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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치솟는 물가 대책이 안 보인다

    경기 침체로 먹고 살기가 힘든데 물가가 계속 치솟고 있어 서민들의 고통이 말이 아니다.특히 채소류 등 신선 식품이나 식료품·학원비·공공요금 등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품목이 물가 오름세를 주도하고 있어 가계를 더욱 짓누르고 있다.무,배추,양배추 등은 80% 이상의 상승률을 보여 장보기가 겁날 정도다. 지난달 물가는 폭염으로 인한 농산물 수급 차질 등 계절적 요인이 많이 작용했다.문제는 9월 이후에도 물가 불안 요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과실 작황이 좋아 가격 하락이 예상되고 있지만 추석 제수용품 수요가 대기하고 있다.태풍이 올 경우,수확기 농작물 피해로 농산물 가격이 다시 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공공요금 인상도 예고돼 있다.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이달 중 시내버스 요금을 올릴 계획이라고 한다.지자체는 도시가스 요금도 9월과 11월에 절반씩,두 차례에 걸쳐 원가상승 요인을 모두 반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기 회복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재정지출 확대와 조세 정책도 시차를 두고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하반기에 집행될 추가 경정 예산도 마찬가지다.지난달 이뤄진 콜 금리 인하 조치의 물가 상승 효과도 예상된다.이뿐이 아니다.원자재 가격 상승과 국제 유가 움직임도 변수다.수출 증가율 둔화를 우려해 외환 당국이 원화 가치 하락을 유도할 경우,물가에 부담을 주게 된다.자영업자 등이 경기가 좋아졌다고 느끼려면 1년은 더 있어야 한다는데,물가 하락 요인은 찾기 힘들어 불안할 뿐이다.당국이 부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뛰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이유다. 정부는 고물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는 여건을 감안,가능한 대책을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다.지자체와 적극 협의해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에 주는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올해와 내년에 각각 500원씩 올릴 예정인 담뱃값도 인상 시기를 재조정할 필요가 없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 맛과 영양이 넝쿨째…단호박요리

    맛과 영양이 넝쿨째…단호박요리

    ‘난 가을을 단호박에서 느낀다.’가을의 향기에 젖는 방법은 다양하다.서늘해진 날씨,한껏 높아진 하늘,점점 울긋불긋 부끄럼 타는 숲을 보며 가을이 다가옴을 확인할 수 있다.하지만 무엇보다 먹을거리에서 가을을 찾는 게 가장 확실하다.수확의 계절인 만큼 모든 게 풍부하지만 웰빙 바람을 타고 더욱 눈에 띄는 게 있다.바로 단호박이다.겉모습은 얼핏 접근하기 어려운 풍모를 지니고 있다.하지만 맛이나 영양을 생각하면 쉽게 물러나서는 안 된다.이번 주말엔 단호박을 정복해보자. ■ 대단한 호박 맛볼까 “너 정체가 뭐야,호박 맞아?” “성은 단이요 이름은 호박,저 호박 맞아요.” “에이 아닌 것 같은데.너 밤이지?아님 고구마 친척?” 친구들과 시장이나 슈퍼마켓에 옹기종기 앉아 있으면 꼭 이렇게 시비거는 사람들이 있답니다.아무리 호박의 얼굴을 하고 있어도 속살을 들여다보거나 맛을 보신 분들은 꼭 제 정체성을 의심하시죠.가끔 밤호박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전 엄연히 호박집안의 후손이랍니다. 하긴 제가 애호박이나 늙은호박보다는 맛있긴 하죠.밤이나 고구마 맛이 나면서도 좀더 부드러운 질감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90년대 초에 일본에 수출할 목적으로 재배했었는데 요즘은 국내에서 더 인기랍니다. 하지만 진짜 제가 ‘뜨는’이유는 바로 영양 덕분이죠.웰빙 열풍에 저처럼 맛좋고 영양가 높은 애들이 사랑받는 건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전 카로틴과 비타민C 그리고 섬유질이 풍부하고 미네랄도 골고루 갖고 있거든요.다들 베타 카로틴 아시죠?저랑 피부색 비슷한 당근에 많은 것으로 알려진 이 영양소를 저도 꽤 갖고 있답니다.그래서 감기예방,피부미용에 좋을 뿐만 아니라 항암효과는 기본이죠.비만예방에도 좋아 다이어트를 도와드리는 건 저의 또다른 매력이죠.소화흡수가 잘 돼서 위가 좋지 않은 분들에게도 부담을 드리지 않아요.큭큭,아침마다 화장실 가기가 두려우신가요?그럼 절 자주 찾아주세요. 그리고 오늘부터는 요리하실 때 씨를 그냥 버리지 마세요.특히 아침엔 부은 얼굴,밤에는 두배된 종아리 붙잡고 우는 분들은 호박씨를 주목해주세요.이녀석이 부종에 참 좋거든요.또 필수아미노산이 많이 들어있어서 청소년들에게도 그만이죠. 물론 단호박도 그 나름의 급이 있는 법.건강하고 맛있는 단호박을 알아보는 비결이 궁금하신가요?잘라보기 어려우시다면 껍질이 단단해서 손톱이 잘 들어가지 않는 녀석을 고르시면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잘랐을 때는 종자가 충실하고 노란색이 짙은 것이 좋고요.집에 데려가신 다음엔 바람이 잘 통하고 그늘진 곳에 두시는 건 다 아실 테죠.한꺼번에 다 먹지 못하셨다면 고민 말고 물기를 제거한 다음 랩으로 싸서 냉장고에 보관해 주세요. 맛과 영양,이게 제 매력의 끝이 아닙니다.전 정말 다양한 요리에 불려다닌답니다.일단 카로틴 성분은 열에 파괴되지 않아 어떤 요리를 해도 무난하거든요.물론 카로틴이 지용성이기 때문에 튀김이나 볶음요리에 넣으면 체내 흡수율이 더 높아지겠죠?부드러워 그냥 찌는 것 외에도 떡,죽,푸딩 등으로 쉽게 모습을 바꿀 수 있답니다.색깔까지 예쁘니 이 놈의 인기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군요. 푸드스타일리스트 이지현씨는 이번엔 저를 수프,영양밥,고로케,전 등으로 변신시켜주셨답니다.지금부터 함께 즐겨보실까요? ■ 이곳에서 즐기세요 단호박 요리,몸에 좋다지만 직접 호박을 골라 찌고 굽고 삶고…게으른 이들에겐 거리가 멀어보인다.정 귀찮다면 집을 나서자.단호박 요리로 당신을 유혹하는 곳은 많으니까. 담백한 단호박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일산 풍동 카페촌에 자리잡은 초가누룽지(031-977-2993)를 찾자.이곳의 약호박정식(1만 8000원)은 단호박으로 만든 죽,밥,탕수육 등을 한번에 맛볼 수 있다.그외에도 20여가지의 색다른 음식을 즐길 수 있어 이래저래 입이 즐겁다. 달콤한 단호박과 고소한 크림이 만난다면? 호따루(02-771-2778)의 단호박 속에 크림치킨(1만 2500원)에 정답이 있다.다양한 퓨전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이곳에서 눈에 띄는 요리로 이색적인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중국식 단호박 요리를 원한다면 강변역 근처 메이찬(02-2201-7767)을 추천한다.유기농 음식점으로 유명한 이곳의 단호박 삼겹살찜(중 2만 8000원)은 단호박에 굴소스로 양념한 삼겹살을 얹어 먹는 별미.팔보채와 비슷한 소스로 해산물을 조리한 단호박 해산물요리(4만원)도 가격은 다소 부담되지만 맛있다. 이밖에 구로역 애경백화점의 커리포트(02-828-1313)에서는 단호박이 카레와 사랑에 빠졌다.단호박카레(7000원)를 주문하면 달차근한 호박의 맛과 카레의 멋진 조화를 확인할 수 있다.또 미식가들의 입을 사로잡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올리바(02-733-3056)의 단호박수프(6000원)는 단호박 요리계의 명품이라 불러도 손색없다. 글 최여경 나길회기자 kid@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이지현과 단호박 요리조리 노란색이 입맛을 돋우는 단호박.눈에 좋은 비타민이 들어 있고,칼슘과 철분도 풍부하다.찌고,으깨고,속을 파내고….다양한 방법으로 가을철 별미를 만들 수 있는 단호박.이지현 푸드스타일리스트와 함께 손 많이 가지 않는 맛있는 단호박 요리를 알아보자. 푸드스타일리스트 이지현(30·jihyun612@nate.com)씨는 경희대 대학원 실내디자인 박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한국색채연구소와 조선대 디자인학부 강사로,쿠킹아트센터 전임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단호박영양밥 재료 작은 단호박 1개,찹쌀 2.5컵,쌀 1컵,밤·은행·대추 등 5∼6알씩,잣 약간 만드는 법 (1)단호박 껍질 부분에 2㎝ 정도 두께가 남을 정도로 속을 파낸다.(2)밤·은행은 껍질 벗긴 것을 준비하고,대추는 물에 씻는다.(3)1시간 정도 불려놓은 찹쌀과 쌀,갖은 재료를 호박에 (B)정도 차도록 넣는다.(4)소금으로 약하게 간을 한 물을 단호박에 붓는다.쌀 높이를 넘지 않을 정도로.(5)압력솥 바닥에 쌀을 넣고 물을 자작하게 부은 뒤 호박을 얹는다.(호박이 수분을 많이 먹어 물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쌀을 넣는다.)(6)처음 5분은 센 불로,불을 줄여 10분 정도 찐다. ●단호박전 재료 단호박 (¼)개,청·홍고추 (½)개,밀가루 3큰술,물 2큰술,소금 (½)작은술,깻잎 약간 만드는 법 (1)단호박을 4㎝ 길이로 채 썬다.(2)밀가루,물,소금을 넣어 반죽한 뒤 채 썬 단호박을 넣고 섞는다.(3)고추는 작게 썰어 물에 담가 씨를 뺀다.(4)팬을 달군 뒤 식용유를 두르고 한 수저씩 떠 동그랗게 편다.(5)고추를 위에 얹어 노릇하게 지진다. ●단호박수프 재료 단호박 (¼)개,버터 1큰술,밀가루 2작은술,설탕 4큰술,소금 약간,생크림 5큰술,물 1.5컵 만드는 법 (1)찐 단호박을 숟가락으로 부드럽게 으깬다.(2)버터와 밀가루를 팬에 볶다가 으깬 단호박을 넣는다.(3)물,설탕,소금을 넣고 걸쭉하게 될 때까지 저으며 끓인다.(4)깊은 맛을 위해 생크림을 넣어 다시 저어준 뒤 불을 끈다. ●단호박 쇠고기 볶음 재료 단호박 (¼)개,파프리카 (½)개,홍피망 (½)개,양파 (¼)개,다진 쇠고기 100g,굴소스(중화소스),고기양념(소금,설탕 (½)작은술,다진 파 2작은술,다진 마늘 1작은술,참기름 약간),녹말물(녹말과 물을 1대1 비율로 섞은 것) 만드는 법 (1)단호박을 찐 뒤 깍뚝썰기를 한다.(2)쇠고기에 양념을 넣고 버무린다.(3)파프리카,홍피망,양파를 다진다.(4)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고기를 익힌 뒤 야채와 굴소스를 넣어 볶는다.(5)팬에 녹말물을 넣어 불을 끄고 단호박을 넣어 섞는다. ●단호박 고로케 재료 단호박 (¼)개,다진 쇠고기 50g,파프리카,홍피망 각 (½)개,고기양념(다진 파 2작은술,다진 마늘 1작은술,참기름,소금),밀가루 1컵,계란 2개,빵가루 2컵 만드는 법 (1)단호박을 쪄서 으깬다.(2)쇠고기에 양념을 넣고 버무린 뒤 달걀 모양으로 빚는다.(3)기름을 흥건하게 두른 팬을 달군다.(4)튀김옷을 기름에 약간 떨어뜨려 지글거리며 올라오면 밀가루→계란→빵가루를 묻힌 고기를 팬에 넣는다.(5)돌돌 굴려가며 볶듯이 익히면 기름을 절약할 수 있다.
  • 가을 탄다면 詩로 달래요

