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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금리戰’ 외국계 짭짤

    ‘고금리戰’ 외국계 짭짤

    ‘특판 정기예금에 몰렸던 돈이 어디로 갔을까?’ 지난달 초 외국계 은행이 연 4.5% 안팎의 특판예금을 내놓은 이후 국내 은행들이 줄줄이 가세하면서 특판예금은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했다. 지난 11일 콜금리 인상에 따라 특판예금과 일반예금의 금리차가 좁혀지자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이 특판 판매를 중지,‘특판 전쟁’은 일단락됐다. ‘특판 정기예금에 몰렸던 돈이 어디로 갔을까?’ 지난달 초 외국계 은행이 연 4.5% 안팎의 특판예금을 내놓은 이후 국내 은행들이 줄줄이 가세하면서 특판예금은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했다. 지난 11일 콜금리 인상에 따라 특판예금과 일반예금의 금리차가 좁혀지자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이 특판 판매를 중지,‘특판 전쟁’은 일단락됐다. 11일 현재 국민, 우리, 조흥, 신한, 하나, 외환,SC제일 등 7개 시중은행의 특판 정기예금 판매액은 8조 2997억원. 이 상품의 만기가 대부분 1년 이상이기 때문에 은행들이 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자금을 충분히 확보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특판예금은 정기예금에 포함된다. 따라서 당연히 정기예금 잔액도 특판예금 증가액만큼 늘어나야 하지만 7개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8월 말에 비해 4조원 느는 데 그쳤다. ●특판 팔았는데 정기예금 잔액은 오히려 줄기도 국민은행의 특판 판매액은 무려 2조 6753억원이었지만 8월 말 대비 정기예금 증가액은 7155억원에 불과했다. 특판으로 1조 4756억원을 유치한 우리은행의 정기예금 증가액도 7243억원에 그쳤다.5000억원의 특판예금을 한정 판매한 외환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770억원이나 줄어드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가장 큰 이유는 특판예금이 신규 자금을 끌어들였다기보다는 만기가 돌아온 기존 정기예금을 다시 유치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경우 특판 판매액 중 신규로 들어온 돈은 2374억원에 불과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 잔액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했는데 사뭇 다른 결과가 발생했다.”면서 “이번 특판은 개인 고객에게 초점을 맞춘 만큼 기업의 정기예금이 상대적으로 많이 빠져나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외국계 은행은 새로운 고객 확보가 목적이었지만 토종 은행은 고객 지키기가 목적이었다.”면서 “정기예금 잔액이 크게 늘지 않거나 줄어든 것은 고객의 ‘로열티’가 그만큼 낮은 것을 말한다.”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만 재미봤다? 수치상으로 보면 특판예금으로 가장 짭짤한 재미를 본 은행은 SC제일은행이다. 맨 먼저 ‘특판경쟁’에 불을 지른 SC제일은행은 특판으로 1조 1888억원을 모았고, 정기예금 잔액도 1조 6259억원이나 됐다. 공격적인 특판 판매로 신규 고객과 신규 자금을 많이 끌어들였다고 볼 수 있다. 역시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옛 한미은행과 씨티은행의 전산통합 작업 지연으로 정확한 정기예금잔액과 신규 유치액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특판예금에 몰린 1조원의 대부분을 신규자금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대부분의 국내 은행들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금리 부담을 무릅쓰고 특판에 나선 셈이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문제는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얼어붙고, 중소기업대출도 여의치 않아 고금리로 어렵게 잡아놓은 예금을 길게 운영할 곳이 없다는 데 있다.”면서 “역마진을 보면서까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투신권의 MMF(머니마켓펀드)에 자금을 운영하려는 조짐까지 보인다.”고 말했다. ●예금금리 싸움 2라운드로 콜금리 인상에 따라 특판예금의 이점이 사라지면서 은행들은 다양한 형태의 정기예금으로 또다른 금리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번에는 특판예금 당시 뒤늦게 따라붙었던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이 먼저 치고 나오는 양상이다. 정기예금 잔액이 점점 줄고 있는 외환은행은 12일 연 5.0%의 금리가 적용되는 정기예금에다 코스피200지수에 연동, 최고 연 10%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복합예금을 내놓았다. 특판 결정을 놓고 심사숙고했던 국민은행은 콜금리가 인상되자 가장 먼저 일반 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0.45%까지 높였다. 고금리 경쟁이 일반 정기예금으로 옮겨가면서 은행들은 가중되는 수신금리 부담을 대출금리로 전가시킬 가능성이 크다. 결국 예금보다 부채가 많은 서민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공기업 취업 성공기] 압박면접 당황… 최선다한 답변에 합격

    [공기업 취업 성공기] 압박면접 당황… 최선다한 답변에 합격

    국민체육진흥공단의 1차 전형은 어학(토익) 성적이다. 어학은 정말 꾸준히 학습하면서 자신을 최대한 외국어 환경에 노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에 한국 드라마보다는 미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토익시험이 가까워오면 하루에 10∼20개씩 모의문제를 풀어가며 감을 익혔다. 또 대학생활 동안 유럽과 아시아 등 10여 개국을 배낭 여행했고, 그때 사귄 외국친구들과 교류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어에 내공이 쌓였다. 이런 덕분에 1차 관문을 무난히 통과할 수 있었다. 2차 전형은 상식과 전공시험이다. 상식은 약간 위험한 시도였지만 시중에 나온 상식책 중 지루함을 없애는 데 역점을 두고 베스트셀러보다는 부담되지 않는 분량에 깔끔한 스타일의 책을 선택했다. 여기에 신문과 인터넷에서 최신 상식 부분을 보충했다. 전공시험은 법학과목을 선택했다. 마음 같아서는 법학 전 과목을 완벽하게 섭렵하고 싶었지만 몇 번의 심사숙고 끝에 헌법, 민법, 형법, 상법, 행정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국제법이나 지적재산권법 등은 학부시절 시험공부했던 기억이 살아날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기대(?)와 함께 과감히 포기했다. 사시 준비를 했었음에도 7개의 법을 정리하는 데 3주 정도가 걸렸고, 나중에는 시간에 쫓겨 쟁점사항 및 중요한 판례, 그리고 지엽적이지만 출제 가능성이 높은 부분을 챙기는 데 만족해야 했다. 운이 따랐는지 명확히 암기해 둔 친고죄를 비롯, 행정부·입법부·사법부 관료들의 임기, 연임제한 여부, 법인 설립주의 등의 세부적 사항들이 출제됐다. 개인적으로는 항상 소법전을 가지고 다니면서 버스나 지하철로 이동시 조금씩 외워가면서 되도록이면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하려고 했다. 3차 면접은 실무진 면접과 임원 면접으로 이뤄졌다. 그중 임원면접이 제일 까다로웠는데 우리 조 지원자들은 영시를 외우거나 물권의 독자성에 대해 한국과 독일 학설을 비교하라는 주문을 받고 무척 당황했었다. 나는 한 임원 분의 질문에 답변을 하다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히면서 동일한 어구만 되풀이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입사지원서 접수 이래 공단에 들어오기 위해 투자한 한달여의 시간들이 물거품이 될 것만 같아서 한없이 무거운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심정으로 어떻게든 미소를 머금고 최선을 다해 답변을 마무리했다. 돌이켜보면 당시 압박면접의 취지가 위기상황 대처 능력을 측정하기 위함이며 그것이 최종 합격여부에 상당한 작용을 한 것이 아닌가 싶다.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효성그룹 (1)-창업주 故조홍제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효성그룹 (1)-창업주 故조홍제 회장家

