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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 간부 7년간 부하 성추행

    공무원이 7년간 상습적으로 부하직원을 성추행하다가 암행감찰에 적발돼 중징계를 받는다. 행정안전부는 7월 한 달간 244개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휴가철 공직기강 감찰에 나선 결과 부하직원 상습 성추행과 횡령 등 30건의 기강해이 사례를 적발, 3건을 고발조치하고 21명에 대해 징계조치를 권고했다고 7일 밝혔다. 충북 청주시 간부 A씨는 부하 여직원을 휴대전화와 내부통신망을 통해 성희롱하고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몸을 만지는 등 7년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다 적발됐다. 그는 또 2007년 부하직원으로부터 돈을 꾸는 등 주식투자를 한다며 1억 3000만원을 빌렸다가 모두 잃고 갚지 않았다. 행안부는 충북도에 A씨에 대한 중징계와 고발을 권고했다. 경북 문경시의 B씨는 2011년 3~7월 노래방이나 식당 등 회식장소에서 부하직원을 껴안고 춤추면서 수차례 성희롱을 해 역시 중징계가 권고됐다. 휴가철을 앞두고 직무 관련 업체로부터 휴가비를 받은 공무원들도 줄줄이 적발됐다. 부산 기장군의 C씨는 감찰 기간 동안 사무실에서 업체 사장으로부터 휴가비로 80만원을 받다가 걸렸고, 경남 양산시의 D씨는 시청 주차장에서 업체로부터 휴가비로 50만원을 받다가 덜미를 잡혔다. 경기의 한 자치단체 농기계 수리센터 공무원들은 2010년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농기계 수리비 696만원을 횡령하고, 농기계를 사적으로 이용해 벼수확을 해주는 대가로 48만원을 받는 등 228만원을 부당하게 수수한 사실이 적발돼 역시 중징계·고발 조치가 권고됐다. 가뭄 극복 비상근무 기간에 부하직원들을 모집해 조퇴·연가 처리하고 골프를 치다 적발된 공무원도 있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기업에 수익 70% 준다” 北, 새 경제개혁안 시행

    북한이 오는 10월부터 국영기업 및 상점의 수익 중 30%만 회수하고, 나머지 70%를 기업 등이 임의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경제개혁 조치를 시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6·28 경제관리개선조치’의 일환으로 보인다. 북한 정부가 지금까지는 수익을 전부 가져갔다가 기업에 필요 경비나 임금 등을 지급했지만, 앞으로는 수익의 70%를 기업·상점에 남기고, 30%만 가져갈 예정이라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4일 복수의 북한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수익액에 상관없이 일정 비율만 국가에 납부하고, 나머지를 기업 등이 보유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김정은 민심 장악용 경제개혁 기업이 수익 중 70%를 남길 경우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부분도 늘어나는 만큼 사업의욕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북한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은 또 외국 기업과 관계된 인사들을 모집해 경영자로 임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북한은 2002년 7월에도 노동자의 임금과 물가를 올리는 ‘7·1 경제관리개선조치’를 발표한 적이 있다. 신문은 “북한이 7·1 조치로 시장 확대를 단행했으나 조업을 중단한 공장의 노동자가 출근하지 않는 등 부작용이 발생해 3년 만에 좌절됐다.”며 “이번에는 소규모 기업부터 착수해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북 정보통들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국내 경제를 재건해 민심을 장악해야 하기 때문에 각종 경제개혁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6월 28일 ‘우리식의 새로운 경제관리 체제 확립에 대하여’(6·28 조치)라는 제목의 경제방침을 제시해 기업과 개인, 농민의 생산물자 자율처분권을 확대하는 방안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일차적으로 농업 분야에서 전체 수확량의 70%를 당국에 헌납하고, 나머지 30%를 농민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는 국영기업 및 상점의 개혁안인 셈이다. 하지만 김 제1위원장이 추진하는 각종 경제개혁 조치의 속도 등과 관련해선 여전히 부정적인 관측이 많다. 통일부 당국자는 “전반적인 틀이 정리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며 여전히 검토 중이고, (전면 시행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군에서 내각으로 경제사업 이동 일각에선 북한의 각종 경제개혁 조치가 북한 군이 쥐고 있던 경제사업을 내각으로 이관하는 과정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기도 한다. 한 당국자는 “북한 군이 쥐고 있던 경제사업이 내각으로 이관되고 있다.”면서 “경제사업과 관련해 군이 통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서울 하종훈기자 jrlee@seoul.co.kr
  • [독자의 소리] 태풍피해의 아픔 함께 나누자/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송경규

    초강력 태풍 ‘볼라벤’이 전국에 많은 피해를 입혔다. 특히 올봄 가뭄과 여름철 폭염을 힘들게 극복하고 가을 수확을 눈앞에 둔 농작물에 큰 타격을 주었다. 안타까운 인명피해뿐만 아니라 추석에 맞춰 수확을 앞둔 많은 과일이 하루 사이에 30% 이상 떨어졌고, 수십년 된 과목이 송두리째 뽑히기도 했다. 아직 남아 있는 과일도 심하게 상처를 입어 상품성이 크게 떨어져 농업인들은 거둬들일 의욕마저 잃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4호 태풍 ‘덴빈’이 뒤따라 오고 있다. 모두가 함께하는 대책이 시급하다. 수확이 가능한 과일은 미리 수확하고 낙과에 대비한 방풍망 및 지주목을 서둘러 설치해야 한다. 시설물 사전 점검으로 추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조속한 피해 복구를 위해 민·관이 힘을 함께해야 한다. 국민 모두의 관심과 온정이 필요한 시기이다. 태풍으로 약간의 흠이 있는 과일은 가슴 아픈 농심이라 생각하며 구매하는 따뜻한 마음과 배려가 요구된다. 시름에 빠진 농업인들에게 희망을 주었으면 한다.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송경규
  • 떨어진 과일 구입해 농가 돕는 서초·송파

    떨어진 과일 구입해 농가 돕는 서초·송파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지나간 자리를 자치구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보듬고 있다. 기본적인 재난 수습 및 예방 활동뿐 아니라 큰 피해를 입은 다른 지방자치단체 돕기에 팔을 걷고 나서고 주민들을 위한 재해 보험까지 안내하고 있다. ●경남 거창·전북 장수 등 사과 판매 30일 각 자치구에 따르면 서초구와 송파구는 태풍 피해가 큰 지방 농가들을 위해 발 빠르게 ‘낙과 팔아 주기’ 행사를 연다. 유독 강한 바람을 자랑했던 볼라벤 탓에 전국적으로 1만 5800여㏊ 규모의 농작물이 침수·낙과 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수확을 앞둔 배, 사과, 복숭아 농가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서초구는 전국 19개 자매도시 중 특히 낙과 피해가 컸던 경남 거창군, 충남 예산군, 전북 남원시 등과 협의해 이 지역에서 생산된 사과를 판매하기로 했다. 송파구는 550곳 농가가 낙과 피해를 입은 전북 장수군에서 사과 500상자를 공수해 왔다. 각 자치구에서 판매하는 낙과는 15㎏ 1박스에 3만원 수준으로 공판장 시세의 3분의1 가격이다. ●용산은 주민 ‘풍수해보험’ 가입 독려 용산구는 주민들이 갑작스러운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에 대처할 수 있도록 ‘풍수해보험’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풍수해보험은 재난관리제도의 하나로, 소방방재청이 관리하고 민간보험사가 운영하는 보험이다. 피해액의 최대 90%까지를 보상한다. 특히 이 보험은 국가기관과 구가 보험료의 절반 이상을 보조해 주민 부담이 적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경제프리즘] 사과 ‘꼭지’ 달려야 더 맛있다는데…

    경북 문경에서 사과농장을 운영하는 A씨는 수확기가 되면 가욋일이 하나 더 는다. 남편이 딴 사과에서 꼭지만 골라 자르는 일이다. 여간 품이 많이 드는 게 아니지만, 납품하는 유통업체에서 ‘꼭지 절단 사과’를 선호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불필요한 일을 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사과 꼭지가 과실을 더욱 맛있게 해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29일 농림수산식품부가 발표한 한국농수산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과를 일주일간 상온에 저장할 때 과중 감소율은 꼭지 절단 사과가 꼭지 달린 사과의 1.6배다. 푸른 색이 돌고 물기가 있는 꼭지는 과실을 최근에 수확했다는 증거로서 신선도의 지표라는 점도 지적됐다. 호주, 미국 등 외국에서도 사과는 꼭지가 달린 상태로 유통시킨다. 일본은 아예 꼭지 절단 사과를 불량품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꼭지 없는 사과를 선호하는 것은 꼭지가 과실에 생채기를 내는 탓에 유통·판매업체들이 싫어하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도 사과를 살 때 크기(42%)와 신선도(25%)는 크게 따지지만 꼭지의 유무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들어 과수농가가 신형 선별기를 도입하고, 과일을 감싸주는 스티로폼 난좌를 이용하면서 (사과 꼭지로 인해) 생채기가 날 가능성은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꼭지 절단에 소요되는 노동력을 비용으로 환산하면 연간 190억원에 이른다. 수확기 농가 노동력의 35%가 꼭지 절단 작업에 투입된다. 최근 10년간 농가인구가 24.7%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꼭지 절단 작업은 농가 노동력의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올해부터 농협중앙회와 사과 주산지인 문경, 충주, 예산의 농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APC)를 통해 꼭지 달린 사과 5000t을 시범유통시킬 계획이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별과 함께 30년… ‘별박사’ 이태형

