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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 美 대통령 선거/ 패장 고어, 4년뒤 기약할듯

    백악관 입성의 꿈을 끝내 접어야 할 운명에 처한 앨 고어 민주당 후보.이후 자신의 정치인생 도표를 어떻게 그려 나갈까. “조금만 일찍 승복했더라도…”많은 고어 지지자들이 안타까워하는 부분이다.대선이 치러진 지 하루뒤인 8일 새벽 부시에 ‘승리 축하’전화를 한뒤 이를 번복, 다음날법정투쟁에 들어간 뒤부터 고어에 대한 여론은 한달여동안 꾸준히 하락했다.법정공방에 들어간 초기만 해도 정치권의 분석은 “고어가 비록 패배해도 4년 뒤를 기약할 수 있다”는 쪽이었다.전체 유권자 표를 부시보다 많이 얻은데다 나이도 52살에 불과하기 때문.그러나 5주를 넘기는 지리한 법정공방을 통해 대권에 집착하는 ‘구차한 정치인’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면서 국민 여론은 물론,민주당내 지도적 위치까지 상실했다.12일 연방대법원 판결 뒤에도 곧바로 승복하지 않았다.또다시 심사숙고하는 고어에 대한 여론은 “이제 그만 됐다“이다. 민주당 지도부조차 승복을 촉구하고 나섰다. 고어 역시 초반의 자신만만한 태도에서 한층 수그러든 모습이다.연방대법원 심리가 시작된 11일 이후 워싱턴 관저에 칩거하며 대외접촉을피하고 있다.이번 법정공방에서 자신이 입은 정치적 상처를 계산해볼수밖에 없는 시기다. 고어가 2004년 다시 대통령의 꿈을 펼칠 지는 알수 없다.그러나 정치를 떠난 고어는 생각하기 기 어렵다는 게 중론.상·하원 10선 출신의 앨 고어 시니어(98년 사망)의 아들로 상·하원을 두루 거친 뒤 부통령까지 역임했다. 전기 작가들은 고어의 인생 플랜 자체가 위를 향한 ‘정치야심’으로가득차 있어 내년 1월 20일 퇴임뒤 곧 바로 백악관 입성 재도전의 길에 들어설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행자부 고시과 “울고 싶어라”

    최근 연속적으로 터지고 있는 사법시험,행정고시 등 국가고시에 대한 문제제기에 행정자치부 고시과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난감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13일에는 2건이 한꺼번에 터졌다.대법원에서는 제40회 사법시험 1차시험 불합격처분 취소 소송에서 수험생의 손을 들어줬고,한 일간지에서는 올해 제44회 행정고시 합격자 중 불법 병역면제자가 있어 수사에 착수했다는 보도를 했다.당연히 고시과가 발칵뒤집혔다. 우선 행자부는 행시 합격자 불법 병역면제 보도에 대해 “병역비리담당 검·군합동수사반 및 관계기관으로부터 관련 사실을 통보받거나어떤 자료 요청도 받은 적이 없다”면서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하지만 사실이야 어찌됐든 고시과로서는 이 보도로냉가슴을 앓아야 했다.국가고시 관련 소송은 끊이지 않고 있고, 법원은 대부분 수험생의 손을 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형선(金炯善)고시과장은 “이러다가 기관의 공신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고시과는 오류를 줄이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해온 것도사실이다.출제오류를 막기 위해 사법시험의 경우 시험문제를 공개하고,수험생들에게 문제에 대한 이의제기를 받기로 했다.출제위원 이외의 전문가들을 포함한 정답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는 등 심사숙고하는 모습을보였다.‘알아서’ 10문제가 복수정답임을 인정한 것도 고시과의 결단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시과에 근무하는 40여명 직원들은 그래서 요즘 웃음을 잃고 산다.이해관계가 얽힐 수밖에 없는 시험관리 업무가 ‘잘해야 본전’인지라,1년 내내 긴장 속에서 보내고 있다. 최여경기자 kid@
  • 2000 美 대통령 선거/ ‘승자 가리기’ 한달 논쟁 마침표 찍나

    미국 대통령 선거의 ‘최후의 승자’를 가리기 위해 플로리다주의두 법원은 8일(이하 현지시간) 심사숙고를 거듭했다.한달을 넘게 끌어온 미국 대선이 이날 두 법원의 판결에 달렸기 때문이다.플로리다주 의회는 선거인단 확정 법정시한인 12일까지 승부가 가려지지 않을 것에 대비해 선거인단 지명을 위한 특별회기를 열었다. ◆앨 고어 민주당 후보측의 청원에 따라 수작업 재검표 심리에 들어간 주 대법원은 7일 양측 변호사의 주장을 들었다.고어측은 진정한승자를 가리기 위해 마이애미 데이드와 팜 비치 카운티의 논란표 1만4,000표를 재검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부시측은 고어측 청원을 기각한 4일 리언 카운티 순회법원의 결정에 따를 것을 촉구했다. 주 대법원장인 찰스 웰스 판사는 수검표가 선거인단 확정 시한인 12일까지 끝날 수 있는지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여 고어측을 안타깝게했다.고어측은 시한내에 수검표를 끝낼 수 있다고 설득했으나 부시측은 주 법이 정한 개표시한을 넘겨서는 안된다고 맞섰다. ◆리언 카운티 순회법원의 판결은 고어가 역전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다.세미놀과 마틴 카운티에서 공화당 선거관리가 투표지 일련번호를 나중에 쓴 것이 불법이라고 판정,2만5,000표의 부재자 투표를 무효화하면 고어는 득표에서 부시를 앞선다.부시측은 행정절차 때문에유권자의 표가 사라져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고어측은 인증번호가없는 투표용지를 부재자에게 보내는 것을 불법으로 명시한 주 법률을 앞세웠다.세미놀 카운티 심리를 맡은 니키 클라크 판사는 “판결은법에 따라 내려질 것”이라고 말해 고어측에 큰 희망을 줬다. ◆두 법원의 판결에 앞서 양측은 가상 시나리오를 놓고 대응 방안을모색했다.두 법원에서 부시가 이기면 고어 후보의 패배시인은 예정된 수순.그러나 두 법원이 모두 고어의 손을 들어주거나 최소한 고어가 한 쪽에서라도 이기면 법정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리언 카운티 순회법원에서 고어가 이기면 부시는 항소할 것으로 전해졌다.부재자 표의 무효판결은 사실상 고어의 승리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주 대법원에서 고어가 이겨도 부시측은 연방대법원의 판결과 배치된다며다시 연방대법원에 항소할 것이 확실하다. 법정 공방이 계속되면 12일까지 선거인단을 확정짓지 못할 공산이크다.이 경우 주의회가 선거인단을 지명할 예정이나 민주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고어 후보는 워싱턴의 부통령 관저에서 TV를 시청하며 법원에 출두한 변호사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봤다.변호사들과 직접 전화하며대응방안을 일일이 지시했다.반면 부시 후보는 텍사스 주지사 사무실에서 정권인수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법원 판결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듯 주청사를 찾은 초등학생들과 인사를 나누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딕 체니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거주지는 와이오밍이어서 부통령 자격에 문제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뉴올리언스 순회법원은 체니가 부통령 후보가 되기 나흘 전 와이오밍 테톤 카운티의 선거명부에 등록했다는 이유를 들어 텍사스에 주거지를 뒀다는 텍사스 주민의 청원을 기각했다.연방헌법 12조는 정·부통령 후보가 같은 주 출신일 경우그 주의 선거인단은 두 후보에게 선거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
  • 金대통령 초청 간담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4일 국정쇄신책과 관련,“올 연말까지 심사숙고해 기대에 부응하는 최종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해 빠르면 연말,늦어도 연초에는 대국민 국정쇄신 방안을 발표할 것임을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총재특별보좌단 초청 청와대 간담회에서“겸허하게 현상황을 검토,대책을 세우겠다”면서 특보들의 건의를서면으로 정리,제출해줄 것을 주문했다고 이상수(李相洙)특보단장이전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의약분업,교육개혁,한국전력 파업 철회 등을 거론하면서 “국민과 약속한 기한내에 금융·기업부문 구조조정 등 4대부문 개혁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면서 “내년 하반기부터 경제가확실히 호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이 단장은 덧붙였다. 또 김 대통령은 “지금까지도 그랬지만,당대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끝까지 개혁을 밀고 나갈 것이며,원칙있는 정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고 “자신감을 갖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펴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특보단은 민심이반 현상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전면적인 당정개편,개혁성과 능력을 겸비한 당내외 인사의 과감한 기용,지역갈등해소 및 국회운영 방안 등을 담은 국정쇄신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운기자 jj@
  • [대한칼럼] 盡善盡美한 정책은 없다

