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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건국 국민운동 토론회

    5개 시민·사회·여성·종교단체들의 모임인 한국시민단체협의회는 21일 상오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2의 건국 국민운동 어떻게 돼야 하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갖고 정부가 제창한 ‘제2건국 국민운동’과 관련,시민운동의 올바른 역할과 운동방향을 모색했다.韓相震 교수와 徐京錫 한국시민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의 주제 발제문을 요약한다. ◎제2건국을 위한 국민운동 과제/정부기구와 기능적 연대 중요/韓相震 교수·서울대 사회학·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 50년만의 정권교체로 金大中정부가 등장한 것은 제도권 안에서 개혁의 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하지만 지난 50년간 누적된 기득권의 구조가 견고하고 변화에 저항하는 타성이 강한 우리 사회에서 국민운동 또는 시민운동의 자극과 압력없이 정부의 노력만으로 개혁에서 성공을 거두기란 쉽지 않다.제2의 건국에 있어 시민사회와 국민 개개인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 시민사회에서는 그동안 도덕성과 전문성,비판성이 꾸준히 성장해 왔기 때문에이런 잠재력을 어떻게 발굴해 조직화하고,제도권에 활력과 생명을 불어넣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정부가 시민운동을 조직하려 들면 순수성과 자율성을 생명으로 삼는 시민운동은 이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다.그렇다고 정부가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국민의 동참을 요구할 수도 없다.그래서 시민운동을 다루는 데는 세련된 감수성과 자세가 요구된다. 정부의 구상대로 많은 시민운동 단체들을 하나의 일사분란한 네트워크식 조직으로 묶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고 또 위험한 발상일 수 있다.일에 따라 여러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느슨한 형태의 운동연합체가 보다 자연스럽다.인권문제를 다루는 ‘한국 인권운동 연합’이나 100개 이상의 종교·시민·직능단체가 참여한 ‘경제살리기 범국민운동’은 좋은 보기이다. ○국정 참여 길 열려야 정부는 시민운동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정비하면서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그러면서도 시민사회의 자율성과 순수성이 보장돼야 된다.그 기초위에서 시민운동의 중추부를 구성,다양한 운동세력이 횡적으로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 대체로 우리나라 시민운동은 중추부가 잘 발달돼 있지만 조직기반이 약해 실행력이 부족하다.반면 관변단체는 실행부의 성격이 강하다.국민운동은 이런 양자의 한계를 극복하고 중추부와 실행부가 조화된 모습으로 진행돼야 한다. 실행부의 기능도 다양하게 분산돼야 한다.시민운동 단체들이 유사한 목적을 추구하는 정부 개혁기구에 참여해 기능적으로 연대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교육에 관심을 갖는 단체는 ‘새교육공동체 위원회’를 매개로,인권에 관심이 있다면 ‘국가 인권위원회’에 참여해 인권신장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향해 협력하는 식이다. 시민운동 대표나 전문가는 제도권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그래야만 정부에 비판적 견제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시민사회 대표가 정부부서의 자문위원회 등을 통해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넓게 열려 있어야 한다. ○시민기금형식 정부 지원을 정부가 할 일은 법적·제도적 설계와 함께 경제적 지원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이 경우에도 심사숙고를 해야할 점은 있다.정부기구가 직접 지원금이나 보조금을 주는 방식은 부작용과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돈은 항상 통제의 수단이 되기 마련이다. 때문에 정부가 돈을 통해 단체를 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는 장치가 필요하다.이것은 마치 정부출자 연구소에 대해 관련 부처의 간섭이 많아 쓰여진 돈에 비해 연구 성과가 별로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런 부작용을 피하려면 국민의 헌금,정부의 출자,기업의 자발적 기여 등을 모아 ‘시민기금’과 같은 것을 마련하는 것도 좋다.헌금이나 기여에 세제혜택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제2건국 국민운동과 시민운동/민간 자발성·주체성 보장돼야/徐京錫 한국시민단체협의회 사무총장 IMF 위기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사회전반을 개혁해야 하는 문제는 생존차원의 절박한 과제이다.이 시점에서 정부가 제2의 건국의 각오로 개혁에 나서면서 국민의 동참을 호소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시도가 ‘시민운동을 관변기구화 하려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의 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민단체가 개혁을 위한 국민운동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시민운동은 오래 전부터 시민운동세력을 개혁의 파트너로 삼아 강력한 개혁주체 세력을 형성할 것을 정부에 촉구해 왔다.이런 점에서 시민운동은 이미 ‘준비된’ 개혁 주체세력인 것이다. ○관주도 단일기구화 위험 정부가 시민운동을 개혁의 파트너로 동참시키려면 정권에 대한 지지와 개혁에 대한 지지를 구분해야 한다.선거에서 국민회의를 지지했든 한나라당을 지지했던 상관없이 개혁을 통해 IMF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개혁 주체세력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활짝 열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제2의 건국’이라는 슬로건이 全斗煥정권의 ‘정의사회’나 金泳三정권의 ‘신한국’처럼 ‘통치 슬로건’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노력 해야한다.오해를 없애기 위해 ‘나라살리기’ 등의 이름으로 접근하는 방법도 있다. 정부가 나서 의식개혁을 총괄하는 국민운동기구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도 부적절하다.역대 정부는사회 각계를 하나의 단일한 국민운동기구로 묶는 일을 즐겨왔다.자발적인 국민운동기구로서의 기능보다는 프로젝트를 받아 예산을 나눠주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또 조직 구성이 끼워맞추기식이다보니 민간의 자발성이 생기지 못하고 정부의 외곽조직에 그치고 만 것이다.하나의 단일한 기구를 출범시키면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수가 적어져 운동은 약해지기 마련이다. 이와는 반대로 성공적인 사회운동을 펼친 기구들에서는 민간의 자발성과 주체성이 철저히 보장됐다.민간운동이 전적으로 자기 책임 하에서 다른 단체와 성과를 놓고 경쟁을 하다보면 운동이 활성화될 수 밖에 없다.모든 운동,단체들이 다 스스로 의식개혁운동의 주인이라고 생각해야 운동이 봇물 터지듯 터져나오게 된다.북한동포돕기운동이나 금모으기 운동 등이 이에 속한다. 정부는 여기에 개혁의 강력한 엔진 역할을 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대통령 직속기구로 다수의 민간인이 포함된 개혁추진기구가 발족돼야 한다.그리고 필요하다면 이러한 개혁추진기구와 호흡을맞출 수 있는 진용으로 청와대 비서실을 재정비해야 한다.개혁의 노력이 부처이기주의에 부딪혀 좌절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대통령직속기구 발족을 공무원의 의식개혁도 필요하다.공무원사회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공무원 집단의 권위주의,관료주의,적당주의,형식주의,무사안일주의,부처이기주의가 개혁을 좌절시켜 온 것이 사실이다.공직사회가 변화하지 않으면 국민은 개혁운동에 동참하지 않는다.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일차적으로 공직사회의 개혁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또 시민사회운동 담당 전문부처를 신설해 시민단체가 정부를 상대하는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이번 국회 회기 중에 시민사회 발전기본법을 통과시키는 일도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기부금품모금 규제법 등 낡은 악법을 개폐해 시민사회가 자율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 金 대통령 8·15 경축사를 보고/黃台淵 동국대 교수(특별기고)

