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헌신과 경륜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씀을 새겨듣겠다”고도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 후 대한노인회를 직접 찾아가 사과의 뜻을 전할 예정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청년좌담회에서 과거 아들과의 대화를 소개하며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게 자기(아들) 생각이었다”며 “되게 합리적이지(않으냐)”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은 ‘노인 폄하 발언’이라고 비난했고, 민주당 내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춘천 간담회에서 “철없이 지내서 정치 언어를 잘 모르고 깊이 숙고하지 못한 어리석음이 있었다”고 하는 등 해명과 유감의 뜻을 밝히긴 했으나 직접적인 표현의 사과를 하지는 않았었다.
  • 주호민 아들 특수교사 발언 공개…교사 측 “악의적 짜깁기”

    주호민 아들 특수교사 발언 공개…교사 측 “악의적 짜깁기”

    웹툰 작가 주호민씨 부부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한 특수교사가 주씨 부부 아들 주모(당시 9세)군에게 한 발언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전격 공개됐다. 해당 공소장에는 A교사가 “진짜 밉상이네”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 거야” 등 자칫 아동학대로 오해할 수 있는 발언이 담겼다. 이에 대해 A교사 측은 “(공소장의 내용은)나쁜 부분만 강조한 사실상의 ‘짜깁기’”라고 반박했다.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공개된 특수교사 A씨 공소장에는 지난해 9월 13일 A씨가 경기 용인시 B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군에게 했던 발언 내용이 담겼다. 앞서 주군은 지난해 9월 5일 원래 소속된 교실에서 바지를 벗는 등 돌발행동을 한 뒤 A씨가 담당하는 특수학급으로 분리된 상태였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 13일 교실에서 주군에게 “아 진짜 밉상이네, 도대체 머릿 속에 뭐가 들어있는 거야. 도대체 맨날 뭔 생각을 하는 거야”라며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너를 얘기하는 거야”라고 말했다. A씨는 또 주군에게 “너 왜 이러고 있는 줄 알어? 왜 반 친구들한테 못 가고 이러고 있는 건데? 너 니네반 교실 못 가. 친구들 얼굴도 못 봐. 너 친구들한테 가고 싶어? 못 가, 못 간다고”라며 주군이 처한 상황을 반복해서 말했다. 그러면서 “아휴, 싫어. 싫어죽겠다. 싫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정말 싫어. 너 집에 갈 거야. 학교에서 급식도 못 먹어. 왜인 줄 알아? 급식 못 먹지. 친구들을 못 만나니까”라고 말했다. 검찰은 A씨의 발언이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공소장에도 “(A씨가) 장애인인 아동에게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를 가했다”고 기록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경위서에서 “이 행동 때문에 주군은 친구들을 못 만나고 친구들과 함께 급식도 못 먹는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학생에게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강조한 것일 뿐 학생을 정서적으로 학대하고자 하는 의도는 결코 없었음을 맹세한다”고 밝혔다. A씨의 변호인도 이날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시간 반에 걸친 대화를 전체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부정적인 말만 뽑아서 나열한 것”이라며 “공소장에 나타난 발언은 나쁜 부분만 강조한 사실상의 ‘짜깁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밉상 발언은 주군에게 훈계하듯 한 것이 아니라 교사의 혼잣말로 전후 발언이 생략됐다”며 “검찰 공소장에는 주군의 대답이 빠져 있다. (교사의 부정적인 말만 공소장에 나오다 보니) 훈육이냐 학대냐를 다루는 사안에서, 훈육을 입증하는 부분이 아예 제외되어 버렸다”고 강조했다. 주씨, 유튜브 커뮤니티에 장문의 해명 글 게재 한편, 주씨는 이날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에 “며칠 동안 저희 가족에 관한 보도들로 인해 많은 분께 혼란과 피로감을 드렸다.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는 글을 게시했다. 주씨는 “우선 상대 선생님을 직접 뵙고 말씀을 나누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 8월 1일 만남을 청했지만 대리인께서는 지금 만나는 것보다는 우선 저희의 입장을 공개해 주면 내용을 확인한 후 만남을 결정하겠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사건이 알려진 후 도마 위에 올랐던 의혹들에 대한 해명을 하나하나 내놨다. 우선 사건 발생 후 교사 면담을 하지 않고 곧바로 고소한 것에 대해 주씨는 “모두 뼈아프게 후회한다”며 “지나고 나면 보이는 일들이 오직 아이의 안정만 생각하며 서 있던 사건의 복판에서는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아이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보낸 것에 대해서는 “학교의 구성원들이 저희를 호의적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인지라 아이를 둘러싼 환경이 어떨지 두려움이 컸다”며 “숙고하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부끄럽고 어리석은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직위에서 해제된 교사에 대해서는 “고소하면 우선 분리 조치가 되고 그 이후에는 수사기관의 판단에 따라 처리될 거라 생각했는데 직위해제와 기소가 이렇게 빨리 진행될 것에 대해 미처 예측하지 못했다”며 “재판으로 다투게 되면 상대 교사에게도 큰 고통과 어려움이 될 텐데 한 사람의 인생을 재판을 통해 끝장내겠다는 식의 생각은 결단코 해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와 인터뷰한 A교사 측 변호인의 주장 공소사실 10줄에는 맥락없이 부정적인 발언만 나열되어 있어 아이에게 특수교사가 쏟아붓듯 이야기한 것처럼 보이나, 이 내용은 2시간 반 동안 벌어진 총 6가지 다른 상황에서 가장 부정적인 말들을 뽑아서 추린 것이다. 교사의 혼잣말이나 앞뒤 발언, 주모군의 답변 등 맥락을 제외해 마치 추궁하는 것처럼 편집됐다. 특히 훈육이냐 학대냐를 다투는 사안에서, 훈육을 입증하는 부분들은 아예 제외한 셈이다. 녹음파일에는 교사의 훈육에 따른 주군의 답변이 있고, 전체적으로는 당시 훈육이었다고 판단된다. 발언 자체가 아동학대로 보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1. 주군이 답변한 부분 교사▶“O반 왜 못가?” 주군=“고추 보여서.” 교사▶“그렇게 행동해서 어떻게 통합반 가려고 그래, 계속 소리치고 그렇게 할 거야? 성질 부릴 거야?” 주군=“안 부릴 거야.” 교사▶“(그렇게 하면) 친구들하고 못 어울려” 주군=“네.” 교사▶“친구들한테 가고 싶어?” 주군=“네.” 2. 문제의 발언의 맥락 “진짜 밉상이네” 주군이 수업시간에 딴전을 피우고 집중하지 못 하는 상황이 오랜시간 계속되자 한숨 쉬며 중얼대듯 한 교사의 혼잣말이다. 공소장엔 해당 발언의 전후로 “아침부터 둘이 와가지고 참” “아침 일찍부터 뭘 자꾸 뭘” 등 다른 혼잣말들이 생략됐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경우 청각적 자극보다 시각적 자극 등에 더 민감한 특성이 있다.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 거야” 발언 뒤엔 책상을 ‘탁, 탁, 탁’ 치며 집중을 유도하려 한 행동도 빠졌다. “싫어”의 반복 ‘아동이 싫다’는 의미가 아니다. 읽기를 가르치기 위해 ‘종이를 찢어버려요’라는 문장을 반복해 가르침에도 주군이 잘못 읽었고, 그 결과물에 대해 “아휴 (이렇게 하면) 싫다” “(네가 잘못 읽는 것이 선생님은) 싫어죽겠다” 등 낮은 톤으로 반복해 말한 맥락이 있다. 잠시 휴식 후 아동에게 평상적인 톤으로 숫자 읽기를 가르치는 녹음이 이어진다. 교사와 라포(신뢰관계)가 형성된 아동들은 ‘선생님 마음에 드는 행동을 해야지’ 하고 개선하곤 한다. ‘싫다’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이야기 해 ‘선생님의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인지시키는 것은 비교적 언어 인지가 둔한 발달장애 아동 특성을 고려한 교육 방법으로 볼 수 있다. “야” 받아쓰기를 반복해 시키니 하기 싫어하면서 소리치며 교실 밖으로 나가려는 주군을 제지하던 중 나온 말이다. 주호민씨 입장문 전문 주호민입니다. 며칠 동안 저희 가족에 관한 보도들로 인해 많은 분들께 혼란과 피로감을 드렸습니다.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무엇보다도 저희 아이에게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같은 반 친구들과 학부모님, 그리고 모든 특수교사님들, 발달 장애 아동 부모님들께 실망과 부담을 드린 점 너무나도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계속 쏟아지는 보도와 여러 말들에 대한 저희 생각과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 전 우선 상대 선생님을 직접 뵙고 말씀을 나누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 8월 1일 만남을 청했습니다. 대리인께서는 지금 만나는 것보다는 우선 저희의 입장을 공개해 주면 내용을 확인한 후 만남을 결정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깊은 고민과 여전한 두려움을 안고 조심스럽게 저희의 입장을 밝힙니다. 아이에 대하여 저희 아이는 발달장애가 있고 인지, 언어 능력이 5세 수준이어서 한 해 늦게 입학을 했습니다. 현재 3학년이지만 나이는 11살입니다. 보도된 사건은 2학년인 10살 때의 일입니다. 특수학급과 일반학급을 왔다 갔다 하는 방식의 수업을 받는데 일반학급에서는 활동지원사 선생님의 도움을 받습니다. 너무나도 감사한 그 지원인력이 많이 부족한 형편이라 도움을 받지 못할 때는 힘든 상황이 종종 벌어졌습니다. 학폭위에 오른 사건에 대하여 작년 9월, 저희 아이가 일반 학급에 있는 동안 같은 반 여아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행동을 하였습니다. 사실을 알게 된 즉시 여아의 부모님께 바로 전화로 사과를 드렸습니다. 저희 아이의 행동으로 인해 상대 부모님은 분리조치를 원하셨고, 2주가량 맞춤반(특수학급)으로 분리조치가 됐습니다. 상대 부모님께서 처음에는 사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셨지만 학교 회의를 통해 ‘지도사가 없는 시간은 맞춤반에 가있는다’라는 조치에 동의하시면서 사과를 받아주셨습니다. 당시 피해 아이와 부모님께서 느끼셨을 충격과 고통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어렵게 사과를 받아주셔서 감사하면서도 여전히 죄송한 마음입니다. 성교육 강사 요구에 대하여 학교 회의에서 맞춤반 분리조치 후 이후로도 있을 수 있는 이런 상황에 대한 대비와 교육을 위해 일반학급 학생들에게 성교육을 하고, 아이는 그 교육을 기점으로 일반학급 수업을 받기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맞춤반 교사께서 성교육 교사를 모셔야는데 급하게 구하려니 어렵다고 하는 말을 듣고 아이의 엄마가 SNS에서 활동하시는 분을 찾아 추천해 드렸고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이후 섭외는 학교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엄마의 입장에서 아이가 분리조치를 빨리 끝내고 복귀하였으면 하는 조급함에서 한 일이지만 특정 강사 요구나, 교체 요구 등은 사실이 아닙니다. 녹음기를 넣은 경위에 대하여 아이가 바지를 내리는 행동을 한 날 이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아이도 놀랐고 긴장상태가 되었습니다. 자폐 아동의 특성 중 패턴 대화가 있는데, 평소 학교에서 돌아오면 “오늘 어땠어?”라고 물으면 “재밌었어요” 하는 식으로 대화가 이어집니다. 그런데 물음에 위축된 어조로 ‘잘못했어요’라는 답변을 하거나, 강박적인 반복 어휘가 늘었고 대화가 패턴에서 벗어나면 극도로 불안해하는 증상을 보였습니다. 연휴 기간 동안, 평소에는 같은 반 아이들에 스스럼없이 다가갔는데 멀리 떨어져 가까이 가려 하지 않고, 배변 실수가 잦아져 바지를 십수 번 갈아입혀야 했습니다. 그러다 다시 등교하는 날, 등교거부 반응을 강하게 보이는 아이를 보고선 행여 ‘내가 알지 못하는 이유가 있나?’ 무척 걱정이 되기 시작했었습니다. 또래보다 인지력이 부족하고 정상적 소통이 불가한 장애 아이인지라 부모가 없는 곳에서 불안 증세를 일으키는 어떤 외부 요인을 경험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서 빠르게 교정하고 보호해 줘야 하는데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빠르게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간 어린이집이나 특수학교의 학대 사건들에서 녹음으로 학대 사실을 적발했던 보도를 보아왔던 터라 이것이 비난을 받을 일이라는 생각을 당시에는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어떤 보도나 반응에서도 녹음 행위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선택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에 생각이 이르지 못했습니다. 이상행동이 계속되어 딱 하루 녹음기를 가방에 넣어서 보냈고, 불안 증세를 일으키는 어떤 외부요인이 있는지 확인을 했는데 그 하루 동안의 녹음에서 충격을 가누기 어려운 말들을 듣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부적절한 행동을 교정하려 노력했고, 그러면 다시 일반학급에도 갈 수 있다고 가르쳐왔던 저희는 교사가 아이에게 너는 아예 돌아갈 수 없다, 친구들과 어울릴 수 없다고 단정하는 말도 가슴 아팠지만, 그것이 이 행동을 교정하면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엄하게 가르쳐 훈육하려는 의도의 어조가 아닌, 다분히 감정적으로 너는 못 가라며 단정하는 것이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감정적인 어조의 말들에서 교사는 아이의 이름 대신 야, 너를 반복적으로 사용해 이것이 훈육의 차원이 아니라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아이가 불안할 때 익숙한 노래 가사를 흥얼거리는 상동행동이 있는데, 그럴 때에 ‘그딴 말 하지 마’ 하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대목은 아이에게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를 반복적으로 말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녹음 속에서 아이는 침묵하거나 반사적으로 ‘네’를 반복하며 그 말들을 받아내고 있었습니다. 비로소 아이의 이상행동들이 이해가 됐습니다. 그 당시 부모의 처지에서 그 녹음을 들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아이를 이 교사와 분리해야 한다는 것 하나였습니다. 이것이 학대다 아니다 하는 생각 이전에 아이를 감정적으로 대하는 게 분명하게 느껴지는 교사에게, 더구나 특수학급이라는 상황에서 계속 보낸다는 생각은 할 수 없었습니다. 왜 녹음을 공개하지 않느냐는 의견에 대하여 내용이 없으니 공개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비난, 사실관계가 궁금하니 녹음을 공개하라는 요구들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사건이 더 커지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견뎠습니다. 재판에 들어가게 되었으니 증거로서만 사용하고 공중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우리 사회의 원칙이라 생각했습니다. 5명의 변호사 상담에 대하여 전관 변호인단, 호화 변호인단, 변호사 5명 선임 등은 모두 사실이 아닙니다. 녹음을 확인한 후에 혹시 부모로서 과잉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전문가의 객관적 판단을 구하기 위해 여러 변호사들에게 상담을 받았습니다. 학대라는 답을 듣기 위해서라거나 재판에 대비해 만난 것도 아닙니다. 사건이 수사기관에 넘어간 후에도 저희는 변호사를 선임한 적이 없습니다. 형사재판이라 따로 변호사를 구하지 않아도 되었고, 아동학대 사안에서는 국선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고 하였지만, 초반 상담 외 변호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습니다. 사건이 갑자기 보도된 이후에는 쏟아지는 일들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니 주변에서 빨리 변호사를 선임해서 대처하라고 조언해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시 상담했던 여러 변호사들은 교사의 행위에 대해 학대로 보인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분리 요구 대신 고소를 택했는가에 대하여 사건 발행 후 교사 면담을 하지 않고 바로 고소를 했느냐는 비난과 분노를 많이 보았습니다. 상대 부모에게는 용서를 받고 왜 교사는 용서하지 않았느냐는 비난도 많이 보았습니다. 모두 뼈아프게 후회합니다. 지나고 나면 보이는 일들이 오직 아이의 안정만 생각하며 서 있던 사건의 복판에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녹음을 듣고 큰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 그것이 비단 그날 하루 만의 일일까, 아이가 지속적으로 이런 상황에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혼란에 빠졌습니다. 