    외치(外治)는 내치(內治)의 연장이라고 한다.한 나라 안의 총체적인역량이 바탕에 깔려 있지 않으면 나라 바깥을 향하는 외교적인 힘도그만큼 약해진다는 말이다. 그런데 최근엔 외교는 잘 되고 있는데 나라 안의 사정은 왜 이렇게 부실한가 하는 의문이 절로 생긴다.그렇다면 외치와 내치를 잇는 연결고리는 무엇이며 그 양자의 간격은 어디에서 연유하는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이달 중순 아시아·태평양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23일부터는 ‘아세안+한·중·일 3국’회의에 참석하는 등 연이은 정상외교를 펼치고 있다.지난 번 APEC외교에서는 한반도 주변 4강과의 연쇄 개별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평화정착을 위한 외곽 여건을 재조율했고 이번 아세안 외교는 동남아 건설진출 확대,경제위기 공동대처 등 경제외교에 치중하고 있다.이뿐인가. 김대통령은 이미 6·15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분단 반세기 만에 남북화해협력시대를 열었고 민주주의와 인권 대통령으로서 노벨평화상까지수상했다.외치에 관한 한 더할 나위 없는 업적을 남겼다.최근APEC정상회의에서 각종 외교적 이니셔티브를 쥘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보면 우리의 총체적인 국가역량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나라 안의 역량이 바깥에서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도 지금 일반이 느끼고 있는 내정(內政)은 그렇지가 못한 게 사실이다.대학 졸업생들이 취업을 못해 한숨을 쉬고 있고 금융·기업의 구조조정은 정치 싸움에 볼모로 잡혀 있다.농민들은 부채경감을 주장하며 고속도로를 점거하는가 하면 노동자들은 구조조정을 반대하며 때아닌 동투(冬鬪)를 벼르고 있다.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를 분명히 졸업했는데도 서민들의 마음이 답답하기는 3년전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빛나는 외교와 따분한 내정 사이에 놓인 갭은 어디에서 오는 것이며이를 어떻게 메울 것인가.정상외교는 대통령 혼자서라도 외롭게 수행할 수 있지만 내정은 대통령 혼자서는 결코 수행할 수가 없다.국무총리 이하 내각과 각 행정부처기관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며 집권여당이 국회의 입법활동을 통해 이를 뒷받침해야 하기 때문이다.이렇게 되기위해서는 권력체계가 하나의 유기체로서 움직여 주어야 한다. 다시 말해 권력이 제도화되고 제도화된 권력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해야 된다는 것이다.권력이 시스템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권한이위임되면서 그만큼 책임이 뒤따라야 하며 임기응변식의 문제해결이아니라 법과 원칙에 의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뜻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는 대단히 나쁜 풍조가 팽배하고 있다.“떼쓰고 시끄럽게 하면 얻게 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이런 풍조가 생겨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보면 다양한 이해관계가 조정되는과정이라고 할 수도 있다.그러나 이런 풍조가 점차 만연되어가는 조짐이 보이는 데는 그동안 정부가 구사해 온 문제의 대처방식이 이같은 현상을 불러왔다고 할 수 있다.심사숙고 끝에 정책의 분명한 방향과 원칙을 세웠다면 확실하게 집행해야 신뢰가 쌓인다.그런데도 그렇게 하지를 못했던 것이다.반년 가까이 끌어 온 의약분업이나 대우자동차,현대건설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보면 과연 확고한 문제 해결의방향과 의지가 있었는가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모든 정책은 선택의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어떤 정책도 진선진미(盡善盡美)한 정책은 없으며 51%의 찬성에 의해 채택되면 나머지 49%의 입장을 가급적 반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정부는 각 이해집단에 ‘듣기 좋은 말’만을 해서는 안 된다.‘들어 줄 것과 못들어 줄 것’을 확실히 구분해야 하며 이같은 구분은 위 아래 직책간에도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성공한 외치는 그동안 성공한 내치의 탄력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다.이러한 탄력이 시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정책이 원칙과 법에 의해 소신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이경형 수석 논설위원 khlee@
  • [기고] 역사의 허구는 공허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현해탄 너머에 있는 일본 시마네(島根)현의 시마네대학 국제회의장.지난 3일부터 사흘간에 걸쳐 한·일 양국의 인문·사회과학 연구자가 어깨를 맞대고 있었다.그러나 둘째날인4일 뜻밖에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가미타카모리(上高森)구석기 유적조작사건이 공표되었다. 일본사를 무려 70만년까지 끌어올려 영웅으로 부상한 도후쿠(東北)고고학연구소의 후지무라 신이치(藤村新一)가미타카모리 발굴단장이자신이 1주일 전에 묻어 놓은 석기를 새로 발굴한 것처럼 조작한 자작극이 탄로난 것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은 이미 80여년 전 베이징(北京) 근처의 주구점(周口店)동굴유적에서‘북경원인’이라고 명명된 50만년 이전의 화석 인류를 발견하여 ‘아시아인의 원고향’이라고 까지 일컬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1960년 이후 남북한이 약속이나 한듯이 커다란 진전을 이루었다.북한은 평양 근처 검은모루 동굴유적이 각광을 받았고,남한은 아프리카·유럽형에 속하는 전기 구석기시대의 주먹도끼와 자르개를 전곡리에서 발굴해 세계고고학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구석기시대의 존재조차 불분명했던 일본은 경제적 번영에 도취한 나머지 상상조차 못할 역사 미화를 서슴지 않았다.일본 학계는1946년 군마(群馬)현에서 발견한 2만5,000년 전의 석기를 보고 흥분하였다.이때 문제의 후지무라가 등장한다.1981년 발굴 조사를 벌인미야기(宮城)현 이와데야마마치 유적이 적어도 5만년 전까지 연대가올라간다고 극적인 발표를 했다.이후 그가 수십개의 구석기 유적 발굴에 손을 댈 때마다 연대가 올라가는 유물이 계속 나왔다. 드디어는 가미타카모리 유적을 70만년 전으로 끌어올리고,중국의 북경원인과 결부시키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후지무라의 발굴을 통해 일본은 선사문화를 70만년 전으로 끌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찬란한 문화로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은 이집트문명과 맞먹는 고대문명이 존재했다는 내용이 교과서에 실리기도 하였다. 여기에는 일본이 ‘세계 4대 문명’의 하나라고까지 허구에 찬 주장에 맞장구를 친 일본 국민의 한결 같은 성원도 가세되었다.나아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구석기시대 조작사건을 오랫동안 묵인한 일본 학계의 학문적 양심도 오늘과 같은 사건을 일어나게 한 요인으로 지적할수 있다. 일본 고고학자들은 우리를 가미타카모리 유적지로 초청하는 계획을세워놓았다고 한다.일본 역사의 서장을 알리는 유적을 방문하지 않고서는 좀더 진전된 한·일 고고학 교류가 불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그런데 이 유적 조작사건이 공표되자 언제 그런 계획이 있었냐는식으로 조용하기만 하였다. 심포지엄이 끝난 5일 일본은 문제의 조작사건을 시인하면서 이를 속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일본 교육부도 조작되고 왜곡된 교과서를고쳐 나가겠다는 재빠른 조처로 뒤따랐다. 일련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머리 속에는 우리의 옛날 모습이 스쳐갔다.1981년 세계적으로 저명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구석기 학자 클라크(D.Clark)박사가 충남 공주 석장리,충북 점말 구석기유적을 실사한 뒤 연대 문제와 문화유적의 진위에 의문점을 제기한 일이 있다. 그후 20년 동안 우리 학계는 구석기 연구에서 과학에 바탕을 두지않고 무작정 연대를올리는 등 적지않은 문제를 안고 있다.유적의 진위 문제,깨진 돌 조각을 석기로 간주하여 성과를 과대 발표하는 문제,저절로 깨진 뼈 조각 따위를 인공 예술품으로 해석하는 문제 등 숙고해야 할 일은 한둘이 아니다. 가미타카모리 유적의 유물 조작사건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았으면 하는 마음이다.나아가 그동안 수없이 이루어진 일본의 고고학적발굴 결과나 역사 교과서의 왜곡 기술, 그리고 일그러진 한·일관계사를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역사의 허구(虛構)는 결국 공허할 뿐이다. 임효재 서울대 교수·선사고고학회장
  • [네티즌 이슈] 낙태문제

