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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포럼] 낮은 자세의 검찰로

    사상 초유의 노무현 대통령과 평검사들간의 토론 후폭풍이 거세다.김각영 검찰총장이 대통령의 불신임이 확인되자 사퇴했으며 후임 총장도 내정됐다.검찰 수뇌부의 후속 사임 사태는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를 정도다.지금의 검찰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대통령이나 평검사뿐 아니라 이를 지켜본 국민들도 검찰이 바뀌어야 한다는 데 같은 생각임을 확인했다.이런 공감대가 폭풍이 되어 검찰에 휘몰아치고 있다.그 가운데는 올곧고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한 검사도 한꺼번에 몰아치는 바람을 피하지 못하고 날려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는 오늘의 사태를 미리 예방하지 못한 업보라 할 수 있다.그런데도 토론에 참가한 평검사나 그 이후의 검찰 반응은 “억울하다.”는 데 더 무게중심이 가 있는 것 같다.한마디로 ‘내 탓 아닌 네 탓’으로 돌리려는 모습이다.이래선 안 된다. 검찰개혁의 핵심은 외압을 물리치고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다.우리의 과거사를 돌아볼 때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과 중립성 유지가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정치권력은 언제나 검찰을 권력유지의 방패막이로 이용하려 했고,검찰은 그 압력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다.일부 정치검사들은 오히려 권력에 줄대기 하면서 검찰명예를 먹칠했다.토론에 참가한 강금실 법무부장관이 예시한 옷로비 사건과 조폐공사 파업유도 발언 사건,전직 검찰총장 동생 사건 등은 비교적 최근 검찰을 멍들게 한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토론장에서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된 SK사건만 하더라도 수사팀이 수사권을 확실히 지키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문제되고 있는 대부분의 사건은 힘을 행사하려는 권력의 잘못이 크지만 스스로 검찰권을 지키겠다는 각오와 실천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그런데도 검사들은 외압과 검찰내 지휘부에 책임을 돌리고 검찰 전체적으로도 외압을 어쩔 수 없었다는 태도다.자성의 소리는 약하기만 하다. 정치적 중립 문제와 관련,검사들은 또 중요한 문제를 망각하고 있다.검찰이 준사법기관이긴 하지만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해야 하는 행정부 소속이라는 사실이다.공무원에 대한 인사권이 대통령에 있고 그 지시에 따라 검찰을 지휘하는 장관의 방침에 어긋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문민통제’ 는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과 장관의 뜻은 곧 국민의 뜻이나 다름없는 데서 나왔다고 봐야 한다.이 문제에서도 평검사들은 합리적인 대안 제시보다 인사제청권을 검찰총장에게 이양하라는 주장만 되풀이했다.심지어 “문민통제라는 표현을 들으면 내가 독재정권의 주구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거나 대통령과 장관의 거듭된 설명에도 “법치주의의 근간을 망각하는 것”이라는 원색적인 표현은 검사들의 인식과 수준을 의심케 한다.‘조직이기주의’라는 비판이 잇따랐음은 당연한 결과다. 여러 가지 부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정말 새로 태어나는 전기가 되겠구나 하는 믿음을 갖게 된 것은 수확이다. 그 전제는 통렬한 자기반성이다.검찰이 ‘네 탓 아닌 내 탓’으로 여기고 새 출발을 다짐할 때 진정한 ‘국민의 검찰’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본다. 검찰 인사의 객관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될 모양이다.차제에 ‘법조 일원화’를 적극 검토해 보는 것도 검찰의 중립성 확보를 위해 좋을 듯하다.일정기간 변호사로 활동한 사람 가운데 검사나 판사로 발탁하는 제도다.사법부와 검찰의 수뇌부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되면 판사나 검사가 외압이나 ‘조직이기주의’에서도 훨씬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최 홍 운hwc77017@
  • [공직자 에세이] 너희가 까치를 아느냐

    우리는 까치를 길조로 여겨왔다.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나 희소식이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까치는 농작물을 해치고 전봇대에까지 집을 지어 사람들의 품을 팔게 하는 골치아픈 새로 전락됐다.정부는 몇년 전부터 까치를 유해 조수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원래 까치는 아주 높은 나무 위에 둥지를 틀고 자기들만의 영역 안에서 무리지어 생활한다.또한 무리 안에 서열과 위계질서가 뚜렷하여 우두머리 까치의 명령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새로 학계에 알려졌다. 다른 새들이 영역을 침범하면 조직적이고 전략적인 협공을 통해 적을 물리친다.위기가 닥칠 때 모두 나서 위기를 극복하는 까치들의 협동정신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도시락 산업이 발달되면서 일회용품인 나무도시락과 젓가락을 다량으로 생산하던 때가 있었다.이때 원료로 쓰이는 미루나무·버드나무 등 목질이 부드러운 나무들을 사정없이 베어내 까치들이 둥지를 틀 만한 터전을 없애 버렸다. 이와 더불어 화학비료와 농약의 과다사용으로 토양이 척박해지면서 까치의 먹이가 되는 벌레·지렁이 등의 개체 수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먹이가 많던 시절에도 조상들은 미물인 까치의 먹이를 배려해 줬다.가을에 감을 수확하면서 꼭대기에 달려 있는 부분은 남겨둬 까치가 먹도록 했다.이것이 바로 ‘까치밥’이다. 집터를 잃어버린 까치는 그들의 삶을 위하여 전신주 등에 둥지를 틀게 되었고 배를 채우기 위해 농작물로 방향을 바꾸게 된 것이다.결국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오염으로 까치가 유해 조수로 변해 흉폭해진 셈이다.이제부터라도 까치를 탓하기 전에 자연과 더불어 공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물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있을 때 자연은 인간에게 풍요로움을 안겨준다.그들이 영악한 무리에게 버림받고 그들만의 생존을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우리 인간에게 날카로운 부리를 세우게 되었는지 모른다. 총을 쏘아대고 품삯을 들여 전신주의 둥지를 털어내도 그들은 쉽사리 승복하지 않을 것이다.올해도 과수원을 가진 농부들은 어김없이 까치와의 전쟁을 벌일 것이다. 인간과 까치의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은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이다.인간의 의도대로 순종하고 목숨을 부지하기엔 자연여건이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다.옛날처럼 먹이가 풍부하고 둥지를 틀 곳이 많아지지 않는 이상 까치들은 더 극성스럽게 부리를 들이댈 것이다. 이제 그들을 탓하기보다 생각이 앞서고 사려깊은 우리 인간들이 까치를 배려해 줘야 할 때다.그래야만 흉폭해진 까치를 예전처럼 평화스럽고 친숙한 길조로 되돌려 놓을 수 있다. 그들이 살아가는 터전을 만들어 주고 인간의 욕심을 자연에 대한 사랑으로 승화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인간이 아닌 모든 것,미물에 불과한 것이더라도 더불어 살아가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그길만이 우리는 물론 자자손손까지 탈없이 살아갈 수 있는 비결이다.환경친화적인 개발,그리고 생태계를 보전하는 노력없이는 우리의 미래도 보장받지 못한다. 지금도 까치들은 우리 인간에게 호소하는지 모른다.“너희들만 배불리 먹고 등 따뜻하게 살지 말고 조금이라도 좋으니 몫을 나누어 달라고….” 정 유 선 한강유역환경청 환경감시대장
  • 위기의 제주 감귤농가/4년째 값 폭락… 영농포기 속출