    ◎제2의 건국과 보편적 세계주의 ○폐쇄적 민족주의 한계 오늘 건국 50주년에 대통령이 선언한 ‘위와 아래로부터의’ 제2의 건국운동은 참여 민주주의,시장경제,보편적 세계주의,지식기반 국가,화합과 협력의 신 노사문화,남북간 교류협력 등 6대 개혁지표를 내걸고 있다. 이 지표들은 모두 국난극복과 세계 속의 선진한국 건설에 본질적 기여를 하는 것들이지만,이 중에서도 닫힌 민족국가에서 열린 국민국가로의 지향을 갖는 ‘보편적 세계주의’는 중심적 위치를 차지한다.우리의 민족국가적 폐쇄성을 타파하고 세계를 향한 완전 개국(開國)을 겨냥하는 이 지표는 나머지 지표의 달성을 보장하기 때문이다.세계 개방 없이는 세계수준의 민주주의,세계무역기구(WTO)체제 하의 세계적 경쟁력,세계의 인본주의적 보편규범에 입각한 공생과 복지,탈공업시대에 맞는 창조적 문화,탈냉전적 남북관계를 창출할 수 없다. 돌아보면 한국인들은 냉전과 분단,반일감정과 반미감정으로 동서남북이 가로막힌 인공섬에서 살아왔다.자연히 신생 한국은 폐쇄적 민족국가를 생존논리로 삼을 수밖에 없었다.그리하여 우리의 정서 속에는 늘 외래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자리잡게 되었다.심지어 오늘날 국난 속에서도 사회 일각에서는 IMF 구제조치와 해외자본 유치에 대해서까지 적대감을 보이고 있다. ○능동적 개항만이 살길 극우에서 극좌까지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는 이 닫힌 민족정서는 시장과 국제적 쌍방통행을 모르는 관치경제와 한국적 권위주의 체제를 만들어냈다.이 폐쇄적 권위주의 체제는 당연히 세계의 변화를 감당할 수 없었고,세계시장에 노출되자마자 국난을 불러왔다.우리의 생존논리였던 폐쇄적 민족정서가 이제 생존을 가로막는 최대의 시대착오적 걸림돌로 둔갑한 것이다. 100여년 전 우리는 늑장 개항으로 망국의 비극을 겪은 적이 있다.우리의 인공섬도 개국을 지체하면 비극을 되풀이할지도 모른다.바로 이 점이 오늘 광복절 날 각별히 숙고해야 할 대목이다. 이제 과감한 능동적 ‘개항’으로 보편가치를 수용하여 세계로 나아가는 ‘열린 국민국가’를 건설해야 한다.민족국가와 국민국가의 두가지 말을 잘뜯어보면,국민국가는 미국이나 캐나다와 같은 속지주의적 다민족국가를 민족 국가로 지칭할 수 없어 생겨났음을 알 수 있다.이에 반해 독일이나 일본처럼 혈통주의를 택한 나라들은 유보없이 민족국가로 지칭된다. ○열린 ‘국민국가’ 건설을 우리말의 민족국가와 국민국가는 각각 최근에 생겨난 학술적 개념인 ethnic nation state와 civil nation state에 대응한다.민족국가는 본질적으로 폐쇄적·복고적이나,민족국가가 제국주의에 저항할 때는 진보적으로 기능할 수도 있지만,이 한시적 진보성에 오래 안주하면 시대착오를 범하게 된다.이에 반해 국민국가는 본질상 세계시민적·민주적이라서 이질적 문화에 대해 원칙적으로 열려 있다.오늘날 독일 일본 등도 이 국민국가적 요소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따라서 ‘제2의 건국’의 지표로서 ‘보편적 세계주의’가 닫힌 민족국가에서 열린 국민국가로의 구체적 지향을 갖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이러한 세계주의적 시침(時針) 조절만이 민주주의,시장경제,지식중심 발전,인본적 화합과 협력,남북간 탈냉전을촉진하고 보장하기 때문이다.
  • 도예가 李秀鍾(이세기의 인물탐구:176)

    ◎無心의 경지 빚는 ‘큰 그릇’/容器의 기능 잃지않으며 흙에의 회귀 담아/전통적 형식보다 개성적 색감·형상 추구/물레질만이 낙… 農心처럼 꾸준한 조형 탐색 영국의 미술평론가 허버트 리드는 ‘한민족의 민족정신과 사회기풍은 흙이라는 표현매체를 통해 나타나기 때문에 한나라의 예술의 세련미를 알기 위해서는 그들의 도기(陶器)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했다. 그릇의 조형탐색에 천착하는 도예가 李秀鍾은 ‘한국이 아무리 찬란한 도자기의 나라라고 할지라도 청자나 백자는 어디까지나 고려· 조선의 것이며 오늘날의 도자기는 용적(用的) 기능과 미적 가치를 동시에 수용하는 순수조형’임을 주장하고 있다. ○도예의 진수 아는 匠人 따라서 그의 그릇은 용기로서의 유용성이 파괴되지 않으면서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가는 ‘흙에대한 원초적 회귀’와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를 담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흙과 불이 가지는 생명력과 가능성을 이해하면서 자연과 인간의 삶이 근본적인 조화를 보일때 비로소 도예의 본질이 파악된다는 것이다. 미술평론가 이재언은 이수종의 이러한 작업내용은 ‘다채로운 흙의 경험에서 얻어진 흙의 예술가다운 결과이며 그는 도예의 진수를 알고 빚는 장인(匠人)’이라고 평한다. 즉흥적이거나 감각적인 흥취뿐만 아니라 흙자체가 지니는 언어적 인자와 조건들을 세밀하게 탐구한 숙고가 그것이다. 더구나 고금과 동서를 넘나드는 개방적 의식과 줄기찬 창작의지는 실용적인 기물과 순수조형 사이를 부드럽게 ‘자유’하면서 분청의 전통적 형식에 머물기보다 개성적인 색감과 형상의 생성으로 그가 추구하려는 작품에 접근해 나간다. 이수종의 작업실은 10여년전까지만 해도 홍대앞에 있는 빌딩 지하에 있었다. 그러나 건물에서 불을 다루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아 과천시 변두리에 야외 작업장을 마련하여 이사했다. 그때부터 아침마다 눈앞에 펼쳐지는 산을 바라보면서 ‘그릇이야말로 한번쯤 도전해볼만한 조형물’이라는 다짐과 함께 ‘산처럼 듬직한 그릇’을 구상할 수 있었다고 돌아본다. 따라서 그의 그릇은 용기가 지닌 고유의 형태미와 표현상의 아름다움을 전제하면서도 담기는 내용에 따라 유(有)나 무(無)에 대한 구실도 달라지는 것이 눈에 띈다. 언제나 제자리를 지키는 추상공간에다 눈으로 보되 마음속에 와닿는 내면의 든든한 기(器), 당장의 편리함보다는 두고두고 써도 물리지않는 장독대같은 ‘이수종만의 그릇’이 그것이다. 최근의 작품들은 회흑색의 태토(胎土)위에 백토를 분장한 다음 그위에 그림을 그리거나 도각(陶刻)을 해서 구워낸 ‘거칠고 투박한 흙맛’이 제격이다. 휘돌아가는 물레의 속도감, 그 위에 반응하는 세련된 손맛, 귀얄이나 덤벙기법에 의한 화장의 멋등은 기계화된 현대사회에서 순후한 인간미와 노동의 신선함을 자연스럽게 표현하여 보는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준다. 이수종은 요령을 부릴 줄 모르는 사람이다. 막가내하(莫可柰何)이며 자기 할일에 대한 집념이 강하다. 그래선지 그의 작업은 곧잘 농부에 비유된다. 흙을 선택해서 물을 주고 습도를 유지시켜 형을 만들고 건조를 기다렸다가 적당한 시기에 가마에 넣고 오랜 시간 소성하는 과정은 농부가 씨를 뿌리고수확을 거두는 마음가짐이다. 그래서 자연에 순응하는 농부의 지혜와 순수성으로 흙을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도예가의 정신이 투철하게 살아있다. 그러나 열정적인 창작열과 끊임없는 실험정신 이전에 그는 ‘그저 주물럭거려 본것뿐’이라는 것이며 외형에 서투르게 그려넣은 그림이 추상적 의외성을 산출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전혀 의도적이 아님은 말할것도 없다. ‘나는 그저 빚었을뿐’ ‘타고난 예술적 재능’따윈 없다고 거부한다. ○“나는 그저 빚었을뿐” 이수종의 작품은 ‘한국의 미’를 논할때마다 흔히 등장하는 ‘무심(無心)의 경지라고 할수 있다. 더구나 무기교(無技巧)의 기교로써 형태에 대한 관심이 없는듯이 형태를 빚어내고 그려야겠다는 생각이 없이 그림을 그리면서 도자기의 내면에 잠재된 자연성 유희성 감수성을 끌어낸다. 간혹 평자들은 최근의 그의 작업과정은 흙이라는 물질에 대한 관념을 표명하는 시기, 흙과 불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기는 시기, 백자기법인 전승을 바탕으로 조형작업을 시도하는 시기등 작업의 끝없는 모색으로 지적하기도 한다. 이른바 위대한 자연의 계곡에서 부유하는듯한 장인적 기량으로 작가의 대담한 사유(思惟)를 은연중에 보여준다. ○말없고 설명 싫어해 그의 작업은 농부에 비유되고 있으나 실은 순 서울토박이다. 청파동에서 장사를 하던 李範奭씨의 3남3녀중 막내. 지난 6월 성곡미술관이 주관한 ‘한국 전통도예 10걸’에 추대되리만치 우뚝한 명장(名匠)의 위치지만 그의 어린시절은 평범한 소년에 불과했다. 다른 예술가들처럼 장래 무엇이 되겠다는 포부도 없었고 부모의 특별한 기대도 받지 않았다. 부친이 일찍 타계한 탓에 누나와 형들에게 학비를 타쓰는 어려운 청소년기를 보냈고 고3때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미술학원에 다닌것이 도예와 관련된 유일한 근거다. 천성적으로 말 없는데다 설명하기를 싫어해서 여러 논쟁에 끼어들지 않았으나 월간 ‘공간’과 계간미술지등에 ‘현대 도자기의 의미’와 ‘전통도예 기법에 의한 현대도예’등 ‘미적탐구가 아닌, 용기로서의 의미’를 지속적으로 발표한것으로 알고 있다. 주변에서는 ‘재미없는 사람’‘멋없는 사람’으로 소문나 있고 잘 팔리는 작가가 아닌만큼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편도 아니다. 홍대후배인 부인 崔惠子씨는 그런 남편을 이해하여 일일이 간섭하지 않는다. 자녀는 남매. 물레질만이 취미이자 낙이며 온힘을 기울여 그릇을 빚는동안 반드시 좋은 그릇이 탄생하리라는 확신에 차있다. 흙의 따뜻한 체온으로 도자기를 성형하고 신비한 불의 마술을 경험한다는 것은 각박한 현대생활에서 아름다운 들꽃을 발견한 것만큼이나 소박한 기쁨일 것이다. 현대도예에서 가장 충실하게 조형탐색을 일관하는 예술가가 있다면 그가 바로 이수종이며 무기교로 일관하는 ‘이수종 그릇’은 그만이 지닌 투박미와 자연미로 한국 현대도예사에 한획을 긋는 비중있는 족적을 남길것임에 틀림없다. ◎그의 길 ▲1948년 서울출생 ▲1971년 홍익대 공예과졸업 ▲1979년 홍대 산업미술대학원졸업 ▲1981년 첫개인전(서울관훈미술관) 1986-88년 개인전(토갤러리) ▲1990년 개인전(토아트 스페이스), 예술의전당 미술관개관기념전, ‘흙놀이’(토탈미술관),한일교류전(교토) 1991년 도예와 조각의 만남(63갤러리),한국현대도예 유럽순회전 ▲1992년 서남미술관개관기념전, 현대분청 2인전(다도화랑), 독일 슈포트벡셀기획 ‘다른것들과의 만남’ ▲1993년 개인전(서울삼풍갤러리·성담아트갤러리),예술의 전당 개관기념전, 한국현대도예전(미국 샌디에이고) ▲1994년 핀란드및 타이베이 국제도예전, 현대도예30년전(국립현대미술관), 부산개인전(갤러리부산) ▲1995년 개인전(토아트 스페이스·우원화랑),한국현대도예전(한가람미술관), 20세기의 東京전(화랑사계) ▲1996년 서울공예대전, 진로도예 벨기에전, 한국현대도예가회 특별전(토탈미술관), 누드웨어전(신세계현대아트) ▲1997년 개인전(토아트 스페이스), 워커힐미술관초대 ‘흙의 정신전’ ▲1998년 성곡미술관초대 한국도예작가10인전 대만시립미술관, 영국 빅토리아 알버트뮤지엄 국제소형도자 트리엔날레 명예상(90년)
  • 오늘 창립 ‘국민화합시민연대’ 토론회 주제 발표