    가을 탄다면 詩로 달래요

    출판동네의 가을은 시향(詩香)으로 먼저 젖는가 보다.서가를 기웃거리다 보면 독자들도 금세 눈치를 챈다.속속 도착하는 신간을 보면 두 권에 한 권 꼴로 반가운 시인들의 시집이 눈에 들어온다.눈 밝은 시객들이,나남 없이 시심(詩心)에 젖기 좋은 가을 들머리를 틈봐왔음이다. 올해로 등단 30주년을 맞은 하종오(50) 시인이 그 대열의 선두다.‘보고 겪은 것의 실체’ 아닌 시가 어디 있을까마는,새 시집 ‘반대쪽 천국’(문학동네 펴냄)에는 체험에서 싹눈을 틔운 성찰의 메시지가 그득하다.서울과 강화도를 오가며 농사 짓는 시인에게는 농촌의 일상과 현실이 곧 성찰의 씨앗이 됐다. ‘저편 논에 물 대고 뺀 늙은 아비는/자전거 타고 도로 밑 터널을 지나/이편 논에 물 대고 빼러 다녔다/늙은 아비는 헤아릴 수 없었다/도로는 곡식 피해서 놓아야 하는데/왜 들을 가로질러 곧게 닦았는지//(…)//논 한가운데 모래자갈 철철 쏟아지고/한 배미였던 논을 두 동강내고 개통된/높다란 도로가 보이는 날이면/늙은 아비는 논길에 삽 내리꽂고는/아버지 무덤 있는 먼 산으로 눈길을 돌렸다’(‘국도’) 해거름에 흘레붙는 개들을 두고는 “다들 지 살자고 하는 짓”(‘지 살자고 하는 짓’ 중)이라며 후덕한 입담으로 생명을 말한다.그렇게 세상살이의 옹이를 쓸어주는가 싶더니 어느결에 또 현실의 비의를 쓱 들춘다. ‘원래는 들과 산 자체가 밥그릇이었다/워낙 커서 사람들이 다툴 일이 없었다/(…)/날이 가면서 집 안에 들인 먹을거리보다/들판과 산기슭에 더 생겨나자/더 차지하려고 씩씩거리기 시작했다/(…)’(‘밥그릇 천국’ 중) 나희덕(38) 시인의 ‘사라진 손바닥’(문학과지성사 펴냄)은 다듬어진 종갓집 밥상처럼 넉넉하고도 정갈한 글맛을 선사한다.사라져간 것들,잊혀진 시간에 대한 윤회적 애상이 표제작에서부터 간곡하다. ‘처음엔 흰 연꽃 열어 보이더니/다음엔 빈 손바닥만 푸르게 흔들더니/그 다음엔 더운 연밥 한 그릇 들고 서 있더니/이제는 마른 손목마저 꺾인 채/거꾸로 처박히고 말았네/수많은 槍을 가슴에 꽂고 연못은/거대한 폐선처럼 가라앉고 있네//(…)//백 년쯤 지나 다시 오면/그가 지은 연밥 한 그릇 얻어먹을 수 있으려나/그보다 일찍 오면 빈 손이라도 잡으려나/그보다 일찍 오면 흰 꽃도 볼 수 있으려나//회산에 회산에 다시 온다면’(‘사라진 손바닥’) 순화된 시어와 탁월한 서정성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아온 이동백(49) 시인도 이 가을에야 비로소 첫 시집을 내놨다.문학동네에서 펴낸 ‘수평선에 입맞추다’.1996년 월간 ‘현대시’로 등단한 지 8년만의 늦은 수확이다.추억과 욕망,구도자적 의지를 담은 시 52편이 실렸다. 1994년 초판 출간된 이후 꾸준히 독자층을 넓혀온 안도현(43) 시인의 대표작 ‘외롭고 높고 쓸쓸한’ ‘서울로 가는 전봉준’(문학동네 펴냄)도 개정판으로 선보여 반갑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대학구조 대수술’ 발표 반응

    “구조조정만이 살길이다.” ‘8·31 대학구조개혁방안’이 상대적으로 여건이 나쁜 지방대를 끝도 모를 생존경쟁의 위기감에 빠뜨리고 있다.하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차피 군살을 빼야 한다.’며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곳곳에서 감지된다.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국공립 - 사립대 재정불균형 악화 우려 지방의 각 대학은 개혁의 큰 흐름에는 공감하면서도 생존대열에 낄 수 있을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재정기반이 취약한 일부 사립대는 “간섭이 지나친 것 아니냐.”며 볼멘 소리를 냈다.대학 관계자들은 “각 대학의 입장과 사정을 충분히 고려한 뒤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남 양산의 영산대 박도영 기획처장은 “학령인구에 비해 과다한 대학정원을 축소하고,대학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한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박 처장은 그러나 “행정과 재정적 지원을 받는 국·공립대와는 달리 사립대 지원방안은 언급되지 않아 실망스럽다.”며 국·공립대와 사립대간 재정 불균형 악화를 우려했다. 충남 금산 중부대 교무처 임산종 과장은 “구조조정 바람으로 교수나 교직원이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경쟁력이 뒤지는 대학은 모두 비슷한 입장일 것”이라고 털어놨다. 2년제 대학의 불안감은 더 심각하다.충남 홍성 혜전대 기획실의 김진호 과장은 “지난해 신입생 입학정원을 190명 줄이는 등 자체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존립조차 위협받을 것’이란 위기의식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남대 전하성 기획처장은 “국·공립대와 사립대가 각각 특성화할 수 있는 영역을 발굴,경쟁력을 갖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일부선 정원축소 돌입 각 대학은 통·폐합과 퇴출의 돌풍에서 연착륙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발빠르게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학교도 있다. 대전 배재대의 한 직원은 “당장 취업률이나 교수확보율 등이 공개되는 대학 정보공시제가 내년부터 시행되면 어떤 평가를 받을지 걱정”이라면서 “사립대간 M&A(인수·합병)와 학생유치 활동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창원대와 통합을 앞둔 진주 경상대는 구조조정에 따른 조직축소와 인력감축을 우려하고 있다.경상대는 통합시 42개 학과에 1224명의 학생이 감축되는 만큼 이에 따른 학생들의 기성회비를 교육부가 보전해 주고 진주캠퍼스는 의학·생명과학 계열,창원캠퍼스는 공학·경영 계열로 집중 육성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혜전대는 지난해 정원의 40%를 채우지 못한 학과가 5개에 이르자 ‘2년 연속 정원의 40%가 되지 않는 학과는 폐지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9월부터는 교수와 교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제를 실시키로 했다. 경남대는 지난 4월 경쟁력 강화차원에서 입학정원을 40명 줄이고,4개 학부를 폐지했으며,19개 학과 및 전공과정을 없앴다.충남 금산 중부대는 동물자원학과를 ‘애완동물학과’로 전환하는 등 수요자에 맞게 학과를 개편해 왔다. 전남 무안의 초당대는 기숙사 생활을 하는 수도권 학생을 대상으로 주말과 휴일 지역 유적지 답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이 학교 배석연 교무과장은 “경호비서·안경·간호·조리학과 등을 더욱 특성화해 흡인력을 높이는 등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 이정규 대전 이천열 광주 남기창기자 jeong@seoul.co.kr
  • [삼성증권배 2004 프로야구] 2004 다승왕 경쟁뒷심 누가 셀까

    후반기로 접어든 프로야구의 다승왕 레이스가 뜨겁다.게다가 ‘용병’과 ‘토종’의 싸움이 볼 만하다. 30일 현재 경쟁을 펼치고 있는 선수는 다승 1위 개리 레스(두산·13승8패)와 공동 2위 다니엘 리오스(기아·12승8패),배영수(삼성·12승1패) 등으로 1승 차이의 팽팽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선두 레스는 ‘용병 투수의 힘’을 상징한다.지난 4일 잠실 기아전에서 완봉승으로 11승을 수확한 그는 21일 잠실 LG전에서 완투승을 올린 데 이어 26일 잠실 한화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2연승을 보탰다.고공행진의 비결은 성실성.이번 시즌 24번의 선발 등판 가운데 18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기복 없는 꾸준한 경기 운영이 가장 큰 장점이다. 리오스의 기세도 무섭다.후반기 들어 4패(3승)를 당하며 페이스가 떨어진 듯했지만 29일 잠실 LG전에서 한국 진출 첫 완봉승을 올렸다.다시 상승세로 접어든 만큼 다승 선두 뒤집기도 충분히 가능하다. 토종 다승왕 ‘0순위’는 배영수.지난달 11일 수원 현대전을 제외하고 패전 경기가 단 한 번도 없다.지난주까지는 후반기 6경기에 등판,2승에 그치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그러나 지난 28일 대구 SK전에서 시속 150㎞대의 직구와 140㎞의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윽박지르며 12승째를 낚아 다승왕 레이스에 불을 붙였다. 11승 ‘토종 그룹’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방어율(2.51) 탈삼진(146개) 부문 1위인 박명환은 2승차로 선두권을 쫓으면서 트리플 크라운을 노리고 있다.이번 달 들어 1승1패로 주춤하지만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리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이승호(SK)도 후반기 4승2패의 상승세로 다승왕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아테네 2004] 레슬링 문의제 2회연속 銀