    제주 감귤농가들이 파산 위기에 몰리고 있다.판매가격이 생산비와 유통비를 크게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내리 4년째 계속되고 있는 가격폭락 사태로 농가에서는 한숨소리만 나온다.외국산 과실류 수입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그동안 ‘당국의 지원’이란 ‘온실’에 안주해 온 농가들의 자구노력도 부족해 타개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지역경제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감귤산업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대학나무’가 골칫덩이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주 국제공항 대합실은 선물용 감귤 꾸러미를 든 관광객들이 수두룩했다.그러나 요즘은 이런 광경을 눈씻고도 찾아볼 수가 없다.단돈 100∼200원만 주면 1㎏정도의 감귤을 어디서나 살 수 있기 때문이다.노지 감귤 15㎏들이 한 상자가 서울 가락시장에서 심지어 5000원에 팔리고 있다.생산원가가 7500원이고 유통비가 25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5000원을 밑지고 파는 셈이다. 지난 70년대만 해도 감귤나무는 ‘대학나무’로 불렸다.몇그루만 있으면 자녀들을 대학까지 보낼 수 있었다.그러나 재배농가와 면적이크게 늘어 90년대 중반부터는 3만 5000가구,2만 5000여㏊에 이르는 양산체제에 접어들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20∼30년간 애지중지 보살펴온 감귤 과수원을 갈아엎고 다른 작물을 심겠다는 농가가 적지 않다.제주도 집계결과 무려 2091 농가에서 1416㏊의 감귤원을 갈아 엎겠다고 나섰다.과수원을 팔려고 내놓은 사람도 수두룩하다. 이런 위기는 당국의 생산량 예측 잘못과 영농지도 부재,유통처리 정책의 빈곤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생겨났다는 게 지역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제주도를 비롯한 당국은 요란한 대책을 수없이 내놨지만 백약이 무효인 셈이다.솎아베기,열매따주기,휴식년제,폐원비 보상 등 연쇄적으로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과잉생산에 따른 값 폭락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땜질식 처방으론 농가 자생력 못키워 감귤 생산량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통계기법과 자료가 부족한 것이 가장 문제로 떠오른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은 4년 전부터 매년 5월과 8월,10월 3차례에 걸쳐 258개 표본농가를 대상으로 각각 3그루씩의 감귤나무를 선정,감귤생산 예상량을 조사한다.그러나 2002년산의 경우 농업기술원이 생산량을 58만 7251t으로 예측해 이를 근거로 유통계획을 짰다.최근 농업기술원과 제주도내 각 시·군이 조사한 결과 69만t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농업기술원 예측량보다 17.5%,도가 보는 적정생산량 60만t보다는 15%이상 과잉 생산된 것이다. 잘못된 예측량이 유통계획에 차질을 빚어 감귤값 폭락을 불러왔다는 지적이다.적정 생산량이 얼마인지도 빨리 확정해야 할 문제다. 제주도는 지난해 60만t을 적정생산량으로 정했으나 제주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강지용 교수는 “전국 소비자 1인당 감귤 소비량을 한해 평균 10㎏으로 잡을 경우 47만t이 적정 생산량이므로 앞으로 재배면적을 6900㏊ 줄여 전체 재배면적을 1만 8000㏊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는 아이 달래는 식’의 임시방편식 지원도 농가의 자생력을 키우지 못하는 요인이다.솎아베기,감귤꽃 따기,가지치기 등 이런저런 감귤작업에 공무원들을 대거 동원하고 보상비를 지원하는 일 등이 관행처럼 굳어지고 있다.제주도는 2000년에 휴식년제 지원비로 64억원,지난해에는 폐원 보상비로 117억원을 지출했다.올해도 솎아베기 참여 농가에 ㏊당 100만원씩 20억원,휴식년제 참여 농가에 ㏊당 150만원씩 30억원,폐원 실시 농가에는 ㏊당 2400만원씩 340억원을 보상비 명목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달 25일부터는 도내 농민단체들의 요구에 따라 저장감귤 9만 7000t을 ㎏당 200원씩에 수매해 폐기하고 있다.국비 32억 5000만원,도·시·군비 94억 5000만원 등 무려 194억원의 예산이 수매·폐기비용으로 나가고 있다. ●‘과수진흥특별법’제정 등 시급 농촌진흥청 제주농업시험장 등에 따르면 특단의 감산시책이 시행되지 않을 경우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66만 2000t의 노지감귤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올해가 한해는 많이 달리고 다음해는 적게 달리는 감귤 ‘해거리’현상 중 풍작인 해여서 더 많은 감귤이 생산될 가능성이 높다. 제주도는 농가가 생산한 감귤을 도 예산으로는 사주지 않기로 하는 등 감산과 품질향상,판로개척 등에 농가의 자구노력을 강력히 요구할방침이다.생산량 감축을 위해 폐원을 희망한 1416㏊의 감귤 과수원을 오는 5월 이전에 모두 없애고,감귤꽃이 피는 4월 이전에 2000㏊에 심어진 감귤나무의 절반을 솎아베기 할 계획이다.감귤 휴식년제도 2000㏊를 대상으로 추진한다. 장기적으로는 감귤 구조조정과 품질 고급화,유통구조 개선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가칭 ‘과수진흥특별법’제정과 ‘감귤농업 직접지불제’실시를 추진하기로 했다.감귤원을 과감하게 폐원할 수 있도록 농지법상의 농지 조성비 감면을 국제자유도시특별법 개정때 반영하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또 농가의 경영안정 지원을 위한 1000억원 규모의 농어촌진흥기금을 조성하고 오는 2011년까지 노지 감귤 생산량을 40만t 이하로 낮추기 위해 2010년까지 계획한 감귤원 폐원 및 품종 갱신 등 구조조정사업을 2005년까지 5년 앞당겨 끝낼 계획이다. 비상품용 감귤 처리대책으로는 143억원의 사업비로 북제주군 한림읍 금능리 산17 일대 2만 4526㎡의 부지에 내년 4월까지 연간 3만t 처리 능력의 제2감귤가공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이 공장이 완공되면 지난해부터 가동되고 있는 남제주군 남원읍 한남리 제1공장 처리분 5만t과 함께 전체 감귤 가공능력이 연간 8만t으로 늘어나 비상품용 감귤 처리가 수월해질 것으로 도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조천농협 신촌작목반장 홍성수씨 현재의 감귤 생산량을 3분의 2 수준으로 줄이지 않으면 감귤업계는 살아남기 어렵다.감귤원 폐원도 좋지만 이는 물량이 한정되는 만큼 임시방편에 불과하다.중요한 것은 솎아베기다.그래야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적어도 3년간은 수확량이 감소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올해 솎아베기 면적을 2000㏊로 한정한 것은 잘못이다.모든 감귤원을 대상으로 절반가량은 솎아베기를 했어야 옳았다. 농가도 합심해서 노력해야 한다.“당신이나 해라,나는 많이 달리게 해서 돈을 벌겠다.”는 ‘무임승차’식 자세는 버려야 한다.당국 역시 어떤 시책을 마련했으면 농민들의 눈치를 살피지 말고 과감히 추진해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동참하지 않는 농가는 계통수매에서 차별한다든지 가공용 감귤 수매대상에서 제외시키는 등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사정사정해서 솎아베기나 꽃따주기를 하도록 하고, 그래도 하지 않으면 인력을 지원해 주고 할 때가 아니다. 감귤이 팔리지 않는다고 자치단체가 저장감귤을 사주는 일도 갑갑하다.나 역시 감귤농민이지만 200억원 가까운 국민의 혈세가 감귤농업을 위해서만 있는 게 아니지 않는가.이래서는 농가의 자생력이 결코 키워지지 않는다.
  • [대한포럼] 문화장관의 문화적 관점

