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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테네 2004] 중국 미국·러시아 제치고 선두질주 ‘금10’

    아테네에 황사 바람이 거세다. 초반 레이스에서 중국세가 만만치 않다.미국 러시아 등 ‘스포츠 제국’들을 제치고 각 종목 시상대에 오성홍기를 휘날리고 있다.수십년 동안 계속된 미·러 양강 체제에 지각 변동이 시작됐다.대회 닷새째인 18일 오전 1시 현재 중국의 성적은 단독 선두.금메달이 10개(은 4,동 1)를 넘어섰다.지금까지 나온 40개의 금메달 가운데 4분의1을 쓸어담았다.2위 호주(금 6개,은 2개,동 5개)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중국 금메달 성적표에는 종목의 ‘편식’도 없다.사격 다이빙 역도 유도 수영 등 다양한 종목에서 ‘금’을 캤다.사격 여자트랩과 사이클 여자 개인도로를 제외하고 4개의 금메달을 모두 수영에서만 딴 호주와는 실속 자체가 다르다. 중국의 초반 강세는 대회 전부터 예상됐다.사격 다이빙 등 중국의 강세 종목은 대회가 시작되자마자 시작되기 때문. 눈여겨 볼 대목은 그 페이스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2000시드니대회 나흘째 중국의 순위는 3위.금메달도 이번 대회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개에 불과했다.1위는 부동의 챔피언 미국(6개)이었다. 중국의 상승세는 사격에서의 선전이 가장 컸다.금메달을 쏜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과 여자 10m 공기소총 등은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우승한 종목이다.시드니대회에서 따지 못한 수영 여자 100m 평영 금메달도 의외의 수확이다. 반면 미국과 러시아의 행보는 ‘굼벵이’ 수준이다.미국은 마이클 펠프스를 비롯,수영의 부진 속에 금메달 3개만을 따내며 4위에 간신히 이름을 올렸다.세계 최강으로 올림픽 4연패에 도전하는 남자농구 ‘드림팀’도 푸에르토리코에 일격을 당해 금빛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러시아는 사격에서 딴 금메달 2개와 은 5개,동 2개가 전부.스포츠 강국으로서 체면을 완전히 구겼다.물론 미국과 러시아는 강세 종목인 육상이 시작되는 이번 주말부터 메달수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중국의 상승세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은 현재의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30개 이상의 금메달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러시아를 제치고 올림픽 2위의 자리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2008베이징올림픽 종합 우승.이를 위해 전력 약화를 무릅쓰고 베테랑 대신 유망주 중심으로 이번 올림픽 선수단을 꾸렸다.13억명이라는 ‘마르지 않는’ 인적 자원과 20여년의 급속한 경제 성장에 따른 ‘두둑한 지갑’은 무엇보다 큰 밑천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세계 체육계가 미·러 양강에서 중국을 포함한 3강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아테네 2004] “북녀 자존심 살린다” 마라톤 월계관 결의

    ‘북녀의 자존심을 지킨다.’ 북한 여자선수들이 금메달 사냥을 위해 다시 신발끈을 조여맸다.북한은 당초 계순희(25·유도) 이성희(26·역도) 등 여자파워를 앞세워 금메달을 노렸다.그러나 16일 밤(한국시간) 줄줄이 정상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북한 선수단에서는 자칫 시드니올림픽(은1,동3) 노골드의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마저 감돌고 있다.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때 금메달 4개,96년 애틀랜타올림픽 때 금메달 2개를 수확했지만 시드니올림픽에선 빈손으로 돌아갔다. 현재로선 확실한 금메달 후보가 없는 게 사실이다.그러나 ‘복병’은 있다.우선 여자마라톤 함봉실(30)이 ‘깜짝쇼’를 준비 중이다.북한 여자마라톤은 99년세비아육상선수권에서 정성옥이 우승하는 등 다크호스로서 경계의 대상이 돼 왔다. 함봉실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우승자로 낯이 익다.지난해 파리육상선수권에서 5위에 올라 당당하게 우승후보로 이름을 올렸다.지난 5월 한국의 이봉주(34·삼성전자)와 고지대 훈련지인 중국 쿤밍에서 만나 ‘월계관 결의’를 한 바 있다. 특히 함봉실은 2002년 아시아육상선수권 5000m와 1만m 우승에서도 볼 수 있듯이 지구력 못지않게 스피드도 뛰어나다.따라서 막판 스피드경쟁으로 접어들더라도 승산이 있다. 탁구 여자복식 김현희(25)-김향미(24)조도 금빛이 익어간다.세계랭킹은 각각 25위와 39위로 낮지만 두 선수가 합쳐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했다.지난 5월 싱가포르오픈에서 세계최강 중국의 장이닝-왕난조를 물리친 뒤 자신감을 얻었다.특히 북한은 유독 중국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부산아시안게임 여자단체전에서도 강호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6세의 ‘체조요정’ 강윤미도 가능성이 있다.도마 예선에서 2위로 결승에 올랐다.23일 7명의 선수가 결선을 펼치는데 어느 때보다 금메달에 가깝게 와 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아테네 2004] 弓女 윤·이·박 트리오 金빛사냥

    ‘열려라 노다지.’ 대회 초반 노다지 캐기에 차질을 빚고 있는 한국선수단에 세계 최강 태극 궁사들이 금빛 청량제를 잇따라 선사한다.한국 양궁대표팀은 18일부터 나흘간 벌어지는 ‘골드 시리즈’에 나선다.88서울올림픽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4종목 가운데 최고 3개의 금메달을 수확한 한국은 이번에 사상 첫 전 종목 석권을 꿈꾼다. 물론 파나티나이코 양궁경기장의 상상을 초월하는 돌풍이 가장 두려운 적으로 부상했다.그러나 한국 여자양궁의 호적수 나탈리아 발레바(35·이탈리아)와 시드니 남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사이먼 페더웨이(35·호주) 등이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거푸 64강전에서 탈락했지만 디펜딩챔피언 윤미진(21·경희대)과 박성현(21·전북도청) 막내 이성진(19·전북도청) 등 태극 전사들은 이변없이 16강에 안착했다.여궁사 트리오가 먼저 금 시위를 당긴다.18일 하루 동안 개인전 16강부터 결승까지 줄줄이 치러지는 것. 지난 12일 랭킹라운드에서 박성현이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는 등 1∼3위를 한국이 휩쓸어 대진도 환상적이다.출전 선수 3명은 4강에 올라야만 마주친다. 4년 전 시드니에서 여고생의 나이로 2관왕(개인·단체)을 차지한 윤미진은 다양한 국제 대회를 통해 쌓은 노련미와 담력,오조준(풍향에 따라 조준을 달리하는 것) 능력이 탁월해 누구나 인정하는 금메달 0순위다.라이벌 박성현은 지난해 세계선수권과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이어 윤미진과 결승에서 맞붙길 고대한다.특히 근력이 뛰어난 박성현은 여자 선수중 가장 무거운 활을 사용,상대적으로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 게 강점이다.또 막내들이 금맥을 캐는 ‘큰 일’을 저질렀던 역대 대회에 비춰 이성진도 주목된다.언니들에 견줘 겁없이 활 시위를 당길 수 있는 게 큰 무기다.19일에는 임동현(18·충북체고) 박경모(29·인천 계양구청) 장용호(28·예천군청) 등이 올림픽 사상 남자 개인전 첫 금 사냥에 나선다. 대진은 그리 좋지 않다.랭킹라운드에서 각각 1·4·5위를 차지해 8강에서 박경모와 장용호가 집안 싸움을 벌이고 승자가 준결승에서 임동현과 격돌한다.그러나 누가 결승에 오르든지 금메달을 목에 걸기에 손색이 없다.20일과 21일 단체전에서도 한국 양궁의 금빛 행보는 계속돼 여자는 5연패,남자는 2연패에 각각 도전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이상폭염 더 자주 온다

    온실효과에 따른 지구온난화의 여파로 지난해 프랑스에서 1만 5000여명의 사망자를 낸 것과 같은 이상폭염이 21세기 후반에는 더 자주,더 오래,더 세게 발생할 것이라고 미 국립대기연구센터(NCAR)가 13일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게재된 연구보고서를 통해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노인과 허약자들의 사망이 크게 늘어나고 옥수수와 콩 등 농작물 수확에 큰 타격이 우려되며 연료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NCAR의 제럴드 미흘,클로디아 테발디 등 두 연구원이 컴퓨터를 이용,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배출량 증가 등을 고려한 기후예측모델을 동원해 실시한 가상실험 결과 지중해 연안 등 유럽 지역과 북미 남부와 서부 지역에서 이같은 이상폭염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파리 지역의 이상폭염은 연간 8∼13일 정도 발생하지만,21세기 후반에는 연간 11∼17일 정도로 30%가량 증가하고,북미 지역에서는 6∼9일 정도 발생하는 이상폭염이 9∼10일 정도로 25%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재는 이상폭염 현상이 연간 한 차례밖에 발생하지 않지만 앞으로는 연간 두 차례 이상 여러 차례 발생할 수 있으며 폭염의 강도와 지속기간이 모두 강화될 것으로 이들은 우려했다. 한편 프린스턴대학의 스티븐 파칼라와 로버트 소콜로 교수는 같은 ‘사이언스’에 발표한 또 다른 연구보고서에서 태양열이나 풍력,원자력 등 대체에너지 활용과 에너지 절약 등 15가지 기술을 활용,2054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50억t 감축할 수 있으며 그럴 경우 지구온난화를 통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잘먹고 잘살자] 토종 웰빙을 찾아서-의성 마늘