아이 엄마 또한 충격과 혼란 상태여서 분리를 빨리해야 한다는 결론만 있을 뿐 어떤 절차를 밟아 이를 실행을 할지에 대한 판단을 하기에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교사 면담을 신청했다가 취소했던 건 바로 고소를 하려던 게 아니라 상대 교사를 대면해서 차분히 얘기를 풀어갈 자신이 없는 상태에서 만났다가 오히려 더 나쁜 상황이 될까 하는 우려에서였습니다. 우선 대면은 피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교사를 직접 만나는 것보다 분리를 위한 절차를 밟는 게 낫지 않을까, 그러면 사람을 대면하지 않고 시스템 속에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교육청에 먼저 전화로 문의를 했습니다. 학대의 의심이 있어서 선생님과 분리조치를 원하는데 교육청에 신고하면 학교측에 얘기해 절차를 밟아서 진행해주실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교육청에서는 아동학대는 최초 학대행위 발견자가 신고의 의무가 있는데 학부모도 해당되니 학부모님이 직접 신고를 하셔도 된다고 했습니다. 저희는 학교에 가서 이 사실을 얘기하고 교사를 만나고 하는 게 너무 부담스운 상황이었지만, 수사기관에 신고해서 해결하는것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신고하지 않고 학교를 찾아갔습니다. 교장실에서 저희가 들었던 녹음 속 상황을 말씀드리면서 녹음을 들어달라 했으나 거절하셔서, 구두로 내용을 자세히 설명드리고 교사가 교체되기를 원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교장선생님은 교사의 교체는 신고를 통해야만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분리를 가능하게 하면서도 교사에게는 사법처리를 하지 않도록 하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안내를 받은 곳은 없었습니다. 학교 측의 답변을 방관적 태도로 느낀 아이의 외삼촌이 교장선생님과 대화 과정에서 어떻게 그렇게만 말할 수 있느냐 항변했습니다. 이 과정이 지금 난동으로 와전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당시에는 결국 학대 혐의로 고소를 해야 교사와 분리될 수 있다는 것만이 저희에게 남은 선택지였습니다. 저희 잘못에 대하여 다만 이 과정에서 큰 잘못을 했습니다. 첫째는 특수학급 부모님들과 이 과정을 의논해야 했습니다. 그날의 녹음 속에는 저희 아이 외에 다른 아이를 향한 감정적 비난의 말도 담겨있었지만 녹취를 3자에게 공개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말도 들었고, 이를 공개하면서 무언가를 하면 학부모들이 교사를 몰아내는 모양이 될 것 같고, 저희는 그런 걸 원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그러한 사정들로 인해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확대시키지 않고 저희 문제만 빨리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른 부모님들과 사건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았어야 했는데 섣불렀고 어리석었습니다. 저희는 빠르게 특수교사가 대체되기를 희망했으나 특수교육 쪽은 특히나 인력이 너무 부족한 상황이라 교사를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교육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다른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많이 힘든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에 대한 분노와 원망은 당연한 것이라 저희가 달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부모님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서로 의지하던 사이인 부모님들과 상의하지 못한 점 정말 죄송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사죄드리고 반성하면서 살겠습니다. 두 번째 녹음에 대하여 녹음 행위 자체와 이를 두 번이나 했다는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의 공분을 하나하나 보고 들었습니다. 작년 9월 이후 아이는 학교에 제대로 등교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대안학교를 알아보았으나 여의치 않아 다시 학교로 돌아왔는데 아이의 등교를 함께해 준 활동 지원사께서 아이가 수업에 집중을 못 해서 반 밖으로 데리고 나가 단둘이 개인교습을 해주었다고 하셨습니다. 순간 9월에 있었던 녹음 속 상황이 바로 떠올랐습니다. 자폐아와 단둘이 있다는 부분에서 아이 엄마로서는 다시 두려움이 일었고 하지 않았어야 할 행동을 했습니다. 담임 선생님과 활동 지원사님과 저희 아이 셋이 있었던 화장실 안에서 두 분이 녹음기를 보게 되셨습니다. 학교의 구성원들이 저희를 호의적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인지라 아이를 둘러싼 환경이 어떨지 두려움이 컸습니다. 숙고하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부끄럽고 어리석은 선택을 했습니다.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충동적인 단 한 번의 행동이었고 아이 엄마 스스로도 끔찍하게 느껴 바로 폐기했습니다. 담임선생님과 활동 지원사님께 사죄드리며 다시 이런 일이 없을 것임을 약속했습니다. 두 분은 이후 저희와 아이에게 모두 진심 어린 애정으로 대해주셨습니다. 이에 대해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면 언제 까지든 치르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고소 이후 상황에 대하여 저희는 선생님이 처벌받고 직위해체되기를 바랐던 건 아니었습니다. 당시에는 어리석게도 막연히 이렇게 고소를 하게 되면, 중재가 이루어지고 문제가 해결될 거라 믿었습니다. 아동 학대 혐의로 고소를 하면서 신고와 고소를 분리해서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학교에 신고를 해도 수사기관에 바로 넘기는 시스템이어서 학교가 학부모에게 신고를 권한 상황이니 고소를 하게 되었고, 고소를 한다고 해서 바로 직위해제가 되는 게 아니고 혐의가 인정되어 기소로 결정이 되면 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저희의 경우 수사와 기소 결정이 예상보다 신속하게 이루어져 곧 직위해제가 되었습니다. 고소를 하면 우선 분리조치가 되고 그 이후에는 수사기관의 판단에 따라 처리될 거라 생각했는데 직위해제와 기소가 이렇게 빨리 진행될 것에 대해 미처 예측을 하지 못했습니다. 당시의 상황으로 돌아가 얘기하자면 저희는 학교가 신고를 권해 아이를 학대한다고 생각한 교사를 고소했고, 교사의 행위는 학대의 혐의로 기소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수사기관에 의해서도 학대 행위가 인정되었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저희는 상대 교사의 사과를 기다렸습니다. 과정에서 교감선생님과 아이의 일반학급 담임선생님께 아이엄마에게 선처의사를 물으셨고, 아이엄마는 형사사건이어서 재판이 진행되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지만 진심어린 사과면 충분히 선처할 생각이고 선처를 위해 돕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상대측의 요청으로 중재를 위해 물어오셨던 건 아니어서 전달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상대 교사 측에서 연락을 했으나 우리가 거부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재판 상황에 대하여 기소 후 재판이 두 번 진행되었습니다. 아이의 엄마가 증인으로 한 번 법정에 나갔고 변호인의 조력은 없었습니다. 재판으로 다투게 되면 상대 교사에게도 큰 고통과 어려움이 될 텐데 한 사람의 인생을 재판을 통해 끝장내겠다는 식의 생각은 결단코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수사 절차와 재판 절차에 대해 저희는 너무나 무지했습니다. 진심 어린 사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고소와 모순된 말이 아니냐고 하시겠지만 무지한 인간이었던지라 그 상황에서는 학교 내의 교감선생님과 동료 교사분이 선처에 대해 물어보실 때 형사사건이고 기소가 된 후여서 소취하는 법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사과를 하신다면 얼마든지 도울 것이라고 상대 교사 측에도 전했습니다. 하지만 재판정에서 상대 교사는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를 혼잣말이었다고 주장했고 사과보다는 행위를 인정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신 걸로 보였습니다. 사과가 곧 유죄의 증거가 될 수도 있으니 섣불리 사과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만, 아이의 엄마는 상대 교사께 사과의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처벌을 원하느냐는 물음에 잠시 망설이다 ’네‘라고 답한 것입니다. 저희는 늘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할 때마다 진심으로 사과해 왔고, 장애 아동이니까 피해 주는 걸 당연시 여기는 것처럼 보일까 봐 조심하면서 살았습니다. 사과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가슴 아파도 장애아 부모로서 평생 짊어져야 할 일이라 생각하며 서로 마음을 다잡으며 살아왔습니다. 아내와 상의하여 상대 선생님에 대해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려고 합니다. 서로 만나지 못한 채 재판에 들어가고 나서야 상대 교사의 입장을 언론 보도를 통해 보았습니다. 저희는 경위서를 통해 교사의 처지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직위해제 조치와 이후 재판 결과에 따라 교사의 삶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낍니다. 여기까지 와버렸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라도 가능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학을 선택한 것에 대하여 이 선택에 대해서는 사연이 길어서 결론에 이르게 된 과정만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이후 차분하게 풀어낼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돌아보면 잘못된 선택을 했던 순간들이 많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이어지면서 학교의 구성원들께 너무 많은 피해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대처는 미숙했고 이후 벌어진 상황들이 예측을 벗어날 때마다 당황하고 자책했습니다. 문제를 해결해 보려 한 선택들이 오히려 꼬이게 만들었습니다. 자책의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 잘못된 판단을 계속했습니다. 무지도 죄인지라 변명할 수 없다는 것 잘 압니다. 저희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학교 구성원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특수학급 증설처럼 해결책이라고 생각했던 방식이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길이라는 인식을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문제 해결에만 몰두한 나머지 넓은 시야를 갖지 못했습니다. 피해를 끼친 곳에서 계속 있을 수가 없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자고 결정을 했습니다. 이는 다시 차분히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갑작스러운 보도의 소나기 속에서 9월 이후 하루도 편할 날이 없이 아이 엄마와 아이 모두 어렵게 견디고 있었습니다.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은 최대한 누구도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결하도록 노력했으나, 어떤 일은 저희 손을 벗어나 통제와 해결이 불가능한 채로 속수무책인 상황입니다.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이 일이 이어지리라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거대한 일로 터져 나오리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습니다. 며칠 동안 저희 아이의 신상이나 증상들이 무차별적으로 여과 없이 공개가 되고, 열 살짜리 자폐 아이를 성추행범이라고 칭하거나, 본능에 따른 행위를 하는 동물처럼 묘사하는 식의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TV 화면에는 저희 아이의 행동을 두고 선정적인 자막을 달아 내보냅니다. 부모로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저에 대한 자극적 보도는 감내할 수 있지만 이것만은 멈춰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다른 선택지가 없는 현재의 제도는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교권의 보호가 온 사회의 화두가 되었고 절차상의 많은 문제들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신고한 사건 또한 검찰의 기소가 문제였다면 현행법상 아동학대 행위에 대한 구성요건이 입법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학대 의심이 든 교사에게서 아이를 분리시키고자 했을 때 저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하나였습니다. 학교에서는 신고 조치를 해야 분리가 가능하다며 신고를 하라고 했고, 먼저 문의했던 교육청에도 같은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신고를 선택했습니다. 당장 수사기관에 달려가 고소장을 넣은 게 아닙니다. 신고를 권장하도록 설계된 제도 속에서 이를 이용하는 선택을 하게 된 것입니다. 타인의 ’밥줄‘을 자르는 칼을 너무 쉽게 휘둘렀다는 비난을 많이 보았습니다. 지금에야 너무나 가슴 아프게 받아들입니다. 이 제도를 이용할 때 저는 미처 거기까지 깊게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모두가 제 부덕의 소치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가져올 결과까지를 고려했다면 하지 않았을 선택이지만, 시행되는 제도가 그러한 결과를 만들 것까지를 고려한 바탕에서 설계되었다면 이런 일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작은 원망이 있습니다. 다만 아이에 대한 교사의 행위를 확인했던 순간의 부모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학대혐의를 인정받지 못하는건 감수해야 할지라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절의 우연으로 인해 교사가 아이에게 했던 잘못된 행동이 아예 없었던 일이거나, 아무것도 아닌 일로 남는 것을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지금 이 순간까지도 계속 남아 있습니다. 상대 선생님이 교사로서 장애 아이에게 잘못된 행동을 한 과오가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해도 이것이 선생님의 모든 커리어를 부정하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 두가지 마음이 저희 안에서는 서로 모순되지 않고 공존합니다. 물론 이 견해로 인해 저희는 수많은 비난을 더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저희가 잘못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하고 반성하며 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특수교사님들께 사과드립니다 저는 지금 모든 특수교사들의 권리와 헌신을 폄하하는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저희의 대응은 제 아이와 관련된 교사의 행위에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었지 장애 아동과 부대끼며 교육현장에서 성실하게 일하시는 특수교사들을 향한 것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상대방 선생님이 특수교사로서 살아온 삶 모두를 부정하는 것도 아닙니다. 저희는 장애 아동을 양육하는 부모로서 누구보다 특수교사들의 헌신과 노력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분에 넘치는 배려와 사랑 속에서 우리 아이가 보호받았고 지금도 아이의 상태를 우선 걱정해 주는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특수교사는 아니지만 아이가 속한 일반학급의 담임선생님께서도 저희 아이가 사건 후 다른 아이들과 잘 지낼 수 있도록 끝까지 애써주셨습니다. 너무나 고맙고 죄송합니다. 선생님들의 고충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점 고통 속에 반성하고 있습니다. 살면서 갚겠습니다. 어떠한 해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만큼 분노가 깊은 상황에서 저희의 이야기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짐작도 할 수 없고 두려운 마음입니다. 그래도 물으시는 것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답하겠습니다. 다 하지 못한 이야기와 여전히 필요한 이야기가 있다면 앞으로 계속 성실하게 답변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급하게 덧붙입니다. 입장문을 준비하는 사이 공소장의 일부가 언론에 보도되었는데 저희가 흘렸다거나 하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저희는 지금까지도 공소장을 보지 못한 상태이며 어떤 언론과도 접촉한 일이 없습니다. 2023년 8월 2일. 주호민 드림.
  • “돌아가신 분의 고통 공감해야” “안락사 논의 부족해 시기상조” [금기된 죽음, 안락사⑥]