    이창동 문화부장관이 4일 국무회의에서 행한 발언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이 장관은 대구 지하철 사고 수습대책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 “내가 대구 출신인데 고향에 갔더니 1980년 광주에 버금갈 만한 공황상태나 마찬가지더라.”면서 “단순한 사고로서의 대책이 아니라 정치적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이 보도가 나가자 이에 대한 비판이 언론과 인터넷 사이트에서 빗발쳤고 이에 대한 옹호와 재반론으로 뜨거운 논쟁이 펼쳐졌다.핵심은 80년 광주와 2003년 대구를 맞비교한 것의 적절성 여부였다.이 장관은 급기야 5일 오후 공보관 해명을 통해 일부 내용이 거두절미돼 전달됐음을 밝히며 사태진화에 나섰다.대구시민의 아픔을 강조한 이 장관의 진의를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반응도 많지만 ‘자질론’,‘사과론’ 등 여운은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새 정부 첫 국무회의에서 이 장관의 ‘느닷없는’ 발언에 놀랐던 것은 사실이다.놀라웠던 것의 첫째는 발언 내용이었다.대구의 상황에 대한 이 장관식의 평가는 그보다일주일 앞서 고향에 다녀온 회사 선배의 전언으로도 똑같이 들을 수 있었지만 이것이 공식화됐을 때 느낌은 또 달랐다. 놀라웠던 것의 두번째는 문화부 장관이 대구사건을 발언의 주제로 삼았다는 사실이었다.대구사고와 같은 사회적 사건은 문화부라는 행정부처의 소관사항이 아니며 따라서 종전의 관례로 보면 문화부 장관은 이런 사건에 대한 의견을 말할 필요가 없다.그러나 이 장관은 대구사고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피력했고 정치적 해결책까지를 촉구함으로써 종전의 관행을 허무는 모습을 보였다.그의 토론은 청와대 측도 국무회의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의외의 수확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해진다. 이 장관의 이번 발언은 진의야 어쨌든 분명 표현에 문제가 있었고 파장의 여지를 안고 있었다.그러나 청와대측과는 또 다르게 이번 문화부장관의 토론 참여를 의미깊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그것은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문화적 관점의 반영이다. 문화계는 문화는 정치,경제와 함께 사회를 구성하고 발전시키는 3대 요소중의 하나인 데도 정치,경제에 밀려제대로 그 위상을 인정받지 못해왔다고 주장하고 새 문화장관이 문화적 가치를 국정 전반에 반영하는 데 나서 주기를 촉구한 바 있다.지금까지 문화 정책은 문화관광부 안의 예술 문화산업 진흥 등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넓은 의미의 문화란 교육,과학기술,환경,도시,인권,평화 등 사회적 문제들까지 포함하는 것이며 따라서 ‘문화의 세기’란 이름에 걸맞은 문화정책을 위해서는 이들 모든 영역에 ‘문화적 관점’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 문화계의 새로운 요구가 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참여정부 국무회의 토론은 여러 부처에 걸쳐 있는 문화적 의제들에 대해 문화적 관점을 반영할 수 있는 틀이 될 수 있다고 보며 이 장관의 적극적 참여는 새로운 기대를 걸게 하고 있다고 하겠다. 6일 일본의 한 습지보전 운동단체에서 새만금 간척사업의 중단을 요청하며 한국의 농림부장관 등에게 보냈다는 성명서에는 이런 글귀가 있다.“새만금은 엄청난 규모의 습지로서 그것이 갖고 있는 생물학적 및 문화적 다양성 때문에 아시아지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습지이다.” 문화장관이 가져야 할 문화적 관점의 역할을 읽을 수 있는 적절한 사례가 아니겠는가. 신 연 숙
  • [맛 에세이]매화와 매실

    매화는 열독을 제거하는 작용을 하고,민속식품으로도 뛰어나다.매화를 주머니에 넣어 술항아리에 담갔다가 꺼낸 술인 매화주,매화를 씻어 흰죽이 익은 다음 넣어서 함께 쑨 죽인 매화죽,매화봉오리를 따서 말렸다가 뜨거운 물에 넣어 만든 차인 매화차 등이 인기다. 매화 열매인 매실은 예부터 음식과 약으로 활용되어 왔다.매실은 6월 중순에서 말경에 나오는 것이 좋은데 수확시기와 가공방법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흔히 보는 초록빛의 ‘청매’는 과육이 단단한 상태로 신맛이 가장 강하다.노랗게 익은 ‘황매’는 향기가 좋은데 과육이 물러 흠이 나기 쉽다.청매를 증기에 쪄서 말린 ‘금매’는 술을 담그면 빛깔도 곱고 맛도 뛰어나 술을 담글 때 많이 사용한다.청매의 껍질을 벗겨 나무나 풀 말린 것을 태운 연기에 그을려 만든 ‘오매’는 빛깔이 까마귀처럼 검다하여 붙은 이름이다.해독작용과 갈증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백매’는 옅은 소금물에 청매를 하룻밤 절인 다음 햇볕에 말리는데 만들기 쉽고 먹기에도 좋다. 매실은 구연산,무기질 등의영양소가 다량 함유되어 피로회복과 간장보호,변비치료,해독작용과 살균성이 있다.여행을 할 때 물을 바꾸어 마셔서 발생하는 배탈과 여름철 도시락의 세균 발생에도 매실을 먹으면 예방과 치료가 된다.그러나 어린 매실에는 ‘청산배당체’가 있어 식중독을 일으키기도 한다. 매실은 만능의 요리재료인데 장아찌,주스,식초,농축액,잼,술 등을 만들 수 있다. 황설탕과 매실을 1:1로 60일간 보관해두었다가 엑기스는 따라서 마시고 남은 매실을 고추장에 버무려 장아찌로 만들어 먹어도 좋다. 일본에서도 매실은 건강식품으로 애용된다.우메보시(매실김치)는 일본 음식에서 뺄 수 없는 반찬이다.초록빛 매실에 차조기잎을 넣어 담그면 고운 빛의 우메보시가 되는데,섣달 그믐이나 춘분 밤에 복차(福茶)라고 해서 뜨거운 차를 부어 마시는 습관이 있었다.감기와 배탈에 효과가 좋다. 아직은 옷깃을 여미게 하는 꽃샘 추위가 남아 있지만 양지쪽에 파아란 풀빛이 정겨운 3월이다.머지않아 남쪽의 매화마을에는 수만 그루 백매·홍매·청매의 매화꽃이 고고한 풍모와청아한 향기를 날릴 것이다.눈으로,가슴으로 마시는 그윽한 향기는 꿈결 같은 봄을 불러 무릉도원을 이루리라. 김 정 숙 전남과학대 호텔조리과 학과장 ‘맛’이라는 제목의 지면을 신설하면서 전문가들이 칼럼을 씁니다.한정식과 양식,퓨전요리 등의 전문가와 칼럼니스트들이 구수하면서도 맛깔스러운 음식 이야기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갈 것입니다.
  • 농사체험하고 가족사랑도 느껴보세요