    [김문이 만난사람] 별과 함께 30년… ‘별박사’ 이태형

    ‘별처럼 아름다운 사랑이여~’ 노랫말이든, 시나 소설이든 사랑을 표현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를 꼽는다면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이겠다. 추억과 사랑, 행복의 상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에서 ‘그 사람은 그 별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거야.’라고 했고, 윤동주는 ‘별 헤는 밤’에서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라고 읊었다. 우리나라에서 1년 중 하늘이 가장 청명한 계절은 가을이다. 그만큼 별이 잘 보이고, 또 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 맑게 갠 가을 저녁 잠시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이라는 노랫말이 흘러나오면서 누구나 시인이 되고 우주 탐험가가 된다. 특히 영화나 만화에 자주 등장했던 ‘안드로메다 은하’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은하철도 999’를 타고 즐겁게 우주 여행을 하는 상상을 할 수 있는 계절이 바로 가을이다. 어떻게 하면 가장 즐겁게 별과 만날 수 있을까. ‘별박사’로 소문난 이태형(49)씨. 그에게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몇 가지 있다. 대학 때부터 별이 좋아 별을 쫓아다니다가 1989년 국내 처음 별자리 여행 안내서인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을 펴내 베스트셀러(30만부) 작가가 됐다. 또한 1998년 한국인 최초로 ‘통일’이라는 우리말 이름의 소행성을 발견해 화제가 됐다. 아울러 1999년 국내 최초로 시민천문대(영월, 대전, 김해 등)의 기획과 기본 설계를 맡아 과학기술부 선정 ‘신지식인’으로 뽑혔다. 요즘에도 또 하나의 최초를 만들어내고 있다. 200자 원고지 1800쪽 분량의 책 ‘생활천문학’ 발간을 앞두고 있는 것. ‘생활천문학’은 그가 맨 처음 개척한 분야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는 11년째 충남대 겸임교수로 있으면서 국내 유일의 ‘생활천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그는 백령도, 독도, 백두산과 한라산 등 국내는 물론 극지방의 오로라, 킬리만자로의 밤하늘 등 세계 각국을 다니면서 별을 관찰해 오고 있다. 이쯤 되면 그의 인생은 말 그대로 ‘별따라 30년’인 셈이다. 지난 27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위치한 연구실에서 이씨를 만났다. 먼저 ‘생활천문학’에 대한 얘기부터 나왔다. “대개 ‘천문학’이라고 하면 어렵게 생각하잖아요. ‘생활천문학’은 딱딱한 물리나 수학 없이 생활과 근접시켜 하늘과 우주를 이해해 보자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하늘이 왜 파란색을 띠는지, 별은 수소이기 때문에 스스로 탄다고 해서 스타(star)라는 것, 블랙홀은 뚱뚱한 돼지의 시체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달을 보고 시간을 계산하는 방법 등 일반인들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가 ‘생활천문학자’로 불리는 까닭이기도 하다. 설명이 다시 이어진다. “밤하늘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의 질문에 좋은 부모가 되려면 귀찮다고 아무렇게나 대답하면 안 됩니다. 부모와 함께 시골에 놀러 가면 아이들이 별을 보고 ‘별이 몇개나 돼요’라는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있지요. 그러면 부모들은 ‘아주 많아’라고 대충 넘어가려 합니다. 궁금한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그럴 땐 이렇게 대답해 줘야 좋습니다. ‘아빠도 세어 본 적이 없는데 우리 같이 세어볼까’라고 한 뒤 같이 누워서 별을 세어 보는 것입니다. 육안으로 셀 수 있는 반짝이는 별은 1000개가 넘지 않습니다. 그런 다음 별자리를 알고 또 별자리 지도를 그려 보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지요. ‘생활천문학’의 출발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 다음 단계로 달이 지구의 자전을 일정하게 방해하기 때문에 하루 24시간이 유지되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음력의 시간이 정해지는 과정을 알면 더욱 흥미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가을철 별자리는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하잖아요. 별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하늘 높은 곳에 살찐 말의 별자리가 있는 계절’로 번역됩니다. 가을 밤 하늘의 중앙 높은 곳에는 살찐 말의 별자리가 늠름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그 주인공이 바로 천마 페가수스입니다. 말이 있으면 백마탄 왕자와 공주가 있기 마련이잖아요. 그래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페르세우스 왕자와 안드로메다 공주 두 별자리가 페가수스 자리 바로 앞에 나와 있습니다.” 이를 알면 나머지 별자리는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공주와 왕자가 결혼한 뒤 맑게 갠 어느 날 사랑하는 천마 페가수스를 타고 바닷가로 놀러 간 모습을 떠올리면, 어렵지 않게 남쪽 바다에 물병자리, 물고기 자리, 고래 자리가 있음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여름에는 견우와 직녀성이 별자리 여행의 중심축이라면 가을에는 페가수스 자리를 찾으면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다고 이씨는 강조한다. 아울러 추수 때가 되면 풍성한 수확의 계절을 알리는 것처럼, 은하수 역시 우리의 머리 위에서 가장 풍성하게 자리한 것을 관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제를 바꿨다. 천왕성을 발견한 사람이 별에 관심이 많은 오르간 연주자였던 사실을 상기하면서 ‘통일’이란 소행성을 발견하게 된 과정을 물었다. 우주에는 행성보다 작은 소행성이 무수히 많으며 지금까지 명명된 것만 6000여개에 이른다. “1998년 9월이었지요. 날씨가 너무 좋아 얼른 비무장지대 인근의 경기도 연천으로 달려갔습니다. 조용한 시골일수록 별이 더 밝게 보이거든요. 그날 따라 유난히 반짝거리는 별 2~3개를 보게 됐습니다. 못 보던 별이었지요. 이튿날 밤 같은 시간에 다시 그곳으로 가서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며칠 후 대전에서도 똑같은 별을 발견한 뒤 자신감을 얻어 국제천문연맹(IAU)을 통해 고유번호를 받았고 나중에 ‘통일’이라는 명칭을 붙이게 됐지요.” 이전에 일본인 천문가들에 의해 발견된 ‘세종’, ‘관륵’ 등의 한국명 소행성이 있었지만 한국인이 최초로 발견한 소행성은 ‘통일’이 처음이었다. ‘통일’로 명명한 이유에 대해 그는 “휴전선 부근에서 발견한 것도 있지만 별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의 생각은 똑같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천문연구원들에 의해 ‘보현산’, ‘최무선’, ‘이천’, ‘장영실’, ‘이순지’ 등의 소행성을 잇따라 발견하게 됐다. 이씨는 어떻게 별과 인연을 맺었을까.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시골에서 자랄 때에는 항상 많은 별을 봤기 때문에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서울생활을 하면서 밤하늘에 별이 보이지 않자 별의 소중함을 깨닫고 별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대학 2학년 때 ‘별보는 동아리’에 가입한 뒤 한 달에 한 번씩 시골에 가서 밤하늘의 별을 보며 밤을 새웠다. 이런 과정을 대학노트에 깨알같이 적어 놨다가 책을 펴낸 것이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이었고 뜻하지 않게 베스트셀러가 돼 유명해졌다. 원래 그는 대학 때 화학을 전공했고 도시행정으로 석사과정을 마쳤다. 하지만 별의 대중화에 앞장서기 위해 박사과정은 전공을 바꿔 천문학을 공부했다. “요즘 성폭행이며 묻지마 범죄 같은 각종 사건이 생기고 있잖아요. 그런데 천문대 주변에서 사건이 생겼다는 얘기는 못 들어 보셨을 겁니다. 그것은 별을 바라보는 천문대에는 정서적으로 꿈과 낭만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별을 보게 하고 별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고 분명 더 좋은 꿈을 이룰 것입니다. 아버지와 아들, 별 이야기만큼 세대를 뛰어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사람은 별의 부스러기’라고 표현했다. 별에서 뻥 터져나온 물질이 지구가 됐고 인간은 그런 지구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란다. 그러니 별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아무리 ‘웬수 같은’ 사람이라도 본질적으로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또한 별은 자신에게 변치 않는 믿음이요 사랑이라고 강조한다. 언제 어디에 가든 항상 그 자리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연구소를 나서면서 ‘어린 왕자’의 대목이 새삼 떠올랐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이태형 박사는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 베스트셀러 저자… 시민천문대 기획 신지식인에 1964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화학과에 입학한 뒤 동아리 ‘아마추어 천문학회’에 가입해 과학캠프에서 초등학생을 상대로 별에 대해 상담을 해주었다. 대학 3학년 때에는 ‘전국 대학생 아마추어천문회’ 회장을 맡아 여러 행사를 주도했다. 대학 졸업 후 동대학 환경대학원에서 도시행정을 전공했고 경희대 우주과학과에서 천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8년 한국인 최초로 소행성 ‘통일’을 발견했으며 1999년 국내 처음으로 시민천문대(영월, 대전, 김해)를 기획해 과학기술부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다. 사단법인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장(2001~2005)과 대전시민천문대장(2001)을 지냈다. 과학기술부 차세대 교과서 집필위원(고등학교 지구과학, 2004~2006), 교육과학기술부 교육과정 심의위원(지구과학, 2005~2008) 등을 지냈다. 지난해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의 월하정인 제작일자를 고증했으며 지금은 천문우주기획 대표이사, 충남대학교 천문우주과학과 겸임교수로 있다. 주요 저서로는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1989, 김영사), ‘별밤 365일’(1990, 현암사), ‘쉽게 찾는 우리 별자리’(1993, 현암사), ‘YTN 사이언스플러스 어린이우주백과 10권’(2005, 리틀어문각), ‘별난 선생님이 들려주는 우주견문록’(2009, 사이언스주니어) 등이 있다.
  • [데스크 시각] 교수가 자살할 정도면/최용규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교수가 자살할 정도면/최용규 사회2부장