    [아테네 2004] 레슬링 문의제 2회연속 銀

    |아테네 특별취재단|“금메달을 목에 걸고 은퇴하려고 했는데 아쉽다.” 영원한 우승후보 문의제(29·삼성생명)가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도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한 채 물러나고 말았다.문의제는 29일 새벽 그리스 아테네 아노리오시아홀에서 열린 레슬링 자유형 84㎏급 결승전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 2위 카엘 샌더슨(25·미국)에게 1-3으로 역전패,은메달을 따내는 데 그쳤다.이로써 문의제는 시드니에 이어 2회 연속 은메달을 획득하며 자신의 올림픽 오디세이아를 끝냈다. 준결승까지는 그가 가져갈 메달 색깔이 금빛으로 보였다.지난해 세계선수권자 사지드 사지도프(24·러시아)를 10-2로 완파했기 때문.사지도프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8강에서 문의제를 0-1로 눌렀던 강력한 라이벌.하지만 4강전의 상승세는 대학 재학 4년 동안 159승 무패의 기록을 가진 샌더슨의 힘과 키에 부딪히고 말았다. 대회 내내 왼쪽 무릎 부상에 시달렸던 문의제는 이날 힘겨루기 끝에 1라운드(3분)를 0-0으로 마쳤다.2라운드 들어 맞잡기에서 노련한 수비로 먼저 1점을 따내 기선을 제압했으나 중반 이후 거푸 공격을 펼치다 오히려 역습을 당해 2점을 내주고 말았다.기세가 오른 샌더슨은 경기 종료 1분전 뒤잡기로 1점을 추가했고,체력이 떨어진 문의제는 이렇다 할 추격을 펼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대전 동산초등학교 4학년 때 씨름으로 운동을 시작했던 그는 6학년 때 우연히 참가한 레슬링 대회에서 우승하는 바람에 보문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자신의 무대를 매트로 옮겼다. 178㎝에 평소 체중 88㎏으로 힘과 유연성이 돋보였으나 바르셀로나대회 금메달리스트이자 박장순(36·현 대표팀 코치)의 그늘에 가려 있다가 97년 박 코치의 은퇴 뒤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세계선수권에서 거푸 은메달을 수확했고 아시안게임에서는 2연패를 달성했다. 4년 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마지막 10초’를 버티지 못하고 알렉산더 레이폴트(독일)에게 1-3으로 역전패,결승 진출이 좌절됐다.이후 동메달을 따냈지만 우승을 했던 레이폴트가 금지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밝혀져 은메달로 격상되기도 했다. 비록 올림픽 2연속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문의제의 레슬링 인생은 제2막을 올릴 예정이다.그는 “후배들이 금메달의 자리에 서도록 만들어 보는 게 소원”이라며 지도자로 나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window2@seoul.co.kr
  • [아테네 2004] ‘2008 베이징’ 지금부터 공략하자

    [아테네 2004] ‘2008 베이징’ 지금부터 공략하자

    |아테네(그리스) 특별취재단|거대한 ‘중화권’의 대약진이 한국 스포츠의 시련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27일 아테네 팔리로스포츠센터에서는 그동안 올림픽에서 볼 수 없던 장면이 연출됐다.타이완 올림픽위원회의 깃발이 올라가는 가운데 ‘올림픽 찬가’가 연주됐다.이날 타이완은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여자 49㎏급과 남자 58㎏급에서 20분 간격으로 릴레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타이완이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올림픽위원회 깃발이 올라가고 올림픽 찬가가 울려퍼진 건 중국에 밀려 국제대회에서 고유 국기와 국가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었지만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두 체급에 선수를 내보내지 않은 한국선수단의 생각은 다른 곳에 가 있었다.앞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태권도에 대한 도전이 만만찮을 것이며 그 중심에 ‘중화권’이 서 있다는 우려였다. 28일 열린 여자 68㎏급 1회전은 그같은 우려를 현실로 드러냈다.전날 여자 57㎏급 장지원(삼성에스원)에 이어 태권도에서 두번째 금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한 황경선(서울체고)이 중국의 루오웨이에게 8-10으로 분패한 것.결국 황경선은 패자전을 통해 동메달을 얻었지만 빛이 바래있었다. 중국과 타이완은 태권도 뿐 아니라 그동안 한국이 절대 우위를 보이던 양궁에서도 턱밑까지 따라붙었음을 아테네올림픽에서 확실히 보여줬다. 양궁의 경우 한국은 전체 4개의 금메달 가운데 남녀 단체전과 여자 개인전 등에서 3개를 휩쓸어 최강의 면모를 과시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세세한 부분을 살펴보면 역시 우려가 앞선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타이완과 함께 나란히 여자 단체전 4강에 진출한 데 이어 한국과 결승에서 맞붙어 단 1점차의 승부를 펼쳤고,타이완의 위안슈치는 여자개인 8강전에서 세계 최강 윤미진(경희대)을 탈락시켜 ‘한국 킬러’로서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더욱 두려운 것은 중국은 4년 뒤 베이징올림픽의 개최국으로서 종합 우승에 대한 야망과 함께 대부분의 종목에서 강세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 실제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카누,테니스,여자배구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는가 하면 육상에서도 금 2개를 거머쥐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마음만 먹으면 한국의 전통 메달밭을 잠식하기도 식은 죽 먹기일 수도 있는 것이다. 게다가 홈 텃세마저 작용할 경우 한국으로선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안그래도 육상 수영 등 기초 종목 육성에 소홀한 한국이 전통적인 강세 종목에서마저 ‘중화권’의 대공세에 무너질 경우 베이징올림픽은 한국에는 역대 최악의 올림픽이 될지도 모른다. kwyoung@seoul.co.kr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無방부제 빵’ 정말일까

    지금은 빵에 방부제를 쓰지 않는 게 거의 상식이 되었지만,10여년 전만해도 제빵회사나 제과점에서 ‘무(無)방부제’라는 슬로건이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그 때 대부분의 국민들은 우리 사회도 이제 전근대적인 방부제를 쓰지 않는 선진 음식문화로 발전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을지 모르겠다. 하여간 그런 시절을 거쳐 이제는 방부제를 쓴다는 것은 마치 콩나물에 농약을 치는 것인 양 거부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볼 만한 점이 있다.방부제를 쓰지 않는다는 빵의 유통기한을 보면 대개 1주일은 족히 된다.부드러울 정도로 촉촉하여 병균이 살기에 알맞은 습도를 갖추고 있고,설탕,버터 등의 영양분이 충분히 있는데도 상온에서 상당 기간을 버틴다니 이상하지 않은가.여름날 밥과 빵을 똑같이 놔두면 밥이 먼저 상하는데 정말 이상하지 않은가. 그러나 이상할 게 하나도 없다.빵을 만드는 사람은 방부제를 쓸 필요가 없다.왜냐하면 원료인 밀가루에 이미 충분한 방부제가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통밀이나 밀가루는 대부분 선박을 통해 장기간의 유통기간을 거치면서 수입되는 농산물이고,그 과정에서 방부제,표백제,붕해제 등의 화학 첨가물의 ‘세례’를 받게 된다. 빵이 제과점에서 우리 가정으로 유통되는 데는 1주일이면 충분하지만,밀가루가 외국에서 제과점까지 유통되는 데는 최소한 몇 개월,길게는 몇 년이 걸린다.1주일 유통을 위해서는 방부제가 필요 없지만,몇 년의 유통을 위해서는 방부제가 꼭 필요해진다. 그러면 제빵회사나 제과점이 ‘無방부제’라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인가,참말인가. 자신이 직접 방부제를 쓰지 않았다고만 항변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이다. 중국이나 일본의 왜곡된 역사교과서로 역사를 가르치는 선생이 “나는 교과서대로 바르게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들은 ‘미필적 고의’에 의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사실 방부제만이 문제는 아니다.곡류와 채소가 주식인 우리나라 사람은 그동안 섬유질이 풍부한 식사를 해왔다. 그러나 수입 밀은 부드러운 맛을 위해 껍질을 상당히 깎아내는 관계로 섬유질과 많은 영양소가 제거된 상태로 가공되게 된다. 따라서 수입 밀로 만든 빵을 주식으로 할 경우에는 수십,수만년 동안 이루어온 우리나라 사람의 몸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또 빵의 설탕 함유량이 15∼20%라고 말하면 깜짝 놀랄 수 있을 것이다.이 또한 빵이 우리의 주식이 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빵이 주식인 경우는 중국의 꽃빵이나 프랑스의 바게뜨를 보아도 알 수 있듯 이렇게 달게 만들지 않는다. 사실 대부분의 유혹은 당의정과 같다.쓴 약을 달콤한 맛으로 감싼 알약처럼 달콤함에 끌리지만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쓰디 쓴 결과일 수 있다. 빵의 그 부드럽고 달콤한 맛 속에는 영양소와 섬유질이 제거되고 설탕과 버터를 듬뿍 함유시킨 쓰라린 아픔을 안에 감싸안고 있는 것이다.우리밀로 만든 빵을 먹어본 사람은 빵맛이 거칠다고 한다.그럴 수밖에 없다. 밀의 겉 표면을 수입 밀처럼 깎아내지 않았기 때문에 거칠 수밖에 없다. 그 거칠음이 바로 건강이요,영양인 셈이다.또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봄에 심어서 가을에 거두는 수입밀은 잡초나 병충해가 심한 여름에 많은 농약을 사용해야 하는 반면,가을에 심어 봄에 거두는 우리밀은 겨울에 자라기 때문에 농약을 치지 않고도 좋은 수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거친 맛에 익숙하도록 해야 한다.부드러운 빵맛에 길들여지면 거친 빵에 손이 가지 않는다.부드러운 빵은 잘 씹지 않으므로 치아 발육이나 두뇌 개발에도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빵을 구입할 때도 금방 구웠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원재료가 무엇이고 첨가물이 어떤 게 들어갔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그러니 꼭 뒷면의 재료 표시 정보를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무방부제’는 덧씌워진 라벨에 불과하다. 이 라벨을 떼어내서도 ‘무방부제’라는 글씨가 선명한 것이야말로 진정 건강한 빵이다.이제 라벨을 떼어내자.그 라벨과 함께 빵의 부드러운 맛을 잃어버릴지라도 말이다.
  • [와코비아챔피언십] 박지은, 3R 7언더파 65타 1위