    “돌아가신 분의 고통 공감해야” “안락사 논의 부족해 시기상조” [금기된 죽음, 안락사⑥]

    <6> 스위스 동행 이후 생각 바뀐 이들 스위스 조력사망에 동행한 두 사람의 인생은 갈렸다. 한 사람은 안락사 찬성자가, 또 한 사람은 반대자가 됐다. 찬성하는 이는 다니던 교회를 떠났고, 반대하는 사람은 종교에 귀의했다. 케빈(52·가명)씨와 신아연(60) 작가의 이야기다. 케빈씨는 2019년 3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국인 조력사망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며 안락사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2019년 3월 6·7일자). 암 말기 상태로 투병하던 그의 친구는 디그니타스의 도움을 받아 스위스 취리히 근교 파피콘에서 사망했다. 호주 시민권자인 신 작가는 시드니에 거주하던 한국인 허모(당시 63)씨의 요청으로 동행한 뒤 ‘스위스 안락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폐암 말기였던 허씨는 2021년 8월 스위스 바젤에 있는 페가소스의 도움으로 조력사망했다.함께한 ‘마지막 여행’ 이후케빈씨는 조력사망 찬성론자로신 작가는 반대론자로 바뀌게 돼 아직 우리 사회에선 낯선 조력사망을 가까이서 지켜본 두 사람이 지난달 2일 서울신문 대담을 위해 한자리에서 만났다. 스위스에서의 경험은 삶의 가치관을 크게 바꿀 만큼 중요한 사건이었다고 두 사람은 회고했다. 케빈씨는 “돌아가신 분의 고통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신 작가는 “삶과 죽음은 자신의 것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조력사망이 도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케빈씨는 조력사망 도입을 위해 시민운동가가 되기로 결심했고 신 작가는 죽음에 대한 성숙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했다. 케빈씨는 현재 한국에 살고 있지만 고인의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의 보호를 위해 익명을 요청했기에 기사에서는 그의 영어 이름을 사용했다. -한국에서는 어렵고 힘든, 독특한 경험을 하신 몇 안 되는 두 분이 만나셨는데 소감이 어떠세요. 케빈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끝나는 만남이 아닐까 걱정했는데 살짝 대화해 보니 통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신 작가 “그분(케빈씨 친구)이 참 좋은 분하고 가셨구나, 생각했어요. 마지막 가는 분은 심사숙고해서 동행자를 구하기 때문에 그분으로선 절실했을 거예요. 인상이 좋고 진실하신 모습에 제 마음이 다 놓이더라고요.”-조력사망에 대한 입장은 각각 어떠신가요. 케빈 “우리도 필요한 제도이고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사는 건 한국, 미국, 스위스, 네덜란드 다 똑같아요. 아프면 아픔을 없애려고 노력하고, 오죽하면 죽음까지 생각할까요. 불치병으로 삶 자체가 힘든 분들에게는 그분들이 원한다면 삶을 편안하게 마감할 수 있는 선택권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 작가 “원론적으로 생명의 주인은 내가 아니기 때문에 태어나는 것을 내가 선택하지 않았듯이 마무리도 내가 선택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현실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선 시기상조예요. 자살의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는 죽음에 관한 토론 자체를 너무 싫어하는데 이런 상태에서 이를 합법화하면 정말 혼란스러울 거예요. 사회적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은 다음에 이 얘기가 나왔으면 해요.” 케빈 “조력죽음이라는 것이 새로운 문화라고 생각해요. 부작용이나 문제가 많았다면 (처음 법제화한) 네덜란드에서 다른 나라로 퍼져나갈 수 없었을 거예요. 논쟁은 어느 나라에나 있고, 반대하는 사람은 반대하고 찬성하는 사람은 찬성하기에 합의점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단지 이 제도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국가적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 작가 “제도가 한번 시행되면 범위는 확대될 거예요. 조력사망 제도가 아예 없다면 더 의지를 갖고 투병할 수 있을 텐데, 그 제도가 있으니까 죽겠다고 할 수도 있어요. 이런 게 전염돼 ‘옆집 아저씨는 조력사했는데 우리 엄마는 왜 살아 있지’ 이렇게 될 수도 있고요.” 케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것을 상상만으로 이럴 수도 있다고 하는 건 조금 지나친 걱정이라고 생각해요. 미국의 예를 보면 오리건주에서 1997년 조력사망 제도가 시작돼 25년 만에 10개 주가 그 제도를 인용해 제도화했어요. 25년 동안 우리가 걱정하는 것처럼 사회적 약자가 원하지 않은 죽음을 강요받았나,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신 작가 “그 나라와 우리나라는 문화가 다르잖아요.”가치관 완전히 뒤집힌 경험신 작가, 동행 이후 한동안 무기력 “탄생 선택 못해… 죽음도 마찬가지” -우리나라가 시기상조라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신 작가 “우리는 집단 문화예요. 정말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문화가 아니에요. 서양 사람들은 99%가 자기가 결정했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아직 가족, 특히 자식들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진정으로 본인이 결정하기란 어려울 겁니다.” 케빈 “이 제도가 도입되면 조력사망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강요에 의해 죽음에 내몰릴 거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이 제도의 특징은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다는 거예요. 안규백 의원이 발의한 조력존엄사법의 요건을 보면 18세 이상 말기 환자이며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있어야 합니다.” -스위스 동행 후 삶이 달라졌다고 느끼세요. 신 작가 “저로선 그런 드라마틱한 임종은 처음이었어요. 제 눈앞에서 멀쩡하게 이야기하고 같이 밥 먹었던 분이 ‘나 그만 갈게, 나중에 봐’ 하고 탁 가시는데, 갑자기 살아 있던 사람이 죽은 사람으로 바뀐 거예요. 삶과 죽음은 연장선상에서 선 하나 넘는 것이구나, 삶이 정말 소중한 거구나, 깨달았어요.” 케빈 “제 삶의 절반 정도가 바뀐 것 같아요. 이전에는 어떻게 하면 잘 살까, 주로 사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면 스위스에 갔다 와서는 삶뿐만 아니라 죽음에 관해 관심을 갖게 됐어요. 특히 어떻게 죽는 것이 인간적인 죽음일까를 많이 생각해요. 그러면서 교회와도 멀어지게 됐고요.” -종교는 두 분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케빈 “전 원래도 안락사를 찬성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스위스에서의 경험이 내적으로 갖고 있던 생각을 끄집어낸 것 같아요. 제가 비록 교회를 다니고 있었지만 안락사를 찬성하는 사람이라는 걸 깨닫고 그것이 신앙과 대립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제가 다닌 교회도 조력사망에 대해 반대하거든요. 전 이것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더 자유롭게 활동하고 싶어서 결국 교회를 떠나게 됐어요.” 신 작가 “전 교회에 다니긴 했지만 왔다 갔다 하는 정도였죠. 그러다 안락사에 관한 글을 쓰는 과정에서 예수님이 찾아오셨어요. 그러면서 전 조력사를 택하는 것은 인간의 오만함이며 어떤 경우에도 인간이 죽음을 선택할 순 없다고 느꼈어요. 진정성 있는 신앙인이라면 이러한 선택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케빈 “하나님을 믿는 신앙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고통에 대해선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사실 제 친구도 이런 얘길 했어요. ‘내가 죽어 하나님 앞에 가면 뭐라고 하실까.’ 저는 하나님이 너를 이해할 거라고 말했어요. 하나님이 우리의 죄를 벌하는 것만이 아니고 우리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도 이해할 거라고 생각해요.”우리나라서 합법이었다면친구와 스위스까지 함께 간 케빈 한국 처벌 두려워 임종은 못 지켜 -우리나라에서 조력사망이 허용됐다면 두 분이 느끼는 감정도 달라졌을까요. 신 작가 “전 원래는 안락사에 대해 찬성도, 반대도 아니었어요. 마지막 부탁을 들어준다는 생각이었죠. 하지만 스위스까지 갔기 때문에 느낀 감정들은 있어요. 그곳(조력사망 장소)은 정말이지 아담하고 깔끔한 병원도 아니었고 창고 같은 곳이었어요. 그 나라도 국민정서상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외곽에서 하는 게 아닐까 해요. 왜 멀쩡한 사람이 여기까지 와서 죽음을 맞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7~8명이 갔는데 같이 여행하다가 갑자기 한 명이 사고가 나서 죽는 것 같은, 그것보다 더 힘든 일이었어요. 다 같이 밥을 먹는데, 다음날 한 사람이 죽는다는 사실이 견딜 수가 없었어요.” 