    ◎“지역화합은 총체적개혁 선결 조건” 지역갈등 해소를 통한 지역화합을 지상목표로 삼은 범국민운동 단체인 ‘국민화합시민연대’(약칭 화합연대)가 27일 창립대회를 갖고 정식 출범한다. 화합연대는 지난 2월말 대학교수들이 주축이 돼 모임을 결성한뒤 7차례의 추진위원회를 거쳐 지난 5월30일 발기인대회를 갖고 창립을 보게된 시민단체. 이 땅의 고질인 지역갈등을 전문적인 시민운동으로 풀어나간다는 목표아래 閔丙天 서경대 총장과 黃惠仁 동국대 교수,金世悅 한남대 총장,李正熙 한국교민연구소장,金麟濟 대전대 총장,朴龍壽 강원대 교수,金三雄 서울신문 주필 등이 공동대표로 참여하는 등 대학교수 법조인 전직 언론인 등 유력인사 495명이 뜻을 같이 하고 있다. 27일 창립대회에 이어 동국대 문화관 예술극장에서 열리는 토론회 주제발표 내용과 사무총장 인터뷰,창립선언문을 소개한다. ◎金大中 정부 인사정책/구여권 개혁인사 널리 등용을/金昊均 명지대 교수·경제학 金大中 정부의 인사정책을 평가함에 있어 감안되어야할 사실은 한국사회가 안면사회라는 점이다. 새 인물을 발굴하고 평가하기까지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평소 잘 아는 인사를 기용하는 것은 어느 사회에서나 불가피한 현실이다. 金大中 정부도 한국사회의 이러한 관행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총체적 개혁작업에서 정부가 가장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여론에 비춰볼 때 金大中 정부는 향후 인사에서 안면사회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더욱 숙고해야 한다. 경쟁이 계속되는 한 이해당사자는 물론이고 국외자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인사란 불가능하다. 金大中 정부는 50년만의 정권교체에다 경제위기가 가중되면서 역대 정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인사정책의 실행에서 커다란 모순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국민통합에 의한 정국안정과 경제위기 대책의 신속한 수립 및 집행을 위해서는 구여권인사의 전문성을 살릴 필요가 있다. 반면 정권교체는 과거 정부와의 차별성과 참신한 개혁인사의 중용에 대한 국민의 요구라고 평가된다. 최근의 경제위기의 원인이 과거 정부의 국정전략 부재에 있는 한,이에 책임이 있는 인사의 중용은 피해야할 것이다. 이같은 모순된 요구를 지역문제와 관련시켜 본다면,구여권이 지역패권에 기초하고 있었기 때문에 구여권인사는 압도적으로 영남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정권교체의 의미를 살린다면 그동안 권력에서 소외되었던 지역출신 인사가 많이 중용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구패권지역과 구여권인사가 일치하지 않듯이 구소외지역과 개혁인사층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구패권지역에서도 개혁을 추진할 인사는 얼마든지 동원 가능하다. 그러므로 金大中 정부의 바람직한 인사정책은 구소외지역의 구여권인사는 사양하고 구패권지역의 개혁인사를 널리 수용하는 방향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 경우에 인사정책은 지역화합과 개혁을 동시에 달성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지역화합을 위한 인사결정을 위해서는 해당 지역을 대표할 수 있고,또 해당 지역주민의 민심을 얻을 수 있는 인사가 기용되어야 할 것이다. ◎지역편중 인사 원인과 재인식/지역할거 정치구조 타파 급선무/盧秉萬 경북대 교수·정치학 金大中 정부의 출범 초기부터 논란이 되는 지역편중 인사 문제를 규명하기 위하여는 朴正熙 정권 이래의 지역편중 인사에 대한 실태와 원인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朴正熙 정권에서는 경상도 출신의 지역편중 인사가 나타났으나 최고집권자의 출신지역에 따른 충원이 일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없는 반면 全斗煥 정권 이후부터는 최고집권자의 출신지역에 따른 충원이 일정하게 나타난 것으로 생각된다. 그 원인으로는 朴正熙 정권에서는 최고집권자의 자의적 충원이 지역연고에 의한 편중인사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되나,全斗煥 정권에서는 신군부 집권세력의 취약한 권력기반이 지역성을 담보로 한 충원이 되게 만들었다. 盧泰愚 金泳三 金大中 정부에서는 지역할거적 정치구조에 기인한 지역정권의 성립이 지역편중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게한 것으로 나타났다. 全斗煥 정권 이래 지역편중 인사가 구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그러나 우리들은 지역편중 인사가 지역감정·갈등의 본질적 원인이 되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 지역감정·갈등의 진정한 원인은 지역편중 인사나 지역간 경제적 차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할거적 정치(정당)구조와 지역정권의 성립에 있는 것으로 재인식되어야 한다. 이렇게 문제의 원인이 지역할거적 정치구조와 지역정권의 성립에 있으므로 金大中 정부에서 호남편중 인사가 이뤄지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지역편중 인사가 문제시되는 것이 무의미함에도 불구,이슈화되는 이유는 지역편중 인사에 대한 우리들의 잘못된 인식과 정당·정치인의 정략적 지역감정 이용,또한 언론의 흥미위주 보도 때문이다. 따라서 정계와 언론계는 지역편중 인사 문제를 이슈화하여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언행을 자제해야 하고 金大中 정부는 부적절한 지역편중 인사가 되지 않도록 더욱 신중히 인사를 해야 한다. 정치권은 문제의 본질인 지역할거적 정치구조를 형성시킨 주된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국민의 지역감정이나 지역연고 의식을 이용하려는 자세에서 벗어나 지역할거적 정치구조를 해소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해야할 것이다. ◎‘화합연대’ 사무총장 黃台淵동국대 교수/“현장중심 동서화합 운동 앞장”/정치인 지역감정 조장 언행 언론에 공개 27일 창립대회를 갖고 공식 출범하는 ‘국민화합시민연대’(화합연대·상임공동대표 張潤煥)의 사무총장 黃台淵 교수(동국대 정치외교학)는 이 단체 태동부터 창립까지 줄곧 관여해온 주역중 한 사람이다. ­화합연대의 활동방향은. ▲각 개인의 개성과 지역의 고유성을 최대한 살려낸다는 방침이다. 온 국민의 화합을 이뤄내기 위해선 지역과 개인의 목소리를 고루 포용하면서 하나로 모아가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 각 요소들을 결집한 시민운동의 첨병역할을 철저하게 해낼 것이다. ­가장 큰 목표는. ▲구체적이고 전국적인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간다는데 있다. 지역문제에 대한 시민의식 계몽과 함께 언론·국정에 대한 비판·감시 등 전문적인 시민운동을 통해 완전한 국민화합의 초석을 다질 계획이다. ­화합연대가 보는 현 상황은. ▲정권교체가 지역화합의 전기이면서도 지역갈등이 더 격화될 수 있는 분수령이 되고 있다. 심화되고 있는 지역갈등을 해소하고 국민화합을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현재 한국사회가 당면한 가장 절박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정권교체가 됐는데도 지역갈등은 해소될 전망이 없나. ▲지역감정이 언제든지 분출할 수 있는 현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지역화합 문제가 경제위기를 맞아 국정의 주변으로 밀려나고 국민화합을 이룩하려는 정치적 의지 자체가 여야대결 구조로 인해 무력화되는 상황에서 지역화합 노력은 배가돼야 한다. ­종전에도 지역화합을 위한 운동들이 적지않게 진행돼 왔는데. ▲물론 동·서화합을 이끌어내기 위한 크고 작은 단체와 운동이 간헐적으로 있어 왔다. 하지만 전문성 결여와 전국적인 조직 부족으로 모두 실패했다. 특히 대부분의 시민운동이 반(反)지역주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엄연한 지역차별을 사소한 문제로 여겨 추상적 운동에 그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구체적인 활동계획은. ▲다른 시민운동단체의 전철을 밟지않기 위해 현장활동을 중심으로 철저한 비판·감시운동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우선 일상사업으로 정당·정치인들의 지역감정 조장발언을 정도와 빈도수를 파악해 언론에 공개하겠다. 매 선거때마다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 낱낱이 파헤칠 생각이다. 지역화합에 앞장선 인물도 언론에 공개해 바람직한 방향을 유도하면서 지역감정 조장 발언을 청원 입법을 통해 뿌리뽑아 나갈 것이다. 북한 이탈주민과의 대화나 영호남 주민이 교환방문하는 은행나무심기같은 이벤트를 마련하고 지역문제해결을 위한 외국사례연구를 병행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조직운영은. ▲발기인들을 각 지부장으로 삼아 이들을 주축으로 한 지부제로 운영하겠다. 500여개의 촘촘한 지부를 중심으로 모든 시민들이 고르게 역할을 분담해 체계적인 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다. ◎창립선언문 요약 우리는 경제위기 극복과 21세기 국가발전을 위해 지역대결 구도를 반드시 해소하고 국민화합을 실현해야 할 시대적 요청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역문제에 대한 시민의식을 계몽하고 언론과 국정을 비판 감시해야 할 전문적인 시민운동의 출현이 요청되고 있습니다. 각 지역의 차이를 말살하는 추상적 중앙통합과 지역패권은 지역차별과 문화말살,독재권력의 원천이었습니다. 개성과 차이의 존중에 굳게 발디딘 구체적 연대정신만이 사회발전과 문화창조의 원천입니다. 우리는 이 ‘차이의 철학’에 대한 확신 속에서 지역적 문화·기질의 차이를 존중하고 나라의 영원한 발전의 동력으로 받드는 자세로 국민적 시각전환을 꾀할 것입니다. 지역과 지역출신들의 구체적 소외와 차별에 대해 눈감은채 추상적 민족단결만을 외치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우리는 지역간 정치·경제·문화·사회적 차별과 특권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모든 지역의 공동발전을 추구하는 ‘구체적인 정의와 연대’에 헌신할 것입니다. 지역등권적 공동번영과 국민화합의 고귀한 목표는 ‘체념의 미학’과 ‘차이의 철학’,그리고 ‘구체성의 철학’을 결합한 우리의 정치철학을 통해서만 진정으로 실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시민들은 그같은 방향에서 정부·정당의 정책집행과 언론·정치인의 언행을 압박·감시하고 비판·항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역등권적 국민화합의 최종적 완성은지역화합적,전국적 민주정당 편제를 달성하고 궁극적으로 각 지방의 고유한 지역정서를 상호존중,이해하면서 독특한 지역문화를 경쟁적으로 발전시켜 국민적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철학을 가진 전문성에 기초하여 국민화합의 의지로 조직된 중립적인 시민운동체의 출현이 절실합니다. 이에 지역등권적 국민화합의 바람과 지혜를 모은 각 지역의 뜻있는 인사들은 민주발전과 지역등권의 상관관계에 대한 확고한 인식아래 지역문제에 대한 일대 각성을 촉구하며 지역화합을 촉진하기 위해 ‘국민화합시민연대’를 창립합니다.
  • 계간 현대사상 ‘1998 지식인 리포트’