    효성의 입사 면접은 깐깐하기로 유명하다. 예컨대 ‘한강의 물 무게는 얼마나 되나, 대한민국 바퀴벌레의 총 수는.’등의 질문들이 쏟아진다. 그러나 ‘대략, 약, 수준,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고 불확실한 답을 내놓는다면 효성에선 그리 환영받지 못한다. 효성은 숫자에 관해 근거 없는 ‘적당주의’를 체질적으로 싫어한다. 이는 효성 창업주인 고 만우 조홍제 회장의 경영 스타일에서 비롯됐다. 그는 어떤 사항이든 계수화해서 보고 받기를 좋아했으며, 그래야 납득을 했다. 만우 회장도 중요한 경영상의 결재를 할 때는 철저히 계수에 입각해서 처리했다. 특히 신규 사업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마저 계산에 넣고 사업을 추진했을 정도다. 시쳇말로 “1년간 지급하는 로열티와 그 기술을 이용해 얻은 이익을 금액으로 계산해 향후 10년간의 수지계산서를 만들라.”고 한다면 요즘 실무진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올 것이다. 그러나 만우 회장은 40년전에 이를 당연하게 지시했으며, 당시 효성 실무진도 이에 익숙했었다. 그의 이같은 ‘계수 경영’은 그만의 독특한 성냥개비 계산법을 낳았다. 그가 계산하기 위해 손가락에 성냥개비를 끼우고 슬슬 돌릴라 치면 실무자들은 계산이 혹시 틀리지 않았을까 긴장하곤 했다고 한다. 그의 꼼꼼한 경영 스타일은 창업 과정에서도 잘 드러난다. 효성의 주력 사업으로 훗날 나일론을 선택하기에 앞서 만우 회장은 공학과와 경제학과 출신의 엘리트 10여명을 뽑아 당시엔 생소한 기획부를 구성, 무려 2년간 20여종의 유망 업종을 검토하게 했다. 오늘날 효성의 제조업 전통과 실속 우선주의, 심사숙고형 기업 문화, 철저한 계산으로 돌다리도 두드리는 사업 풍토 등은 만우 회장이 효성에 남긴 유산들이다. 또 꼬장꼬장하고 대쪽같은 그의 성격은 효성을 늘 정치권과 거리를 두게 했으며, 생전에 2세들의 분가를 마무리한 것은 ‘돈 만큼은 가족이라도 철저해야 한다.’는 그의 오랜 경험에서 나온 것이었다. 최근 재계의 불미스러운 일련의 일들을 보면 만우 회장의 혜안이 놀랍기만하다. ●늦되고, 어리석은 만우(晩愚) 만우 회장은 모든 게 늦었다. 신학문을 접한 것이 17세였고, 고보(중·고등학교)에 들어간 것이 약관(弱冠)을 앞둔 19세였다. 또 대학을 졸업한 것이 이립(而立·30세)이었으며, 사업에 첫 발을 내디딘 것이 불혹(不惑·40세)을 넘어서였다. 그리고 효성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독자 사업을 시작한 것이 이순(耳順·60세)을 앞둔 56세였으니, 늦어도 한참 늦었다. 그는 스스로 늦되고, 어리석다는 뜻으로 호를 ‘만우(晩愚)’로 지었다. 그러나 출발이 늦었을 뿐 그의 성취는 작지 않았다.1960년대 부실기업이었던 한국타이어와 대전피혁을 정상화시켰으며, 현재 나일론 세계 4위, 타이어코드 세계 1위인 동양나이론(현 효성)을 설립했다.70년대엔 효성금속과 효성기계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한때 총 24개 계열사의 재계 5위 그룹으로 성장시켰다.40∼50대를 받쳐 삼성 성장에 일조를 했던 만우는 56세의 늦은 나이에 창업, 불과 10년 만에 효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올려 놓은 것이다.1981년 포천이 뽑은 500대 기업 속엔 만우의 삶이 고스란히 투영된 효성과 삼성이 나란히 포함됐다. ●진정한 가장은 애처가 늦었던 만우 회장이 빠른 것도 있었다. 그는 15세 때 집안 뜻에 따라 진주 하씨가의 차녀 정옥(작고)씨와 결혼했다. 당시 하씨가는 진주에서 쌀 2000섬 규모의 부호로 개화한 집안이었다. 부인 정옥씨는 신학문을 깨친 신식 여성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유교 생활이 몸에 밴 만우였지만 아내 사랑만큼은 각별했다고 한다. 만우는 무슨 일이든 아내와 함께 하는 것을 좋아했다. 당시엔 ‘팔불출’ 소리를 들을 만한 행동이었다. 회사에 있다가도 아내가 아프다고 하면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열 일을 다 제쳐놓고 들어왔다. 또 틈을 내 여행도 같이 자주 다녔다. 사업에서 물러났을 때엔 매일 아침 아내와 함께 창경원 산책을 취미로 삼았으며, 함께 시장에 나가 장을 보는 것도 즐겼다. 특히 만우 자신도 말년에 몸이 불편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아내의 병수발을 자식 몫으로 두지 않았다.78년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자 만우는 아내의 상청(혼백을 모시는 제단을 마련하는 일) 돌보는 일을 1년간 직접 했다. 당시 만우 자신도 간병인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었던 심한 신부전증을 앓고 있었다. 만우는 사람을 고를 때도 이런 점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는 사람을 쓸 때 세가지를 봤다. 첫째가 반골 유무, 둘째가 지론 출중이며 셋째가 진정가장(眞正家長)이었다. 반골 유무와 지론 출중은 누구든지 고려할 만한 요소이겠지만 진정 가장은 꽤 이채롭다. 만우는 가정이 제대로 서야 사회와 국가가 제대로 선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직원 중에 바람을 피우거나, 첩을 얻는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내치라고 했다. 실제로 부장급의 한 직원은 여자 문제로 이혼을 하게 되자 그 자리에서 쫓겨났다. “가정 하나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이 회사를 어떻게 다스리겠나.”이것이 만우의 생각이었다. ●고 이병철 삼성 회장과 동업 만우 회장의 회고록 ‘나의 회고’에 따르면 그는 1945년 해방과 함께 서울로 올라와 당시 자금난을 겪고 있던 이병철 삼성물산 사장에게 자금을 빌려준 계기로 동업을 시작했다. 만우 회장은 어린 시절 호암(고 이병철 회장의 호)의 친형인 병각씨와 지기여서 두 사람은 이미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만우와 호암의 동업은 사실상 삼성이라는 대그룹의 출발점이었다. 고 이 회장의 기획력과 만우 회장의 꼼꼼한 일처리는 자산규모 1700만원의 삼성물산을 설립 3년 만에 48억원이라는 순이익을 올리게 했다. 삼성물산의 성공은 제일제당(현 CJ그룹)과 제일모직 등의 제조업 진출로 이어졌다. 특히 제일모직은 만우 회장이 자금 마련부터 기계설비 발주, 기술 숙련 등 모든 과정을 진두 지휘했다. 제일모직의 당시 ‘골덴덱스’는 영국제와 마카오 복지를 대체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렇듯 조·이 투톱 체제는 불과 10년 만에 삼성을 명실공히 한국 제일의 재벌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이 회장은 돌연 만우 회장에게 동업 청산을 요구했으며, 만우도 ‘이쯤에서 재산을 정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는 생각으로 흔쾌히 동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분 문제에 대한 의견 조율이 안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점차 깊어갔다. 이 과정에서 만우는 4·19와 5·16 군사 쿠데타로 이어진 급변하는 정국에서 삼성 대표로 부정 축재자라는 오명을 스스로 뒤집어쓰고 수감 생활을 하기도 했다. 정국이 점차 안정되면서 호암과 만우는 다시 재산 분배에 대한 논의를 계속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옳다, 그르다 싸우기만 하면 자기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한 만우는 결국 3억원을 받는 것으로 삼성과의 모든 정리를 마무리했다. 이 때가 그의 나이 56세였다.15년간 대주주이자 경영인으로서 삼성을 국내 최고의 기업으로 키우는 데 일조를 했지만 그 ‘끝’은 그다지 아름답지 않았다. 만우는 ‘나의 회고’에서 당시 이 결정을 이렇게 밝혔다.“오늘날 70년을 살아오는 동안 내가 내리지 않을 수 없었던 수많은 어려운 결단 가운데서도 가장 현명한 결단이 아니었나싶다. 그런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분배받을 재산에만 연연했더라면 내 독자사업은 시작도 못해보고, 재산은 재산대로 찾지 못한 채 끝나게 되었으리라.” 그러나 만우와 호암의 결별에도 양가의 인연은 대(代)를 이어 지속됐다. 만우 회장의 장남인 조석래 효성 회장과 호암 회장의 차남 고 이창희 전 새한미디어 회장은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함께 공부했다. 또 조 회장의 부인인 송광자(61) 여사와 이건희 삼성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는 서울대 미대 동창이다. 3세로 내려오면 인연은 더 깊고 다양해진다. 조 회장 차남인 조현문(36) 효성 전무와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는 친구 사이다. 장남인 조현준(37) 부사장과 이 상무는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같이 공부했다. 삼성가인 이재현 CJ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 김병관 전 동아일보 회장의 아들인 김재열(이건희 회장 사위) 제일모직 상무 등도 조 회장가(家)의 3형제(현준·현문·현상)와 잘 어울린다. 조 부사장은 “같은 또래인 데다 어린 시절부터 잘 어울려 요즘에도 운동 모임을 자주 갖는다.”고 했다. ●사돈들의 활약 효성은 재벌가 가운데 사돈들의 활약이 유달리 두드러진다. 특히 만우 회장은 건강이 악화되면서 아들 후견인의 역할을 사돈들에게 맡겼다. 장남인 조석래(70) 회장의 장인인 송인상(91) 한국능률협회 회장은 만우의 지기이자 조 회장의 후견인이었다. 송 회장은 재무부 장관과 한국수출입 은행장을 두루 거친 경제계의 거물로 조씨가와 사돈을 맺기 전부터 만우와 친분이 두터웠다.78년 만우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엔 사위를 도우며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송 회장은 80년부터 16년간 동양나이론 대표이사 회장을 맡았으며, 지금은 효성 고문으로 있다. 차남인 조양래(68) 한국타이어 회장에겐 처남들의 경영 참여가 눈에 뛴다. 외환은행장을 지낸 손위 처남 홍용희씨가 고문으로 활약했으며, 또 다른 손위 처남인 홍건희 한국타이어 부회장도 경영에 참여할 정도로 한국타이어는 한때 ‘조·홍’ 공동 경영체제를 이뤘다. 삼남 조욱래(56) 동성개발 회장도 장인인 김종대 전 대전피혁 회장의 경영 도움을 많이 받았다. 만우 회장은 77년 대전피혁을 28세에 불과한 욱래 회장에게 맡기고 난 뒤, 사돈인 김종대 전 농림부 장관에게 아들의 뒷일을 맡겼다. 경험이 부족한 아들의 단점을 김 전 장관에게 보완해 달라는 뜻에서다. 김 전 장관은 회장직을 맡아 경영에 나섰다. ●양말 빠는 회장님 만우 회장은 자식들이 혹시나 ‘부잣집 아들 병’에 걸릴 것을 몹시 경계했다. 이 때문에 일부러 엄하게 대했을 뿐 아니라 확실한 경제 개념을 심어주기 위해 어릴 때부터 용돈 예산을 짜게 했다. 또 아들들이 유학을 떠날 때는 유학 기간에 필요하다고 판단한 최소 경비를 한꺼번에 쥐어주며 돈이 남든지, 모자라든지 간에 더 이상의 용돈을 보내주지 않았다. 덕분에 2세들은 유학 시절에 툭하면 접시 닦이를 해서 학비를 벌어야 했다. 그러나 만우가 늘 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한번은 중학교에 다니던 양래가 영어책을 잃어버려 난감해 할 때 친구에게 그 영어책을 빌려오게 한 뒤, 밤새 직접 필사를 했다. 또 장남인 석래가 일본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 사업차 방문한 만우는 장남의 하숙집에 널려 있던 양말을 깨끗이 빨아 놓을 정도로 자식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그는 공석에선 자식이라도 하대를 하지 않았다. 조 회장은 선친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선친은 자식을 키운다고 할까, 믿어준다고 할까 하는 점이 굉장히 강해요. 당시 일반적인 가정과 달리 아들을 독립적인 인격체로 대하고, 자식들의 결정을 무척 존중해 주셨습니다.”실제로 만우 회장은 조 회장이 전공으로 경영학을 선택하기를 바랬지만, 공학을 전공하겠다는 아들의 뜻을 존중해 주었다. 만우는 “재산이라는 것은 있다가 없어지기도 하고, 없다가 들어오기도 한다. 자식에게 재산보다는 스스로 일해서 생활해 나갈수 있는 능력을 꼭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화려하게 뻗은 2세 혼맥 조씨가(家)의 혼맥은 여느 재벌가 못지않게 사통팔달로 뻗어 있다. 전직 대통령가(家) 뿐 아니라 정·관·재계 골고루 인연이 닿아 있다. 만우와 부인 하 여사는 슬하에 3남 2녀를 뒀다. 장녀와 차녀인 명숙(작고)씨와 명률(78)씨는 만우가 고향인 함안 군북에 있을 때, 인근 대지주 집안에 시집보냈다. 장녀 명숙씨는 진주여고를 졸업한 뒤, 진양 대지주인 허정호(80)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당시 세브란스의전(현 연세대 의대) 학생이었던 정호씨는 신한병원 원장을 지냈다. 둘째 딸 명률씨는 산청 대지주인 권동혁가(家)의 장남인 병규(80)씨와 인연을 맺었다. 병규씨는 한때 효성건설 회장을 역임했다. 효성의 혼맥은 장남인 조석래 회장의 결혼으로 정·재계 중심부로 들어간다. 학업 때문에 결혼이 늦은 조 회장은 그의 나이 32세 때, 송인상 회장의 3녀 광자씨를 평생의 배필로 맞아들였다. 조 회장은 처가를 통해 신명수 전 신동방 회장과 이봉서 단암산업 회장과 동서지간이 된다. 또 신 전 회장가는 노태우 전 대통령과 연결되며, 이 회장가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연이 닿아 있다. 차남인 조양래 회장은 66년 지인의 소개로 법조계 원로인 홍긍식 전 변호사협회 회장의 차녀인 문자(64)씨와 혼례를 치렀다. 조 회장은 이명박 서울시장과 사돈지간이다.3남인 조욱래 회장은 경기여고 교장인 손영경씨의 중매로 김종대 전 농림부 장관의 딸인 김은주(50)씨와 결혼했다. 김 전 장관은 신명수 전 신동방 회장의 부친인 고 신덕균 전 신동방 명예회장의 처남이기도 하다. 조씨가의 혼맥은 방계도 만만치 않다. 만우 회장의 동생인 고 조성제 대전피혁 사장은 5남 3녀를 통해 관·재계의 명망가를 사돈으로 맞아들였다.3남 경래(73)씨는 홍재선 전 전경련 회장의 딸 애수(68)씨와 결혼했으며,4남 익래(70)씨는 원용필씨의 딸 정선(68)씨와 결혼했다. 원용필씨는 원용석 전 경제기획원 장관의 친형이다. 장녀 장숙(68)씨는 정종철 전 서울시장의 아들 창순(70)씨와 결혼했다. golders@seoul.co.kr ■ 조석래 회장의 ‘명문 처가’ 조석래(70) 효성 회장의 처가인 송인상(91·효성 고문) 한국능률협회 회장의 가계도를 들여다보면 화려하다는 단어가 부족할 정도다. 송씨가(家)는 고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 가문과 쌍벽을 이룰 정도로 한국 상류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가와 사돈으로 연결되어 있을 뿐 아니라 정·관·재·법조계에 이르기까지 ‘그물망 혼맥’으로 촘촘히 엮여 있다. 송 회장 본인도 일제시대의 식산은행을 시작으로 재무부 이재국장과 한국은행 부총재, 부흥부장관, 재무부 장관, 룩셈부르크 대사,EC대사, 한국수출입은행장, 동양나이론(현 효성) 회장 등 관·재계를 넘나드는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슬하에 1남4녀를 둔 송 회장과 최연순(91) 여사는 딸을 모두 국내 대표 집안에 시집보냈다. 특히 손주들의 통혼을 통해 노태우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집안과도 연결된다. 장녀 송원자(66)씨는 이봉서(69) 전 상공부 장관과 인연을 맺었다. 이 전 장관은 경기고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을 나왔으며, 현재 부동산임대업체인 단암산업 회장이다. 이 전 장관의 부친 고 이필석옹은 상업은행장과 국제화재 회장을 지냈다. 이 전 장관의 3녀인 혜영(33)씨는 1997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장남 정연(42)씨와 화촉을 밝혔다. 두 사람은 정연씨의 친구 소개로 만나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혜영씨는 숙명여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정연씨는 현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송 회장의 차녀 길자(63)씨는 신명수(64) 전 신동방 회장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신 전 회장과 길자씨는 2남 1녀를 뒀으며, 장녀인 정화(36)씨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40)씨와 결혼했다. 재헌씨는 미국 조지타운대를 나와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한나라당 이 전 총재와 노 전 대통령은 송 회장가(家)를 통해 ‘사돈의 사돈’인 셈이다. 이렇게 가지치기를 하게 되면 송 회장가는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과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 김승연 한화 회장과도 이어진다. 3녀 송광자(61)씨는 조 회장과 67년 결혼해 현준-현문-현상 3형제를 뒀다.4녀 송진주(59)씨는 주관엽(61)씨와 혼인했다. 진주씨는 서울대와 예일대(박사)를 거쳐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golders@seoul.co.kr ■ ‘예산 샌님’ 조홍제 前회장 만우 조홍제 전 회장의 별명은 샌님과 구두쇠였다. 만우의 고향 사람들은 그를 그냥 샌님도 아닌 ‘예산 샌님’이라 불렀다. 미리 예산을 꼼꼼하게 짜놓고 융통성 없이 그대로 집행하는 데서 비롯됐다. 당시 도움을 받기 위해 만우 회장의 사무실 문턱을 넘는 사람들은 헤아릴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만우가 배정해 두었던 예산이 바닥나기 일쑤였다. 그러면 만우는 “올해 예산이 떨어졌으니까 내년에 보자.”고 했다고 한다. 만우의 먼친척 동생인 조영제씨의 회고는 이렇다.“사회봉사도 회사 경영과 마찬가지로 예산 집행을 한다 이겁니다. 요즘엔 그럴 수 있다 하지만 40년전에 그런 경비를 예산짜서 집행하는 기업가가 대한민국에 또 어디 있겠습니까.” 만우는 구두쇠로도 유명했다. 그냥 구두쇠가 아닌 ‘통 큰’ 구두쇠였다. 그가 세상을 떠나고 난 뒤, 신발장에 남은 것은 밑창이 다 닳은 구두였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일화다. 그는 내의도 해진 것을 기워입었으며, 양복 역시 다 떨어져 못 입게 되기전까지 새 양복을 맞추는 법이 없었다. 그의 근검절약 정신은 가족들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자식들에게 용돈을 줄 때는 늘 빠듯하게 줘 낭비하는 버릇을 갖지 않게 했으며, 손자에게 주는 세뱃돈도 천원짜리 한 장으로 때우곤 했다. 만우는 자신이 먹고, 쓰고, 입는 데에는 한없이 검소했지만 자신이 가치 있다고 믿는 일엔 수십억원을 내놓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았다. 쓸 때는 쓰고, 쓰지 않을 때는 쓰지 않는, 그런 구두쇠였다. 만우가 돈을 아끼지 않은 곳은 교육 사업이었다. 대학시절 은사 권유로 교수가 될까 했던 만우는 1950년대부터 영남장학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으며, 고향 함안군의 몇몇 학교에 시설을 마련해 주었다.76년엔 운영 부실로 재정난에 빠진 동양학원의 이사장을 맡아 대규모 채무를 해결해줬으며, 학습환경 개선을 위해 당시로서는 거금인 25억원을 내놓았다. “나는 학교에서 돈 한푼 가져가지 않을 겁니다.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테니 선생님들은 오직 좋은 교육만을 해주시기 바랍니다.”만우 회장이 이사장으로서 원했던 유일한 소망이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염주영 칼럼] 국민정서법에 걸린 주세율 정책