케빈 “우리나라에서 그 제도가 합법화됐다면 친구와 저의 이별이 더 아름다웠을 것 같아요. 스위스에 가기 전에 친구가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까 안 가도 된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이게 친구의 마지막 길이라 생각하니 거절할 수 없었어요. 별일 없을 거라 생각했고요. 그런데 막상 디데이 전날이 되니까 걱정이 되더라고요. 한국에 돌아와 (자살방조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친구를 다시 서울로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어요. 제 마음과 걱정을 안 친구가 택시를 타고 가겠다고 했고, 제가 비겁하지만 말없이 그 제안을 받아들였어요. 저는 호텔 방에 남아 친구의 임종을 못 지켰어요. 만약 그런 법(자살방조죄)이 없었다면 우리의 마지막 순간이 훨씬 아름답고 편안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다시 동행 제안이 온다면책 낸 뒤 잇단 제안받은 신 작가“죽음 말리지 못한 것에 자괴감” -다음에 또 동행 제안이 오면 같은 선택을 하실 것 같나요. 케빈 “친한 친구나 가족이면 제가 어떤 처벌을 받더라도 같이 갈 거예요. 친한 친구나 가족이면 옆에서 보잖아요, 이분이 얼마나 고통 속에 있는지를. 치료할 방법이 없고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선 조력사망이라는 방법밖에 없다는 걸 알기에 갈 것 같아요.” 신 작가 “전 다시 한번 가게 되면 열렬히 말릴 거예요. 그땐 경험이 없다 보니 다들 얼어 있었고, 그분(고인)이 주도하는 데에 압도됐던 것 같아요. 말리지 못한 데 대한 자괴감, 자책감이 너무 컸어요. 책을 낸 뒤 세 번 정도 동행 제안을 받았는데 메일이나 카톡을 주고받으며 말리고 있어요. 깊이 대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도 처음으로 조력사망을 허용하자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사회적 논의가 어떤 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보세요. 신 작가 “자꾸 이런 자리가 만들어져야죠. 사실 고인께서 자기 경험을 글로 써 달라고 한 것도 우리나라에서 안락사가 공론화되길 바라서였어요.” 케빈 “백퍼센트 동의합니다. 작년 6월에 조력존엄사법이 발의됐는데 지금까지 사회적 논의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안규백 의원이 발의했으면 책임감 있게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 작가 “논의가 되려다가 다시 뚜껑이 닫힌 것 같아요. 더 치고 나가 줘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같은 얘기만 반복되고 있어요.” 케빈 “때로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저는 조력사망에 대해 얘기하는데 반대쪽에선 호스피스를 이야기하거든요. 호스피스 제도가 있다고 해서 조력사망 제도가 필요 없는 게 아니에요.” 신 작가 “호스피스가 대안은 될 수 있죠. 연명의료 중단으로 끝낼 수도 있고 호스피스로 넘어갈 수도 있으니 아주 다른 얘기는 아니에요.” -조력사망이 허용된다면 범위는 어디까지로 보세요. 케빈 “고통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봐요. 말기 환자만 고통이 있는 게 아니거든요. 정신적 질환이 있는 분들도 고통이 있을 수 있고 신경계나 근육병이 있는 분들, 마비 상태로 계신 분들도 고통이 극심할 수 있어요. 참을 수도 없고 치료할 수도 없는 고통 속에 있는 분이 조력사망을 원한다면 도움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 작가 “제도가 있기 때문에 쓰게 되는 거예요. 말은 좋아 보여도 현대판 고려장처럼 끔찍한 사회가 될 것 같아요. 정말 본인이 원한다고 하는 기준을 갖기도 힘들고요. 본인이 원한다고 하지만 그 속에는 자식들에 대한 미안함 같은 게 있어요. 삶이 나만의 삶이 아니듯이 죽음도 나만의 것이 아니에요. 그렇게 죽고 나면 남은 사람이 굉장히 힘들어져요. (스위스에) 함께 갔던 부인은 트라우마를 겪고 있어요. 내가 버려졌다는 느낌, 내 인생은 뭔가 하는 고통에서 못 벗어납니다.”존엄한 죽음은 어떤 것인가케빈 “존엄은 자율성에서 기인타인이 나의 죽음 정할 수 없어” -존엄한 죽음은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우리 사회는 그런 죽음을 맞이할 여건이 돼 있다고 보세요. 신 작가 “두 가지 면에서 아닌 것 같아요. 첫째는 의료가 지나치게 개입해요. 집에 있다가도 결국은 다 병원으로 가서 임종을 맞이하게 되죠. 두 번째는 우리 사회가 너무 외로워요. 혼자 사는 사람이 너무 많고, 그런 사람들은 오늘 죽으면 언제 발견될까 하는 두려움이 있어요. 그런 것들이 맞물리니 죽음이 존엄할 수가 없죠. 이런 상태에서는 조력사 이전에 죽음 전반에 관한 얘기를 정말 해야 해요.” 케빈 “저는 존엄이란 인간만이 갖는 속성이며 그 속성은 자율성에 기초한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존엄한 것 아닐까. 또 하나는, 죽음은 매우 사적인 영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이기 때문에 남과 비교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오직 자신만이 자기 죽음에 대해 존엄하다,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요. 제가 여러분의 존엄한 죽음을 정의해 드릴 순 없지만 나의 존엄한 죽음은 내가 정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존엄하게 보이지 않을지라도 고인 스스로 선택한 존엄한 죽음이라면 그것은 존엄한 죽음으로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 작가 “선생님은 조력사망을 선택하실 건가요.” 케빈 “저는 병에 걸리면 스위스에 좀더 일찍 가서 여행도 하면서 마무리할 생각이에요. 다만 집사람한테는 따라오지 말라고 했어요. 그게 좋은 경험은 아니고, 죽음을 본다는 게 가족한테도 힘든 시간이 될 것 같아서요.” 신 작가 “안락사에 대한 가치관이 친구분을 따라갔다고 해서 영향을 받은 것 같지는 않은데요. 친구분이 어떤 영향을 줬나요? 그게 좋아 보였나요.” 케빈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어차피 죽게 되는 것이라면 나로서는 고통의 길을 걷지 않고, 좀더 생생할 때 하고 싶은 걸 하고 죽고 싶어요.” -가족에겐 좋은 경험이 아니라고 말씀하신 건 결국 자기한테는 좋은 선택이라 하더라도 주변 사람들에겐 좋지 않은 경험이라는 의미인가요. 한국에 도입됐을 때 가족은 훨씬 힘들 수 있다는 얘기인가요. 케빈 “이 제도가 한국에 있다면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틸 거예요. 다만 지금은 스위스로 가야 하므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일찍 나설 수밖에 없는 거예요. 가족에게 오지 말라고 하는 것도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까 봐서죠. 제가 우리나라에 이 제도가 있어야 한다고 얘기하는 이유 중 하나도 이 때문이에요.” 신 작가 “조력사망을 지켜보는 것은 엄청나게 충격적인 경험이었어요. 그분은 편안하게 가셨지만 우리는 편치 않았어요. 옆에서 말리지도 못하고 죽어 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너무 싫고 무기력했어요. 끝나고 나서 저녁을 먹는데 나 자신이 역겨웠어요. 다들 잊으려고 일부러 더 떠들고 먹고 하다가 갑자기 다 같이 풀이 죽기도 하고…. 자연스러운 죽음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감정이 일어나는 것 아니겠어요.” 케빈 “제 추측이긴 합니다만 같이 가셨던 분들이 그분과 같이 생활했던 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건 아닐까요. 안락사에 관한 영화 ‘청원’이나 ‘씨인사이드’를 보면서 제가 얻은 메시지가 있는데요. 그중 한 가지는 그 환자를 정말 잘 알고 사랑하는 사람은 결국 안락사를 받아들여요. 그 사람이 어떤 고통 속에 있는지를 이해하기 때문이에요.”동행이 남긴 새로운 숙제신 작가 책 수익, 호스피스 지원케빈 “관련 영화 제작 돕고 싶어” -존엄사와 관련한 활동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신 작가 “우리 사회는 너무 감각적이고 책도 안 읽고 사유를 안 해요. 이 제도가 정말 선진국에서 들어오는 제도라면 우리도 인문적 사유와 통찰을 통해 죽음에 관한 인식을 선진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사회에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무르익고 일상에서도 죽음이 대화의 주제가 될 수 있도록 이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습니다. 제가 쓴 책의 수익금으로는 호스피스를 지원할 생각이에요.” 케빈 “개인적으로 세 가지를 생각하고 있어요. 우선은 친구가 떠난 스위스 블루하우스 앞 정원에 친구를 기억하는 나무를 심으려고 해요. 디그니타스에 그 얘길 했더니 심으라고 하면서 나무 종류까지 정해 주더라고요. 그리고 우리가 안락사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한국 영화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제가 언제쯤 제 모습을 드러내고 활동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기획취재부 유영규 부장, 신융아·이주원 기자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 [단독]조력사망 그 후, 동행자 두 사람이 만났다[금기된 죽음, 안락사]