    “참 재미있어요.올해도 해야죠.” 지난해 중랑구에서 마련한 먹골배 주말농장에 참가했던 최모(37·여)씨는 올해도 먹골배 주말농장 참가신청을 할 생각이다.농사체험을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지금도 온 가족이 즐거운 한 때를 보낸 기억이 선명하게 남기 때문이다. 꽃샘추위로 아직 봄은 멀게 느껴지지만 서울의 자치구들은 주민들에게 도시생활 틈틈이 온 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농사체험을 할 수 있도록 ‘주말농장’을 마련,신청을 받기에 분주하다. 구청과 농가가 계약을 맺어 운영돼 적은 비용으로 짬짬이 농사를 체험할 수 있다.한 주일동안 찌든 도시생활의 스트레스를 깨끗이 씻어버리고 가족애도 느낄 수 있어 각광을 받아온 지 오래다.더구나 집 가까이 있는 데다,농장주인이 농기계를 빌려주고 거의 대부분 관리를 해주기 때문에 특별한 농사기술이 없어도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먹골배 직접 가꾸세요 중랑구가 먹골배 주산지인 신내동의 배농장을 빌려 운영하는 먹골배 주말농장은 주민들에게 단연 인기다.지역특산물을 직접 가꾸고추석을 전후해 수확할 수 있어 신청자가 많이 몰리는 편.지난해엔 배나무 200주를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신청자가 몰려 350주나 나눠줬다.임대료 8만원을 내면 배나무 1그루를 1년간 분양받는다.그루당 2∼4박스 가량 배가 수확되고 수확하는 날 ‘배 빨리깎기,배 빨리먹기’ 등 다양한 이벤트도 열려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인공수분(4월),열매솎기(6월),봉지씌우기(8월),배수확(10월) 등 4차례만 방문하면 비료주기·농약치기·가지치기 등은 농장주가 해준다. ●어른과 어린이는 무료 민선 3기의 캐치프레이즈를 ‘어른공경 으뜸구 아이사랑 1등구’로 정한 서대문구는 주말농장을 2곳에 마련,차별화했다.일반인을 위해 고양시 덕양구 대장동 241일대 크로바농장 1000평을 빌려 가구당 4평씩 2만 5000원에 분양한다.인근 덕양구 대장동 424의 1 일대 대곡농장 700평을 경로당과 어린이집에 무료로 분양,캐치프레이즈를 실천하고 있다. 서울시도 경기도 남양주·양평·광주시 지역 농가들과 계약을 맺어 주말농장을 운영하기로 하고 참가 희망자의 신청을 받고 있다. 조덕현기자 hyoun@
  • [열린세상]납세자, 주인인가 ‘봉’인가

    오늘은 제37회 ‘납세자의 날’이다.1966년 이날 국세청이 설치된 것을 기념하여 ‘조세의 날’이라고 부르던 것을 납세자를 강조하는 의미에서 몇년 전부터 현재의 이름으로 개칭한 것이다.이러한 사례가 보여주는 것처럼 최근 세무행정에서는 납세자의 권리를 강조하고 납세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납세자권리헌장을 제정하고,납세자보호담당관을 두어 세금의 부과 징수 및 조사과정에서 납세자의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 등은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이러한 노력의 결과 납세자에게 봉사하는 행정으로서 세무행정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되고 납세자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세무행정에서는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 납세자의 능동적인 역할을 보다 강조할 필요가 있다.세무행정은 정부의 여러 업무분야 중에서도 특히 강제성의 특성을 많이 가지고 있는 권력행정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데,이는 세무조사나 탈세자 고발 등 세무당국이 행사하고 있는 힘이 강하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동안 납세자는 이러한 권력행정의 대상이며 동시에 그 권력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하는 피동적인 객체로서 인식되어온 것이다. 물론 세무행정이 일정부분 권력행정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더욱 본질적으로는 납세자들이 세법 등에 의해서 설정된 그 납세의무를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이행하는 것을 도와주는 서비스행정이고 조장행정이라 할 수 있다.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과거 20여년 동안 미국 국세청이 징수한 세액의 95% 이상은 정상적인 신고 및 납세절차에 의한 것이며,세무조사나 체납처분 등 강제징수절차에 따라 징수된 것은 5% 미만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능동적인 주체로서의 납세자 역할을 강조한다면 세무행정 개혁에서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은 납세자들이 자발적으로 그리고 쉽게 그 납세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납세자들의 자발적인 납세의무 이행을 위해서는 우선 세무행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한 납세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세무행정의신뢰가 높을수록 납세자들의 자발적인 납세의무 이행정도가 높다는 점은 많은 연구들이 공통적으로 발견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세무조사의 대상을 선정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며 동시에 그에 대한 납세자들의 인식을 높이는 것이다.세무조사 등 강제징수과정은 그를 통한 추가적인 세수확보도 물론 중요하지만,이러한 과정들이 납세자의 자발적인 납세의무이행을 조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측면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우리는 그 동안 “…하는 경우에는 세무조사를 면제(또는 강화)한다.”는 등의 발표를 흔히 접해왔다.물론 나름대로의 바람직한 정책목표들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장기적으로 본다면 세무조사의 객관성이나 과학성,그리고 정당성에 대한 납세자들의 신뢰를 훼손할 가능성이 높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납세자들이 쉽게 그 납세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납세자의 능동적인 역할을 강화하는 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납세자가 자기의 납세의무및 권리의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세법의 내용이 보다 알기 쉽고 간소화되어야 한다.또한 통상적인 경우 전문가의 조력을 받지 않고도 납세자가 스스로 신고서를 작성하고 납부할 수 있도록 각종 신고서식을 대폭적으로 감축하고 단순화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피동적인 객체가 아닌 능동적인 주체로서의 납세자는 건전한 납세자 의식을 지니는 시민으로 연계된다.모든 국민들이 납세자로서 그 권리와 의무를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을 때 그 사회를 바람직한 민주사회라고 할 것이다. 원 윤 희
  • 이우연씨 학술대회 논문 “”산림 헐벗으면 백성 굶주린다””