    ◎‘위기의 실체’ 냉철한 진단/담론의 ‘사악한 의도’ 들춰내 비판/지식인 문화 현실 점검·혁신 처방 국제통화기금(IMF)시대를 맞아 사회 전반에 걸쳐 전대미문의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요즘,우리 사회에는 이른바 ‘위기담론’이 넘쳐나고 있다.너나없이 ‘위기’를 절감하고 자기의 위기만이 유일하고 절대적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담론의 허위성이 극에 달하면,모든 위기들을 하나의 위기로 과장하고 은폐하려는 파시스트적인 편집증이 나타나기 마련이다.이같은 역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위기의 실체를 여러 갈래에서 냉철하게 진단하는 일이 필요하다. 위기담론이 춤을 추는 이 시대,진짜 위기는 어디에 있으며 그 구체적 원인과 극복방안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계간 ‘현대사상’이 특별증간호로 낸 ‘1998 지식인 리포트’(민음사)는 한국 사회의 지식인들이 이 위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그 대응 양상은 어떠한가를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이 책은 주로 인문학과 그 주변 문제에 대한 지식인들의 고민을 통해 우리 사회의 위기담론을 조명한다.그럼으로써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자신의 기득권을 천세만세 이어가기” 위해 “모든 위기를 하나의 위기로 덮어버리”려는 “사악한 의도”를 밝혀내겠다는 것이 이 책의 의도다. 잡지 형식을 띤 이 책은 세 부분으로 이뤄졌다.1부는 ‘한국 지식인,무엇을 생각하는가’를 주제로 한 권두좌담으로 꾸며졌고 2부는 ‘대학사회의 내면 풍경과 혁신을 위한 진단’,3부는 ‘시대의 변화와 지식인의 성찰’이라는 제목 아래 아카데미즘 내부의 자기성찰 목소리를 담았다. 한국 지식인 문화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진로를 전망하기 위해 마련된 좌담에는 저널리스트 고종석씨,소장 철학자 김영민씨,소설가 복거일씨가 참여했다.이들은 주로 기성체제 바깥에서 활동하는 독립적 지식인이라는 점에서 ‘아웃사이더 지식인’으로 불린다. 이들은 최근 한국 지식인 사회의 위기 특히 인문학의 위기는 안일한 교수사회와 정실주의,자의식 없는 글쓰기 태도,사상과 지식의 식민화 등에 그 원인이 있다고 강조한다.인문학의 위기론은 정보사회로 대변되는 지식의 변모과정이 지식인의 존재방식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 등가성과 환전성이 뛰어난 정보는 자본주의의 논리와 어울린다.그러나 정보는 “삶의 지혜를 찾고,인간의 무늬 즉 인문(人文)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구축하는 작업”(김영민)인 인문학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이런 점에서 볼 때 정보사회의 기능과 성격은 인문학의 자기 성찰적 지혜와 상호보완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지식인사회와 관련해 또 한가지 주목할 것은 ‘지식인의 아카데미화’현상이다.교육산업 특히 대학이 기업처럼 되면서 많은 지식인들이 대학이라는 제도에 흡수됐다.대학에 속해 있지 않으면 공적 토론에 참여할 길이없을 정도다.지식인의 발언공간이 아카데미 내부로 축소돼 독립적인 지식인문화가 형성되기 어렵게 된 것이다.이 책에서는 이런 대학사회의 치부를 대학 내부의 아카데미션들이 직접 나서 비판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소장 사회학자인 김찬호씨(연세대 강사)는 ‘대학,지성,시민적 공공성’이란 글을 통해대학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조망한다.그는 대학이 “합리와와 인간화,그 촉매로서의 시민적 공공성을 구축하는 것”을 교육적 소임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또 연세대 김호기 교수(사회학)는 ‘IMF시대의 사회학’이란 논문에서 “지난 40년간 우리 사회를 지배해온 패러다임이 생산지상주의였다면,사회학은 누구를,무엇을 위하여 그 패러다임이 존재해 왔는가를 숙고해야 한다”면서 “지금이야말로 우리 현실에서 실현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새로운 대안적인 패러다임을 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오늘날 지식인 문화는 ‘값싼 지식의 시대’라는 말이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뚜렷한 퇴조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일부에서는 IMF사태와 관련,“지식인들이 경고음을 발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을 거론하기도 한다.이 책은 이같은 총체적 위기의 시대를 맞은 우리 지식사회의 혁신을 위한 종합처방전이라고 할 만하다.
  • 스포츠영웅 충남서 또 탄생/야구 박찬호이어 박세리 세계무대 우뚝