    [단독]조력사망 그 후, 동행자 두 사람이 만났다[금기된 죽음, 안락사]

    스위스 조력사망에 동행한 두 사람의 인생은 갈렸다. 한 사람은 안락사 찬성자가, 또 한 사람은 반대자가 됐다. 찬성하는 이는 다니던 교회를 떠났고, 반대하는 사람은 종교에 귀의했다. 케빈(가명·52)씨와 신아연(60) 작가의 이야기다. 케빈씨는 2019년 3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국인 조력사망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며 안락사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2019년 3월 6·7일자). 암 말기 상태로 투병하던 그의 친구는 디그니타스의 도움을 받아 스위스 취리히 근교 파피콘에서 사망했다. 호주 시민권자인 신 작가는 호주 시드니에 거주하던 한국인 허모(당시 63)씨의 요청으로 동행한 뒤 ‘스위스 안락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폐암 말기였던 허씨는 2021년 8월 스위스 바젤에 있는 페가소스의 도움으로 조력사망했다.아직 우리 사회에선 낯선 조력사망을 가까이서 지켜본 두 사람이 지난달 2일 서울신문 대담을 위해 한 자리에서 만났다. 스위스에서의 경험은 삶의 가치관을 크게 바꿀 만큼 중요한 사건이었다고 두 사람은 회고했다. 케빈씨는 “돌아가신 분의 고통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신 작가는 “삶과 죽음은 자신의 것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조력사망이 도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케빈씨는 조력사망 도입을 위해 시민운동가가 되기로 결심했고, 신 작가는 죽음에 대한 성숙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했다. 케빈씨는 현재 한국에 살고 있지만 고인의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의 보호를 위해 익명을 요청했기에 기사에서는 그의 영어 이름을 사용했다. -한국에서는 어렵고 힘든, 독특한 경험을 하신 몇 안 되는 두 분이 만나셨는데, 소감이 어떠세요. 케빈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끝나는 만남이 아닐까 걱정했는데, 살짝 대화해보니 통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신 작가 “그분(케빈씨 친구)이 참 좋은 분하고 가셨구나, 생각했어요. 마지막 가는 분은 심사숙고해서 동행자를 구하기 때문에 그분으로선 절실했을 거예요. 인상이 좋고 진실하신 모습에 제 마음이 다 놓이더라고요.” “오죽하면 죽음 생각할까…고통 이해해야”“한 번 시행되면 범위 확대될 것…시기상조” -조력사망에 대한 입장은 각각 어떠신가요. 케빈 “우리도 필요한 제도이고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사는 건 한국, 미국, 스위스, 네덜란드 다 똑같아요. 아프면 아픔을 없애려고 노력합니다. 오죽하면 죽음까지 생각할까요. 불치병으로 삶 자체가 힘드신 분들에게는 그분들이 원하신다면 삶을 편안하게 마감할 수 있는 선택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 작가 “원론적으로 생명의 주인은 내가 아니기 때문에 태어나는 것을 내가 선택하지 않았듯이 마무리도 내가 선택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현실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선 시기상조예요. 자살의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는 죽음에 관한 토론 자체를 너무 싫어하면서 이를 합법화하면 정말 혼란스러울 거예요. 사회적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은 다음에 이 얘기가 나왔으면 해요.” 케빈 “조력죽음이라는 것이 새로운 문화라고 생각해요. 부작용이나 문제가 많았다면 (안락사를 처음 법제화한) 네덜란드에서 다른 나라로 퍼져나갈 수 없었을 거예요. 논쟁은 어느 나라에나 있고, 반대하는 사람은 반대하고 찬성하는 사람은 찬성하기에 합의점을 찾기 어렵습니다. 단지 이 제도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국가적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 작가 “제도가 한 번 시행되면 범위는 확대될 거예요. 조력사망 제도가 아예 없었다면 더 의지를 갖고 투병할 수 있을 텐데, 그런 제도가 있으니까 죽겠다고 할 수도 있어요. 이런 게 전염돼 ‘옆집 아저씨는 조력사했는데 우리 엄마는 왜 살아있지’ 이렇게 될 수도 있고요.” 케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것을 상상만으로 이럴 수도 있다고 하는 건 조금 지나친 걱정이라고 생각해요. 미국의 예를 보면 오리건주에서 1997년 조력사망 제도가 시작돼 25년 만에 10개 주가 그 제도를 인용해 제도화했어요. 25년 동안 우리가 걱정하는 것처럼 사회적 약자가 원하지 않은 죽음을 강요받았나,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신 작가 “그 나라와 우리나라는 문화가 다르잖아요.” -우리나라가 시기상조라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신 작가 “우리는 집단 문화예요. 정말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문화가 아니에요. 서양 사람들은 99%가 자기가 결정했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아직 가족, 특히 자식들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온전히 스스로 본인의 죽음을 결정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케빈 “이 제도가 도입된다고 조력사망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강요받아 죽음에 내몰릴 거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이 제도의 특징은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다는 거예요. 안규백 의원이 발의한 조력존엄사법 요건을 보면, 18세 이상 말기 환자이며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있어야 합니다.”-스위스 동행 후 삶이 달라졌다고 느끼세요. 신 작가 “저로선 그런 드라마틱한 임종은 처음이었어요. 제 눈앞에서 멀쩡하게 이야기하고 같이 밥 먹었던 분이 ‘나 그만 갈게, 나중에 봐’ 하고 탁 가시는데, 갑자기 살아있던 사람이 죽은 사람으로 바뀐 거예요. 삶과 죽음은 연장선상에서 선 하나 넘는 것이구나, 삶이 정말 소중한 거구나, 깨달았어요.” 케빈 “제 삶의 절반 정도가 바뀐 것 같아요. 이전에는 어떻게 하면 잘 살까, 주로 사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면 스위스에 갔다 와서는 삶뿐만 아니라 죽음에 관해 관심을 갖게 됐어요. 특히 어떻게 죽는 것이 인간적인 죽음일까를 많이 생각해요. 그러면서 교회와도 멀어지게 됐고요.” -종교는 두 분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케빈 “전 원래도 안락사를 찬성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스위스에서의 경험이 내적으로 갖고 있던 생각을 끄집어낸 것 같아요. 제가 비록 교회를 다니고 있었지만 안락사를 찬성하는 사람이라는 걸 깨닫고 그것이 신앙과 대립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제가 다닌 교회도 조력사망에 대해 반대하거든요. 전 이것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 더 자유롭게 활동하고 싶어서 결국 교회를 떠나게 됐어요.” 신 작가 “전 교회에 다니긴 했지만 왔다 갔다 하는 정도였죠. 그러다 안락사에 관한 글을 쓰는 과정에서 예수님이 찾아왔어요. 그러면서 전 조력사를 택하는 것은 인간의 오만함이며, 어떤 경우에도 인간이 죽음을 선택할 순 없다고 느꼈어요. 진정성 있는 신앙인이라면 이러한 선택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케빈 “하나님을 믿는 신앙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고통에 대해선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크리스찬인 제 친구도 이런 얘길 했어요. ‘내가 죽어 하나님 앞에 가면 뭐라고 하실까.’ 저는 하나님이 너를 이해할 거라고 말했어요. 하나님이 우리의 죄를 벌하는 것만이 아니고 우리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도 이해할 거라고 생각해요.” “국내 허용됐다면 편안한 이별 가능했을 것”“죽음 지켜보는 것, 너무 무기력하고 충격적” -우리나라에서 조력사망이 허용됐다면 두 분이 느끼는 감정도 달라졌을까요. 신 작가 “전 원래는 안락사에 대해 찬성도, 반대도 아니었어요. 마지막 부탁을 들어준다는 생각이었죠. 하지만 스위스까지 갔기 때문에 느낀 감정들은 있어요. 그곳(조력사망 장소)은 정말이지 아담하고 깔끔한 병원도 아니었고 창고 같은 곳이었어요. 그 나라도 국민정서상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외곽에서 하는 것 아닐까 해요. 왜 멀쩡한 사람이 여기까지 와서 죽음을 맞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7~8명이 갔는데, 같이 여행하다가 갑자기 한 명이 사고가 나서 죽는 것 같은, 그것보다 더 힘든 일이었어요. 다 같이 밥을 먹는데, 다음날 한 사람이 죽는다는 사실이 견딜 수가 없었어요.” 케빈 “우리나라에 그 제도가 합법화됐다면 친구와 저의 이별이 더 아름다웠을 것 같아요. 스위스에 가기 전에 친구가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까 안 가도 된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이게 친구의 마지막 길이라 생각하니 거절할 수 없었어요. 별일 없을 거라 생각했고요. 그런데 막상 디데이 전날이 되니까 걱정이 되더라고요. 한국에 돌아와 (자살방조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친구를 다시 서울로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어요. 제 마음과 걱정을 안 친구가 택시를 타고 가겠다고 했고, 제가 비겁하지만 말없이 그 제안을 받아들여요. 저는 호텔 방에 남아 친구의 임종을 못 지켰어요. 만약 그런 법(자살방조죄)이 없었다면 우리의 마지막 순간이 훨씬 아름답고 편안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다음에 또 동행 제안이 오면 같은 선택을 하실 것 같나요. 케빈 “친한 친구, 가족이면 제가 어떤 처벌을 받더라도 같이 갈 거예요. 친한 친구나 가족이면 옆에서 보잖아요, 이분이 얼마나 고통 속에 있는지를…. 치료할 방법이 없고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선 조력사망이라는 방법밖에 없다는 걸 알기에 갈 것 같아요.” 신 작가 “전 다시 한번 가게 되면 열렬히 말릴 거예요. 그땐 경험이 없다 보니 다들 얼어 있었고, 그분(고인)이 주도하는 데에 압도됐던 것 같아요. 말리지 못한 데 대한 자괴감, 자책감이 너무 컸어요. 책을 낸 뒤 세 번 정도 동행 제안을 받았는데, 메일이나 카톡을 주고받으며 말리고 있어요. 깊이 대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난해 우리나라에도 처음으로 조력사망을 허용하자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사회적 논의가 어떤 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보세요. 신 작가 “자꾸 이런 자리가 만들어져야죠. 사실 고인께서 자기 경험을 글로 써 달라고 한 것도 우리나라에 안락사 공론화를 위해서였어요.” 케빈 “백퍼센트 동의합니다. 작년 6월에 조력존엄사법이 발의됐는데 지금까지 사회적 논의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안규백 의원이 발의했으면 책임감 있게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 작가 “논의가 되려다가 다시 뚜껑이 닫힌 것 같아요. 더 치고 나가 줘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같은 얘기만 반복되고 있어요.” 케빈 “때로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저는 조력사망에 대해 얘기하는데 반대쪽에선 호스피스를 이야기하거든요. 호스피스 제도가 있다고 해서 조력사망 제도가 필요 없는 게 아니예요.” 신 작가 “호스피스가 대안은 될 수 있죠. 연명의료 중단으로 끝낼 수도 있고, 호스피스로 넘어갈 수도 있으니 아주 다른 얘기는 아니예요.” -조력사망이 허용된다면 범위는 어디까지로 보세요. 케빈 “고통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봐요. 말기 환자만 고통이 있는 게 아니거든요. 정신적 질환이 있는 분들도 고통이 있을 수 있고, 신경계나 근육병이 있는 분들, 마비 상태로 계신 분들도 고통이 극심할 수 있어요. 참을 수도 없고, 치료할 수도 없는 고통 속에 있는 분이 조력사망을 원한다면 도움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 작가 “제도가 있기 때문에 쓰게 되는 거예요. 말은 좋아 보여도 현대판 고려장처럼 끔찍한 사회가 될 것 같아요. 정말 본인이 원한다고 하는 기준을 갖기도 힘들고요. 본인이 원한다고 하지만 그 속에는 자식들에 대한 미안함 같은 게 있어요. 삶이 나만의 삶이 아니듯이 죽음도 나만의 것이 아니에요. 그렇게 죽고 나면 남은 사람이 굉장히 힘들어져요. (스위스에) 함께 갔던 부인은 트라우마를 겪고 있어요. 내가 버려졌다는 느낌, 내 인생은 뭔가, 하는 고통에서 못 벗어납니다.”“존엄한 죽음, 자신만이 정의내릴 수 있어”“의료 지나치게 개입…사회적 공론화 필요” -존엄한 죽음은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우리 사회는 그런 죽음을 맞이할 여건이 돼 있다고 보세요. 신 작가 “두 가지 면에서 아닌 것 같아요. 첫째는 의료가 지나치게 개입해요. 집에 있다가도 결국은 다 병원으로 가서 임종을 맞이하게 되죠. 두 번째는 우리 사회가 너무 외로워요. 혼자 사는 사람이 너무 많고, 그런 사람들은 오늘 죽으면 언제 발견될까 하는 두려움이 있어요. 그런 것들이 맞물리니 죽음이 존엄할 수가 없죠. 이런 상태에서는 조력사 이전에 죽음 전반에 관한 얘기를 정말 해야 해요.” 케빈 “저는 존엄이란 인간만이 갖는 속성이며, 그 속성은 자율성에 기초한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존엄한 것 아닐까. 또 하나는, 죽음은 매우 사적인 영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이기 때문에 남과 비교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오직 자신만이 자기 죽음에 대해 존엄하다, 아니다, 라고 말할 수 있어요. 제가 여러분의 존엄한 죽음을 정의해 드릴 순 없지만, 나의 존엄한 죽음은 내가 정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존엄하지 않게 보일지라도 고인 스스로 선택한 존엄한 죽음이라면 그것은 존엄한 죽음으로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 작가 “선생님은 조력사망을 선택하실 건가요.” 케빈 “저는 병에 걸리면 스위스에 좀 더 일찍 가서 여행도 하면서 마무리할 생각이에요. 다만 집사람한테는 따라오지 말라고 했어요. 그게 좋은 경험은 아니고, 죽음을 본다는 게 가족한테도 힘든 시간이 될 것 같아서요.” 신 작가 “안락사에 대한 가치관이 친구분을 따라갔다고 해서 영향을 받은 것 같지는 않은데요. 친구분이 어떤 영향을 줬나요? 그게 좋아 보였나요.” 케빈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어차피 죽게 되는 것이라면 나로서는 고통의 길을 걷지 않고, 좀 더 생생할 때 하고 싶은 걸 하고 죽고 싶어요.” -가족에겐 좋은 경험이 아니라고 말씀하신 건, 결국 자기한테는 좋은 선택이라 하더라도 주변 사람들에겐 좋지 않은 경험이라는 의미인가요. 한국에 도입됐을 때 가족은 훨씬 힘들 수 있다는 얘기인가요. 케빈 “이 제도가 한국에 있다면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틸 거예요. 다만 지금은 스위스로 가야 하므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일찍 나설 수밖에 없는 거예요. 가족에게 오지 말라고 하는 것도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까 봐서죠. 제가 우리나라에 이 제도가 있어야 한다고 얘기하는 이유 중 하나도 이런 점 때문이에요.” 신 작가 “조력사망을 지켜보는 경험은 엄청난 충격을 줬어요. 그분은 편안하게 가셨지만, 우리는 편치 않았어요. 옆에서 말리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너무 싫고 무기력했어요. 끝나고 나서 저녁을 먹는데 나 자신이 역겨웠어요. 다들 잊으려고 일부러 더 떠들고 먹고 하다가 갑자기 다 같이 풀이 죽기도 하고…. 자연스러운 죽음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감정이 일어나는 것 아니겠어요.” 케빈 “제 추측이긴 합니다만, 같이 가셨던 분들이 그분과 같이 생활했던 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분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건 아닐까요. 안락사에 관한 영화 ‘청원’이나 ‘씨인사이드’를 보면서 제가 얻은 메시지가 있는데요, 그중 한 가지는 그 환자를 정말 잘 알고 사랑하는 사람은 결국 안락사를 받아들여요. 그 사람이 어떤 고통 속에 있는지를 이해하기 때문이에요.” 케빈 “조력사망 도입 위한 시민운동 나설 것”신 작가 “책 수익금으로 호스피스 지원 계획” -존엄사와 관련한 활동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신 작가 “우리 사회는 너무 감각적이고, 책도 안 읽고 사유를 안 해요. 이 제도가 정말 선진국에서 들어오는 제도라면 우리도 인문적 사유와 통찰로 죽음에 관한 인식도 선진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사회에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무르익고, 일상에서도 죽음이 대화 주제가 될 수 있도록 이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습니다. 제가 쓴 책의 수익금으로는 호스피스를 지원할 생각이에요.” 케빈 “개인적으로 세 가지를 생각하고 있어요. 우선은 친구가 떠난 스위스 블루하우스 앞 정원에 친구를 기억하는 나무를 심으려고 해요. 디그니타스에 그 얘길 했더니 심으라고 하면서 나무 종류까지 정해 주더라고요. 그리고 우리가 안락사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한국 영화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제가 언제쯤 제 모습을 드러내고 활동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기획취재부 유영규 부장, 신융아·이주원 기자
  • 새만금 ‘영토 전쟁’… 정부·정치권은 뒷짐