    벌건 대낮에 막걸리병을 싸 들고 집에 들어가는 염 교수의 심정은 어땠을까. 세 병이나 들고 아파트 방문을 열었고, 아무도 없는 방에서 두 병을 비웠다. 손님이 온 것도 아닌데 혼자 마시겠다고 막걸리 세 병을 사 간 것부터가 예삿일은 아니었다. 크게 취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이승과 하직할 자신이 없었나 보다. 염 교수는 그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그의 죽음은 그가 의도했든 안 했든 큰 파장을 몰고왔다. 염 교수는 꾹꾹 눌러 참아왔고, 부인에게조차 말 못할 참담함을 자신을 버리는 식으로 표현했다. 이 시대 지방대학의 교수가 처한 비참한 현실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고발한 것이다. 재앙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취업률과 재학생 충원율, 교수확보율을 들이대며 대학을 옴짝달싹 못하게 했을 때부터 예견됐다. “이러다 큰일 나지, 사람 잡지.” 하는 우려가 염 교수 사건으로 현실화됐을 뿐이다. 이런, 사람 잡는 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염 교수는 줄을 섰다고 봐야 한다.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 할 것 없이 걱정했을 법할 일을 이 장관이 몰랐을 리 없다. 몰랐다면 장관 자격이 없다. 대통령이 큰 감투를 주겠다고 해도 덥석 받을 일이 아니다. 알았다면 이런 상황을 만든 장본인이다.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 대학이라는 게 무엇을 하는 곳인가. 또 대학교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취업률을 가지고 대학 서열을 매기는 나라는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없다. 미국도 그렇고 중국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리는 도깨비 방망이 같은 잣대로 대학을 후려친다. 대학이 뭐하는 덴가. 교육과 연구가 본령이다. 미래의 가치를 만드는 곳이 바로 대학이다. 이것이 고루하고 한심하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과거의 대학이 그랬고 현재의 대학 역시 마찬가지여야 한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대학의 가치 창출을 가로막고 있다. 못하게 한다는 말이 더 정확하고 솔직하다. 입학할 때부터 이런저런 것 해야 취업하기 좋다 이런 식이다. 이 같은 풍토에선 미래가 있을 리 없다. 미래를 찾는다는 것 자체가 꿈이다. 염 교수는 어떤 사람인가. 서예 하고 한문학 하는 교수다. 제대로 정신이 박혔다면 조선시대 선비정신을 계승했다고 봐야 한다. 고지식한 것은 당연하다. 현란하지 못하고, 능글능글한 웃음도 없을 터. 취업기술자보다는 백면서생 쪽에 훨씬 가까웠을 그다. 그런 그가 취업률 압박에 시달렸다면 정체성 혼란이 오는 것은 필연이다. 대학교수란 도대체 뭔가라는 실존적 고민에 빠지지 않았다면 그게 더 이상하다. 이런 정체성 혼란이 교수 승진과 생존권에 영향을 미친다면 그의 정신은 피폐해지고, 삶은 퍽퍽했을 것이다. 대학교수가 취업을 시키는 사람인가. 아니다. 굳이 취업과 연관시킨다면 취업을 준비시키는 사람이라고 봐야 한다. 그런데 논문 한 편 더 쓸 게 아니라 한 명이라도 더 취업시키라고 죈다면 이게 정상이겠는가. 대학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짓이다. 언론에 터져나오는 지방대 교수의 현실을 보면 초등학교 교사만도 못하다는 자탄이 틀린 소리도 아니다. 교육과 연구는 뒷전에 밀렸다. 취업을 못 시키면 교수직 자체가 위태로운 지경이다. 이런 가공할 공포는 다름 아닌 정부가 조성했다. 교과부의 재정지원제한대학, 대출제한대학이라는 낙인은 대학의 본령인 연구와 교육을 박탈했다. 주홍글씨가 새겨진 대학에 정신이 나가지 않고서는 원서를 넣을 리 없다. 도중만 목원대 역사학과 교수. 국립 타이완 사범대에서 석사, 베이징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실력 있는 역사학자다. 그 역시 “얼마 전부터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는 말은 충격적이다. 현 정권이 들어서기 전만 해도 이런 일을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그의 탄식은 비단 도 교수나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염 교수만의 고민이 아닐 것이다. 이쯤 되면 대학에 대한 교육권력의 폭력이 도를 넘은 것이다. 가정사나 치정문제도 아니고 대학교수가 자살할 정도라면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그렇지 않은가. ykchoi@seoul.co.kr
  • “게이 알려지면 전역해야 하나요”

    “게이 알려지면 전역해야 하나요”

    “군대에서 게이(남성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어떻게 되죠. 전역조치를 당하나요.” 입대를 앞둔 남성들은 누구나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 마련이다. 남성 동성애자 역시 마찬가지다. 남성성을 강요하는 군대는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억압이 사회보다 더 심할 수밖에 없다. 지난 25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청소년수련원. 시민단체인 군 인권센터가 게이 예비입영자들을 위해 이틀간 인권캠프를 마련했다. 2010년에 이어 두 번째 행사로, 입대를 앞둔 남성 동성애자들이 군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 상황에 대비하고 입대 전 그들의 고민을 나누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서울, 대전, 대구 등 전국에서 온 참가자 23명은 사는 곳이나 하는 일은 각각 달랐지만 고민은 같았다. ‘과연 내가 군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수업이 시작되자 고민이 쏟아져 나왔다. “원하지 않는 신체접촉을 당하면 어떻게 하나.” “동료를 좋아하게 될까 봐 걱정이다.” 등 다양하면서도 구체적인 질문들이었다. 이들 대다수는 군 생활 중 자신의 성 정체성이 주변에 알려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했다. 알려진다고 한들 누구 하나 도움을 줄 리 없는 데다 따돌림이나 괴롭힘만 심해질 것 같아서다. 실제 지난 2006년 한 동성애자가 부대 내 상담 과정에서 커밍아웃(성 정체성을 스스로 밝히는 일)을 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곧 부대 전체에 퍼졌다. 심지어는 “동성애자임을 입증하고 싶으면 동성과 성관계하는 장면을 찍어 오라.”는 명령이 떨어지기도 했다. 황당하지만 군의 현실이다. 이날 캠프에는 이미 병역을 마친 5명의 예비역들도 후배들에게 군 생활 경험을 들려주기 위해 함께했다. 올 초에 전역한 A(22)씨는 “본의 아니게 커밍아웃을 하면서 관심사병으로 분류돼 부적응자 캠프에 참석해야 하는 등 쉽지 않은 군 생활을 했다.”면서 “혼자 참아내기 어려운 일인 만큼 부대 안에서 자신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음 달 초 입대를 앞둔 B(20)씨는 “뜻밖에 많은 정보를 얻게 돼 군 생활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면서 “함께 고민을 나눌 친구들을 만난 것도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C(21)씨는 “군대에서도 우리 같은 성 소수자를 동료로 받아 줄 수 있는 교육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대에서 동성 성행위를 뜻하는 ‘계간’(鷄姦)을 하게 되면 군 형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을 받게된다. 군기문란과 전투력에 부정적인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는게 국방부측 설명이다. 글 사진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프로야구] 또 홈런에… 고개 숙인 박찬호

    [프로야구] 또 홈런에… 고개 숙인 박찬호

    프로야구 한화의 박찬호(39)에게 8월은 잔인한 달이었다. 잔부상이 많아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무더위도 체력 방전에 한몫했다. 이달 들어 선발로 나선 4경기에서 1승(2패)밖에 거두지 못하면서 평균 자책점도 6.95로 치솟았다(올 시즌 평균 4.42). 지난 7일 대전 두산전에서는 한국 무대 데뷔 후 최다인 8실점으로 무너졌는가 하면 19일 대전 LG전에서는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홈런 2방을 허용한 데다 최다 피안타(9개) 기록도 다시 썼다. 부진 속에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을 얻어맞은 박찬호가 26일 대전 KIA전에서 또 홈런을 내줘 4경기 연속 피홈런으로 늘렸다. 박찬호를 무너뜨린 주인공은 KIA의 안방마님 김상훈(35)이었다. 김상훈은 2회 초 2사 1·2루에서 박찬호의 5구째 몸 쪽 높게 들어온 144㎞짜리 직구를 통타해 왼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순식간에 3-0으로 달아나는 기선 제압용 홈런이었다. 지난해 6월 19일 광주 삼성전 이후 434일 만에 홈런을 터뜨린 김상훈은 올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박찬호에게서 얻어냈다. 흔들린 박찬호는 5회 안타와 볼넷, 희생번트로 1사 2·3루 위기를 자초한 뒤 송창식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4와3분의1이닝 동안 5피안타 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5실점(5자책)했다. 지난 1일 잠실 LG전 승리 이후 4경기째 6승 수확에 실패했다. 한화 역시 0-6으로 져 4연패 늪에 빠졌다. 반면 KIA는 서재응의 시즌 6승과 함께 4연승 가도를 달리며 4위 두산과의 승차를 2경기로 좁혔다. 잠실에서는 삼성이 선발 배영수의 호투에 힘입어 LG를 11-2로 완파했다. 배영수는 이날 승리로 올 시즌 10승과 통산 100승, 1000탈삼진이란 기록을 한꺼번에 달성하며 기쁨이 배가됐다. LG는 5연패. 목동에서는 이성열의 짜릿한 역전 2점 홈런에 힘입어 넥센이 SK를 3-1로 꺾었다. 이적 후 한 달 넘게 부진에 시달리던 이성열은 넥센으로 옮긴 뒤 이날 터뜨린 첫 홈런으로 마음의 짐을 덜었다. 롯데는 사직에서 두산을 3-2로 꺾으며 SK를 끌어내리고 2위로 올라섰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 4개 구장에 4만 8592명이 들어 올 시즌 누적 604만 6019명을 기록, 419경기 만에 600만 관중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역대 최소경기였던 지난해 466경기를 47경기나 단축하며 2년 연속 600만 관중 몰이를 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식탁물가 비상