    충남의 아들과 딸이 세계 프로 스포츠계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공주 출신의 朴贊浩(24·LA 다저스)가 지난해 14승의 대위업을 달성하며 미국 메이저리그에 우뚝 서자 대전 유성 출신의 朴세리(20)도 세계 4대 메이저의 하나인 여자프로골프선수권(LPGA) 챔피언십을 따내며 오빠에게 화답했다.특히 朴세리는 LPGA에 진출한지 1년도 안된 새내기로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따내 주위를 경악케 하고 있다. 두사람은 모두 충남이 고향이다.朴贊浩는 공주 중동초등학교와 공주중,공주고를 거친 공주 토박이.반면 朴세리는 유성에서 태어나 유성초등,갈마중에 이어 공주 금성여고를 나왔다. 흔히들 ‘충청도 양반’이라고 한다.이 말에는 행동이 느리다는 것과 예절바르고 지조가 곧다는 뜻이 함축돼 있다.행동이 굼뜬 것은 그만큼 결정을 내리기까지 심사숙고한다는 것을 말해준다.따라서 한번 마음 먹으면 어떤 난관이 있어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초지일관한다. 朴贊浩와 朴세리에는 바로 이런 ‘양반 기질’이 배여 있다.두 사람은 모두 아득하게 보였던 미 프로야구와 미 프로골프에 뜻을 두었다.중간에 좌절하고 실패하기도 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 戰犯의 영웅화/李世基 社賓 논설위원(外言內言)

    일제시대를 살아본 사람이 아니더라도 도조 히데키(東條英機)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는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에다 한국에서는 강제징병과 학도병제를 실시하고 종전후 극동국제군사재판소에서 ‘A급 전쟁범죄자’로 회부되어 48년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간 일본의 군국주의자다. 그런 전쟁범죄자가 일본 영화 ‘프라이드:운명의 순간’에서 전범이 아닌 ‘영웅적 사무라이’로 등장해 중국과 서방언론등에 의한 국제적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영화는 처음부터 ‘일제의 식민지 침탈은 존재하지도 않으며 대동아전쟁은 일본의 자위(自衛)를 위한 정당한 전쟁이자 아시아 해방을 위한 성전(聖戰)’이었음을 강변하고 도조는 ‘일본의 명예를 지키려다 연합군측의 사전각본에 따라 부당하게 처형되는 희대의 영웅’으로 부상된다는 것이다. 작은 일에 생색내고 무의미한 것도 의미있는체 꾸미는가 하면 엄연한 역사적 사실마저 왜곡하기를 좋아하는 일본사람들이고 보면 또한 번심한 장난을 쳤구나 하는 안쓰러운 감이 없지 않다. 최근까지도 그들은 일본군 위안부나 남경 대학살등을 고교교과서에 기술하는 것은 ‘자학(自虐)사관’ 이라면서 반일교과서 회수운동을 끊임없이 전개해 왔었다. 그릇된 과거를 덮으려는 자체가 이미 그릇됨을 인정한다는 것을 아마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더구나 이번 개봉을 앞둔 영화시사회에서 과거사 망언으로 유명한 한 고위관리가“이 영화는 역사적 사실에 충실할뿐 아니라 핵심을 찾아내는데도 성공하고 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니 그 뻔뻔스러움에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인간사회에서의 참다운 영웅이란 자신의 존재를 대중속에 파묻고 사는 자존심 강한 사람이다. 그러나 선한 영웅이 있듯이 악한 영웅도 있다. 영웅이 없는 사회에서 오죽이나 궁색했으면 전범을 영웅화했겠느냐는 측은한 생각도 든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해서 도도한 세계사를 역행시킬수는 없다. 영화라는 방법으로 과거를 미화하려는 자체가 영웅의 이미지에서는 이미 어긋난 처사다. 차제에 무분별한 일본영화수입을 심사숙고해봐야겠다.우리 청소년의 역사를 보는 눈은 우리어른들이 지켜줘야하기 때문이다.
  • 감사원 계좌추적권 검토/金 대통령에 업무보고

    ◎공직자 재산등록 심사권도 요구 청와대의 朴智元 대변인은 22일 감사원이 업무보고를 통해 金大中 대통령에게 직무감찰을 위한 예금계좌추적권과 공직자 재산등록·변동신고 심사권을 요청한데 대해 “검토할 가치가 있는 건의”라고 말했다. 朴대변인은 이날 감사원 업무보고가 끝난뒤 기자들과 만나 “金대통령은 지금까지 각 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건의한 사안에 대해 즉답을 하지 않고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면서 “두가지 건의사항에 대해서는 필요하고 타당성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 감사원의 의견을 종합해 보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朴대변인은 그러나 “계좌추적과 관련해서는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거나 악용되지 않도록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서울 球場’은 국제적 약속(사설)

    2002년 월드컵 주경기장을 서울 상암지구에 짓기로 하고 지난 1월 국제축구연맹(FIFA)에 최종 통보했던 정부가 8일 이를 백지화하기로 한 것은 논란의 소지가 많다.국제적으로 한번 약속한 일은 아무리 어렵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해내야 우리의 신인도가 높아져 결국 국익(國益)에도 도움이 된다고 본다.그러나 정부는 경제난으로 어려운 터에 새로 4천여억원을 들여 주경기장을 지을 수 없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에 짓고 있는 문학경기장을 주경기장 후보지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은 몇가지 큰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국제 신인도(信認度)의 추락,공동 개최국 일본에의 주도권 박탈,축구인을 포함한 절대 다수 국민의 사기저하라는 엄청난 손실이 그것이다.무엇보다 국제 신인도의 추락은 눈앞의 몇천억원보다 훨씬 큰 손실을 안겨주고 있다. 당장 FIFA와 세계 축구계는 한국이 과연 월드컵을 치를 의사가 있는지 의심하고 있고 2006년 월드컵 개최를 원하는 영국은 우리를 제치고 2002년 대회를 치르겠다고 나서고 있다.요한슨 FIFA부회장은 우리정부의 결정이 있은 직후 “개최국 중 한 곳이라도 이상이 생긴다면 즉각 현지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말해 심상치 않은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한국이 개최지로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면 FIFA는 즉각 집행위원회를 열어 개최지를 바꿀 수 있다.일본은 이 기회에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하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실정이다. 8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3조7천억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24만5천명의 고용창출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한국개발원(KDI)의 보고가 아니더라도 21세기 첫 월드컵축구대회는 우리 민족이 다시 활기있게 뻗어나갈 발판이 될 수 있다.물론 이는 성공적인 대회를 치를 때에만 가능하다.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성공적인 대회 개최는 불가능하다.정부는 1주일 후의 최종결정때 무엇이 국익을 위하는 길인지 심사숙고하기 바란다.
  • 日 중앙교육심의회,청소년대책 발표

    ◎“가족끼리 아침인사 꼭 나누세요”/텔레비전 有害정보 차단 칩장착 권장/학원폭력 감시케 경찰관 수시방문 요청 【도쿄=姜錫珍 특파원】 ‘아버지가 자녀 교육에 더 참여해야 한다.’일본 중앙교육심의회가 지난달 31일 내놓은 가정교육에 관한 중간보고서에서 강조된 내용이다. 지난해 고베에서 한 중학생이 초등학생들을 엽기적으로 살해한 전대미문의 사건 이후 청소년의 흉포한 범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일본 중앙교육심의회는 1년여 동안의 심사숙고 끝에 이날 중간보고서를 내놓았다. 중앙교육심의회는 ‘유아기로부터의 마음 교육의 바람직한 형태’를 검토한 끝에 ‘최근 청소년 범죄는 좌시할 수 없는 상태’라고 단언하면서 이를 고치기 위해서 가정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일본의 교육관련 기관에서 가정 교육에 대해 주문을 내놓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 위원회는 ▲아버지의 존재가 너무 희박하다,자녀 교육에 더 참여해야 한다 ▲어머니와 과도하게 밀착돼있다 ▲나쁜 짓은 나쁘다고 확실하게 말해 주어야 한다 ▲자녀들 방을 닫지 못하도록 하라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 인사를 나누어라 등등 가정 교육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하나하나 지적. 자녀들의 행태에 대해 부모들의 책임이 무겁다는 점을 강조한 위에 자녀들에 대해 ‘돈을 쓰지 말고 마음을 써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위원회는 또 폭력 장면등 유해 정보로부터 청소년을 차단하기 위해 이들 장면을 자동적으로 차단시켜 주는 V칩을 텔레비전에 장착하도록 촉구했다.V칩은 기술적으로는 간단하지만 민영방송국 등으로부터는 ‘청소년 문제를 TV에만 전가한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위원회는 또 폭력사태에 대한 대증요법과 관련,경우에 따라서는 교장 등의 판단하에 경찰관이 학교에 정기적 또는 수시로 방문하도록 하는 등 청소년폭력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 “北風은 구집권세력 정치공작”/鄭大哲 부총재 회견