    박지은(나이키골프)이 미프로골프(LPGA) 투어 와코비아챔피언십 54홀 최소타 기록을 갈아치우며 6개월 만에 시즌 2승 기회를 맞았다. 박지은은 29일 펜실베이니아주 커츠타운의 버클리골프장(파72·6197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6개,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의 맹타를 휘둘렀다.박지은은 합계 17언더파 199타의 대회 54홀 최소타 신기록을 세우며 전날 선두 질 맥길을 1타차로 제치고 단독선두로 올라서 지난 3월 나비스코챔피언십 이후 시즌 2승째에 바짝 다가섰다.박지은의 기록은 2002년 미셸 엘리스(호주)가 세운 종전 대회 54홀 최소타를 2타 줄인 것. 초반 버디만 3개를 몰아쳤던 박지은은 13번홀(파5)에서 보기를 범해 다소 주춤하는 듯했지만 14번홀(파4) 버디로 한숨을 돌린 뒤 16번홀(파5)에서는 멋진 이글샷을 터뜨려 분위기를 바꿨다.박지은은 티샷을 러프에 빠뜨렸지만 3번 우드로 친 두번째 샷이 210야드나 떨어진 컵의 3m 앞까지 굴러가 가볍게 이글을 낚았고,마지막 2개홀에서 잇따라 버디퍼트를 성공시켰다.이번 대회 들어 연일 맹타를 휘두른 강수연(아스트라)은 이날도 7개의 버디를 수확하며 4타를 줄인 끝에 합계 15언더파 201타로 3위를 달려 데뷔 이후 첫 승에 대한 집념을 버리지 않았다. 안시현(엘로드)은 1언더파 71타를 쳐 상승세가 다소 꺾였지만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공동7위에 자리잡아 ‘톱10’ 입상 가능성을 살렸다.한희원(휠라코리아)도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뿜어내 합계 10언더파 206타의 공동9위로 올라섰다. 곽영완기자 kwyoung@seoul.co.kr
  • 인천농업센터 상황버섯 재배 성공

    인천시 농업기술센터가 재배시험에 성공한 상황버섯이 다음달부터 본격 수확된다.이번에 선보인 재배 기술은 버섯재배용 나무를 매달아 키우는 ‘단상 재배’ 방식으로 기존의 땅에 묻는 방식(지면 재배)보다 생산량이 2.5배 이상 많다.세균감염도 적어 상품성이 좋고 관리도 쉽다. 농업기술센터의 재배 기술을 활용,인천시 남동구 남촌동 한 농가에서 시작한 상황버섯 재배량은 4005본(버섯 재배용 나무가 1본)으로 3년간 수확량은 1본당 200g씩 모두 800㎏이다. 농업기술센터는 내년부터 다른 농가에도 보급키로 했으며 일반인들도 상황버섯을 직접 재배할 수 있도록 주말농장 형식으로 30명에게 360본을 분양했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자연산 상황버섯에 버금갈 정도”라며 “㎏당(특상품) 40만∼50만원씩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안성 가서 포도 먹고 가을도 따고

    안성 가서 포도 먹고 가을도 따고

    가을여행은 ‘안성맞춤’ 안성이오∼ 서늘한 바람에 활짝 열어놓던 창문을 슬며시 닫게 된다. 가을의 문턱에서 생각나는 과일은 ‘포도’다.포도야 벌써부터 슈퍼마켓에 나와 있지만,비닐하우스에서 자란 것이 아니고 거침없는 햇볕과 무더위를 이겨내면서 농부들의 땀을 먹고 자란 싱싱한 포도라야 제맛이 난다. 청포도,거봉,홍서부 등이 한창이고 캠벨,머스캣,델라웨어 슈트벤트 등도 맞볼 수 있다.이름부터 이색적인 포도의 종류들은 수확기가 저마다 조금씩 다르다. 국내 최대의 포도타운으로 알려진 경기도 안성 일대.포도나무 넝쿨이 만들어주는 시원한 그늘에 앉아 싱싱한 포도를 먹으며 성큼성큼 다가오는 초가을의 발길을 느껴보자. 포도밭에선 포도만 먹는다는 생각은 낡아도 한참 낡았다. 아이들을 위해 잠자리도 잡고 포도도 직접 따며 자연학습도 하자. 또 가족들이 가지고 온 도시락과 고기도 구워 먹으며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자연농원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안성은 소박하고 아름다운 사찰 청룡사,된장 박사가 운영하는 서일농원,남사당의 신명나는 공연,동양 최대 규모의 고급 찜질방을 표방한 ‘건강나라’등이 있다.싱싱한 포도도 먹고 구석구석 찾아본다면 가족나들이로 ‘안성맞춤’이다. 고속도로 경부선 안성·평택IC로 나와 안성방면으로 달리자 국도 주변에는 무슨 무슨 포도밭이라며 현수막과 깃발을 휘날리며 곳곳에서 포도를 팔고 있다.‘이제 포도의 고장으로 들어섰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오하농장 안성시내에서 서운면 방향으로 향하다 안성 제3산업단지 옆으로 난 길로 가면 된다.시내에서 차로 15분 정도 걸린다. 오하농장은 포도로 유명한 안성에서도 꽤 이름난 곳.주인인 이종상(68)씨가 40여년 전부터 이곳에서 포도농사를 지었다고 한다.1만 2000여평 부지에 포도밭만 1만평이나 된다.식당 수영장 잔디밭 등을 갖추고 있어 가족나들이로 좋다. 제1회 안성포도축제에서 1등상을 받았고,86아시안게임,88올림픽에 포도를 납품했다.포도의 종류도 다양해서 보통 3∼4종류 이상의 포도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2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식당에서 맛보는 보리밥은 별미.각종 나물을 얹은 보리밥에 고추장을 넣고 비벼 먹는 맛은 꿀맛이다.또 함께 나오는 구수한 된장찌개도 개운하다.어른 얼굴보다 더 큰 부추전,푸짐한 도토리묵 등을 맛볼 수 있다.각각 5000원씩. 식당 뒤편의 수영장에는 아이들이 물놀이하기 좋다.60여평의 수영장에는 물을 어른 무릎 정도 받아 놓아 첨벙거리며 아이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논다.연인이나 부부는 포도밭을 걸어보고,그늘막이 있는 평상에 누워 도란도란 사는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아무런 준비 없이 떠나기에 알맞은 곳이다. 포도는 4㎏에 3만원선.9월 초까지 운영하며 오전 8시부터 저녁 8시까지.(031)671-4500. ●삼정 노부부의 인심을 주렁주렁 달린 포도송이처럼 느낄 수 있는 곳이다.20여년 전 송태연(65)씨가 몸이 좋지 않아 이곳에서 포도농사를 지으며 여생을 보내려고 시작했다고 한다. 나무를 괴롭히는 일을 빼고는 모든 것이 자유스럽다.나무 그늘에서 바비큐그릴에 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 먹어도 되고 잔디밭에서 축구,족구를 해도 뭐라 할 사람이 없다.아이들이 가면 주인 송씨가 먼저 손자들이 가지고 놀던 미끄럼틀 장난감자동차 등을 가지고 와서 주기도 한다.“심심하면 이 장난감 가지고 놀아라.” 심지어는 부부가 심심풀이로 치려고 포도밭 한구석에 만들어 놓은 2타석짜리 인도어골프장도 손님들에게 내주었다.또 포도밭 밑에 700∼800평 규모의 메기양식장을 하던 곳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게 해주었다.고기를 퍼낸다고 퍼냈지만 남아있던 고기들이 새끼를 쳐 붕어와 메기 등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2만 5000평 중에 5000여평만 포도농사를 짓는다.이곳에는 점심을 싸가지고 가야 한다.거다란 평상이 8개가 있고 드럼통을 자른 대형 바비큐통이 3개,개인용 바비큐그릴이 10개나 있다.포도도 먹고 고기도 구워 먹으며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또 포도밭 주변에 꽃을 심어 나비와 잠자리도 많다. 포도는 보통 4㎏에 1만 5000원이다.하지만 포도의 할아버지라고 불리는 ‘알렉산드리아’ 등 특이한 품종은 3만원선.10월 초까지 포도가 나오며 오전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한다.(031)672-1364. ●가나안 농장 안성IC에서 제일 가까운 곳에 있다.4500여평의 포도밭에 2500여그루가 심어져 있다. 여기도 포도밭에 12개의 커다란 평상을 만들어 놓았다.주렁주렁 달린 포도송이를 보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음식을 가지고 가서 먹는 것은 괜찮다.하지만 고기를 굽는 것은 안 된다. 잔디밭 등이 없어 아이들이 놀기는 좀 힘들다.포도는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캠벨은 4㎏ 기준으로 1만 5000원,거봉이나 청포도는 2만원선. 오전 9시부터 저녁 7시까지.(031)653-2684. ■이곳도 가보세요 안성 주변에는 들러 볼만한 곳이 많다.청룡사(031-672-9103)는 오하농원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다.규모는 크지는 않지만 절 앞에는 작은 개울이 흐르고 족히 100년은 넘어 보이는 커다란 고목이 절 한편에 서 있어 운치를 더해 준다.국보 제824호인 대웅전,사적비,3층 석탑,청동종 등의 볼거리가 아기자기함을 더해 준다. 중부고속도 일죽IC로 가다보면 있는 서일농원(080-673-3171)은 수백 개의 된장항아리가 있는 농원으로 유명하다.서분례씨가 천연 암반수와 우리 콩으로 만드는 된장 맛이 그만이다.더덕,달래,각종 장아찌가 밑반찬으로 나오는 된장백반과 청국장백반이 7000원이다.물론 된장을 사올 수도 있다. 널찍한 방안에서 초록으로 우거진 소나무들을 바라보며 먹는 식사는 여기서만 맛볼 수 있다. 안성은 남사당의 본고장이다.특히 ‘바우덕이’라는 여자 꼭두쇠가 있었는데,사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뛰어난 미모와 옹골찬 소리가락,바람에 휘날리는 듯한 줄타기 재주가 당대 최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한다. 보개면 복평리에 있는 남사당전수관(031-675-3925)에 가면 안성 남사당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안성시립남사당 바우덕이풍물단은 매주 토요일 저녁 전수관 앞마당에서 남사당놀이 토요 상설공연을 열고 있다.사물놀이부터 시작해 상모놀이,덜미(인형극),살판(땅재주놀이),어름(줄타기),무동놀이 등을 보여준다.관람료는 무료.전수관에선 남사당놀이 체험 및 강습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말이 찜질방이지 건강나라((031-674-8255)는 미니 리조트라 해도 손색이 없다.1만 5000여평의 부지에 독특한 외양으로 지어진 건강나라엔 석굴암을 본떠 만든 12m 높이의 전통 한증막,대형 사우나,노천탕이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다. 특히 너와집처럼 나무기와가 얹힌 지붕과 붉은색 서양식 기와가 덮인 지붕이 어우러져 독특하면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낸다.찜질방 2층에선 다양한 이벤트가 열린다.매주 토요일엔 통기타 및 색소폰 라이브 공연을 즐기는 생맥주 파티가 펼쳐지고,뷔페식 봄나물 축제도 열린다.찜질방만 이용할 경우 6000원,사우나 시설을 함께 이용하면 1만원.
  • [토종 웰빙을 찾아서] 하동 녹차