    산의 나무가 무성하고,그렇지 않고가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의 질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결론은 ‘산림이 헐벗으면 백성이 굶주린다.’는 것이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박사과정에 있는 이우연씨가 ‘18·19세기 산림황폐화와 농업생산성’이라는 글에서 밝힌 내용이다.산림이 황폐할수록 농업생산성은 떨어지고,백성들은 고초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18∼19세기 조선과 현재의 북한이 이를 증명한다. 인구가 늘어나고,산림자원의 수요도 따라서 늘어난 18세기 후반부터 조선의 산야는 헐벗기 시작했다.그럼에도 조선왕조는 산림과 하천·저수지는 백성 모두가 이용하는 것이라는 ‘산림천택여민공지’(山林川澤與民共之)의 이념 아래 산림의 사유화를 규제했다.무덤 주위 일정한 넓이에만 무덤 주인의 권리를 인정하는 정책에 머물렀다.그 결과 산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유지에서는 연료와 목재,농사지을 땅을 얻기 위한 남벌과 화전,산지개간 등 약탈적 산림이용이 크게 늘었다.사유화가 인정된 일부 산림에서는 법적 권리 다툼(山訟)이 끊이지 않았다.황폐한 산림은 ‘녹색댐’ 역할을 할 수 없다.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18세기 이후 홍수에 관한 기사가 가뭄에 관한 기사보다 갈수록 빈번하다.수확량이 줄어드는 등 농업생산성이 떨어지면서 19세기 후반 농업실질임금도 하락했다.농업생산성이 하락하면 농산물의 상대가격 또한 상승한다.백성들이 살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이씨의 논문은 낙성대경제연구소가 지난달 28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연 ‘한국의 장기경제통계(17∼20세기)’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서동철기자 dcsuh@
  • 내가 만난 시와 시인/시인이 그린 시인들의 뒷모습

    프랑스의 천재시인 아르튀르 랭보는 시인을 ‘견자(見者. voyant)’에 비유했다.그만큼 시인에겐 특유의 예지력으로 남들이 보지못하는 것도 볼 줄 아는 능력이 필수적 덕목임을 강조 한 것이다.제대로 된 시인의 통찰력은 흔히 일반인의 눈에는 어렵다.해서 어떤 시들은 당대에 제대로 읽히지 못하기도 한다.그런데 ‘견자’이고자 노력하는 시인이 동료 시인들의 작품을 소개하면 작품에 대한 오해를 가시게 해줄까? 이에 대한 대답을 제시해줄 만한 책 두 권이 나왔다.시인 이문재가 지은 ‘내가 만난 시와 시인’(문학동네)과,시인·사진작가·미술에세이 등 다양한 문화활동으로 주목받는 신현림의 ‘당신이라는 시’(마음산책). 시인 이문재가 만난 시인과 시들은 강은교,이성복,황지우,김혜순,최승자 등 우리 시대를 대표한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시인 20명이다.지은이는 특유의 섬세한 귀와 눈으로 당대 시인들의 이면을 만화경처럼 그린다.때론 정밀화로,때로는 목탄 크로키처럼 스윽 지나간다. 저자는 “시보다는 시인의 ‘이력서’를 꼼꼼히 채우려고 애썼다.”는 말을 하긴 했지만 최종 목적지를 시로 삼았다.“시인에 대한 관심이 곧 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에서였다.”는 말처럼. 그의 기대는 때론 기대 이상의 수확을 얻기도 한다.“텍스트 밖에서 이 시대를 더불어 살아가는 한 탁월한 시인의 내면의 목소리를 들으려” 만난 시인 이성복으로부터,그가 겪은 ‘시와의 불화’에 대한 뜻밖의 고백을 듣고는 흥분하기도 한다.시인과의 만남이라는 우물에서 시를 길어 올리려는 그의 노력은 제우스 신처럼 다양한 형태로 변신한다.시인의 입장에 서서 그를 알기 위해 만나는 시인의 작품 속 주인공이나,시인의 분위기에 맞는 대상으로의 변신이다. 예를 들어 황지우를 만날 땐 그의 시 가운데 하나인 ‘투구 게’로,유하를 인터뷰할 땐 산책자의 시선을 유지한다. 책에 실린 값진 만남은 계간 문학동네 94년 겨울호부터 지난해 겨울호까지 수록된 글을 모은 것이다. 한편 신현림은 ‘자신이 사랑하는 시’를 부제로 시인들을 묶었다.이문재와의 시 여행이 시인들의 육성을 동반한 일차적 만남이었다면신현림의 안내는 내면의 기록을 모은 것이다.인상깊게 읽은 52편의 시에다 각 편마다 읽은 느낌을 갈피갈피 끼워넣어 시를 맛깔스럽게 읽도록 도와준다. 동서고금의 작품을 섭렵해 ‘시’라는 이름의 꼬치로 꿰면서 단순히 시에 머물지 않고 팝송(밥 딜런의 ‘바람만이 아는 대답’)이나 재즈(빌리 홀리데이 ‘올해의 키스’),민요(정선 아라리) 등의 노랫말까지 아우르고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그의 투망엔 시보다 더 시같은 산문도 걸려 나온다.그에게 있어서 “가슴을 울리고,전율하게 만드는 모든 것이 시”이기 때문이다. 지은이가 들려주는 “열애하는 심정으로 시를 읽고,사랑하는 시 속으로 사라지고 싶었다.”라는 작품후기는 그와의 여정을 살가운 것으로 만든다. 두 시인이 안내하는 시 혹은 시인읽기에는,시인 특유의 감성과 향기로운 글맛이 살아있다.시인과의 동행길이 아니었으면 그냥 무심히 스쳐갈 수도 있을 값진 작품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이종수기자 vielee@
  • 인수위 “과세 불균형 해소”근로소득공제 축소 추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안정적인 세입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근로자의 과세대상 급여의 근로소득공제율을 낮추는 방안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인수위측의 이같은 조치는 근로자의 세부담 경감을 위해 공제폭 확대를 추진키로 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을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인수위 핵심관계자는 14일 “근로소득세 부과대상인 근로자의 절반가량이 각종 공제를 받아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고 있다.”면서 “세수확대 차원에서 근로소득공제의 폭을 현행보다 줄이는 등 현실화하는 방안을 검토,인수위 최종 보고서에 명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근로소득공제의 폭을 줄이면 세수가 늘어나겠지만 조세 저항도 예상돼 소득세율 조정 등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수위측은 지난달 21일 노 당선자에게 국정과제를 보고하면서 “근로소득공제 확대 등으로 중산층 이하 근로자의 세부담을 경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노 당선자는 지난 대선기간에 500만∼1500만원 사이의 소득자는 근로소득 공제폭을 현행 45%에서 50%로,1500만∼3000만원 사이는 15%에서 20%로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밝혔다. 그러나 인수위측은 안정적인 세수정책을 수립하고 과세형평을 제고하는 과정에서 공제폭을 계속 늘리기보다 오히려 줄여 소득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세금을 내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 상속·증여세의 완전포괄주의 도입,자영업자의 소득파악 강화 등 탈루소득을 막기 위한 과세방안을 추진키로 하는 한편 일반 근로자들에게도 적정한 수준의 세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쌀소득 보전기금 첫해부터 ‘삐걱’