    ◎이대성 파일 탄원서인줄 알고 받아/북·국민회의 연계 내용에 안기부 알려 北風파문이후 잠적했던 국민회의 鄭大哲 부총재가 모습을 드러냈다.그동안 두 차례나 공개 소명 의사를 밝혔다가 무산시켰던 鄭부총재는 30일 여의도 당사 기자실을 들러 안기부 李大成 전 해외조사실장로부터 ‘북풍문건’을 건네 받은 경위와 파문 확대의 배경 등을 설명했다.해명은 자신의‘결백’에 초점을 맞췄다. ­북풍문건에 대한 기본적 시각은. ▲북풍사건은 과거 집권세력이 야당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북한을 이용한 정치공작이다.4·11총선과 대선에까지 이용됐는데도 마치 국민회의가 공작의 연장선상에 있은 것처럼 공작을 당한 것이다.문건의 절반은 조작된 것이고 나머지 반도 그런 냄새가 나고 있다는 생각이다. ­李전실장과 만났던 당시 상황은. ▲지난 8일밤 한 호텔에서 약 20분 정도 만났더니 ‘윗분 등 다른 사람들이 일을 저질러 놓고 나에게 뒤집어 씌우고 있어 억울하다’는 말을 하면서문건을 건네줬다. ­왜 李전실장이 鄭부총재에게 문건을 전달했는가. ▲내가 당 용공음해 대책위원장을 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북풍문건에 의해 이용됐다고 생각하는가. ▲그럴 가능성도 있다. ­문건을 받은 후 어떻게 했는가. ▲문제의 봉투는 봉함도 되지 않아 탄원서나 진정서인줄 알았다.2∼3일 방치했다가 李전실장이 구속된 사실을 알고 읽어보니 북풍과 관련해 우리당이 북한과 커넥션이 있다는 내용을 접했다.숙고 끝에 14일 저녁 文喜相 정무수석에게,15일 아침에는 羅鍾一 당시 안기부2차장에게 전달했다.이들 외에는 어느 누구에게도 문건을 보여주거나 건네주지 않았다. ­문건사건으로 안기부에 의해 조사를 받았나. ▲조사를 받지는 않았으나 李안기부장을 1∼2차례,羅차장,李康來 기조실장도 1∼2번 만났다.북풍사건에 대한 진상이 규명된 뒤 해명하는 것이 좋겠다는 당지도부의 권유에 따라 그간 외부와의 접촉을 삼가해 왔다.
  • 미,쿠바경제 봉쇄 철회해야(해외사설)

    미 클린턴 행정부는 쿠바에 대한 정책을 조심스럽게 한 걸음 전진시키고 있다.여행,수출 및 재정에 관한 방침을 변경해 쿠바 출신 미국인들이 보다쉽게 공산주의 치하의 쿠바에 살고 있는 친지들을 방문하고 돈을 송금하고 의약품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이같은 변경은 수천명의 이산가족들에게 실질적인 인도적,개인적 혜택을 준다. 이는 클린턴 행정부의 쿠바와 관련한 두번째 노력에 해당된다.첫번째 완화 방침은 지난 96년 쿠바 출신 미국인이 몰고간 비무장 비행기를 쿠바 공군이 격추시키면서 무효로 돌아갔다.올 초 교황이 쿠바를 방문했고 이는 두번째노력을 시도할 만큼 미국의 정치적 분위기를 따뜻하게 바꿔놨다. 아직도 많은 쿠바계 미국인들은 카스트로가 이같은 쿠바 민간인에 대한 혜택을 자신의 정권 유지에 이용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이런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 정부는 교황의 뜻에 맞게 송금과 의약품을 개인과 교회같은 사적기관에 돌아가도록 했다.따라서 인도주의적 활동이 정치적으로 문제시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좋은 방안이나 이것으로 그쳐서는 안된다.냉전은 끝났다.카스트로의 적대적 외교노선도 사라졌다.그의 경찰국가적 정권도 끝이 보이고 있다.그러나 쿠바에 대한 경제봉쇄라는 미국의 냉전적 기본정책은 아직도 살아 있다.본래 이 정책은 쿠바 엘리트 층에게 식량등이 돌아가지 않도록 하자는 목적에서 시행된 것은 아니다.일반 국민들이 정권에 반기를 들도록 하기 위해서였다.40년 동안의 경제봉쇄는 공산주의 테러와 실정을 심화시켜 일반 국민들에게 한층 더한 고통이 가해졌다.그럼에도 이같은 고통은 반정부 봉기로 이어지지 않았다. 미 정부가 지금 시도하고 있는 것은 경제봉쇄의 몰인정한 측면을 부드럽게하기 위한 것이다.경제봉쇄 그 자체도 숙고되어야 한다.
  • 봄나들이/가족과 함께 ‘선열의 얼’ 되새기자

    ◎천안 유관순 열사 추모각­봉화대­생가 등 유적지 인접/홍성 한용운·김좌진 장군 생가도… 하루 코스로 적격 79년전 우리 선조들은 3월1일을 시발로 일제에 맞서 근 3달간 전국적으로 독립만세운동을 벌였다.그래서 3월은 우리들에게 설레임보다는 숙연하게 다가온다. 절기상으로는 봄이지만 봄나들이를 나서기에는 아직 이르다.3월을 맞아 독립투사의 생가 등 항일운동 유적지를 둘러보는 것도 뜻있는 일이다. 독립투사들의 생가를 보려면 충남으로 가야한다.유관순 열사는 천안에서 태어났고 윤봉길 의사는 예산,김좌진 장군과 만해 한용운은 홍성출신이다.충남에 독립운동가들이 많은 것은 충청도가 예로부터 충절의 고향이었기 때문이다. 천안시 병천면 탑원리에 있는 유관순 열사 유적지는 추모각,봉화대,생가가서로 가까이에 있어 순회코스로 안성마춤이다.천안시내에서 독립기념관으로가는 21번 국도로 나가 18㎞정도 가면 아우내장터가 나오고 이 곳에서 500m 떨어진 곳에 열사의 영정을 모신 추모각이 있다.추모각을 구경한뒤 추모각 뒷편의 매봉산에올라 독립운동 거사를 알리기 위해 봉화를 피운 봉화대를 둘러보고 능선을 타고 내려오면 생가가 나타난다.모두 다 둘러보는데 1시간이면 된다. 김좌진 장군과 만해 한용운의 생가가 있는 홍성은 인근의 용봉산과 천수만 방조제를 연계하면 하루 단위 나들이길로 적격이다.먼저 충남 서부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홍북면 용봉산으로 가 1∼2시간 땀을 흘린다.하산길에 점심식사를 하고 생가터로 발걸음을 옮긴다.갈산면 행산리에 있는 김좌진 장군의 생가터에는 24평 규모의 생가와 기념관이 있다.기념관에는 국내 및 해외활동과 관련된 유품과 함께 영상자료가 전시돼 있다.이 곳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에는 한용운 생가가 있으며 생가를 거쳐 방조제로 가면 된다. 윤봉길 의사는 예산군 덕산면 시량리에서 출생했다.시량리에는 윤의사가 태어나서 4살때까지 살던 광현당,중국으로 가기 전인 23살때까지 지냈던 저한당,윤의사의 사당을 모신 충의사와 유물전시관,충의관 등이 4만2천여평의 경내에 보존,관리되고 있다. 서울에는 종로구 인사동 태화관,종로2가 탑골공원,서대문구 현저동 독립공원이 있다.3·1운동의 발상지인 탑골공원은 1897년에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공원이다.민족대표 33인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팔각정을 중심으로 국보2호인 원각사지 10층석탑,원각사비 등의 문화재와 3·1운동 기념탑,3·1운동 벽화,의암 손병희 선생 동상과 한용운 선생 기념비 등이 있다.서대문 독립공원은 일제시대 유관순,손병희 등 애국지사가 수감돼 있었던 곳으로 지난 92년 서울구치소가 경기도 의왕시로 이전하면서 조성된 곳이다.감옥 7동,사형장,지하옥사 등이 복원됐으며 독립문,3·1운동기념탑,순국선열 추념탑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의인 대거 배출된 충청도 충청지역은 예로부터 충절의 고향이라고 불려 왔다.이러한 사실은 실제로도 입증된다.1900년부터 1973년까지의 명사 150인을 분석한 한 조사에 따르면 충남은 독립운동가 부문에 6명(유관순,윤봉길,김좌진,한용운,이범석,조병옥)이 올라 10명인 서울 다음으로 2위에 올랐다.조사 당시 서울인구가 충남인구의 두배가 넘는 것을 감안하면 인구비례로는 충남이 서울보다 훨씬 높은 셈이다. 충남에서 의인이 많이 배출된 것은 역사적으로도 뒷받침된다.사육신인 성삼문(홍성),박팽년(대전)을 비롯,북벌론을 주장한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 우암 송시열이 회덕출신이다.임진왜란에서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이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실질적인 고향은 아산이고 구한말 의병운동이 가장 먼저,가장 강하게 일어난 곳도 충청지역이다. 이로 미루어볼 때 충청지역은 일찍부터 충절 또는 민족의식이 저변에 강하게 깔려 있었고 이러한 전통이 독립운동가 배출로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물론 이렇게 된 데에는 송시열로 대변되는 기호학파가 200여년간 지배세력이었다는 것도 간과할수 없다.즉 나라를 잃은데 대한 책임의식이 그만큼 강할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한편 충청인의 기질을 보면 ‘충청도 양반’이라는 말처럼 대체로 행동이 점잖고 느린 편이다.이 말은 뒤집어 보면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지만 행동은 신중한 것으로 해석된다.즉 충동적이기 보다는 심사숙고하며 결정을 내리고 행동을 하는 것으로 볼수 있다.바로 이러한 요인이 어려운 상황에서 살신성인의 모범을 보여주게 된 동인이었는지도 모른다.
  • 정부출범 발목잡아서야(사설)