    [잘먹고 잘살자] 토종 웰빙을 찾아서-의성 마늘

    “진품 ‘의성 마늘’을 보내 주세요.” 웰빙식품의 대명사격인 ‘마늘’의 고장 경북 의성에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2·7일 마늘장이 설 때면 새벽 4시부터 전국에서 마늘을 사려고 몰려든 중간거래상들로 북새통을 이룬다.햇마늘 출하 1개월여 만에 품귀조짐을 보이면서 부르는 게 값이다.웰빙 열풍 속에 조선 후기부터 명성을 떨친 의성 마늘의 유명세를 실감케 하고 있다.의성 마늘은 우리 조상대대로 재배돼 온 재래종을 의성의 기후와 토양에 알맞게 개량한 ‘신토불이’ 품질로 인기다.이같은 열풍은 마늘에 항암·항균성분은 물론 고혈압·동맥경화·당뇨 등 각종 성인병 및 사스(SARS)예방,노화방지,피부미용 등의 효능이 있다는 과학적 검증 결과가 알려지면서 더욱 위세를 떨치고 있다.미국 국립암연구소는 최근 항암효과에 가장 좋은 식품이 마늘이라고 발표했었다. ●마늘은 일해백리(一害百利)다. 냄새를 빼고는 100가지 이로움이 있다는 마늘은 백합과에 속하는 파류로 땅밑에 마늘통이 있다.성분은 수분이 80%,단백질이 약 3% 함유돼 있다. 마늘의 냄새는 항균작용이 탁월한 정유성분 때문이며,매운맛은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알리신 성분에 의한 것이다.그동안 우리 국민의 대표적 양념으로 사용됐던 마늘은 이제 웰빙바람을 타고 다양한 기능성 건강식품으로 가공돼 출시되고 있다.마늘고추장,마늘가락엿,마늘청국장,마늘분말,마늘음료,마늘환 등이 있다.마늘을 사료로 한 마늘소,마늘포크,마늘닭,마늘계란도 상품화됐다.의성마늘고추장가공공장 마말연(48·사곡면 오상리) 대표는 “올들어 웰빙 붐으로 주문이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었다.한달에 주문이 2000여㎏(2000여만원)씩 밀려들지만,물량부족으로 다 보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최근 미국의 ‘2004 무역박람회’에 참가해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마늘환은 현재 수출상담 중에 있다. ●의성마늘 웰빙붐으로 주문 3배 이상 폭증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인 마늘의 국내 역사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 한다.마늘은 단군신화에서 웅녀를 사람으로 변신하게 한 신비의 식물로,우리 민족과는 더없이 친숙한 존재다. 의성에서 마늘이 재배된 것은 조선 11대 중종 21년(1526년)부터다.의성은 한서와 일교차가 특히 심한 내륙지역으로 기후가 마늘 성장기(11월∼다음해 6월)에 체내 유효성분 축척량을 늘려 고유의 향과 매운 맛,약리성분을 높여 준다. 마늘통을 치밀하고 단단하게 해 저장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토양은 부식토로 탄산칼슘 등 각종 무기질 성분이 풍부하다. 특히 의성 마늘은 군이 자체 개발에 성공한 주아(珠芽·마늘 쫑에 생기는 새끼 마늘)재배법을 이용,논에서 재배해 품질이 깨끗하고 즙액이 많은 것으로 정평나 있다. 이런 우수성으로 지난 2000년 전국으뜸농산물 품평회에서 채소부문 대상의 영예를 차지했다.의성 마늘은 이달부터 일본에 36t(2억 2000만원)이 수출된다.의성 사람들은 예부터 마늘을 만병통치약쯤으로 생각하고 있다.그래서 누구나 마늘을 즐겨 먹는다. 김원택(49·단촌면 후평리)씨는 “마늘이 몸에 좋다는 것은 조상때부터 체득된 것”이라며 “마늘을 상복하면 성인병은커녕 잔병치레조차 않는다.”고 자랑했다.의성이 전국 최고의 장수촌이라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듯하다.의성 마늘은 올해 5255농가가 1513㏊에서 1만 3163t을 수확해 660여억원의 수입이 예상된다.점유율은 전국 전체의 4%,한지마늘 24%다. ●의성마늘 이렇게 골라요 국내에 유통되는 마늘은 한지형 의성마늘과 난지마늘(대서·남도마늘),중국산 수입마늘로 구분된다.그러나 값싼 외지산 마늘이 의성마늘로 둔갑하는 사례가 계속돼 소비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쪽수가 6∼8쪽인 의성마늘은 수확기가 난지형 마늘보다 1개월 늦은 6월 하순이며,7월부터 깐마늘이 아닌 통마늘 형태로 유통된다.외형상 쫑대를 중심으로 마늘쪽의 끝이 밀착돼 있고,제비 꼬리 모양을 하고 있다.특히 타지산 마늘과는 달리 즙액이 많아 빻거나 잘라 붙여도 다시 붙는 특징이 있다. 의성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한국경제 이것이 궁금하다] 내수회복 언제 될까

    [한국경제 이것이 궁금하다] 내수회복 언제 될까

    ■ 내수회복 언제 될까 “6월을 고비로 힘겹게 살아나고 있다.”(재정경제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며 내년에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민간경제연구소) 경제회복의 관건이 민간소비 회복이라는데 민(民)·관(官)은 이견이 없다.그러나 회복시기를 둘러싸고는 전망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정부는 지난 6월 도·소매 판매액이 지난해 6월에 비해 1.6% 증가한 것을 두고 “드디어 힘겨운 반등에 성공했다.”며 박수를 쳤다.그러나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비교대상인 지난해 6월 성적표(-0.2%)가 좋지 않은 데 따른 착시현상”이라며 시큰둥해했다. 6월 지표에 대한 해석 차이는 소비회복 시기에 대한 시각차로 이어진다.정부는 6월을 고비로 미약하게나마 감지된 소비 회복세가 하반기로 갈수록 점점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상반기에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마이너스 0.1%였으나 하반기에 소폭이나마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정부가 이렇듯 희망섞인 관측을 내보이는 또하나의 근거는 소비침체의 무거운 족쇄였던 신용불량자의 감소세다.급증하던 신용불량자는 400만명 문턱에서 지난달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소비 하락세가 멈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당분간 지지부진하게 횡보하는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삼성경제연구소도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0.2%로 전망해 내년에도 본격적인 회복세를 점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스태그플레이션 올까 최근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침체속에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도저히 같이 올 수 없는 병이 한꺼번에 도진 합병증이다.그런 만큼 경제정책 입안자들이나 경제학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난치병’이기도 하다.과연 우리 경제는 이 난치병에 걸렸을까.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은 “아직은 아니다.”라며 언론의 호들갑을 탓한다. 한국은행 임원을 지낸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우리 경제가 올해 5% 안팎의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정도면 결코 나쁜 성적(경기침체)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설사 경기침체 국면이라고 하더라도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간주하려면 물가상승세가 상당기간 지속돼야 한다는 것. 과거 두차례의 스태그플레이션을 떠올리면 이같은 지적에 좀 더 설득력이 실린다.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이 공통으로 경험한 스태그플레이션은 오일쇼크와 함께 찾아왔다.1·2차 오일쇼크때,우리나라 성장률은 반토막 또는 마이너스로 추락했고,물가상승률은 30%대에 육박했다. 당시는 고도 성장기-고금리 시대였던 만큼 단순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지금의 상황은 사뭇 낫다.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5%대 중반으로 지난해 성장률(3.1%)을 웃돈다.소비자물가도 올들어 7월까지 3.5% 올랐다.지난해 물가상승률은 3.6%였다.물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7∼8월 연속 4%를 넘을 것이 확실시돼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정부는 수확기가 시작되는 9∼10월부터 물가가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재정경제부 이승우 경제정책국장은 “지금이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결코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변수는 국제유가다.지금과 같은 유가의 고공행진이 지속된다면 물가도 동반 고공행진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수출전선 이상없나 수출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2002년 하반기 이후 경기침체 속에 수출 혼자서 우리경제를 이끌어 온 터라 가능성의 현실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들어 수출 성장세의 약화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된다.올들어 우리나라의 하루평균 수출액은 지난 4월 9억 4000만달러를 정점으로 5월 9억 3000만달러,6월 8억 7000만달러로 줄곧 하락해 왔다.7월에는 주5일근무제의 시행으로 계산법이 바뀌면서 8억 9000만달러로 다소 올랐으나 종전기준을 적용하면 8억 6000만달러로 떨어진다. 한국은행 조사에서도 향후 경기에 대한 수출기업의 전망이 내수기업보다 더 많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그동안 수출을 이끌어왔던 반도체,자동차,휴대폰 등 5대 수출품목(전체수출의 47% 차지)이 내년에는 공급과잉 또는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이럴 경우 내년의 경제성장률이 크게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반도체의 지난 6월 재고량은 9248억원어치로 2001년 4월 이후 가장 많다.유가폭등으로 원자재 가격도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월 210억달러 이상의 수출은 가능할 것”이라면서 “특별한 악재가 없는 한 우리 수출의 견조한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대한상공회의소 이현석 조사본부장은 “수출경제의 활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기업의 적극적인 신기술 개발과 시장개척,정부의 환율안정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기업 투자 왜 안하나 자금의 선순환 고리가 끊어지면서 기업 설비투자가 2년 가까이 바닥을 헤매고 있다.설비투자 부진은 지금 당장의 침체를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향후 성장동력을 약화시키는 것이어서 치명적인 ‘경제질환’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의 설비투자는 2002년 4·4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13.8% 증가한 것을 정점으로 내리막을 걷기 시작,올들어서도 1분기 -3.8%,2분기 2.6% 등 바닥권에 머물고 있다.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설비투자율(국내총생산에서 설비투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1분기 8.9%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8.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때문에 기업들의 시설자금 대출이 극도로 부진한 가운데 회사채 발행도 크게 줄었다.지난달 회사채 발행은 2조 5641억원에 그쳐 전월의 6조 5021억원보다 60.6%나 줄어들었다. 이는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노사관계 불안,지정학적 위험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된 탓이다.기업들은 벌어들인 돈을 시설투자에 쓰지 않고 내부유보나 주식배당,자사주 매입 등에만 쏟아붓고 있다.주력 수출업종들이 국내투자를 촉진하는 업종이 아니란 것도 구조적인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휴대폰 등 IT(정보기술)업종은 생산설비의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아 자본재산업 발전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개혁’과 ‘성장’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정부정책에도 불만을 쏟아낸다.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기업들이 국내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정부정책 어디로 가나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하지도(확장),그렇다고 위축시키지도(긴축) 않겠다는 것이다.한마디로 ‘중립’이다.돈(재정)을 더 풀지는 않되,더딘 경기회복 속도를 감안해 앞당겨 푸는 쪽을 선택했다.정부가 이같은 선택을 한 데는 금리·환율 등 전통적인 거시정책 수단을 동원할 처지가 못되기 때문이다.금리를 올리자니 가뜩이나 얼어붙은 내수가 더 침체될 수 있고,내수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리자니 부동산 투기가 불안하다.환율도 마찬가지다.끌어올리면 내수가,가만 놔두면 수출이 타격을 입는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의 이같은 옹색한 처지와,이에 토대한 정부의 정책기조에 일단 동조한다.과거와 달리 거시정책 수단을 쓸 여지가 별로 없어 정부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같이 한숨짓기도 한다.그러나 일부 경제전문가와 야당은 ‘미세 처방’에서 정부와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바로 감세(減稅)정책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기업의 법인세와 개인의 소득세를 과감히 깎아줘 투자 및 소비할 여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오고 있다. 한나라당도 이에 적극 동조한다.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 거시경제팀장도 “감세정책을 고려할 만하다.”고 제안했다.그러나 정부는 감세정책보다는 재정지출 확대 및 규제 완화가 더 효과적이라고 반박한다.재정경제부측은 “감세보다 재정지출 확대가 경기부양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은 경제학 원론에도 나와 있다.”며 “1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재정지출을 더 확대할 여력이 없는 만큼 기업투자를 가로막는 덩어리 규제를 과감히 풀어 투자회복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측은 “경제학 원론의 주장은 효율성 있는 정부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면서 “현재 상태에서는 기업과 개인으로 하여금 돈을 쓰게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반박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잘먹고 잘살자] 토종 웰빙 무안양파