    *합법화 다시 생각을. 지난 9월 유엔 인구기금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8,000만명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고 이중 5,000만명이 낙태수술을 받고 있으며,그 중 2,000만명이 전문의료인의 도움없이 안전하지 못한 낙태수술을 받으며,이로 인해 7만8,000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고 한다.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이 간단한 보고 내용만으로도 우리는 단순한 살인행위로 치부되어 외면하고 있었던 낙태의 합법화 문제에 대해숙고할 여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현대사회는 점점 다원화되고 있고 성의 해방은 의식의 해방이라는이름을 붙여 공공연히 대두되는 세상이다.이런 현상은 모두 삶의 주체로서 개인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한다.그런데 낙태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혼여성의 경우,낙태의 주된 이유가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첫째가 아이를 낳음으로써 쏟아질 사회적비난이고,둘째가 자신의 장래계획에 지장이 있어서라고 한다.이들의입장에서 본다면 낙태의 문제는 생존의 문제,즉 세상과 공존하기 위한 방편인 것이다.그렇기에 많은 여성운동가가 주장하는 낙태의 합법화란 낙태를 인류사회적 차원을 떠나 개인의 문제로 환원시켜달라는호소인 것이다. 낙태에 관한 논의는 항상 여성들의 인권에 결부되어있다.왜냐하면모든 임신의 또다른 원인인 남자들은 적절하지 않은 시기,적절하지않은 대상과의 섹스는 그 순간 잉태될지도 모르는 태아의 살인행위라는 관념이 없다.그러니 늘 여자들만 섹스의 결과에 따른 책임,즉 임신에 대한 두려움에 싸여 사는 것이다.피임에 성공한 것이 대학입시에 붙은 것보다 더 기쁘다는 한 여대생의 고백을 들으며 우리사회가이 대책없이 무거운 굴레를 벗을 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피임이다.이것은 보다근본적인 교육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미국에서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남자아이들에게 콘돔사용법을 가르치고 그 사용을 권한다.이 광경을 목도하고 너무 지나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현재 미국은통계적으로 해마다 낙태율이 낮아지고 있다.교육의 힘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일이다.정말 낙태가 도덕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죄악이라는 인식이 우선된다면 섹스는 다름 아닌 새 생명에 대한 책임의 시작이라는 철저한 계몽이 되어야 한다.부수적으로 피임교육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철저해야 한다.뻔히 눈에 보이는 비극을 막기 위한 방지책은 아무리 지나쳐 보여도 지나친 것이 아니다.그러고도 방지를 못해 발생한 임신의경우 출산과 육아의 직접책임이 있는 여성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 원치 않는 아기를 낳은 산모와 아기를 환영할 사회분위기가 수반되지않는데, 무조건 생명윤리를 앞세워서 아기를 낳으라고 강요하는 것은지극히 무책임한 폭력일 뿐이기 때문이다. ■안 윤 미 소설가 ym1209@orgio.net. *여성 자유의지에 맡겨라. 살다보면 똑떨어지는 정답이 없을 때가 많다.O,X의 문제로 다루기엔인간이 너무 복잡한 탓이다.지금 이야기하고자 하는 ‘낙태’의 문제도 마찬가지다.이미 세계곳곳에서 찬반논쟁이 뜨겁지만 선뜻 어느한쪽을 택하기가 쉽지 않다.그러나 낙태는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문제이기에 선택을 해야 한다면,나는 눈물을 머금고 ‘찬성’의 손을들어줄 것이다. 기존의 낙태 찬반논쟁의 핵심에서 ‘윤리’와 ‘생명’,두 단어가걸린다.전자는 낙태를 허용함으로써 생길 무질서한 성윤리를 견제하는 말이고,후자는 태아가 가진 생명의 권리를 누가 뺏을 수 있느냐는추궁이다.그러나 여기에서 나는 구조적인 모순을 본다. 먼저 윤리적 문제의 제기는 마치 낙태여부로 여성의 ‘도덕성’을가늠하는 듯 해 적절하지 못하다.성(性)은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면이고 꼭 필요한 부분이다.순결 이데올로기를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면자유로운 성개념이 크게 문제시될 필요는 없다.만일 실수든 고의든임신을 할 경우에 결과로 남은 아이에 대한 책임은 여성 혼자 감당하는 수밖에 없다.그런데 이를 죄인처럼 제재한다는 건 남성위주의 사고로 여성의 정조를 강요하는 것과 같다.오히려 성이 개방되고 공식화될수록 그에 따른 문제들은 자연스럽게 대처될 수 있다.확실한 피임법이라든지 미혼모 수용시설 등이 떳떳하게 마련될 수 있다는 말이다.이렇게 볼 때 낙태허용이 윤리를 혼란시킬 것이라는 의견은 허점이 있다. 다음으로 태아의 ‘생명존중’의 문제이다.꼭 낙태시술의 장면을 보지 않더라도 태아의 생명은 분명히 존중받아야 한다.그러나 출산은여성의 생명도 담보로 하는 행위이다.감히 어느 쪽이 중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더구나 가부장제의 사회에서 ‘남아’를 낳아야만 되는여성에게 줄기차게 아이를 낳으라고 할 수도 없다. 여성은 출산을 선택하든 낙태를 선택하든 엄청난 고통을 겪게 마련이다.아무도 그 고통을 감수하라고 말할 수는 없다.선택은 여성자신의 ‘자유의지’여야 한다.특히 낙태는 모두에게 상처가 되는 일이다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선택했다면 그녀의 결정은 존중되어야 한다.사회나 종교단체의 일방적인 구속이나 제재는 여성에 대한억압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낙태는 찬반의 논쟁으로 끝내기보다 둘을 수용할 수 있는 사회환경을 바꾸는 쪽으로 대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만일 낙태가 허용된다면 낙태의 직접적인 결정은 여성이 하겠지만 그 결정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법이 아닌 그사회의 환경과 분위기라고 생각한다.임신한 여성을 수용하는 분위기,이렇게 출생한 아이들을 양육할 수 있는 시설기관들이 제대로 마련될 때 여성은낙태가 아닌 출산의 선택으로 본인의 의지를 움직일 것이다.정말 중요한 것은 이러한 분위기가 마련될 때까지 우리의 관심을 버리지 않는 것이다.우리 모두가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기쁘게 받아들일 때까지. ■임 지 연 나드리화장품 홍보팀 lovely0@nadricosmetic.co.kr.
  • 3차 장관급회담 이모저모