    [토종 웰빙을 찾아서] 하동 녹차

    웰빙식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 가운데 하나가 녹차다.암·당뇨 예방에서부터 비만·노화 억제,향균작용,니코틴 해독….녹차의 효능은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해도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많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녹차 생산지로 경남 하동군과 전남 보성군이 꼽힌다. 어느 지역에서 생산된 차가 효능이 더 좋은지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 연구된 결과가 없다.하지만 많은 차 애호가들은 지리산 자락에 야생하며 천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차나무에서 생산된 하동 녹차를 최상품으로 친다. ●우리나라 차 시배지 화개면 삼국사기에는 서기 828년 신라 흥덕왕때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김대렴이 차씨를 가져와 지리산 자락 하동군 화개면 쌍계사 부근에 심었다는 기록이 있다.또 고려∼조선시대 역사서 등에는 화개에서 생산되는 녹차를 예찬하는 문인들의 글을 많이 볼 수 있다. 화개면 일대의 녹차나무는 중국 소엽종이다.차밭은 지리산 자락에 야생상태로 조성돼 있으며 차밭 군데군데 크고 작은 바위가 널브러져 있다. 지형조건이 험하다 보니 찻잎을 따는 일을 기계로 할 수 없어 한잎 한잎 사람 손이 닿아야 한다.이처럼 쏟는 정성도 차맛에 보태진다. 화개면 차 시배지 일대(3만 6420㎡)는 경남도 기념물로 지정돼 있으며,시배지임을 표시한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인근에는 한국 양명학회에서 수령 1000년쯤 됐을 것으로 추정하는 국내 최고령 야생차 나무가 하동의 녹차 역사를 증명하고 있다.군은 이 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것을 건의해 놓고 있다. 우리나라 처음으로 차 명인을 배출해 하동 녹차는 생산 기술에서도 최고임이 입증됐다.지난달 경주에서 올해 처음 열린 대한민국 차 품평회에서 우수브랜드 10점에 하동산 녹차가 대상을 비롯해 7점이나 차지했다. ●최적의 기후조건에서 야생 하동 녹차나무가 야생하고 있는 화개면 일대는 연평균 기온이 섭씨 13도,강수량은 1700㎜다.지리산 구릉지로 토심이 깊고 비옥해 차나무 뿌리가 땅속으로 5m 넘게 뻗어내려 지하에 있는 갖가지 성분을 흡수해 잎으로 전달한다. 섬진강과 지류인 화개천이 인접해 있어 안개가 많고 습도가 높다.찻잎 수확기 때 일교차도 크다.이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우전차 수확이 10일 이상 빠르다. 하동군 농업기술센터 이종국 녹차산업담당은 “세계 최고 품질의 차를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지리·기후 조건에다 지리산의 기(氣)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하동 녹차의 은은하고 깊은 맛은 다른 지역에서 감히 흉내낼 수 없다.”고 말한다.녹차 애호가들이 굳이 하동 녹차를 고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동 야생녹차 세계적 명차로 육성 하동군은 하동산 녹차를 세계적인 차로 육성하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녹차에 대해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녹차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국비 지원을 받아 하동 녹차과학연구소를 설립,내년에 문을 열 예정이다. 군은 해마다 차 시배지 일대에서 ‘하동야생차 문화축제’를 개최한다.문화관광부가 지정한 문화관광축제행사다. 화개면 정금리 야생 녹차밭 부근에 최근 들어 최신시설로 지은 녹차 생산공장 동천을 비롯해 차를 제조하는 여러 공장에서는 차 수확기에 차만들기를 체험하는 행사를 하고 차 제조과정도 보여준다. 하동군 지역에서는 1500여 농가에서 녹차를 재배해 한해 437t을 생산,216억여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전국 생산량의 24%에 해당한다. ●녹차의 종류 녹차는 찻잎을 따는 시기에 따라 우전·세작·중작·대작으로 구분한다. 우전은 최고급 차로 한겨울 눈속에서 지리산 기를 머금고 돋아난 차나무 첫 새순을 곡우(4월20일 무렵) 이전에 따 만든 차다.특우전을 만들기도 하지만 판매보다는 단골 고객 등에게 주로 선물한다. 세작은 입하(5월5일 무렵) 전후에 새순을 따서 모아 만든 고급 차다.중작은 5월 중순에 생산된 차이며,대작은 대중적인 차로 5월 중·하순 무렵에 잎을 따 만든다.6월부터 10월초까지 딴 찻잎은 티백,차 관련 식품원료로 사용된다. 하동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아테네 2004] ‘톱10’은 꿈이런가

    [아테네 2004] ‘톱10’은 꿈이런가

    아테네 올림픽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한국의 당초 목표가 달성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한국 선수단이 아테네행 비행기에 오를 때는 금메달 13개로 8년만에 세계 10위권에 복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태권도에서 3개,양궁과 레슬링 2개,유도·배드민턴·사격 등에서 각 1개씩이면 달성할 수 있는 목표였다.게다가 2∼3개를 기대하면서도 가장 확실한 1∼2개만 골랐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는 16개 이상도 가능하다는 ‘은근한’ 자신감까지 배어 있었다. 그러나 초반 부진으로 계산은 빗나갔다.대회 첫날 ‘만점사수’ 서선화(울진군청)가 사격에서 27위로 탈락하더니 펜싱의 김희정(충남도청)마저 복통에 무릎을 꿇었다.배드민턴 혼합복식조까지 8강에서 탈락했다.여기에다 펜싱 남자단체전처럼 혹시나 했던 종목들도 하나둘씩 주저 앉았다.원래의 목표를 초과달성한 종목은 남녀단체전에 이어 여자개인전까지 석권한 양궁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금6,은10,동5개로 종합 12위나마 유지하는 것은 ‘의외의 메달’ 덕택이다.유승민(삼성생명)은 탁구 남자단식에서,배드민턴의 김동문(삼성전기)은 혼합복식의 패배를 남자복식 금메달로 풀었다.배드민턴의 손승모(은메달),클레이 사격의 이보나(은·동메달) 등도 예상치 않은 선물을 선수단에 안겼다. 앞으로 금메달을 추가할 것으로 기대된는 종목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레슬링과 태권도.이들 종목에서 선전을 펼칠 경우 당초 목표인 13개까지는 버거워도 10개 정도는 수확해 종합 10위권 진입을 노려볼 수 있다. 한편 북한은 지난 시드니대회 때처럼 ‘노골드’의 위기에 처했다.가장 기대를 모은 유도 여자 57㎏급 계순희,역도 여자 58㎏급의 이성희가 모두 은메달에 그친 북한은 앞으로 메달을 딸 선수도 없다.레슬링 55㎏급에 오송남이 출전하지만 메달권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초가을에 떠나는 꽃나들이