    [잘먹고 잘살자] 토종 웰빙 무안양파

    웰빙 바람으로 ‘토종’기능성 식품이 뜨고 있다.한동안 냄새 난다고,먹기 힘들다고 기피했던 양파와 마늘 등이 ‘성인병 예방의 특효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웰빙 태풍은 드넓은 전남 무안반도에도 휘몰아 치고 있다.올들어 양파즙 주문량이 3배 이상 늘었다.열을 가해도 영양소가 고스란히 살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압축기로 양파즙만을 내는 흑염소 집이 불황중에도 깃발을 날리고 있다.무안읍에만 12곳,나머지 8개 면마다 2∼5곳이나 된다.양파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무안 양파는 시뻘건 황토밭에서 넉넉한 일조량과 맑은 물이 합작으로 빚어낸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같은 열풍은 양파 겉껍질에는 황색 색소(퀘르세친)가, 한꺼풀 벗긴 껍질에는 세포 생리활성 물질(셀레늄)의 함량이 높아 각종 성인병과 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분석을 타고 식을줄 모르고 있다. ●양파야 놀러가자 우리가 먹는 양파 껍질은 6∼9겹으로 사실은 줄기가 자란 것이다.한겹 한겹 벗겨 된장에 ‘쿡’ 찍거나 된장국에 양념으로 넣거나 간짜장으로 먹던 수준은 이제 고전이다.무안에서 소비촉진의 고육책으로 내놓았던 양주(양파소주)가 한동안 인기를 끌었고 웬만한 식당마다 양파김치로 손님을 끌었다.이제는 양파음료·양파식초·양파분말(환)·양파즙·양파수프에 이어 양파목욕까지 온통 양파 천지다. 웰빙 바람으로 올들어 판매량이 2배로 늘었다는 무안 현대영농조합법인의 김길중(48) 총무부장은 “인터넷 판매망을 통해 양파즙은 하루에 80∼90상자(1상자 150개들이),양파음료는 한달에 1억 2000만원(2000상자)어치를 판다.”고 말했다.양파음료는 이달에만 일본에 5200만원어치를 수출한다. ●왜 무안양파인가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인 양파는 19세기 말 일본을 거쳐 개량종인 미국산이 한국에 들어왔다.분지형 황토밭이 펼쳐진 무안반도에서 양파 재배는 1942년쯤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양파는 겉껍질과 색깔로 흰양파·노란양파·빨간양파가 있다.이집트에서 피라미드를 쌓을 때 스태미나 식으로 제공한 게 양파였다고 한다. 서해안선을 낀 무안반도는 봄에서 여름 사이가 특이하게도 길다.이때는 양파의 수확시기(4∼6월)로 온종일 해가 비춰서 줄기가 알차고 치밀하게 찬다.여기다 토양은 식양토로 황토 성분이 많고 미네랄 성분도 높다.무안양파는 껍질을 까서 그냥 먹으면 달착지근하고 상큼한 향이 입안에 감도는 느낌으로 타지역 산과 구별된다. 무안 어느 마을을 가나 보리차처럼 양파차를 주전자에 끓여놓고 마신다.끓이기가 귀찮다 보니 지금은 집집마다 냉장고에 양파즙 봉지가 가득하다. 밥 먹고 물 대신 마시고 폭염을 식히는 음료수 대체용으로 즐긴다.송경식(40·망운면 목서리)씨는 “술을 먹은 뒤에 반드시 양파즙을 먹는 데 머리가 아주 개운하다.애들은 꿀을 조금 넣어 즙을 냈더니 음료수보다 더 찾는다.”고 했다.이성만(34·청계면 복길리)씨는 “서울에서 암 환자들이 효과를 봤다며 올해 양파즙 주문을 많이 받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준으로,무안 양파는 2522㏊에서 15만 1300t을 수확해 605억원(4200농가)을 벌어들였다.점유율은 전국 대비 20%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양파 제대로 활용하자 중국인들의 요리는 온통 기름 뒤범벅이다.하지만 동맥경화나 고혈압·중풍 등 성인병 발병률이 전세계에서 가장 낮다.요리에는 물론 매끼 식탁에 양파가 반드시 올라가기 때문이다. 무심코 까서 버리는 양파 겉껍질에는 퀘르세친 성분이 가장 많다는 게 과학적으로 입증됐다.옛날부터 무안 주민들은 겉껍질만을 모아 보리차처럼 끓여서 마셔왔다.양파향이 뇌를 자극해 정신안정과 수면을 도와준다 해서 수험생들에게도 인기다. 맵고 자극적인 양파는 열을 가하면 단맛이 나고 향기가 난다.식초를 치면 매운맛이 사라지고 단맛이 난다.자장면을 먹을 때 식초를 치는 이유다. 고기를 삶을 때도,육수를 낼 때도 양파가 잡냄새를 없애준다.생선에 양파즙을 뿌리면 비린내가 사라지고 설탕 대신 양파를 넣기도 한다. 양파 식초는 생선튀김이나 샐러드 드레싱으로 아주 그만이다.양파를 가늘게 썰어 병에 담고 술을 부으면 위장과 간을 보호하는 양파주가 된다. 또 양파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소금에 절였다가 배추김치 담그듯하면 양파김치가 된다.다림질할 때 옷이 눌면 양파를 자국에 대고 문지르면 없어지기도 한다. 좋은 양파는 만져봐서 단단하고 탄력이 큰 것이다. 양파는 살균 및 해독 작용으로 육류를 주식으로 하는 서양인들에게도 대접받기 시작했다.
  • [국제플러스] NYT “북한군 군사분계선 월경”

    |뉴욕 연합|북한 군 병사들이 최근 군사분계선 남쪽인 판문점 인근 대성리 마을로 몇 걸음 들어와 의자에 앉은 채 농작물 수확에 바쁜 주민들을 지켜보곤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뉴욕타임스는 이날 DMZ(비무장지대)내 유일한 민간인 마을인 우리측 대성리 마을에 대한 현지방문 기사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으나 북한 병사들이 월경을 한 정확한 시기와 규모,그런 사실을 알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또 북한 병사들이 월경을 한 목적에 대해서도 ‘심리전의 일환이거나,단순히 남쪽 주민들을 당황시키려는 행위’라고 전해 서해 NLL 침범 때와 같은 의도적 도발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 한국경제 ‘최악의 3재’ 허덕

    한국경제 ‘최악의 3재’ 허덕

    한국경제가 안팎 악재로 또다시 짙은 안개속으로 빠져들고 있다.예고된 상승이라지만 7월 물가가 ‘살인적으로’ 치솟고,국제유가는 연일 고공행진이다.국제테러 위협까지 겹쳐 종합주가지수마저 연중 최저치로 주저앉았다.코스닥지수는 사상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일 고유가 대책 마련에 착수하는 등 심리적 불안을 잠재우는 데 발빠르게 움직였다.하지만 시장의 불안감을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더욱이 물가대책으로 예고한 이동통신료 인하와 담뱃값 인상 연기도 ‘오리무중’이어서 자칫 사후약방문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체감물가인 생활물가(구입빈도가 잦고 필수적으로 구입하는 156개 품목의 물가)는 지난해 7월에 비해 5.8%나 올랐다.2001년 8월(6.0%) 이후 2년11개월 만의 최고치다.장마와 폭염으로 채소 등 식료품값(8.4%)과 서울시 교통체계 개편으로 버스·지하철요금 등 교통·통신비(3.5%)가 크게 오른 탓이다.교육비(5.2%)와 광열·수도비(4.8%)도 많이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도 1년 전에 비해 4.4% 상승,1년4개월 만에 4%대를 돌파했다.8월에도 4%를 넘을 것이 확실시 된다.이로써 올 들어 7월까지의 평균 물가상승률은 3.5%.정부가 당초 설정한 1차 마지노선(3%안팎)은 이미 뚫린 지 오래다.정부는 2차 마지노선으로 3%대 중반을 설정해 놓았지만 이마저도 위태롭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 시간외거래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43.92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국내 수입원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도 계속 오름세다.수급불안과 국제테러 긴장감이 고조된 데 따른 여파다.미국정부는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가 뉴욕증권거래소 등 주요 금융기관을 공격목표로 삼고 있다는 첩보에 따라 이날 경계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등 아시아 주식시장이 된서리를 맞았다.종합주가지수는 지난주말보다 2.14%(15.75포인트)나 떨어진 719.59로 마감,연중 최저치(5월17일 728.98)를 갈아치웠다.일본(0.91%) 타이완(1.29%)보다 하락폭이 훨씬 크다.코스닥지수도 325.18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유가동향을 면밀히 살펴 정부 차원의 실효성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6일 열리는 경제장관간담회에서 고유가 대응책을 집중 논의,발표할 것으로 보인다.재경부 이승우 경제정책국장은 “최근의 물가상승은 일시적 현상으로 농산물 수확기에 접어드는 9∼10월부터는 상승세가 진정될 것”이라면서 “물가대책이 실행되면 연간물가가 3%대 중반에서 잡힐 것으로 보여 현재로서는 경제운용 기조를 바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동통신료 인하는 업계의 반발을 의식한 정보통신부의 소극적 태도와 ‘부총리가 시장경제 사수를 외치면서 시장가격마저 인위적으로 조작하려 한다.’는 비판에 부딪쳐 지지부진한 상태다.설사 성사되더라도 한 자릿수의 소폭인하에 그칠 전망이다.올 10월로 예고된 담뱃값 인상시기를 한두달 늦추는 방안도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아직 조율을 끝내지 못한 상태다. LG투자증권 전민규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이 4∼5%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을 거론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세계경기 둔화조짐 등 각종 악재가 겹쳐 우울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AFC 아시안컵] 본프레레호, 그래도 희망을 보았다

    ‘공격은 합격,수비는 낙제.’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31일 중국지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이란과의 8강전에서 3-4로 패하면서 탈락했다. 한국은 설기현 이동국 김남일이 골을 넣었지만 상대 알리 카리미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고 박진섭이 자책골까지 기록해 눈물을 흘렸다.상대전적에서도 7승3무7패로 동률을 허용했다. 44년 만의 정상 탈환을 목표로 장도에 올랐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특히 새 사령탑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의 첫 공식대회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그러나 본프레레 감독도 짧은 기간의 담금질이라는 시간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한국은 아시안컵을 통해 전반적인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또 한번 절감했다.특히 수비라인의 젊은피 수혈은 제1의 과제로 떠 올랐다.그동안 고질적인 문제로 여겨져온 골 결정력이 해소 가능성을 보인 것은 그나마 작은 수확으로 평가된다. 본프레레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득점을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공격수를 늘려야 한다.”면서 공격적인 축구를 했다.또 선수파악을 위해 보다 많은 선수들을 교체투입했다.거스 히딩크와 움베르투 코엘류 등 전임 감독에게 외면받은 이동국을 중용했고,안정환 대신 차두리를 선발로 내세우며 변화를 꾀했다. 이는 상당한 효과를 거둬 공격력은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본프레레 감독도 “대회 초반보다 득점이 많이 이뤄진 것이 향상된 점이다.”고 말했다.또 “잘하는 선수가 많았는데 그중에서 11명만을 선발한다는 것이 문제였다.”고 말해 선수들의 기량을 높이 평가했다. 반면 수비는 대수술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겼다.주전 수비수 김태영(34) 최진철(33) 이민성(31)은 노련미는 뛰어났지만 모두 30세 이상으로 체력과 스피드가 떨어지는 약점을 그대로 노출했다.김진규(19) 박재홍(26) 등 대체 수비수가 있지만 이들은 경험부족 등 한계를 드러냈다. 본프레레 감독은 아시안컵을 통해 선수 장·단점 등 한국축구에 대해 많은 것을 파악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본프레레 감독도 “세대교체는 다음달 올림픽이 끝난 뒤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올림픽팀에서 상당수 선수들을 수혈받겠다는 의도다.따라서 한국대표팀에 조만간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본프레레호는 다음달 8일 베트남전을 시작으로 레바논(10월13일) 몰디브(11월17일)와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을 치른다.7조의 한국은 2승1무로 현재 조 수위를 달리고 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山도 경영시대] ‘山경영’ 길 안내합니다