    28일 제3차 남북장관급 회담이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다.회담 전후로 남북 수석대표인 박재규(朴在圭) 통일부장관과 전금진(全今振) 단장은 두차례나 ‘단독 회동’,막후 이견 조율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도 보였다. ◆회의=남북 수석대표들의 막후접촉으로 예정보다 45분정도 늦은 오전 10시 45분쯤 시작됐다.박-전 수석대표는 자리에 앉자마자 제주도경관과 최근 태풍피해 등을 화제로 환담을 나눈 뒤 남북 공동선언의지속적 실천과 회담 성공을 기원했다. 박 대표는 “이번 3차회담에서 ‘우리가 하나로 뭉치면 강하다’는것을 보여 주자”고 운을 떼자 전 단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3국시대에서 고려로 변화한 것처럼 민족 분열사에 종지부를 찍고 통일역사로 전환하는 민족의 대전기를 맞이했다”고 화답. 비공개로 진행된 3차 남북 장관급 회담은 시작 1시간 30분만인 이날 낮 12시 15분쯤 종료.북측 대표단은 회담 후 한라산을 오르고 항몽유적지 등 문화 유적지 등을 돌아보며 제주도 관광에 나섰다. ◆유엔연설 논란=전 단장은 회담에앞서 이정빈(李廷彬) 외교통상부장관이 지난 19일 55차 유엔총회에서 ‘남북 정상회담과 공동선언이대북 포용정책의 산물’이라고 한 발언을 지적했다. 그는 “유엔무대에서 외교통상장관이 북남 역사적 상황이 한국의 포용정책의 결과라고 연설한 것은 맞지 않는다.공동선언은 어느 일방의 것이 아닌 만큼 좀더 심사숙고해 주기 바란다”고 유감의 뜻을 전했다.하지만 전 단장은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고…”라며 확전(擴戰)은 피했다. ◆남북대표 단독회동=27일 심야회동에 이어 박-전 남북대표들은 28일에도 두차례나 단독으로 만나 현안 타결에 골몰했다.회담 직전 박 대표가 전 단장 숙소로 찾아가 45분 정도 밀담을 나눴고 회담 직후 오후 1시 30분쯤 롯데호텔 VIP룸에서 30분정도 요담했다.두 대표는 남북 경협 활성화를 위한 포괄적 협의체 설치 및 남북 교류 확산 문제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귀포 오일만기자 oilman@
  • 영수회담 총무협상 이모저모

    여야는 26일 밤늦게까지 3차례 총무협상을 갖고 정국 타개 방안과영수회담 의제 등을 놓고 절충을 시도했다.그러나 한나라당이 한빛은행 사건에 대한 특검제 실시와 4·13 부정선거시비 국정조사를 보장할 것을 요구한 데 대해 민주당이 난색을 보여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여야 협상에는 민주당 정균환(鄭均桓)·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원내총무 등 공식라인이 국회 현안 문제를,청와대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과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부총재가 영수회담 의제 협상 등 역할을 분담했다. ■여야 협상 여야 총무들은 오후 3시 30분부터 5시까지,밤 9시 15분부터 10시까지,그리고 10시 40분부터 10시 50분까지 세차례 ‘릴레이’ 협상을 벌였다. 첫 회담에서 여야는 그동안 물밑 협상을 통해 오간 협상안을 최종점검했다.국회법을 국회 운영위에서 합의처리하기로 합의하는 등 진전을 보기도 했다.그러나 한빛은행 사건 특검제 도입과 4·13 총선부정시비 국정조사 등 한나라당의 요구를 놓고 벽에 부닥쳤다.한나라당 정 총무는 “이 자리에서 합의문에 특검제를명시하든지,정 안되면 영수회담으로 돌리자”고 요구했다.이에 민주당 정 총무는 영수회담 전에 쟁점을 모두 타결짓자고 맞섰다.특검제 문제도 “검찰 수사를 지켜본 뒤 국정조사를,그래도 미진하면 다시 논의하자”는 주장으로 맞섰다. 양측의 줄다리기는 2차 협상에서도 한치의 양보없이 이어졌고,결국10시 40분 한나라당 정 총무가 회담장을 박차고 나서며 ‘회담 결렬’을 선언했다.정 총무는 3차 협상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제안한 모든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당분간 장외집회와 국회 파행은불가피하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나 민주당 정 총무는 “4·13총선에 대한 국정조사는 정당이 정당을 국정조사하자는 것으로,서로를 증언대에 세우는 혼란이 벌어진다”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정 총무는 “각 당이 좀더 숙고한뒤 27일 오전 10시에 다시 회담을 가질 계획”이라며 타결 가능성을남겨 두었다. 총무회담과 별도로 청와대 한광옥 비서실장과 한나라당 하순봉 부총재는 낮 시내 모 호텔에서 따로 만나 영수회담 의제를 협의한 것으로알려졌다. 한편 한나라당은 28일로 예정된 대구 장외집회를 29일로 하루 연기하고 26일 밤 시도지부 사무처장을 불러 장외집회 준비를 지시하는등 여권을 계속 ‘압박’했다. ■영수회담 전망 총무협상이 일단 합의도출에 실패함에 따라 이르면27일 중 열릴 것으로 점쳐지던 영수회담은 하루이틀 숨고르기 과정을거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7일 오전 10시 총무회담에서 양측이 전향적 자세를 보일 경우 이날 중 영수회담 개최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여야의 현재 태도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야당이 장외집회를 공언한 29일 직전까지는 영수회담이 성사될것 같다. 강동형 박찬구기자 yunbin@
  • 고시촌 산책/ 바람직한 司試제도의 방향

    그동안 학계 및 일부 법조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법시험령을 일부 수정하는 선에서 사법시험법 시안이 만들어졌다.서둘러 공청회 등을 마치고 9월 정기국회에 상정한다는 계획아래 8월 하순에 법제처에법안을 제출했다. 얼마전 한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사법시험법제정안의 응시제한과 정원제를 중심으로 격론이 벌어졌다.이미 입법예고된 상태에서 진행되어 뒤늦은 감은 있지만 간과할 수 없는,한번쯤은 다루어야 할 부분이었다. 최근 규제개혁위원회는 “제60차 회의에서 사법시험법안에 대해 심사를 보류하고 재심의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면서 성급한 법안 확정에 대해서 숙고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법시험법안은 제정 이전부터 정원과 응시제한에 대한 사항은 고시가뿐만 아니라 법조·학계의 뜨거운 감자였다.그런 사안에 대해 합의점에 충분히 도달하지도 않고 불과 몇 개월만에 법안을 제정했으니문제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법제정이 급해도 졸속으로 잘못 만들면늦더라도 제대로 만든 것 만 못하다는 걸 모르는 것일까. 과연 응시제한과정원제는 누구를 위해 만들어 졌는가? 많은 대학교수들은 이 제도로 인해서 고시생의 적체는 더욱 심해지고 법학이외의 학문이나 학과는 황폐화될 것이며 오히려 법학교육의장애물이 된다고 한다.고시생·학계·대다수의 국민들은 정원제를 원하지 않는다.정원제를 주장하는 측,특히 법조관계자들은 “법조인의질적저하를 막고 법률수요를 감안해서 합격자 수는 국민적 합의를 거쳐 결정될 사안”이라고 말한다. 이는 기존의 잘못된 관행과 법조 특권층을 인정하게 되는 것으로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문제점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사법시험에 젊고유능한 사람들이 지금과 같은 인원 적체를 막지 못할 것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사법시험을 자격시험으로 전환해야 한다.법과교육을 정상적으로 받은 사람이면 떨어지는게 예외가 되도록하는 시험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변호사 중에서 임용시험을 따로 보더라도 선발인원을 늘려야 한다.그래야만 변호사도 더 이상 시험의 합격만으로 인생의 성공을 보장받는 시대는 가고,국민이 더 쉽게 정의로운 법률서비스를받을 수 있을 것이다. 김장열 로고스서원 대표
  • [여성 선언] 아이들의 책읽기