    “시군 설득이 먼저” 9월 재상정김제·군산 의원들 “우리쪽 편입”대형로펌 선임해 법정대응 예고행안부 분쟁조정위도 결론 못내 지자체는 물론 지역 정치권 내 갈등으로 확산하는 김제·군산 간 새만금 관할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특히 새만금 동서남북 십(+)자 도로가 완공되고 수변도시가 모습을 드러내자 이를 차지하기 위한 땅따먹기 경쟁이 불을 뿜고 있지만 중앙 정치권과 관련 부처는 이를 적극 중재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24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도가 추진한 ‘새만금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 및 운영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안이 도의회에서 보류 처분됐다. 이날 열린 7월 임시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해당 조례안이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새만금특별지방자치단체는 물리적 통폐합이 아닌 원활한 새만금 개발을 위해 특정한 공동의 사무를 처리하는 개념이다.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입법예고도 거쳤다. 도의회 관계자는 “양측 간 갈등이 악화되는 것 같아 조례안 제정은 좀 더 심사숙고하고 시군과 시군 의회 설득이 먼저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며 보류 이유를 설명했다. 시·군 의견 수렴 절차를 충분히 거친 뒤 9월에 상정한다는 계획인데 두 달 남짓 동안 이견이 좁혀질지는 미지수다. 중앙 정치권은 중재는커녕 영토 전쟁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자체에서 지방의회로 옮겨붙은 갈등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앙 정치권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국회의원들은 “중앙분쟁조정위원회 결정을 지켜보겠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에둘러 지역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원택(김제·부안) 의원은 “2021년 1월 14일 선고된 대법원 판결을 중앙 정부를 비롯한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대법원은 “새만금 1호·2호 방조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연접한 부안, 김제에 귀속시키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했다. 새만금 신항과 동서도로는 2호 방조제와 연결된 만큼 김제시 편입을 응원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같은당 신영대(군산) 의원은 군산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신 의원은 지난 5월에 열린 ‘새만금 신항 사수를 위한 2023 군산새만금신항 걷기대회’에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걸으며 응원했다. 현재 군산은 ‘새만금 신항’을 ‘군산 새만금 신항’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관할권 대응을 위해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을 선임했다. 새만금 영토 전쟁이 극에 달하면서 정부 부처도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새만금 동서도로 등 행정구역 문제가 행안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 상정됐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시군 간 이견이 큰 사안으로 당장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행안부 관계자는 “분쟁조정위원들이 새만금 동서도로와 7공구 방수제 그리고 새만금 신항만 방조제 등 안건별 논의가 아닌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중분위가 열릴 때마다 지속적으로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상대 독일대표팀 ‘플레이보이’ 논란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상대 독일대표팀 ‘플레이보이’ 논란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상대인 독일 대표팀이 느닷없이 성인 화보집 ‘플레이보이’ 논란에 휘말렸다. 독일 매체 ‘빌트’는 최근 “대표팀 수비수 조피아 클라인헤르네에게 올해 연초부터 성인 잡지 플레이보이가 촬영 제안을 했다”며 “또 이번 월드컵에는 나오지 못하지만 국가대표 출신인 귤리아 그빈에게도 같은 제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1999년생 그빈은 직전 월드컵인 2019년 대회 베스트 영 플레이어에 선정된 유망주인데 이번 대회에는 부상으로 직접 뛰지 못하고 독일 TV 해설을 맡았다. 그는 소셜 미디어(SNS) 팔로워 수가 50만명을 넘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보도에 따르면 그빈과 클라인헤르네는 모두 플레이보이의 성인 화보 촬영을 거절했다. 독일은 2011년 월드컵을 앞두고 여자 국가대표 선수 5명이 독일 플레이보이 표지 모델로 나선 바 있다.이번 월드컵 독일 대표팀 사령탑인 마르티나 포스-테클렌브루크(독일)도 빌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역 시절 플레이보이의 촬영 제안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포스-테클렌부르크 감독은 “1989년이었는데 당시 1만 5000마르크를 주겠다고 했다”며 “그때 나는 찍지 않았지만 사실 플레이보이 사진은 미학적인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도 그런 제안을 받는다면 촬영 여부는 자신이 결정할 문제”라며 “다만 자신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 것인지 심사숙고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독일은 8월 3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맞선다.
  • 무차별 살상무기 ‘강철비’ 집속탄… 美, 지원 승인에 동맹국들도 반대

    무차별 살상무기 ‘강철비’ 집속탄… 美, 지원 승인에 동맹국들도 반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지난 8일(현지시간) 500일을 맞은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결정한 집속탄 지원을 놓고 러시아는 물론 서방 동맹국들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철비’로 불리는 집속탄은 무차별적 살상 위력이 엄청난 데다 불발탄이 광범위한 민간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서방 대부분 국가에서 사용을 중단한 무기다. 앞서 미 국방부는 7일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포함해 총 8억 달러(약 1조 412억원) 규모의 신규 군사 지원을 한다고 발표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집속탄의 불발탄 위험에 따른 민간인 살상 가능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장기간 숙고를 이어 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집속탄 지원 승인을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날 CNN 인터뷰에서 “동맹국들, 의회와 논의해 내린 것”이라며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군수품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탄약이 부족하다. (그래서) 국방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우리가 155㎜ 곡사포용 포탄을 충분히 생산할 때까지 과도기에만 집속탄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집속탄은 한 폭탄 안에 여러 개의 소형 폭탄을 넣어 넓은 범위에 걸쳐 피해를 주는 무기다. 모(母)폭탄이 상공에서 터지면 자탄(子彈)이 지상으로 비처럼 쏟아져 강철비로도 불린다. 이런 살상력 때문에 120여개국이 사용·제조 등을 금지한 집속탄 금지 협약(CCM)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불참국이다. 서방국도 집속탄의 비인도적 살상력 때문에 미국의 지원에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 8일 BBC에 따르면 그간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영국, 캐나다, 스페인 등은 일제히 미국의 방침에 반대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영국은 집속탄의 사용과 제조, 보유, 이전을 금지한 관련 협약에 서명한 국가”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장관도 “특정 무기와 폭탄을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 없다”는 점을 확고히 했고, 캐나다 정부도 성명을 통해 “집속탄이 민간, 특히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끊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정부는 집속탄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방침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 내부에서도 프라밀라 자야팔 의원 등 민주당 하원 진보 모임 소속 19명이 이번 결정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반대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8일 타스통신에 따르면 집속탄의 잠재적 투하국이 될 러시아는 당연히 반발하고 나섰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의 집속탄 제공 결정에 대해 “전쟁을 지연시키기 위한 공격적 정책의 한 예”라며 “미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포함한 사상자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점령된 영토를 해방하고 국민의 생명을 구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는 집속탄을 러시아 점령지 탈환에만 사용할 것이며 러시아 영토에서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 ‘민주유공자법’ 민주 단독으로 소위 통과… 국민의힘 반발

    ‘민주유공자법’ 민주 단독으로 소위 통과… 국민의힘 반발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외에 부마항쟁 등 다른 민주화운동 관련 피해자들에 대한 예우 조항을 담은 민주유공자법이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처리로 4일 국회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소위 위원들을 비롯해 소관 부처인 국가보훈부의 윤종진 차관까지 소위 표결에 보이콧하는 등 반발이 이어졌지만 민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라며 이를 일축하고 강행했다. 여야는 이날 정무위 법안심사 제1소위에서 장시간 논의했지만 결국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이 주도한 이 법안에 대해 국민의힘은 적용 대상인 민주화운동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피력해 왔다. 이날 논의도 평행선을 달리자 민주당 의원들은 결국 표결을 강행했다. 민주당은 비슷한 성격의 법안인 국가유공자법 등과 차이점이 없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소위원장인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표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다른 유공자법에도 어떤 사건과 대상자를 특정해서 인정한 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소위 위원들은 민주당이 또다시 ‘입법 독주’를 강행했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규탄 기자회견에서 “이 법은 과거 반정부시위나 불법파업 등의 행위를 하다 사망했거나 부상당했던 사람들도 민주유공자로 인정해 주는 법”이라며 “민주당이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또다시 국민 갈라치기를 자행했다”고 성토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방침이다. 보훈부도 입장문에서 “이 법은 현재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수많은 사건과 그 관련자를 애국정신의 귀감인 민주유공자로 예우하자는 취지의 법률안”이라며 “유공자를 인정하는 데 우리 사회와 국민 모두가 동의할 만한 ‘특별한 공적’이 있는지 충분한 숙고와 논의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 日 오키나와 흔들기 나선 中…“미군기지 철수 여론 키우기 의도”

    日 오키나와 흔들기 나선 中…“미군기지 철수 여론 키우기 의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과 일본 오키나와와의 역사적 관계를 강조하고 나섰다. 오키나와 내 주일 미군기지 철수 여론을 부추겨 대만에 대한 미일 간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달 초 국가보관소를 방문해 “(중국 남부) 푸젠성에 근무하던 때 중국과 류큐 제도의 깊은 관계에 대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오키나와는 1879년 일본에 강제 병합되기 전까지 ‘류큐 왕국’으로 불렸다. 일본과 구별되는 문화와 언어를 갖고 중국 명나라와 청나라에 조공을 바쳤고 조선과도 교류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오키나와는 미국령에 편입되거나 일본으로 복귀하거나 독립국가로 새출발하는 세 가지의 선택지를 갖고 있었지만, 주민들은 숙고 끝에 ‘지역 내 군사 시설을 철거한다’는 조건으로 일본 복귀를 결정했다. 그러나 오키나와의 요구는 아직까지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시 주석의 발언은 ‘오키나와는 원래 일본 영토가 아니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강조해 ‘오키나와인이 일본 본토의 눈치를 보지 말고 자주적으로 미군 기지 철수 운동에 나서야 한다’는 속내를 담은 것으로 볼 수 있다. SCMP는 “시 주석이 집권한 뒤로 류큐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며 “대만 관련 문제를 두고 일본이 나서지 못하게 하려고 압력을 가하려는 시도”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료 히나타 야마구치 도쿄대 부교수는 시 주석의 발언에 대해 “중국이 오키나와에서 반일·반미 여론을 부추기려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오키나와와 일본 중앙정부 간 관계를 악화시키고 현지 주둔 미군 방위 계획을 교란하려는 취지라는 것이다.지난 4월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오키나와 지방 의원들이 일본 정부에 제출한 결의안이 무시당했다”는 내용의 논평을 게재했다. 의원들이 “미사일이나 다른 군사적 수단을 오키나와에 배치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냈지만 도쿄가 이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는 오키나와를 전쟁 그림자의 악몽에 영원히 가두려는 시도인가?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 주민들의 불안과 분노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나?”라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013년 중국사회과학원 학자들을 인용해 오키나와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에 의문을 제기해 일본의 반발을 샀다. 이를 의식한 듯 중국은 최근 들어 자국과 오키나와의 밀접했던 역사적 관계를 강조하며 오키나와 주민들의 환심을 사려 하고 있다. 쉽게 말해서 ‘옛날에는 일본보다 중국과 더 정서적으로 가깝지 않았느냐’는 속뜻이 담겨 있다. 야마모토 부교수는 “중국은 일본 정부에 차별당하는 오키나와 주민들의 고통에 깊은 관심을 갖는 듯 보인다”며 “오키나와인들의 미군 기지 반대 운동에 공개적으로 공감을 표하는 것은 매우 영리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무력 통일에 가장 큰 장애물인 오키나와 주일미군을 둘러싼 일본 내 논쟁을 부추길 수 있다”며 “시 주석의 시도가 성공한다면 일본은 오키나와 주민들의 우려에 반영해 (미군 기지 철수나 군사시설 축소 등) 양보를 얻게 될 것이며 이는 미군의 군사력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최저임금 근로자위 전원 퇴장…‘동결 vs 1만 2210원’ 진통 예고