    [山도 경영시대] ‘山경영’ 길 안내합니다

    산림정책은 그동안 일방통행 방식과 소수에 혜택이 집중되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정부가 밥상을 차려놓고 그냥 내버려두다 보니 아는 사람만 와서 먹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산림경영에 성공한 많은 임업인들조차 초기에는 지원여부도 몰라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산주나 임업인,산림경영에 도전해 보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모르면 무조건 물어보라.손해는 안 본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현재 산림청의 산림사업은 크게 11개 분야로 나눠진다.경제수 조림사업부터 민유림숲가꾸기,밤·표고육성,산림복합경영,임업인 홈페이지,임도시설,산림병해충 방제 등 매우 다양하다. 국내 임산물 수출 효자 품목이며 가장 선호되는 밤나무만 보더라도 지원 분야가 매우 다양하고 폭넓어 산주가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우선 벌채허가만 받으면 지장물제거비용의 90%,밤나무 묘목비용(㏊당 57만원)의 40%,작업로 개설(㎞당 300만원) 자금의 40%,방제장비(대당 평균 2300만원) 구입비용 40%를 지원받을 수 있다.밤을 수확하는 시점에는 저온저장고 설치자금의 40% 보조를 비롯해 수집장비 구입자금의 70% 융자,간벌과 가지 정비작업(㏊당 120만원)의 40%가 보조된다.특히 출하조절 자금 등 밤 수매자금의 경우 100% 융자가 가능하다. 배정호 산림청 임산물이용과장은 “농업분야에 비해 소득사업 지원이 적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산주 스스로가 관심을 갖고 적극 나선다면 작지만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山도 경영시대] 친환경 먹거리 寶庫…고소득을 캔다

    [山도 경영시대] 친환경 먹거리 寶庫…고소득을 캔다

    산(山)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그대로 방치하거나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개발 대상으로 바뀌어 산도 이제는 소득창출 수단으로 떠오르는 등 ‘경영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주40시간 근무가 시작되면서 산주(山主)는 물론이고 산림정책 관계자나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산에 대해 새롭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산주와 산림정책 관계자,전문가들은 산을 단순한 레저공간이 아닌 공익적 기능을 지키면서 소득을 창출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최근 전국 규모의 세미나를 잇달아 여는 등 효율적인 ‘산림경영’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산은 무궁무진한 자원 2003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토의 65%인 650만 2000㏊가 산이다.그러나 산에서 얻어지는 임산물 생산은 국내총생산의 0.5%(3조 1083억원)에 불과하다.지난 30년간 이뤄진 산림정책의 근간이 치산녹화에 집중됐기 때문이다.심고 기르기만 했지 활용은 미흡했다.그러나 이제 산림정책이 변하고 있으며 변해야 한다. 이미 우리 산의 나무는 1973년과 비교해 5배 이상 증가,나무 총량이 4억 4800만㎥에 달한다. 그러나 목재를 수확하려면 최소 40년이 걸린다.임업이 부진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산림경영의 다각화가 각광받고 있다.나무는 그대로 두되,나무 아래 등 산에 펼쳐진 공간을 이용해 단기적으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다. 밤나무,표고,송이와 취나물·고사리·두릅 등 산채류,조경수 재배 등이 그것이다.이같은 단기소득 임산물 생산은 지난해 임산물 총생산(3조 1083억원)의 약 51%를 차지하는 등 매년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윤영균 산림청 산림자원국장은 “농산물과 달리 산을 활용해 재배할 수 있는 작물은 기술이나 가격 등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데 그런 사실을 아는 산주들은 많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사유림 활용이 관건 산림청은 임업이 활성화되려면 산림의 70%(460만㏊)를 차지하는 사유림에 대한 경영이 우선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그러나 사유림은 산주가 217만명이나 된다.소유만 한 채 돌보지 않는 부재산주가 50%다.특히 산주 1인당 보유면적이 2.1㏊로 소규모다. 산림청은 우선 10㏊ 이상 보유자를 대상으로 산림경영의 필요성과 성과를 설파하고 나섰다.소규모 산주에게는 여럿이 공동으로 작업하는 협업경영과 위탁운영을 주선하고 있다.국립산림과학원도 손이 덜 가면서 일정 수입이 보장되고 위탁경영이 가능한 수종을 개발,보급에 나서고 있다. ●산주들도 나섰다 지난달 19일 산림청은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산주와의 만남’ 행사를 가졌다.산주들은 정부의 지원내용과 사업신청 절차에 큰 관심을 보였다.대리경영과 개발 범위,소득이 용이한 수종 등 경영에 대해서도 질문이 잇따랐다.만남의 장에 참석했던 김태규(55)씨는 “산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얼마되지 않았지만 그날 만남을 통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특히 이들은 산주들이 관련 정보를 얻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을 건의하고,가칭 ‘전국산주협의회’를 결성했다. 산림청도 이날 ‘올해의 산주상’을 제정,산주를 독림가와 산림후계자 같은 정책의 주요 관리 대상에 포함시켰다.산주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foa.go.kr)에 ‘산주방’을 개설키로 약속했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주간 물가 동향]붉은 상추값 천정부지

    채소값이 폭등하고 있다.지리한 장마로 채소류의 생육조건이 좋지 않아 수확량이 크게 줄어든 반면,바캉스철을 맞아 오히려 수요는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에 따르면 무·붉은 상추·대파·배추 등 채소류는 35∼130%나 급등하는 폭등세를 보였다.무(개)는 지난주(1350원)보다 무려 130% 가까이 폭등한 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전년 같은 기간(1000원)보다는 3.1배나 치솟았다. 붉은 상추(100g)도 천청부지로 뛰어오르고 있다.적상추는 전주(1100원)보다 100% 가까이 급등하며 2100원에 마감됐다.지난해(510원)보다 4배 가까이나 상승했다.대파(단)는 지난주(850원)보다 650원이 오른 1500원,배추(포기)도 600원이 뛰어오르며 23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박찬혁 농협 하나로 클럽 채소부 부장은 “채소값이 폭등하는 것은 장마기간 동안 채소류의 생육이 부진해 출하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데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탓”이라고 밝혔다. 수박(8㎏)도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는데 비해,긴 장마로 노지 수박이 큰 피해를 입어 생산량이 따라 주지 못해 큰 폭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수박은 지난주(9500원)보다 3300원이 오른 1만 2800원에 매매됐다. 하지만 출하량이 늘어난 토마토(100g)와 복숭아(4.5㎏)는 각각 10원,900원이 떨어지는 소폭의 내림세를 탔다.육류는 돼지고기(100g)만 전주보다 10원 올랐을 뿐,쇠고기와 닭고기 등은 보합세를 보였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주간 물가 동향]붉은 상추값 천정부지

    [주간 물가 동향]붉은 상추값 천정부지

    채소값이 폭등하고 있다.지리한 장마로 채소류의 생육조건이 좋지 않아 수확량이 크게 줄어든 반면,바캉스철을 맞아 오히려 수요는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에 따르면 무·붉은 상추·대파·배추 등 채소류는 35∼130%나 급등하는 폭등세를 보였다.무(개)는 지난주(1350원)보다 무려 130% 가까이 폭등한 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전년 같은 기간(1000원)보다는 3.1배나 치솟았다. 붉은 상추(100g)도 천청부지로 뛰어오르고 있다.적상추는 전주(1100원)보다 100% 가까이 급등하며 2100원에 마감됐다.지난해(510원)보다 4배 가까이나 상승했다.대파(단)는 지난주(850원)보다 650원이 오른 1500원,배추(포기)도 600원이 뛰어오르며 23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박찬혁 농협 하나로 클럽 채소부 부장은 “채소값이 폭등하는 것은 장마기간 동안 채소류의 생육이 부진해 출하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데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탓”이라고 밝혔다. 수박(8㎏)도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는데 비해,긴 장마로 노지 수박이 큰 피해를 입어 생산량이 따라 주지 못해 큰 폭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수박은 지난주(9500원)보다 3300원이 오른 1만 2800원에 매매됐다. 하지만 출하량이 늘어난 토마토(100g)와 복숭아(4.5㎏)는 각각 10원,900원이 떨어지는 소폭의 내림세를 탔다.육류는 돼지고기(100g)만 전주보다 10원 올랐을 뿐,쇠고기와 닭고기 등은 보합세를 보였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시민단체들이 만든 프로그램