    [염주영 칼럼] 국민정서법에 걸린 주세율 정책

    호경기 시절엔 폭탄주 애호가들 사이에 ‘위맥’(맥주+위스키)이 유행했었다. 그런데 불경기가 닥친 요즘에는 ‘소맥’(맥주+소주)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그러나 세금을 절약할 요량이라면 ‘위소’(소주+위스키)를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맥주 세율은 90%인 반면 소주와 위스키의 세율은 72%로 더 낮기 때문이다.‘위소’가 워낙 도수가 높아 몸에는 좀 부담이 가겠지만 세금만 생각한다면 가장 유리한 선택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이왕 폭탄주를 마실 바에는 ‘위맥’이나 ‘소맥’보다 ‘위소’를 마시라는 것이 폭탄주에 관한 정부의 정책방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정부가 의도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현행 주세율 체계를 통해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을 그렇게 유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희한한 폭탄주 절세법이 나오게 되는 배경에는 불합리한 주세율 구조가 있다. 불합리한 구조를 고치기 위해서는 주세율 개편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에 관한 국제규범과 국민정서가 서로 배치되는 상황이어서 그 작업이 꼬이고 있다. 맥주는 저도주이고 위스키에 비해 가격도 싼 편이어서 대중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고도주이자 고급주인 위스키보다 세율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 현재 90%인 맥주의 세율은 매년 8~10%씩 내려 오는 2007년에는 72%까지 낮아진다. 그 대신 위스키의 세율은 단계적으로 100%까지 올릴 계획이다. 그런데 문제는 소주다. 소주 세율은 그대로 두고 위스키 세율만 올릴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고민이다.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가 위스키와 소주에 같은 세율을 적용해야 하는 의무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 1997년에 소주와 위스키는 같은 증류주인데도 세율이 다르다는 점 때문에 내국민대우 원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WTO에 제소돼 패소한 전력이 있다. 재경부는 소주와 위스키의 세율을 올리기 위한 주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이에 반대하는 여론의 집중공격을 받고 있는 중이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며칠전 국회 재경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여론을 받아들여 소주세율 인상에 제동을 걸면서 주세법 개정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노 대통령은 서민주인 소주의 세율을 올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 아직은 우리 국민들의 일반적인 정서라고 보고 있다. 소주는 애주가가 아니더라도 애환을 함께 나눠온 서민의 친근한 벗으로 자리잡아 왔다. 퇴근길 소주 한잔은 직장인들의 영원한 즐거움이기도 하다. 재경부가 세율인상안을 들고 나오면서 ‘세수부족’ 운운한 것이 패착이었던 것 같다. 서민들의 소주사랑에 대한 이해가 모자란 탓이 크다. 재경부는 ‘고도주 고세율, 저도주 저세율’의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이는 주세율 정책의 기본원칙에 부합하고, 외국의 예를 보더라도 합당한 정책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고급주 고세율, 서민주 저세율’의 국민정서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법률 위에 헌법 있고, 헌법 위에 국민정서법이 존재한다는 한국적 현실에 대해 정책입안자들은 좀더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주세율 정책이 국제규범과 이와 배치되는 국민정서 사이에서 수년째 표류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한국은 위스키 수출국들의 봉이 되고 있다. 오죽하면 세계의 주류업계에서 한국이 ‘위스키 공화국’,‘최고급 위스키의 테스트 마켓’이라는 불명예를 얻었을까. 위스키는 1990년대 초반만 해도 250%의 높은 세금을 물렸으나 지금은 거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위스키의 어부지리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 같다. 수석논설위원 yeomjs@seoul.co.kr
  • [M&A시장의 ‘큰 손’들] (4) 빅딜현장의 새바람 ‘대한전선’

    [M&A시장의 ‘큰 손’들] (4) 빅딜현장의 새바람 ‘대한전선’