    식탁물가 비상

    밥을 집에서 해먹기도, 나가서 사먹기도 겁이 난다. 음식점업의 임금 인상률은 이미 6%를 넘어섰다. 폭염·폭우로 이미 오른 농산물 값은 이번 주 태풍 ‘볼라벤’의 영향을 받으면 더욱 뛸 전망이다. 정부의 하반기 식탁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임금 인상분 음식가격에 반영될 듯 2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숙박 및 음식점업의 임금협상(협약임금) 인상률은 6.6%를 기록했다. 협약임금이란 노사가 임금협상을 통해 합의한 금액으로 수당 등은 제외된다. 전체 업종의 협약임금 평균 인상률(5.1%)을 크게 웃돈다. 업종별 협약임금 인상률이 처음 집계된 2008년의 숙박 및 음식점업 인상률은 4.4%였다. 2009년 1.1%로 꺾이더니 2010년 3.8%, 2011년 5.7% 등으로 잇단 상승세다. 올해 전체 업종의 평균 인상률이 지난해 수준을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상추값 1주일새 36% 껑충 문제는 식당 주인이 종업원의 임금 상승분을 음식가격에 반영할 공산이 높다는 데 있다. 식재료값도 폭등해 임금 상승분을 완충할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가락도매시장을 운영하는 서울시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이날 조선애호박(20개·중품) 값은 일주일 사이에 234.4%나 뛰었다. 적상추(4㎏·중품)는 121.9%, 배추얼갈이(4㎏·하품)는 102.7% 뛰었다. 소매값도 오름세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적상추 100g(중품)의 지난 24일 소매값은 800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36.5% 뛰었다. 시금치 소매값(1㎏ 중품·8357원)도 같은 기간 31.3% 올랐다. 도매값 상승세를 감안하면 소매값은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적상추나 시금치 등 근채류는 저장성이 약해 기후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한다. ●태풍에 수확기 농산물 피해 예상 태풍 ‘볼라벤’은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입힌 ‘루사’(2002년)나 ‘매미’(2003년)에 못지않은 폭우를 동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일 농촌진흥청 재해대응과장은 “이번 태풍은 대형급이어서 수확기에 있는 농작물과 농업시설물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경기 화성에서 포도농장을 12년째 운영 중인 A(62)씨는 “태풍 소식에 금요일부터 온 가족이 출동해서 수확에 나서고 있으나 역부족”이라며 “농사는 70%가 날씨에 좌우되는데 올해는 폭염에 폭우, 그리고 태풍까지 겹쳐 수확이 크게 줄어들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김혜윤, 보기만 다섯 쏟아…그래도 이미림과 공동선두

    김혜윤(23·비씨카드)과 이미림(22·하나금융그룹)이 기아자동차 제26회 한국여자오픈 골프대회 둘째날 공동 선두로 도약했다. 김혜윤은 24일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파72·6538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는 3개를 잡고 보기 5개를 쏟아내 2오버파 74타를 쳤다. 그러나 전날 선두권에 올랐던 선수들도 타수를 줄줄이 잃어버린 덕에 중간합계 2언더파 142타로 공동 선두자리를 꿰찼다. 타수를 지킨 이미림도 김혜윤과 함께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차지해 우승으로 가는 다리를 놓았다. 10번홀에서 출발한 김혜윤은 전반에만 2타를 줄여 한때 4타차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보기 4개를 적어내며 무너져 벌어놓았던 타수를 다 까먹었다. 선두와 3위 그룹 간 타수차는 1타에 불과해 남은 3, 4라운드 치열한 우승 경쟁이 예상된다. 3위 그룹에는 올 시즌 3승을 수확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탄 김자영(21·넵스)도 이름을 올렸다. 김자영은 2라운드에서 타수를 지켜 중간합계 1언더파 143타를 적어냈다. 전날 1라운드에서 2타차 선두로 치고 나간 배희영(20·호반건설)은 이날 하루 동안 무려 6타를 잃고 공동 7위(이븐파 144타)로 떨어졌다. 아마추어 최강 고교생 김효주(17·대원외고)도 5타를 잃고 공동 50위(7오버파 151타)로 밀려나 간신히 컷을 통과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노르웨이-자연의 웅장한 교향곡 Norway Fjord

    노르웨이-자연의 웅장한 교향곡 Norway Fjord

    자연의 웅장한 교향곡 Norway Fjord 노르웨이 제2의 도시 베르겐에서 시작해 두 개의 피오르fjord를 만났고, 수도인 오슬로에서 여정을 마무리했다.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목, 즉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을 통과하는 항구도시는 비 온 뒤 햇빛을 받은 풀잎처럼 싱그러웠으며 노르웨이의 피오르는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위풍을 뽐냈다. 글·사진 Travie writer 노중훈 취재협조 노르웨이관광청 02-777-5943, www.visitnorway.com 6년에 걸쳐 베르겐Bergen에 세 번 가봤다. 4월 말, 5월 중순, 5월 말. 세 번 모두 날씨가 좋았다. 푸른 하늘 아래 모든 것들이 청명한 윤곽을 드러냈다.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에서는 맵싸한 기운이 묻어났지만, 그것이 오히려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해주었다. 야구에서는 세 번 타석에 들어서서 안타 하나만 기록해도 갈채가 쏟아지는데, 매번 쾌청했던 베르겐의 봄은 등장할 때마다 어김없이 홈런을 펑펑 쳐내는 전설적인 강타자 같았다. 베르겐의 봄은 3타수 3안타 노르웨이에서 12년을 살았다는 베르겐의 한국인 가이드도 날씨 이야기로 화제를 삼았다. “노르웨이의 5월은 파업이 제일 빈번하게 일어나는 달이예요. 일 년 중 날씨가 가장 화창하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파업을 해서 야외로 나간다는 거죠. 이즈음 베르겐의 관공서들은 일처리가 정말 더디답니다.” 설명의 진위 여부를 정밀하게 판독하는 것은 불가능했으나 일기日氣가 화사하다는 점만큼은 확실했다. 빛의 알갱이들이 산중턱에 알알이 박힌 집들에 부딪쳐 화려하게 부서졌다. 야외 활동에 최적화된 기후를 뽑는 경연 대회가 있다면 ‘5월의 베르겐’에 으뜸의 지위를 부여해도 무방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국인 가이드는 이런 농반진반의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노르웨이에서 가장 힘든 직업이 뭔 줄 아세요? 그건 바로 유치원 선생님이에요. 야외 수업이 워낙 많다 보니 아이들 뒤치다꺼리가 그야말로 보통 일이 아니죠.”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에도 장화를 신고 눈벌판을 누비는 마당에 계절의 여왕 5월이야 더 말해 무엇할까. 노르웨이 아이들에게 자연은 손을 뻗어 닿을 수 있는 가장 친근한 놀이터이자 인간이 축조한 학문의 세계보다 훨씬 더 고귀하고 빛나는 배움의 터전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베르겐에서 보낸 시간은 노루 꼬리처럼 짧기만 했다. 오후에는 피오르 투어가 예정돼 있었다. 베르겐의 오밀조밀한 모습에 연신 감탄사를 터뜨리던 일행 중 한 명은 “너무 아쉽다”며 입을 한 움큼 내밀었다. 시간의 제약 속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은 브리겐과 플뢰엔 산이었다. 삼각 지붕의 목조 가옥들이 일렬로 늘어선 브리겐 지구는 한자동맹 시절 독일 상인들이 업무를 보거나 거주하던 공간이었다. 건물들도 13~16세기에 세워졌다. 나무로 지어진 데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탓에 화재로 인한 소실도 수차례 겪었지만 그때마다 동일한 방식으로 복원했다고 한다. 도시의 역사와 경제적 번영을 기억하는 브리겐은 오늘날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돼 있다. 320m 높이의 플뢰엔 산은 도시의 전망대였다. 푸니쿨라를 타고 비탈면을 따라 오르니 가슴이 벅차도록 장쾌한 풍경이 발아래 펼쳐졌다. 1 베르겐 출신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올레 불과 민간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 트롤의 동상 2 베르겐의 전체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플뢰엔 산 전망대. 베르겐을 찾은 여행객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다 3 삼각 지붕을 얹은 목조 건물들이 줄지어 늘어선 베르겐의 브리겐 지구. 한자동맹 시절 상인들의 업무 공간이자 거주 지역이었다 4 베르겐의 메인 스트리트인 토르갈메닝겐의 뱃사람 기념탑. 거리 주변에는 크고 작은 상점들이 밀집해 있다 교과서에서 뛰쳐나온 피오르 노르웨이를 찾은 여행객들에게 노르웨이의 자연은 곧 피오르를 의미한다. 교과서에 따분하게 들어앉아 있던 피오르가 노르웨이에서는 바로 눈앞에서 생생한 표정을 짓는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피오르는 빙하의 흔적이다. 거대한 빙하가 깎아놓은 U자형 계곡에 바닷물이 흘러들어 형성됐다. 따라서 태초의 피오르에서는 짠맛이 났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의 수레가 끊임없이 굴러가는 동안 빗물이 섞이고 눈 녹은 물이 보태지면서 담수화가 진행됐다. 플롬Flam 인근 마을에서 만난 현지 가이드는 “피오르는 바다도 아니고 호수도 아닌 그냥 피오르일 뿐이다”라고 명쾌하게 정리해 주었다. 빙하가 후벼 판 탓에 피오르는 수심이 무척이나 깊다. 가장 깊은 곳은 1,300m를 상회한다. 흔히 예이랑에르Geiranger·노르Nord·송네Sogne·하르당에르Hardanger·뤼세Lyse 피오르를 합쳐 노르웨이의 5대 피오르라고 한다. 나는 운이 좋고 복이 많아 세 번의 노르웨이 여행을 통해 노르를 제외한 4개의 피오르들을 알현할 수 있었다. 규모와 길이는 제가끔 상이하지만 저마다 경이로운 자연의 걸작들이었다. 자연은 완벽했고, 그 모습을 적은 문장은 불완전했다. 이번에 만나고 돌아온 것은 송네에서 갈라져 나온 네뢰위NærØy 피오르와 목가적인 풍경이 돋보이는 하르당에르 피오르였다. ‘노르웨이 인 어 넛셀Norway in a Nutshell’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영어 숙어 ‘인 어 넛셀’은 ‘간결하게, 단 한마디로’의 뜻을 지니고 있다. 그러니까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자연인 피오르를 짧은 시간 안에 압축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우선 베르겐에서 기차를 타고 보스Voss까지 간다. 보스에서 버스로 바꿔 타고 선착장이 있는 구드방엔Gudvangen까지 내쳐 달린다. 차창 밖 풍경부터가 드라마틱하다. 주변 산의 모습이 고스란히 투영된 호수와 양의 창자처럼 구불구불한 길들이 마음 밭에 감겨든다. 구드방엔에 도착하면 크루즈에 올라 플롬까지 나아간다. 갑판 위 의자에 앉아 네뢰위 피오르의 절경을 느긋하게 감상하면 된다. 누구라도 글로 배운 피오르와 실제 마주한 피오르 사이에 얼마나 큰 간극이 존재하는지 절감할 수밖에 없다. 구드방엔에서 출발한 배가 종내 몸을 푸는 플롬은 작은 마을이다. 상주인구라고 해봤자 500여 명에 불과하다. 유람선이 닻을 내리면 평소에 적막하던 마을이 비로소 활기를 띤다. 플롬에서는 딱히 할 것이 없다. 21가지의 하우스 비어를 생산하는 맥줏집에서 무위한 시간을 보내거나 자전거를 빌려 마을 산책에 나서면 된다. 플롬에서 하룻밤 묵어갈 계획이라면 인근 마을인 에울란Aurland에 다녀오는 것도 좋다. ‘스테가스타인’이라는 전망 포인트가 있어 빙하와 바다가 협력해서 만들어낸 풍경의 절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플롬에서 뮈르달까지는 산악 열차가 다닌다. 기차는 20개의 터널을 지나고 아찔한 협곡 위를 달린다. 중간에 쇼스폭센 폭포 역에서 5분간 정차한다. 98m 높이에서 쏟아지는 폭포 소리가 그야말로 우렁우렁하다. 1 퀼리티 호텔 보링포센 앞에서 바라본 하르당에르 피오르. 하늘과 구름과 산이 물속에 고스란히 잠겨 있다 2 플롬과 뮈르달 사이를 운행하는 산악 열차. 열차의 규모는 작지만 열차가 통과하는 자연은 웅장하다 3 플롬의 맥줏집. 21가지의 서로 다른 하우스 비어를 생산한다 4 하르당에르는 피오르의 모습도 매혹적이지만 주변 산비탈에 들어선 농가와 밭들이 그려내는 풍경 또한 아름답다 5 네뢰위 피오르를 흘러가는 유람선. 물새들이 배의 꽁무니를 줄기차게 쫓아온다. 관광객들이 손에 과자를 올려놓으면 잽싸게 낚아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하르당에르에서 마신 사과주 하르당에르 피오르의 길이는 180여 킬로미터에 달한다. 송네에 이어 노르웨이에서 두 번째로 긴 피오르다. 가장 안쪽에는 에이드Eid 피오르가 있다. 182m의 낙차를 자랑하는 폭포 보링포센이 특히 볼 만하다. 하르당에르비다 국립공원 센터에서는 20분짜리 영화를 틀어 준다. 헬리콥터에서 촬영한 피오르의 가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건너편 레스토랑에서는 순록 고기도 맛볼 수 있다. 하르당에르 민속 박물관도 건너뛰기 아까운 곳이다. 노르웨이의 전통 가옥과 민속 의상을 꼼꼼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하르당에르는 피오르의 모습도 장관이지만 주변 산과 구릉지에 자리한 마을들도 탐스럽다. 이 지역에는 과일 농장을 운영하는 마을들이 유난히 많다. 농장을 방문하면 사이다를 맛볼 수 있다. 사이다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탄산음료가 아니라 사과의 과즙을 발효시켜 만든 사과주다. 보통 날씨가 춥거나 포도의 생장에 적합하지 않은 토양을 갖춘 곳에서 사이다를 만든다. 프랑스어로는 시드르라고 하며, 시드르를 증류시켜 만든 것이 바로 칼바도스다. 하르당에르의 농장에서는 보통 8월 하순부터 사과를 수확한다. 사과를 압착해 얻은 과즙을 10월부터 5~6개월간 발효시킨다.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사이다에서는 노르웨이의 자연처럼 청량하고 청정한 맛이 난다. 오슬로Oslo로 건너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오페라하우스였다. 문화가 곧 권력이고 가장 중요한 국가 경쟁력으로 대접받는 시대를 맞아 각국은 새로운 문화 아이콘을 배출하는 데 여념이 없다. 문화적 텍스트가 풍성한 오슬로의 선택은 오페라하우스였다. 지난 2008년 4월 개관한 오슬로의 오페라하우스는 최첨단의 기술력과 유장한 문화유산의 토대 위에서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북유럽의 디자인 감각과 발상의 전환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피오르에서 끌어올린 3척의 바이킹 선박과 왕족의 껴묻거리를 전시하고 있는 바이킹 선박 박물관, 해마다 12월이면 노벨 평화상 시상식이 열리는 시청사, 로댕의 영향을 받은 노르웨이의 조각가 구스타브 비겔란의 필생의 역작 ‘모노리트’를 만나 볼 수 있는 비겔란 조각공원 등도 오슬로가 전면에 내세우는 투어 포인트다. 뭉크의 <절규>를 소장하고 있는 국립미술관은 일정상 가볼 수 없었다. 사실 뭉크의 <절규>는 판화를 제외하더라도 4가지의 회화 버전이 있다. 그중 두 점은 뭉크미술관이, 한 점은 국립미술관이 보유하고 있다. 유일하게 일반인이 소장하고 있던 나머지 한 작품은 얼마 전 경매 사상 최고가에 팔렸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절규>의 배경이 피오르라는 점이다. 뭉크의 그림 속에서 피오르는 불온하고 음울하게 묘사됐지만 실제 피오르는 활기차고 건강하다. 특히 요즘처럼 아름다운 날씨를 등에 업은 피오르는 더욱 그렇다. 1 해마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리는 오슬로 시청사. 내부로 들어가면 노르웨이의 역사를 일러주는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2 하르당에르 과일 농장의 여주인. 자신이 만든 사과주인 시드르를 든 채 밝게 웃고 있다 3 오슬로 항구 부근에 자리한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 야외 테이블에 마련된 조각상의 모습이 이채롭다 4 노르웨이의 문화적 자부심을 대변하는 오슬로의 오페라하우스 Travel info 노르웨이까지 가는 직항 편은 없다. KLM 네덜란드 항공을 타고 암스테르담을 거쳐 오슬로나 베르겐으로 들어간다. 하르당에르에서 이용한 호텔은 퀄리티 호텔 보링포센(www.voringfoss.no)이다. 고즈넉한 휴가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플롬에서는 유서 깊은 프레타임 호텔(www.fretheim-hotel.no)이 돋보인다. 기차역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다. 베르겐의 그랜드 터미너스(www.grandterminus.no)도 기차역 바로 앞에 자리한다. 오슬로의 톤 호텔 오페라(www.thonhotels.com)는 오페라하우스 건너편에 있다. 노르웨이를 방문한 여행자 입장에서 보면 가장 실감나는 것은 이 나라의 으뜸가는 자랑거리인 피오르가 아니라 살인적인 물가다. 피오르가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면 노르웨이의 물가는 관광객의 지갑을 눈 깜짝할 사이에 훌쭉하게 만들 정도로 직접적이면서도 치명적이다. 고율의 부가세와 비싼 인건비 탓이다. 생수 한 병이 5,000원 정도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프로배구] 박철우, 36득점 폭발