    초가을에 떠나는 꽃나들이

    영원히 이어질 것처럼 기세등등하던 폭염이 풀썩 주저앉았다.새벽녘 코끝을 스치는 찬 기운,살갗에 느껴지는 보송보송함.얼마만에 맛보는 상쾌함인가. 쉼없이 쏟아지는 땡볕에 축축 늘어졌던 식물도 생기를 되찾고 군데군데 꽃을 피운다.성급한 사람들은 벌써 가을을 찾아 나들이를 나선다.평창의 산기슭 한자락엔 보랏빛 벌개미취가 초가을을 알리고,고창의 한 농장 메밀밭은 벌써 하얗게 물이 들어간다.파란 하늘과 잘 어울리는 무안 백련지의 연꽃은 가을을 알리는 또다른 전령사다.강원도 평창과 전남 무안,전북 고창으로 초가을 여행을 떠난다. ● 오색꽃 물결 더위지친 맘도 花~ 비올 때 여행 취재기자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이렇게 비가 쏟아지는데 누가 올까?’비가 오면 어두워 사진을 찍기가 어려운 것도 문제지만,그림을 받쳐줄 ‘모델’이 없는 게 더 고민스럽다.경치만 수려하면 되는 사진작가의 풍경사진과 달리 신문의 여행면 사진은 사람냄새도 좀 풍겨야 하기 때문. 지난주 한국자생식물원을 찾았을 때도 그랬다.취재는 나섰지만 하루종일 오락가락하는 비에 사람구경 못할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것.한데 의외로 사람들은 꽤 많았다.식물원 구석구석을 둘러보는 이들은 대부분 가족이나 남녀 커플들.오히려 우산을 받쳐든 채 꽃길을 거니는 연인들의 모습이 제법 운치를 자아낸다. 폭염 끝의 식물원은 아름다웠다.사람들의 발길을 가장 오래 붙드는 곳은 식물원 뒤편 산자락 아래의 벌개미취 군락.파란 가을하늘이 내려앉은 듯한 연보랏빛 꽃물결이 사람들을 유혹한다. 그렇게 비가 쏟아졌지만 꽃들은 전혀 주눅들지 않고,빗방울을 머금은 꽃잎은 오히려 반짝반짝 빛을 낸다. 벌개미취는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식물로 흔히 산국,구절초,개미취,쑥부쟁이들과 함께 들국화로 불리는 종류 가운데 하나다.강원도 이남의 산과 들에 자라며 키는 50∼100㎝ 정도다.꽃은 8월부터 10월 초순에 줄기와 가지 끝에 한 개씩 달리며 연한 자주색 또는 연보라색이다. 벌개미취 군락지에서 실내 식물원을 잇는 산책로 주변엔 마치 솜사탕을 달아놓은 것 같은 꽃이 눈길을 끈다.‘강활’이란 약초가 피운 꽃이다. 가지 끝에 작은 백색꽃이 총총하게 핀 모양이 우산을 펼쳐놓은 것 같다.주변엔 이 꽃이 내는 특유한 향이 가득하다.무어라고 설명하기 어렵지만 일반적인 꽃향기와는 참 다르다. 늦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식물원엔 꽃이 풍부한 편이다.다람쥐가 즐겨 먹는 원추리를 비롯해 동자꽃,비비추,옥잠화,패랭이꽃,벌개미취,참나리,날개하늘나리,털중나리 등등. 김창열 원장은 “1년 중 7월과 8월에 식물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이 시기에 맞추어 식물원을 조성하다 보니 여름이나 초가을에도 꽃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내전시장인 주제원은 사람 및 동물 이름,독성,향기에 따라 식물을 구분해 놓았다.사람명칭식물원은 애기나라,동자꽃,며느리밥풀꽃,할아비꽃대 등 말 그대로 사람의 이름을 가진 식물을 전시한 곳. 동물명칭식물원에선 노루귀,노루오줌,범부채 등 동물이름을 가진 식물을 볼 수 있다.박새·독미나리 등 독이 있는 식물은 독성식물원에,향이 백리까지 간다는 섬백리향·구절초·감국 등 향을 지닌 식물은 향기식물원에 있다. 식물원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입장료는 성인 5000원,중·고생 3000원,초등생 2000원.(033)332-7069.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진부IC에서 빠져 주문진 방향의 6번 국도를 타고 15분쯤 가면 왼쪽으로 월정사,오른쪽으로 한국자생식물원 표지판이 나온다. 숙박 및 맛집 자생식물원 못미쳐 오대산관광호텔(033-330-5000)이 있다.월정사 진입로 주변으로 여관 및 민박도 많다.숲속 산방도 있다.황토굴사우나를 운영하는 방아다리산방(033-333-6987),이승복기념관 앞의 통나무와 황토로 지은 700리조빌(033-333-5341)도 묵을 만하다.숙박료는 3만∼5만원. 강원도 토속음식인 곤드레밥을 먹어보자.예전엔 흉년이 들면 산골 사람들이 뜯어다가 밥을 해먹었다고 하지만 요즘엔 건강식으로 인기다.진부에서 6번 도로를 타고 월정사 방향으로 가다가 방아다리 약수 표지판을 따라 좌회전해 10분쯤 가면 길 오른쪽에 ‘성주식당’이 나온다.쌀과 몇가지 잡곡,곤드레 나물을 넣고 지은 밥에 양념간장,된장찌개,게조림,버섯조림,백김치 등이 상에 오른다.곤드레는 4,5월에 뜯은 것을 생채로 삶아 냉동실에서 보관한 것을 쓴다.6000원.(033)335-2063. 평창의 5일장 평창엔 5일장이 많다.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등장하는 봉평장,대화장 등 평창의 5일장에 가면 시골장의 소박한 운치를 그대로 맛볼 수 있다.평창장(5,10일 평창읍 하리),미탄장(1,6일 마탄면 창리),계촌장(2,7일 방림면 계촌리),대화장(4,9일 대화면 대화리),봉평장(2,7일 봉평면 창동리),진부장(3,8일 진부면 하진부리) 등 6개가 운영되고 있다.문의 평창군 문화관광과(033-330-2399). ●초록물빛 하얀백련 고독을 띄워볼까 전남 무안은 요즘 연꽃이 한창이다.무더위 끝의 에메랄드빛 하늘 아래 소담스럽게 피어난 연꽃은 무안 초가을 풍광의 백미.산 밑 구릉지는 온통 황톳빛 세상이다.이밭 저밭 황토 속에서 실하게 영근 양파를 수확하느라 동네 아주머니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지난 23일은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가을바람이 분다는 처서.무안으로 초가을 마중을 나갔다. 전남 무안군 일로읍 복용리의 회산 백련지(回山 白蓮池).연잎이 10만평 저수지를 가득 덮은 가운데,드문드문 흰 연꽃이 초록빛 수면을 장식하고 있다.나들이객이 제법 많다.누군가 ‘꽃이 별로 없다.’고 불평한다.하지만 서너달 동안 꾸준히 꽃이 피고 지면서 군자다운 풍모를 지키는 게 바로 백련이라는 자연의 이치를 그는 모르는 듯하다.연꽃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중국 송대의 유학자 주렴계(周濂溪)의 ‘애련설’(愛蓮說)을 한번쯤 음미해보아야 할 듯싶다. ‘나는 연꽃을 유독 좋아한다/진흙 속에 피어나면서 더럽혀지지 않으며,잔 물결에 흔들리면서도 요염하지 않다/…/멀리서 바라볼 수 있지만,가까이 두고 감상할 수 없다/여러꽃 가운데 연꽃은 군자이다.’ 백련지는 일제 때 한 주민이 백련 12주를 심은 것이 번식을 거듭하여 동양에서도 손꼽을 만한 백련 자생지가 되었다고 한다.저수지 가장자리엔 백련 말고도 화려한 자태의 홍련과 희귀식물인 가시연,꽃이 물 위에 뜨듯이 피는 아기수련 등 수련과 식물이 자라고 있다.연꽃은 해뜬 직후인 아침 8시쯤 가장 싱싱하고 소담스럽다. 무안읍 용월리 상동마을에서도 연꽃을 볼 수 있다.천연기념물 제 211호인 백로와 왜가리 집단 서식지인 청용산이 있는 곳.연꽃은 청용산 앞에 자리잡은 용연저수지를 덮고 있다. 매년 3∼4월이면 동남아지역에서 월동한 새 4000여마리가 이곳을 찾아와 집단을 이루어 번식한 뒤 10월이 되면 다시 동남아로 날아간다. 용연저수지는 백련지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홍련이 볼 만하다.아이 주먹만한 꽃봉오리가 불그스름하게 물이 오른 채 수면 위로 비죽비죽 나와 있는 것이 백련지와는 또다른 맛을 낸다.저수지 한가운데 조성된 인공섬과 산을 오가며 노는 백로들의 모습은 신비스럽기까지 하다.연못 앞의 전망대엔 백로의 우아한 자태를 담아보려는 사진작가들이 진을 치고 있다. 가는 길 회산백련지는 서해안고속도로 일로IC에서 빠져야 가깝다.백련지 이정표를 따라 815번 및 811번 도로를 잇따라 타고 10여분쯤 달리면 저수지에 닿는다. 숙박 및 맛집 망운면 톱머리해수욕장에 위치한 무안비치호텔(061-454-4900),무안읍내 시외버스터미널 옆의 우광파크모텔(061-452-7980)의 시설이 비교적 깨끗한 편이다.백련지 주변엔 민박집이 많다. 돼지짚불구이는 무안이 자랑하는 먹을거리.암퇘지 목살이나 목등심을 숯불이 아닌 짚불에서 구워낸다.육질이 부드럽고 지방이 제거돼 담백한 맛이 난다.몽탄면 사창리의 ‘녹향가든’(061-452-6990)이 잘한다고 소문 나 있다.1인분 7000원. 무안읍 시외버스터미널 앞 낙지골목에도 가보자. 골목을 따라 늘어선 낙지집에서 그 날 무안해안에서 잡힌 세발낙지맛을 볼 수 있다. ●메밀꽃핀 하얀가을 가슴이 울렁 초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메밀꽃.늦여름 더위가 가실 무렵 산기슭 아래 마치 떡가루를 뿌려놓은 듯 흐드러진 메밀꽃 물결에 묻히면 가슴이 울렁거린다. 메밀꽃은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인 봉평이 유명하지만,언젠가부터 전북 고창에도 꽃을 찾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창군 공음면 선동리 학원농장.봄에는 청보리가 넘실댔던 밭고랑에 8월 하순이면 메밀꽃이 얼굴을 내민다.파란 하늘 아래 하얗게 넘실대는 꽃물결은 마치 구름이 내려앉은 것 같다. 지난해까지는 학원농장 17만평 중 4만여평에만 메밀을 심었으나,올핸 재배면적을 10만평으로 늘렸다.메밀밭을 한번 돌아보는 데만 1시간 정도 걸린다. 메밀꽃밭은 순백으로 환하다.하나씩 떼어내놓고 보면 마치 강냉이 튀밥처럼 보잘 것 없지만 들판을 뒤덮고 있는 메밀꽃은 눈 쌓인 들판 같다. ‘내마음 지쳐 시들 때 호젓이 찾아가는 메밀꽃밭/슴슴한 눈물도 씻어내리고/달빛 요염한 정령들이 더운 피의 심장도/말갛게 씻어준다//그냥 형체도 모양도 없이 산비탈에 엎질러져서/둥둥 떠내려오는 소금밭/아리도록 저린 향내/먼산 처마끝 등불도 쇠소리를 내며/흐르는 소리‘(송수권의 ‘메밀꽃밭’) 학원농장의 메밀꽃은 이번주부터 피기 시작했다.꽃머리부터 피기 시작해서 폭죽 터지듯 꽃대를 타고 내려오며 꽃망울을 터뜨린다.농장측에선 9월1일부터 10일까지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 학원농장 주인 진영호(56)씨는 진의종 전 국무총리의 장남이다.진씨는 대기업 임원까지 지냈으나 어려서부터의 꿈인 농군이 되기 위해 지난 92년 사표를 내고 농장을 일구었다고 한다.어머니인 이학(83) 여사가 처음 개간했던 것을 그가 내려와 이어받았다.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고창IC에서 빠지자마자 법성포 방면으로 우회전해 15번 지방도를 타고 5분 정도 달리면 갈림길이 나온다.여기서 선운사 대신 무장 방면으로 좌회전한다.무장읍까지 간 뒤 읍내 6거리에서 좌화전해 공음 방면으로 4㎞ 정도 가면 한자로 쓰인 ‘학원농장(鶴苑農場)’ 돌 표지판이 서 있다.학원농장(063-564-9897). 숙소 및 맛집 학원농장에 객실 5개가 있다.4만원부터.인근 선운사 관광단지에 숙박시설이 많다.석정온천(564-4441)은 게르마늄 온천으로 피로를 씻기 좋다.선운사 입구의 풍천장어가 고창의 으뜸 먹을거리.연기식당(562-1537)은 29년째 풍천장어를 판다.예전엔 갯가의 허름한 집이었는데 몇해 전 새로 지었다.고창읍내 천변의 조양관(508-8381)은 이름난 한정식집.문을 연지 60년이 넘는다고 한다.7000원,1만 5000원,2만 5000원짜리가 있다.
  • 스승 김춘수시인 쾌유빌며 포도예술제 여는 류기봉 시인