    대한전선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이색적인 ‘큰 손’으로 주목받고 있다.50년을 한결같이 제조업에만 몰두하다 지난해부터 ‘빅딜’ 현장에 슬며시 모습을 드러내더니 진로 인수전(戰)에선 M&A의 강자로 떠올랐다. 금융자본과 달리 매수한 기업을 계열사로 편입시켜 제 2의 수익모델로 삼기 때문에 관련 업계가 긴장한다. ●진로 인수 실패해도 3500억원 돈벌이 지난 6월 본계약이 치러진 진로 인수전에서 대한전선은 하이트맥주에 예상치 못한 일격을 받았다.40여개 국내외 금융자본과 기업들이 달려든 입찰에서 대한전선은 하이트맥주와 함께 사실상의 결선 무대에 섰다. 하지만 하이트맥주가 기습적으로 예상가보다 1조원이나 높은 3조 4288억원을 제시하는 바람에 차점자의 고배를 마셨다. 대한전선은 진로 인수에는 실패했으나 두달 뒤 보유중인 진로 채권을 회수해 3563억원의 순이익이 생겼다고 공시했다.2003년 6월 대한전선은 한 외국계 금융자본이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던 진로 채권을 몰래 매집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액면가의 10∼20%에 불과한 채권을 쓸어모았다. 결국 채권 투자액 3537억원이 불과 2년여만에 두배인 7100억원이 되어 돌아왔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진로산업에 대한 인수전에서 대한전선은 숙명의 라이벌 LG전선과 맞붙었다. 이때도 인수에는 실패했으나 보유중인 진로산업 채권 340억원어치를 모두 행사해 200억원의 투자수익을 올렸다. 대한전선은 2조 2320억원 규모의 하이닉스 인수전에도 뛰어들 태세다. ●빈틈 보이면 M&A 대상 대한전선은 올해로 창업 50주년을 맞았다.60년대에 케이블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50년동안 단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는 중견기업이다. 돈 되는 곳에는 과감하게 투자하고 그렇지 못하면 미련없이 손을 뗐기에 가능했다. 잘 나가던 가전부문을 대우전자에 넘겼고, 남들이 탐내는 보험사(한덕생명)를 외환위기 때 털고 현금을 확보했다. 대한전선은 수도권 각지에 4700억원이나 되는 부동산을 소유해 재계에서도 ‘땅 부자’로 통한다.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2002년 무주리조트를 인수했다. 그때만 해도 재계에선 레저산업에 대한 관심쯤으로 여겼다. 지난해 대한전선이 내의업체 쌍방울마저 인수하자 재계는 긴장했다. 빈틈을 보이면 누구든 공격적 M&A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계열사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15개로 늘었다. 지난 7월 대한전선은 전북 무주의 레저도시개발 단독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2015년까지 1조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그런 중에도 주식투자를 통해 데이콤(0.30%), 한국기술투자(0.67%),YTN미디어(7.40%) 등 15개 기업의 지분을 조금씩 사들였다. 대한전선의 주가는 지난 8월 평균 1만 3805원으로 1년 전(6926원) 보다 두배 가까이 급등했다. ●한 우물만 파면 망한다 대한전선의 M&A 전략은 순전히 전문경영인 출신 임종욱(57) 사장으로부터 나온다.2003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임 사장은 외부 정보와 두터운 개인 인맥을 활용, 진로 채권 매입 등을 지시했다. 매물 정보가 입수되면 몇개월이 걸리든 치밀한 숙고(熟考)에 들어간다고 한다. 회사 안에 M&A 등과 관련된 특별팀도 없다. 마음이 결정이 되면 외부 전술팀을 용병으로 앞세워 과감한 인수작전에 착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로 채권처럼 ‘인수 실패시 안전판’도 확보해 둔다. 대한전선은 가끔 “제조업체의 계열사 확장과 출자가 과거 재벌에 뒤를 잇는 문어발 확장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다. 이에 대해 임 사장은 창립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한 우물을 파라는 말은 기업 환경이 바뀌면서 더 이상 정답이 아니다.”면서 “전선 사업을 근간으로 유지하되 수익성이 있고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범위라면 국적에 관계없이 M&A를 추진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儒林(427)-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3)

    儒林(427)-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3)

    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3) 공자가 주유열국을 끝내고 돌아올 때 아홉굽이나 구부러진 진귀한 구슬을 품안에 간직하고 돌아왔다면, 맹자는 주유열국을 끝내고 돌아올 때 영롱한 진신사리의 결정체(結晶體) 하나를 가슴에 품고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맹자사상의 결정체. 그것은 맹자의 사상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성선설(性善說)이었다. 성선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선한 본성을 지니고 태어난다는 맹자의 인성론. 일찍이 공자는 중용 첫머리에서 사람의 본성은 하늘이 사람에게 부여한 것으로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하늘이 사람에게 준 성품을 갖고 태어났다 하여 ‘하늘이 명(命)해준 것을 성(性)이라 하고, 성을 따르는 것을 도(道)라 하고 도를 닦는 것을 교(敎)라고 한다.(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공자는 하늘이 내려준 ‘천명을 인간의 본성’이라고만 말하였지 무엇이 인간의 본성인가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한 바가 없었던 것이다. 이는 공자의 제자였던 자공(子貢)이 ‘공야장(公冶長)’편에서 다음과 같이 불평하였던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선생님의 학문과 의표(儀表)에 대하여는 들을 수 있었지만 선생님의 본성과 천도(天道)에 관한 말씀은 듣고 배울 수가 없었다.” 자공의 다소 불평어린 내용을 보면 잘 알 수 있듯이 공자는 ‘하늘의 길’과 ‘하늘의 명’에 대해서는 말하였지만 그것의 본질에 대해서는 설명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공자의 가르침, 즉 유교는 종교적 성격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 사실인 것이다. 공자의 위대한 사상과 행동의 밑바닥에는 하늘 또는 하느님(上帝)에 관한 확고한 믿음이 깔려 있으면서도 공자는 자공의 불평처럼 인간의 본성이나 천도와 같은 형이상학적 문제에는 천착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맹자는 공자가 던진 천명과 천도에 집중적으로 몰두하였다. 공자의 원시유교가 바로 학문적으로 체계화되고 발전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맹자 때문이었으니 이는 예수로부터 창시된 초기 기독교가 제3의 제자인 바울로에 의해서 체계화되고 발전된 것과 마찬가지 현상인 것이다. 따라서 유교는 공맹(孔孟)사상으로까지 불리는데, 이는 맹자가 공자의 유가사상을 형이상학으로 이끌어 올린 공적 때문인 것이다. 맹자는 공자가 말하였던 ‘하늘로부터 물려받은 것을 성(性)’이라고 한다는 명제를 깊이 숙고하여 천성의 본질과 천성의 근본원리를 사유와 직관에 의해서 정립한 ‘위대한 철학가’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맹자는 그 유명한 ‘성선설(性善說)’을 주창하게 된다. 맹자는 이 ‘성선설’을 자신의 말처럼 제자백가들과 부득이하게 싸우고 논쟁을 벌이면서 조금씩 조금씩 깨닫고 체계화하면서 마침내 20년이 넘는 주유열국을 끝내고 61세가 되는 노경에 이르러 고향으로 돌아올 때는 가슴 속에 결정체로서 갖고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 ‘성선설’은 맹자가 20여년의 구도여행 끝에 깨달은 금강지(金剛智)였다. 이를 통해 맹자는 유가의 여래(如來)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 [사설] 고이즈미 위안부 법적 책임 인정해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일본을 국제사회에서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 생각이 없어 보인다. 한국 정부가 한·일회담 외교문서를 공개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법적 책임을 적시하자마자 “일본 정부 입장은 다르다.”고 맞받아쳤다. 이웃나라가 장시간 내부논의를 거쳐 내놓은 의견이라면 수용 여부를 고민이라도 해봐야 한다. 일언지하에 거절하다니, 외교적으로 무례한 일이다. 이래서야 한·일 선린관계에 해를 끼침은 물론 지구촌에 ‘속좁은 일본’을 각인시킬 뿐이다. 일본은 위안부 문제를 비롯, 그들 정부나 군 등 공권력이 관여한 불법행위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의해 모두 해결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독일은 프랑스와 포괄적인 청구권협상을 끝낸 뒤에도 강제징집자 보상노력을 정부·민간이 함께 벌여왔다. 국제법을 따지기에 앞서 과거 잘못에 무한책임을 진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경제대국 일본에 위안부 등에 대한 피해보상 비용은 별로 부담이 되질 않는다. 국가 이미지가 올라가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일본측에서 사죄·보상을 서둘러야 마땅하다. 단기 해외원조보다 적은 비용으로 일본이 유엔 상임이사국이 될 기반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야3당이 올 봄 군위안부 사죄·보상 법안을 제출한 배경을 일본 정부는 숙고해야 한다. 이번 외교문서 공개로 일본군 위안부, 사할린동포, 원폭 피해자 등은 한·일 청구권협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음이 확실해졌다. 일본이 새로이 법적 책임을 느껴야 할 충분한 근거가 된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법적 책임을 양자간, 또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적극 추궁하되 정부차원의 배상요구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제사회에서 주의를 환기시켜 일본을 압박하고, 피해자 소송을 지원하는 정도는 너무 소극적이고 많은 시일이 걸린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고령으로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분들이다. 살아계실 때 성과를 볼 수 있게 일본의 태도변화를 더욱 강한 방식으로 촉구해야 한다. 정부가 직접 배상을 요구하거나, 북한·중국·동남아국가와의 구체적 공조방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 [길섶에서] 오진/이상일 논설위원

    ‘허리에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여러 병원을 전전했다. 의사들은 허리디스크라며 수술을 권했지만 환자는 겁나는 데다 미덥지 않아 수술은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한의사에게 갔다. 한의사는 환자에게 이리저리 걸어보라고 했다. 걷는 모습을 보더니 한의사는 한쪽 발은 긴 반면 다른 발은 짧은 게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국내외 경영학계와 산업계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블루오션’의 공동저자중 한 명인 김위찬(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든 예이다. 그 한의사는 한쪽 구두굽이 높은 구두를 신도록 권했고 6개월뒤 환자의 허리통증은 나았다. 김 교수는 “기업에서도 결과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가 어렵다.”며 “나도 점점 더 오진을 하지 않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학자의 의도적인 겸손이라기보다 현장을 거쳐본 경험에서 나온 토로가 아닌가 싶다. 어느 암 전문의의 오진율도 상당 수준이 된다고 하지 않던가. 어떤 결과의 원인은 우리의 생각과 다른 엉뚱한 곳에 있을 수 있다. 상식적인 추정이 빗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잘못된 처방을 면하려면 조사와 심사숙고가 필요한지 모른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seoul.co.kr
  • 27일 경희대·마쓰시타 정경숙 국제학술대회 공동개최

    한·일간 연대와 협력. 요즘 같은 분위기에 가능하기나 할까. 싫든 좋든 이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가 열린다.‘동북아 지역 협력을 위한 한ㆍ일관계의 모색’을 주제로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과 일본 마쓰시타 정경숙은 27일 경희대 광릉캠퍼스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공동개최한다. 눈길을 끄는 점은 마쓰시타 정경숙. 일본에서는 꽤 합리적 면모를 갖춘 ‘최고의 정치 엘리트 양성소’로 꼽힌다. 그래서 ‘극우·군국주의’로만 일본을 바라봐온 우리에게 ‘합리적인 우익의 길’을 찾아보려는 일본인들의 생각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리 배포된 자료에서도 이런 점은 분명히 드러났다. 안보협력분야 발제를 맡은 게이오기주쿠대 소에야 요시히데 교수는 일본에 대한 남한의 잘못된 인식 3가지를 지적했다. 첫째는 주변 4대 강국에 둘러싸여 있다는 인식이다.4대가 아니라 일본을 제외한 3대강국이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동시에 중국과 일본의 대립을 확대해석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일본의 대중국정책은 미·일동맹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을 기억해 달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과거사 청산 등의 문제를 두고 일본의 우경화를 과대평가하지 말라는 지적이다. 최근 이런저런 우경화의 조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그만큼 우경화가 잘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는 주장이다. 이 뜻을 그대로 순수하게 받아들일지, 아니면 ‘중국의 영향권’을 염두에 둔 계산된 발언인지는 우리가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로 보인다. 이외에도 다쿠쇼쿠대학 와타나베 도시오 총장, 문화청 데라와기 겐 문화부장 등이 경제와 사회문화 분야에서 발제를 맡았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美 ‘MS결정’ 우회압력 나서나