    [프로배구] 박철우, 36득점 폭발

    프로배구 삼성화재가 2012 수원컵 프로배구대회에서 러시앤캐시(옛 드림식스)를 가볍게 꺾고 첫 승을 신고했다. 삼성화재는 1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남자부 B조 예선 1차전에서 러시앤캐시를 3-1(25-14 16-25 25-20 25-20)로 제압했다. 지난 시즌을 포함해 통산 여섯 차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란 위업을 달성한 삼성화재지만 2006년부터 열린 컵대회에서는 한 차례(2009년)밖에 우승하지 못했다. ●고희진·지태환 등 고비마다 활약 그러나 삼성화재는 ‘토종 에이스’ 박철우가 가빈 슈미트 못지않은 타점 높은 스파이크로 두 팀 통틀어 최다인 36득점을 올리며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2년차 고준용(18득점)의 레프트 공격도 위력적이었고 센터 고희진(4득점)과 지태환(10득점)은 고비마다 결정적인 블로킹을 잡아냈다. 반면 러시앤캐시는 ‘보이콧 사태’로 흐트러진 팀 분위기 탓인지 지난해 컵대회 준우승팀다운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삼성화재는 1세트 14-10에서 고준용의 후위 공격과 고희진의 블로킹 득점으로 점수 차를 순식간에 6점으로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1세트를 손쉽게 따낸 삼성화재는 2세트에서 박철우와 고준용의 스파이크가 번번이 상대 블로킹에 차단당하며 고전했다. 삼성화재는 결국 2세트에서 러시앤캐시에 블로킹 득점으로만 6점을 허용하며 힘없이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상대에게 공격 루트를 간파당한 삼성화재는 3세트 초반부터 고희진과 지태환의 중앙 속공 빈도를 늘리며 상대 수비수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상대 블로킹이 우왕좌왕하면서 박철우의 위력은 배가됐다. 박철우는 3세트에서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고 상대 코트를 맹폭하며 팀 득점의 절반에 해당하는 12득점을 혼자서 수확했다. 흐름을 되찾은 삼성화재는 4세트에서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경기를 주도했다. ●女 기업은행, 인삼공사 3-0 완파 여자부 경기에서는 IBK기업은행이 런던올림픽 4강 주역인 김희진의 활약을 앞세워 지난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인 KGC인삼공사를 3-0(25-18 25-21 25-21)으로 완파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올림픽과 나-이병효] 태권도, 살아남으려면…