    최저임금 근로자위 전원 퇴장…‘동결 vs 1만 2210원’ 진통 예고

    경영계가 내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동결’을 제시했다. 노동계가 지난 22일 올해보다 26.9% 인상된 시간당 1만 2210원(월 209시간 적용 시 255만 1890원)을 내년도 최저 시급으로 제시한 상황에서 험난한 심의를 예고했다. 내년 적용할 최저임금 논의를 위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8차 전원회의는 정부의 노동계 탄압을 이유로 근로자위원들이 퇴장하면서 파행을 빚었다. 최저임금위는 이날 노사의 최초 요구안 제시 후 최저임금 수준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이로써 29일 법정 심의기한 내 처리는 사실상 물건너갔다. 근로자위원인 한국노총 류기섭 사무총장은 “고용노동부가 전날 김준영 근로자위원을 대신할 신규 위원으로 한국노총이 재추천한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 위촉을 또다시 거부했다”며 “최대한 협조하며 대화를 통한 절차에 정당성 있게 응했음에도 온당치 못한 이유와 비상식적인 고용부 행태 앞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분노와 허탈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앞서 고용부는 지난달 31일 전남 광양에서 ‘망루 농성’을 벌이다 체포될 때 흉기를 휘둘러 진압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근로자위원인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지난 23일 직권 해촉했다. 이후 한국노총은 공석인 근로자위원에 김만재 위원장을 추천했지만 고용부는 “해촉된 위원과 공동불법행위 혐의로 수사 중인 상황에서 제청이 적합하지 않다”고 거부했다. 류 사무총장은 “최저임금 노동자의 생명과 삶을 담보로 정부의 비상식적인 노동 탄압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더이상 회의 참석이 어렵다”며 “최저임금위 참석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심의는 노동계와 경영계가 제시한 최초 요구안을 놓고 그 격차를 좁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심의에서는 노사 간 이견 속에 공익위원들이 경제성장률 전망치(2.7%),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4.5%)를 더한 뒤 취업자 증가율(2.2%)을 뺀 인상률로 정해졌다. 올해 같은 방식 적용 시 내년 인상률은 4.74%로, 사상 처음 1만원(1만 76원)을 넘게 된다.
  • 경영계 내년 최저임금 동결…노동탄압 반발 근로자위원 전원 퇴장(종합)

    경영계 내년 최저임금 동결…노동탄압 반발 근로자위원 전원 퇴장(종합)

    내년 적용할 최저임금 논의를 위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8차 전원회의가 근로자위원들이 퇴장하면서 파행을 빚었다. 경영계는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9620원)와 같은 ‘동결’을 제시했다. 노동계가 지난 22일 올해보다 26.9% 인상된 시간당 1만 2210원(월 209시간 적용시 255만 1890원)을 내년도 최저 시급으로 제시한 상황에서 험난한 심의를 예고했다. 근로자위원들은 공석인 근로자위원 위촉과 관련 정부의 노동계 탄압을 주장하며 모두발언 직후 전원 퇴장했다. 이날 회의는 노사가 최초 요구안을 제시한 후 수준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이로써 오는 29일 법정 심의기한 내 처리는 사실상 물건너갔다. 근로자위원 간사인 한국노총 류기섭 사무총장은 “고용노동부가 전날 김준영 근로자위원을 대신할 신규위원으로 한국노총이 재추천한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 위촉을 또다시 거부했다”며 “최대한 협조하며 대화를 통한 절차에 정당성있게 응했음에도 온당치 못한 이유와 비상식적인 고용부 행태 앞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분노와 허탈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앞서 고용부는 지난달 31일 전남 광양에서 ‘망루 농성’을 벌이다 체포될 때 흉기를 휘둘러 진압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근로자위원인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지난 23일 직권 해촉했다. 이후 한국노총은 공석인 근로자위원에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을 추천했지만 고용부는 “해촉된 위원과 공동불법행위 혐의로 수사 중인 상황에서 제청이 적합하지 않다”고 거부했다. 류 사무총장은 “어떤 외부 요인에도 지켜져야 할 최저임금위의 독립성과 자율성, 공정성이 무너졌다”며 “노동 탄압 국면 속에서 법정구속 상태인 김 사무처장의 불리한 여건을 악용해 강제 해촉한 것은 떳떳하지 못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저임금 노동자의 생명과 삶을 담보로 정부의 비상식적인 노동 탄압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더이상 회의 참석이 어렵다”며 “최저임금위 참석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근로자위원인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지난 회의에서 고용부가 최저임금법 위원추천 기준에도 없는, 자의적 해석으로 최저임금 운영과 심의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와 관련해 항의한 바 있다”면서 “법정 심의기한을 강조하며 결국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 결정에 정부가 개입하고자 하는 상황에서 과연 제대로 심의가 진행될 수 있을지, 형식적으로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짜인 구도에서 심의가 진행이 돼야하는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최저임금위 관계자는 “29일로 예정된 9차 전원회의에서 노사간 최조 제시안 설명과 함께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저임금 심의는 노동계와 경영계가 제시한 최초 요구안을 놓고 그 격차를 좁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심의에서는 노사간 이견 속에 공익위원들이 경제성장률 전망치(2.7%),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4.5%)를 더한 뒤 취업자 증가율(2.2%) 뺀 인상률로 정해졌다. 올해 같은 방식 적용시 내년 인상률은 4.74%로, 최저임금은 사상 최초로 1만(1만 76원)을 넘게 된다.
  • 최저임금위 파행…정부 노동탄압 반발 근로자위원 전원 퇴장

    최저임금위 파행…정부 노동탄압 반발 근로자위원 전원 퇴장

    내년 적용할 최저임금 논의를 위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8차 전원회의가 근로자위원들이 퇴장하면서 파행을 빚었다. 근로자위원들은 공석인 근로자위원 위촉을 놓고 정부의 노동계 탄압을 주장하며 모두발언 직후 전원 퇴장했다. 노동계와 경영계간 최저 시급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날 회의는 노사가 최초 요구안을 제시한 후 수준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근로자위원 간사인 한국노총 류기섭 사무총장은 “고용노동부가 전날 김준영 근로자위원을 대신할 신규위원으로 한국노총이 재추천한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 위촉을 또다시 거부했다”며 “최대한 협조하며 대화를 통한 절차에 정당성있게 응했음에도 온당치 못한 이유와 비상식적인 고용부 행태 앞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분노와 허탈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준식 위원장이) 최저임금위의 노사공 동수원칙, 김준영 위원의 무죄원칙에 입각해 회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현재 기울어진 협상장을 바로잡아 하루빨리 회의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결단해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앞서 고용부는 지난달 31일 전남 광양에서 ‘망루 농성’을 벌이다 체포될 때 흉기를 휘둘러 진압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근로자위원인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지난 23일 직권 해촉했다. 이후 한국노총은 공석인 근로자위원에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을 추천했지만 고용부는 “해촉된 위원과 공동불법행위 혐의로 수사 중인 상황에서 제청이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류 사무총장은 “어떤 외부 요인에도 지켜져야 할 최저임금위의 독립성과 자율성, 공정성이 무너졌다”며 “노동 탄압 국면 속에서 법정구속 상태인 김 사무처장의 불리한 여건을 악용해 강제 해촉한 것은 떳떳하지 못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저임금 노동자의 생명과 삶을 담보로 정부의 비상식적인 노동 탄압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회의 참석이 어렵다”며 “최저임금위 참석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근로자위원인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지난 회의에서 고용부가 최저임금법 위원추천 기준에도 없는, 자의적 해석으로 최저임금 운영과 심의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와 관련해 항의한 바 있다”면서 “법정 심의기한을 강조하며 결국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 결정에 정부가 개입하고자 하는 상황에서 과연 제대로 심의가 진행될 수 있을지, 형식적으로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짜인 구도에서 심의가 진행이 돼야하는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노동계가 지난 22일 올해보다 26.9% 인상된 시간당 1만 2210원(월 209시간 적용시 255만 1890원)을 내년도 최저 시급으로 제시한 가운데 경영계는 사실상 ‘동결’을 요구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경총 전무는 이날 “업종 구분없이 모든 사업장에 ‘단일’ 최저임금을 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내년 최저임금 수준은 가장 어려운 업종에 맞춰 결정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교육위원회 “교육 현안 나몰라라, 시의회 교육위원장은 조속히 심사기능 정상화하라”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교육위원회에서 교육위원회 이승미 위원장의 교육위원회 추경 심의 파행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성명서를 발표했다. 다음은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교육위원회 성명서 전문 교육위원회 이승미 위원장은 교육위원회 추경 심의 파행에 대해 사과하고, 위원장 권한을 남용하여 위원의 예산 심의권을 침해하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라. 지난 21일부터 교육위원회에서 제2회 서울특별시교육비특별회계 추가경정예산안 심의가 진행되고 있다. 교육위원회 위원들은 밤낮·주말을 가리지 않고 서울시 교육을 위해 숙고하여 수정안을 마련하였으나, 이승미 위원장은 교육청을 대변하며 미상정으로 일관하여 교육위원회를 파행으로 이끌고 있다. 교육위원들의 숙고를 무력화시키려는 일련의 시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교육위원회를 정상적으로 이끌어야 할 위원장의 책무와 집행부의 감시와 견제라는 의원의 중요한 역할도 망각한 채, 위원장은 무엇을 위해 교육청 2중대를 자처하는가? 위원장은 무엇을 근거로 위원 전체의 예산 심의권을 침해하는지 답해야 한다. 이번 교육청의 제2차 추경은 사업 효과성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부재하거나 본예산 심의 시 전액 삭감된 예산이 같이 다시 편성되는 등 상당수가 부적절하였다. 특히 원격교육지원 사업의 경우 대규모 예산이 수반됨에도 불구하고 중기서울교육재정계획에 반영되지 않았으며, 사업 대상과 방식을 수시로 변경하여 사업 계획에 대한 신뢰를 담보할 수 없음에도 이를 강행하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불요불급한 예산을 삭감하고 꼭 필요한 곳에 재원을 재분배하는 것이 의원의 역할이며, 대화와 토론을 거치고 다수결 원칙에 따라 도출된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민주적 의사결정의 대원칙임에도 의원의 중론을 무시하고 미상정으로 대응하는 것은 위원장 독재를 넘어 의회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이다. 이번 추경 심의 파행으로 교육청 공무원들은 상임위 회의장에서 무한대기 하거나 수 차례 헛걸음을 반복하고 있으며, 파행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서울시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 자명한 상황이다. 추경안이 교육위원회의 예비 심사를 거치지 않고 예결위로 넘어가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위원장은 지금이라도 책임을 지고 교육위원회 정상화에 최선을 다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3. 6. 26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의원 일동
  • 정부 ‘1300억 지급’ 판정문 분석… 불복절차 나서나

    정부 ‘1300억 지급’ 판정문 분석… 불복절차 나서나

    정부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총 1300억원가량을 지급하라는 중재 판정문을 받아 분석에 들어간 가운데 향후 불복 절차에 나설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한 압력을 가한 국정농단이 빌미가 된 만큼 관련자에게 구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엘리엇은 21일 “이번 중재 판정을 통해 정부 관료와 재벌 간의 유착 관계로 인해 소수 주주가 손실을 봤다는 사실이 재차 확인됐다”며 전날 판정을 ‘성공적 결과’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결과에 승복하고 배상 명령을 이행하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판정문 분석과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향후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결정문을 상세히 분석하고 있고 그 이후 어떤 추가적 조치를 할지를 숙고한 다음 책임 있는 답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쉽지 않은 사건에서 꽤 적은 금액만 인용된 건 맞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혈세로 거액을 배상해야 하는 점에서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가가 기업 인수합병에 개입하면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 준 판정”이라고 했다. 특히 미국계 사모펀드 메이슨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부당한 조치로 2억 달러(약 2563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면서 국가·투자자 간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사건의 대응이 다른 사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판정의 수정 또는 취소소송을 우선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본 건은 영국이 중재 중이니 법무부가 영국 법원에 취소 신청을 할지를 검토할 것”이라며 “판정 취소 사유가 있는지 없는지는 판정문을 분석해 봐야 안다”고 짚었다. 반면 취소소송 등의 실익이 없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에 소송으로 지연 이자를 늘리는 대신 2015년 삼성 합병 과정에 개입한 박근혜 정부와 삼성 관련자 등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송기호 변호사는 “한 장관은 중재 판정 취소소송 제기를 검토하겠지만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사적 이익을 취한 것으로 판정문에 드러난 사실을 조사하고, 해당 집단에 대한 구상권 행사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엘리엇 “1억850만달러 배상 승복해라”…정부, 판정문 분석 중 일각 “구상 청구해야”

    엘리엇 “1억850만달러 배상 승복해라”…정부, 판정문 분석 중 일각 “구상 청구해야”

    정부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최소 1300억원 이상을 지급하라는 중재 판정문을 받아 분석에 들어간 가운데 향후 불복 절차에 나설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공동불법행위 책임이 있는 관계자들에게 민사상 구상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엘리엇은 21일 “이번 중재 판정을 통해 정부 관료와 재벌 간의 유착관계로 인해 소수 주주가 손실을 보았다는 사실이 재차 확인됐다”며 전날 중재판정부의 약 미화 1억 850만 달러 손해배상 판정을 ‘성공적 결과’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결과에 승복하고 배상 명령을 이행하기를 바란다”며 “판정에 불복해 근거 없는 법적 절차를 계속 밟아나가는 것은 추가 소송 비용과 이자를 발생시켜 대한민국 국민의 부담만 가중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판정문 분석과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향후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결정문을 상세히 분석하고 있고 그 이후에 어떤 추가적 조치를 할지를 숙고한 다음 책임 있는 답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전문가들은 쉽지 않은 사건에서 꽤 적은 금액만 인용된 건 맞지만, 국민 혈세로 거액을 배상해야 하는 점에서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가가 기업 인수합병에 개입하면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준 판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계 사모펀드 메이슨도 삼성 합병 과정에 정부의 개입으로 인해 2억 달러의 손해가 발생했다면서 국가-투자자 간 소송(ISDS)을 제기한 상황이란 점에서 이번 판정에 대한 대응은 다른 사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는 판정문 정정 또는 취소 소송 가능성을 우선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한 국제중재 전문 변호사는 “본 건은 영국이 중재 중이니까 법무부가 영국 법원에 취소 신청할지를 검토할 것”이라며 “판정 취소 사유가 있는지 판정문을 분석해봐야 한다”고 짚었다.반면 취소 소송 등의 실익이 없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에 소송으로 지연 이자를 늘리는 대신에 2015년 삼성 합병 과정에 개입한 박근혜 정부와 삼성 관련자 등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송기호 변호사는 “한 장관은 중재 판정 취소소송 제기를 검토하겠지만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사적 이익을 취한 것으로 판정문에 드러난 사실을 조사하고, 해당 집단에 구상권 행사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단독] 日 ‘韓정부 수산물 수입금지’ WTO에 제소 안 한다