    美 ‘MS결정’ 우회압력 나서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끼워팔기’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을 앞두고 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에 우회적으로 압력을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MS도 회사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기 위해 전원회의 심의에서 최소한 16시간이 필요하다고 요청,‘시간벌기’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23∼24일 이틀에 걸쳐 심의를 끝내고 빠른 시일 안에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22일 “미국 정부가 MS의 끼워팔기에 대한 공정위의 제재 결정을 앞두고 진척사항 등을 묻고 있다.”면서 “미국측은 점잖은 표현을 쓰지만 그 말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공정위의 MS 결정 앞두고 직·간접적 관심 표명 이 관계자는 “이번 결정이 아시아 등지에서 MS의 영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누구보다도 미국 정부가 잘 아는 것 같다.”면서 “유럽은 하루만에 결정을 내렸지만, 우리 정부가 시간을 두고 숙고하자 계속 관심을 표명해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누가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관심을 표명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미국 정부측이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 정부에 직·간접적으로 관심을 표명한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MS의 반독점 행위 여부에 대해 미국은 지난 2001년말 윈도 바탕화면에 당시 끼워팔기의 대상으로 지목된 익스플로러의 아이콘 삭제 등 가벼운 제재만 해 MS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 법원은 앞서 MS에 회사 분할을 통해 윈도와 미디어플레이어를 분리하라고 명령했으나 MS와 유착된 부시 행정부는 중재에 나서 MS측에 유리한 ‘화의’를 이끌어 냈다. 반면 유럽연합(EU)은 MS에 6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윈도에서 미디어 플레이어를 분리하도록 판결했다. 이 때문에 한국의 이번 결정은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아시아와 남미 등지에서 MS의 끼워팔기와 관련해 중요한 법적 선례로 남게 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속전속결,MS는 장기전 구상 재판에 비유하면 ‘피고’ 입장인 MS측은 이번에 끼워팔기 대상으로 지목된 ‘윈도 메신저’와 ‘미디어 플레이어’ 등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 16시간 이상이 필요하다고 공정위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지난달 13일에 이어 23∼24일의 전원회의만으로 MS의 설명은 충분하며 미국과 유럽에서의 소송자료도 입수했다는 입장이다. 최종 결론을 내릴 때 전원회의를 한번 더 열겠지만, 내부 논의과정을 거칠 뿐 MS측 설명은 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의 다른 관계자는 “‘원고’측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심의관인 공정위의 입장까지 듣는 점을 감안할 때 MS측이 16시간 이상을 요구한 것은 전원회의를 연장시키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유리한 여건이 마련될 때까지 MS가 장기전을 치르겠다는 생각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MS의 끼워팔기에 대한 공정위의 최종 결정은 다음달초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앞서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미국의 리얼네트워크는 “MS가 메신저 등을 끼워파는 것은 시장지배적 지위남용과 관련한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면서 2001년과 2004년에 각각 제소했다. ●제재는 불가피, 국제 소송 잇따를 듯 시장에서는 무혐의 처리가 내려질 가능성이 적다고 본다.MS측은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다른 메신저 프로그램을 다운받을 수 있으며, 시장 1위 업체도 국내의 네이트온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제재의 수준이 달랐을 뿐 미국과 유럽에서 MS의 끼워팔기 문제점을 인정했기 때문에 공정위는 시정명령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MS 윈도에서 메신저와 미디어 플레이어를 분리해 팔도록 하거나 ▲미국에서처럼 윈도 초기화면에서 아이콘을 삭제하는 방안 ▲경쟁업체들과 윈도 정보를 공유하는 조치 등이 예상된다.MS 매출액에 대한 최고 5%의 과징금도 함께 부과할 수 있다. 업계는 네이트온이 1위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이번 결과에 따라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남미지역에서 MS를 상대로 한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Hi-Seoul 잉글리시

    교통방송, FM 95.1 MHz, ‘Hi Seoul’(9:06∼9:09), ‘I Love Seoul’(21:06∼21:09) #1. 외국인 고용허가제 1주년 The Employment Permission System for foreign workers marks its 1st anniversary on August 17th.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17일 시행 1주년을 맞았습니다. It’s taken hold in Korea as a means for helping small-and-mid sized firms suffering from labor shortages. 외국인 고용허가제는 인력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But critics point out that there are still many challenges to be resolved.For instance,it takes too many days for companies to hire foreign employees. 그러나 기업들이 외국인 노동자를 받기까지 너무 오래 걸리는 등 아직 보완해야 할 점들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2. 남한 남성 70%, 북한여성과 결혼 가능 A poll found some 70 percent of South Korean single men are willing to marry a North Korean woman! 최근 한 조사에 한국 미혼 남성의 70% 정도가 북한 여성과 결혼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67.8% of male respondents said they’re willing to marry a North Korean. 67.%의 남성 응답자들이 북한 여성과 결혼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Asked to name their reasons,45.1% the majority,said North Korean women are not as sophisticated as South Korean women. 이 가운데 가장 많은 45.1%는 한국보다 북한 여성들이 더 순박할 것 같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Some 28.9% cited their ‘natural beauty’,while 13.6% said that they would be more obedient to their husbands. 또 28.9%는 순수 자연미인이기 때문에,13.6%는 남성들에게 순종적일 것 같아서 라는 응답이 나왔습니다. ●어휘풀이 *resolved 숙고하는 *respondent 응답자 *obedient 고분고분한 *sophisticated 약아빠진 제공 tbs 교통방송, FM 95.1 MHz, ‘Hi Seoul’(9:06∼9:09), ‘I Love Seoul’(21:06∼21:09)
  • [儒林 속 한자이야기](83)見利思義(견리사의)

    儒林(유림)(385)에는 見利思義(볼 견/이로울 리/생각 사/옳을 의)가 나온다. 일찍이 孔子(공자)는 “눈앞의 利益(이익)을 보면 먼저 正義(정의)를 생각하고(見利思義),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칠 수 있고(見危授命), 오랜 약속일지라도 평소에 잊지 않는다면(久要不忘平生之言), 또한 완성된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亦可以爲成人矣).”고 하였다.正當(정당)하게 얻은 富貴(부귀)가 아니면 취하지 말고,義를 보거든 勇氣(용기)를 내어 實踐(실천)해야 함을 강조한 말이다. ‘見’자는 ‘무엇을 명확히 보다’의 뜻을 나타내었다.‘見地(견지:어떤 사물을 판단하거나 관찰하는 입장),見解(견해: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자기의 의견이나 생각) 등에 쓰인다. ‘利’자는 ‘이롭다’는 뜻을 나타내었으며 用例에는 ‘漁夫之利(어부지리:두 사람이 서로 다투는 사이에 엉뚱한 사람이 애쓰지 않고 이익을 챙김),銳利(예리:끝이 뾰족하거나 날이 선 상태) 등이 있다. ‘思’자는 ‘생각하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머리의 ‘정수리’를 뜻하는 ‘’(신)과 ‘마음’을 뜻하는 ‘心’(심)을 합쳐 놓았다.用例(용례)로는 ‘思料(사료:생각하여 헤아림),思無邪(사무사:마음에 사악함이 전혀 없음),深思熟考(심사숙고:깊이 잘 생각함)’ 등이 있다. ‘義’자는 톱날 모양의 날이 있는 儀仗用(의장용) 무기의 상형인 ‘我’(아)와 ‘새의 깃털로 만든 장식’을 뜻하는 ‘羊’이 결합된 會意字(회의자)로 본 뜻은 ‘새의 깃털로 장식한 儀典用(의전용) 무기’였다. 점차 ‘宜’(의)와 발음이 같아 ‘마땅하다’라는 뜻으로 널리 쓰이자 본뜻을 보존하기 위하여 ‘儀’(의)자를 새로 만들었다.用例에는 ‘義務(의무:사람으로서 마땅히 하여야 할 일),義兵(의병:의(義)를 위하여 일어나는 군사),異義(이의:다른 뜻. 또는 다른 의미)’ 등이 있다. 東國輿地勝覽(동국여지승람)에는 고려 공민왕 때, 형제간의 義理(의리)를 위해 黃金(황금)을 강물에 던진 형제이야기(兄弟投金:형제투금)가 전한다. 어떤 兄弟(형제)가 함께 길을 가다가 아우가 황금 두 덩이를 주웠다. 그 형제는 의좋게 하나씩 나누어 가졌다.孔巖津(공암진)에 이르러 배를 타고 강을 건너던 중 아우가 갑자기 금덩이를 강물에 던졌다. 깜짝 놀란 형은 그 까닭을 물었다.“나는 平素(평소) 형을 무척 좋아하였지요. 그런데 오늘 금덩이를 나누어 갖자 문득 형을 猜忌(시기)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차라리 강물에 던져 잊어버리는 편이 나을 것이라 여겼지요.” 동생의 대답이다. 형도 동생의 말에 共感(공감)하여 금덩이를 강물 속에 집어 던졌다. 成俔(성현)의 용재총화에는 황금을 돌같이 여긴 崔瑩(최영) 장군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최영의 아버지는 항상 아들에게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고 訓戒(훈계)하였다. 이에 최영은 비단 조각에 ‘見金如石’(견금여석)이라 써서 지니고 다녔다. 최영은 宰相(재상)의 班列(반열)까지 올랐으나 살림살이는 일반 百姓(백성)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는 “나는 평생 貪慾(탐욕)을 부린 일이 없다. 내 말이 사실이라면 나의 무덤에는 풀이 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遺言(유언)했을 만큼 자기 管理(관리)에 徹底(철저)하였다. 김석제 경기도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월드이슈-선진국 논술교육현장] 佛대입논술 바칼로레아