    TV와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어 대개의 정보를 전자파가 실어다주는 요즘에도,책읽기가 인간의 지성을 근본적으로 추동한다는 사실은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문자매체는 음성이나 영상과는 달리 시간에 구애받는 매체가 아니다.책은,자기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와 이미지들을충분히 반성하고 심사숙고할 여유를 주는 매체이다. 따라서 아이를현명하게 키우고 싶은 엄마들은 여전히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고 싶어하고,자기 아이가 책읽기를 싫어한다는 것이 고민의 목록이 되어 있다. 그런데, 막상 독서지도 현장에서 바라보면,우리나라 아이들은 책읽기의 사각지대에서 자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지니게 될 때가 있다.아이가 초등학교 시절에,학부모 몇 사람과 더불어 교실에 서가를마련해준 일이 몇 차례 있다.그때 내가 받은 도서목록을 보고,아연실색한 적이 있었다.초등학교 6학년 권장도서목록에 ‘돈키호테’와 ‘모히칸족의 최후’,‘삼국지’,‘수호지’가 들어 있다면? 초등학교3학년 권장도서에 ‘걸리버여행기’와 ‘파브르곤충기’가 있다면?출판사와번역자가 명기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책의 수준이 아이들에게 맞는지 안 맞는지에 대해 전혀 검증한 것 같지 않은 목록이었다. ‘돈키호테’는,문학적으로 매우 까다로운 책이라는 것은 제쳐 놓고라도 깨알같은 글씨에 두께가 600여 쪽을 육박하는 책이고 ‘모히칸족의 최후’는 한국에 아직 완역본이 없는 책이다.또 ‘걸리버여행기’는 고도의 풍자로 되어 있어 3학년 아이가 읽기에는 불감당이며,‘파브르곤충기’는 7권이나 되는 시리즈물이다.아이들이 이 책들을 일주일에 한 권씩 읽고 이를 충분히 소화할수 있다고 생각하고 목록을만든 선생님들은 과연 진심일까? 심지어 중학생용 도서목록에 ‘소녀경’이 들어가 있어 물의를 빚은 일조차 있다.‘소녀’란 말이 있어아이들 책이라고 생각했다는 웃지 못할 사건이었다. 서점에 가보았을 때,문제는 더욱 심각했다.아동용이라 표시돼 있는서가에 ‘전쟁과 평화’,‘파우스트’같은 책들이 버젓이 요약본으로꽂혀 있었다. ‘돈키호테’가 6학년용 도서가 될수 있었던 까닭이 바로 이것이었다. 이러한 발상은 특정 초등학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초등교육 전반에만연된 것이다. 교육위원회에서 주최하는 독서토론회 주제도서로 그런 책들이 올라가기도 한다.아이들을 어른들의 축약본이라고 생각한것이 아니라면,어떻게 이런 발상이 가능할까? 요약본이 아니면 아이들이 어려워 해 못 읽힌다고? 그렇다면 왜 6학년에게 ‘돈키호테’를읽혀야 하는가. 방정환과 강소천의 동화를 읽히면 된다.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와 현진이의 ‘네멋대로 해라’를 읽히는 것이 낫다. 디테일이 몽땅 생략되고 줄거리만 남은 세계명작도 명작이라고 한 번읽은 아이들은 자라서 다시 그 책을 읽지 않을 것이다. ‘아’ 다르고 ‘어’ 다른 미묘한 말의 세계와는 등을 돌리고,다양하고 섬세한인간적 차이는 몽땅 무시하고, 결론만 남기는 앙상한 감수성의 소유자로 성장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독서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가장 큰 영역이 바로 ‘타자의 체험’일진대 말이다. 독서는 다른 취미나 작업과는 구별되는 특별한 경험이다. 많은 권수를 읽었다고해서 더 지성적이 되는 것도아니고,아무 책이나 읽어도좋은 것은 아니다.독서란 부모와 아이가,아이와 다른 독자들이,한 세대와 다른 세대가 하나로 연결될 수 있는 특수한 기억의 공간을 형성해주는 대단히 소중한 행위이다.중학생때 똑같이 읽은 ‘데미안’이나와 내 딸에게 ‘인간은 어떤 존재'라고 하는데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주는 것처럼 말이다. 다른 일은 몰라도, 아이들을 위한 도서 선정은 정부에서 많은 예산을투자해야 한다. 절판된 도서를 복원하고,번역에 공을 들이고,각급학교 도서관에 정본을 집어넣고,책이라는 매개물을 가지고 어른과 아이들이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지금 아이들의 공통된 세대적 기억이 서태지와 H·O·T 뿐이라면 너무 비극적이지 않은가. 노혜경 시인·부산대 강사
  •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韓·美정상회담 뒷얘기

    7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4자회담이 거론되지 않은 배경은 뭘까. 북측을 고려한 ‘심사숙고’의 결과였다는 분석이 있다.4자회담의본질은 남과 북이 먼저 합의하고 미·중의 지지를 얻는 방식이다. ■북측과의 합의를 우선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북한과 먼저 협의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미·중 정상들과 만나는 이번 유엔 정상회의의 ‘호기’도 마다했다는 풀이다.특히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방미 취소 사태로 북·미 관계가 예민해진 상황에서 4자회담을 미국측에 먼저 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못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김 대통령의 4자회담 공식제안은 우선 남북한 장관급 회담이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에서 먼저 협의하고 미·중 측에 공식 제안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청와대 박준영(朴晙瑩) 대변인은 “4자회담 문제가 직접 거론되지않았지만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한국의 대북정책에 전폭적인 지지의사를 표명한 점에 비춰 한반도 평화문제에 대해 양국간에는 이견이있을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미·남북관계 클린턴 대통령은 남북관계 진전에 대해 “지금 김대통령이 하고 있는 일이 절대적으로 옳은 일”이라며 “대북정책과관련해 하고 있는 모든 정책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에 김 대통령은 6월 남북 정상회담과 후속조치에 대해 설명하고,“한국이 미국과 동맹관계를 갖고 일본과도 관계를 가지면서도 중·러와 관계 유지하고 있듯이 북한도 전통적인 중·러 관계를 유지하면서 미·일과도 좋은 관계를 발전시켜 가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통령은 한·미행정협정(SOFA) 개정과 관련,“한국인들은 미국과 동맹관계 유지를 절대 다수가 동의한다.단지 SOFA 개정과 관련해독일과 일본 같은 수준의 협약을 가져야 한다는 개정 요구 소리는 있다”고 말했다. ■김영남 위원장 방미취소 파문 클린턴 대통령은 회담중 두 차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북한이 정상회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모든노력을 다했으나 안됐다”며 “북한이 상한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대통령이 도와 주기를 바란다”고당부했다.김 대통령도 “한국정부도 노력을 하겠다”며 “미국도 계속 이 문제에 대해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뉴욕 양승현특파원 yangbak@
  • [대한광장] 푸른 하늘을 위하여