     24년 전 서울올림픽이 끝난 직후 취재기자 방담에서 이런 말을 했던 기억이 있다. “올림픽에는 왜 ‘뒤로 달리기’가 없나? ‘깽깽이발로 뛰기’는? 수영에는 자유형, 평영, 접영, 배영, 혼영이 모두 있는데…. 육상은 흑인이 휩쓸어도 수영은 백인이 독점하니까 육상 인구보다 수영 인구가 훨씬 적은데도 수영에 금메달이 꽤 많이 걸려 있는 것은 아닐까?”  서울올림픽에서 남미 국가 수리남의 앤소니 네스티가 100m 접영에서 금메달을 따낸 첫 번째 흑인이 됐지만 그 뒤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에 오른 흑인 선수는 모두 미국인으로 단 둘에 불과했다.  일주일 전 막을 내린 런던올림픽에 걸린 메달을 살펴보면 종목의 편파성이 도드라진다. 우선 수영에 주어지는 금메달만 34개다.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와 미시 프랭클린은 이번 대회에서 각각 4관왕이 됐고, 펠프스는 역대 올림픽에서 모두 18개의 금메달을 땄다. 한 사람이 이처럼 많은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개인의 우수성을 보여준 결과이지만 달리 보면 비슷비슷하게 겹치는 종목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실 50m 자유형이 왜 필요한지 이해하기 어렵고, 남녀 모두 6개의 금메달이 걸린 혼영은 존재 이유 자체가 모호하다. 10종경기나 근대5종처럼 전인적 능력이 중요하다면 5종수영을 하면 될 것이 아닌가.  수영에서 모두 9개국이 1개 이상의 금메달을 얻고, 미국이 16개의 금메달을 거머쥔 데 반해 육상에서는 모두 23개국이 1개 이상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더욱이 육상은 모든 스포츠의 기초 종목일 뿐 아니라 전차경주, 승마, 복싱, 레슬링, 5종경기와 함께 고대올림픽 종목이기도 했다. 또한 미국, 러시아, 영국 등이많은 금메달을 따냈어도 자메이카, 케냐, 에티오피아 등이 복수의 금메달을 얻는 한 선진국에만 유리한 종목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따라서 육상에 걸린 47개 금메달은 타당성이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정말 우스운 것은 카누(금 16개), 사이클(금 18개), 조정(금 14개), 요트(금 10개) 등 선진국이 독점하는 종목이다. 말이 좋아 선진국이지, 실은 유럽 및 유럽 이민국가들이 금메달을 독차지한 종목들이다. 모두 58개의 금메달 가운데 비유럽 국가라고는 요트에서 금메달을 하나 따낸 중국과 사이클에서 각각 하나씩 따낸 남미 콜롬비아와 카자흐스탄이 있을 따름이다.  세계적으로 경기 인구가 적은 이들 종목에 이처럼 많은 금메달이 걸린 것은 올림픽이 유럽에서 시작됐고, 유럽이 규정을 제멋대로 정해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격(금 15개), 펜싱(금 10개)도 원래 유럽 강세 종목들인데 최근 한국(사격 3개, 펜싱 2개)과 중국(사격 2개, 펜싱 2개)이 치고 올라오면서 판도가 바뀌고 있다. 한국과 중국이 계속 이런 추세로 올라오면 사격과 펜싱의 세부종목이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농반 진반’도 들린다. 승마(금 6개)는 유럽 국가들이 우승을 독차지한 종목인데 메달 수가 비교적 적은데다 고대 올림픽의 역사성 때문에 축소하자고 하기는 곤란할 듯하다. 체조(금 18개)와 역도(금 15개)는 모범 종목이라 할 수 있다. 체조는 중국(5개), 러시아(3개), 미국(3개) 등 3강 외에도 한국, 일본, 루마니아 등 7개국이 금메달 1개씩을 수확했고, 역도(금 15개)는 중국(5개), 카자흐스탄(4개), 북한(3개) 등 3강과 이란, 폴란드, 우크라이나가 하나씩 땄다.  결국 각국의 올림픽 메달 경쟁은 엘리트 스포츠 투자와 우수 선수 육성 등에 앞서 자국에 유리한 종목이 올림픽에 채택되도록 유도하고, 또 최대한 많은 메달이 걸리도록 로비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나라가 서울올림픽 이후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한차례를 제외하고 종합 10위 안에 들 수 있었던 것은 ‘메달밭’ 양궁에 단체전이 도입되고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승격된 데 힘입은 바 크다. 스포츠 외교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개최국의 종목 선정을 좌우하고, 종목 채택이 성적을 결정하는 것이 염연한 현실이다.  이런 맥락에서, 태권도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이후 정식 종목으로 남아 있을 수 있는가는 궁극적으로 IOC 안의 ‘표 싸움’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채점 및 경고제도 변경, 경기장 크기 축소 등 경기 룰을 바꿔서 태권도를 재미있게 만들고, 전자호구를 도입해서 판정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림픽 종목 퇴출 여부와 관련한 ‘스포츠 외교전’의 구도를 잘 파악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번 대회 태권도에서 한국이 금1, 은1의 부진한 성적을 올린 것은 대단히 유감이고 장래를 위해 바람직한 것이 전혀 아니다. 다만 한국을 포함한 8개국이 금메달을 하나씩 나눠 갖고 가봉, 아프가니스탄, 태국 등 21개국이 메달을 획득한 것은 ‘태권도 지키기’ 캠페인에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모쪼록 세계의 태권도인들이 소극적 방어보다는 적극적 공세로 나가 태권도를 올림픽 종목으로 지켜내고 나아가 무도의 으뜸으로 만들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스포츠칼럼니스트 bbhhlee@yahoo.co.kr
  • [Weekend inside-지구촌 식량위기] 이상기후만 탓할 수 없다… 인간의 탐욕이 ‘곡물파동’ 불렀다

    [Weekend inside-지구촌 식량위기] 이상기후만 탓할 수 없다… 인간의 탐욕이 ‘곡물파동’ 불렀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기 때문에 결국 전쟁이나 기아가 일어날 것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토머스 맬서스(1766~1834)가 1798년 저서 ‘인구론’에서 예언한 전망은 다행히 맞지 않았다. 개발도상국이 2차 세계대전 후 폭발적인 인구 증가로 식량문제를 겪었지만, 농업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킨 ‘녹색혁명’을 통해 위기를 해결했다. 맬서스는 배고픔을 이기려는 인간의 노력을 간과했던 것이다. 1960년대 중반까지 국제 곡물가격은 완만하게 하락했고, 생산력을 높이려는 각국의 노력은 계속됐다. ‘풍요의 시대’는 그러나 오래가지 않았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공급 감소, 곡물을 이용한 대체연료 활성화, 식량의 자원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결합하며 곡물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식량을 투기 대상으로 보는 거대 자본의 ‘탐욕’은 세계 인구의 7분의1을 기아의 고통에 빠뜨리는 주범으로 작용했다. ●생산이 수요 못 따라가… 곡물값 2년 주기 요동 2006년부터 국제 곡물가격은 2년 주기로 요동치고 있다. 1972년이나 1996년 이상기후에 따른 흉작으로 발생했던 곡물파동과는 여러 측면에서 다르다. 2004~05년 세계 곡물 생산량은 20억 4447만t으로 전년보다 9.79%나 증가했으며, 해마다 20억t 이상 꾸준히 생산되고 있다. 생산의 문제가 아닌 수요 급증으로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곡물(애그리컬처) 가격 급등이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 것도 이전과 다른 점이다.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것도 이때다.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은 심각하다. 세계 곡물 생산량은 1990~91년 18억 1009만t에서 2010~11년 22억 4746만t으로 2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비는 27.1%(17억 5502만t→22억 8746만t) 늘었다. 1990년대 이후 곡물 생산량이 전년보다 줄어든 해는 10차례 있었지만, 소비가 감소한 경우는 4차례뿐이었다. 곡물 생산 차질의 주된 원인은 이상기후이지만 수요 증가는 인간이 야기했다. 우선 석유 파동에 대비해 각국이 바이오연료 생산에 열을 올리면서 곡물 소비가 크게 늘었다. 미국은 2005년부터 ‘에너지정책법’을 통해 에탄올 생산에 필요한 재원을 보조하고, 세금 우대정책으로 바이오 에너지 생산을 장려했다. 미국에서 수확된 옥수수가 에탄올 생산에 쓰인 비율은 1997~98년 5.5%에서 2007~08년 26.8%로 뛰었다. ●밀·옥수수값 최대 50% 치솟아… 일부 사재기 인간의 ‘돈 욕심’도 곡물가격 상승에 불을 지폈다. 미국과 유럽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풀면서 헤지펀드(단기차익을 좇아 이동하는 돈) 등 투기자본이 대거 곡물시장에 몰렸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곡물 관련 선물 거래에서 실제 농산물 거래는 2%에 불과하고, 나머지 98%가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적 금융자본”이라고 성토했다. 투기자본을 막으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요 20개국(G20)은 지난해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의 원자재 파생상품시장 규제·감독 일반 원칙을 승인하고, 시장 왜곡에 대한 우려가 있을 경우 매매 한도를 두는 등 적극적인 시장 개입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원유와 옥수수 등 28개 상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다 업계의 반발로 연기했고, 영국은 규제 자체를 지금까지 반대하고 있다. 주요 곡물 수출국이 식량을 무기화하며 이용하는 것도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2008년 식량 수급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자 아르헨티나와 우크라이나,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은 수출제한 조치를 단행했고, 이는 국제 곡물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러시아는 2010년에도 밀 생산량이 급감하자 수출 중단을 선언했다. 2012년 세계 곳곳에 이상기후가 나타나면서 인류는 다시 한번 애그플레이션 공포에 떨고 있다. 밀과 콩, 옥수수 가격이 최근 두 달 사이 30~50% 치솟았다. 애그플레이션으로 가는 마지막 단계인 ‘패닉 바잉’(panic buying), 즉 사재기 현상이 일어날 조짐도 있다. 멕시코에서는 옥수수로 만든 주식인 토르티야 가격이 급등하면서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고, 중국은 역대 최대 규모인 콩 6100만t을 2013년까지 수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7~2008년 식량 파동 당시 방글라데시 등 12개국에서 폭동이 발생한 것처럼 지구촌 전체가 다시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바이오연료 수요 감소… 희망적 전망도 그러나 과거의 파동과 지금은 여러 측면에서 달라 식량 위기로까진 치닫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있다. 일단 핵심 곡물인 쌀의 공급이 원활하다는 점을 든다. 미 농무부가 최근 발표한 ‘8월 세계 곡물 수급 동향과 전망’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4억 6322만t으로 전년 대비 0.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밀과 옥수수가 각각 4.7%, 3.2% 줄어드는 것에 비하면 작황이 양호하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쌀은 t당 338달러에 거래됐다. 400달러를 훌쩍 넘겼던 2008년과 비교하면 안정적이다. 바이오연료 수요가 감소한 점도 애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다. 2008년 국제유가(서부텍사스중질유)가 배럴당 14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세계 주요국은 앞다퉈 석유를 바이오연료로 대체했다. 그러나 지금은 국제유가가 95달러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어서 바이오연료가 절실하지 않다. 중국 등 거대 곡물 소비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것도 곡물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승룡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생산 부진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만큼 조만간 파종에 들어가는 남미의 수확량이 중요하다.”면서 “남미마저 생산이 저조할 경우 투기자본이 활개를 치며 곡물 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G20은 곡물 파동에 대비하기 위해 오는 27일(현지시간) 긴급 화상회의를 갖는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장성택, 中에 식량지원도 요청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노동당 행정부장이 방중 첫날인 지난 13일 중국 측에 북한의 심각한 수해 상황 등을 설명하며 인도적 차원의 식량 지원 등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 부위원장이 중국 측에 요청한 식량 지원 규모는 쌀과 옥수수 등을 포함해 모두 20만~30만t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의 대북소식통은 16일 “장 부위원장이 당장 부족한 식량과 비료 등의 지원을 요청했다.”면서 “관례대로 중국 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를 통해 이같이 요청했으며, 중국 측은 내부 회의를 거쳐 지원 규모 등을 결정한 뒤 이르면 이달 말부터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등을 통해 북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장 부위원장이 17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을 만난 자리에서 한 차례 더 식량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2012 쌀시장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시작된 가뭄으로 북한의 올해 예상 쌀 수확량(도정 후 기준)은 7% 정도 감소한 150만t에 그칠 전망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최근 비 피해까지 더하면 북한은 국제사회의 지원이 없으면 올해 당장 대기근으로 아사자가 속출할지도 모르는 비상상황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한편 방중 나흘째인 장 부위원장 일행은 이날 랴오닝성 선양(瀋陽)과 단둥 등을 시찰한 뒤 이날 오후 3시45분(한국시간 4시45분) 선양 공항에서 중국 국내선을 타고 베이징으로 복귀했다. 장부위원장은 전날 저녁 선양에 도착해 왕민(王珉) 랴오닝성 당 서기와 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위원장은 지난 14일 황금평·위화도 및 나선(나진·선봉) 지구 공동개발을 위한 제3차 개발합작연합지도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이틀간 지린(吉林)성과 랴오닝성 시찰을 통해 지역 정부를 상대로 두 경제 지구에 대한 투자 유치 독려 활동을 벌였으며 17일에는 베이징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원 총리 등 중국 최고지도부를 만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친서 등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상무부의 선단양(沈丹陽) 대변인은 이날 “중국의 지린성과 랴오닝성, 북한의 나선지구 등은 이미 세부계획 수립과 관리위원회 구성, 기업의 투자유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며 두 경제지구에 대한 북·중 협력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평가해 주목된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산촌농부 변신 이계진 前 아나운서