    [월드이슈-선진국 논술교육현장] 佛대입논술 바칼로레아

    국내 대학들이 오는 2008년학년도 입시부터 통합형 논술시험을 실시하겠다고 밝히면서 통합 교과형 논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단일 주제가 주어지는 기존의 논술과 달리 통합교과형 논술은 여러 분야의 탄탄한 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가뜩이나 시간이 부족한 입시생들에게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어릴 때부터 논술 교육을 체계적으로 시키고 있는 프랑스와 미국의 논술 교육 현장을 둘러본다. |파리 함혜리특파원|논술의 본고장으로 일컬어지는 프랑스에서는 논술 교육을 어떻게 시키고 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프랑스의 논술 교육은 따로 없고 전 교과과정을 통해 연령에 맞게 지속적으로 전개된다. 모든 교육은 입시가 목적이 아니라 민주사회의 시민을 양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그 바탕이 되는 것이 독서다. ●교육은 지적인 훈련의 연속 “언어는 의사소통에만 사용되는가?”,“정치행위는 역사인식에 의해 인도되는가?”,“예술작품에 대한 감성은 교육되는 것인가?” 지난 6월9일 프랑스 전역에서 35만명의 바칼로레아(대학입학 자격시험) 응시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철학논술시험 문제의 일부다. 심오한 철학사를 관통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정치, 역사, 언어, 문학,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확고히 다져진 지식을 갖춰야 답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고차원적이고, 추상적이며, 난해해 보이는 문제들을 학생들이 어떻게 풀 수 있을지 의아스럽기까지 하지만 프랑스의 교육 시스템과 내용을 알고 나면 바칼로레아의 철학 시험문제가 학교수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불문학자 파스칼 메르시에(문학박사)는 “프랑스의 교과과정은 지적(知的) 훈련의 연속”이라고 요약한다. 그는 “바칼로레아 철학 논술이나 프랑스어 논술시험은 반복적인 글쓰기 연습과 체계적인 사고력, 독서 경험이 있어야 풀 수 있다.”며 “얼핏 보기에 어렵고 난해해 보이지만 초등학교부터 읽고 요약하고 비판하는 훈련을 반복적으로 받기 때문에 고교생이라면 무난하게 답안을 작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수업 40%가 프랑스어 초등학교 5년, 중학교 4년, 고등학교 3년제를 택하고 있는 프랑스에서 논술교육은 초등학교때의 프랑스어 수업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랑스는 초등학교 전체 수업의 40%를 국어시간으로 배정해 외국어를 가르치듯이 기초부터 하나씩 철저하게 가르친다. 초등학교의 수업은 주당 27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돼 있는데 이 중 국어수업이 10시간이나 될 정도로 프랑스어 교육을 중시한다. 국어 시간에는 읽기, 받아쓰기, 시, 맞춤법, 어휘, 어미 변화, 말과 글을 이용한 표현능력 등을 중점적으로 배운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아폴리네르, 라퐁텐 같은 유명한 시인들의 시를 외우도록 하는데 이는 좋은 문장을 많이 외우고 있어야 격조높은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교육적 신념에서다. ●체계적인 독서 지도 중학교 과정의 모든 과목은 논리적 사고력을 기르고, 쓰기·말하기·표현하기,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 기르기를 전제로 한다. 중학교 과정의 수료자격은 마지막 학년에 실시되는 브레베(Brevet·중학교 졸업자격 국가고사)로 인정되는데 역사, 수학, 프랑스어 등 3과목 중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프랑스어다. 브레베의 프랑스어 시험은 어휘, 문법, 이해력을 테스트하는 것 이외에 작문 시험이 치러진다. 작문 시험은 주어진 텍스트를 보고 논리적인 상상력을 동원해 자유롭게 서술하거나, 심사숙고해서 논하기 중 한가지를 택한다.“작가의 관점에서 이야기의 뒷 부분을 전개해 보라.” “음악의 유용성에 대해 논하라.”는 식으로 문제가 주어진다. 자유롭게 서술하기는 논리적인 상황 전개력, 사고력을 동원해야 하고 분석하기 또한 서론·본론·결론의 순서에 따라 자신의 견해를 피력해야 하는 만큼 교사들은 작문 교육과 과정에 맞는 적절한 독서지도를 병행한다. 학교의 독서지도는 중학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교사들은 프랑스어 수업과 관련된 추천도서를 학기마다 지정해 학생들이 읽고, 독서 노트를 제출하도록 한다. 독서 노트는 작가의 특징, 작품 요약,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점, 주요 등장인물의 성격, 본인의 생각 등을 적도록 돼 있다. 중학교에서 문학작품에 대한 읽기와 요약에 머물던 독서지도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들어가면서 문학 작품을 비교하고, 비평하기로 발전된다. 여름 방학이 시작되면 학생들은 다음 학기동안 반드시 읽어야 할 작품 목록을 받는다. 방학동안에 놀지만 말고 책을 읽어 둬야 수업을 따라가는 데 무리가 없다는 메시지다. 프랑스의 고교생들은 1학년(우리의 고등학교 2학년에 해당) 학기말에 바칼로레아 프랑스어 시험을 치르는데 학생들은 학교 수업 외에 별도로 과외수업이나 지도를 받지 않고 각 학기의 추천도서를 중심으로 시험준비를 한다. 학생들은 소설, 희곡, 시, 수필, 우화, 전기, 서한문 등 다양한 작품을 읽고 나름대로 견해를 논술하고, 작품을 비평하는 훈련을 반복한 뒤 프랑스어 시험을 치른다. ●논술시험을 치를 수 있는 교육적 기반 탄탄 고등학교 졸업반에 들어가면 프랑스어는 없어지고 대신 철학을 배운다. 철학은 일주일에 8시간이 배정된다. 고등학교에서의 철학교육이 이처럼 중시되는 것은 바칼로레아 시험이 있어서가 아니라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젊은이들을 정신적으로 지탱해 주고, 객관적으로 사물을 고찰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며, 민주주의 사회가 필요로 하는 자주적 판단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민으로 양성하는 데 기본이 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몽테뉴, 파스칼, 루소 등의 에세이를 이미 프랑스어 시간에 공부한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철학을 접하고 교사가 제시한 고전을 읽고 학습 참고서의 도움을 받아가며 바칼로레아에 대비한다. 프랑스어 과목과 마찬가지로 주요 철학자들의 발췌문을 비판하고 주제별 질문에 따라 논술문을 작성한다. 학생들은 이미 오랫동안 프랑스어 수업을 통해 작품을 분석하고 비판하는 훈련이 돼 있기 때문에 큰 부담없이 시험준비를 한다. 한국대사관의 김일환 교육관은 “프랑스 교육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과정에 이르기까지 지식과 사고력을 총체적으로 기르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프랑스어든, 철학이든 논술시험을 치르는 기반을 쌓을 수 있다.”며 “이같은 교육방식은 ‘올바르게 생각하고 비판할 줄 아는 능력 양성’이라는 프랑스의 교육이념에서 비롯되며 우리와 크게 차별화되는 점도 바로 이런 점”이라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파리1대학 박혜진양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의 교육과정은 단계적으로 잘 짜여져 있기 때문에 초등학교부터 학교 수업을 꼬박꼬박 잘 마친 학생은 누구든 무난히 바칼로레아 논술시험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유치원부터 프랑스에서 다니면서 프랑스식 교육을 받은 박혜진(20·파리1대학 역사정치학과 2학년)양은 “논술은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공부한다고 해서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면서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고, 요약하고, 분석하는 습관을 들이면 어려울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줄곧 상위권을 유지해 온 혜진양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치르는 프랑스어 논술 시험이나 졸업반에서 치르는 철학시험을 준비하는 데 가장 바탕이 된 것은 역시 ‘독서’라고 강조한다. 독서는 시험준비를 하는데도 필요하지만 개인의 독서습관으로 연결되고, 나아가 문학이나 철학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인문학을 전공으로 택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는 설명이다. 혜진양은 초등학교 때 무조건 따라 외웠던 라퐁텐의 시 ‘까마귀와 여우’를 중학교에서 다시 접하면서 다른 인물을 상징하는 것이란 걸 알았고, 고등학교에 가서는 사회문제에 대한 비판이 깔려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놀랐다고 한다. 그녀는 “한가지 작품을 놓고도 교과 과정별로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가르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사고체계를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방학 때면 한국에 가서 학원도 다녀보고, 고 1때는 한달동안 서울에 있는 여고에 다닌 경험이 있다는 혜진양에게 한국과 프랑스 교육의 가장 큰 차이점에 대해 묻자 “프랑스에서는 논리의 근거를 배운다. 비판적인 사고력을 중시하며 학교 교육을 중심으로 선생님의 지도 아래 입시준비를 하는 것이 한국과 다른 점”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학원 선생님들이 ‘이런 문제가 나오면 이렇게 답하라.’는 식으로 방법만 가르칠 뿐 왜 그렇게 답을 해야 하는지를 가르치지 않는 것이 이상했고, 학교에서 학생들이 아예 베개를 꺼내놓고 잠을 자거나 만화책을 보는데도 선생님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오는 9월 저널리즘학교 시험을 치를 준비를 하고 있다는 혜진양은 “국제기구에서 일하거나, 기자가 돼서 나름대로 한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lotus@seoul.co.kr
  • [사설] 부일장학회 강탈이 확실하다면

    1962년의 부일장학회 헌납과 1964년의 경향신문 매각이 각각 5·16 쿠데타 세력의 언론 장악 의도에 따라 강제적으로 이루어졌다고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진실위)가 어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두 사건 모두 피해자 측에서 끈질기게 문제제기를 해왔고 이와 관련된 증언·증거가 여러차례 제시돼 사건의 내용이 새삼스러울 건 없다. 하지만 공적 기구가 사건의 전말을 정식으로 확인, 그 결론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중앙정보부(국정원 전신)가 주도했다고 밝힌 것은 역사적 의미가 자못 크다고 하겠다. 진실위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강제적인 헌납·매각의 대상이 된 부일장학회·경향신문 등에 ‘합당한 시정 조치’를 해주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특히 부일장학회의 후신인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재산의 사회환원이라는 원 소유주의 유지를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산의 소유권 문제는 결국은 사법적 판단을 거쳐야 하는 사안이지만, 그에 앞서 정수장학회 이사진이 진실위의 의견에 대해 심사숙고해 합리적이고 정당한 결론을 이끌어 내기를 우리는 기대한다. 아울러 우리는 진실위의 과거사 진상규명 활동이 정치적 다툼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천명한다. 이번 발표가 나오자마자 여야는 특정인의 사과를 요구하거나, 정치적 흠집내기라는 식의 공방을 벌여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진실위 설립의 목적은 과거사의 진실을 밝혀내 역사의 교훈으로 삼고 피해자 명예를 회복시키는 데 있음을 정치권은 인식하고 추한 정쟁을 삼가기 바란다.
  • 새 이통서비스 어느게 셀까