    올해 신설된 쌀소득보전기금이 도입 첫해부터 설치목적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게 됐다. 정부는 지난 연말 쌀 가격이 기준가격보다 떨어지면 하락액의 80%를 보상하는 쌀소득보전제를 도입하고 이 제도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올초 쌀소득보전기금을 설치했다.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태풍 ‘루사’ 피해 등으로 쌀 수확량이 줄어들고 생산가가 기준 가격보다 높아지면서 올해에는 보전금을 지급할 사유가 없어져 버린 것. 기획예산처는 12일 “지난해의 수확기 쌀 가격은 80㎏ 한 가마에 15만 3789원으로 기준가격(2001년 기준·15만 82원)보다 3707원이 높다.”며 “수확기 쌀 가격이 기준가격보다 높기 때문에 쌀소득보전금은 지급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올해부터 발효된 쌀소득보전기금법에 따르면 수확기는 당해연도 10월1일부터 다음 연도 1월 말까지,기준가격은 직전 5년산 쌀의 수확기 평균가격 중 최고치와 최저치를 제외한 3년간의 평균가격을 말한다.하지만 제도 도입 첫해인 2002년산의 경우 2002년 11월1일부터 2003년 1월31일까지를 수확기로 잡고이 때의 쌀 가격을 2001년산 쌀의 수확기 평균가격과 비교하도록 했다. 함혜리기자 lotus@
  • [사설]흉작에도 불어나는 쌀 재고

    지난해 여름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근래에 드문 흉작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쌀 재고가 150만섬이나 불어날 것이라고 한다.지난해 쌀수확량은 전년에 비해 408만섬이 줄어들었다.농림부는 그러나 올해 쌀 재고가 1040만섬에서 1190만섬으로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흉년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쌀 재고가 늘어난다는 것은 쌀산업이 과잉생산 구조임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쌀 재고는 이미 적정 수준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각국에 권고하는 적정 재고량은 연간 식용 소비량의 16∼17%로 우리나라의 경우 550만∼600만섬이 적정하다.그러나 농림부가 전망한 올 기말 재고는 1190만섬으로 FAO 권장 재고의 두배나 된다.현재 우리나라의 쌀 생산량은 평년작 기준으로 3700만섬 정도이고,소비량은 3400만섬 정도 된다.여기다 매년 125만섬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므로 국내의 쌀산업은 연평균 약 400만섬이 과잉생산되는 구조를 안고 있다.게다가 세계무역기구(WTO)의 농업개방 협상이 끝나는 오는 2005년부터는 전면적인 쌀시장 개방이 예고되고 있다.쌀생산비가 우리의 5분의1에 불과한 이웃 중국산 쌀이 우리 시장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과잉생산 구조를 방치하는 것은 쌀산업과 농민들을 더 큰 위기로 몰아넣는 것이나 다름없다. 정부가 이제는 이 눈치 저 눈치 볼 것이 아니라 우리 쌀산업이 처한 상황을 농민들에게 솔직하게 설명하고 해결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쌀산업이 살 수 있는 길을 정부와 농민이 함께 찾아나서야 한다.우리는 그 방안의 하나로 쌀 감산으로 예상되는 소득감소분을 직불제와 대체소득원 개발에 대한 투자 확대로 보전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것을 제안한다.
  • “직접 나무 가꾸세요”동대문구 ‘그린 오너’ 모집

    동대문구(구청장 홍사립)는 공원·녹지대·가로수 등의 녹화공간을 주민들이 직접 가꾸는 ‘그린 오너’(Green Owner)회원을 오는 15일까지 모집한다. ‘그린 오너’란 녹지관리실명제 차원에서 도입한 제도로 회원들은 근린공원,어린이공원,마을마당,녹지대 야산 등 지정된 녹지공간을 스스로 관리한다.해당지역의 은행·감·밤 등 과실이나 야채를 수확하는 권한도 주어진다.구는 올해 75개소,30개 대로변에 녹지실명제를 실시할 계획이다.희망자나 희망 단체는 공원녹지과(2127-4777)에 신청하면 된다. 송한수기자 onekor@
  • 동계아시안게임/쇼트트랙 전명규 前감독 中전력 분석차 미사와 입성“금메달 제조기 왔다” 中 긴장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중국 쇼트트랙 선수단이 최근 긴장감에 휩싸였다. 한국 쇼트트랙의 ‘금메달 제조기’ 전명규(사진·40·한체대 교수) 전 감독이 중국과의 정면승부를 펼칠 미사와에 입성했기 때문이다. 전 감독은 “순수 개인자격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대학 제자들을 보살피기 위해 왔다.”고 밝혔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오히려 한국 쇼트트랙을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려 놓은 전 감독이 이번 대회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 감독은 지난 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때부터 지난해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까지 15년간 쇼트트랙 대표팀을 이끌었고,4차례의 올림픽에서 금 11개,은 3개,동 4개를 일궈낸 한국 쇼트트랙의 대부다.또 월드컵과 동계아시안게임을 포함한 국제대회에서 무려 700개가 넘는 메달을 따냈고,7개월 만에 다시 지휘봉을 잡은 이탈리아 타르비시오 유니버시아드에서는 2진급 선수들로 1∼2진을 파견한 중국과 맞서 4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 때문에 한국과 피할수 없는 정면대결을 앞둔 중국은 전 감독의 출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선수단 숙소인 미사와 고마키 그랜드호텔에 묵고 있는 전 감독의 임무는 중국팀 전력 분석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전 감독은 중국 선수들의 훈련상황을 관찰,분석한 뒤 이를 젊은 사령탑 김기훈(36) 이준호(38) 코치에게 전달해주고 만리장성을 넘을 ‘비책’ 마련에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워프로그램을 통한 강한 체력과 탁월한 승부근성,다양한 전술을 구사하며 대회 때마다 중국과 미국 등 경쟁국의 간담을 서늘케 한 전 감독의 노하우가 이번 대회에서도 또 한번 빛을 발할 것임을 짐작케 한다. 전재수 한국팀 트레이너는 “전명규 전 감독이 코칭스태프와 머리를 맞대고 중국을 꺾기 위한 비책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 전 감독이 김기훈 이준호 코치의 충실한 조언자임을 숨기지 않았다. 아오모리 박준석특파원
  • 우리나라 山 사계절 촬영 25분 분량 영화 제작배포