    여름방학을 맞아 시민·사회단체들이 운영하는 다양한 종류의 캠프가 앞다퉈 개설되고 있다. 시민단체들이 주최하는 여름캠프는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체나 단체들이 개설한 캠프에 비해 내용이 알차고 비용도 저렴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올여름 각 시민단체들이 준비하고 있는 여름 캠프는 먹을거리·생태·탐사캠프를 비롯해 가족캠프,과학·문화캠프 등 다양하다. 시민단체의 여름캠프는 여흥을 즐기는 일반 여행과는 다른 만큼 참가에 앞서 관련단체 홈페이지나 전화 문의를 통해 캠프의 개설 취지와 일정,참가비용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게 좋다. ●알찬 방학 자연과 함께 환경단체들이 개설한 각종 캠프는 햄버거와 라면 등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아이들의 식생활을 바꾸고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가 담겨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www.kfem.or.kr)은 다음달 17∼19일 충남 홍성군 환경농업마을에서 ‘건강 밥상캠프’를 개최한다.패스트푸드에 길들여져 있는 도시 어린이들에게 우리 먹을거리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봉숭아 물들이기와 황토염색,유기농 채소 수확체험,볏짚을 이용한 달걀꾸러미 만들기 등 도시에서는 체험해 보지 못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환경정의시민연대(www.eco.or.kr)가 마련한 ‘시루떡 학교’도 비슷한 취지에서 개설됐다.다음달 10∼12일과 12∼14일 두차례 지리산 실상사에서 열린다.환경과 먹을거리를 주제로 한 역할극과 함께 ‘건강한 먹을거리와 환경’이라는 강연도 준비돼 있다. 녹색연합(www.greenkorea.org)의 ‘왕피천 청년 생태학교’는 다음달 8∼13일 은어와 연어가 돌아오고 수달이 뛰어노는 경북 울진군 왕피천에서 열린다.야생동물 흔적찾기와 공동체놀이,야영체험 등을 맛볼 수 있다. 또 고양 YWCA의 ‘자연아 놀자’(8월13일·경기 가평 자연학교),안양천살리기 시민모임의 ‘푸른어린이 교실’(8월4∼6일·경기 안성),과천 녹색가게의 ‘얘들아 들꽃 보러 가자’(8월11일·경기 안양),그린패밀리운동연합의 ‘더불어 함께하는 농촌사랑’(8월11∼13일·경기 양평),군산 경실련의 ‘푸름이와 함께 떠나는 여행’(8월9∼14일·전북 군산) 등이 있다. ●신기한 과학·문화유산 찾아서 문화유산 탐방과 과학캠프 등 현장 체험을 통해 우리 문화와 과학의 세계에 대해 눈을 뜰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된다.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www.culturalaction.org)는 26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10차례에 걸쳐 ‘청소년과 함께하는 세계유산/과학문화유산을 찾아서’라는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이 행사는 학생들이 천년의 고도 경주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문화관광부가 참가비의 50%를 후원해 참가비가 7만 5000원으로 저렴하다. 행사에서는 첨성대의 구조파악과 측정,천마총 축조법,석빙고의 원리이해 등 선조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우주과학교육센터는 다음달 4일부터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충북 보은 서당골리조트 천문대에서 우주비행사 선발과정과 로켓제작발사 등 다양한 우주체험을 할 수 있는 ‘NASA 우주비행사 캠프’를 개최한다. 서울 YMCA(www.ymca.or.kr)는 해리포터 마술캠프(8월3∼5일·경기 가평 두밀자연학교)와 하늘을 나는 비행체험캠프(8월10일·경기 화성 어섬비행장),신나는 갯벌캠프(8월12∼14일·충남 태안갯벌학교),어린이 문화탐방단(8월17·18일·서울시내 박물관)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참가비는 행사에 따라 7만∼12만원이다. 진주 YMCA(www.ymca.jinju.or.kr)는 다음달 4∼6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대덕 연구단지 등을 돌아보는 ‘카이스트 과학캠프’를 준비하고 있다.행사에서는 국립중앙과학관 관람과 EXPO과학공원 체험,대덕연구소 견학 등이 마련돼 있다. ●내용·일정·비용 꼼꼼히 체크 서울 YWCA(www.seoulywca.or.kr)는 오는 30∼31일 강원 춘천 남이섬에서 ‘포크음악과 함께하는 가족캠프’를 개최한다.70년대 전설적인 포크아티스트 윤연선씨 등 가수들의 공연과 평화를 생각하는 캠프파이어 등 다채로운 행사가 개최된다. 한국스카우트연맹은 다음달 5∼11일 강원도 고성 세계잼버리수련장에서 ‘아·태 및 한국잼버리 대회’를 개최한다.행사에는 50개국 1만 50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업코리아는 다음달 17∼20일 강원도 평창군 보광휘닉스파크에서 전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21세기 대학생 리더 캠프’를 연다.행사에는 홍원탁 서울대 교수와 박세일 한나라당 국회의원,서경석 경실련 중앙위 의장 등 전문가들의 강연이 예정돼 있다. 여름 캠프를 고를 때는 자녀의 적성과 관심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며,시민단체의 홈페이지와 전화문의를 통해 행사 내용과 안전대책,보험가입 여부 등을 알아보는 게 좋다. 캠프에 아이를 보낼 경우 준비물을 꼼꼼하게 챙겨주고,만일의 사태에 대비,인솔자들의 연락처를 꼭 적어둬야 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기자 3인 당일치기 여행 따라잡기