    “김춘수 선생님의 건강상태는 처음보다 많이 호전됐습니다.맥박과 호흡도 정상으로 돌아왔고요.다만 의식만 없을 뿐이지요.” 포도농사를 짓는 ‘농부시인’ 류기봉(39)씨.그는 지난 4일 기도폐색으로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의식불명 상태인 김춘수(82) 시인의 둘도 없는 애제자이다.그는 요즘 이틀이 멀다하고 자신의 집(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리)에서 분당병원을 찾아 스승의 몸을 주무르며 건강회복을 기원하고 있다. 24일 오후에도 류씨는 병상에 누워 있는 김 시인의 손을 꼭 잡았다.“선생님,저 류군 왔습니다.선생님의 포도나무가 잘 자라고 있습니다.어서 일어나 포도 드셔야죠.”“……”“선생님,일요일에는 약속하신 대로 꼭 노래도 불러주시고,춤도 추셔야 합니다.” 류씨는 이 자리에서 오는 29일 자신의 포도밭에서 열리는 ‘포도예술제’의 행사내용을 귀엣말로 보고했다.김 시인은 듣기라도 하듯 몸을 약간 뒤척였다.이 예술제는 다름 아닌 김춘수 시인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것.김 시인이 쓰러지기 직전에 ‘올해는 멋있게 해보자.’며 스스로 의욕을 보인 터라 안타까움은 더욱 크다. “포도예술제는 원래 지난 98년,선생님께서 프랑스의 한 시골마을 포도밭을 방문했다가 그곳 사람들이 포도나무에 그림도 그려놓고,작은 문화축제를 하는 것을 보고 온 뒤 저에게 권유하셨지요.” 이렇게 해서 남양주시 작은 마을에 김 시인 등 문인 20∼30명이 포도수확철인 이맘때 모여 시낭송 등 예술제를 열었다.그러던 김 시인이 얼마전 “그동안 포도예술제 행사가 조금 딱딱해진 것 같다.올해는 내가 직접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어 흥을 돋우겠다.”고 제안,기대 속에 이번 예술제를 준비해 왔다. 결국 반쪽이 된 이번 행사에는 김 시인의 친필시 ‘디딤돌,처용’을 비롯해 소설가 박완서씨의 친필 소설 원고 등이 포도나무에 전시된다.또 조영서·정진규·이수익·송상욱·서정춘·노향림·조정권·이문재·남진우·박남준·이원규·고두현·이덕규·김행숙·심언주씨 등 여러 문인이 참석,각자의 이름을 새긴 포도나무 아래서 김 시인의 쾌유를 비는 시낭송회 등을 할 예정이다. 1993년 김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시학’에 등단한 류씨는 지난 13년 동안 일주일에 2∼3차례 김 시인을 찾아가 같이 지내며 사제간의 정을 두텁게 쌓았다.김 시인이 쓰러진 날에도 류씨는 문안차 분당자택에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에 급히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선생님이 기도폐색을 예견하셨을까요? 마지막 쓰신 시 ‘옹두리와 뿌다귀’의 ‘자네 목구멍에 걸린 생선가시’라는 구절이 자꾸 생각납니다.또 저에게 전화를 걸어 ‘류군 너무 덥다.이런 더위는 처음 본다.못 견디겠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지요.” 김문기자 km@seoul.co.kr
  • [아테네 2004] 내일부터 태권도 금빛 주인공 가려

    [아테네 2004] 내일부터 태권도 금빛 주인공 가려

    ‘금빛 발차기로 황금 주말 재현한다.’ 국기인 태권도가 오는 28일 새벽,양궁과 배드민턴에서 금메달 3개를 수놓았던 지난 ‘황금 주말’ 재현의 신호탄을 쏘아올린다.전 체급 석권으로 한국 선수단의 목표인 ‘톱 10’ 복귀도 직접 일궈낸다는 각오다. 26일부터 시작되는 ‘금밭’ 태권도에 걸린 전체 금메달은 8개.한국은 이 가운데 4체급만 출전한다.종주국 한국의 ‘싹쓸이’를 막기 위한 조치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태권도가 드러낸 목표는 금 3개.그러나 4명의 선수 모두 황금 월계관을 쓰기에는 모자람이 없다.유도에서 금 8개의 풍성한 수확을 거둔 종주국 일본처럼 전 체급 석권으로 한국 ‘국기’의 자존심도 한껏 곧추세울 태세다. 선봉은 여자 57㎏ 장지원(25·삼성에스원)과 남자 68㎏ 송명섭(20·경희대).27일 가장 먼저 매트에 오르는 이들은 금메달 ‘보증수표’로 불린다. 여자 중량급의 에이스인 장지원은 왼발 돌려차기가 남자 선수들도 두려워할 만큼 위력적이다.174㎝의 큰 키에 파워까지 갖춰 유럽 선수들과 겨뤄도 밀리지 않는다.지난해 세계선수권자인 아사나소 아레티(그리스)를 비롯해 타이완 멕시코 선수들의 도전을 무난히 뛰어넘을 전망이다. 송명섭은 대표선발전에서 라이벌 이용열(용인대)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대표팀에 처음으로 합류한 ‘신성’이다.지난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스티븐 로페스(미국) 등 상대가 쟁쟁하지만 전력이 노출되지 않아 ‘비밀병기’나 다름없다. 다음날은 남자 80㎏의 문대성(28·삼성에스원)과 여자 67㎏급의 황경선(18·서울체고)이 출격한다.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은 폭발적인 뒷발차기가 일품인 한국 태권도의 ‘자존심’이다.99캐나다세계선수권 헤비급을 제패하며 선배 김제경과 함께 세계를 평정했다. 의혹 어린 대표선발전 판정으로 시드니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지만 이번 아테네에서는 역경을 딛고 일어선 그의 태권도 인생을 금메달로 보상받겠다는 다짐이다. ‘무서운 10대’ 황경선은 대표선발전에서 세계 최강 김연지를 꺾고 올라왔다.주무기인 앞발 상단차기는 상대에게 공포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곳곳에 ‘지뢰’가 도사리고 있다.이번 대회 심판진(24명) 가운데 한국인이 1명뿐이어서 결정적인 순간에 최강 한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게다가 남자 양궁이 개인전에서 절감했던 ‘부메랑 효과’도 우려되는 대목.한국인 지도자들의 손에 길러진 외국 선수들이 한국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한국인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나라는 전체 출전국의 3분의1이 넘는 무려 23개국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아테네 2004] ‘성적은 국력순 아니다’

    ‘성적은 국력 순이 아니잖아요.’ 올림픽 무대에서는 물적·인적 자본이 풍부한 나라일수록 좋은 성적을 거두곤 한다.그러나 이러한 ‘올림픽 방정식’이 꼭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약소국이 의외의 선전을 펼치기도 하고,큰 나라임에도 형편없는 성적을 내기도 한다. ‘약소국’의 선두에는 지난 1991년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신생국 그루지야가 있다.이후 10여년 동안 숱한 내전과 독재로 얼룩진 이 나라는 24일 금 2개와 은 1개로 선전하고 있다.유도 남자 90㎏급의 주랍 즈비아다우리와 역도 남자 85㎏급의 게오르게 아사니드제가 금메달을 따냈고,유도 남자 60㎏급 네스터 케르기아니가 은메달을 보탰다. 또 다른 ‘작은 고추’는 네덜란드.면적은 경상도보다 조금 넓고 인구도 1600여만명에 불과한 소국이다.그러나 올림픽 무대에서는 여느 대국 못지않다.금메달 3개를 포함,모두 17개의 메달을 따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전쟁의 참화를 딛고 출전한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등도 아직 메달은 수확하지 못했지만 축구 등에서 두각을 보이며 메달보다 소중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中 “식량안보를 해결하라”