    [단독] 日 ‘韓정부 수산물 수입금지’ WTO에 제소 안 한다

    日정부, 수입금지 해제 압박 안 해“한일 우호적인 분위기 안 해칠 것”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해제를 압박하지 않고 세계무역기구(WTO)에 다시 제소하지도 않는 방향으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후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재개 압박이 이어질 것이라는 국내 우려와 달리 일본에서 별도 조처를 하지 않기로 하면서 한국 정부로서는 큰 부담을 덜게 됐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20일 서울신문에 “한국의 후쿠시마산 등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WTO에 제소하기까지는 굉장히 복잡한 사전 절차가 있다”며 “제소는 현재로선 상상도 못 할 일이며 한일 정상도 충분히 이 문제를 숙고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제소하지 않기로 방향을 세운 데는 올해만 한일 정상이 세 차례나 만나는 등 이전과 달라진 한일 관계 개선 분위기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 정부 내 각 부처는 달라진 한일 관계에 맞춰 한국과 협력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으려고 경쟁적으로 나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후쿠시마산 수입 금지를 놓고 한국을 WTO에 다시 제소하는 것은 이런 우호적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이날 일일브리핑에서 “후쿠시마 인근 해역이 과학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이 국제적으로 공인되고 국민들이 인정할 때까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쿠시마산 수산물 문제는 오염수 방류 이후 한일 사이 최대 뇌관이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 이후 한국을 비롯한 55개국이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을 금지했다. 하지만 현재 한국과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 등 5개 지역에서만 후쿠시마산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대만은 방사성물질 검사 보고서 등의 첨부를 조건으로 일부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한국이 수입 규제를 유지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2015년 5월 한국 정부를 제소하자 WTO는 2018년 2월 1심인 분쟁해결기구패널에서 일본 손을 들어 줬다. 원전 폭발 당시 방사능 오염으로 수입 금지를 할 수는 있지만 시간이 흐른 뒤 과학적 근거 없이 수입 금지를 유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봤다. 하지만 2019년 4월 2심 상소기구에서는 한국이 승리했다. WTO의 분쟁 해결 절차는 2심제다. 당시 WTO는 “식품 오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본의 특별한 환경적 상황 등도 고려했어야 한다”며 한국의 손을 들어 줬다. 1심에서 승소하고 최종심에서 뒤집힌 사례는 없었기 때문에 극적인 승리였다. WTO는 일사부재리(판결 확정 후 해당 사건을 다시 소송해 재판하지 않는 원칙)가 적용되지 않아 한국의 후쿠시마산 수입 금지에 대해 일본 정부가 2015년 소송 내용을 수정하면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절차적으로 시간이 걸리는 데다 또다시 패소한다면 수입 금지를 해제한 다른 국가들이 수입 금지를 제기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신중하게 대처할 필요성이 일본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일본 정부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도 승소는 쉽지 않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달 말쯤 발표할 최종보고서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담을 것이 유력한데 이렇게 되면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된다.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한국에 위험하기 때문에 수입 금지를 유지하겠다는 정부의 논리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일본이 WTO 제소 카드를 접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정리한 데는 모처럼 조성된 한일 관계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다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의지가 크게 뒷받침된 것으로 분석된다. 오염수 방류 문제로 한국에서 천일염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는 등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에 후쿠시마산 수입 재개를 압박해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 정부는 한일 관계 개선 분위기 속에 민감한 현안을 더 확산시키지 않겠다는 의도도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현재 한일 사이에 남은 민감한 현안으로는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복귀, 초계기 문제 등이 있는데 후쿠시마산은 WTO 제소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리되고 다음달 중순쯤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 완전히 복귀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후쿠시마현 지역 언론인 후쿠시마TV 등이 지난 17일 현내 18세 이상 유권자 714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오염수 방류에 따른 ‘풍평피해(불안 심리에 의한 소비 위축)가 일어날 것’이라는 응답은 87.8%에 달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원전 담당인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에게 방류와 관련해 후쿠시마 어민 등 관계자의 이해를 얻을 수 있도록 계속 의사소통을 하라고 지시했다.
  • [단독] 日 ‘韓정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 WTO에 제소 안 한다

    [단독] 日 ‘韓정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 WTO에 제소 안 한다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해제를 압박하지 않고 세계무역기구(WTO)에 다시 제소하지도 않는 방향으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후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재개 압박이 이어질 것이라는 국내 우려와 달리 일본에서 별도 조처를 하지 않기로 하면서 한국 정부로서는 큰 부담을 덜게 됐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20일 서울신문에 “한국의 후쿠시마산 등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WTO에 제소하기까지는 굉장히 복잡한 사전 절차가 있다”며 “제소는 현재로선 상상도 못 할 일이며 한일 정상도 충분히 이 문제를 숙고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제소하지 않기로 방향을 세운 데는 올해만 한일 정상이 세 차례나 만나는 등 이전과 달라진 한일 관계 개선 분위기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 정부 내 각 부처는 달라진 한일 관계에 맞춰 한국과 협력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으려고 경쟁적으로 나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후쿠시마산 수입 금지를 놓고 한국을 WTO에 다시 제소하는 것은 이런 우호적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이날 일일브리핑에서 “후쿠시마 인근 해역이 과학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이 국제적으로 공인되고 국민들이 인정할 때까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쿠시마산 수산물 문제는 오염수 방류 이후 한일 사이 최대 뇌관이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 이후 한국을 비롯한 55개국이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을 금지했다. 하지만 현재 한국과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 등 5개 지역에서만 후쿠시마산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대만은 방사성물질 검사 보고서 등의 첨부를 조건으로 일부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한국이 수입 규제를 유지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2015년 5월 한국 정부를 제소하자 WTO는 2018년 2월 1심인 분쟁해결기구패널에서 일본 손을 들어 줬다. 원전 폭발 당시 방사능 오염으로 수입 금지를 할 수는 있지만 시간이 흐른 뒤 과학적 근거 없이 수입 금지를 유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봤다. 하지만 2019년 4월 2심 상소기구에서는 한국이 승리했다. WTO의 분쟁 해결 절차는 2심제다. 당시 WTO는 “식품 오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본의 특별한 환경적 상황 등도 고려했어야 한다”며 한국의 손을 들어 줬다. 1심에서 승소하고 최종심에서 뒤집힌 사례는 없었기 때문에 극적인 승리였다. WTO는 일사부재리(판결 확정 후 해당 사건을 다시 소송해 재판하지 않는 원칙)가 적용되지 않아 한국의 후쿠시마산 수입 금지에 대해 일본 정부가 2015년 소송 내용을 수정하면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절차적으로 시간이 걸리는 데다 또다시 패소한다면 수입 금지를 해제한 다른 국가들이 수입 금지를 제기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신중하게 대처할 필요성이 일본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일본 정부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도 승소는 쉽지 않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달 말쯤 발표할 최종보고서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담을 것이 유력한데 이렇게 되면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된다.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한국에 위험하기 때문에 수입 금지를 유지하겠다는 정부의 논리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일본이 WTO 제소 카드를 접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정리한 데는 모처럼 조성된 한일 관계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다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의지가 크게 뒷받침된 것으로 분석된다. 오염수 방류 문제로 한국에서 천일염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는 등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에 후쿠시마산 수입 재개를 압박해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 정부는 한일 관계 개선 분위기 속에 민감한 현안을 더 확산시키지 않겠다는 의도도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현재 한일 사이에 남은 민감한 현안으로는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복귀, 초계기 문제 등이 있는데 후쿠시마산은 WTO 제소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리되고 다음달 중순쯤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 완전히 복귀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후쿠시마현 지역 언론인 후쿠시마TV 등이 지난 17일 현내 18세 이상 유권자 714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오염수 방류에 따른 ‘풍평피해(불안 심리에 의한 소비 위축)가 일어날 것’이라는 응답은 87.8%에 달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원전 담당인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에게 방류와 관련해 후쿠시마 어민 등 관계자의 이해를 얻을 수 있도록 계속 의사소통을 하라고 지시했다.
  • [단독] 日, 후쿠시마산 수입금지 韓정부 WTO 제소·수출 압박 안 한다

    [단독] 日, 후쿠시마산 수입금지 韓정부 WTO 제소·수출 압박 안 한다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해제를 압박하지 않고 세계무역기구(WTO)에 다시 제소하지도 않는 방향으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후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재개 압박이 이어질 것이라는 국내 우려와 달리 일본에서 별도 조처를 하지 않기로 하면서 한국 정부로서는 큰 부담을 덜게 됐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20일 서울신문에 “한국의 후쿠시마산 등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WTO에 제소하기까지는 굉장히 복잡한 사전 절차가 있다”며 “제소는 현재로선 상상도 못 할 일이며 한일 정상도 충분히 이 문제를 숙고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제소하지 않기로 방향을 세운 데는 올해만 한일 정상이 세 차례나 만나는 등 이전과 달라진 한일 관계 개선 분위기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 정부 내 각 부처는 달라진 한일 관계에 맞춰 한국과 협력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으려고 경쟁적으로 나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후쿠시마산 수입 금지를 놓고 한국을 WTO에 다시 제소하는 것은 이런 우호적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이날 일일브리핑에서 “후쿠시마 인근 해역이 과학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이 국제적으로 공인되고 국민들이 인정할 때까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쿠시마산 수산물 문제는 오염수 방류 이후 한일 사이 최대 뇌관이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 이후 한국을 비롯한 55개국이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을 금지했다. 하지만 현재 한국과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 등 5개 지역에서만 후쿠시마산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대만은 방사성 물질 검사 보고서 등의 첨부를 조건으로 일부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한국이 수입 규제를 유지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2015년 5월 한국 정부를 제소하자 WTO는 2018년 2월 1심인 분쟁해결기구패널에서 일본 손을 들어줬다. 원전 폭발 당시 방사능 오염으로 수입 금지를 할 수는 있지만 시간이 흐른 뒤 과학적 근거 없이 수입 금지를 유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봤다. 하지만 2019년 4월 2심 상소기구에서는 한국이 승리했다. WTO의 분쟁 해결 절차는 2심제다. 당시 WTO는 “식품 오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본의 특별한 환경적 상황 등도 고려했어야 한다”며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1심에서 승소하고 최종심에서 뒤집힌 사례는 없었기 때문에 극적인 승리였다. WTO는 일사부재리(판결 확정 후 해당 사건을 다시 소송해 재판하지 않는 원칙)가 적용되지 않아 한국의 후쿠시마산 수입 금지에 대해 일본 정부가 2015년 소송 내용을 수정하면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절차적으로 시간이 걸리는 데다 또다시 패소한다면 수입 금지를 해제한 다른 국가들이 수입 금지를 제기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신중하게 대처할 필요성이 일본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일본 정부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도 승소는 쉽지 않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달 말쯤 발표할 최종보고서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담을 것이 유력한데 이렇게 되면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된다.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한국에 위험하기 때문에 수입 금지를 유지하겠다는 정부의 논리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일본이 WTO 제소 카드를 접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정리한 데는 모처럼 만에 조성된 한일 관계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다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의지가 크게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염수 방류 문제로 한국에서 천일염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는 등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에 후쿠시마산 수입 재개를 압박해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 정부는 한일 관계 개선 분위기 속에 민감한 현안을 더 확산시키지 않겠다는 의도도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현재 한일 사이에 남은 민감한 현안으로는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복귀, 초계기 문제 등이 있는데 후쿠시마산은 WTO 제소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리되고 다음달 중순쯤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 완전히 복귀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후쿠시마현 지역 언론인 후쿠시마TV 등이 지난 17일 현내 18세 이상 유권자 714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오염수 방류에 따른 ‘풍평피해(불안 심리에 의한 소비 위축)가 일어날 것’이라는 응답은 87.8%에 달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원전 담당인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에게 방류와 관련해 후쿠시마 어민 등 관계자의 이해를 얻을 수 있도록 계속 의사소통을 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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