    장마가 끝나면서 불볕 더위가 시작됐다.주 5일 근무제에 방학도 시작됐는데….빠듯한 주머니 사정 탓에 여름 휴가 일정을 제대로 짜지 못했다고 집에만 있기엔 가족들의 ‘눈치’가 보인다.숙박시설은 이미 만원.더이상 예약을 받지도 않는다.이럴 때 당일치기 여행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한 방법.더욱이 충청권은 수도권은 물론 영호남에서도 당일치기가 가능한 곳이다.충청권의 당일치기 여행 3선을 권한다.휴가,꼭 멀리가야만 맛은 아니니까. ●이기철기자의 난지도해수욕장 해수욕장으로는 난지도해수욕장을 권할 만하다.섬 속의 해수욕장인 까닭에 서해안의 해수욕장으로 보기 드물게 물이 깨끗하고,모래는 하얗고 곱다.교통이 비교적 불편하다는 편견 탓인지 사람 손이 덜 닿았다.해수욕장은 경사가 완만하고 파도가 부드러워 가족끼리의 당일치기 여행으론 제격이다. 토요일 오전 7시,잠이 덜 깬 아이 둘을 태우고 ‘애마’의 시동을 걸었다.토요 휴무제가 시행됐다고는 하지만 시내에선 막히다가 풀리기가 되풀이됐다.서해안고속도로를 진입하는 데 1시간가량 걸렸다. 일직 분기점에서부턴 ‘아우토반’처럼 시원하게 달렸다.서해대교를 지나자마자 나오는 송악IC까진 시원스럽게 질주한다.중간의 화성휴게소에 들러 애마의 배부터 가득 채웠다.‘탈출’의 느낌을 만끽하며 일직에서 송악까진 1시간 정도로 여유있게 갔다. 9시쯤 송악IC에서 빠져나왔다.한보철강을 지나 두포에서 석문방조제를 탔다.길이 10.6㎞로 동양에서 가장 길다는 석문방조제는 바다 위의 활주로를 달리는 느낌이다.중간에 차를 세워두고 방조제에 올라가 서해안을 내려다봤다.끝없이 뻗은 방조제와 해무 속에 어슴프레 드러나는 올망졸망한 섬들이 장관이었다.왼쪽의 방조제 안은 호수처럼 잔잔하다.갈대숲에 한가하게 백로가 날았다. 배가 출출해지기 시작했다.서해안에선 드물게도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왜목마을로 들어섰다.왜목마을 안쪽 포구가의 교로리횟집(041-353-0897)에서 바지락칼국수(4500원)로 네 식구의 ‘민생고’를 해결했다. 돌아나와 다시 대호방조제(7.1㎞)를 지났다.긴 석문방조제를 건넌 탓인지 감흥은 좀 약했다.곧바로 도착한 곳이 도비도 선착장.선착장 입구의 난지도해수욕장 임시주차장에 차를 무료로 세웠다.주차료 무료.수영복과 그늘막,카메라와 귀중품을 챙기고 난지도행 여객선 표를 끊었다.배삯이 어른 4000원,12살 이하 어린이 3000원.왕복 요금이니 나올 때를 대비해 표를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난지도까지 20분가량 걸렸다.내리자마자 시장통처럼 복잡했다.여객선 승·하차로 뒤엉킨 데다 해수욕장의 청소요금을 받느라 줄이 길게 늘어선 까닭이다.청소비는 어른 700원,어린이 500원.해수욕장까진 걸어서 5분.그늘막을 치고 아이들과 같이 수영복으로 갈아입었다.백사장에 비스듬히 누워 해수욕장 앞의 크고 작은 섬을 느긋하게 감상하는 것도 여유로운 피서법이다.서쪽으론 기암 절경의 암벽이 많다.짜릿한 손맛을 즐기려는 낚시꾼들이 곳곳을 차지하고 있다. 오후 1시30분쯤 허기가 졌다.해수욕장 뒷길을 따라 민박집을 겸한 식당이 늘어섰지만 어디 가서 먹을까 망설여졌다.노란 조끼를 입은 수상안전요원에게 어느 식당이 좋으냐고 물으니 묵묵부답.다시 슬며시 물으니 초가집(041-354-1286)과 바다횟집(041-352-3895)를 가리켰다.생선 종류가 많았는데 자연산으로 믿을 만한 도다리·놀래미·붕장어(아나고)가 있었다.놀래미 회 1㎏에 4만원.굵고 길게 썰어나온 놀래미 회는 달착지근한 맛이 났다.매운탕도 같이 끓여 줬다.아이들을 위해 조개탕(큰것 2만원)과 칼국수(5000원)를 주문했다.샤워는 식당에서 무료로 하게 해줬다.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샤워 비용으로 1000원을 받는다. 식사를 마치니 오후 2시30분.해수욕장 안쪽으로 걸어가면서 기암절벽을 배경으로 찰칵찰칵 셔터를 눌렀다.그러곤 그늘막을 걷어 나왔다. 오후 3시 도비도행 여객선에 올랐다.때마침 1시간짜리 유람선을 탔다.대난지도와 소난지도·비경도를 도는 데 어른 8000원,어린이 4000원.아쉬운 해수욕장의 여운을 달랬다.유람선(041-352-6867)은 예약해야 탈 수 있다. 오후 4시30분,장승공원을 한번 둘러보고 서울로 향했다.암반해수탕(041-351-9300)에 들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피곤한 탓인지 모두 차를 타자마자 곯아떨어졌다.역순으로 되짚어 돌아오니 8시.무리한 느낌이지만 ‘체면’이 서는 하루가 되어 뿌듯했다. 난지도(당진)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한준규기자의 단양팔경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볼거리 먹을거리 많고 유람선도 탈 수 있는 ‘충북 단양’으로 결정했다. 토요일 아침,6시30분에 울린 알람을 끄면서 고민에 빠진다.‘그냥 더 잘까,일어날까.아∼이 피곤해.’하지만 어젯밤 배를 타러 간다는 말에 좋아했던 아들의 얼굴이 떠올라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내복을 입고 자는 아들을 그냥 차 뒷좌석에 눕힌 채 아침 7시를 조금 넘겨 출발했다.집앞 김밥가게에서 김밥을 챙겨 중부고속도로로 향했다.아직 출근시간전이라 길은 잘 뚫렸다. 9시에 문막휴게소에 도착했다.먹다 남은 김밥과 우동으로 아침을 해결했다.2500원짜리 얼큰한 ‘김치우동’이 내 입맛에 딱 맞았다. 남원주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40분쯤 달리자 드디어 단양인터체인지.톨게이트비는 7200원.단양인터체인지에서 단양읍내 방향으로 10여분을 달리다 36번 국도로 좌회전을 해서 ‘장회나루’(043-423-8615)로 직행했다.30분을 기다려 드디어 유람선에 올랐다.우리는 2층 매점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창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단양팔경을 보며 아내와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눴다.배는 충주호를 따라 구담봉 옥순봉과 청풍문화재단지를 돌아본다.1시간30분이 걸렸다.가격은 어른 9000원,아이 4500원.유람선 시간이 부정확하므로 단양에 도착하면 시간을 전화로 문의하는 것이 좋다. 배가 출출해졌다.단양 시외버스터미널옆에 있는 ‘장다리식당’(423-2150)으로 향했다.마늘을 넣고 밥을 한 ‘마늘솥밥’이 유명한 집이다.1인분에 1만원 하는 정식에는 20여 가지의 반찬이 나온다. 단양읍내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도담삼봉으로 향했다.아름다운 경치보다는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하면 음정에 따라 36가지의 모양으로 변하는 ‘음악분수’가 더 재미 있다.음치인 우리가족도 멋지게 한 곡을 불렀다.밤에는 조명과 어우러져 더욱 멋지다.한 곡에 2000원.오후 1시부터 밤 10시까지. 근처 고수동굴은 신기한 종유석과 갖가지 형태의 석순 등이 너무 아름답다.어른 4000원,어린이 1500원.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다시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전설이 어려 있는 온달산성으로 향했다.‘구인사’표지를 보고 30여분을 달리면 된다.산길을 30분 오르자 남한강의 물줄기가 굽이치며 소백산에서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봉우리들이 눈에 들어온다.“저기 보이는 강은 흘러서 한강으로 가고 저 산들이 이어져서 남해까지 가는 거야.”아이에게 설명해주는 내가 더 신이 났다.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이야기도 덧붙였다. 벌써 오후 5시30분,휴일은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간다.이제 국내 최대의 법당이 있는 ‘구인사’로 발길을 향했다.구인사 주차장에 있는 금강식당(423-2594)에서 ‘산채도토리 쟁반냉면’으로 간식을 했다.도토리와 감자가루로 만든 면과 더덕,참나물 등17가지 나물에 시원한 육수를 섞어서 먹는 냉면이다.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양도 푸짐해 한 가족이 2인분만 시키면 간식으로 충분하다.2인분에 1만 8000원. 대한불교 천태종의 총본산인 구인사는 장문실,향적당,도향당 등 50여 동의 건물들이 경내를 꽉 메우고 있다.정말 법당의 규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주차료 3000원. 저녁 7시가 다 되어간다.저녁 먹을 시간이다.맛 있는 돼지갈비집이 있는 제천으로 출발.40여분을 달리자 제천시내 도착,유유예식장 앞에 있는 ‘은화정’(642-7179)에서 돼지갈비를 먹었다.소 갈비처럼 고기결 반대로 얇게 포를 떠 갖은 양념에 숙성시킨 돼지갈비는 씹지 않아도 될 만큼 입에서 살살 녹는다.양도 푸짐하다.덤으로 주는 얼큰한 된장찌개는 좀체 서울에선 맛볼 수 없는 맛이다.정갈하고 담백한 밑반찬은 주인의 인심까지 말해준다.1인분에 7000원.소갈비는 1만 5000원. 저녁 8시30분,든든하게 저녁을 먹자 피곤이 몰려온다.하루종일 아버지 노릇을 하느라 뒷좌석에서 아내와 아이가 잘 때도 열심히 운전을 한 탓이다.찜질방 생각이 났다.제천 구 시청자리 맞은편 ‘유로스파’(646-8833)에 갔다.사우나에서 씻고 시원한 산소방에서 한숨 자니 피로가 말끔히 풀렸다.어른 5000원,아이 3500원.드라마 ‘파리의 여인’을 보고 서울로 출발했다.서울 목동까지 2시간 20분이 걸렸다.뒷좌석에 잠든 아이를 방에 눕히면 ‘오늘 정말 재미있었지,다음에 또 같이 가자.’라고 마음으로 약속하며 뽀뽀를 해주었다. 단양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임창용기자의 논산그린투어 생활이 삭막해질수록 도시인들은 천진난만했던 어릴적 고향의 추억을 떠올리게 마련.집 앞 개천에서 다슬기를 줍던 일,안마당의 평상에 앉아 방금 뽑은 상추에 쌈 싸먹던 모습,복숭아 서리하던 기억 등등. 공해에 찌든 사람들에게 청정 무공해의 농촌 체험은 청량제와도 같다.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농촌체험 코스 ‘그린투어’를 개발해 운영중인 충남 논산을 찾았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연무읍 황화지역의 한 포도밭.대전의 한 유치원에서 온 아이들이 ‘와’소리를 지르며 밭으로 뛰어들려고 한다.주인 아저씨가 황급하게 가로막더니 간단한 수확요령을 알려준다.까맣게 잘 익은 것만 고를 것,꼭 가위를 이용해 마디를 자를 것 등등.포도는 요즘 시중 가격이 높아 많이 따지는 못한다.시식용으로 내놓은 것을 먹은 뒤 1인당 2송이까지 딸 수 있다.요금은 7000원. 다음코스는 점심시간.한 농가를 찾아가니 소박하게 차려진 ‘시골밥상’이 준비돼 있다.논산 특유의 된장인 ‘집장’과 돼지고기 수육,농가에서 직접 키운 상추쌈과 나물무침,집장 장국 및 몇가지 밑반찬 등 음식이 소박하면서도 푸짐하다. 돼지고기 수육에 집장을 발라 상추에 싸 먹는 맛이 일품이다.집장을 풀어 호박 등 야채를 넣어 끓인 장국은 구수하고 시원하다.1인분 5000원. 식사후엔 양촌면 신기리 논산천으로 향했다.대둔산계곡에서 내려온 1급수가 흐르는 하천이다.마침 대전의 한 유치원에서 나들이온 아이들이 물을 첨벙대며 다슬기를 잡고 있다. “선생님,제가 잡은게 제일 커요.”“아니에요 내게 더 커요.” 마치 보석이라도 찾듯 자신들의 머리만한 돌을 들쳐내며 다슬기 찾기에 여념이 없다.다슬기뿐만 아니라 돌에 붙어 있는 작은 벌레 하나에도 신기한 듯 바라보며 웃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더이상 도심의 찌든 일상은 찾아보기 어렵다. 약간 깊어 보이는 곳의 수면에서 무언가 톡톡 튀는게 있어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쉬리란다.자세히 물속을 들여다보니 쉬리뿐만 아니라 피라미·버들치 등이 떼지어 다닌다. 논산천을 나와 가이드를 맡은 논산시청 농정과 직원을 따라간 곳은 방울토마토 밭.논산시청의 농촌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농가의 밭이다.방울토마토는 비닐하우스 안에 심어져 있다. 1인당 5000원만 내면 들어가 마음껏 따먹고,밭 주인이 나누어준 도시락 크기의 용기에 가득 채워 나올 수 있다.빨갛게 익은 것 하나를 따서 입에 넣고 깨무니 새콤달콤한 맛이 혀에 착 달라붙는다. 덜익은 상태에서 수확해 유통과정에서 익히는 것과는 맛의 차원이 다르다는 게 밭 주인의 자랑.농약 대신 해충을 잡아먹는 천적을 이용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따먹어도 된다.아이들은 연신 따먹으면서도 불과 20여분 만에 용기에 방울토마토를 가득 채운다. 방울토마토 대신 복숭아 따기 체험을 선택해도 된다.바로 딴 복숭아를 손수건에 슥슥 문질러 털만 닦아내고 한 잎 베어물면 단물이 금방 입안 가득 찬다.품종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1인당 5∼6개까지 따갈 수 있다.요금은 6000원. 포도 따기,점심식사,다슬기 잡기,복숭아(또는 방울토마토) 따기를 마치니 오후 4시가 된다.당일 체험의 경우 보통 이때쯤 집을 향해 출발하지만 아쉬움이 남으면,도자기 체험(1만 5000원),활쏘기(5000원)도 해볼 수 있다. 논산시 그린투어는 홈페이지(www.greentour.net)에 들어가 코스 선택후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코스마다 논산시청 직원 등 가이드가 동행한다.문의 논산시청 농정과(041-730-1385).농협의 농촌관광 포털사이트(www.greentour.or.kr)에 들어가면 전국의 다양한 농촌체험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경관이 아름답고 쾌적한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팜스테이 마을 93개소,민박마을 40개소,관광농원 68개소가 수록돼 있다.문의 농협중앙회 농촌지원부(02-397-5624). 논산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기자 3인 당일치기 여행 따라잡기