    중국 지도부가 심각한 식량안보 위협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파이낸셜타임스는 23일 중국의 농산물 수입이 올 상반기에만 143억달러에 이르고 농지와 물 부족 등으로 중국 지도자들이 식량안보를 긴급히 해결할 과제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지방정부에 식량증산 긴급 통지문도 1990년대 후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샤오강(小康) 사회를 달성했다는 중국 정부의 주장과는 거리가 멀다.앞서 홍콩의 문회보(文匯報)는 올해 중국에서 3700만t의 곡물이 부족할 것이라고 전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곡물 생산이 수요에 비해 격감하고 있다는 분석에 따라 식량안보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할 과제로 지정했다.이에 따라 중국 국무원은 3월 말 식량증산을 위한 긴급 통지문을 각 지방정부에 시달했다.중국의 대외 식량의존도 문제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라운드 협상에서 농업 교역이 가장 격렬한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부각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지적했다. 신문은 1950년대 말과 60년대 기근 당시 청년층이었던 현 4세대 지도부가 식량안보를 크게 우려하고 있으며 대외의존이라는 전략적 차원 뿐 아니라 자급자족 차원에서 커다란 문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올 상반기 총 농산물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5% 증가한 143억달러에 이른 반면 수출은 11% 는 106억달러에 그친 데에서도 알 수 있다.지난해 농산물 수입은 189억달러에 달했다.미국은 올 상반기에만 68.1% 증가한 49억달러 어치의 농산물을 중국에 팔았다. 특히 수확량 감소에 따라 중국은 상반기에 410만t의 곡물을 수입했다.이는 지난해보다 1.8배나 증가한 분량이다.중국의 곡물 비축량은 극비사항이지만 중국의 학자들은 올해 종자 수요량을 감안하면 내년에 곡물 비축이 큰 압박을 받을 것으로 평가했다. ●“수입량 1~2년내 3000만~5000만t 늘것” 익명을 요구한 중국정부의 관리는 식량 문제가 가뭄과 농수 부족,수질오염 뿐 아니라 산업화 및 도시화에 따른 농지의 급속한 감소에 기인했다고 지적했다.매년 도시로 이동하는 인구는 1000만∼2000만명에 이르고 도로와 철로 개설 등으로 농지가 해마다 670만㏊ 감소하는 추세다.지난해 중국의 농지는 1억 2340만㏊로 추정됐다. 미국의 저명한 생태학자인 지구정책연구소의 레스터 브라운 소장은 중국은 밀 뿐 아니라 곧 쌀과 옥수수도 수입할 것이며 수입 곡물량은 1∼2년 사이 3000만∼5000만t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최대 농업 생산국으로 지난해 4억 3200만t의 곡물을 생산했으나 수요에 비해 5500만t이 부족했다.이에 따라 국제 상품시장에서 중국이 대거 매수에 나서는 바람에 국제 곡물가격은 크게 뛰었다. 중국은 올해 농산물 생산량을 4억 5000만t 안팎으로 잡았으나 수요량은 4억 9000만t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아테네 2004] 수비발목 한국, 파라과이에 2-3 석패

    [아테네 2004] 수비발목 한국, 파라과이에 2-3 석패

    |테살로니키(그리스) 특별취재단|‘기적’은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22일 새벽 그리스 테살로니키 카프탄조글리오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테네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 말리와의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와 상황은 비슷했다.수비 불안으로 프레디 바레이로(2골)와 호세 카르도소에게 먼저 3골을 내주고 뒤늦게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후반 중반 이후 이천수(23)가 혼자 순식간에 2골을 만회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거짓말 같은 드라마는 다시 연출되지 않았다.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며 그라운드에 쓰러졌고,또 다른 신화를 꿈꾸며 거리로 몰려나온 응원단들은 아쉬움 속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8강 토너먼트대진으로 내심 결승까지 바라봤지만 본선 내내 불협화음을 내던 수비 라인이 끝내 발목을 잡았다.아시아 최종예선 6경기를 무실점으로 통과하는 등 철벽이었고,유상철(33)의 와일드카드 가세로 더욱 견고해졌다는 평을 받았지만 막상 본선에 오자 4경기에서 8골을 내줄 정도로 허술했다.상대의 공격 루트를 잘못 판단하는 바람에 번번이 돌파를 허용했고,골문으로 돌진하는 상대 공격수를 자주 놓쳐 버렸다. 조재진(23)을 꼭지점으로 한 공격라인은 득점력 면에서는 6골을 터뜨리며 합격점을 받았다.하지만 그동안 피나게 연습했던 한 박자 빠른 패스와 측면 돌파 등이 실전에서는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았다.또 미드필드에서 패스 미스를 남발,역습을 허용하는 장면도 많았다. 56년 만의 8강 진출이라는 감격 이후 다소 아쉬움을 남긴 올림픽팀의 여정이 1년7개월 만에 마무리됐다.말리전 결과가 보여주듯 수세에 몰려도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젊은 태극전사들의 모습은 미래의 희망을 보여줬다. 조만간 한국 축구의 기둥으로 자리잡을 ‘젊은 피’들이 큰 무대에서 값진 경험을 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수확.당장 다음달 8일 열리는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베트남과의 원정 경기부터 일부 젊은 피들이 대표팀으로 갈아 탈 전망이다.올림픽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꾸준히 업그레이드한다면 2년 뒤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또 다른 신화를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전쟁의 포화를 딛고 출전한 이라크는 호주를 1-0으로 꺾고 4강에 진출,아시아의 약진을 이어갔다.아시아 국가로는 인도(56년 멜버른 4위) 아랍공화국(64년 도쿄 4위) 일본(68년 멕시코시티 동메달)에 이어 4번째. 이라크는 오는 25일 파라과이와 결승 진출을 다투며 이탈리아와 아르헨티나도 각각 말리와 코스타리카를 1-0,4-0으로 누르고 4강전에서 맞붙는다. window2@seoul.co.kr
  • [토종 웰빙을 찾아서] 해남 고구마

    [토종 웰빙을 찾아서] 해남 고구마

    ‘이거 고구마야,밤이야.’ 겉모양은 수줍은 듯 연분홍색의 고구마가 맞긴 맞는데 틀림없는 밤맛이다.씹을수록 포근포근한 밤처럼 단맛이 배어난다.가마솥처럼 더웠던 올 여름,땅끝인 전남 해남 땅끝 관광지나 인근 해수욕장으로 오가는 길목마다 생산자들이 가지고 나온 황토 밤고구마가 불티나게 팔렸다.미네랄 성분을 함유한 황토가 뜨면서 저공해 식품인 황토 고구마가 고공행진이다.매끄럽게 윤기가 도는 고구마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 중 하나는 현대병인 변비에 특효라는 점.전국 최대 주산지인 전남 해남군 화산면에서는 해마다 고구마 축제(9월17일)를 통해 고구마 캐기로 추억거리를 만든다. ●남녀노소 찾는 밤고구마 지난달 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와 가족과 함께 땅끝 관광지에서 완도 보길도로 가는 배를 타려던 회사원 이철용(45·서울 성북구)씨는 “길가에서 파는 햇 밤고구마 1상자(10㎏)를 2만원에 사서 쪄 먹었는데 맛이 기가 막혔다.”고 자랑했다.이씨는 가는 길에 2상자를 더 사갔다. 섬유질로 채워진 밤고구마는 먹으면 장 운동을 촉진시켜 곧바로 소화된다.더욱이 이 섬유질은 물에 잘 녹지 않아 몸안에 쌓인 콜레스테롤 등을 몸 밖으로 가지고 나오는 작용이 있다.입맛없는 노약자들이나 환자들의 식사 대용으로도 좋다.연붉은색 고구마 껍질 속에 비타민 A·E가 많아 항암 및 성인병 예방 효과도 있다. 밤고구마는 유난히 인스턴트 식품만을 고집하는 요즘 아이들도 아주 즐겨 먹는다.밤고구마는 7∼8월 휴가철이 대목이다.올해 처음으로 시작한 해남 황토 밤고구마 홈쇼핑 판매에서는 시작한 지 보름 만에 1만 1000상자(10㎏) 3억 5000만원어치를 팔았다.‘믿고 살 수 있다.’고 올들어 현지로 주문하는 택배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제대로 먹으려면 밤고구마는 시절에 맞게 여름에는 쪄 먹고 겨울에는 구워 먹으면 제격이다.찔 때는 솥 안에 밥그릇 1개를 엎고 바닥에 고일 정도로만 물을 부은 뒤 20분가량 센 불을 가한다.여름철 간식거리 대명사인 햇옥수수를 함께 넣어 찌면 금상첨화다. 한솥 쪄내온 고구마를 놓고 할아버지와 손자 등 3대가 평상에 빙둘러 앉으면 저절로 할아버지의 구수한 옛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또 손이 시리고 펑펑 눈이 내리는 날이면 어쩐지 군고구마가 생각난다.아파트 앞 군고구마 장수한테 사도 되지만 고구마를 사다가 손쉽게 구워 먹을 수 있다.깨끗이 씻은 뒤 호일에 고구마를 1개씩 싸서 전자레인지에 20∼30분만 넣어두면 끝이다.쪄 먹는(베니아카) 종과 구워먹는(호박고구마) 종이 다르다.이처럼 고구마는 ‘가족화합제’다. 고구마의 쓰임새는 무궁무진하다.가루를 내서 빵이나 아이스크림·과자·국수·송편 등에 쓰인다.또 주정(술)·의약품·화장품·가축사료용 등 약방의 감초처럼 들어간다. ●밭에서 캐는 노다지 우스갯소리로 ‘해남 사람을 물고구마’라고 부른다.인심 좋고 물렁하다고 붙여졌다.80년대 이전까지 해남은 쪄 놓으면 물렁물렁한 물고구마 주산지였다.이곳에서 밤고구마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 80년대 초. 화산면에서 40여명의 작목반을 이끄는 김영씨는 “화산면은 바닷가 야산을 개간한 황토밭이어서 일조량과 온도,수분 함유도,토양성분 등에서 고구마 재배 최적지로 판명났다.”며 “화산 밤고구마를 먹어 보면 당도와 분질도가 뛰어나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다.”고 장담했다. 해남군은 전국 밤고구마 생산량의 30%를 차지하지만 밤고구마 ‘원조’를 입증하듯,맛은 단연 으뜸이다.관내에서 주산지는 화산면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마산·산이면 등도 100㏊ 이상을 재배한다. 해남 화산농협 김종광(35) 판매과장 대리는 “지난해 군 관내 850㏊에서 1만 2000t을 수확해 10㎏들이 1상자에 2만∼4만원에 농협 하나로마트와 주문판매로 팔았다.”고 했다. 이렇게 볼 때 밤고구마로 벌어들이는 연간 소득액은 줄잡아 500억원대다.가구당 연 평균소득이 4000만∼5000만원이다.30여명은 기업농처럼 20만평 이상 밤고구마를 심어 연간 2억원 이상을 벌어들인다.생산자들은 홍수출하에 따른 값 폭락을 막기 위해 7월 중순부터 9월 말까지 3개월에 걸쳐 수확한다. 해남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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