    ‘휴대인터넷 대 HSDPA. 두 서비스가 DMB에 끼치는 영향은….’ 정부가 최근 통신시장에서 서비스 중인 WCDMA(광대역 CDMA)보다 기술이 발전된 초고속데이터전송기술(HSDPA)을 시장에 내놓기로 해 차기 이동통신시장의 열기가 다시 달아 올랐다. 지난 2003년 말 상용화됐지만 사업자의 투자 기피로 곡절을 겪던 WCDMA의 대안이며, 두 서비스는 내년 3∼4월에 상용화될 예정이다. 또 위성DMB는 서비스 중이고, 지상파DMB는 빠르면 다음달에 시작된다. 이들 3개 서비스는 이른바 통신기술 발전 단계상 지금의 2.5세대보다 진화한 ‘3∼3.5세대’로 불리는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다.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보는 등 이동기기를 통해 통신·방송을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서비스의 대체재라기보다는 보완재여서 이용자로서는 넓어진 선택의 폭만큼 어려움도 예상된다.●곡절의 WCDMA→HSDPA로 안착? 정부는 올해 말까지 HSDPA 기술이 적용된 WCDMA 망을 구축, 내년 3월 상용화하기로 일정을 잡았다. ‘꿈의 동영상 서비스’로 불렸던 WCDMA는 현재 시장의 주력인 ‘cdma 1X-EVDO’ 시장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EVDO’ 서비스 기술이 향상되면서 시장 형성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세계 시장의 대세에 따라야 한다.”는 정부의 독려로 1조 5000억원을 쏟아부었지만 상용화 1년 6개월에 가입자는 고작 3000명뿐인 초라한 성적만 냈다.SK텔레콤·KTF가 사업자다. 하지만 지금의 이동통신보다 6배가 빠른 HSDPA를 대안으로 내세워 그간의 체증을 ‘쑥∼’ 빼면서 정책의 재시동을 걸었다. 국내 시장에서의 서비스 차별성은 물론 세계시장의 90%를 차지하는 HSDPA 시장으로의 진입 길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정통부는 “그동안 시장 확대에 걸림돌이었던 WCDMA와 CDMA간의 핸드오버(망 연동) 등 단말기 개발의 어려움이 대부분 해소되고 미국 퀄컴의 HSDPA용 칩이 오는 11월 보급되는 만큼 서비스 성공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초에는 삼성·LG전자 등에서 HSDPA용 단말기도 나올 전망이어서 이 때쯤에 시장 형성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자회사의 위성DMB 콘텐츠와의 연관성 등으로 WCDMA에 대한 투자를 HSDPA와 연계해 투자해 왔다. 하지만 KTF는 모기업인 KT가 휴대인터넷 사업에 주력하면서 사업 연계성 부족을 이유로 투자 확대를 숙고 중이다.●휴대인터넷과는 충돌,DMB 시장도 영향권 HSDPA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휴대인터넷 시장과의 일전이 불가피하다. 기술적으로도 그렇지만 통신 양대 산맥인 KT와 SK텔레콤이 각자 두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기술과 영역이 비슷해 상용화된 DMB시장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KT는 인터넷 기반의 휴대인터넷에,SK텔레콤은 자회사인 TU미디어의 위성DMB와의 연계 문제로 HSDPA에 진력하고 있다. HSDPA는 비디오, 데이터, 오디오 채널을 갖고 있는 위성DMB와도 궤를 같이 한다.SK텔레콤 신성호 파트장은 최근 “WCDMA(HSDPA)는 전세계적으로 3세대 가입자의 9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돼 해외 진출에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단말기와 장비시장이 엄청 크다는 말이다. 휴대인터넷은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기술을 표준화해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인터넷 사업자인 KT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KT 관계자는 “휴대인터넷은 IP를 기반으로 해 HSDPA의 두배 정도인 전송 용량과 장비 가격면에서 우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방송업계는 최근에 부상한 HSDPA가 휴대인터넷과 DMB와 함께 시장의 규모를 키워가면서도 경쟁을 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용자들로선 자신에게 맞는 서비스를 선택하는 시대를 1∼2년안에 맞이하다는 말이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10년 뒤 서울 - 걸작 서울, 추악한 서울

    10년 뒤 서울 - 걸작 서울, 추악한 서울

      <시장 김현옥(金玄玉)씨가 말하는, 걸작 서울> 10년 후의 서울은 인구 638만 3천명(서울시발행·4백만 우리의 기운)을 수용하는 거대한 국제도시가 되리란다. 다음은「돌격시장」김현옥씨가 말하는 10년 후의「걸작(傑作)서울」(본인의 표현) 청사진-. 당신이 만약 오류동에 살고 있는 중앙청의 평범한 5급 공무원이라 하자. 아침 7시 30분, 맛있고 영양가 있는 분식(粉食)의 아침을 마친 후 당신은「버스」정류장 아닌 전철(電鐵)정류장으로 향한다. 곧이어 닿은 전철「방사(放射)1호」를 타고 한 30분「선데이·서울」이나 뒤적거리다 보면 어느덧 세종로. 10여 년 전처럼「버스」차장에게 짐짝 밀리듯 하는 일 없이 상쾌한 기분으로 중앙청에 출근할 수 있다. 갑자기 시내 출장을 나갈 일이 있다 하자. 차를 타자마자 시속 40「마일」의 경쾌한「스피드」감이 피로한 머리를 식혀준다. 곳곳에 고가고속(高架高速)도로가 설치되어 있고 옛날이면 2, 3분씩「고스톱」에 걸려 멈춰 있어야 했던 번화가 거리는 모두 입체교차로. 그래서「논스톱」으로 목적지에 갔다가「논스톱」으로 돌아 올 수 있다. 그러니까 옛날처럼 시내 출장을 핑계로 두어 시간 영화구경을 즐길 여유(?)가 없다. 저녁 5시. 퇴근이다. 아침출근 때 아내가 부탁한「쇼핑」건을 해결하러 시청 앞 지하상가로 간다. 지하 1층에서 의류를, 지하 2층에서 식품을 사들고 자동판매기에서 신간주간지 서너 권을 첨가한 뒤 곧장 지하 3층으로 내려가면 바로 전철정류소. 정각 7시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목욕물이 더웠단다. 목욕을 마치고 나와「컬러·텔레비전」을 정신없이 보고 있는 아이녀석들을 식당으로 몰고 와 함께 닭고기 저녁요리를 즐긴다. 화려한 청사진의 세목(細目) 10년 후 서울의 변모 중 가장 뚜렷한 건 한강변. 여의도가 국회의사당의 이전으로 완전히 제2의 도심화하는 것은 물론, 강변엔 즐비한「아파트」가 늘어선다. 한강 남안(南岸)엔 강변 1, 2로에 이어 5, 7, 9로가 개통되어 마곡동(김포입구)부터 잠실동을 거쳐 광진교까지, 또한 북안은 압구정(행주산성입구)부터「워커힐」까지 유료고속도로가 개통되며 한강에는 6개의 다리가 놓이고 제1한강교와 보광동~잠원동 간에 2개의 하저(河底)「터널」이 뚫려 완전히 육속화(陸續化). 한편 용두동에서 3·1로를 거쳐 신촌「로터리」까지 고가고속도로가 놓여 붐비는 도심의 교통량을 풀어주고 있으며 산악「스카이웨이」와 고가도로, 강변「하이웨이」로 이어진 환상도로가 완성되어 서울의 외곽을 원형으로 이어준다. 한편 번화가 네거리엔 곳곳에 입체교차로가 가설되어「논스톱」으로 달릴 수 있고 연희동~세검정~정릉~고대앞~용두동~한양대~마포~망원동~연희동을 잇는 순환 전철과 오류동~화곡동~김포를 잇는 방사1호, 시흥~안산~과천~말죽거리를 잇는 방사2호, 구의동~망우동~창동~도봉동을 잇는 방사3호, 박석고개~삼송리~화전리를 잇는 방사4호가 개통되어 도심과 교외의 교통시간을 30분 이내로 단축시켜 준다. 또 시장도 현대화 되어 15층의 낙원시장과 13층의 남대문시장을 비롯해 모두 14개의 시장이 고층건물로 바뀌어 주부들은 질퍽한 쓰레기를 밟지 않고도 저녁 찬거리를 살 수 있게 될 것이며, 성동, 용산, 여의도, 영등포, 서교동, 서빙고 등 6개소에「가스」생산공장이 생겨 연료난을 풀어주게 된다. 한편 서울운동장~장충체육관을 연결하는「스포츠·센터」, 구마다 한 개씩 도서관, 112개소에 대소 공원이 마련되며 어린이 왕국이 건설되고, 벽제엔 24구(具)를 한꺼번에 화장할 수 있는 새 장제장(葬薺場)이 마련된다. 한편 한강 이남엔 인구 1백만을 수용할 수 있는 무궁화형의 제2서울이 건설되어 단핵적(單核的) 도심 기능을 분산하게 된다. 불량건물이 판을 치고 있는 현재의 낙산(駱山), 응봉(應奉), 정릉(貞陵), 영천(靈泉), 창전(倉前), 이태원, 신대방동 지구엔 69년 7월까지 모두 1백동의 서민「아파트」가 들어서 수도서울을 면목없게 하는 판잣집 촌은 자취를 감추게 되는데 이들「아파트」는 입주자와 합작해 세워지는 것. <건축가 김중업(金重業)씨가 말하는, 추악한 서울> 『즉흥과 환상, 창구분식적(窓口粉飾的)인 시위효과만을 노린 현재의 서울시 건설상으로 미루어 이대로 나간다면 10년 후의 서울은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추악한 수도(羞都)가 되어 버릴 것입니다』라고 도시계획 전문가 김중업씨는 흥분한다. 『가령 당신이 고가도로 위를 달린다고 하자. 차들이 점점 밀려들어 고가도로의 수용능력을 넘쳐버리거나 그 중 한 차가 중간에서 고장이 난다 하자. 고가도로에선 차가 빠져나갈 기회란 거의 없다. 만약 지상에서라면 골목으로 우회한다든지 하는 방법이 가능하지만 고가도로에선 이런 편법이 통하지 않는다. 때에 따라선 하루종일 고가도로 위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라고 김중업씨는 도심 한복판을 뚫는 고가도로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고가도로란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번화가 한복판에 세운다는 건 큰 일이다. 수많은 차들이 분출하는 배기「가스」와 소음, 그리고 시민의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는 고속도로로 고가도로 주변은 자연히 땅값도 떨어져, 결국 고가도로 연변은 완전히「슬럼」가(빈민가)로 변해버린다. 가장 요긴히 써야 할 도심을「슬럼」가화 하려는 것이 김시장의 구상인가?』 결국 차의 움직임에 밀려 시민은 점점 도심주변에서 소외되어 버린다는 것. 『고층건물이 빽빽이 들어서는 건, 지면의 확장이란 면에서 권장할 만하다. 그러나 도시재개발에 있어서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녹지대의 형성, 태양광선의 조사(照射)를 무시한 고층화란 지옥이다. 도시의「스모그」를 제거해줄 녹지대가 무시되고, 멸균과 인체의 성장에 크게 영향을 주는 태양광선이 무질서하게 들어선 고층건물로 가려져버릴 때 시민들은 살균 안된 쓰레기가 잔뜩 쌓인 시가를 햇빛을 못 받아 창백한 얼굴로 걸어야 할 것이며 그나마 소정의 주차시설들을 갖추지 않은 때문에 좁은 거리에 차들이 빽빽이 들어차 보행은 골목만 골라 걸어야 할 판. 또 이미 완공된 낙원상가「아파트」의 경우 차의 통행을 위한 지면의 구조가 꺾여있어「콘크리트」기둥과 차가 충돌할 위험은 무척 크다』고. 한편 김씨는 전철화 계획엔 찬성하면서도『서울의 지반이 딱딱한 화강암으로 되어 있는데 이걸 파내고 지하로 전철을 넣는다는 건 시민들의 세금을 무책임하게 쓰는 것밖에 안 된다.「파리」의 도시계획자인「요나·프라이드맨」의 말처럼 서울 같은 저층도시 위에 또 하나의 도시를 이루는 게 가장 좋다. 그러니까 일광(日光)의 차단을 막는 범위 내에서 지하전철보단 오히려 고가전철이 싸게 먹히고 훨씬 유용하다. 이렇게 되면 지진과 태풍의 위험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지상에 널려있는 전깃줄, 전화줄, 상수도 등을 이 고가(高架)도시에 집어 넣을 수 있게 되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청계천 복개공사 때 미리 전화줄과 전깃줄을 지하로 넣을 줄 모르는 행정력으론 힘든 이야기』라고 날카롭게 꼬집는다. 『한강과 여의도의 개발은 환영할만한 일이나 그 근본 목표가 틀렸다. 강 양쪽에 고속도로가 나면 시민은 어떻게 한강에 접근할 수 있는가? 여의도를 제2의 도심화한다는 것도 착오. 오히려 한강과 여의도는 7백만(78년의 경우) 서울시민을 위한「레크리에이션·센터」로 하는 것이 시민을 위해 훨씬 좋을 것이다』라고 김씨는 밝히면서 현 서울시 도시계획의 즉흥성과 환상성은 무궁화형으로 만들겠다는 제2서울건설계획이 증명해주고 있다고. 일부러 무궁화형을 만듦으로써 도시 외곽선을 꾸불텅꾸불텅한 곡선화해 버린 건『거의 치기(稚氣)에 가깝다』는 것. 이렇게 끝없이 이어져 나가는 김중업씨의 결론은 보다 세계적이고 보다 훌륭한 수도를 건설하기 위해선「돌격」도 좋지만 우선 심사숙고,「플래이닝」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십분 참작하고 또 실행에 앞서 주먹구구식 아닌 정확한「데이터」가 필요하며 이렇게 치밀한 구상이 세워질 때 김시장의「돌격」은 환영할만한 것이라는 것. [ 선데이서울 68년 11/24 제1권 제10호 ]
  • 鄭대주교·黃교수 ‘생명’ 대화 50분