    [김문이 만난사람] 산촌농부 변신 이계진 前 아나운서

    ‘자 이제 돌아가자/고향산천이 황폐해지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지금까지 정신을 육체의 노예로 삼아온 것을/어찌 슬퍼하고 서러워만 할 것인가.’ 도연명의 ‘귀거래사’에 나오는 첫 대목이다. 이뿐만 아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헤르만 헤세의 ‘전원생활 이야기’, 타샤 튜터의 ‘정원’ 등에도 ‘귀거래사’와 같은 ‘돌아감’의 행복을 진솔하게 다루고 있다. 천상병 시인도 ‘나 이제 돌아가리라~’로 ‘귀천’을 읊었다.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귀(歸) 철학’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터. ‘국영수’로 정신없이 치열하게 세상을 살다가 결국 ‘예체능’을 택하듯이 말이다. 이계진(66) 전 아나운서. 얼마 전 방송을 통해 1996년부터 산촌생활을 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물론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재선 국회의원과 강원도지사 출마 등 정치활동을 했지만 이때에도 개인생활의 주거는 산촌이었다. 따라서 산촌생활은 올해로 꼭 16년째인 셈이다. 최근에는 세속과의 인연을 아예 단절하고 시골 농부로 자연 속에 파묻혀 살아가고 있다. 직접 밭을 갈고, 씨 뿌리고, 퇴비 주고, 땀 흘려 수확하는 행복에 푹 빠져 있는 것. 지난 13일 낮 경기도 한 산촌에 사는 이씨를 만났다. 그는 인터뷰에 앞서 자신의 집 주소가 알려지면 안 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일부러 세상 시름 잊기 위해 조용한 곳을 찾아왔기 때문이란다. 이씨의 집에 도착하자 그는 “옥수수는 금방 찐 것이 맛있어요. 제가 직접 농사를 지은 것입니다.어서 드세요.”라고 활짝 웃으면서 권했다. 그러면서 방울 토마토를 꺼낸다.“이것도 직접 기른 것입니다. 제가 주스 만드는 솜씨를 보여드리지요.”라고 하면서 야외 살강 쪽으로 간다. 허름한 청바지 차림에 밀집모자를 쓴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앞마당에는 365일 걸려 있다는 태극기가 눈에 들어왔고 바로 옆에 오래된 산벚나무가 있었다. 그 아래에서 옥수수와 토마토 주스를 마시면서 얘기를 나눴다. ●직접 기른 옥수수·방울토마토로 손님 맞아 “집 주변으로 쭈욱 밭이 연결돼 있습니다. 대부분 자갈밭인데 흙을 구해다가 50㎝정도 두께로 덮고 농사를 지었지요. 그러느라 처음에는 고생 좀 했습니다. 지금은 여러 농작물이 잘 자라 보람을 느끼고 있지요.” 그가 살고 있는 곳은 집과 마당, 밭을 포함 모두 5610㎡(1700평)이다. 그 넓은 밭을 어떻게 혼자 일구고 농사일을 할까. 궁금해하자 “경운기 등 필요한 농기계를 다 장만했지요. 또 ‘건농회’라고 있습니다. ‘건달 농민 모임’을 줄인 말입니다. 교장선생님, 무역회사 사장, 건축사 등 이른바 사회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로 모임이 결성됐는데 그분들과 함께 농사를 짓기도 합니다.”라고 설명해준다. 거침없이 나오는 말이 프로 농군이다. “감자는 대개 장마가 지기 전인 하지 무렵에 캡니다. 고구마는 지금 막 크기 시작했는데 며칠 전 멧돼지들이 습격해 싹쓸이하고 가버렸습니다. 주로 밤에 공격을 하는데 진돗개 한 마리가 이들을 저지하지만 효과적이지 못합니다. 밤에 잠 들려고 하면 개 짖는 소리에 랜턴을 들고 진돗개를 응원하러 나가 보지만 멧돼지들이 워낙 동작이 빨라서 말입니다.” 이씨는 주변 농가들도 대부분 그런 피해를 입는다고 했다. 서울에서는 뱀이나 멧돼지 한 마리만 나타나도 큰 뉴스거리로 취급하지만 여기에서는 밤마다 나타나는데도 아무런 뉴스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며칠 전에는 집 앞마당에 독사, 능구렁이, 꽃뱀 세마리가 나타나 잡았단다. 환경운동 하는 사람들은 동물을 함부로 잡지 말라고 주장하지만 인간을 공격하는 동물들을 그냥 나둘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그가 현재 재배하는 농작물들은 어떤 것일까. “많습니다. 고추, 가지, 토마토, 옥수수, 호박, 참외, 파, 오이, 상추, 쑥갓, 토란, 고구마, 그리고 올해 새로 심은 인디언 감자까지 포함해 20여가지는 되지요. 다 잘 자라지는 않습니다. 농약을 안 쓰니 전멸하는 경우도 있지요. 하지만 말없는 흙에서, 식물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는 농약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잠시 얘기한다. 프로 농부인 경우 최고 품질의 농작물을 시장에 내다 팔아야 하기 때문에 농약을 안 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과실인 경우 더욱 그러하다는 것. 다만 시장에 출하하기 7일전까지만 농약을 치면 광분해와 수분해를 거쳐 농약성분이 없어지는 것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한다. “제가 16년 동안 농사를 지으면서 저농약 농법을 한 번 정도 해 봤지요. 완전 무농약은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옥수수, 고구마, 호박, 부추, 토란, 상추 등은 농약을 안 쳐도 잘 자란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배추는 새끼 때 살짝 한 번 (농약을) 쳐 주면 되구요.” 그가 맨처음 산골에 왔을 때 주위에서는 왜 왔을까 많이 의아해했단다. 잘 나가는 아나운서가 땅을 사서 값이 오르면 팔고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투기로 생각했다는 것. 그러나 지금은 정다운 마을 주민이 됐다. 농법을 가르쳐주는 청년도 있고 경조사때 초청하는 이웃들이 많아졌다. 산토끼 잡았으니 먹으러 오라는 연락이 오면 막걸리 몇병 사들고 가서 같이 웃고 즐긴다. 화제를 바꿨다. 그는 법정스님을 인생의 스승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 어떤 까닭일까. “오래 전 집사람이 가족들과 함께 송광사 수련회를 간 적이 있었지요. 이때 처음 인연이 됐습니다. 이후 길상사 창건할 때에도 만났고 제가 여기 집을 지을 때도 오시기도 했습니다. 그때 저에게 농사를 지을 때 비닐을 쓰지 말라고 했습니다. 흙에도 미생물이 있는데 비닐농법을 하면 죽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농사를 지을 때 비닐을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뭐든지 적게 쓰고 덜 쓴다는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저는 법정스님의 유발상좌(삭발하지 않고 은사스님을 따르며 불법을 행하는 사람)이지요. 다비식때에도 그런 자격으로 참여했습니다.” 법정스님이 생전에 권한 소로의 ‘월든’이나 타샤의 ‘정원’도 유발상좌가 되면서 읽었고 산골행을 결심한 것도 이때였다고 술회했다. 법정스님한테 계를 받았고 법명은 향적(香積)이다. “원래 제 집사람이 건강이 안 좋았는데 여기 와서 많이 좋아졌습니다. 저는 농사일을 노동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운동으로 여기고 있지요. ‘이땅은 당신의 건강을 지켜주는 종합병원’이고 ‘당신의 두 팔과 다리는 명의’라는 생각을 항상 염두에 두고 즐겁게 농사일을 합니다. 숲속의 삶은 곧 어지러운 세상의 삶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욕심이 없어지고 선한 생각이 저절로 생겨나지요.” 그의 앞마당에는 조그마한 개울이 있다. 봄이 되면 개구리며 도룡뇽 수천마리가 ‘봄의 왈츠’를 노래한다. 이씨는 행여나 도룡뇽 알이 잘못될까봐 개울 물길을 이리저리 살피며 자연스럽게 잘 성장하도록 도와준다. 그는 밭 가장자리에 해바라기를 많이 심었다. 왜 그랬을까. “해바라기의 진실을 혹시 아세요. 흔히 해바라기라고 하면 권력이나 또 어떤 곳의 눈치를 보는 아부의 상징이라고 하잖아요. 그렇지 않습니다. 해바라기는 자기가 태어난 곳만 항상 바라보는 우직함이 있지요. 동쪽을 바라보며 태어났으면 죽을 때까지 동쪽만 바라봅니다. 아부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요.” ●태어난 방향만 바라보는 우직한 해바라기 사랑 인터뷰가 거의 끝날 무렵 아랫마을에 도토리묵 음식을 잘하는 곳이 있는데 간단히 식사하자고 권했다. 그리하여 장소를 옮겼다. 안주와 시원한 막걸리가 나왔다.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하면서 궁금했던 것 한 가지를 물었다. 그는 고려대 국문학과 재학 중 학군단(ROTC) 훈련과정을 모두 마치고 임관 직전 불가통보를 받았다. 이유를 물었더니 처음 밝히는 내용이라고 했다. “임관할 때에는 신체검사를 받습니다. 그런데 결핵환자이니 돌아가라고 하더군요. 멀쩡한 폐가 왜 결핵이지 의아해 하면서 이젠 군대도 못 가겠구나 생각했지요. 대학 졸업후 국어교사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군 입대 통지서가 왔어요. 신체검사를 다시 했습니다. 그런데 결핵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등병으로 군에 입대해 병장으로 만기 제대를 했습니다. 제대후 KBS 아나운서로 입사해 일하던 어느 날 고려대 학군단장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한번 보자고 해서 만났더니 당시 학군단장이 대학 4학년 때 데모대열에 합류한 사실 때문에 일부러 결핵 판정을 내렸다고 하더군요. 참으로 어이없더군요. 어쨌거나 지금은 ROTC 8기 동기모임에도 나가고 병장 제대 모임에도 나갑니다(웃음).” 그와의 술잔이 길어졌다. 우주와 자연, 영화와 문학 등에 대해 질펀하게 대화를 나눴다. 헤어지면서 그는 “낭만인을 만나 오랜만에 대취했다.”며 먼 길 잘 살펴가라고 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이계진 前 아나운서는 고교 국어교사 재직하다 입대→KBS 시작 30년간 방송진행→2004~2010년 재선의원 의정활동 1946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1965년 청소년 시절까지 고향에서 자랐다. 원주고를 나와 1970년 고려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ROTC 훈련을 모두 마쳤으나 임관 직전 불가 통보를 받고 원주 대성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있던 중 일반 병으로 입대, 1974년 병장으로 만기제대했다. 군복무 중 KBS 아나운서 시험에 합격해 1992년까지 KBS에서 일했고 이후 SBS 아나운서로 2년동안 지내다가 프리랜서로 일했다. 30년동안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11시에 만납시다’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연예가 중계’ ‘한밤의 TV연예’ ‘체험 삶의 현장’ ‘TV내무반 신고합니다’ 등으로 인기를 얻었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는 재선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했다. 저서로는 베스트셀러가 됐던 ‘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딸꾹!’ ‘이계진이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솔베이지 노래’ 등이 있다. 2010년에는 ‘주말농부 이계진의 산촌일기’를 펴냈다.
  • 자메이카 하면 육상 북한 하면 역도