    새정부가 출발하는 첫날부터 정치권이 판을 깨고 말았다.거대야당인 한나라당이 총리인준을 위한 국회본회의에 아예 불참함에 따라 인준국회가 열리지도 못하고 유회되고 말았다. 비록 한나라당이 당내외의 여건이나 사정상 김종필 총리 인준을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하더라도 그 시기와 방법에는 문제가 있다. 50년 헌정사상 처음인 여야간 정권교체로 새정부가 출발하는 첫날이다.그뿐인가.6·25이래의 국난이라는 IMF사태로 국민들은 지금 실직과 물가고의 위협속에 불안하기 이를 데 없는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다. 이런 때 새대통령 취임식이 거행된 바로 그 자리에서 식이 끝난지 3시간도 안돼 한나라당은 본회의 불참이란 전법으로 회의 자체를 유회시켜 버렸다.참으로 딱한 일이다. 한나라당 대변인은 불참결정 후 “세계 각국의 외빈들이 지켜보는 상태에서 국회파행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과 여당측에 한번 더이 문제를 심사숙고할 기회를 주기위해 본회의에 불참키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외빈들이 지켜보는 것을 의식했다면 당당히 본회의에 참가해 투표를 통해 인준여부를 가리는 게 정치의 본 모습이 아니겠는가.그러나 중요한 것은 외국인들의 눈이 아니다.바로 우리 자신의 문제다. 새 대통령은 취임했으나 총리인준이 지연됨에 따라 국정이 표류할 것은 자명한 일이고 출범 첫날부터 벽에 부닥친 신 여권은 정계개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될 때 정치권이 또 한번 요동을 치게될 것이다.우리는 그동안 기회있을 때마다 다수 야당이라고 하더라도 선거에서 승리한 여당의 새정부 출범을 막는 것은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일 뿐 아니라 당론이 JP거부로 모아졌다고 해도 인사문제는 무기명 비밀투표로 한다는 국회법 정신을 살려투표를 통해 당당히 의사를 표명해 주도록 당부해 왔다. 한나라당이 실력으로 JP인준을 막지않고 본회의를 유회시킨 것은 그나마 여권과 타협의 여지를 남기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있다.일이 여기까지 오지말았어야 한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그러나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여·야는 즉시 협상의 길을 택해야 할 것이다.총리서리 체제로 간다거나 새 대통령에 구내각이란 기형체제나 모두 국정파행 결과를 빚을 것이다.그리고 이런 사태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평소 JP인준의 당위성을 인정했던 한나라당 의원들까지 25일 의총에서는 강경쪽으로 선회하고 만 것이 3월 전당대회에서의 당권경쟁을 염두에 둔 결과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한나라당은 지금 이 시점이 당략차원에서 정국을 이렇게 몰아가도 되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또 여권은 JP임명동의가 지난 대선민의에 부응하는 것이라는 당위론만을 제대로 현실화 시키려면 다수당의 요구와 진의가 무엇인지 좀더 진솔하게 알아봐야 할 것이다.특히 한나라당이 JP총리의 임명동의가 자신들의 정치적 생존을 위협하는 자살행위로 간주하고 있다면 이를 불식시킬 조치를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협상해야 한다.국민은 국정이 장기간 표류하거나 정국이 더이상 파국으로 가는 것을 아무도 바라지 않는다.
  • 야의 발목잡기로 국정파행 불가피/JP총리 인준 무산 안팎

    ◎한나라­“새인물 내라” 예상외 강경/두 여당­“국민에 고통준다” 맹비난 25일 15대 대통령취임식 행사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국회 의사당은 급속히 얼어 붙었다.한나라당이 의총 결의를 통해 일제히 본회의에 불참,동의한 처리를 무산시키자 여권은 국정 파행의 책임을 야권에 돌리며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하오 1시 국회 본청 146호실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은 대선패배 이후 유례없는 열기 속에 ‘김종필 총리’ 인준불가 방침을 거듭 확인하고 본회의 불참을 만장일치 박수로 결의했다.의총에는 소속 의원 161명 가운데 김수한 국회의장과 와병중인 최형우 의원,이신행 의원을 뺀 158명이 참석,예상보다 훨씬 높은 출석률을 보였다.실질적인 불참자는 ‘JP총리지지파’로 알려진 이의원 한사람뿐인 셈.특히 입원중인 조중연 의원이 비서의 부축을 받으며 회의장에 입장,박수세례를 받았다.또 ‘JP총리 지지파’인 박세직 정재문 현경대 김종호 의원 등도 지도부의 행동지침을 받아들인데다 미국에 체류중이던 서상목 황우려의원도 이날 새벽 급거 귀국하는 등 거대야당의 단결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의총에서 이상득 원내총무가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여권이 인준안을 낸것은 우리당 의사를 무시한 처사”라며 “깨끗한 의사 표시 방법으로 본회의에 불참키로 했다”고 지침을 하달하자 의원들은 일제히 박수로 동의를 표시했다.이어 이한동 대표는 상기된 표정으로 “의총 참석률이 100%에 가까운,헌정사상 유례없는 당당한 야당의 시대를 열었다”며 “대선후보 경선때 생긴 계파의식과 갈등을 씻고 결속,단합하는 계기로 삼자”고 역설했다. 맹형규 대변인은 성명에서 “대통령 취임일을 맞아 외빈들이 지켜보는 상태에서 국회 본회의장에서 파행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과 여당에게 한번 더 심사숙고할 기회를 주기 위해 본회의에 불참했다”며 “새인물을 지명하지 않고 기존의 주장을 계속할때 발생하는 모든 정국파행의 책임은 여당에게 있다”고 경고했다.이날 총무단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본회의장 입구를 지켰으나 본회의장 출입을 시도하는 소속 의원들은 한사람도 없었다. ▷국민회의·자민련◁ ‘JP총리’에 대한 한나라당측의 거부가 생각 이상으로 강경하자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불쾌감과 함께 정국 경색을 우려했다. 국민회의는 이날 하오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문제를 논의하던 중 한나라당의 불참 결의 소식을 접했다.조세형 총재대행은 “정정이 불안해지면 외환사정이 다시 나빠지고,그렇게 되면 국민생활만 더욱 악화되는 게 아니냐”며 야당측을 압박했다. 직접 당사자인 자민련측은 더욱 격앙됐다.의총에서 야당측의 백지투표 등 ‘변칙 투표’를 저지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하던중 한나라당의원들이 불참결의후 귀가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원범 의원 등은 “한나라당이 정말 이럴 수 있느냐”고 흥분했다.양당은 이날 하오 늦게까지 본회의장에 한나라당의원들이 참석하기를 기다리다 합동의원총회를 열고 야당측의 정상적인 인준투표 참석을 촉구하는 결의한을 채택하기도 했다.
  • “위상문제로 시행착오 아쉬움”/나종일 행정실장 문답