    산림청은 4일 우리나라 산의 4계절 모습을 담은 영화 ‘한국의 아름다운 산’을 제작,각급 기관과 학교·항공사 등에 배포한다고 밝혔다. 25분 분량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설악산 공룡능선과 태백준령의 웅장함,한라산의 설경 등과 함께 산에 서식하는 동·식물,산촌 주민들의 토속적인 삶,산의 절경과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멋을 자아내는 고찰 등 문화유적을 담고 있다.또 혹한을 이겨내고 움트는 새순과 울창한 신록,송이버섯 수확 및 설경 등 4계절 산의 모습도 그려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
  • [길섶에서] 들풀

    쇠비름 명아주 질경이 씀바귀….초등학교 때 어머님이 간혹 들이나 밭에서 캐어 반찬으로 무쳐 주신 들풀들이다.그러나 고교생이 된 이후 30여년이 넘도록 먹어보지 못한 것 같다.그리곤 못 먹던 시절에 먹을 것이 없었으니까 먹었던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황대권씨의 ‘야생초 편지’를 읽고는 사람이 들풀을 멀리하게 된 것은 농사를 산업화하면서 다수확 품종만을 개발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무식의 소치다.산업화 전에는 농부들이 100종에서 300종의 야생초를 채취했다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학원 간첩단으로 몰려 13년2개월을 복역한 황씨는 교도소에서 100여종의 야생초를 키우며 ‘토끼’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안 먹어 본 풀이 거의 없다고 한다. ‘야생초 편지’는 땅의 주인은 온갖 식물인데,인간들이 채소를 심으며 야생초들을 내쫓아 생물은 물론 인간조차 살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고 외친다.시인 김지하씨가 교도소에서 생명 사상의 단초를 열었듯이,황씨 역시 교도소에서 생태 공동체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니 경이롭다. 황진선 논설위원
  • [열린세상] 공공개혁의 작은 시작

    몇 해전 일로 기억한다.성난 농민들이 군청의 기물을 부수고 수확한 농작물을 청사 앞뜰에 쏟아 부으며,“정부가 시키는 대로 해서 이 모양이니,정부가 책임져라.”고 항의하던 모습을 본적이 있다.일 년 내내 피땀 흘려 지은 농작물을 수확하고 보니,값이 폭락하여 한 해 농사가 헛수고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 농민들의 울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특히 그간 정부는 농민을 돕겠다는 일념으로 여러 가지 진흥책을 제시하였을 것이고,정부를 믿고 이를 따른 농민은 더욱 상심하여 정부가 책임지라고 목청을 높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여기서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생각은 없다.다만 한가지 우리에게 물어보아야 할 것은 ‘과연 바람직한 정부의 상(像)’은 어떤 것이겠는가 하는 점이다. 싱가포르를 방문하였을 때의 일이다.싱가포르 섬 전체를 인텔리전트화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정부가 발표했을 때,이에 대한 한 소시민의 반응이 나의 머릿속에 깊게 각인되어 잊을 수가 없다.싱가포르 정부는 ‘IT2000’이란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를 홍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설명을 덧붙였다. “당신이 현재 양복점을 경영한다고 가정해 봅시다.지금은 손님이 양복점에 오면 가지고 있는 옷감들을 펼쳐놓고 손님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장황하게 설명할 것입니다.옷감을 고르고 나면,치수를 재고,며칠 후에 가봉을 하고 또 며칠이 지나면 다시 손님이 양복점에 와서 완성된 양복을 입어보고 만족하면 대금을 지불하게 됩니다.그러나 ‘IT2000’에 의하면 당신은 양복점조차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당신의 응접실에 걸려 있는 대형화면에 손님이 나타나게 되고,당신은 가지고 있는 옷감들을 화면 속의 손님에게 보여주게 됩니다.손님이 옷감을 고르면,이미 가지고 있는 치수로 재단하여 완성된 옷을 택배로 손님에게 보내고,대금도 전자결제로 이루어집니다.이것이 바로 ‘IT2000’입니다.” 이런 정부의 홍보를 뉴스로 전한 기자가 내심 당혹감에 싸여 지나가는 택시기사를 세우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자 보신 바와 같이 지금으로서는 상당히 믿기 어려운 계획을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는데당신은 이를 믿습니까?” 그랬더니만,전혀 주저도 없이 “물론 ‘IT2000’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그러나 정부가 아직까지 단 한번도 나에게 거짓말을 한 적이 없는데,내가 안 믿을 이유가 있습니까?” 바로 이러한 소시민의 솔직한 바람이 정부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정부 상이 아닐까? 행정 서비스헌장제도가 시행된 지 어느덧 5년이 흘렀다.일선 공무원들의 처음의 반응은 “서비스헌장이 뭐야?”,“왜 우리가 이런 일을 해야 돼?”하는 반응이 일반적이었다.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은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이를테면 관청에 가면 시민들이 어리둥절할 정도로 담당공무원의 태도가 바뀌었고,과거 이삼일 걸리던 일도 즉석에서 해결해 주고 있는 등의 변화는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다. 5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현장에서 수고하고 있는 공무원들이 다시 한번 확인해 주길 바라는 점은 “누구를 위한 개혁인가.” 하는 것이다.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행정수도이전’,‘지역균형발전’,‘지방분권’과 같은 엄청난 공약으로 국민의 기대가 한층치솟고 있다.이러한 기대를 충족시키는 방법은 주요 공약사항의 실현에서도 찾을 수 있겠으나,일상적으로 수행하는 행정업무에서도 찾을 수 있다.개혁과 변화만을 추구하다보면 자칫 마땅히 계속되어야 하는 일상업무를 소홀히 할 위험이 있다.계속되어야 할 일이 계속될 때만이 국민의 기대감은 더욱 안정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전 공직자는 물론이고 우리 모두가 성공적인 개혁의 추진은 지속되는 기대감의 실현을 통한 정부의 신뢰회복이라는 작은 시작을 통하여 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박 우 서
  • 서울시 유일한 벼농사담당공무원 강대경 “서울농민의 애환 시골과 다름없어요”