    자메이카 하면 육상 북한 하면 역도

    36개 종목에 302개의 금메달을 놓고 1만 91명의 선수들이 사전경기까지 포함해 열전 19일을 치른 런던올림픽. 27개의 세계신기록이 나온 이번 대회에서 모두 85개국이 962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14일 영국 BBC는 ‘숫자로 본 런던올림픽’을 통해 이번 대회 성과를 돌아봤다. 4개 이상 메달을 수확한 나라 가운데 한 종목에서 전체 메달의 절반 이상을 수확한 ‘작지만 강한’ 나라들이 눈길을 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북한. 모두 6개의 메달을 땄는데 역도에서만 4개를 쓸어담았다. 자메이카 역시 12개의 메달을 모두 육상에서만 수확했고 케냐와 에티오피아도 마찬가지였다. 아일랜드는 5개의 메달 중 4개를 복싱에서만 따냈다. 이란을 비롯해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키스탄, 그루지야 등 이웃 나라들이 레슬링 메달을 분점한 것도 눈에 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애그플레이션 국제 공조로 해법 찾아야

    국제 곡물값 폭등 쓰나미가 국내 식탁을 덮치고 있다. 2007~2008년 전 세계를 휩쓴 식량 파동이 재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세계 식량 공급기지인 미국에 1956년 이래 최악의 가뭄이 닥친 데다, 세계 3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를 비롯해 남미와 우크라이나 역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작황이 극히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는 최근 한달 만에 올해 옥수수 생산량을 17%, 대두 수확량을 12%나 낮춰 잡았다. 이에 따라 밀은 지난 6월 1일에 비해 44.4%, 대두와 옥수수는 각각 27.1%, 45.6% 가격이 급등했다. 특히 작황 부진으로 곡물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도 활개를 치고 있다고 한다. 곡물값 폭등이 일반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애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되는 이유다. 정부는 당초 애그플레이션의 여파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국내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밥상물가는 벌써 들썩이고 있다. 한달 전에 비해 두부와 콩나물, 김치, 햇반 등의 가격은 7.6~12% 올랐다. 앞으로 글로벌 식량파동이 본격화되면 곡물자급률 2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바닥권인 우리나라엔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성장률 급락을 낮은 물가에 의존해 근근이 버티고 있는 우리 경제는 내우외환에 휩쓸리는 꼴이 된다. 정부가 어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가공식품 가격의 편법 인상과 담합에 법을 엄정히 집행하고 부당이익을 적극 환수하기로 엄포를 놓은 것도 애그플레이션의 여파를 최소화하려는 고육지책으로 이해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그제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의 식량 관련 실무자들이 이르면 27일 화상회의를 통해 곡물값 폭등대책을 논의한 뒤 9월과 10월 연속으로 비상대책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G20이 비정상적인 식량사태를 사전 통제하기 위해 지난해 도입한 ‘신속 대응 포럼’이 처음으로 가동되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G20이라는 국제 공조를 통해 위기를 극복했듯이 이번에도 선제적 대응으로 투기세력의 준동을 막는 등 돌파구를 마련하길 기대한다. 식량자원 빈국인 우리로서는 국제 공조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
  • [애그플레이션의 공습] 金보다 옥수수

    [애그플레이션의 공습] 金보다 옥수수

    최근의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은 ‘공급 충격’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더 크다. 애그플레이션이 발생한 2008년에는 에탄올 등 바이오 연료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곡물 가격이 요동친 반면 지금은 이상기후에 따른 생산량 감소가 주요 원인이다. 밀을 광물과 교환하는 국가가 등장했는가 하면 옥수수의 투자수익률이 금을 앞지르는 기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1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올해 곡물 생산량 전망치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는 최근 발표한 수확량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옥수수 생산량을 108억 부셸(1부셸은 약 25.4㎏)로 예측했다. 7월 전망치(130억 부셸)보다 17%나 하향 조정했다. 대두 수확량도 26억 9000만 부셸(1부셸은 약 27.2㎏)로 한 달 전보다 12% 낮췄다. 56년 만에 닥친 최악의 가뭄으로 흉작이 들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밀, 옥수수 등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도 이렇듯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USDA의 발표와 무관치 않다. ●밀 100t, 철광석과 교환 미국뿐 아니라 다른 주요 곡창지대의 생산량도 줄어들 전망이다. USDA는 최근 가뭄을 겪은 러시아의 밀 생산량 전망치를 기존 4900만t에서 4300만t으로 하향조정했고 남미와 우크라이나도 작황이 부진하다. 세계 3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가 2010년에 이어 또다시 곡물 수출 규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USDA는 2012~2013년 세계 곡물 재고율을 19.3%로 전망, 2007~2008년(17.4%) 이후 가장 낮게 잡았다. 그러자 파키스탄은 최근 이란에 밀 100만t을 넘기는 대신 비료와 철광석을 받는 ‘물물교환’에 합의했다. 도이체방크의 분석 결과 2008년 이후 투자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옥수수(144%)로 금(143%)을 앞질렀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두부 업계가 대두 가격 폭등에 맞서 파업을 경고했고, 멕시코에서는 옥수수로 만든 주식인 ‘토르티야’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FAO “식량위기 없을 것” 14일 ‘물가 회의’를 여는 우리 정부는 수입 밀과 사료용 대두·옥수수 등에 대한 할당관세(0%)를 지속적으로 운용하고, 곡물 수입업체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2008년 애그플레이션 당시 밀가루 가격은 89.6% 폭등했고, 축산농가의 경영비 부담은 1조 4000억원이나 늘었다. 지나친 우려는 기우라는 의견도 있다. 이날 여수엑스포 폐막식 참석 차 방한한 조제 그라지아누 다시우바 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은 “식량위기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국가 간 협력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식탁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식품업계는 “그동안 MB(이명박) 정부의 압박으로 국제 곡물값 상승 등에 따른 원가 인상분을 출고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역대 식량 파동 1960년대 ‘녹색혁명’ 이후 국제 곡물값은 기상 악화에 따른 두 차례 파동(1972년, 1996년)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수요 급증, 경작지 감소, 투기자본 유입 등 복합적 요인이 불거지면서 2007~2008년 식량 파동이 일어났다. 필리핀·멕시코·방글라데시 등 식량 부족국에서 물가 폭등을 견디다 못해 폭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2010년에도 식량 파동이 일었으나 2008년보다는 덜 심각했다. 올해의 곡물값 상승은 공급 감소에 따른 것으로 더 심각한 위협으로 평가된다. 농작물(agriculture)에서 비롯된 물가상승(inflation)이라는 점에서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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