    9월의 문화인물로 정해진 시인 김수영의 작품 중에 ‘풍뎅이’란 시가 있다.비교적 초기에 씌어진 시인데 거기에는 소시민적 삶의 어려움과 막막함이 잘 표현되어 있다.시는 목이 비틀려진 풍뎅이가 뒤집어진 채 날지 못하고 ‘등판으로 땅을 쓸어가면서’ 우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시의 화자는 그 풍경을 보면서 ‘네가 부르는 노래가 어디서 오는 것을 너보다는 내가 더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또한 풍뎅이가 그렇게 울고 있어도 ‘소금같은 이 세상은 계속 존속할 것’이라는 절망의 말을 덧붙이고 있다. 누구라도 땅에 누워 통곡하며 울어본 사람은 김수영이 풍뎅이가 등으로 우는 모습에 공감하는 모습에 같이 등이 아프리라.손가락은 잘려 엎어지고 싶어도 엎어질 수도 없고 대신 등을 밀며 그 어딘가로끝까지 밀어붙여야 겨우 살 것 같은 절망감.사는 일이 그렇게 막막하다고 느껴본 일이 있는 사람에게는 그 시가 주는 아득한 슬픔에 눈빛이 닿을 곳이 없는 때가 있다는 것을 실감케 하리라. 아침저녁으로 기온은 내려가지만 낮은 아직 덥다.그러나 오락가락하는 태풍 덕분에 여름으로부터 가을로 성큼 들어선 것처럼 느껴진다. 가지 끝에 매달린 열매들은 온몸으로 빛을 빨아들여 과육에 살을 더하리라.탐스러운 과일을 상에 차려놓고 조상의 음덕을 생각하는 추석도 며칠 남지 않았다.이제 우리는 자신의 고향으로 대이동을 할 것이다.어딘가 갈 데가 있다는 것은 마음에 정처가 있는 것이어서 우리를든든하게 한다. 그러기에 누군가는 명절때 갈 고향이 없는 사람은 구원이 없다고 했던 것이리라. 그러나 이번 추석은 왜 이렇게도 심란한지 모르겠다.분명 50여년간생사조차 몰랐던 혈육들을 만나고 서로의 얼굴을 만지며 오열을 터트렸건만,통일은 미래의 일이 아니라 오늘의 일이라고,이를 위해서 자기가 선 자리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그 길에 이르는 길인가를 숙고해야 한다고 다짐을 했건만 오늘 우리의 주변은 어수선하다. 남북정상의 공동선언 이후 사실 우리사회는 커다란 변혁기에 들어섰다.그 누구도 우회하여 살 수 없는 민족이라는 커다란 길 앞에서 실로 우리는 엄청난 변화를 체감하며 서있는 것이다.비전향 장기수들이북녘으로 가고 인민군으로 간 아들은 교수 박사가 되어 환생(?)하고끊어진 철도는 이어질 것이 확실하며,무조건적인 증오와 적대감으로서로를 보던 냉전시대의 유물들을 걷어내고 같이 살아가야 할 사람이라며 서로를 신뢰하지 않으면 안되는 통일시대의 초입에 우리는 문득와버린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실제적인 모습은 어떠한가.의사들은 생명을 담보로사보타주를 하고 국회의원들은 당리당략에서 한발자국도 못나가고 또어디선가는 은행의 대출비리가 불거지고 한 마디로 난장판같다. 모두들 제 잘난 맛에 아우성들이다.그 난장판 저 안쪽에는 서로의 이익을위한 끊임없는 진흙밭 개싸움이 벌어지고 있으니….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자면 대통령 혼자서 외롭게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그야말로 고군분투하는 것처럼 보인다.큰 매듭을 풀면 작은 매듭은 서로가 역할을 나누어서 풀어야 할텐데 푼 매듭을 일부러 헝클어 더 어지럽게 하고 있는 형국이 아닌가.너무도 안타깝고 답답하다. 드러누워 등으로 땅을 밀면서 우는 풍뎅이가 차라리 편하다는생각도든다. 김수영이 쓴 시 중에 ‘푸른 하늘을’이란 시가 있다.막연하게 푸른하늘을 찬미하는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고,‘푸른 하늘’(혁명)에는 피의 냄새가 머금어 있다고 씌어진 시이다. 그러고 보면 아직우리는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눈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생각도 든다. 신작로 어느 한쪽에선 햇빛 앞에서 몸을 말리는 고추도 있고 그때 한가하게 떠가는,그야말로 짙푸른 푸른 하늘이 우리의 도처에 있건만아직 우리는 그 하늘을 만날수 없다는 것인가.조금 멀리 보고 오늘을참아가는,그래서 열릴 푸른 하늘을 진정 볼 수는 없단 말인가. △강형철 숭의여대 교수·시인
  • 독자의 소리/ 국민PC업체들 성능 업그레이드 약속 지켜라

    작년에 우체국을 통해 국민PC 한대를 구입했다.여러 국민PC업체 중 몇달 후메모리를 업그레이드해준다는 업체의 제품을 선택했다. 그런데 정작 몇달후 업그레이드 행사 때 그 회사에 전화를 걸어 신청을 했으나 서비스직원은 오지 않았다.이후 몇번 전화를 걸어 항의했지만 이미 신청되어 있고 신청자가 너무 많아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으니 기다리라는 답변을들었다. 최근까지 기다리다 며칠전 다시 전화를 하자 그 회사직원은 어처구니 없는 말을 했다.행사기간이 이미 끝나 업그레이드를 해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국민PC사업은 정부에서 전국민 PC보급을 위해 시작했다.그런데 정부에서 심사숙고 끝에 선정한 업체가 이렇게 소비자를 우롱해도 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서우현[서울시 동작구
  • [사설] 남북회담 과잉보도 자제토록

    남북정상회담 참석을 위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평양방문이 12일에서 13일로 하루 연기됐다.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은 ‘기술적인준비 관계’를 이유로 들었다.외교 관례상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보다 완벽한 회담 개최를 위한 북한측의 ‘순수한 노력’으로 받아들이고 싶다.이를놓고 왈가왈부하기에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지니는 민족사적 의의가 너무나크기 때문이다. 당국자의 말처럼 분단 이후 55년을 기다렸는데 하루를 더 기다린다고 해서 문제가 될 수는 없다. 그보다는 우리의 대처상황을 다시 한번 짚어보는 ‘호흡조절’의 계기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라는 다짐 속에서도 정상회담의 시기가 임박하자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과열의 조짐을 보여온 것은 사실이다.각계각층 인사들의 주문이 숨가쁘게 쏟아지는 데 비례해 회담 성과에대한 기대감은 높아진 반면 회담에 부담이 되는 언행은 피하겠다는 자제의기운은 상대적으로 퇴색했다.회담의 중요성에 비추어 어느 정도 흥분하고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다.하지만 지나친 흥분은 낭패를 낳기 쉽고 지나친 기대는 실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침착한 마음으로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우리 민족의 명실상부한 화해와 협력,평화공존의 길을여는 분수령이다. 무엇보다 남북의 정상이 만난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이번 만남이 다음 만남으로 이어지고,그렇게 함으로써 남북을 가로막았던 불신의 벽이 하나씩 허물어지기를 기대해야 한다.단 한차례의 회담으로 큰 것을 이루려는 것 자체가 무리이고 기대해서도 안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언론의 차분하고도 신중한 보도 태도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본다.언론사간 지나친 경쟁에 따른 과잉보도를 자제하면서 남북간신뢰회복에 도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북한은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이 남한언론의 보도태도라고 지목할 정도로 우리 언론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것으로알려졌다. 이 점에서 독일 통일 전까지 서독 언론이 보여준 보도태도는 참고할 만하다.당시 서독 언론은 체제 우위 비교 등 동독인들의 감정을 자극하는기사는 가급적 피하면서 민족 동질성 회복을 높이는 기사를 내보내기 위해노력했다.우리 언론도 앞으로 우리의 눈높이에만 맞춰 북한의 체제나 사물,행태를 비판하는 태도를 버려야 할 것으로 본다. 평양을 방문하는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은 남북간 화해와 협력에 기여하도록 공정히 보도하겠다고 다짐하는 ‘취재·보도 준칙’을 마련했다고한다.이들의 다짐대로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남북한 보도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적어도 남북정상회담 자체를 흥미거리의 대상으로 삼아 보도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 자민련내 기류-강경 3인방 반발 한풀 꺾여