    ◎역사적 정권교체 원만한 매듭 기뻐 대통령직인수위의 활동을 실무적으로 뒷받침한 나종일 행정실장(경희대 교수)은 17일 백서발간 등 마무리작업으로 일손이 바빴다.나실장은 “인수위의 위상이나 권한 등이 법제화되어 있지 않아 인수위 활동초기 일부 시행착오도 없지 않았다”고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행정실장으로서 인수위활동을 뒷받침한 소회는. ▲백면서생으로서 보람있었다.바라던 ‘지역연합’ ‘세력연합’의 방식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졌고 정권인수 작업도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어 기쁘다. ­인수위 활동 결과를 평가하면. ▲전반적으로 원만했다.여야가 뒤바뀌는 정권인수 작업으로 정치적 경륜이 한단계 높아졌다.행정요원과 인수위원들 사이에도 협조가 잘 이뤄졌다. ­아쉬운 점은. ▲인수위의 위상과 기능,역할,권한과 절차 등이 법제화되지 않아 착오나 차질이 없지 않았다. ­이번 인수위 활동의 특징은. ▲서로 다른 정파세력간에 연립정부 구성을 앞두고 첫단추를 꿰고 시금석을 마련한 작업이었다.이는 현정부 출범의 바탕이 됐던 과거 3당 합당방식과는 다르다.지역적 지지기반도 다르고 정책노선도 다른 두 정당이 인수위에 동수로 참석,정체성을 지닌채 활동했다는데 특징이 있었다. ­‘주연급 조연’이란 평도 있다. ▲‘정치’라는 공적 활동의 영역에서 ‘주연’과 ‘조연’이 따로 있을수 없다.‘조연’이 ‘주연’ 역할을 할 수도 있다.사명감과 일을 하려는 목적의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문민 실정을 분석하면. ▲장기적 구도나 종합적 안목이 없었다.집권기간은 5년이지만 집권자의 책임은 5년으로 끝나는게 아니다.부문간 개혁의 연관성에 대한 숙고가 없었고 조정기능도 미흡했다. ­향후 거취는. ▲새정부에서 기회가 주어지고 필요한 상황이 온다면 최선을 다하겠다. ­새정부에 바란다면. ▲권력은 ‘한시적 위임’이라는 생각으로 국민을 편안하게 해야 한다.
  • 미 외교정책 대러 영향 숙고해야(해외사설)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외교업적으로 치부되던 미국­러시아의 관계가 빗나가고 있다.최대의 현안은 이라크 문제다.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미국의 이라크 군사행동에 대한 결과를 경고했으며 이고르 세르게예프 국방장관은 미국의 계획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의 군사행동에 대한 크렘린의 반대는 군사협력 감소 등 상징적인 행위이상으로 확대될 것 같지는 않다.그러나 이는 걸프전때의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을 지지한 모스크바의 전략과 크게 대비되는 것이다.클린턴 대통령이 지지하는 옐친 대통령이 마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보다 이라크에 대한 반대행동에 협력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안한 신호다. 러시아의 반대는 자국 이기적인 면이 있다.모스크바는 중동에서 잃어버린 외교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복원하기를 원하곤 했다.1980년대 이라크에 판매한 70억달러에 이르는 군사무기의 자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러시아는 이라크의 원유판매 금지에 대한 국제 제재가 풀리고 이라크에 대한 무역제재가 해제되기를 희망하고 있다.러시아는 1995년이라크에 세균무기 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 발효장비를 판매하기까지 했다. 이라크를 둘러싼 미국­러시아의 의견차이는 양국 관계가 보다 광범위한 차원에서 악화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폴랜드·헝가리·체코 등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시킨 NATO의 동구확대 정책은 러시아인들을 분노케 했으며,장래에 러시아 가까이 NATO의 깃발을 꽂으려는 계획은 러시아인들은 더욱 경악시키고 있다.두나라가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러시아에서 사라져 버렸으며,미국이 러시아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믿음이 일반화됐다. 이러한 것들은 실제적인 것보다는 분위기적인 문제일 수 있다.그러나 NATO의 팽창에 자극받은 러시아가 방어목적을 위해 핵무기에의 의존도를 높이는 것은 위험한 사태발전이다.게다가 이라크 문제에 대한 양국의 의견차이는 미국의 필요한 군사행동을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를 끌어안기 위해 국익을 희생시켜서는 안되겠지만 자국의 정책이 러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유념해야만 할 것이다.
  • 신 여권의 정치개혁 선창(사설)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와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 박태준 총재 등 신여권 3거두가 지방선거 전에 정치구조를 개혁키로 합의함에 따라 정치개혁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우리는 기회있을 때마다 정치개혁 없이는 경제개혁도,사회개혁도 어렵다는 주장을 해 왔다.그런 점에서 신여권의 정치개혁 선창을 높이 평가하는 바이다. 다만 이번 정치개혁은 이제까지 봐온 것처럼 정치개혁이란 것이 말만 요란했지 남는 것은 없는 식의 용두사미가 아니라 이 나라 정치발전에 일획을 긋는 ‘참개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정치개혁의 방향은 크게 보아 △고비용 정치구조의 개선 △대의기구의 효율성과 대표성 제고에 있다.고비용구조는 어떻게 하든 개선해야 한다.정치판에 검은 돈이 나돌고 그것이 곧 정경유착의 부패고리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고비용구조의 개선책으로는 방만한 정당운영 체제의 개혁,선거구제의 조정,각급 의원정수의 축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선진외국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대한 중앙당과 지구당의 운영형태를 바꿔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선거구제의 전면조정이나 의원수의 산술적 축소조정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일본에서는 고비용 정치구조를 개선한다고 중·대선거구제를 소선거구제로 바꿨는데 우리는 똑같은 이유로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해보자고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의원수 문제도 정리해고 차원서 단순히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우리의 국회의원수가 인구비례로 보아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많은 것은 사실이나 대의기구의 기능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줄이는 것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충분한 연구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군의회의 경우 대개 1개면에 1명씩 통상 1개군에 10~15명의 기초의원을 두고 있는데 이보다 작은 대의기구란 대표성도 문제지만 대의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대의기구가 지니치게 작으면 관료화되는 경향이있다. 정치개혁에는 구조를 뜯어 고치는 일과 함께 관행과 행태를 바꿔가는 작업을 병행하지 않으면 안된다.사실은 이것이 더 중요하고 절실하다.
  • 정치안정이 중요하다(사설)

    올해는 이른바 ‘IMF체제’ 제1차연도다. 저성장·고실업 속에서 경제의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을 단행하며 난국을 극복해 나가야 할 해다. 정치의 안정이 올해만큼 절실하게 요구되는 때도 없다. 정치안정 없이는 난국극복의 전제가되는 국민단합도, 또 변화와 개혁을 선도해야 할 정치의 적극적 역할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도 올해 우리 앞에 놓인 정치상황에는 불안과 혼란의 요인만 잔뜩 도사리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앞으로 정국의 향방을 좌우할 가장 큰 변수는 오는 2월25일 출범하는 김대중 정권의 구상과 계획일 것이다. 새 정부와 여당이 현재의 여소야대구도를 깨고 다수파로의 변신을 시도한다면 정계에는 세력재편의 지각변동이 일 것이다. 거기에 내각제 개헌의 시동이 걸리고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세불리기 경쟁까지 가세한다면 정국은 5월 지방선거를 계기로 복잡한 주도권 다툼에 휘말릴 공산이 크다. 이 경우 경제살리기는 정치의 뒷전으로 밀려날 것이 불보듯 뻔하다. 따라서 올해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심사숙고할 문제다. 특히 내각제 개헌은 그것이 지닌 가연성때문에 논의의 재개조차 극도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올 정국의 두번째 변수는 ‘거대 야당’ 한나라당의 행보일 것이다.국회에서 과반을 훨씬 넘는 의석을 가진 다수당인 한나라당의 대여노선은 정국안정과 직결되는 문제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비록 야당일지라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 또 다수당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새롭고 건전한 야당상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당 지도체제 확립문제 역시 나라가 처한 위기를 생각해 정국안정을 해치지 않는 원만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바란다. 정국의 장래가 불투명한 가운데서도 우리가 다소 안도할 수 있는 대목은 신정부 지도부의 경륜과 야당인 한나라당의 국정운영 경험일 것이다. 여야당의 이러한 ‘성숙’이 당리당략을 떠나 초당적 ‘나라 구하기’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경제위기로 나라가 사느냐 죽느냐 하는 판에 정치마저 누를 끼친다면 정말 큰 일이다.
  • 각당 반응/한나라당­현실인식 부재… 구체 처방없어

    ◎국민회의­이회창 후보도 국민에 사과를/국민신당­한나라당도 공동 책임… 자성을 한나라당과 국민회의 국민신당은 11일 김영삼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해 각각 논평을 냈다.한나라당이 ‘현실인식 부재’라고 김대통령을 비난한데 반해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은 한나라당의 공동책임을 강조했다. 한나라당 맹형규 선대위대변인은 “경제위기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과 처방없이 오로지 사과와 고통분담만을 강조하는 모습에서 국민들은 또 한번 좌절과 분노를 느꼈을 것”이라면서 “한마디로 대통령의 현실인식 부재와 식견부재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이어 “김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자신의 허물과 실정을 명확히 인식,남은 임기동안 무엇을 하고,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자신이 초래한 경제국치에 대한 죄가를 일부나마 국민에게 갚는 길인지를 심사숙고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김대통령의 사과만으로는 불충분하다”면서 “김대통령은 새정부가 들어서면 경제청문회에 나서서 책임의 소재를 규명하는데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정대변인은 “김대통령이 사과하는 마당에 3월 21일부터 11월 22일까지 신한국당 정권의 실권자였던 이회창 후보와 한나라당 인사들도 국민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신당 김충근 대변인은 “김대통령이 우리 경제가 IMF관리체제에 들어간 책임의 일단을 인정하고,차기 대통령당선자와 긴밀히 협의,경제회생과 국가안보,그리고 민생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천명한 것은 우리당의 일관된 주장을 수용한 것”이라면서 “나라경제를 이 지경으로 만든데 공동책임이 있는 한나라당도 응분의 자성을 해야한다”고 화살을 이회창 후보에게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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