    鄭대주교·黃교수 ‘생명’ 대화 50분

    황우석 서울대 교수와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가 15일 오후 명동성당 주교관 대주교 집무실에서 만나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윤리적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약 50분가량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이 끝난 뒤 정 대주교는 “황 교수가 불치병 치료를 위해 바친 평생의 헌신에 대해 감사 드리며, 좋은 성과를 거두어 국위를 선양한 데 대해 경축과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도 “꾸지람을 받으러 왔는데 큰 축복과 가르침만 받았다.”며 “인간 본성과 생명의 귀중함에 대해 깊은 숙고를 바라는 대주교님의 가르침을 성심성의껏 받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곧이어 주교관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양측은 여전히 시각 차이가 뚜렷함을 보여주었다. 회동이 끝난 후 배포된 발표문에 따르면 정 대주교는 “교회는 수정을 인간 생명의 시작으로 보기 때문에 배아 파괴를 인간 파괴로 여기고 있으며, 이번 황 교수의 줄기세포 역시 인간배아로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 교수는 “난치 환자로부터 직접 얻은 피부세포를 체세포 핵이식이라는 기술로 유도한 서울대 연구팀의 줄기세포는 난자와 정자의 결합이라는 수정의 과정을 일절 거치지 않았으며, 또한 착상의 가능성이 전혀 없어 생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배아줄기세포 대신 윤리적 문제가 없는 성체줄기 세포 연구가 필요하다는 정 대주교의 의견에 대해 황 교수는 “성체줄기세포 연구와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상호 보완관계에 있으며, 만일 성체줄기세포가 배아줄기세포를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 규명되면 언제든 배아줄기 세포 연구를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회동에 동석했던 서울대교구 홍보실장 허영엽 신부와 서울대의대 안규리 교수는 “배아줄기 세포 연구의 윤리문제에 대한 양측의 시각 차이는 달라진 게 없다.”며 “이번 회동은 연구의 윤리성에 대한 어떤 합의 도출이 아니라 양측의 입장을 서로 확인하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儒林(367)-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儒林(367)-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인산이 끝나기도 전에 고향으로 돌아가 버린 퇴계의 태도에 대해 그 ‘출처대의(出處大義)’가 의심된다고 여론이 들끓자 당시 홍문관의 응교(應敎)로 있던 기대승은 일반여론의 분위기를 편지로 전한다. 이때 퇴계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답장을 보내고 있다. “…나의 처신은 참으로 어렵다. 왜냐하면 나는 첫째로 대우(大愚:크게 어리석음)하고, 둘째는 극병(劇病:병이 심함)하며, 셋째로 허명(虛名:빈 이름)만 내었고, 넷째로 오은(誤恩:그릇되게 임금의 은총을 받음)만 받아왔다. 이 네 가지가 한 곳에 몰려 서로 모순되고 방해되니 옛사람에 비춰보아도 나처럼 어리석은 사람이 없었고 지금사람에 견주어보아도 나처럼 병이 심한 사람이 없다. 허명을 피하려 하면 허명이 매양 따라오고 오은을 사퇴하려 하면 오은이 오히려 더 가해진다. 그렇다고 해서 대우로써 허명을 채우려하나 그것은 망령된 일이요, 극병으로써 오은을 받아 당하려 하니 그것 또한 염치없는 짓이다. 염치없는 자로서 망령된 일을 한다는 것은 덕에 있어서 상서롭지 못하고 사람에게 있어서 길한 것이 아니요, 나라에 있어서도 해가 되는 것이다. 내가 벼슬맡기를 꺼려하고 항상 물러서려 하는 것이 어찌 다른 뜻이 있겠는가. 오직 이 네 가지 결함과 두 가지 걱정 때문이다.” 그러고 나서 퇴계는 자신이 세운 중요한 원칙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부연설명하고 있다. “…. 옛 군자는 진퇴의 명분이 밝아서 조금도 함부로 하지 않았다. 맡은 직책을 조금이라도 다하지 못하면 반드시 몸을 들어 그 자리에서 떠나는 것이다. 그 임금 사랑하는 점에 있어서는 차마 하지 못할 일이지만 그러나 이 때문에 물러감을 그만두지 않는 것은 그 의에 있어서 몸을 그대로 둘 수 없으니 반드시 그 몸을 물러나게 해야 의에 따르는 것이 되지 않겠는가. 이런 때를 당하면 차마 못하는 정이 있다 하더라도 의에 굴하지 않을 수 없다….” 명종이 승하하였을 때 인산이 끝나기도 전에 곧바로 귀향해버린 자신에 대해 나쁜 여론이 들끓자 퇴계는 변명하기보다는 오히려 단호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다. 퇴계의 편지에 나오는 ‘옛 군자는 진퇴명분이 밝아서 조금도 함부로 하지 않는다.’는 구절 역시 죽령고개를 넘을 때 퇴계가 깨달은 중요한 진리였다. 이는 주자가 편찬한 ‘송명신언행록’이라는 책 속에 나오는 옛 군자들의 진퇴를 퇴계가 심사숙고하고 이들의 태도를 본받은 것이었다.주자가 편찬한 ‘송명신언행록’은 송나라 때의 유명한 신하들의 언행을 기록한 책으로 제왕학의 교재로서 널리 읽힌 책이었다. 여기에는 두범(杜範)이란 명신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두범은 자기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임금 이종(理宗)에게 이를 항의하는 상소문을 쓰고 즉시 물러가기를 청하였다. 임금은 정성껏 만류하였으나 두범은 오히려 더 물러가기를 마지않았기 때문에 임금은 두범을 막기 위해서 성문을 닫을 것을 명령하였던 것이다. 이는 공자의 불사가(不俟駕)정신에 위배되는 불충한 신하로서의 태도였다. 그러나 보다 큰 대의를 위해서는 임금의 어명이라 할지라도 이를 단호히 물리칠 수 있는 용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퇴계는 비로소 깨달았던 것이다. 그러나 퇴계의 제자들은 이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제자들은 퇴계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고 언행록은 기록하고 있다. “벼슬하는 사람으로서 의로써 마땅히 물러나야 할 경우에는 임금이 비록 만류한다고 하더라도 글만 올리고는 그 명령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가 버릴 수 있겠습니까. 아니면 임금에게 나아가는 것이 옳겠습니까”
  • [한·미 정상회담 진단] 7월중 회담재개 전망 ‘솔솔’

    지난 11일 새벽(한국시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미스터 김정일’로 존칭한 뒤 잠시 주춤하면서 쑥스러운듯 미소를 지어보였다. 과거 김 위원장을 “폭군”“부랑아” 등으로 비난해온 부시 대통령 스스로도 갑자기 호칭을 격상시키는 게 못내 어색했던 것일까. 어쨌든 부시 대통령의 이 사소해 보이는 ‘미스터 김정일’ 호칭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가 6자회담 재개에 한층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과 관련해 상징적 대목으로 회자되고 있다. 그만큼 이번 정상회담은 전반적으로는 북한이 회담 테이블로 걸어 나오도록 하는 명분을 부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론 ‘미국은 북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든지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할 경우 다자안전보장’ 등의 합의사항은 기존의 미국 정부 입장에서 별로 새로울 게 없다. 하지만 최근 미국 조야(朝野) 일각에서 대북 강경론이 고조돼 왔다는 정황을 감안하면, 무시하기 힘든 의미를 갖고 있다는 평가다.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한국측의 입장을 고려해 일단 유화론쪽에 ‘좀더’ 머물러 있겠다는 의사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6일 북한이 북·미 뉴욕접촉을 통해 6자회담 복귀를 시사한 데 이어 한·미 정상이 북핵 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을 확인함에 따라 6자회담 재개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밝아진 상황이다. 정상회담 직후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 ‘7월 회담 재개’ 전망이 늘고 있는 것이 대체적인 기류다. 이와 관련, 지난 10일 일본 교도통신은 미국이 6일 뉴욕접촉에서 늦어도 7월 중순까지 6자회담 복귀에 대한 최종 결단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까지도 공식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어, 내부적으로 숙고를 거듭하는 눈치다. 물론 북한이 부정적 반응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회담으로 유인하기 위한 인센티브는 하나도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으로서는 달라진 게 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만일 북한이 6자회담 참가를 끝내 거부한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와 같은 강경책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11일 “정상회담에서 그런 구체적 방안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했으나, 그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전문가는 많지 않은 것 같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유럽의회 의원, 헌법비준 연기 찬성

    |파리 함혜리특파원| 대다수 유럽의회 의원들은 유럽연합(EU) 헌법 비준 절차를 일정 기간 연기하는 데 찬성하고 있다고 호세프 보렐 유럽의회 의장이 8일 밝혔다. 보렐 의장은 스트라스부르에서 관련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어 대다수 의원은 일정 기간 연기를 거쳐 비준 절차를 지속하는 데 찬성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의회내 최대 세력인 보수 정당 유럽국민당의 지도자 한스게르트 포에테링도 의원들에게 “일정 기간 숙고를 거쳐 올바른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비준 투표가 당분간 연기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렐 의장은 녹색당 그룹도 비준 절차 연기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다만 사회당 그룹은 비준 절차 계속 진행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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