    자민련 이한동(李漢東)총재의 후임 총리 지명에 반대하는 자민련 내 강경기류가 21일 밤을 고비로 한풀 꺾인 듯 하다.반발기류는 강창희(姜昌熙) 사무총장,오장섭(吳長燮) 원내총무,김학원(金學元) 대변인 등 ‘3인방’이 주도했었다. 강총장은 이날 밤 서울 시내에서 이총재와 두차례 연쇄 단독회동을 가졌다. 모두 이총재 요청에 따른 회동이었다. 강총장은 P호텔에서 1차회동 뒤 기자들에게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가 오전 이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강총장의 이해를 구하라고 말했다”는 이총재 말을 전하고 이에 대해 “당을 추스르는게 급선무이며 총리직은 당을 위해 심사숙고해달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강총장은 밤 11시15분쯤 국회 의원회관에서 머물다가 다시 이총재를 만나러모처로 갔다.강총장은 한때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지난 19일 김명예총재의 말과 다른 부분이 있어 분명한 뜻을 확인하기 위해 22일 제주도로 간다”고 덧붙여 강경입장에서 선회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김대변인도 오후 “자민련이 총리를 내세울 입장이 아니다”며“당이 일사불란하게 단합해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총력을 기울일 때”라며 이총재의 총리지명에 절대반대의 입장이었다.그러나 이총재와 강총장의 회동직후 “이총재가 총리로 간다면 당이 어려워지지 않겠느냐”며 다소 누그러졌다. 이들이 반발했던 것은 선뜻 총리직을 받을 경우 어설픈 공조복원으로 이어져 교섭단체 구성이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 때문이다.한나라당 반발로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 자체가 물건너갈 수 있다는 논리다.최악의 경우당이 깨질 수 있다는 가설도 따른다. 진경호기자 jade@
  • 독자의 소리/ 영어 제2공용어화 보다 교육내실화 중요

    영어를 제2공용어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일고 있다.교육부도 초·중·고교의 영어 수업을 영어로 진행한다고 하는데 탁상공론에 치우쳤다는 생각이 든다. 현행 학교 영어교육의 문제점은 초·중·고,그리고 대학교까지의 과정이 문법중심이라는 데에 있다.대학까지 16년동안 배우는 것이 고작 시중에 나와있는 문법책 한권을 달달 암기하기를 강요하는 수준인 것이다. 우선 초등학교 때부터 듣기와 말하기 중심으로 대폭 바꿔야 하며 교사의 자질향상과 보충교재가 뒷받침돼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국민들이 영어를 못하는 것은 영어교육과 그 내용 때문이지제2공용어 탓이 아니라는 것이다.교육부는 초·중·고,대학의 영어 교과서를한데 모아 검토해보기를 바란다.그후에 교과서의 내용과 교육 방침을 다시숙고하기를 바란다. 김덕영[경기 수원시 팔달구 매탄2동]
  • 진통 겪는 조기 유학/ 현황

    조기 유학이 사회적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가 ‘초·중·고교 자비 유학 안내’를 펴냈다.인터넷(www.moe.go.kr)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하지만 유학 자율화를 추진해 온 교육부조차 조기 유학의 성공 가능성이 10%정도에 불과하다며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더욱이 유학 자율화가 법령화되려면 규제개혁위원회-차관회의-국무회의-당정회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행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유학 자율화 추진 현황과 교육부가 밝힌 성공 유학의 조건,실패하는 유학 유형 등을 소개한다.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공론화된 조기유학 허용 방침이 만 6개월이 넘었는데도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일선 학교에서는 교육부가 정확한 일정없이 발표하는 바람에 학생과 학부모들을 들뜨게 하는 등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조기 유학 허용 움직임은 지난해 9월 서울행정법원의 위헌 의견에 따라 병무청이 ‘17세 이하의 조기 유학자에 대한 국외여행 허가 제한’ 규정을 삭제한 것이 발단이 됐다. 교육부는 이에 따라 조기유학허용과 관련,지난해 11월30일 공청회와 지난2월7일 입법 예고를 마쳤다.하지만 입법예고된 안은 규제개혁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경제 상황과 부정적인 여론 때문이다.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하더라도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당정협의를 거쳐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조기 유학 허용에 대해 아직도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시각이 많아 다각적으로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면서 “제16대 국회가 개원된이후인 오는 7월 시행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입법예고했던 안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우선 고교생에한해 유학을 허용한 뒤 중학생으로 확대하는 단계적 방안도 검토 중”이라면서 “조만간 시행 여부 등을 포함,구체적인 대책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그러나 교육부의 이같은 방침은 앞으로 거쳐야 할 절차가 많아 상당 기간표류할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가 지난 14일 연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등 13개 교육관련 단체들과의 간담회에서도 “공교육이 어려운 상황에서 조기 유학 허용 여부는 우선 순위가 아니다”라는 등의 부정적인 의견이 주류를 이루었다. 박홍기기자 hkpark@. *성공유학 이렇게. 유학을 가기 위해서는 크게 유학 계획 확정→유학 대상국 선정→어학능력배양→정보수집 및 학교선정→입학허가서 신청→입학허가서 접수 및 등록→여권발급→비자신청→출국 전 정리 및 인사→환전 및 출국의 절차를 밟아야한다.그러나 성공적인 유학을 위해서는 철처한 사전 준비와 계획이 필요하다. ●뚜렷한 목표를 세우자 먼저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가’,‘장래 희망이 무엇인가’를 숙고해야 한다.최우선 조건은 목표의식이 뚜렷하고 성취동기가높아야 한다.막연한 동경이나,입시 실패를 두려워한 도피성 유학,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부모가 갑자기 결정하는 유학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유학을가면 영어라도 배워오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유학을 결정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1∼2년에 영어를 익힌다는 것은 무리다.자칫 영어도 우리말도제대로 못하게 된다. ●유학 시기를 잘 선택하자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고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유학은 충분한 배려와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부적응·탈선으로 인생을 그르칠 수 있다.연령과 성숙도를 고려하고,유학 후 현지 사회에 진출할 것인가아니면 귀국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도 주요 사항이다. ●수학 능력을 기르자 단순히 학교 성적 뿐 아니라 회화,청취력,독해력,작문 등 외국어 능력을 비롯해 리포트 작성,컴퓨터 등 제반 능력을 갖춰야 한다. 학업 능력이 유학 가기에 충분한가,어느 정도 수준의 학교에 갈 것인가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명문학교를 고집하다 적응을 하지 못하거나 질 낮은학교에 갔다가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학비 조달 능력을 갖추자 유학비용이 어느 정도 필요한지 검토해 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유학국·지역·공사립·유학기간·기숙사 이용 등에 따라다르다.수업료 이외에 특별활동에 참가하는 비용도 적지 않다. ●충분한 준비기간을 갖고 유학정보를 얻자 어학 시험,안내서 요청 등 정보수집에 최소한 1년이 걸리므로 충분한 준비 기간을 두어야 한다.출발 시기도 여유를 갖고 결정해야 한다.관련 책자와 인터넷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비교하고 유학 경험이 있는 친지나 선배 등 3,4인의 의견을 듣는다.학교나교육청의 진로 상담실을 찾아가 상담하는 것도 좋다. 박홍기기자. *사설 상담기관 유의점. 전국적으로 사설 유학 상담 및 알선기관이 많아 자유롭게 상담할 수 있지만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해야 한다.정부 차원의 유학은 교육부 산하 국제교육진흥원 유학상담실(02-3668-1379)을 이용하면 좋다. 우선 상담·알선기관의 실적을 확인해야 한다.영업기간,알선 인원수,알선국가 및 학교 이름은 물론,상담기관의 외국 사무실 유무,사무실 운영 책임자의 이름 등도 알아 놓아야 한다. 둘째,유학할 국가의 교육제도 및 외국인 입학요건,유학할 학교 및 지역에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지를 살펴야 한다.같은 국가라 하더라도 지방분권이 돼 있거나 입생 선발이 완전히 학교의 재량에 맡겨진 국가는 선발기준이 매우 다양하다. 셋째,알선기관과 유학할 학교의 관계도 자세히 살펴야 한다.상담기관의 추천서가 효력을 갖는 것인지도 미리 전자우편이나 전화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넷째,유학시 곤란한 점,어려운 점을 얼마나 상세히 설명해 주는지도 신뢰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다.유학을 ‘장밋빛’으로만 설명한다면 일단 의심해야 한다.‘어학력이 부족해도 된다’ ‘공립학교라 학비가 없다’는 등의 선전도 잘못된 경우가 많다. 다섯째,계약내용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상담 및 알선기관의 요금체계,책임범위,면책사항 등은 만약을 대비해 확실히 알아둬야 한다.특히 수업료,기숙사 비용,항공비,각종 수수료 등이 알선·소개비에 포함되는지 여부와 사고 발생시 책임 소재 규명 및 문제 해결 방범을 반드시 알아둬야 한다.비용에대해서 증빙서류를 요구해야 한다. 남학생의 경우 병역을 마친 뒤와 마치기 전의 입·출국 수속 관계 등을 미리 점검할 필요가 있다.초·중·고생은 귀국 뒤의 편입학 및 특례입학 조건등도 알아두는 편이 좋다. 전영우기자 ywchun@. *각국 유학·생활비 얼마나. 교육부에 따르면 외국 중·고교에 유학할 때 학비와 생활비가 연간 570만∼4,200만원 든다.국내 중학교의 연간 학비가 60만∼64만원,고교 112만∼12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액수다.물론 이같은 비용은 개략적인 수치이므로실제로는 더 들어가고 지역·학교 별로도 차이가 있다. 미국은 학비 1,100만∼2,000만원,생활비 1,000만∼2,000만원으로 연간 2,100만∼3,500만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캐나다는 학비는 900만원,생활비는 550만∼900만원이다. 영국의 공립학교는 학비는 무료지만,사립은 380만∼2,700만원이 든다.생활비는 860만∼1,500만원 수준이다. 호주의 공립학교 학비는 450만∼550만원,사립은 540만∼1,000만원이며,생활비는 520만∼870만원 선이다. 일본의 사립학교 학비는 200만∼400만원,생활비는 1,400만∼2,000만원이다. 중국의 사립학교 학비는 450만∼560만원,생활비는 360만원 정도 소요된다. 중국의 공립은 학비는 없지만 기부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의 공립은 학비가 무료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연간 유학 비용이 각각 660만원,570만∼1,040만원으로 비교적 싸다.프랑스의 사립학교는 50만∼520만원의 학비를 받는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조기유학 허용이 계층간의 위화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는 만큼 국내 학습환경에 대한 개선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하고있다. 박홍기기자
  • 건교부 수도권 난개발 방지 대책 마련 안팎