    기자 3인 당일치기 여행 따라잡기

    장마가 끝나면서 불볕 더위가 시작됐다.주 5일 근무제에 방학도 시작됐는데….빠듯한 주머니 사정 탓에 여름 휴가 일정을 제대로 짜지 못했다고 집에만 있기엔 가족들의 ‘눈치’가 보인다.숙박시설은 이미 만원.더이상 예약을 받지도 않는다.이럴 때 당일치기 여행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한 방법.더욱이 충청권은 수도권은 물론 영호남에서도 당일치기가 가능한 곳이다.충청권의 당일치기 여행 3선을 권한다.휴가,꼭 멀리가야만 맛은 아니니까. ●이기철기자의 난지도해수욕장 해수욕장으로는 난지도해수욕장을 권할 만하다.섬 속의 해수욕장인 까닭에 서해안의 해수욕장으로 보기 드물게 물이 깨끗하고,모래는 하얗고 곱다.교통이 비교적 불편하다는 편견 탓인지 사람 손이 덜 닿았다.해수욕장은 경사가 완만하고 파도가 부드러워 가족끼리의 당일치기 여행으론 제격이다. 토요일 오전 7시,잠이 덜 깬 아이 둘을 태우고 ‘애마’의 시동을 걸었다.토요 휴무제가 시행됐다고는 하지만 시내에선 막히다가 풀리기가 되풀이됐다.서해안고속도로를 진입하는 데 1시간가량 걸렸다. 일직 분기점에서부턴 ‘아우토반’처럼 시원하게 달렸다.서해대교를 지나자마자 나오는 송악IC까진 시원스럽게 질주한다.중간의 화성휴게소에 들러 애마의 배부터 가득 채웠다.‘탈출’의 느낌을 만끽하며 일직에서 송악까진 1시간 정도로 여유있게 갔다. 9시쯤 송악IC에서 빠져나왔다.한보철강을 지나 두포에서 석문방조제를 탔다.길이 10.6㎞로 동양에서 가장 길다는 석문방조제는 바다 위의 활주로를 달리는 느낌이다.중간에 차를 세워두고 방조제에 올라가 서해안을 내려다봤다.끝없이 뻗은 방조제와 해무 속에 어슴프레 드러나는 올망졸망한 섬들이 장관이었다.왼쪽의 방조제 안은 호수처럼 잔잔하다.갈대숲에 한가하게 백로가 날았다. 배가 출출해지기 시작했다.서해안에선 드물게도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왜목마을로 들어섰다.왜목마을 안쪽 포구가의 교로리횟집(041-353-0897)에서 바지락칼국수(4500원)로 네 식구의 ‘민생고’를 해결했다. 돌아나와 다시 대호방조제(7.1㎞)를 지났다.긴 석문방조제를 건넌 탓인지 감흥은 좀 약했다.곧바로 도착한 곳이 도비도 선착장.선착장 입구의 난지도해수욕장 임시주차장에 차를 무료로 세웠다.주차료 무료.수영복과 그늘막,카메라와 귀중품을 챙기고 난지도행 여객선 표를 끊었다.배삯이 어른 4000원,12살 이하 어린이 3000원.왕복 요금이니 나올 때를 대비해 표를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난지도까지 20분가량 걸렸다.내리자마자 시장통처럼 복잡했다.여객선 승·하차로 뒤엉킨 데다 해수욕장의 청소요금을 받느라 줄이 길게 늘어선 까닭이다.청소비는 어른 700원,어린이 500원.해수욕장까진 걸어서 5분.그늘막을 치고 아이들과 같이 수영복으로 갈아입었다.백사장에 비스듬히 누워 해수욕장 앞의 크고 작은 섬을 느긋하게 감상하는 것도 여유로운 피서법이다.서쪽으론 기암 절경의 암벽이 많다.짜릿한 손맛을 즐기려는 낚시꾼들이 곳곳을 차지하고 있다. 오후 1시30분쯤 허기가 졌다.해수욕장 뒷길을 따라 민박집을 겸한 식당이 늘어섰지만 어디 가서 먹을까 망설여졌다.노란 조끼를 입은 수상안전요원에게 어느 식당이 좋으냐고 물으니 묵묵부답.다시 슬며시 물으니 초가집(041-354-1286)과 바다횟집(041-352-3895)를 가리켰다.생선 종류가 많았는데 자연산으로 믿을 만한 도다리·놀래미·붕장어(아나고)가 있었다.놀래미 회 1㎏에 4만원.굵고 길게 썰어나온 놀래미 회는 달착지근한 맛이 났다.매운탕도 같이 끓여 줬다.아이들을 위해 조개탕(큰것 2만원)과 칼국수(5000원)를 주문했다.샤워는 식당에서 무료로 하게 해줬다.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샤워 비용으로 1000원을 받는다. 식사를 마치니 오후 2시30분.해수욕장 안쪽으로 걸어가면서 기암절벽을 배경으로 찰칵찰칵 셔터를 눌렀다.그러곤 그늘막을 걷어 나왔다. 오후 3시 도비도행 여객선에 올랐다.때마침 1시간짜리 유람선을 탔다.대난지도와 소난지도·비경도를 도는 데 어른 8000원,어린이 4000원.아쉬운 해수욕장의 여운을 달랬다.유람선(041-352-6867)은 예약해야 탈 수 있다. 오후 4시30분,장승공원을 한번 둘러보고 서울로 향했다.암반해수탕(041-351-9300)에 들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피곤한 탓인지 모두 차를 타자마자 곯아떨어졌다.역순으로 되짚어 돌아오니 8시.무리한 느낌이지만 ‘체면’이 서는 하루가 되어 뿌듯했다. 난지도(당진)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한준규기자의 단양팔경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볼거리 먹을거리 많고 유람선도 탈 수 있는 ‘충북 단양’으로 결정했다. 토요일 아침,6시30분에 울린 알람을 끄면서 고민에 빠진다.‘그냥 더 잘까,일어날까.아∼이 피곤해.’하지만 어젯밤 배를 타러 간다는 말에 좋아했던 아들의 얼굴이 떠올라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내복을 입고 자는 아들을 그냥 차 뒷좌석에 눕힌 채 아침 7시를 조금 넘겨 출발했다.집앞 김밥가게에서 김밥을 챙겨 중부고속도로로 향했다.아직 출근시간전이라 길은 잘 뚫렸다. 9시에 문막휴게소에 도착했다.먹다 남은 김밥과 우동으로 아침을 해결했다.2500원짜리 얼큰한 ‘김치우동’이 내 입맛에 딱 맞았다. 남원주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40분쯤 달리자 드디어 단양인터체인지.톨게이트비는 7200원.단양인터체인지에서 단양읍내 방향으로 10여분을 달리다 36번 국도로 좌회전을 해서 ‘장회나루’(043-423-8615)로 직행했다.30분을 기다려 드디어 유람선에 올랐다.우리는 2층 매점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창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단양팔경을 보며 아내와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눴다.배는 충주호를 따라 구담봉 옥순봉과 청풍문화재단지를 돌아본다.1시간30분이 걸렸다.가격은 어른 9000원,아이 4500원.유람선 시간이 부정확하므로 단양에 도착하면 시간을 전화로 문의하는 것이 좋다. 배가 출출해졌다.단양 시외버스터미널옆에 있는 ‘장다리식당’(423-2150)으로 향했다.마늘을 넣고 밥을 한 ‘마늘솥밥’이 유명한 집이다.1인분에 1만원 하는 정식에는 20여 가지의 반찬이 나온다. 단양읍내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도담삼봉으로 향했다.아름다운 경치보다는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하면 음정에 따라 36가지의 모양으로 변하는 ‘음악분수’가 더 재미 있다.음치인 우리가족도 멋지게 한 곡을 불렀다.밤에는 조명과 어우러져 더욱 멋지다.한 곡에 2000원.오후 1시부터 밤 10시까지. 근처 고수동굴은 신기한 종유석과 갖가지 형태의 석순 등이 너무 아름답다.어른 4000원,어린이 1500원.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다시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전설이 어려 있는 온달산성으로 향했다.‘구인사’표지를 보고 30여분을 달리면 된다.산길을 30분 오르자 남한강의 물줄기가 굽이치며 소백산에서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봉우리들이 눈에 들어온다.“저기 보이는 강은 흘러서 한강으로 가고 저 산들이 이어져서 남해까지 가는 거야.”아이에게 설명해주는 내가 더 신이 났다.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이야기도 덧붙였다. 벌써 오후 5시30분,휴일은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간다.이제 국내 최대의 법당이 있는 ‘구인사’로 발길을 향했다.구인사 주차장에 있는 금강식당(423-2594)에서 ‘산채도토리 쟁반냉면’으로 간식을 했다.도토리와 감자가루로 만든 면과 더덕,참나물 등17가지 나물에 시원한 육수를 섞어서 먹는 냉면이다.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양도 푸짐해 한 가족이 2인분만 시키면 간식으로 충분하다.2인분에 1만 8000원. 대한불교 천태종의 총본산인 구인사는 장문실,향적당,도향당 등 50여 동의 건물들이 경내를 꽉 메우고 있다.정말 법당의 규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주차료 3000원. 저녁 7시가 다 되어간다.저녁 먹을 시간이다.맛 있는 돼지갈비집이 있는 제천으로 출발.40여분을 달리자 제천시내 도착,유유예식장 앞에 있는 ‘은화정’(642-7179)에서 돼지갈비를 먹었다.소 갈비처럼 고기결 반대로 얇게 포를 떠 갖은 양념에 숙성시킨 돼지갈비는 씹지 않아도 될 만큼 입에서 살살 녹는다.양도 푸짐하다.덤으로 주는 얼큰한 된장찌개는 좀체 서울에선 맛볼 수 없는 맛이다.정갈하고 담백한 밑반찬은 주인의 인심까지 말해준다.1인분에 7000원.소갈비는 1만 5000원. 저녁 8시30분,든든하게 저녁을 먹자 피곤이 몰려온다.하루종일 아버지 노릇을 하느라 뒷좌석에서 아내와 아이가 잘 때도 열심히 운전을 한 탓이다.찜질방 생각이 났다.제천 구 시청자리 맞은편 ‘유로스파’(646-8833)에 갔다.사우나에서 씻고 시원한 산소방에서 한숨 자니 피로가 말끔히 풀렸다.어른 5000원,아이 3500원.드라마 ‘파리의 여인’을 보고 서울로 출발했다.서울 목동까지 2시간 20분이 걸렸다.뒷좌석에 잠든 아이를 방에 눕히면 ‘오늘 정말 재미있었지,다음에 또 같이 가자.’라고 마음으로 약속하며 뽀뽀를 해주었다. 단양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임창용기자의 논산그린투어 생활이 삭막해질수록 도시인들은 천진난만했던 어릴적 고향의 추억을 떠올리게 마련.집 앞 개천에서 다슬기를 줍던 일,안마당의 평상에 앉아 방금 뽑은 상추에 쌈 싸먹던 모습,복숭아 서리하던 기억 등등. 공해에 찌든 사람들에게 청정 무공해의 농촌 체험은 청량제와도 같다.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농촌체험 코스 ‘그린투어’를 개발해 운영중인 충남 논산을 찾았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연무읍 황화지역의 한 포도밭.대전의 한 유치원에서 온 아이들이 ‘와’소리를 지르며 밭으로 뛰어들려고 한다.주인 아저씨가 황급하게 가로막더니 간단한 수확요령을 알려준다.까맣게 잘 익은 것만 고를 것,꼭 가위를 이용해 마디를 자를 것 등등.포도는 요즘 시중 가격이 높아 많이 따지는 못한다.시식용으로 내놓은 것을 먹은 뒤 1인당 2송이까지 딸 수 있다.요금은 7000원. 다음코스는 점심시간.한 농가를 찾아가니 소박하게 차려진 ‘시골밥상’이 준비돼 있다.논산 특유의 된장인 ‘집장’과 돼지고기 수육,농가에서 직접 키운 상추쌈과 나물무침,집장 장국 및 몇가지 밑반찬 등 음식이 소박하면서도 푸짐하다. 돼지고기 수육에 집장을 발라 상추에 싸 먹는 맛이 일품이다.집장을 풀어 호박 등 야채를 넣어 끓인 장국은 구수하고 시원하다.1인분 5000원. 식사후엔 양촌면 신기리 논산천으로 향했다.대둔산계곡에서 내려온 1급수가 흐르는 하천이다.마침 대전의 한 유치원에서 나들이온 아이들이 물을 첨벙대며 다슬기를 잡고 있다. “선생님,제가 잡은게 제일 커요.”“아니에요 내게 더 커요.” 마치 보석이라도 찾듯 자신들의 머리만한 돌을 들쳐내며 다슬기 찾기에 여념이 없다.다슬기뿐만 아니라 돌에 붙어 있는 작은 벌레 하나에도 신기한 듯 바라보며 웃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더이상 도심의 찌든 일상은 찾아보기 어렵다. 약간 깊어 보이는 곳의 수면에서 무언가 톡톡 튀는게 있어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쉬리란다.자세히 물속을 들여다보니 쉬리뿐만 아니라 피라미·버들치 등이 떼지어 다닌다. 논산천을 나와 가이드를 맡은 논산시청 농정과 직원을 따라간 곳은 방울토마토 밭.논산시청의 농촌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농가의 밭이다.방울토마토는 비닐하우스 안에 심어져 있다. 1인당 5000원만 내면 들어가 마음껏 따먹고,밭 주인이 나누어준 도시락 크기의 용기에 가득 채워 나올 수 있다.빨갛게 익은 것 하나를 따서 입에 넣고 깨무니 새콤달콤한 맛이 혀에 착 달라붙는다. 덜익은 상태에서 수확해 유통과정에서 익히는 것과는 맛의 차원이 다르다는 게 밭 주인의 자랑.농약 대신 해충을 잡아먹는 천적을 이용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따먹어도 된다.아이들은 연신 따먹으면서도 불과 20여분 만에 용기에 방울토마토를 가득 채운다. 방울토마토 대신 복숭아 따기 체험을 선택해도 된다.바로 딴 복숭아를 손수건에 슥슥 문질러 털만 닦아내고 한 잎 베어물면 단물이 금방 입안 가득 찬다.품종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1인당 5∼6개까지 따갈 수 있다.요금은 6000원. 포도 따기,점심식사,다슬기 잡기,복숭아(또는 방울토마토) 따기를 마치니 오후 4시가 된다.당일 체험의 경우 보통 이때쯤 집을 향해 출발하지만 아쉬움이 남으면,도자기 체험(1만 5000원),활쏘기(5000원)도 해볼 수 있다. 논산시 그린투어는 홈페이지(www.greentour.net)에 들어가 코스 선택후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코스마다 논산시청 직원 등 가이드가 동행한다.문의 논산시청 농정과(041-730-1385).농협의 농촌관광 포털사이트(www.greentour.or.kr)에 들어가면 전국의 다양한 농촌체험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경관이 아름답고 쾌적한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팜스테이 마을 93개소,민박마을 40개소,관광농원 68개소가 수록돼 있다.문의 농협중앙회 농촌지원부(02-397-5624). 논산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아테네 화필기행] (5)화가 안창홍씨가 본 에기나 섬