    “논을 가꿔 자녀의 학비를 대는 농민의 애환은 여느 시골과 다름없죠.” 29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촌 깊숙이 자리한 ‘서울시농업기술센터’.인구 1000만의 거대도시 서울에서 유일한 ‘벼농사 담당공무원’인 강대경(姜大炅·44·농촌지도사·6급 상당)씨가 영농교육 준비로 분주하다.서울시내 2200여 벼 재배 농가에 첨단 영농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지난 1984년 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그가 농사 업무를 전담한 지 벌써 10년째다. 서울 쌀을 ‘경복궁 쌀’로 브랜드화한 것도 강씨의 작품이다. “김포평야에 인접해 일등품인 ‘경기미’에 속하면서도 서자(庶子) 대접을 받는 게 싫어 2001년 기획해 지난해 10월 마침내 빛을 봤다.”며 자랑했다. 쌀 수확증대에 기여한 공로로 농림부장관상 두 차례,서울시장상도 한 차례 받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땀이 날 만큼 아찔했던 순간도 있었다.지난 91년 개발된 이앙법을 전하면서였다.모판에 매일 물을 줘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처음 한 번만 물을 뿌리면 된다고 한 것.모내기를 얼마 앞두고 모들이 모두 말라 죽을 고비에서 겨우 위기를 모면했다. “전국에서 몇 손가락에 드는 ‘논 부자’도 다름아닌 서울 농민입니다.” 현재 서울의 농경지는 655㏊(약 200만평)로 강서구가 84%인 569㏊를 차지한단다.동별로는 강서구 과해동 200㏊,개화동 105㏊ 순으로 많고 마곡동과 가양동,서초구 항동 등에 일부 있다.논 면적은 여의도공원의 29배 크기다.이 가운데 한 농가는 가장 많은 20㏊(6만평)의 논을 소유하고 있다.지난해 전국 농가당 경지면적이 0.85㏊인 점을 감안하면 ‘기업형’으로 불릴 만하다.시내 논 농가수는 513가구에 불과하지만 서울시민이면서 수도권에서 벼 농사를 짓는 농민을 합치면 2200가구나 된다. 지난해 수확량은 전년보다 경작지가 4% 줄어든 가운데서도 3%나 증가,20㎏들이 2만 2000여가마를 거둬들였다.약 450t으로 서울시민 하루 양곡소비량(2741t)에 견주면 생산량은 아주 적어 100% 시민들에게 공급된다.강씨는 “대도시의 거대 조직에 몸담고 있지만 농민들이 친인척과 같이 대해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CEO칼럼] 인터넷문화 더 건강해져야

    요즘 사무실 풍경을 보면 수년 전과 사뭇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일단 책상 위의 데스크톱 PC들이 빠르게 노트북으로 바뀌는 추세고,웬만한 업무연락은 이메일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화벨 울리는 횟수가 크게 줄어들었다.전자결재의 영향으로 예전처럼 부하직원이 결재판을 들고 상사앞에 서서 기다리는 일도 드물다. 이처럼 우리 사무실을 전반적으로 소프트하고 가볍게 만든 으뜸 공신은 다름 아닌 인터넷이다.사실 인터넷 덕분으로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는 획기적으로 개선됐고,업무량도 크게 줄었다. 고객과의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진 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큰 수확이다. 하지만 인터넷의 확산은 과거에는 몰랐던 새로운 고민을 안겨줬다.무책임한 한 사람의 글이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거나 음란물로 사회가 멍이 들어가는 등의 폐해가 단적인 예다. 기업에서도 직원들이 무한정 인터넷 웹서핑을 한다든지,인터넷으로 주식투자를 한다든지,혹은 메신저로 여러 사람과의 사적인 대화에 열중해 업무에 지장을 준다든지 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거기에 요즘은 외부에서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드는 각종 스팸 메일은 아침에 출근해서 컴퓨터를 켜기가 두렵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다행히 이런 세태에 대해 사회적 동의가 어느정도 이루어져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조성하자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업에서도 회사 인트라넷을 파고드는 스팸 메일을 막기 위해 전사 차원에서 방법을 모색하기도 하고,업무시간의 무분별한 인터넷 사용을 규제하기 위해 업무와 직접적으로 상관없는 인터넷 사이트를 막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하지만 왠지 유용한 인터넷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든다. 최근 몇년간 우리 사회는 큰 변화를 겪었다.앞으로도 변화의 바람은 계속될 것이다. 통제보다 자율,하드웨어 보다 소프트웨어,집단의 능력보다는 개인의 능력을 중요시하는 쪽으로 변해감에 따라 더욱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를 가진 인재를 원하게 되었고,또 그러한 인재가 즐겁게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많은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6월의 월드컵을 통해서나 얼마전 대통령 선거를 통해서도 드러났지만,틀에 박히지 않은 자유로움속에 강한 추진력을 지닌 젊은 세대는 기성 세대와 또 다른 에너지로 사회를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이런 ‘2030세대’의 성격을 규정짓는 가장 큰 특징도 바로 인터넷이라고 한다. 이제 인터넷은 거스를 수 없는 당위로 받아들여진다.우리 사회나 기업이나 인터넷을 규제하려고 하거나 통제하려 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이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덧붙여 말하면 누구보다 인터넷을 즐기고 활용하는 젊은 세대들도 그에 따른 주인의식을 갖고 인터넷 문화를 더욱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문명의 이기(利器)에는 어느 정도의 빛과 그림자가 있을 수밖에 없겠지만,세계 어느 나라보다 빨리 인터넷이 보급된 인터넷 선진국에서,그것도 인터넷의 덕을 가장 크게 보고 있는 지금,모두에게 득이 되는 인터넷 문화를 가꿔 나가야 한다. 김주형 CJ사장
  • ‘LG는 3점슛,동양은 슛 정확도,삼성은 리바운드’“팀마다 色 다르네”

    02∼03프로농구 정규리그가 종반으로 치달으며 팀별 색깔도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21일 현재 동양과 함께 26승11패로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는 LG는 ‘3점슛 왕국’이다. 3점슛 성공수와 3점슛 성공률에서 모두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다.3점슛 성공수에선 310개로 SK빅스(313개)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2위를 달리고 있고,3점슛 성공률에서도 동양(39.9%)에 이어 37.7%로 2위다. 3점슛 성공수 1위인 빅스가 3점슛 성공률에서 4위(36.5%),3점슛 성공률 1위인 동양이 3점슛 성공수 3위(306개)인 점에 견주면 LG의 안정된 3점슛 능력을 알 수 있다.선수 개인의 3점슛 능력도 탁월하다.강동희가 3점슛 성공률 4위(47.4%)에 올라 있고,3점슛 성공수에선 조우현(평균 2.14개) 강동희(2.00개)가 각각 8위와 10위를 달리고 있다.3점슛이 많다 보니 팀 득점도 자연히 많아질 수밖에 없다.10개 구단 가운데 팀 득점부분 1위(평균 87.46점)다. 지난해 12월29일 코리아텐더전에선 이번 시즌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은 16개의 3점슛을 쏟아부으며 시즌 최다 득점인 109점을 터뜨리기도 했다. 동양은 슛 정확도에 관한 한 일가를 이루고 있다.3점슛 성공률뿐 아니라 2점슛 성공률(58.7%)도 선두다.선수 개인별로 봐도 2점슛 성공률에선 마르커스 힉스(62.6%)와 김병철(60.9%)이 2위와 4위를 달리고 있고 3점슛 성공률에서 힉스(48.6%)가 2위,박재일(44.4%)이 5위로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다. 삼성은 리바운드가 강력하다.팀 리바운드 부문 1위(평균 39.08개)라는 점에서 강력한 리바운드 능력을 읽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4일 코리아텐더전에선 무려 53개의 리바운드를 수확하기도 했다. 곽영완기자 kw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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