    건설교통부가 7일 발표한 ‘수도권 난개발 방지를 위한 대책’은 주택건설급증으로 심각한 교통체증이 예상되는 용인 등 수도권 남부지역의 교통시설을 대폭 확충하는데 주안점이 있다.최근들어 이 일대의 교통난과 기반시설부족을 더 이상 방치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대책이 마련됐다고 할 수 있다. 이 대책은 준농림지 제도가 첫 도입된 지난 94년 이래 무려 8만8.000가구가 경기지역 준농림지역에 입주했고 8만1.000가구가 사업신청 절차를 밟는 등앞으로 대규모 인구가 유입될 것이라는 우려에서 서둘러 수립됐다.특히 일산 분당 평촌 등 5개 신도시 사업 이후 택지개발사업도 20만평 안팎의 소규모로 개발되고 수도권 전체에 분당 신도시의 5배 규모인 중소규모 주택단지가마구 들어서 교통체증과 환경악화 등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 배경이다. 그러나 이 대책이 난개발 방지 종합대책이라는 명분에 미흡하다는 지적도일고 있다.지난 94년 준농림지 주택건설 허용이후 분당 신도시(59만4,000평) 5배 크기의 개발이 이미 진전된 상황에서 마련된 데다,학교 등 공공시설 확보계획과 시급히 도입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던 교통영향 부담금·개발영향부담금 부과 등 핵심내용이 빠져있기 때문이다.또 이달 중순께로 예정돼 있던대책 발표가 건설업체들의 민원성 읍소와 총선을 앞두고 서둘러 이뤄진 것이아니냐는 일부 관측도 제기된다. 이번 대책은 건교부가 심사숙고한 끝에 내놓았지만 용인과 분당일대의 교통대책에 치중돼 있다.뒤늦게라도 수도권 마구잡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깨달아 ‘선계획-후개발’의 개발 전략을 세웠다는 데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각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개발계획을 세워 개발에 나섰기 때문에 인접 도시간의 연계성 부족·환경악화·교통체증 등을 유발해 왔다. 그러나 이제라도 정부 통제하에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려놓고 개발을 하겠다는 것은 수도권 난개발에 대한 장기적인 치유방안은 된다고 할 수 있다. 이 대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난개발 방지를 위한 법적·제도적 틀을올해안에 마련하는 등 의지를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박성태기자 sungt@. * 수도권 난개발 대책 요약. ●수도권 광역교통체계 구축 광역도로망 확충으로 서울 도심진입 주행속도를 시속 30㎞에서 50㎞이상으로 개선하고 광역전철을 이용,서울 도심까지 1시간이내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2001년12월까지 ‘광역교통 종합체계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광역교통체계를 구축해 나간다. ●수도권 남부지역 교통개선대책 용인 서북부 지역의 공영택지 개발사업(14개 지구 532만평)과 민간주택건설사업(140개소 211만평)이 완료되는 2008년을 기준으로 개선대책을 마련한다.분당·성남의 교통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용인 서북부 지역과 서울을 연결하는 간선도로축을 신설하고 기존 경부축 좌·우측에 각각 간선도로 신설 및 개량을 실시한다. 또 이미 계획에 반영돼 있는 광역전철인 분당선을 2008년까지 24.8㎞를 계획대로 완공하고 분당∼양재간 신분당선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선계획-후개발’체계 확립 파주·김포·용인시 등 마구잡이 개발이 되고 있는 도시를 대상으로 도시기본계획을 조기에 확정한다.남양주시 진접·화도읍 및 오남·수동면 지역,광주군의 광주읍·오포면 일대,곤지암 주변을 올해안에 도시계획구역에 포함시켜 도시계획을 조기에 수립하도록 추진한다. 특히 용인 서북부 지역에 대해서는 용인시가 종합적인 개발계획을 수립하고이에따라 체계적으로 개발토록 한다. ●준농림지역 및 주거지역 관리강화 아파트 건설을 위해 준농림지역을 준도시지역으로 용도변경할 수 있는 기준을 현행 3만㎡에서 10만㎡이상으로 강화한데 이어 상수원·주요 하천주변 등 보전필요성이 높은 준농림지역에서 음식점·숙박시설의 입지기준을 강화한다. ●수도권 대중교통서비스 개선 수도권 외곽지역과 서울 도심을 직통으로 연결하는 직행버스 노선의 신설 및 확대,전철역과 아파트 단지간 마을버스 노선을 확대하고 서울·경기지역 주요 간선도로축에 버스전용차로를 확충한다. 택시는 시군별로 제한돼 있는 사업구역을 생활권역에 맞게 확대 조정함으로써 시계외 할증료 부담을 완화시킨다.또 수도권 버스·지하철을 1매로 환승할 수 있는 카드의 확대 보급,환승때 할인요금 제도의 도입을 추진한다. 박성태기자
  • 대한매일을 읽고/ 깨끗한 정치 위해 유권자 역할 중요

    대한매일 20일자 7면 칼럼 ‘유권자의 권리와 의무’를 관심있게 읽었다.유권자의 정치참여 의식이 깨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다.타락선거의 징후가 위험수위에 달하는 현실을 지켜보면서 결코 유권자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선거브로커가 조직화돼 후보들에게 노골적인 돈 요구를 한다니 한국장래가암담하기까지 하다.물론 일부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뒷맛이 썩 개운치 않다. 정치 선진화를 앞당겨 발전된 미래 한국을 일구기 위해선 이번 총선의 의미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유권자 서로가 공명선거를 위해 선거부정 감시에 나서 모든 연줄을 배척하고 건전한 인물을 선택하도록 심사숙고해야 한다.제 얼굴에 침뱉기처럼 이제는 우리가 선출한 인물이 부패인물이라고 헐뜯고 비난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과오를 범하지 않도록 유권자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 김욱[경남 진주시 신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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