    그 섬에 가고 싶다.하얀 몸체에 파란 돔을 이고 있는 정겨운 그리스 정교회.하얗게 부서지는 눈부신 코발트 빛 바다.나는 그곳을 ‘블루 앤드 화이트’라 부르련다.하양과 파랑이 천상의 조화를 이루는 자그마한 섬 에기나.나의 그리스 인상을 특징지워준 곳이 바로 에기나다. 아테네 화필 기행 셋째날,어둑 새벽에 잠이 깬 나는 호밀빵과 레몬 주스로 황급히 속을 채운 뒤 피레우스항으로 향했다.에기나섬에 가려면 그곳 선착장에서 배를 타야한다.에기나섬은 피레우스에서 30㎞ 거리.일행은 쾌속선에 몸을 싣고 에게해를 달렸다.저마다 사진찍으랴 스케치하랴 바빠 섬에 도착할 때까지 말이 없었다.이름모를 새소리만 뱃전에 울릴 뿐.에기나섬은 우리나라 강화도 크기만한 작은 섬이다.하지만 고대에는 아테네,코린토스와 자웅을 겨룰 만큼 상업적으로 강성한 도시국가였다.라이벌 의식이 강했던 아테네 시민들은 에기나를 가리켜 ‘피레우스의 방해물’이라 했다고도 한다. 그리스 사람들은 흔히 과거의 유산으로 먹고 산다는 달갑잖은 소리를 듣는다.고대의 유적,유물뿐 아니라 지방의 특산물도 그리스인들의 주머니를 두둑히 해준다.항구 주변엔 갖가지 민예품을 파는 선물가게며,그리스 소주 ‘우조’를 파는 선술집,문어구이를 만들어주는 식당 등이 울멍줄멍 늘어서 있었다.땅콩류를 파는 노점들은 왜 그리 많은지.알고 보니 에기나는 피스타치오의 명산지다.현지의 한 주민은 1만명이 넘는 주민들이 피스타치오 농사를 짓고 있다고 귀띔한다.한해 수확량이 2만t이나 된다니 에기나는 가히 ‘피스타치오의 수도’라 할 만하다. 에기나 섬을 방문한 일행은 다시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정하고 각자 흩어졌다.뭔가 작업에 도움이 될 만한 거리를 찾아야 할텐데. 잔뜻 긴장해 여기 저기 기웃거렸지만 눈앞에 펼쳐진 매혹적인 풍광에 나는 이내 무장 해제당하고 말았다. 에기나는 아테네에서 가장 가까운 섬이다.당일치기 여행객들이 특히 즐겨 찾는 곳이 에기나 시에서 동쪽으로 12㎞ 떨어진 아파이아 신전이다.이 도리아 양식의 아름다운 신전은 기원전 5세기경에 세워진 것으로 그리스 신전으로선 보기 드물게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하다.신전의 ‘날씬한’ 기둥은 날아갈듯 경쾌하다.고전시대 건축의 특징인 균형감이 단연 돋보인다는 평이다. 다음 예정지인 포세이돈 신전으로 가겠다는 팀을 먼저 떠나 보내고 나를 포함해 남은 네 명의 일행은 섬을 다시 찬찬히 둘러 보기로 했다.빠듯한 일정 때문에 이번 그리스 여행에선 시골길 한번 걸어보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한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아니 그보다는 ‘포세이돈’을 포기하고도 남을 만큼 에기나의 정취가 나를 사로잡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동료 작가들도 같은 심정이었으리라.우리는 한결 여유로운 마음으로 섬 뒷골목을 어슬렁거리며 일탈의 자유를 만끽했다. 가파른 골목길을 벗어나자 언덕 저 멀리 수평선이 가물가물 나타났다.눈부시게 푸른 하늘과 지중해 특유의 암청색 바다가 시야 가득 들어왔다.살갗을 간질이는 따가운 햇살 아래엔 온갖 들꽃이 소담스레 피었다.선홍빛 개양귀비며 노란 민들레,온몸을 침으로 무장한 엉겅퀴,초롱꽃,패랭이꽃….아득한 옛날 싸움질을 밥먹듯 하던 결함투성이 올림포스 신들의 이야기는 여기에 없다.사랑과 평화만이 강물처럼 흐른다.에기나 해안은 어느새 노을에 붉게 타오르고 나는 언덕에 서서 에게해를 바라본다.오관(五官)을 열어놓고 두 팔을 벌려 본다.삽상한 바람이 나의 모든 구멍을 파고든다.그리스를 호흡하고 그 그림 같은 평화를 화폭에 담을 수 있다니…. 나는 화가이기에 행복하였네라.˝
  • [아테네 화필기행] (5)화가 안창홍씨가 본 에기나 섬

    [아테네 화필기행] (5)화가 안창홍씨가 본 에기나 섬

    그 섬에 가고 싶다.하얀 몸체에 파란 돔을 이고 있는 정겨운 그리스 정교회.하얗게 부서지는 눈부신 코발트 빛 바다.나는 그곳을 ‘블루 앤드 화이트’라 부르련다.하양과 파랑이 천상의 조화를 이루는 자그마한 섬 에기나.나의 그리스 인상을 특징지워준 곳이 바로 에기나다. 아테네 화필 기행 셋째날,어둑 새벽에 잠이 깬 나는 호밀빵과 레몬 주스로 황급히 속을 채운 뒤 피레우스항으로 향했다.에기나섬에 가려면 그곳 선착장에서 배를 타야한다.에기나섬은 피레우스에서 30㎞ 거리.일행은 쾌속선에 몸을 싣고 에게해를 달렸다.저마다 사진찍으랴 스케치하랴 바빠 섬에 도착할 때까지 말이 없었다.이름모를 새소리만 뱃전에 울릴 뿐.에기나섬은 우리나라 강화도 크기만한 작은 섬이다.하지만 고대에는 아테네,코린토스와 자웅을 겨룰 만큼 상업적으로 강성한 도시국가였다.라이벌 의식이 강했던 아테네 시민들은 에기나를 가리켜 ‘피레우스의 방해물’이라 했다고도 한다. 그리스 사람들은 흔히 과거의 유산으로 먹고 산다는 달갑잖은 소리를 듣는다.고대의 유적,유물뿐 아니라 지방의 특산물도 그리스인들의 주머니를 두둑히 해준다.항구 주변엔 갖가지 민예품을 파는 선물가게며,그리스 소주 ‘우조’를 파는 선술집,문어구이를 만들어주는 식당 등이 울멍줄멍 늘어서 있었다.땅콩류를 파는 노점들은 왜 그리 많은지.알고 보니 에기나는 피스타치오의 명산지다.현지의 한 주민은 1만명이 넘는 주민들이 피스타치오 농사를 짓고 있다고 귀띔한다.한해 수확량이 2만t이나 된다니 에기나는 가히 ‘피스타치오의 수도’라 할 만하다. 에기나 섬을 방문한 일행은 다시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정하고 각자 흩어졌다.뭔가 작업에 도움이 될 만한 거리를 찾아야 할텐데. 잔뜻 긴장해 여기 저기 기웃거렸지만 눈앞에 펼쳐진 매혹적인 풍광에 나는 이내 무장 해제당하고 말았다. 에기나는 아테네에서 가장 가까운 섬이다.당일치기 여행객들이 특히 즐겨 찾는 곳이 에기나 시에서 동쪽으로 12㎞ 떨어진 아파이아 신전이다.이 도리아 양식의 아름다운 신전은 기원전 5세기경에 세워진 것으로 그리스 신전으로선 보기 드물게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하다.신전의 ‘날씬한’ 기둥은 날아갈듯 경쾌하다.고전시대 건축의 특징인 균형감이 단연 돋보인다는 평이다. 다음 예정지인 포세이돈 신전으로 가겠다는 팀을 먼저 떠나 보내고 나를 포함해 남은 네 명의 일행은 섬을 다시 찬찬히 둘러 보기로 했다.빠듯한 일정 때문에 이번 그리스 여행에선 시골길 한번 걸어보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한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아니 그보다는 ‘포세이돈’을 포기하고도 남을 만큼 에기나의 정취가 나를 사로잡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동료 작가들도 같은 심정이었으리라.우리는 한결 여유로운 마음으로 섬 뒷골목을 어슬렁거리며 일탈의 자유를 만끽했다. 가파른 골목길을 벗어나자 언덕 저 멀리 수평선이 가물가물 나타났다.눈부시게 푸른 하늘과 지중해 특유의 암청색 바다가 시야 가득 들어왔다.살갗을 간질이는 따가운 햇살 아래엔 온갖 들꽃이 소담스레 피었다.선홍빛 개양귀비며 노란 민들레,온몸을 침으로 무장한 엉겅퀴,초롱꽃,패랭이꽃….아득한 옛날 싸움질을 밥먹듯 하던 결함투성이 올림포스 신들의 이야기는 여기에 없다.사랑과 평화만이 강물처럼 흐른다.에기나 해안은 어느새 노을에 붉게 타오르고 나는 언덕에 서서 에게해를 바라본다.오관(五官)을 열어놓고 두 팔을 벌려 본다.삽상한 바람이 나의 모든 구멍을 파고든다.그리스를 호흡하고 그 그림 같은 평화를 화폭에 담을 수 있다니…. 나는 화가이기에 행복하였네라.
  • 가짜 유기농산물 가려내는 법 개발

    유기농산물이 실제 유기농법으로 재배됐는지를 정밀하게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이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노희명 교수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노 교수는 14일 “화학비료와 퇴비를 사용할 때 다르게 나타나는 질소의 안정성 동위원소 존재비를 이용,수확된 유기농산물의 실제 유기농법 재배 진위를 판별할 수 있다.”고 밝혔다.유기농산물은 3년 이상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토양에서 퇴비·친환경 비료 등으로 키워낸 농산물이다.지금껏 잔류농약을 검사하는 수준에 그쳐 유기농법 재배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없었다. 판별법은 질소의 화학반응 뒤 만들어진 생성물 등의 동위원소비를 이용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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